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20141106 p

Page 1

물로 쓴 소설 액자 소설의 중층구조가 유기적 전체로 융합된다. 소설 서사의 표층과 심층을 관류하는 물의 모티프가 플롯을 형성하고 제어한다. 이야기는 저항할 수 없는 거센 물결이 된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초상화›, 바실리 페로프 그림, 1872


인텔리겐치아 2298호, 2014년 11월 6일 발행

러시아 문학 4. 라승도가 옮긴 이반 투르게네프의 ≪봄 물결 천줄읽기≫

사닌과 젬마는 처음으로 사랑을 하게 되었 다. 첫사랑의 모든 기적들이 그들에게서 일 어나고 있었다. 첫사랑은 혁명과도 같은 것 이다. 정연한 삶의 획일적이고 규칙적인 체 제가 한 순간에 무너져 와해되고, 청춘이 바 리케이드에 서고, 그 휘황한 깃발이 높이 펄 럭인다. 그리고 죽음이든 새로운 삶이든 그


무엇이 앞에 기다리고 있든지 간에 첫사랑 은 모든 것에 환희의 인사를 보낸다. -«봄 물결(Вешние воды) 천줄읽기», 이반 투르게네프 (Иван Тургенев) 지음, 라승도 옮김, 113쪽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러시아 사람 사닌이다. 중년이 된 그는 스물 두 살 청년 무렵을 회상한다. 사닌은 젬마를 언제 만나는가? 1840년 여름, 사닌은 이탈리아에서 러시아로 돌아가는 도중 잠시 프랑크푸르트에 머문 다. 우연히 한 제과점에서 뛰어나오는 열아


홉 살의 젬마를 만난다. 그녀는 위독한 남동 생 때문에 도움을 청하고 있었고 그는 이들 을 돕는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평생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윤이 흐르는 물결치는 머리카락”을 지녔다. 사랑은 평탄한가? 젬마에게는 이미 부유한 약혼자가 있었다. 사닌은 프랑크푸르트에 계속 머물고 젬마와 의 관계를 이어나간다. 마침내 열렬한 고백 을 담은 편지를 쓴다. 당시 사닌의 심정은? “그는 소용돌이치는 물결 속으로 곤두박질 치듯 뛰어들었”고 그것은 “저항할 수 없는


거센 물결”이었다. 여기서 물은 무엇인가? 주인공의 내적 감정에 대한 은유이고 외적 풍경을 묘사하는 중요한 미학적 요소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비밀스럽게 만날 때 그곳 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에 분수대의 물방울들, 희뿌연 안개 등으로 장 식되어 낭만적 분위기를 풍겼다. 반전은 어디인가?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다. 사닌은 옛 친구 폴로조프를 만나게 된다. 그에게는 젊고 아 름다운 부인 폴로조바가 있었다. 사닌은 그 녀를 만났고 불륜에 빠진다.


폴로조바는 어떤 여자인가?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떠올리게 하는 “뱀 같 은 편발”과 “탐욕스러운 잿빛의 눈”을 가진 사악한 팜므 파탈이었다. 사닌과 그녀는 비 스바덴으로 여행을 떠나고, 폴로조바는 사 닌을 유혹한다. 어떻게 유혹하는가? 이때도 물의 모티프가 등장한다. 폴로조바 는 슬라브 신화에서 남자를 유혹해 물에 빠 뜨려 죽이는 ‘루살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사닌은 자신이 ‘수영을 할 줄 안다’고 하면서 폴로조바의 유혹에 응수하지만 결국 은 물에 빠져 상징적인 ‘익사’를 하게 된다.


물은 어디까지 따라오는가? 폴로조바는 사닌을 숲 속 깊은 곳으로 유인 하고 오두막집에서 마침내 그를 굴복시킨 다. 그 직전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데, 이 비는 소설 전반부에서 사닌과 젬마가 공원에서 밀회를 가질 때 내리던 빗방울을 연상시킨다. 어디서 끝나는가? 삼십 년 뒤 사닌은 젬마를 다시 찾는다. 수소 문해 편지를 보내니, 그녀는 다섯 자녀의 어 머니가 되어 뉴욕에 살고 있다며 답장을 보 냈다. 사닌이 미국으로 간다는 소문이 들린 다.


투르게네프의 작품에서 ≪봄 물결 천줄읽기≫ 는 어떤 위치인가? 투르게네프의 문학 세계와 상상력의 특징은 ‘바다 콤플렉스’다. 이 소설은 그것을 보여 주 는 대표 작품이다. «봄 물결 천줄읽기»에 는 바다, 심연, 수영, 잠수, 익사 같은 물 모티 프가 여러가지 존재한다. 투르게네프의 후기 소설로 문학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봄 물결 천줄읽기≫의 특징은 뭔가? 처음부터 끝까지 물의 모티프와 이미지로 가득 차 있는 특이한 작품이다. 온전히 이해 하기 위해서는 작품 곳곳에 굽이굽이 흐르 고 있는 ‘서사의 물길’을 통과해야 한다. 액 자 소설의 중층구조가 유기적 전체로 융합


되는 과정에서, 소설 서사의 표층과 심층을 관류하는 물의 모티프가 플롯을 형성하고 제어하는 핵심 장치다. 이 책은 어떻게 번역했나? 원전의 약 80퍼센트를 발췌 번역했다. 하지 만 부차적인 인물에 관련한 자세한 묘사나 설명을 생략했을 뿐, 작품의 줄거리나 주제 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필수 내용은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독자들이 전체 줄거 리를 파악하고 주제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 이 없을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라승도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다.


물로 쓴 소설 액자 소설의 중층구조가 유기적 전체로 융합된다. 소설 서사의 표층과 심층을 관류하는 물의 모티프가 플롯을 형성하고 제어한다. 이야기는 저항할 수 없는 거센 물결이 된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초상화›, 바실리 페로프 그림, 1872


봄 물결 천줄읽기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라승도 옮김 2013년 5월 16일 출간 사륙판(128*188) 무선제본 , 175쪽 12,000원


작품 속으로

Вешние воды 봄 물결


새벽 두 시쯤 그는 자기 서재로 돌아왔다. 하녀가 촛불을 밝 히자 그는 그녀를 그만 물러가게 하고는 벽난로 옆 안락의 자에 몸을 던지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는 여태껏 이런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느껴본 적이 없 었다. 저녁 내내 그는 유쾌한 부인들, 교양 있는 신사들과 함께 보냈다. 부인들 가운데 몇몇은 미인이었고, 신사들은 거의 모두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자신도 자 리를 빛낼 정도로 아주 훌륭하게 이야기를 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고대 로마 사람들이 말했던 ‘지루한 삶’, 다시 말해 ‘삶에 대한 혐오’가 매우 강력한 힘으 로 그를 사로잡고 숨 막히게 했다. 이것은 여태껏 없었던 일 이다. 만약 그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우수와 권태와 울분 때문에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쑥물처럼 살을 에는, 타는 듯한 쓰라림은 그의 영혼을 가 득 채웠다. 지겹고 역겨운 그 무엇이, 꺼림칙하고 묵직한 그 무엇이 가을밤의 어둠처럼 사방에서 그를 에워쌌다. 그러 나 그는 이 어둠으로부터, 이 쓰라림으로부터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지 몰랐다. 잠에 의지하는 것도 소용없었다. 그는 잠 들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천천히, 힘없이, 증오와 함께. 그는 인간적인 모든 것의 허무함, 무익함, 저속한 허위에


대해서 생각했다. 인간의 삶의 모든 단계가 그의 마음의 눈 앞에 차례차례 지나갔다(그 자신은 최근 쉰두 살을 맞이했 다). 그러나 그의 눈앞에서는 어느 삶의 단계도 용인될 수 없었다. 도처에 같은 헛수고, 똑같은 물의 흐름, 반은 진지하고 반은 의식적인 똑같은 자아망상이 있다. 그러는 사이에 갑 자기 머리 위에 눈발이 내리듯이 늙음이 찾아온다. 이와 함 께 저 꾸준히 성장하고, 모든 걸 잠식하고 모든 걸 먹어 삼 키는 죽음의 공포…. 그리고 심연 속으로 풍덩 빠진다! 삶 이 이렇게 펼쳐진다면 그래도 괜찮다! 대개는 종말이 오기 전에, 쇠에 녹이 슬듯이 노쇠와 고통이 찾아온다…. 그의 앞에 놓인 삶의 바다가 시인들이 묘사하듯이 그렇 게 거친 파도로만 뒤덮여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 그 는 이 바다를 조용하고 잔잔하며, 어두운 밑바닥까지 속속 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상상했다. 그리고 자신은 쪽 배를 타고 앉아 있다. 그러나 어둡고 진흙투성이인 밑바닥 에는 흡사 거대한 물고기 같은 추악한 괴물들, 다시 말해 삶 의 온갖 질병, 비애, 광기, 빈곤, 맹목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괴물 하나가 어둠 속에서 빠져 나와 점점 위로 올라오면서 그 모습이 점점 분명해진 다. 혐오스러울 만큼 더욱더 분명해진다. 조금 더 지나면 쪽


배는 틀림없이 괴물과 부딪혀 뒤집힐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때 괴물의 모습은 다시 어슴푸레 흐려져 멀어지고 다시 밑바닥으로 내려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곳에 누워 있 다…. 그러나 정해진 날은 찾아올 것이고, 그때가 되면 괴물 은 쪽배를 뒤집어엎을 것이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안락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방 안을 두어 번 왔다 갔다 하고 나서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서 랍을 하나씩 열어보면서 서류들을, 대부분이 여자들이 보 내 온 옛날 편지들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왜 이 짓을 하고 있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가 찾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다만 그는 무엇이든 일을 해서 그를 괴롭히고 있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따름이었다. 닥치는 대로 몇 통의 편지를 열어보면서(그중 한 통에는 색이 바랜 리본으로 묶은 말린 꽃이 들어있었다) 그는 어깨 를 으쓱했을 뿐이었고, 벽난로를 흘끗 보고 나서 이런 쓸모 없는 쓰레기는 죄다 태워버리겠다는 듯이 한쪽으로 던져버 렸다. 그리고 건성으로 이 서랍 저 서랍 뒤지는 사이에 갑자 기 그의 눈을 커졌다. 그는 팔각형의 작은 구식 상자를 천천 히 꺼내서 그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상자 속에는 세월 이 흘러 노랗게 변한 두 겹의 면포 아래 작은 석류석 십자가 가 들어 있었다.


잠시 동안 그는 그 십자가를 당황스럽게 바라보았다. 그 리고 갑자기 가냘프게 소리쳤다. 연민인지 기쁨인지 모를 무언가가 그의 얼굴 표정에 떠올랐다. 한때 다정하게 사랑 했었지만 헤어져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과 갑자기 만났을 때, 여전히 똑같지만 세월이 흘러 많이 변해버린 모 습이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을 때의 얼굴 표정이었다. 그는 일어나서 벽난로 쪽으로 돌아가 다시 안락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다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왜 오늘? 왜 하필 오늘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오래전에 지나 가버린 많은 것들을 회상했다. 그가 기억해 낸 것은 이런 것이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먼저 그의 이름, 부칭, 성을 언급해야겠다. 그는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사닌이다. 그가 회상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1840년 여름의 일이다. 스물 두 살의 사닌은 이탈리아에서 러시아로 돌아가는 도중 잠시 프랑크푸르트에 머물고 있었 다. 1840년에는 철도가 거의 놓여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여


행자들은 승합마차를 이용했다. 사닌의 승합마차는 밤 열 시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 고, 다행히 날씨도 아주 좋았다. 그래서 사닌은 당시 유명했 던 <백조>호텔에서 점심을 먹은 뒤 도시 산책에 나섰다. 그는 다네커1)의 아리아드네 조각상을 보러 들어갔지만 별 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괴테의 집도 방문했지만 그의 작품 을 읽어본 것은 ≪베르테르≫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프랑 스어로 번역된 것이었다. 그는 마인 강변을 따라 산책도 해 보았지만, 고지식한 여행자가 으레 그렇듯이 곧 따분해졌 다. 마침내 저녁 여섯 시가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이 피곤한 몸 으로 먼지투성이의 발을 이끌고 프랑크푸르트의 한 평범한 거리에 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 거리를 그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잊을 수 없었다. 이 거리의 몇 안 되는 건물 중에서 그는 ‘이탈리아 제과 점 조반니 로셀리’라고 쓰인 간판을 발견했다. 사닌은 레모 네이드 한 잔을 마시려고 제과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가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잡한 소리가 옆방에서 들려 왔다. 사닌은 잠시 서 있었다. 이윽고 초인종을 크게 울리고

1) 요한 하인리히 폰 다네커(Johann Heinrich von Dannecker, 1758∼1841): 독일의 조각가로 <표범 위의 아리아드네>라는 작품으로 유명함.


나서 “아무도 없습니까?” 하고 목소리를 높여 사람을 불러 보았다. 바로 그 순간 옆방의 문 하나가 활짝 열렸고, 사닌 은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

2 드러난 어깨 위로 검은 곱슬머리를 흩날리고, 드러난 두 팔 을 앞으로 쭉 뻗으면서 열아홉 살쯤 되는 처녀가 상점 안에 서 급히 뛰어나왔다. 그녀는 사닌을 보자마자 달려와서 그 의 손을 붙잡고 뒤로 그를 끌고 가면서 숨 가쁜 목소리로 말 했다. “빨리요, 빨리. 이쪽으로요. 구해주세요!” 사닌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이 멈춰 섰다.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평생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사닌 을 향해 돌아서서 목소리와 눈, 떨리는 창백한 볼을 감싼 손 으로 말할 수 없는 절망을 드러내며 말했다. “제발 와주세요, 와주세요!” 그 말에 그는 즉시 처녀를 따라 열린 문으로 뛰어 들어갔 다. 그가 처녀를 따라 뛰어 들어간 방 안에는 구식의 마미단


소파 위에 밀랍처럼 혹은 오래된 대리석처럼 누르스름하고 온통 창백한 얼굴의 열네 살쯤 되는 소년이 누워 있었다. 처 녀와 굉장히 닮은 것으로 보아 그녀의 남동생임이 분명했다. 두 눈은 꼭 감고 있었고, 짙은 검은색 머리카락의 그림자가 돌처럼 굳은 이마와 연한 눈썹 위에 드리워져 있었으며, 핏기 없는 입술 사이로는 앙다문 이빨이 보였다.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았다. 한쪽 팔은 바닥을 향해 늘어져 있었고 다른 팔은 머리 위로 내던져져 있었다. 소년은 정장 차림으로 단추가 채워져 있었고, 꽉 낀 넥타이가 소년의 목을 옥죄고 있었다. “죽었어, 죽어버렸어!” 하고 그녀가 소리쳤다. “금방까지 여기 앉아서 나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쓰러져서 딱 딱하게 굳어버렸어요…. 오, 주여! 이 애를 구할 방법이 없 을까요? 게다가 어머니도 안 계시고! 판탈레오네, 판탈레오 네, 의사 선생님은 어떻게 됐어? 모시러 갔다 온 거야?” “아가씨, 제가 가지 않고 루이자를 보냈어요.” 하고 쉰 목 소리가 문가에서 들려왔다. 그러더니 안짱다리의 키 작은 노인이 검은색 단추가 달린 라벤더 프록코트에 하얀색 넥타 이를 매고 짧은 무명바지에 푸른색 소모사 양말을 신은 모 습으로 발을 절뚝이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루이자는 빨리 뛸 수 있지만 전 그러지 못하잖아요.” 하 고 노인은 리본 달린 긴 슬리퍼를 신고 통풍 걸린 다리를 질


질 끌며 이탈리아어로 계속 말했다. “자, 여기 물을 가져왔 어요.” 그는 쇠약해져 울퉁불퉁한 손가락으로 기다란 병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에밀은 죽고 말 거야!” 하고 처녀가 두 손을 사닌에게 내밀며 소리쳤다. “아아, 당신께서 그를 위해 뭔가 해주실 수 없을까요?” “피를 빼야 해요. 이건 뇌일혈이에요.” 하고 판탈레오네 라는 노인이 의견을 말했다. 사닌은 의학 지식이라곤 전혀 없었지만, 열네 살의 소년 에게 뇌일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었 다. “이건 실신이지 뇌일혈이 아닙니다.” 하고 그는 판탈레 오네를 향해 말했다. “혹시 솔 같은 것 없을까요?” “네?” 하고 노인이 작은 얼굴을 쳐들었다. “솔, 솔 말입니다.” 하고 사닌은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연 거푸 말했다. “솔 말입니다, 솔.” 하고 그가 자기 양복을 터는 시늉을 하면서 덧붙였다. 그러자 마침내 노인은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 “아, 솔! 그 쇄모 말인가요? 있고 말구요.”


지금까지 북레터 <인텔리겐치아>를 보셨습니다. 매일 아침 커뮤니케이션북스와 지식을만드는지식 저자와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인텔리겐치아>사이트(bookletter.eeel.net)를 방문하면 모든 북레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