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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영화 이후 영화가 처음부터 말을 했던 것은 아니다. 세상은 멀리 있었고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관객은 자신의 소리만을 들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들었을까?

무성영화 시대 음악은 필름 밖에서 장면의 분위기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무성영화 ＜노스페라투＞, 1922

인텔리겐치아 2398호, 2015년 1월 13일 발행

김정아가 쓴 ≪미디어 음악≫

미디어와 음악의 만남은 예술적이면서 동시 에 기술적이다. 예술은 개인적이며 창조적 인 아름다움과 연결되며 기술은 새로운 미디 어 장르를 탄생시킨다. 주어진 영상에 음악 을 입히는 기존 방법도 계속 발전되지만 영상 과 음악이 관객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예술로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방법도 진화 중이다.

- ‘미디어 음악의 특징과 발전 방향’, «미디어 음악», viii쪽.

미디어 음악이 뭔가? 예술과 기술, 음악과 미디어의 만남이다. 여기서 음악은 뭐라 정의되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구조화된 소리다. 이 구 조에는 멜로디, 리듬, 화성, 음높이, 템포, 셈 여림이 포함된다. 이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 는 청각 구조물이 음악이다. 그럼 미디어는 뭔가? 여기서 미디어는 주로 시각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라 정의한다. 곧 시각적 구조물들의 조 합이라 할 수 있다.

청각과 시각의 결합이 미디어 음악인가? 그렇다. 미디어 음악은 시각 효과와 청각 효 과의 결합이다. 청각과 시각이 만나면 무슨 일이 생기나? 초창기 무성영화를 떠올려 보라. 스크린 옆 이나 뒤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영상의 분위기 에 맞는 음악을 연주했다. 소리 없는 영상에 음악이 덧붙여지자 관객들은 무성영화의 스 토리를 더 잘 이해하고 슬픔, 기쁨, 코믹함, 비통함, 벅참, 사랑 등의 감정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감각 결합의 효과인가? 그렇다. 영상과 음악이 서로를 보완하고 이

끌어 주는 미디어 음악은 수용자에게 보다 풍 부한 미디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서 음악은 배경음에 머물지 않는 다. 복선을 암시하기도 하고 감정을 극대화 하기도 한다. 광고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단이 된다. 감각 결합의 원칙은 뭔가?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음악과 분리해 생각해 선 안 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를 묘사한 영 화라면 음악 또한 조선시대를 연상시키는 음 계와 화성으로 구성해 보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물론 현대적 감각에 맞춘 새

로운 편곡을 도입할 수는 있으나 중국의 전통 음계나 다른 시간 공간을 암시하는 음악 언어 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장면에서는 어떤 기법이 필요한가? 기술 기법과 정서, 또는 심리 기법이다. 기술 기법은 영상과 음악을 정확히 일치시키는 것 으로 타이밍 혹은 싱크로나이제이션을 말한 다. 영화 속 인물의 눈에 보이는 동작이나 상 태를 음악과 연동시켜 표현한다. 정서 기법은 뭔가? 감정이나 특정 심리 상태를 음악으로 표현하 는 것이다. 주인공이 아파서 죽어가는 상황 에서 나오는 슬픈 음악은 관객들의 감정이입

을 도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감동적인 장면에서 실제 느끼는 감정의 폭보다 더 큰 정서적 감정 상태를 제공하기도 한다. 정서 적 기법을 잘 사용하면 영상물의 주제를 압축 적으로 전달하는 게 가능해진다. 정서 기법을 보여 주는 사례를 들 수 있는가? <포레스트 검프>의 오프닝 시퀀스를 보라. 깃털 하나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땅 으로 내려온다. 음악은 가벼운 깃털의 느낌 을 살려 현악기와 기타로 부드럽고 온화하게 연주된다. 이 깃털이 거의 지상에 내려와 길 을 건너려 하는 한 신사의 어깨에 내려앉는가 싶더니 신호등이 바뀌면서 그 신사가 걸어가 는 바람에 깃털의 방향이 바뀌어 포레스트 검

프 쪽으로 날아가 떨어진다. 신사의 어깨에 떨어지는 장면에서 잔잔하던 연주가 큰 오케 스트라 사운드로 변하면서 포레스트에게로 방향을 바꿔 날아가게 유도한다. 이 장면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상징하고 포레 스트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준다. 앞으로 전 개될 이야기의 주인공을 자그마한 깃털과 음 악을 통해 암시한다. 미디어 음악의 미래는? 미디어 분야가 넓어지고 다양해질수록 미디 어 음악도 진화할 것이다. 개인 모바일이 급 속도로 발전하고 누구나 음악을 생산할 수 있 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새로운 형태의 음 악이 많이 등장할 것이다.

이 책, ≪미디어 음악≫은 무엇을 말하는 책 인가? 영화, 광고,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직비디 오를 포함해 대표 미디어 음악 열 가지를 정 리했다. 각 장르별 특징과 제작 방법을 소 개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정아다. 한국복지대학교 모던음악과 부교 수다.

무성영화 이후 영화가 처음부터 말을 했던 것은 아니다. 세상은 멀리 있었고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관객은 자신의 소리만을 들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들었을까?

무성영화 시대 음악은 필름 밖에서 장면의 분위기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무성영화 ＜노스페라투＞, 1922

미디어 음악 김정아 지음 예술/대중문화 2012년 2월 25일 사륙판(128*188) 무선 제본, 122쪽 9,800원

작품 속으로

미디어 음악

미디어 음악의 특징과 발전 방향

미디어 음악의 정의 미디어 음악을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의를 내린다면 미디어+음악이다. 이 개념은 시각적 효과 +청각적 효과라 고도 정의할 수 있으며 영상 +소리 등의 개념을 가지기도 한다. 음악은 미디어의 도구가 되어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이것을 보편적으로 멀티미디어 음악, 혹은 영상 음악이라 고도 한다. 음악이란 시간과 공간 속에서 구조화된 소리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그 구조는 멜로디, 리듬, 화성, 형식 음높이, 템포 셈여림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것들이 각각 독립적 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하나의 청각적인 구조물을 만든다. 미디어는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를 말하는데, 주로 시각 적인 구조물들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우편, 신문, 잡지 등이 대표적인 미디어의 종류였으나 기술이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미디어의 종류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영화, TV, 모바일 등이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고 이를 뉴미디어라고 표현한다. 또한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는데 쌍방형인 뉴미디어 형태를 가진 것들도 있다. 이렇게 시각적 표현수단인 미디어 영상과 청각적 표현 수단인 음악이 합쳐져 있는 형태로서 음악과 영상은 서로 를 보완하기도 하고 이끌어주기도 한다. 미디어 음악은 보편적으로 영화나 TV 같은 장르에 쓰이는 음악으로 알려 져 있지만 영화, 광고, TV드라마, 게임 등의 다른 뉴미디 어 장르도 음악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장르다. 미디어 음악이 처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영화부터다. 미디어 음악의 초기 형태는 소리가 없이 영 상만 나왔던 무성영화 시대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1891년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영사기를 발명 하고 극장에서 무성영화가 개봉되던 시기에 음악은 필름 밖에서 영상 장면에 따른 분위기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영상이 상영되는 스크린 옆이나 뒤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영상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연주해 주거나 간단한 오케 스트라 악기들이 연주되었다. 그 당시의 음악은 영상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것이 아닌 클래식 음악들 속에서 감정 표현을 도와줄 수 있는 음악을 선곡해 연주하는 형태였다. 연주자들은 클래식 음악의 부분들을 발췌해 악보집 같은 것들을 만들었는데 주로 슬픔, 기쁨, 코믹함, 비통함, 벅

참, 사랑 등과 같은 이름으로 구별해 악보집을 만들고 영 상이 상영될 때 그 분위기를 보며 그때그때 악보를 찾아 연주하곤 했다. 비록 대사나 효과음 등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영상이었지만 음악이 함께 연주될 때 관객들은 훨씬 더 무성영화의 스토리를 잘 이해하고 그 감정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유성영화 시대에 이르러 좀 더 구체적인 미디어 음악 형태가 나오게 되었다. 영화 안의 소리들은 대사, 음악, 효 과음의 형태로 구분되기 시작했다. 영화 필름 안에 대사 가 삽입되어 배우들의 목소리를 동시녹음이나 후시녹음 할 수 있었고, 모든 동작들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것에서 효과음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이 아닌 소리들을 실제로 녹 음하거나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음악 또한 선곡의 개념에 서 벗어나 특정 영상을 위해 작곡된 창작물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음악 창작은 영상이 말하고자 하는 언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미디어 음악은 영화 매체에서 시작되었지만 영 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좀 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발명 품인 TV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TV에 나오는 드 라마나 광고 같은 경우 음악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게 부 각되었다. 드라마에서 음악의 역할은 드라마의 스토리를

이끌어가기도 하고 복선을 암시하기도 하고 감정을 극대 화하기도 하는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다. 광고 음악의 경 우 자꾸 따라 부르게 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통해 광 고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미디어와 음악의 만남은 예술적이면서 동시에 기술적 이다. 예술은 개인적이며 창조적인 아름다움과 연결되며 기술은 계속적으로 새로운 미디어 장르를 탄생시킨다. 주 어진 영상에 음악을 입히는 기존의 방법도 계속 발전되고 있지만 영상과 음악이 관객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예술로 변화되는 인터랙티브 방법도 미디어 아트 등을 통해 끊임 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미디어 음악은 현재 상태로 만 정의할 수 없으며 미래를 위한 열린 정의라 할 수 있겠다.

미디어 음악의 종류 미디어 음악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미디어 매체가 생겨나면서 시작된 영화 음악을 선두로 해 광고 음악, 드 라마 음악,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음악, 뮤지컬 등이 있 으며, 미디어 음악이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등장한 게임 음 악, 행사 음악, 에듀테인먼트 음악 등으로 나뉜다. 미디어 음악의 종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영화 음악은 일반적으로 OST(Original Sound Track)라

고도 하고 언더스코어(Underscore)라고 하기도 한다. 영 화 음악은 사운드(sound)라는 전체적인 소리의 틀 안에 대사·효과음과 더불어 존재한다. 이 소리들은 서로 밀접 한 관계를 가지고 영화 속에서 함께 움직인다. 영화 음악 에서 가장 핵심 요소는 바로 음악이 영상을 도와줘야 한다 는 것이다. 영화 음악은 영상 밑에 흐르면서 영화의 전반 적인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한다. 영상의 스토리에 부합하 는 음악 아이디어를 내고 영상의 전개에 따라 수시로 변하 는 음악을 좋은 영화 음악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영화 음악 감독들은 음악을 만들기 전에 이러한 개념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광고 음악은 미디어 음악에서 중요한 장르 중 하나다. 광고와 결합된 음악은 우리에게 멜로디를 통해 제품을 연 상하게 하고, 그것이 마케팅으로 연결되게 하는 아주 중요 한 역할을 한다. 광고 음악은 노래·악기·리듬 등으로 그 제품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데,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반복해 미디어에 노출시킴으로써 제품을 접하는 관객들 에게 강한 중독성을 준다. 어떤 경우에는 제품이 직접적 으로 나오지 않더라도 음악을 통해 어느 회사의 어떤 제품 을 광고하는지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광고 음악은 국경과 연령을 초월해 이미지를 기억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도구다. 애니메이션 음악은 영화 음악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면 서도 다르다. 애니메이션은 움직임이 없는 그림 또는 물 체들을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움직이게 함으로써 생명을 불어넣는 기법을 말한다. 애니메이션은 실사가 아니기 때 문에 창작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표현하게 할 수 있다. 음악 또한 기존 영화와는 달리 실사보다 과장된 동작에 맞 춘 음악을 넣음으로써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 게임 음악은 그 장르별로 다양한 음악이 만들어진다.

1분 이내로 멜로디가 반복되는 흥겨운 아케이드 음악에서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만들어지는 MMORPG 음악 에 이르기까지 실로 엄청난 장르의 음악들이 다양하게 포 진되어 있는 곳이 게임 음악의 세계다. 드라마에 삽입되는 드라마 음악은 영상 안에 사건과 상 황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때로는 그것들을 극대화하 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좀 더 풍부한 감정이입을 하게 한 다. 드라마 음악은 영화 음악보다 보컬이 들어간 메인테 마를 더 선호한다. 그 이유는 매 회 전개되는 이야기 특성 상 주제가의 가사는 드라마 전체의 스토리를 함축해 표현 해 주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위한 음악은 그 수십 편의 스 토리를 이끌어가는 핵심 이야기와 인물을 먼저 파악해야

만들 수 있다. 뮤직비디오란 음악과 비디오가 결합한 형태로 한마디 로 보이는 음악이라 정의할 수 있다. 창의적인 기획과 아 이디어, 화려한 영상과 좋은 음악이 만나 이루어지는 미디 어 음악이다.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수 나 연주자가 음반을 제작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 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 한류 열풍과 더불어 전 세 계에 우리 음악을 알리는 데 뮤직비디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행사 음악의 경우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디어와 결합된 형태가 많아졌다. 패션쇼, 모터(motor)쇼, 전시관쇼 등과 같은 모든 새로운 제품에 대한 행사는 상품성을 극대화시 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디어와 결합한 예술 행위를 추 구한다. 요즘은 문화 욕구의 증대로 각 지자체들이 지역 의 특별한 축제나 행사를 유치하면서 미디어와 결합해 다 양한 볼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국가적인 행사인 엑 스포나 기업 행사쇼 같은 경우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수준 높은 공연 형태로 변모하면서 질적으로 발전 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뮤지컬은 춤과 음악, 연극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인류의 역사는 춤과 노래가 들어

간 음악극이나 무용극을 통해 발전되어 왔는데, 현재에 이 르러서도 그 모습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 는 것이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가장 멋진 미디어 음악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춤과 연극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졌을 때 그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에듀테인먼트는 교육(education)과 놀이(entertainment) 의 합성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교육과 놀이는 서로 대 치되는 개념이었다. 교육의 관점과 기술적인 관점은 융화 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컴퓨터의 발달과 보급으로 에듀테인먼트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는 디지털 방식에서 탈피해 오프라인에까 지 진출을 확대하며 그 의미가 광범위해지고 있다. 아울 러 음악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며 발전 하고 있다. 테마파크 음악은 테마파크의 특성상 꿈과 환상의 세계 를 표현한다. 퍼레이드, 계절 축제, 공연, 쇼, 전시 등으로 구분되는 테마파크 음악은 어떤 종류의 이벤트이건 간에 즐거움과 신나는 기분을 관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쇼의 핵심 요소인 즐거움과 오락 요소 또한 함께 녹아 있어야 한다. 음악은 그 쇼를 돋보이게 하 고 신나고 즐거워야 한다.

미디어 음악의 기법 미디어 음악은 장르에 따라 다양한 기법이 있다. 영화 음 악의 경우 스토리에 따라 음악이 전개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이야기 구조를 파악해 반영하는 것이 가 장 중요하다.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은 물리적, 심리적, 기 술적 등으로 세분되며 그 기법을 간단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디어 음악은 시대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조선 의 왕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영화라면 음악 또한 조선시대 를 연상할 수 있는 음계와 화성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현 대에 맞춘 새로운 편곡이 도입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 대를 표현하면서 미국의 컨트리음악을 사용하지는 않는 다. 그만큼 시대와 공간 등을 음악과 분리해 생각하지 않 는다는 것이다. 둘째, 미디어 음악은 스토리와 음악의 타이밍을 맞춘 다. 이를 전문용어로 싱크(혹은 싱크로나이제이션)라고 도 한다. 이 기법은 기술적 기법과 정서적 기법으로 나눌 수 있다. 기술적 기법은 영상과 음악을 정확하게 일치시 켜 표현하는 일반적 개념이다. 이를 타이밍이라고도 한 다. 영화 속 인물들의 동작이나 상태를 음악과 연동시켜 표현했을 때 그 내용의 이해가 더 쉬워지기 위해서는 영상

과 음악의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 그럼 영상과 음악은 어떤 방식으로 연동될까? 컴퓨터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음 악의 템포를 영상에 맞추는 공식이 있어 영상과 싱크를 맞 추고 싶은 지점에 음악의 마디를 계산해 그것을 악보화해 표현했다. 컴퓨터가 발달한 지금은 특정 프로그램에 영상 을 불러오고, 원하는 지점을 클릭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음 악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영상과 음악의 자유로운 연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셋째, 미디어 음악은 정서를 표현한다. 정서적 기법이 란 인간의 감정이나 특정상황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기 법을 말한다, 영화의 경우 기쁨, 슬픔, 불안, 공포 등 인간 의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 영상은 음악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주인공이 아파서 죽어가는 상황에서 나오는 슬픈 음악은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도와주어 눈물샘을 자극하 기도 하고 감동적인 장면에서 엄청난 기쁨을 제공하기도 한다. 같은 상황에서 현실 세계와 영화 세계가 다른 것은 음악이 있고 없고의 차이 밖에는 없다. 음악이 영상을 적 절하게 이끌어주거나 도와주면서 대중이 감정이입하게 하는 기법은 영화뿐 아니라 전반적인 미디어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좀 더 세분된 정서적 기법으로는 스토리 상황을 음악이

미리 이끌어주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제일 앞 장면을 보면 세 시간이 넘는 이 영화의 주 제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깃털 하나. 깃털은 바람에 이 리저리 흔들리면서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 음악은 가벼운 깃털의 느낌을 살려 현악기와 기타로 부드럽고 온화하게 연주되고 있다. 이 깃털이 거의 지상에 내려와 길을 건너 려 하는 한 신사의 어깨에 내려앉는가 싶더니 신호등이 바 뀌면서 그 신사가 걸어가는 바람에 깃털의 방향이 바뀌어 포레스트 검프 쪽으로 날아가 떨어진다. 이 깃털은 인간 이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상징하고 포레스트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준다. 즉,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주인공을 자 그마한 깃털을 통해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깃털이 신사 의 어깨에 떨어질 때의 상황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그 런데 그 부분에서 나오는 음악은 조용하게 전개되다가 신 사의 어깨에 떨어지는 장면에서 큰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변하면서 포레스트에게로 방향을 바꿔 날아가게 유도한 다. 깃털은 포레스트라는 주인공을 관객에게 드러나게 해 야 하고, 이 깃털의 중요성을 화려한 오케스트라로 표현해 줌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미디어 음악의 입문 과정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디 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음악 분야 또한 미디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미디어 음악에 입문해 경험을 쌓고자 하는 음악인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 디어 음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입문 방법을 고민하 지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정보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 에 이 책에서 그 입문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디어 음악의 입문 과정으로는 교육기관 과정과 실무 과정의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 첫째, 교육기관 입문은 대학의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것과 실무 교육기관으로 진학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 다. 미디어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전문 학과로서는 실용 음악 관련 학과나 컴퓨터음악 관련 학과가 가장 적당하다 고 할 수 있다. 이 학과들은 영상 음악, 영화 음악, 인터랙 티브 등 미디어 음악 관련 수업들을 개설하고 있고 무엇보 다 컴퓨터로 음악을 작업할 수 있는 미디(MIDI)를 특화시 켜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미디어 음악에 익숙하게 한다.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는 학과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오 고 있다. 일반적인 클래식 음악 전공학과의 경우 현대 음

악과 맥락을 같이하는 영상 음악이나 영화 음악에 관한 수 업을 개설해 학생들의 실용적인 창작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동안의 클래식 관련 전공학과는 전통적인 화성에 근거한 화성학이나 대위법, 음악사 등을 연구하고 그를 기 반으로 해 음악을 창작하는 학문이었으나 정작 대학을 졸 업하고서 전공을 살린 현대음악 연주자나 작곡가가 되기 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그런데 미디어의 발달로 음악 분야 또한 다양해지고 전공 학문을 살리면서 동시에 많은 직업을 창출하는 데에 큰 몫을 하게 됨에 따 라 미디어 음악 관련 직업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 다. 이로 인해 미디어 음악 관련 수업을 대학에서 정식 과 목으로 채택해 다양한 학문적 경험을 하게 하는 학교가 늘 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과목으로는 영상 음악 개론, 실용 화성학, 오케스트레이션, 영화 음악 작곡기법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학문적인 변화는 전문 학과뿐 아니라 대학부설 기관에서 더욱더 구체적이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 학 부설 사회교육원이나 평생교육센터 등에서는 아예 미 디어 음악 과정을 따로 개설해 전문 인력을 양산하고 있 다. 이러한 부설기관의 교육은 졸업과 동시에 바로 직업 을 찾을 수 있도록 실용적인 학문을 우선적으로 채택하기

때문에 좀 더 전문적인 미디어 음악 인력을 기를 수 있다. 모든 교육과정이 컴퓨터 미디 수업을 기본으로 해 실용오 케스트레이션, 실용(재즈)화성, 미디어 음악 분석 등의 기 본 과정에서 영화 음악, 광고 음악, 드라마 음악, 애니메이 션 음악, 게임 음악 등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 분석 및 창작과정 등을 거치며 좀 더 전문적인 인재를 배 출한다. 둘째, 실무 입문 과정은 전문가에 의한 도제식 교육을 말한다. 쉽게 말해 영화 음악 감독이나 드라마 음악 감독 밑에 들어가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 경험을 몸소 체험하고 배워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실무진에게 직접적 으로 음악을 배우고 큰 작품의 음악을 맡을 수 있다는 장 점이 있는 반면 불규칙한 수입, 어시스턴트로서 나름의 고 충을 겪게 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미디어 음악에 관한 교육기관이 없었을 때에는 음악 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러한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음악에 관한 전반적이 지식 이 있어도 미디어 음악 분야는 다양한 실무 경험이 없으면 그 일을 진행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었다.

2000년대 전까지만 해도 한 음악 감독 밑에 오래 있으 면서 실무 경험을 쌓는 음악인들이 많았다. 경험이 많은 미디어 음악 감독들은 그 전문성으로 인해 나이 제한을 거

의 받지 않고 일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밑의 작곡가들도 음악성과 실무 능력을 인정받으면 오래 일할 수 있었다. 반면, 자신이 주축이 되어 음악 감독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지나야 하는 단점도 있었다. 현재는 너무나 다양한 미디어 음악 장르가 생기면서 일정 정도의 실무 경 험 기간만 거치면 음악 감독으로 진출할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 되었다.

미디어 음악의 미래 미디어 음악의 발전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미디어 분야 가 넓어지고 다양해질수록 미디어 음악 또한 진화할 것이 다. 특히 개인 모바일이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는 시점에 서 개인에게 맞춤식의 미디어가 제공되고 그 미디어를 마 음껏 향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쌍방향 커뮤니 케이션은 상당한 발전을 하고 있고 음악 또한 기존에 만들 어진 것을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누구나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머지않아 이 책에서 언급한 10가지의 미디어 음악 외에도 새로운 음악 형태가 많이 생겨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미디어 음 악은 계속적으로 연구되고 보완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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