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티 키욜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너의노동
탁 독고
온 뮤
공익적시민활동을 지원하는
꽁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호혜시장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경제 로컬 생산자 여러분께 이 책을 바칩니다
공감만세 관저품앗이공동체 교육공동체 한뼘 더 나무시어터 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 대흥동립만세 도농더하기 도담도담 맘스클럽 매노3동영농조합법인 민들레공작소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배바우 토마토 세동 백세밀 평화가 익는 부엌 보리와 밀 보물섬 이야기 산계뜰친환경영농조합법인 산호여인숙 아낌없이주는나무 옥천살림 원도심레츠 월간 토마토 장동게스트하우스 쉬엄쉬엄 조선그루브 좋은이웃 중세동농산물영농조합법인 추동가래울영농조합법인 한살림대전생협 행복한나눔센터 호숫가생태마을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만든 사람
‘강티’ 강용운 - 악당, 악마, 까칠, 불친절... 비호감. - 상상력이 뛰어나고 작당을 잘함. - 공동체간 국제연대에 관심이 많음. - 현. 어영부영... 파악 불가.
‘뮤온’ 박민혜 - 빵을 너무 좋아해... '빵순이' - 항상 명랑... 할려고 노력. - 사색과 산책을 즐겨 쉬는 날 통화 불가. - 현. 품앗이생활협동조합
‘독고탁’ 황정현 - 빰빰빰빰빰 빰빰 빰빰... - 똑똑한 것 같은데 확인이 안 됨. - 글 쓰는 재주가 제법. - 현. 풀뿌리사람들
‘키욜’ 박선향 - 항상 위가 쓰리다. - 피식, 중얼중얼, 궁시렁궁시렁. - 멤버 중 가장 성실. - 현. CEP
‘꽁’ 공윤희 - 번개 같은 검색 속도. IT 청년. - 게으르고, 공부 음~청 안 함. - 열심히 살려고 맘은 음~청 씀. - 현. 로드스쿨
주의 이 전자문서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마을기업 사회적경제>의 저작권은 만든 사람(강용운, 박민혜, 황정현, 박선 향, 공윤희)에게 있습니다. 소유자의 동의 없이 무단전재와 무단복재를 금합니다.
2011년 품앗이생협의 처음 시작이었던 착한쇼핑몰에 올릴 컨텐츠를 위해 지역 생산자를 소개하는 웹진을 제작해 보자는 작당을 꾸민 이후 2년 동안 김성훈, 황정현, 권지훈, 김효섭, 강용운, 신동일, 김현비, 홍지희, 홍정희, 박민혜, 박선향, 공윤희 등이 지역 생산자, 소비자를 찾아 묻고, 듣고, 쓰고, 그리고 꾸미고를 30여 차례 거듭하여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로컬 생산자와 소비자 여러분께 존경의 맘을 보냅니다. 한 권의 책으로 끝내지 않고 사회적경제를 위한 소통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http://cafe.daum.net/2010djcb
대전지부 http://cafe.naver.com/tj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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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시장을 위한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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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013년 3월 14일 강용운 대전마을기업연합회 평화캠프대전지부 풀뿌리사람들 품앗이생협 강용운 권지훈 김성훈 황정현 박민혜 황정현 김현비 박선향 신동일 강용운 강용운 공윤희 김현비 박민혜 박선향 신동일 홍정희 홍지희 황정현 박선향 강용운 강용운 공윤희 박선향 공윤희 박선향 신창디지털프린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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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차례
여는 글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경제 김신양
11
다른 세상, 다른 경제 김성훈
19
공동 발행 단체 발간사
다른 세상을 꿈꾸는 평화캠프, 사회적 경제와 만나다 이경자
29
오래된 희망, 그러나 새로운 도전! 마을 공동체 김제선
33
폴 엘뤼아르와 품앗이생협과 봄 이계석
37
로컬 생산자 이야기 1부
공감만세
45
관저품앗이공동체
53
교육공동체 한뼘 더
61
나무시어터
71
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
79
대흥동립만세
88
도농더하기
97
맘스클럽 도담도담
101
매노3동영농조합법인
109
민들레공작소
119
로컬 생산자 이야기 2부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128
배바우 토마토
137
세동 백세밀
143
평화가 익는 부엌 보리와 밀
149
보물섬 이야기
155
산계뜰친환경영농조합법인
159
산호여인숙
167
아낌없이주는나무
173
옥천살림
179
원도심레츠
185
로컬 생산자 이야기 3부
월간 토마토
203
장동게스트하우스 쉬엄쉬엄
213
조선그루브
221
좋은이웃
229
중세동농산물영농조합법인
235
추동가래울영농조합법인
239
한살림대전생협
247
행복한나눔센터
253
호숫가생태마을
261
호혜시장을 위한 여는 글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 경제 다른 세상, 다른 경제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서로의 손을 맞잡고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함께 땀을 흘릴 것임을 약속합니다. 우리는 생명살림의 생태적 소비문화를 만들어감으로써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지역이 함게 공생하는 세상을 열어 갈 것입니다. 우리들의 오래된 미래의 꿈, 협동의 길은 열려 있습니다. 모두 함께 합시다. 품앗이생활협동조합 창립선언문 중
여는 글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경제
나와 너의 살림과 사회적경제 지역을 지키는 김신양 성공회대학교 시민사회복지대학원
‘오래 전부터 인간은 다른 노동을 추구하고 그들의 활동에 인간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결사하였다. 사 회연대경제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곳은 진정한 노동의 가 치를 실현하는 땅이다.’
운명공동체 2011년 가을, ‘사회적기업과 지역사회파트너십’이라는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마을기업을 방문하고 조사하기도 했다. 그중 내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마을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 곳이 대전의 중세 동 상추작목반이었다. 이제 노인만 남아 쇠락해가는 마을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아이와 청년, 노인 등 여러 세대가 어울려 사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마을 사람들이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고, 그들의 마음을 한 데 모 을 수 있는 계획이 필요했다. 그때 김영현대표는 ‘마을기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랫동안의 염원을 이룰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발 견한 것이다. 우선 마을기업지원금으로 낙후되거나 노화된 비닐하우스를 고치며 마을분들의 참여를 이 끌어냈는데 그 와중에 그분은 자신을 위해서는 전혀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으셨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소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5
득도 높이며 가구별 소득 격차도 줄여야 했다. 그래서 상추작목반 49명 중 연소득 천만원대의 생산성이 낮은 노인들의 땅은 생산성이 높은 청년층 - 비록 5~60대지만(^^) - 들이 임대하여 전체 소득을 높이고, 작 목반을 재구성하여 개별소유 작목반 구조를 공동소유로 전환하여 소득 평준화를 이룰 계획을 세운다. 노 인분들을 위해서는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마을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식당을 운영하며 마을의 노인들 에게 소득 창출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도 세웠다. 또 다른 열망의 현장을 만났다. ‘관저품앗이공동체’는 또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열성 아줌마들이 모 인 건 이사 간 사람들끼리 끈을 놓지 않고 살기 위해 인터넷까페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품앗이 육아도 하고 강좌도 개설하며 함께 돌보고 친해진 후 급기야는 운영진 5명이 돈을 모아 공간도 마련했다. 마을기 업 지원금을 받아 대여사업도 하고, 천연제품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낮은 가격에 판매하며 함께 사업도 했다. 그런데 운영진 중 한 명의 가정에 어려움이 생겨 이사를 가 게 되면서 탈퇴하게 되자 남은 이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우리가 이 일을 하면서 그사람에게 돈을 줄 수 있었으면 떠나지 않아도 됐을텐데...” 중세동 상추작목반이든 관저동 품앗이공동체든 그들이 마을기업을 시작한 이유는 다르지 않다. 그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공동체)을 지켜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다. 농촌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 쇠퇴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활성화하고자 하며 도시의 경우 모인 사람들끼리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유지, 안정화를 위한 방안으로 경제활동을 구상한다. 개인이 시작했든 몇 명이 함께 시작했든 그 바탕에는 공동 체의식이 있다. 내가 사는 마을, 내가 사는 동네, 나와 함께 아이를 키우고 돌보는 공동체, 그곳에 대한 애 착과 소속감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렇듯 사업이라는 것, 경제활동이라는 것은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달리 많은 경우 ‘돈벌이’가 동기가 되지 않으며 궁극적인 목적도 되지 않는다. 나와 너가 함께 처한 조건을 극복하고자 하는 ‘운명공동체’정신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함께 일을 도모하게 하는 것이다. 거기 서 결사가 이루어진다.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사회적협동조합... 10여 년 전부터 한국사회에 등장한 이상한 기업들의 이름이 다. 농협과 축협은 알고 있었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들어보지 못했고, 주식회사나 공기업은 들어 봤지 만 사회적기업은 들어보지 못했었다. 이것은 국가가 운영하는 국영기업도 아니고 자본가가 운영하는 주 식회사도 아니다. 마을과 사회,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며 나와 너의 관계로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그래서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은 그곳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주체가 되고 그들에 의해 운영된다. 마을
16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경제
기업처럼,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공통의 필요와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 드는 기업을 사회적경제조직이라고 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은 일반자본기업이나 공기업과는 달리 궁극적 인 목적은 회원(조합원)이나 지역사회에 혜택을 주는 것이고, 자본보다는 사람과 노동을 우선하고, 구성 원에 의하여 민주적으로 통제되는 자율적인 조직이다. 이 기업들은 보통 협동조합, 공제조합, 비영리민간 단체, 재단 등의 법적인 지위를 가지지만 자주경영노동조합, 마을기업, 커뮤니티비즈니스 등 제도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사회적경제는 원래 산업혁명 직후 프랑스에서 기존의 정치경제학에 대한 비판으로 학문의 영역에서 등 장했다. 그 이유는 당시 정치경제학이 어떻게 부(富)를 만들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그 과정에서 생기는 빈 곤이나 불평등과 같은 사람과 사회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으로 공동체가 붕괴 되었고 사람들은 노동을 판 임금으로 살아야했지만 빈곤을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시는 자본주의가 시작되 던 시기였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지만 늘 굶주리거나 죽어갔으며, 거대한 공 장을 돌리기 위해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거는 열악했으며,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보살필 공동체가 사라져 도시의 거지로 떠돌았다. 도시는 범죄가 창궐했고 농촌은 굶주렸다. 참으로 ‘야만적인 자본주의’ 의 모습이 시작된 것이다. 그 참혹한 현실 앞에서 다수의 노동계층이 노 동자소비협동조합과, 신용공제조합 등을 만들며 산업혁명의 거센 파도 를 넘고자 했다. 노동자결사체를 만들어 임금노동을 극복하는 것이 노 동계층의 이상이자 사회적경제라는 학문이 지향하는 목적이었다.
노동자결사체를 만들어 임금노동을 극복하는 것이 노동계층의 이상이자 사회적경제라는 학문이 지향하는 목적
사회의 위기를 부르는 경제의 위기 사회는 국가와 시장 이전에 존재하였고, 사회가 국가와 시장이라는 근대적인 제도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경제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며 급기야 사회까지 위기에 빠뜨리게 되었다.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국사회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일을 한 결과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긴 터널을 탈출했지만 사회는 극심한 빈부와 소득 격차, 사회적 배제, 사회양극화 등으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사회의 위기는 경 제위기나 정치위기보다 더 근본적이고 위험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가 굳건해야 경제위기나 정치의 위 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사회가 균열이 생기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실례로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당 시, 시장은 풍비박산나고 기업들은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데 국가는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할 수 있을 뿐 늘어나는 노숙자와 해체되는 가정을 지킬 수 없었다. 그때 길거리의 노 숙자에게 밥을 먹이고, 실업자의 생계를 지원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갔던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7
것은 지역의 풀뿌리 단체를 비롯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이 다. 지역별로 이들이 모여 국민과 기업의 성금을 모아 시장 이 버린 이들을 추스르고 국가가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의 생 계와 생활을 돌보았던 것이다. 그것이 사회의 힘이고, 그 힘 으로 한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않았는가?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사회적경제는 사회의 관점에서 경제 를 사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의 관점으로 경제를 사고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국가나 시장의 관점 에서 경제를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경제를 사고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경제라는 것을 이 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사고하거나 GDP 지표로 표현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사고하면서 실제 사 람의 살림살이를 윤택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경제활동을 사 고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국가나 시장 이전에 사회가 존 재하고, 그 사회에 사는 사람이 제대로 살 수 있어야 국가와 시장이라는 제도도 세울 수 있지 않는가? 그리고 사람이 제 대로 살고, 사람들간의 관계가 끈끈해야 무엇인가를 함께 도 모할 수 있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이제껏 국가나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를 생 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사람을 배제하는 돈벌이가 목적이 되 어 경제위기를 초래했고, 사회주의국가에서 보듯 당이 경제 1. 대전 중세동 작목반 김영현 대표와 김은규 공적비 2. 벨기에 환자협동조합 3. 장수마을의 동네목수가 만든 마을까페
를 장악하면서 사람들의 살림을 통제하며 부패하여 결국 실 패하게 된 것이다. 사회의 관점에서 경제를 사고한다는 것 은 곧 나와 우리의 관계에 기초해서 경제를 조직하다는 것
이고 그 목적은 우리의 살림을 돌보고 유지하는 것이다. 삶의 터전인 사회를 지키기 위하여 사람의 살림 살이를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관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사회 적경제이다. 사람의 경제이자 살림의 경제이다.
공동체 경제
18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경제
마을이든 사회든 그건 바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그림을 그려 보여줄 수도 없고 금을 그어 한계 를 보여줄 수는 없지만 바람이 우리를 숨쉬게 하고,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게 하듯 마을과 사회는 나와 너 우리이자, 우리의 삶의 터전 그 자체이다. 그리고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 간의 관계 이자 자연이다. 그것은 국가나 시장과 같은 제도가 아니라 오랜 역사를 거쳐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만 들어 온 보이지 않는 생명줄이자 사는 방식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마을을 갖고 있지 않다. 나 또한 ‘우리 동네’라 하지 ‘우리 마을’이라 하지 않는다. 마 을살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나 뿐 아니라 많은 도시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마을은 마을살이를 하는 이 들에게만 있는 것이다. 마을은 곧 생활공동체이다. 그 안에서 생산, 소비, 유통과 같은 경제체계가 있었 고, 협동과 돌봄이 있었다. 그것이 해체되면서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노동력으로만 살아가게 되었는데 그 노동력으로만 먹고살기 힘들게 되면서, 아니 불가능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시 마을에 대해 관 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좀 다르다. 정부의 경우 사회 양극화에 직면하여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여 사회적기업육성법으로 무마하려했고, 지자체의 경우, 대기업 이나 다국적 자본이 지역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나날이 지역경제가 몰락해가는 현실에서 이런 거라도 붙들고 싶은 욕구가 작용한 것이라 판단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생활공동체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은 그 지역에 사 는 사람들이 서로 무관심한 개인이 아니라 먹고살고 돌보는 것으로 엮 이는 ‘운명공동체’가 된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 나 이탈리아의 볼로냐의 사례를 들어봤을 것이다. 나의 생활이 나만의
생활공동체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은 서로 먹고 살고 돌보는 것으로 엮이는 ‘운명공동체’가 된다는 것이다
힘으로 가능하지 않게 되고 서로 의지해야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서 로에게 무관심하거나, 누구를 배제하거나, 고통받도록 놔둘 수 없게 된다. ‘아마존의 눈물’이나 얼마전 방 송된 ‘최후의제국’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누타 섬에서는 부족민들이 병든 노인과 산모를 돌보고, 파푸아 뉴기니에선 어떤 이의 집이 없는 걸 부족민들이 수치로 여기고 부족장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된다 고 한다. 이보다 더 나은 복지제도가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사례는 과거의 이야기이거나 원시부족공동 체에서만 볼 수 있는 있는 것은 아니다. 벨기에에는 ‘환자협동조합’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단체는 ‘의료의 집’에 소속된 회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조합원들은 지역에서 서로 협동하여 병원에 가기 힘든 노인을 동반하기도 하고, 부모가 문제가 생긴 아이를 돌보기도 하며 서로 돌봐주면서 건강을 지키는 마을을 만 들고 있다. 이런 걸 정부나 시장이 할 수 있을까? 요즘 서울이나 일부 지역에서 시도하고 있는 LETS를 통 해서도 이런 걸 실험하고 있다. 일본 뿐 아니라 한국도 고령화문제가 심각한데 내가 좀 젊고 힘이 있을 때 나보다 더 늙은 어르신을 돌보며 다른 세대가 서로 돌보는 지역사회돌봄체계를 조직하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일종의 서비스를 예금하는 방식인데, 내가 늙고 힘이 없어졌을 때 마을 안의 더 젊은 노인이 날 돌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9
봐주고, 그 젊은 노인이 병들고 힘이 없어질 땐 다른 건강한 어른이 그 분을 돌보게 되는, 세대간에 이루 어지는 돌봄품앗이이다.
경쟁보다는 협동과 연대의 가치에 기반하는 경제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들이 꼭 긍 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마을기업을 지원하는 목적을 경제적 효과에 치중하며 일자리 창출 효 과를 부각하기도 하고 자급자족을 넘어서 일반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 시장화를 강조하기도 한다. 마을공동체를 통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일자리창출일까? 물론 주민들이 마을기업을 만들 면서 서로 돌보고 우리의 살림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활동은 노 동시장에서 말하는 일자리와는 다를 것이다. 예컨대 관저동 품앗이공동체에는 30대주부들이 회원으로 되어있는데 회원들이 다 아이들을 돌보며 틈틈이 하는 거라 상근인력을 내기 힘들다. 하지만 그 마을기업 이 생활상에는 많은 도움을 준다. 마을기업 중 까페를 운영하는 곳이 아주 많은데 까페도 한명의 일자리 가 생기긴 하지만 그 것이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대표적인 마을기업인 서울 성 북동 장수마을의 ‘동네목수’도 창출된 일자리는 대표와 총무 두 개 뿐이다. 하지만 국가나 지자체도 대책 없이 방치하고 시장도 개발하고자 하지 않는 그 지역에서, 도시서민과 빈민들이 원망으로 응어리지고 절 망을 씹고 살다가 이제 낡은 집을 고치고, 쓰레기 더미를 치우며 마을의 공간을 만드는 일에 나서고 있다. 곳곳이 노후되어 돈잡아먹는 귀신이 되어버린 집, 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 살기엔 불편하고 떠날 수 도 없었던 골치덩어리 같은 마을이 이제 이야기가 있고 이웃이 있어 살만한 마을이 된 것이다. 사회적기 업도 일자리만 너무 강조하다가 다른 좋은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쇠퇴한 경우가 많다. 무엇이 가장 중요 한 목적인지 생각해야 한다. 일자리는 부수적으로 생기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공장을 만 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낫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는 방안이 나을 것이다. 또 누구는 정부가 마을 만들기 사업 추진과정에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예컨대 내가 사는 성산동에는 ‘작은나무’같은 까페 가 있다. 그곳의 성과를 창출된 일자리나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별거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공간 이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 프랑스의 까페가 왜 유명할까? 거기서는 주인과 종업원 한 명 뿐이다. 하지 만 그곳에서 유럽연합 법안관련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지역의 돈없는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되 기도 하고, 또 이민가족의 통합을 위한 공연도 열린다. 까페는 수다도 떨고, 마을 일을 의논하는 교류의
20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경제
공간이기도 하지만 정치의 공간이자 사회통합의 공간이기도 하다. 만나고 섞여야 무언가 도모할 수 있고 일이 되는 법이다. 그런데 그 까페의 성과를 하루 방문 한 사람의 숫자로 할 것인가? 이렇듯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경제조직의 성과는 정량적으로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곳이 문을 닫지 않고 지속되면 되는 것 이다. 그것이 곧 주민에게 필요한 공간이라는 것과 주민에 의해 지켜진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가장 소 중한 것은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 어머니의 사랑을 평가할 수 없듯이. 지원은 사업을 시작 할 때 해주고 평가는 주민들에게 맡겨야 한다. 사회투자국가라는 개념이 있듯이 지원금은 사회에 투자하는 거라 생각 해야한다. 투자는 항상 리스크가 있는 법인데, 사회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또한 마을과 사회의 기업들이 지속가능해야 하지만 그것은 꼭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누구와 경쟁을 해야 하나? 예컨대 성산동의 작은나무 까페가 지역의 다른 까페와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하나?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까페들은 기업의 논리에 따라 만들어지고 운영된 것이라 서로 경 쟁하며 일부는 망하기도 할 것이다. 만약 마을기업이 대기업이 유통하는 커피를 알바생이 판매해서 손님 들한테 파는 방식을 택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고, 그 까페는 동네 사람들이 수다도 떨고 모임을 하고 서로 나누는 공간이 되고, 일자리도 알아봐주고, 마을 잔치도 기 획하고 그런 공간이 되면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주민들로부터 보호를 받아 지켜질 것이다. 그것을 경쟁력이라 한다면 이해가 가지만 이들 기 업에게 경쟁의 논리를 강요하기보다는 주민의 필요에 귀기울이고 지역 의 다른 상인과 가게와 기업들과 협동하고 공존하는 지혜를 당부하는
사회적경제는 사람과 노동을 중시하는 인간의 경제이며, 자연에 의존하며 지키는 생태적 경제이다.
것이 더욱 필요한 정책이다.
자연과 인간의 노동이 우선인 호혜적 경제 다시 중세동 작목반의 이야기를 해보자. 내가 그곳을 방문하여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김은규 공적비를 세운 이유이다. 시골을 가보면 어느 곳이나 기념비가 있는데 대부분 지역유지의 업적을 기리거나(이들 중 친일의 경력을 가진 자도 꽤 된다) 마을에 뽀대나는 건물을 세운 이들을 위하여 기부한 돈에 대한 보상 으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은규 공적비를 세운 이유는 사뭇 다르다. 김은규목사는 삼회정신(하 나님사랑/농촌사랑/노동사랑)을 가진 분으로 이 마을에 상추를 전도한 분이다. 가난한 농촌마을에서 주 민들이 살 수 있도록 상추를 들여와 3년간의 실패 끝에 상추 하우스재배를 안착시키신 분이다. 김영현 대표는 왜 마을사람들의 외면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적비를 추진하고자 했을까? 그 까닭은 마 을을 위해 힘쓴 이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활동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며 마을 주민이 공통의 역사를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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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공동체임을 느끼도록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또한 그 공적비는 위인의 역사가 아닌 상추를 심은 평범 한 마을의 사람들의 역사를 기리며, 그들의 노동으로 먹고살 수 있었다는 메시지를 자식과 후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헝가리 출신의 경제학자 칼 폴라니(Karl Polanyi)는 실질적인 의미의 경제란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자연 에 의존하여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 정의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형식적인 경제로서 이는 우리의 삶을 반영하지 못한다. 반면 실질적인 의미 의 경제는 이렇듯 우리가 사는 곳에서, 우리의 가족이나 이웃, 친구와 친척 등 사회적 관계에 기반하여 조 직되는 활동이다. 그리고 그 활동은 생산을 위해 기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터전인 자 연에 의존하되 협동을 통해 자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을 지키며 자 연과 공존하는 살림의 활동이다. 사회적경제는 살림의 경제이며, 사람들과의 관계에 기반한 호혜의 경제이며, 사람과 노동을 중시하는 인간의 경제이며, 자연에 의존하며 지키는 생태적 경제이다.
22 나와 너의 살림과 지역을 지키는 사회적경제
여는 글 다른 세상, 다른 경제
다른 세상, 다른 경제 김성훈 품앗이생협 이사
1. 사람-다른 생명, 다른 사람 세상에는 딱 한 가지 종류의 나쁜 놈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나뿐인 놈'이다. 나뿐인 놈이야말로 세상 에서 유일하게 나쁜 놈이다. 누구든 '나뿐인 놈'으로서의 근성만 없앤다면 그 자체로 성인군자나 다름이 없다. 대저, 어떤 우주 어떤 시공에 '나뿐인' 놈이 생명체로 존재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외수) 우리는 막 태어난 아이의 울음소리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모든 비밀의 소리를 듣고자 해야 한 다. 45억년 지구의 역사와 30억년 생명의 역사, 인류탄생이래 200만년의 자연생명의 역사와 인류사회의 역사적 결과물이 바로 오늘의 사람이다. 그렇게 ‘나’이고 ‘너’이다. 사람은 자연과 역사의 필연적 법칙과, 전체 유기체적 구조에 본능적이고 기계적이며 수동적으로 적응하며 살아가는 존재는 아니다. 인간은 의 식을 가진 존재로서 창조적인 노동을 통해 사회를 이루어왔으며 땅에 발을 딛고 하늘에 머리를 둔 직립보 행의 존재,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존재로서 ‘사람의 길’과 ‘진리의 길’에 대해 묻기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이 홍익인간, 제세이화 였으며, 2,500년경 싯다르타, 소크라테스, 공자, 예레미아가 등장 했던 칼 야스퍼스가 말한 기축시대(基軸時代, Axial Age)이래, 인간은 언제나 사랑과 정의의 화두를 품고 그것을 지상에 실천하며 살아가는 감성과 지성과 영성의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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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시대의 성현들은 (중략) 사람의 속의 속에서 죽어도 죽지 않는 생명과 불멸하는 가치를 보았다. 그 것은 사랑과 자비와 인(仁) 그리고 이성적 진리로 표현되었다. 이것은 인간의 속에 있는 주체적인 진리면 서 개인과 국가를 넘어서 인류 전체를 포괄하는 공동체적인 진리였다. 기축시대 영성의 윤리는 “네가 싫 은 것을 남에게 하지 마라.”는 황금률(黃金律)로 나타났다. 서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박 재순) 사람은 자연과 사회역사로부터 독립하여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전체적 존재임과 동시에 자기 스스로 자 유롭게 자기다움을 꽃피워가는 개성적 존재, ‘나’로서 살아간다. ‘나’는 ‘너’와 만나 서로 다름으로 인해 피 할 수 없는 갈등, 오류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온몸으로 익히지 않으면 안되었다. 모든 사람이 자기 안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동학의 시천주(侍天主), 함석헌의 ‘너도 나’라 하는 자 리, 장일순이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라고 말했던 자리, 김상봉이 ‘나’는 오직 ‘너’와 만나 ‘우리’가 될 때에만 내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우리는 알고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자연생명체이자 사회 역사적 존재로서 몸(감성)과 맘(지성)과 얼(영성)이 자라나고 있다. ● <다른 세상, 다른 경제>의 자기성찰 - 내 안의 자본주의를 넘어,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자본주의가 지배한 지 300년, 거짓 나, 이기적 개인주의 사상이 급속히 퍼졌다. 그것은 사회와 자연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여 배타적 자기이익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여긴다. 제국주의적 침략을 일삼으며 사 람과 자연에 대한 억압과 착취를 경쟁의 논리로 정당화한다. 자본주의는 생명의 길, 사람의 길, 진리의 길에 맞지 않기 때문에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자칫 우리가 그것의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종말이 세상과 인류의 종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그만큼 치명적인 모순과 문제를 발생시키고 키워왔다. 자본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자본주의는 먼저 내 안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지금 여기서 나의 하 루하루의 삶이 자본주의를 지지하고 유지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나 로부터 분리하고 대상화한 뒤 그 어둠과 싸우려는 것은 도깨비와 씨름하는 것과 같다. 자본주의를 극복하 는 것은 300년 자본주의 역사가 아직 해치지 못한 전체적 생명으로서 참나의 자리를 자각하고 나부터 너 를 모시고 살리는 삶을 살아감을 통해 가능해진다. 남 탓, 세상 탓만 하게 되면 도리어 남과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자기다움을 잃고 자기소외, 자기 상실, 자기분열을 겪게 되고 자본주의 극복도 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세상은 나와 내 삶에 가까운 것으로부터 동심원을 그리며 나아가야 한다. 나부터 할 수 있는 것을 시 작하되 나 혼자 극복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너를 만나 우리가 되어 함께 저항과 건설의 길을 걸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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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게 ‘다른 사람’이 되어가야 한다. <다른 세상, 다른 경제>의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다른 생명, 다른 사람이 만든다.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그 시작은 다른 살림살이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
2. 경제-다른 살림살이 우리가 저녁밥상에 고기를 올릴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의 자비심 덕이 아니라 그의 이기심 때문이 다.(아담 스미스) 푸줏간 주인의 이기심만을 강조한 결과 우리는 전세계 9억명에 달하는 기아인구와 8명중 1명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의 상태에 빠져 있으며, 북한 주민 3명 중 1명은 영양실조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주인공 조인성은 “식구란 것은 함께 먹는 입구녕인데 식구를 버리고 자기 혼자만 먹겠다 고 하는 놈은 ××××”라고 말했는데 이 말에 따르면, 전세계인구를 70억 명으로 볼 때, 60억 가량의 인구는 ××××인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 다. 북한의 기아인구가 750만 명이라는데 남북한 인구를 7500만 명으로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다른 생명,
보았을 때, 한반도의 90%의 사람은 조인성이 말한 그 욕을 들어야 할
다른 사람이 만든다. 다른 사람은 다른
것이다.
사람이 되어가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새로운 세기는 실제적으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시작되었다. 세계화의 광신자들은 이제는 일들이 더 이상 이전처럼 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기 시작 했기 때문이다.(2001년 세계사회포럼) 이 말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의 ‘다른 대안은 없다’가 선언된지 20년만에 세계시민사회의 응답인 셈이 다. 이 포럼에서는 '부에 대한 접근과 분배' '지속 가능한 발전' '시민사회의 영향력 강화'와 '세계화에 맞 선 민주주의와 국가 구실의 보전' 등의 주제가 토론되었다. 세계사회운동(global social movement) 혹은 세계정의운동(global justice movement)으로 불리는 반세계화 운동의 함성은 99년 시애틀을 필두로 이후 국제기구의 총회가 열릴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 불붙듯 타올랐다. 2000년 4월 세계은행-IMF 총회가 열린 워싱턴의 5만여 명, 그리고 2001년 7월 G10 회담이 열린 이태리의 제노바에서는 무려 20만여 명의 시위 대가 집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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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운동은 2011년 다시 전세계적으로 폭발했다. 2011년 9월 17일 뉴욕으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첫 깃발이 세워진 이래, 한달도 되지 않아 한국을 포함한 82개국가 951개도시의 시민들이 일 어섰다. 2011년 11월 12일 독일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월가반대 시위에서는 “세상은 상품이 아니다”, “은행권력에 대항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약 2만명이 시위를 벌였다. 우리의 삶이 이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 우리가 이 세계의 문제를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 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고, 초국적 금융자본의 은행과 보험에 가입하며, 값싸고 편리하기 때문에 골목가게를 버리고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머리와 가슴으 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지만 생활세계는 그 체제를 끊임없이 지지하는 ‘이념에 대한 생활의 배 반’, ‘생활세계의 식민화’를 도대체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우리가 다시 지역으로 몸과 마음을 돌리는 것은 지역사회는 노동자, 농민, 시민이 살아숨쉬는 삶의 현 장이며, 생활세계가 펼쳐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생활세계를 유지하는 것은 경제인데, 이때 경제란 형식적 경제가 아닌 실질적 경제, 돈벌이 경제가 아닌 살림살이 경제이다. 지역은 국민국가와 지구질서의 모순이 드러나는 위기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기회와 희망의 현장이기도 한 것이다. 살림살이 경제를 복원해야 생태계와 공존, 공생할 수 있다. 살림살이 경제, 즉 먹고 자고, 놀고, 배우는 것 은 건강한 사회를 기반으로 한다. 돈벌이 경제는 사회를 파괴하고 파괴된 지점에 시장을 세워 돈을 버는 시스템이지만, 살림살이 경제는 사회에 기반한 경제인 것이다.
● <다른 세상, 다른 경제>의 다른 살림살이-다른경제는 다른 노동으로부터 오래 전부터 인간은 다른 노동을 추구하고 그들의 활동에 인간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결사하였다. 사 회적연대의 경제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곳은 진정한 노동 의 가치를 실현하는 땅이다.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다른 노동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여긴다. 임금노동사 회의 시작이래 사회적경제의 역사와 전통,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을 따르던 사람들은 누구나 ‘노동의 해방’ 과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해서 이야기 해왔다. 한국사회 역시 이러한 전통에 따라 1987년 노동자 대 투쟁 이래 본격적인 노동운동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때의 노동운동은 주로 노동조합운동으로 이해 되어 왔다. 노동조합운동은 경제투쟁에 머물거나, 자본-임노동관계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위한 수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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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면서 자기다움을 실현하는 대안적이고 창조적인 사회적 노동을 만들어 가지 못하였다. 이에따라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정규직 확보등의 고용보장, 노동조합활동보장 등이 주요한 이슈였다. 현재의 노동의 문제는 첫째,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격차가 심해지는 것, 둘째, 노동 소외 및 예속, 셋째, 사회에 유용한 창조적 노동이 아니라 자본가의 맹목적 이윤추구의 동원되는 노동이라는 점에 있다. <다른 세상, 다른 경제>에서 말하는 다른 노동이란 노동관계, 노동의 목적, 노동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다른 노동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첫째, 협동조합 노동자결사체 자주관리기업을 통한 대안 노동을 활성화하고 둘째, 기업 내 노동자 경영참여를 보장하며, 셋째, 시민사 회조직 영역의 활성화를 통해 최저소득이 보장되는 시민노동을 새롭게 발굴해가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노동을 재조직하는 것과 더불어 소비의 재조직을 통한 생산관계 및 생산양식의 근 본적 변화를 스스로 일구어가며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경쟁시장에 매몰되지 않는 호혜시장의 영역 을 새롭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다른 노동을 만들어갈 때 이것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해결되지 않 는 정치행동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다른 경제에서 말하는 다른 노동이란 노동관계, 목적, 방식을 전면적으로
3. 정치-다른 정치
재검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정치는 인간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즉 사회의 삶뿐만 아니라 개 인들의 삶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은 자족적 존재가 아니라 존재 하기 위해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양식의 저장은 필연적이다. 양식 을 저장하지 않으면 공동의 삶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치의 과제, 즉 최종 목적은 가장 넓은 의미에서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다. (한나 아렌트) 사람의 살림살이 터전으로서 사회의 두 가지 다른 이름을 정치와 경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20세기 사회는 경제체제로서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두고 정치체제로서 자유주의와 전체주의가 대결하던 세기였다. 자유주의와 전체주의 두 유령은 그들이 약속했던 자유의 확장과 복리증진을 배반하고 권력을 획득한 소수의 잔치로 비극적 결말로 막을 내렸다. 두 체제 모두 시장의 실패, 정부의 실패란 이름으로 인 류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겨주었고 그것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1945년 광복을 맞은 한국에서의 상황은 더욱 그러했다. 한쪽은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한쪽은 사회주의란 이름으로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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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기만하고 같은 민족인 그들은 전쟁터로 내몰아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들었다. 서로 모순적이지 않고 대 립적이지 않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위정자들의 거짓된 이데올로기에 의해 왜곡되었다. 민주주의의 탈을 쓴 자유주의는 민주를 탄압했고 사회주의의 탈을 쓴 전체주의는 사회를 질식시켰다. 두 체제 모두 사회 양극화, 사회적 배체와 차별, 사회 분열이라는 이름의 사회의 위기를 불러왔고 민은 정치에서 배제 되고 소외되었다. 누구나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통합의 정치를 부르짖었으나 그들이 제시한 방법과 실행은 사회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이것은 한반도 상황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현상이기도 했 다. 이러한 사회의 위기는 나의 위기가 되었으며, 자기상실, 자기소외, 자기분열로 나타났고 한 국가 내 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경제적 차별과 불평등, 가난의 대물림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서 로의 자유를 확장하는 자유의 정치공동체에 대한 이상으로부터 심각한 패배감을 느끼며 정치의 주체가 되는 길로부터 멀어져갔다. 나라의 발꿈치는 어디요 목구멍은 어딘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하는 것이야말로 목구멍이요, 두메 산골 바닷가 강변에 풀처럼 모래처럼 깔려 있는 민중이야말로 발꿈치 아닌가? 목구멍으로 숨이 드나드니 거기가 중요한 듯해 거기서만 할락거리면 죽듯이 나라가 정권 쥔 손에서만 놀면 망한다. 숨이 발꿈치에까 지 드나들듯이 정치가 민중에게 확 뚫렸을 때 나라는 튼튼하다.(함석헌) 함석헌을 이어 씨알사상을 말하는 박재순은 말한다. ‘민주(民主)가 되려면 천자(天子) 가 되어야 한다’. 민주란 사람이 세계의 주인이라는 선언이며 천자라는 것은 하늘아래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는 선언이다. 다시 천자라는 것은 전체의 자리에 서서 사회를 통합하고 개인의 조화로운 발전에 자기책임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이러할 때,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치의 주체로 세울 수 있게 된다. 모든 정 치권력은 사람에게서 나오고 사람을 위해 있다. 민이 나라의 토대이고 주인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 1조에 따르면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치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어른과 주인으로 섬기는 일이다. 국민이 주인 노릇하며, 주인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 정치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굶주리고 헐벗고 주인답게 살 집이 없다면 그것은 더 이상 나라 가 아니다. 국민이 기본 교육을 받지 못하고 떳떳한 일자리가 없다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없다. 헐 벗고 굶주리고 잠자리가 없고 기본 교육을 못 받고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어떻게 내 나라, 우리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씨알사상 연구소) ●<다른 세상, 다른 경제>의 다른 정치-다른 경제에 토대를 둔 이중권력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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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기를 형성할 때, 나는 자유이다. 하지만 나는 오직 너와 만나 우리 가 될 때에만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삶의 진리는 만남이요, 자유는 본질에서 사회적이다. 나의 자 유는 그 만남의 공동체가 확장되는 만큼 넓어지고, 그 만남의 온전함만큼만 온전할 수 있다. 이처럼 자유 로운 삶을 위해, 너와 내가 평등하게 만나 서로 주체로서 우리가 되고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이 바로 정치이다.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다른 노동’으로부터 만들어 가야 한다고 여긴다. 다 른 노동은 무엇으로부터 만들어갈 것인가? <다른 세상, 다른 경제>는 협동조합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협 동조합 공화국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레이들로 보고서의 다음의 사항을 주목한다. ① 향후 세계의 협동조합은 특히 세계의 식량문제의 해결을 위해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전과정에 걸쳐 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영역은 인류에게 매우 필요한 분야로서 협동조합은 여기서 세계적인 지도력 을 발휘할 수 있다. ②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은 노동자와 작업장간에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며 또 다른 산업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다. ③ 종래의 소협은 단지 자본주의 기업과 경쟁하는 것 이상의 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독특하고 차별성 있는 사업 체로서 인정받게 될 것이고 조합원에게만 봉사하게 될 것이다. ④ 도시주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도시 안에 마을을 건설하는데 도
사회적연대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소득제, 노동시간 단축, 노동자 경 영참여, 재벌구조 혁신 등의 문제의식
움이 되는 많은 종류의 협동조합 집합체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비록 협동조합 공화국을 말한다 하더라도 협동조 합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자기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것이다. 이러할 때 다른 운동의 영역을 존 중할 수 있으며 새로운 영역이 개발된다. 실제 개별 협동조합이 사회전체의 노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 음에도 이것의 해결을 요구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협동조합내의 노동과 임금에 관 한 것이다. 이것은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를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근 논의가 활발해진 기 본소득제, 노동시간 단축, 노동자 경영참여, 재벌구조 혁신 등의 문제의식이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조건 들이 더불어 변화되어갈 때 상호연대의 관계원리를 확산시켜 나가는 협동조합운동이 비로서 힘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선후의 문제라기 보다 동시적 문제일 것이다. 무엇보다 협동조합을 유력한 살림살이 기반으로 삼아 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권력을 형성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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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적인 정치변혁운동으로 이중권력 운동을 제안한다. 이중권력운동은 정당에 국한하지 않은 사회운동 조직까지를 망라하는 것으로써 알렝 투렌의 2와 1/2의 사회운동, 2009년 11월말에 차베스가 사회운동과 좌파정당들로 구성되는 제5인터내셔날을 창립하자는 제안과 그 문제의식을 같이한다. 협동조합운동을 통해 다른 노동, 다른 시장을 건설하면서 기존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압박하고 견인하며 대안적 복 합경제모델을 제안하고 건설해감을 통해 민의 정치경제결사체 운동을 확산시켜 마침내 새로운 사회를 열 어젖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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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시장을 위한 공동 발행 단체 발간사 평화캠프 대전지부 풀뿌리사람들 품앗이생협 (가나다 순)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DAEJEON'S LANDSCAPE
두계천 서구 원정리
공동 발행 단체 평화캠프 대전지부
다른 세상을 꿈꾸는 대전지부
사회적경제와 만나다 이경자 평화캠프 대전지부장 비정규·불안정고용의 시대. 사회전반에 팽배한 경쟁과 소외. 우리를 휘감고 있는 원인 모를 불안과 공포. 희망없는 미래에 대한 절망과 불분명한 상대와의 고독한 투쟁에 지쳐버린 노동자들은 자신의 죽음으로 그들의 저항을 세상에 알리곤 합니다. 또한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저당 잡힌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꿈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 를 버텨나가는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경제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새로운 사회는 가능 한가?’, ‘지금과 다른 세상, 다른 경제체계는 가능한가?’ 요즘 이런 생각들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런 질문에 과감히 ‘그렇다’라고 답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 ‘지역화폐’, ‘공동체 마을’, ‘생활협동조합’, ‘상호공제’, ‘신용조합’, ‘사회적 기업’, ‘비영리 단체’ 등을 꿈꾸며 이들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저는, 또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 우리 ‘평화캠프’ 대전지부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활동들을 하고 있네.’, ‘그렇다면 ‘평화캠프’ 대전 지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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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에 출범한 ‘평화캠프’ 대전지부는 2008년부터 활 동해 온 <사람연대 대전마을(이하 사람연대)>을 전사(前史) 로 하고 있으며, 더 앞으로 나아가면 이전의 ‘사회당’으로 표 현되는 진보정당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 당’으로 표현되었던 진보정당 운동은 저 멀리 ‘민중당’ 창당 의 정신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25년 전인 1990년, 20대의 청년으로 저는 제도권 내 첫 합 법정당인 ‘민중당’과 함께 있었습니다. 서울 어느 경기장을 가득 메운 50여개의 ‘민중당’ 깃발의 눈부신 펄럭임과 감동 의 시간은 아직도 저의 심장을 떨리게 합니다. 저 깃발들이 세상을 바꾸리라! 억압과 착취의 고리를 끊 고 이제 평등, 평화의 세상은 열리리라!고 믿으면서 살았습 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는 작고 초라해진, 존재조차 희미 해진 진보정당과 더 두텁고 높은 현실 정치의 벽을 부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치는 일하면서 서로 보듬고 나누는 자들의 영 역에서 더 풍성해지고, 진정한 힘을 갖는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묵묵히 현실의 벽에 맞서며 길을 가고 있습니다.
가슴 뜨거웠던 20대 이후부터 정치운동 영역에서 활동했 던 저는 2007년 대선을 전후로 사회를 재구성하는 문제, 현 실 체제의 움직임을 해명할 수 있는 능력과 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고립무원의 정치운동을 넘어서는 지형의 문제 등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정치운동에 대 한 고민은 대중정치 영역으로 확대되었으며, 정치운동은 구 호와 이념만이 아닌 현실의 다양한 지지층과의 연결망을 만 들고 그 힘을 토대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여러 활동들 을 만듦으로, 그렇게 모아진 힘이 종국에는 정당 운동과 다 1. 로드스쿨 2. CEP 3. 도시농부학교 4. 평화포럼 (위에서 아래)
34 평화캠프 대전지부
시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런 생각들과 배제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연대 운동’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그렇게 연대, 평화, 공동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는 사람연대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 평화와 공존 속에 저마다의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연대는 이 렇게 하나로 모아지는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사람연대는 한편으로, 한국에서 지금까지의 성 장방식에 의해 배제되고 소외된 모든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림으로써 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활동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한편으로 그들을 포함 한 사회 구성원 모두를 능동적인 시민으로 형성하는 정치, 곧 국민주권을 새롭게 구성해내는 적극적 정치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2007년 5월. 사람연대 출범선언문) '사람연대 출범선언문'처럼 그동안 '사람연대'는 농촌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지역아동센터>, 자립과 생 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도시농부학교>와 <생태귀농학교>, 청소년 여행학교 <로드스쿨>, 국제워크캠프 의 동료인 <피스캠프네팔> 등의 활동을 하였으며, 지금의 ‘평화캠프’ 대 전지부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아시아 공동체 프 로젝트>를 통해 ‘너와 내가 서로 달라서 우리가 되는’ 국제연대의 지평
생각하는 대로 산다 다른 세상을 꿈꾼다
을 넓히고자 합니다.
살아가고 싶은 대로 만들어가는 관계 '평화캠프’ 대전지부는 2011년에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로드스쿨’을 통해 <사회적 경제>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가 우리에게 준 선물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공익적 활동’, ‘독립적 운영’, ‘자발성’, ‘자본 구성의 공공성’ 등의 <사회적 경제>에 내포되어 있는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사회적 경제>에 내포되어 있는 이런 가치들은 ‘생태, 공동체, 공존’ 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평화캠프’ 대전지부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경제적 평등과 민주적인 자치를 실현하는 사회로 이르는 길은 길고도 지난하며, 때로는 지루한 싸움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현재와는 다른 시장과 다른 경제를 형성하는 활동은 결국 ‘정치 영역’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리고 모든 개혁은 가진 자들의 이익과 충돌하게 되고, 그러므로 서로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기득권층 의 저항을 넘어서게 될 때 진정한 사회적 개혁은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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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르고 배고픈 이들이 스스로의 시장과 대안 경제를 형성해 나가는 일. 그것이 바로 ‘사회적 경제’의 시작이며, 그 길을 ‘평화캠프’ 대전지부는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캠프’ 대전지부는 대전지역의 다 양한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와 관계를 맺으면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과 시장에서는 인정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삶의 영역들을 넓혀 가는 대안적 활동에 함께 할 것입니다. 이 책에 실린 분들과 마을이 여러분의 삶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바람이기를 바라며, 이런 귀한 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기꺼이 마음과 품을 내어 엮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연대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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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발행 단체 풀뿌리사람들
오래된 희망, 그러나 새로운 도전!
마을공동체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지난 선거에서 세상이 바뀌길 바란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거 결과를 놓고 세상이 바뀌지 않았다며 실망 하고 한탄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한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됩 니다. 또 풀뿌리운동을 하시는 분들 가운데서는 한 번의 선거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하십니 다. 반면에 선거를 통한 국가권력의 변화가 세상변화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듣습니다. 선거 결과가 기대와 같지 않을지는 몰라도 변화는 오고 있습니다. 국민행복 시대를 표방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온 민초들의 힘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행복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가는 것, 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만들어갈 힘이 민초들에게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의 터전 중의 하나가 마을입니다. 그리고 연대와 협동으로 상징되는 공동체의 길입니다. 공동 체야말로 미래 시대의 트렌드입니다. '공동체' 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현대와 미래적 가치가 다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德不孤 必有隣’ 곧 덕이 있는 곳에 이웃이 있다고 했습니다. 맹자는 ‘恒産恒心’ 마을에 일감이 있어야 인심이 흐른다고 했지요. 마하트마 간디는 ‘VILLAGE SWARAJ’, 마을자치가 나라를 구하고 세계를 구한다고 했습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는 피터 드러커는 ‘미래의 공동체’라며, 지역공동체 관련업종이 21세기 희망이 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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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엘리너 오스트롬은 ‘공유의 비극을 넘어’선 실제를 탐구한 결과로 주민자치는 지역경제활동이 라고도 했습니다. 마을 안에서 덕으로 이웃과 함께하고, 확고한 주민 자치 를 통해 그 속에 마을의 일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조적인 지역 경제의 기틀을 이루어 내는 것이 우리들이 운동을 통해 해야 할 일입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주민 주체의 자치를 통해 먹고사는 문 제를 해결해내는 진정한 지역 공동체의 형성이야 말로 우리 들에게 꼭 필요한 대안 사회입니다.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가치 공동체의 의미는 작은 마을일 수 있고, 지구촌 전체의 의 미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란 연대성, 호혜성, 관계 성 요소를 기본으로 합니다. 특히 마을공동체 안에는 공통 의 연대의식 내지는 유대감이 존재하고 구성원 간에 서로 의 지하고 보탬이 되는 호혜적 관계가 보물로 간직되 있습니다. 물론 현대사회에는 사이버공동체, 정책공동체, 신앙공동체, 직능공동체 등 다양한 모습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공동체가 아직도 우리의 생활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 제들을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담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탐 색의 필요성과 의미는 많습니다. 첫째, 마을공동체는 세계화 반성의 대안으로 새롭게 조명 되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부를 생산하는 논리로써 위험을 생 산하는 논리를 압도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체제 자체가 1.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네트워크 파티 2. 신규예비사회적기업 입문 교육 3. 협동조합 컨퍼런스 "마을공동체생태계와 협동조합" 4. 풀뿌리 월례강좌 "청년+동네+협력 소비 오픈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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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모험이 되는 상황을 맞아 그 반대의 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에 대한 방어, 혹은 위험사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마을공동체 는 안전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이 시작할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시각에 따른다면, 동 네 안에 국가가 있고, 동네 안에 경제가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화 반성의 대안으로 마을공동체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둘째, 마을공동체는 사회자본의 산실입니다. 정치사회적 발전을 촉진하는 건강한 사회자본과 동네효과 의 원천으로서 마을공동체를 조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자발적 결사체, 주민의 자 발적 참여, 사회적 규범, 상호부조, 네트워크가 지역사회 발전을 결정하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발전에 순 기능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마을공동체는 보편적 복지의 보물섬입니다.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가족구조의 변화와 인간의 삶의 변화가 새로운 각도에서 마을공동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인 가족으로 회귀는 어려울지라도 공동체의 역할을 확대해야한다는 필요성은 빠르게 인식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공 동체 구성원에 의한 상호부조의 제공 및 교환이 보편적 복지의 대안으 로서 그 보물섬이 마을공동체라는 것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는 넷째, 근린자치, 풀뿌리자치의 텃밭입니다. 일각에서는 현대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정당성의 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로서 풀뿌리자치를 지
풀뿌리자치의 텃밭입니다 보편적 복지의 보물섬입니다
목하고, 지역사회로부터 해결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풀뿌리 자치는 국 가와 개인 사이를 이상적으로 매개하고 풍부한 다양성을 제공하며 장소 번영의 패러다임을 주민 번영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풀뿌리자치에서 찾으려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를 단위로 하고 있는 풀뿌리자치가 궁극적으로는 집권적 계획보다 능률적이며, 거대 담론으로 포장된 국가의 이데 올로기보다 결국은 주민의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섯째, 마을공동체의 지향성은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상호성과 연계성, 그리 고 호혜성을 도모하는 방향을 지향하는 만큼 사회발전의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 한 경계 지움은 자신이 속하지 않는 쪽에 대한 배타성과 적대감에 입각한 갈등을 스스로 소화하는 데 어 려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공동체는 한국사회의 통합을 추구하고 동력을 활용하는 데에 바 람직한 요소이고 또한 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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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마을기업연합회, 품앗이생협, 평화캠프, 풀뿌리사람들이 함께 우리지역의 마을공동체들을 찾아보 았습니다. 아는 사람만 알던 마을공동체의 새로운 도전들이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다른 지역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터전에서 벌어지는 희망의 기록입니다. 공동체를 가꾸기 위해 힘써온 우리들 의 동반 성장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문제 중심에서 가능성 중심으로, 결핍이 아니라 희망을 키워온 이야 기들입니다. 읽다보면 나도 해볼까,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거창하지도 힘든 것도 아닙니다. 남들이 다하는데 나만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는 불안감, 남들이 안하는 일이니 나만 하면 대박 날 것 같다는 욕망만 내려놓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오래된 길 그러나 새로운 도전인 ‘마을공동체’운동을 만들고 키우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어 왔음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이 책을 통해 마을공동체들끼리 서로를 돕고 키우는 것으로 발전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게 되길 소망합니다. 생활의 위기를 주민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잘 키우는 일, 풀 뿌리가 풀뿌리를 돕도록 만드는 일에 소중한 나침판이 되길 바랍니다. 마을공동체들의 취재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가능하다는 증거를 보여준 강용운, 황정현, 박민혜, 박선향, 공윤희님을 비롯하여 애써주신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이 책에 소개된 공동체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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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발행 단체 품앗이생활협동조합
폴 엘뤼아르와 품앗이생협과 봄 이계석 품앗이생협 정책위원장
내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시청역에는 폴 엘뤼아르의 시가 있다. “그리고 미소를”이라는 시이다.
그리고 미소를 Paul Eluard 밤은 결코 완전한 것이 아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주장하기 때문에 슬픔의 끝에는 언제나 열려 있는 창이 있고 불 켜진 창이 있다. 언제나 꿈은 깨어나듯이 충족시켜야 할 욕망과 채워야 할 배고픔이 있고 관대한 마음과 내미는 손, 열려 있는 손이 있고 주의 깊은 눈이 있고 함께 나누어야 할 삶,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41
삶이 있다. 나는 이 시가 좋다. 표현은 소박하지만 이 시에는 진실함 이 담겨 있다. 이 시는 우리에게 희망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희망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다. 우리 삶의 방향성이자 절실 함이다. 그래서 이 시는 요구한다. 소통을, 더 나아가 유대 를... 이 시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희망으로만 화려하게 덧칠되어 있지 않다. 희망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어눌하지만 진실한 손짓으로 욕망과 배고픔을 끌어안는다. “누구를 위 하여 종을 울리나”의 배경이 된 스페인 내전과 두 차례의 세 계대전을 지켜 본 폴 엘뤼아르지만 욕망과 배고픔을 장황하 게 설명하지 않는다. 폴 엘뤼아르에게 욕망과 배고픔은 이 미 우리의 고단한 삶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폴 엘뤼아르는 희망을 찾는다. 그렇기에 희망은 마냥 밝고 즐 겁기보다는 고단한 삶의 무게를 안고 있다. 그래서 희망은 가볍지가 않다. 그래서 더욱 유대가 필요하다. “관대한 마음, 내미는 손, 열려 있는 손, 주의 깊은 눈”이 필요하다. 폴 엘뤼아르는 중저음 목청으로 나직하게 진실의 끝에서
1천 1. 마을모임 2. 생산지 취재 3. 품앗이 워크샵 4. 예비 사회적 기업 선정 (위에서 아래)
42 품앗이생활협동조합
이야기한다. ‘나의 삶’과 ‘남의 삶’은 떨어져 있지 않다. 결코 구별되어 있지 않다. 보듬어 안고 체온을 나누는 사이든, 서로 창칼로 맞서는 사이든... 폴 엘뤼아르는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가장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해, 또는 내가 가장 싫 어하는 것에 의해서도 나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음을... 그래서 우리는 너나없이 삶을 함께 나눌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을... 서로의 생명의 기운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부드러운 손을 맞잡고 이른 봄 새싹이 움트는 소리를 같이 귀 기울여 듣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 봄에는 품앗이생협의 모든 조합원이 서로 손잡고, 온기를 나누며, 봄나물을 캐러 갔으면 좋겠다.
품앗이생협 조합원가입 방법
가입신청
가입승인
방문
우편
팩스 824- 0103
홈페이지 poomcoop.or.kr
사무국에서 연락
출자금납부 1구좌 1만원 농협 301- 0108 - 0354 - 01
가입서 작성
예금주 품앗이소비자생활 협동조합
조합 가정의 주인공이 됩시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43
DAEJEON'S PANORAMIC
노루벌 흑석동
호혜시장을 위한 로컬 생산자 이야기 1부 공감만세 관저품앗이공동체 교육공동체 한뼘 더 나무시어터 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 대흥동립만세 도농더하기 맘스클럽 도담도담 매노3동영농조합법인 민들레공작소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DAEJEON'S LANDSCAPE
할미꽃 갑천 상류
로컬 생산자이야기 첫번째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
대전사회적경제 49
50 공감만세
공정여행을 아시나요? 공정여행이란,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들이 평 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여행이라고도 한다. 즐 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 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추진되어 왔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대전 원도심에는 공정여행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꿈꾸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 들이 만드는 세상, 청년 사회적 기업 ‘공감만세’입니다. ‘공감만세’는 해외와 국내 공정여행과 여행디자인, 공정여행가양성, 마을 만들기 등 사회적 가치에 기반을 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드스쿨과는 2011년 로드스쿨러 3기와 함께 공정여행을 진행했었습니다. 여행은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거나 미래 자신의 모습을 꿈 꿀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또한 아무 생각 없 이 편하게 쉴 수도 있고, 일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추억들을 안겨줍니다. 물론 힘들고 괴로운 순간도 많이 안겨 줍니다. ‘공감만세’는 공정여행으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내가 아닌 다 른 사람과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감만세’의 세상을 향한 열정은 고두환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공감만세’가 더욱 더 멋진 공정여행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지역에서도 응원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공감만세 홈페이지 http://fairtravelkorea.com
천상의 녹색계단 필리핀 이푸가오 사진 공감만세
서울 북촌 가회동, 계동길, 화개길
필리핀 루손섬 루손섬 여행학교 사진 공감만세 천상의 녹색계단 필리핀 이푸가오 사진 공감만세
대전 소제동 원도심 여행
프랑스 파리 서유럽 청소년 인문학 여행학교 사진 공감만세
DAEJEON'S LANDSCAPE
줄골장승 비룡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두번째
내 가족, 우리 마을을 위한 좋은 물건 만들어 나눠 쓰기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57
대한민국 아줌마들은 즐겁게 살 권리가 있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은 즐겁게 살 권리가 있다. 우리는 천연제품을 만들어 판매 하는게 아니라 환경을 살릴 행동을 판매하는 것이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는게 아니라 멕시코. 에티오피아 아이들의 꿈을 마시는 것이다. 우리는 모임을 하는게 아니라 우리를 살리는 길을 찾는 중이다. #1 K씨는 최근에 식당에 가서 밥 한 끼 먹기가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낯선 곳에만 가 면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아이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온 식당을 뛰어 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남의 테이블에 가서 음식을 집어먹는 통에 진땀을 흘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나마 놀이방이 라도 있는 식당을 찾아 아이들을 풀어놓고 '오늘은 느긋하게 얘기하면서 식사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할 때 쯤 어김없이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커피숍의 창가에 앉아서 사색을 잠기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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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업주부로 10여 년을 지내다 취업을 선언한 L씨는 요즘 묘한 기분 이다. 가뜩이나 '취업 대란'이니 '88만원 세대'니 하는 말들이 새삼스럽 지도 않은 불경기라지만 여기저기 들이민 내 이력서는 면접이라도 보 러 오라는 말 한 번을 듣지 못했다.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이 집 말 고는 없을 것"이라는 남편의 이죽거림을 보기 좋게 눌러주고 싶은 마 음은 굴뚝이지만 현실은 찬바람이 분다. "설마 갈 곳이 없겠어?"라는 초반의 배짱은 '제발 불러만 주면 충성을 다해야지'하는 나약함으로 바뀌었다. 부모는 '문서 없는 종'이라고 했던가요?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대 개의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은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자신의 삶을 슬그 머니 한켠에 밀어두어야 할 수 밖 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아줌마라는 타이틀은 노력하는 것 에 비해 빛이 나지 않습니다. 온갖 투박한 형용사는 다 뒤집어쓰고 고 생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고사하고 편하게 모여서 얘기 좀 하는 것조차도 어렵습니다. 정말 소박하게 아줌마들끼리 편하게 자
불경기라지만 여기저기 들이민 내 이력서는 면접이라도 보러 오라는 말 한 번을 듣지 못했다
신들만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없는 것일까요? 네, 불행하게 도 이런 작은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곳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서 당 신을 육아라는 부담에서 구제해줬을 때 마음껏 문화센터에라도 다닐 수 있다면 혹시 모를까요? '관저품앗이공동체(대표 권수영)'의 아줌마들도 이런 고민들을 겪었습니다. 2004년 동네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났던 아줌마들과의 편안한 수다와 휴식을 고민하던 중에 온라인으로 서로 필요한 물건을 품앗 이로 주고받는 활동을 먼저 시작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 이런 답답함에 동의하는 아줌마들 이 하나 둘씩 모여 어느 덧 회원이 1750명으로 늘 어나 있었습니다. 어깨너 머로 배웠던 지역통화를 이용한 품앗이 모임을 한 번 진행해봐야겠다는 마
품앗이 마을카페 판매, 대여 상품
음에 장소를 알아봤더니 이 아줌마들이 모일 수 있는 공 간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이 열혈 아줌마들은 아예 카페 를 차리기로 마음을 먹었고 몇 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 9월에 '품앗이 마을 카페'를 열게 되었습니다. 카페 안에 들어갔더니 여러 가지 물품들이 파트별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천연재료로 만든 각종 생활필수품들. 관저품앗이공동체의 가장 핵 심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천연제품들은 세제, 샴푸, 비누, 화장품에 생리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지 숙 씨는 "처음에 내 아이들을 위해 필요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이왕이면 환경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천연제품이었다"며 "돈을 벌기보다는 상대적 으로 비싼 천연제품을 저가로 공급해 이웃과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취지에 대해 말합니다. 여기저기 제조방법을 찾고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와 시 행착오를 거듭해서 지금의 제품을 만들었는데요, 사용 하는 분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답니다. 다른 한 쪽으로 눈을 돌리니 드레스와 한복, 턱시도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작아서 입을 수 없는 옷 들을 기증받아 깔끔하게 세탁하고 수선하여 대여한다고 합니다. 이 되살림 가게는 관저동만의 지역화폐인 '봉'을 사용하여 거래가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당장 필요는 하 지만 돈으로 사기에 좀 그런 물건들을 품앗이 개념의 거 래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에게 필요가 없 관저품앗이 공동체 생산 판매 물품
어져서 자칫 버리기 쉬운 물건들이 다른 사람에게 소중 하게 사용되고 그 대가로 돈이 아니라 그 사람의 소중한
정이 담긴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경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맛도 흠뻑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오븐이나 홍삼제조기처럼 고가의 제품을 저렴하게 대여해 주기도 합 니다. 달력에는 강좌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한창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지라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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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교육도 진행이 되지만, 대부분의 교육은 자신의 취미와 하고 싶은 일들을 배울 수 있는 실기공예 중 심입니다. 점핑클레이, 천연제품 만들기, 리본 공예, 초크 아트 등의 강좌가 진행이 되고 있고, 뒤편에 있 는 작업장에서 실기를 같이 병행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강좌를 적어주면 운영진에서 골라서 맞춤형으로 강좌를 설계해주고 있는데요, 외부에서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회원들이 직접 진 행을 합니다. 집안에 있던 아줌마들의 솜씨가 뭐 그리 대단하겠냐고요? 글쎄요, 한 번 직접 가서 들어본다 면 아마 깜짝 놀라서 나오실겁니다. 관저품앗이공동체의 또 다른 자랑은 마을신문을 직접 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 작하고 지금의 규모로 커지면서 관저동은 하나의 동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인구가 제법 많은 동네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옮겨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과 관저품앗이의 활동 등을 담아 신문을 제작하기 시작 한지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초기보다는 부수가 많이 줄었지만, 관저품앗이의 신문은 관저동을 둘러 싼 다양한 일들을 주민 스스로 발굴하고 의제로 설정해 정책으로 반영하려는 주민자치의 시도로 그 의의 가 자못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관저품앗이의 구성원들이 자부심이 높 아지고 활동에 열심이라는 점이 큰 수확일 것 같습니다. 슬쩍 공간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권수영 대표는 "공간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의 지원을 위해서 마을기업을 신 청하고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운영방
돈을 벌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싼 천연제품을 저가로 공급해 이웃과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침은 지역통화를 중심으로 한 품앗이거래이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단 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판매할 것이며, 그 가치들이 거시적으 로 볼 때 큰 사회적 편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얘기합니다. 인터뷰 끝 무렵에 "우리같은 아 줌마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큰 성과 아니겠는가?"라는 박지현 씨의 말처럼 대한민국의 아줌 마들이 행복해질 때 가정과 마을, 그리고 사회가 재미있고 긍정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문턱의 높이 없 이 편하게 제 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품앗이마을카페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61
귀찮은 일? 여유 있는 삶 ! 유모차로 맺어진 아줌마들의 마을 공동체 만들기
흔히들 말하는 천연제품, 친환경 생활용품을 사용해 보신 적 있나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 이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면 좋기는 한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먼저 구입하기가 용이한 편이 아 닙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공장제 제품보다 값이 비싸고 효과도 조금은 미심스러워서 훨씬 더 많이 사용해 야 마음이 놓입니다. 한 번 쓰고 휙 버리면 되는 일회용 제품의 편리함에 비해 일일이 신경을 쓰고 관리해 야 하니 귀찮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것은 알지만...”하면서 말끝을 흐리고 일 반 제품을 고르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천덕꾸러기일 것 같은 친환경 제품은 무슨 좋은 점이 있을까요? 먼저 말 그대로 친환경 제품은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킬 수 있습니 다. 물론 친환경 제품이라고 해서 인공 재료가 아예 배제되는 것은 아 닙니다만, 가급적이면 자연의 정화할 수 있는 오염 범위의 제품을 사 용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건강에 좋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몸 역시 자연의 일부분 이기 때문에 자연과 가장 가까운 재료가 사용된 제품이 건강에 좋다 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물론 일반 제품들도 엄격한 기준으로 인체 에 무해하도록 만전을 기하겠지만, 소량이라도 인위적인 화학 물질 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자원과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 도 대량 생산하는 일반 제품의 경우에는 인공 재료를 발굴, 제조하는 과정에서 자원과 전력, 연료 등의 에너지의 사용이 불가피합니다. 이 에 비해 친환경 제품들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 2012년부터 매월 발행되고 있는 마을 신문 <관저마을신문>
62 귀찮은 일? 여유있는 삶!
고 만들거나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장기적인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개의 친환경 제품들은 생활필수품인 경우가 많은 데 이런 제품들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데 혼자서 만들기에는 부담스럽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 다면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몇 명 모아 공동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좁게는 가계에 작은 도움이 되겠지만, 넓게 생각하면 이런 작은 수공업들이 마을 기업으로 발전하여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친환경 제품의 생산을 통해서 나눔과 돌봄의 지역 공동체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몇몇의 개인적인 이유에서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던 것에서 시작했다가 같이 모여서 물건을 만들고 나눠 쓰 고, 다른 일들을 도모하는 것 자체가 공동체 활동이 시작일 것입니다. 단지 돈을 내고 사용할 뿐이라고요? 그 돈이 공동체 활동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될 것이니까 당신은 투자를 한 것이 되네요. “자연이 주는 만큼 얻고, 부족한 만큼 나눈다”라는 스리랑카의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한테 정말 불편한 것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는 절박함 때문이 아닐까요? 규모와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지 금의 세상에서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천천히 생각했을 때 얻어지는 즐거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63 품앗이생협의 판매 물품에 대한 평가 회의 중 관저품앗이카페는 품앗이생협 서구 마을거점이다.
DAEJEON'S LANDSCAPE
대흥동 뾰족집 대흥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세번째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65
도시형 대안교육의 새로운 모델 교육공동체 한뼘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교육은 좀 심하게 말하면 도박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인성의 형성, 삶에 필요한 지식의 습득 등 기존에 알고 있던 교 육의 참의미는 가뭇없어진지 오래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교육은 개인의 입신양명은 물론 집안과 가문을 일으키고, 부의 축적을 위한 혼인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야말 로 개천에서 용을 내기 위한 한판의 도박 때문에 사교육비, 공교육 파탄, 기러기 아빠 등의 열거하기도 어 려운 부작용들이 파생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게 투사한 채 ‘다 너를 위한 것’이라며 자식들 을 일류대와 좋은 직장을 위한 이 무시무시한 티켓 전쟁에 밀어 넣었지만, 정작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보 이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안학교라는 이름으 로 지금의 교육과는 다른 철학과 프로그램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대안학교의 취지 와 교육방식이 좋은 것이 많다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아직 해결해야
66 교육공동체 한뼘 더
할 숙제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석교동에 위치한 품앗이성 장학교(대표 김수경, 이하 성장학교)는 도시형 대안교육의 새로운 모 델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 어낸 완성형의 대안교육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을 스스로 깨우치고 주 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설계하여 스스로 가르치기고, 배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성장학교는 같은 동네에 있는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에서 뿌리를 찾 을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과 아이들이 함께 놀고 식구처럼 지내다가 2010년 7월 방학 때 시범적으로 운영했습니 다. “마음속으로 품고 있었던 것이지만 조금은 우발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김 대표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각자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얘기하고 그대로 해보았다. 스스로 뭔가를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때까지 재미있게 놀았다”며 40일간의 성장학교의 첫 시작을 얘기합니다. 성장학교는 특별히 교사가 정해져 있는 것도, 프로그램이 정해진 것 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서 아이들끼리 기획에서 평가까지 스스로 진행합니다. 멘토라고 불리는 마을교사들은 그들의 기획과 평가에 필요한 자원들을 소개해주고 약간의 어드바이스만을 할 뿐 모든 일은 성장학교의 구성원에 의해서 진행됩니다.
석교동에 위치한 품앗이 성장학교는 도시형 대안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장학교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어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 는 아이들이 고백을 하더라. 자기 인생에서 무엇인가가 혼란한 정체기가 찾아왔는데 성장학교에서 같이 지내고 얘기하면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 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었다”고 김 대표는 말합니다. 성장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정용(**중 2년) 군은 “아 이들과 함께 다니며 자유롭게 활동하다보니 주변의 사람과 자연 등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공부하
는 법을 배웠다”고 하며 *승천 군(**중 2년)은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아직도 어렵지만, 깊이 생각하 고 말했을 때 후련한 성취감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서 “학교를 통해서 배우는 것 이외에 사회에 대해 아는 것도 많아진다”며 자신의 성장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합 니다. 김 대표는 “이런 경험이 쌓이면 다음 혼란기가 오더 라도 당황하기 보다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기 위한 자기 탐구를 할 수 있다. 다른 사회를 경험하고 인식하게 되 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궁금증이 생기고 이를 후속 프로 그램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서 다음 과정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습니다. “아이들은 자기의 고민이 끝나면 비슷한 수준의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 이 끝나고 나서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기 시작 했다. 이것을 장기적인 직업체험과 상담 등을 통해서 풀 어주려고 하는데 이는 우리 성장학교 아이들만이 아니 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도서관이나 교육단체 등과 함께 지혜를 모아보고 싶다”면서 연계에 대한 의견 과 바람을 피력합니다. 아이들은 신나는 놀이를 통한 자신만의 깨달음과 실천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논리대로라면 교 육은 당사자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아무리 오랫 동안 한 동네에 살고 알짬도서관을 통해 믿는 사이라고 는 하지만, 경쟁의 시대를 사는 학부모의 입장은 매우 불안했을 것 같습니다. 김 대표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 면서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도서관이나 대안교육이라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듣 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었다. 그러나 교육 자체만 보고 들어오신 분들은 가치 부분에서 충돌이 생기더라. 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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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성과가 나지 않아서 불안해하시는 분들은 학습지와 학원으로 아 이들을 보내셨다. 성장학교로 오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리는 아 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얘기합니다. “목표는 같지 만 방법이 달라서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성장학교의 기본적인 마음은 아이들 을 기다리자는 것이다. 뭔가를 하고 싶을 때까지 바꾸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면 아이들은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스스로 바꾸어 나간다. 그러나 어른들 은 그 가능성을 믿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고 판단하더라”라면서 말끝을 흐립 니다. 그러나 성장학교의 사람들은 그런 부모들을 원망하거나 포기하는 대신 아이들과 눈높이와 발걸음을 맞출 부모교육을 만들어냅니다. “엄마들이 내 아이를 말할 때 숨김이 있었는지, 솔직하지 못했 는지를 같이 얘기하고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 우선 필요했 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내 아이보다 우리 아이로 인식하고 같이 돌보고 성장을 도왔을 때 효과가 훨씬 컸다”면서 “아울러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마음이 아니라 같이 돌보 고 도움을 받는 공동의 파트너로 인정하기 위한 자체적인 모임과 상담 도 병행하고 있다”며 교사로서, 그리고 학생으로서의 성장학교 멘토의
경쟁을 하면서 사람들의 얼굴에 주름이 지는데 성장학교에
역할을 설명합니다.
참여하면서 삶이 재미있다 성장학교는 자금의 확보나 운영, 철학 등이 협 동조합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들은 조합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필요한 경 비를 스스로 조달합니다. 직접 참여하지 못하면 성장학교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 고, 조금 망설이기는 하지만 기꺼이 멘토로도 참여합니다. 내가 가지거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재거나 자 랑하기보다는 나누는 즐거움에 익숙합니다. 최근 바람이 불고 있는 협동조합에 대해서 잠깐 물어봤습니 다. “사실은 잘 몰라요” 손을 내저으며 정색을 하는 김 대표는 속사정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품앗이성장학교는 사실 얼마 전 명칭을 ‘교육 공동체 한 뼘 더’라고 교체를 했습니다. 협동조 합으로 조직을 바꾸기 위해서는 ‘품앗이’라는 이름도 ‘학교’라는 이름도 사용할 수 없다는 법 리적 해석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사
실 저는 아직도 ‘품앗이’라는 이름을 마음에서 지울 수가 없다”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성장학교가 어느 한 사람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여기를 통해서 배우는 사람들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재지 않고 아낌없이 나누고 만들어가는 말에서 내 꿈을 펼쳤는데 쉽게 버릴 수가 없다”고 토로합니다. 이제부터 사용해야 하는 ‘교육공동체 한 뼘 더’라는 의미도 예쁜 뜻이 고 구성원의 소중한 맘을 담았으니 그들의 말마따나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가고 성장하겠지요. 말미에 김 대표는 이런 얘기를 남겼습니다. “경쟁을 하면서 사람들의 얼굴에 주름이 지는데 성장학교 에 참여하면서 삶이 재미있다”면서 “지금 행복한 사람들이 미래에도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돈과 명예 보다는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위해서 누구든지 만날 자신을 오히려 아이들에게 배워서 감사하다” 고 그녀는 활짝 웃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가 보였습니다. 성장학교는 만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 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만두는 보기보다 품이 많이 듭니다. 겉피는 투명하게 비치지만 소가 꽉 차게 빚 어서 뜨거울 때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식감도 좋고 값도 싸서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만두. 세상에 많 은 사람들이 자신의 식견과 지혜를 자랑하면서 가격을 높이지만, 만두를 만드는 사람들은 오순도순 모여 서 함께 정성을 나누는 맛을 최고로 여길 겁니다. 도박꾼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 정성들여 빚고 오랜 시간 뜸을 들였지만, 함께 나눠먹을 때 더 맛있는 만두같은 성장학교의 알찬 행보를 기대합니다.
70 교육공동체 한뼘 더
꿈꾸지 않는 인생은 안락할 지라도 행복할 수 없다. 직업체험을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의 시작
일이란 것은 지겹고 고통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진하는 소중한 발걸음인가? 슬프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과 직업에 대해서 불만족스럽고 당장 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은 것으로 치부한다. 물론 근원적으로는 건강하게 흘린 땀의 대가를 소중하게 보상 해주지 않는 사회구조 자체가 문제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소질과 재능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경 험해보지 않은 책임도 크다. “무엇을 할 것인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위기와 경쟁의 심 화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상 상해 볼 여유가 없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청소년들은 엄마에가 휘두르는 사교육의 지휘봉에 따라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기 때 문이다. 이들은 실업이라는 눈앞의 현실에 자신이 하고 싶은 꿈 을 찾기보다는 돈벌이가 되는 일을 찾게 되고, 근본적인 문제 해 결에 대한 상상력을 잃어버린 채 부모나 교사에게 자신의 꿈을 의탁하게 된다. 비극은 여기에서 또 발생한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좋 은 학벌과 직업이라는 티켓을 얻기 과정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렇기 때문에 장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면 보 람을 느끼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돈 많이 벌고 번듯 해 보이는 직업을 가질 것을 강요한다. 여기에 자신이 젊은 시절 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루지 못한 한풀이와 욕망을 자녀들에 게 투사하게 되면 악질도 이런 악질이 없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자녀의 진로 지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학부모들은 직업세계의 변화에 대한 정보와 자료,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자녀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71
들의 적성과 재능을 공유하지 못한 채 전통적 개념에서의 ‘좋은 직업’을 일방적으로 권유하여 자녀들과 마 찰을 빚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렇게 하고 싶은 꿈을 찾아보는 상상의 날개를 펴지 못하 고 직업을 택한 사람들이 만족도가 높을 수가 없다. 그들은 자 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지만, 실업이라는 현실 앞에서, 그리고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상력의 부재로 인해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때문에 이런 청소년들이 후에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직 업 선택을 위한 정보의 제공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의 도입이 필요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30% 정도만 이 직업체험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 상과 내용의 특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대규모의 형식적인 교 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그 내용이라는 것이 대개는 기존 의 직업, 특히 금융 관련 직업을 소개하거나 선배들의 성공담 을 듣는 수준에 머물러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숙고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 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직업체험을 현장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즐 겁게 일하고 있는 멘토들을 발굴하여 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 을 심어주고 보람과 긍지를 가진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 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체계적으로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자녀 교육에 있어 엄마나 이방인으로 전락한 학부모들의 교육을 병행하여 올바른 자녀 지도의 길을 안내 하고 스스로도 직업에 대한 사명과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유 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얘기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이상론이라고 얘기할 수 도 있겠다. 물론 세상이 하도 험악해서 숨겨졌던 재능과 하고 싶은 꿈을 발견했다고 해서 100%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는 것이 낫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가 뭘 해야 하
72 꿈꾸지 않는 인생은 안락할지라도 행복할 수 없다.
는지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공부를 해서 무슨 보람이 있을까 되묻고 싶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함으로써 생기 는 불만족은 개인적으로도 불행이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 로 갖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면 동기부여도 되고 학습능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직업 체험을 통한 직업 교육은 기존 직업에 소개와 진입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직업을 창조한다’는 진취적 사고를 통해 창의적인 직업군 개발 형성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직업체험이라는 교육이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기획이나 프로그램이 부실 하기도 하고,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지워내기에는 그 뿌리가 너무 깊고 단단하다. 그렇지만 적절한 직업체험과 교육을 통한 미래의 자신의 상을 그리고, 성취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한다면 입시를 위 한 사교육의 경연장으로 변질된 우리나라 교육의 모습을 조금은 바로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자기만족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즐겁게 일하고 나눠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밭 을 갈고 씨를 뿌려볼 때다.
사 진 한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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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S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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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연극 그리고 공동체를 지향하는
나무시어터는 삶과 연극 그리고 공동체를 지향하는 연극단체입니다. 2010년 5월1일 창단되어 올해로 3 년째, 연극을 사랑하고 늘푸른 나무처럼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대전 소재 극단입니다. 우선 나무시어터를 소개하기 전에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려합니다. 1990년대 말... 매캐하고 습한 변동의 모 건물 지하에서 곰팡이와 함께 살아가기도 했고, 대청호자락에 서 살기도 했던 젊은 그들은 답답했던 지하세계(?)와 도심 속 뒤덮힌 건물들과 소음 속에서 벗어나고자 대전인근지역을 찾아 헤매다 2000년대 초 충북영동 산골짜기에 있는 한 폐교를 임대해 새롭고 색다른 공 동체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온 폐교를 탈바꿈하기에는 결코 쉽지가 않았습니다. 헤지고 부서진 문들과 창문들을 다듬고 만들고, 교실바닥과 복도를 닦아내어 칸막이를 헐고 교실 두 개를 이어 소극장을 만들었고, 운동 장 한 켠 우물가 옆에 정자와 쉼터도 만들었습니다.
76 연극공동체 나무시어터
낮이면 공간꾸미기에 밤에는 공연연습에 쉴새없이 바쁜 일정이었지만 그렇게 행복하고 즐겁게 보낸 시 간이 또 언제였을까 싶습니다. 배산임수요, 산천초목이라... 사계절이 뚜렷(여름은 시원했으나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한 지리적 요건 과 학교풍광에 빠져들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봄에는 지천에 나물이... 여름이면 계곡에 반딧불, 다슬기, 버들치... 가을에는 들판이나 산에서 먹거리 를 얻곤 했습니다. 어느 봄날 전 점심을 준비하려 소쿠리를 옆에 끼고 학교 넓은 공터에 자란 먹거리를 뜯 었습니다. 고추장과 나물을 양푼에 쓱쓱 비벼 숟가락으로 우거적 우거적 함께 먹던 날이 있었습니다. 같 이한 이들은 이거 진짜 먹는거 맞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 또한 선뜻 말하기 곤 란했습니다. 어릴적 먹는 거 못 먹는 거로만 집 안 어르신들에게 배웠으니 말입니다. 뭐라고 알려주시긴 했으나 너무 오랜 세월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그러나 저보다는 다른 이들은 전혀 알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지요. 먹는 거 안 먹는 거에서 넌 누구며... 이름이 뭘 까라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학교 주변을 하나 둘 알아 갔고 들판을 알고 산의 나무와 숲이 친구로 존재했으며 생명의 숲을 알게 되
예술촌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안
었습니다. 이러한 주변의 환경이 우리에게 큰 에너지를 주었고 해마다
참으로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한 달에 한번 공연 '남배우' 남명옥 <뱃놀이 가잔다> 중
고민하고 나누었고 함께 했습니다
나눔과 먹거리 나눔 으로 이어졌고 마을공동체를 느끼며 서서히 자연스럽 게 모든 것들과 융화되어갔습니다. 일년에 한번 외지인(관객)들과 주민들 그리고 예술촌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연잔치와 어울림... 그렇게 로컬 장터도 열리고 서로가 막걸리를 나누는 행복한 삶들을 살았습니다. 연극에 대한 고민, 예술에 대한 고민, 공동 체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고민, 사람에 대한 고민 등.. 참으로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나누었고 함께 했습니다. 몇 년 후, 신뢰에 대한 회의와 민주에 대한 왜곡된 사 고에 대한 절망을 안고 그리운 마을공동체생활을 접어
야만 했고 과감히 떠나올 결심을 하게 됩니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라고 합니다. 헤쳐 모인 그들은 연극공동체 ‘나무시어터’로 다시금 희망의 날개짓을 시작하게 되었고, 나무 처럼 그들은 또다시 희망의 씨를 뿌리고 올곧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나무를 키우고자 합니다. 그들은 나무이기를 주저하지 않고 각각의 나 무이름(오나무, 전나무, 주목나무, 자작나무, 용 버들, 수양버들, 황칠나무, 히어리, 연리지 등등) 를 갖고 있으며 자만하지 않고 삶이라는 굴레 속 에서 공동체라는 삶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 거대 한 숲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들을 품고 있습니다. 누구나 재능이 있다고 합니다. 재능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겸손을 저버린 재능, 노력하지 않은 재능, 갈고 닦지 않은 재능, 함께 하지 않은 재능은 필요치 않습니다. 이런 재능은 스스로를 놓치기 쉬우며 오만과 자만으로 넘치 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깨달았을때는 이미 늦어버립니다. 숲의 나무는 주변 나무들과 같이하는 나무이 지 결코 혼자 튀거나 과하지 않으며, 서로 어우 러지면서 아름다운 경쟁을 통한 서로간 필요함 의 공동체요 나눔 속에서의 나무입니다. 나무시어터는? 儺. 舞. 詩. 語. 攄. 나무는 한자로 푸닥거리, 춤(행위, 행동)을 의 미하며 우리나라 전통극의 옛시조격인 나무(儺 연극공동체 나무시어터 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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舞) 즉, 제의와 극행위입니다. 연극의 기원을 흔
히 서양에서는 디오니소스축제에서 예술의 기원을 찾기도 하 며 동양이나 한국에서는 나무, 나의(제의), 민간신앙, 굿 등과 인간의 모방본능과 유희, 노동에서도 그 기원을 찾기도 합니 다. 나무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연극 모든 것의 뿌리이며 기초 행위인 본능과 행위와 춤과 노래와 유희와 말 등을 펼치는 행 위이며 행위자들을 배우라고 합니다. 시(詩)는 연극입니다. 압축 된 언어 말의 함축 대사의 압축, 희곡입니다. 예전에 남아있는 희곡 들은 시어가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연극은 시입니다. 어(語)는 말(대 사)입니다. 터(攄)는 공연 즉 펼친다입니다. 무대가 있는 공간 관객이 있는 연극 함께하는 연극을 뜻합니다. Namu Theatre Namu는 나무의 영문표기이며 Theatre는 연극, 극장 등을 뜻합니다. 나무시어터는 연극예술을 토대로 다양한 예술의 밑거름과 무대 호 흡, 삶의 희노애락을 나누며, 살아가는 동안 삶의 연극을 나누고자 합 삶의 희노애락을 나누며
니다. 나누는 연극, 함께 하는 연극, 소외되지 않는 연극, 나와 너를 아우르 는 우리의 무대공간을 만드는 연극, 삶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연
살아가는 동안 삶의 연극을 나누고자 합니다
극, 공동체문화예술 활동 등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나무시어터는 우수 공연작과 창작극, 우리극 만들기, 우리전통 공연문화의 재창조 등을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사회문화예술활동의 현장에서 함께 실천하고 나누어 갈 것이며, 그간거쳐온 마을공동체생활의 다양한 경험과 문화예술공동체의 초석으로 대전 도시민공동체에 대한 열의와 열정으로 대전연극발전과 공연문화예술 등에 끊임없는 힘을 다하고자 합니다. 아름답고 창대한 꿈을 함께 펼 치고 있는 나무시어터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제일 맏형인 오나무(오재진), 연극 20여년의 활동 그리고 대전 지역 청소년들과 15년 넘게 함께
두 번째 공연작 <지상최고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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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청소년복지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 있으시고, 최근 연극치료분야에도 배움을 꾸준 히 하고 계시는 존경스러운 분 입니다. 뱃놀이 가잔다 예술감 독과 악사로 출연해주셨습니다. 전나무(전은영)님은 국문학도 지만 디자인 방면 쪽으로 천재 적인 분으로 연극사랑에 20년 첫 번째 공연작 <뱃놀이 가잔다>는 ver.2로 장기공연을 했다. 관객 흥행의 어려움 속에도 지방 극단으로는 이례적이다.
넘게 활동해 오셨습니다. 학창시 절 학원에서 대학로에서 대전연
극판에서 시골마을에서 지금은 나무시어터에서 수많은 연극예술활동과 공연예술기획을 해왔습니다. 자작나무(조중석)님은 줄곧 모든 분들과 함께해오며 전통춤판과 굿을 사랑하고 우리연극에 대한 많은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용버들(성용수)과 수양버들(남명옥)은 친구사이로 서로 오순도순 알콩달콩 서로 지지고 볶으며 연기에 대한 사랑과 애정으로 연기생활 15년 넘게 해오며 연극 뱃놀이 가잔다에 중요한 배역을 맡아 열연하였으 며 용버들은 사무국장으로서 수양버들은 공연팀장으로서 2013년을 빛낼 주역입니다. 히어리(김기영, 보호희귀식물, 광대 히어로)는 수많은 광대공연과 많은 이벤트를 진행해왔으며 2012년 나무시어터 스텝(조명)으로 많은 힘을 주고 있으며 연리지(지선경,서로 함께하는 나무) 또한 나무시어터 멤버로서 2012년 스텝(음향)으로 활동해 주셨습 니다. 황칠나무(임황건,귀하고 빛나고 쓸모있는...)는 막내로서 극단의 평균연령대를 낮췄으며 항상 어려운 상황과 일들을 함께하며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나무시어터 재정팀에서 알뜰살뜰 살림을 맡게되었 습니다. 주목나무(정우순)는 대표를 담당하고 있습지요. 이외에도 서어나무(서주희), 상수리나무(김상훈), 오동나무(오진숙)님 들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무시어터는 2013년 미래목으로서 희망을 그려봅니다. 공연창작에 대한 실질적 행위와 연극공연(연극창작, 레퍼토리공연 등),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지평(교육 사업)을 열고, 원도심 문화예술인들과의 소통과 타쟝르와의 연대(연대활동), 작은 몸짓공연축제(2012년
80 연극공동체 나무시어터
펀짓거리 페스티벌), 다양한 재미있는 구상(2012나무전시회 등), 워크샵 등을 통한 역량강화, 기타 즐거 운 소일거리들(소풍, 산행, 놀이, 먹거리, 즐기기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3년을 아주 재밌고 즐겁고 풍성하고 화목하고 서로 사랑하며 나누는 나무시어터가 되도록 하려합니 다.
글 정우순 나무시어터 대표
숲의 나무는 홀로 자라지 못한다
공동체란 무엇일까? 알 것 같기도 한데 말이 입 안에서만 빙글빙글 돌고 밖으로 내 뱉을 수 가 없어서 인터넷 검색창에 공동체를 적고 Enter를 눌러봤습니다. 국어사전 검색 결과는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하는 집단’, 한자사전 검색 결과는 ‘생활(生活)과 운명(運命)을 같이 하는 조직체(組織體)’ 로 풀이 하고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조금 주춤해진 일요일 날 오후, ‘연극공동체 나무시어터’를 만나고 왔습니다. 시간과 여 건상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단원 분들과의 나눈 그 대화 속에서 위의 글로 보이는 의미 가 아닌 가슴으로 공동체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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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연극에 데뷔 하여 2013년 지금까 지 연극 활동을 하고 계시는 배우 남명옥 선생님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연극은 배신하지 않고 그녀와 함께 였으나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항상 함께 했던 연극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나무 시어터를 만나게 되었고 그때가 연극 인생 대흥동 거리 축제 <펀짓거리> 사진 제공 전은영
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단체들이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보다는 단체 대표의 독단으로 일을 진행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하지만 나무시어터는 다르다고 남명옥 배우님은 자신 있게 대 답 하셨습니다. 다니던 학교의 교수님 작품을 통해 남명옥 선생님을 알게 되고 그 인연으로 나무시어터와 함께 하게 된 배우 임황건 씨는 나무시어터가 향후에 어땠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같이함에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부 족하면 부족한데로, 많으면 많은 데로 함께 나누고 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하고, 감사하고, 필요하고 행복한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러지 못해 와해되거나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조직들에 게 뭐라고 답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자의 물음에도 그는 망설임 없이 “욕심을 버리면 될 것 같아요. 자존심이나 욕심 같은 개인적인 감정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나보다 남에게 더 필요하다면 양보하고 서로 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아요.” 라고 대답 했습니다. 바라보는 것이 돈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을 바라보고, 행복하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행복 하다고 말하는 구성원이 있고,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함께 채워 주고, 글쓴이에게 공동체의 의미를 가 슴으로 느끼게 해준 ‘연극공동체 나무시어터’ 가 그들이 바라는 그 모습 그대로 쭉 이어지길 그리고 평화 캠프와 오랫동안 함께 하길 바랍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나무시어터 단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황건씨가 나 무시어터 선배님들이 술 많이 드시고 다음날 퉁퉁 부은 얼굴로 나오시면 안타깝다고 올해는 꼭 술 좀 줄 이셨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는데요. 꼭 이루어지길 저도 바랍니다. 하하하. 건강하시길. 글 박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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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생산자이야기 다섯번째
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
내 인생의 봄날은 당신의 청춘보다 아름답다 (주)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
직장생활을 하는 P씨는 문득 자신이 일만 하는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일과 가족을 위한 생활이 아닌 자신만의 취미를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에 요즘 대 세인 밴드를 결성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친한 동네 사람들을 불러 각자 맡을 역할과 연 습시간을 정하고 의욕 넘치게 술잔을 기울였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연습시간에 하나 둘씩 빠지게 됩니다. 취미활동을 통한 삶의 활력은 고사하고 기분만 상한 P씨는 부푼 기대로 샀던 기타 대신 텔레비전 리모컨 만 붙잡고 있습니다. ㈜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대표 : 이용욱, 이하 대살미)는 중촌동의 소시민들이 모여 만든 작은 극단입니다. 2009년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문화소외지역을 대상으로 문화 시범사업 을 선정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극단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오흥록 감독이 중촌동에 이 사 업을 제의하여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연극은 여느 취미활동처럼 혼자만 열심히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비로소 성과를 낼 수 있는 고도의 문
84 대살미생활문화공동체
화예술입니다. 초기에 동사무소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단원을 동원하 는 작업을 했는데 대다수가 면식이 없는 사람들이었고, 더군다나 연극에 대해서는 생판 모르는 아마추어였습니다. 게다가 이들이 모여서 연습 할 무대조차 마련되지 않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 나 이들은 당시 선정되었던 17개 도시 중에 최고의 평가를 받았고, 2011 년에는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았습니다. 도대체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2009년 창립 멤버로 단원들 사이에서 회장님으로 통하는 이순옥 씨는
연극 지도를 맡고 있는 오흥록 감독은 지금의 대 살미가 있기 까지 단원들 의 정신적 지주이다.
열정이라는 단어로 극단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간도 내기 어 렵고 대사도 잘 외우지 못하던 사람들을 모아놓고 지도하는 오흥록 감 독의 열정이 지금의 대살미 극단을 만들었다. 연습 도중에 실신하기도 할 정도로 지도에 헌신적인 스승의 모습을 보고 연극에 대한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어서 그녀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 이 모여 있지만, 아직까지 공연을 펑크낸 적이 없다. 우리는 전문가도 아니고, 연습 때문에 시간도 많이 빼앗기지만 모임과 연극에 대한 자 어려운 일을 내 일처럼 품앗이하니
부심과 책임감만큼은 프로배우 못지않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 대표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을 유 지하고 있는 것이 대살미의 힘”이라고 거듭니다. “단원들 대부분이 여
자연스럽게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팀워크가 형성되었다
러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이 상 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취약한 우리 마을과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보람으로 연극을 하 기 때문에 재미있게 이어올 수 있었다. 또 다양한 직 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 필요하고 어려운 일을 내 일처럼 품앗이하니 자연스럽게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팀워크가 형성되었다”면서 자연스러 운 생활공동체의 기능을 말합니다. 전민동에 살고 있다는 극단의 막내 조민정 씨는 “사 실 마을공동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중촌동을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감독님의 권유가 있어 극단에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다른 계층과 성향의 사람들을 사 귀고 공동의 목표를 성취한다는 점이 너무 좋다. 여기가 아니었으면 70대 분들과 어떤 자리에서 소통을 할 수 있었겠는가? 같이 연극하시는 분들이 예뻐해 주시고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뿌듯함도 있어 매번 연습하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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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진다”고 하자 옆에 있는 이순옥 씨가 “얘 때 문에 내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면서 서로 손을 잡 고 깔깔 웃습니다.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마치 친모녀처럼 지내는 그들의 살가움이 대살미로 단 평소 단원들은 매주 세 차례 연습을 한다.
원들을 이끄는 힘이 아닐까요?
순수한 아마추어들이 만든 극단이지만, 그 실력만큼은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2009년 12월 ‘우리 동 네 경사났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섯 가지의 작품을 해냈으며 매년 2~3개의 작품을 15회 이상 공연하 는 어엿한 극단으로 성장했습니다. 공모사업 때 처음 인연을 맺었던 통영의 사량도에서는 정기 공연을 진 행하고 있고, 작년에 성미산 극장에서 공연했을 때는 유수의 일간지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중 촌동에서 모였고 중촌동의 아기자기한 공동체이지만, 활동은 골목축제 등을 통해 대전의 곳곳을 누비며 대살미의 존재와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초기에 의아한 시선들로 바라봤던 사람들도 공연을 보고 난 뒤에는 그들의 숨겨진 끼와 열정을 신기해 하며 부러워합니다. 그렇지만, 대살미 단원들은 연기에 대한 열정과 더 진한 감동을 주는 배우로서의 굶 주림을 말합니다. “처음에 청심환 먹어가면서 공연했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감정이입과 발음, 표정 처 리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연극을 통해 항상 배우고, 수정하고, 속상해하는 삶의 활력소를 찾 게 되었다”는 이순옥 씨의 말에 이어 조민정 씨는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준비한 무대에 올랐 을 때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 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삶의 자세도 생겼다”며 의욕을 보입니다. 인터뷰 말미에 잠깐 연 극 연습을 보았는데 연기하는 배우들의 눈빛이나 임하는 자세만큼은 프로들의 그것과 차이가 나지 않아 보입니다. 대살미는 마을기업 지원사업으로 여기저기를 전전해야 했던 서러움을 뒤로 하고 2011년 7월 자신들의
고향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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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맘 놓고 연습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렇지 만 이곳은 우리 극단만의 공간이 아니라 시 민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니 언제든지 이용했으면 좋 겠다”며 이 대표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습니다. “복지라는 이름을 걸고 많은 정부 사업이 있지만, 문화의 활성화와 그 문화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 하는 정책도 매우 중요하 다. 대전은 문화적으로 많이 낙후되어 있어 좋은 연극을 최선을 다해 준비해도 보러 오지 않는다. 영세한 계층들 을 위한 문화 사업을 많이 펼쳐 시민들이 누리고, 스스로 문화 활동을 기획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대살미도 좋은 연극을 통해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 히 노력할테니 지켜봐 달라”고 각오를 밝힙니 다.
대살미는 우리 극단만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니 언제든지 이용했으면 좋겠다
‘모든 세상은 무대, 모든 남자와 여자는 배 우일 뿐’이라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연극은 인생의 삶 자체를 가 장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그렇기에 전문적으로 연기를 하는 사람들조차도 연극을 한다는 것, 관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은 쉽게 도전할 일이 아닙니다. 여기 대살미의 단원들은 누구 하나도 연극을 제대 로 공부한 적도 없고 생업에서 자유로워 연극에 전념할 수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오흥록 감독의 말처 럼 이 아마추어들이 이렇게 연극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대살미가 단원들의 삶을 가족처럼 든든한 공동체 로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고, 연극을 통한 자신들의 즐거움을 기꺼이 나눌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일 것 입니다. 팍팍한 삶의 고단함을 소시민들의 연극 속에서 웃고 울어보면 어떨까요? 중촌동의 옛 이름이기도 한 대살미는 ‘대대로 살기 좋은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고 싶다는 극단의 염원을 담은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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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만들기? 중촌동 처럼! 마음만은 큰 부자인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
수많은 사람들이 지역으로 내려가 천착했던 사업 중에 하나가 ‘마을 만들 기’이다. 신자유주의와 이의 다른 이름 인 세계화 광풍의 폐해를 극복하는 방 법은 서로의 생활을 굳건하게 지켜줄 수 있는 작지만 단단한 지역공동체를 건설하는 작업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 이다. 그러나 그들이 진행했던 거창한 이름의 운동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쉬 워 보이는 이 ‘마을 만들기’에 대부분이 참패를 당하고 있다. 오죽 답답하면 마 포 등 몇 안 되는 모범사례를 찾아서 성 지 순례를 다닐까? 그러나 대전에서는 그리 멀리에서 답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중촌동의 마을 만들기는 완성 형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그리고 착실 하게 진행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육아가 걱정이라면 마을어린이도서관 ‘짜장’의 문을 두드려보자. 참, 정말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인 ‘짜장’ 은 공동육아를 위한 주부들과 어린이들의 요구가 2007년 반딧불터사업단의 마을어린이도서관 만들기 사 업에 결합하면서 만들어졌다. 자기의 가족 단위에서 이웃과 마을 단위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서로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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눔과 베풂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키워 나갔다. 이곳을 이용하는 회원들은 책만을 읽는 도서관의 단순 역할 을 넘어서 스스로에게 필요한 강좌를 기획부터 평가까지 진행하는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루터기’는 중촌동의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발굴하고 의미를 전달하는 마을탐험대이다. 지금은 대정 동으로 옮겼지만, 중촌동은 대전형무소가 있던 자리이다. 이 형무소 자리에는 망루와 우물이 있는데 이 망 루와 우물에는 한국전쟁 당시에 벌어졌던 좌, 우익의 학살이라는 역사적 비극이 담겨져 있다. 이들은 이념 의 대립이 가져온 비극적 이야기를 꺼내 현재의 나와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과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여유롭게 차 한 잔 마시고 싶다면 ‘자작나무 숲’으로 찾아가보자. 다양한 소모임을 통해 만난 중촌동 여성 들의 활동 공간이 필요하던 중 배인유치원과 태평양복지재단의 후원으로 7평의 아기자기한 쉼터를 마련 하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문을 여는 ‘자작나무 숲’은 자원 활동가들로 구성된 매니저들에 의해 운영 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정무역 커피도 마실 수 있고 금산에서 공수되는 유정란도 구매할 수 있다. 소모임 구성원들의 품앗이로 이뤄지는 품앗이 강좌나 인문학 강좌를 위한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운영비 를 제외한 수익금은 다시 중촌동의 여성들과 청소년을 위한 활동으로 쓰이고 있다. 불량식품의 홍수에서 건강한 내 아이의 간식거리를 챙기고 싶다면 ‘보리와 밀’을 추천한다. 우리 지역에 서 생산된 밀을 이용해 어떤 식품 첨가물도 넣지 않은, 내 아이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만든 정성스럽고 안전한 빵과 쿠키를 공급한다.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사업에서 이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보리와 밀’은 마을 주민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수익을 만들고 고용을 창출하며 다시 마을에서 사용한다는 지역경 제의 선순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아울러 새롭게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람 들의 일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 자존감의 회복 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중요한 성과다.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 극단 ‘대살미’에 서 연극을 경험해보면 좋을 것이다. 연극과는 거리 가 먼 사람들이 모여 시작했지만 중앙 일간지의 호 평을 받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 다. 이 극단은 연령, 성별, 지역 아무 것도 묻지도 따 지지도 않는다. 같이 어울려서 놀 준비만 하면 언제 든 환영한다. 팍팍하고 살기 힘든 세상의 근심거리 를 연극을 보면서, 아니 연극을 하면서 날려버릴 좋 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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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해 보니 몇 개 되지도 않는데 웬 과대포장이냐고? 글쎄 시작이란 원래 미약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싶다. 거대한 자본이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생활공동체의 파괴였다. 그 무지막지한 자본이 파내고 헤집은 것을 소시민들이 하나씩 하나씩 살려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아름답지 않은가? 물론 중촌동 역시 ‘마을 만들기’가 완성된 형태도 아니고 지금까지 겪었던 시행착오보다 훨씬 더 많고 다양한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지금까지의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고,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벌일 더 많은 활동에 기대와 격려를 보낸다. 누구의 강요와 지 원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주민 스스로의 필요와 상호 보완, 신뢰를 통해 자신들과 사회에서 필요한 것을 스 스로 만들어가는 과정들!! 쉬운 말이 아닌 행동과 성과로 보여준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90 마을 만들기? 중촌동 처럼!
DAEJEON'S LANDSCAPE
대문 삼성동
DAEJEON'S LANDSCAPE
동춘당 송촌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여섯번째
스스로 진화하는 축제
젊은 열정이 솟구치는 곳
동네의 전설로 전해오는, 이름의 근원마저 알음알음 구전된(?) 동네축제 ‘대흥동립만세’를 아십니까? 벌써 올해로 4년째를 맞는 대흥동립만세는 2008년 지역축제의 필요성을 느낀 대전예술인들과 극단 ‘드 림’의 주진홍 대표님과 카페 ‘비돌’의 이흥석 사장님 주재로 북 카페 이데에서 월간 토마토와 함께 첫 이야 기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아직은 4회째에 불과한 햇병아리 예술 축제이지만 예술인들이 스스로 일어나 축제를 만들고 지역 상인 들도 그 뜻에 동조해서 점차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아트프 리마켓을 시작으로, 인디밴드 공연, 거리 퍼포먼스, 새벽난장, 게릴라 콘서트, 독립 애니메이션 상영, 산호 여인숙 오픈 기념 전시와 대흥동 카페와 상인들의 깜짝 이벤트까지 스스로 진화하는 축제 대흥동립만세 가 더 크고 사랑스러워진 모습으로 '놀 줄 알아요?' 라는 도발적 물음으로 찾아왔습니다. 어때요, 여러분 은 좀 놀아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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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동립만세의 기획을 맡은 서은덕씨를 만났습니다. 평소 대흥동 주민으로만 오며가며 만나다보니 친 근하기만 합니다. 서은덕씨는 이번 해에 더 많은 상인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지원하게 되었고 인디밴드들 의 ‘No Pay’ 공연과 더불어 ‘골목대장’의 힘이 컸다고 합니다. 형식적인 공연이 아닌 어우러짐의 힘을 가 진 함께하는 공연 유독 대흥동립만세가 부쩍 자란것처럼 진화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때문일까요? 그 리고 새로운 이름, 골목대장은 축제 자원봉사개념의 스텝입니다. ‘골 목대장을 하면 뭐가 좋나요?’라는 질문에 대흥동립만세의 축제 대표자 이신 서은덕씨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티셔츠를 준다?’ 라며 웃습니다.
‘대흥동립만세’는 지역민과 예술인이
사실상 축제가 커지면서 필요한 스텝도 늘어나고, 아무래도 어린 연령
스스로 만들고 진화하는 축제이다.
층의 스텝참여에 어려운점은 없을까 싶은 걱정이 조금은 들었지만, 왠 지 그 웃음에 모두가 똑같은 마음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같이 철없는 십대처럼 즐 기는 거죠. 힘든일도 신나는 일 도 때론 골치아픈 것들도요. 무 엇보다 골목대장은 공연에 직접 참여 할 수도 있고 퍼포먼스 등 의 즐길 수 있는 부분에서 누구 보다 가까이 축제의 열기를 강 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자 원봉사임에도 참여도가 높고 특 히 청소년들의 자원도가 높습니 다. 그러나 이십대 중반에서 그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95 중구청 bar에서 대전 힙합연합이 열창하고있다.
외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참여하셔서 골목대장들의 연령층은 이십대 중반이라며 세대차는 중요치 않다 고 강조합니다. 서은덕씨는 대흥동립에서 원하는 것은 스스로 만들고 참여해서 번져나가는 축제라고 말했습니다. 그저 행인이거나 축제를 지켜보던 사 람들이 다음엔 직접 프리마켓에 참석하고 공연을 시도하기도 하고,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을 나누고 발 산하다가 축제의 기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스 텝(?)이 되어있더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런 사 람들이 지금 대흥동립만세 축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고 또 그런 자연스러움이 축제의 생명력임을 재차 강조하는 모습엔 축제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습니 다. 대흥동립만세는 한자리에 앉아서 즐길 수 없습니 다. 부지런한 발과 자유로운 영혼을 필요로 합니다. 소파 앞에 멍하니 앉아 티비를 바라보는 일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무리한 요구일까요? 그러나 한 곳에 머물 러서는 절대로 이 묘미를 맛볼 수 없습니다. 대흥동 동 네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거리 퍼포먼스나, 우리들 공원의 밴드 공연, 단골카페로 점찍어뒀던 그곳의 깜 짝 할인 이벤트와 더불어 어디선가는 심장을 뛰게 하 는 달밤의 옥상 콘서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대흥동립 만세의 빠질 수 없는 터줏대감행사인 아트 프리마켓 에선 숨겨진 보물 을 찾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쪽에선 구제의상과 액세서리를, 또 다른 곳에선 핸드 메이드 제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또 바로 옆을 보면 물 건 판매가 아니라 재능을 내건, 캐리커처를 해주기도 합니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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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과 노력을 홍보하는 공정여행 부스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한 손에 축제지도를 펴 들고 축제 장소를 찾아다니면서 생전 처음 보는 예쁜 카페도 발견하고, 낡은 벽에 어린 아이들이 그려놓은 듯 한 그림도 발 견하고, 마치 어릴 적 공상 속에서 그리던 보물지도를 펼쳐든 기분이 듭니다. 눈이 카메라 앵글이 되어 이 리저리 새로운 것을 찾아 반짝입니다. 대흥동 옆에 자리 잡은 은행동으로 유동인구가 몰린지도 제법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부분의 많은 사 람들이 대흥동을 은행동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중구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니면 통틀어 그냥 ‘시 내’라고 하기도 하지요. 은행동과 근접한 우리들 공원의 근처 상가에는 술집도 많고 번잡하지만 그 외의 잊혀진 골목은 사람의 발길이 뜸해 한산 합니다. 어찌 보면 대흥동은 마치 서울의 홍대 일대와 흡사합니 다. 죽은 상권으로 예술인들이 모이고, 그런 예술인들이 모여 홍대프린지라는 페스티벌을 만들었습니다. 대흥동도 홍대처럼 새로운 전성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모방이 아니라 대전 대흥동만의 예술성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길을 즐기면서 때론 머리를 맞대면서 찾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거운 무대!’, ‘카페를 공연장으 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여러 가지 기발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축제는 한 장소가 아닌 각각 다른 곳에서 펼쳐지고 시간도 제 각각이지만 그 것이 오히려 ‘다음엔 나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유로워 보입니다.
‘아트 프리 마켓’은 시민이 손수 만든 아이템을 가지고 시민들에게
대흥동립만세는 예술인 축제인 만큼 공연, 노래와 춤, 퍼포먼스 혹은
소개 판매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설치 미술 등등 가지각색입니다. 대흥동 카페 ‘이데’의 옥상에서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문에 신나게 찾아 갔더니 카페안은 공연을 기다리 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공연을 기다리고, 7시가 되자 공연이 시작된다는 소리 에 종종 걸음으로 행렬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니 초록색의 옥상이 멋진 공연장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카페서는 옥상에서 시키는 음료를 손님들에게 전해드리고 손님들은 노래를 들으며 바닥에 앉아 음료를 마십니다. 앉을 자리가 부족해, 서서 노래를 듣고 즐기는 손님들도 속출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고, 자기의 방식으로 자유로이 공연을 즐깁니다.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 이기 때문 입니다. 빗방울이 떨어져도 우비를 쓰고 계속 공연은 이어집니다. 아뿔싸! 민원이 들어왔습니 다. 9시가 한밤중으로 돌변하는 순간입니다. 악기의 앰프를 끄고 마이크도 끈채 옹기종기 동그랗게 마주 앉아 소곤소곤 콘서트는 계속됩니다. 바람도 살랑 불어 고즈넉한 음악소리와 손뼉이 만나니 옥상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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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대학 M.T에 온 듯합니다. 우리는 농담도 하고 서로 얘기도 하고 가을 하늘의 맑은 별(?)들도 보며 음 악을 즐깁니다.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밤입니다. 대흥동립만세는 청소년들에게는 닫혀있던 눈을 뜨게 만들어 주고 연인들에게는 낭만을 주고 꿈을 지닌 이들에게는 꿈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단순한 축제의 의미를 넘어 각각 사람들이 즐기고 논다는 것 의 의미를 새로이 부각시켜 자신의 즐거운 일을 논다는 것으로 표현해 낸 새로운 방식의 축제입니다. 아 직은 암탉을 쫓는 병아리에 불과하지만 그 병아리가 커서 멋진 수탉이 되고, 또 다른 병아리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암탉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어린 병아리들이 그 멋진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꿈 을 키울 것입니다.
사진 대흥동립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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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축제 인가? 스스로 참여 할 수 있는 즐거운 축제
버스를 타거나 길거리에서도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금산 인삼축제’이다. 충청남도 금산군의 대표적 인 향토축제로 지역의 지속적인 홍보와 관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또 움직임이 강한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 문화의 활성이 지역상권이나 관광객 유치 등의 이점을 들어 경제 발전에도, 지역 브 랜드 가치 상승에도 효과적인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느끼기에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치러지는 각 종 행사와 축제들이 한낱 돈벌이와 상업화에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의문이 앞선다. 그저 유행을 따라 슬쩍 생겼다가 또 사라지곤 하는 그저 반짝 행사로만 치루는 식의 축제가 과연 그 지역을 대표할만한 축제로서의 지속성이 있는지, 즐길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아닌 홍 보와, 상업화에 무작정 연관시켜 요즘사회가 말하는 바로 그 ‘돈.돈.돈’ 에 치중된 사업을 해야 하는가 묻고 싶다. 물론 적당한 수익은 축제의 지속성을 위해 꼭 필요한 점이지만 그에 앞서 축제에서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지 고민해볼 시점이 아닐까. 천편일률적인 구조로 복제하듯 만들어진 축제는 모든 축제가 부스 판매, 약간의 체험으로 나뉜다는 생각 을 사람들에게 주입해 버렸다. 지역 행사는 사람들이 어울려 즐기고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판이 아니라 지켜보는 전시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기대감을 가득 안고 축제를 다녀와 봤자 피로와 며칠 뒤 또는 몇 주 뒤면 창고나 쓰레기통으로 사라질 기념품들만 그득할 뿐 남는 것이 없다. 몇 장의 사진과 팸플릿이 어딜 다 녀왔다는 상징이 될 뿐이다. 지역민들의 구수한 입담이 아니라 시끄러운 소음과 잡상인이 너도나도 경쟁 하듯 목청껏 외치는 그곳에서 흥에 겨워 어울릴 수 있는 축제가 생길 리 만무하다. 어느 때 부터인가 축제 는 즐기고 그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아닌 특산품을 구매하는 곳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과 관의 주도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기업부스형의 축제가 기본 틀인 듯하다. 사람들 의 참여를 유도하기보다 판매와 구입을 유도한다. 마치 대형마트의 복잡한 판매대를 헤매는 느낌에 당연 히 피로감이 급증될 수밖에 없다. 자율성이라는 것은 당최 찾아볼 수 없는 판매형 홍보행사. 그들의 축제는 어디까지나 그들만의 축제다. 바다와 개울 학교 운동장에서 질서도 정신도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 습이 축제에서 부모 손에 이끌려 다니는 아이의 모습보다 더 행복한 이유를 축제 기획자들이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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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S LANDSCAPE
남간정사 대전 가양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일곱번째
가족농 고령농 소농이 함께하는
착한계란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01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 기업
도시와 농촌의 협업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소소란은 소농, 고령농에서 정성들여 키운 달걀입니다. 공장식 대규모 축산방식으로는 자연양계는 어렵습 니다. 소농, 고령농은 옛 농가의 순환농업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수 있기 때문에 자연의 순리에 따른 자연양계 가 가능하고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신뢰를 형성하기 쉽지만 오늘날 대량생산에 비해 규모도 작고 농축산물의 개체수도 적어 생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소소란은 여러농가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천안 더불어농장, 서천 벽오리농장, 부여 둥지농장, 홍성 행복하게 유정란 등입니다. 물론 농장이라고 이름붙이기도 어려운 고령농의 소소란도 있습니다. 자연양계를 설계하고 실천하고 있는 소소란의 (주)도농더하기 대표 박종찬씨를 만났습니다. 청년시절부터 농민회에서 활동을 해오면서 자연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4년전 농민회의 청년들과 ‘자연농 업교육’을 받으며 소규모 영농이 살수 있는 방법은 자연농업이구나 싶어 자연농업을 실천해보려고 연구했다 고 합니다. 그때 자연농업을 함께 연구하던 분들이 지금의 소소란을 같이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산 자급사료를 연구 제조해서 직접 닭을 키우며 건강상태, 산란율 등을 확인하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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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적은것에 비해 노력이 많이 필요한 자연양계를 지속하려면 자연유정란의 가치를 알고 이를 소비해주는 소비자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얼마전 ‘먹거리 X파일’에서 착한계란으로 선정되고 사람 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생산농가들의 가장 큰 어려움인 판로가 없어 고민하는 일은 없어졌다고 합니다. 소소란은 또 고민이 생겼습니다. 어렵게 키운 좋은 계란이니까 가격이 비싸집니다. 산란율이 높지 않아 가 격을 내릴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비싸면 돈 있는 사람밖에 못사먹는 것이 고민이랍니다. ‘먹거리의 평등’을 실 현하고 싶은데 계란 가격은 10년전 가격 그대로고, 생산비는 늘어납니다. 진심어린 마음이 담긴 생산농가들 의 고민은 비슷한거 같습니다. 국내산 자가사료를 연구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있었습니다. 원래 닭은 엄청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마당에 풀어놓으면 씨앗까지 먹어대서 땅이 황폐화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양의 닭을 마당에 풀어서 키우지 못합니다. 자연양계로 키우려면 돌보아주는 사람이 필요합니 다. 닭을 키우며 사료를 연구하던 초기에 동네 할머니에게 닭을 드렸다고 합니다. 그때 고민은 계란에 노른자 가 너무 연해서, 기존의 계란에 비해 색상이 옅어서 해답을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소일거리로 닭을 키우니 닭들을 데리고 동네 밭두렁, 논두렁을 다니며 쑥이나 작은 풀들을 먹였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계란 노른자가 한라봉색이 나왔다네요. 그래
유정란을 따뜻한 곳에 두면 병아리가
서 지금의 국내산 자가사료에는 풀, 댓잎등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할머니
나오고 닭으로 자란다는 것을 이해하
는 지금도 30수정도 키우고 계시다고 하네요.
고 생명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일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닭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계란 노른자 색 상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빨,주,노,초,파,남,보 계란이 가능하다네요. 옥 수수배합사료를 먹이면 색상문제는 걱정이 없지만, GMO문제와 오메가6지방산의 문제로 다른 방법을 다양 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소란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안심하고 먹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소란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생산자가 되고싶어 합니다.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보려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걸어다니는 닭을 보고 ‘치킨’이라고 하면 더 잘 알아듣는다고 합니다. 닭이라는 단어가 낯설어지고 치킨이 더 생활에 밀접하다는 증거일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명교육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유정란=병아리라는 걸 알게 하는겁니다. 우리가 먹는 유정란을 따뜻한 곳에 두면 병아리가 나오고 닭으로 자란다는 것을 이해하고 생명을 이해하기를 바랍 니다. 생명은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운동이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소비자 스스로가 하는 생명, 공동체 운동인 품앗이생 협이 그래서 무척 반가웠다고 합니다. 앞으로 함께 호흡하고 나눌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착한계란 소소란은 가족농, 노령 농 소농이 함께 생산하고 있다.
닭을 닭처럼 키워라 닭을 키우는 데에는 농민의 올바른 철학이 중요
자연유정란 ‘소소란’의 진심 하나. 자연양계 닭들은 케이지가 아닌 흙위에서 자유롭게 자라야 합니다. 닭의 습성을 존중하여 최상의 자연환경을 제공하고 자연육추 방식으로 갓 태 어난 병아리를 키웁니다. 둘. GMO Free, 우리밀 자가사료 수입사료가 아닌 순 우리 농산물을 먹어야 건강하게 자랍니다. 첨가제(항생제, 산란촉진제)는 물론, GMO수입사료를 일체쓰 지 않고 우리 농산물로 만든 자가사료를 먹여 튼튼하게 키웁니 다. 셋. 농민의 철학 닭을 키우는데에는 농민의 올바른 철학이 중요합니다. 욕심부리지 않습니다. 사람만을 위한 사육이 아닌 닭과 사람, 자 연과 사람의 공생과 순환을 목표로 생명력이 넘치는 따뜻한 양계를 지향합니다.
GMO Free, 우리밀 자가 사료 황토, 쌀겨, 청치, 풀, 바닷물, 현미, 대나무잎, 밀, 조개껍데기, 북어] GMO사료(옥수수)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지방산은 닭은 물론 사람에게도 지방을 축적하여 혈류를 방해하고 각종 질병을 유발시킵니다. 소소란의 생산농가는 GMO배합사료를 배재 하고 대신 오메가3(지방을 분해나는 일을 함)함량이 높은 풀과 청치, 밀, 쌀겨, 황토, 조개껍데기, 석분, 바닷 물 등 100% 우리것으로만 배합한 자가사료를 먹이로 하여 옛날 농가의 방식을 그대로 따릅니다. 104 닭을 닭처럼 키워라
는
이 들 아이
탈없이 자라
로컬 생산자이야기 여덟번째
대한민국 아줌마!! 참 할 말이 많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소도둑한테 시집온 것도 억울한 일인데 열심히 해도 좋은 소리를 못 듣습니다. 소도둑은 애보다도 더 바보가 되어서 무엇 하나 자기 손으로 할 줄을 모르 고 그저 '여보'만 찾습니다. 빠듯한 살림살이라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값을 흥 정하고 다니면 궁상맞다고 저만치 떨어져오라고 합니다. 애들이 다투거나 성적이라도 떨어지기라도 하 면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켰느냐'며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어쩌다 한 번 밖에 외출해서 저녁이라도 먹을 라치면 애들과 소도둑이 번갈아 전화를 해대는 통에 전화기가 불이 납니다. 신문을 펼쳐보니 치맛바람과 사교육의 원흉으로 아줌마들을 마구 공격해대고 있네요. 아, 한숨만 납니다.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 냐고요. 대전 지역 아줌마들의 온라인 모임으로 시작해 어엿한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도담도담맘스클럽(이하 도담도담, 대표 이효주)'은 원래 다른 전국구 온라인 카페의 회원들이었습니다. 이 카페의 대전지부 회원 으로 가입해 있던 이들은 2006년 어느 날 '대전역 아빠의 젖동냥'이라는 내용의 스크랩을 읽게 됩니다. 몇 몇의 회원들이 직접 찾아갔는데 M이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위생이나 영양상태가 차마 눈 뜨고 보기가 어
106 도담도담 맘스클럽
려울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아이를 위한 분 유 샘플과 용품 후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진 행하기로 마음먹고 '도담다담'('도담도담'의 전신)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후원자를 모집하고 활동내용을 꼼꼼하게 올리니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났고 미옥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2006년 M 부녀를 돕기 위한 활동이 도담도담의 출발이 됐다.
있습니다. 미옥이 이외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도담도담 아줌마들의 정성어린 보살핌에 힘입어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훌쩍 커버린 '도담도담'은 회원만도 31,000명이 넘는답니다. 물론 굳이 따지고 보면 이 회원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단한 규모의 모임입니다. 하루에 카페 방문자 수가 일일 평균 5,000명에서 10,000명 정도나 되니까요. 대전의 아줌마들은 어떤 일을 하고 싶기에 이곳으 로 모여든 걸까 요? 스스로 '도 담도담'의 얼굴
대전 지역 아줌마들의 온라인 모임 으로 시작해 어엿한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도담도담맘스클럽’
마담을 맡고 있 다는 윤희경(쁘미맘) 씨는 "기본적인 가치로는 임 신, 출산, 육아, 봉사, 여성의 다섯 가지이다"라며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가치 하나만을 남기 라고 하면 봉사"라고 얘기합니다.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내부적인 원칙도 세웠습 니다. 회원들의 회비와 업체의 후원금으로 충당되 는 활동경비는 투명하게 관리를 하고, 봉사나 후 원을 할 때는 반드시 물품으로만 지원한다는 것입 니다. 윤희경 씨는 "카페의 규모가 커지다보니 상 업적인 목적에서 후원하겠다는 곳도 많아지고, 운 영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의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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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서 "무보수로 자원봉사하시는 분 들의 고마운 뜻을 지키기 위해 더욱 철 저하고 투명하게 활동의 원칙을 지키 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도담도담'이 활동하고 있는 것과 마을기업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결혼, 출산으로인한 경력 단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 으로도 일이 즐겁지만 지속적인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입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요? 이효주 대표는 "일을 너무 크게 벌 린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을 꺼냅니 다. "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절실했던
것이 공간이었다. 회의를 하거나 소모임을 한 번 하려고 해도 장소 잡기가 너무나 어려웠다"며 "공간을 얻 는 과정에서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회원들 간에 품앗이 교육을 하고 편 하게 차 한 잔 마실 수 있으며 일을 같이 계획할 수 있는 곳으로 키울 계획이다"라며 포부를 밝힙니다. 이어서 그녀는 도담도담의 수익 모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계속 합니다. "우수회원들을 대상으로 돌상 을 무료로 대여해주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사실 돌잔치를 업체에서 많이 치르기는 하지만, 경제적 으로 부담이 많이 되고 추억을 갖기도 어렵지 않은가. 저렴하게 돌상을 대여해 의미 있는 돌잔치를 치를 수 있게 도와준다는 보람이 있다"면서 말합니다. 도담도담은 이외에도 아이들 행사복이나 장난감을 대여 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엄마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행사에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대여해주는 것은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동으로 생활을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을 회원들끼리 자금을 출자하여 마련하기도 했고요. 도담도담은 지금 새로운 사업아이템의 아이템의 실행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들이 카페 활동을 통해 축적한 경험 그대로 온라인 블로그를 이용한 홍보마케팅을 전수하는 방법입니다. 이미 그들이 활동하는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수카페로 선정이 되었고,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구매는 꽤 큰 성과를 거두었 습니다. “우리가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누구보다 까다롭게 선정해야 한다. 회원들의 신뢰로 출 발한 만큼 그들에게 최상과 최고의 품질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어떤 쇼핑몰보다도 엄 격한 기준을 세우고, 조금이라도 불만이 제기된다면 모두 수리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을 해주었다”라 고 얘기합니다. 이런 노하우와 운영철칙이 결합되어 인기있는 카페로 성장할 수 있었고, 그 비결을 다른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에 전수하겠다는 것이 도담도담의 1차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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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 맘스클럽 수익 사업 - 온라인마케팅(블로그/카페/SNS) 1)홍보가 필요한 기업이 도담도담(맘스클럽)에 상담요청-제안서-계약. 2)업종&업체별 컨텐츠분석 후 블로그제작 및 관리운영. 3)블로그를 통해 타겟층이 홈페이지, 상담문의로 유입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5)일하는사람들은 경력단절/한부모/저소득 등 취약계층으로 도담도담 맘스클럽을 통해 블로그 및 온라인 교육을 받은 주부들로 구성. 6)주부들은 일자리가 생겨서 좋고 홍보가 필요한 기업은 사회 취약계층을 통 해 간접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홍보를 통해 매출,이미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
회원들 간에 품앗이 교육을 하고
음. 7)도담도담 맘스클럽과 제휴기관은 분기별 모임을 통해 비즈니스관계를 넘 어서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며 인간적인 것을 바탕으로 마케팅스터디, 인맥
편하게 차 한 잔 마실 수 있으며 일을 같이 계획할 수 있는 곳
형성주도. - 공동구매 - 장난감/돌상.돌복대여 - 장소대여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초창기 출발했던 다섯 명의 멤버들은 '도담도담'과 서로에 대해 어 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윤희경 씨는 삶이 밝아졌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합니다. "한때 우울증 이 무척 심했었다. 그런데 도담도담에 나와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봉사를 시작하면서 삶이 밝아지는 느낌 을 받았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쉬고 싶은데 우리 대표는 주말도 없이 일하니 가족들이 불평이 없을 수 없다"며 대표에게 투정을 부리면서도 "7년 동안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모든 것을 다 말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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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가"라고 반문합니다. 이효주 대표는 "나만 잘 한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 들을 돌보고 아껴야 같이 잘 되는 것이다. '도담도 담'은 주변의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모였기 때문에 같이 성숙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한 모임으로서, 마을기업으로서의 '도담도담'이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일까요? 정성은 씨는 "일단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 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와 같은 아줌마들이 편하게 모여서 좋은 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했 으면 좋겠다"면서 얘기를 꺼냅니다. "사실 우리가 무슨 사업을 한다는 것이 약간은 두렵기도 했다. 그렇 지만 '관저품앗이공동체'의 사례를 보고 과감하게 도전해 보게 되었다. 아직 상품 구성이 완벽하게 이루 어지지는 않았지만, 홍보에는 나름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 기대가 된다"며 자신감을 비칩니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는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운영되지만, 조만간 지역별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게 된 다면 한부모 가정에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도움을 얻으려고 하는 의존성이 있는데, 스스로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당당하게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살려주고 싶다"고 계획을 밝힙니 다. 이어서 그녀는 "대전시 마을기업들이 유기적으로 뭉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가 벌이 는 사업들이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돈독한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공동으로 생산, 유 통,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으면 한다"며 지원기관과 마을기업협의회에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임신부~학부모로이루어진 회원들이 자신들의 아이들과 동시대를 살아갈 이웃의 아이들을 돌 봄으로 믿고 안전한 마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점차 사업과 공동체를 키워가 나아가서는 한가정당 소외계층 한가정(1:1)결연을 통해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역사회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 대표에게 본인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그녀는 "훌륭한 엄마보 다는 훌륭한 여성, 그것보다는 먼저 사람이 되는 것에 우선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합니다. 대한민국 아줌 마들이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그렇게 많은 활동과 헌신을 하지만은 그들을 가리키는 수사들은 결코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도담도담' 아줌마들이 일으키는 치맛바람은 어떤가요? 이들의 유쾌한 수다와 건강한 치맛바람이 멈추지 않고 대전을 들썩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10 도담도담 맘스클럽
여성, 교육, 소통, 육아, 봉사. 우리는 어머니입니다
미국 한 연구진에 따르면 일을 하고 있는 워킹맘보다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 전업주부들이 우울 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자신의 꿈의 실현, 자 아의 실현을 위해 찾아갈 공간이 있는 워킹맘보다 지금 당장의 육아와 가사일에 매진 하며 집이 아니면 갈 공간이 없다고 느끼는 전업주부의 우울도가 높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자신의 삶이 없다고 느끼고 아이에게 모든것을 쏟다보니 육아에도 사랑이 아닌 집착이 강하게 적용되는 현실에 우리 네 어머니들이 부부싸움 또는 잠깐의 휴식을 가지고 싶지만 갈 공간이 없다고 한탄하는 현실이 되려 주부 우울증에 대한 어떠한 전문가의 연구결과보다 더 높은 신빙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대전광역시 지정 마을기업 ‘도담도담’을 본다면 ‘공간’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인터 넷 커뮤니티 가상공간에서 시작이 된 마을기업 도담도담은 보다 실질적인 봉사활동과 주부들 사이의 커 뮤니케이션, 교육, 소통을 장을 만들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였다. 이곳에서 대전지역의 주부들은 작은 소 그룹을 형성을 하고 모임을 가지며 교육을 받고 전업주부로서의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자아실 현의 기회까지 얻고 있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교육장과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지금의 사무실 공간이 없었다면, 실제적이지는 않지만 허구의 가상공간인 카페에서의 첫 시작이 없었다면 지 역의 주부들이 모일 수 있었을까? 이처럼 공간은 단순히 어디에 위치해 있는 것 이 아니라, 생각이 동일한 사람, 같이 일을 하고 픈 사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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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일 수 있는, 즉 사람들이 모이게 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주부가 자신의 역량에 맞는 일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자아실현의 계기를 만들 수 있게 찾아 가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우 울증 극복에 있어 약이 필요하지 않은 가장 확실한 처방전이 될 것이다. 다시 일을 하고 싶은 경력단절여 성이 사회에 다시 참여하기 전, 양육과 가사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공간이 있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것인가. 지역 주부들이 일상생활의 소통과 정보의 장을 가 지는 것, 사교육비의 부담 없이 또래 아동들의 사회화의 장,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거점이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효과를 보는 것일까. 수치화 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 는 것이 공간이며 이러한 점들이 공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대전 한남대의 한 교수님은 은퇴좌담에서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 “대학교의 진보적인 발전이나 종교그룹의 개혁을 위해서, 나아가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소그룹이나 스터디 그룹들이 들판의 들풀처럼 일어나 하나의 들판을 형성하는 것, 지역과 연령을 초월한 소그룹들의 활성화를 꿈꾸고 만들어 가고 싶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소그룹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최우선적으로 마련을 하는 것이 다. 공간이 있어야 지역의 풀뿌리 소그룹들의 활동을 촉구하고 장려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재차 강 력하게 주장하셨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같은 취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전국에 수도 없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들 이 한곳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만들어 내는 것은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는 리더의 자질에 따 라 평가 운영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인원 수에 상관 없이) 모일 수 있 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112 우리는 가족 공동체
로컬 생산자이야기 아홉번째
연꽃처럼 그윽 효소처럼 깊은 사람들의 마을
매노동 효소 익는 마을
이게 뭐래요? 그거, 우리 마을 보물! 효소 익는 마을
매노동
대한민국의 농촌을 위한 가장 훌륭한 정책은 무정책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촌은 늘 소외되고, 학 살에 가까운 탄압을 받아왔습니다. 속도와 규모의 논리에 밀려서 콘크리트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만이 문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농촌과 지역사회는 힘들고 불편한, 느려터지고 진부하게만 느껴질지 모 릅니다. 그러나 분명 농촌과 농업은 환경보전이나 식량안보의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지키고 가꿔야 할 것입니다. 여기 "황무지로 농촌이 변하기 전에 도농형 교류의 모범으로 만들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시 매노동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매화가 떨어지는 형국의 명당자리'라는 풍수적인 이 름을 지닌 매노동은 대전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도 좀처럼 귀에 익지 않은 이름인데, 보통 승상골이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고려시대에 왕씨 성을 가진 승상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요, 과거에는 제법 관료도 배출하고 번성했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은 보이지 않고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부 채질을 하는 어르신들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114 매노3동영농조합법인
매노동은 동네를 관통하는 호남선으로 인해 둘로 나뉘어 있는데 안쪽에 있는 동네가 더 낙 후해있습니다. 저 쪽 멀리 시멘트 공장이 들어 서있고, 옛날에는 철로에 사용하는 자갈 공장 도 있었답니다. 소음과 공해로 인해 환경이 나 빠졌고 젊은이들은 도시로 진출하여 마을은 노약자와 빈곤층만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동네는 논농사 이외에는 이렇다 할 소득원이 없었습니다. 주머니 속의 빈곤이 따뜻했던 가슴 속의 빈곤으로 이어지는지 넉넉하던 마을 사람들의 인심도 메말라 갔습니다.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진짜 망한다는 위기감이 엄습했습니다. 마을의 문제는 마을에서 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 가 형성되어 갔고 점점 낙후되고 빈곤해지는 마을을 살리기 위한 대화 를 시작하였습니다. 부가가치가 있는 농산물인 연의 생산과 판매를 위 해 땅을 출자하고, 공동경작을 하는 조직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기성동은 서구 면적의 50% 그러나 인구는 4,300명
마을이 조금씩 바뀌는 것은 외부에서 먼저 알아차렸나 봅니다. 구청
대부분 노령인구다
등에서 벽화와 마을길 사업 등을 지원하였고, 대 전 사람들도 조금씩 구경을 나오곤 했습니다. 사 람이 찾아와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소득과 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승상골 마을 에서 특화시킬 수 있는 자원인 연과 산야초를 이 용해 효소와 빵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여 마을 분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용희 대표는 " 도시와 농촌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농 촌은 좋은 자원들을 활용하여 도시 사람들이 휴 식이 되고 좋은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도시는 이 를 위한 지원을 해준다면 지역사회의 위기는 극 복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합 니다. 그의 말처럼 이 지역은 거리상으로도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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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가까워 로컬푸드나 도농교류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커다란 소나무 숲 아래에는 장독들이 100여개가 줄 을 지어 놓여 있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의 야심작인 연과 산야초의 효소들이 익어가는 장독입니다. 효소는 대개 60~100일의 발효와 6~12개월의 숙성을 거쳐야만 상품으 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직 소 득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인데 경비 조달에 어려 움을 겪고 있지는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지금이 가장 어 려운 시기"라며 이 대표는 "소액의 인건비 지급조차 어려 운 형편이지만,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가족같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고 계셔서 버틸 수 있다. 조속하게 매출 증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 이 대표는 다소 비장한 얼굴로 "이 장독이 500개가 되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얘기합 니다. 500개라... 이 숫자가 상징하고 있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습니다. "500개의 장독은 젊은 사람들을 고용하기 위한 최소의 생계 보전 수단"이라면서 "장독에 있는 효소들을 판매하여 얻어지는 수 익으로 10명 정도의 신규 인력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일하시는 분들은 기술적, 체력적 인 문제 등에서 오래 일하실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일은 궁극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승계가 되어야 하는데 이상과 당위성만 가지고 생계의 문제를 책임져 주지 못한다면 누가 들어오려 하겠 는가? 그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면서 보람있게 일할 수 있도록, 생활고로 도시로 다시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작업장의 뒤쪽에는 연을 비롯해 메밀, 원추리, 삼백초 등이 심어져 있습니다. 효소를 제작하기 위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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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을 심어놓은 것인데 올해에는 종자를 받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효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 약이나 제초제는 생각도 못하겠다고 물어보니 "안 그래도 그런 이유로 인해서 본의 아니게 벼농사도 무농 약으로 짓게 되었다"고 웃습니다. 그나저나 산 아래 펼쳐진 산야초들의 풍경이 자못 아름답습니다. 지금 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로 옆에 자라는 풀들과 강렬한 햇볕을 뚫고 유유히 날아다니는 잠자리, 바로 앞 의 흑석산성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 지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호젓하게 거닐 수 있 는 여유롭고 한가한 시골길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도시이지만, 자연의 모습을 아름답게 간직한 승 상골의 보물들이 잘 영글어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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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오늘도 달린다 장인정신이 담긴 효소와 빵
음식솜씨 좋기로 정평이 난 대장금씨는 아까운 솜씨 썩히지 말라는 주변의 성화에 식당을 열었고, 돈 벌 기보다는 음식으로 남을 즐겁게 해준다는 보람에 힘들어도 늘 즐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월드 권 이라는 세계적인 요리사를 데려왔다는 으리으리하고 깔끔한 식당이 생겼습니다. 세련되 보이는 분위기와 훨씬 다양한 가짓수의 음식에 가격도 쌉니다. 사람들은 에드월드의 식당에 몰려들었고, “무슨 정신으로 그 렇게 맛없는 음식을 비싸게 파느냐”고 대장금씨를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장금씨의 식당이 그렇게 문을 닫고 난 뒤에 에드월드는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사람들은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이 에드월드의 음식을 먹 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노동의 대표 상품은 연과 산야초로 만든 효소와 이것들을 활용해 다시 가공한 빵인데, 각각 전문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먼저 농업진 흥청과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효소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 는 김시한 이웃은 효소의 숙성과정과 배합, 산야초의 효능 등에 대해 탁월한 지식과 임상 경험을 자랑합니다. 효소 사업에 필요한 이론을 배우러 온 이용희 대표의 간곡한 부탁에 아예 이곳으로 거주지를 옮 긴 그는 효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그의 지도 아래 매노동 주민들은 효소의 재료를 정성껏 재배하고, 항 아리에 담긴 10여 종류의 효소가 최상의 맛과 영양을 낼 수 있도록 노 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0년의 제빵 경력을 자랑하는 이덕권 이웃은 한때 서울 유수의 호 텔에서 일했을 정도로 실력이 대단합니다. 불의의 사고로 잠시 쉬는 동안에 이 대표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여 연과 효소를 이용한 새로 운 빵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시식용으로 내민 빵과 쿠키를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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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연향이 감도는 맛과 식감이 일품입니다. 제품의 신 뢰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기관에 성분 분석으로 의뢰하고 자가 품질관리 시설도 구비했다고 합니다. 소비자의 입 맛을 사로잡기 위해 꾸준한 설문조사 과정을 통해 품질 을 가다듬었고 최근까지도 흑석농협 옆에 부스를 설치 해서 운영한 결과 합격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이 빵들 은 전량 인근의 세동에서 생산되는 백세 우리밀을 가지 고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덕권 이웃은 “우리밀은 중력 성분이 약해 빵을 만들기가 상당히 민감하고 가격 경쟁 력에서도 불리하지만, 단기의 이익보다 안전한 먹을거리 의 공급이 우선이다”라고 말합니다. 지역기업 간의 경제 적인 연계, 지역 주민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책임져야 한 다는 사명감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한데... 판로에 대한 부분은 어떨까 물어봤습니다. 자체 로고를 붙인 스낵카를 제작 하고 장터와 행사장 등에 부지런히 다니는 것 말고는 아직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마을기업 지정사 업인 만큼 구청과 시청 등에 협조를 요청해서 행사에 납품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구청 등에 얘기하면 급식시설이나 일회성 행사에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홍보를 하고 판매를 하려는 것은 빵이 아니라 이 사업을 하고 있는 주체인 매노동과 주민들이다. 조금 더 마을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스스로 전개하고 난 연후에 관의 도움을 청할 생각이다”라고 말합니다. 매노동에서 만든 효소와 빵은 대기업의 그것보다 세련되지 못하고 맛이 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마음은 어떨까요? 그것도 부족할까요? 물론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연구와 생산 기술의 노하우들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냅니다. 소비자에게 맞는 최적의 상태를 찾아내기 위해서 많은 과 학적 지식과 이론들, 첨단장비를 투자했을 것인데 그 비용과 노력의 투입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 쩌면 실례일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오랜 시간에 걸친 실습과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소규모 생산자들의 경험치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소비자에게 좀 더 좋은 물 건, 맛있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겠다는 장인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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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S LANDSCAPE
목련 대청호
흑석리역 흑석동
DAEJEON'S LANDSCAPE
골목길 소제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번째
레작소 민들공 꿈을 품은 가구를 만드는 곳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23
이게 뭐래요? 보면 몰라요? 꿈을 품은 가구
DIY
'calling'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습니다. 천직이라는 말인데요, 다르게는 소명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됩니 다. '직업이라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라는 칼뱅의 예정설이 반영된 단어겠지만, 예 전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했습니다. 선택의 자유는 없지 만, 일하는 과정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자신의 땀이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에 기꺼워했겠지요.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약 4만 여개의 직업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 중에 한 가지를 선 택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 선택기준은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사회라는 것이 워낙 불안정하고 직업의 유무는 생존의 문제로까지 연결이 되기 때문에 가장 우선되는 기준은 안정 성과 돈일 것입니다. 그래서 입시 때는 의대, 약대, 법대로 진학하려고 하고, 취업 때는 공무원과 대기업 으로의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어렵게 경쟁을 뚫고 취업한 이들은 과연 행복할까요?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주위
124 민들레 공작소
의 취업한 사람들에게 일에 대한 재 미를 물어보면 "먹고 살려니까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것"라는 대답은 주류 를 이룹니다. 물론 100%의 만족감을 가지고 일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 리가 있겠지만, 내키지 않는 마음으 로 마지못해 일을 한다는 것은 곰곰 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그 사 지주환씨의 첫 작품
람 개인으로도 불만족스럽고 고통스 러운 일이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손
실입니다. 이런 문제를 본다면 좋은 직업이란 '자신의 재능과 흥미를 잘 살려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는 것' 이라는 답이 나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 가슴 설레지 않나요? 지금부터 그런 행운을 가진 두 청년을 소개합니다. 민들레공작소의 실질적인 운영을 맞고 있는 지주환 씨의 공식 직업 은 사회복지사입니다. 판암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장원)에서 DIY 가 구 제작을 통해 경력단절여성과 장애인 등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마
100%의 만족감으로 일하는 것은 무리지만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
을기업으로 민들레공작소를 만들면서 이곳으로 파견된 것입니다. 원 래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취미 생활로 틈틈이 목공일을 배웠고 그 솜씨가 날로 일취 월장했습니다. 공작소에 파견된 후 7시에 출근해서 23 시에 퇴근할 때까지 계속 나무와 씨름하는 강행군이지 만, 그는 늘 싱글벙글 웃고 있습니다. 일정이 너무 고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 몸 은 조금 힘들어도 즐겁기만 하다"고 말합니다. 포크아트를 담당하고 있는 신인성 씨도 이색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어린이집 교사로 5년간 일했던 그녀는 우연하게 포크아트를 배웠는데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 왔다고 말합니다. "어린이집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단조로운 생활이었는데 포크아트를 배우면서 너무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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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그녀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자신감과 도전 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복지관에서 생활물품을 만들고 색 칠하면서 알게 된 지주환 씨의 제안으로 아예 민들레공작소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전에 비해 일하는 시간과 양이 훨씬 많아 졌어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어서 즐겁기만 하다" 고 말합니다. 즐겁게 일한다고 하지만 이 많은 일을 둘이서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벅찰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지주환 씨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을 우선으로 하는데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먼저 기술이 숙련될 때까지 의 과정 자체가 어렵다. 그리고 두 번째는 수급자 자격을 포기할 정도 의 급여를 주기가 아직은 힘들다"고 말합니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수급자들이 정부에서 받는 수당이 고액이어서가 아닙니다. 수당과 의 료혜택을 포기하고 열심히 일하려면 그만큼의 급여가 지급되어야 하 는데 아직은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의 재정적인 구조가 취약한 것 은 사실입니다. 힘들지만 배우고 노력하면서 자립하려는 의지의 대가 가 적으니 움직이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래도 작은 것을 만들어내고 기뻐하는 분들도 있고 배우려는 학생도 있으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 다"면서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작업장을 만드는 등의 장애인의 교육과 자활을 돕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민들레공작소의 주요 사업은 주문 제작과 회원 교육입니다. DIY 가 구는 한참 열풍이 불었다가 잠시 주춤했는데요, 주로 원목을 사용하다 보니 MDF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고 내구성 면에서 탁월한 원목 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격은 어떨까요? 지주환 씨는 웃으면서 " 사실 내가 독학으로 배웠기 때문에 견적을 내는 기준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대량생산하는 곳보다는 비싸겠지만, 다른 공방에서 알면 항의 할 정도로 저렴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재미를 누리고 싶으시다면 회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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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을 하시면 됩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씩 꾸준하게 연습을 한다면 6~12개월 정도면 간단한 탁자 정도는 만들 수 있다 고 합니다. 매일 오셔서 연습하셔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회 원은 주로 주부나 직장인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합니다. 물 건을 만드는 즐거움 이외에 직장인들은 취미 생활로 스트레 스도 풀 수 있고, 주부들은 새로운 기술 습득으로 간단한 소 득을 올리는 것부터 취업과 창업도 가능할 것입니다. 마을기업, 아니 기업으로서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물어보 았습니다. 지주환 씨는 눈빛을 빛내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 로 "자립 외에는 생각한 것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는 이어서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 등이 좋은 쪽으로 결과가 나면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수익이 없으면 지속가능이란 불가능한 일 이다. 독자적으로 수익을 내고 급여를 줄 수 있어야 고용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일이 아닌가? 앞서 말했지만 장애인 등을 고용하려는 곳에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과 함께
서는 더욱 그러하다. 수급자 자격을 포기할 정도의 급여를 보장해주고
무대가 있는 찻집을 열고 싶다
그들이 자신의 삶을 일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은 그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보다는 약간의 지 원으로 의탁하게 만드는 경향이 강합니다. 때문에 장애인들은 마치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게 하고 있 습니다. 그들의 적성과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 그들을 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주체로 세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도록 제 도적 보완을 꾸준히 마련해야 하 고, 기본적으로는 마을기업이나 자활기관 등에서 새로운 고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독자적 수익모 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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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지주환 씨와 신인성 씨 는 작은 꿈을 얘기합니다.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과 함께 무대가 있는 찻집을 열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 들이 만든 가구들이 놓여있고, 그들이 양성하고 교 육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달콤한 커피와 여러 나라 의 춤과 음악을 함께할 수 있는 찻집이 눈앞에 그려 집니다. 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고, 꿈 꾸는 것을 이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두 청년의 민들레공작소 위치
128 민들레 공작소
아름다운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경력단절여성과 재취업 일하는 사람들의 복지를 위해...
‘사교육비가 무서워 동생을 주지 못했다. 이제 동생을 만들어 줘 야 할 때이다’라는 공익광고가 주변 도처에서 나오고 있다. 출산 율을 높이고자 하는 공익광고인 것이다. 어쩌면 낮아지는 출산율 을 위한 광고이기도 하지만, 아버지가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는 사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 한다. 늘어만 가 는 아동양육비와 교육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들의 재 취업이 요구되고 있지만, 실제로 경력단절여성들의 취업이 쉬운 일이기만 할까?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성향에 대한 물음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 람들은 ‘빈익빈 부익부’현상의 가속, 다시 말해 ‘있는 사람은 더 잘 살게 되고, 없는 사람은 더 없어지는’ 것이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 이라고 말을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신자유주의 영향 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이며, 다수의 인원들이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취업은 커녕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 되었다. 오죽하면 현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88만원 세대’라는 불명예를 안기게 됐으며 체감실업률이 9.1%에 달하게 되었을까. 청년들 뿐만이 아니라, 결혼 후 가사와 양육에 집중을 했던 경력단절여성들은 취업·재취업의 길은 너 무나 험난하다는 것이다. 여러 관공서 또는 민간 학원에서 컴퓨터 자격증 취득이나, 취미생활 영위를 위한 꽃꽂이 강좌 등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이 되고 있으나, 4년제 정규대학을 거친 우수한 인력들의 취업난 속에서 이들이 취업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나 2009년 ‘경 력단절여성등의경제활동촉진법’의 제·개정을 통해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실 행이 되고 있다. ‘방과후 지도사, 글쓰기 독서지도사, 어린이 영어지도사, POP 창업,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29
생산’ 등의 강좌를 통해 경력단절여성들의 재취업을 고취시키고자 하나 이미 시장장벽이 높은 아이템, 중 산층의 구매력을 끌어오기보다는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끌어오는 아이템 등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경력단절여성들의 재취업에 필요한 인프라 역시 희박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저 소득층의 안정적인 양육을 위해 아동수당제도 등이 시행이 되고 있지만, 정작 비정규직이라도 근로를 하 고 있는 여성들은 이마저도 지원을 받는 것이 힘든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김대중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국정지표로 ‘생산적 복지’가 시행이 되었고, 이 생산적 복지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 공함이 기본적인 전제가 되는 것이다. 즉 일하는 사람을 위한 복지인 것이다. 하지만 빈약한 인프라와 높 은 취업장벽 등은 경력단절여성들의 재취업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애물이며,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결과 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은 생을 살면서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의 5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주 장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력단절여성의 경우,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에서 존경의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 구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가정을 제외한 곳에서 소속감 역시 받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 다.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생리적, 안전의 욕구를 보존하기 위해 여성들이 취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높은 취업장벽이 있는 아이템, 또는 저소득층 의 구매력을 끌어오는 아이템이 아닌 다양한 취업아이템이 개발이 되어야 할 것이며, 카페, 북카페 등을 창 업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마련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 많은 수의 증가를 보이고 있는 사회적 기업 역시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양육시설 연계 등의 노력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30 경력단절 여성과 재취업
호혜시장을 위한 로컬 생산자 이야기 2부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배바우 토마토 세동 백세밀 평화가 익는 부엌 보리와 밀 보물섬 이야기 산계뜰친환경영농조합법인 산호여인숙 아낌없이주는나무 옥천살림 원도심레츠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DAEJEON'S LANDSCAPE
해바라기 장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한번째
보살핌과 나눔의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사람들의 협동체
왜,약을안주는것이야?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 역사 대전의료생협은 보살핌과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적은 무리들이 시작하였 습니다. 그 계기는 우리 사회에서 불거져 나온 의약분업사태를 겪으면서 일어났습니 다. 이 사태는 우리의 건강권을 실현하는 것을 우리 말고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 는다는 것을 알게 했습니다. 건강한 삶은 주민 스스로가 나서야 하는 일이었고 그것은 자신과 이웃, 공동 체와 더불어 협동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에 참다운 의료생활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의료인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이는 주민과 의료인이 신뢰를 바탕으로 어깨 걸고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에 더하여 협동하는 삶을 몸소 실천해온 지역주민들은 “건강은 혼자 지킬 수 없다” 는 것을 느껴 의료생활협동조합이 건강권을 실현하는 좋은 방책임을 알게 되었고 동참하였습니다.
민들레 하는 일 민들레의료생협은 법동과 탄방동 지역에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건강검진센터, 가정간호센터, 노인복
134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한의원 진료
지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병원 외부적으로는 주민들 스스로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대사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건강실천단의 보건예방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 속에서 함께 건강을 지키는 소모임,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끼리 건강을 고민하고 나누는 마을모임을 활 성화 하고 지역주민들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 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에 건강과 관련된 활동에 참여하여 진료지원 사 업을 활발히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민들레의료생협은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건강과 생활에 대해서 편히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이면서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기 업입니다.
민들레의 가치 민들레는 건강한 삶, 마을, 공동체를 위해 힘씁니다. 하나, 환자를 사람답게 대하는 조합원 가족주치의 둘, 나와 이웃의 건강을 위해 내가 직접 만들고 참 누구나 안심하고 건강하게
여, 이용하는 협동조합 병원 셋, 이익이 생기면 배당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결정 넷, 지역주민,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한 보건예방활동을 실천하고 제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동하고 있습니다
안
민들레의 사회적 기여도 민들레는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해 협동합니다. 건강은 생활양식 뿐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 의료체계 그 리고 평화와 환경이 함께해야 합니다. 민들레는 생활 속에서 건강을 찾는 방법을 제안하고, 누구나 안심 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동하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건강소모임, 교육, 강
2012년 4월 제2진료소를 둔산에 개원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35
좌, 실천단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위험효소를 줄입니 다. 2차적으로는 건강검진, 거리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 기 발견하여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3차적으로 타기관과 연계하여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세우고자 합 니다. 특히 작년부터 공익재단인 아이쿱씨앗재단에서 연 1억원 규모로 기금을 제공해 주셔서 노숙인, 외국인 노동자, 탈성매매여성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진료지 원 사업을 활발히 펼쳐 나가게 되었습니다.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 민들레의료생협은 지난 2월 23일 조합원 총회를 거쳐 민들레건강사회 적협동조합으로 거듭났습니다. 예전 의 소비자생협은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점 이 가장 중요한 목적인 반면 사회적협동조합은 공익적 인 서비스를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사업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민들레의료생협은 이와 같이 지역사 회에 의료, 돌봄서비스와 같은 ‘공공적 역할’에 더욱 집 중하기 위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건강을 스스로 지키는 일과 더불어 내가 아닌 이웃,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해 책임지는 민들레건강사 회적협동조합이 되길 꿈꿉니다. 글조병민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전문이사 사진 민들레 법동 진료소 1. 내과 2. 한의원 3. 치과
136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둔산 진료소 4. 내과 5. 한의원 6. 치과
의료는 사람의 질병만이 아니라 사회의 병을 치유하여야 한다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에서의 건강의 집 기초구상
김성훈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 이사
민들레의료생협 10년의 빛과 그림자 빛, 이루어 온 것 의료인과 지역주민의 협동을 통한 의료상품화에 맞서 적정진료, 양심진료, 인권진료를 통한 의료의 공 공성을 지켜나감. 조합원 3,000세대, 자산12억, 출자금 8억 4천, 연 이용자 7만명, 연매출 21억으로 지역사회로 대표의료 협동조합으로 정착 의원, 한의원, 치과, 건강검진센터, 노인복지센터, 가정간호 사업소, 심리상담센터 등 통합 1차 의료 시 스템 구축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한 둔산지점 개설 지역화폐(건강화폐)를 활용한 공동체 상호부조 건강증진 시스템 구축
그림자, 극복해야 할 과제 건강관, 진료철학의 혼돈 행위별 수가 시스템의 제도적, 구조적 한계에 갇혀 적극적 예방활동, 지역사회 건강만들기 활동에 소극 적 대응. 예방, 건강증진활동에 요구되는 재원을 의료기관 수입에 의존하면서 건강한 경영구조 확립에 실패 의료기관, 환자, 조합원 중심의 활동으로 지역사회 건강요구 부응에 미흡 예방 및 건강증진 활동에 조합원의 소극적 참여 활동조합원 양성, 조합원 스스로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는 자발적 건강기초공동체 형성의 한계
건강의 집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37
민들레 새로운 10년, 대전의 건강한 미래를 주도하라 의료생협에서 건강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지역사회에 제시하는 새로운 가치제안-건강의 집 1. 개념 건강과 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①건강한 의료기관 만들기, ②건강한 생활 만들기 ③ 건강한 지역사 회만들기를 통합하는 건강거점 공동체 2. 역할 1) 예방, 치료, 사후관리, 돌봄, 복지의 통합의 장(Welfare-mix) 2) 건강위기 계층의 통합적 건강관리 3) 지역주민 건강을 위한 상호부조 시스템 구축 4) 오는 사람 중심에서 지역에 들어가는 활동 5) 풀뿌리 주민자치조직, 협동경제조직의 확산에 부응하는 협력과 연대의 틀 6) 영성, 먹을거리, 운동의 영역에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개발 3. 건강사회적 협동조합으로서 철학의 재정립-건강관 1) 건강과 질병의 이분법 극복 통합적 삶의 과정으로서의 건강 개념 확립 2) 질환중심에서 생활 중심으로 치료와 예방을 통합해 나감 3) 몸의 상태에서 삶의 과정으로 4) 개체적 생명관을 넘어 전체적 생명관으로, 5) 사회적 영성을 자각한 자기다움의 발견 6)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개인과 개인의 만남을 통한 자유를 확장하는 결사체로서의 건강 사회적협동조합 4. 재원 1) 건강화폐의 적극적 활용과 확산 2) 상호부조 기금 조성을 통한 건강불평등과 위기에 대응 3) 자발적 조합비 제도 실시 4) 조합 외부 기부금을 통한 건강기금 형성
138 의료는 사람의 질병만이 아니라 사회의 병을 치유하여야 한다
민들레의료생협이 함께 만든 공동체 10년 민들레건강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들어갈 공동체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39
ANNAM'S LANDSCAPE
들 일 충북 안남면 청정리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두번째
한 입 깨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풋내. 바로 봄이 오는 냄새입니다
속부터 영그는 토마토 & 사람 상록농장
산 위에 올라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는 둔주봉(384m)이 있는 충북 옥 천군 안남면은 배를 묶어 두는 바위가 있었다고 해서 흔히 배바우라고 불립 니다. 최근에 마을도서관 등으로 지역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이 곳은 금강의 물과 산으로 둘러싸여 입구가 외길인 궁벽한 곳입니다. 용수 확보를 위한 수몰지가 있고 자체의 뜰이 그다지 넓지 않아 많은 인구가 살지는 않습니다만, 그로 인해서 인지 생태자원이 잘 보존되어 있고 마을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평온한 느낌을 줍니다. 모두 7개리에 1200명 정도가 사는 소촌이지만, 안남은 자치 1번지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한 동네입니다. 지역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학습모임을 조직하고, 바람직 한 미래로의 전진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원회에 소속된 ‘어머니 학교’에서는 최근 에 도서관과 인근 학교에 친환경 급식을 조달하기 위한 텃밭사업을 진행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
142 배바우 토마토
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에서도 그렇지만 안남은 척 보 기에도 밭농사 위주의 구조입니다. 뜰이 넓지 않아서일까요? 주변 대청호환경농민연대 송윤섭 대표
에 보이는 것은 밭들과 비닐하우스들이었습니다. 그 중에 오늘 찾 아간 곳은 대청호환경농민연대의 송윤섭 대표가 운영하는 상록농
장입니다. 대학 때 경험했던 농촌활동에 맺은 좋은 느낌을 가지고 농촌 현장에서 활동하고 싶어서 90년부터 이곳 으로 들어온 송 대표는 95년부터 본격적으로 하우스 재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오이를 심었었 는데 오이는 쉽게 구부러지고 저장이 어려워서 농사짓기가 상당히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합니다. 그 래서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면서 가장 쉽다고 하는 토마토를 선택하셨다고 하는데요... 아무리 토마토 가 관리가 수월하고 무병한 작물이라고는 하지만,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농작물이 어디 있을까요? 현재 안남에서는 송 대표를 포함해 다섯 가구가 무농약으로 토마토를 재배 하고 있습니다. 어른 주먹보다 조금 작은 것이 가장 토마토는 수확까지 약 4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고 2기작이 가능 한 작물입니다. 현재 국산 종자의 토마토를 재배하는 곳은 일명 ‘짭짤
적당한 사이즈이며, 더 큰 것은 비료를 많이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토마토’라고 불리는 부산의 대저 토마토 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국 내에서는 대부분 유럽형 종자와 일본 종자를 가지고 재배하는데 크기가 큰 유럽형은 주로 가공용으로 사 용되고, 생과용으로는 일본 종자의 토마토를 주로 재배한다고 합니다. ‘뭐든지 큰 것이 맛있다’는 것이 우 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 기호인데요... 어른 주먹보다 조금 작은 것이 가장 적당한 사이즈이며, 더 큰 것 은 비료를 많이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여기서 맛있는 토마토를 고르는 팁을 좀 드리겠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토마토는 과일이 아닙니다. 때문 에 단맛과 함께 약간의 짠맛과 신맛을 같 이 내는 토마토가 맛있는 토마토이고요, 가 능한 빨개진 상태에서 섭취를 하는 것이 좋 습니다. 토마토는 속에서부터 빨개지기 때 문에 빨간 빛이 감돌기 시작하면 수확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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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충해 방지 위해 농약이 아닌 천적을 사용한다.
는데요... 3-4일 정도 지나면 전체적으로 빨개진다고 합 니다. 너무 빨개지면 과육이 물러져 터지기 때문에 먹는 시기를 잘 고려해서 고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만졌을 때 매끈하고 단단한 것이 싱싱한 것이고 각이 진 것은 속 이 비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냄새를 맡았을 때 풋냄새를 살짝 풍기는 것이 맛도 좋고, 몸에도 좋다고 하네요. 녹차, 브로콜리와 함께 먹기만 하면 무조건 좋다는 토 마토. ‘토마토의 계절’인 지금 건강을 위해 신선한 토마 토를 하나 베어 물어봅시다.
144 배바우 토마토
바른생산과 소비로컬푸드 운동 안전한 먹을거리는 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송윤섭 대청호환경농민연대 대표
농사를 평생 지어온 농민들은 친환경 농업에 대한 편견이 대단하다. 그동안 비료와 농약으로 보릿고개 의 위기를 넘겼고, 다수확을 경험하면서 형편이 나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사는 풀과의 전쟁인지 라 제초제 없이는 농사가 안된다고 하신다. 그런데 친환경농업의 기본은 제초제를 쓰지 않는 것부터 시작 이다. 그러니 환경농업 하자고 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수 밖에... 올 겨울에는 작정하고 마을회관에서 친환경농업에 관한 교육을 여러 차례 했다. 왜 환경농업을 해야 하 는지, 환경농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실제 환경농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반복 교육과 토론으 로 겨울나기를 했다. 반갑게도 결과는 마을 친환경 작목반이 만들어졌다. 22농가가 참여하는 꽤 규모가 큰 작목반이 탄생하였다. 논에는 우렁이농법으로 무농약 쌀을 생산할 계획이고, 밭에는 무농약 옥수수와 콩 농사를 짓기로 했다. 갈등과 우려속에서 인증을 신청하는 서류를 준비하고, 역할을 나누어 철저히 관 리하기로 결심하였다. 못마땅하고 의심스럽던 환경농업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인증농가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는 70넘은 어르신들이 활짝 웃으셨다. 큰 결심을 하고나니 본인 스스로 만족스러워 하시는 것 같 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먹을거리는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것으로 안전의 보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정 체불명의 외국 농축산물이 시장을 점령한 상태이고, 농식품체계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체계라서 식량수 급은 위기상황이다. 규모화와 전문화로 단일 경작을 하고, 화학비료와 농약, 화석연료, GMO종자와 성장호르몬, 항생제 사 료 등으로 먹을거리는 재앙을 발생한다. 국내외 농식품체계가 반생태적이고, 반농민적이라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제 먹을거리 는 농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환경농업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계에 기반한 지역농업을 활성화시키는 지역먹을거리(로컬푸드)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로컬푸드는 기업이나 중개상들에 의해 식품 공급망이 복잡해지고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식품위협, 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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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반생태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생산자에게 정당한 몫을,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믿을만한 먹을거리 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먹을거리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로컬푸드운동은 생산자 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의 확대, 거리의 축소, 신뢰의 확산으로 지역순환형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 이다. 어르신들이 어렵게 결심한 친환경농업의 입문이 뿌듯한 자긍심이 되도록 로컬푸드운동은 계속 되 어야한다.
146 바른 생산과 소비 로컬푸드 운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세번째
백세밀
세동 우리
봄철 들나물과 함께 우리밀 음식으로 입맛을 살려보면 어떨까요?
1
대한민국 밀 자급율
%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47
대한민국 1%의 사람들 백세밀영농조합
계룡산의 동남쪽에 위치한 대전시 유성구 세동... 대대로 관운이 성하였기에 이름 붙여진 관암산 자락에 70여 세대가 자리잡은 세동의 백세밀영농조합 (대표 조성진)에서는 2008년부터 사라져 가는 우리밀 농사를 특화하여 짓고 있습니다. 90% 이상이 논농사를 짓고 있는 세동은 겨울철 농한기에 마땅한 일거리가 없었지만, 이 우리밀 농사를 통해 주민들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주민이 대부분이 60세 를 넘긴 고령화 지역이지만, 새로 시작하는 우리밀 사업에 마을 주민들이 일치단결하여 진행하고 있습니 다. 현재 세동에서 12ha의 면적에 밀을 심었으며 청주, 신탄진, 대전 무수동 등에 재배 면적을 확장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월말에 파종하여 6월초에 추수하는 밀은 가까이 호남 지역에서는 주 잡곡으로 이용되지만, 우리 대전 지역에서는 그렇게 많이 먹는 작물은 아닌데요... 이 밀을 7분도 정도로 도정하여 밥에 넣어 먹으면 밥맛
148 백세밀영농조합법인
도 향상되고 성인병 예방 등 건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하는군요. 백세밀영농조합에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금강밀의 종자를 받아 2008년부터 우리밀 재배 사업을 시작 했고, 2010년 마을기업 지원 단체로 선정되어 우리밀을 이용한 밀쌀, 밀가루, 국수, 기능성국수를 생산하 고 있습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종우 이웃은 “품질은 다른 어느 곳의 제품과 비교해도 자신있다”며 “초기 단 계인만큼 홍보와 도정 공장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판로 개척이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를 위해 인근 주민들에 우리밀을 알릴 수 있도록 시식회를 병행하는 한편 밀 수확 시기에 맞춰 밀서리, 국수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 행사 등을 통하여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른해지고 입맛을 잃기 쉽다는 봄철에 들에서 나는 나물과 함께 우리밀로 만든 음식으로 입맛을 살려 보면 어떨까요?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49
밀쌀 밀서리를 아시나요?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는 행위, 또는 이런 행위를 하는 자를 일컬어 절도라고 한다. 분명히 법적으로나 도 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이런 행위가 시골에서는 ‘서리’라는 이름으로 너그러이 용서되기도 한다. 물건이 부족하던 시절 약간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했던 서리는 물건이 풍족해진 오늘날에는 오히려 어엿한 절 도 행위로 간주되기에 해서는 안 될 행위가 되어 버렸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들의 기억의 한 편 린에는 서리가 가져다주었던 짜릿함과 그 맛이 남아 있을 것이다. 서리의 대상은 제한이 없다. 채소, 과일, 곡식은 물론이고 대담한 자들은 닭까지도 서리를 했으니까 말이 다. 앞에다 서리한 작물의 이름만 붙이면 그럴싸한 명사로 둔갑한다. 그렇기에 영웅들의 이야기처럼 전해 지는 서리의 무용담은 지역마다 마을마다 제각각이다. 그런 것도 안 해 봤냐면서 핀잔을 주면서 서리할 때의 시절로 돌아가 감회에 젖기도 한다. 그 때 그 친구 들은 무얼 하고 있는지... 밀이라는 작물을 도무지 볼 수 없는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밀서리라는 말은 밀농사만큼이나 생소한 말 이다. 다 그렇겠지만, 밀서리도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밀은 덜 익어도 맛이 없고, 너무 익어도 맛이 없기 때문에 푸르지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은 약간 누르스름한 상태의 설익은 이삭이 있는 유월 초가 가장 적당 한 시기이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이삭을 대궁이채 꺾은 다음에 잔가지와 마른 풀 등을 모아 불을 피우고 이삭을 그 을린다. 껍질이 거뭇거뭇하게 타 들어갈 때가 적당히 익은 상태인데 양 손에 이삭을 놓고 손바닥으로 비벼 서 껍질과 밀알을 분리시켜 후후 불어가면서 밀알만 먹으면 그만이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도 일품이지만, 한참을 비비고 후후 불면서 새까맣게 변한 친구의 손바 닥과 입술을 보면서 서로 깔깔거리는 것이 밀서리의 참맛이 아닐까 싶다. 서리라는 말조차도 생소하게 들리고, 법이라는 삭막한 잣대를 들이대는 시절이다. 따지고 보면 없이 살 던 시대에도 서리라는 근사한 문화를 만들어 냈건만, 물질적으로 풍요해진 지금에서는 그런 나눔의 마음 조차도 없이 살게 되어 버렸다. 아, 그립기만 하다. 저 뒤에서 들리는 “야, 이눔의 자식들아”라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150 밀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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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신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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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 흑석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네번째
보리와밀 내 가족에게 정말 안전한 먹거리를...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53
마을공동체 만들기 아줌마가 앞장선다
보리와밀 이게 뭐래요? 보면 몰라요? 꿈을 품은 가구
DIY
요즘 '마을 만들기'라는 주민운동의 화두가 한참입니다. 속도와 규모라는 자본주의의 회오리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폐해를 극복하는 길은 작은 마을과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뜻 있는 사람들이 옆집의 이웃이 누구인지를 다시 확인하고, 그들을 주체로 내세워서 마을에 필요하고 보 람되는 일들을 벌여나가는 것이 '마을 만들기'입니다. 이들은 내 것을 갖기 위해 아옹다옹하기보다 공동 으로 만들어서 함께 나누어 사용하는 즐거움을 맛보기를 권합니다. 공동의 놀이터, 부엌, 작업장, 숙소, 학교 등등... 무엇하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지만 저는 부엌이라는 것에 조금 더 끌립니 다. 본능에 충실하다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핵심인 것 아닐까요? 중촌동의 마 을부엌인 '보리와 밀'은 그래서 더 정겹게만 느껴집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대전 여민회(사무처장 민양운)가 정착한 이후에 중촌동은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의 차별과 폭력이 많이 사라진 곳입니다.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놓였던 여성과 아이들, 노인들은 자기 변화에 대한 필요와 깨달음으로 개인과 가족을 넘어서 이웃과 마을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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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은 평범했던 동네 아줌마를 자신 들의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외부에도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제활동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수행할 정도로 강하고 단단합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는 마을기업의 선정공고가 났을 때 이들은 자신들 의 활동과 사회적인 필요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해 고민을 했 습니다. 열띤 논의 끝에 그동안 먹고 사는 것을 비켜왔던 운동에서 벗어나 사 회적 필요가 일자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이야말로 이들이 바라던 평화의 출발이 었던 것이지요. 의욕이 넘치게 출발하였지만, 사업이라는 것은 순탄할 수만은 없는 일이고 특히 제빵이라는 것은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지금은 대형 프랜차이즈에 의해 많이 없어진 동네의 작은 빵집들도 맛 하나는 보장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했 습니다. 초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뭔가 참신한 것이 필요하지 않았 을까요? "기술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해보기는 했다"면 서 김혜정 팀장은 "그렇지만, 우리 '보리와 밀'의 가장 큰 강점은 기술 보다는 정신에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내 가족과 이웃이 먹는 빵이
먹고 사는 것을 비켜왔던 운동에서 벗어나 사회적 필요가 일자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기 때문에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먼저다. 돈 벌기 위해 만드 는 빵하고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되묻습니다. 갓 쪄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건네줍니다. 아, 이걸 빵이라고 해야 할까요, 떡이라고 해야 할까요? 빵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기는 합니다만 식감과 맛
아침 굶고 등교하는 청소년에게 보리빵을 나누어준다.
은 떡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술 맛도 약간 납니다. 김혜정 팀장은 "일체의 화학조미료와 첨가제를 사용 하지 않고 효모를 이용해 발효한 반죽을 쓰고 있다"면 서 "밀가루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소화에 무리가 없어 식사 대용으로 먹으면 든든하다"고 설명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저도 밀가루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몇 개를 먹어도 더부룩함이나 질리는 느낌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55
이 없습니다. 보관만 용이하다면 바쁜 아침시간에 간단하게 준비 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빵은 어디서 구입할 수 있을까 요? 현재는 이곳 '보리와 밀' 매장을 중심으로 중촌동 지역에서 거 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민회나 '보리와 밀'의 취지를 잘 이해 하고 동참하는 시민사회단체, 개인 모임 등에서 행사를 할 때마다 간식으로 주문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민 단장은 "아직 고정적인 판로가 많지 않다. 맛과 영양에 대한 자신이 있는 만큼 입소문으 로 전파되길 기대한다"면서 "맞벌이 부부나 미혼 세대 등을 대상 으로 한 꾸러미 사업이나 회원제 판매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아 울러 고객 신뢰의 확보를 위해 생산시설과 법적 요건 획득에도 방 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요. 민 단장의 말처럼 맛과 영양, 그리고 정성이 깃들어있는 작품이니 점차 많은 고객들이 좋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민양운 단장은 "기본적으로는 이곳 중촌동 사람들이 많이 먹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가난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거나, 장애가 있다고 해서 건강한 먹을거리 에서 소외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보장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먹을거리 체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값싼 정크 푸드를 먹을 수밖에 없고 각종 질병을 달고 산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중촌동 주민 들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최대한 싸게 공급하려고 하 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합 니다. 이어 민 단장은 "운영 자립을 위한 수익의 확보도 중 요하지만 우리는 가치의 문제를 포기할 수 없다"고 단호하 게 말합니다.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결식 청소년들 이나 소외 계층에 대한 사업들을 꾸준하게 펼칠 것이다. 이 를 위해서 제조 과정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경영컨설팅을 받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늘 에너지가 넘치고 무엇인가를 벌이는 중촌동의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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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무엇일까요? "사회적인 이슈를 마 을로 가져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일, 이를테면 친환경급식과 같은 사업을 진 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힙니다. 이어 " 대개 우리가 사업을 할 때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고 꼭 해야 할 것들을 우선순위 에 둔다. 그리고 다양한 여성들과 공동 모 색을 통해 일을 선정하는데 이렇게 결정 된 사업들은 비단 중촌동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이다"고 말합니다. 몇 번의 좋은 경험들이 사업을 수행하 는 사람들의 자신감을 긍정적으로 고양시키고 있는 것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끝으로 품앗이시장에 바라는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민 단장은 "꼭 필요하고 누군가 해야 할 역할이지만 쉽게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 니다"라며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농산물 생산자들이 사실 개별화되 어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을 사회적경제라는 하나의 틀로 묶 어 공동의 목적과 이해를 실현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했으면 좋겠다" 며 '보리와 밀'도 작지만 꾸준한 관심과 도움을 약속합니다.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는 책을 통해서 꽤나 유명해진 일본의 사 회운동가 마쓰모토 하지메는 돈 없이도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어처구니가 없는 것도 있고 때로는 그가 감옥에 가야 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수 위의 것들도 있지만, 그가 실천방법은 대개가 유쾌하고 재기가 발 랄하기만 합니다.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춰놓고 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자본주의의 숨 막힌 가르침보다는 필요한 것 들을 같이 갖추고 사용하며 여유있게 살자는 그의 주장이 훨씬 인 간적이고 자원의 효율성 면에서도 우수하지 않은가요? '보리와 밀' 의 빵처럼 세상의 모든 관계가 맛있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농산물 생산자 등을 사회적경제라는 하나의 틀로 묶어 공동의 목적과 이해를 실현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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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중세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다섯번째
보물섬이야기 도시에서 금맥을 캔다
보물섬이야기 주목받지 못하는 것의 가치 발견
이게 뭐래요? 보면 몰라요? 꿈을 품은 가구
DIY
초기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아이디어, 인력, 자본, 경험, 동물적 감각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모두 중요합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신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객관적인 조건이 좋더라도 의지와 자신감이 없다면 일이 추진될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요? 반면에 사업을 이끌어가는 사람 의 긍정적인 자세는 당면한 어려움도 경험으로 축적하고, 자원의 부족함은 주변의 도움으로라도 극복해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도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자본주의의 속성에 철저히 따라가는 것이 현실인지도 모르 겠습니다. 돈 없는 사람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은 대개 치기어린 무모한 도전으로 인식되고 결과도 그런 경 우가 대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잘 나가는 것 같다가도 거대한 자본의 위력 앞에 굴복하는 경우가 많 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다들 대기업에 취직하여 부품으로 살아가는 것은 권면하지만, 자신의 꿈꾸었던 것을 자신의 힘으로 펼치는 것은 쌍수를 들고 반대합니다. 요 근래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 경제는 이런 상상들과 자신감을 펼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력과 자본이지만 도전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들을 주목하고 권장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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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지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점차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무엇보 다도 소규모의 아이디어들이 기존 질서의 유지와 자본의 힘에 의해 무시되지 않고 당당히 인정받고 가능 성을 타진해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대동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현채)에서 마을기업으로 응모한 '보물섬사람들'에서 행정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종근 씨는 재활용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구의 증가와 산업의 발달에 따른 폐기 물의 증가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재활용산업의 사회적인 기대와 가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나 그간 다방면에서 복지사업을 진행했던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사업경험과 인적, 물적 자원을 바탕으 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습니다. 이어 그는 "재활용 사업은 별 다른 기술 이나 자본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저소득 계층이 많은 곳이라고 해도 충분히 사업적인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입니다. 재활용시장의 사회적인 가치와 일자리 수요 창출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인데, 이 재활용사업은 그 명암이 확실하고 분명하게 나타나는 사업입 니다. "무엇보다 참여하시는 분들이 마을기업에 대해 이해하고 주인의 식을 가지고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어렵다
작은 아이디어들이 기존 질서의 유지와 자본에 의해 무시당하지 않고 당당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
"고 신종근 씨는 고충을 토로합니다. "성실하게 고물을 모으고 폐품을 수집하더라도 바로바로 현금으로 매입하고 수집활동을 해야 하는데 여유자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상황을 극복하기가 몹시 어렵다"며 다소 잠긴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재활용사업은 기존 업체들의 텃 세도 상당하다 들었다며 다른 고충 에 대해서도 물어보니 "위치가 집 적되어 있고, 소수의 업자에 의해 오래 진행되다 보니 관행이라는 것 이 존재한다"고 인정합니다. "기존 업체들과 겹치지 않는 품목을 개발 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 요하다"고 대책을 내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종근 씨는 희망의 끈은 존재한다고 강조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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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약 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일을 상상하고 추진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고 잘라 말합니다. "그렇다 고 이들을 무조건 복지 시혜 의 대상으로 몰아버릴 것이 아니라 가능한 선에서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주고 이 를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 다"고 역설합니다. 일리가 있는 지적입니다. 소액이지 만 자신들이 버는 것과 남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원하는 돈이 어찌 같을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액수 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해서 벌었다는 뿌듯함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겠지요. 남들이 보기에는 작고 가 벼워 보이는 일이지만, 내가 책임을 지고 완수했을 때의 그 성취감은 어떤 것과도 비길 수 없는 소중한 자 산으로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가치이겠지요. 사실 '보물섬사람들'은 짧은 기간이지만 갖은 우여곡절을 다 겪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와동의 부지에 서 지금의 낭월동 부지로 옮겨지는 과정들은 한 편의 잘 짜여진 코미디처럼 파란만장했습니다. 사업이 진 행되는 과정에서 구성원간의 오해와 갈등도 있었으며 일을 수행할 주체 인력도 바뀌었습니다. 사업실무 를 담당하는 유천준 씨는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이제야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 구성원들이 주인정신을 가지고 마을기업만의 공동체 정신과 정체성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힙니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시기'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특히나 기간을 정해서 하는 사업이라면 더 욱 그렇겠지요. 그렇지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가능성 을 만들어가는 작업일 것 같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보물섬사람들'의 힘찬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그들이 줍고 새로 다듬는 것은 고물과 폐품이 아니라 소외받은 사람들의 잃어 버렸던 꿈과 희망입니다. 사진 보물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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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생산자이야기 열여섯번째
산계뜰 친환경영농조합법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길만이 답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63
소를 보고 자연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풀을 뜯어다 주지만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은 돌을 던집니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에 위치한 산계뜰영농조합법인(대표 이선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미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고, 2011년에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100대 스타팜(star farm)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유명한 산계뜰이지만 초행길인 사람은 찾 아가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정표와 차선이 잘 정비되지 않은 도로를 한참 헤매다 산계뜰에 도착해 이 선우 대표로부터 유기농업과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0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선우 대표는 실패사례로부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식량증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녹색혁명이 진행될 당시만 해도 산계뜰은 부촌이었습니다. 이후 가속 화된 산업화의 영향으로 이농 현상이 심해지자 산계뜰의 다음 전략은 여느 농촌처럼 하우스를 이용한 농 업으로의 전환이었습니다. 그러나 산계뜰은 큰 자연재해는 없지만 봄철에 작은 돌풍이 잦은 곳이어서 실 패를 맛보고 말았습니다. 때마침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고향으로 돌아왔던 이 대표는 태평농업의 창시자 로 불리는 이영문 씨의 책을 읽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합니다. “사람들은 농약을 치고 제초제를 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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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면 노동력이 적어도 농사가 되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농사는 자 연이 지어주는 것이다. 결국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근본이 되는 땅과 물을 살리고 적절 한 노동을 투입해 새로운 부가가치의 활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옳다고 봤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두 었을 리는 없습니다. “초기에 500평의 밭에 고
산계뜰의 유기재배 쌀 <공심이>
추를 심었는데 관행대로 약을 쳤으면 1,000근 정도 수확한다. 그러나 나는 20근의 고추를 수 확했다. 친환경으로 전환을 주장했을 때 미심쩍어 했던 사람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이 뒤통수에 꽂혔지만 관행으로 돌아간다면 미래는 없다고 봤다. 어차피 한해만 농사지을 것이 아니라면 그동안 망가뜨린 자연 을 충분히 살려놓고 난 후에 결과를 지켜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회고합 니다. 이 대표는 약 대신에 친환경농업에 대한 설득과 지원으로 돌파를 시 도했습니다. 친환경농 업으로 전환으로 인한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근본이 되는 땅과 물을 살리고 적절한 노동을 투입해 부가가치 활동으로 연결하는 것
생산 감소에 따른 재원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정부 사업에 제안서를 넣어 친환경농 업의 중요성을 역설하였고, 사재를 털어 필요한 시설을 마 련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지런히 판로 개척을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지금은 친환경농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확산된 편이지만, 초기의 소비자들에게 친 환경농업을 전달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며 말을 잇 습니다. “애초에 농약을 치지 않은 농산물 자체를 믿지 않 았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어떤 농산물이 자신의 몸과 자연 에게 좋은 것인가를 따지기보다는 값이 싸면서 보기도 좋 고 맛이 좋은 것만을 원할 뿐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하 고 근거를 제시해도 뒤에서 몰래 약을 했을 것이라고 빈정 대며 돌아섰다”면서 잠시 침묵에 잠깁니다. 산계뜰 논에는 우렁이가 산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65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는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는 길 만이 답이라고 깨달았다. 아무리 그럴싸한 광고와 마케 팅도 직접 와서 눈으로 확인하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것만 못하다” 이 대표는 이때부터 산계뜰의 모든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친환경농 업을 하는 곳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고 맛보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체험에는 꼭 교육을 병행하 도록 하였습니다. 농약의 유해함과 식품의 안전성을 설 명하고 자연과 공생하는 삶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하였 습니다. 이 과정을 이 대표는 마을 주민들의 단합의 계 기로 삼기도 했습니다. “반드시 생산자 교육을 먼저 실 시했다. 외부인들이 와서 소득을 올리는 것만 좋아할 것 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세가 중 요하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조합에서 탈퇴한다는 각서 도 받았을 정도니까. 그러면서도 주민들이 작게나마 소 득과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하니까 많이 들 좋아하셨다” 이 대표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이런 이 대표와 주민들의 노력일까요? 산계뜰은 연간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친환경농업이 주는 선물을 맛 보고 느끼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돌아갑니다. 밖으로 나와 얘기를 계속했습니다. 운무가 잔잔하게 흐르는 산 속에 둘러싸인 넓은 들판이 자못 아름답습니 다. “작년부터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대표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인식들이 확산 되어 무농약 정도로는 경쟁력이 없다. 55ha 정도에 달 하는 산계뜰의 논을 유기단지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쌀 자체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 을 뿐만 아니라, 2기작이 가능해서 생산성을 두 배로 올 릴 수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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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계뜰은 쌀이나 다른 작물들의 종자를 직접 길러내는 것은 물론 녹비(녹색식물의 줄기와 잎으로 만든 비료)에 쓰일 작물까지도 세심하게 선정한다고 합니다. 잡초 제거를 위해 우렁이를 투척하고 미생물을 살포할 때도 필요한 양을 정확히 계산해서 공동으로 작업하고 부득이하게 장비를 사용할 경우에도 영농 조합법인의 계획으로 모든 서비스를 공평하게 제공한다고 합니다. “소비자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서라 도 세심한 관리와 자료 축적은 당연하다”고 이 대표는 말합니다. 체계적으로 일을 계획하고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주민들 의 협력이 이런 정교한 공정을 가져올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농사짓는 분들은 태평하게 지을 수 있겠지만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산계뜰에서 이 모든 일이 어 떻게 가능할까요? 여기에 체험행사나 교육, 마을만들기 사업 등을 감안할 때 인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 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곳의 청성면의 인구가 2,700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생활하는 사람은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산계 뜰만 하더라도 70~75세의 인구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 게 유지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젊은 인력을 외부 로부터 유입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멍석 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친환경농업도 1차 농산물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기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정착해서 살
젊은 인력을 외부로부터 유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귀농인에게 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마을 주민과 힘과 지혜를 모으고 있다. 멍석을 깔아줄테니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람 도 찾고 돈도 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귀농인에 대한 따끔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습니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나 여유로운 목가적 삶 만을 꿈꾸며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농촌에서 돈을 벌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 이고 공생하는 마음의 댓가를 받는 것이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은 일을 잘 배우지도 하지도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들어와서 주민들과 어우러지고 자연의 법칙 내에서 조화롭게 살 결심이 없다면 서로에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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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줄 수 있으니 오히려 말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초기에 이 대표는 “자신은 아직 30번의 모내기밖에 하지 않았으니 농사꾼으로 불리 자격이 없 다”면서 손사래를 쳤습니다.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신념과 애정을 가지고 하는 일 현재진행형이 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의 얼굴에서 웃음과 여유가 묻어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유기농 열풍을 타고 지자체나 소비자들의 인식과 주문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사람과 자연과 함께 순환하 고 공생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나눔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산계뜰의 초 보 농부’처럼 자신의 영역에서 꾼이 되겠다는 꿈을 꾸어보면 어떨까요? 육묘장에서는 고추, 배추, 콩,양파, 가지, 양배추, 브로콜 리, 파, 상추, 옥수수 등을 재배하거나 두부만들기 체험, 메 주 만들기 체험, 천연염색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68 산계뜰영농조합법인
산계뜰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는 열린 품앗이 공동체를 소개합니다 열린 품앗이 공동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인 ‘품앗이’를 현재의 농촌사회와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산계뜰에서는 ‘ 열린품앗이 공동체 ’라는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자 합니다. 노동력이 필요한 농촌마을과, 농사체험을 원하는 소박한 사람들의 마음을 엮어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 어 보고자 합니다. 이 제도는 회원님들이 산계뜰에 와서 농사체험 및 품앗이 활동을 하시고, 그에 대한 소정의 보답으로,산 계뜰에서 사용할 수 있는 ‘ 지역화폐 ’를 발급 받아 사용하는 운영제도 입니다. 향후 농촌에서의 삶을 준비하시는 회원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69
DAEJEON'S LANDSCAPE
대전 남쪽 끝마을 산직동 산막골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일곱번째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71
문화와 예술이 문안하는 산호여인숙 게스트하우스
대전의 구도심이었던 대흥동은 신시가지로 상권이 옮겨가고 사람들도 많이들 떠나 골목골목 영업하지 않은 가게들이 점점 늘고 있고 고풍스러웠던 가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원룸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몇몇 예술인들은 옛 흔적을 간직한 지금 이 모습의 멋을 살리면서 대전을 찾는 사람들도 쉴 수 있고 예술 작업을 하러 온 예술가들에게 숙소가 될 수 있으며 예술 활동을 벌이는 곳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 해리포터에서 아이들이 호그와트(마법학교)에 가려고 타는 기차 플랫폼 같은 위치에 자리 잡은 허름한 여인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골목 끝에 위치한 초록대문의 옛 여인숙. 그렇게 산호여인숙은 우리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1977년, 여인숙에서 여관(화장실이 각 방에 따로 있고 지하에 목욕탕이 딸린) 으로 지어지는 과도기 즈음 지어진, 10여년동안 영업하지 않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어둡고 컴컴한 복도 에 미술, 연극, 건축, 음악에 종사하는 예술인들이 매일같이 부수고 닦고 칠하고 조여 넉 달 동안의 공사 를 끝으로 2011년 8월, 오픈하게 됐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로 산호여인숙은 밝음을 되찾았고 길거 리에 버려진 가구들이 약간의 보수를 거쳐 산호여인숙 구석구석을 채우게 됐습니다. 산호여인숙은 버려 지고 낡은 것들을 품는 너른 품이 있나봅니다. 각자 다른 모습의 낡은 것들이, 각자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
172 산호여인숙 게스트하우스
이곳에서 모여 자신의 모습대로 어우러져 살게 됐습니다. 산호여인숙은 2층으로 이뤄진 작은 건물입니다. 작은 건물임에도 방 은 18개나 있어요. 옛 여인숙은 방이 굉장히 작고 아담했더라고요. 현 재 1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 문화공연, 미술작가들의 작업실로 쓰 이고 있고, 2층은 대전을 찾는 손님들이 쉬고 묵는 게스트하우스로 쓰 이고 있습니다. 산호여인숙을 누군가는 숙박공간을 빙자한 문화예술공 간이라고 칭하기도 할 만큼 작고 큰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 습니다. 사실 억지로 그런 것을 하려는 것은 아닌데 젊은 문화기획자들, 예술가들이 만나니 서로가 더해져 예상치 못하는 결과물이 나오게 되 더라고요. 그 대표적인 것으로 대흥동의 빈집에 사람과 사람을 더하고, 장르와 장르를 더하고, 빈집에 소란을 더한 ‘빈집여행 프로젝트 1+1’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하루 동안 빈 상가에서 장르가 다른 두 사람이 모여 일회용품을 주제로 공동 작업을 하 고 빠지는 형식이었어요. 서로를 알 수 있고 교류할 수 있으며 빈 공간 에 잠깐의 변화를 주는 것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신선한 자극이 되었 던 하루였습니다. 또, 산호여인숙을 점령하라’와 미술작가들의 작업실 을 제공하는 ‘산호레지던시’는 작가들에게 작업실을 제공하고 산호에 오가는 사람과 교류하는 장을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흥동은 여러
각자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여 자신의 모습대로 어우러져 살게 됐습니다
장르의 예술인들이 활동하는 곳이기 때문에 산호여인숙은 이들의 열 린 플랫폼이 되고 그 안에서 만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인숙에서 전시하는 ‘여관’ 사진전, 여인숙에서 보는 동화책 ‘세계 그림책’전과 같은 전시도 합니다. 전시기간의 게스트는 사람이 아닌 작품이 되는 격이 죠. 그리고 이 곳 산호에는 게스트 뿐 아니라 살고 있는 산호주민들이 있습니다. 미술과 만화, 연극과 같 은 예술에 종사하는 비루한 청년들이 서로 기대 살고 있어요. 이들이 모이니 깨알 같은 일들을 벌이는데 1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 문화공연, 미술 작가들의 작업실로 쓰이고 있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73
2층은 숙박공간으로 장기 투숙자와 단기 투숙자 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요, 산호여인숙의 일상을 다룬 웹툰 ‘산호의 여인’, ‘산호 의 검’, 동네 작곡가 언니가 곡을 만들어주고 우리가 직 접 작사를 쓰고 부른 산호주제가, 대흥동의 문화예술 홍 보지를 모아 둔 찌라시도서관, 당최 움직이지 않는 우리 들이 일 년에 두 번 운동하는 ‘산호대운동해’, 2월 29일 등 특별한 날에 벌이는 동네 청년 장기자랑 대회 겸 잔 치 인 ‘소금수박파티’(산호여인숙 옆에 있는 잘 나가는 바 ‘설탕수박’을 패러디), 봄날의 푸른 야채들로 준비한 ‘초록식탁’, 우리들이 사랑해 마다 않는 닭이 재료가 된 모든 음식 먹기 ‘닭크나이트’ 등 그냥 우리끼리 놀아도 되는 일을 문화 프로그램화 시켜 열린 프로그램으로 만 들어 저희와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합니다. 또, 원룸신축으로 사라져 가는 대흥동의 오랜 건물들을 기 록하는 ‘대흥동 트러스트’가 있습니다. ‘대흥동 트러스트’ 는 현재 14개가 기록 되었는데 그 중 사라진 것은 슬프 게도 벌써 세 곳이나 됩니다. 숙박업이라는 업종 특성상 대흥동에서 머무는 시간이 긴 저는 대흥동이 우리 동네 이고 오랜 기간 손 때 묻은 골목골목에 정이 많이 들어 이곳이 지켜지길 마음 깊이 바라고 있습니다. 작은 문화 활동으로, 기록으로, 오래되고 허름한 것이 사라짐에 충 실하고 싶습니다. 대흥동에서 활동하면서 변한 게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 전엔 생활공간과 활동공간이 달라 제가 사는 곳에 어 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사람이 사는 지 잘 몰랐었는데, 대흥동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옆집 장사가 잘 되는지 어 떤 일이 있는지, 서로 도울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고민하 게 되더라고요. 하루는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하 루 종일 대흥동 내에서 먹고 마시고 생활한 적이 있습니 다. 서로 다른 모습과 역할로 한 동네에서 살아가는 가 족공동체를 넘은 마을공동체의 실현. 돈은 많지 않아도
174 산호여인숙 게스트하우스
산호여인숙 송부영 대표
함께 있으니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더라고요. 2013년엔 원도심으로 찾아온 ‘원도심레츠’와 함께 대흥동의 짜투리 공간에 서 대안화폐를 이용하는 호혜시장을 벌일 예정입니다. 레츠의 회원들과 대흥 동의 예술가, 젊은이들이 통용화폐의 가치로 인정되지 않은 활동에 가치를 두 어 대안화폐로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짜투리 텃밭도 한 맥락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평화캠프의 도시농부와 함께 만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흔히들 대흥동을 문화예술 1번지라 칭하는데 문화예술은 위에서 아래로 만 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인디문화가 올라오 는 세월의 켜가 쌓여 비로소 ‘문화’를 만들거라 봅니다. 산호여인숙이라는 열린 플랫폼을 통해 생긴 대로 사는 사람들과 자신의 색을 지닌 채 서로 만나고 싶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대흥동도 생긴 대 로 살 수 있게 그 진가를 자세히 기록하고 돌아보며 만나고 싶습니다. 대전 중구 대흥동 491-5번지 | blog.naver.com/sanho2011 글서은덕 산호여인숙
대전의 문화예술 1번지라고 불리는 대흥동 에는 재미있는 곳이 있습니다. 중부경찰서 골 목에서 조금 직진 하다가 왼쪽 편 골목으로 들 어가 조금 더 걷다보면 왼쪽 깊숙한 곳에 초록 색 대문이 보이는데 그 대문에는 알록달록 꽃 (조화^^)으로 만든 ‘산호 여인숙’ 이라는 글씨 가 붙어 있습니다. 네, 그곳은 이름 그대로 여인숙입니다. 하 지만 초록대문을 열고 계단 몇개를 올라가 나 무문을 슬쩍 열고 들어가면 색다른 세상이 펼
여인숙 발칙한 상상 공작소
쳐집니다.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진행 되고 있는 복합 문화 공간과 예술가와 여행자 를 공간이 함께 공존 하고 있는 곳입니다. 1970년대에 개업한 산호 여인숙은 기존의
여인숙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쉼터 역할을 해오다가 그 역할을 잠시 멈추고 세월이 지나 점점 희미해져 갈 때 쯤 대흥동에서 활동 중인 문화인들이 외부와 교류하고 문화예술의 거점이 될 곳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들의 눈에 띄어 2011년 지금의 산호 여인숙으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2013년 1월 어느 날, 꽁과 키욜 강T는 산호여인숙을 재탄생 시키고 대흥동에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기고 행동하는 청년들을 모으는데 큰 역할을 한 유쾌한 두 산호지기 ‘산호언니’ 송부영씨, ‘대흥동 노는 언니’ 서 은덕씨 부부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뜨끈뜨끈한 도미토리 온돌방에서 따뜻한 담요하 나를 서로 나눠 덮고 산호언니께서 손수 내려주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산호여인숙에 관한 여러 가지 에피 소드도 들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두 산호지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은 진심으로 사람을 품을 줄 아는 사람들 이란 생각이 들었습니 다. 대흥동을 사랑하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며, 그 곳의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평화캠프와 산호 여인숙, 찐~한 연결고리가 생겼으니 2013년에는 함께 재미있는 일 만들어 오래 오래 함께 꿈꾸며 멋진 세상 만들어 보아요~^^ 글 박선향
176 산호여인숙 게스트하우스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여덟번째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77
아낌없이 주면 무럭무럭 자라나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T. Inoue의 슬램덩크에 나오는 정대만을 아시나요? 중학 시절 최 우수선수에 선정될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부상에 따른 방황으로 선수 로서의 최대 성장을 이룰 시기를 모두 날렸습니다. 그러나 길고 긴 공백 기간에도 그의 농 구에 대한 열정을 사그러들지 않았고, 자신이 그렇게 존경했던 스승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 코트로 복귀를 합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뒤로 한 채 그는 팀과 자신이 좋아하는 농구를 위해 모든 것을 쏟 아 부었고 마침내 전국대회 진출을 일구어냅니다. 지난 10월 7일 동춘당근린공원에서 벌어진 동춘당 문화제의 둘째 날에 색다른 주제의 마당극이 펼쳐졌습니다. 대덕의 생태길을 소재로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이날의 공연은 문화재 기간에 벌여진 많은 공연들 중에서도 가장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 라운 것은 이 마당극을 공연한 분들은 전문적인 배우들이 아니라 송촌동에서 짬을 내어 연극을 배운 아마추어라는 사실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부쩍 많아진 축제들이 소위 말하는 ‘꾼’들에 의해서
178 아낌없이주는나무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는 진짜 지 역 축제를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아마 추어 배우들의 재능을 이끌어내고 열정을 발휘 할 수 있는 뒤에는 오흥록(극단 아낌없이주는나 무 대표)이라는 사나이가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 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 를 들어봤습니다. 어릴 때부터 습작을 통해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왔던 그가 연극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1980년대로 시계바늘을 돌려야 합니다. 서울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던 그는 퇴근 때면 친구들과 어울리 기 위해서 명동의 소극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소위 말하는 딴따라들이었 지. 돈을 버는 사람이 나밖에는 없었으니 물주 노릇도 할 겸 매일 들러 서 어울렸어. 지금은 작고한 추송웅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욕구 를 그렇게 풀었지” 오 대표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자신의 끼를 주체하 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 두고 주유천하에 나섭니다. “안 해 본 일이 없 었어. 연극 하나 만들다가 망하면 당장 먹고 살 궁리를 해야 하니까...
지역 주민들에 의해 지역의 문제를 풀고 고민하는 진짜 지역 축제를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사장의 잡일부터 리어카 하나 끌고 장사도 하고, 배를 타 본 적도 있 었지. 산에 들어가서 몇 년 동안 칩거한 적도 있으니 다른 사람보다는 파란만장한 삶이었지”라며 회상하 는 그의 눈가가 붉게 젖어듭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했기에 견딜 수 있었을까요? 그는 “40대가 될 때까지도 이것을 그만 두어야 하는 지 수없이 고민했어. 오죽하면 연극판에 있는 내 모습이 좋아 결혼한 마누라까지도 만류한 적이 한 두 번 이 아니니까 말 다했지”라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척박한 환경을 누군가 일구고 씨를 뿌리지 않는다면 누 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는 해. 나야 잃을 것이 없으니 두려움도 없는 사람이 니 총대도 메고, 씨도 뿌리는 거야”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고생했기에 그 서러움과 배고픔을 물려 주고 싶지 않다는 후배에 대한 그의 마음 씀씀이에는 왠지 모를 비장함까지 서려있습니다. 연극을 하러 내려왔던 대전에 정착한 그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규합해 연극을 만들고 한편으로는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힘을 썼습니다.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이 결합하고 새로 들어오고 다시 떠나고 하면서 지금의 ‘아낌없이주는나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79
무’가 만들어졌습니다. “극단에는 현재 다섯 명이 상근하고 있지만, 같이 도와주는 식구들은 3~40명쯤 돼. 다들 다양한 재주를 가진 친구들이지. 연극, 노래, 풍물, 마당극, 마술 등등에 재주가 있는 친구들이 한 번 모여서 일을 하게 되면 어지간한 축제 하나는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어” 벽 한 쪽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일정표에 극단의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 니다. 인형극 등을 직접 공연하기도 하고 지역아동센 터나 학교, 복지관 등에 정기적으로 출강을 하기도 합 니다. 오 대표는 “우리가 직접 공연을 하고 사람들에 게 감동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여건 때문에 연 극에 대해서 멀어지는 사람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무 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 취약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문화에 대한 접근을 꿈조차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런 사람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문화의 경험을 조금만 도와준다면 제2, 제3의 대살미가 나올 수 있다 어린이 인형극 활동
고 생각해”라고 의견을 피력합니다. 이런 그의 마음에 하늘이 결실을 맺어준 것일까요? 그 전까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대전의 극단들은 대흥동에 소극장이 하나 둘 만들어지면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그가 이끄는 극단 ‘아낌없이주는나무’도 소극장을 준비 중이고 다른 분야의 예술단체들도 조 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단어조차도 생소했던 지역문화에 대한 담론들이 활발해지고 각 분야의 연 대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요새는 예술인 에 대한 처우도 많이 좋아졌어. 자기가 부지런하면 밥 은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됐으니까 말이지. 정부의 지 원에 대해 무조건 거부할 필요도 없는 거라고 생각해. 지원을 받을 것은 받고, 좋은 작품 만들어서 형편이 어 려운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면 되는 거지. 물론 이 일은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돈만을 바라 면 안 되는 일이지만, 열심히 사업해서 인력도 늘리고
180 아낌없이주는나무
지역 예술도 성장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놓고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어”라고 재정지원에 대한 후배들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환기시킵니다. 오 대표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정열과 헌 신을 다하지만, 무조건 감싸고 예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연극과 예술에 대 한 예술가들의 정신 자세에 대해서 중요시하 고 단호한 입장을 가진 사람입니다. “예술은 예술가들의 전 유물이 아니야. 예술은 관중과 향유하고 밥 먹듯이 즐기고 참 여하는 것이야. 그렇게 자연스럽게 훈련되고 노출된 사람들 이 예술을 더 아끼고 찾아주는 것인데, 환경만을 탓하고 소임 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라며 충고의 말을 잇습니다. “흔히들 대전을 예술의 오지라고 부 르면서 환경만을 탓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아주 위험한 생각이야. 대전의 관객들은 훈련이 덜 되고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 있고, 반응이 조금 은근하고 더딘 것뿐이야. 이런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관객과 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는 부단한 노력과 열정을 쏟지만, 그것의 지향점은 결국 지역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나눔
대, 진입장벽만을 탓하면서 대강 때우려들면 다시는 연극무대로 사람 들은 오지 않지. 관객을 만들기 위해서 부단한 자기 역량 강화와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는 등 관객을 이끌 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중앙무대로의 진출만 시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라며 열변을 토합니다. 평소에는 온화한 목소리로 웃음을 잃지 않던 그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 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고는 더욱 어려워질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걱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겠지요. ‘아낌없이주는나무’와 오 대표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그는 3단계 프로젝트를 제시합니다. “전통시장을 쉼터, 장터, 볼 거리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1차적인 목표야.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우선은 연극이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수단이 돼서 인정 넘치고 사람냄새 나는 장소로 끌어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대살미의 경우처럼 지역 간 문화공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81
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야” 각 지역에 있는 자생 예술단체들이 교류하면서 각자의 지 역을 서로 전파하는 축제의 장을 열고, 그 속에서 지역생산품의 직거래와 판로 연계 방안을 마련할 수 있 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
공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야. 문화
를 이용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사회에 환원하도록 교육한다면
의미있는 일자리가 될 수도 있
고 지역 정서를 유지하는 문화
의 보존과 생성이라는 당위성
도 지킬 수 있지 않겠어?”라며
유쾌하게 웃습니다. 작지만
마을 특성을 고려한 스토리텔
링과 감동이 있는 문화 컨텐
츠 개발이 인터뷰 내내 일관되
게 흐르는 그의 생각입니다. 자
신이 하고 싶은 일에는 부단한 노
력과 열정을 쏟지만, 그것의 지향점
은 결국 지역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나눔... 그게 오 대표와 극단 사람들이 마
음입니다. “그런 일 하면서 좋아하는 사
람들과 배춧국 한 그릇 끓여먹는게 우리 단
원들의 소박한 꿈이지”라고 오 대표는 빙긋 웃으며 말합니다. 그토록 원하던 농구를 다시 시작하게 된 정대만과 그의 팀은 전국 최강과의 경기에서 기적 을 이루어냅니다. 사실 그의 팀인 북산고교는 개인들의 재능과 자존심이 무척 강한, 팀워크 가 그다지 좋은 팀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기반한 플레이를 펼쳐 승리를 가져옵니다. “태섭아, 내게 패스해. 치수가 스크린을 걸어줄꺼다. 내게 패스해”라며 자신이 가진 장기인 3점슛을 연신 꽂아댑니다. 그에게는 오랜 공백으로 인해 체력도, 상대를 압도할 폭발적인 개인기도 사라졌지만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3점슛밖에 없어”라며 무모할 정도로 슛을 던질 수 있는 이유는 스크린을 걸고 패스를 하고, 리바운드를 해줄 것이라는 동료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 문입니다. 오랜 연극생활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는 오 대표가 그토록 후학양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정대만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요? 같은 일을 하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오래 할 수 있게 뒤에 서 든든히 버텨주는 오 대표와 그의 아이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사진 아낌없이주는나무
182 아낌없이주는나무
로컬 생산자이야기 열아홉번째
순환과 공생의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183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사진 제공 옥천살림
옥천살림 이야기 하늘과 땅만 보고 농사만 지은면 되는 줄 알았지요.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누구한테 얼마에 파는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같이 나누고 싶은데 믿음으로 건네고 싶은데 대도시의 공판장과 유통회사들은 가격을 후려치면서 모양만 좋은 것만 가져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옥천의 친환경 농업 하시는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습니다.
184 옥천살림
우리가 농사짓는 땅이 있는 곳 옥천을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그렇게 지역도 살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옥천 곳곳에서 외롭게 홀로 농사짓는 작은 농부들, 구부정한 허리 톡톡 두들기며 관절염 때문에 발 딛기도 힘든 할머니 농부들의 작은 텃밭에도 아름다운 연대의 꽃을 건네 드릴 작정입니다. 옥천살림은 순수하게 메이드 인 옥천, 옥천에서 나고 자란, 옥천 땅과 옥천 사람들의 기운으로 자라난 그 농산물을 같이 나누려 합니다. 이것이 처음 시작한 그 착한 농부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동네 구멍가게, 슈퍼마켓에 가도,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도 옥천 농산물을 많이 구경할 수 없더라구요. 옥천은 농촌인데 어찌 농산물을 일상적으로 구경할 수 없을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어 찌 된 일일까요? 물론 유명한 옥천 포도나 많이 재배한다는 복숭아와 옥수수는 제철이 되면 구할 수 있 었지만, 또 축제가 열려 쉬이 살 수 있었지만 우리는 포도와 복숭아와 옥수수만으로는 살 수 없지 않겠습 니까? 그것은 밥과 반찬이 아니라 후식이었지요. 옥천에서는 2007년-8년 학교급식 조례제정운동이 일어났고 조례가 만들어졌습지요. 우리 아이들 먹을 거리에 대한 관심이 급 쏠리게 되었을 무렵, 의미는 참 좋은데 실질적으로 해보니까 먹을거리가 너무 준 비가 안 되어있었더라구요. 친환경농사 짓는 분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품목도 다양하지 않았더랬어요. 그리고 농민들도 유통에는 문외한이어서 어떻게 할 줄을 몰랐더랬어요. 그래도 일단 해보자. 그렇게 옥 천에 친환경농사 짓는 농민 20여 명이 모여서 옥천살림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지역 아이들 먹을거리는 책임 져 보자. 맨날 빼앗기지 말고 우리의 먹을거리, 우리의 살 림살이를 한번 지켜보자" 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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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구멍가게처럼 시작했지만 일단 학교급식 조례안을 유야무야 사장시킬 수 없었고 아이들 먹 을거리는 지켜야 겠다 싶어서 친환경쌀로 학교급식 을 시작한 것입니다. 농민들이 직접 하나에서 열까 지 논의하고 어렵게 어렵게 건사했던 것이지요. 벌써 4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배송기사 한명, 사 무실 직원 한명 두명의 상근직만 간신히 유지했던 옥천살림이 지금은 상근 직원만 6명이나 되는 일터 로 부쩍 성장을 했지요. 옥천콩으로 두부와 순두부도 만들고 소규모 가내 수공업 두부 공장도 운영하는 등 그 입지도 조금씩 넓혀갔답니다. 학교급식의 품목도 확장되어 20여 가지 품목으로 늘어났지요. 이것은 정말로 큰 변화 입니다. 5만여 명의 인구에 7천여명의 학생들, 옥천군내 학교급식 시장이 얼마나 돈이 되겠습니까? 돈으로 보였다면 아예 시작도 못 할 일이었지요. 하지만, 농민들은 '돈보다는 일단 아이들의 건강부터 챙겨 보자', '빼앗긴 우리의 농업을 우리 스스로 지켜보 자', '지역 자급의 기틀을 마련해보자'는 일념으로 사진 자료 옥천살림
하나씩 하나씩 했던 것입니다.
지금 옥천살림은 '자궁에서부터 무덤까지' 옥천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지역 친환경먹을거리와 만나게 해보자. 그래서 정말 옥천주민 건강만큼은 확실히 챙겨보자는 그 마음으로 옥천의 건강한 살림살이의 밑거름이 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보건소의 영양플러스 사업까지 맞게 되어 생애주기별로 보면 엄마 자궁에서부터 어린이 집, 초중고등학교까지의 아이들은 지역 친환경농산물과 매일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또 향 수 꾸러미 사업을 시작해 매주 지역 제철 친환경농산물도 신청해 받아 먹을 수도 있구요. 옥천 콩 두부 한모도 집집마다 직접 배달해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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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살림은 옥천살림 자체가 부자가 되는 것을 원 치 않습니다. 다만, 지역의 먹을거리 순환체계가 제 대로 자리잡혀 지역이 더 이상 왜곡된 유통구조의 희생량이 되지 않기를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지요. 정말 진짜 옥천 농산물과 만나보시렵니까? 이름 그대로 비옥한 땅과 맑은 물에서 자란 '옥천'에서 농 민들의 땀과 열정으로 키워낸 농산물을 맛보시렵니 까? 지척에 있답니다. 언제든 마실 오시지요. 옥천살림 홈페이지(http://www.oksalim.co.kr) 글권 단 옥천살림
우리콩 두부 이른 아침 옥천살림 두부 만드는 현장에 들어가니 하얀김이 뽀얗습니다. 정백순 여사님이 뽀얀김속에 서 환한 미소를 띄우며 반겨줍니다. “우리두부는 뭐 들어가는게 없어서 믿고 먹을만 햐~~!” 그러시면서 아직 누르지 않은 몽글몽글한 순두부를 한 국자 퍼주십니다. 따뜻한 순두부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네요. 우리들이 집에서 맛나게 먹는 옥천살림 두부는 정백순 여사님, 윤숙진 공장장님의 손으로 빚어집니 다. 두부생산량에 따라 출근시간이 새벽3시가 되기도 하고 6시가 되기도 합니다. 하루전날 물에 불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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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콩은 곱게 갈아 짜내어 두유를 만듭니다.. 두유를 끓 이면 거품이 올라오는데 전통방식은 거품을 가라앉히 는데 들기름을 썼다고 합니다. 요즘 포장두부에 문제가 되고 있는 소포제, 유화제가 이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쓰는 첨가물입니다. 옥천콩 두부는 거품을 직접 떠내고 있어서 소포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거품을 걷어 낸 두유는 간수를 넣어 응고시킵니다. 정백순씨는 간수 넣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말을 못걸게 하십니다. 너무 많이 저으면 두부가 단단해지고 너무 적게 저으면 흐물 거려서 요리를 할 때 부서진다고 합니다. 엄청난 집중 이 요하는 작업으로 보입니다. 값싸고 흔하게 먹던 두 부가 실은 엄청난 공이 들어간 음식임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손으로 직접 빚어내던 시대에는 두부가 양반네 들이 먹는 음식이었다더니 실감이 납니다. 옥천살림 우리콩 두부는 순수 무농약 옥천콩으로 만 듭니다. 옥천지역의 따뜻한 이웃 농부들이 자연과 협업 하며 농사지은 콩으로 흙에서 농부들이 길러낸 콩의 생 생한 기운을 살려 탱글탱글 하얀 두부를 만들어냅니다. 우리콩 두부는 현재 옥천에 있는 어린이집, 학교급식등 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콩생산량이 부족하면 지역콩으 로 생산한 두부생산이 어려워지는데 옥천살림 신한중 대표께서는 전혀 문제없다고 대답해주십니다. 월5000 모는 판매해야 손익이 나온다는데, 아직 3000모 수준이 라고 콩은 얼마든지 있으니 소비가 많이 되었으면 좋겠 다고 대답하십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콩을 심을 때 세알씩 심었 다고 합니다.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벌레가 먹고 나 머지 한 알은 사람이 먹기 위해서였답니다. 농부의 콩 세알에는 나눔과 돌봄, 순환과 공생이 깃들어 있습니 다. 옥천살림 농부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두부는 우 리지역의 선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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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살림 우리콩 두부 제조 과정 사진 옥천살림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무번째
지역 품앗이
지역화폐 두루로 행복한 마을 만들기 지역품앗이 원도심레츠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 살고 있는 시대에서 가장 빈번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키 워드 중 하나가 돈일 것입니다. 돈이 많다는 것은 많은 것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대다수가 그 능력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서점에 범람하는 실용서나 케이블의 주식방송, 성공한 기업가의 영웅담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돈을 많 이 벌기를 권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은 누구나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것이 아닙니다. 하긴 무한한 것이었다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지금처럼 간절하지는 않았을 테지요. 어쨌든 사람들은 더 많은 돈 을 얻기 위한 갖은 수단을 동원합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요? 뉴스에 끊이지 않고 소개되는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돈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코 묻은 돈을 빼앗는 일부터 사업자금을 대 달라고 부모를 협박하고, 보험금을 위해 남편을 살해하는 패륜에 이르기까지 많은 범죄가 돈을 갖기 위해 비롯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잘못들은 돈을 얻기 위한 인간의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므로 돈을 미워하고 탓으 로 돌릴 일은 아닙니다. 원래 돈은 거래를 돕기 위한 매개체로 생겨난 것입니다. 활발한 재화와 용역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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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를 통해 인간의 관계를 풍부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 돈의 본래 목적이지요. 돈을 재산으로서의 축적 수단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돈을 향한 인간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착하게 태어났지만, 주인을 잘못 만나 갖은 욕을 다 듣고 있는 돈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줘야 할까요? 본래의 목적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풍부하게 하는 가교로써만 돈을 사용하게 하면 돈도 불만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 우리가 잘못된 개념으로 사용하는 돈이 아닌 ‘두루’라고 불리는 공동체화폐로 행복한 마을을 만들려는 사람들을 소개합 니다. 2012년 6월 9일 중구 대흥동에 원도심레츠(대표 최장희)의 개소식이 열렸습 니다. 원도심레츠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오랫동안 지역화폐 운동을 해왔던 한밭레츠의 지점, 또는 제2거래소라고 보시면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한밭 레츠는 공동체화폐인 ‘두루’를 통해 각자의 노동과 물품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고 본인도 다 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받는 다자간 품앗이입니다. 회원 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환제 도인 한밭레츠는 박용남 선생의 주도로 1999년 만들어져 그동안 법동 을 비롯한 대덕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습니다. 10년이 지날 무렵 한밭레츠는 회원 확산의 문제의 해결에 본격적으 로 나섰습니다. 초기에 활동했던 멤버들의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 의 손을 잡고 같이 행사를 참여했지만 중,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멀
돈에 구애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역화폐를 많은 사람들에게 경험하게 하고 가장 필요한 지역이 원도심 대흥동이다.
어지는 것도 고민이었습니다. 대덕구에서 사시는 분들이 먹고 사는 일 에 바빠 레츠를 더 활발히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역화폐를 많은 사람들에 게 경험하게 하고 가장 필요한 지역이 어디인가를 물색하던 그들 에게 재능있고 순수한 젊은이들이 많은 대흥동은 최적의 조건이었 습니다. “문화와 예술 쪽으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돈이 없기 때 문에 생활이 힘들고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펼치기 어려운 사람들 이 많았다. 돈이 아니라 공동체화폐로 다른 곳과 묶어서 연결해주거나 우리가 사업체를 만들어 그 들의 생활을 돕고 그들의 재능을 배울 수 있을 것 이라고 판단했다”며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종현 씨가 말을 잇습니다. “대흥동의 레츠를 벌이기 전
지역 생산품과 공정무역 물품 을 지역화폐 두루를 현금과 함 께 사용하여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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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젊은 층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먼저 실시했는데 먹거 리에 대한 욕구가 많았다. 우리 회원 중에 아줌마들이 많 으니 격일로 운영하는 점심 밥집, 일종의 밥상공동체를 운 영해 레츠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사업계획을 설명합니다. “밥상공동체를 운영해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원도심레츠에서는 여러 강좌와 모임을 진행 중에 있다.
내겠는가? 그리고 레츠가 자본주의에서 말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을 기르고 그들의 관계를 형성해주는 것이 레츠의 역할이라고 본다. 각 단체의 사람들은 자신의 영 역에서만 운동을 하고, 말로만 네트워크를 얘기한다. 여기 와서 정성껏 기르고 만든 밥 한 끼 먹으면서 얘기하고 교 류하는 자발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우리 사업목표 다”라고 말합니다. 본래의 레츠 업무도 활발해졌습니다. “한밭레츠를 알고
있거나 가입했지만 거리가 멀어 이용하기 어려웠던 사람들, 거래에 소홀했던 사람들이 접근성이 용이해 지니 다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고 최장희 대표가 말합니다. 그 외에도 레츠에 대해서 몰랐던 사람 들도 돈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즐거움에 빠졌다며 최 대표는 “밥상공동체를 이용하는 단 체의 회원들이 많이 가입을 하게 되었다. 사실 단체에 있는 사람들은 받는 데만 익숙해져 있는 경향이 있 었는데 와서 밥을 그냥 먹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되었나보더라. 그러다보니 다음에 올 때는 뭐라도 하나 손에 들고 오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주를 활용해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을 찾게 되고. 그렇게 이 웃에 나눠주는 재미를 알게 되니 훨씬 여유가 있고 풍성한 관계를 맺는 것 같다”고 원도심레츠의 긍정적 역할을 설명합니다. 최 대표의 말처럼 자신들이 받은 것을 보답하려는 재주들이 또 하나의 품앗이강좌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그것을 갚기 위해 무언가를 개발한다면 새로운 선순환 구조의 경 제 모델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체화폐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없습니다. 시장경제에서는 잘나고 남보다 앞서는 것들이 우 수한 상품과 서비스로 거래되지만, 레츠에서 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고 받 고 싶어하는 마음과 시간, 약간의 재료비만 있으면 됩니다. 원도심레츠에서도 ‘두루’만 있으면 연극과 밴드 공연, 미술품을 관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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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세 차례 점심 나누기(판매)를 하고 있다. 원도심 문화 예술인, 활동 가, 주민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수 있고 시원한 맥주나 향이 좋은 커피를 마 실 수도 있습니다. 어설프지만 내가 알고 있 는 지식을 뽐낼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어 학을 함께 공부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고, 바느질이나 강정을 만드는 등 실생활에 필요 한 솜씨를 회원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도 원도
매월 한 차례 이웃과 음식을 나누고 소통과 문화를 나누는 만찬
심레츠에서 펼쳐집니다. 평소에 배워보고 싶 었지만 값비싼 수강료와 미숙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 한 구석으로 미뤄두었던 악기 연주도 즐거운 마음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레츠에서 하는 일 자체가 마을기업의 인큐베이팅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종현 씨 는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이 공동의 관심을 같이 해결하자는 취지가 레츠의 기본 정신 이다. 혼자서는 선뜻 하지 못했던 일을 주위 사람들 에게 얘기했을 때 자기들이 하던지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주 면서 해결해왔다. 필요하면 돈을 모으고 자신의 품을 내어 즐겁게 일 하니 망할 이유도 없지 않는가?”라고 레츠의 힘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 어서 “공동체 생활에 익숙한 편이었지만 나름대로는 편한 것만 찾던
레츠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고 받고 싶어하는 마음과 시간, 약간의 재료비만 있으면 됩니다.
아줌마가 레츠를 통해 나름대로의 기준과 지침을 세워 타인과 사회를 위해서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었다”며 레츠에 대한 고마움을 표합니다. 최 대표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함께 하면 더 재밌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필요한 것을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워크는 단단해지고 네트워크가 더욱 넓어졌다. 그리 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템이 생겨나면 또다시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 고는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한밭레츠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 고 있을 때 주변에서 패거리문화나 중산층들의 취미문화라고 비판하기도 했다”며 말을 잇습니다. “가시 적인 성과를 가져오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고, 생활하는 것을 위주로 했기 때문이 아닐 까 한다. 그러나 레츠는 구성원 스스로가 서서히 변화하는 생활운동이다. 기본적으로 남과 나눌 수 있다 는 마음을 믿고 은근하게 진행했기에 더 진지한 고민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역설합니다. 한밭레츠의 13년 성과가 있었지만, 마을기업으로서의 원도심레츠는 이제 6개월이 갓 지난 초보기업입니다.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최 대표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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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는 레츠의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소개하 가맹점
고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가맹점이나 품앗이강 좌를 많이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다. 초기에 대 흥동을 주목하고 들어왔던 것처럼 레츠는 앞으 로 젊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이 잘 활동할 수 있는 여건 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말하자 이종현 씨가 “젊은이들이 레츠를 잘 이끌어나갈 때 밥이나 해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맞장구 를 칩니다. 이어 “기업으로서 돈으로 평가되는
사업성과를 억지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성과이고 우 리가 마을기업을 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돈은 최상의 종이고, 최악의 주인이다’는 파스칼의 말처럼 돈은 내가 하고 싶 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유용한 수단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단인 돈을 얻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다른 수단을 찾아보는 것 입니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돈은 물질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는 미디어이고 개인과 사회를 엮어 주는 사회 시스템입니다. 돈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풍요롭게 해주기 위해, 관계맺음 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돈이 쓰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얼굴을 한 돈’이라는 레츠의 정신이고 돈이 바라는 자신의 진정한 용도입니다. 사진 자료 원도심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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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시장을 위한 로컬 생산자 이야기 3부 월간 토마토 장동게스트하우스 쉬엄쉬엄 조선그루브 좋은이웃 중세동작목반 추동가래울영농조합법인 한살림대전생협 행복한나눔센터 호숫가생태마을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DAEJEON'S LANDSCAPE
대흥동립만세 대흥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한번째
월간 공간, 사람, 그리고 기록
다시 꿈꿀 수 있는 세상을 희망합니다 월간 토마토는 2007년 5월 창간호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2006년 봄부터 창간주체가 본격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그해 추석무렵 대전 중구 부사동에 사무실을 마 련합니다. 청란여중고등학교 진입로 근처에 있는, 여섯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2층 개인 주택이었습니다. 2007년 3월 발행한 창간 준비호를 빼고 2013년 1월호(통권 69호)를 발행할 때까지 결호없이 매월 발행 한 문화예술 월간지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결호는 없을 겁니다.
잡지 창간 배경 세상 사람들이 한 곳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다 양한 시간을 살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지, 신기함을 넘어 공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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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런 현실에 문제 인식을 갖거나, 이런 현실을 무척 지루해하거나, 조금 다른 가치를 지니고 살아 가는 사람이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단지, 이 사람들이 서로 존재를 몰라 혼자 가슴앓이 하다가 뻘쭘해져 기존 가치에 편승해 그냥 저냥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월간 토마토는 이들 사이를 연 결하는 교량 구실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나 둘, 이들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실험하고 이 실험이 연못에 던지는 돌멩이처럼 파장을 일으키기를 바랐습니다. 그 주요한 수단으로 잡지 월간 토마토를 창간했습니다.
월간 토마토는 문화, 예술 잡지입니다. 예술은 문화의 하위 영역인데 이를 병립해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표기인 지는 모르겠으나 고유명사처럼 함께 쓰이니 그냥 쓰도록 하겠습니다. 월간 토마토는 문화 예술 월간지를 표방합니다. 문화를 간략하게 말하면 ‘인간이 사회생활을 영위하 면 만들어낸 모든 산물’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이 중에서도 ‘표 현’과 ‘공유’를 통해 어떤 감흥을 일으키는 일체의 행위죠. 우리가 예술 영 역 중에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바로 ‘예술적 상상력’입니다. 이 시대는 이제 ‘모순’을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마저도 세우기 어려울 만 큼 한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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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방법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력’입니다. 이 ‘상상력’을 키우고 성장시킬 영역 중 예술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조적이고 창의적이며 생각하지 못한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며, 이는 이 시대 예술인의 사명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래서 ‘문화 예술 월간지’라는 잡지 성격을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좀 추상적이고 어려움이 있 어 이를 구체화환 표어가 있으니 바로 ‘공간, 사람, 그리고 기록....‘입니다.
토마토 구성 인력은 창간 당시, 다섯 명이 지분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이범석, 정정묵은 외부에서 지원했고 이용원, 점필정, 이수정은 내부에서 실무를 맡았습니다. 독수리 5형제였던 거죠. 창간 준비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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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내부 인력 세 명이야 다른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토마토 발행에 집중할 수 있을 만큼 개인적 열망과 조직 열망이 합치하는 부분이 있었으나, 같은 뜻을 갖는 디자이너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습니다. 몇몇 인터뷰를 진행한 디자이너들은 한결같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려고 하네요.”라고 격려 비슷한 말을 해 주었으나 막상 “함께 하지요.”라는 답변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다가 결 국, 내부에서 해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학창 시절, 매킨토시로 신문 편집을 잠깐 해 본 경험이 있던 이수 정 기자가 편집 디자인을 담당하고 한참 사진 찍기에 재미가 들린 점필정 기자가 사진을 전담하기로 했습 니다. 나이가 많고 처음 일을 벌인 이용원 기자가 편집실장과 경영을 맡았습니다.
대전 사람이 있습니다●대전 이야기가 있습니다●대전과 만납니다
대전문화월간지 토마토 한달 구독료 7천 원, 1년 구독료 8만 4천 원. 정기구독자는 월간 토마토가 더 잘 하도록 하는 토마토밭의 가장 좋은 흙입니다. 월간 토마토 대전 중구 대흥동 185-11번지 2층 042.320.7151 www.tomatoin.com
사람, 공간, 그리고 기록 TOMATO
계속되는 경영적 압박 씨앗 자금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자금은 금방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고 사무실 임 대료도 나가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인쇄비가 있었으니까요. 그나마 1년 가까이 버틸 수 있 었던 것은 월간 토마토가 세상에 나오기 전, 나올 것이라는 말만 믿고 덜컥 구독신청을 해 준 최초 씨앗독 자들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단체에 있는 후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선배, 우리 소식지 좀 만들어 볼려? 글쓰기, 사진찍기, 편집 다 가능하잖아? 그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 책을 만드는 것은 겁날 것이 없었지만, 다른 기관 책자는 좀 달랐습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 이지만 물불 가릴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절실하게 상담하고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이때 제작 실비를 제하고 남은 금액으로 월간 토마토를 한 달 더 만들 수 있었습니다. 먹구름을 뚫고 한쪽에서 밝은 햇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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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모래늪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달콤한 초콜릿이라는 걸 몰랐지요.
대흥동 시대를 열다 한 번 월간 토마토 발행 비용을 마련한 후 병행 전략을 수립하고 조금씩 소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월 간 토마토는 불법적인 일만 아니면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대요. 편집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요. 기획도 만만찮게 할 수 있다는군요.” 이런 소문을 내니 만나자는 사람이 생기는데, 부사동 사무실은 정말 한 사람도 더 들어올 구멍이 없었 습니다. 그것이 고민이던 차에 중구 대흥동 이공갤러리에 취재를 왔다가 북카페 이데를 발견합니다. 불 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겹살을 파는 식당이었는데, 아기자기하고 예쁜 북카페로 변 했던 거죠. 그곳을 취재하다가 2층이 오랫동안 비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 다. 비가 샌 흔적도 보이고 온갖 지저분한 물건이 가득했지만 욕심이 났습니 다.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감’을 믿고 강행했습니다. 사무실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자금 마련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김주련이라는 편집실장 선배 가 도움을 주고 건물주 김정경이 넓은 마음으로 편의를 봐줘 꿈만 같았던 월간 토마토 대흥동 시대를 열었습니다. 2008년 3월입니다.
북카페 이데는 월간 토마토와 결합하여 왕성한 대중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TOMATO
‘공간’은 인연을 만든다 대흥동으로 옮긴 후 신기할 정도로 월간 토마토와 다양한 인연이 생겼습니다. 이 인연은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본 동력이 되어주었고요.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잡지 월간 토마토 발행 이외 사업을 펼치 기 시작합니다. 2008년 8월, 제1회 대흥동립만세를 함께 기획 진행하고 그 넓은 사무실 한 공간에 작은 전시도 두 차례 벌였습니다. 소소하지만 축적하는 일상을 보내다가 2010년 4월, 대흥동과 인연을 맺게 한 북카페 이데를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날개달린 신발을 신은 격이었습니다. 북카페 이데는 기존에도 전시와 공연을 펼쳤 던 공간이었는데, 월간 토마토와 결합하며 좀 더 왕성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북카페 이데에서 벌 인 활동을 기반으로 같은 해 11월에는 중구문화원 공연장에서 재즈 콘서트 ‘겨울앞에서’라는 프로그램을
두 번째 공연작 <지상최고의 만찬>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13
월간토마토 북카페 공연장 갤러리 공간 대관 복합문화공간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문화로 노닥이는 곳 대흥동 문화놀이터 IDEE로 놀러오세요. *대관시 음료 및 간단한 다과 분위기 연출 가능합니다.
| OPEN - CLOSE | 평일 09:00 - 24:00 | 주말 12:00 - 24:00 | | ADDRESS |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185-11번지 북카페 이데 | PHONE | 042.222.4008 |
214 월간 토마토
기획해 재즈 보컬 ‘나나’와 대전 시민의 만남도 주선합니다. 이 공연은 2011년 5월 같은 장소에서 ‘타묘’ 기 획공연으로 이어집니다. 2011년 8월 대흥동립만세 기간에는 월간 토마토 건물 옥상에서 ‘당신들만 아는 옥상 콘서트’라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공연도 진행하지요. 이후에 독립영화 상영회와 감독과의 대화 등 흥 미로운 일을 많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월간 토마토 구성원이
월간 토마토 그 이후
꾸는 꿈이 모여 세상에 변화를 5명이 시작하고 세 명이 근무했던 월간 토마토는 현재 16명으로 가족이
일으키는 씨앗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TOMATO
늘었습니다. 꿈이 사라진 시대, 구성원이 꾸는 꿈이 월간 토마토 꿈이었 으면 좋겠고 이 꿈이 모여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씨앗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물론, 지금 이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진통이 있습니다. 한 때 초조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많이 길어 보이지만 생각해 보 면 여전히 시작 단계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월간 토마토와 구독자, 우리를 지지해 주는 모든 이와 함께 세상의 가치를 바꾸고 다시 꿈꿀 수 있는 세 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이 달리겠습니다. 글이용원 월간 토마토 사진 자료 월간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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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JEON'S LANDSCAPE
꿀벌 장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두번째 여행객에게 휴식을 주는 곳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17
황토의 향기
작은 휴식의 공간
쉬 쉬
엄 엄
걷기 열풍이 불면서 전국의 유명한 산들은 저마다의 이름을 갖기에 바쁩니다. 한라산의 올레길을 필두 로 지리산의 둘레길 등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명소가 되었습니다. 무분별한 관광객들의 발길에 자연이 훼손될까 심히 염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좋은 풍광, 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할 기회를 테마로 마련하였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좀더 가까이에서 사람들이 자연을 만난다면 오히려 더 많은 관심 과 배려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켠으로 해봅니다. 분지 지형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대전은 이런 산길이 곳곳에 많이 숨어 있습니다. 계족산에 있는 황토길이라는 맨발로 걷는 꽤나 유 명한 에코 힐링 코스도 바로 그 중 하나인데요, 이 황토길이 끝자락인 장동에 자리한 '쉬엄쉬엄'이라는 게 스트하우스가 새로 문을 열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산자락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여느 펜션이나 민박같은 건물을 기대했다면 그건 제 편견인가 요? '쉬엄쉬엄'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양옥 건물입니다. 그리고 3층으로 구성된 이 건물에는 숙 소와 식당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용소방대 사무실도 있고, 보건소 역할을 담당하는 조그만 의무실도 있습
218 장동게스트하우스 쉬엄쉬엄
니다. 마을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것들을 죄다 모아놓은 멀티플렉스라고나 할까요? 조금은 의아 한 마음을 먹고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엄지 씨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건물은 2008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꼭 필요한 기능인 소방대나 의무실, 아동센터, 회의실 등을 배 치해 놓았지만, 실제로 쓰이는 날은 거의 없었습니다. 20억이나 되는 세금을 들여 지은 건물이 거의 방치 상태에 놓인 것이죠? 이를 보다 못한 마을주민들이 대덕구문화원(사무국장 임창웅)에 활용방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황토길을 이용한 마을기업 사업으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6월 17일에 오픈하였습니다. '쉬엄쉬엄'은 마을주민들이 공모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하네 요. 사실 '쉬엄쉬엄'을 두고 마을주민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450가구의 960여 명이 살고 있는 장동은 노인층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엄지 씨는 "초기에 마을기업을 유치한다 고 했을 때 많이들 꺼려하셨다"며 "아무래도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러신지 도시 사람들과 일 을 벌인다는 것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대응하셨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회상합니다. 반대하시는 분들은 여전하시냐는 물음에 그는 "그래도 오 셨던 분들이 살갑게 인사라도 건네면 말도 붙이시고, 은근히 이것저것
장동에 대해 알려드리고 싶은데 표현 할 방법이 없네~!
신경을 써주신다"며 달라진 반응을 전합니다.
그래서 만든 곳 ‘쉬엄쉬엄’!! '긴 골짜기'라는 명칭에서 유래된 장동은 여섯 개의 작은 마을이 북 쪽 금강으로 빠지는 하천을 중심으로 늘 어서 있고 뒤쪽으로는 계족산이 자리합니 다. 반딧불이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습 니다. 그런데 대전도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만, 이곳 장동은 대전 사람에게조차 그리 귀에 익은 이름이 아 닙니다. 황토길의 끝자락에 위치했다고는 하지만, 조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게스 트하우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아이템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쉬엄쉬엄’ 전경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19
신엄지 씨와 같이 '쉬엄쉬엄'을 책임지고 있는 마을주민 신재금씨는 "찾아보면 볼거리가 많은 곳 이다. 깨끗한 자연환경도 그렇고 마을의 역사가 오래 되어서 산신제 등은 제법 유명해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그는 "농사짓는 작물이 다양해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 행사가 가능하다. 그리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작물들과 채취한 산나물 등을 이용해 주민들이 실력 을 발휘해 정성껏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의 음식도 인기
<쉬엄쉬엄 체험행사>
가 대단하다"며 다음번에는 꼭 음식을 맛보고 가기를 권합니 다. 게스트하우스 한 쪽에는 나무로 만든 솟대나 주걱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마을주민들이 인근에 공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엄지 씨는 "황토길과의 거리가 제법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황토 길을 이곳과 연결시키는 것을 관계당국에 건의 중이다"라며 "근처에 연 생산지인 연축동과의 연계를 통 해 다양한 체험 코스를 마련하는 것도 적극 검토 중이다"라면서 관광자원 개발에 의욕을 보입니다. 게스트하우스는 건물의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10인 이상이 묵을 수 있는 방 세 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마을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예약이 들 어올 경우에 게스트하우스로 변신을 합니다. 1인당 5 천원의 요금으로 이용하기엔 매우 훌륭한 공간입니다. 작은 방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었는데 다른 공간들을 이용해 조만간 공간의 규모를 확 충하고 건물 밖의 여유 공간을 문화전시 공간으로 활용 할 것이라고 합니다. 안에 이불이며 각종 비품들은 마 을주민들이 출자금을 걷어서 장만한 것이랍니다. 뒤편 의 마당에는 각종 비석치기나 사방치기 등 전래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도구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 공 간들을 잘 활용한다면 전통 문화를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박물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깐 신엄지씨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
220 장동게스트하우스 쉬엄쉬엄
장동 ‘쉬엄쉬엄’ 찾아오는 길
다. 출퇴근이 어렵지 않느냐는 말로 시작해서 대덕구문 화원에서 이곳 장동으로 일터를 옮겼을 때 어떤지를 말 이죠. 그는 당황한 듯 웃으며 "이건 대답을 잘못하면 큰 일 나겠다"면서 잠시 뜸을 들이다 이내 입을 열었습니 다. "처음에 시골이라 주저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마을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합니 다. 그는 이어서 "그래도 지금은 행사를 진행하고 마을 을 돌아다닐 때 다들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계신다. 아
무래도 내가 자식뻘 되는 나이다 보니 아들같이 대해주시는데 나 역시 그분들이 부모님처럼 느껴지고 어 떻게 이분들과 장동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까 궁리하고 있다"며 웃습니다.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 업이라 초기에는 많이 우왕좌왕하겠지만, 마을주민과 교감을 나누고 그들을 주체로 세우려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얘기를 마치고 나와서 잠시 장동을 둘러봅니다. 무더위에 땀이 흐르 고 햇볕이 따가워도 느낌이 좋은 것은 왜일까요? 추석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이곳을 들러 땅콩과 고구마도 캐고 하룻밤 묵으면서 밤하늘의 별
쉬엄쉬엄은 장동주민센터를 개조한 장동 주민들과 탐방객을 위한 쉼터이다
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시골 외갓집에서 뛰어놀며 즐 거워하던 유년의 기억이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합니다. * 주) 황토길은 황톳길이 정확한 표기법이나 계족산 둘레의 길을 황토길이라 이름붙였기에 그대로 씁니 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지자체의 토건 열풍을 바라보는 단상
지난해 7월 성남시에서 모라토리엄(지불유예선언)을 했다. 방만한 재정운용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각종 세수의 감수가 그 이유였다. 대전 동구청에서는 재직 공무원들의 급여를 주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전시에 반환해야 할 시비 보조금 잔액을 교부금 명목으로 수령하여 급한 불은 껐으나, 그야말 로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 격이다. 이런 황당한 사례들은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의 재정 자립 취 약에 대한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기형적인 산업구조와 결탁한 지방자치단체와 방백들 이 무분별하게 벌인 토목, 건축 사업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토목과 건축의 산업비율이 이미 20%를 넘어 선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하이퍼 토건국가다. 나 라님께서 경제 살린다는 명분으로 솔선수범 삽 질을 해대고 있으며, 때 지난 포디즘의 속도와 규모의 논리가 오히려 기승을 부리는 이곳이 바 로 대한민국이 아닌가? 아니 굳이 나라님을 탓 할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미 그네의 아 버지 시절부터 우리는 땅 파고, 산 뚫는 일을 좋 아라 했으니 그 후예들이 건물 좀 화려하게 올 리는 것을 너무 뭐라 할 수 없을 것도 같다. 그 렇지만,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는 이유로 너도나도 진행하는 지자체의 건물짓 기는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화가 난다. 가 뜩이나 세금 낭비하는 것도 아까워죽겠는데 그 것도 자연을 파괴하면서 저지르니 열이 더 받는
222 '밑 빠진 독에 물붓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다. 지금이라도 이런 멍청한 짓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가장 소극적인 방법은 이미 지어진 건물들을 제대로라도 활용하는 것이다. 아닌 것도 있겠지만 지자체 에서 지어준 건물은 지역 주민들과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업자와 상의한 것이어서 지역의 특색과 상 황이라고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이처럼 좀 아쉽게 지어진 건물이기는 하지만 그냥 놀려둘 수는 없다. 제 용도를 다하지 못하고 흉물처럼 방치된 건물들을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먼저 뜻을 같이 하는 주민들을 모아 공부하고, 무뇌의 영혼으로부터 공간의 사용 권리를 찾아오자. 그 다음에 지역민들에 게 정말 필요한 공간으로 바꾸어 놓고 이를 스스로 운영, 관리하면 어떨까? 그 다음의 방법은 이런 분별없고 무책임한 건축을 하지 못하게 하는 감시하는 것이다. “전임자들의 방만 한 운영에 재정이 고갈되었다”고 비난하면서도 그들 역시 ‘부수고 짓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도로를 포장 하고 건물을 세우는 것이 제대로 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전시행정의 영향이다. 또한 알뜰히 예산을 수 립하고 적시적소에 배분하려는 노력보다는 “남는 예산은 돌려줄 바에는 화끈하게 써 버리는 것이 낫다”는 식의 주먹구구 행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예산을 낭비하고도 사죄는 커녕 뻔뻔하게 지역을 빛낼 건물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럽게 호도하고 다니면서 뒤로 한 몫 단단히 챙긴다. 성급한 일반화 의 논리일까? 글쎄다. 왜 그렇게 많은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그 결정과정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매끄럽게 진행되었다는 아름다운 내용의 뉴스는 본 적이 없다.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 의 예산 수립과 집행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곳에 쓰이는지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철저하게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23
감시하는 것이 생활화되어야 한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애초에 선거행위를 통해 이런 개발주의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는 매번 호화건축물로 인한 폐해를 고스란히 부담하면서도 개발이라는 이름의 공약에 표를 던지고는 한다. ‘언젠가 도움이 될 것이니 일단 짓고 보자’는 이유인지 ‘어차피 낭비할 세금이면 우리 동네에 짓도록 하자’는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식의 후진적인 사고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계속 될 것이다. 주 어진 예산을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모니터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선거 라는 제도를 통해 토호들의 이해와 요구에 복무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의 애환과 절박함을 어루만질 수 있 는 목민관을 뽑는 것이 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예산과 세금에 대한 부분만 살펴보는 것으로 지자체와 중앙 정부의 방만함을 막을 수 있다면 오 죽 좋으련만 내 의사에 반하게 쓰일 방법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를테면 4대강 사업과 전쟁이나 폭력에 반 대하지만, 내가 예금한 돈은 4대강 사업을 위한 국채를 사들이고 있고 내가 가입한 펀드는 미국의 무기 회 사의 운영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 주도면밀한 파악하 지 못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짓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세금뿐만 아니라 나의 재산들이 허투루 쓰 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에 대한 시간과 관심의 투자가 필요하다. 좋은 세상은 누가 거저 갖다 주는 것이 아니다.
224 '밑 빠진 독에 물붓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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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는 청춘 패기, 열정 그리고
새로운 상상
우골탑(牛骨塔)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하던 시절 집 안의 명운을 걸고 자식을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소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하였다는 가슴 아픈 단어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마련하여 대학을 보내면 그 자식은 집안을 건 사하기 위해서 또 뼈가 빠지도록 일을 해야 했습니다. ‘가난한 집 맏아들’이라는 어떤 책의 제목처럼 대학 은 한 집안을 일으켜 세우지는 못해도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보증수표이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이 그리 대접받지는 못하는 세상입니다.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등 골이 빠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일이지만, 대학을 나온 다음 삶은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습 니다. 천덕꾸러기 대접을 하다가 이제 와서 대학생들의 고민과 슬픔을 어루만진다고 야단법석을 떨지만, 그들의 앞날이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판국에 공무원과 대기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대 학생들에게 뭐라고 조언할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새로운 상상과 고민을 해야 하고 사회의 기둥이 되어 야 할 그들이지만, 우리가 물려준 것은 팍팍한 현실과 더 팍팍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뿐인 것 같네요. 가끔 그들이 술과 담배로 흥청망청하는 시절을 보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런 생
226 조선그루브
각없는 놈들’이라고 화를 내며 ‘부모의 등골’ 운운한 적 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렇게 놀 수밖에 없게끔 만 매주 금요일 욧골공원에서 펼치는 ‘즐기거리’
들어버린 것은 대부분 우리의 책임이라는 사실에 뜨끔 합니다. 한편으로는 저런 즐거움이 어쩌면 마지막 발 버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면 측은하기까지 합 니다. 그들은 아직 연령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미성숙 한 단계에 있는데 자신과 집안을 책임지기를 강요당하 는 주변인이 아닐까요? 그들이 좋아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조성해주거나 스스로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어떻게 거들어줘야 할 지 모르는 미안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뭔가 를 해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자위를 남발할 필요는 없
을 것 같습니다.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밝 고 명랑한 젊은이들이 다른 친구들을 물들이는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으니까요. 대학 문화의 자주적인 해결과 대안의 확산에 노력하는 바
일부의 사건과 사고 때문에 술이 대학문화의 전부인양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러스, 조선그루브의 이야기입니다.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9월 창립한 조선그루브(대표 이수관)은 흔히 갖 기 쉬운 대학문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 다양성이 없고 술만 떠올리는 세상의 시선들의 부 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대표는 이런 평가가 잘못되었다고만 말하는 것 보다 공연, 전시, 교육 등 다양한 문화의 장르를 마련할 자원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대학문화에서 술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여러 가지 도전과 경험을 해야 할 시기의 대학생들이 갖는 특유의 패기와 발랄함은 뒷전으로 밀린 채 일부의 사건과 사고 때문에 술이 대학문화의 전부인양 평가를 받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건전하고 활기찬 대학 문화의 다양한 생산을 위해 몇 명이 의기투합했던 것이 조선그루브의 시작이었습니다” 조선그루브는 이듬해 5월 ‘즐길거리’라는 이름으로 매주 금요일에 궁동의 욧골공원에서 축제를 진행했 습니다. “처음에는 20~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즐길거리’에 함께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부분 ‘쟤들 지금 뭐하는거야?’라는 시선으로 의아하고 보시고는 지나가셨죠. 축제에 오신 분들도 대부분 팔짱을 끼고 관찰하듯 바라보셨구요” 그러던 ‘즐길거리’는 300여명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굳게 겨드랑 이를 끼고 있던 손들을 머리 위로 올려서 박수를 치고, 의아하던 시선들은 공연자들의 동작을 예의 주시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27
하며 즐거워하는 눈빛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들은 ‘즐길거리’에서 무엇을 보고 즐거워 하는 걸까요? “저희가 ‘즐길거리’를 기획하는 것은 사 실이지만, 저희가 모든 것을 기획하지는 않습니다. 주변에 대학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했습니다. 학생도 좋고, 직장인들도 좋고, 소위 말하는 백수들도 좋았습니다. 힙합, 밴드, 노래, 댄스 등 여 러 분야의 젊은이들이 모여들였습니다” 다 양한 재주를 가졌지만, 펼칠 공간이 없거 나 주변에 자랑하기는 다소 쑥스러워했던 사람들이 조선그루브의 기획에 힘을 보탰 고, 이들은 각자 시간을 정해서 로테이션 으로 욧골공원에서 열정을 풀어냈습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 아하고 놀 수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분 들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아직 전시와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판은 저희가 만들어 드릴 테니까 언제든지 찾아주십시오”라고 이 대표는 말합니다. 대학문화라는 것은 하기에 따라 화합물이 되기도 혼합물이 되기도 합니다. 대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곳에는 그들의 수요와 기질을 반영한 여러 공간들이 생겨나게 됩니다만, 그것들이 온전하게 대학문화라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합니다.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 들과의 결합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대학문화는 잘 어우러진 공동체가 될 수도 있 고, 외로운 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 대학생과 대학문화를 못마땅하게 여기게 된 배경에는 자신들의 기호와 개성만을 중요시하는 오만함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저희가 가장 고민했던 것이 대학문화를 대 학생 스스로가 다양하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하면 융화할 수 있을까’였습니다”라 며 이 대표는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처음에 민원제기가 엄청 많았어요. 욧골공원의 평상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그분들이 원하는 노래가 아니면 민원을 넣으셨던 거죠. 미리 말씀드리고
228 조선그루브
양해를 구해도 초기에는 계속 민원이 들어왔어요. 그러다보니 경찰에서도 민원만 들어왔다 하면 저희들 에게 연락을 하더라고요”라며 이 대표는 “저희가 궁민대잔치라는 축제를 올해 처음 했는데요, 마지막 날 에 잔치판을 벌였어요. 막걸리와 전을 마련하고 노래방기계를 가져다 놓았더니 함께 노래를 부르며 노시 더라고요. 그 이후로 민원이 많이 줄어들었어요”라고 말합니다. 100퍼센트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자신들의 사업에 다가온 어려움을 ‘자신들만이 옳다’는 고집보다는 교감과 소통의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 이 기특합니다. 조선그루브는 현재 이 대표 외에 두 명의 대학생이 더 결합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 표 역시 충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마을기업의 일반적 특성상 수익이 우선이지는 않습니다만, 학업과 사업을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주변에서 만류를 많이 했습니다. 요즘 청년창업이라는 것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어중간한 각오를 가지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쉽게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물어보면 저는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해 요”라는 이 대표는 “단 실패를 하더라도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자세가 있다면 기꺼이 조력하겠다”고 말합니다. 많지 않은 나이이지만 유행 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감과 도전을 통한 자기 성장의 의지를 후 배들에게 강조하는 이 대표의 자세가 제법 어엿합니다. 아마도 이 대 표가 조선그루브를 하기까지에는 이런 자기 계발과 도전에 대한 마음
대학문화를 대학생 스스로가 다양하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융화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요. 기업으로서의 조선그루브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 대표는 공연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개인적으로는 축제가 너무 많다는 생 각입니다. 그것도 단기간에 너무 많아졌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각각의 색깔과 컨텐츠를 가진 축제가 아니라 천편일률적이고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베낀 컨텐츠로만 진행이 되 니 오히려 찾아오는 사람들은 자꾸 줄어드는 역효과가 난다고 생각해요”라며 자신이 가진 공연과 축제에 대한 생각을 펼쳐 놓습니다. “제가 군대에 가기 전에 밴드활동을 했는데요, 아 무리 열심히 연습을 하더라도 1년에 열 번 남짓한 무대 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문화는 잘 하는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 다. 즐길 줄 알고, 즐거워하고, 즐겁게 노는 사람들의 것이지 요. 전문기획사들이 틀어쥐고 베껴내듯 진행하는 축제가 아니 라 작은 규모지만, 공연자와 관객의 경계가 없는 축제를 만들 어보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
궁동의 문화 예술과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 축제 ‘궁민대잔치’
‘온천대축제’ 중 거리 행진 퍼포먼스
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망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 라 조선그루브는 궁동의 거리축제를 시작으로 각 대학 의 축제와 조그마한 마을들의 축제를 실제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공연을 수행하고 있는 주체들은 대 전에서 문화 활동이 좋아서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다듬는 사람들이고요. 아직 조선그루브가 기획하는 일은 낯 선 영역이고, 쉽지 않은 장벽이 있습니 다. 사회 경험이 일천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자원도 곧 바닥이 날 가능성이 높고 지금은 인건비 외에는 드는 비용이 없다고 하지만, 그럴싸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금도 많이 소요가 될 것 입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이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한계 도 잘 알고 자신들이 어려움을 닥쳤을 때에 어떻게 해 야 할 지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판단을 같이 내릴 준 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열정적으로 일을 진행
한밭대학교 축제 공연
하지만, 무모하거나 자기만의 아집에 사로잡히지 않는 솔직담백함이 느껴져서 무척 좋았다고나 할까요. 이런
청년들이라면 등록금 때문에 억울하게 팔려간 소들의 뼈값을 제대로 치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의 붙인 조선그루브라는 이름처럼 흥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팍팍하고 재미없는 일들만 양산되어 사람들이 술과 한숨으로 지새우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샂사진 자료 조선그루브
230 조선그루브
DAEJEON'S LANDSCAPE
연꽃 매노동
DAEJEON'S LANDSCAPE
장태산자연휴양림 장안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네번째
건강한 먹거리로두루두루
행복해지는 마을카페
이웃과 나누는 시원한 차 한 잔 대화로 도란도란 피어오는 온기
여러분은 얼마만큼의 공간을 가지고 계신가요? 집이어도 좋고 사무실, 잘 가는 술 집이나 식당도 좋습니다. 이동을 할 때 빼고는 대부분 어떤 공간에 들어가서 생활하 고 있으니 공간이라는 말은 우리 생활 자체를 대변하는 말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공간을 소유한 사람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러워합니다. 그렇다고 소유하고 공간이 모두가 유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잠만 자고 가는 사람이 100평의 호화로운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것일까요? 투기를 목적으로 사둔 부동산이나 세금혜택을 받기 위한 농지 구입도 올바른 목적으로 쓰이는 공간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공간이 의미가 있는 공간일까 요? 마을기업 품앗이마을카페 좋은이웃(대표 오순희, 이하 좋은이웃)은 한밭레츠의 소식지인 ‘좋은 이웃’에 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중히 여기기에 좋은 사람과 좋은 관계로 만난다는 의미입니 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역의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지역화폐를 통해 거래하며 서로를 돕고
234 좋은 이웃
사는 한밭레츠에서 새로 카페를 열었습니다. 커피의 붐이 일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이 카페이지만, 좋은이웃은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유난히 좋다고 합니 다. 자그마한 이 카페의 매력이 무엇인지 들어보았습 니다. 오순열 씨는 사실 마을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 가 많았다고 합니다. “사실은 별로 할 생각이 없었다. 초기에 마을기업의 취지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외부 에서 보면 어이없는 마을기업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이야기를 꺼냅니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품앗이 거 래를 위해 만들어진 한밭레츠는 정부의 지원이 딱히 필 요가 없는 자립, 자생단체입니다. 그러다가 10년이 지 난 이후에 한밭레츠의 확장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젊은 사람 들에게 전수하는 문제와 한밭레츠의 사무실이 있는 법동 주변에서의 활동의 폭을 강화하자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대흥동 에 젊은 회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원도심레츠를 만들게 되었던 것입 니다. “한밭레츠가 법동에 사무실을 두고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활동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품앗이 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한밭레츠는 정부의 지원이 딱히 필요가 없는 자립, 자생단체
해왔지만, 막상 근처 주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주민들이 편 히 쉴 수 있는 카페나 사랑방이 있으면 주민들에게 레츠의 정신을 알리고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리던 참에 마을기업의 제안을 받았다”며 사업의 시작을 얘기합니다. 10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의 한편에 주부들이 즐겁게 차를 마시면서 환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많은 이용객들이 다녀갔습니다. 어느새 단골이 되 었다는 초등학생부터 아이의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나온 부 부들이나 마실을 나오신 삼삼오오의 어르신들도 좋은이웃의 커피와 간식 거리를 사들고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갑니다. 마침 들어온 민들레의 료생협의 송직근 씨는 “좋은이웃이 생겨 행사 때 사용할 간식을 구매하거 나 접객, 행사 진행에 요긴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편한 마음으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무척 반갑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커피 카페인이 부담되면 더치 커피를 마시면 좋다
세워 보입니다. 우수사원으로 뽑혀 좋은이웃의 상품 권을 선물로 받았다는 김은정 씨는 “커피를 좋아하는 나 스스로에게도 좋은 가게이지만, 직원들에게 안심 하고 맛있는 간식거리를 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면서 “좋은이웃의 사업이 성공을 거두어 카페 이외에 도 놀이방과 공동 육아시설을 마련하는 등 한밭레츠 가 많은 사업을 벌였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표합니다. 법동에 차 한 잔 마시며 담소를 나눌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이 카페가 좋은 반응을 얻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좋은이웃에서 쓰는 재료들은 다 른 제과점이나 커피숍과는 다른, 소위 말하는 ‘얼굴있는 먹을거리’를 사용합니다. 부득이 하게 수입을 해야 하는 커피, 설탕들도 공정무역을 통한 재료를 사용하여 제품의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내 식구들에게 먹일 것을 만드는데 질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오순 열 씨는 “평범한 주부들이 만들었지만, 기술 수준은 상당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라며 자랑을 늘어놓습 니다. 원래 커피에 조예가 깊었던 오순열 씨는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입니다. “커피를 좋아하니 까 알고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었다.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나만을 위한 카페를 꿈꾸는데 일을 하면서 공부도 하니 더없이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며 주방에서 쿠키를 만들던 박동희 씨를 소개합니다. 박동희 씨는 두부와 유정란을 공급받으면서 한밭레츠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 다. 쿠키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 동네 주민들로부터 주문을 의뢰받던 그녀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판매 계획 을 세우던 중에 함께 일하자는 권유를 받고 좋은이웃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박동희 씨는 “주부우울증을 염려한 남편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지지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가사 에 소홀해져 걱정”이라며 멋쩍은 표정입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성취 감도 있고, 나의 재능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이 좋다”며 “자신의 쓰임새를 발견하 고 계발하여 남도 성장하게 만들 수 있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낀다”면서 레츠 예찬론을 펼칩니다. 기본적으로 레츠의 가치로 무장을 하고, 좋은 재료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 다고 해서 좋은이웃이 수익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폭리를 취하거나 질이 낮은 제품을 공급할 생각은 없지만, 기왕 시작한 사업이니만큼 정당한 급여를 지급하 는 수준까지는 성장을 시켜야할 것 같다. 참여자들에게도 잘 할 수 있는 것을 카페에서 마음껏 펼치고 수
236 좋은 이웃
익도 가져가보자고 당부하고 있다”는 오순열 씨는 “다 른 곳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분들에게 이곳 에서 가치있는 일을 하면서도 정당한 댓가를 받고 수 익금을 레츠 활동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면서 이 사업의 성공에 대한 강한 의욕 을 보입니다. 5명이 꾸려가고 있는 좋은이웃은 카페 이외에 케이 터링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있는 단체와 마을기업, 사회적기업의 행사나 각종 소모임에 다과
좋은 것을 먹을려는 당연한 욕구가 생산 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지 역공동체는 결국 무너지고 만다.
와 식사를 제공하는 케이터링 사업은 유수의 업체와 비교해도 음식의 구성과 맛 등이 뛰어나 인기가 높습 니다. 물론 레츠 본연의 사업인 회원들의 솜씨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의 제공도 좋은이웃의 몫입니다. 지역에서 의미있는 일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과의 관심도 높을 것 같습니다. 국가 나 자치단체에서 얘기하는 살기 좋은 마을을 앞
가치있는 일을 하면서도 정당한 댓가를 받고 수익금을 레츠 활동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
장서서 만들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순열 씨의 대답은 조금 달랐습니다. “사실 서로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정부지원에 무관하게 출발을 했으 니까 더 그런 것 같다”며 말을 잇습니다.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쿠키를 스스로 굽는 사업을 진행했다. 반은 본인이 가져가고 반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일을 했는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남을 위하는 마 음을 갖게 되더라. 그런데 이것을 나눠주는 일이 보통이 아니었다. 이것을 주민센터에 부탁했더니 호응 도 좋고 효과도 좋더라”면서 의도적으로 관과의 관계를 맺을 생각은 없지만, 함께 일하는 파트너십을 가 져갈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마을기업의 지원에 대해서도 말을 보탭니다. “초기에 사업비를 투여하는 마 을기업의 지원 제도는 좋지만, 지원 종료 후에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가는 의구심이 든다. 사업이 궤도 에 오를 수 있도록 컨설팅, 교육, 홍보 등을 네트워크로 묶어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성공사례와 실패사례 등에 대한 자료 수집과 분석을 통해 올바른 지원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주문합니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37
좋은이웃에서는 당일 직접 만든 케익, 쿠키, 과자 등을 판매한다
서술했던 것처럼 공간이 많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 닌 것 같습니다. 물질이라 는 것은 어차피 다루는 사람의 성숙함과 역 량에 따라 유용하기도 하고 악질적인 도구 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나 공간의 소 유 자체가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둔갑한 우 리나라에서는 공간 자체의 확보를 위해 후 안무치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
자료 좋은이웃
기에 더 그렇습니다. 과연 공간은 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일까요? 무작정
소유만을 위해서 쓰지도 않을 공간을 마구 만들려고 악전고투하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공 간을 많이 만들면 어떨까요? 번화가의 으리으리한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법동의 작은 카페가 더 크게 보 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커피 냄새보다 진한, 그리운 냄새가 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238 좋은 이웃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다섯번째
메뚜기가 사는 마을
중세동 작목소 농촌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농촌을 생각한다. 어른들은 옛 추억의 아름다운 장면을, 드라마에서는 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며 태양을 바라보는 농민, 그리고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이 라면 최근 수해로 피해 입은 장면 등을 상상할 것이다. 도시민들이 생각하는 농촌이란 평화롭고 아름다 운 곳이다. 그리고 휴식처 등을 상상하기에 충분하고 추석과 명절에는 북적이는 시골 풍경을 떠올리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농촌은 우리에게 또 다른 안식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그 곳이 사실은 대부분 임차 농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대전에서 42번 시내버스만 타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그 곳, 중세동은 대전 토박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쉬 이 알지 못하는, 모른다면 골짜기 골짜기의 농촌으로 생각될 만큼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실은 믿 기지 않을 만큼 얼마 멀지 않은 곳으로, 대전근교에 위치하고 있다. 추억을 찾는 도시민들에겐 가깝기도 하고 때론 먼 곳이 바로 근교가 아닐까 싶지만. 우리는 그 시골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골의 고령화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고 어 린 아이도 교과서에서 고령화의 문제점에 대해서 배운다며 손을 번쩍 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농촌의 문제점은 고령화 뿐이 아니다.
240 중세동농산물영농조합법인
임차농지라는 것을 일반인들은 대부분 알지 못하 고 생소하게 들릴것이다. 대부분 도시에서 거주하는 탓일지도 모른다. 중세동의 임차 농지는 50%에 달한다. 50%라고 하 면 중세동의 농지 반 이상이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소유지이고, 농지가 없는 농민이 토지 소유주 에게 일정의 임대료(수수료)를 내고 농사를 짓는 것 이다. 이 경우를 위탁농이라고 한다. 현재 마을의 주민은 500여명으로 등록되어있지만, 실상 마을에서 거 주하고 있는 인구는 절반에 불과하다. 다른 농촌 마을의 경우 임차농지가 평균 60%정도에 달하다 보니 임대료가 비싸면 농사를 짓지 못하기도 하고, 싼 임대 값에 농사를 지어도 기상이변이나, 비료 값 폭등에 따른 주변 상황에 민감해 농민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그러한 현 상황을 고려해 농민들을 위해 직불금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임차농민들이 직불금을 실제로 수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대부분 실제 임차농민이 받아야 할 직불금을 집행기관이 수령인을 일 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대부분 땅 주인이 가져가기 일쑤고, 눈먼 돈 먹 고 입 싹 닦으면 할 말도 없다. 이것이 요즘 농민들의 현실이다. 더 말
‘중세동 작목소’는 대전 최초의 비닐하우스 재배지였다. 그래서인지 비닐하우스가 무척많았다.
하면 농지는 원래 농부가 아니면 구입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산 농지를 땅이 없는 농부들에게 임대를 해주고 직불금 신청을 하게 되면 해당 토지의 주인은 농민으로 인정되 직불 금도 받게 되고 그 외에도 양도소득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중세동 취재 중에“농지개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로 농민들의 현실을 느낄 수가 있 었다. 만약 나라에서 경작증명서만 믿고 직불금을 지급해 줄 것이 아니라 마을의 임차농민만 찾아 조사 한다면 농민들의 반절 이상은 발 뻗고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부에서는 왜 직불금이 라는 방안을 선택하게 되었나에 대해서 생각 을 해본다. 직불금이 아니어도 만약 정부에 서 직접적인 농산물을 고정된 값에 구입함으 로 농부들을 도와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농부들은 농산물을 소비자가 아 닌 정부에 고정된 금액에 판매를 한다는 개
친환경 포도
념이 심어질 수도 . 그러나 현재의 직불금이 있을 것이다. 농민이 아닌 토지의 주인이 가져가게 되는 문제는 좀 더 줄어 들 거라고 생 각이 든다. 하지만 어느 방안을 대책으로 내 세워도 문제는 항상 발 생하게 될 것이다. 최선의 방안은 부담비용이 늘더라도 정부에서 적극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농민들의 생활고를 덜어 주리라 본다. 사실 임대농 이라는 것을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얼 핏은 들어도 그 문제점이나 현실에 대해서는 와 닿지 않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생각했을 뿐이다. 정부의 방안에도 불구하고 문제점 이 해결되지 않는 것의 뿌리 깊은 문제는 어찌 보면 나 같은 사람 들의 무관심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농촌의 현실이라는 고 정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달리 바라보면, 나에게 박 혀 있는 ‘농부들의 피와 땀이 서린’ 이란 말도 내 밑 세대는 생소한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무섭다. 요 근래 언론 통신들에서 나는 농어촌의 문제점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룬 뉴스 내용을 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 공무원 의 임차농지에 대해 타이틀만 들어 보았지 요즘 매체들은 왜인지 농촌이나 소외지역의 사건은 다루질 않는다. 국민의 눈과 귀가 되 어야 할 언론이 버라이어티한 사건들에만 쏠리는 것은 아닌지 우 려된다. 수해의 피해도 심각하나 그 짧은 시간에 그들이 왜 수해 의 피해에 대해서 막막해 하는 모습에 해결방안은 없는지 다른 시 각으로 바라본다면 우리 농촌들의 문제점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해결 될지도 모른다.
242 중세동농산물영농조합법인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여섯번째
땀이 익는 마을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43
흙내음 가득, 땀이 영그는 마을 추동 가래울 영농조합법인
대전광역시 동구의 절반에 가까운 면적을 차지하는 대청동은 15개 법정동, 3000여명 의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대청호를 중심으로 계족산과 식장산이 펼쳐져 있어 풍 광이 자못 아름답고 농촌 특유의 고즈넉한 모습도 유지하고 있어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 는 마음이 절로 드는 곳이지요. 이제는 제법 많은 수의 외지인들이 흘러들어 원주민들 과 섞여 살지만 여전히 소규모의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데 얼마 전에야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직거래매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2년 8월 28일 개소식을 가진 추동 가 래울영농조합법인(대표 육근우)의 직거래매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추동은 원마을 두 개와 대청호가 생기면서 수몰된 지역에서 올라온 마을 두 개가 합쳐지 면서 형성된 곳입니다. 가래울과 추동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전 국적으로 가래울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가래나무가 많은 골짜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 니다만, 한자로 풀어쓴 추동은 가래나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가을을 뜻하는 이름입니다. 어원을 정확
244 추동가래울영농조합법인
추동은 대청호 수자원보호구역이라는 법적 규제와 원만한 굴곡의 능선으로 이루어진 지 형 관계로 저농약 또는 무농약 재배와 소량 다 품종 농산물을 생산한다. 하게 추론하기는 어려워도 추동은 세천동과 함께 행정구역명인 대청동의 대표적인 동네이고, 그 추동을 구성하는 여러 마을 중 가장 큰 마을이 가래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추동을 비롯한 대청동의 마을들은 그렇게 큰 규모의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철에 따라 산과 들에서 다양한 농산물들이 나오는 곳입니다. “부지런한 노인네들이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 겠다고 버스를 타고 시장으로 나가 장사를 한다. 비가 오나 눈 이 오나 나가도 제값을 받은 경우는 없다. 소비자들은 중국산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무작정 값을 깎으려고만 든 다. 가지고 간 물건을 그냥 들고 돌아올 수 없으니 그냥 싸게 주 게 되니까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도 못 번다”며 육 대표는 마 을 주민들의 정성과 노력이 제값을 받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 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국 산으로 둔갑하여 유통되는 수입농산물 때문에 소비자들에 불신의 눈초리를 받게 되고 이를 악용 한 중간상인들의 횡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정성들여 일군 농 산물들이 제값은커녕 불신과 덤핑으로 매도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정성들여 일군 농산물이 제값은 커녕 불신과 덤핑으로 매도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동네 주민들과 대책 마련 시작
있을 수는 없어 3~4년 전부터 동네 주민들과 대책을 마련했다”는 고광 현 씨의 말처럼 그들은 이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습니다. 그 즈음 완주군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로 컬푸드센터의 견학은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답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마침 지인을 통해 마을기업 의 운영 취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온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 다. 그 결과로 이렇게 직매장을 열 수 있게 되었는데 그간 살기좋은 마을을 위해 힘을 모아준 마을 주민들 의 노고와 관의 협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육 대표는 그간의 과정에 대한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들이 직거래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대청동 주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조합원들이 수확한 작물들을 가져와서 본인이 원하는 값을 책정합니다. 조합에 서는 생산자들이 원하는 가격 그대로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합니다. 월말에 그동안 팔 린 금액을 정산하여 생산자들에게 드리는데 이 과정에서 판매와 운영에 따른 수수로 10%를 공제하는 방 식으로 진행합니다. “초기라서 많은 판매가 일어나고 있지 못한 점이 같이 하시는 분들에게 송구하다. 그 렇지만 조금씩 매출이 신장하는 추세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사업이라고 주변에서 이해해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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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경
더욱 열심히 할 뿐이다”라며 고광현 씨가 말합니다. 아무래도 농산물은 생물이기 때문에 물품 수량과 재 고 관리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 다. 고광현 씨는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진열하고 팔리 지 않은 농산물들은 생산자 본인들이 직접 폐기하는 것 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아직 소포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초기에 물량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 실이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물론 덤핑으로라도 싸게 넘기는 것이 폐기하는 것보다 당장
제1주말농장 로터리, 두둑 만들기
에는 나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작은 이익보다 신선한 물 건을 공급한다는 신뢰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조 합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며 재고 관리의 중요성과 엄정함에 대해 설명합니다. 추동 일대는 특산물은 없지만 다양한 농산물들이 나오는 곳입니다. 봄에는 열 무를 필두로 엽채류가 많이 나오고 가을 에는 근채류가 풍성하게 수확됩니다. 과일도 철마다 맛
멀칭 후 수세미 정식
볼 수 있으며 농산물들을 전통 방법으로 제조한 가공식 품도 품질이 우수합니다. 직거래매장에도 갓 생산한 고 구마, 토란, 고춧가루, 잡화꿀 등이 진열되어 있으며 조 금 있으면 햅쌀과 깨, 무말랭이와 된장, 고추장 등을 들 여놓을 계획입니다. 육 대표는 “많이는 아니지만 하우스 를 통해 재배되는 오이와 토마토도 곧 진열을 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 약간은 대책없이 개소했지만, 주변에 홍보가 되고 주민들도 호응을 해주고 있어서 곧 인근의 옥천군 회남 지역의 농산물도 취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전망을 설명합니다. 아울러 최근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세미를 지역의 특산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하고 있다고 귀띔합니다.
246 추동가래울영농조합법인
그러나 대청호라는 자연은 이들에게 풍 요로운 농산물만을 안겨주는 것은 아닙니 다. 대청호의 조성으로 인해 몇몇 마을은 수몰을 겪어야 했고 지금도 상수도보호구 역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기도 합 니다.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야 하는 것 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만, 아무런 대안도 없이 원
가래울 로컬푸드 매장 판매 농산 & 가공품
주민들의 희생과 인내만을 강요하는 것은 천형과도 같 은 일입니다. 육 대표는 “이곳은 수자원 보호구역이면서 그린벨트인 특수한 형편이다. 약을 치고 싶어도 칠 수 없기 때문에 원 하지 않아도 친환경 작물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말을 잇습니다. “이 유야 어쨌든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게 되는 것은 농민들 입장에서도 고 마운 일이다. 그러나 소농이 제도적인 지원이 없이 친환경농법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런 대안도 없이 원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
는 살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면서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계속해서 “가공공장에 대한 허가도 나지 않기 때문에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 식품 제조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장 기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법과 제도적인 보완의 시급함을 역설합니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 직거래판매장에도 필경 어려움도 있 을 것 같습니다. 육 대표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을 꺼냅니다. “개소 식 때 다른 마을기업들의 물품을 들여와 이곳의 농산물과 함께 판 매하는 공동의 매장으로 운영하려고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편 의를 위해 라면이나 과자류도 구비하고, 1~2명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도 개발해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도 만들려고 했다”면 추동 가래울 영농조합법인은 식용, 즙, 수세미 등 다용도로 쓰임이 많은 수세미를 주력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서 “그런데 민원과 규제 하나에 이런 계획들이 수포로 돌아갈 위 기에 처했다”면서 안타까워합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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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음식점 하나를 여는 일에도 엄격한 규제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마을의 자원을 활용하여 사업을 전개하는 마을기업에게 있어서는 이런 규제 하나가 사업을 통째로 중단해야 할 사항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생계와 올바른 방향에서의 발전을 무조건적으로 저해 하기보다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유연한 추동 가래울영농조합법인 육근우 대표
법적 해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인근의 휴게시설들은 어떻게 허가
를 받을 수 있었는지를 알아보셨는지 질문을 한 번 던져 보았습니다. 육 대표는 “사실 벌금 몇 번 물고 구 제 받으면서 허가를 득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편법을 동원하는 것은 마을기업의 취지에는 동떨어진 일이 아닌가? 그리고 이런 어려움이 우리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서류상의 어려움만을 호소 하는 것보다 이처럼 문제 중심의 해결방안을 공유하고 컨설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연합회의 위상과 역 할의 중요함에 대해서 말합니다. 추동가래울은 초기 단계부터 어려움을 직면하였지만, 그로인해 주변과 의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육 대표의 말처럼 주민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공동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공동체가, 그래도 안 되는 일은 마을기업들의 합심으로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구의 도움을 바라기보다 스스로 나서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알곡으로 결 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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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ggap smart” 농민이 우습냐? 깝치지 마라!! 기만적 농민정책은 농촌만이 아니라 농민도 피폐화한다
대중 앞에서 나가서 자신의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온몸을 불사르 는 영혼의 행위를 ‘깝’이라고 한다. 지금은 유행에서 조금 지난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이 ‘ 깝’의 지존은 누구일까? 아예 성으로 ‘깝’을 붙인 조권이라는 아이돌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연기자 출신의 전직 문화부 장관이 아닐까 싶다. 처음 청문회를 할 때 드러난 그의 화려한 투기 의혹들부 터 전 정권에서 임명한 기관장들을 한 큐에 정리해고 시킨 일, 기자들에게도 욕설을 퍼부어 ‘씨바 인촌’으 로 등극하신 일이나 경복궁 담벼락 발언까지 다방면의 ‘깝’에 힘입어 가카의 총애를 독차지하시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깝’의 지존도 한때는 국민들의 믿음과 사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약 20년 정도의 세 월을 그는 김회장의 어수룩한 둘째 아들로 감쪽같이 변 장했었는데 그가 왜 이런 긴 시간을 참았는가를 모 를 일이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는 아마도 농가직불금을 수령하기 위해 그랬 을 것이다. 밝힌 재산만 140억이 넘는 그가 그까 짓 농가 직불금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 이 해가 되지 않는다고? 모르시는 말씀이다. 어차피 농촌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 이 나라 농업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눈 먼 돈으로 줄줄 새는 국민의 세금을 타 먹 는 알뜰함까지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는 위장전입 정도로는 공직자가 되는 이력서 의 수준이 약하기 때문에 불법 수령 하나 정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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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킬 필요도 있다. 게다가 농사 한 번 짓지도 않고 ‘선량한 농민의 아들’이 라는 이미지도 구축했으니 우수한 탐관오리가 되기 위해 가짜 농민이 되는 것 이 얼마나 확실한 코스인가? 그러나 이들이 탐관오리가 되기 위해 너도 나도 구입한 농지 때문에 애 꿎은 농민들만 힘들어진다. 단 한번도 ‘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정책에 반영된 적이 없는 이 나라는 농민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만 몰아가고 있다. 이 것저것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FTA 한방으로 농업과 식량주권을 남 의 나라의 손에 고스란히 넘겨주었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헌법에 버젓이 명시되어 있건만 이제는 땅마저도 투기꾼들과 탐관오리들의 손에 넘겨 주고 그것도 모자라 돈까지 지급하는 ‘깝’을 떨어대고 있다. 농민들은 그 야말로 쎄가 빠지고 허리가 부서져라 일을 해도 소작료 물어주고 농협에 상환하면 또 빚을 져야 한다. 우리의 ‘김회장 둘째 아들’도 “몰래 찍은 cf 로 돈을 벌었지, 농사만 지어서는 돈을 벌기는커녕 먹고 살기조차 사실 어렵다”고 진술하지 않았는가? 왜 이렇게까지 농촌과 농업을 못 살게 굴까? 간단하다. 이들은 느리고 뭔가 답답해 보이는 이 공간에 농 약 냄새 가득한 골프장과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룸살롱으로 가득 채우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땅을 파는 것은 불도저나 쟁기나 매한가지이지만 우리 가카께서는 시멘트를 바르지 않는 삽질은 심기가 영 불편하신 분이시다. 그런데 “농업은 천직”이라는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악착같이 농촌에서 개기고 있는 어 수룩한 농민들이나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이름으로 가카의 ‘반(反)생태노선’에 반기를 드는 빨갱이 농민들 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니 환장할 일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농촌에서 농민을 내몰기 위해서 농지를 토건주의자들에게 넘겨주고 말살정책을 강화할 수밖에... 그러면서도 선거처럼 아쉬울 때만 한 번 내려가 알랑방귀를 뀐다. “언젠가 나 도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지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구라부터 “농업을 살리겠다” 는 야심찬 허언까지 입을 나불거린다. 가카 이하 방백들은 표를 구걸하기 위 해 죽기보다 싫지만 모내기 때 잠깐 얼굴을 비치는 수고를 감수하시기도 한 다. 그 꼿꼿한 허리 한 번 숙이고 “크~ 이 맛이야”라며 막걸리를 쳐 먹고 비열한 웃음으로 손을 잡으며 노인네들을 홀린다. 에라, 이 새끼 들아. 제발 깝치지 마라!!
250 농민이 우습냐? 깝치지 마라!!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일곱번째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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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밥 한 그릇 세상만사 세상 만물에 하늘이 깃들어 있고 밥 한 그릇 안에 온 생명이 서로 기대어 사는 이치 깨닫고 실천하며 채우는 한 그릇 한살림
252 한살림대전
1. 한살림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한살림이란? 생명의 세계관으로 모든 생명이 한집 살림하듯 더불어 살자는 뜻 입니다. “한 + 살림 = 한살림” ‘한’ : 큰, 하나, 전체, 함께 ‘살림’ : 살려낸다, 산다 한살림은 1980년대 중반에 이미, 자원 개발과 경제 성장에 집착하는 산업주의 세계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길을 모색했습니다. 이를 위해 생명이 살아있는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과 함 께 유기농쌀과 유정란 등 건강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돈과 상품만 오가는 차가운 시장의 질서를 넘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직거래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2012년말 현재 전국 21개 지역에 35만 세대 소비자와 80개의 생산자공동체, 2천세대 농민 생산자가 참여하는 한 살림으로 자라났습니다. 한 살림 대전의 경우 현재 1만5천세대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살림 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농업과 식량위기, 에너지 고갈과 핵위험 등 문명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생활문화운동을 펼치고 있습니
한살림은 산업주의 세계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다.
길을 모색했습니다
2. 한살림은 우리나라 생활협동조합운동에 초석을 놓았습니다. 한살림은 설립한지 일년 남짓 지난 1988년 생활협동조합으로 조직 틀을 꾸렸습니다. 유기농업 자체가 생 소하게 받아들여지던 그 시절부터 유기농업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주인으로 참여해 가족 같은 정을 나누며 교류와 협력을 활발하게 벌여왔습니다. 한살림의 이러한 활동은 이후 우리나라 생활
생산지에서 효소 만들기 체험
도시농업 활동(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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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운동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3. 한살림은 생명평화운동을 펼칩니다. 한살림의 유기농산물 직거래 활동은 한살림이 꿈꾸는 생명세상을 향한 주요한 방편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생명 사상을 연구하고 관련 서적을 펴내는 한살림모임(현재의 모심과살림연구소), 도서출판한살림을 운영하며 조합원 시민들을 위해 생태, 환경, 주민자치 등 대안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역구와 강좌를 진행하고 계간지 <살림이야기>, 단행본 도서를 출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 다.
4. 한살림은 내 몸과 지구에 이로운 물품만 취급합니 다. ●고갈돼 가는 화석연료에 기대고, 기후변화를 악화시 키는 수입 먹을거리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제철 먹을거리를 고집합니다. 생육초기(육묘기간)외 에는 가온 재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 농약과 화학비료, 성장조정제(성장호르몬) 사용을 금합니다. ● 시장 개방으로 존립이 위태로운 이 땅의 식량자원을 지키기 위해 잡곡류 등은 유기농만이 아니라 국내산도 취 급합니다. ●가공식품은 국내산이면서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재 배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한 것을 우선합니다. ●생산협동체, 사회적 기업 등에서 생산 출하하는 물품
254 한살림대전
1. 관저동 햇살모임 2. 마을모임 활동(갈마햇살모임) 3. 치유와 키움 강좌 4. 태평동 햇살모임 - 막걸리 만들기 체험 5. 어린이 체험활동(어린이생명학교 - 석유안쓰기)
을 우선합니다. ●효율성만 따지는 비유기적인 생산보다는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을 지향하는 물품을 우선합니다. ●항생물질 등을 사용해 인공 양식한 어패류, 수입산 수산물은 취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명태류 제외) ●항생제, 성장촉진제가 들어있지 않은 사료로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자란 축산물(유정란, 닭고기, 돼지고 기, 소고기)을 취급합니다.
5.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한살림의 아름다운 실천 ●먹을거리 탄소발자국을 줄여요. 유기농 먹을거리라도 먼 나라에서 수입된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오랜기간 배를 타고 바다를 건 너오려면 냉장보관이나 약품처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동과정에서 연교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탄 소와 유해성분이 지구 생태를 위협하고 우리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습 니다. 한 살림은 수입식품 섭취를 줄이고 우리 땅에서 나는 ‘가까운 먹을 거리’를 이용하지는 취지에서 한 살림 물품을 이용하면 얼마나 에너지 를 절약하고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지 영수증에 표기해 알려드리고 있
먹을거리 탄소발자국을 줄여요 유기농 먹을거리라도 먼 나라에서 수입된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습니다. ●생명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조합원들의 생활실천 - 채식 위주로 소박한 밥상을 차립니다.
-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까운 먹을거리를 이용하고 전통 식문화를 살리는 노력을 합니다. -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 재사용할 수 있는 병을 깨끗이 씻어 매장이나 공급 실무자에게 되돌려 줍니다. - 공급박스를 되풀이해 사용하고 장바구니를 사용합니다. - 친환경재생용지를 사용하고, 꼭 필요한 때만 최소한의 포장을 합니다.
6. 한살림대전생협 살림터 현황 ●사무실 : 대전시 서구 월평동 285-1 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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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2)484-1225, FAX : 042)484-1226 ●월평매장 : 대전시 서구 월평동 298번지 갤러리빌럭 스 103호 ☎ 042)484-1293 ●신성매장 :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 214-9 ☎ 042)864-1119 ●노은매장 :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917-18번지 1층 ☎ 042)477-1560 ●태평매장 : 대전시 중구 태평동 382-8번지 1층 ☎ 042)535-1125 ●관평매장 :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 993번지 1층 ☎ 042)934-1225 ●관저매장 : 대전시 서구 관저동 1687번지 ☎ 042)545-1125 ●부여매장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160-3 ☎ 041-833-1225 글이정섭 한살림대전 사무국장 사진 자료 한살림대전
1. FTA반대운동 2.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활동 3. 골프장 반대 생명버스 참여 4. 탈핵 캠페인 5. 한살림대전 관저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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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여덟번째
소멸을 창조로 바꾸는 행복한 사람들
세상은 지금 그야말로 과잉생산의 시대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아직 멀 쩡한 제품들을 대신합니다. 막대한 양의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입되고 몇 차례 사용되지도 않았는데 아낌 없이 쓰레기통으로 향합니다. 한편 세상은 결핍의 시대입니다. 그렇게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내는데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잘 보 이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지갑은 늘 얇기만 합니다. 아니 얇기라도 하면 다행일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일 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고, 그나마 간신히 얻은 직장은 언제 잘릴지 몰라 라면국물마냥 바 짝 졸아 있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선화동 ‘보문 평화의 집’에 위치한 '행복한 나눔 센터'(대표 손근석 목사)는 이런 과잉과 결핍 시대에 절 묘한 밸런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모두 8명이 일하고 있는 이곳은 폐현수막을 이용한 가방과 앞치마를 제 작, 판매하고 헌 옷가지들을 싼 가격에 되파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낭비되고 버려지는 자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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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이용하여 다시 훌륭한 기능을 부여하니 이는 과잉을 해결하는 것이 라 할 수 있겠네요.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손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취약계층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일자리를 쉬 얻지 못하는 분 들에게 새로운 재능과 소질 발견의 기회를 부여하고 보람되게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한다는 것은 결핍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 이겠고요. 폐현수막을 활용해 가방을 만든다는 것은 우연한 아이디어에서 나 왔습니다. 오랫동안 취약계층들과 일을 진행해온 손 대표는 마을기업 지원 공모 사업에 창업의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었습니 다. 자금 동원이 여의치 않고 별다른 기술이 없는 노동력을 동시에 고 려하려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이때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이경숙 씨가 "내가 재봉틀을 다룰 줄 아니 그걸 이용해보자"는 제안을 하자 ' 폐현수막을 활용한 가방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답니다. 그 자신도 재봉틀을 돌려봤는
함께 만드는 재활용 아이템!
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기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원료비
품질은 나날이 상승중이며 함께하는
도 거의 들지 않으니 이보다 좋은 아이템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생산자들의 삶 또한 넉넉해지길...
만드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수거한 폐현수막을 천연 세제로 깨끗이 세탁하고 가방의 크기에 맞게 재단합니 다. 재단한 천을 가지고 재봉틀로 바느질을 해주면 훌 륭한 가방이 탄생합니다. 사업을 계속 하다 보니 품질 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한 겹으로 가방 을 만들었을 때는 현수막의 그림에 따라 재단해야 했 습니다. 자연스럽게 현수막의 낭비도 많았고 재단하 는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그러다가 두 겹으로 덧대 어 만들어 제품의 내구성도 좋아지고 현수막을 한 번 에 재단할 수 있어서 효율성도 증가하였습니다. 기술과 디자인도 초기보다 우수합니다. 안에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달기도 하고 지퍼나 단추를 부착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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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도 제법 그럴싸해졌습니다. 서예가인 김진호 선생의 글씨 기부로 한층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여기에 자체 제작한 태그를 옆에 달아주니 하나의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계속 발전하는 제품에 고객 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판로에 대해 물어보자 "솔직히 처음에는 판매할 수준이 될까하는 걱정이 앞섰다"라고 손 대표는 말합니 다. "재활용이라는 좋은 취지를 이해해주시고, 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어필하였 던 것 같다"며 분석합니다. 제품이 여기저기 입소문을 타면서 단체 주문이 꽤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런데 한쪽에서는 가방 모양이 아닌 천들이 놓여있습니다. 바로 앞치마였는데요, 손 대표는 "가방뿐만 아 니라 앞치마나 다른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현수막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의외로 많다"면서 자신감을 보 입니다. 밖이 조금 부산하더니 현수막의 실밥을 제거하던 강순자 씨가 일어납니다. 의류의 재활용 판매를 담당 하는 그녀가 활약할 때입니다. 손님과 한참을 물건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던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들어옵 니다. "점퍼를 하나 팔았다"면서 "봉사와 불우이웃을 돕고 싶었던 나에게 이곳은 재활용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좋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며 활짝 웃습니다. 옆에 있던 이경숙 씨도 "몸이 불편한 남편을 뒷바라지하면서 일을 하기가 어려웠다. 손 대표와 동료들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 도록 배려해주어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면서 거듭니다. 손 대표는 "두 분 외에도 노숙자들이나 사회적 으로 소외받은 사람들이 보람을 찾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다"면서도 "좀 더 안전하고 즐겁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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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위한 시설과 장치,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과제를 꼼꼼 하게 진단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묻자 손 대표는 "이곳을 대전의 재 활용은행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사실 사업계획상으 로는 가구와 전자제품의 리폼과 판매를 하려고 했는데 공간 이 협소하여 아직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지공 예로 멋지게 탈바꿈한 통을 하나 보여줍니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무한하게 널려 있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나 의 작품으로 다시 탄생할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을 위한 교육과 생산 활동은 소외 계층의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들이 일 을 통한 자존감을 찾는다면 사회적으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사업 초기의 고민과 위기를 멋지게 돌파한 그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합니다. 그야말로 가 족같은 그들의 분위기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에 박수와 지지를 보냅니다. 에드가 칸이 쓴 지역통화 지침서인 '이제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제 목처럼 사람은 저마다의 재능과 소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령 그것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지지해주고 격려해준다면 당사자는 물론 사회 전체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
존중과 공생, 호혜는 과잉이고 경쟁과 독식, 이기심은 결핍된 사회 어떻습니까?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는 이런 것들이 조금은 부족해보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충분 한데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남을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어느새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제 조금은 물질적인 욕심에서 벗어나고 서로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조금 키워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존중과 공생, 호혜 는 과잉이고 경쟁과 독식, 이기심은 결핍된 사회. 어떻습니까?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61
3R(reduce, reuse, recycle)을 아시나요? 재활용보다는 생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자
재활용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놀라움을 지니고 있다. 어떤 이는 재활용에서 자극을 받고 자랑스러워 하는 반면, 어떤 이들은 지루해하고 냉소적이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재활용에서 느끼는 뿌듯함은 재활용 의 논쟁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한다는 가짜 뿌듯함만 심어주면서 실제는 극히 잘못 고 안된 유독한 물건들을 계속 만들어내도록 방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재활용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과 행동을 일굴 수 있게 해주는 출발점인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전략적, 효과 적인 행동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재활용이기도 하다. 환경상의 이점은 명백하다. 재활용은 물건들이 계속 사용되게 함으로써 새로운 물질의 생산을 줄이고 물 질이 버려지는 것을, 더 정확히는 버려지는 시점을 늦춰준다.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고 여타의 폐기물 처리에 비해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애초에 물건들을 쉽게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활용률은 너무 미미한 것도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재활용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쓰레기 배출량 자체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적은 “재활용을 더 하자”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덜 만들자”여야 한다. 잘못된 목적에 집중하면 엉뚱한 곳에 노력을 쏟는 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대학에서 재활용대회가 곧잘 열리곤 하는데 대회에서 이기려고 일회용 생수를 박스째 샀다 는 일화는 결코 우스갯소리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재활용품의 무게를 재서 상품을 주다보니 일회용 생수 를 사는 사람이 다시 쓸 수 있는 용기에 수돗물을 담아 마시는 사람보다 상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게다 가 이 사람들이 받는 상은 물건이다. 더 많은 소비와 낭비를 부추기면서 재활용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이 다. 그러면서 자신이 진정한 변화를 만든다고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재활용은 종종 더러운 과정이다. 유독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물건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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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하면 이 유독성의 문제는 영속화된다. 재활용 노동자들은 유독물질에 노출되고 소비자와 주민들은 다 시 잠재적인 건강의 위협에 놓이게 된다. 애초에 재활용이 될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유독물질의 위험은 말할 것도 없다. 물건에 유해물질이 없다고 해도 대규모의 재활용 시스템들은 에너지를 많이 쓰고 쓰레기 를 만들어내는 트럭과 공장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리고 현재의 방식에서는 거대 쓰레기 처리 업체들이 재 활용을 함께 관리하는데 이들은 재활용과 낭비를 둘 다 하고 낭비 쪽에서 훨씬 많은 이윤을 얻는다. 게다가 재활용을 위해 수거한 대부분의 쓰레기들이 소득수준이 낮은 해외로 수출되는데 그 지역에서 처리되는 작 업들의 예를 보면 참으로 끔찍하기만 하다. 재활용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재활용이 아니라 저활용이라는 점이다. 진정한 재활용은 순환 과정이어야 하 는데 저활용은 다음 단계로 갈수록 낮은 등급의 물질로 둔갑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플라스틱이다. 플 라스틱 업체들은 ‘꼬리를 문 화살표’ 모양의 재활용 로고를 차지하고서 등급에 따라서 1~9의 숫자를 매겨 놓았다.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용기들을 보고 재활용 가능하며 그것 자체도 헌것을 재처리해서 만들었을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극히 어려우며 거의 저활용된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재활용업체에 찾아가서 물어보셔도 좋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은 매우 소중한 과정이다. 다만 재활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문제 이다. 환경표어인 “줄이고(reduce), 다시 쓰고(reuse), 재활용하자(recycle)”에서 재활용이 세 번째 오는 이 유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재활용은 물건에 대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지, 처음 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마지막 수단으로서 재활용은 매립이나 소각보다 분 명히 낫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불행 하게도 재활용은 마지막 수단으로 여겨지지 않고 최우선의 환경적 의 무로, 친환경적 실천의 첫 번째 징표로 인식되고 있다. 재활용은 쉽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 대한 근 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 성장지상주의 경제 모델에서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로의 패러 다임을 전환하는 것, 자원의 불평등한 분 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63
DAEJEON'S LANDSCAPE
건널목 인동
로컬 생산자이야기 스물아홉번째
호숫가 생태마을 대청호의 맑은 물과 따스한 봄 햇살이 내려앉는 마을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265
봄햇살만큼 따스한 미소가 머무는 곳 호숫가 생태마을
눈앞에 길게 펼쳐져 있는 대청호의 맑은 물에 따스한 봄 햇살이 내려앉습니다. 코끝을 간질이는 시원한 바람에 잠시 눈을 감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아,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오늘 찾아가는 호숫가품앗이사업단(단장 김성훈)이 있는 추동의 느낌은 고향집에 내려온 것 같은 포근함이었 습니다. 사무실 입구에 걸린 현수막 두 장이 인상적입니다. 친환경 두부와 유정란을 공동구매하겠다는 현수막 이었는데요... 시골이라고는 하지만, 이곳도 어엿한 광역시의 한 마을이라 자동차로 20분 정도만 가면 대 형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소 불편하지만,먹을거리를 공동으로 주문하고 분배 하는 과정에서 이곳이 단지 물건의 생산만을 담당하는 일터가 아니라 생활 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는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조금은 좁기도 하고 잘 정돈되지도 않은 이 공간이 사람들이 모여 가벼운 수다 떨고 마을의 활동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도 진행되는 소중한 사랑방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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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리고 농사로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하여 여러 상 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호숫가품앗이사업단은 민들레의료생협의 조합원 중에 농 사 공동체를 지향하시는 분들이 의기투합하여 2009년 사회 적 일자리를 신청하면서 문을 열었습니다. 워낙 가진 것도, 갖춰진 것도 없고 해서 고생이 많았을 텐데요... 추동에는 기 존에도 품앗이 조직이 존재하였는데 이런 기반이 사업단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품앗이를 하시던 마을 주민들 께서 사업의 취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지금의 사무 실도 내어 주시고 여러 가지 생산수단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 을 주셨답니다. 물론 초기에는 사업단의 취지와 활동을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7~8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곳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사업 단을 구성한다고 하니 "괜 히 정부의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을 채용하여 공동으로 밭을 경작하고 회관 청소와 축제 때 식사대접을 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서 지금은 사업단
추동에는 기존에도 품앗이 조직이 존재하였는데 이런 기반이 사업단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의 수익 구조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등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다는군요. 이런 마을 분들의 성원에 사업단의 권민정 이웃은 "근처의 동명초등학교에 점심 급식을 지원하는 프로그 램과 민들레 건강검진 알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주민분들에게 보다 필요하고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주민 분들과 계속 상의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호숫가품앗이사업단의 주력 생산품은 각 종 산야초를 이용한 차와 효소 제품이 있고, 공동 경작지에서 직접 재배한 콩, 고추, 찹 쌀 등을 사용해 담근 장류입니다. 최근에는 밭에서 수확한 작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 어 각종 행사에 출장음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요. 신선한 재료에 정성이 담긴 솜씨가 더해 져서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하네요.
그래도 사업단의 대표 제품은 직접 채취한 산야초를 가지고 만든 차와 효소입니다. 뽕잎, 국화꽃 등을 채취하여 깨끗하게 씻어내어 1주일간 말리기와 덖기를 반복한 후에 만들어내는 차는 진한 향과 함께 부 드러운 맛이 예술입니다. 열매와 설탕을 같은 비율로 혼합하여 6개월 이상 숙성시켜 추출한 효소는 3년이 될 때까지 묵히면 묵힐수록 더욱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각종 요리에 설탕 대신 첨가하여 사용하셔도 좋 고, 물에 희석하여 음료 대신에 장복하면 더욱 좋습니다. 권민정 이웃은 "사업단 참여자와 주민들이 직접 재배부터 제품으로 완성될 때까지 정성을 기울여 맛과 품질 모두 자신있다"며 "차와 효소는 종류가 다양 하니 필요에 따라 골라 음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나올 때 살펴보면 추동은 농사짓기에 그렇게 유리한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호수를 끼고 있는 땅은 산이 둘러져 있어서 그리 넓지 않고 멧돼지 등의 짐승도 심심찮게 출몰하여 옥수수 나 고구마 피해도 많이 입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젊은 층들은 이곳에서 농사를 짓 기보다는 도시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 농사를 짓는 분들은 고령화가 상 당히 진행된 층입니다. 그런데도 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넉넉하고 포근한 기운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햇살과 바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품앗이를 통한 마을 사람들의 돌봄과 나 눔의 마음씀씀이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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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가 마을을 활기있게 바꾸었어요!! 추동의 미녀 아줌마 3인방에게 듣는 품앗이 이야기
추동의 주민들은 사업단을 중심으로 ‘호수’라는 마을돈을 만들어 사용하고, 별칭을 불러서 사용한단다. 아무래도 이런 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편하게 대하기에는 별명이 더 편한 법이니까... 마을 분들은 호숫 가품앗이사업단이 들어오면서 바뀐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 마침 감자를 심고 계시던 세 분의 아 주머니에게 인터뷰를 청하였다.
2007년에 반딧불터 사업단에서 활동하면서 추동과 인연을 맺었다는 이선아(우리소리) 이웃은 “이 곳은 젊은 사람들은 외부에서 일하기 때문에 고령층과의 소통이 중요한 과제였다”면서 “안에서 그들과 같고, 같 이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고 함께 일을 했더니 자연스럽게 소통과 관계가 원활해졌고 좋은 마을로 가꾸 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다”며 웃었다. 송은영(마당) 이웃은 “사업단에 참여하면서 품앗이 활동을 통해 나와 가족을 위주로만 살다가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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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마을에 있 는 사람과 그 사람들의 사정이 보이면 서 자연스럽게 같이 대화하고 해결해가 는 방식이 익숙해졌다”라며 함께 하는 이웃의 소중함을 말했다. 김은희(은하수) 이웃은 “우리가 필요 한 것을 우리가 움직여서 만들어내는 것의 소중함을 배운 것에 감사하다”고 한다. “그렇게 상의하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알아가 고 참여하는 과정이 좋고, 무엇보다 나보다는 마을을 위해서 움직여진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뿌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국화축제 얘기를 물어보았다. 동구청에서 올해부터는 지원을 하지 않는 다고 했다. 마을과 사업단의 수입에 타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에 “주민과 고민하지 않 는 사업의 추진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면서 “서로 도와가면서 즐겁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또 다른 사 업을 벌일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한다. 아... 무엇이 이 아줌마들을 당차고 용감하게 만들었을까?
270 품앗이가 마을을 활기있게 바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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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최고령 나무 괴곡동 새뜸마을
DAEJEON'S PANORAMIC
눈 온 봄날 이사동
DAEJEON'S LANDSCAPE
마에여래좌상 보문산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너의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
호혜시장을 위한 나와 너의 노동
우리 마을 사회적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