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G:HA vol.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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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underground meets lifestyle

[지:하] Vol. 03 june. 2015

과열된 삶을 식히는 거리

2.8km 1


CONTENTS

COVER STORY

FEATURE

이번 매거진 G:HA[지:하] 3호에서는 서울에서

과열된 삶을 식히는 거리 2.8km 을지로 지하도상가를 가로지르는 도보 여행

2

가장 오래된,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긴 지하 도상가인 을지로 지하도상가의 다양한 매력

EXCLUSIVE

유리로 그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림 을지스타몰 ‘시미지미’

을 소개합니다.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선물이 다 모였다 을지스타몰 ‘다모아 선물코너’

ITEM

내려와서 만났네 위에는 없던 맛집 스테이크부터 디저트까지, 지하도상가 대표 맛집 4선

STORY

요정이 볶아주는 커피의 묘약에 빠져들다 을지입구지하도상가 ‘카페 브리이에’ 최태임 대표

MEDIA INFORMATION

8 12 16 20

매체명 매거진 G:HA[지:하] 3호 발행처 서울시설공단

모자와 지하도상가의 공통점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라는 것

발행인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시티스타몰 ‘밀라노’ 류용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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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6월 15일 주소 서울시 성동구 청계천로540 서울시설공단

ENJOY

당신의 건강은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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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몸 건사하기 위해 방문할 만한 을지로의 상점들

취재·디자인 주식회사 베네핏 일반 문의 02-2290-7287

삶을 담은 사진을 길 위에서 만나다

편집 문의 070-8762-1100

장애인의 날 기념 특별사진전 ‘서로/함께/바라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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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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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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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도상가에 대한 정보는 서울시설공 단 홈페이지(http://www.sisul.or.kr)나 네이버 검색 ‘서울의 지하도상가’를 통해 확 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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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UT

어렸을 적 살던 시골 동네를 마을 사람들끼리 표현할 때에는 꼭 독특한 명칭이 붙었 습니다. ‘아랫’ 동네라는 것입니다. 물론 윗동네도 있었습니다. 호수가 있던 윗동네 와 그 호숫물이 떨어져 개울이 흐른 아랫동네. 아랫동네에 살던 저는 늘 윗동네가 궁금했습니다. 어른들은 가는 길도 험하고 사람도 위험하니 절대 너희끼리 가선 안 된다고 했죠. 하지만 호기심이 많던 일곱 살 어린이는 결국 아이들을 이끌고 그곳에 갔습니다. 호 수까지 가는 산길의 버라이어티함과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은 벽을 보고 벌을 받을 때까지도 가슴을 뛰게 했죠. 만일 그때의 제가 을지로 어디쯤에 살았다면 어른들은 지하도상가 길을 윗동네에 가는 길처럼 여겼을 것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길을 잃고 멘붕(?) 에 빠질지도 모를 것이 꼭 윗동네에 가던 그 설렘을 떠오르게 하니까요. 지하도상가는 단순히 지상의 상가들을 일렬로 옮겨놓은 곳이 아니라, 이 공간만 의 다른 문화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같으면서 또 다른 상점들은 흡사 용산 전자상 가 못지않은 전문성을 뽐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자유롭게 뒤섞인 박물 관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하죠. 비바람으로부터는 사시사철 안전합니다. 이번 매거진

G:HA(지:하) 3호에서는 특별히 을지로를 가로지르는 지하도상가들을 통해, 사연 이 담긴 나만의 공간 같은 지하 공간이 지닌 특별함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이번 장마철이 오면, 그런데 우산 없이 쉬지 않고 걷고 싶다면 매거진과 생수 한 병 을 들고 을지로 지하도상가를 완주해보시길 바랍니다. 지하철이 오가는 소리를 들 으며 식사도 하고, 조용한 구간에서는 잠시 쉬었다 가면서요. 장담컨대, 근 3년간 걸어본 길 중에 가장 낯설고 신선한 산책로가 될 겁니다.

G:HA[지:하]는 서울 지하도상가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Good: G) 상품, 즐거운(Haha: HA) 경험을 발굴 하여 새로운 쇼핑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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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과열된 삶을 식히는 거리

2.8km 시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2.8킬로미터. 따가운 햇빛과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지하도상가로 이어진 길을 걸었다.

연령별, 디자인별 각종 모자 전문점 p.23

웨스턴 캐쥬얼 다이닝 레스토랑

시청역

밀라노 설리반 st.

피아노 계단

시티스타몰

도심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때, 아래로 난 계단이 보였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바쁘게 돌아다니는 도시 생활. 과열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끼고 싶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훌쩍 떠날 수는 없는 노릇. 거창한 여행이나 멋진 자연경관이 아니어도, 매연과 소음이 없는 곳에서라도 잠시 걸을 순 없을까. 높은 빌딩과 정신없이 지나다니는 자동차들 사이에 트여있는 시청 광장은 겨울엔 스케이트장으로, 여름엔 푸른 잔디밭으로 시민을 맞이한다. 꽉 찬 도시 속에 조그맣게 찍힌 푸른 점. 이곳 지하에 도시의 바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시청 광장 지하에서 시작하는 이 길을 통하면, 한 번도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까지 걸을 수 있다. 도착지점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도 연결되어 있어 시청역부터 2호선을 따라 네 정거장 정도 걷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길 전체가 하나로 연결된 지하도상가인 탓에 1시간 정도의 도보가 마냥 지루하 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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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한 끼 식사 컵밥 & 떡볶이집 p.18

커피 요정이 사는 마법의 카페 p.20

을지로입구역

카페 브리이에 1982

을지입구지하도상가

‘을지’는 을지문덕 장군의 그 을지가 맞다

시청 광장 지하부터 지하철역 2호선 을지로입구역까지 이어진 지하도상가는 현재 시티스타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구둣가게부터 헌책방까지 다양한 가게들이 들 어서 있는 이곳을 10분 정도 걷다 보면 어느새 을지로입구역에 도착한다. 조선 시대까지 ‘구리개’로 불리던 을지로는 이후 ‘황금정’이라는 이름을 가지기도 했지만,

1946년 일본식 동명 정리 사업에 따라 을지문덕 장군의 성씨인 ‘을지’를 따서 지금의 지명을 얻었단다. 을지로입구역을 오던 방향으로 지나다 보면 을지입구지하도상 가에 들어서게 되는데 오던 길에선 보지 못했던 사무기기 용품점이 몇 군데 보인다. 지상에 사무실이 많이 위치한 이곳은 20년 전쯤만 해도 사무기기 용품의 전문 상 가라고 할 만큼 해당 품목을 취급하는 상점이 많았다. 길을 사이에 두고 위치했던 가게의 직원과 맞은편 사장이 지금은 부부가 되어있는 소소한 러브스토리도 있을 정 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제 사무기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가라고 보긴 힘들어졌다. 필요에 따라 직장인들을 위한 음식점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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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A[지:하] - FEATURE

갑작스러운 비 소식도, 교통사고도 없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도심의 길을 걸을 때는 최소 5분에 한 번씩은 주변을 살펴야 한다. 앞에서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때문이다. 앞만 보고 걸었는데 왜 괜스레 안정감이 느껴지나 싶었더니 지하에서는 사람 중한 줄 모르는 자동차를 피할 일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벌써 20분 가까이 걸은 것 같은데 기분 나쁘지 않은 서늘함에 땀도 전혀 나지 않았다. 햇볕 아래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을 텐데. 그러고 보니 갑작스레 내리는 비나 궂은 날씨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지하의 또 다른 묘미다. 아직 좀 더 걷고 싶긴 한 데 어딘지 모르게 배가 출출하다. 어디서 빵 굽는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게 아니라 주위를 살펴보니 식욕을 돋우는 온갖 음식점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한식, 중식, 일식 없는 것 없이 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함 이 느껴지는 에이드와 눈을 반짝이게 해줄 시원한 커피 한 잔, 비타민이 가득한 과일주스까지. 하나 손에 들지 않고서는 도저히 못 배기겠다. 음료 한 잔 가격이 밥값을 맞먹는 지상과 달리 가격도 저렴한 것 같다.

건강 및 생활용품 판매점 p.28

락희옥

타임브릿지

이색 인테리어 소품점 p.12

을지로

한식과 와인이 만난 한식펍 p.17

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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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아선물코너

을지스타몰

그곳에 정글이 있었다 서울 한가운데, 그것도 지하에 정글이 있다면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을지로 3가를 지나 걷다 보니 웬 녹색 정글이 나타났다. 초록빛 조명 아래로 검은 야생 동물의 그림 자가 드러난 이곳. ‘보는 즐거움과 상상의 설렘을 느끼며 걸어보라’는 안내문이 말해주듯 정글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정글 테마존이다. 가만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정말 어디선가 원숭이와 치타,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비록 실제 정글은 아니지만 분명히 이 길을 걸어 다니는 순간만큼은 스마트폰이 아닌 길 양쪽에 서 있는 동물들에게로 눈길이 향한다. 그 사이 어느덧 을지로 4가에 도달했다. 이전보다 길이 조금 심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이번엔 트릭아트가 시선 을 뺏어 간다. 한글을 창제하시고 이루 다 셀 수 없는 업적을 남기신 세종대왕 님. 밤늦게까지 어두운 중에 책을 읽으시느라 눈이 나빠지시면 안 되니까. 조명등 삼아 성냥을 켜서 주위를 밝혀드려야지. 짓궂은 초등학생 몇몇은 벌써 그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겠다고 난리다. 밋밋한 시멘트 바닥만 있는 줄 알고 땅바닥은 볼 생각도 안 했는데 이건 뭐지? 그 옛날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타고 다니던 노란 구름을 꼭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트릭 아트로 구름 위에 올라 서울을 내 발아래 내려다보는 기분이란. 조금 전 초등학생더러 유치하다 생각한 게 언젠가 싶게 기념사진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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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유리공예 전문공방 p.08

나만의 스포츠 용품 판매점 p.29

가역

정글 테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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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스포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을지로

시미지미

동대문 운동장이 사라진 그곳에도 추억은 남아있다 길다고 생각했던 지하도상가도 어느새 끝이 보인다. 마지막 코스가 아닐까 싶은 동대문 스포츠 지하도상가 지역으로 접어들자,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든다. 좌우로 늘 어선 각종 스포츠 프로 구단의 유니폼들. 학창시절, 해 떨어질 때까지 늘 같이 공을 차던 친구들과 입을 유니폼을 맞추기 위해 방문했던 바로 그곳이다. 비록 동대문 운동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추억의 상점들은 지하로 내려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듯 하다. 학창시절을 떠올렸던 스포츠용품 상가를 지나 자 어느새 2.8km의 지하 도보가 끝났다. 주변을 살펴보니,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을 이용하려는 승객들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좀 더 여유를 느끼고 싶어 DDP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지하도상가에 내려오기 전에 내리던 비는 오간 데 없고 탁 트인 광장에 햇볕이 가득하다. 얼추 한 시간, 스마 트폰에 내장된 건강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해 보니 2.8km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온전히 걷기만 했을 뿐인데 이토록 머리가 상쾌해질 수 있다니. 도심 한복판, 그 것도 위와는 판연히 다른 세계인 지하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아직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시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지하철로 네 정거장 거리. 과열된 삶 을 식히는 거리 2.8km를 걷는 동안 미열을 동반한 두통이 싹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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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밟을 때 들리는 소리가 정말 신기해요. 다같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 같아요.” 도심 속 어린이집에서는 어디를 나가도 주변이 고층 빌딩에 거리마다 차들이 가득하죠. 반면에 지하는 차도 없고 긴 구간이 끊기지 않고 연결되서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이동통로가 된답니다. 가끔은 이렇게 작은 놀이 터가 되기도 하고요.

-장단비, SK 네트웍스 새싹어린이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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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lusive

유리로 그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림 시미지미 을지스타몰

“유리는 예쁘지만

다루기 쉽지 않은 까다로운 여자 같아요.”

럽게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들어진 조명에 눈이 간다. 중세시

인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연인을 향해 한껏 소리를 높

대 성당이나 교회 건물에 많이 사용되었던 스테인드글라스

여 안부를 묻는다. 수많은 광고와 패러디로 다시 태어난 이

는 일종의 색유리 조각으로 퍼즐을 맞추는 작업이다. 과정은

장면은 영화 ‘러브레터’ 속 백미이자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

이렇다. 먼저 도안을 만든 후 다이아몬드 칼로 모양에 맞춰서

에게도 익숙한 장면이다. 벌써 개봉 20주년을 넘긴 이 영화는

정확히 유리를 잘라낸다. 꼭 맞아 들어간 조각의 경계선을 동

훗카이도 서부의 작은 도시 오타루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테이프로 감아 납땜을 하면 유리 조각이 조금의 틈도 없이 달

오타루 시는 설원만큼이나 유리 공예로 유명한 유리 공예의

라붙어 충격을 견디는 힘이 생긴다. 모양에 따라서 뒷면에 전

고향이기도 하다.

구만 부착하는 경우도 있고 부채꼴이나 면면을 이어붙여 사 각이나 팔각형태를 만들어 스탠드 대 위에 얹어 완성하기도

유리 공예,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름

한다. 평면 조명의 경우 20만 원부터, 주물 스탠드는 50만

영화 ‘러브레터’ 속에는 여주인공의 곁을 지키며 그녀의 새로운

원부터 시작한다. 이경임 대표는 이런 자신의 작업을 ‘유리로

연인 자리를 넘보는 이가 나온다. 유리 공예 장인인 그는 어깨

그림을 그리는 일’에 비유한다. 딱딱하면서도 섬세한 유리를

에 기다란 쇠파이프를 두르고 섭씨 1,000도를 넘나드는 용

물감처럼 자유자재로 다루기까지는 온몸에 화상 등의 흉터를

광로 속에서 녹은 유리를 엿가락처럼 자유자재로 다루며 작

남기며 3년간 유리를 자르는 일만 배우는 시간이 필요했다.

품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그 모습이 유리 공예의 전부는 아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멈추지 않는 예술적 사유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숙련되기도 쉽지 않은 유리공예. 그래

학부 때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이 대표

서인지 국내에서는 다루는 학과도 전문가도 얼마 없다. 그중

는 미술 교육을 공부하며 유릿가루를 금속에 얹어서 굽는 칠

을지로 지하도상가 한쪽에 자리 잡은 ‘시미지미’는 스테인드

보를 배웠다. 그렇게 유리에 눈을 뜨고 보니 색이 칙칙한 칠

글라스 기법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리 공예 작품을 제작하고

보보다는 빛이 투과했을 때 반짝이는 유리 공예에 더 마음이

판매하는 전문 공방이다. 간단한 액세서리부터 다양한 크기

갔더랬다. 다시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본격적으로 유리 공예

와 형태의 조명, 물감 위에 겹겹이 유리를 얹어 원근감을 준

에 응용할 수 있는 금속공예 박사 과정을 밟았다. 디자인을

그림 작품까지 모두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들이다. 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만큼 그녀는 누구도

반 손님들이 많이 구매하는 건 1, 2만 원대의 저렴한 액세서

흉내 내지 못하는 입체감을 자랑하는 그림 ‘드리밍 오브 빌리

리 종류지만 유리 공예의 매력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 자연스

지 (Dreaming of Village)’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아름답고도 오묘한 유리공예의 세계

블로잉

스테인드글라스

퓨징

램프워킹

(Blowing)

(Stained glass)

(Fusing)

(Lampworking)

유리용해로 안에서 블로우 파이프를 이용 해 입으로 공기를 주입하여 제작. 물병이나 와인잔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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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유리 조각을 동 테이프로 연결해 납땜 과 정을 거쳐 이어붙이는 작업으로 주로 성당 이나 교회 건물, 조명 등에 활용한다.

전기 가마 등에서 유리를 녹인 후 서로 밀착 하여 완성한다. 은을 넣고 샌드위치처럼 덮 어 구워 펜던트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토치로 불을 쏘아 유리봉을 녹이며 말아가 면서 모양을 만드는 기법. 악세사리나 작은 소품 등을 만드는 소형작업에 활용된다.

글 이은수 · 포토그래퍼 강정호

한없이 펼쳐진 드넓은 설원, 붉은 스웨터를 입은 단발머리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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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A[지:하] - EXCLUSIVE

❶ 특별 주문 제작한 강아지 모양의 액자 조명 ❷ 세상에서 하나뿐인 유리공예 펜던트가

“드리밍 오브 빌리지는 어렸을 적 언니, 오빠, 동생이랑

신나게 쏘다녔던 서울의 달동네를 형상화한 그림이에요. 신기할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들 사이사이엔 제

인상적인 목걸이 ❸ 입체감이 돋보이는 드리밍 오브 빌리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어요. 재개발이란 이름 아 래 이런 동네들이 점점 사라지면서 이제는 정말 꿈에

시리즈 작품

서나 볼 수 있다는 게 영 아쉬워요.”

❹ 각을 잡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팔각 등 스탠드 조명

만든 목걸이 ❻ 빛을 비추면 비 오는 날이 연상되는 발 형태의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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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키아프(KIAF, Korea International Art Fair)에 나가기 위한 작품도 준비 중이다. 작가로서 꾸준한 작업 활동을 이어 가는 동시에 그녀는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 다. 본 전공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미학과 웹 디자인을 가르치 는 것은 물론 지하도상가 공방 내에서 1대 1로 유리공예 수 업을 진행한다. 하루에도 여러 건씩 수강 문의가 들어오는 유 리 공예 수업의 경우 보통 원데이 클래스로 운영된다. 수강료

❺ 크리스탈을 하나하나 손수 꿰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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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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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의 사이사이

는 재료비를 포함해 약 5만 원으로 캔들 홀더 같은 작은 소품

를 걸어가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전체적인 밑

을 만드는 과정이다. 유리 자르는 연습부터 시작해 하루 안에

그림도 없이 아래부터 차근차근 그림을 그려나간다. 그러다

완성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렇

여기까지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채색에 들어

게 수업을 들어보고 정기적으로 수업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

간다. 일반 물감을 사용하기도 하고 유릿가루를 녹여 물감처

지만 유리만 자르다 도저히 못 하겠다며 도망(?)가는 사람도

럼 사용하는 칠보 공예로 해나 달을 구워 올릴 때도 있다.

있다.

이렇게 작품이 모이면 1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열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 경기도 양평 북한강변에서 열리는 ‘양평 문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긴 호흡을 이어가다

리 리버마켓’에 나간다. 얼마 전 1주년을 맞은 ‘양평 문호리

20대 후반부터 6,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에게 골

리버마켓’은 판매자만 150팀 정도 되는 큰 시장으로 그림, 도

고루 사랑받는 시미지미. 젊은 손님들에겐 액세서리가, 주부

자기, 유리, 패브릭 등 전문 작가들이 모이는 축제의 장이다.

층엔 조명이 인기가 좋다. 그러다 단골손님이 되면 그림을 구


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큐레이터나 다른 미술 작가도 심심 찮게 찾아온다. 사실 지하도상가를 지나가다 유리의 화려한 빛에 이끌려 한 번씩 발걸음을 멈추고 시미지미에 들르는 사 람마다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이런 데 있을 가게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 시미지미는 원래 각종 수공예품의 메 카인 삼청동에 있던 유리공방이었다. 삼청동이 지금의 삼청

“작업하는 사람에게는 꾸준히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시

간이 필요해요. 지하도상가는 바깥 날씨에 상관없이 작 업에 몰두할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장점이 있 어요. 예전에 삼청동이 있을 때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 면 가게 문을 닫고 나가는 날도 있었거든요.(웃음)”

동이 아니던 시절부터 7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왔지만, 매년

INFORMATION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31 을지스타몰

3구역 352호 (지하철 2, 5호선 을지로 4가역 10번출구) 문의: 02-2272-1224

simizimi.modoo.at

조금씩 오르던 자릿세는 더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 되었다.

책임을 다하는 동안 그녀가 유일하게 손에서 놓지 않은 것이

그렇게 새로운 자리를 찾던 중 건물주가 부르는 게 값이 되

있다면 바로 꾸준한 작업 활동이다. 각 역할 간에 균형은 엉

는 밖보다 시에서 관리하는 곳이라면 세를 올리더라도 적정

망이지만 어떻게든 버티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점에서 자신

선이 있을 거란 생각에 2015년 초 지하도상가로 내려왔다.

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이런 정신을 담아 일본어인 공방 이름

지하철 역과의 높은 접근성과 청소, 안전 문제에 대한 관리도

안에도 곰곰이, 천천히, 차근차근 이란 뜻이 담겨 있다. 경제

이곳에 터를 잡는 데에 한 몫을 했다. 게다가 작업하는 사람

적으로 여유롭지 못해 힘들 때도 많지만, 어떻게든 계속해서

에게 꼭 필요한 동대문이나 남대문, 명동 등 재료상과도 가까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시간 자체가 그녀에게는 힘이 된다.

운 을지로는 이 대표에게 제격이었다.

작품 하나하나에 갖은 정성이 깃든 것은 물론 평생 A/S까지

안정적으로 지하도상가에 터를 잡은 만큼 앞으로는 체력이

보장한다는 시미지미. 한 번 관계를 맺은 사람은 ‘끝까지 책

이경임

다할 때까지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이경

임진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 을지

시미지미 대표

임 대표.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내로서, 엄마로

로 지하도상가를 계속해서 밝혀줄 빛을 만난 기분이다.

INTERVIEW

서 또 학생이자 교수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수많은 역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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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A[지:하] - EXCLUSIVE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선물이 다 모였다. 다모아 선물코너 을지스타몰

“주인은 상품하고

‘끼이익’ 몇십 년은 된 것 같은 무거운 나무문을 간신히 밀고

고에 쌓인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거저 얻다시피 모두 들여

들어가면 8와트 전구 하나만이 가게 안을 밝히고 있다. 어렴

왔다. 순간의 충동이 아닌 본능적인 ‘촉’에 따른 선택의 결과

결혼하면 안돼요.

풋한 불빛 아래로 먼지 쌓인 장식물이 하나둘씩 그 모습을

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이윤을 많이 붙이지 않아도 매출은

드러낸다.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 같은 박제된 엘크 아래로

급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할 수 있었

각자 주인 찾아가면

다. 전체적으로 경기가 호황인지라 뭘 가져다 둬도 잘 팔리는 시기였다. 이후 50여 번에 걸쳐 유럽, 미국, 중국, 남아프리카

을 도와드릴까요? 궁금한 건 뭐든지 물어보세요.”

공화국 등 15개국을 넘나들며 다양한 상품을 들여오고 판매 하기를 반복했다. 여러 요건이 잘 맞으면 해외에서 가게 하나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나의 물건이 될 거란 게

를 통째로 옮겨놓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렇게 물건이 들어

판타지 소설 속 용사가 모험을 떠나기 전 장비를 보충하기 위

오면 다시 트럭에 물건을 한가득 실어 각종 레스토랑과 카페,

해 들릴 것만 같은 곳.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비밀의 상점

바 등으로 다양한 소품을 날랐다.

과 달리 이곳은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현실에서도 얼마든

한참 웨스턴 바가 유행했을 때는 미국 서부영화에 나올법한

지 찾아갈 수 있다. 어두컴컴한 실내부터 먼지 쌓인 물건과

소품들이 꽤 인기를 끌었다. 페이퍼 앤틱의 일종인 갱스터 이

인심 좋아보이는 주인 아저씨까지 모든 것이 똑같다. 아, 물

미지 현상범 포스터만 해도 100만 장 이상 팔렸다. 새로운

론 나무문은 없다. 여기는 지상에서 아래로 난 20개 짜리 계

매장이 개업하면 장우천 대표가 직접 출장을 가서 실내 인테

단을 얼추 세 번 지나면 나오는 지하도상가니 말이다.

리어의 전체 마무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작은 소품 하나

Since 1995. 시작은 팬시점이었다. 간단한 문구류와 필기

를 어디에 배치할지도 그의 손끝에서 결정되었고 직접 벽에

류를 팔던 상점은 20여 년에 걸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우

장식물까지 달아줬다. 마치 신부가 결혼식 전 일평생 가장 공

라를 지닌 골동품 가게로 변했다. 그 계기는 장우천 대표가

을 들이는 신부 화장을 하듯이 각 업소의 최종 마무리 단장을

머리도 식힐 겸 떠난 첫 해외여행이었다. 평소에도 여행을

해주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좋아했던 그는 우연처럼 운명처럼 필리핀에서 소품을 생산 하는 회사를 방문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창고 한가

위기를 기회로. 그래도 흐르는 세월은 야속해

득 쌓인 일명 B급 제품들. 충분히 괜찮은 상태였지만 약간 금

거의 날아다니다시피 하며 사업을 운영하던 장우천 대표에

이 갔다는 이유로, 칠이 조금 잘못된 죄로 모두가 소각처리

게도 위기가 왔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당시 몇 살이었고 무

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즉시 현지인과의 협상을 통해 창

슨 일을 하는지에 상관없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중세 스페인의 숨결을 간직한 도시, 톨레도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스페인의 문화 유적도시 톨레도.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진 이곳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유적이 모두 공존하는 장소이자 스페인의 옛 수도이다. 9세기부터 16세기까지 수도로 큰 사랑 을 받았지만, 16세기 마드리드로 수도를 옮기면서 도시 전체의 시간이 멈춰버렸다. 톨레도는 스페인 역사상 수많은 예술가가 탄생한 도시답게 온갖 매력적인 소품들이 가득한데 특히 칼과 철제 생산품으로도 유명하다. 멋과 낭만, 역사의 숨결이 가득한 도시 톨레도의 한 자락을 옮겨오고 싶다면 잊지 말고 벼룩시장에 꼭 한 번 들러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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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은수 · 포토그래퍼 강정호

그게 최고 좋지.”

돋보기안경을 고쳐 쓰며 의자에 앉아있던 주인 아저씨가 인 심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묻는다. “어서 오세요, 손님.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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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A[지:하] - EXCLUSIVE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그 이름, IMF. 강남부터 혜화까지 비

리기 마련이다. IMF의 당시의 풍파는 운 좋게 비껴왔지만 좀

슷한 업종을 운영하던 가게 서너 군데가 가을바람에 낙엽 지듯

처럼 경기가 풀렸다는 말이 들리지 않는 지금 다모아 선물

❷ 등유를 넣어 불을 밝히는 호야 램프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위기의 또 다른 이름은 기회라

코너는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을지로 상권 역시 처

❸ 페이퍼 앤틱의 일종인 미국 서부의

하지 않던가.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음 다모아 선물코너가 문을 열 때만 해도 강북에서 제일 먼

생각한 장 대표는 직접 다른 가게를 인수하고 나섰다.

저 생긴 유일한 지하도상가였다. 지상에 횡단보도도 얼마 없

❶ 외국에서 직접 들여온 다양한 가격대, 크기의 비행기 모형

현상범 포스터 ❹ 현재 다모아 내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던 시절이라 지하로 유입되는 인구도 상당했다. 하지만 위로

자랑하는 엘크 박제품

“어떻게 보면 멋모르고 들이댄 거였죠. 지금은 힘들지

❺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주문 제작해

만, 이 물건들을 잘 보관해두면 나중에 호황이 왔을 때

들여온 장식용 금속 조형물 ❻ 80여 종을 보유하고 있는 벽걸이 장식품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인수한 가게 들에서 물건을 깡그리 모아서 차곡차곡 쌓다 보니 경 기도 양주에 있던 100평짜리 창고가 꽉 차더라고. 말 그대로 보물창고였어요. 98년도부터 2008년 무렵까 지 창고에 있던 걸 다 판매하는 데 약 10년 정도 걸렸 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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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유동인구도 그리 많지 않다. 빠져나간 건 사람만 아니라 물건 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같은 장소에 지금의 50배 이상 물건 이 쌓여있었다. 게다가 똑같은 제품을 여러 점 들여오는 게 아니라 엄격한 기준에 따라 상품을 구분 짓기도 힘들었다고. 그래도 크게 나눠보자면 업소용 장식품, 홈 인테리어 소품, 개인 수집용 소품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중 요즘 가장 많이 나가는 상품은 2, 3만 원대의 중저가 개인 소장용 제품들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각자의 때를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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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하고 좋은 길이 많이 나 있는 지금은 역세권 상가가 아니면

기본적으로 인테리어 소품은 일종의 사치품이다. 불황일수

100명이 오면 100명 다 찾는 물건이 다르다는 다모아 선물

록 치마는 짧아지고 넥타이는 화려해진다지만 소품은 아무

코너. 손님마다 개성과 취향이 제각각이지만 유독 잘 나갔던

리 예쁘고 귀해도 의식주가 흔들리는 상황에선 뒷전으로 밀

물건을 살펴보면 중세시대 유럽풍의 갑옷과 칼, 소총 모형 등


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지금은 딱 한 점 남은 박제 엘크 역시 한때 순록이나 사슴뿔과 함께 최 고의 인기를 누렸었다. 이제는 국제야생동물보호법 때문에 더는 들여올 수도 없어 그 희소성과 가치가 더 높아졌다. 이 렇게 장 대표의 젊음이 고스란히 들어간 완성된 다모아 선물 코너만의 컬렉션. 지난 20년을 한결같이 지나올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사심을 비우는 것을 꼽았다.

“한 분야에서 20년을 일한다는 건 애정이 없으면 못 하는

일이에요. 유럽 같은 곳에서 앤틱 상점에 들어가 보면 주인분들이 참 인상도 좋고 매너도 좋아요. 신사 같은 면이 있다고. 그런 모습에 반해서 나도 사업을 시작했 는데 우리나라는 나 같은 사람을 전문가로 쳐주지 않 아요. 그런 면들이 조금 아쉽지.”

INFORMATION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스타몰 304호

(지하철 2호선, 3호선 을지로3가역 3, 10번 출구 ) 문의: 070-7764-4971

“나는 뭐든지 솔직하게 다 말하고 팔아요. 사가기 전에 육안으

로 다 확인하고 흠이 있으면 흠이 있다 말하고 그래서 이 가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없어졌지만, 장우천 대표는 앞으로 남

격이라는 걸 설명하기 때문에 나중에 가서 트집 잡는 사람도

은 인생도 힘닿는 데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 호시절은 다

없어요. 내 사심을 비우면 비울수록 좋은 고객을 만날 수 있

갔다고 말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두 시간 남짓 동안도 남녀

다고 생각해요. 다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신뢰 관계를 쌓아

노소 가리지 않고 여러 명의 사람이 ‘우와’ 소리를 남발하며

왔고요. 이런 인생관이면 나쁘게 살진 않았다고 봐요.”

가게를 둘러보다 돌아갔다. 당신만의 보물을 만날 수도 있는

재고관리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같은 품목이 많으

만큼 을지로3가역에 내리면 다모아 선물코너에 들러 나 자

면 재고가 되지만 다모아의 상품들은 단품으로 한 두 점 있어

신을 위한 선물을 한 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INTERVIEW

서 하나하나 희소성 있는 상품이라고 답한 장우천 대표. 당장

장우천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그 시점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고 각자

다모아 선물코너 대표

의 때를 찾아 나가길 기다린다. 지금 있는 상품들을 다 정리 하면 한 품목만 전문적으로 다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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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내려와서 만났네 위에는 없던 맛집 이 세상 가장 본능적인 욕구, 식욕. 맛있고 정갈한 식탁은 때로 한 끼 식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맛집찾아 삼만리,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지쳤다면 이제 아래로 내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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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페이지: 바비큐 소스의 텁텁한 맛을 간 장으로 보완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돼지 구이 등심 2만9천 원대, 설리반스트리트 (시티스타몰) 오른쪽 페이지: ❶ 배추김치와 동치미를 배 합한 육수에 고소한 메밀면을 더한 김치말 이 국수 8천 원 ❷ 국내산 오겹살을 자체 수 분으로 쪄내 담백한 맛이 일품인 메인 요리 보쌈 3만 원, 락희옥(을지스타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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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A[지:하] -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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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페이지: HACCP 인증을 받은 국내산 재료만 사용해 만든 컵밥 ❶ 버터 장조림 ❷ 제육 ❸ 스팸 모두 2천5백 원, 1982 오른쪽 페이지: ❶ 아이스 커피의 청량함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동시에 더치카페소다 6천 원 ❷ 하루 필요한 비타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비타밤 6천 원, 카페 브리이에

촬영/ 강정호 장소 협조/ 락희옥, 설리반스트리트, 카페 브 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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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요정이 볶아주는 커피의 묘약에 빠져들다. 을지입구지하도상가 ‘카페 브리이에’ 최태임 대표

수많은 직장인이 아침저녁 정신없이 오가는 을지입구지하 도상가.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들의 손엔 언제나 테이크 아웃 커피 잔이 하나씩 들려있다. 출근길에, 점심 먹고 들어 오면서, 피하고만 싶었던 야근을 마주할 때 커피가 없는 모습 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맛있는 커피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일 이지만 커피 한 잔에 기분 좋은 웃음까지 얹어가고 싶다면? 카페 브리이에, 그곳에 당신을 커피의 마법에 빠지게 할 요정 이 살고 있다. 카페 브리이에, 이름이 무척 독특하네요. 무슨 뜻인가요? 브리이에는 빛나다, 반짝이다는 뜻의 불어 ‘briller’에서 온 이름이에요. 졸리고 피곤할 때 커피를 한 잔 마시면 눈이 반 짝이고 그 순간이 마법같이 느껴지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반짝이는 마법의 가게라는 컨셉으로 카페 브리이에를 운영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기분이 좋아지는 커피를 볶아주는 커피 요정이고요. (웃음) 요정이 볶아주는 커피라고 하니까 맛이 굉장히 기대되는데 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우선 카페 브리이에는 매일매일 다른 8가지 종류의 원두로 만든 커피를 제공해요. 커피처럼 향이 잘 느껴지는 음료가 없 는 만큼 다양한 향과 맛을 손님에게 알려드리고 싶더라고요. 쿠체레, 예가체프, 시다모,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안티구아, 인도네시아 만델링, 킬리만자로 등이 있고 오늘의 원두는 니 콰라가예요. 로스팅과 블렌딩 역시 직접 하고 있는데요. 모두 생두를 들여와 매장 안에서 전기 반 열풍으로 볶은 원두와 제 가 집에서 직화로 볶은 원두를 섞어서 사용한답니다. 종류가 정말 다양하네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많고요. 직 접 로스팅을 해서 얻는 장점은 뭔가요? 똑같은 원두도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는 만 큼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가면서 제가 원하는 맛을 낼 수 있어 요. 전기 반 열풍 로스터기의 경우 시간만 설정하면 돼서 초 보자도 다루기 쉽지만, 직화 로스팅의 경우 자기 감으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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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바뀌는 커피의 마법, 요정과의 한판승도

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냄새도 다른데요. 처음엔 풋내가

전문성과 다양성을 두루 갖추셨네요. 어떻게 처음 지하도상

나다가 원두가 캐러멜화 되면 달콤한 냄새가 나요. 이 과정에

가에 자리를 잡게 되셨나요?

서 언제 원두를 빼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에요. 그렇다

사실 지금 브리이에가 있는 자리는 제 어머니께서 처음 을지

보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원두를 볶는 가치가 있죠. 개인적

로 지하도상가가 생겼을 때부터 편의점을 운영하셨던 곳이

으로 저는 신맛보다 쌉싸래한 맛을 좋아해서 약하게 볶은 원

에요. 거의 30년 가까이 일해오신 어머니의 젊음이 깃든 자

두랑 오래 볶은 원두를 섞어서 사용하는 편이에요.

리죠. 그러다 제가 2007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카페 브리이

잊지 마세요.

에를 운영하는 거고요. 원래 저는 화장품 회사에 다니면서 제 원두 하나에도 어마어마한 정성이 들어가는군요. 그런데 원

품 교육이나 이미지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었는데요. 잠시 회

두를 매일 바꾸면 남는 게 생기지 않나요?

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커피에 관

한 번에 볶는 양이 많지 않아서 남는 건 거의 없는 편이에요.

심이 생기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본격적으로 카페를

또 일부는 더치 커피 블렌딩에 사용하면서 양을 맞추고 있고

운영하게 되었어요.

요. 더치커피 역시 카페 브리이에의 대표 메뉴 중 하나로 원 두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커피이기도 해요. 상온의 물로

처음 브리이에가 문을 열었을 때와 지금의 지하도상가는 조

장시간에 걸쳐 우려내서 만드는 더치커피는 기계에서 한 방

금 다른 모습일 것 같아요.

울씩 떨어져 맛이 깔끔해요. 카페인이 적으면서도 향미가 좋

상가 전체적인 모습을 보자면 초기엔 사무기기 용품을 판매

아서 커피의 묘약이라고 불리기도 하고요.

하는 상점 위주라 조금 어두운 느낌이 있었어요. 젊은 사람보 다는 어르신이 많았고요. 브리이에가 같은 구역에 처음 생긴

더치 커피 맛도 기대되는데요. 손님들 반응은 어떤가요?

카페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때는 경쟁 상대가 없다 보니 장사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나 라떼가 잘 나가는 건 당연하지만, 신

도 정말 잘 됐어요. 지금 벌써 8년째 브리이에를 운영하고 있

기하게도 브리이에에서는 일반 커피와 더치 커피가 거의 비

는데요. 여전히 초기 1, 2년이 가장 장사가 잘 되었던 시기예

슷한 비율로 나가고 있어요. 보통 더치커피는 여름에 시원하

요. 그러다 하나둘씩 다른 카페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청년들

게 마시는 음료인데 겨울에도 많이 찾으세요. 유리병에 담은

이 운영하는 젊은 감각을 지닌 가게도 늘어났어요. 전체적으

선물용으로도 많이 구매해가시고요.

로 예전보다 상가 분위기가 밝아졌고 다양한 종류의 가게들 이 많이 생긴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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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A[지:하] - STORY

브리이에 입장에서 보자면 경쟁 상대가 늘어난 셈이네요.

리한 요구를 하시는 손님이 있으면 왜 저럴까 고민했는데 지

아무래도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사실 호황기가 지나면서 브리

금은 확실하게 선을 긋는 편이에요. 말을 길게 하기보다는 할

이에도 침체기가 왔었어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

수 있는 건 해드리고 못 해 드리는 건 안된다고 말씀을 드려요.

쟁 상대들이 하나둘 들어오니 휘청거리게 되더라고요. 경쟁 에서 살아남으려면 뭔가 나만의 무기가 있어야 하는데 내실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으시다면요?

을 다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죠. 그래서 브리이에만의 색을

한 번은 더치커피를 내리는 기계 유리가 금이 간 적이 있었

만들기 위해 더치커피도 판매하고 로스팅도 직접 하기 시작

어요. 기계 가격이 20만 원 정도 되는데 한참 운영이 힘들 때

했어요. 그 과정에서 커피 외의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였던지라 마음이 약해져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요정 컨셉도 잡게 된 거고요.

그렇게 제가 속상해하고 있으니 단골손님 한 분이 오셔서는

20만 원을 주고 가셨어요. 자기 이름으로 달아두라고 하시 각종 프로모션에도 브리이에만의 개성이 돋보이는데요. 한

면서요. 얼마나 고맙고 위로가 되던지 정말 큰 힘을 얻었어요.

번 소개해주시겠어요? 역시 같은 자리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던 이

도 웃고 기분 좋게 가실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인데요. 보통 커

유 뒤에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네요. 앞으로 브리이에는 어떤

피를 구매할 때마다 도장을 하나씩 찍어주잖아요? 저희는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커피 요정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분들께는 도장을 하

요즘엔 많은 가게가 하루가 멀다고 바뀌는 추세잖아요? 그

나씩 더 찍어드려요.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시지만 익숙해지

속에서 브리이에는 변하지 않고 오래가는 카페가 되면 좋겠

면 손님들이 먼저 가위바위보 하자고 말씀하시기도 한답니

어요. 예전에 2호점을 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받았었지

다. (웃음) 도장 역시 ‘당신은 몹시 커피가 끌린다.’라는 글자

만,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지금의 브리이에를 계속해서 운영

위에 찍어드리는데요. 총 11글자지만 한 글자는 서비스로

하고 싶어요. 여긴 정말 저라는 사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찍어드리는 셈치고 도장이 열 개 모이면 3,000원을 할인해

정도로 곳곳에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거든요. 가끔은

드려요. 또 5만 원을 선결제하면 포인트로 6만 원을 적립해

해를 볼 수 없는 게 아쉽기도 하고 손목이 아파서 잠이 오지

드리는 등 단골손님들을 위한 할인 혜택이 있어요.

않는 날도 있지만, 여전히 브리이에는 저에게 즐거운 공간이

단골 고객도 확보하면서 브리이에만의 문화를 정립해가고

와서 커피 한잔 하면서 웃고 얘기할 수 있는 행복해지는 곳이 되었으면 해요.

에요. 그런 것처럼 브리이에를 찾아주시는 손님들도 즐겁게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2가 을지입구지하도상가 2호

계시네요. 한편으론 서비스직이 쉽지 않은데 대단하시다는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생각도 들어요.

4, 5번 출구 )

아무래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까 속앓이를 할 때도

문의: 02-777-3391

facebook.com/CafeB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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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만, 이제는 아예 마음가짐 자체를 바꿨어요. 예전에는 무

글 이은수 · 포토그래퍼 강정호

INFORMATION

브리이에를 방문한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는 순간 잠깐이라


모자와 지하도상가의 공통점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라는 것 시티스타몰 ‘밀라노’ 류용복 대표 예로부터 젠틀맨의 상징이던 중절모, 화가의 아이템에서 최 근 현역 군인들의 머리 위에까지 얹힌 베레모. 부족한 외모를 커버하는 용도로 설명하기에는 모자에 깃든 멋이 너무도 깊 다. 을지로 지하도상가의 초입인 시티스타몰에 위치한 모자 가게 ‘밀라노’는 그래서 시민들의 시선이 머물지 않을 수 없 는 곳이다. 하지만 시절에 따라 유행도, 환경도, 인기도 변하 는 법. 20년이 넘도록 이곳에서 모자, 그리고 지하도상가의 명암과 함께하고 있는 류용복 대표를 만났다. 모자만을 취급하시는 게 신선합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모자 상점을 하게 되셨나요? 시작한 건 1992년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가죽점퍼나 서류 가방, 여행 가방 등을 판매하려고 가게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점퍼를 진열하려면 마네킹이 있어야 하잖아요? 마네킹을 장 식하느라 시장에서 모자를 가져다가 마네킹에 씌웠는데, 지 나가던 사람이 모자를 살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 때부터 모자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어찌 보면 우연히 시작하게 되신 거네요. 그렇죠. 사실 저는 전문 지식도 없었어요. ‘이태리상사’라는 모자 전문 업체가 있었는데, 당시 유명 백화점에 입점되기도 했고 본사는 남대문에 있었거든요. 지인을 통해 그쪽 관계자 를 알게 되어서 그곳 모자를 많이 가져다가 판매했어요. 그러 다 보니 도매상에도 다니게 되고, 공장에서도 자기네 물건도 팔아달라고 연락이 왔죠. 1994년에서 1995년쯤부터 모자 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게 되었어요. 이곳 시티스타몰에는 어떻게 자리 잡게 되셨나요? 그때는 새서울지하도상가였어요. ‘새서울지하도상가-시청 지하도상가-시티스타몰’로 개명이 여러 번 됐죠. 1968년에 지하도가 생긴 것으로 아는데, 이 길은 2호선이 생기면서 만 들어진 거예요. 83년인가 84년인가에 생긴 것으로 알고 있 어요. 같은 상가의 중앙만 제일 오래된 곳이고요. 을지로는 전역이 이렇게 2호선이 생기면서 같이 조성된 거예요.


G:HA[지:하] - STORY

글 오수희 · 포토그래퍼 강정호

어쨌든 제가 여기 들어온 지는 25년 정도 되었어요. 당시 저

들, 모자로 맵시를 낼 줄 아는 분들이 주로 오시죠. 제가 구매

는 구두공장도 하고 양화점도 했었는데, 시청지하도상가에

해서 갖추어 놓는 게 대부분 연세 있으신 분들이 좋아하는 스

참 많았는데..

서 구두가게를 하시는 분들이 우리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을

타일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맵시를

되면서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 거죠.

아는 분들이

당시에 상가가 엄청나게 활기찼나 봐요.

고 겨울철에는 머리가 시리니까요. 보온을 하는 등 머리를 보

종종 찾아주세요.

네, 저도 경쟁을 뚫고 이 가게에 들어왔거든요. 그때에는 전

호하는 용도로도 쓰시는 거예요.

자 시스템이 없어서 전자기계가 아닌 제비뽑기 같은 걸 했었

예전엔 사람이

썼었어요. 거래처인 곳이다 보니 자주 오게 되고, 자주 오게 자주 찾는 손님들에게는 모자가 필수적인 아이템인가요? 필수죠. 머리숱이 없으신 분들의 경우 여름에는 햇빛에 따갑

어요. 바구니에다가 손 넣고요. (웃음) 그때 여기와 이 옆 가

단순한 패션 이상의 아이템이겠네요. 어르신들이 모자를 구

게만 신설되어서 입찰을 했죠. 당시 입주 희망자가 굉장히 많

매할 때도 유행 같은 것이 존재하겠죠? 어떤가요?

았어요.

일단 계속 쓰는 분은 각자 자기 스타일이 있으세요. 젊은 사 람들이 옛날엔 야구모자 밖에 안 썼지만, 지금은 일본말로 도

사장님은 당시의 높은 경쟁률을 뚫은 행운의 사나이시네요.

리우치라고 하는 헌팅캡 같은 것도 쓰거든요. 스타일이 좀 다

그만큼 밀라노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모자 전문 상점이라

르긴 하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이 유행시키니까 연세 있으신

는 점도 그렇고요.

분들도 잘 쓰시더라고요. 의상의 유행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지금은 남대문이나 청계 7가, 평화시장에서도 모자 도소매

해요. 옛날에는 경조사에 복장을 다 갖추고 갔잖아요? 그런

를 하지만, 전에는 모자만 취급하는 가게가 많지 않았어요.

데 지금은 산소나 납골당에 가도 등산복 등 아웃도어를 입고 가요. 일터에서의 복장 문화도 많이 변했고요. 복장에 따라서

밀라노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손님으로 오시나요?

모자도 달라지는 거예요. 옛날에는 중절모 등 모던한 스타일

젊은 사람들은 많지 않고요. 중년부터 노년까지, 연세가 있으

을 선호했다면 지금은 캐주얼한 쪽이 더 주목받고 있어요.

신 분들이 찾으세요. 그중에서도 옛날에 모자를 좀 써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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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모자는 어떤 건가요? 기본적으로 싸고 비싸고를 떠나서 쓰는 분에 제일 잘 어울려 야 제일 좋죠. 디자인으로만 보자면 우리나라 제품들도 요새 는 잘 나오는데, 유럽 쪽에서 나오는 모자가 좋고요. 일본 모 자도 괜찮아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입점 직후와 지금의 상가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아요. 왜 지금과 그때가 다른 건가요? 무슨 큰 변 화라도 있었나요? 있었죠. 당시에는 소공이나 광화문 쪽으로 나가는 길도 없었 어요. 시청역으로 내리면 1호선이든 2호선이든 다 이 통로 를 지나야 했죠. 롯데백화점 같은 랜드마크도 이곳을 통해서 만 갈 수 있었어요. 광화문 같은 경우는 5호선이 생기기 전까 지 그랬고요. 지하철역도 다양해지고 출구도 많아지면서 지

또 같은 상가라도 업종에 따라서 상황이 각각 다른 것 같기도

금은 여기가 시청역과 정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많은 유동

해요.

인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어요.

물론 그렇죠. 사실 그런 건 개인의 능력이라고 봐야죠. 아무 리 경기가 호황이고 활성화가 됐어도 부도나는 사람이 있고

도시가 편리해지고 발달한 것이 오히려 밀라노에는 안 좋게

아무리 어려운 상태라도 성장하는 기업이 있으니까요. 그래

작용한 것이군요.

도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은 이 상가의 위치가 시청 바로 밑인데 엘리베이터 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는 거예요. 노인이나 장애인은 진입

밀라노와 이곳 시티스타몰이 어떤 곳으로 남길 원하시나요?

하기조차 어려운 거죠. 거리는 지하철과 멀지 않아도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 수 있게끔 환경이 조성되면 좋을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잘 안 되는 거고요.

것 같아요. 그러면 상가가 훨씬 더 활기를 찾고, 젊은 친구들

점포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더 그런 것도 같아요. 회현이나 명

이 점주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게 해야 상가도 더욱 활

동, 소공 지하도상가 같은 경우는 오히려 사람들이 더 없는

기가 넘칠 것 같아요.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들이 머리가 더

편이었어요.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편의시설이 생기면서 활

빠르게 돌아가잖아요. (웃음) 아무쪼록 이곳 상가가 앞으로

성화된 부분이 있죠. 저를 비롯한 이곳의 상점 주인들은 현재

더욱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이 유동인구를 늘릴만한 환경이 안 된다는 걸 가장 아쉬 워하고 있어요. 명동이나 회현 지하도상가도 보면 다들 어렵다고 하시는 건 비슷한 것 같아요. 활성화에 대한 필요도 많이들 느끼시고요.

INFORMATION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가 56 시티스타몰 626호

(1,2호선 시청역 6번 출구) 문의: 02-776-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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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길을 넘어 감상하는 길로 을지로 지하도상가에는 아주 특별한 전시장이 있다. 지하보도를 갤러리로 구성한 공간 ‘을지로 아뜨리愛’다. 이곳에서 매달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시민과 가까이서 만나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오픈한 후로, 2015년

5월까지 6회의 기획전시를 포함하여 총 13회의 전시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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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당신의 건강은 소중하니까

일과 중엔 계속 앉아있고, 퇴근 후엔 타인을 위해 내 간을 포기하는 당신. 몸짱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내 한몸이라도 건사하길 바란다 면? 출퇴근길에 이곳에 들러보자.

뭉친 근육, 널 어쩌면 좋니

쌓인 일도 식후경이다

타임브릿지

1982

일과 중엔 컴퓨터를, 퇴근할 때는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목이 거북이처럼 변해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아침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하지

버린 당신에게 필요한 건? 간단하다.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무언가다. 이곳에 당

만 찰나의 꿀 같은 잠을 연장하는 동시에 아침밥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밥과

신을 우락부락한 몸짱으로 만들어줄 운동기구는 드물다. 하지만 허리 마사지 기

잠,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을 방법 어디 없을까? 정답은 지하에 있다. 을지입구지

구, 안면 마사지 기구, 목 마사지 기구 등 굳어버린 근육을 한방에 녹여줄 아이템

하도상가에 있는 1982는 매일 매일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컵밥과 떡볶이를 판

들이 가득하다. 물론 당신의 거북목도 원상복구 가능하다. 실제로 한 손님의 경

매한다. HACCP 인증을 받은 국내산 식재료만 사용하는 것은 물론, 그날 만든

우 목 마사지 기구를 구매한 지인에게 직접 소개를 받고 와서 한 번에 70개를 구

음식은 당일에만 판매한다. 참고로 상호가 1982인 이유는 김유진 대표가 해당

매해 갔다고. 간단한 기구 외에도 타임브릿지에는 비타민, 에코컵 홀더, 옷에 붙

연도에 세상과 마주했기 때문이라고. 그녀가 창업한 이유는 간단하다. 을지로 주

은 먼지를 제거하는 솔까지 마치 TV 속 홈쇼핑 방송에 들어온 것처럼 사놓으면

변에서 3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지만 간편하면서도 건강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집안의 누군가가 어떻게든 쓸 것 같은 제품들이 가득하다. 참고로 타임브릿지는

있는 완벽한 가게를 단 한 곳도 찾을 수 없었다. 실제 경험에서 느낀 2%의 부족

시니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출범한 (주)시니어허브의 안테나 매장으로, 60세

함을 채워서 만들었기 때문일까. 점심시간 무렵이 조금만 지나도 1982의 컵밥

이상의 시니어들이 운영하고 있다. 마치 ‘역시 이 나이까지 살아보니 건강이 제

과 떡볶이는 금방 동난다. 그중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스팸. 최근에는 건강을

일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 몸 여기저기가 찌뿌드드한가? 아니 지

신경 쓰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멸치나 견과류를 넣은 제품도 많이 나간다. 한편

금 당장 뭉친 근육이 없어도 괜찮다.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싶어 하나 둘 보

김 대표가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바로 ‘버터 장조림 컵밥’. 매일 직접 쇠고기의 핏

다 보면 나도 모르게 꼭 하나 손에 들고 나오게 되는 곳, 오늘도 모니터만 바라보

물을 제거하고 삶는 등 무려 8시간의 정성이 들어간다. 아침 출근길엔 밥 1/3공

고 있었다면 퇴근길에 꼭 한 번 들려보길.

기에 해당하는 꿀모닝 사이즈로, 점심에는 반 공기 크기인 스몰과, 한 공기 크기 의 빅으로 위의 크기에 따라 사이즈도 취사선택할 수 있다.

INFORMATION

INFORMATION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 88 을지스타몰 을특14호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 58 109호

문의: 02-2269-7101

문의: 02-318-1090 / blog.naver.com/spanish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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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담은 사진을 길 위에서 만나다 장애인의 날 기념 특별사진전 나의 운동에는 운동복이 팔할이다

빅 스포츠

‘서로/함께/바라봄’ 어떤 사람에게 지하도상가는 이동을 위한 통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지만, 잠깐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길 위에는 누군가의 삶이 담겨 있기도 하다. 서울시설공단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을지로 4가 지하보 도 ‘을지로 아뜨리愛’에서 특별 사진전을 열었다. 이번 사진전은 ‘서로/ 함께/바라봄’이라는 이름으로 4월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었다. 전시된 40여 점의 사진은 비영리단 체 ‘바라봄 사진관’이 전국을 돌아다 니며 포착한 것으로, 이들은 벌써 3 년째 장애인들의 삶 속 잊지 못할 순 간을 사진으로 남겨주는 활동을 하

학창시절 친구들과 재미삼아 맞췄던 축구 유니폼. 그 시절 메시나 호날두, 세브

고 있다. 특별히 전시 기간 중 장애

첸코, 판니스텔루이의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을 뛰노라면, 볼품없는 흙밭에서 공을

인의 날에는 두 팀의 장애인 가족에

차면서도 기분만큼은 유럽 리그에 있는 같았다. 물론 브랜드 스포츠 매장에서 구

게 선물 같은 하루를 선사하는 행사

매한 정품 유니폼은 아니었다. 초라하기만 했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선택한 대

로 꾸며졌다. 일정은 아침 일찍 미용

안은 바로 동대문운동장 근처에 있던 스포츠용품점. 원하는 유니폼을 고르고 등

실에서 머리를 손질한 후 사진전이

판에 이름과 번호까지 마킹해도 가격이 저렴해 공 좀 찬다는 녀석들에겐 일종의

열리고 있는 을지로 4가 지하보도로

성지 같은 곳이었다. 그랬던 그곳이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되면서 함께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성지는 아직 그곳에 있다. 정확히는 지하에서, 여전히 그 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을지로와 동대문이 맞닿아있는 지하

이동해 기념촬영을 한 후 어린이대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소풍을 즐기 는 것이었다. 활동 도우미로 행사에 함께한 사회복지사 이승화(36) 씨

에 위치한 빅 스포츠 역시 스포츠용품을 취급하는 상점 중 하나다. 동대문운동장

는 “장애인은 거동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물질적으로도 넉넉하지 못

철거 이후에도 6년간 자리를 지키며, 벌써 20년 넘게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

해 미용실이나 사진관 등은 평소에 이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전히 주요 고객은 축구 유니폼을 맞추러 오는 학생들로 유니폼뿐 아니라 스킬볼,

많다.”며 이번 행사가 지니는 뜻깊은 의미를 밝혀주었다. 환한 미소를

골키퍼 장갑 등 당신의 축구 실력을 업그레이드시켜줄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띤 장애인들의 모습에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도 행복으로 물든 하루,

있다. 바쁘게 살다 보니 친구들과 공을 차고 놀았던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한가?

그런 우리의 얼굴을 ‘서로,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일단 유니폼이라도 입어봐라. 혹시 모른다. 오랜만에 입어본 유니폼이 내면에 잠 들어 있던 열정을 깨우고 그 시절 같은 팀들을 불러 모아 어느새 추억의 운동장에 모두를 모이게 할지도.

INFORMATION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218 을지로지하센터 4구역 465호 문의: 02-2272-9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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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거리에서 ‘꿈’을 찾다 “언젠가 기술자가 되고 싶어요.

지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람들. 지하철 입구에서

좋은 기술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홈리스의 사회복귀를 위한 매거진 <빅이슈>를 높이 든 빅이슈 판매원들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이성용이라고 한다. 주로 종각 11번 출구에서 판매하고 있다.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을 시작한 지는 1년 4개월 정도 됐다. 빅판이 된 계기는? 예전에 2주 정도 했는데, 일이 생겨서 관뒀었다. 그후 염전에서 일했는데, 돈을 하나 도 받지 못하고 올라왔다. 그 뒤로 노숙생활을 하다가 다시 도전했다. 빅판으로서의 생활은? 길게는 9시간까지 판매를 하는데, 종일 서서 팔다 보면 힘들다. 그래도 독자를 만나 면 기분이 진짜 좋아진다. 하루에 평균 30권 정도 파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는지? 거리에서 비가 오면 난감할 때가 많은데, 우산을 가져와서 자기는 안 쓰고 나한테 주 고는 뛰어가는 분이 계신다. 진짜 고맙다. 러시아 사람인데, 한국말도 잘해서 이런저 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빅판 활동을 통해 얻은 첫 수익금으로 한 일은? 딸에게 신발을 선물했다. 신발을 받고 아무 말 없이 웃더라. 기분이 좋았다. 방송에도 나가서 그런지 딸도 이제는 내가 빅판을 하고 있다는 걸 아는데, 응원해준다. 힘 내라고.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빅판으로 유명하다고 하던데? 누가 물어보더라. ‘꿈이 뭐냐’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릴 때는 꿈이 있었는데. 고 민해보니 어린 시절 꿈은 좋은 기술자가 되는 거였다. 살다 보니 꿈을 잊고 살았던 거 다. 아, 그 독자분을 압구정에서 다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말할 수 있었다. 기술 자가 되고 싶다고. 최근의 보람은? 일단 집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요즘 느끼는 건데, 돈보다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거리에서 좋은 독자분들을 만나고 응원을 받으니까 내 삶이 더 좋아질 수 있다 는 생각이 든다.

Profile 이성용 빅판(37세) 빅판 경력: 1년 4개월 판매지: 종각역 1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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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삶’을 찾다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노력하다 보면 결국 좋은 일이 찾아오니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을지로입구역 6번 출구에서 빅이슈를 팔고 있는 빅판 안광수(44)라고 한다.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자칭 빅이슈 홍보대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웃음) 빅판이 된 계기는? 을지로입구역에는 노숙인이 많다. 나도 여기서 지냈었다. 집을 나온 지는 14년 정도 됐는데, 자동차 공장을 비롯해 여러 군데에서 일을 했지만 한 곳을 오래 다 니질 못하겠더라. 일하면서 돈을 모으기도 했는데, 경제적인 관리가 안 됐다. 몇 달 만에 다 써버리고 고시원에서 쫓겨났다. 그럴 땐 사우나나 만화방에서 지냈 다. 별안간 다시는 노숙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용기를 내서 빅이 슈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빅판으로서의 생활은? 하루에 길게는 7시간 정도 팔고 있다. 다리가 아프긴 하지만, 자리는 계속 지켜 야 한다. 독자분들과의 약속이니까. 물론 한 시간마다 5분 정도씩 앉아서 휴식 을 취하긴 한다. 본인도 빅이슈를 읽는지? 다 읽어본다. 판매하면서 표지에 나온 연예인이나 특집 기사에 대한 소개도 같 이 한다. 그 외에도 ‘좋은 생각’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서 유익한 내용을 독자 분들에게 공유하곤 한다. 재주가 많다고 하던데? 빅이슈가 나의 재능을 많이 찾아줬다. 민들레 문학상이라고 해서 시, 수필 부문 에서 수상을 하면 임대주택 보증금을 지원해주는 행사가 있었다. 될 거라고 생 각은 안 하고 있었는데 수상하게 됐다. 감사한 일이다. 최근의 보람은? 노숙인 중에서도 내가 빅판 하는 걸 보더니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 는 사람이 많다. 근데 다들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인내심이 필요하니까. 술 도 줄여야 하고, 아직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많으니까. 이런 부분을 많이 뛰어넘 어야 한다. 큰 노력이 필요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노력하다 보면 결국

Profile

좋은 일이 찾아오니까.

안광수 빅판 (44세)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로, 홈리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빅판 경력: 1년 3개월

있는 권한을 주어 자활의 계기를 제공한다. <빅이슈> 한국판은 2010년 7월 5일에 창간되

판매지: 을지로입구역 6번 출구

어, 현재 서울과 대전에서 판매되고 있다. www.bigissu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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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김장환 (서울시 강남구)

최유진 (경기도 수원)

밀라노 모자가게는 내 15년 된 거래처이다.

고모가 지하도상가에서 카페를 해서 가끔

평소에도 자주 들러서 주인장과 담소를 나

놀러 온다. 오면 고모가 맛있는 것도 해주시

누고 돌아간다. 직접 모자도 자주 사는데 집

고 잘해줘서 좋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할

에만 수십 개가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모자는

머니 댁에 왔다가 할머니랑 같이 고모를 만

요즘 말로 신상이 나오면 꼭 구매하는 편이

나러 왔다. 할머니도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다. 은퇴하고 적적한데 지하도상가는 전철

지하도상가에서 장사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닿으니 교통이 편리해서 자주 놀러 나온

인지 지하도상가가 집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다. 햇빛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좋고.

친숙한 기분이 든다.

김동환, 손유나 (서울시 노원구, 구로구)

김민경 (서울시 노원구)

남자친구가 군에서 휴가를 나온 기념으로 명동

직장이 명동이라 늘 지하도상가를 지나다닌

에 데이트하러 나왔다. 사실 지하도상가는 쇼

다. 물건을 자주 구매하는 편은 아닌데 오늘

핑보다는 이동 통로를 목적으로 더 많이 이용하

은 카네이션 디퓨저가 괜찮아 보여서 퇴근

는 편이다. 주로 방문하는 지하도상가는 강남이

하고 구매하러 왔다. 지금 임신 중이라 향에

나 영등포, 부천 정도이다. 보통 옷을 사러 가는

민감한 편인데 어버이날 선물로 좋을 것 같

편인데 교환이나 환불, 카드 결제가 불편하다는

다. 요즘 지하도상가는 리모델링을 거치면

점이 아쉽다. 이런 점이 개선되면 지금보다 훨

서 깨끗하게 잘 정비된 가게들이 많아 예전

씬 자주 방문할 것 같다.

보다 훨씬 편하게 접근하게 된다.

한윤수, 김인송 (인천 계양구)

장단비 (서울 마포구)

95년도부터 을지로 지하도상가에서 사무용

SK네트웍스 내 직장 유치원 영어 전담 교사

품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때는 여기가 용산

다. 유치원이 도심 속에 있어서 아이들을 데

전자상가처럼 사무기기가 전부 모여있던 곳

리고 이동할 때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많아

이었다. 90년대 초중반이 상가 최고 전성기

위험한 지상보다 안전한 지하를 주로 이용

였다. 그때 여기서 와이프를 만나 첫눈에 반

한다. 주로 다니는 구간은 유치원이 위치한

해 결혼도 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벌써 할아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청사까지. 중간에 있

버지가 되었고 함께 했던 다른 가게들은 거

는 피아노 계단을 지날 때면 연주하는 기분

의 빠져나간 상태다. 세월이 야속하긴 해도

이 든다고 아이들도 즐거워한다.

이게 인생인가보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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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할인 상점에 대한 이야기는 매거진 G:HA(지:하) 1,2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매거진 G:HA 전체 보기 issuu.com/g_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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