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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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子 맹자


1. 본성

<고자 상편 1장> 고자가 말했다. “본성은 휘늘어진 버드나무와 같지요. 그리 고 의로움이란 그 버드나무 가지를 휘어서 만든 그릇과 같 고요. 사람의 본성으로 인의를 행하게 만드는 것은 버드나 무 가지로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당신은 버드나무의 본성에 그대로 순응 해서 그릇을 만들 수 있겠소? 아마도 버드나무를 잔인하게 해친 뒤 그것으로 그릇을 만들 것이오. 버드나무를 잔인하 게 해쳐서 그것으로 그릇을 만드는 것이라면, 또한 사람을 잔인하게 해쳐서 인의를 행하게 만들겠다는 말이오? 온 천 하 사람을 다 거느리고 인의를 망치는 것은 필경 당신 같은 사람의 말 때문이오!”

告子曰: “性, 猶杞柳也; 義, 猶桮棬也. 以人性爲仁義, 猶 以杞柳爲桮棬.” 孟子曰: “子能順杞柳之性而以爲桮棬 乎? 將戕賊杞柳而後以爲桮棬也? 如將戕賊杞柳而以爲 桮棬, 則亦將戕賊人以爲仁義與? 率天下之人而禍仁義 者, 必子之言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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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 상편 2장> 고자가 말했다. “본성은 용솟음하는 물과 같습니다. 동쪽으 로 길을 트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길을 트면 서쪽으 로 흐르지요. 사람의 본성에 선과 선하지 않음의 구분이 없 는 것은 물에 동쪽과 서쪽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물은 정말로 동서의 구별이 없소. 그런 데 상하의 구분도 없을까요? 사람의 본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지요. 어떤 사람이든 선하지 않는 경 우가 없고, 어떤 물이든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경우가 없소. 여기 물이 있는데 손으로 착 쳐서 튀어 오르게 하면 이마를 넘게 할 수도 있고, 보를 만들어 밀면 산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어요. 이것이 어찌 물의 본성 때문이겠소? 외부로부터의 힘이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사람이 선하지 않게 될 수 있는 것도 그 본성이 이와 같은 경우를 당했기 때문이오.”

告子曰: “性猶湍水也, 決諸東方則東流, 決諸西方則西 流. 人性之無分於善不善也, 猶水之無分於東西也.” 孟 子曰: “水信無分於東西. 無分於上下乎? 人性之善也, 猶 水之就下也. 人無有不善, 水無有不下. 今夫水, 搏而躍 之, 可使過顙; 激而行之, 可使在山. 是豈水之性哉? 其 勢則然也. 人之可使爲不善, 其性亦猶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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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 상편 3장> 고자가 말했다. “타고난 것을 본성이라 부릅니다.” 맹자가 말했다. “타고난 것을 본성이라 부르는 것은 모든 종류의 하얀 것을 하얗다고 말하는 것과 같소이까?” “그렇습니다.” “흰 깃털의 흰 것과 백설의 흰 것이 같고, 흰 눈의 흰 것과 백옥의 흰 것이 같다는 말씀이지요?” “그렇소.” “그렇다면 개의 본성은 소의 본성과 같고, 소의 본성은 사람의 본성과 같단 말씀이시오?”

告子曰: “生之謂性.” 孟子曰: “生之謂性也, 猶白之謂白 與?” 曰: “然.” “白羽之白也, 猶白雪之白; 白雪之白, 猶白 玉之白與?” 曰: “然.” “然則犬之性, 猶牛之性; 牛之性, 猶 人之性與?”

<고자 상편 6장> 공도자가 말했다. “고자는 ‘본성은 선함도 없고 선하지 않음 도 없다고 ’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본성은 선하게 될 수도 있고 선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문왕과 무왕 같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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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일어나면 백성들이 선함을 좋아하고, 유왕과 여왕 같 은 폭군이 일어나면 백성들이 포악함을 좋아한다고 ’ 말합니 다. 혹자는 ‘어떤 사람의 본성은 선하고 어떤 사람의 본성은 선하지 않다. 그래서 요와 같은 성인이 군주가 되었음에도 순의 이복동생 상 같은 나쁜 사람이 있고, 고수 같은 못된 아 버지를 두고도 순 같은 성인이 있으며, 주왕 같은 포악한 사 람이 형의 아들이면서 군주가 되었음에도 미자 계나 왕자 비간 같은 착한 사람이 있었다고 ’ 말합니다. 이제 선생님께 서 ‘본성은 선하다고 ’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저들이 모두 틀렸다는 것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타고난 성정을 그대로 좇으면 누구나 선 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선하다고 말한 까닭이네. 선하 지 않은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타고난 성질1)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사람 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공경하는 마음은 사람이면 누 구나 가지고 있으며,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은 사람이 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네. 측은지심은 인이고, 수오지심은

1) 정(情)은 ‘타고난 성정’, 재(才)는 ‘타고난 성질로 ’ 해석한다. 초순의 ≪맹자 정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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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이고, 공경지심은 예이고, 시비지심은 지이네. 인의예지 는 외부에서 나를 녹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본래부 터 있던 것인데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그래 서 ‘구하면 얻을 것이요, 버리면 잃을 것이다라고 ’ 말하는 것 일세. 그런데 어쩌다 사람들이 그런 선함으로부터 몇 배 혹 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벗어나 버리는 것은 그 타고 난 성질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시경≫에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셨네./ 삼라만상 모두가 제 규칙을 지 녔다네./ 백성들이 그 불변의 규칙을 지녔으니/ 이 아름다 운 덕을 좋아하도다란 ’ 말이 있네. 공자께선 ‘이 시를 지은 사람은 도를 아는 사람이리니! 어떤 사건 사물이든 모두 법 칙이 있는데, 백성들이 그 불변의 규칙을 지녔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 말씀하셨네.”

公都子曰: “告子曰: ‘性無善無不善也.’ 或曰: ‘性可以爲 善, 可以爲不善; 是故文武興, 則民好善; 幽厲興, 則民好 暴.’ 或曰: ‘有性善, 有性不善; 是故以堯爲君而有象, 以 瞽瞍爲父而有舜;

以紂爲兄之子且以爲君,

而有微子

啓·王子比干.’ 今曰 ‘性善’, 然則彼皆非與?” 孟子曰:

“乃若其情, 則可以爲善矣, 乃所謂善也. 若夫爲不善, 非 才之罪也. 惻隱之心, 人皆有之; 羞惡之心, 人皆有之; 恭 敬之心, 人皆有之; 是非之心, 人皆有之. 惻隱之心, 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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也; 羞惡之心, 義也; 恭敬之心, 禮也; 是非之心, 智也. 仁義禮智, 非由外鑠我也, 我固有之也, 弗思耳矣. 故曰:

‘求則得之, 舍則失之.’ 或相倍蓰而無算者, 不能盡其才 者也. 詩曰: ‘天生蒸民, 有物有則. 民之秉夷, 好是懿德.’ 孔子曰: ‘爲此詩者, 其知道乎! 故有物必有則, 民之秉夷 也, 故好是懿德.’”

<고자 상편 7장> 맹자가 말했다. “풍성한 해에는 젊은 자제들이 대부분 게을 러지고, 흉년이 든 해에는 젊은 자제들이 대부분 난폭해진 다. 이는 하늘이 내린 타고난 성질이 그처럼 달라져서가 아 니라 그들의 마음을 빠지게 만드는 바가 그렇게 만든 것이 다. 지금 보리를 파종하여 흙으로 덮어주는데, 같은 땅이고 심은 시기가 동일하다면 힘차게 생장하여 하지 때가 되면 모두 잘 익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결과가 생겼다면 이는 땅에 비옥하고 척박한 차이가 있거나, 비와 이슬이란 성장 기후 조건, 그리고 사람의 노력이 고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부류의 존재는 대부분 서로 비슷한데, 왜 유독 사람에게 있어서만 그렇지 않다고 의심할 것인가? 성인도 나와 같은 부류의 존재다. 그래서 용자가 ‘발의 크기를 모르 고서 신발을 만들지만 나는 그게 삼태기가 되지 않음을 안 26


다고 ’ 말한 것이다. 신발의 크기가 서로 비슷함은 천하 사람 들의 발이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입은 같은 맛에 대 하여 동일한 기호를 갖는다. 이아는 우리 입맛의 기호를 맨 먼저 체득한 사람이다. 개나 말이 우리 사람과 같은 부류가 아니듯이 맛에 대한 입의 평가가 타고난 본성으로 다른 사 람과 다르다고 한다면, 천하 사람들이 어찌하여 맛에 대하 여 한결같이 이아의 평가를 좇는단 말인가? 맛에 대해서 천 하 사람들이 모두 이아와 같아지기를 기대하는데, 이는 천 하 사람들의 입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그렇다. 소리에 대 해서 천하 사람들이 모두 사광과 같아지기를 기대하는데, 이는 천하 사람들의 귀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 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의 입은 같은 맛에 대하여 동 일한 기호를 갖는다. 사람의 귀는 같은 소리에 대하여 동일 한 청각을 갖는다. 사람의 눈은 같은 색깔에 대하여 동일한 색감을 갖는다. 사람의 마음에 있어서만 동일하게 그러한 바가 없겠는가? 마음의 보편 필연성이란 무엇인가? 이(理) 라고 일컫고 의(義)라고 일컫는다. 성인은 누구보다 먼저 우리 마음의 보편 필연성을 깨달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와 의가 우리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은 추환,2) 즉 잘 차린 음식

2) 추환(芻豢)의 추는 소와 양 등 풀을 먹는 가축을, 환은 돼지나 개 등 곡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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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리 입을 기쁘게 해주는 것과 같다.”

孟子曰: “富歲, 子弟多賴; 凶歲, 子弟多暴, 非天之降才 爾殊也, 其所以陷溺其心者然也. 今夫麰麥, 播種而耰 之, 其地同, 樹之時又同, 浡然而生, 至於日至之時, 皆熟 矣. 雖有不同, 則地有肥磽, 雨露之養, 人事之不齊也. 故凡同類者, 擧相似也, 何獨至於人而疑之? 聖人與我 同類者. 故龍子曰: ‘不知足而爲屨. 我知其不爲蕢也.’ 屨 之相似, 天下之足同也. 口之於味, 有同耆也. 易牙先得 我口之所耆者也. 如使口之於味也, 其性與人殊, 若犬馬 之與我不同類也, 則天下何耆皆從易牙之於味也? 至於 味, 天下期於易牙, 是天下之口相似也惟耳亦然. 至於 聲, 天下期於師曠, 是天下之耳相似也. 惟目亦然. 至於 子都, 天下莫不知其姣也. 不知子都之姣者, 無目者也. 故曰: 口之於味也, 有同耆焉; 耳之於聲也, 有同聽焉; 目 之於色也, 有同美焉. 至於心, 獨無所同然乎? 心之所同 然者何也? 謂理也, 義也. 聖人先得我心之所同然耳. 故 理義之悅我心, 猶芻豢之悅我口.”

<진심 상편 21장> 맹자가 말했다. “넓은 땅과 많은 백성은 군자가 바라는 바이 먹는 가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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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군자의 즐거움이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다. 천하의 가 운데 우뚝 서 사해의 백성들을 안정시키는 것은 군자가 즐 거워하는 바이지만 군자의 본성이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 다. 군자의 본성은 그의 이상이 크게 행해졌다고 해서 더 늘 어나는 것도 아니고, 곤궁하게 숨어 산다고 하여 더 줄어드 는 것도 아니다. 본래의 명분이 이미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 다. 군자의 본성은 인의예지가 그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맑고 밝게 생색이 나서 얼굴에 드러나고, 등 뒤에 비추고, 사지에 퍼지게 된다. 사지에 행동으로 드러나므로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깨닫게 된다.”

孟子曰: “廣土眾民, 君子欲之, 所樂不存焉. 中天下而 立, 定四海之民, 君子樂之, 所性不存焉. 君子所性, 雖大 行不加焉, 雖窮居不損焉, 分定故也. 君子所性, 仁義禮 智根於心, 其生色也睟然, 見於面, 盎於背, 施於四體, 四 體不言而喻.”

<진심 상편 38장> 맹자가 말했다. “사람의 형체와 용색은 하늘로부터 타고난 본성이다. 오직 성인만이 그 타고난 형체를 온전히 실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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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수 있다.”

孟子曰: “形色, 天性也; 惟聖人, 然後可以踐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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