방배문예
8월호
모범이발관 임헌경
여름 팥빙수 같은 책, 겨울 붕어빵 같은 책
맴맴맴맴, 맴맴맴맴. 매미소리따라 선풍기 한 대 켜놓고 집에서 가장 시원 한 마루에 앉아 책장을 넘기던 여름방학. 우렁찬 매미 소리가 엿가락처럼 늘어질 때면 더위도 모른 채 낮잠에 빠져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까. 스르륵 눈을 떠보면 아직도 햇살은 쨍쨍. 에라 모르겠다, 읽고 있던 책을 들고 아침부터 마당에 내놓은 목욕통 물에 풍덩 뛰어들곤 했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지금은 너무 더운 한낮에는 에 어컨을 틀어 놓고 일을 보고 있지만, 이렇게 더운 여름날이 시작되면 나의 기억은 어김없이 어릴 적 여름방학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면 그때 읽었던 세 계문학 전집이 자동으로 펼쳐진다. 이것은 마치 여름 하면 수박, 옥수수, 팥 빙수를 떠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더불어 여름 하면 소설이란 공식이 머릿속에 있어서 여름이 다가올 무렵 여 름내 더위도 잊은 채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을 찾곤 한다(겨울이 오면 쓰지도 않은 다이어리는 내팽개치고 새 다이어리를 찾는 것처럼). 하지만 요즘은 내놓으라 하는 소설가들도 순 에세이만 내고 있지 않은가? 이럴 바에는 옛날 읽었던 세계문학 전집을 다시 읽어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 도 들었다. 그와 동시에 철마다 대청소를 해야 손바닥만큼 넓어지는 이 공 간에 세계문학 전집을 들여놓을 곳도, 매일 해야 할 일이 그득한데 옛날처 럼 그렇게 책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멋진 날! 여름에 팥빙수 같은 책, 겨울에 붕어빵 같은 책
얼마 전 철마다 하는 대청소를 하면서 일순위는 책장 정리였다. 왜 읽지도 않을 책을 사서 그득그득 쌓아두는지 내가 하는 짓이지만, 참 알다가도 모 를 일이다. 그러면 나 나름대로 변명거리를 충실히 늘어놓는다. 나는 작지
만 알찬 1인 출판사를 하고 있으니 이 책들은 다 공부를 위해 사두는 책 아니 던가 하고 말이다. 사실 출판사를 하다 보면 읽기 위해 사는 책도 있지만 제 작 사양이나 편집 디자인을 보기 위해 사는 책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런 핑계를 대도 대청소를 하다 보면 버릴 책, 다른 사람에게 줄 책, 헌책방에 팔 책, 남겨둘 책으로 구분하게 된다. 잠시 멍하니 그간 내가 만든 책들을 바라보게 된다. 독자가 나라면 내가 만든 책을 과연 어디에 둘까 하 고 말이다. 이번 대청소도 실패다. 책장 정리는 소청소에 미쳤다. 아무리 봐도 내가 가 진 것 중에서 그래도 책이 그나마 버리지 않아도 되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얼마 전 우리 출판사에서 <곁책>이란 책이 나왔다. 책 을 쓴 최종규 작가는 “이웃님하고 펼치고 싶은 ‘곁책’이 야기란 새책도 헌책도 아닌, 이름난 책도 덜 알려진 책 도 아닌, 아이들한테 물려주면서 두고두고 되읽고픈 책 을 얘기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곁에 두고 싶은 책. 지금 내 곁에 있는 책은 어떤 책인 가? 어릴 때 그 무섭던 더위를 날려버릴 얼음덩어리 같 던 책이 그립다. 참고로 요새는 종이책 기준으로 한달 에 나오는 책은 대략 700종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독립출판물이나 전자 책, 오디오북까지 합치면 대략 1,000종에 달하지 않을까? 어쩌자고 이 1000대 1일의 보이지 않는 전쟁터에 나 스스로 나와 있는지 모 르겠지만, 오늘 이 삼복 더위 속에서도 어렸을 적 그 책이 주던 즐거움을 우 리 책을 읽는 이들에게 주고 싶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여름이면 팥빙수 같 은 책, 겨울이면 붕어빵 같은 책. 이참에 회사 슬로건을 이렇게 바꿔볼까? 글 이정하 (스토리닷 대표)
<표지그림>
김우진(조각가, 방배동 갤러리 M9 전시)님의 작품입니다. 갈만한 전시 '공간 속 관조' 조각가 김우진과 극사실주의 민경숙 화백의 그림이 방배동 갤러리 M9에서전시된다. 장소 : 갤러리 M9 (서초대로 25길 23, B1) 날짜 : 8.13~9.17 문의: 02-595-9505
청소년 소식
어느 멋진 날!!
오늘 친구들과 우리만의 방학식 계획을 세웠다. 우리는 방학식이 끝나자마자 제인이의 집에 짐 을 내려놓고, 지원, 시현, 제인과 함께 근처 영화 관에서 최신영화인 <크루엘라> 를 보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라면을 먹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면 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 갔다. 처음으로 친구들끼리만 영화를 보러가는 거라 내일이 정말 기대가 된다. 어서 빨리 내일이 되 어, 친구들과 만나 영화를 보고 싶다. 방학식이 이렇게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다.
월간 방배동 제작비 후원을 받습니다. 신한은행 110-527-645268(예금주 지해옥) 금액은 자유이며 전액 소식지 제작에 쓰입니다. <7월의 후원자: 갤러리M9, 이*희, 월*****> 배포처 진영문고/학창문고/한길서적/책그리고/늘봄/그라데이션/메종인디아트래블앤북스/ 갤러리M9/바타드/솔라스/갤러리산/퀸플라워/마루부동산/모나미 스테이션 월간방배동 2021년 8월호 통권 4/ 편집&디자인 지해옥 글 지해옥 선지훈 송혜주 김준하 / 인쇄 모나미스테이션 방배사당점 제작지원 서울특별시/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기사제보: quatronamu@naver.com
<월간 방배동>은 사탕수수로 만든 100% 친환경 종이로 만듭니다
우리말 돋보기
글. 그림 김도연(세화중 1학년)
방학식 날, 나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 우리 학교 교복은 활동하기에 너무 불편해서 가방 안 에 사복을 챙겨갔다. 선생님께서 방학에 대해 이 것저것 알려주시고, 성적표를 나누어 주시고는 방학을 잘 보내라는 말과 함께 방학식이 끝났다. 우리들은 계획대로 제인이의 집으로 가서 옷을 바꿔 입고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우리가 예매한 시각은 10시 30분인데, 영화관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9시쯤이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근처를 구경 하기로 했다. 나는 이 근방에 와 보질 않아서 잘 몰랐었는데
쉽고 고운 우리말
요즘에도 옛날부터 쓰던 한자말을 여전히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에 알맞은 쉽고 고운 우리말을 쓰면 어떨까. 익일 ▶ 다음날 중식 ▶ 점심(조식, 석식도 마찬가지) 창측, 통로측 ▶ 창쪽, 통로쪽 음수대 ▶ 물 마시는 곳(또는, 마시는 물)
옷, 장신구 등 예쁜 것들이 많았다. 그렇게 구경 하다 보니 시작하기 10분 전이 되어 우리는 서둘 러 영화관으로 입장했다. 코로나라, 팝콘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영화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로 재미있었다. 주인공은 디자인에 천재적 재능이 있는데 그 설 정이 마음에 들었다. ‘엠마 스톤Emma Stone’ 이 주인공을 맡았는데 그 역과 너무 잘 어울렸다. 그 리고 입었던 의상들도 마음에 들었다. 검은 색과 흰색의 반반 머리, 붉은 머리 모두 이 배우에게 잘 어울렸다. 엠마 스톤이 정말 예뻤다. 영화가 끝난 뒤 우리는 서로 영화에 대해 여러가 지 평을 했다. 우리 모두 영화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보아 다들 나와 같은 생각 같았다. 우리는 영화가 끝나고 지원이 치마를 살 겸 근처 에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첫번째로 발견한 곳은
송혜주 (교정교열 전문가)
옷가게였는데 그곳에 있던 팔찌가 정말 예뻤다. 제인이는 가장 예쁜 팔찌 하나를 샀다. 그 친구 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싱그러운 팔찌였다. 그러 면서 여기저기 둘러보았는데 친구들과 다녀보니 은근 기분이 좋았다.
40년 가까이 이발소를 하고 있는 임헌경씨
인터뷰 임헌경 이발사 나무가 자라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 어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년. 여 기 그 이상 손님들의 머리를 책임져 온 방배 모범이발관의 임헌경 이발 사를 만나 보았다. Q. 방배 모범이발관을 소개해주세 요. A. 이곳은 제가 1992년부터 지금까 지 한자리에서 운영하는 이발소입 니다. 방배동에 처음 온 것이 1983년 인데, 그때는 카페 골목에서 이발소 를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방배 고개 로 옮겨서 4, 5년을 더 하고, 지금 이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Q. 경력이 꽤 긴데 이발을 배우게 된 계기는요? A. 저는 원래 시골에 살고 있었는데, 금호동에서 이발소를 하시던 고모 께서 제게 서울로 오라셨어요. 공부 하려고 상경했다가 이발을 배우게 된 거죠. 처음에는 고모 이발소에서 배우다가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 서 배웠어요. 이발소에서 먹고 자면 서 일당 80원을 받아 40원으로 살고, 40원을 저축하면서 일을 했죠.
Q. 오랜 기간 이발소를 유지하신 원동력은 무엇인지요? A. 미용실도 많아지고, 블루클럽 같은 대형 체인 이발소의 등장으 로 저도 2000년도 초반에 매우 힘 들었습니다. 경쟁력을 위해 쿠폰 제도 도입해보고 학생들을 위한 만화책도 준비했었지만, 유행이라 는 것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런 데도 이렇게 오래 이발소를 할 수 있는 건 단골손님들 덕분입니다. 다른 동네로 이사가서도 찾아와 주시니 책임감이 생기더군요. Q. 어떤 가치관을 갖고 이발소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A. 처음에는 이발소를 하면서 목 돈을 만들어서 집도 장만하고 돈 을 벌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이도 많이 먹었고, 아침 에 일어나면 제가 갈 곳, 일할 곳이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낍니 다. 제가 올해 75세인데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몇 안 되거든요. 그래서 기술이 있는 것에 자부심 을 갖고 있습니다. Q. 코로나로 소상공인들이 모두 힘들어하는데 조언을 하자면? A. 아휴, 제가 누굴 조언해요. 그 저 각자 자기 일을 하면 되는 것이 지요. 이발은 관계를 맺는 일이다. 손님 은 이발소를 찾아오는 새가 되고 이발사는 손님을 기다리는 나무가 된다. 방배 모범이발관은 그렇게 38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방배중앙로 94/ 010-3959-6240>
글 김준하
빵집 오빠가 알려줄게 식사용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빵이 있습니다. 깜빠뉴, 바게트, 치아바타 같은 빵인데요. 식사용 빵은 설탕, 버터, 식용유, 우유가 들어있지 않아 다양한 음식과
나는 내 스타일의 핀을 찾았다. 원래 나는 결정장 애가 있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데 오늘은 도 저히 고를 수가 없어서 그냥 둘 다 사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는 우정 머리 끈을 사서 나누어 가졌 다. 나는 회색 머리 끈을 가졌다. 애초 목적이었던 지원이의 짙은 회색의 치마는 못 샀지만 우리들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방 학식이 최고의 날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친 구들과 사이가 돈독해진 것 같아서 더 좋았다.
어울립니다. 하지만 하루에 큰 덩어리를 다 먹기는 힘들지요. 남은 빵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보관법!! 알려드립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드실 만큼 랩으로 소분하여 냉동 보관하는 것입니다. 다시 드시기 전 토스터에 구워야 제맛이 납니다! 올리브 오일을 바르고 굽거나 버터를 첨가하면 풍미가 있습니다. tip1 버터는 빵을 굽고 나서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tip2 냉장실은 빵의 수분이 날아가서 맛이 떨어집니다. 글 선지훈 (바타드 제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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