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따라기_맛보기

Page 1

배락이



됴흔 일긔이다. 됴흔 일긔라도, 하눌에 구름  뎜 없는 ― 우리 ‘사’으 ˙ ˙ 을 가지고, 노피서 우리 조고 로서는 감히 졉근치 못 위엄 만 ‘사람’을, 비웃는 듯이 나려다보는, 그런 교만 하늘은 아니고, 가장 우리 ‘사람’의 리해자인 듯이, 나추 뭉글뭉글 엉긔는 분홍빗 구름으로서 우리와 서로 손목을 잡자는, 그 런 하눌이다. 사랑의 하눌이다. 나는, 잠시도 멋지 안코 푸른 물을 황해로 부어나리는 대 동강을 향 모란봉 기슭, 새파라케 도다나는 풀 우에 딍굴 고 이섯다. 이날은 三月 삼질, 대동강에 첫 배노리50)는 날이다. 감−아케51) 나려다보이는 물 우에는, 결결히 반작이는 물 결을, 푸른 료리배52)들이 타고 넘으며, 거긔서는 봄 향긔에 ˙ ˙ 이, 유단보다도 보드러운 봄 공긔를 취, 형형색색의 선률 흔드르면셔 나라온다. 그러고, 거긔서, 기생들의 노래와 함  나라오는 됴션 아악(雅樂)은, 느리게, 길−게, 류탕게, 부드럽게, 그러고  애츠럽게, ― 모든 봄의 졍다움과 

50) 배노리: 뱃놀이. 51) 감−아케: 까맣게. 52) 료리배: 놀잇배.

99


지 됴화치 안코는 안 두겟다는 듯이, 대동강에 흐르는 식컴 은 봄물, 청류벽에 도타나는53), 푸르른 풀 어음54), 심지어 사람의 가슴속에 봄에 노는 불붓는 핏줄기지라도, 습 긔 만흔 봄 공긔를 다리 노코, 리지 안코는 두지 안는다. 봄이다. 봄이 왓다. 부드럽게 부는 조고만 바람이, 식컴은 됴션 솔을 며  는 도다나는 풀을 슬치고 지나갈 의 그 음악은, 다른 데서 듯지 못 아름다운 음악이다. 아아 사람을 취케 는, 푸르른 봄의 아름다움이어. 열다섯 살부터의 동경 생활에, 마음 이련 봄을 보지 못 엿던 나는, 늘 이것을 보는 사람보다 곱 이샹의 감명을, 여긔서, 밧지 아눌 수가 업다. 평양셩 내에는, 겨우, 툭툭 터진 을 헤치면, 파릿파릿 도다나는 나무색과, 도다나려는 버들의 어음55)으로 봄이 온 줄 아를  아직, 완젼이 봄이 안 니르럿지만, 이 모란봉 ˙ ˙ 56) 옥토를 련샹시키는 일대와, 대동강을 넘어 보이는 가난

53) 도타나는: 돋아나는. 54) 어음: ‘음’은 ‘움’의 오기인 듯. ‘움’은 새로 돋아나는 어린 싹. 55) 어음(語音): 사람의 발성에 의해서 이루어진 소리. 여기서는 의인법 적으로 버들의 소리를 지칭. 56) 가난: 가나안.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쪽 지역의 옛 이름. BC 13세기

100


댱림(長林)에는, 마음 봄의 졍다움이 니르럿다. “다스한 봄 졍에 소서나리다. 다스한 봄 졍에 소서나리다.” 나는, 두어 번 소리 나게 읊은 뒤에, 담배를 부처 무럿다. 담뱃내는 무럭무럭 하눌로 올나간다. 하눌에도 봄이 왓다. 하눌은 나잣다. 모란봉 닥이에 올나가면, 넉넉히 만질 수가 이스리만큼 하눌은 낫다. 그러고, 그 나즌 하눌보담은 오히려 더 노피 잇는 듯 분홍빗 구름은, 뭉글뭉글 엉긔면 서 이리저리 나라단닌다. 나는, 봄 향긔에 취여서, 한참 구름을 라 눈을 구을 리다가, 눈을 댱림(長林)으로 향엿다. 댱림의 그 푸른빗.  자란 밀보리들노 샛파라케 쟝식 그 댱림, 그 푸른빗. 만족 우슴을 고 그 벌에 서서 내다 보는 농부의 모양은, 보지 아나도 생각 수가 이섯다. 구름은 작고, 하눌을 나라단니는 모양이다. 그 밀 우에 경 먼저 거주하던 가나안족을 정복하고 고대 이스라엘이 정착한 지 역으로 성서에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 한 땅.

101


비최엇던 구름의 기름자는, 그 구름과  저편으로 몰녀 가며, 거긔는, 셰개를 아 만드러 노은 것 가튼 새로운 록 빗이 퍼저 나간다. 바람이나 조곰 부는 는 그 잘− 자란 밀들은, 물결과 가치, 누엇다 니러낫다 一綠一靑으로 춤을 춘다. 그러고, 봄의 한가함을 찬숑는 솔개들은, 노픈 하눌 에서 둥그럼이57)를 그리면서, 더욱더 아름다운 봄에 향수 를 부읏는다. 나는, 이러 아름다운 봄 경치에, 이러케 마음 봄의 ˙ ˙ ˙ ˙ ˙ 를 생각치 아늘 수 속색임을 드를 는, 언제던, 유−토피아 업다. 우리의 시시각각으로 애를 쓰며 수고는 것은 ― 그 ˙ ˙ ˙ ˙ ˙ 건셜에 잇지 아늘가. 유 ˙ 목뎍은 무엇인가, 역시 유−토피아 ˙ ˙ ˙ ˙ 를 생각 는, 언제던, 그 ‘위대 인격의 소유쟈’ −토피아 며 ‘사람의 위대을 지 즐긴’ 진나라 시황을 생각지 아 늘 수 업다. 우리가 엇지면 죽지를 아니가 여, 동남동녀 三百 을 배를 태워 불사약을 얻드려 나보내며, 예슐의 샤치를 다여, 아방궁을 지으며, 매일 신하 몃 千 명과, 잔채로서 ˙ ˙ ˙ ˙ ˙ 를 세우려던 시황은, 즐기며, 이리여, 여긔 한 유−토피아 몃 萬의 력사가가 엇더타고 욕을 던 그는 참말로 참삶의

57) 둥그럼이: 동그라미.

102


향락쟈며, 력사 이후의 뎨일 큰 위인이라고  수가 잇다. 그만, 슌젼 용긔 잇는 사람이 잇고야, 우리 인류의 력사 는 이 날지라도 한 ‘사람’을 가젓섯다고,  수 잇다. “큰사람이댓다” 면서 나는 머리를 드럿다. 이에, 긔자묘 근쳐에서 이샹 슬픈 소리가, 리면서, 봄 공긔를 진동시키며 나라오는 것을 드럿다. 나는 무심 즁, 귀를 기우렷다. 영유 배락이다. 그것도, 웬만 광대나 기생은, 발 치에도 밋지 못리만  그만큼, 그 배락이의 주인은, 잘 부르는 사람이엇섯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쳔후토 일월셩신 하누님 젼 비나이다. 실낫 가튼 우리 목숨 살려달나 비나이다. 에−야, 어그여지야,

여긔지 니르러슬 에, 저편 아레물에서, 쟝고 소리와  기생의 노래가 울리워오며, 배락이는 그만 안 들리 게 되엿다.

103


나는, 이 년 전 한녀름을 영유서 지나 본 일이 잇다. 배 ˙ ˙ 인 영유를 몃 달 이서 본 사람은, 그 배락이에 락이의 본곳 대여, 언제던, 한 속졀업는 애처러움을 다를 터이다. 배 락이에 속졀업는 눈물을 흘린 시인이 그 며치일고. 영유, 일홈은 모르지만 ×山에 올라가서 내다보면, 아페 는 망망 황해이니, 거긔 저녁의 경치는, 한 번 본 사람 은 영구히 니즐 수가 업스리라. 불덩이 가튼 커다란 싯벍언 해가 남실남실 넘치는 바다에, 도로 질 듯 도로 소사오를 듯 춤을 추며 거긔서, 로, 보이지는 안는 배에서 ‘배 락이’만 슬프게 나라오는 것을 드를 엔, 눈물 만흔 나는, 로 눈물을 흘렷다. 이로 보아서, 어 원의 안해가, 자 긔의 모든 영화를 낡은 신과 가치 내여던지고, 사람과 뎡 처 업는 물길을 낫다 함도, 밋지 못 말이랄 수가 업다. 영유서 도라온 뒤에도, 그 ‘배락이’는, 내 마음에 깁히 색이어서, 니즈려야 니즐 수가 업섯고, 언제 한번 다시, 영 유를 가서 그 노래를 한 번 더 드러 보고, 그 경치를 다시 한 번 보고 시픈 생각이 늘 나지를 아넛다…

장고 소래와 기생의 노래는 멋고, 배락이만 슬프게 나 라온다. 결결이 부는 바람으로 말믜암아 때때로는 드를 수 가 업스되, 나의 기억과 곡됴를 부합여 드른 배락이는

104


여긔이다 ―

강변에 나왓다가, 나를 보더니만 혼비백산여, 인지 생시인지, 생시−ᆫ지 인지, 와르륵 달려드러 섬섬옥수로 부처잡고, 호텬망극는 말이, “하눌로서 러지며 으로서 소서낫나. 바람결에 무더오고 구름길에 새여왓나” 이리 서로 붓들고 우름 울 제, 린리 졔인이며 일가친쳑이 모도 모혀

여긔지 드른 나는, 마츰내 참지 못고 벌덕 니러서셔, 소나무 가지에 거럿던 모자를 내리워 쓰고, 그곳을 차지려 모란봉 닥이에 올나섯다. 다기는 좀 더 노래소리가 잘

105


들닌다. 그는 배락이의 맨 마지막 여긔를 부른다−

밥을 비러서 죽을 쑬지라도, 제발 덕분에 놈 노릇은 지 마라. 에−야, 어그여지야 ―

그의 소리로서, 방향을 차지려던 나는, 그만 그 자리에 섯다. ‘어듼가? 긔자묘, 혹은 을밀대?’ 그러나, 나는, 오래 서 이슬 수가 업섯다. 엇더턴 차저보 자, 고 현무문으로 가서, 문밧게 썩 나섯다. 긔자묘의 기 픈 솔밧은, 눈 아페,  퍼진다. ‘어듼가?’ 나는  무러보앗다. 이에, 그는 다시 배락이를 첫 번부터 부른다. 그 소리는 외인편에서 온다. 외인편이구나, 면서, 소리 나는 곳을 더듬어서 소나무 틈으로 한참 돌다가 겨우 긔자묘 대고는, 그듕 하눌이 넓고 밝은 곳에, 혼자서 딍굴고 잇는, 그를, 차저내엿다. 나의 생

106


각 바와 가튼 얼굴이다. 얼굴, 코, 입, 눈, 몸집이 모도, 네 모나고 ― 그의 니마의 굵은 주름살과 식컴은 눈섭은, 고생 만히 함과 슌젼 셩격을 나타내인다. 그는, 어 신사가 자긔를 듸리다보는 것을 보고, 노래를 그치고 니러나 안는다. “왜, 그냥 지오” 하면서, 나는 그의 겨테 가 안젓다. “머…” 한 , 그는, 눈을 드러서 터진 하눌을 처다본다. 조흔 눈이엇섯다. 바다의 넓고 큼이, 유감업시, 그의 눈 에 나타나 잇다. 그는 사람이다 나는 짐작엿다. “잘는구레.” “잘해요?” 그는 나를 잠간 보고 사람 조흔 우슴을 다. “고향이 영유요?” “예, 머, 영유서 나기는 햇디만, 한 二十 년 영유 가 보디 두 아나시요.” “왜, 二十 년식 고향엘 안 가요?” “사람의 일이라니 마음대루 됩데?” 그는, 왜 그러는지, 한숨을 집는다. “거저, 운명이 데일 힘셉데다.” 운명의 힘이 뎨일 세이다는 그의 소리에는, 쌕이지 못 원한과 뉘우침이 석겨 잇다. “그래요?” 나는 다만 그를 처다볼 이다. 한참 잠잠니 잇다가, 나는 다시 말엿다 ―

107


“자, 노형의 경험담이나 한번 드러 봅시다. 감출 일이 아 니면 한번 니야기해 보쇼.” 좀 잇다가, 그는 “하디오” 면서, 내가 담배를 부치는 것을 보고 자긔도 대에 담배를 부처 물고 니야기를 내인다. “十九 년 전 八月 열하롯날 일인데요.” 면서, 그가 니야기 바는 대략 이와 가튼 것이다.

그의 살던 마을은, 영유 고을서 한 二十 里 나 잇는 바 ˙ ˙ 이다. 그의 살던, 그 조고만 마을(설 다를 향 조고만 동리 흔 집 되는)에서는, 그는  유명 사람이엇섯다. 그의 父母는, 모도 열댓에 나슬  업섯고, 남은 친척은, 겻집에 살님는 그의 아우 부처와, 그 자긔 부처이엇 섯다. 그들 형뎨가, 그 마을애서 뎨일 부자이고 , 뎨일 고 기잡이를 잘엿고, 그즁 글이 이섯고, 배락이도 그 마을 에서 나게 그 형뎨가 잘엿다. 말자면, 그 형뎨가 그 동리의 대표뎍 사람이엇섯다… 八월 보름은 츄셕 명졀이다. 八月 열하롯날, 그는, 명졀 에 쓸 댱도 볼 겸, 그의 안해가 늘 부러워는 거울도 하나 사 올 겸 댱으로 향엿다. “댱손에 집에 잇는 것보다 큰 거이요. 닛디 말구요.” 그

108


의 안해는 길지 라 나오면서 닛지 안토록 부탁엿다. “안 니져” 면서, 그는, 오르는 샛밝안 햇비츨 아프로 바드면서 자긔 마을을 나섯다. 그는, 안해를 “이리캐 말기는 우섭디만 고와햇다”. 그 의 안해는, 촌에는 드믈도록 연연고도 엡브게 생겻다. (그는 나의게 이러케 말엿다 ―) “셩네(평양) 덴주ᄉ골을 가두, 그만 거, 쉽디 안카시 요.” 그러니, 촌에서는, 그러고 그 당시에는, 놈의게 우섭게 보이도록 그 부처의 새는 조왓다. 늙으니들은 게집의게 혹 지 말나고 흔히 그의게 권고엿다. 부처의 새는 조앗지만 ― 아니, 오히려 조음으로, 그는 안해의게 싀긔를 만히 엿다. 그러고, 그의 안해는 싀긔를 바들 일을 만히 엿다. 픔행이 낫브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안해는 대단히 쾌활 셩질로서 아모의게나 말 잘고 애교 를 잘 부렷다. 그 동리에서는, 무슨 명졀이나 되면, 집이 그듕 졍함을 핑게 삼아 젊은이들은 모도 그의 집에 모히고 엿다. 그 젊 은이들은, 모도 그의 안해의게 “아즈마니”라 부르고, 그의 안해는 안해라58) “아즈바니 아즈바니” 며, 그들과 지거리 고 즐기며, 그 웃기 잘는 입에는, 늘 우슴을 흘리고 이섯

109


다. 이럴 마다, 그는 한편 구석에서 눈만 힐근거리며 잇다 가, 젊은이들이 도라간 뒤에는 불문곡직고 안해의게 덤 뷔어들어, 발길로 차고 리며, 이젼에 사다 두엇던 것을 모 도 거두어 올린다. 싸홈을  에는, 언제던, 겻집에 잇는 아우 부처가 말리러 오며, 그러케 되면, 언제던, 그는 아우 부처지 렷다. 그 아우의게 그러케 구는 데는 리유가 이섯다. ― 그의 아우는, 촌사람의게는 다시 업도록 름름 위엄이 이섯고, 맛날 바다ᄉ바람을 쏘엿지만 얼굴이 희엿다. 이것도, 싀 긔가 된다 면 되지만, 특별히 안해가 그의 아우의게 친졀 히 는 데 니르러서는, 그는, 억울도록 싀긔를 엿다. 그가 영유를 나기 半년 젼 ― 다시 말면, 그가 거 울을 사려 댱에 갈 부터 반년 젼, 二월 열엿새ᄉ날이 그 의 생일이엇다. 그의 집에서는 음식을 차려서 잘 먹엇는데, 그의게는 한 버릇이 이서서, 맛잇는 음식은 남겨 두엇다가 좀 잇다 먹고 는 것을 례사로 엿다. 그의 안해도 이 버 릇은 잘 알 터인데, 그의 아우가 뎜심 오니, 아, 그 가 액겨서 남겨 두엇던 그 음식을 아우의게 주려 엿다. 그 는 눈을 부릅고 “못 주리라”고 암호를 엿지만, 안해는

58) 안해라: 아내라서.

110


그것을 보앗는지 못 보앗는지, 그의 아우의게 주어 버렷다. 그는, 마음속이 자못 편치 못엿다. 트집만 이스면, 이년 을…, 그는 마음먹엇다. 그의 안해는, 싀아우59)의게 상을 준 뒤에 물너오다가, 그만 그의 발을 조곰 밟앗다. “이년!” 그는 힘, 발을 드러서 안해를 냅더 찻다. 그의 안해는, 상 우에 구러젓다가 니러난다. “이년, 사나희 발을 집박는 년이 어대 이서!” “거 좀 발버서 발이 부러뎃쉐?” 안해는, 나치 샛발개저 서 우름 석긴 소리로 고함친다. “이년! 말대답이…” 그는 니러서서 안해의 머리채를 휘 여잡엇다. “형님! 왜 이리심네.” 아우가 니러서면서, 그를 부처잡 엇다. “가만 잇가라, 이놈에 자식” 며 그는 아우를 밀친 뒤에 안해를 되는 대로 내려엇다. “죽얼, 이년! 나가라!” “죽에라 죽에라, 난 죽어두 이 집에선 못 나가!” “못 나가?” “못 나가디 안쿠.”

59) 싀아우: 시아우. 시동생.

111


이다, 그의 마음에는, 그 “못 나가겟다”는 안해의 마음 이 푹 듸리백엿다. 그 이샹 리기가 싈헛다. “망 년, 그럼 내 나갈나” 고, 그는 문밧그로 여나 갓다. “형님, 어듸 감네” 는 아우의 말을 대답도 안 고 그 는, 겻 동리 탁주ᄉ집으로 뒤도 안 도라보고 가서, 거긔 잇 는 술 파는 게집과, 슐상 아페 마조 안젓다… 그날 저녁, 얼근−이 취 그는, 안해를 위여 을 한 돈어치 사 가지고, 집으로 도라왓다… 이리여, , 서너 달은 평화가 니르럿다. 그러나 이 평 화가 언제지던 련속 수가 엄섯다. 그의 아우로 말믜암 아  평화는 개저 나갓다. 五월 초생부터, 영유 고을 츌입이 잣던 그의 아우는, 五 月 금음부터는 고을서 며칠식 묵어 오는 일이 만핫다. 함 , 고을에 첩은 어더 두엇다는 소문이 퍼젓다. 이 소문이 이슨 뒤는, 안해는 그의 아우가 고을 드러가는 것을, 벌레보 다도 더 실허고, 며칠, 묵어나 오는 면, 곳 아우의 집으 로 가서 그와 담판을 며, 심지어 동서인 아우의 처의게 지, 못 가게 지 안는다고 싸호는 일이 이섯다. 七月 초생 , 그의 아우는 고을에 드러가서, 열흘 묵어 온 일이 이 섯다. 이도, 젼과 가치 그의 안해는, 그의 아우와 뎨수와

112


싸호다 못여, 마츰내 그의게지 와서, 아우가 그런 못된 데를 단니는 것을 그냥 둔다고 해보자 다. 그 을 곱게 보지 아넛던 그는 첫마듸로 고함을 첫다. “네게 상관이 무에가. 듯기 실타.” “못난둥이. 아우가 그런 델 댕기는 걸 말니디두 못구!” 분ᄉ김에, 그의 안해는, 고함첫다. “이년, 무얼?” 그는 니러섯다. “못난둥이!” 그 말이, 채, 나기 젼에, 그의 안해는, 앍 소리와 함, 그 자리에 구러젓다. “이년! 사나이게 그웃 말버릇 어듸서 배완!” “에미네 리는 건 어듸서 배왓노! 못난둥이.” 그의 안해 는, 우름소리로 부르지젓다. “샹년, 그냥? 나갈, 우리 집에 잇디 말구 나갈.” 그는 내려 으면서 부르지젓다. 그러고, 안해를 문을 열고 밀첫다. “나가디 아느리!” 고, 그의 안해는, 우르면서 여나 갓다. “망한 년!” 토는 드시 중얼거리고, 그는 그 자리에 주저 안젓다. 그의 안해는, 해가 저서 어두워저도 도라오지를 아낫다. 일단, 내여기는 엿지만, 그는, 안해의 도라옴을 기다리

113


고 이섯다. 어두워저서도, 그는, 불도 안 켜고 셩이 나서 우 들우들 르면서 안해의 도라오기를 기다렷다. 그러나, 그 의 안해의, 참 깃븐 듯이 웃는 소리가 그의 아우의 집에서 밤새도록 울리워왓다. 그는 움직도 안 고, 고 자리에 안저 서 밤을 새운 뒤에, 새벽 동터 올 , 안해와 아우를 죽이려 고, 부억에 가서 식칼을 가지고 드러와서 문을 벌걱 여럿다. 그의 안해로서, 만약, 근심스러운 얼골을 고 그 문밧게 우두커니 서서 문을 듸리다보고 잇지 아너스면, 그는, 안해 와 아우를 죽이고야 마러스리라. 그는, 안해를 보는 슌간, 마음에 가득 차는 사랑을 다 르면서, 칼을 내여던지고 여나가서, 안해의 머리채를 휘 여잡고 이년 면서 드러와서, 을 무러드면서, 함 이 리저리 잡바저서 딍굴엇다. 이리여 평화는  니르럿다 ― 그런 니야기를 다 려면 이 업스되, 다만 ‘그’ ‘그의 안 해’ ‘그의 아우’ 그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대략 이와 가탓 다… 각셜60) ―

60) 각셜: 각설(却說). 화제를 돌림. 화제를 돌리어 딴말을 꺼낼 때 첫머리 에 쓰는 말.

114


거울은, 마츰, 댱에, 마음에 맛는 것이 이섯다. 지금 것과 대보면 엇던 는 코도 크게 보이고 입이 작게도 보이는 것 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리고 그런 촌에서는, 둘이 업는 귀 물이엇섯다. 거울을 사 가지고 쟝을 본 뒤에, 그는, 이 거울 을 안해의게 주면 그 깃버 모양을 생각면서, 샛밝안 저 녁 햇비츨 바든 넘치는 듯 바다를 안고 자긔 집으로, 늘 들려 오던 탁주집에도 안 드러서 도라왓다. 그러나, 그가, 그의 집 방 안의 드러선 에는, 도 안  엿던 광경이 그의 눈 아페 버리엇다. 방 가운데는,  샹이 잇고, 그의 아우는, 수건이 버서저 서 목 뒤로 느러지고, 저구리 고름이 모도 푸러저 가지고, 한편 모퉁이에 서 잇고, 안해도, 머리채가 모도 뒤로 느러지 고, 치마가 배 아레 느러지도록 되여 이스며, 그의 안해와 아우는, 그를 보고, 엇지 줄을 모르는 듯이 움직도 안 하 고 서 이섯다. 세 사람은, 한참 동안, 어이가 업서서 서 이섯다. 좀 잇다 가 그의 아우가 겨우 말햇다 ― “그놈의 쥐 어듸 갓늬?” “흥! 쥐? 훌늉 쥐 잡댓다.” 그는 말을 내지 안코 짐을 버서 버리고 여가서 아우의 멱살을 그러쥐엿다. “형님, 졍말 쥐가!”

115


“쥐? 이놈, 형수와 그런 쥐 잡는 놈 어듸 잇늬?” 그는 구를 몃 번 린 뒤에 등을 미터서 문밧게 집어던 젓다. 그런 뒤에, 이제 자긔게 니를 매를 생각고 우들우들 면서 아렛목에 서 잇는 안헤의게 달녀드럿다. “이년! 싀아우와 그르는 년이 어듸 이서!” 그는 안해를  구러치고 함부로 내려엇다. “졍말 쥐가… 아아 죽겟다!” “이년! 너두 쥐? 죽어라.” 그의 팔다리는 함부로 안해의 몸 우에 오르내렷다. ˙ ˙ ˙ 61)가 왓게,  먹으라구 “아이 죽갓다. 졍말 아 젹으니 내놧더니…” “듯기 실타. □□□□□□□62) 무슨 잔소릴…” “아이 아이 졍말이야요, 쥐가 한 마리 나…” “그냥 쥐?” “쥐 잡을내다가…” “샹년 죽얼! 물에래두 데 죽얼!” 그는 실컷 린 뒤에 안해도 아우와 가치 등을 미러내여 쏘앗다, 그 뒤에 그의 등으로

61) 젹으니: 적은이. 시아우. 62) ‘싀아우 붙은 년이’. 원문에서는 검열에 의해 생략된 것으로 보임.

116


“고기 배ᄉ대기에 쟝사해라!” 토엿다. 분푸리는 실컷 엿지만, 그래도 마음속이 자못 편치 못 엿다. 그는 아렛목으로 가서, 바람ᄉ벽을 의지고 실신  사람가치 우두커니 서서  샹만 듸리다보고 이섯다. 서편으로 바다를 향 마을이라 다른 곳보담은 늦게 어 둡지만, 그래도 戌時63) 되여서는 니 어두윗다. 그 는 불을 켜려고, 바람ᄉ벽에서 나서, 셕냥을 차지려 도라 갓다. 셕냥은 늘 잇던 자리에 잇지 아낫다. 그래서 여긔저긔 뒤적이노라니, 어 낡은 옷 뭉치를 들칠 에, 쥐 소리가 나면서 무엇이 후덕덕 여나온다. 그리여, 저편으로 긔 어서 도망다. “역시 쥐댓다.” 그는, 조고만 소리로 부르지젓다. 그러 고, 그만, 그 자리에 맥업시 덜석 주저안젓다. 아, 그가 보지 못 의 광경이, 활동샤진과 가치 그 의 머리에 지나갓다. 아우가 집에를 왓다. 아우의게 친졀 안해는, 을 먹으 라고 아우의게  샹을 내여놋는다. 그에, 어듸선가 쥐가 한 머리 여나온다. 둘이서는 쥐를 잡노라고 도라간다. 한 참 셩화시키던 쥐는, 어늬 구석에 숨어 버린다. 그들은 쥐를

63) 戌時: 술시. 오후 일곱 시부터 아홉 시까지의 동안.

117


찻노라고 두룩거린다. 그에 그가 드러선 것이다. “샹년, 좀 이스믄 안 드르오리?” 그는 억지로 마음먹고, 그 자리에 드러누엇다. 그러나, 그의 안해는, 밤이 가고, 밝기는커녕 해가 즁텬 에 올나도 드러오지를 아낫다. 그는 차차 걱졍이 나서 차 자보려 나섯다. 아우의 집에도 업섯다. 동리를 모도 차저보아도, 본 사람 도 업다 다. 그리여, 낫, 한 三四 리 내려가서 바다ᄉ가에서, 겨 우 안해를 찻기는 차젓지만, 그 안해는, 이젼과 가튼 생긔로 찬 사른 안해가 아니오, 몸은 물에 불어서 곱이나 크게 되고, 이젼에 늘 우슴을 흘리던 엡븐 입에는 더품64)을 잔득 물은 죽은 안해이다. 그는, 안해를 업고 집에 오기지는 졍신이 업섯다. 이튼날, 간단게 쟝사를 엿다. 뒤에 라오는 아우의 얼골에는 ‘형님, 이게 웬일이오니’ 하는 긔운이 돌앗다. 쟝사를 지난 이튼날부터, 아우는, 그 조고만 마을에서 업 서젓다. 하로 이틀은 심샹이 지냇지만 닷새 엿새가 지나도

64) 더품: ‘거품’의 옛말.

118


아우는 도라오지 안엇다. 그래서 아라보니,  그의 아우 와 가치 생긴 사람이 五六 일 젼에 멧 山 자 보ᄉ짐을 여 진 뒤에, 싯벍언 져녁 해를 등으로 밧고, 더벅더벅 동편으로 가더라 다. 그리여, 열흘이 지나고 싀무 날이 지낫지만, 한번 난 그의 아우는, 도라올 길이 업고, 혼자 남은 아우 의 안해는 맛날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게 되엿다. 그도, 이것을 잠자코 보고 이슬 수가 업섯다. 그 불행의 모든 죄는, 죄 그의게 이섯다. 그도 마츰내, 사람이 되여, 적으나마, 안해를 삼킨 바 다와 늘 졉근며, 가는 곳마다 아우의 소식을 아라보려고, 어 배를 어더 타고 물길을 나섯다. 그는, 가는 곳마다, 아우의 일홈과 모양을 말며 무러스 되, 아우의 소식은 알 수가 업섯다. 이리여, 결가치 十 년을 지나서, 九 년 젼 가을, 탁탁 이 킨 안개를 며, 연안(延安) 바다를 지나가던 그의 배는, 몹시 부는 바람으로 말믜암아 파션을 여, 몃몃 사람은 죽 고, 그는 졍신을 일코 물 우에 돌고 이섯다. 그가, 겨우 졍신을 차린 는, 밤이엇섯다. 그러고, 어늬 덧, 그는 뭇 우에 올나와 이섯고, 그를 말리우노라고 샛밝아 케 피어노은 불비츠로 자긔를 간호는 아우를 보앗다. 그는, 이샹게, 놀나지도 안코 텬연히 무럿다 ―

119


“너 ― 어듸캐 여게 완?” 아우는 잠자코 한참 잇다가 겨우 대답엿다 ―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왼다.”  불긔운에 잠드르려 던 그는, 화닥닥 이면서  말엿다 ― “十 年 동안에, 되게 파리햇구나!” “형님, 나두 변햇거니와, 형님두 되게 변셋쉐다!” 이 말을 결가치 드르면서, 그는, , 혼혼히 잠이 드럿 다. 그리여, 두어 시간, 보담도 달은 잠을 잔 뒤에 여 보니, 아가치 샛밝안 불은 퓌여 잇지만은 아우는 어듸로 갓는지 업서젓다. 겨텟 사람의게 무러보니, 아, 아우는, 그의 얼굴을, 물그럼이 한참 듸려다보고 잇다가, 샛밝안 불 비츨 등으로 바드면서 더벅더벅, 아모 말 업시 어두움 가운 데로 스러젓다 다. 이튼날, 아모리 아러보야, 그의 아우는 종적이 업서지고, 알 수 업슴으로, 그는, 할 수 업시, 다른 배를 어더 타고,  물길을 나섯다. 그리여 그의 배가 해쥬에 니르러슬 , 그 는, 해쥬 쟝에를 드러가서 무어슬 사려다가, 저편 마진편 가 가65)에 얼핏 그의 아우와 가튼 사람이 이슴으로 여가서 보

65) 가가(假家): ‘가게’의 원말.

120


니, 그는 벌서 업서젓다. 배가, 해쥬에는 오래 머믈지 아늠으 로, 그는, 마음은 해쥬에 남겨 두고, 다시 바다ᄉ길을 낫 다. 그 뒤에, 삼 年을, 이리저리 도라단여서도 아우는 다시 볼 수가 업섯다. 그리여, 三 년은 지나서, 지금부터 六 년 젼에, 그의 탄 배가 강화島을 지날 에, 바다로 향 가파라운 메 66)에 서, 바다로 향여 나라오는 ‘배락이’를 드럿다. 그것도, 엇던 구졀과 곡됴는, 그의 아우 특식으로 변갱된 ― 그의 아 우가 아니면 불를 사람이 업는, 그 배락이다. 배가, 강화도에는 머물지 아너서 거저 지나갓스나, 인쳔 서 열흘 머믈게 되여슴으로, 그는, 곳 나려서 강화도로 건 너갓다. 거긔서, 여긔저긔 차저단니다가 어 조고만 객주 집에서 무러보니, 일홈도 그의 아우이오, 생긴 모양도 그의 아우인 사람이 묵어 잇기는 여스나, 사나흘 젼에 도로 인 쳔으로 갓다 다. 그는, 곳 도라서서 인쳔으로 건너가서 차 저보앗지만, 그 조고만 인쳔서도, 그의 아우를 차즐 바이 업 섯다. 그 뒤에 눈 오고 비 오며, 六 년이 지낫지만, 그는, 다시

66) 메 : 뫼 편.

121


아우를 만나 보지 못고, 아우의 생사지 알 수가 업섯다.

말을 내인 그의 눈에는 저녁 해에 반샤여, 몃 방울의 눈물이 반득인다. 나는, 한참 잇다가 겨우 무럿다 ― “로형67)의 뎨수는?” “모르디요, 二十 년을 영유는 안 가 바스니요.” “로형은 이제 어듸루 갈 테요?” “것두 모루디요. 뎡처가 잇나요? 바람 부는 대루 몰녀댕 기디요.” 그는, 한번 다시, 나를 위여 배락이를 불넛다. 아아, 그 속에 잠겨 잇는 쌕이지 못 뉘우침, 바다에 대 애처러 운 그리움. 노래를 내인 다음에, 그는, 니러서서, 싯벌건 저녁 해 를 잔 등으로 밧고, 을밀대로 향여 더벅더벅 거러간다. 나는, 그를 말릴 힘이 업서서, 눈이 멀−거니 그의 등을 바 라보고 이슬 다름이엇다. 그날 밤, 집에 도라와서도, 그 배락이와 그의 슉명뎍 경

67) 로형: 노형(老兄). 그다지 친하지 못한 남자들 사이에서 서로 대접하 여 일컫는 말.

122


험담이 귀에 쟁쟁 울리워서, 한잠도 못 이루고, 이튼날 아츰 여서, 조반도 못 먹고 긔자묘로 여가셔 다시 그를 차 저보앗다. 그가 어제 고 안젓던 풀은, 모도 한편으로 누어 서 그가 단녀감은 긔념되, 그는 그 근처에 보이지 아넛다. 그러나 ― 그러나, 배락이는 어듸선가 쟁쟁이 울니워 서, 모든 소나무들을 리지 안코는 안 두겟다는 듯이 나라 온다. ‘모란봉이다, 모란봉에 잇다’ 고 나는, 한숨에 모란봉 으로 여갓다. 모란봉에는 사람이 하나도 업다. 부벽루에 도 업다. ‘乙密台다’ 고, 나는 다시 을밀대로 갓다. 을밀대에서 부벽루를 련 디옥지 련 듯 구렁텅이에, 물 한 방울 안 새이리라고 이 난 소나무의, 그 모든 닙닙은, 리는 배락이를 읊고 잇지만, 그는 여긔도 잇지 안다. 긔자묘의, 하눌을 향여 퍼져 나간 그 모든 소나무의 千萬의 닙닙도, 그 아레 퍼진 千萬의 풀들도, 모도 그 배락이를 슬프게 부르고 잇지만, 그는 이 조고만 모란봉 일대에서 차즐 수가 업섯다. 강ᄉ가에 나가서 아라보니, 그의 배는, 오늘 새벽에  낫다 다. 그 뒤에, 녀름과 가을이 가고, 一 年이 지나서 다시 봄이

123


니르러스되, 잠간 평양을 단녀간 그는, 그 슉명뎍 경험담과 슬픈 배락이를 남겨 둔 , 다시 조고만 모란봉에 나타나 지 안는다. 모란봉과 긔자묘에, 다시 봄이 니르려서, 작년에 그가  고 안저서 부러젓던 풀들도, 다시 곳게 대가 나서 자지ᄉ빗 이 퓌이려 지만, 업는 뉘우침을 다만 한낫 ‘배락이’ ˙ ˙ ˙ 에서 다시 로 하소연는 그는, 이 조고만 모란봉과 긔자묘 볼 수가 업섯다. 다만, 그가 남기고 간 ‘배락이’만, 츄억 는 듯이, 긔념는 듯이, 모든 닙닙이 속색이고 이슬 다름이 다.

124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