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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사람들의 마을잡지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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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사람들의 마을잡지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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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 이웃의 발견 8
지역과 청년 청년이 바라보는 강동, 삶의 이야기 박경숙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운전 연수 공원 근처에 산다는 것
무·우·책(무조건 우선 책 읽기) 결성기
나의 몸에게 가장 당황했던 일 알고리즘에 대항하는 방식으로서의 독서
나를 움직인 한마디
‘Check in & Check out’ 없는 전원의 맛
서유정 서경선 홍승영 햄 엄자영 송재우 음민서 김명국
26 30 34 40 44 50 56 62
마을담 ‘야단법석 백일장’ 66
마을담 야단법석 백일장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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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
돌멩이국 마을잔치
열린탐방단, 우리동네 투어길 찾기 함께크는우리 책잔치 강동느린학습자부모모임 '이음'
시민의 참여로 발전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가 가장 좋다 주민 곁에 있는 공유공간, 천호마을활력소
마을담 이야기
마을미디어 사회적임팩트 사례공모전
채은순 박성식 문규리 장인혜 이미옥 채은순 이은진
84 90 94 102 108
우리 동네 이모저모 118 130
편집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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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022
‘미디어실천’ 분야 수상 공원에서 만나자, 마을담 ‘야단법석 백일장’ 개최 주민 대상 특강 ‘마을담과 함께 하는 집캉스’ 상일1동 마을미디어 사업단 만들기 프로젝트 진행 마을담, 고덕역 버스정류장 음성광고 제작 및 홍보 마을담 원고모집 132 110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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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리 동네 이야기 이웃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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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이웃의 발견
11 지역과 청년 청년이 바라보는 강동, 삶의 이야기 박경숙 하나
12 지역과 청년 – 청년이 바라보는 강동, 삶의 이야기 독서 통해 사회적 이슈, 관심 분야 나누며 함께 성장합니다! 진행 · 정리 박경숙 ‘다름’과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자리는 젊은 청년들과의 만남에서다. 지역 이슈를 함께 공유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거치 고 있는 강동 지역에서 꾸준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성 장해나가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았다. 시민사 회 활동을 비롯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FFF’ 라는 독서 모임을 만들어 관심 분야를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청년들과 만남의 자리다.
Q. FFF에 대한 소개, 모임을 처음 결성한 3인에게 묻습니다. 원영난 FFF는 Feminism, eco Friendly, animal Free의 줄임말로 에코 페미니즘에 기반한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모임 이 름은 3층 사무실에서 여자 세 명이 시작해서 3F였는데, 독서 모임 의 방향성과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FFF 독서 모임이 되었습니다. 함께 하는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비건식, 환경, 기후 위기 이야기 를 나누게 되었어요.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을 가지고 있는 이, 비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친구들이 합류하며 현재 7명이 함께 진행하 고 있어요. 김정현 저는 강동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강동구 토박이 청년 여성입니 다. 독서 모임의 주제인 여성, 환경, 동물권에 관심이 제일 많아 요. 이외에도 서양철학, sf, 물리학, 천문학 등에 관심이 있어요. 격주 수요일 오후 7시에 대면으로 친구들을 만나며 환경, 기후 위 기, 성평등 등 다양한 주제의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고 투표를 통 해 다음 책을 선정하고 있어요. 독서 모임은 보통 책을 추천한 사 람이 진행하고 인상 깊었던 부분, 책에서 확장된 이야기 등을 함 께 나누고 있어요. 강우정 환경, 동물권, 여성주의 책을 골고루 읽고 있어요. 최근에 읽은 도서는 여성주의 주제로, 지난 대선을 치르며 급작스럽게 호명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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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녀’들에 대한 이슈를 여성주의적 시선에서 조망하는 내용을
살펴보았어요. 저마다 감상은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정치(참여)
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지금까지 17권 정도의 책을 읽었고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도서 는 이다혜 작가의 ‘출근길의 주문’과 호프 자런 작가의 ‘우리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꼽을 수 있습니다.
Q. 3명에서 7명으로 확장된, 독서 모임참여자들의 각자 소개를 듣고 싶어요.
심한별 지역에서 작은도서관 활동을 하고 있어요. 청년 사서로 활동하며 강동구에 40여 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지요. 많
은 숫자에 놀랐고, 그 작은도서관들이 각자 존재하기 위해 오랫동 안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에 또 놀랐습니다. 강동구 작은도서관들 의 정보와 네트워크 활성화, 접근성을 쉽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 민하고 있답니다. 박제민 강동구 토박이랍니다. 친구들과 함께 FFF 활동을 하며 많은 시민 사회단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주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 은 것 같아 아쉬워요. 일반인들과의 접점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 현재 온라인 유통업을 하고 있는데, 향후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확장해나갈지 모르겠지만 현재 경험을 활용해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온라인으로 옮겨오도록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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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싶어서 서울에 온 지 2년이 채 안 되었어
요. 현재 (사)열린사회강동송파시민회 간사로 근무하고 있습니
다. 주변에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모 임이 있는 게 큰 안정감과 설렘을 줍니다. 책이나 모임 주제가 정 해지면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함에서 오는 설렘이 재미있어요. 다양한 관심사가 공유되고 연결되면서 다른 좋은 활동을 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안아름 사회적협동조합함께강동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활동하고 있 는데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건설을 미션으로, 부합하는 공모용 역사업을 수행하고 센터·사업단을 수탁운영하거나, 조합원 간의 컨소시엄(협업) 사업을 함께강동 명의로 같이 수행해요. 조합원 각각의 사업과 활동을 도움으로써 미션 달성을 꾀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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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기후 위기, 장애인, 청소년, 세대 등 의제별로 사업·활 동하시는 조합원은 물론 지역 주체까지 연결해서 지역이 그 의제 를 함께 해결하도록 하는 플랫폼 역할을 지향하고 있어요.
강우정 관심 있는 일이 사회문제고, 여러 소수자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책들을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 니 자연스레 시민사회와 가까워진 듯해요. 책과 영화를 무척 좋아 해서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문제 인식을 확산하거나 계기를 만드는 것을 즐깁니다. 독서 모임 진행 외에도 다큐 영화 상영회, 퀴어퍼레이드, 동물권 행진 등 다채로운 행사들로 일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김정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활동으로 이어가고 있어요. 요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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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흥미가 생겨서 헬스를 다니며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는 중입니 다. 그리고 무중력지대 성북이라는 청년 센터가 있는데 여기에서 청년 여성 대상의 축구를 배우기도 했어요. 강동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며 강동을 재발견하고 있답니다.
원영난 공익활동지원가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사회적경제조직, 기관 등을 연계하고 협력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며 강동구와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회문제를 공동체의 힘으로 해결하는 데 관심 이 있어요. 현재 강동구 공익활동지원가 임기가 끝나고 앞으로 나 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 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Q. 여러분들이 바라보고 경험한 강동구는 어떤 곳인 가요?
안아름 지역에 와서 가장 많이 배운 게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 가 있는 것들이 세상에 정말 많다는 거였어요. 항상 순위가 매겨
지는 경쟁사회, 성과중심주의 사회에서 커오면서 저를 상품화하 고, 지거나 성과를 못 내면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고, 인생을 낭비한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껴왔는데 마을에서 는 그냥 시도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들이 넘쳐나는 거예요. 저라는 사람의 존재감이 엄청 구체적으로 인식되고, 의견도 구체적으로 반영되고요. 그래서 저는 마을이 청년들에게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다는 자존감을 일깨워주고, 어떤 일을 하든 역사가 되고 과정이 될 테니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다독여주는 곳이 되었으 면 좋겠어요. 강우정 작년에 강동구에 유입된 청년으로서 적극적인 공공과 시민사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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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었어요.공공은 시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 방향을 모 색하는 듯 보였고, 시민사회가 활발히 작동하면서 상당히 조직화 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지요. 하지만, 청년 1인 가구가 적은 지 역이어서인지 개인적으로 청년들과 연결된 경험이 적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원영난 강동구는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깨어있는 지역입니다. 환경, 청소 년, 성평등, 문화예술, 장애 등 변화가 필요한 지점에 시민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타 자치구에 비해 지역 이슈에 연 대하는 힘이 크다고 느꼈어요. 반면, 경제적 이슈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전문적인 의 견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적었습니다. 또, 캠페인이나 프로그 램 참여율 등이 저조한 실정이라 홍보와 기획에 더 노력해야겠다 고 느꼈습니다.
Q. 꾸준한 독서 모임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이야기 를 듣고 싶어요. 박제민 관심 분야 이야기를 서로 꾸준하게 나누고 친구들이 관련 활동을 이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제 사업의 방향에 대한 고민도 깊이 있 게 하게 됩니다. 사업의 다음 단계로 제조업과 수출을 고려하고 있는데요. 공익적 가치를 띈 제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할 의향이 항상 있어요. 사업의 방향성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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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 환경과 비건 이야기를 잘 나누고 실천하고 있어요. 비거니즘은 다 른 권리 운동과 마찬가지로 폭력,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이거든요. 일단 동물을 먹을 것이나 도구로 보지 않는 것에서 출발해야 해 요. 동물권은 당연하고 기후 위기 이슈 측면에서도 비거니즘 실천 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한별 환경 관련 활동에 단계가 있다고 한다면 저는 아직 1단계지요. 평
소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해오고 나름대로 실천한다고 생각해 왔지
만 FFF 활동을 하면서 ‘나는 아직 시작 단계였구나’를 많이 느껴 요. 활동을 통해 많이 배우고,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차근차근 성 장해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환경문제를 고려해 일주일에 최소 3 번 이상은 채식하기, 일회용품 일기 쓰기 등으로 확장해나가고 싶 어요. 김정현 ‘느슨한 듯하지만 가볍지 않은’ 독서 모임을 더 소중하고 오래도 록 이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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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비롯해 사람들이 약간의 불편함을 참을 수 있는 마음, 생활 속에서 환경과 기후 위기를 고려해 작은 실천 이라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텀블러 챙기기, 플라스 틱 사용 줄이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Q. 각자의 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더 이어 나가고자 하나요?
안아름
장애인, 청소년, 기후 위기 환경 관련 주체와 사업 활동을 연결하 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더 확장해서 돌봄, 교육, 환경 관련 문제 를 지역의 다양한 개인, 단체가 함께 해결하는 일을 주선하고 싶 어요. 거점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활발히 역할하고 활약하는 걸 시 도해보고 싶어요. 생협, 교육사협, 의료사협과 같은 거점들이 지 역과 더 밀접하게 관계하고 사회문제 해결의 중추로 역할 할 수 있 도록 연결하는 일을 하고자 해요. 생협은 기후 위기 환경, 교육사 협은 교육 관련, 의료사협은 돌봄 관련한 의제를 해결하고 보완하 도록 돕고 싶습니다. 심한별 강동구 작은도서관의 정보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알릴 방법으 로, 작은도서관을 총괄하는 홈페이지와 카페가 활성화되어 적극 적으로 정보를 오픈하여 접근을 쉽게 하고 싶어요. 이를 총괄하려 면 행정의 지원 또는 누군가 연속적으로 근무하며 이어가야 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당장 상근인력조차 지속적인 고용 안 정을 이뤄내기 힘든 도서관들이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더 효과적 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이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 록 서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영난 성인이 되고 나서는 책 이외에도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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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놓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있다 보면 스스로 텅 비어버리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FFF 독서 모임에서 관심 분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거나 고정관 념을 깨뜨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시야가 점차 넓어지는 경험 속에서 각자 관심 분야를 더 내실 있게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Q. 회원들이 말하는 FFF는?
오렌지 나무다. 느슨하게 연결된 독서 모임이다. 함께 여행 가서 비건식으로 요리 먹으며 대화하고 싶은 친구들이다. 강동의 기후위기대응 실천운동을 함께 하고 싶은 곳이다.
안전지대다. 내가 나로 있어도, 각자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다. 따뜻한 실험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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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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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운전 연수 서유정 공원 근처에 산다는 것 서경선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무·우·책(무조건 우선 책 읽기) 결성기 홍승영 나의 몸에게 햄
25 가장 당황했던 일 엄자영 알고리즘에 대항하는 방식으로서의 독서 송재우 나를 움직인 한마디 음민서 ‘Check in & Check out’ 없는 전원의 맛 김명국
운전연수
서유정
똑딱똑딱, 어설프게 핸들을 잡는 내 손 뒤로 방향지시등을 알리 는 초록색 불이 깜빡이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계신 선생님께서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아이고, 그게 아니고 좌회전이라니까.” 좌회전과 우회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나는 왼쪽과 오른쪽을 빠르게 표시하며 반응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였다. “어, 이쪽인가? 아니면 저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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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똑딱거리는 방향지시등은 갈피를 못 잡고 오른쪽으로 똑 딱똑딱, 다시 왼쪽으로 똑딱똑딱 거리다가 이내 멈췄다. 다행히 아파트 단지 앞은 30km로 서행하는 곳이라 느리게 천천히 주행을 할 수 있었고 나는 조금씩 차를 운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감각으
로 느끼고 있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자동차의 머리 가 천천히 좌회전하며 도는 찰나 ‘아니, 이번 기회에는 어떻게 해 서든지 운전을 꼭 배워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핸들을 꽉 붙잡 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1년 전, 강동구로 이사한 후 직장으로의 거리가 더욱 멀어졌다. 이사한 곳은 생각보다 더 서울 외곽이었고, 반쪽짜리 5호선에는 늘 사람들이 빽빽했다. 이사 오기 전에는 30분이면 출근했던 거리 를 이제는 한 시간 가까이 소모하며 출근해야 했지만,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 왔기 때문에 불편보다는 만족이 더 컸다. 대단지로 이루어진 동네는 아름다운 녹지가 있고 깨끗했고 아이들 이 많았다. 그래도 재택근무로 어떻게든지 아이들을 케어하며 일 도 할 수 있어서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다. ‘아이 둘 워킹맘’ 그게 지금의 나를 바로 나타내는 수식어다. 직 장에서도 양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온전하게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은 아마 내가 유일할 것이다. 그래도 직장의 나름 유연한 분위기와 파트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기에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버텨왔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 생각할 시간 조차 없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전면 오프라인 근무를 하게 되면서 출퇴근이 생각보다 더 버겁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 다.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퇴근 시에 택시비를 아끼지 않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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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택시를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은 하남시 외곽에 있는 어린이집이었기 때문에 교통이 불편해서 대중교통으로 가면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후에 다시 20분쯤 걸어 야만 했다. 가는 것은 어찌해도 어린 남자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면 걸리는 시간이 한 시간쯤이었지만
타면 30분이면 도착했다.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까지 걸어가기에는 너무 힘든 여정이었다. 그래서 그 냥 택시를 타기로 마음먹었다. 택시를 타면서 여러 택시 기사님들 을 만났다. 대부분 좋은 기사님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간혹 내 마음을 더욱 힘들게 하시는 분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차를 사야겠다고 마음먹 은 날은 어떤 택시 기사님의 욕설을 들으면서였다. 나라에 대한 욕설과 특정 유명한 공인에 대한 욕설, 그리고 조금은 성희롱에 가까운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불쾌한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그분 은 그저 삶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신 것뿐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본의 아니게 지친 마음이 더 힘들어졌다고 느꼈다. 그래서 운전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다잡게 되었다. 그렇게 중고차를 구입하고 시작된 운전연수. “자, 이제 스타필드로 가볼 거예요.” 차분한 목소리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목소리를 따 라 나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길, 내가 처음 경험 해 보는 것들. 아이를 낳고 오랜만에 해 보는 경험이었다. ‘아이 둘 워킹맘’이라는 수식어에 맞춰져서 정신없이 살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음에도 자기가 원하는 방향과 삶으로 나아가는 사람 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가정과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택해 왔다. 커리어, 좋아하는 일, 심지어 한 끼 식사의 메뉴까지도. 나 의 욕구보다는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맞추다 보 니 어느새 ‘나’라는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었 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기본적인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조차 바빴기에 깊이 있게 생각해 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나의 인생의 방향은 자동적으로 설정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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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서 나의 의지란, 주어진 삶을 버텨내기 위한 마음이 전부 였다. 내가 오른쪽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그쪽으로 나의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엑셀을 밟아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새로웠다.
스스로의 의지로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그것은 현재까지 의 수동적인 내 삶을 역행하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운전을 한 다는 것은 그런 경험이었다. 운전이란 것은 내가 ‘나’ 자신을 위 해서 오롯이 모든 것들을 주도적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행위라고 느꼈다. 나는 새삼 ‘워킹맘’이 아닌 그 속에 숨 어 있던 진짜 ‘나’를 다시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어느덧 차는 하남 스타필드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스타필드에 도착한 것이다. 트레이더스에 도착하니 선생님께서 아이스 믹스 커피를 사 주셨다. 커피가 달았다. 자유 를 느꼈다. 그 순간을 잃고 싶지 않아서 핸드폰으로 커피 사진을 담고 SNS에 올렸다. “이제, 집으로 돌아갑시다.” 선생님의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 시작됐다. 이제 나는 우회전을 하고 있었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며 배운 것들을 복기했다. 순조롭게 바퀴는 굴러가고 선을 따라 차는 처음 왔던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아이 둘 워킹맘’으로 돌 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 운전이라 는 작은 행동이 내 삶의 일탈이 된 느낌이었다. 친절하고 좋으신 선생님과의 운전연수는 그렇게 끝났다. 집에 돌아온 후 잠깐의 쉼 을 누리고 핸드폰을 다시 보니 SNS에는 워킹맘의 새로운 도전인 운전연수를 응원하는 친구들의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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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근처에 산다는 것
서경선
아기와 생활하는 삶은 분명 에너지를 대단히 소모하는 일인데도 왜 살은 빠지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종일 가사 일로 노 곤한데, 그것 외에 또 살을 빼는 목적의 운동이라는 행위를 추가 해야 하다니. 젖이 잘 나오지 않았던 탓에 흑염소니, 뭐니, 몸에 좋다는 건 다 찾아 먹었던 나는 임신 때보다 몸무게가 더 불어나는 기막힌 경험 을 했고, 한 번 늘어난 몸무게는 고스란히 내 것이 된다는 것도 깨 달았다. 아무리 아이를 둘러업고 땀 흘리며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해봐야 꿈쩍도 하지 않는 체중계를 보며 별도의 운동이라는 것을 해 보아 야겠다고 다짐했다. 인체라는 것이 참으로 이렇게나 신비한 것이 행위에 이름을 부여하는 것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똑같이 에너 지를 소모하는 것인데도 단순 산책과 운동, 가사노동을 구분하니 말이다. 계절도 여름이고 시국도 역병이 창궐하는 시국이니만큼 새벽 운동 이 좋겠다 싶어 아이가 첫 수유를 마무리하는 새벽 6시쯤으로 시 간을 정하고 공원 경보를 시작했다. 나에겐 경보였지만 일반인들 의 걷기 시간보다 느린 속도였음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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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의 공원은 내가 상상했던 새벽이슬을 머금은 고요한 곳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이 조깅이나 걷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 고 있었고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무료 강좌 - 국민체조, 기체조, 에어로빅 등 - 들로 공원이 시끌벅적했다. 유모차를 곁에 세워두고 나도 멀찌감치 서서 ‘국민학교’ 이래 처 음 해 보는 국민체조로 몸을 풀어보고 어색한 포즈로 기체조도 따 라 해 보았다. 길에서 아기 만나기 어렵다는 시대라 그런지 아무 래도 신생아 엄마는 이 많은 사람 속에서도 희소성이 있었다. 새 벽잠을 잊으신 수많은 어르신께서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환영해 주셨고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하며 하 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6시 반 ~ 7시경이 되자 여기저기 체조가 하나둘씩 끝이 나고 마 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새소리 바람 소리가 들리는 고요한 공원으로 돌아왔다. 체조로 몸을 푼 덕에 발걸음이 가벼워진 나는
공원의 아침을 조금 더 즐겼다. 평소 산책을 자주 왔던 공원이었
지만 하루를 일찍 시작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겨 그간 가보지 않은 길에도 도전하게 되었다. 실제로 걸어서 보는 공원은 지도로 보는 한정적인 모습의 공원과 또 다르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그 확장성에 놀라게 되었다. 지도 에서의 구획은 그저 지도안에서만 의미를 가질 뿐이었다. 공원 안 팎의 길들은 한강과도 이어졌고 강동 송파 다양한 지역이 그물처 럼 연결되어 있었다. 차량이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땐 조금 멀게 느껴졌던 곳이 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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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천은 개발 가능성이
원을
생각들로
더 가깝게 펼쳐진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성
무궁무진해 보였고 강동 송파가 올림픽 공
기점으로 어떻게 생활환경을 함께 꾸며가면 좋을지의 희망찬
머리가 바빴다.
새벽에 아이 밥을 먹이고 운동복으로 장착하고 어깨를 무겁게 누
르는 피로를 안은 채 유모차를 끌고 운동을 나간다는 것은 생각만 큼 쉬운 일은 아니다. 출산 이래 활동량이 급격히 떨어져 다리 근
육이 퇴화한 나로서는 하루 4~5킬로 걷는 것도 사지가 후들거리
고 땀이 비 오듯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면 또 달라진 다. 세상은 ‘하는 자’에게 열려 있는 것 같다. 공원의 길들이 공 원 밖으로 확장성이 있었듯 일단 시도하다 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 던 보석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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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침 운동을 즐기고 있는지, 그 사람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밝은 에너지는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공원에서 계절의 변화를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나는 얼마나 좋 은 곳에서 살고 있는지. 글은 거창했지만 사실 7월 말부터 시작된 긴 장맛비로 나의 유모
차 새벽 운동은 7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보통 일주일이면 지나가 던 장마도 올해는 어찌나 길고 강력하던지 내가 운동을 시작했었
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긴 장마가 끝나자 우리 집에도 코로
나 역병이 찾아왔다. 가족 구성원이 날짜 텀을 두고 하나씩 전염 이 되다 보니 격리기간만으로도 2주는 그냥 지나간다. 그렇게 8월
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로 방구석 무위도식을 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8월의 끝자락을 맞이하게 되었다.
곧 9월이 올 것이다. 또 추석 연휴가 게으른 나에게 좋은 변명거
리가 되어 주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어느덧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 가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도록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다. 그간 여린 연녹색 새순이 돋아나고, 고운 색 꽃들이 흐드러지게 만발하고, 혀끝에서도 느껴질 것만 같던 짙은 초록을 머금었던 공 원은, 점차 빨갛고 노란 가을의 계절을 준비할 것이다. 이 각박한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변화를 코앞에서 관찰하며 그 변화를 온몸 으로 느낄 것이다. 공원 근처에 산다는 것은 그렇게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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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책(무조건 우선 책 읽기) 결성기
홍승영
안녕하세요. 저는 커피를 좋아하고, 걷기를 좋아하고,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 고, 도서관 책 구경을 좋아하고, (자주는 못하지만) 여행을 좋아 하고, 떡볶이와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육아를 막 마친 50대 사람 아줌마입니다. 출산을 늦게 했냐구요? 아니요. 우리 사회는 자녀 를 대학에 진학시킬 때까지 육아를 하잖아요. ‘자녀들 홈스쿨을 할까? 대안학교에 보낼까? 학원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궁리만 하다가 그냥 12년 보통 교육, 나도 함께 겨우 마치고 졸 업한 지 2년 차입니다. 아무튼 재작년 갑자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사회활동이 취소되 고, 아이들 학교까지 불규칙적으로 휴강이 이어질 때 세계사적 으로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제게는 나름 절호의 기회가 왔죠. 혼 자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거예요. 나의 버킷리스트 는 ‘집 정리와 책 읽기’였어요. 늘 바쁘다는 핑계로 미룰 수밖에 없는 일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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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리는 일단 옷 버리기부터, 다 읽거나 오래된 책들은 정리해 서 몽땅 알라딘 중고 서점으로 야심 차게 가져갔어요. 물론 반 이 상은 가치가 없는지 빽도하여 사무실을 차린다는 지인에게 인테리 어용으로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평소 욕심났지만 두껍거나 지루 해서 읽지 못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네이버 ‘우리 동네’를 뒤지다 보니. 어머나! 독립서점이란 곳에서 함께 책 읽 는 모임이 있는 거여요. 주로 관악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이었어 요. 서너 달 동안 제 취향에 맞는 책들을 읽는 곳을 선택하여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주 1회 정도 참여했어요. 책을 읽는데도 비용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혼자서는 읽다가 덮어버릴 책들도 함께 분량 을 정해 읽으니까 완독이 가능하고, 다 읽고 뭐라도 한마디 하려 면 집중해서 읽어야하니 지구력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제 나이쯤
되면 한 장 넘기면 뒷장은 까먹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읽으니 기억이 더 오래가는 장점도 있었죠. 하지만 언제까지 비용 을 들이면서 독서를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던 중 발견한 곳이 북카페 ‘다독다독 1호점’이었어요. 관악구 보다 가깝죠, 독서 의자도 멋지죠. 무엇보다 “엄마 출근한다~”하 고 집을 나와 다독다독 북카페로 가면 코로나로 집에 있는 가족들 의 잔심부름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고, 게다가 북카페형 도서관이 라 제가 좋아하는 커피까지 마실 수 있는 곳을 발견한 거여요. 저 의 ‘무·우·책. 읽기’의 역사는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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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니까 사서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모여서 읽기의 장점 즉,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어려운 책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최신 서적도 빌려 읽을 수 있다. 말하다 보면 알아간다 등 모임을 만들 어보자는데 합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코로나를 주제로 한 도서 선정으로 시작하여 환경, 경제, 역사, 여성 등의 주제로 심화된 독서를 하게 되었죠. 그런데 책을 읽으며 만난 제 또래의 사람 여자 엄마들과 얘기를 나 누면서 공통점을 발견했어요. 모두 결혼해서 가족들만 돌보다가 어느덧 시간이 흘러 자기를 돌보지 못했음을 문득 깨닫는 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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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어디라도 가서 일할 곳을 찾고 있더라고요. 돌보던 가 족들은 다 제 갈 길 가고 있는데 나는 이미 경력도 단절되고 뭘 하 자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경제력도 부족하고 능력도 예전만 못해 진 것을 느끼는 거죠. 세상이 좀 빨리 변하나요? 달리는 세상 속 에서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걸 느낄 때, 게다가 가족들이 본인들 만 잘난 척할 때 정말이지 억울하고 속상하다가 자책하게 되기도 해요. 하지만 뭘 시작하려고 해도 꼭 그 돈이란 것이 발목을 잡죠. 아이들을 위해 쓸 돈은 있어도 날 위해 쓸 돈은 없는 게 우리 나이 잖아요. 그렇다고 살던 대로 살 수는 없잖아요. 기회가 온다면 준 비된 사람이 잡을 수 있겠죠. 설사 기회가 영 오지 않더라도 책속 에서 나와 같은 사람, 나보다 나은 사람, 나만 못한 사람, 영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인생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거죠. 마 냥 후회나 원망만 하는 것이 아닌 성찰과 기획이 된다고 할까? 집합 금지가 여러 번 반복되면서 구성원도 결원이 생기고 개인 사 정으로 중단되기도 하면서 게으름이 생기기도 했지요. 우리끼리 야 대단한 걸 하는 것 같지만 이걸 읽는다고 자격증이 생기는 것 도, 경력이 쌓이는 것도 아니잖아요. 책 몇 권 읽었다고 나에게 획 기적으로 능력이 업그레이드되거나 하진 않지요. 하지만 지금 내 가 여기서 가장 잘 할 수 있고 쉽게 할 수 있고 한만큼 쌓이는 것 은 함께 읽기인 것 같아요. 나 혼자라면 못 했을 텐데 여러 명이 약속을 하고 진행하니까 개인적인 핑계나 게으름이 와도 “그냥 무 조건 우선 책 읽자!”, “무·우·책하자!”가 됩니다. 그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무·우·책’ 모임 뒤에 이어지는 희곡 낭독회원과 마주치게 되고 어쩌다 희곡낭독까지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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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헨리 입센의 ‘인형의 집’을 낭독하다 로라에게 과몰입되어 가출을 결행하고, 작가 입센에 덕질을 하다가 작년 연말에는 낭독 극 공연까지 하게 되는 용기 있는 결심을 했다 이 말이죠. 약간의 소품만 걸친 채 목소리로만 연기를 하였지만(물론 기억력의 한계 로 대본을 외우지 않고 보고 읽는 것으로), 내심 나의 출연작품 1 호가 생겼으니 이력서에 한 줄 넣을지는 천천히 생각해보겠습니 다. 그리고 지금 ‘무·우·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년 가사노동 경 력이 인정되고, 거기에 독서를 통해 숙성된 삶의 안목과 낭독을 통해 다져진 용기까지 이만하면 훌륭한 인재 아닌가요? 게다가 우리는 아줌마 네트워크까지 확보되어 있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무어라도 하고 있으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나겠죠? ‘무·우·책’은 ‘이젠 늦었어’라고 생각되는 모두에게 열려 있어 요. 가장 쉽고, 가장 부담 없이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입니 다. 무조건 우선 책 읽으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가장 나 다운 일, 또 다른 행복의 길로 함께 떠나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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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에게
햄
몸이 아프면 신체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 소모도 크다. 특히 장기간 몸이 아팠던 경험은 앞으로 또 아프면 어쩌나, 다른 질병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과 불안이 일상이 된다. 나는 몇 년 전 몸이 겪은 몇 가지의 불편함 때문에 이런 마음 상태가 지속 되었다. 일 년간 계속된 기침 때문에 기관지를 자극하는 차가운 물은 물론이고 아이스크림도 먹지 못했고 어느 순간 아이스크림을 싫어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골반 틀어짐이 심해 한 시간 이상 걸으면 다리로 통증이 전해져서 걷는 것도 힘들어하게 되었다. 그 리고 손목과 무릎이 좋지 않아 그때그때 상태를 체크하며 집안일 을 어디까지 할지 결정했다.
이때부터 가끔 낮잠을 자곤 했다.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잠이 들 었다가 깨어나서는, 내가 낮잠을 잤다는 사실을 자책하곤 했다. 게을러서 그런 거라고,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몸도 쉬어야 한다 는 생각은 못 하고 아픈 몸만 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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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기 전에는 부모님께 건강한 몸과 마르지 않는 체력을 물 려받았다고 자부하며 살았다. 특히 20대에는 에너지를 120퍼센 트 쓰는 일상이 당연했고 잘 사는 삶이라 믿었다. 직장을 다닐 때 도 일의 강도가 셌지만 일 년에 하루 몸살 외에 아팠던 적이 없었 다. 그래서 내 몸이 아프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 금 생각해보면 나는 마르지 않는 체력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운 좋게 에너지를 많이 타고났으나 너무 빨리 다 써버려서 이렇게 몸이 아팠던 게 아닐까. 그러던 중 책 공부를 하는 모임을 통해 조한진희님의 「아파도 미 안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그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그는 질병권 이라는 단어를 썼고, 잘 아플 권리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런 말들 이 내게는 생소했고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 을 잃는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사용한다. 그런데 이 말이 매우 폭 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교와 평가가 일상에 만연해있는
경쟁 사회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자신을 압박하면 서 스트레스에 노출되게 된다. 이러다가 건강을 잃게 되었을 때, 그 잘못을 개인화시킴으로써 사회 구조적 문제는 뒷전이 되고 이 런 악순환은 반복된다. 또한, 신체적 불편함을 치료하는 데 집중 해야 할 에너지를, 건강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내가 정상 범주 에서 벗어났다는 불안감으로 소모된다. 건강관리를 못 했다는 죄 책감과 질병으로 인해 일상이 더는 일상이 되지 못했을 때 좌절감 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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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몸의 통증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좀 더 적극적으로 몸을 챙 기기로 했다. 그렇게 요가를 시작했고 그곳에서 내 몸 바라보기 를 배웠다. 아픈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해주고, 위로해 주라고. 가만히 누워 아픈 곳에 마음을 모아 바라보았다. 아픈 몸 이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도 나라는 것이 느껴졌다. 제대 로 돌보지 못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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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통증을 조금은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약한 부분은 아껴서
애쓰면서
이 과정을
되었다. 그리고
사용하고, 몸이 아프기 전에 미리 대처하려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신경을 쓴다.
여러 이유로 질병이나 통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유튜브를 보며 새벽 요가와 만 보 걷기를 하며 나름 잘 돌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허리통증으로 한 달가량 한의 원을 들락거린 것이다. 온 신경이 통증에 집중되고 힘들기만 했던 예전과 달리, 잠깐 멈추고 쉬어 가라는 신호를 느끼고 몸을 돌보 는 데 마음을 집중했다. 통증이 사라진 지금은 평범한 일상을 고 마워하며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누려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늘 은 따.아.(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초코케 잌 을 먹으며 누려보려고 한다. 빨리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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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당황했던 일
엄자영
내 아들 지원이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이는 만 세 살 넘어 서 ‘엄마’라는 말을 처음 하게 되었다. 그즈음부터 발달 지연으로 인한 치료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1년 늦췄다. 아들은 간단한 의사소통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아이는 집 근처 소규모 의 초등학교에 다닌 덕에 학교에서도 배려받으며 익숙한 또래들과 6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한 학년이 16반, 한 반에 30명 의 학생이 있는 과밀 중학교에 입학하였다. 입학 전부터 나는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 었다. 통합 학급의 수업 시간에 아이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까 걱정이 되었다. 이제 지원이도 사춘기가 되어 얼굴에 여드름도 돋고 목소리도 걸걸해졌다. 아이는 순종적이고 예의 바른 아이다. 그런데 올해 1월에 나는 난생처음으로 실종신고라는 것을 해보았 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올 1월, 아이는 호르몬의 영향 때 문인지 유독 나에게 반항적이었다.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아들은 하루 종일 이야기 CD를 들으며 제 방에만 틀어박혀 있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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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하루는 특수체육 수업을 받으러 내가 아들을 데리고 운전하여 가 고 있었다. 차 안에서도 항상 듣는 이야기 CD가 있었는데 볼륨이 계속 올라가더니 이날은 내 귀에 거슬릴 정도였다.아들이 너무 큰 소리로 듣는 것에 화가 난 나는 볼륨을 확 낮추었다. 그러자 운전 석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들은 발을 구르고 성을 내며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려고 하는 것이었다.
너무 당황한 나는 계속 아이를 달래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몇 분 후면 수업 장소에 도착하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계속 운전을 하 였다. 그러다가 차가 암사역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하게 되었는 데 그만 아이가 문을 열고 나가버린 것이다! “안 돼! 지원아, 돌아와!”
아이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 거리는 지원이에게 익 숙한 곳이긴 했지만 한 번도 혼자 다녀보지 않은 곳이었다. 그 순 간 나는 안전벨트를 풀고 밖으로 나가서 아이를 붙잡았어야 했 다. 그런데 그러질 못했다. 내 차 때문에 교통 흐름에 방해를 주 면 안 된다는 생각과 신호가 바뀌어 움직이면 곧바로 아이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드디어 신호가 바뀌고 나는 떨 리는 마음으로 우회전을 했다. 그런데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당 황해서 못 찾는 것인지 아무튼 보이질 않았다. 바로 정차하여 찾 았어야 했는데 뒤차를 의식하느라 1분 정도 걸리는 목적지까지 굳 이 차를 몰고 갔다, 그곳에 아이가 도착해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 지고. 그런데 아이는 그곳에도 없었다. 난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 리로 체육 선생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시 사거리 쪽으로 가 보겠다고 했다. 정신 나간 듯이 중얼거리며 뛰어가서는 지하철역 주변의 노점상 할머니에게 “키가 크고 위아래 검정색 파카를 입 은 애 못 보셨어요?” 물어보고, 약속을 기다리고 있는 중학생 또 래의 아이들에게 울먹이면서 이런 아이 못 봤냐고 다급히 물었다. 모두 못 봤다고 했다.그 순간 그들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 암 사역사로 내려갔을지도 몰라 휴대폰으로 역 사무소 전화번호를 찾 는데 손이 떨려서 찾을 수가 없었다. 평소에 휴대폰으로 정보 찾 는 연습을 많이 해둘 걸 하는 후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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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달했다. 남편은 당장 거기로 가겠 다고 고함을 질렀다. 나는 계속 생각했다. ‘내가 지원이라면 어디로 갔을까?’ 우리 부 부는 아들을 과잉보호하는 편이었다. 집 앞 마트에 갈 때도 동생 들과 함께 보내야 마음이 편했고, 지원이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 게 한 적도 없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혼자 등하교하였지만 익숙한 길이었기 때문이고 그 외에는 집 밖에서 혼자 다니게 한 적 이 거의 없었다. 내가 항상 동행했기 때문에 아이에게 휴대폰을 마련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어리숙한 아이를 데려가 지 않을까, 지하철을 타지는 않았을까 하는 별별 생각이 다 들었 다. 뒤늦게 실종신고를 했다. 내가 실종신고라는 걸 하다니 어색 했다. 아들의 인적 정보를 이야기하는데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랐다. 근처에 있던 암사시장으로 가보았다. 전에 그곳에 있는 식당에 간 적이 있어서 혹시 거기서 아들이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 생각되었다. 주차해야 하는데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아 급하 게 근처 식당 앞에 대었다. 그러자 주인이 점심 장사를 해야 하니 차를 옮기라고 했다. “아저씨, 저 지금 아들이 없어졌어요!” 라고 말해도 그건 내 사정이었다. 우왕좌왕 암사시장을 뛰어다니 는데 내 전화를 받고 뛰쳐나온 남편과 마주쳤다. 남편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소리 지르며 화를 냈다. 나도 너무 속상해서 맞대고 악을 지르고 싶었지만 아이를 놓친 책임은 나에게 있기에 묵묵히 참았다. 평상시처럼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너무 부럽고 화 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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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오더니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아들 사 진을 전송해달라고 했다. 휴대폰의 사진첩을 열어 찾아보는데 아 들 사진이 안 보였다. 사진을 계속 넘겨 보아도 도대체 아들 얼굴 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평소에 좀 찍어둘걸. 겨우 아들과 내가 케 이크를 들고 찍은 사진이 나왔다. 사진 속의 아들을 보는 내 마음 은 애가 탔다. ‘아들아! 어디 있니?’ 경찰들의 일 처리가 너무 느리고 답답했다. 다시 차를 타고 주변을 돌기로 했다. ‘지원이라면 어디로 갔을 까?’ 계속 머리를 굴렸다. 마침 한강공원이 가까이 있었고 지원 이는 그곳에서 선생님과 운동하기도 했었다. 아까는 보이지 않 았는데 다시 가보자 했다. 눈에 불을 켜고 행인들을 한 명 한 명 꾹꾹 눌러 살펴보았다. 그런데! 저쪽에서 걸어오는 검은색 파 카의 남자아이가 보였다. 지원이였다! 난 차를 멈추고 “지원 아!!!” 부르며 달려갔다. 지원이는 해처럼 환하게 웃으며 “엄 마!”하고 나를 반겼다. “어디 갔었어? 널 얼마나 찾았는데!” 난 이미 꺼이꺼이 울면서 물었다
“나 한강가서 오리보고 물고기 보고 돌 던지고 왔어. 이제 기분 다 풀렸어.”
지원이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나는 그제야 몸의 긴장이 풀리면
서 어깨를 들썩이며 마음껏 흐느꼈다. 나는 가족들에게 전화해서
지원이를 찾았다고 전했다. 너무나 안도하는 순간이었다. 이 모든
일은 1시간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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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사건이 올해 나에게 있었던 가장 당 황스러웠던 일이었기 때문에 뚜렷이 기억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끔찍한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다. 아들의 감정이 격 앙되기 전에 차를 세우고 이야기를 나눴다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가끔씩 화가 나면 집을 나가 혼 자 살겠다는 사춘기 아들에게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우리 집이고 네 가 없어지면 우리 가족은 너무 슬플 거라고 말해 주었다. 아들이 집을 더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아 들에게 음악이 굉장히 자극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음악을 듣는 시간도 하루 1시간으로 줄였다. 그때 이후로 또 한 차례의 실종 신고를 했다. 지원이가 나랑 하교 시간에 길이 엇갈리면서 자기 혼자 집 근처 놀이터에 머물다 돌아왔던 것이다. 이런 일들을 거치며 우리 부부는 지원이에게 휴대폰을 개통해 주 고 한동안 등하교 때 동행하였다. 위치추적이 되는 앱도 깔아 놓 았다. 지금은 혼자서 등하교를 하는데 내가 뒤에서 미행을 하고 있다. 아들 혼자서 충분히 갈 수 있는데 아직 내 마음이 두근거린 다. 혼자서 방과 후 활동하러 가는 것도 연습시킬 계획이다. 지원 이는 반복해서 간 곳은 잘 갔다 올 수 있는 아이다. 실종사건 이후 로 휴대폰 알람으로 발달 장애인의 실종신고가 들어오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더 쓰인다. 빨리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 다. 지원이를 양육하는 나의 마음이 평안하도록 아이를 위한 모든 안 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그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도록 돕는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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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에 대항하는 방식으로서의 독서
송재우
문자가 처음 세상에 보급될 때 플라톤은 사람들의 기억력이 쇠퇴 할 것을 걱정했다. 모두가 생각을 기록할 수 있다면 아무도 뭔가 를 외우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연설가들은 수 시간 분량의 연설내용을 전부 머릿속에 외우고 있었으니 그런 걱정을 할 만도 했다. 그때의 암기법은 기억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데, 머릿속에 어떤 장소를 만들어 놓고 그곳을 거니는 것을 상상 하며 암기한 내용을 기억해내는 방법이다. 영어로 말의 서두를 꺼 낼 때 in the first place, (제일 첫 번째 장소에는 뭐가 있냐면,) 라고 하는 것은 그때 그 암기법의 흔적이라고 한다. 문자의 보급은 인류에게 눈부신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인간은 문 자로 쓰인 책을 펴냈고 책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정보전달의 매개가 되어주었다. 결국 플라톤의 걱정대로 기억법이 실전되어 인간의 평균적인 기억력은 쇠퇴했지만, 누구도 그것이 큰 문제라 곤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놀라운 것은 그로부터 2,400년 후인 지금 우리가 다시 한번 플라톤과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 다. 바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이 언어, 기억, 지 능 등의 감퇴를 초래한다는 ‘디지털 치매’에 대한 걱정이다. 새로운 것이 출현할 때마다 위험성을 강조하고 젊은이들에게 악 영향을 끼칠 거라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인류의 특징일지도 모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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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에 50년쯤 앞서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도 ‘요즘 애들 버
릇없다’라며 인류사 만고불변의 라떼를 마셨으니. 인간은 참 변하 지 않는 것 같다. 변하는 것은 세상이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하루아침에 PC를
손바닥 안으로 옮겨와 그 과분한 연산능력의 쓰임새를 고민하던 인간에게 북미의 한 전자결제 전문기업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으 니, 바로 유튜브가 창립되었다. 유튜브는 우리의 여가시간을 둔 경쟁에서 책과 TV를 상대로 빠르게 우위를 점했다. 유튜브는 책 처럼 정보전달의 매개 기능을 수행하지만, 완전히 디지털적이었
다. 책은 아직도 가장 신용할 수 있는 정보전달 매체이지만, 사용 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너무나 반-디지털적이
다. 책을 보려면 우리는 눈을 굴리고, 책장을 넘기고, 다음엔 또 어떤 책을 읽을지 열심히 탐색해야만 한다. 반면 유튜브는 멍하니 보고, 터치 한 번에 넘어가고, 심지어는 지금까지 본 영상들을 나 름의 방식으로 분석해 내가 다음에 볼 영상까지 대신 결정해준다. 이 ‘나름의 방식’을 우리는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이 추천 알고리 즘이야말로 유튜브의 가장 큰 무기이자, 디지털적 속성의 백미라 고 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흔히 유튜브의 영상 추천방식을 일컫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으나 사실 ‘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나 방법’을 뜻하는 일반명사이다. 컴퓨터의 등장 이후부터는 컴퓨터가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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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을 칭하는
전 유튜브 엔지니어의
적은 우리에게 흥미롭고
해결
단어로 주로 사용되었다.
폭로에 따르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의 목
다양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우 리가 더 오래 유튜브에 체재하도록 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더욱더 선정적이고 충격적인 영상을 추천하게 되어있다. 1 우리의 추천 동영상이 가짜뉴스와 음모론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그래서이다. 이 알고리즘은 우리의 확증편향을 강화하고, 우리를 더 편협한 사람으로 만든다. 이런 알고리즘이 적용된 곳은 비단 유튜브만이 아니다. 검색의 결과, 뉴스피드의 순서, 광고의 내용 과 그 배치방식. 우리를 각자의 세계 안으로 고립시키는 알고리즘 은 이미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다. 2 우리가 이 알고리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릴 노려보고 있 는 작고 커다란, 모든 종류의 검은 스크린을 떠나야 한다. 오프라 인이 되자. 그리고 서점으로 가자. 인터넷에서와는 다른 알고리즘 -인간의 의외성과 변덕-을 통해 선택된 정보들을 얻기 위해서이 다. 서점에서 우리는 전혀 관심이 없던 분야의 섹션에 가서 생소 한 책들을 뒤적거려 볼 수 있다. 이곳저곳을 산책하듯 서성거리며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골라보자. 책이 두꺼워서, 얇아서, 작아 서, 커서, 내용이 무거워서, 가벼워서. 표지가 지금 내 복장에 어 울려서.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아니 오 히려 사소할수록 좋을지 모른다. 모든 것이 우리의 수요에 맞춰진 세상에서 우리에겐 의도된 랜덤성이 필요하다. 취향이란 기록을 토대로 취합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이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1) The Guardian (2018) “'Fiction is outperforming reality': how YouTube's algorithm distorts truth”, February 2
2) The Washinton Post (2015) “What you don’t know about Internet algorithms is hurting you. (And you probably don’t know very much!)”, March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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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알고리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릴 노려보고 있 는 작고 커다란, 모든 종류의 검은 스크린을 떠나야 한다. 오프라 인이 되자. 그리고 서점으로 가자. 인터넷에서와는 다른 알고리즘 -인간의 의외성과 변덕-을 통해 선택된 정보들을 얻기 위해서이 다. 서점에서 우리는 전혀 관심이 없던 분야의 섹션에 가서 생소 한 책들을 뒤적거려 볼 수 있다. 이곳저곳을 산책하듯 서성거리며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골라보자. 책이 두꺼워서, 얇아서, 작아 서, 커서, 내용이 무거워서, 가벼워서. 표지가 지금 내 복장에 어 울려서.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아니 오 히려 사소할수록 좋을지 모른다. 모든 것이 우리의 수요에 맞춰진 세상에서 우리에겐 의도된 랜덤성이 필요하다. 취향이란 기록을 토대로 취합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이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물론 지금까지 밝힌 나의 의견이 서두에 말했던 새로운 것에 관한 공포, 인류사 공통의 기우일 수 있다는 점을 나도 부정하진 않는 다. 나는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실제로 유튜브의 알 고리즘이 현재 어떤 방식으로 구동되고 있는지는 코카콜라의 레시 피만큼이나 극비사항이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은 점점 세계적인, 전 지구적인 연대와 협력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말했다시피 이런 종류의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확증편향을 강화한다. 확증편향의 강화는 사람들이 관용을 잃게 만들고, 사회 전체적인 관용의 부재는 결과적으로 그 사회의 분열을 초래한다. 우리에겐 분열할 시간도 장소도 없다. 이에 대한 어떤 소소한 반 항이라도,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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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알고리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릴 노려보고 있 는 작고 커다란, 모든 종류의 검은 스크린을 떠나야 한다. 오프라 인이 되자. 그리고 서점으로 가자. 인터넷에서와는 다른 알고리즘 -인간의 의외성과 변덕-을 통해 선택된 정보들을 얻기 위해서이 다. 서점에서 우리는 전혀 관심이 없던 분야의 섹션에 가서 생소 한 책들을 뒤적거려 볼 수 있다. 이곳저곳을 산책하듯 서성거리며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골라보자. 책이 두꺼워서, 얇아서, 작아 서, 커서, 내용이 무거워서, 가벼워서. 표지가 지금 내 복장에 어 울려서.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아니 오 히려 사소할수록 좋을지 모른다. 모든 것이 우리의 수요에 맞춰진 세상에서 우리에겐 의도된 랜덤성이 필요하다. 취향이란 기록을 토대로 취합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이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물론 지금까지 밝힌 나의 의견이 서두에 말했던 새로운 것에 관한 공포, 인류사 공통의 기우일 수 있다는 점을 나도 부정하진 않는 다. 나는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실제로 유튜브의 알 고리즘이 현재 어떤 방식으로 구동되고 있는지는 코카콜라의 레시 피만큼이나 극비사항이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은 점점 세계적인, 전 지구적인 연대와 협력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말했다시피 이런 종류의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확증편향을 강화한다. 확증편향의 강화는 사람들이 관용을 잃게 만들고, 사회 전체적인 관용의 부재는 결과적으로 그 사회의 분열을 초래한다. 우리에겐 분열할 시간도 장소도 없다. 이에 대한 어떤 소소한 반 항이라도,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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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한 마디
음민서
“네가 그걸 어떻게 해? 위험하니까 하지 마. 안 돼!”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혹시라도 위험할까, 험한 세상이 너무나 걱정이 되어 하신 말씀이었다. 아버지 바람대로 나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 다. 자연스럽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할 때 스스로 장벽을 만 들어냈고 ‘에이, 난 못할 거야. 무서워.’란 생각을 자주 했다. 키 는 누구보다 크면서 자존감은 누구보다 낮은 사람이었다.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 아버지의 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지만, 청 소년기에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커서 부딪히는 일이 잦았다. 이 러저러함 속에서도 나는 자랐는데, 나를 지금의 나로 이끈 말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방학 숙제로 밀린 일기를 잔뜩 써 간 어느 날, 선생님이 나를 부 르셨다. “음민서, 앞으로 나와.”
무슨 일로 그러실까, 평소 반 아이들을 자주 혼내던 선생님이셨 기에 나는 잔뜩 주눅이 들어 교탁 앞으로 나갔다. 선생님이 앞에 있는 공책 한 권을 내밀며 말씀하셨다. “큰소리로 읽어라.” 내 일기장이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더듬거리며 일기를 읽었 다. 하루치를 다 읽고 선생님을 바라보니 “한 편 더.”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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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을 읽고 고개를 숙인 나, 잠시 후 선생님 목소리가 이 어졌다. “일기는 이렇게 쓰는 거다. 자신의 솔직한 느낌과 진심을 담아서. 음민서한테 박수!”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얼떨떨하게 반 친구들의 박수를 받고 마 음속으로 생각했다. ‘선생님, 감사해요. 다시는 일기 밀리지 않겠습니다.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늘 말수 없이 조용하던 내게 선생님께서 뭔가 칭 찬거리를 하나 만들어주신 게 아니었을까 싶다. 남들 앞에 드러내 이야기하지는 못했지만 그때부터 글쓰기가 좋았다. 책 읽기에 관 심이 생기고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늘 엄하 시던 선생님의 따뜻한 칭찬이 없었다면 글쓰기와 은밀한 사랑에 빠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이 든다. 고등학교 때 길거리에서 밴드 공연을 본 뒤로는 음악으로 그 관 심사가 옮겨갔다. 내 안에는 해결되지 않는 분노와 에너지가 있었 다. 아버지와의 잦은 불화도 한 이유였을 것이다. 포효하듯 쏟아 내는 격정적인 록 밴드들의 음악이 좋아서 뭔가에 이끌리듯 매일 홍대 클럽에 드나들었다. 대학에 가면 밴드든 뭐든 다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부모님 말씀에서 대학 갈 유일한 이유를 찾아 대학에 가 자마자 ‘천하대장군’이라는 학내 그룹사운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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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처음에는 카피 밴드를 하다 조악한 기타 실력으로 내 취향의 음악 을 만들기 시작했다.
첫 자작곡을 들려주었을 때 첫사랑이던 선배는 말했다. “나 혼자 듣기 아깝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좋겠어.” 선배의 응원에 힘입어 당시 신인 밴드의 등용문이던 페스티벌 오디션에 참가했고 당당히 선정되어 큰 무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다. 노래를 만드 는 일은 글 쓰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자유로운 음악가 로 살고 싶었지만 음악가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나는 여느 학생 들과 다름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내가 일하는 곳은 어린이책을 만드는 기획사였다. 낮에는 어린이 책 기획사에서 책 만들고 밤에는 인디밴드 생활을 하며 동화의 매 력을 알게 된 나는 창작자로서 새로운 꿈을 꿨다. 당시 만난 동화 작가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동화 작가가 되면 좋겠다. 한 번 열심히 해봐.” 나는 선생님 말씀을 떠올리며 동화 습작을 시작했다. 하지만 스 스로 믿는 마음이 부족해서인지 이야기 마무리를 잘하지 못했다. 밴드도 멤버들과의 불화로 지지부진한 활동을 하던 때였다. 늘 부 모님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던 나는 결국 남편을 만나고 결혼이라는 선택으로 집을 나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밴드 활동도, 글쓰기도 멈추었다. 남편은 성실하고 듬직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잘해주고 싶었다. 우리 사이에 두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들이 너무 예뻤고, 아 이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금세 갔다. 나는 글 안 써도, 노래 안 해도 잘 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눈물이 났다.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잠이 오질 않았다. 아주 오랜만에 먼지 쌓인 기타 가방을 열어 만져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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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작은도서관을 만났다. 엄마들의 각종 정보통 강동맘이라 는 온라인 카페에서 육아 관련 강의가 열리는 것을 알고 찾았던 그 곳에서, ‘밥상’이라는 연극 모임을 하게 되면서 나는 작은도서관 함께크는우리의 일원이 되어갔다. 작은도서관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 사람,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동안 단절되었던 세상과 연결되 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다시 ‘나’를 찾을 수 있어 좋았다. 나는 동아리 활동을 하고 그림책을 보며 다시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 때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 위로받고 다친 마 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 40대의 나는 20대 때의 열정과 에너지는 없지만, 전보다 너그럽 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 을극단에서 우리 아이들과 마을 아이들이 같이 볼 수 있는 연극을 공연하거나, 가족합창단 화모니에서 아이들 시로 노래를 만든다.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을 담은 잡지를 함께 만들기도 한다. 누구보다 사람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 는 일이 무엇인지 떠올리며 앞으로의 인생 2막을 그린다. 이 모든 활동을 우리 아이들과 같이 할 수 있어 가장 좋다. 나에게는 새로운 꿈이 있다. 아이들 크는 만큼 같이 성장하는 엄 마, 마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건강한 책 문화를 만들며 따뜻한 연대를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글도 다시 쓴다. 복작복작한 일상을 보내고 산책 후 시 한 편 쓰는 것으로 하루의 마무리를 한다. 작은도서관에서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 사람들의 응원과 연대가 무엇보다 나의 큰 힘이다. 많이 돌아오긴 했지만, 이제라도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글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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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사랑의 씨앗을 주신 선생님들 말씀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리 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기억이 나에게는 매일 먹는 밥처럼 소중한 에너지원이 되어주는 것 같다. 키도 크고 나이도 먹은 아줌마는 매일매일 아직도 꿈을 꾼다. 언 제까지나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며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봐 주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늘 자신 없던 나 에게 준 누군가의 말처럼 그런 힘나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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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처럼 밭을
잘 일궈 놓습니다. 6월이 되면 날이 뜨거워 밭에 가는 횟
줄고, 풀 자라는 속도가 빠르니 일하기는 싫어집니다. 7월이 되면 채소를 재배하는 밭인지? 야생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풀 이 너무 자라 뽑을 엄두가 나지 않고, 주변 분들 보기에 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현실입니다.
62 ‘check in & check out’ 없는 전원의 맛 귀촌하면 좋을 거 같죠? 푸른 잔디마당과 텃밭, 여유로운 일상 을 꿈꾸었습니다. 텃밭을 가꾸며 무공해로 싱싱한 채소를 먹는다 는 거와 주말마다 지인들과 바비큐 파티하며 손자 손녀들이 뛰어 놀 상상을 합니다. 일하기 좋은 봄, 4월 5월엔 땅에 퇴비도 뿌리고
정성껏
수가
63 김명국 집에 정원은 어떻습니까? 잔디만 자라면 좋겠는데 잡초 는 왜 이렇게 잘 자라는지. 잔디 마당 곳곳에 솟아오르는 풀 (잡초)이 이제 무섭기까지
그래도 주변의 농지를
심 었는데 농사가 이렇게
합니다.
빌려서 감자, 고추, 고구마 등을
어려운 일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친 환경 농사,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산 넘어 산이고. 땅은 이리도 넓고 돌멩이가 많은지, 주말과 평일에 짬을 내어 지인들을 불러 밭에 나와 풀도 뽑게 하고 열심히 일해서 깨끗하게 관리하려 하지만 쉽지는 않네요.
또한 귀촌 생활은 고된 육체노동이 필요합니다. 헬스클럽에서 근 육 좀 있다고, 운동 좀 잘한다고 육체노동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입니다. 그런 근육은 시골 생활에서는 아무 쓸데 없는 사치스 러운 근육입니다. 이제 귀촌 3년 차, 조금의 기술로 농사일을 새벽 시간과 해가 질 무렵에 조금씩 합니다. 이젠 채소 심으면 멀칭해서 심고, 풀은 나 지 않게 하는 잡초매트 사용하는 방법도 배웠답니다. 농약도 아주 약하게(권장량) 자주 뿌리면 병충해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 습니다. 귀촌은 낭만이 아닌 노동이 포함되지만 그래도 희한하게 이곳이 좋습니다. 주말 저녁마다 동네 사람들 모여 농사법도 배우고, 요 리 관련 얘기도 하며, 군청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음악 교실, 운동시설 등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며 도시에서 찌든 피곤의 냄 새를 지우고 느릿느릿 살아가는 묘한 재미도 느낍니다. 어쩌다 손 님이 오면 느긋하게 지나온 날들에 대한 소소한 얘기를 깊이 나누 는 것이 지금의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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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 도시에서 열렬하게 살았다면 남은 삶은 전원생활을 해 보 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막연한 동경으로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준비 없이 온다면 현실의 어려움을 제대로 느낄 것입니다. 귀촌을 말리지도, 적극적으로 권유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국민 의 5% 미만이 귀촌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귀촌을 못 하시는 겁니다. 도시 생활하면서 주말에 전원주택을 찾는다는 것은 행복이고 축복입니다. 목요일
정도 되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주말 계획을 세웁니다.
‘check in & check out’ 없이 편안하게 왔다가 즐기고 갈 수 있
는 그저 나름대로 더 하는 것도 빼는 것도 없이 욕심 없이 살 수
있는 것이 전원의 맛입니다.
며칠 전 부엌 창으로 본 너구리 네 마리가 떠올랐다. 새끼 두 마
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었다. 햇볕이 가장 따스하게 비추는 산자락 끝에 있는 그루터기에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었다. 햇빛이 가장 먼저 들고 종일 볕이 좋아 이 동네 고양이가 일광욕을 즐기는 자리 이다. 봄에는 까투리가 새끼를 데려오는, 종종 고라니가 먹이를 찾아 내 려오는, 새들이 숨어 놀며 열매를 찾는 그 자리에서 너구리 가족 도 볕을 즐기고 있었다. 좋은 시간을 방해할까 싶어 조용히 식구 들을 불러 모았다. 예민한 고라니와 달리 집 안 움직임에 상관없 이 볕을 즐기는 너구리 가족이었다. 온 가족이 창에 붙어 한참을 보고 있었다. 내 경계에 들어 온 낯선 존재를 친근하게 맞이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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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마을담 ‘야단법석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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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68 '야단법석' 백일장 마을담 ‘야단법석 백일장’은요? 지난 6월 13일,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어린 친구들이 공원에서 대면으로 열 린 ‘함크 책잔치’에 참가했습니다. 마을담도 공 원에서 부스 운영을 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야단 법석 백일장’을 열었습니다.
69 연필 쥐기가 가능한 4살부터 초등생까지, 5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작품을 제출했습 니다. ‘야단법석 백일장’에 제출된 작품 중 에서 마을담 운영진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 작품을 마을담 9호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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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생
2학년 김하윤
늘 나에게 큰 기쁨을 주는 내 동생은 5살이다. 나는 내 동생과 노 는 걸 좋아하는데, 우리는 주로 역할 놀이를 한다. 우리는 나이 차 이가 많이 나서인지 마음이 안 맞을 때,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싸우 기도 한다. 그럴 때는 쪼르르 달려가 엄마한테 이르는 내 동생이 밉다. 하지만 내가 동생과 싸워서 기분이 안 좋을 때 먼저 나에게 고마 운 사과의 말을 건네주는 사람은 바로 내 동생이다. 나는 자존심 때문에 동생에게 사과를 먼저 하지 않는다. 그럴 때 내 마음속에는 눈바람이 휭~~하고 분다. 그러면 동생은 “언니야~미안해!”하고 말하며 내 마음속에 따뜻한 햇볕을 비춰준다. 그러면 나도 “미안 해!”라고 말한다. 이제 막 한글을 배우는 중인 내 동생이 오늘 아침에는 나에게 줄 을 못 맞춘 채로 ‘언니야. 싸사랑해. 우리 우지 말자’라고 편지를 써 주었다. 동생이 너무 귀여웠다. 왜냐하면 원래 동생이 하고 싶 었던 말은 ‘언니야, 사랑해. 우리 싸우지 말자’였는데, 줄을 못 맞춰 나에게는 이상하게 읽혔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그 편 지가 따뜻한 말 한마디로 느껴졌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생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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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동생과 싸워서 기분이 안 좋을 때 먼저 나에게 고마
운 사과의 말을 건네주는 사람은 바로 내 동생이다. 나는 자존심 때문에 동생에게 사과를 먼저 하지 않는다. 그럴 때 내 마음속에는 눈바람이 휭~~하고 분다. 그러면 동생은 “언니야~미안해!”하고
말하며 내 마음속에 따뜻한 햇볕을 비춰준다. 그러면 나도 “미안 해!”라고 말한다. 이제 막 한글을 배우는 중인 내 동생이 오늘 아침에는 나에게 줄 을 못 맞춘 채로 ‘언니야. 싸사랑해. 우리 우지 말자’라고 편지를 써 주었다. 동생이 너무 귀여웠다. 왜냐하면 원래 동생이 하고 싶 었던 말은 ‘언니야, 사랑해. 우리 싸우지 말자’였는데, 줄을 못 맞춰 나에게는 이상하게 읽혔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그 편 지가 따뜻한 말 한마디로 느껴졌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생이 참 좋다.
그리고 내 동생은 애교쟁이다. 예전에 내 동생이 ‘주전자’라는 곡으로 춤추는 걸 봤는데 약간 잘난 척하는 표정이 정말 귀여웠 고, 춤도 야무지게 잘 추었다. 그리고 내 동생은 어린데도 벌써 알 파벳을 다 알고, ‘사과’ 같은 간단한 단어는 물어보면 영어로 대 답한다. 곱셈 구구단 1단도 외운다. 아직 모르는 게 많기는 하지 만, 표현력도 좋고 똘똘한 동생이 난 참 좋다. 그래서 내가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사랑해!’이다. 그럼 내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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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서울묘곡초등학교 3학년 김민채 5세 이서준
74 6세
엄마와
강민준
나
서울고일초등학교 최인혜자연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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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묘곡초등학교 2학년 최지유
서울묘곡초등학교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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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묘곡초등학교 3학년 신예솔
서울대명초등학교 3학년 강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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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서울묘곡초등학교 3학년 이효은 서울명덕초등학교 3학년 기서윤
79 서울묘곡초등학교 1학년 황산하 서울묘곡초등학교 3학년 김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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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모저모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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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 돌멩이국 마을잔치 열린탐방단, 우리동네 투어길 찾기 함께크는우리 책잔치 강동느린학습자부모모임 '이음' 시민의 참여로 발전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가 가장 좋다 주민 곁에 있는 공유공간, 천호마을활력소 채은순 장인혜 문규리 박성식 이미옥 채은순 이은진 우리 동네 이모저모
84 계절마다 오는 재난에 이웃이 걱정돼서 뭉쳤다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 채은순 올여름은 비가 자주, 많이 왔다. 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는 비가 와서 농작물이 다 녹아버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채식하 는 사람들은 비싼 값에라도 채소를 사려 고 해도 가짓수가 몇 개 없고, 물량이 부 족해 식량 위기를 실감했다. 몇 끼 먹거 리 문제가 아니라 폭우로 11명이 사망했 다.
85 반지하 때문이라고 한정하는 정치인에게 “문제는 주 거 유형이 아니라, 기후재난이야.”라며 소리 지르고 싶었다. 가리키는 기후위기는 못 보고, 집만 쳐다보 니 그럴밖에. 대한민국은 폭우로, 다른 나라는 폭염 때문에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순서를 알 수 없는 번호표를 받아 들고 있다. 이대로는 모두 기후재난으로 ‘사고사’할 운명이다.
기후시민이 되었다.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시민, 모 임, 단체가 중지를 모아 2022년 2월 11일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 을 발족했다. 강동에는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것을 먼저 실천하는 시민과 공부 모임, 캠페인 등으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근본적인 대응이 무엇인지 담론을 만들고 있는 모임과 단체가 이 미 있었다. 이들은 개인적, 산발적으로 기후위기는 해결되지 않는 다며 뭉쳤다. 강동구뿐만 다른 자치구에도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 처럼 이렇게 결집했다.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직접 행동하는 사람 들이 늘고 있다.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은 2월 발족 후 공동운영 진을 공개모집하고, 목표와 목적을 토론하고 확인하였다. 8기 구 청장 후보자에게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을 제안하였고, 지역 자원을 조사하고 우리의 방향을 모색했다. 환경영화제를 제로웨이스트솝
송포어스와 열었다.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서울시 동남권NPO지원센터 기후위 기 대응 공동의제 모임은 9월 17일 강동, 송파, 강남, 서초에서 각자의 지역과 올림픽공원에서 924기후정의행진을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공동캠페인을 진행했다. 강동에서는 천호 로데오 거리 에서 직접 만든 종이상자 피켓을 들고 천호사거리 현대백화점까지 행진하고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했다. 길을 가던 할아버지는 캠페 인에 동의하며 피켓 제작에 손을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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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비상행동 단톡방을 통해 공동캠페인을 알고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은 기후위 기 당사자로서 지금 이 상황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어른, 청소년, 어린이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실천해야 한 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 기후정책은 후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50탄소중 립을 선언했으나 기업에 기회를 주는 ‘녹생성장’으로 한계를 보여 주었고, 윤석열 정부는 ‘핵발전 확대에 매달리며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한다. 위기의식을 느낀 시민들이 정부와 올해 이집트에서 열 리는 COP27에 세계 각국 결단을 압박하기 위해 9.24 기후정의행 진을 시청과 숭례문 일대에서 진행했다. 강동은 광목에 손으로 쓴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 깃발 아래 모였다. 기후재난 앞에서 생 명을 위협받고 있는 전국의 노동자, 여성, 빈민, 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노인, 비수도권 거주민, 성소수자이기도 하고, 환자이자 임차인 3만 5천 명과 함께 2시간에서 걸쳐 행진하며 ’기후정의 실 현하라!"라고 외쳤다. 마을로 돌아왔다. 9.24기후정의행진에서 화석연료와 생명 파괴 체제를 종식하고, 모든 불평등을 끝내고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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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는 요구는 당연했다. 기후위기는 지구 적인 문제이면서 우리 동네 나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왜 다르게 받아들이는가에 주목한다. 기후위기를 위기로는 공감하지만 당장 나의 문제로 여기는 데에는 격차가 있다. 기후정의, 자원순환, 채 식, 생물다양성, 농업과 먹거리, 시민운동, 마을미디어, 성평등 의제를 다루는 마을의 단체와 모임이 공동으로 ‘기후위기와 나’ 공론장을 기획했다. 기후위기를 얼마나 체감하는지 알아보고 질 문을 마구 쏟아낸다.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적절한 대 응에 다가가기로 했다. 하늘이 맑은 가을이다. 지난여름 폭우가 기억에서 흐려진다. 매 년 점점 짧아져서 며칠 되지 않는 가을이 지나면 긴 겨울이 온다. 어쩌면 작년처럼 마음 졸일 대형산불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사건 사고에 주목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10월 14일 공론장에서, 11월 기후학교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캠페인 참여로 우리 요구를 드러 내기로 한다. 강동기후위기비상행동은 우리 삶터에서 만나고, 연 결되고, 목소리를 내면서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사회적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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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돌멩이국 마을잔치 ‘행복해지는 것은 돌멩이국 끓이는 것만큼이나 간단한 일이지요.’20 여 년 전 작은도서관과 인연을 맺고 다양한 마을 활동을 지속하게 만든 책이 있다. 존 무스의 ‘돌멩이국’이라는 그림책이다. 여러 어려 움으로 공동체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던 마을이 돌멩이국을 끓이는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 마을잔치에 참여하며 진정한 행복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내용의 성인 동화 같은 그림책이다. 토마토 삼촌 ‘수고했슈’
91 이후 그동안 수고한 마을활동가들을 격려하고 암 수술 후 복귀한 활동가를 응원하는 내용으로 확장되었다. 거기에 지난 지방선거 에서 낙선한 사람은 위로하고, 새로 당선된 의원은 축하하고 격려 하는 내용까지 들어가게 되었다.강동시민협의회 운영진들과 함께 준비하며 가족합창단 화모니의 축하공연과 돌멩이국 빛그림자극 상영, 회갑을 맞은 활동가들의 사람책 진행과 환갑잔치 그리고 축 하, 위로, 격려, 응원의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강동자산화사업단에서 수익금 사용처를 공모한다기에 축하와 격 려의 마을잔치를 하겠다는 내용으로 응모했고 선정되었다는 통보 를 받았다. 처음에는 올해 회갑을 맞은 선배 마을활동가 세 분께 농담처럼 마을환갑잔치 열어드리겠다고 얘기한 것에서 시작했는데
행사 당일 예상보다 많은 분이 모이고 다양한 음식과 떡을 나누었 다. 장소를 제공해 준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옥상은 뒤풀이 장소 로 딱 좋았다. 사실 옆집 민원이 걱정이었는데 최근 화모니 활동 을 시작한 소은이네가 마침 그 집에 사는 집주인이어서 문제가 한 방에 해결되었다. 누구는 잡채를, 누구는 포도를, 누구는 음료수 를, 누구는 떡과 김밥을. 여러 음식과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진 제1회 축하와 격려의 돌멩이국 마을잔치 ‘수고했슈’. 내년과 후년 더 좋은 모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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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열린탐방단, 우리동네 투어길 찾기 사람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 같이 이야기하고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이웃과 의 만남, 거창하지 않아도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모인 열린 탐방단이 마 을 곳곳을 걷고 있다. 우리 동네 이야기와 서로의 관심 분야에 대한 소통, 동네 길을 걸으며 평소 궁금했던 공간이나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 하며 우리 동네 ‘제대로 알기’를 실천 중이다.
95 세대별 감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경험, 새로운 공간을 알아가는 재미, 사회 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와도 연관된 공간을 찾아 스토리를 엮으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 첫 발걸음으로 성안로의 엔젤공방이 모인 길을 함께 걸으며 그 현황을 알아보고 우드버닝 활동도 체험했다.
우드버닝
문규리
나는 핸드메이드를 좋아한다. 작품 안에 만든 사람의 지금까지 모든 삶이 함께 담겨져 있는 것만 같아서. 공 장에서 대량생산으로 매끈하게 완성되는 제품과 달리 사람 손으로 만들었을 때 툭툭 보이는 투박함이 마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느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마침 강동구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과 함께 강 동역 근처 엔젤공방허브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방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체험주 제는 우드버닝. 두꺼운 볼펜처럼 생겼지만 펜촉을 열 로 가열한 우드버닝 전용 도구로 나무를 태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넣는 공예이다. 우리는 나무 재질의 독 서대에 우드버닝으로 그림과 글을 새기는 작업을 하기 로 했다. 첫 번째 순서로 각자 독서대에 새기고 싶은 그림과 문 구를 골랐다. 빨간머리 앤, 곰돌이 푸, 고래 그림 등의 다양한 샘플이 있었고 나는 ‘어린왕자가 사막여우의 어깨를 감싸고 소행성에 뒤돌아 앉아있는 그림’을 선 택했다. 그저 사막여우의 둥그런 뒤통수가 내가 키우 는 고양이 뒤통수랑 닮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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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선택하고 난 후에는 우드버닝 펜을 직접 손에 들어 점을 찍고 선을 그어보는 연습을 했다. 나무 타는 냄새가 났다. 아주 오래전에 제주도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거친 제주 바다를 앞에 두고 허허벌판에 덩그 러니 서 있던 간판도 없는 미술학원에서 겨울에 떼던 장작 타는 냄새와 같은 냄새였다. 아주 차가운 겨울에 맡던 냄새. 연필을 들었던 손은 시렸고, 바깥에서는 매 서운 바람 소리가 났다. 문득 그때 생각이 났다. 기본적인 펜 사용법을 익히고서 독서대 중심에 각자 선택한 그림의 테두리를 그리는 밑작업을 시작했다. 종이를 대고 빨간 볼펜을 독서대 위에서 끄적이니 그 림의 테두리가 서서히 완성되어갔다. 가장 기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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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라 가볍게 그려도 되는 순서이지만 나를 포함해 함께 체험 중인 선생님들 모두 눈을 부릅뜨고 집중해
작업했다. 낯설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적막이 흘렀다. 빨간 볼펜으로 테두리를 다 그린 후에는 본격적으로 우드버닝 펜을 이용해 테두리를 따라 그리며 나무를 태우고 실제 각인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여기서 특별한 점은 우드버닝 펜의 온도를 내가 얼마 나 높고 낮게 선택했으며 펜촉을 누르는 압력과 선을 긋는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선의 모양이 사람 마다 가지각색으로 달라진다. 체험을 진행해주시는 공 방 선생님이 그리는 선은 굵기가 일정하고, 나무가 파 이는 깊이도 동일하여 누구에게나 보기 좋은 각인 형 태가 나왔다. 우드버닝은 펜을 사용할 때 천천히 작업해야 예쁜 결 과물이 나온다는데 내가 그린 건 울퉁불퉁했다. 조급 한 성격에 기다림을 어려워하는 내 마음이 울퉁불퉁해 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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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지만 각각의 매력이 있는 그림의 테 두리를 독서대에 새기고 까칠한 나무 조각들을 사포로 갈았다. 나무결에 따라서 사포질을 하니 이전의 거친 느낌이 들었던 독서대가 결에 따라 부드럽게 변하였 다.
마치 전 단계에서 느꼈던 울퉁불퉁한 내 마음도 같이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 정도 독서대의 결이 정리되니 완성도를 더욱 높 일 수 있는 채색의 순서가 되었다. 일반적인 색연필처 럼 생겼지만 물에 닿으면 물감으로 채색한 수채화 느 낌을 낼 수 있는 처음 보는 색연필이었다. 물감 도구 로 직접 채색하는 것보다 손도 덜 가고 편리해서 마음 에 들었다. 새긴 테두리 안쪽으로 그림의 아래쪽만 진 하게 색칠한 후에 붓에 물을 묻혀 아래부터 찬찬히 위 로 붓질하면 자연스러운 명암 채색이 된다. 나는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가 앉아있는 소행성부터 색을 칠했다. 색연필로 칠할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가 나의 갖가지 잡생각을 멈추게 했다. 오롯이 지금 의자에 앉아서 우 드버닝을 하는 지금 순간에만 몰입하게 만드는 소리였 다. 소행성부터 시작해서 어린왕자의 노란 빛깔 뻗친 머리, 휘날리는 목도리, 그 옆에서 어린왕자에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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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있는 사막여우를 눈이 시리도록 뚫어져라 쳐다보며 붓질을 했다. 다른 누군가의 손이 아닌 내 손에서 하나 의 작품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경험하며 왠지 모를 자 신감이 느껴졌다. 지금 당장 뭐라도 주어지면 전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채색이 끝나고 우드버닝을 함께 체험한 선생님들과 서
로의 완성된 독서대를 감상했다. 처음 우드버닝을 시
작할 때 서툰 솜씨로 걱정했던 우리는 어느덧 그럴싸 한 작품을 만들어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 손
으로 새겨진 티가 나는 삐쭉빼쭉한 선들이 오히려 나 무 재질 특유의 느낌과 어우러져 자연스러웠다. 그리 고 평가를 목적으로 제작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선 하나 휘어질까, 점 하나 어긋날까하는 조바심에 바들
대지 않아도 돼서 더욱 즐겁게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 이었다. 집에 돌아와 좁은 책상 위에 만든 어린왕자가 그려진 독서대를 올려놓았다. 아무것도 없이 휑했던 책상이 독서대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리고 은은하게 나는 나무 냄새가 책상 한구석을 가득 채웠다. 방문을 열 때마다 고요히 나는 냄새도 좋았다. 소중하고 특별 한 또 하나의 추억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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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그 작은 힘들, 그 작은 마음들 장인혜 올해 어린이날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곳곳에서 방정환을 기 리는 어린이날 행사가 준비되고 지원사업들도 있었다. 그중 (사)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에서 전달된 아동문학 스테이지 공모 사 업에 방정환, 어린이날 선언문 키워드로 대략 프로그램 제안서를 써 놓고는 다른 일들로 제출 날짜를 놓쳐버렸다. 4월 말에 운영회 의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제안했을 때 어린이날 행사는 곳곳에 있 으니 각자 외부 활동에 참여하고 도서관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함께크는우리 책잔치
103 시간이 흐르고 어린이날 전후 곳곳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보며 아 쉬운 마음을 떨치지 못했다. 기왕 써놓은 제안서이니 돈이 없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계획서를 수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고 운영위에 제안했다. 도서관 이사 후 시작된 코로나로 인 해 홍보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안타까움이 컸기에 도서관 홍보 할 겸 정말 조그맣게 해보자고 운을 뗐다. 운영위를 확대해서 TF 팀이 꾸려졌다. 동아리 대표들, 화모니 식구들, 예전에 활동했던 회원들이 함께 했다.
두레근린공원도 돌아보니 조금씩 말이 더해졌다. 천막 하나 있으 면 행사답게 느껴질 것 같고, 테이블, 의자도 있으면 더 편할 것 같고, 마이크와 엠프도 있어야겠고, 그렇게 말이 오고 가다 보니 어느새 판이 커졌다. 마침 회의를 하고 있을 때 지방선거에 고덕 동으로 출마한 이희동 의원이 도서관을 방문해서 주민센터 협조를 받을 수 있게 연결해 주었다. 도서관과 가장 가까운 명덕초, 명덕유치원, 묘곡초 순서로 학교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학교 앞 홍보도 했다. 그동안 ‘홍보도 못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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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감을 훨훨 털어낼 수 있었다. TF팀이 수차례 회의 하며 준비하는 동안 장마철을 알리는 비 예보가 있었다. 전날까지 비가 오고 당일도 비 예보가 있었다. 미루지도 취소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불안함을 안고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거짓말처럼 책잔치 당일 하늘은 맑고, 날이 좋았다. 책잔치 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도서관으로 모여 전날 주민센터에서 빌려 놓은 천막과 테이블 의자, 마이크, 엠프, 릴 선을 먼저 나르고 도서관에서 준비해 놓은 돗자리와 전시용 폼보드, 책, 문구들, 물풍 선, 리플렛, 도서관 안내서, 스티커, 각종 문구 등을 날랐다. 운영위원들과 부스 담당 자들은 시작하기 전부터 온몸이 땀으로 흥 건했지만 비가 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하늘 이 저렇게 맑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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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으로 모여 전날 주민센터에서 빌려 놓은 천막과 테이블 의 자, 마이크, 엠프, 릴선을 먼저 나르고 도서관에서 준비해 놓은 돗자리와 전시용 폼보드, 책, 문구들, 물풍선, 리플렛, 도서관 안 내서, 스티커, 각종 문구 등을 날랐다. 운영위원들과 부스 담당자 들은 시작하기 전부터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지만 비가 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하늘이 저렇게 맑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 았다. 책잔치는 크게 전시와 부스, 공연 세 분야로 준비했다. 처음 계획 은 여러 가지 세웠지만 너무 어려운 것은 좀 더 쉬운 방법으로 바 꾸고, 우리보다 다른 단체가 더 잘하는 것은 협조를 요청하고, 구 내 다른 행사와 겹치는 것은 생략하고, 대신 모인 사람이 할 수 있 는 것은 새로 넣으며 TF팀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갔다. 방정환 책, ‘시골쥐의 서울 구경’ 아크릴 원화 전시, 방정환의 말 꽃을 전시하고, 책잔치 안내지와 스티커를 배부하는 메인부스, 책 읽어주기 ‘책!책책!읽어주세요!’ 부스, 모야 뱃지만들기 부 스, 어린이 발언대 ‘나도 한마디’ 부스, 물풍선 던지기 놀이 ‘어 린이 차별언어를 쓰러뜨려라!’ 부스, 전래놀이 ‘추억의 놀이’ 부 스, 자갈자갈 성평등 언어 ‘단어 하나하나가 생각을 바꿔요’ 부 스, 마을담 ‘야단법석 백일장’ 부스, 화모니 환경피켓 만들기 부 스가 차려졌다.
2시부터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학교 방과 후 끝나고 가는 아 이들 하나둘, 지나가던 아이들 하나둘, 책잔치 홍보 전단지를 받 고 찾아온 부모님과 아이들 하나둘, 먼저 하고 간 아이들이 소문 내 주어 찾아오는 아이들 하나둘. 어느새 부스를 다 돌고 온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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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있어 준비해 놓은 아이스크림을 기분 좋게 풀었다. 2시간 부
스 운영하는 동안 80개의 아이스크림이 나갔다. 부모를 포함하면
족히 100명은 우리 책잔치에 다녀간 것이었다. 도서관 이사와 코
로나로 3~4년 만에 열린 함께크는우리 책잔치에 이렇게 많은 사
람들이 함께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뿌듯하던지…….
부스를 마무리하고 공연이 열렸다. 먼저 고전희곡낭독팀의 ‘만년
샤쓰’가 있었다. 공원을 가르는 세 분의 목소리에 방정환 선생님 의 ‘만년샤쓰’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이어 진 화모니의 공연. 기대 이상으로 책잔치를 잘 해냈다는 기쁨과
코로나로 오랜 시간 힘들었던 날들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은 듯 모 두가 신나게 노래했다. 부스가 끝나도 공연 마지막까지 같이 즐겨 준 아이들과 부모님들 덕분에 우리의 책잔치는 대성공이었다. 함께크는우리 책잔치는 항상 소박하게 시작했던 것 같다. 할 수 있는 사람들 한 명, 두 명이 시작하면 사람들이 모이고 크든 작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해왔다. 사람들이 재능을 나누어 주고 조 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발 벗고 나서 주었다. 그 작은 힘들이 모 여,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 하나의 큰 행사가 치러지고, 도서관이 지켜져 왔다.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함께 하기를 손 내밀면 사람들 이 함께해주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스물여섯 해를 지켜온 작은 도서관 함께크는우리와 책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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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느린학습자부모모임 '이음'
느린 학습자를 위한 평생교육을 논의하는 장 이미옥
느린 학습자 청소년이란 경계성 지능을 가진 청소년들로 인구의 13%에 해당하며 모든 지원에서 배제되어 아웃사이더로 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친구들의 지원은 온전히 가정의 몫이 되고 청년으로 성장 시 은둔, 고립 형태로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 이에 서울시를 시작으로 각 구별로 조례가 제정되고 있고 부모들, 교육 기관들이 목소리를 내어 지원체계와 공론장, 심포지엄 등을 열어 학령기뿐 아니라 평생교육 차원의 지원체계에 대해 논의를 열어가 고 있다. 강동구에서도 올 1월 문화놀이터 와플에서 부모 모임이 시작되었 고 느린 학습자를 위한 정보공유와 양육에 대한 고충을 함께 나누 고 있다. 또 부모들을 대상으로 푸른아우성, 최유현 강사가 ‘성교 육’을 진행, 지난 7월 7일 사이버 성폭력 대처법, 미디어와 성, 성 정체성 등을 주제로 부모교육을 실시하였다. 또 ‘느린 학습자 이해 교육’을 강동구 평생학습관에서 한국상담센터 정희정 소장 을 강사로 지난 7월 9일 진행하여 많은 부모들의 공감과 호응이 있었다. 구청 평생 교육팀에서 지원하는 ‘느린 학습자 청소년을 위한 생활 요리’도 6회차에 걸쳐 8월 중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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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느린 학습자 부모 모임에서는 모임을 구조화하고 다른 지 역 모임들을 벤치마킹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서 모임 이름을 정하고 강동구 조례 제정에 힘을 보태기로 하였다. 또 이들은 9월 중 벼룩시장 10월 중 나들이 계획을 갖고 부모들이 더욱 돈독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하고 있다. 10월 중 부모 대상 교육으로 이루다학교 대표 교사인 기주현 선생 님을 초청하여 오랜 특수교육 경험과 느린 학습자를 직접 양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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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 와플에 연락하여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적절한 배움과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한다면 느린 학습자 청소년이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타인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유능감을 발휘할 기회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온 당사자로서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문화놀
시민의 참여로 발전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가 가장 좋다
채은순
정치를 감정으로 나타내면 크게 두 부류다. 냉소, 무력감 또는 분 노, 혐오. 밥상머리 금지 주제 중 하나가 정치다. 문제는 이념, 당파 논쟁이 아니라 효능감 부재 때문이다. 멀리서 보는 정치는 그랬다. 동네에서 실제 만나는 정치인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현장 을 발로 뛰며 시민과 협력하면서 변화를 만들기도 했다. 주민이 생활 정치를 한다? 전문성이 필요하고 영향력이 큰 영역 이기에 누구나 참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주민참여는 일상에 기반한다. 시민 전문가의 정치 참여로 오히려 풍요로워지 고, 정책 결정에 누구나 참여함으로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된다. 목 소리 큰 사람을 대변하는 정치의 한계가 극복된다. 2020년 5월 강동마을네트워크는 정치에 대한 오해는 치우고, 반감은 반전시 키기 위해 강동생활정치모임을 시작했다. 책 모임에서 우리가 민 주주의 안에 살고 있는지 점검하고, 밥 먹듯 손쉽게 참여하는 일 상 정치를 살펴봤다. 좌담회를 통해 어떻게 시민력을 키우고 연대 할 것인가, 공무원의 소통과 협치 방법, ‘구의원 사용 설명서’, 강동주민자치네트워크 사례를 통해 참여 민주주의의 실현 방안에 궁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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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한편으론 신중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시민은 시민이 아 니라는 깨우침이 일거리를 만들었다. 민선 8기 구청장 후보에게 정책 제안을 하기 위해 강동생활정치모임의 제안으로 분야별 주민 네트워크 및 단체 11곳과 시민이 ‘강동시민정책연대’라는 이름으 로 모였다. 먼저 강동구 정책을 살펴보고, 민선 7기 정책과 이행 률 점검, 타 자치구 정책 제안 사례 학습, 단체들은 현장에서 필요 성을 실감한 정책을 정리, 구민 대상 정책 제안 분야와 제안 설문, 분야별 공론장과 토론을 거쳐 정책 29개와 1개의 질의서를 만들 었다. 생활 정치 첫 모임을 시작으로 2년 만에 완성한 제안집이었 다. 지난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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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후보자 2명은 제안에 대해 선거 기간이라 답변이 어렵다, 후보자 1명은 주관식을 객관식처럼 쓴 답변이 돌아왔다. 목소리 큰 민원 인 대하는 태도와 달랐다. 격식을 차려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에 제안집을 들고 찾아갔다. 후보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답변을 요청했다.
신뢰가 퇴적되는 시간이 필요했다. 강동시민정책연대는 이후 강 동 시민사회 거버넌스 연석회의로 민과 관, 의회와의 지속적인 소 통, 시민 실력 쌓기와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공감을 얻으며 이상 적인 거버넌스 토대를 만들기로 했다
공부는 한편으론 신중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시민은 시민이 아 니라는 깨우침이 일거리를 만들었다. 민선 8기 구청장 후보에게 정책 제안을 하기 위해 강동생활정치모임의 제안으로 분야별 주민 네트워크 및 단체 11곳과 시민이 ‘강동시민정책연대’라는 이름으 로 모였다. 먼저 강동구 정책을 살펴보고, 민선 7기 정책과 이행 률 점검, 타 자치구 정책 제안 사례 학습, 단체들은 현장에서 필요 성을 실감한 정책을 정리, 구민 대상 정책 제안 분야와 제안 설문, 분야별 공론장과 토론을 거쳐 정책 29개와 1개의 질의서를 만들 었다. 생활 정치 첫 모임을 시작으로 2년 만에 완성한 제안집이었 다. 지난 5월 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에 제안집을 들고 찾아갔다. 후보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답변을 요청했다. 일주일 후 후보자 2명은 제안에 대해 선거 기간이라 답변이 어렵다, 후보자 1명은 주관식을 객관식처럼 쓴 답변이 돌아왔다. 목소리 큰 민원 인 대하는 태도와 달랐다. 격식을 차려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가 퇴적되는 시간이 필요했다. 강동시민정책연대는 이후 강 동 시민사회 거버넌스 연석회의로 민과 관, 의회와의 지속적인 소 통, 시민 실력 쌓기와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공감을 얻으며 이상 적인 거버넌스 토대를 만들기로 했다. 정책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생활 정치 입문장이 있다. 협치,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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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마을공동체, 노동인권, 민주시민교육, 도시농업 같은 사업 에 참여하는 것이다. 강동시민사회 거버넌스 연석회의는 서울시 동남권NPO지원센터의 후원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주민 참여 정 책’ 공론장을 9월 2일, 9월 15일 2회 열었다. 주민 참여 정책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을 위한 참여자,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모 으기 위해서였다. 정권이 바뀌면 결정권자가 중요도에 따라 방향 과 정책이 갈무리되는 경향이 있다. 앞의 5개 사업이 구의회에 강 동구청이 제출한 조직 개편안을 통해 축소 또는 폐지될 위기에 있 다. 홍경숙 전 강동구주민자치사업단장은 강동구 주민자치 정책 에 대해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은
2018년 시작되었다. 주민자치 위원을 공개 추첨하고, 동별로 운 영내규를 만들고, 자치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선정된
사업을 실행하며 동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주체로 주민이 성장했 다. 주민자치에서는 갈등이 항상 상존한다. 일부는 주장이 관철 되지 않으면 탈퇴하기도 한다. 갈등을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경청하며 민주적인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양상이다.”라고 밝혔 다. 주민자치 정책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회는 주민 대표 기구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주민참여의 개방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강동구 노동 의제 발표에서 사) 강동노동인권센터 최형숙 대표는 “필수노동자들은 동네 노동자들이고 주민이다. 주민들이 기에 지역주민을 위한 노동 현장의 요구를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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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내 전문가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
권 의식 향상을 위한 노동인권 교육이 공공기관 주민 모임 속에서 체계적으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여자 중 한 명은 “노동자와 동네가 연결되어야 함에도 노동자를 떠올리 지 못했다.”라고 말한다.
또한 노동인
공론장을 통해 시민들도 다양한 영역에서의 시민참여에 대해 생각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협치와 마을공동체, 도시농업, 민주시 민교육 발표에서도 처음부터 완벽한 시민은 없었으나 과정을 통해 시민력이 높아지고 효능감 있는 정책 파트너가 되어가고 있다. 민 과 관은 거버넌스를 사업적으로 접근하여 예산으로 모든 것이 결 정되어 예산이 없으면 아예 거버넌스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사 업과 관계없이 문화로서 거버넌스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 다. 발전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가 가장 좋다. 두 번 공론장 결과를 구 의원과 간담회, 전화 통화, 메일로 전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구 의원은 하나의 사안에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있다. 주민자치를 갈등과 예산 낭비라고 말하는 주민, 공론장의 결과처럼 과정을 중 시해서 남겨야 한다는 주민 등 다르다. 이렇게 주민들이 의사 표 현을 하는 것이 구의원이 더 고심해서 접근하게 만든다. 당장 어 떤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이런 참여를 통한 의견 개진을 계속해 달 라고 한다. 강동구 시민사회 연석회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 정치를 떠올리며 분노와 아쉬움으로 점철되었던 처음에서 성장한 시민으로 나아가려는 방안을 모색한다. 유쾌하 고 의미 있게 생활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을 알리고,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누구나 참여하는 겨울 인문학학습모임을 준비 중이 다. 아직은 묵묵부답인 강동구 정책결정권자와의 소통 기대도 놓 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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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주민 곁에 있는 공유공간, 천호마을활력소 유리문 밖에 한 아이가 서성거리다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온다. “뭐 하는 거예요?” “○○구나. 오랜만에 왔네. 전시 준비 중이야.” 공간 지기가 반갑 게 아이에게 인사한다. 아이는 폼보드 위에 파란 아크릴물감을 칠하고 있는 내게
요. 그림 그리는 것
않아요.” 아이는 무심히 나를 지나 쳐 과자가 담긴 책상 앞에 멈췄다. 공간 지기가 맘에 드는 것 가져 가라고 하니 과자 하나를 집어 들고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은진
다가왔 다. “한번 해볼래? 아무렇게나 칠해도 괜찮아.” 나의 권유에 “아니에
좋아하지
5월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전시 천호마을기록관에서 “놀이展”을
준비할 때도 아이들은 관심이 많았다. 전시된 다양한 놀거리와 놀 품과 함께 진행된 행사, 공간에서 진행된 이벤트만이 아니라 공간 지기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아이들을 천호활력소 앞을 지날 때마 다 한 번씩 문을 열어보게 만든다.
천호활력소는 이미 다양한 지역 공동체들이 즐겨 이용하는 공유공 간이다. 이곳에서 모여 활동하는 함지랑꼼지락, 퀼트동아리, 보테니컬아 트, 바늘과 실, 쌈지 바느질 이 다섯 팀이 모여 6월 주민참여 전시 “손맛 보여드립니다”를 통해 그동안의 솜씨를 지역에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활력데이가 있다. 공간을 이용하는 공동체가 지역주 민에게 재능을 나누는 무료 원데이 클래스를 여는 날이다. 6월 신 나는 난타 7월 다함께 라인댄스, 8월 발달장애인SNS강의가 있었 다. 앞으로 어떤 클래스로 주민과 주민이 연결될지 기대가 된다. 천호활력소는 주민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다. 가을 찬 기운이 가득한 요즘 한강과 접하고 있는 천호, 암사, 고 덕, 강일에 얽힌 한강 이야기를 담은 10월 가을 기획전시 “水다, 강동”이 천호활력소 1층 마을기록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이야기를 들어 볼 기회다.
마을기록관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 문을 여는 주민을 만나곤 했다. 그분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을 때 반 가움도 느꼈다. 천호활력소가 누구나 스스럼없이 이용하는 공간, 주민의 이야기가 담기는 공간, 주민과 주민이 연결되는 공간으로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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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사진으로 보는 2022년,
마을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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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사진으로 보는 2022년, 마을담 이야기 6년간, 꾸준하게 강동구 지역주민과 함께 숨 쉬고 있는 마을담은 2022년에도 공공의 가치를 담은 활동을 많이 펼쳤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주민들과 지역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성 과는 하나씩 눈에 띄는 결과물로 쌓이고 있습니다. 마을미디어가 굳건히 자리 잡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을담은 차근히 마 을담 9호를 만들어내며 강동구에서 마을미디어의 더욱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박경숙
지역문제, 기후위기, 계층갈등 등 여러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콘텐츠 제작, 미디어교육, 행 사 등을 포괄하는 미디어 활동 사례를 대상으로 기획부터 진행 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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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디어 사회적임팩트 사례공모전
그 결과물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수집해서 평가한 것이지요. 마을담은 작은도서관 함께크는우리와 수년 동안 이어온 활동, 또 강동지역의 어린이들과 함께 한 다양하고 톡톡 튀는 컨셉의 백일 장 등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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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실천’ 분야 수상 마을담 제작을 후원하고 있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는 지 역에서 미디어를 매개로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마을미디어 우수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22 마을미디어 사회적임팩트 사례 공모 전'을 개최했습니다. 마을에서 발생하는
마을담에 실린 다양한 어린이 작품들은 어른들에게 동심으로 돌아 가는 즐거움을 주었고,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 작가’로서의 자 긍심과 지역 미디어 활동을 알아가고 참여하는 동기부여를 안겼습 니다. 마을담은 2022 마을미디어서 사회적임팩트 사례공모전에서 ‘미 디어실천’ 분야에 수상하였고, 받은 상금의 일부는 작은도서관 함 께크는우리에 기부하였습니다. 공원에서 만나자, 마을담 ‘야단법석 백일장’ 개최
대면 활동이 차츰 완화되면서 6월 13일, 작은도서관 함께크는우 리와 같이 동네 공원에서 책잔치를 열었습니다. 마을담 역시 부스 를 운영하며 자유롭게 어린이들을 위해 ‘야단법석 백일장’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유아부터 초등생까지, 5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백일장에 참가했습니다. 그날 ‘야단법석 백일장’의 주제는 ‘공원’, ‘우리’였습니다. 주제 에 맞는 작품을 내기 힘들어하는 어린이는 ‘자유주제’로 참가하기 도 했습니다. 모든 어린이에게 좀 더 문턱을 낮추고 즐겁게 참여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마을담의 기본자세인, ‘더불어 사는 즐거 움’입니다. 마을담은 그동안 ‘마을담 집콕 백일장’, ‘나도 어린이 작가’, ‘마 을담 야단법석 백일장’ 등을 통해 어린이들의 진솔한 마음을 담은 작품을 꾸준하게 싣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마을 전체가 돌보아야 할 귀한 존재이고, 어린이들의 다양한 행동을 이해하며 그 마음을 사랑으로 보듬기 위해 마을담은 늘 어린이들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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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대상 특강 ‘마을담과 함께 하는 집캉스’ 개최 마을담에 새롭게 참여하는 주민과의 만남은 늘 기대감을 안겨 줍 니다. 올해 역시 마을담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글쓰기 특강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온라인수업에 익숙해진 주민을 15명 모집해서 ‘마을담과 함께 하는 집캉스’ 수업을 3회 진행했 습니다. 강동구 대표 마을잡지인 마을담 9호에 자신의 에세이를 담는 활동 까지 연계하기 위해서는 잡지에 대한 이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찾 고 글로 엮어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황효진 작가의 책인 ‘아무튼, 잡지’라는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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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이 소소한 자신의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내고, 콘텐츠로 만들어 결과물을 얻는 과정의 경험을 통해 마을담 제작을 이해하 고, 마을잡지와 마을미디어의 가치를 더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글 쓸 때의 어려움과 고려해야 할 부분을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 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같은 지역주민으 로서 살갑게 가까워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각자 써온 글은 황 효진 작가의 지도로 함께 합평하는 시간을 가지며 각자 한걸음 도 약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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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속에서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지역주민을 위한 마을담의 공개 특강은 마을잡지인 마을담의 존재 이유, 우리의 이 야기를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드는 활동의 가치를 가득 담고 있습니 다.
상일1동 마을미디어 사업단 만들기 프로젝트 진행 강동구는 재건축이 마무리되며 많은 주민이 새롭게 유입되었습니 다. 그중에서 상일1동의 주민자치회는 마을미디어에 더욱 관심 이 많은 곳입니다. 마을담이 속해 있는 강동마을미디어네트워크 (마을담, 동구씨, 가래떡)에서는 상일1동 주민자치회와 협업하여 ‘게냇골 마을미디어와 룰루랄라~!’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쳤 습니다. 주민들이 마을미디어를 올바로 이해하고 익히며, 자신의 이야기 와 더불어 지역의 소식을 담은 콘텐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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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는 ‘마을미디어 제작자’를 양성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만드는 마을 신문!’과 ‘나도 유튜브 스타! 우리가 제작하는 마을 영상’ 수업 을 펼치며 20명이 넘는 주민 마을미디어 활동가를 양성했습니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이 꾸준하게 수업에 참여하며 낙오자 없이 모두 자신만의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10월 25일에는 마을신문과 마을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함께 모여 각 콘텐츠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마을미디어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창간호를 발행한 마을신문은 11월 말에 2호를 또 발행할 예정입니다. 상일1동을 시작으로 강동구 각 지역 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는데 강동마을미디어네트
워크, 또 마을담도 함께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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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고덕역 버스정류장 음성광고 제작 및 홍보 마을담은 2022년,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지역 및 광고대상 마을미디어에 선정되었습니다. 이 광고는 지역을 거점 으로 충실하게 활동하고 광고를 접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루트 (공간, 채널 등)가 확실한 마을미디어 단체에게 지원해주는 제도 입니다. 서울시 전역의 마을미디어 단체 중에서 단지 9개 팀만 광 고 제작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며, 마을담은 운영진들이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마을담 운영진이 직접 만든 광고 마을담 음성광고는 강동구 고덕 역의 배재중·고등학교 방면 버스정류장에서 1일 306회 음성방송 으로 홍보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강동구 고덕역 배재중· 고등학교 방면 버스정류장에서 음성홍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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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후기
올해도 마을담은 강동구 주민들의 이야기와 지역의 다양한 소식을 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조심스럽게 예전의 일상을 되 찾아가며 마을담 역시 주민들을 대면하고 함께 하는 일에 더욱 관 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에코페미니즘에 기반한 독서 모임을 진행하며 지역에 신선한 활 기를 주고 있는 청년 모임인 ‘FFF(Feminism, eco Friendly, animal Free)’와의 만남은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민과 삶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기성세대 로서의 반성, 청년들을 더 알아가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길러 지는 자리였기도 합니다. 또 재건축으로 고층 아파트가 가득 들어찬 상일동에서 40년 넘게 거주한, 연세 지긋한 상일동 주민과의 만남은 지역사회를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저층 아파트를 모두 부수고 고층 아파트를 세우는 현장에서 꾸준히 삶을 이어 온 이야기, 재 건축을 통해 거주민이 늘어나며 주민 간 화합하는 방법에 대한 이 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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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어린이들과의 만남은 늘 즐겁습니다. 공원에서 진행한 ‘마 을담 야단법석 백일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어린이들을 비롯해 부모님들도 즐겁게 참여하며 마을잡지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육 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의 모습, 아이의 작은 재능에 감 탄하고 소소한 표현에도 행복을 느끼는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 많이 제출된 어린이 작품 중에서 마을담 9호에 실을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이 좀 힘겹기도 했습니 다. 올해 강동구 지역 활동에서 중요한 화두는 기후 위기였습니다. 강 동구 기후 위기 공동 대응을 위해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뜻을 함께 모았습니다. 마을 활동가들을 위해 서로를 격려하는 마 을 잔치도 새롭게 시도되었고, 의미 있게 마을 길을 걸을 수 있는 탐방단도 결성되었습니다. 강동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 한 삶의 모습과 알찬 소식을 마을담 9호에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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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원고모집
원고 형식
인물인터뷰 자유에세이 시(동시) 독후감 그림 사진
(글) A4 1매~1.5매 글자크기 10포인트
줄 간격 160% (그림, 사진) 자유롭게 제출
참여 대상 강동구 주민 누구나
원고 분량 010-6240-2079 kitayama47@naver.com 연락처
어린이, 청소년의 작품도 환영합니다
마을담은 강동구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마을잡지로 6년간 꾸준하게 발간하고 있습니다. 강동구 주민이면 누구나 마을담 회원으로 참여가 가능합니다. 함께 글쓰기 수업도 듣고, 써 온 글을 합평하고 다듬은 후 잡지에 싣습니다. 마을담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지원으로 발행됩니다. 2022년에는 9호가 발행되었습니다. 2023년에도 좀 더 알찬 콘텐츠를 쌓아가는 마을담이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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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9호
펴낸곳 마을담
발행일 2022년 10월 12일
기획 강동 마을담 편집위원회
편집장 박경숙
디자인 일상사
일러스트 이은진
후원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장소제공 함께크는우리 작은도서관, 강일활력소, 은방울작업실
마을미디어 9호와 함께 한 이들
강동구 사람들의 마을잡지 9호 어린이 강라희 강민준 기서윤 김규빈 김민채 김하윤 신예솔 정지아 이서준 이효은 최지유 최인혜 황산하
김명국 문규리 박경숙 박성식 박소영 서경선 서유정 송재우 엄자영 음민서 이미옥 이은진 조현미 채은순 홍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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