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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와 인터넷, 혁명의 비밀 인쇄와 인터넷은 혁명아다. 인쇄는 유럽을 통일하고 인터넷은 지구를 정복했다. 뉴스 미디어는 뉴스를 바꾼다. 뉴스는 세계를 바꾼다. 인쇄와 인터넷은 뉴스 미디어다. 인터넷은 뉴스 생산과 소비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뉴스 혁명을 가져왔다. <하나의 세계>, 존 페런, 1961


인텔리겐치아 2487호, 2015년 3월 12일 발행

이인희가 쓴 ≪뉴스 미디어 역사≫ 뉴스 미디어로 등장한 인터넷의 위력은 15세 기 유럽에서 활자인쇄기가 중세 사회를 변화 시켰던 위력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은 인류의 뉴스 생산과 소비 체계를 완전히 바 꾸는 뉴스 혁명을 가져왔다. - ‘인터넷’, «뉴스 미디어 역사», 72쪽.


뉴스 미디어란 무엇을 말하는가? 뉴스를 전하는 수단을 가리킨다. 구어 뉴스 시대에는 사람의 목소리와 모이는 장소가 미 디어였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는 진흙, 돌, 파피루스, 양피지에 뉴스를 기록하고 전했 다. 오늘날은 종이, 모바일, 온라인 같은 다 양한 뉴스 미디어가 공존한다. 활자인쇄기, 곧 인쇄 뉴스의 위력은 무엇이었 나? 손으로 기록하던 뉴스를 대량 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뉴스 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접하기 쉬워졌다. 글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정보와 지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나라 마다 자국어로 뉴스를 인쇄하면서 사상과 주


장에서 민족주의적 가치관이 성장했다. 짧 은 시기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뉴스 생산과 소 비가 급증했다. 정보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인류문명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다. 인터넷 뉴스의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 인터넷은 중세의 인쇄기가 그랬던 것처럼 현 대의 정보혁명을 가져왔다. 인쇄 미디어와 전파 미디어로 구분되던 뉴스 미디어의 영역 에 온라인 미디어를 추가하며 뉴스 생산과 공 급, 유통과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 했다. 온라인 네트워크 속에서는 소비자들 의 주체성과 연결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므로 뉴스 생산자의 권위는 차츰 빛을 잃어가기 시 작했다.


뉴스 생산은 어떻게 달라졌나? 매스미디어의 주된 뉴스 생산자는 언론사였 다. 그러나 인터넷은 뉴스 생산의 권력을 네 트워크 이용자에게 내준다. 언론사의 위상 은 차츰 낮아졌다. 누구라도 인터넷에 뉴스 를 올릴 수 있는 기술, 사회 환경이 갖추어졌 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인터 넷 뉴스는 전파 미디어가 생산하는 뉴스보다 빠르고 업데이트도 쉽다. 새로운 뉴스 소비 양식은 무엇인가? 인터넷 뉴스에서 소비자는 자신의 관심 분야 만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브로드캐스팅 모델은 효력을 잃었다. 퍼스널캐스팅이 일반화되었 다. 반면 사회 전반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가


치관, 공통 규범에 대한 이해가 낮아지는 현 상이 나타난다. 정보 편식에 의한 편협한 시 각은 공동체 시각을 약화시키고 개인중심주 의 사고방식을 강화한다. 그러면 뉴스 위상은 어떻게 되나? 뉴스 가치가 떨어졌다. 가장 큰 불안 요소다. 카메라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사진관이 사라 진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인터넷과 같은 뉴 미디어가 등장하면 기자와 언론인의 위상이 낮아진다. 뉴스 미디어 소비도 적어지고 그 결과 뉴스 산업 전체의 침체와 경쟁력 약화가 문제된다. 신문의 위기뿐만 아니라 뉴스 산 업 전체의 위기다.


뉴스 산업이 살 방법이 있는가? 언론사는 깊이와 분석의 전문성에서 스스로 를 차별해야 한다. 사건을 분석하고 해석한 다거나 전후 맥락, 대안 제시와 같은 패키지 형 정보를 담은 뉴스가 필요하다. 현재 신문 이든 방송이든 국내 뉴스는 호흡이 짧고 깊이 가 얕다.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방향을 전환 할 때다. 방향 전환이 쉽겠는가? 관행이 걸림돌이다. 관성 때문에 변화가 쉽 지 않을 것이다. 시간, 인력, 자본의 사정도 쉽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 책, ≪뉴스 미디어 역사≫는 무엇을 다루 나? 인류 역사에서 뉴스를 전달하는 미디어가 어 떻게 발달해 왔는지 시대별로 살펴본다. 구 어 뉴스에서 출발하여 현대 뉴미디어에 이르 기까지 뉴스 미디어의 등장이 사회에 미친 영 향과 사회 변동의 상관관계를 짚는다. 뉴스 미디어의 중요성과 의의를 정리할 수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인희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다.


인쇄와 인터넷, 혁명의 비밀 인쇄와 인터넷은 혁명아다. 인쇄는 유럽을 통일하고 인터넷은 지구를 정복했다. 뉴스 미디어는 뉴스를 바꾼다. 뉴스는 세계를 바꾼다. 인쇄와 인터넷은 뉴스 미디어다. 인터넷은 뉴스 생산과 소비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뉴스 혁명을 가져왔다. <하나의 세계>, 존 페런, 1961


뉴스 미디어 역사 이인희 지음 미디어론/뉴스 2013년 2월 25일 사륙판(128*188) 무선 제본, 112쪽 9,800원


작품 속으로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뉴스 미디어 역사 이인희


구어 뉴스에서 스마트 미디어까지

요즘 우리는 소셜 미디어 덕택에 일상생활에서 편리함을 만끽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에 있다 하더라도 거뜬히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정보 욕구를 거의 대부분 충족시켜 준다. 오늘날 미디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요약한다면 ‘모바일 기기를 통한 소셜 네트워킹’이 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과 소셜이라는 키워드는 당분간 미디어 흐름을 주도할 것이다. 뉴스와 저널리즘 역시 모 바일과 소셜 미디어 속에서 독자를 가장 친숙하고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구어 뉴스 시대의 직접적인 뉴스 전달 과정을 전자적으로 재현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소셜 미 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입으로 직접 뉴스를 말하거 나 전달하고, 그 뉴스를 들으려고 전달자 주변에는 시간과 거리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몰려든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 이 뉴스를 보거나 들었는지 궁금하면 ‘조회 수’ 확인으로 금방 알 수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친구(friend)’ 또는 ‘팔로어(follower)’ 숫자는 자신의 메시


지가 도달할 수 있는 사람 수를 나타낸다. 일종의 독자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예를 들 면 ‘좋아요(Like)’ ‘나도 한마디(Comment)’ ‘공유(Share)’ 등과 같은 장치를 통해 고스란히 덧붙여져 전체가 하나의 뉴스 패키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매스미디어에 의존하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 었다. 미디어란 사람과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정보를 전 달하는 도구를 말한다. 그러나 요즘의 미디어는 인간 생 활의 모든 면에서 가장 중요하고 빈번하게 접촉하는 대상 으로서 단순한 도구라기보다는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의 가치관, 행동은 물론 사회 체계를 규정짓는 환경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환경에 잘 적응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디지 털 미디어는 기능이 복잡하여 사용하기 까다로울 뿐만 아 니라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소 셜 미디어 시대일수록 정보 격차 또는 소셜 디바이드 (social divide)와 같은 문제가 생기기 쉽다. 환경으로까지 인식되는 미디어의 위력이란 편재성(universality)을 전제 로 하는데, 경제적 또는 지역적 편차에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제약하는 일


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미디어와 사회를 중심으로 뉴스 미디어가 발달 해 온 과정을 짚어보는 내용을 담았다. 미디어 발달은 과 학기술의 진보와 축을 함께하므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 기까지 구어, 수서(手書), 인쇄, 전자 미디어 등의 순으로 살펴보았다. 뉴스 미디어의 역사를 살펴보고 나면 궁금한 점들이 떠오를 것이다. “인간은 왜 뉴스를 갈망할까?” “인 간은 왜 미디어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왔을까?” “미디 어 기술 발전의 끝은 어디일까?” 이 책을 통해 이 같은 질 문에 독자들이 답을 얻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저자로 서는 소박한 보람을 느낄 것 같다. 나아가 더 깊고 통찰력 있는 혜안으로 미디어와 사회의 관계성을 날카롭게 파악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이 책의 바탕에 깔린 뉴스, 미디어, 역사의 세 가지 축을 논의 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해를 전제로 한다.

뉴스와 미디어의 본질 “무슨 생각 하고 계시나요?(What’s on your mind?)” “무슨 일 있어요?(What’s happening?)” 이 문장들은 페이스북 (Facebook)과 트위터(Twitter)가 이용자들에게 글을 적 도록 안내하는 인사말이다. 이 말에서 소셜 미디어 시대


에 인간이 얼마나 뉴스를 만들고 퍼뜨리고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하면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이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까마득한 옛날부터 선조들은 이 같은 인사말을 나누며 일상생활을 했을 것이다. “태초 에 말씀이 있었으니…”라고 시작하는 성서의 기록도 곰곰 이 생각해 보면 태초에 뉴스가 있었다는 맥락과 서로 통한 다. 그 ‘말씀’은 뉴스 중에도 빅 뉴스였다. 인류의 역사가 뉴스로 시작되었다고 한다면 지나친 확대 해석일까. 개별 뉴스는 개인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데 불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공유하게 되면 사회를 보는 집합적 시각과 여론이 형성된다. 다양한 관점과 여론의 형성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영역에서 시민들이 토론과 합의 를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 한다. 따라서 뉴스 없이는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없다. 뉴 스는 인체의 혈액과 같이 사회 구석구석을 순환하며 생명 과 건강을 지켜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순환 과정이 막히면 건강에 이상이 오듯 민주주의도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뉴스는 인간이 주위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데 없어 서는 안 되는 정신적 자양분이기도 하다. 뉴스를 접함으 로써 자신이 놓인 주위 환경과 상황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뉴스를 통해 사회와 상호작용한다. 뉴 스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는 사회가 복잡하고 거대해질수 록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뉴스 미디어가 구성원이 마음껏 생각과 의견 을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론장이 될 수 있도록 우리 가 주체가 되어 가꿔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미디어는 과학기술을 통해 끊임없이 편리함을 추구해 온 인류 지혜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문자 발명 역시 당 시로서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탄생을 의미했다. 이른바 ‘정보혁명(information revolution)’의 효시였던 것이다. 언어라는 상징 기호를 만들어내고 이를 사용해 의사소통 하는 생물체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유일하다. 구어 시대에 서 문자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말보다는 기록에 의존 하는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갖춰짐으로써 사회의 모든 영 역에 변혁을 초래했다. 말은 유동적인데 반해 글은 고정 적이어서 기록, 증거, 보관, 전수하기에 적합한 속성을 지 녔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는 공존하면서 사회의 커뮤 니케이션 체계를 튼튼하게 세워왔다. 뉴미디어가 등장했 다고 해서 올드미디어가 무너진 적은 없었다. 새롭게 등 장하는 미디어는 기존 미디어를 재매개화(remediation) 하고, 새로운 형태로 콘텐트를 담으면서 진화해 왔다.


뉴스 미디어의 발전을 역사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 이 주체가 되어 뉴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디어 발달 을 진척시켜 온 것으로 해석된다. 구어 뉴스, 문자 뉴스, 활자 뉴스, 발라드, 신문의 등장에서 전자 미디어, 스마트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지혜로 쌓은 과학기술의 업 적을 토대로 정신과 문화의 진보를 추구해 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의 맨 끝점에 있는 오늘날의 뉴미디어 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 람과 연락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마 법의 램프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미디어가 발전할 수 있 는 데까지 최대한 발전하여 다다르는 종착역은 어디일까. 그것은 아마도 ‘미디어가 없는(media-less) 미디어’로 승 화시키는 기술의 단계일 것이다. 즉 텔레파시(telepathy) 를 미디어로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손으로 자판을 두드리지 않고 생각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그 뇌파를 읽고 원하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않았다. 미디어가 인간의 의사소통 도구로부터 진보하여 환경, 나아가 인간의 오감을 확장해 줄 신체의 일부로서 활용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모바일󰡈󰡈자유 이동 전통적으로 뉴스 미디어는 교통수단의 발달과 밀접한 관 계에 놓여 있었다. 구어 시대에는 걷기나 뛰기와 같은 인 력에 의존하거나 말을 타고 이동하면서 뉴스를 전했다. 뉴스의 내용은 대부분 사람의 기억력에 의존해야 했다. 발 빠르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뉴스 전달자 역할을 하면 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문자가 발명되자 구어 뉴스 시대에 주효했던 인간의 기억력보다 기록물을 더 신뢰하 게 되는 변화가 생겼다. 플라톤(Plato)의 대화록 <파이드로스(Phaedrus)> 중에 문자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가 나온다. 당시 이집트 왕 타무스(Thamus)는 기술의 신 테우스(Theuth)로부터 문 자의 장점을 예찬하는 설명을 듣는다. 테우스는 자신의 획기적인 발명품인 문자를 이집트인들이 사용하면 예전 보다 훨씬 지혜롭게 되고 기억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타무스 왕은 그와 반대로 문자를 사용하면 기록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므로 점점 기억력이 감퇴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테우스의 기술예찬론에 주의를 준다. 이 일화를 통해 우 리는 기술예찬론과 이를 경계하는 신중론의 관점을 배울 수 있다.


기록물로서 뉴스가 이동하기 위해서는 교통수단이 필 요했다. 또한 효율적으로 뉴스를 옮기기 위해서는 돌, 진 흙과 같은 무거운 물체보다 양피지, 대나무 등과 같은 가 벼운 물체가 편리했다. 종이가 발명된 것은 문자로 신속 하게 뉴스를 전하고자 하는 사회적 요구와 합치했다. 수 서 뉴스에서 문자 뉴스로 발전하는 데는 구텐베르크의 활 자 인쇄기가 크게 기여해, 이후 뉴스는 인쇄물로서 세계 곳곳으로 전달되기 시작했다. 당시 인쇄기의 등장은 오늘 날 인터넷 발명에 버금가는 정도의 사회 변혁을 가져온 것 으로 평가된다. 종교 개혁, 교육제도 확산, 언론 검열, 시 민의식 향상 등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또한 뉴스의 대량생산도 본격적으로 가능하게 되어, 인류는 문자 발명에 이어 또 다른 정보혁명기를 맞 이했다. 산업혁명 시기에 와서야 뉴스 이동에 급격한 발전이 실 현되었다. 말 대신 자동차, 기차, 선박이 뉴스 이동 수단을 대체하면서 지구상에서 뉴스를 전달하는 속도는 혁신적 으로 빨라졌다. 통신의 발명은 뉴스와 교통수단의 상호의 존적 고리를 끊을 수 있게 했다. 뉴스는 교통수단에 의지 하지 않고서도 전파를 타고 전자 신호로 변환되어 순식간 에 지구 전역에 퍼뜨려질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비로소 지


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괄목할 정도로 발전해 온 뉴스와 뉴스 전달 수단의 변천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도 뉴스를 갈망하는 뉴스 수용자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뉴 스 생산자라는 두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오랜 역사에 걸쳐 뉴스를 상품화하고 산업화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고 설 명해야 할 것이다.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으로 대표 되는 매스미디어 시대에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제한된 수의 사람만이 뉴스를 생산할 수 있었으므로 뉴스 생산자 지위가 독점적이고 특권적이었다. 일반인은 뉴스를 생산 하기 위해 미디어에 접근할 수 없었고 수동적인 위치에서 미디어가 전해주는 뉴스를 받기만 해야 했다. 인터넷의 등장, 온라인과 모바일 미디어의 확산은 매스미디어의 뉴 스 패러다임을 점점 약화해 왔으며, 이제는 일반인이라도 누구든지 뉴스를 생산하고 능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 경이 마련되었다. 현 단계에서 미디어 기술의 정점은 모 바일과 스마트 기술이 차지하고 있다. 뉴스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등으로 구분하 는 식의 미디어 존재 가치는 점점 약해지고 대신 콘텐트 자체가 자유자재로 가공 또는 변형되면서 소비자를 찾아 가는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는 뉴스를 앉아서 기다릴 필


요 없이 궁금할 때 언제든지 미디어를 통해 검색하기만 하 면 원하는 뉴스를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무한 연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같은 무리끼리 어울리고 서로 의지하는 과정을 통해서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것을 ‘사회적’이라고 정의한다면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 도 사회적 존재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인간은 언어라 는 상징을 사용해 의사소통한다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 ‘소셜(social)’의 뜻은 바로 이와 같은 맥락에 서 사회적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교적’이라는 뜻이 더 가까울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네트워킹이 특징이다. 불특정 다수 또는 익명의 개인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다수에게 전달하는 매스미디어와 달리, 소셜 미디 어는 하나의 연결망 속에서 개인의 특성(identity)이 살아 있으면서 거미줄처럼 이어진 관계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 과 정보를 주고받는다. 직접 만나서 아는 사람이 아니어 도 실재 인물로서 상대방의 신분과 직업 정도는 알게 된 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에서 ‘친구 (friend)’또는 ‘팔로어(follower)’의 수를 그 사람의 소셜 파


워로 여기는 경향도 있다. 소셜 미디어가 세계 공통의 현상으로 확산하는 데는 모 바일 기기의 발달, 스마트폰의 보급, 우수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앱(app) 덕택에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이 크게 기여했다.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난 뉴스에 관한 이야기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의견을 나눈다. 텔 레비전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지금 TV 프 로그램 재밌네” “TV에 나온 ○○○ 봤어?”라는 식으로 자 신의 소감을 올리면, 순식간에 친구 또는 모르는 사람으로 부터 답장과 댓글이 따라붙는다. 즉 매스미디어 이용 경 험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형식의 이용이 가장 일 반적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보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는 마치 ‘글로벌 안방(global living room)’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매스미디어의 뉴스가 저널리즘 원칙을 바탕으로 생산되 는 콘텐트라고 한다면, 소셜 미디어의 뉴스는 개인의 일상 적인 소감, 경험, 의견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트가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구전(word-of-mouth)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뉴스 가치 기준에서 본다면 인간적 흥미(human interest) 뉴스로 분류되는 내용이 많다. 소셜 미디어 이용 자는 뉴스 내용 자체에 덧붙여 자신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수많은 인맥을 대상으로 좀 더 인상적이고 호감을 느끼도 록 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마치 대인 관계에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듯이 뉴스와 소감을 섞어서 보낸다. 타인에게 평범하고 밋밋하게 보이 고 싶지 않기 때문에 사진과 이미지, 관련 사이트의 링크 등을 활용하여 실제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한다. 또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사진과 이미 지를 동원하여 스토리를 만들어 관심을 끌거나 흥미를 유 발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한다. 실제 대인 관 계에서 관찰되는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 자기 노출(self-disclosure), 집단 내의 동조(conformity), 순응(compliance)과 같은 여러 가지 행위를 의도적으로 표출함으로써 소셜 미디어 내에서 자신의 위상을 부각한 다. 소셜 미디어에 차려놓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다 른 사람들과 소셜 관계를 맺어가는 현상을 관찰해 보면 소 셜 미디어가 마치 서양의 거대한 무도회장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셜 미디어에서 사교를 나누고 축배를 들며 좋아 하는 사람과 친해지고, 정보를 공유하며 ‘번개’까지 이어 지는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이를 일컬어 ‘구전(口傳)의 무 도회’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뉴미디어󰡈󰡈올드 뉴스 구어 뉴스 시대부터 인간은 꾸준히 뉴스 미디어의 기술을 발달시켜 왔다. 첨단을 자랑하는 미디어 기술은 뉴스 생 산과 이용 행태뿐만 아니라 언론 산업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 인쇄매체가 쇠퇴하고 있다. 종이에 뉴스를 인쇄 하여 독자에게 배포하는 방법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렵게 되었다. ‘신문의 위기’를 주제로 종종 논의와 연구가 이뤄 지고 있으나, 뉴스 미디어로서 종이가 수천 년 동안 누려 왔던 독보적 지위는 이제 전자 미디어에게 내줘야 할 때가 되었다. 그렇다고 뉴스가 쇠퇴하거나 없어질 운명은 아니 다. 종이 대신 전자 미디어에서 뉴스는 새로운 옷으로 갈 아입고 새로운 미디어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이 스마 트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손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앱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스 콘텐트를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는 여지도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요컨대 신문의 위기일지는 몰라도 결코 뉴스의 위기는 아닐 것이다. 둘째, 뉴스 이용에서 독자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매스 미디어 시대에는 언론사가 뉴스를 생산하면 독자는 읽거 나 보는 역할에 그쳤는 데 반해, 지금은 포털 사이트를 비


롯한 검색 중심의 뉴스 이용 행태로 변하면서 독자가 원하 는 분야의 뉴스만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이에 따른 부 작용으로 뉴스의 편식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정치·경 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쟁 점에 대한 상식을 축적하기보다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 야의 뉴스만 보기 때문에 그 밖의 분야에 관해서는 무지해 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민 양성에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별 일 없지요?’라고 물어보던 뉴스의 본질은 구어 뉴스 시대나 소셜 미디어 시대나 변함이 없다. 미디어는 뉴스 를 담는 그릇이다. 그릇의 성능은 과학기술의 진보와 함 께 발달해 왔으나, 그릇에 담기는 내용물은 역사를 통틀어 ‘새로운 소식’이어야 함에 변함이 없다. 미디어 기술이 혁신을 거듭하며 뉴미디어가 탄생할 때 마다 신문은 앞장서서 환성을 올렸다. 1981년 개인용 컴 퓨터(PC)가 처음 등장한 이래 신문은 정보사회의 구현을 계몽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로부터 15년 만에 인터넷 (월드와이드웹)이 PC의 옷을 입고 우리의 손끝으로 다가 왔다. 인쇄 미디어와 전파 미디어로 양분되던 미디어 지 형은 온라인 미디어를 추가하게 되었고, 하이퍼텍스트 (hypertext)를 핵심 기술로 하는 멀티미디어형 뉴스 콘텐


트는 쌍방향성(interactivity)과 즉시성(immediacy)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신문, 방송, 잡지, 라디오에 이어 인터넷을 제5대 매스미디어로서 입지를 굳히게 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가장 자 주 접하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폰, 태블릿, TV 등 멀티터 치스크린 장착)의 등장으로 매스미디어, 인터넷, 모바일 은 통합되어 하나의 단말기로 일상생활 대부분의 여가와 정보활동을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 미디어를 대 표하는 키워드는 융합(convergence)과 통합(integration) 이다. 온갖 콘텐트, 네트워크, 플랫폼들은 통합되고 융합 된 형태로 이용자에게 서비스된다. 이제는 신문, 방송, 라 디오, 잡지, 인터넷의 구분이 무의미한 미디어 환경이 되 었으며, PC 등장 30년 만에 이뤄진 미디어 혁명의 업적이 라고 말할 수 있다. 신문이 환성을 올리며 맞이했던 정보사회의 도래와 오 늘날까지 미디어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는 상관없이, 그 혜 택은커녕 역설적으로 신문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 는 현실에 대해 언론계는 힘겨운 고민을 하고 있다. 디지 털 미디어 환경 탓에 신문은 몰락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의 위기는 사회의 공공선(善)과 공익에 기 여함을 목표로 하는 뉴스의 이념, 그리고 뉴스를 둘러싸고


사회적 공론장 역할을 맡아 온 언론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문제다. 뉴미디어 덕택에 기능적으로 편리해진 뉴스 생산과 전달 과정의 이면에는 뉴스다운 뉴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언 론인의 타성과 방심, 공론장의 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수 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자본주의적 언론의 생태계, 그 결과로 건전한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할 객관적 정보의 수집, 사회적 숙고와 토론의 장 마련을 위한 밑거름이 되 어야 할 언론의 책임의 무게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현실 이다. 인터넷 등장이 저널리즘에서 뉴스 복제를 통한 뉴스 생 산을 허용함에 따라 언론사는 알게 모르게 ‘제살깎기’ 경 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자는 굳이 발로 뛰어 취재하지 않아도 인터넷 검색과 이메일 등으로 기사를 쓸 수 있는 편리함에 점점 현혹되어 간다. 결국 뉴스 품질의 평준화 또는 하향화를 초래하는 악순환 속에서 독자는 뉴스를 외 면하게 되고 시민 의식도 약해짐에 따라, 개인의 관심사만 좇아 뉴스의 바다를 떠도는 존재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뉴스 미디어 역사를 살펴보는 데 전제가 되는 뉴스와 미디어의 본질, 미디어 기술과 사회의 관계성, 뉴스의 재매개화로 등장하는 뉴미디어의 영향에


관한 논의를 담아보았다. 역사는 과거를 배우는 공부가 아니라 현재를 알기 위한 공부다. 또한 역사는 미래를 예 측하게 해 준다. 이 시대의 미디어 산업, 기술, 콘텐트가 사회와 어떠한 연결고리를 맺으면서 성장해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우리는 뉴스 미디어의 태생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시각에서 그 흐름과 족보를 짚어보 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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