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잡지 <성수동쓰다> (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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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8

부정기 마을잡지

vol. 6 다시, 또 1


Editor’s Letter

나무가 죽어 다시 종이로 부활하듯

다시, 또 이어지는 삶에서 성장과 의미 찾으시길

잡지를 만드는 모든 종이들은 나무가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 것입니다. 그곳에 실린 모든 글들과 사진들은 현실에서 누군가의 머릿속으로 들어갔다가, 여기 다시 재현된 것입니다. 여기 나온 모든 내용들은 이제 독자들 안에서 풀리는 일종의 프로그램 같은 것이 됩니다. 그 방식이 우리가 세상의 지식들을 만들고, 받아들이고, 몸으로 사는 방식입니다. &lt;성수동 쓰다&gt;는 이제 여섯 번째 잡지를 냅니다. 2017년 봄에 창간호를 냈고, 해마다 세 권씩 펴낸 것입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인 2016년에 성수도시재생주민기자단은 두 권의 잡지 같기도 하고, 책 같기도 하고, 자료집 같기도 한 발행물을 냈습니다. 도시 성수동을 다 룬 &lt;도시, 다시&gt;가 그 첫 권이었고, 그 안의 사람과 생각을 담아 &lt;성수동 일기, 읽기&gt;를 냈 습니다. 다시, 또 낼 때마다 조금 더 정기적이고, 조금더 조직적으로 내고자 했습니다. 성수 동쓰다 6호는 그 ‘다시, 또’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lt;성수동 쓰다&gt;의 4호에서 6호까지, 필자들은 연속성 속에서 다양성을 갖추려 했습니다. 성수동 안에서의 서울미래유산을 찾는 작업은 3회에 걸쳐 지속되었습니다. 오래된 가게 성수탕과 공씨책방이, 서울경찰기마대와 뚝섬승마원이 소개되었고, 이번호엔 성수대교 참사 위령탑과 수제화거리를 다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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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상의 사진에세이, 이희선의 동시와 조나무의 왼손 그림과 정의홍의 동네 브랜드 이야 기와 곽설미의 다루도서관 그림책 이야기와 신희섭 작가의 그림과 글, 최제희의 일러스트 와 강민경의 디자인과 지담의 젊은 에세이와 서수아의 작품 이야기, 시간기록소의 사진들 도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깊어지고 넓어진 지면들 안에서 시간이 흘러 왔습니다. ‘다시, 또’는 학(學)이 습(習)이 되는 순간에 있습니다. 진정한 학습이란, 배운 것이 다시 발 견되는 순간에 있고, 안으로 들어간 것이 다시 밖으로 나와 행동이 되는 순간에 비로소 완 성됩니다. 희미하게 마음으로만 품었던 이상을 현실로 이뤄낼 때, 우리는 진정한 기쁨을 맛봅니다. 어느 날 어느 때 우리가 함께 만나 무엇을 한다고 약속한 뒤에, 우리는 그걸 해 냅니다. 성동구 안에서 있었던 몇 개의 워크숍과, 체육대회와 장터와, 몇 개의 대회들과 예 정된 여행이 차질 없이 치러졌습니다. 생각을 다시 붙잡아, 현실에 이으며 우리의 삶이 영 글어 갑니다. 서울숲에는 지금 벼들이 한창 익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0일, 수변생태공원 부지에 심 었던 제비논이 풍성한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우보농장서 온 것들입니 다. 어떤 것은 모의 형태로 왔지만, 어떤 것들은 편지 봉투에 담겨왔던 볍씨들이었습니다. “스무 배로 갚으라!”는 이야기만 듣고, 아무런 조건도 없이 빌려왔던 씨앗들입니다. 제비논 의 수확을 마치게 되면, 볏단채로 혹은 나락을 실하게 담아 다시 우보농장에, 이웃들에게 돌려주러 행동할 것입니다. 제비가 흥부에게 가져다준 선물보다 더 값지게, 더 기쁘게 벼 들은 다시, 또 볍씨로도 돌아갈 것입니다. 여름 불볕 더위를 지나고,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한해의 결실 맞이 로 우리는 올해 남은 시간도 바쁜 일상을 살아낼 것입니다. 내년에 다시, 또 펼쳐질 삶, 그 시작을 위해 우리는 올 한해를 갈무리해 갑니다. 당신은, 우리는 다시, 또 어떤 씨앗을 준 비하고 있을까요? 성수동쓰다 편집장 원 동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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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NOVEMBER

Contents

1부 다시, 또

08 다루도서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발행인 publisher

원동업

편집장 editor in chief 원동업 편집위원 editor 이성일, 이희선, 이미경, 곽설미, 서수아, 신희섭, 서민홍 디자이너 designer 강민경 일러스트 illustrator 최제희, 강민경 기고 contributing writer 이유상, 정의홍, 조나무, 지담, 이상국, 이선희, 이보영, 서성원, 안형진, 이현승, 김민선

다시, 또

10 노숙인들의 쉼터 비전트레이닝센터 길벗지기 탐방기

소중한 가족 잃었지만 이웃 동료와 더불어 다시, 또

14 새활용, 내 삶의 착하고 건강한 순환을 위한 필수 습관

발간 성수도시재생주민기자단 후원 성수도시재생센터 동네잡지 &lt;성수동쓰다&gt;는 2018 성수도시재생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새활용플라자

18 왼손으로 그린 그림

다시 그리고 또

20 한베평화재단 피스북스 김소희 대표

작은도서관 책엄책아서 피스북스로 다시, 또 백 가지 평화를 만나는 곳

2부 성수동

성수동의 서울 미래 유산

26 성수동의 구두 제조업I

성수동 구두공장 체험 그림 최제희

29 성수동의 구두 제조업II

족쟁이들 삶이 수제화보다 더... &lt;표지사진&gt; 베란다인더스트리얼_서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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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의 서울 미래 유산

사진 에세이

성수대교 위령비

공유하고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헤이그라운드

34 성수동의 편린

38 성수도시재생센터 + 꽃길만걸어요 축제

56 성동교육의 현실과 상상

58 로컬 브랜딩 3

40 협동조합 도시재생기업 성수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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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브랜드를 실체화 하기

60 시간기록소

독자기고

변방 서울시민의 성수동 정착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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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동시

수채화

마을칼럼

만나다에서 만들다로

46 News

성수에서 생긴 일들

68 에세이

엄마의 가족, 나의 가족 그 사이에서

70 에세이

어쩌다 시니어 3부 우리 동네 이야기

74 50 성수 안전맘이 전하는 인형극

52 동물에게 나는 반려 사람인가?

그림

다시 또, 다시

76 성수를 쓴 맛

동네잡지&lt;성수동쓰다&gt;

78 에필로그 5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귀찮은. 하기싫은. 남이 시키는 거 같은. 꺼끄러운.

쉼표

쉬었다 가자. 하늘 한번 올려봐봐요...^^

다시, 또

마음 한구석에 무언가 스멀스멀 굼뜨게 피어나는. 따뜻함에 웃게 되는.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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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희


1 다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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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도서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다시, 또 어른이 되어서도 다시 또, 그림책 글 곽설미 그림 강민경

&lt;연남천 풀다발&gt; 글그림 전소영, 달그림 “모든 것은 가을로부터 시작되었다.”

꽃들이 찻길 가로 만개해 있기도 합니다.

무슨 책을 고를까 고민고민하다 첫 장부터 바람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남보다 더 잘나기 위해 애

에 날리는 홀씨를 두고 가을을 말하는 이 책

쓰지 않는 자기 자신만의 삶을, 작은 풀꽃들은

&lt;연남천 풀다발&gt;을 첫 그림책으로 정했습니다.

누구보다 잘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아름다운 표지 그림에

“어느덧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언제나 똑같은

바로 눈길을 뺏겼습니다. 책을 펼쳤을 때 은은한

계절은 없다. 반복되는 일에도 매번 최선을 다

풀 색깔로 펼쳐지는 면지와, 실제본을 드러낸 표

한다.”

지 속 책등에 들에서 저마다 자라나는 풀들의 자

40년 가까이 국어 한 과목만 가르치시는 아버

유로운 이야기가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여기

지. 더 이상 배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을 것 같은

에 마음을 또 뺏겼습니다.

데도 매년 아버지께서는 책을 들고 공부를 하십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니 친정아버지가 떠올랐

니다. 책을 덮고 나니 아버지께서는 본인이 열심

습니다.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신 아버지는 야

히 카메라에 담으시던 그 꽃들과 참 닮으셨습니

생화 촬영이 취미이십니다. 가끔 친정에 내려가

다. 아니 우리 모두, 이 책에 담긴 풀의 삶 한 장

면 아버지를 따라 산에 갑니다. 처음에는 부상도

을 살아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입니다.

마다않고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아버지를 이해

책장을 넘기며 나는 이 책의 어디 즈음을 살고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묵묵히 산길을 걷다보면

있는지 읽어나가 보세요. 지금이 잎을 떨구는 겨

꽃들은 정말 아무도 못 찾을 법한 곳에 꼭꼭 숨

울일지라도 이 책은 알려줍니다. 묵묵히 그렇게

어있기도8 하고 거짓말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살아가다보면 봄은 ‘다시 또’ 찾아온다고요.


&lt;깎은 손톱&gt; 글 정미진 그림 김금복, 엣눈북스 첫 아이의 손톱을 자르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지나고 있는 노부부, 첫 아기를 만나는 엄마의

너무나 부드럽고 작아 차마 손톱깎이도 쓰지 못

이야기는 공통된 뼈대를 가지고 진행됩니다. 마

해 가위로 조심조심 자르던 손톱. 그 아이의 손

냥 즐거운 순간, 아픔이 찾아오는 순간, 그리고

톱도 이제는 제법 단단해져서 손톱깎이가 없으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합니다.

면 자르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책

첫 이별에 고통스러워하고, 삶의 단짝을 애통하

에서는 손톱을 통해 시간과 세월의 흐름을 이야

게 떠나보내고, 아이의 첫 열감기에 어찌할 바

기 합니다.

를 모르며 밤을 지새우는 동안 손톱은 자라납니

우리가 살아가면서 첫 경험을 하고 힘든 순간을

다. 행복한 순간에도,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묵

보내고 새로운 만남과 이별을 겪어내는 동안 손

묵히 자라나는 손톱은, 사건의 희비와 상관없이

톱은 함께 자라납니다. 그리고 많이 자라났다 싶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

으면 이내 또각또각, 우리는 손톱깎이를 들어 깎

있습니다.

아내지요.

할아버지의 편지 위에 마지막 손톱이 놓인 모습

이 그림책에는 세 장소의 다섯 사람의 손이 나

과 아기의 첫 손톱이 귀여운 상자에 담겨 있는

옵니다. 아직 앳된 소녀의 손, 할아버지의 손을

모습으로 책은 끝납니다. 가만히 오늘의 내 손톱

잡은 할머니의 손, 엄마와 아기의 손. 책은 이 인

을 들여다보며 생각해보세요. 그 손톱들은 당신

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보여줍니다.

의 어떤 삶을 함께 했나요?

첫사랑을 하고 있는 소녀, 삶의 끝자락을 함께

서울숲옆 다루작은도서관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6길 14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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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의 쉼터 비전트레이닝센터 길벗지기 탐방기

소중한 가족 잃었지만 이웃 동료와 더불어 다시, 또 글, 사진 원동업

가족, 가정을 잃은 그들에게 새로운 집 친구들이 함께 한다. 좌로부터 이혜림, 강미선(사회복지사)님과 김삼석(영화감독)에게 그들의 삶과 희망을 들었다.

이곳은 집 없는 남자들을 위한 집이다. 먹이고 재워주지만, 그 외에 모든 돈은 벌어야 한다. 집 을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중 하나는 65세 이상, 또 하나는 술을 마셨을 때다. 이들은 자식 과 부모를 봉양 혹은 양육하지 않으니 세상의 무게를 벗었다고도 할 수 있다. 동시에 그로부터 세상이란 큰 무게를 지고 있기도 하다.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노숙인 자활센터 비전트레이닝 센터-길벗지기(센터장 최성남)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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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자활쉼터, 비전트레이닝센터를 가다 센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정원이었다. 소나무, 감나무, 산수유, 배롱나무, 앵두, 벚나무, 장미가 어울어진 큰 정원.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와 그들의 집이 거기 있다. 뒤편으 로 닭장도 있는데, 닭은 목청껏 울음 운다. 마당은 잎사귀들과 꽃이 그늘과 향기를 드리웠 고, 쉼터 ‘이용인들’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공간안내를 맡아준 이는 강미선 사회복지사. “정서적 안정이 가장 필요하신 분들이죠. 해서 정원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이용인들이 가꾸 고 계세요. 고양이도 닭도 버려진 동물들이었어요. 노숙인 분들이 애지중지 하시는 동물들 이죠. 사정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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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두 동으로 나뉜다. 가동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나동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생활한다. 노숙이란 점은 공통으로 겪었다. 그들은 단순히 집 없는 이들이 아니라 가정-가 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기도 하다. 189명의 정원 중, 거의 180여 명이 생활한다. 지내기 좋다고 소문이 나, 대기도 여럿 있다. 이들 중엔 밖으로 일하러 가는 이도 있다. 내부에도 작 업장이 있어, 가장 쉬운 종류의 일거리를 맡는다. 시설에 오면, 일체의 생활보호지원금 등은 자동 끊어지기 때문에 기호생활을 하기 위해선 경제활동이 필수적이다. 동아리 모임 활동은 활발하다. 탁구와 배드민턴, 볼링, 프롬더바디 같은 체육활동도 있고, 불교 및 기독교 같은 종교활동 관련 모임도 있다. 등산과 여행과 영화동아리도, 불교철학과 인문학 스터디도, 여행도 가고, 마을축제에 참여하는 난타동아리 난동도 있다. 운동회도 참 여해 줄다리기를 하는 것, 승리하면 마음껏 만세를 부른다. 가까운 용답도서관서 대여와 기 증을 맡아주는 작은도서관이 있고, 컴퓨터교실도 있다. 일곱 명씩 생활하는 방을 더 아름답 게 꾸미거나, 복도에 화분을 키우는 일도 일반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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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 다른 것, 마음을 울리는 것 다른 점도 있다. 트라우마 완화를 위한 집단 상담같은 활동을 정기적으로 한다는 것. 방마다 동료생명지킴이가 있다는 것. 이혜림 사회복지사가 설명을 잇는다. “센터의 계단 밑에서 목을 매거나, 명절을 지낸 뒤 한강에 투신을 하거나, 혹은 약을 먹거나…. 그런 이들이 많았어요. 그걸 직원들만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어서 생긴 것이 이 제도였죠. 동료를 관찰하고, 징후가 있으면 보고하고, 대화를 나눠주는 일들도 하고요. 이 분들이 자신의 담배와 커피도 나누면서 활동을 하시는 거에요. 주변엔 아예 무관심한 것은 조현병의 증상이기도 한데, 이들은 차츰 동료를 지켜보고, 공감하기 시작한 거였어요. 지금은 많은 이들이 ‘게이트키퍼’로서 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것도 작지 않은 변화죠.”

이용인들이 이 년여 전부터 집중하는 활동은 또 있다. 봉사활동. 다리가 튼튼하니까, 장애인 과 치매노인들의 여행이나 이동에 휠체어를 밀어주는 것. 형광옷을 입고 경광봉을 들고, 슬 리퍼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용답동 차량기지와 지하철역 근처 후미진 골목길에 방범도 돈 다. 동네도 청소한다. 매주 빠지지 않고,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이사를 나가는 노인의 짐을 날라주기도 했다. 그러다 “고맙다!”는 마을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면, 그것을 감사해 하고 꼭 기억하는 것도 이들의 ‘일’이다. 지난 겨울과 봄엔, 영화도 찍었다. 삼삼오오의 김삼석 감독이 함께 워크숍을 했다. “사진이든, 영화든, 언론이든 가릴 것 없이 사회적 약자들은 대개 대상화 되죠. 저는 당사자주 의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터져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견딜 수가 없어서 내지를 때, 그 힘이 엄청 큰 것이거든요. 스스로를 치유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보는 이들에 끼치는 영향 모두에서요.”

다섯 명의 지원자(강미선 님이 억지로 끌어들인) 중 결국 세 명이 자기의 이야기를 찍었다. 영화는 지난 6월 성동인권영화제 때 상영했다. 성동구립도서관 영화관에서 방영했고, 여기 센터에서도 함께 보았다. 동료들은 울었다. “자신의 이야길 한다는 게 쉽진 않죠. 자기를 차근차근 들여다보는 일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아 요. 하지만 그 기록을 통해, 자기서사를 하고, 주체가 되는 과정 안에서 비로소 자신의 길을 봐요. 목표가 선명해진다고 할까? 난 그럼 이제 어디로 가지?”

이용인들은 근처 새활용플라자에 다른 예술가들, 벤처기업과 나란히 입주했다. 한 차례 실 패후 프리젠테이션을 다시 고치고 또 나섰다. 폐가구를 재활용하는 목공작업소 ‘새움’이란 이름으로다. ‘신인감독’들은 이곳 홍보영상을 찍어달라고 외주요청도 받았다. 5만원 매출도 올렸다. 이들은 외부에 주택을 얻어 ‘독립’을 해나가고 있다. 그 독립은 온전히 ‘혼자’ 선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함께 선다. 아예 문패를 새긴 열린치과의사회 같은 이들의 자원봉사, 직 원들의 헌신, 그리고 바깥이웃들이 보내준 미소와 고마움 같은 모든 것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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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활용, 내 삶의 착하고 건강한 순환을 위한 필수 습관

성동구 용답동 물재생센터 새활용플라자 글, 사진 서수아

‘새활용’이란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방법을 바꾸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로서, 지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인류가 함께 실천 할 수 있는 자원 순환의 새로운 방법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환경과 자연의 순환을 소중 히 여기는 삶의 방식으로 새활용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을 제안하고 이를 시민과 함께 연구하 며 만들고 나누고 실천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착하고 아름다운 ‘새활용’에 대한 실천이 더 관심을 받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런 센터가 성동구에 있다는 것은 복이라 고 생각한다. 이 곳은 생긴 지가 1년쯤 되어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안정화 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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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새활용플라자’는 32개 소재의 변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여러 산업에서 쉽게 버려지고 있는 있는 소재들을 활용하여 실생활에 쓸 수 있는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오매 또한 다양하고 폭넓은 의미의 도시재생을 위한 기획 전시들(성수동 스 페이스 오매를 열며 개발되었던) 타일아트, 네온사인, 봉재식물, 커스텀슈즈 등 워크숍을 이 곳에서 진행 중에 있다. 이외에도 직접 무언가 만들어 보고 싶다면 새활용플라자 1층 ‘꿈 꾸는 공장’을 이용할 수 있다. 3D프린터, 레이저 컷팅기 등 다양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어 직 접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매주 수요일엔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꿈꾸는 공장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자세한 내용은 새활용플라자에서 확인] 꿈꾸는 공 장 옆 상설전시/기획전시장에선 언제든 흥미로운 전시를 볼 수 있기도 하다. 2층엔 입주기업 이외 여러 새활용 관련 브랜드에서 제작한 각종 상품들을 보고 구매도 할 수 있는 ‘SUP’er MARKET과 ‘소재은행’이 있다. 국내 브랜드 이외에 해외 브랜드까지 새활 용으로 만든 다양한 일상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가볼만 하다. 소재은행은 새활용 소재 관 련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새활용 소재 확보의 어려움과 비용부담 증가 문제를 해결코자 만들어졌다. 넘쳐나는 원자재인 폐기물과 수요자와의 ‘합리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는 현실 은 ‘21세기 연금술’인 새활용 디자인 산업의 위기 요인이다. 새활용 소재은행이 새활용 디 자인을 사회에 스며들게 하고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메가 트랜드로 자리잡도록 확산시키 며 대안적 경제의 큰 축이 되길 바란다. 3층과 4층에는 새활용 관련 입주 기업 공방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오매는 현재 310호에 입 주 중이다. 입주 기업들의 공방은 쇼룸처럼 되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고 입주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고 어떻게 일을 하는지도 볼 수 있기에 방문자들의 흥미를 더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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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에는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새활용 토요장터가 열리고 있다. 어린이 새활용 토요장터도 1층 로비에서 함께 열려 웹사이트(http://www.seoulup.or.kr)에서 사전신 청만 하면 참여할 수 있다. 준비물은 돗자리(필수), 거스름돈, 판매물품이면 된다. 먹거리 장터도 열려 떡볶이, 모던김밥, 핫도그,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특별행사로는 ‘나만의 텀블러 만들기’, ‘새활용 줄넘기 만들기, 줄넘기왕 뽑기’가 있는데 이것은 서울새활용플라 자와 WWF가 함께하는 플라스틱 프리 새활용 줄넘기 만들기 클래스 프로그램이다. 이 또 한 사전신청이 가능하다. 1층에선 무인으로 상시 운영되고 있는 티셔츠 장바구니 만들 기 프로그램도 있다. 자투리 천과 티셔츠를 이용하여 나의 장바구니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입주 스튜디오가 매달 운영하고 있는 새활용 체험 프로그램은 모두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 가능하고 참가신청 또한 할 수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말 그대로 새활용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세 계 최대 규모의 새활용 복합 문화 공간이다. ‘자원순화도시 서울시 비전 2030’을 토대로 새활용(Upcycling)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넓히고, 업사이클링 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만 들고자 한다. 이 뿐 아니라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새활용 산업을 육성하고 시민 친화적 인 운영을 통해 새활용을 재미있게 체험하는 교육, 전시회가 이루어지는, 새활용 문화 확산 거점 공간으로 운영되어 향후 미래 서울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관광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기도 한다. 자연과 닮은 건강하고 순환적인 삶의 환경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의 삶에 있 어 필수적 사항이다.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로 이곳이 활발히 운영되어 새활용 실천이 함께 즐기고 노는 일상적인 문화로 바뀌어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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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그린 그림

다시 그리고 또 그림 조나무

나뭇잎이 생겨나고 자라 초록잎으로 물든다. 이름 모를 벌레가 다가와 초록 나뭇잎을 갉아먹는다. 구멍이 숭숭 뚫려 바람이 지나간다. 어느덧 초록잎은 마른 갈색으로 변한다. 나무로부터 분리되어 땅으로 떨어진다. 한겨울을 지나 새봄이 되면 그 자리에 연두빛 잎이 다시, 또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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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달, 손목의 시계, 벽위의 달력. 공통점은 뭘까요? 지하철 2호선처 럼 다시, 또 되풀이하여 돕니다.

조나무 범띠 전갈자리. 가끔 스콘을 만들어 나눠먹는다. 토요일 아침 혼자 영화보기를 즐기 며, 도서관에 한 달 3권의 책을 사달라고 졸라 그걸 읽는다. 아직 소녀감성이 남아있는 그녀 다. ys20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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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책엄책아서

피스북스로 다시, 또

백 가지 평화를 만나는 곳 김소희 대표를 만나다 글, 사진 원동업

피스북스를 준비하고 있던 8월 중순, 김소희 관장, 아니 이제는 대표가 된 그녀는 치아를 하 나 뽑고 왔다 했다. 어른이 된 뒤론 첫 발치에 ‘상실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당연히 그럴 일이 었다. 당연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도 했다. 평생에 걸칠 큰 작업을 다시 시작하고 있었으 니까. 한베평화재단과 함께하는 영리법인 피스 북스(Peace Books). 옥수동 독서당로 피스 북스에서 그를 만났다. 물었던 솜을 빼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 도서관을 그만 두고, 한베평화재단에서 사업 관련 기획에 참여 했어요. 어떤 모습의 사업방향과 비전을 가져야 할까 얘기를 했죠. 근데 우리(조직이나 사회)는 말한 사람이 그걸 책임지게 되잖아요. 피스북스는 그래서 대표가 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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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평화재단은 우리 한국이 베트남에 저지른 ‘가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를 ‘평화’의 관 점에서 풀어가고자 하는 재단. 부산 강우일 주교, 명진 스님 등이 이사회를 맡고 있다. 피스 북스는 무엇을 하게 될까? “피스북스는 아카데미와 북살롱으로 나뉘어 있어요. 아카데미는 내년쯤 개강하려고 해 요. 약 스무 명의 학생들을 약 4학기 동안 가르치는 거죠. 평화활동가로 키우기 위한 총 체적인 학습을 진행하려고 하는 거예요. 대안학교의 청소년들을 받아들이고, 평화에 매 니아적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도 함께 하구요. 북살롱은 마켓, 출판사, 카페, 여행 등등 이 섞여 있어요. 베트남이나 미얀마, 카자흐스탄 같은 곳의 평화여행을 주선하는 일, 평 화 관련 책을 출판하고 서적을 파는 일, 전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평화 관련 물품을 만들 도록 기획하고 그렇게 생산된 물건을 ‘공정무역’처럼 유통하는 일도 해요. 그것과는 개념 이 약간 다르지만요.” 김소희 관장은 성동구에서 꽤 오래, 거의 17년여를 ‘책읽는엄마책읽는아이’의 관장으로 있었다. 그가 책읽는엄마들과 함께 해온 책엄책아는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민간 작은 도서관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만한 곳. ‘작은 도서관’이 아니라, 작은도서관이 가 져야할 ‘운동성’은 그곳을 둥지로 삼았던 많은 이들의 몸과 기억에 남아있다. 그곳을 거친 이들은 각각 제 영역 안에서, 혹은 보다 발전된 작은도서관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이곳 피 스북스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동지들도 책엄책아에서 만났던 엄마와 아이, 정진아 씨와 그 의 딸 심유진 씨다. 당신들과 우리들의 꿈을 말하자, ‘그럼 당신이 한번 나서보라’고 등을 떠밀릴 사람은 얼마 나 될까? 그걸 기꺼어 맡을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오로지 말로만 들었던 김소희 대표의 생각은 미래에 얼마나 현실이 될까? 하지만 그 말이 현실을 소상히 적은 것들이어서, 그 말 은 곧 현실이 되리라고, 나는 당시에 생각했었다. 10월 5일, 피스 북스는 개관식을 했다. 밖으로는 태풍이 지나가며 뿌리는 빗줄기가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각기 자신의 평화를 나누고, 사고, 팔고, 만들고, 가르치고, 배우고 책으 로 만날 수많은 이들이 그 자리를 함께 했다. 피스북스 주소 ; 서울 성동구 독서당로 216 풍림빌딩 4층 / 전화 070) 435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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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최제희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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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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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성수동의 서울미래유산&gt; “오늘, 우리는 100년 후의 보물을 준비합니다.”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의 소개입니다. 문화재로 등록 되어 있지는 않으나, 미래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유형 무형의 모든 자산들을 지정하여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2018년 현재, 성수동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래 서울미래유산 은 여섯 개. 당신이 지정하고 싶은 서울미래유산 혹은 성수미래유산은 무엇입니까?

1회차 : 성수탕과 공씨책방 2회차 : 뚝섬승마장과 서울경찰기마대

3회차 : 구두제조업과 성수대교참사희생자 위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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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터잡은 서울미래유산

성수동의 구두제조업

구두는 도시의 멋쟁이 신사, 숙녀들이 신는다. 인쇄, 자동차정비 등 성수동에 자리잡은 다른 제조업체들처럼, 도심형 산업이다. 성수동은 한때 한국 수제화 생산의 90%를 담당했던 구 두제조업의 메카다.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가 소개한 ‘수제화거리’의 이력은 다음과 같다. “수제화 제조를 위한 원재료 판매점, 제조공장까지 체계적으로 밀집되어 있는 한국형 근현대 산업노동의 현장이다. 수제화 제조업체들이 밀집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 말 수제화의 메카 로 부상한 지역으로서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 113일대이다. 1980년대부터 수제화 제 조업체가 밀집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 말에는 전국 수제화 생산량의 90% 가량을 제조했으 며 1994년경 탠디가 성수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하청업체들이 모이게 되었다. 제 조에 적합한 공장, 저렴한 임대료, 지하철역과의 근접성 등의 조건들은 구두 제조업체들에 적합했으며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냄새, 화공약품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불만 해소 를 위해 자연스레 한 곳으로 모이게 되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 내리면, 작은 ‘수제화 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구두가 한국말인지’에 서부터, 구두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 구두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또 4곳 출입구 어디로 내리든 구두제조업과 그 관련 산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1번~2번 출구 사이, 지하 철 역사 아래로는 구두제조와 판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샵도 있다. 백화점보 다 훨씬 더 저렴하게 구두를 살 수 있는 메이커들의 공동매장도, 디자인과 실용성에서 완벽 하게 내 맘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구두제조 공방과 공장과 샵도 만날 수 있다. 3번 혹은 4번 출구로 나서 조금 걸으면 연무장길이 있고, 그 길에는 ‘수제화 공원’도 있다. 피혁과 부자재 상들까지, 수제화의 모든 것이 성수동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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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수제화거리 덧붙임기사I&gt;

시인 이희선의 ‘체험 삶의 현장’ 성수동 구두공장 체험

“서울미래유산이 밀려 나간다!” 글,사진 이희선

연무장 13길에 위치한 구두제조사 경애콜렉션에 지난 9월 14일 10시 30분, 출근했다. ‘오늘 은 직원으로 생각하고 일을 시켜달라’고 했더니 신발 끈 묶는 작업, 신발 포장 등 단순 작업 을 주셨다. 아무래도 봐주신 듯하다. 사장님은 공장 내부 본드 냄새가 역하지 않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하니 ‘체질인 것 같으니 취업하는 건 어떠냐?’며 농담을 건낸다. 12시, 직원들과 함 께 배달 점심을 먹었다. 집밥으로 차려진 점심은 노동 후여서인지 꿀맛이다. 김종만(59세) 사장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선린상고 2년을 중퇴하고 구두 일에 뛰어들었 다. 옆집 형이 구두일을 하며 주급으로 돈을 버는 게 부러웠다. 명동 구두공장서 출발해 80 년초 금호동 금강제화에서 2년 반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2007년 성수동 소재 향주 회사 에 공장장으로 근무하다 2014년 향주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사장님’이 됐다. 하지만 2015 년 1차 부도가 났고, 끝내 2018년1월 1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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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터잡은 서울미래유산

“지금 성수동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개는 구두공장이 문을 닫아요. 여긴 임대료가 올라 서 버티질 못해요.” ‘동네가 뜨니, 우리도 뜬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다. 2018년 봄부터 성수역 앞에 ‘족쟁이’들이 공임인상과 처우개선을 부르짖고 있다. 백화점에서 20~30 만원 구두가 팔려도 한 컬레당 노동자의 제작 공임은 7천원 선. 백화점, 홈쇼핑이 챙 기는 수수료는 30%를 훌쩍 넘긴다. “우리 직원들도 있지만, 그 분들이 새벽부터 나와 일해요. 일감이 줄어 그나마 하루 버는 돈도 얼마 안 돼요. 그래서 마음이 안 좋아요.” 김종만 사장님은 ‘백화점과 홈쇼핑의 수수료 인하 즉, 유통구조의 혁신’을 말했다. 그런 노력이 없으면 결코 성수동 수제화의 미래는 없다고 말한다. 지금 성수동 구 두제조업은 심폐 소생술이 필요하다. 중국으로 동남아로 경기도로 밀려나가는 성 수동 구두제조업에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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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수제화거리 덧붙임기사II&gt;

“족쟁이들 삶이 수제화보다 더..”

글,사진 원동업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환한 진열장, 평생을 구두에 바친 장인과 명장이 떠오른다. 성수 역 내부의 슈스팟은 박물관 혹은 미술관처럼 보이고, 성수역 앞 구두공원엔 구두작업 자의 동상도 있다. 하지만 한 켤레 구두가 나오기까지, 제화노동자의 땀은 보이지 않 는다. ‘화공약품과 먼지 구덩이 작업환경, 장시간 노동과 짧은 식사시간….’ 지난 20 년간, 임금동결의 역사도 가려져있다. 이제 막 몸부림을 시작한 성수동 제화노동자 족쟁이들과 지난 9월 28일 만났다. 성쓰- ‘족쟁이들 모여라!’ 현수막을 봤다. 집단시위대도 만났고. 그때 단체협상 중이었 는데, 그 상황부터 알려달라. 제화노조- 구두는 원청과 하청 구조로 돼 있고, 많은 제화 노동자들이 하청공장서 일 한다. 하청업체와 협상으로는 애초 문제가 풀릴 수 없는 구조다. 해서 민주노총 일반 지부 및 타지역 제화노동자들과 연대해 임금협상을 해왔다. 큰 곳인 세라, 텐디, 고세 그리고 코오롱에프엔씨 원청과도 협상을 타결했다. 성쓰- 지난 5월부터 거리행진, 릴레이 1인 시위, 숙박시위 등 긴 기간 동안 싸워왔다.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나? 제화노조- 1997년 외환위기후 우린 특수고용노동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4대보험은 물론 퇴직금도 없는 소사장이 됐다. 첫차를 타고 나와 막차를 타고가면서 일하고도 켤 레당 5~6천원 보수가 20년째 동결이다. 심지어 깎이기도 했다. 제화쪽은 막내 노동 자가 50대다. 새로 충원도 안 될 만큼 열악하다. 지난 5월 텐디(낙성대쪽 업체)의 투 쟁승리로부터 성수동으로 크게 자극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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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이현수 사무국장, 정기만 노조위원장, 정용일 수제화노동자. 이들은 모두 현장서 구두를 만들어온 ‘족쟁이들’이다.

성쓰- 왜 이런 일이 생겼고, 안 고쳐졌다고 보나? 제화노조- 최종 구두 판매처인 백화점, 홈쇼핑, 인터넷매장에서 수수료가 35%에서 40% 가까이 된다. 원청서 떼고, 하청서 떼고, 중간서 챙기고, 그러고 나면 우리들에 게 남는 거다. 우리 업계는 밀라노처럼 1인이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완결되는 시스템 이 아니다. 효율적 생산을 위한 분업체계다. 우린 앉은 자리서 구두만 보는 (우물안) 개구리가 됐다. 다른 업종은 어떤지, 어떤 세상이 됐는지도 몰랐다. 불만은 컸지만, 요구는 없었다. 성쓰-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제화노조- 퇴직금, 4대보험 문제도 해결해 갈 거다. 노동자들이 오히려 이 문제를 오해한다. 앞에서 떼 가니까. 교육이 더 필요하다. 정책 펴고 지원 말할 때, 노동자 들도 불렀으면 좋겠다. 나가겠다. 내부적으론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고, 인력도 키우 고 싶다. 협동조합 혹은 사회적 기업도 만들어 8시간 노동, 적절한 대우도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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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위령비

글 곽설미

맑은 가을날, 강변북로로 들어섰다. 숱한 나들이의 진입로였건만 늘 지나치던 곳, 성수대교 위령비를 찾기 위해서였다. 성수대교 북단에서 아름다운 서울숲을 지나 이제는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고층 아파트들 앞으로 수도 박물관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구리 방면으로 들어서면 성수대교 위령비 주차장 안내판이 보인다. 도심 고속도로의 옆구리에 끼어있는 성수대교 위령비 공원은 차가 있어야 접근 가능한 곳이다. 섬 같은 이곳에 불쑥 들어와 너른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렸다. 위 령비는 주차장에서 길 하나를 더 건너야 갈 수 있다. 처음에는 횡단보도도 없던 것을 사고 20주기였던 4년 전에야 비로소 만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고속의 자동 차들을 피해 이곳을 찾던 유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미어졌을까. 자동차들의 굉음 사이로 공원에 들어섰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지키고 서있는 추모 공원은 작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외진 위치에도 청결함이 유지 되고 있는 모습은 자동차 굉음 사이로 들어섰던 발걸음에 약간의 안도감을 주 었다. 1994년 10월 21일, 누군가에게는 가슴이 사무치는 잊지 못할 날일 것이다. 그 전부터 다리에 금이 가는 등 위험한 조짐이 보인다는 민원에 수리를 했으나 처음부터 부실하게 시공된 다리를 되돌리기란 어려웠다. 오전 7시 30분 경, 다리 중간이 내려앉았고 갑작스런 붕괴에 급정거한 버스는 절단면에 걸려있다 밑으 로 추락했다. 등교시간이었기에 사망자 중에는 학생이 많았다. 위령비 전면에는 무학여고 교사였던 변세화 시인의 &lt;영전에 바치는 시&gt;가 비문으로 새겨져있다. 다 읽고 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가깝게 반 친구의 죽음을 직접 경험했던 시 누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지방에서 텔레비전 뉴스로 접했던 나와 다르게 성수대교 붕괴는 시가 식구들의 당시 삶과 닿아있는 부분이 많은 사고였다. 그래서 성수대교 얘기가 나오면 성수동에서 오래 살아오 신 시부모님과 시누이들은 다소 숙연해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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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과 몇 년 전에 비슷한 일을 겪었다. 엄마가 되고 난 후에 겪은 세월호 참사는 내게 깊은 우울감을 주었다. 자식을 찰나의 교통사고로 잃었다는 이야 기를 글로만 읽어보아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해가 넘어가도록 차가운 바다 속에 아이를 두어야했던 그 부모들의 찢어지는 마음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성수대 교 사고 24년이 흐르고 나서 나 역시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그 앞에 서니 조여 오는 마음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뒤이어 우리 사회는 지금 피해자들을 얼마큼 잘 위로해주고 있는지 생각해본 다. 비슷한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될 때 유족들의 마음은 또 한번 무너지리라. 그렇기에 우리는 지나간 일들을 쉽게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성수대교 희생자 위령비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마 지막으로 함께 하고픈 비문의 글 일부를 붙인다.

..... 여기 통한의 다리 곁 - 이 증언의 강 언덕에 오늘 부끄러이 조출한 돌 하나 세워 비오니 님들의 크신 희생 오랜 날 깨우침 되오리니 구천의 영령들이여. 부디 고이 잠드소서 아직도 눈먼 자, 여기 와 새 다짐 불지피라. ..... -변세화, &lt;영전에 바치는 시&gt;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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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의 편린 片鱗

글, 사진 서민홍

꽃 혹은 촛불로 남은 사람 의인 최성규

사건은 1996년 8월 10일 밤10시에 일어났어요. 여대생을 성폭 력하려던 범인을 뒤쫓다가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생명을 잃은 사건이었네요. 당시 최씨는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자녀가 있는 32살의 꽃다운 나이였답니다. “한여름 이글대는 아스팔트 위에 한줄기 소나기가 되셨습니다” “성폭력의 현실에서 그대의 희생정신은 고귀한 것이었습니다” “의인 최성규! 그대는 이 시대 모두의 진정한 이웃이었습니다” 의인기림비 위치: 성수역 3번 출구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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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건 모두 나누고 떠난 기부 천사 구두수선공 故이창식 천사 이야기

서울 성동구 성수동 좁은 골목길. 한 평 남짓한 허름한 구둣방에는, 한때 천사가 머물다 떠난 숨결이 있습니다. 故 이창식 님은 강원도 영월 군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30여 년 전인 중학교 때 서울로 상경하였고, 얼마 뒤 친구의 권유로 구둣방을 시작했습니다. 한때 고단한 삶을 잊기 위해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신세를 진 것도 여러 번. 그러던 이창식 님의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생깁니다.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지 체장애인이 리어카를 끌면서 장사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서였답니다. 수입 1% 나누고 - 아름다운재단 등 여러 단체 에 10년 넘도록 꾸준히 기부. 재능도 나누고 - 구두닦이 노하우 전수하고 독 거노인 위해 연탄 배달도. 가진 몸도 기부 - 각막·장기기증 서약했으나 패혈증으로 숨져 못하게 돼.

위치: 서울 성동구 동일로 81 기업은행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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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도시재생센터+꽃길만걸어요 축제

“도시재생의 과거 현재 미래 보여드리겠다!” 글, 사진 원동업

표찬 성수도시재생 센터장과 만났다. 올해로 4년차, 원래 계획대로라면 도시재생사업을 마무리하는 해다. 어떤 성과 와 과제를 남겼을까? 오는 10월 20(토)~21(일)까지 진행하는 2회 성수도시재생축제도 궁금했다. 38


제2회 성수도시재생축제 &lt;꽃길만걸어요&gt; 2018.10.20~21 서울숲

성쓰 “지난해 처음 개최된 성수도시재생 ‘꽃길만 걸어요!’는 성황을 이뤘다. 피혁 및 수제화 업소가 많은 연무장길과 수제화공원 그리고 주변 카페 등서 열려, 도시재생 축제의 취지와 도 잘 어울렸다. 올해는 서울숲 일대서 열린다. 그 이유는? 축제의 주된 취지는?” 표찬 “지난해 그곳 거리 6백 미터를 교통 통제했다. 토요일 영업을 하는 곳이 있었고, 당연히 민원도 있었다. 거리가 너무 활성화되는 것도 임대료 인상 등 부작용이 있다. 올해는 성수 도시재생 4년차를 마감하는 해다. 그간의 성과를 종합해서 보여드리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도시재생의 과거-현재-미래까지…. 여러 도시재생지서, 지방 등서도 많이 보러 오실 거다.” 성쓰 4년간, 상생센터(설립-개관)와 나눔공유센터(공사중)를 지었다. 주민협의체 진행과 성수지앵의 조직화도 성과다. 특히 도시와 재생을 주제로 한 강의들과 워크숍도 기억에 남 는다. 표찬 초기엔 주민생활과 공예 등 가까운 강습을 통해 공동체 구성에 힘을 기울였다. 도시재생 아카데미를 기초와 심화로 반복하면서 활동가, 리더 그룹 생성에 애썼다. 후반기엔 모시기 어 려운 전문가를 많이 모셨다. 교육의 질을 높여 도시재생의 개념과 구체적 실천에 확장과 심화 를 이뤘다. 성쓰 4년 전, 성수동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도시재생이 뭐냐? 물었던 기억이 선하다. 앞으 로의 우리 동네 도시재생의 전망은? 표찬 최근 우리는 선진지 답사, 한양대 도시공학 대학원 등과 MOU(양해각서) 등도 체결했 다. 성동구는 장안평, 마장 그리고 송정도 도시재생지다. 그들과 매달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협치회의’도 진행하고 있다. 성수도시재생은 내년까지 연장될 거다. 그간 결과를 총합하고, 마무리할 일들이 있다. 성쓰 개인적으로, 센터장으로서 애착이 가는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신다면? 표찬 성수지앵 협동조합이다. 주민에게 필요한 강좌 모임으로부터 시작해, 전문화교육을 했 고, 함께 협동해 ‘기업’까지 세웠다. 제조 공정까지 갖췄다. 지역에 기초한 CRC(Community Regeneration Corporation : 협동조합형 지역재생기업) 1호라 여러 곳의 기대도 크다. 39


협동조합 도시재생기업 성수지앵

“곳곳서 성수동 오실 때,

우릴 찾게 되실 것” 글, 사진 원동업

협동조합 성수지앵의 차은경 이사장을 지난 9월 28일 오전 만났다. 그날 차 이사장은 상생센터 지 하에서 초콜릿 제조공정을 점검하고, 이날 있을 토마토티브이와의 인터뷰 준비로 바빴다. 점심도 다섯명 조합원들과 함께 근처 분식집서 사온 김 밥과 우동, 국수와 컵라면으로 대신했다. 창업의 열기와 설렘, 일로 인한 피곤이 혼재돼 있었다. 성 수지앵 조합원이 크리마가 잘 생성된 뜨거운 커 피를 조합원들과 성수동쓰다 앞에 내놓았다. 성쓰 이전엔 성수도시재생을 생각하면 주민협의 체가 생각났다. 이제는 성수지앵이 떠오른다. 단 단하게 응축된 성수지앵 협동조합의 결성을 축하 한다. 그간의 경과를 듣고싶다. 차은경 성수지앵은 12명의 조합원이 있다. 이사 장과 이사, 기획과 생산, 매장을 담당할 매니저들 도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도시재생 바리스타 교 육과정을 이수한 40~50여 분의 자원도 함께 있 다. 공모사업도 하고, 서울산업진흥원 공모사업 을 통해 사업자금을 지원받아 초콜릿 제조에 필 요한 로스터기부터 퐁듀제조기까지 구입할 수 있 었다. 곧 완성될 나눔공유센터에 마을카페로 입 점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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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쓰 초콜릿을 주된 특화상품으로 선택했다. 원 두에서 초콜릿까지 모두 직접 제조하는 걸 보고 놀랐다. 초콜릿을 선택한 이유라면? 차은경 특화상품으로 수제화와 연결하고 싶었다. 초코릿은 틀을 만들어 성수동의 구두는 물론, 우 리가 원하는 형상을 제조할 수 있었다. 우리가 준 비하는 카페와 잘 어울릴 음식이기도 하다. 강릉 의 커피빵이나 제주도의 초콜릿처럼 특화된 상품 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성쓰 성수지앵은 제조공장과 판매점, 나아가 나 눔공유센터 공간운영까지 ‘야무진 꿈’을 갖고 있 다. ‘엄마들’의 잠재력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비결이랄까 숨겨진 힘이 궁금하다. 차은경 당연히 혼자의 힘, 우리들 조합원으로만 가능한 일은 아니다. 도시재생센터서 헌신적으 로, 고비마다 실제적 도움을 주셨다. (창업은 법적 인 문제, 인력의 교육, 기계설비 등의 구매와 이해 등 여러 영역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서울시도 도 와준다. 서울광장서 진행된 엑스포에도 참여했었 다. 기계를 다 갖고 나갔다. 힘들었지만 초콜릿 퐁 듀기계에 시민들의 관심도 크셨다. 가져간 초콜 릿도 제법 팔았다. 비싸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 지만 가치를 알아주신 분들도 많았다. 제가 인덕 이 있는 것 같다.(웃음) 차은경 이사장 아이들은 다 컸다. 여행, 친구들과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뜻 깊은 걸 찾고 싶었다. ‘봉사’의 길을 가야지 하다 여기까지 왔다. 성수 지앵을 취재했던 한겨레신문 기자가 작은 예언을 했단다. “르몽드지에서 성수지앵을 볼 날이 있을 것 같다.”고. “많은 이들이 여러 곳에서 성수를 찾 아와 우리를 찾도록 해야죠!” 차 이사장은 다짐 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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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 서울시민의 성수동 정착기 2 글 서성원

&lt;성수동쓰다&gt; 4호를 보시고 독자가 글을 보내왔다. 잡지에 실린 글들로 인해 성수동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내 용과 재미있는 성수동살이 소개도 함께였다. 왜 성수동에 오게 되었는가를 5호에, 성수동에서의 발견과 반전있 는 생활을 이번 6호에 나누어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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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으로 이사한 후 첫봄을 맞이했다. 어느 날, 한강변을 산책했다. 그러다 신기한 광경을 보았다. 제비였다. 강변북로 도로 하부 였다. 한강변을 산책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성수동 일부 구간은 강변북로가 산책길의 지 붕이 된다. 산책로 위에 강변북로 한 켠이 돌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곳에 나란히 제비 가족 이 앉아있었다. 부부 제비가 이소한 제 새끼들을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요즘엔 시 골에서도 제비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이건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어. 그럼, 저 제비가 박씨를? 우리 집에(아파트에)? 말도 안 되는 상상이었지만 기분은 그럴 수 없이 좋았다. 두고 봐, 앞으로 성수동에서 좋은 일들이 많을 거야. 정말 우연히 현수막을 보게 되었다. 서울숲역 근처였다. 연극을 가르쳐 주겠단다. 주민들에게 연극배우로 무대에 설수 있는 기회를 준단다. 공짜 여서 마음이 솔깃했다. 노원에서 살 때 비슷한 강좌가 있었다. 노원구민 연극교실이었던 가? 장소는 노원문화예술회관. 거기에 잠깐 다닌 적이 있었다. 희곡 같은 걸 써보면 어떨 까 싶어서다. 거긴 무료가 아니었다. 사람이라도 알게 되겠지. 지원서를 내야지. 그리고 며 칠 후, 나는 현실을 깨달았다. 공짜여서 지원자들이 넘쳐나면? 선발? 혹시나 해서 업무 담 당자에게 전화로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런 계획은 없다고 했다. 지원서를 냈다. 수업 첫 날, 인원은 한눈에 봐도 많았다. 연출가는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나 참 ……. 아무 튼 그 후로 일주일에 한번씩 연기를 배우고 있다. 한번쯤 무대에 서 보는 건 괜찮을 거야. 글 쓰는 데 도움이 될 테지. 올해 11월 16일(금)이면 성수아트홀에 서게 된다. &lt;성수동 이발소 미제사건&gt;. 성수아트 홀은 내가 좋아하는 공연장이다. 우리 집서 가깝다. 아담하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행운 이다. 그리고 그때는 우리가 성수동 전입 일주년쯤이다. 나 같은 사람이, 성수지앵들 앞에 서 연기를 하게 될 줄이야. 조연이면 어때. 이쯤에서 멈췄을까. 성동구립극단이 창단되었 다. 단원에 도전한 것이다. 내가 극단 단원이라고? 미친 거 아냐! 10월부턴 주 4일 연극연 습, 미친 거 맞다. 그런데 이 같은 행운은 서울숲에 ‘제비논’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 &lt;성수동쓰다&gt; 4호 기사 참조- 여기서 잠깐, 요즘에는 제비들이 물고 오는 박씨는 형태 가 다양하다. 나에겐 길거리에 걸린 현수막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니 박씨를 잘 찾아야 한 다. 성수동은 서울특별시 중에서도 특별한 동네다. ‘제비논’이 있어서, 제비들이 사니까. 성 수지앵은 이것만 알면 된다.

서성원 [서울숲] seoulsoop-@naver.com 43


‘동네잡지’=인연들의 합작품 ‘만나다에서 만들다’로 연결되다! 글 이상국

지난 추석 명절은 긴 연휴로 인해 멀리 떨어져 지내던 친척들과 한자리에 모일 기회 가 유독 더 많았습니다. 내년 결혼 예정인 외사촌형의 여자 친구를 처음 만나 소개받 고 식사했던 자리도 그중 하나였죠. 사실 내향적인 성격 탓 때문인지 새로운 만남에서 느끼는 낯설고 어색한 감정을 쉽게 감추기 어려웠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주제로 화제를 전환해야 할지 많이 서툴렀습니다. 물론 만남이 계속 낯설 고 서툴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공감 가는 주제 를 놓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상국 함께하는 성수동을 좋아하는 동네 청년이자 마을 주민.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문화공간 성수동 카 페성수가 일터다. leesang3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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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책을 만드는 작업을 경험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 원고를 집필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일은 참 낯설고 어색한 일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lt;성수동 쓰다&gt;의 첫 시작을 함께한 입장에서 과거를 돌이켜보면, 종이 지면에 글을 쓰는 과정은 스스로도 처음 겪는 낯 선 경험이었고, 기고한 원고 수정도 수 차례 했을 정도로 지금에 비하면 많이 서툴렀던 기 억이 아직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 본 적 없는 출판 제작 과정은 이상적인 책의 형태를 갖추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성수동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lt;성수동 쓰다&gt;는 2016년 8월 12일에 1호 책자가 발행되어,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덧 형태와 구성 틀을 갖춘 동네잡지로 6호 발행을 또다시 앞두고 있습니다. 첫 출판물을 발행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lt;성수동 쓰다&gt; 에는 새로운 편집위원님들이 들어왔고 함께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과 수고로 지금의 더 나은 모습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책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에 소재로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의 삶이 담겨왔 습니다. 사실 &lt;성수동 쓰다&gt;는 그들과 연결된 느슨하고 유연한 관계 맺음이 더 의미 있고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담긴 언어는 성수동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수동과 작은 인연을 맺은 여러 대상이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탄생했습니 다. 그래서 &lt;성수동 쓰다&gt;는 성수동 주변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함께 다시 만든 합작 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작업은 아직도 느리고 서툴지만 &lt;성수동 쓰다&gt;를 통해 오랜 시간 책이라는 매체를 만드는 과정을 겪으면서 결과물의 달콤함보다, 함께 만드는 과정의 소중함이 더 값지 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현재는 다른 분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지만요. 최근 &lt;유럽 커뮤니티 탐방기&gt;라는 책을 쓴 작가의 북콘서트에서 들었던 말이 꽤나 인상 깊어 기억에서 계속 맴돕니다. 그가 남긴 “만나다는 결국 만든다로 연결된다.”라는 한 구절은 점점 개인화되어 가고 있는 사회에서 스쳐 지나가듯 만나는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습니다. 만남은 가족을 만들고 새로운 공동체를 탄생시킵니다. 때론 만남이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가 세상에 퍼져 새로운 의미로 연결됩니다. &lt;성수동 쓰다&gt;를 읽는 독자들도 이 점을 눈여겨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하나의 글을 기고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 에 등장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제 글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 다. 성수동이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lt;성수동 쓰다&gt;라는 동네 잡지를 매개로 함께 관 계 맺고 연결되어 온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순간을 또 한 번 기대하며 글을 마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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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상원길에 이성계가 나타났다

공유공간 상원마실, 역사문화 자원도 공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리면 3번출구와 4번출구 사이로 길 하나가 중랑천 쪽으로 뻗어있어요. 옛날옛적 한강 뚝도나루터에서 서울도성 동대문에 이르려면 건너야 했던 살곶이다리로 향하는 길이죠. 이성계가 아들 방 원을 향해 쏜 화살이 여기 꽂혔다는 이야기도 전하구요. 이곳은 일제 강 점기와 한국 근현대를 거치며 배추밭과 공장들이 즐비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아파트 5개단지, 상점가가 들어선 번잡한 거리가 됐어요. 상원 길 새마을금고 3층에는 주민들 공유공간 ‘상원마실’에서 여러 프로그램 이 진행중이죠. 아파트 5개 단지는 함께 주민공동체 사업도 진행해 왔 구요. 최근 상원길 벽에 나붙은 이성계 이야기도 그 변화의 하나랍니다.

네 번째 열린 서울시민연극제, 성수아트홀서

성동구 시민연극 프로젝트 ‘움, 배우다’도 곧 공연 지난 9월 4일부터 21일까지 18일간, 제4회 서울시민연극제가 성수 아트홀에서 열렸어요. 성동구 ‘물 맑고 깊은’ 연극단의 &lt;뫼리도 괴리 도 업시&gt; 공연을 시작으로, 서초구 시민극단 솟대의 ‘외등 아래’ 공연 까지, 서울시 17개 구의 열일곱 개 극단이 참여하는 연극제였습니다. 서울서 시민연극을 하는 이들이 성수동에서 판을 펼쳤죠. 참, 성동구 에서는 지난 5월쯤부터 주민들의 연극 프로젝트 ‘움, 배우다’가 20주 과정으로 진행돼 오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16일 금요일, 성수아트홀 에서 &lt;성수동 이발소 미제사건&gt;으로 연극무대의 첫발도 뗍니다. 관 객의 박수와 눈길 안에서 이들의 목소리도, 몸짓도 더 커질 것입니다.

성동혁신교육 학부모분과 워크숍을 잇다

수학쌤 “천천히 꾸준히 무엇보다 아이에 맞게” ‘성동구는 교육 때문에 마을을 떠나는 일이 종종 있던 동네입니다. 이에 대 한 대응으로 성동구는 ‘교육특구’도 만들고, 혁신교육지구 학부모 분과도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5일엔 매달 첫주 수요일 여는 학부모분과 정기 회의를 춘천 제이드가든에서 열었습니다. ‘ 재미있어야 혁신이다’를 내걸고, 비폭력대화 강의도 듣고, 각국의 정원들 도 만끽했죠. 그리고 그날 서로 못다한 이야기 중 하나가 성수동 뚝도시장 내 뚝도작은학교서 13일 다시 열렸습니다. 이끄미 김명선 님과 연산 이 야기부터 자기주도학습 동기부여까지 다양한 이야길 나누었죠. 스스로 또 같이 여는 이야기로 교육이 활짝 피는 마을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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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생긴 일들 공정관광 국제포럼팀 성수동을 걷다

서울숲과 성수동 골목길서 고민과 대안을 짚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여행지로 몰리면, 소음과 사생활침해, 쓰레기와 지가 상승 등 부작용이 여행지 그곳에서 나타납니다. 전세계 유명관광지는 물 론, 서울 도심, 이를테면 성수동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죠. 이런 문제 를 환기하고, 대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공정관광 국제포럼이 지난 9 월 18일 신라호텔서 열렸습니다. 포럼후 참석자들은 성수동 ‘현장’에 들 러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시민이 함께 만든 서울숲, 프리사이클링을 하는 더피커, 주민이 가꾸고 서울숲 컨서번시가 잇는 동네 화단, 위안부할머니 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 마리몬드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졌을까요? 성동 구공정여행사업단(대표 백영화)이 이들과 함께 했어요.

성아공이 행당중서 체육대회를 열다

상생 소통 화합 포용의 목소리 나눈 아파트 사람들 성아공은 성동구 아파트 공동체활성화단체 연합회의 약자입니다. 현재 약 서 른 네 개의 아파트의 주민공동체(커뮤니티)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 죠. 이 성아공이 지난 9월 15일 토요일, 행당중에서 체육대회를 열었습니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입니다. 성수동에선 성수금호3차, 대림로즈빌, 강변건 영, 한양현대 그리고 성수아이파크 아파트의 공동체 분들이 참여했죠. 그야 말로 남녀노소가 함께요. 성동구 전역에서 모인 아파트 거주민들은 상생, 소 통, 화합, 포용 팀으로 각기 뭉쳐 놀이같은 체육대회를 진행했죠. 각자도생의 시대라지만, 이웃과 친구 없이는 행복도 없겠죠.

성동장애인가족지원센터 개소식

지역사회가 장애가족과 소통하는 창구도 될 것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권리처럼 누리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 투쟁’을 통해 ‘쟁취’해야 할 때도 있죠. 장애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 를 위해 싸웠고, 공공시설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두기 위해서도 싸워 왔습니다. ‘장애인 가족의 양육부담을 해소하고, 가족지원 중심의 복지환 경 구축’도 그 일환의 하나였죠. 지난 9월 19일, 성수역 2번출구에서 가까 운 라성아카데미타워 11층 1122호에는 성동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문 을 열었습니다. 장애가족의 상담과 사례관리, 장애가족 역량강화 등에 힘 을 보태게 된답니다. 고립되고 방치될 때만 장애는 장애로 남겠죠. 작은 발 걸음이지만 곧 함께 가는 큰 길이 열리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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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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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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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안전맘이 전하는 인형극 글 안전맘 이보영

지를 때, 무서워 할 때, 우리는 안심이 되기도 했고 걱정되는 마음에 무대 뒤에서 눈물을 흘 리기도 했다. 둘째, 관람객 아이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공연 내용 중에 성추행범이 아이의 땀을 닦아 준다며 몸을 만지는 장면이 있다. 어떤 곳은 아 이들이 “하지마세요. 나쁜 사람이야, 도망가! 도와달라고 해!!”라며 건물이 흔들거리도록 소 리를 질렀다. 반면 어떤 기관은 아이들의 반응 2017년부터 성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 ‘성수

이 전혀 없었다. 이런 곳에선 마음이 무거웠다.

안전맘이 전하는 인형극’ 봉사 활동을 하고 있

안전한 세상만 있는 것은 아닌데…, 아이들이

다. 공연 대상은 성동구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

앞으로 교육을 잘 받아서 잘 대처해 나가길 바

등학교 저학년이다. 성수종합사회복지관의 주

랬다.

최로 모이고 있고, 대부분 성수동에서 아이들

공연장소 한 곳이 우리 딸들이 다니고 있는 어

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이다. 모두 아이들의 성

린이집이었다. 그날도 나는 인형극의 시작을

교육에 관심이 있어서 모이게 되었다가 뜻 깊

알리는 사회를 맡았다. 공연이 끝나니 아이들

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인형극 봉사까지 함께 하

이 나를 둘러싸며 이야기했다.

게 되었다. 인형극 주제는 ‘아이들이 친구에게

“아줌마가 공연을 해주니 더 재미있었어요“

장난으로 하는 행동이 성폭력이 될 수 있고, 성

“공연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요. 길게 해주시

폭력을 예방하는 방법과 성폭력은 나의 잘못

면 안 돼요?”

이 아니다’이다.

“다음에 또 공연해주세요!”

인형극 활동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가

나의 딸들도 엄마가 와서 공연을 해주니 더 재

있다.

미있었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할 수 있어서 좋

첫째, 봉사자들의 열정, 진지함, 배려다. 봉사

았다고 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음에 또 공연

인원은 모두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을 키우고

하러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야 말았다.

있는 엄마이다. 전업주부도 있고 아르바이트

공연이 있는 날은 아침이 너무 분주하다. 일찍

를 하기도 한다. 바쁜 시간일 텐데도 시간들을

일어나 밥하고 빨래도 하고 아이들을 어린이집

쪼개 밤까지 연습을 하고, 진지한 자세로 공연

에 보내고 부랴부랴 공연장소로 가서 무대설치

에 임한다. 아이들이 성추행 아저씨를 향해 소리

하고 리허설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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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면 불만이나 불편사항이 있어도 한탄 만 할뿐 사소한 것들도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우리 어른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 이라 생각한다. 2018년 본격적인 성수안전맘 활동이 시작되었다. 올해 새로 오신 분들도 있 어 인원수가 늘었으니, 작년에 아쉽고 부족했 던 부분들을 보완해 더욱 풍성하고 유익한 공 30분간 인형을 들고 있고, 탈을 쓰기도 해서 공 연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아이들 연을 한 날은 하루가 너무 피곤했다. 하지만 같 이 유익하게 관람하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오 이 일한 봉사자들과의 열정, 그리고 아이들이 랜 동안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공연을 집중하여 보고 있는 눈빛을 떠올리면 얼른 공연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이렇게 공연을 하다보니 어른으로서 어른들에 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다. 첫째, 믿을 만한 어른이 되자는 것. 결혼을 하 고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모가 되어 보니 주 변에 좋은 어른도 많지만 본받지 말아야 할 어 른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연일 뉴스에서는 소 름 돋는 범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어린 아이 들에 대한 소식이 끊임이 없다. 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어른 말이다. 두 번째 지역사회는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 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는 불편사항이 생 기면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 다. 유익한 정보가 있으면 이웃과 공유하고, 개 선안이 있으면 주민센터나 프로그램 담당자에 게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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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나는 반려사람인가? 포레동물병원의 시크한 원장님을 만나다 글,사진 이미경

천만동물시대라는 것을 입증이나 하듯이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는 세대가 많아도 너무 많 아졌다. 어렸을 때 강아지에게 놀란 뒤로 강아지의 ‘강’자만 나와도 도망쳤던 나도 이제는 강아지와 함께 공원 산책을 가는 것이 필수가 되었으니 말이다. 강아지의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책이 최고란다. 이렇게 사랑하는 반려 동물과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살고 싶은 마음에 바쁜 와중에도 강아지 산책을 핑계 삼아 운동도 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마저 든다. 오늘 취재차 들른 곳은 성동구 관내 경동초등학교 앞에 있는 포레 동물병원이다. 사실 원장 님을 취재하게 된 계기가 참새에 얽힌 에피소드가 너무나 강렬해서이다. 비오는 날 서울숲 에 애들과 함께 놀러갔던 편집위원 중 한 분이 참새가 죽어 가는데 주변 아이들이 꼬챙이로 참새를 콕콕 찌르고 있던 것을 목격하였다고 한다. 즉시 위험한 상황에서 구출을 하고 찾아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상태가 안 좋은 참새를 진료해 주시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사 를 놓아 주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어찌 보면 그깟 참새 한 마리를 애지중지 살려 보겠다고 동물 병원을 찾은 사람이나, 끝까지 살리기 위해 진료를 정성껏 해주셨던 원장선생님이나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생명체의 목숨도 소중히 여기는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인가! 선생님을 뵙자마자 이미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사람인양 친근감이 앞섰다. 수의사가 된 계 기를 물었더니 “평소 동물들을 사랑하고 가까이 하고 싶었던 지라 이 길을 선택하였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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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연다큐멘터리 감독의 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아 그 길을 선택하려 했던 것이 먼저였 지만,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동물과 함께)을 꾸리고 싶었던 것에 밀렸다고 한다. 역시 처 음 선생님을 봤을 때처럼 시크한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 다음으로 강아지를 키우면서 예상했건 예상 못했건, 크고 작은 문제점에 대해 여쭈었다. “반 려동물이 인간에게 행복감, 소유욕을 주지만 인간이 반려동물에게 주는 것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해주셨다. 천만 반려동물 시대에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 가 사회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되묻는 질문이었다. 반려동물 시대의 초래가 공론화되고 동물 주인이나 수의사들의 질적 수준 또한 많이 향상 된 것은 분명하나 아직도 사회 한 켠에서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 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이웃간의 분쟁이 여전한 것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들렸다. 포레 동물병원 원장님을 취재하고 오는 내내 나는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를 상상하고 취재하려 했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맞다. 동물이 우리에게 주는 것만 생각할 게 아니라 우리가 동물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과 연 무엇이 있는가도 생각할 줄 알아야 진정으로 반려동물시대라는 말에 걸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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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

헤이그라운드 Hey Ground

공유하고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글,사진 이유상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체인지 메이커를 위한 공유오피스를 제공하는 Co-working(코워킹) 커뮤니티 헤이그라운드 (성수동 뚝섬로 1나 길 5 ) 서로가 안녕(Hey)하고 인사 나누며 성장할 수 있는 대지 (Ground)가 되고 싶어 하는 체이지 메이커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건축. 도시의 커튼이 드리워진 편안한 공간에서 그들의 꿈들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렇게 성수동은 여전히 진화 발전하고 있다. 이유상 :http:// blog.naver.com/uslee3232

성동여행 SNS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사진가 겸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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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 교육의 상상과 현실

교육 상상원탁토론과 조희연 교육감/윤영오 교육장과의 만남 글, 사진 원동업

200여 명의 성동광진 학부모들이 참여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상상원탁회의’는 지 난 9월 14일에 왕십리 디노체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및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윤영오 교육장과 관내 초중고 학부모들과의 대화는 9월 21일 금호고에서 각기 열렸다. 두 행사는 주최와 내용이 달랐지만, 성동 지역 교육에 대한 열띤 토론과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점은 공 통적이었다. 상상 : 성동광진 교육 상상원탁회의 윤영오 교육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변화방향을 짚었다. “첫째 국영수 기초지식에 서 상호작용적 도구 사용능력이 중요한 시대로 간다. 둘째 이질집단 및 구성원과의 상호관 계가 중요하고, 셋째 마마보이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공부할 수 있는 자율적 인간이 목표다. 이를 위해 초등교육에선 놀이중심과 환경구축을, 중학교에선 자율협력종합예술교 육을, 고교는 문이과 통합 및 선택중심교육을 한다.” 드라마치료연구소 김세준 소장의 강의는 울림이 있었다. ‘어떻게?’가 없는 문제의식, ‘액션 플랜’이 없는 계획이라면 필요없다는 것. 그가 짚은 세상의 변화는 이랬다. “현대의 아이들 (세상은)은 이미 강압과 인지와 경험을 넘어 놀이와 체험으로 배운다. 실제로 만나고 현장을 가고, 힘이나 아이큐보다 중한 것은 사회적 지능과 관계 유연성이다. 내가 가진 것으로 충분 히 즐기고 발현하며 살아야 하고, 그것을 원한다. 어떻게? 놀이에서 자발성이 생기고, 자발 성에서만 창의성을 나올 것이니, 아이들을 ‘맛세이(직접 압박)’하지 말고, 쓰리쿠션(환경을 만들고 동기를 줌으로써)으로 추동하자.” 56


이날 토론 주제는 1) 교육환경 변화를 위한 프로그램은? 2) 성장을 위한 학교와 부모의 역 할은? 두 개였다. 토론과 발표 뒤에 “이렇게 나온 내용의 적용상황 및 그 이후를 알려달라!” 는 요구가 나왔다. 성동광진 교육청은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싣겠다고 약속했다. 나온 이 야기 중 몇 개만 소개한다. *애들을 믿어주고, 학부모가 불완전하고 부족하다고 인정한다. 반별 대항 토론대회를 열고 있다. 1천명 오케스트라를 계획하고 있다. 화장하는 요즘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화장강의 를 해주자. 원하는 대학의 강의를 미리 듣게 해다오. 또래상담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예체 능 중심으로만 자유학기 열지 말고, 과학도 신경써 다오. 인성교육은 학교와 선생님에게도 필요하다. 엘리트 중심, 소수 중심 말고, 다함께 참여하는 스포츠를! 어떻게 행복할지 아이 들과 함께 토론해보자.” 금북초 남미숙 교장도 발표를 요청했다. “학교는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학부모는 얼마 나 변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거기서부터 함께 나서자. 우린 학교협동조합을 만 들었고, 하브루타 교육을 조직화했다. 그들이 제주1주 살아보기 작은 여행도 주관했다.” 현실 : 조희연 교유감 + 윤영오 교육장과의 만남 서울시 교육감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만난 이날, 청원만 있지는 않았다. 자신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학부모로서의 문제의식과 더불어 대안도 함께 제시된 시간이었다. 발표는 10여개 학교에서만 했으나, 어느 학교나 문제는 다르지 않았다. 다음은 학부모들의 발언내용. “숭신초는 하왕십리동에 위치해 있다. 6천여 세대 대규모로 조성된 아파트 택지 안에 중학 교가 없다는 것이 어려움이다. / 성수초는 광진구와 성동구 경계에 위치해 광진구 학생들이 반이다. 지난해 방송부 신설이 무산됐는데, 이는 투표권이 1/2밖엔 없어서였다. 초등입학생 통지서는 79명이 나갔으나 실제 입학생은 41명이었다. 작은 학교라 더 기피한다. / 행당중 은 역시 규모가 작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어렵다. 분야별로 선택해 권역별로 참여 할 방법은 없겠는가? / 경일중(고)는 성수중(고)와 통합을 추진하고 싶다. 규모를 늘리면 급 식문제, 방과후 프로그램 문제 등 많은 것이 해결될 수 있다. / 마장중은 교실 노후화 대처 와 강당보수를 요구한다. / 광희중은 천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 교실에서 식사한다. 급식실 이 절실하다. / 덕수고는 송파로 이전한다는데 남고로 남길 방법은? 일반고와 상경계가 함 께인데, 앞으로도 그럴까? / 도선고와 금호고는 혁신고다. 살뜰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만, 대학 진학도 높은 수준이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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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브랜딩 3

로컬 브랜드를 실체화하기 글 정의홍

지난 글을 통해 언급했던 것처럼 좋은 로컬 브랜드는 결국에 좋은 로컬 공동체가 있어야 만 들어 진다. 도시재생 사업, 지역활성화 사업들이 지역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이러 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환경변화보다는 지역에서 살아가고, 지역을 움 직이는 인적 자원들의 역량강화, 지역 공동체의 조직화, 공동체적 라이프스타일로의 변화 등 사람이 반응해야 공동체 그리고 나아가 로컬의 브랜드 가치가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 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의 가치를 높여갈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바쁜 삶이 일상화 되어 있는 현대인의 삶에서 로컬 공동체는 좋은 것은 알지만 함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활 동 중 하나로 보일 것이다. 농촌에서도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자발적으로 동네 혹은 지 역의 일에 참여했다가 속상한 일을 겪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일은 자발성의 차이에 의 해 생겨난다. 즉, 어떤 사람은 열심히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뒤로 빠져 지켜보는 경우가 있 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좋은 로컬 브랜드를 구현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를 위한 공동체를 잘 만들어 가 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미산 공동체의 사례를 들어 공동체와 로컬 브랜드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흔히 로컬 브랜드 하면 뉴욕과 같이 매우 성공한 사례 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아이러브뉴욕’으로 대표되는 뉴욕의 도시 브랜드 가치는 전 세계적 으로 가장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갖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우리가 살 고 있는 성수동에 더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사례는 마포구의 성미산 공동체, 일본의 유후 인과 같이 주민들에 의해서 작지만 차별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지역이라 생각한다. 성미산 공동체는 성미산 지키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산을 지키기 위해 밤에는 남 자 어른들이 낮에는 주부들이 산을 지키면서 함께 술도 한 잔 하고 삶도 나누면서 ‘함께’라는 것에 대한 가치를 경험하였다고 한다. 꼭 이러한 외부적 위기 요소가 아니더라도 성수동에 도 이처럼 어떠한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즐기거나 함께 위기를 극복하거나 하는 ‘같 이’하면 ‘가치’있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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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홍 국토연구원에서 일하다 성수동에 있는 모라비안 프라트룸이라는 브랜드컨설팅 회사에 있습니다. 지역의 브랜딩과 마을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얼마 전 필자가 튜터로 참여한 경기도의 도시재생 아카데미에서 실습과정에 선정되어 지원 금을 받은 구리시 인창동팀은 놀라운 결정을 한다. 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이 사는 곳이 아닌 이웃의 무너진 담벼락을 치우고 화단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또 남은 예산 으로는 지역 축제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뉴타운 사업의 지정과 해제를 경험하며, 주거지를 정비하거나 내 집 앞을 치우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던 주민들이 이웃의 헌신적인 활동을 보 면서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했고, 담벼락을 치운 자리에 화단을 만들 때는 정말로 많은 주민 들이 함께 나와서 활동했다고 한다. 어딜 가나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성미산 이야기로 돌아가서 ‘성미산 지키기’를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한 주민들은 이를 구체적인 활동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학교, 카페, 어린이집, 생협, 마을극장 등을 만들었 고 마을 축제를 열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활동도 진행한다. 생태적 삶을 지향하여 자발 적인 탄소 배출 저감 활동과 카쉐어링 같은 대안적 삶도 실험한다. 이러한 활동이 만들어지 는 저변에는 지속적인 참여,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다양한 활동들이 기반을 이루고 있다. 크 고 작은 토론회가 열리고, 지역 라디오를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고민 하고, 실험하고, 실천하는 공동체적 활동들이 계속되고 있다. 성미산 공동체의 이야기를 소개하면 주로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 첫 번째는 ‘부럽다 – 나도 저런 동네에 살면 좋겠다’, 두 번째는 ‘빡세다 – 나는 저렇게는 못하겠다’. 다양한 활동들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들을 뒤로 하고 그들의 삶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생각해보면 다소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공동체가 어떤 삶, 어떠한 가치를 지향할 것 인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논의하고 실험하는 과정들을 거쳤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창 업할 때 창업팀들이 하는 활동과 비슷하다. 이 지점이 이번 글을 통해서 설명하고 싶었던 중 요한 부분이다. 많은 지자체(도시, 로컬, 마을 등)들이 로컬 브랜드를 만들 거나 새롭게 도입 하려고 할 때, 하향식의 개발을 하게 된다. ‘아이 서울 유’와 같이 시민들의 의견을 비교적 적 극적으로 수용한 경우에도 근본적으로는 ‘하향식 개발’의 향기가 남아 있다. 왜냐하면 실질 적인 주민들의 삶과 연결되는 가치를 의견수렴하고 검증한 것이 아니라 선언적 메시지를 결 정하는 과정에만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수동은 어떠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은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더 많이 만 나고, 더 많이 실험했으면 한다. 긴 호흡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크고 작은 실험과 도 전을 통해 로컬의 가치를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 멋진 로컬 브랜 드 ‘성수동’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59


성동구 청년들의 시간기록소

시간기록소 김민선 / 안형진 / 이현승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소모임 어플에서 SISO ‘시간기록소’ 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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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아래, 성수대교를 가기 위해 지나갔던 ‘무지개 터널’. 이름처럼 정말 예쁜 터널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들어가면, 그 속엔 노란 불빛과 차들만이 가득하다. 늦은 밤에 혼자 걷고 있으면, 터널 안에는 오직 나의 발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혼자 걷는 밤이 좋은 무지개 터널.

작가소개

김민선 코딩 안 한 지 3년차인 프로그래머. 그 공허함을 사진으로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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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변화는 혼란스러운 것 같다. 특히 서울처럼 ‘급히’, ‘빠르게’, ‘배불리’만을 생각하며 계획없이 성장해온 도시 는 더욱 그렇다. 얽힌 전선들과 간판,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갈대와, 징검다리, 그 위에 ‘얹혀져’버린 고가 순환 도로들. 이렇게 얹고 얹고 얹음이 사진과 일상의 재미를 안겨준다. 왜 곱창집 옆에 컴퓨터 수리점이 있을까? 저 많 은 전선들은 언제부터 저기 있었을까? 이렇게 궁금함에 셔터를 누르다보니 하루가 다 간다.

작가소개 안형진 취미가 취미인 서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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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시간을 담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나는 나의 개성을 찾으러 떠났다. 그리고 오늘, 새벽6시 용답역의 한 작은 공원을 담았다. 이 부지런한 사람들 의 시간은 지금부터가 시작인 듯하다. 나의 시간은 언제부터 시작인가, 갑자기 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64


작가소개 이현승 Ista Dear_mia_amo

해외에 나갔다. 취업을 했다. 외로웠다. 사진이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사진을 하는 친구가 많이 생겼다. 나는 이 친구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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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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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이희선

가을을 도화지에 담아봅니다 하늘 구름 낙엽 그리고 시골 외할아버지 감나무엔 빠알간 홍시 도화지에 가을을 주섬주섬 담아봅니다.

파아란 하늘이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나만의 가을을 오늘 한 번 그려보세요.

이희선 성수동이 좋아 성수동에 살고있는 마을 작가 sun701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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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etto Society to Young People

엄마의 가족 그리고 나의 가족 그 사이에서 -아이가 찾아올 그때는 언제인가-

글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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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최제희


예전부터 엄마 행동 중 참 모순되다 생각했던 게 있다. 자식을 키우는 건 큰 희생이 따르 는 일이라며 아이를 낳지 말라 권하셨지만, 정작 당신은 두 아이 엄마로 누구보다성실하 게 생활하셨다는 점이다. 외벌이 가장이었던 아빠는 늘 밖에서 일을 했고, 엄마는 집 안 에서 혼자 아이들을 케어했다. 아빠의 경력은 점차 사회적 인정을 받았지만, 집 안에서 엄마의 경력은 단절됐다. 철저히 안과 밖이 구분된 가부장제 속에서 엄마는 딸들에게 너 희는 엄마로서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다. 동생이 대학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꿈을 이뤘다. 마치 군대 제대한 늠름한 친구들을 보는 것처럼, 의무감에서 벗어난 엄마는 평생 꿈이셨던 학교 선생님으로서의 삶을 멋지게 개척하고 계시다. 하지만 자식을 다 키우고 전문직으로 취직을 한 엄마는 고 학력자이자 교사 자격증이 있어 가능한 특이 케이스다. 대부분의 경단녀들은 제2의 인생 을 시작하더라도, 자신이 했던 성과보다 훨씬 낮은 대우를 받는다. 엄마처럼 집 안에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삶이 싫었던 나는 출산에 대해선 늘 부정적이었 다. 힘들게 공부하고 취직해서 자리잡았는데, 아이를 낳는 순간 내 모든 경력이 와르르 무너진다는 생각에 아이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다. 엄마는 자격증이라도 있었지만 쉽게 대체 가능한 회사원인 나는 아이를 키우고 나서 어떤 삶을 살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 다. 또한 엄마와 비교해 나는 저 정도로 자식에게 온전히 애정을 쏟을 수 없겠다는 불안 감이 있었다. 때문에 결혼하면서 아이는 안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남편에게 못박 아두곤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잠깐 시간을 내 연애를 하던 때와 달 리 결혼 후엔 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해 졌다. 마음이 편해지면서 다른 대상에게 사랑을 쏟을 여유가 생겼다. 평소 식물들을 좋 아하는 나는 결혼하면서 화분을 많이 샀고, 요새는 퇴근 후 열심히 화분을 돌보면서 남 편과 이야기를 나눈다. 남편은 결혼 전엔 자기 하나로 족했는데, 이젠 다른 대상에 더 관 심을 쏟는다고 서운해하지만, 안정감이 주는 심리적 여유는 내 삶을 훨씬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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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족으로 묶이는 경험이 색다르고 즐겁다. 얼마전부터 친구네가 여행을 가 한 달 좀 못 되게 강아지를 맡아주었다. 배변도 못 가리는 아이지만 퇴근 후 옆에서 꼬물거리 는 걸 보면 스트레스가 살살 녹았다. 강아지를 돌보는 시간이 좋았던 건, 강아지 자체가 귀여워서도 있지만 서로 분담하여 작고 귀여운 대상을 보살핀다는 느낌이 만족스럽기 때문이기도 했다. ‘임시’ 가족이지만 강아지랑 있으면서 함께 추억을 쌓고, 남편과 손발 맞추어 강아지를 케어하는 시간들이 좋았다. 그래서 막상 강아지가 집에 돌아가고 난 후 한동안 공허한 마음이 들고, 꽤 오랫동안 서운했다. 사랑을 줄 여유와 함께 가정을 꾸렸던 경험이 즐거웠다고 해도 아이를 맞을 모든 준비 가 된 건 아니었다. 언제까지나 좋기만 할지, 아이는 훨씬 힘들지 않을지 불안한 건 사실 이다. 하지만 이 걱정을 많이 덜게 된 건 다른 부부들의 삶을 보면서부터다. 우리 세대는 부모 세대와는 다른 부부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물론 안 그런 집도 있겠지만, 요새 부 부들은 늘 양육을 함께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무거운 짐도 나눠 들고, 아이도 번갈아 안 기 때문에 아빠 품을 선호하는 아기들도 많다. 친구 부부들을 보며 엄마가 양육했던 시 절보다 훨씬 평등하게 아이들을 양육하는 집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따뜻한’ 가 부장제 속에서 자란 나는 부모가 안팎을 나누어 분담하던 부모관계에 익숙했는데, 생각 보다 다른 대안들이 훨씬 많았다. 그리고 친구 부부들을 보며 내 파트너도 함께 양육을 담당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출산으로 한국이 떠들썩하다. 임산부 지도를 만들어 저출산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 하기도 하고, 돈이 문제라며 신혼부부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다. 물론 이런 지원도 중요 하지만 생식적 부분, 그리고 크게 도움이 되지않는 경제적인 도움에만 정책이 한정되어 있어 아이를 낳겠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온 딸들에겐 자유롭게 아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야 하고, 아이를 원한다면 그 에 맞는 문화적 환경도 조성해주어야 한다. 노산을 줄이고, 집을 줘야 아이를 낳는 게 아 니다. 엄마로서의 삶이 더 이상 천대받지 않고, 엄마만 집안에 유폐되어 있는 가족 제도 가 사라질 때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우리 부부에게도 내 삶과 엄마로서의 삶 이 함께 공존할 수 있을 때 아이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지담 10개월차 새댁이자 직장인. 그리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불만도 많은 반만 모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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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시니어 나이듦의 기술을 배워가며 글 이선희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립한 명지휘자 토마스 미첨 은 맨체스터의 어느 호텔 로비에서 위엄 있어 보이는 여성을 만났다. 그는 이 여성을 어 디서 보았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게 유명한 오빠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 는 민망한 상황을 무마해보려고 그 여성에게 오빠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아직 퇴직 하지 않고 계속 일하고 있는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 여성이 이렇게 대답했다. “오빠는 잘 지내고 있고, 여전히 왕을 하고 있죠.” 그녀는 조지 6세의 동생인 메리 공주였던 것다. ㅡ마크 E.윌리엄스의 &lt;늙어감의 기술&gt; 중에서 인용한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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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무료 승차권을 신청하러 주민센터에 가서 어색하게 지하철 승차권 얘기를 하니, 담당직원은 물론 옆에 있는 다른 직원들까지도 나를 보며 묘한 미소들을 짓는다. 어찌 나 창피한지 너무 젊어 보여 미안하다고 했다. 며칠 있다 지하철 카드가 왔다. 신용카드 와 똑같은데 파란색 바탕의 가운데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카드’라고 쓰여 있다. 어르 신이라니…….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르신이라니. 긴 머리를 틀어 올리고, 스키니에 가까운 바지를 입고 악기를 등에 매고 어르신 카드로 지하철 개찰구를 나서니 직원이 다가와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당황스러웠지만 아직은 노인으로 보이지 않는구나 하는 안도감도 든다. 그러나 인정하긴 싫지만 얼떨결 에 국가에서도 인정하는 노인이 되었다. 색소폰도 불고, 봉사도 하면서 퇴직 후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들을 즐기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느끼는 허한 감정은 별개다. 시니어. 나이가 들었다는 자각은 절망과 좌절이 동반된다. 미래의 토마스 미첨이 될 수도 있다는 거부할 수 없는 인생의 필연적 진실과 의무적인 공부로부터, 자식들을 키워야하는 부담 으로부터, 직장을 출근하는 일로부터 해방되어 인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화양 연화의 시기라는 생각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시기이자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야 하는 때이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버나드 쇼의 촌철살인의 묘비명처럼 우물쭈물 남은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서 부단한 모색이 필요한 때. 그러나 다시 새로 시작한다면 무 엇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지난한 과제이다.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는 유명한 학자인 최재천 교수의 강연에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나 이가 드니 인생에 희망이 없는 것 같아서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독서를 통해 서 극복했다는…. 우선은 그를 따라 해보기로 했다. 나는 날마다 서점에 간다. 공짜 지하 철을 타고 시내의 대형 서점으로 간다. 새 지폐처럼 빳빳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서점 에서 책을 사든 안 사든 편안히 독서하라는 의도가 읽히는 의자와 책상에 앉아 읽는다. 하루 종일 있어도 전혀 꺼리낌없이 있을 수 있는 곳.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평화로운 곳. 서울의 도심에 이런 놀이터를 찾아내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책에서 만나는 또다른 세상에서 노는 일이 지금 내겐 가장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독서 행위에 아무런 목적이나 의미,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단순히 재미와 놀이로만 즐 긴다. 가다 보면 뭔가 길이 보일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따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에 서 위안을 얻는다. ‘우리네 세상사의 대부분에는 결론 따위가 없다. 특히 중요한 문제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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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기고 신희섭 작가

다시 또, 다시 풍경 / 200x122cm / 종이에 채색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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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를 쓴 맛

마을잡지 &lt;성수동쓰다&gt; 글 이성일

성수를 쓴 맛

동네잡지&lt;성수동쓰다&gt; 글 이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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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성수동, 쓰다’가 6호를 발간했네요.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가 지금 성수동 소식 지에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요. 아마 여기 모이신 편집위원님들도 마찬가지시겠죠. 복작 복작하다가 이렇게 덜컥 소식지가 나오는 것이 아직은 저처럼 낯설기도 할 겁니다. 전 그저 성수동에 직장을 둔 일개 회사원이었는데, 동네에서 열리는 강좌에 참여했다가 우 연히 전업주부이자 지역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원동업 편집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리고 동네소식지 만드는 데 그저 관심이 있다고만 했을 뿐이었는데, 어느새 네이버 카페 에도 가입되고 단톡방에도 초대되면서 거의 초대 편집위원이 되어버렸더군요. 뭐 물론 대 부분의 마을일들이 그렇듯이요. ㅎ 그 당시 ‘성수동, 쓰다’는 지금의 구성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저야 두어 글 정도만 기고했 을 뿐이고 원동업 선생님이 이리저리 기고받으며 1인 미디어처럼 만들었었죠. 건물과 마 을을 화폭에 담는 화가 신희섭 작가님, 서울숲옆다루작은도서관 관장 곽설미 님, 성수를 진짜 사랑하는 마을 시인 이희선 작가님 등이 참여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정말 ‘재능’이 구 현되진 못했죠. 더구나 소식지에 꼭 필요한 사진작가도, 전문 삽화가, 디자인도 마을에서 함께했던 추명지 님이 함께하고는 있었지만, 전폭적으로 기획부터 참여하지신 못했었죠. 다행히 저는 성수에서 갤러리카페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 인연으로 알게 되었던 작가님들 께 함께 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삼고초려 끝에 정말 다행히 성수에서 사진공방을 운영하시는 서민홍 작가님, 또 마침 2017년 성동문화재단에서 진행한 마을예찬 프로젝트를 통해 논술선생님이자 마을카피라 이터(?) 이미경 선생님,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모든 삽화를 맡아주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최 제희 작가님이 4호부터 참여하시게 됐죠. 성수동에서 오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전시기획을 하시는 서수아 대표님까지 함께하게 되었고, &lt;성수동쓰다&gt;는 더욱 풍성해졌 습니다. 재능있는 작가님들의 합류는 소식지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제 ‘성수동 쓰다’의 구슬은 다 모았는데, 그걸 꿰어줄 유능한 디자이너 겸 편집자가 없었습니다. 따로 담아놓은 재료들을 고추장 조금과 참기름 약간을 섞어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 줄 주방장. 그리고 마침내 우린 유능한 주방장을 만 나게 되었습니다. 강민경 편집위원은 결혼 전에는 다양한 작품활동을 했던 작가이자, 디 자인과 편집일도 했었던, 정말 저희가 찾던 동료였습니다. 심각하면서도 즐겁게, &lt;성수동쓰다&gt; 편집팀은 거의 매주 만나며 회의도. 수다도. 사진도. 그림도. 글도 쓰며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주제는 성수동입니다. 성수가 힙한 동네라고 하 더군요. 그 힙하다는 게 왜 이리 뒷맛이 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린 자꾸 예전의 모 습을 잃어버리고 변해만 가는 성수동과 주민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 다. 성수의 쓴 맛에 대해 맛깔나게 쓰고, 그려보렵니다. 처음부터 멋지게는 못하겠지만 조 금씩 나아지게는 하려고 합니다.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주세요. 77


&lt;성수동 쓰다&gt; 편집위원들

삶은 놀이처럼 신명나게. 다시, 또......

글을 쓴다는 것도 좋은 사람들과 만나 얘기 나누 는 것도

뭐하지?.......

구석구석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다시, 또 놀아보자~~!!

모두 좋아하는 일인데 어쩌다

최제희

여기서 그 모든 걸 하게 되었습 니다. 6호까지 함께 한 모두에게 감사 할 따름입니다!

다시 또. 성수안의 사람들속에서

곽설미

유일한 처음을 맛볼 수 있 을 까?! 이미경

가을 ~겨울 이어지는 계절 에 다시, 또 ~성수를 쓰다 보다 그리다. 신희섭

제 한 해를 알차게 쓰도록 만들어 주었네요. &lt;성수동쓰다&gt;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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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톡톡 봄이면 씨앗 뿌리기 참 쉽다. 겨우내 비축한 힘은 넘치겠다,

성수동쓰다

날은 풀렸겠다, 씨앗은 또 얼

6호를 축하하면서

마나 작은가? 가을이면 열매

7.8.9.10

거두기 버겁다. 나이는 더 들

앞으로 쭉욱~ 서민홍

었고, 해는 짧아져 바람도 차 기에.. 그럼 내년엔 그만? 그럴 리가 있나! 난, 우린, 다시, 또

성수동쓰다에 글을 집필

씨앗을 뿌리겠지. 이미 그래온

하며 이웃 주민들에게

것처럼. 원동업

좀 더 다가가고 가까이 알고 이를 또 많은 분들 과 나눌수 있으니 행복 합니다. 서수아

쓴다는 일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곳 다시, 또 마을안에서 만나고 숨쉬고 뛰어야겠습니다. 마을 심장이 뛰도록 이희선

을 다녀야 찔끔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인줄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성수동뿐만 아 니라 전국의 마을에서 쓰 는 일 하시는 분들 함께 힘 내요! 이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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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쓰다 5호를 건네며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동네잡지에 소박하게 실린 글들이지만, 때로 마음의 양식이 되고, 때로 위로로 다가가면 싶었습니 다. 과거의 작은 기록으로 남고, 미래를 보는 한 이정표로도 삼으실 수 있게 마음을 쏟아왔습니다. 2018년 한 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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