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_맛보기

Page 1

논증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급변하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 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주제를 10개 항목으로 묶어서 달걀 꾸러미처럼 엮었습니다. 사회의 변화를 빠르게 알기 원하는 대중과 시대에 앞선 지식을 단시간에 알고자 하 는 연구자, 실무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편집자 일러두기 ∙ 인명, 작품명, 저서명, 개념어 등은 한글과 함께 괄호 안에 해당 국 가의 원어를 병기했습니다. ∙ 외래어 표기는 현행 한글어문규정의 외래어표기법을 따랐습니다. ∙ 직간접으로 참고한 문헌들은 해당 내용에 주석으로 표기하지 않고 각 아이템마다 마지막에 한데 모아서 표시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논증 서정혁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논증

지은이 서정혁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5년 3월 1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 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46 3층 전화(02) 7474 001, 팩스(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121-869 3rd F, 46 Worldcup north road Mapo-gu, Seoul,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서정혁, 2015 ISBN 979-11-304-3607-4 04800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논증하며 살아가기

‘논증’이라고 하면 우선 ‘논리학’이 떠오른다. 시중에 출판 된 논리학 책 한 권을 선택해서 펼쳐 보자. 대부분 책을 펼 치자마자 곧바로 책장을 덮고 만다. 왜 그럴까? 너무 어렵 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논리학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개념들과 법칙들은 일상어에 친숙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낯설고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본래 논리(論理, logos)라는 것은 잡다한 경험적 사실들을 아무렇게나 모 아 놓은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이치’를 뜻하니 애초 부터 논리는 추상적인 특성을 지닌다. 논리학은 그러한 이치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니 당연히 논리학은 어 느 학문보다 더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인간도 동물인 한 에서 먹고 마시고 싸고 자는 생물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살 아가는 데 익숙하다. 당연히 그러한 경험을 뛰어넘어 추 상적인 것을 접하게 되면 거리감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 운 현상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사 어려운 논리학 관련 책들 을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그렇게 공부한 것이 일상생활

v


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난해하고 복잡 한 논리적 규칙들을 몰라도 먹고 자고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이 논리학 공부를 기피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처럼 논리학 관련 책들이 보 여 주는 난해함과 현실과의 거리감 때문에 논리학은 점점 더 소수의 전공자들만 연구하는 분야로 간주되어 왔다. 더불어 논증도 그러한 논리학의 일부로만 다루어져 소수 에게만 필요한 이론적 학습으로 여겨 왔다.

논증과 현실의 요구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이전에 없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 다. 이전에는 각종 주요 시험에 국사와 같은 암기 위주의 과목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근래에 새롭게 도입된 PSAT (Public Service Aptitude Test, 공직적격성평가)나 LEET (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법학적성시험)에서는 추리나 논증, 비판적 사고, 논술 등을 주요한 기본 능력으 로 측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논리학 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고, 각 대학들에도 이와 관련한 과 목들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과거에 대학의 필수과목 이었던 대학 국어나 작문이 대부분 논증에 기초한 설득적 글쓰기나 토론 과목으로 바뀐 이유도 이러한 현실의 요구

vi


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시험을 대비한 단편적 지식은 시험이 끝 나면 잊히기 마련이다. 마치 고등학생들이 미분 적분을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가 실생활에 그것이 필요해서가 아 니라 수능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것과도 같다. 대부분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면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 다양하고 많은 지식들을 망각하고 만다. 왜냐하면 그 지 식은 시험을 위해 필요했고 시험이 끝났으니 더 이상 소용 이 없기 때문이다. PSAT나 LEET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추론이나 논증, 비판적 사고에 관한 이론들을 공부하고 기출 문제들을 열심히 푼 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그 내용들을 곧바로 망각하고 만다. 왜 법학 전문대학원에서 추론하고 비판하는 능력이 필요한지, 왜 공직을 수행하는 데 자료를 해석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필요한지를 실제 시험을 준비 하는 대학생들은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시험이 아니더라 도 토론 등의 과목을 대학에서 교양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학생들은 왜 토론 관련 수업이 교양필수로 필요한지, 토론 의 기반이 되는 논증을 왜 반드시 배울 필요가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필수이므로 어쩔 수 없이 수강하 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논증과 관련해서 이미 그

vii


필요성은 부각되었지만 아직도 제대로 그것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성찰이 부족했던 지점으로 되돌아가 시대적 요 구에 상응하는 논증의 의미를 되새겨 볼 시점에 이르렀다.

논증은 논리만이 아니다 이 책은 논증과 관련된 이러한 배경과 문제의식에서 구상 되었다. 전체 구성은 논증의 기본 개념과 원리들을 소개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나, 그 밑에 깔려 있는 문제의식 은 왜 논증이 필요한지를 지금 여기에서 성찰하는 데 있 다. 그래서 기존의 논리학이나 논증, 비판적 사고에 관련 된 책들에서 제시된 이론들은 이 책에서는 필요한 한에서 최소한으로 소개된다. 따라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논증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최소한 각 아이템의 마지막에 소개된 참고문헌들에 대한 추가 학습 이 요구된다. 반면에 기존의 논리학 책에서는 소홀히 취 급되었던 논증과 문제 해결, 수사학적 맥락, 글쓰기와 토 론 등을 내용에 포함시켰다. 그 이유는 포괄적인 의미에 서 논증은 논리학 책에서 다루는 이론만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주어지는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해 결하고 타인을 설득하고 타인과 소통하려는 활동 전반을 뜻하기 때문이다.

viii


사실상 합리적 인간이 판단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대 부분의 경우들에는 그 배후에 포괄적인 의미에서 논증이 숨겨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지금 여러분은 이 책을 읽기 를 결정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데에는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논증에 관해 알기 위해 서라든지, 글쓴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든지, 아니면 책 디자인이 예뻐서라는 이유라도 있기에 이 책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을 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읽고 있다면 그것 도 일종의 논증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할 때 잘 판단해서 어떤 음식을 선택하여 먹는 행위로 옮기지 않는다면 계속 굶을 수밖에 없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실제 로 굶어 죽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판 단을 해서 선택을 하여 배를 채우고 배고픔이라는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한다. 또한,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게 는 어느 대학 무슨 전공을 선택할지가 인생에서 매우 중요 한 문제이다. 수능을 보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려서 어느 대학 어떤 전공을 선택하여 등록을 했다면, 어느 대 학 무슨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일차적으로는 해결한 것이다. 물론 그렇게 결정하기까지 학생들마다 나

ix


름대로 이유가 다양할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그 대학 그 전공이 적성에 맞아서 선택했을 수도 있고, 어떤 학생들은 적성과는 상관없이 그냥 점수에 맞춰서 선택했을 수도 있 다. 어떤 경우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는 나름대 로 합리적인 이유를 동원해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면, 이것도 일종의 논증인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당시에는 그 문제를 그렇게 해결 하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판단되어 그렇게 결정했는데, 시 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이 최선이 아니라고 판단되어 다시 원래의 문제로 되돌아가 새롭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 우도 있다. 간혹 대학에 합격하고도 어떤 이유로 그만두 고 다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사례가 이 경우다. 이처럼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서 논증의 연속은 반듯하게 직선으 로 진행되지는 않으며, 인생의 굴곡과도 같이 전진과 후 퇴, 정체와 반복의 어울림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어 떤 경우이건 문제가 주어지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최선 을 다해 판단하고 선택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 것에는 논증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

x


논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논증이 논리학 책에 소개되는 이론적 학습에만 한정되지 않고, 합리적 판단과 선택에 관련된 거의 모든 경우를 포 괄한다면, 논증은 어떤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에게만 요 구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든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문제들에 부딪히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살 아야 하기 때문이다. 배고픔의 문제부터 대학입시나 취직, 결혼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어떤 경우에는 권력이 있거나 돈이 있는 사람이 소위 ‘갑질’을 행사하여 일방적으로 문 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문제 해결은 합 리적이지 않고 폭력적인 특성을 띤다. 누가 누구보다 권 력이 있고 돈이 많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만 문제를 해결해 놓고 보면, 겉으로는 마치 문제가 해결된 듯 보일 수는 있어도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 분이다. 그래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누구 한 사람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구 성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용하고 검토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오랜 시간을 필요 로 할 수도 있고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xi


그러나 문제를 잘못 해결해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다 양한 의견들을 경청하고 이것저것 따져가며 신중하게 문 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태도다. 이처럼 ‘논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볼 때, 이 능력은 어떤 문제에 대 해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태도를 갖춘 합리적 인간 이면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능력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에 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 내려고 노력한다. 어 쩌면 인간에게 주어진 근원적 문제는 각자의 삶일 수도 있 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 누군가에게는 어떤 문제도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았을 것 이기 때문이다. 논증에 기초한 글쓰기나 토론 수업이 대 학에서 선택이 아니라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보통 학생들은 ‘필수’라고 하 면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측면만 생각한다. 그러나 ‘필수’ 라는 말에는 누구든지 할 의지만 있다면 특별한 재능이 없 어도 할 수 있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교양필수로서 글쓰 기와 토론 수업은 타고난 글쓰기 재능이나 말하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개설된 과목이 아니다. 한 학기 글쓰기 수 업을 수강한다고 문학적 재능이 없는 학생이 타고난 재능 이 있는 학생을 능가할 리는 만무하다. 따라서 논증에 기

xii


초한 글쓰기나 토론에서는 논증 외적인 요소가 수업의 중 심 내용이 되어서도 안 되며 평가의 주요 잣대가 되는 것 도 바람직하지 않다.

반성적 사고와 문제의식 어떤 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 이 논증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논증을 한다는 것과 논증을 잘한다는 것은 같지 않다. 논증을 잘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논증을 잘 못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논증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 보다도 중요한 조건은 ‘문제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다. 논증은 어떤 문제를 어떤 이유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다시 말해 해결해야 할 문제 가 없다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자고 하는 주장도 없을 것이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이유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 러므로 논증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문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는 것과 ‘문제의식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 문제가 아무리 있더라도 나 자신이 그것을 문제 로 의식하지 않으면 그것은 나에게 아직까지 문제가 아닐 수 있고, 그런 한에서 나는 그 문제에 관해 논증을 펼칠 이 유도 없다. 바로 이웃에 사는 독거노인이 생활고로 며칠

xiii


을 굶거나 심지어 사망한 지 몇 개월이 지나도 내가 그것 을 문제로 여기지 않으면 나에게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각종 비리에 얽힌 구조의 부실로 여객선이 침몰하여 엄청 난 인명 피해가 발생해도 내가 그것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면 나에게 그것은 그냥 단순히 교통사고일 뿐일 수도 있다. 매일 언론 방송을 통해 주변에 수많은 문 제들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들에 너무 관심 을 가지면 내 생활이 복잡해지고 방해받을까 두려워 의도 적으로 거리를 두려 하고 무관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 지 않다. 그러나 누구도 무인도에서 홀로 살지 않는 한, 정 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발생하 는 문제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존재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 자신은 문제들 속에 던져져 있는 것인데, 나 스스로가 그것을 기만적으로 회피해 온 것일 뿐이다. 나는 먹고살 만하니 다른 사람이 굶어 죽거나 말 거나 상관할 바가 아닐까? 나는 여객기로 제주도에 다니 니 선박 사고는 내 알 바가 아닐까? 이처럼 평소에는 너무 나 당연시 했던 것들에 대해 스스로 의문을 제기할 때 비 로소 나에게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문제들로 보이기 시작 한다. 이럴 때만이 그 문제들에 대해 뭔가 나의 생각이 형 성되고 하고 싶은 말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따라서 논증

xiv


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제를 문제로 의식하는 ‘문제의식’을 지녀야 하고, 문제의식을 지니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태를 돌이켜 생각해 보는 ‘반성적 사고’가 필수 적으로 요구된다. 물론, 각자가 부딪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의 과정을 인생에 비추어 생각해 보라. 당신이 당신의 인생에서 최종적으로 주장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꾸어 말해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열심 히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논증을 잘한다는 것은 쉬운 답을 성급하게 제시하는 데 있지 않고, 찾기 힘들지만 포 기하지 않고 부단히 최선을 다해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 답을 쉽게 찾지 못해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정, 그 것이 인생이고 논증이다. 대답할 수도 그렇다고 포기할 수 도 없는 문제들로 괴로워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 것처럼.

xv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