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직업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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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CF 직업 정상수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텔레비전 광고 영상 제작과 인력

텔레비전 광고 영상의 비밀 영화관에서 상영했던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 가? 우리가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해 시청하는 모든 영상 제작물 중 영상미가 가장 뛰어난 것은 영화다. 화질이 좋 아서 영상이 선명하다. 색감도 신비롭고, 화면에 깊이가 있다. 35mm 영화용 필름으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퀴즈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다. 그래서 화질에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다. 물론 최근에는 HDTV(High Definition Television)가 등장해 방송 프로그램도 놀라운 화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여전히 필름의 깊이감과 분위기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 이다. ‘4K 디지털’ 영화란 말도 등장했다. 화면의 해상도 가 높다는 뜻이다. K는 1000이니까 약 4000화소를 담을 수 있는 해상도 높은 디지털 영화를 말한다. HD화면은 1080화소니까 약 네 배 정도 좋은 셈이다. 그러나 4K도 필 름을 당하지 못한다. 슈퍼 35mm 필름을 스캔하면 4K 이 상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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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영상이 아직 영화용 필름의 해상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 는 것이다. 게다가 텔레비전에서 4K 디지털 영상을 방영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영화 다음으로 좋은 화질을 자랑하는 것이 광고 다. 광고는 바로 그 영화용 필름으로 촬영하기 때문이다. 때로 광고 영상이 웬만한 영화 영상보다 더욱 뛰어난 경우 도 자주 눈에 띈다. 광고 촬영시간이 영화 촬영시간보다 훨씬 길어서 한 장면을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 찍을 수 있 기 때문이다. 영화는 러닝타임이 짧아도 90분이 넘으니까 한 장면을 30초 광고만큼 정교하게 촬영하기 어렵다. 화 장품 광고의 경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똑같은 모델의 얼 굴을 100번이고 계속 찍는다. 조명의 위치를 바꾸고, 카메 라의 렌즈와 앵글을 쉴 새 없이 바꾸어가며 찍는다. 거기 서 그치지 않는다. 현상한 필름을 비디오로 옮기면서 색 감을 계속 조정한다. 자연스러운 얼굴색부터 신비로운 얼 굴색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드는 색감을 얻기 위해 무수한 단계를 테스트한다. 컬러 그레이딩(Color Grading)이라 는 작업이다. 거기서 만족한 색감을 얻으면 CG(Computer Graphics)실로 간다. 그 단계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주인 공의 얼굴을 다시 보정한다. 그런 다음에 비디오로 옮겨 편집하고 방송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화질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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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손상되기는 하지만, 원본을 해상도 높은 영화용 필름으 로 찍었으므로 여전히 뛰어난 영상미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광고 영상은 스튜디오에서 대낮처럼 모든 조명 기 다 밝혀놓고 찍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영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방송국 스튜디오의 조명은 기본적으로 매우 환하다. 피 사체를 잘 보여 주기 위해 많은 수의 조명기를 사용한다. 그래서 반짝거리는 것처럼 또렷하고, 밝은 느낌의 영상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광고의 조명은 다르다. 분위기를 만 들기 위해 되도록 영상을 어둡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화 면의 대비가 강한 영화 영상의 느낌과 비슷하다. 아울러 필름은 비디오와 달리 빛에 매우 민감하다. 그래서 영화 를 ‘빛의 예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빛과 그림자를 잘 활 용해 최고의 영상을 얻는 것이다. 반면에 비디오는 촛불 몇 개만 밝혀도 촬영할 수 있다. 결국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투입하는 시간과 인력을 생각하면 광고 영상이 가장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부 블록버스터급 헐리웃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최 근에는 HD로 촬영하는 텔레비전 광고가 점점 늘고 있다. 필름과 비슷한 화질을 얻으면서도 비용과 시간을 많이 절 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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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광고는 왜 영상에 공을 들이는가 광고에서는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광 고 메시지는 이성적이다. 상업적인 목적이 들어 있기 때 문이다. 제품이 좋으니 사달라든지, 기업이 잘하고 있으 니 친하게 지내자고 이야기한다. 다만 그런 목적을 직접 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 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멋 진 영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다. 좋아해달라고. 세상에 광고를 자발적으로 찾아서 보는 소비자가 어디 있겠는가? 날이 갈수록 광고를 회피하려는 ‘애드포비아 (adphobia)’가 많아지는 실정이다. 그래서 강력한 목적을 품은 광고지만 광고 같지 않게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 에게 부드럽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의 첨병 이 텔레비전 광고다. 뛰어난 영상미로 브랜드 고유의 이 미지를 만든다. 특히 패션이나 화장품, 자동차 광고처럼 영상의 분위기가 매우 중요한 광고를 만들 때는 영상에 공 을 많이 들인다. 사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제약 광고나 라면, 보일러 광고도 필름으로 찍는 것은 비용의 낭비이기 도 하다. 그러나 제품 카테고리의 분류와 상관없이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은 건 사실이다. 메시지가 어떻든 간에 광고 영상이 아름다우면 눈이 가게 마련이다.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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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외면하는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 광고 제작자 들은 오늘도 수많은 밤을 새워 멋진 영상을 연구한다. 전 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상을 얻으려고 잘된 영상을 한 장씩 캡처해 보면서 촬영기법을 분석한다. 남이 찍은 광 고와 영화, 뮤직 비디오 등의 촬영속도와 조명을 공부한 다. 영상에 쓰인 배경과 특이한 소품을 연구한다. 광고 영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또 한 가지가 있다. 광 고 제작자의 출신 때문이다. 초창기 텔레비전 광고를 찍 은 감독들은 대개 국립영화제작소나 문화영화 제작사 출 신이다. 대부분 대학의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거나 충무 로 영화판에서 조감독부터 착실히 수업한 배경을 갖고 있 었다. 그래서 필름작업에 정통한 감독이 많았다. 다만 영 화는 35mm 필름을 사용한 반면에 문화영화는 비용 때문 에 16mm 필름을 사용하거나 흑백필름으로 제작했다. 문 화영화란 계몽적인 성격을 띤 일종의 목적극이다. 전쟁을 치른지 얼마 되지 않은 1960년대에는 ‘중단 없는 발전’을 기치로 모두들 국가 재건에 힘쓰던 시절이었다. 그런 상 황이어서 나라에서는 국민 계도를 목적으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대한 뉴스>와 문화영화를 반드시 상영하곤 했다. 1989년까지는 애국가도 상영했다. 그 당 시에 쏟아져 나온 문화영화는 요즘으로 말하면 고급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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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터리 작품이다. 불국사에서 고려청자까지, 민족의 풍습 에서 현대 도시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소재를 다양한 방식 으로 다루었다. 시대적 특성상 쥐를 잡자거나, 혼분식을 장 려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가자거나, 아이를 둘만 낳 자는 캠페인과 정치를 잘한다는 선전을 담은 작품들도 많 았다. 거기서 영상 감각을 익힌 감독들이 초창기 광고 영화 를 제작하게 된 것이다. 텔레비전이 대중화하면서 그 시대 의 감독들이 자연스럽게 영상 광고로 넘어갔다. 영화감독 들도 텔레비전 광고를 찍었으나 호흡이 맞지 않아 그만두 었다. 긴 호흡으로 장편영화를 주로 찍던 영화감독들이 메 시지를 30초에 압축해서 찍는 일은 고역 아닌 고역이었다. 흑백 텔레비전에서 컬러 텔레비전 시대로 넘어가면서 광고 영상은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영화 스크린에 비해 화면 크기만 작지 생생한 컬러로 아름다운 영상을 재현할 수 있는 시대를 만난 것이다. 게다가 영화 제작에서는 수 작업에만 의존했던 각종 광학 효과를 컴퓨터로 하게 되면 서 일대 도약의 시기를 만났다. 굳이 화면 전환이 필요 없 는데도 화면이 빙글빙글 돌면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게 한다든지, 화면을 책장 넘기는 것처럼 넘어가게 하는 등의 효과를 남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상상하는 모든 영상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낼 수 있는 시절이다. 덕분에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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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영상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준다. 대학에서 시각디 자인을 전공한 광고감독들이 대거 진출해 아름다운 영상 만들기에 그 어느 때보다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 만 영화 영상을 전공한 감독들에 비해 영상 만드는 실력이 뛰어난 반면, 스토리텔링 실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 이다. 너무도 짧아 덧없이 지나가는 1초, 때로 2분의1초의 영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려는 열정이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광고 촬영 현장에서 불타고 있다.

누가 아름다운 영상을 만드는가 텔레비전 광고 한 편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영상 전문 가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기껏해야 15∼30초밖에 안 되 는 그 짧은 길이의 영상을 만드는 데, 뭐 그리 많은 사람이 필요할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15초 광고 의 제작과정이나 1시간 30분 영화의 제작과정은 거의 같 다. 오히려 광고의 제작과정이 더 복잡하다. 영화에 비해 후반작업을 오래 하기 때문이다. 필름으로 찍었다가 비디 오로 전환하는 과정이나, 색 조정 과정, 여러 단계의 2D와 3D컴퓨터그래픽 과정이 추가된다. 영화관에서 상영할 영 화관 광고도 필름으로 찍어서 그런 디지털 작업을 거친 후 에 다시 영화용 필름으로 전환해 만든다. 그러므로 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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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광고의 영상을 만드는 전문가들의 수는 흔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텔레비전 광고 영상의 다양한 전문 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했다. 영상에 관심이 있는 일 반 대중이나 영상 제작을 꿈꾸는 젊은 예비광고인들이 읽 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고 영상 관련 직업 탐색의 기 회를 얻을 수도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광고 제작과정은 크게 두 단계다. ‘생각하는 단계’와 ‘실행하는 단계’. 광고주를 위해 광고 전 략을 세우는 광고 대행사가 주로 ‘생각하는 단계’를 맡는 다. 광고 제작사는 감독을 중심으로 “실행하는 단계”를 맡 는다. 이 책에서는 텔레비전 광고 제작의 실행에 직접 관 여하는 전문가들을 소개했다. 훌륭한 광고 캠페인을 만들 려면 하나의 ‘빅 아이디어(Big Idea)’가 필요하다. 그래서 광고 대행사에서는 CD(Creative Director)와 아트디렉터 (Art Director), 카피라이터(Copywriter), 기획담당자(AE: Account Executive) 등이 모여 퇴근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낸다. 드디어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나 그때부 터가 중요하다. 그걸 구체화해야 한다. 아이디어란 관념 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구체적인 이미지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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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그래서 만드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광고 대행사가 새로 지을 건물의 설계도를 그리는 건축 사무소라면 광고 제작사는 그것을 토대로 실제로 건물을 짓는 시공사다. 요리사의 손끝에서 맛이 나오듯이 광고를 실제로 찍는 광고감독의 역량에 작품의 성패가 결정되므 로 감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선정된 아이디어에 대 해 모두들 관념적으로는 좋다고 동의하지만, 실제로 만들 어 놓으면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요리 를 책으로만 배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의 손길이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닿아야 훌륭한 광고가 탄생한다. 수많은 영상 전문가들을 편의상 10개 그룹으로 나누었 다. 첫째 그룹은 감독이다. 여기서는 광고감독과 조감독, 제작부장을 소개했다. 조감독은 일정 기간의 수련을 거쳐 감독으로 데뷔한다. 영화와 방송 제작에서와 마찬가지로 힘든 작업을 많이 한다. 촬영을 위한 모든 준비를 한다. 촬 영현장에서도 가장 분주하다. 감독은 하는 일이 없는 것 처럼 보일 정도다. 조감독이 없으면 광고를 실제로 제작 할 수 없다. 조감독은 제작이 시작되는 최초의 순간부터 사후 정산을 마칠 때까지 가장 폭넓게 활약한다. 제작부 장 역시 제작의 모든 국면에 개입해 촬영을 준비한다. 해 결사 역할도 한다. 아무리 준비를 꼼꼼하게 해도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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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지 않는 촬영은 없다. 그러므로 제작부장이 나서서 모든 문제에 대비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둘째 그룹은 PD다. 초창기에 광고 대행사에 소속되어 있던 PD는 근래에 와서 여러 형태로 분화했다. 그래서 광 고 대행사 크리에이티브 팀에 소속된 PD가 있고, 광고 제 작사에 소속된 PD, 자기만의 독립회사를 만들어 활약하 는 PD, 크리에이티브 부티크에서 일하는 PD 등으로 나뉜 다. 텔레비전 광고의 제작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소속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므로 입장과 관점이 조금씩 다르다. 같은 광고 한 편을 만들지만 광고 주와 광고 대행사, 광고 제작사, 때로 해외의 광고 제작사 등의 입장은 다 다르다. 그래서 제작의 단계마다 그것을 잘 이해하고, 필연적으로 생기는 충돌을 조정하는 고수가 인정받는다. 감독은 작품에 전념하는 반면에 PD는 전체 의 큰 그림을 보며 작업한다. 다음 그룹은 모델이다. 광고에서 모델은 아이디어만큼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이론적으로는 아 이디어가 더 중요하지만, 유명 모델의 즉각적인 효과를 보 고 나면 그런 말을 하기 어려워진다. 제품은 살아 움직이 지 않지만 모델은 살아 있다. 소비자에게 말도 걸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한다. 그래서 중요하다. 모델의 행동, 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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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미소 하나하나가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모델 입장에서는 광고 한 편이지만,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 고 모델이 곧 브랜드 이미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광고 에 출연할 모델을 찾는 전문가인 캐스팅 디렉터도 소개한 다. 신체의 일부분을 클로즈업해서 찍을 때 대역을 하는 부분모델, 전신을 대역으로 쓰는 대역모델, 엑스트라, 스 턴트도 광고에서 큰 활약을 한다. 다음으로는 미술 스태프가 있다. 아트디렉터는 특히 중 요한 역할을 한다. 시각 아이디어를 내는 광고 대행사의 아트디렉터와는 다르다. 아트디렉터는 전체적인 화면의 색감, 세트, 배경, 소품 등 텔레비전 광고에 필요한 모든 미술 부문을 책임지는 일을 한다. 야외촬영에 적합한 장 소를 발굴하는 로케이션 매니저, 촬영에 필요한 무대장치 를 디자인하는 세트 디자이너, 세트 디자이너가 구상한 디 자인대로 실제 세트를 건설하는 일을 맡는 미술부 스태프 등을 소개한다. 미용 스태프도 다양하다. 광고에 출연하는 모델의 의상 과 액세서리 등을 준비하는 코디네이터는 중요하다. 메이 크업 아티스트, 헤어 스타일리스트 등은 항상 모델 옆에 대기하다가 카메라가 멈출 때마다 재빨리 들어가 계속 스 타일을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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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원 스태프도 활약한다. 안무가는 모델에게 인상 적인 동작을 만들어 주어 소비자의 기억에 남게 한다. 푸 드스타일리스트는 음식 광고에서 먹고 싶은 환상을 만들 어내는 음식을 준비한다. 애완동물 조련사는 동물이 광고 나 영화에 출연할 수 있도록 특수훈련을 시킨다. 케이터 링 서비스는 촬영 당일에 모든 스태프의 식사를 준비한다. 촬영감독은 실제로 영상을 만들어 내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영어권에서는 DOP(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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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라고 부른다. 촬영감독은 특히 클로즈업 숏 에 정통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제품과 주인공 모델의 모 습을 크게 잘 볼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명감독은 촬영에서 빛을 다루는 조명을 담당한다. 화 면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일등 공신이다. 카메라와 조명 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촬 영감독이 조명감독을 겸하는 일도 많다. 조명감독은 각종 조명 장비를 대여해 오고, 여러 명의 조명 스태프들과 함 께 일한다. 오디오 스태프는 후반작업의 꽃이다. 흔히 영상이라고 하면 그림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영상의 반은 오디오 다. 텔레비전 광고는 ‘그림 반, 소리 반’이다. 텔레비전 수 상기의 음향을 끄고 화면을 본 적이 있다면 오디오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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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실감할 것이다. 오디오 PD는 광고 오디오에 관한 모 든 일을 책임진다. 작곡가는 광고의 전체 음악을 작곡하 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쓸 로고송을 만들기도 한다. 동시 녹음 기사는 촬영 때 DAT 녹음장비를 가져와 동시녹음을 한다. 성우는 광고가 묘사하려고 하는 드라마를 실감나게 구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비디오 스태프가 있다. ‘포스트 프로덕션 (Post Production)’이라 부르는 이 후반작업에서 광고 영 상은 날개를 단다. 카메라에 들어 있던 필름에 찍힌 영상 을 비디오테이프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하는 NTC(Nega Telecine) 담당자가 있다. 색을 보정하는 작업도 한다. CG 디자이너는 2D와 3D 방식의 입체적인 그림을 컴퓨터로 그려낸다. 편집감독은 감독을 도와 가장 효과적인 화면의 연결을 만들어낸다. 만일 당신이 텔레비전 광고 영상 제작 분야에서 일한다 면, 어떤 일이 재미있을 것 같은가?

광고 영상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시작하나 단어를 하나 생각하면 그 단어에 관한 시각적인 이미지가 머리에 떠오른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걸 그려 보고 싶다. 그림 실력과는 관계없이 자꾸 그리고 싶다.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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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 그 그림이 움직이는 모습이 자꾸만 머리에서 맴돈다. 그렇다면 영상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 그럼 어떻게 시작 하지? 주저할 필요 없다. 지금 바로 비디오 카메라를 찾는 다. 어떤 기종이어도 상관없다. 찍은 것을 되돌려 볼 수만 있으면 된다. 좋은 카메라가 아니어도 대부분 컴퓨터나 TV 수상기에 연결할 수 있다. 사실 좋은 카메라는 거추장 스럽다.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무겁고 액세서리도 많이 필요하다. 다루기가 조심스러워서 마음대로 연습하기 어 렵다. 그러므로 단순한 기종을 고른다. 기능이 단순해야 조작에 자신감이 생겨 유리하다. 촬영하다가 실수로 떨어 뜨려도, 망가져서 버려도 별로 아깝지 않은 정도면 된다. 운전면허를 처음 따면 중고차로 연습하는 것과 마찬가지 다. 또 가격이 저렴한 정사진용 디지털 카메라에도 동영 상 촬영기능이 들어있는 것이 많다. 그것으로 연습해도 좋다. 아니면 휴대전화의 동영상 촬영기능을 활용하자. 손 떨림만 신경 쓰면 원하는 영상을 매우 쉽게 얻을 수 있 다. 노트북에도, 스마트패드에도 동영상 카메라가 달려있 다. 장비가 없어서 연습을 못한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복잡한 매뉴얼을 읽기 싫다면 집어던져라. 그냥 찍기 시 작하는 것이 좋다. 영상과 촬영의 원리를 모두 깨우치려 면 평생 공부해야 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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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지 말자. 자신감을 해친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좋다. 동영상 카메라의 전원을 켤 줄 안다면 일단 카 메라를 들어라. 찍고 싶은 것을 찍으라.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면 주위를 잠시 둘러보자. 눈에 보이는 것 중 움직이는 것을 찍어라. 사무실이라면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복사되어 나오는 복사지, 생수기에서 흘러내려오 는 생수, 쉴 새 없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 터, 창밖의 자동차들, 창문 너머 보이는 구름, 날아가는 까 치 등. 잠시만 주의 깊게 주변을 살펴보면 움직이는 대상 이 너무나도 많다. 그걸 카메라에 담으면 된다. 5초 정도 의 길이로 짧게 찍어라. 너무 오래 찍으면 재미없다. 그리 고 찍은 것을 되돌려 보라. 다 지워버리고 다시 찍어보자. 또 지워버리고 다시 찍어보자. 어느 날 내가 생각해도 괜 찮은 영상을 얻었다면 그것들만 모아 편집해 보자. 그것 도 겁낼 필요 없다. 익히기 쉬운 편집 프로그램이 많다. 이 런 일이 재미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영상에 도전하자. 단, 그래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매우 쉬운 책 한 권을 골라 읽자. <주말에 배우는 비디오>, <이것만 알면 찍는 다(영화와 동영상)> 같은 책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영상 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가 촬영감독이 될 필요는 없다. 다 만 영상의 기본적인 것을 체득해두면 유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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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분야의 어떤 쪽에서 일을 하건 영상의 기초 원리를 미리 익혀두면 그만큼 빨리 적응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애 호가로 시작하지만, 남들보다 빨리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받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또 하나의 비결은 CF를 많이 보는 일이다. TV에 나오는 광고는 놓치지 말고 보라. 이제부터는 광고 나온다고 채 널을 돌리면 곤란하다. 너무 짧아 번개같이 지나갔다면 인터넷에서 보면 된다. www.tvcf.co.kr에 가면 우리나라 에서 매일 새로 나오는 광고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물론 인 터넷에서 세계 각국의 명작광고를 찾아보는 일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이제 광고영상에 관심이 조금 더 생겼는가. 이런 경험을 했다면, 그리고 그것이 여전히 재미있을 것 같다면 현장을 두드린다. 인터넷을 뒤지면 CF 제작이 매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를 눈여겨보고 무조건 도전하라. 하루만 일하는 촬영장 아르바이트도 있고, 조감독을 돕는 파트타임 일도 많다. 일당도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받는다. 돈을 생각하지 않 더라도 촬영현장에 직접 참여해 본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 이다. 물론 영상제작현장의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일단 경험해보고, 도저히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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