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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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포마을 청과 흙

남기훈 간세박 지음

값 10,000원 03980

9 791186 188071

ISBN 979-11-86188-07-1

여기저기출판사


옥사포마을 청과 흙

남기훈 간세박 지음

값 10,000원 03980

9 791186 188071

ISBN 979-11-86188-07-1

여기저기출판사


청과흙

간세박, 남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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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시대의 통합 이루어진 듯 아닌듯 어울리고 잊는 이곳. -강개발

도시 속에 여러 테마가 있는 마을을 잘 표현한 책. -옥44

깡촌이었던 마을, 사람들은 점점 떠나간다. 시긴이 흘러 새로유입된 젊은 세대, 양 측의 이야기. -김진욱

옥사포의 역사들이 아치속사포처럼 다가온다. 올임도와 흡입력은 단연 최고! -Herr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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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의 조화 ! 세대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옥사포에서 세대간의 화합역시 느낄 수 있으리라! -윤달

옥사포 마을에서 볼수 있는 소박한 그리고 정겨운 이야기들 사진들 정이 곳곳에 남아있는 시와 이야기, 하나의 소박한 마을을 몽소 느끼고 있는 듯한다. -감수성

날 거리로 나서게한 곴은 단순한 객기가 아니었다. 어떤 한 고민이 일주일 내내 나 를 잠을 뒤척이며 한숨도 잠을 못자게 반들었다. 그것이 이것이다. -셸리 케이컨대입구

변화, 속도, 발전을 느끼고 싶으면 이곳으로 와라, 새것과 옛것이 혼재해 있다. 그 시절 그때로 가고 싶다. -동네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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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지방에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살았 던 저에게 서울은 이상적인 도시로 머 릿속에 자리잡아 있었어요. 그중 가장 유명한 동네인 이 마을은 저의 마음을 이끌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요. 때로는 불편함까지 느껴지는 이 곳, 저는 그런 감정의 이유도 모른 채 이곳 을 살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언젠가 떠 날 마을이지만, 저와 같은 사람들을 위 화자 - 윤의현 (의사.29세)

해 도움이 될 만한 글귀를 남기고자 이 렇게 펜을 잡게 되었죠.”

서울 명문의대 졸업 후에 부와 명예 를 갖고 가장 비싸다는 동네 청담동 으로 이사를 한다. 그러나 그는 그가 사는 동네에 만족하지 못한다. 왜인 지 이유가 궁금한 그는 동네를 돌며 자기 동네에 만족하지 못할 이유를 찾으려 한다. 분석적인 그는 사람이 한 동네에서 일반적으로 취하는 행 태 세 가지 (휴식, 유흥, 사랑)을 기 준으로 자기가 살던 동네 곳곳을 여 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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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 윤의현


“몇십년 전 이 마을 어르신들이 농사 를 지으면 같이 농사를 돕다가 시간나 면 항상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강가에 서 물고기를 잡고 놀기도 하고... 자연 에서는 배울 것이 참 많았죠. 이제 여기 서 자연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살던 시절 가르침을 주던 그 곳은 어르신들이 떠남과 동시에 사라져 갔습 니다. 재개발이 되면서 1차산업이 3차 산업을 중심으로 발달하기 위해 도시화 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지만, 개인적 화자 - 습대대

으로는 아쉬울 따름이네요.”

중국 태생의 한국인 고급 정부 관리 자. (현 대한민국 대통령과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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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갖고 있다) 1959년 12월11 일 대한민국 옥사포 마을에서 태어 나 자랐다. 강촌이 개발되면서 유년 기시절 보아왔던 모습이 점점 사라 지는 현황을 아쉽다고 생각하여 카 메라를 들고 옛날의 모습을 찾으려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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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본 책은 옥사포 마을의 지도, 마을과 관련된 사물과 놀이 음식과 역사, 그리고 마 을에 대한 설명을 세가지 요소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마을을 대 표하는 건물을 설명한다. 특히 마을을 실험여행한 내용은 두 명의 저자가 자신의 의견을 독립적으로 서술 하는데, 오래전 이 마을에 살았던 기성 세대에 속하는 저자와 현재의 환경에서 살 고 있는 비교적 새로운 세대의 저자가 각자의 의견을 교차하며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습대대씨 역시 윤의현씨가 정한 세가지의 기준, 즉 휴게, 유흥, 그 리고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하여 답사하였고, 그 역시 그 기준에 맞게 서술하 였다. 두 사람의 마을에 대한 입장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과거의 화자는 아쉬움을 이야기 하고, 미래의 화자는 달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마을에 대한 나름의 의문점이나 호기심이 갖고 관찰한다. 누구 는 만족하지 못하는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일상에 대한 해결방안을 위하여, 누구는 어린 시절 살았던 일상을 회상하기 위해서.. 각자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 그들 은 각자 스스로에게 묻는다.‘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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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의 글

영원히 변하지 않은 천국의 경계

보이지 않는 패러독스(Paradox)

역사를 아는 유일한 존재들과 그들의 숨결이 담은 놀이

세 가지 맛의 국가

휴게, 유흥, 사랑, 우리 셋은 항상 같이 있다

지혜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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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의 글 서울에 있는 여러 마을들 중 옥사포 마을은 단연 가장 영향 력 있는 마을이다. 불과 40~50년 전만해도 개발이 뒤쳐진 마을로 평가받았으나, 짧은 시간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명품마을로 변모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삶보다도 짧은 환경의 변화는 부작용을 낳기 도 하였다. 무엇보다 인간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할 마을은 그 들의 삶이 바뀌기도 전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였고, 결 국 거주하는 사람들 역시 바뀌게 되었다. 현 마을의 주민들은 변화 전 마을의 기억을 품고 있는 기성 세대들과 현재 사회의 요구에 맞게 변화한 모습에서 살아가 는 새로운 세대들이 혼재한다. 젊은 세대들이 이용하는 찬란 한 모습의 신설 건물들이 마을 대로변에 위치한다면, 골목 곳 곳의 공유공간들을 통해 기성 세대들은 그들만의 삶을 영위하 고 있다. 이런 역설적인 공존 관계와 과거를 둘러싼 현재의 모습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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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변하지 않은 천국의 경계

영원한 공간 천국, 유토피아. 영생을 누리며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그들. 그곳은 끝도 시작도 없을 것이다. 절대적 동경의 공간. 그러나 현실조차 인간에겐 너무나 과분했다. 세상보다도 넓은 인간들의 욕심. 그들의 욕심은 이데아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들이 쌓던 탑은 붕괴되었고 서로는 서로를 모르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혹자는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칭송과 기도를, 혹자는 도덕 과 법규를 순종을 말한다. 그렇다면,‘이데아, 천국, 유토피아’란 무엇일까. 탑이 무너졌다면, 그들은 그것을 지상에 내리면 되었을 뿐 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모른다, 이상세계를. 이상세계에 대한 논란의 열쇠는 주어지지 못한 채 그들은 그들만의 이상공간을 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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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패러독스(Paradox)

유토피아가 강하한지 50년가량이 지났다. 현재, 이 마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군가에겐 동경의 대상, 누군가에겐 이상. 한편 희곡의 소재로서. 또는 고가(高價)의 대명사로서. 그러나 아무도 모를 것이다. 유토피아 강림(降臨)전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새마을이 왔다며 기뻐하는 이들과 달리 유토피아와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이들. 그들에게 있어서 유토피아는 맑은 강과 비옥한 옥토 푸른 하늘과 파릇파릇한 잎사귀들 그 사이에 비치는 햇살과 그 햇살과도 닮은 따뜻하게 흐르는 땀 한방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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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沙包(옥사포) 마을 현재 어느 누구에게도 가장 유명한 마을로 알려진 이 곳의 역사는 크게 1970년 전과 1970년 후로 나뉜다. 마을의 시작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을 건 국하던 태조 이성계는 수도를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기존 고려에서 조선을 새로 건국할때 필요한 명분과 사상에 부합하는 도읍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 던 까닭에 이곳저곳을 거치다 현재 옥사포마을로 불리는 이 곳에 도달하게 된다. 배산임수라고 하는 당대 유행하는 풍수지리사상을 이유로 이 곳을 중심으로 도읍 을 정하려고 했으나, 결국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주요 반대 이유 는 조선의 새로운 사상과 정신에 부합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어찌어찌하 여 태조는 한양 (현재의 서울)을 도읍 으로 정하는데 왠일인가, 사상적인 배 경이 반대에 부딪혔던 현 옥사포 마을 을 도읍으로 정하기 위해 내세운 사상 적인 배경과 비슷했었다. 그래서인지 현 마을은 한양과도 비슷하며 다른 모 습을 갖고 있었다. 일제강점 등 외세의 침입이 있었을때도 이 곳은 일제의 손 이 닿지 않는 제 2의 한양 역할을 충실 히 해 주었다. 어쩌면 이곳 주민들에게

유토피아 강림 전의 마을. 오랜 시간동안 삶의 터전이 되어 왔던 여기는 당시 농사짓고 새참을 차리던 마을 주민들에 게 있어서 이상적인 삶의 터전이였을지도 모른다.

있어서 옥사포는 천국과도 같은 존재였 을 것이다. Tip - 조선시대는 유교사회였고 논어와 주희의 성리학이 주요 논리로 이루 어진 사회였다. 풍수지리는 그런 유교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으나 한양을 도읍으로 삼을 때 주요한 사상적논리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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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역사가 지나도 변하지 않던 마을은 모습을 같이하던 도읍과는 점차 멀어지 게 된다. 더욱이 전쟁 등을 거치며 전국 적으로 생계가 힘들어지자 사람들은 이 상 세계에 대한 절실함을 드러내는데 그중 일부는 오래전 전설처럼 전해내려 온, 탑을 쌓으며 신에게 도전하던 그들

불과 몇십년 전, 가까운 과거까지 그들은 한옥마을에서 나 고 자랐다.

처럼 하늘에 도달하자고 주장한다. 허나 작은 나라, 많지 않은 물자 속에서 분열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그들은 탑 쌓는 일은 관두게 된다. 대신 다른 방편 을 떠올리게 되는데...

농업에 종사하며 자연의 주는 선물에 감사하며 살았던 그 들. 하지만 거대 집단의 동향은 그들도 피해갈 수 없었다.

Tip -과거 인류는 신에 대한 도전으로 높은 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했던 적이 있었다. 이에 노한 신은 그들을 다른 언어로 분열시켜 탑을 쌓지 못하게 하였으며, 결국 그들은 하늘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인류가 현재 제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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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년전‘새마을 운동’으 로 불리던 움직임은 유토피아 를 강림시키기 위한 프로젝트 였다. 그들의 유토피아 프로 젝트는 성공적으로 끝난 것처 럼 보였다. 현재 선진화와 급 속도의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평가받는 모습에서는. 그들의 성공 속에 마을 주민 들은 없었다. 주민들의 대다수

유토피아가 내려앉고 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천 국의 모습은 70년을 전후로 많은 모습이 변화한다.

는 그늘 속에 가리어져 그들 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멀 리 떠났기 때문이다. 한편 마 을이 준 은혜를 저버리지 못 한 일부 사람들은 그 곳에 남 게 되었고, 예전 모습들은 그 들의 가슴속에만 자리잡았다. 변모한 모습에서 새로운 사람 들이 많이 이사하게 되었고, 옥사포 마을은 새로운 사람들 의 마을이 되었다.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로 마을은 화려 해져 가는 반면 원주민들이 영위하던 삶이 지속되지 못한 그늘이 한켠에 자리잡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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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 넘은 지금은 거의 젊은이들의 소비공간으로 변모 한 마을이 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마을 주민들은 이전 의 전통 세대들과 유입된 젊은 세대들의 역설적인 공존 관 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서울의 랜드마크 이면서 명품거리로 불리 는 이미지의 이 마을은 젊 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되어 화려해 보일 수 도 있으나, 소비적인 문화 가 발달하고 퇴폐적인 서 비스산업 등이 활성화되는 등의 단점을 안고 있다고

화려한 건물들과 포장된 도로로 구성된 젊은 이들의 옥 사포 마을.

보는 기성세대들과젊은 세 대들이 물과 기름과도 같 은 어울리지 않는 공존을 하는 마을이 되었다

기성 세대들의 공간. 화려한 대로변과는 다른 모습이다.

Tip -일제에서 해방된 직후 혼란스러운 한국 사회는 머지않아 전쟁의 총성 을 울린다. 피폐해진 나라를 수습하기 위해 그들은 탑을 쌓아 유토피아 를 향하던 옛 인류들의 전설을 이용해 20년에 걸쳐 유토피아 강림 프로 젝트를 시행하는데 그것이‘새마을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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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는 유일한 존재들과 그들의 숨결이 담은 놀이.

흐르는 시간, 변하는 공간. 아득한 시간, 광활한 공간. 그에 비하면 사람은 너무나 적은 시간, 좁은 공간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인류는 그 시공간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살아왔다. 자연물은 그들을 지켜보아 왔다. 산, 바람, 바위 그들은 모두 제자리에 서서 지켜보아 왔다. 자연물은 오래 사는 존재들 중 하나이다. 그들은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것을 제공해 왔다. 가만히 있는 그들을 인류가 찾아간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인류에 도움을 준 존재이다. 그런 그들에 인류는 숭배와 은혜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들에 인류는 반기를 들기도 하였다. 그런 사람들을 그들은 모두 이해했다. 돌과 바위는 그들 중 가장 오래 살며, 다른 자연물들을 담는 그릇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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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포 마을에는 이처럼 세월을 지켜본 자연물의 관찰기록이 남아 있다. 그렇 다면 마을 곳곳에 남아있는 관찰 기록 들은 무엇들이 있을까? 바위, 돌에 한 정해서 보려고 한다. 그렇다면 먼저, 옥사포 마을에서 돌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의현 돌과 바위는 오랜 세월을 간직하고 있 는 물체이다. 옛날의 사람들은 커다란 돌을 신성하게 여겨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고, 지질학자들은 암석, 토양, 지질 층 등을 분석하여 그간 세월의 흔적을 알아내기도 했다. 이것은 마을 골목길 기성 세대들이 사는 건물 근처에서 발 견한 것으로 분명 내가 모르던 시대인 70년 전후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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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대대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차를 좋아했는 데, 차를 보관하기 위해서 이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자연물중 하나인 바위의 특 성을 이용했었다. 보통 30년이상의 차 나무에서 1눈1잎 혹은 1눈2잎의 신선 한 찻잎을 따서 무꺼운 돌로 1개월동안 계속 누르고 마지막에 이런 돌처럼 단 단한 찻돌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바람에 말려서 수분이 다 나 갔다. 단단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저 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당시에 꽤나 유행하던 차 보관 방법이였다.

허나 요새는 차보다 커피를 더 즐겨 마 시는 모양인 것 같다. 브랜드 커피 전 문카페들이 줄지어 서 있는 도로 풍경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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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습대대 씨의 말처럼 마을에 있어서 돌, 자갈,바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무언 가인 것 같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아온 것 들이 의미있게 다가온 것 같았다. 그러 고 보니 자연석을 이용하기도 하였고, (왼쪽) 인공물을 이용해 자연석을 닮아 가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 같았다.(아래)

사람들은 돌과 친숙한 것 같았다. 그것 을 나는 오른쪽 사진에서 읽었는데, 아 마 옛날에는 자전거가 있었을 자리에 자전거 대신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잠 깐 쉬는 사람들이 모였을 것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모여앉은 사람들 사이에서 고기굽는 냄새가 퍼졌을 것이 고, 취기에 세상만사 새옹지마같은 이 야기가 퍼져흘렀을 것이다. 돌은 그 시 간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석재는 가장 단단한 재료중 하나이다. 혹은 태초 인류가 살았던 동굴과 같은 재질이기도 하다. 동굴은 어머니의 자 궁과도 같은 편안함을 제공해주었나 보 다. 그런 자연에 다른 마을보다도 더 은 혜를 느꼈던건지 의미 없는 대문이라도 꼭 벽돌로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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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대대 예로부터 마을은 자연으로부터 은혜를 많이 입었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농 업을 중요하게 여기던 때로 거슬러 올 라가 그들은 농업에 가장 중요한 영향 을 미치던 자연을 숭상했고, 일제강점 기때 역시 마을의 순수한 자연의 모습 으로 인해 그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았 다고 마을 주민들은 굳게 믿어왔다. 솟 대는 하늘과 땅의 매개체인 새를 상징 한다. 그들은 직접 솟대에 올라가 새를 하늘에 올리기도 했는데 왼쪽 사진이 그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흔히들 부르는 유토피아의 강림 이후 수많은 원주민들은 떠나가고 일부만 남 게 되었는데 그 원주민들은 옛날 마을 의 모습을 간직하고자 석공 등으로 생 업을 바꾸면서 그들이 살았던 마을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의현 씨가 본‘뙤 약볕을 피하는 장소’역시 원주민들의 작품이다. 그들은 어쩌면 마을의 원래 모습을 찾으려고 한 것일지도 모른다. 벽돌은 유토피아에서 원주민들이 주로 사용한 공법 중 하나였다. 시간이 흘러 낡은 벽돌은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 니라 더해가는 것이였다. 낡은 벽돌들 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조화를 그들은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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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옥사포 마을에선 전통적으로 내려오 는 놀이가 있었다. 어린이들끼리 빨대 를 물며 특이한 놀이를 하는데 70년 전 후로 세대교체가 된 마을이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는 놀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놀이 방식은 대략 다음과 같다.

빨대와 휴지를 준비해서 휴지를 빨대끝에 고정, 기준선 위치에서 한번 불어서 멀리 날리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간단한 게임

마을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들이 무얼 알랴. 난 지 얼마 안된 아이들은 정보화 문명 에 발맞추어 가는데 꽤나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문명세계 속에 발을 들이기 전 그들 은 서로서로 모여 그들만의 놀이에 열중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런 아이들이라면 그들만의 놀이들이 충분히 많았을 텐데 이런 간단한 놀이가 오 래 전파되는건 그런 그들의 특성상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놀이는 어떤 연고로 생겨났으며 전파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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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대대 가벼운걸 불어날리는 현재와 같은 놀이 는 과거에도 있었다. 물론 그때는 놀이 의 개념보다는 어떤 한‘의식’의 개 념과 비슷했을 것이다. 바람 역시 자연 의 일부이다. 그렇다면 불어 날리는 행 위는 무엇이였을까

플라스틱이라는게 없었던 옛날 그들 은 종이를 이용하여 원통형을 만들었 다. 수수같은것을 이용할 수도 있었겠 지만 당시에 이것은 단지 놀이의 개념 이 아니었다. 오래전 고가품이였던 종 이를 굳이 사용하는데애는 그만한 이유 가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놀이보다는 하나의 의식에 가까웠던 이 행위는 의식의 완 성을 위해 종이에 위와 같은 문구를 그 려 넣었다. 아마 복을 내려 달라거나 농 경사회의 경우는 풍작을 기원하거나 따 위의 내용이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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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마을사람들에게 있어 서 바람은 매우 중요한 존 재였다. 바람은 자연물중 하나였고 이곳 저곳을 빠르게 움직이 는 속성 탓에 그들의 소식 을 널리 알려주는 전달자 역할을 했던 것이다. 바위처럼 무겁게 제자리에 당시엔 휴지같은 펄프는 없었을 테니 가벼운 도구로 깃털 같은걸 불어 날렸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앉아 역사를 기록하는 기록 자와는 다른 의미이기도 하 며 같은 의미이기도 했다. 자신들이 바라는 소망을 적 어 바람을 통해 다른 자연 물들이 알아주었으면 했던 것이 사람들의 소망 아니였 을까? 그것이 지금 마을에 서 유행하는 놀이가 된 것 이라고 생각한다.

Tip - 바람은 자연물중에 가장 빠른 편에 속하며 자연물들의 상호 작용으 로 생기기도 한다. 그들이 좋은 소식을 가져올 때는 적당한 비와 바람이 내려 농사를 풍요롭게 하지만 때때로 엄청난 바람(태풍)이나 홍수, 모래 바람 등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무심한 날엔 아무런 소식도 주지 않아( 가뭄) 사람들이 고통받기도 한다. 사람들은 바람을 경외의 대상으로 삼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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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널리 트인 대지에서 옛날 사람들은 의식을 놀이처 럼 즐겼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그 모습은 놀이처럼 남았다.

의식 자체의 그 방식이 사람들 에겐 꽤 흥미있는 것으로 느껴 진 것이다. 놀이의 하나로, 때 로는 내기의 하나로 정하여 마 을 사람들은 이런 행위를 즐 겼다.

유토피아의 강림으로 문명이 발달하고 시대는 진보했지만 마을의 색은 일부 남는 법. 이 런 놀이도 그중 하나였다. 마치 역사가 새겨진 바위의 모습처 럼 놀이 역시 마을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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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맛의 국가

보편적인 미(美)를 추구하기에 사람은 너무 많고 땅은 너무 넓었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천재들, 수많은 노력 그들은 최대 다수가 최고의 미를 공유 할 수 있을 만한 것의 실현을 시도해 왔다. 결국 그들은 찾지 못했다. 공동의 선이라고도 불렀던 유토피아는 넓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킨 것이 아니었다. 옛날 국가들이 그렇듯 이 마을에서도 그렇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뉜 사람들의 성격은 옛날, 지금, 중립 세 가지로 나뉘었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있고 빛이 밝으면 그림자는 짙게 깔리고 진보를 달성할 시 보수는 따라온다. 극단의 두 상황 속에서 가장 심심한 음식인 밥처럼 가운데를 지키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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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유토피아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지만 은 않았다. 유토피아를 열망하던 사람 들 중 마을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유 토피아는 마을사람의 터전이 아니었다. 결국 외지에서 온 주민들과 원주민, 그 리고 그들 사이의 입장을 갖는 사람들. 크게 세 가지의 입장으로 나뉘었다. 이 마을에서는 얼마전부터 어떤 요리 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요리를 개발한 이 마을의 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익 명으로 옮겨달라는 부탁으로 인해 신상 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하 OO씨)세 가 지로 나뉜 이 마을 사람들의 입장에서 모티브를 삼았다고 하였다. 그러자 나 는OO씨는 어떤 입장에 속하시냐고 물 어보자‘글쎄요? 레시피를 보고 알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모호한 대답을 남겼다. 레시피에 대한 호기심의 발단 이였다.

단지 한 사람의 성향을 알고 싶은것은 아니였다. 그 사람이 말했던 말은 즉, 레시피에 자기의 주관이 뚜렷하게 담겨 있다는 뜻인데, 한 마을 사람의 주민으 로서 그 역시 마을에 바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을에 대한 생각이 뚜렷하게 담겨 있는 것이라는데 관련 주제로 글을 쓰는 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나는 레시피를 보고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비록 요리에 흥미 는 별로 없지만 이런 공부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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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법은 간단하다. 햄, 파프리카, 양파 가 주류로 들어가고 기호에 따라 재료 대체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그래도 이 재료가 대표적이 된 나름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양파는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재료인 반면 소세지는 흩어져 있는 여러 개 가 있어야 의미 있는 재료이다. 그리고, 파프리카는 속이 비어있는 것 이 잘라서 안에 토핑 등을 채워넣는 요리법으로 많이 이용되기도 했다. 아마 이런 맥락으로 파악하면 재료가 가진 의미 파악이 가능하지 않을까? 다시 본론으로 가서, 재료는 오른쪽 그림처럼 전부 작게 썰어낸다.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던 것이 하나의 특 성을 갖게 된 것이다.

썰어냈으면 기름을 두른 팬에 세 재료 를 볶아낸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면 재료를 대접에 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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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에 담아낸 음식은 피자치즈를 뿌려 녹이는데, 이제 어느정도 모양이 갖춰 지기 시작한 것 같다. 피자치즈는 굉장히 흡착성이 좋은 식재 료다. 아마 세 재료를 하나로 일체시키 는것이 목적이였던 것 같다고 생각하는 데, 마을사람들 역시 한데 모아 화합하 고 싶은 첫 개발자의 생각이 담겨있어 서 그런것 아닐까.

레인지 같은 흔한 기기에 돌려서 조리 할 수 있다는 점이 편하다. 기호에 따라 후추가루를 뿌릴 수도 있다. 꽤나 자극적인 맛과 냄새를 풍기는 게 영락없는 술 안주의 모습. 사용 재료 에 따라 다른 향과 맛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Tip 소세지와 야채는 익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그 점 이용해서 느 리게 익는 재료는 먼저 넣고 볶다가 나중에 같이 재료를 섞어서 볶는 게 좋다. 야채의 향을 살리고 싶다면 야채를 살짝 덜 볶는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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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자유자재로 변용할 수 있다. 아 마 그 사람의 생각과 입장에 따라 다 른 재료를 사용할 것이다. 결국은 세 가지는 통합되지만, 통합해서 보인 결 과물은 세 재료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 이다. 레시피를 쫓아 발견한 것은 강한 향과 자극적인 맛의 음식이였다. 결국 레시 피 개발자는 젊은 사람들의 편에 서서 자극적인 젊은 세대들의 유흥문화를 쫓자는 의도라고 생각했었다. 영락없는 술 안주인 이런 음식은 평상 시에 주식으로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술이란게 뭔가. 술은 악마의 음 료라고도 한다. 그런 음료를 마시는 사 람들에게 자극적인 음식은 오히려 유흥 을 추구하기보다. 유흥을 가라앉혀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즉, 강한 것을 더욱 강한 것으로 대처하 려는 의지는 그런 점에선 매우 적극적 인 성격을 띈다. 소세지는 개인 활동이 늘어난 현대인을, 양파는 집단 생활을 중시한 옛 사람으로 보고 비어있는 공 간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파프리카 를 중립 입장으로 본다면 세 입장이 조 화를 이루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건 유토피아가 낳은 맹점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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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 유흥, 사랑, 우리 셋은 항상 같이 있다

사람이 일상에서 대표적으로 하는 것 세 가지. 첫번째, 휴게. 자연이 제공하는 천혜의 공간. 고층 건물들이 제공하는 특유의 공간. 두번째, 유흥. 평탄한 대지와 넓은 하늘, 많은 주민들이 모여 서로 서로 즐기는 곳. 각종 다양한 기기들과 함께하며 서로 즐기는 공간. 세번쩨, 사랑. 자연이 제공해주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과 도시에서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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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

의현 서울의 사람들은 항상 바쁘다. 언제부 터인지 몰라도 사람들의 구호는‘열심 히 살자’가 되어버렸다. 이 마을도 예 외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쉬는 것도 바쁘게 쉰다. 마을 경계에 위치한 회사 에 다니는 회사원들은 더욱 그럴 것이 다. 사옥 앞의 철골 장식물은 그저 장 식물에 지나지 않는다. 촌음을 아껴 쉬 고 싶은 그들을 위한 휴식의 공간이 될 것이다.

습대대 힘든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하지 만 옛날엔 여유가 있었다. 하루 동안의 피로 후에 친한 사람과 같이 앉아서 담 소하는 것이 아마 농경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가장 편안한 일이였을 것이다. 이 처럼 고난을 같이 동고동락할 사람들이 그들 주위에는 항상 있었다. 막걸리를, 혹은 맥주를 마시면서 담배 를 피우면, 담배연기 피어오르고 꽁초 끝이 지글거리며 하루동안의 흘린 땀들 을 보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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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시선을 옮겨 길을 걷다 보면 인도는 항 상 이렇게 여러 길로 구분되어 있다. 길 은 여러개이지만 항상 붉은 계통의 색 의 보도이다. 붉은 색은 예로부터 악귀 를 쫓는 색으로서 집 대문에 칠해졌다. 아마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은 귀신보다 사람을 더 무 서워 했다. 길이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가다보니 마 을 한 바퀴를 돌았다. 대로변엔 항상 휘 황찬란한 건물들이다. 마치 그 건물들 을 보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온 듯한 상상이 들 었다.

습대대 옛날엔 길거리를 따라 식당이 많이 있 었다. 식당 뒤에 있는 마당에는 항상 여 러 가지 장치가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앞에 의자와 테이블이 있고 부녀자들이 안일을 다 끝내고 여기 와서 하루 동안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웃으면서 하 곤 했다. 현재 대로변이 움직임을 유도 했다면 과거에는 정착되어 있는, 사람 과의 유대를 형성하는 장에서 사람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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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마을을 한바퀴 돌아 골목으로 들어갔 다. 갑자기 비가 조금씩 내린다. 그때 내 눈에 띈 건 건물마다 차양같은 돌출 부가 툭 튀어나온 것들이였다. 비가 억 수로 쏟아지면 우산이 없을 때는 난 꼼 짝도 못 한다. 이런 장소는 비오는 날 비를 피하는 중 요한 장소가 되어 왔다. 나는 사람들은 이제 그 옛날처럼 자연에 의존하지 않는다 고 생각해 왔지마는 이럴 때마다 당혹스러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생각에 잠긴 다. 어렸을 적 생각이기도 하고 미래걱정 없이 학교를 다니던 때의 생각이기도 한 다. 비오는 날엔 생각이 많아진다. 이렇게 보면 차양은 사색의 공간이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어떤 생각에 잠기며 여기에 서 있었을까.

습대대 갑자기 비가 내렸다. 나는 근처 차양 에 비를 피하며 사색에 잠겼다. 내 기억 속에서 깊이 숨어 있는 장면들이 떠올 랐다. 이 지역의 70년대의 모습이였다. 곧 있으면 올 겨울을 알리는 듯 내리는 차가운 빗방울의 풍경 속에서 나는 70 년대 겨울의 모습을 떠올렸다. 70년대 겨울의 끝없이 새하얀 풍경이 기억났다. 건물들이 둘러싼 현재의 모습과는 달리 건물은 없고 대신 끝없는 대지 와 심어진 나무 몇그루들이 보였다. 나는 그때 친구들이랑 집에 있는 큰 쇠솥을 돌 리면서 바깥에 나가고 불을 피워 콩알을 삶으면서 놀곤 했다. 추운 겨울, 가장 따 뜻한 추억이 된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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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비가 좀처럼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작은 우산하나라도 살 의양으로 대로변 으로 나와 편의점을 찾던 도중 발견한 것이다. 의자란 본디 정적인 자세를 유 도하는 물체, 이런 위험한 곳에 나와 있 어서는 안 되었다. 우산을 사고 얼마 쓰지 않아 비는 그쳤 고 나는 짐덩어리 하나를 들고 거리를 걷다 다시 발견한 두 의자. 아마 지금 들고 있는 산 지 얼마 안 된 짐덩어리 와 저 둘은 처지가 비슷할 것 같다. 하지만 나무 아래 놓여진 의자의 모습 은 전체적으로 매우 조화로워 보였다.

습대대 거리 곳곳에는 가끔 낡은 물건들이 있다. 오늘도 예전에 봤음직한 풍경 을 보고 왔다. 나무 밑에는 옛날 구 멍가게앞에서 나이 많은 이들이 종 종 앉아서 쉬면서 테이블에서 막걸 리를 마셨을 의자들이 있었다. 낡은 물건은 항상 옛날의 추억을 일 깨워 주곤 했다. 나무밑의 의자라고 하니 생각나는 옛 물건들이 있다. 식칼, 질동 이, 나무도마 등등이 그것이다. 그들은 어머니와 가족들의 모습을 생각나게 하였 다. 어머니께서는 돌아가실 때부터 뿐만 아니라 기억속에서 존재했던 옛날 생활 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모든 장면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그걸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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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 습대대 상상력의 기원은 동심으로 돌아가 는 것부터였나? 피카소는 아이처 럼 그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 다고 하던가? 아이들의 상상력은 단순한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마을에서 가장 흔한 벽돌 하나도 그들은 물고기, 별, 달, 꽃, 나무, 태양, 심지어 도검까지 그려 내는 재주만 있을 뿐이 아니라 비 사치기 돌팔매질 등 다양한 놀이 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들의 상상 력이 있었다면 유토피아를 강림시 킬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

의현

각이 든다.

우산을 들고 골목을 다시 나돌기 시작 했다. 술집은 어딜 가도 흔하게 보였지 만 어떤 골목은 골목 전체가 술집 등으 로 모두 가득 차 있기도 하다. 여기가 바로 그런 곳이다. 요즘은 노는 래퍼토 리도 흔해졌다. 일, 끝나면 회식, 또 다 음날 출근과 퇴근, 그리고 술. 나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간 이 많지 않은것도 그렇지만 이성을 잃 고 이런 골목이 쓰레기로 뒤덮힌 더러 운 골목이라는 걸 의직하지 못하는 것 이 가장 컸다. 개인의 감정과 생각이 중 요한 세상이지만 너무 이기적으로 돌아 서는 아닌가 싶은 골목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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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대대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경사로가 많 았다. 별명이 옥산(玉山) 마을일 정 도로 이 급한 경사로들은 아이들에 게 있어선 재미있고 큰 미끄럼틀이 되던 때가 있었다. 그 아이들은 이 미 커서 사회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중에 일부는 이 마 을에서 일하고 있겠지. 그때는 지나가는 차량도 별로 없 었고 바닥에 이물질 등도 적어 다 칠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눈 썰매장이 따로 있었으랴. 바로 여 기에 있었다.

Tip -옥사포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사로는 중요한 공간적 요소가 되 어 왔다. 흔히‘죽은 대지’라며 마을에서 낮추어 보던 때가 있었지만 이는 오히려 험한 대지형태가 되어 번거로운 이동형태로 인한 외침(일 제 강점기)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이런 대지 형태에 감사하여 매년 농사를 위한 의식을 거행할 때 대지에 대한 감사의 인사 를 꼭 잊지 않았다. 경사로를 너머로 항상 평탄한 대지가 넓게 뻗어 있 어서 경사는 또한 토지의 구분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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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점심 후, 또는 퇴근 후 한잔의 커피, 선생님, 친구 등과 함께하는 커피, 이처럼 커피 안에는 머리아픈 수학 공식, 돈을 물어올 영감과 아이템, 마음속 단단히 꼬인 감정의 밧줄을 풀어줄, 옛날 서양을 제패한 정복자 가 쥐던 칼까지.. 수많은 것들이 담 겨 있다고 한다. 벌써 저녁이 되어 해는 지고 어둑한 달이 조용히 떠올 랐다. 해가 짧아지는 것이 몸이 조 금 추움을 느낀다. 한 잔의 커피로 달래본다.

습대대 옥사포마을의 장점은 산과 같은 경 사로 너머마다 펼쳐진 넓은 대지였 다. 마을 중부지방에는 특히 넓은 마당이 있었다. 설날 등 큰 명절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서 큰 행사를 열 었는데, 부녀자들은 춤을 추고 남자 들은 씨름경기를 하고 아이들도 여 기저기 뛰어다녔다. 중요한 명절 때 마다 곳곳에 웃음소리와 풍악 소리 가 울려퍼지곤 했는데.. 현재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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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의현 골목길의 끝은 다시 큰길의 시작이였 다. 고층건물 하나를 중심으로 골목길 의 소실점이 형성되어 좁고 지저분한 길은 끝이 났다. 벽돌 하나로도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놀이를 즐기던, 고무줄 하나로도 해질 녘을 보던 옛 시절, 급속도의 발전과 개 발로 복잡한 기기들이 들어서고 그들은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기기 등에 의존하 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매체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 같다. 저건 그 매체의 매스(mass)덩어리이다.

습대대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 요즘은 물을 보 기 힘들지만 강림한 유토피아가 물을 메워버리기 전에 시냇가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중 하나였다.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인간에 대한 자연의 무조건적 인 사랑도 수많은 사랑 중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연과 대조되는, 물에 비 친 본인의 그림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나는 본인의 진실 셰계이고 하나는 허황한 그림자이다. 물이 있어야 서로 떨어 질 수 없이 만날 수 있는 둘이다. 나는 너이며 너 역시 나인 곳은 여기뿐이다. 유토 피아 강림 후 물이 말라가면서 사랑은 다른 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대체 어디에 있 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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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대대 물은 순환한다. 흐르고 내리고, 그렇게 사랑이 보존되어 가듯. 그중 특이한 형태는 눈이였다. 눈은 하얗다. 하얗게 세상을 덮는 만큼 그 그림자도 짙게 그려진다. 실연 도 그림자처럼 사랑과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데, 그 둘은 다른 공간에서 같은 모습으로 보여진다. 하얗게 쌓인 눈을 볼 것인지 그림자를 볼 것인지, 두 사 람이 보는것은 모두 같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두 사람이 서로 완전히 맞추어갈 수 가 없는 이유이다.

Tip -물은 대지를 감싸는 자연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사랑으로 우리를 베 풀어 주었고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들 스스로가 찾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물은 우리 사람들을 모두 이해했다. 심지어 자기에게 반기를 드 는 것도 이해했다, 그것이 우리 사람들의 뜻이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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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 거리마다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천막에 선 주술사가 산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 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며, 자기들 의 제단과 같은 장소에 기도를 올리러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아 모습을 보기 가 쉽지 않다. 운 좋게 그들을 볼 수 있 었는데 미래를 볼 수 있는 그들은 자기 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연애, 결혼 문제라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이 사람들은 사랑을 찾고자 하 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 역시나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오늘은 1974년 10월 24일 이다. 난 니가 나한테 준 연서를 나무 밑에서 매장하게 되었다. 난 너를 사랑한다. 앞으로 영원히 사랑할 것이 다.”

습대대 이 나무 밑에 묻혀진 연서를 읽어보았

-박향림(63)

다. 이처럼 통신수단이 적은 옛날엔 편 지를 쓰는 일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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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무심코 숙인 허리를 펴 일어

지붕에서 보면 더 넓고 아름다운 공간

났을때 나는 널리 펴진 대지의 모습을

이였다. 나는 이 곳을 사랑했다. 넓은

상상하게 되었다. 그렇다 이 곳은 오래

대지 대신 고층 건물이 들어선 지금 이

전 널리 대지가 펼쳐져 있었던 곳이였

대지는 주인이 바뀌었다. 넓은 보리밭

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이구나. 속

과 정겨운 모습은 내 상상속에 자리잡

으로 그렇게 외쳐본다. 나 이제 일망무

아있을 뿐이였다.

제한 보리밭과 신비한 지평선을 얼마나

그렇게 사랑은 끝이 났다.

보고 싶었는데....

습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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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예술

같은 주제, 같은 재료라도 시간에 따라 모두 다르고 달라진다. 지혜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사용자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본질은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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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벽돌 골목길에서 나는 이것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이 건물은 벽돌로 된 건물이였는데, 조그마한걸 쌓아 거대한 것을 만드는 구조에 따른 제약에 움츠러든 모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벽돌 건물이라면 이것은 여느 다른 벽돌집들이 가진 제약에서 벗 어 나 있음을 보이려 하고 싶었는지, 이상한 다면체의 하층부가 기둥으로 위에 올 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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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벽돌 이게 우리의 집이다. 옛날에 부모님과 같이 살던 집이다. 1981년부터 이사한 후에 30여년간 본 적이 없다. 여전히 예쁜 벽돌, 여전히 짙푸른 나무. “오랜만이다. 사랑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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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권위 단순하지만 수직적인 건물 형태가 권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여기는 이 마을의 세 무소 건물, 빨리 세금내라고 재촉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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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크신 분, 어머니 이 계단은 1960년에 쌓았던 마을의 입구이다. 주변에 원주민들의 보호를 덕분에 50년간의 큰 변화가 없다. 비가 내릴 때마다 물이 많이 흘려서 미끄러워서 매우 불편한데 나는 이것을 오히 려 하나님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평일에 일하면서 뛰어 다니느라 사람들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하나님에게 보고 비를 내려 사람들에게 쉬게끔 배려하신 것이다. 위에 하나만 있는 전등이 빛나고 있다. 귀성객들에게 어머님의 부름처럼 “어서 와. 돌아오면 많이 먹자.”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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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높고 멀리 한 고층 사옥. 유토피아의 강림은 젊은 세대들의 유입을 촉진시켰고 젊은 세대들 은 다시 개발을 촉진시키는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놓여 있었다. 고층사옥이라는 유행은 그 결과 나타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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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고 친절하게 현대 건물과 차이점이 뭐냐면 70년대의 건물은 모양이 간단한데 친절한 느낌이 있다. 모든 구성요소 하나하나가 전부 건물이 되는 것. 여기는 70년대에 옥사포 구청인데 재개발 때문에 모든 건물이 다 철거된 까닭에 남아 있는 게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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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목록(CIP) 청과 흙 / 지은이: 남기훈, 간세박. -- 서울 : 여기저기, 2015 70 p. ; A5 (14.8 x 21) cm ISBN 979-11-86188-07-1 03980 : ₩10000 도시 디자인[都市--] 539.7-KDC6 711.4-DDC23

청과 흙 출간일 2015년 12월 21일 지은이 남기훈, 간세박 출판사 여기저기 주 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 3길 10-1 herethere.kr ⓒ 남기훈, 간세박 2015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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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P201503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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