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
一
“아이구 무슨 장마가 그러케 심요.” 며 담를 붓치 마님1)은 오간만에 오신 사 돈마님일다. “그러게 말이지요. 심한 장마에 아희들이 病이나 아니 낫습니가. 그동안 하인도 한 번도 못 보셔요.” 며 마조 안져 담를 붓치 머리가 희긋희긋고 이 마에 주름살이 두어 줄 보이 마님은 이 李鐵原 宅 主人마 님일다. “아이구 별 말을 다 십니다. 나 역 그셔요. 아들 은 츙실하나 어멈이 엇 슈일 젼붓터 가 압흐다고 더 니 오날은 이러나 다니2) 거슬 보고 왓셔요.” “어지간이 날이 더워야지요. 조곰 잘못면 병 나기가 쉬 워요. 그셔 좀 걱정이 되셧겟습니.” “인져 낫스니요. 이 노여요. 그런 기가 일본 셔 와셔 얼마나 반가우셔요.”
1) 이 글에서 ‘마님’과 ‘마’이 섞여 쓰이고 있다. 2) 일어나 다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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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돈 마님은 이졋든 거슬 작 놀라 각 듯시 말을 다. “먼 다가 보고 늘 이 노이지 안타가 그도 일 년에 한 번식이라도 오니 집안이 든든요.” 主人마님 김 부인은 담를 터리에다 탁탁 친다.
“그럿타 말다요. 아들이라도 이 아니 노일 터인 처 녀를 그러 먼 다 버시고 그럿치 안켓습니가. 그런 몸이나 츙실셧지요.” “녜 별 병은 아니 낫나 보아요. 제 말은 아모 고도 아니 된다 나 어미 걱졍식힐가 보아 말이지 그 좀 주리고 고이 되엿겟셔요. 그셔 얼골이 칠요.” 며 뒤겻을 향야 “아가 아가 셔문 안사돈 마님이 너 보러 오셧다” 다. “녜.” 경희 지금 시원 뒷마루에셔 오간만에 맛난 오라버니 과 안져서 오라버니 은 버션을 깁고 경희 안진 봉틀에 긔 오라버니 양복 속젹삼을 하며 일본셔 지 에 어느 날 어듸를 가다가 함맛터러면 젼차에 치울 번엿드란 말 그셔 지금이라도 각만 면 몸이 아슬아 슬다는 말이며 겨울기 오면 도모지 다리를 펴고 자본 젹 이 업고 그셔 아에 이러나면 다리가 다 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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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에 하로 걸너 비가 오 한번은 비가 심게 퍼붓고 學校上學時間은 느져셔 그 굽 놉흔 나막신을 신고 부즈런
히 가다가 너머져서 다리에 가죽이 버셔지고 우산이 모다 찌져지고 옷에 흙이 뭇어 엇지 붓그러웟셧지 몰낫셧드란 말, 學校에셔 工夫든 이야기, 길에 다니며 보든 이야기 헤 마침 어느 活動寫眞에셔 보앗든 어느 兒孩가 아바지 가 작난을 못게 니 아버지를 팔아버릴냐고 광고를 쎠 다가 제 집 門밧 큰 나무에다가 붓쳣더니 그 마참 그 兒孩 만 한 六七歲된 남가 父母를 이러버리고 彷徨다가 두 푼 남은 돈을 들고 이 廣告로 아바지를 살냐고 門 을 두다리든 樣을 半 이야기는 中이엿다. 오라버니 은 어느듯 바누질을 무룹 우에다가 노코 “하하 허허” 며 滋味스럽게 듯고 안졋든 라. “그셔 엇더케 되엿소.” 뭇
다가 눈쌀을 찝흐리며 “얼는 다녀오.” 간절히 청을 다. 엽헤 안져셔 에 풀을 먹이며 熱心으로 듯고 안졋든 시월이도 혀를 툭툭 찬다. “암으렴 네 얼는 다녀오리다.” 경희 이레케 對答을 고 제 이야기에 자미잇셔셔 것이 깃버셔 우스며 압마루로 간다. 경희 사돈 마님 압헤 졀을 謙遜히 며 인를 엿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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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一年 동안이나 이져버렷든 졀을 일전에 집에 到着할 에 아버지 어머니에게 엿다. 으로 이번에 졀은 익슉 엿다. 경희 속으로 일본셔 날마다 세루 가로 며 작난 든 각을 고 지금은 이러케 얌젼다 며 우셧다. “아이고 그 좃튼 얼골이 엇지면 저러케 못 되엿니 오작 고이 되엿셧실나고.” 사돈 마님은 자비스러온 音聲으로 말을 다. 일부러 경 희의 손목을 잡아 만졋다. “ 심 시집살이 손 갓고나. 女學生들 손은 비단결 갓다 네 손은 웨 이러냐.” “살性이 곱지 못셔 그요.” 경희는 고를 칙으린다. “졔 손으로 입고 밥지 먹엇다니 그럿치 요.” 경희의 어머니 담를 다시 붓치며 말을 다. “져런 그려면 집에셔도 아니 든 거슬 지에 가셔 구나. 네 일본학교 규촉3)은 그러냐?” 사돈 마님은 작 놀낫다. 경희 아모 말 아니 다. “무얼요. 졔가 졔 苦生을 사누라고 그지요. 그것 누가
3)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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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히면 하겟습니. 學費도 넉넉이 보주지마는 기는 별나게 밧분 거시 자미라고 담니다.” 김 부인은 아모 업시 어제저녁에 자리 속에셔 에게 드른 이야기를 다. “그건 왜 그리 고을 니.” 사돈 마님은 경희의 이마 우에 넙펄넙펄 나려온 머리카 락을 두 귀밋헤다 워주며 젹삼 위로 등의 살도 만저보고 얼골도 씨다듬어 준다. “일본에는 겨울에도 불도 아니 인지. 그고 반찬은 감질이 나도록 조곰 준지. 그것 엇지 사니?” “녜, 불은 아니 나 견여 나면 관계치 안아요. 반찬도 먹을 만치 주지 모져러거나 그럿치 아니 요.” “그러자니 모도가 고이지. 그런 네 형은 그동안 병이 나셔 너를 못 보러왓다. 아마 오날 져녁 은 올 터이지.” “네 좀 보주셔요. 발셔부터 엇지 보고 십헛지 몰나 요.” “암 그럿치. 너 왓다는 말을 듯고 나도 보고 십허 엿 兄弟리 그러치 아니랴.” 이 마님은 원 시집을 멀니 와셔 부모 형뎨를 몹시 그리 워 본 經驗이 잇 터라, 이 말에 깁흔 同情이 낫타난다. “거긔를 가니? 인져 고만 곱게 입고 안졋다가 富者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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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시집가셔 아들 낫코 자미드랍게 살지 그러케 고 것 무엇 잇니?” 아직 알지 못야 그러케 지 못 거슬 일너주 것 갓히 경희에게 야 말을 다가 마조 안진 경희 어머니 에게 눈을 向야 “그럿치 안소. 말이 올치요” 것 갓 다. “녜. 하든 공부 맛칠 지 가야지요.” “그거슨 그리 만히 무엇니. 사니 골을 간단 말이 냐? 郡 主事라도 단 말이냐. 只今 世上에 사도 화가 지고 쓸 가 업셔셔 …” 이 마은 여간 걱정스러워 아니 다. 그러고 관졀 게 집를 日本지 보여 공부를 식히 사돈 영감과 마이 며 그러케 호면 체 무엇허자 것인지를 몰나 답답 적은 오젼붓터 잇스나 다른 집과 달나 사돈집 일이 라 속으로 늘 “져 게집를 누가 데려가나” 辱을 면서도 할 수 잇 로 모른 체여 왓다가 오날 偶然 조흔 期 會에 걱정 오든 것을 말 거실다.
경희는 이 마님 입에서 “어서 시집을 가거라. 공부 셔 무엇니.” 이 말이 나올 줄 알앗다. 속으로 “올치 그럴 줄 알앗지” 엿다. 그러고 어졔 오셧든 이모님 입에서 나오든 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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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를 보실 마다 걱정시 큰어머니 말과 모다 一致 되 것을 알앗다. 昨年 여름에 듯던 말을 금년 여름에도 듯게 되엿다. 경희의 입살은 간질간질엿다. “먹고 입고만 는 거시 사람이 아니라 호고 알어야 사이야요. 당신 처럼 영감 아들 간에 첩이 넷이나 잇 것도 흐지 못 닭이고 그것으로 속을 쎡이 당신도 알지 못 죄이야 요. 그러니 녀편네가 시집가셔 시앗을 보지 안토록 난 것도 가라쳐야 고 녀편네 두고 첩을 엇지 못게 것 도 가라쳐야만 니다” 고 십헛셧다. 이외에 여러 가지 례 를 들어 셜명도 고 십헛셧다. 그러나 이 마 입에셔 반 드시 오날 아에 다녀가신 할머니의 말과 흔 “얘 녯날 에 녀편네가 흐지 안아도 壽富貴多男4)고 잘만 살아 왓다. 녀편네 東西南北도 몰나야 福이 만탄다. 얘 工夫 女學生들도 버리방아만 케 되더라. 사가 첩 하나도 둘
줄 몰느면 그거시 사냐?” 든 말과 갓히 이 마님도 할 줄 알앗다. 경희는 쇠 귀에 경을 읽지 고 졔 입만 압흐 고 저만 오날 져녁에 이 각으로 잠을 못 자게 될 거슬 각엿다. 말만 시작게 되면 답답여셔 속이 불과
4) 수부귀다남: ‘목숨 수’에 ‘부귀다남’이 붙은 말. 명이 길고 재산이 많으며 지 위가 높고 아들이 많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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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히 탈 것 연 오동안 되면 뒷마루에셔 기다릴 것을 각야 차라리 일졀 입을 담을엇다. 더구나 이 마은 입 이 걸어셔 한 말을 드르면 열 말 그짓말을 봇여 女學生 의 말이라면 엇더튼지 흉만 보고 욕만 기로 수단이 용 줄을 알앗다. 그셔 이 마님 귀에 좀체름5) 변명이라 든지 셜명도 조곰도 고지가 들니지 안을 줄도 짐작엿다. 그러고 어느 경희의 형님이 경희더러 “얘 우리 시어머니 압헤셔 아모 말도 지 마라. 더구나 시집 이야기 일졀 말아라. 女學生들은 예사로 시집 말들을 더라. 아이구 망 칙 셰상도 만하라. 우리 자라날 어가 처녀가 시집 말을 보아 신다. 그 아니라 여러 女學生 흠담을 어 가셔 그러케 듯고 오시지 듯고만 오시면 나 드르라고 빗노코 시난 말이 졍말 내 동이 학이여셔 그런지 도모지 듯기 실터라. 日本 가면 게집 버리너니 별별 못 드 를 말을 다 신단다. 그러니 아모조록 말을 조심라” 付託을 밧은 것도 잇다. 경희 이 마님 입에셔 무슨 말
이 나올가 보아 이 조릿조릿엿다. 그셔 다른 말 시작되기 前에 뒷마루로 다라날랴고 궁 딍이가 들셕들셕엿다.
5) 웬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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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다가 급히 입을 오라범 속젹삼을 던 거시 잇셔셔 가 보아야겟습니다”고 경희 알튼 니가 진이나 만콤 시원하 게 그 압흘 면고 뒷마루로 나서며 큰 슘을 한 번 쉬었다. “왜 그리 느졋소? 그셔 그 아바지를 엇더케 소.” 오라버니은 그동안 버션 한 을 다 기워놋코 한 에 압벌6)을 이다가 경희를 보자 무룹 우에다가 놋코 밧삭 갓가이 안즈며 궁금든 이야기 츨 칫쳐 뭇난다. 경희의 눈쌀은 찝흐려젓다. 두 이 실쥭젓다. 시월이는 빨를 키다가 경희의 얼골을 눈결에 실젹 보고 눈치를 엿다. “자근아씨 셔문안 마님이 시집 말을 시지요?” 아에 경희가 할머니 다녀가신 뒤에 마로에셔 혼자말노 “시집을 갈 가더라도 하도 여러 번 드르니 인졔 도모지 실여 죽겟다” 든 말을 시월이가 부엌에셔 들엇다. 지금도 자셰히 들니지 안으나 그런 말을 것 갓다. 그셔 자근 아씨의 얼골이 저러케 불냥거니 엿다. 경희 우 셧다. 그러고 바누질을 붓들며 이야기 츨 연속다. 안마 루에셔 如前히 두 마은 셔로 술도 전며 담도 잡수 면서 경희의 말을 다. “기가 바누질을 다 요?”
6) 앞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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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바누질도 곳잘 요. 남졍의 윗옷은 못지요마는 제 옷은 여 입지요.” “아이구 저런 어느 틈에 바누질을 다 홧셔요. 양복 속 젹삼을 다 요. 학도 바누질을 다 나요.” 이 마은 果然 女學生은 바눌을 쥐울 줄도 모로 줄 알앗다. 더구나 경희와 갓히 셔울노 日本으로 쏘다니며 공 부다 고 덜넝고 사 흔 학이 제 옷을 여 입다 말에 놀낫다. 그러나 역시 속으로난 그 바누질 이 오작할가 엿다. 김 부인은 의 칭찬 흐나 뭇난 말 에 마지 못야 답다. “어듸 바누질이나 제법 안져셔 훌 나 잇나요. 그도 차차 철이 나면 연히 의사가 나 보아요. 가라치지 아니 도 제절로 게 되던구면요. 어려은 공부를 면 의사 가 틔우나 보아요.” 김 부인은 말을 엇다가 다시 말을 다. 이 마님 귀 에 거짓말 갓다. “양복 속젹삼은 작년 여름에 南大門 밧게셔 日女가 와서 가라치든 봉틀 바누질 講習所에를 날마다 다니며 홧지 요. 제 족하들의 洋服도 셔 입히고 帽子도 셔 씨우고 제 오라비 여름 양복지 셔요. 日語를 아니 션고 친게 되여셔 다른 사람에게 가라쳐주지 안 것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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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쳐주더요. 낫에 화가지고 와셔 밤이면 열두 시 로 한 시지 안저셔 온 거슬 보고 그로 그리고 모 다 치수를 적고 셔요. 나는 그게 무엇인가 엿더니 나종 에 봉틀 회사 감독이 와셔 그 “이제지 일어로만 거시야셔 부인네들 가라치기에 불편더니 님의 든 으로 퍽 유익하게 쓰겟습니다” 말에 그런 것인 줄 알 앗셔요. 7) 가라치면 어듸든지 그러케 쓸가 잇던구면요. 그 아니라 그 졈잔은 일본 사들의게도 엇지 존를 밧 지 몰나요. 기 8)가 왓단 말을 어듸셔 드럿지 감독이 일부러 일젼에 차자왓셔요. 일본서 졸업고 긔어히 긔 회사의 일을 보아달나고 더요. 처음에는 月給 一 千五百兩은 쉽요. 차차 올느면 三年 안에 二千五百兩은
밧다요. 다른 녀 제일 만흔 거시 七百쉰 냥이라 아마 기 는 일본지 가셔 공부 닭인가 보아요. 저것도 기 가 봉틀에 한 것입니다.” 며 마즌편 벽에 유리에 늘어 걸어노은, 압헤 물이 흘느 고 뒤에 나무가 총총 村 景致를 턱으로 가라친다. 경희의 어머니 결코 여긔지 의 말을 할냐고 한 거시 아니엿다.
7) 좀. 8) 그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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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9) 自然 月給 말지 게 된 거슨 不知中에 여긔 지 말엿다. 김 부인은 다른 부인들보다 더구나 이 사돈 마님보다 훨신 開明을 婦人일다. 根本 性品도 결코 남 의 흉을 보 부인은 아니엿고 혹 부인들이 모혀 녀학 의 못된 졈을 여 흉을 보던지 면 그럿치 안타고지 반를 젹도 만흐니 이거슨 긔 경희를 몹시 긔 특히 아 닭으로 녀학은 바누질을 못 다든가, 를 아니 다든가, 살님살이를 할 줄 몰는다든가 하 말이 모다 일부러 흉을 드러 말거니 다. 그러나 공부셔 무엇지 왜 경희가 일본지 가셔 공부를 지 졸업을 면 무어셰 쓰지는 역시 김 부인도 다른 부인과 갓히 몰 낫다. 혹 여러 부인이 모혀셔 님은 그러케 공부를 식혀셔 무엇나요? 질문을 면 “누가 아나요. 이 셰상에 게집 라도 화야 다니요.” 이러케 긔 아들에게 늘 드러 오든 말노 어물어물 답을 이엿다. 김 부인은 과연 알 앗다. 공부를 만히 할록 존를 밧고 월급도 만히 밧 거 슬 알앗다. 그러케 번질− 양복을 닙고 금시게줄을 느린 졈잔은 감독이 조고마 녀자를 일부러 차자와셔 졀을 수업 시 하 것이라든지, 종일, 한 달 三十日을 악을 쓰고 속을
9) (말을) 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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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普通學校 敎師 만야 六白시무 냥이고 普通 五 百兩인 “쳔쳔히 놀면서 一年에 평풍 두 짝만이라도 잘만
노하주시면10) 月給은 四十圓식은 듸리지요” 말에 김 부인은 과연 공부라는 거슨 야 할 것이고 면 조곰 것보다 일본지 보셔 식혀야만 할 거슬 알앗다. 그 고 어느 날 저녁에 경희가 “공부를 면 만히 야겟셔요. 그야 남의게 존를 밧을 외라 져도 사 노릇을 할 것 요” 든 말이 아마 이셔 그던가 보다 엿다. 김 부인은 인제붓터는 의심 업시 확실히 긔 아들이 경희를 왜 일본지 보라고 를 쓰던 것 지금 世上에 女子도 男子와 히 만히 가라처야 거슬 알앗다. 그셔 김 부인
은 이제지 누가 “님은 공부를 그러케 식혀 무엇니가?” 무르면 등에셔 이 흐르고 얼골이 벌거케 취지며 이럴 마다 아들만 업스면 곳이라도 데랴다가 시집을 보고 십 흔 각도 만핫셧스나 지금 각니 아달이 뒤에 잇셔셔 긔 부부가 경희를 데려다 시집을 보지 못게 거시 多幸게 生覺된다. 그러고 지금붓허는 누가 뭇든지 간에
녀도 공부를 식혀야 의사가 나셔 가라치지 아니 바누질 도 할 줄 알고 일본지 보여 공부를 만히 식혀야 존를
10) 놓아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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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을 것을 분명히 셜명지라도 할 것 갓다. 그셔 오날도 사돈 마님 압헤셔도 부지즁 여긔지 말을 金夫人의 態度 조곰도 躊躇 빗도 업고 그 얼골에 깃붐이 가
득고 그 눈에 “나는 이러 영광을 누리고 이러 자미 를 본다” 表情이 가득다. 사돈 마님은 半信半疑로 엇더튼 지 들엇다. 처음에 물논 거짓말노 드를 만 아니라, 속으로 ‘너는 아마 큰 게집를 버려노코 인제 시집 보 것이 걱졍이니 저러케 업 칭찬을 나 보구나’ 며 이야기는 金夫人의 눈이 며 입을 노려보고 안젓다. 그러나 이야기가 졈졈 기러갈 록 그럴듯다. 더구나 監督이 왓드란 말이며 尊待를 드 란 것이며 사도 여간 郡主事은 바랄 수도 업 月給 을 二千兩지 주겟드란 말을 드를 셜마 저러케지 그짓말을 할가 각이 난다. 사돈 마님은 아직도 참말 노 알고 십흐지 안으나 엇지 김 부인의 말이 그짓말 갓 지 아니다. 벽에 걸닌 繡도 確實이 自己 눈으로 볼 아니라 쉴 업시 박휘11) 굴느 裁縫틀 소리가 當場 自 己 귀에 들닌다. 마 은 도모지 이상다. 무슨 큰 失 敗나 것도 갓다. 良心은 스로 自服엿다. ‘가 녀학
11)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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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잘못 알아왓다. 정말 이 집 과 갓히 게집도 공부를 식혀야겟다. 어셔 우리 집에 가겨12) 우식히든13) 孫女 들을 일붓허 學校에 보야겟다’고 결심을 다. 눈압 히 암울암울 오고 귀가 − 다. 아모 말 업시 눈만 먹먹14)고 안졋다. 뒤겻흐로 부러 두러오는 시원 바 람 중에는 절믄 우숨소리가 사접시를 트릴 만치 자미스럽 게 혀 드러온다.
二
“이 더운 자근아씨 무얼 그러케 심니가?” 마루 헤 함지를 힘업시 노흐며 을 씻는다. 얼골은 억죽억죽 얼고 머리 평양머리를 셔 언고 알눅달눅 면 주 수건을 아므러케나 씬 나이가 四十假令 된 장사는 의례히 하로에 한 번式 이 집을 들닌다. “심심니 작난 좀 오.”
12) 가서. 13) 내외시키던. 14) 껌뻑껌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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瓊姬는 압치마를 치고 마로 혜 셔셔 셧투른 칼질노 파
를 쓴다. “어느 틈에 김치 당그 거슬 다 흐셧셔요. 날마다 다니 며 보아야 자근아씨는 도모지 노으시 거슬 못 보앗습니다. 冊을 보시지 안으면 글씨를 쓰시고 바누질을 아니 시면
저러케 김치를 당그시고…” “녀편네가 녀편 할 일을 것이 무어이 그리 신통할 것 잇쇼.” “자근아씨 갓흔 이나 그러치 어느 女學生이 그러케 을 먹 이가 잇나요.” 장사는 무룹을 치며 경희의 압흐로 밧삭 앗다. 경희 빙긋−시 웃다. “그건 장사가 잘못 안 것이지. 女學生은 사 아니요. 女學生도 옷을 입어야 살고 음식을 먹어야 살 것 아니요?”
“아이구 그게 말이지요. 누가 아니요. 그러나 자근 아씨갓치 그러케 아는 녀학이 어 잇셔요?” “자 稱讚 만히 밧엇스니 이나 한 시무 냥아치 살!” “아이구 어멈을 저러케 아시네. 파러 먹을냐고 그런 거슨 아니야요.” 변덕이 듸룩듸룩 두 의 살이 축 쳐진다. 그러고 너는 나를 잘못 아고나 怨望으로 두둑 입셜이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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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 겻눈으로 보앗다. 그 을 짐작엿다. “아니요, 부러 그지. 稱讚을 밧으니 조와셔…” “아니야요. 稱讚이 아니라 졍말이야요.” 다시 졍다이 밧 삭 안지며 허허… 너털우쉼을 한판 쉰다. “졍말 몃 를 두고 날마다 다니며 보아야 자근아씨쳐럼 낫잠 한번도 지무 시지 안코 무엇을 시 아씨 처음 보앗셔요.” “ 장사 오기 前에 자고 장사가 가면 자 걸 보지 를 못엿지.” “ 저러케 우쉰 말을 하시네. 장사가 아모 나 아 참에도 다녀가고 낫에도 다녀가고 저녁도 다녀가지. 學 校에 다니 學生갓치 時間을 맛처셔 다니나요! 응? 그러치
안쇼?” 며 툇마루에셔 돌에 풀 갈고 잇 시월이를 본 다. 시월이 “그요. 어가 압흐시기 前에 한 번도 낫 잠 지무시 일 업셔요.” “여보 장사 이 다 쉬면 엇지할나고 이러케 한가이 안저셔 이야기를 오.” “아니 관게치 안아요.” 장사의 말소는 아모 힘이 업다. 장사는 이 자근 아씨가 “그셔 엇졧쇼” 며 밧아만 주면 이야기할 것이 만 핫다. 저의 집 방아 튼 일군에게셔 드른 요 新聞에 어 느 녀학이 學校 간다고 나가셔 몃칠 아니 드러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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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수을 보니 어느 사에게 임을 밧아셔 쳡이 되 엿드란 말이며, 어느 집에는 며누리를 녀학을 엇어왓더니 버션 깁 올도 차질 쥴을 몰나 모다 드로 엿드란 말, 밥을 엿 반은 엿드란 말, 날마다 四方으로 쏘다니 며 平均 한마식 들어 온 녀학의 흠담을 랴면 不知其 數이엿다. 그셔 이러케 신이 나셔 무룹을 치고 밧삭 드러
안졋셧스나, 경희의 말답이 너머 冷졍고 점잔음으로 장사의 속에셔 쳐 오르든 거시 어느듯 거품 지듯 졋다. 장사의 은 무어슬 일흔 것갓치 空然히 셔운다. 바구미를 들고 이러실가 말가 하나 엇지 이러실 수도 업다. 그셔 바구미를 두 손으로 눌는 로 안져서 모른 체고 칼질 경희의 모양을 아위로 훌터도 보고 마루 를 보며 션반 우에 언젼 소반의 수효도 셰워보고 精神업시 얼 진 것히 안젓다. “흰 냥아치고 피 두 냥 반어치만 노케.” 김 부인은 고흔 돗자리 위에 붓질을 면서 두러누엇 다가 경희의 조와 피고 아들이 잘 먹 흰 을 노라 고 주머니에셔 돈을 다. 장사 멀간이 안젓다가 작 놀나 노흐라 수효를 몃 번式 되푸리 세워셔 노코 뒤도 도라다보지를 안코 바구미를 이우고 나가다가 다시 이 宅을 오지 못면 을 못 팔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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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覺을 고 “자근아씨 일 와요. 허허허” 며 門을
나셔셔 큰 쉼을 쉬엇다. 生三八15) 두루막이 고룸16)을 달 고 안젓든 경희의 오라버니이며 경희며 시월이며 셔로 얼 골들을 치여다보며 말업시 씽긋씽긋 웃다. 경희는 속으로 깃버다. 무어슬 엇은 것 갓다. 장사가 다시는 남의 흉 을 보지 아니하리라 生覺할 에 큰 敎育을 것도 갓다. 경희 칼자루를 들고 안져서 무슨 生覺을 곰곰이 다. “ 기 못할 거시 업다.” 얼골에 愁色이 가득야 실음업시 두 손갈17)을 마조 잡 고 안젓다가 簡單히 이 말을 고난 다시 입을 담을며 한 심을 산이 지도록 쉬이 한 녀인에게 아모도 모로는 큰 걱졍과 셜음이 잇 것 갓다. 이 녀인은 僅 二十年 동안 이나 이 집과 親게 다니 녀인이라 경희의 兄弟들은 아 주머니라 고 이 女人은 경희의 兄弟를 긔의 親족하들 갓치 貴愛다. 그셔 심심여도 이 집으로 오고 속이 傷 할 에도 이 집으로 와셔 웃고 간다. 그런 이 녀인의 얼골 은 항상 검은 구룸이 우고 조흔 일을 보던지 즐거운 일을
15) 생실로 짠 삼팔주. 생명주의 일종으로 명주보다 짧다. 16) 고름. 17)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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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던지 헤 반드시 휘− 한심을 쉬우 싸코 싸인 셜 음의 原因을 알고 보면 누구라도 同情을 아니 할 수 업다. 이 女人은 소年 과부라. 남편을 일은 後로 哀切 복통을 하다가 다만 滋味를 붓치고 樂을 삼 거슨 千幸萬幸으로 엇은 遺腹子 壽男이 잇슴이라. 하로 지나면 壽男이도 조곰 크고 한 지나면 壽男이가 한 살이 는다. 겨울이면 추울가 녀름이면 더울가 밤에 자다가도 困히 자는 壽男의 투덕투 덕 볼기을 몃 번식 덕덕든 世上에 둘도 업 貴 아들은 어느듯 나이 十六歲에 이르러 四方에서 婚姻 자 말이 일 업셧다. 壽男의 어머니는 로이 며나리 를 엇어 혼자 滋味를 볼 것이며 남편도 업시 혼자 폐 밧을 生覺을 다가 자리 속에셔 눈물도 만히 흘녓다. 그러나 항
여 이러케 눈물을 흘녀 貴重 아들의게 사위스러올가 보아 할 수 잇 로 슯흠을 깃붐으로 돌녀 각고 눈물을 우슘으로 이룰냐 엿다. 그셔 알살이 돈이며 물 등속을 며누리 엇으면 줄냐고 모핫다. 唯一無二의 아들을 장가듸리넌 18) 리 것도 만코 보 것도 만핫다. 그 셔 며누리 션을 시어머니가 보면 아들이 가난게 산다고 고로 壽男의 어머니 일졀 中媒에게 기고 궁합이
18) 장가들이는 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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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것으로만 婚姻을 定엿다. 며누리를 엇고 아들과 며누리 사이에 玉과 갓흔 손녀며 金 갓흔 손子를 보아 집안 이 들셕고 滋味가 퍼부울 거슬 날마다 想像며 기다 리든 며누리는 果然 오날의 이 한심을 쉬우게 원수일 다. 열닙곱에 시집온 後로 八年이 되도록 시어머니 조고리 하나도 여셔 情多히 드려보지 못 쳘천지 한을 시어머 니 가에 켜준 이 며누리라. 壽男의 어머니 本來 性品 이 順고 德스러움으로 아모조록 이 며누리를 잘 가라치고 잘 들냐고 도 無限이 쓰고 남몰누게 腹腸도 만히 쳣다. 이러면 나흘가 저러케 면 사이 될가 야 혼자 궁구도 만히 고 타일느고 가라치기도 數업시 엿스나 어제가 오 날 갓고 일도 일반이라. 바눌을 쥐어주면 곳 졸고 안젓고 밥을 하라면 죽을 쑤어노으나 거긔다가 나이가 먹어갈록 만 엉 가는 거슨 더구나 사을 기가 막키게 다. 이러니 로 속이 傷고 날노 기가 막히는 壽男의 어머 니 이 집에 올 마다 이 집 며누리가 시어머니 져구리를 얌젼히 거슬 보면 나 이 며누리 손에 저러케 져구리 한아도 엇어 입어보지를 나 며 한심이 나오고 경희의 부즈런 거슬 볼 에 나는 왜 져런 민첩 며누리를 엇지 못엿가 며 한심을 쉬우 거슨 연 人情이리라. 그럼으로 이러케 멀건이 안져셔 경희의 김치 당그 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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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장사가 한참 들고 간 뒤에 간단 이 말을 헤 한심을 쉬우 그 얼골은 참아 볼 수가 업다. 머리를 숙 이고 골몰이 칼질든 경희 임의 이 아주머니의 설음의 原因을 아 터이라 그 한심소리가 들니자 왼몸19)이 르
르도록 同情이 간다. 경희 이 刺戟을 밧 同時에 이와 갓치 朝鮮 안에 여러 不幸 家庭의 形便이 方今 제 눈압헤 보이 것 하다.20) 힘 잇게 칼자로로 도마를 탁 치 경희 는 무슨 큰 決心이나 것 갓다. 경희 굿게 盟誓엿다. “내가 가질 家庭은 決코 그런 家庭이 아니다. 나 아니 라 내 子孫, 내 親舊, 내 門人들의 들 家庭도 決코 이러케 不幸게 지 안다. 오냐 내가 한다” 엿다. 경희
충 다. 안 부억에셔 을 흘니며 풀 쑤 시월이를 러간다. “얘 나고 하자. 붓막에 올나 안저셔 풀막이로 졀 냐? 아궁이 압헤 안저셔 울냐? 엇던 거슬 엿스면 좃켓 니? 너 하라 로 할 터이니, 두 가지를 다 할 줄 안다.” “아이구 고만 두셔요, 더운.” 시월이 더운 혼자 풀을 져면셔 불을 너라고
19) 온몸. 20)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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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中이다. “아이구 이년의 八字.” 恨歎을 며 눈을 멀건이 고 밀 집을 러 고 안졋든 라, 자근아씨의 이 말 마는 더 운 中에 바람 갓고 괴로움에 우슘일다. 시월이는 속으로 ‘저 녁 진지에 자근아씨의 질기시 옥수수를 어듸 가셔 맛잇 는 거슬 엇어다가 셔 듸려야겟다’ 엿다. 마지못야, “그러면 불을 셔요. 제가 풀을 져울 거시니…” “그 어려온 거슨 오동안 졸업 네가 라.” 경희 불을 우고 시월이 풀을 졋다. 위에셔 ‘푸 푸’, ‘부굴부굴’ 소리, 아에셔 밀집의 탁탁 튀 소 리, 마치 경희가 東京 音樂學校 演奏會席에셔 듯던 管絃樂 奏 소리 갓기도 다. 아궁이 져 속에셔 밀집 헤 불이
기며 漸漸 불빗이 强고 번지 同時에 차차 아궁이 지 갓가와지자 漸漸 불이 弱져 가 것은 마치 피아 노 져 헤셔 이 지 칠 에 붕붕던 것이 漸漸 도록 되 音律과 갓히 보힌다. 熱心으로 졋고 안진 시월이 이러 滋味스러운 거슬 몰누겟고나 고 제 각을 다가 져는 조곰이라도 이 妙한 美惑을 늣길 쥴 아 거시 얼 마콤 幸福하다고도 각엿다. 그러나 져보다 몃 十百倍 妙 美感을 늣기 者가 잇스려니 각할 에 제 눈을
여 바리고도 십고 제 머리를 듸려 바치고도 십다. 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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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안간 파란 빗으로 變다. 아− 이것도 사인가, 밥 이 앗갑다 엿다. 경희 不知中 “滋味도 스럽다” 엿다. “체 자근아씨 별것도 다 자미잇다고 십니다. 면 국물 흐르 것도 滋味잇다 시고 마로 걸질을 치시면, 아직 안 친 한편 마루의 연 거시 보기 滋味잇다 시고, 마당을 쓸면 틔만 하지 것이 滋味잇다 시고, 나종에 무엇지 滋味잇다고 실지 뒤간에 구덱이 것은 滋味잇지 안으셔요?” 경희 속으로 ‘오냐 물논 그것지 滋味잇게 보여야 할 거실다. 그러나 눈은 언제나 그러케 밝아지고 내 머리 어느 나 거긔지 發達될지 불상고 寒心스럽다” 엿다. “얘 그런 말이 나왓스니 말이다. 언제 니?” “왜요? 모 야겟셔요.” “그러면 저녁 늣지?” “아마 느질 걸이요!” “일즉 이 나더라도 천에 겨 살아라. 그러면 것는방 아씨고 져녁 놀 터이니 늣게 드러와셔 잡수어라. 손 으로 한 밥맛이 엇던가 보아라. 히히히.” 시월이도 갓치 웃다. 엇제면 사이 저러케 人情스러 운가 다. 누가 나 먹으라고 단 참외나 주엇스면 져 자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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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갓다 듸리게 속으로 혼자말을 다. 果然 시월이 이러 케 고마운 소리를 드를 마다 惶悚스러워 엇지 할 수가 업다. 그셔 입이 잇스나 엇더케 말할 쥴도 모로고 다만 자근 아 씨의 잘 먹 果實은 아지라, 제게 돈이 잇스면 사다가라 도 듸리고 십흐나 돈은 업슴으로 사지 못되 틈틈이 어 가셔 옥수수며 살구 곳잘 求다가 듸렷다. 이러케 경 희와 시월이 이 이가 조흘 外라 이번에 경희가 日 本셔 올 에 시월의 자식 點童이게 큰 기네들보더
더 조흔 作亂감을 사다가 쥰 거슨 시월의 가 녹기 前지 잇즐 수가 업다. “얘 그런데 너와 일할 것이 하나 잇다.” “무엇이야요?” “글셰 무어시든지 내가 하자면 겟니?” “암을얌요. 지요!” “너 왜 그러케 우물 덩21)을 더럽게 놋니.” “도모지 더러워 볼 수가 업다. 그러니 내일붓허 셜음질22) 뒤에 날마다 나고 우물 덩을 치우자. 너 혼자만 하 라 거슨 아니다. 그러케 겟니?”
21) 뚜껑, 덮개. 22) ‘설거지’의 경기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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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제가 혼자 날마다 치우지요.” “아니 나고 갓치 … 滋味스럽게. 하하하.” “ 滋味요? 하하하하.” 부억이 들석하다. 안마루에서 드르시든 경희 어머니 우슘이 始作되엿군 하신다. “아이 무어시 그리 우순지 기 가 오면 밤낫 셋이 몰겨다 니며 웃 소 도모지 살 못 견겟셔요. 젊어슬 말 구르 거시 다 우습다더니 그야말노 그런가 보아요.” 壽男 어머니에게 對야 말을 다.
“웃 것밧게 조흔 거시 어 잇습니가. 에를 오면 산 것 갓습니다.” 壽男 어머니 휘… 한심을 쉰다. 마루에 혼자 러
져 바누질든 것는방 씨 우슘 소가 들니자 한 발에 신을 신고 한 발에 집신을 며 부억 문지방을 드러시며, “무슨 이야기오? 나도…” 다.
三
“마누라 지무시오?” 李鐵原은 사랑에셔 드러와 안방 문을 열고 경희와 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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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자는 모긔장 속으로 드러신다. 김 부인은 작 놀라 니러 안다. “왜 그러셔요. 어듸가 便치 안으셔요?” “아−니, 空然히 잠이 아니 와셔…” “왜요?” 이에 마로 壁에 걸닌 自鳴鐘은 한 번을 친다. “두러 누어서 곰곰 각을 다가 마누라고 議論을 하 러 두러왓소!” “무얼이오?” “경희의 婚姻 일 말이오. 도모지 걱졍이 되어 잠이 와야 지.” “나 역 그요.” “이번 婚處 놋치지를 말고 야지. 그만한 곳 업소. 그 新郞 아버지 되 者고 난23) 前붓허 익슉히 아 터이니 다시 알아볼 것도 업고 當者도 그만면 쓰지 別 兒孩 어 잇다24). 長子이니 그 만흔 財産 다 相續될 터이고 경희 그런 大家집 맛며누리감이지…” “글셰 나도 그만한 婚處가 업 줄 알지마 제가 그러케
23) 자하고 난. 24)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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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이나 고 실 거슬 엇더케 단 말이요. 그러케 실 타고 거슬 抑制로 보엿다가 나죵에 不吉 일이나 잇스면 子息이라도 그 怨望을 엇더케 듯잔 말이오…” “아…니 不吉할 일이 잇슬 닭이 잇나. 人品이 그만 것다, 秋收를 數千石 겟다, 그만면 고만이지 그러면 엇 더케 잔 말이오. 게집가 열아홉 살이 적소?” 金夫人은 잠잠이 잇다. 李鐵原은 혀를 툭툭 차며 後悔
를 다. “내가 잘못이지 게집를 일본지 보다니 게집가 시집가기를 실타니 그런 망칙 일이 어 잇셔. 남이 알가 보아 무셥지. 발셔 適合 婚處를 몃 군를 놋첫스니 엇더 케 잔 말이야! 아이…” “그러면 婚姻을 언제로 잔 말이오?” “져만 對答면 只今이라도 곳 지. 오날도 촉 片紙 가 왓는… 已往 게집라도 그만치 가라쳐 노앗스니 녯날처럼 父母리로 할 수 업고 셔 발셔 사흘 불너 다가 타일느나 도모지 말을 드러먹어야지. 게집년이 되지 못 固執은 왜 그리 시운지25) 新郞 三寸은 긔어히 족하며 누리를 삼아야겟다고 몃 번을 그지 모로…”
25) 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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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이라고 對答셧소?” “글셰 남이 붓그럽게 게집더러 무러본다나, 무엇이라 나 그지 안아도 큰 게집를 일본지 보너니 엇더니 고 욕들을 그셔 각 본다고 지.” “그러면 거긔셔 기다리겟소 그.” “암 그게 발셔 올 正月붓허 말이 잇던 것인 동집 시 악씨 밋고 장가 못간다더니…” “아이 그러면 速히 左右間 決定을 여겟 엇더케 나 져난 긔어히 하든 工夫를 맛치기 前에 죽여도 시집은 아니 가겟다 그고 더구나 그런 當者집에 가셔 치 마자락 느리고 십흔 은 에도 업다고 다오. 그셔 졔 동 시집갈 도 제 것으로 노은 고운 옷은 모다 주엇 습넨다. 비단치마 속에 근심과 셜음이 잇너니라고 다오. 그 말도 올킨 올어.” 金夫人은 自己도 남부럽지 안케 이제것 富貴게 살아
왓스나 自己 남편이 졀머슬 放蕩여셔 속이 像든 일 과 鐵原 郡守로 갓슬 도 妾이 두셋식 되여 남몰 속이 쎡 든 生覺을 고 경희가 이런 말을 할 마다 말은 아니 나 속으로 는 네 말이 올타 적이 만핫다. “아이 아니운 년 그기에 게집를 가라치면 건방져 셔 못 쓴다 말이야… 아직 쳘을 믈너셔 그럿치… 글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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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도 그럿치 안소. 오작 집에서 婚姻을 구로 단 말이 오. 金判事 집도 우리 집 內容을 다 아 터이니 婚姻도 자지 누가 구로 婚姻 집 시씨를 데려갈냐겟소. 아 니 이번에 야지…” 夫人의 말을 드르며 그럴듯게 生覺든 李鐵原은
로 婚姻 生覺을 니 이 急작히 조려진다. 그러고 각할록 이번 金判事 집 婚處를 놋치면 다시 그런 門 閥 잇고 財産 잇 婚處를 엇을 수가 업 것 갓다. 그셔
두말할 것 업시 이番 婚姻은 强制로라도 식힐 決心이 이러 난다. 李鐵原은 벌 이러선다. “게집가 工夫 그러케 셔 무엇? 그만치 알앗스면 고만이지 일본은 누가 보기 하구? 이번에 無關 지 긔어히 그 婚處고 야지, 일 한 번 불너다가 아 니 듯거든 무를 것 업시 곳 버려야지…” 怒氣가 가득다. 金夫人은 “그러케 시요”라든지 “마
시요”라든지 무어시라고 對答 수가 업다. 다만 실엄업시 自己가 風病으로 누울 마다 경희를 시집보기 젼에 도
라갈가 보아 아실아실든 각을 며 “는 하나 남은 경희를 마저 내 生前에 시집을 보노아 야 내가 죽어도 눈을 감겟” 이다. 李鐵原은 이러시다가 다시 안지며 나직한 소리로 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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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日本 보셔 버리지 아는26) 貌樣이오?” “아니요 그 前보다 더 부지런졋셔요. 아이면 第一 몬져 이러납넨다. 그셔 마루 걸질이며 마당이며 멀거케 치여놋치요. 그인가요. 허면 방아 다 토록 체질 주기… 그게 시월이 조와셔 죽겟다지요…” 金夫人은 果然 경희의 날마다 일 거슬 볼 마다 큰 安心을 漸漸 차잣다. 그거슨 경희를 日本 보 後로 남들
이 非難 마다 입으로 말을 아니 나 恒常 으로 念慮되 거슨 경희가 萬一에 日本지 工夫를 갓다고 난
체를 다든지 工夫 威勢로 산갓치 안저셔 먹자든지 면 그 을 엇더케 남이 붓그러워 보잔 말인고 고 未嘗 不 걱졍이 된 거슨 어머니 된 者의 을 사랑 自然 情
이라. 경희가 日本셔 오든 그 잇흔날붓허 압치마를 치고 부 억으로 드러갈 에 오간만에 쉬우러 온 이라 말니기는 엿스나 속으로 큰 숨을 쉬울 만치 安心을 엇은 거시다. 경희 家族은 누구나 다 아는 바와 히 경희의 마루 걸네질, 다락 벽장 치움 前붓허 有名엿다. 그셔 경희가 셔 울 學校에 잇슬 一年에 셰 번式 休暇에 오면 依例히 바 닥 벽장이 속속지 沐浴을 게 되엿다. 金夫人의
26)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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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경희가 치우지 안으면 아니 맛도록 되엿다. 그셔 다 락이 지져분다든지 벽장이 어수션게 되면 발서 경희의 올 날이 몃칠 아니 남은 거슬 안다. 그러고 경희가 집에 온 그 잇흔날은 경희를 보러 오는 四寸 형님들이며 할머니, 큰 어머니 한 번式 열어보고 “다락, 벽장이 粉을 발낫고나” 시고 “긋기도 다” 시며 稱讚을 시셧다. 이거시 경희가 집에 가는 그 前날 밤붓허 깃버 것이고 경희가 집에 온 第一의 標蹟이엿다. 金夫人은 이번에 경희가 日本 셔 오면 年年 셰 번式 沐浴을 식혀주든 다락 벽장도 치여주 지 아니 줄만 알앗다. 그러나 경희는 如前히 집에 到着 면셔 父母님의게 인 엿줍고 첫 번으로 다락 벽장을 열 엇다. 그러고 그 잇흔날 終日 치웟다. 그런 이번 경희의 掃除 方法은 前과는 全혀 달느다. 前에 경희의 掃除 方法
은 機械的이엿다. 東에 노핫든 祭器며 西 壁에 걸닌 표 주박을 씰고 문질너셔는 그 노핫든 자리에 그로 노흘 줄 만 알앗다. 그셔 잇던 검의줄만 업고 싸혓든 몬지만 터르면 이거시 掃除인 줄만 알앗다. 그러나 이번 掃除法은 달느다. 建造的이고 應用的이다. 家庭學에셔 흔 秩序, 衛生學에
셔 흔 整理 圖畵 時間에 흔 色과 色의 調和, 音樂 時 間에 흔 長短의 音律을 利用야 只今지의 位置를 全
혀 더고치게 된다. 磁器를 陶器 엽헤다도 노하보고 七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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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을 漆器에도 담아본다. 주발 밋헤 주발보다 큰 사발 을 밧쳐도 본다. 흰 銀반 위로 노로소름 종골27) 방아 치28)도 느려본다. 큰 항아리 다음에는 甁을 논는다. 그러고 前에는 컹컴 다락 속에셔 몬지 암에 눈쌀도 흐렷슬
外라 終日 을 흘니고 掃除 거슨 家族의게 드를 稱 讚의 報酬를 밧을냐 이엿다. 그러나 이번에 이것도 달
느다. 경희는 컹컴 속에셔 제 몸이 이리져리 運動케 되 거시 如干 滋味스럽게 生覺지 안앗다. 일부러 비루를 놋 코 쥐을 집어 암도 맛하보앗다. 그러고 경희가 終日 일 거슨 아모 바라 報酬도 업다. 다만 제가 져 할 일 을 것박게 아모것도 업다. 이러케 경희의 一動一靜의 內幕에는 自覺이 生기고 意識的으로 되 同時에 外形으
로 活動할 일은 로 만하진다. 그셔 경희는 할 일이 만타. 萬一 경희의 親 동모가 잇셔셔 경희의 할 일 中에 하나라
도 준다 면 비록 그 物件이 경희의 손에 잇다 더라도 그거슨 경희의 것이 아니라 동모의 것일다. 이럼으로 경희 가 조흔 거슬 갓고 십고 남보다 만히 갓고 십흘진 경희의 힘으로 能히 할 만한 일은 항여나 털만 일이라도 남더
27) 전골틀: 전골을 끓일 때 사용하는 그릇. 28) 절굿공이: 절구에 곡식 따위를 빻거나 찧을 때 쓰는 나무로 된 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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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달나고 할 거시 아닐다. 조곰이라도 남의게 앗길 거 시 아닐다. 아아 多幸일다. 경희의 넙적다리에는 살이 고 팔둑은 굴다. 경희는 이 살이 다 져서 거를 수가 업슬 지 팔둑이 힘이 업서 느러질 지 할 일이 無限일다. 경희 의 가질 物件도 無數다. 그럼으로 낫잠을 한번 자고 나면 그 時間 자리가 完然히 턱이 난다. 終日 일을 고 나면 경 희는 반드시 조곰式 자라난다. 경희의 갓 거슨 하나式 느 러간다. 경희는 이러케 아붓허 저녁지 엇기 爲야 자 라갈 慾心으로 제 힘 일을 다. 李鐵原도 自己 의 일 거슬 날마다 본다. 속으
로 긔특게도 역인다. 그러나 이러케 自己 夫人에게 무러 본 거슨 李鐵原도 亦是 金夫人과 갓히 경희를 自己 아들의 勸告에 못 익이여 日本지 보엿스나 恒常 버릴가 보아 念慮되든 거슨 事實이엿다. 그럼으로 오날 져녁에 夫婦가
안저셔 婚處에 對 걱졍이라든지 그 버릴가 보아 念慮 든 거슬 安心는 父母의 愛情은 그 두 얼골에 운 우숨 속에 가득다. 아모러 知友며 兄弟며 孝子인들 엇지 이 父母가 念慮시 念慮 깃버시 참 깃붐 갓흐리오. 李 鐵原은 婚姻자고 할 곳이 업슬가 보아 밧 조엿든
이 조곰 누구러젓다. 그러나 마루로 나려시며 마른 기침 한 번을 며 “내일은 世上 업셔도 여야지” 는 決心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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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누구의 命令을 가지고라도 能히 틔릴 수 업슬 것가치 보힌다. 벽닭이 새을 告다. 마튼 밤이 白色으로 활작 열 닌다. 東窓의 障紙 한 편이 次次 밝아오며 모긔張 흐로 붓허 漸漸 연두을 물듸린다. 곤히 자든 경희의 눈은 윗다. 경희는 오날 終日의 제 일을 始作 깃붐에 醉야 벌 이러나셔 방을 나신다.
四
는 正이 午正이라. 안마루에셔는 뎜심상이 버러졋다. 경 희는 舍廊에셔 드러온다. 시월이며 거는방 형님은 간절히 졈심 먹기를 勸나 드른 체도 아니 고 골방으로 드러시 면 四方 房門을 닷다. 경희는 흙흙 늣겨 운다. 방바 닥에 업듸리기도 다가 이러안기도 고 이러셔셔 壁에 다 머리를 부듸친다. 기둥을 불 안고 핑핑 돈다. 경희는 엇지 줄 몰나 다. 경희의 조고마 가심은 불갓히 타온다. 걸닌 手巾 자락으로 눈물을 씨스며 이금 말 은 “아이구 엇지나…” 할 이다. 그러고 이 집에 잇스면 밥이 업셔지고 옷이 업셔질 터이니 나를 어셔 다른 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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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칠냐나 보다 怨望도 生긴다. 마치 이 넓고 넓은 世 上 우에 졔 조고마 몸을 둘 곳이 업 것갓치도 각난다.
이런 쓸업고 주졔시러은 거시 왜 겨낫나 마다 쳣든 눈물은 다시 비오듯 쏘다진다. 누가 와셔 萬一 말닌다 면 그 사고 흠도 할 것 갓다. 그러고 그 사의 머리 를 한번에 잡아 불 것도 갓고 그 사의 얼골에셔 피가 물과 갓히 흐르도록 박박 할퀴고 쥐여트들 것도 갓다. 이러 케 四方 窓이 닷친 조고만 어둠침침 골방 속에셔 이리 부딋고 져리 부뒷 경희의 運命은 엇더가! 경희의 압헤 只今 두 길이 잇다. 그 길은 희미지도 안코 렷 두 길일다. 한 길은 쌀이 穀間에 싸히고 돈이 만코 貴염도 밧고 사랑도 밧고 밟기도 쉬울 黃土요 가기도 쉽고 찻기도 어렵지 안은 坦坦大路일다. 그러나 한 길에는 제 팔이 압흐도록 버리방아를 어야 겨오 엇어먹게 되고 終日 을 흘니고 남의 일을 주어야 겨오 몃 푼돈이라도
엇어보게 된다. 이르 곳마다 賤待이오 사랑의 맛은 에도 맛보지 못할 터이다. 발리에셔 피가 흐르도록 험 돌을 밟아야 다. 그 길은 러지 絶壁도 잇고 날카라 은 山頂도 잇다. 물도 건너야 고 언덕도 넘어야 고 數업 셔29) 부러진 길이요 갈수록 險고 찻기 어려온 길일다. 경희의 압해 잇 이 두 길 中에 하나를 오날 擇야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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只今 定야 다. 오날 擇 以上에는 일 밧글 수 업
다. 只今 定 이 잇가 急變 理도 萬無다. 아아 경희의 발은 이 두 길 中에 어느 길에 노아야 가. 이거 슨 敎師가 가라칠 것도 아니고 親舊가 잇셔셔 忠告도 쓸업다. 경희 제 몸이 져 갈 길을 擇야만 그거시 오 維 支할 것이고 제 精神으로 거시라야 變更이 업슬 터이다.
경희는 한 번 머리를 부딋고 “아이구 엇지면 조흔가!” 다. 경희도 女子다. 더구나 朝鮮社會에셔 사라온 女子다. 朝鮮의 家庭의 因襲에 파뭇친 女子다. 女子라 溫良柔順
야만 쓴다는 社會의 面目이고 女子의 生命은 三從之道 라는 家庭의 敎育일다. 니러실냐면 壓迫랴는 周圍요 움 직이면 四方에셔 드러오 辱이다. 多情게 손 붓잡고 忠 告주는 동모의 말은 열 사 한입갓치 “便게 前과 갓히 살
다가 쥭읍세다” 일다. 경희의 눈으로 비단옷도 보고 경 희의 입으로 藥食 煎骨도 먹엇다. 아아 경희는 어느 길을 擇여야 當然가? 엇더케 살아야만 조흔가? 마치 길가에
탄평으로 몸을 느려 기어가든 암의 지를 집이 으로 조곰 근듸리면 느러졋든 몸이 밧 옥으러지며 눈방울이
29) 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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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룩고 족 혀를 毒氣 잇게 자조 미 貌樣갓치 이러 각을 할 마다 경희의 몸에 달닌 두 팔이며 느 러진 두 다리가 밧 가 속으로 속으로 옥으라 드러온 다. 마치 어느 作亂감 商店에 노은 가리와 몸딍이인 作 亂감갓치 된다. 그러고 十三 貫의 体重이 急작이 白紙 한
장만치 되여 바람에 날니 것 갓다. 머리속은 져도 알 만 치 고셔 ― 늘진다. 눈도 작으릴 쥴 몰누고 壁에 구 멍이라도 를 것 갓다. 등에는 이 흠 괴이고 四指 죽 은 사과 갓히 차듸차다. “아이구 엇지면 조흔가!” 경희는 벙어리가 된 것 갓다. 아모 말도 할 쥴 몰누고 한마듸할 쥴 아 말은 이 말일다. 경희는 제 몸을 만져본다. 왼편 손목을 바른便 손으로, 바 른便 손목을 왼便 손으로 쥐여본다. 머리를 흔들어도 본다. 크지도 안코 조고마 이 몸… 이 몸을 엇더케 셔야 가. 이 몸을 어듸로 向여야 조흔가… 경희는 다시 제 몸을 위 에셔붓허 아지 흘터본다. 이 몸에 비단 치마를 느리고 이 머리에 翡翠玉簪을 져볼가 大家 宅 맛매누리 얼마나 威嚴스러울가. 기 씨 노름이 얼마나 滋味잇슬가? 媤父母의 사랑인들 얼마나 만흘가. 只今 이러케 賤童이든
몸이 父母님의게 얼마나 貴염을 밧을가. 親戚인들 오작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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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워고 우러러볼가. 잘못엿다. 아아 잘못엿다. 왜 아 바지가 “定자” 실 에 “녜” 지 못고 “안 되요” 나, 아아 왜 그나, 엇더케 할냐고 그러케 對答을 엿나! 그런 富貴를 왜 실타고 나, 그런 자리를 놋치면 나종에 엇지
잔 말인가. 아바지 말과 히 苦生을 몰나 그런가 보다. 철이 아니 나셔 그런가 보다. “나종에 後悔리라” 시더 니 발셔 後悔莫及인가 보다. 아아 엇지나. 가 더듸기 前에 只今 舍廊에 나가셔 아바지 압헤 自服할가 보다. “졔
가 잘못 生覺엿습니다”고 그러케 할가? 아니다. 그러케 할 터이다. 그거시 適當 길일다. 그러고 구치안은 工夫도 고만둘 터이다. 가지 말나시 日本도 다시 아니 가겟다. 이 길인가 보다. 이 길이 밟을 길인가 보다. 아 그러케 定자. 그러나… “아이구, 엇지면 됴흔가…” 경희의 눈은 말말다. 全身이 千斤萬斤이나 되도 록 무거워졋다. 머리 위에 큰 銅鐵 투구를 들씨운 것갓치 무겁다. 옥으러젓든 두 팔 두 다리는 어느덧 나와셔 척 느러 졋다. 도로 全身이 옥으라진다. 엇지할냐고 그런 大胆스러 운 對答을 엿나 고 아바지가 “게집라 거슨 시집가 셔 아들 낫코 媤父母 셤기고 남편을 恭敬면 그만이니 라” 실 에 “그거슨 녯날 말이야요. 只今은 게집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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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 요. 사인 以上에는 못할 거시 업다고 요. 사 와 히 돈도 버를 수 잇고 사와 히 벼슬도 할 수 잇셔 요. 사 거슨 무어시든지 世上이야요” 든 生覺 을 며 아바지가 담를 드시고 “머 엇제고 엇제. 네짓 게집가 하긴 무얼. 日本 가셔 하라 工夫난 아니 고 貴 돈 업고 그짓 엉 소리만 화가지고 왓셔?”
시든 무셔운 눈을 각며 몸을 흠칠다. 果然 그럿타. 나갓흔 거시 무얼 나. 남들이 말을
흉 거시 아닌가. 아아 果然 사 노릇 기가 쉬울 거 시 아닐다. 男子와 히 모−든 거슬 女子 平凡 女子가 아닐 터이다. 四千年 來의 習慣을 틔라고 나시 女子는 웬만 學問, 如干 天才가 아니고셔 될 수 업다.
나파륜30) 時代에 巴里의 全 人心을 움직이게 든 스라아 루 夫人31)과 갓흔 微妙 理解力, 饒舌 雄辯 그러 機 才 社會的 人物이 아이고셔 될 수 업다. 사라셔 오루
렌32)을 救고 死에 佛蘭西를 救
닥크33) 갓흔 百
30) 나폴레옹. 31) 스탈 부인(Madame de Staël, 1766∼1817): 정치적 성격의 살롱을 실현하 고자 한 프랑스의 여성운동가. 32) 오를레앙. 33) 잔 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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折不屈의 勇進, 犧牲이 아니고셔는 될 수 업다. 達筆의 論 文家, 明快 經濟書의 著書로 일흠이 날닌 英國女權論의 勇壯 훳드 夫人과 갓흔 語論에 精勁고 意志가 强固 者
가 아니고셔 될 수 업다. 아아 이러케 쉽지 못다. 이만 實力, 이러 犧牲이 드러야만 되 것이다. 경희가 이제것 홧다 學問을 톡톡 터러 모하도 그거 슨 작 놀날 만치 아모것도 업다. 남이 제 압헤셔 츔을 추고 노를 나 으로 조와 쥴을 몰누고 眞情으로 우셔줄 줄을 몰누 白痴 갓흔 感覺을 가졋다. 한마 對答을 할냐 면 얼골이 벌게지고 語序를 차질 줄 몰누 鈍舌을 가졋다. 조곰 苦로오면 실여, 조곰 맛기만 여도 慟哭을 못된 臆病이 잇다. 이 사이 이 로 져 사이 져는 로 東風 부는 로 西風 부는 로 씰니고 라가도 곳칠 수 업
시 衰弱 意志가 드러안젓다. 이거시 사인가, 이거슬 가 진 爲人이 사 노릇을 잔 말인가. 이짓 남들 다 아는 ᆨ, ᆫ의 學問으로, 남들도 쥐울 줄 아는 三時 밥 먹을 올흔 손에 숙가락 잡을 줄 아 것으로 발셔 틀녓다. 어 림도 업 虛榮心일다. 萬一 古今 事業家의 各 婦인들이 알면 코우슘을 우슐 터이다. 정말 엉 소리다. “아이구, 엇지면 조흔가…” 여긔지 졔몸을 反省 경희의 生覺에 져를 맛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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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뎨려갈냐 金判事 집도 다. 져 갓흔 천치가 그런 富貴 宅에셔 데려갈냐면 고를 슉이고 녜녜 小女를 밧치
며 얼는 가야할 거시 當然 일인 실타고 거슨 졔가 生覺여도 괫씸 일일다. 그러고 아바지며 어머니며 其外
여러 親戚 할마니, 아자마니가 져를 볼 마다 시집 못 보 가 보아 걱졍들을 시 것이 當然 일인 것도 갓다. 경희는 이제지 비나 진 夫人들을 보면 오 불상이 生覺엿다. “져거시 무어슬 알고 져러케 어룬이 되엿나.
남편에게 對 사랑도 몰누고 機械갓히 本能的으로만 저러 케 금수와 갓히 살아가구나. 子息을 貴愛 거슨 밥이 나 만히 먹이고 고기나 만히 먹일 쥴만 알앗지 조흔 學問을 가라칠 쥴은 몰누고나. 져것도 사인가” 驕慢 눈 으로 보아왓다. 그러나 왼일인지 오날은 그 夫人들이 모 다 壯게 보인다. 셜거질 시월이 머리에도 비녀가 져진 거시 져보다 훨신 나흔 것도 갓치 보인다. 담 사이로 農 民의 子息들의 우는 소리가 들니 것도 져보다 훨신 나흔
世上 갓다. 아모리 生覺여도 져는 져갓흔 어룬이 될 수 업 것 갓고 졔 몸으로 져와 갓흔 아희를 나을 수가 업 것 갓다. ‘져와 갓히 이러케 가기 어려은 시집을 엇지면 그러 케들 만히 갓고 져와 갓히 이러케 어렵게 子息의 敎育을 이 리져리 궁구 거슬 저러케 쉬웁게 잘들 살아가누’ 生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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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즉 져는 아모것도 아니다. 그 夫人들은 自己보다 몃十 倍 낫다.
“엇더케 저러게들 쉬웁게 비나들은 지게 되엿나? 엇 지면 저러케 子息들을 만히 나하가지고 구슌히들 잘 사누. 참 장다.” 경희 각사록 그들이 壯다. 그러고 져는 이러 케도 시집가기가 어려운 거시 도모지 異常스럽다. ‘그 婦人 들이 壯한가? 내가 壯가? 이 婦人들이 사람일가? 내 가 사일가?’ 이 矛盾이 경희의 깁흔 잠을 우는 큰 煩悶 일다. ‘그러면 엇지여야 壯 사이 되나’ 거시 경희 의 머리가 무거워지는 苦痛일다. “아이구 엇지하나 내가 그러케 될 줄 알아슬가…” 한마듸가 느럿다. 同時에 경희의 머리이 웃 위로 올 나간다. 그러고 경희의 얼골, 넙적 입, 길죽 四 指의 形狀이 모다 슬어지고 조고마 밀집 헤 막막
불 갓흔 무어시 바람에 잇 것 갓다. 房만은 훅 군훅군다. 不知中에 四方 窓을 열어제쳣다. 거은 强 光線이 瞥眼間에 왈칵 드 거슨 편쌈군 의 兩便이 六모 방이를 들고 ‘자…’ 며 드 것갓히 놀날 만치 强게 여드러 온다. 五色이 混雜 百日 紅, 活年花 우으로는 連絡不絶34)히 호랑나비 노란 나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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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고 다. 나무 우에 치 버금자리에 만 기 가리가 들낙나을낙며 어미 마귀가 먹을 것 가지고 오 거슬 기다리고 잇다. 답리35) 그늘 밋헤는 탑실36)가 씨러져 쿨쿨 자고 잇다. 그 불눅다. 울타리 밋흐로 굼벵이 집으러 다니는 어미 닭의 뒤로 여셧 마리의 병 아리가 줄줄 라간다. 경희 얼진 것갓히 멀간−니 안 져셔 보다가 몸을 일부러 움지기엿다. 져것! 져것은 다. 져것은 이고 져거슨 닭이다. 져것 은 나무다. 그러고 져긔 달닌 거슨 다. 져 하눌에 거슨 치다. 저것은 항아리고 저것은 졀구다. 이러케 경희는 눈에 보이 로 그 名稱을 불너본다. 엽 헤 노힌 머리장도 만져본다. 그 우에 여셔 언진 면주 이불 도 씨다듬어본다. “그러면 내 名稱은 무어신가? 사이지! 사일다.” 경희는 壁에 걸린 体鏡에 졔 몸을 비최여본다. 입도 버 려보고 눈도 직여 본다. 팔도 드러보고 다리도 여노아 본다. 分明히 사 貌樣일다. 그러고 두러누은 탑실와 굼
34) 연락부절: 왕래가 잦아 소식이 끊이지 아니함. 35) 댑싸리. 36) 삽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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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이 으러 다니 닭과 마귀와 저를 比較 본다. 저 것들은 禽獸 卽 下等動物이라고 動物學에셔 홧다. 그러 나 저와 갓치 옷을 입고 말을 고 거러 다니고 손으로 일 거슨 萬物의 靈長인 사이라고 홧다. 그러면 져도 이 런 貴 사이로다. 아아 對答 잘 다. 아바지가 “그리로 시집가면 됴흔 옷 에 生前 불니 먹다가 죽지 안켓니?” 실 에 그 무서운 아바지 압헤셔 平生 처음으로 벌벌 며 對答엿다. “아바 지 顔子37)의 말에도 一簞食와 一瓢飮에 樂亦在其中38) 이라 말이 업습니가? 먹고만 살다 죽으면 그거슨 사 이 아니라 禽獸이지요. 버리밥이라도 졔 努力으로 졔 밥을 졔가 먹 거시 사인 줄 압니다. 祖上이 버러논 밥 그거슬 그로 밧은 남편의 그 밥을 그로 엇어먹고 잇 거슨 우리집 나 一般이지요” 엿다. 그럿타. 먹고 죽으면 그 거슨 下等動物일다. 더구나 졔 손구락 하나 움직이지 안코 祖上의 財物을 밧아가지고 졔가 들기 둘겨 쳐노코 밧
은 것도 쓸 줄 몰나 술이나 妓生에게 쓸업시 浪費 사
37) 안자(顔子): 안회(顔回). 중국 춘추시대 말기의 학자로 공자의 제자. 가난 하고 불우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연구와 수덕(修德)에 전념했다. 38) 일단사와 일표음에 낙역재기중: 한 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에도 즐거 움이 있다. 가난하지만 청빈한 생활을 즐긴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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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라 禽獸와 갓히 듸리다가 죽 富者들의 家 庭에 別別 悲慘 일이 만타. 殆히39) 禽獸와 區別을 할
수도 업 일이 만타. 그런 者는 사의 가족을 暫間 비러다 가 쓴 것이지 조곰도 사이 아닐다. 저 답살이 그늘 밋헤 두 러눌냐 야도 가 비웃고 그 자리가 앗갑다고 할 터이다. 그럿타. 苦로음이 지나면 樂이 잇고 우룸이 다면 우슘 이 오고 거시 禽獸와 달는 사일다. 禽獸가 能치 못 生覺을 고 創造를 거시 사일다. 사이 버른 쌀 람이 먹고 남은 밥게기를 바라고 잇 禽獸 주면 둇타 禽獸와 달는 사은 졔 힘으로 찻고 제 實力으로 엇다. 이거슨 조곰도 矛盾이 업 사과 禽獸와의 差別일다. 조 곰도 疑心업 眞理이다. 경희도 사일다. 그 다음에 女子다. 그러면 女子라 것보다 먼져 사일다. 朝鮮 社會의 女子보다 먼저 宇宙 안 全 人類의 女性이다. 李鐵原, 金夫人의 보다 먼져 하 나님의 일다. 如何튼 두말할 것 업시 사의 形狀일다. 그 形狀은 暫間 들씨운 가족 아니라 內腸의 構造도 確實 히 禽獸가 아니라 사일다. 오냐 사일다. 사으로 보이지 안 險한 길을 찻지 안
39)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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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누구더러 차지라 하리! 山頂에 올나셔셔 려다보 것도 사이 할 거시다. 오냐 이 팔은 무엇 자 팔이고 이 다리 어듸 씨자 다리냐? 경희는 두 팔을 번 들엇다. 두 다리로 충 엿다. 빗이 스르르 누구러진다. 남치마 빗 갓흔 하날빗 히 油然히 오른 검은 구름에 가리운다. 南風이 곱게 살살 부러 드러온다. 그 바람에 花粉과 香氣가 싸혀 드러온다. 눈압헤 번가 번번고 억게 우으로 우뢰 소리가 우루 우루다. 조곰 잇스면 여름 소기가 쏘다질 터이다. 경희의 精神은 恍惚다. 경희의 키는 瞥眼間 飴40) 느 러지드시 붓 느러진 것 갓다. 그러고 目은 全 얼골을 가리 우 것 갓다. 그로 푹 업듸리여 合掌으로 祈禱를 올닌다.
하님! 하님의 이 여긔 잇습니다. 아바지! 내 生命 은 만흔 祝福을 가졋습니다. 보십소! 내 눈과 내 귀 이러케 活動지 안습니가? 하님! 내게 無限 光榮과 힘을 려쥬십소. 내게 잇 힘을 다야 일오리다. 賞을 주시든지 罰을 리시든지 로 부리시웁소셔.
40) 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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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回生) 손녀(孫女)에게
아 孫女야 긧득다. 그러케 몹시 알튼 病이 다 낫고나. 인 졔 바로 머리도 곱게 빗고 옷도 얌젼히 입고 冊床 압헤 안 졋고나. 할멈은 견 수 업시 됴핫셧다. 그셔 네 등을 듸리며 그러케 깃버다. 오냐 어셔 커라. 네 그 호리 호리 허리로 피아노 압헤 안져셔, 오냐 어셔 어라. 네 그 이 흔 손으로 이오링41)을, 아아 내 몸이 仙女가 된 것 다. 내 압헤 天使가 侍從드 것 다. 가진 燦爛 胡蝶이 나러드 것 갓다. 各色 香氣러은 이 피여 오르는
것 다. 나 참아 차라와42) 볼 수 업 네 그 바르르 고 힘에 겨워 써서 치난 거시 왜 그리 깃부고 됴흔지 모로 겟다. 孫女야 긧득다. 네가 발 곡 음겨논난 것만 보 아도 할멈의 속에 깃붐이 러 나온다. 네가 以前과 히 힘들지 안케 말 한마 것만 보아도 할멈은 더할 수 업 깃붐을 닷다. 孫女야 위스러은 말이다마 萬一 네가 그로 죽엇
더려면 엇지할 번슬가. 只今 生覺만 해도 몸이 읏슥지 고 이 간질간질 온다. 아실아실엿다. 이 아모 도 依持 곳 업 너만 밋고 살든 할멈은 어듸다 依託을
41) 바이올린. 42) 애처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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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누구를 밋고 살어가랴. 어멈 차지며 散地四方으로 울고 다니 어린 子息들을 慘酷고 눈물이 나셔 엇지 보앗스 랴. 幸運이엿다. 네가 回生야 오날 내에게 이러 견 수 업 깃붐을 줄 줄이야 엇지 敢히 바랏스랴. 할멈은 무룹을 고 안져셔 오작 하님 압헤 感謝를 듸린다. 只今 다시 回思니 소름이 친다. 너는 金枝玉葉
히 貴엽게 자라낫다. 기침 한 번만 여도 독산43)을 다 린다. 눈만 힘읍시 도 人蔘 녹용을 멕인다 든 너이엿다. 그러케 자라난 네가 남의 집 위層 좁은 房에 아모도 듸려다 보아 주지 안코 그러케 病이 危重도록 藥 목음 먹지 못 고 그러케 식 얼골노 머리가 뒤범벅이 되여서 氣運을 차리지 못고 눈겁풀이 폭 져셔 두러누엇셧다. 도모지 몰낫든 내가 房門을 열고 드러셔셔 이 形狀을 쳐음 當야 얼마나 놀낫스랴. 나 업시 슯흠이 러나와셔 이불 속 에 든 네 손을 어 잡고 눈물이 펑펑 쏘다졋다. 그제셔야 너 겨오 눈을 힘업시 고 “이게 왼일이오. 아이고 죽겟 소.” 힘업시 겨오 이 말만 고 도로 눈을 감앗다. 나 그 에 마치 찬 물을 내 등에 들너붓 것 힛셧다. 그더니 너
43) 패독산(敗毒散): 강활(羌活), 시호(柴胡), 독활(獨活) 따위를 넣어서 달여 만드는 탕약. 감기와 몸살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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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다시 이러나셔 嘔逆질을 고 직직 가침을 트 랴고 씩씩 를 無限이 쎳다. 내 눈쌀은 져졀노 흐려졋고 내 몸은 밧삭 오고러지 것 다. 그러고 今方 네 입에셔 나올 침이 벌건 피면 엇지나 야 내 이 밧삭밧삭 조 혓다. 그러나 네 病은 肺病이 아니고 胃病임으로 허연 침이 나오 거시 千萬多幸이엿다. 그런 나 그 瞬間에 왜 그 리 禁 수 업시 흙흙 늣겨 울엇셧지. 나는 네 病이 다 나은 只今이라도 참아 입에 되푸리 勇氣가 아니 나왓다.
그거슨 내가 前에 極히 사랑든 親舊 하나이 肺病으로 피 를 고 기침을 한번 始作면 왼몸이 불덩이히 熱이 니 러나 숨이 차셔 를 쓰 거슬 目睹 젹이 잇셧슴으로 그 날 네가 애쓰 形狀에 偶然 刺戟을 밧아 一年 前 그 일 을 回思 同時에 그러케 눈물이 흘넛셧다. 그 사람은 그 病으로 因야 죽엇다. 그셔 追悼會도 고 一年祭지
지낫다. 내가 晝夜로 이 압하셔 를 쓰고 가삼을 치며 後悔 거슨 내가 왜 그 親舊를 爲야 내 工夫를 廢止고 徹夜야 看護를 못엿던구 이엿셧다. 내 精誠을 다
야 그 親舊에게 慰安을 주엇더러면 그 決코 죽지 안앗스 리라 이엿다. 내가 困히 자다가도 작 놀나 이면 먼져 내 腦를 리며 살을 르 거슨 내게 이러 遺恨이 잇 슴이엿다. 그러나 그 親舊 발셔 나와 世界 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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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모리 안어보고 십허도 안을 수도 업고 만지고 십허도 만질 수도 업다. 그셔 내가 눈물을 씻고 “오냐 걱졍 마라. 내가 잇다” 에 나 내 에 後悔 遺恨 怨哀의 重 積을 널노 因야 푸러보랴 이엿고 내 몸에 품고 잇 精 力과 誠心을 네게 밧쳐보랴 熱情이 러나옴이엿다. 네
손을 가 만질 수 잇고 네 몸을 내 가슴에 안을 에 나 밋칠 듯시 깃벗셧다. 그럼으로 네 病이 낫고 아니 낫 라 내가 살고 죽 運命의 길이 달닌 것 다. 不幸이 네가 그 病으로 죽엇더러면 나는 어졔밤과 히 단잠도 못 일우엇슬 터이오 오날 朝飯을 맛잇게도 못 먹엇슬 터이다. 나 精神錯亂이 되고 腦貧血이 되여 卒倒엿을 터이다. 아아 幸運일다. 네 病이 全快되고 내가 다시 살아다. 나는 입이 져지도록 우숨이 나오고 억가 러지도록 춤이 나 온다. 나 다시 무룹을 어 하님 感謝를 올니련다. 너는 셰 살 젹에 어머니를 일헛다고? 그셔 할머니가 너 를 길너 셧다고. 네가 種痘로 알을 , 네가 熱病에 걸녀 죽어갈 할머니가 울기도 만히 시고 밤도 만히 새셧다 고, 그럼으로 너는 “우리 할머니의 恩惠가 泰山 갓쇼” 며 네 눈에 눈물이 글셩렁글셩렁젓다. 다시 손목을 쥐며 “당신은 내 할머니요, 내가 이번에 살아 거시 全혀 할머니 의 精誠이오” 엿다. 나 이 瞬間에 精神이 恍惚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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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라 對答을 躊躇엿다. 나는 黙念과 靜思에 져 自然 히 아모 말이 아니 나오고 感謝 呼吸은 좁은 胸廓 안에 蟠 旋야 씩씩 숨소리만 내 귀에 雨雷 소리와 히 들엿다. 오
냐 네가 주 할머니의 名稱을 나는 謝絶 아니 고 밧으련다. 그러고 어머니 업고 할머니 러져 잇 외로온 너를 내 孫 女로 貴愛하고 겨주려 다. 感謝다. 졍말 感謝다. 萬一 네가 내게 이만 名稱
을 주지 아니엿든들 나 말업시 두러누운 病者 엽헤 長 長 時日을 직히고 안졋기도 실징이 낫셧슬 터이다. 이것져
것 심부름 다니기도 멀미도 낫슬 터이다. 내가 갓갑지도 안 은 길을 徒步로 學校에셔 零時 休業 時間에 여가셔 셔셔 보고 回步기를 如日 連續도 오직 네게로 밧은 ‘할머니 요’의 힘이 식험44)이엿다. 遠近 不顧코 네가 願 바 사다 밧쳣다. 만 아니라 깃붐으로 여다녓다. 아니다. 나 를 이러케 도록 이 決코 내 힘이 아니엿다. 全혀 할머니 라 福音이 속에 드러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잇 문 이라고 다. 나도 不可思議 中에 一大 鼓舞에 을 일우엇 던 것 다. 如何튼 네 불근 입셜에셔 러진 이 福音이 밧 乾燥 내 靈에 를 여주엇고 발발 는 내 肉에 火
44) 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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災와 흔 活力을 준 거실다. 아아 나는 네게로 밧은 이 禮物
을 永久히 記念기 爲야 홈 취겨노랸다.45) 더 겁게 펄펄 련다. 나 눈물이 쏘다지도록 네게 感謝를 밧친다. 크리미아 戰役46)에 나이틩겔47) 흔 天使가 突現야 數萬 名 惡疫48)에 苦病을 救 주엇단다. 寢台上에셔 呻昑
든 聯合軍들은 나이틩겔을 부르지져 “天使여 天使여 당 신의 지나가 발소만 드러도 내 몸의 압흠이 스러지오. 당 신의 한번 웃 우숨에 내 압흠이 닛쳐지나이다” 단다. 오냐 나는 네게셔 밧은 할머니로 滿足랸다. 그러나 孫女 야 나도 天使가 되고 십다. 그셔 數萬 名의 할머니가 되고 십다. 아이고 좀 그러케 되여 보앗스면 둇켓다. 生時 바라 지 못더라도 오날 밤 에라도 내가 그러케 좀 되여 보앗 스면 좀 좃켓나… 아아 고맙다. 네게셔 밧은 할머니는 이 아니라 確實히 이거시 生時로구나. 아이고 나 깃버셔 엇지나. 네게 무슨 報酬를 야 조흘지 나도 너를 웃게 고 깃부게 기 爲야 全心盡力으로 準備 보랸다. 其中에셔 第一 조
45) 축여놓으련다. 46) 크림전쟁. 47) 나이팅게일. 48) 악성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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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 거스로 네게 밧치련다. 나는 生覺만 도 조와셔 이러케 주먹을 쥐고 왼몸을 흔든다. 고맙다. 둑이 초장을 먹고셔야 너는 精神이 반 나며 甘口 味를 붓쳣다고 지? 글셰 내가 그 구진 오졋에 듸온
초가루를 버무려 이 손으로 주물넉주물넉셔 네게 갓다 가 준 나나 그 고린가 풀풀 나는 보기만 도 눈물이 질 그러케 간 둑이를 먹으며 “ 맛도 좃쇼” 너나 生覺 보면 우숩다. 달콤고 새도 조흔 오무렛쓰나 가
기후라이49)의 맛보다도 그 듸고 밉듸은 둑이 맛이 그닥지 좃탄 말이지? 그러면 번번 쟁반에 밧치여 하얀 琉璃甁 속에 名色 元素며 酸을 타셔 잡수시라고 天使 갓흔 看護婦가 갓다주든 工業이 네 病根을 거는 아니러 구나? 亦是 둑이! 그 어둠컹컴 오지항아리에 솜씨 업시 울술불슉 담아셔 할멈이 갓다가 쥰 그 둑이로 네 病根이 쏙 바졋셔!? 손고락을 느엇다가 니 精神이 번 나 더란 말이지? 그러면 너는 그 둑이 맛으로 回生 너러구 나. 오냐 너는 쥭기 前에는 그 둑이가 네 精神을 반게 주든 印象을 니질나야 니질 수가 업게 되엿구나. 왜? 남들이 맛잇다는 스50)나 팡51)보다도 우리의 입에는 둑
49) 굴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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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치 맛잇 거슬 못 맛보앗다. 그러고 라이스 칼이나 味 噌시루52)를 먹어도 둑이를 마져 먹어야 속이 든든진다.
그러고 消化도 잘 되구나. 인졔 네 속에 둑이 말국이 긋득 차 잇슬 터이니 消化도 잘 될 터이다. 胃 病도 發生할 理가 업겟지. 오냐 할멈은 安心다. 너는
할 수 업시 둑이의 일다. 너도 인져 그런 줄을 알앗슬 줄 밋다. 둑이로 永生 내 긧득 孫女여!
50) 수프. 51) 빵. 52) 미소시루(みそしる): 일본식 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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