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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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오동 復鰲洞

박지수 ㅣ 이예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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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곳곳 프로젝트 Here and There, Everywhere

여기저기 출판사는 서울에 곳곳에 숨어 있는 10개의 동네를 선정했다. 신중을 기

울인 끝에 선별된 이들 동네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장소와 오래된 역사를 가진 장소를 한데 어우르고자 하였다. 때로는 엉뚱하고, 고급스럽거나, 소박하기도 하지만 이 안내 책자에 등 장하는 다양한 장소들은 늘 흥미 진진하며, 무엇보다도 그 동네만의 얼과 혼을 담고 있는 곳 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주기를 감안했을 때, 취재가 진행되는 시점과 안내책자가 출 판되는 시점 사이에 기존에 소개된 장소가 문을 닫기도 하고, 새로운 장소가 나타날 수도 있 음을 미리 안내하는 바이다. 이러한 변동 사항들은 독자들이 스스로 고쳐 나가면서 책자에 반영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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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복오 또 복오 싶은 책자" "늦기 전에 한번쯤 가보고 싶은 동네"

"작가가 추천하는 여행 방법을 따라해보길!" "지인에게 권하고 싶은 책"

"배울 점이 많은 상상의 동네" "방방곳곳 프로젝트에 걸맞는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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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Director Woody

영화감독

알려지지 않은 장소, 그곳에서의 숨겨진 이야기 꾸러미의 리본을 하나 씩 풀어나 가는 트래블 라이터 겸 독립 영화감독, 여러 나라에 걸쳐 그는 작은 동네를 탐방 하고 그 안에 담겨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스토리 삼아 스크립트로 풀어나간다. 이 곳 저곳 소규모 동네 월간지 작가로도 오랜 활약을 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에 사라 져가는 동네, 변화가 일어나는 동네의 모습들을 미쳐 놓쳐버리기 전에 찾아 스크 린에 담기 위해 모험가와 함께 작업을 시작하였다.

Antonio Jean

모험가

여행을 단순히 즐기기 위해 시작하여 지금은 일로 삼은 모험가. 직접 사진과 글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누군가를 위해 새로운 장소를 탐방하고 그가 경험한 여행을 전 달해 주기도 한다. 이번에 그는 Woody 감독이 염두에 두고있는 영화 촬영지를 찾 기 위해 사전조사를 시작하였고, 여러 후보지 중 한국, 서울의 복오동까지 찾게 되 었다. 한 동네 안에서 개발과 보존이 동시에 일어나는 모습을 알아가게 되면서 어 쩌면 이 영화가 복오동의 두가지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 에 더 정성들여 촬영할만 곳을 답사한다.

그 둘의 독특한 여행

여행에서 영화까지

모험가에게는 여행 감상평이 감독에게는 답사 후기로 기억된다. 그들의 시각차로 서울의 숨겨진 작은 동네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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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Woody 감독과 Antonio Jean의 공통점은 여행을 즐긴다

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아마 저 말에 충분히 공감 갈 것이다. 겨울엔 두터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바다로 뛰어들 수 있 는 햇살이 있는 지구 저편의 어딘가, 생전 처음 맛보는 음식과 풍미 를 접할 수 있는 곳, 도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전통 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곳, 또는 전망 좋은 꿈의 장소에서 고독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이렇게 일상을 따분함을 잠시동안 내려놓고 홀연히 떠 나버리는 "여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그런데 두 작가가 생각하는 여행의 의미는 어딘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여행은 장소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새로 운 눈을 찾아 나가는 것이라 믿는다. 다시 말해 여행 중 접하는 새 로운 풍경이 눈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 각이 그 풍경을 채우는 것이라는 말이다. 즉 여행지가 아닌 여행자 의 의지가 의미있는 여행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들은 독자들에게 규 칙을 만들어 작은 동네를“여행”해보기를 추천한다. 규칙이란 단 순히 그 동네 깊숙히 숨어있는 골목을 마주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함일 수 도 있다. 매일 거닐던 동네라 또는 이미 가본 곳이라 그 곳의 구석 구석을 다 알고 있다 생각하는 것은 아마 섣부른 착각일 것이다. 여 태껏 늘 가는 곳, 늘 가는 길, 익숙함만을 찾아 다녔다는 것을 깨달 을 수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 어디든 "여행"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진정한 여행객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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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계획

Antonio Jean의 답사 일정을 쭉쭉 따라가며 그가 여행 한 복오동의 구석구석을 같이 파해쳐 나가보자. 그가 본 동네의 모 습들은 Woody 감독에 의해 시나리오 전개 가능성이 있는 영화의 Scene 즉 장면들로 분류되었다. 모험가가 답사지와 나눈 설레는 첫 인사, 역사를 따라 올라가 배우는 동네의 유래와 종교 이야기, 더 들어가 그 곳의 사람들과,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서만이 알 수있 는 음식, 놀이 문화, 매일 반복되는 삶의 모습, 그들의 생활 방식, 그리고 마지막으로 떠도는 소문과 전설같은 이야기들을 묶어내 안 내책자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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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T

Preview 지도, 지형 10-13 Scene #5 설레는 첫 만남 공간의 분할, 날씨와 기분 14-21 Scene #1 뒤집힌 자라, 비상하다 이름의 유래 22-29

부루칸모로 30-35

Scene #13 멋을 익히다 숨은 달인을 찾아서, 예술가들의 삶 36-43

핫바를 아시나요, 놀면서 용돈 벌기 44-51

Scene #24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알프레도와 함께라면, 정보52-59

주거, 자라가 나들이 하는 곳 60-67

Deleted Scene #30 소문, 믿거나 말거나

문화 컨텐츠 68-75

Credit 끝맺음 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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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복오동


Preview 복오동 지도&지형

서울 북서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복오동 지역은 1993 년 난지도가 쓰레기 매립지로서 포화상태가 되면서 생태공원 으로 재탄생 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변 지역에 쓰레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임들이 모여 함께 그 생태공원에 대해 토의 하였다. 이 때 단순히 재활용이 아니라 쓰레기에 새로운 경제 가치를 입혀 환경과 수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업사이클링 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까지 모이게 되었다. 이들 대부분 이 복오동에 자리 잡으면서 이 지역은 현재 새로운 동네의 가 치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Preview 지도&지형 11


12 복오동


Preview 지도&지형 13


14 복오동


Scene #5 설레는 첫 만남 공간&날씨

시간과 공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일 뿐이다. 우리가 사는 실제 환경은 아니다. 현실은 시각적 착각이다. -아인슈타인-

Scene #5 공간&날씨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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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분할

복오동은 복오역을 기점으로 두 가지 대비되는 공간이 있다. 현재 끊임 없 는 개발과 변화가 일어나는 동복오와 옛 복오 모습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 는 서복오로 나뉜다. 동과 서는 복오역 을 관통하는 지하 터널과 그 위로 넘어 가는 구름다리로 연결이 되고 있다. 분 할된 두 공간이 주는 분위기, 그 사이를 잇는 애매하다면 애매한 공간, 그리고 동네 곳곳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공간들 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억이 머무르는 공간

서복오는 얼핏 보면 옛 서울 어딜가나 흔히 들어서게 될 법한 동네의 모습을 보인다. 빼곡한 주거지 일대, 상점과 시 장들이 그 풍경을 채운다. 그 삶의 흔적 들 안을 자세희 들여다 보면 종교 활동 지, 예술가들의 생활 터전, 아이들의 놀 이터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서복오는 낡아서 더는 쓸 수 없게 된 것들을 버 려버리거나 쓸모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겨두어 일상으로 연속되는 그런 곳이 다. 누구에게나 남아있을 예전의 기억 을 되살릴 수 있는 익숙함을 주는 공간 이지 않을까. 순서대로 복오역, 서복오, 동복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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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사라진 공간

애매한 공간

복오동의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면적

지하와 지상의 연결통로는 서로 다른

은 현재 디지털 미디어 센터 개발 공사

공간이 차지하고 있는 곳의 자원을 기

로 인해 과거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없

다리는 무한 대기 상태의 공간들로 이

게 되었다. 복오동에 처음 방문하는 사

도 저도 아닌 상태이며 목적은 뚜렷하

람은 여기 가 같은 동네가 맞나 싶을

나 그곳만의 의미는 부족한 공간이다.

만큼 그 풍경이 대비된다. 건물들은 서

하지만 그 모습이 두 공간의 긴장상태

로 더 돋보이려는 모습을 띄는 것이 특

를 보여주기도 반대로 늘어진 모습을

징인데, 건물에 색을 입히거나, 과장된

보여주기도 하는 등 생각할 거리를 주

디자인으로 서로를 과시하고 건물 외부

는 공간이기도 하다.

에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전광판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미래도시를 형상 화 한 것만 같은 모습들이 특징적이다.

복오동 가장 큰 규모의 폐차장

Scene #5 공간&날씨 19


날씨와 공기 유별난 장마의 계절

물과 천적인 강아지들에게 복오동의 여 름은 고통의 연속이다. 이곳에서의 장마철은 특히나 길고 험하 다. 장마가 도착하기 전 엄청난 양의 폭 풍이 닥쳐옴을 보고 복오동 토박이들은 옛 버스정류장을 개조한 쉼터. 구름다리 아래 위치해있다.

비가 곧 쏟아질 것임을 알아챌 수 있다 고 한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이면 집 안에 머물러있어야 할 모든 커튼과 블 라인드들은 창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 는 듯한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종종 목

색다른 공간

격되기도 한다. 몸을 베베 꼬며 바람에

우리가 흔히 접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벌어진 창틀 사이로 이리저리 부딪히며

색다른 변화를 주어 한번 더 눈길이 가

비명을 지른다. (사진 참고)

는 공간들도 있다. 동복오에 위치한 쇼 핑몰 안 유명한 에스컬레이터의 사진이 다. 흔히 볼 수 없는 곡선형으로 여행객 들이 꼭 찾는 장소 이기도 하다.

20 복오동


산책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목격되는 시기는 놀랍게도 장마가 미처 달아나지

분위기 메이커

않은 시기이다. 이곳 주민들은 화창한

가끔은 우중충한 날씨도 날려버릴 만한

날씨도 반가워 하지만 채 마르지 않아

요소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질척거리는 산책로를 맨발로 거닐기를

간판이 걸린 가게는 면사무소가 아닌

즐긴다. 애완동물로 고양이를 기르는

국숫집이다. 주변 분위기를 한 층 더 가

집은 산책 시에 고양이를 데리고 나와

볍게 띄워주지 않는가? 인상을 찌푸리

준다. 강아지들이 아늑하고 건조한 집

게 만들기만 할줄 알았던 공사 가설벽

안에 숨어있는 동안 만큼은 고양이들의

에 동물 몸통을 잘라 붙인듯한 재미난

세상이기 때문이다. 복오동의 식물

길고 긴 장마철을 씩씩하게 이겨내는

조형물도 동복오의 경계 곳곳에서 발견 할 수 있다. 의도치 않은 곳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이 흥미롭다.

식물로는 알로아가 있다. 약으로도 쓰 이고 피부 미용에도 유용한 알로아는 주 성분이 되는 속 안을 에워싸는 껍질 이 두꺼워 장마철 동안 다량의 수분을 흡수해 놓았다가 그 해의 나머지 시간 을 주로 그 수분으로 버텨 나간다. 건 조한 지대에 서식하는 알로에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그 성질은 다르다. 이렇듯 이 지역의 날씨와 찰떡궁합인 알로아는 재배가 쉬운 만큼 복오동의 대부분의 가정집, 길거리 이곳 저곳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Scene #5 공간&날씨 21


22 복오동


Scene #1 뒤집힌 자라, 비상하다 이름의 유래

역사가 기록되는 것은 얘기하기 위해서이지 증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퀸틸리아누스-

Scene #1 역사&종교 23


24 복오동


Scene #1 역사&종교 25


이름의 유래

쪽의 수상리에서 각각 한 글자씩 합쳐 서 상암동이라 명명한 곳이다. 상암동 의 경우 조선시대에는 한성부에 속하였

뒤짚힌 자라

지만 1949년 전까지는 경기도로 그 행

복오동이란 동 이름의 유래는 그 동네

정구역이 변했었으나 1950년 다시 서

모양에서 유래되었다. 복오동은 동쪽으

울특별시 소속으로 편입되면서 그 명칭

로는 휴암산(부엉이산), 남쪽으로는 매

이 생기게 된 것이다.

봉산 자락, 서쪽으로는 불광천, 북쪽으

_ 수색동

로는 수색산 자락을 경계로 이루어졌

수색동은 지역적으로 한강 하류에 위

다. 이를 행정구역상으로 치환하면 상

치하여 예부터 물과 깊은 인연이 있던

암동, 수색동, 증산동, 북가좌동, 성산동

곳이다. 따라서 ‘물치’, ‘무르치’

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렇게 경계가 이

라는 우리 말로 부르던 것이 음이 변하

루어진 복오동은 그 모양이 북한산 정

고 한자로 표기하면서 수색이 되었다.

상이나 하늘에서 보면 자라의 모습으

_증산동

로 보인다. 그런데 이 지역은 예부터 장

증산동의 경우‘시루뫼’라는 옛지명

마철이 되면 난지도가 매립되기 전까지

에서 유래된 것이다. 마을 뒷산이 반홍

존재하였던 성산천과 홍제천 등 한강

산이 시루를 엎어놓은 것과 같아서라

지류가 범람하면서 수몰되는 지구였다.

는 설과, 장마철에 온 마을 범람하였다

사람들은 이러한 동네의 모습이 단순한

가 비가 그치면 물이 쓸려나가는 모습

게 자라의 모습이 아니라 자라가 뒤집

이 시루를 연상해서 그렇게 불린 것이

어져 그 등껍질에 물이 찬 모습까지 연

다. 이 때 이 동네 토박이가 시루는 재

상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동네 이름을

물이 빠지는 모양이라 기운이 좋지 않

복오(伏엎드릴 복 鰲자라 오) 동이라 불

다고 고종에게 상소를 올려 시루 증에

렀다.

서 비단 증으로 그 이름이 개명되었다. _ 북가좌동

주변 동들의 명명 유래 - 상암동

북가좌동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가

복오동은 상암동, 수색동, 증산동, 북가

재가 많아 가재울이라 부르던 것이 한

좌동, 성산동으로 둘러싸인 동네인데

자로 가좌리로 불리다가 남북으로 동이

이 동네들의 명칭 유래도 흥미롭다. 먼

나뉘면서 북가좌동, 남가좌동이 되었

저, 상암동의 경우 북쪽의 수상리와 동

다.

26 복오동


_ 상암동

성산동은 산이 성처럼 둘러 있어 우리 말로 성메, 성미라 부르던 것을 한자음 으로 성산이라 불러 성산동이 되었다.

돌아온 자라

복오동도 주변 동네와 마찬가지로 예부 터 부르던 이름이 행정구역상으로 등록 된 것이다. 하지만, 난지도가 노을공원, 하늘공원으로 재탄생 되면서 이 일대가 개발되면서 원래 이름이 기상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한자를 바꾸게 되었다. 원래 한자대로면 뒤집어진 자라라는 뜻 인데, 자라의 경우 뒤집어지면 죽기 때 문에 그 기운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쓰 레기산을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새롭게 개발하는 시점에 동네의 안 좋았던 기 운도 회복한다는 의미로 復회복할 복 鰲자라 오를 사용하여 개명하였다.

Scene #1 역사&종교 27


변화 이야기

향을 떠나게 될까 걱정을 많이 하였 다. 또한 같은 복오동이라는 이름 하

쓰레기 산에 난초 피다

에 살아가는데 서복오와 동복오가 차

복오동은 서복오와 동복오로 나뉜

이가 많이 나 분쟁이 일어나기라도

다. 이 둘을 나누는 경계는 가운데 놓

할까 초조해했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인 철도이다. 철도는 놓인지 이제 약

서복오에 들어온 사람들의 많은 이들

30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철도가 계

이 쓰레기땅을 잘 가꾸어 새롭게 가

속 이어진다면 북한까지 갈 수 있다

치를 창출해내고 있는 복오동의 매력

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 가능할

에 빠져 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복

지 가늠할 수 없는 먼 이야기이고 복

오동의 매력은 기존의 주민들이 그

오동은 지금, 동서로 나뉜 이야기가

가치를 잘 살리고 발전시킨 데 있다

더 중요하다. 복오동은 원래 주민들

는 것을 잘 아는 이들이었기에 동복

끼리 크게 차이지지 아는 동네였었

오는 개발이 되어 기존 주민들이 나

다. 그런데 동서로 나뉜 후 서복오가

가는 일이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동

개발이 되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질

복오 주민들보다 더 열성적으로 노력

수 밖에 없었다. 서복오에 외부 자본

하였다. 그 덕에 동복오 지역은 보존

이 들어와 기존의 주민들을 개발 기

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보존 지

간 동안 외부로 이주해 살도록 하였

역이라 함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는데 그들 중 다시 그들이 살던 땅으

위험하거나 큰 불편이 있는 경우 문

로 돌아갈 수 있었던 주민은 많지 않

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수는 가능하되

았다. 외부 자본이 유입되면서 땅값

오래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건물을 부

이 터무니없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수고 새로 짓는 등의 개발을 가능하

그러면서 개발된 서복오에는 외부 사

지 않는 지역을 뜻하는 것이다.

람들이 많이 이사 왔으며 방송국이나 회사들도 많이 이전해오게 되었다.

업사이클링의 시대

복오동의 위치가 근교와 가까운 서울

스위스의 프라이탁을 들어본적이 있

근방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복오

나요? 한동안 한국의 패션피플이라

에 전혀 새로운 사람과 물자들이 유

면 모두들 하나씩 들고다니는 것이

입되면서 동복오 사람들은 그들이 살

자랑이었다. 스위스의 도시에서는 거

고 있는 곳마저 개발되어 그들도 고

의 모든 젊은이들이 그것이 마치 젊

28 복오동


음의 상징인마냥 들고 다닌다. 이 프라이탁이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특히 젊은이 들 사이에서 유행인 이유는 바로 그 속에 담긴 가치 때문이다. 폐 안전벨트, 폐 전 단지를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프라이탁이다. 보통이라며 쓰 레기로 폐기처분 되었을 재료에서 그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재창조 해냈다 는 점이 젊은이들의 매력을 끄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업사이클링의 모태이다. 이 때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복오동이다. 업사이클링을 온 동네가 실천하고 있 는 곳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매립지를 활용하여 동네 주민은 물론 서울 시민 모두 가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은 행정적인 결과만은 아니다. 주민 모두 가 그것이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업사이클링에 가장 적합하며 실천 모델이라고 할 수 잇는 곳이 바로 한국, 서 울의 변두리 동네 복오동이라는 점은 놀랍고도 신기하다.

Scene #1 역사&종교 29


30 복오동


Scene #1 뒤집힌 자라, 비상하다 부루칸모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종교는 역시 신성하며 신성을 갖추고 있다 할 것이다. -보들레르-

Scene #1 역사&종교 31


32 복오동


Scene #1 역사&종교 33


부루칸모로

만 이것은 예부터 전해 내려오던 순 우 리말로 '산신령이 사는 으뜸인 산'이라 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산신령이 사

종교의 평등?

는 으뜸인 산은 바로 우리가 북한산이

복오동 사람들은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라 부리는 그 산이다. 삼각산이라고도

있다. 한국의 평균적인 종교인의 수는

불리는 북한산은 오랜 세월 영험한 산

인구의 반 정도이다. 2005년 인구조사

이라고 전해져 내려왔다. 서울의 북쪽

에 따르면 전체 인구 47,041,434명 중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 북한산은 백두대

24,970,766명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간의 분수령에서 뻗어 나온 한북정맥의

답했다. 이중 1000만 정도가 불교이며

일부이다.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약 900만 이상이 개신교이고 그 다음

자체가 온갖 신들의 보금자리로서 그

으로 천주교가 500만 이상으로 집계되

기운을 떨치는 곳이다. 그 중 북한산은

었다. 그 외의 종교는 집계가 어려웠다

한반도의 중심으로 오랜 세월 수도였으

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종교에

며 전략적 요충지였던 서울을 굽어 살

서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우세하고

피기 위한 산신령이 계신 곳인 것이었

있음을 알고 있다. 이런 영향을 받아 복

다. 이러한 북한산을 선조들은 부루칸

오동 사람들도 자유롭게 자신의 종교를

모로라 부르며 숭배해왔었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복오동 에 유지되어오던 종교가 있는데 그 종

도당제

교는 사람들의 삶에 내재화 된 것이다.

숭배의 의미로 매년 봄이나 가을에 정

따라서 복오동의 경우 실질적인 종교

기적으로 제를 지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인구 파악에 있어서는 드러나지 않고

도당제이다. 북한산 산신령과 그 산을

한국의 평균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조사

숭배하기 위해 지내던 도당제는 서울뿐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오동 사람들

만 아니라 중부지방 전역으로 퍼져 행

에게 내재되어 있는 그 종교는 무엇일

해지던 제사이다. 중부지방으로 전파되

까?

면서 그 의미가 산신령에 대한 숭배뿐 아니라 마을의 안녕함과 태평, 풍요 기

부루칸모로

'부루칸모로', 언뜻 듣기에는 동남아시 아 지방의 언어 같은 발음이다. 하지

34 복오동

원이 목적이 되었다. 비록 그 의미는 확 장되었지만 도당제를 지내기 위해서는 무조건 마을 전체 구성원이 조금씩이라


도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또한 신

가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의 존재를 믿고 숭배하되 내세에 대해

산이야말로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대

서는 꿈꾸지 않는 것이 도당제를 지내

지의 형상인 것이기에 현실에서 한발자

는 사람들의 특징이었다. 이렇게 중부

국도 떨어지지 않은 교리인 것이다.

지방 군데군데 마을에서 명맥을 유지해 오던 신앙이 종교로서 정립된 것은 꽤

다 크지 못한 산

나 최근의 일이다.

부루칸모로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교단이 형성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더

종교로의 발전

크게 집단화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일제 시대 때 일제에 의해 우리의 언

부루칸모로가 탄생하고 원래 도당제를

어가 말살될 위기에 처하고 우리의 문

지내던 중부지방의 많은 지역들이 이

화가 그 면면을 드러낼 수 없게 되자

종교를 받아들였으나 그들은 자신의 마

복오동 주민들은 산자락에서 대동단결

을에서 그것을 믿을 뿐 다른 마을과 굳

을 하였다. 어느 한 사람이 주축이 되었

이 물리적인 교류를 하고자 하지 않았

다기 보다는 마을 전체가 한마음이 된

다. 그저 다른 지역에도 자신들과 같은

것이다. 다만, 일제의 감시가 극심하여

종교를 믿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을

한 사람이 중심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

느끼고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었을 뿐이

고 분석하는 학자도 있다. 각설하고, 한

다.

마음이 된 복오동 주민들은 예전부터 그들의 삶에 깊게 침투해있던 북한산 에 대한 숭배와 또 현세의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그 오랜 신앙을 교단화 하기 시작하였다. 숱한 어려움이 있었 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 더 큰 신앙심이 생긴 그들이 만들어낸 종교가 바로 '부 루칸모로'이다. 부루칸모로의 교리는 산 을 숭배하며 자연을 벗삼아 살되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그것에 충실하며 현세 의 삶만을 믿는 것이다. 어찌 보면 산을 숭배하면서 내세를 믿지 않는다는 교리

Scene #1 역사&종교 35


36 복오동


Scene #13 멋을 익히다

사람들

자기 자신이 해낸 것을 즐기는, 그리고 자기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괴테-

Scene #13 사람&음식놀이 37


38 복오동


Scene #13 사람&음식놀이 39


숨은 달인을 찾아서

쓰레기 처리의 달인

1993년 난지도의 쓰레기 매립지가 생 태공원으로 재탄생 하게 되면서 복오동 에는 쓰레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 고 더 나아가 그 활용법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지금의 동 네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는 재활용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 들, 재활용에 디자인을 더하여 제품으 로 재생산하는 업사이클링에 가치를 부 여하는 사람들, 또는 예술로써의 재탄 생 등 쓰레기에 다양한 가치를 부여하 는 사람들이 있다. 쓰레기에 그 어떤 가치를 부여하기에 앞서 먼저 일련의 분리수거 처리과정을 거쳐야 하는 법! 복오동에는 이 분야에 서만큼은 최고라고 뽑을 수 있는 달인 이 숨어있다. 수십 년 이삿짐 센터 운영 경력의 폐지처리 달인 이모씨. 몇 해 전 TV 방송을 통해 인지도까지 쌓은 복오 동 인기 인물 중 한 명이다. 지금 그는 은퇴 후 자은 고물상을 운영한다고 한

티비에 방송된 실제 달인의 모습이다. 사진 속 그는 자신의 몸 50배 부피에 다다르는 짐을 실어 옮기도 있다.

다. 사진 속 달인의 뒷모습은 그저 그의 평범한 일상생활 속 짊어지는‘쓰레기

고 다니는 달인의 모습은 입을 떡 벌어

산’의 규모를 보여준다. 자신의 몸의

지게 만드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50배의 부피에 다다르는 쓰레기를 싣

40 복오동


낙서에서 위트 넘치는 메시지로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복오동에는 재활용 캠페인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깨끗한 동네 만들기 활동은 그 방식도 다양한데 이중 특이하게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활동에 시선이 간다. 박스, 쓰레기 봉지, 폐타이어 등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쓰레기들이 길에 내버려지 면 위트 있는 캐릭터나 짧은 글 몇 마디로 쓰레기 줄이기 홍보 운동이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터진 쓰레기 봉투가 침을 흘리며 웃는 얼굴 또는 슬프게 우는 얼굴을 짓고 있다던가,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물건들을 담은 상자에 ‘우리를 집 에 데려다 줘!’라는 문구를 말풍선에 써놓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 역시 낙서행 위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버려 지는 물건에 메시지를 담아 긍정적인 효 과를 전파한다는 데에 의미를 두어 주변 동네에 까지 번져나가고 있는 복오동 만 의 예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Scene #13 사람&음식놀이 41


예술가들의 삶

들의 의자로 쓰이고 있다 거나, 아이가 입다 작아져서 버린 중학교 반 티셔츠 가 여러 다른 천 조각들과 섞여 예술품

스트리트 아트 역시 새로운 동네가치

으로 살아 돌아오는 것이다. 누구나 자

부여에 한몫을 하고 있다.

신의 물건은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의 신 기할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거쳐

그 중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작가의 작

‘내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어우러

품들이 동네 곳곳에서 발견되어 소문에

져 ‘우리 것’으로 재탄생 한다는 점

소문을 타고 동복오동에서는 이야깃거

이 매력적이다. 이 예술은 동네사람들

리가 넘쳐 난다. 이 미스테리한 작가의

을 비롯해 방문객들에게도 흥미로운 볼

특징은 사람들이 내다 버린 물건들을

거리가 되고 있어 동네 홍보차원에서도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다시 탄생시킨다

의미가 크다.

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번 주에 내다 버린 우리 집 헌 선반이 거꾸로 뒤집혀 작은 인형

42 복오동


서복오의 공동품 수집가의 작품,

동복오의 철 재활용 조각상 작품

Scene #13 사람&음식놀이 43


44 복오동


Scene #13 멋을 익히다

음식&놀이

우리가 먹는 것은 곧 우리의 자신이 된다. -히포크라테스놀이는 무의식적인 자아훈련이다. -그로스-

Scene #13 사람&음식놀이 45


46 복오동


Scene #13 사람&음식놀이 47


핫바를 아시나요

핫바이다. 지금은 핫바라고 불리는 이 것은 예전에는 꼬치 음식이었으며 대부 분 생선 살을 잘게 갈아 뭉쳐 튀긴 어

남지 못한 것들

묵 종류만이 존재했다. 한국전쟁 이후

복오동만의 진기한 음식은 조금은 암울

값싼 돼지고기(이 고기들이 진정 먹기

한 역사와 함께한다. 복오동의 경우 지

에 적합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

리적으로 인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

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를 잘게 다

에 길목에 위치하여 새로운 문물을 접

져 순대와 같이 만든 한국식 소시지를

하기 쉬운 곳이다. 이러한 특성은 복오

꼬치에 끼워 먹은 것게 된 것은 모두

동 사람들에게 자주 빠르게 신문물을

복오동 사람들의 작업 환경 때문이었

접하는 기회를 부여하였지만 또한 쉽게

다. 동네 주민의 80% 이상이 쓰레기 처

소비되고 사라지는 문제점도 동반하였

리장에서 생계를 이어갔는데 이 때 쓰

다. 덕분에 복오동만의 특이한 것을 찾

레기를 만지던 손으로 무언가를 집어

는 것을 대단히 어려운데 특히 음식이

먹기에는 스스로도 께름칙한 부분을 느

그러하다. 외부에서 끊이지 않고 기존

꼈었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만큼은

과는 전혀 다른 음식들이 유입되는 와

위생적으로 먹고팠던 사람들은 음식에

중에 기존 음식의 전통을 지켜야겠다는

직접 손을 대지 않고 먹되 빠르게 먹을

의식의 소유자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

수 있는 것을 찾던 중 어묵꼬치, 돼지고

다.

기꼬치의 진가를 발견하였던 것이다.

과거 속 복오동과 핫바

인간이 소비하는 값싼 연료

예전의 복오동은 서울의 쓰레기를 집하

꼬치 음식들은 속도감과 위생성을 겸

하던 곳이 대부분이었고 이 지역의 사

비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칼로리도 자

람들은 거의 이 쓰레기 집하장에서 일

랑하였다. 이는 마치 영국의 노동자들

하였다. 이들은 하루의 생계를 꾸려나

의 식생활에 따뜻한 홍차와 설탕이 등

가는 것조차 허덕이던 사람들이었기에

장함으로 산업혁명의 일꾼들이 노동에

전통계승 의식과 같은 것을 기대하는

필요한 칼로리를 손쉽게 보충하면서 노

것은 무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력이 향상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

들이 오래 전부터 먹어 왔고 아직도 즐

져왔다. 여기에 복오동만의 맛을 가미

겨먹는 간식거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자면 바로 고추장을 첨가해서 먹는

48 복오동


것이다. 아무리 긴 세월 쓰레기장에서 일을 해왔어도 그 역한 냄새가 사라지 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점 심 때라도 그 상한 비위를 누를 수 있 는 무언가가 필요하였다. 이에 따라 매 운 것을 선호하였고 자연스럽게 핫바 에다가 고추장을 뿌려 함께 먹게 되었 다. 이것이 아직도 남아 복오동만의 핫 바 음식점이 탄생하게 되어 동네를 찾 는 외부인이라면 간식으로 반드시 먹고 가는 명물이 되었다.

Tip - 너와 나의 연결고리 2000년과 2001년 그 당시 여자아이들의 로망을 실현시켜 보여준 영화가 큰 인기 를 끌었었다. <인터스텔라>, <레미제라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원 데이>로 유명 한 앤 해서웨이의 데뷔작인 <프린세스 다이어리>가 바로 그 영화이다. 샌 프란시스코에서 예술가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살 던 미아(앤 해서웨이)에게 연락을 끊고 지내던 할머니가 갑자 기 나타난다. 할머니는 제노비아의 여왕으로 곧 성인이 되는 미아에게 왕권 계승을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영화는 미국 의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미아가 어떤 과정을 통해 공주로 성 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때 서로의 너무 다른 환경 때문에 갈등을 겪던 할머니와 미아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바로 핫바가 등장한다. 핫바를 좋아하는 미아가 할머니에게 핫바를 권유하는데 할머니는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며 당화해 하며 먹지 만 그 맛에 반하게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때 핫바는 미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 인 것으로 등장하며 두 주인공의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복오동의 대표 음식 핫바가 하이틴 영화에서 그 빛을 발하는 쾌거를 이룬것이다!!

Scene #13 사람&음식놀이 49


놀면서 용돈 벌기

레기쓰와 놀아요

복오동에는 동네 아이들이 다섯 이상 모이면 하는 놀이가 있다. 이것은 얼핏 보면 수건놀이와 비슷해보인다. 하지만 놀이방법을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놀

놀이를 하며 해맑게 웃는 아이의 옆모습

이임을 알 수 있다. 예전 복오동의 아 이들은 쓰레기 처리장에서 맞벌이 하 는 부모들로 인하여 그들의 놀이터 또 한 쓰레기 처리장일 수밖에 없었다. 이 때 이들에게 소일거리로 주어진 임무는 쓰레기를 분리하는 것이었다. 이 때 쓰 레기를 잘 못 분리하거나 다시 재사용 이 가능한 쓰레기인데 폐기물로 분류한

50 복오동

경우 호된 꾸중을 들어야만 하였다. 소 일거리를 맡은 아이들은 이를 노동이라 여기지 않고 놀이라고 인식하였다. 이 때 어른들한테 혼나는 것을 벌칙으로 생각하여 아이들끼리 서로의 쓰레기 물


품을 교란하는 장난을 하였다. 서로가 장난하는 것을 알기는 하였지만 어떤 특정 인물이 한 것을 알았을 때는 그 보복이 심할 것을 걱정하여 서로 익명으로 하였는 데 이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되 모른척 할 수 있는 원형의 형태로 자 리를 잡고 장난을 쳐야만 하였다. 이에 따라 수건돌리기와 같이 원형으로 앉아서 놀되 술래가 장난을 치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모두 눈을 감은채로 있어야만 하였 다.

Scene #13 사람&음식놀이 51


52 복오동


Scene #24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교통&정보

누군가와 서로 공감할 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보다 싶어져 갈 수 있다. -오죠 라즈니쉬-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53


54 복오동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55


알프레도와 함께라면

도의 지나친 영리함이 부담스러웠다면 작별인사로 다음과 같이 말하면 된다, "나가있어!!"

세바스찬으로 살기

복오동을 돌아다닐 때 이 동네를 가장

신통방통 알프레도 파헤치기

효과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방법은

- 부루칸모로카예의 제자

무엇일까? 영국의 권위있는 순수혈통

여기서 잠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귀족, 루이 윌리암스 세바스찬이 하인

어떻게 알프레도는 복오동을 대표하

알프레도를 부르던 장면을 기억억하는

는 교통수단이 되었을뿐더러 이토록이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외쳐보자.

나 칭송받게 되었을까? 이는 바로 알

"알프레도, 이리온!!!"

프레도의 스승 부루칸모로카예 덕분이

매끈하게 빠진 부루칸모로산 업사이

다. 부루칸모로카예는 알프레도의 영리

클드 바이시클 알프레도가 대령될 것

함의 원천이다. 그는 바로 복오동 안과

이다. 그럼 당신은 마치 영국의 순수혈

그 밖을 모두 관장하는 카예 최대 지주

통 귀족인 마냥 알프레도를 타고 복오

이다. 그가 카예를 모두 갖고 있다하여

동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 된다. 알프

그의 호 뒤에 카예가 붙게 된 것이라는

레도는 영리하기 때문에 자전거라는 본

설도 있다. 이 때, 카예가 무엇인가 궁

분을 망각하고 자신이 마치 엔진이라도

금해한다면 자전거도로를 복오동 사람

단 기계마냥 쌩쌩 달릴것이다. 세바스

들이 애칭으로 부르는 말이라는 것을

찬인 당신은 그 리듬에 맞추어 발만 돌

귀뜸해줄 수 있다. 자전거도로에게 애

려주면 된다. 그리하면 알프레도와 작

칭을 붙여줄만큼 복오동 사람들은 자전

별할 즈음에 당신 허벅지는 말벅지로

거도로를 매우 애지중지한다. 이는 당

재탄생 되어 있을 것임을 120% 장담할

연히 돈벌이로 귀결되는데, 부루칸모

수 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알프레도인

로산인 알프레도가 업사이클드 바이시

가! 우리의 아름다운 복오동을 버스나

클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복오동의 관

지하철에 갇혀 시각적으로만 구경하는

광객이 약 102.56배 늘어났기 때문이

대신 모든 오감을 동원해 느낄 수 있게

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광객이 알프레

해줄뿐더러 인류 역사 이래 항상 찬양

도의 영리함에 부담을 느끼고도 그것을

받아오던 말벅지를 당신에게 선사하니

구매하는데 망설이지 않기 때문에 수익

말이다. 그럼에도 당신이 만약 알프레

은 이미 이들 주민의 상상을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그런데 만약 복오동에서

56 복오동


알프레도만이 생산되고 알프레도의 영

면 큰 오산이다.

리함을 느껴볼 수 있는 수많은 카예들

복오동에는 자전거 초보자들을 위한

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열린 자전거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평

수익은 힘들지 않았을까하는 것이 대체

일반과 5일 단기반이 있는데, 당신은

적인 여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오동

하루이틀만 복오동을 여행할 확률이 높

주민들은 그 수익의 공을 카예에게 돌

다. 그러므로 특별 스파르타 자전거 교

려 애칭까지 붙여주게 된것이다.

실의 수업을 따로 준비해두었다. 이 수 업은 1명이 들을 때만 1명 분의 돈을

초보자라면

온전히 내면 되고 2명, 3명 등등 2명

문제가 생겼다. 이렇게 열심히 알프레

이상의 사람이 함께 와 신청하면 무조

도와 카예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당신이

건 공짜이다. 이 수업은 하절기에는 새

자전거를 전혀 탈 줄 모르는 사람이라

벽 5시부터 오전8시까지, 동절기에는

면? 위에 걸터 탈 줄만 알고 알프레도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운영된다.

의 뛰어남에 장단을 쳐줄 능력이 안되

세시간만에 마치 30년간 자전거만 타

는 사람이라면? 큰일이다. 당신은 복오

온 장인인것 처럼 당신의 실력을 만들

동을 여행할 수 없다!!!

어준다. 그리고 같이 수업을 들은 사람

.

들 내에서 경쟁하여 1등을 하면 알프레

.

도를 상품으로 받을 수 있으며 알프레

.

도운전인증서까지 부여된다.

. . . 이 곱디 고운 책이 벽에 내쳐지지 않았 기를 바라며 잠시간의 유머였음을 알린 다. 복오동 사람들의 열정을 보지 못하 였는가? 복오동 사람들은 한낱 도로에 도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동네에 애착 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 런 기본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관 광상품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57


복오동 탐색 중 빼놓을 수 없는 커뮤니

우리 동네를 기억해주세요

티 활동

복오인들은 지속가능한 관광상품 개발

복오동에는 손재주가 많은 사람들이 참 많이 산다. 그들은 기존에 있는 물건들 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전혀 새 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창조성까지 겸비 하고 있다. 그들의 손을 거친다면 쓰레 기도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현재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 동네 개선

을 소홀히 할 수 없다.

프로젝트로는 '친환경 소재 어디까지 들어봤니?' '뚝딱 건물 리폼' 등이 있다.

58 복오동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공간 창출을 시 도하기도 하였다. 두 단절된 공간 간의 소통을 마련하는 공간 예) 구름다리 아래 남는 공간 활용하기 수상작 '카페거리' 소개


아이들이 미래다 서복오의 초, 중, 고는 모두 한국 교육 과정의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지만 동네 의 역사에 대한 애정과 변화를 추구하 는 가치관을 기르는 색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 변화를 추구하는 가치 를 몸소 체험하게 하기 위해 항상 작은 시도들이 일어난다. 가장 성공적인 예 로는 색다른 방과 후 활동이 있다. 크리스마스의 따뜻함은 조명과 반짝이 는 장식품들의 화려함이 아닌 정성 담 긴 아이들의 소망 기둥에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집앞이나 교실 앞에서 작은 화분을 두고 여러 작물을 키운다. 이 때 작물은 반드시 기존의 텃밭에서 키울법한 상추, 고추 등이 아 닌 루꼴라, 허브 등이어야하며 흙은 공 원에서 퍼와야한다.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59


60 복오동


Scene #24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주거&상점

운명이 당신 앞에 부여한 환경에 적응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61


62 복오동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63


그들의 일상 동네풍경

이곳에는 공동체 삶의 흔적을 구석구 석 찾아볼 수 있다. 사소한 예로는 우리 가 흔히 사용 후 버리는 포장용 스티로 폼 박스에 심기 시작한 식물이 너도 나 도 하나씩 더하면서 함께 만들어 나가 는 동네 풍경이 인상적이다. 삶 속의 지혜

주거환경은 말 그대로 그곳에 생활하 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이기 에 어떤 환경이 가장 적합한지,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에 대하여는 그곳에 사는 이들이 잘 알 수밖에 없다. 아이를 키 우는 엄마의 눈에는 놀이터의 큰 놀이 기구들이 아이의 꿈의 장난감으로 보인 다. 미끄럼틀을 현관문에 배치한 모습

64 복오동


에서 아이가 집 환경을 놀이터만큼 즐 거운 곳으로 여겼으면 하는 엄마의 마 음이 느껴진다. 흔적의 누적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여러 순간 들 속에는 알게 모르게 여러 흔적들이 쌓이고 있다. 매일 지나치는 골목길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돌아보면 평소 눈치 채지 못했던 소중한 삶의 조각들을 발 견할 수 있다. 복오동의 시장통 뒷골목 역시 바로 그런 공간 중 하나이다. 이곳 에서 사용된 칸막이 커튼들, 방수 커버 들 그리고 쌓인 쓰레기 등에서 이곳이 지나온 시간을 엿볼 수 있다.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65


자라가 나들이 하는 곳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것이 바로 자라시장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된 주요 지점이다.

자라시장

으레 전통 시장이라하면 지저분하고 떨

마드리드의 산 미겔 시장, 바르셀로나

이가 넘쳐나고 정으로 가격이 정해지며

의 보케리아 시장, 종로에 광장시장이

공산품보다는 농수산물이 많은, 그것의

있다면 복오동에는 자라시장이 있다.

품질이 백화점보다 더 좋다고 확언할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각 동네를 대표

수는 없어도 사람의 정취를 느껴서 가

할 뿐 아니라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

는 그러 곳을 상상하는 것이 대부분이

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자라시장

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상인들이 직

의 경우 기존의 상인들만이 물건을 팔

접 자신들의 시장에서 구매자의 역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한달에 두번, 주말

을 하면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

에는 동네 주민들도 누구나 상인이 될

질 수 있었기에 자라시장은 옛 모습을

수 있다는 데 큰 장점이 있다. 이는 요

간직하고 있되 굉장히 단정하고 청결한

즘 흔히들 플리마케이라고 부르는 벼룩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사람들이 시

시장을 예전부터 행해왔기에 가능한 것

장을 찾을 때 원하는 정을 가지고 있

이다. 이러한 벼룩시장은 얼핏 생각하

되 그것이 가격의 흥정으로 이어지진

기에는 기존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않는데. 가격은 정확히 정가제이다 덤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러했다

이나 쿠폰, 마일리지 적립제 등 다른 형

면 여태까지 오래 이러한 전통이 이어

태로 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질 수 있었을까? 당연히 아닌라는 결론

더불어 유통이 많은 시장답게 고품질

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인들은 벼

의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

룩시장을 통해 매번 최신의 유행을 확

점이다. 이 때 가격은 당연히 백화점

인할 수 있었다. 이를 활용해 상인들은

보다는 싼데 유통과정이 백화점보다 짧

시장 흐름에 맞게 빠르게 구매자들의

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수의 매력 요소

욕구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

들을 갖고 있기에 자라시장은 복오동의

럽게 매출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뿐

명물로 그 자리를 당당히 잡고 있다. 이

아니라 주말에는 그들이 자신의 일터에

러한 자라시장의 모습은 이름의 힘이

서 소비자가 되봄으로써 소비자가 어떤

한 몫 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 상인들

서비스를 원하는지에 대해 최전방에서

의 우스개소리이다, 자라는 한번 물면

66 복오동


매섭게 물어 절대 놔주지 않는 것으로

로 장만하신 고급 외제차를 타고 새로

유명하다. 자라시장도 고객이 한번 이

운 메뉴 개발을 위해 강남의 유명 레스

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다른 곳으로 잘

토랑의 음식들을 시식해보러 다니신다

가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그것이 매우

고 한다.

유사하다는 것이다. 30년 전통의 떡볶이와 순대국밥

역시 시장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 로 간식이다. 여타 다른 시장들이 그러 하듯 자라시장에도 맛집으로 손꼽히는 떡볶이와 순대국밥 집이 존재한다. 떡 볶이 집의 경우 20대 후반이 된 둘째아 들이 가계를 잇기위해 요즘 일하고 있 는데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겨서 손 님이 더 늘었다는 정보가 있다. 그리고 가끔 사람들이 대학까지 나와서 떡볶이 장사하는 것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그 냥 씩 웃는다한다. 이를 두고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효자라고 생각 한다, 물론, 효자가 맞기는 하다. 하지 만 단지 효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 를 포기하고 가계를 잇는 것만은 아니 다. 진로에 대해 오래 고민하던 중 부모 님의 장사가 매우 잘된 덕에 자신은 부 유하게 살았는데 이제 그것을 이을 사 람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떡볶이 장사의 수입이 자신이 회사원이 됐을 때보다 크다는 것을 깨닫고 뛰어든 것 이다. 아들에게 후계 수업을 하고 계신 사장님 사모님은 요즘 오후만 되면 새

Scene #24 교통정보&주거상점 67


68 복오동


Director's Cut (Deleted Scene #30) 소문, 믿거나 말거나 문화 컨텐츠

말은 한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베를린 시청의 문구-

Scene #30 문화컨텐츠 69


70 복오동


Scene #30 문화컨텐츠 71


문화 컨텐츠

최초의 야쿠르트 아줌마?

노란 복장 차림으로 동네 곳곳을 누비 고 다니는 야쿠르트 아줌마! 그 중 최초 의 야쿠르트 아줌마는 누구였을까? 어 린 자식이 실종된 후 몇 년이 지나도록 동네를 떠나지 못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시작한 일은 아니었을까?

전국민 친환경 그릇

동네 곳곳 지금 우리 아이의 나이또래

짜장면 그릇은 왜 일회용이 아닐까? 짜

초등학생들만 보면 혹시 우리아이가 아

장면 그릇을 회수해 가는 친환경 운동

닐까 마음을 졸이며 얼굴이라도 한번

은 최근들어 활성화된 에코할인 (개개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언덕길, 내리막

인의 텀블러에 카페 음료를 받아 일회

길 그 어디라도 야쿠르트 리어카를 끌

용 컵 사용을 줄이고 할인혜택도 누리

고 동네를 배회 한건 아닐까.

는)의 시초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고속도로 행 뻥튀기

몇 시간 째 꼼짝도 않은 고속도로 위 수 많은 차들 중 하나는 뻥튀기를 한 가득 실은 뻥튀기 집 부부의 차는 아니 었을까? 그들은 차안에서 문득 지금 이 기회를 틈타 장사를 해보는건 어떨까 라는 기막힌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가벼워 운반이 쉬운 뻥 튀기 몇 봉지를 들고 차 사이를 누비자 들고 나가는 족족 팔리는 것이 아닌가. 그 이후 전국 방방곳곳에서 도로 위를 터전으로 잡아 간식거리를 파는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72 복오동


보도 블럭 무늬

동네 곳곳 길목마다 다양한 디자인의 보도블럭이 발 밑에 깔려있다. 이렇게 나 다양한 디자인은 모두 어디서 유래 한걸까? 필요한 양의 재료와 시멘트 가 공사현장에 배달된 후 그 조합은 그 날 그 특정 시간에 작업을 넘겨받은 아 저씨의 감각에 맡기는 작업은 아니었을 까. 반복되는 패턴을 가진 길 혹은 무 늬, 색 그 어느 것에서도 일정한 규칙을 찾을 수 없는 길, 이 모두 예전 이 길을 한블록 한블록 수 놓은 목장갑 한쌍의 주인공의 개성을 담고 있지는 않을까.

Scene #30 문화컨텐츠 73


나만 바라봐

무언가에 홀린듯 너도 나도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전광판을 뚫어지게 바라보 게 된다. 모두의 발길을 잡는 저 커다란 박스는 무엇일까? 바보 상자? 티비는 어 이가 없다. 대체 왜 자신을 바보상자라 부르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이해하 고 싶지도 않다! ipTv, 스마트TV, 교육TV 요즈음에 얼마나 많은 별명들이 많은데 왜 지속해서 바보상자라고 부르는지 TV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저 양복을 입 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TV의 마력에 빠져 티비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 면 티비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티비의 마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무한 매력에 취해 다른 활동을 전혀 할 수 없게 만든다. 바보라고 명명함으로써 거리감 을 두고자 하는 심리인 것이다. 일종의 밀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 스 스로 자신을 제어하기 위한 몸부림인것이다. 그러니 티비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 다. 바보상자라 불려도 모두들 너만 바라볼테니.

74 복오동


공포의 시소

복오동을 거닐다 보면 재활용 소품들을 흔히 마주칠 수 있다. 그 중 몇은 낮과 밤 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바람에 시소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가? 만취한 하수구

복오동의 하수구는 일주일에 한번 떡실신의 상태로 오물을 토해낸다. 우리의 삶과 같지 않은가?

Scene #30 문화컨텐츠 75


76 복오동


Credit 끝맺기 직접 보고 경험하는 모험가의 세상 프레임을 통해 바라보는 감독의 세상 이들이 본 복오동에서 어떤 영화가 탄생할까?

말에서 행동까지는 오랜 여행. -속담-

Credit 끝맺음 77


복오동 출간일 2014년 12월 15일 지은이 박지수, 이예진 출판사 여기저기 주 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 3길 10-1 herethere.kr ⓒ 박지수 이예진 2014 본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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