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 80S
36EXP
36
ISO 80/20˚RETRO 80S
www.issuu.com/5ft.magazine
VOL.15 ROLLEI RETRO 80S
PC에서 전체화면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6EXP
RETRO 80S
36
ISO 80/20˚RETRO 80S
CONTENTS
01. 김태홍 @2ivorybear
06
02. 노애경 @ella__gertrud
22
03.박순렬 @4rest_graphy
38
04. 김세기 @dandan.foto
54
05. 박영이 @maybe_sanso
70
06. 김건아 @guna_illust
86
Kimteahong 김태홍 @2ivorybear
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대구광역시 동산동
08
09
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대구광역시 동산동
10
11
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대구광역시 복현동
12
13
김태홍 @2ivorybear
새로 생긴 핫하다는 카페를 갔었는데, 알록달록 낡은 비x우유 유리컵에 커피가 가득 담겨 나오는 것을 보 고 아 이거이 그 뉴트론가 레트론가 뭐시기구나 했던 적이 있었다. 그게 유난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분명 모친께서 집 찬장에 숨어 있던 비슷한 컵을 이제는 쓰 지도 않는데 촌스럽기만 하다며 내다 버리라고 하셨 던 기억과 겹친 까닭일 테다. 언젠가 월 우유를 신청 하고 받았을 그 컵은 그 시기의 어머니들이 그러셨던 것처럼 다른 컵이 없을 때 쓸 요량으로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쟁여 두었다가 그만 적당한 시기를 놓쳐 잊 히고 말았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뭐든지 아끼는 것 이 우선이었을 때가 있었다. 복고도 통해야 복고고 뉴 트로지, 어머니에겐 그저 큰 의미 없는, 조금 힘들었 던 시절의 기억일 뿐이었나 보다. 여담이지만 그 컵 은 내가 조심히 잘 챙겨 두었다가 고만 시원하게 깨 먹어 버렸다. 레트로 별거 없더라.
다음 페이지에-
Pentax MX / 대구광역시 복현동
14
15
김태홍 @2ivorybear
나에게 복고의 추억은 대부분이 90년대 초에 몰려 있다. 6~70년대가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동 경이라면 90년대는 잘 알아서 더 그리운 것들이 남 아있는 시기이다. VHS로 보던 만화영화나, 할아버지 께서 큰맘 먹고 사 주셨던 재믹스 오락기. 먼지 가득 한 가을 운동회와 문방구에서 팔던 계산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휴대용 오락기 같은 것들 말이다.
개중에서도, 적당히 만족하는 법을 이상하게 일찍 터 득한 나에게 500원으로 2박 3일 동안 즐거울 수 있 는 만화영화 비디오 테이프는 꽤 가성비가 좋은 유흥 거리였고, VHS 데크가 있던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 는 날이면 오백 원, 천원 정도를 용돈으로 받아 마음 에 드는 비디오를 빌려와서는 집에 가는 그 순간까지 계속 돌려보고는 했었다. 비디오 데크가 있는 큰 방 을 차지하고 같은 만화를 몇 번씩이나 돌려 보는 꼴 이 지겨우실 법도 했지만, 할아버지께선 묵묵히 뒤에 서 만화를 함께 봐주셨다. 지금도 그때의 비디오 오 프닝 시그널을 찾아서 듣다 보면 하나하나 설레는 것 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낡고 커다란 자개농과 신문 읽으시는 할아버지. 고 근처에 적당히 자리 잡은 어 린 나와 은은하게 싫지 않던 할아버지의 파이프 담 배 냄새까지.
다음 페이지에-
Pentax MX / 대구광역시 산격동
16
17
김태홍 @2ivorybear
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한참이나 지나 우연 히 발견한 그때의 담배 파이프를 가져다드렸을 때 아 버지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잠시 펴 볼까 고민하 시다가 도로 넣어 두셨지만. 어쨌든 그날, 아버지와 공유하는 추억이 하나 더 늘었고, 나는 아직은 다 알 수 없는 감정도 하나 생겨났다. 언젠가는 분명 찾아 올 일이지만 반갑지는 않겠지.
그 파이프는 여전히 내 방 잘 보이는 곳에 챙겨 두 었다. 잘 닦아 내면 한번 써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 는 마음으로.
Pentax MX / 대구광역시 산격동
18
19
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경주시 교동
20
21
Rohaekyung 노애경 @ella__gertrud
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서울특별시 길월동
24
25
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서울특별시 마장동
26
27
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서울특별시 길월동
28
29
노애경 @ella__gertrud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레트로의 시대. 어떤 이에게는 과거를 상기시켜주는 무언가, 누군가 에겐 새로운 트렌드라는 점이 흥미롭다. 나는 그 중 간 어딘가에 있으니 더욱 그렇다.
초등학생 시절 미술 시간에 미래의 모습을 그리곤 했 는데 당시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 그린 그림보다도 세 상은 더욱 빠르게 변했다. 하늘과 물속을 마음껏 누 비고 다니는 자동차는 아직이지만.
뉴트로라는 물결 아래에 옛날을 추억하게 하는 것을 마주할 때면 가물가물한 동시에 강렬하고 짙었던 유 년기의 단편이 밀려온다. 어떨 땐 따스하고 그리운 느 낌도 들고, 때로는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장면도 떠오르는데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한다.
다음 페이지에-
Nikon F3 / 서울특별시 마장동
30
31
노애경 @ella__gertrud
돌아보니 어릴 적에 복고풍의 분위기와 소품, 옷 등 을 참 좋아했다. ‘빈티지’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나름 의 가치가 있는 옛 무언가 말이다. 내가 겪어본 적도 없는 옛 시절을 담은 무언가에 매료되곤 했었다. 아 마도 그것이 주는 동시대와 다른 새로운 느낌에 푹 빠졌던 것 같다.
지금 또 한 번 레트로 감성에 제대로 빠졌다. 이번에 는 새로운 매력을 느끼기보다는 향수를 불러일으키 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이따금씩 내가 소중히 하는 무언가가 세상에서 모조 리 사라져 버리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곤 했다. 내가 좋아했던 알사탕이나 땅콩 캬라멜, 유리로 된 음료병 과 한글로 디자인된 브랜드 로고들 같이 사소한 것 말 이다. 그런데 웬만한 이들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구나 싶어 마음이 놓인다. 이 은근한 유대감은 나 만 느끼는 걸까? 모조리 사라져 버리는 일이 쉽지는 않겠구나. 같은 추억을 안고 살아가던 사람들과 더불 어 새로운 물결에 합류한 분들까지 더해지니 든든하 다. 내가 잊으면 사라져버릴까 안타깝던 사소한 것들 에 대한 애정과 잊기 싫어 부지런히 추억해야겠다 싶 던 마음을 조금 편히 풀어둔 채 지내려한다.
Nikon F3 / 서울특별시 길월동
32
33
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경기도 망월동
34
35
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경기도 망월동
36
37
Parksoonyeol 박순렬 @4rest_graphy
박순렬 @4rest_graphy
Leica Barnack iiif / 광주광역시 대인동
40
41
박순렬 @4rest_graphy
Leica Barnack iiif / 광주광역시 대인동
42
43
박순렬 @4rest_graphy
Leica Barnack iiif / 광주광역시 두암동
44
45
박순렬 @4rest_graphy
나는 레트로라는 단어에 익숙한 사람이다.
아주 어릴때는 비디오에 빠져있었다. 영화나 애니메 이션 같은 것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것 같다. 그때 좋 아하던 “GTO”나 “카우보이비밥”등과 같은 것들을 좋 아했었고 그런점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따라오는 관심사나 취향에 큰 역할을 해 왔던 것 같다. 지금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묘한 동경의 마음이 있다.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내가 만드는 창작물 에 대한 관심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디자인이 라는 일을 시작했고 지금은 상업디자인을 하고 있지 만, 개인적인 작업을 할때면 최대한 하고싶은 것을 하 려고 노력중이다.
그 중에 하나가 사진이 된 것 같다.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사진 자체에 레트로를 담겠다는 의도는 없 다. 사진이라는 취미에 담긴 레트로는 카메라에 있 는 것 같다.
다음 페이지에-
Leica Barnack iiif / 광주광역시 충장동
46
47
박순렬 @4rest_graphy
디지털 카메라도 사용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사진 을 찍을때는 95%이상이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는 것 같다. 필름카메라 자체가 레트로의 의미를 가장 크게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현재는 필름으로 찍고 디지털 화 시키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레트로 라는게 무조건 적으로 그 시대 의 방법을 그대로 해야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과거의 어떤 것을 현재에 현재의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게 레트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쓰는 필름카메라들이 태반은 짧으면 10년 길게 는 80~100년전에 사용하던 것들인데 그것을 애써 찾아 쓰는 사람들은 전부 마음속에 레트로에 대한 향 기? 같은 것이 남아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기록하고 있는 내 사진들도 10년 20년 뒤에는 괜찮으 기록으로 남아있길 바라며 한컷 한컷 열심히 기록하고있고, 내 사진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레트로 적인?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Olympus XA2 / 광주광역시 월계동
48
49
박순렬 @4rest_graphy
Leica Barnack iiif / 광주광역시 임동
50
51
박순렬 @4rest_graphy
Leica Barnack iiif / 광주광역시 두암동
52
53
Kimsegi 김세기 @dandan.foto
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 장생포동
56
57
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 장생포동
58
59
김세기 @dandan_foto
레트로가 유행이라 참 다행이야
툭 튀어나온 배, 조금만 움직여도 헥헥거리며 동태처 럼 초점 없는 눈까지. 하루하루 아재가 되어간다. 아 니, 온전한 아재 그 자체가 되었다. 이런 아재도 눈이 반짝일 때가 있다. 바로 고집스럽게 모아온 ‘복고풍’ 물건들을 꺼내어 보는 순간. 더는 아재가 아닌 것 같 은 느낌을 준다.
요즘 몇 년 동안 몰아치는 ‘레트로’ 열풍이 반갑기 그 지없다. ‘복고풍’ 물건들은 ‘레트로’한 힙한 물건이 되 었고, 카세트테이프 속에 담긴 노래들도 트렌드세터 들의 레이더에 포착되어 재해석 되고 있다. 왠지 공 연장 제일 뒤에서 깨금발 들고 보다가 공연이 끝나고 제일 먼저 지하철역으로 달려갈 때 느낌과 비슷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무리 중 꽤 선두에서 다 나를 따라오는 듯한 굉장한 착각을 하는 그 느낌말이 다. 물론 착각일뿐, 고작 몇 개의 레트로한 물건만으 로 유행의 주류에 안착하지 못한다. 게다가 요즘은 레 트로에서 더 나아가 ‘뉴트로’의 시대이지 않은가. 과 거의 흔적에서 새로움을 찾고 재미요소를 첨가해 현 대적으로 즐기는 뉴트로 문화. 아재들만의 놀이가 아 닌,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 시 대적, 문화적 격차를 유연하게 연결하게 하는 이 시 도들이 꽤 기분 좋다.
다음 페이지에-
Nikon FM2 / 울산광역시 장생포동
60
61
김세기 @dandan_foto
과거에도 복고가 유행했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전 세 대가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과 거를 통하는 물건을 볼 때나 이야기를 할 때 기성세대 들에게는 ‘그리움’을 주고, 신세대들에게는 ‘신선함’ 을 준다. 서로 느끼는 감정의 결은 다르지만, 함께 울 고 웃으며 마음을 공유한다. 지금의 부모세대와 자녀들, 혹은 회사 선배와 후배들 의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랐다. 가장 혹독하게 세대갈 등을 겪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와중에 일 어난 레트로 열풍은 세대 간의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 유행이 언제든 사그라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 을 기억하고,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취향을 고집해 야겠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다음을 더 신나게 맞이 할 수 있도록.
Nikon FM2 / 울산광역시 장생포동
62
63
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 야음동
64
65
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 신정동
66
67
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 신정동
68
69
Parkyoungi 박영이 @maybe_sanso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 제주시
72
73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서울특별시
74
75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서울특별시
76
77
박영이 @maybe_sanso
누구나 찬란한 과거를 그리워 한다. 우린 과거로 돌 아가지 못한다. 레트로를 사랑하지만, 디지털을 버리 진 못한다. 아날로그만을 취할 순 없다. 그럼에도 우 리는 끊임없이 기억을 진하게 만든다.
문자로 주고받던 그때의 긴 기다림, 음악을 듣기 위해 선 라디오를 틀어 원하는 음악의 녹음을 위해 준비하 던 그 손가락의 움직임같은것들을 말이다.
그 시대를 겪어온 우리가 라떼를 외치는건 어쩌면 그 때가 아니라 그때의 나를 더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 다는 아주 따분한 글로 마무리를 지어본다. 덧붙여 그 때의 합법적인 그 긴 기다림의 시간 속 나를
우리는 편리함이 가득한 세상속에서 굳이 부러, 불편 함이 가득한 것들을 찾아내고 사용하고 느낀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은 그 기분 차갑기만 한 디 지털의 세상속에서 따뜻한 담요를 만난것만 같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시대에서 내일 나는 오늘 의 감성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레트로라는 이유의 변명을 대면서
<레트로가 불러온 라떼감성>
다음 페이지에-
Minolta X-300 /서울특별시
78
79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서울특별시
80
81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서울특별시
82
83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서울특별시
84
85
Illustration 일러스트레이터의 한장
김건아 @guna_illist
전시회를 가면 공간이 주는 힘이 있어서일까 작품과 소품의 경계가 모호할때가 많다.
그 공간에서는 눈에 닿는 것마다 의미가 부여되는데 이 사진에 담긴 화병처럼 작품보다 인상적인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있다.
그 인상적인 순간을 한장면으로 잘 담아준 한컷이다.
88
89
Interview 기록
INTERVIEW
이번 주제는 ‘레트로’ 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레트로란 어떤 것인가요? 짧게 한 줄로 부탁드립니다. T
세 월이 지나도 우연히 마주치면 반가 운 것들.
저희가 쓰고 있는 필름 카메라도 대표적인 레 트로 소품 중 하나입니다. 필름 카메라 이외 에 일상에서 가까이 하는 다른 복고적 요소 가 있나요? 물리적 소품 이외에도 무엇이든 좋습니다. Y
S
이것을 벌써 복고적요소라고 말을 할 수 있
향수와 호기심이라고 생각해요. 가보았든, 가보지 못했든 그 시대에 대한 환상을 불러
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모든 글들과 메
일으키며 그 시대의 판타지 속에 참여하고
직도 독서는 책장을 스르륵 넘겨야 제 맛이
싶은 감정이 레트로 아닐까 싶어요.
고 필기는 직접 펜으로 해야 마음이 좋더라
모는 다디어리에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아
구요. 아마 일상속에서 타의에 의한 것이 아 A
레 트로란 ‘과거로의 회귀를 시도하는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니라면 대부분 복고적 요소들을 사용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참 불편 하게 산다고도 말하지만요
4
Y
현재에 느끼는 그리움에 대한 반가움?이라 고 생각합니다.
A
빈 티지 의류를 좋아해요. 인형이나 조각, 그 릇 같은 소품도요. 어릴 때부터 가까이해왔
과거의 멋을 현재의 멋에 녹여낸것이 아닐
어요.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담긴 전자제품도
까요? 생각해보면 온전한 과거의 것을 모
선호하는 편입니다.
두 좋아하지는 않는것같아요. 적당한 현대 적인 미도 함께 어우러진 중간정도의 그 감 성인것같아요, 마치 디지털과 완전한 아날 로그 사이 90년대같은거랄까요?
92
92
T
지 나간 음악들을 주로 듣습니다. 요즘 흔히 들 ‘시티 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6~70년 대 일본 대중가요나 동 시대 팝송을 지금도 찾아서 듣고 있어요. 또 8~90년대 어린 시 절 비디오테이프로 많이 빌려 보던 애니메
이션을 다시 찾아서 보기도 합니다. 그 외에 도 레트로 소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 르겠지만 성냥을 가득 구해다 놓고 라이터 대신 쓰고 있어요.
재에도 떨어지지 않은 그만큼의 결과물을 가
친구 따라가 본 오락실은 여러 가지로 충격적
져다 주는 것이 큰 것 같아요. 카메라도 오디
이었죠. 요즘은 비디오도 나오질 않거니와 훨
오도 분위기도..
씬 좋은 화질로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이제는 오 락실도 깨끗하고 그때처럼 위험(?) 하지도 않 지만 그때의 묘한 설렘, 두근거림은 도무지 잊
4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오디오가 대표적인 거 같아요. 오래된 vinyl 플레이어와 오래 된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오래동 안 사용한 물건들은 아니지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적당한 금액의 적당한 물건들 을 수소문해서 구했던 기억이 있네요. vinyl 로 듣는 음악은 언제나 레트로를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아요.
S
연필을 쓰고 있어요. 연필을 깎을 때 풍겨오 는 마른 나무와 연필심의 향이 좋아요. 그리 고 사각사각 종이 위를 스쳐가는 소리는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게다가 몽당 연필이 될 때까지 쓰면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뿌듯함 마저 안겨줍니다.
어쩌면 지금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복 고적 요소들을 여전히 가까이 하는 이유는 무 엇인가요? Y
더 빠르고 더 간편하게 인간의 수고로움과 피곤함을 덜어주는게 지금 시대의 문물들 이겠지만 그로 인해서 내가 해야하는 노력 들이 조금은 덜한것같아서 애정도가 떨어 지는 것 같더라구요 엄마의 손맛처럼 내 손 때를 모든 행위들에 묻히고싶은게 이유인 것같습니다.
T
옛날이 좋았었지 하는 막연한 느낌이 주는 그리움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시절에 도 삶은 텁텁했을 테고 여러 부분에서 지금 처럼 편리하진 않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 적당히 힘든 부분이 날아가 버리고 좋았 던 순간만 남은 기억은 꽤 달콤하니까요. 그 런 부분에서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다는 점 이 좋은 것 같아요.
A
이유는 단순해요. 외형의 아름다움 때문입니 다. 시대를 떠나 취향에 맞는 무언가는 언제 나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S
과거의 힘들었던 부분은 축소되고, 매력적인 점들은 미화되고 부각되어 환상과 향수를 일으 키기 때문인 것 같아요. 혹은 그냥 멋있으니까.
4
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물론 개취이긴 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
히질 않네요.
단순히 어느 한 시기를 콕 짚어 말하기 어려운 것이 레트로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영화 ‘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면 사람에게 있어 아름 다운 시절이란 것은 각각 다 다를 수 밖에 없 음을 말하고 있는데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한 번쯤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 보고픈 ‘아름다 운 시절’은 언제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요? (장소 불문) T
한참 걱정 없이 놀던 90년대 초로 돌아가고 싶 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때는 무엇을 해 도 새롭고 즐거웠었어요. 500원씩 받은 용돈 으로 빌려 보던 만화영화 테이프는 같은 부분 을 몇 번씩 돌려봐도 지겹지 않았고 엄마 몰래
S
1980년대 미국의 과감하고 자유로웠던 건물 과 인테리어 속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과감한 색을 쓰면서도 단순한 패턴. 단조로울 수 있지 만, 독특한 색감이 눈을 확 잡아끄는 그런 공 간. 어떻게 보면 현재의 쿠바가 그 모습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곳은 마 치 시간이 멈춘 듯 보입니다.
Y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해주는 질문이네요. 아주아주 오래된 태어나기도전, 90년대 영 화들을 너무나 좋아해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90년대 초반으로 돌아가 그 시절의 필름영 화들속 서울, 그리고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INTERVIEW
수 있었던 코로나이전이 급 떠오른 아름다 운 시절이네요 그 이유는 고민할 필요도 없 이 그 아름다운 시절을 제 손으로 다시 한번
위 질문과 이어 여쭙겠습니다. 만일 그 시대의 사진을 찍어올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떤 부분을 찍어 오고 싶으신가요?
T
습니다. 그런 시절이 분명 있었다 하는 증거
필름으로 담아보고싶어서입니다. 주관적인 의견으로 아름다운걸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 주는건 필름이거든요
가 될 것 같아요. 가끔은 그 시절이 꿈같기 S
슬라이드 필름으로 올드카와 집 그리고 자 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4
도 하고 희미해지기도 해서. Y
저 는 아아아주 어릴적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 던 초딩시절로 돌아가보고싶어요. 바닷가 마
아주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시대가 변하면 금방 사라져버리고 마는것들. 이를테면 건
을에서 친구들이랑 낚시하고 겨울엔 모여서 고구마 구워먹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게 당연한 시절이었는데 지금 생각 해보면 다시는 그런 시절을 겪어 볼 수 없다 는게 아쉽지만 그 시절은 그곳에 머물러 있 으니 더 좋은거겠죠. A
이제는 거진 다 사라져서 찾아보기 힘든 가 게들의 한창 바빴던 모습들을 찍어 오고 싶
중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더욱 구체적으로는 점심시간 식사 후 친구들과 간 식을 먹으며 수다 떨던 때요.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순간을 한껏 즐기던 그때가 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94
94
물의 타일 무늬 간판의 글자체 거리 속 사람 들의 미소, 언제 바꾸어버릴지 모를 골목골 목의 모습들이랄까. 시대가 반영되어 있는 모든 것들을 담아오고싶네요. 아! 궁궐들도 잔뜩 담아오고싶은데 이렇게 적다보면 아마 끝이 없을정도로 행복해지는 상상입니다. 4
요즘도 가끔 보는 사진들이 있어요. 초등학 교 1학년때 동네 바닷가에 모여서 친구들끼 리 웃으며 찍은 사진인데, 그 사진 보고있으 면 그때 생각이 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져 요. 사실 그때 친구들을 지금은 자주 만나고 하진 못하지만 다시 사진을 찍어 올 수 있다 면 그때 친구들이랑 놀 고 있던 모습들을 더 많이 남기고 싶어요.
A
학창 시절이 그리운지라 햇살 가득한 낮 시 간, 함께 걷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싶 습니다. 당시의 교실 분위기도 담고 싶어요. 교실에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로 여름을 났 고, 분필을 사용하고, 오래된 나무 책상에 앉 았던 때를요. 지금과는 꽤 다른 것 같아요.
반대로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의 미래에선 레 트로의 형태로 다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만 일 그때 돌아보았을 때 가장 반가울 것 같은, 혹은 사진으로 찍어 남기고 싶은 현재의 요소 는 어떤 것인가요? S
롱코트. 롱패딩의 홍수 속에서 마지막 자존 심을 지키는 롱코트. 롱코트야 말로 남자가 부릴 수 있는 최고의 멋이 아닐까 싶어요.
Y
특정한 물건이나 요소들은 떠오르지 않지 만, 그저 지금 이 순간의 모든 제 모습이나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건 어쩌면 현재의 살아가는 이 장면 들일 것 같아요. 2021년에만 나올 수 있는 웃음이라던가 그런걸 많이 담아서 남겨두 고싶어지네요.
T
스마트폰을 남기고 싶네요. 사실 피처폰 시 절에도 여기서 휴대폰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까 싶었는데 어느새 다들 손바닥만 한 화면 을 손에 들고 다니면서 영상도 보고 인터넷 도 하면서 사용하고 있지요. 앞으로 어떤 식 으로 플랫폼이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 가 그 형태가 많이 바뀌게 된다면 그 시절에 는 요런 휴대폰도 스마트하다고 사용했었지 하고 추억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INTERVIEW
A
거 리에 가득한 배달 오토바이들 담아두고 싶 네요. 나중에 다시 보았을 때 반가울는지는
고 두었던 필름을 4~5년쯤 후에 우연히 발
모르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분위기가 잘 느
았는데 특유의 색감과 질감이 드러난 결과물
껴질 것 같아요.
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많이 사둬야겠다
견해 현상해 보았어요. 꽃과 놀이터 등을 담
싶어 찾아보니 이미 단종되어 버렸더라고요. 4
그때의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지 금도 찍고 있는데 내가 살고있는 현재를 찍고있어요. 현재는 말 그대로 현재인데 사 해지는 것들을 남겨두는게 제 목표에요. 앞
아 그파 비스타. 일부러 빨간색만 찾아다니며 찍어서 그런지 결과물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
으로 10년 20년 후엔 이런 모습들을 보며
을 주었던 필름이에요. 노을도 더 드라마틱
그땐 그랬지 하겠죠.
하게, 붕어빵집 붉은색 천막도 더 빨갛게 표
S
람들이 살고 있는 방식이나 행동하는것들 행
현해 주어 참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T
요즘은 필름 생산이 예전만큼 다양하게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단종된 필름 중 기억에 남는 필 름이 있으신지, 그와 관련된 추억 같은 것들이 있으신지 여쭈어보겠습니다.
페 루쯔 필름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렴한 가 격에 부드러운 파스텔 느낌으로 마음을 진 정시켜 주는 필름이었습니다. 한참 서울이 다 뭐다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 찍고 사람들 도 많이 만나던 시기에 많이 썼던 필름이기 도 하구요. 이제는 이름도 기억이 잘 나지
Y
솔라리스 필름이요! 이젠 구하기 조차 너
않는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던 필름이라
무 힘들고 구한다고 해도 12컷에 3만원
더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뽐내는 (?) 녀석인데 그만큼 예쁜아이라 그저 그리 울 뿐입니다. 4
저 는 이상하게도 사용하는 필름만 더 열심히 사용하다보니 자주 썻던 필름중에 단종된 필 름은 없는것 같아요.
A
‘ 후지 수페리아 리얼라’ 입니다. 현상하지 않
96
96
필름 사진은 어쩌면 이 시기마저 지나고 나면 완전히 저물어버릴지도 모를 요소가 되어가 고 있습니다. 훗날 필름을 모르는 이들에게 필 름 사진을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표현하실 지 궁금합니다.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봐 불안해서 라며 필 름만으로 추억을 남기지 못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지금도 대다수입니다. 아마도 점점 더 사회에서 우리는 정확성이라는 녀석이 더 우세한 세상으로 갈테죠. 그런 세상에서 불확실하더라도 가져갈 수 있는 직관적이지
A
않은 영역이지만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있
물 리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할 것 같 아요. 상을 맺히게끔 하는 방식 등이요. 사진
다고 그것이 필름이라고 말해주고싶네요.
예시를 곁들여 각 필름들의 특징과 특유의 어찌 보면 필름 사진이 저문다 해도 그 방식
사진이라는 것의 정의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때에는 사진을 찍는다는게 어떤 의미일 지
만은 남아 계속 여러 분야에 사용될 것 같다
모르겠지만 한장 한장 세심하게 살피고 만
는 생각이 들어요. 저물어버렸다 갑작스레
들던 그게 진짜 사진이었다 라고 말 해 주
재등장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만큼 필름
고 싶어요.
아름다움, 매력도 함께 설명하고 싶습니다.
4
사진은 적어도 제게는 무척 매력적입니다. 실수마저 너그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매
번 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하지만 쉽게 휘발되 어 버리지 않는. 순간을 꾸욱 눌러 담아내주는
력이 있었다 하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사실
사진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S T
DSLR을 쓰면 미련 없이 지워버릴 사진도 36컷 이라는 적은 컷 수 안에 꾸역꾸역 담 다 보면 괜히 아쉬운 마음에 조금이나마 예 쁜,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아 세심히 살펴보 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자기 위안일지도 모 르지만 스스로를 취미 사진사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그런 한 컷도 소중한 순 간이었을 테니. Y
직관적으로 보지 않고도 그려낼 수 있는 그 무언의 영역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순 간포착을 하지 못해서, 후에 원하는 만큼의
2
0
2
H
1
A
P
도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B
I
K
I
R M 98
99
T
D
0
5
P
D
0
P H
D O
1 Y
A H
Y A
Join us 사진으로 함께하기
@jun_taro_
Minolta A9
102
103
@donakello
Hasselblad 501C
104
105
@heok_bo
Nikon FM2
106
107
출판일 2021.06 참여작가 박순렬 노애경 김세기 김태홍 박영이 일러스트 김건아 (instagram @guna_illust) 발행처 포레스트 스튜디오 디자인 및 편집 포레스트 스튜디오 (instagram @4rest_studio, 010 4931 3298) E-book www.issuu.com/5ft.magazine E-mail 5ft.magazine@gmail.com instagram @5ft.magazine
모든 사진과 글은 각 작가에게 있으며 무단으로 복제 및 도용은 금지하며 사용을 원할 경우 반드시 작가와의 시전 협의가 필요합니다. Copyright 2020. 5ft.magazine All rights reserved.
노애경
김태홍
박영이
E-MAIL 5ft.magazine@gmail.com INSTAGRAM @5ft.magazine
김세기
E-BOOK WWW.ISSUU.COM/5FT.MAGAZINE
박순렬
Copuright 2021. 5ft.magaz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