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5호
통권 제5호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통권 제5호
2019년 겨울호
당신의 집은 안녕하신가요? 마을잡지 닮다 편집모임+ 서울시 마을미디어센터
계란에 대한 명상 | 나에게 집 이란? | 집 | My Sweet Home | 마음만 쓰렸다 | 한 집에 한 가 족 | 자료로 보는 금천구의 주 거환경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사람 속 구석구석을 살피고 숨겨진 골목골목을 드러내는 잡지, 친구랑 속 깊은 대화를 나눌 때처럼 믿는 구석이 보이는 잡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갑니다. 어떻게 하면 한사람한사람의 고유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묻고자 합니다. 뉘도 들어줄 것 같지 않았던 이야기를 자기도 모르게 터놓게 되는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위대한 평민들의 순간순간을 발견하며 잘 전달하고자 합니다. 어떤 형식도 가리지 않고 원고를 받고 있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문의 eyappp9@naver.com 070 8780 4799 http://cafe.daum.net/utmschool 후원계좌 산아래문화학교 우리은행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2019년 여름호 제호는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주셨습니다. 유성훈 청장님은 2018년 7월1일 민선7기로 출발하여 ‘동네방네 행복도시 금천’을 만드는 일에 애쓰고 계십니다. 특히 ‘골목 구청장’님은 1,3째 목요일엔 구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신다고 합니다.
인사말 - 나는 오늘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 건가?
놀이를 위한 변명
놀이에 대한 변명 1
살아야한다는 어른들 말씀이 맞는
일을 하거나 말거나 먹고 살만하거나 아니거나 추레하거나 말거나 고상하거 나 말거나 성질이 있거나 없거나 노는 덴 특별한 게 없다. 살자고 결심해야 살 아지는 게 아닌 것처럼 즐거움을 찾는 건 밥 먹기와 다름없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 해서 이 세상에 왔다.
것 같기도 했다.
어스름 해가 지고도 한참 놀다가 더 놀고 싶어서 뉘 집인지 상관없이 우 르르 몰려갔었다. 저녁밥은 얻어먹었다기보다는 눈치 없이 식구밥상에 숟가락을 얹게 하 는 수고를 끼친 정도의 일이었다. 다만 들락거리기 쉬운 영숙이네로 자꾸 가는 일만 아니면 우리의 놀이 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 시간이 무한 반복되는 줄 알았다. 중2쯤 되었을 때 갑자기 철든 것도 아닌데 흠뻑 땀 흘리던 놀이는 끝나 버리고 말았다. 슬금슬금 눈치도 생기고 남들처럼 002
그렇다고 우리가 놀이를 포기한 건 아니었다. 삼삼오오 두더지처럼 들키지 않는 암행 놀이들이 성행했다. 적당히 어른들도 우리를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사는 게 바쁜데 뉘 집 아이들이 드나 드는지 알 길이 없기도 했다. 그렇게 어른이 된 우리들은 사는 게 팍팍해도 웃을 일을 만들려고 한다. 우리는 나름 놀았던 아이들이다. 잘 안되지만 아이들이 잘 놀아야한 다고 걱정도 보탠다. 허락된 놀이, 안전한 관계,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노는 아이들 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무사함이고 양보한 것은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놀이를 위한 변명 2
교 안에서 모의할 수 있어야했다.
어른이가 어린이였다는 걸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이제 철 좀 들어라’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 했을 때 우리는 눈치 챘어야 했다. 사는 게 별거 없다는 것을.
청년의 시간이 갖는 희망만큼 무거운
점잖은 어른이 되면 아무 문제가 없을
지들끼리 끼리끼리 삼삼오오 더 부딪
줄 알았다.
히며 놀아 봤어야했다.
사는 게 퍽퍽해질 줄, 걱정이 이리도
더 큰 어른들도 좀 놀아야한다. 전혀
많아질 줄, 할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모
그럴 이유가 없는 사람도 몸이든 맘이
르 일이 더 많게 될 줄 몰랐다.
아프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어차피 걱정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고
어쩌면 늘 긴장 속에서 잠깐이라도 자
잘 살게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좀 더 일
신을 풀어놓지 못하는 환경에 있다 보
찍 알았으면 좋았을 껄.
니 그런 게 아닌가 의심된다.
좀 더 적당히 살껄. 어른들 말씀보다
그럼 의심은 여러 학자들의 진단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걸 찾는데 시간을 보
도 증명되었다.
낼걸.
그들이 내놓은 처방도 쉬고 놀라고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는 게 너무
한다.
당연한 만큼 거기서 뭘 해야 할 지 찾
노는 것도 연습과 시도가 필요하다. 습관이 될 때까지 놀아야한다.
아보고 물어볼껄 그렇게 얌전하게 가만히 있었던 아이 들에게 우리는 안도할 게 아니다.
현실을 잘 읽고 자기 몸에 맞는 설계 를 해낼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올까 견 디는 힘과 펼쳐나가는 힘이 다르다는 걸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좀 놀게 했 어야했다.
김유선
더 많이 묻고 따지고 학교 밖 활동도 학
003
004
목차 002
놀이를 위한 변명-김유선
006
뭐가 노는 겁니까?-김환이
010
노는 덴 특별한 거 없다-조혜진
014
엄마에게는 놀이가 필요해-김미선
018
길, 나는 행복을 가다-최은진
020
뒷담화-최희원
022
내 마음의 보석상자-임연주
026
나를 행복하게 하는 놀이, 여행- 김산복
030
야구고우-김완수
032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즐거운 마을살이-김은주
036
도서관에서 하는 흙놀이-김현실
040
무한상상하며 즐기기 -김희숙
044
놀이에 답하다-홍두완
048
베란다 속 친구들-배진희
050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쉼을 허락하는 산책-이재옥
054
아이들은 충분히 놀아야한다-배옥영
058
놀이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김금란
062
나의 하루를 채워주는 것들-허윤서
066
행복가족 여행- 김태정
070
엄마, 딸의 놀이에 대한 전지적 참견-진선희
072
핸드폰 속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고-이서윤
074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눈을 뜨고 싶다-최애경
076
25M 레인- 지영철
078
일상을 낯설게 보기 놀이-곽승희
080
어느 틈새의 발견 또는 말 걸기 놀이-김유선
082
통계로 보는 우리의 행복지수 -김유선
086
포스터로 보는 마을소식- 이재옥
094
2019 여름호에 붙이는 포스트잇(뒷 이야기)
005
기획기사
뭐가 노는 겁니까?
“잘 놀고 있습니까?”
006
사전적 의미로서 놀이는 인간의 생존
처음 주제를 받았을 때 나는 괜히 찔
과 관련 있는 행동과 ‘일’에 해당되는
렸다. ‘잘 놀고 있습니까?’라는 말이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신체적, 정신적인
무척이나 도전적으로 다가왔기 때문
활동을 뜻한다. 놀이는 생활상의 이해
이었다. 잘 놀고 있냐니. 누구를 놀리
관계를 떠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목
는 것 같기도 하다. 묻는다면 잘 놀고
적이 없는 활동으로 즐거움과 흥겨움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을 동반하는 가장 자유롭고 해방된 인
다니거나 조용히 책을 읽거나 글을 쓰
간 활동이다.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는
는 등.......하지만 가끔 그게 정말 ‘잘’ 놀
놀이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어쩐지 사
고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전적 의미는 무거운 말처럼 느껴진다.
말하기 참 어렵다.
무엇보다 ‘목적 없음’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해진다는 점이 일과 대립되
‘노는 건 좋은데 단, 네가 할 일을
는 맥락이다. 하지만 사전적인 의미
다 하고 놀아라.’
곁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우리는 놀기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한
우리는 비하의 뜻으로 ‘논다’는 말
다. 그러지 않으면 더 이상 노는 것
을 자주 쓴다. ‘논다’는 말은 단순히
을 정당화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즐거움을 표현함과 동시에 죄책감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척 억울한 말
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 말 안에는
이다. 대체 내가 할 일이란 무엇이란
교묘한 폭력성이 내제되어 있기 때문
말인가? 결국 내가 할 일이라는 것
이다. 예를 들어서 학창시절에 규율
은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이 아닌가?
에 벗어난 불량한 학생들을 ‘노는 애
그런 것으로 왜 노는 것을 정당화 시
들’이라고 부른다거나 아무런 생산적
켜야만 하는 걸까? ‘잘’ 놀려면 ‘잘’
인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 ‘노는 사
일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우
람’을 백수라고 부른다. 마음에 안 들
리는 왜 놀고 싶은 걸까?
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놀고 있다’ 라
요한 하위징아는 놀이의 구성요소
며 조롱하기도 한다.
에 대해서 연구한 학자다. 그는 놀이
이렇게 부정적인 의미에서 ‘논다’는
의 요소와 특성을 나누었는데 첫 번
말이 나온다는 것은 놀이의 영역이
째로 놀이란 공감을 통한 객관적 공
결국 노동의 과정을 겪었을 때 비로
감대를 형성해야한다고 말한다. 두
소 가치를 발생하기 때문이 아닐까.
번째로 속박으로서의 자유로움을
즉 ‘목적 없음’이 조롱의 대상이 될
획득하며 세 번째로 생활상의 이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점
관계나 목적성을 버려야한다. 그리
에서 우리가 노는 것에 대해 느끼는
고 마지막으로 주체적 참여가 필요
죄책감은 근거는 바로 노동 즉 목적
하다고 말한다.
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
그가 말한 놀이의 특성을 생각해보
에서부터 온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면 놀이라는 것이 얼마나 풍부한 감
는 어릴 적부터 그것을 배우면서 자
정의 세계인지 알 수 있다. 논다는
랐다.
행위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무척이
007
008
나 인간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 위해서 끝없이 긴장하고 눈치를 본
우리는 도저히 놀 수 없는 환경 속에
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나의 주체성에
살고 있다. 경쟁사회라는 틀 안에서 노
대한 의심을 하게 된다. 그 스트레스
는 것은 언제나 뒤로 밀려나야하는 것
는 무기력으로 표출된다. 무기력은 결
이다. 도리어 일을 놀이처럼 하라고 말
국 집 안에서 아무것도 안하는 ‘방콕’
하지 않던가. 하지만 놀이 속의 경쟁과
을 하게 만든다. 차라리 방콕이 만족스
사회 속의 경제는 분명히 다르다. 사회
럽다면 모를까 그 과정에서도 여전히
에서의 경쟁은 승자와 패자가 명료하
괴롭다. 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게 구분된다. 사회는 패자에게 영원한
타인의 SNS에 올라온 노는 모습을 볼
낙인을 새긴다.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
때마다 우리는 생각한다.
은 패배요인을 모조리 한 개인에게 돌
‘나는 제대로 못 놀고 있는데 화면 너
려놓는다. 진 이유는 ‘네가 노력이 부
머의 사람들은 ‘잘’ 놀고 있다. 아무것
족해서’일 뿐이다.
도 하지 않고 방에 누워 있는 나는 일
그렇다면 놀이에서의 경쟁은 어떤가.
도 노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나
놀이에서도 역시 경쟁을 때기 어렵지
는 제대로 놀 줄도 모르는 실패한 삶
만 끝난 후에 다시 평등한 위치에 우
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리를 돌려놓는다. 우리는 놀이 안에서
우리는 놀기 위해 밖으로 내몰리는
진 사람을 패배자로 낙인찍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대
그냥 ‘운이 나빴을’ 뿐이다.
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밖으
사회 속에서 우리는 패배하지 않기
로 나갔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 주변
위해서 안간힘을 써야한다. 그러다보
을 어슬렁거린다. 선뜻 어딘가에 들어
니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에도 억지
가지 못하고 두려움이 마음을 조급하
로 해야만 한다. 퇴근을 한 후에도 찾
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퍼레이드나 놀
아오는 상사의 연락, 자신의 의지와 무
이공원, 맛집을 찾는다. SNS 등으로 검
관하게 참여해야만 하는 술자리 같은
증된 ‘놀 수 있는 장소’인 것이다. 이만
것들. 우리는 실패하거나 무시 받지 않
큼 명확하게 나누어진 놀이공간은 없
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곳에 들어가 사람들 사이에 섞 여든다. 하지만 정작 그 장소에서 우리는 길을 잃었을 때 느끼는 공황을 경험한다. 이게 맞는 건가, 이래도 되 는 건가 하는 걱정들. 그것들이 자꾸만 멈칫거리게 만 든다.
생각할수록 나는 논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처럼 느껴진다. 왜 나만 제대로 못 노는 것 같은지, 잘 노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 게 그렇게 놀 수 있는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 야기하고 싶다. 그들은 어떻게 노는지, 각자에게 놀이란 어떤 것인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은 의미가 있다. ‘여러분들은 잘 놀고 있습 니까?’
김환이 24살 소설가 지망생. 영화와 문학말고는 할 이야기가 거의 없는 동네 청년. 그래서 영화와 문학이야기 할 수 있는 곳에 자주 나타남?
009
노는 덴 특별한 거 없다.
010
세상 모든 기타에게는 놀이가 있다
무직이라 체크를 해야 맞다. 그런데 무
누군가 내게 뭐하는 분이냐고 물으면
직 말고도 주부라는 선택지가 있다. 어
한 1분은 생각해야한다. 음... 뭐라고 대
떻게 보면 나는 아이 둘을 돌보고 있으
답을 할까. 학부모라고 해야 하나. 마을
니 주부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무직이
활동가라고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 요
나 주부라고 체크하기엔 뭔가 딱 들어
즘엔 그냥 ‘동네에서 놀고 있어요’라고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나는 그냥 ‘기타’
답한다. 객관적으로 볼 때 나는 무직이
에 체크를 한다. 홈페이지 가입할 때 객
다. 직업이 없다. 돈을 버는 직업이 없
관적으로 나를 규정하는 정체성은 그
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 싸이트 회원
‘기타’의 수많은 해당사항 중 하나에 해
가입을 할 때 직업 체크하는 란에 나는
당하는 것이다. 오늘은 그 ‘기타’에 대
해 얘기하려고 한다.
나는 그 과정에서 올 한해 실컷 노는 것
직업은 딱히 없으나 뭔가를 하면서 살
을 선택했다. 그것이 올해 나의 계획이
아가는 사람들. 말하자면 나는 그런 사
었다. 엄청나게 열심히 산 것 같긴 한데
람인 것이다.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시
연말에 누가 나더러 올 한해 뭘 했냐고
간은 아주 많고 돈은 없다. 생활에 필요
물으면 뭐라 대답할지 막연했던 날들
한 최소한의 돈은 가족 중 누군가가 주
과 달리 올해는 연말에 뭔가 이야기꺼
거나 후원을 받거나 지원금을 받거나
리가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물려받은 돈이 있거나 일텐데 나 같은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경우는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 하는 기타. 혹자는 생각할 것이다. 돈이 남아 돌아서, 먹고 살만 하니까 돈 안 벌고 노는 것이라고. 네네 맞습니다. 남 아돌지는 않지만(아니 엄밀히 말하면
#캘리그라피 #건축드로잉 #영어(팝송) #라디오(알쓸잡방) #바이올린 #책읽기 #칼럼
한 달 벌어 한 달을 살지만) 굶어 죽을 만큼은 아니니까. 지금의 나의 시간은:
올해는 이런 것들로 재미난 작업들을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의 돌봄
하고 싶었고 연말에 나 스스로가 만족
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 아이들을 돌
할만한 결과물들을 얻고 싶었다.
보는데 집중하는 것과 직장을 얻기까
작년 가을쯤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남현
지의 그 중간과정이라고 봐도 무방하
숙 선생님의 권유로 캘리그라피를 하
다. 말하자면 경력단절여성의 그 흔하
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누구에게 뭔가
디 흔한 재취업 전단계라고 보면 되겠
정식으로 배우는 것을 즐겨하지 않으
다.
니까 캘리그라피 책에 있는 예쁘고 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내가 제일 잘
양한 글씨들을 따라 써본다거나 쓰고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하
싶은 글씨들을 자유롭게 끄적여보는
다가 나는 역시나 어릴 때부터 지금까
방식으로. 그런데 글씨만 덜렁 있으니
지의 삶을 돌아보게 됐고 살면서 이런
뭔가 좀 허전한 것 같아서 옆에 조그마
것들을 생각할 기회들이 많았기 때문
한 삽화를 그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난
에 나는 오래지않아 그것이 무엇인지
그림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도 없고 그
결론을 얻게 되었다. 아이를 낳기 전까
림을 그린다는 것은 학교에서 하는 스
지 나는 사진 찍는 일을 했고 나름 유망
케치 수업 이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
했다고 본다. 그런 내가 새로운 직업을
다. 그래서 무작정 그림을 그리기로 했
갖는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
다. 사람과 동물, 식물 그리는 것은 너
해봤다. 내가 좋아하면서 잘 하는 것이
무 어려워서 일단 반듯한 직선으로 이
무엇일까... 생각의 끄트머리에 있는 것
뤄진 건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
들을 하고 싶어 지금 나는 이런 것들을
에는 아주 간단한 건물외부의 선들을
하고 있다.
그렸다. 까페 외부나 내부를 그리고 책 에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도 그리고 인 011
상적인 건물들은 사진을 찍어두어 집에 와서 사진 을 보고 그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사는 시흥 동의 내가 좋아하는 골목과 집들을 그리고 싶어졌 다. 일단 내가 자주 가는 까페를 그리고 내가 자주 가서 이런 저런 작업들을 하는 어울샘을 그렸다. 내 가 몇 년 전부터 좋아하던 시흥5동의 어느 폐가도 그리고 금천1번가 길 건너 맞은편 집 담벼락도 그 렸다. 내 스케치를 본 김유선 쌤이 함께 작업해보자고 해 서 최애경작가님, 태호씨랑 함께 화들장 2주년 기 념으로 테이핑 아트도 하고 금천어린이큰잔치에서 테이핑아트로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 얼마 전부터 는 판화작업도 하고 있는데 화들장 100회 특집 기 념으로 농작물 시리즈 판화 작품들을 전시했다. 화 듣장에서 표고버섯을 판매하는 자야농장 농부님이 버섯 작품을 특히 좋아하신다. 동네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어울샘 그림은 어울샘 3층에 걸어 놓고 명환씨의 인스타그램에 있던 명환씨의 집 내부 사진을 그려 명환씨네 집들이 선물로 주기도 하고, 금천1번가 맞은편 집 담벼락 그림은 금천1번가 개소식 때 조 영진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다. ‘내가 좋아하는 동네 의 어떤 곳 그리기’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작업 이고 올해 조금씩 하고 있는데 7월부터는 어울샘에 서 ‘해도 돼지’라는 프로젝트로 주민들과 함께 하려 고 한다. 정말 기대되고 재미난 시간들이 될 것 같 다. 내가 재밌게 하고 있는 작업들은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이렇게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이제 발을 내딛기 시작했는데 요즘 친한 사람들이 나를 조작가라 부른다. 처음엔 무척 쑥스러웠지만 그들이 나를 작가로 바라봐주는 것에 감사하고 내 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제 막 시작한 시점에서 응원 의 마음을 담아 그렇게 불러주는 것을 그냥 즐기기 로 했다. 내가 정말 작가가 될 수나 있을는지, 아님 지금 이미 작가가 되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 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하고 싶은 작업들을 지금
012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는
때는 열심히 해보라고 하고, 기분 별로
그다지 힘들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 좋아
일 때는 집에 좀 붙어있으라고 타박을 한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다. 약간의 팁은: 더 많이 놀고 싶으면 내
내가 어디에 살든 사는 곳에서 내가 하는
가 해야 하는 일들은 기쁜 마음으로 적당
작업들이 어떻게 연결이 될지 궁금하고
히 해낼 것. 하지만 우리 이제는 그런 것
기대가 된다.
들 쯤은 좀 가볍게 받아들여야한다. 그렇
물론 이런 작업들을 하면서도 난 세상이
지 않고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죽을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 끄고 살기는 싫
때 까지 하지 못하기 때문. 팝송은 언제
으니까 책읽기 모임이라든가 다른 모임
부르냐고? 노래방 갈 기회가 있을 때 언
들을 계속 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는 국
제든! 그리고 우리에게는 24시 코인노래
악원에서 공연을 본다든가 영화를 보기
방이 있다!
도 한다. 올해 봄에는 서울국제노동인권
부디, ‘기타’에 해당하는 수많은 여러 기
영화제도 다녀왔고 요즘은 부천판타스틱
타들이 재밌게 놀면서 행복한 나날들을
영화제에서 살고 있다.ㅋ
보내길 바란다.
아,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남편 은 여느 집 남편들이 그러하듯 기분 좋을
조혜진
013
엄마에게는 놀이가 필요해
014
나는 내가 좋아하는 교수가 외친
제 내게 놀이는 아이와 함께하는 놀
“일은 노동이 아니라 놀이다” 라는
이가 훨씬 익숙하다.
말을 내 인생의 모토로 삼으며 놀이
‘이번 주말에 나 혼자 뭐하면서 놀
처럼 즐길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지?’ 라고 생각해본 기억도 안 나고
활동’을 일로 하며 20대를 즐겁게
막상 내게 하루가 주어져도 잘 놀
살았다.
수 있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남편에
그러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엄마가
게 제일 받고 싶은 선물은 나 홀로 1
되고 나서는 놀이가 나의 하루에서
박 2일 휴가이다^^
사라졌다
나만 이렇게 노는 걸 못하나 싶어서
오로지 아이를 잘 키워야된다는 사
주변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봤다.
명감으로 잘 먹고 잘 입히고 잘 놀
4명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
아주며 건강하게 자라는 데만 나의
데 대부분 ‘아이와 독립된 엄마의
온 하루를 쏟았다. 큰 아이가 이제
놀이’라는 개념 자체에 갸우뚱했다.
초등학생인 지금은 아이와 주말에
아이들과의 놀이는 많이 하지만 엄
뭐하면서 놀지를 많이 검색한다. 이
마들 개인에게는 놀이 자체가 낯선
단어였다
새로운 생활의욕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서
그래서 말을 바꿔 “즐거운 활동을 하고 있는
의 효용이 있다 - 네이버 』
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것들이 쏟아졌다. 그
우리는 진짜 놀이를 하고 있는건가.
중 주 1회이상 하는 활동으로는 수다타임은
자격증 교육도 자신의 적성과 맞는 교육을 듣
공통된 의견이었고 그 외에 퍼실리테이터 교
는 것이겠지만 미래를 위한 직업기술을 갖기
육, 바리스타 교육 등의 자기계발교육 그리고
위한 목적을 가진 시간이다. 나 역시 늘 미래
육아모임 참여하기, 안양천 걷기, 필라테스
를 위해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불안감이
등등.
있다보니 다양한 교육들을 듣곤 한다. 이렇게
문득 위의 활동들이 모두 놀이일까? 생각이
교육을 반복하며 불안감은 잠재울 수 있지만
들어 놀이의 개념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다.
내 생활이 즐겁거나 행복하지는 않다. 엄마로
『 놀이란 활동자체가 즐거움과 만족을 주고
서 아이한테 집중하느라 소진된 에너지상태
어떠한 강제성이 없이 자발적으로 행해지며
로 교육을 들으며 바쁘게 다니다보니 나는 늘
일반적인 어떤 목적이나 목표와 독립된다 성
지쳐있는 상태이다. 교육을 듣는다고 스트레
인에게는 일상생활이나 일에서 생기는 강박
스가 풀리거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건 아
감을 해소하고 기분을 전환하며, 피로를 풀고
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잘하기 위해서 스
015
트레스가 가중되는 때도 있다.
유사한 행동을 관찰했다. 예를 들어
일부 아빠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엄
문어들이 레고를 갖고 놀았고, 거북
마는 집에서 별로 하는 일 없는 편
이들이 공을 이리저리 쳤으며, 악어
한 직업이 아니다.
들은 서로 목말을 탔다.
아빠는 일이라는 강박감과 상사의
- joyful, 잉그리드 페텔 리』
스트레스에 시달려서 고생한다면 엄마는 내 아이라는 상전의 감정과
아이만큼이나 엄마인 내 안에도 여
상황에 따라 하루에도 수많은 돌발
전히 호기심 가득한 아이가 꿈틀거
상황에 대처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리고 있을 것이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에 시달
그 호기심 가득한 아이를 꺼내 자꾸
리면서도 끊임없이 내 아이의 나이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겠다.
대에 맞는 교육수준을 체크하고 교 육방법을 설계해야한다. 우리는 아 이를 낳은 이상 이렇게 힘든 직업을 최소한 20년 이상은 매우 열심히 해 야하는 숙명을 타고난 엄마이다. 퇴 근도 퇴사도 없는 이 힘든 직업을 이어가야하기에 온전히 자신에게 쏟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기적으로 목적 없이 단순한 즐거움을 위한 놀이에 빠져보시길 추천한다. 이 건 알면서도 실천 못 하는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 다^^ 『우리 안엔 늘 놀고 싶은 아이가 있 다. 포유류의 모든 종은 놀이를 한다. 가장 놀기 좋아하는 종은 인간과 가 까운 친척인 침팬지와 난쟁이침팬 지(보노보)다. 과거에는 포유동물만 놀이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학 자들은 다른 동물들에서도 놀이와 016
“ 넌 뭘 좋아하니?” “ 넌 뭘 할 때 즐거워?”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는 1초도 안 되서 답할 수 있지만 내가 뭘 좋아 하는지 말할 때는 머뭇거리게 된다. 오늘 당장 나의 옛날 사진추억들을 꺼내보며 내가 뭘 좋아했었는지를 들여다봐야겠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 활 동을 찾았다면 어린 시절 만들었던 동그란 여름방학 계획표를 만들 것 이다. 나의 놀이시간을 빨간색으로 찐하게 표시해서 벽에 붙여놓아야 겠다 하루에 최소 1시간이상은 나의 놀 이시간을 만들어 즐거움을 채우리 라. 그 시간은 나의 스트레스를 풀어주 어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
는 삶의 의욕을 심어주리라. 나의 내면에서 ‘ 나 ’ 라는 나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야 더 행복 한 엄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한 취미라도 주기적으로 실천해서 많은 엄마들의 일상이 행 복해졌으면 좋겠다.
곧 다가올 여름방학에 아이랑 뭐하고 놀지만 찾지 말고 나를 위한 놀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같이 찾아보자~ 엄마가 잘 놀아야 우리 아이가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니 까 이젠 당당히 “엄마 놀러 갔다올께”를 외쳐보자 !
글쓴이 소개 김미선 마을이 좋다고~ 여기 사는 내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70대가 되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고 싶어요. 늘 호기심 가득한 눈 으로 나의 삶을 사랑하고 언젠가 저 세 상에 가는 날까지 열정적으로 주어진 시간을 살고 싶습니다.
017
길 나 , 는 행복을 가다 .
“야호♬ 나간다~~” “오늘은 나를 신고 어디 로 갈거지?” “차에 시동이 안 걸리는 것을 보니 동네 산에 오 르려고 하는구나!” “난 우리 동네가 좋아. 바 람 물 나무 꽃 바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다 있어.”
“촤아아악↓↓↓” 이 소 리는 폭포소리야. 산사태 로 노출된 자연 암반에 폐 약수터 물을 활용하여 폭 포로 조성하고 서울둘레 길 이용객들에게 청량감 을 제공하고 있지. “저벅 저벅” 호압사까지 데크로 이어진 이 길. 정말 낭만 적이야. 강아지들도 좋아 하는 길이라구. 나와 함께 걸으면 산수유, 개나리, 철쭉, 벚꽃, 잣나무, 그 위 를 쪼르르 달리는 청설모, 그 가지에 늘어져 있는 자 벌레를 만날 수 있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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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이에 위치한 정말 쪼그만 도서
모습이 보기 좋아.
관, 그 앞에 놓인 벤치들을 구경하 다보니 어느새 호압사에 도착했
어어~ 잠깐만 ~~ 그러다 연못에
어. 태조가 서울에 궁궐을 세울 때
빠지겠어. 풍덩!! 아오 이럴 줄 알
여러 차례 밤만 되면 무너져버리
았어. 이 가족 정말 잘 놀아.
자 호랑이의 형상을 한 산봉우리
못말려!!!
의 꼬리부분에 절을 지으면 만사 가 순조롭다하여 지은 절이 호압 사라고 해. 내 주인은 어려서부터 아빠와 산 에 올라가 놀았어. 그때는 나와 함 께하지 않았어. 미끄러져 다칠까봐 내가 얼마나 걱정했다고. 그냥 신 고 있던 슬리퍼를 질질 끌며 관악
글•그림 . 최은진 - 일명 복덩어리. 타고난 복으로 운빨 세우고 사는 여자. 이 운빨 포에버~
산 연주대까지 오르내리더라구. 달 콤한 아카시아 따먹고 사탕수수같 은 찔레줄기 질겅질겅 씹으며 골드 키위맛 나는 다래도 츄릅, 딸기보 다 순수한 맛의 산딸기도 오물오물 ~ 딱따구리가 나무에 매달려 따다 다닥 온몸으로 구멍을 파는 소리가 고요한 산 속에 울려 퍼지고, 땅을 헤집어 놓은 두더지를 구경하며 나 뭇가지위에 올라가 아빠보다 큰 사 람이 되어 보기도 하며 놀았어. 산은 내 주인에게 너무나 행복한 놀이터였지. 그래서 나는 주인과 만났고 주인의 가족과 함께하는 내 친구들이 생겼지. 나는 이 가족 이 행복해 보여. 서로 밀어주고 당 겨주고 하면서 더욱 더 돈독해지는
019
뒷담화 ‘어머머 저 옷은 또 뭐야 저런 걸 돈 주
‘니네 잘났다 정말!’
고 사나?’
‘아니 이건 또 누구야. □□엄마 아냐!
‘저건 뭐야? 애가 떠드는데 엄마가 핸드
아~씨 오늘 만날 줄이야’
폰만 보고 앉아있네!’ ‘이 언니 빈티 나게 말랐구만 운동 좀
“어머 언니~ 오랜만이야. □□이 많이
하지~’
컸네~”
그러나 나의 입에선
□□엄마와 나는 산후조리원 동기다.
“언니 너무 세련된 거 아니에요?”
조리원의 여자들 틈에서 나이든 산모는
“○○이가 엄마 닮아서 아주 똘똘한가
□□이 엄마와 나, 둘뿐이었다. 그렇게
봐요”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엄마 진짜 라인 죽인다! 말라서 좋
외출도 점심도 수업도 함께였었다. 하
겠다 부러워~”
지만 이런 만남 뒤에 항상 드는 찝찝 함은 뭘까? 같은 개월 수의 아들을 키
나는 오늘도 아들 폴리빠방이를 밀며
우는 나한테 자기애를 자랑하는 건 뭥
순도100% 뻥을 치고 있다. 문화센터 놀
밍? 그것도 과장되게. 내가 다 보고 지
이방에 앉아 남편자랑 아닌 자랑, 시가
냈는데....
자랑 아닌 자랑...... 우리 애긴 밤잠을 잘 자네 안 자네, 스스로 숟가락질을 하네,
‘아니! 누군 자랑거리가 없어서 안하나!
뭘 하네 안하네...... 블라블라블라..........
우리 애기가 당신 애기보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작고 걸음마도 빨랐고 말도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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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다 이 여자야~~~ 메롱’ 차마 하지 못한 말을 버스 창문 넘어 바람에 날 려 보내며 나의 베스트프렌드 23개월 아들의 귓 속에 대고 말을 건다. “글쎄 △△이 엄마가 나보고 너무 말랐대. 이거 욕이지? 아.. 기분나빠”
글-최희원 늘그막에 알라를 낳아 금전적 여유는 있으 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도도한 백치미’를 신나게 맛보고 있는 중.
021
내 마음의 보석상자
ns o y cra
나의 하루를, 그리고 나의 일상을 행복하
만 보시고도 무슨 수업을 하는지 척척 알
게 즐기는 방법!
아맞히기도 하실 정도니, 실력은 웬만한
때로는 놀이 같고, 때로는 인생 공부 같
젊은이들보다 월등하실 정도. 어느새 제
은 나의 하루를 소개합니다~
곁으로 오시는 한 분. 주머니에 손을 넣 으시며 주섬주섬 무엇인가 한 주먹 꺼내
“아이고~우리 미술 선생님 오셨어! 다들 어여 와서 앉으라구~” “선생님, 오늘은 무슨 수업을 하는겨?” 경로당 문지방을 넘자마자 맞은편 의자 에 쪼로록~앉아 계시던 할머님들께서는 기다리셨다는 듯이 미리 준비해놓은 자 리에 오셔서 앉습니다. 몇 몇 분은 재료
022
셔서는 제 손바닥 위에 놓아주시고 말없 이 웃으시며 가십니다. 한 웅큼 내 손에 쥐어주신 것이 무엇인가 살짝 펴보니 어 릴 적 즐겨 먹었던 눈에 익은 사탕들. 큰 소리로 “어르신, 감사합니다~”라고 말씀 드리자 고개 한번 끄덕끄덕~하시며 미 소를 지으십니다.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사탕들이 나의 손을 거쳐 나의 아이들에 게 건네지듯이 어르신들의 따뜻한 마음
이 내 아이에게도 전해집니다. 오늘도 이렇게 일 주일에 한 번 하는 경로당 미술심리수업 ‘내 마음 의 보석상자’를 시작합니다. 몇 년 전에 구청에서 미술심리수업을 듣게 된 후, 마을교사를 하면서 마음이 맞는 선생님들과 ‘금미동(금천구 미술심리상담 동아리)’활동을 하 며 시작하게 된 경로당 수업이 이제는 해를 거듭 할수록 일상처럼 다가옵니다. 미술심리는 잘 그 리는 것보다 다양한 미술재료를 통해 내 마음을 표현하고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
023
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즐거운 수
머여~어떻게 하는 거여?” 하며 궁
업입니다. 아이들은 미술수업을 통
금증과 호기심이 수업 내내 이어집
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자아존중감
니다. 만들고 그리는 동안에는 서
이 향상되지만, 경로당 어르신들께
로서로 “아유~자넨 왜 이렇게 잘했
는 무슨 소리! 이런저런 미사여구
어~?”, “에구~뭔 소리야~자네가
는 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어릴 적
훨씬 잘했구먼~” 질투 아닌 질투
에, 혹은 평생 미술이 무엇인지 경
에 자랑 아닌 자랑까지 조용할 날
험해보시지 못한 어르신들은 이 시
이 없습니다. 어느 날은 화가가 되
간이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
어서 멋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일 뿐입니다.^^
또 어느 날은 조각가가 되기도 해
어르신을 위한 수업을 준비할 때
서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웃고 이
는 다른 수업과는 달리 더 신경이
야기하는 이 시간이 어르신들께는
써야 합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움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직임이 불편하신 분도 계시고, 청
삶을 행복하게 수용하는 아름다운
력이 좋지 않으셔서 설명도 최대한
시간일 것입니다. 어르신들을 뵐
간단하게, 수업도 되도록 어르신들
때마다 시골에 계셔서 자주 찾아뵙
께서 잘 따라오시며 즐겁게 하실
지 못하는 나의 할머니가 생각나기
수 있도록 준비해야 되기 때문입니
도 하지만, 이 시간만큼은 어르신
다. 수업 전에는 늘 함께 하는 선생
모두가 나의 할머니가 되어주십니
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도 하
다. 가끔은 수업하면서 흥에 겨워
고 직접 샘플도 만들어보며 수정하
한 분이 선창을 하시면, 다같이 어
고, 밑작업도 준비해서 수업시간보
깨를 들썩이며 함께 노래 부르기도
다는 정작 준비하는 시간이 더 오
하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서로의
래 걸릴 정도입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품평회 시간도 빼
하지만 이런 수고도 잠시. 반갑게
놓지 않습니다. 나날이 실력도 일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을 뵈니 그동
취월장~이제는 가르치는 저희보다
안의 수고는 어느새 싹~ 사라집니
실력이 뛰어나실 정도입니다~
다. 항상 수업시간을 기대하시며,
나눔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훨
자리도 테이블도 미리 준비해놓고
씬 많다는 것을 매번 경로당 수업
나란히 앉아 계시는 할머님들을 보
을 통해서 깨달으며, 지나온 삶을
는 순간 나의 얼굴에도 저절로 환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금이 제일 행
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르신들과
복하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더
의 수업은 마치 아이들과의 수업같
불어 인생수업까지 얻어갑니다.
습니다. “선생님, 선생님~”하며 여
”어르신~오래오래 사세요”
기저기서 쉼 없이 부르시고, “이건
“아이구~이제 오래 살라는 말은 말
024
어. 건강한게 최고야~”
도 우리는 재료를 준비하는 손길이 바
“그럼 어르신~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
쁩니다. 하지만 그 손길에는 즐거움이
요~^^”
있고 여유가 있고 행복이 있습니다. 함
“그려그려~근데, 선생님. 우리 다음 수
께 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경로당 어르
업엔 머혀?”
신분들이 지금까지 바쁘게 살아왔던 내
오늘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수업 이 궁금하신 어르신. 비록 한 시간의 수업이지만, 이 시간을 기대하시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오늘
삶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바로 ‘내 마음의 보석상자’의 주인공들입니 다. 자아~이 정도면 저 참으로 잘 놀고 있지 않나요~
임연주 마음의 레시피를 미술로 풀어내는 초긍정 슈퍼맘의 미술심리와 일상 즐거움의 콜라보레이션
ns o y c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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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놀이 ‘여행’ '놀이'의 종류는 많다. 운동, 등산, 오락, 각양각색의 취미 생활이 모두 놀이인 셈이다. 나는 이 중에서도 여행을 통해 행복한 놀이를 해왔다. 단체 여행에서는 나만의 행복함이나 놀이로서의 즐거움을 찾지 못하다가 은퇴 후 나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면서부터 행복한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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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먼저 중국어를 공부했다. 은퇴 후 70대에 접어들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쉽 지는 안했지만 열심히 했다. 방송대 중문과에 편입하 여 중국어 수업을 했고, 지금도 중국어를 계속 공부하 고 있다. 이제는 혼자 중국으로 가서 여행할 도시에 도착하면 먼저 호텔을 잡고. 프런트에서 여행사를 소 개 받아 그 도시에서 돌아 볼 두 세 곳을 정하여 계약 을 하고 중국인들과 같이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래서 지금은 중국어 공부를 하는 게 즐겁 다. 영어도 이렇게 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앞으 로 기회가 되면 이를 경험삼아 영어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재미있다. 먼저 언제 갈 것인가를 정한다. 대략은 5월과 6월이 좋다. 될 수 있는 대로 성수기와 명절은 피한다. 9월 과 10월도 여행하기에는 좋은 계절이다. 그 다음은 어느 곳을 갈 것인가를 정한다. 갈 곳을 정할 때는 내 가 가고 싶은 곳으로 정한다. 첫 번째는 초원이었다.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만조리 쪽의 내몽고를 다녀왔고, 그 다음으로는 사막을 가고 싶어 내몽고 중 부지역을 갔으며, 실크로드를 달리고 싶을 때는 우루 무치에서 카스를 거쳐 파키스탄국경까지 갔었다. 한 번은 아름다운 산에 오르고 싶었다. 그래서 황산에 올랐다. 그 후 화산과 태산도 갔다. 이렇게 매번 떠나 기 전에 나 혼자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은 더 없이 큰 즐거움 이었다. 그리고 마음이 설레었다.
내 여행은 관광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행사에서 짜놓은 대로 가는 게 아니고 나의 계획대 로 가기 때문에 나는 주로 중국 사람들하고 여행을 한다. 40여명의 여행객(매번 다르지만)중에 외국인 은 나 혼자다. 이 때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을 사귄다. 하루 혹은 1박2일 같이 다니다 보면 그들의 도움을 027
받아야 한다. 대화를 많이 할 수 밖에
여행하면서 논다
없다. 한번 떠나면 20여일 계속 되 기
여행을 떠나면 놀기를 많이 한다. 여
때문에 적어도 3-4개 도시를 가서 많
행계획이 타이트하지 않다. 한 도시
은 사람을 만난다. 이렇게 해서 사귄
에서 2-3일 관광을 하고 하루 이틀
친구들 중에 의사, 간호사, 초등학교
은 아무 계획이 없이 논다. 해변 가에
교사, 대학의 한국어 강사, 대학생, 사
서는 바닷가를 산책한다. 시장 구경
업가도 있다. 그들이 사는 곳은 중국
을 다닌다. 늦은 밤 기차역 앞에 우두
전역이라 할 수 있다.
커니 서서 짐 보따리를 들고 분주히
이들과는 계속 연락을 한다. 그들에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
게도 카톡처럼 '위챗'이 있어서 편리
다보기도 한다. 골목에서 길거리 음식
하다. 다시 갈 때는 그들의 집에 놀러
도 사먹는다. 우루무치의 양꼬치 맛과
도 간다. 어느 때는 어디를 가야 할지
귀주의 양꼬치 맛이 어떤지 비교도 한
망서려 질 때도 있다. 드넓은 중국이
다. 과일의 여왕 두리안도 사먹는다.
어서 국내선 항공편이나 열차로 12
값이 비싸긴 해도....
시간 밤새워 가야 할 때도 있다. 그들
호텔에서 낮잠도 자고, 글도 쓴다. 여
은 친절하고 정겹다. 선물도 국제우
행기와 사진을 한국의 지인들에게 보
편으로 주고받는다. 멀리 떨어져있지
내느라 여러 시간 매달리기도 한다.
만 가까이에 있는 이웃이나 다름없
아침과 저녁엔 중국인들이 춤추는 곳
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겪
에 가서 나도 흥에 넘쳐 노래를 중얼
고 있는 일들을 같이 이야기한다.
거려 보기도 한다. 어느 곳에서는 인 력거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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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어디를 가나 그곳의 분위기에 따라 나 혼 자 논다. 여행하면서 노는 것은 더 재미있다. 이런 경험들은 내가 어디에 있으나 외롭지 않 게 해 주었다. 혼자 놀 수 있다. 즐길 수 있다. 나의 내면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매일 노 는 생을 사는 거다. 아주 즐겁게, 그리고 뜨겁 게 살아간다. 놀이는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다. 그렇다면 나 의 여행에는 이 두 가지가 다 포함되어 있다. 나는 내 스스로 노력 한다. 그들도 신뢰하고 나를 친구로 여길 수 있도록 품위를 갖는다.
김산복 하나님의 말씀에서 생의 좌표를 확실히 봍잡았다. 그러고 나서 참된 기쁨과 평안을 소유하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을 해왔다. 늘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산다. 사진찍는 것이 취미여서 좋은 사진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는 내 생각의 세계를 늘 넓혀 간다.
외국인데다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는 이들과 대화를 하려면 나의 정신세계가 그만큼 젊어야하 고 그들과 함께 꿈을 꾸어야 한다. 단순한 놀이가 아 닌 서로에게 아름다움과 행복을 주는 벗이 되어야 한 다. 나는 끊임없이 이 놀이를 이어 가면서 내 삶 자체 를 더욱 풍성한 놀이로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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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고우(野球故友) ‘죽마고우’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부 터 ‘죽마(대말)’라는 대막대기 도구를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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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거리는데, 야구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할 때마다 눈앞이 아찔해진다.
고 같이 놀며 자란 벗”이란 뜻으로서 남
야구는 내가 친구들을 사귀고, 우정을
자들 사이에선 ‘불알친구’와 함께 교분
도탑게 해 준 사교 수단이었다. 특히 프
이 오래된 친구들을 일컬을 때 흔히 쓰
로 야구가 막 출범해 인기를 얻기 시작
는 말이다.
한 중학교 시절엔 야구가 우리에게 밥이
내게도 ‘죽마고우’가 있나 생각하면 지
나 다름없었는데, 그만큼 야구는 우리에
금도 정을 나누는 옛 친구가 남아 있지
게 가장 크고 친숙한 관심사 중의 하나
않아 쑥스러우나 유소년기에 학년마다
였다.
꼭 한 명씩은 진득한 학교 친구를 사귀
당시 우리의 야구는 참 보잘것없었다.
었기에 나는 어린 시절의 내 교우 관계
그러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어느 프로
에 대해 큰 불만이 없다.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테니스공
사실 숫기와 붙임성이 없어 어른이 돼
하나만 있으면 우리는 맨손이든 나무 막
서도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나는 학
대기든 상관없이 웃음꽃을 피우며 얼굴
창 시절에 교감을 나눈 친구라고 해 봐
벌게지도록 놀 수 있었다. 공이 빠개지
야 손으로 꼽을 만하다. 하지만 가만 생
거나 해가 떨어질 때까지 야구 경기는
각해 보면 내 성격에 그나마 친구들을
계속됐다. 학교에서 매일 점심시간마다
사귈 수 있었던 데는 엉뚱하게도 야구
주먹 야구를 해도 질리지 않았으니 야구
덕이 크지 않았나 싶다. 죽마는커녕 변
에 대한 사랑을 말해 무엇하랴.
변한 놀잇거리 하나 없었던 그 시절에
우리의 야구는 학교 담장이나 마을 경
대막대기 대신 나무 막대기로 친구들과
계도 훌쩍 뛰어넘었다. 맘에 맞는 친구
우정을 키우던 추억이 지금도 눈앞에 아
들과 몰려다니며 경기 장소 선정을 위해
마치 원정 경기를 가듯 이 동네 저 동네를
이긴 병인가 보다.
물색했는데, 반듯한 나무 막대기 하나 구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있
한 날은 더없이 행복해 우리는 그날 최상
다. 그 신빙성 여부를 떠나 교훈처럼 경건
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놀이터든
한 모토를 마음에 고이 품을 때마다 나는
공터든 뛰어놀 자리만 되면 상관없었으
멋진 인생 역전, 또는 행운의 반전을 꿈꾸
며, 빗줄기가 쏟아지든 눈발이 날리든 날
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매사가 마
씨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니 편을 짜 경
치 신중한 야구 경기 중인 것 같아 한시도
기 중의 타구나 투구 하나하나마다 희희
무료와 방심의 시간을 가질 새가 없다. 절
낙락하던 추억이 머리 굵어진 지금인들
망도 희망으로 치환되곤 한다. 꿈의 메이
쉽게 잊힐 리 있겠는가. 어쩌면 지금 내가
저리그가 따로 있겠는가. 야구 사랑이 깊
좋아하는 프로 야구 팀의 경기 결과마다
으면 그 자체가 바로 메이저리그의 환희
일희일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는지 모른
인 것을.
다. 그래서 요즘같이 어머니 성화에 못 이
돌이켜 보면 야구는 내게 소중한 친구이
겨 방과 후에도 놀지 못하고 무표정한 얼
자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매개체였다. 그
굴로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
래서 야구 덕에 웃은 날들이 내 어린 시절
음이 짠하다.
추억의 8할을 차지한다고 해도 지나치진
프로 야구야 시즌이 따로 있고, 스토브리그란 게 있어 휴식기도 갖는다지만, 내 야구 사랑은 휴식 기도 없나 보다.
않으리라. 내가 좋아하는 프로 야구 팀의
프로 야구 시즌이 끝나갈 때면 마음이 괜스레 초조해지고, 삶이 허전해지니 프 로 야구 경기를 접할 수 없을 때의 증세야 오죽하랴. 이듬해 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 까지 겨울 한 철 보내야 하는 수심이 황진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 것처럼 옛 추억을 함께한 친구들이 다른 시대로 훌 쩍 떠나간 것 같아 섭섭하고 안타까운데, 문득문득 내 야구고우들이 야구보다 그리 울 때가 있다. 김완수
이가 하염없이 임을 기다리며, 동짓달 기 나긴 밤을 꼬박 지새워야 하는 고통보다 결코 덜하진 않을 테니 내 야구 사랑도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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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함께 놀기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즐거운 마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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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여기 이곳, 나는 이곳 금천구에 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중한 경험들을 하며 잘 놀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재미있고 의미 있게 놀고 있 는 것 중 하나! 바로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놀이 이다. 생소하기만 했던 민주시민, 민주시민 교육 이라는 것을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함께 어 울려 배우면서 놀아 보니 살아가는 삶의 모 든 것이 민주 시민으로서의 삶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이제는 더욱 편한 마음으 로 즐기고 있다고 해야 하나? 이러한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것을 즐기면 놀기까지 나의 처음은 무척 미약하였다.
2017년 <작당하자! 유쾌한 작당> 이라는 사 업명으로 마을인 교육에서 금천마을대학 이 라는 컨셉으로 대중강연을 기획 진행했을 때 강연 매니저로 매회차 강연을 듣고 준비를 도 와드리고 마무리를 하는 과정들이 나에게는 첫 시작이었고 이것은 어찌 보면 운명처럼 다 가온 처음이 아니었을까? 그 이후 정치살롱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다 양한 주제 토론회의 진행과 2018년에 있었던 선거 후보자들의 토론회 참여, 613 지방선거 에 맞춰 기획한 김밥말기대회 이벤트 진행까 지.. 그래도 의미 있고 재미있게 놀았던 일들 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민주시민으 로서의 삶을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어린이 민주시민교육은 또 다른 경험을 하게 하였고 2018년 12월 마을공동체 지원센타 주관으로 진행한 마을기록전에 우리의 기록들이 당당 히 한켠을 차지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지금은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주제에 대한 내 033
용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고 교육받아야
2013년 직장을 다니느라 바빴던 일상 중에 6
한다는 생각으로 민주시민교육 조례 만들기에
월말 잠시 짬나는 시간을 활용하여 학부모 리
관심으로 가지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더십 이라는 강좌를 듣게 된 것이 처음으로 시
금천구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함께 살아가
작한 나의 마을살이었던 것 같다. 좋은 마을 언
고 있는 마을 엄마들과 그동안 마을에서 다양
니, 동생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고 좋은 기회에
한 일들로 내공이 엄청 나서 어려움이 있을 때
마을지원활동가가 되어 활동하고 정말 많은 경
마다 척척 도와주시는 마을 언니, 마을 오빠들
험과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관내 초
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이 일이 아직 잘 모르
등학교 학부모들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했던 교
는 일이 많아 불편할 때도 있지만 작은 생각들
육 활동과 동아리 활동은 지금의 <유쾌한 작당
을 큰 생각으로 바꿔주고 소심한 마음을 대범
시즌3> 을 함께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고 민주
한 마음으로 바뀌게 해주는 믿음이 있기에 나
시민교육의 주요 키워드중의 하나인 참여와 소
는 오늘도 <유쾌한 작당> 팀 단톡방에 글을 올
통으로 하나됨을 몸소 실천 중이다.
리게 된다.
나는 2007년 10월부터 이곳 금천구로 이사와
034
2019년 6월 현재 11년 8개월을 살면서 아이들을 이곳에 있는 학교를 보내고 이곳에서 일상을 즐기 며 나보다 훨씬 이곳에서 오래 살고 계신 마을 분들에 많은 것을 배우며 소소하고 즐거운 마을 살이를 하고 있다. 사람은 놀고 즐기는 것이 일상 되어야만 성장한다는 것을,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노는 것이 부족함이 없어야 성장 한다고 믿는 나이기에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무겁고 어렵고 큰 주제를 참 놀이로 함께 하며 즐기며 성장하고 있다.
# 유쾌한 작당 # 민주시민교육 # 민주시민교육 조례 # 생활속 민주주의 학습지원센타 # 마을인 교육 # 초등 학부모 # 참여 # 소 통 # # 생각 모으기 # 누구나 # 다름을 인정 등등.. 이런 키워드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 진정한 마을살이, 즐 거운 마을살이.. 여기사는 내가 참 좋다!! (초등학교 지역연계 프로그램명이 지만 이름을 너무 잘 지은 듯^^)
활동가 김은주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작당하기를 즐기는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유쾌한 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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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어떻게 놀고 계신가요? 당신, 잘 놀고 계신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놀이는 무엇인가요?
도서관에서 하는 흙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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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도서관에 가면 수돗가에 검은
까워서 여기저기 흙을 담아 화분을 늘
봉지가 놓여 있다. 들쳐보면 상추와 아
리고 있다.
욱이 담겨 있다. 아침에 텃밭에 물을
봄이 되면 바빠진다. 작년 가을에 모아
주면서 이동이 할머니가 따 놓은 것이
두었던 씨앗들을 화분에 심는다. 밭도
다. 도서관에서 분과 공부를 마친 우리
아니기에 얼마나 싹이 나고 자랄지 모
들은 사랑방에서 밥을 하고, 각자 조금
르니 최대한 씨앗을 많이 심는다.
씩 가져온 반찬에 싱싱한 상추쌈을 싸 서 맛나게 먹는다.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했다. 작년에 농사지어서 수확한 목화와 꽃
이른 봄 이동이 할머니는 올해 농사
다발 속에 있던 목화 씨앗, 시골에서
계획을 다 세우신거 같다. 장독대 위에
가져온 결명자, 광명 어느 식당 마당에
작년에 받아 둔 상추씨앗을 벌써 뿌려
피어있던 노란 꽃 씨앗, 수세미, 꽃호
놔서 싹이 트고 있고, 얼마 후에는 상
박, 봉선화, 이름 모를 씨앗들을 손가
추 모종을 아래 텃밭에 옮겨 심었다.
락으로 구멍을 뚫고 흙을 살살 덮어두
상자텃밭 뒤쪽 줄에는 상추가 심어지
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떡잎도 나
지 않아서 물어보니 거기에는 오이를
오고 본잎도 나왔다. 이렇게 식물들이
심을 예정이라고 한다. 오이가 어느 정
자라는 모습을 아이들은 관찰을 하고
도 자라니까 오이집을 지어주신다. 할
그림을 그려 그림책을 만들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침 운동으로 산에 다니시
올해는 특히나 목화 모종을 분양할
면서 대나무 베어 놓은 것을 하나씩 집
생각으로 60여개가 넘게 씨앗을 심었
으로 갖다 두신 것이다. 오이집을 지어
다. 나비같은 떡잎이 나와서 목화 모종
줄 요량으로.
분양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목화 모
텃밭을 가꾸는데도 다 계획이 필요한
종 분양한다고 홍보를 했더니 손을 드
법이다. 싹이 트고 자랄 때는 보이지도
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책에서만
않다가 꽃이 피었을 때나 또 빨갛게 익
보았던 문익점의 ‘목화’를 직접 기른다
었을 때 ‘너 거기 있었구나.’ 알아채는
는 것은 좀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기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거기
에 손을 든 사람이 많았으리라 짐작해
까지 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수많
본다. 이렇게 분양한 목화가 잘 자라고
은 손놀림과 마음과 정성이 들어간 것
있는지 궁금해서 목화 소식을 물어보
이다. 이동이 할머니와는 이렇게 식물
니 분양해 간 사람들이 밴드에 하나 둘
로 이야기 나눈 지 몇 해가 되었다.
사진을 올렸다. 잘 자라고 있다. 아파
도서관 마당엔 여러 가지 화분이 있
트 베란다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다. 화분이 이쁘지도 않고, 꽃을 보기
목화도 있고, 특히나 넓은 텃밭에 심은
위해 심었다라고 하기 보다는 관찰을
목화는 튼튼하게 더 잘 자라고 있었다.
하거나 실험하기 위해 또는 버리기 아
씨앗 심고 모종을 키울 때까지는 도 037
서관 마당이었는데 이제 각기 다른 곳으
련했는데 흙을 어디에서 구하나 싶다. 작
로 갔으니 그 환경에 맞게 적응하며 그들
년에는 광명에 있는 산에서 낑낑대며 퍼
의 정성을 먹으며 잘 자라기를 바랄 뿐
왔다. 올해는 어찌하나 하고 있던 차에
이다. 마치 우리 아이들도 이러지 싶다.
김혜숙 선생님이 구청 상자텃밭에 흙을 새로 한다고 해서 삽을 들고 가서 몇 차
도서관 마당에서 벼농사를 지은 지 3년
례 퍼왔다. 도시에서는 농사지으려면 흙
째다. 첫해는 스티로폼에 서마지기 농사
도 사야하는 입장이라 참 힘이 든다. 논
를 짓는다고 소문을 냈고, 작년에는 스
도 마련되었고, 흙도 준비되었다.
티로폼에 열 마지기 농사를 짓는다고 했
이제 모판을 만드는 일이다. 강화에서
다. 스티로폼에 논을 만드니 아무래도 물
가져온 볍씨를 화분 받침을 이용해 모판
이 빠지기도 하고 보기에도 안 예뻤다.
을 만들었다. 친정아버지는 말씀은 강화
올해는 근사한 논을 만들어 보리라 하고
에서 모를 잘 키워놓으면 그것을 갖다 심
가격을 알아보니 고무다라이가 꽤 비쌌
으라 하신다. 내가 하는 짓이 소꿉놀이
다. 비싸게 주고 고무다라이를 살만큼 절
하는 거 같을 테니까 말이다.
실함이 덜했다. 하나는 도서관 창고에 있
화분 받침에서 자란 모가 제법 자랐다.
는 것, 또 하나는 중고로 구입하고, 또 하
내가 하는 일은 동네 아이들 모아서 모
나는 강화에서 하나 가져왔고, 작은 것은
내기하고 새참 먹고 ‘모내기’라는 새로운
나누리작은도서관에서 주셨다. 논은 마
경험을 하게하고 각자 추억으로 간직하
038
게 하는 것이다. 모 서너 포기를 흙탕물 속에 손을 넣어 심어보는 활동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 만, 밥으로 먹는 쌀이 이런 과정을 거쳐서 밥상에 오른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나 싶다. 이 벼 가 자라면 가을에 벼베기도 하고 탈곡도 하고 방아 도 찧는 경험들을 하게 된다. 서울 도심 속에서 이 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행운아들이 다. 내가 하는 일은 일을 벌이는 것이고 뒷일은 이 동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지극정성으로 키워주시는 거다. 그리고 생색은 내 가 다 낸다. 흙놀이는 혼자서는 재미없다. 이동이 할머니 같은 참으로 따뜻한 분 만나서 좋다. 어쩌다 바빠서 식물들한테 신경을 못 쓰면 식물 들이 축~ 늘어져있다. 이상하게도 도서관에 드나 드는 사람들한테는 그게 안 보인단다. 보이는 사람 한테만 보인다는 것이다. 아침에 도서관 문을 열 고 들어가면 여기저기 식물들에게 물 주고 말걸어 주고 하다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다. 장갑 낄 틈도 없이 흙놀이를 그냥 하다보면 손톱에 흙이 시 커멓게 낀다. 이럴 땐 “빨래 한 번 하면 되지 뭐.” 그런 마음이어야 흙놀이도 제대로 할 수 있다. 황안나 선생님(「내 나이가 어때서/샨티」 저자)이 79세에 지리산에 오르면서 너무 힘에 부쳤을 때 든 생각이 있단다. ‘내가 지금 여기에서 죽어도 좋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해봤으니까.’했단다. 나 도 그렇게 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나누고 싶은 것들 다하면서 살고 싶다.
그게 큰돈을 버는 일도 아니요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일도 아닌 사람들과 책 이야기, 사는 이야기, 식물들과 눈 마주치고 교감하는 것 이렇게 하는 것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고 여기 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사서 김현실
039
아이들과 함께하는 놀이
무한 상상 하며 즐기기
직장을 관두고, 아이들과 함께
알게 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았다.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었다.
2018년 여름 금천 구청에서 진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행했던 과학 경제 캠프는 친구들
있는 무엇인가를 생각 하기 시작
과 어울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
했다. 내가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고 그것을 구체화 하여 이미지화
것, 같이 즐길 수 있는 것, 여러
해 보는 중요한 경험을 했다. 사
가지 체험을 아이들과 함께 해
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1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
박 2일 캠프라는 것을 즐기는 것
다.
자체에 더 많은 즐거움이 있었던
아이들과 데이트도 하고, 추억도
것도 같다. 이렇게 하나 하나 알
쌓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아가고 배워가던 찰나, 무한 상
무한상상 스페이스라는 공간을 알게 되면서, 나와 아이들은 이곳을 즐기기 시작했다.
상에서 ‘스마트월드를 향한 프로
내가 먼저 이곳에서 배울 수 있 는 것들을 배웠고, 아이들과 함 께 이것 저것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무한상상스페이스 에 서 하는 여러 가지 체험 학습이 었다. 작년에 진행했던, 무한상 상 VR 체험을 시작으로 2017년 겨울 방학 특강으로 진행했던 영 메이커스가 소망램프 만들기 특 강을 신청 하여 들었다. 잘 모르 지만 아두이노와 LED를 이용하 여 만들었던 소망 램프 는 아이 들이 3D 모델링이 무엇인지를 040
젝트’를 진행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과 상의 하여 우 리는 이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기 로 하였다.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 했다. 스 마트 월드 / 스마트 시티 가 무엇 일까?부터 시작했지만, 아이들은 이것이 좀 어려운 듯 했다. 아이 아빠와 내가 대충 설 명 했더니, 대충 아이디어를 내 는 아들 같았는데, 나름 과학책 을 들이밀며 이렇게 생각한 이유 를 말한다. 그렇지만 그럴 듯 해 보였다. 좀 안다고 이건 이래서 않되지 않을 까? 저건 저래서 그러지 않을까
라고 부정적인 의견만 얘기
이제 초등학생인 아이들에
린 (나, 아들, 딸) 고양 스마
한다. 역시 나는 어른이다.
게, 시제품이 구동되어야 할
트 시티를 방문하였다. 그곳
않되는 경우의 수 먼저 생각
현장 모습과 자료들을 구해
에서 직접 스마트 쓰레기통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밀
주었다.
도 보고, 스마트 가로등, 안
어붙이기를 한다. 아이디어
생각보다 열심히 발표 연습
심 주차 서비스, 안심 어린
를 결정 하고, 역할을 정하
을 하고 발표를 한다.
이집 시스템(미세먼지 농도
고, 제안 PPT를 만들어 보기
‘아들 - 동생아 너는 노트북
측정) 등을 직접 둘러 보았
로 했다. 사실 아이들이 프
으로 PT를 넘겨, 내가 이렇
다. 스마트 쓰레기통 압축
리젠테이션을 하기 위한 발
게 말 할 때 넘기면 될거 같
되는 과정을 보고 싶다며,
표 PPT를 직접 모두 만들어
아.
진짜 휴지를 전시 스마트 쓰
야 했지만, 부모의 욕심이
딸 – 알았어 오빠,
레기통에 넣어버린 친구도
있어 PPT의 템플릿을 내가
이렇게 아이들이 1차 마일
있었다. 아들은 역시 기계에
제공해 주었다. 멋진 이미
스톤을 통과 했다.
관심이 많다. 스마트 가로등
지로. 파워포인트를 그나마
이후, 아이들이 좀더 스마트
이나, 안심 주차 서비스를
잘 하는 둘째 아이가 나에게
시티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해
보고 재밌어 한다.
물어가며 PPT를 만들었다.
보자는 주최즉의 배려로 우
스마트 시티에 대한 개념을
041
042
좀더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 듯 했다.
못하겟단다. 웃음이 나온다. 아들은 실험
그리고 본격적인 아이디어 구현이 시작되
정신이 강하다. 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하고
었다.
싶어 한다. 직접 경험 하지 않고서는 믿지
아이들은 센서에 대해 알고, 이것을 구현
않는다. 그런 아들에게는 반대는 필요가
하기 위한 코딩을 배우고, 외곽을 만들기
없다.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게 하는게 그
3D 모델링기법을 배웠다. 나는 아이들과
아이를 위한 최선이다. 딸은 반대로, 잘 따
함께 연구 하고, 배워 가며,,잘 모르겟지만
라 한다. 하지만, 혼자 해야 한다. 도와 주
해보는 데 까지 해보기로 했다.
는 걸 원치 않는다. 그저 잘 되가고 있니를
직접 자로 재서 모델링을 해보기로 했는
물어봐 줘야 한다. 힘들 때 그때 얘기한다.
데, 아들은 어렵단다. 그래서 3D 펜으로
무언가를 하면서,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보겠다며 시작했다. 나는 슬며시 웃
맞춰 가는 것도 나와 아이들이 이 프로젝
으며 그러라 했다. ‘아들아 그게 더 어려울
트를 하는 과정의 과제 인듯한 느낌이 들
텐데...’ 몇시간을 집중 하더니, 힘들다고,
었다.
하다가 지치면, 맛있는 점심도 먹고, 음료수 사먹으러 다 니며,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즐겼다. 드디어 결과물 발표날, 우린 가스센서가 제대로 작동하 는 가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 되었다. 아들과 딸이 쑥덕쑥덕 하더니, 집에서 향초를 하 나 챙겼다. 그리고는 발표때 우리의 일산화 탄소가 제대 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컵을 하나 집어들고, 그 안에서 양초를 태웠다. 양초를 끈 후 센서를 넣었더니, 프 로그램 상의 일산화 탄소 수치가 올라가고 위험하다는 적 색 LED 가 켜졋다. 성공이다! 우리도 모르게 소리를 질 렀다. 주위에서 지켜 보던 분들이 아이디어가 좋다며 칭 찬해 주셨다. 이렇게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니, 나는 감회가 새로웠다. 아이들과 함께 무한상상 스페이스를 방문 하던일, 힘들다 고 징징 대다가도, 갑자기 뭔가 생각 나면, 집중해서 하던 아이들... 그리고 끝까지 우리가 보여줄 결과를 위해 고민 하던 아 이들.... 아이들이 고마웠다. 엄마인 나도 아이들을 보며 배웠다. 아이들도 결과를 내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함께 해서 나온 이 결과물이 너무 감사하다. 이 프로젝트를 하 지 말지 결정하는 가족 회의부터,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가족 회의, 또 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지고 볶았 던 시간들. 그 시간들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과정동 안에 서로에게 의지 하고 공감했던 것 같다. 이 과정을 지 켜 봐 주신 멘토님께 감사드린다. 우리는 이렇게 이 과정을 느끼며 즐긴 것 같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맘/ 열정우먼 김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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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재밌게 놀고계신가요?
놀이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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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공을 차
테야” 라고 생각한 것이 초등학교 5~ 6학년
고 있다, 그리고 한 아이는 멀찌감치 떨어져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즈음 이소룡의 ‘정무
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본다. 초등학교
문’이 국내에서 처음 상영했을때니까... 누가
때부터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축구 하
말했던가? 짝사랑은 돈도 안 들고 시간도 안
는 것보다는 축구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드는 가장 경제적인 사랑법이라고, 나는 그
혼자 노는 것이 더 좋았다. 간섭받는 것이 싫
렇게 세상을 등지고 영화를 짝사랑하며 나
었다. 재미없는데 억지로 재미있는 척 해야
만의 계획과 시간을 가졌다, 결국 영화라는
하는 것이 싫었고 하고 싶은 것이 따로 있는
것도 어찌보면 작가와 감독이 만든 그들만
데 그걸 포기하며 다른 사람에게 나를 맞춰
의 세계를 다른 사람들이 돈 내고 와서 구경
주는 것도 싫었다. 맞다. 이기적이었다. 친구
하는거다, 나는 그렇게 일찌감치 영화로 만
라는 것은 적당히 관리도 해주고 서로 맞춰
들어질 나만의 세계를 준비하며 영화감독을
주기도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 불필요함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 관리할
이 귀찮았다, 혼자놀기의 진수, 전형적인 고
시간이 없었으니 목적인 영화감독이 되는
양이과다. 그렇다고 친구가 전혀 없었던 것
시기도 빨랐는데. 문제는 정작 영화감독이
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재미없는 것을 억지
되고 난 이후였다. 막상 영화를 만들고 감독
로 참는 것을 나 자신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
이 되고 나니, 이 다음엔 뭘 하지? 또 같은
한 나는 그래서 차라리 혼자 노는 것이 더 좋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영화감독이 평생에
았으니, 남들이 왕따라고 생각하던, 사회성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몇편이나 되겠는
이 없다고 생각하던 그런 건 상관할 바 가 아
가? 잘나가는 감독이라야 10편 안쪽이고 못
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 자신과 대
나가는 감독이면 1편이다. 첫 작품의 흥행
화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난 영화감독이 될
실패 이후, 나보고 영화 만들라고 돈을 대주
는 제작자도 없었고 무엇보다 첫 영화에 쓰
고회사던, 취직하기 전까지 프리랜서들은
디쓴 맛을 본 나는 그 후에 영화를 만든다는
광고던, 홍보영상이던 촬영 날짜가 그리 길
것이 너무 스트레스 받고 무서워졌다. 그래
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결혼을 하고 난
서 아~ 이제부터 뭘 하지? 라는 고민에 또
후에 나는 또 다시 노는 날이 많아서 고민에
다시 빠지게 된 것이다. 이때쯤 하늘에서 나
빠졌는데 이때 우연히 3D 그래픽을 알게된
를 위한 선물이 내려왔으니 지금의 아내가
다. 미술을 좋아해서 이야기를 영상에 담는
나타나 나한테 또 다시 할 것이 생겼다. ‘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나는 컴퓨터 모니
애’를 하면 되겠구나. 이건 정말 하늘이 나
터 속에서 나만의 배우를 만들어 내는 3D그
를 위해 예비한 축복이자 선물이었다. 그래
래픽에 또 다시 매료된다. 그 배우들은 내가
서 아내와 7년동안 열심히 연애를 했고 그
만들면 되니까 캐런티를 줄 필요도 없고, 일
리고 결혼했다. 그리고 또 다시 시간이 흘러
만 시킨다고 불평을 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결혼한지 10년이 흐른 지금, 누군가 나에게
것은 내가 원하는 외모로 만들어 줄 수가 있
묻는다. ‘지금 뭐하면서 재미있게 놀고 계신
는것이다. 능력이 허락한다면 말이다. 그래
가요?’
서 나는 3D 그래픽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사실 지금도 감독님 소리를 들을 때면 간지
배우들로 다시 한번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러울 때가 있는데, 영화감독은 되었느냐 못
낼 목적으로........
되었느냐의 문제이지 얼마나 많이 찍었느냐 의 문제가 아니라서 한번 영화감독에게는 죽을 때까지 영화감독이라는 호칭을 주는
- 처음으로 공부하던 head – Zbrush -
것이 고맙긴 하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영화 감독 되는 것은 판,검사,국회의원 되는 것보 다 훨씬 어렵긴 하다. 다른 직업군들은 해마 다 몇십명씩 새로운 뉴페이스들이 생겨나지 만 영화감독군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튼 영 화감독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특징은 거 의 비슷한데 노는 날이 많다. 방송국이던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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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부터 덧붙여나가면서 사람형태를
봉하는 시대가 아닌것이다. 3D로 옷을 미
만드는 조소방식으로 사람 모습을 만드는
리 제작해서 시연해보고 패턴이나 원단
데, 고등학교때 잠시나마 조소를 경험해
디자인도 그래픽으로 먼저 시뮬레이션 해
봤던 나는 3D 그래픽이 재미있었고 그래
보고 최종 합격한 것들만 옷으로 제작한
서 또 다시 꿈을 꾼다. ‘나는 3D 그래픽 아
다. 그만큼 오프라인 의류업계 시장도 많
티스트가 될테야.’ 물론 마을 아이들과 미
이 축소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일텐데,
디어 교육도 하고 마을활동도 간간이 하
나는 당연히 ‘알겠습니다’ 하고 세종대학
고있지만 이것들은 내가 만들어가는 내
의류학과에서 의상 만드는 3D 그래픽 툴
세계 안에 속해있지 않다.
‘Marvelous Designer’ 강의를 했다. 다행
나는 감독으로써 내 세계에서 내 대본대로,내 지시대로 움직여 줄 나의 ‘creature’ (배우)들이 필요한 것이다.
히도 나만의 혼자놀기는 헛된 것만은 아
만약 이걸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한다면 정치 (작게든 크게든)를 해야겠지만 그러 자면 아까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타인 의 간섭을 허락해야 하고 나는 이것을 받 아들이지 않는다, 아니 그보다 먼저, 사실 은 그럴만한 능력이 없는 것이겠지. 하지 만 능력이 있다고 해도 내 욕망과 목적을 이루기까지 나는 나를 반대하는 누군가에 게 상처를 줄 테고 나 또한 그들로부터 상 처를 입겠지, 그럴바엔 차라리 나 혼자 내 세계에서 내 크리쳐들과 노는 것이 더 좋 아~! 라는 결정을 내린다. 그들 (내가 만 든 내 CG 배우들)과 나는 항상 언제나, 변 함없이 100% 의견이 똑같으니까, 그러던 어느날 메일이 한통왔는데 세종대학교 의 류학과였다. 내가 만든 3D 작품을 봤는 데 의류학과 졸업생들을 상대로 3D 제작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다. 요즘은 의류학 과 대학생들도 졸업작품으로 3D 영상을 전시한다고한다, 이제 재봉틀로 옷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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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었다. 사람 사귈 줄도, 사람들과 잘 소통 할 줄도 모르는 나는, 그래서 대신 혼자 이 렇게 뭔가 만들며 놀고 있는데 가장 가까 이에서 나를 지켜보며 내 작업을 보고 있 는 내 아내에게 ‘괜찮지? 이번엔 진짜같 지? 잘 만들었지?’ 물어보면 돌아오는 아 내의 대답은 한결같다. ‘아니, 하나도 안 닮았고 진짜같지 않고 그림같아’. 처음에 잡지 ‘닮다’의 글을 부탁받았을 때 망설여 졌던 것은 나만의 재밌게 노는 것이 궁금 한 것은 먹방처럼 나도 심심할 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으련 만 나는 그렇지 못해서 망설였는데, 잠시 후 생각을 바꿨다. ‘그래, 세상에 다 비슷 한 사람들만 있으면 뭐가 재미있겠어? 한 사람 정도 유별나고 이상한 사람도 있어 야 재미도 있고 다양한 세상이 되는거지!’ 라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오른쪽은 나의 최근 작품이다.
제목 – Lethe -
홍두완 영화감독,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꼴찌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은 비영리 청소년 미디어 교육단체 ‘미디어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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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속 친구들 “주윤아!!!!!! 주하야!!!!!!!” “이거봐 이거! 꽃이 피고 있어. 지난 가을에 산 다육 이에서 꽃대롱 올라오고 있어” “우와 이쁘다. 다육이 꽃은 느낌이 다르다.” “대롱 긴 것 좀 봐. 색깔도 이쁘다.”
2년 전 해가 잘 드는 베란다를 가진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나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던 다육이를 몇 개 사 다 놓았다. 식물 키우기에 자신이 없던 난 해 가 잘 들지 않는다는 핑계로 다육이를 키우자 던 딸아이의 부탁을 몇 년째 거절했었으나 햇 빛 좋은 곳으로 이사를 오니 더 이상 핑계거리 가 없어 딸아이의 바램대로 다육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다행히 다육이 키우기는 생각보다 쉬웠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주면 됐다. 아기자기한 것이 앙증맞았다. 물을 담고 있는 잎이 통통한 것이 이뻤다. 하루 이틀이 지나며 보일 듯 말듯하게 줄기가 길어지고 생기가 돌았으며 색이 진해지고 새 싹이 돋았다. 그리고 꽂을 피웠다. 내가 키우 던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을 보는 기분은 생각 보다 좋았다. 베란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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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 마른 잎 청소해주고 가끔 생기는 벌레
많이 생겼어! 추위에 스스로 위에 큰 잎들은
잡아주고 화분이 작아진 것은 분갈이도 해주
죽이고 흙속에서 새로운 많은 싹을 틔워낸 것
고 오래됐다 싶거나 힘있게 자라지 못하는 화
이다 기특한 것들~~
분은 영양분 많은 새 흙과 돌로 바꿔주었다.
난 이상한 희열을 느꼈다. 나도 저놈처럼 슬
다육이 키우는 재미는 꽃을 보는 것만이 아니었다. 질 긴 생명력을 보는 것 그것도 다육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기롭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졌다.
물주다 혹은 분갈이 하다가 빈 화분위에 떨어 져 말라 죽을거라 생각했던 잎에서 뿌리가 내 리고 새로운 싹을 틔웠다. 떨어진 잎만 모아 놓은 화분도 생겼다. 대단한 생명력이라 생각 했다. 다육이 매력에 제대로 빠진 것은 지난 겨울을 보내면서다. 다육이 양이 많아지면서 겨울에 집안으로 들여야 할 다육이들을 베란다에서 집안으로 옮기지 못했다. 게으름이었겠지. 겨울에 물을 주지 않음(다육이는 겨울에 물 을 주면 얼어 죽는다)으로 나의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며 말라가는 몇 놈을 방치했다.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니 다육이들이 봄을 맞기 시작했다. 물을 머금으며 잎들이 파릇하 고 생기가 돋았다. 방치 했던 몇 놈은 내 사랑 너머로 사라졌다. 게으름을 반성하며 말라 비 틀어진 잎들을 가위로 잘랐다. 어머! 이것 봐
우울증 환자들이 다육이를 키우며 우울증을 치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분명 겨 우내 방치되었으나 스스로 살려고 자기 살을 도려내고 새로운 생명을 키원 낸 저 다육이를 보며 내가 느낀 생명력에 대한 존경이 그 환 자의 치료제였을듯 하다. 더 애뜻하고 더 사 랑스러워졌다. 봄이면 꽃가게 옆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다육이의 종류는 생각이상으로 엄청 많았다. 새로운 종류의 다육이가 눈에 들어왔다. 비싸 지 않은 가격이라 하나 둘 우리집으로 입양을 왔다. 모양도 생김도 제각각인 것이 보면 볼 수록 사랑스럽다 요즘은 이것들과 이야기도 한다. 왜 시들하지? 집이 좁아? 배가 고프니? 언니들은 왜 안오니? 오늘은 날이 더워서 힘 들었는데 너희는 괜찮았니? 목마르구나!.
오늘도 물을 주면서 내가 말을 걸고 있다. 다육이들도 나를 반기는듯하다 난 오늘도 다육이들이랑 놀고 있다.
이거!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새싹이 이렇게나
배진희 하루도 빠짐없이 마을 어딘가를 돌아다니는 아줌마 오늘의 긴장이 무척이나 버거우나 그것을 즐기려 노력하며 어제랑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아줌마
049
걷는 것이 놀이의 시작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쉼을 허락하는
산책
050
친구와 만나 무엇을 하며 어떻게 노는가? 영화 를 보고 수다를 떨거나, 방 탈출 카페에서 주어 진 문제를 푼다거나, 각종 액티비티 활동에 참여 하고 있지는 않은가? 또는 와인을 마시는 네트 워킹 파티에서 와인을 즐긴다거나, 다양한 프라 모델을 조립한다거나, 산책로를 걸으며 이야기 를 나눈다거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거 나 하며 놀고 있지는 않은가? 이른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중학교 2학년 인 첫째 딸아이와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 딸아 이를 학교 보낼 준비에 바빴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집안 청소를 하느라 바빴다. 그렇다고 집안을 반짝반짝 빛이 나도록 청소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매일 아침 청소기를 돌 리고 물걸레질을 한다. 청소를 하고 난 후 잠시 커피한잔의 여유로운 시 간을 갖는다. 오직 나를 위한 나만의 시간도 잠시 난, 정해져 있는 나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한 다. 우리는 왜 이리도 바쁜가? 쓸데없는 일로 바 쁘지는 않은가? 남이 해야 할 일 대신하느라 바 쁘지는 않은가? 남이 원하는 모습 되기 위해 바 쁜 것은 아닌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 이다. 그렇게 외출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집에 들 어온 나를 격하게 반기는 우리 초롱이. 두 귀를 젖히고 나를 반겨준다. 미안함은 나의 몫이다. 나를 이렇게 반겨주고 잘해주는 존재 가 있었던가. 나의 몰골이 어떻든, 무슨 옷을 입 고, 무슨 일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늘 나를 051
좋아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 든든하
서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고 감사한 일이다.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긴 하루의 끝자락에 피곤함을 뒤로 하고 오늘도 난 초롱이와 함께 산책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쉼을 허락하
길을 나섰다.
는 산책.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나의 하루를 돌
‘답답한데 그냥 잠깐 산책이나 하고
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
오지 뭐.’라는 마음속 한 마디는 우
간이다.
리 모두에게 얼마나 친숙하고도 일
불어오는 바람이 참 좋아 벤츠에 앉아 오 늘 하루 힘들고 지친 나의 마음을 초롱이에 게 이야기 하며 위로 받는다.
상적인 표현인가.
강아지에게 위로를 받는다고 생각 하니 이 얼마나 재미난 일이란 말 인가? 비가 오는 날을 제외 하고는 하루도
나는 오늘도 초롱이와함께 아파트 주변을 산책을 한다. 내일도 나는 산책을 할 것이고 그 다음날도 산책을 하며 힘들고 지 친 나의 마음을 위로 받을 것이다.
빠짐없이 초롱이와 함께 산책을 한 다. 아파트에 산책로가 잘 되어 있 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다. 흙냄새도 맡고, 바람 냄새도 맡고 산책하는 다른 강아지들을 만나 서 로의 엉덩이 냄새도 맡고 재미난 광경이다. 강아지들은 서로의 엉덩 이 냄새를 맡음으로써 서로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도 서로의 냄새를 맡음으로써
052
언제나 활기찬 모습으로 열정과 긍정 으로 똘똘 뭉쳐있고 강아지를 사랑하며 산책을 즐기는 이재옥
053
아이들은 충분히 놀아야 한다 산아래문화학교 진선희 마을활동가는 금천구 관내 초등학교의 전래놀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전래놀이 강사로 수년째 문백초를 드나들면서 가졌던 질문들을 고대석 교장 선생님과 나누었다.
054
▶ 교장 선생님은 어떤 놀이를 즐겨 하셨나요? ◀ 우리 어렸을 적에는 다방구, 구슬치기, 자치기, 딱지치기 등을 했어요. 학교 운동장에서는 축구, 야구를 많이 했고요. 남자친구들은 큰 구슬통, 딱 지통을 갖고 있는 게 자부심이었죠. 제 구슬통은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 제가 전래놀이강사로 금천구 지역의 초등학교 에서 활동해보면 문백초 학생들이 유난히 놀이에 흠뻑 젖어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기본 전제는 아이들은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 놀이 전수 자가 없는 시대에 아이들은 놀지 못한 채 그냥 지 내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중간놀이 30분을 확보 하였기 때문에 교육과정 안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이 녹아있습니다. 공간은 한정적이라 선생님 들과 협의를 통해 요일별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지 요. 놀이 방법은 담임선생님이나 전래놀이 강사 협 력수업을 통해 익히고, 아이들끼리 놀이할 때에 다 시 서로 배우고 있습니다. 진선희 선생님께서도 전 래놀이를 몇 년째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 다.
▶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말씀이 와닿는데요. 그 래도 놀이 시 안전사고에 대한 부분이 걱정 많으실 것 같습니다.
◀ 물론 선생님들께서도 학기초마다 중간놀이 안 인터뷰 서울문백초등학교 교장 고대석(◀), 산아래문화학교 진선희(▶) 정리 서울문백초등학교 교사 배옥영
전 부분에 대하여 가장 걱정하셔서 토의를 통해 각 자의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의 견을 하나로 조율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저는 단 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교실 안전은 담임선생님 들께서 책임지시고, 운동장과 뒤뜰은 제가 오가며 055
살펴보겠다고요. 아이들의 놀이도
생각합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입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
시 위주의 교육을 한다면 과연 우리
지 않겠습니까? 학년별로 나누어 쓰
아이들이 커서까지 행복할까요? 실
는 누리터 공간에 대한 감독은 학년
례로 우리 학교는 놀이 공간이 매우
에서 자율적으로 정하셔서 하는 것
부족한데,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 공
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직원 또한 공
간을 나누어 쓰고 규칙도 만듭니다.
동체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해주고
그것이 문제해결력이고 공부 아닐까
믿어주어야 합니다. 놀이를 중시하
요? 새 공을 준비해 놓으면 그것을
는 교장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가장
알아차리고 “교장 선생님 감사합니
중요한 책임자는 담임교사입니다.
다.”라고 감사 인사도 합니다. 작은
그러므로 모든 어린이는 담임선생님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의 가르침을 먼저 존중해야 합니다.
마음도 놀이로 충분히 배울 수 있습
중간놀이 확보라는 학교 방침을 모
니다. 혁신학교 운영은 보여주기 위
든 선생님께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한 성과주의식 운영이 아니라 교육 주체(학생, 학부모, 교사)의 올곧은
▶ 교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아이들
성장을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따
을 놀게 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라서 우리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들
놀이 강화와 함께 문백초는 혁신학
의 연수강화와 학생들의 문예체교육
교로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
에 가장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습
한 부담은 없으셨는지요? 다른 학교
니다. 학교 활동을 잘 모르는 학부모
에서는 학부모님들께서 혁신학교 지
님들께서는 혁신학교 지정 전과 후
정을 반대한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의 차이점을 잘 모르실 수도 있겠습
했습니다만.
니다.
◀ 우리 학교도 일부 학부모님들께 서 학력 저하를 가장 걱정하셨습니
▶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다. 그런데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학
보시는 학교 어른이신 셈인데, 요즘
력보다는 먼저 충분히 놀아야 창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놀고 있다고 생각
성이 발달되고 사회성이 길러진다고
하시는지요?
056
◀ 안타깝지만 충분히 놀지 못하고 있고, 막상
만 이제는 골프나 당구를 즐겨 합니다. 퇴근 후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에는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걷기를 가장 좋아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교는 지금보다 더
합니다. 건강에도 도움 되고 무엇인가를 준비해
실컷 놀게 하여 학생들이 차분해지도록 도와주
야 할 부담이 전혀 없으니까요.
고, 부모님들은 노는 것을 낭비로 생각하는 인 식을 버리고 장기적인 문제로 바라보아야 합니
▶ 아이들이 충분히 놀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다. 미래 사회에는 현재의 직종이 거의 사라진
교장 선생님이 계셔서 문백초등학교 어린이들
다고 하며 인성과 협력 능력이 중시된다고 합니
은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바쁘
다. 그러므로 이제는 지식 위주의 학원보다 공
실텐데도 만나 주셔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
동체활동을 할 수 있는 친구와의 놀이가 더 중
다. 감사합니다.
요합니다. 순식간에 변하거나 소멸할 지식을 채
◀ 학교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라 당연하다고
우기보다 자녀들이 행복을 느끼며 사는 방법을
생각했는데 일부러 만나러 오시고 칭찬해주셔
찾게 해주어야 합니다.
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계속해서 우리 아이들 을 놀이로 돌봐주시고 마을에서도 안전하게 지
▶ 계속 놀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언
켜주시길 바랍니다.
제까지 놀아야 할까요? 그리고 교장 선생님은 어 떻게 놀고 계시는지요?
◀ ‘놂’에는 끝이 없겠지요. 행복의 요건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자신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됩니다. 어렸을 적에는 구슬놀이를 했지 057
놀이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 1 - 놀이의 힘 차분히 가라앉아있던 주변 공기가 들
험도 크다. 그래서 2년 전 학교에서 중
썩거리기 시작한다. 복도와 층계를 타
간놀이 시간을 도입할 때 교사들에게
고 운동장으로 뒷동산으로 퍼져나가
는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다. 다양한
는 엄청난 기운들.. 중간놀이 시간이
규칙을 마련하고 안전교육을 하고 있
다. 일부 아이들에게는 학교에 오는
지만 지금도 많은 걱정은 그대로 안고
유일한 이유인 중간놀이 시간, 이 짧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가장 즐거
은 30분 동안 아이들은 뜨거운 피가
운 놀이시간이 교사들에게는 가장 신
흐르는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
경이 곤두서있는 시간이다.
에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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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도 없고 시끄럽고 안전사고의 위
이런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중간놀이
처음 중간놀이 시간에 노는 아이들을
가 학교에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
보면 매우 당혹스럽다. 이 많은 아이
까? 바로 놀이의 힘이다. 놀고 있는 아
들이 우르르 뛰어나와 소리지르며 운
이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금방 알 수
동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이란... 도대체
있는 놀이의 힘. 처음에는 어디서 무
얼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던 아이들이 점차 학년 별로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 과 정에서 다툼도 있었지만 결국 서로를 배려하며 각자 놀 자리를 만들었다. 놀이의 규칙도 친구들 과 함께 만든다. 내 의견만 주장할 수 없다. 왜냐 면 같이 놀아야 하니까... 짧은 30분을 즐겁게 보 내기 위해서는 서로 배려하고 협동해야 한다. 아 이들은 참 놀랍다. 교사들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 연스럽게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있었다. 아이들이 모두 다르다. 각각의 개성에 맞게 놀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가지각색이다. 온몸이 땀 으로 범벅이 될 때까지 뛰어다니는 아이, 친구와 손잡고 이야기하면서 계속 걷는 아이, 뒷동산에 올라가 뭐 새로운 게 없나 관찰하는 아이, 교실에 서 보드게임하는 아이, 책하고 노는 아이..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어 떤 강요도 없는 시간,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아서 자율적으로 보내는 시간, 이것이 꽉 짜여진 학교 생활에서 중간놀이 시간이 주는 장점이다. 늘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아이들의 놀이문 화에 관심이 많다. 놀이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준다. 그 안에서 만남이 이루어지고, 의견을 교 환하고, 남을 이해하게 된다. 요즘은 놀이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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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특히 강조되어, 학교 교육도 놀
과 놀 때 관심을 가지고 우리 아이의
이를 통해서 역량을 성취할 수 있도록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 바란다. 그 놀
변화되고 있다. 국어도 수학도 놀면서
이에 직접 들어가서 함께 하는 것은
배우면 더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맞
더 좋다. 내가 모르는 우리 아이의 모
는 말이다. 교과서도 변하고, 교실 환
습을 보게 될 것이다. 육아에 힘들고
경도 변하고 있다. 전래놀이도 배우고
지치더라도 아이와 함께 놀자. 스마트
보드게임도 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
폰으로 영어 동화를 보여주는 것보다
면서 공부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반
훨씬 교육적이다.
가운 말인가.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오늘도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뛰어놀고
지원이 이루어져서 학교가 계속 혁신
있다. 솔직히 시끄럽다. 그래도 보고있
되길 바란다.
으면 즐겁다. 나도 저들과 같이 신나게
잘 노는 아이가 밥도 잘 먹고 수업도 열심히 참여한다. 요즘 아이들은 어 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논다. 아기 때부터 부모가 힘들고 귀찮으면 손에 쥐여주고 동영상을 보여준다. 그 렇게 자란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하 는 놀이가 어렵다. 아이들이 무리 지 어서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알 수 있다.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또래들
060
뛰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다.
소소한 이야기 2 - 놀이로 배우는 인생
서 그만큼 앞으로 나아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어릴 적 풍요롭지 않던 놀잇감 중에 인생 게
내가 뱀을 만나더라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
임이 있었다. 요즘 보드게임에 비하면 아주
을 잡아주는 사람들도 주변에 많다. 얼마나 다
우스운 종이 판지와 주사위가 전부인 게임이
행인지 모른다. 인생 게임 보드판이 진짜 내
다. 1번부터 100번까지 말을 옮기는 이 게임
인생이 아니어서...
의 묘미는 중간 중간 그려진 사다리와 뱀이 다. 사다리를 타면 높은 숫자로 한번에 올라 가고, 뱀을 타면 아래로 쭉~ 미끄러져서 짜릿 함과 허무함을 두루 맛보게 된다. 딱히 노력 은 필요 없다. 운이 좋으면 사다리를 타고 게 임을 이길 수 있다. 이 게임의 이름이 인생 게 임이라니... 작명 센스를 칭찬해 주어야 할까?
김금란 서울문백초 교사, 아이들과 함께 잘 노는 방법을 찾는 중
아직 남은 생이 더 많다고 믿지만, 그래도 인 생이 무엇인지 조금 얘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되 어 돌아보니, 내 인생에는 보드게임에서 보던 만큼 많은 사다리와 뱀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 다. 그저 나의 노력으로 주어진 주사위를 던져 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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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18살 학교 밖 청소년 허윤서라고 합니다. 현재는 동네서점 원테이블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만 드는 것을 좋아하고 우리집 강아지와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의 대해 소개할 것은 별로 없지만 옷은 편안하게 입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것 저것 새로 시작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쉽게 질려 버리는 타입이라 항상 제대로 무언가를 끝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이 버릇을 고치려고 욕심 부 리지 않고 하나라도 열심히 하고 싶은 소망이 큽니다.
나의 하루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강아지유튜브 영상을 보다보니
은 무엇일까요?
우리 강아지도 저렇게 행복하
저는 재학중이던 학교를 이번 년도 3월달에 그만두게 되었어 요. 사실 그전에는 나의 일상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이 뭔지 잘 몰랐어 요. 학교생활이 즐거웠지만 버 거운 부분도 존재했고, 저는 어 떤 한사람의 사소한 행동에도 크게 신경쓰이는 타입이라서 친구관계라는 것도 너무 힘들 었어요. 제가 갈 수 있는 다른 길을 찾기위해 학교를 그만둔
게 해주고 싶다. 그런 욕구가 막 차올랐어요. 왜냐하면 제가 기 댈 곳은 가족들,친한친구이 있 지만 우리 강아지에게는 우리 가족만이 전부이니까요. 자퇴를 하고 나서 강아지에 대한 애정 이 엄청나게 커졌어요. 물론 학 교를 다닐 때 애정이 없었다는 건 아니에요. 우리 강아지가 저 의 일상 중 가장 행복하게 해주 는 1순위에요.
뒤 일상에서 보이는 것들이 많
누구랑 어떻게 놀고 게신가요?
더라구요. 솔직히 말해서 가장
저에게는 오랜된 초등학교 친
큰 행복은 저희집 강아지에요.
구가 있어요. 항상 친구들과 오
항상 시간이 없어서, 밖에 나가
래 가지 않아 친구가 별로 없기
기가 힘들어서 산책도 자주 못
도 하고, 학교를 그만두면서 다
시켜줬고 강아지에 존재에 엄
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멀어
청난 위로를 받지 못했었거든
졌어요. 그런데 항상 제 곁에는
요. 근데 이제 학교를 안가니 자
이 친구가 있어요. 이 친구와 놀
연스럽게 강아지와 더 많은 시
면 정말 행복해요. 논다고 해서
간을 보내게 되었고 좋아하던
굳이 거추장스러운 치장이 필 요없고 돈이 없어도 그냥 만날
나의 하루를 채워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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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그만큼 편한 친구에요. 워낙 자주
가 자퇴하면서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만나서 그런 것도 있어요.
며 더욱더 가까워지게 되었어요. 저는 학
이 친구는 저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인데
교가 너무 벅차서 그만 둔 입장이라 열심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저의 속마음을 털어
히 학교를 다니는 이 친구를 보면 너무 대
놓지는 못했어요. 제가 힘든 부분들도 잘
견하고 멋있어요. 저희는 계획이 없이 만
말하지 못햇었죠. 그런데 이 친구와도 제
날때도있고 어떨때는 한번 가고 싶은 곳
쫙 열거해서 놀러다닐 때도 있어요. 사실 게획없이 만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냥 아무것도 게획이 없어도 서로 보내는 시 간, 대화하고 밥도 만들어먹고 낮잠도 자 고 책방에서 친한 언니들과 함께 떠들 때 너무 즐거워요. 누군가를 만나거나, 아니 면 혼자 있을 때 노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 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같아요.
그냥 내가 마음이 가는대로. 저는 혼자 노는걸 되게 좋 아해요. 혼자 영화보러 다니고, 맛있는 거 먹고, 쇼핑 하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내 자신이 참 편안하 다고 느껴지거든요.
항상 사람들과 같이 놀아서 놀아도 논 것 같지가 않고 피곤하다, 이런 분 들은 항상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세 요. 궅이 혼자라고 해서 정적인 시간 을 보낼필요 없어요. 무엇보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덕질하기!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며 응원을 하면 스트레스 도 풀리고 기분이 좋거든요 ㅎㅎ
065
- b! b2-4ac 행복 = { 여행 2a 가족
066
안녕하세요.
서 함께 수영했으면 하는
여행을 좋아해 중2병을 건너뛰고 있는 김태
생각들을 다들 하시겠죠? 그 꿈을 실현할 수
정입니다.
있는 곳이 팔라우입니다.
국외 여러 곳을 경험하고 국내 산속을 둘러보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만 있으면 숙소 앞 해변
는 것을 즐겨합니다.
에서도 정글의 법칙에서나 볼법한 커다란 대
오늘 여러분께 아주 멋진 곳을 소개해 드리려
왕조개가 기다립니다.
해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
보트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물 반 고기 반이
는 팔라우 입니다.
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대형 수족관에 있는 열대어들을 보면 그 속에
under the sea♬under the sea♪ 067
068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
미크로네시아 도전"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을
라가면 마치 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이 된 듯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 느낌이 듭니다. 스노클링 중에 발아래로
최근 특정 국가의 관광객 증가로 몸살을 앓기
지나가는 상어는 심장을 콩알로 만들어 버리
도 했는데요. 이 아름다운 자연을 먼 미래에
지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 상어는 빨판상
도 경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로 순하답니다. 육지에서는 아주 느린 느림
참, 팔라우에 가실 때는 전신수영복을 추천
보 거북이 물속에서는 치타처럼 아주 빠르게
드려요. 바다 속 황홀경에 빠져 살이 구워지
헤엄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코가 하늘만
는지 모를 정도니까요. 그리고 이 곳은 무비
큼 올라간 나폴레옹피쉬는 우리에게 뽐이라
자에 달러를 사용합니다. 몇 해를 연거푸 방
도 내듯 도도하게 지나다닙니다. 알록달록 여
문했지만 글을 적다보니 또 떠나고 싶네요.
러 가지 모양의 산호초들을 보면 자연의 능력
다음엔 우리나라의 멋진 명산도 소개해 드리
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겠습니다.
산호가 부서지고 부서져서 아주 미세한 가루 상태로 바다에 내려앉은 밀키웨이에서는 모 두들 전신 팩을 합니다. 모두 아프리카 추장 이 된 것 같답니다. 아차! 이 곳의 소개를 빠트릴 뻔 했네요. 세계 에서 유일하게 해파리와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물론 이곳의 해파리는 오랜 시간 동안 천적이 없어서 촉수가 퇴화된 독 없는 해파리랍니다. 해파리 보호를 위해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김태정 BTS에 흠뻑 빠져 있는 아미 5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나름 지혜롭게 보내고 있는 중 2. 엄마랑 꿍짝이 맞아 언제나 놀러 갈 궁리만 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외동 딸
소독을 하고 교육을 받는답니다. 이처럼 훌륭한 볼거리가 가득한 팔라우는 "
069
엄마, 놀이를 말하다
엄마, 딸의 놀이에 대한 전지적 참견
서윤아!!! 오늘도 몇 번씩 이 작은 물건으로 인해 아 이와 신경전 중이다. 이 작은 물건은 아이에게고 어른에게도 너무나 매력적이라 손에서 놓을 수가 없 다. 이 속에서 아이들은 세상도 배우고 놀 이도 배우고 문화도 배우고 소통도 하고 안타깝게도 친구도 사귄다. 이 물건을 손에 들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 는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물건은 너무나 빠르게 진화하여 더욱더 매력을 뽐내서 눈길을 손길을 뗄 수가 없다. 이 물건은 바로 핸드폰이다. 핸드폰은 이제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어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물건이 되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사 랑받고 있고 너무나 어린아이에게도 일찍 이 노출되고 있어서 그 모습을 보게 될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더 핸드폰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특권 인양 카톡부터 시작해 서 중등들의 소통의 장인 페이스북까지 너무나 많은 팔로우 숫자에 깜짝 놀라기 도 하고 그 많은 숫자들의 사람들을 모르 는 사람이 대부분이란 사실에 또 한번 깜 070
짝 놀라기도 한다. 가끔 아이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몰래 훔쳐보기도 하며 놀란 가슴을 쓰다듬는 사람이 어디 나 뿐 이겠냐마는 ... 현명치 못한 이후의 나의 행동으로 아이 와 더 긴 신경전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 어리기만 한 내 아이 이기에 나의 행 동을 스스로 정당화 시키고 있다. 나의 어렸을 때와 시대도 많이 바뀌고 생 각도 많이 바뀌었지만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 마음이 어떻게 바뀔까... 내 어렸을 때는 내 외모와 달리(?) 무지 골목에서 뛰어놀았다. 나열할 수 없을 만 큼 많은 놀이를 친구들과 밤이 될 때까지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놀았던 나를 보며 우리 엄마는 한 숨을 쉬셨을지도 모르지만 내 아이가 그 렇게 놀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어쩌면 시 대에 뒤떨어지고 뒤쳐진 생각일지 모르지 만 나는 아이를 보며 핸드폰을 손에서 내 려놓고 뛰기를 바란다.
중학생의 놀이에 대해 아이에게 물어보니
핸드폰을 통해 아이는 관심 있는 분야를 더
아이는 고민 없이 핸드폰이라고 말한다. 노
알게 되기도 하고 원하는 그림 그리는 곳을
래방도 좋아하고(친구와 가는) 아이들과 노
찾아 열심히 그림도 그리고 새로운 지식도
는 것도 좋아하는 아이이기에 그 대답은 나
알게 되었다.
를 충분히 당황 시켰다.
또 핸드폰을 통해 친구들과의 소통도 이어
생각해 보니 아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
지고 여러 가지 영상도 보고 웹툰도 보고 게
는 것이 핸드폰이니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
임도 한다. 이 자그마한 물건속에는 정말이
다.
지 너무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여러 가지 종
각자의 학원 시간이 다르니 친구들을 만날
류들이 있다. 아이는 이 속에서 너무나 유익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고 그래서 핸드
한 것도 배우지만 쓰지 않아야 할 거친 언어
폰으로 친구들과 소통을 하는 방법을 알게
들도, 배우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도 배운다.
된 것이다.
그래서 나의 행동의 정당화가 더 굳건해지
그래서 더 안타까움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
기도 한다.
겠다.
빨라지는 시대에 아이에게서 핸드폰을 뺏을
사람을 대할때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서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그 시간이 줄어들고
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상대방의 기분이나
조금만 더 핸드폰을 집어넣고 친구를 만나
생각을 알 수 있는거라 생각하는 나인데 이
고, 친구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날들
제 우리 아이들은 기계를 통해 글을 통해 사
이 되면 좋겠다.
람을 알아가고 있으니... 어느것이 좋고 어느
중학생에게 놀이에 대하여 물어 보았을 때
것이 옳은거라 장담할 수 없지만 나의 가치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놀이가 우리
관으로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아이에게 있기를 소망한다. 놀이에서 아이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기를 바란다. 그것이 핸드폰이 아니라 다른 놀이이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핸드폰을 손에서 내려놓고 서윤아 놀 자~~~
글쓴이 진선희는 아이 둘의 엄마로 마을에서 재미난 일들을 함께하고자 이리저리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071
딸, 놀이를 말하다
서윤아!!!
핸드폰속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고
오늘도 엄마는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나를 부르신다. 엄마는 내가 핸드폰을 보고 있는 걸 그리 좋 아하지 않으신 거 같다. 그렇지만 나는 요즘 애들이 가장 즐겨 하는 놀이가 핸드폰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말이다. 돈을 안 쓰고 놀만 한 것에, 핸드폰만한 것 이 없기도 하고, 핸드폰은 핸드폰 하나만 있 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있기 도 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이렇게 놀 것이 없는 것도 모르고, 핸드폰을 조금 하든 많이 하던 손에 쥐고 있기만 해도 내려놓으라며 혼을 낸다. 어른들도 일이 끝나거나 할 일 없을 땐 핸드폰을 하면서...도대체 왜 그러
072
는 걸까...
좀 멀고 돈이 드는 곳으로, 그리고 시간도 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모든 이유를
오래 걸리는 곳으로 간다. 물론 난 학원 때문
잊게 할 만큼 핸드폰을 하며 노는 것은 가장
에 잘 가지는 못 하지만,,,
즐겁다.
보통 나가서 놀면 이런 곳을 자주 간다.
핸드폰 속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고 빠르게
안양 가서는 디스코팡팡을 타거나, 방탈출를
변화되는 세계가 있다. 요즘은 어린아이들도
하고, 홍대에 가면 방탈출, 옷과 화장품들 구
핸드폰을 통해 노래도 배우고 말도 배우고 있
경, 룸카페에 가거나,, 여튼 홍대에 있는 상가
으니 말이다.
들을 구경한다.
각각의 나이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르겠지만 모
놀이공원에 간다면,, 애들끼리는 에버랜드
두들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 하는 이유
에 가기 힘드니까 롯데월드나 서울랜드에
는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
가고...
각한다.
생각해 보니 놀 거리는 많은데 가벼운 내 주
그렇다고 핸드폰 외에 놀 거리가 전혀 없다고
머니가 가엽게 느껴진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핸드폰을 제외하 고 놀 만한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다 돈이 필 요하다.... 그래서 돈이 별로 없는 중학생들이 핸드폰을 더 하는 걸까? 아무튼 그래도 핸드폰을 제외 하고 말하자면, 코인 노래방 가기, 홈플, 화장 품 가게, 다이소 구경. 이건 우리 동네에서 가
이서윤양은 시흥중 1학년이다. 노는 걸 좋아하고 공부와 버섯을 싫어하는 이쁜이로 곧 중2가 될 예정이다.
능한 거고 돈을 더 써서 안양이나 홍대 같은 곳을 가면 방탈출, 지하상가쇼핑, 디스코팡 팡, 등 ,,, 여러 곳을 간다. 나는 휴대폰을 하지 않으면 보통 화장품 가 게 구경을 한다. 뭐, 이것도 돈을 안 쓸 수 있 기는 하지만, 거리가 있기 때문에 덥거나 힘들 때는 가기가 힘든 점이 있다. 화장품 가게 구 경을 하러는 보통 홈플러스로 가는데, 홈플러 스로 가면 여러 화장품 가게가 모여 있기도 하 고, 지하층에 챠암이라는 버블티와 밀크티를 싸게 파는 곳도 있기도 하고, ‘올리브영’과 ‘못 된고양이’도 있고, 근처에 다이소도 있고 ... 놀 기는 딱 좋은 곳이다. 평일에는 보통 위에 말한 듯이 홈플러스에 가 고, 친구 집에 가서 휴대폰을 한다. 주말에는 안양, 홍대, 놀이공원, 롤러장, 코인 노래방,,,
073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위해 눈을 뜨고 싶다.
만 조금씩 죽어가는 몸으로.
어떻게 의식은 매일 아침 같은 장소인 몸으
가까이 가는 순간 경추는 묵직한 위로 부터
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일까?
의 압박을 버티며 머리를 들어 올리고 눈을
익숙한 길을 통한 관성의 힘에 이끌려서일
뜬다.
무언가 보인다. 붉은 물기를 머금은 얇은막 그것은 입술이다. 위로 말린 한겹 아래로 말 린 한겹이 이어져 있는 곳으로부터 점점 넓 어지며 작은 헤르페스의농農이 자잘하게 포 진해있다. 텁텁하고 터트리면 사방으로 튈 거같은 탁한 하얗고 노란 염증이다. 이것에
것이다. 30만번 이상 같은 몸을 가지고 깨어
아버지 제사에 올려질 온갖 무침 나물,전
나고 있다. 나라고 생각하는 내몸으로 엄밀
들을 가져다 비빔밥을 해먹고는 책상에 엎
히 말하면 매순간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지
드려 낮잠에 떨어졌다가 깨어난 것이다. 손
074
을 뻗어 바로 앞에 핸폰과 거치대, 끝장내기
경쟁을 미화하고 우월감을 갖게 되지만 그것
33000단어장, 슈퍼암송4200, 안경, 몇일간
은 무기력과 자학이든 피학이든 폭력으로 부
마시고 치우지 않은 컵들, 이사와서도 버리
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나만 잘살면 된다.”
지 않은 5년간의 고지서들을 헤치고 손거울
나만 괜찮으면 된다.“가 가능한가? 비교우위
을 당겨 비춰본다. 몇초전 보았던 그 좁쌀만
로 만족을 느끼며 무한증식의 챗바퀴를 돌며
한 헤르페스농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이로
어느 누가 행복할수 있을까?
써 나도 친구들의 말로만 듣던 잡지에서만 보
내가 왜 지금 이것을 선택하고 왜 이것이 필
던 유체이탈을 체험한것이다. 거기다 의식이
요한지 그리고 무엇을 할지 생각할 기회를 주
들고 나는 출입구는 입이라는 것까지 확실히
지않고 아이들을 또 우리자신을 경쟁에 밀어
알게 되었다.
넣는 것을 이제는 멈춰야한다.
의식이 몸으로 돌아왔으니 반갑게 잘 살펴
나 역시 작업의 길로 다시 돌아오기싸지 결과
야 할것이다. 이 염증은 단지 입술뿐 아니라
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여겨지지는 않는 공백기
입에서 하나로 연결된 장기에도 또 그 장기
를 몇차례 겪었다. 내적으로 작업의 열정을 다
를 연결하고 있는 근막과 혈관과 신경에도 피
시 일으키고 주변과 내게 일어나 일들과 내안
어있을 것이다. 오염된 땅과 하천이 내안에도
의 모습을 돌아보는 보수과정을 작업으로 풀
그대로 재현되어 있는 것이다.
고 있다. 나를 살피고 내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10년전 15년간의 미술학원 운영을 끝낼 즈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으로 생명이 영위되게
음에는 서혜부에 생긴 낭창으로 걸음을 걷기
하는 자연을 사리는 일에 매일 어디선가 내게
도 힘들었다. 수많은 날을 입시생들과 12시
돌아오는 나의 의식과 몸을 쓰고 싶다.
간씩 입시유형에 맞춘 기술을 구겨넣느라 서 로의 몸을 학대 했었다.
최애경 30십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동네에서 아이들과 작가지망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365일 김광석 노래만 틀어대는 인사동 ‘메밀꽃 필 무렵’에서 전시중이다.
075
25M 레인 2019년 어느 봄날 한 남자가 거울 앞에 선다. 양팔을 들어 힘을 줘본다. 승모근부터 이두, 삼두, 대흉근, 복근, 광 배근, 기립근, 둔근, 대퇴근.... 그 남자는 몸을 앞뒤로 비춰보고는 얼굴 에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희원아~ 나 몸 더 좋아진 거 같지?” 2014년 봄.. 39세 무직의 한 남자가 허리 디스크로 인하여 기어 다닐 정도의 허리 통증이 심했었다. 15년 전부터 숙박업을 하면서 하루 종일 나쁜 자세로 의자에 오 래 앉아 있다 보니 허리 디스크가 왔나 보 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할 나이에 기어 다닐 정도로 허리가 나빠졌다. 잠시 일을 멈추고 검사를 받아보니 ‘척 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블랙디스크’, ‘석화 현상’ 등 척추 고물상 수준이다. 스 테로이드 주사와 물리치료와 도수치료를 병행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주변 추 천으로 추나요법, 봉침, 약침, 찜질, 한약 처방도 받아 봤지만 역시나였다. ‘수술을 해야 하나...? 아니면 평생 이 통 증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수술을 한다 해도 관리 못하면 다시 나빠 진다던데.... 이런저런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결론지었다. ‘한번 찢어지고 터져서 망가진 디스크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고 하니 허리를 받쳐주는 근육을 키워야겠다’ 076
병원과 한의원 치료를 그만두고 금천청소
자전거로 4대 강을 완주했고 가을엔 설악
년수련관에 수영과 헬스를 등록하고 운동
산과 한라산 정상을 등정했다.
을 시작했다. 저렴한 요금과 우수한 시설
운동 시작 10개월 후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을 갖춘 금천청소년수련관을 선택한 건 신
운동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싶었
의 한수였다. 코어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
다.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추간판이 찢어
동법을 공부하면서 매일 4시간 이상을 수
져서 흘러나온 수액이 사라진 것이다. 신경
영과 헬스장에서 보냈다.
을 압박하던 것이 사라지면서 허리 통증이
디스크로 인하여 수영을 배우기는 쉽지가
사라진 것이다. 수술을 해서 제거한 것처럼
않았다. 3개월가량 배운 적이 있지만 흉
없어진 것이다.
내도 못내는 수준이라 초급반부터 등록해
‘브라보~~’
서 강습을 받았다. 수영은 배우기도 어렵
헬스는 지겹고 힘겨운 운동이다. 특히 근
고 영법 익히는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정
육을 강화시키고 키우는 운동은 고통을
말 좋아하고 배우고 싶은 운동이라 눈 내
극복해야만 한다. 만약 헬스만 했다면 내
리는 한겨울 아주 추운 영하의 날씨에도 6
가 매일같이 운동을 했을까 싶다. 그러나
시면 일어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영장을
수영은 즐겁고 재밌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
갔다.
가는 그 느낌이 난 너무 좋다.
헬스코치님과 매일 부위별 운동방법과 자
내가 포기하지 않고 운동을 한 것은 아마도
세 교정 받으면서 운동하는 것도 재미있었
금천청소년수련관의 25M 레인이 있었기 때
고 매월 한 번하는 인바디 측정 결과지가
문일 것이다.
나를 더욱더 자극시켰다. 열심히 운동을
2019년 오늘 나는 아직 헬스와 수영
하다 보니 어느덧 운동선수처럼 식이요법
을 한다. 운동했더니 배가 무척 고파
을 하게 되었고 집안 냉장고에는 닭 가슴
온다. 어서 가서 마누라가 해준 마
살이 떨어지질 않았다.
파두부에 밥 한 그릇 뚝딱해야겠
매일같이 열심히 해도 늘지 않던 수영도
다. 난 오늘도 서둘러 시동을 켠다.
기초체력이 좋아지면서 조금씩 늘기 시작
부르릉~~~~
했다. 3개월째 중급반, 8개월째 상급반으 로 옮기게 되었다. 상급반 수영실력이 되 자 쉬지 않고 자유형 1시간 이상도 가능해 졌다. 정말 체력이 좋아졌다. 몸에 군살이 다 빠지면서 사람들에게 언제부턴가 ‘수영 장의 근육맨’으로 불리었다. 2014년 12월부터 시작된 운동이 2015년 여름이 되자 나에게 자유를 안겨다 주기 시작했다. 10분 정도만 걸어도 아팠던 허
지영철 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모든 행동이 이 한마디로 정리가 되는 남자입니다. ‘AB형의 경상도 남자 지영철입니다.’
리였는데 운동 시작 8개월 지나서 지리산 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그 후
077
일
상을 낯설게 보기 놀이
놀이란 말은 낯설다. 놀이, 논다, 노는 것, 놀자 등등의 말을 쓰지 않은 지 오래됐다. 물론 말만 하지 않을 뿐 이지, 남에게 나의 특정 모습은 놀고 있는 순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일요일인데 애인이랑 놀러 안 가니?’ 라는 질문을 받는다. 애인과 함께 요리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 거리를 걸으며 풍경을 함께 보고 이야 기를 나누는 행위를 어머니는 ‘노는 것’이라고 생각하신 다. 하지만 나는 ‘네, 놀러 가요~’라고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서로를 아끼는 관계의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놀이인가? 놀이가 아닌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이렇게 혼란스러운 질문은 처음이었다. ‘지금 재밌게 놀고 계신가요?’
078
고백하자면 나는 놀이를 싫어한다. 아니, ‘논다’는
서 놀고 있을지언정, 그 행위에 대해서 ‘재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놀이’란 말에
생산과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라고 이름 붙
서 시간 소비, 의미 허비의 뉘앙스를 느끼
였을 것이다. 어린 시절은 물론 청소년기를
기 때문이다. 안다. 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
삭삭 뒤집어 봐도 논 기억이 없다. 하나도
인 감정이다. 아마도 ‘놀이’를 죄악시하는
없다면 거짓말 같아서 정말 싹싹 뒤집어보
청교도적, 혹은 자본주의 친화적인 문화가
니 딱 하나 기억 난다. 7살 때 아파트 앞 놀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것 같다. 그래
이터에서 흙장난을 한 기억이 전부다. 공부
아니면 휴식 뿐이다. 오, 맙소
것 같다. 일단 돈을 쓰지 않는
를 잃지 않고, 눈앞에 펼쳐진
사.
다. 특별한 장소를 가거나 도
일상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
구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이
할 여유. 노력이 필요하다. 연
놀이는 인간의 본질적인 행위라고 한다.
른 새벽 회사에 출근하며, 점
습하고 수련해야만 이 놀이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을 구
심시간에 밥을 먹고 산책을
가 가능할 것 같다. 그러다보
별하는 기준이라고 네덜란드
하며, 집에 돌아오며 까만 밤
면 일상이 놀이가, 일터도 놀
의 역사학자 호이징가가 주
하늘과 무성한 나뭇잎을 지
이터가 될지 모른다. 물론 모
장했다. 놀이하는 인간이란
나치며 논다. 새벽녘 이슬을
든 일에 항상 의미부여하는
뜻의 ‘호모 루덴스’란 말도 있
잎사귀마다 매달고 있는 나
일은 매우 피곤할 것이다. 그
다. 이럴 수가. 그럼 나는 뭐
무가, 물방울 다이아몬드 귀
래도 이렇게 혼자서 재미있
지. 내가 인간 같지 않은 인간
걸이를 달고 있는 누군가의
게 돈도 들지 않고 할 수 있는
이란 결론으로 글을 끝낼 수
살결처럼 보는 놀이. 골목 구
놀이가 없다. 강추한다.
없다. 놀이란 단어에 긍정적
석구석 자리잡은 주택 어느
인 답을 할 수 없으니 방향을
곳 대문 위에 노란 민들레를
바꿔 ‘재밌게’라는 말을 집중
누군가의 이마 위 머리칼처
해본다. 재밌게. 놀이의 특성
럼 보는 놀이, 폐지 가득 담은
이다. 재미있지 않으면 놀이
수레를 한 편에 세워둔 노부
가 아니다. 국어사전에도 놀
부 중 아내가 남편의 어깨에
이란 ‘인간이 재미와 즐거움
물파스를 뿌리고, 남편은 잘
을 얻기 위해 행하는 모든 활
좀 뿌리라고 타박하는 광경
동’이라고 나와있다. 그런데
에서 그들의 과거를 상상하
재미있다는 건 또 뭘까. 사전
는 놀이. 이름 붙이자면 ‘일상
을 찾아봤다. ‘재미있다’의 뜻
을 낯설게 보기 놀이’ 쯤 되려
은 ‘즐겁고 유쾌하다’, 그렇다
나?
면 즐거운 건 또 뭐지? 국립국 어원에 따르면 즐거움은 ‘마 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낯설게 보기 놀이의 핵심은 순간순간 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 발길이 닿
기쁜 느낌이나 마음’. 아, 더
아 눈길이 멈춘 그 순간은 다
헷갈린다.
시 오지 않을 시간이다. 몇 십
곽승희 작년 구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경제적 파탄에 이르렀고, 현재 열심히 돈을 벌며 빚을 갚아 나가고 있다. 평소엔 골목길 주택가를 걸으며, 퇴근길 바람과 나무와 길냥이와 산책 중인 개들을 보며 행복해한다. 이게 놀이인 줄 몰랐는데 이번 글 덕에 ‘일상을 낯설게 보기 놀이’로 이름붙였다.
번, 몇 백 번 다시 그 공간을
마음에 거슬림 없이 흐뭇하고 기쁜 느낌 을 얻기 위한 활동, 놀이. 이렇게 풀
찾는다고 해도, 내 눈길이 멈
어보니까 내가 매일매일 얼
없다. 인간이 잡아챌 수 없는
마나 잘 놀고 있는지 알겠다.
시간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
물론 일반적인 놀이는 아닌
선 여유가 필요하다. 스스로
췄던 그 순간을 다시 만날 수
079
발견: 몽글한 상상과 낙천적인 현실이 만나는 때 보이기 시작하는 것 발명: 무한 애정이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현상이나 사물
어느 틈새의 발견 또는 말걸기 놀이
080
나는 행복에 대해서 특별히 낮은 문
디쯤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걸어야
턱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도 때때로
한다. 더 자주 자동차와 이별해야할
고무줄 늘어나듯 들쭉날쭉하다. 터
이유이기도 하다.
무니없이 자주 행복감을 느끼는 것
예를들면 동네 은행나무 앞 벤치에
도 이 나이에 주책없다는 생각이 들
서 시간을 아주 느리게 보내는 어르
정도다.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신 앞을 뛰어가는 아이들이 교차되
가만히 들여다보면 길거리에도 지
는 지점에 있을 때 나는 한편의 영화
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간만 더
를 떠올린다. 설정없이 이루어지는
있다면, 조금 더 부지런해진다면 더
사람들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비현
많이 갖을 수도 있다.
실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순
무심코 걷다가 발밑 보도 블럭에 새
간을 나만 보다니 아쉬워서 누가 없
겨진 글자가 보일 때. 길거리 간판의
나 두리번거리게 된다. 은행나무 아
앞뒤 글자들을 바꿔 읽고 그 의미들
래를 지나는 사람을 가만히 보고 있
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느껴질 때, 엇
으면 조명이 내리꽂히는 런어웨이를
박자를 내는 사람들의 묘한 어울림
걷는 모델보다 더 극적인 표정의 사
을 발견했을 때, 신박한 사람들을
람을 만날 때가 있다.
만났을 때 나는 아주 신이 난다.
여중생들이 구르는 낙엽만 봐도 이
나도 모르게 혼자말로 ‘대박’, ‘우와
유 없이 뒤로 넘어가게 까르르 웃어
앙’, ‘뭐냐?’이런 투의 혼자말도 서슴
젖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나에게도
지 않는다. 대체로 이런 일들은 내가
웃음의 포인트가 있다. 문제는 포인
사는 삶터와 일터 사이를 오가는 어
트가 매우 사소하고 의외의 것에 있
다는 것. 나는 이런 재미나는
껄한 골목이나 상가이다.
웃음 포인트를 찾으러 시간나
골목이 주는 이야기는 무한하
면 동네를 어슬렁댄다. 어제
다. 나는 매일매일 같은 골목
못봤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기
의 다른 이야기를 꿈꾼다. 마
때문에 호랑방탕한 걸음은 계
실가듯 골목길을 걷는다. 유심
속될 수 밖에 없다.
히 대문간에 앉아 나를 구경하
그런 목적 없는 걸음이 나에게
는 어르신들. 그 골목 어귀에
는 발견의 발명을 만들어낸다.
자리잡은 고양이. 하교 때만
발견을 통해 나에 상상력은 발
잠시 왁짜하게 떠들썩한 골목
명으로 까지 과장을 이루는 것
안 편의점. 오가는 학원차 사
이다. 이런 허무맹랑함이 내가
이로 서로 눈인사하는 젊은 엄
즐기는 즐거운 놀이 중 하나다.
마들. 그 주변에 노포에 기어
이 놀이는 언제가 일과 사람들
들어 물건들을 냉큼 사기도 한
과의 관계로 만들어질지도 모
다. 골목길이 동네사람들과 같
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칠 줄
이 나이들어 가는 것을 볼 때.
모른다. 언제 끝날 줄 모른다.
누군가에게 그 전의 모습도 얘
체질적으로 낙관적인 탓에 무
기해주고 싶다. 과거도 기억하
구한 일 가운데 틈틈이 잘 노
는 옛날사람으로 나이들어 가
는 편이다. 약속을 잡을 때도
고 있다,
앞뒤 옆으로 넉넉하게 잡는 편
가끔 없어진 집들과 내놓은 이
이다. 어떻게든 노는 시간 확
삿짐에서 골목의 역사가 또 바
보! 이건 분명코 일상에서 노
뀌고 있구나싶다. 자꾸 바뀌는
력으로 얻어지는 산물이다. 남
노포의 원래 주인도 가끔 궁금
겨놓은 시간에 할랑거리며 이
해지는 때 어쩐지 낯은 익지만
것저것 한다. 아무 이유 없이
딱히 뉘인지 모르는 이웃을 만
노포를 힐끔거리고. 지나는 사
나기도 한다. 말을 섞지 않았
람들도 보고. 더 여유시간이
어도 왠지 알 것 같은 사람들
확보되면 일단 많이 걷는다.
이 사는 익숙한 골목이 나를 평
세상에서 유일하게 잘 하는 일
화롭게 한다. 나는 이런 평화로
은 걷기다. 아무 이유 없이 낯
움이 행복하다. 존재의 살아있
선 골목과 낯선 환경을 돌아보
음을 발견하고 새롭게 발명하
기도 한다. 멋드러진 꽃길, 아
고자 웃음 짓게 되는 그 포인트
늑한 오솔길도 걷기 좋지만 나
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에게 짬짬이 걷도록 유혹하는 곳은 사람들이 오가는 왁자지
김유선
081
2019년 통계로 알아보는 행복지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 행복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자’가 있을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잣대를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상대도 나도 평화롭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대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는 ‘행복’지표로 가는 질문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내 가족, 친구, 이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덤으로 2500명 서울시민의 이야기로 나의 행복지수는 어디쯤에 있는 지도 가늠해보자.
서울시는 서울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 주거, 경제, 문화, 환경, 교통, 교육, 복지 등에 대한 서울의 변화 와 사회상을 파악한「2018 서울서베이」결과를 5월 8일(화)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2018년 9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2,991명) 및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 조사방식을 통해 이 뤄진 것으로, 서울시민의 일과 삶을 주제로 분석하 였다.
‘일하는 서울시민’ 60.5%. 현업에 평균 9년 3월 종사, 일평균 8시간 26분 근로 - 가족 신뢰도(8.47점)가 가장 높고, 공공기관(5.37 점)이 이웃(5.22점) 신뢰도 추월 - 행복지수는 10점 만점 기준 6.90점. 건강(7.22점), 가정생활(7.13점), 친구관계 순으로 높아 2018년기준 서울서베이로 본 서울시민의 ‘일과 삶’
2008
2018
직업 있음 53.6%
직업 있음 60.5%
-사무종사자 37.7%
-사무종사자 37.3%
-서비스/판매종사자 34.5%
-서비스/판매종사자 36.5%
직업 있음 - 특별성
Base : 가구원
(단위 : %)
직업이 있는 서울시민은 60.5% 이며, 이는 지
□ 직업인의 사회생활 행복 지수는 7.03점
난 10년 전 대비 6.8%p 증가하였다. 남성은
으로 고용원이 있는 사업자(7.13점), 상용근
76.2%, 여성은 45.7%의 비율을 보였고, 연령별
로자(7.10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6.85
로는 30대가 82.2%, 40대는 80.1%로 높게 나
점) 순이며, 스트레스는 직업인 전체의 절반
타났고, 학력별로는 대학원이상 76.0%, 대졸의
이상(55.5%)이 느끼고 있고, 무급가족종사
71.1%가 직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62.1%)가 가장 높고, 임시 및 일용근로자 (55.5%)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082
□ 직업인의 전반적 문화환경 만족도는 5.94점이며, 상용근로자(6.03점)가 가장 높고, 임시 및 일 용근로자(5.57점)가 가장 낮고, 거주지 주변의 전반적 문화환경 만족도는 5.84점이며, 고용원이 있 는 사업자(5.94점)가 높은 반면, 임시 및 일용근로자(5.39점)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직업인의 평일 여가 활동(중복응답)은 영상시청
서울의 전반적 문화환경 만족도
(79.6%)이 10명 중 8명 정도로 가장 높고,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28.3%), 운동(17.0%) 순으로 나타났다.
만족
5.94 6.03
5.57
5.70
보통
5.96
불만족
5.76
주말 여가활동은 영상시청(43.6%), 여행/야외 나들이 (43.2%), 운동(19.7%), 문화예술 관람(19.6%)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 직업인 가구의 집안 일은 아내가 주로 책임지고 남편
상용 근로자
임시 및 고용원 고용원 일용 없는 있는 근로자 자영업자 자영업자
(단위 : %)
이 약간 돕는 정도가 60.3%로 가장 높았다. 임시 및 일 용근로자(33.2%)와 고용원이 있는 사업자(32.4%)에서
직업인 행복지수
는 아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는 비율이 높고, 상용 근로자(18.2%)는 아내와 남편이 공평하게 나눠하고 있
무급가족 종사자
행복
7.03 7.10
6.67
6.85
보통
7.13
불행
6.76
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정생활 행복지수 행복
7.19
전체
7.41
7.26
관리 전문직
화이트 칼라
보통
전체
불행
7.00
상용 근로자
임시 및 고용원 고용원 무급가족 일용 없는 있는 종사자 근로자 자영업자 자영업자
(단위 : %)
블루 칼라
고용형태별 가정생활 행복지수 행복
7.28
6.80
6.97
보통
7.20
불행
7.10
□ 일하는 서울시민의 가정생활 행복지수는 7.19 점이며, 관리/전문직(7.41점)이 가장 높고, 블루칼 라(7.00점)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 태별로는 상용근로자(7.28점), 고용원이 있는 사업
전체
상용 근로자
임시 및 고용원 고용원 일용 없는 있는 근로자 자영업자 자영업자
무급가족 종사자
(단위 : %)
자(7.20점), 무급가족종사자(7.10점) 순으로 나타 났다. 083
사회적 신뢰 2014년
가족
친구
2015년
2016년
이웃
2017년
2018년
공공기관
(단위 : 점)
<가족신뢰도가 8.47점으로 가장 높고, 공공기관(5.37점)의 신뢰도가 이웃(5.22점)을 추월> □ 서울시민의 사회신뢰도는 '가족'이 8.47점으로 가장 높고, '친구'(7.08점), '공공기관'(5.37점), '이웃'(5.22점)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신뢰도가 '이웃'을 최초 (2011년 추가 항목)로 추월하였다.
<서울시민의 행복지수는 6.90점이며, 건강, 가정생활, 친구관계에 대한 행복지수가 높음> □ 서울시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기준 6.90점이며, 2016년까지의 상승세가 꺾여 소폭 하 락세를 보였다. 분야별로 건강(7.22점)이 가장 높고, 가정생활(7.13점), 친구관계(7.09점) 순 이며, 전년 대비 재정상태의 하락(6.29점→6.13점)이 크게 나타났다. 서울시민의 행복지수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세부항목별
전체
건강상태
재정상태
친구와의 관계
가정생활
사회생활
(단위 : 점)
084
지난 2주간 스트레스 경험
(단위 : %, 점) 느낌
보통
2017년
느끼지 않음
연령별
2016년
2017년
2018년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2018년
소득별
60대 이상
100만 100- 200- 300- 400- 500만 미만 200만 300만 400만 500만 이상 미만 미만 미만 미만
□ 지난 2주간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10명 중 5명(52.3%)으로 전년 대비 1.7%p 감소하였고, 연령별로 10대가 가장 높고, 60대 이상이 가장 낮으며, 소득별로 100~200만 원이 가장 낮고, 400~500만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작성개요 ▣개 요 ○ 통 계 명 : 서울특별시 도시정책지표조사 (정부승인통계 제201011호) - ’03년 최초조사, ’11년 순환조사(2년주기), 2018년 제16회 조사 ○ 조사대상 : 서울거주 2만 가구(15세 이상 42,991명), 외국인 2,500명 ○ 조사기간 : 2018년 9월 1일 ~ 9월 30일 ○ 조사방법 - 가구조사 : 가구방문면접조사 - 외국인조사 : 방문면접조사 ○ 표본추출 - 가구조사 : 층화집락추출법 (stratified cluster sampling) - 외국인조사 : 1차 추출-층화 단순임의 추출법(체류자격별) 2차 추출- 층화 계통 추출법(국적별) 분류지표: 체류기간, 성별, 연령
○ 표본오차 - 가구주 : 95% 신뢰수준, ± 0.69%p - 가구원 : 95% 신뢰수준, ± 0.47%p - 외국인 : 95% 신뢰수준, ± 1.96%p ○ 설계 및 조사기관 - 조사설계 : 서울연구원 - 조사기관 : ㈜케이스탯리서치
자료출처 ○ 서울 열린데이터광장(http://data.seoul.go.kr) - 조사보고서 : ▶ 열린데이터광장 ▶ 통계간행물 ▶ 서울서베이 ▶ 2019 ▶ 2019 도시정책지표조사 보고서 - 원자료(Raw data) : ▶ 통합검색 ▶ 서울서베이 ▶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정보 (2018년) 085
포스터로 보는 마을 소식
086
087
088
089
090
091
092
093
2019 여름호에 붙이는 포스트잇
김은주 “닮다” 누군가를 닮다.. 나는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며 살고 있는지 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을에서 소 소하지만 의미있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 을 글로나마 보여줄수 있어서 참 좋았다 는 생각, 함께 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는 느낌. 잡지 제목만큼이나 누군가에게 닮 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가야겠다 는 바램. 먼훗날 나를 돌아볼 때 펼쳐보며 행복해할 수 있는 마을 잡지. 닯다. 누군가 는 나를, 나는 누군가를 닮으며 살아가고 싶다. 셀렌다. 조혜진 별 생각없이 놀았는데 어제보다는 오늘 더 조금 생각하며 놀 수 있을 것 같다. ㅋㅋ 너무 놀다 지쳤을 땐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나야겠다. 새로운 꿈들이 생기겠지. 김미선 ‘마을잡지 닮다’를 통해 익숙한 풍경을 비 로소 새로운 시선으로 섬세하게 바라보 게 됩니다. 그러면서 늘 똑같은 ‘내일’이 아니라 마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내일’ 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게 조금 다른 시 선으로 저의 매일이 반짝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하며 ‘마을잡지 닮다’를 통해 행복한 일상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094
최은진 같이 놀 친구가 있다는 것은, 놀 시간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것이다. 김현실 도서관에서 하는 흙놀이는 나만의 개똥 철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번 글을 쓰면서 개똥철학을 조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 배진희 '넌 뭐하며 노니?' 뭔가에 한 대 얻어 맞은 이 느낌은 뭐지? 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 이 물음은 며칠을 계속 되내이며 생각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했다. 저 한 줄의 질문이 내 삶을 내 생활을 돌 아보게 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 상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게 했다. 참 감사한 물음이었다. 허윤서 오랜만에 저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글을 쓰는 것 같아 재미있었습니다. 홍두완 2019년의 반이 지나갔다. 나머지 반을 뭘 하면서 놀까? 올 혀울에는 혼자 노는 것 말고 사람들과 함께 놀아보는 것을 생각 중이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잡지 는 많다. 하지만 마을사람들과 함께 노는 잡지는 많지 않다. 마을사람들과 함께 노 는 잡지......응원합니다.
지영철 다음에 또 놀자~ 최애경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 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위안을 받는 글쓰 기였음 김유선 우리가 행복했던 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 이 나눌 수 있을까. 기억의 집 안에, 좀 더 많 은 공간에 행복을 넣어둘 수 있을까? 가끔 씩 꺼내어 오늘의 고단함과 치환해보면 어떨 까? 그럼 내일은 기억해둘만한 재미있는 일 상을 만날지 모른다. 나를 웃게 했던 순간 들 을 차곡차곡 쌓아 기억의 집으로 보낸다. 어 느 날 윤기 없는 하루가 작은 기억으로 촉촉 해질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을 것 이다. 나의 기억의 집중에 하나는 ‘마을잡지 닮다’이다
095
2019년 여름호 표지모델은 동네에서 오랫동안 목 회 활동을 하시다가 은퇴하고 개인적인? 놀이에 심 취에 계신 김산복님과 소설가 지망생으로 청소년들 의 여행 길잡이와 ‘닮다’잡지의 여는 글도 쓰며 동 네에서 놀고 있는 김환이님입니다. 이번호 마을 대표 모델이 되신 두 분의 즐거운 놀이 를 찾아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2019년 여름호 사진협조는 ‘우리가 마스터입니다’ 에 참여했던 어린이, 청소년, 마을분들이 해주셨습 니다. 표지 촬영은 ‘우리가 마스터입니다’에 길동무를 해 주시는 사진작가 전강희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마을을 닮아가는 마을잡지 ‘닮다’ 통권 제4호 발행일 2019년 8월 10일 마을잡지 닮다 2019‘ 여름호와 함께 하신 분들 김환이, 김산복, 김태정, 김은주, 김현실, 김희숙, 지영철, 임연주, 최희원, 이재옥, 최은진, 허윤서, 배옥영, 김금란, 곽승희, 배진희, 진선희, 김완수, 조혜진, 김미선, 홍두완, 최애경, 김유선 편집 김유선 디자인 인쇄 아리에뜨 후원 산아래문화학교 지원 서울시마을미디어지원센터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사람 속 구석구석을 살피고 숨겨진 골목골목을 드러내는 잡지, 친구랑 속 깊은 대화를 나눌 때처럼 믿는 구석이 보이는 잡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갑니다. 어떻게 하면 한사람한사람의 고유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묻고자 합니다. 뉘도 들어줄 것 같지 않았던 이야기를 자기도 모르게 터놓게 되는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위대한 평민들의 순간순간을 발견하며 잘 전달하고자 합니다. 어떤 형식도 가리지 않고 원고를 받고 있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문의 eyappp9@naver.com 070 8780 4799 http://cafe.daum.net/utmschool 후원계좌 산아래문화학교 우리은행
통권 제5호
통권 제5호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 마을을 닮아가는 잡지
통권 제5호
2019년 겨울호
당신의 집은 안녕하신가요? 마을잡지 닮다 편집모임+ 서울시 마을미디어센터
계란에 대한 명상 | 나에게 집 이란? | 집 | My Sweet Home | 마음만 쓰렸다 | 한 집에 한 가 족 | 자료로 보는 금천구의 주 거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