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든 후에
김수지
목차
죽음이란?
6
웰다잉
12
세계여러나라의 장례문화
18
사후세계
48
기독교의 사후세계
56
불교의 사후세계
62
신화 속 사후세계
66
인터뷰
86
서거 별세
사망
죽다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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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활동이 정지되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생물의 상태로서 생의 종말을 말한다. 고등동물에 한정하면 그 개체를 구성하는 전 조직 세포의 생활기능 정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죽음의 종말은 심장 고동과 호흡운동의 정지이다. 이 두 가지가 영원히 정지되면 이에 따라 개체의 전조직, 세포의 죽음이 온다. 반대로 말하면 이 두 가지 기능은 인간이 살아 있다는 가장 큰 상징이다. 이것이 완전히 정지되고, 그 후에는 그 어떤 소생수단을 써도 다시 회생시킬 수 없을 때 그 죽음은 확인되고 주위에서도 그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취해온 죽음을 확정하는 절차이다. 하지만 과연 죽음을 ‘이렇다’ 정의할 수 있을까? 종교와 철학, 그리고 모든 문명의 시발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지식이 극대화되고 분초를 다투어 정보가 쏟아지는 오늘날에 와서도 이 문제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결말을 짓지 못하고 있다. 대개의 학자는 죽음이란 “한 생명체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어 원형대로 회복될 수 없는 상태”라는 데에 동의하지만, 단서를 붙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삶이란 무엇인가를 규명하지 않고는 죽음에 대한 완전한 해답은 있을 수 없다”, “죽음의 세계란 인간의 경험 영역, 지각 영역을 넘어서는 차원의 문제에 속하기 때문에 그 본체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라고도 한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해석에 특히 자기식의 독단을 많이 개입시킨다. 각자 자신의 안경을 통해 죽음을 보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이 그만큼 인생에서 중대 문제이고,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또 그것으로부터 모든 것이 종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장사(葬事)를 지내는 예식. ‘장례예식’, ‘장례예배’라고도 한다. 영원히 이별한다는 뜻의 ‘영결식’(永訣式)이나 작별을 고한다는 ‘고별식’(告別式)보다는 ‘장례식’이라고 함이 좋다.
이후 시간이 흘러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면서 비로소 현대적인 의미의 장례라 할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여겨진다. 이들은 동굴 밖 따로 지정한 곳에 망자의 시신을 묻고, 망자가 생전에 즐겨 사용하던 석기 도구류, 망자가 생전에 즐겨 착용하던 장신구 종류를 시신과 함께 묻어 주었다고. 즉 망자의 소유물이나 재산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을 죽어서까지 사용하라고 함께 넣어 준 것일 가능성이 있다. 사후세계에 대한 원시적인 믿음인 셈이다. 오늘날의 장례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통틀어 일컫는다. 가족 또는 병원에서 주관하는 ‘임종’과 ‘수시’(시신의 얼굴이나 팔다리 등을 바로잡는 일)가 있고, 교회가 주관하는 ‘위로 예배’, ‘입관 예배’, ‘발인 예배’(좁은 의미에서 이를 ‘장례식’으로 일컫기도 한다.)와
‘하관 예배’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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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을 안치하는 방법으로는
① 시신을 훼손하지
않은 채 땅에 묻는 ‘매장’(埋葬), [명사] 시체나 유골 따위를 땅속에 묻음.
② 시신을 완전히 소각하는 ‘화장’(火葬), ③ 화장한 [명사] 시체를 불에 살라 장사 지냄.
뼈가루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자연장(수목장)’ 등이 있다. [명사] 유골을 나무 밑에 묻어 자연에 회귀하게 하는 장묘 방법
죽음 이후의 세계. 존재 여부를 확신할 수 없으며 종교, 믿음 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승려가 입적(사망)하면 다비라 하여 반드시 화장에 의한 장례를 치르며,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화장을 했다고 한다. 불교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도 신라 때 화장법이 전해 내려오다가 조선 시대에 들어와 유교사상이 성행하며 고인의 시신을 욕되게 한다고 하여 화장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고인의 이승에 대한 흔적을 없앤다는 것을 야박한 일이라 여겨 조상의 내력과 세도를 과시하고자 호화로운 큰 분묘를 쓰기도 했다. 고인의 시신을 훼손하지 않고 명당에 잘 모셔야만 후손이 복을 받게 된다는 풍수지리설의 영향도 있었다. 이후로도 20세기까지만 해도 매장이 대세였지만 좁은 국토와 세계적으로 꼽히는 과밀한 인구밀도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가 더 주목받았으며, 거기에 국가적 계도와 국민들의 유교적 관념의 약화로 인해 21세기에는 급격히 화장의 비율이 늘어나 매장은 2순위로 밀려났다. 매장과 화장 중에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상황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례식의 경우 보통 3일을 많이 하는데, 매장의 영향이 컸다. 의학적 미발달로 인해 묻지 말아야 할 사람, 즉 숨이 붙어있는 사람을 묻는다거나, 유교적 풍습 때문에 3일장을 많이 치렀지만, 화장을 하게 된 지금도 3일장을 유지하고 있다. 3일이란 시간은 남은 가족 입장에서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은 현대 법률에서 <사망한 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매장이나 화장을 할 수 없다>라는 맥락과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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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례식장 가기 전 사망진단서 발급 요청(7통) 2. 사 용처: 동사무소(사망 신고), 장례식장 이용. 3. 매 장·화장·봉안 시, 보험회사 청구용, 국민 건강 보험 장제비 청구, 상주 보관용 등 필요 4. 사고사의 경우 시체검안서, 검사지휘서 필요 5. 장 례식장 가능 여부 확인, 장례식장 운구 6. 안 치실 배정(유가족 동행, 호실 확인)-수시 및 부고 7. 이 용 안내 및 상담: 빈소 결정(조문객 수 고려 후 결정), 임대차계약서 작성 입관 시간 결정 → 입관 전 장의용품(관·수의·부속품 등) 준비 → 입관 전 사망진단서(시체검안서) 준비 → 염습 → 입관제(종교별) → 입관 → 의식 후 상복으로 갈아입고 완장 착용(상주 표시) → 장묘시설 이용시 필요한 서류 준비 → 장례식장 이용료 및 장의용품비 발인 전 정산 1. 장지에서 사용할 물품 준비 및 장의차량 배차 시간, 장의차량(선도차 리본 등) 확인 → 운구조 편성(6-8명) → 전화이용료 수납(발인 1시간 전) → 발인제 및 위령제 준비 → 시신 안수 → 발인제(종교별) 2. 화장장 또는 매장지로 출발
행복한 죽음 잊혀질 권리
품위있는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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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돈이 아주 많은 부자든,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이든, 다른 사람들에게 늘 베푸는 사람이든, 범죄를 저지르든 범죄자든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공평할 수밖에 없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삶과 죽음의 분기점에서, 의식 없는 당사자가 직접 선택할 겨를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정신이 있을 때 죽음의 선택권을 선언해두는 것도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웰다잉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삶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길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을 뜻깊게 보낼 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고령화에 따른 각종 질병의 증가, 가족 해체와 1인 가구의 확산으로 급증하고 있는 고독사 등이 웰 다잉 트렌드를 이끄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죽음학회는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9년 2월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은 평소 존엄사를 긍정적으로 인정해왔으며,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한 2008년, 생명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의 과정을 받아들임으로써 아름답고 존엄한 죽음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
맞이하는 죽음을 위한 ‘웰 다잉 10계명’ 첫째, 버킷 리스트 작성하기 둘째, 건강 체크하기 셋째, 법적 효력 있는 유언장 작성하기 넷째, 고독사 예방하기 다섯째, 장례 계획 세우기 여섯째, 자성의 시간 갖기 일곱째, 마음의 빚 청산하기 여덟째, 자원 봉사하기 아홉째, 추억 물품 보관하기 열째, 사전의료의향서 작성하기
2013년3월 6일 SBS CNBC의 <집중분석 takE>에 나온 내용이다. 이 밖에 웰 다잉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묘비명을 지어보고, 삶을 정리하는 기록을 남기고, 죽음의 공간인 ‘관’에 실제로 들어가 보는 식으로 죽음을 체험해본다. 이제 우리는 잘 죽어보고자 노래하는 시점이 왔다. 모리교수는 “잘 죽는 방법을 알게 되면 잘 사는 방법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정말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를 알아보려면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웰다잉(Well Dying)은 웰리빙(Well Living)을 위함이다.”웰다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사전의료의향서란, 글자가 뜻하는 그대로 내가 죽음이 임박하였을 때, 어떤 치료는 하고 어떤 치료는 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미리 밝혀 놓는 서류를 뜻한다. 내 생에 마지막 권리라고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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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전의료의향서를 쓰는 나의 정신상태는 지극히 건전한 상태이며, 자율적 의사 표시가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여기에 나의 자의적 소망으로 맑은 정신 하에, 후에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어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나의 자의적인 의사 표시가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하여 나를 치료하는 담당 의사와 가족들에게 다음과 같은 의료의향서를 남기니 본인의 소망대로 실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의식이 없거나 죽음에 임박하더라도 임종지연의 1. 내가 인위적 연명 행위(산소호흡기 등)를 거부함. 2. 특히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있더라도 시행하지 말 것. 3. 그 외 혈액투석·심장 충격·수혈·산소주입 등 치료술도 시행하지 말 것. 4. 임종 시기가 급속히 닥쳐오더라도 고통 완화조치, 치료중단 및 적극적 안락사는 수락함. 5. 안락사 후, 장례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한 후 화장을 요청함. 납골당이 아닌 자연에 묻히기를 소망함.
이상 위 내용이 나의 자율적 선택과 요청에 따른 내용이기에 누구에 의해서도 변형되지 않기를 원하며 이 선언이 법적인 효력을 유지하고 담당 의료진의 법적 면제와 보호 조건을 구비하는데 도움 되기를 원합니다.
수많은 유명인들도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묘비명을 직접 짓고 떠났다고 한다. “괜히 왔다 간다.” 중광스님 “쉿, 깰라.” 최광기 “불려갔음.” 에밀리 디킨슨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갔노라.” 라퐁텐 “오래 버티면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버나드 쇼
장례는 죽은 사람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과 절차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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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지낼 장(葬)자 는 잡풀 우거질 망(茻)자와 죽을 사 (死)를 합한 글자다. 망(茻)은 풀[屮]이 우거진 모양이고, 사(死)는 앙상한 뼈 알(歹)에 사람 인(人)자를 합쳐 죽는다는 뜻이 된다. 즉, 장(葬)은 원래 죽은 이를 풀밭에 버 린 모양이다.
흔히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사망자에 대한 태도를 언급하면서 다루기도 한다. 동물도 지능이 있기 때문에 죽음을 인식하긴 하지만, 의례로서의 장례를 치르는 건 인간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끼리의 경우, 건기에 새끼가 견디지 못하고 죽으면 뼈 냄새를 맡고 모여서 애도한다. 죽은 동료의 시신 앞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지 않은 동물들의 특성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네안데르탈인이 최초의 매장풍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였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왜 이처럼 매장이라는 새로운 행위를 했느냐에 대해서는 몇몇 의견이 제시된 상태이다. 특히 망자의 시신은 썩은 고기를 먹는 육식동물들을 네안데르탈인의 거주지로 유인하는 미끼 역할을 했기에, 이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시신을 땅속에 묻는 행위가 나타났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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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전부터 망자의 시신을 하늘나라로 올려 보내는 천장이 행해져 왔다. 천장은 시신을 독수의 먹이 로 준다고 해서 조장 (鳥葬)이라고도 한 다. 티벳은 지리적으 로 나무가 드물고 토 양이 너무 단단해 땅 을 파기 힘들어 이러 한 풍습이 나타났다.
천장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티베트 불교의 장례풍습이다. 불교에서는 신체는 현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의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몸을 떠나므로 육체는 더이상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티베트에서 독수리는 신성시되는 동물로 육식을 하는 신(Dakinis)의 현현이라고 믿어진다. 윤회 사상을 믿는 티베트인은 사후에 시신을 신성한 독수리에게 보시하는 것이 독수리를 통해 죽은 육신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승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육신을 독수리의 먹이로 주는 것은 살았던 세상에 베푸는 마지막 자비보시이고 윤회의 고리를 이어주는 행위가 된다. 흔히들 티벳 여행에서 천장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그만큼 충격적인 장면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천장은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행해진다. 사람이 죽으면 승려들이 장례일자를 정해준다. 그때 시신을 상여 대신에 큰 자루에 넣어 죽은자의 친구나 가족이 작은 운구용 수레를 이용하여 장지로 이동한다. 장지에 도착 후 묶었던 두 팔과 다리를 풀어주고 승려는 오늘 승천하는 망자의 신상을 고하고 편안한 안식처에 들게 해달라는 염불을 비롯한 천장 장례 의식을 약 2시간여 이상 진행한다. 장례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독수리 떼들이 금세 주위를 둘러싼다. 일정한 의식이 끝나면 천장사는 시신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빼낸 다음 칼이나 망치 등 도구를 이용하여 시체를 잘게 자르고 토막을 낸다. 바로 하늘의 장의사라 불리우는 독수리들에게 먹이로 주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일은 가족이 아니라 ‘돔덴’이라는 사람이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마친 다음 주위에 기다리는 독수리들에게 길을 내주면 기다리고 있던 독수리들이 몰려와 시신을 먹기 시작한다. 천장사들이 부수고 독수리들이 다시 뜯어 먹고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뼈만 남게 된다. 이 뼈 역시 다시 망치로 부수며 가루로 만들어 보릿가루인 ‘짬파’와 버무려서 라마의 주도하에 다시 독수리들에게 던져주거나 사원 법당에 모시기도 한다. 티벳 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은 하늘에 계시며, 죽어서 다시 하늘로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끝없이 윤회하는 영혼은 삶과 죽음의 구별이 따로 없다고 믿는다. 육신은 눈에 보였다가 보이지 않을 뿐이고, 초부터 보이지 않는 영혼은 어디엔가 다시 사람이나 동물의 몸으로 윤회하여 살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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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독수리의 먹이가 됨으로써 조금이라도 하늘에 가깝게 다가가고 싶은 망자의 소원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천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티베트에서는 전통적으로 아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화장을 했고, 천연두 등의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들은 조각을 낸 뒤 수장시켜 물고기 밥이 되게 하였다.
티벳에는 또한 수장 문화가 있다. 나무에 시신을 묻는 것이다. 돌을 넘기지 못한 영아들만이 수장될 수 있다고 한다. 영아들은 어떠한 죄도 선행도 저지르기 않고 죽었기에 수장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부유한 집에서는 나무상자를 관으로 쓰지만 그렇지 않으면 보자기 등의 천으로 관을 대신한다고 한다. 이 장례식 풍습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소금물로 시체를 깨끗하게 씻은 후 나무상자나 통 등에 넣어 산속의 큰 나무에 걸쳐 놓는 절차를 거치면 식이 끝난다.
“아이들이 윤회를 거친 후에 큰 나무처럼 곧고 훌륭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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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가나에서는 장례식을 하기 전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동안 시신을 병원의 냉동실(시체 보관실)에 보관한다. 보관하다가 적당한 장례식 일자가 되면 고인의 시신을 꺼내어 장례를 치른다. 이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가 친척들이 모이는 시간 때문이다. 장례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친척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날에 장례식을 해야 하는데, 친척 중에 몸이 아프거나 하는 경우 친척의 몸이 쾌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신을 장기간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좋은 관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기 위해서이다.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좋은 관으로 보내드리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이다. 가나에서는 고인이 죽으면 천당에 간다는 믿음으로 장례식은 슬픈 일이 아니다. 따라서 마을 사람들 모두 축제처럼 장례식을 즐기는데, 심지어는 밴드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한다. 또한 사진을 찍거나 여행객 혹은 방문객이 올 때 안내 및 소개까지 해준다고 한다. 또한 사용하는 관 모양 역시 독특하다. 탱크, 물고기, 젖소, 자동차 등 여러 모양의 관에 시신을 안치시키는데 예를 들어 농사를 짓던 사람에게는
농기구 관련 모양에 관에 시신을 안치시키거나 자동차가 가지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자동차 모양의 관을 사용하는 등 고인의 한을 풀어주는 동시에 재미라는 요소까지 첨가된 관의 모양을 사용한다. 이 특이한 관 문화는 아프리카 가나 <기> 부족의 장례 풍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인의 살아생전의 직업을 나타내거나 못 이룬 꿈, 또는 소유하고 싶었던 물건을 저승에서라도 이루어지길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다양한 형태의 관을 이용하고 있다. <기> 부족도 처음부터 이러한 관을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카네 크웨이 (Kane Kwei, 1922~1992)라는 목공에 의해서 새로운 장례 문화가 시작되었다. 당시 목공이던 카네 크웨이는 평소 존경하던 친척이 갑자기 사망하자 생전에 자신에게 베풀어준 은덕에 보답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예술적이며 이색적인 관을 만들어 망자를 추모한 것이 가나의 새로운 관 문화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문화가 이어지며 <기> 부족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새로운 출발, 여행으로 여기며 그것을 축하하고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고 기념하는 그들의 또 다른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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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타나토라자 마을의 <토라자>족은 특이한 모양을 한 전통가옥인 “통코난”에서 생활한다. 전설에 따르면, 남중국에서 배를 타고 와 정착한 조상을 기리기 위해 집을 배 모양으로 만든 것에서 시작되었다. 통코난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층에서는 가축을 키우고, 2층에서는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통코난의 특이한 점은 “죽은 사람을 위한 공간”까지 있다는 점이다. 토라자족은 죽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례식이 아주 중요한 행사이다. 장례를 일생일대의 축제로 여겨 많은 준비를 하고, 많은 돈을 쓴다고 한다. 살아서 보다 죽어서 돈이 더 드는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의 타나토라자 마을이라고 할 정도이다. 타나토라자는 인도네시아의 5개의 섬 중 하나인 슬라웨시의 최남단에 위치한 산악 마을이다. 이 마을의 장례식은 사체처리, 밤샘, 부장할 인형 만들기, 무덤구축 등의 여러 단계로 나뉘는데, 그때마다 물소와 돼지를 잡아 마을 사람 모두에게 나누어 주기 때문에 돈이 매우 많이 든다. 장례식에서 잡은 동물들이 다음 생에서의 풍요로움을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에 망자를 위해 가능한 많은 동물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토라자족에게는 물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다.
농사일을 거드는 가축으로서는 물론이고, 하늘로 솟은 뿔이 망자의 영혼이 하늘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기 때문에 뿔이 클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 성대한 장례식을 치를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가끔 장례식을 몇 개월 혹은 몇 년씩이나 미룬다고 한다. 장례식을 치르지 않은 시신은 산 자와 같은 취급을 한다. 시신을 집안의 한 방에 모셔두고 산 자와 같이 매일 끼니를 바치고 대화를 걸며, 썩지 않게 포르말린을 써서 말린다. 그러면서 돈이 모아 성대한 장례식을 치를 날을 기다리는 것이다. 장례식 비용이 마련되면 손님들은 선물을 들고 장례식에 방문한다.
(선물은 주로 돼지, 전통 음식, 담배, 설탕 등이다.)
마을 전체를
한 가족으로 여기며 중요시하는 토라자족은 가족 행사에 매우 많은 인원이 찾아와 장례식장이 마치 잔칫집과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장례식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즈음 물소 도살이 시작된다. 오직 물소의 희생을 통해서만 죽은 사람의 영혼이 사후세계로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물소 도살은 매우 신성한 의식으로 여긴다. 의식이 끝난 후 통코난을 닮은 상여를 이고 가족무덤으로 향한다. 가족무덤은 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유골을 보관하는 형식으로 구멍 하나에 한 명의 유골이 아니라, 구멍 하나가 가득 찰 때까지 유골을 넣고, 그다음에 옆에 구멍을 뚫어 유골을 넣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가족들의 유골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집단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를 뜻하는 것이다. 무덤 앞은 타우타우라는 인형이 가족들의 유골을 지키고 있는데, 이 인형들은 죽은 사람들의 생전 모습을 본떠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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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네라 불리는 이 장례 풍습은 3년에 한 번씩 조상의 무덤에서 시체를 발굴하여 몸을 깨끗하게 청소한 뒤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혀 준다. 그 후,
3일간 시체와 함께하는 축제이다. 이 축제를 통하여 조상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조상들과 자신들의 인연을 확인하며,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며, 조상에게 축복을 받으면 매년 풍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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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이 죽은 뒤 그 업(業)에 따라서 육도(六道)의 세상에서 생사를 거듭한다는 것을 천명한 사상.
13일 동안의 장례식을 하는 네팔에서 유족들은 13일간 밥과 물만 먹어야 한다. 소금기 있는 음식도 먹어서는 안 된다. 소금을 신성한 음식으로 보기 때문에, 신성하지 않은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된다. 아버지가 죽은 경우에는 아들들은 삭발을 한다. 수염도 밀고, 13일이 지난 1년 동안 흰색 옷을 입어야 한다. 결혼식과 같은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결혼이 예정되어 있어도 취소를 해야 한다. 1년간 경제활동도 할 수 없다. 또한 아내는 몸에 장신구도 지닐 수 없고 양미간에 띠까도 할 수 없다. 옷은 빨간색 샤리만 입어야 한다. 그 이후엔 아들과 마찬가지로 13일이 지난 뒤에 1년 동안은 하얀 옷만 입어야 한다. 딸은 장례식 후에 4일간 금식해야 한다. 또한 장남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기 때문에 장남이 불을 지피는데, 불을 지필 때는 지푸라기로 하며 시신에 석유 등을 부으면 좋은 데로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때문에 돈이 있는 집안은 나무를 이용한 화장만을 고집한다.
화장을 할 때에는 윗옷을 벗은 채로 진행한다. 고인에 대한 속죄 대한 예를 갖춘 의식이다. 화장이 끝난 시신을 태운 재는 강으로 밀어버림으로써 장례식은 끝이 난다. 이러한 장례는 불교의 화장과 비슷하나, 화장을 하고 난 뒤 유골을 산골 하거나 따로 봉안하지 않고 강물에 흘려보낸다. 또한 네팔은 죽은 지 24시간 안에 화장을 해야 하기에 ‘죽음을 기다리는 집’이 있어, 죽음이 다가온 사람들이 그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네팔의 장례식은 카스트제도와 빈부격차에 따라서 달라진다. 천민계급에 속한 화장터가 따로 있고, 가난한 유족들은 화장할 땔감조차 마련할 수 없어 남은 유골을 그대로 흘려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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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인의 성지 파슈퍼티나트 힌두교가 국가종교인 네팔인들에게 네팔에서 가장 큰 사원인 파슈퍼티나트는 죽어서라도 가고 싶은 최고의 성지로 꼽힌다. 이곳에서 화장을 하면 다른 어떤 곳보다 윤회를 벗어나 영원한 해탈을 이른다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원래 시바신에게 헌납한 사원인데, 파슈파티나트는 시바의 여러 이름 중 하나로, 파슈(Pashu)는 ‘생명체’, 파티는 ‘존엄한 존재’라는 뜻이다. 이 사원은 태어날 때부터 힌두교인인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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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을 조각내서 날짐승들이 먹게 하는 것으로, 사람이 죽으면 하늘로 돌아가야 하고 시신은 껍데기에 불과하여 생긴 문화. 영국의 경우, 땅이 워낙 부족해 시신의 가족이 허락한다면 친족 관계가 아니어도 4구까지 합장. 시신에 약품 처리를 하여 문상 온 조문객들에게 시신을 직접 보여줌.
시신을 태운 배를 불태우며 바다로 떠내려 보내는 문화.
시신의 얼굴이 사우디 메카 쪽을 바라보게 묻음.
장례식을 슬픔보다 축제처럼 즐기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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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지옥
사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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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죽음 이후의 세계이다. 죽기 일보 직전까지의 상황은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죽음 이후의 세계는 그 누구도 설명할 수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앞 챕터에서 설명했던 고등동물의 죽음은 심장 고동과 호흡운동의 정지, 즉 뇌와 심장의 정지가 중요한 요인이다. 죽는 과정은 다양하나 의사들은 대개 그 두 가지를 죽음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간주한다. 뇌가 멈추면 소뇌가 멈추는데 소뇌가 죽으면 호흡 조절이 어렵게 된다. 곧 심장마비와 호흡 곤란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 혈액 속 산소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산소가 각 조직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조직의 세포가 차례로 죽는다. 이때 인간은 최후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뇌세포가 집중적으로 사망하게 되면 사망 시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죽기 전 이상 발달 마약 물질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 물질은 인간이 개발한 최고의 진통제인 모르핀의 약 수백 배의 효과가 있으며, 사람이 웃을 때 혹은 극한 상황에 왔을 때 이 물질이 조금씩 초 극미량에서 보통량으로 분비되기도 한다. 죽음의 고통을 잊게 할 수 있는 이 마약 물질의 이름은 바로 엔돌핀이다. 이 어마어마한 쾌락 물질은 순식간에 몸을 진정시키고 죽음에 대한 마지막 관문을 연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후세계를 넘나들었다고 주장하는 이들 때문이다. 이들은 보통 “죽는 순간 편안해지면서 시야가 하얀빛으로 환해졌다.”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죽은 것이라기보단 엔돌핀의 초과다 분비로 인한 뇌의 전기활동이 최대로 증폭된 <최후의 자폭> 쯤으로 보는 게 더 맞다.
그렇다면 과연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의 말이 터무니없고 황당한 이야기일 뿐일까? 이 질문의 답은 <임사체험>에 있다. Near-Death experience라고도 하는 임사체험은 사람이 죽음에 이르렀다 다시 살아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임사체험을 경험했다고 하는데, 이 임사체험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연구는 1970년대 레이몬드 무디 2세와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등에 의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신경생물학의 발달에 따라 현재 가장 지지받고 있는 이론은 ‘죽어가는 뇌(Dying brain)’ 가설이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경험적 특징으로는, 1. 의사의 사망 선고가 들리며, 이때 물리적 육체와 분리되어 이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 2. 어두운 터널과 같은 공간을 지나거나 밝은 빛이 비치는 등 현실과 다른 공간을 경험한다. 3. 고한 가족 혹은 친지를 만나거나, 예수 혹은 석가와 같은 종교지도자를 만나는 경험을 한다.
등이 있다. 체외유리는 자신이 자신의 몸 밖에 나와 있는 경험이다. 보통 2-3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자신을 내려다본다. 주위의 방이나 공간, 가까이 있는 사람과 사물도 분명히 보이는데 모두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은 꿈이나 환각이 아니라 극히 생생한 현실처럼 경험된다. 평형감각은 마치 공중을 ‘떠다니거나’,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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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유리 경험은 두려움이나 기쁨을 안겨주기도 하고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듯한 고립된 느낌도 준다. 자기가 자기 모습을 보는 현상을 자기 환영(autoscopy)이라고 하는데, 이는 임사체험에서뿐만 아니라 정신분열병, 간질, 마루엽 병변과 같은 상태에서도 나타난다. 체외유리 경험을 할 때 겪는 독특한 시공간 감각과 평형감각이 모두 대뇌피질의 기능 손상, 특히 관자엽과 마루엽이 맞닿는 부위의 손상과 관련된다는 연구가 있다. 임사체험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는 많은 해석들이 엇갈린다. 경험하는 사람의 과거 기억이 투영된 것인가? 혹은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을 추후 꿈을 해몽하듯이 주관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영적인 체험으로 볼 것인가? 독일의 학자 리하르트 킨제어의 견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임사체험>이란 ‘죽음’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려는 인간 의식의 마지막 시도라고 보았다. 죽음에 임박했던 모든 사람들이 임사체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마다 다양해서 4%라는 연구도 있고, 85%라는 연구도 있다. 2001년에 네덜란드에서 심장마비 후 살아난 사람들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임사체험의 빈도는 18%였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한 바에 따르면, 나이, 성별, 인종, 종교성 등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정신건강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고, 임사체험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그러나 임사체험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은 이를 좀처럼 잊기 어려우며, 이들은 이후 종교를 갖거나 정신세계가 변하여 삶의 목표를 재설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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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에 대해 침묵하는 종교는 없다. 거의 독자적인 고유영역이다. 종교를 종교답게 하는 핵심이다. 수렵 채집 시대의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 발전한 게 종교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많다. 최초의 제도화된 종교에서는 사후세계관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도 제기된다. 철학이나 이념도 종교와 마찬가지로 신념체계(belief system)이지만, 이들은 사후세계에 대해 ‘일차적인’ 관심은 없다. 하지만 플라톤 이래 일부 철학자도 사후세계를 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절·성당·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신앙인들도 막상 그 종교가 사후세계에 대해 뭐라고 가르치는지 의외로 잘 모른다. 물론 정확히 모를 뿐이지 어렴풋이는 알지만, 성직자나 종교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신앙인은 자신이 소속된 종교가 가르치는 것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것을 믿기도 한다.
는 속담에 답이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나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는 이 속담은 사후세계에 대한 심리를 잘 요약한다. 죽음·사후세계에 대해 살피는 것은 최대한 미루고 싶은 게 우리 마음이 아닐까? 사후세계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믿음에서 출발한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 등 ‘아브라함의 종교(Abrahamic religions)에서는 천국·지옥을, 힌두교·불교에서는 윤회·해탈을 중시한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여성 호르몬 없는 남성, 남성 호르몬 없는 여성이 없듯이 동양 종교 속에 서양 종교, 서양 종교 속에 동양 종교의 요소가 내재한다. 유대교에서는 일부 윤회를 믿는 신자들이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도 윤회를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 불교에서도 천당 관념이 있다. 예컨대 극락(極樂)이 있다. 극락은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정토(淨土)로, 괴로움이 없으며 지극히 안락하고 자유로운 세상, 인간 세계에서 서쪽으로 10만억 불토(佛土)를 지난 곳에 있는 곳”이다. 또 그리스도교에서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하지만 불교에서도 부처님을 구세주라고 부른다. 이처럼 동서양 종교에는 차이점도 있고 공통점도 있다. 그런데 같은 종교라도 교단마다 사후세계가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불교에서는 통상 신(神) 같은 인격적인 존재의 개입 없이 사후세계에서 갈 곳이 결정된다. 서양에서 말하는 자연법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불교에는 염라대왕(閻羅大王)도 있다. 염라대왕은 “저승에서,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이 지은 생전의 선악을 심판하는 왕”이다. 그리스도교에서도 교단에 따라 죽은 자가 거치는 과정이 다르다. 죽으면 바로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예수님이 재림하시는 최후의 심판 때까지 일종의 잠을 잔다는 주장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천국은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이 세상으로 오시는 사건이라며 기성 생각에 도전한다. 흔히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달라진다고 한다. 특히 남들에게 너그럽게 되고 잘 베푼다. 임사체험은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지 사후세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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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임사체험을 통해 터널, 대문을 보게 되고 유체이탈, 마음의 평화, 자신의 인생 되돌아보기 등을 경험한 사람들은 삶이 바뀐다고 한다. 죽음이 멀리 있을 때부터 좋은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 때 세상이 더 밝아지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사후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관심의 출발점은 죄와 관련된 고통, 생로병사와 연관된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하려고 시도해온 종교에 대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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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서 천국과 지옥에 관해 별로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누구나 깜짝 놀랄 것이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스올(Sheol)이라는 어둑한 곳으로 간다고 믿었다. 스올은 천국도, 지옥도 아니지만 스올에 있는 것은 현세에 사는 것처럼 즐겁지가 않다. 스올은 내세가 아니라 사후세계다. (고대 그리스인들도 죽으면 누구나 하데스라는 곳으로 간다고 믿었다.)
좀 오래된 성서는
스올이 ‘지옥’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이것은 옳지 않다. 이스라엘인들은 현세의 삶을 즐기고자 했다. 즐거움이다.)
(물론 도덕적인
그들은 좋은 평판을 얻고 자식들을 많이 두면
즐거운 삶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구약성서의 뒷부분에서는 천국과 지옥을 말한다. 특히 다니엘 12:2는 사후에 선한 자는 영원한 삶을 얻고 악한 자는 “영원히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의 시대에 대다수 유대인들은 천국이라는 내세가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천국을 ‘아브라함의 품’이라고도 불렀다. 악한 자는 영원한 불이 있는 지옥으로 보내졌다. 그리스어 신약성서에서는 지옥을 가리켜 ‘게헨나’라고 부르는데, 예루살렘 부근의, 쓰레기 더미가 늘 불타고 있는 힌놈이라는 골짜기에서 유래했다. 힌놈 골짜기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식을 몰록 신에게 제물로 바쳤으므로 유대인들은 힌놈을 사악하고 끔찍한 곳으로 여겼다.
예수는 보통 자비로운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천국과 지옥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양과 염소의 비유(마태복음 25)를 보면, 악한 자는 영 형벌을 받고 선한 자는 영원한 삶을 얻는다. 또 나사로와 부자의 비유에서는 가난한 거지 나사로가 천국에서 아브라함의 품에 있고 그를 냉대한 부자는 불타는 지옥에 있다(누가복음 16). 예수는 지옥을 ‘바깥 어두운 데’라고 부르면서 악인은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고 말했다(마태복음 8:12). 요한계시록은 천국과 지옥을 영화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 지옥은 불과 유황의 호수이며, 사탄과 악인들이 빠져 영원한 고통을 겪는다(요한계시록 20:10). 천국은 순금으로 된 거리, 진주 대문, 곳곳에 보석이 빛나는 도시이며, 신의 영광스러운 빛이 가득하기 때문에 해와 달이 없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주시는” 곳이다. 천국의 성인들은 흰옷을 입고 하프를 연주한다. 신약성서의 시대에 유대인들은 일곱 개의 천국이 있다고 믿었다. 그중 으뜸은 물론 제 7천국이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12:2에서 셋째 하늘에 끌려간 사람을 안다고 말한다. 천국과 지옥의 그림들은 대부분 성서를 바탕으로 한다. 지옥은 불과 유황이 영원히 불타는 곳이고, 천국은 진주 대문, 흰옷, 하프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천국에 날개 달린 천사들이 산다는 생각은 성서와 무관하다. 천국에 갈 사람들이 신의 앞에 나서기 전에 자신의 죄를 씻는 연옥이라는 용어도 성서에는 없다. (연옥은 로마가톨릭 교리의 핵심 개념이다.)
성서에는 지옥이 땅 밑에 있다는 말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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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지옥에 관한 수많은 증언을 남겼다. 1. 지옥 불에 들어가리라 (마5:22) 2.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마5:29, 5:30)
3. 능히 지옥에 멸할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 (마10:28) 4. 지옥 불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마18:9) 5.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교인 한 사람을 얻으면 너희보다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하는도다 (23:15) 6. 너 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마23:33) 7. 장 애인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을 가지고 지옥 곧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니라 (막9:43) 거기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으리라 (막9:48~49) 8. 곧 죽인 후에 또한 지옥에 던져 넣는 권세 있는 그를 두려워하라 (눅12:5)
등으로 지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수가 지옥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었다는 증거이다. 천국과 지옥은 세계 문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 연옥, 천국을 두루 여행하며 유명한 죄인들과 성인들을 만난다. 놀랍게도 단테의 지옥에는 교황들도 몇 명 있다! 단테는 지옥을 ‘인페르노’(inferno)라고 불렀는데, ‘인페르누스’(infernus)라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이다. 존 밀턴의 서사시 『실락원』은 사탄의 무리가 신에게 거역했다가 천국에서 쫓겨나 지옥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지옥의 수도는 판데모니움(‘모든 마귀들’)이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과 지옥의 이미지는 이렇다. 천국은 하얀빛과 함께 신이 통치하는 사회에서 그 곁을 천사들이 지키고 있다고 여긴다. 그 반면 지옥은 끔찍한 비명과 함께 불길이 타올라 죄인들이 평생 고통을 받으며 지낸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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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의 바탕에는 “윤회”사상이 있다. 윤회 사상이란 불교의 교리 중 하나로 중생이 죽은 뒤 그 업(業)에 따라서 또 다른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명이 있는 것은 여섯 가지의 세상에 번갈아 태어나고 죽어 간다는 것이다. 첫째는 지옥도(地獄道)로서 가장 고통이 심한 세상이라고 한다. 둘째는 아귀도(餓鬼道)로 지옥보다는 육체적인 고통을 덜 받으나 굶주림의 고통을 심하게 받는다고 한다. 셋째는 축생도(畜生道)로서, 네발 달린 짐승을 비롯하여 새·고기·벌레·뱀까지도 모두 포함된다. 넷째는 아수라도(阿修羅道)로 노여움이 가득 찬 세상으로서, 남의 잘못을 철저하게 따지고 들추고 규탄하는 사람들이 태어나게 된다. 다섯째는 인간이 사는 인도(人道)이고, 여섯째는 행복이 두루 갖추어진 하늘 세계의 천도(天道)라고 한다. 곧 인간은 현세에서 저지른 업에 따라 죽은 뒤에 다시 여섯 세계 중의 한 곳에서 내세를 누리며, 다시 그 내세에 사는 동안 저지른 업에 따라 내내세에 태어나는 윤회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 윤회의 세계에서 최상위는 천도인데, 천도는 육도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전생에 최고의 선행을 쌓은 인간만이 환생할 수 있다. 그래서 불교 신자들은 살아있는 것들을 귀히 여기고 선행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불교에서는 재판을 받고 난 후 떨어지는 육도 중 하나인 지옥도의 팔대지옥을 중심으로 팔대지옥에는 팔열지옥과 팔한지옥 등의 지옥이 있다. 팔열지옥은 팔한지옥과 함께 불교의 8대 지옥중 하나로 불교의 지옥 중 가장 세부적으로 짜여 있는 곳이다. 팔열지옥이라는 이름처럼 강한 열기로 죄인에게 벌을 주며 총 8층이 있는데 각 층마다 또 16개의 소지옥이 따로 붙어 있다. 팔열지옥의 8지옥에 각 층의 소지옥 130(각 층마다 16개의 소지옥이 있으며 대규환지옥은 18개의 소지옥이 있다.)이
더해져 총 138개의 지옥이 있다.
팔한지옥은 강한 불길과 업화로 고통을 주는 팔열지옥과는 달리 극심한 한기로 고통을 주는 곳이다. 팔열지옥과 동일한 크기로 나란히 지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지옥에 머무는 기간은 동일할 것이며 이 역시 각 지옥에 16소지옥이 붙어 있을 것이지만 전승되다 유실된 것인지 지금은 그 뼈대만 남아 있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지옥의 수는 146개이다. 부처의 음식을 빼앗거나, 승려의 고행을 방해하거나 자연을 파괴하는 등 여러 가지 죄목으로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현재는 많은 정보들이 유실되어 정확한 정보들을 알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남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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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후처
팔열지옥중 가 장 위. 함부로 살생한 자들이 떨어지는 곳.
뛰어난 지혜 자, 깨달음을 얻은 자, 아라 한을 비방한 자 가 떨어진다.
도륜처 칼을 사용하 여 살생한 자 들이 떨어지 는 곳.
보수일절자생 고뇌처 계를 받은 여성을 꾀어 재 물을 주고 관계 를 맺은 승려가 떨어지는 곳.
불희처
무간지옥
새나 짐승을 죽인 자들이 떨어지는 곳.
부모나 아라한 (성자)를 살해 하는 등 불교에 서 가장 무거운 죄를 지은 자 들이 떨어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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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신화>이다. 필자에게도 사후세계 하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언 <그리스로마신화>를 이야기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만화로든 책으로든 사후세계에 대해 가장 처음 접해봤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들 대다수는 다신교를 믿었는데 다음의 신들을 자신들의 종교적 신앙 체계의 주요 남신과 여신으로 여겼다.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아폴로,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아레스, 디오니소스, 헤파이스토스, 아테나, 헤르메스, 데메테르, 헤스티아, 헤라. 고대 그리스 종교의 주류는 다신교였다. 또한, 고대 그리스의 서로 다른 도시들이 동일한 신을 숭배하는 경우가 흔하였다. 하지만 동일한 신을 숭배하면서도 각 도시는 그 신에 대해 자신만의 호칭 또는 별칭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이름은 동일하나 모습과 숭배하는 면이 전혀 달라 사실상 다른 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도 있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북유럽 신화에선 ‘Hel’(헬)이라는 여신이 등장하는데, 영어권의 ‘Hell’(지옥)이 여기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하데스 하데스의 왕국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저승의 신인 ‘하데스’는 저승의 신이며 자신의 왕국인 명계를 뜻하기도 한다. ‘하데스’의 왕국은 시대 변화에 따라 그 위치가 달라진다. 옛날에는 세계 서쪽의 끝, ‘오케아노스’의 물줄기 끝에 있다고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오디세이아>에서 저승으로 갈 때 ‘오케아노스’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서 ‘레우카스’의 바위 옆을 지나쳐, 태양이 지는 문으로 들어가 꿈의 나라를 통과하고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이 ‘하데스’의 왕국의 앞마당인 ‘아스포델로스’의 동산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데스’의 왕국이 지하에 있다는 식으로 인식이 변해버렸고 그로 인해 ‘하데스’의 왕국으로 통하는 동굴이 있다고 여겨졌다. ‘하데스’의 왕국은 몇 줄기의 강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명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강들을 건너여 했다. 강들의 이름은 ‘아케론’(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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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스’(증오), ‘필리플레게톤’(불의 강), ‘레테’(망각) 등이 있다고 한다. 이 강들 중 역사적으로 오래된 것은 스틱스 강이지만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강은 아케론 강이며 돈을 받고 강을 건너 준다는 뱃사공 카론 역시 아케론 강에 있다고 한다. 강을 건너면 그 유명한 명계의 파수견인 케르베로스가 왕국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 저승의 강을 건너는 뱃사공 카론 헤라클레스와 끌려가는 케르베로스
보통 많은 사람들이 ‘하데스’의 왕국을 지옥처럼 묘사하는데 사실 이곳은 악인들이 아닌 그냥 보편적인 망자들이 오는 곳이다. 좋은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나쁜 일이나 고문 역시 없는 곳이다. 그렇다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 없는 것은 또 아니다.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시온의 들판’과, 지옥이라고 할 수 있는 ‘타르타로스’ 따로 존재한다.
엘리시온의 들판
그리스 신화에서의 천국으로 불리우는 엘리시온은 세상에 끝에 있다고 하는 안락한 나라로 눈도, 큰비도 내리지 않고 겨울의 폭풍우도 없으며 1년 내내 서풍의 신인 제피로스 서풍을 보내주어 인간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온화한 기후의 낙원이다. 엘리시온은 하데스와는 구분되는데, 처음에는 엘리시온으로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은 신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과 영웅들이었다. 나중에는 신에 의해 선택된 자들, 바르게 산 자들, 영웅적인 행위를 한 자들로 범위가 넓혀졌는데, 이들은 사후에 엘리시온에서 축복 되고 행복한 삶을 살며 삶 속에서 즐겼던 일 또는 직업을 계속 마음껏 즐기며 안락한 불사의 삶을 산다고 생각되었다. 엘리시온의 지배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 다르다. 하지만 보통 현명하고 공정한 왕의 대명사가 된 그리스 신화의 지혜로운 왕인 금발 머리의 라다만티스가 이곳에 모이는 영웅들을 다스린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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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기원전 8세기경)에 따르면 엘리시온 평야는 대지인 가이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강인 오케아노스에 면한 서쪽 가장자리에 있었다. 헤시오도스(기원전 7세기경)의 시대에서 엘리시온은 서쪽 바다에 있는 행운의 섬(Fortunate Isles)
또는 축복받은 자들의 섬(Isles of the Blessed)이라 알려져
있었다. 축복받은 자들의 섬은 처음에는 복수 개의 섬이었는데 테베의 시인 핀다로스에 의해 한 개의 섬이 되었다. 그는 이 섬에는 그늘이 드리워진 공원들이 있는데 이 섬의 거주자들은 이 공원들에서 음악과 운동 등의 취미 생활을 한다고 말하였다.
(저승의 심판관 미노스, 아이아코스, 라다만티스)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형제이다.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엘리시온의 들판에 살고 있으며,핀다로스에 의하면 ‘복자의 섬, Makaron Nesoi’에 살고 있다고 한다.라다만티스는 이 세상에서는 뛰어난 지혜와 정의로써 널리 알려져 크레타섬의 입법자였으며, 저승에서는 미노스 및 아야코스와 함께 사자의 3대 재판관이었다.그리스 이전의 문명에 속한 신격으로 짐작된다.
시시포스와 탄탈로스
그리스 신화에서 불리우는 ‘타르타로스’는 징벌로서의 지옥, 즉 고대 세상의 가장 흉악한 죄인들을 처벌하는 명계의 지역이다. 영원히 반복되는 형벌을 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영원히 돌을 산 위로 굴러올려야 하는 형벌 ‘시시포스’(Sisyphos), 영원히 바퀴에 묶인 채 굴러다녀야 하는 형벌 ‘익시온’(Ixion), 영원한 굶주림의 ‘탄탈로스’(Tantalos) 등의 벌을 받는 곳이다. 또한 올핌포스의 신들을 모독한 중죄인이 떨어지는 곳으로 그리스 로마의 명계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장소라고 한다. 대지의 가장 깊은 곳에 있으며 대지에서 ‘타르타로스’까지의 거리는 하늘에서 대지까지의 거리와 같다고 한다. 또한 ‘타르타로스’의 주변은 청동 울타리에 둘러쳐져 있고, 그 위에 밤의 여신인 ‘닉스’가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밤’은 죽음을 뜻한다고 한다. 밤의 여신 ‘닉스’는 타르타로스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곳이 그녀의 거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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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울타리에는 ‘포세이돈’이 만든 청동의 문이 있는데 그곳에는 오십 개의 머리와 백 개의 팔을 가진 세 명의 거인 ‘헤카톤케이레스’가 망을 보고 있어서 아무도 도망치지 못한다. 청동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있는 내부는 엄청나게 거대하고 깊은 동굴이다.
헤카톤케이르, 헤카톤케이레스 단수형
안개가 자욱해 신들조차 기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만일 인간이 이 문 안에 들어왔다면, 일 년을 걸려도 바닥에 도착할 수 없다. 오히려 신들이 두려워할 정도의 뜨거운 폭풍으로 날려져 버린다. 지하에서도 가장 깊고 은밀한 곳으로 인격신 가이아에게서는 자궁에 해당하는 곳. 즉, ‘타르타로스’에 갇힌다는 것은 태어나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독교 문화에서는 이 ‘타르타로스’를 사탄과 범죄한 천사들이 유페된 ‘어비스’(Abyss)로도 지칭한다. 물론 속성상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가장 깊은 곳이라는 의미가 상통한다. 즉 이곳은 신의 대적자들과 악마들의 징벌장이자 처소이자 감옥이지만 악인이 불로 정죄당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지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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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플헤임(Niflheim)’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지명이다. 이름의 뜻은 ‘안개의 세계’이다. ‘니블하임’, ‘니블헤임’ 등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무스펠헤임과 함께 본디 세계가 창조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곳으로 무스펠헤임과 반대되는 지역인지라 한없이 차갑다고 한다. 11줄기의 강, 엘리바가르가 흐르는 곳이며, 이 11줄기 강물과 ‘무스펠헤임’의 염화가 만나 창조가 시작되었다. 북유럽의 명계 ‘니플헤임’은 세계가 탄생하기 이전 태초부터 존재하던 암흑과 얼음의 세계로 처음부터 명계는 아니었다. 세상이 탄생한 이후 로키가 기괴한 세 자식인 펜리르, 요르문간드, 헬을 낳았는데, 나중에 신들의 위험이 된다고 하여 각각 추방하였다. 그때 헬을 ‘니블헤임’에 보낸 뒤 그곳의 지배권을 주고 망자들을 관리하게 하였다. ‘니블헤임’은 인간들이 사는 ‘미드가르드’에서 봤을 때 북쪽에서도 머나먼 아래쪽이 있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싶은 골짜기를, 말을 타고 9일 낮 9일 밤을 내리달려야 도착하는 장소이다. 또한 ‘니블헤임’에는 수많은 강이 흐르고 있는데, ‘니블헤임’ 중앙에 있는 ‘흐베르겔미르’라는 샘이 그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이 샘에는 세계의 나무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뻗어 있는데, 샘에는 ‘니드호그’라는 드래곤이 세계수의 뿌리를 갉아 먹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강 중에서 ‘헬의 성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기요르강’이며 황금으로 덮힌 다리가 있어 망자들은 모두 이 다리를 건넌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서 북쪽으로 더 가다보면 ‘엘류드니르’라는 ‘헬’의 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높은 성벽과 견고한 문을 갖추고 있다. 문 옆에는 명부를 지키는 개 ‘가름’이 성을 지키고 있으며 죽은 자들은 이 문을 통해서 ‘헬’의 성에 들어와 ‘헬’로부터 명계에서 살 곳의 지시를 받는다고 한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죽은 사람의 손톱과 발톱을 모아서 ‘나글파르’라는 배를 만들어 ‘라그나로크’ 때 망자들을 ‘로키’와 ‘거인연합’에 지원 보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글파르’의 완성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죽은 사람의 손톱과 발톱을 자르는 풍습이 있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도 결국은 완성된다고 한다.
‘나글파르’의 재연
여신 ‘헬’과 명부를 지키는 개 ‘가름’
‘헬’은 춥고 음침한 저승으로 보낸 신들에게 복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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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과 얼음의 세계이긴 하지만 ‘니블헤임’ 역시 지옥은 아닙니다. 독특한 것이 북유럽사람들은 전장에서 죽는 것을 명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장에서 죽은 사람은 전사들의 낙원인 ‘발할라’로 간다. 싸움 속에서 전사하지 않고 침대 위에서 편히 죽거나, 병사한 사람들이 ‘니블헤임’에 떨어진다고 한다. 그 사람이 죄를 짓지 않았으면 그는 ‘헬’의 궁전에서 조상들, 그리고 가족들과 재회하게 된다. 하지만 고대 북유럽인들은 명예를 위해 거동하지 못하는 가족이 있다면 칼로 쳐 죽여서 ‘니블헤임’이 아닌 ‘발할라’로 가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그리고 죄를 지은 사람들이 따로 떨어지는 지옥 역시 존재하는데 바로 ‘나스트론드’라고 한다. 여기로 떨어진 사람들은 니드호그에게 잡아 먹히거나 늑대에게 갈가리 찢기게 된다. 그 외에도 바다에서 익사한 사람들은 바다의 여신이자 거인 ‘에기르’의 아내인 ‘란’이 데려간다고 하며, 처녀로 죽은 여성들은 ‘게프욘’ 여신의 시녀가 된다고 한다. 망자를 바다로 끌어 당기는 란
물소를 이끄는 게프욘 여신
북유럽에서는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죽은 전사나 영웅들을 ‘발키리’(Valkyrie Valkyja)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디제 여신. 디제란 홀로 등장하지 않고 여럿이 같은 기능을 하는 신들을 일컫는 말.)
가 영혼을
데리러 간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전쟁에서 죽은 용감한 전사의 영혼을 오딘의 궁전인 ‘발할라’(Walhalla, 이 명칭도 죽은 자의 집이란 뜻이다)로
데려오는 것, 이들의 명칭 자체가
Val(전사자) Kyrya(선택자)란 뜻이다. 발키리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여신으로는 ‘Mist’가 있다. 영어의 안개란 뜻의 ‘미스트’가 이 여신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 원래 의미도 안개란 뜻이다. ‘발할라’는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드’에 있으니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착한 사람이 가는 것이 아니라 용감하게 싸우다 죽은 사람만 갈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전사들의 궁전답게 천장은 황금 방패로 뒤덮여있고, 대들보는 창대며 홀 앞에는 아름다운 황금의 나무 ‘글라시르’(Glasir)가 서 있다. 발할라의 연회
이 곳 ‘발할라’에서 죽은 전사의 영혼은 ‘아인헤리’ Einherjar)가
(Einheri
된다. ‘아인헤리’는 이미 죽었지만 ‘죽지 못하는
자들’(die Untoten)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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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아침이 되면 각자 무기를 들고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계속하게 된다. 그러다 날이 저물면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아물고 죽었던 사람들도 멀쩡하게 살아나서 죽어도 계속 살아나는 돼지인 ‘세흐림니르’의 고기를 먹고, 벌꿀주를 마시며 연회를 벌이고 다시 해가 뜨면 싸우기를 반복한다. 저녁에 ‘발키리’는 ‘아이헨리’의 연회에서 ‘호스티스’(hostess)로서 역할을 한다. ‘아인헤리’가 이런 전투 훈련을 하는 것은 마지막 신들 전쟁인 ‘라그나로크’에서 ‘오딘’의 전사로 싸우기 위해서다. ‘오딘’은 ‘아인헤리’를 확보하기 위해 인간들 사이의 전쟁을 부추기고, 서로 대등한 실력을 갖추어 좀 더 많은 전사자가 나오게 하기도 한다. 나중에 ‘아인헤리’가 너무 많아서 ‘발할라’에 다 수용할 수가 없게 되기도 한다. 끊임없는 싸움이 이어진다는 것이 불교의 육도 중 아수라도(阿修羅道)와 같은데 다른 점은 ‘발할라’는 천국이지만 아수라도는 인도 보다 낮은 위치라는 것이다. 불교 ‘아수라도’
나스트론드 니드호그
북유럽 신화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이 떨어지는 곳으로, 지옥이라고 불리우는 ‘나스트론드’는 시체의 해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니플헤임’ 안에 있는 곳으로 태양에서 떨어진 곳에 있다. 위증을 저지른 사기꾼, 늑대 같은 살인마, 다른 이의 아내를 유혹해 꾀어낸 자들이 떨어지는 곳이다. 문은 북쪽으로 나 있으며, 저택의 뼈대는 뱀의 등뼈를 엮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뱀의 등뼈를 엮어서 만들어서 그런지 지붕에서는 구멍을 따라 독액이 떨어져 망자들에게 고통을 준다고 한다. 그렇게 고통받는 망자들에게 지옥의 늑대가 달려들어 찢어버리고, 죽은 사람의 시체는 세계수의 뿌리를 갉아 먹는 드래곤 니드호그가 씹어 삼켜버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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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가 서서 저택을 보매 태양에게서 떨어져 있으며 시체의 해안가에 서 있도다. 그 문은 북쪽으로 나 있는데. 거기서 지붕의 구멍을 따라 독액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저택의 뼈대는 배암의 등뼈를 엮어 만들었네. 무녀가 거친 시냇물을 헤치며 걸어가 거기서 보매 위증을 저지른 사기꾼들 늑대 같은 살인마들 그리고 다른 이의 신뢰받는 아내를 유혹해 꾀어낸 자들 거기서 니드호그가 삼키는 것은 죽은 자의 시체요, 늑대는 사람을 찢는도다. 그대 아직도 앎을 원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알려는가? <무녀의 예언>, 38-3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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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여신, 헬(Hel). 헬라(Hela)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반신은 아름답지만 반신은 추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반은 노파이며 반은 소녀라는 설, 또는 반은 미녀이며 반은 썩어 문드러진 시체라는 설이 있다. 또한 몸의 오른편과 왼편이 서로 다르다는 설이 있고 상체와 하체가 다르다는 설이 있다. 일설에 의하면 원래 헬은 그냥 정상적인 여자 아기였는데 오딘이 헬을 니플헤임으로 집어던져버렸고 이 과정에서 헬의 몸에서 땅에 부딪힌 절반의 부분이 망가지면서 이런 외모가 되었다고도 한다. 니플헤임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죽은 자들이 가는 세계인 헬을 지배한다. 죽음 그 자체가 죽은 자들의 여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명이 다 되지 않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지는 않는다. 사실 죽은 발두르를 되살릴 때 “지상의 모두가 발두르를 위해 울어줄 것”이라는 조건을 내거는 것 이외에는 헬과 관련된 일화 자체가 별로 없다. 오딘이 헬에게 뭐라 하지도 못한 것을 보면 보면 적어도 죽은 자들에 대한 권리만큼은 무시 못 할 수준이라 볼 수 있다.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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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다람쥐
“아등바등 살려고 한 사람으로 기억하지 말았으면.”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보통 정도인 것 같아요. 사는 생각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죽음까지도 생각해야 하니까.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슈베르트의 마왕이 생각나요. 애기가 죽어가는데 뒤에서 엄청 검은 그림자 같은 악마가 쫓아오는데, 그게 죽음에 관해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어떤 젊은 여인의 편지>-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책이 있어요. 독일 소설인데 그 책에서 여인이 죽은 아이를 옆에 눕혀두고 아빠에게 편지를 써요. 그런 게 떠올라요.
죽을 뻔한 적이 있나요? 저는 한 번 요트장에서 빠진 적이 있어요. 근데 살려달라고 발버둥 쳐도 사람들이 쳐다보기만 했어요. 잠깐 물 위로 올라왔을 때 사람들이 와 뭐야. 라고 했던 게 기억나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힘 빠져서 가라앉았는데 물살이 저를 뭍으로 올려줬어요. 그때는 너무 편햇어요. 엄청나게 오래 발버둥 치다가 ‘아 이제 죽겠다.’ 하고 온몸에 힘을 뺐는데 그때가 가장 편했어요. 발버둥 치는 것 보다.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딱 몇 살 때쯤 죽고 싶다가 아니라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4-5번? 첫 장례식은 제가 어렸었고, 저희 삼촌이 젊은
제가 저를 돌보지 못할 때 죽고 싶어요.
나이에 돌아가신 편이엔데, 그때
제가 저를 케어하지 못할 때? 스스로
어른들이 울고 계셨어요. 생각보다
행동하거나 생각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크게 슬프지도 않았는데 어른들이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잖아요. 옷
어린이들은 죽음을 모르는 것처럼
입는 거나 생각하는 거나 그런 정말
이미지를 그렇게 메이킹 하는 게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이요. 그런 생각
느껴져서 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없이 살 나이 되면 죽고 싶어요. 뭔가
밝은 척했던 것 같아요. 삼촌이 미국
아침에 일어나면 생각이란 걸 하고
갔다고 했는데, 미국 간 거 아닌 거
오늘은 이렇게 활동을 해야지 무엇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해줬어요.
먹어야지 등을 생각하는데 그게 안 된다면 죽고 싶을 것 같아요. 아니, 죽고 싶어요.
사후세계를 믿나요? 아니요. 저는 사후세계라기보다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삼촌이 가장 가까웠고. 사람보단 키우던 동물들이 죽었을 때가 젤 힘들었어요. 저는 그 아이를 못
음. 사람들은 원래 하나인 거에요.
봤는데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데 웬지
모두 하나의 경험으로 내려온 거죠. 한
모르게 간식을 엄청 사주고 싶어서
사람이 분신술을 한 것처럼. 하나의
집에 돌아와서 간식줘야지 했는데
기억이 될 것 같아요. 종교에서 보면
죽어있었어요. 그리고 묻었대요.
기독교에서는 내 이웃 사랑하라 그러고
오랜만에 간식을 사왔는데. 제가 땅을
불교에서는 모든 세계가 연결되어있다.
다시 파서 간식까지 같이 묻어줬어요.
라고 하는 이유가 하나의 기억이나
간식 중에 하나라도 먹였으면 맘이 덜
하나의 경험 같은 걸로 되어 있어서
아팠을 텐데 하나도 못 먹였어요. 뭔가
그런 거 아닐까요 .
되게 제가 원망스럽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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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살아있을 때 어떠한 다른 방식이라는 말이 맞을진 모르겠는데,
나무랑 같이 묻었으면 좋겠어요. 작은 묘목이랑. 사실 나중에 기억해줄
살아있는 나의 모습을 내가 직접 보고 싶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나무는 오래 살아가잖아요. 제 시체를 양분 삼아서. 뭔가 다른 장례 절차는 너무 무서워요. 관속에 들어가 있는 것도 썩는 게 무섭고 화장할 땐 제가 깰까 봐
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지금은 엄마요. 나중엔 사랑하는
무서워요. 어릴 때는 제가 자고 있는데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화장할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어요. 또,
딸이기 때문에 엄마의 페르소나라고
인도에서 고행하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생각해요. 뭔가 가면을 아직 벗지
온몸에다 진흙을 바르고 가마 속으로
못해서 엄마일 것 같아요.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구워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전 정말 화장하고 싶지 않아요. 나무가 얼른 저를 먹어줬음 좋겠어요.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수목장한다 했으니까 녹색이 가장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물에 빠졌을 때 그때 편안함을
먼저 생각났는데, 녹색도 우중충할 것 같아요. 우중충한 건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어두운 녹색은 아니고 푸르른 녹색을 상상하긴 했는데. 뭔가
느꼈어요. 죽어가고 있을 때. 제가
나무나 풀잎 같은 자연의 녹색? 이런
물에 쓸려 나왔다고 했잖아요. 가끔씩
색이었으면 좋겠어요. 장례식장에
누워있으면 아직도 물에서 흔들리거나
들어왔을 때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물속에 있는 소리를 들어요. 제가 너무
자연이다! 하는 것을 느꼈으면
살고 싶어서 제가 죽어가는 동안 제가
좋겠어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면 어떻게 살까라고 잠재의식 속에서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정말 아쉽네요. 제가 거북이를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음식이요! 전 음식이 뷔페였으면
키웠으면 거북이라고 했을 텐데.
좋겠어요. 제가 장례식에 갔었을 때,
녹색이잖아요! (웃음) 저는 제가 산
이름도 잘 모르는 그 고기 있잖아요.
책들로만 이루어진 도서관을 만들고
머릿고기? 편육? 아무튼, 고기가
싶어요. 웬지 뭔가 장서? 이런 거일
너무 맛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것 같아요. 제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장례식 음식하면 그 맛없는 고기가
직접 수집한 책들. 제가 죽을 때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젤리를 붙인 맛?
되면 제가 모은 책들이 초판들은
이라고 해야 하나요. 제 장례식에선
비싸게 팔리고 그러지 않을까요? 제
그 고기를 절대 넣고 싶지 않아요. 음,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이기도 하고요.
뭔가 야외에서 하는 미니 결혼식처럼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만든 나만의
장례식도 다과도 놓고, 맛있는 음식이
도서관이라니!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아니요. 검은색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색이에요.
전 제가 저인 이유는 제가 가지고 있는 ‘저의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바라는 복장이 있어요? 외국 장례식 영상을 봤는데 너무
제 기억이 없으면 제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잖아요. 제 기억 자체가 가장 큰 요소 같아요. 조금 소름 끼치는
예쁜 거예요. 검은색은 별로 안 하고
생각이지만 제 기억을 다른 사람에게
싶지만 검은 면사포와 다들 예쁜
이식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사람이 제가
정장 입고 와줬으면 좋겠어요. 결혼식
될 것 같아요. 제가 저를 기억해야
하객룩으로 와줬으면 좋겠어요.
남들도 저를 기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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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저는 죽음이 무섭거든요. 호들갑도 많고 겁도 많아요. 솔직히 롤러코스터도 죽을까봐 별로 못 타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저렇게 겁 많은 애도 죽었는데 나도 죽을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생각했음 좋겠어요. 삶의 미련이 없었다라고 기억해줬으면.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너도 언젠간 죽겠지, 곧 만나.
그녀는 자신의 도서관을 만들 것이라 했다.
그녀는 자신이 엄마의 페르소나라고 칭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싶어했다.
그녀는 자신의 기억 자체가 자신이라고 했다. 그녀는 나무가 자신을 먹어주길 바랬다.
J-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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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J-EUL
“언젠가는 향기 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아니요. 무서워요. 아! 무섭다기보단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산다고 생각해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람 목숨은 파리 목숨이라고 하잖아요. 너무 절망적인가요?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죽음보다는 오늘은 어떻게 살고, 내일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것 같아요.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이 먼저 생각나요. 내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게 가장 먼저 떠올라요. 잠잘 때 같은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내가 볼 수 없지만 생각은 진행되지 않을까? 라는 느낌이요. 내 시야가 사라질 것 같은 그런 느낌.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전 옛날에 자는 게 죽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왜 그랬을까요?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저는 원래는 50살이었는데,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엄마보다는 빨리 죽는 건 싫고 한 80세쯤?
사후세계를 믿나요? 사후세계요? 전 별로 관심은 없지만 있을 것 같아요. 딱히 가고
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저는 일단 화장을 해줬으면
싶다 이런 건 아니지만, 뭔가 옛날부터
좋겠어요. 그래서 제 유골의 반은
영혼의 존재라던가 인간의 힘으로
나무에 뿌리고, 반은 바다에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던가
뿌려줬으면 좋겠어요. 자연으로의
이런 것에 관심이 있어서
회귀?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사후세계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그렇다고 내가 자연이라는 건 아닌데,
생각을 했어요.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어딘가에 갇혀있고 이런 건
그러면 당신이 죽는다면 어디로 갈 것 같아요?
싫어요. 납골당에 안치한다거나, 어디 묻히거나 이러면 내가 갇혀있는 것 같아요. 차라리 바람에 날아가서 여러
다음 삶을 살 것 같아요. 천국,
군데로 흩어지거나 나무에 뿌려져서
지옥은 안 믿고 사후세계라기보단
새로운 생명으로 자라거나 하는 것에
지금 삶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다음
대한 로망이 있어요.
생의 삶으로 영위할 수 있는 그런 인도자? 같은 것은 있을 것 같아요. 전생 자체는 믿어요.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네. 있어요. 슬퍼요. 어쩔 수 없는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가장 먼저 가족한테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고맙다고. 그리고 미안해할 것 같은데, 미안해 하지말라고 해주고
일이긴 한데 장례식에서 맘 놓고
싶어요. 나는 가족들이랑 함께 해서
슬퍼할 수 없는 가족들이 너무 슬프고
너무너무 행복했다고. 다음 생에도
싫어요. 마음껏 슬퍼할 겨를도 없이
내 가족으로 태어나 달라고. 그렇게
일해야 된다거나 이런 것들이요. 되게
말할 거에요. 아 참, 가장 중요한 것!
안타까웠어요.
사랑한다고도 말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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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진짜 살아있는 것보다 그냥 내가 거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느낌으로? 그런 의미에요. 다른
엄마, 아빠, 형. 가족들. 다시는
하나는 화분이나 나무 같은 것이요.
못 볼테니까. 엄마, 아빠, 형도 죽기 전에
영화에서 보면 누가 돌아가시면 나무
보고 싶은 사람이 저였으면 좋겠어요.
앞에다가 팻말을 꽂아서 어떠한
그럼 안아줄 거에요. 아주 꽉.
문장을 새겨서 기리고 이러잖아요. 그런 게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들어요. 죽었는데도 계속 자라나고, 살아있는 느낌? 아, 그 사람은 그곳에 존재하는구나. 이런 느낌이 들지
사실은 별로 장례식을 하고 싶지
않아요? 정적으로 묘지 납골당에
않아요. 만약을 꼭 해야 한다면,
갇혀서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어떠한
하얀색이요. 평소에 검은색을
생명에 내가 있어서 나 역시 생명력이
좋아했어서 식상할 것 같아요. 밝고
갖는 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깨끗한 색이어서 용서받는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비어있는 색 같아요.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아니요. 그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 라고 생각해요. 굳이 검은 옷을 입어야
저는 향은 싫어요. 촛불? 촛불 같은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고인에 대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한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은 맞지만, 색
향은 연기가 돼서 날아가는 게 싫어요.
에 대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왜 검은
초는 계속 타는 게 존재하는 것 같은데
색이어야 할까요? 죽음은 검은색일까
향은 사라지는 것 같아요. 장레식에선
요? 왜 검은색은 부정적인 색이 된 걸
내가 존재하는 걸 알고 오는 거잖아요.
까요? 저는 검은 색 옷을 즐겨 입기는
그때까지는 가족들도 나를 못 보내는
합니다! 하지만 한 번도 부정적인 색이
거니까 그때까진 살아있고 싶어요.
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럼 바라는 복장이 있어요?
내가 기억날 때마다 한 번씩은 찾아와주지 않을까요?(웃음) 그렇게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그냥
믿고 싶어요.
자기가 입고 싶은 옷 입었으면 좋겠어요. 다만 주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였으면 좋겠네요. 평소의 저를 만나러 오듯이 편안하게 와줬으면 해요. 적어도 제 장례식에서는요.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언젠가는 향기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어떤 향기를 맡으면 어떤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추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막연한 추억이든, 구체적인 추억이든
만약 제가 꼭 장례식을 해야
향기로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게
한다면 비가 내리는 날이면 좋겠어요.
로맨틱하잖아요. 제 향기에 대해
저는 비 오는 날은 씻겨 내려가는
저는 잘 모르지만 저를 생각했을
듯한 기분을 느껴요. 사실 그냥 저는
때 떠올리는 향이 하나쯤은 있지
장례식 말고 바다에 뿌려지거나 제
않을까요?
유골이 묻힌 곳에 나무를 심고 싶은데, 사람들이 내가 뿌려지는 곳이나 내가 나무로 자라나는 그 곳에 생각날 때 한 번씩 찾아와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장례식 당일에 와서 슬퍼해주는 것도
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저는 웃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좋지만, 그 당일에 국한하기보단
싶어요. 나를 떠올렸을 때 내가 그
살면서 제가 생각이 나면 한 번씩
사람의 기억 속에서 웃고 있었으면
찾아 와주길 바래요. 그래서 그런가?
좋겠어요. 무표정인 사람도 있고
굳이! 꼭! 장례식을 하고 싶진 않아요.
무서운 표정을 한 사람도 있지만 저를
내 죽음이 엄청 안타깝고 나를
떠올렸을 땐 웃는 모습을 떠올리길
사랑해주었던 사람이라면 아마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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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저의 어두운 모습을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 그 사람은 항상 밝게 웃던 사람!” 이라는 이미지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좋게 기억에 남고 싶은 건 다들 마찬가지 아닐까요?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내가 나무로 자라날 곳에 팻말을 세울 거에요. 그래서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나를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는 향기로 남아있길 바랬다.
그는 웃는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랬다.
그는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장례식에 비가 오길 바랬다. 그는 가족들이 미안해 하지 않길 바랬다.
JO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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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JOEY
“현생을 즐겨요. 죽음은 그 이후의 문제에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자주 생각하는 편은 아니에요. 과 특성상 과제가 너무 많아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데도 힘이 버거워서..(웃음)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주변에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은 있어요.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죽음이요? 음.. 차사고? 맞아. 교통사고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같아요. 죽음이 아직 저에게 닥치지 않았고, 너무나 먼 미래라고 생각해서 갑자기 죽음을 겪게 되는 일이 있다면 교통사고인 것 같아서요. 너무 잔인한가요? (웃음)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83세쯤? 83세라고 콕 짚어 말한 이유는 딱히 없어요. 그냥 뭔가 적당한 나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너무 오래 살고 싶지도 않고, 너무 짧게 살고 싶지도 않아요. 인생을 한 차례 겪었다! 정도는 생각할 수 있을 쯤에 가고 싶어요.
사후세계를 믿나요? 아니요. 절대요. 저 대답 진짜 빨랐죠! 근데 정말이에요. 안 믿어요.
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바람에 날려 보내는 걸 뭐라고
믿고 싶지도 않고. 왜인지는 잘
하죠? 아! 풍장이요. 저는 딱히
모르겠지만 없다고 생각해요. 이유를
사후세계나 죽음 이후를 믿지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거기까지
않지만 뭔가 느낌적으로 자유로운
생각하면 너무 복잡할 것 같아서요.
느낌이 들어서요. 제가 여행을 엄청
저는 현생을 즐기자는 주의입니다!
좋아하는데, 죽어서도 여행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그러면 당신이 죽는다면 어디로 갈 것 같아요?
즐거울 것 같아요. 언제나 여행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죽어서는 삶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요. (웃음)
음.. 뒤지면 뒤지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죽음 이후에 삶에 대해 생각하기엔 현생에 즐거운 것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예를 들면 술자리나.. 술자리나.. 술자리라던가!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만약 죽음이 닥쳐있고, 제게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고민하다가 죽을 것 같아요. 왜 그런 줄 아세요? 저는 아직 못해본 게 너어무
가족들의 장례식장 말고는
많아요. 제 버킷리스트가 살아있을 때
가본 적 없어요. 저의 가족들인데도
백 가지 경험 더 하기거든요. 그 많은
장례식장은 너무 어려웠어요. 뭔가
것 중에 딱 한 가지를 하라니. 선택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기 위한
장애인 저에게는 죽음보다 어려운
자리라고 하기엔 너무 지켜야 할 것이
문제일 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너무
많았어요. 이건 안 된다. 저건 안 된다.
괴롭네요. 그런 생각이 안 들도록
이런 식? 순수하게 애도만을 할 수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다
있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해보고 죽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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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장난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할 때 장례식 할테니 육개장 먹으러 오라고, 저한텐 맛집 아니냐고
이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은 항상
하면서 덧붙이며 웃었던 기억이
엄마. 이 세상을 통틀어서 나만큼 나를
나요. 조금 생각 없는 말장난이긴
제일 사랑해주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하지만 저희끼린 그렇게 이야기하며
사람이서요. 이런 얘기하면 울 것 같아요.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 즐거운
(웃음) 지금도 가장 사랑하고, 죽기
기억들이 막상 제가 죽어서 저의
직전에도, 죽어서도 내가 가장할 사람이
장례식을 할 때가 오면 그 친구들이
바로 우리 엄마예요.
제 장례식에 나온 육개장을 보면서 저를 떠올리면서 슬퍼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음. 블랙 N 베이지? 블랙은 아무래도 장례식 하면 생각이 나는 색이고, 베이지는 옛날에 삼베느낌도 있고 따뜻한 느낌도 들어요.
그 친구들이 알고 있는 제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니까요.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검은색만 입어야 한다는 그
방금 제가 좋아하는 보라색이랑 주황색
고정관념이 싫어요. 불편하구요. 물론
노랑색 생각해봤는데 너무 정신없을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건
것 같아요. 제 장례식은 그래도 차분한
맞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검은색!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건 정말 싫은 것 같아요. 장례식이든 뭐든. 그렇지만 막상 제가 장례식에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갈 때는 검은색 옷을 입긴 하지만요. 솔직히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안 된다고 하는
육개장이요. (박장대소) 제가 육개장을
것도 많고. 나는 그 사람의 죽음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제가 한창 육개장에
애도하러 가는 건데 뭐 그리 지킬 게
빠졌을 때는 거의 매일 먹었던 것 같아요.
많은지. 좀 편해졌음 좋겠어요.
그럼 바라는 복장이 있어요? 세미 정장 정도는 입었으면 좋겠어 요. 그래도 내가 죽었는데 사람들이 너 무 후리하게 오면 서운할 것 같아요.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1차원적으로 생각하면 사진?
(웃음) 거창하게 뭘 바라는 건 아니지
나랑 같이 찍은 사진들이요. 그게
만, 적어도 내 죽음에 대한 예의는 갖춰
우리가 알고 지냈다는 제일 큰 증거가
주길 바래요. 살면서도 제가 정말 중요
되니까요.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그
시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예의라
추억이 담겨있기도 하고요. 사진
는 것에 대해. 예의 없는 사람들이랑은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상종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죽어서도
그래도 요샌 사진을 많이 찍어두려고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내 죽음을 애도
노력해요. 특히 친한 친구와요. 그게
해줄 사람이라면, 저랑 친한 사람들일
우리의 지나간 시간들을 보여줄
테니 그 사람들이 그렇게 올 거라고 생
수 있잖아요. 여러분, 모두 사진을
각하지는 않지만요!
찍으세요!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솔직히 모르겠어요. 장례식은 단
음.. 글쎄요. 좋은 기억으로
하나의 이미지로 박혀 있는 것 같아요.
남았으면 좋겠죠? (긁적긁적)
어두운 분위기, 검은색 옷, 국화꽃, 향,
근데 사실 전 죽으면 끝이라고
약속이라도 한 듯 정해진 말들. 그런
생각하기 때문에 죽고 난 이후에
분위기들을 접해오다 보니 고정관념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상관이
박혀있는 것 같아요. 그런 장례식을
없어요. 죽음 이후는 나의 문제가
하고 싶진 않지만, 온전히 나를 위한
아닌 그들의 문제니까. 너무 정 없어
장례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외에
보이나요? 하지만 전 현생을 즐기기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때문에 현재의 제 사람들을 너무나
같아요.
좋아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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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에게 지금 현재의 내가 좋은 사람이길 바라는 것뿐이에요. 그거면 됐어요. 충분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저는 바람이 되었어요. 마음으로 추억해주세요.
그녀는 죽음 이후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지금 좋은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죽어서도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HY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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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HYEOK
“편했던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굳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아직은 저랑 별로 상관없는 일이라는 이미지가 좀더 큰 것 같아요. 먼 훗날의 이야기? 생각해봤자 우울하기만 하고 해서 “굳이” 생각을 하려고 하진 않는 편이에요.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향이 떠올라요. 사람이 죽으면 향을 피우잖아요. 우리가 향을 바라봄으로써 죽은 사람을 바라보게 한다고 생각해요. 향이 날아가면서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후각적인 것도 함께해서 그 사람을 그리워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치 감성이 후각적인 것을 통하여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거죠. 그래서 향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큰 것 같아요.
죽을 뻔한 적이 있나요? 네. 군대에 있을 때요. 제가 운전병이라 차 밑에서 수리를 하고 있었어요. 차를 들어 올리는 기계가 있어서 그걸 들어 올렸는데 그게 기압식으로 올라가는 건데 공기가 차있는 부분이 찢어져 있어서 차가 진짜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그때 뭔가 좀 약간 아 나는 이제 죽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그냥 한 적당히 80살? 대표적으로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친척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처음 가봤는데, 못 받아들였어요. 아, 왜
2080 그런 말도 있고 보편적으로
저럴까. 그냥 어디 갔다는데.. 왜?
봤을 때 80살이 노년으로 치는 적당한
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이상했죠.
나이인 것 같아요. 요즘 백세시대다
성인이 되고 나서의 첫 장례식은
뭐다 이래도 현재 가장 노년에 적합한
친구의 죽음이었는데, 허망했어요.
나이는 80이라고 생각해요. 적당히
재수하던 친구가 오티를 가서 술을
살다가 가고 싶어요.
먹고 계단에서 추락해서 죽었어요. 신이 있다면 뭘까, 뭘하고 있을까
사후세계를 믿나요?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덧없고 허무한 이미지? 지금은 그래요.
네.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집안이기도 했고, 영적인 존재들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지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음. 네. 앞에 말했듯이 그 친구도 그랬고, 다른 친구도 있었어요. 그
그러면 당신이 죽는다면 어디로 갈 것 같아요? 어릴 땐 천국에 갈 거라 생각을
친구는 특히 .. 말하기 좀 그렇지만 익명이니까요. 그 친구가 죽기 한 달 전에 저랑 같이 놀러 갔었거든요. 그때 술을 먹으며 친구가 힘들다란 말을
했었는데, 지금은 미국 블랙 코미디
했었는데, 저는 “아유 그거 별거 없어
영향인지 죽으면 아무것도 없겠다
그냥 힘내” 라고 말을 했어요. 정말 별
생각해요. 옛날엔 그게 좀 무섭고
거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좀 더
겁이 났는데 이젠 어쩔 수 없구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무언가
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두렵다고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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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침착하게 만들어주는 기분? 제 장례식에 오신 분들이 그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 색들을 보고.
장례라기보다는, 쓸만한 장기가
너무 슬퍼하지 말고, 차분하게 나를
있다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보내줬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들이
나머지는 다 태워줬으면 좋겠어요.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죽어서 없을 테니 달래줄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색으로라도 달래주고 싶어요. 난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때에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랑 밥 한번 먹을 것 같아요.
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부모님. 가장 내 걱정해 주시고, 원체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평소에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잠깐 고민 좀 해도 될까요? 음. 굳이 말하자면 타블렛? 타블렛이 좋겠네요.
연락을 잘 안 하는 타입이라 한스러울 것
노트북이나 컴퓨터에 연결해서
같아요.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이 들 것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 타블렛이요.
같아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타블렛이 절 대표하는 이미지가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파란색, 초록색. 제가 제일 좋아하는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살아 있는 동안 타블렛으로 뭔가를 많이 해냈으면 좋겠다는 뜻도 있어요. 그래서 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두 색이에요. 초록색은 어렸을 때부터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저를
그냥 좋아했었고, 파란색은 보면 그냥
떠올렸을 때, HYEOK하면 타블렛.
마음이라고 해야 하나. 편한 느낌이 드는
이런 느낌? 생각만 해도 좋네요. 저는
것 같아요. 이 두 가지 색은 뭔가 사람을
타블렛으로 정하겠습니다!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음. 굳이 검은색 옷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이것 역시 앞 질문과 동일하게 타블렛이요. 저는 아직 취준생이고,
그럼 바라는 복장이 있어요? 검은색은 필요 없는데, 굳이 과한
타블렛으로 먹고 사는 것을 꿈꾸고 있어요. 지금 현재 제 인생은 타블렛이 없다면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형형색색의 옷이나 노출이 심한 옷?
정도로 24시간을 함께 하고 있죠.
그런 옷만 아니면 될 것 같아요. 왜냐면
언젠가 그림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저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그걸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떠났을
보면 화낼 것 같아요.
때 사람들이 나를 떠올리며 내 옆에 있던 타블렛을 생각해준다면 더 바랄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굳이 육개장만 아니면 될 것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아, 저 사람은 저걸로 원없이 그림을 그렸던 사람, 늘 타블렛과 함께하던 사람.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같아요. 그래도 저 마지막 가는 길 보러 와주는 사람들한테 대접은 해야죠. 저는 먹을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작업을
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정말 한 번도, 단 한 번도 생각해
하든 뭘 하든 먹는 거 정말 중요합니다.
본 적이 없는데.. 음. 어렵네요. 일단
그래서 제 장례식엔 음식이 좀 여러
저라는 사람을 봤을 때 그 누구도
가지가 나왔음 좋겠어요. 여러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이 드세요.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편했던 사람? 그래. 어려웠던 사람,
음식들이에요!! 그나저나 저 굳이라는
불편했던 사람보단 편했던 사람으로
말을 굉장히 많이 하네요. (웃음)
기억됐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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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소망인데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많진 않아도 몇몇 사람들에게는 힘들 때 도움이 됐다, 나를 위해 진심으로 울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라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지금만 아파해주고, 이 이후부턴 잊어도 돼요.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그는
기억해주길
먼저 보낸
바랬다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그는 편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어했다.
그는 잊혀지길 바랬다. 그는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을 내보였다.
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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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리링
“산 사람들은 산 자들의 인생을 살길 바랍니다.”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많이 생각하는 편인 것 같아요. 자주라기보단 많이. 죽음은 이렇다? 하는 정도의 생각은 하는 편이에요.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無. 없을 무. 의 한자가 떠오릅니다. 죽으면 모든 걸 제가 경험할 수 없게 되잖아요. 아무 색깔도 볼 수 없고 소리도 들을 수 없고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의 무가 생각났어요.
죽을 뻔한 적이 있나요? 네.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어요. 가족 여행으로 계곡을 갔었는데 그날 비가 많이 와서 물살에 쓸려서 떠내려갔어요. 그때 진짜 죽을 뻔했어요. 간신히 구조가 되어 살았어요. 어렸을 때이고 너무 오래되어서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엄청나게 울었었던 것 같아요. 물 때문에 숨쉬기 힘들고, 돌맹이에 부딪혀서 피가 엄청 많이 났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물 공포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요. 계곡은 아직도 좀 무서워요.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몸은 그렇게 되는데 정신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물론 뇌에서 모든 작용이 이뤄지는 게 아는데 죽었을 때의 감정?
50 전후? 인생 덧없어요. 더 살고
느낌? 이런 걸 아직까지 모르니까요.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만약
몸이 죽으면 정신도 죽겠지만,
20대의 몸을 가지고 오래 사는 거면
죽어보지 않은 이상 그건 모르는
당연히 죽기 싫을 것 같은데 젊음은
일이잖아요. 그래서 그거에 대한
백세 시대에 찰나일 뿐이고 30대가
생각은 가끔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죽은
되면 노화가 시작되고, 50대 되면
정신들이 어느 우주에 모아지는 건
여기저기 아프고 그러고, 70대 되면 큰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 적 있어요.
병 걸리는 비율도 높고. 그런 몸으로 백
아마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이거에
세까지 살고 싶지 않아요.
대한 해답은 절대 찾지 못하겠죠? 그건 좀 아쉽네요. 궁금해요.
사후세계를 믿나요? 믿지는 않는데 있었으면 좋겠어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죽으면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예전에는 나랑은 관계없는 곳,
내가 생각하는대로 무의 상태가
먼 곳, 슬픈 곳이라 생각했어요.
온다면 좀 슬플 것 같아서. 특히 우리
요즘에는 그다지 멀지 않다는
부모님은 돌아가셔도 사후세계가
느낌이 많이 느끼고 있어요. 내 주위
있어서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래요. 그
사람들도 언젠간 죽는다는 거를
세계에서 영원히 늙지 않고 건강했음
인지하고 실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좋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옛날엔 장례식장에 가면 슬프기만 했는데, 요즘은
그러면 당신이 죽는다면 어디로 갈 것 같아요? 저는 자연스레 거름이 되어 흙으로 돌아갈 것 같아요. 그런 건 좀 궁금해요.
슬프다기보단 명복을 빌어주고 있어요. 장례식 가서 밥 먹는 분들이 웃고 떠드는 이유를 알겠는 기분? 물론 내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엄청 슬픈 곳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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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저의 흔적을 남기기가 싫어요. 내 자손들이 매년마다 제사 지내고, 무덤이나 납골당에 찾아오게 하고
할아버지. 근데 아주 옛날이라서 기억은
싶지도 않구요. 난 이제 간 사람이니까.
잘 안 나요. 죽음 자체는 기억이 잘 안
나는 갔다 하고 제사도 지내지
나지만 죽어가던 모습은 생생해요.
말고 찾아오지도 말고 그냥 편하게
돌아가시기 전에 가장 편한 가족네
보내줬음 좋겠어요. 산 사람들은 산
있고 싶다 해서 우리 집에 와서 몇 달
자들의 인생을 살길 바래요.
같이 살았어요. 어느 날은 할아버지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혀를 만져보라고 해서 만져봤는데 침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 어린 나이지만 할아버지가 죽음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그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만약 이 소원을 신이 들어준다면,
감촉이 아직도 생생해요. 죽음이라고
무의 상태로 돌아가기 직전이니까
하면 어렸을 땐 단순히 사람이 없어지는
내가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것이었는데 할아버지의 죽어가는 실제
수 있는 사계절의 바람을 느끼고
몸을 만졌을 때 단순하게 누가 사라지고
싶어요. 봄의 바람과 햇살, 여름의
이게 아니라 몸이 늙고 병들어서 죽는
뜨거운 태양과 바람, 이런 거? 내가
거구나. 라고 와닿았어요.
살아있다는 걸 그렇게 자연으로 느끼다 죽고 싶어요.
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매장은 정말 바라지 않아요. 매장만 아니면 내 유골을 갈아
엄마 아빠. 나보다 먼저 가셨을 것
만들어서 어딘가로 흩뿌리던지 보관하는
같아서요.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기
방식 말고 없애는 방식으로 했으면
전에 이런 감정을 느끼셨겠구나
좋겠어요. 엄청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싶어서요. 저도 곧 따라가요. 라고
없는데 내 몸이 죽었으니까 이 세상에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평생을 가을 웜으로 살다 가기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생전에 내가 좋아했던 음식을 먹게
때문에 주황색을 입히고 싶네요.
했으면 좋겠어요. 이것 역시 음악이랑
저한테 가장 잘 어울렸던 색? 제가
비슷한 이유에요. 살아생전의 나의
가장 즐겨 썼던 색을 보여주고 싶어요.
행적을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의 트랙 리스트요. 장례식은 나를 기리는 마지막 날이니까 꽃이나 그런 것도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내 컴퓨터에 있는 모든 정보들.
좋지만, 제가 음악을 되게 좋아하니까
내 모든 정보랑 내가 했던 행적들이
그 음악들을 저를 보러 와준 사람들이
컴퓨터 안에 고스란히 기록되어있기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음악들이
때문이에요. 제가 컴퓨터를 쓰는
제 장례식 안에서 널리 울려 퍼지게
전공이기도 하고요. 근데 전혀
하고 싶어요.
상관없기도 해요. 가장 관련 있으면서 상관없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컴퓨터 속 저에 관한 빅데이터들! 그게 가장 저를 기억할 수 있는 큰 요소 같아요.
네. 그래도 고인이니까 예의를 갖춰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장례식장의 예의가 검은색의 차분한 느낌을 갖춘 옷들이잖아요. 그렇게 와줬으면 좋겠어요. 다들 그렇게 와줄 것 같아요. (웃음)
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솔직히 상관은 없지만, 내가 바라는 인생이랑도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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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탈 없이 아프지 않게 잘 살다간 사람. 리링 그 정도면은 탈 없이 잘 죽었지. 호상이지. 리링 큰 풍파도 없었고 잘 지내다가 갔지. 리링 하고 싶은 거 다 하다가 갔지. 라는? 무난하고 무탈하게 살다 가고 싶어요. 아픈 곳도 없고. 일찍 죽고 싶다는 이유랑도 비슷한 것 같아요. 건강한 몸으로 행복하게 가고 싶어요.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잘살고 있으니, 앞으로 찾아오지 않아도 됩니다.
그녀는 무난한 삶을 살고 싶어했다.
그녀는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녀에게 죽음은 무의 상태로의 회귀이다.
그녀는 죽음 이후가 궁금했다.
그녀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이 없었다.
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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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찬스타
“유토피아에서 다같이 만나 행복하고 싶어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저는 그렇게 많이는 생각 안 해요 요즘 들어서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곧 할아버지의 임종이 다가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내드려야 좋을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해요.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흰색이 바로 떠올랐어요. 뭔가 죽음이라고 하면 다들 검은색을 생각하잖아요. 꼭 죽음이 검은색처럼 암담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가 죽을 때는 깜깜한 것보단 시야가 하얘질 것 같아요.
죽을 뻔한 적이 있나요? 고등학교 때였어요. 딱히 말할 만한 경험은 아닌데 그 당시엔 정말 암담한 기분이었어요. 죽음의 상황이 눈앞에 닥쳤을 때 ‘어 이게 뭐지?’ 하고 쿵 주저앉는 느낌이 들었어요. 죽을 때 주마등이 스쳐 지나간다고 하는데 그런 거 느낄 시간이 없었어요. 그냥 어딘가에 쿵 떨어지는 느낌만 들었어요.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67살. 이 나이로 정한 이유는 딱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네, 있어요. 대여섯 번 정도? 제 첫 장례식은 외할머니 장례식이었어요.
너무 늙었다 하기에도 뭐하고 젊다
그때를 생각하면, 그냥 되게 정신이
하기에도 뭐한 나이인 것 같아서요.
없었던 것 같아요. 머릿속이 웅웅
너무 늙은 모습으로 죽긴 싫고, 너무
울리는 느낌. 지금은 장례식이라 하면
젊은 나이에 내가 해보고 싶은 것도
파티 같다. 라는 느낌도 들어요. 요즘엔
못 하고 죽는 것 같아서 싫어요. 저는
약간 고인을 보내드리는 것도 좋게
개인적으로 숫자 7을 좋아하는데,
보내드리고, 울면서 보내드리면 예의가
60이 넘어가면 내가 아마 모든 일을
아닌 것 같아서요. 정작 가장 울고 싶은
마치고 노후 준비를 한다는 생각이
사람은 간 사람일텐데 왜 살아 있고
들어서 제가 좋아하는 숫자인 7년
남아 있는 우리가 울어요.
정도를 내가 하고 싶은 거 맘껏 하다가 죽지 않을까 해요.
사후세계를 믿나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아니요. 아직까지는 완전 가깝다
저는 믿습니다. 유토피아요.
생각하는 사람의 죽음은 없었어요.
유토피아가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근데 상상해 본 적은 있어요. 많이
공간이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고
안타까울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그
가만히 있기만 해도 행복하고!
사람도 그렇고. 그 안타까움이라는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 너무
게 내가 잘하지 못했던 거에 대한
고생했으니까 죽어서라도 행복한
안타까움이라던지 나한테 못 해준
감정을 느꼈으면 해요. 그곳엔 제가
거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던지, 내 옆에
아는 사람이 그대로 있을 것 같은?
있어야 할 사람이 없어서라던지 하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물론
그런 거 때문에요. 어떠한 종류의
실존 인물은 아니겠지만) 그
안타까움이든지 느낄 것 같아요. 별로
사람들이랑 지지고 볶고 살고 싶어요.
겪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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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저는 매장을 하고 싶어요. 저희는
엄마요. 최근에 부모님에 대한
가족 산이 있어요. 그곳에 묻히면
영상을 많이 봤는데 그런 걸 보면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할머니
볼수록 더 애틋해지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 엄마 아빠) 이렇게 다 같이
자취를 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럼 죽어서도 같이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 같아요.
있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제가 말한
이건 비밀인데, 사실 아빠는 제가
유토피아에서 만나기도 쉬울 것 같고요.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엄마를 좀 더 좋아하기 때문에 죽기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메세지를 남기고 싶어요. 문자 메세지 카톡 메세지 이런 게 아니라 마지막 메세지를 남기는 거요. 제가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마지막으로 어떤
직전에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엄마일 것 같아요.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파란색이요. 딱 듣자마자 파란색이
사람을 불러서 전해준다던지 하는 그런
제일 먼저 생각 났어요. 파란 색이
메세지요. 아니면 라디오 사연을 보내는
있으면 약간 쿨하게 헤어지자. 이런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 사연이 채택이
느낌이지 않나요? 제 생각엔 가장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음. 약간 제가
쿨한 색이 파란색이라는 생각이
좋아했던 책 한끝에 메세지를 적는 것도
들어요. 제가 요즘 장례식은 파티
괜찮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 찬스타가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잖아요. 제
존재했다는 그런 인증이라고 해야
장례식이 파티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나요. 흔적 같은 것 하나 남겨 놓고
자주 생각했었거든요. 다들 울지
싶어요. 제가 이렇게 살다 갑니다. 저를
말고 쿨하게 즐기고, 쿨하게 저를
기억해주세요. 이런 느낌의 메세지를
보내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제가 더
남기고 가고 싶어요.
마음 편히 가지 않을까요?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CD요. 그때까지 CD를 사용할지는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음식이요. 다들 육개장, 떡,
모르겠지만, 노래들이 담겨 있는
머릿고기 이렇게 올리잖아요. 저는
씨디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좋아했던
약간 그런 것보다 다 같이 먹을
노래들이나 저를 기억할 수 있는
수 있는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래들? 그래서 그런 CD가 있었으면
편식 없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이요.
좋겠어요. 그 노래들을 들으면서 저를
디저트 종류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기억할 수 있게요.
제가 디저트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샴페인도 필수에요. 파란색 정장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검은 옷 싫어요. 검은 옷은 슬플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저는 제
입고 디저트 먹으면서 샴페인 파티를 했으면 좋겠어요. 식장도 장례식장이 아니었음 좋겠어요. 국화, 화환 이런 거 없고 관짝 하나 놓고 관 위에서 디제잉을 하던 뭘하던 상관 없어요. 다 같이 놀자!
그럼 바라는 복장이 있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제 장례식에 와서 진실된 눈물을 보일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엄마? 제가 남들을 챙기는 게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버릇이어서 주변 사람들을 많이
몇 명 없을 바엔 아무도 울지 말고
챙겼어요. 제가 직접 밥해서 먹이는
그냥 즐겨라 라는 생각이 들어요.
것도 좋아하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파란색이나 입고 왔으면 좋겠어요.
해주고 이런 챙겨주는 거? 엄마 같은
진짜 쨍한 파란색. 남색 이런 거 말고.
매력? 그래서 뭔가 엄마. 하면 저를
새파랗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떠올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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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딱 하나 생각나는 게 있긴 한데. (웃음) 멋진 사람. 그 멋지다가 외모가 멋지다 이런 멋짐이 아니라 저는 편견을 벗어난 멋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늘 생각하는 거지만 절 편견을 가지고 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래서 “어? 얘는 남자앤데도 나보다 화장을 잘하고, 패션센스도 특이하지만 나름대로 자기 스타일이 있고, 개성이 있고, 걸그룹춤을 잘 추지만 남자로 되게 멋있는 아이야.” 이런 느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나도 나름대로 멋진 인생을 살았으니, 너희도 너희 나름대로 멋진 인생을 살아라.
그는 주변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길 바랬다
그는 유토피아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는 멋진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어했다 그의 장례식은 파티 같길 바랬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함께하길 원했다
시골 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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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시골아지매
“인생은 마치 여행 같아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가요? 아주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할 말도 많고. 이상한 소리 할 수도 있는데 이해해주실래요? (웃음)
‘죽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여행이요.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날이 되면 아무리 길었던 여정이었어도 앞의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처럼 죽음 역시 마지막 날에는 내 인생에서 짧은 여행의 마지막 순간으로 다가올 것 같아서요.
죽을 뻔한 적이 있나요? 출산할 때. (웃음) 저는 두 번의 출산을 경험했어요. 그때 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만약 내가 죽으면 이 아이는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픔보다는 걱정이 앞섰죠, 그때는. 살아서 이 아이를 내가 돌봐줘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죽을 수 있는 나이를 정할 수 있다면 몇 살까지 살고 싶어요? 한.. 85세? 85세라고 정한 이유는
장례식에 가본 적이 있나요? 네, 아주 많이 가봤죠. 제 나이쯤 되면 정말 많이 가게 되죠. 처음 갔을
딱 제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제 두
때가 초등학교 2학년 때 큰 할아버지
다리로 걸어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장례식이였어요. 집안의 큰 어른인
아마 제 건강 수명이 거기까지일 것
큰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저는
같아서? 딱 건강하게 다닐 수 있을
어린 나이에도 ‘아, 경건한 마음으로
때까지만 살고 싶어요. 이 나이가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되니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요.
장례식에 갔더니 한쪽에서 국을
아직까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끓이고 있고. 뭐라고 해야 할까.
않는 것 같아요.
약간 잔칫집 같았어요. 그때 뭔가 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래도 되나
사후세계를 믿나요? 네, 저는 믿고 있어요. 사후세계를
하고 의아했었어요. 진짜 딱 이래도 되나? 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충격이죠. 지금은 그냥 의례적으로
사람들이 천국이니 지옥이니 딱 잘라
가는 것 같아요. 부모를 보내는 친구를
나눠서 말을 하지만 제 생각엔 뭔가
위로하러? 그런 의례요. 지금은 딱히
그건 아닐 것 같고, 저는 사후세계라는
뭐라고 느껴지는 건 없어요.
곳이 차원과 공간이 달라지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곳 같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끝낸다면, 다른 차원으로 가서 다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것?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있어요. 한 3년 정도 우울증을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여행을 하는
앓았어요. 저는 그걸 극복하는
거죠. 여행자들처럼. 너무 설레고
과정에서 차를 접했어요. 그 죽음이 차
멋진 일 아닐까요? 저는 딱 그 정도가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요. 차를
사후세계라고 믿어요. 그래서 죽음
배우면서 명상도 하고 이러면서 많이
하면 여행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나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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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어떤 방식의 장례가 하고 싶어요? 저는 화장을 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장례식에 색을 입힌다면 어떤 색을 입히고 싶어요? 환한 색깔이었으면 좋겠어요.
화장을 한 후의 제 뼛가루를 제가
가을 햇살 같은 그런 밝은 느낌의 색을
좋아했던 장소에 조금씩, 한 줌씩
입히고 싶어요. 그리고 그 밝은 색들
놔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가운데에 죽은 제가 누워있는거에요.
바람에 날아가게요. 그러면 또 내
그래서 저를 보러 와준 사람들이 제 몸
뼛가루라도 여행을 하는 느낌일 것
위에 장미꽃을 한 송이씩 놔주었으면
같아요.
좋겠어요. 국화보단 장미꽃이 더 좋아요. 밝은색들 가운데 붉은색
죽기 전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장미꽃으로 덮힌 제가 누워 있는 것, 너무 멋지지 않나요? 상상만 해도 정말 로맨틱한 것 같아요.
가족들 얼굴 한 번씩 보고 가게 해달라고요. 그냥.. 뭔가 이렇게 평생 함께한 시간이 있잖아요. 그 얼굴들은 맨정신에 보고 싶어요. 눈에 담고 가고 싶어요, 흐릿한 정신이 아니라 맨정신에.
장례식에서 당신을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만년필. 제가 글씨를 되게 못 써요.
내 인생의 여행을 함께 해준 사람들을
그래서 만년필을 쓰는데, 만년필을
전부 기억하고 갈 거요.
쓰다 보니까 사람들이 약간 글씨가 아니라 만년필에 집중을 하더라고요.
죽기 직전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이 대답 역시 가족들이요. 앞에서
신기해하면서요. 만년필로 적을 때 나는 긁힘 소리도 좋고. 펜촉별, 브랜드별로 모으기도 해요. 만년필로 쓸 때 가장 좋은 종이를 찾는 것도
말했듯이 마지막으로 제 눈에 한 아름
좋아해요. 그래서 저를 아는 사람들이
담아가려구요. 제가 사랑했던 제 인생의
절 떠올릴 때 만년필을 떠올리지
사람들이니까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의 장례식에 모두가 검은 옷을 입길 바라나요? 아니요. 검은색 옷은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당신의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퀼트 제품이요. 우리 아이들 것으로 퀼트 컵 받침 같은 걸 백 개
그럼 바라는 복장이 있어요? 그 사람들도 검정색 옷이 아닌
정도 만들어놨어요. 자취방에서도 쓰이고, 기숙사에서도 쓸 수 있도록요. 내 것에도 접시 크기 별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와서
만들어놓고요. 그래서 나중에 우리
누군가 한 사람 여행자를 떠나보내는
아이들이 퀼트 제품을 보면 저를
마음으로 내가 마지막으로 내는
떠올리지 않을까요? 우리 엄마가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나를
이런 걸 참 잘하셨는데. 하고요. 제
보내주었으면 좋겠어요.
가방에 시골 아지매라고 새긴 것도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런 손으로 하는
당신의 장례식이 조금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어요? 특별하다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수제 제품을 참 좋아해요, 저는. 주변 사람들도 그걸 알고요. 저희 매장에 있는 퀼트 제품도 다 제가 한 거예요. 알바생들이 칭찬해줬어요.
앞에서 말했듯이 제가 누워있고 제 위에 사람들이 빨간 장미를 놔주는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제 장례식이 갖는 그 특별함은, 내 몫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몫으로
당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나요? 이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대답할
놓아두려구요. 내 아이들의 선택에
수 있어요. 따뜻한 사람이요. 어느
따를래요. 나를 어떻게 보내줄지
날 저를 아는 누군가가 문득 저를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고, 아이들의
떠올렸을 때, 아무 이유 없이 미소가
방식으로 보내주었으면 좋겠어요.
지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제 아이들을 믿어요.
그건 제가 죽고 난 후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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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살아있는 동안의 제 꿈이기도 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내 감정을 나누고 싶어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게요. 그러면 좋겠어요. 전 그거 하나면 충분할 것 같아요.
당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어요? 제법 잘 놀았소.
그녀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힘들어 했다
그녀는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어했다
그녀는 인생을 여행이라 여겼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을 아이들의 몫으로 남겼다
그녀는 가족들을 온전히 담아가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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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책 임중용 「새롭게 꾸민 현대인의 新 장례·제례」 김성대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 H.A 거버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이케가미 료타 「도해 북유럽 신화」 시니, 혀노 「죽음에 관하여」 피에르 그리말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정민 외 3명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오진원 「문화마다 달라요, 세계의 장례」 조원규 「웰다잉의 이해와 실천」
/정기 간행물 박노국의 참된 깨달음 학교 「장례식의 진짜 의미」 , 「죽음 바로보기」, 「삶과 죽음의 관계」 이선생의 신화 도서관 「세계의 다양한 사후세계 #PART3」, 「세계의 다양한 사후세계 #PART4 신곡」, 「세계의 다양한 사후세계 #PART5 불교」 이과의 읽을 거리 「인도 토라자족의 독특한 장례식」 컨스피러시 뉴스 「3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사체험」, 「고인의 목소리를 듣거나…」 신동아 「한국죽음학회 최준식 교수의 사후세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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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두잇서베이 「 http://www.dooit.co.kr/」 지식백과 「 https://terms.naver.com/」 위키백과 「ko.wikipedia.org」 MK NEWS 「www.mknews.kr」 오마이뉴스 「www.ohmynews.com」 대한 웰다잉 협회 「http://www.daehanwelldying.org/」
/영상물 EBS 다큐프라임 「사후세계」 EBS 다큐프라임 「데스(DEATH)」 TED 「 피터사울-죽음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외국 사이트 Greek Mythology 「Hades The Greek God Of The Underworld」, 「The Myth Of Sisyphus」, 「The Myth Of Tantalus」 God-And-Monsters.com 「Greek Mythology - Hades」
우리가 잠든 후에 (AFTER WE SLEEP) ©김수지
인쇄·발행일
2018년 11월 13일 2018년 11월 16일
글
김수지
편집
김수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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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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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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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한경대학교 (456-749) 경기도 안성시 중앙로 327
인쇄소
FREEMAC 서울 중구 필동 1가 43-3 2F
이 책은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쓰이지 않았으며, 2018 국립 한경대학교 졸업전시를 위해 제작 되었고 이 책에 대한 도판은 무단 차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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