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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노자 율곡은 도가의 이로움을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이겨 사사로운 욕심을 막고, 고요함과 무거움으로 자신을 지키며, 겸손함과 무욕으로 스스로 기르고, 자애로움과 간소함으로 백성을 다스릴 수 있다.

‹이이 표준영정›, 김은호 그림, 1975


인텔리겐치아 2488, 2015년 3월 12일 발행

조기영이 옮긴 이이의 ≪순언(醇言)≫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몰 려 있지만 그 가운데 빈 곳을 두어야 수레의 쓰임이 있고 진흙을 빚어서 그릇을 만들지만 그 가운 데 빈 곳을 두어야 그릇의 쓰임이 있고 문과 창문을 뚫어서 방을 만들지만 그 가 운데 빈 곳을 두어야 방의 쓰임이 있으니 그러므로 있기 때문에 이로움이 되고, 없 기 때문에 쓰임이 되는 것이다.


三十輻이 共一轂애 當其無야 有車之用

고

埏埴以爲器애 當其無야 有器之用고

鑿戶牖야 以爲室애 當其無야 有室之

用니

故有之以爲利오 無之以爲用이니라 -≪순언≫, 이이(李珥) 지음, 조기영 옮김, 31~33쪽

이것은 노자의 주장이 아닌가? 그렇다. 도의 실행을 형상하여 설명하는 구 절이다. ≪도덕경≫ 제11장에 있는 구절에 율 곡이 토를 달았다.


도가 뭔가? 사람과 사물을 낳는 것이다. 존귀한 것이고 묘하게 작용한다. 행하지 않는 일이 없다. 도를 실행하려면 어떻게 하는가?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 비운 뒤에 사욕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선을 받아들인다. 그러 면 학문이 나아가고 행실이 이루어진다. 마음이 비지 않으면 어쩌나? 도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바퀴통이 비지 않 으면 수레가 움직이지 못하고 그릇이 비지 않으면 담을 수가 없으며 방의 가운데가 비 어 있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방이 되는 것과 같다.


비우는 방법이 있는가?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실행하는 것이다. 율 곡은 손(損)과 색(嗇), 곧 덜어내고 아낄 것을 당부한다. 어떻게 덜고 아끼는가? 스스로를 다스릴 때는 욕심을 내지 않고 정 신을 기르며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한다. 남을 다스릴 때는 법도를 삼가고 명령을 간 소하게 하며 많은 조목을 줄이고 낭비를 없 앤다. ≪순언≫은 어떤 책인가? 노자의 ≪도덕경≫을 율곡이 재편성한 책이 다. 직접 베끼고 풀이하고 토를 달았다.


왜 제목이 ‘순언’인가? 유가에 맞는 순일(醇一)한 내용을 취해 실었 기 때문에 제목을 ‘순언(醇言)’이라 붙였다. 도가 사상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유학자 입장에서 재해석했다. 재해석의 방법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문제, 그리고 자아, 세 계, 조화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명철보신(明 哲保身)을 추구하는 유가의 이치에 초점을 맞춰 교훈을 주려고 했다. 노자가 유학자에게 교훈을 줄 수 있나? 후서(後序)를 보면, “무위를 종지로 삼았지만 응용에 행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 했다.


무위인데 행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도덕경≫의 본체인 무위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측면에서 응용되지 않는 곳이 없어 허무한 데로 빠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즉, 허 무 지향의 이단이나 방외의 학문이 아니라 고 규정했다. 어디에 응용되는가? 극기질욕(克己窒慾), 정중자수(靜重自守), 겸허자목(謙虛自牧), 자간임민(慈簡臨民)이 라는 네 가지 뜻이 배우는 사람에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배우는 사람에게 네 가지가 어떻게 보탬이 되 는가? 자기 자신을 이겨 사사로운 욕심을 막고, 고 요함과 무거움으로 자신을 지키며, 겸손함 과 무욕으로 스스로 기르고, 자애로움과 간 소함으로 백성을 다스린다. 이 책은 조선의 도가 이해에 어떤 영향을 주었 나? 박세당(朴世堂)의 ≪신주도덕경≫, 서명응 (徐命膺)의 ≪도덕지귀≫, 이충익(李忠翊)의 ≪담로≫, 홍석주(洪奭周)의 ≪정로≫와 같 은 도가 주석서의 바탕이 되었다. 도가 철학 에 대한 주석과 이해에 새 지평을 열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조기영이다. 한국고전교육원 교수다.


조선의 노자 율곡은 도가의 이로움을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이겨 사사로운 욕심을 막고, 고요함과 무거움으로 자신을 지키며, 겸손함과 무욕으로 스스로 기르고, 자애로움과 간소함으로 백성을 다스릴 수 있다.

‹이이 표준영정›, 김은호 그림, 1975


순언 이이 지음 조기영 옮김 2010년 1월 15일 출간 사륙판(128 *188) 무선제본, 176쪽, 12,000원


작품 속으로

醇言 순언


순언(醇言) 율곡선생초해구결(栗谷先生鈔解口訣)15)

서울대 규장각 소장본 ≪순언≫ 머리 부분에 ‘율곡 선생이 베끼고 풀이하고 토 를 달았다는 ’ 내용의 ‘율곡선생초해구결(栗谷先生鈔解口訣)’의 기록이 있다.


제1장1)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음(陰)과 양(陽) 둘을 낳고, 둘은 천(天)과 지(地)와 인(人)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으니

道生一고 一生二고 二生三고 三生萬物니2)

주자가 말했다. “도는 ≪주역≫의 태극이고, 하나는 양의 홀수이고, 둘 은 음의 짝수이고, 셋은 홀수와 짝수가 포개진 것이다. ‘둘이 셋을 낳는다는 ’ 것은 이른바 ‘둘이 하나와 더불어 셋이 된다는 ’ 것과 같으며, ‘셋이 만물을 낳는다’3)는 것

1) 서울대 규장각 소장본 ≪순언≫에는 각 장(章)의 차례를 나타내는 표제가 없으나 편의상 붙인다. 제1장은 ≪도덕경≫ 제42장과 제5장의 내용에서 취 했다. 2) ≪도덕경≫ 제42장의 내용이다.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 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人之所惡 唯孤寡不穀 而王公以爲稱 故物或損之 而益 或益之而損 人之所敎 我亦敎之 强梁者不得其死 吾將以爲敎父.”

3) 송 황륜(黄倫), ≪상서정의(尙書精義)≫, 권30. “張氏曰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道之生也.”; 송 왕여지(王與之), ≪주례정의(周禮訂義)≫, 권42. “尙 書精義曰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者 道之成也.”; 송 소철(蘇轍), ≪노자해

(老子解)≫, 권하, 덕경(德經), <도생일장(道生一章) 제42>. “夫道 非一非 二 及其與物爲偶 道一而物不一 故以一名道 然而道則非一也 一與一爲二

二與一爲三 自是以徃而萬物生物 雖有萬不同 而莫不負陰抱陽 沖氣以爲 和者 蓋物生于三 而三生于一 理之自然也.”


은 홀수와 짝수가 합해서 만물이 생긴다4)는 것이다.” 朱子5)曰 道卽易之太極 一乃陽之奇6) 二乃陰之耦7) 三

乃奇耦之積 其曰二生三 猶所謂二與一爲三也 其曰三 生萬物8) 卽奇耦合而萬物生也9)

천지의 사이는 풀무10)와 같도다. 天地之間이 其猶橐籥11)乎인뎌12)

4) 송 위식(衛湜), ≪예기집설(禮記集說)≫, 권56. “山陰 陸氏曰 垂陽也 竅 陰也 播陰陽也 老子曰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陰陽沖氣也 五行是矣.”; 위

의 책, 권81. “嚴陵 方氏曰 親親之道 成於三 窮於九 夫道生一 一生二 二生 三 三生萬物 萬物有生 則有成矣.”

5) 송 동사정(董思靖), ≪태상노자도덕경집해(太上老子道德經集解)≫, 권 하, 덕경하편(德經下篇), 제42장 집해(集解)에는 ‘朱文公’으로 되어 있다. 율 곡은 ≪순언≫을 편찬하면서 주로 청원규산(淸源圭山) 동사정의 ≪태상노 자도덕경집해≫의 집해 내용을 참고해 인용했다. 6) 주자, ≪회암집(晦庵集)≫, 권37, 서(書), <답정태지대창(答程泰之大

昌)>에는 ‘一乃陽數之竒’로 되어 있다.

7) 위의 책, 같은 곳에는 ‘二乃陰數之偶’로 되어 있다. 8)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하, 덕경하편, 제42장 집해에는 ‘者’ 자가 붙어 있다. 9) 위의 책, 제42장 집해에 보인다; 주자, ≪회암집≫, 권37, 서, <답정태지대 창>.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熹恐此道字 即易之太極 一乃陽數之竒 二乃 陰數之偶 三乃竒偶之積 其曰二生三者 猶所謂二與一爲三也 若直以一爲 太極 則不容復言道生一矣 詳其文勢 與列子易變而爲一之語正同 所謂一 者 皆形變之始耳 不得爲非數之一也.”

10)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다. 풍상(風箱)이라고도 한다.


동씨13)가 말했다.

“탁(橐)은 풀무이고 약(籥)은 대통이니, 공기를 받아들 여 바람을 일으키는 물건이다. 천지의 사이에 음과 양 의 두 기운이 갔다가 오고 물러났다가 펼치는 것이 마 치 아무 생각 없는 이 물건이 속이 텅 비어서 공기를 받 아들일 수 있고, 사물에 응하면서도 속에 간직해 두지 않는 것과 같다.”

董氏曰 橐14)鞴也 籥15)管也 能受氣鼓風之物 天地之間 二氣往來屈伸 猶此物之無心 虛而能受 應而不藏也16)

비었으면서 궁하지 아니하며, 움직이면서 더욱 많이 내보

11)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 이기(理氣) 상, <태극천지(太極天地)

상>. “老子曰 天地之間 其猶橐籥乎 動而不屈 虛而愈出 橐籥 只是今之鞴

扇耳.”; 송 진덕수(眞德秀), ≪서산독서기(西山讀書記)≫, 권37, <음양(陰 陽)>. “老子曰 天地之間 其猶槖籥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槖籥 今之鞴扇 耳.”; ‘탁약(橐爚)’으로도 쓴다.

12) 이하는 ≪도덕경≫ 제5장의 내용이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 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橐籥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 守中.”

13) 동사정(董思靖)을 말한다. 14)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상, 도경상편, 제5장 집해에는 ‘他各 切’이 붙어 있어 음이 ‘탁임을 ’ 밝혔다.

15) 위의 책, 제5장 집해에는 ‘音藥’이 붙어 있다. 16) 위의 책, 제5장 집해에 보인다.


낸다.

虛而不屈며 動而愈出이니라

고본에서는 모두 ‘굴(屈)’을 풀이해 ‘갈(竭)’이라고 했 다. 볼 수 있는 형체가 없지마는 하나의 사물이라도 형 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없다. 움직이면서 낳고 낳 으니 내보내면 내보낼수록 더욱 궁함이 없는 것이다. 주자가 말했다.17) “하나의 사물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함이 있다면 비었지 만 궁한 것이다. 하나의 사물이라도 응하지 않음이 있 다면 이는 움직이지만 내보낼 수 없는 것이다.” 古本18) 皆釋屈作竭19) 無形可見 而無一物不受形焉 動 而生生 愈出而愈無窮焉20) 朱子21)曰 有一物之不受 則 虛而屈矣 有一物之不應 是動而不能出矣22)

17) ≪주자어류≫, 권125, 노씨(老氏), 노자서(老子書), <곡신불사장(谷神

不死章) 제6>. “問谷神曰 谷只是虛而能受 神謂無所不應它 又云 虛而不屈 動而愈出 有一物之不受 則虛而屈矣 有一物之不應 是動而不能出矣.”

18)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상, 도경상편, 제5장 집해에는 ‘陸河 上本’으로 되어 있다.

19) 위의 책, 제5장 집해에 보인다. 20) ‘無形可見 而無一物不受形焉 動而生生 愈出而愈無窮焉’까지는 율곡의 주해다. 21)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상, 도경상편, 제5장 집해에는 ‘朱文 公’으로 되어 있다.


만물이 음을 등지되 양을 껴안고, 충기23)로써 중화(中和) 를 이룬다.

萬物이 負陰而抱陽고 冲氣以爲和이니라24)

동씨가 말했다. “모든 동물 유형은 등이 뒤에 있어 속으로 고요한 무리 이고, 입·코·귀·눈은 앞에 있어 겉으로 움직이는 무 리다. 식물은 차가움을 등지고 따뜻함을 향한다. 그러 므로 ‘음을 등지되 양을 껴안는다’25)고 했으며, 충기는 곧 그 사이에서 운행한다.” 온공26)이 말했다. “만물은 음과 양으로 본체를 삼으며, 충기의 중화가 작 용하지 않음이 없다.”

22) 위의 책, 제5장 집해에 보인다. 23) 음과 양의 두 기운이 서로 부딪치고 사귀어서 생산되는 중화(中和)의 기 운이다. 24) ≪도덕경≫ 제42장의 내용이다. 25) 주자, ≪주역본의(周易本義)≫, <주역본의서(周易本義序)>. “萬物之 生 負陰而抱陽 莫不有太極 莫不有兩儀.”; 손기봉(孫奇逢), ≪독역대지(讀 易大旨)≫, 권5, <여삼무도인논역(與三無道人論易)>. “天道貴陽而賤陰 聖人抑陰而扶陽 故一陽之生保護 惟恐不嚴一陰之生遏絶.”

26) 사마온공, 송나라 사마광(司馬光)을 말한다.


董氏曰 凡動物之類 則背止於後 陰靜之屬也 口鼻耳目 居前 陽動之屬也 植物則背寒向煖27) 故曰 負陰而抱陽

而冲氣則運乎其間也 溫公曰 萬物莫不以陰陽爲軆 以 冲和爲用28)

••• 위는 제1장으로 천도의 조화가 사람과 사물을 생기게 하는 의미를 말했다. 右第一章 言天道造化發生人物之義

27)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하, 덕경하편, 제42장 집해에는 ‘故 曰 負陰而抱陽 如植物則背寒向煖 而冲氣則運乎其間’으로 되어 있다.

28) 위의 책, 제42장 집해에 보인다.


제2장29)

도가 낳고 덕이 기르고 사물이 모습을 나타내고 이세(理 勢)30)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만물은 도를 높이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음이 없으니, 도의 높음과 덕 의 귀함은 무릇 작위(爵位)를 주지 않아도 항상 저절로 그 렇게 되는 것이다.

道生之고 德畜之고 物形之고 勢成之라 是以萬物이 莫 不尊道而貴德니 道之尊과 德之貴 夫莫之爵31)而常自 然이니라

도는 곧 천도이니 사물을 낳는 것이다. 덕은 곧 도의 형 체이니 이른바 ‘성이다 ’ . 사람과 사물은 도가 아니면 삶 을 의뢰할 수 없고, 덕이 아니면 이치에 따라서 스스로 양생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도가 낳고 덕이 기른다고 ’ 했 으니, 사물이 모습을 이루고 이세(理勢)가 서로 말미암

29) ≪도덕경≫ 제51장의 내용에서 취했다. “道生之 德畜之 物形之 勢成之 是以萬物莫不尊道而貴德 道之尊 德之貴 夫莫之命而常自然 故道生之 德 畜之 長之育之 亭之毒之 養之覆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 德.”

30) 사리(事理)와 형세, 또는 자연스러운 운수를 말한다. 31) ≪도덕경≫ 제51장에는 ‘命’으로 되어 있다.


음은 모두 도와 덕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와 덕이 가장 높고 귀하게 되는 것이다.

道卽天道 所以生物者也 德則道之形軆 乃所謂性也 人 物 非道則無以資生 非德則無以循理而自養 故曰 道生 德畜也 物之成形 勢之相因 皆本於道德 故道德最爲尊 貴也

••• 위는 제2장으로 앞의 장을 이어서 도와 덕이 맞설 상대가 없 는 존귀함을 지니고 있음을 말했다. 右第二章 承上章 言道德有無對之尊也


제3장32)

도는 항상 행하는 일이 없지마는 행하지 않는 일이 없다. 道常無爲호 而無不爲니라

하늘의 운행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으나 만물의 생김 이 실로 이것에 근본을 하니, 사람에게 있어서라면 생 각함도 없고 행하는 일도 없으며 고요하게 움직이지 않 다가 감응해 마침내 천하의 일에 통달하는 것이다. 上天之載 無聲無臭33) 而萬物之生 實本於斯 在人則無 思無爲 寂然不動 感而遂通天下之故也34)

32) ≪도덕경≫ 제37장의 내용에서 취했다. “道常無爲 而無不爲 侯王若能 守之 萬物將自化 化而欲作 吾將鎭之以無名之樸 無名之樸 夫亦將無欲 不 欲以靜 天下將自定.”

33) ≪중용(中庸)≫, 제33장. “上天之載 無聲無臭 至矣.”; 청 손기봉(孫奇 逢), ≪독역대지(讀易大旨)≫, 권5, <여삼무도인논역(與三無道人論易)>.

“上天之載 無聲無臭 而萬物生 此易之源也.” 34) ≪주역≫, <계사(繫辭)> 상. “易 無思也 無爲也 寂然不動 感而遂通天 下之故.”; 명 내지덕(來知德), ≪주역집주(周易集註)≫, 권13, <계사상전

(繋辭上傳)>. “不疾不行 即寂然不動 而速而至 即感而遂通天下之故也.”;

≪일강역경해의(日講易經解義)≫, 권8, 하경(下經). “繫辭所云 寂然不動 感而遂通天下之故也.”; 송 위식(衛湜), ≪예기집설≫, 권124. “河東侯氏曰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寂然不動也 發而皆中節 謂之和 感而遂通天下之

故也 中也和也 非二也.”; 주자(朱子), ≪중용집략(中庸輯畧)≫, 권상. “侯曰


••• 위는 제3장으로 또한 앞의 장을 이어서 도의 본체는 행하는 일이 없지마는 묘한 작용은 행하지 않는 일이 없음을 말했 으니, 이는 한 편의 큰 뜻이다.

右第三章 亦承上章 而言道之本體無爲 而玅用無不爲 是一 篇之大旨也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寂然不動也 發而皆中節 謂之和 感而遂通天下之 故也 中也和也 非二也.”; 명 장황(章潢), ≪도서편(圖書編)≫, 권14, <일관

(一貫)>. “易 無思無爲也 寂然不動 感而遂通天下之故也.”; 동사정, ≪태 상노자도덕경집해≫, 권상, 도경상편, 제37장 집해에는 ‘寂然不動 萬理畢具 感之則應 萬事不遺’로 되어 있다.


제4장35)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몰려 있지만 그 가운 데에 빈 곳을 두어야 수레의 쓰임이 있고

三十輻이 共一轂애 當其無야 有車之用고

주자가 말했다. “무(無)는 바퀴통 가운데의 빈 곳이니, 오직 그 가운데 가 비었으므로 바퀴 축을 받아들여 움직여 굴러감에 그 치지 않는 것이다.” 동씨가 말했다. “바퀴살과 바퀴통이 서로 모여서 수레가 된다고 했으니, 곧 그 가운데가 텅 비어야 수레의 쓰임이 있는 것이다.”

朱子曰 無是轂中空處 惟其中空36) 故能受軸 而運轉不

窮37) 董氏曰 謂輻轂相湊以爲車 卽其中之虛 有車之 35) ≪도덕경≫ 제11장의 내용에서 취했다. “三十輻 共一轂 當其無 有車之 用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

爲利 無之以爲用.”

36)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상, 도경상편, 제11장 집해에는 ‘惟 其空中’으로 되어 있다.

37) 위의 책, 제11장; ≪주자어류≫, 노씨, 노자서, <도가도장(道可道章) 제 1>. “某嘗思之 無是轂中空處 惟其中空 故能受軸 而運轉不窮.”


用38)

진흙을 빚어서 그릇을 만들지만 그 가운데 빈 곳을 두어야 그릇의 쓰임이 있고

埏埴以爲器애 當其無야 有器之用고

동씨가 말했다.

“연(埏)은 흙을 이기는 것이고, 식(埴)은 흙을 차지게 하는 것이니 모두 옹기장이의 일이다. 이 또한 그릇 가 운데가 빈 뒤에 물건을 담을 수 있어서 쓸모 있는 그릇 이 되는 것이니, 아래 장의 의미도 같다.”

董氏曰 埏39) 和土也 埴40) 粘土也 皆陶者之事 此亦41) 器中空無然後 可以容物 爲42)有用之器 下意同43)

문과 창문을 뚫어서 방을 만들지만 그 가운데 빈 곳을 두어 야 방의 쓰임이 있으니

38) 동사정, ≪태상노자도덕경집해≫, 권상, 도경상편, 제11장 집해에는 ‘然 後有車之用’으로 되어 있다.

39)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는 ‘冶然反’이라는 소주(小註)가 붙어 있다. 40)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는 ‘市力反’이라는 소주가 붙어 있다. 41)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는 ‘此亦固其’로 되어 있다. 42)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는 ‘乃爲’로 되어 있다. 43)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 보인다.


鑿戶牖야 以爲室애 當其無야 有室之用니

착(鑿)은 뚫음이다. 鑿 穿也44)

그러므로 있기 때문에 이로움이 되고, 없기 때문에 쓰임이 되는 것이다. 故有之以爲利오 無之以爲用이니라

있음을 겉으로 해서 모습을 이루고, 없음을 가운데로 해서 물건을 받아들이니 있음을 겉으로 한다는 것은 비 유하면 몸과 같고, 없음을 가운데로 한다는 것은 비유 하면 마음과 같다. 이로움이란 순조롭게 적용한다는 뜻이니 이로움은 쓸모 있는 그릇을 위하고, 쓰임은 이 로움의 기틀을 위한다. 몸이 아니면 마음을 둘 곳이 없 고, 마음이 비지 않으면 도리를 받아들일 곳이 없다. 군 자의 마음은 반드시 비고 밝아서 아무것도 없게 된 뒤 라야 사물에 적응할 수 있으니, 마치 바퀴통 가운데가 비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수레가 되고, 그릇 가운데 가 비지 않으면 쓸모없는 그릇이 되며, 방 가운데가 비 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방이 되는 것과 같다.

44)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는 ‘鑿 穿也 半門曰戶 門房窓曰牖’로 되어 있다.


外有而成形 中無而受物45) 外有譬則身也 中無譬則心 也 利者 順適之意 利 爲用之器 用 爲利之機也 非身則 心無所寓 而心不虛則理無所容 君子之心 必虛明無物 然後 可以應物 如轂中不虛 則爲不運之車 器中不虛 則 爲無用之器 室中不虛 則爲不居之室矣

••• 위는 제4장으로 3장 이상은 도의 본체에 대해 말했고, 이 장 이후는 비로소 도를 실행하는 일을 말했는데, 마음 비우는 것을 먼저 힘써야 할 일로 삼았다. 대개 반드시 마음을 비운 뒤라야 자기의 사욕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선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학문이 나아가고 행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右第四章 三章以上 言道體 此章以後 始言行道之功 而以虛 心爲先務 蓋必虛心然後 可以捨己之私 受人之善 而學進行 成矣

45) 위의 책, 제11장 집해에는 ‘是三者 皆於外有以成形 中虛而受物’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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