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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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스마트 TV 박성철 · 이승엽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스마트 TV

지은이 박성철 · 이승엽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4년 4월 1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박성철 · 이승엽, 2014 ISBN 979-11-304-0159-1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스마트 TV의 한계와 가능성

‘스마트 TV’의 의미 가전사의 TV 제품 광고에서는 더 이상 ‘스마트 TV’를 이야 기하지 않는다. 2년 전만 해도 TV 광고는 온통 ‘스마트 TV’ 의 새로운 기능과 신기한 쓰임새를 말하고 있었는데 말이 다. 대신 UHD TV의 선명한 화질과 곡면 TV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보자. 2007년 아이폰의 탄 생 이래 지금까지 제조사와 버전을 달리하면서 꾸준히 광 고되고 팔리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스마트 TV는 실패 한 것일까? 우선 스마트 TV의 의미부터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스 마트 TV’라는 용어가 말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 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TV’는 첫째, 가전제품 으로서 TV 세트를 가리킨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광고 하는 스마트 TV의 의미다. 둘째, 다양한 콘텐츠와 앱을 제 공하는 플랫폼을 가리킨다. 구글 TV는 이러한 TV 플랫폼 의 사례에 해당한다. 셋째, 인터넷과 연결된 TV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가리킨다. 최근 유료 방송사들은 운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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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OS)를 탑재한 셋톱박스를 이용해 다양한 스마트 TV 서 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넷째, 개발-생산-유통-소 비의 과정을 포괄해 인터넷을 이용한 TV 서비스의 생태계 를 가리키기도 한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 판매된 커넥티드(스 마트) TV(connected TV)는 누적 1억 6000만 대로 추산된 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가 절 반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380개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앱이 2013년 4월 2500개 로 크게 증가했고, LG전자도 18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수십만 개에 달하는 애플 앱 스토어나 구글 안드로 이드 마켓의 앱 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정작 이용 자들은 쓸 만한 앱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 로 스마트 TV를 구입한 이용자들이 스마트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말과 2013 년 초 각각 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스마트 TV 구입자 가 인터넷 콘텐츠에 접속하는 비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3일간 스마트 TV 이용 시간의 단 0.4%만을 스마트 기능 이용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KISDI, 2013.03). 스마트 TV가 풀 HD나 3D TV처럼 최신 TV가 갖추고 있는 기능 중 하나에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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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 것이 되었다.

스마트 TV에 대한 평가 앞서 설명한 스마트 TV의 정의에 따라 기존 시장의 성과 를 평가해 보자. 첫째, TV 세트로서 스마트 TV는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세계 평판 TV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2016년이면 스마트 TV의 누적 판매량 이 4억 8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특히 국내 가전사들은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35% 이상의 점 유율을 차지하며, 2013년 말까지 국내에서만 300만 대 이 상의 스마트 TV를 판매했다. 둘째, 플랫폼으로서 스마트 TV는 낮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구글 TV나 애플 TV, 삼성 스마트 TV 모두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서비스로서 스마트 TV는 실패에 가깝다.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처럼 이용자가 스마트 TV 하면 떠오르는 서비스가 없다. 비싼 스마트 TV를 사서 아 날로그 TV와 똑같이 지상파방송 시청용으로 이용할 뿐이 다. 넷째, 생태계로서 스마트 TV 역시 낮은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모바일 생태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다. 생태계의 터조차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종합하면, 국내 가전사들이 스마트 TV를 팔아 재미를 본 것 외에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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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은 플랫폼이나 생태계 구축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기대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못 했다. ‘스마트 TV’라는 용어는 외국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인터넷에 연결된 TV라는 의미의 ‘커넥티드 TV(connected TV)’라는 용어가 더 보편적이다. ‘스마트TV’는 스마트폰 의 충격을 경험한 한국의 가전 업계가 만들어 낸 조어다. 그리고 ‘스마트TV’는 국내 한 가전사가 출시한 커넥티드 TV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아마도 애플 아이폰에 일격을 당한 과거를 잊지 말자는, 혹은 스마트폰과 같은 놀라운 혁 신이 TV에서 재현된다는 의미일지 모른다. 어쨌든 스마트 TV는 스마트폰의 경험 내지 기억과 완전히 분리되기 어렵 다. 그런데 왜 스마트 TV는 스마트폰처럼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지 못한 것일까? 왜 스마트폰처럼 빠르게 보급되 지 못한 것일까? 왜 사람들은 스마트폰처럼 날마다 수시로 이용하지 않는 것일까?

7년 만에 한 번 사는 가전제품 첫째, TV라는 매체의 속성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TV는 휴 대전화보다 교체 주기가 길다.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평 균 2년 정도인 데 비해, TV는 7년이나 된다(ZDNe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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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능을 갖춘 최신 TV가 출시되었다고 해서 바로 구입하지 않는다. 휴대전화에 비해 가격도 훨씬 비싸다.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단말기 가격이 100만 원을 넘나들 지만 통신사의 보조금 지원으로 이용자는 훨씬 낮은 금액 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TV는 판매 단가 자체가 스마트 폰보다 고가일 뿐 아니라 보조금 지원 같은 것도 없다. 좋 은 스마트 TV가 출시된다고 해도 보급 속도는 스마트폰보 다 더딜 수밖에 없다. 더욱이, 휴대전화가 개인 단위로 이 용하는 디바이스인 데 비해, TV는 가족이 공동으로 이용 하는 디바이스다. 스마트폰은 4명의 가족들이 각각 하나 씩 소유해야 하지만, TV는 1대로 족하다. 충분히 보급된 다고 해도 TV 단말은 휴대전화 단말의 4분의 1 또는 5분 의 1 수준에 그치게 된다. 또한, TV는 한곳에 고정 설치해 이용한다. TV의 설치 공간과 생활공간이 일치하는 이용 자는 장시간 이용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용자는 TV를 이용할 시간 자체가 제한된다. 하루 종일 집 안에 있 는 노인층은 TV 이용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지만, 경 제활동 계층은 TV 이용 시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처 럼 교체 주기가 길고, 공동으로 이용하며, 경제활동 계층의 이용이 제한적이라는 조건은 TV 디바이스의 보급과 TV 서 비스의 확산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조건에 놓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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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위한 미디어 둘째, TV의 이용 행태를 살펴보자. TV 시청자의 절반 가 까이가 누운 자세로 시청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EBS의 수능방송을 시청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TV 시청 시간은 휴식 시간이다. PC 앞에 앉는 것은 무언 가를 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문서를 작성 하기 위해 PC 앞에 앉는다. TV 앞으로 갈 때는 무언가를 그만두기 위해서다. 공부를 하다가 혹은 일을 하다가 잠 시 하던 것을 멈추고 쉬기 위해 TV 앞으로 간다. TV는 전 형적인 린백(lean back: 상체를 뒤로 젖히다) 미디어인 셈 이다. 유료 방송에서 제공해 준 복잡한 리모컨이 전혀 반 갑지 않다. 볼륨을 조정하고 채널을 바꾸기 위한 버튼 4개 와 온오프 버튼 하나면 충분하다. 우리는 이미 50여 년간 변함없이 단순 채널 조작 동작만으로 TV를 시청해 왔다. 그런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스마 트폰은 기존 휴대전화의 이용 행태를 순식간에 바꿔 놓았 다. 새롭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충분한 이용 가치를 보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 TV는 아직 그 만한 이용 가치를 이용자에게 인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만 해도 이미 익숙하게 이용하는 스 마트폰이나 태블릿 PC라는 대안이 있다. 왜 굳이 낯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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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이용 방법을 새로 익혀 가며 스마트 TV를 이용하 겠는가?

스마트폰과는 다른 스마트 TV 셋째, 시장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시장을 보자. 앞에서 설 명한 것처럼 TV 시장은 휴대전화에 비해 제품의 보급이나 서비스의 확산이 더디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를 이루기 어렵다. 스마트 TV 서비스의 이용자가 많지 않 고 이용 빈도와 이용 횟수도 적기 때문에 시장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수익을 창출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 기존에 방송사와 TV 제조사 중심의 수익 구조가 견고하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기 어렵다. 이러한 조건으 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적극적인 시장진입과 창출이 어려 웠으며, 결과적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 성공 사례를 보 여 주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매년 반복되는 평판 TV 출시 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고, 구글은 구글 TV의 실패 후 다양한 실험만을 거듭하는 것 처럼 보인다. 삼성은 TV 제조사답게 ‘스마트 TV’ 마케팅 으로 TV판매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또 다른 TV(혹은 기 능으)로 역량을 재배치하고 있다. 결국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 TV는 똑같은 ‘스마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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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크다. TV는 긴 교체 주기 를 가진 고정식 공동 이용 매체라는 점에서 휴대전화와 달 랐다. 수동적 이용 행태가 이미 고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는 스마트 서비스의 대안이 있었 다. 이러한 조건을 인식한 시장 플레이어들은 조심스러운 접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하거나(애플) 실패와 실험 을 거듭하거나(구글) 부분적 성과에 만족한(삼성) 채, 스 마트 TV의 혁신은 아직 이뤄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스마트 TV 지상과 지하 주차장이 함께 있는 아파트 단지의 지상 주차 장은 늘 꽉 차 있다. 대부분 운전자들이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가고 올라오는 과정을 귀찮게 여기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지상 주차장이 텅 비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다. 저 녁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요 청이 없었음에도 주민들은 비를 피해 차량을 지하로 옮긴 것이다. 개인은 자신의 이해와 필요에 따라 움직인다. 그 간 많은 사업자가 새로운 TV 서비스를 제공했는데도 이용 자들이 외면했다면, 그것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 기 때문이다. 새로운 서비스라고 했지만 그다지 필요한 것이 아니었고, 흥미로운 콘텐츠일 것이라 했지만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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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끄는 것이 아니었고, 혁신적 사용자 인터페이스 (UI, User Interface)라고 했지만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다행히’ 스마트 TV 혁명은 스마트폰과는 달리 우리를 ‘기습’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 TV 혁명이 완전히 무산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TV는 거실에 버틴 채 매일 우리 가족의 일상을 주시하고 있고, 어떤 새로운 기능도 수행할 수 있는 성능과 조건을 갖춰 가고 있다. 잠 시 멈칫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 혹은 또 다른 누군가가 플랫폼의 지배력과 탄탄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이용자들 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스마트 TV’ 광고가 사라진 지금이 스마트 TV 시장과 플레이어를 면밀 히 살펴봄으로써 다가올 새로운 시장을 상상할 시점일지 도 모른다.

스마트 TV를 설명하는 키워드 열 개 이 책에서는 스마트 TV를 설명하는 열 개 항목으로 스마 트 TV의 개념, 구글 TV, 애플 TV, 삼성·LG의 스마트 TV, 셋톱박스형 스마트 TV, N스크린, 유저 인터페이스, 스마 트 TV와 제도, 스마트 TV와 시장, 스마트 TV의 미래를 선 정했다. 아직까지 스마트 TV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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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논의에 앞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스마트 TV의 정의와 범위를 언급하고자 스마트 TV의 개념을 첫째 항목 으로 선정했다. 다음으로 구글 TV, 애플 TV, 삼성·LG의 스마트 TV, 셋톱박스형 스마트 TV 등 실제 스마트 TV 사 례를 선정했다. 각각의 기능과 성능, 서비스의 범위와 내 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스마트 TV의 실체를 이해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 TV의 대표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N스크린과 스마트 TV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결정 적 요인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선정했 다. 다음으로 규제 형평성과 망 중립성을 중심으로 한 스 마트 TV와 제도, 스마트 TV의 현재적 한계성을 점검한 스 마트 TV와 시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마트 TV에 대한 전 망과 가능성을 살펴본 스마트 TV의 미래를 선정했다. 이 상 10개의 항목은 독립된 하나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들은 첫째 항목부터 읽어야 하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책의 순서와 관계없이 자신이 관심 가는 주제부터 자유롭게 읽으면 된다. 각 항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 과 같다.

스마트 TV의 개념

‘스마트 TV’ 하면 가전사의 최신형 대형 평판 TV만을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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