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생태계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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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생태계 김대호 · 최선규 · 이재신 · 신동희 · 안재현 전경란 · 이상우 · 김성철 · 김도연 · 심용운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ICT 생태계

지은이 김대호 · 최선규 · 이재신 · 신동희 · 안재현 전경란 · 이상우 · 김성철 · 김도연 · 심용운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4년 3월 28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하여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김대호 · 최선규 · 이재신 · 신동희 · 안재현 전경란 · 이상우 · 김성철 · 김도연 · 심용운, 2014 ISBN 979-11-304-0055-6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머리말

2014년을 시작하며 열린 국제전자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우리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행사였다. 전 자 박람회에 자동차가 주역이 되어 등장하고, 정보 통신 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이 몸에 입는 모양으로 나타 난 것이다. 이제 자동차업의 개념은 기계에서 ICT로 변화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과 같았다. 정보 통신 기업들과 자동차 기업들이 모두 자동 차를 자신의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에 들어갔다. 또한 안경, 시계, 신발, 옷 등 인간이 걸치는 사물이 모두 ICT 제품화하여 혁신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사물 인터넷이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였다. 그동안 인간과 인간의 소통 (communication)을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ICT가 이제 는 인간과 사물이 소통하고, 사물과 사물이 소통하는 데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음을 실증해 주었다. ICT는 이제 기술이 아니라 공기와 같 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가 되어가고 있음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ICT는 그 자체 영역에서 다양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융합의 기 초로서 기반을 확고히 해가고 있다. 이런 ICT 생태계는 ICT를 넘어 우 리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도 ICT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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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퍼져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집필· 발간되었다.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다. ICT 생태계에 대한 의 미와 접근 방법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콘텐츠, 플랫폼, 단말기 단계별로 차례로 검토하였다. 그리고 ICT 생태계 외연의 사례로서 스마트카를 다루었다. 1장에서는 ICT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다룬다. ICT 영역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ICT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융합을 촉진 시키는 생태계의 기반임을 설명한다. ICT는 도구가 아니라 가치이며 철학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2장에서는 디지털 융합과 ICT 생태계를 다룬다. 특히 디지털 융합 에 따른 새로운 ICT 생태계의 모습을 소프트웨어, 벤처창업, 미디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3장에서는 ICT 생태계를 생물학적인 접근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 다. 본래 생태계 개념이 생물학에서 온 것을 생각하면 이는 ICT 생태계 의 근원을 살펴보는 데 유용한 접근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올바른 ICT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나 진화 방향을 살펴보려 는 것이다. 4장에서는 ICT 생태계에서 인간-ICT 상호작용을 다룬다. UX와 UI, 인터랙션 등에 대한 개념들을 검토하고, 인간 중심 기술의 필요성 을 역설하고 있다.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이 인간을 보완하며 정신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 다고 주장한다. 5장에서는 ICT 생태계의 앞 단계를 구성하고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다룬다. 특히 콘텐츠 생태계를 가치 공동 창출이라는 경영학 관점과 결 합하여 살펴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콘텐츠가 역동성을 가지고 더 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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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공동 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6장에서는 5장에 이어 콘텐츠 생태계를 생산, 유통, 소비의 측면에 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콘텐츠 생태계는 ICT 생태계와 다른 구 성 요소들과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역동적인 생태계의 특성을 가 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ICT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다루고 있다. 7장에서는 콘텐츠 생태계의 대표적인 예로서 방송 콘텐츠 생태계 를 다룬다. 방송 콘텐츠 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발전의 방안을 모 색하고자 한다. 특히 창작자에 대한 보호와 창작 인력 육성 등으로 재 능 있는 인재들이 콘텐츠 생태계에 들어올 수 있는 방안들을 살펴보고 있다. 8장에서는 ICT 생태계에서 플랫폼 단계를 살펴본다. 이 장에서는 특히 모바일 생태계를 통해 논의하고자 한다. 모바일 플랫폼은 점점 ICT 생태계의 핵심이 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의 양태 와 모바일 플랫폼의 미래를 살펴본다. 9장에서는 ICT 생태계에서 단말기의 단계를 N스크린을 통해 살펴 본다. N스크린은 이용자가 콘텐츠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과 단말기가 서로 교차하고 통합되는 매우 복잡한 환경을 가져 오고 있다. N스크린은 ICT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N스크린을 주목하는 것이 ICT 생태계가 어 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고 본다. 10장에서는 ICT 생태계가 확장되는 사례로 ICT와 자동차가 융합 된 스마트카 사례를 다룬다. 구글이 구글카를 시험 운전하고 있고, GM, 포드 등 기존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두 스마트카를 향후 주력으로 설 정하고 있다. 정보 통신 기업 역시 스마트폰을 확장한 스마트카에 주목 하고 있다. 스마트카라는 혁신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과 새로운 혁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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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장은 앞으로도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본다. 이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데 여러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SK경영 경제연구소의 염용섭 실장은 연구자들이 1년 동안 ICT 생태계를 주제 로 연구하고 집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다. 심용운 박사는 이 책의 집필을 기획하고 함께 진행해 주었다. 커뮤니케이션북스의 전정욱 주 간, 김단비 편집자는 책이 이렇게 잘 나올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필자들 을 포함하여 이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4년 3월 필자들을 대표하여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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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머리말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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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생태계 패러다임 왜 ICT 생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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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생태계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2

ICT와 다른 산업의 융합으로 ICT 생태계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ICT 생태계는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이다

참고문헌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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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융합과 ICT 생태계 디지털 융합의 의미

27 31

디지털 융합의 동인과 장애요인 디지털 융합과 ICT 생태계의 재편

32

ICT 생태계 재편을 위한 정책 과제

38

참고문헌

03

47

ICT 생태계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 들어가며

48

왜 ICT 생태계인가? 생명체의 공생

50

52

경제계와 생물 생태계의 비교 ICT 생태계와 소비자

63

미래 ICT 생태계의 진화 방향 참고문헌

75

58

69

22

10


04

스마트 생태계에서의 인간-ICT 상호작용 사용자 경험

78

사회적 상호작용

91

미래 스마트 생태계에서의 HCI 패러다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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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가치 공동 창출을 통한 콘텐츠 생태계의 발전 114

새롭게 접근하는 가치 창출 115

가치 공동 창출의 개념 가치 창출의 예: 제품

120

가치 창출의 예: 서비스(콘텐츠) 맺으면서

138

참고문헌

139

131

135

가치 공동 창출의 이슈

06

콘텐츠 생태계의 지형과 특징 콘텐츠와 ICT 생태계

141

ICT 융합과 콘텐츠 산업

143

콘텐츠 생산·유통·소비 지형의 변화 콘텐츠 생태계의 특징과 함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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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50

161

164

방송 콘텐츠 산업 생태계 우리나라는 왜 콘텐츠가 약한가? 콘텐츠 산업의 특성

169

173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문제점

177

방송 콘텐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제언 참고문헌

188

183


08

모바일 생태계와 모바일 플랫폼의 진화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190

모바일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모바일 생태계 내에서 모바일 플랫폼의 역할은 무엇인가?

199

모바일 생태계 내에서 모바일 플랫폼 간 경쟁은 어떠한가?

200

모바일 플랫폼의 미래는? 참고문헌

09

195

205

206

ICT 생태계와 N스크린 N스크린 미디어 환경

208

N스크린 서비스와 유사 개념 N스크린 서비스의 사례 N스크린 서비스 이용 행태

209

212 220

N스크린으로 인한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참고문헌

10

228

232

ICT 생태계의 확장: ICT와 자동차의 만남 스마트카의 부상

235

스마트카 생태계의 개화

239

누가 스마트카 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243

스마트카 생태계 개화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 결론 참고문헌

254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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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ICT 생태계 패러다임 김대호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왜 ICT 생태계인가? 기존에 각각 별개 부문으로 존재해 왔던 정보, 방송, 통신이 디지털 융 합으로 보다 커다란 융합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ICT(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산업의 컨버전스 가 진행되면서 관련 기업의 사회적 관계가 크게 확대되고 서비스는 융 복합화했다. 이용자는 많은 선택 가능성을 갖는 복잡한 상황을 맞는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 한다.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고, 창업 등을 통해 기업 활동의 폭 을 넓히며 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ICT의 규모의 경제적 특성에 따라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진 참여자는 지배적인 위상을 갖지만, 그렇지 못한 참여자는 약자의 입장으로 전락 하여 양극화의 모습을 보여 준다. 따라서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 보면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리스크가 증가한다. 따라서 ICT 부문에 대한 근 본적인 재인식이 필요하게 된다. 특히 인터넷이 정보, 방송, 통신 모두에 영향을 주게 되어 기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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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했던 서비스와 제품을 탄생시키고, 순식간에 전 세계적인 유통 을 통해 전 지구적인 이용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용자들이 전 세계 어 떤 이용자와도 연결되고 이는 기존 부문에 적용되던 법이나 제도를 바 꾸도록 촉진한다. 이렇게 ICT를 둘러싼 환경이 복잡 다기화되고 여타 산업이나 서비 스와 결합이 증가하면서 ICT를 둘러싼 분야를 보는 데 생태계적 관점 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분야를 보다 네트워크적 관계로 보고 종합적·동태적인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되었다. 생태계 개념의 도입은 가치 창출 개념이 변화한 데 따른 결과다. 이 용자는 일방향적인 이용자에서 공동 창조자(co-creator) 또는 프로슈머 (prosumer)로 보다 적극적인 위상을 부여받는다. 가치 사슬(value chain)은 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로 변화하며, 이는 경쟁을 공 진화(co-evolution)로 확장시킨다. ICT 분야는 확실히 종전과는 다른 시각과 관계, 관점을 필요로 한 다. 그것이 이 분야의 무궁무진한 성장과 발전을 이해하는 길이 될 것 이다. 따라서 ICT 생태계 패러다임을 통해 콘텐츠, 미디어, 정보 기술, 네트워크, 기기 등을 볼 필요가 있다.

ICT 생태계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ICT 생태계를 살펴보는 데에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 이스(D)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콘텐츠는 음악, 서적, 동영상 등 이용 자가 직접 이용하는 서비스로서 예전에는 모두 아날로그 형태를 띠었지 만, 이제 대부분 디지털화하고 있다. 디지털화하면서 가장 커다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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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콘텐츠 간의 이질성이 줄어들고 콘텐츠 간의 결합(collaboration)과 혼종화(hybridity)가 무궁무진하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콘텐츠의 창의성과 독창성이 핵심 자산으로 간주되며 수많은 파생 콘텐츠 생산과 콘텐츠 이용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플랫폼은 이용자가 접하는 미디어 접근, 통신, 검색 등의 영역으로, 예전에는 방송사, 케이블 사업자, 통신 사업자 등 한 기업이 하나의 플 랫폼을 통해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 부 문도 상호작용이 크게 증대되어, 사업자 영역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지 고 있다. 네트워크는 유선이나 무선의 물리적인 네트워크에서 IP(Internet Protocol)망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터넷망은 물리적인 망과 달리 소프 트웨어가 가미되어 그 자체가 다양한 기능을 하는 지능형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지능형 네트워크가 사물로까 지 연결되어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디바이스는 예전에는 공급자가 전송한 것을 그대로 이용자에게 전 달해주는 더미(dummy) 기기로 불렸지만, 이 역시 인터넷에 연결되면 서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로 혁명적인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TV 수상기가 바보상자에서 똑똑한 상자로 바뀌고, TV보다 작은 스마 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등장하고 상호 연결이 가능해지 고 있다. ICT 부문의 변화를 좀 더 살펴보자. 콘텐츠에서 빅데이터로 확대된다

2008년 2월 독감이 급속하게 확산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 공표한 것보다 2주 앞서 구글은 ‘구글 독감 트렌드 서비스’를 통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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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유행을 예보하였다. 구글은 독감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들에 관한 검색어가 얼마나 자주 검색됐는지 파악해 독감 확산을 예측한 것이다. 구글은 이전에 유행했던 계절 독감과 관련해 당시 미국인들이 가장 많 이 입력한 5000만 개의 검색어와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데이터를 비교 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학적 모델을 구축해, 독감이 어디로 퍼져나가는 지 실시간에 가깝게 알려줄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한 것이다(한국정보화 진흥원, 2013). ICT의 발전으로 인류는 디지털 데이터가 폭증하는 데이터 홍수 시 대로 들어왔다. 데이터 저장, 처리 비용이 하락하고 소셜 네트워크의 확대 등으로 디지털 정보량이 증가하면서 대규모 데이터가 중요한 이 슈로 부각되어 ‘빅데이터(Big Data)’ 개념이 등장하였다. 데이터의 규 모와 다양성 증가로 기존에 천문, 우주 정보, 인간 게놈 정보 등 특수한 분야의 범위에 머물렀던 빅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빅데이터는 규모와 주기, 형식 등이 너무 크고 복잡해 수집, 저장, 검색, 분석이 어려운 데이터를 말한다. 각 데이터는 비정형이고 복잡하 며, 속성도 크게 다르고 널리 산재해 있다. 따라서 그냥 두면 거의 쓸모 가 없지만, 효과적인 분석 방법을 통해 예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가 새로운 혁신 동력이자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 한 플랫폼 그리고 기업과 정부의 성장 동력으로 간주되기 시작하고 있 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하고 있 다. 예컨대 영국 런던의 한 패션몰에서 비디오를 설치해 특정 소비자가 어떻게 제품을 선택하는지 전부 데이터로 만들고, 여기서 나온 자료로 특정 개인이 선호할 패션 아이템을 미리 제시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어 성공하는 것과 같은 사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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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0). 특히 빅데이터가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현안 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 지진을 계기로 데이터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빅데이터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빅데이터 활 용의 기반이 되는 공공 부문의 정보 공유나 활용에 따른 가치 창출을 위 한 데이터 공개, 공유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빅데이터 는 대통령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는 공공 정책 과정 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공론장(public sphere)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시민들의 공공 이슈 참여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플랫폼이 클라우드화한다

플랫폼의 초점이 OS 기반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전략으 로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공공 부문이건 민간 부문이건 간에 클라우드 도입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정보의 생산·저장·이용 방식을 크 게 바꾸며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클라우드는 이용자가 원할 때 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필요한 ICT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최윤정, 2013). 따라서 기존의 서 비스, 정보 이용, 기업 경영 등에 영향을 주며 새로운 비즈니스와 가치 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동성(Mobility)과 데이터 공유, 소비량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개인이나 공공, 민간 조직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의 전환 이 대단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클라우드는 플랫폼으로 의 시장성에 대한 탐색 단계를 넘어 서비스와 비즈니스의 확산 단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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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어들고 있다. 플랫폼이 클라우드화하면서 가능해진 서비스의 예로 음성인식 서 비스가 있다. 음성인식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저장 하고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버급의 용 량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음성인식 처리를 기기 자체에서 해야 했으므 로 유사한 음성을 검색하여 처리할 수 없었다. 그러나 클라우드로 옮겨 가면서 음성인식 처리 능력이 크게 향상되어 정확도가 높아졌다. 예컨 대 구글은 클라우드에 성별, 연령별, 방언별로 구분한 총 2만3000억 개 의 영어 단어를 음성 데이터로 저장하고 실시간으로 처리한다(최윤정, 2013). 이렇게 대용량 정보를 통한 서비스는 클라우드 아니면 불가능 한 것이다. 또한 클라우드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으므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이용이 크게 늘어난다. 클라우드는 예전에는 개 념으로만 논의되었던 스마트워크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유연한 근무를 위해 ICT가 기여하는 대 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재택근무나 이동 근무, 부분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업무를 가능하게 하고 더불어 환경과 에너지 등 사회간접비용 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확산에 따른 데이터 보안과 안전성은 해결해 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민간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주저하 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보안 문제다.1) 이에 대한 대책이 함께 마련되 어야 한다.

1) 2013년 2월 전 세계 6000만 명의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메모장 서비

스 ‘에버노트’가 해킹 당해 이용자 정보가 유출된 사고 이후 보안 문제가 크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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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터넷은 사물 인터넷으로 진화한다

지금까지의 인터넷 이용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하 는 데 기여했다면, 이제는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로까지 인터넷이 확장 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확대되고 스마 트시계, 스마트안경, 스마트카 등으로 스마트화의 대상이 확대되면서 이제 인간은 보다 시야를 넓혀 각종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스마 트화되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물 인터넷은 ‘Machine-to-Machine’의 약자인 M2M, 또는 ‘Internet of Things’의 약자인 IoT가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사물과 사람의 구분 없이 모든 것이 연결되는 ‘Internet of Everything’ 이라는 M2M/IoT에서 진화된 IoE 개념도 등장하였다. 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가능해졌다. 스마트 디바이스들을 연결하기 위한 플랫폼의 확산으로 디바이스 간의 연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 가전, 스마트 미터,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물 인터넷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전자 제품들이 연결 디바이스(Connected Device)로 진화하여 이용 환 경을 크게 개선할 전망이다. 이제는 스마트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것도 가능하다. 자동차, 가로등, 신발, 옷, 의 학 기기 등 모든 사물이 연결되면 스마트 기기는 몇 개가 아니라 500억 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계와 인간, 기계와 기계가 교류하고 대화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미 사물 인터넷의 기본적인 서비스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물류 기업인 페덱스(FedEx)가 개발한 센스 어웨어(SenseAware) 는 센서를 통해 배송의 전 과정을 연속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이용하 고 있다. 배송 중인 물품이나 박스에 센서를 장착하여 빛, 온도, 제품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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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의 정보를 추적하고 기록하며, 공급망과 통합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나 비효율성을 파악하여 해결할 수 있다(류한석, 2013). 이제 현실세계에서 스마트 인터랙션으로 사물과 상호작용을 하고 사이버공간에서는 SNS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는 다양한 방법도 등장하 고 있다. 사물 인터넷은 이제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발전 가능성을 가 늠할 수 없는 무한한 영역이다. 디바이스는 단일 디바이스에서 멀티 디바이스로 확대된다

기존에는 디바이스가 서비스와 별도로 존재해 왔고, 또 디바이스 각각 의 특성을 유지한 채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디바이스는 점차 플 랫폼으로 확산되거나 통합하려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모바 일 디바이스가 변화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동성(Mobility)을 통해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범위로 확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자들은 디바이스 제조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 을 펴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변화를 보면 사업자들의 디바이 스에서 플랫폼으로 확대하거나 플랫폼에서 디바이스로 확대하는 양상 을 보여 준다. 특히 퍼스널 클라우드 기반으로 멀티 디바이스를 넘나드 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디바이스 단계에서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은 양적인 확대에 그치지 만, 디바이스가 플랫폼화하고 서비스와 통합하면 질적인 변화를 가져 온다. 모바일 디바이스 간 통합으로 인간과 사물의 연결이 더욱 원활해 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지적인 연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디바이스 자체의 혁신으로 이용의 혁신도 나타나고 있다. 2013년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어라는 스마트 시계를 출시하였고,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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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1 디바이스의 변화 PC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주요 입력 수단

키보드

터치

음성·영상·센서

앱 실행방법

On → 타이프

Unlock → 앱 구동

터치, 음성명령

실시간 수집 정보

위치정보

행동정보, 생체정보

출처: 김대건(2013)

은 구글 안경(Google Glass)을 개발했다. 세계적인 두 ICT 기업이 시계 와 안경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스마 트 디바이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2) 새로운 디바이스를 찾은 것이 일차적인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아예 항상 몸에 착용하는 데까지 ICT를 연결하여 인간과 사물을 보다 쉽게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그래서 예전에 놓쳤던 세부적인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정보 이용의 범위를 크게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 특히 헬스와 건강에 대한 정보를 통해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게 하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 에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빈 시 간에 대한 정보와 야외 활동할 때의 정보를 모두 확보할 수 있고, 이러 한 데이터에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2013년 현재 UAE,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70퍼센트를

넘어섰으며, 노르웨이, 호주, 스웨덴, 홍콩, 영국 등은 60퍼센트대, 덴마크, 아일랜드, 이스 라엘, 캐나다, 미국, 스페인, 스위스 등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50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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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글은 개인 정보를 확보하여 광고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올리 는 구조이기 때문에 구글 글라스가 개인의 일상 정보를 수집하는 디바 이스로 매우 중요하다. 삼성의 갤럭시 기어 역시 이와 다르지 않지만 가능성은 더 크다. 스 마트 시계를 통한 개인 정보 활용은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 북 등과 결합한 동반 서비스의 장점이 있다. 디바이스 간 데이터 이동 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박정배, 2013). 이렇다 보니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는 기존의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ICT 선도 기업뿐만 아니라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같은 스포츠 용품 기 업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ICT와 다른 산업의 융합으로 ICT 생태계의 범위가 크게 확대 되고 있다 한편 ICT 생태계는 생태계 자체에서의 변화와 더불어 ICT와 다른 산업, 서비스와의 융합을 통해 그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IC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3) 교 육, 유통, 제조업 등에서 활용은 그동안 미흡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나라의 ICT 활용이 그렇게 높 지 않다는 것은 의외다. 왜 발달된 ICT 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ICT를 사회 전 부문에 활용하는 것은 늦어졌을까? 빠른 광대역의 브로

3) ICT 발전지수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I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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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ICT의 생산적 활용(%)

100

인터넷 판매, 2011

인터넷 활용 교육, 2010

융합기술의 상대적 기술수준 78.0 92.6

77.2

90.6

67.6 51.8

85.9 71.8

61.6

47.0 32.3

48.3

46.8

38.5

21.6

9.25

출처: 미래창조과학부(2013)

드밴드를 가지고도 그 이용이 저조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가? 이 질문의 해답이 우리나라 ICT 생태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여기 에는 공급, 수요, 규제 등의 측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창발성을 저해하는 문화와 기존 기득권 세력과의 이해 갈등, 이용의 측 면, 규제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2013년 정부는 10여 년 동안 논의되어 왔던 해묵은 문제인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정책을 제 시하였다. 그것도 단계적으로 먼저 1차 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원격진 료를 허용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의사들의 이익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원격의료를 추진할 경우 의료기반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국민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반 대해 막혀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ICT가 기존 산업이나 서비스와 융합되지 않는다면 기존 산 업도 발전 없이 퇴보할 수밖에 없다. ICT는 기존 산업이나 서비스가 뒤 처지지 않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자양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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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와 농업·축산업·수산업

그동안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의 분야는 1차 산업으로 전통적인 낙후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해 왔다. 그러나 이 분야에 ICT 등이 결합하면 크 게 가치를 증진하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예컨대 농장 운영에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일정 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ICT가 활용된다. 하우스 재배에 센싱이나 모니 터링, 제어 등의 분야에 ICT를 연결하여 스마트한 하우스 운영을 돕는 다. 또한 식품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적용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로컬푸드 직거래는 유통 분야에 ICT를 활용 하여 농가 소득 증대와 도시 소비자 이용을 연결한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온습도, CO2, Ph 농도 등 각종 센서와 USN 기술을 활용하여 농수축산물의 최적 생장 환경을 구현하는 생산정밀화 융합 모델이나 RFID 등 전파인식 기술과 산지 유통 센터의 통합 정보 시스템(ERP)을 결 합시켜 농수축산물의 생산, 유통 단계의 이력 정보를 제공하는 유통지능 및 경영선진화 융합모델 등을 추진하고 있다(농림수산부, 2013. 4. 11). ICT와 문화·관광

문화와 관광에 새로운 ICT를 활용하여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는 기존 문화 콘텐츠를 단순하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스마트함을 더 한 문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문화 콘텐츠 자체가 이제는 ICT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게임, 음악, 영화, 방송 영상, 출판 등의 문화 상품은 모두 ICT를 활용하고 있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홀로그램, 앱, 콘텐츠 솔루션, 방송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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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콘텐츠 등의 디지털 콘텐츠는 말할 나위 없다. 이제 상상력과 창의 성이 과학기술이나 ICT를 필요로 하고 접목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 다. 싸이 <강남스타일>의 인기로 한국 음악 유튜브 조회 수가 2013년 현재 40억 회 이상이 됨으로써 ICT를 활용한 유통의 성과를 보여 주었 다. K-POP, 디지로그 국악, 패션쇼, 첨단 문화 예술 전시 등 기존 콘텐 츠를 융합 기술(CG, 3D, 홀로그램 등)과 결합시킨 다양한 창의적 콘텐 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홀로그램 공연, 로봇 패션모델, 무안경 입 체 영상 콘텐츠 등 융복합 기술과 연계한 시도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2013년 6월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에뉴 알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과 ‘미디어’를 키 워드로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수행 중인 풍력발전, 유체물리, 해양염분 차발전, 해양바이오 등 에너지 기술에 건축과 미디어 아트를 융합한 작 품을 제작, 지원하는 것이다(≪파이낸셜뉴스≫, 2013. 11. 20). 또한 양방향 실감 미디어나 UI 기술 등을 활용해 체험형, 생활밀착 형 문화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3D 기반 디지털 체험이나 레저, 비즈 니스 존 확대, 가상현실(홀로그램) 기반 무인 안내 서비스 등은 ICT를 활용하여 문화, 관광 서비스를 고도화한 사례다. 전국 박물관이나 도서 관 등에 디지털 콘텐츠를 확대 보급하고, N스크린 기반의 모바일 서비 스를 제공함으로써 문화 정보의 향유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 부문을 넘어서 문화 자체 측면에서 보면 ‘디지 털 문화’ 또는 ‘ICT 문화’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ICT를 통해 문화의 전 영역이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문화의 단계로 접 어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국민 누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 를 제품이나 서비스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을 마련한 것은 선도적 이다. 하루 종일 디지털과 ICT를 활용한 그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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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이러한 문화적 변화의 시험장 (testbed)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ICT와 보건·의료

의료와 ICT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ICT가 등장할 때부터 시작되어 왔다. 의료 행위의 장애 요소였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여 농어촌이나 도서 산간 지역에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어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 고 서민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게다가 기존 의료 기관뿐 아니라 건강관리 서비스 업체, 통신 사업자, 인터넷 플랫폼 사업 자, 의료 장비 및 단말 제조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관련 산업도 크게 발 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의료산업 자체적으로도 기존의 의료 기관 이용자에서 만성 질환자와 건강 증진 서비스 이용자 등으로 이용자 범 위가 확산되어 발전할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ICT를 의료와 융합하는 계획을 마련해 u-Health 개념으로 정리하여 추진되어 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3월 원격의료 개념이 의료법에 도입되었다. 그러나 실질적 서비스 도입을 위한 제도 미비로 아직도 u-Health 활성화에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원격지 환자 에 대한 직접 의료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것이 문제였다. 보건 의료 기관이 아닌 건강관리회사, ICT 업체나 간호사 등에 의한 만성 질환자 에 대한 건강 관리 서비스 제공을 불법 의료 행위로 간주함으로써 그 범 위가 제한되었다. 2011년에 와서야 의료인과 환자 간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마련되었지만, 이 경우에도 원격의료 대상을 원격지 의사가 의학적으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한 재진 환자로 취약 지역의 장애 인·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 등으로 한정하였다. 또한 건강관리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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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에서도 서비스 내용과 제공 주체에 대해 의사협회가 반발하였다. 의사협회는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는 의료 기관이 개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의료 기관이 아니더라도 의사가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 을 고수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의사와 환자 간의 전화 상담, 팩스를 통한 처방전 발송 등 원격의료 서비스가 관례화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렇게 이해관계자의 반발과 갈등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법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한 원격 건강관리 (Wellness) 분야에서 새로운 모델을 개발, 확산하자는 움직임이 전개 되고 있다. 예컨대 지역건강증진센터 등과 연계하여 스마트폰을 이용 해서 건강 상태를 측정하거나 운동·식이요법을 처방하는 방안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의료 행위가 아닌 분야에서 국민들의 건강에 ICT를 융 합하여 편리하고 신속하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ICT와 에너지

지난 2008년 이후 에너지 문제가 사회문제로 등장하였다. 전력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산업구조가 에너지 소비형이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지금까지 에너지 정책은 주로 에너지를 많이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 어 왔다. 원자력발전소를 증설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여 공급을 계속 맞추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문 제가 제기되어 세계적으로 원자력의 축소 분위기가 나타났다. 게다가 전력을 전송하는 송전망 설치를 두고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갈등이 첨 예하게 등장하면서 기존의 공급 중심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이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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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도 에너지 관리 정책이 공급 중심에서 수요 관리 중심 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여, 예컨대 국제에너지기구(IEA, 2012)는 에너 지 수요 관리와 효율 개선을 통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75 퍼센트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ICT를 활용한 에너지 수요 관리 방안 에 대한 관심이 크게 급증하고 있다. ICT를 활용한 에너지 수요 관리의 시스템화를 통해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와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ICT 도입은 통합적 자원관리를 가능하게 하므로 여러 ICT와의 융합으로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러한 ICT를 활용한 에너지 수요 관리 방안으로는 ① 에너지관리 시스템(EMS), ② 지능형 수요 반응(DR), ③ 에너지 저장-재판매(ESS), ④ 마이크로그리 드(MG)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ICT를 통한 데이터 공유 등 정보 관리 방안의 개선으로 전기 판매 사업자의 수용과 전력소비 정보 독점 등 시장 확대의 걸림돌을 제 거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효율 정책의 성과 평가에 필수인 에너지수 요 자원 정보 인프라를 공개·공유하여 투명하고 합리적인 에너지 수 요 관리를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이 공급 중심에서 수요 관리형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ICT과 융합은 필수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비 즈니스와 일자리를 창출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ICT와 교육

교육에 ICT를 활용하여 교육의 품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ICT를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은 그렇게 성공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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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하다. 스마트 러닝보다 학사 행정을 지원하거나 학교 소개 등에 머물러 있는 한계를 보여 주고 있다. 한국에서보다 오히려 미국에서 ICT 활용 교육이 확산되는 것은 의 아하다. 민간 영역이나 공공 영역 모두에서 성공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 다. 칸아카데미(Kahn Academy)는 커다란 성공 사례다. 웹사이트에 등 록하면 누구나 간편하게 수학이나 과학, 역사 등의 최고 수준 강의를 무 료로 들을 수 있는 칸아카데미는 누구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 는데 ICT를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다. 칸아카데미는 질 좋은 교육의 보 편적 제공을 위해 100퍼센트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2013년 10월 기준 칸아카데미 채널 이용자는 1000만 명이 넘고, 하루 300만 개 이상 문제 풀이가 진행된다. 지난 2년간 3억 개 강의와 13억 개 문제 풀이가 재생 됐다(≪매일경제≫, 2013. 10. 15). 공교육에서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설립한 ‘미래의 학교(School of the Future)’가 주목받고 있다. ICT 기기를 이용해 기존 의 ‘정답 맞추기’ 교육에서 ‘문제 해결’로 교육과정을 바꿔 교육을 획기 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특히 이 학교는 공교육이 무너진 미국 필라델피 아에 세워져 무너진 공교육을 다시 살리는 확실한 사례가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사례처럼 ICT를 교육에 활용하여 공교육을 개선하 고, 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ICT를 활 용하여 교육 현장을 스마트하게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교육용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오픈 강의 플랫폼, 오픈 코스웨어 등을 확충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온 라인 강의가 인터넷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TED나 칸아카데미가 이러한 수요를 잘 충족시켜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ICT를 교육 스마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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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최소화하거나 자기주도 학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중독 해소에 오히려 ICT를 접목한 교육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교육의 발전과 변화에 ICT는 핵심 자원이다. 아직도 시험 위주, 암 기식 교육에 매몰되어 있는 한국의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 이 전개되고 있는데, ICT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

ICT와 전통 산업

ICT와 제조업의 융합은 여러 부문에서 추진되어 왔으며 최근 자동차, 조선 산업 등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중후장대형 산 업으로 일컬어졌던 분야를 스마트화하여 그 가치를 크게 높이는 데에 도 ICT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대중공업과 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선박통신기 술(SAN, Ship Area Network)을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AP Moller 가 선택하였고,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스마트카를 만들기 위해 제 휴하는 등 ICT와 자동차의 융합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자동차는 전 자화·ICT화를 통해 효율성, 안전성,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경 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총 제조원가에서 IT 기기, 소프트웨어 등의 전 자부품 비율이 2010년 25퍼센트에서 2015년 40퍼센트로 증가할 전망 이다.4) 조선 산업도, 중국과 일본의 추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ICT와 조 선 부문의 융합 기술이 부상했다. 그 결과 생산비를 절감하는 디지털

4) KT 경영경제연구소, New Device로 진화하는 자동차: Smart Car, 2011,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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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야드 기술과 고부가가치 선박을 제조하는 스마트 선박 기술이 탄 생하였다. 세계적으로 조선 산업은 1960년대까지 영국이, 1960년대 이 후에는 일본이 주도해 왔다. 여기에 한국이 2000년대 이후 주도적인 역 할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이제는 중국 등의 추격이 전개되고 있다. 그 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주도권을 유지하는 이유는 ICT를 활용한 고부가 가치 조선으로 변화한 데 있다. 조선 등과 같은 중후장대형 제조업도 이제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으로 확 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ICT와 창업

ICT가 비즈니스 인프라를 저비용으로 제공해 산업에 효율화를 가져다 주지만, 클라우드 등의 새로운 기술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오 히려 중소기업이나 창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ICT 기반이 충분하지 않고 비용이 높을 때 상황이다. 현 재와 같이 보급 속도가 빠를 때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전통 기업이나 중소기업도 생산 현장을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클라 우드나 빅데이터 기반의 경영 정보화 도입을 통해 ICT 기반의 경영 환 경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경영 혁신 솔루션을 공동 으로 활용해 창업자나 중소기업들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도록 돕 고 있다. 또한 전통 시장에서도 SNS나 모바일을 활용하여 고객관리나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스마트워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산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글로벌 진출이 용이해 소자 본과 아이디어만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특히 정부 3.0과 연계한 빅데 이터 서비스 등 점점 많은 창업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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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와 미디어

ICT의 발전과 미디어의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ICT는 매스미디 어 시대를 지나 개인 미디어 시대, 이제는 스마트 미디어, 소셜 미디어 시 대로 접어들게 한 원동력이다. 스마트 미디어 디바이스의 보급으로 미디 어 생산과 이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방송의 변화 가 항상 주목 대상이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방송을 ICT와 분리하여 생 각하는 아날로그적인 사고가 남아 있다. 방송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을 위한 콘텐츠, 특히 여론 형성에 커다란 역할을 하는 뉴스 등에서 차별적 으로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ICT와의 융합이 자연 스럽게 이루어지면서 방송 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TV 시청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직도 지상파 TV가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2008∼2012년 점유 율은 51퍼센트에서 39퍼센트로 감소했다. 반면 케이블은 34퍼센트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위성방송은 15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증가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IPTV, OTT 등 인터넷을 통해 TV를 시청하는 형태 가 확산되는 것이 커다란 변화가 되고 있다. 2008∼2012년 디지털 케 이블 가입자는 2배 증가했으며, IPTV 가입자는 4배 증가하면서 2012년 시장점유율은 5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IPTV 가입자율이 높은 국가는 홍콩(48퍼센트), 프랑스(47퍼센트), 싱가포르(35퍼센트) 등이다. 또한 유튜브,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등 인터넷과 OTT(Over -The-Top) 사업자를 통한 TV나 동영상 시청이 대중화되었다. 인터넷 품 질이 개선되고 스마트TV,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인터넷 접속 가능 디바 이스와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도 ICT의 발전에 따라 방송이 변화한 대표적인 국가다. 유료 방송이 방송 이용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2012년 현재 한국의 유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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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2 유료 방송 가입비율(%) 순위

국가

유료 방송 가입률

1

네덜란드

100

2

노르웨이

97

3

벨기에

94

4

홍콩

94

5

한국

92

6

덴마크

92

7

몰타

86

8

스웨덴

85

9

미국

84

10

캐나다

84

출처: ITU(2013)

그림 1-2 세계 방송 전송기술에 따른 비율 변화 1

15

33

51

2008

지상파 2009 케이블 2010 위성방송 2011 IPTV 2012

39

34

22

5

출처: ITU(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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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률은 92퍼센트로 전 세계에서 5위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노르웨 이, 벨기에, 홍콩, 한국, 덴마크는 가입률이 90퍼센트를 넘어 세계 1∼6 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은 84퍼센트로 9위를 기록했다(최명호, 2013). ICT는 미디어의 유료화를 발전시키고 미디어의 스마트화와 소셜 화라는 새로운 현상을 가져다준다. 소셜 미디어는 지식 플랫폼과 비즈 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이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위치, 정 보 등을 공유하여 무수한 콘텐츠를 발생시키며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 로 일상의 문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그 역할을 확장한다.

ICT 생태계는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이다 ICT 생태계는 ICT 부문 자체뿐만 아니라 ICT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융 합되어 그 외연을 확장하는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ICT는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기반의 의미를 갖 는다. 이것이 창의성과 상상력과 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을 일 으키고 새로운 이용의 경험을 낳게 하는 것이다. 이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가 사회의 주력으로 등장하 고 있다. 지난 20년간 ICT가 사회 전 부문에 확산되면서 일상생활에서 ICT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성장한 세대가 사회의 주역이 되고 있다. 2012년 전 세계 인구 72억 명 중 디지털 네이티브는 3억60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5퍼센트, 청년층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한 국은 인구 대비 디지털 네이티브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2012년 한국의 디지털 네이티브는 65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5퍼센트를 차 지하며, 15∼24세 청년층 인구 중 무려 99.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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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호, 2013). 이는 청년층 인구 비중으로 보면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즉 청년층은 일상생활 전체가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에 통합되어 있다 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고도화하여 일상생활과 접목시킬 때 모든 산업의 재화나 서비스가 단순히 이용되는 차원을 넘 어 새로운 진화의 길을 걷는다. 기술, 예술, 스토리텔링 등이 ICT에 필 수 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ICT 기업이나 전통 기업 모두 이러한 흐름 을 주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필요하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은 모바일이나 오감 기술을 수용하여 그 변화 를 주도하였다. 가상공간의 정보통제권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은 현실 공간의 정보까지 주도하기 위해 구글 맵스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왔 다. 이에 기존의 기업들도 자신의 오프라인 자산과 ICT를 결합하여 새 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나이키는 ICT를 신발, 밴드와 융합한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신발을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시킨 디지털 혁 신을 보여 주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장난감 블록에 집중해 왔던 레고 는 디지털 로봇과 디지털 디자인 기술을 접목하여 위기를 타개하였다 (이성호 외, 2013).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은 발달된 ICT 인프라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 러한 ICT의 활용과 ICT를 확장하려는 변화에 뒤처져 있는 모순된 상황 을 보여 주었다. 정부가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창조 경제를 만들 고자 한 배경에는 이와 같은 현실이 내재되어 있다.

“자연은 문화로부터 분리되면서 예속되었다. 정신은 물질과 분리되면 서 물질을 지배하게 되었다. … 생태학은 우리와 자연의 관계가 조화 를 이루는지 아니면 그러지 못하는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연결과 재생 의 패러다임은 생태적 파괴를 불러일으키는 분리와 분열에 대안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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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준다. 바로 ‘자연과 연대’하는 것이다.”(최재천, ≪조선일보≫, 2013. 6. 25)

연대와 연결은 ICT 생태계적 접근을 위해 필요한 개념이다. 예전의 ICT는 ‘도구’ 의미가 강하였다. ICT를 통해 편리성, 효율성, 생산성을 증 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ICT는 ‘핵심가치’로 변화 되어야 한다. 연결 확장, 창의성 발현, 그러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 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ICT를 산업을 넘어서 전 사회에 적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ICT 생태계는 사회적인 문제를 안고 가야 한다. 대규 모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통계학적 패턴을 자동적으로 찾아내는 것 이 빅데이터인데, 이를 독점하거나 악용하면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 다. 합법적이지 않은 무력의 독점화가 독재로 귀결되듯이 시민의 통제 가 없는 정보 독점화는 위험하다. 미국 중앙정보국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세상에 드러난 ‘미국 국가안보국(NSA) 사태’가 그 사 례다. 국가안보국은 세계의 모든 데이터를 끌어 모으는 초법적인 행태 로 세계를 감시해 온 것이 드러났다. 사생활을 약화시키고 자유를 위협 하는 ‘데이터의 독재’를 낳을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2013년 초 미국의 50개 주 중 47개 주에 퍼진 ‘살인독감’에 대해 구글 트렌드가 질병통제국(CDC) 수치의 두 배 넘는 예상치를 발표하자, ≪네이처(Nature)≫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님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또한 ICT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회의 통합과 국민의 디지털 역량을 위한 방안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미 영국은 ‘디지털 영국(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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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ain)’(2009) 계획을 통해 영국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지불능력, ICT 이용능력, ICT 가용성) 제고를 기본 책무로 부 여하였다(Communication Act). 독일의 ‘디지털 독일 2015’에서도 국 민을 대상으로 한 ICT 활용 교육 확대, 국민들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보편적 향유와 이를 통한 사회 통합 등을 주요한 목표로 제시하였다. 일본의 ICT 전략도 장벽 없는 ICT 이용환경 구축, 전문가 육성 및 국 민의 ICT 이용역량(리터러시) 제고, ICT를 통한 사회통합 및 참여 확 대 등을 주요한 내용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ICT 생태계에서는 상생이 핵심적인 가치가 된다. 예전처럼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생을 통한 전체 복지와 혜택이 증가하는 것이 다. 그것은 ICT 부문 자체에서 뿐만 아니라 ICT와 다른 분야와의 융합 에도 공히 해당된다. 유료 방송 사업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인 OTT가 등 장했을 때 자신의 서비스를 갉아먹는 경쟁자로 보고 방어적·공격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점차 대세로 받아들이고 협력과 상호 경쟁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오히려 자신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고 새로운 비즈 니스를 열 수 있는 기회로 보아 이제는 적극적인 협력으로 방향을 바꾸 었다. 지상파방송은 케이블과 같은 유료 방송이 등장하자 역시 경쟁자 로 보았다. 그러나 유료 방송을 자신의 서비스를 확대하는 영역으로 보 고 유료 방송 영역에 진출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ICT 생태계 내에서 비일비재하다. ICT와 다른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ICT가 접목되었을 때 전통적 인 제조업이나 산업계에서는 고용을 줄이는 위험 요인으로 보았으나, 곧 그런 분야를 발전시키고 오히려 새로운 고용이 창출된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제조업의 고도화를 통해 훨씬 더 많은 혜택이 발생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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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매출을 늘리고 효율성을 증가시키며 이용자에게는 편리함을 가져 다주었다. ICT는 새로운 가치를 증진시킨다. 이렇게 ICT는 예전에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영역을 결합하 여 무궁무진한 기회를 창출하며, 부가가치를 증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연결과 상생을 통해 이루어지며 따라서 우리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연결과 상생의 가치를 증진하는 철학적인 원리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제 ICT는 도구가 아니라 가치이며 철학으로 보아야 한다. ICT 생태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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