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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일반 원리 천재만의 특권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방법을 알아야 한다. 창의경제가 실현되려면 창의성의 신화부터 깨야 한다.

≪경영과 창의성≫을 통해 경영의 관점에서 창의성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인텔리겐치아 2229호, 2014년 9월 24일 발행

크리스 빌턴(Chris Bilton)이 쓰고 김사승이 옮긴 ≪경영과 창의성: 창의성 이론부터 창의산업 정책까지≫

창의성을 고독하고 성스러운 광기로 이해 하는 창의성의 신화는 경영을 기계적 관료 주의로 이해하는 경영의 신화와 연결된다. -‘창의성의 정의’, ≪경영과 창의성: 창의성 이론부터 창의산업 정책 까지(Management and Creativity: From Creative Industries to Creative Management)≫, 23쪽.


창의성의 신화란 무엇인가? 서구 사유 전통은 창의성과 창의적 개인을 개 별적, 파괴적 속성의 존재로 이해했다. 평범 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과정을 통해 영웅이 혁신을 이룬다는 믿음이다. 잘못된 믿음인가? 그렇다. 혁신과 재능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 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한 개인의 일도 아니다. 신화는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가? 창의산업을 일반 산업과는 다른, 전혀 다른 별개의 영역에 있는 산업이라는 믿음을 키웠


다. 이렇게 되면 창의산업은 산업이 아니라 예술이나 도박이 된다. 그렇다면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혁신에 가치가 더해져야 창의성이 된다. 목 적 적합도가 있어야 한다. 혁신의 목적 적합도는 어떻게 확보하는가? 창의성은 다영역 프로세스다. 서로 다른 영 역의 사고방식을 조합하고 모순과 패러독스 를 받아들여야 한다. 다양한 재능을 모아 팀 을 만들면 가능해진다. 팀을 만들면 창의성의 문제는 해결되는가? 경영이 중요하다. 창의성을 조직에서 실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창의성을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 인가? 개인의 창의 활동 촉진, 이들에 대한 중간관 리자의 매개적 미시경영, 그리고 애드호크 라시의 조직유연성과 프로젝트팀 운영 등 다 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 방법을 어떻게 실행하는 것인가? 민츠버그의 창발적 전략 구성 방식을 사례로 제시할 수 있다. 애드호크라시 개념을 활용 하는 것이다. 체계가 거의 없는 조직을 구성 해 융통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애드호크라시의 실제 성공 사례는 무엇인가? 혼다는 고급 모터사이클 판매를 위해 미국 시 장 조사에 나섰다. 파견된 간부들은 자기 모 터사이클을 타고 회의에 참석하고 시내를 돌 아다녔다. 그러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혼다는 미국인들이 일본에서만 판매되었던 작고 경제적인 모터사이클에 관 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거리의 반 응은 정반대였다. 대토론을 거친 끝에 전략 적 유턴을 하면서 혼다는 현장에 나갔던 간부 들의 직감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이전에 계 획했던 전략을 폐기하고 미국 시장에서 소형 모터사이클 판매에 들어갔다. 이 결정은 커 다란 성공을 거두고 미국 시장에서 혼다의 전 략 위치를 분명하게 차별시켰다.


이 책, ≪경영과 창의성≫은 무엇을 말하 는가? 크리스 빌턴은 창의성의 현실 의미와 구현 방 법을 제시한다. 창의성은 특정한 목적에 부 합해야 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특정한 방법을 통해 실현된다. 그가 창의성과 경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사회 배경은 무엇인가? 영국은 창의산업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국가 중 하나다. 1997년 노동당 정권이 집권 하면서 창의산업은 영국 정부의 주요 정책 이 되었다.


한국의 창조경제는 이 책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경영의 관점에서 창의성에 접근하는 방법을 찾기 바란다. 당신은 이 책을 왜 번역했는가? 창의성이 문화 또는 정보산업에만 한정되어 논의되는 현실이 염려되었다. 창의성은 기업 혁신의 일반 원리다. 그것이 이해되고 실현되 려면 창의성 구현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 책 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조경제를 외친다면 꼭 필요한 지식이 아니겠는가? 당신은 누구인가? 김사승이다. 숭실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


수다.


창의성의 일반 원리 천재만의 특권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방법을 알아야 한다. 창의경제가 실현되려면 창의성의 신화부터 깨야 한다.

≪경영과 창의성≫을 통해 경영의 관점에서 창의성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경영과 창의성, 창의성 이론부터 창의산업 정책까지 크리스 빌턴 지음 김사승 옮김 경영> 경영 일반 2014년 10월 5일 신국판(153*224) 무선 제본, 420쪽 28,000원


작품 속으로 방송문화진흥총서 143

경영과 창의성 창의성 이론부터 창의산업 정책까지 크리스 빌턴 지음 김사승 옮김


옮긴이 서문

박근혜정부 경제 정책의 화두는 창조경제다. 이 책에서는 이를 창의성 (creativity)이라는 책의 키워드에 맞추어 창조경제를 창의경제로 부르 겠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창의경제란 무엇인가 하는 개념 정의부터 논란을 초래했다.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된 의미가 없다는 것은 단순한 용어 정의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정책 목표, 정책 구체성, 나아 가 관련 부처의 정체성과 부처들 사이의 위상 혼란 등에 이르기까지 창 의경제와 관련된 영역 전반에 걸쳐 일들을 뒤엉키게 했다. 해당 부처 장차관이 제각기 이스라엘 모델과 영국+독일 모델을 주장하면서 어느 나라 사례를 따를 것인가를 놓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내놓아 논란이 일기 도 했다.* 정부 내부에 이스라엘의 IT 산업 중심 접근법과 영국과 독일 의 문화 산업 및 제조업 기반 접근이라는 생각의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 다. 이런 갈등은 정부가 창의경제를 산업구조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려 는 태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창의경제를 둘러싼 복잡한 요소들 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의경제와 관련된 정책적 논 의들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때문에 어떤 정

* ≪한국경제≫와 머니투데이방송의 아래 두 기사 참조할 것: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0475861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3111918123548693


책도 그 실효성이 쉽게 살아나지 못했고 정책의 성과는 당연히 이렇다 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 책의 번역은 창의경제의 복잡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않으면 어 떤 정책적 처방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창의 경제는 단순히 특정 산업의 진흥이나 산업 전체의 인위적인 구조 변화 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할 것도 없이 창의경제는 창의성이 본 질적인 조건이다. 그렇다고 창의경제가 개인 수준의 독창적 아이디어 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산업 영역에서든 기업 조직이 창의성 을 실제 비즈니스로 실현해 낼 때 비로소 산업 전체적으로 창의경제의 의미를 확보할 수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들은 경제적 성과를 성취함으 로써 창의적 가치를 구현하게 된다. 다시 말해 창의성을 창의경제로 끌 어들이는 방법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창의성을 현실세계에 서 경제적 의미를 갖는 성과로 만들어 내는 방법론이 없다면 이는 순식 간에 명멸하는 아이디어에 그칠 수밖에 없다. 창의성의 방법론은 달리 말해 창의경영이다. 창의경영은 독창적인 창의적 아이디어보다 더 중 요하다. 창의경제는 창의경영을 통해 구현된다는 점에서 창의경제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창의성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창의경영 사이 의 상호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창의경제는 구축될 수 없다는 점을 명 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다. 거대담론 수준에서 어 떤 산업을 창의산업의 범주에 놓을 것인가에만 골몰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요컨대 창의경제를 위해서는 창의성에 대한 명확한 이 해, 창의성의 구현을 위한 구체적 접근 방법, 이를 위한 경영 전략, 조직 의 창의경영을 지원할 수 있는 창의성 정책 구성 등 창의경제를 구성하 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책은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읽을 필요가 있다. 첫째, 창의성


에 관한 명확한 정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념 정의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면 이의 실행은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갈등을 겪을 수밖 에 없다. 창의성의 정의는 특히 중요하다. 창의성의 의미 안에는 이중 성과 패러독스,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을 새롭고 예기치 못한 패턴으로 조합하는 것, 혁신과 가치의 조합, 이질적 사고방식들의 조합, 합리성 과 비합리성의 조합 등의 복잡한 의미들을 한꺼번에 뒤엉켜 있다. 창의 성의 복잡하고 이중적이며 조합적인 성격들은 또 개인적 측면과 함께 조직적 측면이 동시에 내재해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모순되고 복잡한 요소들이 혼재해 있는 창의성의 개념을 심리학에서부터 경영학에 이르 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둘째, 창의성을 조직 내부에서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 을 제시한다. 빌턴이 지적한 것처럼 창의성은 겉으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개인적 수준에서의 창의성 요소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조직 중 심의 과정적 요소의 조합에 달려 있다. 개인적 창의성은 비합리적인 경 우가 많지만 이를 합리적인 방법론을 통해 접근함으로써 그 의미를 살 릴 수 있다. 조직은 창의성의 실행 과정에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함과 동시에 이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창의성의 균형을 맞추어 나갈 수 있다. 이 책은 창의성 현실화 를 위한 조직, 특히 네트워크와 시스템 차원에서 조직의 상호 보완적인 역량과, 개인 창의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조직의 집단적 역량이 무엇 인가를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창의적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과 조직 안에서의 창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 창의성을 경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행 파일을 제공해 준 다. 창의성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직을 창의적 으로 경영해야 하며 이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경영에서 창의


성은 전략 구성, 조직 변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대안적 접근 방 법을 구성할 때 적용할 수 있다. 새로운 상품 개발이나 기술 혁신을 위 해서도 창의적 경영은 중요하다. 경영의 창의성은 새로움과 지속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수정할 수 있는 도전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 준다. 새 로운 요소와 기존 요소들 사이의 모순과 패러독스를 한데 묶고 관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제공하는 이런 의미들은 역자의 개인적인 연구와 중요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역자의 주요 연구 영역은 뉴스 생산 전략, 뉴스 비 즈니스, 미디어 경영 등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등장에 따 른 미디어 비즈니스 환경 및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 디어 조직의 대응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연구 중 하나가 뉴 스 조직의 창의성 현실화를 분석한 “뉴스 생산의 창의성 현실화에 관한 탐색적 고찰을 위한 기자 인식 연구”라는 논문**이다. 뉴스 생산은 저널 리스트라는 창의적 노동자의 창의성에 기반을 두지만, 이를 조직적 생 산 과정을 통해 현실화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논문은 뉴스 조직 의 조직적 창의성을 분석했다. 문제 해결, 관행 와해, 다름, 다양성, 하 위문화, 분화와 융합, 팀, 프로젝트, 미시 경영, 과친밀화와 과전 문화 등 분석 유목들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기 위해 역자는 빌턴의 이 책에서 단서들을 빌려 왔다. 역자는 2009년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 서점에서 이 책을 샀다. 처 음엔 참 쉽게 읽혔다. 알기 쉽게 자기 할 말을 써 내려갔구나 하는 생각 에서 일감으로 삼았다. 쉽기 때문에 다시 읽고자 마음먹는 데 어려움이

** ≪미디어 경제와 문화≫ 2012년 8월, 10권 3호, 7∼47.


없었고, 때로 생각이 각박해지면 몇몇 장들을 골라 읽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재미가 있었다. 적어도 역자한테는 그랬다. 책을 읽고 또 읽게 되면 읽는 사람의 생각은 그때마다 달라진다. 최근 이 책을 읽으면서 역자는 버스킹 앰프(busking amp)를 들고 유럽의 거리 곳곳에서 노래 를 부르는 이른바 거리 가수 출신의 패신저(Passenger)와 에드 시란(Ed Sheeran)의 노래, 그들의 노래 만드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미디 어와 미디어 바깥의 일들이 어떻게 공모하는지를 학생들에게 더 잘 설 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치와 정치인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비판할 수 있는 새로운 꼬투리를 가질 수도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들과 보이 지 않는 것들, 전혀 다른 곳에 있는 것들, 결코 한자리에 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던 것들 등 이런 잡다한 ‘현상’들을 눈여겨보게 되고 더불 어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번역하고자 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 다면 이런 것들이다. 요컨대 이 책은 창의성을 이해함에 있어 현실에 드러나 있는 가능한 많은 현상들 사이의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 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연결될 수 없는 것들끼리 연관지음으로써 창의 성이 드러난다는 쾌슬러(Koestler)의 이중 연관(bisociation) 논리를 빌 턴은 이 책의 많은 논의들을 이끌어 가는 방법론으로 채용하고 있다. 특히 빌턴이 창의성의 의미와 맥락을 예술을 통해 짚어내고자 했 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서론에서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보여 주지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쉽게 간과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애플의 혁명가 스티브 잡스의 창의적 노력들은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창의성을 구성하는 새로움의 구성 주체는 테크놀로지라는 가시적인 과학적 노력 들이다. 그러나 이 새로움의 의미를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는 것은 테크 놀로지나 과학이 아니라 이를 이해하는 눈이다. 그 눈은 비가시적이고


주관적인 세계 이해의 방식이다. 과학에 근거한 테크놀로지를 창의성 의 원재료라고 한다면 예술은 이를 특정한 현실로 주조하는 프레임이 고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미술, 연극, 문학, 심미학은 물론 영화, 광고에 이르기까지 주관적 경험과 인식을 통해 결과를 창출하는 인문학과 예술 행위들을 내세워 창의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장르들은 한마디로 경험재의 영역들이다. 경험재는 소비자가 상품을 소비한 이 후에야 그 가치를 평가하는 상품이다. 이들 상품에 대한 경험은 주관적 이고 나아가 과거의 개별적 경험에 따라 그 소비경험은 달라진다. 창의 성을 이해하는 통로는 창의성의 원재료가 아니라 이를 이해하는 주관 적 경험이어야 한다는 것이 빌턴의 또 다른 주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창의성을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시각을 배울 수 있다. 이질적인 요소들을 많이 동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분 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창의성과 관련된 수많은 논의와 논란들을 제 공하지만 이들 사이의 타협을 시도하고자 하지 않는다. 서론에서부터 그의 결론은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이 책의 키워드들을 나열해 보면 저자가 창의성에 관한 논의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프로세스 기반 창의성(process-based creativity), 융합적 사고, 제약의 수용(within constraints), 팀(team), 연결, 큰 그림 보기(seeing the big pictures), 긴장, 시스템, 관리, 지속 가능성, 게임의 룰, 패턴, 전략, 개 방 시스템, 조직 변화, 마케팅, 소비, 문화 산업 등등의 개념들은 창의성 의 의미를 경영을 통해 현실화시켜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을 설득하려 고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다시 말해 빌턴은 창의성의 경영과 경영의 창의성을 통해 창의성을 이해하려고 하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창의성-예술-경영으로 이어지는 빌턴의 독특한 논리 전개 프레임 은 그의 독특한 이력과 관련 있어 보인다. 작가이기도 한 빌턴은 밸루


나틱스극단(Balloonatics Theatre Company)의 배우이자 운영책임자 를 지냈고, 런던 웨스트민스트예술평의회의 예술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을 배경으로 빌턴은 문화 산업의 경영과 정 책에 주목하면서 이를 경영학의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빌턴의 이 런 입장은 창의경제를 문화 산업과 미디어 산업 등을 중심으로 접근하 는 영국적 창의경제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그는 2013년 현재 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Policy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으며, 워 릭대학교 문화정책연구센터(Centre for Cultural Policy Studies) 학과 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그는 1999년에 ‘창의성과 미디어 기업(Creative and Media Enterprises)’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2011년까 지 이 과정의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 전에는 워릭대학교 비즈니스스쿨 과 코펜하겐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과 창의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워 크숍을 운영해 왔다. 그의 연구는 철저히 창의성과 경영 사이의 연계를 구축하는 데 초 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경영학 연구는 물론 이른바 창의산업 으로 불리는 문화 산업 영역에 대한 도전적인 인식을 제시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의산업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두 가지 경향을 띤 다. 하나는 창의산업의 구조적 요소, 즉 산업구조적 측면에 관심을 두 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개인의 창의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개별적 요소 들로부터 창의산업의 중요성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창의성을 개별적인 비즈니스 아이템 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전자를 거시적 접근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미시적 접근이라고 하 겠다. 빌턴의 연구는 양자의 중간 지대에 주목한다. 메조 수준의 접근 이 양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접근은 중요한 전제 때 문에 가능하다. 미디어 산업과 같은 문화 영역에서 경영의 수준은 대단


히 열악하다는 것이다. 창의적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문화 산업은 이들 의 창의성이 갖고 있는 개별적이고 예측하기 어렵고 비합리적인 요소 때문에 합리적 경영과 거리가 멀다고 본다. 문화 산업의 생산과 이에 대한 경영은 창의적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조직적이고 숙고적이며 합 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간 단하지 않다. 빌턴은 창의성 구성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그 양태도 다양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빌턴 연구의 특징이 드러난다. 그는 창의성 구성의 조직적 속성과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의 성이 천재의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의성과 이의 현실화라는 얼핏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요소를 동시에 다루지 않으면 창의성의 구성은 어렵다 고 본 것이다. 창의경영은 창의성의 발견이 아니라 창의성의 현실화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빌턴의 논의는 조직 이론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경영을 조직 구조, 조직 문화, 전략, 마케팅 등 경영학의 분석틀과 접목시켜 논의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 서라고 하겠다. 앞서 밝혔듯이 역자는 뉴스 조직의 창의성에 관한 논문을 쓰면서 많은 분석 유목들을 이 책에서 빌려 왔다. 이 논문은 창의성을 다양성 으로 조작적 정의해 접근했다. 다르게 사고하기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 추어 뉴스 생산 과정에서 또 뉴스 조직의 운영 행태에서 나타나는 다르 게 사고하기와 관련된 현상들을 분석했다. 빌턴이 이 책에서 논의했던 창의성의 현실화를 촉진하는 요소와 이를 가로막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자 했던 것이다. 이 논문에서 역자는 빌턴의 논의를 포함해, 다양한 이 론적 논의들을 토론했다. 그중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연구가 칙센트 미하이(Csikszentmihalyi)의 조직 창의성에 관한 논의였다. 창의성을


현실화와 관련해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경영의 창의성, 창의성 의 경영을 그렇게 강조했던 빌턴이 조직적 창의성에 관한 칙센트미하 이(1988/ 1994)의 논의를 좀 더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 으로 남는다. 조직-영역-사람으로 이어지는 창의성의 조직적 구현을 위 한 논리는 특히 4장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 다. 5장의 창의성과 전략 구성의 연관성을 논의했던 부분은 민츠버그 (Mintzberg, 1989/ 1994)의 전략 개념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여기서도 역자는 민츠버그가 구체적으로 설명했던 전략 구성의 구체적 과정을 좀 더 자세하게 논의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빌턴이 민츠버그의 전 략 이론이 절충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민츠버그가 10개의 학 파 사이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간단한 언급만 눈여겨본 결과다. 사실 민 츠버그의 많은 논의들은 빌턴이 적시한 것처럼 전략 구성의 과정과 그 로부터 얻어지는 창발적 패턴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츠버 그의 전략 구성 과정에 관한 논의들을 참고하면 이 장에서 이야기하고 자 하는 바를 보다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빌턴은 보다 자세한 논의를 다른 책에서 제시했다. 빌턴이 스테판 커밍스와 2010년에 공동 저술한 󰡔󰡔창의적 전략(Creative

Strategy)󰡕󰡕에서 창의성과 전략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진 한 부분은 이 책을 통해 보강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추천사

후기산업사회의 공공 정책을 이끄는 핵심 추동력으로서 창의산업의 개 념이 실질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997년 봄 노동당이 선거에서 승리하 던 무렵이었다. 노동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새로 이름을 바꾼 ‘문화미디 어체육부’의 장관에 임명된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의 주도하에 창 의산업은 새 정부가 강조하는 신조로 급속하게 자리매김했다. 창의산업이 등장하면서 문화는 그저 ‘좋군’하는 정도의 중요성만 가지는 것으로 이해되어왔던 오랜 통념은 폐기되었다. 창의성과 혁신 은 국가의 문화적 풍요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중요해지고 있 는 경제적 복지에 대한 기여도 크다는 믿음이 이를 무너뜨렸다. 창의산업은 통상 영화, 음악, 디자인, 패션 등을 일컫는 것으로 이 해되어 왔지만 이제는 저작권, 특허권, 의장권 등의 형태로 지적 재산 권을 창출하고 있다. 창의산업의 핵심에는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가 내 재해 있다. 창의산업은 나아가 고도의 숙련된 직업들을 창출해 왔다. 이를 통해 수많은 영역들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 사고와 지식을 확산 시켜 왔다. 컴퓨팅이나 엔지니어링과 같은 많은 영역들은 역사적으로 전혀 창의성과 연관이 없는 분야로 여겨져 왔지만 이들 영역들에까지 창의성은 영향을 미쳐 왔다. 또 창의산업의 개념이 발전하면서 C. P. 스 노(C. P. Snow)가 오랫동안 주창해 왔던 ‘두 개의 문화’에 관한 케케묵 은 생각이 수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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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전은 지난 20여 년 동안 끝도 없을 것처럼 권력을 차지했던 보수당 정권의 장관들과 치러왔던 암울한 논쟁의 시대를 지나온 우리 들로서는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이 논쟁의 핵심은 창의성과 문화의 중 요성은 단순히 이것이 즐거움과 계몽을 제공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 며, 비가시적 상품들이 경제의 하부구조에 실질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쇄신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움직임들 속 에 일부 정책 전문가들과 비평가들은 어이없게도 허황되고 과장된 말 들에 속아 넘어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창의산업이 제조업 경제 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에 잠깐이나마 넘어간 것이다. 창의경제를 새 로운 지식경제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콜센터 까지 창의산업으로 이해해 새로운 지식경제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킬 것을 종용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런 콜센터들은 잠시나마 영국 내 특 정 지역의 경제들을 한데 묶는 통합의 역할을 해 오기는 했지만 이를 창 의산업의 영역에 포함시키는 것은 분명히 억지다. 물론 전통적인 제조 산업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에는 이론 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오래전에 이미 기반을 구축해 왔고 잘 정비되 어 온 제조업 영역을 창의산업이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은 심각한 고민 없이 너무 앞서 나간 생각이었다. 역으로 창의산업의 개념을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 역자 주: ‘두 개의 문화’의 개념은 영국의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C. P. 스노가 1959년

리드 강좌(Rede Lecture)에서 행했던 유명한 강의의 첫 제목이다. ‘두 개의 문화’의 주제는 서구 사회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지적 삶은 이름만 남은 과학과 인문학의 두 문화로 나뉘 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구분이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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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이들은 창의산업을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 전략을 발전 시키기 위한 도전 가운데 가장 손쉽고 편리한 선택으로 이해했다. 전통 산업은 잘 훈련된 수많은 남자와 소수의 여자들에 의해 그 전형적인 이 미지가 만들어졌다. 전통 산업을 떠받치는, 잘 훈련된 이 인력들은 춥 고 습기 머금은 안개의 새벽을 뚫고 아침 7시 사이렌이 울리자 도시락 을 들고 제조업체의 공장 문을 향해 행복한 얼굴로 진군해 들어간다. 창의산업을 손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전통 산업의 유산들이 갖고 있는 덕목들에 바탕으로 두는 기존 산업을 쇄신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 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들이 서로 관심을 받으려고 다 투는 와중에, 세계화는 끊임없이 지치지도 않는 행군을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인터넷은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변화의 핵심 도구로 자신의 위상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됨으로써 창의산업이 주장하 는 논의들이 단순히 지나가는 한때의 유행이라거나, 철강과 같은 전통 적인 제조업이 개선된 형태를 갖추고 반격해 오면 조만간 대체될 대상 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창의경제’라는 용어는 창 의산업의 개념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산업의 미 래에 대한 이 두 개의 비전이 사실 핵심에 있어 완전하게 서로 보완된다 는 점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창의경제 개념에 녹아 있는 탁월성은 몇몇 특화된 지적 재 산권의 형식을 통해 영국의 산업 정책과 문화 정책에 새로운 활력을 불 어넣어 왔다. 또 창의성과 혁신의 기반이 되는 논리들은 보다 폭넓은 논의들에 걸쳐 나타나는 정책적 지평의 한 부분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 을 확인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는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영국을 넘 어 다른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U의 ‘리스본 어젠다’****는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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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활성화라는 개념에 근거해 구성된 것으로 이 어젠다 역시 영국 의 창의경제 발전의 배경이 되었던 초기의 창의경제에 관한 논의들에 힘입은 바가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그전까지도 아무리 잘 설명해도 모호하게 보였던 창의성의 개념을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 이 점점 더 어렵게 되었다. 창의성은 개인적인 열망 또는 천재성과의 연결을 통해 배타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 은 의심의 여지없는 큰 진전이었다. 창의성을 개인적 천재성과 연결해 이해하려는 태도는 전통적인 낭만주의 모델로 오랫동안 창의성에 관한 이론을 지배해 왔다. 말할 것도 없이 낭만주의 모델은 창의성의 개념을 너무 일반화하여 어떤 활동도, 예를 들어 차를 주차하는 것까지도 창의 적 행위로 정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위험을 내포한다. 불행하게도 창의성에 대한 정의를 수정하고자 하는 노력들 가운 데 창의성의 경영을 둘러싼 수많은 이슈들은 주변으로 밀려나 버렸다. 창의성을 관리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프로세스다. 효과적인 경영이 없 다면 창의성과 혁신이 갖고 있는 최적의 가치를 현실화해 낼 수 없다. 다시 말해 경영과 관련된 이슈들을 통해 창의성을 논의하지 못한 것은 창의성 논의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역자 주: ‘리스본 전략’ 또는 ‘리스본 프로세스’ 등으로도 불리는 ‘리스본 어젠다’는 2000년에 EU가 향후 2010년까지의 EU의 경제발전을 위해 고안해 낸 실행 계획 및 발전 계

획을 말한다. 이 계획의 목적은 EU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역동적인 지식 기반 경제 체제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보다 많고 더 나은 직업과 보다 공고 한 사회적 결속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이 계획은 2000년 3월 리스본에서 유럽의회에 의해 주도되었지만 2010년까지 대부분의 목표들은 성

취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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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빌턴의 이 책은 놀라울 정도로 혁신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환경 속에 놓인 창의성의 경영을 둘러싼 수많은 이슈들을 다루어 내고 있다. 크리스는 우리가 갖고 있는 창의성 의 개념이 단순하게 혁신과 같은 개념으로 단순화시킬 수 없는 것이라 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개하고 있다. 창의성은 개인적인 천재성의 행동 으로 지나칠 수 있는 것 이상이라는 것이다. 창의성은 복잡한 문화적 현상의 한 부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세력의 움직임, 하나 의 세력에 대한 다른 세력의 움직임이 최종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문 화적 현상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크리스는 계속해서 한편에 있는 창의적 인력과 다른 한편의 비창 의적 경영자 또는 관리자를 엄격하게 구분하려고 하는 태도를 환상이 라고 주장한다. 그가 말했듯이 “창의적 개인을 그들의 관리자들과 분리 하는 것, 그리고 혁신과 새로움을 가치와 판단의 문제로부터 분리시키 려는 것은 창의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시각을 드러내 는 것일 뿐이다.” 전직 영화 제작자로서 나는 창의성은 팀과 조직 전체에 걸쳐 분산 되어 있으며 단순히 특정 개인의 천재성에 속한 것이 아니라는 크리스 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믿는다. 이런 논의는 예를 들어 영화 제작에 관 한 작가 이론(auteur theory)을 발전시킨 사람들이 혼돈에 빠져 버린 문 제에 명쾌한 설명을 해 준다. 작가 이론의 주창자들은 시나리오작가를 비롯해 다른 창의적 투입 요소들을 모두 제외한 채 영화감독만이 영화 의 뒤를 떠받치는 창의적 영감의 유일한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나의 오 래된 경험을 통해 거듭 확인하는 바이지만, 영화 제작 과정은 창의성이 수많은 사람들의 재능을 한 데 끌어들여 만들어 내는 본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협력 작업 과정이다. 비록 감독의 비전이 변함없이 가장 중요한

xviii


영향력을 행사함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크리스는 창의성과 혁신을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개념들에 대해 엄격한 심문을 진행했다. 그는 창의성의 정의와 창의산업은 의도적으 로 확장되고 조작되어 왔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맞는 말이다. 그는 때로 이런 조작적 논의들이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대신 창의성을 단순히 새 롭다는 의미만 갖는 행동들을 지칭하는 동의어가 되고 말았다고까지 주장했다. 반대로 그가 지적하듯이, 우리는 지나치게 급하게 숫자만으 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경영 태도를 복잡한 이슈들을 설명하는 접근 방 법으로 채택해 왔다. 분명한 것은 결국 우리가 창의성이라고 부르는 프 로세스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으로 복 잡한 일련의 상호작용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중요 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정확하게 창의성에 관한 완전한 이해가 왜 진짜 중요한지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경제 활동에서 보다 활력있고 개 인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영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맥락을 제시해 준 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보다 더 중요한 장점은 21세기 창의적 개인들의 가치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퍼트남(David Puttnam)*****, 2006년 5월

***** 역자 주: 1941년에 태어난 영국의 남작으로 영화감독, 제작자 및 교육가다. 정치

가는 아니었지만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의 일원으로 또 노동당의 상원의원을 지냈다.

xix


머리말

이 책은 워릭대학교의 수업과 필자의 문화 분야 활동 경험을 통해 발전 시킨 연구다. 책에 제시된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다른 저서를 비롯해 각 종 세미나, 모임, 토론, 대화 그리고 사무실과 선술집, 나아가 캐스팅이 진행 중인 리허설 룸의 관찰을 통해 모았다. 다음에 나열하는 것들은 연구에 중요한 도움을 준 이들의 리스트다. 우선 워릭대학교의 모든 학생과 동료 교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의 내용은 1999년부터 문화정책연구소(Centre for Cultural Policy Studies)에서 구성한 석사과정 수업인 ‘창의성과 미디어 기업 (Creative and Media Enterprises)’ 과목을 진행하면서 얻은 결과물이 다. 이 과목은 강의 기반 연구(teaching-based research)가 연구 기반 강의(research-based teaching)보다 협력 과정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는 점을 보여 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창의성에 관한 필자의 아이 디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준 루스 리어리(Ruth Leary)와, 경영학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워릭비즈니스 스쿨의 데이브 윌슨(Dave Wilson), 스티브 커밍스(Steve Cummings) 에게 감사드린다. 이들을 통해 비즈니스 관련 학계의 창의성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얻었다. 스티브 커밍스는 이 책의 초고에 대해 중요한 자문을 해 주기도 했다. 필자는 또 추천사를 써 준 퍼트넘(Putnam) 공에게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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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술가, 기업가, 관리자, 교육가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조합해 온 사람으로 이 책에 영감을 제공해 준 중요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 외 직간접으로 이 책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많다. 제리 아헌 (Jerry Ahearne), 밸루나틱스극단(Balloonatics Theatre Company), 제 레미 베넷(Jeremy Bennett), 로저 볼턴(Roger Bolton), 폴 브린들리 (Paul Brindley), 빌 캐시모어(Bill Cashmore), 한나 찰턴(Hannah Charlton), 마이크 크로스만(Mike Crossman), 폴 도난(Paul Darnan), 곤잘로 엔리케-솔테로(Gonzalo Enriquez-Soltero), 수전 페니첼(Susan Fenichell), 프랭크 페리(Frank Ferrie), 사이먼 골드버그(Simon Goldberg), 존 구디(John Goudie), 매트 하디스티(Matt Hardisty), 닉 혼비(Nick Hornby), 저레인트 하웰스(Geraint Howells), 크리스 존스 턴(Chris Johnston), 피터 저크스(Peter Jukes), 실비아 킹(Sylvia King), 앤 리어(Anne Leer), 벤 록우드(Beb Lockwood), 헤더 메이틀랜드 (Heather Maitland), 데비 매너스(Debbie Manners), 짐 맥기건(Jin McGuigan), 마크 맥기네스(Mark McGuinness), 샘 멘데스(Sam Mendes), 닐 멀라키(Neil Mullarkey), 스티브 페린(Steve Perrin), 리처 드 퍼킨스(Richard Perkins), 에일린 퀸(Eileen Quinn), 알란 리벳(Alan Rivett), 마이크 심스(Mike Sims), 나이젤 사익스(Nigel Sykes), 팀 워커 (Tim Walker), 앨리슨 웬함(Alison Wenham), 팀 라이트(Tim Wright) 등이다. 이 책의 여러 주제 중 하나는 ‘아이디어 자체만으로는 값어치가 큰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것에 관심을 가질 때 그 아이디어 의 값어치가 창출된다. 때문에 필자는 필자가 가진 아이디어들을 현실 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 소집단의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올리버 베 넷(Oliver bennett)은 X이론과 Y이론을 소개하면서 이 책을 쓰도록 격

xxi


려해 주었다. 블랙웰출판사의 로즈마리 닉슨(Rosemary Nixon)은 자신 의 경험과 열정으로 필자가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외 블랙웰출판사의 팀들 역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도와주었다. 또 철저한 교정 작업을 끈기로 진행해 준 엘레인 빙엄(Elain Bingham)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감사는 아내 애나 라이트(Anna Wright)에게 바친다. 아내는 필자가 책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을 뿐 아니 라 최종본에 대해 가장 값진 고언을 주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나를 관 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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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옮긴이 서문 추천사

xiv

머리말

xx

v

서론 창의성과 창의산업 창의성은 어렵다

2

경영에서의 창의성: 차이에 대한 관용

5

창의산업의 창의성: 우리 모두의 미래? 창의경제: 대체재 또는 원형?

7

11

01 창의성의 정의 두 회랑 이야기

24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27

창의성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35

분수령의 지형: 교육에서 현장까지 천재의 신화

46

50

거짓 이익: 창의산업

61

02 개인에서 프로세스로: 창의팀과 혁신 개인에서 팀으로 혁신과 팀

68

70

전문화를 넘어서: 창의산업의 창의적 노동

75


다기능 수행: 창의산업에서의 창의적 역할 창의팀의 성장: 친밀화 또는 전문화 창의팀의 관리

78

89

91

합의 파괴와 다양성 창출 연계, 큰 그림 보기

93

96

창의적 긴장과 신뢰의 필요성 비창의적 인력의 필요성

101

106

03 창의 시스템: 창의산업의 경영과 정책에 대한 함의 창의산업의 문화적 지리학 약한 유대의 강함

116

경영에 대한 함의

127

114

중개 기반의 창의 시스템 경영 정책적 함의

134

141

시스템과 지속 가능성

147

04 해방과 통제를 통한 창의 노동의 경영: 자기 동기 부여 창의 노동자의 신화 뒤바뀐 세계 질서

155

일하면서 놀아라: 피고용인 동기 부여에 관한 이론의 변화 통제 불능: 자기 동기 부여 창의 노동자의 신화 창의 노동의 소외

171

갇힌 창의성: 통제와 제약을 통한 창의성 잘못된 자유: 새로운 경영 스타일 실제 시작과 끝

193

게임의 룰

197

176 183

05 패턴의 파악: 전략, 리더십, 애드호크라시 전략 전쟁: 방향잡기 대 생기 전략과 창의성

206

209

개방 시스템의 전략

216

변화의 지속을 위한 전략

228

166

162


전략과 포스트호크라시: 결정력 프로세스로서 전략

240

246

06 비즈니스 개발과 조직 변화 조직 변화란 무엇인가 변화 사이클

259

점증적 변화

266

255

조직 변화의 심미학: 조직 진정성

276

개인적 변화와 조직적 변화의 조정 진화적 변화

281

288

창의성과 변화

293

07 창의적 마케팅에서 창의적 소비로 상징 상품

299

포스트모던 마케팅

301

분할에서 하위문화로: 수용자 끌어들이기 새로운 가치 사슬

317

사회적 상품을 향해 내버려두기

326

330

마케팅의 심미학

334

08 창의성의 정치학 창의경제의 진흥 정책

343

문화 산업에서 창의산업으로

351

창의산업과 문화 정책: 가정과 모델 창의경영의 정치학 창의성의 난점

참고 문헌

376

찾아보기

387

369

366

356

313


서론 창의성과 창의산업

‘창의적’, ‘창조’, ‘창의성’ 등의 단어들은 너무 흔하게 사용되고 그 때문 에 결국 그 의미가 깎여버린 말들이다. 관료주의, 공무원, 관리자, 정치 인들이 이 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그 독특한 의미들이 사라져 버린 채, 비물질적 요소를 가진 어떤 행위에도 정치적 수사로서 그럴듯하게 발려지면서 ‘창의적’이라는 단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게 되어 버렸다. −투서(Tusa, 2003: 5∼6)

[창의산업은] 개별적 창의성, 기술, 재능에 기초를 두는 산업으로서 지 적 재산권의 활용과 창출을 통해 부와 직업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산업이다.

−문화·미디어·스포츠 부(Department for Culture Media and

Sports, 1998)1

1


창의성은 어렵다 창의성과 창의산업은 21세기의 성공스토리다. 한때 신의 일로, 또 신과 같은 천재적 예술가만이 만드는 것으로 여겨졌던 창의성은 이제 누구 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오늘날 정치인, 비즈니스 지 도자들, 축구선수, 초등학생들 모두 창의성에 고무되어 있다. 비즈니스 분야의 창의성은 혼잡한 시장상황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열쇠 가 되어 왔다. 창의적이라는 말은 거의 모든 인간 활동 영역에 보편적 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의미로 이해될 정도로 두서없이 사용되는 접두사 가 되었다. 창의산업, 창의경제, 창의적 사고, 심지어 창의적 회계라는 말도 있다. 나아가 이 말은 창의성이나 창의적이라는 말을 타이틀로 삼 은 도메인네임 집단을 이르기도 한다. 창의성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 도 없다. 역설적으로 창의성은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소상품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편재성의 결과, 창의성이라는 말은 과사용되고 그 때문에 진 정한 의미가 사라지면서 평가절하되어 왔다. 창의성을 정의하기 어려 운 이유의 하나는 이것이 갖고 있는 신비감과 준정신적(quasi-spiritual) 성질과의 연관성이다. 서구 철학의 전통에서 창의성은 비합리성이나 성스러운 광기와 관계있다. 상식과 합리성의 경계에서 벗어나며 규칙 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되어 왔다. 이런 신비성이 누구나 자신의 창 의성을 주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실 누구나 광기의 순간을 겪는다. 비합리적 창의성의 논의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창의적 잠재성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잠재성을 현실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훈련 코스를 비롯해 자가 해법서, 통찰적 문학, 경영학 거장들은 자신들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렇게 보

2


면 모든 사람들은 좌절한 소설가나, 꿈을 이루지 못한 창의적 천재, 수 상기대주 예술가들이라고 하겠다. 몇몇 운 좋은 사람들은 성공하고 그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시기를 받고 또 지원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성공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역시 이런 성공을 거두었을 수도 있다. 스스로 잘하도록 내버려 두거나, 의심할 여지없는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자원과 기술을 갖기만 했어도 그 럴 수 있다. 사람들은 그런 종류의 창의성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 을 것이라고 쉽게 포기해버릴 수 있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게 마련인 비합리적 충동들이 창의성으로 받아들여지고도 했지만 사 실 드러내놓고 표현하기 예민한 것들이기도 했다. 이런 것들을 드러내 온 사람들은 진정한 재능을 갖고 있거나 근면한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 그저 운 좋고 주저하지 않는 성격을 지닌 성바보(holy fool)이거나 사무 실의 절친한 동료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창의성은 단순히 반짝이 는 아이디어와 결합되거나, 임기응변적인 발상에 자극을 받는 것을 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창의성은 실제로 매우 복잡하고 힘든 과정 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의성은 소수 천재들의 소유물이 아 니며, 단순히 충동적 자극을 따라가기만 하면 가능한, 누구나 갖고 있 는 그 무엇이 아니다. 창의성은 겉으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과정적 요소와 개인적 요소의 조합에 달려 있다. 창의성은 비합리적으로 생각 하고 동시에 합리적으로도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서로 다른 사고방식 들 사이의 경계를 넘어설 것도 요구한다. 또 아이디어를 갖되 이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자원과 적절한 태도를 가질 것도 요구한다. 창의적 개 인은 이런 서로 다르고 때로 모순되는 충동들을 균형속에 유지할 수 있 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사고스타일이나 사

3


고 과정을 조화시키는 능력은 단순히 창의적 개인만의 역량이 아니다. 이는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찾아낼 수 있는 역 량이다. 즉 팀, 네트워크, 시스템 등 상호보완적인 역량과 개성들을 하 나로 묶을 수 있는 집단적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초점은 창의적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과 조직 안에서의 창 의성에 있다. 조직 안에 창의적 개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이런 개인들은 즉각적이고 타고난 천재의 전형 과는 다르다. 창의성은 어렵다. 모차르트도 처음에는 피아노 연주법을 배워야했다. 창의적 인간들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관점 들과 단계들을 교차시키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재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다루는 법을 안다.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은 단지 그 자신이 갖 고 있는 창의성만으로 가능했던 것이 아니다. 자신은 물론, 같이 일했 던 배우들에서부터 과거의 역사가들이나 이야기꾼들에 이르기까지 다 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들을 발굴해 내고 발전시키는 능력 때문에 가능 했다. 창의성의 정의에는 이중성과 패러독스,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을 새롭고 예기치 못한 패턴으로 조합하는 것, 혁신과 가치의 조합, 이질 적 사고방식들의 조합,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조합 등이 뒤엉켜 있다. 창의성의 이런 복잡한 조합적 성격들은 예외적인 개인들에 의해 유지 되기도 하지만,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통해 얻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바로 이점이 창의성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경영과 창의산업의 논의들을 통해 찾아보고자 하는 이유라고 하겠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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