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동 슬기洞
ALEX GREGORI , SANGH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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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곳곳 프로젝트 여기저기 출판사는 서울에 곳곳에 숨어 있는 10개의 동네를 선정했다. 신중을 기울인 끝에 선별된 이들 동네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장소와 오래된 역사를 가진 장소 를 한데 어우르고자 하였다. 때로는 엉뚱하고, 고급스럽거나, 소박하기도 하지만 이 안내 책 자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소들은 늘 흥미 진진하며, 무엇보다도 그 도시만의 얼과 혼을 담고 있는 곳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주기를 감안했을 때, 취재가 진행되는 시점과 안내책 자가 출판되는 시점 사이에 기존에 소개된 장소가 문을 닫기도 하고, 새로운 장소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미리 안내하는 바이다. 이러한 변동 사항들은 독자들이 스스로 고쳐 나가면서 책자에 반영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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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꼭 찾아가고 싶은 흥미로운 마을.(사실 훔치고 싶은...) -쿡흐다쓰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안내서 ! -니나노 슬기동에서는 내가 공부하고 있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건축가와 작가의 만남. 두사람의 만남이 흥미롭게 전개된 다. -프랭크로이드매직카펫라이드 서울 안에 정말 이런 곳이 있었다니 흥미롭다. 독특하며 위트있는 이야기 가 서술됨에 따라 점점 책에 빠져들게 된다. -이양승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동네. -에네스모야 새로운 접근방식이 재밌다. -크리스토퍼 놀람 이것은 여행책이 아니다. 하나의 예술작품일 뿐... -폴 버튼 기분을 상기시키고 싶을 때 편하게 읽을 책 - 성한 예술가의 마을에 무슨일이? -포카칩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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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김상한
1989년 겨울,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더 넓 은 세상을 갈망하는 소년이었다. 어린 시절 각종 국제 미술대회를 휩쓸 정도로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었지만, 그의 호기심은 수학 과 물리로 향하기 시작했었다. 남은 학창시 절을 미술의 길은 접어두고 이공계열 길을 걷기 시작했고, 현재는 예술과 기술을 필요 로 하는 건축학을 공부하고 있다. 어린 시 절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었던 그는 섬세한 감성과 예술적 감각을 지닌 건축학도가 되었다. 2010년, 대학생 수필 공모전에서 공학적이고 이성적인 관점을 가지고 예술적 감각이 묻어나는 부드러운 필체를 사 용하여 극찬 받은 '새벽 2시의 설계실'과 '여고 출신의 광주소녀를 만다는 건'으로 아마추어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알렉스 그레고리
1980년 태어나 1982년 미국으로 입양되어 , 미국인 부모 아래서 자랐다. 어린 시절 수학에 뛰어난 재능 을 보여 수학자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 그는 재능과 적성은 다른 것이라며 2002년부터 연극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쓰게 된 극본 '나의 하루' 가 거장 제임슨 카메룬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화되었 고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인기를 겸비한 유명 작 가가 되었다. 한 때, 여배우들과의 염문설과 마약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극본계의 악동'으로 불렸으나, 2005년에 발표한 '젊은 노인'이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뛰어 난 실력으로 소문을 불식시켰다. 이후, '타인의 취향' , '하늘에 대한 고찰' , '향기' 등 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현재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미국 작가'라는 최고 의 칭호를 들으며, 미국 소설협회에서 최고의 작가상을 받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6
작가의 말 저희는 2008년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한 연말 파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분명 굉장히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었지만 무언가 잘 맞았어요. 생각하는게. 그 이후로도 저흰 자주 만났 고 많은 것을 나눴죠. 그러던 중 '슬기동'이라는 마을에 대해 서 알게 되었어요. 남들과는 확실히 달랐지만 저희 둘은 슬기 동을 비슷하게 해석했죠. 빛나는 슬기동에 가려진 그림자. 저 희는 슬기동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상한 은 건축적으로, 알렉스는 문학적으로 말이죠. 확실히 색이 강한 동네죠. 처음 이 동네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재미있었어요. 값싼 동네에 모여든 가난한 예술가 들. 그들이 키워낸 동네. 거기에 숟가락 얹을려는 자본가들. 이런 전처를 밟은 동네들이 몇 있어요. 예를 들면 가로수길 같은.. 어떻게 보면 슬픈 현실이죠. 불안해하는 슬기동 예술가 들에게 어머니의 품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 곳 에서 아무생각 없이 쉬든지, 예술활동을 하든지, 사교활동을 하든지 말이죠. 김상한
슬기동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슬기 동에서 다른 향기를 맡았기 때문이예요. 대부분 사람들은 슬 기동이 특이하면서 아름다운 동네, 예술가들의 고고한 동네라 고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슬픈 동네예요. 전 그들의 슬픈눈빛 을 봤어요. 그 눈빛은 저로 하여금 노트에 슬기동을 슬픈 색 깔은 입히게 만들었죠. 알렉스 그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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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과 알렉스. 건축가와 작가. 그들의 작업은 어딘가 비슷한 점이 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먼저 바탕을 만들어줘야 한다. 건축가는 먼저 사이트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일단 연필을 들고 사이트에 대한 느낌을 스케치하고, 생각나는 내용을 적어내려가 보자. 작가는 먼저 작품에 들어가기전에 여러가지 시상을 떠올린다. 그 과정에서 이것저것 끄적거려봐야한다. 이러한 과정은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어떤 지역을 알아볼 때 역사와 시각화된 지도를 통하기 때문에 목차의 처음을 구성할만하다. 다음으로 , 건축가는 스케일자를 들어야한다. 내가보는 작은모형과 실제의 괴리는 이 자에서 해결된다. 작가는 끄적댄 내용을 덩어리로 묶어봐야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유의미한 내용이 나오지 않겠는가? 바탕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과정? 약간의 시각화가 되겠다. 종교는 역사와 맥을 함께하는 오래된 정보다. 세번째로 , 건축가는 30도칼을 이용해 날렵하게 모형을 썰어내야하고, 작가는 걸 러내기 과정으로 버려야할 내용은 과감히 버려야한다. 이는 구체화하는 작업에 해당한다. 네번째로 , 건축가는 77스프레이로 완전히 딱 고정을 시켜버리고, 작가는 고정된 내용을 써내려가야한다. 더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네번째로, 건축가는 젯소칠로 마무리 , 작가는 가다듬기. 이쯤에서 사람사는 얘기가 좋을 것 같다. 마무리는, 건축가가 마우스로 포토샵,일러 등 리터칭 작업을 작가는 인디자인을 통해 편집을 하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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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LAN
SANGHAN
연필 스케일자
지도와 역사
종교
ALEX
끄적거리기 묶어보기
30도칼
공간과 사물
걸러내기
77스프레이
음식과 놀이
써내려가기
젯소
사람
가다듬기
마우스
규칙
인디자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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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위협받는 예술가들의 터전 슬기동 슬기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사실 지금의 강남 끝자락에 위치한 슬기동은 슬기동 ver.3정도 되었을 것이다. 슬기롭고 재주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는 뜻의 슬기동은 슬기동 주 민이 아닌 슬기동을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만든 이름이었 다. 그렇게 재밌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였다. 사실 슬기동은 처 음에 강남 한복판에서 시작되었다. 강남은 강남구라는 커다란 곳인데, 강남구에서도 사람들이 강남이라고 부르는 강남. 바 로 그곳에서. 예술가들은 강남 한복판에 살뜰히 모여 저마다 의 아뜰리에를 갖자는 소박한 꿈을 키우고 있었다. 강남 그들이 강남으로 모이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 아마 집값이 엄 청나게 저렴했기 때문이였을것이다. 70년대에 박정희 대통령 이 강북으로 몰리는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강남에 이런저런 혜택을 주며 도시계획을 활발히 펼쳤었다. 그 전에는 강남이 정말로 논밖에 없는 그런 황무지였다. 그땐 집값이 정말 저렴했었다. 그러던 중 정책 때 문에 강남으로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그들은 터전의 위협을 받 았다. 받긴 했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못 느꼈다. 생각보다 정책 의 실효성을 체감하기엔 시간이 좀 걸렸던지라. 정책이 막 실 행될 무렵 , 강남의 예술가촌이 있다는 입소문이 일파만파 퍼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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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사실 먹고살기 팍팍한 시절, 예술이 뭐며 아름다움이 뭐겠느냐만 그 와중에 그런 소문이 구전으로 타고 다녔다는 것은 그만큼 슬기동이 어떠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였 다. 사실 이때는 슬기동이라는 이름도 없었다. 그저 예술촌이 강남 어딘가에 있다던데? 정도로 그 동네를 명명했었다. 그 후 사람들은 그 예술촌을 보러 북에서 남으로 (북한에서 남한 으로의 뜻은 아니다. 강 북쪽에서 남쪽으로) 놀러왔고, 자연스 레 예술가들이 세를 살던 건물주는 세를 계속 올려나갔다. 어 쩌겠는가, 힘 없는 청년들은 중심가에서 골목골목으로 자꾸 밀려나게 되었다. 지금의 역삼동에서 도곡동으로 그리고 지금 의 슬기동으로. 그런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예술가들의 진짜 적은 그저 세나 올리는 건물주가 아니게 되었다. 돈으로 돈을 버는 자본가들이 등장한 것이다. 자본 , 그리고 저항 그들은 슬기동의 상업적 가치에 주목했다. 슬기동의 메인거리 를 하나하나 매수하고 아뜰리에를 가장한 편집숍, 아이스크림 가게 등을 마구 개업했고, 예술청년들은 다시 골목으로 밀려 나는 신세가 되었다. 또한 자본가들은 청년들의 작품을 베끼 고 훔치는데 바빴다. 서울의 끝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 는 청년들은 작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들만의 수신호를 만드는 등 자본세력에 대항하는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고 물러나지도 않겠다는 저항 심의 표현이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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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끄적거리기
지도와 역사
건축가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생각정리하기에 가장 좋은 도구는 연필만한게 없죠. 아무리 요즘 프로그램 시대라 고 해도 처음 생각은 직접 손으로 그려보는게 좋아요. 손은 무엇보다 빠르고 설득력있는 재료예요. 손에서 오는 미묘하 게 다른 선들 또한 재미있는 공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신기한 요소이죠. 김상한
작품들의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찾냐구요? 특별한 것은 없어요. 평소 제 주위를 보며 끄적거리는 노트. 그 노트 가 제 아이디어의 원천이예요. 직접 느껴보지 않은 것을 간접 조사나 상상을 통해서 글을 쓴다는 건 한계가 있어요. 직접 그 속에 빠져 느껴봐야 하는거죠. 제 노트에 들어있는 모든 상황은 제가 직접 보고 듣고 맛봤던 것들이예요. 그리고 저만 의 필체로, 그리고 느낌으로 제 색깔을 입힌 것들이구요. 알렉스 그레고리
연필, 끄적거리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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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동의 지도와 역사 ver.1 강남 어딘가 예술가촌이 있다던데? 현시각, 강남 연결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는 커다란 강이 흐르고 있다. 이 강을 중심으로 사람들 은 크게 서울을 강북과 강남으로 분리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강의 남쪽, 정확히는 남쪽 한가운데서 약간 오른쪽. 그 곳에 서울의 노른자가 있다. 지금의 강남은 사 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어지고 있을까? 대기업들의 사옥, 명품 백화점, 고급 아파 트, 고급상점, 클럽, 맛집들이 즐비해있다. 크고 세련된 건물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고, 네모 네모하게 철저히 계획된 도로들은 그 길을 걷기만 해도 없 는 계획이 생길 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의 약속의 장소가 되고, ‘강남의 패밀리 레스토랑’ 라고만 말해도 사람들은 ‘아~’ 하고 머릿속에 가는 법과 그 주변 의 모습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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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땅, 강남
하지만 지금의 부의 상징인 요즘의 강남과는 너무나도 다르게도, 60년대의 강남 은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운 땅이었다. 거대한 건물들은 커녕 건물 자체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조그마한 움막정도는 있었을 수도? 주위를 둘러 보자면 지금의 강남 거리를 채우는 아찔한 치마에 하이힐을 신은 긴생머리 흩날리며 걷는 언니와 자극 적인 향수냄새 풍기며 정성들여 머리올린 오빠들 대신 푸른내음 풍기는 질경이, 수줍게 웃는 강아지풀, 촉촉함을 품은 달개비(이하 잡초, 잡풀, 들꽃 되시겠다)들 이 존재했다. 심지어 땅값도 엄청나게 저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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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등장
강북 구도심을 벗어나 주변부 신시가지 건설을 통한 '다핵도시' 개발구상으로 시작된 강남 개발
그리운 풀내음이 풍기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강남에 사람이 다가오기 시 작했다. 그 첫 발을 디딘 사람 한 명 중 배고픈 예술가가 있었는데, 그에게 땅값이 싼 당시의 강남은 최적의 보금자리였다. 저렴한 땅값과 사람들이 거의 없는 수준 에 가까운 환경은 그가 예술작품에 몰두 할 수 있는 적절한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 었다. 점차 그가 주옥같은 예술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와 같은 처지였던 다 른 동료 예술가들이 하나 둘 그의 보금자리 근처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연대감을 쌓아갔고, 서로에게 주는 영향력은 그들의 작업에 긍 정적으로 작용되게 되었다. 점차 강남으로 옮겨온 예술가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 했고, 그 곳의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개개인의 젊고 빛나는 예술가들이 빚어낸 오 묘한 분위기가 풍기는 마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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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정착했다고 전해지는 원조 예술가 3인 / 기리 초롱 구닌 (왼쪽부터)
기리 초롱 구닌의 공동 작업실 연필, 끄적거리기 21
이러한 동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남 개발사업으로 인해 사람들이 강남으로 서 서히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이 오묘한 마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슬기 롭고 재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하여 ‘슬기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서서히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강남 어딘가 예술가촌이 있다던데?
슬기동 초창기 벽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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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2 어디서 놀래? 슬기동 갈래? 더 많은 젊고 빛나는 예술가들이 슬기동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슬기동은 다른 곳 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과 고고한 정신세계를 가진 예술 가들의 신비한 분위기로 채워지게 되었다.
오묘한 빛을 내고 있는 슬기동
예술가들은 작업실이라는 공간을 딱딱한 건물로 규정시키지 않고 건물 입구, 도 로 턱, 나무아래, 길거리 한 가운데 확장시키기 시작하면서, 슬기동 전체를 작업공 간으로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슬기동의 차도는 더 이상 차가 다니는 도로가 아니 었다. 슬기동의 계단은 더 이상 층을 오르내리는 수단이 아니었다. 그들은 때로는 서로 모이기도 하며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해 논하고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단순히 작품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터전이자 작업공간인 슬기동을 발전 시키는 동시에 지키기 위해 애썼다. 슬기동은 이제 단순한 마을이 아닌 작품마을 이 되었다. 동시에 강남에 많은 상권들이 유입이 되면서 강남에서 놀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 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은 점점 내려와 슬기동까지 미치게 되었고, 다 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슬기동 만의 특이한 분위기에 매료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 했다. “슬기동이라는 마을을 아니?” “나 몇 일전에 벽화사러 슬기동에 갔는데.”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슬기동에 가봤어.” 슬기동이 어떤 마을인지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들이 만들어낸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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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으로 빛나는 작품들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들의 생각을 갖고 싶 은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점차 슬기동은 세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 람들은 슬기동에서 만나고 구경하기 시작했으며, 매스컴을 타기 시작했다. 슬기동 의 예술가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관심을 거름으로 더욱 빛이 났고, 사람들은 슬기 동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구입해 주는 등으로 슬기동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슬기동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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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끄적거리기 25
ver.3 *페베네 슬기동점 슬기동의 빛은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슬기동의 예술가들과 관광객들은 모두 즐거웠다. 하지만 문제는 다가오고 있었다. 강남 정책으로 황무지였던 강남이 발전 하면서 그 영역이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유입되었던 자본가들 또 한 그 영역을 슬기동까지 닿게 되었다. 자본가들에게 슬기동은 하나의 블루오션이 었다. 슬기동은 놀러오는 많은 관광객들, 예술가들의 특별한 작업공간과 최소한의 기능을 하고 있을 뿐인 작은 소매 가게들 뿐이었다.
슬기동의 소매상가
자본가들은 이 기회를 놓칠리 없었었다. 사람들은 편리한 기능을 가진 상점이 필 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나가다가 편의점에서 급한 물건을 사고 싶었을 수도 있고, 슬기동의 특별 바리스타가 만은 카페에 가고 싶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메뉴를 잘 아는 자주 가는 프렌차이즈 카페에 가서 쿠폰을 찍으며 쉴 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자본가들은 생각했다. 게다가 원래 슬기동의 땅값은 별로 멀지 않은 위쪽 강남 보다 훨 씬 쌌다. 게다가 발전 가능성도 충분한 곳이었다. 2008년 겨울쯤이었다. 슬기동에 새로운 예술가가 들어올 때는 원래 있었던 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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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물의 외벽을 페인트나 작은 조각 따위로 꾸미고, 외부보다는 내부의 공간을 꾸미는데에 더 많은 시간이 들었고, 그 때문인지 요란스러운 공사소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새로운 출발을 향한 웃음소리로 가득하는 이사였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 랐다. 건물을 꾸미려는 사람은 예술가도 아니었고 예술가의 지인들로도 보이지 않 았다. 심지어 굉음을 내며 외벽을 부시고 그 외벽은 요란스러운 색깔과 네온으로 채워졌고, *페베네라는 카페가 들어왔다.
*페베네 슬기동점
슬기동 예술가들은 혼란스러웠다. 비예술가인이 자신들과 다른목적을 가지고 본인 들의 터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때까지도 슬기동 예술가들은 이 카페 하나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몰랐다. 하지만 영향력을 엄청났다. 슬기동의 입구에 해당하는 부분에 위치했던 카페는, 슬기동을 구경하러온 사람들에게 ‘뭐 좀 마시면서 구경할까?’ 라는 생 각을 들게 했고 엄청난 매상을 올리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다른 자본가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돈 좀 있고 소식이 빠른 사람들은 슬기동에 가게를 내 서 이익을 창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이 슬기동 본래의 분위기를 지키는 상점 을 만들었을까? 아니다. 그들은 예술가가 아니라 사업가이다. 그 가게는 이런저런 프렌차이즈로 채워졌다. 그러다 보니 원래 슬기동 예술가들이 거주했던 건물 빼고 나머지 위쪽은 원래 슬기동의 분위기와는 달리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흔하게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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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되었다. 자본가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여전히 슬기 동은 좋은 시장이었다. 자본가들은 슬기동 예술가들이 건물주인 본래 원주민들에게 낮은 월세를 내고 있 다는 점을 알아냈고, 그 원주민들을 더 많은 월세를 낸다고 하거나 더 많은 돈을 주고 건물을 산다고 제안했다. 원주민들에게 슬기동은 특별한 지역이 아니었다. 그 저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살고 있었던 마을일 뿐이고, 그저 슬기동 예술가에게서 월세만 받아내면 끝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비싼 돈은 충분히 매려적인 요소였 고 자연스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슬기동 본래 주민이 운영하는 부동산
슬기동 입구에 생겼던 *페베네 카페 하나가 슬기동 예술가를 터전에서 쫓아내기에 이른 것이다. 슬기동 예술가들은 더 아래로 도망치듯이 쫓겨나기 시작했고, 자본가 들은 자꾸만 더 많은 돈을 외치며 슬기동 예술가들의 터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자본가들의 훼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이상 흔한 프렌차이즈 상점들은 매 상을 올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한 두 번 거쳐갈 뿐,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는 슬기 동 내에서 이루어 지고 있었다. 자본가들은 나름대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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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지만 그 수준은 슬기동 예술가들에게는 미치지 못하였다. 자본가들은 예술가들 의 분위기를 훔치고 싶었다. 그들은 슬기동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를 훔쳐 다른 요 소들을 더해 자신들의 상점을 꾸미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대로 복제품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제 슬기동 예술가들은 그들이 터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까지 위협을 받 는 상황이 되었다. 슬기동 예술가들의 자본가에 대한 반발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들은 자기 자신과 슬기동을 지켜나가야 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었 던 예술가들은 거듭된 회의를 통해 대응책을 생각해 나가고 있다. 여전히 슬기동 에는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오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 예술가들은 자본가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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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1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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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2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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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3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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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자, 묶어보기
종교
스케일은 정말 중요한 요소예요. 우리주변의 모든 건축 물은 휴먼 스케일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예요. 그러한 스케일을 잘 반영하여 재미있게 풀어낸 건축이야 말로 저희들이 바라는 것이죠. 그래서 모형 을 만들때도, 도면을 그릴 때도 건축가는 의도했던 스케일을 적절하게 축소했는지 확인하는게 정말 중요해요. 그러한 과정 을 도와주는게 스케일자구요. 김상한
그 때 그 때 느꼈던 모든걸 제 마음가는 데로 적 은 노트는 제 아이디어의 원천이예요. 이제 그 노트에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요소들을 정리해야해요. 우선 묶어보는 거죠. 장소나 시간에 따라서도 묶어보고, 느꼈던 감정에 따라서도 묶어보고. 제 노트는 너무 나도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요. 이런 제 노트가 빛을 내 기 위해서는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저는 그 첫 번째를 묶 알렉스 그레고리
어보기로 시작하고 있죠.
스케일자, 묶어보기 37
38 슬기동
스케일자, 묶어보기 39
Bacchante [바커스교]
교는 여타 종교와 다르게 신자들의 유 흥을 장려한다. 이탈리아 유흥계에 몸 담았던 알베르토씨는 슬기동에 정착하
교리
고 나서도 바커스교 신앙심을 이어가고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자 했다. 슬기동의 자유로운 예술가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바커스교를 전
없다.
도했다. 젊은이들이 대부분인 슬기동에 유흥을 장려하는 종교는 적격이었고 그
탄생신화
들의 활발한 교류와 친밀한 유대 관계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는 종교다. 지금의
로 인해 바커스교는 빠르게 슬기동에
이탈리아 작은 지방에서 디오니소스가
전파되었다.
여는 파티를 즐겼던 8명의 사람들은 5 일 밤낮을 술과 축제로 즐겼고, 너무나 유쾌하게 파티를 관장한 디오니소스에 게 경배심을 갖기에 이르렀다. 보름달 이 떠오르던 축제 마지막날 밤, 디오니 소스는 마지막 건배를 들고 하늘로 사 라졌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포도나무 한그루가 남아있었다. 그 이후 8명의 사람들은 디오니소스(바커스)를 숭배하 는 신자가 되었고 디오니소스가 남긴 포도나무로 사람들의 즐거움을 전파하 는 종교가 되었다.
바커스교의 최고신인 디오니소스 풍류의 신 다운 넉넉한 미소와 여유가 잔에 가득한 포도주 와 잘 어우러진다.
교단의 전파 역사
2010년 4월, 슬기동에 레스토랑 ‘라
심볼
리에’를 오픈한 알베르토(56세) 씨는
로마시대 바커스교의 신자 ‘마태’가
바커스교 신자이다. 98%의 국민들이
항상 즐겨마셨다던 우바. 우바는 포도
가톨릭신자인 이탈리아에서 0.02% 사
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우바를 짠 즙
람들이 믿는 소수 종교 집단인 바커스
을 마시는 행위는 바커스교의 정열적이 고 즐거운 문화를 생각나게 한다. 우바
40 슬기동
는 바커스교의 교차[종교의 차]로 자리잡으면서 바커스교의 상징인 포도를 생각나 게 한다.
바커스교의 포도 심볼
교단 건축
유흥과 풍류의 종교답게 교단 건축 , 즉 신도들이 집회를 갖는 공간도 그에 걸맞는 모습이다. 일반적인 사원과는 다르게 얼핏 보면 술집(?) 같기도 하다. 지하 음지에 위치해 있는데 , 이 점이 다른 사원과는 차별화 되어있다. 보통 이태 원의 이슬람사원등을 봐도 언덕을 타고 높은 곳에 탁 트인 전망을 끼고 있는데 바커스교는 여타 종교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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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입구 지하로 들어가는 길은 어둡지만 계 단에 밝혀진 불이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사원의 복도 좌우로 일정하게 나열된 자리가 통일감을 주면서도 진입장벽이 낮은 사원의 개체들은 앉아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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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가로지르는 샘터 사원은 샘을 중심으로 좌우로 테이블이 나란히 늘어져 있는 형태이다. 집회 때, 바커스교 신자 들은 종교색에 맞게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이 특징. 어둡고 빨간 조명이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샘터에 세워진 빈병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계 각국의 술들을 맛볼 수 있고, 주도를 배우는 시간은 신도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타 종교로 치면 예배에 해당된다.
Tip 사원은 매일 P.M.6시부터 A.M.4시까지 개방한다. 정규 예배시간은 금요일 늦은 저녁으로 정확한 시간은 알려지지 않고 있고 그외의 날짜와 시간은 철저한 예약제로 이루어진다. 단, 예약 구성원들은 신도들로만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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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슬기동
30도칼 , 걸러내기
공간과 사물
그렇다면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공간을 만드는 것이죠. 공간은 사실 뭐라말하기 어려운.. 말로 정의 하기 어려운 것이예요. 공간 ,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걸까 요, 비물리적 , 심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걸까요? 사실 논리로는 공간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말로는 머리로는 무엇을 못할까요. 그러나 , 실제 공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슬 기동만 해도 그래요. 슬기동의 공간을 물리적 공간 , 비물리 적 공간으로 반으로 뚝딱 나눌 수 있을까요? 자본가들과의 대 립의 경계인 메인스트릿 사이사이의 공간. 그 공간은 슬기동 의 리얼한 뒷동네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뒷동네로 밀려나게된 사연이 곳곳 숨어있는 공간이기도 하거든요. 그런 복합적인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의미를 담은 진짜 리얼한 공간말 이죠. 김상한
사물을 보면 이게 어디서 왔을까 먼저 궁금해져 요. 연필을 한자루 사도 말이예요. 이 나무는 어디서 어떻게 자란 나무일까. 이게 우리가 과학시 간에 배우던 그 흑연이라는 건가? 이건 어떻게 가공된거지? 그렇게 파헤쳐나가다보면 대상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많은 것은 필요없어요. 조금의 힌트에서 시작하는거죠. 그렇 게 일퍼센트의 힌트에서 영역을 넓혀갑니다. 일퍼센트의 니것 에서 백퍼센트의 내것이 될 때 까지요. 물론 구십구퍼센트가 거짓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완전히 리얼한 이야기를 다룰거 예요. 그저 저는 완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겁니다. 알렉스 그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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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동의 공간 뛰는 공간
속도감의 공간. 슬기동 주민들이 자본 가들에게서 도망치던 과거를 회상하는 공간. 그 때의 슬픔을 잊지 말자는 뜻으 로 생겨난 건물이 밀집한 길다란 좁은 골목길의 공간이다. 슬기동 주민들은 항상 자본가들의 위협을 받아왔다. 그 들이 가진 예술품 혹은 아이디어를 시 샘하는자들이었다. 물론, 그들의 재능이 부러워서였던건 아니였다. 애시당초 예 술에 조예가 깊어보이지도 않았다. 돈 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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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는공간
보물의 공간. 자본가들로부터 슬기동 예술가들이 작품을 지키기 위해서 상품 을 숨기는 데에서 생겨난 공간. 주로 존 재하는지 예상하지 못한 창고나 다락방 이며, 또는 셔터를 내리고 있는 방들이 해당된다.
카펫을 들면 지하 창고가 나온다. 중요한 작품을 숨길 때 쓴다.
카펫이 깔려있는 평범한 창고
급할 때는 일단 바로 뒷쪽에 있는 간이 창고에 최대한 집 어 넣지만, 들킬 가능성이 많아 중요한 물건은 지하창고에 넣어둔다. 간혹 중요한 물건을 넣다가 급한 나머지 간이 창 고 문을 열어 두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지만 그래 도 중요한 물건들을 놓치고 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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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공간
해소의공간
슬기동이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감정의 쓰레기통 공간. 이 공간을 지날
기 때문에, 슬기동의 유지와 발전을 위
때는 쌓였던 감정이나 흥을 분출해도
한 안건들을 생각해 본다. 이 공간을 지
좋음. 암묵적으로 합의된 공간이기 때
날 때 의식적으로 두세명이 작은 회의
문에, 묵인하는 대신 집값이 조금 싼 것
를 하거나 혼자 사색을 함.
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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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공간
시선의 자유로운 공간. 세상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던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공간. 다른 시선으로 바라봄 으로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는데에 주 로 사용된다.
바닥에 엎드려도 된다. 길 정중앙 지점을 찾아 그 자리를 선점해도 GOOD. 자동차는 당신을 조심히 피해갈 것이다.
해방(시선자유)의 공간에서는 어떻게 이용하던지 상관 없 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왜 모두가 바라는 방식대로 행동해야 하지? 가장 중요한건 내 방식! 남의 시선을 버리고 자신의 방식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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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변화하는 것들에 대하여
슬기동에 오는 사람들은 슬기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젊은 예술가들 이 만들어낸 신선하지만 강렬한 그들의 작품들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지금 슬 기동은 젊은 예술가들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슬기동을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하고 이윤을 창출하려고 모여든 자본가들이 있다. 초창기 그들은 단순히 요식업계 수준으로 잠식을 했지만, 점차 더 많은 자본가들 이 모이면서 사람들을 끌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서서히 예술작품으로 눈을 돌리 기 시작했다. 슬기동을 오는 사람들은 작품을 보러 오는 것. 그렇다면 그러한 예술 작품들이 자신들의 상점에도 전시되어있다면 사람들은 더욱 자신들의 가게를 찾 아 주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본가들은 슬기동 예술가들의 신선하고 강렬한 예술작품을 찾으려 애를 썼다. 슬 기동에 거주하지 않는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 또는 비슷한 장르의 예술작품들을 찾 아보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디어를 몰래 훔쳐 모방까지 하려고 했지만 자본가들은 슬기동의 예술가들의 오묘하고 빛나는 작품을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찾은 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미 유명해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놓는 것이었다. 슬기동 예술가의 터가 조금씩 자본가들의 상점으로 바뀌게 되었듯이 이제는 슬기동 예술가들의 투박하고 싱그러운 작품또한 서서히 자본가 들이 사들인 유명하고 화려한 예술품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렇다고 슬기동에가면 그들의 작품을 볼 수 없다는 건 아니다. 자본가들에게 아 래로 밀려나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돈으로 사려고 해도 얻을 수 없는 비교불가능 한 슬기동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여전히 빛을 내고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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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칼, 걸러내기 51
숨은 보물
슬기동에 있는 유명한 백궁 화백의 붓펜이다. 백궁 화백은 역동적인 수묵화로 유 명한데, 놀랍게도 그의 고귀한 작품들이 이 붓펜으로 완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 른 화백들은 좋은 붓과 먹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작품을 단순히 붓펜 으로 그려냈다는 사실은 백 궁 화백을 더욱 빛내주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백 궁 화백이 좋은 도구를 사용하여 그리면 어떠한 작품이 나올까는 슬기동사람들 뿐 만 아니라 동양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의 궁금거리이다. 여러 권유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백 궁 화백은 붓펜 외의 도구를 쓰지 않고있다. ‘명필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라는 말은 백 궁 화백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백화백의 붓
백화백의 작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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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슬기동
슬기동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물건들이 있다. 아니, 어쩌면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물건들이 사용되는 방법은 기상천외하다. 이게바로 슬기 동 예술가들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이다.
옆의 작품은 슬기동에 있는 행위 예 술가 김나래씨의 작품 '시선의 소통' 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관람 하는 사람이 이 작품을 바라볼 시 그 시선을 그대로 카피하여 보여준다고 하는데,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 또한 자유로운 슬기동의 예술가, 어디에 머물고 무엇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옆의 작품은 제목 미정이 아 닌 작가 미정의 '지하세계' 라는 작품이다. 이는 옆 세탁소에서 때문에 하수구를 통해 나오는 증기를 보고 슬기동 예술가 전체가 작품화 시킨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저 연기를 지하세계 생물들이 전하는 열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30도칼, 걸러내기 53
54 슬기동
77스프레이 , 써내려가기
음식과 놀이
77스프레이를 뿌리고 나면 안정감이 들어요 . 더 이상 움직임이 없죠. 이 작업을 확정하겠다는 의미예요. 75랑은 다르죠 . 75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요. 떼었다 붙였 다 , 쉽죠? 77은 그런 의미예요 . 내 작업에 대한 확신의 표 시이죠. 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해낼거예요. 건축을 할 때의 그런 자신감을 이 책을 쓰면서도 마구 나타내고 싶어요. 김상한
이제 쓸거예요. 진짜로. 생각은 다 정리했어요. 음.. 일단 머리속에 정리했고요. 노트에도 끄적여봤어요. 이 런저런 생각을 묶어도 봤고요. 걸러내고 쳐낼 것들 다 쳐 냈 어요. 이제 쓸거예요. 정확히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만 할 거예요. 슬기동, 익숙치 않은 여행책이라, 조금 서툴겠지만 많은 얘기들을 하고 싶어요. 알렉스 그레고리
77스프레이, 써내려가기 55
슬기동 쿠킹매거진
3. 소세지나 첨가하고 싶은 식품 아무거나
계란찜 속에 밥이 쏙 "계란밥머핀"
4. 가열할 수 있는 머핀틀 또는 그릇
예술활동을 하다 보면 , 끼니를 때우기 어려
ex) 당근,양파,스팸,삼겹살 다 가능 작은 사이즈로는 컵이 적당하다.
워 질 때가 있다. 첫번째는, 시간이 넉넉치 않아서. 순수 시간이 모자라서라기 보다는 작품활동을 하다보면 중간에 끊기 어려운 집중이 필요한 시간이 있다. 다들 한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두번째로는, 작품활동을 하다보면 손에 물감등의 재료가 묻기 때문 이다. 씻기도 어렵고 번거롭다. 그래서 빵 머핀 등으로 때우다가 그들도 한국사람이 었는지 빵은 더이상 못먹겠는지 개발해 낸 메뉴이다. 지금은 슬기동의 전매특허 길거리 음식이 되었다. 이탈리안 식당 라리에의 알베르토씨도 계란밥머핀에 이탈리안 감성 을 접목한 메뉴를 개발중이라고 한다.
1. 들어갈 재료를 잘게 다져준다. 2. 계란을 톡~ 까서 잘 저어준다. 준비물
3. 다진재료 넣고 섞어줍니다.
1. 계란 두개
이때 소금, 후추로 간을 해줍니다.
2. 밥 한덩어리
취향에 따라 우유를 조금 넣어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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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계란물은 반 정도 붓고 밥을 담아줍니다. 6. 밥 퐁당 7. 그 위에 남은 계란물을 밥이 잠길정도로 부어줍니다.
4. 틀에 얇게 기름칠을 해줍니다.
Tip 기름칠을 하지 않으면 그릇에 달라 붙어 머핀의 모양이 예쁘게 안 나올 뿐더러 , 나중에 그릇 설거
8. 전자렌지에 10분정도 돌려줍니다
지하기도 어려워진다는 점!
9. 완성 !
77스프레이, 써내려가기 57
10. 맛있게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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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동의 점심 풍경
77스프레이, 써내려가기 59
놀이 자본가와 예술가
슬기동에는 ‘자본가와 예술가’라는 놀이가 있다. 이는 예술가들이 자본가에 의 해 원래의 터전에서 쫓겨나기 시작하면서 생긴 놀이이다. 놀이의 방식은 자본가와 예술가로 나누어 자본가가 술래가 되어 예술가를 잡는 게 임인데, 여기서 여타 술래잡기 놀이와 다른 점이있다. 자본가와 예술가는 한 명씩 팔짱을 끼고 멈춰 있는데 그 중에서 자본가 한 명이 예술가 한 명을 쫓기 시작한 다. 대신 쫓기던 예술가는 다른 예술가와 팔짱을 끼고 멈춰있는 자본가에게 팔짱 을 끼면 멈춰있던 다른 예술가가 튕겨나가 쫓기게 되는 것이다. 만약, 자본가가 예 술가를 잡는다면 이번에는 예술가가 자본가가 되어 쫓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의의가 있다. 이는 슬기동이 예술가가 자본가에 게 쫓기고 있는 상황을 묘사한 게임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첫 번째 점은 예술가 는 다른 예술가의 희생으로 정착하여 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가난하지만 강한 슬기동의 젊은 예술가들 사이의 연대감과 공존하는 삶을 의미한다. 두 번째 로는 술래가 잡는 순간 서로의 역할이 바뀐다는 것. 이는 지금은 자본가에 의해 예 술가들이 쫓겨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슬기동의 젊은 예술가들이 성공하 여 자본가를 역으로 쫓아내고 그들의 터전을 다시 찾으려는 염원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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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슬기동
젯소 , 가다듬기
사람
젯소칠작업은 모형에서의 마무리 작업이예요. 마무리중 에 마무리! 모형에 묻은 손때들을 젯소로 덮을 때는 그동안 작업하면서 힘들었던것들이 같이 하얗게 씻겨나가는 것 같아 요. 뭄론 손으로 하는 작업만 끝이겠지만..( 이 다음엔 컴퓨터 작업이 남았거든요.) 기분 좋은 작업이죠. 사람들도 그래요.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즐거운 작업이예요. 마무리 작업 으로 제격이죠. 김상한
이제 원고를 마무리 해야할 시간이네요. 마무리작 업은 언제나 힘들어요. 원고 마감날짜를 맞추는 일은 백날해 도 익숙치 않거든요. 마감기한에 맞춰 출판사 직원이 원고를 달라며 한시간 단위로 재촉해요. 지금 이글을 쓰는 이순간에 도.... 마지막은 사람 이야기가 좋겠어요. 사람(출판사 직원 A 씨)으로 힘들었어도 사람으로 힐링할래요. 알렉스 그레고리
젯소, 가다듬기 63
슬기동사람들 허겁지겁 짐을 싸는 청년들
들은 밀,쌀,보리를 유혹하기 위해 개껌을 들 고다니는 등 치밀한 눈치싸움중이다.
결핵은 예술가들의 창작을 돕 는 병?
19세기 성행했던 결핵은 만성적인 경과와 환자의 혈색을 창백하게 만드는 효과로 일 슬기동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 밀, 쌀 , 보리
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낭만적인 병이라고 불렸다. 현재는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어 결
자본가들이 아이디어를 훔치려고 골목가로
핵은 치료가능한 병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
진입하면, 청년들은 아이디어를 숨기기 위해
로 슬기동의 예술가들은 예술적으로 보이
아뜰리에의 작품들을 창고로 잽싸게 옮긴
면서도 치료가 가능하여 목숨에 위협이 되
다. 골목 진입로에 있는 청년들은 자본가들
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핵에 걸리기를 바란
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키우는 개를 골목을
다. 결핵에 한번 걸린 예술가는 동료 예술가
뛰어다니게 풀어둔다. 3마리(밀,쌀,보리)를
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며, 당사자도 그것
키우는데 , 밀이 지나가면 ‘분위기가 심상
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래서 슬기동은 대
치 않다. 의심이 된다’라는 뜻이고, 밀이랑
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결핵위험지구로 지정
쌀이 지나가면‘중요한 것들을 안으로 숨겨
되어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보건부에서는 슬
라’이고, 밀,쌀,보리가 지나가면 ‘가게 문
기동에 소독차를 다니게 하는데 , 예술가들
을 닫아라’라는 뜻이다.
은 그 날을 축제처럼 여기며 소독차를 기다 리고 결핵애호가들은 소독을 하지 않겠다는
그러나, 밀,쌀,보리의 의미를 알아챈 자본가
64 슬기동
의미로 방어복을 입고 시위를 한다.
실을 알고, 아이디어를 훔치고자 했던 A군 은 배달원으로 변장하여 슬기동에 들어오고 자 했다. 결국 슬기동 29개의 매장의 아이디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바위 :영감바위
어가 도난당했고, 그 이후로 맥*날드 딜리버 리를 시켜먹지 않는 풍습이 생겼다.
휴지가 없는 화장실
슬기동의 예술가들은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찾는 바위가 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면 아침 일찍이건 늦은 밤이건 시간에 구 애받지 않고 가서 바위를 만지고 온다. 그러 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실례로 이 조희(25세,장수생)은 바위를 만지고 온 후 모의고사 성적이 올랐다며 간증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입에 실패했다고 한다.
슬기동의 공중화장실에는 휴지가 없을 때가 많다. 자주 채워놓는데도 불구하고 왜 휴지 가 없을까? 바로 예술가들이 화장실에서 영 감을 얻곤해서 휴지에 메모를 많이 해가기 때문이다. 휴지에 그림을 그리기도하고 생각
변장자는 딜리버리를 타고
나는 단어들을 마구 적어 나가기도 한다. 슬기동의 화장실을 방문할 때는 휴지를 챙 겨갈 것!
2012년 8월 27일, 앤티크 가구점 누왕라리 고의 주인인 최서재(18세) 는 맥*날드 딜리 버리를 시켜 먹었다. 하지만 문제는 배달원 이 실제 배달원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슬기 동의 젊은이들이 자본가들을 견제한다는 사 젯소, 가다듬기 65
슬기동엔 누가?
고시생 딱히 수입은 없는데, 자신의 꿈을 향한 의지만 가득한 사람 들. 메인거리가 아닌 뒷동네 집값이 싸서 슬기동에 거주중. 예술적 성향 제로.
가게를 운영중인 예술가들 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젊은 청년들. 감성코드가 맞는 주변의 청년들과 삼삼오오 모여 작은 아뜰리에를 운영한다. 수입은 66 슬기동
적은 편.
건물주 강남 끝자락. 강남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동네에 어쩌다 값싼 돈을 주고 얻은 땅과 건물. 젊은 예술가들 덕에 부동산 호황 을 누리고 있다.
새로 오픈한 예술 까페, 예술이 '테마'인 자본지향까페
자본가 건물주는 그저 세를 받아먹을 줄만 알지만, 자본가들은 이 동 네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거대자본으로 잠식하려 함. 호시탐탐 그들의 아이디어를 노리는 중.
젯소, 가다듬기 67
방문객 슬기동에서 예술적 영감이나 즐거움을 얻어가려는 일반 방문 객.
68 슬기동
창업 준비중인 젊은이들 슬기동의 예술적 감성을 창업아이템으로 승화시켜보고자 슬 기동 언저리를 기웃거리지만, 예술가들의 창업시도에 대한 반 발과 거대자본과의 경쟁성 때문에 이렇다 할 소득 없이 기웃 거리는중.
그냥 오래 전부터 살던 원주민 슬기동의 비예술 섹션에서 거주하는 원래 주민들. 슬기동이 예술동네라는 것이 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젯소, 가다듬기 69
70 슬기동
마우스 , 인디자인하기
규칙
연필 때와 401로 덕지덕지 붙은 손은 이제 더이상 안 닦아도 될 것 같아요. 이제 마우스로 포토샵작업을 할거예요. 패널을 만들어야 하 거든요. 도면도 치고, 바쁘지만 끝이라는 생각에 , 그리고 더이상 손 이 뻐근하지 않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김상한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야 비로소 책이 출간된대요. 출판사에서 하는 작업이라던데 , 사실 저는 하 나도 몰라요. 글쟁이거든요. 원고는 이미 넘겼어요. 시간에 쫓겨 아쉬운대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뒤는 출판사 A씨가 잘 포장 해주겠죠? 항상 손때묻고 글씨를 알아볼 수 없는 원고들을 넘겨줘도 예쁘게 뽑아줘요. 고마운 일이죠. 알렉스 그레고리
마우스, 인디자인하기 71
규칙 시간표를 주의하세요
슬기동을 재미있는 상점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상점이 고 갤러리인 동시에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슬기동 예술가들이 작업을 할 때, 구경하러온 사람들의 방해를 받 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슬기동을 놀러오기전에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실이있다. 바로 안개꽃구역, 해바라기구역 그리고 나팔꽃구역이다. 이는 예술가들이 주로 작 업하는 시간에 따라 분리한 것이다. 우선 안개꽃구역의 예술가들은 이른 새벽, 또 는 오전에 작업을 주로 하는 예술가들이다. 그래서 안개꽃구역에는 오전에는 출입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바라기구역은 낮에 주로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이, 나팔꽃 구역은 밤에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각 구역들의 작업시간을 알아 보고 그들의 작업활동을 방해하지 말도록 해야 한 다. 그들의 개방시간에 따라 알 수 있는 사실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분위기이다. 낮에 작업하는 예술가들은 아침에 작업하는 예술가보다 상대적으로 활기찰 수 있 다. 물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 인지 개방시간에 슬기동을 관람하다 보면 해바라기부역은 대체로 시끄러운 반면에 안개꽃구역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를 띄기도 한다. 잊지 말자! 그들은 자유롭지만 섬세하기도 하고 예민한 예술가이다. 자신들의 세계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짓궂은 행동을 할지 모른다. 유행을 버리세요
이 규칙은 어쩌면 슬기동 예술가들의 오기에서 온 규칙일 수도 있다. 슬기동 예술 가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독창성이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그 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들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유행하고,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느낌이 드는 모든 것은 조롱거리이다. 자신의 색깔을 잃고 유행만 좇 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슬기동에 갈 때는 유행하는 것들을 버리고 이상해 보이더라도 평소 자신의 마음에 들지만 유행이 지나 못 입었던 옷들을 마 음껏 입어보는 건 어떨까? 학창시절 좋아했던 촌스러운 물건들을 먼지 털어내고 다시 가지고 있어 보는 것은 어떨까? 슬기동 예술가들은 그런 당신들의 모습을 보 며 기뻐하고 흥미로워하고 아름답다고 여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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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안개꽃지역/ 노랑:해바라기지역 / 보라:나팔꽃지역
마우스, 인디자인하기 73
슬기동 출간일 2014년 12월 15일 지은이 이초희, 최재서 출판사 여기저기 주 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 3길 10-1 herethere.kr ⓒ 이초희, 최재서 2014 본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