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위한 마을잡지 [놀이터 알]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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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위한 매거진

4호 . 2016년 겨울



놀이터 알? 이거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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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이야기는 ‘나와 노동’


2016년 최저임금은 6,470원

알바를 위한 매거진

4호 . 2016년 겨울

* 놀이터 알 4호는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알바노동자의 노동은 고귀하다 · 4

[특집] 나와 노동 · 5 비참한 노동, 고귀한 노동자다 · 7 노동의 의미 · 9 묵사발 240,000원 · 12 살아있는 세계 · 16 일자리가 아니라, 노동에 대해 말하기 · 18 ‘일하는 나’는 무엇일까 · 21 내 일은 안전한가? · 24 마감 · 26

[사진기획] 구인공고 · 29 놀이터 알의 잡다한 이야기 · 37 사실 우리는 모두 사람이었다 ·38 가현이와 또 다른 가현이들! · 43 나의 두 발, 따릉이! · 45 아라곤의 참호에서 공동의 품위를 위해 싸우다 · 49

알바할 때 알아야 할 것들 2 - 주휴수당/가산임금/연차유급휴가 · 53 [부록]표준근로계약서 · 63


알바노동자의 노동은 고귀하다 길을 걷다가 일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본다. 노점에서, 카페에서, 술집에서, 옷가게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의 노동은 어떠한 형태인가? 아주 많은 임금을 받으며 자유롭게 일하면 좋으련만, 세상에 자유로운 노동이란 없다. 놀이터 알이 청년들과 함께 글쓰기 워크샵을 하면서 나와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쓴 글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같은 사업장에서 조차 동일한 노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의 노동은 고귀하다.

마감이 빨리 끝나야 내 노동이 끝날 텐데.... 서희 4


[특집] 나와 노동 비참한 노동, 고귀한 노동자•노동의 의미•묵사발 240,000원 살아있는 세계•일자리가 아니라, 노동에 대해 말하기•‘일하는 나’는 무엇일까 내 일은 안전한가?•마감


알바를 위한 매거진 <놀이터 알>은 2016년 10월~11월 4주간, 20~30대 청년들과 <세상과 나의 만남을 글로 표현하는 ‘만남의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2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 노동(일), 사랑, 가족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글쓰 는 내내 서로가 공감하고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 고 있는 것일까요? 그 중에서 ‘나와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호에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20~30년 전 노동과 지금의 노동은 분명 다른 가치일 것입니다. 우리는 노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노동에 대한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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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노동, 고귀한 노동자

“시간이 없어. 잠은 나중에 자면 돼. 일을 늘려야 돼. 나만 열심히 하면 돼.”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속 주인공 수남은 말한다. 수남은 공장 취 직을 포기하고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온갖 자격증을 섭렵한다. 14개의 자격증을 가진 그녀는 컴퓨터의 등장으로 결국 공장에 취직한다. 그녀는 그 곳에서 또 다른 노동자인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다. 수남은 남편의 꿈인 ‘ 내 집 마련’을 위해 9년 동안 성실한 노동자로 산다. 세월과 함께 오른 집값 앞에 그녀의 노동은 ‘대출’로 막을 내린다. 나의 노동은 그녀의 노동과 어떻 게 닮아있는가. 먼저 그녀와 내가 하는 노동은 비참함을 면하기 위한 행위이다. 그녀와 나 에게 ‘노동’은 돈을 벌기 위한 행위이다. 먹고 자고 입을 수 ‘없는’ 비참함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화폐와 교환하는 것이다. 수남은 공장에 서 사고를 당해 경제활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남편과 자신을 부양하기 위해 일 한다.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은 투기를 위한 욕망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남편을 위한 그녀의 고군분투이다. 나는 그녀처럼 부양할 남편은 없지만 자취방 월세와 식비 및 교통비와 같은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일한다. 스스로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다. 다음으로 그녀와 나의 노동은 비참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마르크스에 의 하면 사람들은 재화나 서비스를 파는 과정에서 ‘인간성을 팔면서’ 심각한 자 7


기 소외의 과정에 참여한다. 그녀와 나는 녹초가 되도록 일을 하면서도 치솟 는 물가 앞에서 더 일하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한다. 또한 노동환경 속에서 형 성된 권력 관계에 있어 가장 나중 순위에 있는 우리는 감정이 상해도 감정 조 절을 하지 못한 내 탓으로 돌린다. 예를 들면 무턱대고 무시하는 투의 반말을 날리는 손님들로 인해 기분이 상해도 웃으며 대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일 이 끝나면 사람에 대한 불신을 가질 뿐 아니라 그런 것에 감정이 상하는 스스 로를 자책한다. 그렇게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인간성을 잃어가는 비참한 자 신을 마주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와 나의 노동은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이 같다. 수남처럼 9년간 쉬지 않고 일을 하며 저축했지만 집을 사기에는 턱 없이도 부족함을 깨닫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가능성. 혹은 몸이 부서져라 일하던 내가 ‘정’을 운운하며 같은 임금으로 더 많이 더 오래 일해주길 바라 던 사장님의 제안을 거절한 후 냉대를 당하던 그 마지막 순간을 또다시 마주 할 가능성. 수남과 지금까지의 나는 이러한 노동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일자리를 잃느 니 나의 존엄이 짓밟히는 쪽이 괜찮은 사회는 과연 괜찮은 것인가. 생계를 위 해서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우리가 하는 모든 노동은 고귀하다. 아니, 노동 을 하는 우리는 모두 고귀하다. 노동이 비참한 노동자를 만드는 것이 당연한 사회의 비정상성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경지영 / <만남의 글쓰기> 1기. 현재 여행 중=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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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의미

대학교를 졸업하고 집 근처의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문과생이라면 누 구나 한 번쯤 생각해본다는 9급 일반행정직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였 다. 그것 외엔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거니와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기 때문 이다. 아니, 이유를 더 대자면 일 어렵지 않게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게다가 안정적이기까지 한 직업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계약직으로 농협에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 세 달은 힘들었다. 서명을 빠뜨려서 ‘고객님’을 다시 오게 하는 일이 빈번했고, 정상적인 거래절차보다 정정거래 하는 법을 먼저 익혔다. 그 다음 6개월은 나름 재밌었다. 일도 차차 손에 익어갔고, 진상고객 의 말을 적당히 무시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그 다음 9개월은…. 일이 일상 이 되어 내 것이 되었을 때부터 문득문득 어떤 생각들이 머리에 들어오기 시 작했다. 나, 그냥 이렇게 나이가 드는 건가? 대학생이 된 이후부터, 내 노동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용돈을 버는 것. 엄 마와 취직한 언니가 보내주는 용돈이 있었지만 내 마음은 항상 궁핍했다. 아 침 7시 반에 시작되는 학교신문 돌리기, 교직원 식당에서 식권 팔기, 호프집 서빙, 방학엔 공장알바. 동기들이 오며 가며 볼 수 있는 훤히 보이는 학교식 당 부엌에서 하는 설거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 직장에서 생활하는 동안, 생계에 대한 근거 없는 압박이 강했던 나에게 이상한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 능력 이상의 월급이었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동료들이었지만, 그때 난 느끼기 시작했다. 돈보다는 내 존재가 더 9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매일 내가 아닌 일을 반복하며 이렇게 서서히 내 인생을 끝내기엔, 나는 적어도 나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계를 위한 노동 말고, 노동을 위한 생계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에, 나는 철없는 아이가 되어 무작정 상경했다. 그리고 노동을 위한 생계 가 유지되기 위해 나는 노동을 택했다. 노동을 위한 생계가 자체적으로 유지 되는 그 날이 될 때까지,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날이 될 때까지 아마 오랜 시 간을 살아내야 하리라.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아이를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복수전공으로 국어국문학을 선택했다가 거기에 빠져버려 이공계의 길에서 이탈한 오빠가 있었다. 국어국문학으로 대학원을 진학한 그에게 한 무리의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 용기를 부러워했다. 그리고 한 무리의 사람들은 걱정스런 눈빛으 로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 나는 무슨 글이 좋은지 나쁜지 알지 못한다. 하지 만 같은 수업을 들으며 나는 그의 글에 웃었고 가슴 아팠고 서러웠다. 좀 더 진솔하게 말하자면 그의 글을 좋아하게 된 나는 그를 짝사랑하게 되었다. 아 마 사람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글 쓰는 노동으로 생계를 하지 못한다 하더라 도, 그는 세상에 좋은 작품을 남길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나는 생계를 포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큰 결단을 하고 상경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었 을 뿐이다.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같은 반 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언니가 말했다. 대본을 쓰는 것이 직업이 되어 환멸을 느끼게 되더라 도, 단 한 번만이라도 대본을 써서 먹고 살아보고 싶다고. 해결하지 못할 고민들이 가끔씩 찾아온다. 지금은 노동자도 인간임을 상기 시켜주는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계약이 끝나면 나는 어디로 갈 수 있 을까. 언제 오게 될지 모르는 날을 기대하며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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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늦기 전에 돌아서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아주 가끔은 뜨거운 취업전선에 뛰 어들 용기가 없어서 도망쳐 온 패배자는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누군가가 말했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나는 사실 그 의미를 잘 모르겠 다. 노동은 신성한 것인가? 나의 생계를 위해 내 존재 가치가 희생이 되어 도, 그렇다 해도 노동은 신성한 것인가? 노동은 신성한 것인가. 신성한 것 이어야 하는가. 신성한 것이 될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한 대답으로 나는, 세상 에서 가장 신성한 것은, 신성해야하는 것은, 내 존재의 가치라고 답하고 싶 다. 내가 진짜 내가 되는 것이, 노동보다, 생계보다 조금 더 중요할 수 있다 고 말하고 싶다. 아마 내가 하려는 일이 업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 역시 아주 좋은 작품 하나쯤을 세상에 내놓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을 막연히 해본다.

장유정 / <만남의 글쓰기> 1기. 서울시 아르바이트청년권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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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사발 240,000원

2015년 3월, 신촌에 있는 프랜차이즈 쭈꾸미 음식점에서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침 8시에 일어나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출근으로 분주한 이들이 가득한 버스에 나도 몸을 싣는다. 월 80만 원 받는 알바지만 이 순간엔 200만 원 받는 정규직과 동등한 기분이다. 이어폰을 끼고 유효기간이 일주일 남아 질릴 만큼 들은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피곤해하며 미간을 찌푸리고 만원 버스에 동화된다. 일하는 건 싫지만 일하는 사람의 신분은 참 좋다. 매장에 도착하면 유니폼을 갈아입고 음악을 튼다. 멜론 top100 플레이 리 스트에 나오는 음악도 다 외운지 옛날이다. 전날 한 빨래를 개키고 샐러드바 에 상추, 깻잎, 무쌈, 마늘, 쌈장을 채워 넣는다. 다른 직원·알바가 출근하 면 반갑게 웃으며 인사한다. 사실 하나도 안 반갑다. 청소까지 마치고 다른 사람들이 아직 못 끝낸 일을 돕는다. 오전 10시 반, 오픈이다. 손님들이 하 나 둘 온다. 비싸고 사실 맛도 별로인데 왜 돈 주고 여기서 사먹는지 모르겠 다. 맵기만 한 음식에 치즈만 때려 부어놓고 비싸게 팔아도 ‘비쥬얼 대박! 존맛!’이라며 칭송하는 이 기괴한 식문화가 하루빨리 종결되었으면 좋겠다. 이쯤 되면 제일 안 반가운 새끼가 등장한다. 사장이다. 눈이 휘어지게 눈웃 음을 짓고 이를 다 드러내며 반갑게 인사한다. ‘사장(새끼)님 좋은 아침이에 요!(너 지난달 주휴수당 또 안줬더라? 내 돈 내놔라.)’ 괄호 안에 있는 말 은 속으로만 한다. 오후 3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밥 먹을 때는 그냥 밥이나 먹지 사장이 또 한 바탕 설교를 늘어놓는다. ‘요즘 애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 너네 의료민영 12


▲ 삼시세끼 어촌편의 쭈꾸미가 반갑지 않은 이유는... ㅠㅠ

화 아냐? 미국에 공장노동자가 손가락이 잘렸는데 의료민영화 때문에~’ 밥 도 더럽게 처먹어서 말하다가 찌개에 그의 입안에 있던 것이 떨어질 때도 있 다. ‘띵-동’ 손님이 왔음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사장은 밥을 먹고 있는 날 향 해 말했다. ‘야! 알바! 손님 왔잖아.’ 손님 테이블 셋팅을 하고 다시 밥을 먹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사장은 한바탕 하던 얘길 끝냈는지 날 보며 의견을 묻는다. ‘야 넌 어떻게 생각하냐? 청년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지! 여자애들은 진짜 이런 거 하나도 모르더라? 얼굴에 뭐 찍어 바르는 거나 관 심 있지.’ X 까세요. 나 노조 간부다. ‘예 사장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보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라고 답했다. 며칠 뒤 일주일 만에 같이 일하던 알바 5명이 해고 됐다. 1년을 일했던 알 바A는 하루를 무단결근을 해서 잘렸고, B와 C는 사장에게 A를 한 번만 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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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사정했다가 ‘주제도 모르고’ 사장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잘렸다. 그들 이 잘리고 D,E가 들어왔는데 ‘빠릿빠릿’하지 않다고 이틀 만에 잘렸다. 빈자 리로 인해 노동강도는 세지는데 시급은 그대로고 알바는 더 뽑으려하지 않았 다. 한 번에 여러 명이 잘리니 매장 분위기도 당연히 안 좋아졌다. 얼마 뒤 나 도 그만두겠다고 얘기했다. 사장은 나에게 책임감이 없다며 퍼부었다. 지는 툭하면 자르겠다고 협박했으면서 ‘감히’ 알바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나보다. 어쩌라고 내 알 바인가? 그렇게 그만뒀다. 그만두고 며칠 뒤 C와 연락이 됐다. C와 신나게 사장을 욕했다. 우린 ‘갑질’을 하자며 그 쭈꾸미집에 손님으로 갔다. 사장은 우리가 손님 으로 들어가자 언제 우리에게 못되게 굴었는지 잊어버린 것처럼 웃으며 반겼 다. 손님으로 북적이는 홀과 생글생글 웃고 있는 사장님. 발에 땀나도록 뛰어 다니는 알바들. 우리는 언제 무엇을 이유로 갑질을 할지 작은 소리로 공모했 다. 일단 벨을 눌렀다. 야채가 신선하지 않다고 꼬투리를 잡을 생각이었다. 우린 이 가게가 야채를 재활용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띵–동’ 벨을 누르자 사 장이 아니라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왔다. ‘응, 뭐 필요한 거 있어?’ ‘어 그 게…. 자몽에 이슬 하나랑 후레시 한 병 줘….’ 콧잔등에 땀이 맺힌 그의 얼굴 을 보자 컴플레인을 걸 수 없었다. 우린 소주를 마시며 다시 타이밍을 보기로 했다. 몇 잔 나누며 얼굴이 빨개질 때쯤 다시 갑질을 시도할 용기를 냈다. 그 때 우리 테이블 위로 묵사발이 올라왔다. 어떤 손님의 테이블에 올라갔다가 주방으로 돌아왔을 잘게 다져진 깻잎과 상추, 살얼음이 떠있는 싸구려 동치미 국물, 길게 누워있는 갈색 묵, 눅눅한 김가루, 양념장과 깨소금. 그리고 이 무질서한 것들을 담고 있는 찌르러진 양 은냄비. 볼품없고 맛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 묵사발이었다. 그러나 알바를 할 때엔 가스불 앞에서 복작이다가 덥고 답답하여 한번 시원하게 들이키고 싶 었던 그 묵사발이었고, 아쉽게도 한 번도 알바들의 테이블엔 올라 온 적 없던 바로 그 묵사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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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우리에게 묵사발을 건네며 ‘서비스야. 많이 먹어.’라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재활용한 야채가 들어간 볶음밥에 비싸다고 알바들은 못 먹게 했던 날치알 까지 추가해서 싹싹 긁어 먹었다. 우리가 받았던 시급은 6000원. 그날 우리 가 쓴 식사비용 34000원. 결국 우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인사까지 야무지 게 하며 가게를 나왔다. 가게 밖에서 담배를 폈다. ‘우리 체불임금 받을 수 있 을까?’ 내가 물었다. ‘글쎄…. 근데 사장님 묵사발도 서비스 주시고 고맙더 라. 좋은 분이야.’ C가 답했다. 서비스로 받은 묵사발은 4천원, 내가 못 받은 수당은 24만원. 살얼음이 떠 있던 묵사발은 별로 시원하지 않았던 거 같다.

물감 / <만남의 글쓰기> 1기. 알바노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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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세계

2주간 꼬박 8시간 반을 서 있기만 한 알바를 했다. 사실 서 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방을 판매하는 일이었는데 워낙 비싼 가방이다 보니 하루 다섯 개 에서 여섯 개를 판매하면 그 날은 꽤 잘 팔린 날이다. 그렇다면 손님이 오지 않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냐, 뚜벅뚜벅 가방 매장대를 빙글빙글 돌면서 ‘생각’ 만 한다. 미래와 과거를 오가는, 재난과 천국을 오가는 생각에, 생각에 꼬리 를 무는 생각을 한다. 평생 이렇게 노동에 시달리는 일생이 얼마나 ‘저주’스 러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참 많이 했다. 여기는 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이 일터 외부에 따로 존재했다. 자동 안마의 자가 있고 수면실이 있고 소파도 푹신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편의점에서 식사를 사와 빠르게 먹고 소파에 누워 잠을 청했다. 나도 언젠가 우유를 마시 다가 쇼파에서 곯아떨어졌다. 하마터면 일터에 늦게 들어갈 뻔했다. 정말이 지 휴게시간은 발 달린 것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휴게시간은 점심이나 저녁 이 아닌 2교대가 돌아가는 시간에 맞추어 쉰다. 나같은 경우는 3시 반부터 쉬 었다. 1시간의 꿀같은 휴게가 끝나면 5시간을 서 있어야 한다. 이때부터 나의 휴게공간은 화장실이다.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아 무리다 싶으면 화장실에 가서 10분정도 앉아 있다가 돌아온다. 물론 냄새가 너무 심해 그것도 오래 있지는 못한다. 일터 안의 휴게공간은 화장실 뿐이라니, 너무나 희극적이고도 비극 적이라 웃음이 푹 나오기도 했다. 집에 돌아오면 무릎 관절에 바늘을 찌르듯 쿡쿡 쑤시고 아프다. 근육도 당 기고 열이 뻗쳐서 잠을 못 잔다. 몇 년씩이나 서서 일하는 캐셔의 무릎 상태 16


는 어떨지 상상도 안 간다. 어제 문득 내가 얼마나 걸었는지 보았는데 만 오천 걸음을 걸었다. 근데 난 8시간 반동안 거의 매장대만 빙빙 돌았다. 집에서 사 업장까지의 거리가 조금 먼 것을 감안하더라도 거의 제자리걸음으로 오천 걸 음 이상을 걸은 것이다. 도저히 힘들어서 이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다. 사실 몸이 힘 들어서 그렇지 실장님은 좋은 분이었고 오전 알바도 유쾌한 사람이었다. 오 늘의 마지막 알바를 끝내고 아프며 지친 가운데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어울 리는 자그마한 선물을 샀다. 고민하며 고른 물건을 기뻐하며 받는 모습에 기 분이 좋다. 알바천국 휴가 이벤트에는 비록 제주여행권은 아니지만 메가박스 주말커플패키지도 당첨되었다. 힘들다 지친다 어쩐다 해도 꽤 좋은 나날들이 라고 생각했다.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살아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겠지. 두 개의 달이 떠 있지 않은 하나의 달 아래 ‘살아있는 세계’가 내가 딛 고 있는 땅인 것이다.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떠돌떠돌하며 방황하던 SNS에 지인으로부터 ‘ 내칭구 힘내라’라는 글을 보았다. 이것이 나를 향한 것이 아니다 하더라도, 그렇다 하더라도 힘 받아버렸으니 진심을 다해 고맙다고 전하고 싶었다. 그 리고 “내 칭구도 힘내라”. 어쩌면 정말로 시간이 없어 바쁜 것보다 말도 하지 못할 만큼 정신적으로 각박한 것이 문제다. 이런 나를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고 생각하니 세계가 가득 찬 느낌이다. 불안 과 안도가 공존하는 여름밤이다. 나는 ‘살아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가능하 면 오래도록 당신들과 함께 살고 싶다.

박윤하 / <만남의 글쓰기> 1기. 작가를 꿈꾸고 있는데 아직 멀었습니다. 좋은 하루되라고 ‘하루’라는 필명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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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아니라, 노동에 대해 말하기

나는 올해 3월부터 서울시 뉴딜일자리 사업으로 한 공원관리사업소에서 일 을 시작했다. 계약이 끝나기까지 약 한 달 정도가 남은 시점에서 그동안의 노 동 경험에 대해 말하려고 하니 많은 생각과 감정이 밀려온다. 일을 한 것에 대해 대가를 받든 그렇지 않든 살면서 온갖 종류의 노동을 하지만, 이번 경 험에 대해 쓰는 건 이 직장이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알바가 아닌 일 을 하게 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의 업무와 업무환경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완전히 시간만 버리는 일 경험은 없 는 것 같다. 이곳에서 내가 한 일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을 말하자면 공원에서 진행 하는 여가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이다. 공원은 그냥 쉬러 가는 곳인데 웬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시에서 멀리 나가지 않고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공원인 만큼 생태와 휴양, 치유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주 로 운영된다. 나와 동료 팀원들은 주말에 숲길을 거니는 산책 프로그램을 진 행했었다. 이 일의 특징은 매번 불특정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손자 유모차를 끌고 오기도 하고, 서로 친구인 엄마 가 서로 친구인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오기도 하고, 엄마한테 억지로 끌려나 온 것이 분명한 아빠가 뚱한 표정으로 아이 손을 잡은 채 서 있기도 하며, 때로 는 성인들끼리 즐길 거리 삼아 오기도 한다. 우리는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피고 앉아서 손수건에 수를 놓는 등 간단한 만들기와 놀이를 했는데, 처음 보 18


는 사람들끼리 둘러앉아서 그 렇게 소소한 일들을 하면서 즐 거워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느끼게 됐다. 엄마는 나에게 항 상 “희설아, 잔재주가 많아야 돼. 그냥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거 있잖아. 별 거 아니더라도.”라고 말씀하시 곤 했는데, 이때가 나이나 성별 에 상관없이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잔재주의 중요성 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래 서 이 일을 할 때는 아이들과는 아이들대로, 어른들과는 어른 들대로 유연하게 대화할 수 있 는 스킬이 또 하나의 필요한 능

▲ 매년초 서울시에서는 청년 뉴딜일자리 박람회가 열린다.

력이다. 그래야 분위기가 어색 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그보다 큰 아이들하고는 아이돌 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고, 어른들과는 자녀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하면 부드럽게 이어진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모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에 헤어졌는 데,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돌아갔을지는 몰라도, 나에게 그것 은 마치 라디오로 다른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듣는 것처럼 삶의 다른 영역을 지 나고 있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아이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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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는 어떤 모습인지, 타인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노동 경험은 나를 확장시켰다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공장소로서 공원과 관련된 논의점들을 마주치고 고 민하게 된 것도 내 생각을 넓혔다. 이 일을 하기 전까지 나에게 공원은 그저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배드민턴을 치러 가는 정도의 장소였다. 하지만 이제는 공원에 개를 데리고 오는 사람이 많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름철 밤 시간에 쓰레기 발생량이 많아지는 것을 누구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어떤 종류의 행사들을 공원에서 할 수 있게 하고, 할 수 없게 할 것인가 등등의 현안에 대 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다양한 해결책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때 정해진 답은 없으 므로, 공원이 장소 이용자인 시민들이 모여 합의를 도출해내는 일종의 자치 과정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노동에 대해 말하고 있으면 나는 (신기하게도) 이렇게 많은 보물들을 내 안에서 발견해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의식적으로 그렇게 노력했기 때문이기 도 하다. 뉴딜일자리 사업으로서의 ‘일자리’와 연관된 많은 이야기와 평가들 즉, 몇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몇 퍼센트가 고용되었으며, 몇 가지의 취 업지원서비스가 진행되는지, 연계한 취업률이 얼마인지 등은 고용된 사람 입 장에서 서비스를 받기만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런 데 이런 저런 방식으로 내가 한 노동에 대해서 해석해 보는 시도는 그런 서비 스들보다 나를 더 주체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나 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주체적인 존재가 되게 하는 노동, 그리고 그런 노동에 대한 말하기일 것이다.

권희설 / <만남의 글쓰기> 1기. 서울시 뉴딜일자리에서 근무. 12월이면 계약만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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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나’는 무엇일까

돈을 벌어야 했다. 등록금 마련까진 꿈도 안 꿨다. 내 생활비 정도만이라도 내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내가 지켜야 하는 원칙이었다. 자연히 돈을 버 는 일을 하게 됐다. 첫 아르바이트는 맥도날드였다. 내가 일자리를 선택했던 기준은 첫 번째는 시급, 두 번째는 거리였다. 그마저도 높은 시급도 아니었다. 처음 아르바이 트를 시작한 2013년에는 학교 주변에서도 최저임금 안 지켜주는 곳이 너무나 많았다. 내가 일했던 맥도날드와 파리바게뜨의 시급은 모두 최저임금이었다. 그거라도 주면 감사한 거였다. ‘법이라도 보장받자!’라는 생각에서 맥도날 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을 시작해보니, ‘나’는 ‘줄여야 하는 비용’이었다. ‘우리를 비용으로 여 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기분이 씁쓸했다. 손님이 조금이라 도 없으면 바로바로 집에 보냈다. 매장에 우리가 머무는 시간은 모두 인건‘ 비’, 비용이다. 주문받는 일부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맥도날드입니다. 주문 이쪽에서 도와드릴게요~” 팔은 대각선으로 살짝 높게 든 상태로, 목소리는 밝은 솔톤 으로. 손님에게는 언제나 친절해야 했다. 그다음엔 감자도 튀기고 음료도 포 장하고, 배달 주문도 관리하고, 햄버거를 만들고 사이드메뉴를 튀기는 일까 지 했다. 손님이 없을 때는 컵 세척, 빨대·얼음 등 소모품 채우기, 청소 등 2 차 업무, 3차 업무를 했다. 맥도날드는 단 1초도 내가 가만히 있는 꼴을 못 봤 다. 배달 빼고 매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시켰다. 21


▲ 맥도날드는 딜리버리 음식을 17분 30초만에 음식이 전달해야 한다는 지침을 가지고 있다.

일하는 내내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일 상의 즐거움은 있었으나 그건 정말 찰나였다. 그보단 계속 서서 일해야 하는 신체적 피로와 바쁜 매장의 정신없는 소음, 매니저의 압박이 하루 7시간, 8시 간을 꽉 채웠다. 퇴근하고 나서도 머릿속엔 ‘삑삑 ’거리는 기계 소리, 손님들 이 말하는 소리, 직원들이 ‘빨리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계속 울렸다. 다치는 동료를 보는 것도 마음이 아팠다. 주문이 들어오고 17분 30초 이내 에 고객에게 음식이 전달되어야 하는 지침이 있다. 7분 30초 안에 내가 배달 물품을 챙겨주면, 라이더가 그걸 10분 안에 고객에게 배달해야 한다. 그 과정 에서 다치는 동료를 여럿 보았다. 라이더 외에도 패티를 굽다가 손에 물집이 잡히는 동료, 튀김을 튀기다가 팔에 화상을 입는 동료. 그리고 나. 나 역시도 일하면서 많이 데이고 많은 화상 자국이 남았다. 알바노동자를 효율적으로 사 용하기 위해, ‘빨리빨리’를 요구하다가 다치는 사고였다. 파리바게뜨라고 다르지 않았다. 월화수목금 아침 7시 30분까지 매장으로 22


출근했다. 점심을 빵으로 대충 때워가며 일하면 오후 1시. 빵이 다 만들어졌 으면 퇴근, 아직이라면 추가근무다. 일한 시간 만큼 돈을 받았고, 그 비용 을 줄이기 위해 “빵을 정확하게, 하지만 빨리 만들어야 해”라고 사장은 말했 다. 주휴수당으로 나가는 돈을 줄이기 위해 주3일 일하는 아르바이트노동자 들을 14시간 30분으로 계약했다. 15시간 미만이면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는 15시간 이상 일함에도 불구하고 계약서는 14시간 30분 으로 줄여 썼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임에도 ‘줄여야 하는 비용’으로 취급 받았다. 그 속에서 나는 의미를 찾지 못했다. 일하는 시간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 생 각을 비우고 일하는 기계 부품 같은 존재였다. 일이 끝나고서야 온전한 내가 돌아온다. 그제야 내 삶이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내 하루의 시작은 아침이 아 니라 퇴근하면서부터였다.

이가현 / <만남의 글쓰기> 1기. 알바노조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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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은 안전한가?

나는 개발자, 프로그래머라고 불리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요새 유행하 는 코딩을 하는 사람. 이렇게 말하면 무슨 첨단 전문가 같지만 그냥 말단에서 삽질(?)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쉽게 말해 많이들 사용하는 엑셀만 해도 일종의 간단한 프로그래밍 인 매크로로 자동화하면 많은 일이 줄어든다. 일을 하면서도 어쩌면 내가 하 는 일은 사람들의 일을 앗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해고 를 유발하는, 또는 적어도 더 이상 사람을 채용할 이유를 줄이는 일을 하고 있 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 올 초 이세돌 9단과 알파고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대국이 있었다. 결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의 4대 1 승리. 이 충격적인 대국 결과에 사 람들은 이제 기계가 인간의 지성마저 넘어서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하게 되었지 만 다행히 아직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것처럼 스카이넷에 인간이 지배당 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한다. 다만 알파고 등을 통해 인공지능의 가 능성을 본 기업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상황이 광범위 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앞으로의 세대들은 인공지능과 일자리를 다툴 수도 있고, 인공지능 동료와 일을 하고, 인공지능 상사에게 해고 통보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이기 도 하다. 소위 말하는 ‘특이점’은 기계가 인간의 지성을 뛰어넘는 시점이 아 24


니라 현실적으로는 기업과 사회가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비용이 인건비보다 낮아지는 시점이 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컴퓨터를 파괴하는 네오 러다이트 운동이 부활 조짐을 보 이기도 했다. 이전 러다이트 운동 시기처럼 기계를 파괴하는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어쨌든 어느 날 사람들이 전방위적으로 일자 리를 잃는 일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컴퓨터를 파괴하는 사람들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크게는 이전 러다이 트 운동 때와 같이 실업의 문제를 걱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800년에 도 그랬듯이 시대의 흐름은 역행할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와 높은 생산성이 아닌 의미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어쩌면 특이점이나 실업에 대한 문제의식은 사회가 ‘향상’, ‘확장’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꼭 인공지능보다 더 빨리, 많이, 정확하게 일을 하지 못해도, 하고 싶은 ‘ 일’ 자체를 할 수 있는 사회, 생산적이지는 않아도 무엇이든 자신에게, 주변 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허용 – 여기서 ‘허용’이라는 의미는 최 소한의 밥벌이가 가능하다는 뜻 - 되는 사회에 대한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펼 쳐졌으면 한다. 이형석 / <만남의 글쓰기>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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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여보세요.” “네.” “OO씨, 이번에 급하게 팜플렛 만들거 있는데 혹시 작업이 가능해요?” “마감이.....” “그게 주말게 다 해서 다음주에 인쇄넘기면 좋을 거 같은데.” 갑작스럽게 작업 요청이 들어왔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운명이란 늘 이 런 식이다. 여기서 내가 택할 수 있 는 길은 두 가지이다. ‘예’ 혹은 ‘아 니오’. ‘예’라고 하면 짧은 시간이지 만 가는 거고, ‘아니오’라고 하면 앞 으로의 일도 받지 않겠다 의미도 있 으니 빠르게 판단을 해야 한다. 그 외 의 답은 없다. 나는 ‘예’를 선택했다. 앞으로 일 을 계속 받으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래된 거래처일수록 예 라고 대답하는 것이 좋다. 잘 모르는 ▲ 마감 전후의 모습을 설명해주는 책상 상태랄까.

사람의 경우, 의뢰인이 급해서 손이 26


빠르다는 나를 찾아오는 것이니, 잘 말하면 다음에 또 연락을 주기도 한다. 하 지만 오래된 거래처는 내가 어떠한 상황인지도 알기 때문에 의뢰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상대방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거절을 못하게 된다. 주말 동안 박차를 가해 디자인을 넘긴다. 밤의 잠을 쪼개서라도 일을 수행 한다. 그리고 주말을 반납한 나에게 떨어지는 것은 적으면 10만 원 많으면 30 만 원 가량. 그래도 의뢰인의 오케이가 떨어지면 나는 ‘일아, 안녕~ 내 새끼 여, 잘 태어나기를!“라고 기원하면 되고 이 일에서 곧바로 해방이다. 그래도 이 일이 좋다. ‘마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일이든 마감이 없는 일이란 없겠지만, 난 마감이 정확한 디자인 일을 좋아하고 마감이 있어 초인 적인 디자인을 빼내기도 한다. 마감이 없는 일은 늘어지기 마련인데 마감을 하고 나면 일의 마침표가 찍히는 희열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주말을 끼 고 급하게 들어오는 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짧은 기간이지만 마감은 있고 마감이 끝나면 작업비가 통장에 들어오니까.

희깅 / 하는 일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마감에 늘 시달리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의 삶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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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바비 안 떼이고 잘 받고 있나? ◦☞ 나는 근로계약 체결 또는 근로조건 변경시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았다. ◦☞ 직장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있다 ◦☞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다.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시에는 가산수당(50%)을 받는다.(5인이상) ◦☞ 일주일에 하루는 쉬면서 주휴수당을 받는다. ◦☞ 지각 등으로 인한 벌금제도 또는 손해배상을 이유로 한 임금 삭감을 당하지 않는다. ◦☞ 4대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 휴게시간(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이 보장되어 있다. ◦☞ 한 달에 한 번은 유급으로 쉴 수 있다.(연차유급휴가) ◦☞ 우리 회사는 1년 이상 일하면 퇴직금을 준다.

당신의 점수는요~

10점 만점 Excellent!!

7~9점 Good!

4~6점 Uhm.....

1~3점 Bad

0점 Oh, My God!!!!!!

우와~대단해요!

나름대로 괜찮은 알바예요.

별로 좋다고는

직장을 옮기는 걸

노답!! 이런 악질 사업장은

정말 보기 드문

한두가지만 고치면

할 수 없겠네요.

추천드려요.

노동부에 신고를!

좋은 알바네요!

정말 좋은 일자리가

사장에게 권리들을

아니면 직장을 모범 사업장

상담이 필요하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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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 02-715-7525 온라인상담: http://cafe.naver.com/talka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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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상담: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10, 르호봇 220호 (신촌역 도보 5분)


[사진기획] 구인공고 사진 : 신주욱 / 글 : 강서희


정직원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아르바이트 노동자도 1년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이 있습니다. 30


주말과 평일 합쳐 4일인데요, 근무시간, 시급,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네요.

퇴근시간 마저 고무줄로 꺾기 처리 하시는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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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면접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중국어 가능자이면 급여는 좀 높은 걸까요? 32


야간수당은 주시는 거죠? 5인이상 사업장은 밤 10시 이후에는 시급의 1.5배를 지급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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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및 아르바이트 모집합니다.

그래도 근무조건은 써두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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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 임금이 7514원? 주휴수당, 연차수당 포함이라고 되어 있는데, 시급이 얼마인데 이런 계산이 나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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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5시간 이상 근무를 한다면,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주휴수당은 발생합니다. 36


놀이터알의 잡다한 이야기 사실 우리는 모두 사람이었다 가현이와 또 다른 가현이들!•나의 두 발, 따릉이! 아라곤의 참호에서 공동의 품위를 위해 싸우다


사실 우리는 모두 사람이었다 [후기] 알바상담소 <누구에게나 치유가 필요하다> 후기

“재계약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회사로부터 이번에는 재계약이 안 된다는 통 보를 들었다. 계약이 끝나기 일주일 전에. 갑작스럽게 백수가 되었고 세상의 눈을 피해, 부모님의 눈초리를 피해 나는 방 안에 갇혔다. 나를 위해 울어 준 동료 언니가 많이 보고 싶었다.” 어느 사연자의 이야기였다. 모임 내내 말 잘하고 똑 부러지던 어느 언니가 실제 사연자 대신 일일 사연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회사를 그만두고 난 후, 사연자의 세상은 어땠을까? 당시의 사연자에게 사연자의 부모님은 어 떤 의미였을까? 청중들의 몇 번의 질문이 이어졌다. 똑 부러져서 언뜻 차갑 게 보였던 언니는 이어지는 질문에 마음이 풀어진 듯 눈물을 보였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실제 사연자와, 사연을 읽어주는 언니에게 친근감이 들 었다. 사실 질문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역시 대학교를 졸 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했을 때, 이전 직장에서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느꼈 던 세상이었다.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가진 게 없던 나에게 세상의 눈 은 냉정했다. 청중들이 언니를 위해 감정카드를 하나씩 들었다. 토닥토닥 위로해 주는 청 중, 내 이야기인 듯 공감하는 청중, 그리고 당신이 옳아요, 라고 말하는 청중. 38



일일 사연자가 된 언니에게 청중이 말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 모습 그 대로, 이대로가 딱 좋다고. 당신은 잘 살아왔다고. 그 말에 언니는 크게 기뻐 했다. 언니는 사연을 진행하면서 청중들이 언니의 모습이 틀렸다고 말할까봐 걱정이 되었다고 했다. 언니의 부탁으로, ‘당신이 옳아요’ 카드를 모두가 들 고 사진을 찍었다. 힘이 들 때 꺼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당신이 옳아요,’ 라고 말한 청중이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역 시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했을 때 텔레비전에서 나온 그 한 마디가 가슴에 박혔었더랬다. 우리는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 한 아픔을 겪으며 산다. 이 프로그램의 방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과연 이 프로그램이 치유의 효과 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사연을 가진 사연자, 그리고 그 사연을 대신 읽어 주는 어느 참가자, 그리고 사연과 관련이 없는 청중들. 자칫하면 어느 누구도 40


공감 없이 끝나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완벽히 틀렸다. 감춰 뒀던 자신의 사연을 세상 밖으로 꺼내고 거리를 두고 바라봤던 사연자, 그 사 연자가 되어 자신의 마음을 풀어냈던 참여자, 그리고 그 사연에 공감하고 함 께 울었던 청중. 어느 누구 하나도 남이 되어 겉돌지 않았다. 모두 내 사연이 고 내 이야기였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마음이 편해졌다.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안정 감을 줬다. 나를 냉정하게 바라보던 세상이 사실은, 그 안에 나와 같은 사람 을 한껏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냉정해 보이는 세상을 느낄 때마다, 사실은 그 안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외롭지 않 을 것이다. 같은 고민과 같은 힘겨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의 눈 길을 느끼며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장유정 / 알바상담소 활동가. 청년 아르바이트 권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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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을 들여다 보아요 <누구에게나 치유가 필요하다> 프로그램은 서울시치유집단 공감인의 제안으 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시 치유릴레이 프로그램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 하다> 우리편 프로그램을 알바상담소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 었는데요, 늘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비정규 불안정 노동에 놓여 있는 청년들 의 감정을 공유하고 안에 쌓여 있는 감정들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였습니다. 1회성으로 진행된 파일럿 프로그램이지만, 2017년에는 더 많은 청년들의 감정 을 나누고 공감하기를 기대해봅니다. * 이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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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와 또 다른 가현이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이야기, <가현이들>

다큐멘터리영화 <가현이들>은 세 명의 가현이의 이야기이다. 8년 동안 아 르바이트를 해온 윤가현 감독에게 찾아온 아르바이트노동조합. 그곳에서 맥 도날드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가현이와 악세서리 가게에서 일하다 해고된 가 현이를 만나게 된다. <가현이들>은 잦은 해고와 낮은 임금, 부당한 대우를 받는 아르바이트 노 동자들, 그리고 아르바이트노동조합으로 뭉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이야 기다. <가현이들>은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 만들어지던 2013년부터 2016년 최저 임금 인상을 위한 국회앞 농성까지의 3년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아 주 적은 수로 뭉쳤지만 지금은 700여 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알바노조. 영화 속 알바노조는 캠페인하고, 싸우고, 실태조사하고, 말하고 끊임없이 지 금의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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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는 끊임없이 부당함에 싸워갔다. 경총 주최 조찬간담회장에 뛰어 들고, 5월 1일 노동자의 날에는 ‘알바도 노동자다’라는 주장을 하며 알바데 이를 개최한다. 불합리한 사업장 개선을 위해 점거농성도 하고, 임금체불에 대해 진정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캠페인을 하며 “요즘 애들은 쉬운 일 만 하려고 한다”는 아주머니의 이야기에는 답답함이 몰려오지만 멈추지 않는 다. 쓰레기만도 못하다며 100리터 쓰레기봉투에 들어간 조합원의 퍼포먼스 는 웃프기만 하다. 영화 마지막에는 16년 알바데이에는 대구에서 올라온 ‘가현이’가 신입조 합원이 된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가게, 상점 안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들 을 비춘다. 이들에게 희망은 있을까? 알바노동자의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분명 하지만, 열악한 현실을 한번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그래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가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가현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알바노동자의 이야기를 기록할 예정이다. 그 는 “2017년엔 청년들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꾸미기 노동, 여성혐오를 함께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한 것은 지금의 현실을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감독의 앵글 때문일 것이다. <가현이들>을 보지 못했다면, 기회가 있을 때 꼭 볼 수 있기를. 세상은 바 꿀 수 있다.

희깅 / <놀이터 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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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발, 따릉이! 서울시 공공자전거따릉이 직접 타보고 쓴 솔직 후기

“야~ 너 정말 빨리 왔다.” “응~ 자전거 타고 왔어요.” “자전거 샀어?” “아뇨. ‘따릉이’라고 서울 공공자전거 있잖아요.” “어~ 나도 그거 타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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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로터리에서 공덕로터리까지 나는 주로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 용한다. 처음에는 퇴근길에라도 운동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용하기 시작했 다. 사무실 앞에 따릉이 대여소에서부터 공덕역 대여소까지 자전거로 15분이 면 충분한 거리이다. 이날도 그랬다. 송년회를 앞둔 오후 6시 30분. 차는 분명 막힐 것이니 버스 보다는 따릉이를 선택했고,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보낸지 15분만에 내가 도착 하자마자 선배들이 생각보다 일찍 왔다며 어떻게 왔는지 궁금해했다. 이어 나 의 따릉이 애찬론이 시작되었다. “1일권을 끊으면 시간당 1천원인데, 1년권을 끊으면 3만원이이에요. 심지 어 대중교통으로 환승하면 환승했다고 100마일리지도 주고, 나중에 이용권 끊을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요. 처음에는 사대문 안, 신촌, 성수, 여 의도 쪽에서 시범사업을 해서 거기에만 대여소가 있었는데 이제는 11개구에 있으니 이용도 편리해졌어요.” 따릉이 1일권을 이용해봤다는 선배는 자전거가 생각보다 튼튼해서 안심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이용해본 공공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줬다. 이용료는 싸지만, 반납거치대가 비어있지 않으면 빈 거치대를 찾아 뺑 뺑이 돌아야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였다. 이에 비해 따릉이는 거치대가 다 찼을 때에도 연장 시건장치를 통해 쉽게 반납이 가능하다. 그리고 따릉이의 무게는 미국의 공공자전거에 비하면 너무나도 가볍다고 했다. 처음부터 ‘따릉이’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다. 16년 초부터 따 릉이에 관심이 있었지만, 집 근처에 반납할 곳이 없어서 이용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9월 1년권을 끊고 이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단거리를 이용 하는데 많이 쓰이고 있지만, 한강공원을 통해 달리는 마포구청~마포역 코스 를 가장 좋아한다. 가을밤 바람을 가로지르며 30분 정도 달리다보면 목적지 에 도착하는데 간단하게 운동하는 기분으로 달리는 느낌이 참으로 좋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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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은 야심차게 건대입구~신용산역 코스를 강변을 따라 1시간 15분동안 달렸 는데 성취감이 좋았다.(지만 한동안 힘들어 고생했다.) 스마트폰 앱이나 티머니카드(또는 후불제 교통카드)로 대여가 편리하다 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여할 때 문자서비스를 통해 반납시간을 알려 줘서 좋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패널을 누르면 이용시간, 이동거리 등을 확 인할 수 있는 세심한 시스템도 마음에 든다. 내 건강과 편리함을 위해서 이 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데 도움도 되어 보람 차기도 하다.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시민이 직접 뽑은 2016년 서울시 10대 뉴스’ 에서 4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10~30대 남성 시민들이 좋아하는 정책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운영 12개월 만에 회원 20만명, 이용횟수 144만건을 돌파 한 ‘따릉이’, 지금은 날씨 때문에 추워서 조금은 적게 이용하고 있지만, 따뜻 한 봄이 오면 또 나의 발이 되어 줄 것이다.

희깅 / <놀이터 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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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곤의 참호에서 공동의 품위를 위해 싸우다 [서평]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1936년 12월, 조지 오웰은 종군 기자로 활동하 려고 스페인에 갔다가 아예 의용군에 입대한다. 오 웰은 노동자들이 장악한 바르셀로나를 목격하고 의용군 입대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 판단 한다. 무엇보다 오웰에게 감동을 준 건 도시에 퍼 진 평등의 분위기였다. “웨이터가 손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동 등한 입장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굴종적인 말투나 격식을 차린 말투까지도 일시에 사라졌다.”(카탈 로니아 찬가 1장 12p) 그해 7월, 파시스트 프랑코 장군은 인민전선 정부를 뒤엎으려고 군사 반란 을 일으켰다. 인민전선 정부가 우왕좌왕할 때, 사회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 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봉기하여 반란군과 맞섰다. 이들은 인민전선 정부가 정 규군을 조직하기 전 의용군을 조직해 전선으로 달려갔다. 파시스트 반란군의 진격은 의용군에 의해 가로막혔다. 오웰은 통일노동자당(P.O.U.M) 산하 의 용군에 들어가 4개월간 아라곤 전선에서 복무한다. 의용군에는 오웰 외에도 자발적으로 참전한 외국인들이 많았다. 왜 여러 나라에서 스페인 인민전선 정부를 구하러 온 것일까? 오웰은 5장 에서 이에 대해 설명한다. “7월 18일에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유럽의 모든 반 48


파시스트들은 희망의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마침내 이곳 스페인에서 민주주 의가 파시즘에 대항하여 일어서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이른바 민주주의 국가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각 단계마다 파시즘에 굴복해 왔다.”(카 탈로니아 찬가 5장 68p) 유럽의 시민과 노동자들은 히틀러, 무솔리니, 파시 스트들이 유럽에서 힘을 뻗치는 모습에 경악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 파시스 트의 공격에 민중이 물러서지 않고 맞붙자, 스페인 민중의 싸움을 지원하자는 요청이 유럽인의 양심을 흔들었다. 전선에 있을 때 오웰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훈련되지 않은 의용군 병사들이 실수로 쏜 총에 맞을 뻔 한다. 의용군이 얼마나 오합지졸인지 오웰 은 재치 있게 표현한다. “우리의 대오정렬 수준이라는 것은 양떼보다도 훨씬 못했다. 3킬로미터를 못 가서 종대의 후미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병사들 가운데 반은 아이들이었다.”(카탈로니아 찬가 2장 30p) 이들은 적과 싸우다 다치는 게 아니라 툭하면 총기 오발로 다쳤다. 하지만 오웰은 의용군을 비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인민전선 정부가 훈련된 부대를 당장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의용군이라도 전선을 지켜야했기 때문이고, 실제로 의용군은 전선을 지켜 파시스트의 진격을 막았다. 오웰이 카탈로니아에 ‘찬가’를 바치는 것은 바로 이 전선의 경험에서 비롯 된다. 오웰은 의용군에서 계급 없이 완전한 평등이 구현되는 것을 목격한다. 의용군에서는 장교와 사병이 똑같은 보수를 받고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옷을 입었다. 계급도 경례도 없었다. 오웰은 이를 ‘사회주의의 서막’이라고 까지 한다. 오웰은 처음에 “도대체 이런 군대를 가지고 어떻게 전쟁에 이길 수 있단 말인가”하고 생각하지만, 의용군의 ‘민주적이고 혁명적인 규율’이 이러 한 성격의 전쟁에서 더 중요하다고 말하게 된다. “이들의 규율은 계급에 대한 충성에 기초한다. 반면 부르주아 징집병 부대의 규율은 궁극적으로 공포에 기 초를 둔다. 의용군에서는 일반 군대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기합이나 학대 가 조금도 용납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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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서 처벌하지는 않았다. 우선 동지애의 이름으로 호소를 했다.”(카 탈로니아 찬가 3장 42p) 자발적으로 싸웠기에 의용군은 무기나 물자가 부족 한 상황에도 도망가지 않고 전선을 지켜냈다. 그렇다면 어째서 스페인 내전에서 인민전선 정부가 패했을까. 그것은 오웰 이 나중에 알게 된 이 혁명의 딜레마에 관련이 있다. 인민전선 정부는 파시스 트 반군과 싸우기 위해 영국, 프랑스, 소련(러시아)의 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프랑코를 적극 지원하는 데 비해 영국과 프랑스는 인민 전선 정부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그나마 무기와 물자를 지원해준 곳은 소련이 었다. 소련은 히틀러 독일의 위협 때문에 영국, 프랑스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 지해야했다. 그런데 영국, 프랑스는 스페인 내전이 사회 혁명으로 진전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다. 소련 역시 소련의 방어가 최우선이었으므로, 영국 과 프랑스를 자극할 수 있는 스페인 내 혁명의 가능성을 꺾으려고 했다. 소련 의 영향을 받아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한 인민전선 정부는 상태를 내전 이전으 로 돌리려고 했다. 반면 무정부주의자들과 통일노동자당(비소련파 사회주의 자)에 속한 노동자들은 공장과 토지를 집산화하면서 혁명을 밀고나가려고 했 다. “전쟁부터 승리하고 혁명은 나중에”할 것인지, “전쟁과 혁명은 하나”인 지 입장이 뜨겁게 대립했다. 오웰은 휴가를 얻어 바르셀로나로 돌아온 후 전쟁의 이면에 있는 이 딜레마 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는 규율을 갖춘 인민군 조직으로 의용군을 통합하려고 했다. 급기야 정부의 경찰은 노동자들이 장악한 전화국을 무력으로 공격하기 에 이른다(1937년 5월 3일 바르셀로나 시가전). 오웰은 전쟁에 이기려면 인 민군을 정비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여겼지만, 자신과 함께 전선에서 고생한 통 일노동자당을 ‘파시스트의 첩자’로 매도하는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에 분노한 다. 결국 오웰은 의용군 동료들과 함께 경찰과 맞선다. 오웰은 파시스트가 공격해오는 상황에 벌어지는 정치적 대립에 매우 비판 적이지만, 냉소나 환멸로 미끄러지지 않고 그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고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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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오웰이 보기에,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혁명을 후퇴시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세계 노동계급의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고, “비혁명적 정책으로 프랑코 의 후방을 공격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혁명적 입장을 분 명히 했다면 프랑코 후방의 농민과 노동자들이 파업과 반란으로 프랑코를 공 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전쟁이 ‘비혁명적’으로 되자 그런 가능성이 사라졌 다. “<전쟁과 혁명은 분리될 수 없다>라는 구호가 보기보다 덜 환상적이었는 지도 모른다.”(카탈로니아 찬가 5장 95p) 오웰은 전선에 돌아갔다가 부상을 입어 후송된다. 그즈음 정부는 통일노동 자당을 불법화하고 당원이나 심지어 통일노동자당 산하 의용군에 속한 사람 마저 체포 위협을 받는다. 오웰은 아내와 같이 스페인에서 빠져나간다. 영국 으로 돌아온 오웰은 스페인에서 벌어지는 일에 아무런 동요도 없는 영국 사회 에 두려움을 느낀다. 오웰이 두려워한 대로, 스페인에서 막지 못한 파시스트 세력은 결국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전 유럽을 끌어넣는다. 오웰에 의해 우리는 스페인의 춥고 지저분한 참호와 거기를 지킨 사람들을 상상해보게 된다. 평등, 민주주의, 오웰의 표현에 의하면 ‘공동의 품위’를 위 해 스페인과 여러 나라의 노동자들이 파시스트와 싸우다 죽어갔다. 전쟁은 파 시스트의 승리로 끝났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피가 역사에서 갖는 의미 는 다른 잣대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파시스트는 권력을 잡았지만 다시 있 어서는 안 되는 역사로 기억되었고, 의용군 병사들은 패배했지만 인류 양심 을 성숙시켰다. 주말마다 백만, 이백만의 촛불이 켜진다. 촛불 시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고 노래하면서 청와대에 은신한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촉구한 다. 평화적 형식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카탈로니아에서처럼 촛불에도 혁명 의 잠재력이 존재한다. 즉 촛불에는 혼이 비정상인 통치자의 일탈을 교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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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크리스마스> MV에서 ⓒ월간 윤종신

그 어떤 시점으로 상황을 되돌리려는 요구도 있지만, 통치자의 퇴진을 넘어 자본 독재와 관료 독재 체제를 청산하자는 급진적인 요구도 있다. 혁명을 후 퇴시켜서는 개혁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 아닐까.

오준호 / <세월호를 기록하다> 저자

* 이글은 <만남의 글쓰기> 후속모임인 책읽기 모임에서 읽고 있는 책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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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할 때 알아야 할 것들 2 <주휴수당과 가산임금, 연차유급휴가> 편


주휴수당 「근로기준법」 제55조

주휴수당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는데, 어떻게 계산하는지, 어떻게 받을 수 있는 지를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5조는 ‘휴일’에 대한 조항인데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 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반 드시 써야 하는 ‘휴일’이 이 조항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1주일 중에 하루는 반 드시 휴일을 주어야 하고, 그 날은 일하지 않았어도 임금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 니다. 이 날을 ‘주휴일’이라고 하고 이 날 나오는 임금을 ‘주휴수당’이라고 부릅 니다. 그런데 주휴수당은 발생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 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개근한 주에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모 두 충족해야 주휴수당이 나옵니다.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하여야 하는 항목 중에 하나로 사전 에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실제 일한 시간과는 다를 수 있 54


습니다. 주휴수당은 실제 일한 시간이 아닌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는 것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또 소정근로시간은 법정근로시간인 하루8시간, 주40시간 이내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10시간씩 주5일 일 하기로 한 노동자의 소정근로시간은 자동으로 하루8시간, 주40시간이 되는 것이 지요.

‘개근’이라고 하는 것은 출근하기로 한 날 모두 출근하는 것입니다. 주2일만 출근 하기로 했으면 주2일만 출근하면 됩니다. 출근여부만 따지기 때문에 지각이나 조 퇴를 했어도 출근만 했으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휴수당의 계산법은 [주 소정근로시간 ÷ 5일 × 시급]입니다. 사실 단시간 노 동자와 통상 노동자의 구분에 따라 계산법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큰 차이 없으 니 그냥 이 계산법대로 계산하시면 됩니다.

임금을 시급으로 정했는데 ‘시급 × 일한 시간’으로만 해서 임금을 받는 경우 주 휴수당을 별도로 계산해서 받아야 합니다. 일급으로 정한 경우에도 ‘일급 × 일 한 날수’로만 임금을 받는 경우 주휴수당을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다만 주급이 나 월급으로 정한 경우에는 주휴수당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간주합니다.

*매년 5월 1일은 ‘노동절’이기 때문에 무조건 유급휴일입니다. 이 날도 주휴수당 이 발생하는 날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휴수당= 주 소정근로시간 ÷ 5일 × 시급

초간단 주휴수당 계산기 : http://alba.calculat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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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임금 「근로기준법」 제56조

가산임금은 상시 노동자 수 5인 이상 사업장에서만 발생합니다. 흔히 ‘추가수당’이 라고 부르는 게 가산임금입니다. 가산임금에는 연장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세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 통상시급의 50%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연장수당은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경우에 발생합니다. 3시간만 일하기로 했는 데 4시간을 일한 경우 추가로 일한 1시간은 연장수당이 발생하여 50%의 임금을 더 받아야 합니다. 하루10시간을 일하기로 한 경우에도 소정근로시간은 자동으 로 8시간이 되기 때문에 나머지 2시간은 자동으로 연장노동이 되어 50%의 임금 을 더 받아야 합니다.

야간수당은 밤10시부터 새벽6시 사이에 일했을 때 발생합니다. 원래 일하기로 한 시간이 야간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급의 50%를 추가로 받아야 합니다.

휴일수당은 주휴일이나 5월 1일 노동절, 혹은 약정휴일에 일했을 경우에 발생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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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꼭 유급휴일이 아니더라도 무급휴일로 정한 날에 일을 했으면 휴일수당이 발생합니다.

또 가산임금의 지급사유가 중복된 경우에는 가산임금도 중복하여 지급하여야 합 니다. 예를 들어 1시간의 연장노동을 했으면 50%, 그 시간이 밤10시 이후였으면 100%, 그 날이 휴일이었으면 150%를 가산해야 하는 것이지요.

5인 이상 사업장인지 따져보시고 가산임금도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간혹 포괄임금제라고 해서 주휴수당이나 가산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 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포괄임금제는 무효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포괄임금제 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거나 사장이 포괄임금제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알바상담소 같은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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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유급휴가 「근로기준법」 제60조

연차유급휴가도 가산임금과 마찬가지로 상시노동자 수 5인 이상 사업장에서만 발 생합니다. 그리고 소정근로시간이 주15시간 이상인 노동자에게만 부여됩니다. 연 차라는 말 속에 함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연’차라는 말 때문에 1년이 되어야지 연 차휴가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1년이 안 된 노동자에게 도 휴가가 있습니다.

먼저 1년간 80% 이상을 출근한 노동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합니다. 80% 라는 숫자가 꽤 높은 것 같지만,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노동자에게 연차휴가를 준 다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입사한 지 1년이 안 된 노동자의 경우 1개월 동안 개근하면 1일의 연차휴가를 부여 합니다. 여기서 개근이라고 하는 것은 출근하기로 한 날 모두 출근한 경우를 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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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이 연차휴가들은 나중에 1년이 되었을 때 발생하는 15일의 연차휴가와 합산 하게 됩니다. 즉, 입사한 지 1년이 안 되었는데 연차휴가를 사용했다면 1년이 됐을 때 이미 사용한 연차휴가일수를 15일에서 뺀다는 것입니다.

입사한 지 3년째부터는 2년마다 연차휴가일수가 1일씩 늘어납니다. 즉, 입사 1년 차와 2년차는 각각 15일, 3년차와 4년차는 16일, 5년차와 6년차는 17일..... 이 런 식으로 늘어나고 최대 25일까지 늘어납니다.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휴가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입니다. 1 년이 지나면 휴가는 사라집니다. 그냥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임금으로 전환됩니 다. 휴가일수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퇴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남아 있는 휴가 일수만큼 임금으로 전환됩니다. 이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연차수당’)이라고 부 릅니다.

박종만 / 알바상담소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지킴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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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최저임금은 6,470원(1월1일 0시부터 적용) 월급 최저임금은 1,352,230원(주40시간 기준) 이를 위반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당연히 그 차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못받을 때

전화상담 02.715.7525 온라인상담 cafe.naver.com/talkalba http://www.moel.go.kr/


<놀이터 알> 부록은 표준근로계약서랍니다~ 떼어서 확대복사 하여 사용하세요!

놀이터 알 4호 발행처 : 놀이터 알 편집위원회 발행일 : 2016년 12월 함께한 사람들 : 희깅, 이가현, 윤가현, 수우, 방글, 이찬우, 최기원, 장유정, 박종만 일러스트 : 신주욱(표지) 도와주신 분 : 이정아(설치미술작가) 놀이터알이 궁금한 분들은? 02-715-7525 / playalba@naver.com 로 연락주세요! * 놀이터 알 4호는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표준근로계약서 (이하 “사업주”라 함)과(와)

(이하 “근로자”라 함)은 다음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1. 근로계약기간 :

일부터

일까지

※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근로개시일”만 기재

2. 근 무 장 소 : 3. 업무의 내용 : 4. 소정근로시간 :

5. 근무일/휴일 : 매주

분부터

분까지 (휴게시간 :

일(또는 매일단위)근무, 주휴일 매주

분~

분)

요일

6. 임 금 - 월(일, 시간)급 : - 상여금 : 있음 (

원 )

원, 없음 (

- 기타급여(제수당 등) : 있음 ( · 원, ·

),

없음 (

)

) 원

원,

- 임금지급일 : 매월(매주 또는 매일) - 지급방법 : 근로자에게 직접지급(

일(휴일의 경우는 전일 지급) ), 근로자 명의 예금통장에 입금(

)

7. 연차유급휴가 -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여함 8. 근로계약서 교부 - 사업주는 근로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본 계약서를 사본하여 근로자의 교부요구와 관계없이 근로자에게 교부함(근로기준법 제17조 이행) 9. 기 타 -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 년 (사업주) (근로자)

사업체명 : 주 소: 대표자: 주 소: 연락처: 성 명:

월 (전화 : (서명)

(서명)

일 )




알바를 위한 매거진

* 놀이터 알 4호는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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