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문 [은평시민신문] (2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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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체제가 불평등 을 낳고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상을 만들었다”며 “은평구의원 19명 중 3명은 진보단일후보로 만들어 은평 주민들의 다 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지해 달 라”고 호소했다.

지난 5월 11일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이번 지방선거를 불평등 체제전환의 출발

점으로 삼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민주노

정의당·진보당·노동당·녹색당은

어민주당 후보자들은 19일 역촌역 평화공 원에서 출정식을 열고 ‘준비된 구청장’임

을 강조했다. 출정식에는 박주민 국회의

현동 일대 노후 주거지 신속 통합 개발, 혁 신파크 복합개발로 상업 문화 콤플렉스 조성,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및 도심 접 근성 개선 쾌속추진 등 은평구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 모든 일 하려면 은평 구청장, 서울시의원, 은평구의원 모두 당 선시켜줘야 빠르게 해낼 수 있다”고 강조 했다.

원, 강병원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후 보가 함께 했다. 박주민 국회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는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 는 선거”라며 “우리 지역의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구민 여러분께서 잘 살펴주실 필요가 있다”며 지역 일꾼들 에게 소중한 한 표를 호소했다. 강병원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견제할 수 있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뿐”이라며 “이 운동이 활성화 되어야 하고 진보단일후보 의 진출은 거대 양당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 현영애 서울녹색당운영위원장, 정 재민 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과 출마자 등 이 함께 했다. 김진억 본부장은 “진보 단일 후보가 동 네 구석구석까지 활동하는 사회 대전환

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5년뒤 정권을 재탈환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 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후보는 “더불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은평 뿐만 아니라 서울을 다시 찾아오는 것”이라며 “그동안 의 패배의식은 버리고 은평에서부터 탈환 을 이뤄내자”며 선거 승리의 의지를 다졌 다. 국민의힘 출정식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은평방문과 함께 시작됐다. 남기정 은평 구청장 후보와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은 19일 응암역과 연신내역, 연서시장 등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신사·응암·갈 고 진보정치의 새로의 희망을 만들겠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진보단일후보 231명을 선정했다. 은평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정의당 조 햇님 후보와 주세훈 후보, 녹색당 김유리 후보가 진보 단일 후보로 출마한다. 19일

남기정 은평구청장 후보는 “분위기가 분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당원과 주변 에 있는 주민들이 표를 주어야 서울이 바 뀌고 은평이 바뀌고 나라가 바뀔 수 있다” 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정민구

“미루거나 포기할 수 없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 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조햇님 후보자

는 “은평은 청렴도 꼴찌, 측근인사 채용비리

등 시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기득권 지키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양한 색깔이 공존하는 은평구의회를 만들

어 은평 정치를 교체하자”고 말했다. 박은미 기자

기사제보·광고·구독문의 epnews@epnews.net 02)356-9114 | www.epnews.net 2022년5월23일 월요일 266호 ■ 19일, 진보단일후보 출마 기자회견 열려 “파란색과 빨간색 일색인 은평구의회를 노란색과 녹색으로 확 바꾸자!”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은평 지역 진 보단일 후보 3인과 민주노총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은평구의원 선거 진보단일 후보 합동 출마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은평 구청 앞에서 열렸다. 이들은 “거대 보수
총과
진 보 진영이 단결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 6.1 지방선거 공식 운동 첫날, 여야 각 후보 캠프에서는 일제히 지방선거 출정식 을 가진 뒤 은평구 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후보를 비롯한 더불
파열구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못된 정치가
현영애
는데 한
일이
체제에
이어 “기득권의 잘
불평등 세상을 만들고 노동
존중받지 못한 세상을 만들었다”며 “이 런 세상 싹 바꾸고 진보정치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심각해지
번도 선거에서 핵심의제로 다뤄진
없다”며
기자 6.1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 여야캠프 ‘필승 출정식’ 은평구의회 색깔 교체로 은평 정치 교체하자! 더불어민주당 “정권 독주 막고 견제할 정당은 민주당 뿐” 국민의힘 “은평 변화하려면 국힘 후보자에게 힘 실어달라” 공식선거운동 첫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선거승리를 다짐하며 출정식을 열었다. (사진 : 정민구 기자) 진보단일후보 합동 출마기자 회견이 19일 은평구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 : 유지민)

탈환을 노리는 국민 의힘은 최근 상승세를 탄 국민의힘 지지율에 힘입어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반면 오랜 민주당 텃밭인 은평은 현역 구청장이 수성에 나서 지켜내겠다는 분위기다. 그 어느 때보다 중앙정치

김미경(더불어민주당·56세)

학력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졸업

경력 (현)은평구청장 (전)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전)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제6,7대 서울시의원 (전)제4,5대 은평구의원

재산 5억5661만1000원

종합평가에서 최상위등급(SA)을 받았다. 김 후보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추진, 한 (韓)문화특구, 서북권 랜드마크를 목표로 조성 예정인 서울혁신파크, 유라시아 철도 의 거점이 될 서울북부역 복합개발까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 재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청렴도 최하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 등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남기정 (국민의힘·56세)

학력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졸업 경력 (현)국민의힘 서울시당 부위원장 (전)윤석열 대통령선거 미래정치연합본부 서울본부장 (전)제6대 은평구의원 (전)은평충청향우회 18,19,20대 회장 (전)2005 은평청년회의소(JCI)회장 재산 49억8906만1000원

활성화 도모 3.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을 통한 체계적 지원서비스 확대 - 정신건강·노인·치매 등에

남기정 후보의 역전극이 이어질 수 있을까? 남 후보는 후보자 등록 첫날인 5 월 12일에야 국민의힘 공천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당내 경선에서 홍인정 후보 가 승리했지만 남기정 후보의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그야말로 기사회생 에 성공했다. 2010년 은평구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재무건설위 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에 도전했으나 낙 선했고 이번에 극적으로 은평구청장 후보로 나서게 됐다. 현 김미경 은평구청 장을 포함해 최근 12년간 집권해온 민주당 은평구청장들의 성과가 부족했다며 청렴도 최하위, 재정자립도 최하위를 벗어나겠다는

36.1 지방선거2022년5월23일 월요일 266호 5대 공약 1. 수색역세권을 서북권 광역 생활 중심지로 - DMC철도역사 복합개발로 쇼핑,문화가 어우러진 광역생활중심지 육성 2. 구)국립보건원부지 활용 - “경제문화타운” 복합개발 - 국립보건원 부지 개발 마이스(MICE)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대한 특화,전문 병원 지정 운영을 통한 의료지 원 서비스 4. 지천 활성화로 ‘수(水)’세권 형성 - 불광천, 녹번천 활성화로 수변의 매력 강화 및 ‘수(水)’세권 형성 5. 은평 역세권 규제 완화를 통한 용적률 상향 지원 - 은평구 내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역세권 개발 활성화 앞으로 4년 동안 은평구를 이끌 새로운 적임자는 누가 될까?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미경 은평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국민 의힘 남기정 전 은평구의원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 치러지면서 제2의 대선 양상을
있다.
구청장
지방선거에서 은평의 4년을 책임질 후보는 누구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정리 박은미 기자 5대 공약 1. 신(新) 경제·교통 중심지 은평 - 사통팔달 교통인프라 마련, 권역 별 경제거점 복합개발로 은평발전 교두보 마련 2. 누구나 살고 싶은 은평 -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정주환경 제공으로 구민 만족도 제고 3. 아이 키우기 좋은 은평 - 아이들 교육문제로 부모님 이사 걱정 없는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환경 조성 4. 더 따뜻하고 촘촘하게 - 계층별 맞춤 지원으로 구민 모두 포용하는 복지도시 실현 5. 문화예술 대표도시 은평 - 문화관광벨트 조성 통해 소비 증가, 일자리 창출되는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 지난 지방선거 66%의 높은 득표율로 민선 7기 은평구청장에 당선된 김미경 후보는 2003년 재보궐선거에서 은평구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으며 이후 서울시의원 을 두 번 역임했다. 김미경 구청장 공약 완료율은 94.8%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이고
12년 만에
바람이 거센 이번
있다.
하고 있다. ‘최대 관심’ 은평구청장 선거 … 선택 따라 은평 4년 달라진다 “공약 이행율 높은 현역 구청장, 지속적인 변화위해 재선 필요” “민주당 12년 성과부족·청렴도와 재정자립도 하위 벗어나려면 바꿔야”
다짐을
4 6.1 지방선거 은평구 시의원 선거구(각 선거구별 1명 당선) 10억 6283만원
7광고2022년5월23일 월요일 266호
8 6.1 지방선거
중앙대학교 대학원 의회학과 재학 중 은평구 구의원 선거구 (선거구별 2명 당선, 라선거구는 3명 당선)
1001만3000원 1,425만2000원
96.1 지방선거2022년5월23일 월요일 266호
장연순

30여

2022”, 환경, 복지 분야 등 은평 비전 정책 제안

시민단체와 기관들

이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만목소 리 2022”를 결성하여 이번 지방선거에 출 마하는 후보자들에게 “체감형 청년정책 수립”, “학교급식 바른먹거리 지원” 등 12 가지의 정책을 제안하였다. 지난 5월 11일 에는 불광천에서 “은평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요?”라는 제 목으로 12가지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우선 순위를 조사하였다. 5월 10일부터 17일까 지 온라인으로도 해당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조사하였다. “오만목소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에서 은평의 시민사회, 사회복지, 사회적 경제 영역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제별 조직과 네트워크 단체들이 구민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결성된 조직으로 이번 6.1 지 방선거에서는 “은평구 오만목소리 2022, 으랏차차 축제단”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200여 시민들은 스티커 붙이기 등으로 의견을 표명했고 심층 설문에 참여한 시 민은 143명, 온라인 설문에 참여한 시민은 106명이었다. 참여 시민 중 98%가 은평구 에 거주 혹은 기반으로 생활했으며 50~59 세 연령의 참여가 가장 높았다. 오프라인 설문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이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한 정 책은 “생명이 다양한 숲과 정원도시 은평 만들기”였고, 두 번째는 “치매 어르신과 보호자가 쉬어가는 곳, 서로 돌봄의 집 운 영”, 그 다음으로 “은평에서 평생살기 장 애인 커뮤니티케어”가 선정되었다. 시민들 은 이들 정책을 뽑으면서 은평구 내 환경 에 대한 부분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 관련 정책 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은평구 내 노

인 인구가 많다는 점, 오프라인 투표자의 연령대가 40~60대 이상이 많았다는 점에 서 치매어르신 및 돌봄 정책에 대한 필요 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었다. 온라인 설문에서는 12가지 정책에 대한 동의여부를 조사하였고, 이에 시민들이 가 장 많이 동의한 정책은 “학교급식 바른 먹 거리 지원”이었다. 이어 “지역사회 통합돌 봄 조례 제정”, “치매어르신과 보호자가

쉬어가는 곳 서로 돌봄의 집 운영”, “에너 지전환, 탄소중립 선도하는 은평 만들기” 가 103명의 동의를 얻었다. 온라인 설문 참여자들은 19~59세 연령대가 대다수였는 데, 학교급식, 돌봄 및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가 높았음을 알 수 있었다. “오만목소리 2022”에서 제안한 12가지 정책 외에 주민들이 직접 제안한 정책은 온라인에서는 기후위기와 관련해 조례 제

정 및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 았고 이외에도 시민의 정책 참여 및 협치 강화, 민주주의 교육 등에 대한 의견도 있 었다.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불광천 환경 정비 및 쓰레기 문제 등과 관련한 환경 정 책, 어르신 돌봄 및 복지 정책이 강화되어 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박은미 기자

116.1 지방선거2022년5월23일 월요일 266호
은평구 내
개의
“오만목소리

해외여행은 즐겁다. 일상이 반복되는 곳 을 떠나 아는 이 없는 타국으로 떠난다. 그 곳에서 맛보는 익숙하지 않는 음식, 생소한 외국어, 이국적 풍경을 통해 일상에서 다시 버틸 힘을 얻는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해외여행객이 늘어온 이유다. 한편 그 외국 땅에서 평생을 산다면? 한편의 드라마 같은 단기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익숙하지 않은 일상에서의 갑갑함 나아가 우울증도 쉽게 찾아온다. 본 기자는 미국, 일본, 태국, 이탈리아, 남미 볼리비아, 그리고 최근인 동 유럽 조지아에 중장기 체류하며 현지 문화 에 적응한 한인들을 봐왔다. 세계 속 한국인 들의 애환을 직간접 경험하면서 한국 속 세 계인의 삶이 궁금했다. 글로벌 도시 서울답게 은평구에도 외국인 수가 상당하다. 산새마을의 경우 도로명 주 소 표지에 일본어도 기재되어 있을 정도. 특 히 은평구 갈현동은 다문화 네트워크의 요 람으로 불린다. 갈현1동 주민센터 건물 2층 의 ‘고리마루’ 카페(주민자치회 마을활력소)

의 경우 중국(한 잉), 베트남, 일본 출신의 주 민들이 커피를 만들어주신다. 나아가 마을 자치사업의 주역인 갈현1동 주민자치회 간 사(하라 유끼꼬)와 갈현2동 주민자치회 분

과장도 외국 출신이다. 우리 마을에서 누구

보다 왕성히 활동 중인 두 사람 얘기를 들어 봤다.

■ 주민센터·카페를 오고 가며 얼굴로만 인

사했는데 인터뷰 요청에 응해줘서 고맙다.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한 잉 : 결혼 전까지 중국에서 식당, 피

부샵 등지에서 근무했다. 피부샵에서 만

난 손님을 통해 지금의 남편을 소개받아

만났고 2005년 결혼 후 남편이 거주중인

은평구에 정착했다.

하라 유끼꼬 : 1995년에 우리학교와 자매 결연 맺은 서울 모 고등학교(영등포 소재) 에 수학여행 가면서 한국을 처음 접했다. 일어와 문법이 비슷하고 한글 문자가 예 뻐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 2001년 한국 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당시 은행 근무 하며 많이 지친 상태라 쉼이 필요한 상태 여서 쉽게 큰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생활한지 1년 정

도가 흘렀고, 현재 남편을 소개받아 2003 년에 남편 따라 은평구에서의 삶을 시작 했다. ■ 두 분이 자매처럼 끈끈하고 친해 보인다. 어떤 계기로 알게 됐는가?

하라 유끼꼬 : 늘 집에서 아이만 키우며 살았다. 둘째 아이가 돌 갓 지난 어느 날 (2009년), 어느 일본 분에게 전화가 와서 주민센터에 다문화 모임이 있다고 전달받 았다. 일상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기에

용기 내어 갔고 거기서 잉 씨를 만났다. 같

은 외국인으로 어설프게 한국어를 구사하

며, 자녀를 키우고, 또 남편은 한국 사람이 라는 여러 공통점이 있어 금세 친해졌다. 그 때는 만나면 서로 울기 바빴다. 다들

정신적으로 지쳤었는데 모임을 통해 위로

받았다.

한 잉 : 비슷하다. 2008년 말에 이춘희 (당시) 자원봉사캠프장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 당시 갈현동에 있는 결혼 이주 여

성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10

여 명에게 전화를 돌렸다는데 그 중 한 명

이 나였다. 이춘희 센터장은 우리에게 무 슨 일이 발생하면 바로 달려왔다. 모든 결 혼 이주 여성의 삶을 보살펴줬다. 나와 하 라에게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은평구마 을공동체지원센터장으로 갈 때 많이 울었 다. ■ 결혼 후 갈곡리 다문화 모임에 참여하기 전까지 생활은 어떠했나?

한 잉 : 결혼생활과 한국적응기가 쉽지 않았다. 솔직히 처음 1년은 많이 우울했는 데 대조동 소재 고깃집 그 후 중국어 강사 로 정신없이 일하면서 기분전환이 됐다. 그런 상태에서 갈곡리 다문화 모임(갈현 동)에 참여했고 나와 공통점이 많은 친구 들을 만났다.

하라 유끼꼬 : 나도 그랬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애만 키웠다. 말도 안 통하 고 정보도 없으니 애를 어느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지, 보내고서도 어떻게 하는지 일체 몰랐다. 언어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 서 외출 시에도 사람들과 대화를 안 하려 고 했다. 갈곡리 다문화 모임이 아니었다 면 지금도 집과 애들 놀이터만 오가는 생 활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 그 당시 2000년대 후반 은평구 동네 모 습은 어떠했는가? 일동 : 내가 모국에서 살던 동네도 시골 이다. 지금 은평구는 모든 인프라가 갖춰 진 공간이지만 그때만 해도 은평구는 서 울 수도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후진 동 네였다. 아, 그때도 재개발 얘기가 한창이 었는데 그건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또, 기 억나는 게 가가호호 집안싸움을 많이 하 더라. 뭐 던져 깨지는 소리. 술 취해 소리

치고 싸우는 소리에 많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굉장히 평온하다. 코로나 사 태 전에 이미 조용해졌었다. 그만큼 사람 들이 여유로워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 그 후 적응기를 거치면서 동네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일동 : 갈곡리 다문화 모임을 기점으로 이춘희 센터장께서 많이 힘써줘서 지역 내 여러 이웃들을 알게 됐고 마을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지역 봉사활동 및 프로그램 에 참여할 수 있었다. 기억나는 것 중에 은 평병원(정신과)에서 제공한 정신건강 프 로그램 일환으로 우리 삶에 대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입혀 노래도 만드는 활동 도 있다. 그러면서 갈곡리 활동이 유명세 를 탔고 나아가 다른 지역(은평구 녹번동)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 코로나 대유행은 우리 일상을 바꿔 놨다. 이때는 어땠는가?

일동 :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실감했다. 은평구청 근처에 오뚜기 회사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후원하는 ‘청년키움식당(위너셰 프, 은평구 서오릉로2길 3)’이 있다. 보증 금·임대료 없이 외식 창업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인데 코로나로 입주희망자가 없던 까닭에 우리에게까지 연락이 왔다. 1년 여 간의 계약기간 동안 우리끼리 재밌게 일하

며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만 39세 미

만의 베트남 친구가 대표가 되어 카페‘린’ 을 함께 메뉴도 개발하고 일했다. 우리가 떠날 때 아쉽다는 단골손님들도 계실

12 인터뷰
경험을 갖춘 구성원들이기에 ‘고리 “마을 김장도 이젠 우리 없으면 안 되죠” 다문화 지역주민 하라 유끼꼬 & 한잉 갈현1동 주민인 하라 유끼꼬(왼쪽)씨와 한 잉(오른쪽)씨.
도였다. ■ 그런

빼고 주세 요”라고 불렀으면 어땠을까? 이 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반가워할 책이 출간됐다. 한국 최초의 리필스테

이션 ‘알맹상점’이 쓴 첫 책 <알맹

이만 팔아요, 알맹상점>이다.

■ 제로웨이스트 ‘운동권’들의 실험

‘알맹상점’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다 쓴

샴푸 통이나 화장품 용기를 보

면서 '새로 사기 아깝다'는 생각

을 한 번쯤 해본 소비자들은 빈

용기를 들고 와 알맹이만 사가

는 가게의 참신한 콘셉트에 박

수를 보냈고, 실제로 매장은 가

치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

들의 핫플로 떠올랐다. 하지만 ‘알맹상점’이 처음부 터 ‘핫플’은 아니었다. 처음 시작

은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를 대

여하고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 지로 시작한 알맹 캠페인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세 대표(책의 공 동 저자 고금숙, 이주은, 양래교) 는 아무리 둘러봐도 화장품이나 세제를 알맹이만 살 수 있는 곳 이 한국에 없다는 걸 깨닫고 좌 절했다. 그럼 직접 해보자는 생 각으로 자주 드나들던 동네 카 페(카페엠) 한구석에 다섯 종류 의 세제를 놓고 팝업숍을 연 게 ‘알맹상점’의 작은 씨앗이었다. 세상 모든 처음이 그랬듯 ‘알 맹상점’의 시작도 만만치 않았 다. 무포장 제품을 납품받기 위 해 제조회사에 전화를 걸면 ‘포

장 없는 제품’은 유통이 어렵다 는 이유로 거절당하기 일쑤였 다. 화장품을 덜어 팔기 위해서 평균 합격률이 15퍼센트를 밑 도는 ‘맞춤형화장품제조관리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야기는 무 술인이 되기 위해 ‘철사장’을 수 련했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환경을 위해서 하는 일이 왜 이 리 어려워야 하는지? <알맹이만 팔아요, 알맹상점> 은 다양한 먹거리로 가득한 삼 단도시락 같은 책이다. 1부에서

는 알맹상점의 시작부터 서울 역에 2호점을 낸 과정까지 엿볼 수 있는 ‘환경 운동가’들의 고군 분투기를 다룬다. 한 편의 재미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 땀내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도시락 같은 이 책의 두 번 째 반찬은 지금 당장에라도 실 천할 수 있는 쓰레기 줄이기 활 동과 다양한 캠페인에 대한 소 개다. 이 부분만 따로 떼어내면 말 그대로 ‘제로웨이스트’ 운동 의 교과서로 부를 수 있을 정도 로 친절하게 정리했다. 헷갈리 는 쓰레기 분리배출 팁부터 각 종 제품의 재활용, 재사용 팁까 지 대방출한다. 세 번째 반찬은 세 명의 대표 가 깐깐한 기준에 맞춰 고른 친 환경-제로웨이스트 물건에 대 한 소개다. 알맹상점이 제품 고 르는 기준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인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1. 유 통 중 쓰레기가 제로이길 2. 다 시 쓰고 다시 쓰여지길 3. 지구 가 덜 아픈 소재이길 4. 탄소가 배출되지 않길. 5. 만드는 사람 도 존중받길 6. 동물성 말고 동

물만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으

로 제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슬며시 망원

동 시장에 있는 ‘알뜰상점’에 다

녀왔다. 작은 매장이 20~30대 여성들로 가득했다. 손님들 사 이를 돌아다니다 종이로 만든 북스탠드 하나를 골라 계산대 에 섰는데, 마침 집에서 모아둔 우유 팩을 한 보따리 내미는 손 님이 있었다. 우유 팩 등의 쓰레 기를 가져오면 재생 화장지를 나눠주는 ‘알맹상점’만의 활동 을 직접 목격한 것이다. 그들을 보니 껍데기를 거부하 고 알맹이만 사기 위해 ‘용기 낸’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알맹 상점이 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환경 활동가 들마저 친환경 실천을 ‘즐거운 불편’이라고 할까. 하지만 불편 해도 지속해서 쓰레기와 목소리 를 모아준 사람들의 노력과 연 대가 있었기에 ‘플라스틱 프리’ 의 꿈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 는 것 아닐까. 허형식 시민기자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14 광장 ‘쓰레기 덕후’들이 ‘어쩌다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 아메리카노 진해 진해 진해 어떻게 하노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지는 노래 ‘10cm’의 명곡 <아메리카노 >. 이왕 가사를 만들 때 시럽 말 고, “빨대 빨대 빨대
사장’이 된 사연
<알맹이만 팔아요, 알맹상점> 책소개 글, 그림 비나 www.instagram.com/vinagri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장미가 숨은 연서시장 뒷 골목길 골목골목 사이에 숨바꼭질 장미꽃들. 5월 햇살 가득 머금고 곳곳에 숨어있다. 갑자기 맞이하는 여왕의 향기. 무엇에 부끄러워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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