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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할 수 없는 것들 세수하면서 물을 흘린다. 종이 상자를 숨긴다. 승강기를 타지 않는다. 돈을 집는다. 여자에게 말 건다. 엄마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종이에 적는다. 밤과 밤과 밤.

‹밤의 의미›, 르네 마그리트 그림, 1927


인텔리겐치아 2340호, 2014년 12월 3일 발행

이수연이 옮긴 타티야나 톨스타야의 ≪톨스타야 단편집≫

알렉세이 페트로비치의 머릿속에는 자신만 의 세계가 있다. 그 세계는 참된 세계다. 그 곳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반면, 바깥 세계는 어리석고, 부정하다. 이 세계에서 선 과 악을 구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세상 사람들은 서로 조건을 만들고 약속을 하며, 너무나도 어려운 규칙을 써 놓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배우고 익힌다. 그


들의 엄청난 기억력이 놀라울 뿐이다. 그들 의 규칙에 따라 사는 것은 알렉세이 페트로 비치에게 불가능한 일이다. -<밤>, «톨스타야 단편집(Рассказы Т. Толстой)», 타티야나 톨스타야(Татьяна Толстая) 지음, 이수연 옮김, 20~21쪽

알렉세이 페트로비치는 누구인가?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남자다. 그는 엄마에 게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한다. 그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일어나서 면도하고 이부터 닦는다. 엄마는 그에게 욕실에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라


고 명령한다. 세수를 마치면 엄마는 늘 바닥 에 물을 흘리지 않았는지 검사한다. 엄마의 과민인가? 옆방 사람들이 욕하기 때문이다. 공동 주택 에 산다. 화장실과, 욕실, 부엌을 함께 사용 한다. 그는 하루를 어떻게 사는가? 아침 식사를 한 뒤 마분지를 풀로 붙여 상자 를 만든다. 100개를 만들어 약국에 갖다 주 면 돈을 받는다. 그는 상자들과 헤어지기 싫 어 엄마 몰래 상자를 숨기지만 엄마는 귀신 같이 알아채고 빼앗아 간다. 좋아하는 상자 들이 길거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진 것


을 볼 때마다 그는 거세게 분노한다. 분노의 모습은? 이글거리는 눈을 하고 입가에는 거품이 맺 힌다. 당장이라도 한 사람의 목을 비틀어 버 릴 기세다. 엄마가 달려와 진정시키고 그에 게서 칼이나 망치를 빼앗아야 수습된다. 일을 마치면 그다음엔 무엇이 있는가? 산책한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한다. 숨이 곧 멈출 듯이 답답해져 가벼운 토끼처럼 빽빽 울기 때문이다. 무엇이 자신의 다리를 밑에서 끌어당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다.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보 이지 않았다. 엄마를 찾아 복도로 나간다.


복도로 나가면? 잘못해 다른 사람 방에 들어간다. 거기서 돈 을 발견한다. 그에게 돈은 아이스크림과 바 꿀 수 있는 그 무엇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 들은 엄청난 비난과 욕설을 퍼붓는다. 돈을 버린다. 비난과 욕설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 한 채 자신의 세계로 빠져든 그는 길 가는 여자를 희롱했다는 이유로 호된 주먹질을 당한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칠흑 같 은 어둠 속에 혼자 남아 울부짖는다. 그다음은? 엄마가 달려온다. 그를 가슴에 품고 입 맞추 며 오열한다. 집으로 데려가 퉁퉁 부어오른 얼굴을 씻어 준다. 평온을 되찾은 그는 엄마


에게 종이와 펜을 받아 진하고 굵은 글씨로 지금 막 깨달은 삶의 진실을 서둘러 쓴다. 삶의 진실은 무엇인가? “밤, 밤, 밤, 밤, 밤, 밤, 밤, 밤, 밤, 밤,” 밤이 뭔가? 그가 가진 동화적 상상력의 세계는 합리와 이성의 세계와 대립한다. 그는 처음으로 엄 마와 떨어져 그 세상을 만나지만, 그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암흑과 같다. 밤은 그가 경 험한 냉혹한 현실의 실체다. 작가는 왜 정신지체를 가진 사람을 주인공으 로 설정했나? 주인공은 푸슈킨의 시를 정상인과는 다르


지만 자신의 영감대로, 정확한 운율로 읽는 다. 작가는 이를 통해 풍부한 감수성을 토대 로 한 주인공의 상상력이 얼마나 시적인가 를 보여 준다. 주인공은 합리와 이성, 사회 적 관습에 익숙한 정상인들이 잃어버린 상 상력을 보여 주기 위해 작가가 전략적으로 창조한 인물인 셈이다. 이 단편집에는 어떤 작품이 실렸는가? <밤> 외에 <백지>, <새와의 만남>, <매머드 사냥>이다. <백지>는 어떤 작품인가? 인간과 인격이 사물화되는 현대의 인간 소외 현상을 첨예하게 보여 준다. 삶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인간의 최고 가치인 ‘양심’을 제거하는 주인공의 선택은 독자에게 비인간 적 사회로 치닫는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새와의 만남>은 어떤 작품인가?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을 통해 현실에 대한 환상과 꿈을 빼앗는 어른들의 비속함이 통 렬하게 드러난다. <매머드 사냥>은 어떤 작품인가? 삶의 의미를 남자를 통해서만 찾으려는 의 존적인 여성들에 대한 작가의 신랄한 비판 을 담는다. 매머드는 거대한 힘을 가진 남성 을 상징하지만 이미 멸종한 존재다. 이를 통 해 작가는 불가능한 사냥에 매달리는 여성


들의 어리석음과 함께 남성 우월주의 사회 의 종식까지 환기한다. 타티야나 톨스타야는 누구인가? 러시아의 대표적인 여류 소설가다. 현대 러 시아 여성 문학의 1세대로 꼽힌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작가 알렉세이 톨스토 이고 외할아버지는 번역가로 활동한 미하 일 로진스키다. 어떤 작품들을 썼나? 여성의 현실을 문제 삼는 작품을 많이 썼다. 하지만 여성 작가들의 작품 소재가 지극히 일상적인 미시 담론에 한정되어 있다는 일 반적인 편견을 깨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녀


의 작품에 드러난 일상성은 현대 사회의 비 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이며 소외된 삶을 반영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수연이다. 경희대에서 러시아어를 강의 한다.


낮에는 할 수 없는 것들 세수하면서 물을 흘린다. 종이 상자를 숨긴다. 승강기를 타지 않는다. 돈을 집는다. 여자에게 말 건다. 엄마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종이에 적는다. 밤과 밤과 밤.

‹밤의 의미›, 르네 마그리트 그림, 1927


톨스타야 단편집 타티야나 톨스타야 지음 이수연 옮김 2009년 2월 15일 출간 사륙판(128 *188) 무선제본 , 126쪽 12,000원


작품 속으로

밤 Ночь


아침, 알렉세이 페트로비치의 엄마1)는 입이 찢어지도록 하 품을 한다. 브라보! 전진! 새 아침이 밝았다. 선인장은 반짝 이고, 커튼은 가볍게 팔랑거린다. 이미 어둠 왕국의 성문은 세차게 닫혔다. 사나운 용들, 버섯들, 그리고 무서운 난쟁이 들은 지하 세계로 다시 사라졌다, 새 삶을 경축한다, 전령은 나팔을 분다. 새 아침이다! 새 아침! 뿌-뿌-뿌-우-우 -우! 엄마는 손가락으로 숱이 거의 없는 머리를 재빠르게 긁 는다, 파란 핏줄이 불거진 육중한 다리를 높은 침대 밖으로 내민다. 잠시 그렇게 멈추어 생각하게 한다: 엄마가 80년간 차곡차곡 축적해 온 135킬로그램의 무게를 어떻게 지탱하 고 다닐 것인가? 알렉세이 페트로비치는 눈을 떴다. 잠의 여운이 서서히 그의 몸에서 빠져나간다. 마지막 까마귀 한 마리가 기억 저 편, 심연 속으로 사라지고 어둠의 방문객들은 어지럽게 흩 어진 자신들의 조잡한 소품을 챙겨 다음 공연 시간까지 무 대를 떠났다.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바람이 알렉세이 페트 로비치의 벗겨진 머리를 희롱하고, 뻣뻣한 턱수염이 손바닥 1) 원문에서 ‘엄마라는 ’ 단어의 첫 알파벳은 항상 대문자로 표기되어 있다. 이 러한 특징을 살리기 위해 본 번역본에서는 진한 글자로 구분한다. 첫 알파벳이 대문자로 표기된 다른 단어들도 동일하게 처리했다.


을 찌른다. 일어날 때가 된 건 아닐까? 엄마는 곧 치장을 할 것이다. 거대한 산과 같은 우람한 엄마의 풍채. 그에 비해 알렉세이 페트로비치는 왜소하기 그지없다. 엄마는 모든 것 을 알고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말 그대로 전능자다. 그녀 가 말만 하면 모든 일은 그녀의 뜻대로 될 것이다. 반면, 페 트로비치는 늦둥이, 자연의 실수, 말라버린 씨앗, 잡초, 아 궁이에 던져질 운명이나 우연히 알곡들 틈에 끼게 된 쭉정 이, 그때 마침 ‘씨 뿌리는 자가 ’ 알곡들과 함께 대지에 뿌렸 다. 이제 일어나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직 이른 걸까? 칭얼 대지 말자. 엄마는 아침의례를 치루고 있는 중이다: 손수건 으로 팽-코를 풀고, 기둥 같은 다리에 스타킹을 씌우고 잡 아당긴다, 육중한 허벅지에 이르러 하얀 고무줄로 흘러내리 지 않도록 단단히 묶는다. 열다섯 개의 단추가 달린 낡은 아 마포의 코르셋으로 어마어마하게 큰 가슴을 곧추세워 고정 시킨다. 아마도 열다섯 개의 단추가 등 쪽에 있었다면 그것 을 채우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곧이어 엄마는 헝 클어진 머리칼을 머리 꼭대기로 틀어 올릴 것이다. 그다음 밤새 깨끗한 컵에 갇혔던 틀니가 물기를 살살 털며 날아오 를 것이다. 곧이어 흰색 내의를 입을 것이다. 그것은 등에 늘어진 동아줄, 작업용 사다리, 비상구를 감쪽같이 가려준 다. 곧바로 웅장한 건물은 뻣뻣한 푸른색 씌우개로 가려질


것이다. 그리고 그 웅장한 궁전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놀랄 일이야. 늘 하나도 틀림이 없어, 엄마는 대단해. 모두가 잠에서 깨어났고, 주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남 자와 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웅성거린다. 요란스럽게 방 문 닫히는 소리, 사람들이 와글와글 양치질하는 소리, 옆방 에서는 접시 덜그럭거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렇게 새벽 배는 선착장을 떠났다, 배는 돛에 한껏 바람을 머금고 푸른 물살을 가르며 질주한다. 멋진 의상을 입은 유람객들, 선상 에서 서로에게 웃음을 던지며 이야기를 나눈다. 앞에 보이 는 저 육지는 어디지? 배를 운전하고 있는 엄마는 이 배의 선장이다. 엄마는 갑판 꼭대기에 서서 시퍼런 바다의 수면 을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다. “알렉세이, 일어나! 면도하고, 이 닦아야지. 귀도 물론이 야! 깨끗한 수건 가지고 가. 치약 뚜껑은 돌려서 열어라! 물 내리는 거 잊지 말고. 아무것도 건드리지 마. 알아들었니?” 알았어요, 알았어. 엄마. 엄마는 항상 옳은 말만 한다. 드 넓게 펼쳐진 지평선처럼 그녀의 말은 언제나 간단명료하고 이해하기 쉽다. 노련한 안내인과 함께하는 항해는 얼마나 안전한가! 선장실에는 컬러판의 낡은 지도가 펼쳐져 있다, 지도 표면에는 배의 항로가 붉은 펜으로 그려져 있고, 곳곳 에 도사리는 모든 위험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기호로 표


시되어 있다. 어떤 곳엔 성난 사자가 그려져 있고, 어떤 해 변에는 코뿔소가, 또 다른 곳엔 고래가 등에서 분수를 내뿜 고 있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큰 눈과 꼬리를 가진 가장 위험한 바다 처녀도 있다. 그녀는 매우 미끈한 몸매와 독기 어린 눈빛을 빛내며 유혹적인 자태를 하고 있다. 이제 알렉세이 페트로비치는 세수를 하고 단장을 해야 한다. 엄마는 바닥에 물을 흘리지는 않았는지 늘 검사하러 온다. 바닥을 더럽히면 옆방 사람들이 욕설을 퍼붓기 때문 이다. 그러고 나면 맘마 먹을 시간이다! 엄마는 오늘 뭘 줄 까? 욕실로 가려면 부엌을 지나야만 한다.2) 그곳에서는 할 머니들이 가스레인지 앞에 모여 수군대며 독약을 끊인다, 그들은 이상한 풀뿌리들을 냄비에 넣는다, 기분 나쁜 시선 으로 지나가는 알렉세이 페트로비치를 응시한다. 엄마! 그 들이 나를 못살게 굴지 않게 해줘! 바닥에 물을 조금 흘렸다. 어쩌지. 복도는 이미 북새통이 되었다. 여자들과 남자들이 현관 을 나서며, 요란스레 열쇠와 지갑을 챙긴다. 불투명한 유리로 된 구석방 문이 열려 있고, 문지방에 욕 2) 알렉세이와 엄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 중의 하나인 공동 주택(코 뮤날카)에 살고 있다. 여기에서는 여러 가구가 하나의 화장실과 욕실, 부엌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심쟁이 바다 처녀가 서서, 실실 웃으며 알렉세이 페트로비 치에게 윙크를 한다. 삐딱하게 서서 담배 연기를 내뿜더니, 슬쩍 치마꼬리를 들추고 다리를 내보이며 그물을 던진다: 내 그물에 걸려들지 않으련, 응? 그러나 그때 엄마가 탱크처 럼 돌진해 온다, 붉은 바퀴를 거세게 굴리며 경적을 울려댄 다. 길에서 비켜, 비키라고! “이 쌍년아! 저리 꺼져버려, 내 말 안 들려! 아직도 모자 라 병든 사람까지 꼬시냐!” “허! 재수 없어!” 바다 처녀는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방으로 잽싸게 달린다. 살았다. 휴-우-우. 여자들은 이상해. 뭘 원하는 건지 알 수 없어, 하지만 가슴이 울렁거 려. 지나가면… 묘한 냄새가 나고… 그리고 그들에겐 다리 가 있어. 거리에 그들은 아주 많다, 모든 집에, 이 집에도, 저 집에도, 또 저 집에도, 모든 집에 있다. 그들은 숨어서, 허 리를 굽히고 무언가 헤집기도 하고, 때로는 손뼉을 치며 시 시덕거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알렉세이 페트로 비치에게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는 책상에 앉아 여 자들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언젠가 엄마는 근교 해변으로 그를 데려갔었다. 그곳엔 여자들이 아주 많았다. 한 여자가 있었다…. 털이 북슬북슬 난 요정 같은… 아니 강아지 같 은…. 알렉세이 페트로비치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었다. 그


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뭘 보고 싶어?−요정이 소리를 질렀다−저리 가. 꺼지

라고, 재수 없어!”

엄마가 뜨거운 냄비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냄비 속을 들여다본다. 그 곳엔 장밋빛의 퉁퉁 부은 소시지가 있다. 알 렉세이는 신이 났다. 엄마는 소시지를 접시에 놓고 비닐 껍 질을 벗긴다. 알렉세이의 손가락 사이에서 작은 칼이 자꾸 미끄러진다. 식탁의 한 귀퉁이, 식탁보를 찍찍 긁을 뿐이다. “손으로, 손으로 소시지를 집어!” 아, 그렇지, 엄마는 완벽한 길잡이 별이다! 황금의 별! 온 갖 지혜로 복잡하게 엉킨 어떤 실타래도 풀어낸다! 출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어떤 미로도 위대한 손으로 부숴버릴 수 있고, 어떤 장벽도 허물어버린다. 그리고 나면 탁 트인 평탄한 대로! 이때 용감하게 한 발을 내디뎌야 한다! 그러나 얼마 후 다시 빽빽하고 어두운 숲이 나타난다. 알렉세이 페트로비치의 머릿속에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 다. 그 세계는 참된 세계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 다. 반면, 바깥 세계는 어리석고, 부정하다. 이 세계에서 선 과 악을 구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세상 사람들은 서 로 조건을 만들고 약속을 하며, 너무나도 어려운 규칙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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