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패션과 옷수선가게
재봉틀맵 vol.3 인화양장점
일이 아닌 작품으로
인화양장점 오방소 사장님
[인터뷰 진행] 동네인터뷰작가단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제 치마요. 혹시 그 치마가 완성이 되었을까요?
아직 안 됐어요.
(인터뷰어는 현수막을 맡긴다는 얘기를 하다가 본론을 꺼내기로 한다.)사장님 사실은요. 제가 어제 사장님한테서 그 엄청난 오라라고 해야 되나, 어떤 장인의 느낌? 이런 걸 좀 느껴서 사장님이랑 인터뷰를 한번 해보고 싶어서 다시 찾아왔어요. (질문지 꺼내서 보여드림)
사이비 종교 아니고(웃음), 저희 여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인데 사장님이 여태까지 일하면서 느꼈던 일에 대한 철학이나 또 가게의 역사가 궁금해서요.
그러면 어떤 거부터 해야 돼?
사장님은 어떤 분이시고 언제부터 이 일을 하셨어요? 어제 뵈니까 사장님
너무 위트 있으셔가지고. 어제 현수막 수선 물어본다고 하니까 사장님이 살살 물으라고. 세게 물면 아프다고.
(웃음) 그러니까 나는 수선한 지가 벌써 몇 년이야. 60년이 넘어. 그것만 얘기할게.
60년이면 거의 6.25 끝나고서 하신 거 아닌가요?
아니, 6.25 나온 지가 70년이 넘었어. 내가 6 25 때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이 가게는 내가 수선하면서 처음으로 우리 손녀딸이 간판을 이름을 해준 거야. 내가 60에 수선을 시작했어. 그전에는 양장점 하다가. 처음에는 양복을 배웠고. 그러다가 양장을 배웠고. 그러다가 특수복이 있지? 요즘에 잠바 같은 거. 스포츠웨어 같은 거가 한참 후에 나왔잖아. 그것도 하고. 그래서 다 한 거지. 내가 못 하는 게 왜 없냐면은. 옛날에는 양장점 할 때 모자 투피스, 핸드백까지 세트로 맞췄어. 그래서 다 할 줄 알고. 그리고 기본이 원래 양복이야. 저런 양복. (한 양복을 가리키신다.) 옛날에 다 수작업하고 했는데 하면 지금도 해. 지금도 내가 그렇게 해. 그리고 그걸 다 했기 때문에 못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어제 뭐든지 다 된다고 하셨구나 구두만 못 해. 사장님 그러면 어쩌다가 양장점을 하게 되셨어요? 옛날에는 양복점이 인기가 좋았어. 왜냐면 옛날에 양복쟁이들은 시골에서 선보면 바로 딸 줬지. 외정(이정의 방언, 열 다섯 살이 넘은 사내) 때는 양복쟁이가
인력거만 타고 댕겼어. 그거 타고 기생집에 댕겼어. (인력거만 탔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벌어서) 그 정도로 인기가 있었어.
돈을 잘 버는 직업이었군요. 그때는 돈을 많이 벌었어. 그때 일본 말로, 우리는 우아몽이라고 해서 우아기(상의)만 만드는 사람. 그때 공무원 월급이 1만2천 원 이럴 때, 우리는 간조(대가로 받는 삯)라고 그래 보름씩만 이렇게 계산을 해줬어요. 보름 간조에는 오만 원을 벌었어. 한 달에 돈 십만 원 번 거지. 굉장히 큰 거지. 그때 당시에 종로 거기 그 전세방이 7~8만 원 했을 때야. 그 정도로 이제 (돈을 많이 버니까.) 그래서 양복을 배운 거야. 근데 언제부터 인기가 없어졌냐면 박정희 대통령이 죽고 나서 전두환이 나오고 기성복이 나왔어. 그때부터 조금 조금씩 하락세, 나중에 인기가 없어지는 거지. 그러고 나서 양장으로 내가 돌렸지. 그러면 그렇게 양복을 만드시다가 수선으로 바꾸신 거예요?
아니지 양장은 좀 하지. 그니까 양장점. 양복하고 양장하고 또 틀려. 양복은 남자 거고, 양장은 여자 거고. (벽에 걸려있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가리키면서 양복과 양장의 차이를 알려주신다.)
60. 수선을 60부터 시작했지. 그러니까 왜냐하면 60부터는 이제 사지에 아파트를 헐어서 없어져. 그러니까는 양장점이 없어진 거지. 나이를 먹으니까 에이 수선이나 하자. 해갖고 했어. 수선하는 데도 그때 당시에는 비쌌어. 양복 하나 고치는데 20만 원, 최하 10만 원이랬는데... 지금은 10만 원이라도 깜짝 놀래. 요즘에는 깜짝 놀라. 그 정도로 옷값들이 싸졌어. 그거 지금 저기, 단 고치러 오잖아? 사천 원이라고 그러면 이거 만 원 주고 샀는데! 그런다고. 이거 만 원인데, 만 원 주고 샀는데 이래. 이게 중국에서 오니까.
오시는 손님은 주로 어떤 분들이세요?
오시는 손님이 주로. 다양하지 여기 애들부터, 어른까지.
우리는 별걸 다 하니까.
주로 동네분들이 오시는 건가요?
온 데서 다 와. 옛날 단골들이 먼 데, 개포동, 의정부, 일산 이런데서. 옛날 단골이 지금 나이가 7-80 된 사람들이지. 그럼 다양하지. 그럼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다 기억이 나. 다 똑같이 (기억이 나). 나는 일을 하면은 내 작품이다, 라고 해. 옛날에 양장, 양복 작품이다 하고. 이거 작품이야! (과거에) 이렇게 하던 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지금은 아주 그냥 우스운 것들인데 다. 이제 (옷이 조금 상하면) 버리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데 자기 옷 애착이 있는 사람들은 고쳐. 그럼 나는 그걸 갖다가 그 사람이 (자기 옷에) 애착을
갖고있는데 함부로 고쳐주면 되나? 내 성의껏 해주는 거야. 지금 이거 예를 들어서 이거를 해. (쌓여있는 옷 중에서 하나를 골라냄) 그럼 이건 예를 들어서 천 원짜리야. 그럼 내가 이천 원 받아. 그러면은 애착이 있으니까 고칠 거 아니야. 그러면 나는 그 사람들의 애착이 있으니까 좋게 고쳐줘야지 안 그래? 그래서 기술자들이 돈을 못 벌어. (기술자들이 돈을 못 벌어) 원래가. 옛날에 저기 의상실 할 때, 양장 그런 거 모르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맡으면은 비싸. 예를 들어 우리는(기술자들) 감 값 얼마다, 공전이 얼마다, 그거 해서 받거든. 근데 일반 점원들은 그걸 몰라. 무조건 내가 십만 원 받으면, 이게 20만 원입니다. 이래. 그러면 손님은 모르니까 또 맞춰. 근데 바가지가 아니야 그게. 왜냐하면 그 사람이 그렇게 맞추니까. 명동 같은 데 가서는 깎지 못해. 동네 이런 데 가서는 깎아. 일은 더 잘해도. 강남에선 굉장히 비싸 수선이. 내가 (여기서) 1만 원 받으면 거기서는 2만 원을 받아야 돼. 2만 원에서 3만 원을 받아야 돼. 임대료가 비싸서인가요?
그렇지. 임대료가 비싸. 기술이 없는데도 그래. 임대료가 비싸지. 내가 이제 처음에 강남으로 가려고 그랬더니 압구정동에서 2층인데, 아래층은 워낙 비싸서 권리금이 3천만 원이고. 그때 내 나이 60대 때. 권리금이 3천만 원에다가 세가 100만 원이야 그 당시에.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자릿값 때문에 비싸게 안 받고 배길 수 있나. 저기 아파트 상가가 요만한 게(현재 가게보다 작은 규모) 200만 원이야. 200만 원인데 거기서 지금 나 같이 받다가는 집세도 못 내. 근데도 사람들은 이런 데는 일을 못 하는 줄 알아. 무시해. 암만 잘해줘도. 요즘에 패스트패션에 대항하는 의미로 옷을 고쳐 입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사람들이 애착이 있어. 1천원짜리인데도 2천원 주고 고친다고. 그 애착이 있으니까. 그쵸. 옷의 원래 가격은 사실 애착이랑 다른 거잖아요. 가끔가다 나이 먹은 사람들이 저 양복을 고치러 오는 사람이 있어. 그런 사람들은 특별한 거. 자기 결혼복 입은 거. 그러면 몸에 이 체형이 틀려졌잖아(달라졌잖아). 그거 돈 10만 원 주고 샀다 하는데, 내가 10만 원이라고 해도 고쳐. 자기 애착이기 때문에. 기념이기 때문에. (걸려있는 옷들을 가리키며)
지금 이런 거. 지금 잔뜩 있는데. 신천에서 누가 주는 거야. 명품들. 비싼 옷들이야. 백화점에서 100만 원 넘는 건데 그걸 고쳐 입으면 자기가 100만 원 짜리 입는 거예요. 옛날에 여기 그 소비자연맹 서대문 지구 회장이 있었어. 그 사람은 바자회 같은 데 가서 5천 원 주고 사와. 근데 명품이야. 그러면 5만원에 고쳐줘. 다 100만원, 200만원짜리 5천 원 주고 사갖고. 그리고 버버리 있지? 그게 영국에서 100년 전에 나온 거예요. 근데 버버리가 왜 유명하냐 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디자인이 똑같아. 변함이 없어. 그게 현대백화점에서 몇 년 전에, 한 5년 전에 220만 원에 팔았어. 그래서 이제 이 사람이(어떤 손님이) 비싸게 샀으니까. 체격이 작은데 어디서 고쳐야되나 하고 물어봤어 점원한테. 그랬더니 아휴, 여기서 못 고친다고. 강남으로 가라고, 강남이 비싸고 그러니까 잘 고치는 줄 알고. 점원이 모르는 거지. 그래서 거기 가서 고쳤어 31만원 주고 고쳤어. 꽤 주고 고쳤네요?
어 그런데 엉망으로 고쳐왔지. 이게 누가 소개해서 나한테 왔어. 그래서 내가 싹 다시 고쳐주고. 그리고 옷이라는 거 봐보면은 실 색깔이 같은 게 없어. 왜? 바래잖아! 여기도 실이 굉장히 많은데 맞는 게 없어. 청바지 같은 것도 색이 바래니까. 그래서 나는 옷 안쪽에 박혀 있는 실을 싹 풀어 갖고 그 실로 박아줬어.
이 사람도 보니까 감쪽같거든. 얼마냐고 그래서 10만 원이라고 그랬어. 그러니까 뭐라는 줄 알아? 지금 왜 이렇게 싸냐고. 그 (전에는) 어디서 (수선) 했냐고 하니까 압구정동에서 했대. 거기 다 학원 나온 사람들이야. 학원 나온 사람들. 그 사람이 5만 원 더 준다고 그런 사람도 있어요.
진짜 기억에 남고, 좋은 일이네요.
저기 이태원 가면, 지금도 저거는 한 50만 원 줘야 돼 중고 옷을. 그래서 중고로 사서 고쳐 입는 사람들이 있어. 그래. 옷이라는 게 다 그래.
옷이라는 게 참 그렇군요. 재밌네요.
저기 닥스있지? 닥스?
알죠! 엄마 아버지들 좋아하시는 브랜드.
거기도 이 신사복이거든. 신사복인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디자인이. 그래서 비싼 거야. 400-500만원이야.
닥스에서 입어본 사람들은, 앞에 이렇게 돌아가면 닳잖아. 그걸 고치러 와. 그럼 그거 싹 감쪽같이 해줘. 왜 우리 기술자들은 바가지 씌우고 뭐 이렇게 못 해. 좀 더 받고 그래야되는데 기술자들은 못 해 원래. 그래서 돈을 못 벌어. 아~ 기술은 있으신데, 어떤 장사나 상업 마인드는 아니신 거구나. 그렇지. 그래서 기술자들이 돈 못 버는 이유가 뭐야. 기술자 아닌 사람이 돈을 벌어. 모르니까 막 불러. 그리고 내가 (아는) 강남에서 수선집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무조건 할 줄 모르는 거는 비싸게 부르라고 그랬어. 하는 건 하고, 자기가 못하는 건 나한테 오라고.
비싸게 불러서 선생님한테 다시 가져오면 여기서 고쳐 주시는 거예요?
그러면 기술이 최고라 그러대. 거기서.
사장님은 진짜 기술자들의 기술자네요.
요즘에 옷값이 정말 싸졌잖아요. 중국에서. 저도 중국에서 좀 살았었는데
중국은 진짜 옷이 싸거든요.
지금 저기 지금은 그 제품을 중국에서 안 해오고 베트남하고 미얀마 이런 데서 하지. 평창올림픽 할 때, 하얀 패딩 그게 70만원 그랬지? 그게 인도네시아에서 한 거예요. 그거 공전이 1만원이야. 제품 원재료 값까지 다 해서요? 아니. 재료는 갖다 주고. 거기서 갖다 주고 하는. 직원들 임금만 한 장 당 1만원이야. 공전이. 그걸 공전이라고 그래. 메이커 값이니까 70만 원 받아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떼돈 벌지.
대단히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패션이라는 게 그래. 그리고 저기 덤핑(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대량으로 파는 일) 할 때 근으로 팔아. 근으로 잔뜩 해 새것도. 옷을 개 당 가격이 아니라 무게로 팔고 이러는 거구나. 선생님은 옷 수선 기술은 다 자신이 있다고 어제 들었거든요. 다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그 중에서도 이거는 내 주특기다, 필살기다 이런 게 있을까요?
다 똑같아, 다 똑같아. 나는. 아무거나 다 한다고. 아무거나 다 한다는 게 그게 진짜로 근데 쉬워 보이지만 사실 쉬운 건 아닌 거잖아요.
아무나 못 하는 거야. 사장님 그럼 옷수선에 대해 특별히 가지고 계신 철학이 있으실까요?
철학은 무슨 철학. 배웠으니까 하는 거지. 배웠으니까. 그래 나이 먹어서까지, 이거 퇴직 이런 게 없잖아. 종로에 가면은 양복 만드는 거 90살 먹은 사람도 있어. 그게 아침마당에도 나왔었는데, 그 사람 안경 안 끼고 바느질해. 그러고 보니까 선생님도, 뭐 딱히 돋보기를 쓴다던가 이런 걸 못 봤네요. 검은 거 할 때, 컨디션이 안 좋을 때만.
(가장 작은 바늘을 꺼내셔서) 이거 구멍 보여?
아니요. 저 안 보여요. 전 눈이 안 좋아서요. 이게 보이세요?
보이니까 이렇게 하지.
저는 감으로 끼우시나 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진짜. (사장님이 옷감에 한 올 한 올 바늘을 넣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 이 감으로 해도. 어떻게 감이 어떻게 돼? 이거 있잖아. 여기, 여기, 이거 구멍이 확 뚫렸잖아. 이게 구멍이야. 그래 이런 거는 이렇게 가늘게. 여기에 뭘 넣냐 하면 실크 옷이지. 실크. 얄쌍하잖아? 그런 걸 올뜨기라고 그래. 올뜨기가 뭐냐면. (직접 옷감에 한 올 한 올 바늘을 넣는 모습을 시범 보여주심) 이런 거 하기 쉽고. 이렇게 뜨는 거야. 이렇게. 이렇게 뜨는 거야. 지금 두 개 떴지. 보여?
사장님은 건강하셔야 이 일도 하시겠어요. 눈도 좋으셔야 하고. 눈은 일하다 나가서, 어디 가든지 먼 산을 봐. 여기서 보면 저기 산에 나무, 그런 걸 봐. 매일 아침 다섯 시에 산에 올라가서 배드민턴도 치거든. 몸도 운동하면 좋아지지? 눈도 마찬가지야. (눈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심) 이렇게 해갖고 얼굴은 그대로 있고... 좋은 거 가르쳐줄게. (사장님이 눈운동을 알려주신다.) 이렇게 있어갖고 여기를 봐. 안 보일 때까지 봐. 여기 따라서 올라와 그 이렇게 해서 봐 안 보일 때까지 네 여기 이걸 몇 차례 해봐 눈이 뻑적지근해. 운동하면 몸이 뻑쩍지근하지? 눈 운동도 똑같아. 그러면 그 눈 운동을 계속 해오셨던 거예요?
눈 피로할 때는 그렇게 해야지. 그리고 산에 가서 주로 먼 산을 봐. 산에 올라가면 저기 그 끝을 보라고. 안산에 안테나, 남산에 남산타워 먼 데로. 그리고 운동을 자꾸만 해줘. 내가 하는 얘기가 아니라 한의사들 얘기야. 걸음 한 번 걸어봐. (걸음 걷기 시키심) 팔자로 걷는 사람 있지, 100%로 60살 되면은 무릎 안좋아져. 그 산에 가서 배드민턴 칠 때. 육십대들 아프다고 다니는 거. 고문님은 무릎 안 아파요? 나한테 물어봐. 난 무릎 안 아파. 등산에 아픈 사람 몇 사람, 아는 사람 몇 사람 데리고 다니면서 무릎 다 낫게 해줬어. 지금도 얘기해. 나 때문에 무릎 나았다고. 올라갈 때는 안 다쳐. 내려올 때 잘 내려와야 돼. 올라갈 때 막 뛰어도 돼.
내려올 때 뛰면 안 돼. 올라갈 때는 막 뛰어들어 올라갈 때 내려올 때는. 배드민턴으로 손목 운동하시고, 등산도 다니시고, 눈 운동도 하시고. 일요일엔 등산. 나는 항상 5시에 일어나. 옛날부터 백련산 새벽 5시에(간다). 2시에 자도. 왜 그러냐면 옛날에 술을 많이 먹고, 밤 2시까지도 먹었어. 그러면 우리 집사람이 깨워. 산에 가라고. 2시에 들어와서 잤는데도 깨워. 그러면 일어나서 산에 가 땀 푹 흘리고 와. 그러면 일을 해. 근데 산에 안 갔던 날은 일하면 하루종일 힘이 없어. 집사람도 그걸 알아서. 일 시키려니까, 바쁘니까, 산에 가라고 그래. 그래서 산에 갔다 오면은, 땀 확 흘리고 오면 일을 잘하거든. 그래서 이제 그게 습관이 되어버린 거야. 두 분이 같이 일하셨었어요? 예전에?
지금은 일이 좀 없는데 옛날에는 수선도 바빴어. 근데 지금 수선은 바쁘지 않아. 하도 저기 단 하는 거 뭐 2천 원, 3천 원에 다 해서. 손님들은 모르니까 그냥 싼 데로 가지. 여기 와서 “다른 데 3천원인데” 그러면 난 “그리로 가세요.” 그래. 또 나이 많다고 기술을 무시하고 뭐 그러잖아. 젊은 사람이 잘하는 줄 알고. 여기 와서 그런다고. 이거 할 줄 알아요? 그렇게 물어보시는구나.
“잘하는 대로 가요. 젊은 사람한테 가요.” 그래. 내 기술을 무시하면 가라 그래. 뭘 내가 돈을 얼마나 벌겠다고. 날 무시해. 가라 그래. 싸게 해. 이게 비싸다니까. 그렇구나. 저는 이게 사장님의 어떤 철학이고 삶의 방식인 것 같아요.자기 기술을 폄하하지 않는 거. 그게 되게 좋아 보이는데요. 누가 지나가는데 옷이 뜯어졌잖아? 그러면, 이거 좀 고치세요. 들어와서
잠깐만 있어요 해서 그냥 돈도 안 받고 가라고 해. 옛날에는 1천 원 받을 거 가다가 미안하니까, 담배 한 갑을 사다주고 갔어요. 그 사람은 그게 고마운 거야. 그게
사람이 정이 되는 거야. 아까도 청바지를 고쳤어. (지나가던 행인이 급하게 청바지
수선을 맡긴 모양이다) 저 안에 벗고 있어, 남자니까 벗고 있어, 그래서 금방 해줬어. 우리 장인들은 그래. 학원 선생님들이 하는 거 보면 발로 꼬맨 것 같아. 그렇게 엉망인데 거기서 배운 사람들이 오죽하겠냐 이거야. 근데 그 사람들은 또 우리한테 배우지를 않으려고 해. 왜? 우리는 옛날에는 자격증이라는 게 없었거든. 근데 요즘에는 자격증만 있으면 돼. 근데 자격증이 있는 사람 치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없어. 패턴도. 학원 나온 사람들 패턴 그리잖아. 종이에다 본 떠서 그리는 거. 지금 컴퓨터로도 나오고 그러는데. 거기에 나왔다그러면 우리는 쳐주지도 않아. 다시 개인 교습을 받아야 돼. 거기서는 우리 말로 그래. 각이야. 거기는 전부 다 학원에서 배운 건 뭐든지 각이야. 개인 교습 받는 게 그걸 가르치는 거야. 곡선을 이렇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것. 사장님 그림도 잘 그리시는 거예요?
옛날엔 잘 그렸지. 옛날에는. 손님이 들어오잖아. 다 우리가 그려. 디자인을 했어. 머리만 없게. 몸을 그려. 옛날엔 다 그렇게 했어. 디자인 쪽 나와야 돼. 옛날에는 미술 계통에 있는 미술 개통 있는 사람들이 많이 디자인으로 나왔지. 디자이너하고 재단하고 또 달라. 이제 끝! 일해야 돼. 네, 사장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오늘. 뭐 저기 심심하면 와. 나하고 얘기하면 내가 재밌는 얘기 많이 해주지.
[ 인화양장점 손님 인터뷰 ]
왜 인화양장점에서 수선을 하셨나요?
서대문구에서 근무했을 때, 지나가다 본 옷수선가게가 인상 깊었어요. 옷수선 가격은?
3만원, 좀 비싸다고 생각했으나 사장님께서 핸드메이드 원단이라서 한땀한땀 손바느질 해야해서 저렴한 금액이라고 하셨어요
어떤 수선을 하셨나요?
2018년에 구입한 코트를 수선했는데요. 키가 작다보니 기장이 길어서 수선을 결심했어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자르고 남은 단을 엮어서 허리끈으로 만들어 주셨고 무늬를 맞춰서 만든 허리끈 디테일에 감격했어요. 기장도 딱 마음에 들게 수선 되었어요.
수선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보름정도 걸렸습니다. 옷을 수선해서 입는 것의 이점이 있을까요? 옷을 수선해서 좋은 점은 리폼으로 지구를 살렸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고, 오래된 옷을 새롭게 입어서 뿌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