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몰라서 커졌다 한국에만 들어온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유독 심각해진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때문이다. 보건의료가 필요조건이라면 전략 소통은 해결의 충분조건이다. 그곳에 전략 커뮤니케이터가 없었다.
불통은 메르스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장미의 악센트>, 바실리 칸딘스키, 1926
인텔리겐치아 2659호, 2015년 6월 30일 발행
신호창이 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왜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는가? 왜 대응 이 신속하지 못했나? 어디서부터 불신이 시 작되었나? 이러한 질문은 곧 ‘어떻게’로 이어 진다. 만약 이 질문에 응답할 수 있다면 시대 가 요청하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 ‘조직을 만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v쪽.
메르스 사태, 원인은? 불통이다. 신영복 교수는 소통이란 소외를 극복하는 것이라 했다. 정보를 일부만 공유 하자 메르스는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인가? 그렇다. 외국의 성공 사례를 보라. 메르스 관 리의 2대 전문 영역은 보건의료와 커뮤니케 이션이다. 우리는 왜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심각하게 따지지 않을까?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가? 한국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사건 사고는 커 뮤니케이션 부재, 오류에서 출발된다. 피해 가 증폭되기 때문에 해결 방법도 체계적 커뮤
니케이션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커뮤니케 이션 수준이 조직과 국가의 수준이다. 메르스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떻게 소통했나? 첫 환자의 입국, 입원, 진단, 확진 과정을 보 라. 소통다운 소통이 없었다. 보건의료인이 라는 소통 비전문가만 이 과정에 참여했다. 대응은 느렸고, 비판만 무성했다. 신속 대응하지 못한 이유는? 정부나 의료기관이 리스크 관리와 위기관리 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차이가 뭔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은 위험을 관리하여 사
건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는 예방 커뮤니케이 션이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다르다.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커 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소통 전략에 대한 무지가 사태를 악화시킨 것 인가? 그렇다. 확진 환자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리스 크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움직였다. 6월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 이후에 비로소 위기 커뮤니케이션 원칙에 따르기 시작했다. 예방도 가능했나? 물론이다. 메르스는 동물과 동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에 이동한다. 소통이 원활하
고 소통을 전문 영역으로 인식하는 사회에서 는 예방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소통 수준이 낮아 예방이 어렵다. 소통 수준이 낮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나? 에볼라, 메르스를 구글에서 검색해 보라. 전 략적 해결 방법으로 PR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에서 초기에 PR를 중시하지 않았다. PR를 언론 홍보로 치부하 는 태도다. 이런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소통 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되나? 정책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확대하고 커뮤니 케이션 컨트롤타워를 강화해야 한다. 노무
현정부에서 정책과 홍보를 통합하여 정책홍 보관실을 설치한 적이 있다. 문화관광체육 부 산하의 국민소통실이 행정부 대변인 역할 을 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이를 국정홍보처 가 담당했다. 커뮤니케이션 컨트롤타워로서 국정소통처가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사건 사고를 해결하려면 전략 수준의 커뮤니케이 션 수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말하나? 그렇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회를 창 출하기 위해 상황에 맞는 새로운 방법으로 책 임 있게 응답하는 것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이다.
응답의 대상은? 칼 보탄 교수는 “공중에 대해 생각을 시작하 고 마칠 때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 된다”고 말했다. 이때 공중이란? 쟁점에 대해 이해를 지닌 핵심 그룹이다. 메 르스 사태의 경우 환자, 가족, 격리 대상자, 해당 지역 주민과 교육계, 병원 의료인, 국내 외 언론, 전문가, 보건 단체, 경제 활동 국민, 관광객, 주한 외국 대사관 직원이다. 목적은? 메르스로 야기된 쟁점을 효과적으로 다뤄 직 접적, 경제적, 사회적, 지리적 피해를 최소화
하는 균형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는 것이다. 균형 커뮤니케이션이란? 서로 기꺼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 커 뮤니케이션이라 부른다. 환자와 격리 대상 자, 의료인, 외국 관광객 등의 불안하고 불쾌 한 감정을 받아들여 정부의 대외 메시지와 메 르스 대책을 바꿨을 때 비로소 이들이 안심하 고 정부 정책에 동의하고 따르게 된다. 균형과 불균형을 구분 짓는 속성은? 능력이다. 능력이 있는 리더와 조직은 균형 을 지향한다.
핵심 원칙은 뭔가? 전문가에게 커뮤니케이션을 맡겨야 한다. ‘낙 타고기 먹지 말라’는 메시지가 6월 24일 현재 까지 계속 언론에 등장하는 이유가 뭐겠나? 이 책,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을 다 루는가? 현실에 가장 적합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를 내리고 이를 열 가지 쟁점 영역에 적용 했다. 비전, 신뢰, 인적자원 관리, 구성원 열 의, 정책, 쟁점, 위기, 명성, CSR, 마케팅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신호창이다.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메르스, 몰라서 커졌다 한국에만 들어온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유독 심각해진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때문이다. 보건의료가 필요조건이라면 전략 소통은 해결의 충분조건이다. 그곳에 전략 커뮤니케이터가 없었다.
불통은 메르스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장미의 악센트>, 바실리 칸딘스키, 1926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신호창 지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2015년 5월 20일 사륙판(128*188) 무선 제본, 122쪽 9,800원
작품 속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조직을 만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왜’와 ‘어떻게’로 시작하고 이는 곧 리더가 되기 위한 주요 조건이 된다. 모든 쟁점이 주어 진 역량과 시공간 내에서 최적의 방향으로 해결되기 위해 서는 그 방법과 집행은 효과적이며 효율적이어야 한다. 이것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이유다. 왜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는가? 왜 대응이 신속하 지 못했나? 어디서부터 불신이 시작되었나? 왜 반기업 정 서가 팽배한가? 왜 매출은 제자리걸음인가? 이러한 질문 은 곧 ‘어떻게’로 이어진다. 만약 이 질문에 응답할 수 있다 면 시대가 요청하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사건 사고를 예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전 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공장 폭발, 화재, 살인, 부 정부패, 기업 비리 등 언론에 보도되는 사건 사고를 어떻 게 예방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인간성 회복, 자연재해 예방과 대응, 환경보호, 음주·도박 중독 예방, 고질적 군 문화 탈피, 노인공경과 어린이 보호는 어떻게 하면 실현될 까? 아파트 전세 가격 폭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저출산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우리 정부와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 적 커뮤니케이션을 추진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다. 철강, 조선, 자동차, 전자, 화학 등 주요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ICT, 헬스, 관광, 문화 등 새로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창 출해야 한다. 기업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원 화합과 단결 을 꾀해야 한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소위 주 변 강대국과 관계를 지혜롭게 유지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 을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큰 출혈 없이 미래지향적 남북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
전략,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개념에 대한 정의는 현실 적용에서 방향과 가이드가 되기 때문에, 전략,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정의하느 냐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쓰임새를 결정한다. 이 책 에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현실에 가장 적합한 정의를 찾고자 했다. 전략에 대한 정의는 다양해, 보통 소 구 공중보다 현명한 것, 목표를 실현시키는 가장 좋은 방 법, 목표와 전술 간의 연결 고리 등이다. 그런데 전략이란 ‘없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하나의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쓰거나 또는 기존의 전략을 그대로 쓰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이란 ‘상황에 맞게 새롭게 만 들어지는 것’이다. 전략적이란 무엇인가? 상황이 변하고 상대가 변하면 거 기에 맞추어 전략도 바꾸어야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따 라서 ‘전략적’에는 변화한 규칙, 변화를 시키는 과정 등과 같은 의미가 내포하게 된다. 따라서 ‘전략적’이란 ‘환경(공 중의 마음) 변화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보통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것이다. 즉 소통, 상대의 행동을 유발하 는 것, 의미를 공유하고 상호 이해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 런데 여기에서는 좀 더 분명하게 정의하고자 한다. 커뮤 니케이션이란 응답(Respond)이다. 응답(Respond)의 명 사형(Response)에 능력(Ability)을 합하면 응답 능력(Responsibility)이 된다. 응답 능력은 책임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이란 ‘책임지는 응답’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콘텐츠이자 조직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는 분리할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 이 곧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수학에서 말하는 적분, 즉 융 합이란 대안들의 단순한 통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 들의 핵심 또는 장점들만을 모아서 최적의 결과를 창출하
는 것이다. 진정한 융합을 위해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이 이뤄져야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융합을 창출하 는 과정이며 이는 혁신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기도 하다. 첨단 융합의 세계를 이끌어 낸 스티브 잡스는 25여 년 전에 혁신과 기술개발은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자 했는지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구성원 들의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주창하며 이른바 ‘집단지성’을 일찍부터 언급했다. 혁신적인 기술, 콘텐츠, 정책 등은 전략적 커뮤니케이 션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협업과 융합으로 창출된다. 기술 혁신은 직원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건의를 받아들였을 때 가능하다. 새로운 정책은 구성원 간 상호 이해를 통한 동 의의 과정과 이를 구성원이 수용했을 때 실현된다. 커뮤니케이션이 곧 조직이며 동시에 조직 생존과 유지를 좌우한다. 커뮤니케이션은 그 과정(process)과 방식(way) 이 조직의 기술혁신과 문화, 사원의 열의와 가치관, 대외 명 성, 주가, 마케팅력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 이션은 특히 기업이 어려울 때 힘을 발휘한다. 구성원 간의 단결과 가치관의 공유를 통해 기업을 유지시킨다. 커뮤니케이션은 행동을 지칭하는 언어다. 비판적 사고 나 의미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도한 것을 실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보탄(Botan, 2015)은 조직은 커뮤니케 이션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물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은 툴 이 아니라 만들어 내는(constitutive) 것이다”라고 말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현실을 만드는 패러다임(Paradigm)이자 월드뷰(Worldview)라고 할 수 있다. 보탄 (Botan, 2015)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합 유기체 (gestalt)로 설명한다. 통합 유기체는 각 파트로 이뤄졌 는데 각 파트의 합보다 더 큰 유기체다. 비유하자면 전 략적 커뮤니케이션이 나무라면 나무는 줄기, 가지, 뿌리, 잎 등으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각 부분은 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살기 위해 각 부분은 조화와 협력을 통해 각 부분의 단순한 합보다 더 크게 되어 새로운 삶을 만들고 유지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몸통은 관계, 연구, 공중, 캠페 인, 평가, 윤리, 의지, 정신 등이다. 이는 서문과 본문에서 자주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란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정치·경 제·사회·문화·지리적 상황에 맞는 방법을 새롭게 만 들어 책임지고 응답함으로써 조직을 발전적 유기체로 만
드는 것’이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두 차원에서 수행한다. 첫 째, 조직의 인사, 재무, 마케팅, 법, 커뮤니케이션, 생산, 연구 등 각 경영 기능 차원에서 수행한다. 어느 부서든 쟁 점을 해결하거나 기회를 창출해야 하기에 전략적 커뮤니 케이션을 수행할 줄 알아야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 로 구성원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 내고, 그 분야가 담고 있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은 창의적, 개혁적, 융합적이어야 한다. 둘째, 정부, 기업, 병원, 학교 등 모든 조직의 홍보실 또는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조직 차원에서 수행한다. 미 국방부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미국의 국익과 전 략 목표 증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강화·유지하기 위 해 국력의 제반 수단 활동을 긴밀히 하는 동시에 통합시킴 으로써 창출한 정보, 주제, 계획, 프로그램, 산출물을 활용 해 핵심 대상들을 파악하고 영향을 미치는 집중화된 정부 차원의 절차와 노력(김철우, 2013, 58쪽)”이라고 정의한 다. 오바마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유권자 성향을 파악해 가족 내에서도 각각 다른 메시지를 보내 기부를 유도했으 며, 세밀한 자료에 기반을 두고 중간층 공략을 개발할 수 있었다(이종대, 2013). 구글은 채용할 때 업무능력을 가장 마지막에 따진다.
당장 필요한 인력이라 하더라도 구글에 맞는 사람이라는 직원들의 동의가 없으면 충원을 미뤘다(구본권, 2013). 아 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Uli Stielike) 한 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게 “누구를 선수 로 기용해야 한다는 말만 빼놓고는 뭐든지 감독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휘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도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하는 것”이 라며 격의 없는 대화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함으 로써 선수 간 위계질서를 타파해 선수단 단결을 이끌어 냈 다. 샤오미(Xiaomi)의 성공 비결은 기술이 아니었다. 마니 아 소비층과 오픈 커뮤니티를 통해 교류하면서 그들의 요 구를 수용해 받아들인 결과다. 잦은 오류에 대한 대처로 수시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의견을 실시 간으로 반영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정호운·정세경 옮 김, 2014).
목표, 전략, 소구 공중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기획 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적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추진하는지는 기획 단계에서 결정 된다. 기획서에는 보통 목적, 소구 공중, 표, 전략, 전술, 구
체적 실행 계획, 행사 후 평가안 등을 담는다. 목적(Goal) 은 덜 구체적이며 전체적인 반면에 목표(Objective)는 숫 자나 퍼센티지로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하도록 설정한다. 프로그램 결과를 평가하거나 상부에 보고할 때에도 목표 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담아야 명확하다. 목표 설정이 목적 설정보다 중요한 이유다. 전략(Strategy)은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한 최적의 지혜로운 방법이라면 전술(Tactic)은 전략 을 추진하기 위한 도구(매체, 메시지)다. 전략은 목표 달성 여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전술은 전략에 따라 변화하 고 결정된다. 따라서 전략을 전술보다 우선하는 기획을 해 야 한다. 소구 공중 즉 타깃을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불특정 다수 즉 대중을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는 없다. 나이, 성별, 직업 등 데모그래픽 자료를 대 상으로 설정하는 것도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는 덜 하지만 불분명한 대상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비효 율적이 될 수밖에 없다. 사이코그래픽 데이터(본문 10장 참고)를 감안해 명확한 집단으로 소구 공중을 설정할 필 요가 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기획 보탄(Botan, 2015)은 “공중에 대해 생각을 시작하고 마칠 때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 된다”고 말한다. 전 략은 전술을 제한하고, 전술을 통해서 전략이 구체화된다. 기획하는 사람은 전략가이며 이를 수행하는 사람은 전술 가라 하겠다. 전략적이 되기 위해서는 소구 공중 즉 타깃을 동종 업 체의 타깃과는 색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관련 공중이 무 엇을 생각하고 소비하고 만족을 느끼는가를 판단하고 이 들을 세분화한 후에 가장 핵심 그룹만을 타깃으로 설정하 는 게 바람직하다. 전략은 무엇을 어떻게 해 가치를 창출 하도록 이끄는 가이드가 된다. 매체 선정과 메시지 구상 등 구체적인 실행에 영향을 미친다. 쟁점 파악, 상황 분석, 조사 등을 바탕으로 대안 전략들을 마련해 선택하거나 이 전략들의 장점을 모아 융합해 만든다. 전략이 바로 성과 이기에 최고책임자를 만날 때는 전략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클라이언트 수준을 뛰어넘어 매체에 매몰되지 말고 더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전술은 한마디로 메시지와 매체다. 전략이 없이 전술부 터 설정하는 것, 예를 들면 어떤 이벤트를 할까, 무슨 크리 에이티브한 캐치 프레이즈가 좋은가 등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결코 효과적인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차원의 가치 창출이 가능한 ‘전략’을 생각한 후에, 크리에이티브든 대형 이벤트든 세 부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온전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커뮤 니케이션을 위한 원칙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발전적 커뮤니케이션 모형
그루닉과 헌트(Grunig & Hunt, 1984)는 미국 PR(Public Relations) 역사에 대한 고찰을 통해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유형을 언론대행·선전, 참정보 전달, 과학적 설득, 상호 이해 등 4개의 모형으로 구분했다. 이들 모형은 조직들이 시행하는 커뮤니케이션 업무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찾는 데 유용하다. 이 모형을 통해 조직의 커뮤니 케이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언론대행·선전 모형은 미국에서 19세기 중반에서 20 세기 초(1850∼1900년)까지 활발했던 커뮤니케이션 모 형이다. 이는 거짓·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로 조직의 의 도대로 공중을 현혹하는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중을 속이는 비윤리적인 활동이다. 참정보 전달 모형도 언론대행·선전 모형과 같 이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 모형을 수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조직에 관한 모든 사항을 공중에 게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그러나 거짓 정보 를 내보내지는 않지만 불리한 정보는 숨기려 하고 공중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 과학적 설득 모형은 조직이 의도한 대로 공중을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사회과학 적 이론과 조사를 바탕으로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정보를 통해 공중을 설득한다는 점에서 앞의 모형보다 발전된 형 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한다. 그러나 여기서 피드백은 공중의 요구에 응해 조직의 정책을 바꾸는 변화까지는 작 동하지 않는다. 공중의 반응을 파악하고 단지 메시지를 수정·보완하기 위한 피드백이라 하겠다. 마지막 모델인 상호 이해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지 향하는 모형이다. 조직과 공중 간 상호 변화를 바탕으로 상호 이해를 도모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쌍 방향 균형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한다. 커뮤니케이션 담당 자는 공중의 이해, 관점, 가치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한다. 과학적 설득 모형과 달리 조직 의 일방적 목적을 성취하기보다는 조직과 공중 간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한다. 커뮤니 케이션 목적이 의도한 대로 공중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 아 니라 필요하다면 조직 고유의 정책도 변화시키면서 조직 과 공중 간의 의미 공유를 통한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있다.
균형 커뮤니케이션
과학적 설득 모형과 상호 이해 모형의 공통점은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과학적 설득 모형은 공중의 의견을 과학적 방법으로 수렴하긴 하지만 조직이 그 입장을 받아들여 스스로 변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호 이해 모형은 조직과 공중이 이해의 폭을 넓혀 서로 기꺼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 설득 모형과 차이 가 있다. 전자를 불균형(asymmetric) 커뮤니케이션, 후자 를 균형(symmetric) 커뮤니케이션이라 칭한다. 상호 이해 모형 즉 균형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실무자들은 공중 의 태도와 행위를 최대로 변화시키기 위해 조직의 특성과 정책을 바꾸면서까지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할 내용과 방법을 주의 깊게 계획한다. 이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이나 집단을 하나의 정보원(설득자)이나 수용자(피 설득자)라고 여기지 않고 둘을 대등한 차원에서 상호작용
하는 주체로 여긴다. 균형과 불균형을 구분 짓는 속성은 의도된 효과의 조화 (balance of intended effects)와 윤리성(ethic)이다. 균형 커뮤니케이션에서 의도된 효과의 조화란 조직과 공중 간 의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는 상호 이해를 도모 하기 위해 공중의 관점뿐만 아니라 조직의 관점도 변화시 키는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 한편 균형의 또 다른 속성 인 윤리성(ethic)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상의 윤리성을 뜻 한다. 커뮤니케이션 결과로 얻는 전체 사회의 이익보다 과 정에서 이루어지는 절차의 합리성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의 일곱 가지 원칙
커틀립과 센터(Cutlip & Center)의 뒤를 이어 효과적인 PR(Effective Public Relations) 개정판을 낸 브룸과 샤 (Broom & Sha, 2012)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일곱 가 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신뢰성(credibility)이다. 공중이 조직을 신뢰하는 풍토와 함께 효과적 커뮤니케이 션이 시작된다. 둘째, 상황(context)에 적합한 커뮤니케이 션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획은 그 환경의 현실과 일치되 어야 한다. 셋째, 내용(content)이다. 메시지는 공중에게 의미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의 가치관과 양립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명확한(clarity) 커뮤니케이션이다. 메시지는 단순 명료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메시지가 이해하기 쉬울수 록 빠르게 널리 유통된다. 다섯째, 지속성(continuity)과 일 관성(consistency)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은 지속적인 과정이다. 여섯째, 타깃에 맞는 매체(channels) 를 선정해야 한다. 일곱째, 공중의 수용 능력(capability)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의 메시 지를 수용할 능력을 참작해야 한다.
인간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은 공중 즉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에 인간, 인 간성에 바탕을 둔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공중과 인간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 커뮤니 케이션(Human Communication) 능력’이란 ‘득과 실 사이 에서 고민하는 인간적인 측면’과 ‘다수의 보편적 이익을 추 구하기 위한 의사 결정 과정’을 공중에게 전달하고 공감을 얻는 능력이다. 공중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논리적(logos), 감성적(pathos), 윤리적(ethos) 소구를 통해 접근해야 한 다. 조직이 차갑고 비인간적이며 특정한 세력의 이익을 대 변하는 것으로 보이면 조직에 대한 공중의 불신감이 증폭 한다. 인간적인 고뇌와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이 결여되
면 정부의 정책은 실패하고 기업에 대한 불신은 커진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은 ‘내용의 전달’보다 ‘관계의 구축’에 기여한다. 인간의 느낌과 열정에 초점을 맞추는 감성적 소 구(emotional appeals)와 다수의 보편적 이익에 초점을 둔 윤리적 소구(ethical appeals)의 활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기 위해 실무자는 대인 소통 능력(interpersonal communication competence)을 갖추 는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한다. 특히 리더(Leader)와 부하 (Follower) 입장 모두를 고려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 야 한다. 우리의 권위적인 조직 문화에서는 부하들의 상향 커뮤니케이션이 특히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팔로어십 (Followership)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야 우수한 커뮤니 케이션 능력을 지닐 수 있다(서한솔, 2014).
캠페인
환경보호운동, 금연운동 등과 같은 공익 캠페인, 새로운 정책을 채택하도록 하는 개혁 캠페인,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도록 하는 변화 캠페인 등 캠페인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의 실무자들은 캠페인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며 정부나 기업의 캠페인은 대체로 비효율적인 편이다. 캠페인을 일회성으로 수행하
는 이벤트나 플래카드, 포스터를 붙이거나 캐치프레이즈 를 내거는 등 전술적 프로그램 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정부는 환경 문제, 청소년 문제, 국민건강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법적 장치 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나 강제성과 구속력은 정책 목 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수단은 사람들의 본질적인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 이다. 예를 들어 경찰청은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음주음전, 안전벨트 미착용, 속도위반 등 교통위반에 대 한 벌칙들을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스스로 교통규칙을 준수한다면, 단속으로 인한 인력과 예산 등 행 정적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정책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성공적인 정책 집행이 되려면 사람들의 본질적인 태도와 행동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캠페인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캠페인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람들이 기존의 생각 이나 태도, 습관, 행동 등을 수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책 이 바라는 결과를 위한 바람직한 행동으로 유도하거나 정 책을 개선하기 위한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캠페인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 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캠페인이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밀한 기획 아래 전략과 전술을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커뮤니케이 션 활동이다. 선진국에서는 공공 정책, 인적 자원 관리, 마 케팅, 심지어는 전쟁조차도 캠페인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 다. 공중을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펼치기에 보 통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라고도 부른다.
책의 구성 요즘 우리 기업은 해결해야 할 쟁점이 너무 많다. 싱크홀, 석촌호수 수위, 롯데월드몰 출입문 고장 및 영화관 스크린 자막 떨림과 같이 롯데월드타워와는 관계가 없는 안건들 이 롯데월드타워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 고, 몇 개 그룹은 회장의 구속으로 기업 경영과 사기에 영 향을 받고 있으며, 각종 갑질 논쟁으로 소비자의 거센 반 발을 사고 있다. 이 책은 비전(1장), 신뢰(2장), 인적 자원 관리(3장), 구 성원 열의(4장), 정책 변화(5장), 쟁점(6장), 위기(7장), 명 성(8장), CSR(9장), 마케팅(10장) 등 조직들이 다뤄야 할 주요 10개 쟁점 영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어떻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접목시킬 수 있는지 저자의 연구 와 자문 경험 그리고 저자가 주최한 국제 세미나(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 2007, 2010 & 2013) 등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참고로 본 저서에서는 논하지 않았지만, 전략적 커뮤니 케이션은 대정부 관계(Public Affairs), 주주 관계(Investor Relations), 소송(Litigation)과 국민정서법, 국제관계(International Relations) 등의 영역까지 확장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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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솔(2014). 한국 조직의 팔로우십 커뮤니케이션 특성에 관한 연구. 서강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중대(2013. 11. 2). 전기 자전거 회사가 애플 사용자를 챙기는 까닭. ≪시사인≫, 51.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2007. 11. 9). 기업의 핵심 요소로서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서강대학교 홍보아카데미.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2010. 6. 21). 통합적 커뮤니케이션 경영, PR 3.0을 겨냥하다. 서강대학교 홍보아카데미 · 한국PR학회 · 온전한 커뮤니케이션 공동주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2013. 7. 12). 격변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서강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센터 ·
한국PR학회 공동 주최.
何燕(2014). 小米, 你也可以学得会. 정호운 · 정세경 옮김(2014). 샤오미 인사이트. 예문.
Broom, G., & Sha, B.(2012). Cutlip and Center’s effective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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