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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집단지성 기자와 독자, 생산자와 수용자의 벽이 무너진다. 신문사와 방송국의 의견이 아니라 시민 전체의 생각과 느낌과 평가가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긋는다. 인터넷 저널리즘의 현재다.

구성원의 협력과 경쟁이 집단지성을 만든다.


인텔리겐치아 2242호, 2014년 10월 2일 발행

박주현이 쓴 ≪인터넷 저널리즘에서 의제의 문제≫

인터넷은 미디어 환경뿐만 아니라 뉴스 가치 를 바꾸었다. -‘누가 의제를 설정하고 파급시키는가’, ≪인터넷 저널리즘에서 의제의 문제≫, vii쪽.


인터넷은 미디어 환경을 어떻게 바꾸었나? 국경 없는 커뮤니케이션, 정보 유통의 다양 화, 다원화로 미디어의 관심 영역이 넓어졌다. 뉴스 가치 기준의 변화는 무엇인가? 시의성과 속보성의 비중이 커졌다. 기준이 달라지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 지나친 속보 추구와 과열 경쟁이 객관성과 공 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인터넷 매체는 뉴스의 연성화 경향을 가속시켰다. 연성화 경향의 원인은 무엇인가? 흥미와 오락을 과도하게 좇을 때 일어나는 현 상이다.


장점은 없는가? 과거 저널리즘은 시장과 정부라는 두 영역에 서 주로 이루어졌다. 인터넷은 시민의 뉴스 제작 참여를 확대했고 그 결과 뉴스의 지평이 확대되었다. 뉴스의 지평 확대는 무엇을 바꾸었는가? 저널리즘의 주체가 변하고 뉴스 생산과 유통 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생산자와 수용자 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뉴스 프로슈머가 등장 했다. 뉴스 프로슈머는 누구인가?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시민 기자와 블로거 기자다. 뉴스 생산자이자 소비자의 위치에


서 직접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되는 뉴스를 선 별한다. 이들은 언론의 의제 설정에 어떤 역할을 하 는가? ‘인터넷을 통한 의제 파급’의 주역이다. 온라 인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의제 설정은 이용자 의 적극적 참여가 주요 변수다. 인터넷 저널리즘 의제 설정 변수는 무엇인가? 다양한 차원의 멀티미디어 정보, 상호작용 성, 비동시성, 이동성, 탈대중화, 개방적 네 트워크 구조가 변수로 작용한다.


온라인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역 할은 무엇인가? 집단지성의 창출이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지식 전체가 전 인류에 편재하고 지속적으로 가치가 부여되며 실시간으로 조정되고 실제 로 역량을 동원하는 지성을 말한다. 어떻게 나타나는가? 구성원의 협력과 경쟁이 집단지성을 만든 다. 인류의 협업 능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이때 인터넷 저널리즘의 역할은 무엇인가? 상호작용에 필요한 지식 학습과 생산에 기여


한다. 웹2.0은 개방, 공유, 참여를 지향한다. 집 단지성 창출의 최적 조건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 책, ≪인터넷 저널리즘에서 의제의 문제≫ 는 무엇을 다루나? 인터넷이 저널리즘의 기능을 수행하고 의 제를 생산하며 파급시키는 이론 접근과 주 장, 의제 설정과 의제 파급, 역의제 설정의 주체인 1인 미디어의 가능성과 한계, 급변 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련 의 현상과 문제점을 설명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주현이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 교수다.


뉴스와 집단지성 기자와 독자, 생산자와 수용자의 벽이 무너진다. 신문사와 방송국의 의견이 아니라 시민 전체의 생각과 느낌과 평가가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긋는다. 인터넷 저널리즘의 현재다.

구성원의 협력과 경쟁이 집단지성을 만든다.


인터넷 저널리즘에서 의제의 문제 박주현 지음 신문·언론·저널리즘 2014년 4월 15일 사륙판(128*188) 무선 제본, 144쪽 9,800원


작품 속으로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인터넷 저널리즘에서 의제의 문제 박주현


누가 의제를 설정하고 파급시키는가

달라지는 미디어 환경 ‘복합 미디어’, ‘통합 미디어’, ‘소셜 미디어’, ‘1인 미디어’ …. 이용자 참여와 편리성의 극대화에 입각한 인터넷 미 디어의 특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키워드들이지만, 어디 에도 방점을 찍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진화가 한 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형태로 변할지 모른 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인터넷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기 인하고 있지만, 이에 발맞춰 저널리즘 환경 역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연 미디어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이 바람에 전통적인 뉴스 생산 주체인 신문과 방송이 점점 의제 설정의 영향력과 신속성, 신뢰도 등에서 인터넷 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매체들에 속속 자리를 내주고 있 다. 이와 더불어 전문 기자들의 영역도 시민 기자와 블로 거 기자 등 1인 미디어 활동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뉴 스 미디어의 수용자 인식과 태도 등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뉴스 생산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를 동시에 수행하는 뉴스 프로슈머(prosumer) 시대를 맞고


있다. 즉, 피동적으로 뉴스를 수용하기만 했던 이들이 이 제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위치에 서서 직접 뉴스 생산에 참여하고 유통된 뉴스들을 선별하 는 능동적 주체로 변한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제3의 물결󰡕󰡕

에서 처음 쓴 용어지만 최근 인터넷 시대에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생산 활동에까지 참여하는 현상에서 ‘프로슈 머 마케팅’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다. 이처럼 인터넷은 뉴 스의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 시키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저널리 즘은 미디어 수용자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로 전제했던 기존의 의제 설정 이론을 새로운 이론으로 수 정·발전시키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인터 넷의 등장과 확산은 기존의 의제 설정 모델에서 상정했던 수용자관의 수정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제 인터넷이 새로운 뉴스 매체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뉴스 제작 환 경은 물론 이용자들의 뉴스 이용 선호 매체에도 영향을 미 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터넷이 저널리즘으로서 기능을 수행하 고, 의제를 생산하며 파급시키는 여러 가지 이론적 접근과 주장, 그리고 의제 설정과 의제 파급, 역의제 설정의 주체


인 1인 미디어의 가능성과 한계, 인터넷 공간에서 명예훼 손과 프라이버시 침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고찰과 함께 SNS 확대에 따른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급변 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현상과 문제 점들을 조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뉴스 가치의 변화 인터넷은 미디어 환경뿐만 아니라 뉴스 가치를 변화시켰 다. 듀즈(Deuze, 2003)는 온라인 신문의 유형을 분류하면 서 접속성과 콘텐츠 모델(connectivity and contents model)을 제시했다. 그는 온라인 신문 웹사이트는 편집 콘텐츠(editorial

contents)에서

공적

접속성(public

connectivity)까지의 연속체상에 있으며, 참여 커뮤니케 이션(participatory communication)의 공개성과 폐쇄성 의 수준이 서로 다르다고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그가 제 시한 수평축과 수직축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신문의 모형 은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주류 뉴스 사이트(mainstream news sites)는 인 터넷 뉴스 미디어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서, 보통 오프 라인 신문사나 방송사의 온라인 버전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인덱스와 카테고리 사이트(index and category


sites)는 주류 미디어 조직에서는 보기 어렵고, 주로 검색 엔진(search engine)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유형에 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가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메타와 논평 사이트(meta and comment sites)는 일 반적으로 뉴스 미디어와 미디어 관련 이슈에 대한 사이트 다. 다양한 저널리스트들이 자주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으 며, 기본적으로 인터넷상 다른 곳에서 발견되는 콘텐츠에 대해서 논의한다. 넷째, 공유와 토론 사이트(share and discussion sites)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 이슈, 뉴스 등 을 교환하기 위한 플랫폼이 제공되는데, 이 유형에서는 공 유와 논의를 위해 상당한 수준의 상호작용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최근에 1인 미디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블로그가 여기에 해당한 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미디어를 다시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면, 뉴스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포털 사이트와 뉴스 생산을 전 문으로 하는 인터넷 신문 중 전통 언론이 운영하는 종속형 인터넷 신문과 순수하게 온라인상에서 뉴스 공급에 주력 하는 독립형 인터넷 신문의 저널리즘적 특성이 다르다. 물론 인터넷 신문들도 뉴스를 유통시키고 있으며, 극히 일 부 포털 사이트는 뉴스를 직접 생산하기도 하지만, 뉴스


유통에서 포털 사이트의 전문성에 인터넷 신문들이 미치 지 못하고 있고, 포털 사이트는 뉴스 생산에서 인터넷 신 문의 전문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저널리즘의 뉴스 가치도 신문과 방송 등 전통적 저널리즘이 중심이던 때의 뉴스 가치와는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 진 변화는 시의성 또는 속보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종이 신문들도 자사가 운영하는 종속형 인터넷 신문을 통해 속보성 기사를 내보내는 데 주력하는가 하면, 모든 매스 미디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뉴스 중 계를 하다시피하고 있다. 이 바람에 상대적으로 객관성의 가치가 축소되는 경향 이 나타나고 있다. 즉, 지나친 속보성 추구와 과열경쟁은 객관성과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기도 하며, 기사의 질을 저 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또 다른 변화는 흥미성과 오락성 강화를 들 수 있다. 무 엇보다 포털 사이트의 경우 골드 존(gold zone: 초기 화면 중앙)에 흥미성이나 오락성이 강한 뉴스들을 배치해 시선 을 사로잡는가 하면 자극적인 뉴스나 정보에 반응하는 젊 은 세대들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또한 뉴스의 연성화를 점차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


고 있다. 이 밖에 국경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짐에 따라 블 로그를 비롯한 대안적 매체, SNS를 통한 정보 유통의 다양 화, 다원화가 활발해지면서 관심 영역도 확장되어 가고 상 대적으로 전통 미디어의 의제 설정 영역과 권한이 점점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의제 설정 새 변수들 인터넷 저널리즘의 의제 설정은 대체로 전통 언론의 의제 설정과는 달리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기존 언론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과는 달리 다양하고 다차원적인 멀티미디어 정보 외에 상호작용성, 비동시성, 이동성, 탈대중화, 개방적 네트워크 구조 등이 인터넷 저널리즘 의제 설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2002년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두 여중생 사건을 보도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영향력과 포털 사이트에 올린 한 시민의 제안서가 추동한 촛불집회 의 규모와 부실 도시락 파문, 연예인 X파일, 개똥녀 사건 등은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경우였다. 또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교수


의 줄기세포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 과정에서 기존의 매체 들보다 앞서 논의를 촉발시킨 것은 젊은 생명과학도들의 인터넷 사이트였다. 이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문제를 제 기하고 그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했다. 이 책 ‘의제 파급과 역의제 설정’ 편에서 자세히 논의하 겠지만, 이러한 예들은 전통적으로 수용자라고 이름 붙였 던 일반 시민들이 더 이상 전통 미디어의 의제 설정에 종 속되어 있는 객체가 아니라 스스로 의제를 제안할 수 있 고, 또한 그 의제가 역으로 기존 미디어에 의해 수용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주체로서 가능성을 갖게 되었 다는 것을 의미한다(김학수·오연호, 2003; 박선희, 2002; 박선희·주정민, 2004; 최영, 2002). 특히 인터넷 등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모든 시민들이 손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이것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며, 시민들과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정치적 정보와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모든 시민이 직접적으 로 공공의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됐다(권혁남, 2006). 이처럼 인터넷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뉴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 공급은 신문, 방송과 같은 기존 의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


비스를 언론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명확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포털 사이트의 뉴스 기 능은 갈수록 강화돼 ‘포털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임종수, 2004). 이러한 과정의 중요한 특징은 인터넷 미디어 이용자들 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인터넷 미디어 이용자들은 갈수록 다양하고, 복합적이면서, 분산적인 특성을 갖는 다원적 존재인 동시에 선택적이고 자발적이며 프로슈머적인 특 성을 갖는 능동적인 존재인 것이다(Livingstone, 1999). 이러한 인터넷 뉴스 미디어 이용자들은 젊은 세대를 중 심으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메 시지를 처리하는 데 수용자의 선택성(selectivity)이라는 능동적인 행위가 영향을 준다(권상희·김위근, 2004). 즉, 인터넷 매체 이용자가 인터넷에 제공된 여러 가지 뉴스들 중에서 자신이 읽을 기사를 선택하며, 그러한 행위는 상당 부분 ‘개인적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 양상을 띤다는 것이 다(성동규·김인경·김성희·임성원, 2006). 결국, 미디어 환경은 현실 정치에도 반영돼 인터넷이라 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정치 환경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인터넷의 매체 특성으로 인해 현재 미디어 정치는 일대 전 환기를 맞게 됐으며, 인터넷의 이러한 정치에 대한 영향력


은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미디 어 이용자들의 뉴스 위치 또한 단순한 정보 이용자의 위치 를 벗어나 생산자의 위치로 발전함에 따라, 사적 경험과 감정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공적인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 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프라이버시 침해나 검증되 지 않은 거짓 정보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같은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매체와 뉴스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 시킨다는 점에서 인터넷 뉴스 미디어의 개선점으로 지적 되고 있으며, 이용자 문화를 고려한 새로운 미디어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마드족과 코쿤족 인터넷 시대, 미디어 소비 양식은 두 부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두 소비 양식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아날로 그 시대에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매체의 수가 전혀 중요하 지 않았지만 디지털 시대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 이 동일한 매체를 소비하지는 않기 때문에 선택하는 매체 에 따라 매체 소비 양식도 달라지고 있다. 가령 새로운 매 체가 등장하면 경제적인 고려 없이 우선 받아들이는 조기


채택자(early adaptors) 집단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매체 이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매체 에 수용이 빠른 조기 채택자와 같은 사람들을 디지털 마 니아(digital mania)라고 한다면, 새로운 매체 수용에 어 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디지털 포비아(digital phobia)라 고 할 수 있다(심미선, 2008). 아날로그 시대 미디어 이용자가 소비하는 채널과 장르 가 대중적이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대중적인 소비와 함 께 개인의 취향에 따라 구분되는 개인적인 소비가 공존한 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디지털 노마디즘(digital nomadism) 과 디지털 코쿠니즘(digital cocoonism)이 공존하고 있다 는 점이다. 노마드와 코쿤은 인터넷 시대에 출현한 대표적 인 신인류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노마디즘은 이동전화 와 PDA, 디지털 카메라, 무선 노트북 등 첨단 정보통신 기 기로 무장하고 세계를 자유롭게 떠돌면서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이동과 속도를 중시하며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와는 달리 코쿠니즘은 누에고치가 보호피막을 입듯 이 자기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등을


통해 끊임없이 외부와 의사소통하며 가정과 안정적인 삶 을 추구하는 정착 성향의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인터넷 기술과 인터넷 미디어를 다른 사람들보 다 적극 수용하고 이용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마니아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자유와 도전을 즐기는 ‘디지털 노마드’와 디지털 둥지 안에서 안정을 추구하는 ‘디지털 코쿤’은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인터넷 시대, 미디어 수용자가 노마드적인 성향과 코쿠 니즘적인 성향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매 체 이용 방식의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다. 노마드적인 성향 이 강한 사람들은 더욱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 떠돌아다닌 다. 이런 유목민적인 성향과 함께 안정을 추구하는 코쿠 니즘적인 성향으로 인해 가정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미디 어를 수용하는 차이는 내면에 노마드적인 성향이 강한지, 아니면 코쿠니즘적인 성향이 강한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 다. 그렇다면 당신은 노마드족과 코쿤족 중 어느 쪽에 속 할까?

집단지성과 참여공중 참여적 기능이 확대된 온라인 환경에서 달라진 저널리즘


의 역할이 있다면 ‘집단지성의 창출’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집단지성의 근본적 의미는 구성원들의 협력과 경쟁 을 통해 생산된 지적 결과물로서, 이는 협업적 능력을 보 여 주는 한 지표이다. 피에르 레비(Pierre Levy)는 이러한 집단지성의 개념을 사이버 공간에 적용했는데, 그에 따르 면 개개인이 가진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공간이 편재하게 되면 지속적인 가치 창출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동원력 을 발휘하는 집단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다. 레비는 ‘지적 국가’, ‘가상 경제’, ‘사이버 문화’ 등 새로운 개념을 통해 집단지성에 대한 논의를 확대시켰다. 레비의 주장은 인간이 상호작용을 통해 생각과 정서를 공유하고 있으며, 문화가 특정 개인이 아닌 상호작용을 통해 생각과 정서를 공유하고 있으며, 문화가 특정 개인이 아닌 공동작 업의 결과물임을 시사하고 있다. 레비에 따르면 현재 진 행 중인 변화는 인간 사회를 위해 새로운 통신과 사유, 작 업의 새로운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수렴되며, 새로운 차 원의 의사소통은 분명 우리의 지식을 상호적인 것으로 만 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의 기본 조건이라는 주 장이다(김민하, 2010). 다시 말해 집단지성이란 지식 전체가 인류 안 어디에나 분포하며, 지속적으로 가치가 부여되고, 실시간으로 조정


되며, 실제로 역량을 동원하는 지성을 말한다. 지식이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며, 초월적 지식의 보 고는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저널리즘은 바로 이러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 록 각 주체가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생산하는 데 기여한다 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웹2.0으로 대표되는 개방, 공유, 참여를 지향하는 현재의 온라인 공간은 이러한 집단지성 창출의 최적 조건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이라 는 초현실주의적인 의사소통 공간을 통해 평화공존의 문 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철저히 경쟁과 경제적 부의 차별적 분배를 통해 위계적 사회질서가 성립되는 초자본주의의 사회에서 공유를 통 한 집단적 상생과 공존은 새로운 휴머니즘의 창조로 이어 진다. 물론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어쨌든 웹2.0의 사회적 영향력을 무시하기 힘든 단계에 도달한 듯하다(Levy & Bononno, 1999). 레비는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가 추구하는 집단지성은 문화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데카르트 (René Descartes)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일 반화해 “우리는 함께 집단지성을 이룬다. 고로 우리는 뛰 어난 공동체로 존재한다”에 이르게 하는 새로운 휴머니즘


을 부른다고 주장했다. 즉,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에 서 “우리는 생각한다”로 확대되는 개념이다(김민하, 2010). 집단지성과 관련해 인간의 자유는 ‘창작’, ‘혁신’과 상당 히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국가마다 표현과 소통의 자유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기술주의적 관점에서 ‘집단 지성’이 확산되리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즉, 21세기에 블 로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위키, 마이크로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의 출현은 집단지성 발현 가능성을 전반적으 로 높여 주었지만, 창작과 혁신 과정에서 자유가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된다면 오히려 집단지성은 위축될 수도 있다. 특히 네트워크 사회에서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정치적 자 유(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동류 집단 에 의한 문화 생산 양식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김명준· 이기중, 2010). 반대로 특정 사회에서 창작과 혁신에 대한 자유가 보장 된다 해도 정보통신 기술의 성숙 정도가 낮다면 사람들 간 에 소셜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형성되지 못할 것이다. 이 는 다시 일반인들의 상호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집 단지성 발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인터넷 저 널리즘(소셜 미디어)을 통해 집단지성이 발현되려면 기술 적으로 공유와 협업이 가능한, 그리고 고도의 측정 가능한


네트워크화한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 즉, 상호 교류 가 가능해야 집단지성이 발현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발전함에 따라 실시간 상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이 접목 된다면 한 단계 더 발전된 집단지성의 환경이 만들어질 것 이다. 집단지성은 또한 사이버 공간의 인터페이스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모든 창조, 기록, 소통, 시뮬레이션 장비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집단의 의사소통과 사유의 장소인 사이버 공간을 개발하는 것은 다가올 세기 의 미학적, 정치적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다. 벤클러(Benkler, 2006)는 집단지성을 창출하려면 수련 과 지식의 교환을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발전시키는 도구 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해 집단지성 의 다양성에 귀 기울이며 그것을 동화, 복구할 수 있는 통 신 설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자율적인 존재들의 출현을 목표로 하는 제도들과 최대 다수의 이익을 위해 데이터의 광맥, 능력 자산, 그리고 인류에 의해 축적된 상징의 힘을 연구하고 활용하게 해주는 기호학적 엔지니어링이 구축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찰스 리드비터(Charles Leadbeater, 2008)는 집


단지성이란 웹이 창조한 집단적 사고방식과 집단적 놀이 방식, 집단적 작업 장식, 집단적 혁신 방식을 뜻하며, 집단 지성의 구축 비결은 참여와 인식, 협업 세 가지 요소의 균 형이라고 주장했다. 즉, 개별 구성원들이 참여, 협업하고 각자의 다양성과 공통의 가치가 공존해서, 독립된 사고와 공동체적 특성이 적절히 결합할 때 강력한 집단지성이 탄 생한다는 것이다. 독립된 사고와 공동체적 특성의 부적절 한 결합은 불협화음 혹은 순응주의를 부른다. 리드비터는 또한 집단지성의 성공 조건으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 다. 핵심, 기여, 관계 맺기, 협업, 창의성의 원칙이 그것들 이다(설진아, 2011) 종합해 보면, 집단지성이 저널리즘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랄하고 예리한 비평을 수용할 수 있는 열린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는 듯 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SNS 기반의 사회적 네트워킹이 정보의 속보성을 한층 강화하고 정보 유통의 다원화도 촉 진하는 반면 얼마나 이질성에 대한 포용력을 전제로 하는 가에 대해서는 확실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기본적으로 텍스트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미세한 감정 교류가 전면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는 점이 한


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지성은 사이버 공 간의 인터페이스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집단지성이 새로운 저널리즘적 가치 창출에 기 여하기 위해서는 더욱 현명하고 합리적인 열린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숙의민 주주의를 함의하는 공론장 기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 다.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집단지성은 인터넷 이용 의 증가로 새로운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이 책 ‘하이퍼텍스트와 댓글’, ‘상호작용과 공론장’ 등에서 폭넓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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