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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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6 KODAK GOLD 200
200 PC에서 전체화면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CONTENTS
01. 박영이 @maybe_san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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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박순렬 @4rest_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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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김세기 @dandan.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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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노애경 @ella__gert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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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김태홍 @2ivory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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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김건아 @guna_il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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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youngi 박영이 @maybe_sanso
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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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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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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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휴식의 정의
휴식, 쉼 육체적으로 움직임이 없는것만이 쉬는것이 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주제를 받아들고 가장 먼저 들었던 휴식은 바로 지금 이구나 싶었습니다. 하루에 24시간이 넘게 몸을 움 직이는 요즘이지만 어째서인지 평온했습니다. 바쁜 하루와 평온은 썩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지만 적절한 단어는 역시나 평온입니다.
발을 멈추지 못한 채 걸어가야 하는 길 속에서 보는 여름의 작은 흔적들 이를테면 매미소리와 아래에서 걷고 있는 사람들의 마스크처럼이나 새하얀 구름들 의 예쁨 같은것들은 휴식같은 시간들로 찾아옵니다.
너무 감성적인 이야기들이 아니냐고요? 난 너무나 바빠서 하늘 볼 시간도 없고 커피한잔도 겨 우 마실수 있는이 생활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싶어 정말이지 침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러한 일들. 하루쯤 침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어나면 내 마 음이 평온할까요. 머릿속에 맴도는 업무 생각에 내 마 음이 평온해, 평온이라는 단어를 남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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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lta X-300 /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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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휴식은 마음의 비움이라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여행이 휴식으로 다가올 확률은 참 높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낯선 공간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 새로움을 돌아보고 싶어서 우리는 머릿속을 비워 버립니다. 나의 일상으로부터 말이죠. 한 연예인이 했 던 말이 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웠을 때 마음에 남는 것이 없다면 오늘은 참 잘 살았다고
어젯밤 아무 걱정 없이 잠들었다면 우리는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휴식을 누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요. 휴식도 노력해서 해야 하는 게 현대인의 삶인가 봅니다.
아 커피 마시며 내일 업무를 준비하는 오늘은 불안전 한 휴식의 날이네요.
Minolta X-300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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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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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Minolta X-300 /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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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oonyeol 박순렬 @4rest_graphy
박순렬 @4rest_graphy
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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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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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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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어릴 때 살던 곳은 여름만 되면 사람들이 놀러 오는 해수욕장이 있던 시골마을이었다. 여름이 되면 항상 외지인들로 북적이고 읍내에 나가야 할수있던 오락 실도 생기고, 워낙에 시골이라 쉽게 볼 수 없었던영 화도 상영해주고, 도시에 지내는 친척들이 놀러오는 그런 풍경의 시골마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는 어머니께 항상 우리는 왜 여름방학때 놀러 안가냐며 투정부리기 바빳고 그 럴 때마다 어머니는 우리집이 휴양지인데 어딜놀러 가냐며 어린 나의 말을 일축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렇게도 그 말들이 서운했던 것 같다. 나도 친구들처럼 여름방학에 어디든 다녀왔다고 자랑도하 고 싶었는데말이다.
지금의 나는 항상 내집, 내 시골 우리 고향이 너무나 좋다. 물론 그 때도 싫은건 아니었다. 유년시절의 나 와 내친구들은 정말로 어촌의 그어떤 촌놈들 보다 더 촌놈들 처럼 지냈는데 그 때문인지 지금도 그때 이야 기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잼있는 에피소드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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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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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그 때 그렇게 바닷가에서 뛰어 놀고 수영하고 친구들 이랑 발가벗고 수영도하며 지냈던 그 시절은 앞으로 는 절대로 올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시간이 될것이다.
그 시간들을 생각하고 공유하고 할 수 있는것이 나에 게는 어쩌면 쉼이나 휴식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내 동생이 아기를 낳고 어린 조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여름방학에 할미, 할비 집에 놀러가자고 한단다.
이 어린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할미, 할비 집에서 놀 았을 때가 제일 좋았어 라고 한다면 기분이 정말 좋 을 것 같다.
조카들에게도 나처럼 이 시간이 앞으로 인생에 큰 쉼 과 휴식으로 위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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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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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Leica M3 / 영광군 가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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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egi 김세기 @dandan.foto
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기장군 장안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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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기장군 장안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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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첫 문장을 떼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염없이 키보드 위에서 손만 주물럭거립니다. 오늘 도 글 한 줄 못 쓸 것을 아는지 노트북이 꺼져버렸습 니다. 새삼 AI가 발전하면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잡 생각에 빠져듭니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 보니 잡소리 와 같은 글을 시작해볼 용기가 생깁니다.
저는 직장인의 표본과 같은 사람입니다. 일할 때는 싫 어하는 반찬만 남긴 어린아이처럼 뭉그적 거리고, 막 상 쉬라고 하면 뭘 해야 할지 망설입니다. 어느 순간 부터 휴가도 일처럼 하려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쉬는 게 중요하다 하니 이마저 해치워야 하는 미션처 럼 수행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에 무언가를 꼭 해야만 알차게 쉰 것만 같은 압박감에 몸을 일으키고, 아무것 도 하지 않은 날은 하루를 반추하며 우울해합니다. 이 러다 보니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언젠가 꺼져버린 노트북처럼 제 자신도 꺼져버리지 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아무래도 책임감이라는 질량 과 불안감이라는 가속도가 곱해져 자신을 쉬지 못하 게 밀어 부치는 힘이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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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FM2 / 기장군 장안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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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휴가보다는 휴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휴가’라고 하면 당장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인데, ‘휴식’이라고 하면 단 순한 하루를 보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예와 같은 직장인의 천성은 어디 안 갑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하자면서도 몸을 움직입니다. 그 종착점은 화장실 청소. 하지만 꽤나 효과가 좋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 며 솔질하고 닦다 보면 잡념 따위는 거품과 같이 씻겨 내려갑니다. 또 반짝거리는 타일을 보면 ‘나도 이렇게 깨끗하고 좋은 화장실을 쓸 수 있는 사람이었어.’라며 자존감이 성층권을 뚫고 나갈 것 같습니다.
어이없는 생각이지만 무중력의 우주를 유영하듯 마 음이 둥둥 떠다닙니다. 회사에서 자존감 바닥치고 나 자신을 잃어버린 느낌에 힘들었는데, 이렇게 황당하 고 쉽게 ‘나’ 자기를 찾았습니다. 사람 사는 거 정말 별거 없습니다.
휴식을 취할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 멍 때려라. 관성에서 벗어나라.’ 많은 책에서 하는 말입니다. 저 와 같은 수많은 직장인들에게는 이 말조차 스트레스 와 압박입니다. 그저 하고 싶은걸 합시다. 가만히 있 어 불안하다면 움직이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손가 락 하나도 까딱이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편하다면 그걸로 된 거예요. 결국 휴식의 주 체는 나 자신입니다. 우리 같이 단순하게 삽시다. 그 저 그걸로 충분합니다.
Nikon FM2 / 울산광역시신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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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성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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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성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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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Nikon FM2 / 울산광역시성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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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haekyung 노애경 @ella__gertrud
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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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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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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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삶이 치열해지고 바빠지는 때에 휴식이라는 단어는 더욱 크게 와닿곤 합니다. 저 역시 절대적인 쉬는 시 간이 부족한 때에 휴식이 간절합니다. 실제로 물리적 인 의미의 휴식은 아마 이런 것이겠지요.
그런데 최근에 제게 있어 제대로 쉬는 것, ‘휴식’에 대한 의미가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청소년기 휴식시 간은 공부를 하지 않는 시간이었어요. 학교나 학원에 가지 않는 때, 숙제를 하지 않고 있는 시간 등이요. 그 리고 대학생 때도 비슷했습니다. 과제가 없거나 수업 이 없고 별다른 약속도 없는 날 등이 휴식과 같았습 니다. 직장인이 되어 일을 하며 일상을 사는 지금 그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출근하지 않는 날, 약속이 없 는 날 한가로이 늘어져 있더라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늘 놓지 못하는 무언가가 마음속에 있는 것 같습니 다. 끝내지 못한 업무, 미처 챙기지 못한 주변 사람 들에 대한 걱정, 다가올 계절을 준비해야 하는데, 집 청소는 언제 할까 등등 사소한 것들이 한가득 마음속 에 쌓여서 마치 푹 쉬는 듯 보이는 한껏 늘어진 채 누 워 빈둥대는 제 마음속을 가득 채웁니다. 이런 때에 는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보거나, 혹은 하 며 시간을 보내면 비로소 사소하거나 큰 상념들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듭니다. 마음의 쉼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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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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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현재에 몰입하고 상념에서 벗어나는 것은 마음의 휴 식으로 가는 좋은 길이라 생각합니다. 나름 손쉽게 현재에 몰입하며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으 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것’을 꼽고 싶습니다.
오래된 노래인 ‘My favorite things’는 제가 자주 떠올리는 곡입니다. 이 음악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아 주 단순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있어 기초적이고 중요한 것을 담은 곡이라 생각합니다. 장 미 꽃잎 위의 빗방울이나 따뜻한 장갑, 아기 고양이 의 수염, 달콤한 디저트, 콧잔등에 내려앉은 눈송이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는 것이 내가 느끼는 두려움, 불안감 혹은 슬픔 등을 잠재워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진정으로 울리고 행복하게 하는 것 들은 굳이 거창할 필요가 없음에도 그것이 주는 힘이 무척 큽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여러 가지 부정적 감 정과 걱정,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것을 도와주는 손쉬 운 도구가 되어 마음의 휴식을 가져다주는 좋은 수단 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꾸 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 리스트를 늘려가기 위해 서는 나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내 마음을 잘 들여 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를 잘 알수록 크고 작은 행복한 순간을 마주하는 행운도, 또 더욱 좋은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 도 늘어나는 듯합니다. 나를 잘 보살피고 아끼며, 열 심히 현재를 살아내고 또 잘 쉬어가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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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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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Nikon F3 /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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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teahong 김태홍 @2ivorybear
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대구광역시 지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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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대구광역시 용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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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대구광역시 봉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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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쉬어가야겠다 생각했더니 어떻게든 짬이 나긴 납니 다. 마침 비가 세차게 오는 날, 꼭 해야 할 일 같은 것 은 없습니다. 마침 청소도 설거지도 미리 해두었으 니 마음이 편하네요. 이제부턴 여유와 게으름의 시 간입니다. 빗소리를 뒤로하고 방 한구석에 굴러다니 던 읽다 만 책을 주워들어 편히 기댑니다. 덥지도 않 고 선선한 바람까지 적당히 불어오니 마음이 절로 풀 립니다. 저 멀리 도망갔던 집중력이 돌아오는 기분, 요 일주일간 읽어내었던 장수보다 방금까지 읽어내 려간 분량이 더 많습니다. 괜한 변명거리긴 하지만, 분명 손에 영 붙지 않던 책이었는데, 오늘따라 다르 게 다가옵니다.
늦은 점심을 빵 쪼가리로 때워도 불만이 없습니다. 한 껏 자비로워진 몸은 약간의 공복감까지도 기꺼이 즐 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가벼운 느낌, 은근 히 괴롭히던 더부룩한 느낌이 없으니 이것 또한 좋습 니다. 바쁠 땐 먹는 것 또한 일이었는데, 한가한 식사 는 그 자체로도 고마운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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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X / 대구광역시 남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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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오후 들어 빗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문득 스치듯 찾아온 문장이 있어 짧게 끄적여 봅니다. 잊 고 있었던 약간의 서운함을 담아 약간은 촉촉한, 날 씨처럼 습습한 글을 써 봅니다. 분명 내일이 되면 무 척이나 부끄러워질 글이지만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약간은 뻔뻔하게 가도 좋겠지요. 이미 빗소리에 이만 큼 잠겨 들었으니.
티브이에는 여전히 관심 없는 이야기들 뿐입니다. 간 단한 냉동식품을 데워 저녁을 먹고는 바로 치워버렸 습니다. 내일의 나에게도 무언가 일을 미루고 싶진 않 은 기분, 무엇이든 최대한 간단하게 가겠습니다. 커피 도 식사도. 무작위로 틀어놓은 스피커에선 마침 한때 참 좋아했었던 곡이 흘러나옵니다. 지겨웠었나 싶었 지만, 다시 들으니 역시나 좋아할 이유가 있는 곡입 니다. 이런 소소한 재수는 마무리되어가는 휴식에 방 점을 찍어 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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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X / 부산광역시명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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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지만 답답하지 않 았던 날입니다. 어쩌면 일정 빽빽한 휴가 대신 이런 날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고민과 답답함이 잠 깐 쉬어간 날. 오늘은 늘 찾아오던 불면까지도 잠시 쉬어가나 봅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임에도 깊게 노곤해지는 기분, 거 창하진 않았지만 나름 대단했던 휴식이 끝이 났습니 다. 내일부턴 도로 정신없이 흘러가겠지만, 그래도 내 일 하루만큼은 어쩐지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Pentax MX / 부산광역시명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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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Pentax MX / 부산광역시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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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일러스트레이터의 한장
김건아 @guna_illist
사진속의 골목길 한켠에 빨간 가게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오래도록 자리 했었던 것 같이보이는 낡은 부분들 일본의 유명배우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이 있는 작은 간판, 한국에선 볼수 없는 저 귀여운 빨간 자판기는 사진속의 장소가 당연히 일본이라고 생각 하기에 충분했다.
지극히 한국스러운 우리네 골목에 자리잡은 모습은 이색적이게도 낯설게도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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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기록
INTERVIEW
매섭게 더운 여름이네요. 휴가는 다녀오셨는 지, 혹은 아직 계획 중이신지 여쭙겠습니다. T
S
A
T
서 부산쪽으로 가서 딱히 다른 계획 없이 호 텔에서 푹 쉬다 왔습니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라 조금 마음을 놓고 갔는데 휴가 철이라 그런지 그래도 엄청 붐비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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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1박 2일 일정이었어서.. 뭔가 특별한걸 할 수있는 시간은 아니었고 그저 운전만 한거같 아요 그래도 오랜만에 시외로 나갔다는 것만
8 월 초에 일찍 다녀왔어요. 짧 은 외출도 휴가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네 요. 틈틈히 다녀오고 틈틈히 계획 중입니다. 올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가까운 지인과 아주 오랜만에 상봉해 바닷가를 구경했답니
으로도 기분전환은 된거 같아요.
다.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아 여느 때 같이 북적대고 소란스러운 여름휴가는 아니
S
었지만 나름 휴식을 취했어요.
벌레를 피해, 끈적한 공기를 피해 다니고 있 어요. 장난감 가득한 집안을 벗어나는 것만 으로도 휴가라고 생각해요.
4
하 루 정도 시간을 빼서 광주에서 아주 먼 영 덕까지 다녀왔어요.
Y
무더운 여름의 휴가보단 쌀쌀한 가을의 휴 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녀오셨다면 어떤 휴가를 보내셨는지, 아 니면 앞으로 어떻게 보내실 예정인지 궁금 합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기억에 남는 휴 가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작가님들 기억 에 가장 선명히 남아있는 휴가는 어떤 휴가 였나요? Y
홀리데이 그 설레는 단어를 얼마만에 언급 해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피트활동 덕분 에 다시 술술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네요. 가 장 기억에 남는 홀리데이는 역시나 연말과
Y
사실 저는 서울로 다시 돌아온지 얼마되지
연초에 떠났던 영국시골마을로의 하이킹 여
않아서 예전의 서울가을을 비교하며 서울
행이었습니다. 경치보다 더 마음이 좋았던
의 가을을 걸으면서 휴식을 취해볼까싶어요
건 연말을 함게 맞이하던 그들의 가족여행
그러다 기차타고 어딘가로 훅 떠나버릴지
을 옆에서 보는 것이었습니다. 연말엔 역시
도 모르겠지만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이지를 절실히 느꼈던 여행이라 지금도 훈훈함이 떠오릅니다.
A
휴 가다운 느낌으로 보내지는 못했기에 다가 오는 9월 중에 영화와 책, 음식들 그리고 쉼(
T
대학 시절 여름에 차도 없이 친구들이랑 대
잠)으로 가득 찬 짧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어
구 외곽에 있는 비슬산엘 갔던 기억이 나네
요. 집에 콕 틀어박혀 늘어지게 쉬며 보내어
요.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예상보다 훨씬 일
볼 생각입니다.
찍 택시에서 내리는 바람에 그 더운 날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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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무겁게 들고 한참을 더 올라가야 했었지 요. 지금도 친구들이랑 그날 이야기를 하면 서로 니 잘못이었니 뭐니 하면서 분위기가
평 소에 휴식을 갖는다는 생각을 자주 못하고 살고있는 것 같아요. 일 하는 것에 치여 살다
화끈해집니다.
보니 이젠 시간이 남아도 뭘 해야겠다는 생
4
반대로 만약 자유롭게 휴식이나 휴가를 떠 날 수 있다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가 요? 작가님들이 그리시는 가장 이상적인 휴식 이 궁금합니다.
각은 잘 못하고 뭘 한다면 그저 천장 멍하 A
니 바라보기??
S
무 준비 없이 떠난 여행이어서 행선지만 정
휴 식은 참 소중합니다. 휴식시간이 생기면 말 그대로 쉬거나 취미활동에 시간을 할애
T
했는데, 하필 성수기에 떠난 여행이라 숙소
합니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게
각하면 아까워서라도 친구나 가족들이랑 보
도 마땅치 않았고, 여러 군데를 돌다 작은 호
임을 하고, 악기 연습을 하기도 하고 산책
낼 생각을 하는데 가끔은 온전히 나 혼자만
텔 하나를 얻어서 겨우 몸만 뉘었어요. 막히
도 합니다. 휴식시간을 만끽하려 노력하
을 챙기는 시간이 필요할 것도 같아서.
는 길 위, 자동차 안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는 편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휴가는 가족들과 함께했 던 자동차 여행입니다. 갑작스레 여행을 결 정해 옷가지만 챙겨 차를 타고 떠났어요. 아
보냈고 관광지에서는 잠깐 내려서 식사만 하
A
Y
굉장히 좋은 호텔에서 느즈막히 일어나 룸서 비스를 시켜먹는 것.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보통 휴가를 생
어려운 질문이 나왔네요.(하하) 이상적인 휴
고 다시 차에 올라타곤 했던 기억이 있어요.
식이라 아무리생각해봐도 가만히 쉬는 휴식
가족들 그 누구도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보단 전 역시 더운 여름이라도 거북이 배낭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 없이 출발했던
메고 하이킹도 가고 걸어다니며 여행다니는
그 여행을 후회하고 있었어요. 당시에도 살
게 최고의 휴식인것같아요
짝 황당하고도 우스운 느낌이었는데, 아직까 지도 잊히지 않는 휴가이자 여행으로 기억 에 남아 있어요. S
힘 들게 보낼수록 기억에 오래남는 것 같아요. 코타키나발루에서 반딧불 투어를 갔다가 엄청 쏟아지는 비 때문에 강 한가운데서 표류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이렇게 허무하게 가는건 가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또 가고 싶은 생각 이 드네요. 철이 없는건지 용감한건지.
4
몇년전에 다녀온 일본여행이요. 해외여행에 대한 로망은 별로 없는데 그냥 일본에서의 그 한적했던 느낌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번 여름은 습하기도 습했거니와 덥기도 참 더웠습니다. 그만큼 더 휴식이 중요하지 않았 나 싶습니다. 여러분은 평소에 소중한 휴식 시 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T
밀려있던 책이나 영화, 영상을 주로 봅니다. 요 새는 놓친 영화나 드라마도 다시 보기 쉬운 시 대라 참 좋네요.
S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휴대폰만 쳐다 보고 있어요. 다만 연락오는 것들은 모두 받 지 않은채로.
Y
예전엔 시원한 바닥에 누워서 선풍기바람 을 쐬며 책읽고 영화보는거 최고야 (수박, 옥수라랑 같이) 라고 했을텐데 점점 더 심 해지는 더위에 바다로 바다로를 외쳤던것 같아요. 물론 제주살이에 가능한 일상 휴 식일테지요
4
음..모르겠어요..뭘 하고싶거나 그래봤던게 언젠지기억이 안나요.사실 주변에서 뭐 하
INTERVIEW
고싶어? 이렇게 물어 볼때면 별다른 대답 을 하지 못해요. 선택장애나 그런건 아니지 만 평소에 그런 생각을 안하고 살아서 생각 지도 못한 질문이라고 느껴서 인가봐요. 지 금도 딱히 생각나는게 없는거보니 하고싶은 게 없나봐요..;; A
자 유롭게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면 바다가 있 는 휴양지에 가서 편히 쉬고 싶어요. 책도 마 음껏 읽고 음악도 듣고 산책도 실컷 하고 싶 어요. 물론 맛있는 음식은 필수에요!
이상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 은 경우도 많지요. 속상하지만 짬짬이라도 쉬 어가지 않으면 삶이 참 퍽퍽하지 않을까 싶어 요. 바쁜 와중에 조금씩이라도 쉬어가는 나만 의 방식이나 요령이 있으면 공유해 주세요.
Y
좋아하는 것 놓지말고 하나씩은 해주기. 이
선물로 해줘야 일상을 좀 더 즐길 수 있을
를테면 보고싶었던 영화 좋아하는 영화관에
것 같아요 일만하며 살아가기엔 세상에 재
서 보기. 선선한 밤에 산책나가기. 서점가서
밌는게 너무 많은걸요
무슨 책 살지 행복한 고민하며 몇바퀴씩 돌 S
강 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를 보면서 압도 당한채로 생각없이 영화를 보는 것이 좋
기, 필름카메라 들고 거리 사진 찍어서 바로 현상하기 못해도 일주일에 하나씩은 나에게
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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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T
잠 깐씩이라도 카페엘 갑니다. 남의 전기로 쐬는 에어컨 밑에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
거나 짧은 글을 끄적거리거나 하면서. A
은 근히 어려운 것이 바쁜 와중에 조금이라 도 쉬어가기인데요, 저는 자세를 편안히 만 들곤 해요.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때는 푹신한 소파로 가서 앉아 다리를 쭉 뻗고 몇 분이라도 쉬면 몸이 휴식한다는 것을 느끼 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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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했지만 그냥 티비틀어놓고 천장바 라보고있는거?
쉴 때도 사진기와 함께하시나요? 함께 하신다 면, 혹은 잠시 거리를 두신다면 각각의 이유 는 무엇일까요? Y
꼭 사진기를 안가지고 나오는 날이면 사람 들의 움직임, 건물에 비친 햇살마저 어찌 나 예쁘게 보이는지, 스쳐지나가나는 오늘 을 놓치기 싫어서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예 쁜 일상 필름을 담아야 더 소중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너무 가방이 무겁지 않은 이상 꼭 챙겨서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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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래는 정말로 항상 들고 다녔었는데 요 즘 가끔 촬영을 일로 하다보니 카메라 자체 가 뭔가 짐처럼 느껴질 때가 있더라구요. 요 즘은 몇 일이고 카메라를 거들떠도 안볼때 가 많아요.
A
마음이 여유로운 때에는 쉴 때에도 대체로 사진기를 가지고 다녀요. 오가다 찍고픈 게 생길 때 담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래요. 하 지만 많이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는 때는 사진기를 챙길 수가 없어 무척 아쉬워 요. 담고 싶은 장면들이 눈에 띌 때에 특히요. 카메라의 무게를 질 체력이 부족한 이유가 큰 것 같습니다. 좀 더 가벼운 카메라를 알아 봐야 할까 봐요.
S
기 록하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몹쓸 기억력 때 문에 항상 챙겨다녀요.
T
예전엔 억지로라도 챙겼었는데, 요즘은 그 냥 내키는 대로, 손에 잡히면 같이 가는 거 고 아님 말고 그렇습니다. 억지로 챙기는 날 엔 사실 그리 사진기를 많이 쓰게 되진 않 더라구요.
INTERVIEW
작가님들 개인적으로 휴가 시즌과 맞물려 선 호하시는, 혹은 추천하고 싶은 필름은 어떤 필 름인가요? A
이 번에 코닥 골드로 바다를 찍어보았는데 정 말 아름다웠어요. 시네스틸 800T로 휴가지 의 밤을, 코닥 골드와 포트라로 휴가지의 낮 을 담아 보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밤 과 낮을 뒤바꾸어 담아도 아름다울 필름들 이라 생각해요. 사용해보고 싶었던 흑백필 름 한두 롤 추가하면 더욱 특별한 사진들이 남을 듯해요.
T
만약 휴가 동안 찍은 사진을 모아서 사진집을 내신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으신지.
코닥 컬러플러스. 였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 네요. 예전엔 가격도 싸고 밖에서 찍기도 좋
4
아 무것도 하지 않기
아서 막 찍어서 몇 롤씩 현상을 보내고는 했
Y
는데 이제는 ㅠㅠ.
T
’올해도 더웠습니다’
또 어려운 질문이 나왔습니다. 여름휴가라
Y
holiday holiday holiday 세 번이나 적
면 역시 물과 함께하는 분들이 많을테니프
으면서 반복이 보여주는 강한 애정으로 붙
로이미지100이 보여주는 그 밝음과 칼라플
이고싶네요
러스200도 정말 화창하고 채도강하게 휴 가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S
E at Pray Love. 아내가 좋아하는 영화 제 목을 따왔어요.
A
만 약 기회가 되어 사진들을 담게 된다면 제 휴가기간 동안은 대체로 나른한, 늘어지는,
이번 저희의 선정필름인 골드도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4
저 는 후지에서 만드는 C200이요. 청량한 여 름과 잘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번 여름에도
편안한 느낌의 혹은 타인의 개인적인 ‘쉼’ 장
벌써 몇롤이나 소진한 것 같아요.
면들이 담기지 않을까 해요. 쉬러 간 자의 눈 에는 쉬는 자만 보일 것 같아요. 제목은 단순
S
코 닥 엑타크롬e100. 좋았던 기억을 선명하게 남기고 싶어요.
하지만 ‘쉼’이라 붙이고 싶어요. 혹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한 단어로 붙이고 싶습니다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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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긴 여름 휴가라면 당연히 어디론가 멀 리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떠올렸었는데, 요즘 은 그 당연한 모습을 기대하기 참 어려워진 시 기인듯 합니다. 후에 다시 자유롭게 휴가 여행 을 떠날 수 있게 된다면 아직 안 가본 여행지 중 어디로 떠나고 싶으신가요? 또 어떤 필름을 가져가실 건가요?
디든 좋을 것 같아요. 그땐 아마 눈으로 더 많이 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A
자유롭게 떠날 수 있게 된다면 북유럽으로 가서 오로라를 보고 싶습니다. 빛이 아름답 게 담기는 필름 위주로 골라보고 싶어요. 얼 른 떠나고픈 마음을 담아 어떤 필름이 좋을 지, 그리고 필름 카메라로 오로라를 담는 것
T
어디든 바다가 예쁜 곳이면 좋겠네요. 지중
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겠네요.
해쪽이나 동남아 안쪽 사람 많이 없는 해변 으로. 엑타크롬 같은 슬라이드 필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다시 봐도 기억과 최대 한 비슷한 느낌이 나더라구요. Y
질문을 읽자마자 웃음이 나올만큼 행복한 질문입니다. 코로나 직전 계획했던 여행지 가 네팔이었어요. 그래서 바로 다음여행지 라면 그곳을 꼽고싶습니다. 필름은 베를린 필름과 칼라플러스 니노코400으로 전 챙겨 갈 것 같아요. 생기를 담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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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외여행에 큰 로망은 없는데 꼭 한곳을 가 라고 한다면 터키를 가보고 싶어요. 몇년 전 유명했던 영상중에 "watchtower of turkey"라는 영상을 보고 이나라는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영상을 보신 다면 다들 가고싶어 할거에요!
S
몽 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은하수를 보고 싶어 요. 아, 우유니 사막에서 쏟아지는 별도 보고 싶네요. 어디든 아내와 아들과 함께 가슴 뻥 뚫리는 곳에서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
저희 이번 필름은 코닥 골드였습니다. 대답해 주신 작가님들,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모두 말 그대로 황금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휴식 보내 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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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2021.08 참여작가 박순렬 노애경 김세기 김태홍 박영이 일러스트 김건아 (instagram @guna_illust) 발행처 포레스트 스튜디오 디자인 및 편집 포레스트 스튜디오 (www.4rest.net, 010 4931 3298) E-book www.issuu.com/5ft.magazine E-mail 5ft.magazine@gmail.com instagram @5ft.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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