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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우리 동네 이야기 1. 강동의 변화를 읽다 박경숙 p.9 작은도서관의 신선한 바람, 다온도서관 노인숙 p.10 마을정원을 꿈꾸는 정원문화포럼, 김영일 p.14 여성주의 문화창작그룹,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채은순 p.18
2. 그리운 강동의 모습 나의 상일동
이임순 p.26
돌아온 개구리가족
권동빈 p.32
정든 공간, ‘함께크는우리’를 옮기며 음민서
p.34
렌즈로 본 마을의 모습 박성식 p.36 강동의 아파트,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구세완
p.42
3. 친환경으로 살아가기 내일을 꿈꾸는 시장, 성내시장 임소형 p.50 독일에서 배우고 다짐한 환경사랑 이춘애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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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아침 편지를 써 보신 적 있나요?
김명국 p.68
도서관의 잠자는 공주님과 왕자님
김효선 p.74
1016호를 떠나며 나성재 p.78 우리집 찾기 in 터키 박선영 p.82 고덕산, 열한 살의 추억 유명한 p.88 짹짹짹짹 작은별 거짓말처럼
이미옥 p.90
이은진 p.94
도둑 맞은 택배 받기 정다현
p.96
내 인생의 한 컷 김효선 p.102 이은진 p.104 이춘애 p.105 구복희 (캘리그라피) p.107 이예원 (어린이 그림) p.108
편집 후기 p.140 회원 모집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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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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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동의 변화를 읽다
여성주의 문화창작그룹,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채은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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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의 신선한 바람,
다온도서관
노인숙
마을정원을 꿈꾸는 정원문화포럼,
김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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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노인숙 _ 김영일 _ 채은순
강동의 변화를 읽다
글. 사진
박경숙
뜻 맞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으킨 소소한 의지가 강동에 변화 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아직은 기반을 닦느라 좌충우돌 힘 겨움도 있지만 한 명, 두 명 사람들이 모이고 네트워크를 만들어나 가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작은도서관의 연대로 지역 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다 온작은도서관의 노인숙 관장, 동네 정원을 만들기 위해 동 분 서 주 하 고 있는 강동정원문화포럼의 김영일 대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는 눈을 넓히며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신나는여성자갈자갈의 채은 순 운영진을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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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다온작은도서관’
“작은도서관이 연대해 주민의 독서 활성화 돕고 있지요” 노인숙
관장 인터뷰
길동의 주택가 작은 골목에 터를 닦은 다온작은도서관은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작은도서관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며 밤 9시나 10시까지 동아리 활동을 이어 나간다. 전문상담가인 노인숙 관장이 자비로 작은도서관 문을 열어 기반을 마련했으며 현재는 40가정이 자발적으로 운영진을 꾸려 활 동에 참여하고 있다. 개인 상담과 양육코칭에 대한 조언을 살뜰하 게 이어가며 편하게 커피 한 잔 마시러 가는, 동네심리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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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점을 서로 털어놓고 공유하며 전문가의 조언이 더해지는 심 리적인 안정 기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혼자 고민하지 말고 포기하 지 않는 점,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 올려 스스로 효능감을 느끼 도록 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지요.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온 마 을이 필요하다.’,‘책과 소통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 나야 한 다’는 생각을 하고 책과 문화, 마을의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다온작은도서관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싸 안고 있는 노인숙 관장은 상담을 통해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점점 핵가족화, 참된 ‘어른’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발달과정 중에 생기는 부적응 행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양육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 부모의 변화를 끌어낼 때 보람을 느낀다. 다온 작은도서관에 드나드는 6살 된 최연소 내담자 역시 노 관장의 정겨 운 피드백을 듣고 웃는 모습으로 도서관을 나설 때 더불어 사는 맛 을 되새긴다.“어느새 도서관 가족들이 부모, 관장, 이모, 엄마라는 호칭을 나눠 쓰며 육아공동체를 만들고 지역공동체로 발전하고 있 더군요. 마음속 깊은 곳까지 서로 다독이고 눈물도 함께 흘려가며 아이와 엄마, 공동체가 함께 커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준회원 포함 180명의 회원이 도서관 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주민들의 음악적인 재능을 함께 키워나가는 ‘다 온오케스트라’는 2017년 3명의 회원에서 시작해 47명으로 확대 되었다. 영아원이나 요양원, 장애인기관 등에 연주를 나가는 클래 식 행복 나눔 봉사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책과 코치를 통한 마음 성장 프로그램인 ‘그림책 감정코칭 놀이터’와 ‘온도리 공동 육아’ 프로그램 역시 공감과 배려로 성장하는 시간이다. 생애 돌아보기인 ‘자서전’ 프로그램, 생활문화동아리 활성화 프로그램도 주민들에 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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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작은도서관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시를 쓰기 동아리와 청춘수 채화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 어르신들의 발걸음도 모으고 있다. 60 대~70대를 위해 황혼 육아 강의(손주사랑교실)도 열었다. 1달에 1 번 감정노동자들이 모여 힘든 점을 나누고 힐링하는 시간인 온쉼표 프로그램도 원활하게 운영 중이다. 온쉼표 시간은 간호사, 어린이집 교사, 학습지 교사, 손님을 많이 대하는 자영업자 등이 참여해 서로 의 쌓인 감정을 풀어내는 시간이다.
“다온작은도서관이 마을의 사랑방으로 문턱이 낮아지며 세대 공 감의 장으로 자리 잡고 플랫폼의 역할을 병행하고 있지요. 점차 우 리들만의 리그가 아닌 행복을 함께 추구하는 공간으로 거듭나며 다 른 작은도서관과 연대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9 강동혁 신 교육지구 마을 독서 활성화 사업을 마을의 여러 작은도서관과 함께 진행하며 독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을 작은도서관 책 수다’라 불리는 이 사업은 지역에서 오랜 기간 탄탄하게 뿌리 내린 함께크는우리, 웃는책, 옹기종기 작은도서 관을 비롯해 성내플러스, 책향기, 상상마루 등 강동구 내 여러 작은 도서관이 권역별로 연대하여 참가했다. 작가와의 만남과 북 콘서트 를 진행하였고 오는 12월 7일에는 책과 이야기가 있는 소풍도 기획 하고 있다. 강동구 작은도서관 네트워크의 다채로운 활동은 관내 마을을 중심 으로 독서문화 활성화,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알 아가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대화를 통해 책에 대해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은 덤으로 따 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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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의 독서 생활화는 지자체의 지원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 각해요.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그 안에서 책을 통해 다양한 소통 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간인 작은도서관을 위한 예산은 아직도 미미한 상태입니다. 뜻을 함께하는 작은도서관이 차츰 탄탄한 네트 워크를 구성하여 정당한 제안을 하고 사업을 하나씩 실현해나가며 더욱 성장해 나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작은도서관은 누구나 책으로 만나 함께 소통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다온작은도서관 노인숙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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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정원을 만들어나가는 ‘강동정원문화포럼’ “주민참여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공원 만들어야죠” 김영일
대표 인터뷰
Q1. 강동정원문화포럼을 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꽃으로 세상을 행복하게’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물과 정 원 관리 서비스 등을 하는 개인 사업을 하며 원예교육과 체험에 대 해서 고민했습니다. 일상생활 안에서 꽃과 함께하고 가드닝을 하고 싶지만, 공간과 여유가 없어 아쉬워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며 안타 깝기도 했지요. 5년 전부터 해오던 이런 고민을 공동체를 꾸려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뜻있는 분들과 함께 모임을 꾸려나갔습니다.
2018년에 LH 공사의 소셜벤처 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암사 동 역사공원 예정지(암사선사유적지 건너편 부지)에 시범사업으로 공동체 정원을 만드는 것을 강동구에 제안했지요. 올해 5월 구청과 정식 협약을 맺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구청과는 1년 단위 협약을 했으니 2020년 5월까지 묵묵하게 성실히 만들어나가야 합 니다. 가을까지는 식물들을 다 채워나갈 예정이고 내년에는 교육, 관리, 참여시스템을 더욱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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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강동정원문화포럼에는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계시는가요?
암사동의 강동공동체정원은 다섯 구역으로 나누어져 만들어지고 있지요. 강동구 텃밭 정원사 양성과정 수료자를 비롯하여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즐기고 싶은 가족, 정원에 대해 알아가면서 가드닝을 배우고 싶은 사람, 정원 조성에 관심이 있는 청년과 학생 등 다양한 강동구 주민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선사축제에서는 주민과 함께 하는 꽃길을 조성하며 폐목재를 사 용해 나무 벽을 세우고 식물도 배치하며 정원사 선생님들과 함께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2018년에는 전남 순천에 있는 순천만국가 정원, 올해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남도정원 순례하러 다녀오기도 했 습니다.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러 곳의 정원을 돌아보며 강 동공동체정원의 밑그림도 차츰 명확하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우 선 공동체 속에서 함께 가야하고 더불어 갈 때 더욱 멀리 갈 수 있 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Q3. 바람직한 공동체정원은 어떻게 운영되는 걸까요? 강동구에도 스토리가 있는 정원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사실 아직 공동체정원에 대한 정의와 명확한 제시 방향은 없다고 할 수도 있 습니다. 강동정원문화포럼은 강동구 사정에 맞게 모든 것을 시범사 례로 하나씩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모여 공적 인 공간에 우리의 내용과 이야기를 담는 과정이라고 하면 됩니다. 보기 좋고 아름다운 공원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오해를 벗어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인간관계와 프로그램 운영, 다양 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공동체정원 안에 서 가드닝을 비롯해 환경생태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공연, 도시농업, 체육활동 등 다채로운 일들을 엮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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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공동체 정원이 조성되면 마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우선 정원에 필요한 숲 해설사, 정원사 등 일자리가 생겨나며 지 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자연 체험 장, 정원 관광 등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과 하나 되는 공원 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되지요. 지역주민이 합심해서 비영리단체를 꾸려 수익이 발생하면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선순환구조를 이룰 수 있지요. 사회적경제의 좋은 모델로 공동체 공원에서 주민의 참여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면 주민공동체의 힘도 더욱 강화됩니다. 지역의 자원들이 함께 연대하여 마을공동체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동구 공원과 녹지 전략 수립을 위해 주민참 여토론회도 개최하여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협치와 주민참여의 좋은 사례로 발전 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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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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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문화창작그룹 ‘신나는여성자갈자갈’ “다양한 문화 활동 통해 여성 삶의 길 모색해요”
채은순
운영진 인터뷰
‘자갈자갈’, ‘몽실몽실’, ‘사각사각’. 이름도 참 살갑고 산 뜻하다. 감수성 풍부한 강동의 여성들이 모여 만든 재미있고 신나 는 놀이터. ‘자갈자갈’은 여럿이 모여 나직한 목소리로 내는 소 리로, 구성원들이 각자의 소리를 내면서도 함께 모이는 소리를 뜻 한다. 앞에 ‘신나는여성’이라는 말이 더해지며 ‘신나는여성자 갈자갈’은 삼삼오오 모인 여성들이 여성주의를 실천하며 자기 삶 의 주체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을 쌓고 있다. 여성들이 쉽게 접근 하고 잘할 수 있는 문화 분야를 다루며 서로 보듬고 지지하는 관계 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문화창작그룹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안에는 다양한 소그룹 활동 이 펼쳐지고 있다. 글쓰기 모임인 ‘몽실몽실’, 친환경 생활에 대 해 공부하고 관련 물품을 만들며 삶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사각사 각’, 나 스스로 내 옷 만들기 등 자립할 수 있는 바느질을 배우는 시간이 있다. 3년 차에 접어드는 ‘자갈자갈 색채’는 드로잉 수업 에서 시작해 점차 각자의 색을 찾아가며 그림 수업을 꾸준히 진행 하고 전시회도 열고 있다.
“여성들이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일을 통해 결과물을 얻는 작업을 하며 이러한 능력은 다른 일을 할 때도 힘을 얻는다는 생각이 들었 어요. 동료들과 함께 문화 활동을 하며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 고 직업으로도 연결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모여 만든 것이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여성주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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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여성들의 장점을 살려 나 가는 방법, 여성들이 이런 일을 하면서 공간도 마련하고 돈도 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점이 채은순 씨의 바람이다.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을 통해 마을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진행하며 마을과 여성의 욕구 듣기를 꾸준히 해왔기에 2019년에는 모임의 방향을 결정하고 더욱 견고하게 조직화를 꾸릴 예정이다.
“그동안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 마을에서 필요한 여성들의 활 동 등을 파악하여 ‘여성주의로 마을에서 생각하기’를 더욱 구체 화하고 있어요. 여성들의 마을 활동이 희생과 봉사로 여겨지는 것 을 피하고 마을이 노동의 가치도 점차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 해요. 여성들이 마을에서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없고 기회가 부족한 상황이지요. 여성들의 세력화를 이루어 여성 리더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나는여성자갈자갈이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는 활동 중 젠더거버 넌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성인지적 관점으로 정책이 만들어지고 실 행, 보완되는 과정까지 민과 관의 협업을 이루어나가는 활동이다. 2016년 함께크는우리 도서관의 책 모임 ‘벼와 보리’의 공중 및 민간 개방화장실 관리 사업을 살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활동 은 민관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서울시 성별 영향 평가 우수사례 로 선정되어 강동구의 공중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열악한 공 중화장실을 신축하였다.
2017년에는 생활권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 아동과 여성안전지역 연대, 공중화장실 관리계획,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세밀하게 살피며 강동구의 복지와 안전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이후 2018년에는 젠더거버넌스가 신나는 여성자갈자갈의 활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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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정착하며 성적으로 평등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활동을 이어나 갔다. 청소년지원센터 꿈 드림 지원사업, 도시환경 개선사업, 공동 육아 나눔터 운영 개선안을 내기도 했다.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통해 관에서 하는 일의 기초부터 심화 과정 까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예산과 사업계획, 평가 결과 등을 공부하 며 현장과 사업계획서의 괴리를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었지요. 성 평등화 관점에서 일을 추진하는 방법을 더 고민하는 기회였습니다. 강동구 전체 예산의 18%가 여성가족과에 편성되는데 보육(어린이 집)에 관련된 부분이 80%에 육박합니다. 여성에 관련된 일로 더욱 확장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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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순 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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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리운 강동의 모습
나의 상일동
이임순 돌아온 개구리 가족
권동빈
정든 공간, '함께크는 우리'를 옮기며
음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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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마을의 모습
박성식
강동의 아파트,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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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일동
이임순
2002년 가을, 나지막한 아파트와 산을 곁에 두고 길게 이어진 가 로수길에 반해 상일동으로 이사를 왔다. 어딜 나갔다가도 상일동으 로 접어들기만 하면 ‘아~ 우리 집이다’하는, 나름 고되었던 하루 를 내려놓고 잘 깃들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 겨울나무를 만난 건 그해 겨울이었다. 빈 몸 열고 가지를 하늘 향해 두고 있던, 자신의 내부로 조용히 기 도 속으로 들어가는 어스름 녘의 나무들을 보았던 그 어느 날부터 겨울나무는 내 안으로 들어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언 땅속에 잠들어 있는 씨앗들이 내 안에서 움트는 것 같아 삶의 모든 겨울을 또 그렇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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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면 그날그날의 날씨에 따라 다른 빛을 띠며 맑게 올라가는 나무들의 물빛은 얼마나 경이로운지, 아직 연둣빛 하나 없는 어둑 한 산에 듬성듬성 붉은 진달래의 슬픈 아름다움은 얼마나 그윽한 정조를 품고 있던지, 여름엔 초록이 흘러넘쳐서 좋았고, 가을엔 붉 게 물들어서 좋았고, 겨울엔 하얗게 우거져서 좋았다.
나는 그 길을 걸어 장을 보러 가고, 그 길을 걸어 일하러 나갔다 돌아오곤 했다. 조용히 눅눅함을 빨아들이며 수영산 습지 길을 걷 다가 노린재나무의 화사하게 터져 올라오는 흰 꽃들을 팝콘인 듯 내 안으로 가득 뿌려도 보고, 무엇보다 상일동역 4번 출구 쪽으로 나와 몇 걸음 산에 오르면 눈에 만져지던 작은 으아리꽃!
나는 5월이 한창 무르익을 즈음이면 작은 으아리꽃을 보러 종종 산자락을 밟곤 했다. 나무들이 가지와 잎새를 내밀어 햇빛의 평수 를 넓혀가기 시작하면 이제 산에는 작은 꽃들은 서서히 산기슭이 나 산모퉁이 쪽으로 나앉는다. 이때 으아리꽃은 나무들 사이사이 에 비쳐든 한 줌 햇빛을 찾아서 작은 나무들에 기대어 자기 넝쿨을 뻗으며 자기 꽃을 피운다. 작은 으아리꽃을 보며 사는 일이 부대낄 때마다 내 삶 사이사이에 비쳐들었던 햇빛을 더듬는다. 그 햇빛 한 줌이 내 삶을 가늠하며 넝쿨을 뻗어도 갔겠지.
명일동으로 이사 나오고 난 후, 나무들이 보고 싶고 출근길 나를 안아주던 초록이 그리울 때면 나는 가끔 상일동으로 걸음을 옮기 곤 했다. 어느 저녁의 겨울나무들이 보고 싶어 시간까지 어림해가 며 걸음을 옮기기도 했고, 물오르는 2월의 나무들이 보고 싶으면, 또는 ‘산딸나무꽃 필 때지?’ ‘으아리꽃이 피었으려나?’ 싶으면 어 김없이 마음 종종대며 그 길에 들어서곤 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상일동은 트럭과 포클레인으로 붐볐고, 크레인이 높이 세워졌다. 수레국화며 여러 꽃이 피고 지던 아파트 앞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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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꽃밭이 사라졌고, 겨울나무들이 사라졌고, 그리고 나의 작 은 으아리꽃이 사라져갔다. 아파트 사이사이로 보이던 나무들이 베 어졌고 그 나무들 사이사이로 보이던 하늘은 높이 올려진 아파트에 가려졌고, 가로수길 끝으로 나지막이 서 있던 수영산도 발 한쪽만 삐죽이 내민 채 아파트 뒤로 숨어버렸다.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에 눈으로, 가슴으로 꼭꼭 눌러 담곤 하던 ‘나의 상일동’ 은 너무도 쉽게 자기 모습을 내주었다.
‘여긴 상일동이 아니야, 이젠 떠나야 하나 봐, 정 뗄 때가 되었나 봐’ 하며 울상이 되어서는 (지금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들어선) 둑 방에서 아이들과 비닐 포대 썰매를 내달리며 깔깔거리던 웃음소리, 봄이면 아이들과 꺾어 불던 버들피리… 그 모든 시간까지 가려버린 낯선 풍경 앞에 선다.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들꽃언덕에서>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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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눈금을 나는 상일동에서 배웠다. 가로수 길과 오래된 나무 들, 수영산과 수영산의 꽃들이 반듯하게 높이 올려 진 아파트에 가 려 이젠 기억으로만 다정하게 말을 걸어 볼 뿐이지만 땅의 눈금이 하늘의 눈금에 가 닿을 그 거리의 나침반을 나는 상일동에서 배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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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개구리 가족
권동빈 (배재고 3학년) 비 내리는 날은 잠을 잘 수 없었다. ‘개굴개굴’ ‘개굴개굴’ 또 ‘개굴개굴’······· 늦은 밤에도 동네를 떠나갈 듯 울리는 합창 소리에 수 없이 뒤척였다.
‘여기가 서울이 맞기나 한 건가? ‘얘들 너무 시끄럽잖아? 니들도 잠 좀 자라’ 어린 초등생이었던 나는 개구리 합창 소리에 연신 투덜거렸다.
어느 날, 집 뒤 미나리꽝이 자취를 감추고 누런 흙이 바닥을 드러냈다
고여 있는 물에서 자라던 그 많은 푸른 풀들이 모두 사라져버리고. 민망하게 드러난 바닥끝을 보는 게 영 어색했다. ‘이젠 개구리 소리가 안 들려 잠을 잘 수 있어 좋은 건가?’ 한동안 나는 조용한 동네가 좋았다.
개구리가 사라진 미나리꽝 주변은 아스팔트 도로로 확장되었다. 지하철 출입구까지 만든다고 매일 뚝딱뚝딱 공사 중이다. ‘펑 펑 펑’ 무언가를 폭파하는 소리도 자주 들리고 자고 일어나면 도로 방향이 이래저래 바뀌어있다. 한밤의 개구리 합창이 한낮의 공사 소리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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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교통이 편해지고 아파트값이 오른다고 좋아하기도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공사 중인 아저씨들을 보면 물 한잔 건네고 싶기도 하다. 좁은 길에 오래된 나무가 많던 길이 넓어지며 산책하기도 좋아졌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자전거도 신나게 탈 수 있다. 무엇보다 비 오는 밤, 조용히 잠도 잘 잘 수 있다. 그래도 내 마음 한 곳에 자리 잡는 커다란 아쉬움은.
넓은 미나리꽝 대신 자그마한 주말농장이 곳곳에 생겼다. 큰 나무 모두 잘라내고 작은 풀들을 키우는 재미가 보인다. 수십 년 된 나무 대신 몇 개월 짓는 야채농사가 더 의미 있는가? 각자 ‘내 것’으로 정성 기울여 기르고 보살피고 또 먹고.
그래도 주말농장 덕분에 개구리 가족이 몇몇 다시 찾아왔다. 예전의 웅장한 합창에 비하면 독창에 불과한 소박한 노래도 들려준다.
그래서 더 반갑다. 이젠 개구리 합창을 자장가처럼 들으며 잠자리에 든다.
그래도 돌아와서 고맙다. 녀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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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공간 ‘함께크는우리’를 옮기며 음민서 1996년 시작, 2007년부터 고덕동 백두쇼핑몰 2층에 자리 잡고 마 을 아이들과 어른들을 함께 키워온 ‘함께크는우리’ 작은도서관이 이사를 한다. 분명한 건 지금보다는 좁은 곳으로 가야하고, 공간의 제약으로 예전처럼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 이사 소식을 들은 후부터 운영위원들은 함크의 정체성, 방향과 비 전에 대한 크고 작은 회의를 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아직은 걱정이 앞서지만 이 사진을 보면 기운이 난다. (얼마 전 열 린 함께크는우리 1박 2일 캠프에서 찍은 한 컷) 방학을 맞은 아이 들을 위해 매년 1박 2일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이사 논의로 정신 없는 와중이기는 했지만, 이 날은 고덕주공아파트에 살다 멀리 이 사 간 관형이네, 다희네도 함께 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이 공간에서 마지막으로 기억될 함께크는우리 1박2일 캠프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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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크에서의 시간들, 언젠가 글로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로 추억이 많다. ‘마을극단 밥상’으로 시작한 마을활동, ‘가족 합창단 화모니’로 만난 사람들, 함께 나눈 경험들이 나에게는 가 장 큰 보물이다. 많은 이들에게 기꺼이 마을살이의 ‘고향’이 되 어준 이곳에서 나 또한 ‘마을’을 경험했고 자랐다. 영문도 모른 채 엄마 품에 안겨와 함크 마룻바닥에서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 복하며 걷기 연습을 하던 소율이가 어느새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 었듯이 말이다.
곧 새 공간으로 이사한 함크의 사진 한 컷을 남길 수 있을 것이 다.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아온 이 공간과의 이별이 못내 가슴 아프지만, 어딘가에서 ‘함께크는우리’ 덕분에 책과 마을을 경험 하고 행복한 이웃들이 많아지도록 힘 보태야지,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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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마을의 변화
박성식
마을잡지 ‘마을담’ 등 다양한 마을미디어 활동에 참여하며 마 을공동체 사진모임인 ’빛담‘도 함께 하게 되었다. 고덕상일지역 대부분이 아파트 재건축으로 타워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즐비하고, 도로확장개발로 산이 깎이며 마을의 곳곳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빛담’의 작년 활동은 이런 재건축과 재개발로 인한 우리 마을 환경의 변화와 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기록 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강동구청 갤러리, 강동구 민회관, 동대문 DDP 등에서 DSLR로 찍은 마을사진 전시회에 사진 작가로도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내가 직접 찍은 여러 사진들 중에서 3장을 선별하여 전시했고, 촬 영했던 그 장소들이 이제는 나만의 추억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실 력이 좋은 사진사는 아니지만 내가 사는 마을의 변화를 사진으로 남기려는 이런 시도를 통해 우리 마을을 또다른 애정과 안타까움으 로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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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진을 찍으러 고덕천에 나갔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지려 했 다. 비를 피하며 마을의 모습을 눈여겨보다가 상일동주민센터 옥상 에서 바라본 마을 모습을 찍게 되었다.
사방이 아파트 재건축으로 타워크레인 숲과 같았다. 한낱 공사현 장을 사진으로 담는 것이 무슨 작품성이 있겠냐마는 우리가 살고 있 는, 우리 마을의 변화를 담고자하는 의미가 있는 기록이었다. 지금 은 어느새 거의 다 지어졌고 대규모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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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동에서 강일동으로 넘어가는 길 왼편에 있는 상업지구 조성 현장에서 만난 커다란 바위를 잊을 수가 없다.
별 사진을 찍으러 깊은 밤 우리는 그곳에 모였다. 얼마 전까지 작 은 산이었던 곳이 개발로 모두 파헤쳐졌고, 중장비로도 어쩔 수 없 었던 커다란 바위만 떡하니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발견한 그 둥글납작한 모양의 커다란 바위는 마치 개발에 저항하다 홀로 남겨진 맹꽁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세종 고 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초록바람’과 ‘생태보전시민모임’ 등 지역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맹꽁이 서식지 옮겨주기’ 활동을 했 을 때 보았던 바로 그 맹꽁이!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두 가지 활동에 모두 참여한 나는 그 큰 바위의 이름을 ‘맹꽁이 바위’로 지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었 다.‘맹꽁이 바위’라 부르며 우리는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그 후 ‘맹꽁이 바위’는 불과 보름도 안 되어 다이너마이 트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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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깊어가는 가을, 상일동산을 거닐다 단풍에 끌려 카메라를 꺼 내들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던 그 때 유독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 던 그 풍경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7단지 앞길 4차선 확장공사로 내가 사진을 찍었 던 그 장소가 사라지게 되었다. 우연이었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추 억의 상일동산 모습을 나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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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의 아파트,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구세완
강동의 아파트, 과거 강동구는 둔촌주공아파트가 지어지기 전까지는 천호동과 암사동, 성내동 서부의 번화가를 빼고는 허허벌판의 논밭이었다. 둔촌주공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강동구는 계획도시로 발전해 나간다.
둔촌주공아파트 ▶ 70년대 후반 강남의 개발과 더불어 베드타운으로 강동구를 개발 하기 시작하였고, ‘잠실주공’ 다음으로 ‘둔촌주공’ 아파트를 세웠다. ▶ 1980년 완공되었고 1980년 3월에 둔촌주공 2단지가, 1980년 11월에 둔촌주공 1, 3, 4단지가 입주했다. ▶ 143개 동에 총 5,930세대가 거주했으며, 행정 구역상 둔촌1동 으로 이 아파트가 행정상 동 한 개를 다 차지했다. ▶ 2017년 7월 재개발 이주 처분이 확정되었다. ▶ 재건축으로 사라질 둔촌주공아파트를 추억하기 위해 마을 사람 들이 모여‘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프로젝트를 만들어 책과 페이스 북 페이지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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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주공아파트 ▶ 1982년 고덕지구 택지개발사업에 의하여 대단위 주거지역으로 발전하였으며, 고덕주공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 고덕주공아파트 단지의 완공은 둔촌주공보다 3년 늦었지만, 계 획 자체는 잠실주공 건설과 함께 계획되었다. 고덕동에 대단지 아 파트를 염두에 두고, 70년대 말 지하철 계획이 세워졌는데 서울 지 하철 5호선이 천호동을 거쳐 고덕동으로 연결하게 되어 있었다.
둔촌주공아파트 이전의 아파트 단지 ▶ 명일시영아파트, 길동아파트, 강동아파트, 암사시영아파트가 이 전에 건립되었다. ▶ 명일시영아파트는 LG아파트로, 강동아파트는 롯데캐슬아파트 와 프라이어팰리스 아파트로, 암사시영아파트는 선사현대아파트로 각각 재건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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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의 아파트, 현재 ‘둔촌주공’이 애초 5,930세대에서 12,032세대로 6,100여 세대 가 늘어나고, ‘고덕주공’이 애초 8,011세대 (이미 입주한 1단지, 4단지 제외)에서 14,426세대로 6,400여 세대가 늘어나는 등 세대 수로만 약 13,500여 세대가 추가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래 제시된 표만 집계함)
강동구 재건축 현황 (그라시움)
(아르테온)
(센트럴아이파크)
(자이)
(베네루체)
◎ 자료출처 : • 강동구청, 지역과 발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강동은 70년대 후반 베드타운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여 ‘둔촌주 공’ 및 ‘고덕주공’의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건립되었고, 40여 년이 흐른 오늘에는 초고층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여 2019 년부터 속속 입주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재개발·재건 축으로 사라지는 옛 마을의 흔적을 보전해 추억과 역사, 공동체 문 화를 남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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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친환경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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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시장, 성내시장
임소형
독일에서 배우고 다짐한 환경사랑
이춘애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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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시장, 성내 시장 임소형 이 글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할 수 있는 이야기, 아 마 프롤로그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6월부터 성내 시장에서 일회 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말에 하 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지만, 내년 그리고 후년까지 ‘내일을 꿈 꾸는 시장’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시장 상인들과 시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확히는 시장에서 사용 하는 플라스틱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자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는 젊은 사람들이 시장을 이용해야 한다. 사실 시장에 대해 고민하면서 전통시장이 계속 있어야 할 이유에 대해 스스로 묻게 되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되 고 있는데 그 결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중적인 소비의 장소는 대 형마트로 또 이제는 인터넷 쇼핑몰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더 나이가 들고 새로운 세대가 시장을 찾지 않는다 면, 시장은 이대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건 아닐까.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 관심을 두도록 하려면 시장의 외관이 바뀌 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시장만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문 화는 사회가 함께 지향하는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가설 을 시작으로, 시장이 담을 수 있는 가치 중에 하나로 환경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첫 번째 할 일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 하지 않는 것이다. 성내 시장 상인회장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상인회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긍정적이란 것이 호응이 좋고, 적극적으로 당 장 같이해보자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상인회장은 꽤 까칠하고 곁은 두지 않는 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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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공감의 고개 끄덕임을 해주었 고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 전 상인회장을 만나고, 상 인회 임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긍정에 꽤 놀랐다. 상인들은 다른 주민들에 비해 시류를 읽고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았다.
시장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포장재를 조사했다. 성내 시장에는 78 개의 점포가 있다. 그중 반은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판매점, 떡, 참 기름 등 가공식품 판매점이고, 반은 공산품을 취급하는 소매점과 음식점, 미장원 등 서비스업 점포다. 우리가 대상으로 삼은 건 전통 시장을 대표하는 농수축산물 판매점과 가공・즉석식품 판매점이 다. 총 24개의 점포에서, 취급하는 일회용 포장재를 조사하고 상인 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판매하는 품목, 점포 업종에 따라 쓰이는 포장재는 다양하다. 채소 와 과일을 파는 가게는, 바나나를 비닐랩으로, 상추와 고추는 투명 한 비닐봉지로, 포도는 psp 트레이 위에 랩을 씌운 형태로 포장을 한다. 포장하는 이유는 묶음 판매가 쉽고, 채소의 신선도 유지를 위 해 공기와 온도 차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깨끗하고 보기 좋게 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정육점에서는 일반적으로 psp 트레이 위에 흡수패드를 깔고 랩을 씌우는 형태로 고기 포장을 한다. 부위별로 양에 따라 주문하는 경우보다 포장한 고기를 찾는 경우가 많다. 곡 류와 건어물은 롤백이나 투명한 비닐봉지로 포장한다. 단위 판매의 용이성 때문이다. 특히 건어물은 냉장・냉동 보관하기 때문에 포장 한 소량의 물건을 전시대에 내어놓는다. 떡과 반찬은 psp 트레이 위 랩, 빵은 opp 비닐봉지, 만두와 같은 즉석식품은 psp 도시락 용 기를 사용한다. 이렇게 점포에서 직접 포장을 하지만, 이미 산지에서 소량으로 단 위 포장을 한 물건도 있다. 배송 과정에는 스티로폼 박스, 대형비닐 봉지, 마대, 비닐 망사가 쓰인다. 생선은 매장 진열을 위해 랩을 사 용한다.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채우고 그 위에 생선을 진열하고 랩을 씌운다. 온도를 유지하고 파리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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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배송, 진열의 단계를 거쳐 물건이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손에 들어갈 때 또 한 번 포장의 과정이 있다. 검정 비닐봉지가 그것이다.
시장에서 검정 비닐봉지 쓰지 않기, 가능한 일일까? 시장에 있는 야채 가게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매대 위에 야채가 진열되어 있다. 상인은 그 뒤에 앉아 있다. 혹은 진열된 야채 사이를 이동하며 손님을 맞이한다. 그리고 검정 비닐봉지가 있다. 검정 비닐봉지는 크기별로 묶여서 상인의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매 달려 있다. 벽에 걸려 있거나, 그리고 주로 천장에 매달려 있다. 가 끔 녹색 비닐, 파란색 비닐도 섞여 있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면 산 물건의 개수만큼 검정 비닐봉지 가 생긴다. 장바구니를 들고 간 경우에 간혹 비닐봉지를 거절할 수 있지만, 흙이 묻어있는 채소나 물기가 있는 생선은 비닐 사용을 피 할 수 없다. 여러 채소가 장바구니 안에서 섞이지 않도록 하려면 비 닐 포장이 편리하다. 그리고 비닐봉지는 그대로 냉장고 야채 칸에 들어간다. 서울시 새마을부녀회는 올해 전통시장 내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한다. 서울시 상인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10개 전 통시장에서 장바구니 만들기와 기부받기, 비닐봉지 없이 장을 보면 장바구니 증정하기, 속 비닐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문지 모아 서 전달하기 등 이벤트를 한다. 알맹@망원시장은 지난해 9월부터 망원시장에서 '비닐봉지 줄이 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쓰지 않는 에코백을 기부받아 장바구니 로 쓸 수 있도록 대여한다. 쓰고 난 장바구니를 돌려주면 200 모아 (마포 지역화폐)를 준다. 직접 장바구니나 다회용기를 가져와 사용 하는 경우 100 모아를 지급한다. 매월 '장바구니 캠페인'을 하고 비 닐봉지 없이 장을 본 사람에게 "덤(시장에서 파는 야채)"을 준다. 올해 4월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일 회용 비닐봉지와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소재의 쇼핑백을 사용할 수 없다. 작년까지 일회용 비닐봉지를 유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했 지만 올해부터는 완전히 사용할 수 없다. 현재 소규모 점포, 전통시장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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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시민단체의 요구가 높아 곧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수막 속주머니를 만들기로 했다. 전통시장에서 비닐봉지를 쓰 지 않으려면 시장 이용자가 각자 장바구니를 챙겨가는 것이 최선이 다. 좀 더 부지런하다면 여러 품목을 나누어 담을 수 있는 속주머니 나 물기가 있는 식재료를 담을 용기를 챙겨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가 장보기를 위한 만반의 태세를 항시 갖출 수만은 없는 것. 준비가 되지 않으면 장을 볼 수 없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검정 비닐봉지 대용으로 우리가 생각한 건 현수막 속주머니다. 속 주머니를 생각한 건, 장바구니가 있어도 검정 비닐봉지가 장바구니 안에 쌓이는 것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수막을 생각한 건, 비 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구할 수 있고, 동네에서 직접 만들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수막 속주머니('내일을 담는 주머니'라 부르기로 했다. 이하 내 일주머니)를 점포에 비치하고 상인들은 검정 비닐봉지 대신 내일주 머니를 사용한다. 소비자는 내일주머니를 사용하고 난 후, 수거함에 돌려놓는다. 수거함에 모인 내일 주머니를 우리가 수거하여 상인들 에게 다시 배포한다. 이것이 우리의 시나리오다. 추석 전 주, 9월 6일 내일주머니 배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날 시 장에서 '비닐봉지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함께 하려고 한다. 비닐봉 지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는 시장 이용자에게 '내일리본'을 나누어 줄 것이다. 내일리본을 가지고 장을 보면 상인들은 묻지 않고 내일 주머니에 물건을 담아줄 수 있다. 내일주머니를 이용해서 함께 장 을 보는 행사도 할 예정이다. 그 결과는? 기대가 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내일주머니 제 작 과정에서 이미 우리는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내일주머니를 동 네에서 제작하려 했지만 최근 동네 봉제공장이 대부분 문을 닫았 다. 현수막이 마모되면 인쇄 잉크가 부스러져 떨어질 수 있기 때문 에 환경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내일주머니를 상시 수 거할 수 있는 장소와 사람이 없기 때문에 무인 수거함을 고려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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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가 잘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 문제를 보완할 방법에 대해 고민 하고 있다. 좀 더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 방법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그래도 시장의 가능성이 있다. 비닐봉지 다음에 남아있는 건 소분(小分) 포장이다. 최근 그린피 스에서 "플라스틱없을지도"를 만들었다. 소비자가 매장 내 절반 이 상의 물건을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 가게와 시장 21곳이 "플라스틱없을지도"에 소개되어 있다. "플라스틱없을지도" 가 선정한 시장의 이미지를 찬찬히 들여다 보다, 여기에 소개된 시 장의 모습이 성내 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 레카. 시장의 가능성이 있다.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해외 주요 도시에 생겨나고 있다. 서울에도 "더 피커"를 시작으로 "지구"와 같은 매장이 생기고 있다. 제로웨이 스트 매장은 식재료를 소분 포장하지 않고 벌크로 진열하고 소비자 가 원하는 만큼 사갈 수 있도록 한다. 식재료를 담아 갈 용기는 소 비자가 직접 챙겨오거나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성내 시장에는 포장한 물건이 많은 가게와 그렇지 않은 가게가 있 다.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가게라도 가게마다, 판매 방식에 따라, 포 장재 사용 정도가 다르다. 마트와 같이 냉장시설을 갖추고 깨끗하 게 포장한 물건을 파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채소와 과일을 박스 채 내어놓고 파는 가게가 있다. 큰 마대에 말린 고추가 잔뜩 쌓여있고 그것을 되로 퍼주는 모습. 곡식이 종류별로 가마니에 담겨 있는 모습. 정리되지 않은 산나물 이 매대에 쌓여있는 모습. 전통시장의 고유한 모습은 원래 이런 풍 경 아니었나. 직접 재배한 채소는 포장을 하지 않는다는 야채가게 " 허우리", 모든 채소와 과일을 포장하지 않은 채 빨간 바구니에 담아 서 파는 "짱구네", 곡식을 종류별로 마대에 담아 파는 "의성상회", 다양한 김치를 스테인리스 통에 담아 파는 "엄마손맛". 포장을 하는 가게가 포장을 하는 이유가 아닌, 포장을 하지 않는 가게가 포장 없이 장사를 할 수 있는 비밀을 이들 가게에서 찾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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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것 같다. 성내 시장의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 내일만사의 멤버를 뜻합니다. 내일만사는 서울연구원 "작은연구 좋은서울" 사업을 지원받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 : 포장재 없는 시장(zero-waste market), 성 내전통시장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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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배우고 다짐한 환경 사랑 이춘애 올봄 갑작스럽게 독일에서 3개월을 지낼 기회가 생겼다. 유럽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가기 전부터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독일의 여러 도시를 다니며 아름다운 건물들과 멋진 성, 어 마어마한 규모의 성당이나 교회를 방문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동 화책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중세시대의 모습이 잘 보존된 예쁜 마 을들을 볼 때는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내가 지내는 동안 그곳의 날 씨는 가끔 비가 내리긴 했지만, 대체로 쾌청했고 공기는 맑다 못해 상큼했다. 그즈음 우리나라는 미세먼지가 온 나라의 걱정거리였고, 심할 땐 휴교령도 내려졌기에 나는 청정지역에 있는 것을 행운으로 여겼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독일의 깨끗하고 멋진 환경을 체험하기엔 충 분했다. 독일은 산과 숲이 많아서 도로를 다니면서도 싱그런 공기 를 마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독일인들은 나무와 화초 가 꾸기를 참 좋아한다고 들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보였다. 어느 날 단 독주택에 사시는 한국분의 초대를 받았다. 집은 허름한 2층 목조 건물인데 오래된 집을 사서 수리하면서 지낸다고 하셨다. 그리고 집안에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을 구경시켜주면서 뿌듯해하셨다. ‘여기 사람들은 집에 대한 욕심보다 정원 가꾸고 사는 것을 더 좋 아한다’라고 설명도 해주셨다. 흔히 독일은 자동차 왕국이라 말한다. 내가 알고 있는 벤츠나 아 우디 폭스바겐 BMW 같은 차들이 도로를 채우고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러나 내가 평상시에 거리에서 본 차들은 대부분 소형차였다. 기 름을 절약하기 위해 주말에 가족들과 이동할 때 외에는 대체로 소 형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독일인들의 쓰레기 분리배출은 어찌나 철저하던지, 나도 3개월간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무척이나 신경 썼다. 우리나라는 구청이 단 속하지만, 독일은 주민 스스로가 감시, 신고한다고 했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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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환경 사랑하는 습관은 마트에서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내가 마트 가는 걸 좋아했기에 자주 사람들을 보게 되어서였는지도 모른다. EU로 하나가 된 유럽은 각 나라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물건들이 어디서나 쉽게 살 수가 있었다. 프랑스와 체코를 여행할 때도 느낀 거였고, 독일지역 여러 군데의 마트를 다녀 봐도 같은 느 낌이었다. 싱싱하고 먹음직스러운 야채류와 과일은 언제봐도 갓 따 온 것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도 부위별로 다양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나는 고기를 살 때 포장육 대신 정육점 에서 원하는 만큼의 고기를 사기도 했다. 그런데 고기를 위생비닐 이나 스티로폼 용기에 넣어 주지 않고 종이에 둘둘 말아서 줬다. 신 선한 충격이었다. 충격은 또 있었다. 마트 안에 장 보는 사람들이 제 각각 손에 시장바구니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복을 잘 차려입 은 신사가 장바구니 펄럭이며 다니는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날 때도 있다. 마트 안에 장 보는 남자들이 많다는 것과 더불어 부러운 모습 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바구니를 돈을 주고 사지 않는다. 무료로 받은 것도 몇 개씩은 집에 있기 때문이다. 그 장바구니들이 곧 제 일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독일에서는 장바구니도 사야 하는데 어떤 것들은 몇만 원씩 한다. 어느 날엔 소도시 여행을 앞두고 준비물을 사려고 마트에 갔다. 쉽게 찾을 거라 했는데 마트를 두 바퀴 돌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로 일회용 그릇들과 종이컵 등이다. 김밥과 간식을 담을 일회용 그릇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몇 바퀴를 돌아 친환경 소재 플라스 틱 물컵을 발견하고 사 왔다.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인 대 한민국 국민답게 나는 독일에서도 일회용 그릇들은 쉽게 살 수 있 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회용품 천국이다. 종이는 물론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등 재질도 다양하다. 일반 가정용도 점차 진화하여 예쁘게 만들어져 나온다. 거기에 파티용, 손님 접대용, 업 소용 등등 세세하게 분류해놓고 판다. 예쁜데도 가격부담이 없으니 충동으로 구매하기 딱 좋다. 제발 일회용품이 남용되지 않기를 빌 어본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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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독일 마트에서 제일 부러웠던 것이 이 기계다. 마트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데 공병 철 캔 등을 회수하는 기계이다. 나도 맥주병 이랑 생수병, 음료수병을 모아 기계에 투입해 보았다. 한 개씩 넣게 되어 있고, 넣는 병의 종류별로 금액이 계산되어 화면에 보인다. 투 입이 완료되면 영수증이 나오는데 생수병과 알루미늄 캔은 0.25유 로나 되니 어찌 재활용을 안 할 수 있겠는가!
3개월 지내면서 독일인들은 참으로 실용적이고 배려심 많고 친절 한 것을 알았다.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그들의 생활습관은 감탄 이 절로 나오며 존경스러웠다. 좋은 환경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 라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것임을 또한 알게 해줬다.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동안 생각 없이 살아온 나를 자책하며 앞으로는 정신 차리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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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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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편지를 써 보신 적 있나요? 김명국
도서관의 잠자는 공주님과 왕자님 김효선
1016호를 떠나며 나성재
우리집 찾기 in 터키 박선영
고덕산, 열한 살의 추억 유명한
짹짹짹짹 작은별 이미옥
거짓말처럼 이은진
도둑 맞은 택배 받기 정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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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편지를 써 보신 적 있나요?
김명국
아침 묵상 글 <good morning>이란 인사로 아침 편지를 시작한 지 약 8년 정도 되었네요. 지금까지 보냈던 지인들만 해도 1,000명이 넘었던 거 같아요. 저는 건설회사에 근무하면서 해외개발사업을 했습니다. 개발사업 자체가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져 통신 상태가 안 좋아서 전 화 통화를 하기는 어렵고 주로 SNS 메시지만 간신히 되는 그런 곳 이었습니다.
그 당시 현지의 상황을 회사에 보고하는 수단은 오로지 이메일과 카톡밖에 없었습니다. 카톡도 숙소에서만 가능하고 현장에서는 불 가능한 상태라 아침에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면 하루 종일 아내가 불안해했지요. ‘난 건강하게 잘 있소’라는 인사와 더불어 현지에 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연을 써 보내기 시작하며 아침 편지의 첫 제목이 <good morning>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아내와 몇몇 지인들에게 아침에 느끼는 감정과 어제 있었 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과 사진을 보내며 아침 묵상 편지를 썼어 요. 주로 쓰는 내용은 아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특이한 음식의 맛 평가 등을 적었지요. 타국에서 매일 글을 쓰는 시간은 참 행복했고 가족들이 아주 가까이 있는 거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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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글 <good morning>이란 인사로 아침 편지를 시작한 지 약 8년 정도 되었네요. 지금까지 보냈던 지인들만 해도 1,000명 이 넘었던 거 같아요.
저는 건설회사에 근무하면서 해외개발사업을 했습니다. 개발사업 자체가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져 통신 상태가 안 좋아서 전 화 통화를 하기는 어렵고 주로 SNS 메시지만 간신히 되는 그런 곳 이었습니다.
그 당시 현지의 상황을 회사에 보고하는 수단은 오로지 이메일과 카톡밖에 없었습니다. 카톡도 숙소에서만 가능하고 현장에서는 불 가능한 상태라 아침에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면 하루 종일 아내가 불안해했지요. ‘난 건강하게 잘 있소’라는 인사와 더불어 현지에 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연을 써 보내기 시작하며 아침 편지의 첫 제목이 <good morning>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아내와 몇몇 지인들에게 아침에 느끼는 감정과 어제 있었 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과 사진을 보내며 아침 묵상 편지를 썼어 요. 주로 쓰는 내용은 아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특이한 음식의 맛 평가 등을 적었지요. 타국에서 매일 글을 쓰는 시간은 참 행복했고 가족들이 아주 가까이 있는 거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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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약 10명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해 100명으로 차츰 늘어나고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는 지금은 약 800명 정도의 지인들 에게 매일 아침 글을 보내고 있지요. 초기에 글을 받는 이들이 주로 직장 동료와 선후배일 때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주로 주제를 잡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중년의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쓰고 있지 요.
지금까지 아침 글을 꾸준하게 받아본 분들을 만나면 주로 듣는 이 야기가 ‘글을 쓰기가 너무 어렵지 않아?, 매일 글의 소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질문이 참 많았어요. 제 대답은 조금만 노력하 면 글을 쓰는데 어렵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 속에 글 쓰는 시간을 10 분 정도만 할애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글을 쓰는 장소가 처음엔 침대나 책상, 벤치였는데 차츰 조용한 장 소에서 휴대폰만 있으면 쓸 수 있었어요. 요즘은 주로 아침 6시, 가 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일을 본 후 차에서 기다리는 동안 글을 씁 니다.
생활 속에는 늘 사연이 있고, 대화 중에, 책을 읽는 과정에서도 내 용에 공감할 수 있지요. 주제가 문득 떠오르는 것을 메모해두거나 기억했다가 글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처음엔 느꼈던 것 을 글로 쓰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 했던 것을 옮기려 하니 비언어적 요소들이 많아서 쓰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무슨 의도로 말 했는지?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말을 할 때는 그 사람의 언어, 비언어적 요소를 다 파악하고 대화를 하므 로 기분 좋은 대화 혹은 유리한 대화로 이끌어 나갈 수 있지만 글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려고 하면 비언어적 요소들을 많이 쓸 수 없어 서 그 사람이 무슨 의도로 말하는지 파악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톡이나 문자 같은 경우에는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실시간 대화하 면서 의도하는 바를 빠르게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데 글을 통해 문장을 쓰려면 제 의도를 전달하는 게 쉽지는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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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쓰고 또 지우고 다시 쓰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니 이 젠 자연스러운 저만의 문장 스타일이 나오더군요. 이젠 개인적으로 글을 쉽게 쓸 수 있지만, 지인들에게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분 량을 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한 주제를 갖 고 쓸 내용이 좀 많을 거 같으면 이틀이나 삼일, 일주일 정도로 나 누어서 쓰기도 합니다.
대략 200자 정도가 넘으면 아침 시간에 받아 보는 분이 읽기가 ‘부담스럽다’라고 하기에 되도록 짧게 원고지 한 장 정도로 쓰 고, 받는 이가 확인하고 읽는데 1분 이내가 민폐를 끼치지 않는 시 간이라 여기고 있어요.
처음 아내에게 보냈던 글로 시작해 내가 하는 일과 생각을 전하 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글이 이젠 약 2,000편 정도, A4용지 600페 이지로 남아 수필집까지 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가끔 전에 썼던 글을 읽어 보면 그때 그 글을 쓰게 된 배경과 환경 그리고 감 정이 전달되며 그때의 감동이 새록새록 느껴집니다. 즐거운 이야깃 거리입니다.
앞으로 글을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생각할 힘이 있을 때까지는 쓰고 싶어요. 주로 아침 7시 30분 정도에 글을 보내니까 읽으신 분들이 조언이나 답장을 보내주십니다.
어쩌다 바쁜 일이 있어서 아침 편지를 늦게 보내거나 못 보내면 ‘왜? 무슨 일 있느냐? 어디 아프냐? 내가 답장 안 했다고 날 빼버 린 거니?’ 참 여러 가지 대답이 옵니다. 가끔은 제 글에 본인의 생 각을 좀 더 넣어 또 다른 지인들에게 글을 보내면서 사업에 많은 도 움이 된다는 분도 계십니다. 보내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 소요됩니 다.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확인하며 글을 보내다 보면 그분의 이름 석 자를 늘 기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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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일은 제가 지인에게 보낸 글이 돌고 돌아서 제게 다시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화나 만나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글로 써보세요. 훨씬 솔직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내와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서 보내면 기억에 오래 남고 나의 마음을 전하게 되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퇴직하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저는 50년 전의 소꿉친 구나 사회생활을 통해 알게 된 지인, 최근에 만난 분들과 좋은 교류 는 아침 편지라 생각합니다. 매일 제가 보낸 글을 읽으며 서로의 기 억을 나누는 것은 참 기분 좋고 행복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묵상 글 <good morning>을 써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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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의 잠자는 공주님과 왕자님
김효선
화요일 오후 한 시, 삐리리리 자동문 열리는 소리가 울리면 나는 백마 탄 왕자님이 된다. 강동구 암사3동 글 익는 작은도서관 책꽂이 에 빽빽이 꽂혀 있는 책들이 나의 잠자는 공주님들이다. 나는 이곳 에서 사서 봉사를 한다. 8년 전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겠노라 다짐하면서 시작한 일이다. 우리 도서실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근 처에 사는 이웃들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이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모두가 잠자는 책들을 깨우러 온 백마 탄 왕자님들로 보여서 반갑기 그지없다.
할아버지가 책을 너무 좋아하신다며 책을 빌리러 오시는 할머니 가 있다. 할아버지는 주로 시리즈로 된 역사소설을 좋아하시고 일 과 중 대부분을 책을 읽으며 보낸다고 하신다. 여러 도서관에서 독 서왕으로 뽑히기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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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책을 다 고르신 뒤 언제나 할아버지가 좋아하실지 모르 겠다며 웃는 얼굴로 책을 챙겨 넣으신다.
책을 읽으시는 할아버지도, 책을 빌리러 오시는 할머니도 존경스럽 다. 도서실마다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오래된 책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도서실을 이용하는 분 중에서도 그런 책만 찾는 분이 계셨다. 요 즘은 도서실에 안 오셔서 안부가 궁금해지는 어르신인데 언제나 오래 된 책, 누렇게 빛바랜 책을 찾으셨다. 마법의 잠에 빠진 공주를 깨우기 위해 백마를 타고 달려온 왕자님이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분 이다. “나는 오래된 책이 좋더라.” 하면서 웃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 하다. 어르신이 건강히 잘 지내시길 빌어 본다.
도서관 규정상 한 사람이 2주에 여섯 권의 책을 빌릴 수 있는데, 한 번에 책을 가장 많이 빌려 간 사람으로 떠오르는 젊은 엄마가 있다. 그 녀는 언제나 세 명의 가족 이름으로 한 번에 18권의 책을 빌려 갔다. 주로 아이가 보는 그림책이었고 한두 권은 육아와 관련된 책이었다. 그 무거운 책들은 시장 볼 때 쓰는 바퀴 달린 가방에 실려서 그녀의 집으로 갔다.
지난해부터는 가끔 젊은 아빠들이 어린아이들 손을 잡고 도서실을 찾아온다. 아빠들 육아 휴직제 덕분인 것 같다. 아빠들은 아이 옆에 앉 아서 읽고 싶은 책을 보거나 지그시 눈을 감고 쉬는 모습을 보인다. 어 린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은 주로 아이들 옆에 앉아서 자그마한 소 리로 책을 읽어 준다. 며칠 전에 본 엄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른 시간에 와서 아이와 나란히 앉아 한 시간이 넘도록 소리 내어 책을 읽 어 주었다. 그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아이와 엄마가 도서실을 나간 뒤 에도 아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도서실 안에 구름처럼 떠다 니는 것 같았다.
도서실에 잠시 어이없는 사건도 발생했다. 도서실 제일 안쪽 그림책 을 보는 자리에 어른들이 보는 책들이 탑처럼 쌓인 일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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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두꺼운 책들만 골라서 쌓아 놓은 듯했다. 업무를 보는 자리와 떨어져 있고 책꽂이에 가려져 있어서 일부러 보지 않으면 누가 그러 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결국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졌다. 7살 여자아이가 옆에 앉아 있는 친구에게 너 이렇게 두꺼운 책 읽어 봤니 하면서 한 장 넘겨보고 덮고는 탑을 쌓더라는 것이다. 그 꼬마 덕 분에 책꽂이 낮은 곳에 있는 두꺼운 책들이 그날 모두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귀여운 사건이었다.
우리 도서실을 이용하는 아이들 가운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 년 아이들이 많다. 4년 전부터 나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과 함께 도 서실에서 책 놀이터 수업을 하고 있다. 그림책을 읽고 책과 관련된 이 야기를 나눈 뒤 칠교놀이를 하는 수업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 은 책을 안내해 주고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 아이들 이 수업 시간에 큰 소리로 떠들 때면 나는 “아휴, 잠자고 있는 책들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겠네.”라고 말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책들이 잠자고 있다는 말에 재미있어하면서 수업 끝나면 깨워도 되는지 묻기 도 한다. 물론이지, 이곳엔 마법에 걸려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책들이 있단다. 잠자는 공주님을 깨워주는 왕자님처럼 너희들이 그 책들을 좀 깨워주렴.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다르다. 자신의 고약한 성질을 다스리기 위해 죽어라고 책을 읽는다는 그분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신간이 도착할 때면 퇴근하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 도서실로 달려왔던 분이다. 책을 읽어도 읽어도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면 서 부지런히 책을 빌려 가셨다.
나에게도 책에 의지해서 마음을 다스리던 시절이 있었다. 큰 아이 사춘기 시절 책은 나에게 스승님과도 같은 고마운 존재였다. 내 인생 에서 그때만큼 책을 많이 읽었던 시절은 없었다. 나를 다독여 주고 깨 우쳐 줄 책들을 찾느라 도서실에 있는 책들 한 권마다 눈을 맞추며 인 사했다. 그리고 나를 도와줄 만한 책들을 깨워서 마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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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게도 그 책들은 나를 위로해 주었고 갈팡질팡하는 나에게 방향 을 제시해 주었다. 나는 가장 힘든 시절을 책과 함께 견뎌 낸 것이다.
책에 빠져 있을 동안 나는 사람들 만나는 일에 조금 소홀해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시절을 보낸 뒤 사람도 한권의 책이라는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그 후로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책 읽기와 사람 만 나기에 있어서 균형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 사람을 만나 알아 간다는 것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고,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을 만나는 일과도 같은 것이라 좋은 책도,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날수록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 믿는다.
나는 도서실에서 점점 성숙해지고 있는 나를 느낀다. ‘봉사’라고 포장된 일이 결국 나를 위한 것임을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도서실에 들어설 때마다 책으로 가득 찬 그 느낌과 책 향기가 참 좋다. 나는 수 많은 세월과 여러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는 책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도서실에 찾아오는 많은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게 되 었다.
지난 8년 동안 도서실에서 보낸 나의 시간이 책꽂이 어느 구석에 앉 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만 같다.
잠자는 공주를 지키는 난쟁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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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호를 떠나며 나성재
정들었던 OO 아파트 X 동 1016호야! 오늘은 드디어 우리가 너를 떠 나기 전 마지막 밤이구나. 오전에 2424에서 전화가 왔었다. 내일 아 침 8시에 온다고. 이날이 까마득하게 멀기만 한 줄 알았는데 벌써 내 일이구나. 시간에 쫓겨서 얼떨결에 만나게 된 너. 처음 우리가 이사 오 던 날.
난 낡아 문드러진 화장실 문짝귀퉁이를 보고 널 못난이라고 업신여 겼다. 베란다 문틈이 벌어져 겨울에 춥다고 너를 원망했다. 작은 방에 외풍이 심하다고 너를 미워했다. 서향이라 아침에 햇볕도 잘 안들어 온다며 투덜대기도 했다. 그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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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세대 대단지 아파트. 단지 내 10여 개 놀이터. 심지어 커뮤니 티 시설 안에는 사우나까지. 우린 이런 새 아파트로 이사 간단다. 커뮤 니티 존재조차 희미한 달랑 두 동짜리 20년 된 아파트. 너를 떠나 이 사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마저 설레었다. 너를 떠나면 마냥 좋을 줄 알 았다.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우리들의 기억을 하나, 둘씩 방에서 거실 에서 떼어낼 때마다 너의 하얀 속살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별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했던지 새 아파트 멋진 놀이터에 마 음을 빼앗겼던 아이들도 어느새 시무룩해졌다.
초등학교 갓 입학하며 이사 왔던 아이들이 어느새 고학년이 되었 다. 나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제 나만의 스토리를 써나가는 1 인 기업가의 길을 가고 있다.
아이들 엄마는 다니던 회사를 묵묵히 다니며 고단한 워킹맘의 삶 을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엄마 아빠가 소리를 지르고 꽝 닫은 문을 뒤로하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어두운 침묵이 흐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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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온 가족이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고 온 방이 흥겨운 노래 와 춤으로 가득 하기도 했었다.
우리의 작은 비밀까지도 모두 함께 간직하고 있는 너, 1016호.
우리 가족을 4년 동안 따뜻하게 품어주었던 1016호야, 정말 고맙다. 너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 가족이 모두 한 뼘씩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는 이제 새 아파트에 가서 더 멋진 삶을 만들어 갈게.
어떤 가족이 올지 모르지만 새로운 가족이 오면, 너도 그들이 행복하 고 소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으로 품어주기 바란다.
사랑한다. 1016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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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9일 마지막 밤에
이사를 앞두고 아이들이 시무룩해졌다. 막상 정든 집을 떠나려고 하 니 마음이 심란해진 모양이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 요한 듯했다. 이사 전날 저녁 우리는 치킨, 과일, 주스를 식탁에 차 려 놓았다. 그리고 각자가 준비한 편지를 읽었다. 나는 내가 준비한 "1016호를 떠나며"를 읽어 내려갔다. 우리는 이렇게 정들었던 집의 추억을 가슴에 간직하고 떠날 수 있었다.
강동구는 올해만 1만여 가구가 새 아파트에 입주한다. 가구당 3인으 로 계산해보면 충북 단양군 비슷한 엄청난 규모다. 그만큼 많은 가정 이 기존에 살던 집을 떠나와야 한다.
정들었던 사람과 이별할 때 누구나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듯 익숙 했던 공간과도 그렇다. 살아온 그 공간에는 우리의 추억과 감정이 진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 공간과 아름다운 작별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의 마음이 새 아파트를 기쁘게 받아드릴 큰 공간을 만 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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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찾기 in 터키
박선영
여행을 준비할 때면 애매한 지점(?)에 꽂혀 숙소를 택한다. 숙소 바 로 앞 꽃집, 인근 카페거리, 공원이 보이는 창문 등. 터키 여행도 마찬 가지였다.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앙카라 -> 안탈리아 -> 파묵칼레 -> 셀축 -> 이스탄불
20일간 6개 도시를 돌아보는 터키 여행을 준비하며 ‘숙소 선택’ 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길게는 7일, 짧게는 3일을 묵었던 터 키에서의 숙소를 나는 ‘잠깐 우리 집’이라 부른다.
지인들이 집들이할 때면 축하하는 마음 아래 샘나고 부러운 마음도 있었다. 그런 마음에 대한 한풀이(?)일까? 새집을 고르는 마음으로, 머물 곳이 아닌 살 곳이라 생각하며 숙소를 고르고 골랐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3곳의 집을 소개한다.
언제쯤 다시 가 볼 수 있을까 기약 없어, 더 그립고 소중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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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적 특성을 고스란히, 카파도키아 집
카파도키아의 잠깐 우리 집은 우치히사르 지역에 있었다. 카파도키 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이곳은 바위산이 가득한 지역. 우리 숙소는 바로 그 바위산을 깎아 만든 곳이었다. 덕분에 마을 중심에서 숙소로 가려면 경사진 길을 꼬불꼬불 걸어야 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 는 풍광이 이국적이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마을 중심을 향해 언덕 을 오르는 길도 하나의 여행처럼 매일 새롭고 신비로웠다.
특히 절벽으로 난 커다란 창이 있는 거실을 좋아했다. 거실 앞에 놓 인 식탁에 앉아 잠시 짬을 내 일하는 남편과 그 옆에서 그림을 그리는 딸아이를 보노라면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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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나무가 가득, 안탈리아 집
지중해성 기후를 지닌 안탈리아 집의 가장 큰 매력은 정원에 가득 한 오렌지 나무였다. 여기의 담장 일부가 안탈리아의 유적 중 하나인 ‘하두리아누스 게이트’와 맞닿아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정원을 걷노라면 과거의 어느 날로 걸어들어온 느낌이었다.
오렌지가 주렁주렁 열린 정원을 가진다는 건, 상상 그 이상으로 신나 는 일. 매일 아침 정원이라기보다 작은 과수원에 가까운 마당을 거닐 며 잘 익은 오렌지를 땄다. 촉촉한 새벽이슬, 향긋한 오렌지 향, 초록 색 나무들의 싱그러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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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밖 풍경이 한 폭의 그림, 이스탄불 집
높은 빌딩도 사람도 차도 많았던 이스탄불은 집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면적이나 주변 환경은 가격에 대비해 만족스럽지 않았다. 가능한 아파트를 피하고 싶었으나 대중교통이 편 리한 지역 중심으로 찾다 보니 마당 있는 집을 포기해야 했다. 방 2개, 화장실 1개, 정원 없음. 지극히 현실적인 크기의 이스탄불 집은 터키에서 묵었던 숙소 중 가장 작았다. 하지만 호스트의 직업이 건축가인 만큼 작은 공간들이 필요에 맞게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 었다. 이 집을 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식당 겸 거실 창으로 보이는 풍 경. 현관문을 열고 길지 않은 복도를 지나 집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이 공간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나무가 한 폭의 그림 같아 집으로 돌아오면 늘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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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산, 열한 살의 추억
유명한 새벽 공기는 유난히 쌀쌀했던 것 같다. 하품을 몇 번 했지만, 눈은 또 렷했다. 고덕천을 지나자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다. 비닐하우스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습지가 나온다. 여름이면 풀과 나무가 무성하고 개구리와 맹꽁이 울음소리로 가득했던 곳이다. 습지 를 지나면 고덕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열두 살 소년에게는 절벽이나 다름없었다. 한참을 올라가면 지나온 곳과 다르게 완만한 길이 보였다. 그때 잠시 거친 숨을 진정시켜야 했다. 등산로를 한참 따라가면 배드민턴장이 있는 갈림길이 있었다. 발걸음은 오른쪽 오르막을 향한다. 벙커와 헬 리콥터 착륙장을 지나면 정상이었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한강과 올 림픽대로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한참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와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리막 끝에 약수터가 있다. 제 법 큰 돌 거북이 입에서 물을 내뱉고 있었다. 약수터를 지나 오르막길 을 걸었다. 길 오른쪽으로 높은 철조망과 감시탑이 있었다. 상수도 보 호시설이다. 오르막을 끝에서 철조망을 등지고 걸으면 아까 본 갈림 길이 다시 나온다.
갈림길 구석에 있는 간이가판대로 갔다. 간이가판대는 김밥 같은 간 단한 음식과 여러 가지 음료수를 팔았다. 아버지는 콜라처럼 검은색 을 띠는 음료를 종이컵에 받아 한 잔 드셨다. 절반을 마시다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셔보라며 아들에게 건넸다. 한 모금 입에 넣자마자 인상을 찡그렸다. 칡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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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시영아파트 방향 등산로 입구로 내려가면 가건물로 된 포장마 차가 있었다. 하산하면 종종 아버지와 들르던 곳이다. 나란히 앉아 순 두부 두 그릇과 동동주 하나를 주문했다. 양념간장을 넣어 먹는 흔한 하얀 순두부였다.
입으로 불어가며 숟가락을 뜬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입 안을 감돈다. 심심해도 부담이 없어 좋다. 순식간에 한 그릇을 다 비웠 다. 아버지는 순두부 한 그릇을 더 주문해 절반을 덜어주고 남은 동동 주를 드셨다. 그릇을 다 비우니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그때의 일들을 되짚어보니, 그게 벌써 25년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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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 짹짹 작은 별 - 하늘의 별이 작은 두 손에 살포시 내려왔습니다.
이미옥
“하나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제 죄가 하늘에 닿았습니다. 엉엉. 노랑아 나를 용서해줘. 너무 미안해.” 작은 애는 벌써 일주일째 울고 있었다. 잠이 막 들려고 하는 그 타이 밍이었다. 처음엔 아이가 안쓰럽고 내 유년에 찾아온 동물 친구들이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을 그리며, 깨끗한 마음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40대 중반의 어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을 깬 찰나의 짜증은 언제나 그렇듯 꽤 강도가 있었다. 차마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인제 그 만 좀 울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어. 노랑이는 좋은 곳으로 갔어. 그리고 네가 슬퍼하지 않길 바랄 거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나를 용서할 수 없을 거야” 오전 7시 40분 노랑이는 부드럽고 앙증맞은 생(生)에서 쭈뼛 털이 서는 싸늘한 몸이 되었고, 너무 운 나머지 아이는 등교도 하지 못했다. 아이는 평소처럼 앵무새인 노랑이와 손놀이개를 즐기며 해가 드는 베 란다에서 등교 전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다 날고 싶어진 노랑 이는 베란다를 창공 삼아 이리 저리 날아올랐고 언제나 있는 일이었 고 그러다 작은 아이 손에 붙들려 새장으로 또 들어가곤 했다. 어떤 날은 하루 이틀 동안 노랑이가 베란다에서 자유를 만끽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아이가 시키는 목욕을 즐기곤 욕실에서 날아오르는 날도 있었다. 허나 늘 마지막 순간은 다시 새장으로 돌아가 그네를 타 거나 끊이지 않는 노래를 불러 재끼게 되는 게 수순이었다. 아이는 머리카락에 노랑이 털을 하나 달고 베란다 유리문을 붙든 채 눈이 동그래져 엄마를 연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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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큰일 났어. 노랑이가....” 아이는 어디에 숨겨 놓았는지 모를 커다란 울음보따리를 꺼내 놓고 연신 울었다. “엄마 하나님은 죽은 사람도 살리셨는데 왜 노랑이는 살려주지 않 는 거야. 왜 내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는 거냐고. 사람을 살린 것도 거 짓말 같아.” 일주일쯤 지났을까, 우리 집 6층 거실 창에서 내려다보니 아이는 아 기 직박구리를 소중히 들고 있었다. 어딘가 다쳐 잘 날지 못해 땅에서 땅으로만 날고 있었다. 신랑을 제외한 모든 식구가 바빠졌다. <아기 직박구리를 도시 생태로 되돌려 보내기> 대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일단 직박구리 먹이와 생태를 검색하고 집에 있는 온갖 도감과 동물 책을 뒤져 직박구리에 대해 알아야 했다. 정보들이 너무 부족했다. 일 단 먹이와 물을 챙겨주고 임시로 사랑앵무 노랑이 거처를 사용하게 했다가 아무래도 야생인지라 벤자민 나무 아래로 거처를 옮겨주었다. 큰아이, 작은 아이는 핀셋을 들고 모두 어미 새 노릇을 하느라 바빴다. 아기 새는 습관처럼 입을 쫙쫙 잘 벌려주었다. 아쉬운 대로 삶은 계란 을 밀웜 크기로 잘라 먹이고 쉬게 해주었다. 일단 정보 부족을 메울 요량으로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하 고 도움을 얻기 위해 딸은 인터넷으로 사연을 작성했다. 채택되지 못 할 때를 대비해 방이 생태학습관에서 만났던 새 선생님 두 분을 떠올 리며 아침엔 그분들께 연락을 드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밀웜도 구 해야 했다. 아기직박구리, <구리>는 힘겨워 보였지만 벤자민 나무 아래서 쉬 며 잠을 청하였고 우리는 저녁을 챙기고 먹고 치우며 <구리> 구하기 구출 작전을 진행했다. 우리 집 6층 거실 창으로는 놀이터가 보이고 그 거실 창으로 보이는 거의 매일 만나는 친구들과 이름을 다시 지어 왔다. 소별이. 친구가 지은 이름이지만 큰아이는 작은 별,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소별인 일찍 잠이 들었고 아픈 아기 새인 만큼 모두 조용히 하자, 불 을 꺼주자 배려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노랑이의 죽음을 경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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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는 소별이도 혹시 또 아프다 죽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생각 을 하게 되었고, 나 또한 더욱 조바심을 내게 되었다. 새벽부터 소별은 힘차게 울어대었다. 새들이 그러하듯이 이른 새벽 해가 뜨면서부터 힘차게 울어대어 잠결에 우는 소리를 확인하고 다시 잠을 청하였다. 6시 작은 아이, 6시 반 큰아이까지 모두 기상, 소별이 잘 있는지 확인 다시 핀셋을 들고 어미 새처럼 먹이를 주자 첫 번 계 란 흰자만 받아먹고, 웬일인지 그것조차도 먹고자 함이 아닌, 우연히 입을 벌리게 되어 먹는 모습이었고, 숨을 수 있는 대로 숨어 댔고, 어 쨌든 야생 아기 새니 편한 모습대로 두자는 것이 우리의 배려였다. 그러다 소별이 돌연 방충망 쪽으로 돌진, 발이 걸려 날지도 못하고 거꾸로 매달렸다. 마침 작은 애가 곁에 있어 어서 도와주려고 베란다 로 나가 주변을 살피니, 아기 새의 어미인 것이 틀림없는 직박구리가 활강을 멈추어 날갯짓을 해대었다. 소별이의 어미뿐 아니라 다른 직 박구리 또한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우리 집 베란다 앞에서 날고 있었 다. 성급히 베란다 방충망을 열어주었다. 아기 새는 오줄랑 오줄랑 날 채비를 하더니 어미와 함께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리고 높이 높이 날 아갔다. 환상 같은 일이었다. 큰딸과 나는 마주 보고 웃었다. 너무나 잘되었다고. 어쩌면 새벽부터 어미가 계속 우리 아파트 주변을 수색 하고 기다렸나 보다고! 다 마치지 못한 <세상에 이런 일이!!!> 제보 창을 닫았다. 생각할수 록 신기하고도 웃음이 나는 일이었다. 노랑이는 둘째의 기도대로 다시 살아날 순 없었어도, 소별의 위로가 노랑이를 잃은 우리의 허전한 맘을 더없이 행복하고 뿌듯하게 달래주 었다. 아직도 작은 아이는 소별이 너무나 그립다고 함께 살고 싶었다며 속 상해하지만 이젠 노랑이 때문에 울지 않는다. 기도는 꼭 우리가 원하 는 응답을 주지는 않지만 때로 놀라운 섭리와 특별한 응답과 마주한 다. 참 고맙다. 직박구리들아. 한동안 이 동네의 새들이 달리 보일듯하다.
- 하늘의 별이 작은 두 손에 살포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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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이은진
흔들림이 눈을 잡아챘다. ‘바람인가?’ 눈부시게 내리쬐는 봄 햇살 속에 하얀 싸리비 꽃이 수줍게 흔들린 다. 그 흔들림 밑으로 빼꼼히 머리를 들이밀고 나오는 이 동네 터줏대 감 고양이가 보인다. 수줍은 발걸음을 한 발 조심스레 내딛는다. 풀 틈 으로 내밀은 머리, 그 조심스러움. 오늘따라 사랑스러워 보이는 동작 에 눈길을 주고 있었다. ‘봄 햇살을 맞이하러 나오나?’ 이 동네를 제 집으로 여기며 거들먹거리고 다니던 모습도, 그 느긋 함도 보이지 않는다. 뭔지 모를 수줍음과 조심스러움으로 사리비 나 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겨우내 햇빛 받으며 앉아 있던 나무둥치, 본인의 의자를 뒤로 한 채 내 쪽으로 나가 오는 고양이를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부엌 창문은 산짐승들의 은밀한 움직임을 알려주는 통로였기에 나 역시 조심스러워져 움직임을 멈추 고 보고 있었다. 싸리비 나무 벽을 빠져나와 양지바른 햇살이 떨어지는 담장으로 내 려오리라는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나오다 말고 뒤돌아서는 고양이. 웅크리고 앉는다. 뒷모습이 먹이를 노리는 자세다. “요놈 이” 순식간 번뜩 떠올랐다. 요맘때쯤 그 풀숲에 숨어 돌아다니던 까 투리와 그 새끼들이. 봄이면 반가이 맞이하던 나의 새 손님들을 요놈 이 놀리고 있다. ‘요놈의 새끼! 어찌 알고 왔나?’ 작년 직박구리 새끼들을 노리던 이 동네 고양이들의 날카로운 표정이 다시 보인다. 쫓아내도 거만하게 뒤돌아 유유히 피하던 모습이. 사랑스럽던 모습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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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택배 받기
정다현
내 직업은 심리상담사이다. 일반적인 상담을 주로 하고 있지만, 상담 의 끝은 영성이기에 종교에도 관심이 많다. 특정한 종교를 믿진 않지 만, 불교의 가르침을 주로 따르고 있다. 남편은 나와 성향이 완전히 다 른 사람이다. 카르마 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편과는 독서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불안이 많고,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었 다. 내 안의 그림자를 남편에게서 본 걸까.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 만 그의 반듯하고 다정한 모습이 내 관심을 끌었다. 결혼할 인연은 따 로 있다고.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인연이 되었다. 내가 불안정 애착이라면, 남편은 회피 애착이다. 불안정 애착과 회피 애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불안정 애착은 누군가와 아주 밀 착되길 원하는 관계 태도를 말하고, 회피 애착은 정서를 상대에게 표 현하지 않고 거리를 두며 피하는 관계 태도를 뜻한다. 한 사람은 잡으 러 가고, 한 사람은 도망가는 꼴이랄까. 그런데 사실 이런 커플은 굉장 히 많다. 보통 여자는 불안정 애착이 많고, 남자는 회피 애착이 많은 편이다. 연애 시절과 신혼일 때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지금 생각해 보 면 정말 별것 아닌 거로 싸웠다. 왜 그리 마음의 평화를 해치며 힘들 어했을까. 모든 것이 평온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를 들들 볶아서 내 가 나에게 미안하다. 얼마 전, 남편 회사에서 좋지 않은 일이 생겼고, 팀원들과 술자리를 밤늦게까지 가진 적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건강도 걱정이 되고, 회사 일이 어떻게 될까 봐 궁금해하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을 텐데... 이번 에는 그렇구나 하고 그냥 넘어갔다. 마침 나도 나름대로 신경 쓰고 지 치게 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남편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한 내 행동 에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 마음이 너무너무 편했다고 했다. 아무것도 안 한 걸로 이런 감정을 줄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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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했다. 난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 감정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럴 때는 생각해서 알아내려고 하기보다는 이미지를 떠 올 린다. 은유가 답이 될 때가 있다. 예전에 문 앞에 놓인 택배를 들여놓지 않고 그냥 시장에 다녀온 적 이 있다. 잠깐 갔다 온다 생각했고, 그동안 분실된 적이 없었기에 믿었 는데 감쪽같이 택배가 없어졌다. 물건 가치는 2만 원 정도라 크진 않 았지만 키친타월, 보디 워시 등 생활 속에서 오랫동안 쓸모 있게 사용 할 물건들이었다. 그 때의 감정은 정말 황망했고 기분이 나빴다. 세상 을 신뢰할 수 없는 기분까지 들었다. 물론 택배를 들여놓지 않고 간 내 어리석음이 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랫집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다 시 볼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니 또 감쪽같이 돌아와 있었다. 그때의 안도감이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아 다행이다’ 깊게 한숨 쉬며 안 심되는 기분. 남편은 시집살이로 고되었던 어머니 아래에서 자랐다. 어머님은 사 랑이 많은 분이고 주변 사람의 감정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이다. 그 만큼 자신의 감정도 누군가 받아 주길 원했기 때문에 자식과 정서적 으로 밀착되려 하셨다. 남편은 그런 어머니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살 아남아야 했다. 벽을 세우고 자신을 스스로 그 안에 가두어야 했다. 한 번도 온전히 자기감정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비로소 잃어버렸던 택배를 다시 돌려받은 기분이었을 것이 다. 원래 내가 받아야 했던 내 감정. 어머니는 왜 사랑을 주었는데 나 는 돌려받지 못하느냐. 나도 받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면, 남편은 원래 요구해야 할 자신의 몫을 챙기지 못하다가 이제야 비로소 돌려받고 있다. 남편은 몹시 감격스러워 하였다. 나와는 어린 시절이 너무 달라 그 감정의 정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떤 느낌인지 대 충은 알 것 같다. 법륜스님께서 사람들을 상담할 때 강조하시는 기본 철학이 있으시 다. 바로 타인과 내가 ‘분리’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분리란 안 정적인 애착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얘기다. 내 안의 감정 경험이 구부러지지 않고 탄탄히 이해받아 상대의 경험도 내가 대접받 은 대로 인정되고 존중되는 태도가 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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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들어 심리 상담에 관심이 많이 생겼지 예전에는 먹고살 기 바빴다. 결핍된 부모는 아이에게 보상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보상 이 대물림된다. 상대를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한 대상이나 도구로 보는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면 나 역시 결핍된 인간이기에 타인을 통해 욕 구를 채울 수밖에 없다. 법륜스님의 상담에서 고민을 말한 이가 상담 끝에 어색해지는 이유다. 의존하고 싶어서 고민을 말했는데, 분리되어 서 스스로 책임을 지라니, 다 큰 어른이지만 다 자라지 못한 아이 같은 감정의 사람들은 서럽다. 그 좀비나 드라큘라 같은 생활을 청산하는 길은,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 만큼 유능해지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 혹은 자기유능감이라 고 부른다. 이런 자신감이 치료의 열쇠가 된다. 그리고 자기 돌봄을 해 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용서, 자기 자비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자신을, 의존할 수 없는 타인을 미워한 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미워하면 그 미움은 오롯이 내 것이 된다. 미 움은 나만 느끼는 것이다. 미움은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다. 이런 마 음은 나를 사랑하는 태도가 아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나를 미워하게 되는 것이다. 법륜스님께서도 이런 아집과 오기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으신 것으로 보인다. 남편과 나는 완전히 반대라고 생각했다. 지금 와 보니 남편은 내게 끊임없이 해답을 알려 주고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부모의 대리 배우 자로 살아왔다. 상대의 감정이 내 감정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챙 길 수가 없었다. 가족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많았다. 남편은 이제 그 불안과 집착을 놓고 ‘이제 그만해도 돼’, ‘가만히 있어도 온전히 충만해’라고 말해주고 있다. 비로소 나도 내 삶에 집중해도 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가족에게 버림받을까 봐 가족과 연결감 을 놓고 싶지 않았다. 이런 내 마음은 잘못된 보호 방식을 만들었다. 그 방어 이면에 내가 정말 찾아야 할 가치에 대해서는 불신하고 의심 했다. 이제 나도 점점 안도감이 든다. 남편과 내가 카르마 짝이라면, 제대로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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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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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남매
김효선
어린 시절, 오 남매는 참 많이도 싸웠습니다. 서로 더 먹겠다고, 서로 예쁜 옷 입겠다고, 특별한 이유 없이도. 하지만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오 남매에게는 아름답고 재미있 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논두렁 걷기, 집 앞 텃밭에서 오이랑 호박 따 기, 닭장에서 계란 꺼내기, 담력 키우기 새벽 산행, 마당에서 보름달에 소원 빌기, 꽃밭 앞에 앉아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기, 어두운 밤 변소 따라가 주기, 여름밤 대청마루 모기장 안에 나란히 누워 별 보기 등. 수많은 추억을 함께 가진 우리 오 남매는 지금 '부모'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꽃밭에서 꽃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 옛날 우리 부모님의 꽃처 럼 다섯 송이가 아니라 한 송이, 두 송이 꽃을 돌보면서도 힘겨워할 때 가 많습니다. 지난날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 오래도록 가슴에 안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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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한 컷
이은진
나만의 마당을 주었던 유일한 집. 어렴풋한 그리움으로 남겨진 한 뼘 하늘과 다락방 창문으로 마당을 내려다보던 한옥집. 내 집을 꿈꾸게 하는 기억 속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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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한 컷
이춘애 강동구에서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20년째 하고 있다. 다소 과격한 운동인지라 몸을 다친 적도 있었지만, 배드민턴 덕분에 건강하게 살 아온 것 같다. 지금은 체육관에 가끔 나가는 편이고 게임도 쉬운 게임 을 주로 한다. 하지만 동호회 활동 초기에 나는 마약 환자처럼 배드민 턴에 중독되어 지낸 적이 있었다. 체육관에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도 팽개쳐가며 미친 듯이 운동을 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다 보니 동호인 대회도 나가게 되었 다. 실력을 검증받으려면 동호인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면 된다. 한참 때는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는 물론이고, 멀리 지방에 있는 도시 까지도 다녀오곤 했다. 이 사진은 어느 해 동호인 대회에 참가해서 힘 겹게 경기를 마치고 사인하는 모습이다. 사인은 우승한 팀의 선수에 게 주어진 일종의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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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i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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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작품
스노쿨링
이예원 (명일초 2학년)
바다에서 스노클링 하는 날이다. 정말 기대됐다. 하지만 바다에 도착하니 무서웠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너무 떨려 얕은 곳에만 들어갔다. 정말 슬픈 날이다. 다음 날 바다에 다시 갔다. 꾹 참고 깊이 들어가니 무섭지 않았다. 참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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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사람과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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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마을잡지를 통해서 여러분도 작가가 될 수 있어요. 소중한 당신의 원고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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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활동 모습 사진으로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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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 워킹 대디들도 같이 활동하는 마을담. 함께 하는 즐거움이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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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찍어 온 사진을 함께 보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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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랑방에 모여 잡지의 기획과 방향, 원고와 취재에 관련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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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인 '산으로 간 노무사 강정국' 님과 함께 마을 강좌를 열어 전문 등반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다른 이의 삶의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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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치유자인 임종진 작가님과 함께한 마을 강좌 시간. 사진을 바라보는 눈, 다른 이를 살피고, 진실되게 사진을 담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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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후기
마을의 꿈과 일상의 소리를 담는 ‘마을담 3호’
함께 나누는 생각과 소소한 이야기들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마을살이는 힘겨워도 즐거워야 하고 함 께 하는 작업은 작고 소박해도 보람차야 한다. ‘마을담 3 호’를 만들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동네 사랑방에 모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생각하는 마을잡지의 방향, 책에 담 고 싶은 내용에 대한 솔직하고 재기발랄한 아이템을 나누며 이견을 조율해나간 시간이었다. 마을 미디어와 마을잡지의 필요성을 느끼며 하나씩 기틀을 잡았던 마을담 1호, 글쓰기 능력을 강화하고 마을잡지에 관 한 생각을 확장해나갔던 마을담 2호. 마을담 3호는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주어진 주제의 글쓰기를 벗어나 자유롭게 기획하고 스스로 고민하며 담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자 노력 했다. ‘강동’이라는 같은 공간에 살면서 함께 느끼고, 이웃 으로 어울리며 고민하는 부분을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해가 는 시간이었다.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부분은 마을의 크고 작은 변화와 재 건축으로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우리의 삶의 터전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푸르른 자연이 점점 사라지고, 각종 건 설장비가 동네를 가득 채우고, 가는 곳곳마다 공사 현장이 눈에 보이는 일상의 모습 속에서 그래도 굳건히 지켜나가는 ‘강동의 힘’과 그 안에서 삶을 가꾸는 ‘강동인의 진솔한 모습’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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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를 점점 확장해나가며 연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 는 작은도서관의 움직임, 주민이 힘을 합쳐 하나하나 가꾸 어나가는 마을 정원에 대한 꿈, 문화 창작을 통해 여성주의 를 더 넓혀나가려는 노력. 이런 변화는 스치듯 스며들며 우 리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었다. 환경의 중요성을 점점 깨닫 고 생활의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나가려는 노력, 경험했던 소 소한 일상의 모습과 마음에 담아두었던 가슴 깊숙한 이야기 를 글로 써내며 자신의 뒷모습을 한 번 더 챙겨보는 시간이 었다. 특강으로 진행했던 ‘일상에서 휴대전화로 사진 찍기 수 업’은 마주하고 앉은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함께 호흡한 시간이었다. 서툰 손놀림이지만 대상을 바라보는 시 선, 그 안에 담아야 할 마음을 올곧이 세워 자신의 앵글에 담 았다. 처음에 생각했던 기획만큼 내용이 따라오지 못해 고민하는 이도 있었고 인터뷰 진행이 힘들어 내용 수정해서 자신의 생 활 에세이 쓰기로 되돌아온 주민도 있었다. 글과 어울릴 사 진을 찍기 힘들어 주저하는 이도 있었고 글쓰기는 늘 어렵다 며 한숨을 내쉬는 주민도 있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다 시 상황을 정비해 삼삼오오 모여서 내용을 다듬고 사진을 보 강하고 일러스트를 덧붙이며 서툴러도 함께 가는 마을잡지 ‘마을담 3호’를 만들었다. 마을살이는 둘이 모여 셋으로 확장되고, 셋이 모여 어느새 다섯이 되고, 다섯이 모여 아홉이 되는, 시간이 걸려도 좋은 기운을 점점 퍼뜨려나가는 것이다. 다른 이의 삶을 의미 있 게 인정할 줄 아는 여유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감 을 담은 마을잡지 마을담은 강동의 꿈과 현실의 모습을 성실 히 담아나갈 것이다.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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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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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를 아끼는 분들과 만나고 싶어요
‘마을담’은 강동구 주민들이 참여하여 제작하는 마을잡 지입니다. 올해로 3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마을 활동에 관심 이 있는 주민, 글쓰기와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이웃, 강동구 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자신의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담으 며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일상에서 사진 잘 찍기,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 마을에서 시야 넓히기 위한 공개 특강도 기획하여 열고 있습 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2017년 12월 마을담 1호 발행 (서울마을미디어축제 은하상-화합상 수상) * 2018년 12월 마을담 2호 발행 (서울마을미디어축제 은하상-소통상 수상) * 2019년 9월 마을담 3호 발행 * 2019년 12월 마을담 4호 발행 예정
연락하실 곳 / kitayama47@naver.com 010-6240-2079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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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담 3호 펴낸곳
마을담
발행일
2019년 10월 5일
기획
강동 마을담 편집위원회
진행
박경숙
편집
윤재선
일러스트
이은진
후원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장소제공
성내어울터
마을미디어 3기 구복희 구세완 김명국 김효선 나성재 박경숙 박선영 박성식 유명한 음민서 이미옥 이임순 이은진 이춘애 임소형 정다현 청소년 참여자 권동빈 이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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