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18
부정기 마을잡지
vol. 5 사람 in 성수동 1
Editor’s Letter
사람 in 성수동 소나기 속 우산처럼, 폭염 속 입에 문 얼음 한 조각처럼
폭염이 본격화된 2018년 7월말, 폭염이 쏟아지던 오후의 하늘에 그 남자가 떠있었습니 다. 전날 과부하가 걸려 폭발한 변압기, 그만 블랙아웃이 돼버린 성수동의 빌라, 그 앞 전봇 대 고압전선 위에서 작업중이었습니다. 작업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요즘엔 담요처럼 생긴 절연포대만 전선에 씌웁니다. 자세히 보니 그도 그 갑옷을 걸쳤습니다. 분홍 고무판이 대 여섯 개, 그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나무 꼭대기보다 더 높은 그곳에서, 그의 온몸으로 햇 볕이 쏟아졌습니다. 그가 두텁게 감싼 물병을 기울여 물을 마십니다. 그는 한 모금 찬물로 기운을 차리고, 그의 임무를 완수해 낼 것입니다. 성수아트홀 앞, 한 동짜리 아파트, 그 아파트 집집이 미니태양광을 달았습니다. 168세대 아파트에 겨우 하나만 있던 ‘미니발전소’가 열두 개나 더 달렸습니다. 변화가 시작된 건, 지 난 6월 17일. 단오를 하루 앞두고 태양맞이 행사를 하면서, 서울시 태양광 보급업체와 서 울에너지공사 태양광지원센터를 불러 안내를 받았습니다. 태양열은 아니고, 태양광을 모 아 집안으로 흘려보내주면 한 달에 평균 30킬로와트쯤이 생산된답니다. 태양광을 달자, 114년만에 왔다는 기나긴 폭염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이 든든했습니다. 저 기구는 10여년 동안, 20여년 가까이, 무심하게 우리와 함께 하겠죠.
2
서울숲에는 다양한 정원들이 있습니다. 도시정원사들이 모여서 만든 오소정원은, 지금도 그들이 여전히 가꿉니다. 어린이 정원에는 마녀의 집이 있는데, 그걸 기획한 사람들은 동 네의 엄마들 그리고 아이들이었습니다. 서울숲 4번 출구를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면, 왼편 에 작은 정원이 하나 있습니다. 그늘진 시간이 훨씬 더 많은 이 작은 땅을 가꾸는 것은 성동 구 사람들로 구성된, ‘우리동네가드너’입니다. 겨우 격주로 한번 모여, 겨우 두 시간 손길을 보탤 뿐이지만, 이 큰 서울숲에서 그들은 가끔 불어주는 신선한 바람 같습니다. 도시정원 사들, 어린이정원을 만든 주민들, 그들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들이 잠에 들었을 밤 열두시 전후로, 성수동의 길가는 깜박이를 켠 청소차들이 길을 누 빕니다. 쓰레기와 음식물 폐기물을 치워가는 차량들입니다. 낮에는 도시민들의 눈살을 찌 푸리게 하고 코를 막게 하기 때문에, 그리고 교통도 막히기 때문에, 밤의 운행자가 된 이들 입니다. 그들이 치워간 자리에 도시민들은 다시, ‘죽도록 사고, 죽도록 쓰고, 죽도록 버릴’ 것입니다. 도시의 재활용장도 그에 못지 않죠. 겨우 ‘모아주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한 이들 도 스티로폼, 플라스틱 포장재, 페트병, 유리병을 산처럼 쌓을 것입니다. 깜박이를 켠 재활 용 트럭이 또 찾아 오겠구요. 매주 토요일 오전 여덟 시, 성수아트홀 앞 길거리와 동부공원 에는 몇 명의 엄마와 아빠와 아이들이 나타납니다. 한 손엔 집게를 들고, 한 손엔 쓰레받기 함을 들고, 그들은 ‘동네 한바퀴’를 합니다. 그들도 2년째,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는 꽃이요, 농촌은 뿌리요 줄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도시 안에도 줄기요 뿌리는 있습 니다.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맡은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마음을 내어 함께 손잡 고 우리의 공유공간을 가꾸는 이들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소나기 속을 나설 때 펴는 우산 같은 사람들, 폭염 속 입안에 문 한 조각의 얼음 같은 사람들. 그들이 고맙습니다. 우리도 그들 중 하나일 수 있을까요? 성수동쓰다 편집장 원 동 업
3
2018. AUGUST
Contents
1부 사람 in 성수동
08 다루도서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발행인 publisher
원동업
편집장 editor in chief 원동업 편집위원 editor 이성일, 이희선, 이미경, 곽설미, 서수아, 신희섭, 서민홍 디자이너 designer 강민경 일러스트 illustrator 최제희, 강민경 기고 contributing writer 이유상, 정의홍, 조나무, 지담, 이상국, 서양선, 김재희, 서성원, 박가인, 이병훈, 서보형, 엄용우, 이상민
사람 in 성수동
10 한 뼘 틈이 생기면 풀과 나무를 심는다
서울숲, 컨서번시와 매니저와 자원봉사자들과
14 발간 성수도시재생주민기자단 후원 성수도시재생센터 동네잡지 <성수동쓰다>는 2018 성수도시재생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낮엔 구두장이 밤엔 성경읽는 마틴처럼
성수동 한용흠 구두장인
16 7인의 라이브 예술가
베란다 인더스트리얼
21 독자기고
변방 서울 시민의 성수동 정착기1
24 성수동 이마트에서 본 그 ‘애’ 페퍼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살아갈 이유는 뭘까?
26 그녀 테레사
클래식 연주하듯 피자를 굽는 여인
28 성수동의 작은 하와이 로라이모네
일본서 패션, 하와이선 푸드트럭, 성수동에선? <표지사진> 베란다인더스트리얼_서민홍
4
2부 우리 동네 이야기
성수동의 서울 미래 유산
34 서울경찰기마대
36 뚝섬승마장
38 독서당로 40길, 42길 벽화골목
무채색 골목에 화사함을 입히다
40 왼손으로 그린 그림
여름 풍경 3제
42 로컬브랜드의 가치가 오래 지속 되려면?
지역 브랜딩은 결국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52 평범치 않은 평범함
성수동 일요일 3부 성수 도시재생 공모사업을 소개합니다
56 드림트리
57 성수나눔강좌
59 민화@성수
60 시간기록소 4부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44
68
낭독의 매력
분수
46
70
천만 반려동물 시대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 옷, 직접 만들어 볼까요?
동시
에세이
어머니 밥은 오빠가 할 거에요
74 48 성동육아종합지원센터
약은 약사에게 육아상담은 보육반장에게
50 월드 시티즌 토크
우리 안의 이방인
그림
현대인들의 관계성에 대한 녹색구름같은 이야기
76 News
성수에서 생긴 일들
78 에필로그 5
성수동의 사람들. 달콤한 양파들...... 그들은 달콤하다. 시멘트 빛깔의 공간에서 까도까도 자꾸만 나오는 여유로움과 성급함의 반복...반복... 그래도 한번 맛들이면 잊을 수 없는 달콤한 양파 맛의 신기한 그들... 글, 그림 최제희
6
1
사람 in 성수동 7
다루도서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사람 in 그림책
글 곽설미 그림 강민경
<쫌 이상한 사람들> 글그림 미겔 탕코, 문학동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질문에 막막함이 몰려온다면, 여기 <쫌 이상한 사람 들>을 만나보세요. 이 그림책에 나오는 쫌 이상한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마음을 쓰고, 혼자라고 느끼 는 이가 있다면 곧바로 알아채고, 자기편이 졌어도 상대방에게 축하를 건네고, 가끔은 그저 좋아서 춤을 추 거나 음악을 연주합니다. 나무에게 감사할 줄 알고, 손을 꼭 잡고 걷는 것을 사랑하며, 때때로 다른 이의 발 자취를 따라 걷기도 하지요. 이 책은 ‘세상에 이렇게 쫌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다른 이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고 눈을 크게 뜬 채로 꿈을 꾸는 사람들, 이상한가요? 우리는 매일같이 마음 에 불신의 금을 긋게 하는 소식들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 문득 친절과 나눔, 따뜻함이 라는 단어와 맞닥뜨렸을 때, 그 어느 언저리에 낯섦, 이상함,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을 느끼게 되어버린 것 은 아닐까요? <쫌 이상한 사람들>의 범주로 들어서면 우리는 많은 질문들을 받게 됩니다. 내심 어떤 대가를 바라거나 꿍 꿍이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대가 없이 행동하는 것이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들. 이 제 막 쫌 이상한 사람이 되어보기로 했다면, 때로는 이 질문들 앞에서 자신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 기도 하지요. 하지만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쫌 이상한 사람들은 우리 삶 곳곳에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흔들리던 이들이 모여 서로를 붙잡고 결국에는 일을 치고야 말기도 합니다. 그게 <성수동 쓰다>의 시작과 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은 비밀 아닌 비밀이지요! 나 하나에서 ‘우리’가 되는 순간 쫌 이상한 사람들은 쫌 평 범한 사람이 됩니다. 지금 우리 성수동은 <쫌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동네인가요, 평범한 동네인가요? 8
<12명의 하루> 글그림 스기타 히로미, 밝은미래 가끔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있었던 일을 되짚어봅니다. 누굴 만나서 무슨 일을 했고, 이런 일이 없었더라 면 이렇게 될 뻔했고.. 가만히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 만났던 이들을 생각하노라면 오늘 하루가 매순간 엄청 난 우연과 사건들로 가득히 채워져 있는 것이 보이곤 합니다. 아이의 등굣길, 차를 몰고 가다 차창 밖으로 무 시무시하게 밝은 얼굴로 혼자 걷는 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순간, 복잡한 아침 스케쥴로 지끈거렸던 머리가 씻은 듯이 맑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 일이 꽤 기억에 남았는지, 그 후로 전혀 모르는 이인데도 그 사람을 등굣길에 우연히 마주칠 때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사람은 어느 날의 자신의 함박 미소가 낯선 이 에게 이렇게 작고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12명의 하루>라는 그림책은 제목 그대로 한 마을에 살아가는 12명의 하루를 보여줍니다. 12명의 하루 는 모두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간대에 시작해 각자 다른 시간대에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러나 12명의 하루 를 쭉 함께 따라가다 보면 혼자서 채워지는 하루는 없지요. 12명 중 두 사람의 하루를 쫓아가보면 초등학생 인 헤모는 소방관 피아트를 소방서 견학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저녁, 헤모가 집에서 불이 났다는 뉴스 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동안 피아트는 현장에 출동합니다. 늦은 밤, 헤모가 꿈 속에서 공을 차는 동안 피 아트는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느라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지요. 모두 잠든 새벽, 피아트도 비로소 일을 마 치고 잠에 듭니다. 피아트의 노력으로 몇 시간 뒤, 헤모는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하게 됩니다. 나머지 10명 은 또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서울숲옆 다루작은도서관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6길 14 2층
9
한 뼘 틈이 생기면 풀과 나무를 심는다
서울숲, 컨서번시와 매니저와 자원봉사들과 글, 사진 원동업
도시는 한 뼘이라도 틈이 있으면 집, 길, 주차장, 상가를 세우는 땅입니다. 물은 흙 위로도, 자갈 위 로도 자유롭게 흐르지 못합니다. 겨우 아스팔트 위를 떠서 흐르다, 콘크리트 수로로 흘러듭니다. 풀 과 나무는 겨우 화분에서 자랍니다. 나비도 벌도 날아들 수 없는 아파트 베란다 안에서, 겨우 옥탑방 곁 작은 옥상 지붕에서 식물들은 자리를 잡습니다. 반대인 곳도 있습니다. 도시에서 한 뼘 틈이 생기 면 풀과 꽃, 나무를 심는 사람들도 있죠. 성수동의 서울숲은 그런 곳,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10
서울숲 컨서번시, 나무와 풀의 파이오니어들 서울숲에 가면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어떤 때는 함께 책을 읽자 권했습니다. 쓰레기통에 장미꽃 을 꽂아놓은 이들이 있습니다. 서울숲에서 지난해 쓰레기봉투값으로 나간 돈만 1,000여 만원. 일 회용품을 줄이고 도시락과 물병 소풍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도시락 정원을 만들어 놓기도 했었죠. 자 원봉사 노란 옷을 입히고 기업체 직원들과 코스모스 씨앗을 심었던 것도 이들이었죠. 서울숲사랑 모임이라는 작은 조직이었지만, 오랜 경험과 열정을 인정받아(서울그린트러스트와 당연히 같이) 지난 2016년부터 서울숲 운영을 맡은 이들이 서울숲 컨서번시[현재 30여 명의 직원, 50여명의 기간제 직원이 일한답니다]입니다.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시민의 이름으로 이 큰 땅 서울숲의 운 영위탁을 맡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름이지만, 이들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운영했던 이들과 같은 꿈을 지니고 있죠.
11
장연정 씨는 이곳 서울숲 컨서번시의 팀원으로 매니저를 맡고 있습니다. 그녀도 다른 서울숲 컨서 번시 사람들처럼 일당백의 일을 합니다. 그중 올해 했던 일의 하나는 서울숲 습지생태원 옆에 일명 ‘제비논’을 꾸린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선 제비를 보기가 쉽지 않은데, 성수동엔 제비가 여전히 날아 들고 있습니다. 귀하디 귀한 손님이 아닐 수 없죠. 제비들은 특이하게도 민가에 집짓고, 진흙을 침 에 버무려 둥지를 짓습니다. 그네들 제비를 위해 특별하게 만든 곳이 이곳 습지, 논입니다. 그녀는 멀리 전라, 충청에도 연락을 해서 모들을 모았습니다. 종래는 고양시 우보농장까지 달려가 품앗이를 해주고(토종벼를 응원하는 제 값도 좀 치루고), 토종벼들을 실어왔습니다. 인터넷에서 모 은 아이들과 그 엄마들이랑, 서울숲 근처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연락해, 서울숲에서도 모내기 행사 도 했습니다. 영상 강연도 했습니다. 제비 말고도 수많은 생명들의 터전이 이곳 논이라고요. 제비를 위해 논을 만들다 이유리, 이원영, 박소영 매니저는 격주 목요일 오전 10시, ‘우리동네가드너(우동가)’ 1기들과 만납 니다. 사실 지금은 없는 녹색공유센터가 서울숲 4번출구 앞 2층 양옥집에 세들어 있을 때는 지역 과 만나는 일이 더 잦았습니다. 화목한 수레는 화요일 목요일마다 화분에 꽃과 풀을 싣고 골목을 누 볐습니다. 사람들을 만나 ‘녹색손가락(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들)’들을 발굴해 내고, 쓰레기가 쌓이 던 곳에 정성스레 꽃과 나무를 심기도 했구요. 반상회를 해서 지역주민들을 초대하고, 꽃으로 벌이 는 축제를 함께 했었네요. ‘녹공’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해체’된 후, 그 취지가 일부 담긴 프로젝트 가 이 ‘우동가’죠. 성동구 주민으로만 가드너를 모았거든요. 이들은 우동가와 함께 정원을 만드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12
이 세 명의 젊은 매니저들에게 풀과 나무와 흙은 직업이요 직장입니다. 이들이 인도해갈 자 원봉사자들은 사회에서 잘 교육받고, 선한 마음을 지닌 시민들입니다만, 풀과 나무와 흙의 언어는 서툴죠. 매니저들은 유치원 선생님들처럼, 축구장의 코치들처럼 함께 합니다. 오늘 은 무엇을 할지를 미리 계획해 옵니다. 어떤 날은 씨앗을 심고, 대부분 풀을 뽑고, 물을 줍니 다. 어떤 날은 향기 정원으로 가고, 어떤 날은 앉아 다육이를 화분에 심지요. 매번 자원봉사 자들이 일할 호미와 삽과 물조롱이들을 챙기고, 작업장갑들을 빨아 말려도 놓습니다. 필드 에서 매니저는 나무를 심는 일도 하나하나 가르쳤습니다.
“묘목이 들어갈 자리 둘레는 손가락 하나쯤 되게 더 넓게 파세요. 뿌리가 자랄 공간을 만들어 주시면 좋거든요.” “씨앗을 심을 때는 대개 씨앗 두세 개 키 만큼씩만 흙을 덮어 요. 그리고 믿고 기다리는 거죠.”
서울숲을 만나는 백 사람, 백 가지 방법 우리동네가드너로 참여하고 있는 홍효정 ‘자원봉사’자는 ‘멀쩡한’ 직장을 다니며 격주로 목 요일 오전마다 이곳 서울숲에 옵니다. 직장엔 반차나 연차를 사용하죠. 주변 사람들은 ‘그렇 게까지…?’ 하며 이해가 안 간다 말하지만, 그의 생각은 분명합니다. 자원봉사는 흔히 하는 말처럼, 베푸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식물들과 흙과 한 조롱이의 물과 나뭇잎 사이로 들어온 햇살은 언제나 효정 씨의 에너지가 됩니다. 첫날부터 함께 했던 자원봉사자 고승우 님은 남편 리오넬과 함께 서울숲 제비논 만들기에도 참여했습니다.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주연 님처럼, 승우 님도 한 군데서 더 정원을 가꾸고 배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동안 식물을 보고 알고 접해온 최우영 님도, 신혼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지만 서후미 님도, 늘 밝은 얼굴로 필드에 나서는 장은영 님도 조용하지 만 성장을 멈추지 않는 식물들처럼, 그네들도 마음의 기쁨과 만족이 자랐죠. 7월 26일 목요일, 상반기 마지막 모임날 폭염이 세상을 달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늘 로 숨고, 집안과 건물 안으로 들어 에어컨을 켭니다. 도시의 바깥은 집집마다 뿜어낸 열기로 더욱 덥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 때도 기꺼이 바깥으로, 그리고 식물 가까이로 갔습니다. 한 줌 물은 이때 더욱 식물들에게 필요하겠고,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김매기 하는 일도 빼놓 을 수 없어서였습니다. 그건 우리들의 약속이었으니까요. 서울숲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중 하나라는, 향기정원의 배롱나무는 매끄러운 가지와 넓게 펴진 분홍꽃들로 방문자들을 환영했습니다. “쥬시후레쉬,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 롯데 껌”의 허브들이 그 주위로 가득했습니다. “꽃향기를 맡으면 신이 나는 꼬마 자동차~” 노래 도 흥얼흥얼 하게 되더군요. 도시 안의 자연 공원. 서울숲을 만나는 백 가지 방법이 있습니 다. 우린 과연 몇 개의 방법으로나 서울숲을 만났을까요? 13
낮엔 구두장이 밤엔 성경읽는 마틴처럼
성수동 한용흠 구두장인 글, 사진 이희선
14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가운데 보잘것 없는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레오 톨스토이 원작의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를 옮긴 그림동화 <구두장이 마틴>에 나오는 성경 구절이다. 마틴은 지하방에 살면서 낮 동안에는 구두장이로 저녁이면 성경책 을 읽는다.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만난 한용흠 구두장인이 꼭 한국의 구두장이 마틴같다. 그의 세례명 또한 톨스토이와 같은 레오이다. 올 봄 방영된 <다큐 3일> (5. 27 방영)에서 늦은 나이에 한글을 깨우쳐 처음 한글을 써서 구두를 만들었을 때 하나님께 감사해서 성당 에 가서 펑펑 울었다는 한대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59년 왕십리생 한대표는 모태신앙인 부모님을 따라 성당에 다녔다. 가난에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첫 직장 1972년 (14세) 삼양동 형제양화점을 시작으로 수십 군데 구두회사를 거 쳐 2006년 (주)지니킴 외주 개발 실장, 2011년 한국제화 아카데미 강사, 2009~2016년 빅뱅, 투애니원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인들의 무대 신발을 제작하면서 해외에도 알려져 일본 관광객들이 꾸준히 한대표의 구둣방을 찾는다. 발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특수슈즈도 제작하면서 “불편함이 편함으로, 그 분들이 웃으 면서 구둣방을 나설 때 보람을 느낀다”는 한 대표는 2006년부터 10여 년 동안 봉사밴드 를 결성하여 전국의 양로원 요양원을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여러 가지 힘든 여건 으로 봉사활동이 중단되어진 것이 아쉽다는 한대표는 언젠가는 다시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말씀도 잊지않았다. 한 분야에서 45년간 일한다는 건 장인에 앞서 극한 직업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한대표에게 구두 일을 언제까지 하실 거냐고 물었더니 ‘구두 일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며 ‘생의 마 지막 날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태리 명품 구두를 수제화의 메카 성수동에 서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했다.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으로 성수동이 몸살을 앓으면서 한대표도 올 11월이면 이 구 둣방을 떠나야 한다. 성수동을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한다는 한대표의 바람처럼 연무장길 의 구두장이 마틴으로 오래토록 머물길 바란다.
15
베란다 인더스트리얼 라이브 아트전 글, 사진 원동업
베란다 인더스트리얼은 쉽게 문을 열지 않던 곳이다. 작업실로 쓰이는 공간이니 당연한 일 인지 몰랐다. 그곳에서 ‘LIVE ART EXHIBITION’이 열렸다. 라이브 공연, 실황 중계. 완성 된 작품을 건 전시실이 아니었다. 작가들은 자신의 창작 행위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작 품이 아니라 오히려 작가 스스로가 전시된 것과 다름없었다. 일곱 명의 작가는 각자의 벽과 공간을 할당받았다. 부처님을 그린 탱화는 스태인드 글라스 처럼 창가에 걸렸다. 2미터가 넘는 큰 창이었다. 햇살이 부처의 후광이 되어주었다. 타투 이스트는 시술을 위한 침대를 갖다 놓은 구석에 있었다. 그의 ‘예술행위’는 곧 ‘의료법 위반’ 이기도 하므로, 언제 경찰이 급습할지도 모른다고 예술가들은 농을 주고받았다. 판옵티콘 처럼, 중앙에 서서 한 바퀴를 돌면 작가들이 모두 보였다. 어쩌면 예술작품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예술의 본령이거나 본질에 가까울 것. 라이브아트전시는 날 것 그대로 의 예술적 긴장과 힘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작품을 들여보았다. 16
17
김정한[베란다인더스트리얼 대표. 스크류 아티스트] 전시장엔 소음이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전동드라이버로 나사를 나무판에 꽂아 넣는 소리였 다. 크기는 다양하지만 금, 은, 동, 검정 그리고 무광과 유광밖에는 없는 나사. 그것만으로 그 는 회화와 조각의 중간쯤 되는 작품을 만든다. 웬만한 작품엔 나사못이 4만 개 쯤 박힌단다. “예술을 한다는 거요? 나는 그 안에서 모든 생각을 해요. 일상의 생활에서는 바빠서 들지 않 던 생각들이, 이 반복 작업 속에서는 나오거든요.” <죽음의 키스> 작품을 할 때, 마릴린 먼 로 입술색, 즉 붉은 색이 필요했다. (그러나 붉은 색 나사못은 없고) 그는 나사를 부러 녹슬 게 했다. 유혹과 그 안의 ‘위험한 어떤 것’이 물성 자체로 표현됐다. 최시안[사진작가, 기록 담당] 디카로 바뀌면서, 필름카메라로 찍던 시대와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옛날엔 인화하고 현 상해서 앨범에 보관하고, 시시때때로 보았는데, 더 이상 우리들은 그렇게 않는다. 매번 새롭 게 찍을 것들이 있으니까. 라이브아트에서, 사진은 어떤 작업이 가능할까? 최시안 작가는 ‘ 현장의 모습을 즉각, 그 자리에서 공유’하는 걸 택했다. 그녀가 타공판에 그 형상들을 보여 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것이 픽셀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적인 동시에 디지털 적인 것. 현재가 기록으로 남고, 기록이 다시 현재와 연결되는 과정. 그의 작업명은 ‘사진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였다. 그럴까? 질문하고 싶었다. 그 질문을 끌어낸 저 문장의 도발이 또하나의 예술처럼 보였다. 김상우[팝아티스트] 그도 성실하게 직업인의 생활을 가진 적이 있다. 영상 작업을 하면서 서른 넘어까지 야근을 하고, 직장인의 점심을 먹곤 했다. 돈을 벌고 외모를 꾸미고, 노후를 대비하는 생활.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리를 괴롭히는, 적어도 그 자신을 괴롭히는 수많 은 문제들은 그림을 그릴 때, 스러졌다. 아니 오롯하게 선다고 해야하나? 그는 “세상은 이래 야만 하는 건가?” 의문이 생겼고 자주 분노했다. 차라리 눈에 가위표를 해야하나? 그가 선 택한 투쟁, 그는 모든 그의 생각들을 밖으로 갈겨댄다. 그의 몸에도 타투가 많았다. 중학교 때 영화 ‘이유없는 반항’을 보고, 타투에 끌렸고, 스물한 살 때 타투이스트에게 부탁했다. 그 의 몸에는 어벤저스의 주인공들이 곳곳에 살아있다. 스파이더맨, 헐크, 아이언맨…. 그는 평 범한 사람이고, 동시에 (히어로들처럼) 비범한 사람이다. 아마도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18
이용범[타투이스트] 동물들의 문신, 즉 몸의 무늬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자신을 숨겨서 위장하거나, 왜곡해 드 러내 보이면서 위협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문신은 노예의 낙인으로부터 시작했고, 근현대 엔 특정 계급(조폭, 깡패)의 표식이었다. 그러니 타투는 대개 혐오스러웠다. 현실적 규제도 있다. (타투를 예술로 보는 여러 나라와 달리 일본과 한국은 타투를 금한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문신은 새로움이다. 다른 모든 예술과 똑같이, ‘표현’이다. 타투이스트 이 용범은 자신의 몸에 새긴 타투를 기꺼이 보여주었다. 타투 시술 현장도 카메라에 담도록 허 용했다. 시술대상이 된 성시훈 역시 타투이스트였는데, 타투이스트들은 서로 타투를 나눈 다. 타투만큼 적나라하고 인간적인 예술도 또 없는 듯했다. 김하원[옻칠공예작가]은 옻(lacquer)칠을 거듭한다. 신의 혈액으로 불렸던, 그러나 이제는 ‘래커칠’이라는 값싼 화학염료에 밀려나버린, 그 얇은 막들이 파내도 될 만큼의 층을 형성 한다. 그 층을 일일이 파내 홈을 만들어낸다. 홈은 이어져 형태가 된다. 거기에 은분과 금분 을 채워넣는 상감 기법을 통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어 간다. 그렇게 꼬박 1년여 넘게 세월 을 쏟아 부워 만드는 작업도 있다. 함께 간 중1 아들은 그의 작품이 제일 맘에 든다고 했다.
19
백윤아[화가]의 작업은 ‘마음껏 낭비하는 일’이었다. 붓도 사용하지 않고, 물감도 섞지 않고, 벽에 흩뿌렸다. 벽면을 전부 칠한 다음에, 그곳에 다시 색칠도 했다. 어두운 배경 위에서 아 래로 떨어지는 색들은 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 같았다. 혹은 하늘을 향해서 승천하는 영혼 의 반짝임 같았다. 생과 업은 어떻게 만들어지든가? 차곡차곡 형태를 만들어가는 한 줄 붓 으로? 아니라고 그의 뒷모습이 말했다. 짜부라진 물감들 곁으로 책이 놓여있었고, 그림을 낳은 글자도 새겨있었다. “비애와 노쇠가 드디어 그를 죽음으로 인도하며 이토록 길고 고달 픈 생애를 거쳐 비로소 깨닫게 되느니라, 미궁속을 헤매왔음을… 바이런” 이혜원[불화 작가]도 수도승같은 절제와 집중 속에서 작업한다. 그의 작품은 일단 자신의 선택이면서 선택이 아니다. 마음 가는대로 그려내는 것도, 추상적 형태로 그려내지도 아니 한다. 불화(탱화)라는 전통의 테두리 안에서 내용과 형식도 정해져있다. 색을 제대로 내기 위해선 긋고 말리고 긋고 말리고를 열 번쯤 해야한다. 효율과 자유와 편리를 찾는 시대엔 그 런 태도가 오히려 ‘라이브 아트’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작품만큼, 문신을 하고 검은 안경을 쓴 사내들의 대화가 흥미로웠다. 저 반복되어 고된 작 업을 해내는 애띠고 하얀 얼굴들에 호기심이 일었다. 작가들은 작품을 하다, 휴식을 취하다, 서로 대화를 하다, 독자들과도 묻기도 하고 답도 했다. 밥을 먹었고, 재료가 오길 기다렸고, 준비를 했고, 커피를 주문했고, 담배를 피웠다. (전시장 안의 저들과 전시장 바깥 우리들의 차이는 무엇이겠는가?) 2018년 7월 7일부터 14일까지 벌어졌던 라이브아트는 사실, 현 재에도 진행중일 것이다. VOL.1으로 명명된(이제 시작된) 이 전시의 또다른 부제는 <We are ARTISTS>였다.
20
<성수동쓰다> 4호를 보시고 독자가 글을 보내왔다. 잡지에 실린 글들로 인해 성수동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내 용과 재미있는 성수동살이 소개도 함께였다. 왜 성수동에 오게 되었는가를 이번 5호에, 성수동에서의 발견과 반 전있는 생활을 다음 6호에 나누어 싣는다.
변방 서울시민의 성수동 정착기 1 글, 사진 서성원
나는 지난해에 성수 동민이 되었다. 정확하게는 2017년 10월 27일(금)이다. 서울숲 단 풍이 마지막 가을 풍경을 펼치고 있을 무렵이었다. 나는 햇병아리 성수 동민이다. 전에는 노원에 살았다. 20년 넘게. 익숙해서 고향 같았다. 그런 동네를 버리고 성수동에서 어떻 게 살아가는가? 이런 얘기를 하려 한다.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말하자면 ‘성수동 정착기’라 고나 할까.
21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사는 결코 쉽지 않았다. 돈 때문이다. 사실은 노원에서 한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산 것도 그것이다. 우리 가족은 셋이다. 한번쯤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을 했다. 그렇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바라는 것은 같은 듯 달랐다. 누구의 요구 사항을 우선으로 해야 할까. 아내는 새 아파트를 원했다. 한 아파트에 오래 살았기 때문이다. 삶의 묵은 때가 아파트에 배었다. 낡아서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집에서 아내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내 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새 아파트를 찾아 나섰다. 새 집을 찾지 못했다. 세월만 흘 러갔다. 그러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곳이 바로 성수동이었다. 왜? 먼저 교통 여건이다. 딸의 직장이 강남역 근처였다. 노원에선 너무 멀었다. 성수동은 지하 철 여섯 구간이면 된다. 어디 그 뿐인가. 강변북로, 동부 간선도로, 내부 순환도로로 연결되 어 말 그대로 사통팔달이다. 그래서 내가 출퇴근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바라는 것은? 운동하기 좋은 곳이었으면 했다. 나는 저녁 시간에 배드민턴 을 해왔다. 성수동에는 배드민턴 클럽이 많았다. 나는 사람들을 잘 사귀지 못하는 편이다. 어쩌면 한번 뿌리내린 노원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것도 그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 운 동을 하면서 알아가거나 이러저런 모임을 통해서 사람들을 알아 가곤 했었다. 아내는 탁구를 한다. 성수동에는 구민체육센터가 있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운동할 수 있 다는 매력이 있었다. 우리 가족은 산책을 즐기는 편이다. 노원에 살 때는 가까운 곳에 공원이 없어서 불만이 컸 다. 한데 성수동에는 서울숲, 한강변, 중랑천변이 있다. 저녁밥을 먹은 뒤에 산책을 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내가 바라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도서관이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수동에는 도서관이 있었다. 성동구립성수도서관. 나중에 알고 보니 건물 중에 한 층만 사용하는 작은 도서관이었다. 그렇긴 해도 내가 성수동으로 마음이 기우는 데 상당히 영향을 주었던 건 사실이다. 한강? 그렇다. 한강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 성수동은 한창 뜨고 있는 동네였다. 그래서 성수동에서 계속 살 아간다면 부동산에서 손해 볼 게 없다는 계산이 어쩌면 첫 번째 고려 사항이었다.
22
변방 서울시민의 성수동 정착기 1 드디어 2017년 10월 27일, 나는 성수동 사람이 되었다. 나는 오자마자 경일배드민턴 클럽에 나가게 되었다. 운동으로 만나는 사람은 그나마 쉽게 친해진다. 지금 동네에서 내가 얼굴을 익힌 이들은 그들뿐이다. 요즘 여름 날씨가 대단하다. 주말이면 운동 마치고 가끔씩 뚝섬역 근처 영진마트 야외 테 이블을 찾곤 한다. 캔 맥주 하나면 시원하다. 근처를 지나치는 사람들은 나를 봤을 것이다. 배드민턴 가방을 옆에 두고서 앉아있는 사나이를. ‘아하, 딴 동네서 왔다는 그 친구가 성수 동에서 뿌리를 박아보려고 저러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 아님, 말이라도 걸어주신다면 ……, 더 없이 황송한 일이 되겠고. 우리는 성수동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싶다. 고향처럼 느껴질 때까지 오래오래 살고 싶 다.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술잔도 나누고, 투박한 골목길이 맘에 안 든다고 투덜대기도 하 면서 그렇게 오래 오래. 여기까지가 ‘변방 서울 시민의 성수동 정착기 1’이다. 다음에는 반전 있는 얘기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쯤에서 내 말을 끝내려 한다. 다들 성수동에서 행복하게 사시길 …….
서성원 [서울숲] seoulsoop-@naver.com
23
성수동 이마트에서 본 그 ‘애’ 페퍼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살아갈 이유는 뭘까? 글 서양선
사진제공/ 이마트
매장 안내 도우미 ‘페퍼'를 소개합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A robot with its body shape built to resemble the human body) 입니다.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인간의 행동을 잘 모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페퍼를 만나본 사람들의 첫 반응은 ‘귀여워’ 라는 단어입니다.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이유는 개발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에 대한 깊은 연구 결과입니다. 24
소프트뱅크 개발팀에서 말하는 페퍼의 키는 121cm이고, 10-12살 어린이와 비슷하다고 합 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볼 때 친구 같고, 성인에게는 아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합니 다. 페퍼의 목소리도 높낮이와 빠르기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문화권에서도 사랑 받을 수 있으며. 또한 농담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로봇으로 프로그래밍 되었다고 합니다. 지난 5월 9일부터 30일까지 성수동 이마트에서 안내도우미로 일했던 페퍼를 못 만나본 것이 많이 아쉬 운데요!!! 페퍼가 받고 있는 많은 질문중에 한 가지는 그의 성별입니다. ‘Girl or Boy’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생각할 시간을 가져 볼까요? 남자라고 답한 이는 여자분들, 여자로 바라보는 분들은 남자분들이라고 합니다. 어떤가요? 참고로 써니는 ‘boy’로 보았고, 페퍼에 대해 말할 때 그(He) 라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하!! 학습을 통해서 일정 수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대화가 가능한 페퍼는 2018년 현재 그의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Pepper의 경력> . 가고시마 초밥집 안내 도우미 . 스코틀랜드 식료품점 안내 . 훗가이도 공항 면세점 안내 . 가천대 길병원 헬스케어 도우미 . 이마트 매장홍보 도우미 . 롯데백화점 매장 홍보 도우미 . 교보문고 도서추천 도우미 . 뉴욕 HSBC은행 고객응대 . 네스카페 무인카페 고객접대
사진제공 / 소프트뱅크
그의 활동 범위가 너무 넓은 이유로 여기까지 소개합니다. 페퍼의 탄생 목적은 외로운 사람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고령으로 힘들어진 사람들의 일상생 활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소프트뱅크사의 목적과 조 금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2018년 현재 그는 세계 많은 국가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 습니다. 누군가는 로봇에게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탄생 하였습니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이유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5
그녀 테레사
클래식 연주하듯 피자를 굽는 여인 글, 사진 이희선
그녀의 이름은 테레사 ㆍ피아노 전공 ㆍ1998년 독주회 ㆍ성수동 성당에서 20년 반주 지휘 ㆍ대한미술피아노학원 20여년 운영 ㆍ2017년 화덕피자집 열어 고군분투 중 26
그녀는 아티스트다. 그것도 클래식 아티스트다. 그런 아티스트적인 정신에서 그녀에게 맞는 단어를 찾았다. 이태리어로 ‘GENUINO’이다. 순수함, 정성을 다함. 그녀는 어느 성직자보다 지고지순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피자집 사장이다. 악기를 연주할 때 실수하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피자를 구울 때도 나온다. 그녀는 오늘도 손님 눈치를 살핀다. 피자가 과연 맛있게 구워졌을까? 손님의 맛있어하는 표정을 봐야 안도의 숨을 쉰다. 그녀는 ‘GENUINO’의 삶을 살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녀는 피자를 구워놓고 손님의 눈치를 살핀다. 악기를 연주하고 관중의 눈치를 살피듯이…. 사장님 조금 못해도 괜찮습니다. 조금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마음을 내려놔도 됩니다. 사장님 피자 맛 팬 철수가 - 2018. 6월 1일 아트카페테레사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2 27
성수동의 작은 하와이 로라이모네
일본서 패션, 하와이선 푸드트럭, 성수동에선? 글, 사진 이희선
구릿빛 피부가 인상적인 오석철 대표는 군대 후임에게서 받은 패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 본으로 패션 유학을 떠나 26살에 한국에서 패션 회사에 입사 4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 하와이에 이민 간 고모님댁에 여행 비자로 방문하였다가 3년을 체류하면서 하와이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고모님께 요리를 배워 올 3월에 한국에 와서 뚝도시장 근처에서 로라 이모네를 오픈하였다.
28
서핑용품으로 하와이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 잡는 뚝도 시장 초입에 자리잡은 하와이 음식점 로라이모네, 필자의 시선도 그렇게 훔쳤다. 그렇게 이 끌려 들어간 식당 내부는 더더욱 하와이다. 갈릭 버터 쉬림프, LA 갈비, 치킨 바베큐 심플한 메뉴와 하와이풍 분위기가 식당을 찾은 고객들을 만족시키기에 무리가 없어보였다. 임대료 가 비싼 성수동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뚝도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한 오대표는 아직은 서툴 지만 식당 사장님다운 모습으로 서툴지만 느린 발걸음을 움직인다. 식사를 하면서 나는 아줌마다운 너스레를 떤다. “손님은 많아요?” “아직은…….” “홍보를 이렇게 해보세요. 메뉴는 이렇게 해보시구요.” 골목식당의 백대표인양 조언 아닌 조언을 하고 나서는데 “천국이 있다면 그 곳이 바로 하와이입니다. 모든 게 느려요. 서울은 너무 빠르잖아요. 하와이에 한 번 가 보세요” 오대표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머문다.
로라이모네 성수동 2가 336ㅡ2
29
30
2
사진 서민홍
우리동네 이야기
31
32
<성수동의 서울미래유산> “오늘, 우리는 100년 후의 보물을 준비합니다.”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의 소개입니다. 문화재로 등 록되어 있지는 않으나, 미래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유형 무형의 모든 자산들을 지정 하여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2018년 5월 31일 현재, 성수동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 래 서울미래유산은 여섯 개. 당신이 지정하고 싶은 서울미래유산 혹은 성수미래유산은 무 엇입니까?
1회차 ; 성수탕과 공씨책방
2회차 : 뚝섬승마장과 서울경찰기마대 3회차 : 성수대교참사희생자 위령탑과 구두제조업.
33
성수동에 터잡은 서울미래유산
서울경찰기마대 글,사진 원동업
34
서울경찰기마대는 태어난 지 올해로 72년입니다. 광복된 다음 해인 1946년 종로구 수송 동에서 창설되었고, 1972년 성수동으로 이사왔습니다. 창설 당시 말 100두, 90여 명의 기 마대로 시작했으나 오랜 세월이 지나며, 현재는 규모가 줄었습니다. 12마리의 말을 14인 이 함께 하고 있죠. 말들의 하루는 규칙적입니다. 여섯시면 하루가 시작되어 아침 건초를 먹습니다. 아홉시부터 는 서울 유일의 실내 마장인 이곳 경찰기마대서 운동이 시작되고, 운동후엔 깨끗하게 목욕 을 합니다. 적외선으로 잘 말리고 난 후엔 점심 건초를 먹고, 2시부터 4시경까지 근무를 합 니다. 업무후 간단한 정비와 함께 건초와 에쿠우스 간식을 먹고 나면 하루가 끝나죠. 이곳은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말 포니와 한국말인 한라마 그리고 유럽말의 후손인 더레브렛 종 3종 류가 한 마방에서 지냅니다. 순하고 강인한 말을 고르기 위해 기마대는 전국의 승마장을 찾 아 말들을 골라옵니다. 이곳 마방은 경찰 숙소답게 간결하고 청결합니다. 서울경찰기마대는 곳곳에서 활약해 왔습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있었고, 서 울시 곳곳의 행사,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도 ‘치안 유지’ 업무를 맡았습니다. 현재는 서 울시의 곳곳 그러니까 서울숲, 영등포공원, 광화문이나 인사동 혹은 명동, 청와대 주변에서 도 근무활동하죠. 기마대 본진으로도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각 단체와 기업에서 견학을 옵 니다. 보육원의 아이들에겐 말을 태워주기도 하고, 성동 광진 중랑 등의 지역센터 아이들과 는 당근주기 행사도 했습니다. 성동구 금호 응봉에서도 우리는 기마대를 보았었죠. 2009년 기마경찰대는 서울지방경찰청 경무과에서 홍보관리실로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 말을 처음 타고 나가는 아이는 겁에 질려 있죠. 한 바퀴 마장을 돌고 나면 아이들 얼굴에 웃 음꽃이 펴요.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 거예요.” 기마경찰대를 책임지고 있는 양창복 대장 의 말입니다. 이들 어린이들처럼, 말들도 태어날 때 자신들의 이름을 갖습니다. 철기병, 프 로페서실버, 더센왕, 선더스텝, 금돌이, 엄지번쩍, 파이브마운틴, 히오로스송 그리고 문화 시대 등입니다. 서울경찰기마대는 경찰청 야구단과 악대, 공연단과 더불어 경찰홍보단의 일원이었고, 군복 무를 하는 승마 국가대표들로 채워졌던 곳입니다. 올해부터 의무경찰이 폐지되면, 새로운 구성원들이 이곳을 채워나갈 변화도 시작될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미래유산 선정위원회가 밝힌 것처럼 이 곳은 “서울시민의 기억과 감성이 담긴 가치있는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 그 역할을 지속해 갈 것입니다.
35
36
성수동에 터잡은 서울미래유산
뚝섬승마장 글,사진 원동업
지금 서울숲 내부에 위치해 있는 서울미래유산 ‘뚝섬 끝에 뚝섬경마장은 1954년 5월 8일 문을 열고, 이후 승마장’은 문이 닫혀 있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경 과천으로 경마장이 옮겨지는 1989년까지 35년여를 폐쇄된 지, 어느덧 4년여가 되어 갑니다. 사정은 이렇 성수동에 자리잡았었습니다. 답니다. 일단 서울시는 이곳 승마장을 운영하던 서울 지금의 성수동 갈비골목은, 당시 뚝섬경마장을 찾았 시 승마협회와의 승마장부지명도청구소송에서 2013 던 수천 명 관객들의 허기를 채워주던 국밥집 골목이 년 승소합니다. 부지에 대한 사용료를 내지 않았던 승 었다고 합니다. 당시엔 채소밭 한복판에 위치했던 경 마협회에 ‘마굿간 및 말 70여 두를 비워달라.’고 요구 마장이라 식사할 곳도 마땅치 않았던 것입니다. 뚝섬 하게 되죠. 서울숲이 생긴 이후, “장마철이면 분뇨 냄 경마장 경주로 안쪽에는 한때 덕마(德馬)라는 골프장 새가 심하고, 인근 성수중고교와 바로 인접한 환경에 도 있었습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지 서 소음과 먼지도 참을 수 없다.”는 주민들의 강력한 었진 이곳은, 비교적 싼 이용료(당시 150만원쯤 회원 민원도 지속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전 혹 권이 팔리던 시대에 600원으로 이용 가능한)와 서울 은 전환을 염두에 두고 연구용역에 들어갑니다. 하지 도심 근접성으로 사랑을 받았다고 하지요. 1960년대 만 “서울에서 유일한 승마장을 폐쇄할 수는 없다.”거나 겨울에는 이곳 유휴부지에 물을 얼려 ‘뚝섬경마장특 “한국의 승마 역사에 중요한 이곳을 승계 발전시켜야 설링크장’을 만들기도 하여 일반에도 개봉(주로는 당 한다”는 승마인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시 국민학교 빙상대회 및 중고교의 한일친선 빙상대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뚝섬승마장 인근은 잡 도 열렸다)했다니, 이곳은 어른들만의 값비싼 놀이터 초가 무성해지고, 말들과 사람들이 떠난 승마원엔 먼 도 아니었습니다. 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성수동의 빠른 변천처럼, 이곳 뚝섬승마장도 변천의
서울숲이 2005년 개장하기 전, 이곳 승마장은 뚝섬경 과정에 있습니다. 오랜 숙고와 쉼표를 마치고 이곳이 마장과 한 부지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경마 동상이 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합니다. 다만 이곳이 있어 울숲 입구에 세워져 그것을 기념, 추억하고 있습니다. 온 정체성을 잃지 않고, 현재 있는 사람들과 미래의 아 뚝섬경마장 조성공사가 시작된 날은 1953년 7월 28 이들에게 가치가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일, 한국전쟁 휴전일 다음날입니다. 그만큼 급박하게 고로 뚝섬승마장은 1989년에도 일시적으로 폐장했 불도저를 들이밀 만큼 사정이 있었습니다. 1922년 조 다가 1994년 재개장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곳 선경마구락부로 발족했고, 1940년에 조선마사회로 뚝섬승마장을 지난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 이름을 바꿨던 경마협회가 뚝섬에 경마장을 세우려던 하였습니다. 계획과 그 시행이 당시 이 땅에서 소작을 하던 이들 에 의해 강력하게 저지를 당했던 것입니다. 우여곡절
37
38
사진에세이
독서당로 40길 .42길 벽화골목
무채색 골목에 화사함을 입히다 글,사진 이유상
옥수역 7번 출구 앞 미타사 담장을 끼고 오르내리는 언덕길. 조용한 골목에 원색 톤의 노란 개나리 색과 단순한 나뭇잎은 화사하게 도드라져 보이 나, 결코 튀지 않고 어울린다. 좁은 골목길에 차량 통행이 잦은 편이나, 보행자나 운전 자는 벽화의 말 걸기로 인해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다. 실존과 예술이 공존하며 서로 다투지 않는 독서당로 골목길. 우리들의 소중한 공간이다.
이유상 :http:// blog.naver.com/uslee3232
성동여행 SNS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사진가 겸 건축가
39
왼손으로 그린 그림
여름 풍경 3제 그림 조나무
1. 옥상의 작은 화분 봄에 심었던 상추 씨앗 중에 싹을 틔워낸 것 중 튼실한 놈으로 보이는 것을 골라 심었더니 한 끼 샐러드 정 도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 주었네. 한 잎 뜯을 때마다 하얀 눈물 글썽이던, 한 잎 한 잎 떼어내보니 줄기 는 어느새 야자수가 되었네. 남은 잎은 바람을 맞으며 탱고를 추는 것처럼도 보이네. 성하지도 않은 화분에 아랑곳하지 않고 올여름 뜨거운 햇볕에 잘 견디어준 쌩쌩한 상추들아 고맙다.
40
2. 건물벽의 에어컨 켜켜이 쌓여진 에어컨 방방마다 높여진 에어컨 열기를 뿜어내는 에어컨 영광의 상처처럼 붙어있는 에어컨 고장난 에어컨만이 고요한데 카운트 다운 후 에어컨 추진체로 인해 그래도 발사될 거 같은 건물.
3. 겨울여행을 기억하다 훗까이도로 떠나기 전날, 트렁크에 짐을 싸며,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며, 그 설레임을 만끽하며.
조나무 범띠 전갈자리. 가끔 스콘을 만들어 나눠먹는다. 토요일 아침 혼자 영화보기를 즐기 며, 도서관에 한 달 3권의 책을 사달라고 졸라 그걸 읽는다. 아직 소녀감성이 남아있는 그녀 다. ys2080@hanmail.net
41
로컬브랜드의 가치가 오래 지속되려면?
지역 브랜딩은 결국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글, 사진 정의홍
한 때 지역 브랜딩은 마케팅의 관점에서 지역의 경쟁 서울의 한 복판에 있는 성수동이 인구소멸을 걱정하 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많이 다루어졌던 것이 사실 는 지역과 같이 빨리 쇠퇴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 이다.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 경우도 상당수 있기에 이 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지금 만들어가 성수동이라는 러한 접근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뉴 지역, 성수동이라는 로컬브랜드의 가치가 얼마나 오 욕의 사례가 그러했고, 호주의 시드니, 영국의 런던과 래 유지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접근하는 것이 올바 같은 도시들이 경쟁력 제고와 지역의 자산을 이용한 른 지역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미지 제고에 도시 브랜딩 관점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동안 필자가 속한 모라비안이라는 기업은 100여
우리가 살아가는 성동구와 성수동을 마케팅 한다고 개가 넘는 브랜드를 컨설팅해 왔다. 이름난 브랜드도 생각해보자.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상당수 있었고, 간혹 몇몇 브랜드는 기대만큼 좋은 성 그 메시지가 매력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 적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브랜드가 성 론 성수동은 전국적으로도 핫 플레이스로 언급되고 공하고, 어떤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일까? 여러 브랜 있는, 흔히 뜨고 있는 지역이고 수제화를 비롯한 매 드들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은 좋은 브랜드는 좋은 력적인 자원을 갖고 있기에 분명 이야깃거리가 많이 공동체가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렇다, 브랜드는 공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속적으로 동체다. 그러기에 브랜딩, 즉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 이러한 가치들이 재생산되고, 전달될 수 있는가에 대 정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지역브랜드, 다 한 것이다. 이 부분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 른 말로 로컬브랜드를 만들어 가면서 우리가 고민해 분이기도 하다.
야 할 것은 우리 지역의 브랜드가 꿈꾸는 가치들이 지
굳이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가슴 아픈 상황들을 언 역 내에서 재생산될 수 있도록, 그리고 소비되고, 향 급하지 않아도 한 때 뜨는 지역들이 매력을 잃고 쇠퇴 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경우는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도 인 한다는 것이다. 구소멸을 걱정하는 시나 군이 80여 개를 넘어선다. 이 단순히 우리 지역의 제품을 많이 판매하거나 관광객 들 지역은 20~39세 인구 비중이 65세 이상 노인 인 을 많이 모으거나 하는 경쟁적 접근은 건강한 로컬브 구 비중의 절반이 안 되는 지역으로 쉽게 말해 인구가 랜드를 만들어가지 못한다. 또한 지속가능하게 지역 감소하고 있는 지역이다. 필자가 로컬브랜드 컨셉을 의 가치를 재생산・재창출하여 전달하는 경쟁력 있고 잡는 과정에 참여한 의성군의 경우도 지자체 내에 산 영속하는 로컬 브랜드가 되지 못할 것이다. 부인과 병원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고 들었다. 42
정의홍 국토연구원에서 일하다 성수동에 있는 모라비안 프라트룸이라는 브랜드컨설팅 회사에 있습니다. 지역의 브랜딩과 마을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거리 조형물만 바꾸는 공공 차원의 컨 텐츠 생산뿐만아니라 카페와 음식점의 메뉴가 요괴 와 관련된 것들이 만들어지고, 주민들이 요괴 탈을 쓰 고 거리를 누비는 등 다양한 주체들이 요괴마을이라 는 실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무엇보 다도 중요했다. 온천으로 최근 유명한 유후인도 로컬 공동체의 중요 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유후인은 그 규모나 관광 자원 측면에서 일본의 유명한 온천 관광지와 비교해 공동체 관점에서 일본의 로컬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
큰 매력이 있는 지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주
자. 일본의 요괴마을 사카이미나토 시는 일본의 유명
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에서 마을 청년들을
한 요괴만화 거장 미즈키 시게루의 고향으로 알려져
해외에 연수 보내고, 마을의 컨셉과 발전방향을 고민
있다. 지역을 알릴 소재를 찾던 중 지역 출신의 작가
하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마을은 굉장히 세분화되고
가 유명한 요괴만화의 작가임을 알게 되고, 이를 활용
경쟁력 있는 마을의 컨셉과 전략 방향을 찾게 되고,
하기로 해 거리의 조형물에 요괴를 이용한 조형물들
최근에는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온천 관광지로 손
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현재는 요괴마을로 불릴 정
꼽히게 되었다.
도로 잘 알려져 있고,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 만 초기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주민들이 불 경스럽다거나 무섭다거나 하는 불만들을 토로했으며, 특히 반대를 심하게 하던 일부 주민들이 조형물을 부 수는 일이 벌어졌다. 이때 언론에서 이 사건을 크게 다 루게 되고 아이러니하게 이로 인해 지역에 관광객들 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자발적인 참여가 일어나고 주민조 직이 잘 형성되어 관광객, 주민, 지역의 상인, 요괴만 화의 원작가, 지역의 공무원 등이 이 마을의 컨셉과 스 토리에 공감하는 로컬 브랜드 공동체로 성장하게 되
만약 여러분들이 도시브랜드(로컬브랜드)가 큰 도시,
었다. 사실 외부적 요인(관광객의 유입)에 의해 성공
화려한 도시에서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해를 푸
한 스토리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 주민들
셔도 된다.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
을 설득하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한 지역
람들을 하나의 마음과 방향으로 모아서 그 방향으로
의 한 공무원이 했던 부단한 노력이 없었으면 쉽지 않
실제 도시(로컬)공간을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다. 성
았으리라 생각된다.
수동이 성동구가 그러한 로컬 브랜드가 되었으면 한다. 43
낭독의 매력 글, 사진 이상국
이상국 함께하는 성수동을 좋아하는 동네 청년이자 마을 주민.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문화공간 성수동 카페성수 가 일터다. leesang3002@gmail.com
44
카페성수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나이듦을 배우다’라는 주제로 열렸던 골목낭독 모 임이 약 3개월 여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5월 말부터 775페이지에 달하는 시몬 드 보부 아르의 <노년,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을 읽기 시작하여 12주 간 책의 딱 반을 탐 독했네요. 지난 8월 9일 포트럭 파티와 함께 열린 모임의 마지막 시간은 낭독의 매력을, 함께하는 가치의 소중함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서로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낭독 시 간은 고요했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함께 책을 읽는 행동은 단순했지만 단조롭지 않았 습니다. 낭독에서 고요함을 깨는 것은 공감입니다.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구절에 서로 함께 웃 고 미소를 짓습니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하고 웃는 것. 어쩌면 낭독의 묘미는 말하는 것이 아닌 듣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가 말할 때 듣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경청이 결국은 낭독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함께 책을 읽는 낭독은 다양한 신체 감각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활동 중 하나입니 다. 책의 활자를 입으로 소리내어 말하고, 눈으로 읽고, 귀로 듣는 낭독 경험은 모두 동 일한 시·공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날 골목낭독 모임을 더 가까이 다가가 지켜보면서 낭독이 신체 감각 기관을 복합적으 로 활용하는 입체적인 독서 방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책 속 의 지식을 읽는 독서, 팟캐스트나 오디오클립 등의 소리를 귀로 듣는 독서가 단일 신체 기관을 사용하는 활동이라면, 낭독은 다양한 감각 기관을 활용하는 더 효율적이고 유용 한 독서 방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신다면 함께하는 낭독에 참여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함께 소리내어 읽으 면 놀라운 경험이 시작됩니다.
45
천만 반려동물 시대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 옷, 직접 만들어 볼까요? 글, 사진 이미경
그림 최제희
오늘 소개해 드릴 분은 성동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구민대학 프로그램 중 올해 3월부 터 강아지옷 만들기 수업을 하시는 왕윤정 선생님이십니다. 첫눈에 보기에도 말티즈처럼 애 교가 있어 보이고, 푸들이나 비숑처럼 활발해 보이셨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정이 질문에 응 해주시는 모습은 한 마리의 시츄같았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는 귀엽고 깜찍하신 면이 마 치 포메라니안 같기도…. 왕윤정 선생님은 대학교때 의상디자인 전공하시고, 집에서 아이들 옷도 직접 만들어 주시 다가 그 재능을 더 펼쳐보고 싶은 마음에 문화센터 여기저기를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성인 옷과 아동복 만들기를 강의하고 싶었던 선생님은 여러 기관에 문을 두드렸으나 기존의 많 은 강사님이 이미 자리를 잡고있던 터라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 러던 중 마트에서 자녀 옷을 사오다가 앞에 계신 분이 강아지 옷을 몇 배 더 넘게 고가에 사 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고, 순간 ‘사람이 개만도 못할 때가 있네!’ 하고 느끼신 거죠. 그때 바 로 천만 애완견시대를 인식하고 ‘그래, 강아지 옷만들기 수업을 개강해 보자’하고 결심했던 것이 현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다행히 주위에 반려동물 옷을 직접 만드는 수업은 거의 없어서 수업개설이 가능했지요. 저 조차도 ‘비싸도 너무 비싼 강아지 옷을 저렇게 비싸게 주고 살 필요가 있나?’ 생각하면서도 한번쯤 사게 되고, 예쁜 옷을 보면 또 사고 싶어 망설이기도 하는데, 원하는 취향대로 어떤 옷이든 직접 만들 수 있게 가르쳐 주는 곳을 알게 된다면 분명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 람들에게 희소식이겠죠?
46
3월에 4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8명으로 수강생이 늘었다고 합니다. 곧 여 러 시간대의 수업이 개설되길 기대해볼 만큼 선생님 수업은, 차별화된 취미활동을 원하는 수강생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하리 만큼 소재의 다양성과, 각자 맞춤형 옷을 제작할 수 있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입다가 작아진 옷, 버리기에 너무 아까운 옷, 집안 구석 어딘가에 처박 혀 있던 천들을 가지고, 자유자재 반려견 옷으로 손색없게 재탄생되는 경이로움을 맛 볼 수 있다면 오버일까요? 직접 자신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옷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였다면 주저 하지 마시고 왕윤정 선생님을 찾아주세요. 친절하게 기본 미싱사용법부터 봉제의 기술을 하 나하나 꼼꼼히 알려주시니까요. 이곳에는 10-15명 정도의 수강생이 동시에 실습할 수 있 게끔 여러 대의 공업용 미싱이 구비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배우기 쉽다고 합니다. 미싱을 못 해 치맛단도 못 줄이는 안타까웠던 고민도 한방에 해결될 것입니다. 참 10월이면 선생님은 성동구가 살기 좋아 이사를 오신다고 해요. 반려동물 옷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분들 자주 선생님을 뵐 수 있겠네요. 다들 예쁜 옷 만들어 조만간 전시회를 여 는 그날까지 ‘아자아자 화이팅!’
47
성동 육아종합지원센터
약은 약사에게 육아상담은 보육반장에게 글, 사진 이미경
육아초보맘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게 되고, 그럴 때마다 육아멘토 가 절실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고민 상담을 할 수 있는 우리동네 보육반장님이 계시다는 것을 아시나요? 제가 오늘 소개할 사람들은 성동구 보육반장님들이십니다. 우리동네 보육 반장 사업은 2013년부터 시행해온 서울시 사업중 하나였는데, 성동구는 육아종합지원센 터에 소속되어 있는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유치원교사 출신의 육아상담 전문가들 5명이 현재 미취학 아동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자기 아이들을 키우면서 다 니 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 키우는게 녹녹치 않음을 누구보다도 알고 있었고, 육아정보 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찰라, 자칫 경력단절 여성으로 묻혀질 수 있었던 재능을 보육반 장으로 활동하면서 맘껏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답니다.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동 네 보육반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48
보육반장님들이 하시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육아초보인 양육자에게 우리동네의 다양한 육아자원을 수집해 맞춤형육아서비스를 제공하 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 온오프라인을 통한 육아상담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출산 및 전입가정에 육아정보를 제공합니다. - 자조모임을 지원하고, 보육반상회를 지원합니다. 사례자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저희 구의 경우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들이 많았는데요. 1년 뒤 입주할 아파트에 어린이집이 언제 개원하는지 문의를 많이 주셨습니다. 메모해 두었다가 1년 뒤 알려드렸더니...무척 고 마워 하시더라구요. 필요한 정보를 알려드리고, 만족해 하실 때 정말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보육반장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월~금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0~5세의 미취학 아동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그 시간대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매해 전문교육도 받으며, 최 신 육아정보를 습득하여 상담에 임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무지개장난감세상, 왕 십리장난감세상, 금호장난감세상, 성동복지관 1층에도 나누리네 장난감 대여가 가능하니 자원들 많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보육반장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적은 언제인가요? 2017년에 서울시 보육사업 우수사례로 뽑히기까지 하여 상담을 하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 지만,,보람있는 일이 더 많습니다. 때론 공감된 사연에서는 함께 울고 웃기도 합니다. 저희 들 항상 준비하고 있으니~ 어머님들도 부모교육이나 행사에 많이들 참여하면서 행복한 육 아 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부쩍 성동구 보육반장님들께 아빠들의 상담전화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엄마는 애기 보느라 바빠서 본인이 전화했다고..... 집근처 어린이집 정보와 신청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 한 궁금증을 물어보는 아빠들에게도 집주변의 어린이집 리스트를 보내드리고 어린이집 입 소대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렸다고 합니다. 또 어떤 남성분은 전화하셔서 옆집에 다문 화가정이 살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어린이집 입소 신청하는 것을 너무 어려워한다고 도와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상담이였는데, 다문화이신 분이 한국말이 서툴러서 의사소통 자체가 어려웠지만,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 다문화가정담당부서와 연결시켜드려서 도움 받을 수있게 해드렸다고 합니다. 본인들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보육반장 님들을 만나뵈니 세 아이를 키우며 육아 상담이 절실히 필요할 때 이런 보육반장님들이 가 까이 있었으면 아이 키우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덜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을버스 안 광고도 직접 제작하시며 홍보에도 열성이 남다른 보육반장님을 보시면 앞으 로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려요. 성동구 보육반장님을 만나 다시 안 올 영유아 시기 아이와 좋 은 추억 많이 많이 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49 49
월드씨티즌토크; 우리 안의 이방인
들으려 하자 우리들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글, 사진 원동업
이번 <성수동쓰다 5호>의 주제는 ‘사람 in 성수동’이었습니다. 잡지는 그 기획의 일부로 ‘우 리 안의 이방인’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서울숲에 자주 나타나는 베트남 아낙들, 뚝섬구길쪽 구시가지에 사는 히잡 쓴 여인들, 성수동 어딘가에 기도하는 작은 방을 만들었다는 이슬림 신자들, 서울숲길에 아프리카 스퀘어의 그녀 자말, 성수동서 오래 목회를 해왔다는 일본인 목사님과 그의 딸…. 그들을 모두 모아 ‘마을에서의 비정상회담’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 나 의욕만 앞섰고, 몸은 바빴고, 그런 일은 처음이었고, 폭염은 너무 뜨거웠습니다. 시간만 속절없이 흘렀습니다. 결국은 이들은 하나도 없이, 작은 공간에서 작은 자리를 하나 마련해 친구의 친구와, 혹은 친구와 짝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 7월 28일 함께 한 자 리는 시종 따뜻하고 유쾌했습니다. ‘우리동네가드너’로 서울숲에서 만난 고승우 씨는 남편 리오넬 지라드와 함께 왔습니다. 프 랑스 남부에서 태어나, 현재는 한국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다는 그의 소개는 이랬습 니다. (고승우씨의 남편 소개죠.) “한국어를 배우던 동생 따라 한 번! 게임 보러 한 번! 여행으로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 강북 살던 여자 친구의 꼬드김에도 불구하고, 한낮의 쨍한 아름다움과 놀랍도록 안전한 밤의 서울숲에 반해 이곳 성동구 뚝섬에 정착한 순수청년. 한양대에서 한글공부하다 어느 덧 매일아침 뚝섬을 지나가는 2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뚝섬주민. 서울숲에서 산책하고, 자 전거 타다, 기타 치고, 틈만 나면 테니스 치러가는 뚝섬이웃. 서울숲에서 연애하다, 어느 덧 결혼까지 한 1년차 뚝섬새신랑. 성동구에서 해보고 싶은 일? 퇴근을 못한 남편 속을 알 수 없어서… 패스.” 50
그의 짝 고승우 씨의 ‘꿈’은 이랬죠. “성동구에 텃밭커뮤니티를 만들고, 보급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공장지대에는 옥상텃 밭, 생활권 동네에는 자투리 공동텃밭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필요한 모종과 씨 앗을 생활권에서 구매할 수 있고, 건강한 삶을 배울 수 있는 아뜰리에를 경영하고 싶습니 다. 먼 미래에는 옥상이 있는 작은 건물을 사서, 조각보 커튼, 자개장식장으로 인테리어하 고, 옥상 한 켠에 텃밭과 평상, 장독대를 들여놓은 다음 게스트하우스(혹은 복합공간)에 머무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불고기와 김치, 막걸리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또 한 국여행의 여운을 현지에서도 재연할 수 있도록 한국음식 만들기 키트를 개발하는 문화전 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다른 참석자 제임스는 캐나다서 왔습니다. 자기소개 대신 그는 캐나다의 휴가(오늘의 주 제였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캐나다에선 주로 자연으로 떠납니다. 광활한 숲과 까마득 한 호수가 있는 땅이니까요. 애초 개척자들의 후손들이기도 하니까요. 사냥도 하는데, 때로 는 사슴과 청둥오리를 잡기도 하고, 연어와 킹크랩은 밥먹듯 한다는군요. 그의 짝 써니(뚝도시장 뚝도작은학교서 영어동아리를 하는)는 호주에서 자랐습니다. 호주 의 시드니와 멜버른은 같은 호주지만, 휴가를 즐기는 양상은 전혀 다르다 전했죠. 그건 시드 니가 죄수들에 의해 세워진 곳이고, 멜버른은 그런 시드니가 싫어서 귀족들이 가서 만든 도 시여서 그렇답니다. 시드니가 훨씬 더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라면, 멜버른은 더 한적하고 고풍스런 이유도 거기에 있답니다. 은퇴자가 되어버린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차이도 이야기해 했습니다.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 돈을 많이 벌고 저축도 하고, 연금도 많이 타는 구세대는 휴가도 더 럭셔리한 것이랍니다. 호텔서 자고, 요트나 크루즈를 탄다고요. 젊 은 세대는 한국과 다르지 않아서 도시 안에서 짧은 휴가를 즐기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구요. 중국 동북부 하얼빈에서 20년 넘게 산 이명림 님처럼 “어쨌든 살던 곳어 벗어나면 휴가”일 수도 있고요. ‘월드시티즌토크’로 명명한 이 작은 만남은 ‘의사소통어로서의 영어’를 기반으 로 진행되었습니다. 자기가 가장 편한 언어로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을 누군가 번역해 줘서, 누구라도 이해를 돕자고 사전에 말했죠. 의사소통은 들으려는 마음에서 시작하더군요. 편 안한 자리에서, 서로 말하고 듣고자 하면 거기서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경계를 넘는 마음 도 그런 것이겠다고, 우리들은 이심전심 느꼈습니다.
51
평 범 치 않 은 평 범 함
성 수 동 일 요 일
글, 사진 서수아
만남은 또 다른 만남이 되고 그 만남은 또 다른
끌려 꼭 가리라 다짐했다. 그 다음날 전시장소는
새로운 인연으로 우리를 이끈다. 성수동에 문화
일터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장소였기에 걸어가기
공간 ‘스페이스 오매’를 오픈한 지도 벌써 8-9개
를 선택했다. 성수동에 오래 살긴 하였지만 가는
월이 지나가던 어느 날 오매에서 전시를 한 작가
길만 다니기에 새로운 장소로 걷는 길은 참 생소
를 통해 한 전시를 소개받아 오프닝 행사에 참석
하고도 신선했다. ’친절, 봉사’ ’로라’ ‘빠우’등의 간
하였는데 웬걸. 오프닝 행사와 전시는 오랜 시간
판들이 유독 내 동공을 자극했기에 나도 모르게
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대 무용가들과 다양
이제 막 언어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 마냥 간
한 장르의 작가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것이었
판을 발음해 보고 읊어 보기까지 했다. 가는 길
다. 매우 흥미롭게 전시를 본 이후 난 초청 작가로
엔 공장들이 많았고 굉장히 익숙할 수 있는 풍경
부터 그 다음날 또 다른 흥미로운 전시가 있다는
들이 나에겐 유독 신선하게 다가오는 시간이었기
소개를 받았고 신기하게도 장소가 성수동에 있는
에 걸어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레이
‘레이블갤러리’ 라고 전해 들었다. 워낙 흥미로운
블갤러리에 도착했고 난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
전시를 보고 난 이후인지라 소개전시에 대한 호
할 수가 없었다. 전시장엔 탁본된 ‘성수동 간판’
기심은 커져갔고 장소가 성수동이란 점도 매우
들이 가득했다.
52
심지어 오는 길에 읊었던 간판 중에 하나가 작품
보며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늘 지나
으로 놓여있다 란 생각까지 들어 더욱 묘했다. 작
치는 ‘우당약국’ 앞에선 기념사진도 한 장 남겼다.
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성수동 간판은 그야말로
이번주 일요일 정희우 작가의 시선을 참고해 나
작품 그 자체였던 것이다. ‘우당약국’ ‘샌딩빠우’ ’
만의 성수투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희우
성신정밀’ 내 눈에 익숙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굉
작가의 ‘성수동일요일’ 전시는 8월 31일까지)
장히 새롭고도 중요한 것으로 다가왔다. 평범하
레이블갤러리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26길 31
게 지나치는 흔한 성수동 풍경에 대한 인식을 예 술 작품을 통해 바꿔 놓은 점이 인상 깊었다. 도시 풍경에 작가만의 예술적 시각을 씌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작가의 노력에 박 수를 보낸다. 그리고 지금은 흔한 풍경이지만 곧 사라질지도 모를 성수동 풍경에 대한 기록의 의 미에 한참동안 그 기록을 바라보게 되었다. 전시 장을 나서고 다시 마주한 성수동 풍경과 간판들을 53
54
3 2018 성수도시재생 공모사업을 소개합니다
55
2018 성공소
모블로와 함께 신나는 놀이코딩
드림트리 글, 사진 김재희
안녕하세요. 저희는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주민기획공모 사업으로 모블로 놀이코딩을 진 행하고 있는 ‘드림트리’입니다. 6,7세를 위한 유치부와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을 위한 놀 이코딩 수업을 진행중인데요, 지루하거나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일반 수업과는 다르게 매 주 유치부, 초등부 각반 한 시간씩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즐거운 호기심으로 가득가득 찹니다. 모블로는 눈으로 보고 직접 손으로 블록을 만지며 디지털 기기와의 연동을 통하여 자연스 럽게 아이들이 코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Semi-plugged 교구입니다. 성수동 에서 개발된 아주 소중한 우리동네 자랑거리죠!! 전자칩이 내장된 블록을 인식판에 올려 프 로그램도 직접 만들어보고, 목표지점까지 캐릭터를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미션도 실행해보 면서 아이들은 재미있게 코딩을 인지해가고 있답니다. 1차 수업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성황리에 잘 마쳤고, 현재는 2차 코딩수업으로 새 로운 친구들로 접수를 받아 매주 월요일 오후2시반(초등부)과 3시반(유치부) 수업이 진행 중이에요. 1차에 참여했던 친구들은 아쉽지만 중복신청이 불가능하구요. 문의가 필요한 친 구들은 언제든지 성수도시재생지원센터로 연락해주세요~~!!
성수도시재생지원센터 : 주소 서울 성동구 뚝섬로1길 4 3층 / 전화 02-2286-7791 56
2018 성공소
지역주민과 재생플랫폼 위한
성수나눔강좌 글, 사진 이상민 (성수도시재생센터)
성수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 4년여의 기간 동안, 성수도시재생을 복돋고 함께 방향을 정하고, 늘 지역 주민들과 함께 활동해 왔어요. 다양한 활동 중에는 2018년 상반기 지역 주민과 재생 플랫폼을 위한 ‘성수 도시재생 나눔강좌’도 있지요. 2018 도시재생공모 사 업중 하나인 이 나눔강좌는 지역에서 발굴한 주민강사들이 스스로 훈련하고, 서로 협의해 뿌리로부터의 도시재생을 확산시키려 노력하고 있죠. 57
▶ 강사 인큐베이팅을 통한 주민역량강화, 재생인재 발굴 성수 도시재생 나눔강좌는 지역인재, 주민협의체 및 재생사업 참여자들이 직접 강사가 되어 가 지고 있는 재능과 역량을 발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성장하는 프로그램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역량으로 헌신하고 또 본인 역시 가르치며 성장하는 과 정을 통해 지역, 재생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수업 운영에 있어 주입 식이 아닌 상호작용, 소통의 방식을 도입하여 추진하고 있다. 수강생과 강사가 적극 소통하고 교 육 진행과 진척도에 대한 의견 건의, 제안을 함으로써 이를 강사의 재량에 따라 반영하는, 맞춤 강좌로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더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 전 세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 재생 홍보와 참여의 길로 성수 도시재생 나눔강좌는 컬러테라피(나만의 컬러풀 라이프), 보드게임, 역사북아트, 비즈공예, 양말공예, 명화(그림)감상, 영어 회화(Fun Club) 등 지역주민들이 관심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7개 프로그램들로 운영하고 있다. 컬러테라피, 비즈공예, 양말공예, 명화(그림) 감상 등은 성인을 대상으로, 보드게임, 역사북아트, 영어 회화(Fun Club) 등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 행하는 등 특정 세대가 아닌 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공예, 미술, 영어, 인문학 등 다양한 강좌를 마련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더 많은 참여를 바탕으로 재 생 홍보와 참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 성수 도시재생지원센터, 오픈플랫폼이자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활성화 성수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주민역량강화와 지역주민을 위한 ‘성수 도시재생 나눔강좌’를 2018 년 1월부터 개설, 운영중에 있다고 밝혔다. 성수 도시재생 나눔강좌는 앵커시설인 ‘성동상생도 시센터’를 기반으로 재생 관련 단체,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하고 성장할 수 있는 오픈플랫 폼,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되었다. 강의 진행에 따라 총 120여 명의 수강생들이 오가며 주 교육장소인 4층 공유공방뿐만 아니라 3층의 성수나눔사랑방, 5층 회의실까지 북적이는 등 점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58
2018 성공소
민화 전시, 성수동에 활짝
2018 성수작가전
‘민화@성수’
2018년 도시재생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디자인포럼> 주관 작가들의 성수동 전시는 ‘민화’로 결정되었다. 이유는 ‘주민이 주인이다’ 라는 도시재생의 생각과 글을 그림보다 중시했던 조선시대 사대부 중심의 문화에서 평민들이 마음껏 그렸던 그림, 민화의 자유로 움이 맥을 같이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민화가 무엇을 그리느냐? 의 다음 질문에 대해서는, 성수동에 기반을 둔 수제화/가방/패션 기업들의 홍보와 마케팅에 도움도 되자 는 취지에서, 작가들이 성수 대표 브랜드들을 선택하고, 그 브랜드 상품들을 소재로 민화 를 완성해보는 새로운 접근 방법도 시도했다. 전시 공간이 25년 된 연립주택을 문화복합공간으로 재생시킨 건물임을 활용하여, 참여 작가들은 민화가 본디 사용되었던 장식성/기원성/실용성의 묘미를 최대화 하여 전시 공 간을 꾸미고자 한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 작가 모두가 참여하는 토크와 워크샵도 진행 예정이므로, 이번 전 시가 성수동 주민 모두에게 생활 속에서 민화를 경험하고 체험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 를 희망한다. 일시: 2018 성수작가전 ‘민화@성수’ 일시: 10월 성수도시재생축제 기간에 맞추어 7일 장소: 오매갤러리 (성동구 뚝섬로9길 16)
59
2018 성공소
성동구 청년들의 시간기록소
시간기록소
‘발자국’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첫번째, 과거. 발자국에는 그것을 남긴 사람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두번째, 현재. 사람들 은 지금 이 순간 의미있는 시간과 장소, 그리고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발자국을 남깁니다. 세번째, 미래. 남겨진 발자국은 그것을 보는 누군가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 해 줍니다. 시간기록소의 청년들은 수많은 발자국들을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익숙한 시각으로, 또는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가 만나는 시간과 장소, 사건들을 정성들여 담아내죠. 우리가 남긴 사진이 누군가에게는 잊고 있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릅니다. 또 누군가에 게는 지금 이 순간의 의미있는 순간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기록이 될 수도 있고요. 또 방 황하는 누군가에게는, 좋은 선례이자 길잡이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발자국을 담는 곳, 시간기록소가 성동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응원합니다.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소모임 어플에서 SISO ‘시간기록소’ 를 찾아주세요.
60
작가소개
이병훈 사진, 박가인 글
61
62
어릴 적 나는 커서 ‘무엇’인가를 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나 는 남들보다 뛰어나고 그 누구보다 특별하다고 가르쳤고, 정말 ‘Literally’ 그 말을 믿은 채 어른이 되었 다. 사회에 나와 보니 나보다 잘난 사람은 차고 넘쳤고, 업무든 연애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는 다 른 누군가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대체될 수 있었다. 남들과 다르고 싶었고 특별하고 싶었기에 내 얼굴에 가면을 씌우는 건 쉬웠지만, 결국 돌아오는건 내가 아닌 가면에 대한 인정이었고 나는 점점더 고독해졌다. 비로소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내 사진에 ‘서 보형’이라는 얼굴을 녹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많이 미숙하지만 앞으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증명을 사진 한장 한장에 기록해보려 한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 나는 대체될 수 없다. 나는 사진작가 ‘서보형’이다.
작가소개 서보형 사진, 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압구정과 성수, 왕십리 쪽에서 활동하는 예술 사진 작가. 그림자와 빛을 통해 그 날 느낀 감정을 사진에 담는다. 인스타그램/ @OrbOvres 63
64 삼표레미콘 공장은 거주공간을 만들기 위한 레미콘을 생산하던 공장이다. 이제 이러한 공장부지가 사람들의 생존을 넘어 삶으로 나 서울 성동구의 아가기 위해 변하려고 하고 있다. 사람이 살기 위한 집을 만들어주고, 사람답게 살게 해주기 위하여 정지된 공장의 모습.
렌즈에 담긴 공장의 모습이 작아 보이는 이유는 자신이 물러서야 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돼서는 아닐까. 작가소개 사진이면 어디든 달려가고싶은 경력 1년차 초보작가 엄용우 (사진, 글)
65
66
사진 서민홍
4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67
68
그림 강민경
분수 이희선
물꽃 맘껏 멋 부리며 춤을 춘다
음악도 없이 잘도 춘다
여름의 꽃
분수.
여름에 만나는 분수를 보면 꼭 왈츠를 추는 듯하다. 음악도 없이 물을 뿜으며 우아하게 멋부린다.
이희선 성수동이 좋아 성수동에 살고있는 마을 작가 sun70112@hanmail.net
69
Ghetto Society to Young People
어머니 밥은 오빠가 할 거에요. 그렇게 중요한 일은 제가 할 수 없어요. -‘이상적 가정’과 ‘밥’-
글 지담
70
그림 최제희
결혼하기 1년 전, 딸을 떠나보내기 싫었던 우리 엄마는 결혼을 하겠다는 날 앉혀두고 결혼 하면 얼마나 수많은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다양한 이야기 중 가장 단골 레 파토리는 ‘결혼하면 삼시세끼 밥도 하면서, 돈도 벌어야 하는 게 얼마나 고달픈 일인지 아 니?’ 였다. 결혼 전 나는 ‘엄마 품을 떠나 집안일도 혼자 다 하면서 회사 다니는 게 스트레스 라서 그렇게 말씀하시나보다.’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밥 이야기는 은유가 아닌 직유였다. 신혼여행 후 출근 첫 날. 회사 사람들이 제일 궁 금해 했던 건 신혼여행지의 날씨와 나의 오늘 아침밥이었다. 날씨야 흔한 대화주제니 그렇 다 치더라도, 왜 이렇게 아침밥을 먹었냐고 묻는지 이해가 안 갔다. 엄마 밥도, 자취할 때 도 아침을 제대로 먹어본 적 없는 나는 결혼해서 뜬금없이 아침을 매일같이 먹어야하는 상 황이 낯설었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가사분담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밥은 내 남편이 전담한다는 이야 기는 회사에서 새삼 화제가 됐다. 오랜 자취경력과 맛에 대한 기억력이 좋은 남편은 결혼을 하기 전부터 밥은 자신이 담당하겠노라고 공언했다. 음식에 크게 관심이 없는 나는 이 제안 을 흔쾌히 수락했다. 현재 나는 청소부터 돈 관리, 부모님 안부전화까지 밥하기를 제외한 모든 집안일을 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린 꽤 가사분담을 잘한 듯 했고(현재는 밥 말고도 웬만한 힘든 일은 남편이 도맡아 한다. 가사 ‘분담’이 아닌 ‘전담’해 주는 남편에게 감사), 솔 직한 마음으로는 내가 집안일에 쓰는 시간이 훨씬 많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집에서 밥 안하는 유부녀’가 된 나는 그 날 이후 급속도로 호강하는 사람으로 비춰졌다. 반 대로 ‘삼시세끼 밥 지옥에서 구원해준 내 남편’은 집안일을 잘 분담해주는 자상한 배우자 이미지가 되어 있었다. 회사 사람들부터 친구들, 심지어 친정 식구들까지 내가 뜨거운 불 앞에서 밥을 안 한다는 사실을 부러워했다. 근데 만약 입장 바꿔서 맛있고 따뜻한 밥을 매 일 해주는 부인을 만난 남편을 이 정도로 부러워할까? 혹시 ‘좋은 마누라 만났네.’ 정도의 가벼운 부러움이 아닐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반응이었다. 두 어머님은 엄마-딸이 아닌 같은 여자로서 이 상황을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남편이 밥을 하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아 니?’ 혹은 ‘나머지 일은 안 해도 되는 일이지만, 밥은 꼭 해야 하는 일이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내 노동은 자연스럽게 소외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먼지 를 쓸고 닦고, 널려있는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집안의 재정 상황을 점검하고 나서야 ‘얻어먹는’ 밥인데 나는 집에서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는 사람으 로 생각하시는 듯 했다. 시어머니뿐만아니라 친정엄마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쯤 되니 대체 밥을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기에 이렇게 칭송을 받나 궁금해졌다.
71
처음에는 ‘집안일을 분담해주는 가정적 남편’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남편이 매일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린다면 이 정도의 파급력은 아니었을 것이다. 같은 집안일을 하더라도 ‘밥 짓기’는 집안일의 제일 핵심이었다. ‘밥짓기’가 집안일의 핵심이 된 이유는 2가지 정도가 있다고 본다. 우선 사람들은 ‘집밥’에 대해 엄청나게 강하고 견고한 애정을 갖고 있다. 어릴 적 가장 이해가 안 가는 장면 중 하나 가 엄마와 아빠가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엄마가 아빠의 밥을 꼭 챙겨줬을 때였다. 미운 남 편에게 왜 밥을 챙겨주느냐고 물었을 때 엄마는 ‘밥 차려주는 게 나의 일’이라고 했다. 엄마 는 ‘밥짓기’를 마치 매일 처리해야 하는 일, 가정에서의 내 역할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일은 설령 당장 보기 싫은 사람(남편)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일(밥 차려주기)일지라 도 꼭 해야 하는 ‘중요한 의식’이었다. 대중매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 일일 연속극에서는 무조건 함께 집에서 밥을 먹 는 장면이 나온다. 중요한 대화나 평소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밥상머리 앞에서 한 다. 인물들이 갈등하고 있을 때보다 가정의 따뜻함을 강조하고 싶을 때 반찬의 가짓수가 더 늘어난다. 음식을 남편이 하든, 아내가 하든 밥상머리를 ‘구성’하는 사람이 대부분 집안 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결혼은 통념적으로 하나의 ‘완전한 가정’을 만드는 행위로 간주된다. 자취를 하거 나,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때는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에 밖에서 사먹거나 대충 끼니를 때 워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부터는 무조건 반찬은 3개 이상 있어야 하 는 정찬으로 식사할 거라고 간주한다. 사실 맞벌이 하면 밖에서 간단히 사서 먹는 편이 더 편하고, 심지어 더 잦은데도 말이다. 그러다보니 ‘부인으로서의 도리를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은 은근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둘만 있을 땐 모르지만 1년에 2번 돌아오는 명절은 확실히 부담스럽다. 내 음식 솜씨가 시 어머니 앞에서 ‘뽀록’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의 시어머니는 전통적인 스타일은 아니 셔서 내가 집에서 밥을 안 한다는 걸 이미 알고 계시지만 지금은 내가 ‘어려서’ 남편이 해주 는 거고, 결국 너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계시다. 내가 음식을 계속 안 배울 순 없 다는 이야기이다. 근데 요새 밖에서 사먹는 가정식이 얼마나 잘 나오는데요, 어머니. 그리 고 집밥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저보다 음식을 훨씬 잘하는 오빠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지담 6개월차 새댁이자 직장인. 그리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불만도 많은 반만 모범생.
72
난 앞으로도 ‘밥짓기’를 내가 전담할 생각이 크게 없다. 나중에 취미가 생겨 음식하는 데 관 심이 생기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남편이 밥을 하고 내가 나머지 일을 하는 가사분담이 계 속적으로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나의 결혼생활이랑 20년 전 우리엄마의 결혼생활이 다르듯, 앞으로의 딸, 아들의 결혼 생 활은 또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가 밥을 하든, 혹은 집에서 밥을 안 해먹든 어떤 방식 이든 둘만 만족한다면 그것 또한 ‘이상적이고 완전한 가정’일 수 있지 않을까?
73
74
그림 기고 신희섭 작가
현대인들의 관계성에 대한 녹색구름같은 이야기 작업은 현실적이며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성수동 쓰다' 5호에 사람을 주제로 표현한 작업을 기고합니다. 작품에서는 현대인이라면 느끼는 도시생활의 답답함과 수많은 관계 속 에서 오는 중압감 등을 검정비닐봉투에 투영시켜 표현한 것입니다. 작품 주변으로 보이는 녹색은 작 품을 옥상에서 촬영할 때 배경색이기도 하지만 작품 주변에 녹색의 연기가 존재하는 것 같은 효과 를 그래픽 처리한 것입니다.
75
News 구민들이 내건 축하현수막
정원오 구청장 서울에서 최다득표율 당선 지난 2018년 6월 13일 치러진 7기 지방자치선거에서 정원오 성동구청 장이 재선되었습니다. 지난 6기 선거에서 72,188표(50.02%)의 지지를 받았던 정 구청장은 올해 7기 지방선거에선 69.48%(107,970표) 득표 로 당선했습니다. 서울시 구청장 중 가장 높은 득표율 당선입니다. 당선 이후 성동구에선 이색적인 풍경도 여럿 펼쳐졌습니다. 구청장의 당선사 례가 아니라, 주민들이 내건 축하현수막이 동네 구석구석에 내걸린 것입 니다. 삼표레미콘 이전 같은 눈에 보이는 성과만이 아니라, 교육과 보육, 일자리와 둥지내몰림 같은 문제도 해결하려 노력해온 부분에 대한 응원 일 것입니다. 관과 민이 함께, 지역과 기업이 함께 상생하는 오늘과 내일 에 함께 하겠습니다.
6월 18일 밤, 뜨겁게 함께 응원했다
언더스탠드에비뉴서 한국 vs 스웨덴 월드컵 아마 점점더 증가하는 이산화탄소와 점점 되돌릴 길 없는 지구온난화의 영 향이 성수동에도 미쳤습니다. 2018년의 여름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난 114년 동안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습니다. 그 뜨거운 열기는 어쩌면 6 월부터 시작했는지 모릅니다. 6월 12일엔 현대 지구에선 가장 많은 전쟁 을 치룬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와 호전성으로 따지자면 타의 추종 을 불허한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원장 김정은이 만났습니다. 다음날 월드컵 개막은 우리 안중에 없었죠. 그래도 6월 18일 우리나라가 스웨덴과 벌이는 한국과 스웨덴의 F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벌어질 때, 성수동에선 뜨거운 거리 응원전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숲 옆 언더스탠드에 비뉴에 의자들이 펼쳐졌고, 불이 꺼지고 대형 영사막이 빛을 밝혔습니다.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기념
성수아트홀서 ‘두 손바닥은 따뜻하다’ 평화콘서트 ‘두 손바닥은 따뜻하다’는 이름의 평화콘서트가 지난 7월 7일 오후 4시 성 수동 성수아트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늦봄 목익환 목사가 탄생한 지 1백 년을 기념한 것입니다. 자리에는 그분의 아들 문성근 님과 그분의 평전을 낸 김형수 님을 포함, 이곳에서 저곳에서, 청소년부터 노인들까지 모두 모 였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살던 이들이, 역사를 바라본 거인 의 목소리를 들으러 온 것이었지요. 문익환의 삶과 사상을 통해 우리는 우 리의 역사와 우리들의 사회와 개인들의 삶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의 말 을 인용합니다. “민주주의는 민중의 부활이요, 통일은 민족의 부활입니다.
76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성수동에서
생긴 일들 성수1가1동 및 1가2동 주민총회 개최
투표 통해 ‘마을축제’ ‘지.방.변.화’가 의제 1위로 성수동서 마을총회가 열렸어요. 1가1동은 지난 6월 30(토) 11시, 1가2 동은 7월 13(금) 오후 5시30분. 1가1동은 총 27개의 의제에 1인 5개씩 의 표를 주었습니다. 1위는 161표 마을축제개최, 2위는 99표 구길 사거 리 버스정류장 전광판 설치, 3위는 91표 동주민센터 앞 주차장관리가 선 정되었습니다. 14위 ‘철 먼지 소음 냄새 이제는 그만’, 17위 ‘복지사각지 대 발굴, 23위 ’주변환경지킴이 권한 부여‘. 성수1가2동은 9개의 의제를 1인당 3표로 뽑았습니다. 1위는 지.방.변.화(지저분하게 방치된 공간의 변화), 2위는 ‘손끝으로 전하는 행복 마사지’, 3위는 ‘성일이의 날은 성일 이가 쏜다’. ‘산업현장 체험을 통한 경제마인드 고취’처럼 생소한 이야기, ‘24절기 이야기’ 같은 의제는 각각 8위, 7위. 성수동 1세대 벽화가 헐리다
연무장길 벽화골목, 아쉬움 짙게 남아 성수동에는 여러 개의 벽화들이 있습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서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서 혹은 서울시의 문화재단이나 여러 기관과 단체들 이 주도적으로 진행해 온 것들입니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의 구두 그림이 나, 새촌마을의 옛마을 풍경 그리고 성수동 곳곳의 공장과 창고 담벼락엔 ‘공공미술’로서의 그림들이 동네의 일부를 이뤘습니다. 그중 한 곳, 성수동 에선 꽤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사진배경으로 삼았던 벽화가 건물과 함께 헐렸습니다. 연무장길을 가다, 이마트 사진창고로 이어지는 골목길, 그래 서 벽화골목으로 불리던 그곳입니다. 그림은 성수동을 방문했던 이들의 기억 에 남았겠죠. 그려준 이들, 벽을 빌려준 이들, 찾아준 사람들, 고마웠습니다. 1080떡볶이 화구불 꺼졌다
간식을 주었고, 추억을 남겼다 경동초 앞 ‘1080떡볶이’가 지난 7월 13일 금요일 문을 닫았습니다. “2009년 3월 16일날 문을 열었노라.”고 정확히 기억하고 계시니, 햇수로 는 10년입니다. 건물 앞에 처마를 낸 작은 공간, 거기 여섯 개의 화구가 있 었습니다. 순대를 찌고, 떡볶이를 번갈아 요리하고, 오뎅을 삶고, 튀김을 익히고, 꼬치를 굽는 곳이었습니다. 늘 불이 날까 노심초사 했고, 주문에 물건을 주고,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다시 주느라 바빴습니다. 그렇게 10 년. 키우고자 했던 아이들은 다 컸습니다. “삼청동을 벗어난 적이 없었어 요. 정말로 우연하게 성수동 와서 장사했어요. 삼청동서 같은 꿈꾸며 아이 들을 이웃과 함께 키웠어요. 그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연락조 차 되지 않지만…. 먹기 전에 엄마한테 전화해서 ‘나, 이거 사먹어도 돼?’ 하고 묻는 아이들이 가슴 아팠어요. 일일이 꼬치꼬치 물어야 하는 거잖아 요.” 1080은 열 살에서 팔십 살까지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학교 앞 에 떡볶이집이 하나 있어서, 우리 아이들도 ‘참새방앗간’ 그 추억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 기억이 아이들 평생에 남을 거예요.
77
<성수동 쓰다> 편집위원들 처음처럼......소주도 있지만 나의 마음에도 언제나........`처음처럼`....... 최제희
도대체. 성수동의 매력은 어디까지입니까?~ 볼수록. 성수동의 매력은 새롭습니다.~ 이대로. 성수동의 매력에 빠져도 되는건가요?~ 이미경
성수동의 사람에서 사람의 성수동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곽설미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성수동쓰다를 함께 만들며 경험하 는 것들과 만나는 사람들 덕분에 저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구나 느낍니다. 즐겁네요! 강민경
낯선 동네 골목골목을 지날 때면 느끼는 낮설음 ~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낯설음을 벗겨내는 시간이 있었야겠지만 처음 여행자나 방문자들은 골목에 담장, 나무, 간판, 사람들의 눈 빛, 길고양이 등등이 낯설고 또는 당혹감마저도 느낄 수 있다. 하 지만 여기 성수동쓰다를 읽다보면 그 낯설음이 신기함과 설렘으 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신희섭 78
톡톡 다섯 손가락으로는 사과를 쥘 수 있다. (성수동쓰다 3호까지 다섯 명의 편집위원이 함께 했다.) 열 손가락 두손으로 우리는 박수를 칠 수 있다. (성수동쓰 다는 현재 열 명의 편집위원이 함께 한다.) 원동업
유난히 뜨거웠던 2018년 여름 그 열기처럼 열정적인 성수동 쓰다 인 사랑합니다. 이희선
또 한번 작업이 끝났습니다. 매번 이 시간이 제일 설레이 는 것 같네요. 이번엔 또 어떤 잡지로 나올까 저뿐만아니 라 성수의 주민들도 함께 이 설렘을 나누어가길 바랍니 다. 이성일
문화 예술의 불모지였던 성수동에 조금씩 더 다양하고 재 밌는 컨텐츠들이 생겨나고 그런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남 기니 참 의미있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서수아
성 수동 수 많은이야기 동 에번쩍서에번쩍 쓰 고찍고그리고 다 들고생많으셨시유~ 서민홍
79
성수동 쓰다 6호를 함께 만들어 주세요. <성수동쓰다>는 성수동을 주제로 하는 잡지입니다만, 성수동만을 다루지 않습니다. 성수동 사람만이 쓰는 것도 아닙니다. 마을을 이야기하고, 우리네 주변의 삶을 고양시키는 모든 주제, 다양한 형식의 소식들을 환영합니다. <동네잡지 성수동쓰다> 다음호 기획특집 주제는 ‘다시, 또’입니다. 그건 “다 시, 또 만나자!”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다시, 또 시작해 보자!”일 수도 있습 니다. 학습에서 ‘다시, 또’는 비로소 배움에 이르는 길이기도 하겠고, 헤어졌 다 다시 만남이 이어지는 순간일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의 ‘다시, 또’는 어떤 가요?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모집기한 : 2018년 09월 30일 ■ 주제 : 1) ‘다시, 또’ 2) 자유주제 및 사진, 그림 등 자유형식 ■ 보낼 곳 : iskarma@hanmail.net / 010-6772-3795 참여자 분들께는 <성수동쓰다>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글이 실 린 책자, 이전 과월호 등도 전해드립니다.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