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17
05 | MAY 2017
World Foods
Conch
터크스케이커스의 소라고둥 다른 곳에서는 남획으로 말미암아 생산량이 버쩍 줄어 멸종 위기에 처한 소라고둥. 서인도 제도 터크스케이커스에서는 정부의 지속 가능한 관리 덕에 지역을 대표하는 식재료로 통한다.
Conch Republic
Elsewhere, overfishing has led queen conch to be declared an endangered species, but the sea snail is benefiting from sustainable initiatives in the Turks and Caicos Islands, where it’s an essential part of the local cuisine.
터크스케이커스 제도의 피라냐 만으로 잠수해 들어가면
Warm waters envelop divers like a blanket as they
따뜻한 물이 담요처럼 몸을 감싼다. 다이빙 강사 빅토리아
descend into Turks and Caicos’ Piranha Cove. Here, diving
로버츠의 안내에 따라 수면 12미터 아래로 잠수해 들어간 이들은
instructor Victoria Roberts guides visitors 12m below the
해저에서 느릿하게 움직이는 소라고둥을 발견했다. 카리브 해
surface to search for slow-moving queen conchs. Found
전역에서 발견되는, 원추형 껍데기를 등에 짊어진 식용 바다
throughout the Caribbean, these edible sea snails with
권패(卷貝)다. 그중에서도 ‘분홍거미고둥’이 특히 눈에 띄는데,
beautiful conical shells are particularly abundant in Turks
이름처럼 분홍 빛깔을 띤 이 소라고둥은 터크스케이커스 제도에
and Caicos. The peach-and-cream-colored conch is so
많이 서식하며 국기에도 등장할 만큼 중요한 자원이다.
important here that it even appears on the national flag.
“피라냐 만은 터크스케이커스 제도에서 다이버들이
“Piranha Cove is one of the best places in Turks and
소라고둥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 중 하나예요.” 로버츠의
Caicos for recreational divers to spot conchs,” says
말이다. 해저 모래 위로 남은 흔적을 쫓아가다 보면 소라고둥의
Roberts. Sandy trails on the seabed lead to conch resting
은신처를 찾을 수 있다. 초보 다이버에게는 마치 숨은 보물을
places, and, to neophytes at least, finding a conch can
찾는 듯한 경험이다. 가능한 한 많은 소라고둥을 채취하는 것이
feel like discovering buried treasure. Commercial divers,
목적인 다이버들은 남쪽의 프렌치케이나 사우스케이커스 섬으로
however, can gather some 100 per day in places like
향한다. 거기서는 소라고둥을 하루 100마리도 채취할 수 있기
French Cay or South Caicos, where conchs like to eat algae
때문이다. 다이버들은 스노클과 오리발만 장착한 채 최대
and seagrass. Divers equipped with only a snorkel and fins
12미터 깊이까지 잠수하는데, 잠수할 때마다 큰 소라고둥을
free dive to depths of up to 12m, bringing up four or five
한 번에 4~5마리씩 건져 올린다.
mature conchs at a time.
‛케이커스 콩크 농장ʼ은 매년 약 300만 마리의 소라고둥을 양식한다(왼쪽 페이지). 농장에서는 소라고둥 견학이 가능하다(위). 다 자란 소라고둥(오른쪽).
Caicos Conch Farm, on the island of Providenciales, raises around three million conchs per year (opposite). Visitors to the farm can learn about the conch’s life cycle (above). A mature conch (right).
‘프로보’로 통칭하는 프로비덴시알레스 섬의 ‘케이커스 콩크
On the island of Providenciales, or Provo as it’s
농장’을 방문하면 소라고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commonly known, a visit to Caicos Conch Farm outlines
“소라고둥은 한동안 바다에서 헤엄치며 다니다가 껍데기를
the conch’s life cycle. “Conchs take three to four years to
만들기 시작합니다. 식용으로 적합한 성체가 되기까지는 3~4
mature and become suitable for consumption, and you
년이 걸리지요. 소라 껍데기의 입구 두께를 보면 나이를 식별할
can determine age by the thickness of the shell’s lip,”
수 있답니다.” 농장 안내인인 댄버 포천은 희귀 소라고둥인
says farm tour guide Danver Fortune. Fortune explains
분홍거미고둥이 다른 나라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고 나서
that in many other countries queen conch is endangered,
지금의 농장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소라고둥
and so the world’s only conch farm was started here as
양식장으로, 연구 시설로 출발해 지금은 연간 300만 마리 정도를
a research and development facility. The farm includes
생산하고 있다. 농장에는 소라고둥을 양식하는 얕은 수로와
shallow ponds where the conchs are raised and algae
소라고둥의 먹이를 제공하는 해조 탱크가 있다.
tanks that provide a source of food. There are limitations
소라고둥 수출은 제한되어 있지만 터크스케이커스 제도 내에서만큼은 소라고둥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이곳은 건조한
on the export of conch to other parts of the world, but you can eat as much as you like in Turks and Caicos.
기후 탓에 가축을 기르기 어려워 섬사람들은 오래전부터
This seafood has long served as a staple protein
소라고둥을 통해 단백질을 취해왔다. 5년산 소라고둥의 껍데기를
for islanders, from the original inhabitants to
제거하면 무게가 113그램 정도가 되는데, 이것의 단백질
present-day denizens. The average fiveyear-old conch yields around 113g
함유량은 육류로 만든 스테이크와 비슷하다. 터크스케이커스
of meat and offers as much
제도에 영국인이 정착하기 전까지 이 지역 원주민들은
protein as a steak.
소라고둥을 말려서 먹었다. 햇볕에 널어 건조한 소라고둥을 물에 불리고 옥수숫가루를 더하면 미들케이커스 섬에서 흔히 먹는 든든한 아침 식사가 완성된다.
Providenciales Da Conch Shack
THE TURKS AND CAICOS ISLANDS
Caicos Conch Farm Seven
아바네로고추를 곁들여도 좋다. 육질을 연하게 만들어 반죽을
sauce that’s a combination of ketchup, mayonnaise,
입히고 기름에 튀긴 소라고둥 요리와 소라고둥에 피망, 양파,
coconut milk, Worcestershire and Tabasco sauce.
백리향을 밀가루와 반죽해 튀긴 요리도 있다. 둘 다 레스토랑에서 인기 있는 메뉴로 케첩, 마요네즈, 코코넛 우유, 우스터소스와
treated right. “The secret is to keep conch in seawater;
타바스코를 배합한 특제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otherwise it gets tough,” explains Edwin Gallardo,
소라고둥을 식재료로 사용하기 위한 손질에는 노하우가
and Caicos holds an annual conch festival, and last year
고기가 질겨져요.” 고급 레스토랑 ‘세븐’의 총주방장 에드윈
Seven won the Silver Award in the conch salad category.
가야르도의 말이다. 신선한 소라고둥의 결을 반대로 썰면
Gallardo also makes a chowder by searing conch meat,
부드러움이 배가된다는 것도 그만의 오랜 노하우다. 가야르도는
then mixing garlic, onions, tomatoes, celery, carrots and
소라고둥을 재료로 차우더를 만들기도 한다. 이 걸쭉한 수프는
potatoes and sautéing everything together.
셀러리, 당근, 감자와 함께 볶아서 만든다. 터크스케이커스 제도 사람들은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보석, 소라고둥 차우더(위). ‛다 콩크 섀크ʼ의 소라고둥 튀김과 샐러드(오른쪽 페이지).
Chef Edwin Gallardo prepares Seven restaurant’s award-winning conch salad (left). Seven’s conch chowder (above). Conch fritters and conch salad are served with a view at Da Conch Shack (opposite).
딱딱한 껍데기 프로보에는 신선한 소라고둥이 흔하나
CRACKED UP Before Turks and Caicos was settled by the
일부에서는 여전히 말린 것을 선호한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British, dried conch was a dietary staple, which people
건조하는 과정에서 오묘한 바다의 맛이 농축되어 단맛이
made simply by hanging the snails in the sun. Provo tends
강해진다고 한다. 부근 해변가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to favor fresh conch, but in the outer islands you can still
하나는 ‘다 콩크 섀크’다. 이곳의 야외 테이블 옆 양동이에는
find it in its dried form. Some locals will tell you that dried
신선한 소라고둥이 가득 담겨 있다. 어디선가 둔탁한 망치 소리가
conch is sweeter than the fresh version, as the drying
들린다면, 그건 소라고둥의 단단한 껍데기를 깨뜨리는 소리임이
process concentrates the snail’s subtle sea flavor.
틀림없다. 망치로 껍데기를 부수고 소라고둥의 살을 발라내는데,
At the beachfront restaurant Da Conch Shack, buckets of fresh conchs sit waiting to be “cracked.” Yves Mondelus,
다 콩크 섀크에서 이 일을 전담하는 건 이브 몬델루스다.
a master conch cracker, bangs his hammer on the four
“망치와 버터나이프만 있으면 무인도에서도 끄떡없어요.” 몬델루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소라고둥 껍데기의
most prominent points of a shell and uses a knife to pull
도드라진 네 곳을 망치로 두드리고 난 후 나이프를 이용해 살을
the meat out. “If you’re on a desert island, all you need is a
끄집어낸다. 외바퀴 수레에 가득 차 있던 소라고둥의 분리 작업이
hammer and a butter knife,” he smiles. The empty shells
끝나면 남은 껍데기는 레스토랑 앞 바다에 던진다. 수북이 쌓인
are then placed in piles in the ocean to create a reef for
소라고둥 껍데기 무더기는 바닷속 미생물이 서식하는 암초
microorganisms, and Mondelus gives the “slop,” non-
역할을 한다. 분리 작업 후 남은 찌꺼기도 버리지 않고 현지
prime parts of the conch, to local fishermen to use as bait. At Da Conch Shack, visitors can sample some of the
어부들의 훌륭한 낚시용 미끼로 활용된다. 다 콩크 섀크에서는 터크스케이커스 제도의 특색 있는
country’s most popular conch dishes. The conch salad
소라고둥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신선한 소라고둥을 썰어 라임
includes fresh conch mixed with lime juice, tomatoes,
주스, 토마토, 피망, 양파와 섞으면 소라고둥이 들어간 맛있는
green pepper and onion. Two other favorites are cracked
해산물 샐러드가 완성된다. 좀 더 자극적인 맛에 도전하고 싶다면
conch and conch fritters. Both dishes come with a dipping
94 MORNINGCALM
executive chef at the high-end restaurant Seven. Turks
필요하다. “비법은 바닷물에 담가두는 거예요. 그러지 않으면
소라고둥 고기를 1~2분간 불에 그슬린 후 마늘, 양파, 토마토,
‛세븐ʼ의 에드윈 가야르도 주방장이 소라고둥 샐러드를 준비하고 있다(왼쪽).
Conch is very versatile, but it must be prepared and
Leaving with a memento from Turks and Caicos is easy, since conchs have been utilized for hundreds of years as jewelry, utensils and even as a form of communication
장식, 칼, 식기 등을 만들어 사용해왔다. 그 덕분에 섬에서는
— when you blow into a shell, it makes a rich noise that
다양한 기념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터크스케이커스가 그립다면
travels a long way. And after you’ve left the islands, simply
소라 껍데기를 귀에 갖다 대어보자. 언제든 프로보의 찰랑이는
hold a conch shell up to your ear and you’ll hear the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lapping waves of Provo.
글 사진 에이드리엔 조던
Text and photographs by Adrienne Jor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