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통신 역사 이병섭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통신 역사
지은이 이병섭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3년 2월 2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commbooks.com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이병섭, 2013 ISBN 978-89-6680-897-7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정보 전달 기술의 발전과 영향
통신의 의미 통신(通信)의 사전적 의미는 신호(信)를 소통(疏通)하는 것이다. 그러나 통신공학에서는 정보전달을 다루는 과학 기술을 의미하며, 정보를 모아 전류나 전기장으로 바꾼 다 음 전기적 계통이나 공간을 통해 다른 지점에 전달하면 수 신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바꾸는 기술로 설명한다. 통신의 영어 표현은 커뮤니케이션스(communications) 로 복수형 단어다. 단수형인 커뮤니케이션은 의사소통, 의미 전달, 의미를 공유하는 행위나 과정을 의미한다. 복 수형 커뮤니케이션스는 사람이나 장소들 간에 정보를 보 내는 다양한 수단들, 더 간단히 정보의 전송 또는 교환 시 스템을 의미하며, 특히 공식적(official)인 우편, 무선, 전 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방송(broadcasting)은 하나의 송신자가 다수의 수신자 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것인데, 기술적 측면에서는 방송은 통신의 독특한 형태이지만, 통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 성·변화해 온 역사로 인해 통신과는 달리 인식되고,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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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일대일 방식 중심으로 운영되 던 통신이 일대다의 방식으로 운영되는 등 통신과 방송을 기술적으로 엄격히 구분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규제 방식이 추구되고 있다.
통신의 특성 통신은 한 지점(송신자)이 다른 지점(수신자)에게 신호를 전송(transmission)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화와 같은 것은 굳이 통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통신의 개념에는 대면적 상황이 아니라 송신자와 수신자가 지리 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신호는 인간의 의사·지식·감정 또는 각종 자료를 포 함한 정보가 전송하기 적합한 형태로 변형된 것이다. 따 라서 신호에는 음성이나 문자, 빛이나 연기·깃발 등 시각 신호, 전자기적 신호들이 포함된다. 신호로 구성된 정보 에는 개인 정보는 물론 뉴스, 드라마 등 다양한 정보를 다 중에게 전달하는 통신사, 신문, 잡지, 방송, TV 등 대중 보 도 수단들의 보도 내용이 포함된다. 신호의 전송은 송신지에서 수신지까지 신호가 전달되 는 것을 뜻하며, 수신자가 이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은 통신과는 무관한 과정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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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를 전송하는 통신은 체계(system)다. 송신자와 수 신자,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매체, 매체를 통해 전달되 는 신호 등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야 신호의 전송이 가능 하다. 따라서 통신기술은 통신체계기술이다. 통신의 모습 은 기술의 발달에 따라 변화해 왔다. 그러나 통신이 기본 적으로 신호를 전송하는 행위이며, 통신기술이 이를 뒷받 침하는 체계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
통신기술의 발달 통신의 역사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지점이 서로 정 보를 전달하기 위한 기술체계의 발달사에 가깝다. 그러나 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회의 제도와 관행, 사람들의 행 동이 변화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통신의 역사는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나 방법에 따라 크게 사람에 의한 통신, 봉화와 수기 등 가시적 신호에 의 한 통신, 우편에 의한 통신, 전기 또는 전자기적 신호에 의 한 전기 통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대체로 통신기술 이 역사적으로 이러한 순서로 발전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 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변화해 온 통신기술 중에는 사라 진 것도 있지만, 현재까지 여전히 이용되고 있는 기술도 있으며, 첨단의 통신기술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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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이용해 온 기술들도 있으며, 그러한 기술 중에는 새 로운 기술로 포장되어 재등장하는 것도 있다.
원시적 통신
사람이 직접 정보를 전달하는 전언(傳言) 형식이 아니면 서, 문자가 없는 사회에서 통신하는 방법은 약속된 소리나 불빛, 연기 혹은 행동언어 등 오감에 의존하는 방법을 사 용했을 것이다. 영화 속 원시종족이 이방인이나 침입자를 발견했을 때 두들기는 타악기 소리, 동양의 전쟁터에서 장 수들 간 싸움이나 전술 변경·병사들의 포진 변경 등의 과 정에서 전장의 북소리, 병사들이 볼 수 있는 높은 곳에서 지시를 내리기 위한 불빛이나 깃발, 전투의 개시나 작전시 행을 알리는 다양한 효시(嚆矢: 소리나는 화살), 신호를 위한 연 등은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 낸 다양한 원시적 신 호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호체계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많지 않으며, 그 속도 또한 자연적 조 건이나 정보를 담고 있는 매체 또는 메신저가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에 좌우되었다.
문자 시대의 통신
인간의 사고가 보다 체계화하면서 통신에서도 다양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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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이 사용되었다. 특히 긴급을 요하는 국가적 중대 사안 에 대한 장거리 보고체계는 동서를 막론하고 일찍이 갖추 어졌다. 긴급보고를 위한 시청각 보고체계는 주로 주간에 는 연기, 야간에는 불빛을 이용해 구축되었다. 그러한 긴급보고용 통신시스템 중 대표적인 것이 봉수 (烽燧)제도다. 밤에 불을 이용하는 봉(烽)과 낮에 연기 (燧)를 이용해 변방의 상황을 보고하게 하는 봉수제도는 중국 한나라 이후 동양에서는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주요 변방에서 상황을 보고하는 체계화된 통신제도다. 서양에 서도 로마·그리스 시대에 세로 5, 가로 5의 폴리비우스 사각형(polybius square) 횃불을 통한 25개의 알파벳 신 호방식을 고안하기도 했다. 봉수제도는 날씨나 근무자의 상황 등으로 제대로 작동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 이 역참제도를 바탕으로 하는 파발제도였다. 이는 중앙과 변방 간 중대한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기 위한 제도로 사람 이 전언을 전달하는 제도였다. 중요한 국가의 보고체계는 봉수와 파발 등을 이용했지 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주로 심부름꾼을 이용해 정보를 전 했고, 드물게 전서구(傳書鳩)를 이용했다. 전서구는 긴급 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드물게 이용되었으며, 전기통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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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되기 이전에 뉴스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깃발신호나 빛신호 등 다양한 통신수단들이 활용되었는데, 이러한 기술들은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매우 적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현재도 이용되고 있는 우편제도는 교통수단과 인력에 의존한 통신체계다. 사람들의 활동이 광역화되면서 지역 간 사람과 물자의 왕래가 빈번해짐으로써 광역 교통망이 구축되고, 이를 이용해 우편제도도 활성화되었다. 그러나 우편의 전달속도는 교통수단의 속도에 비례해 빨라졌을 뿐 여전히 전달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전기통신의 등장과 변화
19세기에 들어와 과학기술의 발달은 전신과 전화 등 다양 한 통신수단의 개발을 가져왔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이용되기 시작한 전신, 전화는 대서양 너머의 미국과 유럽 간 신속한 정보전달을 가능케 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대륙을 넘어 이동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의 관심이 세계적으 로 확대된 사회적 상황도 전신, 전화 기술의 보급에 영향 을 미쳤다. 전신과 전화는 예전에 이용되던 통신기술을 대부분 대체했다. 그러나 전기통신기술을 활용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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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나 지역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방법들이 활용되기 도 한다. 전신, 전화에서 촉발된 전기통신기술은 전송하고자 하 는 데이터, 그림,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들로 발전했다. 다양한 정보를 전송할 수 있게 되었 을 뿐만 아니라 가정 혹은 사무실, 선박이나 항공기 등 고 정된 장소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통신기술들이 이젠 이 동통신기술을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전신, 전화, 팩스, 데이터, 영상 등 정보 종류, 유선 혹은 무선 등 선의 유무, 지상과 위성 등 전송 경로, 동축 혹은 광섬유 케이블 등 전송로 소재의 구분과는 무관하게 송신 자와 수신자를 이어주는 망이 중요해졌다. 망과 망을 이 용하는 정보기술은 모든 통신기기들이 개별 망 혹은 망 간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을 통해 연결, 전송될 수 있다. 선박, 항공기, 차량 등 이동통신기술은 이제 개인이 휴대 가능한 셀룰러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를 했다. 이제 송신자와 수신자를 연결하는 통신수단의 비용과 성능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과거 전신망, 전화망, 팩스망, 데이터망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던 망들이 연결되고 송신자들은 수신자에게 어떠한 유형의 정보든 전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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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게 되었다. 전신, 전화 등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 망과 서비스의 통합된 기술은 이제 망의 종류와 무관하 게 망과 망을 이용하는 서비스로 구분되고 있다. 방송도 기술적 관점에서는 독특한 통신 방식의 하나이 며, 하나의 송신자가 다수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에 따 른 정보전달력을 감안해 별도의 관리를 받아왔을 뿐이다.
통신의 규제 원시적 통신의 등장
원시시대의 인간들도 의사소통을 했을 것이다. 비록 본능 적 소리나 몸짓 등에 의존했겠지만, 이를 통해 긴급 상황 에 대한 대응이나 협업 또는 분업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의사소통이었을 뿐 이다. 그러나 점차 부족이 커지고 계급이 분화함에 따라 본능적 수준의 의사소통은 커다란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더 많은 사람이 동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체계화된 음성언 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발생했다. 점차 사회가 발전해 정착인구가 많아져 도시가 생겨나 고 도시를 중심으로 교역이 증가하면서 사라져버리는 음 성에 대한 기억에 의존해 정보를 관리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사람들은 문자와 숫자를 이용한 기록물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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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된다. 문자는 종교적 측면에서 다루어졌던 것에서 행정, 경제 등의 활동에 점차 확대 이용되었다. 문자를 이 용한 기록 능력은 세습적인 특권계층에 의해 독점되다가 일반인에게 확대되었다. 대중이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도, 실제 문자의 이용은 지적인 능력과 함께 필기재료를 갖출 수 있 는 경제적 능력에 영향을 받았다. 동양에서 전파된 종이 는 당시까지 기록재료로 사용되던 죽간이나 비단, 양피지 등보다 훨씬 우수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인쇄술은 종 이가 발명된 이후에야 생겨나기 시작했다. 고대 국가에서 넓은 영토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훌륭한 통신체계가 필수적인 요소였다. 가장 중요한 정보인 외부 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강구했을 것이 다. 봉수나 파발과 같은 수단은 동서양 모두 활용하는 비 상통신 방법이었다. 이러한 비상통신 방법은 국가적 필요 에 따라 관리되었으므로 사회에 정보를 전파하는 다양한 정보전달 수단들은 대부분 국가의 통제에 있었다. 비상통신제도인 봉수나 파발 등은 국가적 필요에 따라 관리, 운영되었지만, 파발을 지원하는 역참을 이용해 서 신이나 물자를 중계하는 제도는 우편제도의 원시적 형태 로 볼 수 있다. 중세 후기에는 국제무역이 발달하면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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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통신이 발달했다. 많은 상인조합이 국가체계를 모방해 전령제도를 수립하고, 이를 이용해 회원들이 고객들과 접 촉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체계적이지만 더딘 우편과 개선된 시각통신
국가 위기관리를 목적으로 했던 봉수, 파발제도와는 달리 중세 말기에 발달한 민간의 우편제도는 공식적인 인가를 받거나 인가 없이 사적인 서한을 전달했는데, 상당한 요금 을 지불해야만 했다. 우편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서 서한의 배달은 수지맞는 사업으로 등장했다. 그 결과 우편업무를 취급하는 민간 기업들이 설립되었지만, 그 뒤 로 국가의 관리를 받으며 운영되는 효율적인 우편제도가 설립되었다. 초창기 우편제도는 비싸서 일반 대중이 쉽게 이용할 수 없었다. 가족이나 마을을 넘어서는 정보전달의 보다 새로 운 체제는 본질적으로 공공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적 혹은 정치적으로 대중을 관리하는 목적에 이용되는 수단에 불 과했다. 그러나 19세기 중엽에 일어난 전반적인 우편제도의 개 혁은 철도·기선과 같은 운송수단의 기술적 진보로 커다 란 진전을 보게 되었다. 새로운 수송수단으로 국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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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국제적으로 더 빠르고, 더 정기적이며, 더 안전한 우편 업무가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철도는 우편업무체계에 커 다란 영향을 끼쳤다. 열차를 단순히 우편물을 보다 신속 하게 수송하는 수단으로만 이용하지 않고 수송하는 도중 에 우편물을 분류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또한 이러한 목적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우편전용 열차도 등장했다. 이 같은 방법은 철도수송이 우편제도에 끼친 영향력을 더 욱 증대시켰다. 영국의 로랜드 힐(Rowland Hill)은 1840년 영국의 우 편개혁을 이끌어 어떠한 계층과 지역에 속한 사람이라도 차별 없이 동일한 요금으로 동일한 우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근대우편제도를 정립했다. 로랜드 힐의 우편 제 도 개혁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근대우편제도를 도입 하게 되었다. 우편제도는 점차 국가와 국가 간으로 발전 하게 되었다. 1863년 미국의 제창으로 각국의 우편․교통 간이화를 주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것을 계기로 1874년에는 스위스 베른에서 제2회 국제회 의가 개최되고, 독일의 하인리히 폰 슈테판(Heinrich von Stephan)의 제안에 따라 ‘우편총연합 창설에 관한 조약’이 체결되면서 만국우편연합이 결성되었다. 이로써 다양한 요금체계의 우표가 나라별로 발행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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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편은 서신을 전달하는 교통수단의 속도에 의 해 전달속도가 제한되었으며, 과거의 봉수제도 등과 비교 할 때에도 신속한 정보전달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군사 작전에 활용하거나 국가 긴급 상황의 경우 신속한 정보전 달이 가능한 통신수단이 필요해졌다. 전기통신이 등장하 기 전에 과거의 봉수제도 등을 개선해 다양한 시각통신 수 단들이 강구되었는데, 현재도 이용되고 있는 수기나 깃발 신호 등이 있다.
전기통신의 자연독점과 그 해체
시각통신 기술에서 사용되었던 코드체계에서 발전한 전 신기술은 과거의 통신기술을 대부분 대체했다. 그러나 전 신기술은 모스부호와 같은 부호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 선 혹은 무선 전신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이 들에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텔렉스 및 텔레 텍스, 팩스 등 다양한 통신기술이 개발되었다. 전화는 부 호체계를 이용하지 않고, 음성을 전기적 신호로 전달함으 로써 신호의 생성과 변환을 기술에 맡겨버리고 이용에만 몰두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송수화기를 들기만 하면 통신 이 가능한 가장 간편한 통신수단이었다. 이러한 전신전화는 초창기에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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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사업자들이 구축 한 전신 또는 전화 등 서비스망들을 서로 연결할 수 없어 서 자연히 많은 사람이 가입한 전신망 또는 전화망에 가입 자들이 집중되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네트워크가 갖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독점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자연독점(natural monopoly)은 독과점을 금지하는 서 구의 법체계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독점현상이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독점이 소비자, 즉 이용자들의 후생을 증진시 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연독점이 이용 자들의 후생을 위해 불가피하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독 점의 폐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용자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가 통신사업을 직접 규제하고자 했 다. 국가와 자연독점자 간에 이루어진 타협은 통신요금의 상한을 규제하거나, 이익률을 규제하는 등 통신사업자의 자연독점을 허용하는 대신 국가의 규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기관이 규제대상 사업자를 규 제할 경우, 국민 또는 이용자의 후생을 위해 규제대상 사 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사업자의 입장을 옹호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규제자와 사업자 사이에 유착관 계가 발생해 이용자의 후생이 침해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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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던 것이다. 한편 민간사업자가 통신사업을 주도했던 미국의 경우 와는 달리 유럽에서는 전기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국가가 주도해 운영하고 관리했다. 1970년대 말 이후 국 가가 운영하는 공기업이 비효율, 고비용 등 여러 가지 문 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비판받아 왔다. 이를 이유로 국가 가 주도해 왔던 공공부문 사업이 탈규제(deregulation) 정 책에 따라 민영화되는 추세가 만연했다. 공공부문으로 여 겨지는 상수도사업, 전기사업, 도서관, 공원 등 공공시설 물 사업 등과 같이 전기통신사업도 민영화(privatization) 대상에 포함되었다. 1980년대 세계적인 탈규제정책 추세 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국가가 운영하던 공기업인 한국통 신공사가 1998년부터 시작된 민영화 과정을 통해 2002년 에 KTF로 민간기업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과 함께 자연독점이 인정되어 왔던 통신사 업에 기술 발달도 망 간 접속과 상호 연동이 가능해져 경 쟁체제를 도입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1984년 최 종수정판결(Modification of Final Judgment, 이하 MFJ) 을 거쳐 AT&T의 사업을 7개의 지역전화회사(Regional Bell Operating Company, 이하 RBOC)와 장거리전화사 업으로 분할함으로써 독점을 해체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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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이 분할되지는 않았지만, 국제전화사업에 002를 도입하는 등 경쟁을 허용했으며, 초고속망이 도입된 후 인 터넷전화사업을 허용하는 등 전화 사업 부문에 경쟁이 도 입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보통신산업의 산 업선도적 역할을 중시해 이용자의 이익보다도 산업 발전 을 우선해 규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융합 시대의 규제
전신과 전화 등은 단지 먼 곳에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수단 이었지만, 차츰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을 지원하는 컴퓨팅 능력이 통신기술에 접 목되었다. 새로운 기술들은 먼 곳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 는 감각능력의 확장을 넘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추가 함으로써 인간 사고능력의 확장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로 명명되는 새로운 통신기술들은 컴퓨 터와 접목됨으로써 방송과 통신 서비스의 경계를 모호하 게 했다. 내용 규제를 받는 방송과 동일한 내용이 기존의 통신기술을 통해 전달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방송 내용 이라고 할 수 있는 동영상이 통신망을 통해 전달될 수 있 게 된 것이다. 케이블 방송망을 통해 전달되는 주문형 비 디오(Video On Demand, 이하 VOD)가 전화망을 통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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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되는 VDT(Video Dial Tone)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 다. 지금은 전화망을 대체해 초고속망(Information Super Highway)이 전국의 가입자들을 연결하고 있다. 초고속망 서비스는 기존의 전화망 또는 케이블 망, 혹은 초고속망을 통해 제공된다.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초고속망을 통해 인 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세계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인터넷 주소(Internet Protocol address 혹은 uniform resource locator)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나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다. 향후 새로운 주 소체제인 IPv6(Internet Ptotocol version 6)가 도입되어 활성화되면 정보통신 접속이 가능한 모든 기기에 인터넷 주소가 부여되고, 인터넷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한편 고정된 기기를 통해 이용되던 통신 서비스가 이동 이 가능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변화 했다. 통신기기가 경박단소(輕薄短小)해지고, 이동통신 서비스가 보편화함으로써 새로운 통신 서비스 이용환경 이 조성된 것이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 에 나오는 빅 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는 사회를 가 능케 하는 통신기술이 개발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통 신기기들은 빅데이터(Big Data)의 축적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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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융합 환경에서는 망의 구분이 아니라 망과 망을 이용한 서비스의 구분이 중요하다. 망을 이용하는 정보서 비스들이 차별 없이 제공될 수 있도록 망 사업자를 규제함 으로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경쟁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은 매우 중요하다. 망 중립성 원칙은 망을 이용하는 서비스들이 차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망 사업자들이 망 을 이용한 서비스 사업을 겸할 경우 망 중립성을 해칠 우 려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망 사업자가 스스로는 VOD 서 비스를 제공하면서, 망 정보유통량(traffic) 관리를 이유로 다른 VOD 사업자의 서비스 제공을 제한한다면 이는 불공 정한 행위로 해석된다. 통신의 역사를 살펴보면, 통신기술의 개발은 국가 긴급 경보체계를 위해 시작했지만, 우편과 전기통신의 보급은 일반인의 신속한 정보전달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 다. 현대의 통신도 이용자의 욕구와 수요를 기반으로 성 장, 발전하고 있다. 통신에 대한 규제는 내용에 대한 규제 가 아니라 망이나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경쟁과 이를 통한 이용자 후생의 관점에서 다루어진다. 규제자는 망 사업자 나 망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자 들의 이익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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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이 융합되고, 서비스들의 내용적 구분이 어려워졌다. 정보조작이나 대중조작을 위한 통신은 이제 불가능하다. 수많은 정보들이 통신기기를 통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전 달되고 있기 때문에 통신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들의 진실 성이나 정확성에 대한 판단이나 신뢰에 대해서는 규제자 가 아니라 이용자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참고문헌 강준만(2009). 전화의 역사. 인물과 사상사. 김민남(1996). 한국언론사. 나남. 이상희(1993). 조선조 사회의 커뮤니케이션현상. 나남. 임근수(1987). 신문발달사. 정음사. 차배근(1988). 커뮤니케이션학 개론(상). 세영사. 채백(1996). 세계언론사 . 한나래. 체신부(1985). 한국전기통신 100년사. 최병선(1992). 정부규제론. 법문사. Orwell, G.(1949). Nineteen Eighty-four. 박경서 역(1984). 1984. 열린책들. Pool, I. S.(1977). The Social Impact of the Telephone. Cambridge: The MIT Press. http://en.wikipedia.org/wiki/Polyb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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