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無Mean
무민: 無Mean
무민: 초판 발행 2018년 11월 16일 지은이 이시은 편집 이시은 디자인 이시은 지도 하주현 펴낸이 이시은 펴낸곳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최근 20대의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무자극 영상 콘텐츠 가 인기를 얻고 있다. 무자극 영상 콘텐츠는 사람들의 시각, 청각을 자극하여 수용자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을 이끌어 내 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이다. 대표적인 예로 는 자율감각쾌락반응으로 번역되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 있다.
ASMR은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tingle)
을 주는 특정 소리 혹은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다. 뇌를 자극 하는 작고, 정밀한 소리로 수용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이끌 어 내는 영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필을 깎는 소리, 음식을 자르는 소리, 물, 물품, 색소 등으로 구성된 슬라임(Slime), 이른바 액체 괴물을 만지는 소리, 자르는 소리가 대표적이 다. 이러한 무자극 영상 콘텐츠는 수용자에게 특별히 큰 웃 음을 주는 것도 아니고 비생산적이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 서 쉴 틈 없이 달려온 20대가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며 휴 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동안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와 같은
웹을 기반한 영상이 주가 되었던 무자극 콘텐츠는 다양한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효리네 민박>, <숲속의 작은집 > 과 같은 잔잔한 TV 예능과 2014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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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열리고 있는 ‘멍 때리기 대회’, 그림판에 마우스로 그린 듯한 느낌의 ‘그림판 이모티콘’등이 있다. 무자극 콘텐츠는 우리 생활의 아주 밀접한 곳까지 깊숙이 들어왔다.
2018년에는 무자극 콘텐츠를 향유하는 세대를 일
컫는 말인 ‘무민세대’가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될 만큼 무자 극 콘텐츠가 시대를 대표하는 흐름이 되었다.
‘무민세대’란, 없다는 뜻의 한자 ‘無’와 의미를 뜻 하는 영어 ‘Mean’에 ‘세대’를 합친 합성어로, ‘무 의미를 통해 의미를 찾는 세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무민세대로 대표되는 20대, 30대 젊은층들은 그동안 ‘성공 한 사람’이 되기 위해 바쁘게 경쟁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자 극을 찾아 나서왔다. 하지만 이제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훌 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홀가분한 일 상을 살고자 하며, ‘무자극, 무맥락, 무위 휴식’을 꿈꾼다. 이 책에서는 실제 무민세대를 대표하는 6명의 사람들과의 인 터뷰를 통해 무의미를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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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프롤로그
무의미를 좇는 사람들
의미를 좇는 사람들
무민세대 인터뷰 22세, 최윤미
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인터뷰
21세, 이다솜
24세, 소병규
무민세대의 등장 이유
24세, 최여진
22세, 강예린
무민세대의 미래
26세, 심하연
24세, 진소정
무민세대 담론 무민세대의 정의
부록 무민세대 키워드
마치면서
무민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에 앞서, 이 책에서 무민세 대를 규정하는 기준을 정하였다. 다음에 오는 항목을 통해 무민세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무민세대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ASMR’, ‘슬라임’ 등 무자극 콘텐츠를 소비한다. 2. ‘아무 말 대잔치’와 같은 맥락 없는 유머가 좋다. 3. 전에는 열심히 하던 일에 회의를 느낀다. 4. 쉬고 있을 때조차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5. 인간관계에 권태감을 느끼고 있거나, 인맥 다이어트 중이다. 6. 유익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 이 늘었다. 7. 제주도처럼 조용하고 풍경이 아름다운 시골로 여행 을 가고 싶거나, 귀농에 대한 꿈이 있다. 8.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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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인터뷰
최여진 슬라임 애호가, 24세 대학교 4학년 졸업 준비생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4살 김여진입니다. 이번 연도 졸업을 앞두고 있고, 취업 전에 보름 정도 유 럽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도 짬 짬이 병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무민세대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 인가요? 저는 평소에 액체 괴물 이라고도 불리는 슬라 1
임(Slime) 영상 을 자주 봅니다. 슬라임은 물 1. 인스타그램에서의 슬라임 해시태그
이랑 풀, 소다 등의 재료로 만든 말랑하고 쫀
2. 펄이 들어간 슬 라임 영상https:// goo.gl/XwJKpf
고, 자잘하고 알록달록한 폼이나 비즈, 스펀지
득한 물질인데요. 만질 때의 촉감과 소리가 좋 등을 첨가하면 보기에도 좋아서 슬라임을 만 들거나 만지는 영상을 자주 보고 있어요.
특별히 좋아하는 영상이 있다면? 제일 좋아하는 영상은 비즈나 펄이 들어간 슬 2
라임 영상 2이에요. 비즈나 펄이 들어가면 비 주얼이 화려해지고, 슬라임이 뭉개지는 소리 이외에도 비즈가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어가 서 소리가 풍부해져요. 이외에도 음식처럼 꾸며놓은 슬라임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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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스크림 모 양 슬라임 https:// goo.gl/c9D3aE
해요. 슬라임은 색을 마음대로 넣을 수 있고, 재료를 얼마나 넣고,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제형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3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아이스크림 이나 핫케 4
이크 등의 실제 음식처럼 만든 슬라임이 있 4. 핫케익 모양 슬 라임 영상 https:// goo.gl/3PywjB
어요. 또 실제 음식과의 일치율을 따지며 보는 재미가 있고, 많이 닮으면 그 음식의 향이 느 껴지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실제로 슬라임을 만들어 본 적은 없나요? 물론 실제로도 만들어 봤어요. 만드는 방법이 많이 나와 있어서 쉽게 만들어 보았는데 보는 것보다 재미있어요. 그렇지만 요즘엔 바빠서 만들 시간도 없고, 금방 딱딱해져서 관리하기 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만들기보다 는 영상으로 자주 즐기고 있어요.
어떤 시간에 얼마나 보나요? 일상생활을 하다가 틈이 나는 시간에 되게 짧 은 시간 동안 보기 때문에 정확히 몇 시간 동 안 보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학교를 가 지 않는 시간에는 과제를 하거나 아르바이트 를 하는데 일정 사이사이에 5분에서 10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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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되는 쉬는 시간에 보고 있습니다. 매일매 일 다르지만 다 합치면 평균적으로 하루 한 시간 정도 보고 있습니다.
슬라임 영상을 보게 된 계기는? 저는 일주일에 3번, 학교가 끝나고 액세서 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요. 아르바이트 를 하다 보면 가끔씩 손님이 안 오는 시간이 있는데 손님이 한창 안 올 때는 휴대폰으로 SNS를 봐요. 그날도 SNS로 영상을 보고 있는 데 제 취향에 맞춘 추천 영상들을 훑어보다가 처음으로 슬라임을 만지는 영상을 보게 되었 어요. 근데 슬라임이 너무 예쁘고, 만질 때 소 리도 좋고, 그걸 보고 있으니 댕댕(?)하고 말 랑한 느낌이 제 손에서도 느껴지는 것 같았어 요. 옛날에 가지고 놀던 ‘만득이’ 생각도 나고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보기 시작했어요. 평소에는 손님이 없어 혼자 있는 시간마다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지금 아르바 이트를 하는 게 맞나, 졸업이랑 취업 준비 해 야 하는데 시간 뺏기는 것이니까 걱정되면서 초조해졌었거든요. 근데 슬라임은 그럴 때 아 무 생각 하지 않고 보고 있을 수 있어서 좋았 어요. 복잡한 내용도 아니고, 감정이 소모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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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아니라서 머리를 쉬게 할 수 있었고요. 그리고 슬라임 영상은 기승전결 같은 스토리 가 들어가 있거나, 오랜 시간 동안 봐야 하는 콘텐츠가 아니어서 부담이 덜했어요. 휴대폰 을 보다가 손님이 들어오면 바로 응대를 해야 하는데 이야기가 있으면 흐름도 끊기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무의식중에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눈을 바로 떼지 못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건 딱히 맥락 없이 봐도 문제가 없어 서 편하게 보고 있어요.
그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나요? 솔직히 이런 제 모습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에요. 슬라임 영상을 보고 있을 때는 재 밌고 좋지만 그런 시간에 사실 영어 단어 한 자라도 더 외우면 좋잖아요. 아르바이트 때문 에 시간 뺏겼다고 하면서도 뺏긴 시간을 채우 려고 노력하지 않는 제가 싫지만, 어쩔 수 없 는 것 같아요. 하루종일 열심히 머리 굴리면 서 살았으니까 이 정도 무의미한 시간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불안 하고 초조해도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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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무민이란? 주말이요. 요즘 사람들은 주말이 너무 빨리 지 나가니까 일주일을 말할 때는 ‘월화수목금퇼’ 이라고 하잖아요. 저에게 무민은 순식간에 지 나가는 휴식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격렬하게 쉬게 되는 주말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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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볼을 넣은 슬라임
둥근 비즈를 넣은 슬라임
초콜렛 인형이 빠진 우유 컨셉의 슬라임
초코 씨리얼 컨셉의 슬라임
터키쉬 딜라이트 컨셉의 슬라임
인절미 컨셉의 슬라임
최윤미 ASMR 애청자, 22세 대학교 3학년 휴학생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2살 최윤미입니다. 현재 경기도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이고, 흔히들 '사망년' 이라고 부르는, 고3 다음으로 바쁜 것 같은 3 학년 학생입니다. (웃음)
1.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의 약자 로, 자율 감각 쾌감 작용. 뇌를 자극해 심 리적인 안정을 유도 하는 영상. 2. <Miniyu ASMR> 유튜브 채 널 https://goo.gl/ bEw8ob
당신은 무민 세대인가요? 네, 저는 무민 세대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1
저는 ASMR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요. ASMR은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을 주는 소리나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연필을 깎는 소리나, 음식을 자르 는 소리 같은 것 있잖아요. 듣고 있으면 마음 이 편안해지거나 뇌를 자극하는 소리를 말하 는 거죠. 저는 이렇게 뇌를 자극하는 작고, 정 밀한 소리로 만든 영상을 봅니다.
ASMR 영상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은 데, 주로 어떤 영상을 보나요? 저는 <Miniyu ASMR>라는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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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자주 봅니다. Miniyu는 한국인 ASMR 유튜버 가 거의 없을 때부터 영상을 올려온 유튜버예 요. 이분은 ASMR 영상의 취지에 맞게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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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나른함,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콘텐츠를 업로드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ASMR 영 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게 느 껴지는, 신선하면서도 다양한 영상을 만들어 주셔서 자주 보고 있습니다.
3. 사랑해,좋아 해 반복하는소리, https://goo.gl/ VHs5AF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나 인상 깊었던 영상이 있다면?
4. 당신은 지금부터 화분이 됩니다.ㅣ나 의 사랑스러운 화 분 https://goo.gl/ BYL6uz
있는 내용의 영상이에요. 직접적으로 ‘괜찮아,
5. 마음수술 롤플 레이│이별고통수 술 https://goo.gl/ YdS4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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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상은 주로 위로받을 수 잘 될 거야.’와 같은 응원의 말이나 ‘좋아해’, ‘사 3
랑해’ 등의 말을 반복하는 ASMR 도 있고, 화 4
분이 되거나 마음 수술 롤플레잉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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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의 ASMR 상황극을 통해서 실제로 제 머리 를 만지는 느낌을 주는 소리를 들려줘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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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당신의 비 대신 맞아줄게요 https:// goo.gl/x7JBwe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가 누군가에게 케어를 받는 느낌이 들어서 플라세보 효과처럼 진짜 로 위로가 되기도 해요. 저희 학과 특성상 조 별과제가 굉장히 많아서 제가 평소에 인간관 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그 럴 때 이 위로의 ASMR을 보면서 많이 위로받 고 있어요.
이런 영상에는 댓글에서 자신의 고
민을 적어두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그 사람 들의 고민들, 힘들었던 얘기를 댓글로 보면서 같이 공감하고, 위로받기도 하고 그래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도 모르 는 사람들이지만, 왠지 내 편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또 인상 깊었던 영상은 ‘당신의 비 6
대신 맞아줄게요’ 라는 제목의 영상이 이에 요. 이 영상은 실제로 비 오는 날 유튜버가 공 원에서 비를 맞는 모습과 그 소리를 들려주는 영상인데요. 비 오는 소리가 마음을 다독여주 는 것 같았고, 대신 비를 맞아주는 유튜버의 마음에 위로를 받을 수 있었어요. 또 실제로 비를 맞으려면 여러 가지 제한이 따르는데 영 상으로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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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간에 얼마나 보나요? 보통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보는 것 같 아요. 저는 평소에 학교와, 아르바이트, 대외 활동으로 하루가 꽉 차 있어서 볼 시간이 많 지 않아요. 그래서 자기 전에 보는 편이에요. 또 ASMR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분 좋은 잔잔한 자극을 주니까 자장가처럼 자기 전에 보기 좋거든요. 그래서 일과가 다 끝나고 자기 전에 잠깐 보다가 잠들곤 합니다.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나요? 처음 ASMR을 보기 시작했던 건 이번 연도부 터였어요. 제가 올해 3학년이 되면서 굉장히 바빠졌었거든요. 2학년 때까지는 아직 졸업 이 멀었다는 생각이 있어서 지금보다는 편안 하게 학교에 다녔고, 학과 친구들이랑 놀기 바 빴는데, 3학년이 되니까 점점 불안해지기 시 작하더라고요. 그제서야 제 스펙이 걱정되기 도 하고. 그래서 급하게 학기 초에 대외활동 이나 공모전 같은 걸 이것저것 찾아서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대외활동을 닥치는 대로 하다 보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대외활동이 아니어도 저는 제 학과 특성상 조 별로 하는 프로젝트가 참 많아요. 그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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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정말 많 았고, 몇몇 사람들과는 많이 부딪히기도 했어 요. 또 제가 주말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 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 었어요. 제가 자취를 해서 하루 일과가 끝나고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면 깜깜하고 정말 아무 소리도 안 나요. 작년까지는 혼자 집에 오면 외롭고 무섭기도 했었거든요? 근데 요 즘은 하루종일 사람들과 부딪혀야 해서 그런 지 적막함이 엄청 반가워요. 또 전에는 집에서 TV를 많이 봤는데, TV 프로그램이 너무 시끄 럽고 자극적이고, 정신 사납게 느껴졌어요. 그 래서 ASMR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던 것 같아 요. ASMR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반대로 너 무 심심하지도 않고, 듣고 있으면 편안해지고 진짜 내가 쉬고 있고, 위로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나요? 사실 가끔은 내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되 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취업이 코앞인 것 같 은데 속 편하게 있는 것 같아서요. 마음 같아 서는 쉬는 시간에 운동이라도 하면서 체력이 라도 길러야 하는 게 아닐까 싶고, 취업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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련된 영상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아서 불안하긴 하죠. 그런데 이미 저는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시간이 있어야 재충 전을 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에 더 열심히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부정 적인 생각이 들어도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마 음을 잘 다잡고 있습니다. 나에게 무민이란? 저에게는 ASMR이 저를 치료해주는 약이에 요. 요란하고 북적한 제 삶을 나른한 자극으로 위로해주는 것 같아요. 마음에 안정을 주는 소 리와 그 소리를 준비한 정성이 제 상처를 치 료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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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 강아지 랜선집사, 21세 대학교 2학년 휴학생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1살 대학생 이다솜입니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다가 2학년 1학기 마친 후 휴학을 해서 현재는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 가끔 아르바이트도 하 며 사실상 백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입니 다.(웃음)
1. <시바견 곰이탱이 > 유튜브 https:// goo.gl/dNnJmS
자신이 무민세대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 인가요? 저는 평소에 강아지 영상을 많이 봐요. 특히 유튜브 채널 중에 <시바견 곰이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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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이 있는데 시바견의 일상생활을 담은 동 영상을 주로 업로드 하는 채널이거든요. 예전 에는 제가 강아지를 좋아해도 제가 지금 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 잘 보지 않았었는데 요즘에 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남들이 보기에는 의미 없어 보여도 제가 좋다 면 제 시간을 기꺼이 내고 있습니다.
<시바견 곰이탱이>를 보는 이유가 뭔가요? 제가 강아지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런데 사 정상 강아지를 집안에서 키우지 못해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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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해요. 강아지들이 산책 이나 맛있는 것을 먹고 주인들과 노는 영상을 보면 제가 주인이 된 것처럼 만족스럽고 기분 이 좋아져요.
그중에서도 특별히 좋아했던 영상이 있다 면 어떤 것이 있나요? 시바견 유튜브에는 곰이랑 탱이라는 두 마리 의 시바견이 나오는데, 두 시바견과 주인이 바닷가 근처에 펜션으로 놀러 갔던 영상을 가 장 좋아해요. 곰이라는 강아지가 해변에서 돌 멩이를 갖고 싶었는지 입으로 무는 모습이 있 었는데, 물속에 있어서 못 꺼내고 아쉬워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강아지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편에서 펜션 주인의 강아지도 한 마리가 등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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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탱이가 처음 보는 강아지와 서로 친해지 고 알아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어떤 시간에 얼마나 보나요? 제가 보고 싶은 시간에 보고 싶은 만큼 보고 있 어요. 지금 제가 휴학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 아 하루에 3시간 넘게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나요? 휴학을 결심했을 무렵인 것 같아요. 그전까지 저는 공부하느라 바빴거든요. 다들 마찬가지 였겠지만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좋은 대학 교에 가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저 는 어렸을 때부터 딱히 구체적인 장래희망은 없었는데, 남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였어요.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이 상적이었죠. (웃음) 그래서 최대한 좋은 대학 교에 갈 수 있도록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 래서 욕심만큼은 아니었지만, 서울에 있는 대 학에 입학했어요. 저는 그때까지도 딱히 하고 싶은 것도, 꿈도 없었기 때문에 일단 학교 네 임밸류만 보고,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학과에 입학했어요. 일단 그 학과에 들어가서 1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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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진로 고민하면서 다니고, 구체적인 장래 희망이 생기면 전과하려고 했던 거죠. 그래서 적성에 맞지 않는 학과를 1년 동안 다녔어요. 전과하려면 성적도 좋아야 했기 때문에 남들 보다 두 배 노력해서 성적을 올린 뒤 겨우 전 과를 했어요. 고민 끝에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 나중에 좋은 환경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진로를 정하게 되었고, 그와 관련된 학과로 전과를 했어요. 그래서 지난 학 기 처음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그 학과 전공 수업을 듣게 되었죠. 그런데 전공 수업을 들을 수록 되게 실망스러웠어요.
고민 끝에 원하는 과에 갔는데 실망스러웠 다니 너무 안타까워요. 그렇죠. 그 전공이 생각보다 너무 재미가 없고 어려웠어요. 처음엔 그래도 억지로 해봤는데 일단 재미가 없으니 하면 할수록 너무 지치 는 거예요, 이미 한 번 억지로 공부를 했었으 니 또 할 여력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스스 로가 한심하게 느껴져 스트레스도 받고, 지쳐 서 의욕이 없고, 성적도 많이 떨어져서 학기가 끝나고 엄청나게 좌절 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20년을 살았고,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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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13년을 공부했는데도 제대로 된 진로 하나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도 너무 괴로웠어 요. 속된 말로 현타가 왔었죠.(웃음)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지칠 대로 지쳐서 공부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걸 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 보기에 좋고 멋진 삶을 살자고 이렇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때부터는 거의 공부를 놓고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기 시작했어요. 남들 눈 에 멋지고 해야 하는 일들이 아니라 자전거 타기나 모바일 게임처럼 제가 좋아하는 것들 을 했고, 강아지 영상을 보기 시작한 게 그때 부터였어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나요? 저는 지금 제 모습이 아주 만족스러워요. 이렇 게 되기 전에는 항상 사회에서 하라고 강요했 던 것들을 하느라 바빴어요. 근데 그런 것들은 나만 하는 것도 아니라서 뛰어나게 잘하려면 하루가 48시간이라고 해도 모자라요. 그러다 보니 항상 저는 무언가를 하고 있었죠. 나중 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불 편했어요. 밥 먹을 때조차 TV라도 틀어놔야 마음이 편했으니까요. 이건 아마 다들 마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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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 거예요. 화장실에서 볼일 보며 멍 때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핸드폰 들고 가고 그러잖아 요.(웃음) 근데 그러다 보니 저 자신을 알아갈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꿈을 못 찾았던 게 당연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도 찾지는 못했지만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일 을 하고,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 보 면 진짜 제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나에게 무민이란? 거울이다. 사람들은 무민이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과 같아요. 보통 사람들이 쓸 데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사회에서 정해 준 가치에 따른 판단인 것 같 아요. 그래서 오히려 쓸데없는 시간에서 ‘사 회가 아닌 나’를 찾을 수 있어요. 일반적인 사 람이 가치 있게 여기지 않지만 내가 그것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는 것이니까요. 무민을 통해 나에게 의미 있 는 것을 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제게 무민은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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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스트리트뷰 여행가, 26세 마케팅 회사 신입사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6살 심하연입니다. 현재 마케팅 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 된 사회 초년생입니 다. 회사에 적응하고 자리를 잡은 지 얼마 안 된 병아리 직장인이에요.
자신이 무민세대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 인가요? 저는 요즘 집 안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요. 요즘 말로 스테이케이션이라고도 하죠. (스테 이(Stay)와 베케이션(Vacation)을 합성한 신 조어. 집안에서 돈이나 체력 소모 없이 조용 한 휴가를 보내는 새로운 휴가 트렌드) 저는 여행이나 워터파크, 전시회 같은 문화시설에 가지 않고 혼자 집에서 간단히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켜고 이불 속에 들어가 만화책을 보거나, 친구를 불러서 파자 마 파티를 하거나, 반신욕 등을 하면서 시간 을 보내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 인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집에서 ‘구글 스트리트 뷰(Google street view)’를 보는 거예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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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멕시코 이슬라 무 헤레스 섬 구글 스 트리트 뷰 https:// goo.gl/KY7E5A
안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하니 되게 재미없게 느끼실 수도 있는데 이걸로 저는 여행을 한다 고 볼 수 있어요.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구글 스트리트 뷰’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3 차원 사진 지도 서비스에요. 구글에서 차량에 360도 특수카메라를 장착하고 실제 거리를 촬영하여 생생하게 재현해 놓은 지도에요. 그 래서 심심할 때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찾아 보곤 해요. 80여 개가 넘는 여러 나라의 모습 을 볼 수 있어서 굳이 비행기 타고 가지 않아 도 다양한 나라를 둘러 볼 수 있어요. ‘구글 스 트리트 뷰’는 제가 궁금해하던 곳, 제게 영감 을 주는 공간, 그동안 가보지 못했고 어쩌면 앞으로도 못 가볼 곳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 로 갈 수 있어서 좋아요.
지도로 여행을 하다니 되게 신박하네요. 가 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멕시코의 이슬라 무헤 레스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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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요. 구글 스트리트 뷰에서는 바
닷속도 구경할 수 있거든요? 여기서는 진짜 바다를 찍어놓은 것이니까 아쿠아리움의 해 저터널 같은 데 굳이 가지 않아도, 거기서 보 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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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밀림 구글 스트리 트 뷰 https://goo. gl/cRwG5W 3. 우주 구글 스트리 트 뷰 https://goo. gl/9NChG4
호기심 반으로 한번 찾아봤어요. 근데 멕시코 의 이슬라 무헤레스섬의 해저에서 바다에 잠 긴 자동차를 보았어요. 지상에서나 보는 자동 차가 뜬금없이 바닷속에 떨어져 있고 이미 자 동차에 이끼나 해초들이 껴 있는데 되게 상상 력을 자극하는 장면이었어요. 이런 건 진짜 여 행으로도 보기 힘들잖아요. 진짜 바다니까 가 끔 조금 꺼림칙하게 생긴 물고기를 보게 되기 때문에 무섭기도 징그러워 자주 보지는 않지 만 저런 걸 발견할 때마다 신기하고 재밌어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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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말고도 밀림 이나, 우주 도 볼 수 있어 요. 세상이 정말 많이 좋아졌죠.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나요? ‘구글 스트리트 뷰’는 전부터 알고 있는 기능 이었어요. 제가 길치라서 어딘가를 처음 찾아 가야 하는데 중요한 날이라서 실수하거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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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인터뷰
을 잃으면 안 되는 날에는 그 전날 밤에 구글 스트리트 뷰 기능으로 미리 가보곤 했어요. 아 니면 가끔 고향 집을 보고 싶을 때나 추억이 있던 장소가 보고 싶을 때 쳐보곤 했죠. 처음 ‘구글 스트리트 뷰’를 여행 개념으로 사용한 건 한 달 전쯤이었는데, 친구들이랑 토요일 에 바다에 가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회 사 일이 생겨서 피치 못하게 여행을 못 가게 된 거예요. 그날 일 끝나고 집에 와서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 서핑 중에 친구들이 간 바다 를 찾아보게 됐는데 실제로 바다를 보니까 진 짜 친구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그려질 정 도로 생생한 거예요. 이 정도면 이걸로 여행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그래서 다른 곳도 찾아 보기 시작했고 찾아봤더니 진짜 여행보다 더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재미를 붙였어요.
그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나요? 네. 만족하고 있어요. 요즘 저는 거창한 휴가 가 허망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예전에는 회사 다니느라 바쁘고 힘들어도 시간을 쪼개 서 유명한 여행지에 가고, 유명한 음식을 먹 고, 재밌다는 것들을 해보았는데, 막상 가보 면 항상 기대에 못 미쳤어요. 어딜 가도 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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슷하고 전에 갔던 곳이랑 다를 바가 없는 거 예요. 여행을 가도 목적이 SNS 업로드에 있는 듯 알맹이 없이 겉만 화려하게 놀게 되는 것 같았어요. 여행을 위한 여행이랄까. 이런 일 이 반복되다 보니 여행에 대한 설렘이 조금씩 사그라졌고, 굳이 거창한 휴가를 보내고 싶지 않아졌어요. 친구들이 예쁜 여행지에 다녀와 도 와닿지 않고, 제 친구들도 겉으로만 재밌는 여행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회사 다니면서 신경 쓸 것도 많고 피곤하니까 주말에는 체력 소모 없이 쉬고 싶기도 했고 요. 그래서 휴가만큼은 진짜 저에게 맞는 휴가 를 보내고 싶었어요. 저에게는 화려하고 재밌 는 휴가지를 가는 것보다, 집 안에서 아무 생 각 없이 푹 쉬고, 회사에 다니느라 하지 못했 던 것들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의미 있고 알 찬 휴가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고 제 게 필요한 것들을 집중해서 보충해줄 수 있고 만족시킬 수 있어서 좋아요.
나에게 무민이란? 제게는 더 바랄 것 없이 완벽한 바캉스에요. 별다른 준비 없이 정말 순수히 제 몸과 마음 이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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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인터뷰
구글 스트리트 뷰에 담긴 발리 해저
구글 스트리트 뷰에 담긴 오로라
구글 스트리트 뷰에 담긴 아마존 밀림
구글 스트리트 뷰에 담긴 리와사막
구글 스트리트 뷰에 담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구글 스트리트 뷰에 담긴 로마 콜로세움
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에 앞서, 이 책에서 무민세대가 아닌 사람을 규정하는 기준을 정하였다. 다음에 오는 항목을 통해 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그들 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매일 유익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2. 한번에 두 가지 일을 할 때가 많다. 3. 범죄, 스릴러나 판타지 등 자극적인 영화나 드라마 를 좋아한다. 4. 하루를 시간별로 일정을 꼼꼼하게 계획하고 그 시간 안에 계획한 일을 끝내지 못하면 불안하다. 5. 밥 먹을 때 TV나 핸드폰을 하지 않고 밥만 먹으면 불안하다. 6.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꿈꾸거나 남부럽지 않은 삶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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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인터뷰
가끔은 쉬어가는 것도 좋지만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멋있고 폼나게 살아가려면 지금 이 순간 을 놓치지 않는 게 어떨까 합니다.
소병규 안티 무민세대, 24세 대학교 3학년 재학생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파일럿을 꿈꾸는 24세 대학 생입니다. 경기도 안성시에 살고 있고, 학기 중에는 대학교 통학을 위해 서울에서 거주 중 입니다. 자신이 무민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 는 무엇인가요? 저는 무의미한 일을 하는 것이 말 그대로 무 의미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한참 유 행했던 액체 괴물 만들기, ASMR 이런 것들 도 거리를 두고 살았어요. 저는 평상시에 시 간을 아껴가며 매순간 제게 의미 있고, 도움 이 되는 것들을 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보자면, 저는 제가 키우는 반려견과 산책을 종종 하는데, 그런 시간에도 여자친구 와 전화를 하며 그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보내 도록 노력해요. 게임을 할 때는 컴퓨터 부팅 시간이나 로딩 시간에 핸드폰 검색으로 찾아 보고 싶은 것도 찾기도 하고, 또 그러면 안 되 지만 시험 기간 중에 게임을 하게 되면 앞에 책을 높고 짬짬이 시험공부도 하고 그렇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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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인터뷰
무의미한 것들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오늘 하지 못한 것들이 내일이나
모레로 넘어가 두 배 세 배로 늘어날 것이니까 저는 하루에 제가 할 수
있는 한해서 최대한 많은 것을 하고자 합니다.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이 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아직 학생이고 꿈이 조종사여서 과거에 도, 앞으로도 많은 공부를 해야 해요. 그런데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을 무의미한 것들로 보 내게 되면 오늘 하지 못한 것들이 내일이나 모 레로 넘어가 두 배, 세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저는 하루에 제가 할 수 있는 한 해서 최대한 많은 것을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 엇이라도 해서 미래를 대비하려고 합니다. 이 렇게 보내야 하루를 제대로 보낸 것처럼 느껴 져요.
그렇다면 평소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 저도 물론 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쉴 때도 제 인생이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것들 을 찾아서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자면 만약 시험 기간이어서 공부를 오랫동안 하느라 머 리를 많이 썼다면, 쉴 때는 제게 유익하지만 머리를 안 쓸 수 있는 운동을 하고, 만약 운동 을 열심히 하다가 쉬고 싶어지면 몸을 많이 썼 으니, 유익하면서도 몸을 쓰지 않을 수 있는 공 부나 시간 계획을 하는 식으로 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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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왜 의미 없는 것을 보며 시간을
낭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시간에 차라리 잠을 자며
보내면 좋을 텐데,
그런 휴식이 무민세대들처럼 쉬었을 때보 다 좋은 점이 있나요? 무민세대들은 그것들을 보면 마음이 편해질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남는 것이 없다고 생 각해요. 하지만 저처럼 반려견을 산책시키며 여자친구와 전화를 한다든지 하면 제 반려견 도 좋고, 저도 좋고, 여자친구도 좋다고 생각 합니다. 여자친구랑 전화할 시간과 산책 시간 을 벌 수 있으니 그 시간을 아껴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쉬면 제대로 쉬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쉰 느낌 이 덜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지금 할 수 있 는 것들을 해서 다음에 할 양을 줄였기 때문 에 길게 본다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민세대 사람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는 지 궁금해요.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왜 의미 없는 것을 보며 시간을 낭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시간 에 차라리 잠을 자며 보내면 좋을 텐데, 저에 게는 시간 낭비로 느껴져요. 무민세대는 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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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인터뷰
미한 것을 보며 의미를 찾는다는데, 이미 무 의미한 것을 보는데 의미를 어떻게 찾는지 그 자체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것 같아요.
무민세대에게 하고싶은 말은? 가끔은 쉬어가는 것도 좋지만, 어차피 한번 살 아갈 인생, 멋있고 폼나게 살아가려면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게 어떨까 하는 바람 입니다. 하. 멋있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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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에 지쳤을 거예요. 문제는 자기 인생을 자기 뜻대로 살아가고 만족하는 것이죠.
강예린 건물주 꿈나무, 22세 대학교 3학년 재학생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는 22세 대 학생입니다. 현재 수원에서 살고 있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웃음) 인터뷰는 처음인데 잘 부탁드려요.
무민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 인가요? 처음에 무민세대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저 랑 참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무민세대 가 하는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럼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세요? 드라마같은 건 바빠서 못 봐요. 밥 먹을 때 예 능같은 걸 자주보는데 드라마처럼 이어보지 않아도 이해가 가고, 재밌어서 즐겨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는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방탈출 게임이에요. 방 안에서 여러 단서를 찾아서 그 걸 바탕으로 외부로 통하는 문에 달린 열쇠를 찾는 거에요. 여러 단서를 근거로 추리하는 재미가 있고, 은근히 떨리는 맛도 있어서 재밌 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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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인터뷰
저는 그러면 답답해서 못 봐요. 그리고 제가 평소에는
하루 종일 학교에서 조용히 과제만 하는데,
쉴 때만큼은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무자극 컨텐츠를 본 경험이 없나요? SNS에서 하도 돌아다니니까 몇 번 보긴 했어 요. 그게 뭐길래 그렇게 유행을 하는 걸까 싶 었거든요. ASMR을 들었을 때는 신기하긴 했 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인지, 하려는 얘기가 뭔지 빨리 알고싶어서 계속 뒤로 넘겨서 듣 게 되고 몇 배속 해서 빨리 듣고 있고 그랬어 요.(웃음) 제가 성격이 좀 급하거든요. 액체 괴물도 보면 축축한 느낌이 상상 되어서 싫었 고, 그것도 마찬가지로 ‘이게 다인가?’ 하고 넘 겨 봤어요. 전 그렇게 밍밍한 내용 말고 더 자 극적이고 재밌는 것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요. 그리고 저런 것들은 보통 템포가 느리잖아 요. 저는 그러면 답답해서 못 봐요. 그리고 제 가 평소에는 하루 종일 학교에서 조용히 과제 만 하는데, 쉴 때만큼은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무민세대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 지 궁금해요! 딱히 부정적인 생각은 들지 않아요. 저 사람 은 저런 것들이 재미있구나. 저에게는 그다지 와닿지 않아도 사람이 취향이라는 게 있잖아 요. 그 사람의 상황도 있을 것이고. 제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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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그것들이 필요한 일이고, 그들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존중하고 있습니다.
서 그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어떤 음식이 먹 고 싶어질 때는 그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소가 필요해서 먹고 싶어지는 거라고. 목마를 때 물을 찾고, 이런 것 처럼요. 무민세대들에게 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그들에게는 나름대 로 그것들이 필요한 일이고, 그들에게 결핍되 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존중하고 있습니다.
명언이네요. 그러면 스스로도 게임을 하는 이유가 게임이 주는 요소가 자신에게 결핍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사실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듣고 보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제가 앞서 하루 종일 학교에서 과제만 하는데 쉴 때만큼은 재 밌는 걸 하고 싶다고 말했었잖아요. 과제가 사 실, 재밌으면 참 좋겠지만 절대 재밌을 수 없 거든요. 그리고 디자인은 작업할 때 창의적으 로 생각을 해야할 때도 참 많지만, 컨셉과 스 케치가 잡히면 다음에 해야 하는 컴퓨터 작업 은 기계 찍어내듯이 만들게 돼요. 컴퓨터 작 업은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지루하다보니까 제 안에 재미가 결핍돼있었나 봐요. 그래서 모 바일게임을 통해서 그걸 해소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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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민세대든 아니든, 다들 자신의 인생을 열심 히 사는 것에 지쳤을 거예요. 무의미한 일들 을 하며 천천히 인생을 즐기는 것도 좋고, 의 미있는 일들을 하며 열정적으로 사는 것도 좋 은 것 같아요. 문제는 자기 인생을 자기 뜻대 로 살아가고 만족하는 것이죠. 다들 나름대로 힘들게 살고 있잖아요. 각자의 소중한 인생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행복하게 꾸려갔으면 좋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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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세대가 변명처럼 느껴져요. 요즘 삶이 너무 치열하고 힘들어서 합리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진소정 프로 자기계발러, 24세 약재학 전공 대학원생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단국대학교에서 약재학을 전공하고 있는 24살 대학원생입니다.
자신이 무민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 는 무엇인가요? 저도 다른 무민세대처럼 의미 없이 멍을 때리 거나, 슬라임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풀리지도 않고 오 히려 더 쌓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몇 번 보 다가 그만둔 기억이 있습니다.
아 무민세대는 아니지만 슬라임을 보신 경 험이 있군요. 그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얼마 전에 슬라임이 한참 유행을 했었잖아요. 그래서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자기 전에 스마트 폰을 하다가 재미있어보여서 ‘한번 나도 만들 어볼까’하고 찾아보다가 중독성 있어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며칠간 봤었어요.
오히려 그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셨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았나요? 그 이후로 공부하다가 힘들 때나, 공부하기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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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주 잠깐의 도피처일 뿐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고,
나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임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영상을 보면서도 ‘내가 이걸 할 때가 아닌데’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무민:
을 때 슬라임 영상을 봤었는데, 그걸 본다고 해서 내 현실이 변하지는 않잖아요. 그건 아주 잠깐의 도피처일 뿐 내가 해야 할 일은 여전 히 많이 남아있고, 나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임을 인지하고 있으니 까 영상을 보면서도 ‘내가 이걸 할 때가 아닌 데’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순수하게 즐길 수 없었고, 그걸 알면서도 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지칠 때나, 공부하기 싫을 때 어떻 게 보내나요? 공부하다가 힘들고 쉬고 싶으면 보통 잠을 잡 니다. 저는 거의 매일 아침 5시 40분에 일어 나서 학교에 가요. 학교에 도착하면 실험을 하거나, 논문 작성, 랩 미팅, 조교 일 등등을 하고, 저녁 7시 15분에 집에 와요. 주말에도 학교 가는 날이 많아서 잠이 부족한 편이에요. 그래서 쉬고 싶을 때는 잠을 자거나, 소설책을 봅니다.
소설책을 보거나 잘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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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건 제 삶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소설책을 읽는 것은 의미 없는 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저에게 남는 것이 많아서 괜찮아요.
자는 건 제 삶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또 소 설책을 읽는 것은 의미 없는 일로 시간을 보 내는 것보다 저에게 남는 것이 많아서 괜찮아 요. 액체 괴물 영상을 보는 것은 저에게 남는 게 없지만, 소설책을 보면 소설책을 읽어서 쌓 이는 지식도 있고, 글자를 읽는 행위 자체가 제 언어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고 (웃음) 또 소설을 보면서 제 나름대로 다양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민세대 사람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 는지 궁금해요. 무민 세대가 변명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요 즘 삶이 너무 치열하고 힘들어서, ‘아 나는 너 무 지쳤어’ 하며 합리화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은 무의미한 일로 위로를 받고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지만, 무의미한 것 들로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진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명목하에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 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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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무민세대에게 하고싶은 말은? 어쩌면 무민세대들은 자기가 이루기 힘든 목 표 때문에 좌절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느라 지 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목표를 너 무 거창하게 잡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작은 목표부터 세워서 하나씩 이뤄가 면서 성취감을 조금씩 맛보다 보면 그런 무의 미한 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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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겹겹이 쌓인 책들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도서관의 불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
혼술하는 시간도 책과 음악으로 꽉 채워 보내는 사람
현대인의 필수품 알람
무민세대 담론
주제 무민세대의 무의미와 미래
진행 이시은
일시 2018년 09월 29일
참여 김예슬, 양민선, 이경희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김예슬 안녕하세요. 저는 가구 회사에 다니 고 있는 25살 김예슬입니다. 무민세대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주제인 것같 아서 참가하게 되었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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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선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제빵 일을 하 고 있는 24살 양민선입니다. 저는 무민세대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아요. 오늘 담론 잘 부탁드려요. 이경희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4학년 재학 중인 중어중문학과 23살 이경희입니다. 다들 뭔가 역할이 정해진 것 같네요. (웃음) 그렇다 면 저는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무민세대 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다들 반가워요! 무민 세대에 대해 원래 알고 있었나요? 김예슬 저는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됐어요. 1
무민 세대 처음 듣고는 그 캐릭터 무민 을 생 1. 스웨덴계 핀란 드인 작가 토베 얀 손(Tove Jansson, 1914 ~ 2001)이 만 든 캐릭터. 정확한 명칭은 '무민트롤'.
각하고 귀여운 인형을 좋아하는 세대인 건가? 했었는데 아니라고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 죠. (웃음) 이경희 저도 똑같았어요. 그 캐릭터 무민을 말하는 건가 했었죠. 그런데 얼마 전 이 담론 제의를 받고 무민세대가 무의미한 것들을 추 구하는 세대라고 듣고는 ‘아~’ 하고 바로 이해 했었죠. 단번에 수긍이 가더라고요. 요즘 사 람들을 잘 대변하는 말 같았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이 단어를 알고 나니까, 평소에 접하는 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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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담론
극 콘텐츠나, 무의미한 콘텐츠를 보면 아 저게 바로 무민세대지, 하면서 한 번 더 눈여겨보 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양민선 저는 알고 있었어요. SNS에서 한 번 접했던 말이었거든요. 무민세대의 특징 같은 게 나열되어 있었는데 완전 제 모습이랑 비슷 해서 ‘내가 무민세대이구나.’ 하고 생각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그동안의 제 행동과 제 기호에 대한 해석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이 많이 갔던 것 같아요. 무민 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양민선 저는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사 실 우리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 구하고 있잖아요.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뭐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걸 알지만 이런 상황들이 현세대들을 굉장히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국가별 행복지 수만 보아도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 하 위권에 속한다고 하잖아요.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그들이 어찌 보면 자신만의 돌파 구, 안식처를 찾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자신 에게 너무 의미를 주입하던 사회에서 아무 의 미 없는 것을 하면서 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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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저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민선 님의 말처럼 그들이 어쩔 수 없는 2.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 도의 신체적 · 정신 적 피로감을 호소하 며 무기력해지는 현 상이다.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도 치열하게 2
살아왔고 번 아웃 증후군 을 느껴보았기 때 문에,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쉬고 싶은 마음에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도 들어요. 무의미한 것들로 쉬다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뒤처지게 되어 있 는데 그런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요. 김예슬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저는 무민세대랑은 거리가 좀 있는 삶을 살지만, 그 래도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돼요. 경희님이 그 들이 나중에 뒤처지지 않을까에 대해서 걱정 을 하셨는데, 이게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하 지는 않고요. 지금 그들이 재밌고,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무민 세대에 대해서 얘기해 봅시다. 먼저 각자가 생각한 무민 세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무 민 세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예슬 사실 제가 안 그래도 어제 무의미에 대해서 정의를 찾아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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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담론
양민선 와, 준비 많이 해왔네요? 김예슬 그렇게 감탄할만큼 열심히 준비한 건 아닌데 부끄럽네요(웃음) 무의미는 의미가 없 음을 의미하고, 의미의 사전적인 정의를 찾아 보면 세 가지가 있었어요. 음... 잠시 컨닝 페 이퍼 좀 해도 될까요? (웃음) 첫 번째로는 말 이나 글의 뜻. 또 두 번째로는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마지막으로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였 어요. 정리하자면 무의미가 뜻하는 바가 말이 나 글의 뜻이 없다,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이 없다, 또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가 없다. 정도 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저는 이 세 가지를 포 함하는 게 무민세대에서 말하는 무의미가 아 닌가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무민에서 말하는 의미는
아무래도 첫 번째 말이나 글의 뜻 보다는 두 번째, 세 번째에 가까운 것 같다고 생각했어 요.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무민세대는 아주 단편적인 말이나 글의 무의미를 좇지는 않는 것 같았거든요.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 의미를 담고 있 다고 하면 왠지 말도 외계어로 해야 할 것 같 고. 정말 모든 의미를 잃어버린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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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하나가 있었어요. 그게 뭐였냐면 바로 ‘아 무 말 대잔치’ 였어요. 요즘 자주 쓰는 말 중 3
에 ‘아무 말 대잔치’ 가 있잖아요. 두 사람 혹 3. 트위터의 드립 문 화에서 시작된 유행 어. 글자 그대로 아 무 말이나 마구 하는 모양새를 일컫는 말 로, 아무렇게나 말을 내뱉기 편한 트위터 의 특성을 그대로 표 현하고 있다.
은 여러 사람이 얘기를 할 때, 상대가 하는 얘 기에 맞지 않는 말로 대답을 하거나 맥락없이 말을 이어갈 때를 말하는 거잖아요. 요즘 사 람들이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면서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사용하고, 그 자체를 긍정하고 있 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게 무민 세대의 특징으 로 꼽을 수 있으니 첫 번째 의미에 맞는 것 같 아요.
두 번째로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이
없다. 이 뜻도 멍 때리는 일을 생각해보면 되 는데, 멍 때리는 행위는 이 행위 자체가 지닌 뜻은 없잖아요.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멍하니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이 뜻도 해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 번째로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가
없다’ 이 뜻은 ‘쓸데없는 선물 주고 받기’를 생 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동안 서로에게 아 주 쓸데없는 선물을 주받는 이벤트가 유행했 었잖아요. ‘쓸데없는 선물’은 즉, ‘가치 없는 선물’이잖아요. 무민세대가 가장 쓸 모 없는 선물을 서로에게 주고받으면서 가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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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했던 것이 세 번째 의미에 해당하는 예시 같아요. 저는 이 세 가지 의미 모두가 무민세 대에서 말하는 무의미인 것 같아요. 이경희 저는 그 말에 동의를 하는 부분도 있 지만 조금 생각이 달라요. 앞서 말하셨던 대 로 생각하자면 무의미는 의미가 없는 것, 사 전적인 의미 그대로로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전적인 무의미와 여기서 말하 는 무의미가 아주 맞는 개념은 아닌 것 같아요. 아무 말 대잔치, 말이나 글의 뜻이 없는 말이 라고 하지만 사실 진짜로 의미가 없는 말은 아 니잖아요. 아무 말도 ‘아무’라는 의미가 있다고 4. 어떤 사람이나 사 물 따위를 특별히 정 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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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요. 실제로 ‘아무’ 라는 단어도 사전에 찾아보면 정의가 있을 거예요. 딱히 지시하는 말이나 물건이 없다는 의미 정도가 되겠네요. 다른 정의도 마찬가지에요. 두 번째로 말씀하 셨던 행위나 현상이 없다는 정의. 멍 때리기를 예로 드셨는데 멍때리기도 멍 때리기 위해서 가만히 있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도 행위로 볼 수가 있죠.
무민의 무의미가 뜻하는 것을 셋 중
에서 꼽자면 저는 세 번째로 말씀하셨던 사물 이나 현상의 가치가 가장 잘 어울리는 뜻이라 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무민 세대들의 행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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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러 사람이 모여 서 서로에게 쓸모없 는 선물을 주고, 누가 더 쓸모없는 선물을 했는지 겨루는 행위.
이 뜻이나 행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치는 없다고 생각해요. 가치는 그 쓸모잖아요. 앞 서 말했던 것들, ‘아무 말 대잔치’라던지, ‘멍 5
때리기’라던지, ‘쓸데없는 선물 하기’ 도 그렇 고, 그게 아닌 다른 무민 세대들의 행동에는 가치가 없어요. 사람들이랑 아무 말을 하는 것 도 보통의 대화를 통해서 얻어갈 수 있는 감 정 교류라던지, 정보라던지 등을 얻을 수 없으 니 쓸모가 없고, 멍 때리는 것도 시간을 낭비 하는 것이고 생산성이 전혀 없는 일이니까 쓸 모가 없어요. 쓸데없는 선물도 그들에게 정말 아무런 이득이 없고 곧 휴지통에 버려도 지장 이 없는 선물을 하는 것이니까요. 양민선 하지만 정말 그대로의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까요? 그 가치에 대해 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무민 세대이기도 하고, 무민세대를 옹호하는 입장 으로서(웃음), 그렇다고 편파적으로만 생각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민세대들이 하는 행동 들이 가진 가치는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아 무 말 대잔치를 했을 때, 무민세대들은 아무 말을 하면서 복잡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생 각해요. 그리고 하고 싶은 말들을 필터링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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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어떠한 욕망을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예슬 맞아요. 제가 아무 말 대잔치를 자주 하는 편인데, 친구들과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맥락 없는 내용이지만 지금 내가 하 고 싶은 말을 던지기도 하고, 제가 얘기하면 서도 특별히 논리 관계없는 말들을 정리 없이 내뱉고는 해요. 그럴 때면 제가 하고 싶은 말 을 하기 전에, 그 말이 상대방에게 필요한 말 인지, 이 대화에 어울리는 말인지 등을 고민 하지 않고 말해도 되니까 검열하지 않은 말을 내뱉으면서 오는 쾌감이 있었어요. 또 나중에 타이밍을 맞추느라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고. 그런 말을 연결시키느라 소모 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었죠. 생각해보면, 아무 말을 하면 서 그동안 제게 억눌려 있던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양민선 그렇죠. ‘멍 때리기’도 그 자체는 아무 런 가치가 없지만 ‘멍 때리기’를 하면서 그것을 하지 않았을 때 복잡했던 머리를 식힐 수 있 다는 가치가 있어요. 요즘 사람들은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야 하잖아요. ‘멍 때리기’를 통해 머리를 쉬게 하고, 그 나름 대로의 치유를 할 수 있다는 가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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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그렇게 생각해보면 ‘쓸데없는 선물하 기’도 가치 있을 수 있겠네요. 여러 명이서 ‘쓸 데없는 선물’을 하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가치 6
가 있잖아요. ‘벽돌’이나 ‘주차금지 표지판 ’, 뺨 한쪽도 다 차지 않는 ‘초미니 마스크팩‘ 등 6. 쓸데없는 선물 중 하나로 꼽히는 주차 금지 표지판
의 기발하고 재치있는 선물을 주고 받으며 재 미와 추억을 만들 수 있어요. 정리해보자면, 모두 무민의 무의미는 가치 가 있다는 것에 동의하시는 것이군요. 그 렇다면 무민에서 무의미가 의미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면 좋을까요? 양민선 제 생각에는 무민의 무의미는 ‘무의 미해 보이는 것’으로 정의하면 어떨까 싶어요. 앞서 살펴봤듯이 ‘무의미’의 정의에 부합하는 것 같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어보니 각자 나름대로의 의미와 가치가 있었고요. 무민의 무의미는 표면적으로는 굉 장히 무의미해보이는 것인 것 같아요. 김예슬 저도 동의해요. 겉보기에는 무의미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와 가 치가 있는 것인 것 같아요. 그래서 무민 세대 들은 ‘무의미해 보이는 것’을 좇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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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선 ‘무의미해 보이는 것을 좇는 사람’ 정 말 맞는 얘기 같아요. 저도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무의미한 것들을 소비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예슬 저는 무의미가 주는 가벼움 때문이라 고 생각해요. 요즘 사회는 계속해서 밀도 높은 일들을 요구해왔잖아요. 이 사회에서 좀 더 높 은 계층,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되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것이 있어야 하고, 그 나은 것들을 갖기 위해서 매일매일이 의미 있는 일 들로 가득해야 하고. 남들 보다 더 많이 공부 해야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하고, 심지어 요즘 에는 더 많이 행복하기 까지 해야 하는 것 같 아요. 모든 게 경쟁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사 람들은 지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아주 의미 없는 일들을 하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피 로나 그런 것들을 푸는 것이죠. 조금 덜 생각 하고, 열심히 많이, 라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이경희 음 저도 그들이 무의미한 것을 좋아 하는 이유에는 사회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 해요. 경쟁 사회에서 계속 필요로 하는 것들 때문이죠. 무민세대들의 가치관은 이러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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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의 삶에 아주 반대되는 것들을 추구하잖아 요. 아주 오랫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사 람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하는 행 동을 추구하죠. 저는 이렇게 ‘사회가 좋다고 하는 것들과 반대되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무의미를 좋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해요. 어른들과 사회가 강요하는 것들과 아주 다른 것들이니까 현실에 불만을 느꼈던 사람들이 나 뭔가 문제의식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매력 적으로 느껴졌을 것 같아요. 사회에 대한 반발 과 일탈 행동인 것이죠. 김예슬 듣고보니, 어쩌면 무의미한 행동을 함으로써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남들과 다르고 특별하다는 느낌은 누구나 좋아하잖아요. 무의미한 행동 을 하는 사람은 ‘다들 열심히 살지만, 나는 열 심히만 살지는 않을 것이야. 더 내 행복을 위 해 이런 무의미한 것들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야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경희 저는 무민세대들의 하찮고, 의미 없 는 일들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위로’라 고 생각해요. 무의미한 일들이 이슈가 되고, 그것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아무 것도 하 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가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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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것 같아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 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부족함이 있을 거예요. 그런 부족함에 대해 무민 세대의 ‘꼭 잘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통해서 위로를 받 는 거에요. 양민선 저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ASMR 영상도 자주 보 고, 액체 괴물 영상도 많이 보는데, 저는 뭔 가 특별한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 냥 그게 재밌어서 보는 부분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여러 색의 액체 괴물이 섞이는 것들, ASMR을 들으면 귀가 시원해지는 느낌 등은 보고 듣고 있으면 재미있고 중독성이 있어요. 이경희 맞아요. 단순한 재미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오로지 재미뿐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ASMR이나 액체 괴물을 볼 때 순수하게 웃음이 나온다거나 하는 그런 재 미는 없잖아요. 그것들의 매력은 깊게 생각하 지 않으면서 재미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 같아요. 정말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만큼의 편함을 주는데, 또 재미까지 있다. 이게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크게 어필이 되는 부분이 아 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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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선 저는 무민세대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 해 알기 위해서는 지금 저희 시대상을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신조어 중에서 7. 다양성이 추구되 는 현대 사회의 모습 을 반영한 신조어로, 불만이나 선호하지 않는 취향 등을 당당 히 밝히는 현상이다. 젊은 세대의 직설적 이고 솔직한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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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이외에도 ‘싫존주의 ’가 있잖아요. ‘싫어하는 것마저도 존중하는 주의’라는 뜻이 죠. 싫존주의가 무민세대랑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바로 ‘좋은 게 좋은 거다’라 는 생각이 없어졌다는 것이에요. 우리 흔히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말 많이 하잖아요. 이 말이 좀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게, ‘좋은 건 좋은 것이고 안 좋은 건 안 좋은 것이다’ 이렇게 이 분법적으로 나눈 말이에요. 하지만 세상에는 기존에 좋다고 했던 것도 충분히 좋지 않을 수 있고, 또 그렇게 좋은 것과 아닌 것, 이분법적 으로 나뉘어 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저는 모두 가 좋아하는 것, 모두가 해야한다고 하는 것에 서 벗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싫어 하는 것을 나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두 신조 어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내가 싫어 하는 것을 싫어할 권리가 있고, 남들이 무의미 하다고 규정하는 것도 내가 좋다면 얼마든지 즐길 가치가 있다.’ 이런 거죠. 바로 여기서 사 람들이 무의미한 것들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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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맞아요. 얼마 전에는 ‘공주티콘’도 한 8
참 유행했었잖아요. 제 생각에 ‘공주티콘 ’의 매력은 두 가지가 있거든요. 하나는 그림판으 8. SNS에서 사용되 는 공주를 컨셉으로 한 이모티콘.
로 그린 것 같은 ‘성의 없음’이고, 또 하나는 ‘제멋대로의 성격’인 것이에요. 이 성격이 뭐 냐면, 공주티콘이 컨셉이 나를 ‘공주’와 동일 시 시키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이모티콘의 말 풍선도 ‘공주 등장!’, ‘공주 배고파’, ‘왜냐하면 공주는 공주니까’, 등등 이 있고, 공주티콘을 쓰는 사람에게 ‘곱게 자라서 자기밖에 모르고 내멋대로인 것 같은, 또 어리광이 있는’ 성격 을 줘요. 이런 이모티콘이 유행하는 것도 자 기 삶의 핵심인 ‘자신’을 가장 중요한 위치로 두고 싶은 마음이 드러난 게 아닐까 싶어요. 김예슬 맞아요. 저는 요즘에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하는 ‘소확행’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잖아요. 이것 말고도 ‘워크 앤 라이프 밸 런스(Work and Life Balance)’를 의미하는 ‘워라밸’도 그렇고, 요즘 신조어를 보면 ‘자기 삶’에 대한 애정과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생 각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무민세대는 앞으로도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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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앞으로 그들의 미래를 예상해 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김예슬 저는 무민세대가 오랫동안 무의미를 좇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지금 이 시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무의미한 일들을 하면서, ‘아 나 이렇게 쉬어도 큰일이 나지 않 는 거였지, 이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지.’ 혹 은 ‘그동안 나는 무얼 위해서 열심히 살았던 것일까, 내가 추구하던 의미는 뭐였지.’하며 자신의 인생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요. 전보다 더 순수히 자신의 행복과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에 몰입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저는 이렇게 무의미만 좇는 것은 한시적인 것이고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 같아서.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 고 있습니다. 양민선 앞에서 말했던 신조어들만 보아도 알 겠지만,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행 복’을 추구하자는 생각이 공공연해진 것 같아 요. ‘아무 말 대잔치’가 유행처럼 번지게 된 것 도, 이 상황이 공론화가 되고, 사람들에게 긍 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말을 자제하거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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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허락을 받은 것과도 같으니까 많은 사람 사이에서 유행할 수 있었 던 것도 같고요. 아까 나왔던 것들 중에서 멍 때리기도 사실 전부터 ‘멍 때리기’ 자체는 있 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에 와서 이 ‘멍 때리기’ 를 대회로 열면서 공론화가 될 수 있었던 것 인데, 이게 대회까지 열릴 수 있던 것도 사람 들에게 아주 가치 없는 일로 혹은 무의미한 일로 여겨 졌던 ‘멍 때리기’가 거창하게 대회 로 열리고, 멍을 오래 때릴수록 상금이 받고, 많은 사람이 참가하면서 ‘멍 때리기’의 가치가 높아졌어요. 이런 변화들로 인해서 저희는 곧 더 나를 위한 행복을 위해서 살 것 같아요. 누 가 뭐라고 하든, 안 좋게 보든 말이죠. 9. SNS에서 성의없 어보이는 사람들이 나 동물의 사진을 올 리며 대충 살자는 캡 션을 달아 올리는 콘 텐츠.
이경희 저는 무민세대의 아무 것도 하지 말자 는 추세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아요. 바로 얼 9
마 전까지도 '대충 살자 '시리즈가 유행하더 니 요즘에 최근 들어서는 열정 부자 유노윤호 처럼 살자는 다짐에서 '나는 유노윤호다'라는 유행어가 퍼지고 있잖아요. 이렇게 잠시 쉬어 가다가 다시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이고, 그때그때 우리 나름대로의 욕구에 맞춰 서 사는 것이 자신의 진짜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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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감 한 마디씩 해주세요. 양민선 드디어 끝인가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네요(웃음). 그동안 무자극 콘텐츠를 볼 때는 이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함께 대화를 나눠보니 무민세대가 생각보다 시사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저에 대해서, 우리의 미 래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경희 무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 가 된 것 같아요. 처음에 저는 무민세대를 중 립적으로 보았는데, 지금 굳이 따지자면 좀 더 응원하는 쪽으로 마음이 바뀐 것 같네요. 그 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김예슬 정말 힘들지만 보람차군요. 저희가 무민세대의 이야기를 잘 헤아리고 말을 잘 한 게 맞는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또 저희의 담 화를 보시는 분들이 더욱 더 깊고 또 다양한 생각을 할 테니까 큰 걱정은 하지 않을게요. 머리 아프니까 집에 가서 액체 괴물 영상이나 보면서 아무 것도 안 해야 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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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는 무민세대 스스로도 알지 못하고 무의미를 좇던 행동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일상에 스며들어 알아채기 힘들었던 무의미한 행동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무민세대 의 키워드를 모아보았다. 다음에 오는 키워드를 통해 그 흔적들을 알아보자.
이다솜,33p 심하연, 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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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37p 97
무민세대 키워드
최여진 12p
심하연, 41p
최윤미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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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이다솜,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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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키워드
최윤미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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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이다솜,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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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키워드
심하연, 45p
최윤미, 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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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세대 키워드
이 책에서는 무의미를 추구하는 무민세대의 자세한 속내를 알아보았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무의미를 좇았고, 그 안에는 사회적인 시사점도 적지 않게 들어가 있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들 모두는 공통적으로 한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것은 ‘행복’이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리들이란 그저 아무 쓸 데 없는 것들에만 관련되어 있어. 그걸 얻겠다고 발버둥 치거나 거창한 인권선언문 같은 걸 쓸 이 유가 전혀 없는 것들!”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삶의 본질을 무의미에서 찾으려 노력했다. 모든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는 그의 가정은 역설 적으로 대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불러일으켰고, 천착했던 대상이 이내 무의미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이를 위한 용기와 사랑이 곧 인생의 묘(妙)가 되어 공허함을 채웠다.
쉼 없이 내달리며 경쟁하고, 끊임없는 자극과 도전
에 내몰려 이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을 강요당하던 삶을 거 부하고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홀가분한 일상을 찾는 20대 무 민세대의 움직임은 어쩌면 삶의 본질을 찾아 나서는 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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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여정이 아닐까.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을 뒤엎을 수도 없고, 한심하게 굴러가는 걸 막을 도리도 없다는 걸 오래전에 깨달 았어. 저항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세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것 뿐이지’ 쿤데라 역시 이렇게 말했으니 말이다.
요즘 세대가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 중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에서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인생을 버틸 수 있는 여 유와 창의력을 길러준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이 주는 유익함을 이야기하고 있죠.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의미를 두는 것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아이 디어는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1%에서 탄생하는 법이니까. 다 가오는 주말, 하루쯤은 숨 막혔던 일상의 스트레스는 잠시 잊고 무민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쫓아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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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면서
단행본 밀란 쿤데라, 무의미의 축제, 한국문화사, 2000
논문 김자경, 이정기, 20대 대학생들의 무자극 영상 콘텐츠 지속적 이용의도 결정요 인 연구,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2018 강태수, 스낵컬처 이용 동기와 이용 행태에 관한 연구, 2015, 한양대학교
사이트 본문 성인남녀 40% "나는 무민세대"...5가지 이유 https://goo.gl/65xi97 2018 20대를 대표할 다섯 가지 키워드 ttps://goo.gl/kGQTY5 대학 내일 연구소 힙스터 자가진단 https://goo.gl/QYkc5R 2018년 20대 관통 트렌드 5 네이버 포스트 https://goo.gl/NbBPfN 영상 펄이 들어간 슬라임 영상 https://goo.gl/XwJKpf 아이스크림 모양 슬라임 영상 https://goo.gl/c9D3aE 핫케익 모양 슬라임 영상https://goo.gl/3PywjB
사진 <Miniyu ASMR> 유튜브 https://goo.gl/bEw8ob1 <시바견 곰이탱이> 유튜브 https://goo.gl/dNnJmS 구글 스트리트 뷰 https://goo.gl/9WzYuS 슬라임 이미지 https://goo.gl/EH8pFM 기본 슬라임 제형 https://goo.gl/WrXj8E 버터 슬라임의 제형 https://goo.gl/2wDX9a 라텍스 스펀지를 넣은 슬라임 https://goo.gl/m3NfWW 스티로폼볼과 비즈로 꾸민 슬라임 https://goo.gl/EjdjgH 둥근 비즈를 넣은 슬라임 https://goo.gl/1ePqHd 폼볼과 비즈를 넣은 투명 슬라임 https://goo.gl/mty25z 폼볼을 넣은 슬라임 https://goo.gl/scKAhN 초콜렛 인형이 빠진 우유 컨셉의 슬라임 https://goo.gl/qDYBxY 초코 씨리얼 컨셉의 슬라임 https://goo.gl/XkmxMc 돌 질감의 비즈를 넣은 슬라임 https://goo.gl/1Xof38 다양한 비즈와 폼을 넣은 슬라임 https://goo.gl/1Fb1vr 터키쉬 딜라이트 컨셉의 슬라임 https://goo.gl/2MDJye 유노윤호 대충 https://goo.gl/images/maJbSV 공주티콘 https://goo.gl/images/SC5FhX 경쟁 사회 https://goo.gl/images/FNMJbs 쓸데없는 선물 https://goo.gl/2vscBy 아무 말 대잔치 https://goo.gl/images/s1aWKv 불행한 사람 https://goo.gl/images/XKzv5a 무민 https://goo.gl/images/RCSoXb
무민: 초판 발행 2018년 11월 16일 지은이 이시은 편집 이시은 지도 하주현 디자인 이시은 펴낸이 이시은 펴낸곳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주소 경기도 안성시 중앙로 327 이메일 tldms9331@naver.com 전화 010.5181.9331 이 책의 저작권은 지은이에게 있습니다 지은이의 허락 없이 내용의 일부를 인용 하거나 발췌하는 것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Lee Si-Eun All rights reserved including the rights of reproduction in whole or part in any form, printed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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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무 味意無 ssensselgnina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