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Vol.
2022. 5 봄
발행처: 문화플랫폼시민나루협동조합 발행·편집인: 심소영 대표전화: 02-2244-9623 (광고 문의)
feat. 청량리동
동대문 이슈이음 20대 대통령 선거 분석 나는 왜 그 후보에게 투표했나 우리 동네 안전망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우리 동네 점포 이야기 동대문 문화생활 김희수아트센터
소소한 문화살롱
청량리동 부흥주택 골목. 길 끝에 고즈넉한 영휘원 숭인원 담벼락이 보인다.
편집인의 글
우리 동네 마을잡지 ‘인터뷰, 마을이음’ 시즌2를 발행하며…
2020년 초부터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는 우리 지역사회를 예외 없이 공포와 불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시민들이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방역 지침을 적용하며 지낸 2년여는 고통스러웠습니다. 우리 지역사회는 나와 이웃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나누며 제법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아직 고통이 끝나지 않았지만, 거리 두기 제한 이 풀리며, 서서히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인터뷰, 마을이음’은 2019년 창간 후 3년 동안 휘경동(1, 2), 청량리동, 전농동(1, 2), 회 기동, 이문동(1, 2), 제기동, 용신동, 답십리동(1, 2), 장안동(1, 2) 동대문구 14개 동을 돌 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나며 생활환경을 조사하고 취재했습니다. 시민들의 희로애락 을 공감하고 기록으로 남기며 어려운 현실에서도 제법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행복을 이음 하려 2022년 5월 ‘인터뷰 마을이음 시즌2’로 새롭게 인사드립니다.
시즌2는 시즌1을 취재하고 쓰고 공유했던 시간을 기초하여 ‘동네 소식’뿐 아니라 ‘동 네 이슈’를 취재했습니다. 이번 ‘동네 이슈’는 올 초 뜨거웠던 대통령 선거 후 시민들 이 느낀 감정과 정치환경에 대한 의견을 담았습니다. “선거 때만” 주인공이 되는 시 민들은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어떤 감정을 느꼈고, 시민들이 생각하는 정 치환경은 어땠을까요? 누군가는 관심 없었고, 누군가는 환호했고, 누군가는 절망했 던, 20대 대통령 선거 인터뷰를 통해 시민이 바라는 정치를 그려봅니다.
2022. 5 봄
Vol.1
<인터뷰, 마을이음> 시즌2 feat. 청량리동 발행처: 문화플랫폼시민나루협동조합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로38길 19, A동 2층) 발행·편집인: 심소영 취재기자: 박혜원, 심소영, 오은형, 윤덕환, 임정희, 최다솔 대표전화: 02-2244-9623(광고 문의) 이메일: ddmplf@gmail.com 인터뷰마을이음 웹본: https://issuu.com/ddmplf 블로그: https://blog.naver.com/ddmplf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dmplf 유튜브: ‘문화플랫폼시민나루협동조합’ 검색 본지에 게재된 모든 기사의 판권은 문화플랫폼시민나루협동조합이 보유하며, 발행인의 사전 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복사를 금합니다. 디자인·인쇄·제작: 시크릿하우스
Contents 2022.5 봄 Vol.1
001
편집인의 글
002
발행정보
004
동대문 이슈이음
039
동대문 문화생활
① 20대 대통령 선거 분석
감각의 데이터로 가꾸어진 정원
‘바꿔야’ 한다 그리고, ‘리셋’이 가능하다는
김희수아트센터
인식이 지배한 전략적 투표
② 나는 왜 그 후보에게 투표했나 20대 대통령 선거를 말한다, 나는 왜 그 후보를 선택했나
027
우리 동네 안전망 치매,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다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044
소소한 문화살롱 DRAMA - 나의 아저씨 ‘나의 아저씨’보다 ‘우리 동네’
032
우리 동네 점포 이야기 시장의 맛과 정이 넘치는 섬마을회집
MOVIE - 길버트 그레이프
청량리동 사람들의 동네 사랑방, 아씨헤어
무엇이 길버트 그레이프를 갉아먹고 있는가 BOOK - 우리가 만난 아이들 소년범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동대문 이슈이음 ➊
20대 대통령 선거 분석
‘바꿔야’ 한다 그리고, ‘리셋’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한 전략적 투표 리서치 결과로 그려 본, 20대 대통령 선거 뒷이야기
004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권교체’의 프레임이 바뀌지 않고 끝났다. 그 격차가 줄어든 적은 있지만, 거의 단 한 번도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을 넘어선 적이 없다. 글: 윤덕환(문화플랫폼시민나루 시민기자)·문화심리학박사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5년 동안 일상의
인구비례로 맞춰 진행한 것은 아니며, 가장 중요한 여
방향성을 결정하게 될 새 정부가 탄생했다. 하지만
론 주도층인 20대, 30대, 40대, 50대의 세대별 태도를
1%가 안 되는 선거 결과의 차이는 국민을 딱 절반씩
비교하기 위해 같은 비중으로 샘플링해서 진행했다.
으로 갈라놓았다. 앞으로의 문제는 절반의 기대감과 절반의 실망감을 어떻게 응원하고 위로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국가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감정
‘그 사람’을 찍은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과 생각들을 모아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리더십이 우선해야 할 일은 각 정치
우리가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연령별로는 더불어
진영 지지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4050세대가 많
이번 《인터뷰, 마을이음》에서는 몇 가지 여론조사 결
았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2030세
과를 분석해 각 진영의 지지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대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
번 선거에 임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과정은
표한 유권자들은 남녀가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국
상대방의 기대감과 현재의 인식을 이해하는 매우 중
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6대 4의 비율로
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대선 직후 발표된
이런 문제 인식 아래에서 본 조사는 기획되었다. 이
출구조사의 분석 결과 2와 대체로 일치한다.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소득별 분석이었는데, 더불어민주
3월 9일 대통령 선거 직전 일주일(2022년 2월 25일~3
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은 주로 월소득 300~500
월 3일)과 대통령 선거 직후 기간 동안(2022년 3월 11일
만 원 수준의 계층이었다(36.8%). 반면, 국민의힘 후
~3월 16일)에 걸쳐 조사 참여에 동의한 패널들의 이
보자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비율은 대체로 20%대
메일 조사를 통해 진행되었다 1. 본 조사는 유권자를
였는데, 눈에 띄는 것은 월 700만 원 이상(대체로 연
005
차는 극명했다.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했던 사람들 10
20대~50대, 연령별 투표자 비율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18.2%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31.2%
[20대]
21.0%
29.7%
[30대]
30.9%
18.6%
[40대]
20.4%
[50대]
30.0%
명 중 7명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기대감으로 가 득 차 있었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던 사람 들은 대부분 불안해했다. 이 불안은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이 월등히 높았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에게 표를 주었던 유권자들이
[각, 연령대별 투표자 BASE]
가지는 불안감의 근원은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에 대 한 위협감’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소득수준별, 지지후보 투표자 비율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19.6% 36.8%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월300만원미 만] [300~500만원 미만 ]
27.6% 16.0%
[500~700만원 미만 ] [월700만원 이상]
21.1% 28.3% 26.9% 23.7%
[각, 소득별 투표자 BASE]
주었던 2명 중 1명(49.8%)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가 에 따라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에 위협을 느낀 것이 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했던 상당수(60.2%) 의 유권자들은 의식주의 위협에 자유로웠다. 흥미로운 부분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봉 1억 수준)의 소득자 비율은 더불어민주당 후보
들은 굉장히 높은 비율로 어떤 대통령이 집권하는가
에게 투표한 사람들에 비해 많았고, 300만 원 미만
에 따라 절차적 민주주의가 훼손될 것이라고 보았는
의 소득자 비율도 상대 당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
데(73.3%), 눈에 띄는 것은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
에 비해 근소하게 높은 수준이었다. 이 결과는 상
했던 유권자들도 그 비율만 다를 뿐 대통령에 따라
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20대 연령대의 국민의힘 투
절차적 민주주의가 퇴보할 가능성을 더 많게 보았다
표자가 많았고, 서울시의 재산세 상위 자치구 14
는 점이다(퇴보할 수 있다 - 59.1%, 퇴보하지 않는다 -
개 곳을 국민의힘 후보가 싹쓸이했다는 선거 분석 결
36.6%). 이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은 대부
과 3와 일맥상통한다. 즉, 고소득자의 경우 자기 재
분 동의하지만, 각 후보에 대해 관심 있게 보는 부분
산을 지키려는 욕망이 그 어느 때 보다 컸던 선거였 고 그 결과 국민의힘 투표자 내에서 고소득자의 비 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는 대통령 선거 결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큰 변화가 너무 불안하다
나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변화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
69.5%
68.6% 26.9%
30.4%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N=279]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N=424]
기대감 vs 불안감, 그리고 불안감의 근원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N=424]
대선 이후 느끼는 진영 간 지지자들의 감정적 온도
006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N=279]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절차적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대통령 선거 결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큰 변화가 너무 불안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37.5%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73.8%
59.1% 36.6%
30.0%
[30대남성 ]
51.5%
73.3%
24.6%
[20대남성]
60.5%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대통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절차적 민주주의가 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0대남성]
17.9%
[50대남성 ]
16.1%
20.5%
더불어민주 당후 보 투표 자 [N=424]
[각, 연령대별 투표자 BASE]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N=279]
더불어민주 당후 보 투표 자 [N=424]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N=279]
나는 대통령 선거 결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큰 변화가 너무 불안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84.4%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20대여성 ]
78.3%
[30대여성]
83.1%
[40대여성] [50대여성 ]
69.4%
43.3% 36.4%
나는 왜, ‘그 사람’에게 투표했을까? - 현저한 투표 성향 차이, 20대의 남과 여
16.7% 26.9%
[각, 연령대별 여성 투표자 BASE]
대통령 선거는 이후 5년간 엄청난 삶의 방향성을 결 정한다. 당연히 정치영역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 화, 소비 등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지지한 사람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내 기본적인 의식주생활에 위협이 된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내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은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다
은 나름의 기대감으로,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반 감과 감시의 눈으로 정부 수반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60.2% 49.8%
42.3%
이것은 국민 개개인들의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 옥
49.8%
스퍼드 대학의 더글라스 홀트 교수는 이 정체성 불안 의 경험이 단순히 정치적인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
더불어민주당 후보 투표자 [N=424]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N=279]
더불어민주당후보 투표자 [N=424]
국민의힘 후보 투표자 [N=279]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가 하는 것은 나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동의율)
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 다.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절차적 민주주의는 퇴보
비동의 17.7%
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지지하는 후보라면’, 민주 주의라는 시스템을 뒤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
동의 46.5%
잘모름 35.8%
음이 있다는 것이다. (2022, N =1,000)
007
니라, 일상적인 소비생활의 전 범위에도 이 정치적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가 하는 것은 나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동의율)
정체성 불안을 경험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정치세력 을 지지하는가 하는 것은 유권자의 정체성의 문제라 는 것이다.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흥미로운
[남성]
48.0%
지점이 바로 이 ‘정체성’과 ‘전략적 투표’ 부분에서 나타
40.8%
[20대]
40.8% 44.0%
났다. 이 조사에서도 이 부분은 확인할 수가 있었다. 20대
[여성]
[30대]
41.6%
[40대]
41.6%
[50대]
64.0%
51.2%
[각, 성별X 연령별 투표자 BASE]
부터 50대 사이의 2명 중 1명의 유권자가 대통령 선 거에서 어떤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과 자신의 정체성
나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자랑스럽게 드러내어 지지한다
을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눈에 띄 는 것은 이런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에 는 연령별, 성별로 현저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는
[남성]
40.0% 26.4%
것이다. 어떤 후보자를 선택하는 문제를 자신의 정체 성과 직접 연결하는 경향은 성/연령을 통틀어 50대
30.4%
[여성]
[20대]
19.2%
[30대]
20.0%
[40대]
32.8%
[50대]
52.0%
가 가장 강했다(당연하게도 인생의 길이만큼, 해당 정치
38.4%
[각, 성별X 연령별 투표자 BASE]
세력을 지지해온 역사가 이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투표하는가를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투표를 하는 편이다
그리고 20대 남성의 경우가 두 번째로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20대 여성들의 경우에는 이런 경향성이
[남성]
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향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외부에 얼마나 자랑스럽게 드러내는가 하는 질문에서도 잘 드러난다. 20대 남성 들은 자신의 정체성의 문제인 만큼이나 외부에도 비 교적 거리낌 없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드러내고
22.4%
[여성]
36.8%
[20대]
18.4%
[30대]
13.6% 8.8%
16.8%
[40대]
11.2%
[50대]
12.0%
[각, 성별X 연령별 투표자 BASE]
있었던 반면, 20대 여성의 경우 외부로 드러내어 적 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은 듯하다. 20대 여성들은 20
결론. ‘리셋’이 가능하다는
대 대통령 선거에서 분명한, ‘전략적 투표’를 한 것이
인식이 지배한 투표, 정치적 효능감을 떠올리다
다(36.8%). 20대 남성들이 ‘뭔가에 분노’하며, 보복하 듯 투표에 임했던 반면, 20대 여성들은 자신의 정체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권교체’
성에 관계없이도 판세를 보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
의 프레임이 바뀐 적이 없이 끝났다. 그 격차를 줄인
향으로 전략적으로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적은 있지만, 거의 단 한 번도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008
는 의견이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을 넘어선 적 이번 대선에서는 꼭 정권이 바뀔 필요가 있다(동의율)
이 없다. 이 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은 매우 뚜렷하게 드러났고,
[남성]
특히 20, 30세대의 이런 태도는 두드러졌다. 이 결과
58.4%
37.6%
[30대]
31.2%
에 대한 불만이 더욱 많이 누적되었음을 의미한다.
36.0%
[20대]
48.0%
는 20대, 특히 여성에 비해 20대 남성이 문재인 정부
[여성]
31.2%
[40대] [50대]
32.8%
이 지점은 앞으로 20, 30청년세대의 불만, 불안, 분
43.2%
[각, 성별X 연령별 투표자 BASE]
노의 원인을 살펴보고, 분석해야 할 숙제를 정치인들 에게 던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부분을 정확하게
나는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선택을 받으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해하지 못하면 정치적 정체성이 견고하지 않고, 스
지지하는 정당이 원칙을 어긴다면 나는 언제든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동의율)
윙보터(Swing Voter) 역할을 하는 이 세대가 언제든 지 32.8%
20대
지하는 정치세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
29.2%
30대
문이다.
35.6%
40대
그리고, 이 선거의 특징을 분명하게 이해시켜주는 대
52.0%
50대
목이 하나 있다. 20대~50대의 세대들에게 이번 20
[각 세대 별Base]
72.8%
20대
74.4%
30대 40대
64.8% 70.8%
50대 [각 세대 별Base]
대 대통령 선거는 ‘최선’을 선택하는 선거는 아니었 던 듯하다. 왜냐하면, 애초부터 ‘내가 지지하는 정당’
통제감 속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를 치른 것이다. 앞
이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
으로의 5년 한국 사회는 절반의 기대감과 절반의 불
히 20대, 30대, 40대는 ‘내가 지지는 하지만’, 잘할 것
안감을 끌어안고 출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시하
이라는 기대감이 30%대였거나, 그 이하였다. 그렇다
고 있는 이 데이터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어
면, 왜 그 정당에 투표했을까? 정답을 알 수는 없지
떤 정치적 세력도 전체 국민을 향해 포용의 제스처
만, 힌트가 될 만한 결과가 하나 있다. 이 선거는 ‘리
를 취하지 않는다면, 불안감을 가졌던 유권자들은 자
셋(Reset)’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 투표인 것이다.
신들이 경험했던 ‘정치적 효능감’을 다시 한번 떠올릴
10명 중 7명 정도의 유권자들은 ‘지지하는 정당이 원
수 있다는 것이다.
칙을 어긴다면 언제든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응답 했다. 2017년 3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
주
는 ‘질서 있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경
1. 2022 정치(인) 및 제20대 대선 관련 인식조사(2022.03), 마크로밀 엠브레
험했다. 유권자들은 엄청난 효능감을 역사 속에서 얻
2. 성별 따라 엇갈린 2030 표심… 출구조사 결과 보니, (2022.03.11.), SBS
었고, 그 경험은 불과 5년밖에 되지 않는 생생한 것 들이다. 상당한 유권자들이 바로 이 정치적 효능감과
인 트렌드모니터 뉴스 3. 재산세 상위 자치구 14곳 윤석열 싹쓸이… 서울 ‘부동산 표심’은 확연했다, (2022.03.11), 한국일보
009
동대문 이슈이음 ➋
나는 왜 그 후보에게 투표했나
20대 대통령 선거를 말한다, 나는 왜 그 후보를 선택했나 인터뷰: 박혜원, 심소영, 최다솔|글: 심소영
2021년부터 2022년 현재(3월 9일)까지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대통령 선거로 들썩였다. 선 거기간 동안 구체적인 정책은 온데간데없고, 인기를 얻기 위한 한 줄 공약, 소확행 공약들만 어쩌다 비 추어진다. 서로의 비방만이 난무한 선거였지만 사람들은 견뎌냈고,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는 막을 내 렸다. 그렇게 견뎌낸 우리, 누군가는 기대를 누군가를 우려를 품고 있다. 선거 때만 주인이 되고 끝나면 쉽게 잊혀지는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연번
인터뷰이
지지후보
1
대학원 재학(20대, 남)_줌 인터뷰
심상정
2
공익활동가(50대, 여)_대면 인터뷰
심상정
들어보기 위해 10명과 인터뷰했다.
3
직장인(30대, 남)_서면 인터뷰
윤석열
질문은 크게 4가지 섹션으로 나누었다.
4
취업 준비(20대, 여)_줌 인터뷰
윤석열
5
직장인(40대, 남)_대면 인터뷰
윤석열
6
직장인(50대, 여)_대면 인터뷰
윤석열
이의 요청에 따라 40대 이상은 직접 만나 인터뷰했
7
직장인(30대, 남)_줌 인터뷰
이재명
고, 20~30대는 줌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예상대
8
취업 준비(20대, 여)_줌 인터뷰
이재명
9
문화예술인(40대, 남)_대면 인터뷰
이재명
10
자영업(70대, 남)_대면 인터뷰
이번 선거를 치른 시민의 감정, 시민의 기대와 우 려, 정치인들만의 말 잔치가 아닌 시민들의 생각을
인터뷰는 2022년 3월 한 달 동안 진행했다. 인터뷰
로 누군가는 기쁨과 기대가, 누군가는 절망과 우려 가 있었지만, 공통점은 이번 새로운 정권이 잘하면
010
이재명 <인터뷰이와 지지 후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설사 못하더라도 시 민들의 역량이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는 건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
대통령 선거에 대한 감정 투표한 후보는?
대통령 선거의 개인적 의미 (나의 선거)
투표한 후보는 존경스러웠는가?
믿음을 시민들과 공유하여 혐오하는 정치 가 아닌 함께 만드는 시민들을 위한 정치 의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투표는 사전투표를 당신의 인생관과 했나, 당일 투표를 비슷한가? 했나? (이유)
절차적 민주주의와 향후 5년
상대 후보를 찍은 우리나라 절차적 사람들은 어떤 사 민주주의는 안전한 람들이라고 생각하 수준인가? 나? (왜/이해하나) 유명인들의 지지 선언에 영향을 받 나?
혹시 발전 또는 퇴 보가 있을 것이라 고 생각하나? (어떤 면에서?)
지지 이유
2022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나의 감정
타인의 생각, 소통의 과정
개표 방송은 봤나?
지지 후보를 공개 적으로 밝힌 적이 있나?
지인들의 지지 성 향에 영향을 받나?
선거 후 예상되는 변화가 있다면? (절 차적 민주주의 면에서)
자랑스러운 후보인 지지 후보에 대해 가? 어떤 면에서? 지인들과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 (누 구와/어떤 내용으로)
예상대로 대통령 선거 후 감정은 지지 후 보의 당락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크게 기뻐했다. 한 명만이 지지 후보가 당선되 었음에도 덤덤했다. 이유는 정치불신감이 투표에 대한 기대를 불식시킨 것으로 보
당선자가 정해지고 당신의 정체성과 기분은 어땠나? 부합하나?
정책이 중요한 선 거였나? 어떤 정책 이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나?
선거 결과가 당신 정책 말고 더 중요 일상에 영향을 준 한 이슈가 있었다 다고 생각하나? (어 면? 떤 부분에서)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 있나?
인다.
<인터뷰 사전 질문 목록>
“결과가 나왔을 때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희열이 많이 올랐던 것 같아요.”(40대 남성, 직장인_윤 석열 후보 투표)
“결과 보고 기뻤어요. 다행이다 이런.”(20대 여성, 취업 준비_윤석열 후보 투표)
“2번을 찍었던 이유는 정권교체 그거죠. 개표방송도 안 봤어요. 안 본 건 처음이네요. 정치에 너 무 실망해서. 기뻤냐고요? 그냥 덤덤했어요. 그것도 처음이네요.”(50대 여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다양한 표현(속상하다. 참담하다. 충격이다. 실망이다. 헛 헛했다. 씁쓸하다 등)으로 절망감을 이야기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 중에는 선거 후 TV 뉴스를 전혀 보
지 않는 선거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고, (정치불신감에 ‘덤덤했다’는 윤석열 후보 지지자처럼) ‘헛헛 했다’며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했고, 오히려 접전 상황이 의외였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 또한 정치불신
011
감이 투표기대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전략투표를 했던 20대 여성 유권자는 선거 직후 소신 투표한 사람들을 질타한 일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더 속상하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 과연 누구 를 탓할 수 있는 문제일까.
“많이 실망했어요. 내가 그 후로는 방송을 일절 KBS, YTN, 연합뉴스,
지지 후보
어떤 방송도 일반 뉴스 프로그램은 안 봐버려요.”(70대 남성, 자영업_이재명 후보 투표)
윤석열 후보
“당선자 확인하고 기분이 약간 좀 헛 헛하다고 해야 되나? 좀 헛헛하긴 했 는데, 뭐 예상했던 바라서 괜찮았어 요.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생각보다
이재명 후보
접전을 펼친 게 좀 놀라웠다고 해야
선거 후 감정
20대 여성 (취업 준비)
안철수 후보 지지에서 단일화로 윤석열 후보 투 표. 기분 좋았다.
30대 남성 (직장인)
기분 좋았다.
40대 남성 (직장인)
기분 좋았다. 희열이 느껴졌다.
50대 여성 (직장인)
안철수 후보 지지에서 단일화로 윤석열 후보 투 표. 정치에 별 기대를 안 해서 덤덤했다.
20대 여성 (취업 준비)
심상정 후보 지지에서 이재명 후보로 전략투표. 기분은 무서웠다.
30대 남성 (직장인)
심상정 후보 지지에서 이재명 후보로 전략투표. 예상했지만, 헛헛했다. 접전이 의외였을 정도.
40대 남성 (문화예술인) 70대 남성 (자영업)
하나, 그런 기분이었습니다”(30대 남 성, 직장인_이재명 후보 투표)
인터뷰이
심상정 후보
속상하고 참담했다.
크게 실망했다.
20대 남성 씁쓸했다. (대학원 재학) 50대 여성 (공익활동)
지지한 후보가 안 될 줄은 알았지만, 결과는 믿을 수가 없었다.
“기분은 참담했습니다. 뭐 당연히 상
<대선 후 나의 감정>
대 후보도 열심히 잘하겠지만, 지지 했던 마음이 바로 바뀌는 건 아닌지 마음이 좀 속상하긴 하더라고요.”(40대 남성, 문화예술인_이재명 후보 투표)
“저는 선거가 끝나고 소신투표를 한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질타들이 이어졌을 때, 그 당선인이 뽑혔다는 것보다는 이런 목소리가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서 더 속상하고 충격적이고 실망했던 것 같아요.”(20대 여성, 취업 준비_이재명 후보 투표)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안 될 줄 알면서도 그를 지지했다. 분명한 소신으로 투표했지만, 여론 조사 때보다 낮았던 지지율로 인해 양당 체제가 더 견고해지는 것 같아 또 다른 실망으로 이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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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양당을 찍지 않고도 군소정당을 찍음으로써 나의 정치적 의사를 표명할 수 있고, 그러한 것 들이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근데 결과 보고 여론조사보다 낮았던 지 지율이 아무래도 양당으로 밀어주는 게 심화된 것 같아서 씁쓸했던 것 같아요.”(20대 남성, 대학원 재학_심상정 후보 투표)
“결과 보고 기분은 ‘그냥 뭐지?’하는 느낌이었어요. 아, 이 사태는 뭐지? 사실 생각해보면 둘 중 에 한 사람이 되는 건 분명한데… 정말 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어요.”(50대 여성, 공익활동가_심상정 후 보 투표)
각 후보 지지자 별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가 단일화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도 있었고, 심 상정 후보를 지지했다가 전략투표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도 있었다. 이는 정의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거대 양당을 지지한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다양한 선택지를 바라는 마음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 된다.
2022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개인적 의미 (나의 선거)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10인, 10색이었다. 대부분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은 소신 있게 밀고 나가 는 모습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있었다. 기대감과 당선자가 펼칠 정책상이 구체적이진 않지만, 이번 정 권보다는 잘할 것이고, 지난 정부에서 뜻을 굽히지 않고, 뜻한 바를 이뤄내는 모습에 큰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2번 윤석열 후보 존경합니다. 진보 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부정부패가 있다면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하는 검사 시절의 모습을 존경하고 있습니다.”(30대 남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이런 말씀을 했을 때 다소 핍박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기 정의라든지 이런 기준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 같아, 그런 면에서 믿음이 있습 니다.”(40대 남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하지만 지지했음에도 1명은 실망스러운 후보였다 대답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 정권교체를 목적
013
으로 투표했다.
“사실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나 둘 다 마음에 안 들지만 한 번쯤 당신들(지금 정권)이 이만큼 국민이 믿고 밀어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거(권력)를 국민을 위해서 쓴 게 아니라, ‘자기들 욕 심대로 지인들한테 자리 나눠주고 해야겠다’ 하는 식으로 잘못한 것 같아서, 거기에 대해 평가해 주기 위해서 투표했어요.”(50대 여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반면 이재명 후보 지지자 경우 1명만이 후보에게 공감한다고 답하고, 대부분 존경하지 않는다고 얘기했 다. 그런데도 왜 그에게 투표했을까? 이는 상대 후보 또는 국민의힘 정당이 집권했을 경우 예상되는 큰 불안감 때문으로 읽힌다.
“이재명 후보. 제가 존경할 만한
인터뷰이
지지 후보를 존경하나, 당신의 인생관이나 정체성 과 맞나, 자랑스러운가.
20대 여성 (취업 준비)
안 후보는 똑똑하고 침착한 모습에 지지. 윤 후보는 존경하고 자랑스럽거나 하진 않지만, 소신 있고 소탈한 이미지.
30대 남성 (직장인)
존경. 검사 시절 소신 있는 모습에 믿음.
40대 남성 (직장인)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의 소신.
50대 여성 (직장인)
안 후보는 순수한 면도 있고, 기대할 수 있고 깨끗했 는데, 윤 후보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정권교체를 위 해 선택.
요. 5년이란 시간 안에 그때 새누
20대 여성 (취업 준비)
존경하지 않음. 심 후보만큼은 아니라도 현상 유지라 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투표.
리당의 부조리가 사회적으로 용
30대 남성 (직장인)
존경하지 않음. 정당으로 투표. 국민의힘이 집권했을 때 더 불안.
40대 남성 (문화예술인)
존경하지 않음. 이재명 후보가 과거 정책들과 앞으로 할 정책이 사회적으로 무형의 자산이 될 거라는 기대 로 투표.
70대 남성 (자영업)
가난을 이겨낸 경험에 공감.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 절 그의 정책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는 믿음.
후보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민
지지 후보
주당이 집권 여당으로 있는 게 국 민의힘이 다시 되는 것보다는 낫 지 않을까’하는 믿음. 이유는 일단
윤석열 후보
은 후보들 공약, 선거전략에 있어 서 그랬던 것 같고. 그리고 저는 아직 2017년을 기억하고 있거든
인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었나.
이재명 후보
5년은 너무 짧지 않았나. 그리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변한 게 무 엇인가’라고 되묻는 대선이었던 것 같아요.”(30대 남성, 직장인_이재명 후보 투표)
심상정 후보
존경할만한 부분만 있는 건 아니지만, 군소정당인 정 20대 남성 의당이 끝까지 완주하고 가장 약한 사람들을 위한 정 (대학원 재학) 치를 하시려는 모습이 제 인생관과 닮았다고 생각. 50대 여성 (공익활동)
늘 존경. 내가 정치를 한다면 심상정 후보와 비슷할 것.
“사실 이재명 후보는 존경하지는 않는데, 전략적이었던 거라. 정말 위험하다. 이렇게 아주 자극적이고 분노로 정치하는 후보를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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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서는 이재명 후보밖에 없어 보였어요. 당선되면 그냥 현상 유지 정도 만이라도 생각했던 것 같아요.”(20대 여성, 취업 준비_이재명 후보 투표)
“정체성도 나는 원래는 중도파였어요. 40대 후반 50대까지. 50 넘어서 60대부터 진보 쪽으로 갔 죠. 왜냐하면 보수 쪽에 있는 사람들은 대다수 국민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있는 사람들 금수저 쪽에 정책을 많이 쓰더라고, 내가 어려서부터 없는 생활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게 마음에 안 들 더라고요.”(70대 남성, 자영업_이재명 후보 투표)
심상정 후보 지지자의 경우 군소정당임에도 완주했던 과정,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한다는 부분에서 구체 적인 존경심이 분명했다.
“저는 심상정 후보를 존경해왔고요. 모든 건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을 그분이 대리로 얘기 해주는 느낌이었고, 저는 그것조차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도 굉장히 소신 있게, 당당하게. 그렇다고 매번 대통령 선거 나올 때마다 다 찍었던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꼭 찍고 싶 었어요. 왜냐면 양당 대결 구도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라…”(50대 여성, 공익활동가_심상정 후보 투표)
“모든 정치인이 마찬가지겠지만 존경할 만한 부분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심상정 후보님 같은 경우에는 군소정당이잖아요, 정의당이. 그런데 지난 대선 때도 마찬가지고 이번 대 선 때도 끝까지 그 완주하는 모습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장 약한 사람들 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려는 모습, 그러한 인생관을 가지고 계신 데, 제가 지지하는 이유이 기도 하고 저의 인생관과 닮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어요.”(20대 남성, 대학원 재학_심상정 후보 투표)
존경한 후보였던, 존경하지 않았던 후보였던 정권교체, 소신 있는 모습, 정권 유지, 인권 보호 등 정책 에 대한 기대 등 개인적인 의미는 달랐지만, 선거 후의 감정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자의 다음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현 정부보다 잘할 것, 당선자의 소신이나 검찰 이미 지가 어떤 분야든 잘 헤쳐 나갈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부동산이 안정되고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 가 있었다.
“일상 변화는 글쎄요. 아무래도 이제 민주당의 국회의원 수가 많다 보니까 넘어야 할 장벽들이 많이 있긴 하죠. 하지만 대선 토론회 때도 협치를 많이 말씀하셔서, 협치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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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개혁이 먼저 이루어지 면서 그다음 서민들한테 좀 천천
지지 후보
히 내려오지 않을까. 변화는 아무
인터뷰이
지지 후보에 대해 주변에 공개했나, 선거 결과로 달라질 것 같은 일상과 사회전반
20대 여성 (취업 준비)
공개. 이유는 모두 관심이 많았으니까, ‘다른 사람들 은 누구 찍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바뀔 건 잘 모르겠다. 자유롭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30대 남성 (직장인)
주변 지인들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 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는 분위기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아직 정권이 교체되지 않아 피부에 와닿는 영향은 없 다. 5월이 돼봐야. 매우 기대된다, 아무리 못해도 지 금 정권보다는 나을 수밖에 없다.
40대 남성 (직장인)
가끔 식사하면서 얘기. 다른 이의 생각도 존중한다. 기대감이 되게 크다. 서민인 우리한테까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겠지만, 협치하다 보면 우리한테까지 오겠지.
50대 여성 (직장인)
코로나 때문에 만남을 거의 안 하니까 그럴 일이 없 었다. 코로나 사태에 국민은 방역 패스 이런 것도 반대했 지만, 밀고 나가면 어쩔 수 없이 따라 준 것처럼 그런 식으로 일상생활에도 변화가 생기겠지만, 딱히 그런 거는 없을 것 같다.
래도 경제적인 부분 같아요. 다 아시다시피 부동산 쪽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40대 남성, 직장인_윤 석열 후보 투표)
윤석열 후보
“사회 전반적으로는 공약대로 지 키실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놓은 걸 보면 여가부 폐지도 있고, 지 금 청와대 이전한다는 것도 있고 이러니까, 그런 것들로 인해 직접
적으로 뭔가가 오겠죠. 근데 뭐 저희가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될(반영) 것도 아니고, 기존 정권들 도 항상 그래왔으니까. 그나마 듣는다고 생각했던 문재인 정권도 그랬었고, 그냥 하든 말든 약간 은 포기한 것 같아요. 관심을 가져도 제 의견이 전달되거나 이러지는 않으니까 그냥 열 받고, 또 이제 5년을 기다려서 또 한 번 심판을 해야 하나?”(50대 여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반면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은 다음 정부에 대해 검찰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노동, 돌봄, 인권, 평등 등 약자를 위한 정책이 후퇴할까 구체적인 걱정으로 연결되는 불안감이 있었다.
“불안한 점은 정말 개인적인 생각인데, 여가부 폐지나 이런 정책들 때문에 이게 이번남, 이대남 의 승리라고 여겨질까 봐...(벌써) ‘싸다’ 뭐 이런 식의 얘기가 나오고, 그런 말들이 힘을 얻게 될까 봐 두렵고요. 당연히 취업도 어려워질 것 같고, 취업하고 나서 노동의 질도 굉장히 안 좋아질 것 같아요. 말도 안 되는 노동시간을 채우라고 하는 것과 최저시급을 폐지한다는 것들. 사실은 이게 다 노동자의 개념이 아니라 사용자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거잖아요. 또 하나는 결혼일 것 같 아요. 이제 결혼은 더 이상 해야 한다 개념이 아니라, 결혼도 큰맘 먹고 선택해야 하는 영역으로 넘어가겠다.”(20대 여성, 취업 준비_이재명 후보 투표)
“염려스러운 것은 검찰 출신 아니오, 당선인이. 조국 부인 그 뉴스에 많이 나왔잖아요. 수사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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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아주 열심히 해야죠. 파고들고 쫓아다니며. 근데 수사한 사람이
지지 후보
자기 부인 이력서나 자기 장모 수
인터뷰이
지지 후보에 대해 주변에 공개했나, 선거 결과로 달라질 것 같은 일상과 사회전반
20대 여성 (취업 준비)
가족, 친구들과 얘기. 가족들은 소신투표에 반대했음. 여가부 폐지 등 페미니즘을 혐오하는 정권이라 취업, 결혼 등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더 어려워질 것이 라 예상.
30대 남성 (직장인)
공개는 가족만. 얘기할 일이 없었음. 뭐가 얼마나 변할지 몰라서 두려움. 하지만 대통령 한 명이 바꿀 수 있는 건 크지 않다고 봄. 정치 시스 템이 받쳐줘야 하니까.
40대 남성 (문화예술인)
독서클럽에서 얘기. 얘기하다 선거에 대한 담론이 없 었던 선거여서 아쉬웠다는 의견. 일상 변화 체감하긴 어렵겠지만 큰 변화는 있을 거라 고 예상. 지역갈등, 세대 갈등에 이어 남녀갈등으로 이어짐. 편 가르기가 악용될까 우려. 성과, 능력주의 에 무게를 둔다면 인간존엄성을 위해 노력했던 분위 기와 시행착오가 희석될까 아쉽고 조심스러움.
70대 남성 (자영업)
공개. 지지 성향이 다른 이도 인정. 기대는 부동산, 행정이 좀 간소화되었으면, 불안은 검 찰 상대편만 수사하고 자기편은 안 하는 것. 사법개 혁이 필요한데, 당선자가 할까?
사할 때는, 또 곽상도 50억은 (그 렇게 안 하잖아요). 일반 민간인이 평
생을 벌어도 50억을 못 벌어. 5억 도 벌까 말까 먹고 살다 보면. 그
이재명 후보
런 돈은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 있잖아요. 또 판사들도 염려돼. 판 사들도 자기들 다 비리가 있단 말 이야. 그러면 검사가 자기 파헤치 고 할까 봐서 제대로 판결 안 해. 이 나라가 사법부 개혁이 되어야
하는데, 과연 윤석열 당선자가 개혁할까?”(70대 남성, 자영업_이재명 후보 투표)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하나는 처음부터 나온 게 여가부 폐지 이야기잖아요. 이게 작은 땅덩어리에서 한동안 지역갈등으로 고생했고, 또 이제 세대 갈등으로 고생했고, 이게 좀 끝 나갈 때쯤 다시 남녀갈등이 (이런 갈등이) 계속해서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정치인들에 의해서 편 가르기가 되는 부분들은 연결되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들이 계속 악용될까 약간 조심 스럽고요. 이전 정권에서는 최저임금부터 시작해서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지키고 유 지하려고 하는 그런 의지들이 있었는데, 성과와 능력주의에 더 무게를 둔다고 한다면. 사실은 대 치되는 게 아닌데,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서 그동안 노력해 왔던 그런 분위기들과 시행착오들이 희석될까 봐.”(40대 남성, 문화예술인_ 이재명 후보 투표)
지지 후보
“저는 대통령 한 사람이 내 삶을 뭔가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윤석열 후 보 공약 중 ‘여성가족부를 폐지하 겠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공약이
심상정 후보
인터뷰이
지지 후보에 대해 주변에 공개했나, 선거 결과로 달라질 것 같은 일상과 사회전반
주변 친구들에게 공개. 반응은 남자들은 신기하다는 반응(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듯) 여자들은 좋게 보는 20대 남성 것 같았음. (대학원 재학) 인수위 90%가 서울대 출신임. 능력주의만을 절대 선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결국 피해를 받는 것은 소수자들이고 약자들이 아닐까? 50대 여성 (공익활동)
물어보면 공개. 3번이 아니라 심상정 후보 지지한다 고. 조금씩이라도 진전하던 노동, 평등, 소수의 인권 등에 대한 정책들이 역행할까 두려움. 왕조로 되돌아 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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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잖아요. 그리고 ‘한국을 최대 원전국으로 만들겠다.’ 저는 그냥 듣고만 있어도 굉장히 불편한 이야기들이에요. 그런 면이 내 삶이나 내 주변 동료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는 건 굉장히 쉬운데, 반대로 더 나아졌다고 체감하게 만들기도 행정부 수장 한 명이 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 요. 그래서 어떤 곳이 집권 여당이 되고 어떤 곳이 거대정당이 되고 이런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다 같이 하는 일들이니까요.”(30대 남성, 직장인_이재명 후보 투표)
정치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좋게 바뀌기 힘든 게 사회라는 말에 곰곰이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좋 은 사회가 누군가에게는 좋지 않을 수 있는 현실 때문에, 정치는 논의 또는 논쟁, 합의 결정 또는 힘의 크기에 따라 일방 결정 등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 시민들은 어디에 있을까? 정치인이 시민 대 신 수행하는 수많은 정치 과정과 결과는 나, 이웃, 동네, 지역, 나라 모두와 연결되어 있지만, 정치 내용 은 접하기 힘들고, 정치 과정의 싸움은 거의 매일 접한다. 자연스럽게 시민의 관심에서 멀어진 정치는 선거 때가 되면 힘의 크기를 정해달라 시민을 주인공으로 소환한다. 그래서 주인공일 때 아니 주인공 기 억이 사라지기 전에 시민들은 선거 정보를 어떻게 접하고 누구와 소통하며 결정했는지 물었다. (시민들 의 정치 소통 시스템)
타인의 생각, 소통의 과정
윤석열 후보 지지자는 상대 후보를 찍은 유권자를 이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사 람들도 있었다. 상대 후보 지지를 이해한다고 애기하는 사람들은 상대 후보 지지자와 직접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었지만,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은 주변에 상대 후보 지지자를 만나지 못했거나, 정 치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상대 후보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는 많지 않았던 것으 로 파악된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겪으면서 평생 다시는 민주당 찍을 일은 없을 거라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30대 남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왜 그 후보를 선택할까? 약간 이런 느낌, 왜 지지하는지 궁금한 정도”(20대 여성, 취업 준비_윤석열 후 보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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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그분들 나름 다 생각이 있으시고, 이재명 하면 추진력 이
지지 후보
런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국 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추진력 이 가장 좋은 거다’라고 해서 이 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신 거 아닐 까 생각해요.”(40대 남성, 직장인_윤석
윤석열 후보
20대 여성 (취업 준비)
잘 모르겠지만 왜 상대 후보를 찍었는지 궁금. 부모님 영향. 코로나 관련 보상정책과 도덕적 이슈.
30대 남성 (직장인)
이재명 후보는 전과 3범인데 찍는 사람들 이해 안 됨.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결정. 공산국가(지도자)에 대한 의견(이슈).
40대 남성 (직장인)
이재명 후보의 추진력을 좋게 봐서 찍은 것 같다. 주로 종편 뉴스(지상파 뉴스보다 자세히 전해줌). 큰 영향은 없었지만, 일부 유튜브 영상도 영향. 부동산 정책이 가장 중요. 성평등 이슈.
50대 여성 (직장인)
상대 후보나 당이 싫어서 찍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인터넷포털 뉴스와 댓글들. 정책은 지난 정권들처럼 국민의힘도 잘 지키지 않을 듯. 그럼 또 5년 뒤 심판. 정권교체 이슈.
열 후보 투표)
“윤석열 후보나 이제 국민의힘 정
상대 후보 지지자는 어떤 사람? 영향을 준 사람이나 매체가 있다면? 이번 선거에서 중요했던 정책과 이슈
인터뷰이
당이 마음에 안 드니까 지지하는 사람들이 태반일 것 같고요. 그리 고 인터넷 댓글 같은 거 보시면 알겠죠. ‘박사모’나 ‘태극기부대’ 욕하시는데, 그에 버금가게 ‘문 빠’ 이재명에 빠진 그분들을 보면 광신도 같아요.”(50대 여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이재명 후보 지지자에게서도 상대 후보 지지자와 이야기해 보지 않은 인터뷰가 많았다. 다만 독서클럽 을 통해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눈 유권자, 혐오를 떠나 다른 의견을 들어야 비판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 야기를 해 준 유권자도 있어, 혐오하는 정치환경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 정치환경으로의 전환을 고민하 게 해주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젊은 이십 대, 삼십 대 남성들의 경우 여 가부 폐지가 제일 핫한 주제였기 때문에 폐지를 바라는 것도 있었겠지만, 그냥 여성들이 자신들 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냥 싫었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지금 이게 평등하지 않다 살려달라’ 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그 안에 본인은 들어가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뽑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굉장히 자학적인 플레이 속에서 재미 를 느끼는 사람들이 뽑지 않았을까.”(20대 여성, 취업 준비_이재명 후보 투표)
“부동산과 세금 때문에 찍은 사람 많지. 그리고 그냥 찍은 사람도 많아요. 나는 죽을 때까지 2번 만 한다는 사람들, 전통보수.”(70개 남성, 자영업_이재명 후보 투표)
019
“설날이나 추석 때 가족끼리 모여 서 정치 얘기를 꺼내면 안 되는
지지 후보
인터뷰이
상대 후보 지지자는 어떤 사람? 영향을 준 사람이나 매체가 있다면? 이번 선거에서 중요했던 정책과 이슈
20대 여성 (취업 준비)
20~30대 남성 중 여성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 이 싫었던 사람들이 찍은 것 같음. 그리고 쭉 2번을 찍는 어르신들. ‘닷 페이스’나 이런 이슈들을 다루는 사이트, 트위터 등을 통해 정보 파악. 20대는 주위의 반응을 생각했을 때 젠더 문제에 대한 이슈가 높았고, 30대, 40대, 50대는 오히려 정책적 개념들을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30대 남성 (직장인)
지역감정, 이데올로기 담론, 젠더 갈등, 부동산 등 경 제활동에 따라서 지지했을 수 있지만, 그들 모두 평 범한 사람들이라 생각. 유튜브는 일부러 피함. 뉴스도 네거티브 상황만 나와 서, TV 토론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보지만 후보 지 지율로 보면 대단한 근거는 아닌 듯. 정치지형도 재구성 필요. 아직 ‘레드컴플렉스’. 벗어 나야 할 시기가 한참 지났음.
40대 남성 (문화예술인)
원래 지지했던 사람들 말고, 민주당을 찍었던 사람 중에 2번을 찍은 사람들은 ‘내로남불’ 때문에 윤석열 후보 투표. 독서클럽.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영향.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보긴 했는데, 알고리즘으로 제 생각과 비슷한 것들만 봐서 재확인 수준. 남녀갈등 구조가 우려되는 여가부 폐지나 인간의 존 엄성을 헤칠 수 있는 최저임금제 폐지.
70대 남성 (자영업)
부동산과 세금 때문에 찍은 사람들과 죽을 때까지 2 번만 찍는 전통보수. ‘조중동’ 신문 같은 데서는 보도를 안 하기 때문에 중 도성향(경향, 한국일보)의 신문 봄. 부동산과 세재 정책. 지역감정 이슈. 그리고 아직도 문재인, 이재명이 빨갱 이라는 이념 이슈.
데, 어른들이 그런 정치 이야기를 좋아하시잖아요. 그래서 장인어 른이라든가 이렇게 옆에서 듣고 있으면 제가 드는 생각은 그분들 은 마음 한편으론 속상하지만, 이 해가 되는 건 사회적 상실감을 그 걸(투표) 통해서 회복하고 싶어 하 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 라고요.
이재명 후보
저는 금요일마다 하는 북클럽 모 임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 은데요. 특히 페미니즘 모임 할 때라든가 환경 모임 할 때 그럴 때 정치 이야기가 연결될 수밖에 없는 거여서, 그때 좀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지금 은 남자랑 여자랑 같이 페미니즘 얘기를 할 수 있는 장이 거의 없
잖아요. 페미니즘이라는 게 우리가 미디어에서만 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저는 여성뿐만 아 니라 남성을 포함해 이 사회에서 인간을 도구화 시키는 것에 대한 저항이 페미니즘의 중요한 스피릿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좀 서로 간의 오해가 있지 않나. 그리고 서로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어요.”(40대 남성, 문화예술인_이재명 후보 투표)
“상대 후보 지지자. 그냥 시민인 거죠. 그냥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이 사람은 이 사람 찍었고, 이 사람은 이 사람 찍은 건데, 지역감정에 기반해서 국민의힘을 지지했을 수도 있고, 이데올로기적 인 담론에 아직 갇혀서 지지했을 수도 있고, 젠더 갈등으로 인해서 지지했을 수도 있고, 주식이 나 부동산 같은 경제활동 때문에 지지했을 수도 있고, 그냥 저랑 똑같은 사람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고,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020
만 사회를 이루고 살 수는 없는 거잖아요. 나의 아버지일 수도 있
지지 후보
고, 엄마일 수 있고, 친구일 수 있 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거기에다 뭐 비판하든 어쨌든 들어야 한다 는 거죠.”(30대 남성, 직장인_이재명 후 보 투표)
심상정 후보
인터뷰이
상대 후보 지지자는 어떤 사람? 영향을 준 사람이나 매체가 있다면? 이번 선거에서 중요했던 정책과 이슈
윤석열 후보 지지자는 민주당의 실책이나 문재인 정 부의 정책 방향을 싫어하시는 분들, 이재명 후보 지 지자는 국민의힘의 정책 방향을 반대하시는 분들. 20대 남성 유튜브, 커뮤니티 같은 데서 봤던 것 같고, 그보다 후 (대학원 재학) 보자 토론회 활용. 거대 양당정치. 양당에서만 이야기하니 다양한 국민 의 목소리가 담기지 못함.
50대 여성 (공익활동)
모두 자기 이익 관계로 찍은 사람들(나도) 그 욕구의 차이가 득표수로 나타나는 것 같음. 주 4일제, 노동인권 정책, 기후 위기 정책은지지 후보 도 미지근. 기후 위기.
심상정 후보 지지자는 거대 양당의 후보 지 지자들이 서로의 정책을 반대해 찍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익 관계 욕구의 크기가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지자도 있 었다.
“어떤 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밀어붙이는 힘이 강력하잖아요. 그 사람들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집이 부족한 쪽에서 떨어졌고, 결집을 조금 더 많이 한 쪽에서 된 거 라고 저는 그 정도 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표 차라고 하는 게 1등 하고 2등 사이의 표 차와 2등 과 3등 사이의 표 차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 표 차가 욕구의 크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사 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50대 여성, 공익활동가_심상정 후보 투표)
“윤석열, 이재명 후보 지지자 양쪽 모두 다 그 후보가 좋고 그 당을 좋아해서 찍은 게 아니고 정 말 어쩔 수 없이 상대편의 정책 방향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찍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심상 정 후보 같은 경우에도 여론조사에서 5% 정도의 지지율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개표 결과로 2.37%가 나온 것을 보면 심상정 후보의 지지자분들이 국민의힘 정책 방향을 탐탁지 않게 생각 하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20대 남성, 대학원 재학_심상정 후보 투표)
50대 여성 심상정 후보 지지자는 구체적인 욕구의 크기가 당락을 결정한 것 같다고 한다. 각 후보 지지 자의 욕구를 표현한 단어 나열해 보면 ‘정권교체, 부동산, 성평등, 세제 완화, 행정 간소화, 노동, 인권, 다양한 정당정치, 차별금지……등이다. 지지 후보가 같아도, 달라도, 유권자의 정치 욕구 우선순위는 다 달랐다. 그들 마음속 우선순위에 따라 내다 본 향후 5년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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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통령 선거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와 향후 5년
‘안전하다’는 이도, ‘안전할 것’이라 예측하는 이도, ‘안전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이도, 누군가에게는 안전 하지 못한 ‘민주주의’라고 말한 이도 있었다. 이렇듯 대체로 안전을 이야기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예 전에 비해 안전하다거나,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수치로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윤석열 후보 지지자의 지난 5년은 암울했지만, 앞으로 5년은 밝다. 워낙 지난 정권이 못했다고 판단했 고, 윤석열 후보는 소통을 강조했던, 그간의 활동을 봤을 때 잘해 낼 대통령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워낙 윤석열 당선인이 소통을 많이 강조하셨기 때문에 국민과 소통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민주 주의가 좀 발전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소통을 굉장히 잘하실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고”(40대 남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잘 모르겠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확대가 많이 될 거 같아요.”(20대 여성, 취업 준비_윤석열 후보 투표)
“지금은 정말 민주주의가 많이 자리 잡았죠. 생각해보면 예전에 제가 학교 다니고 할 때는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잡혀간다.’ 이런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인터넷 댓글 보면 다 대놓고 하잖아요. 그 정도로 되기는 했는데, 요즘 와서 알게 모르게 공산주의 같은 그런 느낌도 받았어요. 의견을 올 려도 먹히지 않고, 언론에 저희가 주변 친구들이나 얘기할 때 했던 의견은 하나도 안 나와요. (언 론이)정부의 편을 들어 이렇게 하는 그런 거. 댓글들도 그렇고. 근데 제 주변에서는 이렇게 얘기
하는 사람들이 없는데도, 그런 거는 안 나오는 거 보면 이게 민주주의를 가장해서 언론을 통제 하는 거 아닌가. 이게 과연 올바른 민주주의인가. 이제 다양한 의견들은 받아들이면서 했으면. 그리고 이미 우리가 그런 거를 경험했기 때문에 쉽게 옛날처럼, 쿠데타가 일어나서 하지 않는 이상 다시 퇴보하거나 그렇게는 안 될 것 같아요.”(50대 여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이재명 후보 지지자의 ‘안전’은 그래야만 하는 바람이었다. 바뀔 정권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의견이었 다. ‘윤석열 당선자가 잘하는 것은 인정하며 협조하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시민들을 믿고 퇴보하지 않 게 해야 한다’는 바람으로 읽힌다.
“저는 사실 제가 자라는 내내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문재인 정권을 지나왔거든요. 자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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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 시위밖에 없어서 생각이 많 기는 한데요. 적어도 안전하다고
지지 후보
인터뷰이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전한가? 향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발전할까 퇴보할까?
믿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20대 여성 (취업 준비)
안전. 발전. 시민에게 직접적 혜택이 많이 갈 것이라 봄.
안 된다고 하기에는 너무 마음이
30대 남성 (직장인)
지난 5년 정권에서 안전하지 않았음. 지난 정부보다 못할 수 없으니 발전할 것임.
40대 남성 (직장인)
안전. 협치, 소통을 강조한 대통령이니 자연적으로 민주주 의도 발전할 것임.
50대 여성 (직장인)
이번 정부 언론을 통제하는 부분은 느껴지지만, 대체 로 안전. 박근혜 정부 시절 경험 때문에 민주주의 퇴보는 없을 것임.
20대 여성 (취업 준비)
안전하길. 시민들이 싸울 힘은 생겼기 때문에 적어도 퇴보하지 는 않을 것(희망).
30대 남성 (직장인)
안전해야 함. 수치만 봐도 한국은 괜찮은 국가. 낙폭이 있겠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당연히 우상향할 것.
40대 남성 (문화예술인)
안전하길 원함. 어떤 면에서는 좋은 시행착오가 되어 주지 않을까. 우리 사회구성원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
아프잖아요.” (20대 여성, 취업 준비_
윤석열 후보
이재명 후보 투표)
“그럼. 안전하지. 그런데 대통령이 상대편 정당 사람이라도 대통령 이 잘하면 진보 보수 달라도 밀어 주고 우리나라 잘 살게 하고, 무 조건 상대편의 대통령 된 사람은
이재명 후보
반대한다. 그러면 안 돼. 윤석열 대통령도 잘하면 민주당 국회의
70대 남성 (자영업)
원들도 협조해서 법안을 통과시
20대 남성 누군가에게는 안전하지 않음. (대학원 재학) 심화되는 경쟁사회, 양당 체제가 더 극화될 듯.
켜주고 안 된 것, 나쁜 것은 과감 하게 견제하고 이런 정치가 됐으 면 좋겠어요.”(70대 남성, 자영업_이재
당연히 안전함. 지지했던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협조할 건 하고, 견제 할 건 하면서 잘 발전해야.
심상정 후보
50대 여성 (공익활동)
안전. 원론적인 운동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생각함. 현 상황에서 나아가기 위한 견인역할을 할 정도로 시 민의 힘이 필요한 때.
명 후보 투표)
“그 사회의 정치적 시스템이든, 지향하는 민주주의든 당연히 우상향한다고 생각합니다. 롱텀으 로 봤을 때 우상향하고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그 사이에서 그래프가 기본적으로 이렇게(우상향) 올라가고 있지만, 낙폭도 있겠죠. 그리고 인권 민주주의 수준에 발전 또는 퇴보가 있을 수도 있 다고 생각하냐는 제가 예전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안에 있으면 우리가 얼마나 그것이 보장된 상태로 있는지 모르지만, 사실 정말 객관적인 수치로만 따졌을 때 한국은 괜찮은 국가죠. 그러니까 괜찮은 사회, 적어도 안전한 사회라고. 지금까지는 생각하니까, 그 정도의 퇴보를 퇴보로 규정할 수 있을까. 물론 퇴보는 누군가에게 정말 위험한 일이지만, 적 어도 우리가 정말 위험한 수준까지 퇴보하지 않게만 잘 막아선다면 결과적으로는 더 낫지 않을 까.”(30대 남성, 직장인_이재명 후보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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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을 묻는다고 하면 바람은 당연히 발전하길 바라는데, 저는 적절한 답변일지는 모르겠는 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그리고 시민의 의식 수준에 대한 성숙의 많은 부분을 박근혜 전 대통 령이 했다고 생각해요. 우리를 촛불 하나로 묶어줬고, 그리고 어떠한 것들을 소망해야 하고, 지 도자를 뽑을 때 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큰 시행착오를 통해서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아 요. 이게 너무나도 나이브한 답변일 수 있는데, 그 5년이란 시간만 딱 보면 아쉬움이 크겠지만, 그런데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조금 더 타임라인을 길게 해서 본다면, 우리 가운데 어떤 좋은 시행착오가 되어주지 않을까. 그때 우리가 이렇게 안 좋은 것에 대해서 촛불을 들었던 것 처럼 혹은 안 좋은 것에 대해서 계속해서 업데이트되었던 것처럼 그런 성숙을 우리 사회의 구성 원으로서 믿어야 하지 않을까.”(40대 남성, 문화예술인_이재명 후보 투표)
심상정 후보 지지자는 ‘누구에게만 안전한 민주주의가 옳은 민주주의인가’를 말한다. 경쟁보다 노동의 가치를, 거대정당들이 다수만을 대변하는 정치가 아니라, 소수의 의견도 반영하는 소수 정당의 정치를 말했다.
“실업률이 좀 늘어나지 않을까. 윤석열 후보 공약 중에 그런 게 있었잖아요. ‘주52시간제 폐지’ 이렇게 되면 그 시간만큼 필요했던 능력이 그 한 사람으로 가능하니까. 원래 그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두 사람이 필요했다면 한 사람만으로 그 시간을 다 채우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 한 사람이 얻게 될 수 있는 수입은 늘어나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의 수입을 잃게 되는 것 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또 ‘최저임금제를 차등화하겠다’는 공약도 있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 사실 최저임금제 의의 자체가 정말 노동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함인데 누군가는 최저생활 을 얼마로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최저생활을 얼마 이상 줘야 할 수 있고, 저는 말이 안 된다고 생 각하거든요. 앞으로 양당제가 정말 더 극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문제가 많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중선거구제나 아니면 비례대표제를 더 늘린다거나 하고 그런 방향의 변화가 필 요하다고 생각해요.”(20대 남성, 대학원 대학_심상정 후보 투표)
“예. 저는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비교적. 안전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무슨 사단이 났을 거예요. 0.73%에 대해 분명히 이건 뭐 ‘조작이다’라든지 어떻게라도 빌미를 제공할 만한 숫자잖아요. 완 벽하거나 완전히 단단하다고 할 수도 없지만, 비교적 그동안 대선에서 막강한 두 명의 후보가 보여 왔던 야만적인 대결 구도와 비교해보면, 이 결과에 대해 이후에 보였던 사회 모습은 굉장 히 평이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평이했단 표현에는 체념과 무기력의 산물일 수도 있지만,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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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절차적 민주주의 안전에 대해 수긍합니다.”(50대 여성, 공익활동가_심상정 후보 투표)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경우는 이번 정부에 대한 불신(사회 전반, 언론)도 있지만, 약자에 대한 정책이 아 직 미비함에 대해 느낀 안전하지 않음도 있었다. 사회생활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다양한 형태의 경쟁, 그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불공평(不公平)’은 우리를 안전하지 않은 사회로 느끼게 했다. 그러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나 ‘불편부당(不偏不黨)’한 기준에 의해 해결되는지가 안전한 사회의 기준이 될 것이 다.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정치의 과정이고, 과정에서 무시되지 말아야 할 것은 거의 모두 ‘소통’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은 인터뷰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터뷰이가 시민들의 ‘소통’을 꼽았다. 같은 지지자들끼리의 소통도 좋겠지만, 서로 다른 지지자라도 함께 소통하며 즐겁고 명랑하게 이야기하고, 존중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가 꾸준하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중도적인 사람들한테는 회색분자 뭐 이런 식으로 매도되는 것 같고, 나랑 의견이 다르면 적이 고, 근데 민주주의는 그게 아니잖아요. 나랑 의견이 다른 사람들 것도 이제 좀 존중하고 ‘아 저럴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같이 해야.”(50대 여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누구나 격 없이 내가 생각하고 내가 당했던 거 이런 거를 좀 꼭 국민청원만 올리는 게 아니라 그런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시면 자유롭게 꼭 올려지지 않더라도 저희 이쪽(지역에서)에서 이런 거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게 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 게 좀 많이 진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40대 남성, 직장인_윤석열 후보 투표)
“사실 이거 누구 하나 망하자고 얘기하는 것들이 아니잖아요. 다 같이 우리 한국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서로 얘기해보자는 것들이 이렇게 자극적이고, 누가 당선돼서 ‘내일부터 이 이야기 금지, 얘기하는 단체들도 다 금지’ 이렇게 될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자극적 인 관계들을 이끌어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20대 여성, 취업 준비_이재명 후보 투표)
“서로 뭐 친근하게 대화하자가 아니고, 저들은 어떤 얘기를 하는지 좀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 각을 해서 서로 좀 봤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그리고 저 사람들은 각각 어디쯤 있는지 보고, 기회 가 된다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30대 남성, 직장인_이재명 후보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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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기 전 선거 결과를 보니 20대 남자 유권자의 쏠림, 20대 여자 유권자의 서로 다른 후보자에게 로 쏠림이 두드러졌는데, 왜 그럴까 생각했다. ‘여가부 폐지’라는 단순하고 선명하게 표현된 공약에 어 떤 젊은 남성 유권자는 지지를 결정했고, 젊은 여성 유권자는 전략투표를 결정했다. 살기 점점 힘들어 지는 세상사에는 우리는 정치인의 메시지라도 단순하고 선명하게 제시하길 원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선거 효능감이 높아진 지금 젊은 세대는 쇼핑한 물건이 마음에 안 들면 교환, 환불, 교체할 수 있듯, 정치도 우리의 의지로 바꿀 수 있다, 를 표로 보여준 것 같았다.
모든 인터뷰를 끝내고 글을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10명의 인터뷰이 모두 본인의 경험과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지지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선택은 당락으로 나뉘었지만,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도, 시민들에게 바라는 것도 우리 사회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결과가 어떻든 시민의 힘으로 잘 이 끌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 어떤 정권이라도 우리가 모을 수 있는 ‘시민력’이 있어 잘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력’은 부당하거나 불공평한 일을 겪고 그 일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시민들이 집단적 행동 을 취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부당하거나 불공평’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선 제적 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제적 조건은 아래 인터뷰이의 말처럼 시민들이 직접 기본적인 ‘불편부 당’한 정치문화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이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이 정치 얘기하는 걸 굉장히 꺼리잖아요. 근데 선생님들이 정치를 학생들한테 안 가르쳐 주면 누가 가르치겠어요.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을 지 지하는 우리 어머니,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우리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정치를 가르칠 수밖 에 없다면, 그거는 또 답습되는 거(아닐까요).”(30대 남성, 직장인_이재명 후보 투표)
인터뷰이 모두 서로에 편견을 갖기 이전, 혐오하기 이전, 합의된 수준이 높은 정치문화를 원했다. ‘정치 교육’이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 그 후보가 당선 안 되게 하기 위한 전략투표 같은 심판하기 위한 선거 가 아닌, 우리 그리고 나에게 필요한 정책을 찾고, 실현할 수 있는 시민들의 기준에 맞는 정치문화, 선 거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유권자 10명의 인터뷰를 정리한 문건은 문화플랫폼시민나루 블로그(blog.naver.com/ddmplf)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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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안전망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치매,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다 만난 사람: 심은실, 안지연|인터뷰: 심소영, 박혜원, 최다솔|글: 박혜원
▲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본소(청량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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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2017년 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오는 2026년
관리의 전반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현재는 청량리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
동 센터와 장안2동 분소(제2 기억키움학교)로 운영되고 있습
이 높아지며 함께 증가하는 것 중 하나가 치매 1 환자 수이
니다.
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은 치매 극복을 위한 법 제정 과 정책 수립을 해왔으며, 2017년에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서
Q. 선생님이 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울시 25개 자치구를 포함하여 전국에 치매안심센터가 있 다.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는 청량리동에 위치한다. 센터
심 인지기능 상태에 따라 정상·경도인지장애·치매 어르신
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
으로 나뉘는데, 각 군에 따라서 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어보도록 하자.
가 다릅니다. 저는 그런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선 임간호사입니다.
▲ 심은실 선임간호사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지연 사회복지사
센터에 오시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3단계로 나눠서 검진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1단계 치매 선별 검진
심은실(이하 심) 안녕하세요.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에서 ‘등
에서는 간단한 30개 문항으로 기억력, 언어장애 등 인지
록관리사업’을 담담하고 있는 심은실 선임간호사입니다.
능력 간이 검사를 시행합니다. 여기서 점수가 낮게 나오
안지연(이하 안) 저는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에서 ‘예방 및
면 2단계 치매 정밀검사를 시행합니다. 1단계는 주로 간호
인식개선사업’과 ‘지역자원 강화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안
사 선생님들이 진단검사 도구를 통해서 진행하고, 2단계
지연 사회복지사입니다.
는 의사 선생님이 진료를 보십니다. 2단계를 통해 인지기 능 상태에 따라 정상·경도인지장애·치매 어르신으로 구분 합니다. 3단계 감별검사는 치매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Q.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를 소개해주세요.
의 다양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 병원과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는 서울시 치매 관리사업의 일환 으로 2008년에 설립이 됐습니다. 동대문보건소와 경희의
안 일반인들에게 치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사업의
료원 신경정신과와 협약을 맺은 위탁운영 기관으로 치매
일환으로 자원봉사, 캠페인 등 치매 관련 활동에 일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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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력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받는 거라고요. 그렇게 표현할 때
인식을 주변의 관심으로 변화시키는 ‘예방 및 인식개선사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이곤 하세요.
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사회 상점 점주들이 치매
그리고 센터에서는 중·고등학생들 위주로 노년과 치매에
안심센터에 관심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센터 활동을 홍보
대한 이해 교육과 노인 체험을 하는 세대공감 학교를 운영
하는 역할을 독려하는 기억지킴터, 치매 친화적인 환경을
하고 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노인이 되면 이런
만드는 치매 안심마을과 소속된 사람들이 전부 치매 예방
부분이 힘들구나, 이런 것들을 주의해야겠다’라고 알 수가
교육을 수료하고 관심을 가지는 치매 극복 선도단체·학교
있죠. 어렸을 때부터 치매 교육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치매
등과 같이 치매 예방과 극복을 위해 지역사회 전체가 치매
도 같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질환이라고 인식할 수 있어요.
친화적인 분위기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자원 강화사 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센터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 개해주세요. Q. 치매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치매의 부 정적인 이미지를 없애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 같아요. 센
심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에는 사회복지사, 간호사뿐만 아
터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
니라 작업치료사 선생님들도 계세요. 저희는 다른 센터와
고 있나요?
다르게 작업, 음악, 미술 등 영역별로 전문 치료사들로 구 성되어 있는데요. 만다라 그리기, 함께 노래 부르기, 식물
심 종종 가족분들이 어르신에게 치매센터라는 말을 하지
키우기 등등 다양한 인지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않고, 그냥 모시고 오는 경우가 있어요. 아무래도 치매를
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홈라인 수업
노망이라고 생각하는 어르신이 많다 보니까 스스로 의심
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유튜브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채
이 있어도 숨기는 일도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르신들한
널에서도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보실 수 있습니다. 올
테 치매 검진을 건강검진의 일환이라고 설명해요. 공단 건
해는 유튜브 프로그램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
강검진을 2년에 한 번씩 받는 것처럼 치매센터에서 기억
북과 인지 활동 도구를 지역과 다른 기관들에 확대해서 운
▲ 세대공감학교, 기억친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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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프로그램_미술치료 인지 프로그램_운동치료 해피테이블 프로그램 VR 프로그램 바디 스파이더 코트라스 프로그램
영할 계획입니다.
양 부담감 감소라든가 효과적으로 부양할 수 있도록 돕는
그리고 또 치매라는 질환은 어르신뿐만이 아니라 가족도
교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같이 힘든 병이기 때문에 센터에서 가족 모임도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치매라는 게 어떤 질환이고, 어떤 것들이
Q. 동대문구센터가 전국적으로 칭찬을 많이 받는 곳으
힘든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요. 부
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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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우리 센터가 작년에 서울시의 2021 치매 관리 사업성
60대 어르신이 센터에 오셔서 눈물을 흘린 일화가 기억에
과 평가대회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사업인 ‘내 곁에 친구 아
남는다고 했다.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음에도 정말 노인이
리아’로 자치구 특화사업 경진대회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
된 것 같아서 속상하다는 어르신을 보며 선별검사를 하는
했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는 간단한 대화가 가능
짧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큰 결심이 필요한 시간임을 깨
한 정서 돌봄 서비스와 기억력 검사 같은 치매 돌봄 서비
달았다고 한다. 우리 대부분은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없
스, SOS 기능이 있는 응급구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
거나 관련된 일을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서 ‘치매’에 관심
다. 센터는 아리아 같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다른 인지
을 두고 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만 60세 이상 인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가상현실 VR 훈련, Wii 모
10명 중 1명이 치매인 현실에서 치매가 정말 나와 별개의
션 같은 일상생활 동작 훈련과 리얼 큐브, 바디 스파이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나와 내 가족에게도 올 수 있
를 활용한 운동치료, 태블릿과 여럿이 함께 하는 해피테이
는 병인 만큼 치매 환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문화가 만
블 등으로 인지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런
들어지길 바란다.
ICT 기반 프로그램을 한데 모아 ‘ICT 기반 스마트존’을 만 들어 운영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홍릉로 81 홍릉문화복지센터 1층 전화: 02-957-3062~4
Q.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가 지역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홈페이지: https://dongdaemun.seouldementia.or.kr/
말을 전해주세요.
유튜브 채널: ‘동대문구치매안심센터’ 검색
심 센터 이름에 치매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문턱이 높다고 느끼시는데, 여기는 전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에요.
※제2기억키움학교(장안동 분소)
예방 교육이라든가 봉사활동 같은 지역주민이 쉽게 접할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사가정로 207 삼협메디스빌딩 2층 206호 전화: 02-2241-7077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열려있거든요. 청량리동 주민분 들이 치매안심센터를 많이 알아봐 주시는데, 동대문구의 다른 주민분들도 센터를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합니다. 많 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주 1. 치매는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일 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치매를 한 가지 병이
안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이 치매로 인해 힘들어하신다는 것을 센터에 근무하면서 크게 느끼고 있
라고 생각하는데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 뇌혈관 질환 등 70가지 이상의 다 양한 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상태이다.
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라는 문구가 익숙해졌는데요. 주변 이웃들에 관심 가지고 혹시 치매 증상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센터 를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했지만, 아직 사회의 인식 과 이해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치매를 부정 적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고, 자신을 치매라고 의심해도 병 원에 가길 꺼리기 쉽다. 안지연 선생님은 건망증이 심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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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점포 이야기 ①
섬마을회집
인터뷰, 마을이음 시즌2에서는 동네 점포 이야기를 취재 하기로 했다. 지난 3년 동안 취재하면서 만난 주민 중에 대다수가 동네에서 경제생활과 봉사활동을 하며 궂은일 에 나서는 자영업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코로
시장의 맛과 정이 넘치는 ‘섬마을회집’
나 팬데믹으로 가장 힘들었던 주민들도 자영업자들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동네 경제 지킴이 그리고 때론 사랑방이 되어주기도 한 동네 점포는 어떻게 시작했고, 어떻게 유지 하고 있을까?
청량리시장 먹자골목. 그곳에서 오랫동안 횟집을 운영하 는 사장님을 찾았다. 붐비는 시간을 피하려고 오전에 찾았 음에도 드문드문 손님이 들어오더니, 우리가 나갈 즈음 만
만난 사람: 송신호 인터뷰: 박혜원, 심소영, 임정희, 최다솔 글: 임정희
석이 된 ‘섬마을회집’이다.
사장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송신호입니다. 53년 2월생이고 고향은 충남 부여 옥산면 수암리에요. 서울에 올라와 이 일을 시작한 지는 오래됐어요. 옛날에는 다들 시골에서 먹고 살기 어려 워, 학교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에 왔는데, 식당은 먹고 자 고 침식제공을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식당을 들어오게 됐 어요. 오십 년이 넘었는가 봐요. 바닥 그러니까 설거지부 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갔죠.” “그러다가 결혼도 하고 애도 많이 낳았어요. 4남매예요. 자녀 둘은 같이 살고 둘은 결혼했어요. 여기 청량리에서 가게를 시작한 지는 30년이 넘었어요. 옆에서 조그만 가 게 하다가 여기로 옮긴 지는 6년 됐어요. 가게에서 손님들 이 잡숴보시고 다들 만족해하니까 한번 오신 분이 또 두 사람, 세 사람을 데리고 오세요. 저로서는 식당을 운영하 는 자부심도 있어요. 남들은 직장 다니고 다 정년퇴직이 있지만, 우리는 정년이 없잖아요. 나이 칠십에 누가 받아 주겠어요. 우리는 칠십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자부 심으로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힘만 되면은 10년 도 더 하고 싶지만, 앞으로 한 5년만 더 하려고요.” 송신호 사장님이 1953년생이면, 내년이 꽉 찬 일흔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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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인다. 세월의 흐름을 못 느끼게 하는 마력, 아니 매력이 느껴진다.
처음에 시작하신 식당이 일식집이셨나요?
“처음에는 한식집에서 일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일식집에서 일을 배웠지요. 바닥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건 몰 라도 요리만큼은 자신합니다. 남들 보기에 옛날에 식당을 하면 천한 직업으로 생각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남들 부럽지 않고 또 이 나이 때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영광스러워요.”
성공하신 거네요.
“성공했다고 생각하죠. 학력도 없으면서요. 처음에는 힘들었고 남의 빚을 얻어서 시작했어요. 빚도 다 갚고, 옆에 가게 에서 테이블 조그맣게 놓고 했는데 손님이 자꾸자꾸 늘어나고, 또 때마침 이 가게가 나와서 이쪽으로 옮긴 지는 6년 됐어요. 지금은 편안하고 생활에 만족하죠. 게다가 사람들이 우리 음식을 인정해주면 매우 기쁩니다.”
가게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손님이죠. 우리 집은 일주일에 서너 번 오시는 분도 있고 그래요. 날마다 오시는 분도 있고. 어쩌다 오시는 손님보다 식사만 하시더라도 자주 오시는 손님이 아주 큰 손님이에요. 진짜 단골손님이지요. 손님들이 우리 집을 밖에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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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해도 일단 들어오면 가게도 넓고 좋다고 해요. 음식을 잡술 때도 웃고 또 나가며 계산할 적에 ‘이런 곳도 있네’ 하시며, ‘다음에는 카드 갖고 오지 말고 현찰 갖고 와야지.’ 그럴 때 또 ‘음식을 너무 푸짐하게 잘 먹었는데 값도 싸다.’고 말씀하실 때 저로서는 제일 신나요.”
섬마을회집 자랑 좀 해주세요.
“자랑은 저희 직원들이에요. 오래 같이 일해서인지 서 로 마음이 잘 맞으니까. 이렇게 밥 세 끼 같이 먹고, 끝 나면 또 술도 한잔하고 화목하게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요. 직원들이 화목한 것도 자랑이고, 식당은 내가 잘한 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직원들이 잘해서 그래요. 손 님한테 서비스도 진짜 잘해요. 친절하고요.”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맞아준 것도 동료분들이
▲ 청량리동 섬마을회집 사장님과 동료들
었다. 사장님 말씀대로 환한 미소로 맞아준 것뿐만 아 니라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빠짐없이 챙긴다. 사장님의 자랑인 동료이자 가족은 큰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내 는 힘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 같다.
주변 상인과 주민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이어가시나요?
“시장 운영위원회가 있어요. 아직은 모일 수가 없잖아요. 코로나 전에는 회비도 조금씩 걷어서 우리가 필요할 때 쓰고 야유회도 가고 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상권이 변화했고 가게들이 많이 비어 있어요. 그리고 코로나 전에는 가 게에서 한 달에 한 번 어르신들께 음식을 대접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시작해야죠. 나누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뭐가 좋은 가요?
“네 분이 오셨어? 일단 회를 잡수셔야지. 회 잡수시면 찌개도 나오고 하니까.” “모둠회 주세요.”
기다리는 동안 입가에 군침이 고인다. 푸짐한 한 상이다. 상다리 부러진다는 말은 섬마을회집 상을 보고 한 말인가 싶 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 덕분에 동료들 모두 젓가락을 놓지 못한다. 한 동료는 “너무 배불러 젓가락을 놓았는데, 숟가 락을 들었다”는 농담으로 모두가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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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마을회집 모둠회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반찬들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비결이라면?
“내가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날마다 다녀요. 하루에 두 번, 세 번씩 왔다 갔다 해요. 가게에 나오면 8시 20분. 1차를 내 가 준비하고, 시장 봐오고 모든 걸 내 손으로 직접 해요. 물건을 싸고 좋은 것을 구매해서 손님한테 드리고, 우리 집 오 는 손님은 한번은 그냥 모르고 와서 잡수시지만, 나중에는 찾아오시죠. 우리는 손님이 반찬 모자란다고 ‘더 주세요. 더 주세요.’ 열 번을 해도 우리 직원들은 인상을 안 써요. ‘네. 네. 네.’ 하죠. 그런 것 때문에 더 자주 찾아오시는 것 같아요. 손님들이 ‘이 집은 직원들이 너무 친절하다’라고 많이 칭찬하세요.”
다양한 회와 반찬으로 코로나로 잃었던 입맛을 찾은 동료를 보며 ‘섬마을회집’ 인터뷰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가게 문 을 나오는데 “우리 집이 별이 다섯 개래요.”하시며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신 송신호 사장님. 동료분들과 오래도록 건강 하셔서 5년 아니라 10년, 그 후로도 오랫동안, 시장의 맛과 정이 넘치는 이곳에서 즐겁고 유쾌하고 맛있는 만남이 계 속 이어지기를 기원해본다.
※섬마을회집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702-2
전화번호: 02-962-3766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 휴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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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점포 이야기 ②
아씨헤어
동네 사람들의 소통 공간 ‘사랑방’을 찾아 소개하고 싶었 다.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동네에 가보면 이런 동네 ‘사 랑방’ 하나쯤은 꼭 있기 때문이다. 청량리동은 큰 시장들, 백화점뿐만 아니라 역사 유적지에 50년대 지어진 주택단
청량리동 사람들의 동네 사랑방, ‘아씨헤어’
지까지 있고, 최근 재개발로 고층빌딩이 올라가는 중이다. 이런 동네에서 사랑방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기우 였다. 청량리동 통장님께 소개받은 ‘아씨헤어’는 30년 넘은 역 사를 지닌 곳이라기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위치는 동대문 경찰서 근처다. 버스정류장과 바로 붙어있어 찾기도 쉬웠 다. 아씨헤어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곳곳에 정리된 식물들 이 먼저 반긴다. 헤어롤을 들고 손님 머리카락을 말고 있
만난 사람: 윤복순 인터뷰: 오은형, 임정희, 심소영 글: 오은형, 심소영
던 사장님은 낯설어하며 인사를 건넸다.
“예, 예. 어서 와요. 나는 말도 못하고 할 말도 없는데, 왜 나한테 이런 걸 소개해 줬을까?” 카메라와 녹음기를 세팅하느라 분주한데, 손님들이 들어 온다. “오셨어?” 손님들은 사장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당연한 듯 머리를 만지는 뒤편 소파에 앉으신다. “에고, 바쁘신 시간에 저희가 왔나 봐요.” “동네 언니예요. 언니 돌봐주시는 요양보호사님이고.” 손님들은 소파에 앉아 사장님 파마하시는 모습을 지켜보 다 두런두런 담소를 나눈다. 파마하러 오신 손님도 있었지 만, 오가다 들른 동네 사람도 있다. ‘아씨헤어’는 동네 ‘사 랑방’이 맞는 것 같다. 시술 중인 사장님, 대기하는 손님들, 취재하러 들른 우리 까지 ‘아씨헤어’는 만원이다. 북적거리는 여기서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소개를 부탁했다. 사장님은 이런 상황에 얘기하는 것이 별일 아니라는 듯 이야기를 풀어나 가기 시작했다.
“이름은 윤복순. 1986년.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해에 서울 에 왔어요. 언니가 미용 일을 했는데 나한테 추천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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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기술 배우고 언니랑 함께 아씨헤어를 했어요. 지금은 언니가 아파서 저 혼자 해요.”
“기쁜 일? 그런 건 하나도 없지. 힘만 들었어요. 뭐 아기 낳고 잘 커서 장가도 가고 손주도 보 고 그게 기쁜 일이겠지.”
아니나 다를까 헤어 거울과 거울 사이, 손주 사진이 떡 하니 걸려있다.
“그리고 손님이 인정해주면 기뻐요. 단골손님.”
사장님의 단골손님은 나를 인정해주고 꾸준히 찾아와 주는 손님으로 미용 서비스에 만족뿐만 아니라 속마음을 알아주 는 손님들이라 한다. 뒤에서 가만히 사장님 파마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머리도 잘하지만, 착해요.” “동네 분들이랑 엄청 친하신가 봐요.” “동네 사람들이랑 친목계도 하고 만나서 여기서 밥도 같이 먹고, 놀러도 가고, 노래방도 가고 했는데 요즘은 그것도 못 하고….”
사장님 목소리에 아쉬움이 뚝뚝 떨어진다. 동네 어머니들의 ‘사랑방’도 코로나로 사라질 뻔했구나 생각하며 아씨헤어 를 살펴보니, 공간 구석구석을 빼곡히 메우고 있던 크고 작은 식물들이 코로나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을 대신해 사랑방 을 채워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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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힘든가? 뭐,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었잖아요. 결혼식도 거의 없고 행 사나 모임을 못 하니까, 머리 세팅하는 사람도 없거든. 수입이 평소 반도 안 되는 날이 많았어요.”
그런데도 무려 35년 동안 아씨헤어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씨헤어에 어떤 손님이 오셔도 그 손 님의 장점과 칭찬을 진심으로 다 해서
▲ 아씨헤어의 역사만큼 정성의 세월이 느껴지는 꽃나무, 홍콩야자(왼쪽)와 꽃기린(오른쪽)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해요.”
사장님 말인즉슨 ‘원래 아름다운 건 손님, 나는 조금 거들 뿐!’이었다. 뛰어난 미용 기술도 아니고, 다양한 서비스도 아니고, 손님의 ‘장점 찾기’와 ‘칭찬하기’를 진심으로 한다니, 잠깐 머리가 정지된 것 같았다. 스스로 ‘진심을 전하는 것’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윤복순 사장님처럼 가정에서, 학교 에서, 회사에서, 동호회나 반상회 등 각종 모임에서 ‘장점 찾기, 칭찬하기’를 진심으로 한다면 어떨까? 가능한 일은 아 니겠지만 잠시 잠깐 행복한 상상에 즐겁다.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관해 물었다.
“건강하고 평범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지 뭐 별거 있겠어요.”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건강하게 평범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 얘기하시는 사장님의 소원이 날마다 이뤄지길 기원한다. 인터뷰 시작할 때부터 시술하고 계셨던 손님 파마는 끝났다. 일하시느라 많은 이야기도 깊은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지 만, 거의 매일 들르신다는 단골 할머니와 할머니의 요양보호사님, 파마하시던 손님들과 사장님이 나누는 일상 이야기 가 정겨웠다. 힘겨운 코로나 상황을 이겨내고 다시 시작한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을 엿본듯했다. 코로나 팬데믹, 2년 하고도 4개월…. 코로나로 ‘사랑방’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어디서 누구와 얘기하고 스트레스를 풀 었을까. 코로나로 지친 분들께 동네 헤어숍을 찾아보시라 권하고 싶다. 여기 청량리동 ‘동네 사랑방 아씨헤어’의 윤복 순 사장님처럼 힘들어도 외로워도 슬퍼도, 손님의 장점을 찾고 칭찬하며 여러분을 따듯하게 맞이해 줄 것이다.
※아씨헤어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홍릉로 64-2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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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2-966-1220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 휴무입니다.
동대문 문화생활
김희수아트센터
감각의 데이터로 가꾸어진 정원 ‘김희수아트센터’ 글: 최다솔
▲ <데이터 정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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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들어서자 바람의 온도가 봄기운을 품고 있었다. 그
상하는 우리의 삶, 우리의 일상은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미세한 변화를 느낄 때쯤 동료들과 봄 산책을 하러 천장산
첨단 기술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 옳고 그름의
으로 향했다. 홍릉근린공원의 돌담길을 따라 걷던 중 세련
절대적 정보 값을 가장 많이 비틀고 탐구하는 예술가와 과
된 건물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다. 수림문화재단에서 운영
학자는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감각하고 경험하고 있을
하는 김희수아트센터로 건물 외벽에서부터 예술적 감각이
까.”
- 전시 서문 중
잔뜩 묻어나는 곳이었다. 외벽 포스터를 보니 3월 21일부 터 전시가 열리는 듯했다. <데이터 정원>이라는 전시 명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데이터 정원>에서 ‘데이터’는
이 어딘가 모르게 낯설었다. ‘디지털과 관련된 작품을 모아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타인을 접하고 세계를 접하는 경험
둔 걸까?’ 이 궁금증은 몇 주 뒤 나를 김희수아트센터로 이
과 감각의 영역이며, 다양한 해석 방식을 통해 작품에 접
끌었다.
근하려는 시도였다.
과학과 예술.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 둘만큼 거리가 먼 것도 없어 보인다. 과학은 이성을 사용해서 대상을 관찰하
전시는 7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먼저 지하 1층에 들어
고 분석하는 반면 예술은 이성보다는 상상력을 통해 아름
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Mother A’는 Mother Nature
다움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학은 분석의 대상을 차
가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큰 삼베의 곳곳에 실로 꿰매어져
근차근 파악해 전체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는 한편 예술은
있는 소켓은 우주에 흩뿌려져 있는 별을 닮았다. 삼베 옆
번뜩이는 영감으로 창작물을 만든다. <데이터 정원>은 이
의 모니터에서는 별세포1 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 나온다.
둘 사이에서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냈을까?
“Dedicate – 별세포는 뇌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헌신함,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위치한 김희수아트센터에서
Give – 별세포는 신경세포에 연료와 유익한 인자들을 공
전시하고 있는 <데이터 정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급함…”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면서 신경
과 수림문화재단이 <AVS: Artist View of Science 2022 -
세포를 감싸는 일종의 배경 같은 존재로 인식되어 왔지만,
과학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을 공동 주최했다. 2019
작가는 별세포의 능동적인 역할을 발견하고 이를 우주와
년부터 시작한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은 융·복합 전시
대자연과 빗대고자 하였다. 작품 옆에는 바느질 키트가 구
프로젝트 ‘AVS’의 2022년 주제는 ‘경험하는 데이터’이다.
비되어 있는데, 직접 LED 소켓을 삼베에 연결하여 또 다른
데이터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체계가 서로 다른 KIST의 과
별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실을 잘못 연결했는지 아쉽
학자와 예술가가 한 팀이 되어 7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게도 내 LED 소켓은 다른 별세포처럼 빛나지는 못했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그리고 팬데믹 이후를 상
두 번째 섹션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 섹션1: 설립자 기념홀 / Mother A - 전유진 X 남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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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부터 독특함이 느껴지는 김희수아트센터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전시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한편 한국 전통음악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수림뉴웨이브’를 통해 예술창작자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 섹션2: 아트갤러리 / DATA SCORING – 김시율 X 임윤섭
기둥에 걸려있는 헤드셋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였다. 헤드
그 광경을 만끽했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운드마저 나를
셋을 쓰고 피리 소리를 듣고 있다 보니 왼쪽 모니터에서
빛의 흐름에 빠져들게 했다. 빛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갖
그려지는 음표가 눈에 띄었다. 박자에 맞춰 오선지에 그려
고 과학자는 뉴턴과 맥스웰의 이론을 떠올렸고, 예술가는
지는 음표는 김시율 작곡가의 제주 4.3
사건 2 을
모티브로
그 이론을 시각적 흐름으로 나타냈다. 기억과 감각의 조각
한 <4 3>을 감상한 청취자의 뇌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
을 시각화하면 이런 느낌일까? 과학과 예술의 결합이 온몸
들어진 악보였다. 제주의 잔인한 역사를 떠올리는 누군가
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카메라 셔터를 여러 번 누르다
와 피리를 연주하는 이의 데이터가 한데 뒤엉켜 악보로 연
렌즈에 담기지 못한 아름다움을 아쉬워하며 전시장을 빠
결되는,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제주라는
져나왔다.
섬의 슬프고 잔인한 역사를 외부인의 감각을 빌려 표현함 으로써 음악을 듣는 청취자와 기억을 공유하려는 시도가
외관부터 독특함이 느껴지는 김희수아트센터는 많은 사람
아니었을까?
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전시회뿐만 아니라 다양 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한국 전통음악 아티스트를 발
마지막 섹션에서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어둠 속 시시각
굴하고 지원하는 ‘수림뉴웨이브’를 통해 예술창작자의 플
각 회전하는 프리즘에 반사되어 비치는 불빛이었다. 프리
랫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림문화재단의 설립자인 김희
즘의 회전과 함께 불빛은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었다. 넓은
수 선생의 철학을 알리는 인문학 아카데미 ‘김희수 시민학
공간을 꽉 채운 무지개색 빛을 보며 한동안 멍하니 서서
교’도 매년 열리고 있다. 또한 창의적인 젊은 작가 발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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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 3: SPACE3 / 감각의 요소 ver.6 – 김준수 X 서민아
위해 공모전을 열어 수림문화상, 수림미술상 등을 수여하
※김희수아트센터
고 있다. 공모를 통한 후보 작가전은 김희수아트센터를 통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홍릉로 118(고려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해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어 다채로운 작품 감상 기회를 제
시간: 월-토 11:00~20:00 (입장 마감 19시/일요일, 공휴일 휴관) 관람료: 무료
공한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1인에게는 수상 혜택으로 다음
문의: 02-962-7911
연도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1월부터 12월까지 공
웹사이트: http://www.soorimcf.or.kr/
연과 상설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멋 진 공간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김희수아트센터 관람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특히 김희
주
수아트센터의 옥상 야외정원은 다양한 조각과 함께 홍릉
1. 신경 조직을 지지하는 별 모양의 세포로 신경세포의 활성과 신호전달을
일대의 자연과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 꼭 둘러보시길.
조절한다. 2.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 서청(서북청 년회)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독선거, 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 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 라산 금족 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 다. (출처: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의 4.3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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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의 요소 ver.6 아카이브
▲ 김희수아트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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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문화 살롱 DRAMA
‘나의 아저씨’보다 ‘우리 동네’ 글: 심소영
‘나의 아저씨’는 2018년 tvN을 통해 방영된 드라마다. 40대
죽인 살인 전과자다. 게다가 박동훈의 아내와 바람을 피우
삼 형제와 어머니가 사는 동네 이웃들 그리고 삼 형제 중
면서 그를 자르고 싶어 하는 사장의 약점을 이용해 사장에
둘째인 남자주인공 박동훈(이선균) 부장이 다니는 회사 사람
게 거래를 제안하고, 박동훈 핸드폰에 도청 앱을 깔아 약점
들의 이야기다. 여자주인공 이지안(아이유)은 그 회사 우편
을 찾고 사장에게 보고하며 돈을 받는다. 죽은 빚쟁이의 아
물, 영수증 처리 등 소소한 일거리를 담당하는 파견직 사원
들에게 계속 처맞으면서 버는 족족 빚을 갚으면서. 역대 최
이고, 박동훈 부장과는 한동네 산다. 밤에는 식당 아르바이
고급 불쌍한 여주는 맞는데, 이지안이 널리고 널린 구리고
트하며 남이 남긴 음식과 회사에서 챙겨온 커피믹스로 허
구린 아저씨들을 혼내줄 것 같은 느낌이다.
기를 달래고, 번 돈은 모두 아버지가 남겨 놓은 사채를 갚아 가며 산다. 그것도 청각장애인이며 혼자 움직일 수 없는 할 머니를 모시고.
근데 날 잡아끈 이야기는 주인공들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들이 사는 동네 후계동, 그 동네 조기축구회 아저씨들과 그 들이 모이는 중심 거점인 정희네 주점, 어렸을 때부터 한동
그렇게 또 불쌍한 ‘여자주인공’을 능력자 ‘남자주인공’이 구
네에서 자란 사람들이 형, 동생, 누나들의 이야기다. 박동훈
원해주는 드라마구나 싶었다. 계속 볼 필요 없을 듯했다. 그
이 누군가에게 맞고 오니, 다 같이 뛰어다니며 범인을 찾아
런 드라마 쌔고 쌨으니까. 근데 첫 편을 다 보고 나니, 내 상
혼내주려 하고, 이지안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을 때,
상대로 이야기가 흐르지 않았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힘들 때 당연한 듯 곁을 내주 는 동네 사람들이다. 매번 사업에 실패하는 박동훈의 큰형
이지안은 빚쟁이에게 할머니와 폭행당하다 그를 칼로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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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 한 편으로 영화감독 인생이 끝나버린 동생이
그 동네는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는 동네, 돌아와서도 뭔가 시작할 수 있는 동네, 그렇게 동네 사람들과 일상을 나누는 동네였다. 그런 후계동 이야기가 좋았다.
이웃의 소개로 형제 청소 방을 운영하며 겪는 일상이 와닿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금이 가고 못 견디고 무너지
았다. 청소하다 처지를 들키고 싶지 않은 지인을 만나기도
며 사는 게 인생이지만, 동네에서 아는 사이로 서로 인사하
하고, 차가 뒤집히기도 하고, 진상 고객도 만나지만, 그 동
고 서로 부모님 장례식도 가고 그렇게 서로서로 기대며 사
네는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는 동네, 돌아와서도 뭔가 시작
는 게 내력(內力)이라고 얘기하는 드라마였다. 이상일지 모
할 수 있는 동네, 그렇게 동네 사람들과 일상을 나누는 동네
르겠다. 그래도 동네에서 인사하고 지내는 아저씨들은 많
였다. 그런 후계동 이야기가 좋았다.
지 않았는지만, 알고 지내는 아줌마들은 많으니 그렇게 살 아볼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제목은 ‘나의
특히 큰형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 방바닥 자리 밑에 깔아
아저씨’ 보다는 ‘우리 동네’가 낫지 않았을까.
놓았던 돈을 이지안 할머니 장례식을 위해 꺼내며 한 대사 “내 인생의 기똥찬 순간, 그거 하나 만들어 봐야겠다.” 하며,
시간이 흐른 후 박동훈과 이지안이 우연히 만난 카페, 오랜
가족들에게 마음속 빚을 갚기 위해 쓰고 싶었던 돈을 이지
만에 만난 흔한 지인들처럼 악수하고 ‘나중에 밥 살게요.’
안 할머니의 장례식 비용으로 쓰고 동네 사람들에게 모두
하며 등 돌려 걸어가는 뒷모습에 독백처럼 그들의 대사가
전화하고, 북적북적한 장례식을 만드는 장면이다. 장례식
흐른다.
장 마당에서 상복 입고하는 축구라니… 그런 드라마였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사는 거 힘든데 어찌어찌 살아보려 애쓰는 이야기. 뭘 가져
“네. 네!”
보려, 무언가 돼 보려, 아등바등 살아가는 힘은 어디서 나올 까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모두 편안함에 이르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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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문화 살롱 MOVIE
무엇이 길버트 그레이프를 갉아먹고 있는가 글: 박혜원
미국 아이오아주의 작은 마을 엔도라에 는 길버트(조니 뎁)의 가족이 살고 있다. 그는 트라우마로 초고도비만인 된 엄마 와 지적장애인 동생 어니(디카프리오)를 돌보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어느 날 마을에 들어온 캠핑족인 베티라 는 여성과 가까이 지내게 되는데, 베티
▲ 길버트 가족
는 길버트의 어려운 가정환경이 아닌 사 람 그 자체를 알고자 한다. 그러면서 길 버트는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자기 자신
돌봄을 개인의 책임이 아닌 국가가 책임
<길버트 그레이프>
을 살펴보게 된다. 그러다 가족에게 큰
져야 한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
원제: What's Eating Gilbert Grape
사건 하나가 발생하게 되고, 이후 길버
다. 고령화, 코로나19, 저출산 등 다양한
감독: 라세 할스트롬
트는 동생 어니와 함께 처음으로 집을
이유에서 돌봄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르도 디카프리오
떠나 캠핑카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면서
있지만,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돌봄의
제작: 1993년
영화는 끝난다.
영역에는 한계가 있다. 누군가의 책임과
출연: 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레오나
희생으로 점철된 돌봄으로 유지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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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도 돌봄이 필요하다
회에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가족 구성원의 돌봄 노동은 당연한 의무
돌봄, 누구에게나 언젠간 찾아올 필연적
처럼 여겨진다. 영화를 보며 돌봄을 견
인 인간사의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
디는 길버트를 보는 것만으로 나 또한
이 정말 가족만의 책임일까. 사회 구성
지쳐가곤 했다. 1993년 제작 영화에 고
원 모두에게 필요한 돌봄은 국가가 책
개를 끄덕인다는 것은 돌봄을 개인이 혼
임져야 한다. 돌봄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자 떠맡았을 때 느끼는 답답함이 현재와
떠나서 모두의 노동이 충분히 존중받기
그때가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
를 바란다.
소소한 문화 살롱 BOOK
소년범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글: 최다솔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김혜수
극적인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실제로
회에서 그 분노를 차곡차곡 키워왔다.
의 강렬한 이 대사 하나로 넷플릭스
소년범죄가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드라마 〈소년심판〉은 방영 전부터 화
고 추정하고, 소년범죄 발생 건수 자
“근데 어른들이 먼저 잘해야 애들도
제를 모았다. 〈소년심판〉은 소년법과
체도 실제보다 과대 추정한다. 언론이
배우지 않을까요? 가정환경이 안 좋은
형사미성년자 제도를 주제로 한 드라
이런 기사를 쏟아내는 이유는 자극적
애들이 비행을 시작하고, 환경이 좋은
마로 극 중 심은석(김혜수 분)은 갱생이
인 제목을 통한 조회 수 확보가 곧 생
애들은 비행을 저지를 생각도 못 해
불가하다는 이유로 소년범을 혐오하
요. 그래서 보호시설 와서 전 오히려
는 판사 역을 맡았다. 〈소년심판〉은 ‘촉
좋았어요. 강제로 반성시키는 게 아니
법소년’ 문제를 첫 에피소드로 다루며
라 내가 사고를 쳐도 받아들여 주고,
‘소년범죄’라는 화두를 다시 던졌다.
먼저 손 내밀어주니까 정이 느껴져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소년범을 엄벌하라
범죄자 취급 안 하고 인간적으로 이해
는 여론이 높아졌다. 그런데 과연 처
해주니까.”
- 인터뷰 내용 중
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소년범죄가 줄 어들까?
소년범들은 소년법 폐지의 의미를 알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기 위해 서
고 있었다. 어른들이 자신을 사회에서
울신문 기자 세 명이 일 년 동안 100 여 명의 소년범을 만났고, 기획 기사
<우리가 만난 아이들> 이근아, 김정화, 진선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로 엮어 《우리가 만난 아이들 – 소년,
탈락시키고, 외면하려 한다는 것을. 좋 은 어른을 만나본 적이 없다는 아이들 이 또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했던 건
사회, 죄에 대한 아홉 가지 이야기》를
존인 세계에서 소년범죄는 ‘기삿거리’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없어
출간했다. ‘소년범의 탄생’부터 ‘소년
가 되는 흥행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서가 아니었을까. 세 기자는 아이들의
범의 홀로서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사
소년범죄를 자극적으로 다루기 급급
이야기를 통해 소년범들의 재범을 막
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던 이야기를 담
한 언론의 영향으로 과장되게 인식된
고 성인범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막는
고 있다. 그중 소년범에 대한 언론의
소년범죄는 ‘소년법 폐지’와 ‘촉법소년
것이 결국 우리 사회를 위한 일이자
자극적인 보도 비판이 눈에 띈다. 자
처벌 강화’라는 목소리와 함께 우리 사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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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이어져 있고, •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 있고, •
동네와 동네가 이어져 있고, •
그렇게 마을이 이어져 있다
당신은 동대문구를 아십니까? 우리가 몰랐던 동네 사람들과 골목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 동대문구에는 영화촬영소가 있던 답십리동, 왕이 백성들과 설농탕을 나누며 하늘에 제례를 올리던 제기동, 책 읽는 마을을 만드는 전농동, 먹거리 물류 중심지 청량리시장, 옛것의 아름다움이 있는 답십리 고미술 상가, 말의 쉼터에서 차와 사람의 쉼터 장안동 등 당신은 어떤 동네에 살고 있습니까 동대문구 사람들의 소소한 삶과 역사 시민나루 지음 | 256쪽 | 16,000원
소소한 역사와 일상을 챙겨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