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츄잉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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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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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츄잉

Vol.18

+ 언니네 집들이 날, 우리를 반기던 엄청 큰 규모의 손글씨 카드! 우리를 기다리며 이걸 완성하고 두었는데 그 사이 방문한 택배 아저씨가 당황한 표정이었다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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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출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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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영의

월례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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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의

하루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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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의

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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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리의

김수암 할머니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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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잉 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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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츄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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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잉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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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영의

월례모임 후기 / 지숙언니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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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 모임 내용 1 / 찬장 정리를 하였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그릇은 위쪽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필요한 것만 꺼내어 쓰시면 됩니다. 2 / 정은님이 화장실 청소를 해주셨습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3 / 나리님이 소파커버를 세탁해주셨습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4 / 그 외 온풍기 청소, 베란다 정리, 쓰레기 정리 등을 하였습니다. ※ 앞으로 청소가 필요하다 여겨지는 곳은 출석부 밑 리스트에 써두기로 하였습니다. 틈틈이 함께 청소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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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지숭언니 집에서 집들이 겸 뒷풀이를 하였습니다. 언니가 어마어마하게 ㅠㅠ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차려주셔서 배부르게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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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드링킹.. 맥주 드링킹..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언니의 아름다운 집을 감상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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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츄잉룸이 맑은 얼굴로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대청소에 참여한 여러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ㅠㅠ

열작하고, 9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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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의

하루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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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의

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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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1

울산에서 서울에 올라오던 기차 안, 창밖에 펼쳐진 하늘.

2014.08.15

여름휴가로 몽골에 다녀온 정은이의 선물.* 나의 선택은 ...? 같은 용도의 같은 물건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 “자, 골라 봐!” 라고 이야기 하며 펼쳤을 때 자신이 상상한 것과 그것을 고른 이가 일치할 때,.*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람이, 자신이 갖고있는 것과 똑같은 것을 누군가에 게 주는 것은. 깊은 애정이다. 여자의 경우 자신이 가진 가방, 옷 같은 걸 맘에 들어해 사주는 것도. 이것은 양털로 만든 , 냄비 받침이라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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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7

#새 를 좋아한다 말하고 모으다보니 , 여행을 다녀온 지인에게, 어떤 가게에서 새가 눈에 띄여서 작은 것이여도 마음을 나눠주는 이들을 만났다. 좋다고 하니 그게 더 또렷이 보여서 어제도 #mmmg #mug 중에 새를 샀고. 여기 보이는 것들은 나의 #birdie_project 시리즈(!) 중 일부. 작은 것들은 한 상자에 뒀다가 아침부터 그걸 여는 바람에 .. “새” 모양을 한 양초받침, 묵주, 목각장식, 젓가락 받침대, 레몬즙 짜는 것 ... 등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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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8

며칠 전 엄마가 요즘 핸드폰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좀 봐달라고 하셨다. 확인해보니 아이폰의 16G가 거의 차있었던 것. 3천장 정도의 사진을 쭉 보니 나는 이미 지워둔 사진들도 모두 거기에 다 가득히, 있었다. 2년 전 가을의 교토. 아빠와 나..* “저장공간이 부족해서 그래. 사진을 좀 지워야겠다.” 라는 나의 말에, “그래도 그때 사진 다 있는 게 좋은데 ㅡ 너도 그 사진 다시 보니 좋지? 너한테도 카톡으로 다시 보내줄 게.” 해서 나에게 다시 온 사진.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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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1

#MUJI 에코백 하나에 굴러다니던, 어떤 가방에 아껴달았던 뱃지들을 달아두었다.* 그 안에 좋아하는 숍, 자주갔던 커피점, 여행 중에 가서 본 전시, 제주 올레길의 기억 .... 작아도 작지 않은 것들.

2014.08.15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어제 산 미사보를 오늘 미사에서 처음으로 썼다. 말씀 때문에 강을 건너 일부러 그, 성당으로 간다. 엄마가 찍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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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6

지난 6월 로마에서 바티칸에 갔을 때 기념품숍에서도 제법 시간을 보냈었다. 바티칸 우체국에서는 그곳에서만 파는 우표를, 교황님 엽서를 샀고, 옆에 보이는 이런 교황님 메세지 카드도 가격이 저렴했고, 성당을 다니는 이들에겐 작아도, 그곳에서 사온 이 한장의 의미 라는 게 있으니까.. 한 열장정도 샀었다. 여름 이후 늘 지갑에 이걸 챙겨다니고 있다. 서울에 올라오신 수녀님을 만났을 때, 신자이고 또 좋아하는 언니에게, 성전기금모금을 하러 오신 신부님께 응원의 메세지한 줄과 함께. 좋아하고 응원하고 오래 만나고 싶은 이에게 ... 한장씩 주고 이제 나에겐 두어장 남았다. 오늘도 역시 지갑에 있던 그것을, 교황님의 카퍼레이드 할 때 꺼내고 있었다. 사진 속에 아주 작고 흐릿하지만 오른쪽 앞의 소울 차 속에 사진 속 ...교황님이 계셨다.* 나만 아는 거겠지만. 라디오작가시절 많은 책을 인용하느냐 어떤 작가의 옛시절 에피소드 등을 찾거나 찾아 읽었었는데 ㅡ 그중 하나가 폴 오스터의 이야기였다. 어린시절 정말 좋아했던 야구선수를 만났는데, 싸인을 받고 싶었지만 당시 자신과 부모님에게 필기구가 없었다고. 그래서 그때 이후로 자신은 그런 후회를 만들기 싫어서 필기구를 늘 챙기다가 작가가 되었다고. 가끔은 한장의 엽서가, 종이 그런 것들이 필요하고 또 전하고싶은 순간이 있다. 그걸 제 때 갖고있고 또 전할 수 있는 마음 혹은 용기 같은 것. 그런 건 모두 한장으로부터 온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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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1

“목소리가 좋아요” 라는 말은 목소리가 좋은 그 상대와 함께 조금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마구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는, 귀 기울여질 때가 있다. 그건 대부분 자기 자랑 혹은 다른 이의 험담보다 담담한 자신의 이야기인 경우가 대부분 이다.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고, 그것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 말 속에 상대가 살아온 시간이 있다.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말을 할 땐 엄청난 시간이 오고 가는 것.. 가만히 멈춰있었다면 만날 수 없던 너, 나. 우린 그런 사이인 거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ㅡ 그렇게 시간여행이기도 한 것. #인생은_우리가_나누는_대화속에_있다 35


2014.08.25

토요일부터 기침 소리가 심상치 않았고, 어제는 기침을 하다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집 근처 동네 이비인후과에. 살면서 이런 시럽과 함께 약을 먹는 건 처음이다.* 시럽 이름이 ‘코푸시럽’ 코를 잘 풀으라는 시럽인가 .. 오래된 동네의 작은 병원. 상가 건물 안에 있는 그 병원이 좋은 건 화려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아니여도 오래도록 보아온 의사 선생님, 첨단장비가 아니여도 오래 환자를 보아온 진료기계, 간호사 분들이 있기 때문일 거다. “약을 먹으면 좀 졸릴 수 있어요.” 이런 말과 함께 처방전을.* 8월을, 그리고 길었던, 2014년의 여름을 보내는 주간.* 약을 먹지만 천천히 나앗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 아무튼 어느새 8월의 마지막주. 꼬박 1주일 후면, 9월.. 36


2014.08.26

가을이 오니 가방 속 물건의 색들도 달라졌다. 마침 오늘 고른 책이랑 모든 것들이 잘 어울려서. 가을은 우리의 눈, 우리가 고른 색으로부터 오는 것일지도.. 올리브, 그린, 버건디, 블랙의 계절이 온다. 37


2014.08.27

2014년 서울시 건축상 “올해의 건축가상” 조성룡 건축가, 축 대학교 졸업 + 대학원 입학의 신입생, 환영 신입생, 축 번역 끝! 방학을 잊고 모였던 번역 세미나가 드디어 끝났다. 축하할 것들이 많아서 케이크도 가장 큰 사이즈로 샀어요!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 이지나 작가의 또 다른 사진과 이야기는 Instagram @lifeisjina 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38


김수암 할머니의 손 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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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일정으로 밀양에 또 다녀왔다. 지난방문보기 링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 주최한 <밀양에서 함께 만드는 작 은 이야기 책> 캠프에 다녀오게 되었다.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 는 상황의 공유와 페미니즘 수업과 함께 조를 나누어 현지에 살고 계신 할머니들께 구술 인터뷰를 진행하고 책을 완성하는 일정이었다. 나는 매주 금요일 종로에서 그림 수업을 진행하 는지라, 출발 당일엔 참석은 어려워 담당자 나영님께 양해를 구한뒤 다음날 후발대로 출발하기로 했다. 캠프기간 동안 시간을 꼭 빼놓으려고 일을 몰아서 진행해서였 을까, 감기 기운이 있었던 터라 출발하는 날 아침, 부끄럽게 도 늦잠을 잤다. 타려던 오전 7시 기차는 놓치고 다행히 9시 차표를 예매할 수 있었다. 일반석은 매진. 여행이라면 고려해 봤을 입석은 체력을 비축해야 하는 상황에 자신이 없어 KTX 특실을 잡았는데... 넓직한 공간과 쾌적한 분위기에 ‘특실이 란 이런 것인가!’하고 놀라웠다. 비행기 1등석도 언젠가 타보 고 싶다. 과연 그 날이 나에게 올 것인가.

밀양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마을로 향했다. 처음 도착했던 마을 이름은 기억나질 않는다. 전화로 사투리 를 계속 못알아 들은 통에 이동할 마을 이름을 택시기사님께 전화를 바꿔 드려 안내를 받았다. 처음 밀양 송전탑 이야기를 들을 때엔 한 마을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내가 처음 생각했 던 것과는 달리 밀양엔 크고 작은 마을이 꽤 여럿 있었다. 밀 양의 마을은 산이 둘러있어 경치가 아름답고 깨끗한, 우리나 라에 얼마 남지 않은, 어딜 보아도 푸르른 곳이었다. 택시에 내려 짐만 내려놓은 뒤, 우사 근처에서 파 포장하는 일 손을 거들었다. 마을장으로 가지고 나갈 파를 봉지에 담고 바 코드 스티커 붙이는 일을 조금 도왔는데 벌써 밥 먹을 시간이 란다. 차를 타고 인근 밭으로 가 일하시던 어르신, 청년들과 함께 밥 을 먹고 잠시 쉬기로 했는데 누군가 고추나무를 한 아름씩 낫 으로 베어 가지고 오셨다. 아주머니, 할머니들은 고추를 따기 시작하며 담소를 나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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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거들며 같은 조인 한선영(Y대 2학년)님과 김수암 할머니 도 처음 만날 수 있었다. 서먹서먹 했지만, 같이 밥을 먹고 일 을 하다보니 어색함이 조금씩 덜어지는 것 같았다. 김수암 할머니는 햇볕에 그을린 피부에 고쟁이(?)를 입으신 영락없는 시골 할머니이셨지만, 마음도 고우시고 소녀 같으셨 다. 할머니의 소녀다움은 고추를 따는 동안 색이 고운 것들을 발견하시면 ‘아- 예쁘다!’라고 탄성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곤 했다.

△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 <밀양에서 함께 만드는 작은 이야기 책> 웹자보.

일을 다 마치고 우리는 할머님이 사시는 동화전 마을로 이동했 다.책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할머니가 깻잎밭에 약을 치러 잠시 나가신 사이, 할머니 의 동거묘(그러나 절대 집에는 들이지 않는) 진아와 할머니를 기다렸다. 어린 시절부터, 일을 배우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딸과 아들 모두 시집 장가 보내고, 남편을 투병하고, 떠나보냈던 할머니의 모든 삶이 이 곳 밀양에서 이루어졌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할아버지와는 비록 얼굴도 안보고 부부가 되었지만 살아 생전 단 한번도 다툼이 없으셨다고 하셨다. 3년 전, 집을 새로 짓으시며 할아버지와 함께 이젠 조금 수고 를 덜자고 하셨다고 했다. 자녀들도 시집 장가 다 갔으니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편찮으셨다고. 이웃 분에게 들으니 아들집에서 투병생활 하시고 병원을 전전하시 느랴 새 집에서는 할머니와 하루도 주무시지 못하시고 떠나셨 다고 한다. 할머니는 이야기 하시면서 때때로 눈물을 흘리셨 다. 거실 창문엔 산등성이 위로 꼿꼿한 송전탑이 보였다. 송전탑이 생기고 난 뒤 어떤게 제일 속상하셨나요-라고 여쭈 었다. 할머니는 멀어진 이웃이 생겨서 그게 제일 속상하다고 하셨다. 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던 사이인데 그걸 다 갈라 놓아서. 그리고 농성장에서 젊은 경찰들에게 마구잡이로 쫓겨날 땐 정 말 비참한 기분이셨다고 하셨다.

△ 소녀 감성의 소유자, 김수암 할머니

△ 할머니 동겨묘, 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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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문화제에 갔다가 밤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이젠 할머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제 도화지를 채워나가야 했다. 고민하다 우리는 할머니의 손이야기를 담기로 했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 친정에서 배웠던 새끼꼬기 기술을 남편에게 알려주어 함께 일거리를 얻어 돈을 모아 작은 땅을 살 수 있었다고 하셨다. 땅도 가꾸고, 아이들도 잘 길러내신 할머니의 주름진 손. 이 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할머니의 삶을 우리는 응원해드리고 싶었다. 이른 아침, 부지런한 할머니를 따라 집에서의 기상 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났다. 할머니는 ‘밥 묵자아~ 잘잤나~’ 하시며 문 을 열고 깨우셨다. 상 차리는 거 도와야겠다 싶었는데 할머니 는 내가 자는 사이 새 밥도 지으시고, 반찬도 새로해 놓으셨 다. 손녀딸 뻘 되는 애가 와서 늦게까지 그림 그리다 잔다고 고생한다고 생각하신 할머니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하 고 오히려 죄송스러웠다. 다행히 할머니는 깻잎 출하를 전 날 하셔서 일거리가 없으신 날이었다. 할머니의 일을 도와 드리는 대신 꼭 완성해서 전달 해 드리고 오자-고 생각했다. 정오쯤 마을을 떠나야 했기에 부지런히 작업했는데 할머니가 숙제 잘한다면서 칭찬해 주시 며 사과며 키위, 밤도 깎아주셨다.

△ 할머니와 진아의 일상

동화책은 늘 옆에서 글을 읽어주시던 할아버지가 안계셔서 이 야기는 그림으로 표현되어야 했다. 글 공부를 시작하신 할머 니가 나중에 읽어보실 수 있도록, 가족들이 방문했을때 할머 니께 읽어드릴 수 있도록 그림 뒷면에 이야기를 큼직하게 적어 놓았다. 이야기를 완성하고, 할머니께 러브액츄얼리의 그 유명한 장면 처럼 스케치북을 넘기며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할머니가 그림도 잘 그린다면서 크게 칭찬해주셨다. 곧 헤어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찌릿 거렸다. 할머니와 작별인사 할 즈음 생각해보니 감기가 다 나은 것 같 다. 너무 잘 먹고 잘 쉬다 가는 느낌... 수확철이 되면 일거리가 많아지신다고 하니, 그때즈음 꼭 다시 들리고 싶다. 같이 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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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차려주신 아침밥


밀양지도 (‘밀양을 살다’ 중)

◁ 가장 친한 이웃은 누구냐고 여쭈었는데 쑥쓰러워 하시며 그런 사람 없다고 하신다. 하지만 난 다 보았 다. 촛불 문화제 갈 때도, 식사도 먼저 챙겨드리던 모습을 말이다. 무릎이 불편하셔서 거동이 불편 한 이웃 할머니를 위해 손은 꼭 잡고 걸으시던 김수암 할머니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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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암 할머니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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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다툼 없는 마을이 어디 있겠는가. 다툼 없는 마을이 좋은 마을이 아니다. 다투면서도 잘사는 마을이 좋은 마을이다. 자유롭게 갈등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공동체는 그걸 잘 풀어갈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이 역사적으로 쌓이는 장소다. 서로의 고나계와 위치가 변화하면서 늘 움직이는 것. 그래서 공동체는 낭만이 아니라 언제나 투쟁이다. 우리가 밀양 송전탑 싸움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 ‘밀양을 살다’ 중에서

△ 거실에서 찍은 사진 산등성이 위 꼿꼿이 선 송전탑이 보인다 할머니께 전해드리고 온 동화가 이어집니다 >> 45


김수암 할머니의 손에는 밀양에서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일은 고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콩과 깻잎을 길러서 부지런한 삶을 꾸릴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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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온 애교만점 고양이 진아와 3년째 건강히 동거하는 삶

효심이 지극함 착한 자녀들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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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단 한번도 다투지 않았던 속 깊던 부부의 연

그리고 오늘날 함께 연대하는, 의지가 되는 이웃들이 있어서 행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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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송전탑이 생기고 난 후, 할머니의 삶도 달라졌습니다.

마음에 금이 생기듯 대화를 나누지 않게 된 이웃이 생겨서 속이 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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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땀 흘려 일궈온 땅이 제 값을 받지 못하게 된 일...

젊은 경찰들과 싸울때, 끌려 나오게 될 때는 말도 못할 정도로 속이 상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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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 아프게 되었던 일..

이젠 마을 어디서든 보이는 철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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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도, 행복한 일도 모두 모여 오늘이 되고, 할머니는 그런 오늘을 묵묵히 해야할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할머니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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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혼자가 아닙니다. 할머니의 바램대로 희망이 꺾이지 않길, 모두가 함께 바라고 행동할 거예요.

할머니가 재미있게 웃으면서 사실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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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 잉 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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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박정은이 표지 일러스트를 그린 카린 지에벨의 심리스릴러 소설 <그림자>가 나왔습니다. 원고를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갔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소름이 돋으면서 패닉에 빠졌던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추천합니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일러스트레이터 윤나리가 청년허브 - 청년공작실 참가자들과 함께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 참가합니다. 행사일정은 2014년 9월 17일 (수) ~ 9월 20일 (토)까지, 4일간 Coex Hall B에서 열립니다. 청년허브의 부스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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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츄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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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

congratulations

비 내리던 날

‘어두움에 빛을

따뜻해보이지만 차가운 사람이 아닌, 그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의 소중함을 느끼는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 내 곁에 필요하단 걸

요즘. 사소하지만 매일매일 부딪치며 일상

되게 하소서

알게 되었다.

을 공유하는 일이 즐겁다.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김지숑 덕에 누가 정말로 소중한 사람인지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를 알게 된 8월. 나의 8월과 지난 12년은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전부 네 덕분이니. 축하해 네이놈

오연재

안지숙

- 성 프란치스코, <평화의 기도> 부분 이지나

밀 양 결국 또 다녀왔다.

윤나리

그림 일기

실크스크린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몽골에 다녀왔다.

판화공방에서 실크스크린을 배웠습니다.

끝없는 초원과 파란 하늘, 몽글몽글한

판을 만들고 찍으며 몸을 움직였습니다.

구름들, 자유롭게 뛰노는 동물들..

실크스크린이 작품과 썩 맞아떨어져 매주

더 오래 머물고 싶었다.

신이 났습니다.

초선영

8월내내 몽골에서의 좋았던 기억들을 그림으로 담고있다.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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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잉룸 소 개

츄잉룸은 다양한 분야의 젊은 창작자들이 모여 꿈을 키우고 성장해가는 공동 작업실입니다. 안 지 숙

년 갤러리MW의 한켠에서 시작된 츄잉룸은 현재 독립하여 신촌 노고산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숙입니다. imfine.tistory.com

‘심사숙고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CHEW처럼 경쾌하게 고민하는 우리들의 성장터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시나리오 작가, 영상 디자이너 편집 디자이너, 여행 작가, 웹 기획자, 내면초상화가 등 다양한 창작자들이 츄잉룸 안에서 함께 해왔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그리고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지만 창작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자극을 늘 주고 받습니다.

매달 한 번, 정기모임을 통해 서로의 창작적 고민을 나눕니다 초 선 영

창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작가, 화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야 하기에

도서 <나 이상한가요>,<이야기 책>,

외롭고 힘들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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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내면초상화>를 쓰고 그렸습니다. 행복이 무언지, 올바르게 사는 게 어떤 것인지

츄잉룸의 식구들은

고민하는 사람.

함께 의지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chosunyoung.com | @chosunyoung


박 정 은

이 지 나

기억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샌프란시스코’, ‘카페수업’, ’엄마 딸 여행’,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울림을 주는

‘서울재발견’의 저자. 주로 여행 책을 작업해 여행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작가라고 불리지만 그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일러스트 모음집으로 <너와 나의 이야기>를

공간을 잇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출판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꾸 무언가를 잇고, 그 과정을

ddurudduru@naver.com www.pje.kr | @pjekr

책으로 만들고 사진찍는 사람. lifeisjina@gmail.com | @lifeisjina

윤 나 리 여성의 이야기 그리고 시간과 몸에 담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오 연 재

여성 민우회, 반성매매운동 이룸 등의 여성단체와

츄잉룸의 OB멤버, 영원한 츄잉룸의 팬.

다수의 일러스트 작업을 하였고, 콘텐츠 하다에서

디자인과 그림작업을 합니다.

아줌마의 이야기를 일러스트에 담은 <라랄라

sima1234@naver.com | evanjae.tumblr.com

아줌마>를 그리고 있습니다. nariplanet@gmail.com www.yoonnari.com | @nari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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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츄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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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츄잉 18 / 2014년 9월호 발행인 | 안지숙 · 초선영 · 박정은 · 이지나 · 오연재 · 윤나리 편집 · 디자인 | 윤나리 표지 글 | 안지숙 사진 | 윤나리 발행처 | 츄잉룸 www.chewing.kr chewingroom@gmail.com @chewing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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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츄잉 Vol.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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