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인 2013년 0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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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TY MAGAZINE 앰네스티인 * 2013 * 003호


editorial cartoon 앰네스티 만평


Chair’s letter

우리가 어떤 사건이나 뉴스를 접할

습니다. 기부를 받는 것이나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나누

때 무심코 “그들은…, 그 나라에서는

어 주기 위한 투자라도 다 도덕적으로 수용할만한 것은 아닙니

…”등의 표현을 씀으로써 관련된 사

다. 여러 사람들의 편의와 이익을 위한 일이라 하더라도 누군

람들을 ‘나’와 무관한 제3자로 바라보

가를 강제하거나 억압해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묵인되어서는

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의 권리

안됩니다. 또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제 행위나,

가 무시되거나 훼손되는 경우라는

평화를 파괴하는 도구의 생산을 지원해주는 결과가 되어버리

생각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이 사안

는 시장 경제 행위를 견제해야 합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

의 중심에 내가 있다면’ 혹은 ‘이것이 나의 권리에 관한 것이라

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부당한 투자와 생산을 정당화시켜주는

면’ 당장 긴장하여 ‘그들’ 내지는 ‘그들의 나라에서는’ 할 때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안락함으로 무뎌져 경제적 이익

전혀 다른 입장에 서게 되고, 그 사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이 도덕적 해이를 묵인하지 않도록 늘 감시해야 합니다.

전경옥 이사장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권리가 내 권리이기도 하고 그들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것이 바로 나를 살리기 위

말뿐인 권리, 최소한의 모양새만 갖춘 제도에 대한 감시와 평

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가 그리고 개선요구 모두 인권운동입니다. 절박한 사람들이라 고 해서 원하는 것이 없거나 작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행복

약소국이기 때문에, 여성이기 때문에,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한 결과를 공유했던 선택 앞에는 누군가 항상 함께 있었다는

어린아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나 가정을 지킬 힘이 없어 자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수많은 그들이 나를 자기들의 권리와

이 몸담고 살았던 국가나 사회를 등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같은 권리를 갖게 하기 위해 애써 준 덕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

있습니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는 것은 ‘나

습니다.

의 삶은 당신의 삶보다 중요하다’는 무의식을 반영한 것입니 다. ‘왜 달라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면 많은

이번 호에 실린 이슈들 중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일상적으

것에서 공정하고 공평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 일어나는 것인데 다만 우리가 모르거나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비록 우리에게 익숙한 생각이나 행동이 아

모든 이의 권리가 존중받는 목표를 향한 인권운동도 의식하지

닐 수 있지만, 일상적 관심의 밖에 있어 외로운 싸움을 하는 이

못하는 가운데 도덕적 해이를 정당화시켜주는데 이용될 수 있

들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 인권운동입니다.

08 04 News review 뉴스리뷰 16

18

프랑스

터키

유엔 미국 메릴랜드 엘살바도르

그리스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 에미리트

부룬디

우루과이

Opinion 여론

21

Special Features 특집

06 Act Now 행동하세요 Interview 앰네스티가 만난 사람 북한

한국사회 성소수자 인권의 시계바늘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을까

대만

파푸아뉴기니

26

28

30

31

Member story 회원이야기

Culture zone 문화공간

Welcome 신입회원명단

Accounting report 회계보고

보브 소피 AMNESTY news 활동소식

캄보디아 주거권 활동가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News review 뉴스리뷰

미국

메릴랜드

© Demotix

© Aimee Castanell

유엔

미국 메릴랜드주 사형제도 폐지

우루과이 동성결혼 허용법안 통과

메릴랜드 주지사 마틴 오말리가 사 형제도 폐지법안에 서명해 미국에 서 18번째로 사형제도를 폐지한 주 가 됐다. 지난 5년간 뉴멕시코, 일리 노이, 코네티컷, 메릴랜드 4개 주가 사형제도를 폐지한 것을 포함하여 3분의 1이상의 주가 사형제도를 폐

4월 10일 우루과이 의회가 동성결 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함에 따 라 아르헨티나에 이어 라틴아메리 카에서 두 번째로 동성커플 간 결혼 을 합법화한 국가가 됐다. 이 법안 은 또한 동성커플이 자녀를 입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자녀 이름에 양 부모 모두의 성을 붙일 수 있게 하

지했다.

여 아이의 성을 고를 수 있게 했다.

엘살바도르

우루과이

프랑스 그리스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굿뉴스

아랍에미리트

국제인권뉴스

news review

부룬디

프랑스

터키

유엔 미국 메릴랜드

그리스


© Private

된다.

그리스 농장 관리자가 이주노동자에게 총기발사

94명의 활동가들이 국가안보를 위 협하는 단체와 연계되어 있다는 혐 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혁·사회지도협회 알이슬라흐’에 속해있으며 형법 제180 조 위반을 비롯한 여러 혐의를 받았 다. 형법 제180조는 국가의 정치 체 계를 ‘전복’하고자 하는 단체의 설립 과 조직, 운영을 금지하며 최고 15 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인권단체의 싹을 자르다 3월 말 인권연합 설립자 4명이 단체 설립과 관련해서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앞으 로도 추가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협 박을 받았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에는 비정부기구 설립에 관한 명확 한 법률이 없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과도한 경찰력 사용 © Amnesty International

4월 17일 딸기 농장에서 임금 체불 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던 방글라데 시 이주노동자들에게 관리인들이 총격을 가했으며, 8명이 심각한 부 상을 입었다. 이주노동자 200여 명 은 7개월 동안 임금체불이 된 상태 였고 위생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 지 않은 플라스틱 판으로 만들어진 시설물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활동가 94명 안보위협 혐의로 재판

© NarPhotos

© Amnesty International

© KIM JAE-HWAN_AFP_Getty Images

북한은 6월 19일 특별담화를 통해 허가 없이 나라를 떠나는 행동을 반 역죄로 보고 강력한 조치를 단행하 겠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 6명에게 사형이 집행된 데 이어 2013년 들어 다시 6명에게 사형이 집행됐다. 현재 대만에 사형 이 최종 확정된 사람은 50명이다.

4월 국가의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를 위협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보를 보도할 권리를 제한하는 법 률이 제정됐다. 이를 어기면 기자들 에게는 최고 6,000,000부룬디 프 랑(한화 약 410만원)의 벌금이 부과

분이 거리로 내몰렸다.

북한 국경 단속 강화

대만 또다시 6명 사형집행

© Demotix

4월 3일 대부분 루마니아 출신인 로 마족 200명이 파리 근교의 임시 거 주지에서 강제퇴거 당했다. 38%만 이 주거지, 취업지원 등을 받았으며 대부분은 가족과 떨어져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 려졌다. 프랑스 당국은 공중보건 및 안전을 명목으로 이들을 강제퇴거 시키고 있다. 강제퇴거를 당한 대부

© Mandy Cheng_AFP_Getty Image

© AFP_Getty Images

© Amnesty International

부룬디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새 법안 채택

프랑스 로마족 강제퇴거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선택의정서 발효

이스탄불 탁심지역에서 있었던 시 위에서 1,000명 이상이 부상당하고 최소 2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물대 포, 최루가스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 해 시위대의 안전에 큰 위협을 가했 으며 부상당한 시위대는 치료가 필 요한 상태인데도 경찰에 체포되어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한 채 구 금 당했다.

북한

© Vlad Sokhin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선택의정서가 발효된 지 거의 40년이 지나서야 경제적·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선택 의정서가 발효됐다. © Amnesty International

대만

엘살바도르 베아트리스가 겪은 차별과 고문, 반복되지 말아야

파푸아뉴기니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엘살바 도르의 법에 따라 생존할 수 없는 무뇌증 태아를 계속 임신한 상태에 서 생명을 위협받던 베아트리스가, 6월 마침내 정부로부터 조기 제왕 절개를 허가 받을 수 있었다.

파푸아뉴기니 ‘마녀사냥’ 종식을 위한 변화 지난 4월 여성인권활동가이자 교사 인 헬렌 럼발리가 ‘마법’을 사용했다 는 이유로 끔찍한 고문 끝에 주민들 앞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비슷한 시 기 ‘마법’을 썼다는 혐의로 세 모녀 도 납치됐다. ‘마법법’에 따르면, 피 해자가 ‘마법’을 쓴 혐의가 있다고 가해자가 주장하면, 살해를 포함한 강력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감형 을 받는다.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 의 노력으로 총리는 ‘마법법’ 폐지 의사를 밝혔으며 이 혐의로 구금 중 이었던 세 모녀는 안전하게 석방될 수 있었다.

이 국제인권뉴스와 굿뉴스는 2013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Act Now 행동하세요

광장에 서 있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 AmnestyInternational

6월 17일, 한 남자가 이스탄불 탁심광장에 나타났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몇 시간 동안이나 그곳 에 가만히 서있었다. 최근 그곳에서 발생한 경찰의 폭력 에 대한 상징적인 시위였다. 그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같 은 시위를 했다. 책을 읽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헤드폰을 쓰고 혼자 춤을 추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고요 속에서 터키 전통 춤을 추기도 했다.

묵시위를 시작한 행위예술가 침 에르뎀 균듀즈. 누군가 그의 사 진을 찍어 #StandingMan이라 는 태그를 달아 트위터에 올렸 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몇 주 동안 발생한 무력진압에 저항해 아주 소극 적이지만, 굉장히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람들 은 시위에 나섰다. 경찰은 이중 16명을 구금했고, 몇 시간 뒤 이들을 석방했다. 단순히 서 있는 것은 형법상 전혀 범

죄가 될 수 없다. 이 사건은 이번 시위에서 구금이 얼마나 얼마나 자의적으로 이루어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 AI Turkey

© NarPhotos

터키 시위에서는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과도하게 남용되고 있다

앤드류 가드너Andrew Gardner 앰네스티 터키 조사관


소셜미디어를 검열하다

“가스,가스,가스!” 최루가스를 처음 경험하다

소셜미디어는 대단히 중요한 정보의 원천

6월 11일 화요일 처음으로 최루가스를 경험했다. 사람들은 탁심광장에 모여 축제 같은 분위기로 평화적

이다. 특히 주요 매체가 정부를 두려워하

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전투경찰이 물대포 트럭과 함께 방어막을 치며 나타났다. 갑자기 6-7 통의

고, 자기검열을 시작하면서 소셜미디어의

최루가스가 우리 쪽으로 발포되었다. 최루가스는 바로 느껴지지 않고, 먼저 뿌연 연기가 자욱하게 나고, 몇

역할은 더욱 두드러졌다. 6월 16일 일요일,

초 뒤 눈에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피부가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속이 메스껍고, 그곳을 도망쳐 나올 수

에르도안Erdoğan 총리는 소셜미디어 사용

밖에 없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안절부절 못하며 도망쳤다.

자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총리는 소셜미

나는 이스탄불 시장인 후세인 아브니 무틀루Hüseyin Avni Mutlu를 만나 터키경찰이 자행한 무력사용에 대해

디어 사용을 규제하는 법을 제정할 것이라

사실 그대로 전달했다. 시장은 경찰이 게지공원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형식적으로 답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고 덧붙였다. 그 결과 사람들은 노심초사

나는 게지공원에서 최루가스가 퍼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며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글을

최루가스는 폭력적인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터키에서 최루가스는 평화적인 시위

지우기 시작했다. 이 법에 대한 자세한 내

대에 무기처럼 사용되고 있다. 터키 경찰은 많은 양의 최루가스를 가정집, 공공건물과 같은 실내 공간에서

용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총리가 그런 말

도 사용했다. 최루가스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위축시

터키 의사협회는 터키 전역에서 8,0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59명은 심각한 수준이고, 6명은 생명이 위험

키기에 충분했다.

한 정도의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과도한 무력사용으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터키 당국에 탄원해주세요! http://amnesty.or.kr/701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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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 Graham Seely

Act Now 행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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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중인 탁심 광장에서 공연하는 피아니스트 다비드 마르텔로 02 터키 경찰의 무력진압에 항의하는 시위, 아일랜드 더블린, 터키대사관 03 6월 18일, 탁심광장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 © AP-NTB scanpix

물대포와 소리탄으로 위협받다 6월 15일 토요일 저녁 8시 30분이 지났을 즈음, 경찰은 탁심광장을 가로 질러 경찰차를 몰기 시작했고, 소규모의 평화 시위대에게 엄청난 양의 최 루가스를 발포했다. 경찰들은 또 소리탄을 사용해 거대한 폭발음으로 사람 들을 공황상태에 빠뜨렸다. 경찰은 게지공원으로 물대포 트럭을 몰고와 사람들에게 물을 뿌려댔다. 물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가끔 주황색 물줄기가 보였 고, 물대포를 맞았던 사람들이 피부가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걸로 보아 최루가스의 일종임을 짐작했다. 물대포를 맞은 다음날 손이 이상하게

01

거대한 분노를 분출하다

도 빨갛게 변색되어 있었다.

체포, 구타 그리고 발길질을 당하다

탁심광장과 게지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간섭하

이스탄불 변호사협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금된 사람의 수가 상

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3주 후 정부는 약속을 어기고 탁심광장과

당히 많고, 구금 시 친지들과도 연락할 수 없었다. 시위가 시작된 후 이스탄

게지공원에서 사람들을 내쫓았다. 쫓겨난 사람들은 근처 디반Divan 호텔로

불에서만 구금된 사람의 수는 8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이들 중

피신했으나, 경찰은 호텔 로비에도 최루가스를 발포했다.

거의 절반은 6월 15일 토요일에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분노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스탄불 중심가에서 탁심광장으로

6월 16일 일요일에는 더 많은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사용되었다. 또다시

가려고 했지만, 최루가스로 인해 전진하지 못했다. 시내 중심가는 최루가

경찰이 사람들을 대거 체포했고, 길가에서 사람들을 쫓아 포박, 구타하고

스 때문에 머물러 있기에는 위험했고, 특히 의사, 변호사 및 언론인은 표

수갑을 채웠다. 길에 서 있거나, 구호를 외치던 평화 시위대와 부상당한 시

적이 되기 쉬웠다.

위대에게 응급치료를 제공하던 의사들까지 연행했다. 대부분이 짧은 시간 구금된 후 변호사를 만나지도 못하고 풀려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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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s 특집

한국사회 성소수자 인권의 시계바늘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을까 정욜 동성애자인권연대, 인권재단 사람


同性

남들과 다르다는 확신이 섰을 때 그것은 곧 나

만 간직하고 있어야 할 비밀이 되었다. 비밀을 나 누고 싶은 한 명이 절실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내가 ‘비정상’이라는 생각과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떨칠 수가 없었다. 사람들 과의 관계는 늘 거짓 같았고, 진실은 숨긴 채 침묵

性愛

하며 웃어넘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그냥 무뚝뚝하거나 말 수 없는 조용한 사람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상처가 곪아가는 것 도 모른 채 나만 조용히 있으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1997년 학

2013년은 세계 동성애자들에게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뜨거운 논란 속에 프랑스가

교 대자보를 통해 동성애자인권연대를 알게 되었 다. 누가 볼까 싶어 단체 전화번호를 몰래 적었고 며칠 동안의 망설임 끝에 전화를 걸었다. 내 또래

동성결혼 합법화 대열에 합류했고,

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지만 사

뒤이어 영국 의회도 동성결혼 법안을 통과시켰다.

람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다만 나와 같

미국 연방대법원은 결혼보호법(DOMA)에 위헌판결을

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고 그들 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내려 동성부부가 이성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렇게 인권에 첫

가져야한다고 확인했다. 이성애자에게 결혼이

발을 내딛었다. 인권이라는 문턱을 넘기까지 참 긴

선택사항인 것과 마찬가지로, 결혼에 관심 없는

시간을 돌아왔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고

동성애자도 많지만 사회가 법으로서 동성애자들을

해결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지만 내가 문제였다는

동등하게 인식하고 대우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비혼

큰 짐 하나는 덜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인권이라

동성애자들에게도 분명 환영할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럼 한국사회의 ‘게이’는 어떤가? ‘게이 친구 하나

는 말만 들어도 언제든 내 편이 되어 줄 방패막이 같은 안도감이 든다. 인권을 배우며 사람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다르다는 이

갖고 싶은 여자들의 로망’으로 소비되거나, 드라마-

유만으로 차별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다는 진리를

영화의 흥행을 위해 동성애코드로 이용되거나,

깨닫기도 한다. 인권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혹은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끈끈한 연대이면서 변화를

장려법’으로 둔갑하여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사이,

위해 싸울 수 있는 힘을 배우는 어깨동무라는 사실

정작 진짜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브라보 게이 라이프>와 <종로의 기적>의 주인공,

을 여전히 자신과 싸우고 있는 성소수자들에게 용 기로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시 작해본다.

정욜씨에게 직접 듣는 성소수자 인권, 그 현주소. 내가 ‘데뷔’(자기 정체성을 긍정하고 성소수자들이 모이는 공간에 들어선다는 의미의 은어) 한 지 정 확히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다름을 자기혐오 All rights for all

로 받아들이며 사는 성소수자들도 여전히 존재하 지만 곳곳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것이 반 갑기도 하다. 미국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가 한국을 포함해 주요국 39개국의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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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가시화의 기폭제가 된 것은 2007년 법무부가 차별 금지법을 입법예고하면서부터다. 차별을 금지하자 는 보편타당한 주장이 동성애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될 위기에 놓였다는 말로 둔갑되었고 교회에 서는 ‘더 이상 동성애를 죄라는 말하지 못하고 죄

01 01 홍석천씨는 2000년 02 영화 (해피투게더)

02

11월 ‘국회의 품위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국회 출입을 거부 당한바 있다

라고 말하는 순간 벌금을 물게 된다’고 호들갑스럽 게 떠들어댔다. ‘동성애허용법안반대국민연합(동 성애반대연합)’이라는 단체가 등장하면서 수만 장 의 반대의견이 법무부에 접수됐다. 결국 법무부는 이들의 주장에 굴복해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지

성애 수용도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인식

향’을 포함한 7개 항목을 삭제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나라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18%

차별 받아도 되는 사람들을 구분하고 오히려 차별

에서 2013년 39%로 증가했다고 한다.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39%라는

을 조장하는 효과만 만들어냈다. 너덜너덜해진 차

숫자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변화의 흐름이 빠른 만큼 지금보다 더 나은

별금지법은 성소수자들과 지지자들의 심각한 반

상황을 충분히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인생은 아름다워> <빌리티

대에 부딪혔다. 차별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이 통

스의 딸들> <오로라공주>처럼 공중파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동성애자

과되어도 성소수자 인권현실을 개선시킬 수 없다

의 모습이나 뮤지컬, 영화, 연극 등 문화계에서 다루는 동성애코드가

는 확신이 들자 오히려 사회적 소수자들이 차별금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2000년 커밍아웃으로 해고의 아픔까지 겪었던

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

방송인 홍석천씨는 방송 연예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출연하고 있고 퀴어개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그의 본업에 맞게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일부는 그의 아팠던 삶의 역사에 귀 기울이고 함께 울어주기도 한다. 김조광수 영화감독은 동성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했 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하루 사이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 어놓았다. 해외토픽기사로만 등장했던 동성결혼이라는 단어를 가깝 게 접하게 되면서 나의 고민도 차별해선 안된다는 선언을 넘어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생각해 보게 된다. 보수교계가 심각하 게 우려하는 ‘남자가 며느리가 되는 세상’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 각에 내심 기쁘기도 하다. 하지만 기사댓글은 단순한 욕설을 넘어 폭 력에 가까운 조롱과 비난, 혐오에 가까운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신 건강에 안 좋으니 기사는 보되 댓글을 보지 말라는 성소수자 인권활동 가들의 충고를 깊이 새겨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긍정적인 변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유명인 중심의 드러내기가 성소수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덜 불편하게 만든 긍정 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제도와 정책변화에서는 여전히 제자리다. 동성애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혐오하는 호모포비아들도 가 시화되고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교회언론과 재정을 등에 업고 성소수 자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진보언론을 표방하는 한겨레, 경향신문을 포함해 일간지에 성소수자 혐오광고를 내는 것은 기본이 고 동성애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들리기라도 하면 국가기 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으려고 한다. 혐오


기도 했다. 결국 차별금지법은 찬반논쟁을 거듭하다 국회 회기만료

않는다. 다르다는 이유가 정상이라는 사회적 기준

로 통과되지 못했다. 논쟁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차별금

선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인식되는 사회이

지법 제정 논의는 동성애 찬성-반대라는 작은 프레임 안에 갇혀 아

기 때문에 인권기본법은 차이를 존중하고 차별을

직도 허우적대고 있다.

하지 말라는 당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 초가 된다. 보이는 차별, 충분히 상상이 가는 차별

차별금지법 제정은 성소수자 인권을 지키는 첫 출발선

은 없었을지 몰라도 침묵을 강요받는 보이지 않은 삶이 곧 차별이라는 인식 속에 살아온 성소수자들 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은 곧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2013년 민주당 의원 두 명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가 스스로 철회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회회기가 두 번이 바뀌었지만 해묵은 논

가 된다. 그래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키는 작은 시 작점이 되는 것이다.

쟁은 반복되고 있다. 말 그대로 해프닝이었지만 이는 입법기관의 무 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고 종교에 기반한 성소수자 혐오가 사회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

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로, 지방대에 다닌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전화를 받았다는 의원실의 하소연은 차별

는 이유로,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편부·편모 가

금지법 제정을 간절히 바랐던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의 인권 따위는

족이라는 이유로, 미혼모라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

잠시 미뤄둬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법이 모든 차별을 해소하

르다는 이유로, 나이가 어리거나 많다는 이유로,

지는 않겠지만 차별금지법은 인권기본법이기에 국제사회에서 수차례

감옥에 갔다 온 적 있다는 이유로, 다른 정치적 사

권고를 받은 만큼 이미 제정되었어야 했다. 인권은 사람을 차별하지

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다른 성적지향과 성별

01 동성결혼 03 동성결혼

허용법안이 통과된 날, 영국 상원의회 앞 02 동성애혐오법안이 통과된 러시아의 성소수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모스크바 붉은 광장 선 배우 틸다 스윈튼 반대 시위대 앞에서 키스하고 있는 커플, 프랑스 파리 © Sandro

©AFP

02 © Gerard Julien_AFP

01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03


로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로, 질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을 해 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동성애 확산법’으로만 인 식되고 있다. 자신이 경험할 수도 있는 차별의 가능성은 모두 삭제된 채 차별금지사유 가운데 ‘성적지향’이 가장 크게 문제가 되었다.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회게시판을 도 배할 정도였다. 내 가족, 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 없 는 공포감은 차별금지법 반대논리의 뼈대가 되고 있어 합리적인 토론 조차 불가능하여 차별금지법이 갖는 본래의 의미는 이미 퇴색된 지 오 래다. 17대,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찬밥신세로 전락한 차 별금지법이 과연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3년 하반기 법 무부가 어떤 차별금지법을 들고 나올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정부와 국 회 모두 적극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차별금지법은 지금처럼 표류할 가 능성이 높다. 2013년 4월 프랑스 하원이 동성결혼 허용 법안을 최종 가결하자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몰려와 야유를 퍼붓는 등

이 법안이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법

의회 안팎은 하루 종일 찬반 시위가 잇따랐다고 한다. 이 때 클라우데

안이 폐지되면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적관계가

바르텔로네 하원의장은 “저 미친 사람들을 국회에서 쫓아내세요. 민

만연해질 수 있고 그로 인해 군 기강이 위협받아

주주의의 적은 국회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쫓아내세요!”라는 말로 평

군 전투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여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였다. 지금 한국사

기서 동성 간 성적관계는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주

회에서는 항의전화를 많이 받는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을 스스로 철

는 비정상적 성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회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적을 속아내는 바르텔로네

있지도 않은 위험을 있을 수 있는 위험으로 과장

하원의장의 한마디의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하면서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 평등권이 군 기강 보호보다 우선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미 동성애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야말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다!

자의 군복무금지정책을 해제한 영국, 호주, 캐나 다 등의 사례를 보면 동성애자 병사의 군복무가 군 전투력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연구보고

지난 6월26일 국회 정론관 한 가운데에 섰다. 한 달 넘게 거리에서,

서가 이미 나와 있다. 서강대 이호중 교수는 군형

일터에서, 학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받은 5,690명의 군형법 제92

법 제92조의 6이 군기강 유지라는 보호법익으로

조의 6 폐지 입법청원 서명지를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국회 정론관에

서의 가치는 이미 사라졌고 정작 보호되고 있는

서보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5,690명이라는 숫자를 직접 확인한 것도

것은 오직 동성애에 대한 편견 내지 동성애혐오증

성소수자 인권운동 2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감회가 새로웠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편견과 혐오는

다. 아쉬운 게 있었다면 당일 연예병사 안마시술소 출입문제가 터져

극복의 대상이지 형법적 보호를 부여할 만한 가치

보도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 아니라고 말한다.

군형법 제92조의 6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자는 2년 이하

이 법에 의한 적용례 또한 연 평균 1건 정도에

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으로 강제성 없는 남성 군인 간 성적 행위를

불과하고 이마저도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로 처리되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성소수자 차별 법안이다. 많은

고 있어 과연 실효가 있는 법안인지 의심마저 들게

사람들은 이 법안의 문구만 봤을 때 ‘뭐가 문제지?’ ‘충분히 그럴 수 있

한다. 명확하지 않은 법조항은 문제를 더 악화시키

지 않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군형법 제92조를 제대로 들여다보면 폭

고 있다. 지난 4월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군형법

력과 협박으로 인한 강제성 있는 성적관계는 모두 처벌규정을 두고 있

상의 추행죄를 ‘동성 간 간음죄’로 변경했다. ‘항문

다. 그 중 군형법 제92조의 6만 ‘추행죄’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규정하

성교나 그 밖의 추행’ 조항이 모호하다면서 이 조

고 있는데 이는 ‘합의에 의한 성적관계’도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항을 ‘동성 간에’ 항문성교나 구강성교, 기타 유사


© Amnesty International

01 01 미

02

연방대법원의 결혼보호법 위헌판결날, 샌프란시스코 시청 02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LGBTI 지지 행진. 뉴질랜드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13번째 국가가 되었다

성행위로 아예 변경해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

혼식 축의금을 모두 모아 무지개센터를 만드는 기

다. 하루만에 108개 단체 및 모임, 1537명의 개인이 연서명한 항의 기

금으로 조성하겠다고 하니 어찌 기쁘지 아니할 수

자회견문을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소수자들의 분노는 엄청났다.

있겠는가.

성소수자들의 거센 항의는 결국 개정 법안을 발의조차 할 수 없게 막 았지만 이 법안이 폐지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개악될 가능성은 충분 히 존재한다.

김조광수 감독은 한국에서의 동성결혼이 사실 상 불가능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나 의 ‘이벤트’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가 헌

양보의 여지가 없다. 조건 없이 폐지되어야 할 법안이다. 유엔 자유

법소원까지 언급하며 성소수자 평등권 이슈에 불

권위원회는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법은 그 존재 자체로 성소수자 개인

을 지핀다고 했지만 아직 한국 언론은 오로지 그의

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법률은 성소수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에만 관심이 있지 오랜 시간

자 전체에게 낙인을 가하고, 차별과 혐오를 조장한다. 동성애 혐오에

동안 파트너쉽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동성커플이

기대 있지도 않을 위험을 과장하며 법안유지를 주장하는 건 군대가 얼

경험하는 현실에는 무관심하다. 동성애자들도 사

마나 반인권적인 공간인지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합의에 의

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이 머물러 있는

한 동성 간 성적행위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평등권과 성적자기결

수준이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조광수 감독

정권이라는 인권의 가치 위에 절대 존재할 수 없다.

의 결혼을 통해 견고한 이성애 중심 가족제도에 포 함되지 못했던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들이 회자되

동성결혼? 결혼평등? 전통적인 가족개념에 ‘왜’라는 물음을 던지다 이성애 가족중심의 한국 사회가 지난 5월 김조광수 영화감독의 동

고 기존의 가족개념을 뒤흔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 으면 한다.

수수께끼. 그것을 풀 수 있는 열쇠는?

성결혼 발표로 크게 흔들렸다. 그것은 해외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동 성결혼제도가 한국에서도 회자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족

수수께끼를 하나 내 보겠다.

형태에 대한 논의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동성결혼이라는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낯선 손님이 불쑥 찾아오면서 성소수자 인권운동도 어떤 얼굴 표정

받아들여지고 축복받는 반면 다른 76개 나라에서

으로 손님을 맞이해야 할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조광수 커플에게

는 불법인 이것은 무엇일까요? 공적 수치심, 투옥,

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평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는 결연함

고문, 그리고 심지어 7개 나라에서는 사형의 공포

마저 보인다. 나는 개인적으로 9월로 예정되어 있는 김조광수 결혼식

때문에 숨겨져야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가족을

에 또 어떤 재미난 일이 벌어질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심지어 결

갈라놓게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잔인한 폭력의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위협을 일상에서 마주하게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한 특성 하 나 만으로 어디를 가든 2등 시민 취급 받게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집에서 쫓겨나고, 학생들은 따돌림 당하며, 학교에서 추방 되고, 노동자들은 예고도 없이 해고되도록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모든 나라에서 예부터 존재해 왔지만 여전히 어떤 곳에서는 ‘비정상’ 으로 간주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게이, 레즈비언, 양 성애자, 트랜스젠더라는 존재 그 자체입니다. (Being gay, being lesbian, bisexual or transgender)”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관한 앰네스티의 입장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이 수수께끼는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OHCHR가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영상 메 시지를 만들어 유튜브를 통해 보급한 내용이다. 아이다호 데이IDAHO,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

는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

WHO

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전

세계적으로 이 날에 맞춰 성소수자 혐오에 맞선 다양한 행동들을 펼 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말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한국을 포함해 세계 도처에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6월 26일 미국 연 방대법원이 동성 결혼 커플에 대한 차별을 규정한 연방 결혼보호법 DOMA

모든 사람은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과 성 정체성 Gender identity을

갖는다. 개인의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

성이 다수와 다를 때 법적으로 차별과 학대의 대상이 되곤 한다.

모든 사람은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되어 있는 인권을 누

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같은 날에 러시아 연방의회 상원은 미

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자신의

성년자 대상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의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으로 인해 사형과 구금, 고문,

한 동성애자 인권운동가가 언급한 것처럼 “미국 동성애자들에게 최

폭력, 차별을 겪는다. 학대의 범위는 다음과 같이 방대

고의 날이 러시아 동성애자들에게는 가장 슬픈 날이 됐다”

하다.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성 소수자라는 존재 자체가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 받아 마땅하다 고 생각하고 성소수자 인권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벌

• 레즈비언 여성을 ‘치료’할 목적으로 일어나는 성폭력 (부모의 요청으로 발생하기도 함) • 개인적으로 합의한 관계가 사회적 위험으로 간주되 어 기소

이는 것이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있는 마음을 주변에 커밍아

• 양육권 상실

웃 할 수 있다. SNS를 하고 있다면 친구들이 볼 수 있게 메시지를 남

• 경찰의 구타

길 수 있을 것이고 자주 이용하는 다이어리나 컴퓨터, 핸드폰이 있다 면 무지개(성소수자 인권의 상징)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려 넣을 수도 있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 거리에서 공격, 살해를 당하는 등 ‘증오범죄’의 대상 • 잦은 폭언의 대상 • 학교에서의 따돌림 • 고용, 주거, 의료서비스 거부 • 가까스로 학대를 피해 달아났을 때 피난처 제공 거부

얼마 전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이반스쿨팀’에서 모교에 편

• 구금 중 성폭력 혹은 고문

지보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미 졸업한 선배들이 학교 후

• 이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위협

배들, 교사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프로젝트였다. 이 편지가 보내졌을

• 자살하도록 유도

때 과연 누가 읽을지 모르겠지만 편지를 쓴 사람의 진심만큼은 전달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괜찮다. 네가 너인 것 그 자체로

• 국가에 의한 사형집행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근거해 행해지는 인권침해에

괜찮다. 바꾸지 않아도 되고,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느끼는

는 아동인권침해, 고문과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

불편함에 대해 너 스스로 탓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는 편지글

적인 대우, 정체성 혹은 신념에 따른 자의적 구금, 또

속에 담긴 진심처럼 인권사회를 만들어가는 변화의 씨앗들은 더 많은

결사의 자유 제한과 정당한 사법 절차를 밟을 기본적인

곳에 뿌려져야 한다.


© Gerold Scholte-Meyerink

권리의 제한도 포함된다. 수십 년 동안 국제인권법과 유엔UN 인권기 구는 이러한 인권침해를 핵심적으로 다루어 왔다.

주요Key facts 사실들

성적 지향은 성적 욕구, 감 정, 행위, 그리고 정체성을 아우른다. 성적 지향은 같은

성별이나 다른 성별(동성, 이성, 혹은 양성 지 향)에게 향할 수 있다. 성 정체성은 성별과 젠더gender의 복잡한 관

성소수자 권리 지지 캠페인, 독일 쾰른

계를 나타낸다. 젠더는 개인의 자가표현에 대 한 경험으로, 사회적 범주의 남성성, 여성성

국제앰네스티의 요구 What is Amnesty International calling for?

과 관련이 있다. 한 사람이 주관적으로 느끼 는 성 정체성은 그들의 성별이나 생리적인 특 성과는 다를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률이 존재하는 국가에 동성애를 처벌하지 말 것을 촉구한 다. 여기에는 사람의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 기소 그리고 처벌하는 모든 법률

사람들이 성과 성 정체성에 사용하는 구체적

을 검토하는 것이 포함된다.

인 용어는 문화마다 차이가 크다.

또한 ‘소도미 법Sodomy law’ 혹은 이와 유사하게 동성 혹은 트랜스젠더 간의 성행위를 불법화하 는 조항, 차별적인 법적 연령 관련 조항,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만으로 사람들을 기소하고 처벌

국제앰네스티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구

할 구실로 만들어진 공공질서 조항, 그리고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동성 성관계, 트랜스젠더

금되거나 수감된 사람들을 양심수로 보고 있

그리고 인권 옹호자를 구금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는 동성애 ‘옹호’ 금지 법률을 포함한다. 언

으며, 이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급된 관련 법률은 모두 폐지되거나 개정되어야 한다.

촉구한다. 이 중에는 성 정체성을 이유로, 혹 은 성관계를 맺은 이유로 (이성애자였다면 불 법이 아닌) 고발 당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국가가 사형에 처하는 모든 법안을 검토할 때에는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에 근거하여 사형 제도가 운용되지 않도록 즉각 사형의 적용범위를 제한하고, 궁극적으로 사형제도와 태형, 여러 신체적인 처벌, 그리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처벌 자체를 법으로 폐지시켜야 한다.

2007년 3월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관한 국제인권법의 적용에 대한 요그야카르타 원 칙Yogyakarta Principles이 발표되었다.

실제 혹은 귀속된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에만 근거하여 구금된 양심수를 즉각, 조건 없이 석방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국제앰네스티는 국가들에 다음을 촉구한다 •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근거한 인권침해에 대한 혐의와 신고를 즉각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유엔 전문가(특별 보고관), 회원국, 지역 혹은 국제인권위원회, 그리고 전(前) 유엔인권최고 대표를 포함한 인권 전문가 단체가 모여 요그 야카르타원칙을 발전시켰다. 이 원칙에 따라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그리고 트랜스젠더 들에게 보편적인 인권보호가 이루어 질 수 있 도록 이들이 경험하는 인권침해에 국제인권 법을 적용한다.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 • 모든 사법 절차에 있어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근거한 편견을 가진 대우를 금지하고 제 거하기 위해 모든 필수적인 법적, 행정적 조치를 포함해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근거한 혼인법에 있어 차별을 없애고, 국경을 넘어 필요하다면 가 족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 인권, 성적 지향 그리고 성 정체성에 대한 활동을 이유로 위험에 처한 인권 옹호자에게 적절 한 보호를 보장해야 한다.


Opinion 여론

기 때문에 확산탄 불발탄은 분쟁이 종결되더라도 오랫동안 남아서 그 지역 을 황폐화 시키고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발생시킨다. 40년전 미군이 엄청난 확산탄을 퍼부은 라오스에서는 아직도 매년 평균 300여명이 불발탄 사고 로 사망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산탄 불발탄 문제를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 다. 핸디캡인터내셔널의 통계에 따르면 확산탄 피해자 중 98%가 민간인이

확산탄, 국민연금, 그리고 당신 박승호 무기제로 활동가

© Private

칼 럼

고 이 중 1/3은 아이들이라고 하니, 이쯤되면 왜 전 세계 112개국이 확산탄 을 전면 불법화시켰는지, 왜 노르웨이 연기금이 확산탄을 생산하는 기업이 라는 이유만으로 한화를 투자금지 대상으로 못박았는지가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표적 비인도무기로 규정되어 국제법에 의해 금지된 확 산탄이 바로 우리들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서 생산되고 있다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IKV 팍스 크리스티가 2012년 6월 발표한 보고서 「확산탄 세 계투자: 공동의 책임」에는 세계 8대 확산탄 생산기업과 그 기업에 투자하는

산업체인 한화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자료에는 한화

가 확산탄을 생산해 중요한 인권원칙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배경이 쓰여있었다. 도대체 확산탄이 무엇이길래 노르웨이 연기금이 이 무기를 만 든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철회했을까?

확산탄(Cluster Munitions)은 하나의 커다란 모탄(母彈) 속에 수십, 수백

확산탄 피해 생존자 Zahra(좌), Abdullah(우)

개의 작은 폭탄을 담고 있는 일종의 다발 폭탄이다. 확산탄은 공중에서 투 하되거나 지상에 발사되고 난 후 공중에서 수십, 수백 개의 자탄(子彈)을 넓

금융기관들의 명단이 공개되어 있는데, 보고서에 다뤄진 세계 8대 확산탄

은 지역에 흩뿌린다. 흩뿌려진 하나하나의 작은 폭탄들은 지상 인근에서 수

생산기업 중에는 한국의 방산업체인 한화와 풍산이 ‘자랑스레’ 그 이름을

류탄과 같이 터지면서 대상 지역을 초토화 시킨다. 단 한 발로 축구장 3~4

올려놓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 두 기업의 최대 투자자

개에 해당하는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한국군이 자랑스레 이야기하

로 한화 주식의 7.17%, 풍산 주식의 8.2%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꼬박꼬

는 다연장로켓포는 확산탄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박 낸 연금보험료 중 일부가 확산탄을 생산하는 이 두 기업에 투자되고 있

한방에 적이 포진하고 있는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니 군사적으로는 아

었던 것이다.

주 효율적인 무기이지 않은가? 걸프전 당시 확산탄 공격을 받은 이라크 병 사가 “강철비가 내린다”며 두려움에 떨었다는 일화는 확산탄의 ‘놀라운 성 능’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국민연금은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보험이다. 그런데, 그 국민연금이 누군가의 삶을 아주 앗아버릴,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초토화 시킬 무기를 만드는 데 투자된다는 것은 뭔가 모순이 아닌가? 혹자는 안정

그런데 이렇게나 효율적인 무기인 확산탄이 2008년 8월 1일을 기해 국

적 연금 지급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냉정하게 수익률을 고려해 투자에 나

제적으로 불법화된다. 현재 가입·비준국이 112개국에 달하는 확산탄금지

서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라는 미명이 투자의 비윤리성

협약(Convention on Cluster Munitions)의 발효 때문인데, 이 협약은 확산탄

을 감춰주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은 한국 최대 공적기금으로 그 투자는 영향

을 대표적인 비인도무기로 규정하고 이 무기의 생산, 사용, 비축, 이전을 전

력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기업에 투자한다

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한국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는 것은 결국 그 기업의 활동(확산탄 생산)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기

한방에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시킨다는 그 효율성 때문이었다. 넓은 지역

때문이다. 나는 나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국민연금

을 일거에 초토화 시킨다는 것은 그 지역에 있는 군사표적과 민간인을 구

이 누군가의 삶을 산산조각 낼 무차별 살상무기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는

분하지 않고 파괴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국제인도법이 명백히 금지하

것으로 재원을 마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 묻은 돈으로 나의 행복한 미

는 민간인과 군사표적을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 공격’에 해당되기 때문이

래를 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지금이

다. 확산탄이 금지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불발탄 문제다. 확산탄이 사용될

라도 1355번(국민연금 대표번호)으로 전화를 걸어 확산탄 생산기업에 대한

때 흩뿌려진 자탄 중 일부는 터지지 않고 불발탄이 되어 땅에 떨어지게 되

투자를 철회하고 비인도무기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금지 원칙을 만들라고

는데, 이 불발탄은 나중에 언제든지 충격을 받으면 다시 터지게 된다. 그러

요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앰네스티 웹사이트에서 확산탄에 대해 더 알아보세요 amnesty.or.kr/확산탄

© Norwegian Peoples Aid and Cluster Munition Coalition

도자료를 배포한다. 자국이 운영 중인 국영연금기금이 한국의 대표적인 방

© DCA Archive

© Alison Locke

2008년 1월 11일, 노르웨이 재무부는 다소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보


시 론

새 난민법 시행에 대한 우려 김성인 난민인권센터

새로운 난민법이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1994 년 출입국관리법에 난민조항을 신설한 이후 20년 만의 결실이다. 이를 두고 법무부는 아시아 최초의 난민법이며, 절차와 처우 부분에서 획기적인 개선 을 이뤘다며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독립된 난민법이 갖는 상징성에 걸맞은

지리적인 측면에서 난민지원센터의 왼편엔 하수종말처리장이 있고 오른

핵심적인 부분의 변화와 집행을 위한 준비가 부족해 법무부의 자랑에 마냥

쪽엔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 위쪽으로 해양경찰청 특공대가 있어 장갑차가

동조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오가고 사격훈련이 실시되고 있음도 확인하였다. 각종 분쟁과 국가폭력 피 해자가 다수인 난민신청자들이 생활할 부지를 헬기의 이착륙 소음과 총소리

첫째는 출입국항에서 난민신청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입국심사대를 통과

가 들려오는 부대 주변으로 결정한 과정과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한 경우에만 난민신청이 가능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 기 전에 난민신청 의사를 밝히는 경우 강제출국을 당해도 외부에선 이를 파

난민지원센터 건립에 133억이 투자되었다. 한국에 난민신청자는 매년

악할 길이 없었다. 환승과정 등에서 난민신청을 했다가 장기간 공항에 구금

1,000여 명, 난민지원센터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은 1년에 최대 400명, 센터

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운이 좋게 외부에 연결되는 경우에만 인권단체에서

운영비는 30억 원 정도이다. 그런데 30억을 들여 400명만 수용하고 나머지

개입한 경우가 몇 번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법무부는 출입국항에서 난민신

600명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 센터 운영비 30억 원이면 매년 난민신청자

청을 받음과 동시에 난민심사에 회부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난민

1,000명 전체에게 생계비 지원이 가능하다. 이를 알면서도 집단 수용 방식의

심사는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한 영역이다. 그런데 공항만에 있

센터 운영을 고집하는 법무부의 태도는 난민을 통제의 대상으로 관리하려는

는 출입국공무원의 판단으로 신청을 받지 않는 길을 열어 두었고 이에 대하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난민법을 난민관리법으로 변질시킬 것에 대한

여 이의신청 할 수 있는 규정도 만들지 않았다. 난민의 권리 중 가장 핵심적

우려가 크다.

인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이 무시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둘째는 난민신청자의 처우 부분이다. 난민신청을 하면 결과가 나오기까

난민보호라는 국제적 규범의 당위성에 대한 법무부의 인식은 턱없이 부

지 8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난민신청자의 생

족하다. 아울러 지난 20년 동안 난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난민의 권리 보장

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지원도 없었다. 법적으로 취업도 금지되어 생존을

을 위한 사회문화적 기반 형성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징적인 난민법 시행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다 단속되어 구금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는 심사

만으로 난민들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을 인권선진국으로 발돋움 시킬

기간이 약 2-3년 정도로 줄었고 새로운 난민법에선 6개월 안에 심사결과가

수 없다. 지금은 난민법을 보완하는 한편 난민의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한 고

나오지 않을 경우 취업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또한 신청 후 6개월 동

찰과 난민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하여 사회 전 영역으로 관심의 확대가 필요

안은 생계비와 의료, 주거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집행할 예산

한 시기이다. 난민 이슈가 소수자 운동 영역이지만 당사자 운동으로 진행되

을 한푼도 책정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난민법이 있어도 예산이 없으면 부

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난민의 입장을 대변할 사람들이 더 필요

도난 어음과도 같다.

하다. 지금까지처럼 소수의 활동가와 전문가들에게만 난민 이슈를 맡기기에

셋째는 난민지원센터의 운영이다. 법무부는 인천 영종도에 난민지원센터 를 걸립하고 이 시설에 난민신청자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주거를 제공하겠다 는 계획이다. 난민신청자를 집단 수용하게 되면 전 세계 분쟁과 갈등 요인의 총 집합체가 된다. 박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섞여 있고, 다양한 종교와 문화적 이질성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있다 보면 크고 작은 마찰이 발 생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억누르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강압적인 통제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국의 난민시설에서 폭동과 자살 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법무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는 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누려야 할 인권의 무게가 너무 크다.


Interview 앰네스티가 만난 사람

캄보디아 주거권 활동가 © Amnesty International

보브를 격려하는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 전재숙씨

보브 소피

Bov Sorphea

캄보디아 프놈펜의 벙깍*Boeung Kak 호수. 어떤 여행 가이드북은 이곳을 ‘해질녘이면 금빛 아른거리는 반짝이는 호수로 변하며, 이때 모기에 물리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만한 광경을 선사’한다고 소개한다. 프놈펜 중심가에서 가까운 벙깍은 여행자들의 숙소가 밀집해있고 4,252가구가 북적거리며 살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 벙깍은 개발로 인해 매립되었다. 호수는 사라져버렸고, 대부분의 주민은 강제퇴거 당 했다. 폭력적인 강제퇴거의 뒤에는 여당 의원이 소유한 기업(Shukaku Inc.)과 정부의 공조가 있었다. 2012년 5월, 철거된 집을 고치려고 했던 벙깍 주민 15명이 체포되었다. 100명 이상의 경찰과 보안 경비대가 들이닥쳐 그들을 연행했다. 보 브 소피Bov Sorphea는 일손을 도우려던 이웃 마을 주민이었다. 벙깍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집회와 시위, 국내외의 관심과 지지로 34일 만에 모 두 석방되었지만 이들의 구명운동에 앞장선 욤 보파Yorm Bopha는 ‘절도범 폭행’이라는 날조된 혐의로 감옥에 갇힌 상태이다. 세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 보브 소피는 여전히 주거민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캄보디아 강제퇴거의 경험을 알리고 함께 연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 캄보디아어로 벙Beoung이라는 말 자체가 호수Lake이다.


© lostmanproject.com

수감생활로 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 전 사회로부터 격리된 것 같았어요. 아무도 저를 신경 쓰지 않았 죠. 제 방식으로 제 문제를 위해 싸운 것은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감옥에 나와서 보 01

니 그게 아니더군요. 전 혼자가 아닙니다.

© 이주영

제 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사람 들은 저를 차별하지 않고 지지해줬습니다.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우리 이름은 여전 히 경찰 명단에 올라있고, 여전히 벌을 받 고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만 자유로워요. 우리 영혼은 여전히 감옥에 있습니다. 정

02 01 매립

전의 벙깍 02 모래로 메워진 벙깍의 현재 모습

부는 사건을 유지시키고 있으며 우리에게 01

완전한 자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벙깍에서 강제퇴거 당한 주민들의 현재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벙깍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700가구 정도입니다. 그들의 상황은 전보다 더 나빠졌습니다. 시 위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도 매일매일 줄어가고 있어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죠.

02

벙깍을 떠나 재정착 지역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벙깍에서 지낼 때 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 니다. 특히 재정착 지역에는 학교가 없기 때문에 학교 보내기를 포기하거나 아이들을 위해서 도 시로 가야만합니다. 재정착 지역은 도시와 너무 멀어서 종교생활이나 문화활동을 전혀 할 수 없 습니다.

03 01 동자동 주민들과 함께 02 캄보디아 벙깍주민 보브

소피와 인권단체 LICADHO의 섹 소쿤롯 03 북아현동 주민과 함께

벙깍에 남아있는 주민들과 떠난 주민들이 함께 교류하고 연대하고 있나요? 나아가 강제퇴거 위험이 있는 프놈펜 이외의 지역과도 연대할 계획이 있나요? 양쪽 제대로 된 보상과 더 나은 환경을 요구하며 운동과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각자 문제 를 직면하고 있고 멀리 살고 있기 때문에 여건이 될 때만 연대를 하고 있습니다. 재정착지역 주 민들은 시위를 하기 위해 프놈펜까지 오는 교통비를 내기가 힘듭니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 생계비를 버는데 보냅니다. 가능한 한 재정착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의 문제에만 시위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강제퇴거를 앞둔 다른 곳의 사람들 과도 연대를 하고 있고, 환경운동가 추트 우티Chut Wutty의 죽음*의 진실을 요구하는 같은 활동에 도 참가해요. 숲에 가서 그의 가족과 함께 시위했습니다. 맘 소난도Mam Sonando 사건**에도 연대 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시위하러 가는 곳 어디든 우리는 항상 사람들에게 함께하자고 말합니다. 행인과 경찰 에게도 말이죠. 우리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집입니다. 그 러니, 우리 집을 지키는데 동참해주세요” 이 말이 얼마나 멀리 갈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이 목 소리가 더 커지고 전국적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 캄보디아의 열대우림은 정부기관과 유력자들의 비호 아래 불법으로 삼림 훼손이 자행되고 있다. 추트 우티는 최대 삼 림지에서 벌목을 증명하던 중 군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 라디오방송국 소유주이자 인권활동가인 맘 소난도는 근거 없는 ‘내란음모죄’ 혐의로 1심에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 Amnesty International

한국에 와서 동자동, 용산, 북아현동을 방문해 주민들 을 만났습니다. 어떤 것들을 교류할 수 있었나요? 한국에 방문한 것은 처음인데도 한국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용산에서 일어난 상황 에 대해 들었을 때, 제가 마치 그곳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그 상황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저는 먼 나라에서 왔지만 그들의 문제는 나의 문제나 다름없습니다. 캄보디아와 한국의 강제퇴거는 같은 문제 입니다. 첨단 기술과 높은 빌딩으로 가득찬 이 아름다운 나라가 그러한 문제를 지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아름다 움 뒤에는 슬픔과 눈물 그리고 고통이 보였어요. 한국에서의 모든 강제퇴거관련 활동들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같은 목표 를 향해 함께 시위하는 모습은 저에게 많은 용기를 주었습 니다. 제가 느끼기에 그분들은 캄보디아를 위해 저와 사랑을 공유해줬어요. 그 사랑을 캄보디아까지 가져가려 합니다. 그분들의 문제는 저의 문제고 저의 문제는 그분들의 문제 입니다. 캄보디아 사회와 한국 사회는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는 함께입니다. 다른 국적을 갖고 다른 언어를 말하지 만 같은 가슴을 지녔습니다. 우리는 강하게 연결되어있습니다. 한국의 어떤 공동체 라도 제가 도울 것입니다. 우리에게 알려준다면 최선을 다

© Amnesty International

할 거에요. 여기까지 올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시위할 것입니다. 한국 대사관이나 어디든 도울 수 있다면 말이죠. 보파가 풀려날 때까지 싸움이 계속 될걸 알고 있습니

© Amnesty International

다. 보파가 하루 빨리 풀려나길 바라며 저희가 앞으로 도 계속 연대할 것이니 한국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잊 지 말아주세요. 그 점을 계속 상기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 캄보디 아 지역 노래에 “하나의 젓가락은 쉽게 부러지지만 한 뭉 치의 젓가락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라는 구절과 같네요. 4박 5일은 제 인생에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고 잊지 않 을 것입니다. 이 경험은 잊을 수 없고 계속 제 안에 있을

※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이주영님이 만난 욤 보파의 인터뷰와 김성민 회원 의 벙깍호수 방문기, 보브와 소쿤롯의 한국활동후기 등 캄보디아 강제퇴

것입니다. 우리가 한국의 공동체에서 강제퇴거와 관련된

거에 관련된 더 많은 이야기들을 앰네스티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경험을 배우고 나눌 수 있도록 행사를 조직하고 저희를 초

blog.amnesty.or.kr에서 ‘캄보디아’를 검색하세요.

대해주신 국제앰네스티와 파트너 단체들께 감사드립니다.


AMNESTY news 활동소식

지부활동소식

밀양 765kV 송전탑 인권침해조사

2013 연례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한국지부는 올해 5월 20일 공사를 재개하며 다시 논란이 불거진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조사하기 위해 천주교인권위, 민변 등을 비롯한 8개 시민단체와 인권침해조사단 을 꾸리고 현장 및 실태조사에 참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5월 23일 ‘인권에는 국경이 없다’ 라는 주제로 연례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지 부는 프레스센터에서 주요언론사들을 초청해 전 세계 159개국의 인권상황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남북한 인권실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 하였습니다.

밀양 765kV 송전탑 인권침해조사단은 6월 5일부 터 9일까지 밀양시 4개면 10개 마을을 방문해 현장

살릴 셰티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국가 안보와

조사를 진행하였고, 한국지부는 5일과 6일 이틀 동

국익이 인권과 인간 존중보다 우선시한다는 해악

안 밀양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마을 주민들과 인터

이 되는 주장에 맞서야 할 때”라고 기조영상을 통

뷰를 갖고 송전탑 건설 부지를 방문했습니다.

해 발표했으며, 특별히 한국을 방한한 아시아태평 양국의 캐서린 베이버 국장은 북한인권실태 발표

현장조사를 마친 인권침해조사단은 주민들의 증

에서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언과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밀양 765kV 송전

벌어지고 있다”며, 북한이 아주 극단적인 인권후

탑 인권침해조사’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보고서

퇴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는 협의과정과 공사과정에서 발생했던 인권침해

변정필 캠페인 팀장은 “2013년 연례보고서는 한

사례들을 비롯해 재산권 침해, 마을공동체 파괴,

국이 과연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의 자격

주민 건강권 침해 실태 등을 다루었습니다. 보고

이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국제

서는 7월 3일 발표되었으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인권메커니즘에서 권고하고는 여러 권고를 수용

원회 소속 위원들과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 산자

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3년 연례보고서는 지난 5

부 윤상직 장관, 이성한 경찰청장에 권고안을 전

년 간 역행을 거듭한 한국 인권상황의 부끄러운

달했습니다.

기록이며, 여전히 국제인권기준과 한국 인권상황 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돌이키게

한편 ‘반쪽 보고서’라는 논란 속에 제출된 전문가협

하는 기록이기도 합니다”라며 한국인권상황에 심

의체 보고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채택

각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되지 못하며 상황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 ※ 2013 국제앰네스티 연례

입니다. 한국지부를 비롯한 조사단은 이 사안에 대

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입니다.

내용은 5월에 배포된 연 례보고서와 웹사이트

2013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

AMNESTY iNTErNATioNAl rEporT 2013

© Amnesty International

(amnesty.or.kr/연례보고 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 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 Amnesty International


확산탄 투자철회 캠페인

캄보디아 강제퇴거 금지 캠페인

한국지부는 무기제로 등 13개의 연대단체와 함께 ‘국민연금 확산탄투자철회 공동행동(이하 공동행 동)’을 꾸리고 4월 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 에서 확산탄 투자철회 캠페인 출범 기자회견을 열

캄보디아에서 강제퇴거와 맞서 싸우고 있는 주민 보브 소피와 활동가 섹 소쿤롯이 5월 6일부터 10일 까지 나흘간 한국을 방문해 캄보디아 강제퇴거 금 지를 위한 캠페인을 함께 했습니다. 보브 소피와

었습니다. 두 달간의 캠페인 기간 동안 공동행동은

섹 소쿤롯은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동자

확산탄이 무차별 살상무기임을 지적하고, 국민연금

동 쪽방촌과 강제퇴거에 맞선 북아현동 그리고 용

이 확산탄을 생산하는 기업의 투자를 철회하고, 투

산참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또 캄보디아 대사관

자윤리지침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

앞에서 한국-캄보디아 시민사회 연대 기자회견과

및 거리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국내 주거권 활동 단체 및 주민활동가들과의 워크 숍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회대와 경희대를

참여단체들은 한 주씩 돌아가며 거리캠페인을 펼

방문해 소규모 강연도 가졌습니다. 특히 용산참사

쳤고, 한국지부는 캠페인 집중행동주간(5월 20

피해주민과 진행한 <캄보디아, 용산을 만나다> 행

일~26일)에 청계광장 인권영화제와 성공회대학교

사에 참석한 많은 이들이 캄보디아와 한국의 강제

에서 확산탄 투자철회 캠페인을 통해 많은 시민들

퇴거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과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한국지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주거권 운동을 하다 두 달간 모은 총 1,969통의 탄원엽서와 온라인 탄

구속된 주민 욤 보파(Yorm Bopha)의 석방을 촉구

원을 5월 27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과에 전

하기 위한 탄원을 진행했습니다. 총 4,821통의 탄원

달했으며, 5월 29일에 열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을 모아 6월 28일 사르 켕 캄보디아 부총리에게 전

서 장관을 포함한 위원들에게 탄원과 요구 사안들

달했습니다. 탄원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

을 전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드립니다. ※ 보브 소피와 섹 소쿤롯의 자세한 활동기록은 앰 수 있습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 Amnesty International

네스티 블로그(blog.amnesty.or.kr)에서 확인할

© Amnesty International


회원활동소식

55(민들레)그룹

예비(촛불)그룹

55(민들레)그룹은 4월에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산파

예비(촛불)그룹은 서울,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

인 한승헌 변호사를 모시고 ‘국제앰네스티의 이상

들이 함께 하는 모임으로 세미나와 공개강연, 캠페

과 한국의 현실’을 주제로 공개강연을 주최했습니

인 참여뿐 아니라 매년 작은인권영화제 ‘꽃’을 주최

다. 5월에는 서울시 공정무역페스티벌에 참가해 앰

하고 있습니다.

네스티 물품 판매 및 캄보디아 강제퇴거에 대한 캠 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물품 판매로 거둔 수익금은

5월 18일에는 제4회 작은인권영화제 ‘꽃’을 개최하

앰네스티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5월 정기모임에서

여 이주노동자에 대한 주거권을 주제로 영화를 보

는 차별금지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으며 6월에

고, 자신들의 상황을 직접 촬영했던 캄보디아 농업

는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인권을 옹호하는가, 침

이주노동자들을 초대해 대화와 질문의 시간을 가

해하는가?’를 주제로 공부했습니다. 55그룹은 매월

졌습니다.

넷째 주 토요일 오후 5~7시에 서울 신촌에 모여서

작은인권영화제 ‘꽃’은 예비(촛불)그룹의 주최로

인권에 대해 공부하고 탄원편지도 쓰고 있습니다.

2010년에 시작해 올해로 4년째를 맞으며, 잘 알려

@amnestykr55

지지 않은 인권영화를 보다 많은 회원들과 공유하

cafe.naver.com/injeamo

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이주노동자를 향한 폭력의 기록 <여기, 우리의 목 소리를 들어라>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올해 작은인 © Amnesty International

권영화제의 상영작은 <우리가 원하는 것> 등 총 5 작품으로,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이 경험한 폭력의 현장을 휴대폰 등으로 직접 촬영하여 제작한 것입 니다. 다문화 노래단 ‘몽땅’ 기획홍보팀장 소모뚜(Soe Moe Thu) 씨가 사회를 맡아 재미있고 깔끔한 진행 으로 영화제를 빛냈습니다. 예비(촛불)모임의 정기모임은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7시 강남토즈타워점(강남역) 입니다. 앞으로 도 풍성하고 유익한 회원모임을 만들어갈 촛불그

온라인모임

온라인모임은 4월 정기모임에서 일본의 사형집행

룹에 많이 참여해주세요!

중단에 대한 탄원편지 쓰기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amnesty2nd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5월 정모에서는 멕시코에

facebook.com/amnesty2nd

서 협박당하고 있는 여성인권 옹호자 알바 크루즈 라모스를 위한 탄원편지를 쓰고, 일본의 사형제도 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6월 8일에는 일본 사형집행 중단 및 사형제도 폐 지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광화문 교보문고 옆에서 진행했습니다. 이날 캠페인에는 온라인모임 회원뿐 만 아니라, 다른 그룹 회원 및 인천 선인고 학생 등 20명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선인고 학생들이 준비 한 퍼포먼스는 사형폐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 심을 끌었으며 이날 캠페인에서 총 500여 명의 탄 원서명을 받았습니다. café.naver.com/amnesty2238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amnesty2nd.tistory.com cafe.naver.com/amnesty2nd


함께하는 사람들

대학생 네트워크

광주와 전주에 희망의 촛불을 밝히다

국제앰네스티 대학생네트워크(이하 앰대)는 청년들 이 모여 다양한 인권 이슈를 학습하고 캠페인 활동 을 하는 조직입니다. 2013년 봄, 앰대는 ‘트랜스젠 더(성전환자)의 성별정정’에 관한 학습과 캠페인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거리회원모집 캠페인팀은 5.18 민주화운동기념일을 맞아 광주를 찾았습니 다. 캠페인이 진행된 충장로와 전남대학교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 인권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지를

진행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보내주셨습니다. 전남대학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성별 변경이 이루어지며, 법적으로 성별을 변경하

앰네스티 활동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 기

기 위해서는 요구되는 조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에 회원이 되어 기쁘다며 캠페이너들을 격려하

성별을 변경하는 데 필요한 조건에는 여러 인권침

기도 했습니다.

해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앰대는 성별정정 신청과

광주에 이어 전주에서도 6월 8일부터 12일까지 총

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

5일간 회원모집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찾

하는 시간을 가지고 2013년 퀴어문화축제에서 이

은 도시였지만 전북대학교 학생지원처의 많은 협

러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

조로 안정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며 전주시민들

하였습니다. 또한 국가보안법, 주거권과 강제퇴거

과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에 관하여 학습하고 서울인권영화제에서 함께 영

새로운 시민들을 만나 인권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

화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5월에는 촛불모

를 더하기 위해, 앞으로도 앰네스티의 지방캠페인

임, 청소년그룹과 함께 제 4회 작은인권영화제를

은 계속됩니다.

주최했습니다. 7월에는 ‘이주민의 삶과 인권’에 관 © Amnesty International

한 강연을 듣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 입니다. 앰대의 학습과 캠페인은 모두에게 열려 있 습니다.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원들을 기다 립니다. @amnestyact facebook.com/amnestyact café.naver.com/amnestyact aikoreastudent@gmail.com

© Amnesty International

모바일액션 거리캠페인 시작

주머니 속 휴대전화로 지키는 인권, 모바일액션이 거리를 찾아갑니다. 지난 6월 4일부터 시작된 모바일액션 거리캠페인 은 9월까지 총 네 달 간 진행되며, 각종 행사장과 박람회, 강연장, 그리고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모바 일액션을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기존 모바일액션의 신청이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 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 거리캠페인은 인권에 대 한 관심이 지속적인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먼 저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수많은 인권피해자들의 이야기 가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시민들의 관 심과 참여가 권리 보유자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국제앰네스티의 모바일액션 거리캠페이너들은 오 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패션과 음악으로 세상을 바꿔요 A.F.M 제휴

가 열렸습니다. 론칭 파티 ‘All in’은 뮤지션그룹

김세원 회원은 2011년부터 3년 간, 학교에서 받은 김세원 회원, 장학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습니다. 노력의 결실인 고등학교 3년 간 장학금인만큼 의미가 있고,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받은 장학금 있는 일에 쓰고 싶어서 기부를 시작했다는 김세원 전액 기부 회원은 “학업 때문에 캠페인에 자주 참여하지 못

Loose Union, 서브컬쳐웹진 AWEH의 재능기부로

하는데, 기부를 통해서 캠페인을 지지할 수 있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약 300명이 참석해 인권

기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일 행사에서는 공

김세원 회원의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블로그에서

연 뿐만 아니라 앰네스티 후원금 마련을 위한 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패션브랜드 A.F.M과 국제앰네스티는 업무제휴를 맺고 ‘Light my fire for human rights’ 제품들을 출 시했습니다. 6월 8일에는 논현동 쿤스트할레에서 제휴컬렉션의 출시를 알리는 론칭launching 파티

이브 페인팅(그래피티 아티스트 Frenemy)등 다양

http://blog.amnesty.or.kr/5527

한 이벤트가 펼쳐졌으며, Magpie Brewing Co.에 © Amnesty International

서는 맥주 판매금액의 일부를 기부했습니다. 제휴컬렉션은 티셔츠 4종, 모자 2종, 가방 1종으로 이루어져있으며 A.F.M 쇼핑몰(www.apparelform. com) 등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판 매수익금의 10%는 국제앰네스티에 기부됩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참 고맙습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어도, 거친 장맛비가 퍼부어 도 캠페이너들은 식지 않는 열정으로 시민들을 만 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 지치지 말라며 놓여져 있던 시원한 음료수, 많은 사람들에게 인권을 쉽게 이야기해주어서 고맙다며 힘을 불어넣은 시민 등 많은 관심과 지지로 캠페인은 오늘도 지속됩니다. 캠페인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장소를 제 공해주신 동인천, 소사, 경인교대, 구일(이상 1호 선), 경복궁, 구파발(이상 3호선), 정부과천청사, 한 성대입구, 삼각지, 명동 역(이상 4호선), 경기대 총학생회, 고려대 총동아리연합회, 서울시 립대 총학생회, 선문대 학생지원처, 성공회대 총학 생회, 전남대 총학생회, 조선대 학생지원처에 감사 드립니다. 또한 물품보관 장소를 제공해주신 시청 별관 주차장, 사랑의 열매, 카페 트립티, 라베니스 대학로점, 창천교회, 통일교 강남지부, 공정무역가 게 지구마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Member story 회원이야기

평범한 새내기 회원들의 특별한 토크

새내기회원모임 참여를 위해 앰네스티 사무국을 찾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앰네스티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어떤 활동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서연수, 유경, 진정모, 한혜수 회원님을 만났습니다.

앰네스티 ´ 어떻게 만났나요?

6월 29일, 15명의 회원이

진정모 저는 학교 정문 앞에서 앰네스티에 가입했어요. 전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봉사의 대상 과 인권문제가 많이 겹치더라고요. 우연찮게 강제퇴거 당한 캄보디아 사람들을 위한 서명을 하다가 안가영 캠페이너를 통해 가입하게 됐어요.

한혜수 학교 앞에서 캠페이너를 통해 가입했습니다. 평소에 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특 히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었죠. 수업 끝나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캠페이너를 만나게 됐어요. 앰네스티가 사회의 소수자를 위해 운동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입을 결정했습니다.

유경 집 근처의 지하철역에서 가입했어요. 집에서 나설 때 봤던 앰네스티 캠페이너들이, 돌아왔을 때도 계속 계시더라고요. 얼마나 인권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저렇게나 고생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 어요. 박지빈 캠페이너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대로 45분 동안 대화를 하게 됐죠. 그 45분 동안 원래 알고 있었던 앰네스티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가입하게 됐어요.

서연수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했어요. 2008년 촛불시위때 인권활동가들의 손발이 묶이고, 언론은 차단됐을 당시 앰네스티의 조사관이 온 것을 봤어요. 그때 앰네스티 회원이 되어야겠고 생각을 했어 요. 한번 가입을 하면 열심히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하던 일을 일단락 해두고 이제야 가입하게 됐어 요. 가입 이전에는 주변에 가입권유를 많이 했었어요. 제 삶에 녹아든 앰네스티 활동을 함께 하고 싶 어요.


왜 앰네스티였나요?

한혜수

유경 저는 외국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미국에 있을 때는 인권에 관 련한 소모임에 참여하며 탄원편지를 써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접하게 되는 인권 뉴 스가 적어지면서, 세상이 굴러가는 대로 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도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인권단체를 알아보다가 앰네스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서연수 제게도 단체의 독립성과 불편부당성은 가입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경쟁사회 에서 작은 목적을 달성해나가며 살다가 A회사의 쟁의를 보게 됐어요. 첫 출근날, 사무실이 아닌 쟁 의하고 있는 천막으로 들어갔어요. 내가 모른 척 한다면, 나중에 나를 모른 척 할 수도 있다는 생각 이 들었어요. 저는 운동에 있어 중립성과 독립성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혜수 저도 앰네스티의 독립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노벨평화상도 받은 단체라는 사실이 정 말 마음에 들었어요. 믿음이 갔습니다.

유경 희생이 필요한 대단한 참여가 아니라, 내가 쓰는 편지 한 통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캠

진정모

페이너의 설명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데 도움을 줬어요. 기성세대가 지금의 청년들이 뜨 거워지지 않는다고들 말씀하시는 것에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어요. 그렇지만 충동에 의한 것은 차갑 게 식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던 친구 중 냉소주의자가 된 경우들을 봐도 그렇고요. 앰네스티는 창조적으로 평범한 사람 한 명 한 명을 조직해나가며 결과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운동을 해내고 있다고 봅니다.

앰네스티 회원으로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진정모 회원이지만 대학생네트워크에서 이주노동자 실태조사를 했던 것처럼 조사를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로비가 필요한 현장에서 로비도 해보고 싶고, 시민을 만나는 캠페이너도 해보고 싶습니다.

한혜수 사회참여예술을 해보고 싶어요. 인권에 대해 많이 배우고, 인권과 관련한 퍼포먼스나 전시 회를 해보고 싶어요. 독일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똑같은 전시를 독일과 한국에서 열면서 얼마나 다른 반응이 나올 지가 궁금합니다.

유경 서연수 토론을 통해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웹을 통해서 한 주제를 두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토론 도 진행해보고 싶고, 캠페인에 참여도 하고 싶어요. 인권대학에도 참여하고 싶고요. 하고 싶은 것이 많네요.

유경 인터넷포럼을 해보고 싶어요. 하나의 글에 답변 글이 이어지는 형식이랄까요. 서명을 받아보 고도 싶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을 해보고 싶습니다. 인권에 관심이 많은 앰네스티 회원들 을 웹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면 좋은 토론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서연수 한혜수 저도 인권이슈들에 대해서 토론을 해보고 싶어요.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 이 해보고 싶습니다. 어려운 글도 설명으로 들으면 이해가 잘 되잖아요. 토론을 통해 중요한 인권 이슈 들에 대해 명확히 알고 싶어요. 즐겁게 앰네스티 회원들을 만나며 활동을 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Culture zone 문화공간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활동가

하루가 멀다하고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는 성폭력 사건들은 대부분 특별한 사건으로, 가해자는 특별히 이상한 사람으로, 성폭력은 세상에는 없을 흉측한 일로 보도된다. 그렇지만 실제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하루 50여건의 성폭력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가해자는 지극히 일반적인, 피해자와 아는 사람인 경우가 대다수** 이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는 한국사회 최초의 성폭력피해생존자의 에세이다. 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통념이 가득한 사회에서 친족성폭력 피해경험을 오롯이 담아낸 에세이를 접하면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보여진 성폭력이라는 낯선 경험이 내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보통의 경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한국성폭력 상담소 회원 소식지 ‘나눔터’에 4년 동안 연재된 것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인데, 저자인 은수연은 친부로부터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겪은 이야기를 덤덤하게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친족성폭력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 경찰청, 2011년 범죄통계, 강간 및 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 19,498건, 하루 평균 53건.  한국성폭력상담소, 2013년 상담통계,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중 아는 사람 83.2%.


성폭력 피해경험은 피해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고통의 기억이고 그렇기에 피해자는 위축되어있고 수동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상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꼿꼿하게 피해경험을 드러낸다. 친부에게 오랜 기간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지만 성폭력피해생존자인 은수연은 그 피해를 또 다른 경험으로 남기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아주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생존자로 남아있는 것은 가해자도, 성폭력 피해경험도 아닌 바로 그녀 자신이라고 말한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를 통해 우리는

그뿐만이 아니다. 대체로 많은 성폭력

성폭력피해생존자의 현실을 접할 수 있다. 친딸을

피해생존자는 본인의 감정이나 피해보다는 그

마치 연인을 대하듯이 설레는 표정으로 모텔에

피해를 둘러싼 여러 주변을 고려한다.

데려가려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접하고,

친족성폭력의 경우 엄마나 동생, 자신이 성폭력

가까스로 도망친 저자를 찬찬히 살피지 않고

피해경험을 노출했을 때 상대의 반응을 고려한다.

무작정 다시 집으로 돌려보냈던 가출청소년 쉼터

공동체 내 성폭력 사건이라면 가해자의 주변인물,

선생님의 모습에서는 이 세상에서 친족성폭력은

가해자가 가지고 있는 위치나 명망, 그로 인한

없다고 가정해버리는 통념을 마주한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평가에 절대적으로 민감하다.그런

피해경험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던 교수가 엄마에게

의미에서 이 책은 성폭력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전화를 걸어 다시는 그러지 않는다는 약속을

사적인 관계로 드러난 것이지만 그런 폭력의

받아냈다며 저자를 다시 돌려보내고, 성폭력

구조에는 사회적 맥락과 주변 관계, 성적 관계에

피해경험이 떠오를 때 마다 올라오는 감정을

권력의 문제가 스며들 수 있다는 우리의 사회적

표현하면 “아빠한테 당하고 왜 나한테 지랄이냐”며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화를 내는 남자친구에게서 성폭력 피해를 사적인 경험, 사적인 폭력으로 치부하는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다.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은, 그래서 내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고 싶은 성폭력은 달리 생각해보면 너무나 쉽게 내 문제로 치환되는 문제이다. 매일

폭력의 피해 경험을 노출한다는 것은 자기

신문을 장식하는 성폭력 사건들, 직장에서

상처의 깊이에 스스로 집중해본다는 것이다. 그런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 누구든지 한번쯤

의미에서 노출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

겪은 적이 있는 피해경험들.

있다. 글쓰기는 노출의 수위를 한 층 더 높여서 더

그렇기에 성폭력문제는 가해자 한 명의 순간의

많은 사람들에게 불특정 다수에게 저자가 하고

잘못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피해자가

싶은 말을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소한 ‘경험’이 아니라, 우리가

책은 그런 의미에서 대체로 많은 성폭력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피해생존자들이 피해경험을 숨기고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대치한다.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Welcome 신입회원명단

2013.4.1~ 2013.6.30 (총573명)

Dos

권은경

김수환

김한주

박상욱

복정훈

심경호

윤상

이설아

이진솔

전송이

조혜임

한보라

Santos

길보미

김숙자

김해슬

박서현

서동오

심라흔

윤성실

이성욱

이진우

전승혁

조호준

한상범

Johan

길준영

김순진

김현범

박서혜

서동희

심선영

윤소정

이세림

이진이

전영선

주관성

한상운

GRAY-

김가연

김에스더 김현서

박서희

서미희

심우상

윤수진

이세철

이진협

전우리

주세훈

한상호

SON

김건희

김연원

김현석

박성우

서승현

안성진

윤영후

이소이

이찬란

전유진

주요한

한수빈

WALKER 김경림

김연주

김현정

박세용

서연규

안수민

윤영훈

이소정

이찬우

전지수

주재성

한순천

가동현

김경철

김연하

김현주

박소연

서연수

안승옥

윤완식

이솔

이창수

정규현

주하늘

한원선

가혜숙

김경훈

김영

김형석

박승식

서영은

안진훈

윤윤윤

이수연

이창훈

정낭기

주희영

한은샘

강다슬

김규리

김영광

김혜인

박승연

서정애

안희성

윤인중

이수용

이철진

정다은

지상욱

한이준

강다영

김기범

김영란

김혜진

박승원

서정임

양민지

윤정미

이수희

이태영

정동길

진명서

한재웅

강다혜

김나경

김영주

김홍동

박애린

서진숙

양수정

윤종민

이슬기

이한결

정미숙

진정모

한전옥

강민정

김나연

김영희

김효준

박영숙

서한슬

양승호

윤주영

이승호

이한민

정보람

차건호

한지윤

강민지

김남아

김예슬

김효진

박영호

서현민

양안수

윤진호

이아림

이현영

정샘

차예림

한찬희

강민형

김남홍

김예지

김희경

박윤석

서호준

양영인

윤현식

이연주

이현웅

정소연

채우영

한창호

강바울

김다정

김예진

김희정

박융배

설주연

양은영

윤혜숙

이영주

이현주

정수양

채호석

한혜수

강서은

김대식

김용덕

김희중

박은비

성민정

양지운

윤혜주

이영희

이혜진

정수진

최고운

허은선

강아름

김동수

김유진

나경희

박은정

성원호

엄다래

윤희진

이예지

이호연

정원진

최문환

홍길표

강예은

김동진

김윤빈

나인선

박은혜

성재현

엄승용

음다솜

이옥순

이호준

정은영

최민아

홍서준

강윤섭

김동찬

김윤아

남선휘

박인아

성진우

연청흠

이강혁

이우리

이희정

정의환

최서현

홍석영

강지현

김동현

김은지

남아람

박재환

손동은

오병민

이강희

이월미

인혜진

정재원

최선경

홍승휘

강태은

김묘영

김인영

남원정

박정은

손영수

오영윤

이경엽

이유림

임나은

정주형

최송이

홍자경

강희영

김미경

김장수

남치현

박정인

손지민

오태진

이경찬

이윤성

임소영

정지원

최수연

황금령

경기외고 김미원

김재성

노무현

박준홍

손지영

오현지

이근영

이은정

임아현

정지은

최순규

황성산

앰네스티 김미화

김정목

노상무

박지빈

손진주

오혜성

이기훈

이은지

임이랑

정진화

최원진

황신혜

고석호

김민경

김정호

노은석

박지운

송민희

우지혜

이나은

이은표

임창재

정한욱

최은비

황의진

고승연

김민규

김제곤

노회준

박진영

송상현

원도진

이대훈

이자연

임향운

정형규

최일남

황이슬

고연주

김민아

김종언

도윤아

박진현

송영기

원동섭

이동윤

이재

임혜정

정혜인

최정은

황효영

고은비

김민영

김종윤

류경림

박창균

송영진

위준

이동혁

이재신

임호성

정혜주

최종현

고은정

김민정

김준범

류승윤

박청미

송영호

유가람

이루나

이재영

장기영

정회선

최지웅

고은주

김민지

김준하

마윤근

박하희

송영훈

유경

이문희

이재은

장동호

조다영

최태양

고현서

김민철

김지영

명아송

박한솔

송은지

유경화

이미애

이재현

장영진

조미래

최하연

공영대

김범준

김지윤

모상혁

박형륜

송은채

유다솜

이민재

이재희

장예정

조민연

최한빈

곽동준

김별

김지은

문선미

박혜원

송주환

유덕형

이민호

이전령

장원일

조범근

최현

곽예린

김봉호

김지혜

문세나

박효선

송진상

유동영

이병곤

이정곤

장유임

조법래

최형철

곽우신

김상훈

김진아

문진언

방승현

송효진

유선진

이병준

이정민

장윤상

조성윤

추종훈

곽주린

김선

김진영

문희원

방은순

숲나 플레 유아현

이보람

이정일

장정일

조성재

편효범

곽진규

김선교

김진현

민다희

방현숙

10년학교 유재리

이사랑

이정현

장정훈

조세리

하모세

곽철환

김선민

김찬욱

박가영

배광수

신동운

유정

이삼성

이정환

장주현

조수현

하성호

구은서

김선예

김창수

박결

배수연

신동원

유정렬

이상렬

이주현

장준호

조애림

하유미

구인회

김선희

김창언

박경선

배슬기

신민섭

유정민

이상윤

이준혁

장지은

조운찬

하장호

국현근

김성실

김창영

박대필

배자운

신민수

유지원

이상진

이준희

장현웅

조유리

하재만

권경순

김성훈

김태균

박민수

배정철

신수빈

유학종

이상호

이지선

장혜식

조은경

하효남

권다안

김세희

김하경

박민지

배종원

신영미

유현진

이서윤

이지언

장혜지

조일란

한다인

권도은

김솔찬

김하늘

박민호

배효영

신웅현

윤경민

이서현

이지윤

전명진

조재민

한두경

권순욱

김수미

김하은

박보규

백인배

신하연

윤동건

이서희

이지은

전민제

조재우

한명진

권오현

김수형

김한라

박상우

변승희

신학범

윤병준

이선호

이지현

전성표

조진호

한벼리


Accounting report 회계보고

단위 : 원

수입 2013.04.01-06.30

2013년 승인예산 (1-6월)

사업수입

집행예산

정기기부금

828,850,000

1분기

4월

5월

6월

누계

393,348,171

130,677,412

136,345,883

119,570,931

(%)

779,942,397 (88%)

일시기부금

22,200,000

9,522,200

927,800

2,202,000

24,975,660

37,627,660

(4%)

행사참가회비

4,300,000

3,575,000

-

-

-

3,575,000

(0%)

국제기금

64,000,000

64,000,000

-

-

-

64,000,000

(7%)

이자수익

13,000,000

8,943

3,622,540

-

427,738

4,059,221

(0%)

125,234

(0%)

사업외 수입

기타

-

3,230

101,938

19,537

529

932,350,000

470,457,544

135,329,690

138,567,420

144,974,858

889,329,512 (100%)

88% 정기기부금 4% 일시기부금 0% 행사참가회비 7% 국제기금

단위 : 원

지출 2013.04.01-06.30

항 인건비

운영비 사업비 사업외 비용

집행예산

2013년 승인예산 (1-6월) 21,108,120

1분기

4월

5월

6월

4,239,023

2,427,681

2,104,469

2,151,172

누계

(%)

10,922,345

(2%)

사무관리비

78,004,000

28,096,617

8,849,495

14,329,951

8,132,730

59,408,793 (10%)

사업진행비

622,572,255

177,063,780

83,327,858

93,442,489

90,294,439

444,128,566 (73%)

국제분담금

97,440,000

48,723,409

48,723,410

-

-

97,446,819 (16%)

국제

4,000,000

-

-

-

-

-

(0%)

300,000

-

-

-

-

-

(0%)

65,000,000

-

-

-

-

-

(0%)

888,424,375

258,122,829

143,328,444

109,876,909

100,578,341

기타(잡손실) 예비비

611,906,523 (100%)

2% 인건비

인건비

운영을 위한 인건비

10% 사무관리비

사무관리비

사무실 운영비

73% 사업진행비

사업진행비 캠페인, 홍보사업, 회원사업 등 한국지부의 사업진행비

16% 국제분담금

국제분담금

국제운동을 위한 분담금

국제

FIF 차입금 상환, 이자비용

단위 : 원

목적별 사업비 지출 2013.04.01-06.30

캠페인

액티비즘

모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회원프로그램

거버넌스

분담금

합계

68,461,500

2,176,963

95,882,278

60,414,341

29,441,002

11,029,202

48,723,410

316,128,696

(22%)

(1%)

(30%)

(19%)

(9%)

(3%)

(15%)

(100%)

22% 캠페인

캠페인

일반 대중들에게 앰네스티를 알리고 참여를 권유하는 캠페인

1% 액티비즘

액티비즘

회원과 지지자들의 참여 확대를 위한 캠페인

30% 모금

모금

각종 모금 행사 및 위원회 구성, 기업모금

19%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례보고서, 기자간담회, 언론상, 광고 등 홍보행사 9% 회원프로그램

회원프로그램

3% 거버넌스

거버넌스

총회, 이사회 등 국제앰네스티와 한국지부의 정책결정에 회원들의 참여를 지원하는 사업

15% 분담금

분담금

국제적 활동을 위한 지부의 기여금

소식지, 기부금영수증 등 회원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

amnesty.or.kr/재정보고 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m n e s t y Inter national Kor e a


2013 * 003호 통권 제47호 발행일·2013년 7월 22일 발행인·전경옥 발행처·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편집·사무국 주소·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사서함 2045호 홈페이지·amnesty.or.kr 페이스북·@AmnestyKorea 트위터·@AmnestyKorea 전화·02. 730. 4755 디자인·the D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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