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잡지 [마을담]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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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사람들의 마을잡지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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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

이웃의 발견

성내종합시장, 이수분 님을 만나다

박경숙 10

신흥종합보수, 김중근 님을 만나다

음민서 18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발달장애인의 삶을 꿈꾸며

임규완 28

신비한 잡화점으로 놀러 오세요

김지선 32

여성들의 삶의 목소리가 담긴 ‘VOICEFUL’ 발간 이야기

김인경 36

이상한 아침 루틴

나성재 42

믿음에도 색이 있다면

이미옥 44

엄마의 ‘글샘문고’와 나의 ‘순정책방’

김나현 48

달밤에

이은진 50

불면의 밤

김하경 54

조금 늦은 인사

음민서 56

멍 때림

김명국 62

이지윤 66

동네 사랑방, 고덕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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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시민들의 고덕천 걷기와 시 낭송의 밤

정미자

72

치치포포 산책 일기

음민서

78

매일 아침, 고덕천 소식

문영란

86


우리 동네 어린이 작가 날 잊지 말아줘

공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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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하늘이의 모험

김시은

98

영원한 황금밧줄

김현아

99

먼지나라 청소나라

박하린 100

꿈이란 것은

이예음 101

오늘의 마법사 세계와 신비한 아이, 카마

이하연 102

굴러가는 색깔

이정우 103

루시의 마법캠프

임하영 104

마녀샬롯

조서혜 105

우리 동네 이모저모 강동민주시민교육

無PD 110

강동시민협의회

박성식 114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전시회

이은진 118

강동생활문화 ‘창’

김수현 120

그림책스케치 두 번째 이야기

김애경 126

편집후기

130

마을담 원고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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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이웃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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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이웃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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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성내종합시장, 의리파 왕언니 이수분 님을 만나다

박경숙

신흥종합보수, 명일동 터줏대감 김중근 님을 만나다

음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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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종합시장, 의리파 왕언니

이수분 님을 만나다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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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이었다. 가죽재킷에 번쩍거리고 굵 은 금장식 허리띠, 안에 화려하게 받쳐 입은 차림새까지, 왠지 시 장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분위기. ‘나 좀 센 언니야’라는 느낌이 들면서도 넉넉한 인상의 이수분 님을 성내종합시장에서 만 났다. 첫 만남이라 어색하게 전화로 이야기나누기보다는 마주보 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사전 연락 없이 그의 가게 문을 밀고 들어섰다.

성내시장 안의 자그마한 곱창집. 코로나 영향 때문인지 손님은 없 고 그는 가게를 사랑방 삼아 드나드는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 었다. 그간 발행된 마을담 잡지를 몇 권 건네며 ‘만나고 싶었어 요’라고 인사를 하니 사람 좋은 인상으로 반가이 맞이했다. 천성 이 명랑하고 사람 좋아하는 이답게 같은 마을주민을 대하는 말 한 마디, 마을잡지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따스했다. 5일 후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약속을 하고 가볍게 발걸음을 돌렸다.

이수분 님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인터뷰 일정을 잡아 둔 이수분 님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 는 시간을 가졌다. 65년 인생에서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까?’, ‘내 인생에는 뭐가 중요하지?’, ‘마음을 나누는 이들을 다시 되새겨보자’라는 마음이 밀려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보았 다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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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이수분

전 국민이 힘든 역병 코로나시국에도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있어 덕분에 살아갑니다.

성내시장에 작은 가게 인수해서 장사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났습니다.

시작도 힘들게 했는데, 자리도 잡기 전에 코로나 19로 인해 더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마음 나누는 동생들이 들락거리면서 많은 격려를 받고 있어요. 고마운 말을 어찌 표현할까요?

덕분에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인간미와 의리로 뭉친 동생들에게 글로나마 감사 인사합니다.

이 사람도 이웃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고마운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이 한 몸 팔 걷어붙이고 달려갈 것입니다.

우리 서로 마음 다치지 않도록 오래오래 우정을 나누며 감사함을 잊지 말고 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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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기 당한 후 재기를 위해 발돋움하다

다시 방문한 그의 곱창가게에는 역시 지인들이 함께 모여 있었다. 그들이 이수분 님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이웃들에게 많 이 퍼준다’라는 말이었다. ‘김장을 140키로 해서 이래저래 나눠 먹고 이웃들에게 한포기라도 꼭 주려한다’, ‘가게에서 팔기 위해 조리한 동태찌개나 감자탕까지 나눠먹는다’, ‘자신이 맡은 일은 의리 있게 끝까지 마무리 한다’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사실 음식 다루는 일을 오랫동안 했어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초등학교 영양사로 1년간 일도 했었지요.

중학교 시절 장거리 달리기와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며 운동에 적 성을 보였지만 결국 전공은 요리를 선택했어요. 스물네 살에 결혼 해 남편 직장 따라 지방으로 이동하며 함바집도 13년간 운영하며 큰돈을 벌었지요. 2001년에 땅 사기를 당해 5억을 날린 후 고군 분투하며 음식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네요.”

사람 좋아하고 잘 믿었던 그가 큰 사기를 당한 여파는 매우 컸다. 집에 압류 딱지가 붙고, 사람들과의 신뢰가 깨지며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도 한 줄기 빛처럼 고마운 일은 남편의 ‘꿋꿋하 게 다시 일어 서 보자’라는 말이었다. 가까운 지인의 도움과 남편 의 위로를 기반으로 그는 다시 재기를 꿈꿨다. 근거지를 다시 서 울로 옮기고 풍납동에서 13년, 성내동에서 7년. 20년 동안 이 지 역에서 생계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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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마을활동 펼치며 함께 사는 삶 꾸려나가

이수분 님은 잠실 분식집 실장 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남의 가게 일을 5년간 하며, 초심으 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다스린 후 성내종합시장에 가게 하나 를 인수했다. 옛날통닭과 닭강정을 팔던 음 식점을 2019년에 넘겨받고 장 사를 시작했으나 코로나로 인 해 활기를 제대로 펴지도 못했 고, 기름 값이 많이 오르면서 2020년 말부터 곱창집으로 업 종변경을 했다. “나름 아픈 시기를 거치며 느꼈던 부분이 ‘욕심을 내면 안 된다’ 는 부분이었어요. 나도 난감한 상황에 처해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 는 경험을 하며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작 게 가져도 함께 나누는 일, 개인적이고 이기적으로 살지 않고 좀 더 배려하는 일에 손길과 눈길이 더 가게 되더라고요.” 원래 베푸는 품이 넓었던 그는 다양한 마을활동을 통해 이웃과 소 통하고 있다. 오랜 기간 새마을부녀회 활동을 통해 봉사를 이어가 고 있고, 주민자치센터 문화예술분과 활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자 원순환분과 감사 등의 활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여러 사람이 의견을 맞추어 나가며 협업하는 일, 그 협업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작은 손길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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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종종 가게를 비우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바깥 활동에 집중할 때는 사실 가게 일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경우 도 있긴 했어요. 그래도 명절에 부침개를 팔아 이익금을 다문화가 정 등 불우이웃돕기에 썼던 일, 주민자치센터 문화예술분과에서 시장 내 버스킹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던 일, 사회복지재 단의 깔끄미 활동을 통해 독거노인과 어렵게 사시는 분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청소관리를 한 활동 등은 참 보람 있는 일이었 습니다.” 그는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성내종합시장 상인들과 화합해나가 고, 봉사활동을 통해 즐거운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그 활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연결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2021년에는 강동구청에서 ‘모범구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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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라는 말을 함께 잘 쓰는 사회가 되길 바라

“이 나이가 되고 나니 ‘덕분에’라는 말이 정말 감사하고 또 중요 한 말이라고 깨달아요. 때로는 내 힘으로 누군가를 돕는 일이 힘 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양보하고 배려하다보면 순리대로 삶이 풀 려나가더라고요. 제게도 많은 친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두 친구와는 ‘덕분 에’라는 말을 서로 자주 하며 마음 깊숙한 속내까지 주고받으며 위로하고 살아요.”

인생의 다양한 부침을 겪고 극복해나간 그에게도 여전히 후회되는 일이 있다. 학교 다닐 때 부모님의 속을 편안하게 해드리지 못한 부분이다. 또 사업 실패를 겪으며 7자매 중 장녀로서의 역할을 동생들이 대 신할 때 아쉬움을 많이 느끼기도 한다. 양가 부모님 네 분이 모 두 세상을 떠난 후에야 또 다른 인생의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수분 님. “사실 살아오면서 어느 시점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참 중요해 요. 80년대 초반 태릉선수촌 영양사 면접을 연애에 빠져서 가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었죠.(웃음) 운동과 연애에 집중하며 보냈던 학창시절이라 지금도 큰 후회는 없지만, 좀 더 부모님 말씀을 듣 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사실 제가 성동구 **여고 흑장미 출신이었어요. 후배들을 많이 보 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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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에서야 슬쩍 웃으며 자신이 **여고 흑장미 출신이었 다고 말하는 그의 웃음 속에는 지나 온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담겨 있었다. 왜 주변인들이 그를 ‘의리파 왕언니’라고 부르는지, 왜 그가 나서서 하는 일은 이해관계와 개인적인 성향을 넘어 함께 화합해나가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조만간 성내종합시장 안에서 좀 더 큰 가게로 이전해 장사에 집중 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는 그는 앞으로 5년 정도 가게 일을 더 열심 히 할 예정이다. 이웃들과 함께 힘을 합쳐 서로 돕고 ‘의리’를 지 키며 사는 일, 그가 성내동에서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더 열심 히 살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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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종합보수, 명일동 터줏대감

김중근 님을 만나다 음민서

내가 속한 단체 열린사회강동송파시민회가 그동안 지역 탐방 프 로그램으로 운영한 ‘우리동네 보물탐험대’가 있다. 나는 2020년 부터 강동구의 공간, 활동,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으로 작은 도서관 함께크는우리 활동가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강 동구 아동자치센터 꿈미소 아이들과도 연결되어 수업할 수 있었 는데, 4호점 명일동 아이들과 한 활동을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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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시간에 찾아뵈었을 때, 김중근 님이 평소와는 다르게 머리 를 곱게 빗어 넘기고 모자를 쓰고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계신 모 습에 나는 슬며시 웃음이 났다. 아마도 어린이들과 오늘의 만남을 기대하며 정성스럽게 머리 빗질을 하고 가장 어여쁜 옷을 입고 단 장하셨으리라. 아이들은 공손히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꿈미소 어린이 들인데요. 저희랑 잠시 인터뷰에 응해주실 수 있나요?” “아, 그럼요. 우리의 꿈나무 어린이들이 해달라고하면 해야지요. 들어오세요.” 김중근 님이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셨다. 아이들은 준비해온 질문을 했다. “이 철물점을 세운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중근 님은 대답했다. “할아버지가 어려서부터 시골서 배가 곪고 살아서 아홉 살 때부 터 나무 장사를 했어요. 공부도 못하고 학교도 못 가고, 다른 애들 은 학교 가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그래서 이를 갈아 먹고 열심히 일을 했지요. 그러다 보니 돈이 조금 생겨서 한걸음 한 걸음 한 게 여기까지 왔어요. 말하자면 철물점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었지요.”

충남 예산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먹을 게 없어 늘 배를 곯았다는 김중근 님은 어려서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시계 고치는 집에서 머슴살이하며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시계 수리공 이 되었고, 도장 파기, 전기기술자, 나무 장사 등 돈이 되는 일은 다 했다. 그래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굶어 죽더라도 부자 동 네 가서 죽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마흔셋의 나이에 고향 가 족들을 뒤로하고, 홀로 서울 강동구 명일동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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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 년 전의 명일동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어요. 촌이었고, 없 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도장을 새기는 가격이 천 원씩 했는데, 그 돈이 없어 사람들이 그냥 가버리고, 제가 악착같이 돈 받는 걸 못 해서 많이도 뜯겼어요. 그러다 나중에 이렇게 진실한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뒤늦게 갖다주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그런 분들 덕분에 힘을 내었지요.” 진실성과 성실함이 무기였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 운 여러 기술로 남들이 마다하는 궂은일들을 도맡아 하다 보니 돈 떼먹는 사람이 점차 줄어들고, 허름한 집을 사서 작은 철물점을 낼 수 있었다. 철물점을 하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냐는 아 이들의 질문에 김중근 님은 아무래도 사람 대하는 일이다보니 간 혹 생기는 말다툼이 힘들었다고 하셨다. 손님들을 너그러운 마음 으로 대하기 위해 교회도 다니고 갖은 노력을 했는데, IMF가 오 면서 그동안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철물점이 잘 될 때는 하루에 백 만원을 번 적도 있어요. 그때는 가정에서 쓰는 생활용품, 세제, 열쇠 등 별 거 다 팔았지요.그런 데 여러 일을 겪으면서 많이 내려놨어요. 지금은 아들들이 일하고 나는 취미를 살려서 주로 산에 다니지요.” 명일동에 정착해 삶의 기반을 마련한, 누구보다 치열한 인생을 살 아온 김중근 님, 여든이 넘은 현재에는 아들들이 기술자로서 살아 가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산에서 벌 키우고, 농사를 짓고 손 주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며 지내신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 중퇴자예요. 아무것도 모르지만, 이제 글 을 읽고 인터넷을 할 줄 알아서 손주들한테 인성 교육을 해주려고 한자를 알려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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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님께 인생 선배로서 요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가 있는지 물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자기 것만 생각하고 입을 다물고 사는 거 같아 요. 서로 칭찬할 줄도 모르고 위로할 줄도 모르고, 점점 우리나라 가 각박해지는 거 같아서 안타깝지요. 이웃 간에 돕고 살면 가까 운 이웃이 먼데 있는 부자 형제, 친척보다 낫거든요. 이웃끼리 소 통 하고 정을 나누고 살면 좋겠어요. 우리 손자들한테도 항상 친 구랑 욕하지 말고 싸우지 말고 서로 돕고 살라고 가르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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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간이 끝나고도 김중근 님의 말씀은 내 마음에 깊은 울림 으로 남아 있었다. 나는 몇 주가 지난 뒤 마을담 기사 작성을 위해 다시 연락해 마지막 질문을 드렸다. “혹시 어떤 꿈이 있으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꿈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나이는 팔십이 넘었어도 마음 만은 젊게 살고 있어요. 제 꿈은요, 나중에 작은 산을 하나 사서 거기 전원주택을 짓고 싶어요.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지금 동네에 도 돈이 없어서 라면 한 끼 사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런 사람들 모아서 형제처럼 오순도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 게 제 꿈이에요.” 평생 기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렸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고, 지 금은 가난한 이웃들의 다정한 친구가 되기를 꿈꾸는 김중근 님. 그분에게서 나는 문득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흔히 세대 간의 단절,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중이라고 한다. 시대 상과 주어진 환경, 삶의 모습이 다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 른다. 꿈미소 아이들이 철물점 할아버지를 만나 푸근함과 친근함 을 느꼈듯이, 김중근 님의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하며 뭉클한 감동 을 마주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면 어떨까, 이런 이야 기들을 모으고 나누는 게 마을미디어의 역할이 아닐까, 마을담 한 페이지에 이 소식을 담는 이유다. 삶터, 일터, 놀터인 강동에서 마을활동가로서 내가 아이들과 동네를 돌아보는 일을 멈추고 싶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명일동 터줏대감 김중근 님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이웃들의 건 강과 안녕을 빈다. 앞으로도 일상의 작은 소망과 꿈을 나누는 마 을담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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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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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발달장애인의 삶을 꿈꾸며

임규완

신비한 잡화점으로 놀러 오세요

김지선

여성들의 삶의 목소리가 담긴 ‘VOICEFUL’ 발간 이야기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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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아침 루틴

나성재

믿음에도 색이 있다면

이미옥


엄마의 ‘글샘문고’와 나의 ‘순정책방’

김나현

달밤에

이은진

불면의 밤

김하경

조금 늦은 인사

음민서

멍 때림

김명국

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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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발달장애인의 삶을 꿈꾸며 임규완 (아우름 강동장애인부모회 부대표)

내게는 중증 발달장애를 가진 스물다섯 살의 아들이 있다. 모든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그렇듯 나 또한 아이의 ‘홀로서기’를 궁극 의 목표로 삼아왔다. 장애인 부모운동을 통해 장애문제에 나름 깨 어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나는 ‘내 힘으로’ 언젠가는 아이를 홀로 서게 하겠다는 다짐을 버리지 못했다. 아이의 중학교 시절에 혼자 등하교를 하도록 해놓고 아이가 자동차 길을 건널 때마다 하 루도 빠짐없이 먼발치에서 가슴을 졸이며 쳐다보던 때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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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애인의 ‘홀로서기’를 준비시키는 일, 그러니까 아이가 제 스스로 자기 신변을 처리하는 일부터 간단한 집안일과 식사준비 등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아 무리 ‘홀로서기’가 준비되어 있다한들 그것이 ‘지역사회 속에서 홀로서기’가 아닌 한 무의미하다. 발달장애인들의 소통능력이 뒤 떨어진다 해도 그들 역시 ‘사회적 존재’이고 그들이 사회와 소통 할 수 있는 길을 애초에 막아버리면 그 ‘홀로서기’는 격리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최근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하면 지역 사회에 녹아들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주제가 장애운동의 큰 화두로 등장했다. 최근의 ‘탈시설’ 움직임도 그런 문제의식을 반 영한 한 흐름이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 자체를 꿈조차 꾸지 못했다. 어떤 이는 발달장애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장애유형이 될 거라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신체장애는 스마트 기기와 보조기기의 발달, 그리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점차 비장애인의 삶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반면에 발달장애인의 경우 기술발달이 그들의 삶을 크게 바꿔놓지 못한다. 그야말로 ‘사람’의 지원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장애유형이다. ‘사람’의 지원이란 결국 ‘관계’의 육성이 고, 그것도 ‘우호적인 관계’의 육성이며 그건 ‘내 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나는 ‘발달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생각 을 늘 해왔다. 이 말은 ‘발달장애인을 향해 마을 전체가 우호적이 다’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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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강동시민협의회는 지역사회와 장애인 간의 우호적 관계를 마련하는 첫 디딤돌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한 연대, 유연한 관계, 따뜻한 협력’이라는 슬로건이 어찌 그리도 마음에 와 닿던지. 그리고 그런 생각을 확인하는 첫 계기 가 바로 영화 ‘학교 가는 길’ 상영 프로젝트였다. 영화는 어느 지역 장애인 부모들의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지난한 투쟁기를 담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발달장애인이 살아가 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내 생각이 옳다는 확신을 굳혔다. 마을 전체가 아니고서는 우리 아이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장애인들에게 적 대적이기까지 한 상황을 목도하면서 나는 비로소 장애인에 우호적 인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곁에 같은 꿈을 함께 꾸는 이들이 있 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면관람에 참여한 나는 내 앞뒤에서 시민단체 소속 회원들 이 어깨를 들썩이며 영화를 관람하는 걸 보았다. 눈물이 났다. 하 지만 눈물이 난 지점이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영화 속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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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내 동료였다. 내가 함께 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미안함이 가슴 한구석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런 차이 가 무슨 대수이랴. 우리는 함께였다. 나는 왠지 안심이 되고 마음 이 놓였다. 이 활동이 그야말로 시민단체의 슬로건과 딱 맞아떨어지는 활동이 었다고 느꼈다. 정말 기획부터 진행과정 그리고 평가회의까지 든 든하고 유연하고 따뜻했다. 또 하나의 성과로는, 이 영화 상영을 시민협의회의 느슨한 연대를 이어가는 한 고리로 삼아 시민협의회 안의 다양한 단체와 주제에 걸맞은 영화를 1년에 세 편에서 네 편 정도 기획 상영하기로 한 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기분 좋게 코가 꿴 느낌이긴 하다. 시민협의회 활동 이 모두 내 마음에 든다. 좋은 영화 상영은 물론이고 동네 산타, 기후위기 공동 대응 등의 참신한 기획도 좋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의식 함양을 지향하는 다양한 단체들의 활동도 알 수 있어 지 지해 줄 사안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표명해서 나의 작은 힘이나 마 실어주고 있다. 처음에는 시민협의회라는 단체의 정체성이 뚜렷이 다가오지 않았 고, 과연 단체로 참여하지 않는 개인들의 모임이 가능하고 또 지 속될까 하는 의문이 나에게도 있었다. 막연하게 발달장애인이 지 역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할 거라는 생각만 가지고 참여했 는데 이제는 확신이 든다.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의미 있 는 삶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것이라는 확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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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잡화점으로 놀러 오세요 김지선

강동구 명일동에 ‘부커웨이’라는 이름 의 잡화점을 만든 지 1년이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장이 되어 사업 자등록증도 내고 부동산에 가서 가 게 계약도 하고 청소부터 홍보까 지, 하나부터 열까지 도맡아 일을 하 고 있다. 그러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훌 쩍 지나갔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소 품샵이었던 부커웨이는 어느새 사람 들에게 신비한 잡화점이라는 이름으 로 불리게 되었다. 32


물론 사장인 내가 부커웨이라는 가게를 소개하기 전에 신비한 잡 화점 부커웨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왜 신비한 잡화점이 되었을 까. 하루하루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 다. 얼마 전에 부커웨이 근처 아동 자치센터 꿈미소에서 어린이들 이 자체 활동으로 꿈미소 주변이웃 가게 사장님들을 인터뷰하 고 그 내용을 지도로 만드는 일을 펼쳤다. 당연히 참새들의 방앗 간처럼 많은 어린이들이 방문해주는 부커웨이도 포함되었다. 처 음이었다. 부커웨이를 왜 만들었냐고 묻는 질문들. 어른들은 말하 지 않아도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 린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 왜 이곳이 생겨났는지가 궁금했 던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으니 당황했다. 왜 잡화점 부커웨이를 만 들었지? 돈을 벌기 위한 일은 다른 것도 많았을 텐데. 처음에는 ‘환상적인 나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 런데 왠지 석연치 않았다. 단순히 그 이유 때문은 아닌 것 같았 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이 잠시 뒤 또 방문했다. 똑같은 질문 을 했다. 그래서 좀 더 진짜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 ‘자유롭고 싶 기 때문에 나의 가게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고. 좀 더 솔직 한 답변인 것 같았다. 그런데 단순히 자유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면 오히려 주 6일 일하 게 된 지금의 현실, 그리고매일 24시간 (잘 때도 생각하는 것 같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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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운영 생각에 오히려 자유로운 시간은 더 준 것 같다. 물론 누 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니 좀 더 자유에 가까워진 것은 맞 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답변이 된 것 같지 않 았다. 어린이들이 간 이후에도 생각했다. 뭐지? 뭐였지? 내 가 신비한 잡화점 부커웨이를 만든 이유는?

그러다 저녁에 처음 부커웨이가 만들어졌을 때 아무것도 없는 작 은 공간이었을 때도 찾아와주었던 손님이 왔다. 그 손님은 처 음 왔을 때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가 어느새중학교 1학년이 되 었다. 오랜만에 만난 손님은 굉장히 의젓해졌고 또 진지해졌 다. 근황을 묻는 시간이 이어졌다. 알고 봤더니 요즘 자신의 꿈 을 위해 먼 곳에까지 학원을 다니고 그 꿈을 위해 이곳저곳 다니면 서 오디션에도 지원하는 등 꿈을 위한 행보를 멋지게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와도 정겨운 잡화점 부커웨이가 정말 좋다면 서 사장님은 왜 부커웨이를 만들게 되셨냐고 묻는 것이었다. 하 루 만에 세 번의 똑같은 질문. 그래서 이번에도 준비된 답이 아 닌 즉흥적인 나의 생각을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단순히 물건만 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 다’는 답을 했다. 꿈, 결국은 꿈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 던 꿈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곳.

손님들이 오시면 자주 ‘꿈이 무엇이냐?’는 이야기를 여쭙고는 했 다. 놀라운 사실은 꿈이 없다는 답변도 있지만 생각보다 작지 만 하나씩 공방을 만들고 싶다던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던가, 소 설가가 되고 싶다거나 다양한 꿈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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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나는 주저 없이 말씀드린다. 해보시라고. 가슴속에 간직 하고만 살기에는 꿈은 자주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 두드림 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나 역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꿈을 잊고 살았다. 어느 때 는 돈 버는 기계같이 내가 느껴진 적도 있었다. 어린 시절의 꿈과 현실의 괴리 속 꿈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조차 두려웠던 때가 있 었다. 하지만 결국엔 원하던 나만의 세계를 만든 것 같다. 다양 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각자의 꿈을 일깨우는 일을 하는 것. 신비 한 잡화점 부커웨이에서 다시 찾은 나의 꿈이다. 이곳을 방문하 는 사람들도 다시 꿈을 찾았으면 좋겠다. 신비한 잡화점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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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삶의 목소리가 담긴

‘VOICEFUL’ 발간 이야기 김인경 (편집인, 은방울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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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Lily of Valley 골짜기에 핀 백합 꽃말은 “희망, 다시 찾은 행복, 틀림없이 행복해진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어!’ 코로나가 침범한 숨 쉴 틈 없는 일상 속에서 추운 겨울 속 모습을 드러내는 눈꽃처럼 작은 소 망이 싹을 틔었다. 2019년 말부터 전 세계가 끝을 알기 어려운 멈 춰진 시간 속 코로나19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와의 조우에 대한 공 포와 함께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고통을 마주하는 삶의 골짜기를 경험하고 있었다. 나 또한 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서 과중된 돌봄 노동과 멈춰 진 사회적 활동 속에 소진과 만성 피로, 그리고 우울감을 경험하 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삶의 골짜기에서 내 작은 소망 을 다시금 발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내 작은 소망 이 어쩌면 아주 더 오래전부터 있었을지도 모르는 사실을 상기시 켜주었다. 그런 소망은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 나타 났다.

‘작업실을 갖고 싶다’는 마음은 무엇을 의미했을까? 누구의 침을 닦아주거나, 울거나 보챌 때 안아서 달래주거나, 밥을 차리고 먹 여주거나, 언제든 ‘엄마’라는 소리가 들리면 달려가야 하는 항시 대기가 없는 그런 공간.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닌 무언 가 나만의 것을 돌보고 발전시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생산적인 공 간이자 나를 실현하는 공간. 적어도 나에게는 ‘작업실’이란 ‘내가 나로 존재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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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양한 삶의 경험들 속에 있었지만 함께 모인 은방울작업실 동료들은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 엇’에 들어가는 것은 각자 다르겠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을 돌보는 것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20세기 영국에서 활 동했던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그녀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 에서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는 내는 것의 어 려움을 이야기했다. 은방울작업실 동료들은 100여년이 지난 지금 도 여전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을 위한 공간을 갖는 것이 어려움 을 공감하며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계속되어야 하는 일임을 함께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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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ful : having a voice 목소리가 있는, 큰소리를 내는, 울려 퍼지는 지난 1년 동안 우리에게 일어난 꿈같은 일들의 기록을 ‘VOICEFU’에 담았다. 엄마가 된 이후에 온전히 가져본 적 없는 나만의 공간이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작업실은 꿈같은 경험이다. 마음먹은 순간부터 바로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선 어떤 글이든 30일 동안 하루하루 그날에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그것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적어서 올리기 시작했다. 시험 삼아 시작한 일이었지만 글을 적어 서 올린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고, 다소 부끄럽기도 했 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장애물은 글을 적어 올리는 시간의 확보였 다.

하루가 쏜 살같이 지나가고 코로나로 집에 있는 아이들을 챙기고, 먹이고, 씻기면서 시간은 아이들이 자는 시간 뿐 일 때가 많았다. 저녁에 한 숨 돌리고 나서 쓰는 글은 때로는 잘 감긴 실처럼 술술 나올 때도 있고, 머리에서만 맴돌다 결국 나오지 않는 날도 있었 다. 하지만 내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은 다른 동료의 글이 나오기도 하고, 그 글을 읽으며 머리에 돌아다니던 글감이 툭하고 나와서 새로운 생명체로 그 소리를 내기도 한다.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에 앞서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를 따라 자신의 예술적 에너 지와 동기가 어디서부터 나오는지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7월 한 달 간 진행되었던 두 번째 30일 글쓰기는 바로 우리 자신의 어 린 시절과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글감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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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2주 나의 사람들 이야기 3주 나의 몸 이야기 4주 나의 현재와 미래 이야기

2021년 한 해 동안 은방울작업실 동료들은 크게 두 가지 활동성과 를 보게 되었다. 우선은 실제적인 공간으로 작업실을 얻게 되었으 며,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만들어내었다. 또한 작업실에 관련한 우리의 이야기와 30일 글쓰기의 글들을 「VOICEFUL」에 담아 책 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 책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과 글을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수많은 회의 끝에 잡지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내용상으로 나누면, 은방울작업실이야기에서 는 우리가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작업실 없는 은방울작업실 모임을 하다가 작업실이 생기고, 그 작업실에서 어떤 만남들이 있 었고, 어떤 활동들이 있었는지 대해 전반부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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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서는 30일 글쓰기 활동을 통해 모아진 다양한 주제의 글 들을 작가별로 다섯 작품으로 묶어 놓았다. 총 110페이지 분량의 책이 완성 되었는데, 편집은 인디자인을 배워서 이미 책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여정민 선생님의 명강의를 통해 노하우를 하루 만 에 전수 받아 초심자의 열정과 무모함으로 필자가 완성했다. 편집 비를 아낀 결과 20권의 책을 만드는 데 든 총 인쇄비는 약 23만원 이었다. 여러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담긴 책을 만나면서 뿌듯함 과 함께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긴 책을 만드는 것의 묘미를 알 게 되었다.

앞으로의 소망은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가 담긴 ‘VOICEFU’ 이 단지 은방울작업실에 있는 작가들만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 와 삶을 글로 표현하고 드러나지 않았던 목소리들로 2022년 ‘VOICEFUL'이 나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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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아침 루틴 나성재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리며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한다. 드 레스룸 거울 앞에 널려있는 아내의 바지와 윗옷 그리고 트레이닝 복을 모아 모아서 방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성스럽게 갠다. 다 갠 옷을 옷 가게 매대에 가지런하게 진열된 상품처럼 드레스룸 거울 앞에 쌓아놓는다. 마지막으로 군대에서 관물대 옷을 정리하 는 것처럼 옷 앞쪽 부분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각을 세워준다. 칼 날처럼 세워진 각에 내 마음의 각도 세워진 느낌이다. 나의 아침 루틴이다.

옷을 개고 반듯하게 각을 잡아주고 나면 자연스럽게 잠이 깨고 마 음도 가지런해진다. 앉아서 옷을 개는 단순 반복 작업을 할 때면 머릿속에서 쓰고 싶은 글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한다. 또 구 겨지고 해진 옷을 바라보면서 가족을 위해 애쓴 아내의 하루가 상 상이 되서 애정이 샘솟기도 한다. 피곤해서 일어나기 싫은 날에도 옷을 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억지로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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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개는 루틴은 두 달 정도 되었다. 처음에는 옷을 개주어서 고 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아내가 야속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아내 는 식사 준비를 했다고 내게 고마워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옷 개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0분 미만이지만 식사 준비는 훨씬 시 간이 더 걸리고 힘든 작업이다. 지금의 내 아침 루틴은 아내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나 나의 정신을 깨우고 글 쓰는 영감을 주는 시간이 되었다.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옷을 가지런히 정리해놓으면 어쩌지 걱정 이 되기도 한다. 아내는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언제나처럼 옷 을 벗어서 아무렇게나 던져 놓는다. 휴, 참 다행이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아내의 옷 개기는 이상한 루틴이 아니라 내게 참 소중한 루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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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도 색이 있다면 이미옥

나는 그를 깊고 울창한 삼나무 숲으로 이끌었다. 높고 곧은 나무 둥치에 손을 대고 속삭였다. 올려다봐요. 빛을 가로막은 나무줄기가 짙고, 단 단하고, 빽빽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림자는 바람에도 굳건하게 이파리에 선명한 청 록의 음영을 남겼다.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색 이에요. 바람에도, 땡볕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을 줄 수 있는 나라면 좋겠어요. 속삭였다. <색이름 352> 오이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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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에서 깨고 나니 아빠는 거기에 없었다. 가만 정신을 차리 고 보니 나는 5살 즈음, 아빠와 물고기를 잡으러 왔고 눈앞의 강 변엔 둥글고 큰 조약돌이 가득하다. 아빠는 어딜 가신 걸까? 날 도 흐리고 곧 비가 내릴 것 같은데. 나는 불안해 그런지 날씨 때문 인지 아빠가 없어서 그런지 곧장 설움이 북받치고 울음이 터진다. 한참을 걷다 보니 수건을 머리에 쓴 아주머니가 쪼그려 앉아 일에 바쁘시다. 치받쳐 오르는 울음을 누르고 침착하게 묻는다. 발음이 다 뭉개진다. 크게 숨을 쉬고 다시 묻는다. 혹시 저희 아빠 보셨어요? 니네 아빠가 누구니? ooo씨요. 글쎄 잘 모르겠는데.. 가도 가도 사람도 잘 보이지 않고 아빠는 더욱더 보이지 않았다. 해서 본래 자리로 돌아와 설움이 가실 만큼 실컷 울어대었다. 우는 것도 지쳤다 싶을 무렵 아빠는 상기된 얼굴로 나타나셨다. 지금 상황이 심각하니 아빠가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거였다. 우리가 들어올 때와 달리 강물이 많이 불어있고 건너가야 하는데 분명히 아빠가 보이지 않는 순간이 있을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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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물속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길더라도 아빠가 보이지 않더 라도 끝까지 침착해야 한다고, 아빠는 숨을 쉬기 위해 곧 나올 거 라고 하셨다. 그런 시간이 몇 번 지나면 건너편에 닿을 거라고. 아빠는 가벼운 차림으로 바꾸셨고 우리 짐은 비닐에 단단히 묶어 아빠 발목에 묶으셨다. 나는 목마를 태우시고 아빠는 넘실대는 누 렇고도 속을 알 수 없는 강물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물살 은 우리를 쓸어버릴 만큼 셌지만 침착해야한다는 아빠의 말이 다 시 들리고 있었다. 침착하게, 침착하게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진흙을 풀어 놓은 듯 누런 속이 보이지 않는 강물은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럼에도 아빠는 시계 초침처럼 흔들림 없이 앞으로만 앞으로만 천 천히 계속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러다 정말 아빠가 미리 알려준 듯이 물이 아빠 목에 닿았고 아빠 는 좀 숨이 찬듯했다. 몇 걸음을 더 옮기자 물은 내 발목을 간지럽 히다 아빠의 머리를 다 삼켜버리고 어느새 내 가슴까지 올라와 있 었다. 어느 순간 나도 숨을 멈춰야할지 물의 높이를 주시하고 있 었다. 곧 내 머리도 물속으로 들어가면 나는 얼마나 숨을 참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물은 가슴에서 더 높아지지 않았다. 몹시 불안한 중에 다행인 것은 물아래로 든든한 아빠가 느껴진다는 것 이었다. 우리는 앞으로 가고 있는지 뒤로 가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 다. 그저 세찬 물살만이 귀와 눈에 가득하였다. 두려웠지만 내 다 리를 든든히 붙잡고 있는 손길 덕분에 침착하게 침착하게를 계속 되뇌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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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까만 아빠 머리가 다시 보이고 아빠는 물을 뱉듯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너무나 반가웠다. 아마 가장 깊 은 곳을 지났다는 신호였다. 이제 점점 낮아질 일만이 남았다는 뜻 같았다. 그러다 다시 물은 또 깊어질까? 그리하여 우리는 표류될 수도 있을까? 갖가지 상 상들이 머릿속에 가득하였다. 그러나 물은 점점 낮아져 아빠의 어깨에서 내려 걸어갈 수 있게 되 었다. 아빠의 목마에서 늘 내려오기 싫었던 나는 그 때 만큼은 긴 시간 간절히 내려가게 되기를 바랐다. 여하간 함께 어려운 일을 극복한 듯해 몹시 뿌듯했다. 집에 돌아와 부모님이 얘기하시는 소릴 듣고 아빠도 그 순간이 몹 시 두려웠고, 자칫 사고가 날까 몹시 걱정했다는 얘길 들을 수 있 었다. 어쩌면 아빠를 몹시도 믿는 순진한 믿음이 우리 둘을 구했 다고 아빠는 여러 번 얘기하셨다. 또 그 순간 침착하게 행동해주 어 고맙다고 하셨다.

자라면서 그 순간 둘 중 하나라도 믿음이 없었다면, 내가 두려워 하여 몸부림을 쳤더라면, 또는 아빠가 내가 걱정되어 집중력을 잃 어 발을 잘못 디뎠더라면. 여러 가지 가상의 상황들을 생각하고 몸서리치게 되는 순간이 상상 속에서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그 모 든 것은 상상일 뿐 우리는 시커먼 하늘 아래 어둔 강을 둘이서 잘 헤쳐 나왔다.

초록색을 보거나 믿음이란 말을 떠올릴 때마다 물살에 길들고 길 들어 둥근 조약돌들이 가득한 그 강가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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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글샘문고’와 나의 ‘순정책방’ 김나현

내가 중학생일 무렵 엄마는 항상 책을 옆에 두고 보곤 하셨다. 오 빠가 고등학생, 내가 중학생 때쯤이었으니, 엄마도 육아에 손을 놓고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을 터였다. 은선이 아줌마가 운영하시던 동네의 자그마한 서점인 글샘문고는 엄마가 자주 마실 가던 곳이었다. 엄마는 그곳에서 책을 만났고 또 그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났으며 그녀만의 또 다른 세계를 쌓아 가고 있었다. 하교 길에 잠깐씩 마주했던 책방의 풍경은 따듯하고 도 고요했으며 정겨웠다.

일 년 전쯤, 총총한 눈빛으로 산책하던 길에 나를 포근히 맞아주 는 아늑한 책방을 발견했다.순정책방이라는 이름을 갖고 동네에 소담히 얹혀있는 그곳에 나는 조금씩 스며들었다. 마음에 찬바람 이 불 때면, 딸과 자전거를 타고 들러서 책방지기님의 안부를 묻 고 식물들을 바라보다가 마음에 울림이 있는 책을 쏙 품고 온다.

우리집 거실 책장에는 책방에서 골라온 따끈한 책들이 한 켠을 차 지하고 있다. 대형 서점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독립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면 친구와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내 마음속 이야기 같다. 봄눈별, 한차연, 최경아, 이승훈, 류승옥 등 내 인생에 조금씩 배 어든 작가님의 글들은 내 마음을 서서히 어루만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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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를 떠나보내고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처럼 끙끙대던 내가 책방 이라는 공간을 알게 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면서 단 단해진 마음으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요즘은 엄마와 함께 책방에 들른다. 단풍이 흐드러진 가로수길을 걸으며 소담한 골목길 풍경을 눈에 담고 책방에 들러 엄마와 함께 책을 읽는 그 시간은 내 인생에 쉼표와 같다 .공간이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크고도 깊었다. 엄마의 글샘문고와 나의 순정책방, 그리 고 먼 훗날 내 딸이 추억하게 될 위로의 공간을 아스라하게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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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이은진

단지 안에 너구리가 산다. 아니 밤마다 너구리가 내려온다. 몇 년 전에는 밤 산책하다 보면 후다닥 숨는 동물이 보였다. 꼬리를 보 며 '너구리구나'하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이 녀석이 빤히 나를 보고 있다. 단지 안, 동 간격이 가장 넓은 7동과 9동 가운데 천연 덕스레 앉아있다. 도심 속, 빌라 단지 안에서 너구리와 눈이 마추 쳤다. 눈이 마주쳤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그대로 있다. 좀 더 가까이 가 니 살짝 옆을 바라본다.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나도 살짝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보는 척한다. 하지만 나도 너구리도 알고 있다. 서로를 본다는 것을. 잠시 멈춰 가만히 너구리를 지켜보았 다. '너 뭐 하니?' 너구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신경 쓸 필요 없 다는 듯 요지부동이다. 추석이 지나고 조금씩 기울어가지만 여전 히 휘영청 한 달빛을 즐기는 데 방해하지 말고 저리로 가라고 말하 는 것 같다. 둘 다 움직임이 멈췄다. 질 수 없다는 듯 서로 눈빛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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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이 가도 저러고 있을까?’ 남의 집에 자리 깔고 주인 행 세를 하는 것 같아 여긴 우리 동네라고 너구리에게 알려주고 싶었 다.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 발 두 발. 모르는 척 딴 곳을 보던 녀 석이 내가 계속 앞으로 나가자 한발씩 뒤로 물러선다. 그 자리를 내주고 싶지 않은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도망가지 않는다. 내가 멈추면 너구리도 멈춘다. 순간 내가 심통 쟁인 훼방꾼이 된 것 같았다. 너구리는 너구리의 일을 나는 나의 일을 하면 될 뿐인 데 뭐하나 싶었다. 방향을 돌려 샛길로 향했다. 단지를 크게 돌 때 이용하는 길이다. 한 바퀴 돌고 다시 7동과 9동 사이, 너구리를 만난 그곳에 오니 너구리는 처음 본 그 자세로 앉아있다. 여전히 길목 한가운데 앉 아 나를 지켜본다. '너 방해 안 해.' 모르는척하며 다시 샛길로 방 향을 잡았다. 저희 집에서 밖을 내다보듯 너구리는 지나가는 나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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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를 돌아 다시 그 자리에 왔다. 이번에는 너구리와 고양이 가 마주 보고 있다. 이 동네 터줏대감 누런 고양이다. 처음 이사 오던 날 10동 들어가는 길목 한가운데 드러누워 길을 막고 있던, 지나가려는 나를 고개만 까닥 든 채 훑어보던 놈이다. 마치 너 새 로 왔구나 하는 눈으로 한참을 보더니 귀찮다는 듯 어슬렁어슬렁 옆으로 비키던 녀석이 너구리를 보고 있다. 너구리도 가만히 고양 이를 바라본다. 싸울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지된 그림처럼 둘 이 서로를 바라보며 멈춰있다. ‘무슨 일이 생길까?’ 궁금한 마음 에 나도 멈춰 그들을 바라본다. 멈춤 셋, 바라보는 시선. 내려 보 는 달빛. 정적. 멈춤을 깬 것은 헤드라이트 불빛이었다. 천천히 좌회전해 들어오 는 차의 불빛에 멈춤의 순간은 깨지고 두 녀석은 주차된 차 사이로 사라졌다. 왠지 아쉬움이 생겼다. ‘뭘 기대했던 거니?’ 중요한 순간을 차가 방해한 것 같았다. 당연하게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자 동차를 뒤로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 바퀴를 다 돌기 전 단지 옆 공원 놀이터에서 다시 너구리를 만 났다. 단지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도 멈춰 바라본다. ‘왜? 뭐?’ 눈빛을 보낸다. 너구리는 움직이지 않는 다. 여전히 빤히 나를 바라본다. ‘내가 방해한 거 아니거든. 그리 고 여긴 내가 다니던 길이야.’ 당당히 걸음으로 길 쪽으로 접어드 니 너구리는 휙 돌아 쥐똥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그 뒤쪽 철조망 을 건너 산으로 올라갔으리라. ‘그래. 네가 비켜야지.’ 우쭐하고 있는 내 모습에 웃음이 났다. ‘이 동네가 내 거니?’ 자신이 어리 석게 보였다. 나도 잠시 이곳에 머무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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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부엌 창으로 본 너구리 네 마리가 떠올랐다. 새끼 두 마 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었다. 햇볕이 가장 따스하게 비추는 산자락 끝에 있는 그루터기에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었다. 햇빛이 가장 먼저 들고 종일 볕이 좋아 이 동네 고양이가 일광욕을 즐기는 자리 이다. 봄에는 까투리가 새끼를 데려오는, 종종 고라니가 먹이를 찾아 내 려오는, 새들이 숨어 놀며 열매를 찾는 그 자리에서 너구리 가족 도 볕을 즐기고 있었다. 좋은 시간을 방해할까 싶어 조용히 식구 들을 불러 모았다. 예민한 고라니와 달리 집 안 움직임에 상관없 이 볕을 즐기는 너구리 가족이었다. 온 가족이 창에 붙어 한참을 보고 있었다. 내 경계에 들어 온 낯선 존재를 친근하게 맞이하는 마음으로.

오늘 밤 만난 녀석은 그들 중 한 마리일까? 나머지 가족은 어디에 두고 홀로 나와 있었을까? 나나 그들이나 이곳을 함께 누릴 뿐이다. 누구의 자리가 아니라 우리의 자리이다. 그런데 종종 욕심을 낸다. 여긴 내 자리라고. 밤마다 너구리가 내려온다. 아니 이곳에 너구리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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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김하경

잠이 오지 않는 밤은 계속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끊이지 않는 고민으로 눈은 감기지 않는다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을 것 언제 끝날 줄 모르는 그런 불면의 밤의 연속을, 홀로 남겨진 암흑의 고통을 겪어 보았을 것

하지만 새벽은 반드시 온다 다시 날이 밝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을 묵묵히 견디어 낸다

다시 불면의 밤이 나를 찾아올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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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인사 음민서

매일 밤 나는 그곳에 있었다. 풀벌레 소리 가득한 고덕천에서. 처 음 걸을 때는 사람들 모습과 소리에 집중하게 되더니, 점차 귀뚜 라미, 여치, 개구리 울음소리, 흐르는 물소리, 바람 소리가 마 음에 닿았다. 나는 밤마다 흔들리는 풀들, 떠다니는 구름, 말갛 게 빛나는 달의 얼굴 속에서 내 모습을 만났다. 떠오르는 단어들 을 적으면 시가 되고 한참 걷다 보면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고는 했다. 하루는 밤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카톡 알림음이 울렸 다. 열린사회 선배들 방이었다. ​ ▶

부고

故 경은아님께서 ...... 무슨 소리지? 카톡 오류인가? 뭔가 잘못된 게 분명했다. 나는 눈을 씻고 다시 핸드폰 화면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카톡 창에 다른 선배들의 놀란 반응이 하나둘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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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겠지, 아닐 거야.’ 나는 성식 선배한테 전화를 걸었다. “이게 뭐예요?” “경 대표가 사고를 당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네?” “중환자실 갔다고 해서 회복하겠지 했는데......”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경은아 선배와 이렇게 이별하리라고는. 이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선배는 그렇 게 우리 곁을 황망하게 떠나갔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우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풀벌레들도 곁에서 목놓아 같이 울 어주었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아내와 엄마를 잃은 가족들 슬픔에 비할 수 있을까. 장례식장에서 나는 울지 않았다. 환하게 웃고 있는 선배 의 영정사진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가족들의 퉁 퉁 부은 눈을 보니 참기 어려웠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너 무나 큰 상실의 슬픔 앞에 선배와의 마지막 만남이 스쳐 지나갔 다. 방이동 선배 회사 뒷골목 국밥집에서 나는 선배를 만나 볼멘 소리를 했었다. “왜 저한테 대표하라고 하셨어요. 책임지세요. 능력도 없고 대책 이 없어요. 빨리 그만두기나 해야지.” 전임대표를 향한 내 원망 섞인 하소연에 선배는 웃으며 말했다. “야! 네가 뭘 했다고 어디서 그만둔다는 소리를 해! 아무것도 한 게 없으면서! 힘내, 내가 도와줄게.” 선배의 대차고 당당한 모습이 좋았다. 시민회 내 여성들의 역할 강화를 실현하고 앞으로는 새로운 세대가 새 모습으로 이끌어 가 야 한다고 했던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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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 그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나. 과연 난 후배들에게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선배가 되어가고 있을까? 선배처럼 후배들의 한숨과 투정을 받아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할 단단한 선배가 될 수 있을까. 아직 나의 길은 보이지 않는 것만 같다.

차기 공동대표 제안을 하던 날, 경 선배는 말했다. “민서는 시민회도 이해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잖아. 시민회에서 그 일들을 해갔으면 좋겠어. 더 이상 우리 단체를 규정짓고 한계 안에 가두려는 것에서 조금은 자율성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하고 싶은 걸 맘껏 펼쳐봤으면 해.” 공동대표 2년 차, 회원들과, 지역사회와 교류하며 더불어 살아가 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만들어 가야 하는 단체의 숙명을 이제 이해하겠다. 하지만 아직 내 목소리는 미약하고 걸음은 작다. 사 람들과 맞춰 걸어가고 싶다. 조금 늦더라도 여럿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은 걸음으로, 변화로.

얼마 전 사십구재를 맞이해 경 선배를 모신 산에 다녀왔다. 차 안 에서부터 먼 산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단풍과 파란 하늘을 보고 자 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마음이 짠했다. 아름다운 세상, 더는 선배 모습을 볼 수도, 일상을 나눌 수도 없었다. 선배의 부재가 갑자기 현실로 다가왔다. 그래도 평소 뵙기 힘든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남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날이었다, 오랜 단체 활동 중에 여러 이유로 조직을 떠나 한동안 만나지 못한 분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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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은아는 살아생전에도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는 걸 참 좋아했 는데, 덕분에 이렇게 우리가 모여서 뭔가를 나누네. 이제 보고 삽 시다.” 성식 선배가 말했고, 우리는 매년 이곳에 오기로 했다. 경은아 선 배가 정말 이곳으로 이끌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디에선가 바 람이 불었다. 분명히 경 선배는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 거다, 이런 믿음이 올라왔다. 그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믿음인지 모 르겠다.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협치, 자치 등 내년 예산삭감을 두고 매일 같이 쏟아내는 시민단체를 향한 날 선 공격과 불신의 언어들 속에 지역사회의 변화된 힘을 믿고, 우리의 연대를 믿고, 시민으로서 나 자신을 믿고 존중해야 한다.

“은아야, 주민자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열린사회가 대통령상 을 수상했다. 이 소식을 네가 들었으면 참 좋아했을 텐데. 너랑 같 이 받은 거야.”

환하게 웃고 있는 경은아 선배 사진 앞에 상장을 놓으며 규환 선배 가 말했다. ‘열린 공동체로 지향을 잊지 않고, 좋은 이웃으로서 연대하며 손 잡고 가겠습니다. 그 안에서 더 많은 후배가 올 수 있는 통로를 함 께 만들어 볼게요. 경 선배님 지켜봐 주세요.’ 나는 선배님께 조금 늦은 마음속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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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다시 고덕천을 걷고 있는데, 카톡 선물 유효기간 알림이 떴다. 경 선배가 보내준 커피 쿠폰이었다. 쿠폰 선물을 받으면 좋 은 기분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쓰기를 미루고 미루는 내게 경 선배 가 준 쿠폰은 네 개 남아있었다. 내 생일 때도, 시민회 운영위에서 뭔가 언짢아 보이는 일이 있던 날에도, 크리스마스 때에도, 특별 한 무슨 일이 없을 때도 선배는 쿠폰을 보내주었다. 선배한테 받은 건 또 있다. 키가 큰 내게 자신이 입던 큰 잠바를 주고, 아이들이 보던 책이랑 장난감, 밥상까지도. 줄 수 있는 건 참 많이도 주셨다. 글을 쓰다 보니 받은 것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그 중 최고는 나에 대한 응원과 믿음, 신뢰였다. 마을 회의 일로 마음고생 하던 나에게 선배는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준 사람이기도 했다. 이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 천천히 갚아가겠다. 선배의 뜨거 운 응원을 되새기며 단단한 걸음을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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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림 김명국(명품반찬 주인장)

멍~~때리기 해보셨는지요? 뭔가에 몰입하여 일을 하다, 멈추고 한숨을 돌리며 조용한 곳에서 하늘과 먼 곳을 보며 명상에 잠기어 정신이 나간 것처럼 넋을 잃고 한곳을 집중 주시하는 상태를 말합 니다. 흔히 열심히 일하고, 조용히 뇌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 명상과 호흡, 생각의 초기화를 해주는 것이 멍~때림입 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른 아침 적당히 머리가 비워져 있을 때, 먼 산을 바라보며 산~멍 때리기를 하면 왠지 모를 생동감을 갖고 산 에서 주는 정기를 받는 듯한 느낌에 자신감을 갖기도 합니다. 머 릿속을 비울 때와 채울 때를 잘 구분해야 뇌도 말랑말랑 탄력성이 생기지요.

어떤 분은 멍 때림을 하는 것을 보며 ‘바쁜데 무슨 한가롭게 뭔 그 런 짓이냐?’, ‘시간이 아깝다’, ‘그런 거 왜 하냐 궁상맞게’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물론 맞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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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멍 때림은? 바쁜 가운데 자기만의 충전을 위한 시간이 어야지 할 일을 남겨두고 하는 것은 게으름 일겁니다. 아니 한심 한 거지요. 제가 생각하고 싶은 멍~때림은 열심히 일하다가 잠시 휴식을 겸 한 ‘생각의 시간’, 잠시 휴대폰을 꺼둔 상태 같은 ‘정적의 시간’ 같은 겁니다. 이처럼 멍 때리기는 멍해 있는 뇌에 휴식을 줄 뿐 아 니라 자기의식을 다듬고 활동을 하는 기회가 되며 평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감이 나의 문제에 대해 ‘해결능력’을 주더라고 요. 하지만 멍한 상태 자체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준다고 생각해 선 안 됩니다. 문제에 대한 배경 지식과 그를 해결하려는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만 그 같은 달콤한 결실을 거둘 수 있습니다.

어젯밤은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도 떨어져 춥더라고요. 그래서 벽 난로에 불을 피우며, 활활 타오르고 이글거리는 불꽃을 보고 있으 니 내 안에 표출되지 못한 스트레스나 응어리가 타오르는 만족감 도 느꼈지요. 빨가면서도 까맣고 노란 불꽃을 보고 있자니 묘하게 차분해지며, 불속에 빨려 들어갈 듯한 느낌이 복잡한 머릿속을 깨끗하게 만들고, 맑게 느껴질 정도로 나를 정화시키더라고요. 거 기에 타닥타닥 참나무 장작 타는 소리가 제 뇌를 깨우는 느낌을 더 하니 불멍 때리기의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래전 MT나 캠핑 때나 불멍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 이서 멍 때릴 기회가 있어서 좋았어요. 멍때리는 것은 하늘만을 보는 것도 아니고, 물이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아닙니다. 불이 타는 것을 보면서 하는 멍 때림이 최고네요. 역시 불이 주는 의미가 남다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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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뇌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멍 때리기’가 필요 하고, 멍 때림은 준비된 상황이 아닙니다. 준비 없이 자연스럽게 혼자서 만들어지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멍 때려야지! 멍 때리면 효과가 있을 거야! 오늘은 꼭 멍 때릴 수 있을 거야!’하는 마음가짐은 좀 위험한 생각일 겁니다.

준비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준비되는 멍 때림이 있는 것입니 다. 멍 때림이 ‘정적인 모습’인거만 같지만, 멍 때림의 내면은 ‘동적인 모습’이며 단수가 아닌 복수입니다. 마치 겉은 조용해 보 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곳에서 움직임이 요동칠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저는 멍 때림의 환경을 자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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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대기 중의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엉기어 땅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이지윤

첨벙첨벙, 참방참방, 주룩주룩, 우비, 노랑장화, 무지개. 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 비오는 날이면 유난히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 일어나게 된다. 한여름의 따가운 햇살에 아우 더워, 가을의 높고 푸른 하늘에 자 주 하늘을 보고 미소 짓고, 겨울의 내리는 눈에 강아지 마냥 깡총 깡총 뛰며 좋아하고, 봄의 꽃가루에 걸레질하며 툴툴 거렸지만. 비에 대해서는 장화 신어야지, 우산 챙기고, 옷 젖었어 정도였지 좋다, 싫다하는 생각이 없었다. 요즘은 우산이 없어서 비를 맞아 야 하는 시간도, 비를 피하며 건물 한 켠에서 바라보는 시간도, 우 산을 쓰고 걸어가는 시간도, 거실에서 통 창문을 통해 비 오는걸 마냥 바라보는 시간들이 좋아졌다.

‘원래 그래’처럼 나는 단정 짓는 말들을 쓰지 않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는 때가 오는 게 아닌가.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없어’라는 말도 자주하게 된다. ‘너도 내 나이 되 어 봐라’라는 말에도 아무생각 없이 웃어 넘겼는데, 내가 그때가 되어보니 왜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러려니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들에 색이 입혀지고 의미가 생기 고 다르게 보이는 때가 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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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이런 건가? 단정 지어지는 것 없이 좋기만 하지도 않고 슬프기만 하지도 않고 우연히 되는 것도 있고 다채로 운 것들이 가득해지는 것이구나 싶다. 이런 다채로움이 점점 쌓여가고 있는 인생의 중반기인 지금의 나 는 아침에 눈을 뜰 때 ‘감사합니다, 오늘도 스마일’을 외치며 일 어난다. 미소는 덤으로 따라온다. 말 한마디, 생각의 차이가 많은 것들을 변화시킨다. 그런 에너지를 기반으로 단단하게 행복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과거가 있어 지금이 있고, 지금이 있어 미래가 있겠지.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 오늘도 나는,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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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랑방, 고덕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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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랑방 , 고덕천 이야기

강동 시민들의 고덕천 걷기와 시낭송의 밤

정미자

- 조기옥, 정미자, 최남주, 박성식, 박경숙, 음민서

치치포포 산책 일기

음민서

- 음민서, 김인경, 박성식

매일 아침, 고덕천 소식

문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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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시민들의

고덕천 걷기와 시낭송의 밤 정미자

송파구 풍납동에서 30여년을 넘게 살다가 강동구 둔촌동 으로 이사 온지 6년이 넘어가는 지점에 있어도 고덕천은 물리적 거리도, 마음의 거리도 먼 장소이기만 했다. 2020년 가을, 고덕천을 배경으로 한 사진전에 참여하면 서 이미 고덕천은 내 주변을 서성였지만 난 익숙한 성내천 으로 산책 및 운동코스를 잡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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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고덕천이 마음에 쑥 들어왔다. 답답한 마음에 ‘한줄기 소낙비라도 줄기차게 내렸으면...’하고 있는데, 강동시민협의회 동아리모임에서 음민서샘이 진행하는 함 께걷기 웹자보가 올라왔다. ‘걷다, 밤’ 두 단어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와 수다라도 떨 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고 싶어서였을까!‘걷자’는 내 영혼을 소 생시키는 단어였다.난 어느새 상일역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함께걷기’ 출발장소인 상일역 4번 출구에는 자녀들과 함께 나온 가정을 포함해 9명이 모였다. 성큼성큼 걷는 민서샘을 따라 9월말 초가을의 바람을 느끼며 걷는 고덕천은 답답한 마음을 걷어내기에 충분했다. 고덕천은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에서 발원해서 강동의 상일동과 고덕동을 거쳐 한강으로 합류하는 작은 하천이었는데 고 덕천을 살리려는 주민들이 열심히, 이렇게 멋진 산책길로 거듭나 게 했다고 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내내 웃음이 피어나고 치유가 일어나는 야밤의 고덕천걷기!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니 물리적 거리는 아 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가로등 불빛 아래 수레국화가 예 쁘게 피어있는 고덕천을 따라 걷고, 이어 한강으로 나가 흐르는 물위로 흔들리는 불빛을 보노라니 어느새 우리 모두는 시인이 되 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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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천 좋으니 조기옥

아이고 후덜덜 도가니가 후덜덜 시까지 쓰라니 마음이 쓰리네 고덕천 좋으니 바람도 좋구나 친구도 좋구나

고덕천의 속삭임 정미자

가을이 성큼 다가와 여행을 가자한다.

빨간 노오란 색색의 단풍으로 붉게 물들이며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삶의 무게 잠시 내려놓고 흐르는 물길따라 쉬엄쉬엄 여행을 가잔다. 74


가을밤 박성식

가을밤 걷다가 불빛을 보며 여행을 생각하네 저 불빛과 강물은 어디로 떠나는가? 우리의 인생도 가을로 떠나네

그냥 좋으다 최남주

흐르는 물위로 흔들리는 불빛 사르르 스치는 바람에 살랑거리는 내 마음 그냥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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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을산책 박경숙

함께 걸었다. 그녀와 그녀의 반려견까지.

그녀와 나는 이야기를 맞추고, 반려견은 우리와 발걸음을 맞추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거니, 멈추거니. 반려견과 우리는 발길과 눈빛을 맞추며 가을산책을 떠났다.

멀리 보이는 작은 집의 불빛 하나. 우리의 가을 산책을 반기는 등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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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여행 음민서

말이 말을 먹는다. 다른 달이 늦는다. 수척해진 얼굴로 너를 안는다. 감추어진 그늘을 걷어내고 너에게 달려가면 너는 나를 알아볼까. 검은 어둠은 우릴 보지 않아. 보고 싶은 얼굴을 가린 채 너무 늦은 안부를 묻는다.

붉은 달이 너를 달린다. 노란 달이 나를 멈춘다. 파란 달은 우릴 비춘다.

검은 어둠은 우릴 보지 않아. 보고싶은 얼굴을 가진 채 때 늦은 안부를 묻는 밤 이 불빛은 대답하지 않아. 이 가을은 대답하지 않아. 이 여행은 끝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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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포포 산책 일기 음민서

갑자기 비가 내렸다. 전날 부는 찬바람으로 든든하게 잠바를 입고 나왔건만, 비가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 한 터라 당황스러웠다. 재빨리 다시 집에 들어가 우산을 챙겨 나왔다. 혹시라도 산책 모 임을 취소하거나 미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 비를 피한다면 후 회할 것만 같았다. 영감을 만날 기회는 구체적 액션에서 온다. 나는 오늘을 기다려왔고, 내리는 비 또한 새로운 감각을,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비 오는 날의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고덕천의 얼굴을 이전에 만난 적 있다. 그때의 설렘이 떠올랐다. 그래, 오 늘을 놓칠 수는 없다, 다리에 힘주어 씩씩하게 걸었다. 깊숙한 곳 에서 자신감이 솟았다.

오늘의 참여자는 인경씨와 성식샘. 인경씨와는 이 주 만의 만남이었다. 따뜻한 음성과 부드러운 웃 음에 만나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곧이어 성식샘 이 도착했고, 우리의 산책이 시작되었다. 놀이터 에서 만난 인경씨와 함크에서 만난 성식샘,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언젠가 만나게 되길 바랐 는데, 오늘 두 사람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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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이야기가 많았다. 마침 비가 오는데 참여자도 적었고, 우산 쓰 고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가 정답게 느껴져 재미도, 멋도 있었 다. 우리는 가족합창단 화모니가 얼마나 의미 있는 활동인지에 대 해, 은방울작업실의 요즘 근황에 관해, 성식샘과 내가 닮은 성향 과 기질을 지닌 것에 대해, 인경씨가 요즘 참가하는 식집사 모임 이야기와 동네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새 물레방아 있는 곳에 도착해 인증사진을 한 장 찍고 흐르는 물 구경을 잠시 하다 방향을 돌렸다. 비만 내리지 않았다면 한강 야경을 보러 나섰을 것이다. 아쉽지만, 전망대는 다음에 가기로 하고 반대편 길로 걸어 상일역으로 돌아왔다. 고덕천에서 우리가 보낸 시간은 한 시간 정도였다. 마침 그냥 헤 어지기 아쉬웠는데, 성식샘이 어제 내 생일인 기념으로 차를 사주 신다고 하여 따뜻한 차를 들고 아르테온 아파트 길을 걸었다. 산 책 끝난 걸 알고 비도 돌아갔나보다. 어느새 비는 멈춰있었다. 우 산을 접고 맑고 촉촉한 밤공기를 느끼며 기분 좋게 걸었다.

상일동에 사는 우리 세 사람은 이제 고덕유치원 사거리까지 가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면 되었다. 그곳에서 헤어지기 전, 5분 시 쓰기 시간을 가졌다. 사실 오늘 산책 모임의 주최자로서, 내 산책 의 최종 목적은 여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는 산책 후 글쓰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산책은 시 쓰는 몸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의식이라고나 할까. 시 쓰고 낭송하는 미션을 완성해야 오늘 모임의 진정한 목적을 달성 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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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시간은 5분, 이제부터 핸드폰을 꺼내 자유롭게 쓰세요.” 그것이 시든, 아니든 상관없다. 몸에서 나온 그 언어를 잡아 쓰는 것이 목적이었다. 정해진 시간동안, 인경씨와 나는 시를 쓰고 성 식샘은 화모니 버스킹 웹자보를 완성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인 경씨가 먼저 발표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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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걸었을 뿐인데 김인경

그냥 걸었을 뿐인데 세계들을 통과하며 느끼는 새로움을 느낀다

그냥 걸었을 뿐인데 흩어져 있던 내 몸의 감각들을 불러 모았다.

그냥 걸었을 뿐인데 발끝에서부터 내 몸이 보내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냥 걸었을 뿐인데 내 중심에 있는 근원적 나를 마주한다.

그냥 걸었을 뿐인데 살아있음 그리고 내일을 또 살아낼 힘을 얻는다.

들려오는 단어 하나하나가 울림이 있었다. 인경씨 시를 통해 산책 의 퍼즐이 완성된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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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기차 음민서

찬바람 한 칸 비바람 한 칸 싣고

심호흡하고 나면 기차가 달린다

치치포포 치치포포

폭포 있는 곳에서 잠시 숨 돌리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너구리 오소리 고양이 귀뚜라미

보고 싶은 친구 싣고 달린다 오늘의 산책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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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시를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찍고 세워주는 것을 즐겨 해주시는 성식샘, 성식샘이 낭송해주신 시는 루쉰의 고향이 었다.

고향 루쉰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말미에 성식샘은 ‘우리가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오늘 우리의 산책은 어떤 길을 만든 것일까. 보고 싶은 친구를 만나고, 살아갈 힘을 얻은 오늘 우리의 발걸음. 이 걸음을 멈추지 말고 걷자, 그리하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인경씨가 카톡으로 산책 후기 글을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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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운동화

김인경

저녁 9시 고덕천 산책길에 가을비가 시원하게 내린다. ‘이 시간에 얼마 만에 나오나.’ 공기부터 상쾌하다.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재즈 베이스 둥둥 튕기는 소 리를 들으며 내가 신나게 연주할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을 해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내 발은 고덕천으로 이끌려 갔다. 빗길을 한 시간 걸으니 새로 산 운동화가 점점 시원해진다. 발뒤꿈치와 운동화가 서로 부딪히며 언제까지 걸을 거냐고 아우성이다. 어느샌가 도착한 분기점에서 나 혼자라면 올 수 없는 곳에 도달한 사실을 깨닫곤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여기까지 와보다니!’ 다시 돌아가는 길은 그 뿌듯함으로 다리로부터 오는 sos를 달래가며 단숨에 도착했다. 집에 가는 길에 젖은 운동화의 느낌을 찾아 기억을 더듬어 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신은 빨간색 단화가 떠오른다. ‘신발이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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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신발은 젖었지만 내 얼굴은 웃고 있었다. 비가 올 때 웅덩이 지지않은 곳을 피해 걸어왔고 비에 젖지 않으면 다 행으로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신발이 홀딱 젖으면 느낄 수 있는 역설적 해방감과 내려놓음의 가벼움을 잊고 산 것 같 다. 젖은 운동화는 나를 어디로 데려갔다 온 것일까? 내가 내 발을 고덕천에 데려갔지만, 또 다른 길을 산책하고 온 느 낌이다.

오늘의 산책, 성공이다. 오늘밤 산책 기차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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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고덕천 소식 문영란

고덕천을 아시나요? 고덕천은 하남시 초이동에서 시작되어 상일동, 강일동, 고덕동을 통과하여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랍니다. 옛적에는 게가 많아 ‘게내’로 불리기도 했지요. 지금의 고덕천은 1980년대 콘크 리트 호로 된 직강하천으로 조성되었다가 2015년 생태하천으로 복원되었다고 하네요. 강동구에는 주민, 소모임, 시민단체가 모 여 새, 나무, 꽃, 물고기, 사람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고덕천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모임 ‘고덕천을 지키는 사 람들’(이하 고덕천사)이 있답니다. 고덕천사 문영란이 들려주는 고덕천 소식, 11월 이야기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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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꼭두서니가 군락을 이루고 있던 고덕천 제방 사면을 면도하듯 제 초를 했습니다. 그래서 고덕천에서 만나야 할 꼭두서니 열매를 다 른 곳에서 만났습니다.

요즘 제가 가장 무겁게 받았고 화두처럼 안고 있는 질문은 왜 고덕 천이 생태적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하천이냐는 것입니다. 고 덕천의 끝자락은 조성 계획 단계에서부터 생태 기능 구역으로 되 어 있었지만, 주변이 개발되면서 이용공간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고덕천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에 변화가 없으면 하천이 가졌던 생태적 기능이 떨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우리가 아닌 미래세대가 고스란히 안게 되겠지요. 우리는 자연을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쓰 면서도 우리 가까이에 있는 자연이 훼손되는 것에는 눈을 감고 있 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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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이른 봄에 만날 수 있었던 애기 똥풀인데 초록 잎으로 겨울을 나려는가 봅니다. 누렇게 시든 풀이 보여야 하는 자리에 봄이 온 듯 초록색이 가득입니다. 새 로 난 쑥도 가득하고 냉이꽃이 보이기도 합니다. 식물을 보고 계절을 말할 수 없는 혼란기가 온 것 같습니다.

11월 12일 올겨울도 소리쟁이를 고덕천에서 많이 만날 수 있네요! 옛날에는 소리쟁이를 여러 용 도로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산림경제라는 책에 ‘소 무릎 뼈 푹 곤 국물에 모시조개, 소리쟁이, 마늘을 넣고 끓이 면 부드럽고 매끄러운 맛이 일품이다.’라고 소리쟁이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채소가 귀하던 옛날에는 겨울 동안 소리쟁이를 움 속에 심어두고 싹을 수시로 베어 국을 끓여 먹었고 한방에선 약재로도 사용한다 고 합니다. 소리쟁이로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는데 소리쟁이 차를 맛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흔하게 볼 수 있지만 깨끗한 곳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남겨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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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지난주 고덕천 어류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붕어 피라미 등 잉어과 어류가 우점종이었습니다. 미꾸라지는 보 이는 것마다 어른 손바닥 길이만큼 크더군요. 물이 맑아 발소리에 놀란 붕어가 흙 속에 머리만 묻고 가만히 있는 것이 보여 족대로 줍다시피 잡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물속에 쓰레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 씬 많더군요.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사용한 전설 줄, 나무판, 그리고 과자봉지, 종이 컵, 음료수 캔 등이 펄조개와 같이 땅에 묻혀 있었습니다. 그런 플라스틱과 비닐들이 광분해 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고 하 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을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일주일에 카드 한 장 정도의 양으로 섭취하고 있 다고 합니다. 얼마 전 섬에 다녀온 어떤 분이 지금 쓰레기 줄이기와 관련된 시민 운동이 절실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쓰레기 문제,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의 삶을 얼마 전 섬에 다녀온 어떤 분이 지금 쓰레기 줄이기와 관련된 시민 운동이 절실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쓰레기 문제,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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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지금 고덕천에서 볼 수 있는 꽃은 코스모스와 노랑 코스모스 그리 고 루드베키아입니다. 예전 같으면 벌써 꽃이 져야 할 시기인데도 피어 있더군요.모두 외래종입니다. 고덕천이 꽃밭으로 탈바꿈하 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꽃밭으로 변한 고덕천이 예쁘다고 칭찬을 하는 사이에 동식물들을 위해 생태 존으로 관리되던 곳까지 내년 에는 꽃밭으로 변신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가 루드베키아를 가리키며 무 슨 꽃인지 묻는 것을 들었습니다. 엄마는 망설임 없이 ‘해바라기 꽃이야’라고 하더군요.아이는 하천은 루드베키아가 자라는 곳이 라고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전국의 많은 하천변에 루드베키아 꽃밭이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군요. 고덕천에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더 필요한 것 이 많겠지만 조금만 양보해서 자연이 숨 쉴 수 있는 공간도 보전되 었으면 좋겠습니다.

11월 18일 고덕천에 겨울 철새인 대백로가 왔네요. 지난겨울부터 보이더니 고덕천이 먹이 활동을 할 만한 공간이라고 점 찍었나 봅니다. 고덕천에서 볼 수 있는 왜가리과가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 대 백로 등 네 종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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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 년 전에는 해오라기도 왔었 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더군요. 혹시 요즈음 고덕천에서 해오라 기 보신 분, 계실까요?

11월 23일 양버들 나뭇가지 사이에서 본 비 닐 반 나뭇가지 반으로 만들어진 새 둥지입니다.아마도 비둘기 종 류가 지은 둥지인 것 같은데 나뭇 가지보다 비닐을 더 구하기 쉬웠 을까요? 이제 지구에 있는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플라스틱을 먹고 마시고 있나 봅니다

11월 26일 고덕천에 가장 많이 보이는 새가 참새인 것 같습니다. 씨앗이 익을 무렵에는 무리 지어 나무에 앉으면 열매가 달린 것처 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풀베기 전에는 풀숲 사이로 시끄러울 정도로 재재거리며 날았는데 요즘은 땅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은신처가 사라져서 그런지 조금은 조용해진 것 같습니다. 사진 속에 참새는 몇 마리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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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어린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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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어린이작가 꿈틀책 만들기

날 잊지 말아줘

공슬미

구름이 하늘이의 모험

김시은

영원한 황금밧줄

김현아

먼지나라 청소나라

박하린

꿈이란 것은

이예음

오늘의 마법사 세계와 신비한 아이,카마

이하연

굴러가는 색깔

이정우

루시의 마법캠프

임하영

마녀샬롯

조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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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어린이작가 꿈틀책만들기

작은도서관 함께크는우리에서 강동구에 살고 있는 4·5학년 친구들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꿈, 학교 친구들과 관계, 마법세계, 청소이야기, 환경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 림을 그렸습니다. 참가자 모두 작가가 되어서 그림책과 동화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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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낙서를 많이 해요~ 제 글과 그림으로 책을 낸 게 믿어지지 않아요.^^ 고덕초 5학년 공슬미

친구들과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 5학년 소녀입니다. BigHit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방탄소년단을 좋아합니다. 평소에 낙서를 많이 하는데 이렇게 제 글과 그림으로 책 을 낸다는 게 처음에는 상상이 안 됐습니다. 그냥 엄마가 한번 도전해 보라 하셔서 참여했는데, 이렇게 뿌듯할 수 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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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푸름이가 하늘나라로 갈 때 너무 슬펐어요. 천호초 5학년 김시은

제가 키우던 별이와 푸름이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썼습 니다. 햄스터를 키웠는데 모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별 이와 푸름이가 내가 알 수 없는 세상을 마음껏 다니는 상 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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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지내면서 갈등도 겪지만 결국은 다시 진정한 친구가 될 거예요.~ 묘곡초 4학년 김현아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갈등도 겪지만 결국은 다시 진정 한 친구가 되기를 언제나 희망합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운동선수가 되고 싶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표현해서 멋진 글을 써내는 작가도 되고 싶습니 다. 꿈을 이루어 모두에게 큰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루하루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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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하는 청소가 좋아요.^^

대명초 5학년 박하린

저는 노래 듣기와 목요일마다 친구들과 청소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학교가 끝난 뒤 매주 목요일마다 같은 반 친구 3명과 청 소를 하고 가는데, 목요일이 기다려질 정도로 재밌고 웃 을 수 있어서 ‘청소’라는 주제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장래 희망에 대해 생각하고 찾아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에게 맞는 꿈을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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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책으로 써보고 싶었어요.~ 고덕초 5학년 이예음

평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책으로 써보고 싶었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렇게 제가 상상한 이야기를 책 으로 만들 기회가 생기니 너무 기쁩니다.책을 만드는 과 정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 또한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발전 해서 나중에는 유명한 작가도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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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신비롭고 상상 속에 있는 마법사 세상을 쓰고 싶어요~ 명일초 4학년 이하연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신비롭고 상상 속에 있 는 마법사 세상을 쓰고 싶어서였습니다. 요즘 상상하기 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책 읽기, 그림 스케치하기, 조립해서 만들기,음식 만들기이고,좋아하는 음식은 부드러운 망 고, 복숭아, 미역국, 마카롱, 된장찌개입니다. 장래 희망은 파티셰, 화가, 발레리나, 영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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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서!!

강명초 4학년 이정우

저는 게임을 좋아하고 운동선수가 꿈입니다. 책을 보고 독자들이 지구온난화가 심해진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지구를 위해서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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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들을 그대로 책으로 옮겼어요~

대명초 5학년 임하영

제가 좋아하는 것은 피아노 치기와 자전거 타기, 친구와 놀기입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마법사에 관심이 있고, 저도 한 번 마법 캠프에 가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 은 것들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 글을 썼습니다. 장래 희망은 경찰, 가수, 배우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그림 그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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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전하는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어요~

대명초 5학년 조서혜

판타지 이야기와 캐릭터 상상하는 걸 좋아하고 또래 친 구들은 일찍 질려버린 마녀와 마법사를 아직도 좋아합니 다.노래를 통해 많은 사람이 웃고 울며 즐거워하고 희망 을 얻기도 하는 다양한 매력에 반해 2학년 겨울부터 가수 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힘든 상황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 을 전하는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뮤지션이 되 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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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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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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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모저모

강동민주시민교육

無PD

강동시민협의회

박성식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전시회

이은진

강동생활문화 ‘창’

김수현

그림책스케치 두 번째 이야기

김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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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강동민주시민교육 無PD

민주시민교육은 주체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우 리나라보다 먼저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한 미국, 영국, 프랑스는 시 민교육이라고 하며 독일은 정치교육, 일본은 공민교육이라는 개 념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민주적 가치와 지식, 능력 등을 체계를 갖 고 지속된 함양을 하는 학습을 말하며 건전한 민주주의 발전에 기 여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시민교육은 유일하거나 전형된 모델이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자기 삶의 현장(지역, 국가 등)에서 진정한 주권자가 되는 시민성 함양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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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강동구에서도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모여 강동구 민주시민교육 에 대한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집담회를 시작으 로 여러 차례 회의와 교육을 진행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친 후, 11월 18일에는 강동구청 대강당에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포럼을 했다. 서울특별시 강동구 민 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한 김남현 강동구의원의 축사 를 시작으로 강동구청 교육지원과 평생교육팀의 민주시민교육 현 황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 이후로는 지역리더십센터 함께이룸의 조재학 대표의 강연과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숙의와 토론을 진행하였다. 민주시민교육은 특정 지역에 적합한 창의적 모델을 참여하는 주체 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방성을 띄며 한 쪽으로 수 용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가 시민성을 지닌 시민으로 주체화 되어가는 참여형 학습이 되어야한다. 또한 지역을 관장하는 행정 의 정치철학과 통합적인 관점 및 리더십, 구의회의 정책 관리 능 력과 더불어 주민 참여 역량, 민관협력 및 민민협력, 주민들의 건 강한 시민의식과 경제, 사회 기반이 민주시민교육을 잘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시민교육은 참여하는 지역 주민의 초기 구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관련 기관과 지역 주민들이 전략적 파트 너가 될 때 강동구 민주시민교육이 건강하고 이상적인 지역 모델 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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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성을 지닌 열린 사람으로 주민들이 생활하고 지역 내 현안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 민주시 민교육을 통한 가장 좋은 방향성 중 하나라고 본다. 강동구 민주 시민교육의 힘찬 시작과 함께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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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강동시민협의회 박성식

창립식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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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깅


걷기줍기

시민사회 강동포럼

나도시민 인증샷 공동체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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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운영진 선발

희망카드 만들기

동네산타 활동 116

온라인 송년회


2021, 강동시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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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여성자갈자갈 전시회 이은진

신나는여성자갈자갈을 아시나요?

2017년 11월, 6명의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신명 나게 해내 는 ‘신나는 여성’이 되기로 결심하며 만든 여성주의 문화창작그룹 입니다. 자갈자갈은 여럿이 모여 나직한 목소리로 지껄이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강가에서 들리는 자갈들 의 소리가 연상되기도 하죠. 하나의 소리는 작지만, 그 소리가 모 여 나지막하게 재잘재잘 퍼져나가는 자갈들의 소리처럼 신나는여 성자갈자갈은 하나하나의 목소리를 소중히 모아 여럿이 함께 나직 한 목소리로 우리의 이야기를 마을에 전합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시기에도 자갈자갈은 나직한 울림 으로 마을 문을 두드렸답니다. 11월 1일에서 14일까지는 신나는 여성자갈자갈의 그림동아리 「…그리고」의 정시전시 ‘시선’ 전으 로, 15일부터 30일까지 연합동아리 전시회 ‘신나는 여성’ 전으로 천호마을활력소 마을기록관에서 강동구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코로나에도 끄떡없이 함께 그리고, 공부하고, 쓰고, 만들며, 만물 이 평등하다는 목소리를 높여 온 그들의 결과물을 볼 수 있었던 전 시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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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展

참여작가 노란비옷, 린, 상림, 소영, 은진

신나는 여성展 참여동아리 그리고 펼치는 <…그리고> 성평등정책을 만드는 <젠더거버넌스> 공부하고 퍼뜨리는 <한발더> 글 쓰고 묶는 <몽실몽실> 만들고 이야기하는 <사락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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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생활문화 ‘창’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김수현

우리 마음 속엔 창이 있다. 그 창을 열고 나갈지 그대로 머무를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우리 동네는 안전하고 좋은 동네지! 공기 좋은 서울의 끝, 서울 시골이지! 어린 시절 살았던 강동구는 나에게 잘 변하지 않는 그 저 편안한 곳이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며 결혼을 하고 8년 동안 다른 구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삶의 터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 학교 때문에 강동구로 돌아오면서 나에게 강동구는 아파트가 재개발을 하고 새로운 건물들도 들어서지만 거리는 예전 모습 그대로 늘 변함없는 곳이었다. 결혼해서 다들 다른 삶을 살고 있었던 친구 두 명이 아이 학교를 강동구에 보내게 되어 강동구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학창시절 그 림 그리길 좋아했던 친구들이 같은 구에 둥지를 틀면서 자주 보게 되었고 아이 커가는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도 우린 늘 ‘그림 그리고 싶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그림을 그리자!’는 마음에 소소하게 ‘드림아트’라 는 생활문화예술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게 되면서 생활문화에 대 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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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강동구의 정책 중 문화예술사업인 ‘2020년 생활문화프 로듀서 양성과정’에 참여하였고 ‘2020 강동생활문화페스티벌’ 에 전시를 기획하면서 주변에 활동하시는 생활문화예술인들을 만 나고 문화예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많은 강동구에 숨어 있는 예술가와 함께 소통하고 문화예술을 같이 즐기며 배우 는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강동구’가 되는데 매개체 역할을 하 고 싶다는 작은 목표가 생겼다.

2021년 강동구에서 민관협치 제안사업 공모로 당선된 ‘마을이 갤 러리가 되고 주민이 도슨트가 되는 반짝반짝 구천면로’ 사업을 진 행하는 협치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강동구에서 구천면로는 예부터 서울과 지방을 이어온 가 장 역사 깊은 오래된 길이다. 현재 강동구는 이곳을 ‘걷고 싶은 거 리’로 조성하는 강동형 도시재생사업이 한창 진행 중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낸 따뜻한 문화예술거리로 만들고자 한다.

특히, 구천면로에 들어서 있는 ‘사회적 경제 혁신공간’은 현재 6 개 문화, 공동체 공간이 운영 중으로 사회적경제기업, 중소 상공 인 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사회적 가치를 발굴하는 곳으로 만 들어졌다. 구천면로는 강동구에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취약한 지 역으로 삶의 만족도 역시 매우 낮은 지역이다. 구천면로에 위치한 브랜드샵, 생활예술공간, 마을 북카페, 상점 등 여러 공간을 연계 해 전시할 수 있는 작은 갤러리로 활용, 예술작품 감상과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걷기 좋은 거리로 만들고자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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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구천면로는 예술작품 전시를 통해 구천면로 인근 주민 문화생활의 질 향상, 주택가 환경정비를 통한 마을갤러리 전시 공 간 구축, 주민 도슨트 양성을 통해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을 가지고 추진하였다. 반짝반짝 구천면로는 소소한 문화생활의 의미를 담으면서 구천면로의 주민들이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예술 활동을 향유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구천면로를 더욱 알리는 준비과정의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로 전시와 예술교 육, 아트토크, 도슨트양성교육으로 구성하여 진행했다.

예술관련 활동으로는 아트클래스를 열어 화회그리기, 정크아트, 백드럽페인팅, 인물드로잉, 캘리커스텀, LED조명만들기 등 강동 구민이 예술관련 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힐링의 시간을 가지 게 되었다.

아트토크는 참여 작가 중 두 분을 모셔서 작품세계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작품을 통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으로 진행 되었다. 도슨트 양성과정은 구천면로 예술알리미로 강동구 내 미술전공자 나 관심자를 모집해서 구천면로의 예술작품을 설명해주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반짝반짝구천면로 전시와 참여형예술활동, 아트토크는 구천면로 에서 10월~12월까지 진행된다. 아카이빙 전시는 반짝반짝구천면 로 사업 하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갤러리’, ‘구천면로에서 소소한 문화생활’ 활동의 진행 내역 사진과 서면, 자료들을 모아 정리하 여 사업종료 시점인 12월 중에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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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강동구 지역사회혁신계획의 실행 사업인 ‘반짝반짝 구천면 로’는 시작부터 코로나19의 어려움도 있었고 업체선정을 위한 입 찰공고에서부터 예술관련 활동 모집의 홍보와 홍보기간의 부족이 라는 문제를 떠안으며 진행되었다. 민간협치위원들이 기획과 홍 보, 교육에 이르기까지 애정을 가지고 진행되었지만 수익성을 기 반으로 한 외부업체를 선정해서 실행하다보니 형식적인 행사로 그 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렇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다행 이었고, 빡빡한 현실에서 쉬어갈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을 마련해주 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강동구 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이 지속되길 바란다. 문화에술사업이 1회성 에 그치는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외부업 체가 아닌 강동구의 생활문화예술인들과 만들어가고 발전시켜나 가야 한다. ‘반짝반짝 구천면로’ 협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강동구 주민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심코 구 천면로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작품전시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작품 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 버스를 기다리며 건물 옆에 서 있는 작품 을 감상하는 사람들, 작품을 보며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가는 사 람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다. 예술교육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이 만들어가는 작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하는 모습과 완성된 자기작품에 애정과 만족 도가 높은 모습을 보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동구 생활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다면 우리가 살 고 있는 터에 살아 숨 쉬는 문화예술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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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생활문화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좀 더 발전하는 생활문화 활성 화 방안을 모색하는 의견을 나누며 생활문화 예술인들이 함께 나 아갈 수 있도록 ‘강동생활문화네트워크 창’을 만들어 작게나마 목 소리를 내보려 한다. 그 시작으로 2021년 생활문화예술동아리 작 품을 모아 복합문화공간인 천호활력소 전시실에서 12월1일부터 12월25일까지 전시를 한다. 12월9일 생활문화예술인들과 ‘강동 생활문화네트워크 창’ 공유회를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면서 강 동생활문화네트워크의 신호탄을 울렸다.

앞으로 발전하는 강동구에서 ‘강동생활문화네트워크 창(窓)’의 역할은 삶을 위한 생활문화예술로써 강동구 생활문화예술가들과 작은 전시, 공연, 강연 등으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생활문화 예술인들에게 열려있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 항상 만나는 일 상의 길 소확행을 찾아 숨어 있는 생활주변에서 문화생활을 향유 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강동생활문화네트워크 창(窓)’이 되었 으면 한다. 한 해 한 해 작은 울림이 앞으로 큰 파장이 되도록 ‘강동생활문화 네트워크 창(窓)’이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오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소소한 행복을 함 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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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스케치 두 번째 이야기 내가 만든 그림책 김애경 (웃는책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동아리 ‘그림책 스케치’는 2018년에 그림책에 관심 있는 이들이 작은 도서관 웃는책에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자유로운 활동을 하며 시작했다. 그러다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늘 어나고, 함께 의기투합하면서 전문가의 도움 없이 하나하나 배워 가며 서툴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막연하지만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했다. 1년을 넘는 시간 동안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쓰고, 썸네일 을 만들고, 더미북을 만들어보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그렇 게 수정하고 덧붙여가며 한 칸 한 칸 채워나갔다. 우리가 쓰고 우 리가 그림을 그려 직접 편집한 6권의 그림책이 2019년에 처음 만 들어졌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코로나로 전시회 오프닝도 출판기념회도 하 지 못했고, 모여서 축하할 수도 없었다. 모임 또한 할 엄두도 내 지 못했다. 그렇게 1차 내가 만든 그림책 활동이 아쉽게 지나갔 다. 하지만 한 번 그림책을 만들어 본 경험은 역시나 우리를 성장 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코로나로 자유롭게 모 일 수는 없었지만, 온라인을 통해 화면 너머로 만나고, 그림책을 만들며 아쉽게 생각되던 그림을 배우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구상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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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그림책 2기’는 시작에서부터 ‘관계’라는 주제로 정하 고 진행했다. 내가 만든 그림책에는 각자가 가진 관계 속에서 만 들어진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천해 조영아가 만든 ‘나도 모르게’라는 환경에 대한 고민을 아이 와 함께 풀어가고 있다. 정연욱의 ‘나는 너, 너는 나’는 육아를 하 는 엄마의 애환과 희망을 담고 있다, 길희숙의 ‘부부’는 부부라는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홍수진의 ‘어느 날 허락도 없이’는 귀여운 풍선 캐릭터를 통해 티격태격하 지만 소중한 형제 관계를 그리고 있다. 김애경의 ‘마당에 서서’는 병 투병 중이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추억이 담긴 시골집을 그려 냈다. 박소영의 ’기억의 냄새‘는 치매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그려냈다. 이 그림책들은 ‘작은도서관 웃는책’에 상설 전시되고 있고, 자세 히 읽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바코드를 달아 대출할 수 있게 했 다. 또한, 천호 마을 활력소에서는 ‘강동생활문화 네트워크 마을 공유회 창’으로 전시를 하고 있다. 그 후 마을 기록관에서도 상설 전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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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를 둘러싼 여러 관계를 고찰하고 내 속에 담긴 이야기를 책에 담아보고자 했던 프로젝트 ‘내가 만든 그림책’ 2기는 어려운 코로나 시기를 우리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나를 찾기 위해 고민하 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 되었는지 알게 했다. 나 혼자라면 할 수 없었던 일이 여럿이 함께하니 가능했다. 그림책을 만들며 나누었던 많은 고민은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닌 우리의 고민이 되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서서히 실체가 되 어 그림책 형태를 갖추었다.

처음 기획안의 빈칸을 보며 아득하기만 했던 일들이 블록의 한 칸 한 칸을 쌓아 올리듯 실체가 생겨나는 신기한 과정을 겪었다. 그 림을 그리며 아쉬운 부분은 ’우리도 그리고 놀자‘라는 프로젝트로 그림의 여러 소재와 기법을 배웠다. 편집할 때 어려웠던 그래픽 부분은 ‘우리도 컴퓨터로 그리자’라는 프로젝트로 배우고 보강하 며, 함께 성장해 나아갔다. 몇 번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모두가 프 로처럼 할 수는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배워 하나씩 쌓아나 가는 시간은 확실히 우리의 성장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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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시작한 이들이 모두 그림책을 완성해 내지는 못했지만, 완성 해 출판한 이들을 보며 희망을 보고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우리 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더 많이 이들이 어울려 다음 동아리 활동을 함께 준비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싸워가며 함께 해 보자 한다. 그래 서 우리의 이야기는 끝은 없다. 그림책 스케치는 내년 2022년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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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후기

2021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였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가며 마을담은 짜임새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글쓰기 교육, 온오프를 병행한 기획회의를 하며 주민들의 다 양한 소식과 활동을 묶어내며 내실을 채웠지요. 2021년 마을담의 큰 성과는 다양한 마을주민들이 더 많이 마을잡 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의 글과 그림을 애정 있게 담는 성의를 보여주신 점입니다. 상반기에는 마을담 특별강좌로 에세이 글쓰 기와 취재·인터뷰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자신의 글을 소개하는 시간에 모두 쑥스러움이 가득 찼지만, 합평을 통해 차츰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며, 따스한 글을 통해 이웃의 모습까지 살 피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자신의 글에 어울리는 사진을 직접 찍은 후 선택하고, 일러스트까 지 손수 그려 넣으며 마을잡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구성에 더욱 정성을 쏟았습니다. 마을담은 늘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합니다. 상반기에 나온 마을담 7호에는 지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 울려 사는 세상에 대한 희망, 직접 장애를 딛고 꿋꿋하게 삶을 개 척해나가고 있는 이웃의 모습, 반려동물의 동물권까지 배려하여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기획기사를 다루었습니다. 이 기획 과 내용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서울 시 전역에 사례발표를 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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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8호에는 더 따뜻하고 의리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겨있 습니다. 오래된 가게에서 만난 이웃, 정 넘치는 시장 사람의 이야 기를 담아 소소한 주민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갇혀 있는 마을담 독자 어린이를 위해 ‘마을담 집콕백 일장’을 열어 다양한 작품의 응모를 받고 마을담에 함께 담았습니 다. 연필을 쥘 수 있는 나이의 어린이부터, 마을잡지가 좋아 관심 을 기울이는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잡지가 마을 담입니다. 마을담의 성장과 더불어 마을담 식구들의 마음과 역량도 쑥쑥 자 라나고 있습니다.

마을 예술 활동이 정말 좋아 긴 다리로 성큼성큼 동분서주 다니면 서 사람과 예술 활동을 엮어내는 민서, 따스한 바람처럼 스며들 며 늘 꿋꿋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에너자이저 성식, 자신만의 세심 한 시선으로 마을담 1호부터 8호까지 알차게 일러스트를 담당하 고 있는 은진, 묵직한 성실함으로 늘 그 자리에 믿음직하게 있는 명한, 마을의 능력 있는 디자이너로 2021년부터 마을담에 합류해 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소영.이들과 함께 웃고, 고민하고 소소한 마을잡지를 만드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특히 마을담 잡지에 자신의 이야기, 활동하는 단체에 대한 소식, 따뜻한 이웃의 소식까지 알려주시는 우리 마을담 전 회원들께 감 사드립니다. 함께해서 정말 고맙습니다.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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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연대로 마을담을 만들고 있는 운영진 음민서, 박경숙, 이은진, 유명한, 박소영, 박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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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활동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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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원고모집

원고 형식

인물인터뷰 자유에세이 시(동시) 독후감 그림 사진

원고 분량

(글) A4 1매~1.5매 글자크기 10포인트 줄 간격 160% (그림, 사진) 자유롭게 제출

참여 대상

강동구 주민 누구나 어린이, 청소년의 작품도 환영합니다

연락처

010-6240-2079 kitayama47@naver.com

마을담은 강동구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마을잡지로 5년간 꾸준하게 발간하고 있습니다. 강동구 주민이면 누구나 마을담 회원으로 함께 참여가 가능합니다. 함께 글쓰기 수업도 듣고, 써 온 글을 함께 합평하고 다듬은 후 잡지에 싣습니다. 마을담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지원으로 발행됩니다. 2021년에는 마을담 7호와 8호가 발행되었습니다. 2022년에도 좀 더 알찬 콘텐츠를 쌓아가는 마을담이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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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사람들의 마을잡지 8호

마을담 8호 펴낸곳

마을담

발행일

2021년 12월 01일

기획

강동 마을담 편집위원회

편집장

박경숙

디자인

일상사

일러스트

이은진

후원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장소제공

함께크는우리 작은도서관, 강일활력소, 은방울작업실

마을미디어 8호와 함께 한 이들 김나현 김명국 김수현 김인경 김애경 김지선 김하경 나성재 문영란 박경숙 박성식 박소영 유명한 윤정현 음민서 이미옥 이은진 이지윤 임규완 정미자 조기옥 최남주 어린이 공슬미 김시은 김현아 박하린 이예음 이정우 이하연 임하영 조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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