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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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양동 두양洞

염충욱 ㅣ 강택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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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곳곳 프로젝트 여기저기 출판사는 서울 곳곳에 숨어 있는 10개의 동네를 선 정했다. 신중을 기울인 끝에 선별된 이들 동네에서 새롭게 떠 오르는 장소와 오래된 역사를 가진 장소를 한데 어우르고자 하였다. 때로는 엉뚱하고, 고급스럽거나, 소박하기도 하지만 이 안내 책자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소들은 늘 흥미 진진하며, 무엇보다도 그 도시만의 얼과 혼을 담고 있는 곳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주기를 감안했을 때, 취재가 진행되는 시점 과 안내책자가 출판되는 시점 사이에 기존의 소개된 장소가 문을 닫기도 하고, 새로운 장소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미리 안내하는 바이다. 이러한 변동 사항들은 독자들이 스스로 고 쳐 나가면서 책자에 반영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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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책을 자세히 보게 된다면, 이 책의 디테일에 대해서 놀랄 것 이다. 목차의 소개라던가 두 남자의 대화가 굳은 대화에서 점 점 편한 친구처럼 풀리는 것, 하나의 장마다 쓰여 있는 글귀 들과 내용과의 야릇한 조화는 굉장히 흥미롭다. -마크 하몬(Mark Harmon)

두 남자의 계획과 실수, 여행기는 서로 다른 두 작가가 다른 경험과 관점을 가지고 서술하고 대화하는 방식에서 내가 직접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 여행에서는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날 것만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이양승

한눈에 봐도 어울리지 않는 전혀 다른 두 남자의 의외로 감성 넘치고 소녀다운 글귀가 인상적이다.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 절에 그들의 추억과 기억이 서려있다. 나의 어린 학창시절 친 구들과 놀던 그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다. -한나 머레이(Hannah Murray)

둘의 여행이 하나되어 고즈넉에서 세련되어지는 관점을 대화 체를 사용하여 시적인 글과 표현으로 두양동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책이다. 대화체로 쉽게 읽혀서 어디서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의 전개방식이 참신하다. -김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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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Anthony Dinozzo (앤서니 디노조)

1983년 영국 브리스틀에서 태어나 아 버지의 사업 때문에 전 세계를 여행하 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녔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에 대해 개방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MIT 공대를 졸업하고 국제 특수수사팀인 NCIS(해 군범죄수사국)에서 근무했으나 특유의 바람둥이 기질과 자유로운 성격 때문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 후 전 세계를 여행했던 경험으로 여행에세이를 쓰고 싶은 꿈을 가지고 다시 전 세계를 여행 하며 다니며 여행에세이를 쓰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이탈리아 할머니 레시 피”, “서울행 슬로보트”, “여미의 집”, “공항에서 일주일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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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Paul Button(폴 버튼)

나이 29살. 가정 형편과 부모님의 반대 로 의해 음악을 포기한 그는 공부를 하 여 대학에 진학한 후 광고 회사에서 일 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가 원했던 거와는 다른 일을 하였기 때문에 흥미 를 갖기 못하고 결국은 그는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가 원했던 음 악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는 음악 프 로듀서 겸 음향기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늦게 시작했지만 재 능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성공하고 떠 오르는 신인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전보다 새로운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빠진 그는 새로운 영감을 얻 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 결심했다. 2년 전쯤 음반 프로듀싱 건으로 한국을 찾 아서 좋은 기억이 있었던 그였기 때문 에 여행지를 한국으로 정하였다. 이야 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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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방법 여행방법 미행(美行)_앤서니 디노조

여행방법_폴 버튼

거리를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영감을 얻기 위해서 떠나는 여행이기

호감이 가는 이성, 동성, 커플 등을 정

때문에 사소한 어는 것도 놓치기 싫기

해 10분 동안 따라 다니면서 여행을 하

때문에 두양동 전체를 훑어보기를 원했

고 10분 후의 도착한 자리에서 어디든

다. 그렇기 때문에 두양동을 겉에서부

즐길만한 곳을 정해 30분 동안 즐긴 후

터 회오리 모양으로 안쪽으로 하나하나

다시 호감이 가는 사람을 찾아 따라 이

훑어보는 여행을 계획하였다.

동한다. 여행의 끝은 운명의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이다.

두양동 위치: 남산 남쪽, 한남동과 이태원 사이 면적: 0.9km2 인구수: 1만 573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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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계획과 실수

p.14

적응 p.20 새로운 만남 p.28 빛, 그리고 골목

p.36

술 문화 시민

p.44

p.52

주르 르륵

p.60

분류하는 사람 건강

p.66

p.76

두양동 구석구석

p.84

각자의 길로 p.92 9


두양동 소개

한강변에 위치한 동네로 예부터 나루터가 위치해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을 위한 상인들 이 정착하였던 장소이다. 일본, 중국 상인은 물론 중동에서부터 온 상인까지 여러 나라의 사 람들이 함께 어우러졌던 동네이다. 상인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나르기 위해서는 ‘지게꾼’ 들이 필요하였는데, 이들의 하루 임금은 4만원, 그 당시 화폐로서는 2냥이었다. 언어가 다른 무역상인들에게는 그들이 가장 많이 들은 단어인 2냥이 어느 순간 부턴가는 그 동네 지명으 로 부르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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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과 실수 얼떨결에 떠나자 기대는 조금만 하고 눈은 크게 뜨고 짐은 줄이자 어디라도 좋겠지만 사람과 엉키지 않는 순수한 곳이라면 만사를 팽개치고 뒷일도 접어두자 여정에 뛰어들어 보물이 드러나면 꿈꾸던 보자기마다 가득히 채워오자 문물을 얻지 말고 세상을 담아오자 태엽을 달아 늘어지게 우려먹자 돌아오면 바로 어디론가 곧 떠날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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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과 실수_앤서니 디노조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한쪽과 어둑어

나의 17번째 여행지는 한국이다. 한국

둑 빛이 없는 한쪽2)이었다. 아마 택시

은 이번으로 세 번째 방문이다. 처음에

기사님이 나의 두산호텔 발음을 못 알

한국의 이미지는 휴전중인 분단국가이

아들으시고 가까운 두양동에 내려주신

고 박지성, 류현진의 조국으로만 알고

것 같다. 만취한 나는 다시 택시를 잡

있었는데 처음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을 기운도 없어 어둑어둑한 쪽으로 들

한국의 이미지는 많이 바뀌었다. 한국

어가다가 잠에 들었다.

은 보통 동남아시아의 국가들보다 조 금 더 발전된 나라일 줄 알았는데 생 각보다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지 않았 고 한국의 지하철은 엄청났다. 한국은 차가 없어도 지하철만 타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제주도에 갔었고, 두 번째는 경주에 다 녀왔다. 이제 세 번째 한국 방문의 목 적지인 이태원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 을 싣는다. 1) 두산호텔

한국에 도착을 했다. 숙소인 두산호텔1) 에 짐을 내리고 여행을 바로 시작하려 는데 이태원에 살고 있는 고향 친구에 게 연락이 와 오늘 하루정도는 신나게 놀기로 했다. 석양이 질 때쯤의 이태원 은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가 득 차 있었다. 친구와 함께 펍에 들어 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술도 마시 다 보니 “몸을 가누기 힘들어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였으면 아주 좋았을 텐데 택시에서 내린 뒤 내가 본 것은 한 도로를 가운데 두고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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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양동의 빈부경계


계획과 실수_폴 버튼

2년만에 찾은 한국의 모습은 미묘하 게 바뀐 느낌이었다. 그 때 가졌던 이미지보다 세련되고 더 깔끔해졌단 생각을 공항에 도착하였을 때부터 하였다. 단순히 남들이 가는 뻔한 장 소보다는 무언가 새롭고 신선한 장 소를 찾는 것이 이곳에 온 이유라 생 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 는 곳이라곤 ‘SEOUL’밖에 없었 기 때문에 무작정 ‘SEOUL’ 행 버 스를 골라 탔다.1) 버스가 출발하였고

1) 두양동으로 가기 위한 버스 배치 시간표

나는 공항에서 받은 여행책자를 보내며 계획을 세우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외국 인인 입장으로 혼자 보았을 때 어떤게 가장 이 여행에 적합할 지 몰라서 당황 스러워 하며 책자를 읽고있었다.2) 이렇 게 책자를 보는 도중, 옆자리에 앉은 학 생이 눈에 들어왔고 그에게 의견을 물 어보았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지만 그가 말한 ‘SEOUL’의 장소들은 내 가 듣기로는 비슷비슷하게 들렸다. 결 국 나는 그가 내리는 곳에 같이 내리도 록 하였다. 그곳의 이름은‘DooYangDong’이라고 하였다. 이곳이 어떠 곳 인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나에게 어떤

2) 인천공항에서 얻은 여행책자

영감을 줄지 기대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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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떠나면 만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속잎을 열고 나오는 새벽 파도이거나 내가 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모래톱에 떠밀려온 조개껍질이거나 조개껍질처럼 뽀얀 낱말이거나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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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_앤서니 디노조

다시 여행을 하려고 하던 도중 나의 이

이튿날 잠을 깨고 나는 두 번 놀랐다.

번 여행은 크게 바뀌었다. 두양동 사람

처음에 일어나자마자 호텔이 아닌 곳에

들의 넉넉한 인심과 큰 대로를 마주보

서 잠이 들어있다는 것에 놀랐고 어제

고 굉장히 다른 두 개의 마을이 있는

의 기억을 더듬다보니 길바닥이 아닌

광경이 나에게는 너무 큰 흥미로 다가

누군가의 집 안에 들어와 자고 있다는

왔기 때문이다. 숙소와의 거리도 이태

사실에 놀랐다. 정신을 차리고 사람을

원과 큰 차이가 없고 나는 마음을 굳히

찾아보니 험악한 인상의 아저씨가 있었

고 본격적으로 두양동으로 여행을 시

다. 일단 내가 한국말을 못하고 아저씨

작했다.

도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어제 같이 술 을 마셨던 친구를 불러 상황을 처리했 다. 어제 나는 만취해서 길가에 잠이 들

두양동의 관습

었는데, 이 아저씨가 나를 보고 아무 거

두양동은 한

리낌도 없이 나를 집으로 데려와 재웠

강변에 위치

다는 것이다. 나는 여러번 감사의 인사

하여 고려시

를 올리고 뭔가 사례를 하려는데 아저

대 때부터 한

씨는 쿨하게 거절하시며 얼른 가라고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두 양동은 예전에 나루터이자 장터였었는 데, 이 특징 때문에 두양동에는 하루 종 일 일을 하는 지게꾼이나 뱃사공, 이국 의 상인 들이 드나들었으며 정이 넘치 는 한국인들의 특성상 그들을 배려하여 쉬게 도와주고 심지어는 잠자리도 제공 해 줬다고 한다. 이런 문화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 외국인인 나를 보고 도 아저씨는 아무 거리낌 없이 도와주 신 것이다.

강을 건너게 해주는 뱃사공들과 외국에서 배 로 상인들이 들어오고 이에 따 라 자연스럽게 장터가 생겼던 곳이다. 하루 종일 일을 하는 이 런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곳곳 에 앉을 수 있는 큰 돌이나 평 상, 정자 등이 있었다고 한다. 과거에 집 앞에 지나가는 사람 들이 쉴 수 있도록 놓아두었던 큰 돌 두 개가 현재에는 집 앞 에 의자 두 개를 놓아두는 관습 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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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_폴 버튼

듣기로는 내가 우연히 갔던 음식점이

생각보다 시차를 적응하기 쉬웠다. 12

두양동에서 소문난 맛집이었고 내가 시

시간의 시차가 있었지만 이미 밤낮이

킨 음식 또한 맛있다고 평가 받은 것이

바뀐 상태로 살아왔기 때문에 쉽게 잠

었다. 십분 뒤 쯤, 내가 시킨 음식이 나

들 수 있었다. 어제 만난 학생(그의 이

왔고 그 음식은 바로 국수였다. 별로 기

름은 성범이었다)이 알려준 게스트 하

대를 하지 않고 한 입 먹었는데 생각보

우스는 시설이 생각보다 좋았고 무

다 너무 맛있었다. 이번 여행동안 이 음

엇보다 와이파이가 어디든 있어서 매

식점만 4번은 더 찾아갔다.

우 놀라웠다.

여행을 하면서 와이파

1) 2)

이에 대한 놀라움은 계속되었다. 게스 트 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 난 후 게스 트 하우스 주인에게 여행에 대해서 물 어보았다. 그가 알려준 정보는 매우 도 움이 되었고 여행이 끝날 때까지 도움 이 되었다. 이렇게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나온 뒤 나는 두양동의 아침을 처음으로 느꼈 다. 한국의 가을날씨는 생각보다 괜찮 았다. 3)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상적인

1) 첫째날 묵은 게스트 하우스 6인실이었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람은 3명밖에 없었기 때 문에 쾌적하고 불편함이 없었다.

가을 날씨 였다. 버스를 타기 보다는 이왕이면 걸어서 구경을 하는 것이 가 장 좋을거라 생각해서 무작정 걷기 시 작했다. 한참 동네를 돌아다니던 도중, 맛있는 냄새에 끌려 한 음식점에 들어가게 되 었다. 음식을 주문하려 했지만 할머니 께서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손짓 발짓으 로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물어보았지만 효과적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옆사람

2)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이 게스트 하우스에 묵고 있 었다. 비록 하루밖에 머물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이 먹고 있던 음식을 가르켰다.4)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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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양동의 가을날씨

4) 우연히 시킨 국수

낙엽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가을 날씨였다. 아침 저녁이 쌀

두양동에 온다면 한 번은 먹어야 한다는 국수. 6.25 시절부

쌀하긴 했지만 너무나도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다.

터 국수를 팔아왔던 할머니의 가게. 할머니의 인심이 느껴 지듯이 양과 맛이 뛰어나다.

INFORMATION from 게스트 하우스 두양동 지명의 유래 한강변에 위치한 동네로 예부터 나루터가 위치해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을 위 한 상인들이 정착하였던 장소이다. 일본, 중국 상인은 물론 중동에서부터 온 상인까 지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졌던 동네이다. 상인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나 르기 위해서는 ‘지게꾼’들이 필요하였는데, 이들의 하루 임금은 4만원, 그 당시 화폐로서는 2냥이었다. 언어가 다른 무역상인들에게는 그들이 가장 많이 들은 단어 인 2냥이 어느 순간 부턴가는 그 동네 지명으로 부르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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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 약속해요 이 순간이 다 지나고 다시 보게 되는 그날 모든 걸 버리고 그대 곁에 서서 남은 길을 가리란 걸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 생애 이 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고달픈 삶의 길에 당신은 선물인 걸. 이 사랑이 녹슬지 않도록 늘 닦아 비출께요. 취한 듯 만남은 짧았지만 빗장열어 자리했죠 맺지 못한데도 후회하진 않죠 영원한건 없으니까 운명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 생애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하고픈 말 많지만 당신은 아실테죠 먼길 돌아 만나게 되는 날 다신 놓지말아요 이 생애 못한 사랑 이 생애 못한 인연 먼길 돌아 다시 만나는 날 나를 놓지 말아요.

새로운 만남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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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 31


새로운 만남_앤서니 디노조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두양동에 있는 바로 들어왔다. 그 곳에서 한 친구를 만 나게 되었는데, 우연찮게 그 친구도 지 금 두양동을 여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소하고 우연하게 들어갔던 바에서 우

새로운 만남_폴 버튼

리는 두양동을 여행한 후 매일 밤 모여

벌써 세 번째 날이 되었다. 아직까지 새

자신이 경험했던 여행들을 나누고 다양

로운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런

한 두양동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다양

것을 잊을만큼 두양동은 충분히 매력

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적이었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작을 가진 후, 사람 들을 통해 다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근처에 있던 바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

_앤서니 디노조

와 같이 두양동을 여행하고 있는 친구

“안녕 폴, 오늘 어땠어? 나는 오늘 어

를 만나게 되었고 우리는 서로 경험한

두운 두양동에 다녀왔어. 혹시 너 두양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동에 있는 집 앞 바닥에 구멍들이 있는 걸 본 적 있니? 나는 우연히 뚫려있는 구멍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 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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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폴 버튼

“어, 나도 본 거 같애. 혹시 이 구멍 말 하는 거 아니야?”


_앤서니 디노조

어 맞아. 그 구멍이야. 집집마다 그 구 멍이 있길래 내가 조사해봤더니 원래는 배수를 위한 구멍이었는데 지금은 관습 적으로 내려오고있대.

두양동의 관습_구멍

두양동을 지나다 보면 땅에 구 멍이 많은데 이는 예전부터 하 천이 범람했을 때 물이 잘 빠지 도록 집 앞에 구멍을 한 개씩 뚫어놓는 전통이 있었다. 현재 도 배수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_폴 버튼

지금까지도 다들 그런 것을 지키고 있 다니 참 흥미롭네, 나도 학생때 이집트 로 답사를 간적이 있었는데 이집트에서 도 집앞에 구멍들이 뚫려있더라고 그 때는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는데 지금 너의 설명을 들으니 아마도 이집트도 같은 이유때문에 그렇게 집앞에 구멍 을 뚫어놓지 않았을까? 강의 범람에 대 한 두려움은 전 세계적으로 모두 가지 고 있었던 것 같네. 그렇다면 집앞에 구 멍을 뚫어놓는 관습 말고 하천의 범람 에 관련된 관습이 더 있지 않을까?

새로운 만남 33


_앤서니 디노조

나도 구멍에 대한 얘기를 듣고 조사를 했는데 하천의 범람이 두양동의 종교에 까지 영향을 미쳤나봐 두양동 북쪽에 남산이 있는데 그 산에 가보면 이상한 모양의 돌댐이 있어 그 댐에는 음식이 나 술도 올려져 있고 돌에 색색의 끈으 로 묶인 리본들이 있는데. 알고보니 그 댐은 예전부터 내려오던 두양동의 전통 종교인 ‘무강교(霧江敎)’의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더라고 신기하지 않아? 두양동의 종교_ 무강교(霧江敎) 두양동 북쪽에 있는 남산의 산신과 한강의 강의 신이 경합을 이루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두양동에서 만났다. 경합에서 산신이 승리하여 증표를 남기기로 했다. 두양동 동,서쪽으로 녹지대가 있는데 산신은 승리의 증표로 동쪽에는 용산공원을, 서쪽으로는 매봉산공원을 세웠다. 이 공원들에는 산안개가 가끔씩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신화에 의하면 산신이 안개로 둔갑하여 속세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한다. 이후 이곳 주민들은 경 합에서 승리한 산신을 숭배하고 패배한 강의 신을 달래주는 의식을 하면서 전통 민속종교인 무강교가 탄생하게 되었다.

교리 : 승패에서 승자보다 패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에 중요성을 둔다. 위내무(慰勑劺) : 위안하고 격려하며 위로한다.

교단의 전파 예로부터 두양동은 산과 강을 끼고 있어 산에는 산사태가 강에는 범람이 문제가 되었다. 이런 재해들이 산신의 승리를 축하하지 않고 강의 신의 패배를 위로하지 않아 생기는 일이라 믿고 산에는 사방 댐을 강에는 댐을 지어 의식을 치러 산신을 축하하고 강의 신을 위로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

심볼 : 강물과 안개가 뒤섞여 싸우다 결국 조화를 이루는 상황을 형상화 했다.

교단 건축 목숨을 위협하는 산신과 강의 신의 분노인 산사태와 강의 범 람을 막기 위해 자연스럽게 사방댐과 댐의 형태를 한 제단이 많이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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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폴 버튼

그것도 참 흥미로운 두양동의 특징인 거 같애. 너가 말해준 두양동의 특징이 새로운 영감을 줄 거 같애. 단순한 자 연현상을 통해서 이렇게 까지 반응한다 는 것이 참 놀랍네. 내가 아직까지는 너 _앤서니 디노조

처럼 새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해서 얘

나는 오늘 이정도 대화면 내 할일은 다

기할게 없으니 내일 좀더 돌아다녀봐

한 것같아. 이제 우리 밝은 두양동으로

야겠어.

넘어가지 않을래? 내가 아까 잠시 다 녀왔는데 물이 끝내주는 클럽이 있다 고 공부도 했다 머리도 식힐겸 오늘밤 은 달리는거야 I say why does it feel so good So good to be bad Getting what I want boy Why does that make you so mad You see why does it feel so good So good to be bad ‘Cause of it’s trouble that you’re looking for Oh baby here I am I am Oh baby here I am So why does it feel so good SO good to be bad Bad...

새로운 만남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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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그리고 골목 빛은 항상 더 밝은곳만을 비춰 이뤄 질 수 없는 future 끊임 없는 war 레일같은 평행선 인생에 함께 뛰어 가는 동반자? never 결코 널 밀어내지 takeover 정치가 clay-more 그들의 명예를 여는 door 양의 탈을 쓰고 본 적 없는 미소로서 당에 목을 메는 명예쫓는 의원 스토커 전부 다 뜯어고쳐 교육제도 마저 뒤틀려 젊은 싹의 꿈의 줄기를 비틀어 하나 부터 열까지 기억하게 길들여 넥타이에 묶여 살아가게 이끌어 그 어떤 이끌림 보다 강한 feelling mp3 헛바람 새는 피리 나 길이 막힌 이 길 걸어봤자 걸인 히피 꼬마들에게 씹힐 운명 되려 내가 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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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그리고 골목_폴 버튼

오늘도 안녕. 어제는 잘 들어갔니? 낮 동안은 잘 돌아봤어? 나는 어제 집에 가는 길에 네가 말한 어두운 두양동 과 밝은 두양동을 지나쳤어. 내가 지금 까지 주로 낮에만 돌아다녀서 너가 말 빛, 그리고 골목_앤서니 디노조

아 그때 내가 이태원에 처음 온날 술먹 고 처음 두양동에 도착했던 그곳? 까맣

한 뜻을 잘 못 알아들었는데, 오늘 알 게되었어. 그래서 오늘 그 경계를 찾아 가보았어.

게 잊고있었네 내가 그땐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니라 그냥 큰 도로를 가운데 에 두고 한쪽은 밝게 빛나고 한쪽은 어 두웠던 인상만 있는데 오늘 그 원인을 알아보러 갔다왔구나?

_폴 버튼

내가 봤을 때, 밝은 쪽에는 높은 빌딩들 이 있었지만 그에 비해 어두운 쪽에는 작고 허름한 집들이 있었어. 이게 큰 도 로를 사이에 두고 풍경이 갈라져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어. 숙소에 있던 사람 들한테 물어봤는데 그 이유가 밝은 쪽 은 부유한 사람들이 어두운 쪽은 상대 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그렇게 된거래. 이렇게 나뉜 것은 단순 히 우연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여기 두양동의 역사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 는 것이래.

40 두양동


두양동의 역사 이 지역은 예부터 나루터로 사용됨으로써 무역이 활발히 일어난 지역이다. 한강이 남쪽으로 근접하기 때문에 배들이 쉽게 왕래하였다. 하지만 때때로 일어나는 한강의 범람으로 인하여 주거지로서는 크게 여겨지지는 않고 범람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언덕 및 산 근처로 주거지가 형성되어있었다. 하지만 강에서 멀어지면 나루터로서의 기능을 다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게꾼, 상인 등 무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은 강 주변에 거주하게 되 었고 관청이나 학당 같은 공공기관은 범람의 범위에서 벗어난 지역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런 환경의 지역은 일 제 강점기를 통해 많은 일본인들의 유입으로서 조금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초가집과 기와집으로 주를 이뤘던 지역이 일본식 2층 주택과 도시형 한옥으로 바뀌었다. 그 후 광복과 6.25 전쟁 후 다수의 피난민과 저소득층 인 구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며 일명 불량주택이 급증하였다. 이 후 생활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한강이라는 조망에 대한 욕구도 증가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달리 고소득층들의 관심지로 변환되면서 고급주택과 아파트 로 현재에는 바뀌게 되었다. 지금은 지역의 시작인 나루터의 모습을 거의 찾기 힘들게 되었지만 구석구석 그 흔 적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빈부격차와 역사의 관계 역사적으로 두양동은 시대에 따라 급격히 변하는 동네였다. 처음에는 한강 바로 근처는 범람의 위협 때문에 주 거지로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오히려 주거가 기피 되는 지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그 위협을 피해 근처에 있는 남산이나 언덕 위에 관청 같은 주요 시설들이 있었고 두양동 일대는 무역을 위해 상인들이 거주하 거나 가난한 지게꾼들이 사는 동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술이 발달하면서 강의 범람에 대한 위협에서 벗 어나게 되고 사람들은 차츰 조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 그런 조건에서 한강 바로 앞에 있는 두양동을 사람들은 찾기 시작했고 재개발이 활발히 시작되었다. 그 결과, 한강을 낀 두양동 남쪽 부분은 높은 빌딩과 고 급 주거지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결과 두양동은 상류층들의 유입으로 인해 고급화가 진행되었다. 현재 두양 동을 찾는다면 고급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 등이 두양동 남쪽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재개발이 두양 동 전체를 바꾸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강변대로를 기준으로 북쪽, 즉 한강과 멀리있는 두양동의 일부,은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현재는 강변대로를 경계 삼아 두 지역의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 는 상황이다.

빛, 그리고 골목 41


_앤서니 디노조

아 그리고 내가 그날 술취해서 어두운 두양동에서 내려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재미있는 간판을 봤어. 영화 추 격자라고 알아? 나도 처음 듣는 영화라 어제 직접 봤는데 잔혹한 영화더라고,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추격자의 주요 장면이 어둡고 음침한 골목길에서 촬영

_폴 버튼

됐는데, 주요 촬영지가 바로 어두운 두

난 그영화 아는데? 음악 공부할 때 잠

양동이라는 거야

시 본 적이 있어 그 영화가 스릴있고 흥미진진한 분위기의 BGM을 잘 살렸 다고 학교 수업시간에 봤던 기억이 있 지. 그 영화를 어두운 두양동에서 찍었

_앤서니 디노조

실화는 아니라고 하던데 내일부터 어 두운 두양동에 무서워서 못 가겠다. 처 음에 갔을 때도 좀 무섭긴 했는데 어제 영화를 보고 어두운 두양동을 지나오니 까 괜히 막 주변을 의식하고 난리도 아 니였어.

42 두양동

다고...? 갑자기 무서운데? 설마 두양동 에서 있었던 실화 아니야?


어두운 두양동과 추격자 어두운 두양동은 영화‘추격자’촬영장소이다. 전에는 가로등이 없어서 밤에는 빛을 거의 찾을 수 없어 밝은 두양동과의 대비가 더 잘 되었다. 많은 주민들이 골목길 통행에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껴 민원을 통해 가로등이 설치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스산한 분위기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영화‘추격자’의 감독인 나홍진 감독 이 이곳에 살았기 때문에 골목의 분위기와 느낌을 잘 알고 있어 ‘추격자’추격 씬을 이곳에서 촬영하기 결정 했다고 한다.

영화 '추격자'의 촬영 현장과 실제 촬영에 사용된 어두운 두양동의 골목길.

빛, 그리고 골목 43


44 두양동


술 龜何龜何(구하구하)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수기현야)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약불현야) 내어 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번작이킥야) 구워서 먹으리.

술 45


46 두양동


술 47


술_앤서니 디노조

폴 어서와. 오늘도 두양동에서 잘 돌아 다니다 온거야? 음악 작업하는데 필요 한 영감은 좀 얻었고?

술_폴 버튼

어 토니 오늘은 좀 일찍 와있었네. 새로 운 곳을 여행하는 게 다 그렇지뭐 항상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기긴 하는데 막상 _앤서니 디노조

‘딱!’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오

그렇게 티가나? 오늘 좀 즐거운 일이

늘은 없는 것 같다. 평소보다 신나 있는

있었지. 오랜만에 학생들이랑 같이 놀

걸 보니 네가 뭔가 있나본데, 이야기좀

다왔다. 아까 일어나서 점심먹고 바람

풀어봐 토니.

이나 쐴겸 해서 공원에서 산책하고 있 었는데, 어디 학교인지 대학생들이 공 원에서 빙 둘러앉아 술을 마시면서 게 임을 하고 있더라고 술이나 얻어먹을 겸 같이 놀다보니까 재미난 것들을 배

_폴 버튼

웠어.

뭘 배웠는데 그렇게 신나있어? 그냥 나 이먹고 어린애들이랑 놀아서 좋은게 아 니고? 궁금해 죽겠으니까 질질 끌지말

_앤서니 디노조

고 어서 얘기해봐

먼저 오늘 막걸리라는 한국의 전통주 를 마셨는데 굉장히 독특하고 맛있었 어. 정말 완전히 내 스타일 이였다니까. 뭔가 시큼하면서도 달달한데 진한 맛도 있고 발효주라 그런지 탄산도 느껴지더

_폴 버튼

라 정말 맛이 좋았어. 그리고 이 술을

아 막걸리 나도 마셔봤던 것 같아 너처

마시는 두양동만의 특별한 문화도 알아

럼은 아니지만 나도 나쁘지 않더라 약

왔다는 말씀이야

간 톡 쏘는듯한 탄산이 좋았어. 그래서 막걸리 먹을 때 두양동만의 특별한 문 화가 뭔데?

48 두양동


_앤서니 디노조

바로 막걸리에 꿀을 넣어 먹는다는 거 야 그냥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싫어할 수도 있지만 나는 달달하니 너

_폴 버튼

무 좋더라

정말? 술에 꿀이라니 뭔가 전혀 안어울 리는 조합같은데 궁금해지는 맛인데? 언제 한번 같이 마시러 가자!

두양동의 문화_꿀 막걸리 두양동은 고려시대 때부터 한강을 통해 타국에서 무역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 물건들이 드나드는 나루터 였으 며 자연스럽게 나루터 옆에 장터가 형성된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항상 빨리빨리 급하게 하루가 진행되었다. 무역을 통해 거래된 상품을 운반하는 뱃사공 들이나 지게꾼들은 항상 쉬지 않고 힘을 쓰면 서 일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했다. 이를 안쓰럽게 생각한 두양동 주민들은 지게꾼들과 뱃사공들이 갈증 을 풀고 힘을 내게 하기 위하여 막걸리에 당이 풍부한 꿀을 타서 주기 시작한 것이 문화가 되어 현재가 되서도 이어지고 있다. 두양동의 특산품인 꿀 막걸리는 술집에서 직접 제조해서 나오는 것 뿐만 아니라 시중 제품으로 상용화도 되어 전국을 넘어 해외에서 까지 달달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핫드링크가 되었다.

술 49


_앤서니 디노조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걸 말 못했네! 두양동의 내가 그 학생들과 놀면서 두 양동의 전통 술만 먹고 온게 아니라고 함께 온몸으로 같이 즐기며 두양동 전

_폴 버튼

통 게임도 즐기고 왔다니까? 엄청나지

왠 갑자기 술 얘기하면서 뜬금없이 게

않아?

임 얘기래? 무슨 게임 말하는 건데? 온 라인게임? 스마트폰 게임?

_앤서니 디노조

아 정말 센스 없기는 온라인 게임이나 휴대폰 게임같은 게임이 아니라고 학생 들이 술을 마시면서 하는 술게임을 말 하는 거야! 너나 나나 물론 이런건 생소 하겠지 나도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어 보통 영국은 술이라는 개념 자체가 한 국과는 다르거든 한국은 뭔가 친구들이 나 동료 등과 스트레스도 풀고 생일때 친구도 축하해 주고, 가장 많이 술을 마 시는 이유는 그냥 인 것 같다 한국사람 들은 아무때나 그냥 술을 마시니까 말 이야 정말 술을 마시는 양이 엄청나다 니까? 아 이말 하려고 했던게 아니라 이렇게 한국사람들은 술을 대하는 것에 반해 영국은 그냥 밥을 먹으면서 가볍

_폴 버튼

게 이야기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개념

술 게임이라... 우리가 저번에 갔던 방

이 강하거든 그래서 술을 마시면서 하

으로 나뉘어 있는 술집이나 호프집 같

는 게임 같은게 발전하지 못 했는데 한

은 곳에서 학생들이 시끄럽게 소리를

국은 이런 술게임 문화가 다양하게 발

지르면서 하는게 술게임인가? 뭔가 신

전했나봐

세계를 발견한 느낌인데? 두양동의 게 임에 관해서나 자세히 설명해줘

50 두양동


_앤서니 디노조

아 원래 이 게임은 술게임으로 만들어

_폴 버튼

진 것이 아니라 두양동 사람들의 놀이

에이 그 정도는 알지. 예전 한국 사람들

였데 너 한국의 노동요라고 알아?

이 배를 젓거나 농사를 하거나 아낙네 들의 다듬이질 같은 힘이 많이 드는 일 을 할 때 전혀 힘이 들지 않고 즐거운 일인 것처럼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 잖아. 실제적으로 효과도 있다는 것에

_앤서니 디노조

놀랐었지. 이런 노래로 인한 영향력을

오 잘 알고 있네 원래는 이 놀이가 지

나의 작업에도 적용해 보고 싶은데 쉬

게꾼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다같이

운 일이 아니더라

빙 둘러 모여앉아 오늘은 평균 임금인 2냥보다 돈을 더 벌자는 마음으로 했던 놀이가 계속 퍼져 오다가 지금은 지게 꾼이라는 직업이 사라지고 꿀 막걸리와 함께 술게임으로 자리를 잡은거야

두양동의 문화_놀이 두양동의 전통 놀이이자 현대의 술게임인 두냥 놀이는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 시작하는 사람이 기준이 되어 자신이 세냥(이는 지게꾼들의 평균 임금인 두냥보다 한냥만 더 벌었으면 하는 지게 꾼들의 소박한 마음이 담겨 있다.)이 되고 왼쪽 으로는 숫자가 낮아져 바로 왼쪽이 두냥, 왼쪽에 서 두 번째 사람이 한냥이 되고, 자신을 기준으 로 오른쪽으로는 숫자가 높아져 바로 오른쪽은 넷냥, 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람이 다섯냥이 되어 기준이 되어 몇 냥을 외치고 만약 다섯냥을 외쳤 다면 기준의 오른쪽 두 번째 사람이 다시 세냥이 되어 새로운 기준이 되고 게임을 이어가는 놀이 이다.

술 51


52 두양동


문화시민 어떤 여자도 눈이 가지가 않아 다정한 연인도 부럽지가 않아 카페에 흐르는 노래는 나를 설레게 하고 혼자 계속 나 웃고 있어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그녀 같고 멋으로 찬 가지 않는 시계만 보고 유리창에 비친 얼굴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빨리 와 보고 싶어 waiting for your love 카페에 앉아 너를 기다려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날까 뭐라고 첫마디를 건네어 볼까 네가 왔을 때에 상황을 연습하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기다림

문화시민 53


54 두양동


λ¬Έν μ λ―Ό 55


문화시민_앤서니 디노조

으엑 오늘은 비가 정말 엄청나게 쏟아 지네. 죽을 맛이다. 어이 폴 늦었지? 미 안 비가 갑지기 와서 말이야

문화시민_폴 버튼

아니야 괜찮아 뭐 네가 한두번 늦는것 도 아니고 이제 익숙하다. _앤서니 디노조

으 완전 비꼬는 거 봐 나는 비만 오면 원래 진흙마냥 쭈욱 늘어져 온몸에 힘

_폴 버튼

이 없단 말이야 그래서 오늘 낮에도 아

아 나는 오늘 밝은 두양동 위주로 돌

무데도 못 다니고 이렇게 너만 보러 온

아 다녔어. 저번에 말했던 두양동의 빈

거야 오늘은 네 얘기좀 해봐라

부격차가 있잖아. 밝은 두양동에는 상 류층들이 유입되면서 시장 문화나 상권 들도 싹 다 바뀌었데 밝은 두양동의 상 류층 사람들은 호화롭고 항상 여유롭 기 때문에 여가를 즐기는 시간이 많아 밝은 두양동 근처에 가장 많은 1, 2위 를 뽑는 것이 카페와 갤러리야 카페에 서 바이어와 상담을 하거나 개인 작업 을 하는 예술가 들도 많고 상류층 들의 고상한 취미로 갤러리도 많이 들어섰다

_앤서니 디노조

고 해 이로 인해 아티스트 들도 두양동

딱 보기만 해도 그런 것 같더라 밝은

으로 많이 들어왔지

두양동은 어딜 지나가도 갤러리, 카페, 갤러리, 카페 아주 줄줄 이어져 있다니 까 그럼 네가 오늘 갔다온 갤러리랑 카 페 분위기는 어땠어 마음에 들었어? 이 야기나 좀 해줘.

_폴 버튼

일단 여기 내가 구해 온 두양동, 이태원 갤러리 지도를 봐

56 두양동


_폴 버튼

이렇게 유명한 갤러리만 표시되어 있는 지도에 있는 것도 다 구경하기 힘들 정 도로 갤러리가 많더라. 갤러리는 내 취 향이 아니라 두 군데 정도만 다녀왔어

1) G exhibition

2) 아마도 예술공간

문화시민 57


_앤서니 디노조

이왕 갔다오는 김에 제대로좀 다녀오 지 겉핥기만 하고 왔잖아. 물론 나도 갤 러리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카페는 좋아하는데 카페는 여러군데 다녀 온거 겠지?

_폴 버튼

카페는 나도 굉장히 좋아 한다고 카페 의 특별한 분위기에 잠기면 곡이 잘 쓰 여서 특이한 카페들을 자주 찾는 편인 데 두양동은 두걸음마다 카페가 하나씩 있는 것 같아 정말 카페가 많은데 그냥 일반 카페인 것도 아니고 각자 자기만 의 개성이 잘 드러나고 있어서 좋았어.

_앤서니 디노조

혹시 사진 찍어 놓은 거 있어? 나도 좀 보여주면서 설명좀 해줘

_폴 버튼

당연히 사진 찍어왔지 알겠어 좀만 기 다려봐

이건 블뤼테라는 가든 카페야. 카 페를 하면서 옆에는 작은 온실을 두어서 카페에서 파는 커피나 찻 잎을 키워서 팔더라고, 가든 카 페라는 이름답게 그냥 카페에 들 어가 있는데도 자연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어.

58 두양동


이건 테이크 아웃 드로잉이라는 카페인데, 주로 나같은 예술가들 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거나 아이 디어를 주고받고 영감을 얻지 카 페 곳곳에 작은 조형물이나 그림 이 인상깊었어. 이건 밀리미터밀리그램(mmmg) 이라는 카페야 이 카페는 카페 만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유 명한 가구 회사와 함께 있는 카 페야. 카페의 가구들이 모두 이 회사의 것이여서 카페를 이용하 면서 가구를 함께 이용하게 해 구매를 유도하지.

이건 코코브루니라는 카페야 이런 카페는 내 취향은 아닌데 눈에 띄어서 들어가 봤어. 역 시 생각대로 공주풍의 카페에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인테리 어가 되어있고 케이크나 머핀 같은 달콤한 디저트를 많이 팔 더라고. _폴 버튼

이렇게 두양동에는 여러가지 카페가 있 지만 보통 보이는 프랜차이즈로 가득한 카페가 아니라 각각의 개성이 잘 드러 난 카페들이어서 인상이 깊었어. 문화시민 59


60 두양동


주르 르륵 어느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 참았던 눈물이 내 눈가에 고이고 I cry 어딜 가도 떠있는 내 작은 먹구름 까치발 딛고 잡아보려고 해도 키가 닿지 않아 항상 손끝 위에 그대는 내 머리 위에 우산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내 곁에 그대가 습관이 돼버린 나 난 그대 없이는 안돼요 alone in the rain 그대는 내 머리 위에 우산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내 곁에 그대가 습관이 돼버린 나 난 그대 없이는 안돼요 alone in the rain 나의 곁에 그대가 없기에 내 창밖에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그대 I cry forever in the rain forever in the rain 주르르륵 61


62 두양동


주르르륵 63


We just listen to rain falling 우리는 그냥 빗소리를 들었다.. 64 두양동


주르르륵 65


66 두양동


분류하는 사람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던 고운 편지들이 한잎 한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소리없이 무너져 내려 새로운 별로 솟아오르는 기쁨을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구나

분류하는 사람 67


68 두양동


분류하는 사람 69


분류하는 사람_폴 버튼

여어. 오늘도 또 보네. 나는 하루종일 걸어다녀서 너무 피곤해. 한강부터 시 작해서 두양동을 거의 한 바퀴 돈 거 분류하는 사람_앤서니 디노조

같애.

왜 갑자기 그렇게 한 바퀴 돈 거야? 두 양동 생각보다 커서 진짜 힘들었을텐 데. 암튼 돌면서 어떤 걸 본거야? _폴 버튼

내가 이번에 두양동의 건축을 살짝 조 사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고. 나는 건축이라는게 건물을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두양동에서는 그 의미가 다르더라고. 두양동이 산이나 강이랑 접해있어서 자연또한 건축에 속해있더 라고. 그렇게 해서 두양동의 건축은 5 가지로 나눌 수 있어. 방금 말했다시피 _앤서니 디노조

녹지와 물이 두 가지이고 저번에 너가

사는 공간이라고? 사는 공간이 사람

말한 휴게 장소도 하나이더라. 그거 말

이 사는 그 공간을 말하는 거겠지? 내

고는 빈 공간이라는 개념이 있고 마지

가 특이하네. 앞에 네 가지나 그냥 사람

믹은 사는 공간이야.

들이 아닌 다른 것이 있는 곳이네. 아마 그게 옛날 두양동 사람들이 자연을 좀 더 중시해서 그렇게 된 거겠지? 지금까 지 종교나 두양동을 조사하면서 느끼긴 했는데 확실히 이 분류를 보니 알겟네.

_폴 버튼

맞아. 한 번 내가 찍어온 사진이랑 봐 봐.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야.

70 두양동


녹지 두양동의 민속 종교인 무강교의 산신과의 교감을 위해 녹지를 하나의 건축이자 중요 한 공간으로 여겼다. 무강교의 영향으로 건 축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분류하는 사람 71


물 주민들은 두양동과 접해있는 한강의 영향으 로 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주민들의 삶과 매우 밀접 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자연물 중 하나가 아닌 새로운 공간으로서 생각하 였다. 또 무강교의 강의 신과도 연관되어서 그 의미가 더 깊어졌다.

휴게장소 예부터 한강을 통한 무역이 활발히 일어난 장소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일 해왔다. 일할 때가 있으면 쉴 때도 있기 때 문에 휴게장소를 여러 장소에 만들었다. 옛 지게꾼들이 잠깐 쉴 수 있게 배려한 의자부 터 자그마한 정자 등이 여기에 속한다.

72 두양동


빈 공간 건축을 단순히 대지에 채우는 것이 아닌 비워내는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건물 자체 보다는 그 주 위에 좀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에는 인구의 증가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그 개 념이 사라지긴 했지만 도로, 빈 공터, 운동장 등을 보면서 그들의 건축물에 관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

분류하는 사람 73


사는 공간 사는 공간은 앞 네 가지를 제외한 공간이라 볼 수 있다. 두양동에서는 먹고 자고 일하는 공 간들을 사는 공간으로 통합하여 생각해왔다. 그들 자신보다는 자연과의 조화를 좀 더 생각하 고 배려하는 모습과 생각이 담겨 있는 공간 분류이다. 두양동의 환경으 모르는 사람들이 봤 을 때는 사는 공간이라고 분류하는게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두양동 주민들의 입장으로는 당연한 분류이기도 하다. 현재에 들어서는 이 분류가 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사는 공간을 세 부화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이다.

74 두양동


분류하는 사람 75


76 두양동


건강 바빳다는건 이유였을까 핑계였을까

건강 77


78 두양동


건강 79


건강_앤서니 디노조

오, 오늘은 정말 신기한 걸 발견했어. 내가 산책을 하러 공원에 갔는데 이런 것을 보았어.

건강_폴 버튼

운동기구 아니야? 그런데 이런게 공원 에 있었다는 거야? 내가 살던 곳에는 이런게 없었는데. 우린 공원에서는 저 건 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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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앤서니 디노조

맞아. 나도 다른 데서는 이런 걸 본 적 이 없어서 여기서 보니까 참 신기했어. 난 그래서 이러한 운동기구가 특별히 두양동에만 있는가 해서 다른 사람들한 테 물어봤는데 또 그건 아니래. 언제부 턴가 이런 기구들이 생겨서 운동을 할

_폴 버튼

수 있게 만들었대.

신기하네. 나도 두양동을 둘러봤을 때 생각보다 헬스장이란게 많이 보였어.

_폴 버튼

또 이렇게 헬스장을 광고하는 종이도 많이 붙어있더라고. 생각보다 두양동 사람들은 건강이나 운동에 대해서 관심 이 많은 거 같애. 이 사람들이 특별히 건강 관리하는 게 있을까?

건강 81


_앤서니 디노조

맞아. 내가 그래서 뭔가 특별한 게 있나 찾아봤거든. 지금은 다른데에도 생겼다 고 하는데 두양동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는 운동이 있대.

바로 헤라클라이밍이라는 운동인데, 원 래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클라이밍 운동 인데 한국에는 처음으로 두양동에 들어 왔다고 한대. 전신 운동이 되는 것이 특 징으로 팔 근육과 다리 근육이 주로 발 달되고 또한 복근과 등 근육또한 운동 이 된다고 해.

_폴 버튼

나도 이거에 대해서 아는데 이게 한국 에도 있는지는 몰랐네. 생각보다 두양 동이 운동 이런게 발달했는지 이제 알 았네.

82 두양동


_폴 버튼

내가 알기로는 이런 운동말고도 두양동 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대. 한국 사람들 은 피부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이 많대.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팩에 대해서 듣게 되었어. 기존에는 오이를 썰어서 얼굴에 붙이는 오이팩이 있다고들 하는 데 두양동에서는 특별하게 오이를 레몬 물에 담궈서 팩을 한다고 한대. 약알칼 리 성분을 가진 오이를 산성인 레몬물 로 덮어씌워 피부에 있는 먼지나 더러 운 것들을 소독하는 효과가 뛰어나대. 이것도 클라이밍처럼 지금은 많은 사람 들이 알게 되었는데 그 시작은 두양동 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대.

건강 83


84 두양동


두양동 구석구석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 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짐나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두양동 구석구석 85


86 두양동


두양동 구석구석 87


두양동 구석구석_폴 버튼

여. 얼른 와서 봐봐. 내가 길을 가다 가 나무를 봤는데 특이한 설명이 있더 라고.

두양동 구석구석_앤서니 디노조

벽돌로 쌓아둔 모양이 다르네. 하나는 원이고 나머지는 사각형이네. 이렇게 나무아래 쌓아둔 모양이 다른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거야? 그냥 만든 사람의 기 호가 아닌가?

_폴 버튼 _앤서니 디노조

알았어. 말해봐 어떤건지.

88 두양동

놉. 전문으로 여행을 다닌다는 사람이 이런 거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어. 방금 말했자나 설명이 있었다고.


_폴 버튼

이게 나무 종류를 구분하려고 만들어 놓은 거래. 네모난 모양으로 감싼 건 ‘ 금강 소나무’라고 하는 거고 동그랗게 감싼 건 ‘자강 소나무’라고 한대. _앤서니 디노조

같은 소나무인데도 이렇게까지 표시해 야하는 이유가 있어? 둘 중 하나가 더

_폴 버튼

좋아서 그렇게 표시해두는건가?

비슷했어. 그냥 눈으로 봐서는 두 종류 의 소나무를 구분하는게 힘들데. 가지, 잎, 열매를 모두 비교해봤을 때 그 차이 가 아주 미묘해서 이렇게 표시를 해 둔 거래. 네모가 금강 소나무이고 원이 자 강 소나무이야. 금강 소나무는 안이 꽉 차서 집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 때 특급 으로 취급했다고 해. 근데 자강 소나무 는 안에 공기층이 있어서 집을 지었을 때 처음 몇 년은 괜찮은데 나중에 되서

_앤서니 디노조

는 금이 간거나 휘어버린대.

근데 궁금한게 금강 소나무가 좋은 재 료이면 그거만 벽돌로 쌓으면 되지 안 좋은 자강 소나무까지 그렇게 해두는

_폴 버튼

거야?

아, 아까 설명을 덜 해줬는데, 소나무 종류가 생각보다 많아서 이 두가지 말 고는 그 특징들이 비슷해서 아무 표시 를 안 해둔거래.

두양동 구석구석 89


_앤서니 디노조

근데 만약 실수해서 벽돌 쌓는 것을 반 대로 하면 큰일나는거 아니야? 만약 나 라면 걱정될 거 같은데.

_폴 버튼

맞아. 그래도 특히 중요한 곳에 쓰는 소 나무들은 또 다른 절차를 거쳐서 구분 할 수 있어서 크게 걱정될 건 없었대. 근데 웃긴 건, 옛날 악덕한 관리들이 있 으면 사람들은 복수할 때 이 벽돌 모양 을 밤에 몰래 가서 바꿔놓는대. 그러면 _앤서니 디노조

나중에 그 소나무를 쓸 때 다시 분류하

웃기네. 고작 소나무 가지고 그렇게 했

느라 엄청 고생하겠지. 또 이런 걸 아는

다는 게. 앞으로 동네 돌아다닐 때 한

관리들은 괜히 겁나서 자기들의 소나무

번 살펴봐야겠어.

를 지키는 경비들을 세워놓았대.

나도 오늘 돌아다니면서 본 게 있어.

90 두양동


_앤서니 디노조

내가 찍어온 건 그나마 느낌있는 건데. 생각보다 흉해 보이는 것들이 많더라 고. 한글로 적혀있는 건 내가 읽지를 못 했지만 영어러도 욕이 상당히 많이 적 혀있었어. 벽이며 벤치 심지어 바닥에

_폴 버튼

도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좀

맞아. 낙서같은게 많은 건 나도 느꼈어.

지웠으면 하는데.

근데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런 낙서 자 체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예술로 보 면 좋을 거 같던데. 내가 살던 곳에도 낙서 엄청 많은데 사람들은 그걸 그냥 불쾌하게 느끼지 않고 삶의 일부분이라 고 생각해. 심지어 자기 집 앞에 낙서해

_앤서니 디노조

달라는 사람도 봤어.

그래. 나도 그럴 거라 생각해서 주민들 한테 물어봤는데, 모두가 너가 말한 것 처럼 생각하지 않더라고. 두양동은 충 분히 아름다운 동네인데 이런 걸 좀더 관리를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 뿐 이야.

두양동 구석구석 91


92 두양동


각자의 길로 Do not go gentel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eing of the light. 그토록 좋은 밤으로 순순히 가지 말아요 나이가 들면 날이 저물 땐 열 내고 화내야 하지요 빛이 사라져 가는 걸, 화내야 하지요

각자의 길로 93


94 두양동


각자의 길로 95


각자의 길로_폴 버튼

두양동에는 비둘기가 참 많은 거 같애. 다른 동네도 이렇게 많은 지 모르겠는 데 진짜 사방에 널린 거 같애. 또 하나 같이 다 뚱뚱해서 걸어다니더라고. 각자의 길로_앤서니 디노조

맞아. 내가 Facebook 에서 한국의 새 에 대해서 설명해둔게 있더라고. 봐봐 엄청 웃겨.

비둘기

까치

민첩성

민첩성

비행능력

소음정도

지능

낯가림

96 두양동


_폴 버튼

하하하. 웃기네. 여기 두양동에서는 까 치나 참새는 거의 보지 못한 거 같애. 비둘기 천지야.

참새

조직력 희귀성 위생상태

각자의 길로 97


_앤서니 디노조

에휴 그건 그렇고 진짜 오늘이 마지막 날이구나. 갑작스럽게 여행지가 두양동 으로 바뀌고 잠깐 들어갔던 바에서 너 도 만나고 그 만남이 계속 이어져 이렇

_폴 버튼

게 운명같은 결과가 탄생했어.

그러게 말이야. 나도 한국에 와서 그저 단순히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혼 자 지내면서 영감이나 얻으려고 했는 데 오회려 정 반대로 맨날 너랑만 있었 던 것 같다. 물론 그덕에 영감은 팍팍 얻었지만. 솔직히 너 만나기 전에는 내 가 혼자 있기 좋아하고 사람들이랑 교 류를 잘 안해서 나 스스로가 그걸 좋아 하고 그것이 결국 더 좋을 것이라는 자 기합리화를 했었던 것 같다. 널 처음 봤 을 땐 솔직히 작가라는 것도 믿기지 않 았어 그냥 술, 여자 좋아하고 철없는 놈

_앤서니 디노조

갑자기 진지해 지는 분위기에 당황스러 운데? 생각해보면 우린 정말 정 반대의

같았는데 이런 네가 날 변화시켰어 토 니. 고맙다.

성격이고 잘 맞지도 않을 것 같은데 의 외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잘 지냈던 것 같네. 물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였지만 우리 아직 한번도 싸운적 없잖아 폴? 우린 운명의 단짝이라고 한국 떠나면 모른척하지 말 고 연락 자주하고 또 자주 만나자고

_폴 버튼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지금부터라도 이 형님한테 좀 잘해두라고 내가 두양 동에서 받은 영감이 한두개가 아니라고 지금 머리에서 아이디어가 샘솟아서

98 두양동


어서 곡을 쓰고 싶어 미치겠다고 이번 앨범은 족히 12곡은 되겠어 하나하나 주옥같은 곡이야. 곧 빌보드 차트에 올 라 유명한 가수가 될테니 싸인이나 받 _앤서니 디노조

아둬.

얼씨구 난 걱정이 산더미인데 아주 여 유가 넘치네 솔직히 난 이런 형식의 글 을 써 보는 것도 처음이고 여행에세이 에 이런 형식은 정말 파격적이라 대중 들이 이해를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 고... 하지만 괜찮아 너와 내가 같이 쓴

_폴 버튼

글이니 모두 다 잘 이해해 줄거야!

그래 전혀 걱정말라고 나만 믿고 있으 면 돼. 만약 네가 쫄딱 망해도 내가 먹 여살려 주지. 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먼저 비행기타러 가봐야겠다. 도

_앤서니 디노조

착하면 연락할게 토니. 나중에보자 안

얼그래 누가 먹여살려 줄지는 곧 알게

녕.

되겠지. 조심히 가고 나중에 보자. 폴 안녕!

각자의 길로 99




_앤서니 디노조

_폴 버튼

전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여행에세이

두양동에서의 여행은 정말 인상 깊었

를 쓰다보니 처음엔 모든 것이 다 처음

다. 새로움을 찾아서 떠나온 여행이기

보고 신기하고 나의 두뇌 속으로 화살

에 처음에는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

처럼 박혀왔던 것들이 지금은 대부분

고 느끼려고 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고 임팩트가 적어진 것은 사실

나는 두양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아

이다. 특히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대

무생각 없이 이 동네를 걸으면서 보고

륙 등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여행이 아

듣고 하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

닌 세계적으로 잘사는 나라의 평범한

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앤서니 디노

도시에서도 내가 처음으로 여행을 하면

조을 만나게 되어서 이렇게 책 작업 진

서 느꼈던 그런 희열을 다시 한번 느낄

행에 함께 하게 되어서 너무나도 기쁘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 이전 여행과 에

다. 지금까지도 그와 함께 하루동안 경

세이들을 다시한번 되돌아볼 수 있도록

험한 것을 말하던 바가 기억에 남는다.

해준 여행이었다. 물론 이번같이 처음

어둡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그 곳은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 여행은 많았지만

우리가 얘기하기에 너무나도 완벽한 장

이렇게 파격적이고 급진적인 여행은 처

소였다. 소중한 여행이었고 많은 것을

음이었던것 같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느끼게 된 두양동이다.

두양동에서 우연히 어느 작은 바에 들 어가고 우연히 마음이 잘 맞는 폴을 만 나고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던 것이 전 에 써 보지 못했던 방식의 이런 여행 에 세이를 남겼다. 내 작가인생에 잊지 못 할 기억이다.


앤서니 디노조 뒷 이야기

폴 버튼 뒷 이야기

사실 토니는 이 책을 출판하기

폴 버튼은 두양동에서 돌아온지

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 사람들

한 달 만에 새로운 음악을 만들

이 보기에는 그저 남들 눈치 안

게 된다. 그 노래가 바로 많은

보고 하고싶은 것만 하는 자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Eric

분방하고 철없이 보여도 토니

Wright 의 Rain Drop이다. 서양

스스로는 나름 작가로서의 자부

적이면서 동양적인 묘한 매력이

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자

이 노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

신의 글에 대해서는 완벽을 기

다. 이 노래에 대한 설명에 짤

하려고 노력한다. 소설도 동화

막하게 DooYangDong of South

도 아닌 여행에세이에서 대화형

Korea 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식을 사용한다는 파격적인 형태

수 있다. 폴 버튼은 이 곡으로

를 토니도 유명 여행에세이 작

인하여 수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가로서 많은 고심을 했다. 하지

받고 있다.

만 책이 출판되고 난 후 이런 파격적인 형태는 의외로 독자들 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오히 려 전의 유명 저서들보다 많은 판매량을 진행중에 있다.


두양동 출간일 2014년 12월 15일 지은이 염충욱, 강택규 출판사 여기저기 주 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 3길 10-1 herethere.kr ⓒ 염충욱, 강택규 2014 본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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