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_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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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금융가족

문화

매거진

2013/ 04/ vol.48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빵, 흥국금융가족의 이웃 사랑입니다


▲ 전혜원

FCㆍ임명 화 RMㆍ윤 인선 FC ▲ 임정자

심장이 뛴다, 기쁨이 샘솟는다

FCㆍ정영 희FCㆍ김 형선 RM ㆍ박경욱 FC

▲ 김점순

정 FC FCㆍ전혜

C 박경애 F 현숙 FCㆍ 순 FCㆍ윤 정 ㆍ C F ▲ 이평순

▲ 유정애 지점장 황부희 FC▶

흥국생명 도봉지점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한다. “분위기가 정말 활기차네요.” 유정애 지점장은 도봉지점의 분위기를 ‘펄떡펄떡 뛰는 생선’에 비유한다. “열심히 일하고, 확실하게 노는 게 좋아요. 그래서 우리 지점의 좌우명은 ‘즐겁게, 재미있게,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FC 출신의 여성 지점장이 이끌고 있는 도봉지점은 사원 정착률이 어느 곳보다 높다. 유정애 지점장은 부임한 지 6개월 만에 사원을 17명에서 34명으로 늘렸다. 고소득을 올리는 한 명의 FC도 중요하지만 지점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모두가 함께 고 소득을 올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외된 사람 없이 모두 행복하게 일하는 지점. 이런 목표로 일하다보니 모든 FC의 계약률이 어느새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벌써 5년째 매년 사비를 털어 전 직원과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유정애 지점장. 그녀의 올해 목표는 사원을 50명으로 늘리고 도봉지점의 성과를 더 ‘딴딴하게’ 높이는 것이다.

흥국생명 도봉지점 02.990.6637


흥국금융가족

문화

매거진

2013 04 vol.48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빵, 흥국금융가족의 이웃 사랑입니다

Contents 흥국금융가족 8명의 직원이 사랑을 가득 담은 빵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 홀몸 어르신, 노숙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빵을 만들어 나누는 봉사단체 ‘빵 만드는 사람들’의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것. 모두들 빵 만들기는 처음인 베이킹 초보지만 나눔의 마음은 누구보다 컸던 이들의 훈훈한 하루를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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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kuk spirit

life plus

흥국금융가족의 빵만사 봉사 활동 사랑이 가득 든 빵을 만들었어요

입맛 돋우는 생생한 봄김치 봄처녀처럼 향긋한 봄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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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theme

smart 財tech

The Mask 가면 예술의 세계

소시민의 재테크 비법, 푼돈 모으기 푼돈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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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artist

health guide

가면 예술가 김동표 장인 하회탈의 미소를 가슴에 새긴 남자

알코올 의존증 술술 잘 넘어가는 술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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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how to

must 8

세계 가면 전시회

당신이 꼭 챙겨야 할 문화 아이템 책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外

18 travel 대한민국 대표 누들 로드 강원도 막국수 여행

24 heungkuk VJ <흥美zine>을 스마트폰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1 QR코드를 스캔해 모바일 사보에 바로 접속 2 스마트폰 웹 주소창에 모바일 사보 주소 (msabo.heungkuklife.co.kr)를 입력해 접속

Business Card Here!

흥국가족의 가드닝 체험 화사한 꽃, 싱그러운 식물로 봄을 가드닝하다

38 news·editorial 우리회사 소식과 편집 후기 태광산업 <울산공장과 본사에서 실전 방불케 하는 위기대응훈련 실시> 外

40 cartoon 국금융가족의 행복살이 흥 흥국생명 (무)딴딴한약속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

월간 <흥美zine> | 통권 48호 | 2013 april 발행일 2013년 4월 1일 | 발행처 흥국금융가족 홍보실 | 발행인 변종윤 | 담당 흥국화재 윤초연 대리 02.2002.7225 | 기획・편집・디자인 오니트 (주) 02.337.3690 | 사진 박정훈작업실・정우철 | 인쇄 (주)신사고하이테크 ◆ <흥美zine>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윤리 강령과 실천 요강을 준수 합니다. ◆ <흥美zine>에 실린 사진과 글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흥美zine>에 실 린 사진과 글, 기타 자료를 사용하실 경우에는 본지의 허락을 받아야 합 니다. ◆ <흥美zine>과 관련하여 문의 사항이 있으신 분은 상기 연락처 를 통해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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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금융가족의 빵만사 봉사 활동

사랑이 가득 든 빵을 만들었어요

글 편집부 사진 정우철

흥국금융가족 8명의 직원이 사랑을 가득 담은 빵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 홀몸 어르신, 노숙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빵을 만들어 나누는 봉사단체 ‘빵 만드는 사람들’의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것. 모두들 빵 만들기는 처음인 베이킹 초보지만 나눔의 마음은 누구보다 컸던 이들의 훈훈한 하루를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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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빵 만들러 왔습니다

윙윙~ 덜컹덜컹~. 빵 반죽기 소리로 ‘빵 만드는 사람들(이하 빵만사)’ 작업장이 아침부터 부산하다. 매주 3회 자원봉사자들이 빵을 만들러 오는

“ 처음부터 끝까지

날이기 때문이다. 오늘 빵만사 작업에는 8명의 흥국생명 직원들이 하루를

제 힘으로만 만든 게

온전히 함께하기로 했다.

아니어서 조금

모두들 맛있는 빵을 먹기만 해봤지 만들기는 처음이라는 생짜

부끄러웠습니다.

초보들이라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본격적인 작업 전, 만드는 과정 설명,

하지만 작게나마

위생 문제 등 주의할 점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생각보다 까다로울

누군가를 도울 수

것 같은 빵 만들기. 하지만 “오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웃과

있다는 것이 뿌듯한

나눈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기”라는 말에 모두들 용기를 얻었다.

하루였습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모자를 눌러쓰니 고수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작업대에 섰다. 오늘 만들 식빵과 단팥빵은 합쳐서 대략 450개. 흥국생명 직원들을 포함해 2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만들기에는 만만치 않은 양이다. 1차 발효를 거친 반죽이 작업대에 올라왔다. 세상 어떤 빵보다 더욱 정성껏

권용철 대리 | 퇴직연금팀

“와~정말말랑말랑하다.”“세살짜리우리딸내미엉덩이같네.”“구름만지는 느낌같은데요.”처음으로만져보는반죽의부드러움에모두들감탄하는것도 잠시,식빵한개의중량에맞게분할된반죽을동그란모양으로만드는작업에 열중하는흥국가족들.반죽을적당히두드려기포를빼주고밀대로밀어 반죽을납작하게만들었다.생이스트를넣은반죽은발효를계속하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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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하게 기포가 생기는 모습이 신기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러나 빵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기포는 가차 없이 없애줘야 한다. 팡팡, 찰싹찰싹. 밀대와 손으로 반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다음으로 납작한 타원형의 반죽

단팥빵 반죽을 틀에 놓고 가위로 모양을 만들고 있는 흥국가족들.

위에 설탕에 졸인 강낭콩배기를 고루 올려야 하는데, 작업자마다 스타일이

●●

달라서 웃을 일도 생긴다.

맛있게 만든 빵을 정성스레 포장하고 있다.

“아유~ 콩을 너무 많이 얹었어요. 조금 빼세요.” 반죽을 완전히

●●●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단팥빵.

뒤덮을 만큼 콩을 얹은 봉사자들은 쉴 새 없이 지적을 받았다. 아마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넘쳐 콩도 듬뿍 얹었나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빵을 위해서 다시금 덜어낸다. 이제 돌돌 손으로 반죽을 말면 식빵 반죽은 우선 끝이다. 그러나 하나도 쉬운 일은 없다. 제대로 말지 않으면 반죽이

“ 그동안 생각하지

터진다는 말에 못생긴 빵이 되지 않을까 살펴보고 또 살펴본다.

못했던 어려운

꼼꼼하게 식용유를 발라 준비해놓은 틀에 식빵 반죽을 넣는다.

이웃들을 생각할 수

네모난 빵 틀에 꼭 맞게 반죽을 눌러주는 손길이 세심하다. 빵 틀에 제대로

있는 계기가 돼서

안착(?)한 식빵 반죽은 온도와 습도를 적당히 맞춘 발효기에서 발효를

의미 있는

거친 후 오븐으로 들어갔다.

하루였답니다.”

마음만큼 큼직한 빵을 만들다

잠깐의 휴식 후 단팥빵 만들기에 도전했다. 작업대 옆에 준비된 팥경단이

김윤미 대리 | 영업지원팀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오늘은 특별히 보이차 우린 물로 반죽을 만들었다”는 김정순 빵만사 대표의 말을 듣고 흥국가족은 다시 한 번 반죽을 귀한 물건 다루듯 만진다. 그 귀한 보이차를 넣고, 설탕도 유기농 제품을 썼단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기에 판매하는 빵보다 더 귀한

●●

●●●


heungkuk spirit

정성과 재료가 들어간다. 단팥빵 반죽을 작업대 위에 두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부드럽게 둥글렸다. 마음만은 ‘제빵왕’인 8명의 흥국생명 봉사자. 힘을 주어 동그랗게 반죽하면 누렇고 힘없던 반죽이 뽀얗고 힘 있는 반죽으로 변한다. 반죽이 제대로 되어야 맛은 물론 팥경단을 얹고 단팥빵 모양을 만드는 작업이 수월하다. 그러나 현실은 반죽 작업은 어설프고, 속도는 더듬더듬, 오랫동안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신 어머니들이 하는 것과 한눈에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세차게 하세요.” 어머니들의독려에서툴지만 힘을낸다.간간이제대로만들고있는지질문을하고,가르쳐주는대화 외에는조용한작업장.작업이제대로되지않으면같은중량의재료로도빵의 크기며맛이달라진다는말에긴장한탓이리라.하지만서투름을만회하려 열심인초보들의모습이나따뜻하게가르쳐주시는어머니봉사자들의모습에 마음이넉넉해진다. “저희가 만드는 빵은 시중에서 파는 빵보다 큼직할 거예요. 빵이 완성되면 지금 만드는 반죽의 3배 정도로 커진답니다.” 심심풀이 간식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의 배고픔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빵을 만든다는 것이 실감났다. 쫀득한 반죽을 납작하게 만들고 큼직한 팥경단을 올린 후 감싸서 단팥빵 1차 성형을 마쳤다. 쟁반에 올린 후 다시 납작하게 눌러준 후 가위집을 내고, 달걀물을 바른 후 오븐으로 직행! “생각보다 손도 많이 가는 일이네요.” “계속 서서 작업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요.”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요.” 작업을 마치자 피로가 몰려온다. 하지만 봉사의 고통은 함께 먹는 맛있는 점심에 50%쯤 날아가고, 금방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보자 100% 해소됐다.

“ 저희들의 작은 봉사활동이 이분들께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태형 사원| 준법감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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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연신 빵으로 손이 간다. 오늘도 어김없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들어낸 것 같아 뿌듯한 자원봉사자들. 빵을 적당히 식힌 후 예쁘게 포장까지 마치자 백화점 베이커리 코너의 빵이 부럽지 않다. 오늘 봉사자들은 빵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빵을 나눠주는 미션까지 수행하기로 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무료 급식소로 고고~! ●●

6시부터 시작되는 빵 나눔을 위해 한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 있는 노숙인들이 보였다. 평소 만나기 힘든 노숙인들의 모습이 낯설고, 하루 온종일 이어진 자원 봉사가 힘들었지만 한 끼 식사를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 이들의 어려움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마음으로 빵을 만든 손길만큼, 빵을 나누는 손길도 겸손하다. 두 손으로 소중하게 빵과 따뜻한 차를 건네는 흥국가족들. 크림빵에는 크림이 들어 있고, 호두과자에는 호두가 들어가지만, 이들이 오늘 만들고 나눈 빵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사랑이 가득 들어가 어려운 이들의 마음을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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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한테 읽어줬던 구름빵 동화 생각에 더 재미있게 만들었답니다. 직접 빵을 나눠주는 작업까지 하니 느낌이 남달랐어요. 받는 사람이 빵 봉지를 열었을 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더 꽉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 주부봉사자의 설명대로 빵을 만들고 있는 천수민 대리. ●● 강낭콩이 박힌 반죽을 식빵모양으로 말고 있다. ●●● 봉사자들이 잘 구워진 단팥빵을 포장하고 있는 모습. ●●●● 서울역으로 출발하기 위해 빵을 싣고 있는 흥국가족들.

천수민 대리 | 인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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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만든 빵이 이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다며 점심 식사를 양껏 했음에도


culture th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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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ho Libre

Korea

Italy

Korea

Italy

China

Mongolia

Sri Lanka

France

China

Star Wars

China

China

Korea

China

China

Mongolia

Papua New Guinea

Scream

China

Korea

Egypt

United States of America

Mongolia

China

France

China

France

Korea

Italy

Canada

Republic of the Congo

India

Mongolia

China

Tibet

United States of America

China

Korea

Italy

China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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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Egypt

Spain

France

Papua New Guinea

Japan

Japan

Spain

Spider Man

Mongolia

Papua New Guinea

Korea

Korea

Italy

France

China

Italy

Italy

France

가면 예술의 세계

내가 아닌 또 다른 나의 얼굴 Italy

글 임지희 문화 칼럼니스트

Papua New Guinea

한자어로 가면(假面), 영어로는 마스크(mask), 우리나라에선 흔히 ‘탈’이라고 한다. 넓은 의미로 방독・방한용 가면부터 야구, 펜싱, 검도 등에 사용하는 방호용까지 다양한 가면이 있지만 일단 ‘가면’ 하면 흔히 좁은 의미의 ‘변장용 가면’을 일컫는다. 원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지구상에는 수많은 가면이 만들어졌다. 만듦새도 다양했고 목적도 다채로웠다. 가면은 언제, 어떻게 시작돼 하나의 예술로 발전했을까. 가면의 흥미진진한 역사를 훑어본다. Korea

Italy

Lesotho

Sri Lanka

Mexico

Korea

Korea

United States of America


culture theme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면은 프랑스 가면이다. 제작 시기는 기원전 약 7000년경. 이 정도면 가면은 인류 역사와 한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제를 지내는 것이 병을 이기는 중요한 방법으로 여겨졌다. 샤먼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도 가면은 질병을 치유하는 힘을

과언이 아니다. 보통 가면은 지금의 나와 다른 얼굴, 다른 존재를 표현하기

지니고 있다고 믿어졌다. 보통 특정한 질병을 상징하는 가면을 쓴 사람이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가면의 기원은 몇 개의 학설로 나뉘는데 먼저

춤과 음악으로 환자에게 붙어 있는 병을 떼어내곤 했는데, 북아메리카

원시시대 수렵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사냥할 때 위장하기 위해서 가면을 사용하던 것이 이후 신령을 깃들게 하는 신접물(神接物)로 발달했다는 주장이다. 둘째, 전쟁에서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얼굴과 몸에 채색을 하고 문양을 그렸으며 전쟁이 끝난 후 가면을 쓰고 승리의 제를 올리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셋째는 시체에 악령이 깃드는 것을 막고 죽은 사람의

나바호 인디언은 역질(疫疾) 퇴치를 위해 힘이 센 족장과 부하들을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가면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위 학설은 모두 갈래는

형상화한 군신 가면을 사용했으며 중국은 질병 예방을 위해 아이들에게

다르지만 가면이 고대 인류의 종교, 주술적 의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대표적인 질병인 홍역, 천연두, 콜레라를 형상화한 가면을 쓰게 했다.

있음을 시사한다.

죽은 이에 대한 의식에서도 가면은 필수적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으로,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주술적으로 활용된 가면들

사자(死者)를 위한 가면이 다수 만들어졌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라오나

고대 인류의 삶은 불안정하고 자연환경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귀족의 시체를 미라로 만든 후 황금 가면을 씌워 관에 넣었다. 시체를

따라서 이들은 바람과 태양과 흙에 신이 깃들었다고 믿으면서 이를 향해

원형대로 보존하면 영혼이 돌아와 부활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고대

열심히기도를드렸다.곰이나사자같은강력한포식동물역시신적인존재라

로마에서는 밀랍으로 죽은 이의 얼굴을 본떠 함께 매장했으며, 안데스

믿었다. 이와 같이 신성한 동식물을 숭배하는 토테미즘이 뿌리 깊게 각인된

지방의 여러 왕국에서도 죽은 이에게 가면을 씌우는 전통이 있었다.

씨족들은 숭배의 대상인 토템을 형상화한 가면을 쓰고 제사 의식을 치렀다.

이밖에 중국,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크림 반도, 페니키아,

제사 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적 지도자 ‘샤먼’은 가면과

메소포타미아, 프랑스,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금·은·동·테라코타로 만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샤먼은 병든 사람을 고치고 저세상 사람과

매장용 가면이 발견되었는데 고대부터 행해져온 이런 매장용 가면 풍습은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자들이다. 신들린 상태의 샤먼이 하늘

19세기까지 이어졌다.

높이 뛰면서 선령과 악령을 모두 영접하는데 이때 악령이 샤먼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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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지 못하도록 반드시 가면을 쓰곤 한다. 가면을 쓴 비밀결사가 병마를

가면의 예술적 활용

쫓아내는 주술적 의료행위를 했던 북아메리카 소수부족, 주력을 응집시킨

우리가 ‘가면’ 하면 흔히 떠올리는 프랑스 궁정의 우아한 가장무도회는

을씨년스러운 형상의 가면을 쓰고 병을 치료한 콩고의 주술사들 역시

르네상스 시대부터 성행하기 시작했다. 종교의식이나 민속 의식에서

병을 고치는 의식에 가면을 적극 활용했다. 먼 과거에 ‘병’이란 곧 ‘영혼의

행해졌던 ‘가면 쓰고 춤을 추는’ 행위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상실’과 같은 의미였기 때문에 직접적인 신체의 치료 대신 신에 의탁하는

처음 가면극 예술로 발전하는데 여기에는 궁정 귀족 로렌초 디 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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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향이 컸다. 메디치가의 후원으로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막간극이 유행했고, 막간극 이후 배우와 관객이 함께 가장무도회를 즐기는 풍습이 생겼다. 이런 이탈리아 궁정 가면극은 프랑스로 건너와 궁정 발레와 화려한 가장행렬로 발전한다. 16세기에 이르면 유럽 대륙의 가면극은 영국으로 전해져 튜더 왕조 시대부터 왕 앞에서 공연하는 궁정 연희로

● 경상남도 무형문화제 제 27호 <진주오광대> 공연 장면. 사람이 아닌 범, 사자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었다.

자리매김했으며, 가면극은 주제에 따라 가면극(사랑과 절망 등 비교적 우아한 내용)과 광대놀이(사회 비판과 풍자)로 세분되었다. 또 이렇게 갈래가 나뉜 가면극은 다시 정통 가면극과 고급스러운 오페라로 분화됐고,

●●

광대놀이는 광대극과 무언극으로 나뉘었다.

이탈리아 공연・축제용 가면. 베네치아 등지의 페스티벌에서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다.

가면극의 소재와 형태 역시 시대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가면은 돌로 만들어진 프랑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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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石)가면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가면은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조개껍질에 눈과 입을 뚫어 만든 가면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선 현지의

●●●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의 대형 가면을 보관하고 있는 모습.

삼나무를 활용해 가면을 만들었고, 동남아시아에선 야자나무와 옥수수 수염을 이용해 가면을 만들었다. 에스키모인들은 동물의 가죽으로 몸통 전체를 가리는 가면을 만들었으며 이외의 지역에선 금, 밀랍, 석고, 짚, 나무, 천 등 주변의 거의 모든 소재를 이용해 가면을 제작했다. 가면이 생활이 아닌 문화적 유희의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그

가면처럼 동물 얼굴을 묘사한 것도 많다. 고려 중기에는 이미 탈의 형태와 제작기법 등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어 정교하면서 선이 담대하고 해학적 표정이 느껴지는 가면이 다수

만듦새는 더욱 정교해졌다. 가면극이나 가장무도회에서 사용된 가면은

만들어졌다. 탈의 채색은 민속신앙의 영향을 받아 붉은색, 검은색, 푸른색,

실크와 레이스, 깃털, 크리스털 장식을 단 호화로운 가면이 많으며, 이는 극중

노란색, 갈색, 흰색 등 오방색이 주로 쓰였다. 서양 역사에서 가면이 근대로

배역의 성격을 드러내거나 무도회에서 부와 지위를 드러내는 구실을 한다.

접어들수록 기득권층의 유희에 이용된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서민들의 생활 속에 빠르게 흡수되어 저잣거리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놀이

한국 가면은 저잣거리의 놀이도구

도구로 발전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탈을 쓰고 즐기는 고유의 놀이가

한국의 가면은 기능에 따라 신앙가면과 예능가면으로 나뉜다. 신앙가면은

발전한 것도 이런 한국 탈의 대중적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앞서 얘기한 대로 제를 지내거나 잡귀를 쫓고 병을 치료하는 등 종교적

‘내가 아닌 누군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은 지위와 성별을

의식에 사용하는 가면이다. 예능가면은 다시 무용가면과 연극가면으로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유한 욕망이다. 내가 아닌 다른

나뉘며 처용무, 산대가면극, 서낭신제가면극 등에 사용되는 ‘탈’이

누군가로 변신하게 되면 할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유명하다. 양반, 선비, 중, 각시탈처럼 주로 인물을 표현한 것이 많지만

이런 이유로 가면은 주술적 목적 이외에 예술의 도구나 놀이의 도구로서

<처용가>의 ‘처용가면’, <산대가면극>의 ‘연잎가면’처럼 신을 형상화한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가면은 또 다른 자아를 원하는 대중의 ‘욕망의

것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오광대가면극>의 호랑이, 사자

투영체’로서 오늘날까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중문화 속 가면을 찾아서 영화와 뮤지컬, 소설로 큰 인기를 누린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 팬텀은 유령으로 오해받고 극장에 은거하며, 화상으로 망가진 자신의 흉측한 얼굴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쓴다. 극장의 떠오르는 신예 배우 크리스틴을 향한 무차별적 사랑과 일그러진 욕망 때문에 괴로워하는 팬텀의 얼굴에 가면이 씌워진 것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설정이다. 또 하나의 뮤지컬 히트작인 <지킬 앤 하이드>에서도 지킬 박사는 직접 가면을 쓰진 않지만 ‘내 속에 있는 또 하나의 나’ 하이드를 시시각각 불러내 평소와 정반대의 광기 어린 행동을 일삼는다. 또 다른 나로 변신할 수 있는 가면의 속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설정이다. 공포영화 <할로윈>과 <13일의 금요일>, <스크림> 등에서 살인마들이 쓴 마스크는 얼굴을 가리기 위한 가면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가 주는 공포를 ‘가면’으로 극대화했다. 이밖에 니콜 키드먼과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가면은 뉴욕 상류 계급의 성적 일탈을 묵인하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도구로 사용된다. 사교계에 이미 잘 ‘알려진’ 얼굴을 감추고 비밀 회동에 참석한 이들은 좀 더 자유롭게 타인과 교감한다.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나를 가면을 씀으로써 솔직하게 드러내는 셈이다.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자전 소설 <가면의 고백> 역시 이와 비슷한 모티프를 담고 있다. 당시 일본에서 터부시되었던 동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작가는 가면 뒤에서 내밀한 자기 고백을 시도한다. ‘가면’과 ‘고백’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는 그래서 가장 어울리는 조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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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예술가, 김동표 장인

하회탈의 미소를 가슴에 새긴 남자

글 김지나 문화 칼럼니스트 사진 박정훈 박정훈작업실

30년간 하회탈만 바라보며 살아온 남자가 있다. 그러고도 아직 하회탈을 다 못 봤다고 속 터지는 소리를 한다. 얼마나 오래 하회탈을 바라봐야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일까. 1980년대 초부터 하회탈 만들기에 몰두해온 김동표 장인은 하회탈의 은근한 표정에 반해 여전히 밤잠을 설치며 탈을 만들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작은 공방에 꼼짝없이 들어앉아 표정을 새기는 일에 전념한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입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양반탈의 기품 있는 미소를 닮은 김동표 장인을 만났다.

김동표 PROFILE 구하(九河) 김동표 선생은 목조각 개인공방을 운영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하회탈과 연을 맺고 1981년 4월 안동에 정착, 30년 넘게 하회탈 만들기에 몰두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하회탈 장인이다. 1999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김동표 선생의 하회탈이 선물로 증정됐다. 가면 수집가로도 유명한 그는 1995년부터 안동에서 세계탈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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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터라 사회에 나와서도 늘

하회탈 하나를 만들려면 약 5일의 시간이 꼬박 들어간다. 근데 사실상

5일 동안 작업을 못 끝내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한 달에 7개씩 만들기도

나무를 만지작거리며 이것저것 만들었다. 사자 같은 동물 조각부터

했는데 지금은 한 달에 다섯 개도 못 만든다. 1년으로 따지면 40~50개

이탈리아 다비드상까지 정말 다양한 조각을 만들었는데 당시 옆집 사람이

겨우 만든다고 보면 된다. 30년 넘은 경력자가 심사숙고해서 탈을

하회탈 그림이 그려진 조그만 엽서 한 장을 들고 와서 이런 것도 만들 수

만드는데 일당이 10만 원도 안 된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 그렇다고 가격을

있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만들 수 있다고 호기를 부렸는데, 그게 잘 안됐다.

비싸게 책정하면 사람들이 사지 않는다. 또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잘 됐으면 하나 만들어주고 끝냈을지 모르는데 잘 안 만들어지니까 화가 나서 만들고 또 만들고 하다가 하회탈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다비드상처럼 크고 화려한 조각을 만들던 사람이 조그만 가면을 붙잡고 눈 코 입으로 표정을 잡아내는 게 처음엔 조금 답답하지 않았을까?

오히려 흥미로웠다. 하회탈은 표정이 참 재미있다. 은근한 표정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데 처음엔 그게 암만 해도 잘 안 나왔다. 조각칼이

많이 만들어야 하니까 좋은 작품이 안 나온다. 앞으로 손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시대가 오면 참 좋겠는데, 한 세기 정도 지나면 가능하려나? 아직은 하회탈 만들기가 직업이 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조금만 더 들어가도 표정이 우습게 망가진다. 그래서 자료 찾으러 백방으로 돌아다니고 진품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찾아가고 하면서 하회탈

그럼에도 하회탈을 계속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들기에 매달렸다. 열 개, 스무 개 만들다보니 ‘고향의 전통인데 내가 한번

만들고 있지 않을 때보다 만들고 있을 때가 더 좋으니까. 하회탈은 빚을

제대로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다 얼굴이 다르다. 일반 사람들 눈엔 그게 잘 안 보일 텐데 내 눈에는 다 보인다. 이건 여기가 좀 못났고 저건 저기가 좀 못났고. 내 마음에 확

서울에서 하회탈 만들기를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원래 고향이 안동인가?

드는 작품을 아직 못 만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좀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은

어머니 고향이 안동이라 어릴 적부터 안동하회별신굿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으로 다시 도전한다.

많이 들었다. 하회탈은 신령스러워서 광대가 웃으면 탈도 따라 웃고 성을 내면 탈도 따라 화를 낸다고. 그런 이야기를 어릴 적부터 하도 많이 들어서

자꾸 만들다보면 숙련돼 만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지 않나?

처음부터 하회탈이 낯설지 않았다. 하회탈 습작을 할 무렵에는 서울에 살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오래 걸린다. 잘하겠다는 욕심 없이 만들면 빨리

있었는데 바로 짐을 싸서 안동으로 내려왔다.

만들 수 있는데 이번엔 진짜 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물론 이건 내 완벽주의적인 성향 때문이기도 하고.

하회탈을 만들기 시작한 후 7,8년간 생활고를 많이 겪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그 세월을 견뎠나? 또 그때 당신을 지탱해준 힘은 무엇인가?

곧 좋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견뎠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것의

가치가 이렇게 올라갈 거다, 하회탈이 각광을 받을 거다, 이런 생각은 전혀~못했다. 그냥 좋아서 만들었고 만들다보니 실력이 늘어서 밥은 먹고 살겠지 생각했다.

지금도 하회탈을 보러 중앙박물관에 자주 간다고 들었다. ‘30년 넘게 하회탈을 봤는데 아직 다 못 봤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하회탈을 본다는 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냥 볼 땐 잘 모르는데 작품을 만들려고 보면 자꾸 봐도 또 보고 싶다.

위에서 본 모습이 다르고 옆에서 본 모습이 또 다르다. 조금만 각도를 달리 해도 다 다르게 보인다. 아주 요상하다. 수없이 보고 직접 만져봤지만 여전히

하회탈을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이 극히 드무니까 이제는 밥 먹고 살 만하지

잘 모르겠다. 대칭 같은데 전혀 대칭이 아닌 게 또 하회탈이기도 하고.

않나?

하회탈 깎아서는 여전히 먹고살기 어렵다. 내가 20년간 15명에게

하회탈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는데 대부분 다른 길로 돌아섰다. 먹고 살기가 녹록지 않으니까. 딱 한 사람, 인사동에서 자리를 잡은 친구가 그나름

하회탈은 종류가 다양하다. 한 인터뷰에서 당신이 가장 애착을 갖는 하회탈이 ‘양반탈’이라고 했는데, 왜 양반탈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나?

속에서 배어나오는 표정이 매력적이다. 만들기 제일 어려운 탈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회탈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는 사람은 아마 나랑 그

양반탈이고. 묘한 웃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선’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고

친구 정도밖에 없을 거다.

또 ‘골’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선과 골이 묘하게 합쳐져서 표정이 나온다.

김동표 장인이 만든 하회탈 가격이 50만 원 정도인데 장인의 작품치고는 너무 싼 것 아닌가 싶다. 탈 가격은 어떻게 책정하나? 또 한 개의 탈을

하회탈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나?

제작하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궁금하다.

1998년, 대만 모율 국제가면예술제에서 하회탈 만들기 시연을 한 적이

vol.48 2013. 04

목조각을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하회탈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됐나?


culture artist

있는데 대만의 유명한 교수이자 조각가가 감탄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상상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떡다리는 우둔하고,

“완벽한 조형물이다!” 탈에 맺힌 곳이 없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별채는 표독스럽고, 총각은 절세미남이라는 설이 있다. 이웃 사람이

한다. 막힌 곳도 없고, 끊어진 곳도 없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데

그 이야기를 듣더니 꿈에서 그 가면을 봤다며 흥분해서 찾아왔다. 함께

전체적으로 조형의 일관성을 이루고 있다. 이게 다른 나라 가면에선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특성이다. 비싼 재료로 섬세하게 만든 가면은 있지만, 전 세계를 아무리 돌아봐도 하회탈처럼 조형적으로 빈틈없이 짜인 가면은 아직 못 봤다. 하회탈을 만들기 전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회탈은 세계적인 가면 예술의 걸작품이고, 그중 양반탈은 가면 예술의 극치다.”

그림으로 그려봤지만 남의 꿈에 나온 모양을 내가 알 턱이 있나. 그냥

직접 만들어보니 그 말이 이해가 간다. 조형적으로 아름답고 기능적으로도

특징적인 것만 염두에 두고 상상으로 만들 수밖에. 사진이라도 찍어뒀어야

훌륭하다. 탈을 쓴 사람의 표정에 따라 탈의 표정이 변하는 게 신령스럽다.

하는데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다. 나도 그때 이후 내가 만든 총각, 별채, 떡다리 탈을 본 적이 없다. 지금쯤 아마 극단 창고에서 잠자고 있겠지?

양반탈 외에 다른 하회탈의 매력은 무엇인가? 탈마다 각기 고유의 맛이 따로 있다. 창덕궁에 가면 왕세자들이

팔자걸음을 연습하던 댓돌이 있는데, 선비탈을 쓰고 팔자걸음을 걸으면 절대 안 어울린다. 반면 양반탈을 쓰고 성큼성큼 황새걸음을 걸으면

안동에 세계탈박물관을 만들었는데 경제적인 기반은 어떻게 마련했나? 탈을 제작해서 이렇게 큰 사설 박물관을 세우기는 쉽지 않은 일 같다.

1989년 즈음 기념품 제작을 시작했다. 공전의 히트를 친 하회탈 목걸이.

그것도 안 어울린다. 선비탈엔 황새걸음, 양반탈엔 팔자걸음이 제격이다.

아마 본 적이 있을 거다. 안동 하회마을에 기념품이라는 게 전무하던

초랭이탈을 쓰면 또 아무리 점잔을 떨어도 경망스럽게 보인다. 탈만 바꿔

시절의 이야기다. 그 무렵 안동에 있는 구멍가게에 하회탈 기념품을

썼을 뿐인데 그에 걸맞은 행동이 모두 달라진다.

만들어서 가져다줬더니 꽤 잘 팔렸다. 설악산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하회탈 기념품이 많이 나갔다. 그걸로 아이들 키우고 박물관도 만들었다.

총각, 별채, 떡다리 등 현재 전해지지 않는 하회탈이 몇 종류 있다. 이 탈들을 복원하고 싶은 욕심은 없나?

탈 만들어서 번 돈은 모두 가면 수집하는 데 쏟아 부었고. 일부 사람들은 장인이 기념품을 만드는 걸 안 좋게 생각하는데, 만약 그런 생계대책이

몇 년 전 실제로 복원할 기회가 있었다. 공연제작자로 유명한 송승환

씨가 안동에서 퍼포먼스 탈 공연을 했는데 이때 이름만 전해지는 세

없었다면 탈을 대충 만들었을 것 같다. 생계대책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하회탈 만들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개의 탈을 복원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임의로 세 개의 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가면뿐 아니라 세계 가면을 함께 수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가면은 민속 문화의 한 부분이다. 세계 어디에나 가면 문화가 존재한다. ● 조각칼로 하회탈의 입 부분을 파고 있다.

근데 우리나라 탈만 덜렁 내놓으면 얼마나 대단한지 감을 잡기 어렵다. 세계의 탈을 함께 봐야 그 속에서 하회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있다.

●●

처음엔 우리나라 탈 40~50개, 외국 탈 10여 개를 수집한 정도였는데,

조각이 얼추 완성된 양반탈의 모습.

1995년쯤 탈박물관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난 후에는 가면을 본격적으로 수집했다. 돈이 없으니까 하회탈을 만들어주고 봉산탈을 얻어 오는 등 처음엔 물물교환 형태로 탈을 모았다. 그러다가 박물관이 커지면서 파푸아뉴기니,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으로 가면 수집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한창때는 1년에 3번 이상 여행을 갔다. 한번 가면 보름 일정으로 5,6개국을

한꺼번에 돈다. 희귀한 가면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바로 쫓아가곤 했다.

당신이 만든 탈 중 자신의 인생을 가장 많이 닮은 탈을 고른다면?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 하회탈 닮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회탈을

닮아서 하회탈 만들기를 시작한 것인지, 하회탈을 만들다보니 하회탈을 닮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데, 나는 하회탈 중에서도 양반탈의 정신을 많이 닮고 싶다. 양반의 여유와 체면 같은 것. 요즘 사람들은 양반 하면 착취 계급이라고 생각하는데, 난 어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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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부터 양반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안동 사람들은 양반의


15 vol.48 2013. 04 김동표 선생이 자신의 작업실에서 양반탈을 만들고 있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부도덕한 행동을 하면 양반이 그런 행동을

●●●

하면 안 된다고 혼낸다. 엄마에게 ‘배고프다’고 호들갑을 떨면 양반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훈계를 들었다. 그래서 나는 양반의 ‘양’자가 볕 양陽이나 날릴 양揚 자인 줄 알았다. 양반은 ‘올곧은 사람’을 말하는 구나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양반(兩班)은 무반과 문반, 두 개를 합쳤다는 뜻이더라.(웃음)

양반탈

아들이 중학생 때부터 탈 만들기를 배웠다던데 지금 어느 정도 수련했나? 이매탈

지금 군대에 있다. 하회탈을 곧잘 만든다. 재주가 있는 편이다. 근데

하회탈을 만든다는 게 겉만 번지르르하지 내적으론 쩔쩔 매는 삶이니까, 이 짓 뭣 하러 하나,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한다. 옛날에 우리 어머니도 그랬다. ‘이거 만들어서 땔감밖에 더하겠나!’ 나도 비슷한 심정이다.(웃음) 딸은 일본에서 박물관학을 공부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아들딸이 모두 가업을 잇는 셈이다.

탈 장인으로서 또 다른 포부가 있다면? 지난해부터 새로 시작한 작업이 하나 있다. 탈 인형을 만드는 거다.

지난해 5월 하회탈 전설을 인형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는데 거기 올린 인형을 내가 만들었다. 올해도 비슷한 공연을 다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 각시탈

김동표 선생이 만든 하회탈들.

1년 지나고 나니 눈이 커져서 미숙한 작업이 많이 보인다. 올해는 더 멋진 인형을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 전통 탈춤에 사용되는 탈이 300여 개 되는데

함부로 손대기 어렵다. 다행히 내가 요즘 한국가면예술연구회 발족을 준비

이걸 모두 인형으로 만들면 전시용으로나 인형극으로 쓰임새가 많을 것

중인데 이게 정식으로 기능을 하면 뭔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탈춤을

같다. 한 10년 열심히 하면 300개쯤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 21세기

매년 새롭게 만드는 작업도 해볼 수 있다.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시사

탈을 새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하회탈은 12세기 탈이고 봉산탈은

패러디 같은 탈춤 공연을 매년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각 극단이 매년

16,17세기의 탈이니까, 21세기의 탈도 따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검사탈,

탈춤 경연을 펼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재미있어

의사탈, 재벌탈 같은 것. 시대가 변했으니 탈도 변해야 하는데 마음만 있지

하는데, 혼자는 힘에 부친다. 사람들을 모아서 도전해보고 싶다.


culture how to

가면 퍼레이드

세계의 가면 전시회

글 김지나 문화 칼럼니스트

캐나다 옥수수껍질 가면

캐나다 질병 가면

캐나다 원주민에게 옥수수는 생명을

병마를 쫓기 위해 만든 악귀 가면.

상징하는 것. 흰 옥수 껍질을 소용돌이

질병을 몰고 오는 악귀를 형상화했다.

모양으로 땋아 가면을 만들었다.

머리카락은 말갈기로 만들었다.

사진 박정훈 박정훈작업실 하회세계탈박물관 제공

핼러윈 가면 10월의 마지막 날, 핼러윈 데이에 사용되는 가면. 죽은 자들의 영혼이 정처 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고 믿어 그들을 형상화한 가면을 쓰고

가면은 얼굴을 바꿔주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 사람들은 가면을

함께 축제를 즐겼다.

다양한 목적으로 즐겨 썼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축제를 벌이기 위해,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혹은 망자의 환생을 돕기 위해 사용된 가면들. 세계 곳곳에서 민속 문화와 결합되어 다채롭게 발전해온 가면 예술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본다.

멕시코 미초아칸 노인 가면 멕시코 미초아칸 지역에서 인기를 모았던 노인 춤에 사용된 가면.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이 가면은 예수의 탄생과 성모 마리아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멕시코 전통 가면춤에 자주 등장한다.

한국관 봉산탈 황해도 봉산 지방에서 전승돼온 봉산탈춤에는 맏양반, 취발이 등 총 28개의 탈이 사용되었다. 놀이꾼의

남사당 덧뵈기

의상이 화려한 만큼 탈도 화려한

남자로만 구성된 유랑 예인 집단인

편이다.

남사당패는 6개의 놀이를 가지고 밤새 신명 나는 놀이판을 벌였다. 그 중 ‘덧뵈기’는 탈을 쓰고 하는 탈놀이를 뜻한다.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을 돌며 공연했다. 지역 전승 탈놀이에 비해 탈의 조형성은 다소 떨어진다.

양주별산탈 경기도 양주에서 전승된 탈놀이에는 22개 내외의 탈이 사용됐다. 얼굴의

방상시 탈

중심을 이루는 코의 형태가 모두

하회탈

장례 때 행렬의 맨 앞에서 춤을 추며

비슷하며, 코는 소나무 껍질을 깎아서,

국보 121호. 고려시대 하회마을에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맡았던 탈.

눈은 한지를 꼬아서 만들었다.

재앙이 이어지자 허도령이 꿈속에서

금빛 눈 4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신의 계시를 받고 동물 2종, 인간을

특징이다. 사진 속 방상시 탈은

형상화한 12종(양반, 중, 초랭이,

1970년 창덕궁 창고에서 장례용구와

할미, 선비, 백정, 부네, 이매, 각시,

함께 발견됐다.

총각, 별채, 떡다리)의 탈을 처음 만들었다. 신성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목욕재계하고 금줄을 친 집에서 탈을 만들었으나 허도령을 사모하던 처녀가 탈방을 엿보는 바람에 액이 끼어 마지막으로 깎고 있던 이매탈의 턱을 완성하지 못한 채 허도령은 죽음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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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중국 나공, 나모

내몽골 장례 가면

16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역병과 잡귀를 몰아내는 나(儺)라는

죽은 사람의 환생을 기원하며

연극이 전 유럽으로 전파되어

행사가 오늘날의 탈놀이인 나희로

사자(死者)의 얼굴에 씌워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발전했다. 이 중 나공과 나모는

가면이다.

코메디아 델라르테 연극에는 가면을

이탈리아 카니발 가면

제사용으로 모셔진 탈이다. 이들에게

쓴 배우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탈리아 베니스를 중심으로

제사를 지내면 병을 없애주고 재앙을

전해져온 카니발 가면. 원래 평민들은

막아준다는 설이 있다.

사치를 부리는 것이 금지돼 있었지만 가면 축제 기간에는 빈부와 신분의

세계관

격차를 떠나 화려한 옷을 입고 가면을

태국 콘 가면

쓰는 것이 허용되었다.

태국 왕실에서 전해져온 전통 가면극 ‘콘’에는 약 100명의 배우가

일본 노 가면

등장한다. 이들은 인도의 서사시

일본의 대표적인 가면 악극 노(能,

인도 라바나

‘라마야나’에 맞춰 낭송과 무언극을

のう)에 사용된 가면. 일본인의

인도 서부 벵갈 주의 전통춤인

펼친다. 왕실 가면답게 섬세하고

얼굴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

초우댄스에 등장하는 용감무쌍한

화려하다.

특징이다.

랑카 섬의 마왕을 형상화한 가면이다. 인도네시아 바롱

레소토 가면

스리랑카 마하코라

아프리카 레소토 지역에서 성인이

스리랑카 신할리족이 사용했던 질병

되기 위한 통과의례인 할례 의식

가면. 원인을 모르는 질병에 걸렸을

때 사용한 가면. 할례의식을 마친

때 치료용으로 사용했다. 주술사가

청소년을 성인으로 인정해주는

18개의 가면 중 각 질병에 맞는 가면을

도구로 사용했다. 머리카락을

골라 쓰고 병을 치료한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전통극 바롱댄스에 등장하는 가면. 선한 영혼을 상징한다.

사자갈기처럼 만들어놓은 것이

파푸아뉴기니 머드맨

특징이다.

파푸아뉴기니의 전설에 등장하는

바누아트 말라쿨라 가면

진흙 가면. 전쟁에 패할 위기에 처한

태평양 남서부 바누아트공화국의

한 부족이 진흙 속에 숨어 있다가 해질

말라쿨라섬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무렵 달아났는데 승리를 만끽하던

장례식 가면. 죽은 사람을 추모하기

부족이 오히려 그들을 귀신으로 착각해

위해 이 가면을 쓰고 장례 의식을

도망쳐버렸다. 이후 부족은 전쟁 때

치렀다.

진흙으로 만든 가면을 즐겨 썼다.

가면 축제 즐기기

2013 마스크 페스티벌

이탈리아 베니스 가면 축제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4월28일까지 ‘2013 마스크 페스티

해마다 2월이 되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10일간의 화려

안동하회탈춤축제

벌’이 열린다. 세계 유명 축제의 하나인 ‘이탈리아 베니스 카니

한 가면 축제가 열린다.13세기에 처음 시작되었으며, 옛날

1997년부터 안동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개최된 전통예술축

발’을 테마로 기획된 이 축제는 익살스러운 피에로와 함께 즐기

베니스 귀족들이 신분을 감추고 무도회에 참석해 연애 행각

제.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

는 거리 퍼포먼스부터 세계의 유명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가면

을 벌이던 데서 유래했다. 처음엔 귀족 중심의 행사였지만 이

졌다. 매년 9,10월에 개최되며 경상북도 5대 축제 중 하나

무도회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가든 스테이

후 서민들이 함께 즐기는 시민 축제로 발전했다. 베니스 산마

로 자리매김했다. 탈춤, 마당극, 안동민속축제, 외국탈춤 등

지에서 펼쳐지는 ‘신비의 가면 동화나라’ 뮤지컬은 마스크 축제

르코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다채로운 가면과 메이크업,

다양한 공연과 탈 만들기, 탈 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

에 참가한 동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가족 뮤지컬 형식으로

화려한 카니발 의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탈리아 최고의

가 마련된다.

엮은것으로,어린이관객들에게큰호응을얻을만하다.

축제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가면 축제로 꼽힌다.

vol.48 2013. 04

프랑스 코메디아 델라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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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막국수 여행 글・사진 박정배 음식 칼럼니스트, <음식강산 1, 2> 저자

봄기운이 돌면 사지가 맥을 못 추고 꾸벅꾸벅 졸음이 밀려온다. 이럴 때 생각나는 음식이 시원한 막국수다. 막국수의 본고장은 강원도. 강원도에는 막국숫집이 즐비하다. 지역마다 나름의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춘천을 시작으로 간장 막국수의 고장 양양까지, 막국수 맛을 따라 강원도 곳곳을 훑어보는 누들 로드 여행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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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대지를 깨운다. 언 땅속에 갇혀 있던 물이 땅 위로 흘러나와 대지를 적시고 아지랑이가 되어 하늘로 피어오른다. 자연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람의 몸도 자연을 닮아 언 몸이 녹고 아지랑이처럼 노곤함이 몰려온다. 그럴 때 제격인 음식이 막국수다. 동치미의 시원한 국물과 봄나물처럼 여리고 순한 메밀국수의 조화는 초봄에 절정의 맛을 선사한다. 이 맛은 노곤한 몸과 마음을 각성시킨다. 막국수의 고장은 강원도다. 강원도 막국수는 단순하지 않다. 춘천의 막국수는 하얀 속메밀로 면을 만들어 동치미 국물에 말아낸다. 원주 인근의 막국수는 겉메밀이 조금 들어간 거뭇하고 투박한 면발에 쇠고기 육수나 동치미 국물을 사용해 맛을 낸다. 영동 지역 막국수는 겉메밀이 들어간, 거칠고 검은색이 많이 나는 면발이 특징이다. 휴전선 가까운 고성에선 겉메밀이 듬뿍 들어간 면발에 동치미 국물로 맛을 낸 막국수가, 양양부터 강릉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지역에선 간장으로 국물을 낸 간장 막국수와 동치미 막국수가 사랑을 받고 있다.

방금 말아 만든 화전민들의 음식 막국수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강원도와 함경도에 살던 화전민들이 처음 막국수를 말아 먹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 척박한 산속에 숨어 살던 100만 명이 넘는 화전민에게 메밀은 생명을 이어주는 곡물이었다. 검고 단단한 메밀 껍질을 벗겨내면 하얀 여름 꽃 같은 속메밀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얀 몸통처럼 곱고 연한 메밀은 열에 민감하다. 단단한 겉껍질이 사라진 고운 속살은 대기에 닿으면 맛이 금세 변한다. 쇠절구나 쇠로 된 분쇄기에서 나는 미세한 열에도 메밀의 맛과 향이 금세 날아가버린다. 강원도 화전민들은 이런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손님이 찾아오면 그제야 메밀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메밀을 절구에 넣고 빻아 반죽해서 즉석으로 국수를 만들었다. 막국수란 말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방금’‘막’ 만든 국수라고 해서 ‘막국수’란 투박한 이름이 붙었다. 이름 속에 막국수의 본질이 들어 있는 셈이다.

정통과 신흥, 두 개의 막국수 루트 강원도에는 들꽃처럼 많은 막국수 가게가 있다. 춘천에만 200여 개의 막국수 전문점이 존재한다고 하니 가히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수준이다. 막국수 여행지를 고르고 식당을 선택하는 일은 그야말로 ‘대략 난감’ 이다. 이 많은 곳을 다 찾아갈 수는 없지만 크게 보면 두 개의 막국수 루트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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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백촌막국수. ●● 막국수의 재료인 메밀.

존재한다. 첫 번째 루트는 막국수의 중심지인 춘천을 거쳐

●●

춘천의 막국수보다 좀 더 원시적인 맛을 원한다면

양구와 인제를 지나 고성으로 이어지는, 동치미 국물을

인제로 떠나보자.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IC로

기본으로 한 정통 막국수 체험길이다.

나와 인제로 향하는 46번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인제에

춘천 시내에도 ‘명가막국수’ ‘부안막국수’ ‘실비막국수’

닿는다. 100% 순메밀과 군내가 살짝 나는 옛날 맛 동치미로

같은 이름난 막국수 명가들이 있지만 소양강댐으로 가는

마니아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서호순모밀국수’ ‘남북면옥’

입구에 있는 막국수 명가들이 요즘 유독 전성기를 맞고

등이 모두 인제에 있다. 서호순모밀국수의 두부구이와

있다. 섬세하고 다양한 맛을 내는 ‘샘밭막국수’와 메밀과

남북면옥의 제육은 막국수의 심심한

밀가루를 섞은 면발에 단맛이 도는 동치미 국물을 섞어내는

맛을 달래주는 서브 메뉴다.

‘유포리막국수’가 대표적인 맛집이다.

인제에서 뻥 뚫린 미시령 터널을

유포리막국수는 100% 속메밀면에 밀가루를 섞어

지나면 고성과 속초로 빠지는

사용한다. 강원대학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메밀 70%에

갈래길이 나온다. 고성으로

밀가루나 고구마전분 30%를 섞은 것이 사람들 입맛에 가장

방향을 틀면 오랫동안 동치미

잘 맞는다고 한다. 적당한 식감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막국수의 지존으로 군림했던

있다는 점에서 7대 3의 비율은 상당히 합리적인 배합이다.

‘백촌막국수’를 만날 수 있다. 오랜

세련되고 균형 잡힌 유포리막국수는 우리나라 막국수 문화의

인기를 누렸지만 창업주가 물러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뒤 전성기 고유의 맛은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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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했다. 하지만 막국수 이야기를 할 때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춘천 유포리막국수. ●● 홍천 장원막국수. ●●● 고성 백촌막국수. ●●●● 인제 서호순모밀국수 집 전경.

명가다. 두 번째 코스는 새로운 맛의 막국수와 100%

이색 별미 간장막국수를 찾아서 양양에서 주문진에 이르는 동해안 바닷가에는 간장으로

메밀면을 내놓는 집들을 찾아가는 신흥 막국수 루트다.

국물을 내는 간장 막국수 문화가 있다. 양양 남대천과 바다가

원주는 강원도에 속한 고장이지만 경기도 음식의 특성이

맞닿은 곳에 자리한 작은 마을 송전리에는 간장 막국숫집이

많이 섞여 있다. 원주역 부근의 ‘남경막국수’는 육수에

네댓 있다. 그중 하나인 ‘송월메밀국수’의 막국수는 정갈한

메밀면을 말아주는데 서울의 유명 평양냉면집 맛이

맛을 자랑한다. 100% 메밀면이 맑고 고요한 갈색 간장 육수에

물씬 난다. 원주에서 차로 그다지 멀지 않은 횡성에는

섬처럼 고요히 담겨 나온다. 고명도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

요즘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삼군리메밀촌’이 자리

김과 깨 그리고 배와 삶은 달걀 반쪽이 잘 정돈되어 있다.

잡고 있다. 직접 기른 메밀과 손수 담근 동치미로

간장 막국수의 탄생은 동치미의 계절적 한계성과 관계가

만든 이 집 막국수는 홍천의 ‘장원막국수’와 더불어

깊다. 옛날에는 동치미를 겨울에만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막국수계의 신흥 명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100%

사시사철 막국수를 먹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바로 간장

속메밀로 만든 아이보리색 면의 은근하고 세심한 맛과

막국수다. 간장의 발효성과 보관성, 단맛과 짠맛, 거기에

군내가 거의 없고 단맛과 천연 탄산 맛이 나는 국물의

시원한 과일 국물이 어우러져 간장 막국수라는 독창적인

조화는 막국수의 수준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음식이 탄생했다. 정통성은 없지만 꼭 한 번 맛봐야 할 특별한

받는다.

막국수다.

1코스 정 통 막국수 루트 춘천 샘밭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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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서호순모밀국수

인제 남북면옥

고성 백촌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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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자가용 막국수1코스 → 정통 막국수 루트 경춘고속도로 춘천JC → 중앙고속도로(춘천 방면) → 춘천IC 교차로 → 46번 국도 천전 IC(우회전) → 샘밭막국수, 근방 유포리막국수 → 46번 국도 인제 방면 → 신남초등학교 앞에서 44번 국도 인제 방면 → 인제 막국숫집들 → 고성 방면 → 진부령 → 간성 → 7번 국도 속초 방면 → 동광산업과학고등학교 앞 우회전 → 백촌막국수

막국수 2코스 → 신흥 막국수 루트 호법JC → 영동고속도로(원주 방면) → 만종 IC → 원주역 주변 남촌막국수 → 만종 JC 춘천 방면 중앙고속도로 → 횡성IC2교 앞 좌회전 학오로 → 덕촌리 방면 공근북로 우회전 → 공근북로 끝 금계동로에서 우회전 → 삼배저수지 지나 도로 끝 → 삼군리메밀촌 → 역순으로 횡성 IC → 원주 방면 중앙고속도로 만종 JC → 강릉 방면 중앙고속도로 → 강릉 JC 에서 양양 방향 동해고속도로 → 하조대 IC 에서 우회전 → 선사유적로에서 좌회전 → 대명리조트 쏠비치 지나서 송포 초등학교 방면 죄회전 → 송월메밀국수 ●●●●

대중교통 막국수 루트를 이용해 여행하는 경우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긴 매우 어 렵다. 하지만 평소 여행 일정을 짤 때 막국수 맛집을 경유하는 것도 좋 4. 백촌막국수

은 방법이다. 모든 지역에 고속버스 또는 시외버스가 연중 운행한다.

고성군

특히 춘천은 서울에서 지하철로도 갈 수 있다.

강원도

3.남북면옥 속초시

숙박

2.서호순모밀국수 3.송월메밀국수 1.샘밭막국수

막국수 루트의 모든 지역은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막국수 맛

양양군

을 보는 것뿐 아니라 주변의 명소를 함께 둘러보길 원할 경우에는 각

인제군

동해

춘천시

루트의 최종 목적지인 강원도 동해안 해안가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 다. 속초, 양양 지역의 대표적인 숙박업소는 척산온천호텔(033-

2.장원막국수 서울 춘천 고속도로

636-4000), 설악한화리조트(033-635-7711), 켄싱턴스타호텔

홍천군

횡성군

강릉시

(033-635-4001), 호텔 마레몬스(033-630-7000) 등이다.

맛집

평창군

1.남경막국수

춘천 샘밭막국수(033-242-1712), 유포리막국수(033-242-

강원도

5168) 인제 서호순모밀국수(033-461-2078), 남북면옥(033461-2219) 고성 백촌막국수(033-632-5422) 원주 남경막국수

원주시

(033-732-2716) 횡성 삼군리메밀촌(033- 342-3872) 양양 송

영동고속도로

월메밀국수(033-672-3696) 1코스 정통 막국수 루트 2코스 신흥 막국수 루트

주변 명소 청호동과 아바이 마을 청호동과 아바이마을은 갯배로 연결되어 있어 낡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잔재미가 쏠쏠하다. 실향민들이 정착한 아바이마을은 작지만 아스라한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곳이다. 주소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 1076 낙산사 일출의 명소 ‘의상대’로 유명한 천년고찰인 낙산사는 지난 2005년 고성, 양양 지역을 휩쓴 대화재로 잿더미로 변했던 상흔을 간직하고

2 코스

있다. 현재 상당 부분 복원이 이루어졌으며 해수관음상, 홍련암 등을

신흥 막국수 루트

둘러보는 것은 물론 템플스테이 체험도 가능하다. 원주 남경막국수

홍천 장원막국수

양양 송월메밀국수

주소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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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heungkuk VJ

흥국가족의 가드닝 체험

화사한 꽃, 싱그러운 식물로 봄을 가드닝하다 글 편집부 사진 정우철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며칠 간격으로 오락가락하던 3월 중순, 서울 마포구의 한 꽃집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 두 손으로 가지런히 배를 감싸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수다 삼매경에 빠진 세 명의 흥국가족은 모두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이다. 직장 생활하랴, 태교하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도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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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가드닝에 도전하기

“가드닝 체험이 뭐죠? 혹시 삽으로 흙을 파고 나무도 심고 정원 만드는 것인가요?” 가드닝 체험에

제가 고른 핑크색 히아신스

참여하기로 한 흥국생명 배나영 과장(재무기획팀), 흥국화재 김연경 주임(기획관리팀)과 김지윤

어때요? 예쁘죠?

주임(감사실)은 놀란 눈으로 물었다. 하긴, 임산부에게 삽질을 시킨다니 이건 분명 말도 안 되는

이제 잘 심기만 하면됩니다.

체험이다. 이들의 의아한 표정을 뒤로하고 담당자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화원에 가서 꽃이나 작은 식물을 이용해 자신만의 화분을 만들어보는 거예요.” 담당자의 설명에 세 명의 흥국가족 얼굴엔 금세 화색이 돈다. 작은 화분으로 집안에 봄기운을 들이고, 뱃 속 아이를 위한 태교로도 손색없겠다며 이번 체험이 반가운 기색이다. 우리에게 아직은 생소한 단어인 ‘가드닝(Gardening)’. 가든은 정원을 뜻한다. 자연스레 가드닝은 삽으로 흙을 파고 나무나 꽃을 심어 정원을 꾸미고, 텃밭을 가꾸는 등의 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이러한 조경이나 원예도 ‘가드닝’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야외 가드닝을 실내로 들여와 집 안에 초록빛을 더하는 실내 가드닝이 주목받고 있다. 세 명의 임산부가 조심스럽게 발길은 옮긴 곳은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가드닝 전문 숍인 ‘난다린’. 초록빛이 가득한 식물들이 다양한 화분에 담겨 자신만의 자태를 뽐낸다. 가게 안은 이미 봄기운이 완연하다. “우와~ 예쁘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가게로 들어선 흥국가족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김진아 선생님. 난다린의 대표인 김진아 선생님은 약 7년 전 잘나가던 직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원예, 가드닝 전문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꽃보다 식물줄기, 난 등을 다루며 ‘가드닝’을 전문으로 지금의 숍을 오픈했다. 돌배기 자녀를 둔 김진아 선생님에게 임산부 수강생들은 더욱 특별하다. “저희 가드닝 수업을 듣는 분들 중에도 임신하신 분이 종종 있어요. 싱그러운 식물을 다루고 흙을 만지는 과정을 통해 즐거움도 느끼고 마음을 위안도 가질 수 있답니다. 엄마의 평온한 마음이 당연히 아이에게도 전달되니 태교에도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겠죠!” 김진아 선생님의 진심 어린 조언에 흥국가족 모두 힘 있게 앞치마 끈을 동여맨다.

흙 위에 하얀 모래인 백사만 뿌려주면, 가드닝 완성!

화분 속에 히아신스를 넣고 고정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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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신스와 아이비의 싱그러운 조합

오늘 가드닝의 주제는 ‘Spring Plants Grouping’이다. 말 그대로 봄소식을 전하는 식물을 이용한 화분 만들기다. 흥국가족이 다룰 재료는 ‘히아신스’와 ‘아이비’. 수선화나 튤립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구근식물인 히아신스는 꽃의 색깔에 따라 다양한 꽃말을 갖고 있다. 흥국가족이 다룰 붉은색 히아신스는 ‘내 마음에 당신의 사랑이 머물러 있음’을 뜻하고, 보라색 히아신스는 ‘영원한 사랑’을 뜻한다. 화분에 싱그러움을 더할 아이비의 꽃말은 ‘행운이 함께하는 사랑’이란다. 흥국가족 모두 사랑 가득한 화분을 만들 생각을 하니 약간의 설렘과 긴장으로 마음 한켠이 꼼지락거린다. “두 식물 모두 초보자가 다루기에 적절한 것”이라며 흥국가족을 격려하는 김진아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한다. 히아신스1개, 아이비 1개, 화분 1개, 원예용 삽은 물론 진흙을 구워 만든 가공의

가드닝 순서

돌인 난석 약간, 분갈이 원예용 흙과 마사토 그리고 장식을 위한 비단이끼, 백사, 장식용 돌 등 ➊ 준비된 화분에 물빠짐망을 고정하고

가드닝에 필요한 재료들이 빠짐없이 준비되었는지를 살핀다. 각 재료의 특성은 물론 사용 방법까지

난석을 깔아 배수층을 형성한다.

놓칠세라 하나하나 적어가며 듣는다. 능숙한 솜씨로 재료를 다루는 배나영 과장은 평소에도 화분에

➋ 식물을 선택하고, 화분에 넣고 크기를

식물 키우는 것을 즐긴다. “식물을 좋아해서 다양한 화분이 집에 가득해요. 계절에 맞춰서 집에 화분을

가늠한 뒤 흙을 채운다.

들이고, 분갈이도 하는데, 키우는 재미가 꽤 크답니다.”

➌ 채운 흙을 꾹꾹 눌러준 후에 마사토를

세 명의 흥국가족은 잿빛이 도는 화기를 앞에 두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식물을 고른다. 배나영

올린다.

과장과 김연경 주임은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보라색 히아신스를, 김지윤 주임은 핑크 빛이 도는

➍ 백사로 화분을 장식하고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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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함이다. 각자 선택한 식물을 화기에 넣어보면서 높이를 가늠하고 두 식물의 조화를 생각해서 위치를 정한다. 그리고 식물이 움직이지 않게끔 꼭 잡고 흙을 채우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각자의 바람을 듬뿍 담은 화분

선생님의 시범을 가만히 지켜본 뒤 뚝딱뚝딱 화분을 만들어가는 김연경 주임, 세심하게 재료를 다루는 배나영 과장 그리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신중하게 한 단계씩 밟아가는 김지윤 주임. 세 명 모두 가드닝을 대하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이들이 태아에게 바라는 점도 각기 다를 듯하다. “긍정적이고 밝은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배를 쓰다듬는 김연경 주임은 소박한 바람을 내비친다. 배나영 과장은 태어날 아이가 건강하고 인성이 바른 아이로, 김지윤 주임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란다. 두 손으로 꾹꾹 눌러주며 흙을 채워 식물을 고정한 뒤에는 마사토를 붓는다. 흙을 누르는 효과와 더불어 물이 증발되는 것을 지연시켜 수분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단계는 화분 장식하기. 하얀색 모레인 백사를 마사토 위에 고르게 뿌리고 동글동글한 장식용 돌 한두 개를 지긋이 올린다. 그리고 색색의 리본을 히아신스에 묶어주면 나만의 화분 완성! 그런데 복병이 나타났다. ●●

의외로 쉬울 것 같던 리본 매듭짓기가 김지윤 주임에게는 건널 수 없는 강이다. “리본이 안 묶어져요. 분명히 선생님이 하는 걸 보고 따라 했는데, 왜 저는 모양이 잘 안 나오는

● 가드닝 체험을 끝내고 서로 만든 화분을 둘러보고 있다. ●●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진지하게 실습 중인 흥국가족들.

거죠?” 김지윤 주임의 투정 어린 말투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된다. 출산을 앞둔 이들에게 10개월 동안의 임신 기간은 ‘직장 생활’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숨 고르기일 것이다. 전쟁 같은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어쩌면 두려울 수 있지만, 태아를 생각하면 그쯤은 아무것도 아닌 대한민국의 예비 엄마들. 사랑 가득한 화분을 들고 나서는 흥국가족의 뒷모습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아우라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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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신스를 택했다. 화기의 5분의 1정도 난석을 까는데 이는 물이 잘 빠지게끔 배수층을 형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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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돋우는 생생한 봄김치

봄처녀처럼 향긋한 봄김치 곰삭은 김장김치가 물릴 때 쯤 생생한 봄김치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의 기운을 북돋는 것은 어떨까. 봄이 되면 언 땅을 비집고 봄의 향기가 물씬한 채소들이 풍성하게 자라난다. 푸릇하게 돋아난 봄 채소들을 이용해 신선하고 아삭한 봄김치를 담글 수 있다. 봄 채소를 곁들인 김치는 입맛을 돋우고 삶의 활력을 되찾아준다. 봄의 향기가 입안에서 아삭하게 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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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초겨울 풍경이었다. 김장 김치는 겨우내 가족들의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맡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한국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김치는 봄여름가을겨울 구별 없이 계절 채소로 담가 먹는 사철 음식이다. 봄에는 향긋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가을에는 식욕을 돋우는 김치가 따로 있다. 봄에는 미나리, 갓, 얼갈이배추, 봄동으로 봄김치를 담그고, 여름에는 금세 먹을 수 있는 열무, 오이, 부추로, 가을에는 총각무, 가지, 굴과 무를 이용해 김치를 담근다. 그 중 봄에 먹는 김치는 유독 각별하다. 곰삭은 김장 김치에 물릴 무렵 신선한 봄김치를 먹으면 입맛이 금세 되살아난다. 봄 김치는 김장김치와 달리 발효를 끝까지 시키지 않고 생생한 맛 그대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무침이나 겉절이에 가까운 레시피가 많은 것은 재료 자체의 맛과 아삭한 봄의 식감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아삭하게 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인 돌나물은 물김치를 담가 먹는 게 제격이다. 겨울에 무로 담가 먹는 동치미는 보름을 고스란히 묵혀야 제 맛이 나오지만 돌나물 물김치는 반나절이면 뚝딱 제 맛을 낸다. 돌나물을 소금에 절이지 않고 흐르는 물에 씻어 특유의 식감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돌나물은 우유보다 2배나 칼슘이 많이 함유돼 있는 야채다. 소염, 살균, 해독 작용을 도와 환절기 기관지 트러블에 효과가 좋으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대체하는 성분도 들어 있어 갱년기 여성에게 안성맞춤이다. ‘하루나’라 불리는 유채 잎으로 유채김치를 무쳐 먹어도 좋다. 서양의 루꼴라와 비슷한 맛이 나면서 매운 맛이 전혀 없고 고소한 유채잎은 소금에 살짝 절여 김치 양념에 무쳐 먹으면 그 맛이 제일이다. 유채잎은 배추보다 12배 많은 비타민A가 함유되어 있고, 오이의 2배 많은 비타민C와 섬유소를 함유하고 있어 제철인 봄에 잔뜩 먹어두면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쌈이나 샐러드로 먹어도 좋고 국이나 나물로 먹어도 제격이다.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로 김치를 담가 먹는 것도 가능하다. 유채김치와 마찬가지로 가볍게 절여 김치 양념에 무치면 완성되는 초간단 김치다. 뿌리까지 먹는 채소이기 때문에 박박 잘 씻어야 흙내가 나지 않는다. 냉이는 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눈의 피로를 덜어 주고 시력을 보호해주며 장에 쌓인 나쁜 균을 해독해준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과 철분, 비타민A도 풍부해 춘곤증에 도움이 된다. 통통하게 살이 찐 가을배추와 달리 잎이 활짝 핀 채로 키워 여릴 때 글 이해림 프리랜서 에디터

추려 먹는 봄 배추인 봄동은 생으로 먹어도 부드럽고 달달한 맛이 난다.

사진 박정훈 박정훈작업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 효과가 좋으며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요리 및 스타일링 김상영, 강신혜

소금에 숨을 죽이지 않고 그대로 무쳐 먹으면 된다. 양념장에 가볍게

어시스턴트 조원희 noda+, 02-3444-9634, www.noda.co.kr

봄이 오면 시장 좌판에 풍성하게 깔리는 대표적인 봄 야채다. 수분이 많고

많이 함유되어 피로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봄동은 부드럽기 때문에

버무려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먹으면 밥상 위에서 봄이 만개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돌나물 물김치, 유채김치, 냉이김치, 봄동 겉절이 등 보기만 해도 생생함이 느껴지는 싱싱한 봄김치로 노곤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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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 몇 백 포기의 김치를 절여 옹기에 담고 땅에 묻는 것은


life plus

입 안 가득 퍼지는 아삭함

봄동겉절이 재료 | 봄동 140g, 대파 ½대, 양파 ½개 100g, 소금, 참기름 약간씩 양념장 | 고춧가루 1큰술, 멸치액젓 ½큰술, 배즙 4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생강 약간, 설탕 약간 ➊ 봄동은 누런 잎을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➋ 대파는 어슷썰고 양파는 채썬다. ➌ 볼에 양념장 재료들을 모두 넣고 장을 만든다. ➍ 볼에 봄동, 대파, 양파를 넣고 양념장에 버무린 뒤

모자라는 간은 소금을 더하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둘러 그릇에 담는다.

향긋한 봄내음

냉이김치 재료 | 냉이 180g, 쪽파 15g, 소금물 적당량 양념장 | 고춧가루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양파 간 것 1작은술, 매실액 1작은술, 멸치액젓 1작은술, 찹쌀풀 2큰술, 소금 약간 ➊ 냉이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뿌리 부분과 잎

사이에 묻어 있는 흙을 깨끗이 제거한 뒤 소금물에

살짝 절인다.

➋ 양념장 재료를 큰 볼에 넣어 한데 섞는다. ➌ 냉이는 흐르는 물에 두어 번 씻어 소금기를 뺀 다음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하고 쪽파는 3~4cm 길이로

적당히 썬다.

➍ 볼에 냉이, 쪽파, 양념장을 넣고 버무린 뒤 그릇에

담아낸다.

노란 유채의 단맛

유채 김치 재료 | 유채 200g, 풋마늘 1대 30g, 쪽파 2대 10g, 홍고추 ½개, 통깨 약간, 천일염 적당량 양념장 | 고춧가루 1큰술, 멸치액젓 1큰술, 새우젓 ½작은술, 찹쌀풀 2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생강 ½작은술

➊ 깨끗이 손질한 유채를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천일염을

넣어 살짝 절인다.

➋ 절인 유채는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➌ 풋마늘과 쪽파는 3~4cm 길이로 썰고 홍고추는

어슷썬다.

➍ 믹서에 양념장 재료를 모두 넣고 간다. ➎ 볼에 유채와 풋마늘, 쪽파, 홍고추를 넣어 고루 섞은

30

뒤 양념장을 넣어 버무리고 유채에 간이 베면 그릇에

옮겨 담고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31 vol.48 2013. 04

아삭하게 씹히는 맛

돌나물 물김치 재료 | 돌나물 120g, 양파 ½개 100g, 대파 1대, 청 홍고추 ½개씩, 소금 2큰술, 설탕 1½큰술, 다진마늘 ½큰술, 다진생강 약간, 밀가루 풀 1큰술 ➊ 돌나물은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체에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➋ 물 1컵에 밀가루 1큰술을 냄비에 넣어 약한불에

뭉근하게 끓인다.

➌ 대파와 청,홍고추는 어슷썰고 양파는 채썬다. ➍ 김치통에 풀 1큰술과 물 5컵을 넣은 후 고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색을 낸다.

➎ 어슷썬 대파, 채썬 양파, 청홍고추를 넣고 나머지

양념재료를 넣어 간을 한 뒤 돌나물을 넣어 실온에서

반나절 보관해서 먹는다.


smart 財tech

소시민의 재테크 비법, 푼돈 재테크

푼돈의 품격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소심하고 쩨쩨한 남자는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남자라면 자고로 배포 크게 돈을 쓸 줄 알아야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배웠다. 실제 경제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라는 이들은 소심함과 쩨쩨함의 상징인 ‘푼돈’에 매달리기보다 돈을 잘 쓸 줄 아는 ‘대인배’가 되라고 권한다. ‘가난한

푼돈은 돈의 가치를 잃은 돈이다. 별로 큰돈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그냥’ 쓰게 된다. 하지만 푼돈을 아득바득 모으면 큰돈이 되기도 한다. 푼돈 재테크의 시작은 기호식품 소비를 줄이는 것부터. 매일 점심 식사 후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 값만 줄여도 30년간 1억 원의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푼돈의 가치를 만만히 보면 안 되는 이유다.

사람은 푼돈을 모으고, 부자는 큰돈을 굴린다’는 말도 있다. 맞는 얘기다. 자고로 사람은 큰물에서 놀아야 큰 부자가 되는 법이다. 또 ‘돈이 돈을 번다’는 말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극히 소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모두가 부자답게 행동하고, 부자처럼 운이 좋으면, 모두 진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절대 그럴 리 없다. 부자는 사실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한 명의 부자가 있기 위해서는 500명의 가난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부자가 되지 못한 다수에게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큰 부자는

글 이순혁 <한겨레 신문> 경제부 기자 hyuk@hani.co.kr

아니어도 돈 때문에 고통 받지 않는, 즉 가난해지지는 않는 비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난을 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푼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부자도 아니면서 푼돈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푼돈을 아끼는 부자도 많은데, 푼돈을 낭비하는 가난뱅이가 더 많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난에서 멀어지기 위한 비법은 사실 푼돈을 모으는 데서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흥국화재 무배당 행복자 산만들기 보험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와 위험 보장을 동시에 만족시 켜주는 대표적 인 저축성 보 험 자녀 세대부터 실버 세대까지 가입할 수 있 는 다양한 상품군 으로 구성되어 4 4 있으며 4 4 4 4 4 4 4 4 상해, 질병, 생 활위험, 비용 4 4 손해 등을 폭 넓게 보장한다 자녀 학자금 . 등의 목적 자 금을 이자나 수수료 부담 중도인출할수 없이 있는 등 중도 인출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급 방식을 다양화 했다. 급격한 소득 상실로 인 해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경우, 일시 중 지 서비스를 통해 계약 유지가 가능하 다. 반면 여유 자금이 있을 4 44 때 보험료를 추가 납입할 수 있어 목돈 4 4 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 고액 보험료 납입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 고, 보험 계약을 10년 이상 유 지하면 이자 소 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까 지 제공하는 고객 중심의 맞춤형 저축보험이다 . 문의사항 | 16 88-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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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을 적용해보면 30년간 절약할 수 있는 돈은 무려 5117만 원, 50년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냥 ‘나가는’ 돈이 있다. 특별한 물건을 사거나

1억393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복권 당첨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게다가

음식을 사 먹은 것도 아닌데 날마다 부지불식간에 돈이 새어 나간다. 차비와 밥값,

담배를 끊으면 흡연으로 인한 각종 질병 발병 위험이 적어지는 무형의 이익까지

담뱃값, 커피 값, 군것질 비용 등이 그런 경우다. 이처럼 ‘평소 그냥 쓰는 돈’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푼돈’이라고 일컫는다. 여기서 ‘그냥’이란 부사에 의문부호를 다는 것으로 푼돈 재테크는 시작된다. ‘그냥’이었던 지출 항목을 ‘그냥’ 넘기지 말고 찬찬히

새어 나가는 수수료를 잡아라!

살펴보자.

푼돈 지출은 기호나 취향에 따른 것만이 아니다. 사회 시스템이 푼돈 지출을

첫손에 꼽아볼 만한 것은 어느새 직장인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린 ‘식후

강제하기도 한다. 금융기관의 각종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지방은행을 제외한 10개

커피 한 잔’이다. 몇 년 전부터 (특히 젊은!) 직장인 상당수가 식사 뒤 으레 커피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기업·산업·하나·외환·농협·SC제일·씨티)의 지난해

전문점에 들러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온다. 또 컵에 ‘별(star)다방’

수수료 수입은 6조 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녁이나 밤 시간, 사람들은

또는 ‘콩(Bean)다방’ 마크 정도는 찍혀 있어야 간지가 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면서 ‘수수료 1000원가량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는데

커피 값이 결코 싸지 않다는 점이다. 별다방과 콩다방 아메리카노는 한 잔에

은행은 이를 통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실제 은행 수수료 수익률(수익에서

4000원 가까이 한다.

제반 비용을 뺀 금액의 비율)은 68% 수준으로 이자 수익률(50%)보다 높다. 그러니

좀 묵은 이야기지만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005년 시애틀대학에서 벌어진 ‘스타벅스 커피 안 마시기 운동’ 소식을 실었다. 운동을 이끈 이는 시애틀대학 취업담당자 에리카 림. 그는 학생들 상당수가 학자금 융자를 받았으면서도 커피

힘없는 소비자들은 인터넷뱅킹을 주로 이용하고 영업시간 외 현금인출기 사용을 자제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상책이다. 신용카드 사용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직장인들은 대개 연말정산을 의식해

값 지출에 무신경한 점을 꼬집었다. 또 일주일에 다섯 번씩 3달러(약 3300원)짜리

신용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연봉 3500만 원 월급쟁이가 한해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시는 대신 집이나 사무실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면,

신용카드로 875만 원을 쓰면 소득공제는 한 푼도 못 받는다. 연봉의 25% 이상을

30년 동안 5만 5000달러(약 600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용해야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신용카드 회사는 20만 원(수수료율

3000~4000원 수준인 중저가 브랜드 커피를 즐기는 이들에게 그대로 적용할

2.5% 적용)의 수수료를 번다. 한 해 사용액이 1500만 원일 경우에는 소득공제

수 있는 이야기다. 또 5000원 수준의 별다방, 콩다방 특별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금액이 125만 원((1500만 원-875만 원)×20%)이고 6만 원가량의 세금

30년 동안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1억 원 수준이라는 계산도 가능하다.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신용카드 회사는 35만 원가량을 번다. 카드를 열심히

커피와 함께 양대 기호식품으로 언급되는 담배는 또 어떤가. 2500원짜리

그을수록 카드 회사만 더 좋아지는 시스템이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소득공제율이

담배를 하루 한 갑씩 피우는 사람이 담배를 끊으면 1주일에 1만7500원,

20%에서 15%로 낮아질 예정이다. 특별하게 혜택이 많은 카드를 발급받은 데다

한 달 7만5000원, 1년 9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절약할 수 있는 돈은 10년에

꼼꼼한 성격이라 각종 카드 혜택을 두루 찾아 먹는 사람이라면 신용카드를 적극

900만 원, 30년이면 2700만 원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 산술의 결과이고 연 4%

이용하는 게 득이 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앱테크(앱을 통한 재테크)’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앱테크에 도전하라

앱테크에 도전한다면 다양한 멤버십(포인트) 카드를 통합 관리해주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기본으로 이용해야 한다. T멤버십, SPC 해피포인트, CJ ONE, 롯데멤버스, OK캐쉬백,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교보문고 등의 다양한 멤버십 카드를 보관하고 포인트 적립과 사용을 도와주는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이 대표적이다. KT와 LG U+도 각각 ‘모카’와 ‘U+스마트월렛’이라는 이름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잠금 해제를 할 때마다 최소 5원씩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캐시슬라이드’, 광고·쇼핑·포인트를 통합 관리해주는 ‘스윗포인트’, 머니벌기(충전소) 광고를 클릭해 수시로 캐시를 적립할 수 있는 ‘티끌 모아 문화상품권’, 광고를 보고 현금을 적립받아 메가박스, GS25, 훼미리마트,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앤제리너스 등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 무료! 햄버거 무료!’ 등 일반 재테크 앱도 여럿이다. 진료비 중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 결제금액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메디라떼’ 등 특화형 앱도 푼둔을 아끼는 데 요긴하다.

vol.48 2013. 04

시작은 커피 값, 담뱃값 절약부터


health guide

알코올 의존증

술술 잘 넘어가는 술 때문이야

“김 대리! 오늘 비도 오는데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할까?” 박 과장은 오늘도 어떻게든 술 자리 건수를 만들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평소 사람 좋아하는 걸로 유명한 박 과장은 술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며 찐하게 술 한잔 마시는 게 삶의 유일한 낙이다. 문제는 이런 박 과장의 술자리가 일주일 3~4번 된다는 것. 가끔 술을 마시다 기분이라도 ‘업’되는 날엔 술자리가 2~3차까지 길어지는 게 보통이다. 문제는 그렇게 한 잔 두 잔씩 마시던 술이 점차 양과 횟수가 늘더니

일이 힘들어서 한 잔, 회식이 있어서 한 잔. 이렇게 한두 잔씩 술을

술을 입에 대면 절제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다 필름이 끊기는

마시다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술이 습관화되어 알코올 중독으로

일 또한 부지기수다.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40대 중년 남자의 단순한 술 습관일

이어질 수 있다. 회식 문화가 발달한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자신도

뿐이라고? 습관이 사람 잡을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는 일’로 치부해버리는

모르는 사이 심각하게 빠져들고 있는 알코올 중독증의 증상 및

안일하고 관대한 태도 때문에 알코올 남용 환자가 늘고 있다.

치료법을 알아본다. 음주자 10명 중 8명, 알코올 사용 장애 추정

당신이 만약 애주가라고 자부한다면 알코올 중독증을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하다. 글 김지연 프리랜서 에디터

국내 알코올 중독자는 숫자로 따져도 어마어마한 수치다. 중독전문가 단체인

도움 다사랑중앙병원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한국의 알코올 중독률(18세 이상 성인 중

중독포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추정되는 국내 알코올 중독자 수는 155만 명이다.

알코올 의존, 남용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6.76%로 세계 평균 3.6%의 1.8배에 달한다. 또 최근 서울시가 블루터치 홈페이지(www.blutouch.net)를 통해 제공한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 자가 검사도구(AUDIT-K)의 테스트 분석 결과, 음주자(술을 일상적으로 즐긴다고 밝힌 사람) 10명 중 8명 이상이 알코올 사용 장애 추정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알코올 위험군은 38.3%, 알코올 의존군은 46.2%를 차지했고, 여성의 경우 위험군은 8%에 불과했으나 의존군은 무려 78%에 달했다. 알코올 중독증이 위험한 것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를 중단하면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진다. 그래서 병증도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알코올 중독 단계별 증상

알코올 중독 초기 환자들은 2~3일 술을 마시고 몸이 회복되면 다시 술을 마신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가까스로 유지하지만 술 마실 때 술을 자제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블랙 아웃’ 현상이 자주 반복된다.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술 마시는 것에 대해 잔소리하는 걸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슷하게 술을 즐기는 술친구만 자주 만난다. 초기 환자들은 스스로 알코올 중독임을 인정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의욕만 앞섰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주를 결심했다가 자꾸 실패하게 되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변한다. 그러고는 술 때문에 괴로웠던 심정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다시 술에 탐닉하는 일상을 보낸다. 이런 경우,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 중독 중기 증상으로 넘어가기 쉽다. 술기운이 떨어지면 손이 떨리거나 식은땀이 나고 짜증,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연스럽게 건강관리에도 소홀해져 식사를 거르고 술을 마시는 일이 많아진다. 불균형적인 영향섭취 때문에 위장장애, 고혈압 등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한다. 더 나아가 신체뿐 아니라 심리적인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져 술을 마시지 못하거나 주변에서 술을 못 마시게 하는 것에 대비해 술을 숨겨두기도 한다. 34


35 vol.48 2013. 04 한국형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

혹시 나도 알코올 중독일까? 알코올 중독 말기가 되면 술을 조금만 마셔도 취하고 술이 취한 상태에서도 계속 술을 찾게 된다. 또 술에 취해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술을 마시는 행동이 반복된다. 술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심해져 술을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온다. 헛것이 보이고 들리는 환시와 환청을 경험하게 된다.

□ ➊ 자기연민을 술로 해결하려 한다. □ ➋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직장생활뿐 아니라 일생생활도 유지하기 어렵다. 당연히 건강상 문제가 심각해져 간 기능 장애, 당뇨병, 말초신경염 등이 나타나며 운동기능도 둔화된다.

□ ➌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마신다. □ ➍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

알코올 중독, 치료법은

알코올 중독 증세가 단계별로 다른 것처럼 치료법 또한 단계별로 다르다. 알코올 중독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상담센터나 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개인의 의지로 금주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도움말에 따르면 “금주

□ ➎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참을 수가 없다. □ ➏ 최근 6개월간 두 번 이상 취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결심을 주변 사람에게 단호하게 알리고, 자신이 술 마시는 것을 적극적으로 감시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들라”고 한다. 더불어 술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마련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을

□ ➐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술이 해롭지 않다고 여긴다. □ ➑ 술로 인해 업무에 상당한 손실이 있다.

마시게 되는 상황과 장소를 적어놓고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꺼내서 금주 결심을 재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두 번째, 만약 혼자서 하는 금주가 버겁다면

□ ➒ 술로 인해 배우자(보호자)가 나를 떠났거나 떠난다고 위협한다.

주변에 술 문제를 상담하고 의지할 만한 곳을 만드는 것도 좋다. 대표적인 모임은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A.A.www.aakorea.co.kr)’이다. 이곳을 찾아가면 술로 고통 받았던 과거와 단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했던 노력 등 서로의 사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금주 결심을 굳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모임 가입과 활동에 특별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술로 망가진 자신을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된다. 그 외에 알코올 치료 전문상담센터에서도

□ ➓ 술이 깨면 진땀, 손떨림, 불안이나 좌절 혹은 불면을 경험한 적이 있다. □

술이 깨면 공포, 몸떨림, 환시, 환청을 경험한 적이 있다.

술로 인해 생긴 문제(골절, 창상)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중독자들을 위한 다양한 도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분야별 정책 ‘건강’ 게시판에서 지역별 센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각 지역별 알코올 상담센터에서는 문제 음주자, 알코올 의존자, 의존자 가족 등을 위한 알코올 문제 관련 다양한 치료 방법을 제공한다. 상담센터의 도움만으로 금주하기 어렵다면 알코올클리닉이 있는 병원을 찾아가보는 것이 마지막 순서다. 알코올클리닉에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병행된다. 약물치료는 알코올 대사를 억제해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과음한 것 같은 효과를 내는 약물을 써서 치료를 돕는다. 인지행동치료는 술 마시고 싶은 충동에 대한 대처, 분노·우울·불안 감정 조절 등에 대한 대처법 훈련 등이 포함된다. 음주자의 상태에 따라 외래치료도 받을 수 있고 입원 치료도 가능하다.

해당 문항 당 1점씩 계산. 총점에 따라 아래와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 3점 이상 | 알코올 의존 가능성이 높다. ・ 4점 이상 | 알코올 의존으로 치료가 필요하다. ・ 10번이나 11번 문항에 해당하는 경우는 점수에 상관없이 알코올 중독으로 진단. 치료가 필요하다. 출처 | 한국국립정신병원


Must 8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작가 요시다 슈이 치 출판사 은행나무

여행에 관한 좋은 글은 때로 직접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일본 최고의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요시다 슈이치는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섬세하고 감성적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는 기내지에 연재했던 단편과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여행지에서 발견한 평범한 카페에 한없는 애정을 느끼고, 난생처음 외국에 나온 여성의 뒤를 쫓는 충동에 빠지기도 한다. 심플한 글에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는 여행의 흥분을 또 다른 질감으로 보여준다.

글 김봉석 <한겨레신문> 기자, 영화주간지 <씨네21> 기자 등을 거쳐 현재 대중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글 임지희 출판 전문지 <스쿱>, 컬처 매거진 <브뤼트> 기자를 거쳐 현재 공연 및 대중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각양각색의 문화 아이템들. 이 중 어떤 것을 즐겨야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영화와 음악, 책, 공연계를 주름잡는 감식안 높은 문화 사냥꾼이 4월에 꼭 챙겨봐야 할 문화 아이템을 선정했다. 우디 앨런이 이탈리아 로마를 무대로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책

영화

목소리로 돌아온 들국화의 새로운 콘서트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

뷰티풀 크리처스

소식까지, 이달에 꼭 즐겨야 할 문화상품을

작가 스투디오트레

감독 리처드 라그라브네스

소개한다.

출판사 안그라픽스

출연 앨리스 앤글레르트, 제레미 아이언스

신문과 잡지는 물론이고 책 표지, 상품 포장, 상점

마녀라는 존재는 이중적이다. 중세시대에는

간판의 글꼴과 로고, 포스터, 음반 재킷, 영화 타이틀

사람들을 현혹시킨다며 사회에서 격리, 화형

등 우리는 날마다 그래픽 디자인의 홍수 속에 살고

당했지만 한편으로 여성들은 남자들을 마음껏

있다. 하지만 막상 그래픽 디자인이 무엇인지

부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마녀를 동경하기도 했다.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남자들은 똑똑하고 강인한

만화로 그려진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는 그래픽

여성을 의도적으로 마녀로 내몰았다. 이처럼 특별한

디자인을 만든 인물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길고

매력을 지닌 마녀가 여성 취향의 로맨스 판타지

흥미로운 역사를 보여준다. 최초로 CI와 글꼴을 만든

영화에 안 나올 리 없다. <뷰티풀 크리처스>는 마녀가

사람은 누구이고, 아르누보와 바우하우스 등 시대별

될 운명을 타고난 소녀의 이야기다. 리나는 16세가

그래픽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래픽 디자인에

되면 선과 악 중 하나를 선택해 마녀가 되어야 한다.

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그래픽 디자인의 세계를

강력한 리나의 힘을 원하는 능력자들이 그녀의 곁에

한눈에 훑을 수 있다.

몰려들고 빛과 어둠의 대결이 펼쳐진다. 4월 18일 개봉

펼쳐내는 영화 <로마 위드 러브>부터 청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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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전시

로마 위드 러브

장고 : 분노의 추적자 OST

미장센 - 연출된 장면들

감독 우디 앨런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일시 3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출연 알렉 볼드윈, 앨런 페이지

영화 크레디트에서 특정 감독의 이름을 발견하면

장소 리움미술관

비행 공포증 때문에 한때 미국 바깥으로 나가지도

그 이름에 걸맞은 기대감이 생긴다. 가령 왕가위

미장센은 연극의 장면 연출 혹은 영화에서 한

못했던 우디 앨런이 요즘에는 바르셀로나, 베니스,

감독이라면 강박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영화음악을,

화면에 보이는 시각적인 구성요소를 뜻하는

파리 등 해외 명소를 무대로 ‘아름다운’ 영화들을 계속

박찬욱 감독이라면 기괴하고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단어다. 작가는 대사나 편집 없이 이루어진

만들고 있다. 이번 영화의 무대는 이탈리아 로마다.

터져 나오는 그만의 유머감각을 기대하게 된다.

‘미장센’이라는 하나의 장면 속에 다양한 의미를

유럽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년 건축가가 자신의 젊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어김없이

담는다. 인물의 몸짓과 눈빛 등은 그 자체로 앞으로

시절을 빼닮은 청년을 만나고, 신혼여행 중이던

쉴 틈 없는 수다와 유쾌하고 멋진 음악을 떠올린다.

펼쳐질 서사를 내포하고 있다.

한 남자는 콜걸을 만나 자신의 본능을 재발견한다.

역시나 <장고 : 분노의 추적자>의 영화 음악은

이번 전시는 미장센을 적극 활용하는 작가들의

코미디 영화의 거장으로 유명한 우디 앨런이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개인 소장한 LP에서 음원을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장면 연출의 의미를

최근에는 사랑과 인생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추출한 멋진 ‘빈티지’ 앨범이다. 엔리오 모리코네,

살펴보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로마 위드 러브>는 스캔들과 꿈, 명성을 주제로

제임스 브라운, 존 레전드 등 반가운 뮤지션의 이름이

특정 소설이나 그림, 사진과 영화 원작을 알지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그려낸 영화다.

가득하다. 세계 12개국에서 아이튠즈 앨범 차트

못해도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4월 18일개봉

1위를 기록했다.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2014-6901

축제

콘서트

페스티벌 : 봄

들국화 2013 다시, 행진

일시 3월 22일부터 4월 18일까지

일시 4월 4일부터 14일까지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등

장소 인터파크아트센터 아트홀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페스티벌 : 봄’은

들국화의 리더 전인권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공연예술과 시각예술을 아우르는

절망의 시대를 버티게 했던 그 노래들을 우리는

국제다원예술축제다.

영원히 다시 듣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월부터 4월까지 약 한 달간 국내외 혁신적인

무려 14년 만인 지난해, 전인권이 추락의 끝에서

예술작품들을 다층적으로 소개한다. 이 축제는

부활했다. 술과 마약에 찌들었던 과오를 씻고

특히 아시아 지역의 신진 아티스트 발굴에 큰

청춘의 얼굴로 복귀한 전인권. 새롭게 무대에 오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전인권의 들국화는 다시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설치미술, 영상, 연극, 퍼포먼스, 모던댄스 등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걱정말아요 그대’라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며, 작가와의 대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행진’

자리를 따로 마련해 새로운 아티스트에 대한

하자고 외친다. 들국화와 함께 뜨거운 한 시절을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보낸 과거의 청춘에게도 메시지를 잊지 않는다.

문의 02-730-9617 festivalbom.org

청춘과 청춘이 함께 걸어가자고. 문의 334-7191

vol.48 2013. 04

영화


news

우리 회사 소식 및 태광그룹 계열사 소식

NEWS

태광산업

울산공장과 본사에서 실전 방불케 하는 위기대응훈련 실시 태광산업은 지난 3월 21일 공장 사고 등 각종 위기상황 발생 시 차분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울산, 여수, 구미 등에서 각종 공장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안전의식을 보다 강화하고, 더욱 효과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취지다. 태광산업은 위기대응훈련과 같은 사후적 조치와 함께 사전 예방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선 안전 서약식(연 1회), 작업위험성 평가(연 13회), 자체 감사(연 2회), 안전 순찰(수시), 안전 교육(수시) 등과 같은 정기적인 자체 예방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자체 점검과 동시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공장 안전에 대한 점검도 받는 등 사내외적으로 빈틈 없는 안전 점검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협력업체와 함께 안전 교육을 받고, 회의를 하고, 순찰을 도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로부터 공장 안전에 대해 평가를 받는 시간도 정기적으로 갖는 등 다양한 예방 대책을 실천할 계획이다.

흥국금융그룹

티브로드

흥국화재, 고객 서비스 향상 위한 차세대 시스템 ‘유프라이드(U-Pride)’ 성공리에 오픈

단말기 도입 통한 알뜰폰(MVNO) 서비스 본격 착수

흥국화재는 차세대

국내 최대 케이블TV 방송사

시스템 ‘유프라이드(U-

티브로드는 기존 음성통화 중심의

Pride)’를

서비스와 USIM요금제로 제공하던

성공리에 오픈했다.

알뜰폰(MVNO) 서비스를 확대해

‘유프라이드(U-

단말기 도입과 이에 맞는 요금제

Pride)’는 지난 2011년

상품을 내놓은 등 본격적으로

3월에 시작해 2년여에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걸친 대형 IT 프로젝트로

38

밝혔다. 자급제 단말기인 ZTE Z스마트폰과 전용 요금제 2종을 선보일 예정이며

전체적인 업무 환경과 시스템 개선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위한 양질의

보급형 중저가의 단말기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요금제로 차별성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유프라이드(U-Pride)’는 웹 기반

두었다. 사용자가 직접 자신에게 맞는 음성통화, 데이터 사용 요금제를 추가적으로

설계로 언제, 어디서나 고객 관리가 가능한 운영 환경의 변화, 철저한 보안과 고객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해보려는 이용자나 통화량이 많지

정보 보호 정책 반영, 계약 설계 및 실적 관리 등 영업 환경 개선 등의 주요 과제를

않은 이용자 및 학생 등에게 특히 적합하다. 티브로드는 이번 ZTE Z폰을 시작으로

실현했다. 특히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맞춤 상품 제공 및 신속한 보상 접수와

차별화된 단말기와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알뜰폰 서비스

고객 불만 처리가 가능하도록 통합고객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즉, 고객 지원

이용의 기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오는 5월부터는 고령층을 고려한 5인치급의

기능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히 수행하고 더 나아가 ‘딴딴한 보험회사’로 성장하기

고사양 스마트폰도 출시할 예정이며, 주로 음성통화만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위한 필수 요소인 IT인프라를 확실히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처폰도 함께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39 vol.48 2013. 04

티캐스트

시청자 사연을 재연해드립니다 <모큐멘터리 ‘진짜 사랑’> 첫방송 예능과드라마봇물속‘모큐멘터리’라는새로운장르로 안방극장을촉촉히적셔줄사랑이야기가시청자를찾아간다. 티캐스트계열의르포채널CH view(채널뷰)는매주수요일밤 11시시청자의사연을다큐멘터리형식으로재연한모큐멘터리 ‘진짜사랑’을방송한다.‘모큐멘터리(Mockumentary)’란 ‘조롱하다’라는뜻의'모크(mock)’와현실그대로를담아내는 ‘다큐멘터리(documentary)’의 합성어로 ‘허구적인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다큐멘터리 형식의 한 장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다. 모큐멘터리 ‘진짜 사랑’은 CH view 슬로건인 ‘진짜 이야기’에 걸맞게 허구의 내용을 담지 않고 매회 실제 시청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한다. 본방에앞서두차례방송된파일럿‘진짜사랑’의반응은 뜨거웠다.사랑도이기적이돼버린현실속에서사랑의가치를 묵묵히지켜나가는우리주변의소중한사연들이시청자의 공감을얼마나얻어낼지기대를모으고있다.

애타게 기다린 봄 그리고 빵 하나

editor's story

봄 입니다. 올 듯 말 듯 올 봄은 유난히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애타게 했습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라치면 어느새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던 것이 수 차례였습니다. 이제는 묵은 겨울 옷을 정리하고 가볍고 산뜻한 봄 옷 채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흥미진> 4월호에는 우리들의 작은 정성을 애타게 기다리는 노숙자 여러분들을 위한 빵 만들기 봉사활동을 담았습니다. 간식거리로 주변에서 흔히 사먹을 수 있는 빵 하나가 그 분들에게는 한뎃잠을 자기 전 마지막 끼니가 된다는 것을 직접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봄이 우리에게 왠지 모를 설렘을 가져다 주듯 단팥빵 하나가 그분들에게 뱃속 가득한 따뜻함과 주변사람들의 관심어린 온기를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따뜻한 마음으로 꽃이 피고 지는 찰나의 봄날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흥국금융가족 사보 편집부


cartoon

흥국금융가족의 행복살이

글 편집부

카툰 김세중 kimnuel@kimnu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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