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츄잉 Monthly Chew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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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츄잉 한 컷
6 교감일보직전
8 독일어 시간
10 츄잉 새소식
11 이 달의 츄잉
츄잉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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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 참여했던 세종 예술 시장 소소! / 사진 윤나리
교감일보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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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안기
바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서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멀리 안기
7 _ 교감일보직전
초선영 | 작가, 화가. 행복이 무언지, 올바르게 사는 게 어떤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 chosunyoung.com | @chosunyoung
/ 독일어 시간
나이 서른넷에 처음으로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다. 결혼 뒤 겪은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고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고 싶어서 한 선택이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취미라고 하기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에 늘 마음이 무겁고, 복잡 하고, 또 많이 어려워서 헤매고 있다. 사람들이 왜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재밌는 건 같이 수업을 듣는, 나보다 한참은 어린 친구들과 대화하고 배우는 동안 새로운 고민을 얻 기도 하고, 나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공부에만 올바르게 집중하지 못하는, 딴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이라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꽤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더딘 이해력과 녹슨 기억력으로, 늘 수업에 뒤처지지만 그래도 재미 있다. 독일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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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는 두 자리의 숫자를 읽을 때 뒷번호부터 읽는다. 34라면 ‘4(veir-피어) 그리고(und-운 트) 30(dreißig-드라이찌히)’이라고 읽는것이다. 이십 대에는 오랜 기간 학생이기도 했고, 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이 좁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이 불만이던 시 기도 있었다. 하지만 삼십 대가 되고 나니 계절과 해가 바뀔 때마다 겪는 경험이 다 다르고 그에 따른 고민의 깊이도 달라짐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무슨 이런 방식이 다 있나 싶었지만, 작은 변화를 먼저 발 견할 수 있는 독일식 수읽기 방식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내 나이를 ‘fünfunddreißig’이라고 말 할게 될 때는 또 어떤 한 해를 보내게 될까. 기대된다.
결혼식이란 뜻의 Hochzeit. Hoch는 ‘높다’라는 뜻으로 인생에서 가장 높을 때, 가장 행복한 시간을 뜻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고된 시간이었다. 결혼준비의 끝인 결혼 식만을 바라보며 달리기를 하는 기분이었고 그 상황에서 너무 지쳐갔다. 아무도 결혼식 이후 의 일을 이야기해주지 않았고, 그래서 파트너와 나, 우리 둘은 결혼 후에 아주 많이 힘들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서 한 선택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소중한 무엇인 가를 잃는 기분이라 괴롭기도 하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결혼하면 좋아요?”라고 묻던 동생들에게 내가 느낀 그대로를 말할 용 기는 없었다. 나의 경험과 그들의 경험이 다를 수 있으니까. 그 안에서 쉽게 바뀌지 않는 부분 도 있을 것이다. 되도록 훗날 결혼을 경험할지도 모르는 이들과 이미 경험한 이들의 삶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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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는 나아질 수 있도록 더 말하고 알리고 기록해가려고 한다. 실제로 결혼을 경험한 후의 내
독일어 시간
마음이 왜 이렇게 힘든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어려운 것인지, 고민하고 기록해가는 일을 지 인과 진행하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있으니까. 밤이 되어도 각자의 집으로 헤어 지지 않아도 되니까 좋죠.”라고 모호하게 대답했던 것 같다. 아무도 내 대답에 “그럼 동거를 해 도 되잖아요”라고 하지 않았다. 걱정스럽다고 해야 할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마음이 복잡 한 날이었다.
윤나리 | 프로산책러. 반려견 포카 @poca_girl 와 산책하고 그림을 그립니다.
/ 츄잉 새소식
대학원 일기 . 성당 일기 이지나 작가의 독립출판물인 대학원 일기(2016)와 성당 일기(2017) 두 권을 온라인으로 판매합니다. 네이버 오피스폼으로 주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 http://naver.me/Gpvcu6A3
SIWFF 마켓 F 윤나리 작가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가 진행되는 6/2(금) ~ 6/6(화)까지 열리는 페미니즘 마켓 F에 참여 합니다. 기이한 기록 소책자와 굿즈 / 독일어 시간* 소책
츄잉 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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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와 스트랩을 선보입니다. * 결혼 후 찾아온 무기력증 극복을 위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독일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소책자는 생소한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단어와 문장을 익히며 마음에 깃든 잔상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지극히 개인적인 프로젝트입니다.
/ 이 달의 츄잉
"너의 삶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해!", 누군가의 삶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한 이번 달. 오월은 참 아름다운 달이었다는 것을 올해, 산책하던 길과 대화 속에서 느꼈다. 명동성당, 장미 언덕, 순간의 신기와 신비, 모든 것이 감사했던 오월. / 이지나
헐렁한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고양이에 대해 생각하며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정은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치유됨을 느낀다. 이제 다시 시작. / 윤나리
11 _ 이 달의 츄잉
월간츄잉 #38 2017년 6월호 츄잉룸 chewing.kr | chewingroom@gmail.com | @chewingroom 디자인 윤나리 @naripl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