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미디어 생활 10/10
뉴스릴
<대한늬우스> 1954년 1월 14일 자
대한늬우스, 대한뉴우스, 대한뉴스 그리고 끝 텔레비전이 귀하던 시절, 대중은 극장에서 뉴스를 봤다. 뉴스릴은 다큐멘터리다. 사실 전달이 임무다. <대한늬우스>는 정권을 홍보하고 국민을 단속했다. 1994년 12월 31일, 생명이 끝났다.
인텔리겐치아 2654호, 2015년 6월 26일 발행
텔레비전이 자리 잡기 전까지 뉴스는 영화 처럼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초창기 다큐멘 터리의 한 유형인 뉴스릴(newsreel)이 그것이 다. 전 세계의 사건·사고를 기록·보도한 뉴 스릴은 다큐멘터리의 전통 과제를 공유했는 데, 바로 공공을 대변하는 객관적 시선으로 공적인 주제를 묘사·설명·재현해야 한다 는 것이다. 이는 다큐멘터리의 라틴어 어원인 ‘도쿠멘툼(documentum)’이 ‘알게 하다(faire apprendre)’ 혹은 ‘가르치다(enseigner)’라는 뜻 을 가진 라틴어 동사 ‘도체레(docere)’에서 파
<대한뉴우스> 오프닝 타이틀
생된 것과도 상통한다. 그런데 뉴스릴은 종종 ‘특정 사상이나 이 념을 교육하고 확산하는’ 프로파간다 미디어 가 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시기 양 진영이
전쟁을 위한 선전 도구로 뉴스릴을 활용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후 프로파간다적 뉴스 릴은 1960년대를 전후로 등장한 다이렉트 시 네마와 시네마베리테 운동, 1970년대 중반 급 격하게 발전한 텔레비전 저널리즘에 밀려 점 차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1945년 해방 이후 <조 선시보>라는 뉴스릴이 제작, 상영되었다. 이후 1948년 <대한전진보>로 이름이 바뀌 었다가 1953년부터 <대한늬우스>란 타이 틀을 달게 된다. 주로 국내외 사건·사고를 보도했으며, 특히 정부 방침 홍보와 국민 단 속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한국전쟁 종식 이듬 해에 상영된 위의 <대한늬우스> 영상에서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늬우
스>는 일방적 정부 홍보에 머물렀기 때문에 당시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텔레 비전 뉴스가 등장하고 ‘시의성’ 측면에서 경쟁 력을 상실한 <대한늬우스>는 <대한뉴우 스>, <대한뉴스>로 이름이 바뀌어 제작되 다가 1994년 12월 31일 2040호를 끝으로 종영 한다. 차민철,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다큐멘터리≫ 지은이
한국전쟁과 미디어 생활 10/10
뉴스릴
<대한늬우스> 1954년 1월 14일 자
대한늬우스, 대한뉴우스, 대한뉴스 그리고 끝 텔레비전이 귀하던 시절, 대중은 극장에서 뉴스를 봤다. 뉴스릴은 다큐멘터리다. 사실 전달이 임무다. <대한늬우스>는 정권을 홍보하고 국민을 단속했다. 1994년 12월 31일, 생명이 끝났다.
다큐멘터리 차민철 지음 영화 / 영화이론 2014년 4월 15일 사륙판(128*188) 무선 제본, 126쪽 9,800원
작품 속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적 재현과 다큐멘터리 리얼리즘
다큐멘터리와 리얼리즘 현대 영화이론의 선구자인 앙드레 바쟁(André Bazin, 1918∼1958)의 말처럼 영화는 다른 모든 조형예술과 마 찬가지로 ‘존재의 영구적 보존과 그 영속성을 통한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잠재적 욕망’인 ‘미라 콤플렉스 (le complexe de la momie)’에 의해 탄생했다. 그리고 현 실에 대한 이상적 재현(représentation)이라는 영화의 꿈 은 영화 카메라라는 기계 장치를 통한 현실에 대한 사실적 모사를 출발점으로 한다. 영화가 ‘리얼리즘’의 이상적 실 현을 바탕으로 하는 다큐멘터리와 더불어 탄생했음은 명 백한 사실이다. 영화사를 이야기할 때, 흔히 영화의 탄생과 더불어 뤼미 에르 형제(Auguste & Louis Lumière, 1862∼1954/1864∼ 1948)에서 시작된 다큐멘터리에 기반을 둔 ‘리얼리즘’의 전통과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 1861∼1938) 에 의해 발전한 극영화의 ‘허구’와 ‘판타지’의 전통으로 구 분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러한 이분법은 영화의 ‘양식
(mode)’ 구분에 유용한 면이 있지만, ‘영화적 재현’과 ‘영화 적 리얼리즘’에 관한 논의를 전제로 한다.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실험 영화와 더불어 실재하 는 현실 세계를 영화적 재현의 대상으로 하는 영화 양식인 ‘논픽션(non-fiction) 영화’에 속한다. 반면, 창작자의 상상 력에 힘입어 창조된 허구의 세계를 영화의 재료로 삼는 영 화 양식을 ‘픽션(fiction) 영화’(또는 극영화)라고 한다. 또 한, ‘논픽션 영화’는 주로 ‘비서사(non-narrative) 영화’의 범주에 포함시키며, ‘픽션 영화’는 자주 ‘서사(narrative) 영화’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와 픽션 영화를 구분하는 기준은 영화적으 로 재현된 이미지와 ‘지시 대상(référent)’으로서 현실 사 이의 거리에 관한 것이다. 즉, 상상 속 무엇인가를 재현하 는 픽션 영화로 구축된 세계는 ‘영화 안(intra-filmique)’에 서만 존재하는 반면, 경험의 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다큐멘 터리에서 재현된 세계는 ‘영화 밖(extra-filmique)’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극영화의 ‘연출성(profilmique)’과 다큐 멘터리의 ‘비연출성(afilmique)’은 재현된 영화 이미지와 지시 대상인 현실 사이의 거리 때문에 발생하는 특징이라 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픽션·논픽션, 서사·비서사, 연출성·비연출성 등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구분 짓는
여러 요소들이 배타적이고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대 적 관점을 전제로 하는 상호 참조적인 관계를 지닌다는 점 이다. 프랑스의 다큐멘터리 이론가 장-뤽 리우(Jean-Luc Lioult)
는 2004년의 저서 현실의 기호: 다큐멘터리에 관한 고찰
(A l’enseigne du réel: Penser le documentaire)에서 팔 로 알토(Palo Alto) 학파의 이론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창작자가 지시 대상으로서 현실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 즉 다큐멘터리가 다루고 있는 ‘현실(réel)’ 혹은 ‘현실성 (réalité)’을 두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리우에 따르면 다큐멘터리가 다루는 현실은 ① ‘현실(réel)’ 또는 ‘일차적 인 현실(réel de premier ordre)’: 합의(consensus)에 의해 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요소들을 지닌 세계와 ② ‘현실성 (들)(réalité(s))’ 또는 ‘이차적인 현실성(들)(réalité(s) du deuxième ordre)’: 현실의 재현들에 의해 (재)구성된 의미 와 가치들이 더해진 세계(들)이라는 두 가지 층위로 구분된 다.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현실(réel)’을 창작의 일차 재료로 삼고 있지만, 그 ‘일차적 현실’을 ‘간주 관적(intersubjective)’ 재구성에 의해 생성된 의미와 가치 로 재현하는 영화적 양식이다. 한편, 1960년 인류학자이자 시네아스트인 장 루슈
(Jean Rouch, 1917∼2004)와 함께 <어느 여름의 연대기
(Chronique d’un été)>(1961, 프랑스)를 연출함으로써
‘시네마-베리테(cinéma-vérité)’의 시작을 알리는 데 공헌 한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Edgar Morin, 1921∼)은 다큐 멘터리가 다루는 ‘현실’과 ‘영화적 재현’의 관계에 대한 유
용한 명제를 제시한다. 모랭은 1956년의 저서 영화 또는
상상적 인간: 인류학 에세이(Le cinéma ou l’homme imaginaire: Essai d’anthropologie)에서 영화의 혁신적 인 독창성은 ‘현실(réel)’과 ‘비현실(irréel)’이라는 두 가지 ‘전극들(électrodes)’을 분리, 대립시킴으로써 ‘현실성의 환영(illusion de la réalité)’과 동시에 ‘환영의 현실성 (réalité de l’illusion)’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역설한다. 나 아가 모랭은 ‘주관성(subjectivité)’과 ‘객관성(objectivité)’ 은 단순하게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호작용 을 통해 변주되고 조합됨으로써 ‘객관화하는 주관성 (subjectivité
objectivante)’과
‘주관화하는
객관성
(objectivité subjectivante)’을 도출해 내는 유동적 개념이 라고 주장한다. 리우와 모랭의 명제는 창작 주체의 주관적 의식 차원 과 ‘기계적 메커니즘’에 의한 ‘현실’의 ‘영화적 기록 (enregistrement filmique)’과 ‘재현(représentation)’이라
는 객관적 영역의 태생적 조합을 특징으로 하는 예술 분야 인 영화의 존재론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영화가 만들어 낸 환영과 현실(성)의 복합 관계는 다큐멘터리에 관한 인 식론적 개념을 확장할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한다. 뤼미에르 형제와 멜리에스로 상징되는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과 픽션 영화의 전통은 한 세기 이상의 영화사에 서 지속적인 상호 참조를 통해 새로운 영화적 재현의 방 식을 추구해 왔다.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영화미학의 혁신을 추구한 1950∼19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La Nouvelle Vague)’ 영화 운동을 주도한 장-뤽 고다르 (Jean-Luc Godard, 1930∼)는 1966년 시네마테크 프랑세 즈(Cinémathèque Française)에서 열린 앙리 랑글루아 (Henri Langlois, 1914∼1977)의 뤼미에르 회고전 서문
(Jean-Luc Godard, “Grâ̂ce à Henri Langlois” in ≪France Observateur≫, 12/01/1966)에서 “멜리에스는 특별함 속 에서 평범함을 찾았고, 뤼미에르는 평범한 것들 속에서 특 별함을 추구했다. 뤼미에르는 인상주의를 경유해 플로베 르와 스탕달의 전통(리얼리즘)을 계승했다”라고 말했다. 고다르의 언급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는 물론, 영 화적 재현과 리얼리즘에 관한 유연한 관점을 제공해 준다.
‘열린 개념’으로서 진화하는 다큐멘터리 다른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다큐멘터리’를 한마디로 정 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역사는 물론 정치적· 사회적 요소와 밀접히 관련되고, 실재하는 현실에 대한 사 실적 재현과 미학적 추구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지 향점을 지니는 다큐멘터리는 ‘극영화’에 대한 상대적 개념 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시대와 문화 또는 각 학자와 이론 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규정되어 왔다. 영화사상 최초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평가받는 <북 극의 나누크(Nanook of the North)>(1922, 미국·프랑스) 를 제작해 다큐멘터리의 창시자로 인정받는 로버트 플래 허티(Robert Flaherty, 1884∼1951)는 다큐멘터리를 “현 실 세계에 대한 ‘탐구(exploration)’와 ‘폭로(revelation)’를 위한 영화”라고 규정했다. “모든 예술은 일종의 탐험이다. 발견하고 알리는 것은 모든 예술가들이 하는 일이다”라는 플래허티의 주장은 다큐멘터리에 관한 정의와 더불어 1920년대 신대륙 탐험, 이국적 문화에 대한 관심, 산업화 한 서구 문명의 전파라는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최초의 다큐멘터리 이론가이자 1930∼1940년대 ‘사회 적 다큐멘터리(social documentary)’ 운동의 선구자로 평 가받는 존 그리어슨(John Grierson, 1898∼1972)은 “모든
영화는 자연 그대로의 물질로부터 만들어졌지만 그 자연 의 소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실제적인 차이가 있 다”고 역설하면서, ‘실재의 창조적 처리(creative treatment of actuality)’가 다큐멘터리라고 정의 내린다. 당시의 다 큐멘터리가 세계를 단순히 묘사하고(describe) 노출하고 (expose) 있을 뿐 그 속에 담겨 있는 진실을 드러내지 (reveal) 못한다고 비판했던 그리어슨은 플래허티의 다큐 멘터리 속에 녹아 있는 드라마적 요소를 높이 평가하고 다 큐멘터리의 아버지라고 칭송하기도 했지만, 현실과 동떨 어진 오지를 배경으로 개인적 드라마가 지나치게 강조되 는 지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그리어슨은 다큐멘터리 가 교회와 학교를 대신해서 대중의 계몽과 교육을 해낼 수 있는 효율적이고 중요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다큐멘터 리가 “일상에서 극적인 상황을 도출해 내고자 하는 욕망, 즉 시민의 눈을 지구 끝에서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불러들 이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라는 그리어슨의 견해는 다큐 멘터리의 사회 참여적 성격과 더불어 사회적 현실 속에 내 재한 진실을 탐구하기 위한 창작자의 주관적 개입을 강조 하는 것이다. 이 밖에 카메라는 인간의 눈과 아주 비슷해 현실에서 일 어나는 실제 사건들을 탐구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는 ‘영
화-눈(kino-glaz)’ 이론을 주장하면서 연극적 요소를 배격 하고 고유한 영화 언어를 창조해야 함을 강조함으로써 1920년대 다큐멘터리와 리얼리즘 영화의 발전에 지대한 이 론적 영향을 미쳤던 지가 베르토프(Dziga Vertov, 1896∼ 1954), 사실적 묘사에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표현과 시적 감흥을 결합시킨 ‘시적 리얼리즘(Réalisme poétique)’과 “카메라는 편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촬영에서도 하나의 ‘다 큐멘트(document)’로 고려해야 하며, 하나의 입장을 요구 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시점’의 도구로 고려해야 한다” 는 ‘다큐멘트적 시점(point de vue documenté)’을 주장했 던 장 비고(Jean Vigo, 1905∼1934), “다큐멘터리 방법론 의 핵심은 실재하는 현실의 재료를 드라마화하는 데 있다 (The essence of the documentary method lies in its dramatization of actual material)”고 역설함으로써 ‘다큐 픽션(docufiction)’ 혹은 ‘다큐드라마(docudrama)’의 이론 적 근거를 제시한 폴 로다(Paul Rotha, 1907∼1984) 등의 견해와 정의는 다큐멘터리의 개념 정립과 이론 발전에 중 요한 근거를 제공했다. 194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열린 제1회 ‘다큐멘터리 세계연맹(World Union of Documentary)’ 회의에서는 1920년대 이후 공식적인 영화적 재현 양식으로 개념화하
기 시작해 제2차 세계대전까지 다양한 이론적 논의들을 거치면서 발전한 다큐멘터리에 관해 포괄적 관점의 정의 를 정립했다. 연맹의 정의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란 “경제, 문화, 인간관계의 영역에서 인간의 지식과 이해를 넓히고, 그 욕구를 자극시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목 적을 가지고, 이성이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 사실적 촬영 이나 진실하고 합리적인 재구성을 통해 해석된 사실의 모 든 양상을 필름(celluloid)에 기록하는 모든 방식”이다. 한편, 미국의 다큐멘터리 이론가 에릭 바누(Erik
Barnouw, 1908∼2001)는 1993년의 저서 다큐멘터리: 논픽션 영화의 역사(Documentary: A History of the Non-Fiction Film)에서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적 재
현 양식인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창작자에게 ① 관찰자 (observer), ② 예언자(propher), ③ 탐험가(explorer), ④ 보고자(reporter), ⑤ 화가(painter), ⑥ 옹호자(advocate), ⑦ 선동자(buglar), ⑧ 고발자(prosecuter), ⑨ 시인(poet), ⑪ 사학자(chronicler), ⑫ 홍보원(promoter), ⑬ 촉매 (catalyst), ⑭ 게릴라(guerrilla) 등 다양한 지위를 부여하 고 있다. 다큐멘터리 창작자가 지니는 다양한 지위에 대한 바누의 규정은 시대와 사회 또는 매체의 변천사에 따라 변 화해 온 다큐멘터리에 관한 개념과 연관된다.
1895년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라프(Cinématographe)’ 의 발명에 의해 영화가 탄생한 이후 인간의 시각적 인식은 주변의 실제 현상계가 아닌 기계적 메커니즘으로 재현한 이미지에 의존하게 되었다. 특히 실재하는 현실 세계를 영화적 재현의 대상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는 지시 대상으 로서 현실과 맺고 있는 관계의 직접성으로 인류의 인지 체 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다큐멘터리는 영화사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론적 혁신과 미학적 성취를 통 해 실재하는 현실 세계에 내재하는 ‘진실’을 탐구하려는 본연의 의무를 실천해 왔다.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고, 매 체의 변천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사회적 기능과 미학적 추구 사이에서 때로는 한계를 지니고 때로는 그 한계를 새 로운 동력으로 삼으면서 발전해 온 다큐멘터리는 지금도 계속해서 진화 중이다. 요컨대, 다큐멘터리는 ‘현실(성)’에 대한 객관적 재현의 의무와 미학적 추구 사이의 긴장과 조합을 자양분으로 발 전해 온 현상이자 ‘열린 개념(open concept)’이다. 영화 의 탄생과 함께 등장한 다큐멘터리는 신대륙 탐험, 서구 산업문명의 전파, 대중 교육, 사회 개혁 등의 맥락에서 출 발한 초기 다큐멘터리에서부터,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 ‘시네마-베리테(cinéma-vérité)’, ‘영상인류학
(visual anthropology)’, ‘민족지 영화(ethnographic film)’ 등 다양한 발전의 과정을 거쳐,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 리(animated
documentary)’나 ‘웹 다큐멘터리(web
documentary)’ 등 다양한 매체와 다른 예술 영역과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다큐멘터리(post-documentary)’에 이르기까지 ‘열린 개념’으로서 그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하 면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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