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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게임을 가르치는 방법 게임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전공 학생도 많아진다. 그러나 교수 내용과 방법은 추세를 따르지 못한다. 교재도 큰 문제였다. 게임만큼 흥미로운 교재가 등장했다. 게임하면서 공부하면 더 잘된다.

게임의 경험들은 우리의 기억에 의해 유지되며 하나의 문화가 되고 전통이 된다. <아이들의 게임>, 피테르 브뤼헐,1560


인텔리겐치아 2442호, 2015년 2월 10일 발행

노기영 · 이영수가 쓴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

게임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함께 급속히 발전한 새로운 유형의 문화다. 게임 은 재미와 오락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생활 의 다양한 욕구를 해결하기도 한다.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풀어 주고 게임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좀더 가깝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 ‘기능성 게임과 사회’,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 303쪽.


게임의 영향력은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되는 가? 경쟁과 몰입감이다. 경쟁이 시작되면 실행자 들은 점점 더 진지해지면서 더욱 더 어려운 행 위와 기록에 도전한다. 이것이 재미를 만들고 재미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의지로 게임에 빠 져든다. 그러면서 점점 더 깊이 몰입한다. 게임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뭔가? 게임 세대들은 게임을 통해 사회적 결속과 연 대감을 느낀다. 게임 행위는 현대의 문화행 위이고 그들은 이 과정에서 사회적 커뮤니케 이션을 형성한다.


그래서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를 썼는가? 교재가 필요했다. 대학에서 게임 전공에 대 한 수요가 높다. 요즘은 미디어 중에서도 게 임이 대세다. 학생의 관심이 방송과 광고를 앞선다. 여러 대학에서 디지털 미디어, 디지 털 콘텐츠, 인터랙션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교육한다. 게임 교육의 현황은? 디지털 콘텐츠 전공은 커리큘럼 정착 단계다. 이론과 기획, 제작 교육이 제각각 진행됐는데 지금은 통합되고 체계가 잡혀가는 단계다. 이 책이 꼭 필요한 것인가? 연구서는 많다. 그러나 가르칠 교재는 없었


다. 대학에서 게임 강의를 하면서 교재의 필 요성을 느끼고 이 책을 썼다. 당신은 어떤 과목을 강의하는가? 디지털 게임과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게임 과 문화, 디지털 게임 개론을 가르쳤다. 디지 털 게임 전공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 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했다. 이 책은 그 과 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교재로서 책의 특징이 뭔가? 게임을 이론뿐만 아니라 제작, 산업 그리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 도록 구성했다. 그래서 이해, 제작, 산업, 사 회, 이렇게 4부로 구성했다. 한마디로 게임


개론서다. ‘이해’에서는 무엇을 다루나? 게임의 역사, 장르, 플랫폼, 스토리텔링과 인 터랙션을 설명한다. 게임 이해에 가장 기본 이 되는 요소다. 개론 수준에서 제작까지 다루나? 이 책은 제작 툴을 다루는 방법을 직접 설명 하지 않는다. 게임 제작과 개발 과정의 특징 과 핵심 요소만 다룬다. 게임 제작의 특징이 뭔가? 게임은 프로그래밍에서는 소프트웨어 공정 과 비슷하지만 기획과 시나리오 작성에서는


소설이나 영화와 비슷하다. 게임은 기존 미 디어 성격과 사용자 반응에 따른 선택과 통제 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제작의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디자인, 시나리오, 스토리텔링이다. 각 단계 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실제 게임 개발 사례 를 들어 설명했다. 분석한 개발 사례는 무엇인가? «반지의 제왕≫이다. 이 소설은 어드벤처 게임의 바탕이 됐다. 여기서 게임 <던전앤 드래곤>이 만들어졌다. 소설 속의 소명 완 수 이야기, 성배 찾기 이야기 구조에서 퀘스 트를 끌어냈다.


산업에서는 무엇을 다루었나? 게임 산업의 생태 구조를 규명하고 게임 산업 의 성장 추세와 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임 정책과 규제를 소개했다. 게임과 사회에서는 무엇을 설명하는가?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몰 입의 사회적 영향과 기능성 게임, 헬스케어 게임처럼 사회적 기능을 위해 활용되는 게임 을 소개한다. 교재로서 책의 장점은? 실무와 이론 모두 균형 있게 다룬다. 기존의 게임 교재는 대부분 실무 위주로 서술되었 다. 전문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서는


실무 적용이 부족했다. 이 책은 제작의 실무 와 이론 이슈, 모델도 충분히 설명한다. 게임 교육에서 효과 높은 방법은 뭔가? 교육 과정에서 게임을 활용하면 몰입을 만들 수 있다. 수업 시간에 <카트라이더>와 같 은 온라인 게임으로 조별 토너먼트를 해서 우 승한 팀에게 보너스를 부여했다. 게임을 장 려하고 잘하면 칭찬을 받는다는 사실에 학생 들은 흥미를 느꼈다. 게임 세대를 위한 교육 은 창의적이어야 한다. 게임 교육의 전망은? 게임 산업은 미디어 콘텐츠 산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게임 인력 양성을 위해 게임 공


학과 인문사회과학 소양이 융합되는 전문 교 육이 필요하다. 게임의 대중교육도 절실하 다. 현대사회에서 게임은 우리의 생각과 생활 그리고 인간관계에 결정적 미디어가 되었다. 게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올 바른 사용자 교육이 정말 중요한 시대다. 당신은 누구인가? 노기영이다.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 수다.


대학에서 게임을 가르치는 방법 게임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전공 학생도 많아진다. 그러나 교수 내용과 방법은 추세를 따르지 못한다. 교재도 큰 문제였다. 게임만큼 흥미로운 교재가 등장했다. 게임하면서 공부하면 더 잘된다.

게임의 경험들은 우리의 기억에 의해 유지되며 하나의 문화가 되고 전통이 된다. <아이들의 게임>, 피테르 브뤼헐,1560


보급판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 노기영·이영수 지음 2015년 2월 27일 출간 예정 신국판(153*224) 무선 제본, 406쪽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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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으로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

본문 전체 보기로 제공되는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는 편집 작업 중인 원고입니다. 교재는 2월 27일 출간 예정입니다. 본 문 미리보기는 강의자들이 교재를 미리 검토할 수 있도록 제 공하는 것으로 출간 교재와 일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 노기영 · 이영수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디지털 게임과 현대사회 지은이 노기영 ・ 이영수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5년 2월 27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하여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노기영 ・ 이영수, 2015 ISBN 979-11-304-3521-3 93300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방일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술되었습니다.


서문

게임은 생활과 현실에서 벗어나 하는 행위다. 게임 세계는 상상의 세계 이며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희망의 세계이기도 하다. 물론 가상의 게 임 세계에 몰입하다 보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혼동이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게임은 우리의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욕구와 는 상관없는 것일까? 게임은 필수적인 생활욕구나 일상에서 해야 하는 일을 방해하기만 하는 존재일까? 그렇지 않다. 게임은 미디어가 갖는 표현적 가치를 통해 개인을 사회적으로 결속시킨다. 특히 현대사회에 서 게임은 공동체적 욕구라는 점에서 중요해졌다. 게임 세대들은 게임 을 통해 사회적 결속과 연대감을 느끼고 게임 행위라는 현대적 문화 행 위를 소재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한다. 또한 게임의 경험들이 우리의 기억에 의해 계속 유지되어 하나의 문화가 되고 전통이 된다. 다시 말해 게임은 필수재의 생산에 직접 기여하기보다는 사회문화적 기능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사회의 복지에 기여한다.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긴장의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다. 긴장이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 곧 불확실성에서 나오게 된다. 게이 머는 게임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이를 해결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물론 자신의 노력이 성공하기까지는 실패에 대 한 두려움과 긴장감이 계속된다.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빨리 목표를 달성해 긴장감이 끝나기를 바란다. 특히 게임에서 긴장감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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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 될 때 가장 치열해진다. 역사적으로 놀이는 혼자 좋아하는 기분 풀 이에서 시작하더라도 곧 실력을 겨루는 경쟁으로 변하게 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경쟁이라는 요소가 게임에 들어오게 되면 사람들은 보다 더 진지해지면서 더 어려운 행위와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심지어 이러 한 경쟁의 행위를 구경하는 재미도 커지게 된다. 온라인 대전게임을 방 송이나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이벤트는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문화 행사 중 하나가 되었다. 게임은 자발적으로 하는 행위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 발적이란 의미는 자유롭다는 뜻으로 게임은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플 레이된다.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재미있기 때문에 자신 의 의지에 따라 게임을 하며 때문에 몰입도 강하다. 그래서 게임은 재미 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재미에 스토리와 메시지가 결합될 때 강력 한 설득력과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가 된다. 심지어 게임은 교육이나 훈 련의 기능성을 넘어 세계에 대한 태도나 신념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사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게임의 사회적 중요성과 영향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경 험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하나의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현대사회의 문화적 필수재인 게임을 학술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게임의 이해, 게임 제작, 게임과 산업, 게임과 사회 등 전체 4부로 나누어 서술되었다. 1부 게임의 이해는 게임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발 전을 살펴보면서 게임의 기본적 구성요소인 장르, 플랫폼, 스토리텔링, 인터랙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1 장 ‘게임의 역사’ 는 게임의 문화성 과 사회성을 게임이 진화하고 발전해온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게임의 도구인 게임 기술 플랫폼의 태동과 진화 과정을 설명 하고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 콘텐츠의 역사를 서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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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또한 게임의 진화에 따라 게임 세대가 확대되고 게임 플레이이가 다변화되는 등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2장 ‘게임 장르’는 기술 발전과 함께 게임 콘텐츠의 장르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펴 보게 된다. 게임 장르에 대한 기존 연구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게 임 장르를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와 그에 따른 장르의 유형과 특성을 설 명하고 있다. 3장 ‘게임 플랫폼’은 게임이 이루어지는 기반으로서 아케이드, 콘 솔, PC, 모바일 플랫폼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기존 게임을 이식하는 방식을 넘어 게임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는데 이동성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새로 운 개념의 게임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4장 ‘스토리 텔링과 인터랙션’에서는 게임이 기존의 선형적 서사에 인터랙티비티를 더하면서 스토리의 표현방식 자체가 변화되었다는 점을 서술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를 재미 요소에 대한 설 명에서부터 어떻게 플레이어에게 전달되는지를 인터랙티비티를 중심 으로 설명한다. 2부 게임 제작은 게임 제작과 개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실천적 인 관점에서 디자인, 시나리오, 게임스토리텔링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5장 ‘게임의 제작과 개발’은 게임 제작이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 쳐 게임이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고 있다. 또한 게임 제작 과정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게임의 구성요소를 어떻 게 체계적으로 조화시켜야 성공적인 게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지 다루고 있다. 6장 ‘게임 디자인과 시나리오’에서는 게임 콘텐츠를 제작 하는 필요한 게임의 전반적인 설계업무인 게임디자인과 게임시나리오 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게임 디자인의 요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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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퍼즐, 레벨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게임 시나리오를 창작하기 위한 기본과정과 구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7장 ‘게임스토리텔링’에서는 대표적 게임스토리텔링인 문제 해결 중심의 퀘스트 스토리텔링을 살펴보았고, 게임 스토리텔링을 구조화하 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또한 플레이어의 경험을 조직화하는 플롯 유형 과 일반적으로 세계관으로 부르는 배경 이야기, 그리고 이를 구체화시 키는 캐릭터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3부 게임과 산업은 게임을 문화상품으로 경제적으로 어떻게 이해 할 수 있는지 게임 경제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으며 게임 산업의 특 징과 정책들을 다루고 있다. 8장 ‘게임 경제학’은 게임 콘텐츠를 생태학 적 관점에서 해석하면서 게임 산업의 구조를 산업 조직 모델에 따라 설 명하고 있다. 게임 시장의 구조, 행위, 성과의 패러다임에 따라 분석하 였고 게임 시장 구조를 수직적 시장 구조와 세분화된 수평적 시장 구조 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게임 시장 행위에서 게임 시장 주체들의 경쟁 전 략으로 제품, 가격, 유통, 촉진 전략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9장 ‘게 임 산업과 정책’에서는 게임 산업의 규모가 증대하고 성장하는 추세를 설명하면서 게임 콘텐츠의 정보 상품으로서의 경제적 특성과 게임의 산 업적 분류와 유형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게임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중 요한 역할을 하는 게임 정책과 규제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4부는 게임과 사회로 구성되었는데 기능성 게임의 사 회적 역할과 특히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 게임을 강조하고 마지막으로 게임의 몰입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 고 있다. 10장 ‘기능성 게임과 사회’는 현대사회에 필요한 교육, 의료, 공 공기관,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기능성 게임을 소개하고 설 명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의 등장 과정과 다양한 관점의 정의를 살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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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기능성 게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기능성 게 임의 발전과 미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11장 ‘게임과 건강관리’에서 는 헬스케어 게임이란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헬스케어 게임에 대한 기 존의 연구를 토대로 건강 효과에 대해서 검토하면서 어떠한 건강관리의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헬스게임을 치료용, 건강관리, 건강지식 및 의료 교육용 게임으로 분류하여 그 특징 과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적으로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12장 ‘몰입의 사회적 영향’은 게임 경험에서 발생하는 몰입이 무엇인지 개념을 살펴 보고 몰입 경험을 다양한 시각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게임의 몰 입은 기능성 게임에서도 중요한 목적이 되고 있지만 게임을 넘어서 도 시 공간 문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콘텐츠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 히 몰입의 사회적 영향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관심이 되고 있는 게임 과 몰입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들이 한림대학교에서 디지털게임과커뮤니케이션, 디 지털게임과문화, 게임기획론과 같은 게임 교과목을 같이 가르치면서 연 구하고 고민했던 학문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책을 같이 저술하기로 의기투합했던 몇 년 전은 한림대에서 디지털게임 전공이 신설되어 교과 과정을 만들고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 던 때였다. 게임 관련 교과목을 위한 마땅한 교재가 없어 직접 책을 쓰기 로 했던 학문적 약속이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이 책을 마무리할 때까지 걸린 오랜 시간은 두 저자의 학문적 우정을 튼튼하게 해 주는 과 정이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자료의 수집과 정리 그리고 교정까지 성실히 도와준 장한진, 김시성, 박정민, 배재한, 이민섭 한림대 인터랙션디자인 대학원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또한 이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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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같이 학문적인 고민을 했던 박태순 박사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 다. 이 책이 새로운 미디어로 등장한 게임의 연구 지평을 넓히고 게임이 산업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성숙될 수 있게 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 는 바람을 가져본다.

2015년 2월 저자를 대표해서 노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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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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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게임의 이해 01 게임의 역사 게임 플랫폼의 진화 게임 콘텐츠의 변화 과정 게임의 성장과 사회 변화 참고 문헌 02 게임 장르 게임의 장르 게임 장르의 구성 요소 참고 문헌 03 게임 플랫폼 게임 플랫폼의 유형 모바일 플랫폼과 게임의 진화 참고 문헌


04 스토리텔링과 인터랙션 게임과 재미 요소 미디어와 게임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참고 문헌

2부 게임의 제작 05 게임의 제작과 개발 게임 제작의 특징 게임 기획과 개발 과정 게임 제작 프로젝트 게임 마케팅 참고 문헌 06 게임 디자인과 시나리오 게임 디자인 게임 시나리오 게임 시나리오의 장르 게임 시나리오 작성법 참고 문헌 07 게임 스토리텔링 게임 스토리텔링의 기능 게임 스토리텔링의 적용 게임 스토리텔링의 요소 참고 문헌


3부 게임과 산업 08 게임 경제학 게임 산업과 시장 구조 게임 산업과 시장 행위 게임 산업과 시장 성과 참고 문헌 09 게임 산업과 정책 산업으로서의 게임 게임 산업의 경제적 특성 게임 산업 정책과 제도 참고 문헌

4부 게임과 사회 10 기능성 게임과 사회 기능성 게임의 등장 기능성 게임의 정의 기능성 게임의 분야 기능성 게임의 미래 참고 문헌 11 게임과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 헬스케어 게임의 효과 헬스케어 게임의 분류 헬스케어 게임의 발전 참고 문헌


12 몰입의 사회적 영향 몰입 경험 게임과 가상현실과 스토리텔링 가상세계의 발전과 변화 매직 서클과 게이미피케이션 몰입의 새로운 패러다임-혼재성 게임 중독과 과몰입 참고 문헌


1부

게임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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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역사

“놀이라는 말은 특정한 활동뿐만 아니라 그 활동에 필요하거나 기능에 필요한 도형, 상징물 또는 도구 등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러한 놀 이는 여러 문화의 양식이나 성향과 반드시 관련이 있다” 로저 카유아(Roger Caillois), 1994.

현대사회의 놀이와 문화 행위의 중심으로 들어온 디지털 게임은 로저 카유아의 표현처럼 문화양식과 사회적 성향과의 연관이 느슨하든 밀접 하든, 비례관계에 있든 애매하든 간에 분명한 관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게임이 어떻게 출현했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게임으로 발전했는지 살펴보는 연대기적 이해가 필요하다. 오늘날 게임의 문화성과 사회성은 그동안 게임이 진화하고 변화하여 왔던 역사적 맥락에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은 게임 플레이라는 활동뿐만 아니라 그러한 활동에 필요한 게임 도구의 진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게임과 현대사회에서 가장 첫 번째 논의는 바로 이러한 게임의 도구인 게임 기술 플랫폼의 태동과 진화 과정을 살펴보고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 콘텐츠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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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랫폼의 진화 게임의 여명 초창기 게임은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것처럼 집이나 오락실이 아닌 대 학 연구실, 연구소, 군사시설에서 사용 되었다. 윌리엄 히긴 보덤 박사 가 최초로 개발한 <테니스 포 투(Tennis for Tow)> 게임이 태평양전쟁 의 당사국인 미국과 일본에서 가장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은 초기 게임과 군사적 목적과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해 준다. 또 한편으로 게임은 대학 에서 학습과 같이 오랜 시간 반복적인 일을 하고 나서 쉬는 시간을 활용 하기 위해 연구용 메인 프레임 컴퓨터를 기반으로 게임이 개발되었다. 1962년에는 미국 MIT대학에서 스티븐 러셀이 최초의 슈팅 게임인 <스페이스 워(Space War)>를 개발했다. 이 게임은 PDP-1이라는 미니 컴퓨터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스페이스 워>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이 와 같은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장비가 필요하기도 했는데 개발자들은 게임에 대한 수요의 잠재력을 깨닫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개발자와 기업들은 컴퓨터 게임을 비즈 니스로 이용을 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1966년 세 가는 아케이드 <페리스코프(Periscope)>를 공개했다. 이 게임은 진정 한 의미의 컴퓨터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아케이드 게임의 가능 성을 보여 줬다. 1960년대 대부분 게임들에 사용된 효과음은 게임 기계 내부에 녹음한 테이프를 작동하는 방식으로 작동되었다(박남예, 2004).

아케이드 게임의 황금시대 1970년대 초반 컴퓨터 게임은 연구소에서 벗어나 놀이공원과 가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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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아케이드 게임은 쇼핑몰이나 놀이공원에서 핀 볼 게임기가 있는 아케이드에 설치되어 공적인 오락 형식으로 발전했 고 다른 한편으로는 홈 비디오 게임으로 가정에 설치된 게임 기계에 의 존하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오락 형식으로 발전하였다(전경란, 2014). 아케이드 게임의 황금시대라고 불리는 1970년대에 들어서서 아케 이드 게임 기계를 통해 처음 게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아케이드 게임이 청소년을 중심으로 대중화되면서 모든 사람들에 게도 친숙해졌다. 집이나 학교 근처에 설치된 아케이드 게임을 편리하 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많은 시간을 아케이드에 보내는 생활 패턴의 변화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때는 미국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르네상스를 이룬 시기이 자, 많은 가정집에서 텔레비전으로 화려한 비디오 영상을 보던 시기였 다(전홍석, 2005). 이 시기에 <퐁(Pong)>이라는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게임이 등장하였다. 동전 투입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던 아케이드 형의 ‘퐁’은 무수히 많은 동전 투입으로 기계가 고장이 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Steven Kent, 2002), 술집에 설치된 <퐁> 게임기는 술을 마시기 위한 손님만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로 넘쳐났 다. 비록 단순한 게임이지만 사용자들의 직접적인 조작과 경쟁을 기반 으로 한 <퐁>은 엄청난 반향을 가져왔다. 그 결과 <퐁>은 최초로 성공 한 상업적 게임이 되었으며 1973년도까지 약 1만 대 이상이 판매되었 다. 게임기 자체에 모니터와 컨트롤러를 내장한 이 게임기는 최초의 아 케이드 게임이라 평가된다. 당시 큰 인기였던 <퐁>을 아케이드뿐만 아 니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인 ‘아타리 퐁’이 1975년도에 출시되었다. <퐁>은 기계식 게임음악이 사용되던 시 기에 전자식 회로에 의해 게임의 소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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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게 했다가 끊었다가 하는 행위를 반복해 비프(Beep)음을 발생시켜 게임 효과음을 만들어 냈다(Steven Kent, 2001). 당시 청소년들에게는 이 <퐁>의 비프음 중독성이 하나의 문화가 될 정도였다. 특히 기계식 게 임기들은 카세트덱에 소리를 실제로 테이프에 녹음하여 사용하였지만 비프 방식은 사실감은 떨어졌지만 내구성이 더 좋았고 간단한 조작으로 이뤄져 점차 테이프 방식의 소리 구현 방법을 대체했다(이정혁, 2012). <퐁>이 출시된 이후 공의 움직임이 빨라지거나 두 손을 사용하는 등 다 양한 게임 형식의 변화는 있었지만 초기 <퐁>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기 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이어서 1972년에는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라 는 첫 가정용 콘솔 게임기가 탄생하였다. 이 게임기는 조이스틱이나 패 드가 아닌 다이얼을 돌려 조작하였으며, 게임 화면은 여러 개의 투명한 판을 게임에 맞게 선택한 후 TV 화면에 붙여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뒤 를 이어 2세대 비디오 게임기 중 가장 강력하고 성공적이었던 게임기인 ‘아타리 2600(Atari 2600)’이 탄생했다. 이 비디오 게임기는 성능이 전반 적으로 향상되었으며 과거의 게임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당시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가정용 게임기인 ‘ChannelF’를 물리치고 성공적 으로 시장에 진출하였다. 아타리 2600은 투명한 판을 TV에 붙일 필요도 없고 여러 개의 게임팩을 꽂아 실행하는 게임기로 당시 많은 게임 개발 사들이 아타리 2600용으로 게임 소프트웨어를 출시하였으며 비디오 게 임기 시장을 주도했다. 1979년도에는 미국의 고등학생인 리터드 게리엇이 8비트 컴퓨터 인 애플 2를 이용해 컴퓨터 게임인 <아칼라베스(Akalabeth)>를 만들었 다. 그 후 <아칼라베스>의 게임 시스템과 이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발전시켜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울티마>를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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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되었다.

일본 게임 산업의 성장 비디오 게임을 주도하던 아타리(Atari)는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E.T.>를 기반으로 거액의 사용료를 지급하면서까지 제작한 게 임이 흥행에 실패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실패의 원인은 게임 제작 기간이 너무도 짧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져 영 화를 본 사람들의 감동과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였다. 이렇 게 수백만 달러를 지불하여 제작된 아타리 게임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날 카롭고 차가웠다. 그 결과 콘솔 게임 시장 전반이 추락하기 시작하고, 많 은 미국 게임 회사들도 파산하거나 게임 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게임 산업은 1982년부터 본격적인 심각한 불황기를 맞게 된 다. 미국 정부의 전자오락실에 대한 규제와 함께 PC 제작 업체의 외면 등으로 전자오락실의 수가 줄고 게임 산업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였 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비디오 게임 불황에도 일본의 가정용 게임기 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러한 콘솔 게임의 퇴조에 대한 가장 큰 이 유는 개인용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게임이 도 입이 되었기 때문이다. 1981년, 미국 IBM은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를 출시하였다. 이 컴퓨터는 메모리, 그래픽, 사운드의 품질과 기능이 게임에 적합하였다. 특히 개인용 컴퓨터는 게임을 플레이한 상태를 저장할 수 있어서 플레 이어들은 스테이지를 멈추고 나중에 다시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게 되 었다. 이처럼 콘솔 비디오 게임의 퇴조와 컴퓨터 게임의 등장은 게임 개 발의 중심을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전시켰으며 그동안 게임 시장에 참여 하지 못했던 다른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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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도에 닌텐도 회사는 8비트 게임기인 ‘패밀리컴퓨터(패미컴)’ 을 출시하였다. 이 게임기는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파이널 판 타지>와 같은 게임을 앞세워 세계 게임기 시장의 90%를 장악하였고 한 해 650만대라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닌텐도는 이후 게임기 시장에서 독주하게 된다. 새로운 게임 패드 장치는 직접적인 패드보다(혹은 D-pad) 조이스틱과 회전 손잡이를 갖고 있었는데 이러한 방식은 게임 플레이 방식을 바꾸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닌텐도는 비디오 게임 시 장에서 독주하였으며 일본의 게임 산업은 양질의 그래픽 기술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석권하였다. 일본의 다른 게임 회사인 세세는 닌텐도보다 기술적으로는 앞섰으 면서도 시장 점유에서는 닌텐도를 앞서지 못했다. 세가에서는 1985년 도 ‘세가 마크 III’를 출시하였지만 닌텐도의 패미컴에 밀렸으며 이후 사 운드 기능을 보강하여 ‘마스터 시스템’으로 시장에 재진입했다. 이와 같 은 세가와 닌텐도와의 경쟁은, 게임 산업의 성공은 하드웨어보다 게임 자체의 질과 독특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1980년 초반에는 PSG(Programable Sound Generator)라는 칩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효과음이 구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일한 음색을 가진다는 단점 때문에 단순히 게임이 종료되거나 어떤 물체가 등장할 때 사용되었다. 1983년도에 세가에서 출시된 <아스트론벨트 (Astron Belt)>는 처음으로 아날로그 영상을 압축하는 대신에 디지털로 저장하는 방식인 LD(Laser Disk)를 사용하여 그래픽과 음질이 최고인 게임을 제작했다(Mark Isaacson, 2002).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내구성 의 문제가 있어서 차츰 사라져 갔다. 1980년대 중후반 일본의 야마하에 서는 ‘FM(Frequency Modulation)음원’ 칩이 개발되었다. 이 칩은 ‘PSG’ 방식보다 다양한 소리와 함께 실제와 가까운 소리를 만들어 냈고 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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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슈팅 게임인 <사라만다(Salamander)>를 통해 본격적으로 FM 음 원을 사용하였다.

PC 게임의 발전

세가는 1989년 ‘제네시스’라고도 불리는 ‘메가드라이브’를 소개했다. 이 는 기존 시스템보다 더 빠른 프로세서와 메모리 용량이 커진 16비트 시 스템이었다. 이전의 콘솔 게임보다 높은 화면 해상도와 스프라이트1)를 그릴 수 있는 하드웨어를 구비하게 되었다. 한편 닌텐도는 1990년에 ‘닌텐도 슈퍼 패미컴’을 소개했지만 CPU가 느려 액션 및 슈팅 게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패밀리 컴퓨터를 기반으로 했던 인기 게임들 이 슈퍼 패미컴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게임 이용자들이 이 게임기를 구 매하였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느낀 세가는 닌텐도 ‘마리오’ 캐릭터를 대적하 는 ‘소닉’이라는 고슴도치 캐릭터를 내놓았다. 세가의 소닉은 닌텐도의 마리오 캐릭터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였고 소닉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소닉 캐릭터의 인기와 함께 1992년도에는 세가의 제네시스가 닌텐도의 슈퍼 패미콤보다 많이 팔렸으며 세가는 미국 게임 시장을 효과적으로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1994년에는 새로운 세대의 게임 콘솔이 등장했다. 세가는 메가드라 이브의 후속 모델로 듀얼 CPU를 가진 ‘새턴’을, 닌텐도는 ‘N64(Nintendo 64)’를 내놓았다. 이 당시 소니는 CD를 사용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1) Sprite(스프라이트). 화면 표시에서 반복 이용되는 도형의 무늬를 등록하고, 그 무늬에

다른 그림을 겹쳐서 합성시키는 기능. 고속 표시가 가능하며 연속되는 그림을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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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출시하였고 이를 통해 고용량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었으며, 닌텐도, 세가를 제치고 비디오 게임 시장 정상에 오르게 된다. 1990년대에는 PC 게임의 성장도 주목된다. PC 게임은 콘솔 게임보 다 게임 그래픽이 향상되었고, 게임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와 보다 빠른 속도의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었다. <레밍즈>, <심시티>, <문 명>, <포퓰러스>, <툼레이더>, <퀘이크>, <하프라이프>, <GTA>와 같 은 많은 대작 게임들이 PC용 게임으로 제작되었다. PC 게임은 기존의 콘솔 게임과는 달리 마우스와 키보드라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 운 유형의 컨트롤러를 제공하였고 PC용 인터페이스는 사용자들에게 새 로운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플레이어는 게임 화면에서의 특정한 장소 를 가리킬 수 있게 되었으며 다른 명령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 다. 또한 PC 게임들은 모뎀을 통해서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과 게임을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가정용 게임기의 진화 세가는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2인자 이미지를 버리고자 그래픽도 뛰 어나면서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새로운 게임 환경의 ‘드림캐스트’ 를 출시했다. 그러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등장하면서 세가는 ‘드 림캐스트’를 마지막으로 게임기 시장보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 사로 전환했다. 2000년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업그레이드한 ‘플레이스테이션 2’를 출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2는 128비트 프로세서에 32메가의 메모 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초당 6500만의 폴리곤을 그릴 수 있었다. 양질의 사운드 퀼리티를 가지고 있었으며, 네트워크 기능이 적용되었다. 또한 두 개의 레이어로 DVD 드라이버를 가지고 있어 DVD 영화도 재생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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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2는 DVD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DVD플레이어보다 저렴해서 매출은 급성장했다. 특히 하위 버전 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도 호환되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 매우 다양했으며 이러한 점이 성공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닌텐도는 2001년에 ‘게임큐브(Nintendo Gamecube)’로 콘솔 게임을 이 어 갔다. 닌텐도의 N64(Nintendo 64)의 실패를 경험삼아 기술적 스펙 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안정적인 성능과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기 쉬운 하드웨어를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게임큐브는 플레이스테이션 2와 같이 DVD 기능이 제공되지 않았고 인터넷 연결 기능도 없었지만 저가 전략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다가갔다. 마지막으로 2001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Xbox’가 시장에 출현 하였다. Xbox는 기본적으로 콘솔 박스 안에 PC가 있었고 64메가바이트 의 메모리와 DVD 기능과 함께 초당 3000만의 폴리곤을 그릴 수 있는 기 능을 갖추었다. 또한 하드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었으며 빠른 이더넷 (Ethernet)이 탑재되어 있었다. 대표 게임으로는 <헤일로(Halo)>를 들 수 있다. Xbox에서 제공하는 라이브 서버는 트레일러를 볼 수 있었고, 데모를 다운받을 수 있었으며,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 플레이할 수 있었다(이성호, 2003). 그러나 Xbox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고가였으며 후발주자로서 단기간에 시장 진입하였다는 점이 문제였다. 일본의 게임 기업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아동용 만화, 애니메이 션과 같은 기존의 유력 콘텐츠를 게임화했다. 일본의 콘솔 게임은 일본 의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하드웨어 제조사를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 로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일본 게임 시장은 콘솔시장이 주도하였고 온라인 게임 시장은 낮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가정에서는 게임할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들이 지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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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되고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게임기인 ‘닌텐도DS’는 두 개의 화면 에 터치스크린 함께 와이파이 연결까지 가능한 휴대용 게임기였으며, 또한 두뇌 트레이닝과 같은 게임으로 여자와 노인층을 포함한 폭넓은 계층으로 확산되었다. 소니는 2004년에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을 발표했다. 이 게 임기는 플레이스테이션 2와 비슷하게 만들어졌으나 대다수 게임 플레 이어들은 3D 게임을 플레이하기 힘든 PSP에 그다지 큰 흥미를 갖지 않 았다. 2006년,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3’을 북미 지역에서 500달러 수준 으로 출시하였다. PS3(Playstation 3)는 멀티미디어 컴퓨터 개념으로 개 발하여 단순한 게임기를 넘어서 음악,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PS3에서는 가상 채널 사운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2채널을 5.1채 널로 가상적으로 표현해 주고 돌비(Dolby)의 최신형 서라운드를 지원 하였다. 한편 늦게 시장에 합류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HD급 고화질을 구현하는 ‘Xbox 360’을 300달러 수준으로 전 세계에 출시하였다. 이 게 임기는 Dolby Digital 5.1채널만을 지원하고 있어 PS3에 비해 음향효과 의 지원에서는 떨어졌지만 지속적인 AS와 지원으로 소니 플레이스테이 션 3과 대등한 위치로 올라왔다. 닌텐도는 MS나 소니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그 래픽과 성능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캐주얼 게임 시장을 목표로 삼았으 며, 2006년에 새로운 방식의 컨트롤러를 사용한 위 시스템을 약 250달 러에 세계 주요 시장에 선보였다. 이 게임기는 HD 그래픽조차 지원하 지 않았으며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사용된 컨트롤러는 가 히 혁명적이었다. 본체에서 분리된 컨트롤러는 리모컨의 형태로 플레 이어의 움직임을 읽어 게임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었다. 게임저널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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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들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닌텐도 위는 저렴한 가격 덕에 많 은 게임 사용자를 끌어들였고 그동안 게임을 즐기지 않던 노년층과 여 성층까지 게임 사용자층으로 확대했다. 2004년도에 출시한 또 다른 제 품인 ‘닌텐도 DS 시리즈’의 경우 그래픽은 플레이스테이션 1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독특한 조작법과 화면을 터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고 닌텐도는 위와 DS 시리즈로 2007년도에 시장점유율을 70% 이상 확보 하였다. 또 다른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은 고급 사 양과 멀티미디어를 강조하면서 더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PC 게임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게임 마니아들은 콘솔보다 PC의 그래픽 때문에 PC를 선호했다. 또한 사용자들은 게임 플레이를 편 하게 할 수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이스틱이나 패드보다 선호하였 다. 하지만 그래픽과 다양한 컴퓨터의 성능은 게임 제작자들의 관점에 서 PC 게임 개발을 보다 어렵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게임 개발자들은 최고급 컴퓨터에서 작동되는 높은 사양의 그래픽과 보편적인 사용자 그 룹이 갖고 있는 보통의 그래픽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 또한 PC 게 임은 해킹과 게임의 불법 복제가 쉽게 되기 때문에 실제 수익을 창출하 기 어려웠고 PC 게임은 일반적으로 콘솔 게임 패키지보다 저렴했다. PC 게임의 발전에서 주목되는 부분이 캐주얼 게임의 성장이다. 캐주얼 게 임은 보통 플래시로 제작되어 브라우저의 웹사이트에서 플레이하도록 하였고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신 이것은 광고 수익 매출 의 주요 원천이 되었다.

체감형 게임의 성장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Sony)는 닌텐도 위(Wii)의 성공에 충격과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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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받았다. 소니는 기존과 유사한 컨트롤러를 사용하지만 한층 더 발전 된 무브(The Move)를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카메라를 사용해 몸 전체 움직임을 측정하는 동작인식센서인 ‘키넥트’를 게임기에 도입 하였다. 이와 같이 새로운 유형의 체감형 게임기들이 등장했음에도 불 구하고 이러한 시스템의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직 체 감형 게임의 대부분은 춤과 같은 동작이나 피트니스와 같은 건강 행위 중심으로 개발되었으나 점차 건강 이외의 아케이드, 음악 등 다른 분류 의 게임들도 출시되었다. 많은 회사들은 전작의 게임기보다 좋은 사양의 게임기를 출시하고 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4(PlayStation 4, PS4)’를 2013년 2월에 뉴욕에서 열린 ‘플레이스테이션 미팅’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의 후속 모 델로 선보였다. 8세대에 속하는 가정용 게임기다. 소니에서 공개한 ‘PS4’는 게임 중에 플레이가 어려울 경우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 영상 을 참고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중간에 다른 게임을 다운을 받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 영상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게임 플레이 영상 과 사진을 캡처할 수 있다. 닌텐도는 위의 후속작으로 위 유(Wii U)를 출 시하였다. 위처럼 셋톱박스형 게임기지만 게임 컨트롤러(게임패드)에 6.2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되어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엄지로 조작 하는 조이스틱과 버튼으로 게임을 작동을 할 수 있고 화면을 터치펜으 로도 조작할 수 있다. TV의 화면과 독립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며 게임 정보를 검색 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게임뿐만 아니라 인 터넷도 접속할 수 있으며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이 게임기는 2012년 11 월에 북미에서 출시를 한 후 1주 만에 40만 대 이상이 판매되었다. 최근 주목받는 게임 기술은 3D 기술과 환경을 적용한 3D 게임 분야 다. 현재 텔레비전은 3D 이미지를 재생할 수 있으며 입체 영상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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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을 강화한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3D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 는 기능을 새로운 기기에 업데이트하고 이를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 과거 이십 년 동안 게임 기술과 플랫폼은 단순한 모바일 기기에서 부터 고급 사양의 콘솔 게임 시스템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다양 한 게임 플랫폼의 출현은 각각의 플랫폼에 익숙하거나 특정 플랫폼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계층의 사용자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 도록 만들었다. 미국과 유럽 등 많은 국가들도 게임 산업을 지식 기반의 동력 산업으로 인식하여 많은 투자와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소 프트웨어 회사, 그래픽 전문 회사, 애니메이션 회사 등을 중심으로 게임 개발 또는 제작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게임 산업 은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국가적 차원의 다양한 산업 진흥 정책이 추 진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등장 모바일 게임은 휴대전화, PDA 등의 이동형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플 레이하는 게임을 말한다. 초기 모바일 게임은 <스네이크(Snake)>와 같 이 조작이 간단하면서 흑백의 스크린에서 구성된 게임들로 이루어졌 다. 특히 모바일 폰을 이용하는 게임은 <ZX80>, <ZX81>처럼 초기 컴 퓨터의 성장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모바일 폰은 기술의 발달로 기능 이 확대되고 더욱 복잡한 게임 지원이 가능하도록 발전되었고 이용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나 TV를 기본으로 하 는 콘솔 게임에 비해 게임 화면이 상대적으로 작고 게임을 업그레이드 할 때 다운로드를 처리하는 능력이나 메모리 용량 등이 문제가 되었다. 2003년 노키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N-Gage’ 를 출시했다. ‘N-Gage’는 휴대용 게임기와 모바일 폰을 접목시킨 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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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스(convergence) 제품으로 동영상, MP3, 라디오 기능이 가능한 게임 기와 모바일 폰의 중간 단계에 위치한 제품이다. 그러나 이 게임기는 제 한된 사용 환경과 킬러 게임 콘텐츠의 결여로 시장의 큰 호응을 받지 못 했다. 또한, N-Gage의 대다수 게임들은 이미 휴대용 게임기나 콘솔 게 임과 같은 다른 플랫폼에서 이용되어 온 게임들이었기 때문에 게임 시 장에 미친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더욱이 휴대전화에서 개인용 컴 퓨터로 전환된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과거에는 생각지 못했던 더 높은 사양의 모바일 게임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휴대 기기들을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해 주는 블루투스(bluetooth) 기능도 모바일 기기를 혁신시키고 있다. 초기 블루투스는 1Mbps의 전송 속도에 불과해 동영상, 음악을 전송하기에는 전송 속도가 너무 느렸고 접 속이 불안정해 그다지 대중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4년 블루투스2.0으 로 3Mbps, 2009년에는 24Mbps로 전송 속도가 향상되었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블루투스 사양은 전력 소비가 낮아 작은 배터리로도 장시 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블루투스는 센서를 통해 생체 계측 등 의 의료와 헬스케어 단말기에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블 루투스의 기능은 게임패드 등에 적용되어 디지털 게임의 범위를 확장시 키고 있으며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게임 플레이가 동시에 진행이 가능하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아이폰(iPhone), 안드로이드폰, 윈도폰 (Window Phone) 등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점차 휴대전화, 태블릿 PC, 노트북은 물론 데스크톱과 통합되어 가고 있다. 이동형 게임 기기 의 발전에서 주목되는 기기가 태블릿PC다. 2010년에 등장한 애플의 아 이패드(iPad), 안드로이드 계열의 태블릿들은 모바일 폰과 달리 상대적 으로 큰 화면과 더욱 빨라진 프로세서로 게임을 하기 위한 훌륭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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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제공한다. 애플(Apple)은 모바일 게임에서 나오는 수익의 30%만 가 져가는 전략을 세워 휴대용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와 소니의 경쟁자로 대두되었다. 2008년부터 게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장 규모가 전 세계적 으로 현격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과 인 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게임은 증가하는 경향이다. 이러한 변화는 SNS(Social Network System) 수요 증대, 스마트폰 보급률의 증가와 함 께 비디오 게임 이용자들의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가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강영미, 2012).

게임 콘텐츠의 변화 과정 최초의 게임들 1958년에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핵물리학자 윌리엄 히 긴 보덤 박사가 만든 <테니스 포 투(Tennis for Tow)>는 세계 최초의 상호작용 기반 컴퓨터 게임이다. 그 게임은 원래 플레이어들에게 중력 의 영향력을 가르치기 위해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해 제작되었다. 이 게 임은 공을 타격하면 전기적 조작에 의해 기계장치 소리를 발생시켜 효 과음이 발생하도록 만들어졌다. 1962년에 미국 MIT대학에서 스티븐 러셀이 최초의 슈팅 게임인 <스페이스 워>를 개발하였다. 평소 SF 소설을 즐겨 읽던 스티븐 러셀과 그의 친구들은 컴퓨터에 그들의 상상력을 구현하여 제작된 게임으로 알 려져 있다. <스페이스 워>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배경으로 두 개 의 로켓에서 발사된 어뢰로 적의 로켓을 파괴한다는 스토리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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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목표물을 명중하여 파괴가 되어도 요즘과 같은 타격음이나 화 려한 효과음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최초의 아케이드 컴퓨터 게임은 1971년 놀랜 부시넬(Nolan Bushnell)의 <컴퓨터 스페이스(Computer Space)>다. 이 게임은 당시 엔 조작이 어려워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아타리 (Atari)사를 설립하였다. 이듬해 놀랜 부시넬이 개발한 <퐁(Pong)>은 단순히 공을 주고받으며 점수를 얻는 구성을 통해 상업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R. DeMaria et al, 2002). 아타리는 우리에게는 ‘벽돌 깨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게임으로 막대를 움직여 공을 쳐 블록을 깨 는 게임인 <브레이크아웃(Breakout)>을 개발하였다. 현재까지도 다양 한 형식으로 이와 같은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게임은 1986년도에 타이토에서 만든 <알카노이드> 게임이다. <알카노이드> 는 기존의 벽돌 깨기 게임과 달리 막대의 크기와 공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으며 공의 개수도 여러 형태로 나누어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였다. 1978년에 일본 게임사인 타이토는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미국 게 임 제작사들과 게임 비즈니스 전쟁을 시작하였다. <스페이스 인베이 더>는 비행체가 화면 위에서 대열로 내려오는 외계 생명체를 쏘아 제거 하는 슈팅게임이다. 이 게임이 나올 당시에는 플레이어의 대상이 움직 이기는 했어도 화면상의 적이 이동하지는 않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게 임의 난이도가 높고 복잡한 방식을 가진 이 게임이 실패할 것으로 예상 하였다. 그러나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인해 동전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성공했으며 심지어 국립은행이 동전의 주조량을 늘렸다는 해프 닝도 있었다(다키타 세이치로,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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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황금기 1980년대 들어 게임 콘텐츠의 종류는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조 크>(1980), <동키콩>(1981), <폴 포지션>(1982), <피트폴>(1982), <마 리오 브라더스>(1983), <용의 둥지>(1983), <킹스퀘스트>(1984), <엘 리트>(1984), <삼국지>(1985), <젤다의 전설>(1986), <메가맨>(1987), <파이널 판타지>(1987), <메탈 기어>(1987), <페르시안의 왕 자>(1989)와 같은 많은 유명한 게임들이 1980년대에 제작된 것이다. 1970년대만 해도 게임은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이 주류였으나 1980 년대 이후 컴퓨터 게임의 주요 판도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의해 좌우 되었다(최은석, 2007). 일본 게임 산업의 경우 1970년대 중반 이후 게임 소프트웨어와 하 드웨어를 개발하였고 1980년대에는 아케이드와 가정용 게임 시장 모두 선도했다. 특히 1980년에 제작된 <팩맨(Pac-Man)>은 이러한 시장 장 악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팩맨>은 슈팅 위주의 기존 게임들과 다르게 귀여운 캐릭터와 독특한 게임 구성으로 남성 중심의 게임 시장에 여성 플레이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귀여운 캐릭터가 인상적인 <팩맨> 게임 은 역사상 최초로 OSMU(One Source Multi Use)의 개념을 탄생시킨 컴 퓨터 게임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귀여운 이미지는 장난감, 도시락통, 시 리얼, 노래 등으로 이용되면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이형준 외, 2003). <팩맨>은 일본의 성공에서 더 나아가 미국으로 진출해 북미 시 장에서 첫 해에만 10만 대가 넘게 판매되었다. 당시 북미에서는 아이, 어른 등 모든 세대 누구나 <팩맨>에 열광하였다. <팩맨> 게임은 현재까 지도 리메이크가 되어 발매되고 있으며, 2010년 5월 22일에는 <팩맨> 30주년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하루 동안 구글 메인 페이지에서 <팩맨> 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벤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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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역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를 판매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 었다. <슈퍼마리오>의 마리오 캐릭터는 <슈퍼마리오> 시리즈보다 먼 저 탄생했다. 닌텐도는 미국 진출을 위해 뽀빠이의 판권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실패하였다. 이에 미야모토 시게루는 직접 캐릭터를 디자인하 여 1981년에 <동키콩>을 탄생시켰다. <동키콩>은 주인공이 킹콩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출하는 과정을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주 인공 캐릭터는 콧수염, 빨간 모자만 쓴 이름도 없는 캐릭터였지만 미국 으로 넘어가면서 마리오라 불리면서 마케팅에 활용되었다. 이후 마리 오는 닌텐도의 간판 캐릭터가 되면서 수많은 후속 게임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1985년에는 소설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삼국지> 시리즈가 일본 의 게임 회사인 고에이에서 개발되었다. 게임은 턴 방식으로 진행되며 중국의 삼국시대에 통일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우수한 인 재를 등용하며, 농지를 개발하고, 상업을 발달시키며 주변 나라와 전쟁 을 하게 된다. <삼국지 1>은 플로피디스크 2장짜리 용량으로 출시되었 고 2012년도에 출시된 <삼국지 2>는 PC 버전은 물론 소니의 플레이스 테이션 3(PS3)과 닌텐도의 위유(Wii U)용까지 나왔다. 1987년도는 탄탄한 스토리와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가지며 독자적 인 게임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유저를 만들어 낸 <파이널 판타지>가 스 퀘어에서 출시되었다. 처음에는 <드래곤 퀘스트>의 아류작으로 비난 을 받았지만 <파이널 판타지>는 첫 발매에 52만 장, 두 번째는 76만 장, 세 번째는 140만 장을 기록해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1980년대 후반 닌텐도는 처음으로 휴대용 게임 시스템인 게임보이 를 소개했으며 한편으로는 <테트리스> 게임이 등장했다. <테트리스> 는 러시아의 과학자인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디자인했고 이제까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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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이 있는 게임으로 평가된다.

가정용 게임 세가의 메가드라이브, 닌텐도의 슈퍼 패미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가 개발되면서 고급 사양의 게임들과 함께 새로운 장르의 게임 이 등장하였다. 1993년에는 세가에서 세계 최초로 3D 대전 격투 게임 <버추어 파이터>가 출시되어 충격을 주었다. 당시의 <버추어 파이터 1>의 그래픽은 지금과 비교하면 투박하고 부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러 나 당시 플레이어들은 진짜 상대방과 격투하는 실제감을 느꼈다. 다음 해 출시된 <버추어 파이터 2>의 그래픽은 보다 향상되었고 게임의 배 경도 다양하게 묘사되었으며 캐릭터의 움직임과 기술도 세밀해졌다. 1996년 등장한 <포켓몬스터> 게임은 단순한 일본 RPG 게임이었지 만 다양한 사용자들이 게임을 플레이했다. 게임의 방식은 캐릭터인 몬 스터를 키우고, 적과 싸우면서 플레이어와 몬스터를 같이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에서 다양한 포켓몬을 수집하기 원했고 통신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포켓몬을 교환했다. <포켓몬스터>는 원 소스멀티유스를 활용하여 게임 외에도 애니메이션, 만화, 카드, 장난감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게임이었다. 게임 은 1세대인 레드, 블루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졌고 그 후 2013년까지 6세대 게임인 <포켓몬스터 X·Y>가 전 세계에 발매되었다. 1998년도 코나미는 체감형 리듬 게임인 <댄스 댄스 레볼루션 (DDR)>을 출시하여 지금까지 아케이드용, 가정용, 모바일 버전 등 다 양하게 출시되었다. 이 게임은 음악이 나오면 화면에 표시되는 화살표 의 방향에 맞게 발판을 밟는 형식의 게임으로 대전 격투가 주류인 게임 시장에서 벗어나 체감형 음악 게임 장르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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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991년

<스타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를 탄생시킨 블리자드의 전신인 ‘실리콘앤시냅스’라는 회사 가 설립되었다. 3년이 지난 후 회사명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로 사명 을 바꾸고 1994년도에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 게임) 게임 인 <워크래프트 오크&휴먼>을 출시하였고 1998년도에 <스타크래프 트>를 출시하였다. 당시 전략 게임은 두 종족이 대결하는 방식이었지만 이 게임은 다양한 형태의 모습과 특징을 가진 ‘테란, 저그, 프로토스’ 세 종족을 사용하여 기존의 전략 게임과 차별화하였다. 특히 세 종족 간 힘 의 균형을 잘 조절하여 더욱 경쟁적으로 전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스 타크래프트>는 온라인 배틀넷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나라에서는 PC 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도 했다. 1992년에는 id소프트에서 최초의 1인칭슈팅게임(FPS, First Person Shooting)인 <울펜슈타인3D>를 출시하였다. 이 게임은 제2차 세계대 전 이후 유럽을 무대로 플레이어가 나치군의 성에 스파이로 잠입했다가 울펜슈타인 감옥에 갇혀 그 곳을 탈출하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후속작 으로 id소프트는 1993년도에 <둠>을 공개했다. <둠>은 1인칭 시점으로 지옥에서 온 악마를 물리치는 내용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1500만 장 이 상이 판매되었고 불법 복제도 많이 되어 실제 이용된 수는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게임 이후 FPS의 장르는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게 된다. 1997년에 발매된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는 범죄와 사회 에 대한 폭력성이 강하고 게임 중독도 강해 학부모, 사회로부터 많은 비 난을 받았지만 게임의 판매량에서는 최고의 흥행작으로 평가된다. 2013년에 다섯 번째로 발매된 <GTA 5>는 방대한 양의 맵과 범죄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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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라 각종 스포츠, 레저 활동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같은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GTA 5>의 판매량은 영화 <아이언 맨 3>의 세계 매출액 두 배 수준인 20억∼25억 달러로 추산된다(≪국민 일보≫, 2013.10.31). 1990년대 이전까지 북미나 유럽에서는 주로 게임의 폭력적 효과나 교육적 매체 가능성에 관한 게임 효과 연구가 많았다(Jonas Heide Smith, 2002). 알세스는 등장한 지 40여 년 만에 게임은 하나의 문화적 장르로 학술적인 설명이 필요한 유망한 학문 분야가 될 가능성을 인정 받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Aarseth et al, 2004). 최근에는 다양한 인 터페이스와 하드웨어 등을 활용하여 개발된 체험형 게임이 성장하고 있 다. 체험형 콘텐츠는 대부분 프로젝션의 방식이나 대형 스크린의 플랫 폼을 바탕으로 비접촉식 터치인터페이스와 동작인식기술, 증강현실의 시각화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체험형 게임의 인터페이스 기술은 몸 전체를 사용하면서 사용자의 음성까지도 인식하는 시스템으 로 발전하고 있다. 체험형 게임은 1980년대 일본의 아케이드게임센터에서 대형 게임 장치를 활용한 게임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다. 자동차나 오 토바이 주행의 실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된 레이싱 게임, 총기 와 유사한 형태의 컨트롤러를 활용한 사격 게임, 음악에 맞춰 DJ 키보드 나 드럼, 기타, 댄스 발판 등을 조작하는 리듬 게임 등이 대표적 체험형 게임들이다. 대표적인 게임기는 닌텐도에서 출시한 위, 마이크로소프 트의 XBOX 360 키넥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무브(Move)가 있다. 위를 활용한 게임은 기능성 다이어트 게임 <위핏(Wii Fit)>, <위 스 포츠 리조트>, 마리오를 활용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마리오 카 트> 등이 대표적이다. 2008년 출시된 ‘위핏’은 ‘밸런스보드(Ba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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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라는 발판형 주변 기기가 포함돼 다소 비싼 가격이었지만 1000 만 개 이상 판매되었다. ‘위핏’은 게임 세계의 목표가 현실에서 체감되는 목표와 동일하기 때문에 체중과 비만도, 몸의 중심 밸런스 등을 지속적 으로 체크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 지면서 게임에 소극적인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어필을 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게임인 <위 스포츠 리조트>는 12종목의 레저 스포츠를 하나의 게 임 속에 제공하였다. 검술, 웨이크보드, 양궁, 농구, 탁구, 볼링, 자전거, 골프, 수상 오토바이 등과 같이 누구나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 나 평소에 체험하기 어려운 해양 스포츠들을 가정에서 실감나게 게임 형태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위 스포츠 리조트>는 일본 시장 에서 발매 4일 만에 35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는데 이는 <마리오 카트>, <슈퍼 스매시 브럴>의 판매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위 시스템이 모션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방식이라면 마이크로소프 트의 키넥트는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온몸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채택한 게임기다. XBOX 360 키넥트의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댄스 센트럴 (Dance Central)>이 있다. 이 게임은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를 따라 플레 이어가 춤을 추면 그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게임이다. <댄스 센트럴 3>까지 출시가 되었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 와 같은 국내 가수들의 노래뿐만 아니라 해외 스타들의 신곡 안무까지 가정에서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최대 8명까지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파 티 모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드로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 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이키의 트레이너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홈 피 트니스 게임도 개발했다. <나이키+키넥트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게 임은 키, 체중, 성별, 나이와 같은 플레이어의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 후 개인별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운동의 팁도 알려 주고 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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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를 음성으로 격려해 주면서 플레이어가 운동과 훈련에 흥미를 유지 시켜 주면서 운동을 계속하도록 유도한다. ‘키넥트 스포츠’는 육상 종목 외에 탁구, 축구, 볼링을 포함하여 20여 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육 상은 100미터달리기, 원반던지기, 멀리뛰기, 장애물달리기, 창던지기 의 5가지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게임을 통해 건강 활동, 순발력, 협응성을 기르고 다른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실제 스포츠하는 것처럼 비슷한 움직임을 통해 다양한 운동경기를 간접적으 로 체험하고 경기의 동작을 연습할 수 있는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온라인 게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은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라기보다 는 이미 우리들이 알고 있는 MUD 유형의 게임이 진화한 것이다. MUD 는 Multi User Dungeon의 약어로 인터넷을 이용하여 여러 명의 이용자 가 대화를 나누고 한꺼번에 여러 명이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대부분의 머드 게임은 이동 및 공격을 대화나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보고, 텍스트를 타이핑하여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많은 온라인 게임 중 게임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에버퀘스트 (EverQuest)>일 것이다. 이 게임을 통해 ‘레이드(Raid)’라는 용어가 대 중화 되었다. 레이드는 게임 속에서 체력이나 공격력이 강한 보스급 몬 스터를 여러 유저들이 힘을 모아 공략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대규모 다 중사용자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장르로 PVE(Player versus environment) 방식의 콘텐츠에서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레이드라는 용어가 블리자드에서 개 발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레 이드는 MMORPG에서 어느 길드나 클랜이 먼저 사냥을 하고 어떤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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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통해 거대한 몬스터를 잡을 것인지 연구하는 플레이어가 있을 정도 로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은 MMORPG는 과거 혼자 또는 두세 명이 즐기던 롤플레잉게임(RPG)과 달리 수많은 사람이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대표 게임으 로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의 나라>, <리니 지>, 그리고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대표적이다. 1996년 게임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한 <바람의 나라>는 680×480의 낮은 해상도와 그래픽 수준으로, 해상도는 콘솔보다 떨어지 나 단지 키보드만을 이용하여 NPC에게 직접 명령어를 입력해 조작하는 텍스트 기반의 머드 게임이다. 점차 인터넷의 접속 환경이 개선되면서 스타그래프트로 인한 PC방 열풍과 함께 <바람의 나라> 접속자도 급격 히 증가하였다.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게임이 펼쳐 지며 여러 개의 특화된 직업을 플레이어가 선택하여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초기 버전은 머드 기반의 싱글 게임 형태로 플레이하는 것이 위주 였으나 버전이 업데이트 되면서 파티 플레이를 통해 유저간의 게임 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다. 특히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해 게임 속 결혼 시스템을 선보였으며 이를 통해 게임에서 형성된 남녀 커플이 실 제로 결혼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2011년 <바람의 나라>는 가장 오랫동안 상용화된 MMORPG로 기 네스북에 등재되었고 2014년 누적회원이 2000만 명에 이르고 최고 동 시접속자 수도 13만 명에 달했다. 국내 최초의 게임박물관인 넥슨컴퓨 터박물관에서는 <바람의 나라>의 초기 버전을 복원해 공개하기도 하였 다.2)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 <마비노기>, <카트라이더>까지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계속된 성공의 신화를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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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있다. 또 다른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중세 판타지 MMORPG 게임 인 <리니지>를 개발하였다. 장편 만화 󰡔리니지󰡕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 며 국내 누적 회원 수 1000만 명이 넘는 최고의 인기 게임이다. <리니 지>는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중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고 다른 이용자 와 대화를 나누며 개발자가 만든 세계가 아닌 플레이어들이 직접 게임 을 진행하면서 서로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혈 맹을 만들어 상대방과의 전쟁도 펼치고 하면서 경제활동과 정치적 활동 을 게임 속에서 펼쳐나간다. 화려하게 첫 등장을 장식했던 <리니지>는 단지 1년 반도 못돼 온라인 게임 회원 100만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러 나 다른 게임에 비해 높은 폭력성과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 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러시아에서는 <리니지 2>의 사용자 모임인 혈맹 끼리의 다툼이 있었다. 혈맹 간에 실제 현실에서 보복 살인을 하는 사건 이 발생했던 것이다.3)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내 ‘Player Killing(PK 상대

2)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4’에서 1996년 초기 버전으로 복원된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

라 1996>을 처음 공개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 프로젝트로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바람의 나라> 복원 프로젝트의 결실인 <바람의 나라 1996>은 넥슨이 개발한 세계 최장

수 상용화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의 96년 클라이언트 버전으로, 세계 최초의 온 라인 게임 복원 성공 사례다. <바람의 나라 1996>은 넥슨컴퓨터박물관 1층 전시실에 관람 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 버전으로 전시되는 것뿐만 아니라 <바람의 나라> 홈페이지 와 넥슨컴퓨터박물관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으로 다운로드 가능, 누구나 바람의 나라 초 기 버전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베타뉴스≫, 2014.8.12). 3) 30대 유저들로 구성된 ‘플래티넘’ 길드의 A씨는 자신의 길드원들과 함께 20대 유저들

로 구성된 ‘쿠클러스’의 길드원을 공격했고, 이에 화가 난 쿠클러스 길드원은 실제로 만나 대결을 하자고 요구하며 사건은 시작되었다. 이후 현실에서 쿠클러스 길드원들과 만난 A 씨는 쿠클러스 길드원에게 심한 집단 구타를 당했고, 이로 인해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다 (≪ZDNet Korea≫, 200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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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캐릭터를 죽이는 살인 행위)’을 금지한 서버를 <리니지>에서 운영하 였지만 <리니지>는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는 성인용 등급을 받았다 (≪아이뉴스24≫, 2009.07.22). 엔씨소프트에서는 2008년에 천족과 마족의 대결구도를 기본으로 하는 <아이온>이라는 새로운 MMORPG를 내세워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오픈 하루 만에 밀어내고 국내 MMORPG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ZDNet

Korea≫,

2009.07.22). <아이온>은 최고 수준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가지고 있 었다. 캐릭터 얼굴 모양, 피부의 색, 신체의 각 부위까지 다양하고 세세 하게 설정할 수 있었다. 유저들은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활용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심지어 연예인을 닮은 캐릭터를 만들기도 하였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와우)>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 서 2004년에 출시한 MMORPG로 같은 회사에서 제작한 전략 시뮬레이 션 게임인 <워크래프트>를 바탕으로 제작하였다(≪게임메카≫, 2005.02.25). 와우 수석 개발자 알렌블렉은 “게임의 인기를 미리 예상하 지 못하고 과소평가한 것이 실수”였다고 밝혔을 정도로 게임 서버를 처 음부터 모두 가동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통 해 블리자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 들어온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당시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리니지>의 입지를 흔들었다.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할 당시 국내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 명에 가까이 추산되었는데 이는 <리니 지>와 <리니지 2>의 유료 동시접속자 수인 14만 명을 넘는 수치였다(≪ 이데일리≫, 2004.12.28). 이후 국내에서는 ‘한국형 MMORPG’의 틀을 깨고 <와우> 같은 퀘스트와 스토리 중심으로 온라인 게임이 제작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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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0년 동안 서비스가 제공된 2014년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모 든 나라에서 이용한다고 말할 정도로 총 244개국에서 즐기며 총 생성된 캐릭터 숫자만도 5억 개 이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4) 이들 온라인 게임들은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보상과 이벤트로 얻은 아이템으로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리기도 하며 다양한 직업을 선택하여 각자의 직업에 맞는 스킬과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채팅, 길드나 클랜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 친목과 유대를 다지 고 상호작용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플레이어들 간의 관계 는 게임상의 가상공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 공간으로 확장되기 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2012년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년도에 비해 31% 증가한 139억 달러를 이상을 기록했으며, 2012년 국내 게임 시장은 2011년보다 10.8% 성장한 9조7000억 원 이상 시장 규모를 기록하였다(한국콘텐츠 진흥원, 2013). 2012년 초반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 국내 게임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했으나 점차로 온라인 게임을 제작하는 회 사들도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5) 2014년 부산 지스타에서

4)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드오브워크래프

트>의 총 계정 수는 1억 개 이상으로 이는 대한민국 인구의 약 2배이며, 스토리텔링 및 배 경 세계관에서 호평을 받은 게임답게 작품 내에 담긴 스토리 분량은 약 600만 단어로 유명 소설 󰡔반지의 제왕󰡕을 12권 쓴 것과 같은 분량을 자랑했으며 이용자 참여 사이트 위키에 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페이지 분량은 약 10만 페이지에 이를 정도다. 이외에도 구글 연간 검색 횟수 5000만 건, 유튜브 조회 수 8700만 건, 페이스북 ‘좋아요’ 횟수 520만 건 등 SNS 및 인터넷상에서의 관심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매경게임진≫, 2014.2.03). 5) 2012년 상반기 모바일 게임은 변두리 산업에 불과했다. 2012년 7월 <애니팡>으로 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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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앞으로 자사가 개발하는 모든 게임은 모바일과 연동되는 게임으로 제작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하였다. 모바일 게임은 캐주얼 게임, 체감형 게임,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으로 분류된다. 캐주얼 게임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방 식이며 체감형 게임은 조이스틱 같은 입력장치가 아닌 직접 몸을 이용 하여 조작을 하는 방식의 게임을 말한다. 소셜네트워크게임은 SNS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을 말한다. SNS는 온라인에서 아는 사람은 물론이 고 모르는 사람까지 관계를 맺어 새로운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SNS를 기반으로 제작된 SNG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배가 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최성욱 외, 2012). 다양한 장르의 게임 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고 현재까지도 인기가 있는 게임들 중 몇 가 지를 살펴보자. 먼저 <앵그리버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을 이용하 여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돼지들이 훔쳐간 알을 찾기 위해 새들이 장애물을 격 파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게임 플레이 방법은 빨간색, 노란색, 검은색의 새들을 새총으로 쏴 장애물을 없애면 점수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스테이지가 넘어가면서 점차 난이도가 높아져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처음에 이 게임은 핀란드 앱스토 어에 출시된 이후 2010년 유튜브에서 광고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

발된 돌풍은 2013년 대한민국 게임판을 바꿨다. 카카오와 같이 손을 잡으면서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모바일 신작은 크게 늘었고 모바일 게임의 반향은 주요 게임 사의 개발 방향도 바꿔놓았다. 온라인 게임을 대신해 모바일 게임개발을 하였으며. 기업 들의 인수합병도 이어졌다(≪매일경제≫, 20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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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고 안드로이드 OS로도 출시되었다. <앵그리버드>는 애니메이션, 인 형, 영화 등에 캐릭터로 활용되었다. 또 하나의 모바일 게임으로 <애니팡>을 들 수 있다. <애니팡>은 똑 같은 동물 모양을 시간 안에 맞춰 없애는 게임으로 <매치 3 퍼즐 게임>으 로 불린다. 해외에서는 <캔디 크러쉬 사가>라는 게임이 유사하며 <애니 팡>과 같은 방식의 게임으로 페이스북과 스마트폰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애니팡>은 우리나라 회사인 선데이토즈가 만든 플래시 게임이자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한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끼리 점수로 경쟁을 하는 소셜네트워크게임이다. <애니팡>은 국민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겼고 2014년 2주년을 맞은 <애니팡>은 누적 다운로드가 3000만을 돌파하였다(≪베타뉴스≫, 2004.7.28). <팔라독>은 전략 디펜스 게임이다. 주된 스토리는 악마들의 침입 으로 위기에 빠진 동물 왕국을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게임을 개발 한 FazeCat은 한국 게임사이며 iOS와 안드로이드 OS 시장에서 <팔라 독>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였다. 게임은 일반 전투, 데스티니 모드, 마 차 호위 모드, 배틀필드 모드가 있으며 총 9가지의 다양한 능력을 가진 동물들과 다양한 무기를 활용하여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는 횡 스크롤 형식으로 진행되며 동물을 뽑아 적진에서 나오는 악마를 물리치 고 적진을 파괴하는 스토리다.

게임의 성장과 사회 변화 게임 세대의 확대 초기 게임은 아케이드에서 주로 설치되고 플레이되었다. 이곳은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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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들이 방문하고 이용했기 때문에 초기 게임의 사용자들은 대 부분 남성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대부분은 사람 들은 젊은 남성들로 주로 구성된다. 아케이드가 아닌 집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가정용 콘솔 게임이 등장함으로써 남성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기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콘솔이 등장하 기까지 주 게임 대상은 젊은 남성으로 지속되었다. PC 게임 시대에도 여전히 컴퓨터는 주로 남성들이 사용하였다. 컴 퓨터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해당 지식이나 노하우가 필요했고 PC 게임 을 설치하고 플레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게임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몇몇 여성들만이 PC 게임을 이용하였다. 게임의 주 대상자들이 남성이었음에도 불구하 고 연령대는 점차 확대되어 갔다. PC의 경우 아케이드와는 달리 나이가 있는 남성들도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 계층들 역시 쉽게 PC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다. 비행 시뮬레이션이나 <미스트>와 같은 어드벤처 게 임처럼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용자를 겨냥하는 게임이 출시되었고 게임의 종류가 다양하게 되었다. 게임보이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가 출시되면서 어린이들의 경우 성 별에 따른 이용의 차이가 극복되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면 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개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휴대용 게임기 의 게임들은 귀여운 캐릭터 등장과 폭력적인 장면이 적은 게임보이의 게임들이 생산되면서 그동안 남성 위주의 게임 콘텐츠에서 변화가 시작 하였다. 인터넷이 보편화하고 대중화하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은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하는 필수 미디어가 되었다. 이와 같은 세대 간의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의 변화는 게임 업계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다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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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나 당시까지 게임 산업을 주도해 온 남성 위주의 개발팀들은 이 러한 이용자 계층의 변화를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적응시켜 나가 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실제로 심과 같은 게임이 성별을 아울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 게임이 제작되었을 때 가족 관리 방법과 같은 종 류의 게임이 성공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퍼블리셔조차 찾기 어려웠다. 또 다른 중요한 플레이어의 다변화는 인터넷 웹브라우저를 이용하 는 게임들이 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보통 이런 게임들은 캐주얼 게임 이라고 불리며 특별히 게임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플레이하기도 쉬웠 다. 게임은 몇 분만 해도 됐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던 중간에도 게임 플 레이를 할 수 있었다. 많은 캐주얼 게임은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처럼 쉽 게 배울 수 있고, 쉬운 조작과 짧은 플레이 시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캐주얼 게임의 성장으로 기존 게임 사용자는 물론 중년 여성층 까지 이용을 하게 되었다. 페이스북과 같은 사이트를 통한 소셜 게임 역시 플레이어 계층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게임의 진행 과정을 도와주기 위한 방법으로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플레이어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돕기도 하면서 게임하여 다수를 빠르게 게임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제 게임을 하는 인구는 과거 젊은 남성 위주에서 전 계층으로 확 대되어 게임을 즐기며 심지어는 특정 게임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게임은 단순히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의 소수 문화나 전용 미디어를 넘어 모든 세대가 이용하는 보편적 문화 미디어로 성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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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의 변화와 사회 지난 오십 년 동안 게임의 하드웨어가 새롭게 개발되고 향상됨에 따라 게임 플레이도 상당히 변화했다. 초창기 게임은 아케이드의 전용 게임 기계에서 플레이되었다. 게임 기계 만드는 제작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 하게 고려되었던 점은 게임 플레이어들이 가능한 여러 번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동전을 기계에 투입하도록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아 케이드 게임은 실패를 반복하게 해서 게임을 자주 새롭게 시작하도록 하는 방식이 선호되었다. 물론 실패를 유도한다고 해서 게임이 너무 복 잡하고 어려다고 느끼게 해서도 안 되었다. 따라서 아케이드 게임 디자인의 관건은 가능한 플레이 방법이 명확 하고 게임 컨트롤러는 단순하게 만들어졌다. 물론 게임 플레이 시간을 짧게 유지해야 했지만 플레이어에게는 다시 게임을 하면 더 잘할 수 있 는 기분이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반복해서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 기 위해서는 일부 게임에서는 동전을 넣으면 실패한 지점에서부터 게임 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도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 PC 게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도 하였다. 초기 아케이드 게임은 컴퓨터와 경쟁하는 게임으로 플레이되었다. 1976년 <시울프(Sea Wolf)> 게임은 점수 목록의 기능을 도입하여 플레 이어들이 높은 점수를 얻도록 유도하였다. 플레이어의 이니셜을 표기 하는 방식으로 새로 플레이하는 유저들 간의 경쟁도 가능하게 만들어졌 다. 최근의 아케이드 게임은 컴퓨터와의 경쟁뿐만 아니라 부가 장치를 추가해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결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새로운 방식의 게임 설계를 가진 게임들이 점차 도입되었 다. 1979년에 처음으로 다른 수준의 적을 두는 게임 <오즈마워(Ozma Wars)>가 만들어졌으며 1981년에 <템페스트(Tempest)>에서는 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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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선택 기능이 도입되었다. 게임 플레이의 가장 큰 변화는 게임 데이터 를 저장할 수 있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 현대 게임은 복잡하고 많은 레벨로 이루어 졌으며 플레이어는 점차 복잡해지고 어려운 미션들을 처 리하거나 그에 따른 안내를 받게 된다.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는 보통 몇 달을 진행해야 한다. CD나 DVD 드라이브의 도입은 개발자에게 복잡한 스토리와 확장된 그래픽, 영상, 음성 등을 저장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인터넷 게임은 플레이어들의 거대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운영된 다. MMORPG의 플레이어들은 같은 세계 안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또 한 새로운 상호작용 장치들 가운데 하나인 동작 인식 게임은 체감형 게 임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개념을 만들어 가고 있다. 기술적으로 사회적 으로 융합되고 있는 게임은 새로운 형태의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 내고 있고 이러한 개발의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기존의 게임 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게임들이 계속 출현할 것이다. 게임이 사회적 영향에서 가장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게임 중독이 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에 따라 게임 중독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게임 규제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심야시간에 게 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셧다운제,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게임시간선택 제, 웹보드게임 규제 등을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이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정신 사회 건강 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며 비디오 게임을 덜 하는 아이들이 친구 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사회적이고 건설적일 수 있다 고 밝혔다. 아이들이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시간과 게임의 내용 보다는 부모와 얼마나 같이 있는가가 아이들의 정신 사회 건강에 더 중요하다 고 주장한다.6) 해외 여러 대학의 연구 결과 게임과 창의력에 대한 상관관계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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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되기도 했다. 또한 게임은 폭력성보다 분노를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한 시간 정도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사회성이 높고 FPS 게 임은 판단력과 주의력을 높여 주며 메모리 게임은 뇌가 회춘한다는 연 구 결과도 있다.7)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가에서 게임을 통한 책임 전가 로 게임을 사회의 문제로만 보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등급위원회(ESRB,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에서 발표한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 2014(Essential Facts About the Computer and Video Game 2014)’를 보면 91%의 학부모가 자녀가 게임을 구매하거나 빌릴 때 같 이한다고 밝혔다. 미국 학부모의 56%는 비디오 게임이 정신적 발달, 친구와의 커뮤니케이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고 생 각하며 이는 자녀에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처럼 미 국에서는 게임이 건전한 가족 놀이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게임 메가≫, 2004.8.28). 최근 우리나라의 30∼40대 학부모들이 혼자 노는

6)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소아과학≫에 밝힌 10∼15세 연령의 총 5000명의 남녀 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디오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아이들에 비해 하 루 단 한 시간 이하로 하는 아이들이 정신건강과 사회적 건강이 모두 더 양호한 것으로 나 타났다. 반면 하루 3시간 이상 하는 아이들은 정신건강과 사회건강이 더 나쁜 것으로 나타 났다. 연구팀은 비디오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덜 보내는 아이들이 친구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고 비디오 게임이 지켜야 할 원칙하에 적당하게 할 경우에는 건 설적이고 사회적일 수 있다(≪메디컬투데이≫, 2004.8.6). 7) 미시간주립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게임은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준다. 대학의 연구팀

은 491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게임과 창의력에 대한 상관관계가 입 증되었고 연구 대상자들에게 게임 플레이 후 이야기를 쓰게 하거나, 그림 그리기를 시켰 을 때 창의성이 증가한다는 걸 알아냈다(≪ZDNetKorea≫, 200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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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보다는 다 같이 놀 수 있는 보드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드게임 은 많은 대화가 오가고 아이들의 사회성 개발에 도움 주는 것으로 인식 돼 있다(≪스포츠조선≫, 2004.4.30). 게임은 사회적인 관점에서 문제점이 과도하게 부각된 측면이 있지 만 오히려 긍정적인 사례도 많다. 초기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인터넷이 사용되었고 게임도 그런 환경에서 개발되었지만 현재 게임은 의학, 스 포츠, 훈련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사 용자에게 반복적인 시나리오를 제공하여 장소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으며 훈련비용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소 방관, 경찰관, 의료 전문가, 신병 교육들을 위한 연습 환경을 제공함으 로써 현실에서 위험할 수 있는 훈련을 가상공간으로 미리 체험하고 기 술의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 의학 분야에서의 게임은 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습관, 태도의 변화를 유도하거나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인 지적 기술을 연마할 수 있다. 헬스 게임을 통해서 평소 게임에 익숙한 어 린 환자들의 경우 암과 싸우려는 의지와 항암치료에 대한 태도가 긍정 적으로 바뀌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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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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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장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지금, 그 콘텐츠들은 어떻게 기 획되고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현재에도 유저들은 이 게임이 어떠한 장 르인지에 따라 다운받아 보거나 추천을 받고, 게임 기획자들 역시 이것 이 어떠한 장르인지 설명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장르들은 기존에 이 미 있었던 것들을 기준으로 나누고 있는 실정이다. 수많은 의문이 제기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장르 구분이다. 이는 게임 자체가 다양한 플랫폼에 거쳐 발전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롤플레잉 어드벤처처럼 많 은 복합장르가 새로이 나타난 탓도 크다. 이에 혹자는 게임에서 장르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장르란 허구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그렇 다 하더라도 게임 연구에서 장르 연구가 가질 수 있는 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게임을 특정 장르로 구분할 때, 그 장르의 이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특정 경험의 종류를 기대하게 만든다. 특정한 장르는 또한 특정 한 픽션과 친화성이 존재한다. 장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접 근 자체가 유의미한 이유다. 대개 개발자들은 혁신과 모방 사이의 밸런 스를 지키려 노력하는 가운데 진정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플레 이어들은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게임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게임을 생 각한다. 때문에 이러한 관습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을 소외시키는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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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동시에 게임의 관습을 아는 만큼 접근성과 몰입 도가 높아진다는 것 역시 인정해야만 한다. 디지털 게임은 기술적 발전과 함께 단일 장르에서 복합장르로, 다 른 게임 장르의 핵심 플레이를 참고하고 통합하며 스스로를 혁신하고 발전시켜 왔다. 현재 디지털 게임을 기획하거나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 일 장르의 핵심 플레이를 파악하고 복합장르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기존에 게임을 나누었던 장르들이 기술의 변화와 함께 어 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게임 장르를 이루고 있는 구성 요소들은 무엇인가? 이 장에서는 장르가 무엇인지 그 구성 요소를 살피 고, 그 특성을 통해 현재의 게임 문화에 걸맞도록 다시 한 번 장르 유형 을 정리해 본다.

게임의 장르 게임 장르의 연구사 지금까지 게임 장르 연구는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가령 비디오 게임 장르를 나눈 게임위키의 분류는 이러하다. 액션(Action), 어 드벤처(Adventure), 플랫폼(Platform), 레이싱(Racing), 비행(Flying), 리 듬액션, 퍼즐, 전략(Strategy Games), 롤플레잉(RPG), 슈팅(Shooting Games), 격투(Fighting Games), 스포츠, 기타 등이다(게임위키, 2014)1).

1)http://ko.wikipedia.org/wiki/%EB%B9%84%EB%94%94%EC%98%A4_ %EA%B2%8C%EC%9E%84_%EC%9E%A5%EB%A5%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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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로형 액션 게임은 퍼즐 게임과 무엇이 다른가? 액션과 격 투는 어떤 면에서 다른가? 액션이 싸움이 아닌 보다 단순한 행동들의 집 합이라면, 플랫폼 액션을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2D와 3D 플랫폼 간에는 과연 플레이의 차이가 존재하는가? 수많은 의문이 제기될 수밖 에 없는 것이 현재의 장르 구분이다. 󰡔게임대학󰡕을 쓴 아카오 고우이치는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어드 벤처, 액션, 스포츠 레이스, 퍼즐, 보드 테이블, 버라이어티 10가지로 게 임 장르를 나누었다. 대체로 우리가 쓰는 일반적인 장르를 설명했으나 버라이어티 게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기존 장르를 벗어나는 게임이 나 복합장르의 게임들을 설명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산물이겠지만 모호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설희는 장애물 유무를 기준으로 내세워 액션, 액 션 어드벤처, 어드벤처, 롤플레잉, 시뮬레이션, 전략 전술, 캐릭터 게임, 기타로 장르를 나누었다. 그러나 액션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에 대전형 액션 게임, 대전형 격투 게임, 진행형 격투 게임, 슈팅 게임, 심지어 플랫 폼 게임까지 들어갈 정도로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기타 항목은 게임위키 분류의 기타 항목이나 고우이치의 버라이어티 항 목과 다를 바 없다. 기존의 장르와 맞지 않는 게임들을 모두 한 항목에 몰아넣은 것이다. 문제는 이 기타 항목들에 기능성 게임(Serious Game) 등을 몰아넣은 경우도 흔히 발견된다는 것이다. 기능성 게임이 사회적 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나온 치료용 게임, 교육용 게임(에듀게임)도 기타 항목에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혼재성 게임 등도 여기에 속해 있기도 하 다. 기타 항목 하나로 분류하기 어려운 이유다. 또한 만일 기타로 묶여 야 한다면, 일반 디지털 게임에 비해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따로 나뉘는 지도 알 수 없다. 기기별 플랫폼 별 분류는 일반적인 유형 분류이긴 하지만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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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장르는 아니다. 플랫폼에 관계없이 공통된 장르로 어드벤처 게임, 롤 플레잉 게임, 캐주얼 게임, 슈팅 게임, 격투 게임, 액션 게임, 보드게임, 퍼즐 게임, 시뮬레이션 게임, 스포츠 게임, MMORPG, 네트워크 게임, 갬블 게임을 나눈 경우도 있다. 비슷하게 장르를 구분하면서도 그 기준 은 아직 모호하다. 가령 롤플레잉과 어드벤처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혼란이다. 둘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MMORPG에는 어드 벤처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르를 칭할 때 어드벤처 까지 붙이지 않는 것은, 대개 두 장르가 복합장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롤플레잉과 어드벤처를 장르에서 구분하여 볼 필요가 있 는가? 있다면 두 장르는 무엇이 다른가? 게임의 장르 구분이 어려운 것은 우선 게임의 역사가 짧을 뿐더러, 학문적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역사가 더욱 짧은 탓일 것이다. 그러나 무 엇보다 게임 자체가 다양한 플랫폼을 거쳐 발전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롤플레잉 어드벤처처럼 많은 복합장르가 새로이 나타난 탓도 크다. 이 에 혹자는 게임에서 장르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장르란 허구 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게임 연구에서 장르 연구가 가 질 수 있는 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장르에 대해 토론하고 활용하 는가, 아니면 오직 게임 개발자와 이론가만 그렇게 하는가? 예스퍼 율은 캐주얼 게임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 하는 캐주얼 게임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공통적으로 사 용된 단어와 구절은 장르를 언급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토도로프에 따르면 장르 연구에는 이론적 장르와 역사적 장르가 있 다(토도로프, 1970).2) 게임에서 플랫폼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실제로 역사적 장르에 해당한다. 역사적 장르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장님 코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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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만지는 식의 무정부주의적 혼란에 빠지기 쉽고, 이론적 장르를 중시 하다 보면 미리 예상된 장르상의 기대에 무리하게 가져다 맞추는 오류 를 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단점에도 불구하고, 체계의 분류 기준을 연 구한다는 것은 분류의 양상을 뚜렷하게 한다는 면에서 유의미하다. 장 르란 컨벤션(관습)이고, 관습의 실체는 되풀이되는 규칙이며, 따라서 장르에는 처음부터 질서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르 연구란 이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게임의 장르 구분에는 최종적인 기준이 있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장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접근 자체가 유의미한 이유다. 어떤 게임을 특정 장르로 구분할 때, 그 장르의 이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특정 경험의 종류를 기 대하게 만든다. 특정한 장르는 또한 특정한 픽션과 친화성이 존재한다. 전략 게임은 일반적으로 전쟁 소설과 관련되며, 캐주얼 게임에서 아케 이드 액션 게임은 대부분 밝고 긍정적인 소재의 픽션과 관련이 있으며, MMORPG는 대부분 판타지 소설과 친화성이 있다. 다시 말해 장르라는 것이 게임 역학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기는 하지만, 이러한 장르들은 게 임의 다른 요소들과도 관련되며, 모든 요소들은 잠재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는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것만 으로도 게임 장르를 구분하고 각 장르의 규칙이 무엇인지 연구할 가치 가 있다. 게임 관습은 다른 게임 위에 또 다른 게임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때문에 노골적으로 다른 게임을 모방한 게임들도 있다. 그 러나 대개 개발자들은 혁신과 모방 사이의 밸런스를 지키려 노력하는

2) 츠베탕 토도로프, 최애영 역, 󰡔환상문학서설󰡕, 일월서각,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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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진정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플레이어들은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게임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게임을 생각한다. 때문에 이러한 관습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을 소외시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동시에 게임의 관습을 아는 만큼 접근성과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것 역 시 인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게임 장르를 나누는 기준을 그 관습으로 파 악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게임 관습이란 정확하게 무엇일까? 이는 규칙인가? 아니면 플레이어의 행동에 달려 있는가? 아니면 내용적 테마를 말하는 것인가?

고전적 게임 모델과 기능성 게임 게임 관습을 알아보기 전에, 우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게임의 장르들과 기능성 게임(serious game) 등이 어떻게 다른지 분류해 보도 록 한다. 다음은 예스퍼 율이 제기했던 고전적인 게임 모델을 참고하여 게임과 게임이 아닌 것의 요소를 정리한 것이다. 표에서 보듯 재미를 위한 자발적 동기, 재시작이 가능하다는 것까 지 포함한 극복 가능한 결말, 고정된 규칙(룰), 명확한 목적 및 다양한 결 과와 플레이어가 그 결과물에 노력으로 간섭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 전적인 게임 모델의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 다뤘던 디지털 게임 들은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며, 앞으로 나눌 게임 장르도 그러하다. 앞서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대두된 치료용 게임, 교육용 게임(에듀 게임), 체감형 게임 등은 어떤 기 준으로 일반 게임과 나뉘는지 알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표로 정리하고 보면, 기능성 게임이나 혼재성 게임 등이 고전적인 게임 모델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유아는 하위징아의 ‘놀이’의 정의에서 놀이 는 자유롭고 자발적인 활동이며, 본질적으로 생활의 다른 부분과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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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1 게임과 게임이 아닌 것의 차이 비(非) 게임

게임의 경계에 있는 것

우연에 기초한 도박 선거, 전쟁 -재미를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극복할 수 없는 결말 -플레이어의 노력 없음 것이 아님 -타협이 없는 결과 자유로운 형태의 놀이 -다양한 규칙

재미를 위한 자발적 동기 극복 가능한 결말(재시작 가능 포함)

펜과 종이를 사용한 롤플레잉 고정된 규칙 -유연한 규칙

스토리텔링 순전히 우연에 의한 게임 -고정된 결과 -플레이어의 노력 없음 -플레이어의 노력 없음 -플레이어가 결과물에 간섭하 지 못함 하이퍼텍스트 소설 -고정된 결과

게임

열린 결말의 시뮬레이션 -결과의 안정화 없음

플레이어가 결과물에 간섭 가 능함(플레이어의 노력의 의해 결과가 바뀜)

명확한 목적 다양한 결과

되고 주의 깊게 구별된 활동으로, 일반적으로 시간과 공간의 명확한 한 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수용한다. 즉 앞서 살펴본 매직 서클의 주장이다. 위치 기반 포스팅이나 ARG를 비롯한 혼재성 게임 등은 이러 한 면에서 기존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게임들과 다른 장르로 볼 수 있게 된다. 규칙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명확한 결과물이 없다는 점에서 게임과 현실과의 경계에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능성 게임 중 교육적 목적을 위해 아이러니를 사용하는 게임들 역시도 고전적 게임의 모델을 벗어나 있다. 가령 기능성 게임 중 맥도날드 게임은, 겉으로 보기에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사람을 몰리게 하는 기업 경영 시뮬레이션으로서의 모습과 햄버거 안에 들어갈 소고기 때문에 소를 키우는 농장 경영 게임의 모습을 아울러 가지고 있다. 맥도 날드를 잘 경영하려면 마케팅 전략을 써야 한다. 마케팅을 통해 가게에 사람이 몰리면 처음에 있던 초원만으로는 늘어난 판매량에 맞출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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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1 맥도날드 게임 예시

츨처: http://www.mcvideogame.com/

기 때문에 소를 더 기르기 위해 열대 우림을 벌목하게 된다. 그래도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빨리 키워 팔아야 하는 만큼 영양주사 나 공장 폐사료를 먹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광우병도 생기고 환경단 체가 찾아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소비자들이 줄어든다. 파산하지 않 기 위해서는 부패한 국회의원이나 영양사들에게 뇌물을 먹여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경영 게임으로서는 성공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 나 맥도날드 사장이 되어 돈을 버는 게 목표인 듯이 보였던 게임은 갈수 록 부패의 게임으로 변질된다. 언뜻 보았을 땐 경영 시뮬레이션답게 플레이어의 노력에 의해 결과 가 바뀔 것 같지만, 게임 디자인상 일어나는 이벤트와 결과들은 경영 시 뮬레이션 게임의 플레이를 할수록 성장에 딸린 부패를 결과를 보여 준 다. 목적과 수단의 불일치는 실제로는 이것이 고정된 결과물을 위한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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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이 측면에서 이러한 기능성 게임들은 고전적 게임 모델에서 비게임에 속한 스토리텔링에 가깝다. 기능성 게임은 그 목적을 정책적 교육에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시리어스게임협의회 에서는 이들은 교육적 목적을 위해 게임 디자인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3) 본문에서 장르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게임들은 매직 서클이 있는 게임들이자, 플레이어가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부르는 디지털 게임은 대개 그러 한 게임들이다. 그리고 위에서 보았던 그 장르의 구성 요소를 다루게 될 것이다.

장르의 분류 기준과 핵심 플레이 일반적으로 장르의 분류 기준은 유사성에 둔다. 그러나 게임에서 장르 를 가르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의 기준으로는 아무 리 포괄적이라 하더라도 개별 작품을 모두 포괄할 수는 없다. 다원적 체계가 요청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플랫폼만으로 유형을 나눈다면 장 르의 내용적 측면은 보기 어려울 것이고, 반대로 게임에서 기기 및 기술 이라는 구동 환경을 무시하고 테마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게임을 보 기 위한 핵심 요건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전경란은 서사 텍스트로서 내용적 측면을 중심으로 퍼즐, 어드벤처, 장난감, 이야기물로서의 게임을 들어 분류한 바 있다(전경란, 2009).4) 퍼즐 게임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퍼즐 풀기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임,

3) http://www.seriousgames.org/ 4) 전경란, 󰡔디지털 게임, 게이머, 게임문화󰡕, 커뮤니케이션북스, 2009, pp.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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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게임은 맵(map)으로 표현되는 게임 속 시각적으로 구현된 다 양한 공간을 제시하고, 그 공간을 탐색하는 탐사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장난감으로서 게임은 대표적으로 시뮬레이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임, 이야기물로서 게임은 게임의 속성과 더불어 영화의 모습까지 보여 주고 있는 게임을 말한다. 최소한 장르 구분에 요소를 연 결시킨 접근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접근이지만, 이 넷으로만 장 르를 이루는 게임 관습을 구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령 장난감 으로서 게임에 시뮬레이션을 분류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 든 것은 조건 구현이라는 요소다. 여기에 드라이빙 게임처럼 조작하는 종류의 아케 이드 시뮬레이션 게임은 해당될지 모르나 육성, 경영, 심지어 전략 시뮬 레이션 게임처럼 복잡한 종류의 디지털 시뮬레이션 게임마저 모두 집어 넣는다면 조건 구현이라는 내용적 요소를 어디까지 한정시켜야 할지 모 호해지기 때문이다. 올셋(Aarseth, 2004)은 이에 게임은 기본적으로 룰, 시스템, 플레이 어의 상호작용적 플레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서사 텍스트와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룰을 포함한 놀이 라는 면에서 접근한 학자로 대표적인 사람을 들자면 로제 카유아일 것 이다. 대중적인 게임 장르를 구분하고자 한 시도 중 가장 고전적인 것은 로제 카유아가 말한 게임의 4분원이다. 카유아(Caillois, 1994)는 놀이 의 개념을 규칙의 있고 없음을 기준으로 ‘파이디아(paidia)’와 ‘루두스 (ludus)’로 구분했다. 파이디아는 행위의 규칙은 있으나 그 결과를 판정 하기 위한 규칙이 없고, 루두스는 파이디아의 규칙에 더불어 결과를 판 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규칙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 기준을 가지 고 놀이 경험을 역할놀이인 미미크리, 경쟁놀이인 아곤, 확률놀이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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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몰입놀이인 일링크스로 구분하고 놀이의 세계를 각각의 독자적 원리가 지배하는 4분원으로 구분했다.5) 이 고전적인 장르 구분을 디지털 게임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당 연히 무리가 따른다. 카유아를 바탕으로 보다 정세한 구분 기준을 세우 고자 노력한 이들도 있다. 가령 박근서는 지금까지 나온 대중적인 게임 장르를 규칙이 개입하는 정도나 게임의 운영 및 전개에서 규칙이 지니 는 비중에 의해, 승패의 유무가 있으며 그것이 중요한지에 따라, 그리고 게임의 결과나 상황을 플레이어의 행동으로 통제가 가능한지에 따라 분 류해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규칙이 개입하는 정도 나 게임의 운영 및 전개에서 규칙이 지니는 비중(파이디아, 루두스), 승 패의 유무와 그 중요성, 그리고 게임의 결과나 상황에 대한 플레이어의 통제 가능성으로 나누어 보고자 시도하였다(박근서, 2009). 그러나 이 기준을 앞서 열거한 디지털 게임의 일반적인 장르들에 적용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프라스카는 근본적으로 카유아가 말한 규칙 자체에 반발하기도 했 다. 규칙은 파이디아와 루두스 모두에 공통되는 특징이며, 두 범주의 차 이는 경쟁 유무 혹은 놀이 결과가 플레이어에게 갖는 의미의 차이에 있 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유아가 기준으로 삼은 규칙이란 단순한 게임의 룰이 아니다. 놀이를 일상과 분리시키고 놀이의 경험을 조직하는 하나 의 원리다. 그렇다고 해도 프라스카의 기준이 플레이어가 가진 의미에 있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한 게임에 붙은 장르의 이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특정 경험을 기

5) 로제 카유아, 이상률 역, 󰡔놀이와 인간󰡕, 문예출판사, 1994, p.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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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게 만든다. 플레이어가 놀이적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게임이 플레 이가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즉, 플레이어로 하여금 플레이할 의지를 갖 도록 유도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이때 플레이할 의지를 갖도록 유도 하는 과정이 놀이적 매개의 과정이다. 그리고 이 매개의 과정이 성공적 으로 이루어져 플레이어가 놀이적 태도를 가질 수 있을 때 이 게임은 플 레이 용이성이 높은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놀이적 태도라는 것은 디지털 게임이 아닌 모든 형태에 필요한 것이지만, 디지털 게임의 경우 젠보가 이야기했듯 놀이적 매개의 과정이 다른 전통적인 형태의 게임과 다르게 나타난다(Genvo, 2008).6) 디지털 게임은 카유아가 말한 네 가지 특징, 즉 알레아, 아곤, 미미 크리, 일링크스 중 하나나 그 이상에 해당하는 요소를 가지고 플레이가 가능한 구조로서 기능한다. 이러한 구조를 잘 갖추고 있는 게임일수록 플레이하기 쉬운 게임이며 플레이할 의지를 유발한다. 즉 어떻게 플레 이를 하는지 직관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다가오거나, 직관적으로 다가오 지는 않더라도 어떠한 결과를 얻을지 기대하게 함으로써 게임을 이해하 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플레이어들은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일련의 규칙을 통해 게임이 무 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추상적인 규칙들은 다양한 방식 으로 실행될 수 있으나, 디지털 게임에서는 실제로 그 규칙이 어떻게 실 행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디지털 게임을 할 때 플레이어들은 규칙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규칙을 먼저 파악함으로써 게임을 실행하기보다, 이미 완전한 하나의 디지털 게임에 직면한 상태에서 구체적으로 실행되

6) Sébastién Genvo, Understanding Digital Playability, The Video Game Reader 2, Routledge, 2008, pp. 1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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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게임의 국면, 즉 게임의 구조에 기대어 규칙을 파악하고 플레이를 하 게 된다. 앞서 게임 장르를 인식하게 하는 관습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 바 있다. 디지털 게임에서 여기에 대한 대답은, 플레이 경험의 역학이라 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 그렉 코스티키안은 게임 장르가 게임의 내용 적 허구를 좇아가기보다 플레이어로서 무엇을 하느냐와 관련되어 있다 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가령 타일 맞추기 게임에서 비슷한 색상의 타 일을 맞추는 것이나 플랫폼 게임에서 발판을 딛고 점프하는 행위, 조커 게임에서 상대방의 패를 빼오는 것 같은 행위가 바로 역학이다. 판타지나 SF라고 부르는 장르는 주제나 테마 등 기존 문학의 분류 를 따온 것이지만 전략 게임, 어드벤처 게임, 퍼즐 게임, 롤플레잉 같은 장르는 역학에 따른 것이다. 즉, 후자야말로 플레이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학에 초점을 맞춘 게임만의 장르다. 게임의 핵심은 이러한 추상적인 원칙들이 게임 안에서 어떻게 구체 적으로 경험되느냐에 있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와 표상을 가진 이 구체 적 행동들이 핵심 게임 플레이다. 그렇다면 사용자 경험의 의미를 중심 으로 해야 하는 장르의 구분 역시 이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핵심 플레이를 규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가령 <팩맨> 같은 단순 한 게임도 미로 속에서 플레이어가 여러 행동을 요구받는다. 언뜻 보면 게임의 구조는 미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로에서 유령 피하기가 게 임의 구조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게임의 어려움은 플레이어가 동시 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데 있다. 알약들을 먹으면서 돌아다니고, 아이템도 모아야 하고, 고스트를 피해 적절한 순간에 파워 알약을 먹어 야 한다. 이때 <팩맨>의 핵심 게임 플레이를 미로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미로 게임이라고 해야 할지, 아이템과 알약을 먹는 데 있다고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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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게임이라고 해야 할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먹는 다는 액션이 핵심 게임 플레이라고 본다면, 액션 게임의 하나로 볼 수 있 다는 기준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미로 게임의 경우 미로 게임의 핵심 플레이는 미로를 풀 고 탈출하는 데 있다고 볼 때, <팩맨>은 미로 게임의 요소를 가지고 있 을지는 모르지만 핵심 플레이 요소가 미로를 풀고 탈출하는 것이 아니 라 미로 속에서 먹기이므로, 미로 게임이 아니라 먹기 액션 게임의 하나 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게임 장르를 나누는 관습의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시각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종국에는 게임 장르란 플 레이 경험을 구조화하는 요소로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핵심 플레이를 기준으로 장르를 구분하기 전에 플레이의 경험 자체를 세분화 할 필요가 생겨난다.

게임 플레이의 분류 브라이언 서튼스미스는 게임의 이러한 근본적인 애매모호함이 플레이 자체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보고, 광대한 범위의 플레이라는 행위를 7개 로 분류한 바 있다(Brain Sutton-Smith, 1997).7)

① 운을 가지고 하는 놀이(Play as Fate): 인간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운, 기회, 신에 대한 이론을 포함한 종류의 것들 ② 힘을 좇는 놀이(Play as Power): 전쟁, 스포츠, 경쟁 등의 관계를 강 조하는 것들 ③ 정체성을 가지기 위한 놀이(Play as Identity): 축제나 행사를 통해 집

7) Brain Sutton-Smith, The Ambiguity of Play, Harvard University Press,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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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들 ④ 체제전복적인 놀이(Play as Frivolity): 플레이의 체제 전복적이고 카 니발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것 ⑤ 성장을 통한 놀이(Play as Progress): 아이들이나 동물들의 성장과 진 화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들 ⑥ 상상력으로 하는 놀이(Play as the Imaginary): 예술로서의 플레이. 또는 그만의 독자적인 현실을 가진 플레이. ⑦ 혼자 하는 놀이(Play as the Self): 플레이는 주로 개인이 기술과 도전 의 밸런스를 목표로 하는 행위로부터 재미와 휴식을 주는 것.

서튼스미스의 연구는 플레이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 리가 게임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현대적인 형태의 문화가 더 큰 문화적 인 현상들의 부분이라는 점도 아울러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사실 온라인 가상 게임에서는 그가 분류한 대부분의 게임 행위를 한 번 에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요소를 분리하는 이유는 그 게임의 핵심 플레이가 어디에 있는지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보다 깊이 일곱 가지 플레이 방식을 들여다보면, 서튼스 미스가 들었던 실제 현상들의 예가 서로 겹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령 ⑤번과 ⑦번의 경우, 기술적이고 도전적이며 성장을 위한 플레이라는 면에서 유사한 방식을 보여 준다. 이런 경우를 포함하여 그의 연구를 재 정리하면 대략 네 가지로 나타낼 수 있다. 첫째로 학습으로서의 플레이(Play as Learning)는 앞서 ⑤번의 ‘Self’와 ⑦번의 ‘progress’ 항목을 합친 것이다. 주로 개인이 기술과 도전 의 밸런스를 목표로 하면서 이를 진전시키려는 행위로, 성장과 밀접하 게 관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미와 휴식을 주기도 한다. 여기에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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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2 플레이의 4가지 유형 플레이 유형

셩격

마음 속에서 혹은 대상을 판타지를 가지고 노는 플레이 가지고 상상하는 놀이 (Play as the Fantasy): (Mind or Subjective play) 예술로서의 놀이와 상상력을 통 대리 관객 놀이 한 놀이. (Vicarious audience play) 학습으로서의 플레이 (Play as Learning): 주로 개인이 기술과 도전의 밸런 스를 목표로 하는 행위로부터 재 미와 휴식을 주는 것, 성장과 밀 접하게 연결되어 나타나는 놀이

사례 꿈, 백일몽, 판타지, 상상, 생 각하기, 플레이의 은유, 은유 와 함께 놀기 등 TV, 영화, 카툰, 연극 보기, 콘 서트, 박물관 가기

혼자 하는 놀이 (Solitary play)

취미, 수집, 펜팔, 모델 만들기, 레코드 듣기, 아트 프로젝트 등

위험을 즐기는 놀이 (Risky or Deep play)

행글라이딩, 동굴 탐사, 카약 타기 등

퍼포먼스 놀이 (Performance Play)

피아노 연주, 음악 연주, 연기 하기, 낚시, 말 타기 등

격식 없는 놀이 (Informal social play)

농담, 파티, 크루징, 여행, 레 저, 댄싱, 롤러스케이팅 타기, 포트럭 등

재미로서의 놀이 (Play as fun): 행사를 통한 놀이 축제나 행사를 통해 집단의 정체 (Celebrations and 성을 받아들이며, 놀이를 놀이 Festival) 자체로 즐길 수 있는 행위 놀이적 행동 (Playful Behaviors) 권력으로서의 놀이 (Play as Power): 대회나 경쟁(Contests) 전쟁, 스포츠, 운이나 기회 등에 서 경쟁적 관계를 강조하는 것들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말놀이, 누군가를 위해 놀이 만들기, 같이 놀기, 규칙을 가 지고 놀기 등등 운동경기, 당구, 골프, 카드 게 임, 보드게임, 갬블링, 카지노, 경마 등

되는 플레이 요소로는 배움과 성장이며, 이 배움은 일반적인 의미의 학 습과는 달리 게임에 특유한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인 기술을 배우는 것이 다. 말하자면 디지털 게임에서 레벨 업이나 경험치를 쌓거나 같은 레벨 에서도 기술 포인트를 더 얻으려 하는 플레이가 여기에서의 배움과 성 장의 의미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학습 플레이로 부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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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한다. 둘째로 재미로서의 플레이(Play as fun)은 ③번의 축제나 행사를 통 해 집단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Identity’와 ④번의 ‘Frivolity’, 놀이 자 체의 체제 전복적이고 카니발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항목을 합친 것이 다. 말놀이, 규칙을 갖고 노는 것도 여기에 포함시킨 이유는 이 역시 놀 이 집단의 사회적인 소속감을 익히는 소통 플레이 중 하나이기 때문이 다. 여기에 강조되는 플레이 요소는 소셜이다. 본문에서는 소셜 플레이 로 부르도록 한다. 셋째로 권력으로서의 플레이(Play as Power)는 전쟁, 스포츠 등에 서 경쟁적 관계를 강조하는 플레이다. 여기에 운이나 기회라는 부분도 포함한 이유는 갬블링이나 경마 등이 타인과 비교하여 자신의 운을 시 험하는 경쟁적인 플레이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플레이로 부 르도록 한다. 여기에 강조되는 플레이 요소는 어디까지나 ‘Power’ 부분이다. 디 지털 게임이 사회적 집단을 만드는 것을 장려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경 쟁적 플레이가 우선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위에서 본 소셜 플레이 위주가 되기도 한다. 가령 MMORPG의 경우에는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 나지만, 길드, 패밀리, 맹(盟) 등의 호칭을 사용하며 집단 안에서는 소셜 플레이를 핵심으로 삼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경쟁적 플레이가 핵심이 라면 길드 안에서 지나치게 자기 이익만 내려고 하는 회원을 배제하거 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 집단을 배신하는 행위에 대한 수많은 논쟁과 비 난 등이 MMORPG의 게시판들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의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한 게임으로 오면서 소셜 게임이라 는 말이 더 대중적으로 쓰이게 되었으나, 이는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 면 SNS 플랫폼을 사용한 게임이라는 말일 뿐 그 자체가 소셜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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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전제한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카카오 플랫폼의 대표적인 게임이 었던 <애니팡>의 경우,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같은 사회 집단이 게 임 안에서 등장할 때에는 전형적인 파워 플레이를 보여 주고 있다. 이 렇게 플레이를 기준으로 삼을 때, 보다 게임 장르 속의 목표와 관습이 구체화된다. 마지막으로 상상력을 이용한 플레이 방식인 ‘Play as Fantasy’는 상 상과 함께 노는 ‘The Imaginary’ 항목에 대리 관객 체험을 합친 것이다. 은유적 체험이며 서사와 가장 연관이 높은 체험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게임으로 본다면 롤플레잉 어드벤처 게임에서 공간에 녹아 있는 배경서 사(background story)를 체험하며, 그 속에서 생활 가능한 아바타의 체 험을 은유적으로 받아들이는 플레이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앞으 로는 판타지 체험하기로 부르도록 한다. 이렇게 플레이 유형 네 가지를 사용하여 게임 장르의 핵심적인 플 레이의 성격이 무엇인지 나누어 보도록 한다. 다음 장에서는 각 장르를 나누게 되는 핵심 플레이가 무엇인지, 또 그 유형은 어떠한지 예시와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앞서 살폈듯 복 합장르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게임 구분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게임의 장르 구분은 확정적이기보다 지속적인 기술과 환경의 변화 속에서 더 욱 다변화되고 있다. 또한 핵심 플레이와 그 유형을 기준으로 구분하 는 것이 자의적일 수 있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게임 장르를 나누는 관습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유의미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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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장르의 구성 요소 플레이 유형과 게임 장르 일반적인 게임의 장르 분류가 대략 10가지로 나눠지고 있다는 것은 앞 서 살펴보았다. 게임 포털 사이트에서 쓰이고 있는 장르들 중 복합장르 를 이루는 단일 장르들을 분리하여 본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액션, 퍼즐, 격투(대전 액션), 시뮬레이션, 슈팅(FPS), 롤플레잉, 어드벤 처, 스포츠, 레이싱, 전략 게임 등이 주로 쓰이는 분류들이며, 복합장르 란 이 장르들이 합성되어 생겨난다. 이 단일 장르들의 핵심 플레이가 합쳐진 것이 복합장르의 플레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단일 장르를 기 준으로 핵심 플레이와 그 특성을 파악하기로 한다. 이 중에 액션 장르의 액션이라는 용어는 먼저 정리될 필요가 있다. 액션 장르는 일반적인 장르 구분에서 ‘기본적으로 버튼 조작에 의해 캐 릭터를 움직이는 게임 전반’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렇게 정의를 한다면 상호작용적인 액션을 가진 게임 중 액션 게임에 속하지 않는 것이 없다. 또 그 하위 장르로 격투액션, 플랫폼 액션 등을 꼽는데, 이들 장르는 핵 심 플레이를 규정할 수 있는 데다가 격투와 플랫폼 액션의 핵심 플레이 유형은 너무나 다르다. 즉 액션 게임 장르의 핵심 플레이는 누구도 정의 할 수 없을 정도로 폭이 넓은 것이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으로 <툼레 이더>나 <맥스 페인> 등을 예를 들지만, 이 경우 핵심 플레이는 어드벤 처 게임에 전투 요소가 강화된 것이다. 이 모든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부 터 플랫폼, 리듬 액션 게임까지 액션 게임 안에 들어간다면 게임 장르의 관습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하위 장르로 규정 되던 대전 격투 게임을 분리하도록 한다. 그리고 순수 액션 게임을 말 그 대로 버튼 조작에 의해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제공하는, 아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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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액션 게임으로 한정하여 쓰도록 한다. 즉 플랫폼, 퍼즐, 리듬 액션 게 임 등을 아케이드 액션 게임의 하위 장르로 구분한다. 또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게임 장르가 시뮬레이션 장르다. 시 뮬레이션은 현실과 닮은 조건을 컴퓨터상에 구현하고 그러한 조건과 상 황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실험하는 게임으로 정의된다. 그 러나 그 정의가 기기를 조작하는 조작 시뮬레이션처럼 물리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부터 현실을 흉내 낸 공동체 사회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문명 같은 게임이나, 심지어 전략 시뮬레이션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있어, 같은 이유로 나누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종 시뮬레 이션 게임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각각 단일 장르로 볼 만큼 충분히 핵심 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장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재정리한 게임 장르들은 아케이드 액션(퍼즐, 플랫폼 포함), 격투(대전) 액션, 기기를 조종하는 조작 시뮬레이션, 육성 시뮬레이션, 전 략 시뮬레이션, 슈팅, 스포츠, 레이싱, RPG, 어드벤처 10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이중 RPG와 어드벤처의 경우 실제로 RPG어드벤처를 복합장르 로 보기 어려울 만큼 RPG라고 하면 그 안에 당연히 어드벤처의 의미를 포 함되는 경우가 많다. 어드벤처의 경우 순수한 어드벤처 게임이 현재도 출 시되고 있으므로 나누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구분하여 보도록 한다. 그러나 각 장르의 핵심 플레이를 살펴보기 전, 각 장르가 온라인 네 트워크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었을 때를 우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 사용자(Massively Multi-play Online) 구동 환경에서 각 장르의 핵심 플 레이는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게임에서든 MMO 환경에서는 소셜 플레이가 제2의 핵심플레이로 등장하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하여 단일 장르의 핵심 플레이를 앞서 보았던 플레이 4 유형에 적용 시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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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3 플레이 4가지 유형으로 나눈 게임 장르 구분 플레이 유형

장르 성격

마음 속에서 혹은 대상을 판타지 체험 플레이 가지고 상상하는 놀이 (Play as the Fantasy): (Mind or Subjective play) 예술로서의 플레이. 또는 그만의 독 대리 관객 놀이 자적인 현실을 가진 플레이 (Vicarious audience play)

게임 장르 롤플레잉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 등)

학습 플레이(Play as Learning): 주로 개인이 기술과 도전의 밸런스 위험을 즐기는 놀이 를 목표로 하는 행위로부터 재미와 (Risky or Deep play) 휴식을 주는 것, 성장과 밀접하게 연 결되어 나타나는 것들)

액션 (아케이드 액션, 플랫폼, 퍼 즐)게임 시뮬레이션게임 (기기 조종)

소셜 플레이(Play as fun): 축제나 행사를 통해 집단의 정체성 사회적 놀이( social play) 을 받아들이며, 놀이를 놀이 자체로 즐길 수 있는 행위)

MMO(다사용자) 게임

경쟁 플레이(Play as Power): 전쟁, 스포츠, 운이나 기회 등에서 경쟁(Contests) 경쟁적 관계를 강조하는 것들)

MO형식의 액션 게임, 슈 팅(FPS), 스포츠, 레이싱,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이렇게 단일 장르를 나누어본 이유는 게임을 둘러싼 환경이 다채롭 게 변화되면서 출현하는 복합장르를 보기 위해서다. 현재의 게임들은 대부분이 복합장르로 출시된다. 그러나 그 복합장르가 어떤 플레이를 제공하는지 게임 관습을 알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각 단일 장르 가 가진 핵심 플레이가 합쳐진 게임이라고 파악하기 위해, 이 장에서 단 일장르의 핵심 플레이와 구성요소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제 각 장르의 구성 요소를 알아보도록 한다.

아케이드 액션 아케이드 액션 장르란 주로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기본적인 버튼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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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틱 등에 의해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출현하는 장애물을 넘도록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임을 말한다. 현재는 아케이드 플랫폼의 특성을 가지고 타 게임에 이식된 액션 게임들도 이에 포함된다. 특히 최근엔 모바일 플랫폼에서 자주 눈에 띤다. 다음은 전통적인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액션 게임의 목표가 어떻게 주어지며 작동하는지 정리한 것이다.

① 목표는 명확하게 전달된다. ②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 이중적인 목표가 존 재한다. ③ 게임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려는 플레이어는 강하게 처벌받는다. ④ 강화된 목표 때문에 플레이어는 좁은 범위의 플레이 스타일로 플레 이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액션 장르라고 부른다면, 플레이어들의 핵심 플레이는 주로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가는지, 그리고 얼마나 높은 점수를 얻는지에 있 다. 아케이드 액션 게임의 특징으로 주로 꼽히는 것은 속도감, 현란한 동작, 민첩한 눈과 손의 스킬과 전략이다. 이를 정리하면 각 게임 특유 의 액션 기술을 진전시키는 것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 서 아케이드 액션 게임의 핵심 플레이는 주로 앞서 본 플레이 유형 중에 첫 번째, 학습 플레이에 해당한다. 하위 유형으로는 퍼즐, 플랫폼(발판), 리듬액션 등이 이에 속한다. 퍼즐 게임은 일반적으로 추상적이며 매우 도식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문제 풀이를 요구한다. 어떤 이들은 퍼즐이 무수히 깔려 있는 이야기식 게임도 퍼즐 게임의 한 장르라고 주장하지 만, 이야기의 퍼즐이란 대개 추리를 의미하며, 게임 장르로서의 특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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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는 없다. 이야기식 퍼즐 게임을 말하는 이들은 <미스트>를 여기에 집어넣지만, <미스트>는 전형적인 어드벤처 게임이며, 여기에서 제공 하는 퍼즐식 이야기는 추리라는 서사의 특성을 가진 것일 뿐 플레이 유 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숨은그림찾기, 그림조각맞추기, 틀린그림찾기, 지뢰찾기와 같은 순수 퍼즐 게임과, <테트리스>처럼 떨어지는 블록 맞추기 같은 추상적 인 형태의 퍼즐 게임이 있다. <테트리스>는 시간 관리 액션이라고 하는, 시간 내에 적합한 그림을 찾고 맞추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 형태는 퍼즐 게임의 하위 유형인 타일 맞추기 액션으로 변화되었는데, 타일 맞추기 액션은 타일을 모두 없애기 위해 규칙에 따라 이를 조작하는 것을 말한 다. 예스퍼 율은 특히 그중에서도 ‘타일 3개 맞추기(match-three)’ 게임 이 한때 장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하면 서, 그래도 일반적으로 ‘3개 맞추기’ 게임은 타일 맞추기 게임의 하위 분 류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애니팡>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 타일 3개 맞추기 유형이 크게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 다. 캐주얼 게임이라는 말이 국내에서 화두가 되기 시작한 것은 <애니 팡>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후 그 아류로 나온 이른바 <팡>류들 모두 타일 3개 맞추기 장르에 속한다. 리듬 액션 게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오는 리듬에 맞추어 일정 동작을 하게끔 하는 것으로, 역시 아케이드 액션 게임의 한 갈래에 속한 다. 아케이드 게임기에서 인기를 끌었던 <퍼즐 버블>, <주마>같이 구슬 을 쏘는 게임은 퍼즐과 액션이 합쳐진 전형적인 아케이드 액션 장르로, PC 플랫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플랫폼(발판) 액션 게임도 그러한 종류 중 하나다. 액션 게임의 한 장르인 플랫폼 게임은 등장인물이 떨어지는 물체나 함정을 피하면서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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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한 지형을 뛰어넘고, 달리고, 기어오르는 게임이다. 이런 게임들은 민 첩한 반사 신경과 손재주가 필요하다. <동키콩>과 <슈퍼마리오 형제> 가 대표적이며, 이들 때문에 플랫폼 액션게임이라는 장르가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프하고, 달리고, 다양한 무기를 습득하여 퍼즐을 풀어나가는 진행 등이 가미되어 있어, 현재는 플랫폼 액션 슈팅, 격투, 퍼즐까지 복합장르로 발전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대표적으로 흥행한 아케이드 게임으로는 위에 <팡>류처럼 타일 3개 맞추기 장르와 이 플랫폼 액션 게임류를 들 수 있 는데, 예를 들면 데브시스터즈가 개발하고 2013년 4월 출시된 <쿠키런> 이 대표적이다. 쿠키가 먹히지 않기 위해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하는 게 임으로, <슈퍼마리오> 때의 2D에서 3D가 되면서 좌우 방향까지 고려, 장애물 높이 가늠이 어려워졌다. 캐릭터도 지속성이 생기면서 육성 요 소까지 결합되었다. 이처럼 점차 아케이드 액션들이 복합적으로 나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장애물을 넘는 상호작용적 액션 게임 으로만 규정이 되었으나, 최근 모바일 플랫폼의 아케이드 액션 게임은 짧은 컷신으로 제공될지언정 스토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앵그리버드>조차도 짧은 컷신을 제공했는데, 이런 경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쿠키런>에서조차도 쿠키가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한다는 스토 리를 짧은 영상으로 제공한다. 또 정교한 배경 맵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 아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또 하나 들 수 있는 특성은 기존의 아케이드 게 임말고도 보드게임 역시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는 점이다. <모두의 마 블>같은 게임들이 이에 속한다. 여기에서 특징적으로 보아야 하는 것 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보드게임이 MMO게임이 됨에 따라 소셜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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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경쟁 플레이가 나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장르를 말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점은, 이 아케이드 액션 게임이 캐주얼 게임의 대표적인 게임이라는 점이다. 캐주얼 게임은 게 임의 여러 관습들에 대해 거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아케이드 액션 게임이 가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즉 명확한 목표를 초반에 강하게 전달하는 구성과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아케이드 액션 게임은 플레이어가 순간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지만, 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은 짧아서 중단 가능성이 높아 캐주얼 게임으로 적합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캐주얼 게임 디자인 은 실패할 경우 벌칙에 관대한 편이며,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모든 성공 적인 액션에 과도하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특징이 있다. 이 점도 아 케이드 액션 게임의 목표 강화 요소와 맞아떨어진다. 캐주얼 게임을 대개 짧은 기간 동안에만 즐긴다고 생각하지만, 아 케이드 액션 게임 장르가 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은 짧더라도 얼마 나 여러 번 그 게임을 반복하는지 생각한다면 사실 이들 게임이 짧은 기 간을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 현실과 닮은 조건을 컴퓨터상에 구현하고 그러한 조건과 상황에서 실 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실험하는 게임을 말한다. 조종 시뮬레이션, 혹은 기기 조작 시뮬레이션은 플레이어에게 비행기 조종이나 낙하산 하강과 같은 물리적인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실 제 상황을 스크린과 조작기기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체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제 인간이 처하기 힘든 상황, 위험한 상황, 혹은 비용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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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들어가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모든 환경을 컴퓨터에서 조작 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 모두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안에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아케이드 액션 게임과 차이를 보이는 조작기기 시뮬레이션이 속한다. 핵심 플레이가 학습 플 레이라는 점에서 이후에 볼 육성 시뮬레이션이나 전략 시뮬레이션과 차 이를 보이고 있다. 김겸섭이 말했듯, 시뮬레이션게임에는 어떤 특정한 목표를 부여하기보다는 과정 속에서의 추체험을 중시하는 면이 강하다. 그러한 측면이 최대로 발휘되는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가 육성 시뮬레이 션이다. 육성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흉내 낸 공동체 사회, 혹은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심즈>는 육성 시뮬레이션과 경영 시 뮬레이션을 성공적으로 혼합시켜낸 게임의 대표적인 예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PC 플랫폼에서 <프린세스 메이 커(Princess maker)>가 대표적이었다. RPG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은 ‘성장형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외형상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 으나, 성장형 캐릭터가 1인칭과 3인칭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RPG 게임에서 1인칭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동일시하면서 대리 체험을 하게 되는 캐릭터인 반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3인 칭 캐릭터로서 플레이어가 창조자의 입장에 선다. 맥시스에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즈>의 경우, 게이머들이 현실 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의 선택적 행위를 자유롭게 하면서 게이머들의 가치관의 성장과 현실과의 괴리감에 대한 갈등을 이끌어 낸다. 캐릭터 의 이미지 변화와 AI의 활용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실험적 대리만족 및 텍스트를 만들어 내는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 <심즈>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다.8)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이 특성은 이어지지만, 플레이어들의 실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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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만족이나 텍스트를 만들어 내는 경험보다 가상적 아이템 소비를 중 심으로 하고 있다. 가령 <더비데이즈>의 경우 목장 주인이 되어 말을 키 우고 교배시키며 목장을 키워 나간다. 말을 육성한다는 요소가 핵심 플 레이지만 목장을 경영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렇듯 육성 시뮬레이션과 경영 시뮬레이션을 혼합한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모바일 플랫폼 에서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이 플랫폼별 차이를 더 뚜렷하게 보여 준다. 페이스북 게임이었던 <팜빌>을 비롯, 모바일 게임이었던 <위룰>, <더 비데이즈>, <갓핑거>, <에브리타운>, <해피 스트릿>, <타이쿤> 등 농 장, 영지, 목장, 행성, 도시, 마을, 카페 등 일정 공간을 경영하고 점차 그 공간을 꾸며나가면서 확장하는 형태로, 공간 경영 혹은 농장 경영 시뮬레 이션이라는 육성 시뮬레이션의 또 다른 장르를 이루게 된 것이다. MMO 게임이 되면 소셜 플레이가 제2의 핵심 플레이가 된다. 농장 경영 시뮬레 이션 게임의 경우 MMO 게임으로서 소셜 플레이와 합쳐지면서 특정한 목 표가 없는 체험, 가상적 아이템 소비가 핵심 플레이가 된 것이다. 이는 PC 플랫폼에서 주로 공동체를 경영하는 <문명>과 차이를 보 여 준다. 문명은, 신세계의 ‘탐색’을 핵심 테마로 잡고 있으나 목표가 없 는 것이 아니며, 갈등 요소도 많다. <프린세스 메이커>가 멀티 엔딩과 그에 따른 선택의 중요성을 가졌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전략을 짜 대응해야 하는, 전략 학습 플레이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전략 시뮬레이션이 초반에 육성 시뮬레이션의 플레이 요소를 가지 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에 롤플레잉 육성 플레이가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만들어진

8) 정소윤,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을 활용한 교육용 가상세계의 콘텐츠 연구”, 이화여자대

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석사학위 청구논문,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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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지만, 현재는 단일 장르로 보아도 될 정도로 특징적이다. 턴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명령과 유닛의 액션이 동시에 이루어져 실시 간으로 상대방과 대면하며 전략적 플레이를 해 나가는 RTS 방식이 있 다. 전자의 대표적 예는 코에이의 <삼국지>고, 후자의 대표적 예는 블리 자드의 <스타크래프트>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부터 시작된 RTS 방 식은 현재 많은 발전을 거듭해 국내에서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AOS라는 말이 보다 익숙하다. 그러나 AOS보다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제 한공간 전투라는 정식 명칭이 이 장르가 어떤 플레이를 제공하는지 더 확실하게 보여 준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같은 장비와 같은 시간에 동시 에 시작하여 목표를 위해 격돌하는 플레이 방식이다. 실제로 AOS는 ‘Aeon of Strife’라는,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에디터로 만든 유즈맵 중 하나의 이름일 뿐이지만 대표적으로 흥행하면서 AOS로 불린 것이 다. 이와 유사하게 DOTA가 <워크래프트 3>의 오리지널 ‘Reign of Chaos’의 유즈맵 에디터로 만들어지면서 인기를 얻은 탓에 이 게임 장 르를 ‘Dota-like’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Dota-Allstars’, ‘CHAOS’ 등이 DOTA 유즈맵을 가지고 커스터마이징하여 출현한 바 있다. 전략 학습 플레이 유형 및, 변형을 시킬수록 영웅의 성장과 힘의 싸움에 무게를 더 하면서 롤플레잉이 가지고 있는 판타지 체험 플레이를 같이 보여 주고 있다.

롤플레잉 게임 많은 롤플레잉 게임들이 어드벤처 요소를 가지고 있어, RPG라고 하면 이미 그 자체가 어드벤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롤플레잉이라고 했을 때에는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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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직업, 종족 등을 선택, 플레이어가 그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하고 자신의 캐릭터로 삼아 캐릭터가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역 할놀이’가 핵심 플레이다. 종족, 직업, 기술, 특기 등에서 일련의 속성들 을 가진 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의 등장인물을 움직인다. 게임 캐릭터와의 동일시가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장르이며, 따라 서 캐릭터 스토리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극적 드라마 요소가 많이 개입하여, 앞서 본 아케이드 액션 게임이 상호작용적인 액 션=게임이라는 공식을 각인시킬 때, 이 장르의 출현으로 게임을 서사매 체로 보는 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서사물로서 스토리 레벨이 높으며, 스토리가 제공하는 판타지 체험을 하면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몰입 상태 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이전에 스토리 없이 상호작용적인 액션만 추구 하던 아케이드 액션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 심지어 슈팅 게임조차 이러한 롤플레잉을 도입하면서 롤플레잉을 드라마, 게임, 시뮬레이션 세 가지로 구분하는 사람도 나타나기도 했다. 학습 플레이가 핵심이 아 닌 만큼 이기는 것이 필수 목적은 아니다. 이와 유사한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이 어드벤처 게임이다. 그러나 어드벤처 게임은 현재도 단일 장르로 출시되는 반면, 대부분 RPG 플레 이는 복합장르로 나타난다. 이 복합장르는 <던전 앤 드래곤>부터 시작, <에버퀘스트>, <울티마 온라인>을 거쳐 <바람의 나라>, <리니지>, <아 이온>, <WOW>까지 MMORPG로 발전해 나가면서 PC 온라인 플랫폼 에서 꽃을 피웠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 이 게임이 가장 대표적이며, 다사용자를 통해 하나의 세계와 같은 가상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 특징 이다. 현재에도 PC 게임에서 MMORPG 장르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다. 이러한 복합장르가 아닌 순수한 어드벤처 게임은 많지 않으나, 우 선 그 특성을 알기 위해 아래에 따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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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게임 전형적인 판타지 체험 플레이 게임이다. 서사물로서의 게임, 새로운 영 화, 인터랙티브 픽션(IF, Interactive Fiction) 등의 별명을 가졌을 정도 로 시나리오가 상세하다. 그 이유는 플레이어에게 공간의 체험을 하게 하기 위해서다. 롤링스와 애덤스(Rollings & Adams, 2003)가 말했듯 어드벤처 게 임의 핵심 플레이는 공간 탐사다. 공간을 탐험하게 하는 퀘스트를 통해 공간을 탐사하는데, 이 퀘스트에는 아이템 수집, 조작, 퍼즐 풀기와 같 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즉 여러 요소를 조합하거나 모아서 다음 스테이 지로 넘어가게끔 하는 퍼즐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문제 해결적 서사, 대화형의 스토리, 탐험 요소, 주인공이나 영웅의 역할을 맡는 플레이어 들이 기본적인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가지고 시각적으로 구 현된 다양한 공간을 탐험하는 것이 주 목표다. 그런 만큼 맵(map)은 게 임 속의 다양한 공간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각적으로 구현된 요소도 없이 공간을 제시하기도 했는 데, 대표적인 것이 ‘텍스트형 어드벤처 게임’으로 출발했던 <던전 앤 드 래곤>이다. 여기서부터 RPG 플레이를 나란히 제공했을 뿐 아니라, 전 투적인 요소가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드벤처 게임에서 중심 적인 것은 탐색이다. 말하자면 탐험의 공간을 ‘정복’하는 것이 관건인 것 이다. 그 공간은 대개 전형적인 판타지의 모습을 띤다. 이 공간을 구현해야 했던 만큼, 어드벤처 게임의 최대 전성기에는 기술적으로 가장 발달된 장르 중 하나로 각광받았다. 1990년도에 출시 된 <원숭이 섬의 비밀> 시리즈도 대표적인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이며, 1993년도에 출시된 <미스트>는 1인칭시점 및 하이퍼링크 개념의 도입 과 함께 스토리 면에서도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 1999년도의 <더 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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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 저니> 역시 RPG 요소가 거의 없는 순수한 어드벤처 장르로 출시된 드문 경우다. 복합장르가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2012년에 출시된 PC 게 임 <디어 에스더>(2012)와 <곤 홈(gone home)>(2013)처럼 최근까지 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기는 하다. <디어 에스더>는 인디 개발사 ‘더 차이니즈 룸(The Chinese Room)’이 2009년 소스 엔진 모드를 기반 게임으로 제작했는데, 직간접 적 전투요소가 전혀 없는 철저한 스토리 위주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별 다른 상호작용 없이 걷기만 해서 일명 ‘전자관광게임’으로 불리기도 했 는데, 주인공인 플레이어 외엔 광활한 대지 위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주인공의 부인 에스더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의 내레이션이 텍스 트로 주어지고, 공포스러운 느낌의 사운드로 분위기를 주도해 나간다. 게임이라기보다 그래픽 노블에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했으나, 기본적으 로 공간을 탐사해 나가는 플레이를 핵심 플레이로 하는 만큼 어드벤처 게임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어드벤처 장르를 조금 비튼 것이 미스터리 어드벤처 게임, 혹은 탈출 게임이라는 하위 유형이다. 현재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오히 려 어드벤처 게임들이 온라인 이전, PC 패키지 게임에서 제공했던 순수 어드벤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분명한 목표를 가지 고 탐험에 나선 플레이어가 많은 수수께끼들을 풀어 나간다. 필요한 물 건을 수집하면서 움직여서 그 공간을 벗어난다. <사일런트 힐>처럼 호러 스토리를 제공했던 과거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의 스토리들을 따오기도 한다. 모바일 기반으로 나온 어드벤처로 2011년에 나온 <화이트 아일랜드>의 경우 과거의 ‘하얀 섬’에서 따온 미 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스토리를 보여 준다. 백도라는 섬에 고립되어 미 스터리를 풀고 탈출하려 하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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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게임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지만, 특징적인 점은 점차 전형 적인 판타지 공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PC로 나온 오랜만의 어 드벤처 게임인 <곤 홈>도 괴물이 나올지언정 전체적 배경은 현대 배경 의 중산층이 살 법한 집이다. 괴담과 결합한 호러물뿐 아니라 추리 미스 터리도 어드벤처 게임에 등장했는데, 이 경우에는 판타지 공간을 완전 히 벗어나 있다. 가령 2013년 7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 <회색도시>는 판 타지 공간이 아니라 서울 강북을 배경으로 실사풍 맵을 가지고 추리 스 릴러 어드벤처를 보여 준다. 모바일 플랫폼의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를 활용, 버튼 액션 및 어드벤처 장르의 전통적인 요소인 퍼즐 풀기, 아 이템 찾기 등을 동원한다. 그러나 스토리에서는 55가지 엔딩을 제시하 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진 엔딩을 위해 풀어 나가는 선형적 구조 를 보여 주는 전형적 어드벤처 게임이다. 어드벤처 게임의 장점이었던 스토리 및 공간 탐험 요소 플레이는 다른 장르에도 영향을 미쳐 이제는 심지어 FPS 장르에도 이러한 요소들 이 합쳐지면서 다양한 복합장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용 게임으로서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장애인 대상의 직무 훈련 게 임 <쿨롱섬 어드벤처>도 개발되었던 적이 있으며, 2013년에는 영어 기 능성 롤플레잉 어드벤처로 <스파이 어드벤처>가 출시된 바 있다.

대전 격투 게임 전형적인 경쟁 플레이 유형의 게임이다. 아케이드 액션 게임에서 기술 을 습득하는 학습 플레이에 MO 형식으로 진행될 때 경쟁 플레이를 2차 적으로 제공받는 것과 달리, 대전 격투 게임은 처음부터 싱글 플레이라 할지라도 경쟁 플레이를 전제한다. 그러나 대개는 MO 형식이 많다. 플 레이어가 적과 근접한 거리에서 일대일로 맞붙게 된다. 적은 컴퓨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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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할 수도 있고 적 캐릭터를 조종하는 타 플레이어가 있을 수도 있다. 격투 게임은 전통적으로 총이나 다른 종류의 현대식 무기 사용 대신에 육박전을 추구한다. 아케이드 슈팅 게임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 될 때의 차이는 무기 사용차이가 가장 컸다. 대결의 결과는 한쪽의 죽 음이거나 명확한 패배다. <버추얼 파이터>, <킹 오브 파이터>, <철권> 시리즈 등이 이런 게임이다. <철권>의 경우를 생각하면 이 대전 격투 게임에서 어떠한 구성 요 소가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프레임 판정 시스템을 사용, 이전의 <버추얼 파이터>나 <킹 오브 파이터>에서 필살기 위주의 점수 시스템을 바꾸며 전략이 들어갈 요소를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철권>은 e스포츠로 살 아남기도 했다. 따라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판정 시스템, 전투에 쓰이 는 여러 가지 기술의 배경설명, 등장 캐릭터의 배경 설명 등이 현재의 대 전 격투 게임에서 주요 요소들이다.

스포츠 게임 역시 경쟁 플레이 유형의 하나이지만, 전략을 구사하게끔 한다는 면에 서 전략 시뮬레이션의 모습도 함께 띠고 있다. 이 게임은 다양한 종류 의 팀 또는 개인 스포츠 등을 대상으로 한다. 플레이어들은 팀 내의 한 멤버로 플레이할 수도 있고 팀 전체를 움직일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민 첩한 동작뿐 아니라 전략이 요구된다. 현실감을 주기 위해 실제 스포츠 선수의 능력치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주요 스포츠 조직은 게임에 사 용되는 자신의 이름에 라이선스를 주고 있으며, 베컴이나 메시같은 스 타 스포츠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플레이어들은 롤플레잉 체험 까지 제공받게 된다. 또 실제 선수들을 사용하더라도 자기 캐릭터나 팀 을 육성하는 육성 플레이 요소도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즉 단일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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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복합적 플레이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피파>는 대표적인 예다. <위닝 일레븐>도 콘솔에서 시작하여 PC 로도 성공적으로 이식된 게임이다. <버추어 스트라이커 2>, <메이저리 그> 등도 대표적이다. <피파온라인>(2006)부터는 대전 모드를 제공하 면서 MO의 경쟁 플레이까지 갖추었다. 국내에서 독특한 점은, 스포츠 게임에 낚시 게임도 속한다는 점이다. <대물낚시광>같은 것이 대표적 이다. 여기에 판타지 플레이까지 보여 주는 것이 <초괴물낚시>같은 게 임이다. 물고기뿐 아니라 인어, 수룡, 이무기 등 상상 속의 초괴물까지 잡는다.

레이싱 게임 이전에는 대개 자동차 경주에 한정되었다. 핸들과 브레이크 조작기기 를 가지고 있는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자동차 경주 게임이었 을 때에는, 아케이드 액션 게임의 한 종류이기도 했고, 기기 조작 시뮬 레이션 게임의 측면도 아울러 가지고 있었다. 현재도 MO 게임일 때는 강한 경쟁 플레이 유형을, 싱글 플레이일 때는 학습 플레이 유형을 보여 준다. 경주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험난한 코스와 위험을 헤치고 점수 를 얻기도 하고, MO일 때는 제한 시간 내에 같이 도는 다른 경쟁자들을 상대로 경주를 벌인다. 후자로 대표적인 레이싱 게임은 <카트라이더> 였다. 과거 아케이드 플랫폼에서는 경기의 속도감, 자동차의 조작감, 레 벨 디자인 등이 실제 레이싱 경기를 연상할 수 있게끔 디테일하게 묘사 되어야 했다. 그러나 PC 플랫폼부터는 현실감 있는 디테일한 묘사보다 피드백, 보상, 경쟁, 육성 요소를 가지고도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시작한다. <카트라이더>의 카트는 이미 자동차라기보다는 자동차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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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한 판타지적인 ‘탈것’이다. 현재에도 레이싱 게임의 대표적인 탈것은 자동차다. 모바일 플랫 폼 초창기의 레이싱 게임은 그래서 폭스바겐이나 도요타 등이 후원하는 레이싱 게임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로키 버드>, <드래곤 플라이트>처럼 판타지적인 탈것을 가지고도 레이싱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판타지 레이싱은 어드벤처 플레이도 합성 되는 경우가 많다. <윈드러너>같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때 레이 싱이라는 말보다 ‘런’이라는 말을 쓰는데, 경쟁 요소보다 속도를 높이는 학습 플레이가 핵심 플레이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 다.

슈팅 게임 말 그대로 표적을 쏘아 맞추는 게임이다. 표적은 적 캐릭터일 수도 있 고 사물일 수도 있다. 플레이어는 다수의 적과 대결하며 동시에 자신도 적의 공격에 노출되지만, 대개는 게임 중 죽는다 해도 다른 단계에서 다 시 플레이할 수 있는 여분의 기회가 주어진다. 아케이드 액션 게임의 한 종류일 때는 실제 총 모양의 기기를 잡고 쏘기도 했으나, 조작기기 시뮬레이션의 요소는 없었다. ‘쏘아 맞추는’ 핵심 플레이는 단일 장르로 서의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은 1인칭슈팅게임(FPS)으로, 1인칭 시점으 로 상황을 보게 되며 자기 자신은 볼 수 없지만 들고 있는 무기만 볼 수 있는 특징적인 화면에서도 나타난다. 3인칭이라 해도 어깨 정도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실제로 시야에 잡히듯이 보여 준다는 것은 똑같다. 이 특징은 슈팅 게임 플레이가 최대한 플레이어에게 이 자리에서 체감하 듯, 사실감을 전해 주려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1인칭슈팅게임(FPS)으로는 <퀘이크>, <둠> 등 고전 게임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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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아 맞추는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부터 ‘하프-라이프’ 이후 등장한 스토 리와 퍼즐 플레이를 가미한 FPS 어드벤처 등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쏘아 맞추는 실력을 학습하고 경쟁하는 플레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투 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해 주는 스토리가 가미되 면서 이 장르가 하프 라이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도 말한다. 타 플레 이 유형을 혁신적으로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게임은 기술적 발전과 함께 단일 장르에서 복합장르로, 다 른 게임 장르의 핵심 플레이를 참고하고 통합하며 스스로를 혁신하고 발전해 왔다. 상호작용적인 액션 게임에 불과했던 아케이드 액션 게임 장르가 지금에 와선 오프닝 컷신 등을 당연하게 제공할 정도다. 현재의 디지털 게임을 기획하거나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일 장르의 핵심 플레 이를 파악하고 복합장르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또 앞으로 어떤 방향 으로 이뤄질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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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전경란(2009). 󰡔디지털 게임, 게이머, 게임문화󰡕. 커뮤니케이션북스. 정소윤(2008).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을 활용한 교육용 가상세계의 콘텐츠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석사학위 논문. Caillois, R.(1961). Man, Play and Games. 이상률 옮김(1994). 󰡔놀이와 인간󰡕.

문예출판사. Genvo, S.(2008). Understanding Digital Playability. The Video Game Reader 2. Routledge. Sutton-Smith, B.(1997). The Ambiguity of Play. Harvard University Press. Todorov, T.(1970). Introduction a la Litterature Fantastique. 최애영

옮김(2013). 󰡔환상문학서설󰡕. 일월서각. 게임위키 www.gamerwiki.com 맥비디오 게임 http://www.mcvideogame.com/ 시리어스 게임 http://www.seriousga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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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랫폼

게임 플랫폼이란 게임이 이루어지는 기반이며, 게임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오가며 발전해 왔다. 여기에서는 기기를 기준으로 아케이드 (Arcade) 플랫폼, 콘솔(Console) 플랫폼, PC(Personal Computer) 플 랫폼, 모바일(Mobile) 플랫폼으로 나누어 본다. 주로 오락실이라는 공 공장소에서 이루어졌던 아케이드 게임은 플랫폼의 특성과 장르로서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콘솔은 아케이드 플랫폼보다 발전된 시나 리오 모드와 그래픽을 보여 주었다. PC 플랫폼은 수많은 복합장르를 출현시키면서 이를 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 렇게 플랫폼이 발전될 때마다 게임은 기술적으로 발전된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이식되어 왔다.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에 이르러서는 기존 게임을 단순히 옮겨오는 이식을 넘어, 게임이 무엇인가라는 패러다임 자체가 플랫폼 때문에 바뀌고 있다. 모바일이 가지고 있는 이동성과 소 셜 네트워크가 합성되면서 새로운 게임의 정의가 출현하고 있는 것이 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의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모바일 플 랫폼이 바꾸고 있는 현재의 게임 패러다임을 아울러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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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임 플랫폼의 유형 비디오 게임, 컴퓨터 게임, 디지털 게임 등 게임을 이르는 용어 자체에 혼란이 있었던 것은 게임이 이루어지는 기반 즉 주요 플랫폼(platform) 이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기 때문이다. 최초의 게임은 아케이드로 시작 하여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로 옮겨 왔으며, 이후 PC로 옮겨 왔고, 현재 에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서 아케이드 게임, 콘솔 게임, 가정용 컴퓨터 게임, LCD, 모바일 게임 등으로 게임의 역사 를 살펴보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오가며 발전해 온 것이 게임의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게임 플랫폼이란 게임을 가 동시킬 수 있는 기기 혹은 구동환경을 의미한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 서는 게임을 ① 온라인·PC·아케이드·콘솔·보드게임, ② 오픈마켓 (모바일·SNG) 게임, ③ 기능성(교육·스포츠·의료·공공 등) 게임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3).1) 이 중 첫 번째 분류 가 기기 플랫폼별 분류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기서 온라인게임은 플랫 폼에서 제외시켜야 할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본래 원격지에 떨어져 있 는 컴퓨터에 통신망을 통해 접속하여 타인과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을 가리킨다. 온라인 게임이 플랫폼으로 분류된 이유는 과거 콘솔 게임 및 PC에서 CD 패키지 게임이 중심일 때, 플레이어들의 이용방식에 따라 싱글(스탠드얼론) 게임과 네크워크 게임으로 구분했던 데 기인한다. 그 러나 현재는 아케이드 게임을 비롯하여 비디오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까

1)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백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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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온라인과 연동되고 있는 상태다. 온라인으로 연동되지 않는 플랫 폼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를 플랫폼 분류로 넣을 이유는 없다. 아케이드 게임, 콘솔(비디오) 게임, CD에 저장된 게임 프로그램이 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개인용 컴퓨터에서 플레이하는 PC 게임,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으로 통신망에 접속해 플레이하는 모바 일 게임, TV를 사용한 게임(스마트TV 게임 등)이 오늘날의 대표적인 게 임 기기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중 TV 게임은 콘솔 등을 사 용하여 TV 화면에 출력한 게임일 뿐, 스마트 TV 게임 특유의 게임이 등 장하지 않은 바, 아직 게임 기기로서의 플랫폼으로 따로 다루기에는 무 리가 있다. 이에 플랫폼 분류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아케이드(Arcade) 플랫폼 ② 콘솔(Console) 플랫폼 ③ PC(Personal Computer) 플랫폼 ④ 모바일(Mobile) 플랫폼

플랫폼의 변화는 기술 혁신에 따라 이전과 다른 제품으로 변모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는 급진적 혁신을 가져온다. 시대별로 핵 심 플랫폼이 아케이드에서 콘솔(비디오)로, 콘솔에서 PC 온라인으로, PC에서 모바일 게임 순으로 변화해 왔다고 본다면, 현재는 모바일을 핵 심 플랫폼으로 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게임은 플랫폼이 발전될 때마다 다른 플랫폼으로 이 식되어 왔다. 가령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기나 콘솔용으로 구동되었던 오래된 게임이 온라인 PC뿐 아니라 모바일로 이식되는 일은 흔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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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나 그 게임플레이 경험은 기기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이 장 에서는 기기 플랫폼 유형에 따라 게임을 분류하고 그 특징을 알아보기 로 한다.

아케이드 게임 플랫폼 게임에서 ‘아케이드’라는 단어는 두 개의 정의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정의이며, 다른 하나는 이 게임 플랫폼이 가진 독 특한 특성 탓에 가지게 된 장르로서의 정의다. 이는 아케이드가 특정한 문화적 의미를 가졌던 만큼 일정한 장르나 내용, 형식을 지향할 때도 있 기 때문이다(전경란, 2009).2) 장르로서 아케이드 게임은 앞장에서 살 펴본 바 있다. 우선 플랫폼으로서 아케이드 게임은 미국에서 오락실을 ‘아케이드’ 라고 부른 데서 연유했다. 다시 말해 게임만을 위한 조작기와 큰 비디오 화면을 갖춘 오락실 게임이다. 공공장소가 갖고 있는 전시적 공간일 뿐 아니라, 동전 투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이라는 특유의 공간 적·경제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은 일종의 공공장소에서 게임하기가 이루어지기 때 문에 장시간에 걸쳐 저장을 반복하거나 해야 하는 복잡한 장르, 가령 롤 플레잉 게임이나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같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보 다는 액션 게임이나 슈팅 게임 등 단순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게임 체험 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르가 적합하다. 즉, 키 조작이 간단하며 미리 주 어진 조작기를 사용하여 적을 공격하거나 장애물을 통과하는 등의 목표

2) 전경란, 󰡔디지털·게임·게이머·게임문화󰡕, 커뮤니케이션북스, 2009, p.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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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달성하는 게임으로, 플레이어의 순발력과 신속한 적응력과 판단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적합하다. 여기에는 슈팅, 퍼즐, 액션, 시뮬레이션, 레이싱 등의 특정 게임들이 속한다. 다시 말해 게임의 서사성이 두드러지 기보다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나 스테이지 위주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다. <갤러그>, <둠>, <보글보글>, <퍼즐 버블>, <하계 올림픽>, <동키 콩>, <스트리트 파이터> 등 고전적 게임들이 여기에 속하며, <이니셜 D> 같은 레이싱 시뮬레이션, 비행 시뮬레이션 등 조작 시뮬레이션 게임 도 고전적 예다. 해당 장르를 다시 말하면 건슈팅, 퍼즐, 스포츠, 대전 액 션, 플랫폼, 레이싱 게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가 장 먼저 흥행한 게임 장르는 건슈팅 게임이다. 건 모양의 개별 조작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한다. 즉 게임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인 ‘나’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계속 살아남는 것 이 게임의 목적이 된 것은 아케이드 게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며, 그중 에서도 건슈팅 게임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데드 (The House of The Dead)>의 경우 시리즈 4까지 발전해 갈수록 게임에 분기를 두어 게임 플레이의 루트를 다양화하기도 하였다. 대전 액션 게임도 아케이드 플랫폼의 주요 게임 장르로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건슈팅 게임과 마찬가지로 적의 설정이 갈수록 상세해진 것도 이 장르의 특징이다. 퍼즐 액션 게임 역시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퍼즐 버블>, <알카노이 드(브레이크 아웃)> 등은 아케이드형 게임의 대표적인 예로, 타 플랫폼 으로의 이식률도 높았다. 플랫폼 게임은 발판 게임으로, <슈퍼마리오> 의 전신이 된 <동키콩>과 같은 게임이다. 점프 액션 게임이라고도 하고 국내에서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도 불린다. 대표적인 아케이드형 게 임으로 후에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된 뒤에는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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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불리기도 했다. 아케이드 플랫폼의 스포츠 게임은 타 플랫폼의 스포츠 게임보다 매 우 짧은 시간을 써야 하는 만큼 긴 경기 과정보다 주로 스테이지형 승부 를 요구한다. 그래서 스포츠의 일부 조작만 가능하게 하고, 나머지는 자 동 처리한 경우가 많다. <하계 올림픽>, <하이퍼스포츠>처럼 실제 경기 의 가상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적인 스테이지형 승부를 반복한다. 위와 유사한 것이 아케이드 플랫폼의 레이싱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아케이드 의 레이싱 시나리오는 왜 경기를 하는지 짧은 컷신으로 보여 주고 시작 한다. <이니셜 D> 같은 경우 만화에서 콘셉트를 가져왔던 만큼 만화의 장면을 애니메이션 처리하여 보여주기도 하였다. 트랙의 설명과 탈것 의 설정이 주 시나리오를 이루며, 물리적으로 탑승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핸드 조작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동차 모양의 모형 탑승기를 만들어 플 레이어가 실제 자동차를 타서 운전하는 것처럼 화면과 상호작용하게 만 들기도 하였다. 콘솔과 PC,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레이싱 게임이 존재하 지만 아케이드 플랫폼만이 가진 특성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듬 액션 PC 게임 산업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 할 때 등장한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 <DDR>도 이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1999년 댄스 시뮬레이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시되었던 <DDR>는 사회적 현상으로 불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00년 대 중반까지 아케이드 게임의 대표 주자로, 오락실이라는 공간을 다시 살리는 데 기여한 게임이다. 후속으로 나온 <비트마니아(Beat Mania)>, <펌프> 등도 같은 장르로 구분되면서 이들 게임에 리듬 액션 게임이라 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캐릭터의 의상 및 동작 설정이 들어가기도 하 지만,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주로 해당 음악의 리듬을 맞추어 발판이나 리듬판을 조작하는 게임으로 정의할 수도 있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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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게임을 조작감을 중시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키보드를 사용하 여 리듬을 즐기는 PC에서의 액션과 같은 종(種)으로 단순히 묶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케이드 <DDR> 기기는 음악과 색상, 가상 관객까지 종합적으로 구조화한 일종의 문화였다. 그리고 <DDR> 문화의 중심은 게임과 게임 의 댄스 퍼포먼스 캐릭터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이후의 리듬 액션 게임 이 요구하는 플레이어의 빠른 패턴 인식 능력과 리액션 능력이나 리듬 감, 즉 ‘Technical/ perfect attack’, 리듬에 맞추어 하는 것뿐 아니라 자유 로운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까지 요구했다. 말하자면 아케 이드 게임이 체감형 게임의 가능성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김 겸섭은 이를 가지고 아케이드 게임의 특성을 게임의 공감각적 스펙터클 이 강화된 것으로 주장하였다(김겸섭, 2007).3) 실제로 <DDR> 같은 리 듬 액션 아케이드 게임은 대회도 열렸던 바 있어, 오락실을 e스포츠 (e-sports)가 이루어졌던 공간으로 보는 것이 무리한 일은 아닐 것이다. 여기까지 살펴보았을 때, 아케이드 게임의 특성은 우선 시간이 짧 으나 플레이어의 체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플랫폼의 성질로는 다른 디지털 게임 플랫폼에 비해 물리적으로 인간의 신체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크기를 가지고 있 어 체감형 게임으로 발전될 수 있는 특성을 가졌다는 점, 또 공공장소에 서 이뤄지는 탓에 전시적 특성을 가졌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3) 김겸섭, 󰡔공간과 소통의 게임학󰡕, 열린길, 2007, p.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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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비디오 게임 플랫폼 가정용 게임기, 비디오 게임 등이 바로 콘솔 플랫폼의 다른 이름이다. 이 플랫폼은 다른 플랫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기술이 혁신적으로 빠르게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아케이드 플랫 폼의 조작기를 그대로 가져왔으나 정교한 그래픽을 통한 화려한 액션 표현 등은 콘솔 플랫폼이 가진 장점이자 특성이다. 이를 살린 독특한 장르 중 하나가 스타일리시 액션 장르다. <귀무 자>,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데, 조작을 특별히 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알아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자동 타격 방식과 자 동 카메라 앵글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선보 이는 콘솔 플랫폼의 특성은 FPS 장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콘솔 플랫폼의 특성은 혁신적인 기술력에 그치지 않 는다. 이 기술에는 스토리텔링도 포함되어 있다. RPG 어드벤처 장르가 높은 스토리성을 보여 주면서 복잡한 시나리 오를 발전시켰으며, 아케이드 플랫폼의 게임조차 콘솔 플랫폼으로 이식 되었을 때에도 시나리오 모드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팩맨> 같은 대표적인 아케이드 액션 게임이 <팩맨 어드벤처 2(Pac-man adventure 2)>나 <팩랜드(Pac-land)>처럼 심슨 게임과 비슷한 액션 어드벤처 게 임으로 발전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재 등장하는 대부분의 콘솔 게임들 은 복잡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케이드 플 랫폼에도 스포츠 게임이 있었으나, 콘솔 플랫폼에서 스포츠 게임은 정 교한 표현과 경기 시나리오에서 전혀 다른 면을 보여 준다. <피파 (FIFA)> 시리즈, <위닝 일레븐>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아케이드 플 랫폼에 비해 콘솔의 스포츠 게임 장르에는 육성이나 스토리모드가 추가 되었을 뿐 아니라, 게임 자체의 경기 시나리오도 충실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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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플랫폼의 슈팅 게임은 주로 스테이지 방식으로 구성되어 아케 이드 플랫폼과의 연결성을 보이지만, 스테이지 설계와 보스 설계면에서 보다 상세한 설정을 보여 준다. 콘솔 플랫폼의 레이싱 게임 역시 정교한 표현으로 아케이드 플랫폼의 슈팅과 레이싱 게임이 가지고 있던 체감형 조작감을 보완한다. 시나리오 모드도 그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콘솔 플 랫폼의 대전 액션 게임에도 시나리오가 추가되어,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경우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이식된 대전 액션 게임보다 화려한 액션 묘사를 구사하기도 하지만 해당 캐릭터가 왜 이 싸움을 하고 있는 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키, 종족, 성별 등의 상세한 설 정 설계는 물론이다. RPG 장르는 복잡한 시나리오 모드를 바탕으로 꽃을 피운 대표적 장르다. 전투 방식에 따라 턴 방식, 액티브 턴 방식, 리얼타임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파랜드택틱스>, <랑그릿사>, <젤다의 전설>, <파이널 판타지> 등이 대표적이다. 콘솔 플랫폼의 어드벤처는 퍼즐이 있는 스토 리로 플레이어에게 화면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불러일으켰다. 게임 에서 스토리텔링이 무엇인가를 다룰 때 고전적 예시로 자리 잡기도 했 다. 시나리오를 강조한 호러 게임도 등장하면서 이 장르를 보다 다채롭 게 만들기도 했다. <사일런트 힐>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콘솔 플랫폼의 특성을 정교한 그래픽 등 혁신적인 기술 력, 스토리텔링의 강화 등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콘솔 플랫폼의 특성을 든다면 스탠드얼론, 즉 싱글 플레이어가 아직도 많다는 점이다. 네트워 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싱글 플레이 모드 역시 지원한다. 여전히 혼 자 플레이 하는 사용자도 많다. 단지 같은 게임이라도 콘솔로 넘어오면 시나리오 모드나 싱글 모드의 스토리성을 갖는다는 것은, 보다 몰입도 가 높고 그만큼 집중도를 요구하는 게임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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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작기기가 있다는 점은 아케이드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아케이드 플랫폼이 공공장소에서의 전시적 특성을 가지고 e스포츠를 예고했다 면, 콘솔은 가정용 게임이 가질 수 있는 사적 공간의 몰입적 특성을 최대 한 끌어낸 게임 플랫폼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PC 게임 플랫폼

아케이드 플랫폼이나 콘솔 플랫폼이 기기 출시마다 당시 최고의 기술 력을 보여 주면서 놀라움을 안겨주며 발전해 왔다면, PC 게임 플랫폼이 안겨준 놀라움은 성장력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콘솔 플랫폼이 기 기 출시마다 기술적으로 계단식 발전을 보인 데 반해, PC 플랫폼은 점 진적 발전을 하다가 CD 패키지 게임 시기에서 온라인 게임 시기로 넘 어가면서 기술적으로, 또 산업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게 된다. PC 플랫폼에 콘솔 플랫폼에 없었던 근본적으로 다른 장르가 있는지 묻는 다면 답은 ‘그렇지 않다’다. 시뮬레이션 게임, 어드벤처 게임, FPS 게임 등 대부분 장르가 콘솔 플랫폼에서 이미 시작되었고 꽃을 피운 장르라 할 수 있다. PC플랫폼의 특성은 플랫폼 특유의 장르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이전까지 다루어졌던 장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 는 플랫폼이었다는 데 그 본질이 있다. 가령 PC 플랫폼의 스포츠 게임은 콘솔 플랫폼의 스포츠 게임과 거 의 다르지 않다. 역시 현실적인 방향으로 설계된다. 콘솔 플랫폼의 성공 작이 이식된 경우도 많다. PC 플랫폼의 액션 게임도 적이나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게임의 목적을 간단하게 만들고 갈등 단계도 복잡하 지 않은 구성을 보여 준다. 말하자면 아케이드 플랫폼의 액션 게임이 그 대로 이식된 것이다. 실제로 플래시 환경으로 지금은 고전이 된 아케이 드 게임들을 바로 시작할 수도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한다는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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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과거의 아케이드 게임기에 비해 조작감이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고전 게임을 쉽게 다시 접할 수 있다는 면에서 효용도가 높다. 복잡한 구 성의 액션 게임을 필요로 한다면 RPG나 시뮬레이션 등의 장르가 합쳐 진 복합장르 게임을 찾으면 된다. 즉 복합적 플랫폼, 그것이 PC 플랫폼 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성인 것이다. PC 플랫폼이 온라인이 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장르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PC 플랫폼의 FPS(First-Person Shooter) 게임이 다. FPS의 특징은 여전히 1인칭으로 시점을 바라본다는 데 있으며, FPS 로 표현되는 게임의 시나리오나 대사는 실제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다.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은 <하프라이프(Harf-Life)>의 등장과 함께 일 어났다. FPS에서도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 것으로, 플레 이어 입장에서는 ‘왜 여기에서 누군가를 죽이고 있는가’에 대한 당위성 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후 1인칭 시점 슈팅 게임은 대부분 스토리 모드 를 가지고 있게 되었다. 시나리오가 중시되었다는 점에서 발전을 보였 다고 할 수 있다. 온라인과 결합하면서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서든 어택> 등이 바통을 이었고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복합장르로 발 전 중이다. 두

번째가

<스타크래프트>로

대변되는

RTS(Real

Time

Simulation) 게임이다. 실시간으로 적과 내가 싸울 수 있는 게임으로, RTS는 턴 방식보다 게임을 진행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시나리오보다 조작이나 액션이 더 중요한 편이다. 이덕규는 한국 게임사가 <스타크래 프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회고한 바 있다(이덕규, 2013).4) 하나의

4) 이덕규, “한국 게임 산업 최고의 ‘스타’ 스타크래프트”, 게임대백과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885&contents_id=2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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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는 그 바통 을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이어받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RTS부터 e스포츠가 함께 성장했다는 점이다. 사적 공간에서 몰입하는 콘솔 플랫폼의 특성은 PC플랫폼에 그대로 이식되는 듯 했으나, RTS에 이르러 아케이드 플랫폼이 지녔던 전시적 공간으로 다시 한 발 나오게 된 것이다. PC 플랫폼에서 모든 게임들이 성공적으로 온라인으로 이식된 것은 아니다. RTS를 제외한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턴 방식 내지는 턴 방식 형 태를 가지고 있는 게임들로, 대체로 정보 제공을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둔다. 이런 면에서 독특한 위치를 보여 준 것이 <심시티>와 <심즈>다. 온라인으로 이식되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PC 플랫폼에서 기존에 없었던 시뮬레이션 복합장르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PC 플랫폼을 PC 온라인 게임이라는 말과 등가의 것으로 만들며,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게 한 장르는 다사용 자 RPG, 즉 MMORPG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PC플랫폼의 특성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세 번째 장르다. 물론 CD 패키지 게임 시기부터 롤플레잉어드벤처 게임이 유행했지만, 국내에서 사회 현상이 된 것은 MMORPG인 <리니지>부터다. RPG는 역할 게임으로 캐릭터의 수치와 적의 수치 등이 중요하고, 세계를 모험하는 것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어 드벤처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어드벤처 게임 이 액션, 퍼즐 등과 결합하기도 했으나, PC 플랫폼에서 주로 RPG와 결 합하면서 복합장르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롤플레잉 어드 벤처라는 하나의 장르로 여기게 된다. 근본적으로 롤플레잉 어드벤처는 J.R.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모 태로 만들어진 전략적 테이블 RPG에서 유래한 게임이다. 공간 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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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설정을 중요시한다는 면에서 아직도 TRPG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장르로, <던전 앤 드래곤(D&D)>이 그 시초이자 톨킨의 󰡔반지의 제왕󰡕 을 모태로 해 제작된 대표적인 예다. 이후에 제작된 RPG 어드벤처 대부 분이 가상의 중세 공간을 그 특징으로 한다. 단지 스토리 진행면에서 일 본형 롤플레잉은 시나리오가 보다 복잡한 편이며, 시나리오를 소화하기 위해 자유도가 낮은 편이다. 콘솔 플랫폼의 RPG였던 <파이널 판타지 7(Final fantasy 7)>부터 이러한 특징이 나타났으며, 이를 기준으로 일 본형과 미국형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특징은 PC플랫폼의 CD패키지 게임에도 그대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PC플랫폼에서 타 장르 와 결합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탄생시켰다. 가령 시뮬레이션 RPG은 전 투에서 시뮬레이션 방식을 차용한 SRPG로 일본식 시나리오 진행을 보 여 주는 대표적 예이며, 육성 시뮬레이션으로 인기를 끌었던 <프린세스 메이커>도 그중 하나다. 시나리오 면에서는 전체적인 성장이나 흐름보 다 각 부분별 세부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이전 시뮬레이션 게임과 유사하지만,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의 특징은 ‘내가 키운 딸이 몇 점의 수 치로 결과를 어떻게 내는 것인지’와 같은, 분기에 따른 멀티엔딩에 주요 점을 두고 있다는 것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프린세스 메이커>조차 가상의 중세를 닮은 공간 설정은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에서 제작된 MMORPG 대부분도 그 영향 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MMORPG가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면서 비판 을 받은 부분도, 중세 기사담의 모습을 닮은 가상공간에 플레이어들이 온라인 게임 특유의 긴 체험 시간을 가지고 과몰입을 보인 데 기인한다. 물론 스크린 속의 가상공간에 머무는 과몰입과 그로 인한 폭력성에 대 한 논란은 FPS 온라인에서도 나란히 지적되었다. 그러나 MMORPG는 장르 자체가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긴 체험시간을 요구할 뿐 아니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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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실’로 부를 수 있을 만큼 상세하고 방대한 공간 설정 등을 특성으로 했던 만큼 더 논란이 컸던 것이다. 정리하면 PC 플랫폼의 특성은 플랫폼 자체보다, 복합장르의 출현 과 그를 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는 데 있다. 또한 스크린을 통한 온 라인 가상현실의 몰입이라는 면에서도, 산업적 규모 면에서 좋은 방향 으로 읽히건 과몰입으로 사회문제로 주목되건 간에 일반 사회로 하여금 게임에 주목을 하게 한 플랫폼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현재 게임 이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주류적 장르들은 거의 대부분 PC 플랫폼 에서 시작되었거나 콘솔 플랫폼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PC 온라인 플 랫폼을 통해 꽃을 피운 것들이다. 그리고 이 주류적 장르들은 대부분이 복합장르라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PC라는 스크린 앞의 가상공간을 최적의 놀이공간으로 삼는 듯했던 게임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출현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새로운 ‘놀이’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게 된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 휴대용 플랫폼은 핸드핼드(hand-held) 게임기부터 하나의 플랫폼으로 인정받았다. 즉 겜보이나 PSP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부터, 광의적으로 는 모바일 및 태블릿PC도 포함한다는 뜻이다. 현재는 모바일 플랫폼이 라는 이름으로 모바일만을 따로 다루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다. 모바일 플랫폼 이용 비율이 이미 PC 플랫폼을 앞지른 지 오래인 현재, 모바일 플랫폼을 빼고 플랫폼을 논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가능성 을 보여 주며 다채롭게 변화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은 짧게 언 급할 수 없기에, PC 플랫폼에서부터 논의되었던 가상현실 논의와 아울 러 다음 장에서 더 깊이 논의하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기기 플랫폼으로 서 휴대용 플랫폼이 가진 특성을 먼저 다루고자 한다. 모바일도 휴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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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특성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휴대용 플랫폼의 게임들은 무선 인터넷 서버로 연결하 여 실행하거나, 서버에 접속해 자진이 원하는 게임을 다운로드받아 이 후에는 서버에 접속하지 않고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PC 플랫 폼에서 온라인 게임이 겪었던 것과 유사한 기술적 발전을 겪었다. 당시 휴대용 플랫폼의 특성으로 꼽힌 것들은 작은 화면 그 자체였다. 이동성 에 주목하기보다 화면이 작은 것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 대부분이었 다. 화면이 작은 만큼 콘솔이나 PC에서처럼 상세한 설정의 시나리오나 가상공간을 추구하는 것은 어렵다. 그 결과 주 장르들은 액션, 대전, 퍼 즐, 롤플레잉 등 과거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추구되었던, 이른바 ‘아케이 드 게임’으로 불리는 장르들이 되었다. 가령 휴대용 플랫폼의 액션 게임 이 확실한 목표와 간단한 조작으로 휴대용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게임 장르로 인정받았던 게 대표적이다. 휴대용 플랫폼의 대전 게임 같은 경우는 대전 액션의 백미는 실제 플레이어들의 실시간 대결이지만 휴대용 기기는 컨트롤러가 작고 화면 이 좁기 때문에 하나의 기기로 두 명이 플레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계 를 지적받았고, 휴대용 플랫폼의 롤플레잉 게임도 아직 타 플랫폼에 비 해서는 하드웨어 스펙이 낮고 화면이 작아 한계를 지적받았다. 이를 극 복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 이벤트 모드, 대화 모드, 전체 맵 모드 등으로 모드 화면을 나누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스마트폰을 사용한 모 바일 플랫폼에서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퍼즐 게임의 경우는 지나치게 단순해질 수 있는 부분을 어드벤처와 RPG와 부분적으로 결합하면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는데, 이 방식도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어받고 있다. 퍼즐 게임에 왜 해당 퍼즐을 해야 하 는지를 시나리오에서 부여하거나, 액션 게임에 독특한 콘셉트를 결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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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 이유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초기에 인기를 끌었던 <앵그리버 드>에서 돼지가 새의 알을 훔쳤기 때문에 새들이 자살 공격을 감행한다 는 짧은 동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휴대용 플랫폼에서 시도되었던 아케이드 장르는 모바일 플랫폼에 그대로 이어졌다. 모바일 게임 초기에는 이미 기존에 휴대용 플랫폼에 서 성공했던 게임들을 이식하는 데 주력을 다했으며, 모바일 게임이 바 로 아케이드 게임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 플랫폼 을 기존의 게임 장르가 휴대전화라는 모바일 미디어에 그대로 옮겨온 수준으로만 파악한다면 그 본질적인 특성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많은 개발사들이 휴대용 플랫폼의 근본적인 특성과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 기 시작한 것은 터치스크린과 함께 무선 네트워크 환경까지 지원이 되 기 시작한 이후다. 터치스크린은 직관적 인터페이스로 별도의 설명이나 조작기 없이 도 화면 변화로 게임을 조작하고 있다는 체험을 하게 한다. 또 무선 네트 워크 환경의 변화는 온라인에 접속하기 위해 반드시 한 장소에 정주해 야 한다는 개념을 깨고 이동성을 전제하게끔 만든다. 말하자면 이동성 에 기반을 둔 기술적 속성들을 전제로 한 게임으로, 위치 기반 게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게임들이 출현하면서 가상현실의 논의 전제 자체 가 달라지게 된 것이다. 다음에 다룰 모바일 게임의 특성은 이러한 모바일 미디어에서만 구 현될 수 있는 기술적 속성들이 반영된 특성 및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 있던 게임이 다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식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은 기존 게임을 단순히 옮겨오는 이식을 넘어, 그 패러다임을 바꾸기에 이르렀다. 휴대용 게임기라는 플 랫폼을 살펴보면서 작은 화면을 언급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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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이를 PC나 콘솔의 작은 버전으로만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화면에 구애받았던 이유는 PC나 콘솔이 가지고 있었던 가상현실의 몰 입도에 기대어 그 잣대로 휴대용 게임 플랫폼의 가능성을 재단했기 때 문이다. 모바일 플랫폼에 SNS의 특성이 합쳐지기 전까지, 모바일이 가진 이 동성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이 가진 가능성을 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가상공간에 몰입하기 위해 스크린 앞에 붙잡혀 있어야만 하 는 ‘신체의 감옥’을 벗어나게 되었다는 점, 그것이 모바일 플랫폼이 가진 진정한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과 게임의 진화 네트워크 스토리와 인터랙티브 북 현실과 게임의 경계는 모바일 플랫폼의 발전과 함께 갈수록 모호해지 고 있다. 게임의 끝과 시작이 어디인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모바일 폰 게임은 콘솔, PC 등 다른 게임 플랫폼과 다르게 지역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여기에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다. 가령 네트워크 스토리(Networked story)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모바 일 폰으로 이동하면서 소셜 미디어와 결합하며 나타난, 모바일 플랫폼 의 대표적인 스토리텔링이다. 포스퀘어처럼 자기 위치를 등록하고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가 그 예다. 모바일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여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발신자가 특정 위치에 메 시지를 남겨 놓으면 수신자가 해당 위치에 왔을 때 전달되는 ‘드롭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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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1 증강현실 게임 <인그레스>의 포털과 플레이 예시

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168997

지’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트레이시스 앱도 그 예 중 하나다. 특정 장 소에 진입하면 메시지가 뜨는데,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메시지 를 남겨 놓고 싶은 사물까지 지정할 수 있다. IOS 기반으로 2012년까지 인기를 끌었던 세카이 카메라(Sekai Kamera)의 증강현실 카메라 앱 같은 경우, AR과 소셜 미디어를 결합한 앱으로 이러한 분야에 눈을 뜨게 했던 앱이다. 각 장소별로 세카이 카메 라를 실행시키면 이전에 그 앱을 실행했던 사용자가 남긴 정보를 말풍 선 형태로 보게 함으로써 장소를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지원 했다. 이러한 서비스들에 스토리가 결합된 형태가 나타난 것을 네트워 크 스토리라 한다. 세카이 카메라를 사용하여 사용자들끼리 보물찾기 이벤트 같은 것을 미니 게임 형식으로 만들고 플레이했던 것이 그 예다. 단순히 사용자인지 게임의 제작자인지 게임의 플레이어인지가 모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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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것이다. 즉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소셜 네트워크와 스토리와 게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네트워크 스토리가 점점 더 진화되어, 아래 예시로 든 <인그레스>의 경우 위치를 기반으로 소셜네트 워크와 게임이 결합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현실에 있는 합정동의 포털을 증강현실 카메라를 사용, 해킹하여 레벨을 올리는 플레이 예시다. 이렇게 위치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나타난 네트워크 스토리와 게 임만이 모바일 플랫폼의 특징은 아니다. 전통적인 스토리인 소설도 킨 들이나 아이패드처럼 태블릿PC 등을 포함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게임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독자들은 소설처럼 특정 페 이지를 열어 스토리를 읽는 대신, 스크린을 터치해 나오는 소리와 빛, 심 지어 미니 게임을 포함한 상호작용적인 효과까지 즐기게 되었다. 독자 들은 단어의 그러한 효과까지 포함해서 기억하고 독해하게 된다. 이것 이 인터랙티브 북(Interactive book)이다. 말하자면 책의 영역에서도 게 임화(Gamification)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지원한 것은 모바일 플랫폼의 터치스크린 기술이다. 스크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만지는 것, 그 직관적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많은 게임들을 바꾸었다고 앞서 이야기한 바 있다. 거기에 가장 전통적 인 스토리를 담은 책을 ‘보는’ 방식까지 바꾸며 게임성을 부여하기에 이 른 것이다. 가령 세컨드 라이프의 린든 랩이 만든 <버스(Versu)> 같은 경우는 이전에 소설에서도 추구했던 하이퍼텍스트 픽션처럼 분기를 만 들어 하나로 6개의 스토리를 즐기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더 많은 인 터랙티브 북들이 독자가 알고 있는 대로 한 개의 스토리를 따라가더라 도 그것을 독해하는 방식 자체를 게임 플레이처럼 지원한다. 가장 처음 에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병을 거꾸로 세우고 앨리스 의 목을 늘리는 등 미니 게임들을 지원했고, <펭귄과 움직이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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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2 2세대 스토리텔링 도식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소셜 미디어 (Social

게이밍 (Gaming)

(Penguin and Moving Tales)>는 상호작용 동화책으로 독자가 손가락으 로 만화를 그릴 수 있게 했으며, 문봇 스튜디오의 <모리스 씨의 날아다니 는 책들(The Fantastic Flying Books of Mr. Morris Lessmore)>의 경우 책 을 날리고 글자를 맞추는 등의 많은 미니 게임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효과는 아이들에게 가사를 가르칠 때 하는 율동과 같다. 단어 하나, 장면 하나의 효과를 극대화해서 기억하게 하며, 상호작용을 통 해 스토리를 읽는 템포를 바꾸고, 창조적인 유동성을 가지게 한다. 스토리, 게임, 네트워크 사이에 있던 뚜렷한 벽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모바일 플랫폼이 가져온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입장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네트워크적인 환경 을 수용하는 것, 네트워크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는 것, 그리고 네트워크 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능동적 이용이란 내부적으로는 스토 리 콘텐츠를 다중적이며 상호작용이 가능한 아이템으로 배열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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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며, 외부적으로는 다른 미디어, 자료, 스토리를 제시하는 동시에 소 비자들 스스로도 그것을 찾아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브라이언 알렉산더(Bryan Alexander)는 스토리텔링의 변화를 아래의 그림으로 설명하면서, 2세대의 스토리텔링이 나타났음을 예고한 바 있 다(Bryan Alexander, 2011).5) 2세대의 스토리텔링 구획(Storytelling Segments)은 소셜 미디어, 게이밍,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는 이 세 가지 영역이 서로 결합하면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과 스토리텔링의 결합 이 주로 이루어지는 1세대 스토리텔링의 양상을 보였다면, SNS가 발전 한 모바일 플랫폼이 주도적이 되면서 이 세 영역의 결합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소셜 미디어와 게임이 결합이 된 게임은 어떤 것이며, 또 이 세 영역의 교집합에는 어떠한 콘텐츠가 속하는지 다음 장 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소셜 미디어와 게이밍의 결합 - 소셜 게임 우선 소셜 미디어와 게이밍의 결합은 소셜 게임(social game)으로 나타 난다. 모바일에서 소셜 게임의 주요 장르들을 정리해보면 표 3-1과 같다. 첫 번째 경영 게임의 경우, 소셜 게임에서 가장 대중적일 뿐 아니라, 농장경영 게임을 시작으로 가장 먼저 인기를 끈 탓에 소셜 게임의 대표 처럼 인식된다. 주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아이템을 얻거나 경영 관리 에 도움을 얻는다. 두 번째 아케이드 액션 게임은 앞서 휴대용 플랫폼에 서도 보았듯 본래 모바일 플랫폼 초기부터 인기를 끈 장르다. 그러나 소

5) Alexander, Bryan, The New Digital Storytelling, GreenwoodPublishingGroup,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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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1 모바일 플랫폼의 소셜 게임 주요 장르 장르

장르 설명

경영 게임

농장, 도시, 행성, 카페, 레스토랑, 펫숍 등 특정 공간의 콘셉트에 맞는 작 물, 요리, 애완동물들을 생산·성장시키고, 이를 관리하는 유형의 게임.

아케이드 특유의 러닝, 점프, 퍼즐 등 단순한 액션을 적용해 주요 스킬을 아케이드 액션 게임 연마,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스코어를 공유하며 경쟁이나 전투 등을 즐기 는 종류. 소셜 파티 게임

소셜 파티에서 본래 즐기던 보드게임이나 마피아 게임 등을 모바일 플랫 폼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이식한 종류. 마피아 워즈 스타일의 게임 방 식을 따라한 종류의 게임들 포함.

액션 대전 게임

소셜 네트워킹을 통한 전투와 경쟁, RTS포함.

RPG 게임

RPG 장르를 소셜화한 게임으로 RPG를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 카드 액 션, 어드벤처, 도시 건설 게임 포함.

스포츠 게임

소셜 네트워킹을 사용하여 시뮬레이션 형태로 스포츠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유형

셜 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과거 아케이드 플랫폼이 가졌던 전시 공간의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즉, 공공장소에서 아케이드 게임기를 통해 누 렸던 타 플레이어들과의 경쟁과 과시의 심리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스코어 공유 시스템에서 극대화된 것이다. 액션 대전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도 마찬가지다. 소셜 파티 게임은 이른바 파티용 게임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이 식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MT용 게임으로도 불리기도 했는데, 현실공간 에서 사람들이 모여 하던 주로 <부루마블>같은 보드게임이나 마피아 게임 같은 것을 말한다. 이것이 모바일 플랫폼에 와서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앞서 아케이드 공간이 가졌던 장점까지 가져오게 되었다. RPG 게임은 휴대용 플랫폼에서 작은 화면 탓에 스토리텔링의 깊이 를 넣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며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모바일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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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화면이 점차 커지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현재로서는 과거의 PC플랫 폼의 RPG를 많이 따라잡고 있다. 그러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이를 극복 하기도 했는데, 카드 덱을 모으던 오래전의 게임(CRPG)이 부활한 것이 다. CRPG는 실제 카드를 수집하는 게임으로는 꾸준히 성공을 거뒀지만, PC 플랫폼에서는 성공적으로 이식이 되었던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모바 일 플랫폼에서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며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실 제로 공공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파티용 게임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실 제 공간과 유사한 효과를 누렸듯, 카드 RPG역시 현실에서 실제 카드를 경 쟁적으로 수집하던 것과 유사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과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결합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면 이미 있었던 장르를 바로 새로운 매 체에 이식시키려 한다. <심즈>처럼 2D로 과거에 나왔던 게임이 3D 온 라인으로 리메이크되어 들어가거나, 모바일 안에서도 과거 피처폰에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스마트폰용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것 등이 그 예 다. 플랫폼 어포던스(Platform Affordances)라는 이 성질을 두고 재닛 머레이(Janet Murray)는 ‘부가적 예술(additive art)’이라 한 바 있다. 이 부가적인 콘텐츠들이 기존의 콘텐츠와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지 고 있는 것은 아니다. 2세대 스토리텔링이라고 해서 1세대 스토리텔링 이라고 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모바일 플랫 폼에서도 기존의 스토리텔링의 특성은 그대로 발현된다. 가령 링크와 노드를 가지고 연결된 구조라는 점이 그러하다. 1세대 스토리텔링에서도 가지고 있던 특징인 연속 구조(Serial Structure)란 스토리가 단어, 장면, 이미지 하나 등으로 조각조각 분리되 면서도 이 노드들을 이어 주는 링크를 통해 연속된다는 특성을 가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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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말이다. 이것이 디지털 문화에서 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라 고 부르는 이유로, 2세대 스토리텔링 역시 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 및 SNS의 활성화로 인해 여기에 몇 가지 특 성이 추가되었다. 첫째는 모바일 플랫폼과 SNS가 발전하면서 스토리는 궁극적으로 소셜 미디어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스토리는 링크, 댓글, 편집, 공유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협동으로 만들 어진다. 그리고 위치기반성을 가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실제 세계와 혼합된다. 앞서 보았던 세카이 카메라의 에어태그 시스템이 대표적이 다. 현실의 지형을 사진으로 찍은 그 위에 소셜 미디어가 겹쳐지고, 스 토리가 겹쳐진다. 그리고 여기에 게임이 혼재되면서 소셜 미디어 및 스 토리와 교집합을 이루게 된다. 두 번째는 아바타라는 자신이 육성하는 캐릭터를 통해 에이전시성 을 가진다고 보던 1세대 스토리텔링과 달리,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개인 이 그자체로 현실의 자신을 캐릭터화한다는 점이다. 대중에게 보여질 것을 전제로 하여 자신을 보여 주는 것이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이다. 이 에 개인들은 허구건 실제건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며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크에 존재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그렇게 만들어 낸 모든 개인적 스토리가 허구건 실제건 전부 소셜 프레임워크(Social Framework)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는 점이다. 게임에서 만들어 낸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캐릭터의 스토리에 재미건 정보건 어떤 가치가 부여된 순간, 개인을 벗어나 소셜 네트워크 를 떠다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생겨난 부가적인 특징은 스토리를 경험 하기 위한 단일한 지점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스크린 앞이나 무대 앞좌석처럼 스토리를 경험하기 위한 단일한 지점이 있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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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모바일 플랫폼이 패러다임을 바꾼 뒤로, 스토리텔링은 공간과 시간 에 맞게 배분되고 여러 플랫폼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다 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게 된 지금, 그 콘텐츠들은 어떻게 기 획이 될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플레이어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다 음 장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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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김겸섭(2007). 󰡔공간과 소통의 게임학󰡕, 열린길. 전경란(2009). 󰡔디지털 · 게임 · 게이머 · 게임문화󰡕. 커뮤니케이션북스. 한국 콘텐츠 진흥원(2013). 󰡔게임산업백서 2013󰡕. Alexander, B.(2011). The New Digital Storytelling. Greenwood Publishing Group.

발로 뛰는 구글표 스마트폰 게임, '인그레스', 블로터넷(2013.11). http://www.bloter.net/archives/168997.

이덕규, <한국 게임산업 최고의 ‘스타’ 스타크래프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885&contents_id=2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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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과 인터랙션

누구나 이기고 싶어 하는 것만이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게 임의 재미 요소는 보다 복잡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몰입을 위한 재미 요 소에는 보상체계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한다. 가령 니콜 라자로(Nicole Lazzaro)가 설명한 재미의 4종류는 하드 펀(Hard fun), 이지 펀(Easy fun), 시리어스 펀(Serious fun), 피플 펀(People fun)으로 나뉘어 있다. 이를 중심으로 재미 요소를 살펴보면, 재미 요소를 강화시키는 게임 안 의 서사적 텍스트와, 이를 플레이어들에게 몰입시키기 위한 인터랙티 브 요소의 결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게임 스토리텔 링이다. 게임은 기존의 선형적 서사에 인터랙티비티를 더하면서 스토리의 표현 방식 자체를 바꾸었다. 소설이나 영화 등 고전적인 서사 매체를 통해 기술된 스토리는 사건, 인물, 배경이라는 구성 요소를 가지고 시작, 중간, 끝이라는 사건의 시간 적 연쇄, 즉 선형적으로 기술된다. 반면 컴퓨터 기반의 정보기술이 디지 털 콘텐츠를 만들어 낼 때, 스토리텔링은 비선형적으로 기술되며,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진술이 가능한 다중 형식을 가지는 것이다. 게임 자체가 상호작용적 매체인 만큼, 게임 스토리텔링은 기존의 스토리와 다른 것임을 전제하고 그것이 어떻게 플레이어에게 전달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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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 장에서는 게임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인 터랙티비티를 중심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다.

게임과 재미 요소 게임하기란 무엇인가? 게임 내의 모든 선택에는 플레이어들이 고려하는 세 가지 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목표 중심이라는 점이다. 플레이어들은 누구나 이기고 싶어 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의 규칙과 기술을 학습해야 하고, 또 멀티 플레이 게임일 경우 상대를 이겨야 한다. 최초의 몰입(Flow)을 위한 공식은 여기에서 나왔다. 지속적인 도전과제가 떨어지고 그에 걸 맞은 기술을 습득해 과제를 해결할 때 플로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학습 유형과 경쟁 유형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게임 경험에 대한 고려 사항이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 다. 예스퍼 율은 이 고려 사항을 이야기하면서 이것 때문에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대충 플레이할지도 모른다고 한 바 있다(예스퍼 율, 2012).6)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상대가 재미없어할까 봐, 라는 것의 전제는 그 게임의 핵심 플레이가 경 쟁적 플레이 유형에 속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게임 장르의 고려 사항은 첫 번째에 속한다. 플레이어들은 이기기를 원한다. 이 두 번째 고려 사항은 경쟁적 플레이가 아닌 다른 플레이 유형, 즉

6) 예스퍼 율, 이정엽 역, 󰡔캐주얼 게임󰡕, 커뮤니케이션 북스, 2012,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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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보았던 ‘판타지를 가지고 놀기(play as fantasy)’ 유형과 관련 이 있다. 이는 체험으로서 욕망이다. 가령 롤플레잉 어드벤처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때로 전투하고 이기고 레벨 업을 하는 것보다 판타지를 체험하는 선택을 우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판타지 체험 플레이를 제공하는 게임 장르를 플레이할 때, 플레이 어는 단 한 번의 게임으로 게임의 규칙이나 특성을 알기 어렵다. 플레이 어가 게임의 규칙을 역동적으로 찾아내야 한다는 점이 이런 게임에서 관찰되는 역동성이다. 놀이의 양상이 첫 번째 고려 사항, 즉 이기는 것 만 고려하면 되는 아케이드 액션 게임과 달라진 것이다. 가령 RPG나 어 드벤처 게임을 실행하는 동안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행동을 지배하는 규 칙을 역동적으로 밝혀내고 자신의 행동뿐만 아니라 게임의 구조에도 주 목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그의 행동으로 게임의 시스템을 발견하고 동 시에 변형시킨다. 이런 게임에서의 세계나 서사적인 이벤트, 캐릭터들 은 플레이어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도, 조종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세계와 서사를 체험하는 일, 게임 캐릭터에게 가 능한 일들을 체험하는 것 등을 타 플레이어나 몬스터에게 이기는 것보 다 우선하거나 혹은 비슷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세 번째는 사회적인 관계에 대한 고려다. 앞서 다사용자 게임에서 는 소셜 플레이가 두 번째 핵심 플레이가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른 사람과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들은 사회적인 관계를 관리하고 싶어 한 다. 게임 속의 사회적인 관계는 때로 경쟁 플레이보다 우선할 때가 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의 사회적인 위치 역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선 택을 이기는 것보다, 또 판타지를 체험하는 것보다 더 우선시하곤 한다. 이러한 고려 사항들을 살펴보면, 기존의 플로 공식이었던 도전 과 제와 그에 걸맞은 기술 습득으로만 플레이어들의 몰입 경험을 설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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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이는 첫 번째 사항만 고려하면 되는 게임들 에서 제공하는 재미 요소의 하나일 뿐인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고려 사항을 생각해야 하는 게임들로 옮겨갈수록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재미 요소는 다양해지고 복잡해진다. 다양한 보 상, 풍부한 스토리, 사회적 관계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사람들이 왜 게임을 즐기는지 분석한 주요 이론을 살펴보면 대개 근본적인 이유를 네 가지로 들고 있다. 하나는 마스터하기 위한 것이며, 두 번째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 세 번째는 재미를 얻기 위한 것, 네 번째는 사교를 위한 것이다. 이를 재미 요소 이론이라고 한다. 다음 장 에서 이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재미 요소와 플레이어 유형 니콜 라자로는 2004년 ‘왜 우리는 게임을 즐기는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하면서 재미를 4가지 종류로 구분한 바 있다. 이 재미 요소에 대한 논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가지고 WOW와 페이스북과의 차이를 논하는 등 유의미하게 쓰이고 있다. 라자로는 플레이어의 행동 에 따른 4종류의 재미 요소를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재미의 4종류는 하드 펀(Hard Fun), 이지 펀(Easy Fun), 시리어스 펀(Serious Fun), 피플 펀(People Fun)으로 나뉜다. 이 중 첫 번째인 하 드 펀(Hard fun)을 혹자는 마스터하는 것이라 설명하기도 하는데, 직역 하자면 열심히 하는 재미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원어를 쓰도록 한다. 하드 펀(Hard fun)은 목표가 명확하고 장애물이 있을 때, 장애물을 넘으 려고 전략을 세우면서 게임 기술을 습득할 때 느끼는 재미다. 그렇게 함 으로써 라자로가 말하는 피에로(fiero)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단 어는 이탈리아어로 긍지, 자부심이다. 이 감정이 다시 기술 습득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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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1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른 4종류의 재미 요소 게임 내적 내용과 관련

이지 펀(Easy Fun) Action: 탐험하기, 판타지 체험, 창조성...

하드 펀(Hard Fun) Action: 목표지향, 장애물 넘기, 전략…

PX (Player Experience) 플레이어의 경험 피플 펀(People Fun) Action: 의사소통하기, 협력하기, 경쟁…

시리어스 펀(Serious Fun) Action:반복하기, 수집하기…

실제 세계와 관련 출처: http://www.nicolelazzaro.com/the4-keys-to-fun/

행위를 하도록 돕는다. 즉 앞서 설명한 플레이 유형 중 학습 플레이가 여 기에 속한다. 두 번째인 이지 펀(Easy fun)은 게임 안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느끼 는 재미로, 게임 속의 세계나 서사가 네버 엔딩의 속성도 아울러 지니고 있을 때 보다 극대화된다. 즉 앞서 설명한 플레이 유형 중 판타지 체험하 기가 여기에 속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세계를 탐험하며 창조적인 행동 을 할 때의 재미다. 주로 규모가 있는 게임 속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어 드벤처 게임 등에서 체험하지만, 위의 하드 펀(Hard fun)을 주로 추구하 게 되는 액션, 슈팅 게임에서도 정해진 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로 창조적 인 해결 방법을 찾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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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인 시리어스 펀(Serious fun)은 플레이어들의 생각, 감정, 행동을 현실과 다르게 바꾸는 목적성 있는 플레이에서 느끼는 재미다. 지속적으로 비슷한 단계를 반복하고 게임에서만 의미가 있는 가상의 아 이템을 반복적으로 수집하는 등의 게임 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라자로가 여기에 안도(relax)라는 감정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실제 게임보다도 현실의 삶과 관련지을 수 있는 감정이 다. 현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에서 느끼고자 하는 재미 로, 주로 스테이지 단위로 클리어할 수 있는 게임에서 느끼는 재미이기 도 하다. 한번 어떤 단계를 통과했다고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스 테이지가 주어지면서 기술을 습득하고 그것을 통해 다음 단계를 클리어 하면서 해결과 동시에 안도감을 느낀다. 이 감정은 앞서 설명한 플레이 유형에서 학습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학습 플레이보다 학습하고자 하는 동기와 관련된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왜 게임의 기술을 습득하려고 하는가? 거기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 감정은 게임에서 현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플 펀(People fun)은 세 번째와 마찬가지로 게임 내 용과 상관없이 현실과 관련이 있는 재미 요소다. 사교의 재미라고도 한 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재미로, 앞서 정리했던 플레이 유형 중 ‘Play as fun’, 즉 집단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놀이를 놀이 자체로 즐길 수 있는 행위에서 나오는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라자로가 특징적으로 말한 부분 은 여기에 목표가 있다고 한 것이다. 그 목표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 는 것이다. 이것이 성취되어야만 이 재미 요소 가 생겨난다. 사람들이 모여 경쟁하고 협력하며 의사소통하는 재미를 라자로는 피플 펀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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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이 경쟁이라는 부분은 한 번 더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경쟁하고 승패가 확실히 갈리는 게임일 때, 가령 앞서 보았던 장르에서 멀티 플레이 액션 게임일 때, 경쟁하면서 느끼게 되는 재미는 하드 펀에 속하는가, 아니면 피플 펀에 속하는가? 이 경우 하드 펀에 승 리의 감정이 속하므로, 하드 펀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플 펀에서 말하는 경쟁은 사람들이 모이는 목표와 관계가 있다. 사람들이 모이려면 어느 정도 경쟁의 요소가 필요하다. 여기에서의 핵심은 모인 이들이 사교의 재미를 느끼는 데 있다. 그리고 모든 재미 요소 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감정은 놀라움과 두려움이다. 놀라움은 좋든 나쁘든 플레이어에게 가장 중요한 감정으 로, 이것이 호기심이나 경이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면서 동기를 부여한다. 두려움은 손실이나 고통의 가능성이 있을 때 생겨나는데, 이 는 모든 재미 요소 에 공통된 것이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나 쁜 것만은 아니다. 두려움 역시 플레이어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기 가 될 수 있다. 이런 재미 요소 는 플레이어 유형에 따라 각자 다르게 영향을 미친 다. 리처드 바틀이 나누었던 플레이어 유형은 라자로의 것보다 더 오래 된 고전적 모델이다. 그러나 이 4분면은 지금도 유용하다. 바틀은 플레이어들의 유형을 탐험가형, 성취가형, 사교가형, 도살 자형으로 나누었다. 이를 앞서 살펴본 라자로의 재미 요소 에 대응시켜 보도록 하자. 가령 탐험가형은 모든 파이프와 블록 뒤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서 친구들에게 알려 주고 100번 넘게 반복적으로 게임을 하는 플레 이어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느끼는 재미 요소는 무엇일까? 근본적인 재 미 요소 는 이지 펀이다. 호기심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 설명했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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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2 바틀의 플레이어 유형 독자 활동

도살자형

성취가형

주변 환경

주변 사람

탐험가형

사교가형

상호 활동

재미 요소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 극단까지 탐 험할 수 있는 이들이 탐험가형에 속한다. 이 유형의 재미 요소에 단계를 나눠 보도록 한다. 허먼은 초심자, 문 제해결자, 숙련자, 디자이너 네 개로 나누었는데, 이 중 숙련자와 문제 해결자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초심자, 문제해결자, 공동창작자 세 개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초심자는 아직 게임의 세계를 어떻게 탐사해야 할지도 모르는 단계 라 할 수 있다. 문제해결자는 초심자와 비슷하지만 몇 가지 사전 정보를 갖고 있다. 이와 유사한 게임 세계를 탐사한 경험이 한두 번 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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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미 해 보았던 방식대로 세계 속을 탐사해 나간다. 초심자는 주어 진 과제를 여러 번 실행해 보면서 시행착오를 몇 번 겪고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익히면서 빠르게 문제해결자의 단계로 진입한다. 플레 이어들은 대개 여기까지는 쉽게 도달하므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유 형에 속한 듯이 보인다. 여기에 조금 더 익숙해지면 시스템 자체가 어떻 게 돌아가는지를 알기 시작하고, 퀘스트 외의 공간도 탐사하며, 정해진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들도 이미 몇 가지 알아내고 그 팁을 다른 플레이 어들과 공유한다. 이들을 이끄는 것은 호기심과 경이의 감정이다. 그러나 플레이어를 탐험가형이라고 분류할 때에는 공동창작자 단 계부터라고 해야 한다. 공동창작자는 문제 해결로 숙련되다 못해, 거의 시스템 디자이너 영역에 진입한 단계다. 모든 시스템 뒤에 숨겨진 비밀 들을 찾아내고 심지어 원 디자이너가 설계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버그 까지 이용해서 팁을 찾아내고 공유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어떤 게임이든 플레이어들이 어떤 단계에서든 멈출 수 있게 디자인 을 해야 하지만, 탐험가형의 플레이어는 숙련자 이상, 공동창작 단계에 이른 이들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 성취가형은 기술을 숙련하고 경쟁을 지향하는 게임에서 없 어서는 안 될 존재다. 라자로가 이야기한 재미 요소 중 하드 펀을 주로 느끼는 이들로, 승리를 거두고 자신들의 기술을 향상시키면서 긍지와 기쁨을 맛보는 이들이다. 라자로가 이야기한 나체스(naches)는 이디쉬 어로, 어린 아이들이 성취할 때 느끼는 기쁨이나 프라이드를 뜻한다. 성 취가형을 몰입하게 하는 감정이 이러한 것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앞서 하드 펀에 다른 이들과의 경 쟁을 통해 느끼는 재미가 포함된다고 한 부분이다. 앞서 보았던 플레이 유형으로 본다면 성취가형에는 학습 플레이와 경쟁 플레이가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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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쟁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감정 층위가 있다. 경쟁에서의 승리 에 의해 피에로, 즉 긍지를 느끼는 이들과 아래 소개할 도살자형이 느끼 는 감정은 서로 다른 것이다. 바틀의 표가 의미 있는 것은 경쟁 플레이 유형으로만 구분할 수 없는, 그 속의 또 다른 층위의 경쟁 플레이 유형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도살자형은 그리퍼(griefers)라고도 불린다. 이 4가지 유형 가 운데 가장 수가 적다. 승리를 움켜쥐려 하지만 성취가형이 승리를 추구하 는 것과는 달리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이 반드시 패배해 야만 한다. 라자로의 재미 요소를 대입한다면 시리어스 펀에 해당하지만, 여기에서 느끼는 감정은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다. 이는 독일어 로, 라이벌이나 경쟁상대의 불운을 목격했을 때 느끼는 기쁨의 감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마지막 사교가형에 속한다. 사교가형 의 사람들이 게임 자체나 승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물론 신 경을 쓰지만, 그들에게 게임이란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사교적 활동을 뒷받침해 주는 역할로써 의미가 더 크다. 앞서 살펴보았던 플레이어들 이 고려하는 세 가지 사항 중 사회적인 사항이 가장 컸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라자로의 재미 요소를 대입한다면 피플 펀, 즉 사교적인 재미에 해당할 것이다. 플레이어는 4가지 유형의 특성을 모두 가질 수도 있지만, 대개 사람 들은 그렇지 않다. 데이브 지커맨은 공통분모를 고려한 평균 비율을 조 사한 바 있는데, 80%는 사교가형, 50%는 탐험가형, 40%는 성취가형, 20%는 도살자형으로 나타났다. 만일 한 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유형 에만 포함될 수 있다면 75% 정도만이 사교가형에 포함되며, 탐험가형 과 성취가형은 각각 10%를 차지하고 도살자형은 5%에 불과했다는 것 이다(Zichermann, 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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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네 유형을 제안한 리처드 바틀 역시 대부분의 사람은 사교 가라고 한 바 있다. 즉 피플 펀을 재미 요소로 느끼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플레이어들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게임으로 끌어들일 것인가?

강화된 보상 강화라는 심리적 용어는, 조건을 주어서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어떤 이들은 내적 동기 유발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강화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움직이는 이유는 통 안에 든 쥐 에게 먹이를 주는 것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월급을 받으면 일을 한다’와 같은 문장이 노동이 아닌 게임에서 통용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 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은 자발적인 놀이다. 그러나 오히려 게임에서 만큼 이 강화가 직접적으로, 또 노골적으로 나타나는 행위는 드물다. 놀이 안에서도 분명한 보상이 주어지고 있으며, 그 보상에 따라 동 기가 생겨난다. 보상이 없는 게임이 있다면 오히려 누구도 그 게임을 하 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 보상이 게임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유용한 보상일 뿐이다. 그런 만큼 보상 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게임 디자 인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보상 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플 레이어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동기가 유발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플레이어의 경험에 대한 보상 시스템은 크게 네 가지가 대표적이다.

① 경험치 ② 환금성(예: 게임 내의 사이버머니)

7) http://www.bunchball.com/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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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기술(예: 스탯치) ④ 평판(예: 업적, 타이틀)

그 외에 지커맨과 커닝햄은 카르마 점수라는 것을 소개한 바 있다 (Zichermann, 2011).8) 플레이어들에게 그 자체로는 전혀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지만,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나눌 때만 의미가 생기는 점수 다. 이 점수를 환금성이 있는 아이템 대신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선물로 줄 수 있는데, 이를 가지고 투표 활동도 할 수 있는 종류의 점수다. 피플 펀을 강화시킬 수 있는 보상체계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가지고 무엇 을 할 수 있는지 보상이 명확하지 않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이를 제외하고 보다 대표적인 보상체계들만을 소개한다. 이 보상체계들은 다양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전체 시스템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보상받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초보 자를 시스템에 적응시키려는 행동을 온보딩이라고 하는데, 캐주얼 게임 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기 시작하는 첫 1분 동안 이 온보딩이 이 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온보딩을 시키는 것은 다음 아닌 아주 작은 행동 에 대한 즉각적이고 확실한 보상이다. 첫 단계에서는 아주 작은 행동 후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며, 1분 안 에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 2차 행동에도 보상이 이뤄져야 함 은 물론이다. 성공적인 온보딩이 이뤄지는 초기 레벨이 지나가면 점차 행동과 보상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더 많은 행동을 요구하게 된다. 고정 간격 강화에서 행동 조건 유발 강화로 바뀌는 과정이다. 이를

8) 지커맨 · 커닝햄, 정진영 외 역, 󰡔게이미피케이션󰡕, 한빛미디어, 2012, p.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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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몰입 상태를 유지하는데, 지속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도 록 보상체계를 다원화함으로써 레벨과 레벨 사이 작은 보너스 체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때로 이 보너스 체계가 더 관심을 끌 때가 있다. 레 벨업이라는 성취적 보상, 즉 학습 플레이에 끌리는 성취가 유형의 이들 도 있으나 다른 플레이 유형에도 끌리는 이들을 위한 체계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평판이나 업적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타이틀이나 배지 시스템이다. 희소성이 있는 타이틀이나 배지는 성취가형뿐 아니라 탐 험가형도 끌어들인다. 그러나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는 것은 앞서 보았듯 사교가형이 다. 피플 펀이 가장 사람들을 몰입시키는 재미 요소라고 했을 때, 이를 강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은 보상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다음 에는 이를 위한 시스템들을 따로 살펴보도록 한다.

소셜 몰입 플레이어가 성장하고 다른 플레이어가 추가될수록 게임은 점차 협력적 인 형태를 띤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협력적 형태의 퀘스트다. 앞서 피 플 펀의 목표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것 이 성취되어야만 이 재미 요소가 생겨난다. 협력 퀘스트는 바로 이 목 표를 위해 존재한다. 핵심 사항은 플레이어들이 멀티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많아진 뒤에 이러한 퀘스트가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이 협력적 퀘스트는 MMORPG에서 주로 이뤄져 왔지만, 현재는 소 셜 네트워크를 사용한 멀티 플레이 게임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대개 협 력적 퀘스트를 요구하고 있다. 가령 카카오플랫폼의 게임들이 아케이 드 액션 장르처럼 단순한 게임이라 할지라도, 게임을 지속할 수 있는 아 이템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이에게 선물이나 초대를 받도록 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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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3 소셜을 통한 재몰입 개념도

플레이어의 몰입

협력퀘스트 등 소셜행동 요구

플레이어의 성장

소셜행위 및 플레이어의 재몰입

협력적 퀘스트에 속한다. 즉 <애니팡>의 하트 같은 것도 대표적인 예다. 지커맨과 커닝햄은 소셜 몰입이 루프 형태로 나타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참고하여 플레이어의 재몰입을 개념도로 그려 보면 그림 4-3 과 같다. 플레이어가 성장하고 몰입할 때, 소셜 행동을 요구받으면서 그 행 위로 인해 재몰입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보상을 받고 한층 더 성장한 플레이어는 다시 몰입을 할 수 있게 된다. 보상을 통한 강화는 모든 게임 에서 필수 요소다. 소셜 플레이에서도 마찬가지다. 협력적 퀘스트를 통 한 보상은 위에서 살펴본 보상 시스템 중 환금성이나 기술, 평판 등 어떤 체계에도 속할 수 있다. 이는 보상체계가 달라서 강화를 받는 것이 아니 다. 타 플레이어와 협력함으로써 보상을 받게 되었을 때, 저 루프에서처 럼 가시적인 성장과 보상뿐 아니라 그것이 타 플레이어들로 인해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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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1 소셜 플레이에서 쓰이는 게임 기법과 재미 요소 게임 기법

재미 요소 ① 아이템 수집(가상 물품, 배지, 도장 포함)

하드 펀

② 순위표 등의 게시, 시간관리 게임 관련 도전 후 보너스 점수 게시 ③ 과제 도전 ① 로 수집한 아이템을 선물하기 ① 로 수집한 아이템들이 배지, 타이틀 등의 평판으로 이어지면서 피플 펀으로 변화

피플 펀

지위나 명성 얻기(배지나 타이틀을 공개적으로 얻을 때) ⟶ ②와 ③으로 인한 도전 과제를 통한 영웅되기 관심 보이기 협력적 퀘스트 육성, 성장. 공간 경영 게임일 때 육성한 공간에 초대가 가능, 피플 펀으로 변화함.

적인 자극까지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협력적인 퀘스트만 몰입 루프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감성적인 자극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경쟁적인 재미 요소도 이를 활 성화시킨다. <애니팡>에서 플레이어를 재몰입시킨 요소는 같은 게임 을 하고 있는 지인들끼리의 점수 경쟁 게시판이었다. 피플 펀은 사람들 이 모인 것만으로도 발생한다. 소셜 플레이를 선호하는 것은 사교가형이다. 그러나 사교가형 안 에는 분명 많은 숫자의 성취가형도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점수가 올라감에 따라 플레이어는 자신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는 확실한 피드백을 받게 되며, 레벨을 비롯한 여러 가지 성취도 표시 기 법은 작고 수행 가능한 보상을 받게 한다. 또한 이 보상들이 소셜 플레이 와 결합했을 때, 협력과 경쟁이라는 감성적인 자극이 다시 행동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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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지속적인 몰입을 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교가형과 성취가형의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 에게 적합한 게임 기법들이 소셜 플레이와 결합해야 한다. 다음은 소셜 플레이를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게임들이 주로 제공하는 게임 기법 과 그것이 어떻게 소셜 몰입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 주는 표다. 이 중 육성 플레이는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한 공간 경영 게임 등에 서 많이 쓰이는 것이다. 공간 경영 게임이라고 하는 이유는 농장 경영 게 임과 똑같은 플레이를 <피쉬빌>같은 수족관, <에브리타운>같은 카페, 팜빌같은 타운, <갓핑거>같은 행성 등 많은 공간을 통해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들의 핵심 플레이는 공간을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성취가 위주인 하드 펀과 어떤 공간이 나올지 탐사하는 이 지 펀 요소를 같이 보여 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일반 육성 시뮬레이 션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한 이 공간 경영 게임들 이 가장 다른 부분은 이를 소셜 플레이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육성한 게 임 공간에 타 플레이어들을 초대함으로써 선물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시키는 등 협력적 퀘스트를 수행하며 보상을 받을 때, 게임의 재미 요소 는 피플 펀으로 변화한다. 지금까지 강화를 위한 보상체계를 중심으로 플레이어들을 몰입하 게 만드는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몰입을 위한 요소에는 보상체 계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한다. 이지 펀과 시리어스 펀이라는 재미 요소 를 강화시키는 게임 안의 서사적 텍스트와, 이를 플레이어들에게 몰입 시키기 위한 인터랙티브 요소의 결합이다. 이를 스토리텔링이라 한다. 다음 장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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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게임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의 개념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은 과연 무엇이 다른가? 소설, 만화, 영화 등을 비 롯한 기존의 미디어에서는 서사를 스토리라고 부른다. 소설과 영화 사 이에 만화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만화는 스토리를 이미지로 표 현하고, 영화는 그 이미지가 움직인다는 점에 있어서다. 게임과 영화가 종종 같은 선상에서 논의되는 이유는 스토리가 움직이는 이미지로 표 현된다는 점, 즉 근본적으로 영상서사물에 속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 나 게임의 서사적 특징은 단순히 영상서사라는 것에만 있지 않다. 영화의 서사는 소설과 만화의 서사, 즉 선형적 서사를 가지고 있다. 게임은 거기에 인터랙티비티를 더하면서 스토리의 표현 방식 자체를 바 꾼다. 이를 비선형(Non-Linear) 스토리라고 한다. 이것이 근본적인 타 미디어와 게임 간의 서사 표현 방식의 차이다. 소설이나 영화 등 고전적인 서사 매체를 통해 기술된 스토리는 사 건, 인물, 배경이라는 구성 요소를 가지고 시작, 중간, 끝이라는 사건의 시간적 연쇄, 즉 선형적으로 기술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컴퓨터 기 반의 정보기술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낼 때, 스토리텔링은 비선형 적으로 기술되며,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진술이 가능한 다중형 식을 가지는 것이다. 고전적 서사매체인 소설에서도 이러한 비선형성과 다중형식을 시 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보르헤스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은 다중 형식의 대표적인 예다. 2차 대전 당시 영국에 있던 독일 스파이가 체포될 위기를 넘기면서 어떻게 독일에 군사정보를 넘기는지 끝없이 두 갈래의 선택 사항을 보여 주면서, 잘못된 선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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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면 다시 실패한 곳으로 돌아와 다른 길을 선택한다. 전형적인 게 임 스토리처럼 전개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실험적인 다중 형식을 시도하였다. 가령 <슬라 이딩 도어즈>(1998)나 <롤라런>(1999)같은 영화들은 어떤 길을 선택 하느냐에 따라 엔딩이 바뀌는 것까지 보여 주었다. 만화의 경우 󰡔마블 코믹스󰡕는 멀티버스 세계관을 차용, 히어로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 지 구들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도 영화도 2000년대로 접어들면 서 이러한 다중 형식을 보여 주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비선형적 다중 형식을 다른 플랫폼에서 전혀 시도하 지 않게 된 것은 아니다. 하이퍼텍스트 픽션의 경우 종이가 아니라 디지 털 플랫폼에서 소설을 써 나가면서 소설들을 부분적으로 노드화시키고, 독자가 각 소설의 시작부터 전개와 결말까지 비선형적으로 선택하며 다 양한 이야기를 경험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하이퍼텍스트 픽션인 <253>은 지하철과 같은 맵을 제공하고, 실제 로 7개의 지하철 칸 안에 탄 사람들이라는 단위로 스토리가 나뉘어 있 다. 독자는 맵에서 마음대로 어떤 장소에 있는 몇 번째 칸을 선택하며, 이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된다. 독자가 어디에서 시작할 지 알 수 없고 몇 개의 이야기를 선택할지도, 어떻게 끝낼지도 모르는 것이 바로 전형적 인 비선형 스토리라 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독자가 어디서 시작하고 선택 하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픽션을 읽게 된다는 점에서 다중 형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하이퍼텍스트 픽션은 1990년대에 중흥기를 맞았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침체기를 맞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스트게이트 시스템(Eastgate system)’ 등을 통해 지금도 활발하게 창작되고 있다. 플레이픽(http://playfic.com/)9)같은 사이트는 하이퍼텍스트 픽션 의 형식을 사용, 게임 스토리 조각들을 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독자든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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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4 하이퍼텍스트 픽션 <253>의 맵

출처: www.ryman-novel.com

고 또 뒤에 이어 쓰게 함으로써 다중 형식에 네트워크 스토리의 가능성 까지 담보하고 있다. <액티브 픽션(Web active fiction)>도 하이퍼텍스 트 픽션의 다중 형식을 차용한 소설로, 아마존의 킨들 플랫폼을 기반으 로 시작부터 일정 부분까지 진행된 소설에 분기점을 놓고 독자가 선택 하여 그 뒤의 전개를 읽게 하고 있다(http://www.coliloquy.com/).10)

9) http://playfic.com/ 10) http://www.coliloqu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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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형 스토리는 굳이 소설 형식이 아니더라도 소셜 네트워크를 통 한 하나의 가상놀이처럼 일어나기도 한다. 역사적인 가상인물의 페이 스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실제로 살아 있는 것처럼 상호작용하는 것도 그 예다. 어디에서 이 인물의 이야기가 시작하는지, 어디까지 선택할지 는 그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방문자들의 마음이다. 또한 방문자들은 그 페이스북에 당시의 시대상에 걸맞은 댓글을 달면서 이야기를 덧붙이기 도 한다. 소셜 미디어와 함께 강화된 인터랙티비티가 스토리텔링에 끼친 예 는 페이스북에 그치지 않는다. 트위터에서도 롤플레잉 게임이 존재한 다. RPA(Role Playing Account)는 역할극 계정이다. 셜록같은 가상인 물의 계정을 만들어 그 인물이 답하듯이 답해 주거나, 극 중 한류스타를 연기하던 배우가 자신이 연기하는 주인공 이름으로 가상 계정을 만들어 “나의 존재를 알고 있는가? 모를 줄 알았다. 나는 한류스타 강우다”라고 자기 계정에 트윗을 보내면서 가상 대화록을 만들어 나갔던 것도 대표 적인 예다. 심지어 트윗봇 프로그램조차도 스토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정 치를 꼬집는 사찰봇이나, 프로필부터 피노키오 사진을 차용한 거짓말봇 같은 경우는 각자 입력된 양식에 따라 끊임없이 사찰을 꼬집는 멘트나 거짓말을 일삼으며 자기들을 언급한 트위터에는 리트윗까지 날리면서 가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이러한 이야기 방식은 전통적인 서사 매체에서도 메타 픽션 등으로 시도되어 왔지만, 선별적 접근 가능성과 완전 복제 가능성, 조작 가능성 을 가진 디지털 기술을 표현수단으로 삼아 프레임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독자 혹은 플레이어는 원하는 곳에서 시작하 고 원하는 만큼 선택하고 원할 때 더 보는 것을 그만둘 수 있으며,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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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부분을 퍼나름으로써 다른 곳에서도 그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게 되고, 거기에 자신의 견해나 다른 이미지를 마음대 로 덧붙여 조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처음의 콘텐츠와는 완전히 다른 맥 락으로 그 콘텐츠를 새로이 소비할 수도 있게 된다. 여기에 네트워크를 통한 복합적 상호작용이 가세하면서 하나의 독자가 아니라 다른 독자들 도 끼어들게 되며, 이로 인해 재창작의 가능성까지 생겨나는 것이다. 이 를 쌍방향적인 스토리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는 비선형에 중층적 의미를 쌓아나가는 다중 형식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이 소통하면서 현재진행형(ing)으로 만들어 나가는 쌍방향적 스토리 양식, 이를 스토 리텔링이라고 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란 ‘음성’과 ‘행위’를 통해 청자들에게 이야기 를 전달한다는 뜻도 가진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혀졌던 근원적인 서사 매체, 구연동화에서도 같은 스토리 양식을 가졌다고 꼽기도 한다. 문화 콘텐츠의 개발이 성행하는 현대의 스토리텔링은 수용자의 요구에 따라, 원형성을 획득하고 있는 이야기(사건)를 전달하는 담화의 방식 자체를 포함하기도 한다. 사건 진술의 내용이 스토리고 그 서사적 형식이 담화 라고 한다면,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와 담화, 그리고 이야기가 담화로 변 하는 진행적인 과정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 스토리텔링 의 영역에 속하는 매체는 인터랙티브 드라마, 인터랙티브 영화에서부터 다양하지만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게임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게임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게임 스토리텔링은 플레 이어의 요구에 따라 보다 즐거움을 주기 위해 원형성이 존재하는 이야 기를 게임의 형식에 맞추어 전달하고 이를 수용하며 재창작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사건이 시간순으로 나열되거나 하나의 사건이 시간적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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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스로 나뉘던 선형적 스토리를 게임 스토리텔링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 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문제 해결 중심 스토리텔링이며 다 른 하나는 초점화 스토리텔링이다.

초점화와 문제 중심 스토리텔링 초점화와 문제 해결 중심 스토리텔링은 가장 기본적인 스토리텔링 방 식이다. 닉 몬포트(N. Montfort)는 스토리는 초점을 가져야 한다고 보 면서 초점화 스토리텔링을 제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하나의 특정한 스토리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일반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면, 인간의 상태 의 일면을 조명해 주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단위의 일화(microcontent anecdotes)는 대개 짧고 하나 의 사건이나 상황에 관한 것이다. 트위터에서 단문으로 자신의 상태나 사건을 적는 트윗이 바로 일화의 대표적인 예다. 일화와 스토리는 다르 다. 스토리는 하나의 사건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지속적으로 이 어진다. 발터 베냐민(W. Benjamin)은 당시 많은 일화들이 담겨 있는 신 문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와 정보의 차이를 언급한 바 있다. 이야기에는 ‘의미’가 있다. 초점화란 스토리 저변에 깔린 일반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 고 일화를 이를 위한 데이터로 정리하는 스토리 방식을 말한다. 문제 중심 스토리텔링(Problem-based Storytelling)이란 문제나 위 기와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제이슨 윌러(Jason Ohler)는 그 의 서사 모델을 “스토리 핵심”이라고 부르며 이를 3가지 영역으로 나누 어 설명한 바 있다. 중점 과제(central challenge)란 질문이나 문제, 장애 물, 기회나 목표와 같은 것으로 긴장을 만들고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나 가며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인물이 그 문제와 싸워 나가면 서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초반에 설정된 사건의 해결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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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종료되는 것이다. 소설에서도 문제 해결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추리소설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살인사건이나 시체가 문제로 등장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추리로 전개되고 문제가 해결되 면 소설이 끝난다. 게임 스토리텔링에서 이 문제 중심 스토리텔링은 미 션을 전제한다. 문제가 떨어지고, 이를 해결한다. 게임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설과 영화에도 이른바 ‘게임형 스토리’, 즉 문제(미션)가 주어지고 이를 해결하는 모델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게임 스토리텔링을 미션과 해결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본다 면, 여기에서 하나의 의문이 생겨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 스토리텔링 은 모든 게임에 해당되는 이야기인가? 아무리 단순한 액션 게임이라 할 지라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게임은 게임 스토리 텔링 그 자체인가? 이러한 관점을 가진 이들이 재닛 머레이와 같은 서사학자들이다. 이들은 게임을 추상적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주장한다. 다섯 가지 면에 서 게임은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① 적대자들 간의 대립과 분쟁이 있다. ② 비상 사태에 용감히 맞서고 살아남는 것을 보여 준다. ③ 위험에 직면해서 한 용감한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 ④ 황폐해진 세상을 찾아내고 이를 재건하기 위해 관리한다. ⑤ 라이벌이나 어려운 기술에 직면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다.

첫 번째는 카유아가 이야기한 아곤(agon)과 상통하기도 한다. 이 전제에 동의하면, 게임은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대립과 상징적 행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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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이 된다. 게임에서 이를 해결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실제 세계로 돌아올 힘을 가진다. 이를 몰입의 열쇠로 보는 이들 도 존재한다. 분명 특정 장르의 게임, 앞서 살펴본 ‘판타지 체험하기’ 플레이에 해 당되는 게임들에서는 이러한 스토리가 몰입 경험을 유지시키는 데 하나 의 열쇠로 작동한다. 물론 경쟁적 플레이를 위주로 하는 슈팅이나 액션 같은 게임에서는 최소한의 스토리만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또 어떤 게임에서는 게임성을 더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두 작 업의 혼합물이 대개 게임이라고 보아야 한다. 게임의 인터랙티비티가 스토리를 경험하는 방법을 완전히 변화시킨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독 자와 달리 참여자가 되어, 감각을 온전히 쓰기를 요구받으며 이에 몰입 한다. 그렇다면 인터랙티비티는 무엇이며 이는 게임 스토리텔링에 어떻 게 적용되는지 다음 장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비티의 5단계 인터랙티비티를 두고 흔히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구분해 주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앤드류 글래스너(Andrew Glassner)는 뉴미디어에서 상호작용적 서사의 목적을 재미있게 하기(entertaining) 라고 보고,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유일한 상호작용적 서사로 게임을 든 바 있다. 그러나 인터랙티비티는 흔히 쓰이는 개념인 데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정의하기는 어렵다. 가장 단순하게 정의한다면, 인터랙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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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2 인터랙티비티의 5단계 단계

상호작용의 내용

1단계

주변적 상호작용성(Peripheral Interactivity)

2단계

서사에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Affecting Narrative)

3단계

부분적으로 쌍방향적인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Creating - Variations in a partly pre-defined story)

4단계

실시간 스토리 창조 상호작용성(Real time story generation)

5단계

메타 상호작용성(Meta-Interactivity)

티는 일종의 액션과 리액션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 동문 앞에 서서 문이 센서에 의해 열린다면 그것도 인터랙티비티인가? 엘리베이터에 층수를 누르는 액션과 문이 열리는 리액션이 인터랙티비 티란 말인가? 데이비드 허먼(David Herman)은 인터랙티비티의 개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호작용성과 서사와의 관계 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눈 바 있다(Herman, 2011).11) 첫 번째 단계가 앞서 말한 엘리베이터 수준의 상호작용성이다. 주 변적 상호작용성으로, 독자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누르듯이 이야기를 선 택하고 그 부분을 본다. 말하자면 이야기는 상호작용적인 인터페이스 를 통해 형성되지만, 이때의 상호작용성은 스토리 그 자체나 스토리가 보이는 순서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두 번째 단계는 우리에게 훨씬 더 익숙한 것이다. 서사에 영향을 주

11) David Herman, Edited by Ruth Page and Bronwen Thomas, New Narratives: Stories

and Storytelling in the Digital Age, University of Nebraska Pres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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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상호작용성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미리 결정되어 있으 나, 상호작용적 메커니즘에 의해 사용자에게 실제로 제시되는 스토리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든다면 데이터베이스가 구조화되어 있는 웹사이트나 하이퍼 텍스트 픽션을 들 수 있다. 한 웹사이트에 데이터베이스화된 스토리들 이 있으며 각 데이터베이스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이다. 사 용자는 흥미에 따라 한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고 확장시켜 나가다가, 거기에서 다시 흥미로운 키워드를 발견하면 다시 본래의 웹사이트 맵으 로 돌아와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찾아간다. 이 구조는 또한 각각의 스토 리 덩어리들을 확장시켜 주고, 독자의 관심이 메인 스토리 조각에서 다 른 스토리 조각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지면서 두 번째로 찾은 스토리 조 각이 메인 스토리 조각으로 여겨지도록 한다. 인터넷 전시관 같은 경우 가 대표적이다. 역사적인 인물이나 토픽, 유물에 따라 룩소르 계곡의 신전들을 3D 로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인터넷 이집트 전시관의 경우, 전형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보여 주고 있다. 허먼은 이를 말미잘 구조(Sea-anemone Structure)로 부르기도 했 다. 이 구조는 독자에게 더 많은 자료들을 검색할 수 있게 하고, 데이터 베이스에 심층적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를 계속해서 오가는 것만으로 새로운 이야기 가 생성되지는 않는다. 하이퍼텍스트 픽션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지속 적으로 각 스토리 노드를 오가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반복하면 곧 아무런 의미 없는 이야기 조각들 사이 를 오가게 될 뿐,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는 없다. 하이퍼텍스트 가 서사적인 논리성을 잃지 않고 매번 다른 이야기를 제시할 수 있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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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5 이터널 이집트

출처: http://www.eternalegypt.org

해서는, 무한반복을 방지하는 나무 구조(Tree Structure)를 구조화하는 편이 사실은 유리하다. 허먼은 나무 구조가 가장 쉽게 형성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은 맞지만, 가장 재미있지 않은 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상호작용성이 제한된다는 면에서는 그러할지도 모른다. 독자 혹은 사용자가 작가가 넣어놓은 것 이상을 시스템에서 도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허먼은 텍스트의 서사 적 요소들을 살리면서 스토리 단계에서 상호작용성을 얻기 위해서는 더 유동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나무 구조는 가장 재미없는 구조인가?

인터랙티비티와 게임 스토리텔링 허먼은 하이퍼텍스트픽션이 서사적인 논리성을 얻기 위해서는 나무 구 조를 갖는 편이 좋지만, 그렇게 했을 때에는 상호작용성 레벨이 떨어지 면서 재미없는 구조가 된다고 보았다. 이 전제는 상호작용성이 높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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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서 사적인 논리성을 강화시킨다는 말은 인과관계가 명확하며 결말을 제시 한다는 것을 뜻한다. 대개 독자는 결말을 통해 서사를 기억하고 카타르 시스를 느낀다. 이 요소는 분명히 서사에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게임의 인터랙티비티가 스토리를 경험하는 방법을 완전히 변화시 켰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게임에서의 문제 중심 해결 스토 리텔링이 이전의 스토리와 달리 실패의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 다. 플레이어들이 실패하거나 성공했는지에 따라, 또 실패의 원인에 따 라 각기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문제 해결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게임 스토리텔링에서는 퀘스트 서 사라고 칭한다. 퀘스트 서사는 여러 가지들로 뻗어나갈 수 있고, 다른 엔딩들을 제시할 수 있다. 가령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여러 개의 멀티 엔딩을 가진 게임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복잡한 가지를 가지고 있는 나 무처럼 보일 것이다. 복잡한 나무 구조의 이야기는 여러 개의 분기점과 그에 따른 다양 한 결말을 제시한다. 비록 전통적인 서사 매체처럼 하나의 결말은 아니 라 할지라도, 문제가 해결이 되었는가 되지 않았는가, 안 되었다면 어떠 한 결말을 맞이하는가는 게임을 반복 체험하게 하는 요소로서 분명히 몰입 경험을 유지시키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허먼은 실시간 스토리 창조 상호작용성을 일반적 게임보다 더 상위 레벨의 상호작용성에 두고 있지만, 오늘날까지도 시스템 내부 데이터로 부터 넓고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성할 수 있는 충분히 정교한 스 토리 생성 시스템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시도를 여러 번 했지만 만들 어지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기술의 부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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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6 나무 구조

허먼에 의하면 이 네 번째 단계에 가장 가까운 것은 <심즈>다. 생성 적 알고리즘을 가지고 행동을 선택하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우발적 사 건들을 맞이하며, 다시 행동을 재선택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 역시도 스토리 조각들로 잘라 보았을 때에는 세 번째 단계에서 멀티 엔 딩-재시작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낳는다. 다섯 번째 메타 상호작용성 단계는 컴퓨터 게임을 위한 새로운 레 벨을 디자인한다든지, 아바타를 위한 새로운 의상을 만든다든지, 실제 물건을 새로운 행동과 연결시킨다든지, 스토리 세계에서 제공되는 행동 영역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플레이어는 공동 저자가 된다. 허먼은 그 예시로 ARG를 들고 있다. 플레이어는 사이트가 제시하는 공 간을 탐험하고 이메일, 전화, 문자 등 다른 매체를 끌어들이고, 다른 플 레이어와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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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상호작용성의 문제로 보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오 히려 플레이어가 공동 저자로서 시스템 디자이너까지 이른 상호작용성 의 예시라면 유즈맵을 이용한 AOS 장르의 시작이나, <카운터 스트라이 크>의 예가 보다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AOS 장르의 시작이 대학생이 만 든 <워크래프트 3(Warcraft 3: Reign of Chaos)> 오리지널의 AOS(Aeon of Strife) 유즈맵 에디터를 사용해 만든 것이었다는 점, 또 밸브 사가 <하 프라이프>의 소스를 공개하면서 사용자들이 만든 다양한 Mod (Modification:사용자가 게임의 내용을 수정 하거나 추가한 결과물) 게임 들에서 <팀 포트리스>나 <카운터스트라이크>까지 개발되었다는 것 등 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더 높은 수준의 자유도를 보장 하기 위한 게임들도 여럿 나와 있다. 가령 <마인크래프트>는 허먼이 다 섯 번째 단계의 상호작용성으로 말했던 것처럼 플레이어가 거의 공동 저 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개 게임 스토리텔링에서 스토리와 상호작용성과의 관계 는 허먼이 말한 세 번째 단계의 상호작용성, 즉 부분적으로 쌍방향적인 상호작용성에 속한다. 이 단계에서 사용자는 스토리월드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플레이어가 된다. 플레이어는 행동의 자유를 획득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본 방향은 사실 고정된 스토리, 즉 나무 몸통을 따라 진행하는 것이다. 하이퍼텍스트 픽션을 나무 구조로 만들었을 때에는 생명력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게임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가지를 가지고 있는 구조를 게임 스토리텔링의 구조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서술 방향은 시스템이 설정한 고정된 통제하에 놓여 있다. 이런 타입의 전형 적인 예로는 어드벤처 게임, 슈팅 게임, 미스터리 해결 게임 등이 있다. 어드벤처 게임의 고정된 스토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구조는 프롭 (Vladimir Propp, 1968)과 캠벨(Joseph Campbell, 1973)이 설명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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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의 여정이다. 영웅 서사에서 영웅은 어려움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련 의 작업을 수행하여 그의 임무를 완수한다. 게임은 임무의 테마와 작업 순서를 정하며, 사용자들은 정해진 구조 속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변형 을 만들어 낸다. 아바타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임무에 실패하거나 성공했는지, 그 원인들도 다양하며 하는 행태는 플레이어마다 다양하므 로 모두 다른 스토리를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변형은 전체를 뒤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사적인 논 리성을 위해서는 하이퍼텍스트 픽션을 나무 구조로 정리하는 편이 좋다 고 했듯이, 아무리 자유도를 높인 어드벤처 게임이라 할지라도 고정된 스토리를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한계가 필요 하다. 서사 논리를 위해서 이러한 타입의 구조는 게임 캐릭터가 어떤 항로 를 택하든지에 상관없이 이야기에 병합될 수 있도록 한계를 설정한다. 즉 ‘부분적인 병합 지점’이 있는 복잡한 나뭇가지 구조다. 그리고 이 병합 지 점을 만드는 방법, 즉 게임 스토리에서 서사 발전과 상호작용성을 결합하 는 가장 쉬운 방법은 ‘컷신(cut scenes)’ 같은 일방적(non-interactive) 무 비클립을 통해 이야기를 제시하는 것이다. 보다 나은 방법은 사용자의 행 동이 플롯의 폭로와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술로는 NPC(non-playing characters)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허먼은 지금의 게임 디자인이 지니는 주요 문제점으로 고정된 스크 립트를 따르는 게임들의 진행 방식이 대동소이하다는 점, 즉 플레이어 의 액션 레퍼토리를 다변화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든다. 싸우고, 이동하 고, 적을 피하고, 오래 싸우기 위해 생명력을 늘리고, 더 많은 공간에 접 속하기 위해 퍼즐을 푸는 행동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과연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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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는 의문이 있다. 스토리성 이 강할수록, 또 인터랙티비티가 다양하고 잘된 디자인일수록 몰입도가 높아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정비례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캐주얼 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들은 허먼이 꼽은 세 번째 단 계의 게임들보다 훨씬 더 단순한 액션 레퍼토리를 제공하지만 몰입도에 서는 뒤지지 않는다. 전통적인 스토리가 인터랙티비티를 가지고 디지털 게임의 서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 자체가 인터랙티비티를 가지고 있는 매체이며, 여기에서 게임 스토리텔링은 기존의 스토리와 다른 것임을 전제해야 한 다. 그리고 게임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현재진행형으로 플레이어에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며 변형되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부 분적 쌍방향 상호작용성의 단계다. 그리고 그 단계는 허먼이 말했던 것 처럼 어드벤처 게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내용적 측면에 서 흔히 어드벤처가 스토리 쪽에, 슈팅 게임이 게임 쪽에 위치한다고 생 각하지만, 사실은 1인칭슈팅게임들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과 목표를 제공하는 스토리 구성이 존재한다. 말하자면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환 경을 이해시키고 목표를 제공하여 진행을 지키는가가 게임 스토리텔링 의 목표가 될 때가 많은 것이다. 여러모로 전통적인 스토리와는 다른 지 점이다. 그렇다면 게임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그 목표를 성취하는가?

게임 스토리텔링과 스토리 노드 우선 게임의 스토리는 가능한 한 작은 정보 조각으로 부서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노드라고 하는데, 한 노드에는 캐릭터, 환경, 행동이 포함된 다. 문제 해결 중심 스토리텔링에 입각한 하나의 노드다. 그리고 그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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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 전체 내러티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충격 중심’이 있어야 한 다. 즉 분기가 일어나는 부분이다. 이렇게 분기가 일어나도록, 고정된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는 스토리 노드를 내러티브의 블록이라고도 한다. 스토리를 플레이어의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스토리 노드와 일반 노드를 배열하여야 한다. 물론 노드 간의 배열만이 게임 스토리텔 링의 도구인 것은 아니다. 밀러는 인터페이스마저도 스토리와 인터랙 티비티의 최초의 결합이 일어나는 곳으로 꼽은 바 있다. 메뉴, 내비게이 션 바, 아이콘, 버튼, 커서 롤오버, 터치 인터페이스 등 시각적 장치들의 사용조차도 스토리 노드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센서도 게임에서 스토리를 시작하는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대개 게임 스토리텔링은 노드 간의 배열을 고려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전통적 스토리는 고정된 순서를 가지고 있지만, 게임 스토리 텔링에서는 그러한 고정적 순서가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스토리에 서는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정보가 증가하도록 만들어 주지만, 게임 스 토리텔링에서는 그러기 어렵다. 극적인 긴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장 애물이 필요하다. 장애물은 일반 노드일 수도, 스토리 노드일 수도 있 다.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것은 스토리 노드를 어떻게 배열할 지, 얼마나 스토리 노드 사이에 일반 노드를 배열할지 등을 정하는 일이 기도 하다. 이때 노드와 노드 간의 순서를 배열하기 위해 쓰는 가장 대표 적인 방법이 ‘if A, then B’의 구조다. 앞의 노드 액션이 해결되면 다음 노 드로 넘어갈 수 있다는 가정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때 A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들은 매우 다양하다. 플레이어가 어 떤 아이템을 습득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고, 퍼즐을 풀어야 한다고 할 수 도 있고, 특정 시간이 지나면 된다고 할 수도 있고, 반드시 어떤 장소에 가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안에도 또 다른 ‘if A, then B’가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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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할 수도 있다. 가령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새 옷장에서 옷을 입히거나 쪽지를 읽어야 하는 미니게임을 A’에 넣는 것이다. 여기에 쪽지란 새로 운 미디어를 결합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텍스트를 읽게 할 것인지, 사운드를 듣게 할 것인지, 정지 이미지를 결합해 줄 것인지 여러 방법이 있다. 캐릭터가 등장하여 쪽지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 정지 이미지를 결 합할 경우, 이미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스토리 노드이기도 하다. 사건 순서를 배열할 수 있게 하는 ‘if A, then B’의 사건 결정 시스템 을 위해서는 NPC뿐만 아니라 타 사용자도 활용할 수 있다. 대개 어드벤 처 게임에서 NPC들이 퀘스트를 주지만, A에 몇 명의 그룹이어야 실행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이면 일정 인원이 모일 때까지는 실행할 수 없게 됨으로써 사건 배열이 늦어지거나 다른 재미 요소를 위해 재배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말하자면 캐릭터의 행동, 아이템에 따라 변 수 표가 만들어지며, B에는 그 변수에 따른 보상 시스템이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보상 시스템은 처벌도 포함한다. 가장 수위가 높은 처벌 은 죽음이다. 가령 A에 들어가는 조건 중 시간을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육성 시뮬레이션게임에서 가상의 펫을 기르는 시스템일 때를 가정하면, 시간에 맞추어 펫에게 먹이를 주어야 한다는 조건이 주어진다. 만일 먹 이를 줘야 하는 시간이 많이 흐르면 펫은 죽을 수도 있다. 시간의 흐름을 사용하는 경우 앓거나 죽음에 이르는 부정적 보상체계, 처벌체계도 다 원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히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과 목표를 제공하려 할 때조차도 적절한 스토리 분량이 있다고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 령 <살아남아라! 개복치> 게임의 경우, 개복치를 더 큰 크기로 기르는 매우 단순한 게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반복되었던 수많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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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키우기 게임과 마찬가지 구조다. 그러나 여기에 쉽게 놀라고 환경 에 민감한 개복치의 특성을 감안, 어이없는 상황에서 개복치가 돌연사 하는 게임 오버를 유머러스한 스토리 코드로 집어넣음으로써 게임의 목 표 자체를 개복치의 덩치를 키워가는 것에서 돌연사 수집으로 바꾸는 성과를 이룩했다. 부정적 보상체계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바꾸게 된 것 이다. 이러한 게임의 예에서 보듯,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아니 다를 따질 단계는 지났다. 적절한 스토리 분량이 있는가 따지는 것 역시 무의미하다. 게임스토리텔링에서 고려할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게임 장르를 고려하고, 둘째 타깃이 되는 플레이어들의 성향을 고려하고, 마 지막으로 그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인터랙티비티 경험을 제공할지 고려 해야 한다. 첫째와 둘째는 앞서 이미 살펴보았으므로, 다음 장에서는 세 번째 고려 사항으로 게임 스토리텔링을 논의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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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Juul, J.(2012). A CASUAL REVOLUTION: Reinventing Video Games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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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Digital Age. University of Nebraska Press. Zichermann, G., & Cunningham, C.(2011). Gamification by Design:

Implementing Game Mechanics in Web and Mobile Apps. 정진영

옮김(2012). 󰡔게이미피케이션󰡕. 한빛미디어. 253 하이퍼텍스트 픽션 http://www.ryman-novel.com/

니콜 라자로 http://www.nicolelazzaro.com/the4-keys-to-fun/ 액티브 픽션 예시 http://www.coliloquy.com/ 이터널 이집트 인터넷 전시관 http://www.eternalegypt.org 플레이픽 닷컴 http://playf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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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게임의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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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제작과 개발

“우리는 지금까지 총 21개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세계 정 상에 섰죠. ‘재미’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래픽이 뛰어나고 기 능이 많아도 사용자에게 재미를 주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게임업계의 원칙입니다.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더 재미있는 게 임, 사용자들에게 더 만족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

게임 제작자들에게 신기술과 혁신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기존의 기술과 서비스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을 고려 할 때 매우 고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게임 개발에서는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제작하기 위 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게임 제작과 개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게임 제작이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드는지 살펴보고 특히 게임 기획을 위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 를 체계적으로 조화시켜 성공적인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시스 템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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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의 특징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용을 들여 개발된 게임들이 등장하고 화려한 그 래픽과 특수영상을 구현한 영화와 같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 나 대규모 제작비용이나 첨단 기술의 구현으로만 게임 제작이 성공할 수는 없다. 단순히 게임 제작에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가고 최첨단 기술 이 적용되었다는 것이 그대로 게임사용자들의 재미와 즐거움으로 연결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 제작에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사용자들이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는다. 게임 제작은 논리, 음악, 수학, 예술, 계획, 팀워크 그리고 일반적인 정보기술들이 함께 묶여 있 는 창의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게임 제작 활동은 이미 만들어진 게임 의 제작틀을 수동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규칙, 보상, 도 전과 경쟁의 요인을 창의적으로 구성하게 된다(Habgood, 2005). 특히 게임은 다른 미디어들과는 제작의 과정과 특성이 다르다는 것 을 고려해야 한다. 게임은 프로그래밍 면에서는 소프트웨어 공정과 비 슷하지만, 기획을 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면에서는 소설이나 영화와 비슷하다. 영화나 소설과 비교했을 때 게임은 음성과 영상이 나오고 기 본 스토리가 정해져 있으며, 텍스트로 스토리 전달을 하는 등 비슷한 점 이 있지만 스토리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여 진행할 수 있다 는 차이점이 있다. 게임은 기존 미디어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 에 사용자의 반응을 수렴해 선택과 통제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한 게임은 표현을 그래픽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시각에 의존하는 미디어 라 볼 수 있는데 초기의 게임은 그래픽이라 부를 수 없는 일종의 프로그 램적인 선으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기술이 발전하고 그래픽을 기반으 로 하는 게임이 등장하게 되었고 현재는 3D 입체영상을 이용한 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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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인 게임이 주류가 되고 있다.

게임 기획과 개발 과정 게임 제작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게임 기획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게임 제작을 위해 단지 몇 사람의 게임 제작자만 필요했으나(Shannon et al., 1988), 최근 들어서는 게임 기획 의 의미가 다양한 직무 간의 유기적 연결을 위한 수단으로까지 확대되 고 있다. 더욱이 게임 산업의 성장에 따라 게임 제작을 위한 자료 조사 및 그와 관련된 사용자와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엄청난 양의 기획 분량이 필요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기획의 의미를 모호하 게 만들고 기획자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분석과 대규모의 기획 분량을 요구하는 커다란 압박이 되고 있다(Brian et al., 1988). 게임 기획은 어떤 게임을 만들지 그것을 설계하고 알려 주는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하게 도와주는 것이 게임 기획서라고 부르는 문서다. 일반적으로 게임 기획이란 기획서를 의미하는데 이는 게임을 만들기 위 해 가장 우선시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즉,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이지 등 많 은 내용을 포함하여 게임 개발사의 각 팀이 일을 수행하는 데 직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문서화하는 것을 뜻한다(Shannon et al., 1988). 좀 더 큰 의미에서 게임 기획이라 하면 게임 제작에서 그래픽팀이 나 프로그램팀, 사운드팀 등을 연결해 주는 부분으로서 기획팀 활동을 의미하는데, 이는 기획서 안에 포함될 수도 있다(Hendrick, 1997). 그러 나 이러한 점에서 기획서는 게임 제작 시에 변경되고 수정되는 과정을 고려해 볼 때 매우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기획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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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행동의 방안을 제시하는 준비 작업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문제를 예방하거나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획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제작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듯 게임 기획의 역할은 게임 개발의 방향 지시서이며, 게임 제작의 시작을 여는 문서임과 동시에 게임 제작 자들에게 게임 기획자의 머리에 있는 게임의 내용을 알려 주는 설계도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시나리오만을 쓴다고 해서 게임 기획자 라고는 볼 수 없다. 게임 기획자란 게임개발에 필요한 게임 시나리오 작 가의 섭외 및 게임 시나리오의 매입 또는 자체 결정 유무, 이미지 디자인 설정에 필요한 인원 섭외 및 구성, 게임 개발에 관련된 스케줄 관리 등 게 임 개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상황을 결정해야 하며 인력 관리, 제품의 판매 를 위한 영업적 관리, 홍보, 마케팅의 능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획은 활동이 워낙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기 때 문에 그 수립과 집행의 과정에서 다양한 제약 요건을 잘 고려해 기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제약 요건으로 첫째 예측 능력의 한계성을 들 수 있다. 기획은 미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를 예측하여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능력으로 미래를 완벽히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그러므로 과학적인 조사방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최대한 예측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정보 및 자료의 부족과 부정확성을 꼽을 수 있다. 기획 과정에서 정보와 자료는 합리적이고 과 학적인 판단을 하기 위한 필수 재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보와 자료 의 충분한 수집 자체에도 큰 어려움이 따르며 그 정확성에서도 마찬가 지다. 마지막으로 게임 제작 과정에서는 수정이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 불완전한 파악과 분석과 그에 따른 불확실한 가정을 통해 기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당연히 수행의 기획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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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서 기획은 세부적인 규정이나 제한을 피하고 유연성과 융통성이 보장 되도록 수립하고 작성할 필요가 있다.

제작 인력 게임 제작에 필요한 인원은 게임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혼자서 간단 히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있는 반면 300∼400명의 규모의 제작 인력이 필요한 게임들도 존재한다. 게임 제작을 할 때 필요로 하는 인력은 크 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게임디자이너(Designer), 프로그래머 (Programmer), 아티스트(Artist)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리하 는 기획자(Director)가 존재한다. 게임디자이너는 게임 제작에서 감독 의 개념과는 달리 전체 게임의 개념을 잡고 실제 게임의 요소들과 진행 방식을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며, 프로그래머는 실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디자이너가 설계한 게임에 아티스 트가 살을 붙인다면, 프로그래머는 뼈와 근육을 만들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티스트는 디자이너가 머릿속에 서만 떠올린 세계를 가시적인 그림으로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며, 기획 자는 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안목을 갖추어야 하며 영화에서 총 감독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역할이 테스터(Tester)인데 테스 터는 제작된 게임이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 테스트를 담당하며 출시 전 게임의 오류나 버그들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역할을 한다. 롤링(Rollings, 1999)은 게임 조직을 크게 네 가지 그룹의 상호작용 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본적인 게임 디자인을 책임지고 개발이나 테스 트 기간 동안 발생하는 게임 플레이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 디 자이너 그룹과 프로토타입과 핵심 요소 개발 툴을 제작하는 프로그래밍 그룹, 그룹 간 의사를 조율하고 가부 여부를 판단하는 리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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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1 게임 개발의 부서와 역할(Rollings & Morris, 1990) 부서

역할 소프트웨어 기획 리드 아키텍트

게임 디자인 및 관리부서 프로젝트 매니저 게임디자이너 리드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밍 부서 프로그래머 리드 아티스트 그래픽 부서 아티스트 음악가 음악 및 기타 부서

음향효과 제작자 기타 제작자(모션캡처 배우, 동영상 등) 기술 지원자 리드 QA 기술자

지원 및 품질 관리 부서

QA 기술자 플레이 테스터 시스템 기술자

로 구성된 아키텍처 그룹, 새로운 기술과 풍부한 라이브러리를 책임지 는 연구 그룹으로 구분한다. 각 그룹 내의 업무에 따라 역할을 세부적으 로 분류하면 표 5-1과 같다. 이러한 구분은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나 개발 제작의 분화가 가 시적이고 대규모 개발사가 포진해 있는 미국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적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한국적 개발 조 직은 오히려 게임 개발 실무자인 이우진(2004)이 제시하고 있는 형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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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1 게임 개발 조직도 게임 프로듀서

게임 기획자

게임 감독

서버 프로그래머

시나리오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좀 더 현실적이며 타당하다고 여겨진다(그림 5-1).

개발팀의 구축 게임의 형태는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만 있다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게임의 기본이 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과 아트 스킬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서 필요로 하는 개개인의 역할들이 곧 게임 팀의 역할이 된다. 게임 제 작 과정에 각 단계별로 필요한 인력과 역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퍼블리셔

퍼블리셔는 프로토타입의 운영 및 프리프로덕션 프로세스를 실행하며, 테스터를 모집하고 운영한 뒤 실험 결과들을 실제 프로젝트에 반영하 게끔 전달한다. 또 실제 개발 과정이 끝난 게임 프로젝트를 마케팅 등 을 통해 퍼블리싱하고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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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개발 스튜디오

개발 스튜디오라고도 하고, 프로젝트팀이라고도 한다. 아래 열거한 역 할들이 모여 개발 과정을 이끌게 된다. 개발 단계에서는 이러한 팀 구 성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예산과 일정을 감독하며, 계획에 맞게 일이 진행 되도록 하는 사람이다. 다른 회사나 팀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경우 도 관리한다. 작은 회사에선 CEO도 이 역할을 많이 맡는다.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듀서, 크리에이티브 감독 등이 모두 같은 역할을 한다. 개 발 과정에서 콘셉트를 처음 발전시킨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개발 과정 에서 리더가 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정보, 교육, 연습용 콘텐츠에 대 한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콘텐츠 전문가, 지적 콘텐츠를 편성하고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정보 기획자도 자문 과정을 통해 프 로듀서를 돕기도 하고 프로듀서가 이들을 프로젝트를 도울 수 있도록 고용하기도 한다. 개발 과정 초기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하는 일은 제작 준비 과정과 제작 일정을 세우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일이다.

제작감독

영화에서라면 미술감독이 하는 역할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애니메이 션, 그래픽, 비디오 등 게임의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경우에 따라 각본과 오디오 부분을 포함한 프로젝트의 모든 제작 요소를 감독하기 도 한다. 여기에 음향기술자 등 특정 엔지니어링 문제에 관해 전문적인 기술을 제공하는 이들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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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디자이너들은 콘셉트를 스케치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의 모습을 시각 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게임 안의 장소나 인물을 묘사하는 데 흔히 사용 된다. 디자이너는 대부분 게임 디자인팀을 지휘, 감독하고 일상적인 게 임 디자인 과정의 실무 작업에 참여한다. 그중에서도 인터페이스 디자 이너는 레이아웃과 콘텐츠, 내비게이션, 게임 인터페이스의 유용한 특 성들을 정한다. 레벨 디자이너는 게임의 환경이나 세계를 구축하는 일 을 맡는다. 레벨 디자이너들은 그들이 기획하는 미션 또는 캠페인 관련 스토리, 심지어는 대사를 쓰는 일까지 맡아서 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음향효과와 환경 소리를 창조한다. 또한 종종 오디오 녹음기로 환경의 소리를 수집하고 그것들을 편집하여 게임 엔진 속에 구현하는 작업을 한다.

아티스트

아티스트는 게임 아트팀을 총감독하고 때로는 일상적인 게임 아트 생 산 과정과 관련된 실무 작업에 참여한다. 아티스트는 콘셉트 아티스트, 테크니컬 아티스트, 텍스처 아티스트로 분류된다. 콘셉트 아티스트는 게임 환경, 소품, 캐릭터의 드로잉과 밑그림을 만들며, 게임이 만들어 지기 전에 그것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함으로써 유통계약 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아트와 프로그래밍 사이 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모델러

모델링은 2D 드로잉을 3D 자산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모델러들은 게임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시스템이 2D 시스템이 아닌 한 게임의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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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개체들을 만들어 낸다. 모델러들은 콘셉트 아트로부터 그물망 형 태의 3D 와이어 메시(wire mesh)를 만들고, 스키닝(skinning)이라는 작업 과정을 이용해 메시들에 텍스처를 적용한다.

애니메이터

애니메이션(animation)은 게임 세계 속의 사물과 캐릭터들에게 움직임 을 입히는 작업이다. 게임 내부의 움직임과 퍼포먼스 작업뿐 아니라 어 떤 애니메이터들은 영화 작업을 맡기도 한다. 애니메이터의 종류는 각 기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분류되며 캐릭터 애니메이터, 영화 애니 메이터, 효과 애니메이터 등이 있다.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머(programmer)는 대부분 프로그래밍팀을 관리한다. 엔진 프로그래머는 그래픽 렌더링은 물론 핵심 게임 엔진을 만들고, 툴 프로 그래머는 미술팀과 기획팀이 자신들의 작업을 코드화하여 게임에 포함 되도록 돕는 도구들을 기획한다. 그래픽 프로그래머는 구체적인 그래 픽 관련 게임 문제들에 프로그래밍 해결 방안을 책임지며, 네트워킹 프 로그래머는 특별히 온라인 게임을 위한 멀티플레이어 구성 요소들을 프로그램하며 데이터베이스 관리, 고객·서버 구조, 보안, 그리고 TCP/IP, Winsock, UDP와 같은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사용한 코드를 작성한다.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의 경우 게임을 지능적으로 만들고 균 형과 흐름 등의 게임 플레이 기획 요소들을 게임 안에 융합하여 플레이 를 도전적이고 재미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오디오 프로그래머는 사 운드와 음악을 담당하며, 물리 프로그래머는 효과적인 물리, 충돌계, 입자계, 신체 역할을 활용하며 인터페이스 프로그래머는 확장 가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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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주문 설계 가능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고안하고 만든 다. 그 밖에도 품질보증 프로그래머, 협력 프로그래머 등이 존재한다.

테스터

게임 테스팅은 게임이 판매되기 전에 게임의 작동이나 사용성(usability) 을 체크하기 위해 사전에 게임을 미리 해 보는 것이다. 테스터가 게임이 플레이할 때 문제점을 발견한다면 이러한 정보는 매우 심각하게 수용된 다. 일반적으로 시판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수정을 위해 팀을 만든다. 테스터들은 게임의 오락 요소, 유용성, 논리, 실용성 등에 초점 을 맞춘다. 이러한 테스팅 방법에는 <화이트 박스>와 <블랙박스> 테스 팅이 있다. <화이트 박스> 테스팅은 테스터가 코드 에러를 알려 주는 디버거를 켠 채 진행되므로 게임의 문제를 즉시 알아챌 수 있지만, <블 랙박스> 테스팅에서 테스터는 게임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 상태로 진 행되며, 게임 테스트 과정 동안 그것을 발견해 내는 방법을 말한다.

기획자

작가 역할을 하는 이들을 주로 기획자로 부른다. 그러나 종종 기획자가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작가라는 의미로 기획자를 말할 때에는 스토리, 게임 플레이, 캐릭터 디자인, 구성, 구조와 같은 개념적 인 측면을 세우고 이를 디자인이나 프로그램팀 등에 전달할 수 있도록 비기술적인 문서 작성도 하는 이들을 말한다.

개발 과정 게임 개발은 제작 전 단계(Pre-Production), 제작 단계(Production), 제 작 후 단계(Post-Production)로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제작 전 단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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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게임 콘셉트를 정하고 중간 목표로 삼고 있는 프로토타입을 제작 해 구현이 가능한 기술을 검증해 봐야 한다. 이 단계는 제작을 준비하 는 것이 기본이 된다. 이 단계의 완성은 주로 콘셉트, 프로토타입을 목 표로 하는 기술 기획서, 그리고 프로토타입이 된다. 그리고 새로운 제 작 타이틀에 대한 핵심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획 단계 의 시작이자, 기획자가 할 첫 번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제 작 전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한다(표 5-2). 다음으로 제작 단계 과정은 새로운 게임이 무엇이 될지를 결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를 핵심 아이디어라고 한다. 브레인스토밍 과정 동안 에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최대한 탐색하기 위해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아이디어까지도 제기된다. 일단 새로운 게임 기획의 아이디어가 합의

표 5-2 제작 전 단계의 기획서 내용 항목

내용

제목

제목은 이 게임의 최종 제목은 아니다. 다만 게임 제작에서 필요한 표시라고 생각하 면 된다. 이때 유사 제목이 있는지, 저작권에 위배되는 지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

장르

게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 RPG 인지, 액션 인지 등의 장르를 정하 게 된다. 최근에는 크로스 오버 장르라는 두 가지 이상이 섞여 있는 장르가 개발이 많이 되고 있다. 어드벤처지만 액션 게임을 섞은 액션 어드벤처 등이 예다.

플랫폼

장르가 내용이라면 플랫폼은 그 내용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개발된 게임을 어떤 형태의 하드웨어로 제공할 것이며, 어느 기반으로 운영할지 결정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플랫폼의 경우 기획자가 혼자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작을 담당할 프로그램과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게임 진행 환경을 결정하는 것으로 완전히 만든 게임이 아니므로 100% 확실한 사 권장 사양 양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그 게임의 타깃 유저 성향과 비슷한 게임을 참고로 하여 권장 사양을 결정해야 한다. 게임 조작 기본적인 게임 조작에 대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개발하려는 게임의 특징과 장점이 나타나야 한다. 이 부분은 게임을 세밀하게 기획 게임성의 하는 부분인 제작 단계에서 진행할 것이며, 제작 전 단계에서는 이 게임이 다른 게 묘사 임과 다른 점, 이 게임의 구매 이유에 해당하는 특징들을 언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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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팀 전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명료하게 기술해야 한다. 캐롤린 핸들러 밀러(M. C. Handler, 2008)는 인터랙티브 프로젝트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들을 말하면서, 게임의 핵심 아이디어를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플레이어는 무정부 상태인 A 도시에서 살아나가야 한다. 거리에 다니는 모든 이들이 당신의 돈을 빼앗으려 하 는 적이다.” 이는 게임 <GTA>의 테마이자 주제인 것이다. 이런 문장을 ‘로그 라인(Log Line)’이라고 부른다. 이 두 문장은 두 개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하나는 목표이며, 다른 하나는 그것을 성취하는 데 걸림돌이 되 는 장애물이다. 이렇게 아이디어가 정리되면,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준비된 것이다. 이후 기획자는 마케팅적 요 소를 고려하기 시작한다. 가능한 한 빨리 사용 대상자가 누구인지, 경쟁 제품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앞 서 말한 장르 유형이다. 게임의 장르가 가진 관습은 이 시점에서 양날의 칼이 된다. 이미 있는 게임처럼 보여 비난받을 수도 있지만 때문에 플레 이어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갈 수도 있고, 혹은 이전까지 없던 새로운 게 임을 제안했을 때 그만큼 찬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플레이어들에게 외 면 받을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게임 관습은 다른 게임 위에 또 다른 게임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노골적으로 다른 게임을 모방한 게 임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는 게임 관습 위에서 새로움 을 덧붙인다. 이를 위해 참고 조사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장르상의 레퍼런스(Reference)다. 이를 통해 이 게임이 어떤 장르의 게 임이 될지, 혹은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장르의 게임으로 비춰질지 구체 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즉, 이 과정에서 게임의 소재가 게임 내에서 플 레이어들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지, 플레이어를 어떻게 유인할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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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다. 생산을 앞둔 시점에서는 팀의 구성이 필요하다. 진행 과정 동안 해 야 할 일은 매우 다양하다. 혼자 생각하고 진행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대 부분은 팀으로 진행된다. 심지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도 팀워 크의 영역에 속할 때가 많다. 생산 과정으로 들어가면 모든 것이 팀워크 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부터 소재 설정까지 문서로 남겨야 하는 것도 기 획자의 일이다. 정리하자면 기획자의 작업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나무를 그 리는 일에 비유한다면, 무슨 나무를 그릴 것인가가 테마를 결정하는 단 계로 핵심 아이디어를 정하는 단계라면, 열매, 잎, 꽃 등 나무를 어떻게 장식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요소들을 차후에 정한다. 이 단계가 제재 설 정 단계로 이때 레퍼런스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나무의 주요 몸통 부 분을 그리는 것이 전체 구조를 설정하는 것이라면 곁가지를 표현하는 작업은 구성 단계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림을 완성하는 단계가 시나리 오를 완성시키는 본 작업 단계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문서들이 여럿 있다. 첫 단계는 게임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정할 때에는 아이디어 문서 를 만들어야 한다. 이 아이디어 문서는 회사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린 다. 새로운 제작 프로젝트에 대한 핵심 아이디어, 게임과 스토리의 기본 방향이나 대체적인 계획이 이 단계부터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둘째는 레퍼런스 작업을 한다. 이때에는 제재를 이미 설정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단계에서 테마와 주제, 레퍼런스, 제재,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에 대한 콘셉트가 담긴 콘셉트 문서가 만들어진다. 프로젝트의 아이디 어와 레퍼런스 작업을 통합하여 제작팀이 게임 스타일과 배경, 스토리 라인, 캐릭터까지 아웃라인이 잡힌 콘셉트 문서를 만들기도 한다. 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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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전체 구조에 대한 플로차트와 디자인 목표가 담긴 디자인 문서를 만 들어야 한다. 플로차트란 프로그램의 시각적인 표현이다. 의사결정점 과 뻗어나갈 수 있는 가지들, 그 가지들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개발 과정에서 생략하기도 하지만 큰 규모의 게임인 경우 진행하게 되는 단계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스토리 보드를 통한 프로토타입이다.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실험한다. 마지막으 로 프로토타입으로도 부족할 때 베타 테스트로 불리는 프리(pre)프로덕 션 프로세스를 실행한다. 이 프로세스는 며칠에서부터 1년 이상이 소요 될 수도 있는데 이는 해당 프로젝트의 규모와 성향 등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제작 단계가 끝나고 게임의 제작이 완료되면 출시를 위해 점 검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제작 후 단계라 하는데, 제작 후 단계는 주로 테스트, 제작 마무리, 클로즈 베타를 행하며 게임의 수준을 높이고 사용자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개발 스튜디오가 회사 내 에, 혹은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프로토타입보다 게임에서는 베타 테스 트가 더 일반적이다. 대개는 RPG어드벤처처럼 큰 프로젝트에만 사용 되는데, 실제로 만들어져 대중에 공개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해 당 게임의 반응이 베타 테스트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미 이 렇게 공개될 때에는 퍼블리싱 단계의 일부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발 제작 단계의 한 부분으로, 베타 테스트 이후에 모집된 테 스터들을 통해 반응을 보고 버그를 수정하는 등 마지막으로 수정을 거 치게 된다. 제작 후 단계에서는 개발된 게임의 대한 소개문서와 게임 설 치과정 게임의 시스템 등이 있는 문서인 게임 매뉴얼, 아이템이나 스킬, 맵 등 게임 플레이 시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 등이 결과물로 나오게 된 다. 또한 클로즈 베타나 오픈 베타 테스트의 경우 2∼3회 정도 시행하는 데 장르나 게임 제작의 환경에 따라 이 횟수는 달라진다. 이러한 모든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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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오류 확인과 수정, 서버 운영과 게임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위해 진 행된다.

개발 단계의 문서 유형 문서라는 것은 상당히 소규모 프로젝트일수록 아주 정교한 작업은 필 요가 없다. 오히려 시간만 낭비될 뿐이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질수록 문서 작업의 중요성도 커진다. 몇 가지 이유를 꼽자면, 개발 단계에서 생기는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작은 프로젝트에서는 직접 눈으 로 보고 일일이 지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사 람들의 생각을 일치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문서를 만듦으로써 예기치 못한 일에 대응할 수 있다. 문서는 그야말로 기록이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둔다면 프로젝트 진행을 한눈에 파악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사람의 뇌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놓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서로 기록하여 저장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제작에 문제가 있을 때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 다. 이는 문제점이 어디서부터 출발되었고 어떻게 고칠지에 대한 전술 을 세울 때 상당히 유용하다. 다음은 개발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문서 들의 유형이다.

콘셉트 문서

게임 아이디어를 간결하게 기술하는 것으로 보통 최초로 생성되는 문 서이기도 하다. 어떤 플랫폼을 쓸 것인가 정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이 플랫폼에는 기기와 구동 환경이 포함된다. 향후 구동 환경이 변화할 수 는 있지만 대략의 장르가 여기에서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장르란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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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플레이를 가리키는 것이라 앞서 살펴본 바 있다. 어떠한 플레이를 제공할지, 플랫폼과 플랫폼에 따른 인터랙티브 요소와 같은 중요한 정 보가 포함된다. 테마와 주제를 정리한 로그라인 식의 핵심 아이디어와 플랫폼 및 장르, 그에 따른 플레이어에게 제공할 경험에 대한 대략적인 정리가 핵심을 이룬다. 또한 캐릭터에 대한 간결한 설명과 스토리나 게 임의 주요 콘셉트를 제공한다.

기획서

콘셉트 문서와 혼용되어 쓰이기도 한다. 앞의 콘셉트 문서가 1장짜리 아이디에이션(Ideation)이라면, 이 기획서는 4∼5장 사이의 시놉시스 라고 할 수 있다. 콘셉트 문서의 확장된 버전이다. 캐주얼 게임에 포함 되는 퍼즐 게임, 아케이드 액션 게임과 같은 단순한 유형의 게임 프로젝 트에서는 이미 이 단계에서부터 어떠한 플레이 시스템을 사용할 것인 지 명시한다. RPG어드벤처, MMORPG처럼 복잡하고 스토리가 풍부한 프로젝트 에서는 앞의 콘셉트 문서에서 간략하게 기술한 아이디어만으로는 불충 분하기 때문에, 이 단계가 되어야 콘셉트 문서라고 할 수 있다. 배경 스 토리, 즉 세계관이나 그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 주요 캐릭터 설정을 포함하여 이 캐릭터들의 뒷이야기, 즉 히스토리 등을 포함하기 도 한다. 창조신화나 전설처럼 때때로 게임에서 보여 줄 스토리가 시작 하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도 흔하다. 최소한의 플레이 시스템 에 대한 설명도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기획서도 전체 기획서를 비롯, 각 파트별로 점차 그 양이 늘어난다. 플롯, 캐릭터, 세계관의 문서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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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립트와 스토리보드

스크립트란 간단히 말하자면 대본이다. 게임 시나리오라고도 한다. 프 로그램에서 오고 가는 모든 대화를 적어 놓은 문서로, 대화와 함께 수반 되는 시각적인 자료와 액션, 게임 요소 등도 기술된다. 전체 구조에 대 한 플로차트와 디자인 목표가 담긴 디자인 문서도 여기에 포함된다. 전 체 작업의 청사진 역할을 한다. 콘셉트 문서나 기획서에 들어 있던 정 보가 인터페이스 등을 가지고 각 요소의 인터랙티브적 기능까지 포함 하며 확장되어 기술된다. 이를 위한 플로차트도 여기에 포함되는 경우 가 종종 있다. 스토리보드는 액션의 흐름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인 그림으 로 표현한 것이다. 장편영화계에서는 필름으로 만들기 전에 영화감독 이 모든 장면의 세세한 부분까지 스토리보드를 만든다.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일은 마찬가지로 시각적인 미디어인 게임에서도 흔한 일이다. 디자인 문서의 플로차트가 인터랙티브 요소와 기능들이 어떻게 플레이 어들에게 전달되고 선택될지 흐름에 따라 기술해 놓았듯이, 플레이어들 이 어떻게 액션을 하고 게임 요소를 받아들일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림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프로토타입

개발 과정에 프로토타입은 포함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그러 나 스토리보드보다 정확하게 기능을 표현하는 만큼 콘셉트가 어떻게 표현될지 명확해진다. 즉, 퍼블리싱 직전의 사전 실험이다. 게임의 외 관과 느낌, 기능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어떻게 탐색이 동작하고 실제로 어떻게 요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가를 알아낼 수 있다는 면 에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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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 프로젝트 프로젝트의 원래 뜻은 이전의 성과로부터 나오는 무언가를 뜻하는 단 어로 실제 실행이 아닌 계획만을 말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란 단어가 현대에서 사용하는 의미로 전환된 것은 불과 반세기 전으로, 1950년대 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roject Management)’가 나온 후부터 단지 계 획만을 뜻했던 의미에서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다(안재성, 2007). 프로젝트의 사전적 의미는 ‘연구’, ‘사업’, ‘계획’ 그리고 ‘결과의 산출’ 등이 있으며(이경섭, 2003), 각각의 프로젝트 기관과 학자들은 그 정의를 더 자세하게 규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 전문 기관인 미 국 프로젝트관리협회(PMI, Project Management Institute)에서는 프로 젝트를 “유일한 제품, 용역, 또는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일시 적인 노력(A temporary endeavor undertaken to create a unique product service,or result)”이라고 정의하고 있다(Project Management Institute, 2000). 한편 정기호(2001)는 프로젝트를 명확한 시작과 끝을 가진, 서로 밀접한 관련을 지닌 활동들로 구성된 독특한 업무로서 일정 한 예산과 자원을 투입하여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 요구 조건에 맞는 결 과를 산출해내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넓은 의미에 서 프로젝트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수행하는 한시적인 업무라고 하기도 한다(Merdith, 2002), 또한 프로젝트를 초기에 규명된 기능과 모습을 계획된 시간 내에, 책정된 예산 내에 수행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Yeo, 2002). 이 외에도 프로젝트에 관련한 정의를 종 합하면 표 5-3과 같다. 다양한 프로젝트 정의를 종합해 보면 프로젝트는 시간과 대상이 구 체적이며 목적을 포함한다. 더욱이 프로젝트는 현대로 넘어오면서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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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3 프로젝트에 대한 정의 출처

정의

PMI

유일한 제품, 용역, 또는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일시적인 노력

정기호(2002)

시작과 끝을 가진, 서로 밀접한 관련을 지닌 활동들로 구성된 독특한 업무로서 일정한 예산과 자원을 투입하여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 요 구 조건에 맞는 결과를 산출해 내는 활동

김광수(2002)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수행하는 한시적 활동

윤응서(2005)

계획된 시간과 비용 및 자원을 이용하여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

메르디스 (Merdith, 2002)

제품 또는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수행하는 한시적 업무

여(Yeo, 2002)

초기에 규명된 기능과 모습을 계획된 시간 내에, 책정된 예산 내에 수 행되는 것

웨스터벨드 (Westerveld, 2003)

유일하고 새로운 것이며 명확한 종료일을 가지고 있는 어떤 특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의식 갖는 것

로젝트가 매니지먼트(Management)와 접목이 되는 새로운 개념이 생 겨났다. 이에 안재성(2007)은 프로젝트 관리를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해 당사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기술과 기법, 지식을 프로 젝트에 적용하여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관리함으로써 프로젝트의 목 표달성을 위한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남웅찬(2004)은 제한된 시간, 자원 및 비용 내에서 주어진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작업과 자원을 계획, 구성을 관리하는 식, 기술, 도구, 기법의 응용의 총칭이라고 하였 으며, 윤응서(2005)는 계획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 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계획, 관리 및 통제하는 일련의 활동으로 정의하 고 있다. 러브 등은 프로젝트를 계획, 조직, 통제 그리고 프로젝트 내에 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들을 정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Love et al., 2002). 이 외에도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정의를 종합해 보면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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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4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정의 출처

정의

PMI

프로젝트 요구 사항을 달성하기 위하여 프로젝트 수행 활동에 지식, 기능, 도구 그리고 기술을 적용하는 것

김광수(2002)

프로젝트와 관련된 관계자들의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술이나, 기법 을 이용하여 프로젝트의 생명주기인 착수, 계획, 이행, 통제, 종결과정에 서 예상되는 지표와 기대하는 수준을 비교하여 관리하는 것

남웅찬(2004)

제한된 시간, 자원 및 비용 내에서 주어진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작업과 자원을 계획, 구성을 관리하는 식, 기술, 도구, 기법의 응용을 총칭

윤응서(2005)

계획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계 획, 관리 및 통제하는 일련의 활동

안재성(2007)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기술 과 기법, 지식을 프로젝트에 적용하여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관리함으 로서 프로젝트의 목표 달성을 위한 활동

스피너 (Spinner, 1997)

프로젝트를 체계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완성하고 시간, 비용, 기술 또 는 서비스 등의 정해진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원, 인력, 비용을 통제 하고 관리하는 활동

프로젝트를 계획, 조직, 통제 그리고 프로젝트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러브 등 (Love et al., 2002) 활동

5-4와 같다. 이렇듯 여러 학자들에 의해 정의된 프로젝트 관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게임 개발은 물론이고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상의 결과 값 을 얻기 위한 과정을 최적화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젝트 관리는 주로 대규모 제조, 건설 분야에서 그룹 단위로 프로젝 트가 이루어지고 있고 대부분 대기업들도 프로젝트 관리를 하기 위한 내부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 게임 제작에서도 프로젝트 관리의 개념 이 도입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만큼 게임 제작업계가 빠른 속도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 개발에 적합한 프 로젝트 관리 기법에 대한 검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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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5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육하원칙 육하원칙

내용

누가(Who)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원들은 누구이며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가장 적 합한 일은 무엇이며 성품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 가? 팀원들을 분석, 파악,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다.

언제(When)

이 프로젝트는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 것인가? 그 기간 안에 준비해야 할 모든 일들의 순서와 기간은?

어디로(Where)

이 게임은 누가 플레이하게 되는가? 팀원들의 작업 결과물은 어디로 가는가? 책임은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What)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가?

어떻게(How)

일은 어떤 식으로 진행해 나가고 어떤 기술을 쓸 것인가? 만약 차질과 무리가 올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작업 분위기는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왜(Why)

이 게임이 나와 회사에 지니는 의미는? 모든 팀원 각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가?

프로젝트 관리는 게임이라는 미디어와 환경이 비슷한 여러 다른 미디어 들의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인 게 임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선 표 5-5와 같은 육하원칙에 의한 프로젝트 매 니지먼트를 응용하여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각 항목에 대한 내용을 검토하고 예측해 프로젝트를 관리하 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를 찾아내고 문제점을 해결해 효율적으로 프로 젝트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건 내부 기획에 필요한 요소들도 있겠지만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품질 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관리 활동 지원 도구도 들 수 있다. 먼 저 효율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방법으로 매니지먼트 툴의 사용을 들 수 있다. 아니면 자신만의 매니지먼트 수첩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 법이겠다. 이 방법은 다른 기획자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객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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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고 제작기간이 길면 길수록 중간에 어떤 결과물을 팀원 전부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결 과물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단순한 작업만 진행하다 보면 상당한 피로가 누적될 것이다. 하지만 중간에 보이는 결과물을 보면 이것은 팀 원들에게 확신과 의욕을 주어 피로를 최소화시켜 단순한 반복 작업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 팀원의 게으름은 팀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서로 협조하고 협동해 야 하는 업무를 많이 주는 것이 좋으며, 이러한 부분은 가장 미묘하면서 처리하기가 힘든 문제다. 넷째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모두가 일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 요하다. 팀 전체 회의에서 각자가 했던 일을 이야기하면, 기획자는 이를 종합하여 그 일들이 어떤 비중을 지닌 것인지 잘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로 최고의 것을 바라지 말고 최선의 것을 추구해야한다. 현재 의 인력과 제한 시간, 작업 여건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 아무 것도 못 만드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어떻게든 만드는 것이 나을 때가 있으며, 점차 향상되는 쪽을 생각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 선순위를 잘 정해야 한다. 어떠한 작업 하나가 있을 때 그 작업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 작업이 전체 작업에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이 해시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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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마케팅 게임에서의 마케팅은 게임의 정확한 목표를 잡는 것과 고객이 게임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것을 포함한다. 마케팅에 포괄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기능들은 광고, PR, 판매, 판촉을 포함하는 플레이어 동호회들 을 지원하고 계발하는 것에 모두 활용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제품을 뛰어나게 만들어 마케팅에 이용하여야 한다. 오늘날 몇몇 마케팅 담당 자들에게 가장 큰 도전은 그들의 새로운 게임이 고객들과 소매상들에 의해 주목받고 있는가다.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라도 수많은 게임에 대 한 더 많은 메시지로 정신없는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마케 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마케팅 담당자가 행하는 모든 것은 극히 혼잡스러운 시장에서 탁월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염두 에 두고 계획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품 주위에 자극적인 것들을 만들어야 한다. 게임이 출시 되기 전에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미리보기나 예고편을 TV, 인쇄물, 온라인, 라디오를 통해 알려 고객들에게 기대와 열광을 형성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차별화를 주며 일관되게 마케팅을 해야 한다. 특히 특이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가치 있는 판촉물로 전달하는 것과 제품의 게임 플레이에 관한 주안점들에 의해 혼잡한 시장에서의 타이틀을 구별지어 야 한다. 또한 컬러 광고를 개발하여야 한다. 광고는 거대한 게이머의 집단에 메시지를 전달할 때 많은 짐을 덜어 주는 존재다. 이렇듯 메시지 를 호소력 있게 만드는 것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당신의 게임을 해보도록 해야 한다. 훌륭한 게임은 출시되기 전에 게임의 데모 디스크를 소비자에게 살포하여 게임 을 해 보도록 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벤트에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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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6 게임 마케팅 전략 마케팅 전략

내용

광고하기

광고팀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잡지, 신문, 웹사이트와 같은 미디어 표현 수단 에서 광고를 내거는 것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이렇게 접근 한 광고들은 주로 게임에 연계되거나, 심지어 Computer Gaming World(컴 퓨터 게임 플랫폼에 중점을 둔 잡지)나 Tech TV(첨단 기술에 초점을 맞춘 케이 블쇼), Just-RPG.com(RPG와 어드벤처 게임들에 초점을 맞춘 웹사이트) 같은 장르에 연계를 통해 시장에 접근하기도 한다.

홍보활동

홍보활동팀은 일반인들이 게임에 관한 것을 대다수의 경우에 그것이 발매되 기 전에 잘 알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PR는 뉴스 매체와 게임과 연관된 출 판물인 잡지,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웹사이트를 목표로 하는 것을 포함한다.

판매 및 판촉

판매팀은 게임을 직판점에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 하드웨어 업체들과 게임을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개발하기 위한 거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판촉은 제품에 관하여 일반인들이 흥분을 느낄 수 있는 공동 이벤트와 컨테스 트, 선발대회, 경품, 상품을 준비하는 것을 포함한다. 판촉용 제품은 게임의 커 바아트를 묘사한 스티커와 포스터, 모자, 티셔츠들을 포함할 수 있다. 예약 신 청에 기반을 둔 온라인 게임들을 위한 판촉의 가장 일반적 형태 중 하나는 예비 신청자들에게 다운로드 가능한 10일에서 30일까지의 사용기간을 가지는 트 라이얼 버전의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지원

고객지원팀은 게임에 연관된 관심사와 해당 분야의 질문에 대한 책임이 있다. 게임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로딩하는 데 기술적인 문 제점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파괴적인 행동에 대한 불만까지의 범위에 걸쳐 있을 수 있다. MMOG(Massivel Multiplayer Online Game)에서는 안내자와 상담자, 동료들로 알려져 있는 게임마스터들(GM, game masters) 같은 임의 적인 관여를 행하는 숙련된 게이머들이 고객 지원 임무를 맡고 있다.

웹사이트

게임의 공식 웹사이트는 가장 중요한 단독 마케팅 도구 중 하나다. 공식 웹사이 트는 고객지원 서비스의 훌륭한 장소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 뉴 스나 업데이트, 기술적인 보조를 체크한다. 그렇기에 공식 웹사이트에서 고객 에게 게임 플레이 경험에 대한 반응을 제공받기 원한다면 토론이 될 수 있는 장 을 마련하여 보다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

임에 대한 광고탑을 세워 소비자가 게임에 관한 수요의 감정을 돋우는 것을 도와야 한다. 표 5-6은 효과적인 게임 마케팅 전략 중 몇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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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게임 디자인과 시나리오

게임 디자인은 게임 제작의 각 요소인 게임 배경, 캐릭터 설정, 스토리 구성 및 스테이지 구성, 배경음악 및 효과음악 연출, 플레이 요소, 퍼즐 디자인, 레벨 디자인, 미션 디자인, 인터페이스 디자인, 동영상 등을 체 계화한 문서, 도표 및 흐름도, 그림 등으로 표현하여 실제 게임 제작에 그대로 반영시키기 위한 매우 중요한 사전 제작 과정이다. 또한 게임 디자인은 게임 제작자들에게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게임 의 전반적인 설계서를 작성하는 설계 업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게임 을 디자인할 때는 게임 장르에 따라 접근기법이 서로 다르므로 각 장르 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는 게임의 특징을 쉽게 알아보는 데 목 적이 있다. 즉, 게임 디자인은 게임을 해 보기 전에 게임에 대한 기본적 인 이해와 필요한 하드웨어, 할 수 있는 장소를 알 수 있는 사전 정보 제 공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장에서는 게임의 다양한 장르에 따라 어 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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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인 게임 디자인의 요소 게임 디자인은 과학적 접근을 강조하기보다는 예술적인 접근을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게임의 핵심 콘텐츠 요소인 그래픽 부문, 사운 드 부문과 같은 예술 지향적인 접근과 상호작용의 핵심 요소인 프로그 래밍,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 등의 과학기술 지향적인 접근을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디자인 방법의 연구가 필요하다. 게임 디자인 요소의 구분은 그 기준을 어디로 삼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뉜다.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 관점에서 본 컴퓨터 게임의 재 미 요소 분석 연구를 통해 게임의 디자인 요소를 본능적, 인지적, 정서 적, 자존적, 사회적, 심미적 등 6가지 욕구 충족으로 구분할 수 있다(홍 마리아, 2000). 윤성현(2006)은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연구를 통 해 두 가지 관점에서 게임의 디자인 요소를 설명하였다. 먼저, 디스플레 이 관점에서 디스플레이 요소를 이용 등급, 서비스 상태, 게임 장르, 그래 픽 구현, 그래픽 사실감으로 구분하였으며, 콘텐츠 관점에서 콘텐츠 요 소를 클래스, 몬스터, 아이템, 스킬로 구분하였다. 디스플레이 요소의 경 우 조작난이도, 그래픽, 사운드, 타격감, 캐릭터 등으로 분류되며 콘텐츠 요소로는 목표, 보상, 길드의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된다(하명용, 2003). 한편, 콘텐츠에 재미를 주는 디자인 요소로 현상적인 측면에서의 지각적 재미 요소와, 관념과 심리적 측면에서의 인지적 재미 두 가지로 설명되기도 한다(안성혜·송수미, 2009). 지각적 재미 요소는 학습자 가 게임을 받아들이는 과정 중 일차적으로 느끼는 재미 요소이며, 학습 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흥미를 끄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인지적 재미 요소는 지각적 재미와 같이 현상적이기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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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 몰입을 위해 도전감, 경쟁심, 성취감, 만족감, 간접 체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인지적 재미와 지각적 재미의 관점에서 최동성 (2000)은 최적의 경험을 게이머에게 제공하기 위해 게임을 개발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디자인 요소를 인간의 인지 및 지각에 관련된 이 론을 중심으로 게임 요소를 재구성하여 게임의 디자인 요소를 분석하였 다. 분석계층도를 바탕으로 제작자와 게이머 간의 게임 디자인 요소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측정하였다. 이 연구에 의하면 게임을 디자인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바로 실제 제품을 구매하거나 게임하게 될 게이 머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 디자인 창작 기법 게임을 개발할 때는 가장 기본적인 게임의 재미를 창작해 내는 것이 중 요하다. 최근의 게임은 재미를 창작하고 구현하기 위하여 유머와 재치, 공포와 스릴, 슈팅과 격투, 충돌, 육성, 스피드, 경영, 레이싱, 전투, 스 포츠 경기 등 다양한 게임 디자인의 연출 요소를 창작하는 기법을 필요 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게임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게임 캐릭터의 창 작과 스토리보드 및 게임 시나리오, 게임 배경 그래픽, 인공지능 플레 이, 각종 이벤트 및 미션, 연출, 퍼즐, 레벨, 인터페이스 등 게임 디자인 에 필요한 요소의 창작 또는 구현 기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게임 캐릭터 창작

게임 캐릭터의 창작은 게임 디자인 창작 요소로, 장르와 플랫폼에 따라 게임 상품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또한 게임 캐릭터는 게임의 영웅들 로서 게임 마케팅 및 게임 시장,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도 하다. 게임 캐릭터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툼레이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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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1 캐릭터의 역할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역할 ∙ 게임 플레이 주인공으로서 역할과 재미를 제공 ∙ 여전사의 모습과 행동으로 여성의 평등사 상과 능력을 발휘하는 역할을 함 ∙ 게임 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캐릭터가 재미 를 제공하지 못하면, 그 캐릭터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됨 ∙ 캐릭터 라라 크로프트는 단순하고 깨끗하 게 제작하여야 하며, 코믹하게 구성해야 함 ∙ 장르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과 모습을 결정 하여야 함 ∙ 독특한 능력의 소유 ∙ 신무기 또는 흥미 넘치는 무기의 소지 및 사용 ∙ 캐릭터의 정체성과 독특한 실루엣을 가지 고 있어야 함 ∙ 캐릭터의 감각적인 개성과 모습을 지니고 있어야 함 ∙ 동기부여와 캐릭터의 능력 ∙ 캐릭터의 이름과 성장배경 ∙ 캐릭터 인물 배경 및 동기부여 등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의 예를 들어 설명 하면 표 6-1과 같다.

스토리보드

스토리보드는 게임의 중요한 장면을 한 장면씩 구성하여 그림과 문자 로 구성된 일련의 그림을 붙여 작성한 하나의 도구다. 즉, 게임의 스토 리나 줄거리의 주요 장면을 그림과 문자로 연속하여 그린 영화필름과 같은 것이라 보면 되겠다. 스토리보드의 기능과 스토리보드를 통한 게 임 디자인 요소에 관하여 논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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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작용 장면과 비상호작용 장면의 구조로 구성 ∙ 메커닉 또는 규격화하여 작성해야 함 ∙ 액션의 단계별 블록 다이어그램 구조 ∙ 스토리보드는 하나의 툴로 사용이 편리해야 함 ∙ 기타 스토리보드에 관련된 사항 ∙ 선형 또는 직렬적인 스토리 구조 ∙ 시각적인 선택 사항과 인터페이스의 상관관계 ∙ 비선형 또는 병렬적인 스토리 구조 ∙ 게임 플레이의 인터페이스와 관계 설정 ∙ 퍼즐의 구성 ∙ 인트로 무비(Intro-Movie)와 컷신(Cut-Scene)의 활용가치 ∙ 게임의 흐름구조와 관계 ∙ 제작팀 간의 대화 창구 역할

퍼즐 디자인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게임 설계, 게임 연출로 표현되는 퍼즐적인 요소 및 퍼즐 설계라 할 수 있다. 퍼즐 디자인은 게

표 6-2 퍼즐 디자인의 요소 분류

내용

대화 중심의 퍼즐

캐릭터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가는 퍼즐 요소로, 현재 상황에 적합 한 캐릭터 간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퍼즐을 풀어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것 을 말한다.

환경적인 퍼즐

게임을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인 변화 및 건물 구조 등의 요소로 게임 배경 및 월드-맵의 환경을 토대로 만들어진 퍼즐 요소를 말한다.

아이템 중심의 퍼즐 게임 내에 있는 아이템이나 도구를 사용하여 퍼즐을 푸는 방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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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디자인 연출에서 장애물을 삽입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두뇌의 순 발력을 발휘하여 퍼즐적 요소에 도전하게 하는 것이다. 퍼즐 요소는 액 션, 시뮬레이션, RPG 등 장르의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요소이며, 각 장르마다 또는 게임마다 다르게 사용되며 대부분은 표 6-2과 같은 종류 의 퍼즐로 디자인한다.

레벨 디자인

레벨 디자인은 게임의 맵 구조를 창작 설계하는 것으로, 이벤트의 구성, 스토리의 흐름, 미션 또는 맵의 목표, 스테이지 구성 등을 설계하여 게 임의 난이도 및 밸런스를 유지하며 게임의 흥미와 게임 진행의 입체성 을 유발한다. 재미있고 입체적인 스테이지나 맵을 제작하는 것은 그렇 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 입체적인 레벨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매 우 세밀하고 정교한 게임 시스템을 구성해야 하며, 그 게임 시스템이 요 구하는 입체적인 레벨을 레벨 디자이너가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 고 레벨 디자인은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게임 플레이를 고려하여 레벨을 설계해야 재미있는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상호작용

게임의 상호작용은 게임 시나리오에 의한 게임의 재미성, 구성 요소 파 악, 게임의 사건 해결 정량화 지표, 스테이지 디자인 기술 체계의 개발, 게임 디자인 요소와 감성적 요소 간의 관계 모형화, 캐릭터의 인지적 요 소와 상호작용에 따른 감성 파악, 게임 디자인 구성 요소 파악, 게임 아 이디어의 접근 방법, 게임 기획 및 게임 디자인 문서의 체계적인 작성, 체계적이고 감성적인 게임 기획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 다. 게임의 상호작용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 방식이나 스토리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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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다양한 방식의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종류의 상호작용 유형이 있다.

① 게임 전체의 상황을 변경하거나 게임의 세계관 자체나 월드-맵 등에 영향을 끼친다. (도시 및 관할 지역을 크게 구성하는 일과 전투 부대를 큰 규모로 편 성하는 일) ② 캐릭터를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어느 특정 캐릭터나 그룹의 캐릭터를 조정하여 서로 다른 편의 캐릭 터를 서로 바꿔 가면서 조정하는 게임 등). ③ 한 단계 떨어져 주인공 캐릭터에 영향을 준다.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거나 무기 같은 필요한 아이템을 제공한다) ④ 두 단계 떨어져 주인공 캐릭터에 영향을 준다. (어디로 가야 할 장소나 지점을 알려 준다거나 어떤 캐릭터에게 정보 를 제공하는 등) ⑤ 스토리에 따라 진행하는 게임의 경우, 보이지 않는 관찰자가 스토리 의 진행 방법을 잡아준다거나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염두에 두기보 다는 누구와 함께 원하는 곳으로 전진할 것인가 하는 등 다양한 상호 작용을 구현해야 한다.

게임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interface)란, 이질적인 두 가지 물질이 접촉 한다는 의미로 그 개념은 보다 사용하기 편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사용자의 인지적 측면에서 디자인하고 사용 편리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들은 사용자와 시스템 사이의 정보 채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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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게임 인터페이스는 게임의 한 부분으로 정보를 표시하고 게이머 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명령어를 화면에 나타낸다. 게임 인터페이스는 게임을 컨트롤하고 선택된 게임명령을 달성하 기 위한 주변 표시 항목, 구체적으로 화면에 표시되는 목록 아이콘, 에너 지 수치 등을 표시한다. 또한 화면 위의 본문, 그리고 메시지들을 기술 하게 되거나, 시각적으로 또는 청각적으로 게임에 의사소통하기 위해 사용자에게 받는 명령들과 옵션들을 디자인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게임 디자인의 여러 가지 구성요소들 중에서도 인터페이스 는 게임을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게임을 인도하고 편의성을 도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인터페이스는 게임을 시선 끌 게 하고 재미있게 디자인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게임은 인터랙 티브성을 가지고 있어 다른 미디어와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경우 미디어에서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메 시지가 전달된다. 하지만 게임은 미디어에서 플레이어에게 내용이 전 달되지만 또한 그 내용이 플레이어에서 미디어로 전달되기도 한다. 따 라서 게임 플레이어들은 능동적 입장을 취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의지대 로 게임을 진행해 나가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따라서 다양 한 형태의 미디어 중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상호작용성에 가장 많은 영 향을 미치게 된다(이주호, 2005).

게임 시나리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게임 개발업체는 게이머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영화나 소설과 같이 잘 구성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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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게임 시나리오 작 성을 위한 편집기가 보편화하지는 않고 있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들은 텍스트 기반의 엑셀이나 워드프로세서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게임 시나 리오를 작성한다. 이렇게 작성된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에 바로 적용될 수가 없기에 게임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게임 시나리오 는 범용적인 파일 구조가 없기 때문에 체계적인 방법론이 없고 이와 관 련된 연구 역시 게임에 필요한 요소들을 포함하는 문서 서식을 정의하 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재홍, 2003).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게임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란? 시나리오(scenario)라는 말은 이탈리어의 ‘scena’에서 생긴 것으로 스 토리, 테마, 등장인물 등의 관계를 적은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시나 리오는 영상 매체를 염두에 두고 쓴 영화의 각본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게임의 역사가 길지 않고 게임 시나리오 개발과 관련된 사항들이 체계 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아직 그 용어에 대한 개념도 분명하지 않 은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기승전결이라는 기본적인 선형 구조를 가지 고 있다. 신(Scene)이라는 요소로 시간과 장소를 나타내며, 등장인물과 그들의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러한 인물, 시간, 장소는 시나리오 3요소로 잘 알려져 있으며 게임 시나리오에서도 중요한 요소다(하유상, 1999). 그러나 게임 시나리오는 일반적인 시나리오와 달리 선형적인 구 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시나리오의 진 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랙티브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 문에 하나의 정해진 시나리오가 아니라 여러 가지 경우로 시나리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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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게임 시나리오는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 시나리오 파일 구조를 정의한다면 이러한 게임만의 인터랙티브한 특징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정의되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게임 시나리오는 일반 시나리오 스토리 구조는 물론 스토리에 대한 부가적인 서술, 주제 설정, 캐릭터 설정, 레벨 설정, 아이 템 설정, 인터페이스 설정 등 효과적으로 게임을 제작하기 위한 모든 부 대 요소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즉, 게임 시나리오는 실제 게 임을 제작하기 위한 안내자이자 게임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침서 역할을 수행하며 게임 개발에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진 계획서이 고, 게임 개발 완성 이후를 보여 주는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게 임은 일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처럼 관객이나 일반인에게 작가의 의도를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주인 공이 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장르다. 따라서 게임 시나리오 작성 시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에 의한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해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강명희, 2007).

게임 시나리오의 특징 게임 시나리오는 일반 시나리오의 성격과 게임만이 갖고 있는 독자적 인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먼저 일반 시나리오와 공통점을 찾아보면 ‘개연성을 가진 허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시나리오가 가진 기승전결의 일반적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게임 시나리오는 플레이어들의 인터랙티브적인 요소가 강조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참 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경우 영화나 책과 같은 전통적 미디어와는 달리 플레이어들의 능동적 참여로 인해 만들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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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참여로 인해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체의 특성으로 인해 게임 시나리오는 일반 사용자들이 모 든 것을 느낄 수 있고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테면 일반 사람들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의 캐릭터에게 여러 가지 다른 상황을 요구하면 캐릭터는 즉각 이에 반응해야 하는 상호작

표 6-3 게임 시나리오의 특성 특성

내용

허구성

아리스토텔레스는 허구성을 “시인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 즉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가 능한 것을 말하는 점에 있다”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허구성이 개연성과 필연성 을 적절히 조화시켜 작품을 구성하게 된다. 게임 시나리오는 문학 작품과 같이 허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허구성이 플레이어에 따라 다르게 변용되기 때문에 허 구적 성격이 문학작품보다 더욱 강화된다. 이러한 허구성은 게임 캐릭터의 대사 및 행동과 스토리와 더불어 리얼리티가 있는 그래픽 디자인 등으로 인해 개연성 을 띠어 조화롭게 작품을 이루어 갈 수 있다.

진실성

게임은 인간들의 삶에서 일어났던 일(과거의 사건), 일어나고 있는 일(현재의 사 건), 혹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미래의 사건),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로 설 정되는 가상의 세계를 소재로 다룬다. 특히 게임에서는 게임 주인공의 과거와 현 재, 미래를 다루고 있으므로 우리의 삶과 밀접한 형상을 띠고 플레이어들이 게임 에 참여함으로써 가상 세계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며 리얼리티를 형성하게 된다.

개성

문학작품의 작가가 자신이 표현하고 하는 세계를 소설에 담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피력하는 것처럼 게임 시나리오 또한 저자의 기획 의도에 따라 움직인 다. 이를 통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새로운 요소를 통해 플레이 어의 참여를 유발한다.

보편성

게임 시나리오는 플레이어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보편 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칠정(七情)-희, 노, 애, 락, 애, 오, 욕-이 내포되어 플 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의 몰두할 수 있도록 한다. 한 예로 <파이널판타지>나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들이 동서양에서 폭넓게 사랑받는 것은, 게임들이 지닌 보편적 요소 때문이다.

상호작용성

상호작용성이야말로 현 시대의 핵심 키워드이자 게임이 다른 예술보다 돋보일 수 있는 특성 중 하나다. 능동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주도해 가며, 스토리 전체에 자신의 의도를 보일 수 있고, 플레이어들이 자신만의 서사구조를 써 내려갈 수 있 다. 이러한 특성이 현 시대의 특성과 적합하며 발전 가능성이 다분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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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시나리오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이형록, 2008). 그 러므로 시나리오의 기본 구조에 미션트리(mission tree)를 만들어 다각 적인 시나리오를 창조해야 한다. 또한 게임은 종합예술의 산물로 시나 리오를 쓸 때 문학적인 요소만이 아닌 미술적 요소, 공학적 요소 등도 고 려하여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게임 시나리오의 특성을 구분하여 살펴 보면 표 6-3과 같다. 이렇듯 게임 시나리오는 기존의 일반 시나리오처럼 작가의 의도에 따 라 수동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고 플레이어들의 참여로 인해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또한 상호작용적 특성 때문에 플레이어의 선호도에 따라 하나 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요소를 가 미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시나리오를 통해 자 신이 그 결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게임 시나리오에서는 인물의 성격과 인물 구도가 다양하여 플레이어의 자유의지를 충족시켜 준다. 무 엇보다 게임 시나리오는 재생산이 자유로워 캐릭터 산업 또는 소설, 드라 마, 미디어 등으로 다양하게 재창조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게임 시나리오의 또 다른 특징은 일반 시나리오 개념과는 다르게 스토리텔링 기능이 부수적인 요소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플 레이어의 선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스토리보다 액션성이 강조되 는 게임이거나, 스테이지 클리어(stage clear)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게임에는 스토리텔링 요소가 매우 적다. 스토리텔링 기 능이 강조되는 게임은 주로 어드벤처 장르나 롤플레잉 장르다. 이 게임 들은 스토리 전개를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점을 제외하고는 다른 일반적 인 시나리오의 스토리텔링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게임에 따라 서는 스토리가 존재하더라도 미약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스토리텔링 기능은 단지 부가적일 수밖에 없다(최혜실,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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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게임 시나리오는 사용자들의 감성요인을 통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시나리오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나 드라 마 같은 다른 영상 매체와 다르게 게임에서 시나리오의 비중은 하나의 보너스 같은 존재이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게임 시나 리오는 게임 플레이에 결합해서 사람들이 게임을 더 쉽게 기억하고 의 미를 부여하여 감정이입을 하도록 도와주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시나리오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여 게임 을 예술 매체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게임은 재미를 위해 탄생한 매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기획 자들은 게임도 드라마나 영화처럼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감성적 이야기 의 도구가 되기를 원한다. 게임 시나리오를 통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 고 게임의 예술성과 작품성을 높이는 스토리를 만들게 되기도 한다. 한 예로 게임 시나리오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는 사실은 <파이널 판타지> 게임에서 볼 수 있다. <파이널 판타지>에는 게임이 재미와 즐거움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여 사람들 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 매체임을 증명하고 싶었던 사카구치 히로노 부1)의 염원이 담겨 있다. 이러한 <파이널 판타지>의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으로도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사실 게임에서 시나리오의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게임은 시나리오가 없더라도 우선 재미 그 자체가 확실하 게 검증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최고의 명작으로 특히 스토리 부분에

1) 일본의 게임디자이너다. 이바라키현 히타치시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는 하와이에 거주

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 RPG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만든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게 임 제작 회사 미스트워커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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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액션 RPG <젤다의 전설>은 애초에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했다. 시나리오 없이 게임을 먼저 개발하는 것이 닌텐도의 제작 방식이기도 했다. 그들은 시나리오가 있는 상태에 서 게임 개발을 진행하게 되면 오히려 게임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 하고 있다. 시나리오에 의해서 게임 플레이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게 아니 라 게임 플레이 방식에 따라 시나리오를 끼워 맞추는 식이다. 개발의 효 율성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방식이 유리한 점도 있다. 이렇듯 우리가 아는 대부분 게임은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에서 제작 을 먼저 진행하게 된다. 이는 제작 전 단계에서 기획서상에서만 간단한 배경 스토리가 존재할 뿐 실제 가동되는 테스트 게임에서는 시나리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게임 플레이 방식 그 자체에서 재미가 있 다는 평가를 확실하게 받아야 게임 제작이 이루어지고, 이후에 게임 시 나리오 부분이 게임 제작 과정에 추가된다. 결국 게임의 핵심은 게임 플 레이 방식과 시스템이고 시나리오는 부차적인 문제인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뼈대는 시나리오로부터 시작되지만 게임의 뼈대는 게임 방식과 시스템이 합쳐진 상호 반응하는 플레이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는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시나리오가 게임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알고 나면 이를 활용해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시나리오의 장르 작품을 선정한 뒤 게임 시나리오를 작성하기에 앞서 우선시해야 할 작 업은 게임의 장르를 선정하는 일이다. 그 이유는 게임의 장르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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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나리오 작성 방법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장에서는 게 임 시나리오를 쓰기 전 어떠한 장르의 게임 시나리오를 쓸 것인가를 결 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각 게임 장르의 개념과 포괄적인 설명을 통해 게임 시나리오 작성의 기본 개념을 알아볼 것이다.

아케이드 장르 아케이드(Arcade) 장르는 오락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게임으로 액션, 슈팅, 퍼즐, 퀴즈 등 키 조작이 간단하고 단순한 기술로 이루어지는 게 임을 말한다. 본래 아케이드는 백화점, 상가를 뜻하는 단어로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곳에 위치한 게임센터 등에서 취급하기에 적당한 업소용 게임을 뜻한다. 그러나 업소용 게임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관계없이 그 와 유사한 형태의 게임들을 가리키는 장르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아케 이드 장르의 특성은 짧은 시간 내에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대 표적인 예로 대전 격투, 퍼즐, 레이싱, 스포츠 게임 등을 들 수 있다. 아 케이드 게임은 서사가 단순하고 쉬워야 되는 것이 핵심이므로 고전 서 사물을 아케이드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보통 아케이드 장르의 게임들은 만화, 애니메이션 혹은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같은 이미 잘 알려진 작품의 원작 활용이 빈번하다. 물론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케이드 장르는 다른 장르에 비해 유명하 거나 인지도 있는 원작 활용도가 매우 크다. 또한 게임에 관심이 있고 약 간의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개발이 가능한 것이 바로 아케이드 장르다. 이렇게 쉽고 빠르게 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현재는 기존의 PC 게임 외에도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 분야에서 무선 인터넷을 포함한 모 바일 게임으로의 개발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아케이드 장르의 게임들은 복잡한 게임 조작을 요구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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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하드웨어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쉽게 이루어지며 적용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아케이드 장르는 원작이나 캐릭터 의 유명도나 인지도에 묻혀 게임의 본질을 잃기가 쉽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아케이드 장르는 다음과 같이 여러 하위 장르 로 나뉜다.

액션 장르

액션(Action) 장르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광범위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 는 장르로 인간의 원초적인 반사신경과 조작능력으로 적을 제압하는 게임들이다. 액션 장르는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확 실하게 날려 버려 준다. 이는 액션 게임이 정교한 사회 시스템 안에 억 압되어 버린 인간의 자유로운 야성 본능을 자극하고 깨워 주기 때문이 다. 액션 장르의 특징 자체가 박진감 속에서 일종의 흥분을 경험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시나리오도 액션 영화처럼 단순 명쾌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는 악당을 응징한다는 권선징악적 요소가 많다. 우선 <슈퍼마리오>나 <페르시아 왕자> 같은 간단한 조작의 액션 아케이드 게임들은 공주를 납치했다는 시나리오가 많다. 액션 장르 게임은 적의 침공으로 인해 평화가 흔들리고 이에 악당을 제압한다는 식의 스토리 가 주류다. 물론 역사적인 전쟁에 참전해서 활약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를 다룬 <메달 오브 아너>나 <콜 오브 듀티> 같은 작품도 있지만, 최근 의 변화는 처음에는 악당인 줄 알고 싸웠는데 누가 적인지 모르게 되는 <헤일로>나 정작 믿었던 아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새로운 음모를 밝히게 되는 <하프라이프>처럼 반전의 재미를 가진 시나리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액션 장르를 즐기는 사람은 차분히 게임의 시나리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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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하는 것보다는 직접적인 게임 플레이 그 자체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용자층이다. 따라서 액션 장르에서 시나리오 부분을 전달하고 싶다 면 최대한 간결해야 한다.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이벤트 순간에는 가급 적 주인공이든 주변 인물이든 기쁨, 슬픔, 아픔, 고통, 분노 같은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서 유저들이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흥분된 상태 에서 게임을 진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슈팅 장르

슈팅(Shooting) 장르는 <라이덴>, <메탈슬러그> 등과 같이 총, 미사일, 레이저 등의 무기를 발사하여 적을 없애는 게임들을 가리킨다. 슈팅 장 르는 시뮬레이션 장르와 함께 게임의 원조격으로, 게임 산업의 초기에 는 <인베이더>나 <갤러그> 등과 같은 게임으로 게임의 산업화를 이룩 하였다. 국내 게임 산업 역시 슈팅 장르의 게임을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슈팅 장르의 게임들은 PC 게임이나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현재도 오락실에서 환영받는 게임으 로 일반인들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접하게 하며 단순히 스트레 스를 풀기에 매우 적합한 게임이다.

보드 장르

보드(Board) 장르는 하나의 판 위에서 배경의 움직임 없이 캐릭터나 오 브젝트에 의하여 게임이 진행되는 장르를 말한다. 덧붙이자면 게임의 배경이 스크롤되지 않고 일정한 배경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여기에 는 특별히 시나리오가 없어도 단순한 내용이기 때문에 게임 개발도 쉽 게 가능하다. <테트리스>, <헥사> 등 도형 짜맞추기 식의 게임과 <사 천성>, <히든 캐치> 등의 동일한 색이나 모양, 무늬 등을 지워 나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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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틀린 그림, 무늬, 형태를 찾아나가는 형태의 퍼즐 게임 등 퀴즈 요소 를 가미한 형태의 게임과 고스톱, 포커, 훌라 등과 같은 전형적인 보드 게임을 포함한다. 현재 보드 장르는 게임이 단순하지만 제한된 용량 안 에서는 개발이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주요 개발 장르로 인기를 얻고 있다.

롤플레잉 장르 롤플레잉(Role Playing) 게임은 역할 분담 혹은 역할 수행 게임이라고 한다. 선택한 캐릭터에 맡겨진 역할을 게임으로 수행 또는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캐릭터가 경험과 능력을 쌓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적과의 전투나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통해 여러 목적을 달성하고 아이템을 취 득해 가는 게임 장르다. RPG는 다양한 게임 장르 중에서도 게임과 게 이머 간 상호작용적 환경을 제공하고, 이야기의 모습을 가장 확연하게 드러내는 장르다. 롤플레잉 장르의 게임은 PC용 패키지 게임은 물론 비디오용 및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으로 주로 개발되며 가장 많이 개발 되고 발매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롤플레잉 게임은 1970년대 미국의 젊은 청소년을 열광시 켰던 <던전 앤 드래곤>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시작된 게임 장르다. <던 전 앤 드래곤>은 연필과 종이를 이용한 보드게임의 일종이다. <던전 앤 드래곤>은 사람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주사위를 던지면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이때 행동 선택은 말로 한다고 해서 테이블토크 게임이라고 불렀다. <던전 앤 드래곤>은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이 창조해 낸 판 타지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고 싶은 인간의 꿈을 보드게임으로 승화했 다. 쉽게 설명하자면, 롤플레잉 게임에서 유저는 판타지 세계의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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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마법사가 되어서 강인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바로 핵심 이다. 한 계단 올라가듯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재미야말로 롤플레잉 게임의 매력이다. 이러한 점은 시뮬레이션 게임의 육성과는 조금 다르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지배자와 피지배자, 명령을 내리는 사 람과 명령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기분이 강해 사육하는 기분이 들지만, 롤플레잉 게임 속의 캐릭터는 유저를 표현하는 아이콘이자 심 벌이고 이미지 느낌이 난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욕 구가 있다. 그래서 롤플레잉 게임은 시작과 동시에 종족과 클래스 그리 고 직업 등을 선택하는데 이는 유저의 취향과 개성이 발휘될 기회를 제 공하는 것이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한 방법이 많을수록 우리 는 흔히 자유도 높은 독창적인 게임이라고 한다. <페이블>, <엘더 스크 롤>, <울티마> 같은 게임이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이들 게임은 게임 플 레이를 자신만의 독특한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어서, 게임 플레이가 유 저들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며 게임 자체가 독창적으로 변해 간다. 이러 한 점들 때문에 게임에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 따라서 롤플레잉 장르의 게임 시나리오는 롤플레잉의 특징에 맞게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TV드라마로 치면 <대장금>이나 <주몽> 같 은 성장 스토리가 좋은 사례가 된다. 더욱이 롤플레잉 게임 시나리오는 이 세상에는 없지만 우리가 꼭 한 번 가고 싶은 그런 환상적인 세계가 뒷 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다른 어떤 게임 장르보 다 세계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세계관이 정교하면 정교할수 록 더 풍부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롤플레잉 게임이기 때문 이다. 롤플레잉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이는 게 임 방식과 그래픽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세계관은 게임 유저들이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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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하고 여행하고 싶어 하는 환상적인 세상이어야 한다. 액션 게임의 경 우는 분명한 적이 드러나야 하고 미션의 형태로 전투를 하지만 롤플레 잉 게임은 모험을 떠나는 이유를 처음부터 밝히기보다는 유저들이 보물 찾기 하듯 주인공의 사연을 알아내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롤플레잉 게임의 독특한 본성 때문에, 성공적인 롤플레잉 게임 시나리오를 위해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참고하여야 한다. 첫째, 신화, 전설 그리고 판타지 등과 관련된 서적을 읽고 참고해야 한다. 대부분의 롤플레잉 게임은 신화나 전설 그리고 판타지 등에서 소 재를 많이 구하며 채택하고 있다. 신화나 전설, 판타지 등에는 게임 시 나리오의 소재로 적합한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나 요소들이 많다. 이미 롤플레잉의 원조인 <던전 앤 드래곤>이 게임 이전 소설과 자료로서 판 타지에 근거를 두고 전사나 마법사, 엘프 등 롤플레잉 게임의 인물이나 종족들의 설정 및 아이템 구성 등 기본 설정 원칙을 집대성한 바 있다. 현재 대부분의 롤플레잉 게임들은 이 기본 설정 원칙을 근거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둘째, 다양한 무기와 방어구, 무술, 마법 등의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수집해야 한다. 롤플레잉 게임의 주요 캐릭터 구성은 전사, 마법사, 엘 프 등 어느 정도 정해진 롤플레잉 게임 장르의 법칙에 의해 정해진다. 따 라서 각 캐릭터에 관련된 여러 아이템 관련 자료의 정리가 매우 중요하 며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롤 플레잉 장르에서 정확하고 다양하며 방대한 자료들의 수집과 정리는 게 임 기획자나 특히 게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필수 과제다. 셋째, 일반적 통념보다는 상식을 깨는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 롤 플레잉 게임 시나리오의 소재는 신화나 전설 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그 리고 대부분의 주제는 ‘권선징악’으로, 선과 악을 대표하는 인물이나 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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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터들의 대립이 주된 주제다. 이런 요소에 작가만의 재량과 특성에 따 른 가상의 설정을 게임 시나리오에 접목시키게 되면 게임의 흥미 유발 을 더욱 배가시킨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야 한다. 구성적으로 어설픈 판타지로 대충 게임을 개발하려는 게임 개발자나 기획자, 시나 리오 작가들은 실패하게 된다. 독특한 세계관으로 제대로 창조된 롤플 레잉 게임 시나리오의 개발 및 기획이 필요하다.

시뮬레이션 장르 시뮬레이션(Simulation) 장르는 컴퓨터 게임의 모든 장르를 포괄한다.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은 실제와 비슷한 상황이나 상태를 가상으로 구현 한다는 뜻이다. 그 뜻 자체가 상호작용하는 가상세계를 구축한다는 컴 퓨터 게임과 의미가 같다. 이로 인해 컴퓨터 게임 이름을 달고 나온 모 든 게임은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이라는 뜻은 현실의 실제 상황을 가상으로 모의하여 재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 어, 다양한 소재의 시뮬레이션 게임은 소재에 따라 게임 플레이 방식이 달라진다. 경주를 소재로 한다면 레이싱 게임이 될 것이고 비행기를 소 재로 한다면 실제 비행 시뮬레이션에 초점을 맞추어 게임 플레이를 하 게 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재미는 우리가 꿈꾸는 모습과 상황을 가장 현실 적이고 사실감 있게 재현해 준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게임은 소재에 따 라 재미가 달라진다. 인생 시뮬레이션이면 인생을 계획하고 목표를 이 루는 재미가 있고, 육성 시뮬레이션이라면 캐릭터를 육성하고 성장시키 는 재미가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결국 사람들이 체험하고 싶어 하는 특정 상황과 경험을 재미있게 잘 풀어가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상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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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지만 사실 같다는 느낌으로 간접 체험해 준다는 것이 큰 매력이 다. 전쟁 사령관으로 전투에 참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실제 레 이싱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렇다고 판타지 세계 의 영웅이 된다는 황당무계함과는 다른 사실성이 존재한다. 마치 현실 세계 속에서 축구감독이 된 것처럼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경험하고 해결 점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시뮬레이션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장이 되어 도시에 건물을 짓는 건축 시뮬레이션 심시티, 삼국시대의 영웅이 되어 중국 통일을 꿈꾸는 장수가 되는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고등 학생 남자가 되어서 짝사랑하는 여자와 사랑을 꿈꾸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두근두근 메모리얼> 등의 시뮬레이션 게임은 누구나 한 번씩 상 상하는 세계를 통제하는 결정권자가 되도록 해준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경험하는 것에 사실감을 최대한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두 번째 재미 요소는 바로 전략성이다. 시뮬레 이션 게임은 흔히들 두뇌 스포츠라고도 한다. 머리를 써서 난관을 극복 하는 지적 유희인 것이다. <삼국지> 게임은 삼국지의 역사를 알려 주고, 심시티는 건축물의 기능과 활용에 대해 알게 해 주기 때문에 학습효과 가 크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장르 자체가 포괄적이기 때문에 소재에 따 라 시나리오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하나의 특정 카테고리로 시나리 오의 특징을 말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의 가 상세계로 재현한 게임인 만큼 특별히 요구되는 요소는 리얼리티다. 이 러한 리얼리티는 현실과 똑같고 사실을 그대로 구현했다기보다는 왠지 그럴듯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는 가능한 리얼리 티를 확보해야 하지만 유저들이 경험하게 되는 상황들은 평소 유저들이 꿈꾸는 그런 시나리오를 담고 있어야 한다. 즉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라면 사람들의 연애를 리얼리티 있게 재현해야 하지만, 시나리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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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는 각 상황은 사람들이 한 번쯤 꿈꾸는 그런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 는 상황을 시나리오에서 제공해야 한다.

어드벤처 장르 어드벤처(Adventure) 장르 게임에는 어떤 경쟁적인 요소나 시뮬레이 션 요소가 없다. 무엇을 계속적으로 관리하거나 전략, 전술로써 상대방 을 무찔러야 하는 요소도 없다. 어드벤처 장르 게임이란 말 그대로 모 험을 주제로 시나리오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감추어진 수수께끼나 비밀 등을 풀어나가는 게임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드 벤처 장르의 시나리오는 인터랙티브한 구조든 빈틈없는 서술구조든 위 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과 같은 극적 긴장감이라는 주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 극적 긴장감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에 집중하게 해 주고 어떻게 계속 진행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어드벤처 장르에서는 극적 긴장감을 만들기 위해 게임 시작 전에 일부 장면을 이용해 보여 주 면서 모든 의미를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플레이어로 하 여금 신비감과 불확실성을 느끼게 해 준다.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은 단순히 액션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화와 아이템의 조합 그리고 다양한 수수께끼 등을 통하여 게임을 진 행하므로 시나리오가 철저하게 캐릭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양한 변수들을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의 특성을 개성 있게 부여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게임을 즐기는 네트워크 플레이가 매우 어렵다. 게 임 시나리오 구성에서 시나리오 모드를 제외한 멀티 플레이 모드를 넣 을 수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캐릭터의 개성과 특성을 강하게 부여해야 하는데 어드벤처 장르 게임의 특성은 다른 장르의 게임처럼 고정된 공격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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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며 또 정해진 던전에서 단순히 아이템만 획득하려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네트워크 플레이가 효과적일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이 다른 장르와 비교되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실은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에서 캐릭터는 바로 게이머 자신이라는 점이 다. 즉,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을 하는 나 자신은 게임의 캐릭터가 되어 나의 의지대로 진행한다. 다른 장르의 게임들처럼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제시해 주지만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은 문제 해결 방법이 다른 장르에 비해 다양하기 때문에 게임 진행에서 게이머의 의지가 많 이 반영될 수 있다. 이러한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은 1990년대 중반까지는 등장인물들 과 대화를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대화형 어드벤처 장르가 주류를 이 루었으나 최근에는 액션 아케이드 장르와 복합된 시네마틱 액티브 어드 벤처 장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어드벤처 게임 의 성장세는 다른 게임에 비하여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결과로 게 임 관련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되었지만 어드벤처 장르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선호하는 장르이며 시장 성 및 흥행성에서도 매우 광범위하게 성공한 장르다. 그렇지만 국내 게임 산업에서 어드벤처 장르의 비중은 매우 적어 손에 꼽을 정도의 작품만이 제작되었다. 이는 다른 장르의 게임보다 다 양한 상황에 대한 변수를 내포하고 있어야 하고 그 변수들을 게임 시나 리오 속에 풀어주어야 하는 복잡성 때문이다. 이렇듯 어드벤처 장르는 다양한 변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성 시 여러 요소들을 고 려하여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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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장르 판타지는 컴퓨터와 멀티미디어 기술이 발전된 현대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다. 만화, 영화 그리고 게임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의 모든 매체가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실제와 가상현실의 모든 영역을 체험할 수 있는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판타지는 초자연적 가공세계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꿈이나 인간의 무의식 세계까지 이상한 힘이나 세계를 다루는 전 영역을 포괄할 수 있을 것이다. 판타지에서 나타나는 주요 모티브는 대체로 악마, 괴물, 마술사, 폐 허, 미로, 동굴, 해골, 흡혈귀, 마녀, 요정, 용, 난쟁이 등을 들 수 있다. 그 러나 비현실성이나 불확실성으로 규정되는 이러한 전통적인 판타지의 모티브는 이제 종족과 마법, 사회와 신앙, 나라와 역사 그 자체를 완전히 창조하여 전혀 다르고 새로운 세계를 구현하는 신 장르의 판타지를 만 들고 있다.

호러 장르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매체를 호러물이라고 부르며 영화와 게임의 소재 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공포를 인간은 쾌락의 대상으로 삼기 위 하여 어드벤처 모험관이나 시설기구를 찾고 공포영화를 보고 괴기 소 설을 읽는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를 역공포로 설명하며 사람들은 공포 를 극복하기 위해 공포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어기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안전함이 보장된 가운데 겪는 공포는 일종의 유사 공포라 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긴장과 이완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스릴을 체험할 수 있는 유희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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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나리오 작성법 게임 시나리오를 창작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창작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그 이유는 게임은 그래픽에 의한 동영상 기법이라는 특수한 제작 과정을 거쳐 게임 요소를 삽입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시나리오 작 법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게임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 프로그래밍, 음 악 등의 개발과 직접 연관이 있어야 하고, 바로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하고 세밀해야 한다. 대부분의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 개발 바 로 전에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각 분야의 게임 개발진들이 쉽게 개발할 수 있게 각 부분을 단계별로 작성해야 하며 이는 게임 개발에 반드시 필 요한 작업이다. 이러한 게임 시나리오의 제작 단계는 총 10단계로 구성 되어 있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제목 → 장르 → 시놉시스(스토리) → 기획 의도 및 특징 → 캐릭터 설정 → 아이템 및 오브젝트 설정 → 세부 시나리오 → 맵 구성 → 콘 티 및 스토리보드 작성 → 메뉴 설정 및 디자인

게임 개발에서 시나리오는 집을 짓기 위한 기본 뼈대와도 같으므로 정확한 작성 체계를 적용하여 작성하지 않으면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진 들이 게임 시나리오에 의한 게임을 이해하기가 힘들고 개발에도 장애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을 볼 때 게임 시나리오의 작성 은 게임 개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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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나리오 작성 기법 게임 시나리오에서 게임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했을 때에는 게 임의 분위기가 깨지기 마련이며,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혼돈을 느 끼게 되고, 게임의 완성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게임 시나리오의 작성 방법은 게임 개발을 위한 전체의 프로세스로서 개발자와 개발을 지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게임은 대 부분 여러 사람들이 개발에 참여하기 때문에 개발의 방향을 잘 보여 주 는 것도 중요하다. 기본적인 제작 순서는 다음과 같다.

테마 선정

테마란 게임을 끝낸 직후에 느끼는 감정이다. 테마가 주는 메시지로 인 해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짜릿한 감동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게임에 서는 두 가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하나는 드라마적인 요소에서 느껴 지는 감동이며, 다른 하나는 인터랙티브적인 요소에서 느껴지는 감동 이다. 이 두 가지 감동은 게임 시나리오에서만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 렇기 때문에 게임 시나리오 집필에 돌입하게 되면 결말까지 테마를 의 식하고 있어야 하며, 테마의 메시지는 작품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

제목 선정

제목은 게임에서 브랜드다.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은 상품에 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 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자동차를 살 때도 일단은 디자인을 보 겠지만 아우디(Audi)나 BMW 그리고 기아(KIA), 현대 등의 브랜드를 살펴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데 각각의 장르별로 게이머들이 게임을 구매하거나 즐길 때 제목의 느낌에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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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선입견에 따라 게임의 내용을 파악하고 구매하거나 즐기게 된다. 그 러므로 게임의 첫 인상을 주는 제목은 간단하면서도 기억에 남도록 만 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게임의 내용이나 특징을 반영하는 제목을 정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글보글>이라는 제목은 제목 자체가 함축성이 있고 게임의 내용과 특성을 제대로 전달해 주며 누가 들어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기억에 남기 쉽다. 즉, 게임의 제목은 단시간 에 게임의 내용과 특성을 얼마나 나타내 주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 하 겠다.

장르 설정

장르에 따라 게임의 시나리오나 구현, 시스템 사양 등 중요한 요소들이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장르로 게임 시나리오를 표현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가령 아케이드 장르의 경우 시점이 1인칭인지, 3인칭인지를 액션 이면 3D인지 2D인지, 횡스크롤인지 다방향 스크롤인지를 롤플레잉 게 임의 장르라면 액션, 턴 방식, 실시간 인지의 장르를 구분해 주어야 한 다. 이렇게 장르를 설정하면 세계관을 정해야 하는데, 세계관을 설정하 면 개발자들이 공통된 의식을 도출하여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스토리 작성

스토리 구성에는 누가(who), 언제(when), 어디에서(where), 왜(why), 무엇을(what), 어떻게(how)라는 육하원칙이 기초로 개입된다. 그리고 인물, 사건, 배경(스토리의 3요소)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인과관계를 형성시켜 나갈 때 스토리가 완성된다. 스토리는 게임의 전체적인 내용이 며, 시나리오를 응축시킨 기본 텍스트다. 게임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기 획회의에서 테마가 결정된다. 정해진 테마에 의해 생성되는 스토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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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창작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 에 스토리는 게임의 장르를 결정짓는 역할도 수행한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허구적 사실이다. 허구는 거짓을 뜻하는데, 거짓을 재미있게 창작하여 스토리가 완성되더라도 거짓에 진실성이 없으면, 에피소드에 그치고 만다. 게임의 스토리에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였을 때, 플레이어들은 감동받는다. 시나리오의 서사를 얻는 단계인 만큼 게임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획 의도와 특징

기획 의도란 게임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 다. 스토리처럼 서술형으로 쓰기보다는 특징을 나열하는 방법으로 알 아보기 쉽게 정리해 둔다. 즉 기획 의도와 특징은 개발자가 만들거나 작성한 게임 시나리오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게임 시나리오를 작성 한 기획 의도를 서술하는 부분이라 설명할 수 있다. 기획 의도 및 특징 은 다음과 같은 항목에 유의해서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① 어떠한 장르인지 유의한다. ② 그래픽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한다. ③ 프로그램 기술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정한다. ④ 다른 동종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성이 있으며 무엇이 다른가? ⑤ 이 게임을 기획, 시나리오를 쓰게 된 의도는 무엇인가.

캐릭터(등장인물) 설정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주연, 조연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남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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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조연급 캐릭터, 적 캐릭터 등이 존재한다. 이는 게임 시나리오가 복잡할수록 캐릭터의 구성도 복잡해진다. 게임의 캐릭터는 일반 시나 리오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에 관한 설정과 다른 부분은 없다. 게임은 캐릭터가 플레이어를 통해 게임 속에서 퀘스트나 퍼즐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 캐릭터의 특징을 그래픽디자이너가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시나리오 작가가 게임 시나리오의 내용에 맞춰 캐릭터를 설명해 준다면 원화가나 그래픽디자 이너들이 시나리오의 설명만으로도 캐릭터를 표현하기가 쉬워진다. 따라서 캐릭터의 이미지와 분위기, 캐릭터의 움직임이니 캐릭터가 사 용하는 무기, 캐릭터의 속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이름 등을 설명해 준다. 캐릭터 설정에서 캐릭터의 디자인, 특징, 밸런스는 게임 개발에 필요한 핵심 요소다. 그리고 캐릭터의 배경 시나리오를 설정할 때는 게임의 특 성에 맞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원작이 있다면 원작에 충실한 캐릭터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덧붙여 각각의 세계관이 있는 캐 릭터를 만들면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아이템과 오브젝트 설정

게임에서 아이템은 무기나 장비, 의상, 돈 등을 의미한다. 게임 진행 중 그것들을 얻었을 때 일정한 대가 즉, 점수나 파워 수치, 생명력, 무기 업 그레이드 등의 효과를 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템은 크게 일반 아이템과 무기 아이템으로 나뉘며 총이나 칼 등 무기 관련 무기 아이템, 캐릭터의 힘을 상승시키는 음식물 등 파워 아이템, 생명력을 증가시키는 라이프 아이템 등이 존재하며, 이는 게임의 퀘스트나 퍼즐을 풀어나가는 데 중 요한 작용을 하는 요소다. 아이템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좋은 아이템 디자인은 게임 자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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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2 <디아블로 3> 무기 아이템 속성

재미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플레이어로 하여금 새로운 아이템을 얻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더욱 새로운 게임을 즐기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보상심리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도구로 아 이템을 활용해야 한다. 플레이어의 능력에 따라 차등 적용함으로써 게 임 진행을 보다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구현하여야 한다(그림 6-2).

세부 시나리오 작성

세부 시나리오는 게임 시나리오 단계의 핵심 요소로 게임의 흥행성을 판가름하며 게임의 완성된 형태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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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세부 시나리오 작성에서는 중심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중심 시나 리오 속에서 세부적인 퀘스트별 시나리오를 설정한다. 이 과정 중에 화 면의 구성과 연출 등 전체 흐름에 관한 설정을 넣는다. 스토리를 구성할 때 주제를 정하게 되는데 대체로 게임 속의 세계 가 위험에 빠지고 그 세계를 게임 플레이어만이 구할 수 있다는 설정을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스토리 구성은 스토리 전개에 대한 목 적의식을 확실하게 하기 위함이다. 목적의식이 분명하게 되면 플레이 어는 게임에 더 몰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맵(지도) 구성

맵(지도)이란 게임에서 지도 또는 배경을 말한다. 맵은 게임의 전체 월 드 안에 개별 던전 혹은 지역의 위치와 구성을 보여 주는 지도다. 해당 던전 혹은 지역에 사는 몬스터, NPC, 마을 배치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 을 설계하는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에서는 이 맵 구성을 매우 난감해하 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글쓰기 능력 외에 애니메이션 연출력이나 디자 인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맵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무 리가 없도록 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지역과 던전, 마을 등 사람 들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것을 밸런스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그림 6-3 은 <디아블로 3>의 맵이다. 이러한 맵을 구성할 때는 특히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첫째로 게 임이 진행되는 만큼 다양한 장애물의 설치 및 적재적소의 배치가 필요 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적의 출현 지점이나 오브젝트의 배치 등을 맵에 설정해야 한다. 또한 맵의 길이는 너무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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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3 <디아블로 3> 마을 지도

콘티, 스토리보드 작성

콘티, 스토리보드는 글로 서술된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해서 개발 작업을 원활하게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텍스트의 서술만으로 는 화면의 구성이나 인트로에 쓰이는 동영상의 구성 등에 어려움이 있 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제작 시에 자주 사용되는 스토리보드를 사용하게 된다. 게임에서 스토리보드란 동영상에 필요한 화면 구성과 연출을 레이 아웃과 글로 설명한 것으로 그 의미는 애니메이션에서의 스토리보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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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다. 동영상 부분의 화면 구성과 배치, 대사,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체 적으로 화면 연출과 세부 설정 및 묘사로써 표현해야 한다. 이렇듯 게임 시나리오에서 스토리보드는 게임의 인물, 배경, 행동에 대한 내용을 묘 사하는 역할을 한다. 콘티란 스토리보드와 비슷한 의미이지만 스토리 보드에서 각 신별로 구성된 레이아웃과 세부 설정 및 묘사들을 더욱 세 분화시켜 화면을 연출하는 것을 뜻한다. 즉, 스토리보드의 각 신을 세분 화된 장면들로 연출한 그림을 구성한 것을 뜻한다. 다음은 콘티와 스토 리보드를 작성할 때 주의할 사항이다.

∙ 영화의 구성 연출 기법 외에 특히 애니메이션의 구성 연출 기법을 중심으로 작성한다. 사람들이 영상 매체를 볼 때 영화에서는 실존 인물이 직접 연기를 하여 구성 연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배우의 어떠한 움직임에도 시각적인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 는 데 반해 2D나 3D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동작은 실존 인물처 럼 움직임의 연출을 적용하게 되면 매우 어색한 시각적 효과가 있 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영화에서는 불가능한 화면 연출이 애니 메이션에서는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영화와 애 니메이션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게임의 흐름은 영화나 애 니메이션의 연출 방법을 많이 구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습득은 게 임 기획자나 시나리오 작가에게 필수 조건이라 하겠다. ∙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용어를 알아야한다. 콘티나 스토리보드 작 성에 있어 전문적인 용어는 매우 필요하다. 특히 배경이 스크롤 되는 것이나 화면 전환 또는 줌인, 줌아웃 등 화면의 연출과 구성 에 필요한 용어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용어를 익힘으로써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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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며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것에 새로운 개 념을 가지고 접근하게 되고 제안된 콘티 용지나 스토리보드 용지 에 화면 연출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하는 작업이 단축될 것이다.

메뉴, 인터페이스 등의 구성

게임을 시작하기 전 화면에 나타나는 게임 시작, 게임 종료, 게임 세이 브, 게임 로드, 게임 옵션 등을 나타내는 화면과 게임 진행 중 나타나는 점수, 체력 수치, 아이템 박스 등을 게임 메뉴라 한다. 메뉴, 인터페이스 등의 구성은 게임을 실행하는 아이콘, 게임 시작 전에 화면, 로고, 종료 화면, 캐릭터 생성, 옵션 설정 등을 구성하는 작업이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 매뉴얼 작업도 이때 같이 진행하게 된다. 매뉴얼은 게임에 대해 설명하거나 이런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때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직 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게임의 진입 장벽을 줄이 기 위한 튜토리얼 등의 작업 구성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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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강명희(2007). 󰡔이러닝 콘텐츠 설계󰡕. 서현사. 안성혜 · 송수미(2009).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기획󰡕. 커뮤니케이션북스.. 윤성현(2006). “다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평균체류시간 요인분석”.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재홍(2003). 게임 시나리오 기획에 관한 연구. ≪한국게임학회지≫, 3권 2호, 12∼18.

이주호(2005). “게임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효율성 연구: 롤플레잉 게임을 중심으로”. 성균관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형록(2008). 󰡔게임 기획자 바이블󰡕. 진한엠엔비. 최동성 · 김호영 · 김진우(2000). 인간의 인지 및 감성을 고려한 게임 디자인 전략. ≪한국경영정보학회≫, 10호 1권, 165∼187. 최혜실(2003). 󰡔디지털 시대의 영상 문화󰡕. 소명출판사. 하명용(2003). “온라인 RPG 만족 요인에 대한 연구”. 아주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하유상(1999). 󰡔시나리오론과 작법󰡕. 태학사. 홍마리아(2000).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관점에서 본 컴퓨터 게임의 재미 요소 분석”. 숭실대학교 대학원 정보미디어학과 석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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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토리텔링

비디오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스토리가 없거나 거의 필요 없는 게 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게임들은 스토리를 수반한 다. 전형적인 컷신(Cut-scene)으로 제공되는 스토리가 아니라 간단한 액션 게임이라 하더라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과 목표를 제공하는 스 토리 구성이 존재한다. 게임 스토리텔링은 현재 교육을 위해 쓰이기도 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에듀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합 성하여 ‘에듀테인먼트’라고 하고, 인포메이션과 합성하여 ‘인포테인먼 트’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게임 스토리텔링의 최소 단위가 무엇인지, 기본 요소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게임 스토리텔링인 문 제 해결 중심의 퀘스트 스토리텔링을 살펴보고, 게임 스토리텔링을 구 조화하는 방법을 알아볼 것이다. 플레이어의 경험을 조직화시키는 플 롯 유형들을 나눠 살펴본 뒤, 일반적으로 세계관으로 부르는 배경 이야 기, 또 이를 구체화시키는 캐릭터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캐릭터, 환경, 행동이라는 게임 스토리텔링의 최소 단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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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토리텔링의 기능 게임 스토리텔링과 플레이어의 경험 그렉 코스티키안은 1973년 이전에는 게임을 스토리텔링 매체라고는 전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때 있었던 게임들은 체스 게임, 보드게 임, 카드 게임, 테이블 전략 게임 같은 것이었고 심지어 비디오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에도 어디에도 스토리가 없었다는 것이다(Costikyan, 2007).1) 그러나 현재 그런 전제로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재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조합한 게임들은 많다. 보다 정확 하게 말하자면, 대부분 게임은 스토리를 수반한다. 전통적인 서사 매체 처럼 선형적 스토리에 미니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부터, 자유도가 높고 상호작용 중심인 대신 스토리는 양념처럼 들어간 것까지 많은 단 계들로 나뉘어 있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스토리를 조합하는 것은 사실이 다. 가장 전형적인 스토리텔링 매체로서 게임은 어드벤처 게임이겠지 만, 어드벤처 게임의 요소들이 다른 장르들에도 자주 복합되어 나타난 다. <하프라이프> 이후 현재는 FPS 같은 게임조차 어드벤처를 결합해 출시된다. FPS 장르인데도 마치 영화의 속편처럼 <포탈>이 전작 <하프 라이프>에서 존재하는 거대 연구기관 ‘블랙메사(Black Mesa)’와 유사 한 ‘애퍼처 사이언스(Aperture Science)’를 배경으로 출시되었던 것 등 이 대표적인 예다. 심지어 <앵그리버드>같은 간단한 게임조차 15초의 컷신을 제공해 스토리를 결합하였다.

1) Greg Costikyan, Games, Storytelling, and Breaking the String, 2007. http://www.electronicbookreview.com/thread/firstperson/story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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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1 게임의 서사 도식 단계

서사

조종 단계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문제를 풀거나 목표를 달성하라고 요구

역량 단계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규칙 및 지식 습득, 놀이하고자 하는 의지 획득 각 게임의 특수한 게임 플레이가 드러나고, 놀이적 태도 구조화

수행 단계

플레이어에게 달린 것(영화의 허구적 캐릭터와 다름)

승인 단계

게임은 플레이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부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승 인(피드백)

전형적인 컷신으로 제공되는 스토리가 아니라 간단한 액션 게임이 라 하더라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과 목표를 제공하는 스토리 구성이 존재한다면 스토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세바스티안 젠보(Sé bastién Genvo)는 스토리텔링을 설명하기 위해 그레마스의 서사 도식 을 통시적 관점의 ‘행위 이론’으로 디지털 게임에 적용시켜, 대부분의 게 임이 제공하는 모든 목표를 표 7-1처럼 네 단계 연쇄로 설명한다 (Genvo, 2008).2) 앞의 정의대로라면 이 연쇄 과정 또한 스토리텔링이 된다. 문제 해 결 중심 스토리텔링에서 보았듯, 문제가 떨어지고 이를 풀기 위해 노력 하면 보상 혹은 처벌이 따라온다. 그러나 일반적인 선형적 스토리와 달 리, 이 도식에서 중요한 단계는 역량 단계다. 말하자면 플레이 구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목표를 가지고 그 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습득하는 단계다. 이 역량 단계에서 디지털 게임의 놀이적 매개가 갖는 특수성이 드러나고, 놀이적 태도가 구조화된다. 여기에서 무엇을 수행해야 하는

2) Sébastién Genvo, “Understanding Digital Playability”, The Video Game Reader 2, Routledge, 2008, pp. 1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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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제시하는 것, 그 잠재성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로 게임 스 토리텔링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플레이 를 개시할 것이다. ‘해야 한다’는 플레이어가 수행할 목표를 제공하는 게임 구조와 관 련이 있다. ‘할 것이다’는 플레이어의 놀이적 태도와 관련된 것이며 ‘하 고 싶다’는 오직 플레이어에게 달린 것이다. 이 지점에서 선형적 스토리 를 제공받는 전통적 서사매체의 독자와 게임의 플레이어가 갈라진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관객은 주인공, 영웅의 결정과 의지에 따라야 하지 만 플레이어의 활동은 ‘놀이 가능한 구조(게임)’에 의해 강요될 수 없으 며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는 어떤 플레이 상황에서든 필수 조건이다. 왜냐하면 플 레이어가 스스로 게임에 몰입하기로 결정했을 때만 플레이 활동이 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레이 가능한 구조에서 ‘플레이할 의지’를 제공하는 방식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 플레이할 의지는 어떻게 생겨나 는가? 앞에서 재미 요소를 살펴보았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의지는 몰입 할 때 생겨나며, 몰입의 최적 경험이 유지될 때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잠재성을 통해 실제로 플레이를 시작하면 수행 단계가 둘로 나뉜다. 밀러는 인터랙티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들의 경험을 열거한 바 있다. 이는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가지는 플레이 경험과도 상통한다. 이 경험 들을 앞서 보았던 4개의 재미 요소에 적용시킨다면 표 7-2와 같다.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이 있겠지만, 이 경험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 뉜다. 바로 ‘할 수 있게 되는 것’과 ‘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할 수 있게 되 는 것’도 결국 게임 구조에 달린 것이다. 행위를 가능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임의 규칙에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 농장 경영 게임 을 시작하면 작은 농지 하나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콩 씨앗 같은 것을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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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2 재미 요소로 구분한 참여자의 경험 사례 재미 요소

사례

하드 펀 (hard fun)

가상의 운송 수단이나 기기 조종하기 가상의 대상을 다루는 법 배우기 경쟁하기

이지 펀 (easy fun)

가상의 내러티브에 참여하기 가상의 환경 탐험하기 캐릭터의 개인적 특성, 기술 창조하기 가상의 대상 변형하기: 색깔, 형태, 방 바꾸기 가상의 대상 만들기 역할 플레이하기

시리어스 펀 (serious fun)

가상의 아이템 수집하기 다양한 유형의 정보나 단서 찾기

피플 펀 (people fun)

선거, 투표, 시험, 경연에 참석하기 가상의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는다. 그러나 경험이 쌓일수록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 고, 곧 돈을 더 벌어야 원하는 아이템을 살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농지를 늘리거나 더 수확이 좋은 작물을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 하게 된다. ‘하는 법을 아는 것’이란 대개 튜토리얼을 이야기한다. 게임 속의 허 구적 세계에서 행동하기 위해서는 인터페이스 다루는 법을 알아야 한 다. 앞서 설명했던 게임 장르의 관습을 상기해보자. 예스퍼 율은 게임 관습을 두고 캐주얼 게임과 아닌 것을 구분하는데, 캐주얼 게임은 게임 관습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하는 방법 을 체득하는 데에는 몇 초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거의 처음 으로 게임에 접근하는 그들에게 해당 게임 장르의 관습, 즉 핵심 플레이 가 무엇인지 알려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캐주얼 게임이 아닌 경우 이 미 게임에 대한 상당한 절차적 지식을 지닌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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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그들이라 할지라도 튜토리얼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 날 많은 게임들이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기초적인 절차적 지식을 가르치 는, 튜토리얼 같은 시퀀스 등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단지 전자의 튜토리얼이 대개 인터페이스와 핵심 플레이에 대한 설 명적 화면 몇 초로 구성된다면, 후자는 하나의 모드로서 낮은 레벨에서 게임 메커니즘의 기초를 터득하게 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숨겨 있던 메 커니즘을 드러내도록 디자인되었다는 차이만 존재한다. 즉 ‘하는 법을 아는 것’ 역시 게임의 장르와 시스템을 구성하는 메커니즘에 많은 부분 의존한다. 이 튜토리얼 시퀀스는 게임 스토리텔링의 기본이 된다. 게임의 메 커니즘과 관련해 플레이어마다 다른 절차적 지식 수준을 고려해야 한 다.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게임의 경우 거기에 익숙 한 플레이어는 의지를 잃을 것이고, 튜토리얼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면 경험이나 기술 부족으로 실패를 반복하다가 역시 플레이할 의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 게임의 난이도를 여러 가지로 다양화하는 이유다. 튜 토리얼에서 게임의 핵심 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 주는 것, 그리고 숨겨 진 메커니즘을 암시하는 것이 튜토리얼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실제 플레이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할 의지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예측 불가능한 임의적 요소를 넣어야 한다. 선형 적 스토리도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어야 좋은 스토리다. 게임 스토리텔 링 역할도 마찬가지다. 게임 행동 양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튜토리 얼 단계로부터 습득한 게임 관습에 대한 지식을 플레이를 통해 학습하 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요소들에 의해 고무되고 나면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즉 보상이다. 보상으로 느낄 수 있는 플레이 경험 역시 다양하다. NPC에 의해 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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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받기, 좋은 점수 얻기, 특정 유형의 상 획득하기, 아이템 획득하기, 레 벨 오르기, 가상적 세계 안에서 서열 오르기, 게임이나 스토리 배경 안에 서 뚜렷한 발전을 이루는 것 등 보상 경험은 4개의 재미 요소들을 그대 로 가지고 있다. 이 피드백이 되어야만 게임 행동은 승인 단계로 접어들 며, 여기까지가 게임 행동 양태의 한 루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 행동 양태의 방식은 전형적인 디지털 게임뿐 아니라, 이전에는 쓰 이지 않았던 영역에서도 다양하게 쓰인다. 이른바 게임 스토리텔링의 활용이다.

게임 스토리텔링의 활용 위에서 본 게임 행동 양태를 교육을 위해 활용하는 것을 에듀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합성하여 ‘에듀테인먼트’라고 하고, 정보를 알려 주려 할 때 활용하면 인포메이션과 합성하여 ‘인포테인먼트’라고 부른다. 어떻게 가르칠 때 게임 스토리텔링을 활용할 수 있는가? 아이들 용 으로 나온 게임들은 학습 플레이를 활용한다. 실제로 게임은 기술을 연 마하면서 습득하고 배우지만 가르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가령 플 레잉이라는 영어마을 RPG 게임은 play에 영어의 Eng를 합성한 것으로, 반복적으로 단어가 적힌 카드를 수집하고 수집한 카드로 싸우는 엘워드 시스템을 제공한다. 예상 외로 어린 아이들은 반복을 좋아한다. 카드를 수집하는 행위 는 반복적이지만 지겨워하지 않는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잘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행위를 즐거워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반복적인 연습을 제공하는 것을 게임에서 ‘드릴 앤 킬’이라 고 하는데, 목적이 명확하고 행동에 따른 보상이 명확하다면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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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행위를 몇 십 번이라도 반복한다. 그러나 이 목적이 게임의 목적이 아니라 교육의 목적이라는 게 드러나는 순간 학습 플레이는 플레이가 아닌 학습이 되어 버리며, 동시에 흥미를 잃게 된다. 게임 스토리텔링은 여기에서 두 가지로 작동한다. 하나는 위에서 설명했듯 실패를 하지 않고 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비게이션 구조가 쉬워야 한다. 직관적 이해가 가능한 인터페이스, 혹은 쉽게 이해하고 이동할 수 있는 인터랙 티브 선형 구조를 활용한다. 두 번째는 학습이 아니라 게임의 목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마을에 얽힌 이야기들을 만드는 것이다. 즉 학습 플레이에 ‘가상의 환경 탐험하 기’와 ‘가상의 내러티브에 참여하기’ 경험을 덧붙여 활용함으로써, 드릴 앤 킬의 구조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P2P(Peer to peer) 학습, 즉 함께 문 제를 내고 풀고 경쟁함으로써 게임의 목표를 구체화한다. 이런 아동용 교육 게임들은 한둘이 아니다. 어린이용 가상세계인 ‘펀 투 펀’은 키우기 나라, 꾸미기 나라 등으로 ‘가상의 대상 만들기’, ‘가상의 대상 변형하기’, ‘캐릭터의 개인적 특성’, ‘기술 창조하기’ 등의 경험을 덧붙여 활용, 역시 드릴 앤 킬의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 국내 어린이용 교육 게임의 신호탄 을 알렸던 <마법 천자문>도 마찬가지 구조다. 반면 성인 대상의 에듀테인먼트의 경우, 보다 복잡한 주제를 다뤄 야 하는 만큼 이런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미국에서 만들어, <에버퀘 스트>에 가까운 게임 환경에 물리학, 대수학 등의 복잡한 주제를 다룬 게임 <투 티치 프로젝트>는 국내에서도 시도해 볼 만한 일이지만, 만든 이들도 인정했듯 반복적 학습 플레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보다 같은 시간에 실제 교육을 하는 편이 성인을 대상으로는 훨씬 효과적이다. 성 인 대상으로 교육적으로 나온 게임들 중 성공한 것은 휴머니티, 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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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같은 정말로 복잡한 주제로 아이러니를 사용 한 기능성 게임들이 더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능성 게임으로 넘어가면 게임 스토리텔링은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게임 행동 양태를 활용하는 새로운 영역이 교육만으로 그치지 않는 다. 애드버게이밍은 광고와 게임의 합성어다. 브랜딩(물건이나 서비스 를 차별화시켜 알아볼 수 있게 확립하는 방법)으로서, 소비자 인터랙티 비티를 향상시키며 잠재적 고객을 등록시키고 이메일 주소를 자발적으 로 제공하게 함으로써 광고주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도요타나 폭스 바겐 등 자동차 회사들이 후원한 모바일 플랫폼의 레이싱게임들이 대표 적인 예다. 현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 전 이를 둘 러싼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ARG 형식으로 소화하는 일도 많다. ARG였 던 ‘Last Call poker’는 액티비전(Activison)이 출시한 <건(Gun)>이라는 비디오 게임의 마케팅 캠페인이었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견된다. 모바일 어드벤처 <회색도시>가 출시되기 이전, 2013년 6월 ARG 형식으로 실시되었던 ‘Project Mist’도 대표적인 예다. 또 ARG가 <더 비스트(The Beast)>라는, 영화 <A.I.>(2001)의 디자 인팀 프로모션용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던 것을 떠올려보자. 영화 홍 보를 위해 게임으로 출시되는 마케팅은 이제는 거의 정해진 수순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제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영화와 같은 세계 관을 공유하고 프리퀄처럼, 혹은 스핀오프처럼 출시되는 게임들도 많 다. 영화 <아바타>보다 앞서 출시되었던 <아바타 인 게임>이 판도라 행 성에 처음 인간들이 도착해서 싸우던 시기의 프리퀄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도 대표적인 예다. 인간이나 나비족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게임을 진 행하게끔 했다. 영화 <어벤져스> 이후 페이스북과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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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져스 얼라이언스>는 같은 세계관을 두고 스핀오프처럼 진행된다. 실 드의 새로운 요원이 되어 어벤져스의 많은 영웅들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들과 함께 임무를 해결해나가는 게임이다. 경험치가 쌓일수록 더 많 은 영웅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이제 이러한 게임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게임 스토리텔링이 어떻 게 이루어질지 생각해보아야 할 때다. 마블 코믹스의 수많은 영웅들을 데 리고 <어벤져스 얼라이언스> 같은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하나의 상호작용적인 세계에 존재하는 수십 명의 영웅들과, 수백 혹은 수천 명 이 상에 달할 동시접속 플레이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만화도 영화도 이미 존재한다. 선형적인 스토리는 갖춰졌다. 주인 공은 슈퍼히어로이며, 악당을 무찌르고 범죄를 막고 사람을 구출하는 이야기들이다. 여기에서 맞게 되는 문제는,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플레 이어에게 전달하느냐다. 다음 장에서 게임 스토리텔링이 단계별로 어 떻게 만들어지는지 보도록 한다.

게임 스토리텔링의 적용 앞서 5장에서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보면서 콘셉트 문서 를 언급하였다. 다음은 콘셉트 문서에 들어가야 하는 항목들과 각 항목에서 던져야 하는 최소한의 질문들이다.

① 전제: 테마, 주제라고도 한다. 기획의 본질적인 내용은 무엇인 가? 목적과 임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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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매체: 게임이 활용할 매체와 플랫폼의 유형은 무엇인가? 해당 플 랫폼 장르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이 있는가? ③ 대상: 어떤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한 기획인가? 그들은 어떤 유형 의 재미를 즐기는가? ④ 스토리 콘셉트: 허구의 세계가 있는가? 그렇다면 세계관은 어떤 것인가? 플레이어는 게임 세계 안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는가? 캐 릭터에게 스토리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⑤ 대립과 긴장: 플레이어가 마주치게 될 장애물은 무엇인가? 적인 가? 어떤 유형의 장애물과 도전이 있는가? ⑥ 보상과 결말: 임무를 완수했을 때 사용자가 얻게 되는 보상은 무 엇이 있는가? ⑦ 구조: 게임 구조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⑧ 디자인 목표: 플레이어에게 어떤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유사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다른 게임이 있는가? 있다면 어 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우선 전제란 테마, 혹은 주제를 잡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로 그라인 식의 핵심 아이디어 정리가 필요하다. 가령 “플레이어는 무정부 상태인 A 도시에서 살아나가야 한다. 거리에 다니는 모든 이들이 당신 의 돈을 빼앗으려 하는 적이다”는 문장을 본다면, 누구나 이것이 <GTA> 의 로그라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문장은 두 개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하나는 게임 전체의 목표 이며, 다른 하나는 그것을 성취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다. 문제 해결 중심 스토리텔링이 기본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두 문장이 게임의 테마가 되는 이유도 납득이 될 것이다. 이렇게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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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정리되면,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준비 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이렇게 아이디어를 만들기까지가 가장 어렵다는 점이다. <어벤져스 얼라이언스>의 예로 돌아가 보자. 이미 <어벤져스>라 는 선형적인 스토리가 있고, 또 마블이나 DC코믹스를 가지고 만든 슈퍼 히어로 게임 시리즈 같은 전작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실제로 새로운 게 임을 만들 때 핵심 아이디어, 게임의 테마를 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게임의 목표를 무엇으로 할지, 장애물을 어떻게 만들지,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제공할지, 만화를 참고한다면 어떤 스토리를 제공하고, 또 그 선 형적인 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소화할지 수많은 의문이 생겨나는 것이 다. 그런 의미에서 문서화하기 이전, 게임 스토리텔링의 첫 번째 단계 는 말 그대로 콘셉트를 잡는 데 있다. 대개 게임은 <어벤져스>와 달리 소재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같은 플랫폼 같은 장르라 할 지라도 누구나 소재 면에서는 혁신을 추구한다. 또 소재를 정했다 하더 라도, 그 스토리 구조가 어떻게 되어야 할지 초반에는 모호하게 느껴지 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주로 게임 디자이너들이 써 왔던 스토리텔링의 기본은 신화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많이 연구되었던 이 론은 조지프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기반으로 한 ‘영웅의 12 단계’다. 대개 튜토리얼 모드는 컨트롤을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영웅을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를 가르치기 위해 나온 것이다. 후자의 경우 튜토 리얼은 단순한 설명에서 더 나아가 영웅의 줄거리를 엮는다. 영웅의 서 사는 12단계로 나뉘는데, 근본적으로 영웅이 겪는 모험의 서사라고 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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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3 영웅의 12단계 단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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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일상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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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에의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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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에의 거절, 망설임

4

초자연적, 조력자의 도움

5

첫 관문의 통과,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

6

시험, 여신과의 만남

7

동굴로의 접근, 두 번째 관문

8

시련의 극복, 신격화

9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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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관문

11

최후의 위기, 부활의 경험

12

불로불사, 삶의 자유를 얻음, 일상 세계로의 복귀

출처: Christopher Vogler, 함춘성 역,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 무우수, 2005, p. 53.

단계별로 생략이 가능한 이 구조는 플롯 잡기의 하나의 예시다. 영 화 스토리를 구조화할 때도 쓰이며, 게임의 경우 <파이널 판타지 7>처 럼 스토리양이 많은 롤플레잉 어드벤처 게임에서 주로 쓰였던 구조다. 게임에서는 망설임의 단계인 3단계가 보통 생략되고, 7단계부터 10단 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네버엔딩구조를 보여 주는 경우가 많다. 플 레이어들은 일상적 세계에서 튜토리얼 모드를 통해 2단계로 진입한다. 즉 모험에의 소명을 받는다. 이때 주로 등장하는 것이 4단계의 조력자 다. 5단계에 해당하는 첫 관문, 즉 조력자가 알려 주는 컨트롤 테스트나 첫 퀘스트를 완료함으로써 게임 속의 세계로 주인공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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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속적인 시험을 겪고 그 관문을 넘는 플레이를 하면서 경 험을 얻으며, 이런 경험이 레벨로 옮겨지는 것이다. 즉 튜토리얼이란 주 제에 맞게 액션 컨트롤을 소개하는, 스토리와 설명을 엮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스토리란 플레이어가 앞으로 모험을 떠나게 될 게임의 세계에 대한 것이다.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그 게임 세계의 근원을 톨 킨의 󰡔반지의 제왕󰡕에 두고 있다. 󰡔반지의 제왕󰡕의 ‘중간계’라는 환상공 간을 체험하고자 한 독자들에 의해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을 단순하게 구현한 TRPG <던전 앤 드래곤(D&D)>이 출현하였으며, 이 게임 형식 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구현됨으로써 <울티마>, <위저드리> 같은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톨킨이 자신의 판타지 세계를 아주 자세히 기술해 놓았기 때문이다. 언어부터 만들어 낸 톨킨은 그 안에 종족의 신 화, 역사, 각 종족 간의 전설과 민담까지 만들고 공간을 정교하게 묘사했 다. 가령 얼마나 먼지 소설 안에서 누군가 물어보면, 며칠 걸린다는 정 도가 아니라 “진저리나게 멀어. 웨더톱에서부터는 땅이 아주 거칠고 광 활하지”하는 방식으로 지형 묘사까지 하는 식이다. 이에 지리학자 폰스 타드(K.W. Fonstad)는 그 지형 묘사를 바탕으로 1991년 약 200쪽 분량 의 중간계 지도를 내놓기도 했다. 톨킨은 1차 세계를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세계로, 2차 세계를 󰡔반 지의 제왕󰡕 이야기가 펼쳐지는 중간계와 같은 허구적 공간으로 구분한 바 있다. 이 허구적 공간은 신화의 공간이다. 영웅은 소명을 받아 이 신 화적 공간으로 모험을 떠나고 여러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 소명을 완수 하려 한다. 그 소명 완수 이야기 구조를 중세 로망스 문학의 전형을 빌려 성배 찾기 이야기라고 한다. 성배라는 목표 설정, 모험, 그리고 성배를 찾는 3단계는 영웅 서사 12단계의 핵심 요소만 남겨놓은 것이다.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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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구 서사(quest narrative)’, 바로 퀘스트다. 퀘스트 서사 구조는 판타지를 반영한 컴퓨터 게임에서도 주요한 요 소다.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통해 그 가상공간에 편입된다. 가상공간을 보여 주는 직관적 도구는 바로 맵이다. 󰡔반지의 제왕󰡕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지도는 컴퓨터 게임의 맵으로서도 공간적 동질성을 보여 준다. 방 대한 세계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간계’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게임에 반영될 때 퀘스트와 배경이야기, 두 가지로 반영되었다. 어떻게 퀘스트를 설정하는지, 즉 임무를 어떻게 주고 어떻게 완수 하게 하는지를 보여 준 것이 톨킨의 󰡔호빗󰡕이다. 그리고 배경 스토리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실마실리온󰡕이다. 󰡔반지의 제왕󰡕은 ‘중간계’ 역사 의 한두 페이지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게 철저하게 창조된 세계였던 탓 에 그 자체로 컴퓨터 게임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세부까지 창조하 는 개념이 프로그래밍이나 시나리오의 구상에 반영된 것이다. 주도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잡는지가 기획의 첫 단계라면, 롤플레잉 어드벤처의 경우 그것이 허구적 공간을 어떻게 세우는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허구적 공간은 캐릭터, 장소, 아이템, 배경이야기로 구성된다. 이때 아이디어는 주도적 아이디어, 대립적 아이디어로 나뉜다. 주도적 아이디어는 퀘스트 서사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모르도르에 가져가 없애야 하는 반시 운반 사자의 임무를 받고 그 임무 를 완수하는 것이다. 대립적 아이디어는 배경 이야기에서 나타난다. 평 화로운 호빗마을의 시작과 모르도르와의 대립처럼 모험의 공간을 압축 시킬 수 있는 공간 디자인과 이를 설명해 주는 배경 이야기다. 배경 이야 기를 구체화시키는 것은 맵과 캐릭터다. 평화로운 호빗마을을 구체화 하는 것은 프로도와 샘이며, 모르도르에는 사우론이 있고, 그들을 가로 막는 이들은 나즈굴을 비롯한 오크같은 몬스터들이다. 각 지역별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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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는 적들이 달라진다. 즉 배경 이야기란, 각 맵에서의 사건과 전체 이야기 사이, 전체 주제 와 개별 장소들 사이, 시간적 차원(줄거리)와 공간적 차원(성격, 사상) 을 이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배경 이야기를 체험하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이 퀘스트라 할 수 있다. 스토리 분량이 많은 게임, 롤플레잉 어드벤처만이 배경 이야기와 퀘스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아주 간단한 액션을 요구 하는 캐주얼 게임이라 할지라도 배경 이야기와 퀘스트를 가지고 있다. 가령 <앵그리버드>같은 게임조차 짧은 컷신 동영상을 통해 왜 새들이 화가 났는지, 돼지들이 알을 훔쳐갔다는 배경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 고 새들을 잘 날려 돼지를 공격하라는 퀘스트를 주는 것이다. 스토리는 플레이어에게 하나의 경험이다. 어떤 게임에 어느 정도의 스토리를 기획 해야 하는지, 적절한 스토리 분량이라는 규칙을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캐릭터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때 캐주얼 게 임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스토리 레벨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임에서든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 다. 장애물을 위치시키는 방법은 스토리와 마찬가지다. 앞서 살펴본 단 계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시험을 거치며 마지막 관문에서 죽음의 위기까 지 내몰리듯이, 최종 목표를 향한 길목에 가장 큰 장애물이 자리한다. 게임에서 스토리를 계속 진행 못하도록 하는 장애물이라고 하면 대 개는 몬스터나 적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게임에서 스토리 진행 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만드는 방법은 실제로는 두 가지다. 시간에 따른 것이나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시간 제한을 두어 시간 안에만 하 게 하거나, 시간이 갈수록 어렵게 만드는 것, 또 선택지를 몇 개만 제시 하고 그중에서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게임이라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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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분기 구조에서 경험을 조직화하고 구조화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게임 스토리텔링을 구조화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경험을 조직화시 키는 플롯, 그리고 세계관으로 부르는 배경 이야기, 또 이를 구체화시키 는 캐릭터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음 장에서 이들을 보도록 한다.

게임 스토리텔링의 요소 세계관 앞서 <어벤져스 얼라이언스>를 예로 든 바 있다. 슈퍼히어로 물로 유명 한 마블 코믹스의 경우 <마블 멀티버스>라는 공통된 평행우주의 세계 관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의 우주를 몇 번 지구(earth)라고 부르면서 0000번부터 1789002번까지 저마다 번호를 달아서 부른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를 지구-1218, 마블 코믹스의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우주를 지구–616라고 부르는 식이다. 또 <오리지널 어벤져스 유니버스>(1963), <얼티미츠 유니버스>(2002), <시빌 워 유니버 스>(2007) 등 영화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게임은 <게임 유니버스> 로 지칭한다. 새로 만드는 <어벤져스 얼라이언스>에서 영화<어벤져스> 와 같은 스토리를 제공할지, 만화를 참고한다면 어떤 스토리를 제공하고, 또 그 선형적인 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소화할지를 이 세계관을 기반으 로 설정해 나가는 것이다. 터바인사가 만들었던 <반지의 제왕 온라인>이 ‘중간계’를 기반으 로 소설과 다른 시대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항상 이렇게 기댈 수 있는 세계관이 있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관을 처음부터 설정한다는 것은, 스토리를 창출하기 위한 공간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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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환경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즉 장소와 시대와 같은 배경을 표현하는 스토리 작업인 것이다. 시간적 배경은 시대적 조건을 포함한다. 만일 시대적 조건이 필요 하다면 그 시대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거나 설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세계관의 설정 요소들로 정치, 종교, 경제, 산업적 배경까지 설정해야 한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하나의 허구적인 세계를 만든다는 것은 그 세계의 국가체제, 계급제도, 인종 구성, 종족, 언어, 종교, 역사, 경제, 문학, 미술, 음악, 건축양식, 과학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야 한다는 것과 같다. 그중에서 국가체제를 결정하는 정치학적 배경은 캐릭터들의 행동 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가령 왕정이라면 왕의 명령이 하나의 퀘스트 가 될 것이다. 또 종교학적 배경도 역시 종교에 의해 캐릭터를 컨트롤하 는 역할을 한다. 주술처럼 종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신비성이나 육체와 영혼의 분리 등은 사고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화폐 단위나 은행 같은 금융기관 여부를 결정하는 경제학적 배경 역시 그러하다. 공간적 배경은 국가나 도시, 마을, 주거 공간의 생김새, 또 산맥이나 사막, 바다 같은 자연환경까지도 포함한다. 전자는 앞에서 시대적 배경 과 통일성을 갖춰야 한다. 가령 ‘아키에이지’같은 경우, 중세 판타지풍의 MMORPG인데도 불구하고 업데이트를 하면서 주거공간의 아이템으로 포켓몬이 들어가는 스크린까지 현대풍을 투입하면서 빈축을 산 바 있 다. 몰입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이템도 장소의 일부다. 시대적 배경에 대한 콘셉트가 결정되면 공간적 배경도 영향을 받으며, 아이템 역시 그에 맞추어 제공되는 경우 가 많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복잡한 스토리가 아니라 캐주얼 게임이 라도 마찬가지다. 낚시 게임은 사실적인 묘사를 주로 하는 스포츠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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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일종이지만, <초괴물 낚시>처럼 세계관이 판타지 요소를 포함한다 면 인어부터 수룡 같은 괴물까지 잡을 수 있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사 실적인 묘사를 주로 하는 다른 낚시 게임에 그런 괴물이 등장한다면 마 찬가지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자연환경은 맵으로 나타난다. 맵은 세계관의 일부지만, 장소들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세계 그 자체가 될 때도 있다. 산 맥, 바다, 사막 같은 특수한 자연 환경은 각 장소별로 서브 맵으로 제공 되면서 각 환경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따라 하나의 콘셉트로 기능하기 도 한다. <템플런>처럼 정글의 던전을 배경으로 놓고 위험 요소로 툭 튀 어나온 나무뿌리나 원숭이 같은 괴물을 배치하거나, 위험에서 탈출하는 방법 중 하나로 늘어진 나무줄기를 붙잡고 달리는 행동 등을 추가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자연적 환경이 하나만 주어지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공간의 변 화가 MMORPG처럼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경우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 니다. <드래곤 플라이트>나 <로키 버드> 등을 보면 용이 날수록, 새가 나는 거리가 길수록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한다. 이때 대립적 공간 변화를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각 공간에는 의미가 있다. 높은 공간이 이상을 의미한다면 낮은 공간은 현실을 의미한다거나, 정돈된 공간은 정결한 반면 산만한 공간은 그 반대의 의미거나, 어두운 공간이 좌절을 하게 하는 반면 밝은 공간이 희망의 의미를 띠는 것 등이 그 예다. 내거 티브한 공간 뒤에는 밝고 평화스러운 도시의 공간이 나오는 식으로 대 립적인 공간 변화를 주는 것이 공간을 탐사한다는 행동에 보다 더 의미 를 부여하게 된다. 공간을 탐사하도록 행동하게 하는 것이 퀘스트라는 것을 앞서 살펴 본 바 있다. 세계관을 경험하게 하고 공간을 탐험하게 하는 퀘스트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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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단계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건 경험을 하게 하는 데 쓰인다. 그 사건 경험의 구조, 플롯을 살펴보도록 한다.

플롯 E.M.포스터에 의하면 플롯이란 사건 서술의 인과성이다. 다음 두 개의 문장이 그가 말하는 플롯의 정의를 대변한다(Forster, 1990).3)

① 왕비가 죽었다. ② 왕이 죽고 슬픔에 잠긴 왕비가 죽었다.

구분한다면 전자는 사건 서술이고 후자는 플롯이다. 전통적 서사에서 플롯이란 인과관계가 있는 서사의 뼈대다. 이런 의미에서 플롯의 고전적 설계, 아크플롯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인과성 있고 일관된 사실성을 가진 사건, 닫힌 결말, 연속적 시간, 외적 갈등, 활동적인 단일 주인공이다. 일관된 사실성이란 가령 마법적인 요 소가 전혀 없는 세계관이라면 불가해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반면 세계관이 마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 행운의 동전을 주우면 반 드시 원하는 일이 하나 이루어진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면, 그 조건이 지 속적으로 발현되어 행운의 동전을 줍는 이들마다 소원을 하나씩 이뤄야 하는 것까지 양쪽 면 모두를 포함한 것이다. 전통적인 서사는 이러한 아크플롯에 따라 3막 구조에 맞추어 사건 들을 배열한다. 1막에는 주인공에게 문제가 떨어지고, 2막에는 주인공

3) E.M.포스터, 이성호 역, 󰡔소설의 이해󰡕, 문예출판사, 1990, 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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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 때문에 외적 갈등을 일으키며 활동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 력하고, 3막에는 그 문제를 해결했는지 못했는지 결말을 알려 주는 방식 이다. 물론 전통적인 서사라 해도 아크플롯 구조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 니다. 미니플롯의 구조를 가진 소설이나 영화도 많이 나와 있다. <인셉 션>처럼 열린 결말로 명확하게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아니면 꿈이었는 지 알려 주지 않는다거나, 갈등이 액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외적 갈등이 아니라 내면의 갈등이거나,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처럼 주인공이 하 나가 아니라 다수여서 집단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등 약간의 변형 들이 가미된 것이다. 게임에서는 플롯 진행을 구성할 때 하나의 사건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 결말을 맺는 직선형(일자형) 구성보다 다양한 사건들이 독립적으 로 시작되거나, 중간에 분기되거나, 분기된 줄기들이 독립된 결말을 맺 는 등의 복잡한 구성이 더 일반적이다. 이를 멀티 시나리오라고 한다. 멀티 시나리오란 같은 주제하에서 전개되는 스토리의 진행을 여러 갈래 로 분기시켜 다양한 노드를 경험하게 하는 시나리오로, 앞서 살펴보았 던 다중 형식 이야기의 하나다. 대개의 게임 시나리오가 이에 속하며, 플레이어가 선택하고 행동하는 대로 인물, 사건, 배경, 스토리의 진행 및 결말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어드벤처, 롤플레잉, 시뮬레이션 등은 멀티 시나리오를 쓰는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그러나 멀티 시나리오라고 해서 아크플롯을 보여 주는 기본 3막 구 조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가령 <화이트 아일랜드>같은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언뜻 보면 1막과 3막이 없는 것 같고 시간 도 연속되지 않는 듯이 보이지만, 주인공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을 움 직이면서 게임을 계속해 나가면 숨겨진 이야기 조각들의 퍼즐이 맞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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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렇게 분기 구조로 이루어진 멀티 시나리오에서 스토리와 게임을 연결시키기 위해 쓰는 구성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은 액자형 구성이다. 사건 안에 사건을 넣는 것으로, 롤플레잉 게임 진행 중 이벤트가 나와서 이야기 조각을 회상신이나 일러스트 등으로 보여 주거나, 스테이지 하 나를 클리어할 때마다 컷신을 넣어 주는 것이 그 예다. 또 옴니버스형이라는 구성을 쓰기도 한다. 각기 독립된 이야기들 이 연결되어 하나의 종합된 이야기 틀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각 캐릭터 나 장소별로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 스토리가 병합되며 전체적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속적 에피소드 업데이 트로 스토리를 끌어가는 게임들도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멀티 시나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별 혹은 장소별 로 잘라진 이야기 조각이 필요하다. 이를 스토리 유닛(unit)이라고 하기 도 하고, 내러티브 블록이라고 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가장 작은 내러 티브 블록으로 스토리 비트(beat)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비트란 행 동·반응이라는 행위의 교환으로 이루어진 가장 작은 이야기 단위다. 비트가 변화를 가지고 반복되는 과정에서 장면이 구성되고, 장면이 모 여 시퀀스가 되는 식이다. 비트는 행동이 왜 일어나는지를 포함하고 있 지 않지만, 게임의 단위인 스토리 노드에는 캐릭터, 환경, 행동이 포함 된다. 문제 해결 중심 스토리텔링에 입각한 스토리 노드다. 문제는 이러한 노드에서 다른 노드로 플레이어가 선택하면서 움직 일 때, 분기 구조의 특성상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제어할 수 없을 만큼 확 대된다는 점이다. 처음에 A노드에서 시작해서 두 개의 선택지만 준다고 해도, 다음에는 노드가 두 개로, 두 개의 노드가 다시 네 개로, 내버려두 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노드들을 가지고 멀티 시나리오의 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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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1 장벽으로 통제된 구조

a1

c1

B

c2

a2 A a3

C c3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분기의 통제 기술을 익혀야 한다. 통제 기술은 곤경과 장벽으로 요약된다. 자유도가 있다는 착각을 주지만 실제로는 한 길로 가도록 강요하는 방법이다. 곤경이란 메인 스 토리 루트에서 벗어난 구역을 자유롭게 탐색하는 것이 가능한 듯이 보 이지만 다른 루트로 가면 낮은 보상을 얻거나 HP가 떨어지는 등 실제로 는 루트를 벗어날수록 행동이 어렵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장벽은 포위 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포위란 정해진 행동을 완수한 후 보상을 받거나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바로 전에 방문했던 구역을 다시 방 문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A노드에 연결된 작은 노드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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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다른 선택지로 이동할 수 없게 만들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서는 A노드를 반드시 거치게 만든 루프의 체계를 장벽이라고 한다. 그림 7-1에서 보듯 a1,a2,a3에서는 B노드나 C노드로 바로 이동할 수 없다. A노드를 거쳐야만 이동이 가능하다. 이렇게 포위를 해서 만드 는 것이 장벽이다. 한 장벽 안에 있는 노드는 세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스토리 전개를 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노드다. 또 하나는 사람을 만나서 캠프파이어를 하거나 요리를 만드는 등 경험을 풍부하게는 만들지만 스 토리 전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노드이며, 마지막으로는 미션과 보상 을 받고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경험에 변화를 가져오는 일을 하 는 노드다. 플레이어는 현재 있는 시점에서 필요한 식량을 키울 때까지, 즉 필 요한 임무를 수행할 때까지 다음 노드로 옮길 수 없다. 이렇게 하여 분기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선형적 이야기를 제공할 수 있 게 된다. 이것이 ‘주요 스토리 경로’로, 전통적 서사의 플롯과 유사하다. 주요 스토리 경로를 만드는 플롯의 유형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플롯 유형 첫 번째 유형은 가장 전통적 서사의 플롯과 유사한 단일 구성 유형이다. 팽팽한 플롯 유형이라고도 한다. 구성이 명확해서 클라이맥스를 갖추 고 있으며, 결말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해리포 터 시리즈> 같은 게임들이 여기에 속한다. 분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주요 스토 리 경로를 따라가도록 어느 정도 강제한다. 결말이 분명하다 보니 반전 의 결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디아블로 2> 같은 것이 그 대표적 이다. 플레이어가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을 가져와 신선한 충격을 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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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2 단일구성 플롯 유형도

있는 장점이 있으나,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반복적인 경험을 하기 어렵 다. 또한 결말까지 가도록 스토리 경로를 강제하는 측면이 있어 자유도 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림 7-2처럼 나타낼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카드 선택 플롯이다. 대개 오프닝 단계에서 몇 개의 캐릭터 카드가 제공되고, 그중 한 캐 릭터를 선택하면 그 캐릭터에 대한 독립 스토리로 엔딩까지 진행되는 형태다. 캐릭터 카드가 아니라 하더라도 오프닝 단계부터 여러 줄기의 스토리가 전개되어 각기 독립적 스토리로 엔딩을 보는 유형들은 모두 여기에 속한다. 각 캐릭터들을 아우르는 스토리가 필요한 만큼 원작이 있는 경우도 있다. 세계관과 배경 스토리가 탄탄하여, 역시 엔딩이 명확하지만 숨겨 진 이야기 조각들을 찾기 위해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테일즈위 버>는, 원작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몇 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이 캐릭터들은 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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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3 카드 선택 플롯 유형도

지점에서 만나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선택한 캐릭터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더 탐구하기 위해 게임을 반복하게 된다. 그림 7-3으로 나타낼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은 멀티엔딩 플롯이다. 시작 단계는 같다고 해도 플레 이어의 선택에 의해 중간에 여러 줄기로 분산되어 각각의 엔딩을 본다. 닫힌 결말로 해결이 확실하다. 멀티엔딩과 거기로 가기 위한 충격지점 이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 요소다. 가령 <프린세스 메이커>는 보조인물 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호감도나 직업 등에 의해 각기 다른 엔딩을 맞이 하게 되며, 한 번 엔딩을 맞이한 뒤에도 다른 엔딩을 보기 위해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 충격지점이 어디에 있고 거기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면 이 런 엔딩이 나오게 되는지 메커니즘을 찾아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충격 지점이란 분기구조의 많은 가지와 가지를 잇는 병합지점들 중에서도 주 요 스토리 경로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병합 지점을 의미한다. 여기에 서는 멀티 엔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병합 지점이다. <사일런트 힐>은 배드 엔딩, 노멀 엔딩, 해피 엔딩으로 나뉘어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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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4 멀티엔딩 플롯 유형도

각각의 엔딩을 보기 위해 반복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화이트데이>도 이와 유사하게 3개의 엔딩을 제공한 바 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림 7-4와 같다. 그 외에는 통일형이 있다. 오프닝에서는 여러 단계지만 중간에 모 두 하나로 합쳐져 하나의 엔딩을 본다. <삼국지>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유형의 변형으로 한 번 병합했다가 다시 여러 줄기로 분산되어 멀티 엔딩을 보게 되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같은 플롯 유형도 있다. 분기 구조를 어떻게 선택을 하든지 간에 스토리 전체에는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앞에서 주제나 세계관을 우선 잡아야 하는 이유다. 플레이어가 어느 스토리 노드로 갈지 선택하게 할 때에는, 각 스토 리 노드 간에 사건이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기할 이유 를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다. 분기를 위해서는 캐릭터 이동 시스템이 구 현되어 있어야 하며, 멀티 엔딩을 위한 다양한 다수의 충격지점을 설정 해야 한다. 분기 선택 방법으로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비롯한 캐릭터 들의 행동 계획 및 예정을 결정하는 행동 선택과, 플레이어가 제시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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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중심으로 주인공의 행선지를 선택하는 지도 선택이 대다수를 차지 한다. 플레이 도중 발생한 대결에 참여하여 승패를 겨루거나 퀴즈에 참 여하는 경우를 통해 퀴즈나 대결에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노드로 진행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간혹 플레이 도중 발생한 이벤트를 선택 하는 것으로 분기 구조가 일어날 때에는 그 이벤트가 멀티 엔딩을 위한 충격지점이었을 경우가 많다. 멀티 엔딩을 준비할 때 주의할 점은, 엔딩과 게임 오버가 달라야 한 다는 점이다. 한 번 선택을 잘못했다고 해서 사실상의 게임오버가 일어 난다면 플레이어는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가령 화이트데이에서 배드 엔딩이라고 해도 주인공은 학교를 도망 나오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게 임오버는 아니다. 단지 소영이나 다른 이들을 구하지 못했고 학교 전체 가 어둠에 휩싸이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배드 엔딩이라는 것을 직관적 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로 롤플레잉 어드벤처 게임 등에서 쓰 이는 플롯 유형은 ‘주요 스토리경로’를 가지고 어떻게 사건을 배치하여 이 경로를 따라가게 할 것인지 고려한다. 이와 달리 스토리 경로를 하나의 루프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방 문할 수 있는 많은 노드를 제공하고, 일단 모든 노드를 방문하고 각각에 서 요구하는 임무를 수행하면 허브 화면에서 보상을 해 준다. 어떤 노드 를 방문하든 다시 허브로 돌아와야 한다. 주로 첫 화면이 허브 역할을 하 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스토리를 제공받는다. 이러한 허브 구조는 전시관에서도 쓰이는 스토리텔링 구조다. 로 비를 중심으로 뻗어나간 전시실을 두고 로비에서 전체 전시의 콘셉트를 제공받는다. 이동이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주로 어린 아이들 에게 제공하는 게임에서 쓰는 구조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그림 7-5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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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5 허브 구조

이외에 아케이드 게임에서 주로 쓰는 피라미드 구조가 있다. 스테 이지별로 나뉘어 있고 처음에는 제일 비옥한 환경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어려워지고 도전적이 되는 구조다. 웹 게임에서 주로 나타나는 평행 세계 구조도 있다. 기존의 온라인 게임이 플레이어가 로그아웃을 하면 자신의 캐릭터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던 것과는 달리, 평행 세계 구조를 가지고 있는 웹 게임의 경우 웹 게 임 속의 세계는 플레이어가 로그아웃을 했더라도 시간에 맞추어 계속해 서 움직이고 있다. 가령 <열혈삼국> 같은 웹 게임이 대표적인 예로, 다 른 플레이어들에 의해 계속해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 로그아웃을 해야 할지, 언제 로그인을 해야 할지 그 방문 시기를 잘 선택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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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구조나 평행 세계 구조는 스토리 경로에 대한 구조는 아 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를 아예 가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 러나 아예 처음부터 주요 스토리경로를 가지지 않은 분기 구조도 있다. 이것이 클라이맥스가 없는 느슨한 플롯 유형이다. 주인공의 성장만이 목표이며, 아무런 극적 상황 없이 오로지 자세한 정보와 기술력만을 필 요로 한다. 결말도 없으며 상황만 있다. 각 파트에서 해야 할 일만 명확 하면 된다. 단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결과들이 복잡하고 복합적으로 정해진다. 이를 연합구조라고 한다. 이런 구조로 가장 대표 적인 것이 <심즈>나 심시티다. 주요 스토리 경로를 따라간다는 것은 플롯을 따라가는 것과 유사하 다. 플롯은 캐릭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것이다. 어떤 일을 했는가, 그 결과는 어떠한가라는 인과적 서술이다. 이는 캐릭터 행동의 결과이고, 캐릭터의 핵심은 그들이 하는 행동에 의해 나타난다. 플롯은 캐릭터의 행동을 이끌어 내고, 캐릭터 성격의 본질은 플롯을 결정지을 수 있으며, 그의 행동에 의해 세계가 보여 주는 반응에 따라 플롯은 더욱 심화된다. 플롯과 캐릭터는 떼어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다음으로는 캐릭터를 살펴보도록 한다.

캐릭터 게임에서 캐릭터는 매우 중요하다. 가령 마리오의 경우에는 미키 마우 스보다 더 영향력 있는 캐릭터가 되었고, 라라 크로포드는 영화화될 정 도로 특징적인 캐릭터로 남았다. 캐릭터는 닌텐도 DS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마리오 때문에 기계를 사게 만들 정도로 유인하는 힘이 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뽀로로가 간단한 게임에 등장만 해도 교육을 순간 매혹적으로 느끼고 어떤 위험한 환경에 떨어져도 편안함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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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한다. 실제로 <툼레이더>에 라라 크로포드의 삶과 환경에 몰입 하도록 유혹하는 아우라가 없었다면 스타일리시 액션이 아니라 실패한 액션 어드벤처로 남았을 것이다. 캐릭터란 개성, 목적, 의지, 감정을 지닌 살아 있으며 생각하고 행동 하는 개별의 존재다. 전통적인 서사매체에서는 작품 내용에 의하여 독 특한 개성과 이미지가 부여된 존재이기도 하며, 대개 한 가지 또는 그 이 상의 인간적인 면과 한 요소의 극적인 과장을 통해 개성을 뿜어낸다. 그 러나 이렇게 개성을 가지고 아우라를 뿜어내는 라라 크로포드 같은 게 임 캐릭터가 흔한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되고 싶은’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만들어 낸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스스로 영웅이 되는 것 을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게임에 수십, 수천의 영웅이 존재하기란 사실 어렵다. 그 점을 처음부터 재치 있게 꼬집은 게임도 있다. 가령 <확 산성 밀리언 아서>의 경우, “98만 3067번째로 엑스칼리버를 뽑은 아서 님이십니다!”하고 튜토리얼을 끝내자마자 외친다. 플레이어는 많은 영 웅 중 하나이며, 그중에서 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적시하 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게임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캐릭터가 되라고 동기 를 부여하지만, 아예 캐릭터가 주어지지 않는 게임도 존재한다. <테트 리스>나 <애니팡>을 플레이하면서 플레이어에게 되고 싶은 캐릭터나 동일시를 할 캐릭터를 찾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플레 이어들에게 주인공 캐릭터의 특징을 부여하고 있다. 초보에서 시작하 여 위기를 겪어 나가며 점차 상승해 나가는 것이 주인공의 특성인 것이 다. 캐릭터가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그 캐릭터를 화면에서 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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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도 있다. 어깨나 총구 정도만 나오는 FPS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이 러한 1인칭의 경우 캐릭터가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대신 플레이어의 눈 으로 보듯 현실감과 몰입성을 제공하며, 3인칭으로 캐릭터 전신을 보는 경우 현실감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스토리를 진행하며 보 여 줄 때의 장점이 있다. 따라서 시점 사용이 캐릭터 디자인에 직접적으 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레이어가 어떻게 캐릭터의 진행 방향, 행동, 말을 통제하느냐에 따라 게임은 매우 복잡한 사건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캐릭터가 스토리 를 진행시킨다는 것은 다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① 캐릭터가 지닌 목적과 의지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② 캐릭터가 목적으로 돌진하는 행동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대개 선형적 서사의 중심 서사는 주인공의 목표, 목표를 방해하는 장애물, 목표의 달성 여부 셋으로 나뉘어 왔다. 즉 캐릭터 면에서 보자 면 주인공, 적, 그리고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 셋이 가장 중심인물 역할을 했던 셈이다. 적은 주인공이 가진 목적을 체화하게 해 준다. 그리고 적 에게 맞서면서 캐릭터의 의지가 제시되고 목적으로 돌진하는 행동도 구 체화된다. 선형적 스토리를 참고하지 않는 게임의 경우, 적이 반드시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가령 앞서 보았던 느슨한 플롯 유 형이었던 <심즈>의 경우, 미스터 존스는 환영받지 못했다. 반면 분명한 목표가 제시될수록 장애물로서의 캐릭터가 필요해진다. 갈등을 격화시 키고, 장애물을 제공하고, 주인공을 위기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럼 적대자는 어떤 캐릭터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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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창조하기 캐롤린 핸들러 밀러는 게임에서 적대자들은 주로 폭력적이고 사악해서 나오자마자 바로 물리적인 폭력으로 물리쳐야 하는 인물들로 주로 묘 사된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Miller & Carolyn, 2004).4) 그러다 보니 어떤 폭력으로 대항해도 죄책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사악한 외모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외계인이 나오면, 그 모습도 비 슷하고 역할도 유사하다. 자원 때문에 싸우면서 지구인이 외계의 행성 을 노리거나, 외계인이 지구를 노리고 있다는 배경 스토리와 함께 외모 만으로도 싸우고 죽이는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괴물 같은 캐릭터 로 묘사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전통적인 서사 매체에서는 선형적인 스토리를 통해 보여 주는 적들이 매우 다채 롭다. 반드시 폭력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좋은 캐릭터라는 뜻은 아니다. 사악하다고 해도 개성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조커 같은 인물이 대표 적이다. 물론 그 정도로 아우라 있는 적의 캐릭터를 만들기 어렵다고 해 도, 선형적 서사 매체에서 배울 만한 점들은 여전히 있다. 전통적인 서사 매체는 약점, 나쁜 점 등 결함이 있는 인물을 자주 주 인공으로도 적대자로도 내세운다. 가령 <수퍼맨>의 경우, 수퍼맨의 약 점이 크립토나이트라는 것을 적도 안다. 그 시점에서 적대자와 주인공 이 공평해지고 동등해진다. 적대자가 주인공에 대해서 많이 알게 할수 록 덫은 교묘해진다. 추리물처럼 적대자의 정체를 감출 필요가 있는 경 우라면 모르겠지만, 대개는 적대자가 주인공에 대해 많이 알게 할수록

4) 캐롤린 핸들러 밀러, 이연숙 · 변민주 · 김건희 역, 󰡔디지털미디어 스토리텔링󰡕, 커뮤니

케이션북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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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이어나가기 쉽다. 그리고 적대자에게 다소 우스운 부분이 있다 고 해도, 갈등을 격화시키고 장애물을 제공, 주인공을 역경으로 몰아간 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히려 약점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더 캐릭터성이 강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이 나쁜 점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전통적 서사 매체 의 주인공들 중에는 마피아나 범죄자도 많다. 게임도 이를 닮은 것이 있 다. <GTA>는 주인공이 악당이며,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을 통해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반드시 적대자가 악당인 것은 아 니라는 점이다. 적대자란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캐릭터일 뿐으로, 절대 적인 악을 가지고 있는 악당과 주인공과 적대하는 역할이라는 의미의 적대 캐릭터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만일 주인공이 살인마일 경우 주 인공의 목표를 방해하려 하는 경찰이 적대자일 것이다. 가령 <데스노 트>의 주인공인 라이토의 경우 살인을 저지르는 키라이므로, 그를 잡으 려는 FBI나 경찰이나 탐정이 악당이 아니면서도 적대자로 등장한다. 그런 만큼 주인공에게 목표를 왜 달성하려 하는지 동기를 제공하 고, 적대자에게 영웅의 길을 방해하기 위해 위압적이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캐 릭터 콘셉트에서 시나리오 설정이라고 하면 바로 각 캐릭터의 목표와 그 목표를 갖게 된 경위를 가리킨다. 이를 통해서 앞서 살펴보았던 플롯 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목표를 방해하려 하는 적일 경우, 그 안에는 목적으로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관문의 문지기 캐릭터와 같은 목적을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 캐릭터가 모두 포함된다. 문지기 캐릭터는 때때로 주인공이 그 관문을 통과한 다음 동료로 편입시키기도 한다. 라이벌 캐릭터는 경쟁 대회 등을 게임 내용으로 제공하는 스포츠 게임 등에서 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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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에 해당하는 NPC는 말 그대로 조연처럼 활동한다. 거주할 수 있는 환경과 약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때로는 희극적인 장면 을 제공하기도 한다. 환경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캐릭터들, 가령 상점 주인이나 은행 주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경우 멀린이 튜토리얼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페이가 도입을 맡아 몇 십 만째 아서라고 이야기해 주며 희극적인 장면을 제공한다. 어떤 캐릭터든 캐릭터를 개발하려면 우선 이미 기존에 나와 있는 캐릭터를 충분히 조사한 뒤, 모호함을 피해 구별되도록 캐릭터 콘셉트 를 잡는 것이 선결 과제다. 여기에 약점이나 우스운 부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다른 매체의 캐릭터를 개작할 때에는 아우라가 있는 캐릭터를 데려 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최대한 성격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러나 처음 부터 캐릭터를 새로 만든다고 할 때에는 새로이 콘셉트를 잡아야 한다. 그 다음 첫 단계로는 개성을 표현하거나 세계관에 적합한 이름을 주고, 연령이나 직업군, 체격, 복장 등을 정한다. 이때 기존의 선입관을 역이 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겉보기엔 가냘프고 나이 어린 소녀지만 사실 은 몇 백 살 먹은 마녀라든지, 깡패지만 사실은 뾰족한 것이라면 칼뿐 아 니라 펜 끝도 무서워하는 것 등이 연령이나 직업의 선입관을 역이용하 는 예다. <진격의 거인>의 리바이가 최고의 전사지만 키도 작고 손도 작 은 체격을 가졌다는 점이나, 먼지를 싫어해서 마스크까지 하고 청소를 개시하는 부분도 모순을 사용하여 체격과 복장으로 캐릭터를 강하게 각 인시키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가 외모적 콘셉트를 정하는 단계다. 얼굴이나 헤어스 타일 같은 신체적 외모의 특성에서는 스토리와 관계된 특징, 가령 흉터 같은 것을 주로 쓴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도 캐릭터의 내면의 변화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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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줄 때가 있어 초반과 달라질 때가 있다면 외모적 콘셉트의 일부로 설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나리오상으로 설정된, 캐릭터 의 목적과 그 목적을 가지게 된 경위가 설명되어야 한다.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설명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대화다. 캐 릭터 간의 대화는 인격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만이 대 화는 아니다. 텍스트로 문장을 선택하게 하는 문장 선택 대화나 대사가 있는 대화뿐 아니라, 서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역 시 주요 수단이 된다. 가령 오래된 일기나 편지를 본다거나, 캐릭터의 컴퓨터를 뒤지면서 나오는 단서들은 대화보다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캐 릭터의 성격을 전달해 줄 수도 있다. 대화를 실제로 할 때에는 캐릭터의 성격과 말투가 맞아야 한다. 즉 성격이나, 나이, 분위기, 교육적 수준 등 을 반영한다. 그 대화가 서면으로 이루어져도 마찬가지다. 초등학생의 일기가 대학생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오타나 틀린 글자는 초등학생처 럼 캐릭터가 그런 실수를 할 것 같을 때에만 삽입한다. 가령 가상의 뉴스 방송을 쓴다면 뉴스 캐스터의 말투를 닮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각인시키는 방법은, 주인 공의 목적을 체현시키는 적대자, 즉 공략 대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공 략 대상은 각 에피소드당 명확하게 분리되어, 캐릭터가 이 에피소드에 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캐릭터, 환경, 행동이라는 노드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게임 스토리텔링의 최소 단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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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Costikyan, G.(2007). Games, storytelling, and breaking the string. Second Person: Roleplaying and Story in Playable Media, 5∼14. Forster, E. M.(1949). Aspects of the novel. 이성호 옮김(1990). 󰡔소설의 이해󰡕.

문예출판사. Genvo, S.(2008). Understanding Digital Playability. Routledge. Miller, C. H.(2004). Digital storytelling : a creator’s guide to interactive

entertainment. 이연숙 · 변민주 · 김건희 옮김(2006). 󰡔디지털미디어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북스.. Vogler, C.(1992). The Writer's Journey. 함춘성 옮김(2005).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 무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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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게임과 산업



08

게임 경제학

게임 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거대한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생태계는 여러 분야에서 인간 사회를 분 석하는 데 적용되어 해당 산업의 패턴과 구조를 이해하기에 적합한 개 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산업 생태계의 이해는 관련 정책 수립과 산업적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게임 콘텐츠를 생태학적 관점으로 해석하면서 특 히 게임 산업의 구조를 산업 조직 모델에 따라 게임 시장의 구조, 행위, 성과의 틀에 따라 경제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게임 시장 구조에서 는 게임 시장의 생태계적 시각으로 유형화하면서 수직적 시장 구조의 특성과 여러 분야로 세분화된 수평적 시장 구조를 설명하게 된다. 또한 게임 시장 행위에서는 게임 시장의 주체들의 경쟁 전략으로 제품, 가격, 유통, 촉진 전략의 관점에서 다루며 마지막으로 게임 시장의 성과를 살 펴보면서 게임 산업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을 하게 된다.

게임 산업과 시장 구조 매년 5월 미국에서는 전 세계의 게임 개발자들이 전자오락박람회(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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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만나 그들의 아이디어를 퍼블리셔들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하드웨 어 회사나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과의 체결을 위해 비공개 게임 시사회 를 연다. 또 유럽에서는 런던게임위크(London Game Week)와 라이언 게임커넥션(Lyon Game Connection)과 같은 게임 산업 포럼을 개최하 기도 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연 2회 ‘도쿄 게임 쇼(Tokyo Game Show)’를 개최한다. 영국, 미국 그리고 일본은 디지털 게임 생산의 중 심지로, 모두 상당수의 직․간접적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Kerr, A, 2007). 이 외에도 호주, 프랑스 그리고 한국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부산에서 ‘지 스타 게임쇼(G-Star Game Show)’를 개최하는 등 다방면에서 게임 산 업 진흥에 힘쓰고 있다. 게임 시장 구조 분석에 앞서 게임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주요 구성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게임 산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소 프트웨어인 게임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 구성원은 ‘게임 소프트 웨어 개발자’라 할 수 있다(허준석, 2006).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소프트 웨어의 설계와 코딩, 넓게는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까지 포함한다. 즉 단순한 프로그램 작업을 넘어서 전반적인 프로젝트에 기여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프로그래머가 게임 소스 코드를 입력하는 사람이 라면 개발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서 좀 더 넓은 영역에 관여하 게 된다. 대표적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는 국내의 엔씨소프트 (ncsoft)와 NHN엔터테인먼트, 해외 기업으로는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와 밸브(Valve) 등이 있다. 완성된 게임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면 다음은 ‘플랫폼 제공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플랫폼 제공자는 게임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 을 시장과 개발자에게 공급한다. 즉 게임이 소프트웨어라면 플랫폼은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플랫폼 제공자는 게임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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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어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와 관련된 일련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 기도 한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는 닌텐도(Nintendo)와 엑스박스 (X-box) 등이 대표적이다. 소프트웨어인 게임과 하드웨어인 플랫폼이 모두 결정되면 그 과정 에서 퍼블리셔(Publisher)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게임 퍼블리셔’ 는 단어 그대로 게임을 배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단순히 게임 콘텐 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수동적인 업무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이 완성되는 단계까지 모든 사항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전 과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게임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을 공급해 주고, 게임이 완 성되면 그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업무도 대부분 퍼블리셔의 역할 중 하나다(박봉원 외, 2008). 즉 퍼블리셔는 소비자와 게임 개발사 사이에서 유통자로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퍼블리셔에게 요구되는 가장 핵심적인 역량은 이윤창출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게임 성을 갖춘 게임을 선별하여 시장에 전달하는 능력이다. 현재 배급을 담 당하고 있는 업체들은 대체로 온라인, 오프라인, OS 마켓, 게임 포털 그 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형태다. 특히 포털사의 급성장은 다 양한 유료화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직접 전문 게임 개발사를 회원사로 두는 등 게임 산업에서의 전반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 다. 국내의 대표적인 게임 퍼블리셔 회사로는 한빛소프트(Hanbitsoft) 와 이엔피게임즈(Enpgames)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 산업 구조에서 소비자, 즉 ‘게임 이용자’는 게임 시 장의 순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플레이어의 게임 콘텐츠 이용 방식에 따라 서버가 새로 확장되기도 하고 아이템이나 캐릭터, 그리고 기타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가능하다(유길상 외, 2012). 따 라서 게임 시장은 소비자의 수요 욕구 정도에 따라 공급도 원활하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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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1 게임 산업의 생태계 구성원 소프트웨어 개발자

퍼블리셔 (Publisher) 최종 소비자

플랫폼 제공자

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게임 산업시장은 소비자에 의해 여러 번 콘텐츠가 재창조되기 때문에 게임 제작에 있어서도 순환의 형태를 보인 다. 이러한 점에서 게임 산업은 다른 문화 콘텐츠 산업과 다른 시장 구조 를 가진다.

수직적 구조: 게임 생산 구조 국내 게임 시장은 내부적으로 산업 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 소 게임 개발사들은 대체로 대형 개발사들로부터 투자 지원이나 요청 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자금 을 확보하고 있는 통신, 미디어 업체들이 게임 산업계에 진출해 중소 게 임 업체들을 인수합병하고 있다(≪경향비즈n라이프≫, 2014.07.10). 게임 산업은 IT 산업 못지않게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소 게임회사에 대한 인수합병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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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장 구조에 대한 논의는 무엇보다 게임콘텐츠의 유통구조와 인적자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Kerr, A, 2007). 게임 콘텐츠 가 제작되고 판매되기까지 전 과정에 등장하는 주체들과 이해당사자는 누구이며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봄으로써 게임 콘텐츠 상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과정과 게임 산업의 수직적 시장과 산업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게임 산업의 생산 주기는 영화, 음악, 출판 산업과 비교된다 (Spectrum Strategy Consultants, 2002). 산업 내의 퍼블리셔들은 크 리에이티브 아티스트(Creative artist)들에게 재정적인 선금을 지불하 고 마케팅 전략 수립은 물론 최종재를 분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 다. 퍼블리셔가 아티스트들에게 지불한 비용은 차후에 인세(印稅)의 일정 비율로 돌려받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게임 소프트웨어 생산 구조 에는 사전 제작 단계, 제작 단계, 배급, 분배, 소매 단계가 포함되는데, 개인이 아닌 팀으로 구성된 아티스트들이 조직적으로 함께 일할 경우라 하더라도 이와 유사한 단계로 진행된다. 디지털 게임의 생산 구조에서 게임 디자인과 프로토타입이 결정되 면 사전 제작에 들어가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제작단계와 테 스팅 단계를 거치게 된다. 제작 단계에서는 콘텐츠와 엔진 자체에 대한 개발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제작이 완성되면 게임의 사용성 테스트와 품질보증(QA)을 실시한다. 그러한 과정이 끝나면 게임은 유통과정에 들어서게 된다. 게임을 발행하고 배급하는 퍼블리싱 단계,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게 되는 판매 단계가 이에 해당된다. 즉 게임 산업에서의 생 산 구조는 게임 개발자(상류시장)가 생산한 제품이 퍼블리셔(하류시장) 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최종적으로 소비행동이 발생하게 되는 수 직적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수직적 시장구조란 중간재가 거래되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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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장과 최종재가 거래되는 하류시장이 하나의 과정으로서 이루고 있 는 구조를 말한다(장범진 외, 2003). 이러한 수직적 구조의 가장 큰 장점 은 효율성이다. 산업 전반의 비즈니즈 목표와 욕구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고 각 시장 단계에 위치한 인력들에 대한 관리가 쉽다. 또한 수직 구조 는 실용성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시장구조이기 때 문에 생산 과정에서 유용한 구조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집약적인 게임 산 업에서의 수직적 구조는 게임 개발과 유통 과정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수직적 구조 내의 상류 또는 하류 시장에서 독점성을 갖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등장하게 되면 기업의 수직적 결합이나 수직적 제 한 등의 현상으로 이윤 독점화나 불균형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직 적 결합은 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데 생산물을 분배하고 소비자에 게 유통하기까지의 모든 단계를 하나의 기업이 통합해서 운영하는 경우 를 말한다(노기영, 2007). 즉 게임 생산과정에서 기업의 수직적 결합이 강화되거나 확대되면 이용자는 게임을 보다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작과 유통 부분에서는 기업 간 공정경쟁을 약화시켜 양질 의 게임 콘텐츠 제작을 위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 라서 수직적 구조는 콘텐츠의 생산 구조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 며, 게임 산업의 수직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생산 구조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의 생산 주기는 가치 사슬로 간주될 수도 있다. 가치 사슬은 일 반적으로 제품을 구상하고 생산하며 최종 소비자에게로 전달되는 과정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재화나 서비스를 발생시키는 데 필요 한 모든 활동 범위를 의미한다(김진욱, 2013). 사전적 의미의 가치사슬 은 단순히 디자인, 상품 개발, 생산, 마케팅, 소비의 순서로 이어지는데 실제는 이보다 더 확장된 형태로 나타난다. 즉 가치사슬에서 생산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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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가치를 창출하는 수많은 연결고리 중 하나일 뿐이며 연결고리 내에 서는 다양한 범위의 활동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가치사슬은 실제 상황에서 더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산업 내에는 그 산업 부문 에 필수적인 사슬이 존재하고 연결되며 여러 단계를 통해 기타 연관 분 야와의 가치 사슬과도 연결된다(최상인 외, 2008). 게임 산업에서의 가치 사슬 속에는 퍼블리싱이라는 단계가 존재한 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업체를 보통 퍼블리 셔라 부르는데,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게임 포털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게임 포털 업체들은 개발사로부터 게임 제작 의뢰를 받거나 아니 면 게임을 직접 개발하여 온라인 포털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06년 이후부터 게임 포털의 성장세가 가 속화되었으며 이는 다양한 유료화 모델과 매출 채널의 다양화를 가져왔 다(류귀진 외, 2009). 미니 게임이나 PC 게임의 제작이 완성되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각 각 약 3개월, 1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그에 비해 콘솔 게임의 경우는 게 임 제작이 완성되는데 약 18개월 정도로, 규모가 작은 게임들에 비해 많 은 시간이 걸린다. 게임을 개발하는 구성원의 규모는 제작하는 게임의 플랫폼과 장르에 따라 다양할 수 있는데 평균 15명 내외의 인력이 게임 의 콘텐츠 개발과 디자인, 그리고 프로그래밍과 관리 과정까지 참여하 게 된다. 개발 과정에서 인력을 조직화하는 방식도 문화적으로 국가별 로 다양한 형태를 취하게 된다. 영국은 개발팀을 구성할 때 대체로 하나 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분야의 기술을 집약적 으로 포함하고 있는 다기능적 인력을 선호하는 반면, 일본은 중심이 되 는 팀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참여시 키는 구조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팀원이 구성되면 본격적으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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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개발에 착수하게 되는데 이 단계는 많은 사전 제작 결정들을 포함한 상태다. 먼저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은 게임 개발에 사용될 디자인과 기술 등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이후에 배급과 유통 채널의 협상을 위해서 도 중요한 결정이다. 예를 들어 게임 개발자가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콘솔 플랫폼에 대한 라이선스 요금을 지불하고 게임에 맞는 특 정 개발 키트를 얻은 뒤 품질 승인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개발자와 플랫폼 제조사와의 협상 비용은 시장으로부터 평가되는 제조사의 잠재 적 이익에 의해 결정된다. 게임 개발은 맨 처음 단순한 콘셉트나 몇 장으로 묘사된 짧은 프로 포절 형태로 시작한다. 과거에는 이것만으로도 각 게임 개발사들은 충 분한 재정적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술적 환경들이 구 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연출되는 프로토타입까지 제작되어야 한다. 그러 면 개발자 또는 개발업체들은 퍼블리셔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기도하 고 때때로 외부 투자나 자신의 비공개적 지원자들로부터 재원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재원을 바탕으로 게임 제작 계약이 가시화되면 퍼블리셔 는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퍼블리셔는 개발자의 기존 게임 콘셉트를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변화시키도록 유도하고 기술적 측면이나 창의적 조언 그리고 제작 단계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할 프로듀서를 임명한 다. 또한 게임이 시장에서 직면하게 될 수요 위기를 예측하고 그에 대비 하여 사용자 테스팅, 시장 리서치, 마케팅을 기획하고 적절한 배급과 판 매 전략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처럼 게임은 퍼블 리셔와 함께 본격적으로 유통 및 배급과 관련된 거래 협상 단계에 진입 하게 된다. 다음으로 게임 개발사의 유형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게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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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업체가 직접 개발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제1개발사 유형, 퍼블리셔가 개발한 게임들이 소속되어 있는 독립 회사인 제2개발사, 그리고 발행업 체 스스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인 제3개발사로 나뉜다. 어떤 유형 에 속하는 개발업체냐에 따라 시장에서의 거래 협상 방식도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소매 단계에서의 판 매업자는 게임 성공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게임 유통 규모가 성 장함에 따라 판매업자들의 영향력은 커지고 상품에 대한 가격과 할인, 게임의 전체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게임 콘텐츠 핵심 제품에 가치를 더하 는 퍼블리싱 단계와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판매 단계가 게임 생산 주기에 가장 큰 가치사슬을 형성하게 된다. 즉 게임 생산과정의 체인에 서 배급과 판매는 가장 주된 가치를 생산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수평적 시장 구조: 게임 시장 세분화 수평적 구조란 과거 수직적 구조로만 분석되었던 시장체제에서 점차 산업 내 분류가 다양해지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정교화되면서 확대된 개념이다. 수평적 시장 구조를 바탕으로 한 사고체계는 창조적 문제 해 결을 위한 창의성 발현에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비즈 니스 환경에 좀 더 적합한 구조라 할 수 있다. 수평적 구조는 하나의 산 업에 대해 단일하게 접근하는 대신, 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새 로운 이해관계를 창출시키기 위한 형태다(정정호 외, 2012). 수평적 구조 내 구성원들의 네트워크 역시 수직이 아닌 수평의 형 태로 이루어지며, 이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쉽게 하고 차별화된 경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유리한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특히 게임 산업 은 플랫폼과 장르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평적 시장 구조를 중심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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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 중요하다. 같은 게임이라 할지라도 플랫폼과 콘텐츠에 따라 하 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 수익모델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분 화된 시장 접근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수직적 시장구조’가 게임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전 생산 과정을 단계화한 것이라면 ‘수평적 시장구조’는 게임 산업 을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는 시장으로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윌리엄스(Williams, D)는 게임 산업을 콘솔, 휴대용 게임기 그리고 PC라는 세 가지 시장으로 나누고 시장 점유율, 경쟁, 제품 측면에서 설 명하였다(Williams, D, 2002). 이러한 시장 구분은 다시 커(Kerr, A)에 의 해 기존의 하드웨어나 플랫폼에 따른 분류를 넘어 좀 더 발전된 형태로 세 분화되었다. 뒤이어 싱글플레이너나 멀티플레이어 콘솔 게임과 휴대용 게임은 같은 개념으로 구분되었고 온라인 게임도 MMO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Game) 유형의 게임 그리고 PC나 IPTV로 즐길 수 있 는 미니게임, 무선과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된 새로운 형태의 하위 게임 시장 구조가 등장했다(Kerr, A, 2007). 이러한 수평적 시장 분류는 두 가 지 점에서 그 유용성을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과거의 게임 시장 구조 분 류 기준은 최근 혼합 장르의 게임이나 새로운 플랫폼에 적용해서 분석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MMOG 게임은 단일적인 시장이 아니라 온라인과 PC 플랫폼을 결합한 형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독특한 특 징을 지닌 새롭게 형성된 하위시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분화 된 시장 분류 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새로운 게임 플랫폼 시장의 출현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비즈 니스 모델을 제공하게 된다. 기술과 서비스 진화에 따라 독특한 플랫폼 과 게임 콘텐츠가 등장하게 되면 이용자는 이에 매력을 느끼고 이용하 고 소비하게 되는데 이러한 수요에 따른 시장을 분석함으로써 학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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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입안자 그리고 게임회사들은 그에 맞는 구체적인 전략들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커(Kerr, 2007)는 디지털 게임 산업 시장을 플랫폼별로 재분류하면 서 게임 시장을 4가지 기준에 따라 분석하는 것을 제안하였다(Aphra Kerr. 2007). 시장에서의 지배력이나 독과점 형태 또는 얼마나 많은 기 업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가에 대한 ‘시장 집중도’와 광고나 다양한 마 케팅 전략을 분석하는 ‘수익모델’, ‘하드웨어 시스템의 개방 정도’ 그리 고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생산 과정의 특징’에 따라 크게 네 가지 플랫 폼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플랫폼은 콘솔, PC, MMOG, 그리고 미니 캐 주얼 게임으로 나뉘며 콘솔과 미니 캐주얼 게임의 경우는 구체적인 하 위 플랫폼들로 분류된다. 먼저 콘솔 게임은 콘솔 비디오 게임기과 휴대용 게임기로 분류된다. 콘솔 비디오 게임의 경우, 게임 하드웨어가 다양하며 대표적인 하드웨어 제작사로는 소니(Sony),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닌텐도(Nintendo) 등이 있다. 대체로 콘솔 비디오 게임은 하드웨어 자체를 특매품으로써 개발하고 그에 따른 소프트웨어 판매로 수익을 발생시킨다. 게임 소프트 웨어는 주로 상점에서 패키지의 형태로 판매되어 왔으나 현재는 온라인 상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다중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임도 추가되어 게임콘텐츠의 프리미엄 가격 책정이 가능해졌다. 특히 콘 솔 비디오는 기능성 게임 플랫폼으로의 가능성도 인정받고 있어 수익 모 델의 범위가 확장되었다. 하지만 제품 등록이나 하드웨어 시스템의 호 환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콘솔 게임의 하드웨어 시스템의 개방 정도는 매 우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콘솔 게임의 소프트웨어 생산 과정을 살펴보면 콘솔용 비디오 게임 은 평균 18개월의 개발 기간을 소요하고 개발팀의 규모는 12명에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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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내외다. 생산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가는 비 용은 매우 높은 반면 개발이후의 서비스 비용은 적게 지출된다는 장점 이 있다. 대표적인 콘솔 비디오 게임에는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사의 <철권> 시리즈와 축구 게임인 <위닝> 시리즈, 엑스박스(X-box)사 의 <갓오브워(God of War)> 등이 있다. 다음으로 콘솔 휴대용 게임 플랫폼은 최근까지 닌텐도사가 하드웨 어를 독점해 왔으며 노키아(Nokia), 소니 등이 뒤늦게 하드웨어 시장에 합류했다. 수익 모델은 콘솔 비디오 게임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자체 를 특매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같지만 CD 대신 카트리지 형태로 판매한 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새로이 개발된 휴대용 게임기들은 다중 플레이 기능을 포함하여 보다 경쟁력을 갖추었다. 하드웨어 개방 정도 는 제한적이며 소프트웨어 제작에는 평균 9개월의 기간과 12∼20명 규 모의 개발팀을 필요로 한다. 그 외 개발비용 측면에서는 콘솔 비디오 게 임과 다르지 않다. 두 번째 분류 플랫폼인 PC 게임은 상당히 많은 게임 회사들이 시장 에 분포되어 있으며 CD 형태로 판매하는 게임을 말한다. PC 게임들은 온라인 기능과 다운로드 요소를 추가시키는 등의 수익 모델을 추구하고 있으며 콘솔 게임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된다. 하드웨어 개방 정도는 대체로 표준규격으로 사용되며 소프트웨어는 평균 약 15개월의 기간 소 요와 12∼15명의 팀원에 의해 개발된다. 이때 소프트웨어의 개발 비용 은 콘솔 게임에 비해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PC 플랫폼의 대표적인 게임 으로는 미국의 블리자드(Blizzard)사가 1996년 개발한 <디아블로 (Diablo)>가 있다. 세 번째 플랫폼인 MMOG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온라인 게임을 의 미한다. MMOG 역시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 내에 분포하고 있으며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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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온라인으로 실행되지만 게임 자체의 고사양으로 인해 다운로드 속도 가 느린 경우 간혹 CD 형태로 판매되기도 한다.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 는 구조로는 한 달에 한 번 소비자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월정액과 게 임을 이용한 시간만큼의 요금을 부과하는 정량제 등이 있다. 소비자가 서버 제공자에게 온라인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 한다. 하드웨어 개방 정도는 PC 게임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비독점 기술 로 주로 PC에서 즐길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된다. 또 MMOG의 특성상 소 프트웨어 생산 비용은 매우 비싸고 개발 비용이 시장 환경에 따라 계속해 서 추가된다. 대표적인 MMOG 온라인 게임으로는 블리자드사의 <월드 오브워크래프트>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이 있다. 마지막 플랫폼 분류인 미니 캐주얼 게임은 모바일과 디지털 텔레비 전이라는 하위 플랫폼으로 나뉘어 분석된다. 미니 캐주얼 게임은 대체 로 플레이어 수가 많고 이때의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랫폼 이용자 수에 도 포함된다. 수익 구조는 인터넷 포털을 통해 제공되는 무료 게임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는 광고와 게임을 할 때마다, 또는 매월 사용에 따 른 이용료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미니 캐주얼 게임은 다른 게 임들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에서도 많은 비용이 들지 않고 소수의 개발팀원으로 구성되며 하드웨어 개방에도 분 명하게 제한된 기술은 없다. 미니 캐주얼 게임 중에서도 특히 모바일은 사용자가 많고 온라인을 통해 게임이 판매되거나 다운로드할 때마다 생성되는 이윤이 개발자와 제공자에게 어떻게 분배되느냐에 따라 수익의 규모가 결정된다. 모바 일 게임의 하드웨어 개발은 몇몇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과점 형태이 며 소프트웨어는 개발비용이 저렴하고 개발 구성원의 규모도 작다. 모 바일 게임 제작이 완성되기까지의 기간은 평균적으로 짧으면 6주, 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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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정도다. 디지털 텔레비전 플랫폼 역시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수익 구조로는 디지털 구독의 한 형태로 게임 채널을 제공하면서 얻기 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디지털 텔레비전의 가장 중요한 재원이 되 는 것은 SMS와 전화 연결 서비스다. 하드웨어는 몇몇 플랫폼과 입력장 치들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 형태를 띠며 소프트웨어 개발은 역시나 비 용이 저렴하고 소규모의 개발 과정이 진행된다. 최근에는 디지털 TV 수 상기에 다양한 방식의 모바일 기기나 리모컨과 연동되는 미니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IPTV 등의 유료화 미니 캐주얼 게임도 다양하게 제공 되고 있다. 게임 산업 시장에서 최근 몇몇 기업들은 한 가지 유형의 수직적 또 는 수평적 구조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형태의 생산 주기와 분류 구조를 가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새로운 산업 분야로의 확장 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즉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속에서 게임 시장의 수 직적, 수평적 구조가 통합된 구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게임 산업의 수익 구조를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변화와 이해와 관련될 뿐만 아니라 게임 콘텐츠 산업 구조에 적합한 인력 양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게임 콘텐츠 분야에서 요구되는 인력은 융합형 인재로, 게 임 생산 단계에서의 수직적 전문성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 해를 바탕으로 타 분야까지도 교류할 수 있는 수평적 확장성을 가진 인 재를 필요로 한다.1)

1)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력과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술 인력 모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실제 인력 수급에서는 장르별 특화 인재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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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과 시장 행위 시장 행위란 시장에서 기업이 수행하는 경영 활동으로 가격 전략, 제품 차별화, 연구 개발, 시설 및 장비 투자, 합병, 법적 대응 등과 같은 활동 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노기영, 2007). 산업들은 시장 구조 내에서 각 각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게 되는데 이에 기업들은 자신들의 수익을 극 대화시키기 위해 시장 행위를 전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특히 기업이 시장에서 행하는 가장 구체적인 행위는 무엇보다도 가격 행위와 제품 전략에 대한 것으로, 이들은 서로 긴밀한 전략관계를 구성하게 된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사업 또는 콘텐츠에 대한 가치 를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그들로부터 지속적인 소비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급격하게 성장한 게임 산업 환경은 계속해서 기업들의 새로운 시장 행위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게임 콘텐츠를 배 포하고 상품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비즈니즈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모델을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이 비즈니스 계획과 전략을 수립 하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매우 유사한 범주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계획 수립에 고려되는 세부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① 기관의 세부 사항(The specifics of the organization)

한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게임 산업의 경우 프로그래머에, 연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배 우나 가수 등 실연자들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영화 산업에서는 감독, 공연 분야에 서는 작가나 연출가 등 '예술 지향형' 인재 육성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방송 분야의 경우 PD와 작가 외에 조명감독, 카메라감독, 프로그램 유통, 홍보, 마케 팅 담당자가 필요하다. 게임 산업에서는 프로그래머와 그래픽디자이너, 콘셉트 디자이너, 해외 수출 마케터 등 다양한 인력이 요구된다(≪서울경제≫, 201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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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경영진(The management) ③ 상품·제품(The products) ④ 시장 및 경쟁 분석(Analysis of the market and the competition) ⑤ 잠재 고객 및 소비자 분석(Analysis of potential customers and consumers) ⑥ 마케팅 및 영업 기회 분석(Analysis of marketing and sales opportunities) ⑦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⑧ 매출과 추정 수익을 포함한 재정 계획 및 목표(Financial plan and goals, including revenue and estimates of profitability)

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의 경영 계획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포 함된다.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판매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기업이 어떻게 가치와 이윤을 창출하는가를 설명한다(최용석 외, 2008). 급변하는 게임 산업 환경에 서 가치 창출을 위한 기본 설계도 역할을 하고 기업의 목표와 상황에 따 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그들의 고유한 관습과 관행을 반영하기도 한 다. 즉 비즈니스 모델은 전략적 관리 사고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홍동숙 외, 2013), 비즈니스 모델에 포함되어야 하 는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강한수, 2011).

①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어떤 가치와 솔루션을 내놓을 것 인가 ② 목표 고객(Target Customer):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③ 가치 사슬·조직(Value Chain/Organization): 어떻게 창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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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가 ④ 전달 방식(Delivery Design): 전달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⑤ 수익 흐름(Revenue Stream): 어떻게 기업의 수익으로 연결할 것 인가

게임 시장 내에서 비즈니스 행위에 해당하는 경쟁 전략들은 크게 제품, 가격, 유통, 촉진 전략이라는 시장 행위로 분류할 수 있으며 최적 의 사업 행위에 대한 전략이 구성되면 기업의 성과는 물론 게임 전체 시 장의 성과로 이어진다. 이때 어떤 시장 행위가 효율적인가는 관련 시장 구조와 기업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제품 전략 제품 개발 전략과 기획 관리는 새로운 게임이 나오기 위해서 기업이 수 행해야하는 과정과 절차를 말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참여하기 위해서 는 기존에 다른 사업에서 수행했던 시장 진입과는 다른 방식과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신규 게임의 시장 진입과 생산 주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게임 회사이건 신규 서비스 개발과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우는 부분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다른 산업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게임은 제품의 수명과 라이프스타일에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제품은 수명 주기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더 잘 충족시켜 주는 제품이 나오게 되면 기존 제품은 점차 시장에서 자 취를 감추게 된다. 그러나 게임은 초기에 시장에 진입했거나 시장을 주 도하는 콘텐츠가 먼저 개발되고 이보다 개선되고 발전된 형태의 게임이 나중에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쉽게 시장이 잠식되지 않는 특성을 지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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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즉 경쟁 기업의 입장에서 무조건 신제품이 출시되었다고 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행하는 전략적 제품 행위는 크게 제품 차별화 전략과 신제 품 개발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제품차별화란 판매자들이 생산하는 제 품이 구매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미묘한 차이를 의미한다 (Alyarran & Alan. B, 1996). 여기서 차별화 정도는 제품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실제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느끼는 차이를 말한다. 따라서 제품 차별화 전략은 소비자에게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인지된 가치를 증가 시킴으로써 경쟁우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 전략의 주된 목적은 기존의 경쟁 제품 및 서비스의 대체성을 줄이고자 하는 것 으로, 다시 말해 자신의 제품을 불완전 대체재(imperfect substitutes)로 만들기 위한 기업 행동이라 할 수 있다(노기영, 2001). 소비자가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를 느끼는 것은 광고나 포장, 기업 이미지 등이다. 기업에 의해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적 차별성 도 중요하지만 포장을 통한 이미지 형성은 동일한 게임 콘텐츠라고 하 더라도 소비자가 다르게 느낄 수 있으며 광고는 제품과 서비스의 인지 도를 높이는 행위라는 점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다뤄지고 있다. 특히 매 년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게임 시장에서 톡톡 튀는 광 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예를 들면 모바일 RPG게임인 <드래 곤을 만나다>는 유명 개그맨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 행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모바일 게임 <월드 오브 다크니스: 빛의 역 습>도 광고모델의 콘셉트를 한껏 살린 홍보 영상과 이미지를 사용하면 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략을 취했다. 이러한 광고들은 소비자에 게 재미와 플레이 동기를 유발하여 지속적인 게임 이용을 가능하게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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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제품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았던 게임이라도 쇠퇴 기에 도달하면 신제품 개발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 에 따라 게임 회사들은 자신들의 개발 역량과 자원을 분석하고 그에 맞 는 마케팅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하 기 위해서는 기존 고객 및 새로운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 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신제품 개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개발해 시장에 처음 출시하여 새로운 게임 시장을 개척하거나 기존의 각 게임 기능을 추가하거나 합쳐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게임 플랫폼과 콘텐츠가 존재하기 때문에 신규 게임의 기획과 아 이디어가 지금까지 없었던 전혀 새로운 것으로 만든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물론 과거의 <테트리스>나 <헥사>, <퐁> 등의 게임 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복잡하고 화려한 그래픽을 요구하는 현 시점에서는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기에 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게임 회사들은 신규 서비스 개발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문 관리자를 중심으로 많은 과업을 수행한다. 신제품 전략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개발 과정 중에 수행해야 하는 활동을 결정하며 그에 따른 조 직을 구성하는 것이 모두 그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게임사들의 제품 전 략은 시장 상황에 맞게 수동적 전략과 능동적 전략으로 구분되어 진행 된다(김광수 외, 1998). 수동적 전략이란 시장에 위기요인이 발생하면 이에 사후 대응을 하는 전략으로 방어적 전략, 모방적 전략, 후발 우월 전략, 반응적 전략 등이 있다. 반면 능동적 전략은 미래 상황을 예측하 여 경쟁적 우위를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으로써 R&D 전략, 마 케팅 중시 전략, 기업가적 전략, 합병 전략, 제휴 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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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게임 상품은 디지털 상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원소스멀티유즈 (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하다. 성공한 게임은 다양한 장르로 이 동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 전략도 개발할 수 있다. 게임 캐릭 터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상품으로 구현되기도 하고 음악은 단독으로 유통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다(김창배, 1999).

가격 전략 시장행위의 또 다른 요인으로 가격 전략을 들 수 있다. 가격 전략은 시 장에서 사업자가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 가에 대한 것이다. 게임과 같은 소프트웨어, 디지털 재화는 원가 산출 의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게임 시장 속에서 사업자들은 경쟁 압력에 대해 가격행위로 반응하고 반대로 경 쟁 전략의 일환으로 가격 전략을 행사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게임 회사들은 게임 이용자들의 요구와 수익성을 고려 해 게임가격을 산정한다. 게임의 가격결정방식도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 급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되는데 온라인게임의 경우 가격은 시장 상황 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게임은 상품의 특성 상 개발이 완성되는 시점에 서 결정된 가격이 계속 고정되지는 않는다. 게임 개발에 포함되는 원가, 타 게임사와의 경쟁, 고객 가치 실현 등을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최근 모바일 게임 회사들은 부분 유료화 가격전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모바일 소셜 게임인 <룰 더 스카이(Rule the sky)>는 부분 유료화를 수익 모델로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 이는 무료로 제공하되, 특정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이라는 게임 포인트를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의 경우에는 게임을 한 번 플레이할 때마다 각각 하트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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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아이템을 하나씩 소비하게 된다. 이때 하트와 날개 아이템을 다 쓰 면 일정 시간을 대기한 뒤 다시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이 아 이템을 유료로 구매하게 된다. 이처럼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횟수에 제한을 두어 부분 유료화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민동현 외, 2013). 또한 게임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무료 아이템과는 별개로 유료로 구매해야 사용이 가능한 유료 가상 아이템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만 든 또 하나의 요소다. 이러한 아이템들은 무료 아이템에 비해 외형적인 면과 기능성이 더 뛰어나고 소비자로 하여금 차별화된 게임 경험과 편 의성을 제공한다. 게임 회사가 제안하는 가격 전략의 세부 전략 요소를 살펴보면 주 로 게임 콘텐츠의 가격은 경쟁 상품을 고려하거나 고객 인식 가치를 의 식한 가격 전략으로 나눠진다. 경쟁 상품 전략의 경우 유사한 장르 간에 적용해야 하는 기준 가격을 설정하는 것으로 유료 상품의 가격대를 비 슷하게 결정하는 전략이다. 즉 경쟁사에서 제공되는 유료 상품의 가격 이 어느 정도로 책정되었느냐에 따라 자사의 게임 가격도 결정되게 된 다. 고객 인식 가치는 실제 상품의 제작 및 유통에 의해 결정된 가치가 아닌 고객마다 개별적으로 느끼는 만족도를 기준으로 한 상품 가치를 의미한다(민동현 외, 2012). 예를 들어, 아이템이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져 있는 경우 인기 품목과 비인기 품목이 구별된다. 그러면 기업은 두 상 품 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새로운 아이템이 만들어질 때 아이템 가격 결 정에 이를 참고하게 된다.

유통 전략 게임을 개발하여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정이 되면 기업은 그 시장에 들 어가기 위한 유통 전략을 세우게 된다. 시장 진입은 진입 시기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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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해당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최초 진입, 최 초는 아니지만 비교적 일찍 시장에 진입한 경우, 그리고 타사보다 뒤늦 게 진입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백순흠, 2008). 새로운 게임 콘텐츠가 최초 진입하여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게 되 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장 경쟁 우위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 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 자본이 적은 신생 업체들이 많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최초는 아니지만 일찍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은 최초 진입 게임사들 과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다면 진입과 게임 유통에 있어 유리한 시장 점유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최초 진입 게임사가 어렵게 형성해 놓 은 시장에서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 제로 게임 산업 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이룬 게임 회사들은 대부분 최초 진입보다는 초기 시장 진입의 경우가 더 많다. 초기 시장 진입은 최 초 진입에 비해 수요의 불확실에 따른 위험성, 콘텐츠의 진부성 등 기타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면 초기 진입 게 임회사들은 최초 진입자에게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게임을 개발하게 되므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게 된다. 그러나 이미 최초 진입 한 게임의 시장 점유율이 확고한 상태인 경우에는 초기 진입자의 노력 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늦게 게임 유통을 시도하는 경우는 유통 효과나 진입 측면에서 가장 어렵고 성공 확률도 낮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기 업들이 따르는 방식이다. 후발 진입자는 기존의 전형적인 콘텐츠나 기 술이 아닌 창의적이고 혁신적 콘셉트로 경쟁사와 경쟁해야 한다. 그러 나 경쟁사에 비해 기술과 서비스의 질이 상대적 우위를 가지지 못할 때 최초 진입의 형태로 전환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게임 회사들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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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자원에 대한 평가와 비즈니스 상황과 함께 시장 구조의 특성에 맞 춰 진입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니치 마켓(Niche Market), 일명 틈새시장이라 불리는 시 장으로의 유통을 선호하는 전략도 강조된다. 틈새시장으로의 진입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의 유통 구조에서 나타나는 전략이다. 최초 진입이나 초기 진입 회사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얻기 위해 찾는 시장이며 그들만의 전문성을 갖춘 독특한 시장이어야 성공하게 된다. 대표적인 틈새시장 전략의 예로, 인디게임을 들 수 있다.2) 인터넷 보급 률과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이 네트워크를 통해 손쉽게 가능해지면서 인 디 게임의 개발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마인크래프트(Minecraft)> 와 같이 완성도 높은 인디게임은 상업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게임 회사들은 온라인 배너를 통한 유통 마케팅은 더 이상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마케팅보다는 특 정 이용자층을 상대로 한 전략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 PC방 은 중요한 유통망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사 게임을 30분 플레이했을 때 PC방 1시간 이용 시간을 무료로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전략을 펼치기 도 한다. 또 다른 유통 전략으로는 게임 회사에서 직접 유저들 간의 공유가

2) 2006년 게임 '팔레트'로 미국 인디게임 공모전 학생 부문에서 입상해 국내 게임계에 신

선한 충격을 줬던 '핸드메이드 게임'이 2007년에도 '룸즈'로 또 한 번 입상하면서 돌풍을 이 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디게임들이 웹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인 디게임 개발팀의 경우 게임 하나만으로 10억 원을 받았다. 국내에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 델이 없는 상황이어서 유료화가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인디게임은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 고 있으며 소비층도 점차 넓게 형성되고 있다. 개발사들은 끊임없이 인디게임에 투자하면 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경향게임스≫, 20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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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커뮤니티를 생성하는 것이다. 게임 회사들은 게임으로부터 꾸 준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충성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그들의 의견 을 수집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커뮤 니티 생성은 콘텐츠 제공자에게 좀 더 적극적인 유통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게임 퍼블리셔 ‘퍼펙트월드’ 의 한국지사인 ‘퍼펙트월드코리아’는 자사의 게임들을 선보이는 발표회 를 개최하였다. 퍼펙트월드코리아 대표를 비롯하여 게임 개발사 등의 관계자들과 게임 유저들이 직접 참여해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도 했다.3) 이러한 커뮤니티 활동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이루어진다.

촉진 전략 촉진 전략은 고객이 게임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마케팅 전략을 의미 한다. 마케팅 모델은 고객들이 어떻게 콘텐츠와 물건, 그리고 서비스를 찾아낼 것인가와 구매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설명한다. 즉 촉진 전략은 소비자에게 상품의 존재를 알리고 구매행동을 유발시 키기 위한 전략이다. 게임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퍼블리셔가 게임 촉 진 전략을 세우는 등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책임진다. 마케팅 의 역할을 하는 행위에는 광고, PR, 판매, 판촉 등이 있다.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환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

3) 중국의 게임 퍼블리셔 퍼펙트월드의 한국지사인 퍼펙트월드코리아가 2014년 8월 12

일 서울 삼성 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자사의 신작 게임들을 선보이는 신작 발 표회를 개최했다. 다양한 주제의 신작 게임 6종이 선보여졌으며, 행사장에는 퍼펙트월드 본사의 루비 왕 부사장과 퍼펙트월드코리아 김우정 대표를 비롯해 금일 소개된 게임들의 책임자 및 개발사 관련자 등이 참여해 각 게임의 제작 배경과 세계관, 특장점 등을 소개했 다(≪아크로팬≫, 20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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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준다. 그러나 게임에서 느끼는 재미는 사 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더 이상 한 가지 단순한 마케팅 방법으로는 고 객을 사로잡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마케팅 기법을 혼 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마케팅의 공통점은 게임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 이다. 대표적인 게임 마케팅에는 스타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PPL 마케 팅, 티저 마케팅, 스토리텔링 마케팅, VIP 마케팅 등이 있다(백순흠, 2008). 스타 마케팅은 스포츠, 방송, 영화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이 용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이다. 스타의 이미지와 제 품의 이미지를 동질화시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 여러 곳에 마케팅 비용을 분산하지 않고 높은 광고 효과를 올릴 수 있다. 다음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마케 팅 전략의 하나로 입소문 마케팅이라고도 한다. 게임 회사의 게임 홍보 를 플레이어의 입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마케팅 방식을 말한 다. 닌텐도사는 자사의 게임 타이틀인 ‘Wario Land’를 45초가량의 유튜 브 동영상으로 홍보했다. 이 짧은 동영상은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 약 280만 건의 조회 수를 올렸다. PPL 마케팅은 영화나 TV, 드라마 등의 화면 속에 회사의 상품이 브 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배치하여 소비자에게 무의식적으로 전달하 는 광고다. 과거 넥슨(Nexon)은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와 공동 프로모 션을 진행하면서 캐주얼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내에 KFC 간접 광고를 유치했다. 그에 따라 KFC는 당시 전년 대비 15% 이상의 매 출 성장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PPL 마케팅은 게임 속에 직접 브랜드를 노출시키기도 하고 광고 자체를 게임의 형태로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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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저 마케팅의 경우는 최근 대형 게임 회사들에 의해 자주 활용되 는 마케팅 방식이다. 처음부터 게임의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소량의 정보를 일정 기간에 나누어 오픈하거나 상징적인 의미만을 제공 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즉 게임 의 정체를 일시적으로 숨겨 게이머들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들어 게임에 대한 기대와 인지도를 넓혀 가는 방식의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이러한 마케팅 촉진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게임 회사는 블리자드(Blizzard) 엔터테인먼트다.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게임인 <디아블로 3>은 마치 얼 음 속에 갇혀 있는 듯한 티저 화면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얼음이 깨지면 서 <디아블로>의 실체가 드러난다. 그러나 티저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 해서는 게이머가 실망하지 않을 정도의 높은 게임 퀄리티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리니지>, <열혈강호>와 같은 게임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최근에는 다수의 게임들이 제작되면서 그만큼 경쟁도 치 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게임과 차별화될 만한 요소가 반드시 있어 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 한 원리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지속적인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다 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캐릭터와 세계관, 시나리오가 필요할 것이다. 게 임 자체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게임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플레이어 의 일상 에피소드로 마케팅이 진행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VIP 마케팅은 말 그대로 게임에 충성도가 높은 VIP 회 원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VIP 마 케팅은 게임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인지도만을 키우는 것보다는 내실 을 기하고자 하는 게임 회사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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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높은 회원은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게임을 자주 이용하는 회 원이라 볼 수 있다. VIP 회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주거 나 특별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 것 모두 VIP 마 케팅의 일환이다. 이 외에도 게임 시장과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새로운 홍보 방 법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위와 같은 마케팅 기법은 각각 그들의 비즈니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시장 행위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게임 마 케팅은 산업 전체의 성과를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자사에게 맞는 효율적인 게임 마케팅 전략을 정확하 게 이해와 그에 따른 성과를 예측하는 분석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게임 산업과 시장 성과 시장 성과란, 생산의 경제적 효율성, 가격과 비용의 관계, 이유의 정도 등 일정한 시장 구조 내에서 기업이 선택한 여러 시장 행위에 의해 달성 된 최종적인 결과를 의미한다(이치형 외, 2011). 시장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먼저 효율성을 들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효율성은 경제 적 효율성을 의미한다. 경제적 효율성은 다시 기술적 효율성과 할당적 효율성으로 나뉜다. 기술적 효율성이 최종 생산물을 최대화하기 위해 유한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대한 것이라면 할당적 효율성은 소비자 잉여와 기업의 잉여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다. 두 번째 기준인 형평성은 무조건 많은 생산과 이윤을 창출했다고 해서 높은 평 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이익이 얼마나 골고루 분 배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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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성과의 또 다른 요소인 진보성도 산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즉, 시장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에 대한 평가 기준을 진보 성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기준에 의해 평가된 시장 성과는 기업 측면과 소비 자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기업은 게임 생산자로서의 성과를, 소비자는 게임 콘텐츠를 직접 소비하는 입장으로써 각각 얻게 되는 성 과도 다를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측정할 때는 수익성, 성장성, 시장 점유 율과 같은 재무 성과 지표를 바탕으로 한다(박주영 외, 2011). 기업 성과 의 변수에는 네트워크 성과와 주관적 성과가 존재한다. 네트워크 성과 는 게임 네트워크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기업 목표에 부합하는 정도, 그리고 경쟁우위에 대한 기여를 바탕으로 하는, 즉 최고경영자가 지각 하는 성과를 의미한다면 주관적 성과는 경쟁사와 비교하여 본 연평균 총매출액, 순이익, 시장 점유율 등을 말한다. 시장성과를 살펴보기 위해서 기업의 성장률을 측정하기도 한다. 성장률 측정은 시간에 따른 수익과 자산의 성장을 계산함으로써 알 수 있다. 이러한 기업의 재정적 성장은 모든 비즈니스에서 중요한데, 수익 성장률뿐만 아니라 운영소득, 자산 그리고 순자산 등으로 측정 가능하 다. 각 요인들은 현재를 기점으로 월별 또는 분기별로 측정되고 측정된 수치는 다음 비즈니스 계획 수립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즉 산업 성과와 수익성은 기업의 재정력 측정으로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성과 측정에 사용되는 또 다른 요소들은 사업의 유동성, 채무관계, 투자 자본의 정도 등이 있다. 사업의 유동성은 회사의 자산을 어느 정도 로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으로, 당좌비율과 유동비율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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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동부채비율 등을 포함한다. 즉 사업의 유동성이란 기업의 빚이나 채무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알아 두어야 할 사전(事前) 개념이며 이를 통 해 기업이나 산업의 채무관계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자 본 수치는 기업이 가지는 주식에서 나타나는 자금과 관련되어 재정력 측 정은 물론 게임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Albarran, A, B, 1996). 이 외에도 게임 산업의 시장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 준을 사용한다. 수익성, 자원 배분의 효율성, 국제 경쟁력과 같은 경제 적 측정 외에도 다양한 차원의 측정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게임 산업은 문화 산업의 하나로, 콘텐츠의 질적 측면도 평가해야 되기 때문에 이용 자 접근의 다양성, 채널 공급의 다양성 등 사회문화적 성과도 포함되어 야 한다. 게임 시장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즉 게임 기업 성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양한 요금제를 통한 가격 차별화 전략이나 다양한 장르 의 게임을 제공하는 등의 제품 차별화 전략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 성과를 높이는 가장 근 본적인 요인은 게임 자체에 연구개발비를 많이 투자함으로써 타사 대비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강경석, 2011). 최근에는 국내 게임 산업의 시장성이 날로 커져감에 따라 특히 온 라인 게임 산업 시장이 명실상부한 e스포츠 분야의 주력으로 자리 매김 하면서 새로운 발전을 꾀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등장하며 엄 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세분화된 취향에 맞는 게임들이 생겨나고 있 으면 그러한 게임들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이렇 듯 게임 회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행위는 새로운 시장과 유통 구조를 생 성하여 또 다른 시장 성과를 이룩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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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과 정책

게임 산업의 규모 증대와 지속적 성장 추세를 살펴보면 게임이 한국 콘 텐츠 산업 성장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의 확산과 스마트폰 단말기가 급격하게 보급되면서 온라 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은 게임 산업 중에서도 핵심 부분으로 성장 했다. 게임의 산업적 성장과 함께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게임을 단순한 오락과 흥미 위주의 도구로 보는 차원에서 국가적 차원의 경제성장의 동인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장에서는 게임 산업의 성장과 함께 중요성이 확대된 산업으로서 게임을 살펴보게 된다. 이를 위해 게 임 콘텐츠 제품의 경제적 특성과 게임의 산업적 분류와 유형을 설명하 고 마지막에는 게임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임 정책과 규제를 다루고자 한다.

산업으로서의 게임 게임 산업의 성장 세계 각국의 게임 산업의 성장, 그리고 자국의 산업적 기여도와 경제적 기여도를 살펴보아도 게임 산업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2011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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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이미 게임 시장의 매출 규모가 영화 시장을 압도하였고, 국 내도 2013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게임 산업에서의 수출액이 전체 콘텐 츠 산업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게임 산업 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경제 활성화에도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3). 그러나 게임의 경제적, 산업적 성장과 위상에 비해 게임에 대한 일 반 사회적 인식은 상당 부분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 다. 우리나라에서도 게임의 부정적 측면으로 강조되는 과몰입(overuse) 과 중독(addiction)등의 현상에 사회적 초점이 맞춰지면서 유해성 여부 를 놓고 규제 논의가 확산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게임을 주로 하는 세 대가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게임의 부정적 효과가 부각되었고 특히 교육 성과와 비교되면서 교육계나 학부모들로부터 비판받으며 게임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기도 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게임을 마약, 도박, 알코올과 함께 4대 중독 유발 물질로 분류하고 국가의 대책으로 ‘중독예 방관리및치료를위한법률안’, 일명 게임 중독법 시행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게임및문화콘텐츠규제개혁을위한공동대책위 원회, 2014). 하지만 게임의 긍정적 영향을 제시하는 연구와 사례 분석들에 따르 면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 으며, 게임 그 자체가 유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국 의 게임 관련 정책을 살펴보아도 각 국가들이 인식하고 있는 게임의 산 업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정책은 공통적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과 함께 게임을 하나의 종합예술로 정의내리 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게임의 산업적 성장과 전망 에 따라 유연한 게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중국과 그리스 등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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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해 왔던 국가들조차 자율 규제 방식으로 전 환되며 전 세계적으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게임 산업에 대한 평 가가 변화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3). 국내 게임 산업은 수출입 규모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2년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70억630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세계 게임 시장 규모인 1117억5000만 달러에서 약 6.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도에 비해 0.4% 성장한 수치다(한 국콘텐츠진흥원, 2013). 한국 게임 시장은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그 규 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의 지속적인 진화와 발전, 그리 고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한국이 세계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최근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탄탄한 자 본력을 기반으로 규모와 형태를 갖춰나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업체 간 마케팅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중소 게임 개발사인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이라는 게임으로 세계 최 고 모바일 게임 업체로 거듭나고자 2014년 국내에 진출하였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홍보를 위해 국내에서 두 달간 100억 원가량의 비용을 투 자하였으며 적극적인 광고 마케팅 전략으로 구글플레이(Google Play) 에서 10위권 내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etnews≫, 2014.03.17).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인 네시삼십삼분(4:33)도 2014년 3월 게임 <블레 이드>를 출시하면서 TV 광고 모델로 아나운서를 기용하여 자사와 게임 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가하면 이 외에도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 통에도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하여 타 모바일 게임 업체들에 비해 공격 적인 마케팅을 시행한 바 있다. 그리하여 <블레이드>는 출시 일주일 만 에 국내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상당기간 1위 자리를 유지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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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와 달리 단순히 게임 요소에만 의존한 모바일 게임들은 지속적인 다운로드와 매출 성과에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4a). 산업으로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 데 마케팅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게임 마케팅 규모도 조직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으로서 게임 성과는 게 임의 질은 물론 마케팅에 따르는 자본력까지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게임 산업 내에서 플랫폼별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의 온라인 게임들도 모바일 서비스와 연 동해 출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NC Soft)와 넥슨(Nexon)은 모바일 게 임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모바일 연동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했다. 온 라인 게임의 기존 이용자를 흡수하기 위해 온라인 게임 IP를 그대로 활 용할 수 있도록 하는가하면 이용자가 편의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의 범 위를 확장해 나갔다. 구체적인 예로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와 연동되는 <리니지 모바일-헤이스트>를 출시했다.1) 몇 가지 게임 기능을 모바일로 연동시켜 언제 어디서든 PC 버전의 캐릭

1) 엔씨소프트가 2014년 야심작 <리니지 모바일 헤이스트>의 공개 서비스가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의 모바일 연동 애플리케이 션(이하 앱) <리니지 모바일 헤이스트>의 공개 서비스(OBT)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리니 지>의 주요 기능을 모바일 기기와 연동시켜 언제 어디서든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리니지 모바일>을 통해 게임 유저는 PC 버전의 캐릭터를 선택 한 후, 모바일 버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된 전투를 진행하며, PC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특히 경험치 획득을 통한 캐릭터 성장은 물론 PC 버 전의 재화도 입수가 가능하다. 또 저사양 휴대전화에서도 구동이 가능해 스마트폰을 사용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리니지 모바일 게임을 접할 수 있다(≪동아일보≫, 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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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를 그대로 가져와 성장시킬 수 있다. 넥슨의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 파이터>와 모바일용 <퍼즐던파>도 이와 같은 원리다. 게임 장르에서는 스포츠 장르 게임의 인기가 증대되고 있다. 국내 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스포츠 게임으로는 넥슨과 EA의 <피파 온라인 3>, NHN엔터테인먼트의 <위닝일레븐 온라인> 등이 있다. 모바 일 스포츠 게임도 스포츠 온라인 게임 못지않게 그 인기가 날로 높아지 고 있으며 CJ E&M 넷마블의 모바일 축구게임인 <차구차구>와 공게임 즈의 미국 프로야구를 구현한 <MLB 퍼펙트이닝> 등이 대표적이다(문 화체육관광부, 2014). 국내 게임 산업은 콘텐츠 산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국제 시장에서도 점차 선도하는 위치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산업적 관점에서도 지원되고 육성될 필요가 있다. 또한 게임은 그 자체로서 가 지는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공공 분야 등 타 산 업과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의 산 업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게임 산업의 경제적 특성 게임 산업은 멀티미디어,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 술과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결합된 서비스 산업이다. 게임은 게임 기획 과 제작, 게임 유통, 그 외에 다양한 게임 서비스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분야다(위정현 외, 2003). 게임 산업은 개인의 창의성과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 충족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 의 하나이기 때문에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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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 문화적 요소가 체화된 콘텐츠로 예술성, 창의성, 오락성, 여가 성, 대중성이 내재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형 및 무형 의 재화와 서비스를 관리하여 소비 단계까지 이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 다(이윤경 외, 2011). 특히 게임 산업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높은 비 중을 차지하고 다른 산업 분야로의 파급력과 함께 고부가가치를 가져 다주는 경쟁력 있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초고속 인터넷과 IT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게임 사업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이어 국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박세호, 2012). 따라서 문화 콘 텐츠로서의 게임, 그리고 게임 산업의 전반적인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게임의 시대적, 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문화 콘텐츠를 하나의 상품으로 이해할 때 일반적으로 네 가지 특 징이 강조된다(김상욱, 2011). 첫째로 문화 콘텐츠 상품을 소비하는 과 정은 매우 짧은 수명주기를 갖고 있으며, 둘째는 경험재로서 성격, 셋째 는 관심의 경제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콘텐츠 상 품은 공공재 특성을 가진 사유재로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 상품의 특징은 게임 콘텐츠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첫째, 문화 콘텐츠 상품으로서 게임 콘텐츠는 초기에 매출이 집중 되는 유형으로 종종 한 번의 소비 이후에 게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가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의 기호나 게임의 흥행 정도에 따라 연속적인 수요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진입 초기보다 수요가 미미해져 상품의 수명 주기가 짧다. 따라서 하나의 게임이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것인가에 대한 결과는 다른 소비재와는 달리 매 우 단시간에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 콘텐츠도 다른 문화 콘텐츠와 같이 상품 수명이 초기 이후 소비가 감소되는 패턴을 보인다. 그렇기 때 문에 게임 콘텐츠는 단기간에 유통과 소비가 이루어져야 하고 게임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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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의 자금 회수나 이윤 획득도 단시간에 결정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에는 게임 플랫폼의 확장과 상품의 재가공 전략인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통해 게임 상품의 수명이 연장되는 경우도 있다. 둘째, 게임 콘텐츠는 경험재(experience goods)다. 경험재는 실제 로 상품을 구입하고 사용한 후에야 비로소 그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과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노기영, 2007). 게임 외에도 방송 프로그램, 음악, 영화, 책 등의 미디어 콘텐츠는 대부분 경험재의 특성 을 가진다. 경험재는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사용해 보기 전에는 품질을 짐작하기 어렵고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어렵다. 게임 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 회사마다 시장성과 목적이 다르고 플랫폼과 장르, 기술, 스토리텔링 등이 차이가 있으며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서 평가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제작자들은 소비자에게 콘텐츠의 일부 내용을 보여 주고 경험하게 하는데 게임 콘텐츠의 일부 를 제한적으로 무료 제공하거나 시험 버전을 먼저 출시하는 것도 게임 이 경험재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또한 게임 상품은 관심의 경제라는 독특한 경제 원리를 지닌다. 게 임 콘텐츠 생산자는 소비자의 충성도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벤트와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게 임은 무엇보다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콘 텐츠이기 때문에 관심의 경제 원칙에 따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매 우 중요하다. 그러나 관심의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많은 공급자가 존재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게임이 많이 등장할수록 시장에서의 점 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위기 요인을 항상 지니게 된다. 마지막으로 게임 콘텐츠는 공공재의 특성을 지닌 사유재의 특징을 가진다. 게임은 한 번 생산되면 여러 사람이 사용하더라도 상품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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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지 않고 다수의 대중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재의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게임을 하다보면 일부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유재의 특징도 가 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의 스토리를 진행시키거나 다음 단계 로 넘어가기 위해서 비용을 내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공공재적 특성 을 지닌 사유재인 게임 콘텐츠는 생산과 공급에서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사업자의 진입과 경쟁으로부터의 독점력과 차별성이 요구된 다(성열홍, 2010). 지금까지는 문화 콘텐츠 상품으로서 게임 콘텐츠 특징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산업은 어떠한 특징을 가 지고 있을까? 문화 산업으로서 게임 산업을 평가할 때 다음의 특징을 가 지고 있다. 첫째, 게임 산업이 다른 문화 콘텐츠 산업에 비해 확연한 차이를 보 이는 부분 중 하나는 기술적 특징이다. 즉 사람이나 회사마다 가지고 있 는 기술적 능력에 따라 나오는 결과물이 천차만별이다(윤재광, 2004). 또한 게임 산업은 첨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적인 기술 발전과도 큰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게임은 여 러 대내외 ICT 환경과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대부분의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연구원과 개발 조직원들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개발하고 하나의 결과물을 탄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게임 산업은 관련 종사자들에게 매우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박세호, 2012). 게임들의 기본적인 용량이 커지고 개발이 전문화되면 서 게임들은 점차 대작화되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 게임 업체의 전문화 된 게임 개발 부서를 살펴보면 게임 디자인 및 관리, 프로그래밍,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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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음악, 마케팅, 품질 관리부서 등 영역이 매우 세분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과 노동력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이와 같은 게임 산업의 노동집약적 특징은 다른 한편으로는 고용 창출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게임 산업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적자원의 활용도가 매우 높은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게임 산업은 다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에 따른 결과가 효과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게임 산업은 캐릭터, 애니메이션, 영화 등과 마찬가지로 문화적 소스를 가지고 있으므로 타 분야와의 융 합이 용이하다(윤재광, 2004). 이처럼 게임 산업은 영화, 소설, 스포츠 등 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의 파급력과 시너지 효과가 높고 OSMU 전 략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실제로 인기 게임을 영화나 애니 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도 적지 않다. 2012년에 개봉한 <사일런트 힐: 레벨레이션 3D>나2) 2011년 개봉된 <툼레이더>와 같은 할리우드 영화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다. <툼레이더>는 주인공 역을 맡

2) 사회적 인식이 우리 시장에 비해 월등히 높은 북미의 게임 산업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을 묶는 크로스 미디어 전개가 한창이다. 2012년 개봉된 <사일런트 힐 : 레벨레이션 3D>나 지난해 등장한 <니드포스피드> 등의 할리우드 영화는 그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

다. 특히 EA의 유명 레이싱 게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니드포스피드>는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매쓰 이펙트>, <데이어스EX : 휴먼 레볼루션>, <메탈기어 솔리드>도 영화판을 제작중이며, 모바일 게임으로 세계적 유명세 를 떨친 <앵그리버드>와 <템플런>도 영화화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게임과 영화의 타 이업은 단순히 비즈니스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전환은 물론 문화적 가치 향상에 도 큰 도움이 된다. 영화가 게임화되는 사례는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지 오래다. 이제 우리 업계도 서양처럼 게임을 영화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아야할 때다. 이런 도전은 게임 의 사회적 인식 전환과 새로운 비즈니스 매출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헤럴드경제≫,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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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던 앤젤리나 졸리를 스타덤에 오르게 만들었으며 이후 후속작들도 제 작되었다. 공포 서바이벌 게임인 <바이오 해저드>를 원작으로 한 <레 지던트 이블> 역시 5편까지 제작되며 게임의 영화화라는 점에서 역사 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로 평가된다(≪지디넷코리아≫, 2014.07.24). 게임을 원작으로 한 미디어 융합은 애니메이션에서도 나타났다. 게임 다운로드 횟수 17억 회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스 마트폰 게임 <앵그리버드>가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다(≪게 임메카≫, 2013.05.16). 이렇듯 게임과 영화 또는 게임과 애니메이션과 같은 융합 콘텐츠는 게임 산업의 비즈니스적 시각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 전환과 문화적 수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넷째, 게임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원자재나 대량의 설비 투자 없 이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핵심이 되는 산업이다. 비용의 투입 대비 산출 비율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에 는 게임성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하게 구현하려는 개발사 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제작비용은 더 높아졌고 제품에 대한 라이 프사이클은 상대적으로 짧아지고 있다. 따라서 게임에 대한 수요를 정 확히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여 손 익분기점을 넘었을 경우 이러한 고부가가치 수익을 얻게 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보통 게임 산업은 벤처산업과 같은 특징도 가진다. 게임 산업의 성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정 확한 이해와 전략적인 기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케팅 분석뿐만 아니 라 개발자들도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게임 산업 의 규모와 범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분류체계’로, 어떤 분류체 계를 적용하여 분석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산업이라도 큰 편차를 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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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9-1 게임 산업 분류 업종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업태

사업 내용

게임 기획 및 제작업 게임을 기획 및 제작하는 사업체 게임 배급업

제작된 게임을 배급하는 사업체

컴퓨터 게임방 운영업

인터넷 또는 CD롬 등에 의한 컴퓨터 게임을 제공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체(PC방)

전자 게임장 운영업

컴퓨터가 아닌 전자게임기를 갖춘 시설을 운영하는 사 업체

게임 유통업

게임 도소매 및 임대업

게임기 도소매업

게임기를 도매 또는 소매하는 사업체

게임소프트웨어 도소매업

게임 소프트웨어를 도매 또는 소매하는 사업체 (CD, DVD,파일 등)

게임기 임대업 게임 소프트웨어 임대업

게임기를 임대하는 사업체 게임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사업체(CD, DVD,파일 등)

출처: 통계청(2012). 󰡔콘텐츠산업 특수 분류 1차 개정 분류 항목표(http://kostat.go.kr/ kssc/board_notice/BoardAction.do?method=filedown&board_id=9&seq=5)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산업의 특징과 가치 사슬 구조를 적절하게 반영한 분류체계를 정의내리는 것은 해당 산업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작 업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산업 범위 획정을 위해 ‘한국표준산업분류 (KSIC)’체계를 제정하여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산업영역 분류 기준 을 콘텐츠 산업 분야에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콘텐츠 특수 분류가 2010년 첫 제정되었다. 2010년에 제정된 ‘콘텐츠산업 특수 분류’ 체계는 산업별(대분류), 가치 사슬3)별(중분류)로 구성되었으며 2012년

3) 기업 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으로, 1985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포터(M. Poter) 교수가 정립한 모델이다. 즉, 부가가치 창출에서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활 동, 기능, 과정의 단계를 의미한다(유길상 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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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개정이 이루어졌다. 개정된 ‘콘텐츠산업 특수 분류’ 체계는 대분류 12개(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 식정보, 콘텐츠솔루션 산업), 중분류 51개, 그 외에 소분류 131개로 세 분화되어 있다. 1차 개정 이전의 대분류 8개, 중분류 22개, 소분류 65개 였던 것에 비하면 콘텐츠 산업 유형 구분이 상당히 정교해지고 세분화 되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4b). 특히 게임 산업은 게임 제작 및 배 급업, 게임 유통업, 게임 도소매 및 임대업이라는 3개의 중분류로 나뉘 며 각각 2개, 2개, 4개의 소분류로 구분된다. ‘게임 제작 및 배급업’은 게 임 기획 및 제작업과 게임 배급업의 소분류를 가지며 ‘게임유통업’은 컴 퓨터 게임방 운영업과 전자 게임장 운영업, 마지막으로 ‘게임 도소매 및 임대업’은 게임기 도소매업, 게임 소프트웨어 도소매업, 게임기 임대업, 게임 소프트웨어 임대업으로 나뉜다. 게임 산업 분류에 이어 게임의 분류는 플랫폼별과 장르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게임 플랫폼은 게임을 이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플랫폼은 게임의 장르 및 콘텐츠에 따라 그에 맞는 플랫폼이 존재하고, 게임과 적합하지 않은 플랫폼으로 게임이 개발되고 구현이 될 경우 개 발자의 본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따라서 게임 제작자들은 크게 5가지로 분류된 플랫폼에 따라 가장 적합한 플랫폼을 선정해서 게임을 개발해야만 한다. 플랫폼은 크 게 아케이드 게임, 비디오 게임, PC 게임,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으로 나뉜다(이경형, 2001). 이렇듯 게임을 플랫폼으로 분류하는 것은 게임 회사의 전략과 경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플랫폼 전략은 게임 기업뿐 만 아니라 수많은 미디어와 콘텐츠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익숙한 전 략이다. 플랫폼 전략은 일종의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네트 워크 효과를 창출한다. 같은 플랫폼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소비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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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게임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이러한 관 계 형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기존의 소비자들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소비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따라서 플랫폼의 분류는 게임 기업이 매우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플랫폼에 따라 기업의 전략, 조직, 수익 관리 방법, 인재 평가와 육성, 고객 비즈니스 등 의 방식이 모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박현길, 2012). 아케이드 게임은 흔히 오락실에서 활용되는 게임을 말한다. 전체 적인 게임 시간이 짧아,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진행이 단순 하여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기의 가격이 높아 시장 접근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아케이드 게임 시장보 다는 온라인 게임의 성행으로 PC방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비디오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X-BOX 등의 기기를 TV 및 컴퓨터 모니터에 연결하여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을 말한다. 콘솔 게임은 게임 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사용해 다른 기기보다 우수한 형태의 게임을 즐 길 수 있다. PC 게임은 말 그대로 컴퓨터상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주로 CD나 DVD에 담긴 패키지 상태로 판매되지만 최근 스팀, 오리진 등 다 양한 업체에서는 온라인으로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게임과 구분이 모호해진 부분이 있지만 유저가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이는 PC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다.온라인 게임의 경우는 네트워크를 활용, 게임 서버에 접속하여 실시간으로 하는 게임을 온라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PC 게임이 PC와 유저 간의 일대일 게임이 가능한 형태라면, 온라인 게임은 PC와의 대결 보다는 유저 간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다르다. 마지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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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모바일 게임은 요즘 흔히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모 바일 기기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게임을 말한다(김유진 외, 2014). 모 바일 게임은 가볍게 휴대가 가능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 모바일 기기는 사양이 점 점 높아져 고사양의 3D 게임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문화 콘텐츠 상품으로서 게임 상품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가 장르 다. 게임 장르의 유형은 아케이드, 롤플레잉(RPG), 시뮬레이션, 어드벤 처, 스포츠 등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다.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게임의 장 르는 게임의 목적과 연관되며 여러 가지로 세분화되어 있고 장르의 융 합으로 새로운 장르도 등장하고 있다. 게임 플랫폼에서도 등장했던 아케이드는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게 임 장르를 말한다. 아케이드의 대표적인 게임 콘텐츠로는 <철권> 시리 즈와 같은 액션, 미사일이나 총알을 발사해 적을 물리치는 슈팅, 그리고 <테트리스>와 같은 퍼즐 또는 보드게임 등이 있다. 또한 우리가 주로 RPG 게임이라 부르는 롤플레잉 게임은 말 그대로 역할 수행게임이다. 롤플레잉 게임에는 체스나 장기처럼 한 쪽씩 순서를 나눠 순서에 맞게 진행하는 형식인 턴 방식과 <디아블로>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처럼 순서에 맞춰 진행하지 않고 모든 이용자가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실 시간 방식이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상황을 플레이 어가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게임 장르다. 시뮬레이션 게임 은 <스타크래프트>나 <삼국지> 시리즈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과 자 신의 캐릭터를 게임 속 상황에 맞게 키워 나가는 육성 또는 경영 시뮬레 이션 게임이 있다. 어드벤처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모험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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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 추리를 하여 특별한 상황을 해결하는 장르를 말한다. 어드벤처 장 르는 스토리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탄탄한 스 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장르별로 게임을 분류하는 것은 기업이 소비자들의 게임 장르별 충 성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게임 회사들 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장르를 중심으로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 며 이미 출시된 게임이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장르별 게임 요 소들을 부가하여 업데이트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장르에 따라 게임을 분류하는 것은 대체로 게임 제작자가 임의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혼합 장르 게임도 많 기 때문에 장르 분류 체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또 한 게임 산업은 타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분야이기 때문 에 앞으로 더 다양하게 세분화될 수 있다.

게임 산업 정책과 제도 1996년 6월 개정된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개정안’에 의해 게임은 새로운 유형의 영상물로서 정부의 정책 대상이 되었다(홍유진, 2005). 당시에는 게임 내용에 대한 개발, 제작지원,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중심 으로 하는 진흥 정책이 중심이었다. 계속해서 1999년에는 게임종합지 원센터(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설립과 투자조합이 결성되었고, 2000년에 들어서는 게임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 정책 수립은 물론 해외 마케팅 등 보다 포괄적인 게임 정책들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 관련 정책들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시기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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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크게 진흥과 규제의 성격을 가지는 제도로 구분될 수 있는데, 진흥 및 규제 정책은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책 수립 과 정에서 목표로 하는 정책 제도의 효과와 시장 변화에 대한 조사와 분석 이 면밀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흥이나 규제 정책 시행 도중에 의도하 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게임 정책의 수립과 시행 과정에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문화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당시의 산업적 측면이 고려된 충분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게임 산업 진흥 정책 게임 산업 진흥 정책들은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게임물의 이용에 관 한 사항을 정하여 게임의 진흥 및 국민의 건전한 게임 문화를 확립하게 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발전과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 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그동안의 게임 진흥 정책으로는 게임 문화 인식의 제고 및 e스포츠 활성화, 게임 콘텐 츠 창작 역량 강화, 국제 교류 협력 및 수출 활성화, 게임 산업 지원 인프 라 강화, 게임 산업 핵심인력 양성, 법 및 제도 개선과 지원 사업 평가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어 왔다. 먼저 게임문화 인식의 제고 및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게임중독예 방 상담시스템을 구축하여 치료 클리닉과 전문 상담소를 개설하였다. 또 e스포츠에 대한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내에 게임리그를 개최하기도 했다. WCG(World Cyber Games)와 같 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대회에 대한 지원을 예로 들 수 있으며 e스포 츠 전용경기장 개설 추진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4년 3월 넥슨(Nexon)이 자사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인 ‘넥슨 아레나’를 일반인과 대관할 수 있는 기능을 오픈하여 정부의 열린 e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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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 문화 조성 정책에 일조하는가 하면, 한류 온라인 FPS 게임인 <포인트 블랭크(Point Blank)>의 개발사 제페토 사 역시 ZPC를 오픈해 일반인 들의 e스포츠 활성화에 기여했다.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은 메인무대와 대형 스크린, 경기부스, 관람석 등을 갖추어 일반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게임동아≫, 2014.12.30). 다음으로 게임 콘텐츠 창작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는 콘텐츠 개발에 대한 재정 지원이 핵심 내용이다. 또한 백서, 저널, 동 향보고서 등의 형태의 현안 보고서 및 정기간행물을 발간함으로써 게임 산업의 분석과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게임 산업에 대한 지원은 중앙정부에서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게임인재단’은 재단법인 회사로, 중소형 개 발사의 게임 콘텐츠를 발굴하여 제작을 활성화시키고 메이저 퍼블리셔 나 플랫폼 사업자와의 연계를 통해 콘텐츠 유통 채널을 지원하고 있다. 우수 게임 콘텐츠를 발굴하고자 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공모전을 진행하 여 우수작을 선정하며, 선정된 콘텐츠는 사업화 단계로 진행되어 시장 환경 분석, 사용자 경험 등 다각도의 면밀한 컨설팅을 통해 경쟁력을 갖 추도록 돕는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홍보, 마케팅, 플랫폼 등은 메이저 게임사나 플랫폼 사업자와 연계하여 진행 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다음으로 게임이 기획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개 인의 개발 창작 활동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다. ‘게 임인재단’은 정부와 마찬가지로 개인이나 게임사의 콘텐츠 지적 재산권 확보에 대한 컨설팅도 지원할 수 있다. 정부도 게임의 창작활동을 보호하 고 장려하기 위해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장해 주는데, 개발자로 하여 금 권리 관리 정보를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를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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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국제 교류와 수출을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해외의 마케팅 네트워크를 확대하였는데 국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와 같은 전시 마케팅을 강화했으며 국제게임콘퍼런스(KGC)를 개최하기 도 했다. 이러한 국제적 행사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게임 시장 개척 과 해외 투자 수출 상담이 가능해졌다. 또한 게임 산업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게임 상품의 개발과 연 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산업 표준화 추진 과 유통질서 확립, 산업의 국제 협력 및 해외 진출에 대한 정보와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게임 산업뿐만 아니라 게임 문화의 기반을 조성하 기 위한 정책도 시행되고 있는데 건전한 게임 문화를 위해 게임 과몰입 이나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조장 등 게임의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한 정 책이 개발되고 있다. 더불어 게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과 상담 및 교육 시설은 물론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게임 문화 기관을 운영하 기도 한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주목할 만한 대표적인 게임 정책 지원 제도의 하나로, 중소 게임 업 체들이 게임 개발 과정의 기획부터 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까지 한 곳에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의 설립 과 운영을 들 수 있다. 2009년 정부에 의해 설립된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는 게임 기업 등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하여 게임 개발에 필요한 입주시 설부터 개발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게임사들이 직접 지스 타(G-star)와 같은 게임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고 게임 경진대회 등을 개최하여 그들이 직접 국내외 홍보와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기회 를 마련해 준다. 게임 개발에 대한 교육과 기술적 지원은 물론 해외 진출 이 가능한 인프라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 일 게임 산업 시장의 전망이 밝아짐에 따라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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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싱을 지원하고 실제 게임이 현지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4) 이 외에도 정부는 게임 산업과 관련한 창업을 활성화하고 가치 있 는 게임 상품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게임 상품의 개발 및 게임물 관련 시설의 발전을 위하여 창업자나 우수 게임 상품을 개발한 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고 비영리 목적의 아마추어 게임물 제작 자의 활동도 지원하기도 한다.5) 전문 인력 양성의 일환으로는 게임 시장에서 필요한 전문 인력의 수요와 인적자원을 조사하고 이를 학계, 산업체 또는 공공기관과의 협 력과 연계하여 실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연구 기관, 전문 기관을 전문 인력 양성 기관으로 지정하고, 교육이나 훈련에 필요한 비 용을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할 수도 있다. 인력 양성의 관점을 기반으로 하 고 산업 현장의 인적 수요를 바탕으로 정착된 자격증 제도가 ‘게임 국가 기술자격 검정’이다. 게임 분야에서 국가기술자격검정은 크게 게임기 획전문가, 게임그래픽전문가, 게임프로그래밍전문가 자격증으로 나뉘 어 자격증 제도 자체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게임 분야 종사자의 체 계적인 인력관리를 목적으로 한다. 이는 인력의 공식적인 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게임 산업계의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기능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또 다른 진흥 정책으로는 개발자 역량 육성 분야가 있다. 개발자 연 계 콘퍼런스를 개최하여 게임업계와 관련된 정보 교류의 장을 형성하고

4) 글로벌게임허브센터, http://www.gamehub.or.kr/gamehub /contents.do?menuNo=200617 5)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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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게임 산업의 실무형 인재를 육 성하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기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재교육과 직원들의 역량을 강 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게임 산업 발전에 기여하려 는 정책들이 존재한다. 구체적인 사례로 ‘게임인재단’과 ‘네이버’, ‘한국 투자파트너스’가 공동으로 게임인(人)을 육성하기 위한 조성된 펀드 제 도를 들 수 있다. 게임인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주로 모바일 게임회사 로, 우수한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업체에게 네이버 포털을 통한 콘텐 츠의 유통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헤럴드경 제≫, 2014.07.18).

게임 산업 규제 정책 1990년대 이후 PC의 보급과 게임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학생들의 놀이 문화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점차 게임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무엇 보다 게임은 짧은 시간 안에 과거의 어떤 미디어보다 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이 상호작용방식으로 구현되어 정신적 보상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게임의 특성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과도한 게임 이용의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2009년 이후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정책은 진흥이라는 측면보다는 규제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게임 과몰입과 사행성과 같은 이슈들은 게 임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어, 게임 규제 정책의 근거로 작용하여 사 회적 문제로 조명 받고 있다. 즉 게임 이용 규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그대로 게임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2011년부터 시행된 셧다운제(Shut down)는 청소년이 심야 기간에 게임을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률로, 게임에 대한 강제적 규제의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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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 예를 잘 보여 주는 정책이다.6) 셧다운제는 온라인 게임 중독을 방 지하기 위해서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 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으로, 자정부터 접 속이 차단된다고 하여 신데렐라법이라고도 불린다(전종수, 2012). 그 러나 이에 대한 게임업계의 반발과 게임 산업의 침체를 우려하여, 부모 가 직접 자녀의 게임 접속과 이용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Selective shut down)를 실시하였다. 정부가 아닌 청소년의 보호자, 즉 법정 대리인이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규제 정책으로는 쿨링오프제(Cooling off)가 있다. 쿨링오 프제는 청소년의 게임 중독 예방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만든 게임 규제 제도로, 청소년 게임 이용자가 게임을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나면 자 동으로 게임이 종료되며 정해진 시간이 지난 후 게임에 재접속할 수 있 는 방식이다.7) 이러한 쿨링오프제는 2013년 <리그오브레전드(LOL)> 에의 적용 여부를 놓고 이슈가 되었다. 이에 당시 많은 산업 관계자와 네 티즌들은 규제의 실효성과 경제성장 동력으로서 게임 산업의 침체를 이

6)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자정부터 오전 6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2011년 11월부터 시행됐다. 전문가들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을 하는 사람 중 청소

년의 비중이 5% 미만으로 미미한 점을 이유로 제도의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시간 자체를 규제하는 셧다운제는 실효성이 떨어져 온라인 게임업체의 매출에도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부모님이나 아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우회적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연합뉴스≫, 2011.11.21). 7) 셧다운제에 이어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된 쿨링오프제

가 주목받았다. 쿨링오프제는 논란이 된 게임규제 방안 중 하나로, 청소년의 게임 중독 예 방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만든 규제이다. 청소년 사용자가 게임을 시작한 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이 자동 종료되며 정해진 시간이 지난 후 게임에 재접속 할 수 있는 방 식이다(≪이데일리≫,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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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쿨링오프제를 지적했다(≪문화일보≫, 2013.11.08). 그뿐만 아니 라 2013년에는 ‘게임중독법’이 또 한 번 게임 산업계에 이슈를 몰고 왔 다. 게임중독법은 ‘중독예방관리및치료를위한법률’ 속에서 게임을 하 나의 중독 유발 물질로 분류한다는 것을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즉 게 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4대 중독 요인으로 분류하여 규제한다 는 법안도 등장하였다.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는 웹보드게임 규제안을 발표하여 온라인 웹보드게임(고스톱·포커 등)의 사행적 운영을 차단하고 선량한 이용 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의 개정을 추진 한 바 있다.8)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 사항으로는 한 달 게임머니를 30 만 원으로 제한하고 1명당 1회 게임머니 사용한도를 1만 원으로 제한하 자는 주장이었다. 또 웹보드게임 시 상대를 임의대로 선택할 수 없고 게 임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문체부는 관계부처 회의 및 전문가 회의를 통해 실효성을 검토했으며 관련 시민 단체의 의견도 수 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4년 2월 시행령이 시작된 이후 웹보드게임 에 대한 이용 시간과 트래픽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각 게임사들의 영업

8)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 웹보드게임의 사행적 운영을 차단하고 선량한 이용자를 보

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 온라인으로 웹보드게임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가 지켜야 할 준수 사항에는 ▲1월 게임 머니 구입한도 : 30만 원 ▲1인, 1회 게임의 게임머니 사용한도 : 월 구입한도 1/30 상당의 게임머니(1만 원 상당) ▲1일 손실한도 : 월 구입한도 1/10 상당의 게임머니(10만 원 상 당) 등의 게임이용 금액 제한 조치와 함께 ▲게임의 상대방 선택 금지 ▲게임의 자동진행 금지 ▲로그인 시 본인인증 조치 강화 등이 있었다. 한편, 2013년 5월 말, 한국게임산업협 회는 웹보드게임의 사행적 운영을 방지하기 위해 ▲게임 이용 시간 축소 ▲랜덤매칭(상 대방 선택금지)·맞포커 폐지 ▲중립적 모니터링 기구 구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율 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경향게임스≫, 20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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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하락과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절반 이상의 게임 업체들 이 강도 높은 웹보드게임 규제법에 실질적으로 영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GAMEPLE≫, 2014.03.06). 실제로 시행령을 이행한 업체를 모니터 링한 결과, 26개 업체는 서비스를 중지하고 9개 업체는 결제 수단이 제 거되어 비즈니스 모델이 사라져 웹보드게임 영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 다. 게임 규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대형 게임사들은 규제에 대한 방책으로 웹보드게임 등급분류 취소와 관련해 계속해서 타협점을 찾아 가고 있는가 하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게임 개발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규제 정책 중 게임 콘텐츠에 대한 규제 역시 다른 영상 콘텐츠와 마 찬가지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게임물을 유통시키 거나 이용에 제공하게 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 는 자는 당해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에 관리위원회로부터 당 해 게임물의 내용에 관하여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며,9) 등급을 받지 아 니한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하거나 이를 위하여 진열·보관하 는 행위 등에는 벌칙이 부과된다.10) 이와 같은 강제적 사전 등급분류 제 도는 게임물로 규정된 모든 콘텐츠에 적용된다.11) 접수된 게임물이 등급위원회의 심의회의에 상정되면 심의기준에 따라 4가지 등급으로 분류된다.12) 등급의 기준은 표 9-2와 같으며, 각

9)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21조 제1항 10)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32조 제1항 11)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

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 및 모든 장치에 적용된다(게임산업진흥에관 한법률 제2조,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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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9-2 등급분류 기준 구분

설명 ① 주제 및 내용에 있어서 음란, 폭력, 사행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표현이 없는 작품 ②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거나 교육을 목적으로 한 내용으로 청소년에게 문제가 없는 작품 ③ 일반적으로 용인되지 아니하는 특정한 사상, 종교, 풍속 등 청소년에 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유해한 표현이 없는 작품 ① 주제 및 내용에 있어서 12세 미만의 사람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란, 폭력, 사행 등이 표현되어 있는 작품 ② 일반적으로 용인되지 아니하는 특정한 사상, 종교, 풍속 등에 관한 사 항이 12세 미만의 사람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유해한 작품

① 주제 및 내용에 있어서 15세 미만의 사람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란, 폭력, 사행 등이 표현되어 있는 작품 ② 일반적으로 용인되지 아니하는 특정한 사상, 종교, 풍속 등에 관한 사 항이 15세 미만의 사람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유해한 작품

① 주제 및 내용에서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란, 폭력, 사행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작품 ② 청소년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한 사상, 종 교, 풍속 등에 관한 사항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작품

① 성능, 안전성, 이용자만족도 등을 평가하기 위해 제작된 시험용 게임물

출처: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 www.gcrb.or.kr

12)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21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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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에 대한 세부 기준은 등급위원회의 심의규정으로 마련되어 있다.13) 이 외에도 등급분류의 일관성과 국제통용성을 고려하여 유사 게임물의 사례 및 해외등급 결정내역 등이 참조된다. 등급위원은 전문위원의 보 고서와 게임 설명을 바탕으로 적정 등급을 의결한다. 등급 결정이 완료 된 게임물에 대한 자료와 논의사항은 전산으로 보관되어 사후관리에 이 용된다. 이처럼 게임 규제 이슈는 아직도 종결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특 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게임 규제로 인해 한국 게임 업체가 해외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게임업체를 향한 해외 게임사의 러브콜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의 경쟁 과열과 규제 압박 등으로 점점 설 자리가 줄고 있는 게임업체가 해외로 나가는 것은 또 다 른 생존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게임메카≫, 2014). 문화 콘텐츠 산업 분야 중에서도 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 는 게임의 제작 환경은 최근 들어 전문화, 대형화, 고급화 등 많은 발전 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내 게임 산업에 서는 여전히 인력이나 기술, 또는 규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 개발과 관련된 첨단 기술의 보급과 그에 따른 창의적 전 문 인력 양성 그리고 타 산업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효율 적인 정책과 지원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게임 콘텐츠에 대 한 정부와 민간의 지원은 게임 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발전시켜 보다 경 쟁력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게임 산업 활성화와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13)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규칙 제8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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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과 의의)󰡕. 홍유진(2005). 게임관련 정책 현황 및 전망. ≪한국콘텐츠학회≫, 3권 1호, 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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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게임과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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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게임과 사회

우리들 생활에 즐거움을 주는 놀이에서 시작한 게임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함께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문화가 되 었다. 게임은 단순한 재미와 오락의 추구를 넘어 생활의 다양한 욕구를 해결해 주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정 신적, 육체적인 피로를 풀어 주고 게임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다 가깝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대인의 생활에 필요한 교육, 의료, 공공 기관, 캠페인, 직무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게임이 활용되고 있다. 게임이 갖는 적극적인 특성 및 가능성을 설계하고 이용하고 활용 하려는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의 등장 게임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만 주목해 왔다. 그동안 게임은 하나의 문화적 활동으로 보기보다는 청소년들의 학습이나 직장인들의 업무를 방해하 는 장애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으로 인해 다른 문화예술이나 문화 콘텐츠에 비해 사회적 위상도 상대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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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낮게 평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 은 게임으로 발생했던 역기능적 현상이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면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기능성 게임에 대한 논의와 관심은 이와 같 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사회 인식이라는 환경에서 등장하게 되었다. 특 히 기능성 게임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게임 세대들의 경우 어릴 때부 터 게임을 하면서 자라나면서 게임 행위와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공 부나 훈련, 운동도 이러한 친숙한 게임 방식으로 하면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게임의 기능성에 대한 관심은 게임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교육이나 의료, 비즈니스 분야 등을 중심으 로 게임을 자신들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이라는 용어를 채택하고 정의했던 1970년대 이전부터 이미 게임은 여러 분야에서 기능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첫 번째 사 례는 군사적 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기원전부터 비롯되었다 는 바둑이나 장기, 7세기경 서양의 체스는 물론이고 17세기경 체스를 발전시킨 양식의 <워게임(war game)>이 모의전투를 위해 사용되었다. 20세기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의 전투의 실재감과 현실성이 더 강화되었고, 위험 상황에 대비해 실제와 같은 훈련을 해 보는 모의실험 즉 시뮬레이션 게임은 기능성 게임 중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우탁, 2011). 기능성 게임이 주목되면서 ‘우드로윌슨국제학술센 터(Woodrow Wilson International Center for Scholars)’의 게임 개발 자 및 연구자들은 2002년에 ‘시리어스게임스이니셔티브(Serious Game Initiative)’라는 조직을 발족하게 되었다. 이 기구는 기능성 게임의 커뮤 니티의 효시이며 기능성 게임에 대해 산업과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개발 하고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2년에 대학경영 시뮬레이션 ‘Virtual U’와 미 육군이 신병 모집을 위해서 개발한 ‘America’s Army’가 성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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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기능성 게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위정현, 2008). ‘시리어스 게임스 이니셔티브(Serious Game Initiative)’는 2004년 산호세에서 게 임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시리어스 게임 회담(Serious Game Summit)’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후 ‘게임스포체인지(Games For Change)’와 ‘게임스포헬스(Games For Health)’라는 조직과 기구가 만 들어졌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기능성 게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임충 재, 2011). 추상적 도형의 재현 위주로 구현되었던 게임의 초기 화면들도 최신 컴퓨터 기술들이 집약되면서 실제적이고 실감적인 표현이 가능하게 되 었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게임에 대한 인식도 단순히 현실 모사적인 놀 이나 오락에서 현실감이 부여된 사회문화적인 기능을 축구하게 되었다. 특히 정보기술과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개발되고 등장하면서 게임을 활 용한 교육과 훈련 방법을 통해 교육 미디어도 다양해지고 있다. 교육과 훈련을 위해 사용되는 매체인 교육용 게임의 경우 학습자의 학습 과정 에 게임 요소를 도입하여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의 개념 속 에서 접근하여 피드백 및 그룹 과제를 수행하게 하는 등의 상호작용성 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과 관련된 속성의 응용 가능성은 전자 학습 (e-learning), 교육(edutainment), 게임 기반 교육(game-based learning), 그리고 디지털 게임 기반 교육(digital game-based learning) 등과 같은 분 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안전한 환경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며 현실에서는 반복하기 어려운 경험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최 대의 장점이다(Corti, 2006; Squire & Jenkins, 2003). 그렇다고 모든 교육 용으로 제작된 게임에서 효과적인 학습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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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적절한 이론과 연구에 따라 설계된 기능성 게임은 게임 사용자들 에게 게임이 제공하는 다양한 특성을 활용해 의도했던 목적에 접근할 수 있다(Van Eck, 2006).

기능성 게임의 정의 기능성 게임에 대한 개념은 매우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그림 1과 같 이 미국에서는 기능성 게임을 일부 하위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고 기존 의 매스미디어와는 대조적인 ‘인터랙티브 미디어’라는 개념으로 접근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능성 게임을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게임’으로 포괄적으로 지칭하고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일방향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매스미디어와는 달리 특정 커뮤니케이터간 상호작용성을 토대로 하는 쌍방향 미디어로서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기능 성 게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단순히 기능성 게임을 사회 적으로 유용하며 긍정적인 게임으로 보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게임 미 디어 자체를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 파악하는 것이다. 게임을 통해 교육을 하거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한 게 임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는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 출현을 의 미하는 것이다. 기능성 게임이라는 용어는 사회학자 클라크 앱트(Clark Abt)의 저 서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에서 기인하였다. 그는 1970년에 게임 을 “두 명 이상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자들이 제한된 맥락하에 각자의 목 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이면서 서로 승리하기 위한 상황에서 이루어지 는 규칙을 기반으로 한 컨텍스트”라고 정의하였다(Abt, 1970).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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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는 유희적인 측면 대신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되는 진지한 (Serious) 게임이 이에 해당된다는 보았다. 이대웅(1999) 역시 “기존의 단순의 즐기는 개념의 게임을 한 단계 뛰어넘어 게임적 요소를 충분히 포함하고 있으면서 재미성 외에 별도의 효과를 갖는 게임”이라고 정의 한 바 있다. 게임의 주요 성격이나 목적성은 유희적 측면에 있기 때문에 진지한 목적을 위주로 하는 기능성 게임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것은 쉽 지 않다. 앱트 이후의 기능성 게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마크 프렌 스키(Marc Prensky)는 기능성 게임을 ‘오락 이외(Non-Entertainment) 의 목적을 위한 오락(Entertainment game)’이라고 정리하고 있는데 기 능성 게임의 이중적 목적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게 된다. 한편 마이크 자 이다(Mike Zyda, 2005)는 정부 기관, 회사 및 공공 서비스 목적으로 사 용되는 기능성 게임의 도전적 요소와 유희성 요소를 분석하였으며 데이 비드 마이클(D. Michael)과 샌드 첸(Sande Chen) 등은 기능성 게임을 예술적 매개성을 이용하여 스토리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지식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Michael & Chen, 2005). 무엇보다 기능성 게임에서도 즐거움과 유희 성의 요소를 어떻게 균형 있게 설명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 시와 그 외 동료들(Susi et al., 2007)은 기능성 게임을 기존의 엔터테인 먼트 게임과 비교하여 기능성 게임은 문제 해결 능력 중심으로 설계되 는 반면 오락게임은 경험의 확대와 축적을 우선시한다고 보았다. 또한 시뮬레이션 환경의 경우에도 기능성 게임은 교육이나 현실 환경과 유사 하게 설계되는 반면 오락 게임은 현실을 단순화하고 가상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유럽의 게임 학자들은 기능성 게임에 재미 효과보다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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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를 중시하는 오락이 아닌 게임으로서의 기능성 게임을 강조한다 (Sawyer, 2002; Michael et al., 2005; Jenny et al., 2008). 엔터테인먼트, 흥미, 재미 등을 일차적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게임을 기능성 게임의 중요 한 특성으로 보는 것이다. 이미 비디오 게임은 많은 교육적 효과를 가지 고 있다. 예를 들면 손과 눈의 협응이라는 동작 기술이나 3D나 2D의 이 미지를 통해 공간적 관계나 형태 등에 대한 교육적 효과가 있으며 특히 게임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통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정보를 검색하고 학습하는 호기심을 키울 수 있다. 비오락성 게임은 형식적으 로 게임의 중독적 장치 및 요소들을 제거하는 경우와, 내용적으로 폭력, 마약, 살인 등 반사회적 요소를 완화하고 제거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기능성 게임이 원래 의미대로 모든 내용이나 게임을 진 지하게 다루는 것만은 아니다. 벤 시이어(Ben Sywyer, 2004)는 기능성 게임에서의 진지함은 게임의 목적이나 만들어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지 게임 그 자체가 진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 다. 기능성 게임을 게임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재미와 몰입을 인정하고 전제하는 가운데, 재미 요소를 학습의 동기 요소 및 몰입요소와 연결시 킬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게임(Prensky, 2001)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시리어스 게임(Serious Game)’을 기능성 게임으로 지 칭한다. 기능성 게임은 게임의 한 장르라기보다는 상호작용 미디어라 는 시각으로 접근하여 특정 목적을 위한 미디어 접근법 중 하나로 받아 들이고 있다. ‘기능성’이라는 용어의 모호성 때문에 여러 의미가 혼용되 어 사용되긴 하지만 기능성 게임 고유의 목적은 순수한 즐거움뿐만이 아니라 ‘의도된 의미 있는 목적 실현’을 위해 개발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 다. 게임 원래의 특성에 의도된 목적으로써 기능성이 부가된 것이 기능 성 게임의 기본적 개념이다. 이 경우 상업용 게임의 우연한 효과와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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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게임의 의도된 효과는 구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기능 성 게임의 확장 범주로 혼용되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은 단지 게임의 기능적 측면을 일부 활용한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해 기 능성 게임과는 구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KOCCA, 2013). 따라서 기능성 게임은 광의의 개념과 협의의 개념으로 구분될 필요 가 있다. 우선 광의의 개념에서는 ‘기능적인(functional)’ 측면과 함께 ‘게임성’의 부분을 강조하고 협의의 개념에서는 ‘시리어스 게임(Serious game)’의 명칭에서와 같이 ‘진지성’의 측면과 함께 행동 변화를 도모하 기 위한 목적성이 중심이 된다. 기능성 게임에 대하여 광의의 개념으로 접근하게 되면 첫째로 게임 의 다양한 요인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기능적인(functional) 측면을 포괄 할 수 있다. 게임을 이용한 기능적인 효과와 더불어 게임화 를 통한 방식, 즉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나 에듀테인먼트 (Edutainment), 펀웨어(Funware)까지도 목적성을 가지는 기능성 게임의 범위에서 포함시킬 수 있다(기능성게임전략보고서, 2009). 둘째로 광의 의 개념이 설명하는 특징은 상업용 엔터테인먼트 게임에서 발견되는 부분 적인 기능적 효과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심즈(The Sims)>를 들 수 있 는데 가정생활을 소재로 한 시뮬레이션 롤플레잉게임(SRPG: simulation roll playing game)이다. <심즈>는 가상캐릭터를 통해 탄생에서 죽음까지 에 이르는 성장에 관한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고 어머니나 할아버지의 입 장이 되어 보기도 하는 제3 시각의 관찰자가 되어 볼 수도 있다. 또한 이웃 집의 또 다른 <심즈> 가족들과 소통하며 상호작용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다. 아이들은 과거와 미래, 현실을 넘나들며 인생관을 배워 나간다. 게 임의 이러한 기능적인 측면은 엔터테인먼트 게임을 통해서도 발현되곤 하는데, 이는 광의의 개념에서 볼 때 기능성 게임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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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CA, 2013). 그렇다면 광의적 개념의 기능성 게임에서 포괄하고 있는 게이미피 케이션과 에듀테인먼트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게이미피게이션 이란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이용한 방식으로 게임의 잠재력을 활용하여 개별화된 시스템에 게임의 요소를 추가하여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게임적 사고와 게임 메카닉스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 고 사용자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과정’(Zichermann, 2011)이라 할 수 있 다. 예를 들면 게임에서 사용되는 경쟁과 포인트, 레벨, 퀘스트 등과 같 은 즐거움과 재미의 요소를 활용하여 교육, 의료, 캠페인 등의 게임 외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한편 에듀테인먼트는 오락을 통한 교육을 의미하는 것으로 1990년 대 멀티미디어 개인 컴퓨터의 출현과 함께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온 용 어다. 물론 에듀테인먼트는 비디오 게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오락 을 추구하는 교육 방식은 모두 해당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명백하게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비디오 게임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 러한 에듀테인먼트는 재미의 요소를 가미한 학습용 교재나 기자재, 그 리고 어린이용 완구나 장난감, 최근의 기계적 로봇이나 기기, 그리고 오 프라인의 보드게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펀웨어(Funware)는 게임 이외의 상황에서(non-game contexts) 게임 메커닉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웹 사이트에 게 임 요소를 추가하고 보완하게 되면 참여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이 베이(eBay)나 페이스북(Facebook)도 이와 같은 재미 요소를 추가한 경 우다(Zichermann, 2011). 이러한 사이트 등에 게임적 사고를 사용하여 펀웨어(Funware) 기법을 적용하면 목표로 한 성과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사용자로 하여금 해당 기술이나 서비스가 더 재미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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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느끼게 하거나, 게임을 하는 인간의 심리적인 경향을 이용해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능하게 된다. 펀웨어는 기술적(디지털) 프 로그램으로써 게임이 아닌 요소에 게임적 속성을 가미하는 것으로, 의 도적이거나 우연적인 요소 모두를 포함한다.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란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기술적으로 구 현하여 사용자가 간접 경험을 하도록 만든 게임으로 현실세계와 가장 가까운 게임이다. 규칙이나 진행 방식으로 구분하는 다른 게임 장르와 다르게, 현실을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가 게임의 핵심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종류로는 건설·경영 시뮬레이션(CMS), 육성 시뮬레이션, 운전 시뮬레이션(Vehicle simulation), 연애 시뮬레이션(Dating sims) 등이 있다. 플레이어는 역할취득을 포함하는 매개된 환경에서 역할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데 시뮬레이션은 물리적 또는 사회적 체계의 표현으로 사용자가 조건을 바꿔 그 역할을 관찰하 도록 하게 해 준다(Lieberman, 2006). 다음으로 기능성 게임을 협의의 개념으로 볼 때는 기존 연구에서는 비록 연구자마다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으나, 이러한 경험에 대한 ‘목적’ 을 핵심 개념으로 하여 기능성 게임을 정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기능성 게임의 경우 게임 사용자뿐만 아니라 게임의 이용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처음 접해 보는 사용자를 위한 고려도 해야 하며 의식적인 결정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 교적 쉬운 사용법의 테크닉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게임으로부터 풍부한 경험을 원하지만 기 능성 게임은 그렇지 않다. 기능성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모델과 문제 해 결 능력을 위한 모의 환경이다. 기능성 게임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학습을 위한 명확한 목적 기반의 필수 시뮬레이션 환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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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0-1 기능성 게임의 정의 연구자

정의

클라크 앱트 (Clark Abt, 1970)

명쾌하고 세심하게 고안된 단지 유희만의 목적이 아닌 교육적인 목적의 즐거움을 포함하는 게임

마이클 & 첸 엔터테인먼트, 흥미, 재미 등을 일차적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게임 (Michael& Chen, 2005)

지다 (Zyda, 2005)

유희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정부나 기업체의 훈련, 교 육, 건강, 공공 정책 그리고 의사소통 목적 전략을 위한 구체적인 규칙을 컴퓨터에 적용한 정신적인 경쟁이며 스토리나 예술, 소프 트웨어 그 이상의 것을 포함하고 교육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수법 (pedagogy)을 포함하는 진지한 게임

시이어 (Sawyer, 2007)

게임 산업의 원천으로 컴퓨터로 만들어진 게임이면 그 어떤 분야든 지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는 단지 재미만을 추구하진 않는 게임

타르야 스시 (Tarja Susi, 2007)

기업들과 조직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 기술과 과정, 디자인이 적용된 문제 해결법이며 전통적인 게임 산업에서 적용되 었던 훈련법, 상품 디자인 및 판매, 홍보 등의 기술력과 게임 개발 지식을 통합하여 발전 가능한 게임

후지모토 테쓰

교육을 비롯한 사회 제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이용되는 디지털 게임

일본디지털콘텐츠협회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게임

“교육(pedagogical)적이며 목적적(idealistic)이고 정치적(politic) 스웨덴 기술 & IT 뉴스 (Technology & IT News) 이고 사회적인 게임(societal games)”(nyteknik.se, spel.bth.se) 더 시리어스 게임 쇼케이스 기능성 게임은 게임 사용자들이 게임 속에 지정된 문제나 결함을 & 첼린지 극복하기 위한 게임의 속성을 적용해야 하며 사용자들의 노력에 (The Serious Games 대한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함. Showcase & Challenge)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시뮬레이션 환경은 게임 사 용자에게 잘못된 기술을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Susi et al., 2007). 또한 기능성 게임은 ‘무엇을 진지한(serious) 요소로 전제할 것이냐’ 에 따라 그 구조적 정의가 달라진다. 기능성 게임에서 진진함의 요소와 재미의 요소에 대한 상반된 주장은 모두 ‘무엇을 진지함의 대상으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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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도 하다. 한혜원(2010)은 기능성 게임을 디지털 게임의 발생 및 진행 과정 에 따라 구분하였는데, 크게 목적(purpose), 플레이(play), 지향점 (goal)으로 분류하고 있다. 먼저 목적 단계는 게임 플레이 이전에 게임 개발자가 게임 개발의 목적으로 ‘기능성’을 지향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이 경우 기능성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대상은 주로 게임의 소재 및 주 제로 기반적 스토리(background story)를 통해 표현된다. 대표적인 예 로는 설득적 게임(persuasive game), 변화를 위한 게임(G4C) 등에서 발 표하는 일련의 게임들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번째로 플레이 단계에서 ‘진지함’이 발현되는 경우로, 사용자들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상황에 발생하게 된다. 전자에서 개발자의 설득 력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면, 이 단계에서는 사용자가 의도했던 이상 적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깊이 있는 재미와 몰입을 경험할 때 비로소 진지함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적극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서 게임과의 상호작용 및 다른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게이머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때 형성되는 즐거움은 본능적으로 발생하 는 감각적인 즐거움(sensory pleasure)이나, 코미디를 관람할 때 발생 하는 일반적 수준의 오락(amusement)과는 다른 유형의 즐거움이 발생 된다. 마지막으로 지향점 단계의 기능성이란 게임 플레이 이후 발생하는 것으로,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기능성을 인지할 때 형성되는 것이다. 개 발자의 경우 목적 단계에 추구했던 설득적인 요소들이 충분히 사용자에 게 명확히 전달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reinforcement), 사용자의 경우에는 즐거움을 동반한 경험적 학습으로 인지되어야 한다. 게임 플레이 전에서부터 후까지, 사용자와 개발자, 대상과 과정 모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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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적용될 수 있는 ‘기능성’을 성취할 수 있을 때 온전한 의미의 기능성 게임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정의와 개념들을 종합해 보면 기능성 게임은 ‘게임 의 요소를 지니면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생활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기능성 게임은 게임 요소를 충분히 포함하고 있으 며, 재미와 오락적인 요소 외에 별도의 효과를 갖는 게임으로 의료적인 예방 및 치료, 학습의욕의 증진, 학습보조를 포함하며 기존의 게임 분류 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지칭한다. 또한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시뮬레이션, 다자간 소통, 플랫폼, 가상현실, 자아인지, 동기화 등 다양한 기술적, 인지적 수준의 요소들을 포괄하는 게임이다.

기능성 게임의 분야 기능성 게임의 유형화는 주로 기능성 게임의 목적 단계의 소재 및 주제 에 따른 분류로 이뤄졌다. 소여(Sawyer, 2002)는 기능성 게임 이니셔티 브(Serious Game Initiative)를 통해서 기능성 개발 주체에 따라 정부, NGO, 국방부, 보건부, 마케팅업체, 교육기관, 산업체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개발 목적에 따라서는 건강, 선전, 교육, 과학 연구, 생산, 작업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스테이플톤(Stapleton, 2004) 역시 기능성 게임 이 제시하는 해결 방안(solution)에 따라 ‘기능성 게임 사용자 맵(serious game user map)’을 K-12 교육용(정규 교육과정), 고등교육용, 건강증 진용, 기업용(advergame), 군사용, NGO용, 기타의 7개 분야로 제시하 고 있다. 또한 마이클과 첸(Michael & Chen, 2006)은 기능성 게임을 군 사용, 정부, 교육, 기업, 헬스케어, 정치·종교·예술 게임의 6분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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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분류 방식은 게임에서 개발자가 사용자 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 및 기능이 교육, 건강, 경영, 정치적 견해인 가 등에 따라서 나열식으로 정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유형화는 기능성 게임의 본질을 충분히 반영하고 향후 발전 방향 등을 염두에 두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 능성 게임의 분류를 위해서는 표면적인 내용이나 플랫폼에 의거한 분류 및 유형화에서 나아가 게임 플레이의 특성에 따른 일반화가 요구된다. 리터펠드(Ritterfeld, 2009) 등은 기능성 게임의 범주를 각각 주요 교육 콘텐츠(primary educational content), 주요 학습 요인(primary learning principle), 연령층에 따른 그룹(target age group), 플랫폼(platform)의 네 가지로 범주화한 후, 각각의 기준에 따라 다시 기능성 게임을 세분화 하고 있다. 가르시아 루이즈 등(Garcia-Ruiz et al., 2011)은 학습과 훈련, 기술력, 건강관리, 군사용 응용력, 도시 계획, 상품 생산, 위기 조치 대응 력 등을 포괄한다고 하였다. 이제 각 분야의 기능성 게임의 특성을 사례 와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공공 분야 정부용 게임 정부는 일반 기업이나 산업과 마찬가지로 특별하고 구체적인 공공 분 야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능성 게임은 정부의 관료들을 도와줄 수 있다. 특히 정부가 관여하는 훈련과 시뮬레이션은 게임이나 인터넷에 대한 윤리교 육이나 공중도덕 함양에서부터 재난이나 화재에 대비한 훈련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하게 넓은 영역에 걸쳐 있다. 시뮬레이션 훈련은 조종사나 항해사들이 레이더나 항해 장비 등을 학습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게 사 용된다. 특히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은 긴급 재난 상황에 대한 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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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반복해 경험할 수 있으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프로그램 화하여 훈련할 수 있다. 선박 사고나 화재와 같이 실제에서는 반복해서 경험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 대한 반복 훈련을 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 지고 있다. 전략 게임은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행위 결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은 사용자들의 특정한 행위를 시행한 결과 를 여러 가지 가상 환경을 통해 묘사해 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장점을 가 진다. 공공 정책 분야에서의 멀티 플레이 예측 게임이 공공 분야 기능성 게임의 중요 분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예측 게임은 집 단지성을 시뮬레이션에 접목한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식량 조달, 식수 공급, 교통, 도시 설계, 상품 생산 등 사람들이 삶의 살아나가는 방식을 재구성 혹은 재창조하는 일련의 과정을 게임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부는 훈련 및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서 국가나 지방정부 차 원에서 다양한 수준의 공공 정책적 주제를 다룰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바 와 같이 정부용 게임은 다양한 종류의 임무와 위기 대응 관리 등의 상황 에 대처할 수 있는 훈련법을 제공할 수 있다. 정부와 산하 기관이 담당하 는 공공의 영역에서의 공공 문제들로는 질병 대처, 생물학적 위협, 건강 관리, 교육, 도시 계획, 교통 관리, 소방 활동, 예산 관리, 도덕적 책임감 훈련법, 방어 운전법 등이 대표적이다(Michael & Chen, 2006; Squire & Jenkins, 2003). 국내에서는 기능성 게임에 공공 정책을 위한 기능성 게임이 개발 제작되었는데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중심이 되어 멀티 플랫폼 환 경에서 DMZ를 소재로 평화정신과 안보 의식 고취를 위한 기능성 게임 의 개발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또한 영남대학교는 우리나라의 전통문 화와 지역 문화유산 교육을 주제로 <라온아띠>라는 기능성 게임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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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하였다. 불국사와 석굴암, 안동 하회마을 등 한국의 전통문화유산과 지자체 캐릭터를 콘텐츠로, 기능성 게임의 순기능인 오락적 요소와 교 육, 관광, 홍보를 접목, 초・중등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우리 민족 고 유의 전통문화유산 및 문화 콘텐츠에 지속적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 게 한 점이 특징이다. NHN의 경우 기후변화 기능성 게임 개발 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UNEP 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개발한 환경교육용 기능성 게임인 ‘에코프렌즈(EcoFriendz)’를 소개하였다(KOCCA, 2013). 이처럼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사용자에게 반복적인 시나리오를 제 공하여 컴퓨터를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훈련비용 절감의 효과 를 볼 수 있다. 또한 시뮬레이션 게임은 소방관, 경찰관, 의료 전문가들 을 위한 연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현실에서 위험할 수 있는 훈련을 가 상공간으로 미리 체험하고 기술의 능숙도를 위하여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공공 분야 기능성 게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주관한 ‘푸드포스(Food Force)’ 게임이다. 이

그림 10-1 푸드포스(Food Force)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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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8세부터 13세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서 유엔의 식량 지원 활동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그림 10-1].

군사용 게임 군사 분야의 기능성 게임은 다양한 형태의 군대 훈련 프로그램이 시뮬 레이션 게임 형태로 개발되어 왔다. 이미 군대에서 훈련 과정에서 기능 성 게임은 매우 유용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신병들의 경우 처음 접하게 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상경험을 통해서 미리 준비하 고 훈련하는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Zyda(2005)에 의하면 기능성 게 임의 기술력은 의료 및 건강관리 분야, 공공 정책 분야, 의사소통 전략 부문, 국가의 방어 체제나 훈련, 교육 분야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 다고 하였다. 미국방성의 경우 시뮬레이션 장비나 전쟁 게임에 매년 막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군대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다양한 기능을 습득할 수 있는 군사용 게임의 응용 적용 분야로는 의료 기술, 항공 기술, 전투력, 지도력, 함선 조종력, 전략 계획, 재원 조성, 군사 정찰, 전투 의식, 건강 및 영양 등이다. 군대에서 게임을 사용하여 훈련을 시키는 방법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군사 훈련 게임은 간단한 규칙을 가지는데 지휘관 들에게는 전쟁 과정에서의 효과적인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탱크나 헬리콥터, 그룹 훈련 등 극도의 복잡한 모의실험 장치를 통해 반복 훈련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모의실험 장치 개발비용의 경우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도 한다(Michael & Chen, 2006). 군대에서 게임의 기술력은 정확성과 몰입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 서 저렴한 비용으로 군사모의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워크래프 트>, <둠>과 같은 상업용 전쟁 게임이 군사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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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군사 훈련을 위해 고안되어 사용된 기능성 게임은 <아미 배틀존(Army Battlezone)>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알려 진 군사 분야의 기능성 게임은 2002년에 나온 미 육군의 신병 모집을 위 한 기능성 게임인 <아메리카 아미(America’s Army)>다. 기존에 미 육군 은 신병 모집을 위해 텔레비전 CM이나 프로모션 비디오 제작 등으로 방 대한 마케팅 예산을 들이고 있었던 시기에 새로운 프로모션에 대한 방 안으로 게임을 기획하였는데, 미 육군에서는 <아메리카 아미> 개발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 비해 단지 15%의 비용을 투자해 대단한 성공을 거 두었다(Grossman, 2005; Michael & Chen, 2006). 이 게임은 신병 모집 에 효율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진행했던 어떤 다른 방식의 모집캠 페인 보다 긍정적인 인상을 가져왔다. 2004년 <아메리카 아미>는 1700 만 번 다운로드되었고 매달 10만 명의 신규 회원이 가입하였으며 400만 명의 등록 회원을 확보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이 게임은 게이머 들의 30%는 미군이 아니라 스웨던, 독일, 프랑스에 있는 회원들이었기 때문에 미군과 미국의 핵심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였다. 게임은 자발적인 신병들의 사전 훈련에 이용되었고 후에는 현 역병들에게도 훈련용으로 사용되었다(Michael & Chen, 2006). 이 게임 의 모든 무기와 차량 등은 현실의 것과 같은 엄격한 사실적 모델로 구성 되었고, 상용화된 게임들과는 실제 전쟁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어 크게 성공을 하였다. 물론 모든 군사용 게임이 전투 지향적인 것은 아니다. 미군의 경우 해외에 주둔해야 하는 일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매우 다른 문 화나 언어를 접촉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문제적 제약을 해결하 기 위해 기능성 게임을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2004년 <전술 이라 크(Tactical Iraqi)>라는 게임은 미군사병들에게 아랍어를 교육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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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3 기능성 게임 <아메리카 아미(America’s Army)>

임으로 제작되었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군사용으로 사용되지만 교육용 게임으로 제작된 것이다. 또한 현재의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적 훈련을 통해 현지의 감정과 인지적 모델링을 구현한 게임이 활용되기도 하였다.

헬스케어 게임 비디오 게임은 의료 기술을 향상시키고 훈련시키는 데 활용하는 것에 서부터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에서 어린 환자들의 주의 집중을 분산시 키기 위해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헬스케 어 게임은 단순히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질병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헬스케어 기능성 게임은 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행동이나 태도의 변화를 유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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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4 의료용 기능성 게임 <리 미션(Re-Mission)>

거나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인지적인 기술을 연마하는 기능성 게임이 다. 기능성 게임을 의료 및 건강관리 분야에 응용하여 적용시키는 현상 은 지속해서 성장해 왔으며 건강 증진 목적의 게임은 더욱 더 증가할 것 으로 예측된다.14) 가장 주목받았던 대표적인 헬스케어 기능성 게임은 호 프랩(Hopelab)사에서 개발한 의학 교육용 게임인 <리 미션 (Re-Mission)> 게임이다(그림 10-4). 400만 달러의 개발비가 들었고 소 아종양학과 의사들이 기획했다. 1인용 슈팅게임으로 주인공은 앤젤리나 졸리 같은 여전사다. 인체 각 장기에 있는 소아암세포를 왼손에 장착된 총으로 쏘게 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하나의 암세포라도 살려두게 되면 엄청나게 증식된다. 플레이어들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항암제이 다.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암에 대한 지식을 획득하면서 항 암치료의 중요성과 치료에 대한 의지를 키울 수 있게 된다.

14) www.sgseurope.com/health.php?lang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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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게임 기업은 역시 다양한 훈련을 필요로 하며 기업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과 훈련은 대부분의 직원들에게는 매우 지루하고 따분한 과정이기 도 하다. 특히 기업이 성장하면서 규모가 커질수록 장비나 절차에서 매 우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많은 기업은 자체 내의 훈련 과 교육을 하는 연수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훈련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별도의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기업 훈련은 1990년대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초기에는 CD-ROM을 이용하였지만 현 재는 인터넷을 이용한 e러닝을 이용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업 훈련은 훈련에 드는 비용 절감의 효과의 혜택을 볼 수 있다. 기업 훈련 게임은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며 기업의 필 요에 의한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팀워크 기술과 전반적인 회사 동료들과 어울려 작업 수행을 하도록 그와 관련된 기술 을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직무 내용에 관련된 특정 기술 능력과 조직의 자원과 시간을 조직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며 커뮤니케이션이나 목표 설정 및 방법에 관한 전략적인 기술법을 저렴한 비용으로 가르치 기도 한다(Michael & Chen, 2006). 비디오 게임은 특정 기술과 관련된 기술능력을 가르치는데 유용하 게 사용할 수 있는데 학습 대상이 기술적이거나 어렵고 복잡하고 다루 기 까다롭고 힘들거나, 정교한 결과 분석이 요구될 때, 기업 전략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 등에서 기능성 게임은 반복 학습을 통하여 이러한 기술 력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Prensky). 기능성 게임은 수 동적인 훈련법에서 벗어난 규칙 변화를 도모하며 단순한 기술 전수에 그치지 않고 기술 습득을 촉진시켜 주는 훈련법을 제공해 줄 수 있다 (Iverson). 현재까지의 기업용 기능성 게임은 대부분 전형적으로 ‘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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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5 IBM 기업게임 <시티원(Cityone)>

이닝만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면, IBM의 사례는 여기에서 한 단 계 더 나아간 형태를 보여 준다. IBM의 클라우드 연동 인프라를 이용하 면,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그들의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능성 게임을 활용할 수 있다. 개인, 전문가, 팀 및 커뮤니티가 실질적인 문제들에 부 딪혔을 경우, 문제 해결안을 찾아낼 수 있도록 소셜 러닝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IBM에서 개발한 <시티원(Cityone)>은 맞춤형 디자인 기반의 싱글 플레이어 마케팅 게임으로 이용자는 도시를 어떻게 해야 잘 운영할 수 있는지 배우게 된다. UPS는 직원 교육 분야에 기능성 게임을 활용하는 또 하나의 회사인 데, 이 회사는 2010년부터 자사의 택배 배달원들의 운전 실력 향상 및 관 리를 위한 운전 교육용기능성 게임을 개발해 직원 훈련 시스템에 도입 했다. 게임은 운전 배달 미션 수행 및 고객 응대 등의 훈련 내용을 기반 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하나은행과 엠브리지가 공동 개발한 기능성 게 임인 <팍스하나>가 있다. <팍스하나>는 전 세계 30여 개국 항구를 항해 하면서 하나은행의 글로벌 지점을 개설해 나가는 내용의 3D 기반 대규 모 기업 직무 교육 기능성 게임이다. 글로벌 지점 개설이라는 미션을 수 행하기 위한 대항해에 나서면서 직면하는 다양한 위기상황을 차세대 전 산시스템에 대한 학습으로 풀어나감으로써 자연스럽게 차세대 전산 시 스템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다수가 참여하는 MMORPG라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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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에서 동료 및 상사 등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등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다(KOCCA, 2013).

교육 교육 분야 기능성 게임은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기능 성 게임 분야로 재미와 몰입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얻으려는 분야다.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학습자인 사용자의 지적, 정신적, 신체적 발달이 라는 교육용 목표의 달성을 위한 교육용 소프트웨어임과 동시에, 교육 적 매체의 하나로 학습자의 동기 유발 및 지속적 학습 흥미 요소를 고려 하고 발달 단계에 맞도록 제작된 게임이다(정형원, 2004). 이와 같은 교 육용 게임은 사용자들이 게임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학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제작 단계에서부터 의도적으로 설계되어 있는 게임이다. 교 육(Education)과 게임(Game)을 합성한 단어로 에듀게임(Edu-Game) 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교육성과 게임성이 통합적으로 결합되어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교육적 효과 를 강조하는 개념이다(Prensky, 2001). 에듀테인먼트는 게임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교육적 목 적을 바탕으로 제작, 설정된다. 또한 게임의 규칙은 현실의 환경과 규칙 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도 있지만 가상 또는 상상의 규칙들로 구성되기 도 한다. 경쟁의 대상이나 도전의 기회 등 복합적으로 구성되며 일반적 으로 도전과 경쟁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 와 학습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재미 요소를 첨가하는 게임이다(고재 혁·최성, 2002). 프렌스키(Prensky, 2001)는 교육용 컴퓨터 게임을 디지털 게임 기 반 학습으로 정의하고 디지털 게임 기반 학습은 오늘날 학습자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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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학습 양식에 적절하며 학습자들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고 어떤 주제 나 정보, 기술에 대해서도 융통성 있게 활용된다고 하였다. 그 이유를 게임이 가지는 몰입과 상호작용으로 설명하였다. 교육용 컴퓨터 게임 에 대한 효과는 학업성취도, 학습 전략 등의 인지적 측면과 태도, 자기효 능감, 동기 등의 정의적 측면과 관련하여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경 희(2008)는 컴퓨터 구조학습에 교육용 컴퓨터 게임 기반 상황이 교실 상황보다 학업성취도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또한 영어 단어 학습을 위한 온라인 교육 게임이 인지적인 측면에서 성취도에는 긍정적 인 효과가 있었으나 자아 효능감의 경우 그다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 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전주성·임진호·김소영, 2008). 또한 네트워크 기반 영어 교육용 게임에 대한 임병노(2006)의 연구 결과 역시 게임이 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학습동기․전략과 자아 효능감, 그리고 학습에 대한 태도에서는 집단마다 효과가 달리 나 타나 전반적인 교육용 게임 효과를 일반화하지는 못했다. 김귀자(2000) 는 게임 전략과 학업전략은 서로 의미 있는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 고 교육용 게임만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이 전반적으로 학습자의 정보처 리 능력의 향상을 가져온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 밖에 협력학습을 위 한 MUG 게임의 활용에 대한 연구(이정애, 2000)나 다중 플레이어를 통 한 게이머 간의 교류, 협동을 통해 협동학습의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는 연구(김종훈·서승필, 2000) 등은 디지털 게임을 적절히 설계하고 잘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와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이와 같이 교육적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개발된 교육용 기능성 게임 의 효과를 이용걸(1999)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로 교육용 게임은 학습동기와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다. 즉 게임에 참여하는 것 자 체만으로도 학습이나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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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 교육용 게임은 학습하고 난 이후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게 임 플레이는 학습을 유도하는 한편 차후 학습을 위한 탐구를 하도록 유 도하여 적극적인 학습 참여가 일어나도록 한다. 셋째, 교육용 게임은 긍 정적인 자아 개념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사용자 는 자신의 잠재력과 능력에 대한 효능감을 갖게 되고 성취욕구도 커질 수 있다. 넷째로 교육용 게임을 통하여 수업 환경을 개선하고 교사와 학 생 간에 자율적 관계와 상호작용이 형성되도록 돕는다. 학생들 간에는 서로 지식을 증대시키고 협력해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특히 교육용 기능성 게임을 통한 교육은 구성주의적 관점의 비판적 사고, 계획 설계, 협동학습, 문제 중심 학습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전략 적 사고, 그룹 의사 결정, 협상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Kirriemuir & McFarlane, 2004; Squire & Jenkins, 2003; Gee & Levin, 2009).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크게 볼 때 교육용 소프트웨어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구별되는 점이 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전통적으로 교육 과 정을 바탕으로 하여 사용자를 학습자로 위치시키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사용자는 학습 동기가 명확하며 뚜렷한 목표를 가 지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는 재미가 없어도 자신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해 효율적 혹은 편리함의 이유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교육용 기능성 게임의 사용자는 게임 플레이어 로서 기본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며 기능적 목적으로 게임을 플 레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하기 위한 흥미와 재미의 요소를 제공 해야 한다.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떻게 게임을 플 레이하도록 유도할 것인가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있다고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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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김창근, 2009). 지금까지 살펴본 교육용 기능성 게임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 다. 첫째, 교육용 게임의 목적이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교 육용 기능성 게임에는 게임 규칙이 있다. 셋째,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경쟁 형태를 띠고 있다. 경쟁의 대상은 상대방 또는 자신, 또는 도전의 기회나 시간이 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구 성되어 있다. 넷째,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목표 설정에 따른 도전적 성 격을 지니고 있다. 이 도전적 성격은 학습자에게 성취 의욕을 제공한다. 다섯째,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오락성을 지니고 있다. 게임은 대부분 재 미와 흥미 요소를 중심으로 하지만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그 재미와 흥 미를 학습의 동기 유발과 학습의 극대화를 위해 이용하여야 한다. 마지 막으로 교육용 기능성 게임은 게임 형태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지속적으 로 게임에 참여해야 하고 그에 따라 효과와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특 징을 가지고 있다. 교육용 게임의 경우 무엇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스 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개발된 교육용 기능성 게임 <어반 사이언스 (Urban Science)>는 학생들로 하여금 정치적,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정 책 제시, 논의 유도 등의 문제 해결 능력을 증진시키는 데 활용되었다 (Gee & Levin, 2009). 위스콘신대학교의 폴 기(Paul Gee)는 이 분야 대 표적 연구자로 학습자들은 학교에서보다 그들 나름의 대중문화인 게임 을 통해 학습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궁극적 으로 모든 교육은 게임 학습(G-Learning)기반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주 장하였다(서정희·박형성, 2010). 대표적인 교육 분야 기능성 게임은 <버추얼 유(Virtual U)> 게임으로 대학 경영 인재 양성을 위한 시뮬레이 션 게임이다. <버추얼 유>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대학의 경영자로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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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6 <버추얼 유(Virtual U)> 교육용 기능성 게임

영상의 의사결정을 실시한다(그림 10-6). 국내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개 발한 시뮬레이션 영어 기능성 게임 <호두잉글리시>가 있다. 체험형 인 택티브 러닝 모델을 통해 학생들에게 3D 플랫폼 기반의 가상세계 경험 을 통해 주어진 미션들을 캐릭터와의 대화로 해결해 나가면서 영어 의 사소통 능력을 자연스럽게 향상시키고 있다.

기능성 게임의 미래 기능성 게임의 미래 가능성과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능성 게임의 개발과 시장 환경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 게임 산업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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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있는 네트워크 게임이나 온라인 분야의 국제적인 기술과 명성에 도 불구하고 국내 기능성 게임의 개발은 매우 미흡한 편이다. 무엇보다 기능성 게임의 개발·유통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물론 기능성 게임 개발 사례가 부족하고 주로 교과목 중심의 교육용 소프트 웨어만 개발되는 사례가 대다수여서 다양한 교육적 수요에 따른 콘텐 츠도 부족하다. 또한 기능성 게임은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과 역할을 발 견하고 확대하는 분야로 기능성 게임의 설계와 효과 등에 대한 지속적 인 연구가 필요하다. 교육, 건강 등 다양한 분야와 게임이 융합되어 형 성되는 장르인 만큼 연구의 범위와 깊이가 매우 포괄적이고 지속적으 로 축적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성 게임과 관련한 정책적 지원 및 정책 간 연계가 미약하다. 기능성 게임 분야는 시장 자체에서 단기 간에 산업적 성과를 이루기가 어렵다. 일반 게이머보다 특수계층을 대 상으로 게임을 제작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장 규모를 확대하여 수익 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 등 공공 부문의 지원을 통해 산업 형성 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능성 게임은 오락용 게임과 달리 그 효과성이 입증되어야만 이용 자에게 수용될 수 있다. 또한 그 효과성을 입증하는 기관이 얼마나 신뢰 성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이용자와 관련된 대학이나 연구소가 기능 성 게임 이용자와 기능성 게임 업체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필요 가 있다. 특히 의료 및 건강 분야에서 기능성 게임을 통한 효과는 장기간 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별 업체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기는 어렵다. 기능성 게임 개발 기업들은 개발자 중심보다는 게 임의 재미와 기능성의 특정 목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 인력이 확보되어 복합적인 기능성 게임 개발이 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기능성 게임은 시각과 손의 움직임에서 벗어나, 신체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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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움직임 또는 새로운 입력 장치를 통한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에 따른 새로운 기능과 역할이 게임에 부여되고 있다. 이러한 목적과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체감’성을 강조한 기능성 게임 제작에 관심을 가 질 필요도 있다. 이러한 기능성 게임 이용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방 법으로 심박수나 호흡, 뇌파와 같은 생체 정보를 활용하여 감정을 분석 하는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논의들을 종합해 보자면, 기능성 게임은 게임에 대한 사 회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게임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공부를 방해하고, 사회성을 저해하며 중독과 폭력을 부추긴다는 등의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 에서 학습과 건강, 업무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게임의 활성화는 게임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 전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물론 기능성 게 임의 목적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희석시키고, 사회적 압력을 분 산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 기능성 게임을 ‘유익한 게임’, ‘도움이 되는 게임’으로 인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바로 ‘기존 게임은 해롭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능성 게임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기능성 게임은 기존 상업용 게임과 다른 어떤 것이 아니고 게임의 속성을 특정한 목적에 맞게 최대한 잘 활용한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전 제로, 기능성 게임은 게임에 새로운 역할과 의미를 부여하고 다른 미디 어가 주지 못한 효용을 제공하고 게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더욱이 게임 시장의 수요를 적절히 공략하여 목적에 맞는 효과가 검증된 기능성 게임이 등장할 땐 대중의 수요가 확대되고 나아가 게임 자체의 잠재력과 효용에 대한 이해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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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게임은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기존 게임 산업의 콘텐츠를 다 양하게 만들고 다른 분야와의 결합을 통해 게임의 시장을 넓히고 게임 의 사회적 효용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산업은 영화 못지않은 제작비가 투자되어 제작비는 더욱 늘어나고 게임 구매 고객은 기존 하 드코어 게이머층 위주의 집중 현상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게임 소재 역시 기존의 인기 게임들을 조금씩 발전시킬 뿐이고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 주지는 못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이같이 한정된 게임 콘텐츠 및 사용자층의 확대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학교 및 기업에서의 교 육, 의료·건강, 스포츠, 사회적 캠페인 등 기능성 게임이 다루는 영역 은 기존 게임 산업이 접근하지 못하던 영역이다. 기능성 게임은 이러한 분야와 관련된 게임 콘텐츠가 등장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보다 광범위하 게 통합되고 게임 사용자층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능성 게임은 치료를 받는 노인이나 교육 현장의 학생, 직무 교육을 받는 직장인 등 거 의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게임 사용자와 시장의 획기적 확대 가 가능하다. 인터넷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기술적 요인은 다른 미디 어에서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던 인터랙티비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공 했다는 점이다. 기능성 게임은 인터넷보다 더욱 진전된 인터랙티브 융 합기술을 제공한다. 이러한 게임 기술과 기존의 생활 영역이 결합되고 융합되어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가 더욱 많이 개발될 것이다. 기능성 게 임은 일상과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 아 니라 사고와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둘러싼 신세대와 구세대의 격차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는 매 개체 역할도 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창의력과 혁신, 시스템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창조적인 경제 활동에서 요구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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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 게임은 재현적 미디어(expressive media)다. 다양한 콘텐 츠와 메시지가 게임 소프트웨어에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점은 기존의 영화나 비디오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설득 미디어로서 기 능했던 방식으로 게임 역시 새로운 설득의 미디어로 등장하고 있다, 이 러한 새로운 형태의 설득적 미디어의 유형을 이안 보고스트는 절차적 수사학(procedural rhetoric)이라 지칭했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절차 적 수사학이란 기존의 영화나 영상 미디어가 표현했던 구어나 이미지 동영상보다는 규칙 기반의 재현과 상호작용을 통해 설득의 기술을 의미 한다(Ian Vogost, 2007). 이와 같은 유형의 설득 방식은 특히 컴퓨터의 고도화에 따라 규칙 기반 상징 조작이나 계산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기존의 설득 방식과는 매우 다른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게임은 앞서 논의했던 교육이나 훈련의 목적을 달성하는 외에 세계에 대한 근 본적인 태도나 신념을 해체시키거나 변화시키고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는 사회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게임이 가지는 사 회적 영향력은 단지 게임이 표현하는 게임 콘텐츠의 내용이라기보다는 게임이 표현하는 절차적 수사학이라는 방식 때문에 더욱 독특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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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체중 감량과 같은 건강 증진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닌텐도 ‘위핏’의 인기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X-box 전용 ‘키넥트 스포츠(Kinect sports)’가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 하듯 주목을 받았다. ‘위핏’이 가정용 게임기로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키 넥트 스포츠’는 가정은 물론 학교,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게임으로 학교에서 체육 수업이 진행되기도 하고 키넥트를 이용하 여 운동을 하는 전용 헬스장도 생겨나고 있다. 모션 인식 센서로 플레이 하는 ‘키넥트 스포츠’는 남녀노소 누구나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의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헬스 게임의 효과를 인정받아 ‘키넥트 스포츠’는 ‘대한장애인 e스포츠 대회’ 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하였다(≪중앙일보≫, 2014).1) 기능성 게임에 속해 있는 헬스케어의 영역과 게임의 영역이 합쳐진 헬스케어 게임은 게임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기능을

1) 이경희(2014.05.19). ‘커버 스토리’ “좋은 게임의 세계”, 온라인 중앙일보. http:// 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4717728&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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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하는 게임으로 주된 운동용 기구에 컴퓨터 게임 요소를 더하여 운 동 과정에 성과를 게임과 유사하게 표현함으로써 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게임을 포함해서 말한다(Baranowski T et al., 2008).2) 헬스케 어 게임은 우울감, 치매와 같은 정신적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실제 운동 을 했을 때와 같은 수준의 운동효과도 확인되었다. 특히 정신지체 학생 들에게 체감형 운동 스포츠 게임을 꾸준히 실시하게 한 결과 학생들의 대근육 운동 능력 발달과 함께 사회·심리적 태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 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윤옥현 외, 2011).3) 또한 다양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이용하여 건강을 관리하 거나 치료하는 게임, 정신적·심리적 완화를 위한 게임이 등장하고 있 는 것은 현대인들이 이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게임이 갖고 있는 본래의 속성인 재미와 더불어 긍정적인 기능적 효과 도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헬스케어 게임은 게임적 요소인 재 미를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 기능적 효과인 훈련이나 치료 예방 등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게임을 말한다. 그렇다면 헬스케어 게임은 어떻게 등장하고 왜 주목받게 되었을까? 풍부한 음식 섭취와 위생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인류는 기대수 명이 늘어나고 있다. 인류의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삶의 수준도 좋아지 면서 사람들은 생존 욕구를 넘어 더욱더 풍요로운 삶을 위한 건강에 대 한 관심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건강

2) Baranowski, T., Buday, R., Thompson, D. I., & Baranowski, J. (2008). Playing for real: video games and stories for health-related behavior change. 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34(1), 74-82. 3) 윤옥현(2011). “체감형 스포츠 게임이 정신지체 학생의 대근육 운동능력과 학습태도에

미치는 영향”. 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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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관련된 물품,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켜 헬스케어 산업의 기술 과 산업 발전을 촉진시켰다.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에서 헬스케어 게임 의 성장도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2009년 200억 원대의 시장 규모에서 2012년엔 400억 중반 규모로 성장하였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0).4) 이러한 성장은 교육용 게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 은 잘 갖춰진 네트워크 통신망과 IT를 기반으로 헬스게임의 후발주자로 서 성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헬스케어 게임이란 주로 운동용 기구나 신체적 활동에서 컴퓨터 게 임의 요소를 더하여 운동의 과정과 결과를 게임의 형식으로 보여 주는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 심리적 안정 등을 목표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때 로는 환자들의 재활치료나 건강 기능의 개선을 위해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특정 목표에 대한 성취를 위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캠페인, 마케팅, 광고 등 여러 분야에서 널 리 사용되고 있다(Papastergiou M et al., 2009).5) 헬스케어 게임의 종류와 그 수가 증가하면서 플랫폼의 유형으로 만 들어졌다. 기존의 아케이드, PC, 콘솔 비디오 게임이 주된 플랫폼 이였 던 반면 최근에는 온라인,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플랫폼이 등장하였 다. 아케이드 게임은 조이스틱을 이용한 게임으로서 초보자도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오락실의 버튼과 손잡이형 스틱,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잡고 게임을 진행 하는 방식 등 짧은 시간 내에 신속한 게임 플레이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로 콘솔 비디오 게임

4) 한국콘텐츠진흥원(2010). 󰡔2010 대한민국 게임 백서󰡕. p. 689∼693. 5) Papastergiou M.(2009). Exploring the potential of computer and video games for health and physical education: A literature review. Computers & Education, 53:60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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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외장형 본체를 TV에 외부입력 단자로 연결하여 컨트롤 패드를 사용 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주로 가정에서 많이 쓰이는 특징을 갖 고 있으며 게임만을 위한 외장형 본체는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 재하여 뛰어난 게임성을 자랑한다. PC 게임은 일정한 수준의 사양이 갖 추어진다면 모든 컴퓨터에서 플레이 가능한 게임 형태다. CD에 담겨 대 량 유통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고성능 그래픽 게임을 플레이하 기 위해서는 성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콘솔 비디오 게임과 다 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은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에 접속하 여 함께 접속되어 있는 다른 이용자들과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우리나 라의 인터넷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온라인 게임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그에 따른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 하였다. 주로 인터넷에서 게임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게임을 설치하여 실행한다. 마지막 또한 모바일 게임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즐기는 게임으로, 휴대용 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게임 이나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다운받아 이용하는 게임이다(노기영 외, 2011).6) 모바일 게임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 는 큰 장점이 있고,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주 류 게임 플랫폼이 되고 있다. 헬스케어 게임은 단순히 치료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환자가 직접 치료 과정에 참여하며 질병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 다(김의영 외, 2012).7) 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활치료, 질병에 대

6) 노기영 · 김경희 · 임문영(2011). 󰡔헬스케어 콘텐츠 제작의 이해󰡕. p. 110∼121. 7) 김의영 · 박창훈 · 김대근(2012). “체감형 운동게임의 효과와 선호도에 대한 연구”. ≪한

국게임학회논문지≫. Vol.12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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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료 의지를 증대시키고 정신질환을 극복을 돕는 역할도 한다.8) 헬스케어 기능성 게임은 목적에 따라 교육, 치료, 체험, 홍보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교육 목적의 헬스케어 게임은 어려운 수술 이나 치료 과정에 대한 실습과 교육을 보조하기 위해 개발된 게임이며, 치료 목적의 게임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으로 치료 과정과 방법을 알려 주거나 공황장애 등과 같은 정신 질환을 치료 하는 게임이다.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운동 효과를 주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체감형 게임이며, 홍보나 캠페인을 목 적으로 하는 경우는 질병에 대한 정보와 건강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을 의미한다(우탁 외, 2012).9)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비디오 게임이 노인들 에게 정서적으로 행복을 가져다주고 나아가 정신과 육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비디오 게임의 이용 정도와 그 들의 정서·사회적 삶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비디오 게임을 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삶의 대한 만족도나 행복감이 높았고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우울증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헬스케어 게임은 ‘재미’만을 추구하는 오락 성 게임과 달리 ‘재미’ 이외에도 플레이어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유용 한 효과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용도를 기준으로 환자들 치 료를 보조하는 치료용 게임과 헬스용 게임으로 나눌 수 있다(노기영 외, 2011).10)

8) 우탁·염진(2012). “의료용 기능성 게임에 대한 고찰”. ≪한국게임학회논문지≫. Vol.12 No.2. 9) Korea Creative Contents Agency(2011), 2010 The rise of korean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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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게임의 효과 헬스케어 게임은 보건 및 의료 분야의 도구와 운동 게임으로서 차지하 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천식, 당뇨, 암, 뇌질환, 백혈 병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상태를 호전시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 다. 이러한 효과들을 토대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건강심리, 가상 현실, 행동의학 등 다양한 융합 연구를 통해 여러 형태의 게임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우탁 외, 2012).11) 현재 헬스케어 게임은 교육의 목적을 포함하는 질병 및 위험 요인 예방 게임, 당뇨나 암에 걸린 환자들이 스스로 질병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자기 관리 게임, 체력 관리와 증진의 목적을 담고 있는 신체 단련 게임, 고통스러운 시술 과정에서 통증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 작된 주의 산만 요법 게임, 물리적이며 정신적인 사고 후에 진행되는 치 료 및 재활 게임, 의료 전문가들의 수술 훈련을 위해 개발된 의료 교육용 게임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이혜림 외, 2013).12) 보건과 의료 목적의 기능성 게임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효과 연 구들을 살펴보자면, 2008년 종합적인 기능성 게임 효과 검증을 위하여 25개 비디오 게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들에 의하 면 게임을 활용한 접근법은 건강과 관련된 교육과 훈련을 통해 행동변

10) 노기영 · 김경희 · 임문영(2011). 󰡔헬스케어 콘텐츠 제작의 이해󰡕. p.110∼121. 11) 우탁·염진(2012). “의료용 기능성 게임에 대한 고찰”. ≪한국게임학회논문지≫. Vol.12 No.2. 12) 이혜림 · 정의준(2013). “보건 의료용 기능성 게임의 효과적 개발 방향 연구”. ≪한국

게임학회논문지≫. Vol.13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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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끌어 내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확인되었으며 보건과 관련된 교육을 게임으로 하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되었다. 2012년도에 진행된 헬스케어 게임 연구에서도 디지털 게임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Esmaeel Rahmani et al., 2012).13) 당뇨병 환자 대상의 임상실험에서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이상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기능성 게임을 한 환자들이 일반 게임을 한 환자들보다 당뇨병에 대한 지식 및 자기 효능감이 증가하였으며 질병 관리 등의 행동 변화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어드벤처 게임을 통하여 자기관리 능력 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졸중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디지털 게임을 활용해 뇌졸중 치료가 효과적이었다고 보고되었다(윤선정 외, 2012).14) 닌텐도의 위 핏(Wii-fit)을 이용한 가상현실 운동프로그램을 이용해 축구공 헤딩하기, 스키, 외줄타기, 구슬넣기, 조깅으로 평가했을 때 뇌 졸중 환자의 동적 균형 능력, 기능적 보행 능력에서 효과가 있었으며 시 간적 보행능력과 공간적 보행 능력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김정희 외, 2011).15) 부분적 뇌 손상으로 인한 편측 무시 환자들에게 체

13) Esmaeel Rahmani,Suzanne Austin Boren(2012), Videogames and Health Improvement: A Literature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GAMES FOR HEALTH

JOURNAL: Research, Development, and Clinical Applications Volume 1, Number 5 14) 윤선정 · 류미영(2012). 치료용 기능성 게임에서의 심리 치료적 요소. ≪한국게임학회

논문지≫. Vol.12 No.2 15) 김정희 · 이종수 · 이수현 · 김성식 · 이병희(2011). 위-FitTM 을 이용한 가상현실 운동

프로그램이 뇌졸중 환자의 균형 및 보행능력에 미치는 영향.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 21(2), 227∼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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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형 게임을 적용하여 효과를 본 연구도 있다. 사용된 체감형 비디오 게 임은 ‘바이오레스큐(BioRescue)’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는데 3D 모 션 센서를 사용해 사람의 움직임과 재활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머리 의 움직임과 비손상측 상지, 체중 이동을 통해 게임을 시행하도록 하였 고 환자는 화면을 주시 한 채 의자에 바로 앉은 자세를 유지한 후 이마, 혹은 손목에 컨트롤러를 착용하였다. 머리를 움직이는 자동차 경주 게 임, 열기구 게임, 상자를 움직이는 강아지 게임, 칠판지우기 게임, 체중 지지를 이용하는 시험관 게임, 스키 게임을 실시한 결과 뇌손상 환자에 게서 편측무시 감소라는 결과가 나타났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대한 연구결과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더 향상되었다. 즉 체감형 비디오 게임 은 편측무시 증상 감소와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전통적인 치료 방식보다 효과가 우수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치료에 재미와 흥미를 느껴 스스로 참여 동기를 높일 수 있어 자발적인 치료 참여를 이끌어 냈기 때 문이다(이나래, 2014).16) 이외에도 헬스케어 게임은 천식, 당뇨, 암, 백 혈병, 화상, 호흡기 질환, 심장 재활, 뇌졸중이나 뇌 손상에 대한 신경학 적 치료, 유전병인 낭포성섬유증, 척추손상장애, 지적발달장애, 하위증 후군성 우울증 부분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되었다 (Saposnik G et al., 2011).17) 헬스케어 게임은 현재 의대생 및 의사들을 위한 훈련 도구로 그 유 용성도 인정받고 있다. 까다로운 수술 과정을 헬스케어 기능성 게임을

16) 이나래(2014). “체감형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훈련이 뇌졸중 환자의 편측무시와 일상

생활 수행능력, 삶의 질에 미치는 효과”. 석사학위논문. 건양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17) Saposnik G, Levin M.(2012), Outcome Research Canada (SORCan) Working Group, Virtual reality in stroke rehabilitation: a meta-analysis and implications for clinicians.

Stroke 42(5):1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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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훈련할 수 있으며 게임의 반복성을 통해 수술에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게임으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환자들에 게는 장애 등의 어려움을 겪는 감정이나 의지력이 강화되었으며 사회적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함께 향상되었다고 나타났다(Lotan M et al., 2008).18) 한편 헬스케어 게임의 체력 관리와 건강 증진에 대한 효과도 지속 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체감형 헬스게임에 대한 연구의 경우 체력 향상 을 위한 운동 게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체감형 게임들이 실제 운동과 같 은 운동 효과가 보장되는지에 집중되었다. 체감형 자전거 게임인 <갤럭 시바이크(Galaxy Bike)>를 수행할 때 운동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심 장박동수 측정기를 이용하여 준비운동, 본 운동, 마무리 운동 단계에서 측정한 결과 게임과 운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헬스케어 게임이 건강 체 력 향상에 대한 참여 유발과 심박수를 증가시키며 유산소 운동의 효과 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김의영 외, 2012).19) 또한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연구에서는 가상현실 게임을 이 용한 운동프로그램 그룹이 트레이드밀을 이용한 걷기 운동 프로그램 그 룹보다 근활성도 값이 증가하였고 가상현실 게임을 이용한 운동 프로그 램 그룹의 정적 균형 능력과 동적 균형 능력이 향상되었다. 일반적인 운 동보다 게임 콘텐츠를 통한 운동이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 다.20) 또한 미국 뉴저지 마취과 의사는 어린 환자의 부적응 행동의 스트

18) Lotan M, Yolan-Chamovitz S, Weiss PL.(2008), Improving physical fitness of individuals with intellectual and developmental disability through a Virtual Reality Intervention Program. Res Dev Disabil 30:229∼239. 19) 김의영 · 박창훈 · 김대근(2012). 체감형 운동게임의 효과와 선호도에 대한 연구, 한국

게임학회 논문지 Vol.12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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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를 게임으로 경감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부모 동반군보다 게임군이 불안과 예후 증상이 더 유의하게 감소된 사례도 있으며 일본에서는 말 기 암환자에게 기능성 게임을 사용하여 환자 스스로 암을 터득하게 해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박성웅, 2011).21)

헬스케어 게임의 분류 헬스케어 기능성 게임 분류는 연구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에즈마 이에 마니(Esmaeel Rahmani, 2012)는 검증된 연구 성과를 기준으로 헬스케어 게임을 그 목적과 기능적 역할에 따라 게임 사용자의 고통과 스트레스 완화, 사용자의 행동 변화, 사용자의 재활, 진단 도구, 인지력 향상 등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타르야 스시(Tarja Susi)와 그의 동료들(2007)도 기존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체력 단련, 건강 및 자기관 리에 대한 교육, 주의산만 요법, 회복 및 재활, 훈련, 정신 상태 진단 및 질환 치료, 인지 기능 활성화, 정신 및 심리적 감정 통제로 헬스 게임을 분류하기도 하였다. 또한 웨이 펭과 밍 리우(Wei Peng & Ming Liu, 2009)는 헬스케어 게임을 질병 및 위험 요인에 대한 예방 게임, 자기관 리 게임, 치료 목적 및 신체 단련 게임, 주의 산만 요법 게임, 의료 교육 용 게임으로 제안하기도 하였다. 세 연구자들의 분류체계는 표 11-1과 같다.22)23)24)

20) 박성웅(2011). “가상현실 게임을 이용한 운동 프로그램이 여성노인의 근활성도와 균

형능력에 미치는 영향”. 학위논문(석사) 대불대학교 보건대학원. 21) 이대호 기자(2010.09). 디지털 데일리. “기능성 게임으로 의료사고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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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1-1 헬스케어 게임의 분류 학자

분류 기준

에즈마이에 마니 등 (Esmaeel Rahmani et al., 2012)

환자의 고통과 스트레스 완화 환자의 행동 변화 환자의 재활 진단 도구 인지력

타르야 스시 등 (Tarja Susi et al., 2007)

체력 단련 건강 · 자기관리 교육, 주의 산만 요법 회복 및 재활 훈련 정신 상태 진단 및 질환 치료 인지 기능 활성화 정신 · 심리적 감정 통제

웨이 펭 & 밍 리우 (Wei Peng & Ming Liu, 2009)

질병 및 위험 요인 예방 게임 자기관리 게임 치료 목적 및 신체 단련 게임 주의 산만 요법 게임 의료 교육

헬스케어 게임은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환자의 습관이나 태도를 변화시키거나 헬스케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성 게임이다. 게임의 상호작용성과 몰입 재미의 요소

22) Esmaeel Rahmani,Suzanne Austin Boren. (2012), Videogames and Health Improvement: A Literature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GAMES FOR HEALTH JOURNAL: Research, Development, and Clinical Applications Volume 1, Number 5 23) Tarja Susi, Mikael Johannesson, Per Backlund.(2007), Serious Games – An Overview, Technical Report HS- IKI –TR-07-001, School of Humanities and Informatics University of Skövde, Sweden 24) Wei Peng, Ming Liu.(2009), An Overview of Using Electronic, Games for Health Purposes. IGI Global, pp.38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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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1-2 의료 · 건강 분야 기능성 게임 게임명

제공 주최

게임내용

<리 미션(Re-Mission)>

호프랩(HopeLab)

소아암

<이뮨 어택(Immune Attack)>

미국 과학자 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

면역

<이스케이프 프럼 다이아브 (Escape From Diab)>

아크메이지(Archimage)

당뇨병

<벤스 게임(Ben’s Game)>

메이크어위시 재단 (Make A wish Foundation)

<일루드(ELUDE)>

미국

우울증

<이모션(eMotion 1.0)>

스페인

아스퍼거증후군

<루도메딕(Ludomedic)>

프랑스

치료 과정 이해

<리플레이(Replay)>

스페인

심리상담

<아슬림(ARSlim IV-200)>

에이알비전

정맥주사 시뮬레이터

를 의료 및 건강관리 분야에 응용하여 적용시키려는 시도는 게임이 등장 하면서부터 지속되어 왔다. ‘시리어스 게임 이니셔티브(Serious Games Initiative)’ 의 공동 창립자인 벤 시이어(Ben Sawyer)는 건강증진 목적의 게임은 더욱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며 ‘게임스 포 헬스(Games For Health)’ 커뮤니티의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게임이 제작되고 있다 (Ritterfeld, U et al., 2010).25) 국내에서도 융합형 콘텐츠 개발을 정부에 서 지원하면서 의료교육 훈련의 질적 향상과 훈련비용의 절감을 목표로 가상현실과 햅틱 기술을 이용해 실제 인체에 정맥 주사를 놓는 것과 유 사한 훈련을 반복할 수 있는 ‘ARSlim IV-200’ 의료 실습 시뮬레이터를 개

25) Ritterfeld, U., Cody, M., & Vorderer, P. (Eds.). (2010). Serious games: Mechanisms

and effects. Rout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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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1-3 의료용 기능성 게임 의료용 기능성 게임 질병 및 위험요인 예방 게임 (Disease and Risk-Prevention Games) 자기관리 게임 (Self-Management Games) 치료목적 및 신체단련 게임 (Therapeutic and Fitness Games) 주의 산만 요법 게임 (Attention Distraction Games) 의료 교육용 게임 (Medical Education)

의료용 기능성 게임 적용 질병 1.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 2. 제1형 당뇨병(Type 1 Diabetes) 3. 흡연 예방(Smoking Prevention) 4. 공중보건(Public Health) 5. 체력(Physical Fitness) 6. 통증관리(Pain Management) 7. 비만(Obesity) 8. 영양(Nutrition) 9. 정신건강(Mental Health) 10. 의료 트레이닝(Medical Training) 11. 심혈관계 질환 관리(Heart Health) 12. 건강 관련 관계 요인/에이즈 (Healthy Relationships/HIV) 13. 치아 건강(Dental Health) 14. 암(Cancer) 15. 두뇌 단련(Brain Fitness) 16. 천식(Asthma)

출처: KOCCA(2013).

발되기도 했다하기도 했다. 표 11-2, 11-3은 대표적인 의료·건강 분야 의 기능성 게임이 정리되어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0).26) IT의 발달로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건 강 관련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의료 정보, 운동요법, 식이요법 등과 같이 사용자의 신체와 건강관리와 관련된 애 플리케이션이 제작되어 앱 스토어, 마켓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스마트 폰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의 서비스 형태를 보면 정보제공형, 신체측정 형, 유지관리형으로 분류된다(이진욱 외, 2010).27) 첫째, 정보제공형은

26) 한국콘텐츠진흥원(2010). 󰡔2010 대한민국 게임 백서󰡕. P.689∼693. 27) 이진욱·김종덕·지아린(2010). 스마트폰의 건강 어플리케이션 현황 분석. 한국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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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의료 및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다이어트, 병 원 정보, 질병 정보와 같은 전문 의료 정보, 그리고 운동 방법과 일일 운 동량과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모바일 주치 의 앱인 ‘하이닥’은 주치의 시스템을 도입한 건강 보조 애플리케이션으 로서 70여 종의 자가 체크를 통해 자산의 건강을 진단해 볼 수 있고 주변 병원 찾기, 주치의 찾기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체측정형은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다양한 센서와 웨어러블 (wearable) 기기로 뇌파, 심전도, 호흡수, 체온, 맥박수, 혈당 등과 같은 생체정보를 측정 및 수집하여 사용자가 신체 정보를 스스로 모니터링하 고 피드백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신발에 착용한 GPS 칩을 통해 운동량, 뛴 거리 등을 측정해 주는 ‘Nike+Running’ 스마트폰 GPS 센서로 운동 강도를 조절해 주는 ‘런 키퍼(RunKeeper)’가 있으며 주변기기 형태로 혈압이나 혈당,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기기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유지관리형은 각종 센서와 기기로 측정하여 수집된 신 체 정보를 스마트폰을 매체로 해당 전문 기관에 전송하여 전문의의 관 리 및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서비스 형태이며, 사용자의 물리적 운동량에 따른 운동 방법과 운동 계획을 세워 주는 서비스다. 개인 트레이너처럼 운동 계획을 세워 주며 가속도 센서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 착용 시 지도상으로 해당 운동 경로를 보여 주며 운동속도를 조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일일 식단이나 일일 운동량 등을 나타내 주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이에 해당된다. 2014년도 구글플레이스토어에 건강·운동 애플리케이션 숫자는

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2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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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 개에 달하며 식단 조절 애플리케이션부터 금연, 헬스, 다이어트, 수면, 질병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 출시되 고 있다. 예를 들면 날마다 마셔야 할 물의 양을 알림으로 상기시켜 지속 적인 수분 섭취를 유도하는 ‘물 알림 음료’, 여성의 생리 주기 관리 기능 과 체중 관리 기능, 가까운 여성의원 산부인과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산 부인과의사회 공인 생리 달력-핑크다이어리’등이 있다. 또한 운동을 여 러 단계로 구분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운동을 선택할 경우 운동 자세에 대한 설명은 물론 앱의 카운팅 소리와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홈다이어 트 전신 살빼기 운동’이나 수면 시 자장가를 재생하여 편안한 환경과 불 면증에 도움을 주는 ‘자장가, 휴식과 잠’과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국가 예방 접종 기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예방 접종 기록 조회 및 예 방 접종 일정 등 예방 접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질병관리본부 예 방접종도우미’ 등의 애플리케이션도 있다.28) 이러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들은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습득하기 어려운 건강이라는 분야의 정보를, 인지가 용이한 시각적 인 터페이스로 자신의 신체 정보를 전문적인 의료 지식과 함께 손쉽게 접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29)

치료용 헬스케어 게임 헬스케어 게임은 재미 요소를 활용하여 치료 과정을 쉽게 하거나 헬스 케어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게임의 근본인 재미

28) 구글플레이스토어(play.google.com) 29) 이진욱 · 김종덕 · 지아린(2010). 스마트폰의 건강 어플리케이션 현황분석. 한국디자

인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2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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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요소가 너무 강조되면 헬스케어 게임의 건강과 의료와 관련된 기 능적 효과의 균형이 상실될 수 있다. 헬스케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 는 재미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건강 증진이나 치료라는 기능적 목적 역시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T. W. Malone & M. R. Lepper, 1987).30) 이 때 헬스케어 게임을 통해 상실된 건강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이 가 능하도록 보조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나 이러한 효과를 위해서는 환 자인 사용자의 의지가 중요하게 된다. 치료용 게임은 직접적인 치료와 환자의 심리적인 치료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가지게 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우탁과 염진(2012)은 의료용 기능성 게임을 통해 자극 하고자 하는 대상이 물리적인 신체인가 아니면 정신적인 부분인가에 따라 게임 유형을 분류한 바 있다. 이러한 치료용 기능성 게임은 초기 에는 군인을 대상으로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교육, 의료, 건강 분야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재미 요소를 더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건강과 치료에 관한 지식이 습득되고 치료 효과도 향상되기도 한다.31) 그렇다면 치료용 게임이지만 재미라는 흥미 요소가 결여되면 헬스 게 임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하게 된다. 따라서 게임 콘텐츠의 흥미 를 유발시키면서도 지식 정보 습득이나 치료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게임을 통해 환자들은 신체의 물리적 제약을 빠른 시간 안에 완 화할 수 있기도 하고 심리적 문제가 발생한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과 치 료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다.

30) Malone, T. W., & Lepper, M. R.(1987). Making learning fun: A taxonomy of intrinsic motivations for learning. Aptitude, learning, and instruction, 3(1987), 223∼253 31) Linehan, T. E., & Blanchard, A. J. (2006). HUMINT—War Gaming Trainer. US Joint Forces Comm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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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치료 행위를 지속하는 과정에서는 반복적인 치료 과정을 환자 들이 보다 쉽고 용이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게임 형식으로 구성된 치 료 도구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정 패턴이나 반복적인 학습을 통하여 거부감 없이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지속성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 하다. 운동 치료에서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씨병과 같이 뇌장애로 인한 운동장애에 대해 진단과 진행 상태를 판단해 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진단 을 간단한 게임으로 구성하고 치료하기도 한다(유영열 외, 2011).32) 심리치료 게임 역시 헬스케어 게임에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한다. 게임을 매개체로 사용자의 욕구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며 이 를 통해 치료사는 사용자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사용자의 심리 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을 활용해서 심리치료사와 사용자 간 상호작용의 유대적 공감을 통해 심리적 문제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 러한 심리적 치료 게임은 무엇보다도 게임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환경이 중요하다. 이연숙(2007)의 연구에서는 사용자에게 얼마나 심리적 안정 을 줄 수 있는지 긴장 완화와 같은 친숙함을 형성하여 사용자의 내면의 문제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가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캐릭터나 스토리에 자신을 대입하여 몰입하게 해서 심리적 불안 과 공포를 해소하고 그동안 억압된 감정을 캐릭터를 통해 자유롭게 표 현하게 되면 사용자는 심리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이연숙, 2007).33) 치료용 기능성 게임의 선행 연구를 통해 살펴본 공통적인 특성을

32) 유영열·이병희·김성호·정진화·배영현(2011). 체감형 게임이 뇌졸중 환자의 시지각 능

력과 균형능력에 미치는 영향. 재활복지(Journal of Rehabilitation Research). Vol.15 No.1. 33) 이연숙(2007). 힐링콘텐츠 개념을 적용한 정신치료용 힐링게임 연구. 석사학위논문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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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으로 치료용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고자 할 때 심리 치료적 요소를 나타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게임 요소로 나타내는데 캐릭터 와의 일치성, 게임 소재의 안정성, 현실적 사실성, 게임 진행의 자기 결 정성, 혈실과의 상호작용성이다.34) 먼저 캐릭터와의 일치성은 미술 매체를 활용하여 환자가 인물을 개 인의 느낌이나 생각대로 표현하는 것으로서 자신의 캐릭터를 마치 자신 의 분신처럼 느끼기 때문에 캐릭터명, 성별, 직업, 생김새, 성격 등 다양 한 설정을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환자와 캐릭터 관계를 동일시하게 한다. 환자가 게임 속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켜 치료에 강한 의지를 키워나갈 수 있게 하여서 치료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게임 소재의 안정성은 심리 치료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 성하고 미술이나 음악, 놀이 등의 자체 안정성이 중요하다. 폭행, 공포, 죽음 등 강렬하고 부정적이며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심리적으로 환자가 안정적이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여야 한다. 현실적 사실성은 환자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각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인데, 환자가 현실의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대방과 대화하기, 물건 구입하기, 나들이 가기, 약 먹기, 주사 맞기 등의 행위들에 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장재영, 2006).35)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허구가 아니라 현실을 얼마나 많이 반영하는 것 이 중요하다.

34) 윤선정·류미영(2012). 치료용 기능성 게임에서의 심리 치료적 요소. 한국게임학회 논

문지. Vol.12 No.2 35) 장재영(2006). 뇌졸중 환자의 재활 훈련을 위한 게임 연구. 석사학위논문 광운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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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진행의 자기결정성은 각 매체를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음악 매체를 통한 치료 시에 환자의 기호와 개인 적인 반응을 적용하는 것으로서 정답을 맞히거나 승패가 좌우되는 구조 가 아닌 상황에 따른 선택을 하는 플레이 방식이 되어야 한다(이춘호 외, 2010).36) 게이머가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플레이가 진행되며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서 치료에 대한 효과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현실과의 상호작용성은 치료 상황에서 환자와 치료사 간의 정서적 의사소통과 치료적 관계성의 발전으로서 닌텐도에서 천식 아동의 치료를 돕기 위해 만든 게임인 <브롱키 더 브롱키오사우르스 (Bronkie the Bronchiasaurus)>는 이 게임을 통해 온라인 토론방 등 다 양한 매체를 만들어 아이들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하였는데 처음엔 아이들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곧 천식에 대해서도 이야기 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토론방에는 의사가 항상 상주했고 게임은 어 색함을 해소해 환자와 의사 사이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위와 같은 게임의 심리치료적 요소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 한 요소들을 통해 헬스케어 게임의 기능적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다. 또 한 다양한 질병과 환자에 따른 맞춤형 게임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 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리적 치료에는 재활치료와 물리치료가 있다. 재활치료나 물리치 료를 할 때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동작들이 있고 이러한 동작은 오 랜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가 증명이 된 치료 동작이다. 하지만 치료 동작 을 반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자발적인 의지가 수행되어야 하기

36) 이춘호 · 김태용(2010). 기능성 게임에서 목적성과 재미성의 상관관계 분석을 활용한

효율적인 제작 방법연구. 한국컴퓨터게임학회 논문지. Vol.22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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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반복 동작이 가져다주는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매 우 중요하다(장재영 외, 2008).37)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치료용 헬 스케어 게임은 게임을 즐겨 환자의 의지를 북돋아 자발적인 의지를 끌 어내어 치료에 대한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닌텐도(Nintendo)의 <위 스포츠(Wii sports)>와 같은 체감형 게임 을 이용하면 재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및 기사가 보도되기도 하였다. 현실과 유사한 가상공간에서의 반복, 훈련,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일상 의 경험은 환자의 욕구와 결핍을 해소할 수 있고 의료비 절감에도 큰 역 할을 할 것이다(윤선정 외, 2012).38) 가장 대표적인 헬스케어 게임으로는 10장에서 설명한 바 있는 호프 랩(Hopelab)사에서 개발한 의학 교육용 게임인 <리 미션(Re-Mission)> 게임이다. 소아종양학과 의사들이 기획한 이 게임을 통해 환자들에게 치료과정에 대한 자연스러운 교육 효과를 얻는다. <K.I.C.K.(Kid’s Interactive Creation Kiosk)>는 카네기멜론 대학 생들이 개발한 게임으로 어린이 환자들이 불안감과 초조감을 덜기위해 만들어졌다. 병원의 대기실을 랜더링을 통해 게임이 제작되었으며 색 칠하기, 숨은그림찾기 등 미니 게임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게임 은 병원 진료에 공포와 불안감을 느끼는 어린이 환자들이 치료 전에 긴 장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여 실제 진료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7) 장재영, 윤형섭. (2008). 뇌졸중 환자를 위한 재활 훈련 기능성 게임 디자인 연구. 한국

컴퓨터 게임학회논문지 Vol. 15 No.151-159 38) 윤선정. & 류미영. (2012). 치료용 기능성 게임에서의 심리 치료적 요소. 한국게임학

회 논문지. Vol.12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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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DARPA(Defense Advanced Reasearch Project Agency)는 <기 타 히어로(Guitar Hero)>라는 게임을 장애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수 정 변형하여 재미와 함께 재활 기능을 부가하였다. 기타를 연주하는 게임 을 통해 근육을 지속적으로 훈련하도록 함으로써 근육 퇴화 방지와 기능 호전을 돕고 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근육을 움직이게 되고 때때로는 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또한 환자들이 게임에 재 미를 느낌으로서 재활치료에 긍정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동기부여 효과 도 있다.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은 시·공간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 서나 스포츠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와 결합해 기능성 게임 중 가장 빠르 게 대중화되고 있는 분야다. 스포츠 헬스용 게임은 게임을 하면서 건강 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자전거, 러닝머신 등 실제 운동기구에 게임 요소를 더하여 운동 과정과 성과를 게임의 형태 로 제작하고 표현함으로써 운동 성과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특 히 실제로 스포츠를 즐기기 어려운 장애를 가진 계층을 대상으로 스포 츠의 재미와 함께 운동 효과도 줄 수 있는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은 사용자가 몸을 직접 이용하여 움직이고 반응 할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는데 몸을 움직여 얻게 되는 쾌감을 제공 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스포츠 게임, 운 동게임, 댄스 게임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운동이라는 기능적 측면 에만 치우치지 않고 재미 요소 를 결합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 자가 경쟁과 몰입을 할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운동효과의 순 기능을 극대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김의영 외 2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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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사람의 동작에 따라 직접 게임을 제어하며 신체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게임으로 이러한 게임 유형을 ‘체감형 헬스 게임’이라고 한다. 이러한 유형의 게임은 교육 및 모바일, 가정용 게임기 등 많은 분야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지며, 그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체감형 게임 콘텐츠는 대부분 프로젝션의 방식이나 대형 스크린의 플랫 폼을 바탕으로 비접촉식 터치형 인터페이스와 동작인식기술, 증강현실 의 시각화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최민영, 2011).40) 체감형 게임의 인터 페이스 기술은 몸 전체를 사용하면서 사용자의 음성까지도 인식하는 시 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체감형 게임들은 정적인 게임 플레이라기보다는 동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여 남녀노소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플레이를 하면서 실제 운동의 효과를 얻게 되어 다이어트의 효과까지도 가져다준다(김 혜린 외,2004).41) 직접 운동을 하는 느낌으로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키 기 위해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현실감을 높여주는 기술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증강현실, GPS등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 와 같이 체감형 게임은 신체의 감각과 움직임을 반영하여 실제적인 동 작을 함으로써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운동신경이나 건강상태의 개선에 도움을 주게 된다. 주로 모션 센서 컨트롤러를 사용하여 게임을 플레이하여 시각적, 청각적 자극과 함께 직접적인 신체 감각을 통해 정

39) 김의영·박창훈·김대근(2012). 체감형 운동게임의 효과와 선호도에 대한 연구, 한국게

임학회 논문지 Vol.12 No.1 40) 최민영(2011). 체감형 놀이학습 콘텐츠 모션 상호작용 연구:비접촉식 동작 제어의 플

랫폼을 중심으로. 한국디지털디자인학회 디지털디자인학연구 Vol.32 41) 김혜린·장혜정·박승호(2004). 체감형 게임 중심의 텐져블 인터페이스 디자인 연구. 한

국 HCI학회 학술대회. Vol.2004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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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를 인식하기 때문에 기존의 게임보다 더 높은 재미와 몰입감을 제공 한다(황새봄 외, 2012).42) 예를 들면 위핏(Wii Fit)이나 키넥트 스포츠(Kinect sports) 게임은 신체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한 대표적 체감형 게임 콘텐츠로 미국에서 는 실제 중학교에서 체육 프로그램으로 위핏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이 미 학교 체육교육에는 어린이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 댄스댄스레 볼루션(Dance Dance Revolution)과 게임과 체육을 융합하여 보급된 적이 있다. 일본에서 발매된 체감형 콘솔 게임 닌텐도 위는 모션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게임 이용자의 행동을 게임과정에 반영하여 체감형 스포츠· 헬스용 게임을 발매하였다. 또한 개별 운동용 게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위핏’용 발판형 주변기기를 출시하여 웨이트 트레이닝, 헬스 사이클 등 다양한 헬스용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 헬스용 게임에서 적용되는 트레 이닝은 요가, 근력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 밸런스 게임의 네 가지로 구 성되어 있으며, 총 48종류의 트레이닝이 탑재되어 있다. 운동량이 늘어 갈수록 즐길 수 있는 트레이닝 수가 증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확장판인 ‘위핏 플러스’는 성인병 예방, 애완동물의 체중 측정, 두뇌 트 레이닝 등 재미 요소 와 기능 영역을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스포츠(Kinect sports)’는 별도의 컨트롤 러 없이 사람의 신체와 음성을 감지해 TV 화면 안에 그대로 반영하는 신 개념의 동작 인식 게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출시한 Xbox 콘솔에 키넥트 동작인식 장치를 장착하여 카메라가 게이머의 몸동작을 인식해

42) 황새봄·김헌(2012). 체감형 게임에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례분석:국내스크린골

프 골프존 시뮬레이터를 중심으로. 한국디자인지식학회 디자인지식저널 Vol.22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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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플레이를 진행한다. 양 손과 두 발을 이용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보트를 타고 정글을 경험할 수도 있고 가족, 친구와 함께 볼링부터 배구, 달리기, 춤 등의 다양한 스포츠를 체험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체감형 헬스 게임에 적용된 기술들은 모션 컨트롤러, 카 메라,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 등이 있다. 첫째로 모션 컨트롤러 기술은 사용자의 동작을 카메라 혹은 센서로 인지하는 동작 인식 기술과, 인식 된 동작 신호를 본체에 전송하는 무선 통신 기술이 핵심 요소다. 동작 인 식 센서는 카메라나 각종 센서로 단말의 현재 위치와 이동속도, 흔들림 등을 인지하여 단말의 이동 패턴을 산출하는 장치인데, 이는 자동차에 서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처음 활용되기 시작하였지만 동작 인식 센서 는 이후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과 같은 단말, 콘솔 게임기 등에 적용 되기 시작하였다. 초기 카메라 인식 기술은 얼굴 인식 기능 지원과 같이 모션 컨트롤 러의 기능을 지원하는 제한적인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다. 모션 컨트롤 러에 LED 광원을 탑재한 후 카메라가 이를 인지해 모션 컨트롤러의 위 치를 인식함으로써 동작 인식 센서를 보조하는 방식도 일부 활용되기도 했지만, 3D 입체 기술 도입으로 양안형 카메라를 통한 3D 모션 캡처 기 술이 구현되면서 카메라 인식 기술이 대상의 동작도 인식할 수 있는 수 준에 이르게 되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스가 3D 모션 캡처 방 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조작을 할 수 있다는 점 덕 분에 어린이나 노년층, 장애인 등이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미래의 무선 컨트롤 시스템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카메 라 인식 기술은 아직 인식 정확도가 좋지 못하고 사용자의 체형에 따라 편차가 발생할 수 있어 정교한 컨트롤에 문제점을 나타나고 있으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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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자체가 구현하기 어려워 콘텐츠 개발 시 높은 기술 수준과 비용이 요 구되며, 기존 콘텐츠를 체감형 게임으로 최적화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조작이 단순한 캐주얼 게임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 기타 하드웨어 제품으로는 이외에 체감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는 휴대용 단말(게임기, 스마트폰, 태블릿PC, PMP 등)과 TV 등이 있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가속도 센서, 자이로 센서 와 같은 각종 동작인식 센서가 탑재되면서, 본체 자체가 모션 컨트롤러 로 기능을 할 수 있다. 특히 휴대용 단말은 콘솔 게임기나 PC에 비해 하 드웨어 성능이 떨어지지만, 휴대성이 높아 가벼운 캐주얼 게임용으로 매력적인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스마트 TV 제품이 속속 등 장하면서, TV에 모션 컨트롤러를 연결하여, 체감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예상할 수 있다. PC의 기능을 일부 흡수한 것이 스마트 TV이 므로, PC용 모션 컨트롤러와의 호환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 는 모션 컨트롤러를 TV 리모컨처럼 사용하는 한편, 스마트 TV용 애플 리케이션을 통해 체감형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이 된 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0).43) 건강관리를 위한 스포츠·헬스용 게임은 운동 강화와 효과를 위해 지속성이라는 특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라톤, 사이클과 같은 운동 에는 지속성이 중요한데 운동 자체에 흥미 요소가 매우 적기 때문에 기 능성 게임의 도입을 통해 재미 요소들을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인 트레이 닝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다(전용성, 2010).44) 스마트폰 앱인 ‘런타

43) 한국콘텐츠진흥원(2010). 󰡔2010 대한민국 게임 백서󰡕. P.689∼693 44) 전용성(2010). 자전거 타기를 이용한 헬스 게임 설계 및 구현. 석사학위논문. 광운대

학교 정보콘텐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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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Runtastic)’은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GPS를 사용해 실제 시간 에 따른 운동을 지도화하고 거리, 시간, 속도, 칼로리, 고도, 페이스 등 운동 과정이 얼마나 활동적인지 측정하여 사용자끼리 경쟁을 유발한다. 과학적 스포츠·헬스 코칭 기능의 게임은 다양한 센서들과 연동하여 코 치가 직접 운동 방식으로 지도하는 것보다 더욱 정확한 운동 지도가 가 능하다. 체중이나 맥박 등 기본적인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통해 생체 신호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게임의 기능성을 한층 향상시키 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 기어핏’은 일반적인 스마트 워치 기 능 이외에 사람의 생체 신호를 파악할 수 있는데 심박수 측정, 걸음걸이 측정, 운동량 측정을 할 수 있다. 사용자가 갤럭시 기어핏을 착용하고 사이클 운동을 한다면 시계 화면에 현재 심박수, 운동량, 소모 칼로리 등 이 표시된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운동 코칭을 받게 되고 사용자는 심 박수 변화에 따라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속도 조절을 할 수 있 다. 이를 통하여 사용자는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게 운동을 조절할 수 있 으며 운동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높이도록 한다, 건강 증진 게임을 위해 단계별로 치료 목적의 기능성 게임개발 계 획을 세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닌텐도의 위핏의 여러 미니 게임들은 건강 증진을 위한 동작을 유형화하고 이 동작을 게임 내 활용 동작으로 분류하고 이에 콘텐츠를 입히는 작업을 했다. 즉 손목을 움직여야 하는 동작이 필요하다면 1단계에서 이 동작을 손목의 좌우 운동으로 유형화 하고 2단계에서는 이 유형화된 동작을 탁구의 포핸드라는 게임 기반 동 작으로 유추한다. 3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탁구동작으로 유추가 되었기 때문에 탁구라는 소재를 가져와 이를 콘텐츠화한다. 그리고 4단계에서 는 이를 심화시켜 여기에 스토리텔링화 작업을 거쳐 캐릭터가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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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간단한 배경 스토리 등이 추가 되어 유저의 몰입을 돕게 된다(우탁 외, 2012).45) 앞으로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의 수와 종류는 더 다양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테크놀로지의 결합과 각종 플랫폼을 통해 사용 자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도울 것이다. 현재의 모든 기술이 완벽하다 고 볼 수는 없지만 ‘키넥트’, 위와 여러 웨어러블 기기의 성공은 앞으로 의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이 더 다양해 지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예측 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화상 헬스 트레이닝이나 화상팀 스포츠로 물리적 공간의 제약 없이 서로 각자의 집에서 운동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더 큰 흥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관리 헬스케어 게임의 지속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흥미 인 만큼 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건강지식 및 의료 교육용 게임 건강지식 및 의료교육용 게임은 지식 또는 의료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 로 하거나 의료기술을 훈련하고 습득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하는 게임 이다. 또한 건강 예방과 같은 캠페인 주제를 전달하거나 사용자들에게 참여를 유도하여 건강에 대한 지식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게임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전염병의 예방이나 응급 상황에서의 수칙 등과 같은 건강 관련 정보를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 어 있다. 건강 지식 및 의료교육용 게임은 재미와 몰입을 통하여 태도 변화와 교육적인 효과를 얻으려는 분야이다(Esmaeel Rahmani 외,

45) 우탁·염진(2012). 의료용 기능성 게임에 대한 고찰. 한국게임학회 논문지. Vol.12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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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46) 의료기술 교육용 게임은 의료 지식 및 기술 교육을 목적으로 의료 진을 대상으로 한 치료 기술 및 지식의 습득에 있다. 교육을 위해 시뮬레 이션이 주로 사용되며 의료의 특성상 실습을 통한 위험 부담이 크기 때 문에 실제와 가까운 시술 경험을 제공하여 위험부담을 줄이고 적은 비 용으로 반복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대표적으로는 최소침습수술 (MIS, minimal invasive surgery)을 위한 복강경 수술 및 내시경 수술 시 뮬레이션, 사전수술계획(preoperative planning) 기술 등이 있다. 이 외 에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의료 기술 교육용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의료기술 교육용 게임에 비해 의료지식 정보 전달을 위한 헬스 게 임은 그 수와 종류가 다양하다. 식생활이나 질병에 관한 내용이 중심이 며 심리적 측면에서 학습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노 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계층별로 필요로 하는 건강관리 문제 를 위주로 게임이 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스퀘어 퀘스트 (Squire’s Quest!)>는 디지털 게임으로 아이들의 과일, 주스, 야채 섭취 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고안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에너지의 근원인 과 일과 야채를 섭취하면서 침략자들을 무찌르고 왕국을 지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과일과 야채에 대한 지식과 유용성을 습득하여 태도와 행동 변화를 도모하도록 고안되었다. 또 다른 의료지식 정보 게임인 <이뮨 어택(Immune Attack)>은 미 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간의 면역 체계 내에서 각종 병균을 죽이는 설

46) Esmaeel Rahmani,Suzanne Austin Boren(2012), Videogames and Health Improvement: A Literature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GAMES FOR HEALTH JOURNAL: Research, Development, and Clinical Applications Volume 1, Number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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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게임이다. 미국 과학자 협회에서 제작되었으며 게임 사용자는 몸 속의 특정 균을 치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게임 내의 과학 자나 의학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게임 내에서 면역체계를 단련 시키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체 내의 다양한 세포조직들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 초등학생에게 비만에 대한 경고와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효과적 으로 홍보하기 위해 <화산섬으로의 여행(The Quest to Lava Mountain)>이라는 게임도 개발되었다. 또한 긴급한 출산 상황과 이에 대처해야 하는 방법을 접할 수 있는 의료 지식 게임인 <긴급출산 (Emergency Birth)>이 출시되었는데 긴급한 상황에서 출산할 경우 산 모와 주변인이 어떻게 대처하고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이혜림 외, 2013).47)

헬스케어 게임의 발전 헬스케어 게임은 게임의 목적성과 치료적 기능성을 통합한 설계로 게 임의 가능성과 성과를 확대해 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부각시켰으며 헬스케어 게임은 게임의 확장적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헬스케어 게임을 통하여 사용자가 자발 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재미를 경험하면서 치료적 기능을 찾는다는 점 에서 앞으로 헬스케어 게임의 발전이 주목된다. 헬스케어 게임은 단순

47) 이혜림 · 정의준(2013). 보건 의료용 기능성 게임의 효과적 개발 방향 연구. 한국게임

학회 논문지. Vol.13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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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다른 장르의 게임들과 다르게 게임을 통해 특정 한 건강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따라서 기획 및 개발 과정에서 재미 와 기능의 조화는 물론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에서의 메시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아직은 헬스케어 게임의 활용이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체계적이 고 과학적인 접근과 장기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토대로 기존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는 기능성 게임뿐만 아니라 재활과 다양한 인지치료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먼저 인지치료에 적용되는 경우 게임을 활용 하기 때문에 치료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잠재적 위험 군이 쉽게 이를 예방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매 고위험 군에게 치료가 아닌 놀이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게임 미디어를 이용하여 환자들이 의사와의 일대일 상황 없 이도 자율적으로 치료 과정을 거칠 수 있게 되어 효율적인 치료 환경 구 축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 요소를 활용하여 상대적으 로 의료적 해택을 입기 힘든 사람들까지도 면대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도 구축이 가능하다. 게임은 단순한 유희적인 도구가 아닌 강한 전 달력과 파생력 그리고 몰입성을 지닌 미디어이고 이의 순기능을 잘 활 용한다면 다양한 영역에서 게임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신체적, 인 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동작언어의 연구와 의학적 성과들을 정확히 반 영하여 제작되고 지속적인 임상 실험을 통한 효과성 연구가 병행 된다 면 단순히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차원을 넘어 치료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용 기능성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헬스케어 게임은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다른 장르의 게임들과 다르게 게임을 통해 특정한 메시지를 더욱더 효과적으로 전달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받았던 신종 플루나, 게임에 대한 친화력이 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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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경우 소아암 게임 등 실제 게임을 통해 유용한 건강 및 의료정보 등 이 사용자들의 공감을 많이 얻었다. 치료 제공자나 게임 개발자의 입장 보다는 게임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욕구와 경험을 중심으로 디자인과 메시지가 만들어졌을 때 보다 유용한 의료용 기능성 게임이 될 수 있다. 특히 향후 헬스케어 게임은 현대인들의 시간 부족과 운동에 대한 낮 은 흥미로 운동 부족과 식습관 문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문제를 본격 적으로 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IT의 발전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인 스마 트폰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신체에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 기(Wearable device)의 게임과의 융합도 확대되고 있다. 헬스케어 게임 은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발전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워치(Smart Watch), 구글글래스(Google Glass), 스 마트 팔찌 등의 초기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되었지만 향후 헬스케어 콘텐 츠와 게임성이 결합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 로 고령화는 가까운 미래에 가장 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 령화 사회가 지속되면서 헬스케어를 위한 게임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실버 세대를 위한 게임의 개발에 있어서는 기 억력 감퇴 예방, 운동을 통한 신체적 기능 촉진, 질병 예방 및 치료 촉진 등의 건강관리를 위한 실버 헬스케어 게임이 필요하다. 실버 헬스케어 게임은 실버세대의 생활습관과 사회적, 시대적 경험을 분석하여 실버세 대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이들 실버세대가 이해하기가 쉽고 인터페이스가 조작하기가 쉽고 편하여 이용이 편리하고 게이트볼, 전통 놀이, 등의 친숙한 소재와 실버세대와 같이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고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실버세대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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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헬스케어 게임이 주로 PC나 비디오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 의 헬스케어 게임은 모바일 기기인 스마트폰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스 마트폰으로 실행되는 헬스케어 게임의 제작과 개발 과정에서 하드웨어, 인터랙션, 그리고 재미라는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먼저 하드웨어는 신체부착형 센서와 같은 정도의 신뢰도를 가질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 임플란트형, 부착형 무선센서를 제 공하여 신체정보 및 운동량 측정에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 케이션을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현재의 건강 애플리케이션들도 측 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치, 그래프, 텍스트, 동영상 등의 형태로 피 드백을 주어 일정 수준의 인터랙션을 유지하지만 단방향적이다. 지속 적인 사용 및 높은 수준의 인터랙션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의 결합으로 상호 간의 피드백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재미 요소를 잘 디자인해야 한다. 게임의 경쟁구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소통구도와 같은 특징들을 도입하 게 된다면 사용자들의 재미 요소 가 더욱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 이 하는 운동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은 헬스 게임에 재미 와 흥미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운동과 음악이라는 재미 요소를 매시업 한 나이키와 애플의 아이팟 나이키 플러스는 좋은 사례다. 또한 소셜네 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와 연계한 카카오톡 게임이나 페 이스북 게임도 기능성 헬스 게임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탐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헬스케어 게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부적 이슈로서 헬스케어 게임에 대한 정책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게임 발 전에 대한 관련 법이나 체계가 아직은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다. 미래 에는 텔레메디슨이 헬스케어 게임과 융합되어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 되지만 아직 텔레메디슨조차 국내에서는 법제화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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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기능성 헬스케어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들은 현재 대부분 자본이 많 은 대기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기 개발 비용에서부터 많은 비용의 투 자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일반 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나 플랫폼, 마케팅, 연구 개발에 대한 비용이 대기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의 헬스케어 게임의 개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주도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하 겠다. 효과적으로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중소 일 반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게임 개발사들과 연계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거나 게임 콘텐츠 부분에서의 대기업과 중소 일반 기업의 상생이 가능 한 방식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도 게임 개발사들도 공익적 인 헬스케어 게임제작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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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몰입의 사회적 영향

인터넷 사용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등장한 역기능적 하나로 흔히 드는 것이 인터넷 중독, 혹은 병적 게임 과몰입이라는 행위 중독이다. ‘과 (過)’ 몰입이라는 용어가 게임에서 쓰이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지금까지 게임행위에 수반되는 주요 경험적 요소를 몰입으로 설 명해 왔으므로, 과몰입이란 그것이 지나쳤다는 의미에서 쓰이게 되었 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에서는 게임 경험에서 말하는 몰입 이 어떤 것인지 그 개념을 중심으로 우선 살펴보고, 게임이 발전됨에 따 라 몰입 경험이 어떻게 다각화되어 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플레이어 들이 지속적으로 게임 행위를 이어 가면서, 게임하기란 하나의 놀이 행 위에서 몰입 경험으로 바뀐다. 기능성 게임도 교육용 게임도 유희적 게 임도 그것을 추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이 놀이의 몰입이라는 성질은 이제 게임을 넘어, ARG뿐 아니라 도시 공간 문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콘텐츠들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몰입의 사회적 영향과 더불어 화두로 떠오른 과몰입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기능성 게임, 혹은 교육용 게임으로 불리는 ‘착한 게임’은 따로 있고, ‘나쁜 게임’들은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것인가? 질문을 바꾸어, 정말 로 세상에는 폭력을 부추기고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는 ‘나쁜 게임’이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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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이 장에서 알아보기로 한다.

몰입 경험 몰입은 미하일 칙센트미하이가 말한 개념이다. 최적경험(optimal experience)이란 “외적조건들에 의해 압도되지 않고, 우리의 행동을 스 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스스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칙센트미하이, 2004)1)이다. 이때 경험하게 되는 것이 몰입 이다. 주로 창조적인 순간에 경험되는 것으로서, 그가 말한 이 몰입이라 는 개념은 게임이 필요로 하는 최적 경험의 조건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 으로 자리 잡았다. 몰입은 그것이 어떠한 차원에서 다뤄지건 혹은 어떠한 조건을 전제 로 논의되건, 경험의 강도 혹은 시간과 공간이 융합하여 하나의 경험으 로 형성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게임의 경험을 이야기해 오면서 몰 입이라는 용어가 쓰이게 시작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플레이어가 어떻게 게임하기에 몰입하게 할 것인가, 즉 플로(Flow) 상태에 들어가 고, 이를 유지하게 할 것인가를 중요하게 다루게 되었던 것이다. 그림 12-1은 기존에 게임의 최적 경험인 몰입 상태를 설명하기 위 해 가장 많이 쓰였던 것이다.

1) 칙센트미하이, 최인수 역, 󰡔몰입󰡕, 한울림, 2004, p.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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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1 게임과 몰입 간의 관계에 대한 도식 높음

열망

난이도

플로우 존

권태

낮음

기술/능력

높음

이 그림을 이해하기는 매우 쉽다. 게임에서 도전할 만한 과제가 주 어지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스킬을 숙달해야만 한다. 도전의 축과 숙달해야 하는 스킬의 축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대응한다. 만약 게임이 지나치게 어려워 스킬을 익히는 일이 쉽지 않다면 플 레이어는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게임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 든다. 또 스킬을 익히는 게 지나치게 쉬워서 단순 행동을 반복하는 것처 럼 느껴지게 된다면 플레이어는 지루함을 느끼고 게임을 그만두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게임이 최적 경험을 지속하려면, 즉 몰입이라는 상태 를 유지하려면 이 두 가지 조건이 최적의 상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는 것이 이 표의 핵심이다. 단순하고 명확한 목표에 스킬을 습득, 학습하는 것이 주 플레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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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인 아케이드 액션 게임에는 이 표가 매우 적합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몰입하기 위해서는 스킬을 높이면 되고, 스킬에 비해 게임이 너무 쉬워지면 자연스럽게 몰입상태, 즉 플로가 깨지게 될 것이 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의 게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앞에서 게임 장르들 의 경험을 살펴보았던 대로, 액션 게임처럼 학습 플레이만 핵심 플레이 로 삼는 게임 장르는 오히려 많지 않다. 실제로 현대의 게임들을 살펴보 면 저 공식만으로는 몰입 상태를 지속적으로 이룰 수 없다는 것은 분명 해진다. 또한 이러한 표로는 과몰입이라는 행위 중독 현상은 어느 때 어 떻게 생기는지도 설명 불가능하다. 몰입 상태인 플로 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플레이 결과에 대한 다원화된 보상 체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 양한 방법들이 왜 출현했는지 생각해보자. 이 방법들이 플로 상태를 유 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 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다원화된 보상체계로 주어질 수 있는 경험을 저 그림에 적 용할 수는 없다. 게임 스토리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도전의 쉽고 어려움, 스킬 습득의 쉽고 어려움은 결국 게임을 하는 데 플 레이어들이 느끼는 많은 재미 요소의 한 축일 뿐이다. 도전과 미션 및 퀘스트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 다양한 이유, 재미 요 소 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게임에서는 도전할 만한 과제가 주어진다는 전제로 돌아가 보자. 플레이어가 그 과제에 왜 도전을 해야 하는가? 그 리고 왜 반복적으로 도전하는가? 플레이어들이 과제에 도전하고 시스템을 마스터하도록 안내하는 과정에서 널리 활용되는 심리학 현상은 바로 강화(reinforcemen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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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란 동기부여에 쓰이는 심리학적 용어다. 가령 월급을 받는 노 동자는 월급을 받는 만큼만 해야 할 일을 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하지 않는다. 이를 고정 간격 강화라고 한다. 물론 고정 간격 강화는 매우 낮 은 수준의 몰입도를 이끌어 낸다. 이때의 예시로 데이비드 허먼은 만일 노동자가 월급을 받은 날 우연히 천 원짜리 복권을 샀는데, 바로 처음에 만 원짜리에 당첨이 된 사례를 든다. 언제 또 당첨될지는 모르지만 그는 높은 확률로 월급을 받는 날마다 복권을 사려하거나, 월급을 받지 않는 날에도 점차 복권을 사는 날을 늘려가거나, 복권을 사는 양을 늘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개 심리학 실험에서 쥐에게 통 안에 페달을 주고 부정기 적으로 페달을 밟을 때 우연히 먹이가 나오는 시스템을 만들어 두면, 언 젠가는 보상이 주어지리라는 사실을 안 쥐는 먹이를 얻을 때까지 페달 을 끊임없이 밟는다고 한다. 이는 슬롯머신을 비롯해 전형적인 도박에 서 활용하는 모델이다. 이런 행동 변화 유발 모델을 시행착오적 학습(operant conditioning) 이라고 한다. 즉 정기적인 간격의 보상보다 행동 변화 조건이 주어진 보상 이 동기부여 강화에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위의 복권 당첨된 월급 노동자의 예로 돌아가 보자. 통 안에 든 쥐는 페달과 먹이라는 조건만 주어지지만, 월급 노동자가 한 번 복권 이 당첨이 되었다고 해서 그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두 번은 더 복권을 살지도 모르지만, 끊임없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처럼 자극이 많은 상황에서 하나의 조건이 지속적으로 활 성화되게 한다는 것, 그 행동 하나에 몰입을 하게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 운 일이다. 게임 기획자들은 플로 상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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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말하자면 플로 상태로 플레이어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또 그 상태를 지속할 수 있도록 강화를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다. 어떤 사람을 행복한 플로 상태로 이끄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도전 과제다. 통 안에 갇혀 있는 실험실 쥐와 달리 대부분의 사람은 복권보다 더 재미있는 일에 얼마든지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방해 요소는 여러 가 지다. 해야만 하는 일이 떠오를 수도 있고, 생리적인 현상을 겪을 수도 있고, 게임 자체가 시시한 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러한 방해요소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 즉 게임 내로 유인하는 재미 요 소 들을 이미 이 전에 살펴보았다. 앞에서 살펴본 재미 요소 들이 그러한 요소다. 도전과 미션 및 퀘스 트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 다양한 이유도 니콜 라자로가 이야기한 재미 요소 중 이지 펀(Easy fun)과 하드 펀(Hard fun)을 경험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게임 디자인과 상관없이, 게임 외적인 이유로 생겨나는 재 미 요소가 있다. 니콜 라자로가 이야기했던 시리어스 펀(Serious Fun) 이다. 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비슷한 단계를 반복하고 게임에서만 의미가 있는 가상의 아이템을 반복적으로 수집하는 이유는 그들의 생 각, 감정, 행동이 게임을 현실과 다른 목적성 있는 플레이라는 맥락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라자로가 말한 안도(relax)라는 감정은, 현실과 다 르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이는 게임 내적 디자인보다도 플레 이어의 현실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정말로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던 것이 온라인 게임의 등장과 함께 대두되었던 가상세계의 등장이다. 현 실과 다른 목적성 있는 플레이라는 맥락하에서 게임 안에서 출현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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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회에 빠져든 사용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에 몰입하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도록 만든 가상세계부터 살펴보도록 한다.

게임과 가상현실과 스토리텔링 가상이란 무엇인가? 잠재된 힘의 상태다. 들뢰즈는 의미란 존재 자체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존재가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하는, 혹은 되어 가는 순간 발생하는 것이며, 그것이 사건이라 말한 바 있다.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이 등장하면서 그 의미와 가능성을 파악하고자 하 는 시도가 계속된 것은 이 잠재된 힘을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인 것이다. 과거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기 이전, 가상공간은 오시이 마모루의 <아바론>이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엑시스턴즈>에서 그려진 것처 럼 HMD 기계를 머리에 쓰거나 전신에 센서를 붙이고 가상 이미지로 가 득 찬 세계에 접속하는 것으로 상상이 되곤 했다. 전통적인 SF 같은 세계 다. 그러나 실제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고, 2차원적 화면에 구현된 3차 원의 가상 세계를 플레이어들이 현실로 느끼고 몰입하면서 가상공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화면 안에 구현된 사건들의 가능성에 있다는 것 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주목받은 온라인 게임의 가상현실과 관련하여 만들어 진 신조어들이 바로 최근의 화두인 ‘게임 중독’이다. 이와 관련된 ‘폐인’, ‘현피’ 등 부정적인 신조어들이 나오면서 게임은 ‘현실 로그아웃’ 상태를 만드는 매체로 새로이 자리 잡았다. 게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이들이 게임을 일상에 대한 탈출구나 도피처가 될 수 있는 매체로 비난하기 시 작한 것도 이때다.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상현실의 행위를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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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다는 방식으로 비난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위험성보다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들도 나오기 시 작했다. 또 다른 실재라는 가상적 측면, 즉 대체 현실을 만들 수 있는 매 체라는 면에서 주목하는 학자들도 나란히 등장한 것이다. 다음은 그중 대표적인 가상경제학자로 일컬어지는 카스트로노바의 연구 중 일부다. 2000년대 초반, 한창 온라인 게임 탓에 가상현실에 대한 논의가 뜨거울 때 나왔던 <에버퀘스트>라는 초기 MMORPG의 경제 시스템 사용일지 다.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미 버추얼 월드에 계좌를 갖고 활동하고. 6 만 명이 매 시간 노라를 방문한다. 아마도 노라의 40만 명 중 93000명은 성인이고. 일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노라의 통화 대 달러의 가치는 엔이나 리라보다 높다. 노라의 GNP는 인도나 중국을 포함한 12 개 나라를 앞지르며, 노라의 시민 중 20%는 그곳을 그들의 거주 장소로 생각한다. 그들은 지구로 출근하고 돌아올 뿐이다. 물리적이고 감정적 인 복지장소로서도 의미를 갖는다. 아바타는 판타지 3D 세계의 유저로 나타나며, 보통의 유저는 아바타를 발전시키기 위해 수백 시간을 투자한다. 전략은 이렇다: 게임은 프리로 만들어라. 사람들에게 상거래를 위해 크 레디트 카드를 쓰는 걸 허락해라. 그리고 기다려라. 사회나 시장이 발전 하기를. 그리고 가상공간 안에서의 3D스토리 안으로 초대해라. 당신의 라라 크로프트처럼 보이는 캐러가 어드벤처에 어울리는 새 수트를 살 때엔 진짜 돈으로 사게 하는 것이다. 상업적인 잠재성은 매우 인상적이 고, 처음 봤을 땐 아주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 가상의 페르소나는 아바타다. 아바타가 생존하고 성공해가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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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에게서 나오는 상품들이 필수. 아이템은 아바타를 위한 것으로 거래되고, 유저들이 아바타를 내버려두고 떠났다가 돌아오면, 그들이 남겨둔 그 장소에 있다. 1996년 M59가 이 시스템을 데뷔시켜서 2000년 까지 살아남았다. 닫힐 때엔 수많은 사람들이 상실감에 슬퍼했다. 그들 은 그들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느꼈다. 1997년 첫 번째 가상세계였던 <울티마 온라인> 이후로 시장은 매우 경 쟁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상 세계는 휴먼 네트워크다. 유저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매달 10∼20달러까지 접속비를 낸다. 이 세입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성장한다. 2001년엔 <에버퀘스트>가 40만을 넘 었고, 두 분기에 10%씩 늘었다. 소니의 수입은 3.6 빌리언달러에 달했 다. 온라인 게임을 통한 세입은 208밀리언달러(2000)였고 2004에는 1.7 빌리언 달러로 추산된다. <에버퀘스트>의 유저들은 평균 하루에 4시간을 쓰고 주당 20시간을 넘 는다. 지구와 가상세계를 비교하면 지구가 보다 덜 선택적이다….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 <에버퀘스트>의 가상경제 시스템 관찰일지, 2001.

40만 인구에 의해 가상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는 하나의 사회다. 이 사회는 단순한 공간보다 하나의 세계로, 또 하나의 현실로 불러야 옳다. 그것이 가상세계고 가상현실이다. 이러한 스크린 기반의 가상세계에 대한 구상이 이전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닐 스티븐슨은 실제로 이러한 가상세계가 생기기 한참 전 인 1992년도에 󰡔스노우 크래쉬󰡕라는 소설을 쓰면서 사용자가 6000만 명에 면적이 1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를 실감나게 그 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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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구현된 것은 이보다 훨씬 적은 인구와 공간이지만, 던전 개 수 100여 개를 넘겼던 WOW의 공간 면적과 상주인구를 생각할 때 MMORPG를 통해 구현된 가상공간은 하나의 세계로 불리기 충분했던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스크린 속의 게임 공간에 실제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디지털 게임을 하지 않을 때에도 끊임없이 게임 상황 에 대한 연상을 하며, 완전한 몰입 체험을 반복적으로 겪는 것은 가상현 실의 뚜렷한 징후였다. 기본적으로 PC 플랫폼을 통해 복잡해진 게임은 플레이어의 노력을 필요로 했던 데다가, 가상공간이 정교해질수록 그 공간에서 상주하는 인구가 많아지고 사회화가 될수록 더 많은 정신적, 신체적 노력을 기울 여야 했던 탓이다. 가상공간은 점점 실제의 세계를 닮은 또 하나의 현실 이 되어 갔다. 앞서 일지에서는 이 가상현실을 현실의 지구대신 플레이 어들이 선택한 이유를 이것이 보다 더 ‘선택적’이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 가상현실은 갈수록 현실을 닮아 갔다. 경제만 생겨난 것이 아니라 아 바타 강간, 강도, 살인과 같은 범죄도 생겨난 것은 물론이다. 카스트로노바는 이 상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나는 모든 아바타들이 서로를 사냥하고, 죽이고, 그리고 약탈하는 무시 무시한 서버에서 외톨이로 시작했다. 홉스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여 기 와서 자연의 상태란 무엇인지 보아야 할 것이다. -<에버퀘스트>의 가상경제 시스템에 대한 일지 중, 2001.

현재의 게임 중독에 대한 비난 중 폭력성에 대한 비난은 이러한 이 유에서도 비롯된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가상현실에서 폭 력에 대한 학습을 한 결과 현실에서도 폭력성이 증가하였다는 것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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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다. 그러나 실제로 폭력성이 게임을 통해 학습이 된 것인지, 또 현실에 서도 폭력성을 드러낸 것이 과연 게임을 했기 때문인지, 여론의 비난에 도 불구하고 아직 분명하게 연관관계를 증명한 연구는 없다. 이에 대해 서는 아래 과몰입에 관련하여 한 번 더 다루기로 한다. 우선 게임을 통해 구현된 유희적인 가상세계는 가상세계의 가능성 을 활짝 열어 주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유희형 가상세계의 의의는 이미 주어진 현실에서 이야기 가치가 높 은 사건을 선택해 허구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하게 된다는 면에 있으 며, 이러한 면에서 플레이어가 현재진행형으로 주도하는 스토리텔링이 라고도 볼 수 있다. 컴퓨터와 스크린 기반을 둔 사회문화적 차원의 웹 공간이자, 이야 기 공간의 다변화라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공간, 그것이 가상세계의 의 미다.

가상세계의 발전과 변화 이렇게 게임을 통해 그 가능성을 펼치며 더욱 다양하게 발전하기 시작 한 가상세계는 점차 게임이라는 탈을 벗기에 이른다. 유희형 가상세계 에서도 파괴활동이 없으며 퀘스트형의 스토리 및 어드벤처가 없는 가 상세계, RPG 특유의 중세형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을 닮은 가상세계가 출현한 것이다. 2002년도에 처음 출현한 생활형 가상세계의 대표적인 것으로 <심 즈>를 꼽을 수 있다. <심즈>를 통해 보여 준 생활형 가상세계는 RPG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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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벤처 게임의 전형적인 것과는 또 다른 유희적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현실을 닮은 공간을 새로이 건축하고 아바타를 조정하여 생활하는 데서 오는 연극적 유희성이다. 여기에 보다 게임의 탈을 벗은 가상세계가 출현했다. 온라인 특유 의 가상경제 시스템을 얹으면서 게임성보다 ‘현실과 닮음’ 그 자체를 추 구하며 출현한 린든랩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다. 실제 통화로 바꿀 수 있으며 그것을 장려했다는 면에서 국내에서는 안착을 하지 못 했고, 또 그 외에는 도전적 과제를 주지 않는다는 면에서 이것을 과연 게 임인지 아닌지 경계선상에 놓아야 하긴 하지만, 가상세계라는 단어를 일반에 알리는 데는 큰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미러월드(Mirror world)로 불리는 거울 형 가상세계가 게임과 전혀 상관없이 새로운 가상세계를 구축하기에 이 른다.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필두로 시작된 증강현실형 가상세계 다. 내비게이션 산업 등 게임과 관계없는 영역에서 가상세계 산업이 구 축되면서, PC 온라인 게임을 필두로 가열되었던 가상현실에 대한 논의 는 일단락되었다. 또한 여기에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며 일상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깅 공간도 가상현실로서 하나의 세계로 보아 야 한다는 관점이 가세하면서, 게임과 가상현실을 굳이 연결지어 논하 는 일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가상현실에 대한 논의가 온라인 게임과 함께 심화되었고 가 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가상현실에 대한 논의를 돌아봐야 하는 것은, 온라 인 게임을 위시한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가졌던 하나의 세계로서의 가상 현실이 무엇을 기반으로 했으며, 현재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보아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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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이 보여 주었던 가상현실의 가능성은 스크린을 기반으 로 한, 말하자면 현실의 2차원 공간에 구현된 3차원의 가상공간에서 시 작된 것이었다. 스크린의 특성은 카메라의 도입 이전, 회화가 캔버스라 는 스크린에 구현했던 현실의 재매개(Remediation)부터 기인한다. 캔 버스라는 스크린 안에 구현된 것은 아무리 실재를 닮았더라도 분명한 목적과 관점을 가지고 매개되어 구현된 것이다(볼터·그루신, 2006).2) 그 특성은 카메라의 시점을 도입한 영화 스크린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 지며, 스크린을 사용한 게임도 역시 고스란히 이어받는다. 앞서 언급했 던 ‘신체의 감옥’개념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크린 속의 가상현실 에 몰입할 때, 신체는 스크린 앞에 감금된다. 즉 현실과 게임의 가상공간 사이에는 스크린과 스크린 앞에 존재하 고 정지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게임을 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은 스크린 속에 구현된 가상공간과 다르면서도, 게임을 위한 공간이 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플레이어들은 관념적으로 게임을 하는 공간에 어떠한 경계를 설정한다. 가상현실의 경계다. 여기까지가 온라인 게임 에서 논의된 가상현실의 논의였으며, 그 경계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인류학 이론에서부터 출현한 것이 매직 서클(magic circle) 개념이었다. 그러나 가상세계 산업이 게임과 분리된 것과는 별개로, 이 매직 서 클 개념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모바일 플랫폼의 출현이 야기한 것은 단 순히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되는 게임들이 아니라, 게임과 현실과의 벽 이 무너질 수 있는 혁신적인 가능성이었다. 우선 이 매직 서클 개념을 살

2) 볼터와 그루신, 이재현 역, 󰡔재매개(뉴미디어의 계보학)󰡕, 커뮤니케이션북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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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보도록 한다.

매직 서클과 게이미피케이션 현실의 자아와 게임하는 자아 사이에는 분명하게 어떤 경계가 존재한 다. 게임, 아니 그보다 앞서 놀이라는 일을 한정된 시공간의 일로 묶어 두기 위한, 혹은 그와 같은 알리바이를 획득하기 위한 표식과 징표, 이 를 하위징아는 ‘매직서클’로 불렀다(Huizinga, 1938/ 2010).3) 매직서클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은 모두 인위적인 것이다. 가령 복서들이 복싱링 안에서 싸울 때 그 충돌은 자연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 다. 인위적인 갈등이다. 펀치, 아픔, 데미지, 심지어 플레이어들도 실제 의 몸을 가지고 싸우고 있지만, 싸움 자체는 인위적 형식 안에서 규칙에 의해 치러지며, 링 안에서는 싸움은 물론 심지어 살인까지도 법적으로 용납된다. 링 밖에서 복서들이 누군가를 때려 죽였다면 당연히 살인이 며 가중 처벌되지만, 링 안에서는 복싱 결과 누군가 죽었다고 해도 ‘고의’ 가 아니다. 때린 것은 분명 고의인데도 살의가 없다고 인정을 받는 것은 그것이 링이라는 규칙과 형식 내에서 일어난 인위적 갈등이기 때문이 다. 이 미묘하고도 뚜렷한 경계적 맥락, 살인까지도 마법처럼 용납되는 링, 그것이 바로 매직 서클이다. 스크린 유무와 상관없이, 또 링처럼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경계가 없더라도, 놀이에서는 그 놀이의 규칙을 받아들인 이들끼리는 매직 서

3) 호이징가, 이종인 역,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연암서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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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이 생겨나며 그 안에서는 다른 규칙들이 적용된다. 분명한 하나의 가 상공간이다. 이를 게임과 연관시켜 바라보는 것은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은 고전 적 논의였다. 게임은 근본적으로 매직 서클을 전제한다. 그렇게 많은 학 자들이 동의해 왔는데, 가령 뉴먼과 오람은 플레이어의 유형을 구분하 면서 게임의 장소와 게임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았다(Newman & Oram, 2006).4) 고프만은 메타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하면서, 함축적으로 메타커 뮤니케이션은 일상적인 액션과 플레이풀한 액션을 다르게 프레임화하 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이를 게임에 적용시키기도 했다. 그에 의하면 토 론장 안의 의사소통처럼 게임은 다른 맥락에 있다. 친밀한 이들끼리 초 점화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Erving Goffman, 1959).5) 이와 유사하 게, 몬톨라와 스텐로스는 게임은 은유적이고 상호작용적인 막 안에 있 다고 해석했다(Markus Montola & Jaakko Stenros, 2009).6) 그 막은 말 하자면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필터를 통해 보면, 게임 밖의 사건, 행동, 심지어 재산의 개념까지 변형된다. 가령 부루마블 게임을 할 때 거기에서 현실의 돈 개념을 쓰고 있더라도 현실의 지폐가 게임 안 에서는 소용이 없고 게임 안의 지폐를 닮은 종이만이 재산으로 인정받 는 것이 그 예다. 그리고 이렇게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은 가상현실과 연관되어 더 심

4) Newman & Oram, Teaching Video Games , Univ of California Press, 2006, p.8 5) Erving Goffman, 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 Anchor, 1959 6) Markus Montola, Jaakko Stenros, Pervasive Games: Theory and Design, Morgan Kaufmann Game Design Book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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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되었다. 은유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이 막은 하나의 필드이며, 가상공 간을 이룬다. 현실의 규칙을 일정 선택하여 적용한 가상공간, 목적을 가 지고 플레이어들의 감정 행동 생각을 바꾸는 공간, 즉 가상현실의 징후 가 나타나는 것이다. 말하자면 게임은 실제세계에서 이루어지든 스크린에서 일어나든 간에 하나의 장(feild), 혹은 막(membrane)과 같은 가상적 공간을 설정 한다는 것에 대부분이 동의하게 되었다. 게임이 그러하다는 생각은 PC 온라인 게임 플랫폼과 함께 공고해 졌다. 이 관점은 현재도 의의가 있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게임들은 여전히 지금도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의 출현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했 다. 바로 매직 서클 패러다임의 부정이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게이미 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는 단어로 대변된다. 모바일은 그 본질적 의미인 이동성과 함께 사람들로 하여금 현실의 공간을 게임공간으로 바 꾸는 것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스크린 위에서 구현된 게임이 현실과 유 리된 특정 공간을 스크린 안에서 보여 주고, 그 안에서 게임행위가 이루 어지던 것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스크린을 벗어나 현실을 게임화하는 데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거꾸로 현실 공간을 게임의 맥락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이다. 현실과 나누어진 게임의 경계 안에서 게임에 몰입했던 ‘게임하기’ 의 개념이, 현실을 게임의 맥락에 놓음으로서 어디까지가 게임하기이고 어디까지가 일반적 행위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꾸로 ‘몰입상태 가 바로 게임을 하고 있는 상태’라는 개념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렇게 뒤바뀐 개념을 뒷받침하는 실제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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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새로운 패러다임-혼재성 게임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모바 일 플랫폼의 출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지만, 단순한 모바일 게임처럼 오로지 모바일 기기만을 사용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말하 는 것이 아니다. 이 패러다임의 변화는 다시 PC와 콘솔, 온라인 등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게임이라는 개념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 지리 공간의 의미도 바꿔 놓았다. 우선 매직 서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증강현실(이하 AR)이다. 가장 많이 접하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AR는 내 비게이션 등으로 쓰이는 장소 정보에서 주로 보인다. 위에서 가상세계 산업을 다룰 때 미러월드, 즉 거울형 가상세계를 소개한 바 있다. AR가 덧붙여지면서 거울형 가상세계는 단순한 지도를 벗어나, 현실을 닮았으 면서도 현실 그 이상의 가상세계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 거울형 가상세계에도 게임의 유희성을 차용하기 시작했 다. 그것이 매직 서클 패러다임을 부정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예, 혼재 게임(Pervasive games)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인그레스> 게임처럼, 이렇게 위치기반으로 증강현실을 사용하여 현실 공간에 있는 나무 하나 가 포털로 읽히는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대표적인 예다. 위치 기반을 사용하며 현실과 혼재된 게임들은 현실의 경계를 자유 롭게 넘나든다. 이들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창출하기까 지 한다. <인그레스>를 사용하는 이들의 눈에는 나무 하나가 그냥 나무 하나가 아닐 것이며, 다른 사용자들이 남겨놓은 맛집을 찾거나 보물찾 기를 하는 ‘세카이 카메라’의 사용자에게는 명동이 그 전에 갔던 명동과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혼재성 게임들이 넓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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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문화, 모바일 기술,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리얼리티 픽션, 퍼포밍 아트까지 아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맥락을 조합하면서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생성하는 것이다. 혼재성 게임의 사례에는 혼자 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예술적, 정치 적인 퍼포먼스가 혼합된 것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섞여 있다. 어떤 게임 들은 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 동안 할 수 있도록 추구하기도 하며 몇몇은 복잡한 게임플레이로 진행하면서 몇 달 넘게 지속된다. 도시뿐 아니라 시골까지 아예 지리적 공간의 맥락을 바꿔 놓는 예도 있다. 어떤 것은 수 준 높은 기술을 동원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기술을 아예 동원하지 않 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캐나다의 CDS(Center for Digital Storytelling) 프로젝트 는 개인적인 스토리들을 지리적 공간에 덧붙인다. 그러면서 도시 전 체가 다양한 스토리의 공간, 사적 역사들의 공간으로 뒤바뀐다 (http://storycenter.org/).7) 도시의 공간에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되고 이들이 덧붙여지는 도시 문화적 현상을 주도한 프로젝트들은 다양하다. 현재에는 여행 앱을 통 해서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제 역사적인 장소에 사적 역사가 뒤섞이 며, 여행자들과 주민들이 스토리 조각들을 지리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 게 된다. 미 서부 도시의 실제 공간에 허구의 스토리를 덧붙여 게임성을 강 화한 경우도 있다. 살인범을 쫓으며 단서를 찾아내는 장소들을 구석구 석 숨겨두고 실제 현실 공간을 게임의 공간으로 바꾼 <매드 시티 미스터

7) http://story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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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Mad City Mystery)>다. 공공 건축가였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허구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플레이어들은 NPC를 포함한 13명 정도로 구성된 그룹에 참가한다. 참가는 실제 도시 공간에서 이뤄진다. 플레이 어들은 의사, 환경 전문가, 행정가 세 명 이상의 팀을 이루어, 의사 역할 을 맡은 플레이어는 모바일을 통해 전달된 NPC의 징후를 발견하고, 환 경전문가는 물고기 샘플을 찾고 분석해야 한다. 실제의 물고기다. 그리 고 가설을 제안하고 맞추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이 실험적으로 시도된 바 있다. 행정안전부 ‘U-서비스 사업’ 의 지원을 받아 2013년도 문화재청에서 개 발한 ‘내 손안의 덕수궁’이라는 안내 서비스가 그 예다. ‘내 손안의 덕수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덕수궁의 문화재 정보를 현장에서 바로 안내해 주는 증강현실 문화유산 애플리케이션이 다. 이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에는 일반 모드, 인물 모드, 퀘스트 모드 3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일반 모드는 지도, 사진, 설명자료 등 수 많은 덕수궁 안내 자료를 증강현실 기술과 3D 콘텐츠와 같은 IT로 구 현해, 현장에서 가이드가 직접 설명하는 것 같은 문화유산 해설 기능을 제공한다. 가상의 문화유산 캐릭터가 덕수궁과 정동을 안내해 주는 관 람모드로 42개 지점의 문화유산을 안내하는 이 일반모드는 일반적인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과 별 다른 점이 없다. 그러나 인물 모드와 퀘스트 모 드부터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인물 모드는 일반 모드에 덕수궁과 관련 이 있는 역사 인물 캐릭터가 등장해 덕수궁 곳곳을 안내해 주는 관람 모 드로, 여기서부터 스토리 성이 부여되어 다른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과 차이점을 두었다. 인물 모드는 ‘고종의 꿈, 대한민국’ 이라는 주제를 토대로 고종황제 의 근대화와 연관된 주된 장소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안내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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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퀘스트 모드는 역시 이 주제와 연관된 미션을 해결해 가며 관광과 학 습을 하도록 한다. 가령 ‘황제국의 상징물을 찾아라’ 라는 주제로 많은 궁궐들 중 덕수궁만이 가진 5개의 차별점을 알 수 있도록, AR 길찾기 시 스템을 통해 퀘스트를 풀어나가도록 유도한다. 스마트 기기를 들고 덕 수궁 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동으로 중화전 현판 등 건물의 특정 이미 지가 스마트폰 앱 카메라 안에서 가상의 세계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주변 건물 상황을 GPS로 인식하여 문화재 복원 기능을 넣어 주기도 했는데 복원되는 이미지는 3D 서비스로, 중화전의 중층 모습이나 돈덕 전과 같은 훼손되어 소멸한 덕수궁 건물 13동의 모습을 보다 자세하게 관찰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지리 기반의 AR를 사용한 게임이자, 도 시 공간에 맥락을 불어넣은 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게임의 영역으로 넘어 가면 현실은 게임의 맥락으로 대체되게 된다. 바로 대체 현실 게임 (ARG, Alternate Reality Gaming)의 출현이다. ARG는 가상 마케팅을 위한 인터랙티브 픽션(Viral Marketing Interactive Fiction)으로 불리기도 하고, 카오틱 픽션(chaotic fiction)으 로 불리기도 한다. ARG는 인터넷에서 이루어지지만 지금까지 플레이했 던 대부분의 인터넷·비디오 게임과는 다르다. 가장 다른 점은 ARG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이것이 게임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속이는 데 있다. 제인 맥고니걸은 ARG가 반(反)도피주의적 게임이며,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플레이하므로 대부분은 현실생활을 바꾸게 된다고 말한 바 있 다. “실제 의미를 경험하고 싶다고 해서 꼭 실제 가치 있는 일에 기여해 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무엇이라도 기여할 기회만 얻으면 된다. 그 러자면 똑같은 거대한 목표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접촉할 수단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Jane McGonigal, 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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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ARG는 현실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맥락을 바꿈으 로써 그런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만약 현실에서도 게임과 같은 목 표(goal), 규칙(rule), 피드백(feedback system), 자발적 참여(voluntary participation)가 이루어진다면 현실의 삶 역시 게임처럼 즐겁게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ARG의 출발점이다. ARG는 다음과 같은 적용방식을 가지고 있다.

∙ 주로 온라인을 통해 실제 위치(GPS)까지 포함한 웹페이지 등이 배포됨 ∙ 플레이어들은 페이지 안에 숨겨진 콘텐츠나 아이템을 찾아내고, 그것이 속한 스토리를 파헤치며 다른 유저들의 아이템과 비교 ∙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협력해서 조각난 스토리를 찾아내고 조각 들을 맞춰보기. ∙ 종종 퍼핏 마스터(PM, puppet master)라고 불리는 게임 디자이 너의 공식 발표에 의해 게임이 종료

ARG는 어디부터가 게임의 시작이고 끝인지 불분명한 경우도 많다. 이 점 역시 일반적인 게임의 정의인 ‘시작과 끝이 명확하다’는 것과 위배 된다. 그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끼리 맞춰본 조각이 맞는지, 찾아낸 아 이템은 과연 힌트가 맞았는지도 밝혀지지 않는다. 목표가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또 한 번 게임의 정의를 깨뜨리는 셈이다. ARG의 유희성은 조각난 스토리를 모으고 맞춰보는 데에 있다. 이

8) Jane McGonigal, Reality Is Broken: Why Games Make Us Better and How They Can

Change the World, Penguin Book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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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숨겨진 이야기 조각들을 조합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는 집 단 탐정적인 프로젝트가 기존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설에서도 이 러한 시도들은 꾸준히 존재했다.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소설에서 나온 크툴루 신화를 로버트 E. 하워드가 자신의 작품 <코난>에서 차용하 거나,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가 1940년 아카데미 그룹을 위한 <가 상세계를 위한 모의 백과사전>을 만들고 묘사하자 존 폴스(John Fowles)가 1965년 작품 <더 마구스(The Magus)>에서 같은 설정을 차용 하여 세계관을 덧붙여나갔던 것들도 그 예다. 같은 설정을 가진 스토리 의 조각을 찾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안겨주었다는 면에서 유희성의 기 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게임다운 ARG는 <더 비스트(The Beast)>라는, 영화 <A.I> (2001)의 디자인팀의 프로모션용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더 비스트>는 2142년, 즉 <A.I.>의 50년 뒤에 일어나는 사건들 을 다루는 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을 자연스럽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세계에 끌어들였다. ARG에 플레이어들을 참여시키 기 위한 첫 번째 단서나 사이트를 토끼굴(Rabbithole)이라고 하는데, 이 개념을 최초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를 ARG의 시작으로 본다. 현실을 게임의 맥락의 연장선상으로 바꾸는 일종의 캠페인으로서 ARG는 두 가지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콘텐츠들 속에 숨어 있 는 스토리의 조각들을 플레이어로 하여금 찾아내도록 만드는 방식, 즉 ‘스토리 숨겨놓기’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즉석에서 집단탐정이 되어 조 각난 스토리의 퍼즐을 맞추는 유희성을 담보한다. 두 번째는 타 플레이 어와 협동하여 그 조각난 스토리의 연결고리를 만들며 탐험하는 방식이 다. ARG를 주로 만드는 42엔터테인먼트(42 Entertainment)의 대표작 <라스트 콜 포커(Last Call poker)>의 경우에는 문자나 팩스 등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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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2 오미정의 페이스북

출처: www.facebook.com/mijung555

기기들을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실제 있는 교 회의 성가까지 살펴보게끔 만들었다. ARG의 특징 중 하나인 멀티 플랫 폼을 동원한 것이다. 국내에서 이러한 ARG가 많이 시도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유사한 경우로 모바일 어드벤처 <회색도시>가 2013년 7월 출시되기 이전, 6월 부터 ARG 형식으로 실시되었던 ‘Project Mist’를 들 수 있다. 게임 캐릭 터인 오미정의 페이스북, 후에 서정호로 밝혀진 기자 A의 블로그 및 거 기에 스크랩된 기사까지 만들면서 배경 스토리의 조각을 찾도록 한 게 그 예다. ARG는 스토리 조각을 맞추는 게임에서 그치지 않고, 시리어스 게 임처럼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석유가 없는 세계(World Without Oil)>는 2007년 최악의 글로벌 오일 쇼크가 왔다는 가정하에 시작된 시리어스 게임의 ARG다. 켄 에클룬드 가 오일 쇼크와 관련된 주요 스토리 설정을 맡아서 작업했다. 그리고 19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플레이어가 되어 에클룬드가 만든 스토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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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3 <석유가 없는 세계(World Without Oi)>l

출처: www.worldwithoutoil.org

조각을 찾기도 하고 블로그, 비디오, 이미지, 보이스 이메일 등을 통해 기름이 모자란 세계가 닥쳐왔다는 가정하에 1500개가 넘는 스토리들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예들에서 보듯 ARG는 웹과 현실공간을 넘나들면서 허구의 캐릭터에게도 현실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현실 자체를 게임의 맥락 안 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매직서클 패러다임은 더 이상 의 미를 잃게 된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바뀐 패러다임의 변화는 더 이상 게임이 게임으로만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현실, 사회와 스토리의 영역 이 합쳐진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CDS의 프로젝 트나 <인그레스> 등의 혼재성 게임, 우리나라의 ‘내 손 안의 덕수궁’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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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젝트 같은 것이 그 예다. 이들은 단순히 사회적 캠페인인 것일까? 그 러나 ARG도 게임의 한 종류이며, 계속해서 새로워지고 있는 게임의 한 형태다. 그렇다면 기능성 게임, 혹은 교육용 게임으로 불리는 ‘착한 게임’은 따로 있고, ‘나쁜 게임’들은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것인가? 질문을 바 꾸어, 정말로 세상에는 폭력을 부추기고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는 ‘나쁜 게임’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답해야 할 때다.

중독과 과몰입 인터넷 사용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등장한 역기능적 하나로 흔히 드는 것이 인터넷 중독, 혹은 병적 게임 과몰입이라는 행위 중독이다. 알코 올이나 마약 등의 물질 사용으로 인한 의존이나 남용과는 달리 병적 게 임 과몰입 현상은 물질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이나 다른 사람 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수행하려는 충동이나 욕구, 유혹에 저항하 지 못한 행동 장애로 충동 조절 장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2014년 발의되었던 게임중독법은 게임중독이 물질사용과 관련된 중독과 마찬가지로 금단과 내성, 사회적 직업적 손상이 뒤따른다고 보 고 발의된 것이다. 그러나 우선 게임 중독이라는 말은 그 어원을 찾기 어 렵다. 그 설명에 의하면 지나치게 많이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게임에 몰 두하여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과도하게 PC 게임을 하면서 발생하는 게임중독도 통칭하여 인터넷 중독이라고 하는데, 중독에 대한 개념을 약물 중독 혹은 물질 중독의 개념을 넘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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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에 이르는 ‘행위 중독(behavioral addiction)’ 개념으로 확산시켜 하는 말이다. 가장 유사한 용어로 골드버그(Goldberg, 1996)가 병리적 컴퓨터 사용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병적 도박의 진단기준을 원용하여 인 터넷에 대한 강박적 사고, 내성과 금단, 의도한 것 이상의 과도한 인터넷 사용, 지속적 욕구, 다른 활동에서의 흥미감소,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에 대한 무시를 들고 있다.9) 즉 게임행위만이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을 한데 통칭하여 중독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게임중독법의 자료들도 이 모두를 통틀어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서울시 교육청에서 고시한 중독 현황 자료에는 스 마트폰 중독 관련 자료만이 나와 있다. 2013년 여성가족부가 5월 전국 초중고교생 163만여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 습관에 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학생의 17.9%인 24만여 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2013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폰 중독 척도를 사용 하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 정도를 측정, 전체 응답자의 35.2%가 위험에 노출돼 있음이 드러 났다고 한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중독 또한 확대 되었으며, 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 지할 수 없다면 이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고시 하고 있다.10)

9) http://www.game-clinic.org/sub2/21.php 10) http://stopbullying.or.kr/mest_data/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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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2-1 스마트폰 중독 자료 색인

참고 자료

서울

초등 정보통신윤리교육 지도자료(2010)11)

에듀넷

정보통신윤리교육 콘텐츠 및 동영상 (2011)12)

에듀넷모음

정보통신윤리교육 콘텐츠 및 서비스 모음13)

교과부

게임·인터넷 · 스마트폰 올바른 사용을 위한 생활지도 매뉴얼 –초등용-14)

현재 제공하고 있는 지도자료 등을 살펴보면, 서울시 교육청은 스 마트폰용으로 제작된 환경, 교육, 창작 등의 교육을 위한 동영상과 매뉴 얼 제공을 하고 있다. 그 외에 경기인터넷중독대응센터 등이 있는데, 여 기에서도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 중독을 모두 아울러 설명하고 있다. 우선 앞서 보았듯이,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 자체가 불확실하므로, 게임 행위에 대한 병리적 현상은 게임 과몰입이라는 용어로 대체하여 보아야 할 것이다. 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를 살펴보면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게임 과몰입상담치료센터가 존재하며, 이 중 중대부속 게임 중독 클리닉 등 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실질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보 면 ‘스마트폰중독 및 게임중독 예방 지도사’라는 이름의 지도사가 초중

11) 교육청 교육정보화 자료실 http://www.sen.go.kr/web/services/bbs/bbsView.action?bbsBean.bbsCd=48&bbsBean. bbsSeq=68 12) 에듀넷 http://www.edunet4u.net/ethic/learningContentsList.do 13) 에듀넷모음 http://www.edunet4u.net/ethic/contentsAll.do 14) 교육과학기술부 http://stopbullying.or.kr/mest_data/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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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순회하며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을 하는 등15) 전혀 독립적으 로 다뤄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그 용어 자체도 사용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는 언제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 살펴 보자.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황진하 국방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의원회 관에서 열린 게임중독 토론회에 참석, 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든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22사단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임병 장도 고등학생 때 게임중독에 빠져 학교도 안 가고 사회적으로 고립되 는 등 자기만의 세계 살다보니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했다”면서 “이런 사람이 군대라는 전혀 다른 환경, 전우들과 어울려야 하는 환경에서 생 활하다 보니 총기 사고를 일으키게 됐다는 분석이 수사 과정에서 나오 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게임 중독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때를 보면 주로 폭력의 근원을 게 임에 돌릴 때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폭력을 휘두른 이를 폭력성이 있는 게임의 중독자로 보도하는 언론의 방식은 과거에 일본 만화, TV, 조폭 영화가 맡았던 역할을 게임에게 맡긴 것과 마찬가지다. 일례로 2007년 32명의 목숨을 빼앗고, 23명의 부상자를 낳은 미국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 중 하나인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가 평소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통해 살인을 연 습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국내 언론이 일제히 이 논조를 보도했으나, 종내에는 조승희 사건이 게임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

15) http://www.game-clinic.org/sub4/41.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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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나타났다. 4개월간 사건을 조사해 온 버지니아주의 조사위원회가 조 승희 씨가 폭력 게임을 한 적이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16)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의 임상학부 교수인 제럴드 블록(Jerald Block) 박사는 지난 2007년 9월 열린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상담과 치 료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컬럼바인고교 총기 난사 사건과 게임의 상관성을 발표했다. 사건의 범인이었던 두 청소년은 평범한 미국 중상 류층에서 자라났고 우울증 같은 정신과 질환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문 제가 있었다면 둘 모두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해왔다는 것이었다.17) 결국 잦은 이사로 인한 ‘친구들로부터의 따돌림’이 근본적 인 문제였던 것이다. 게임과 폭력이 연관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들은 다른 심리학자들을 통해 해당 연구들이 잘못된 연구 방법 등으로 연구 됐다고 비판 받았으 며, 당시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게임과 폭력간의 인과관계가 없음을 증명한 수많은 연 구 논문의 결과까지 더해진 상태다. 즉 게임과 폭력의 상관관계는 명확 하게 밝혀진 바 없을뿐더러, 인과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에서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폭력게임 판매 금지 법안은 2007 년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 폭력게임과 청소년들의 육체적, 심리적 상 태에 대한 연결관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에 항 소한 주지사가 이를 고등법원과 대법원까지 끌고 갔으나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결국 소송해서 패하며 2011년 이 문제는 일단락된 바 있다.

16)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255297 17)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40702100501 &type=d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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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폭력 게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최근에 는 빌라노바대학과 럿거스대학 등에서 게임과 실제적인 폭력사건 발생 률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폭력적인 게임이 출시된 이후 오히려 범죄율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음이 밝혀지기도 했다.18) 그러므로 게임 중독과 폭력성에 대한 논쟁은 잠시 중단하도록 하자. 게임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해야 한다면 게임하기에서 비롯될 수 있 는 잠재적인 경험인 과몰입을 중심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앞서보았듯 과몰입이란 몰입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니콜 라자로가 말한 안도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시리어스 펀(Serioue Fun)이 그 이유라는 것을 이미 살펴보았다. 현실과는 다르게 목적성이 있는 플레이라는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 이 시리어스 펀을 경험하게 되 는 이유다. 여기에 몰입해서 반복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은 플레이어다. 잠재적인 위험성은 게임 디자인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 아가는 플레이어로부터 비롯된다. ‘착한’ 게임과 ‘나쁜’ 게임이 따로 있 는 것이 아닌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게임 행위를 이어가면서, 게임하기란 하 나의 놀이 행위에서 몰입 경험으로 바뀐다. 기능성 게임도 교육용 게임 도 유희적 게임도 그것을 추구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착하고 나쁜 게임의 분류는 의미를 잃는다. 몰입 경험은 기존에 없었던 다양한 현상들을 발생시킨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이 놀이의 몰입이라는 성질 은 이제 게임을 넘어, ARG뿐 아니라 도시 공간 문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콘텐츠들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기존의 토크쇼 중심의 예

18) http://game.donga.com/7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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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 자연스럽게 게임 버라이어티로 옮겨가고, 도시공간을 배경으로 다 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게임을 펼치는 <런닝맨>같은 예능도 그 예다. 서 울랜드에서 펼쳐진 <좀비런> 게임이 5차까지 흥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 지 않다. 고궁을 안내하고자 할 때에도 게임성을 가진 퀘스트 모드의 애 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아이템을 나누며, 기부 를 할 때에도 미션을 수행한다. 사회 전반에 스며든 게임하기의 경험은 이미 단순히 어린 아이들의 컴퓨터 놀이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제 게임은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가지고, 우리의 현실 에서 또 다른 맥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상적 생활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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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Bolter, J. D. & Grusin, R.(2000). remediation : understanding new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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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옮김(2010).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연암서가. McGonigal, J. (2011). Why games make us better and how they can change

the world. Penguin Books. Mihaly, C.(1990). Flow: the psychology of optimal experience. 최인수

옮김(2004). 󰡔몰입󰡕. 한울림. Montola, M., Stenros, J., & Waern, A.(2009). Pervasive games: theory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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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클리닉 http://www.game-clinic.org/sub2/21.php 게임 클리닉 http://www.game-clinic.org/sub4/41.php 게임동아 기사 http://game.donga.com/75745/ 교육과학기술부 http://stopbullying.or.kr/mest_data/849 교육청 교육정보화 자료실 http://www.sen.go.kr/web/services/bbs/bbsView.action?bbsBean.bbsCd= 48&bbsBean.bbsSeq=68

스토리센터 http://storycenter.org/ 에듀넷 http://www.edunet4u.net/ethic/learningContentsList.do 에듀넷모음 http://www.edunet4u.net/ethic/contentsAll.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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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정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ijung555 월드 위다웃 오일 홈페이지 http://www.worldwithoutoil.org/ 학교 폭력 예방 사이트 http://stopbullying.or.kr/mest_data/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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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노기영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와 대학원 인터랙션디자인전공 교수다. 고려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미국 텍사스대학 방송영상학 석사와 미시간주립 대학교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사회과학 협의회 행정집행위원장, 한국언론학회 미디어경제경영연구회장, 한국 방송학회 편집이사를 지냈다. 현재 한림대학교 헬스커뮤니케이션 연 구소장과 디지털게임 융합 전공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인터랙션디자 인 대학원 전공을 신설해 문화콘텐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방송 통신위원회 정책평가위원과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이기도 하다. 주 요 저서로 󰡔방송산업과 경쟁󰡕(2007), 󰡔소셜미디어와 협력사회󰡕(2012), 󰡔스마트 미디어시대의 방송통신 정책󰡕(2011, 공저), 󰡔헬스케어 콘텐츠 제작의 이해󰡕(2012, 공저) 등이 있다.

이영수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트랙 연구 전임 조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 디지털미디어학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디지 털스토리텔링학회와 미디어스토리텔링학회, 한국서사학회의 간사를 맡고 있다. 주요 관심 및 연구 분야는 게임, 매체 전환, 인터랙티브 스토


리텔링 등이다. “스마트폰 플랫폼 기반 SNS농장경영게임의 공간성격 분석”(2010),“모바일 게임 <회색도시 1>의 필름에 나타난 인터랙션 내 러티브 구조 연구”(2014)등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로 󰡔트랜스미디 어 스토리텔링의 이해󰡕(2015,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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