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2 희망나무 고(스프레드)

Page 1

2014 11 + 12

2014 11 + 12

삶이 풍요로워지는 나눔

the 행복 희망, 인문학에 묻다 나를 살려준 당신의 이름에 대하여 달콤한 동행 ‘위·아·자 나눔장터’와 7년간 동행한 근로복지공단

진한 커피 향과 함께 깊은 가을을 들이마신다.

the 나눔

겨울 바다에 일렁이는 파도도 커피 한잔 마시러 들르는 이곳은 강릉이다. 파도 소리 섞어 마시는 커피 한잔은 힐링 그 자체다. 동해안을 따라 남쪽 정동진항에서 안목, 경포대, 사천으로 이어지는 해안길은 이미 커피 마니아의 성지로 유명하다.

가슴을 확 열어젖히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가

희망 발전소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직원과 고객 윈-윈하는 감성 경영으로 한발 앞선다 희망 지킴이 근로복지공단과 손잡고 직원 기숙사 마련한 나비솔한의원

카푸치노 거품을 만들고 비릿한 바다 내음을 정제해 추출한 커피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치다.

the 공감 감성 여행 겨울 바다와 커피 그리고 힐링 체험 커피의 도시, 강릉 직장 처세술 직업 세계,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표지1234 수정.indd 1

2014. 11. 7. 오후 6:02


the 행복

한 톨 작은 씨앗은 나무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 자잘하게 흩어진 뿌리는 나무를 키우는 자양. 비, 바람, 햇살은 나무를 풍성하게 일구는 노동. 나무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풍성함을 함부로 뽐내지 않는 겸손.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무는 다시 씨앗, 뿌리, 바람과 햇볕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어준다. 서로 나누고 보듬고 살피는 그들을 바라본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소망한다.


the 행복

2014. 11 + 12 vol.54 발행일 _ 2 014년 11월 10일(통권 54호)

02

인트로 삶이 풍요로워지는 나눔

30

06

이철환의 짧은 동화 그 후로도 오랫동안

10

포토 에세이 당신은 누군가의 머플러였던 적이 있나요?

14

희망, 인문학에 묻다 나를 살려준 당신의 이름에 대하여

32 희망 발전소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직원과 고객 윈-윈하는 감성 경영으로 한발 앞선다” 38 달려라, 희망 데크윈 신갑찬 “천사가 없어 보상받지 못한 시간, 지금 천사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20

명화 읽기 자연을 사랑하고 땅의 마음을 그린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

24 달콤한 동행 ‘위·아·자 나눔장터’와 7년간 동행한 근로복지공단

발행인 _ 이 재갑 편집인 _ 강 윤호 편집위원 _ 김경식, 오기영, 권순식, 나원석, 박문숙, 김이호, 김기륜, 이종호, 유시환 발행처 _ 근로복지공단 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340 기획 편집 디자인 _ 더 북컴퍼니 <희망나무>는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홍보마당과 애플리케이션 ‘희망나무’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www.kcomwel.or.kr

the 나눔

근로복지공단에서 발행한 <희망나무>의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 표시·상업적 이용 금지·변경 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과 일러스트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 저작물 자유 이용 허락 표시 제도입니다. www.kogl.or.kr

이어령의 희망 메시지 사람 살려

44 희망 안테나 동우직업전문학교 “맡겨만 주세요, 우리가 바로 아파트 맥가이버” 50 희망 지킴이 나비솔한의원 “장거리 출퇴근 문제 해결로 일은 즐겁고 사기는 쑥쑥” 56

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산재근로자 및 자녀 장학사업 고용창출 융자지원사업 등

the 공감

64

이영철의 마음 그림 그대는 가을로 온다

66

감성 여행 커피의 도시, 강릉

74

직장 처세술 직업 세계,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78

컬처 노트 영화 <명량>을 보고

80

멘토 스쿨 성공을 실현하기 위한 동력, 비전

86

TV 열전 외국인 캐릭터 전성시대, 어떻게?

92

웰빙 건강 하우스 추운 계절에 찾아오는 소리 없는 저격수

96

하트&하트 조현경 대리의 아브라카다브라

100 나의 버킷 리스트 나눔과 사랑으로 충만하다 102 희망 물음표 104 희망 뉴스 108 알립니다


the 행복

6

이철환의 짧은 동화

7

언덕에서 중심을 잃어 리어카가 길가에 서

온몸이 녹아내렸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있는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수북이 담겨 있던

새벽까지 대학 입시 공부를 했다. 쏟아지는

사과들이 땅바닥에 뺨을 비비며 언덕 아래로

잠이 기름때에 전 작업복보다 더 싫었다.

데굴데굴 굴러갔다.

새벽이면 나도 모르게 방바닥에 잠들어

“아이고, 아이고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있곤 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소리쳤고, 사람들이

그런 내 모습이 싫어서 어느 날은 줄넘기를

모여들어 사과 줍는 일을 도와주었다.

가지고 내 몸을 의자에 꽁꽁 묶었다. 열 번을

아주머니는 외투 앞자락에 한 아름 사과를

넘게 묶었건만, 정말 마술처럼 줄넘기를

주워다 주셨다.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은

풀고 아침이면 나는 방바닥에 버젓이 누워

바로 라라였다. 그녀와 나는 어색한 웃음을

있었다. 마음은 공허했지만 고드름은 거꾸로

주고받았다. 그녀의 그 얼굴이 오랫동안

매달려서도 제 키를 키워간다고, 나는 나를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다.

위로하곤 했다. 힘들 때마다 라라가 보고

글 이철환(소설가) 일러스트 조성흠

장사를 하며 나는 책을 많이 읽었다.

없었다. 나는 공장에 다녔고, 그녀는 명문대

길가에서도 담벼락 밑에서도 문학이 있어

여대생이었다.

싶었다.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외롭지 않았다. 배가 고프면 아무도 없는 골목에 들어가 사과를 먹었다. 바지에 쓱

여러 날 망설인 끝에 전화를 걸었다.

닦아 한 입 가득 사과를 베어 물면 눈에 가득

그녀와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녀를 만나러

엄마 얼굴이 고였다.

가는 날, 난 손에 밴 기름때를 열심히 닦았다.

세상은 때때로 나를 속였다. 세상에

돌아다니며 “사과 사세요!”를 외쳤다.

상처받으면서 내 몸에도 하나 둘 가시가

그 시절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나는 경험이

돋아났다. 험한 세상을 건너려면 우선

이성보다 강하고 언어보다 진실하다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학교에서 소개해

아무리 비벼대도 손톱 밑 기름때는 지워지지

내 안에 흐르는 큰 강을 건너지 않으면

사실을 깨달았다.

준 공장에 취직했다. 기계와 씨름하는 것이

않았다. 손톱 밑을 칫솔로 문지르자 여린

내 하루 일과였다. 작업복 주머니에 시집을

살갗이 벗겨져 손톱 끝에 피가 맺히기도

어느 날, 리어카를 끌고 예전에 살던 동네로

넣고 다니며 틈틈이 시를 외우곤 했다. 시집

했다.

고등학교의 마지막 방학이 되자 나는

갔다. 낮은 언덕을 내려오는데 저 멀리

곳곳에 기름때가 묻어 있었다. 기름때에 전

중앙시장에 가서 헌 리어카를 한 대 사 왔다.

라라가 보였다. 나의 첫사랑인 라라가

작업복을 입은 내 모습이 점점 싫어졌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라라네 학교 앞이었다.

그러고는 사과를 리어카에 가득 싣고 온종일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예쁘고

그래서 화장실에 가도 거울을 보지 않았다.

여대생이 무리를 지어 쏟아져 나오는

거리를 돌아다녔다. 이화동, 동숭동, 명륜동,

단정한 모습이었다. 나는 모습을 감추고

삼선교, 보문동 등을 아침부터 밤까지

싶어 모자를 깊이 눌러썼다. 그 바람에

안 되었다.

손가락과 손바닥의 기름때는 지워졌지만,

진입로를 걸으며 나는 난쟁이처럼 작아졌다. 밤늦은 시간까지 야간작업을 하고 나면

정문 앞에서 학생들과 경찰이 몇 미터 간격을


the 행복

8 9

두고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확성기를

“아, 그렇지.”

시끄럽더라. 매일 이러니?”

되는 거야.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던 거고.

든 한 학생이 선두에 서서 오른손을

우리는 서먹한 웃음을 주고받았다. 시간이

“응, 그래도 오늘은 덜한 편이야. 최루탄까지

히틀러는 국민의 절망을 교묘히 이용한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흘러도 어색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쏘면 여기 못 앉아 있어.”

거니까….”

약속 장소인 카페로 들어서자 벌써 라라가

“나 지금 공장에서 일해.”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도착해 있었다. 그녀 앞에 앉았지만 시선을

테이블 끝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나는

“나 요즘 히틀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우습게도 난쟁이처럼 작아졌던 내가 조금은

둘 데가 없었다. 쩔쩔매는 나를 보고 그녀가

기어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히틀러가 화가 지망생이었다는 것도

커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알고

먼저 말을 건넸다.

“그랬구나. 힘들어도 좋은 경험 되겠다.

놀라웠고, 신학 공부를 한 적이 있다는

있었다. 열등감 때문에 내가 장광설을

“잘 지냈어?”

너,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것도 정말 놀라웠어. 어째서 독일 국민들은

늘어놓았다는 것을.

“응… 너는?”

라라는 내 복잡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히틀러를 지지했을까? 그가 옳지 않다고

“나도 잘 있었지. 전화번호 어떻게 알았어?

가지런한 치아를 보이며 상냥하게 웃었다.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을 텐데….”

다시 만나자고 하면 만나줄 그녀였다.

“좋은 경험이 되겠지. 근데 경험 쌓으려고

라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나는

정도 많고 이해심도 많으니까. 하지만

공장에 다니는 건 아니야. 실력도 없었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만나자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와

깜짝 놀랐어.” “초등학교 때 전화번호 그대로잖아.”

집안 형편도 어려워서 선택의 여지가

나는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 달랐으니까.

없었어. 지금은 책만 열심히 읽고 있어.

“히틀러가 옳지 않다고 말한 사람도 많았어.

가난한 글쟁이가 되겠다는 게 내 꿈의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소설가가 될 수

히틀러 정권에 저항하면서 죽음을 불사한

전부였으니까….

있겠지….”

사람들도 있었고…. 다만 지지하는 세력이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이는 라라 앞에서

더 많았을 뿐이지. 히틀러는 독일의

마음이 어둑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정치적·경제적 파탄을 이용한 거잖아.

기름때를 벗기려고 고무장갑처럼 빨개진

절망에 빠진 인간은 때때로 자신을 버리고

손가락 끝을 바라보았다. 마음이 쓰라렸다.

사르트르와 랭보를 힘주어

누군가를 추종하는데, 그것이 자신을

고드름은 거꾸로 매달려서도 제 키를

이야기했다. 순전히 열등감

지키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지. 자신이

키워간다며 나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절망은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갖고 싶었지만 갖지 못한 힘을 외부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날의 열등감과

찾으려 하고, 그 힘을 주도하는 세력을

절망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내 마음 깊은

따르면서 마침내 주도 세력을 숭배하게

곳에 상처로 남아 있었다.

작아지지 않으려고 그동안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칸트와

작아진 나를 감추고 싶었다. “학교 앞이 집회 때문에 아주

★ 글쓴이 이철환은 소설가다. 작품으로는 430만 명의 독자가 읽은 <연탄길 1·2·3>과 <행복한 고물상>, <위로> 등 총 20권이 있다. 작가의 작품 중 총 9편의 글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뮤지컬 <연탄길> 대본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the 행복

10

포토 에세이

11

당신은 누군가의

머플러였던 적이 있나요? 글 양인실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노란 잎으로, 빨간 옷으로 갈아입는다. 열병을 하듯 줄지어 선 나무들의 알록달록한 잎은 문득 지난여름 그 자리에 있던 그 나무인가 싶어 생소하다. 시인 김현승은 노래한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단풍은 낙엽이 되기 전 마지막 생을 화려한 색으로 불태우며 사라진다.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늘 열심히 산다면 그것이 바로 화려한 불꽃이다. 나와 너, 우리는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the 행복

12 13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 추위에는 머플러가 안성맞춤이다. 그리 무겁지도 과하지도 않은 머플러 하나를 목에 두르는 것만으로도 따스함이 온몸을 파고든다. 올 굵은 실타래가 듬성듬성한 숨구멍을 만들어 집 안에 온기를 더한다. 비죽 튀어나온 실 가닥이 더 정감 있는 것은 서툴지만 정성스러운 누군가의 손길 때문이리라. 이제 매서운 추위도, 눈송이마저 기꺼이 맞이할 마음. 위대함만이 세상을 구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어쩌면 이 엉성한 머플러 한 장이면 될 것을. 당신은 누구가의 목에 머플러를 건넨 적이 있는가? 당신은 누군가의 머플러였던 적이 있는가?

러시아의 대문호 막심 고리키는 말했다. “행복을 두 손으로 꽉 잡고 있을 때는 그 행복이 항상 작아 보이지만, 그것을 풀어준 후에는 비로소 그 행복이 얼마나 크고 소중했는지 알 수 있다.” 행복을 꽉 움켜쥔 두 손으로 남의 손을 잡는다면, 세상과 악수한다면 행복은 더 커지고 더 귀중해진다. 자신의 행복이 항상 작아 보인다면 함께하는 마음이 작기 때문이다. 마음을 크게 키우면 행복은 절로 커지기 마련이다.


the 행복

14

희망, 인문학에 묻다

15

나를 살려준 당신의 이름에 대하여 글 조현(소설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딸

산다. 하지만 모잠비크가 마다가스카르라는

내게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딸이 있다.

큰 섬 옆에 자리했다는 것도 아프리카

딸은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편지 한

지도를 찾아보고야 겨우 알았으니 라피지

통을 보내온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마을이 모잠비크에서도 어디쯤인지는 아직도

편지를 받고서야 “아, 나에겐 딸이 있었지”

모른다. 여하튼 처음 만났을 때 땅따먹기

하고 혼잣말을 한다. 그리고 새삼스레 단

놀이를 좋아한다고 한 소녀는 올해로 어느덧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딸에 대해 생각한다.

열세 살이 되었다.

딸은 서울에서 1만km 떨어진 곳에 살고

그러나 아직도 딸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있다. 어쩌면 1만2000km가 넘을지도 모른다.

많다. 이를테면 어느 해였던가, 아침밥으로

어쨌든 엄청나게 먼 곳이다. 내가 딸과

‘포리지 바바’를 좋아한다고 카드를 보내온

맺어진 것은 2007년이다. 그해 여름, 우리

적이 있는데 이게 어떤 음식인지 아직도

가족은 ‘월드비전’이라는 곳에 외국 아동

모른다. 포리지 바바는 어쩌면 ‘포리지

후원을 요청했고, 그곳에서 멀리 모잠비크에

파파’일지도 모른다. 그 애가 손으로 쓴

사는 여섯 살 소녀를 우리와 연결해줬다.

글씨를 보면 가끔 ‘b’와 ‘p’가 헷갈린다.

밝은 초콜릿색 피부에 ‘아타나시오 마닌하

어쨌거나 지구 반대편에 우리 가족이,

실리오’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소녀였다.

비록 연말에 편지로만 만나는 한 소녀가

우리 가족은 해마다 한 번 전해지는 편지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통해 아타나시오가 쑥쑥 커가는 모습을

신기한 일이다.

지켜볼 수 있었다. 그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이며 학교는

왜 사람의 손은 두 개인가

집에서 2km 떨어져 있고 라피지라는 마을에

2007년 여름, 멀리 모잠비크의 소녀를 가족으로 맞아들인 계기는 한 여배우가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때문이었다. 그 여배우는 <로마의 휴일>의 주인공 오드리 헵번이었다. 이 영화뿐 아니라 <마이 페어 레이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정말로 멋진 미소를 보여준 오드리 헵번이 자신의 팬들에게 보여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쭈글쭈글한 주름살이 가득한 그녀가 어느


the 행복

16 17

한 흑인 아이를 안은 모습이라고 한다.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오드리 헵번은 1929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배고픈 사람과 나누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부모의 이혼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아이가

겪으며 어머니의 고국인 폴란드에서 공포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도록

굶주림으로 많은 고초를 겪었다. 열아홉

하라”로 시작하는 아름다운 시다.

살 때 단신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세계적

미국 작가 샘 르벤슨(Sam Levenson)의

영화배우가 되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

‘Time Tested Beauty by Tips’라는 시가

때문인지 훗날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다음과 같은

아프리카를 방문한 그때부터 여생을

마지막 구절 때문이다. “네가 더 나이 들게

소외받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되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해 살았다. 그리고 내가 본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사진은 바로 늙은 헵번이 뼈가 앙상하게 남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흑인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절망의 늪에서 나를 구해준

나를 살려주었지만 이름은 모르는 분들

것은 많은 사람의 사랑이었다. 이제 내가

처음 나눔을 주제로 짧은 글을 청탁받았을

그들을 사랑할 차례다.”

때 무엇을 쓸까 잠시 고민했다. 동서양의

우리 가족은 ‘굿네이버스’라는 후원 기관에

담양에 살 때 병에 걸려 거의 죽을 뻔한 적이

오드리 헵번이 죽기 전해인 1992년

명작과 훌륭한 성현들의 감동스러운 예화로

국내 아동을 위해 약간의 후원금을 보내고

있었는데, 며칠째 민간요법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자녀들에게 읽어준

글을 쓸 수도 있다. 그렇게 시작하면 매우

있다. 이렇게 적으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사색이 된 나를 보며 “어린 것이 쯧쯧…”

애송시가 있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당위적이고 도덕적인 말들을 끌어낼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평소에는 모잠비크에

하며 마을 사람들은 새댁인 어머니를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그러나 나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는 성현의

대해서는 거의 잊고 산다. 그러다가 연말에

안쓰러워하며 위로했다고 한다.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라.

거룩한 말보다는 작지만 내가 해온 것과

멀리 아프리카에서 오는 편지를 받으면 올

그러다 큰 결심을 한 어머니가 나를

그 이유를 소박하게 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한 해도 모두 건강했구나 하는 작은 기쁨을

업고 광주의 큰 병원에 갔는데, 문제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지만 우리 가족의 딸

느낀다.

치료비였다. 1970년대 초 농촌 살림살이가

아타나시오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했다.

그렇듯이 어머니께도 이렇다 할 돈이 없었던

우리 가족의 큰딸 이름은 ‘예진’이다.

나는 사람이란 누군가의 선의를 받으며

것이다. 하릴없이 결혼반지를 병원 근처의

의식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달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앞에서는

전당포에 맡기고서야 병원비를 마련했는데

아타나시오를 위한 후원금은 딸을 비롯한

오드리 헵번에 대해 얘기했지만, 내가 이런

계속되는 치료에 돈은 금세 바닥이 났다.

우리 가족의 용돈에서 약간씩 떼어 마련한다.

생각을 한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해주신

새댁의 몸으로 세상 물정을 모르긴 했지만

그리고 동생 ‘예설’이가 태어난 후에

어떤 이야기 때문이다. 내가 아주 어려서

그래도 부끄러움 정도는 안 어머니가 도저히


the 행복

18 19

다른 방법이 없어 하릴없이 금반지를 맡긴

그리고 좀 더 경황이 있었으면 그분들

수술비가 그 정도라는 사실을 알아내는

마음을 담아 경어체로 인사를 적는다.

그 전당포를 다시 찾아갔다고 한다.

성함이나 전당포 이름이라고 알아둘 건데,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리라. 여윳돈이

“병원비를 깎아준 소아과 의사 선생님,

돌아가는 사정을 들은 전당포 주인은

그 후 서울로 이사 오면서 영영

50달러뿐이라면 역시 고민해볼 일이다.

그리고 결혼반지를 맡고 훨씬 많은 돈을

순순히 금반지 금액을 훌쩍 넘는 돈을 더

잊어버렸다며 안타까워하셨다. 이제

스스로에게는 그 정도 돈이 어떤 의미가

내주신 전당포 주인님 저는 당신들의 이름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때 밝혀진 내 병은

어머니마저 돌아가셨으니 어려서 나를

있는지, 그리고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백내장

모릅니다. 하지만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는

이질이었다. 지금이라면 당연히 병원에서

살려준 은인들의 이름을 이제 내가 알 수

때문에 시력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그 돈이

가끔 당신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쉽게 고칠 수 있었으나, 당시 시골에서

있는 길은 영영 없어졌다.

어떤 의미가 될지.”

당신들에게 아들딸이 있으면, 손자와 손녀가

아프리카를 사랑해 인생을 헌신한

있으면 그리고 그 손자와 손녀가 자라서

민간요법만 믿고 어린아이를 방치했으니 사경을 헤매게 된 것도 당연지사. 어머니는

진리는 우리가 행동하는 순간 빛난다

슈바이처(Schweibzer) 박사는 <물과 원시림

또 다른 아이들을 낳으면 그 모든 자손이

당시 의사에게 꾸중도 많이 들었다고

어쩌면 내가 그리고 우리 가족이 전혀

사이에서>라는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항상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어쨌거나 병이 호전되고 나서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매달 약간의

말했다. “진리에는 시간이 없다. 진리의

말입니다. 저도 똑같이 기원드립니다.

여유가 없어 금반지를 영영 찾지 못했고

돈을 후원하기로 결심한 것은 ‘사람은

시기는 언제나 와 있으며, 그것이 바로

당신들이 고마웠다고. 그리하여 저 역시

전당포 주인에게 변변한 인사도 못했지만,

누군가의 선의를 받으며 살아간다’라는

시기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바로

마치 양치질이나 세수처럼 내가 당연히

내가 어려서 큰 병을 이기고 살아난 것은

생각 때문이 아닐까.

그때다.”

해야 하는 일상의 일처럼 우리나라 어느

병원비를 깎아준 광주의 소아과 의사와 맡긴

철학자이면서 동시에 실천하는

어릴 때 나를 살려준 그 소아과 의사와

곳 혹은 지구 반대편의 아이를 위해 작은

금반지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준 전당포

행동가이기도 한 피터 싱어(Peter Singer)

전당포 주인은, 좋은 일은 다음번에

선의를 베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해

주인 덕분이라고 살아생전 어머니는 가끔

교수는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라는

해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새댁이

성탄절에 아프리카에서 편지가 오면 그걸

지나가는 말로 사연을 알려주곤 하셨다.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에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읽는 동안 저는 고마운 당신들의 이름은

우리가 힘을 보탤 가치가 있는 좋은 일을

‘바로 그 순간’ 선뜻 선의를 베풀어주었다.

무엇이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는 단체가 많다. 그중에서도 어디가

그리하여 내가 살아났고 지금의 나이가 되어

잠시 기도하죠. 저 역시 당신들의 아들딸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부끄러운

잘되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자손이

이 글을 마무리하며 그때 그분들께 감사의

잘되기를 아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가장 좋은지를 모른다는 사실이 아무 데도 기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남는 돈 450달러가 있는데 그것을 자신을 위해 쓸지 남을 돕는 데 쓸지 생각 중이라면, 열네 살 먹은 소녀가 ‘산과적 누공’ 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그것을 치료할

★ 글쓴이 조현은 소설가로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가 있으며 ‘2011 우수 문학 도서’로 선정되었다. 공저로 <2012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2012년 황순원문학상 수상 작품집>, <2012년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품집>, <2014년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등이 있다. 2014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출간하는 앤솔로지 <Azalea>에 단편소설이 영역되어 수록되었다.


the 행복

20

명화 읽기

21

‘만종’. 55.5×66cm, 캔버스에 유채, 1857~1859년, 오르세 미술관.

농부에게서 발견한 영원성과 깊은 연민

모습을 담은 여러 작품에서 농촌과 자연의

하루해가 저물고 어딘가의 예배당에서

영구함 그리고 순수함을 강조했다.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에 부부는 하던 일을

이 그림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사람들을

멈추고 기도를 드린다. 지는 해를 뒤로하고

매료해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프랑스

기도하는 남녀의 모습에서 감사가 묻어난다.

방방곡곡에 판화와 사진을 통한 복제본이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çois Millet)의

퍼지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대중성을

대표작 중 하나인 ‘만종(L’Angélus)’은 황혼

띠게 되었다.

녘에 한 남자와 여자가 삼종기도를 드리는

자연을 사랑하고 땅의 마음을 그린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 프랑스의 손꼽히는 대표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 많은 사람은 그의 그림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는다. 밀레의 작품에는 농민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과 종교에 가까운 성스러운 온화함, 땅이 내쉬는 낮은 숨소리가 배어 있다. 고요히 무심한 듯하지만 천천히 맥박 치는 땅의 울림 속에서 겸허하게 살아가는 소박한 농민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일렁인다. 밀레는 치장하지 않은 소박한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농민의 모습을 가장 진실하게 그렸다. 글 양인실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종교적 정감과 서정성을 캔버스에 담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프랑스 농부를 가장

밀레는 상류층을 비판하기 위해 전원 풍경과

프랑스적으로 묘사한 화가”라는 평가를 받는

농부의 노동을 즐겨 그렸는데, 그의 대표작

전 세계적 화가다.

중 하나인 ‘이삭 줍는 사람들

프랑스 노르망디의 농촌 그레빌 출신인 그는

(Les Glaneuses)’은 밀레의 세계관을 잘

“일생을 통해 전원밖에 보지 못했으므로

보여준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나는 내가 본 것을 솔직하게 그리고 되도록

여인들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며, 이들의

능숙하게 표현하려 할 뿐이다”라고 말할

등을 밝히는 햇빛은 신의 가호를 의미한다.

정도로 풍경 속에 있는 농부의 모습을

멀리 쌓여 있는 노적가리에 비해 여인들이

주제로 여러 작품을 그렸다.

줍고 있는 이삭은 무척 소박하게 느껴지고,

그는 1848년 살롱에 출품한 ‘곡식을 키질하는 사람’을 계기로 농민 생활을 주로 그렸는데, 나중에 파리 교외의 바르비종으로 이사해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과 주변의 풍경을 작품에 담았다. 고단한 농민 생활을 독특한 시적 정감과 우수에 찬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으로 승화해 고유의 작풍을 확립했다. ‘만종’의 인물은 어두워서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없지만, 화면의 빛은 이들의 동작을 강조하고 있다. 밀레에게 농촌은 도시와 대비되는 곳이었고, 그는 농부의

‘이삭 줍는 사람들’, 83.6×111cm, 캔버스에 유채, 1857년, 오르세 미술관.


the 행복

22 23

노동하는 여인들의 모습은 대지의 색조와 비슷하다. 이는 이들에게 신의 축복이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의 노동에서 피로와 가난, 어쩌면 체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들을, 그 노동을 조롱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다. 그 단순하고 고전적 고요함에서 위엄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밀레는 1850년 살롱전에 씨를 뿌리면서 걸어가는 농부를 그린 ‘씨 뿌리는 사람 (The Sower)’을 출품했다. 이 작품은 보수적 비평가와 진보적 비평가 모두에게 주목을 받았다. 보수적 비평가가 보기에 ‘씨 뿌리는 사람’, 101.6×82.6cm, 캔버스에 유채, 1850년, 보스턴 미술관.

거칠고 이상화되지 않은 이 거대한 농부는 불편한 존재였다. ‘봄’, 86×111cm, 캔버스에 유채, 19세기경, 오르세 미술관.

밀레는 이미 19세기에 사용하지 않는 농기구와 농사짓는 법을 고집스럽게

‘자비심’, 40×45.1cm, 캔버스에 유채, 1858~1859년, 토마 앙리 미술관.

화폭에 담았다. 그는 그림을 통해

고흐의 마음을 사로잡은 화가 밀레

이러한 그의 노력은 모네와 시슬레, 바지유

고금의 모든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년의 밀레는 인물이 등장하지

같은 젊은 화가들에게 전해졌으며 쇠라와

고통스러워도 해야만 하는 노동을, 그렇게

않는 풍경화도 그렸는데, 프레데리크

반 고흐에게 깊은 사랑을 받았다.

고단한 인간 삶의 조건을 자기 방식으로

아트만에게서 주문받아 그린 ‘사계’ 시리즈

특히 반 고흐는 “밀레는 회화에서 나의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자비심(La Charite)’

중 ‘봄(Le Printemps)’이 대표적 예다.

아버지다”라고 말할 정도로 존경을

또한 그가 그리고자 한 소소한 시골 풍경과

길을 알록달록하게 장식하는 꽃에서 느낄

받았으며, 평론가 뒤랑티에게 ‘근대 농촌의

하류층의 삶을 숭고하게 승화시켰다.

수 있듯이, 자연을 성실하게 관찰하는

호메로스’라는 칭호를 받기도 한 농촌

단출한 농가의 문밖에 찾아온 걸인을

것을 즐긴 밀레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이

화가이자 철학가인 밀레.

위해 어머니가 자비로운 모습으로

보여주는 어둠과 갑자기 나타나는 빛에 대한

그는 비록 일상의 피곤함에 젖어 있지만

소녀에게 빵을 건네주는 모습은 타인에

자신의 애정을 일종의 ‘낭만주의적 시선’으로

겸허함을 간직한 농촌 사람들의 삶을

대한 사랑과 자비심에 대해 다시 한 번

표현했다. 또 그는 놀랍도록 신선한 색채를

조명함으로써 회화에서 확실한 윤리 의식을

생각하게 된다.

통해 찰나의 순간을 화폭에 담고자 했다.

구현한 화가다.


the 행복

24

달콤한 동행

25

“저소득층 어린이를 돕고 보살피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위·아·자 나눔장터’와 7년간 동행한 근로복지공단 저소득층 어린이를 돕는 국내 최대 나눔 축제인 ‘2014 위·아·자 나눔장터’가 서울·부산·대전에서 열렸다. 2008년 이후 꾸준히 참여한 근로복지공단의 열정은 올해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자원 재활용, 어린이 환경 교육, 나눔을 위한 근로복지공단의 ‘달콤한 동행’에 함께한다. 글 양인실 사진 임익순

자원 재활용과 나눔 문화 확산을 이끌다

광화문광장은 아름다운 만남과 의미 있는

“깨끗하게 세탁한 옷 한 벌이 천원입니다.”

나눔을 위해 찾은 인파로 들썩거렸다.

“자녀와 함께 읽을 만한 책도 있어요.”

청명한 하늘과 기분 좋게 살랑이는

“5천원 이상 구입하신 분께는 저희가 특별

가을바람도 뜻깊은 행사를 적극 도왔다.

제작한 천 바구니를 드립니다.”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복지와 교육, 건강의

목청 높여 사람들의 발길을 부르는 곳으로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따라가보니 근로복지공단 현수막이 걸린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위스타트(We Start)’,

부스에 다다랐다. 아니나 다를까

공익 문화를 창출하는 ‘아름다운가게’,

이곳에서는 행어에 걸린 옷, 판매대에 진열한

우리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인

청바지와 가방, 박스에 담긴 책을 보는

‘자원봉사’의 머리글자를 딴 위·아·자는

인파로 넘쳐났다. “조기 마감 임박!”이라고

서울·부산·대전 3개 지자체, 아름다운가게,

외치며 고객의 구매욕을 다시 한 번 자극하는

위스타트운동본부와 중앙일보에서 동시에

서울지역본부 임현재 대리는 목소리가

주최하는 나눔 장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쩍쩍 갈라지는 줄도 모르고 고객 유치에

나눔 축제인 ‘위·아·자 나눔장터’는

열심이었다.

안 쓰는 물건을 팔고 사며 자원 낭비를 막고,

지난 10월 19일, 국내 최대 나눔 행사인

자원봉사와 기부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2014 위·아·자 나눔장터가 열린 서울

가정의 어린이를 돕는 자선 벼룩시장이다.


the 행복

26 27

장터를 통해 모은 기부금은 국내외 저소득층 어린이를 돕는 데 쓴다. 부산시민공원 뽀로로도서관 앞에서 열린 부산 위·아·자 나눔장터에는 지난해보다 3만여 명 늘어난 10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나눔에 동참했다. 또 대전 위·아·자 나눔장터는 시민 3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전시청 어린이놀이터광장에서 열렸다.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한 직원들의 자발적 열정

공단은 지난 2008년부터 7년 연속 위·아·자

“국내 최대 나눔 행사인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함으로써 대중 언론 매체를 통한 공단 홍보에 힘을 싣는 한편,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랑 나눔 실천, 임직원에게 나눔 문화 확산과 실천 기회를 제공하고 자원 재활용으로 국가 정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나눔장터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서울 나눔장터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판매를 도운 강윤호 고객홍보실장은 “공단은 국내 최대

정했다. 물품 수집부터 행사 지원까지 준비

나눔 행사인 2014 위·아·자 나눔장터에

과정에 직원이 적극적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함으로써 대중 언론 매체를 통한

독려한 결과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직원이

공단 홍보에 힘을 싣는 한편, 저소득층

줄을 이었다. 서울·부산·대전의 위·아·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랑 나눔 실천,

나눔장터에서 직접 판매하고, 수익금은

나눔 문화 확산과 실천 기회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현장에서 전액

자원 재활용으로 국가 정책에 동참하고

기부했다.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위·아·자 나눔장터에서는 특히 공단

공단은 먼저 2014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서울지역본부와 경인지역본부 직원이

판매할 물품을 장만하기 위해 지난 10월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큰 호응을

7일부터 10월 15일까지 전 임직원에게 1인

얻었다. 자발적으로 지원한 직원 40명을

1물품 이상을 기증받았다. 기증 물품은

포함해 가족을 동반한 직원도 눈에 띄었다.

임직원이 사용하던 재활용품을 원칙으로

청바지와 가방 판매대에 선 서울지역본부

했으며 판매 효율성과 품질 등을 고려해

윤영순 본부장은 “오늘 이 행사를 위해

의류, 가방, 도서, 유아용품으로 품목을

물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한눈으로 보는


the 행복

28 29

산재·고용 보험, 복지 주요 사업’이 실린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또 천 바구니도 자체 제작해 5천원 이상 물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증정하고 있습니다”라며 본부 주관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이 같은 열정은 부산과 대전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한 지역본부도 마찬가지였다.

“올해에도 고가 물품과 명사 기증이 좀 아쉬웠습니다. 위·아·자 나눔장터가 전사적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 참여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청바지 코너에서 열심히 판매 중인 서울지역본부 윤영순 본부장.

<희망나무> 표지 모델이던 윤미례 차장도 눈에 띄었다.

판매자의 역할 분담을 조율한 결과 예년보다

동참과 성숙한 문화 또한 이번 행사의 큰

맞이했다. “오늘 날씨도 너무 좋고 사람들의

깔끔한 진행이 돋보였습니다. 자발적

결실이었습니다”라고 평하면서, “그러나

호응도 뜨거워 보람이 더 크네요. 저소득층

올해에도 고가 물품과 명사 기증이 좀

아이를 돕는 행사에 동료와 함께 참여해 정말

아쉬웠습니다. 위·아·자 나눔장터가

뿌듯하고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사적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위·아·자 나눔장터는 쉽게 접근하고

무엇보다 경영진 참여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실천하는 봉사의 장입니다. 공단 참여 차원을

좋겠습니다”라고 토로했다.

뛰어넘어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위·아·자 나눔장터를 준비한 고객만족부 강정규 대리는 “올해는 기증자, 수집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한 강윤호 고객홍보실장.

위·아·자 나눔장터를 준비한 고객만족부 강정규 대리.

생각합니다. 나눔과 공감이 있는 위·아·자 스스로 행복해지고 빛을 발하는 아주 쉬운 동행

나눔장터를 통해 근로복지공단은 더욱

서울 위·아·자 나눔장터의 근로복지공단

선진적이고 소통하는 문화를 구축해나갈

부스에서 인기 아이템은 책이었다. 덜

것입니다”라고 강윤호 고객홍보실장은

파손되고 최근에 출시된 베스트셀러가

힘주어 말했다.

많아서인지 준비한 200부가 다 팔리는

민간과 지자체, 기업이 힘을 합칠 때 소외

진풍경이 벌어졌다. 서울지역본부 이기봉

계층에게 희망을 주는 위·아·자 나눔장터의

차장과 의정부지사 김미영 차장을 비롯한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2008년 이후

5명이 열정적으로 판매에 나선 것도 빼놓을

함께한 공단은 해가 갈수록 그 빛에 생명을

수 없는 성공 요인. 청바지 코너에서는 사보

보탤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스스로 더

<희망나무> 표지 모델로도 활약한 윤미례

빛나고 있음을 알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

차장이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로 고객을

‘달콤한 동행’이 아닐까?


the 나눔

31

이어령의 희망 메시지

31

사람 살려

한국 사람은 개인도, 집단도 아닌 ‘사람’을 강조합니다, ‘얼다’에서 ‘얼음’이란 말이 나온 것처럼 ‘살다’에서 ‘사람’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는

배가 뒤집혀 물에 빠졌을 때

사람도 다 같은 사람.

영국 사람이라면 “헬프 미!”

지금 인류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위기에 빠져 있어요.

“나 살려!”

끝없는 테러, 바이러스 창궐, 경제 불황, 몸살을 앓는 지구….

일본 사람이면 “다스케테 구레!”

지구를 향해서 외치세요.

“살려줘!”

“사람 살려!” 그냥 살려달라가 아니라,

그런데

나만을 살려달라는 “나 살려!”가 아니라,

한국 사람이라면

이렇게 외쳐보세요.

‍“사람 살려!”

그래요, 한국 사람은 영국 사람처럼 나 살리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나 살려!”는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내세우는 개인주의적 인생관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난 말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사람 살려!”

한국 사람은 일본 사람처럼 그냥 살려달라고만 하지도 않아요. 누구를 살려달라는 것인지 “살려줘!”라고만 하는 외침에는 ‘나’ 없는 집단주의적 발상이 배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 이어령의 희망 메시지는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시공미디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가 80년 동안 쟁여둔 생각을 펼쳐낸 이 책에는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감동 메시지, 내 삶과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지혜의 메시지, 번뜩이는 창조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the 나눔

32

희망 발전소

33

“직원과 고객 윈-윈하는 감성 경영으로 한발 앞선다”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에서 가장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천안지사는 직원과 고객 모두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 한창이다. 2013년 경영 평가 1군 1위 달성 이후 더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 전 직원이 역량을 모으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글 이선민 사진 임익순

KTX를 타면 서울역에서 30분 만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의 경영 평가

도착하는 곳, 천안. 사통팔달의 이점이 있어

1군 1위 달성은 1995년 공단 출범 때 경영

자동차, 반도체,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18년 만의

대기업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의

쾌거이기도 하다. 또 올해 2분기 ‘숨은 일꾼’

산재·고용 보험 가입자만 50만 명이 넘는다.

부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안지사는 천안시, 아산시, 당진시, 예산군

‘숨은 일꾼’은 전화 수신 통계 기준을 활용해

등 충남 서북부 지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수신 성공호(50%)와 성공률(50%)을 반영해

충남 전체 인구 210만 명 중 약 115만 명이

선정한다. 문 지사장은 묵묵히 자신의 일에

저희 관할입니다. 산재·고용 보험료가

최선을 다한 직원들과 그들이 더욱 힘을

3,000억 원이 넘으니 저희 지사 업무량은

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온

아마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지사 중에서는

관리자들의 숨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며

최고일 겁니다.”

모두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천안지사의 문우동 지사장은 관할 지역이 넓고 관리 근로자가 많아서 76명에 달하는

근로자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 위해 최선

직원이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말했다.

천안지사는 산업재해 보상 보험

문 지사장은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2013년

사업과 산재·고용 보험 가입 지원,

경영 평가 1군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임금채권보장기금 관리, 근로자 복지

“이후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져 지사 분위기도

증진 사업과 근로자 신용 보증 지원 사업


the 나눔

34 35

등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며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에도 적극 나섰다. 또 천안지사는 지난 2011년 삼성전자 직원이 직업 때문에 암에 걸렸다는 확증을 천안지사는 ‘숨은 일꾼’ 부서로 꼽히는 등 고객 감동 서비스를

얻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 기관에

펼치고 있다.

의뢰해 직업과 암의 연관 관계를 증명하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보상을 위한 다각적

“직원이 고객의 희망을 키워주는 공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지사는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운영합니다.”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저희 지역은 기계를 다루는 근로자가 많아 수도권과 지방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천안은 타 지역 인구가 많이 유입된 곳이다. 다른

다른 지역에 비해 근골격계 환자 비율이 높은

공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지역과 달리 지역성은 없는 반면 민원 제기가

편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맞춤형 통합

느끼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래서 저희 지사는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는

천안은 외국인 근로자가 안산 다음으로 많다.

신념으로 운영합니다.”

천안지사는 외국인 근로자의 복지를 위해

문 지사장은 직원이 출근하고 싶은 일터를

상담 지원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만들고자 노력한다고 했다. 직원이 행복하면

매주 목요일과 격주 일요일이면

그 행복 바이러스가 고객에게 전달돼 고객이

천안 외국인력지원센터에 직원들이 나가서

감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을

외국인 근로자와 실직자, 구직자에게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재보험과 임금 체불, 불법 근로에 대한

문 지사장은 공단 업무 외에도 지역 경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활성화에 한몫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많은 편이다. 천안지사 직원들은 항상 웃으며 상담에 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덧붙였다.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인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가 고객 감동의 기본

아산 테크노밸리의 인력 수급 활성화 사업과

문 지사장은 단지 경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관련해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

받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기관과 협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기업과 달리 근로복지공단은 공익을

근로자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위한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천안지사의 행복

그만큼 직원이 고객의 희망을 키워주는

바이러스가 더 멀리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the 나눔

안지사 근로복지공단 천

“나에게 고객이란?”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죠 김은덕(가입지원1부 과장)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생각나는 친구처럼 곁에서 힘이 되고 생각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친구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듯 고객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 함께 발전하는 친구처럼 고객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직원이 되고 싶습니다.

설렘으로 기대하는 첫 만남입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에요

차현철(가입지원2부 대리)

함윤환(재활보상부 과장)

직원은 고객을 집단으로 느껴 부담스럽게 생각할

우리 업무는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일입니다.

수도 있지만, 고객은 직원을 대할 때 자신을

그만큼 고객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고객 만족을 목표로

상대해주는 개인으로 봅니다. 고객을 만날 때 으레

업무 방향을 결정하지요. 제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업무라 생각하고 긴장을 풀고 편하게 대하는

하는지 알려주는 고객이 제게는 목적지를 찾아주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항상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의

내비게이션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설렘과 공손함을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성 들여 키우는 꽃입니다 근로복지공단 홍보대사랍니다

이혜림(가입지원1부 주임)

김순희(재활보상부 대리)

화분은 제가 정성을 얼마나 기울이느냐에 따라 꽃을

고객은 우리 공단의 홍보대사입니다. 내가 실천한

피우기도 하고 시들어버리기도 합니다. 고객과의 관계도

정성 어린 응대와 근로복지공단의 서비스를 경험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탄탄한 업무 지식과 고객

고객은 공단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볼 것입니다.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그리고 어디서든 우리 공단을 칭찬하고 좋은 점을

서로 신뢰하는 마음이 한층 두터워질 거예요.

말씀해주실 테지요. 이만한 홍보대사가 세상에 또

사랑하는 만큼 쑥쑥 자라는 꽃처럼 고객과의 신뢰를

어디 있겠어요?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직원이 되고 싶습니다.


the 나눔

38

달려라, 희망

39

“천사가 없어 보상받지 못한 시간, 지금 천사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데크윈 신갑찬 신갑찬 씨는 금형·선반 가공 분야에서 4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지만 사고를 피하지는 못했다. 전신에 부상을 입은 후 세상을 원망하던 신 씨가 다시 힘을 얻고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데는 정유정 잡코디네이터의 힘이 컸다고 고백한다. 사고 후 1년 만에 치료를 끝내고 직장에 복귀하기까지 받은 도움 덕분에 환갑에도 한몫하는 일꾼으로 거듭났다. 글 이선민 사진 이진하

신갑찬 씨가 몸담고 있는 데크윈은 바다에서 물건을 끌어 올리거나 당기는 장비인 윈치(winch)를 생산하는 곳이다. 까다로운 제작 공정 때문에 수입산이 대부분인 가운데 데크윈이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윈치 시장을 장악해가는 중이다. 지난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에 사용한 윈치도 모두 데크윈이 생산한 제품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은 일당백의 역량을 발휘하며 해상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내 인생에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나 싶어 세상이 원망스러웠지요. 제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짜증을 심하게 내고 우울해하니까 가족도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속하게 대처한다. 신갑찬 씨가 사고를 당한 지난해 11월 28일 역시 해상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에 전 직원이 현장으로 출동해 공장에는 신 씨 혼자 남아 있었다. 신 씨는 금형·선반 가공이 주업무이지만 적은 인원으로 공장을 가동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일에 참여한다. 그날 역시 신 씨는 혼자 남은 공장에서 이동용 수레바퀴에 에어를 주입하기 위해 에어 컴프레서를 사용하던 중 압력이


the 나눔

40 41

발생해 수레바퀴와 에어 호스가 터지면서 바퀴 휠이 튀는 사고를 당했다. 얼굴과 몸으로 날아든 파편 때문에 치아와 치조골이 탈구· 골절됐으며, 무릎인대가 끊기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바퀴에 에어를 주입하던 것까지 기억이 납니다. 눈을 뜨니까 병원이더라고요. 가족이 보이고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내가 큰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신 씨는 그 당시 심정을 “자신이 원망스럽고 세상이 미웠다”고 회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고 직후 일주일 만에 치아와 잇몸 수술, 팔 수술, 다리 치료 등을 마치고 종합병원에서 집 근처 병원으로 옮기는 등 정신없이 보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신 씨의 두려움이 컸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이었다. 신 씨는 오른쪽 손가락이 한 개 없다. 열일곱 살 되던 해 철공 기술을 배우러 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사고는 당했지만 세상 어디에도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결국 손가락 한 개를 잃었지만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신갑찬 씨는 자신의 사고로 업무에 공백이 생겼을 때 묵묵히 그 자리를 메워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유정 잡코디네이터(부산지역본부) 신갑찬 씨는 내성적 성격 탓에 직장 복귀 의사가 있었지만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으셨어요. 그래서 제게 더 의지하셨던 것 같아요.

데크윈 곽병환 대표(가운데), 직원들과 함께 복직을 기념해 사진 한 컷 찰칵.

“그 시절 기억도 떠오르고 내 인생에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나 싶어 세상이 원망스러웠지요. 제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짜증을 심하게 내고 우울해하니까 가족도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까지 그에게 모질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근로복지공단 부산지역본부의 정유정 잡코디네이터를 만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제 도움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주셔서 원직장 복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환갑이 다 된 나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젊은 사람 못지않은 분이에요. 이번 사고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예전처럼

죽을 때까지 일하며 살고 싶습니다

“다발성 골절을 입은 신갑찬 씨는 신체와 정신적 어려움으로

다시 일하게 된 신갑찬 씨에게 앞으로는 좋은 일만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컸어요. 다차원심리검사에서 71점이라는 높은

생기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점수가 나올 정도였죠. 그리고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자신 때문에 동료들이 오히려 고생하고 있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소극적 태도를 취하셔서 오히려 사장님이 섭섭함을 느끼고 계셨지요.”


the 나눔

42 43

정유정 잡코디네이터는 데크윈 곽병환 대표가 신 씨의 임플란트 비용을 대주는 등 호의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직장 복귀에 낙관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신 씨가 회사로부터 보상을 더 바란다는 오해가 생겨 직장 복귀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정유정 잡코디네이터는 양쪽의 오해를 풀기 위해 꾸준히 사업장을 방문해 곽 대표를 설득했다. 곽 대표는 그 당시 정유정 잡코디네이터가 신 씨의 복귀를 위해 성심성의껏 노력하는 태도에 감명받아

“정유정 잡코디네이터가 산재보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저를 위해 정말 많이 힘써주셨어요. 그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마음을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열심히 일하는 부산지역본부 여러분을 만나면서 제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게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그 정성에 감동해서 복직에 동의했습니다.” 정유정 잡코디네이터는 사업주를 설득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심리상담센터와 연계해 심리 치료를 하도록 했다. 또 직장 동료 화합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신 씨의 원직장 복귀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다. 복귀 이후에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활 스포츠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합병증 예방 카드도 제공했다. “정유정 잡코디네이터가 산재보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저를 위해 정말 많이 힘써주셨어요. 그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아직 통증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매일 아침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신갑찬 씨는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에게 신세 지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신 씨는 그래서 오늘도 일손을 놓지 않고 일하는 자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the 나눔

44

희망 안테나

45

“맡겨만 주세요, 우리가 바로 아파트 맥가이버”

동우직업전문학교는 개교 3년 만인 2011년, 알찬 프로그램과 모범적 운영으로 전국 직업학교 평가에서 A등급, 전국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산재근로자 위한 맞춤 직업교육 실시하는 ‘동우직업전문학교’ 공동주택 경비원도 이젠 더 이상 퇴직자의 도피처가 아니다. 주민과 만족할 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문제에 능숙하게 대처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교육. 현장 실무, 재난 안전 교육, 예절, 컴퓨터 실력으로 무장한 산재근로자가 이제 아파트 해결사로 뜬다. 글 김인수 사진 임익순

50대 이상 산재근로자가 재취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볼 때 은퇴 시기가 다가오는 데다 산재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관심마저 뜸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대구시 소재 동우직업전문학교의 산재근로자 대상 직업훈련 과정은 많은 이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동우직업전문학교의 산재근로자를 위한

처음엔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경비원 교육을 해나가다 “이럴 바에는 우리가 교육기관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려 동우직업전문학교를 설립했다.

프로그램은 컴퓨터 활용 & 기초 경리 실무 과정과 일반 경비원 양성 과정으로 나뉜다. 이 중 컴퓨터 업무의 경우 몸이 불편하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산재근로자에게 인기가 많으며, 일반 경비원 양성 과정의 경우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고 크게 몸을 쓰는 일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50대 이상 산재근로자가 많은 관심을 가진다.

올바른 공동주택 경비원 양성하기 위해 직접 학교 설립

특이하게 경비원 양성 과정이 탄생한 것은 동우직업전문학교의 모회사 격인 동우씨엠(주)과 관계가 있다. 대구 지역 공동주택 관리를


the 나눔

46 47

대단위로 맡아 경비원 수급이 필요한 동우씨엠은 경비원 양성을 위한 교육이 절실했다. 하지만 지역 내에는 아파트 관련 교육기관이 없었고, 처음엔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교육해나가다 “이럴 바에는 우리가 교육기관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려 동우직업전문학교를 설립했다고. “경비원 양성이 시작이었지만 논의를 해나가면서 지역민을 위한 교육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직자의 직무 향상과 실업자의 재취업을 위한 직업교육, 경비원 양성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 되었지요. 또 설립 이후에는 평생교육

26년간의 교직 생활을 끝내고

과정도 신설했고요.”

맡고 있는 홍남경 교장.

2년 전부터 동우직업전문학교를

동우직업전문학교 홍남경 교장의 말이다. 동우직업전문학교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8년. 개교 3년 만인 2011년에는 알찬 프로그램과 모범적 운영으로 전국 직업학교 평가에서 A등급, 전국 4위에 올랐다. 지난 2013년 산재근로자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이 같은 평가를 채찍질 삼아 사회에 기여하기 위함이었다. 그중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몸이 불편한 산재근로자의 불리함을 최소화할 수

산재근로자 대부분 산업 현장에서 일한 터라

있는 분야라는 점 때문이었다. 물론

평소에도 컴퓨터와 그리 친숙하지 않다는

염려스러운 점도 있었다.

점이었다.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이들도 컴퓨터가 부리는 마술에 차츰 빠져들었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기기로 여기던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는 사실에 크게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설명하면 흘려들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 전혀 그러지 않았어요. 설명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모습이었지요. 물론 클릭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거나 한글 대신 영어로 쓰인다거나 하는

자신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여기던 컴퓨터.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지날수록 컴퓨터 세계에 푹 빠져든다고.


the 나눔

48 49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아파트 경비원으로

교육을 받는 산재근로자는 소방, 전기, 배관 등 현장

근무하고 있는 산재근로자를 통해서도

실무에 인공호흡법, 심폐 소생술 등 안전 교육까지

충분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실무를 익힌다.

동우직업전문학교에서 산재근로자 컴퓨터 교육 과정을 마친 이들 중 일부가 현재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중에는 경비원 활동과 함께 배운 컴퓨터 실력으로 개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도 있다는 것이 홍 교장의 말이다. 지난 8월 개설한 산재근로자 일반 경비원 양성 과정은 11월 첫 졸업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이유로 화를 내는 분도 있었지만요.” 컴퓨터 교육 과정을 강의하는 박순지 과장은 교육장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웃음 지었다. 그 웃음에는 여유가 배어 있다. 이제는 산재근로자와 함께하는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되었다는 뜻이다.

11월 첫 졸업생 배출, 능력 발휘 기대

산재근로자 직업훈련 과정을 실시하며 어느

지난 8월 산재근로자 일반 경비원 양성 과정을 개설했다. 신청 인원은 총 21명. 최소한 30%는 포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명만 포기하고 현재 19명이 교육받고 있다.

신청 인원은 총 21명. 최소한 30%는 포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명만 포기하고 현재 19명이 교육받고 있다. 교육 내용은 경비원 실무, 친절 교육, 재난 안전 교육, 현장 실무 등 공동주택에서 필요한 현장 실무 중심으로 짜여 있다. 물론 배우고 나면 간단하지만 실제로 교육받지 않으면 큰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소방이나 전기, 배관 관련

알아두어야 할 필수 사항이다.

실무가 그렇고 인공호흡법, 심폐 소생술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곳에서 3개월간 교육을

등 응급처치도 생명과 직결된 것이라

받는데도 경비업법을 적용받는 공동주택에

정도 자신감을 얻은 학교 측은 그 범위를

취업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에서 28시간 다시

확대해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산재근로자를

것이 바로 산재근로자 대상의 일반 경비원 양성 과정이다. 1년간

불편하게 만드는 이 같은 점이 개선되기를

교육을 받는 산재근로자의 모습을 지켜본 끝에 그들이 공동주택

바라며 홍 교장은 한마디 덧붙였다.

경비원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이지만 찾아보면 산재근로자가 할 수

“경비원의 경우 몸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민과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이들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

관계, 주민의 편의를 위해 이것저것 세심하고 폭넓게 살피는 일이

그리고 취업으로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교육만 제대로 받고 실천하면 주민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는

형성, 유지할 수 있지요. 몸이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못 할 일이

차츰차츰 이루어져나가리라 믿습니다.”


the 나눔

50

희망 지킴이

51

“장거리 출퇴근 문제 해결로 일은 즐겁고 사기는 쑥쑥”

“글쎄, 몇 명이나 되려나…. 권 코디, 우리 인원이 모두 몇 명이죠?”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한의원과 달리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에 직원 수를 물어보니 류정만

근로복지공단과 손잡고 직원 기숙사 마련, ‘나비솔한의원’

원장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고는 직원 관리를 담당하는 권정이 행정코디에게 전화를 걸어

장거리 출퇴근은 직원의 업무 능력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주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비솔한의원은 근로복지공단과 협의해 직장 여성 아파트를 마련했다. 출퇴근 문제뿐 아니라 동료들과 서로 돕고 격려하며 지낼 수 있어 생활이 한층 즐거워졌다는 것이 입주 직원들의 평. 그 현장을 찾았다. 글 김인수 사진 신상우

확인한 후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저를 포함한 원장 인원이 9명 그리고 직원이 28명으로 모두 37명이라고 하네요. 2012년만

“사람이 중요하죠.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직원들이 밝은 분위기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 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도 직원이 7명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2년 만에 규모가 꽤 커졌네요.” 충북 청주시 가경동에 위치한 나비솔한의원은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곳으로 이쪽 계통에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그와 함께 류 원장의 이름도 크게 회자되고 있다. 서울, 김해, 수원, 하남 등지에 지점이 생기고 다른 곳에서도 지점을 열고 싶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그와 나비솔한의원의 성공을 알려주는 확실한 증거라 할 수 있다.

‘가족적 분위기’ 만드는 것이 직원 관리의 초점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은 류 원장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월 3,000여 명이 찾아오는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그들의 차트를 매일 새벽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한의원 내 원장들과 연구·토론을 거듭한다. 그리고 강연이 있는 날이면 천 리 길도 마다 않고 찾아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다른 한의사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 같은 부지런함과 열정이 오늘날의 그와 나비솔한의원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공중보건의 생활을 거쳐 서울 모 한의원에서 길지 않은 의사 생활을 끝낸 그는 2006년 고향인 청주에서 개업했고 지난 2010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그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진료 과목도 분야별로


the 나눔

52 53

나누어 각기 전문의가 담당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특히 탈모와 비만, 피부 질환,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를 인정받고 있다. “제 방침은 뚜렷합니다. 환자를 잘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눈이 빠져라 차트를 들여다보고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치료 방법과 거기에 따른 약재 등등을. 결과가 좋으면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지죠. 그러한 노력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데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의사로서 그의 지향점이 ‘제대로 된 치료’라면 한의원 운영에서 지향점은 ‘가족적 분위기’다. 사실 병원이란 곳이 간호조무사 등 직원의 이직이 잦은 곳. 류 원장은 그러한 문제가 단지 봉급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직원에게 편안한 직장이 되도록 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아왔다. “사람이 중요하죠.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직원들이 밝은 분위기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 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동생활이 별로 없는 기숙사와 달리 아파트는 서로 돕고 격려하며 살 수 있는 공간이기에 입주 직원 모두 만족해하고 있다.

가능하면 웃는 모습을 보이고, 대화를 나누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 류 원장의 평소 행동. 비록 크진 않지만

숙박 문제 해결, 점차 범위를 넓혀갈 예정

한의원 내 자그마한 식당도 만들고,

한의원 규모가 커지고 직원이 늘어나면서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그곳에서

숙박 문제도 나타났다. 천안 등 청주 시외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지역에서 출근하는 직원도 생겨난 것이다. 아직 기숙사를 지을 여력이 되지 않기에 고심하다 좋은 해결책을 찾아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여성고용촉진시설지원 사업의 하나로 직장 여성 아파트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지원 사업을 이용해 아파트 한 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리가 멀어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던 여직원 4명이 입주해 현재 생활하고 있지요. 남자 직원들을 위한 지원


the 나눔

54 55

제도는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원룸 3개를 빌려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직원이 늘어나게 되면 근로복지공단 지원 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할 예정입니다.” 공동생활이 별로 없는 기숙사와 달리 아파트는 서로 돕고 격려하며 살 수 있는 공간이기에 입주 직원 모두 무척 만족해한다는 것이 기숙사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곳,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은 일터로 만들겠다는 것이 나비솔한의원의 직원 복지를 위한 최종 플랜이다.

업무를 담당한 권정이 행정코디의 말이다. “정말 좋아요. 청주 시외에서 출근해야 하는 어려움도 해결되었고, 원룸에 살던 직원은 매월 나가던 월세를 아낄 수 있으니까요. 또 비슷한 또래끼리 지내니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아요. 집에 있을 때는 식구들이 있어 행동하는 데 제약을 족욕치료실.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서는 그러지 않죠.” 아파트 기숙사에 입주해 생활하는 오가희(23) 씨는 기숙사 생활에 대해

개업 8년 만에 나비솔한의원을 전국 규모로 키운 류정만 원장.

한껏 만족하는 표정이다. 일과가 끝난 후 충분히 그리고 즐겁게 쉴 수 있으니

나비솔한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만큼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었다고 덧붙인다.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권 코디의

현재 직원은 대부분 1년 이상

판단이다. 물론 이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나비솔한의원은 가경동 소재 삼화빌딩 2층에 입주해 있는데, 내년 초에 1층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그럴 경우 직원을 위한 편의 시설 공간도 좀 더 확보할 수 있다. 또 기숙사도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을 발판으로 삼아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곳,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은 일터로 만들겠다는 것이 나비솔한의원의 직원 복지를 위한 최종 플랜이다.


the 나눔

57 56

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1

57

산재근로자와 자녀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산재근로자 및 자녀 장학사업 ■지원대상 •산재보험법에 의한 사망근로자의 배우자 및 자녀 •산재보험법에 의한 상병보상연금수급자 본인, 그 배우자 및 자녀 •산재보험법에 의한 산재장해등급 제1~7급 판정자 본인, 그 배우자 및 자녀 •산재보험법에 의한 5년 이상 장기 요양 중인 이황화탄소(CS2) 질병판정자 본인, 그 배우자 및 자녀

■장학금 지급의 범위 및 기간 •입학금·수업료 학교운영원비 합계 1인당 연간 총액 500만 원을 최고한도액으로 1년간 실납부금액 지원(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중 실납부액) •연간 최고한도액을 초과하는 경우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지급 후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액은 산재근로자 부담 •장학금 지급은 선발시점부터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업무절차 산재근로자

소속기관

공단본부

지역본부

소속기관

인터넷 또는 방문 접수

적격심사 (지역본부 및 지사)

장학생 선정 및 결과 통지

장학금지급

이중수혜 등 사후 관리

(지역본부 및 지사)

산재근로자와 그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산재근로자의 실질소득을 증대시키고, 생활안정에 기여함으로써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 우순조(재활사업부 과장)

(SNS 등)

(지역본부 및 지사)

■구비서류 장학생선발신청서(공단 소정양식) 1부, 주민등록등본 1통, 가족관계증명서 (단, 유족인 경우 2008년 이전 사망 유족은 제적등본)

■문의 •거주지 인근 소속기관(지역본부 또는 지사) 재활보상부로 문의하시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공단 콜센터 ☎1588-0075


the 나눔

59 58

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2

59

근로자를 위해 공단과 사업주가 힘을 합쳤습니다

고용창출 융자지원사업 ■융자지원 대상 및 요건 구분 융자대상

일자리 함께하기

고용환경개선

모든 기업

우선지원대상기업 •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구입·임차하여 기숙사로 활용 또는 승합자동차를 구입하여 근로자 통근차량으로 활용하는 경우

•교대제개편, 실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빈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확대를 위해 설비투자를 한 기업 지원요건

※ 설비투자 범위 - 생산활동에 직접 관련된 기계, 기구, 사무 기구, 안전 설비 등의 투자비뿐만 아니라 생산에 필요한 건축물 등 부동산 구입 및 임차 (월세는 제외)에 소요된 비용 포함

※주택 및 통근차량을 월세로 임대하는 경우 제외

•‘고용환경개선 시설비 지원’을 받은 사업장이 부족분에 대하여 고용환경개선 융자지원을 신청하는 경우

50억 원(소요비용의 2/3 범위) 융자한도

※설비투자비를 지원받은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최대 25억 원

2억5000만 원(소요비용의 2/3 범위)

대출금리

우선지원대상기업 1%, 대규모 기업 2%

1%

상환기간

1년 거치, 4년 상환

대행 금융기관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근로자의 복지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원절차 사업계획공고

사업계획서 제출

사업계획 심사 및 통보

융자금 대여 및 상환 관리

융자금 지급 및 원리금 상환

지도점검

고용노동부

사업주 → 고용센터

관할 고용센터

근로복지공단

금융기관

금융기관

사업주가 설비투자 또는 고용환경을 개선하고자 할 때 그 비용을 융자지원하고 있습니다. - 최인영(복지지원부 연구원)

우리은행, 기업은행, NH농협, 수협중앙회

■문의처 •소재지 관할 고용센터 기업지원과(www.work.go.kr/jobcenter에서 검색 가능) 또는 국번 없이 1350 •사업계획 승인 후 융자금 대여 문의- 근로복지공단 복지지원부(052-704-7357) ※세부 내용:고용보험 홈페이지(http://www.ei.go.kr [고용보험제도] -[기업혜택] -[고용창출지원]) 참조


the 나눔

61 60

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3

61

근로자 여러분 모두 뼈 건강 지키세요~

근골격계 질환 예방운동 동영상 배포

■주요특징 •각 운동 동작별 40초~1분 30초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5개 동작 유형에 총 소요시간은 25분 이내로 동작 설명과 자막으로 표현 •직장이나 자택에서 소품이나 맨손을 활용해 대중적 접근성을 고려한 운동 유형으로 구성 •전문 의료용어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단어로 표현해 대본 구성 •특별한 소품이 없어도 누구나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 직장이나 가정 등 어디에서나 할 수 있도록 구성

■동영상 신청 및 조회방법 •동영상 CD 및 파일 배포 담당자 전화 : 052-704-7529 배포방법 : CD - 우편 발송(선착순 배포)/파일 - 이메일 전송 ※ 단, 동영상 CD는 준비된 수량이 소진될 때까지 배포 예정

산업재해 다빈도 상병인 근골격계 질환을

•홈페이지 및 SNS 게시 구분

예방하고, 전 국민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URL 주소

근로복지공단 메인 홈페이지

http://www.kcomwel.or.kr

근로복지공단 인재개발원

http://hrdcenter.kcomwel.or.kr

활용해 근골격계 질환 예방운동 동영상을

근로복지공단 10개 직영병원 홈페이지

http://www.kcomwel.or.kr/hospital/incheon 등

자체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사업입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comwel2009/

- 추영미(병원경영부 과장)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comwel

트위터

https://mobile.twitter.com/comwel2010

소속병원 재활전문센터의 우수한 인력을


the 나눔

63 62

근로복지공단 생생 정보통 4

63

아는 것이 힘! 청소년 아르바이트도 산재보험 적용받는다고요?

■2014년 ‘찾아가는 산재보험 교육’ 현황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찾아가는 산재보험 교육!’

용산공업고(225명) 성수공업고(300명) 성동공업고(220명) 고명공업고(200명)

인천여자상업고(500명) 부평공업고(800명)

양영디지털고(900명)

서울

안양공업고(350명)

경일관광고(460명)

천안

청주

삼일공업고(470명)

안양 안산

천안여자상업고(300명) 충북공업고(400명)

성남

인천

대전

수원

대전여자상업고(900명) 경덕공업고(120명)

동의공업고(280명)

조일로봇고(120명)

평택

대구

현대공업고(335명) 울산

부산진여자상업고(150명) 순천효산고(900명)

부산

순천

1만 1,930명! 지금까지 ‘꿈드림홍보단’이 만난 학생 수입니다. 2년 전, 120명의 학생을 직접 만나고 온 것을 시작으로 전국의 많은 예비근로자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뛴 결과이지요. ‘찾아가는 산재보험 교육’은 취업을 앞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을

■교육 내용은? •근로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산재보험 제도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근로기준법, 아르바이트 10계명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사업, 근로자문화예술제 등 공단에서 수행하는 근로자 복지사업 등 50분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상으로 학교를 직접 방문해 산재보험 등 청소년이 알아야 할 유용한 노동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입니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학생에게도 꼭 필요한 강의랍니다.

■우리 학교에도 방문하길 원한다면? 해당 사업은 내년에도 쭈~욱 계속할 예정입니다. 강의를 원하시면 공단 홍보부 (052-704-7616)로 문의하세요.

- 김기륜(노동보험개발팀 대리), 우정민(보험재정부 과장)

■‘산재보험’에 대한 추가 자료가 필요하신가요? ‘꿈드림홍보단’은 전국 지사에 55명의 열정 있는 직원이 공단 홍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찾아가는 산재보험 교육’입니다.

공단 대표 블로그를 방문해보세요. ‘산재보험 제대로 알기’ 원컷 웹툰 등 쉽고 재밌는 자료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답니다.


the 공감

65

이영철의 마음 그림

65

그대는 가을로 온다 감 홍시로 익은 하늘 위 희망 환하다.

느린 시간 거느린 바람은 금빛 들판을 횡단하고 그리움은 하나 둘 풀잎 결 따라 일어선다.

이별 한 바퀴 둥글게 휘돌아 사랑으로 차오를 때면 ‘그대는 가을로 온다’, 41×53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4.

★ 이영철 화가는 세상의 작고 여린 곳을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소시민의 사랑과 희망 그리고 너른 들판에 핀 풍성한 꽃 같은 풍요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순수하고 따스한 그의 그림과 글을 보며 마음을 다독여보세요.

그대는 다시 가을로 온다.


the 공감

66

감성 여행

67

겨울 바다와 커피 그리고 힐링 체험 커피의 도시, 강릉 파도 소리와 섞어 마시는 커피 한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바닷가를 찾은 이들은 진한 커피 향에 심신을 힐링한다. 카페가 들어서고, 커피 거리가 조성되면서 젊은 도시로 변모해가는 강릉. 그곳에서 커피와 전통이 조화롭게 동거하는 모습을 만난다. 글 김인수 사진 임익순 일러스트 문수민


the 공감

자판기는 카페를 부르고, 카페는 커피 거리를 만들다 점심 식사를 마친 젊은 직장인이 언젠가부터 바닷가로 하나 둘씩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곳의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바다를 바라보며 담소를 즐겼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자 자판기는 곧 두 대, 세 대로 늘어났다. 바닷바람을 타고 퍼진 소문에 이윽고 카페가 들어섰다. 강릉 안목항의 카페 거리는 그렇게 조성되었다. 수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 커피 열풍. 온갖 상호와 체인점이 마치 전쟁이라도 벌이듯 거리 이곳저곳에서 서로 맞부딪치는 것도 이젠 일상화된 모습이다. 그리고 한때는 한적한 동해안 시골 포구에 불과하던 안목항에서 그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토리니, 엘빈, 카페베네, 스타벅스, 엔젤리너스 등 해변을 따라 죽 늘어선 각종 카페는 자존심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듯 저마다 위풍당당하다. 젊은이들은

안목항의 카페들은 커피 맛

그 대결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안목항의 카페 거리를 찾는 이들은 SNS 혹은

못지않게 분위기에서도 저마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기준으로 그 대결의 승자를 꼽고, 그것을 참고해 또

개성을 뽐낸다.

다른 이들이 맛, 혹은 분위기의 승자를 찾아내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이곳을 방문한다. 그리고 그들은 곧 눈치챈다. 진정한 승자는 코를 자극하는 진한 커피 향이 아니라, 약간은 비릿한 바다 내음이라는 것을. 멋들어지게 꾸민 카페 인테리어가 아니라 닫혀 있는 가슴을 확 열어젖히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라는 것을.


70 71

강릉을 커피 도시로 만든 커피 마스터와 커피 거리

이후에도 ‘정헌관’이라는 서양식 집을 짓고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

커피 원산지는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인은 커피를 마시면 힘이 난다고 하여 힘을 뜻하는 말인 ‘카파(Caffa)’라고

몇 해 전 국내 최고의 커피 마스터가 강릉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해외에서 원두를 직접 수입해 이곳에서

불렀다. 이 차는 이후 아라비아 반도와 터키를 거쳐 17세기에 유럽으로 전해진다. 세월이 지나며 수요가

가공·생산하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커피 마니아 사이에서는 그의 생산 공장을 돌아보는 것을 마치

늘어나자 아랍인은 1893년 케냐에 커피나무를 심었고, 결국 오늘날 케냐는 커피 최대 생산국 중 하나가 되었다.

성지순례처럼 여겼다. 안목항의 카페 거리와 커피 마스터의 정착은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경포대와 오죽헌,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대략 1890년 전후. 알려진 얘기로는 1895년 을미사변으로 고종이 러시아

선교장 등 옛 고을 이미지가 강하던 강릉이 순식간에 커피 도시로 변모했다. 유명 관광지에는 어김없이 카페가

공사관에 피신해 있을 때 러시아 공사 웨베르가 고종과 담소하면서 커피를 권했다고 한다. 이후 고종은 환궁

들어섰고, 점점 퍼져나가 강릉 해안을 따라 북쪽 사천 지역까지 이어졌다.


72 73

커피의 도시, 예술창작인촌에서는 전시 작품 무료 관람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전통, 커피와 동거를 시작하다 강릉은 예로부터 차로 유명한 고장이다. 강릉의 차는 신라 시대부터 알려졌고,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신라 시대의 차 문화 유적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커피의 바람이 거세지만, 그 못지않게 전통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그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오죽헌 옆에 새로 조성된 예술창작인촌이다. 이곳에는 도예, 닥종이, 자수, 목공예 등 전통 공예 명인들이 공방을 열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은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아울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강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예술창작인촌을 중심으로 가정집을 개성 있게 개조한 개인 공방도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어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동해안을 따라 남쪽 정동진항에서 안목, 경포대, 사천으로 이어지는 해안길이 카페 라인이라면 예술창작인촌과 오죽헌, 선교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향수 어린 옛 정취를 간직한 전통 라인이라 할 수 있다. 강릉을 찾으면 즐겁다. 낮에는 옛 문화에 흠뻑 빠져들었다가 저녁이면 바다로 나가 하나 둘 불을 밝히는 카페에서 짙은 커피 향에 취할 수 있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 그리고 언제 들어도 시원한 파도 소리를 커피에 함께 담아.

강릉 찾아가기


the 공감

74

직장 처세술

75

직업 세계,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서비스업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이 알아서 직접 하지 않고 일일이

투어 플래너, 파티 플래너, 웨딩 플래너,

남의 손을 빌려서 한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세상의 흐름이 빨라졌다. 이는 사회의 정책, 산업, 가치관 등의 재빠른 변화를 의미한다. 앞으로 달라질

푸드 스타일리스트,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돈이면 다 되는 세상’으로 치닫는 것인데,

직업 세계와 문화는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척도이자 얼굴이다. 직장 신공이 2014년 마지막으로 알려주는

의료 코디네이터 등등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례식이라 할 수

이름조차 생소하던 직업군이 우후죽순으로

있다. 이전에는 초상이 나면 일가친척이 다

생겨나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맞춤

모여서 의논해가며 장례를 치렀지만, 지금은

서비스의 증가’라고 표현할 수 있다. 여행을

일가친척이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상조

가더라도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회사의 장례사가 다 알아서 처리해준다.

코스를 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여행 욕구에

세 번째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함으로써 실버

맞게 따로 설계해주는 여행을 선호하며,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요즘

것이다. 은퇴자에서 점점 젊은이들로

파티를 해도 남과 다르게 하고, 다이어트도

보험 광고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다른 보험

“學問은 如逆行水하니 不進則退니라.”

확산되어가는 귀농·귀촌 현상도 이와

내 몸 상태에 꼭 들어맞게 한다. 그러다 보니

상품도 많지만 대부분 TV 광고를 도배하는

논어에 나오는 말인데 번역하면 ‘학문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일반 직장인이라면

이런 분야의 전문가가 불특정 다수를 위한

것은 노인을 위한 보험 상품이다. 네 번째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멈추면

어쩔 수 없이 세상 물결을 헤치며 살아갈

한 가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의 경제활동 점유율이 점점 더 증가할

곧 뒤로 가느니라’라는 뜻이다. 우리네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직업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여러 상품을 그때그때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가 물을 거슬러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아는 것이 필수다.

만들어내는 것이다.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진보하지 않고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처럼 알아야 미리

이는 다른 한편으로 보면 자본주의의 발달에

제자리에 머무는 사람은 곧 퇴보하고 만다.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직업과

따른 결과이기도 한데, 사람들이 어떤 일을

특히 직장인은 더욱 그러하다. 본인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사회 변화는 제조업에서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세상과 주변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 쪽으로의 이행이 더욱

사람들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이

강화될 것이다. 이른바 굴뚝 산업이라고

심하므로 자칫하면 도태되는 것이다.

하는 제조업은 없어지지는 않으나 부가가치

물론 요즘은 하도 경쟁이 심하다 보니

면에서 본다면 사양길에 들어선 경우가 많다.

아예 경쟁 대열에서 빠져 나오고자

두 번째는 주 5일 근무제와 경제력 향상에

하는 경향까지 생겨났다. 이른바

따른 여가 생활이 늘기 때문에 문화, 관광,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이라고 하는

음식 관련 서비스업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직장인 그룹인데, 좀 덜 벌고 늦게

여기서 ‘관련 서비스업의 증가’라는 표현은

승진하더라도 나만의 여유 시간을 가지는

서비스 업종 자체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웰빙 라이프(well-being life)를 즐기겠다는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그런 일을 도와주는

처세술은 미래 세계에 대한 고찰이다. 글 김용전(작가, 커리어 컨설턴트) 일러스트 조성흠

알아야 면장을 한다


the 공감

76 77

이런 여파로 요즘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결혼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은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며, 다른

기피, 저출산, 재택근무 증가 등이다. 이는

내가 어떤 자격증이나 간판을 지녔다는 데

측면에서는 고령화 사회와도 연관이

이미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 상위 시대로

자부심을 갖지 말고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다. 즉 경쟁에서 밀려 직장에서

일컫는 시대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있으며, 실제로 해냈다는 스토리를 갖추는

도태되는 것만이 아니라, 제대로

요즘은 아예 금융 대출도 여성에게만 초점을

데 주력해야 한다. 둘째, 다양성을 존중하는

은퇴했다 하더라도 워낙 여생이

맞춘 대출 광고가 홍수를 이룬다.

시대가 된다. 획일적 기준으로 인재를

길게 남아 있기에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는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개성을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어떤

직장의 최대 변화는 문화에서 비롯

존중하고, 특히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하는

직장을 구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할 수

직장 문화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대체로

사회가 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다섯째, 삶의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창의성에 대한 개념이다. 과거의 창의성은

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는

능력주의의 강화다. 앞으로는 학벌, 직급,

무에서 유를 발명하거나 발견하는 능력을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경쟁이 워낙

보면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골드칼라를

연공보다 성과를 중시하는 직장 문화로

뜻했으나, 앞으로는 유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심하다 보니 그 생활에서 아예 벗어나 자신의

이야기하는데 앞으로는 친환경 산업

변할 것이다. 현재도 취업할 때 출신

능력을 의미한다.

시간을 가지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하는

종사자인 그린칼라가 각광받는 시대가 될

대학이 아니라 외국어 능력이나 사회

다시 말해 기존의 것을 다양하게 혼합해

것이다. 이런 사람은 직장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 친환경이라 함은 먹거리만

활동 경험, 리더십 등을 중시해서 입사

제3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성이

가치 있는 생활을 중시하며, 승진으로

일컫는 것이 아니라 각종 에너지는 물론

지원서에 아예 출신 대학을 쓰지 않는

주를 이루기에 다방면에 걸친 복합적

대변되는 수직 상승, 즉 출세에만 목매는

의류, 자동차 등등 모든 상품에 적용된다.

열린 공채가 이루어지는 곳이 많다. 이를

지식이 필수 불가결이다. 대표적 예를

삶이 아니라 좀 덜 벌고 성공하지 못해도

둘째는 프로테우스적 경력 관리인데,

다른 말로 하면 ‘스토리가 스펙을 이기는

들어보면 동서양 요리를 혼합해 제3의 것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수평

앞으로는 다방면에 능란한 멀티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퓨전 요리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확장의 인생’ 쪽을 택한다.

각광받는다. 셋째는 산업 컨버전스인데, 이는 각종 산업 사이에 통합이 일어난다는

쉬울 것이다. 셋째, 다문화·다언어·다민족의 직장 문화로 바뀐다. 이는 진작부터 진행된

칼라, 프로테우스, 컨버전스를 주목하라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도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대의 특징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마지막으로 직장인이 앞으로 주목해야

경력을 쌓아야 하며, 자영업을 하더라도

이미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고, 외국인 100만

할 키워드 세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는

다양한 서비스가 복합적으로 통합된

시대를 넘은 것이 이미 옛일이다. 요즘 TV를

그린칼라다. 보편적 직업군의 분류를

아이템에 눈을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

보라. 예전 같으면 거부반응을 일으켰을 것 같은 정체불명의 연예인 이름이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

★ 글쓴이 김용전은 작가다. 현재 KBS 제1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서 그가 맡고 있는 ‘직장인 성공학’은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넷째, 평생직장에서 평생 직업으로의 변화가

않는 그만의 현실적 조언이 입소문 나면서 최장수 인기 코너가 되었다. 특히 누구보다 직장인의 고민을 공감하는 그는 “성공한 직장인보다

더욱 심해진다. 이는 사회적으로 경쟁이

겪는 출퇴근길이라는 고뇌의 시간을 사유와 명상의 시간으로 이끄는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을 출간했다.

행복한 직장인이 돼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서로 <회사에서 당신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법>, <직장신공>이 있다. 최근에 우리가 매일


the 공감

79 78

컬처 노트

79

인생의 주인공으로 열정적 삶을 꿈꾸게 하다

하면 죽는다”는 말을 외치며 단 열두 척의 배로 330여 척의 왜군과 싸우는 위대한 전쟁을 펼친다. 류승룡과 최민식이 맞붙는 클라이맥스 부분이 기대한 만큼 긴장감이 높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영화 <명량>을 보고

조선의 화포와 일본의 소총이 맞붙는 전투 신과 배 위에서의 칼과 칼이 맞붙는 백병전에 폭파 신까지 다양한 전투와 액션이 쉴 새

글 이철환(기획부 대리)

없이 펼쳐져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또 이순신 장군 역의 배우 최민식은 명실상부 최고 연기를 선보였으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배우 김명민이 연기한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오랜만에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모습을 드러낸 배우 이정현 또한 대사 한마디 없이 저 멀리 남편을 바라보며 절규하는 모습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용기라는 지도자 덕목을 갖춘 위대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오후, 울산

계략과 누명으로 파면당한 이순신 장군이

영화 말미에 이르러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는

분이었기에 보는 동안 가슴의 울림이 더 컸던

성남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를 찾았다.

삼도 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면서 시작한다.

아들에게 “장수 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게 아닌가 싶다.

이미 1000만 관객을 넘었는데도 영화관은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은 그동안 봐온 판타지적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빈 좌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차

영웅의 이미지가 아니라 왕을 모시는

장면은 자신의 목숨보다 백성을 먼저 염려한

영화를 보며 느낀 또 다른 아쉬움은

있었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영화관을

신하이자 군사를 이끄는 장수,

충신이자,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면서도

이 시대의 대중이 그토록 기다리는 영웅을

찾은 관객들의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영화관

또 두려움을 지닌 한 인간으로서 그가 느꼈을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에 맞선 이순신 장군

영화관 내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가 어두워지기 전까지 이어졌다.

희망과 절망, 용기와 두려움, 리더십과

모습과 클로즈업되면서 정말 가슴 뭉클했다.

우리도 시대의 흐름에 떠밀린 우유부단한

외로움 등을 묵직하게 담아내 정말 인간미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 한참을 자리에서

삶이 아닌, 현재라는 역사 무대에서 인생의

영화는 1597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6년

살아 있는 장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떠나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 감상에 잠겼다.

주인공으로 열정적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되던 해 풍전등화에 놓인 조선에서 왜군의

장군은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현 시대에서도 절실히 요구되는 신념과

하는 감상을 전한다.


the 공감

80

멘토 스쿨

81

성공을 실현하기 위한 동력 비전 비전은 막연한 소망이나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결과를 눈앞에 그리고 이루어나가는 것이다. 또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바탕이 되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오랜 기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는 것이다. 그 사례들을 살펴본다. 글 권선근

식탁 토론을 통해 찾아낸 백악관으로 가는 길

존 F. 케네디 존 F. 케네디는 세련된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언변으로 오늘날까지 미국인에게 존경받는 대통령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말은 항상 확신에 차 있었고, 설득력이 강했다. 그는 그러한 화술로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 경쟁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되었으며, 쿠바 위기 때는 상대를 위축시키는 강력한 경고로 당시 소련의 쿠바 진출을 막기도 했다. 대통령으로서 신념에 관한 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준비를 한 셈이다. 그가 어린 시절, 케네디가에서는 신문에서 읽은 좋은 글은 오려 게시판에 붙여놓고, 식사 때 그 기사를 화제로 대화하는 습관이 있었다. 아이의 앞날을 위해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케네디는 매일 신문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키웠으며, 식탁에서 가족과 대화를 통해 토론하는 능력도 길렀다. 또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생각을 깊이 해야 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같은 지식 습득과 토론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장래에 대한 비전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케네디의 경우에는 정치가 자신의 비전이 되었고, 결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the 공감

82 83

용기 있는 도전으로 결실을 본 비전

비전을 향해 모든 것을 내던진 자의 승리

빌 게이츠

그레이엄 벨 “야, 우리 사업을 한번 해보는 게 어때?

1876년 그레이엄 벨은 조수와 함께 사람

재무 회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거야.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데 성공한다. 그러나 벨과 거의 비슷한

1973년, 하버드대에 다니던 빌 게이츠는

시기에 전화기를 발명한 또 다른 천재

절친인 영국 청년 콜레티에게 사업을

과학자가 있었다. 바로 엘리셔 그레이였다.

제안했다. 콜레티는 솔깃했지만 학교를

그해 2월 14일 오전, 벨은 전화기 등록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에 빌 게이츠의 제안을

서류를 들고 서둘러 특허국으로 향했다.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엘리셔 그레이가 비슷한 기계를 만들고

미국 최고 대학에 다니는 그에게는 너무나

있다는 것과 이날 등록할 것이라는 사실을

큰 모험이었던 것이다. 결국 빌 게이츠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레이보다 먼저

자신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를

접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뛰쳐나갔고, 콜레티는 순탄하게 학업

반면 그레이는 등록 신청을 해놓고는

과정을 밟아나갔다. 12년이 지난 후, 박사 학위를 받은 콜레티는

한가하게도 자신의 후원자와 곧 열릴 박람회를 협의하기 위해

비로소 재무 회계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32비트 회계

필라델피아로 떠나버렸다. 그레이가 이렇듯 등록 신청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프로그램을 만들긴 했지만,

소홀히 처리한 까닭은 자신이 발명한 전화기에 큰 기대를 하지

실패하고 말았다. 세상에는 이미 32비트보다 1500배나 빠른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발명품이 그러하듯 실용화하는 데는

시스템을 빌 게이츠가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또 기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게 그의

빌 게이츠는 늘 이렇게 강조했다.

판단이었다. 하지만 불과 두 시간 남짓한 차이로 그가 만든

“기회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은 기회를

전화기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한

찾아 나선 사람 뒤에 있다.” 비전을 발견했을 때에는 위험을

결과를 만든 요인은 바로 비전에 대한 시각 차이다. 벨은 자신이

생각하기보다 과감하게 뛰어들어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해야

만드는 전화기에서 비전을 보고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았지만,

한다는 말이다.

그레이는 자신이 만든 전화기에 확신이 없어 소홀했고 그 결과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the 공감

84 85

인간에게서 비전을 찾다

상상력, 영화 그리고 비전

하워드 슐츠

스티븐 스필버그 세계적 커피 체인망을 보유한 스타벅스의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린 시절부터 상상을

CEO 하워드 슐츠. 그의 경영 철학 중심은

즐겨 했다. 상상 속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바로 ‘인간’이다. 그는 “회사의 최우선이

일이 없었다. 하지만 상상 속에만 갇혀

직원이고, 그다음이 고객이다”라는 말을

지냈다면 오늘날의 스필버그는 없었을

신조로 삼고 있다. 한번은 텍사스 지점의 한

것이다. 그는 상상을 즐겼을 뿐 아니라

관리자가 강도에게 살해되는 비극적 사건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열심히 한

발생했다. 그 소식을 들은 하워드 슐츠는

아이였다. 열두 살부터 아버지의 8mm

그날 밤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비행기를

카메라로 가족 소풍과 캠프 여행을 촬영했고,

타고 텍사스로 향했다. 그는 그곳에서 죽은

열여섯 살에는 <불빛>이란 2시간 30분짜리

관리자의 가족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영화를 만들어 동네 극장에서 상영해 하루

텍사스 점포를 처분한 자금을 모두

만에 제작비 500달러를 거둬들이기도 했다.

그 직원의 가족 부양과 자녀의 교육비로

스무 살이 되자 무작정 할리우드로 가서

헌납했다.

유니버설 영화사를 자신의 직장처럼 매일 드나들었다. 그곳에서

하워드 슐츠는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뉴욕 브루클린

그는 앨프리드 히치콕 같은 명감독의 작업을 어깨너머로 보기도

빈민가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삼 남매를 키우기 위해 힘든

하고 영화 편집을 구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 정도 지나 결국

일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정체가 탄로 나 쫓겨나고 말았다. 그리고 1년이 흐른 후 다시

슐츠는 이런 아버지 모습을 보며 힘들게 사는 이들의 삶을

영화사에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20분짜리 단편영화가 들려

존중하는 마음을 가졌고, 그러한 사람에게서 비전을 찾았다.

있었다. 그 작품은 그를 메이저 영화사의 감독으로 이끄는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과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죠스>를 시작으로 <E.T>,

일하느냐였다. 스타벅스 CEO가 된 후에도 슐츠는 모든 직원을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등을 연달아

경영 파트너로 여겼다. 한창 자본이 부족했을 때도 파트타임

히트시키며 세계적 감독으로 우뚝섰다. 스필버그는 상상력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 혜택을 확대하고, 일반 직원에게도

실현하는 데에서 비전을 찾았고, 어린 시절부터 그 일에 모든

스톡옵션을 주는 등 직원이 곧 주인인 회사로 만들었다.

것을 쏟아부어 끝내 결과를 얻어냈다.


the 공감

86

TV 열전

87 외국인 캐릭터 전성시대, 어떻게?

외국인 캐릭터 전성시대, 어떻게?

끌었다. 캐릭터 배치를 통해 그 안에 들어갈 소재와 내용이 달라지는가 하면, 다른 연관

바야흐로 ‘외국 예능인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바라보는 것은

캐릭터가 등장해 전혀 생각지 못한 웃음을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주류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은 기대 이상의 한국어 능력과 재기 넘치는 화법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출연진 각자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적절한 연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가 어우러질 때 ‘외국인’이라는 특징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글 김헌식(문화 평론가)

샘 해밍턴처럼 <진짜 사나이>와 <마녀사냥> 등 관찰 예능 프로그램과 토크쇼를 오가며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는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정글의 법칙>과 <오, 마이 베이비>의 조직>에서 한국은 집단주의 문화 사회의

리키 김과 제임스처럼 리얼리티 프로의

유형에 속한다고 했다. 집단주의 문화는

고정 출연자로 등장하는 예도 있다.

기분이 유쾌할 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집단을 우선하는 문화일 수도 있지만 집단

샘 해밍턴은 외국인으로서 본격적인 예능

“한국인은 다른 사람의 눈을 항상 의식한다.”

자학할 필요는 없다. 유독 한국 사람만

속에서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 어떤

출연의 포문을 연 주인공이다. 다큐멘터리

이는 국내외적으로 많이 거론되는 말이다.

그런 게 아니라 특정 환경적 상황이 그렇게

위치에 존재하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속의 진지한 캐릭터가 아니라, 토크와

한국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자면서 강자는

문화를 이른다. 즉, 집단 안에서 상위에

몸 개그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여기는지,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다른 이의 눈치를 보지 않지만, 약자면서

속하는지, 아니면 하위에 속하는지 여부에

그의 캐릭터는 다른 외국 예능인의 기본

비치는지에 관심이 많다는 반증이다.

가난할수록 다른 이의 눈치를 더 본다는 게

따라 자신의 존재감이나 행복감을 측정한다.

모델이 됐다. <정글의 법칙>에서 주로

우리나라 사람은 타인만이 아니라 다른

심리학적 연구에서도 나타난 결과다. 적어도

상위에 랭크될수록 그러한 존재감이나

활동하다 <오! 마이 베이비>로 옮긴 리키

조직, 나아가 사회, 국가가 자신이 사는

예의가 있는 사람은 아주 약하지도 않고

행복감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거나 과시하는

김은 미국 캔자스 주 출신으로 한국말을 잘할

나라에 관심이 있는지 또는 어떻게

그렇다고 아주 강하지도 않은데 한국이 바로

경향이 두드러진다.

뿐 아니라 미국적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다.

평가하는지 중요하게 생각한다. 할리우드

이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예의는 남을

최근 방송 미디어에 등장하는 외국인의

<자기야-백년손님>에는 외국인 사위까지

배우들이 자신의 영화 홍보차 방한했을

의식하는 행위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캐릭터와 소재, 포맷이 예전보다 한층

가세했는데, 한국에서 피트니스 강사로

때 “싸이를 아느냐? 한국 김치와 불고기를

또 한국은 집단주의 문화 전통이 강하기

다양해졌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요인

일하고 있는 마크는 한국식 처가살이를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는 것

때문에 외부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 하나는 캐릭터 설정이다. 이런 캐릭터

하는 외국인 유형으로 등장했다. <오! 마이

또한 같은 맥락이다.

경향이 있다. 게르트 호프슈테데(Geert

구축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관찰

베이비> 23편에서는 일본인 장모 캐릭터까지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Hofstede)는 자신의 책 <세계의 문화와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더욱 관심을

선보였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의 토론 예능


the 공감

88 89 외국인 캐릭터들 전성시대, 어떻게?

예능 속 외국인 활용법,

프로그램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한정되는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

것에 반해 피부로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예능인을

일상의 화두를 다룬 것이다.

다루는 방식 또한 한층 폭넓어졌다. JTBC

이는 한국 젊은이가 겪는 문제를 각국의

<비정상회담>이 그 대표 주자다. 세계 여러

다양한 사례를 통해 비교할 기회를 제공한다.

나라의 남성을 출연시켜 <미녀들의 수다>

따라서 이들이 다루는 주제의 폭은 넓고

같은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깊다.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소재는 물론

받는다. 글로벌 토크쇼를 내세운 KBS

진지하고 심도 있는 주제까지 아우른다. 이런

<미녀들의 수다>는 대중적 인지도에도 광고

점을 가장 극대하게 표명하는 것이 바로

판매가 저조한 대표 프로였다. 이유는

프로그램 타이틀인 ‘비정상회담’이다. 여기에

주 시청자층이 소비의 중심인 여성이 아닌

예능 요인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 캐릭터를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또 여성의 성 상품화

설정했고 우연적 유희와 재미까지 덧붙였다.

비판에도 시달렸다. 미녀 대신 미남을

정해진 순서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각본

선택한 <비정상회담>은 미남을 상품화한다는

없이 넘나드는 자연스러운 방식은 리얼 토크

제작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것이다. 외국인의 사고와 표현을 들어보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듯 그들이 논쟁과

버라이어티 성격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이런 유형은 다문화 시각에서 볼 때 한국

일은 늘 그렇듯 호기심의 대상이다. 앞에서

논박 그리고 토의를 할 수 있는 방식을 적극

이런 새로운 유형은 KBS 3부작

중심주의에 따른 관점을 여전히 중요시하는

언급했듯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어떻게

도입했다. 지상파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이방인>처럼 특정 외국인을 밀착 취재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는 한국 문화가 통합적

생각하는지에 관한 궁금한 심리가 작용하기

외국인이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교양 다큐멘터리나 정보 프로그램과는

다문화주의 틀 안에서 겉도는 식으로 해석할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는 외국인이 한국말을

장면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MBC <헬로!

수 있다. 따라서 출연진의 개성이 좀 더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로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각국

이방인>은 1박 2일 버전을 차용해 11명의

드러나지 않으면 기존 방송과 차별화하기가

받아들여진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잘하는

대표를 자임하는 외국인이 견해를 밝히고

외국인이 참여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데는 한국의 위상 강화와 한류 덕분이라는

열띤 찬반 토론을 벌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한 이색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물론

것은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체험 액션에 토크가

한국 사회에 대한 궁금증, 그들에게 투사하다

프로그램을 보면 ‘세계에서 그간 주목받지

<비정상회담>이 내건 목표는 한국의 젊은

곁들여질 수밖에 없다. 명절 특집 장기

중요한 것은 최근 왜 이러한 외국인 예능

못한 한국’이라는 인식이 강한 시청자일수록

청춘을 위한 멘토링이었다. 대개의 토론

자랑을 시키거나, 그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캐릭터가 부쩍 늘었는지에 대한 의문일

외국인을 통한 한국의 위상을 더욱 실감할

견해가 많다. 외국인이 대거 등장하는


the 공감

90 91 외국인 캐릭터들 전성시대, 어떻게?

더욱 증폭된다. 이때 많은 한국인은 웃음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터뜨리면서 친근감을 갖는다.

이 시점에서 외국인이 등장하는 기존의 예능

한 가지 더하자면 그들의 출신 국가가

프로그램과 달리 어떻게 차별화하고 제대로

선진국일수록 그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살릴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진다.

이는 외국인이 왜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다양한 캐릭터로 재미와 설득력 갖출 것

외국인을 여전히 예능에 한정시키는 것은

TV 속 외국인은 제작진의 기획과 연출을

한국인의 무의식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통해 구성된 캐릭터와 콘텐츠로 존재한다.

편중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비예능 방면에

있다. 이는 어쩌면 권위의 붕괴에 따른 우월

<비정상회담>의 경우 출연하는 외국인 모두

다양하게 출연해 캐릭터의 외연을 확장해야

심리가 웃음 코드를 더 유발하기 때문인지

사전에 인터뷰 오디션을 시행했다고 한다.

한다.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를 더 많이

모른다. 대단한 것처럼 보이던 존재가

그런 노력으로 한국인이 듣기 좋아하는 말만

창작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캐릭터를

무너지면 보통 진한 쾌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는 외국인은 사전에 배제할 수 있었다.

개발하는 것은 재미뿐 아니라 현실적

웃음 유발 이론 중 우월 이론이 이에

예컨대 “김치 맛있어요, 불고기 좋아하고

설득력까지 높이는 동기가 된다. 캐릭터를

것이다.

해당한다. 이는 멋진 사람이 의외로 바보

한복 아름답습니다”라는 말만 하는 이들은

짜는 것은 관찰 예능이나 리얼 버라이어티의

반면, 외국인의 발언에 궁금증이 많은 것은

같은 행동을 할 때 웃음이 터지는 것과

제작진의 관심 밖이었다는 것. 또 기계적으로

바탕을 짜는 것과 같다. 기본 캐릭터를

그만큼 한국이 여전히 외풍에 휘둘리고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한국인은 미국이나

혹은 모범 대답을 하는 외국인도 제외했다.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모든 소재와 내용

있음을 반증한다. 그런 만큼 외국인이 적절한

유럽 출신의 외국인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나름 한국에 대한

그리고 연관 캐릭터를 도출할 수 있기에

선을 넘으면 곤란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

어설프거나 망가지는 모습을 보일수록

견해를 피력하는 외국인을 뽑은 것이다.

세심한 캐릭터 창작이 중요하다. 외국인이

예컨대 한국말을 너무 잘하는 것은 어딘지

더 관심을 기울인다. 물론 어눌한 발음이나

여기에 자기 나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기본.

브라운관에 대거 등장하는 이때, 그들을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어설픈 발음일수록

한국 현실과 사회·문화 지식이 미흡한 점을

그렇게 모인 이들이 상호 토론을 벌였으니

활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프로그램은

좋고, 그에 비해 외모는 출중할수록 반응이

웃음의 포인트로 삼거나 희화화하는 것은

<비정상회담>의 활력은 당연한 결과였고,

결국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좋다. 멋지면서도 한국말을 적당히 못하는

삼가야 한다. 즉 웃음의 포인트를 차이와

의외의 웃음과 깨달음까지 얻었으니

신선한 접근과 진지한 고찰로 외국인이든

외국인일수록 호감을 갖는 것이다.

무지에서 찾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성공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이는 다른

한국인이든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판을

또 한국인이나 한국의 사회·문화에 대해

이는 색다른 웃음 코드, 즉 별미를 즐기기

프로그램이 롤모델로 삼아 발전·진화시켜야

짜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아주 잘 알 때보다 잘 모를 때 관심과 호감은

위해 외국인에게 집중하는 것은 한 번 더

할 대목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장르상의

없다.


the 공감

92

웰빙 건강 하우스

93

뇌 구역의 기능이 멈추는 것이므로 해당 영역이 맡고 있던 기능에 따라 신체 증상은 다양하다. 한쪽 얼굴, 팔, 다리에 먹먹한 느낌이 들거나 저리다. 발음이 어눌하고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고,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간다. 또 한쪽 시야가 갑자기 안

추운 계절에 찾아오는 소리 없는 저격수 뇌졸중

우리 몸속 혈관의 총길이는 자그마치 지구 두 바퀴 반에 달한다. 거미줄처럼 몸 곳곳에 퍼져 있는 혈관은 삶의 질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건강의 척도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시기에는 혈관이 수축되면서 뇌졸중 발병 확률이 높다. 최근 사망 원인 가운데 뇌졸중 빈도가 점차 높아져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글 서경임(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신경과장)

사망 원인이자 신체 장애의 주범

보이기도 하며,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

뇌졸중이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말이 이해가 잘 안 된다. 어지럽고, 걷기가

막히거나 터져서 뇌가 손상되고 그에 따른

불편해진다. 물건이 두 개로 보이기도 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중풍 또는

갑자기 전에 겪지 않은 두통이 나타나며

뇌혈관 질환이라고 하는 뇌졸중은 ‘뇌가

토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생겼다가

갑자기 부딪힌다’, ‘강한 일격을 맞는다’는

사라지면 괜찮은 게 아닌지 물어오는 경우가

뜻으로 영어로는 ‘stroke’라고 한다.

많다. 이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으로 심하게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2위를

좁아진 뇌혈관으로 피가 흐르지 못하다가

차지할 뿐 아니라, 신체 장애를 일으키는

다시 흐르거나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주범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신체 장애는

혈전에 의해 막혔다가 저절로 뚫린 것으로,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에까지 지대한

잠시 뇌졸중 증상이 왔다가 수분 또는

영향을 미친다. 노인 질환으로 인식해왔으나

수시간 내에 곧 좋아진다. 전형적으로는

요즘은 30~40대에도 드물지 않게

5분~1시간이 가장 많다. 대수롭지 않게

발병하는데, 식생활 변화와 운동 부족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일과성 뇌허혈 발작은

뇌졸중의 주원인인 비만, 고혈압, 당뇨,

뇌졸중의 전조 증상으로, 이를 경험한

고지혈증 등의 발병률이 높아진 데 기인한다.

사람의 12%에서 1년 내 뇌졸중이 발병하므로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갑자기

신경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나타난다. 뇌 조직으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면 수초 내에 증상이 느껴진다. 수분

혹시 내가 뇌졸중?

내 세포 대사에 에너지 페일러(energy

위에서 말한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failure)가 생기고, 3~6시간 내에 뇌 조직의

구급차를 불러 근처에 있는 큰 병원으로

비가역적 손상이 일어난다. 정상 가동되던

옮긴다. 의식이 흐릿할 때 혈압 약이나


the 공감

94 95

우황청심환, 물을 입으로 넣어주면 자칫

뇌혈관이 점차 딱딱해지고 좁아지다가 어느

기도를 막아 질식할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순간 막혀버려 뇌경색이 된다. 또 딱딱해져

호흡이 원활하도록 옷을 느슨하게 하고,

탄력을 잃은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토하는 경우 이물질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발병한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없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병원에 데려간다. 무엇이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4배 증가한다.

문제인지, 어떤 종류의 뇌졸중에 걸렸는지,

원인이 무엇이든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어느 부위에 뇌 손상이 왔는지, 정도가

움직여 심장 안으로 들어온 피가 모두

심각한지 등을 검사하기 위해 뇌 영상 촬영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고이면 피떡(혈전)이

한다. 혈관이 막혀 생긴 뇌경색의 경우에는

만들어진다. 피떡이 혈관을 타고 전신을

4~5시간까지 정맥 내 혈전 용해제를 사용할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은 상태를 색전성

수 있으며, 발병으로부터 시간이 빠를수록

뇌경색이라고 한다. 색전성 뇌경색의

효과가 좋으므로 지체 없이 병원에 가야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심방 세동이라고 하는

모든 뇌경색 환자에게 혈전 용해술이 효과가

부정맥으로, 맥박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뛴다.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전문적으로 판단해

또 심근경색, 심장판막 질환 등도 뇌경색의

결정한다.

위험을 높인다.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의 경우에는 혈종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은

크기와 증상의 변화 속도에 따라 수술을

상황에서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고, 가슴이

하는 경우가 있고, 거미막밑출혈의 경우에는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다면 심전도 검사를

신경외과 의사의 수술이나 코일링 등의

해보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등 지질이 혈액 안에 많이 있는 것을 고지혈증이라고 하는데, 그중 동맥경화나

원인과 예방으로 뇌졸중을 잡는다

뇌경색과 관련 있는 저밀도(LDL)

뇌졸중의 위험 인자 중에는 조절 가능한

콜레스테롤은 높을수록 유해하므로 낮춰야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여기서 살펴볼

하고(투약, 식이 조절), 고밀도(HDL)

것은 조절 가능한 위험 인자. 고혈압, 당뇨병,

콜레스테롤은 높을수록 보호 효과를

심장병, 고지혈증, 흡연, 음주, 비만, 운동

발휘하는 등 유익하므로 높여야 한다(식이

부족 등이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조절, 운동). 흡연과 음주는 긴장을 이완해

방치했을 경우엔 뇌졸중도 흔한 합병증 중

즐거움을 주는 것말고는 건강에 해롭다고

하나가 된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기억하면 정확하다.

뇌졸중 예방 수칙 다섯 가지 즐거운 일상생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며, 명상이나 기도 등이 좋다. 실제로 경쟁적이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균형 잡힌 식사 6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염분 사용량을 줄이며 튀김이나 볶음 요리보다 삶기, 찌기 등의 조리법을 이용해 지방 섭취를 줄인다. 또 혈중 지방 수치를 낮춰주는 녹황색 채소, 과일, 잡곡 등을 충분히 섭취한다. 꾸준한 운동 신체 활동은 혈압을 낮추고 당뇨를 조절하며 체중을 감량해 뇌혈관 질환 관련 사망을 줄여준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날 정도로 격하지 않은 운동을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에어로빅, 체조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음주 하루에 한두 잔의 술은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도한 음주는 위험을 높인다. 금연은 필수 흡연은 동맥경화증의 주요 유발 요인으로 흡연자는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먹으면 혈관이 튼튼! 비타민과 리놀렌산이 풍부한 잣 잣은 비타민 A·B·E와 올레산,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이 풍부해 혈압을 낮춰준다. 잣에 든 성분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줘 성인병을 예방한다. 피를 맑게 만드는 메밀 메밀은 흔히 먹는 열매뿐 아니라 줄기와 잎, 껍질까지도 고혈압과 뇌출혈 치료약으로 사용해왔다. 메밀에 든 루틴은 모세혈관 벽을 튼튼하게 만든다. 서양에서도 모세혈관 관련 질환을 치료할 때 메밀차를 이용한다. 혈액순환을 돕고 체온 올리는 계피 손발이 차갑고 저린 이유는 우리 몸에서 혈액의 순환 과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계피를 먹으면 몸이 따듯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체온이 올라간다. 활성산소 없애는 구기자 피를 맑게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구기자를 꾸준히 복용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에 좋다.


the 공감

96

하트&하트

97

“아이들을 꼭 안아주세요” 조현경 대리의 아브라카다브라 조현경 대리(보령지사 가입지원부)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불렀다. “우리 아이들이 맛난 간식을 실컷 먹게 해주세요.” 초롱초롱 눈망울이 예쁜 아이들이 조현경 대리가 직접 장만한 간식을 먹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글 양인실 사진 임익순

소원아 이루어져라, 아브라카다브라~

그리워한다는걸요. 그 후로 저는 영아원에

“육아휴직 동안 전북 군산에 위치한

갈 때마다 내 아이보다 더 꼭 안아준답니다.

모세스영아원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간 적이

그리고 이 아이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봉사는 이때가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하트 & 하트’를

제 생애 처음이었어요. 엄마가 된 후

알게 됐어요. 마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제 인생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그중

만난 기분이었죠. 지니가 제 소원을

하나가 바로 모세스영아원을 찾게 된

들어주기 위해 ‘뿅~’ 하고 나타날 거라고

거랍니다. 이곳에는 7세 미만 아이가 30명

저는 굳게 믿는답니다.”

생활하고 있어요. 처음 보는 아이들을 저는 한 명 한 명 진심으로 안아줬어요.

또래 자녀가 있는 엄마들의 열정

봉사 활동이라면 대개 청소, 빨래, 목욕

지니가 조현경 대리 앞에 ‘뿅~’ 나타났다.

정도로만 알고 있는 제게 원장님이 아이들을

“무슨 소원을 들어줄까요?”라고 물으니

꼭 안아주라고 말씀하셔서 의외였지요.

“아이들이 간식을 실컷 먹게 해주고 싶어요.

그러나 이곳에서 가장 큰 봉사는 마치

그리고 아기를 위한 기저귀도 한가득 들고

내 아이처럼 보듬고 안아주는 것이라는

가고 싶어요”라고 응답했다.

말을 전해 듣고 깨달았어요. 우리 아이가

그리하여 조현경 대리는 기저귀

그렇듯 이 아이들도 따뜻한 엄마 품을

열두 박스와 아침 일찍 직접 장을 본 후


the 공감

98 99

부장님께서 문자를 보내셨어요. ‘잘 도착했냐고,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말이죠. 마음으로 모시는 상사를 만난다는 게 큰 행운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다른 직원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과일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걸음을 옮긴 곳은 실내 놀이터다. 조현경 대리는 풍선을 불어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자전거를 타며 까르르 웃고 풍선을 높이 조현경 대리가 준비한 알록달록 맛있는 과일을 먹는 예쁜 아이들.

영아를 위한 기저귀도 한 아름 준비했다.

띄우는 아이들은 천사와 다름없었다. 그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모습을 지켜보던 조현경 대리는 아이를 한 명씩 안아주고

(위) 모세스영아원의 전경숙 원장.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다듬은 여러 가지 과일,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가장 큰 봉사

보듬어줬다.

(아래) 아이들이 바라는 가장 큰 선물은 꼭 안아주는 것.

풍선 등을 들고 모세스영아원으로 향했다.

원장과 선생님들이 달콤한 낮잠에서 깬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를 잊을 수 없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식탁에 둘러앉았다. 조현경

평범하지만 위대한 마음을 배우다

취득했어요. 뒤늦게 시작한 만큼 앞으로

아이를 안아주라는 원장님의 말씀에 먼저

대리가 한 명씩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

“이곳에서 처음 업어준 아이가 지환이예요.

더 열심히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저에게

감동했고, 안았을 때 내 품에 꼭 안기는

과일을 꺼내 아이들 앞에 놓았다. 사과, 귤,

스스럼없이 품에 안기는 아이를 업고

봉사 정신을 일깨워주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아이를 보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키위, 포도 등 유기농 과일을 골라 알록달록

자장가를 불러줬더니 제 등을 꽉 껴안으며

힘을 불어넣어준 모세스영아원의 아이들과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몰라요.”

예쁘게 담은 그릇에서 조현경 대리의 마음과

‘엄마, 엄마’ 하는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그

원장님, 선생님들과 엄마에게 고맙고

“이곳을 찾는 고맙고 따스한 손길이

정성이 그대로 느껴졌다. 오물거리며 맛나게

후로 지환이는 저만의 특별한 천사가 됐어요.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많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찾고 열정적으로

먹는 아이들 모습을 보는 조현경 대리의

일하다가도 문득문득 보고 싶어 우리만의

이곳에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마음이 있었다.

임하는 분이 바로 엄마들이에요. 모든

입가에 함박웃음이 걸렸다.

카페도 만들었죠.”

바쁜 일정을 쪼개 시간을 내야만, 마음을

아이가 다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것을 잘

“오늘 제가 영아원에 온다는 말을 듣고

아이가 아프지 않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먹어야만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곳은

알기에 내 가족, 내 자식처럼 여기며 서로

권용대 부장님과 김창수 차장님을 비롯해

자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지환이 이름의

여지없이 깨부순다. 그저 일상처럼 평범하게,

돕는 거죠. 조현경 선생님도 아이를 낳은 후

부서 직원이 함께 오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통장을 만들었다는 조현경 대리가 문득 엄마

서로를 위하고 살피고 배려하는 것이 가장

그 사실을 깨닫지 않았을까요?”라는

가장 바쁜 시기라 함께하지 못해 너무

얘기를 꺼냈다.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어느

전경숙 원장의 말에 조현경 대리가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다음에는 꼭 함께

“엄마가 미용 봉사를 꾸준히 다니세요. 저도

가을날, 얼굴에 내리쬐는 햇살이 유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자고 말씀하셨어요. 조금 전 권용대

동참하고 싶어 최근에 미용사 자격증도

더 따스하게 느껴진다.


the 공감

100

나의 버킷 리스트

101

세상의 큰 울림, 사랑이다.

마음이 풍요로워야 삶이 충만하다.

나눔과 사랑으로 충만하다 열심히 살아온 당신에게 주어진 열한 달. 나머지 한 달은 나누고 사랑을 베풀 온기. 우리가 더불어 행복해질 시간이 왔다.

나눔은 빼기가 아닌 더하기.


the 공감

102

희망 물음표

103

족발 배달을 도와주다가 발생한 교통사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일러스트 조성흠

망인은 평소 족발집에서 일이 바쁜 시간에 배달 등을 돕고 현금으로 일당을

사건

받아 가곤 했는데, 사고 당일 망인이 호의로 족발 배달을 간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던 사안

판결 요지

첫째, 망인은 2011년 여름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의 족발 배달 업무가 과중한 때 사업주에게서 연락을 받고 그때그때 시간제로 근무하였는바, 이는 망인과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가 망인이 근로를 제공할 당시 매번 묵시적으로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해온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한 점. 둘째, 망인은 사업장이 바쁠 때 2~3시간 정도 일하고 시간제로 계산한 일당을 현금으로 받아 간 점. 셋째, 사고 당일 이 사건 사업장은 20여 명 되는 단체 손님과 배달 준비로 상당히 바빴고, 사업장 내에 일하는 사람이 4명 있었음에도 망인이 아무도 몰래 준비해둔 족발을 들고 위와 같이 배달을 나갔다는 것을 쉽게 믿기 어려운 점. 마지막으로 설령 망인이 사업주의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족발 배달을 했다고 하더라도 망인은 배달 후 자신이 제공한 근로시간에 따라 급여를 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족발 배달에 착수했고, 사업주 역시 망인이 일을 마친 후 급여를 제공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망인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14두6074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the 공감

105 104

희망 뉴스

105

희망 뉴스

11+12

근로복지공단, 투명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

근골격계 척추 질환 예방운동 동영상 무료 배포

36개 단체와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 발족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요? 3분이면 충분해요!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9월 3일 공공·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 200여 명이 모인 가운

산업재해 다빈도 상병일 뿐 아니라 현대인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앓는 근골격계 질

데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대규모 민관 거버넌스인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 공식 출범

환을 예방하기 위한 스트레칭 운동법을 가정이나 사무실, 차 안에서 쉽게 따라 할

식을 거행했다. 공단은 지난 5월부터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 출범 시까지 공공 부

수 있도록 동영상으로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다. 지난해 ‘근골격계 어깨 질환 예방운

문 대표 준비위원으로 적극 참여해왔다.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는 2008년 반부패

동 동영상’에 이은 두 번째 동영상으로, 이번에는 근골격계 척추 질환을 예방하기 위

거버넌스인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가 해산된 후 6년 만에 정부와 시민사회, 직능

한 운동법을 소개한다. 이번 ‘근골격계 척추 질환 예방운동 동영상’은 ‘멋있는 등 만

단체 등이 반부패·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다시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공공, 시민

들기’, ‘척추를 유연하게’, ‘허리를 탄력 있게’, ‘허리를 튼튼하게’ 등 네 가지 주제로

사회, 직능 단체, 지역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참여해 ‘다 함께 더 맑게, 우리가 함

구분해 총 스물다섯 가지 스트레칭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공단 직영병원 소

께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적 반부패·청렴 공동 캠페인 등

속 재활의학과 의사의 설명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의 동작 시연으로 완성도를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공공 기관과 지역사회의 투명성을

높였고, 각 동작마다 주의 사항을 덧붙여 잘못된 운동법으로 인한 부작용 방지에 역

제고하기 위해 우수 기관 탐방·교류 활동, 반부패 전문교육 인력 양성 활동, 각종 정

점을 두었다.

보 교류를 위한 웹진 형태의 뉴스레터 발간 등의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the 공감

107 106 107

근로자의 창의적이고 열정적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다

는 1사 1촌 봉사 활동에 나섰다. 수문마을은 공단본부

써 고도 경제성장 이면에 사회 안전망 강화에 대한 아

양한 작품과 수준 높은 작품이 출품되었다. 아울러 문

가 울산으로 이전한 후 지난 7월 새롭게 자매결연한

세안 국가의 정책적 수요를 뒷받침하고, 우리나라 행

학 부문 수상작 전시회가 10월 14부터 19일까지 서울

마을이다. 이번 봉사 활동은 많은 일손이 필요한 배 수

정 서비스의 대외적 위상을 높여 국가 브랜드 향상에

시민청에서 열려 많은 시민이 관람했다.

확을 돕기 위해 배 따기, 배 나르기, 과수 농지 정리 등

기여하기 위해 기획했다.

으로 진행되었다. 그동안 공단은 고령화와 공동화에

그동안 공단은 초청 연수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따른 일손 부족, 개방화에 따른 수입 농산물 증가 등으

국제 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 산재보험 미도입 국가에

지난 9월 24일 오후

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

대한 산재보험제도 도입 지원, 산재보험 운영 IT(정보

3시에 본부 10층 강

기업과 농촌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 전국의 각 소속기

통신) 시스템 강화 지원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지난 9월 16일 무학

당에서 임직원 400

관별로 1사 1촌 자매결연을 통해 지속적으로 농촌 봉사

의 사회보장제도 발전과 행정 역량 강화에 기여해왔다.

과 산재보험 인식 개

여 명이 참석한 가운

활동을 해오고 있다. 농촌에 필요한 일손을 지원하고,

선 캠페인 업무 협약

데 전 직원 청렴실천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

을 체결하고 두 기관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조직 내 부정 비리를 척결하고,

아니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공단은 지난 9월 1일

이 함께 사업주 , 근

반부패 청렴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강력한 실천 의지를

나눔으로써 상생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산재보

로자 모두 든든한 사회 안전망이 되어줄 산재보험에

다짐하기 위해서다. 이날 결의 대회에서는 청렴실천을

아울러 지난 9월 18일 본부와 울산지사 직원 40여명이

험 요양 상병인 ‘복합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홍보에 나섰다.

다짐하는 사과 스티커에 직원들이 직접 서명해 청렴트

합심해 호접란 재배침수농가(울주군 서생면 소재)를

부위통증증후군’의

이날 협약식에는 조철호 기획이사와 무학 강민철 대표

리 배너에 부착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청렴트리 배너

방문해 피해복구를 지원했다.

진단 기준과 평가 방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무학은

는 직원들이 오가며 수시로 부패 척결 의지를 다지도

순한 소주의 대명사 ‘좋은데이’ 500만 병의 상표에 ‘산

록 눈에 잘 띄는 현관 등에 게시할 예정이다.

업재해는 든든한 산재보험으로!’라는 문구를 넣어 출

이재갑 이사장은 “청렴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

지난 10월 20일부터

지 외상 후 또는 드물게는 중추신경에 손상을 입어 발

시해 산재보험 인식 전환 캠페인을 적극 지원한다.

조적 부분도 개선해야 하지만, 조직 내 구성원의 청렴

24일까지 렉싱턴호

생하는 극심한 통증으로,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정확

마인드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결의 대회가 직원의 반

텔(서울 여의도)에서

하게 규명되지 않은 난치성 희귀 질병이다.

부패 실천 의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

싱가포르 인력부 등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단은 산재 승인율이 기존 30%

희망 뉴스

11+12

임직원, 청렴실천 선봉에 서다! 산재보험 인식 개선 위한 협약 체결

제35회 근로자문화예술제 시상식 개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산재 인정 기준 확대

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한-ILO-ASEAN 산재보험 초청 연수 개최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은 사

지난 10월 15일 서울

하며, 공단은 향후에도 업무 절차 개선 등 부정 비리가

아세안 6개 회원국

에서 72.6%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

시민청 태평홀에서

발붙일 수 없도록 구조적 문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

사회보장 분야 공무원(12명)을 대상으로 한 -ILO -

라 신규 승인자도 연간 약 37명에서 131명으로 증가할

제35회 근로자문화

가겠다”고 강조했다.

ASEAN 산재보험 초청 연수를 개최했다. 한-ILO -

것으로 예상한다. 또 기존의 기준에 따라 불승인된 산

ASEAN 초청 연수는 우리 정부(고용노동부)와 국제노

재근로자가 재신청하면 개선된 진단 기준으로 재판정

동기구(ILO),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간 협력 사

한다.

예술제 시상식을 개 최했다. 근로자문화

1사 1촌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어요

예술제는 미술 부문과 문학 부문으로 나뉘는데, 미술

노사 공동으로 구성된

업의 일환으로 2005년부터 꾸준히 개최해온 한-ILO

부문에는 1,208점이 출품되어 대통령상 등 98명이,

근로복지공단 사회봉

협력 초청 연수 프로그램의 연장선에서 아세안과의 협

직업성폐질환 연구소 청사 이전

문학 부문에는 1,612점이 출품되어 문화체육관광부장

사단은 지난 10월 1일

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직업성폐질환연구소(소장 최병순)는 지난 11월 17일 새

관상 등 4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통령상과 총

울산 울주군 수문마

이번 초청 연수는 사회보장 분야 정책의 국제적 흐름

로운 청사로 이전했다. 신청사 주소는 인천시 부평구

7,88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하는 근로자문화예술제는

을에서 배 수확을 돕

과 우리나라의 산재보험제도 운영 경험을 공유함으로

무네미로 478 인천노동복지합동청사 2층이다.


독자엽서

알립니다

우편요금 수취인 후납 부담

<희망나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아낌없는 관심과 따끔한 질책을

보내는 사람

발송 유효기간 2014.4.1〜2016.3.31

이름

편집실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더 좋은 소식지를

주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희망나무>는 독자 여러분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울산우체국 제40218호

주소 변경 시 체크

E-mail

열심히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340 근로복지공단 홍보부 희망나무 담당자 앞

2014 11 + 12

독자엽서 응모하기 <희망나무> 11+ 12월호를 읽은 소감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 선물을 드립니다. 독자엽서를 보내주신 분 중에서 총 15분을 추첨해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우편 접수 681-240 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340 근로복지공단 홍보부 <희망나무> 담당자 앞 •이메일 접수 ryu116@kcomwel.or.kr •문의 전화 052-704-7617 •지난 호 당첨자 김미숙(부산시 수영구 광안해변로), 김상도(부산시 금정구 부곡동), 노경환(전북 전주시 완산구) 박향숙(울산시 남구 무거동), 양서희(전북 장수군 장수읍), 양태인(인천시 남동구 용천로) 오동숙(부산시 수영구 광안해변로), 윤태호(서울시 은평구 증산로), 이경화(강원도 원주시 무실로) 이은택(충남 보령시 화산동), 임동운(서울시 중구 중림로), 최민식(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한윤경(강원도 춘천시 지석로), 한지민(대전시 서구 청사로), 현종갑(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2014 11 + 12

6 8

1

2 4 0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우리나라 모든 근로자분을 위해 <희망나무>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거나 주소가 변경된 분은 독자엽서에 주소를 적어 보내주십시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옆에 (구독 신청), 주소가 변경되신 분은 (변경)이라고 기재해주십시오.

111 111

1 이번 호 <희망나무>를 평가해주십시오(내용 구성과 편집 디자인을 종합해).

매우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2 이번 호에서 가장 좋았던 기사의 제목과 그 이유를 적어주세요.

3 편집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매우 불만족


2014 11 + 12

2014 11 + 12

삶이 풍요로워지는 나눔

the 행복 희망, 인문학에 묻다 나를 살려준 당신의 이름에 대하여 달콤한 동행 ‘위·아·자 나눔장터’와 7년간 동행한 근로복지공단

진한 커피 향과 함께 깊은 가을을 들이마신다.

the 나눔

겨울 바다에 일렁이는 파도도 커피 한잔 마시러 들르는 이곳은 강릉이다. 파도 소리 섞어 마시는 커피 한잔은 힐링 그 자체다. 동해안을 따라 남쪽 정동진항에서 안목, 경포대, 사천으로 이어지는 해안길은 이미 커피 마니아의 성지로 유명하다.

가슴을 확 열어젖히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가

희망 발전소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직원과 고객 윈-윈하는 감성 경영으로 한발 앞선다 희망 지킴이 근로복지공단과 손잡고 직원 기숙사 마련한 나비솔한의원

카푸치노 거품을 만들고 비릿한 바다 내음을 정제해 추출한 커피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치다.

the 공감 감성 여행 겨울 바다와 커피 그리고 힐링 체험 커피의 도시, 강릉 직장 처세술 직업 세계,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표지1234 수정.indd 1

2014. 11. 7. 오후 6:02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