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상실(EGO APOCALY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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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상실 EGO APOCALYPSE




초판

2018.10.27 발행

2018.11.16 편집

김은혜, 박세라 디자인

김은혜, 박세라 인쇄

IndexPrint 용지

아스트로프리미엄 250g, 씨에라 105g 활자

Sandoll 제비2, Sandoll 고딕Neo1 조판

Adobe InDesign CC 2018(13.1) 한국어판 이 편집물은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2018 졸업작품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편집물이므로 영상을 비롯한 자료에 대한 출처를 밝히고 상업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제작되었습니다.


자아 상실 EGO APOCALYPSE


현대인들은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상실했다. 이것은 곧 모든 관계는 영혼과 영혼의 관계가 아니라 상대방을 어떻게 이용했느냐가 중요한 관계로 전락했다는 것,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 아래에서 대화는 이미 불가능하다. 아무리 달콤한 소리를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상대방을 인격체로 보지 않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열변을 토하더라도 그것은 짐승이나 담벼락이나 벌레를 보고 한 언어처럼 아무런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상실한 현대인은 자아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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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리스먼에 의하면 오늘날의 현대인은 외부지향형이 되어 간다. 이런 사람은 타인을 앞서려고 하는 대신에 주위에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고, 머리 위에 항상 레이더를 달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행동을 하도록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사교성과는 달리 스스로 감정을 송두리째 억압하여 내면적인 고립감에 번민하는 고독한 군중이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당신이 마주하는 이것은 수많은 관계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집단이 요구하는 틀에 맞게 살기 위해 소비하는 감정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윤리가 필수적인 규율 사회에서, 정작 본인을 통찰해 볼 틈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마모해 간다. 그리고 이는 바이러스성 질환처럼 많은 개인들을 우울증 환자로 만들어 주면서도 이들을 외롭지 않은 것처럼 많은 관계 사이로 물들여 착각하도록 속인다. 외로움은 자아를 알기 위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감정이며, 외롭지 않다는 것은 곧 감정의 마비와 개인의 타자화를 뜻한다. 영화는 사람과 사회를 투영하는 거울이며,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자아를 보여 주는 은유이다. 당신은 이 비유법으로 하여금 관계 사이에서 느껴 보지 못했던 이질감을 체험하며, 정신적 증후군과 각각을 표현하는 영화 장면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피곤한 사회에 노출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편집물은 감정의 억압과 강요가 만들어 낸 자아 절제와 상실, 그에 대한 기록과 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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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6


010

디오게네스 증후군 Diogenes Syndrome

022

백기사 증후군 White Knight Syndrome

034

비전 상실 증후군 Boiled Frog Syndrome

046

살리에리 증후군 Salieri Syndrome

058

슈퍼우먼 증후군 SuperWoman Syndrome

블루 제이 Blue Jay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

프랭크 Frank

006

미씽: 사라진 여자 Missing


070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Smile Mask Syndrome

082

코타르 증후군 Cotard’s Syndrome

096

피터팬 증후군 PeterPan Syndrome

108

프레골리 증후군 Fregolo Delusion

120

히키코모리 증후군 Hikicomori Syndrome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York

수면의 과학 The Science of Sleep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도쿄! Tokyo!

Index Reference Clo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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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33 134

페르소나 Persona


008


009

체내에 병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켰을 때에 조직이 썩어 생긴 고름처럼 마음속에 맺혀 분출되지 못한 수많은 우울감, 탈락감, 상실감.


010

#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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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장 강박증을 디오게네스 신드롬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은 정리하고 계획하는 능력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디오게네스는 그리스의 철학자로, 허무주의를 권장하였다. 그 정도로

자기 자신의 건강, 위생, 외형적인 모습 등을 돌보지 않고 심하게 방치하는 행위,

관심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독거노인에게 이러한 양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기증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기능과 같은 뇌 기능 문제로 설명하기도 하고, 성격장애의 마지막 단계나 강박증상의

등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개인의 순수 의지에 의해 야기되기도 하고, 전두엽 관리

불결한 집안 위생, 혼자 고립되어 있고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으려 하지 않는 모습





_그날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




# 01

Blue Jay, 2016

디오게네스 증후군

블루 제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집 정리를 위해 고향을 찾은 짐. 그리고 임신한 동생을 위해 고향을 찾은 아만다. 우연히 마트에서 만난 둘. 둘은 고등학생 시절 사랑했던 사이다. 금세 20여 년 전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결국 입맞춤을 하게 된 둘. 그러나 아만다는 이미 유부녀이다. 하지만 현재를 잊고 벗어던진 그날 단 하루, 절망에 빠져 살던 둘이 하루를 함께하게 되면서 잊고 살던 20여 년의 추억을 기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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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알렉상드르 레만


저장 강박과 기억 짐이 머물고 있는 집에 고등학교

족쇄를 벗어 던지고 이제야 자신들을 붙잡았던 것을

시절부터 버리지 않던 물건들로 가득했다는

떼어놓아야 하는 두 사람. 혹자는 누구나

것에서부터 나아가 결혼해 행복하다는

가지고 있는 그때의 기억. 아프게, 또는

언급과는 달리 항우울제를 먹고 있었던

아름답게 기억할 엉망진창의 그 순간을 모두

아만다. 여기서 집은 짐의 내면을 의미하는

다 우리의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것으로 그의 내면은 욕망을 좇음으로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공허해진 내면을 채우고자 물건들을 버리지

짐과 아만다에게도 정리할 기회를 주면서

않고 쌓아두는 저장 강박증에 놓여있었단

저장 강박증에게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의미이다. 우울증에 놓여있던 아만다의 삶도

감정적으로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게 되면서

절망과, 욕망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이다.

저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과연 이 둘의 삶을 갉아먹던 욕망의

것이다.

시작점은 무엇이었을까? 사랑의 결실이자 미래의 상징인 태아를 낙태하게 되면서 이 둘은 태아가 내포하고 있던 모든 의미를 잃게 되었던 것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집착. 이 본질적인 욕망으로 인해 이 둘은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 채 과거의 절망 속에 갇혀 살고 있다.

기억에서의 탈출 절망에 빠져 있던 둘이 하루를 함께하게

조금 더 나아가 깊이 있게는 인생 자체가 어그러져버린 과거의 그날로 돌아가 서로를 용서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과정을 겪는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어리석었던 그때를 응시하고서야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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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선 25, 진부 2)이다.

돌아감으로서 잃었던 감성을 찾아간다.

이들도 훈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IMDb의 평점은 7.7 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3%

영화에는 좋은 감정이 담겨져 있다. 그 감정은 애틋하기도, 풋풋하기도 하며

되었다는 것.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 시선의 끝에는 밝은 미래가 있기에 보는

되면서 잊혀져가던 옛 기억을 떠올리게



디오게네스 증후군 “쓰레기에 갇힌 고통”

저장강박증이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증세에 대 한 뚜렷한 원인과 해결방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되돌리기에도 수년 이상 걸린다. 이마저 도 장담할 수 없다. 지자체에서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협조해 꾸준히 난제를 해결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지난달 29일 서울시 노원구에서 40대 남성이 집안 에 쌓인 쓰레기에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신의 노 모 A씨가 20년간 모아둔 쓰레기 더미에 깔려 안타깝게 숨졌다. 당시 집 안에는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6월 초 포항시 남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수 집증을 앓아 쓰레기를 집 안에 모아둔 80대 노모와 함께 거주하던 딸 B씨가 병원에 실려간 것. B씨는 당뇨로 한쪽 다리를 잃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노모와 함께 살 고 있었다. 그러나 발견 당시 영양부족 등 상태가 심각했 고, 때마침 악취신고를 통해 현장을 방문한 공무원에 의 해 중환자실로 후송됐다. 현재 B씨는 다행히 상태가 호전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당시 노 모가 맛있는 걸 많이 먹인다고 했지만, 실제 건강상태는 안 좋았다”며 “집 안에는 쓰레기들이 성인 남성 허리 부분 까지 차 있었다”고 말했다. 저장강박증에 대한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의사 들 역시 약물을 처방해주는 것이 전부인 상황이다. 병을 앓는 환자 대부분은 자신의 증세를 무시하거나 거부반응 을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치료에 들어가기도 힘들다. 수집증은 노인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포항시 남구 에서는 40대 C씨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살면서 저장강박 증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다.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역 내 10여 곳에서 저장강 박증 사례가 확인돼 관리하고 있다. 이 중 2곳의 환자는 3~4년간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설득과 복지활동으 로 증세가 호전됐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해마다 설득과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지역 봉사 차원에서 쓰레기 정리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물건을 분실했다는 항의가 있어 최근에는 봉사단체들도 꺼리는 상황. 더욱이 환자들 에 대한 정확한 수치 파악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단지 악취와 관련한 신고로 이・통장이나 경찰, 지자 체 공무원이 현장을 확인하는데 의존하고 있다. 설사 신


고를 받고 현장에 가더라도, 출입문조차 열어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주변인들에 대한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들만의 격리된 공간에서 빠져 나와 건강한 사회로 유입될 수 있도록 이웃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포항시 희망복지단 관계자는 “아직 주변인들에게 노 출되지 않은 수집증 환자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지역 협의체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내 이웃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보살피는 마음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저장강박증 환자 사례로 본 해결 과제 “절대 못버려” 쓰레기에 갇힌 고통> 이바름 기자, 경북매일 goo.gl/NRKn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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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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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를 타고 나타나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주는 영웅의 모습으로 보여진다.

*중세시대부터 구원자라는 뜻으로 쓰였던 ‘백기사’는 영화나 소설 속에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구하려 하는 심리가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문제는

만들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움직이려 하고 상대가 져야 할 책임을 스스로 떠안아 불균형한 관계를

도우려 하고 결국 그 때문에 건전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상대를 자신의

이런 이들은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심으로 무작정 희생하며 상대를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순수하고 이타적 마음으로 남을 돕는 게 아니라 `이기적인 구원` 행위라는 것, 그리고








백기사 증후군

# 02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2006

도쿄에서 백수 생활을 하던 쇼는 고향의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행방불명 되었던 고모 마츠코가 사체로 발견되었으니 유품을 정리하라는 것. 다 허물어져 가는 아파트에서 이웃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 라고 불리며 살던 그녀의 물건을 정리하며 쇼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마츠코의 일생을 접하게 된다. 중학교 교사로 일하며 모든 이에게 사랑받던 마츠코는 지난 25년간 어떤 삶을 살았던 걸까. 모두가 사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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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코의 일생을 하나씩 나열하며 되짚어 보게 된다. 코미디, 뮤지컬 | 나카시마 테츠야


결핍과 성장 주인공 마츠코는 어렸을 때부터 아픈

사랑을 주면서 힘들어하지만 감내한다. 어렸을 때 사랑받지 못했던 마음 속 상처와

동생으로 인해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마주하며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늘 아버지의 사랑을 갈망하지만 매번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

좌절된다. 그것은 그녀의 삶의 영향을 크게

필요했으나, 말 그대로 ‘혐오스런 마츠코의

미치는데 힘들어하는 남성에게 사랑을 주며

일생’ 그녀의 인생엔 스스로를 마주할

자신이 보호해주려 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기회조차 없었다.

희생의 정도가 심하여 하지 않은 일까지도 자신이 덮어쓰면서 다니던 학교에서도 결국 쫓겨난다. 그 후 바닥

가부장 사회와 자아 실현, 여성의 한계 가부장적 집안에서 자란 마츠코.

인생으로 삶을 지속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츠코의 자아는 그저 남성 위에서만

수많은 남자들을 만나며 사랑을 갈망한다.

성립됨을 보여준다, 그것은 마츠코의

내면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어릴적을

유년시절에서부터 선명히 드러난다.

위로하고 싶은 마츠코는 특히 상처받고 힘든

마츠코가 신경 쓰는 존재는 오로지 아버지,

남성들에게 집착하고 희생하게 된다.

그 아버지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에 대한 상처가 전부일 뿐이다. 그것이 마츠코의

내면 아이 마츠코는 상처 받은 자아에서 벗어나

인생행로를 결정하고 성격과 사고를 결정한다. 불구의 여동생은 아버지의 사랑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앗아간 존재로써 빛을 발할 뿐이다. 남성

마츠코는 자신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다.

권력의 상징인 가부장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친구와 불륜을 시작한 마츠코는 곧

마츠코의 이야기는 갈수록 남성들의 시각에

버림받고 절망에 빠져 몸을 팔게 된다.

의해서 그려진다. 그들의 손 안에 놀아났다는

기둥서방에게마저 배신당한 마츠코는 그를

말이 더 잘 어울릴 정도로.

살해, 8년형을 받는다. 출소 후, 미용사로

남성의 쾌감 증대를 위하여 성녀에서

일하던 마츠코는 자신을 해고당하게

창녀로 격하된 마츠코는 철저하게 이

만들었던 절도사건의 범인인 제자 류

변변찮은 남성들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고

요이치와 재회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그리하여 마침내는 신격화 되는 것이다.

된다. 본인의 인생을 망가뜨렸던 제자와

지옥에 살고 있는 류가 성녀인 마츠코를 얻기

사랑에 빠진 마츠코. 마츠코는 동질감에 더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똑같이 마츠코를

깊게 빠지게 된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자 류 오이치였던 것이다.

그것은 마츠코의 발언 "난 그와 함께라면

그들이 자라지 못한 상태로 머물게

지옥까지라도 갈 수 있어!" 라는 대사를 통해

되면 자신과 비슷한 상태의 사람을 볼

얼마나 류, 남성들의 의도대로 순조롭게

때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되거나 집착하게

그것이 달성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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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마츠코는 타인에게 희생적으로



백기사 증후군 “내 과거 속에 숨은 용을 처단한다.”

상대를 언짢게 하거나 화나게 하지 않으려고 말과 행 동을 극도로 조심한다, 상대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상대보 다 내가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 상대를 위해 그 모든 것 을 해주는데도 상대가 몰라준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이 중 해당 사항이 있다면 ‘백기사 신드롬’일 가능성이 높다. 백기사 신드롬은 말 그대로 타인을 구해야 한다는 강 박관념에 사로잡힌 이들의 증세를 말한다. 임상심리학자 인 저자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이타심도 실은 이기적인 욕구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백기사의 진짜 목적은 자신의 과거 속에 숨은 용을 처단하는 것이다…백기사는 상대를 선택하거나 상대를 대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어린 시절에 겪은 고통을 되 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주로 부부나 연인 관계를 사례로 들며 백기 사의 유형, 원인 등을 제시한다. 감정이입이 지나친 백기 사는 어린 시절 양육자의 행복을 걱정하며 무거운 책임을 졌던 경우가 많다. 이들은 타인을 구원하면서 내가 구원 을 받는 듯한 대리만족을 얻으려 한다. 비뚤어진 백기사는 어렸을 때 수치심과 무력감을 느 낀 이들이다. 상대가 나를 이상화하고 인정하기를 기대하 며 상대를 묶어두려 한다. 무서운 백기사는 자신보다 약 한 상대를 찾아 그들을 구원하려 하지만 동시에 상대가 순종적이지 않으면 관심을 끊겠다고 엄포를 놓거나 학대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백기사 신드롬의 가장 좋은 극복 방안은 건강한 자의 식을 가진 ‘균형 잡힌 구원자’가 되는 것이다. 균형 잡힌 구원자는 자기성찰 능력을 갖고 자신을 지나치게 비하하 거나 이상화하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상대를 구하는 관계 가 아니라 균형과 상호협력으로 이루어진 관계를 유지한 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상대를 나와는 다른 독립된 존재 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백기사가 자신의 행동 뒤에 숨은 동기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않는 한, 끊임없이 타인을 구원함으로써 자아를 치유하려는 노력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타인을 위한 배려? 이타심? 알고보면 이기심에서부터 비롯된 것> 이새샘 기자, 동아일보 goo.gl/tNR31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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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하였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려고 하면 개구리는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지만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죽고 만다. 이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에 익숙해져 다가올 결말을 준비하지 못하게 된다.

*프랑스의 그르늬이(Grenouille)라는 유명한 삶은 개구리 요리에서

사람아진 개구리 신드롬이라고도 불린다. 사람들은 개구리처럼 변화가 일어나고

사람은 안타깝게도 삶아진 개구리의 신세가 되기 쉽다.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변화의 실체를 미리 감지 못한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그러한 상황에서 변화는 이미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변화가 도래했음을




_그는 문득 생각했다,


_고독은 감옥과 같은 것이라고.




Tony Takitani, 2004

비전상실 증후군

# 03

토니 타키타니

토니 타키타니는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일찍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재즈 연주로 항상 집을 비우는 가운데 토니는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미술을 전공하면서 주변사람에게 항상 "너의 그림에는 감정이 결여되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에게 있어 '감정'이란 비논리적이고 미성숙한 것일 뿐이었다. 정교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확실한 재능을 보인 그는 어느 날 아담한 체구에 단정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에이코란 여성에게 불현듯 마음을 뺏겨 결혼에까지 이른다. 그의 삶은 변화했고, 난생 처음으로 생의 떨림을 맛보았으며 '다시 외로워진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에이코에게는 유명 디자이너의 옷들을 구매하는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녀의 쇼핑에 대한 집착은 점점 커져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토니는 걱정이 되어 그러한 충동을 억제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넌지시 얘기해 보면서부터 시작된다.

042

드라마 | 이치카와 준


토니 타키타니 이 영화는 상실 이전에 ‘고정’에 관한

투명의 존재 카메라는 자꾸만 여백을 강조한다.

이야기다. 토니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인물을 화면 중심에 클로즈업한 후에는

고정되지 못한 존재다. 그럼에도 일본이라는

필수적으로 공허함을 부각하는 장면을

업보를 지고 태어난 존재다. 아버지인

넣는다.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며 인물의

쇼자부로는 전범으로 몰려 사형당할

상실감은 배가 된다. 촬영 기법으로 인해

뻔했고, 그 후속작에 해당하는 게 토니다.

밀도는 달라지지만 인물은 그대로이다.

그는 물로 이루어진 일본 사회에 섞일 수

다시 말해, 인물은 그대로지만 어떻게

없다. 사람들은 일본계 미국인 같은 이름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감정이 달라진다.

가진 그를 신기하게 여긴다. 하지만 그의

그런데 특이하게도 공허함의 장면은

부모님은 모두 일본인으로, 미국인도 아니다.

초점이 없다. 인물에게 집중하지 않는

겉으로는 미국계 일본인이며, 속으로는

것이다. 인물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기는

허울뿐인 이름이다. 그 두 가지의 속성은

하지만 ‘투명한 무언가’를 찍고 있는 듯한

‘반푼이’와 ‘쭉정이’라는 속어로 표현된다.

느낌이다. 그때 우리는 영화의 주인공이

두 속어의 뉘앙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둘 다

무언가, 혹은 배경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부정하고 있다. 두 속어는 완성되지

단순히 초점이 엇나가 있는 것에만 그치지

못한 자신을 의미한다. 사람이 태어나 가장

않고 텅 빈 공간을 강조하니, 우리는 그

처음으로 부여받는 이름에서부터 그의

인물과 공간이 일체화되어 있다고 생각할

인생은 시작되었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언제 어디서나

감정을 알지 못한다.

구분 지어지지 않고 나타나니 결국 인물과

결국 토니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토니의 성격은 어느 하나로 고정될 수 없다.

그것은 곧 토니가 사회로부터 외면받는 모두를 대변하는 인물이라는 것이기도 하다.

상실의 시대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상실에 대한 답신이다. 고정된 사실, 고정된 현실에

우리가 알지만 애써 모르는 체하는

대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대한 물음이다.

사람들, 사건들, 시간들, 우리라는 그룹에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은 앞으로 나아가며

속해 있지만 사라져도 별 관심이 가지 않는,

후퇴할 수 없는, 고정되어 있다고 말할 수

그런 것들.

있다. 그 과정에서 뒤로 남겨지는 공간은 상실과 같은 여백으로 남겠지마는, 끝내 기억 속 어딘가로 사라져야 하는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걸 안다. 우리는 그렇게 상실의 시대로 나아간다.

043

그렇기 때문에 토니는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비전 상실 증후군 “정부, 기업, 가계는 서서히 끓는 물”

"미국은 삶은 개구리가 되는 길을 걷고 있는가." 노 벨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2009 년 7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 `개구리를 삶고 있다 (Boiling the Frog)`의 첫 문장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 도(Fed)의 천문학적인 돈 풀기로 넘겼지만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펄펄 끓는 물속에 들어 간 개구리는 곧바로 뛰쳐나와 목숨을 건지지만,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는 위기인지 모르다 결국 죽는 것처럼 말이다. 이 경고는 7년 뒤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 기업, 가계가 마치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에서 대책 없이 머무는 개구리처럼 닥쳐오는 위기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B급 국가로 끌어내리는 또 다른 바이러스, `비전 상실 증후군`의 실상이다. 외환위기가 닥친 직후인 1998년에 들어선 김대중정 부는 국가의 모든 자원을 경제 위기 극복에 동원했다. 특 히 경기 방어를 위해 당시 국내총생산(GDP) 4.7%에 육 박하는 약 25조원의 적자재정을 편성했다. 다음해도 대 규모 돈 풀기는 이어졌고, 이후 한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 세에 접어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도 정부 대응 은 비슷했다. `대규모 나랏돈 풀기 =성장률 끌어올리기` 공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2009년 이명박정부는 GDP의 3.8%에 달하는 43조2000억원 적자재정을 편성했다. 하지만 정부 지출 효과는 외환위기 때와는 달랐다. 비록 2010년 6.5% 성장으로 반짝 반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듬해인 2011년에는 3.7%로 주저앉았다. 2014년(3.3% 성장)을 제외하면 2012년 이후 한 번도 `마의 3%` 벽다. 기업들도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였기는 마찬가 지다. 1970~1980년대 중화학공업 정책으로 쾌속성장을 해왔던 한국 기업들은 창의와 혁신 대신 `규모의 경제` 와 기존 기술의 고도화 개발에만 몰두했다. 정부도 이 같 은 산업 정책을 수십 년째 밀어붙였다. 그 결과는 10대 주력 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도였 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수출 가운데 10대 주 력산업 비중은 1980년 55.9%에서 2014년 86.3%로 높 아져만 갔다. 2000년대 초반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했을 때만 해도 한국 기업들은 `중국 특수`로 덩 달아 신났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이 중간재 자체 생산을 늘리고 기술개발에 매진하면서 이 같은 전략은 실패로 판명났다. 작년부터 수출은 급감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1위 삼성마저 과거 성공 신화에 기대 `갤럭시노 트7 단종`이란 쓰라린 실패를 맛보게 됐다는 분석이 나 온다. 삼성은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이룬 신화`라 할 만큼 발 빠른 기술개발로 현재의 위치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통했던 조직문화는 스마트 폰으로도 그대로 이어졌다. `혁신`을 강조한 애플과 달 리 기술개발이 더 주력이었던 것이다. 뒤늦게 정부가 창의와 혁신이 주입된 신산업을 적극 육성한다지만 제조업에 인력과 자본이 집중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가계 역시 미래가 암담한 상황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가계의 성공비결은 `내 집 마련`이었다. 고도성장 기 `내 집 마련`은 중산층 진입 티켓으로 여겨졌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60대 이상 가구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 율은 약 74%로, 일본 등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부동산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정부 도 경기 살리기 대책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를 빈번하게 이용했다. 이는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졌다. 최근 2년간 가계부채가 약 220조원 늘었는데 이 중 130조원이 주택 담보대출인 배경이다. 노후 대비용으로 가진 건 집뿐이 고, 번 돈은 담보대출 이자로 나가다 보니 가계 삶의 질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2012년 77.1%에 달했던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금액)은 올해 2분기 70.9%까지 `뚝` 떨어졌 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1년 이후 가 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부채 총액이 급격히 늘었다"며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낮추고 다중 채무자 총량규제 등 미시정책을 써야 한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를 잡는다 해도 문제는 또 남는다. 자산 상당 부분이 집에 묶인 가계가 소득이 확 늘지 않는 한 노후용 자금 때문에 소비를 늘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비전 상실증후군` 한국…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 조시영.고재만.전정홍.김규식.정의현.이승윤.나현준. 부장원 기자, 매일경제 https://goo.gl/7Wm96B



046

# 04


047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음악가로, 그의 절친이기도 하다. 그의 재능은 모차르트를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1인자를 질투하는 2인자의 심리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대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항간에는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샘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2인자의 심리를 가리켜 살리에리 증후군이란 말이 붙었다.

모차르트를 독살했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1인자를 질투, 시기하는

의혹이 퍼졌다. 이 의혹은 이후 마치 정설처럼 굳어져 현재까지도 살리에리가







_너는 프랭크가 될 수 없어.


# 04

Frank, 2014

살리에리 증후군

프랭크

뮤지션을 꿈꾸지만 특출난 경력도, 재능도 없는 존은 우연히 인디밴드의 빈 자리를 채우게 된다. 그 밴드의 정신적 지주인 프랭크는 샤워할 때 조차 커다란 탈을 벗지 않는 남자. 이후 존은 앨범 작업과정을 트위터와 유튜브에 올린 덕에 음악 축제에 오를 기회까지 얻지만, 멤버들과 사사건건 충돌한다. 설상가상으로 프랭크의 불안증세는 나날이 심해지고, 답답한 존은 프랭크의 탈을 벗기려고까지 든다.

054

코미디, 드라마 | 레니 에이브러햄슨


토니 타키타니

몰아낸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영화

영화는 음악 영화라는 틀에서 있지만

속에서 존은 천재를 망치는 과정을 통해

그리 음악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음악은

그들을 파멸로 이끈다. 현실과 타협하며

곁가지일 뿐, 한 천재를 둘러싸고 주변인들이

망가지는 천재의 세계를 보며 밴드 멤버 중

그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보여 준다.

한 명은 존이 프랭크의 재능을 빨아먹는

재능 없는 남자가 재능 있는 남자를

사람이라고 외친다. 그러한 과정에서 존은

만나서 질투한다. 선배 키보디스트인

자신의 미련 때문에 다른 사람을 갉아먹는

돈은 그렇게 질투만 하다가 자살했다. 빈

민폐인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체념을

키보디스트 자리에 좋은 음악을 만들고

선택하며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싶은 존이라는 인물이 자리를 채운다. 팀의

재능 없고 평범한 존과 재능 많은 프랭크.

리더인 프랭크는 샤워할 때도 가면을 벗지

재능이 없는 자는 재능이 없어서 괴롭고,

않는 남자이다. 존은 이들의 음악을 이해할

재능이 많은 자는 그 재능으로 인해 괴롭다.

수 없었지만 괴팍한 음악을 열정을 다해

존과 프랭크는 다른 방식으로 괴롭다.

연주하는 팀원들을 보며 이들의 일원이

괴롭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

되기로 결심한다. 함께 생활하며 존이 알게 된 것은 프랭크에게 엄청난 음악적 재능이 있어서

상실의 시대 자신의 꿈을 체념하기란 쉽지 않다.

음악을 처음부터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는

그래서 우리는 존을 계속 미워할 수 없다.

것이었다. 그러나 존은 유명해지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재능에 희망을 품고, 어쩌면

프랭크의 연주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미련을 갖고 재능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유튜브에 올리자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원했지만 결국 그가 가져온 것은 파멸뿐이다.

급기야 텍사스의 축제에서 초청장이 오고,

그걸 깨닫고 그는 체념을 선택한다. 자신이

존은 프랭크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우리도

망쳐놓은 프랭크를 제자리로 돌려놓으며

유명해질 수 있다고.

그가 다시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때 존은 그들을 남겨둔채 떠난다. 음악에 대한 그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는 음악적 재능이 넘치지만 조금은 건방진 모차르트와 재능이 부족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살리에리가 등장한다. 존이 밴드를 유명하게 만들기로 마음먹으며 그들만의 음악적 정신을 깰 때 그에게서 살리에리의 모습을 보았다. 그의 빛나는 재능에 질투하며 모차르트를 죽음까지 몰고 간 살리에리처럼 존도 자신의 목적을 밀어붙이며 프랭크를 극한으로

미련은 정말 ‘미련’했다. 하지만 꿈을 놓아 주며 체념하는 모습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쫓는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에 나는 이 영화가 끝날 때쯤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었다고 했다. 이 영화를 통해 더 이상 체념하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미련과 체념, 그 사이 속 어딘가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 한 걸음 다가가볼 수는 있지 않을까.

055

투명의 존재



살리에리 증후군 “어쩌면 이다지도 불공평하단 말이냐!”

영업사원인 김 대리는 나름대로 회사에서 영업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부서 내에 워낙 출중한 영업력을 자랑하는 최 모 과장과 이 모 대리가 버티고 있 어서 자신의 존재는 언제나 그들의 그림자에 가려있기 때 문이다. 새해를 맞아 심기일전의 자세로 발이 부르트도록 뛰었지만, 1월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영업실 적에 차이가 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영업 본부장의 칭 찬을 받은 두 명을 보며 김 대리는 부러움 반, 시샘 반의 감정을 느꼈다. 어느덧 월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자신은 회사에서 제시한 영업 목표를 다 맞추지 못한 반면에, 그 들은 별로 애쓰는 것 같지 않은데도 이미 중순쯤 목표치 를 다 채우고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울적한 마음에 담배를 태우던 김 대리는 자신의 처지 가 마치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살리에리와 비슷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재능은 부족하지만 노력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살리에리가 자신의 모습이라면 최 과장 과 이 대리는 모차르트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처럼 여겨졌다. 경쟁자로 여기는 사람이 천부적인 능력을 갖고 태어 나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가지 못할 때, 그 사람에 대해 서 느끼는 절망감이나 질투심 또는 열등의식을 가리키 는 심리학적 용어가 있다. 바로 ‘살리에리 증후군Salieri Syndrome’이다. 살리에리 증후군은 지난 1984년에 개봉된 영화 아마 데우스에서 유래됐다. 영화 속 주인공인 ‘안토니오 살리 에리Antonio Salieri’는 모차르트와 동시대에 활동한 음 악가로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모차르트와는 달리 살리에리는 재능보다 노력으로 정상급 음악가의 반 열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모차르트보다 훨씬 더 세상적인 명예를 누렸던 살리 에리지만, 그는 늘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하고 질투했 다. 그에게는 모차르트 같은 창조적 능력은 없었지만, 그 런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귀는 있었다. 그래서 살리에리 는 더욱 절망한다. ‘신이시여! 어찌하여 제게는 귀만 주고 손은 주지 않으셨나이까?’라고 절규하며 부르짖는다. 이 같은 감정은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살리에리 의 독백 장면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살리에리는 “나는 음 악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데, 모차르트는 놀 것 다 놀고 밤낮 여자를 희롱하며 경박하


게 웃으면서 남는 시간에 작곡을 해도 항상 불후의 명작 만을 쓴다. 반면에 내가 쓴 곡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세상이 어쩌면 이다지도 불공평하단 말이냐!” 이런 감정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고 그냥 짐작할 수 있지만, 일본 교토대 의학대학원의 다카 하시 히데히코Takahashi Hidehiko 박사는 도대체 이런 감정이 사람에게 왜 생기는지가 궁금하여 실험을 해보기 로 했다. 연구진은 평균연령 22세의 젊은 남녀 19명에게 가상 의 시나리오를 주고 읽으면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생각하 도록 했다. 주인공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평범한 수 준이지만, 가상의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세 명의 대학 동 창생들은 자신보다 훨씬 잘 나가는 사람들로 설정했다. 연구진은 먼저 피험자들이 설정된 상황을 받아들이 는 동안 뇌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들 에게 동창생들이 부러운지 혹은 아닌지에 대해 점수를 매 기도록 했다. 1점은 전혀 부럽지 않은 것이었고 6점은 가 장 부럽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부럽다는 점수를 준 피험자들이 압도적으 로 많았는데, 질투를 강하게 느낄수록 불안한 감정이나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배측전방대상피질dorsal Anterior Cingulate Cortex’이 영상장치에서 반응하는 것이 나타났다. 특히 자신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잘나가 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때 뇌가 더 강한 반응을 보이면서 질투를 느낀다는 점을 영상장치 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친구들이 불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가자의 뇌에서는 기쁨과 만족감을 발생시키는 보상회 로인 ‘복측선조체ventral striatum’ 활동이 더 활발해지 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투의 대상이 불행을 겪을 때 우리 의 뇌가 기뻐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 해서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이 같은 실험결과가 발표되자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 됐다. 정말로 남의 불행을 즐기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라 면, 진심으로 상대방의 슬픔을 함께 애통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위선자냐는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다카하시 교수의 연 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질투의 대상 이 어느 영역에 속해 있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이다. 만약 자신과 별다른 관련이 없거나 중요하게 여기 지 않는 분야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승승장구를 한다 해도 질투를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는 평 균 보다 훨씬 더 강한 질투심을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 문가들은 “자신과 관련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관계 를 구분하여 그들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사례가 발생했 을 때, 이를 제대로 조절하도록 만든다면 살리에리 증후 군은 오히려 살아가는 데 있어서 건강한 촉매 역할을 하 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잘 나가는’ 경쟁자에게 질투 느낀다면? 재능 타고난 사람 시기하는 ‘살리에리 증후군’> 김준래 기자, The Science Times goo.gl/15Qqn6




058

# 05


059

생긴 과부하를 일컫는 말이다. 처음 미국에서 이러한 슈퍼우먼 증후군이 나타났고, 미국의 정신신경학자 M.슈비츠가 이름을 붙였다.

*여성들이 아내・어머니・직업인・이웃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나머지

여성이 우선의 책임자로 규정되는 가정에서 아내・어머니・주부의 역할을 훌륭히

하지 못하는 희생자일 뿐이다.

맡겨버리는 모순이 있을 뿐 아니라 슈퍼우먼도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있는 능력있는 여성으로 본다. 이러한 시각은 사회 전체의 문제를 개인의 해결에

그러나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슈퍼우먼을 직장과 가정을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가정일과 직장일의 이중 부담 속에서 심각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수행하는 동시에 직장에서 직장인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자 할 때, 여성들은


_항상 고운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게


_엄마가 지켜 줄게.





_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가로 만들어 줄게.


# 05

Missing, 2016

슈퍼우먼 증후군

미씽: 사라진 여자

이혼 후 육아와 생계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 지선. 헌신적으로 딸을 돌봐주는 보모 한매가 있어 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지선은 보모 한매와 딸 다은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을 알게 된다. 지선은 뒤늦게 경찰과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양육권 소송 중 일으킨 자작극으로 의심한다. 결국 홀로 한매의 흔적을 추적하던 지선은 집 앞을 서성이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증언들로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녀의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이름, 나이, 출신 등

066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미스테리, 가족 | 이언희


엄마라는 직업 회사에서 녹초가 될 정도로 밤낮없이

내쫓은 지선의 의사 남편이 아닌 같은 딸을 가진 엄마인 지선에게 복수심을 품는다.

일하며 혼자 아이를 돌보는 지선에게

자신의 딸을 지키겠다는 여성성의 한 종류인

돌아오는 것은 가정에도, 직장에도 충실하지

모성애는 또 다른 여성성으로 일컬어지는

못하다는 비난뿐이다. 또 그녀는 보모에게

질투를 불렀다.

아이를 맡긴 무책임한 엄마라는 꼬리표까지 달고 다닌다. 이혼한 뒤 어린 딸을 보모 한매에게

여성성이라는 말은 때에 따라 긍정과 부정을 모두 아우른다. 모성애에 대한 감탄과 찬사만큼이나 시기심과 질투심에

맡기고 직장에 나가는 지선에게, 한매는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어느것과 마찬가지로

그래서 참으로 든든한 의지처가 아닐 수

여성성도 과하면 탈을 불러온다. 한매의

없다. 혼자 아이를 키워야만 하는 그녀에게

시어머니가 같은 여자로서 타국으로 시집온

한매는 자매처럼, 때론 엄마처럼 옆에 있어

한매를 조금이나마 불쌍히 여겼더라면.

주는, 또 다른 가족인 것이다. 워킹맘인

손자를 낳지 못한다고 한매를 학대하지

여성들은 아이에게 온전히 투신하지 못하는

않았더라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스로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마음 한

여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것들은 남성보다

구석에 늘 안고 산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잔혹할 수 있다.

일하는 아빠들과는 무관해 보이는 감정이다. 더구나 일도, 가정도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우먼이라는 미명 하에 여성들을

미씽 그렇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벼랑 끝까지 몰아 혹사시키는 것이야말로

엄마라는 위치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가정주부 이데올로기의 또 다른 모습이

소외된 약자와도 같다. 보모 한매가 말한

아니면 무엇일까? 영화의 시발점이 지선의

모든 것이-진실을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실수처럼 몰아가던 사회는 전형적인

거짓이었던 것처럼, 지선이 나중에 아이의

가정주부 이데올로기의 모습이다.

실종을 말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들의 진실은 묻히고 폐기되어

한매 다은이는 보모인 한매를 마마라고

버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선과 한매 모두

부른다. 한매에게도 다은이가 그녀의

미씽Missing, 행방불명되어 사라진

딸이다. 그녀가 다은이와 함께 도망을

존재들이다. 지상에 존재하나 실체는 없는,

가면서부터 여성성의 심연으로 깊게

보이지 않는 존재들인 것이다.

들어간다. 중국인 여자 한매를 학대한 것은 한국인 여자인 시어머니. 시어머니의 잘못된 남아선호사상은 아들이 아닌 며느리 한매를 학대하고 손녀 재인이를 죽게했다. 결국

067

딸을 잃은 여자인 한매는 자신을 병원에서



슈퍼우먼 증후군 “직장이냐, 가정이냐.”

우울증은 불안장애와 더불어 정신과를 방문하게 되 는 가장 흔한 정신과 질환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인 구의 5~10%가 주요 우울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우울증은 우울증상 자체로 인해 개인의 정신적 고통 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성인병과 같은 신체적 질환의 발 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사회적 적응, 직업적 수행능력을 저하시킨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자살 문제에 있어서도 자 살을 시도한 환자의 80% 정도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 고 보고됐다. 그만큼 우울증은 흔하면서도 인간의 삶에 많은 큰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다. 소아 우울증의 경우는 우울한 기분으로 나타나기 보 다는 짜증이나 비행 등의 행동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 우울증의 경우는 두통이나 가슴 답답함 등의 신체증 상 또는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의 문제 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성에서 우울증이 흔하게 나 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주로 40대 또는 50대 중년 여성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청소년 시기와 노년기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에서 우울증 및 자살문제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 다. 30대 여성의 경우에도 과거와는 달리 사회가 발전함 에 따라 최근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둘째로는 환경적 요인이다. 30대 여성의 경우 직장, 결혼, 출산・육아를 비롯한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시 기다. 이 시기에 이러한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사회적 성숙이 정체돼 자신과 타인에 대해 불만족이 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또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남성 위주의 가부 장적인 사회로 인한 스트레스, 명절뿐만 아니라 시댁과의 갈등 문제, 그리고 여성이 집안 살림, 자녀교육, 남편 내 조, 경제활동까지 담당하는 이른바 슈퍼우먼 증후군 등도 이 시기 여성에서 우울증을 유발하는 외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30대 여성들이 많은 스 트레스를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심리적 상실감과 원망을 유발하게 돼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우울감으로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 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우울증도 오래 지속되


면 치료도 더 힘들어지고 가정불화 등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정신과를 방문하게 되면 면담 및 심리검 사 등을 통해 우울증을 진단하고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특히 ‘역시 난 안 돼’,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모두 안 좋은 일이야’, ‘앞으로도 나에게는 다 안 좋은 일만 생길 거야’과 같은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우울증이나 자살사고 에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매사에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와 같은 말이 되는 것처럼 지금의 힘든 현실도 언젠가는 변할 수 있다는 좀 더 넓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주위의 관심과 지지도 매우 중요하다. 배우자나 가족들이 우울증을 겪 고 있는 사람의 심정을 공감해주고, 비록 다른 사람이 보 기에는 지나치게 보이더라도 그렇게 생각하지마라고 직 접적인 강요를 하기보다는 왜 그렇게 힘들어 하는지 먼저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30대 여성의 경우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가정을 배려할 수 있는 여러 가 지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슈퍼우먼 증후군’ 정신건강에 해롭다> 김종렬 기자, 대구신문 goo.gl/m9EHJR



070

# 06


07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The Talented Mr. Ripley재능 있는 리플리 씨》의 주인공 톰 리플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리플리는 부자인 고등학교 동창생을 죽이고, 그 사람의 신분을 빌려 음모를 꾸며 혐의에서 빠져나가 자신이 죽인 동창생의 부를 손에 넣는다.

대중에게는 명배우 알랭 들롱이 주연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로 유명해졌고 영화 흥행이 성공한 후에 본격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_현기증과 허기가 계속되겠죠.



_눈에 띄고자 하는, 투명하게 보이고 싶은.


_심지어 사라져 버리고 싶은.


_모든 목소리와 몸짓은 거짓이고,


_모든 미소에는 찡그림이 숨어 있죠.


# 06

Persona, 1966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페르소나

공연 중 실어증에 걸리게 된 유명 연극배우 엘리자벳. 결국 신경쇠약으로 요양을 떠나게 된다. 동행한 간호사 알마는 엘리자벳에 대해 친절과 호감, 동경을 느낀다. 그러나 자신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엘리자벳이 자신을 구경거리로 삼는 것을 깨닫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이때 엘리자벳 남편의 방문은 알마에게 꽤 매력적인 지점이 된다. 알마는 엘리자벳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 알마와 엘리자벳은 점점 닮아간다. 가면을 걸치고 있는 알마. 시간이 지날수록 혼동되는 자아에, 실체와 가면 사이의 죄의식을 들여다보게 된다.

078

스릴러 | 잉그마르 베르히만


인격의 착시

우리 모두 이중인격자

유명 연극배우 엘리자베스는 공연

“거짓말 안 하는 것이 정말 그렇게

도중 갑자기 말을 잃는다. 의사의 진단에

중요해요? 항상 진실된 말투로만 얘기해야

따르면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하는 거에요? 아무 말이나 하고 살면

없다. 그녀가 의도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안 되나요? 거짓말 하고, 핑계를 대고,

것이다. 의사의 권유로 엘리자베스는

외면하면서 살면 안 되나요? 게으르고,

바닷가 별장으로 요양을 가고, 젊은 간호사

너저분하고, 거짓말도 하면서 사는 게 더

알마가 그녀와 함께 동행한다. 알마는

낫지 않나요? 부인 본래의 모습으로 사는 게

간호사로서 끊임없이 엘리자베스에게 말을

약간은 더 나을지도 몰라요.”

걸어 그녀가 한마디라도 할 수 있게 도움을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본래의

주고자 한다. 그렇게 시작된 알마의 일방적

모습으로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면을

이야기는 어느새 어린 시절 치기 어린

쓰고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그것

난교와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일 같은 자신의

때문에 더욱 힘들고 스트레스받고, 자신이

비밀까지 모두 숨김없이 털어놓는 지경에

온전히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 그래서

이른다. 알마 역시 고백을 통해 치유의

늘 피곤하고 불편하고 아픈 것이다. 단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한순간이라도 가면을 벗고 원하는 대로 사는

엘리자베스와 인간적으로 소통하고

것, 그보다 더 좋은 치유는 없다.

있다고 믿던 어느 날 알마는 우연히 그녀가

자신을 구경거리로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까지 지켜온 호의적 관계는 깨지고 알마는 엘리자베스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알마는 그녀를 떠나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이상한 상태가 된다. 특히 엘리자베스의 남편과 성관계를 한 뒤 자신이 엘리자베스라는 알마의 동일시는 점점 극대화된다. 한편 알마를 관찰하며 가학적 쾌락을 즐기던 엘리자베스 역시 점차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공포스런 죄의식과 조우하고 알마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마침내 두 인격의 경계는 사라지고 둘이 겹쳐지는 듯한 기이한 체험이 시작된다.

틀 안에 갇혀서 결국 남편을 졸라 임신을 하게 엘리자벳. 출산이 다가올수록 겁이나기 시작하지만 젊은 미래의 엄마로서의 역할을 해낸 엘리자벳을 보며 칭찬할 사람들을 생각하니 출산을 포기 못하겠는 엘리자벳. 아이가 유산되길, 사산되길 원하면서도 결국엔 출산을 하게되는 엘리자벳. 엘리자벳은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대로 살아지고 있다. 파티에서 누군가가 지나간 말로 한 고작 한 문장 때문에, 완벽한 자신이 되기 위해서 출산까지 하게 된 엘리자벳.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들이대는 잣대로 인해 자아가 상실되고 있다는 것을 알까. 우리는 완벽해야할까? 완벽을 쫓다가 존재를 지우느니, 어리숙한 인간의 솔직한 초상이 낫지 않을까.

079

의사에게 남긴 편지를 보게 되고, 그녀가



감정노동자들 “내가 웃고 있나요? 모두 거짓이겠죠.”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대해 아시나요? ‘밝은 표정’ 을 지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무조건 웃는 증상을 말합니다. 속으로는 심각한 우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죠. 이 증후군의 유래는 일본 쇼인여대의 나스메 마 코토 교수가 심리학 용어로 처음 사용한 것부터 시작됐습 니다. 주로 ‘감정노동자’들로 직장인에게서 많이 나타나 는 우울증의 한 종류입니다. 오늘은 ‘스마일 페이스 증후군’, ‘가면성 우울증’이라 고도 불리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의 증상은 식욕감퇴, 성욕저하, 불면증, 무력감, 잦은 회의감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자 신의 감정을 계속 억누른 나머지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 끼는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죠. 계속 그 상태가 이어질 경 우,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41%가 ‘스마일 마스크 증 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안하고 우울하 지만 대인관계를 위해 억지로 웃어야 하는 직장인들이 많 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올해 초, 전주에서 졸업을 앞둔 여고생이 자살했습니 다. 그 학생은 전주의 한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근무를 했었죠. 아버지는 그 학생이 숨지기 전,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콜 수? 그 학생 이 속한 곳은 해지를 요청하는 고객을 담당하는 부서였습 니다. 학생은 고객들에게 심한 말을 듣기도 하고 실적이 나쁠 경우, 남아서 타박을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이 학생이 죽기 전, 이 콜센터의 한 직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줬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을 하고 있 는 근로자의 자살충동은 그렇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남 녀 모두 약 2배 정도 높았습니다. 게다가 직무자율성이 낮을 경우, 남성은 4.6배, 여성은 2.78배까지 커졌습니 다. 지난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유통업 서 비스・판매 종사자의 건강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고객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과 실제 표현하는 감 정이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지금 심각합니다. 감정노동자, 특히 위 의 사례처럼 콜센터 직원들은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 를 받고 있습니다. 감정고갈, 탈인격화, 성취감 저하 등의 직무소진부터 우울증을 겪으면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죠.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요? 전문가들은 해결방안에 대해서 근로자・소비자・국가 가 함께 나서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근 로자의 경우, 기본적인 ‘자기 존중’이 필요합니다. 직무자 율성이 낮은 근로자에게는 일정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개인의 증상이 심해질 경우 ‘상담・인지행동 치료’, ‘항우울제 복용’ 등 적극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도 억지로 웃지 맙시다. 우리가 더욱 슬퍼지니까요. 기업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관련 프 로그램 도입 및 상담가 고용,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등 조 직적인 차원에서 근로자 스트레스 관리를 진행해야 합니 다. 국가 차원의 감정노동자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고 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회사 감정노동자 보호 패 키지법’이 발효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감정노 동자보호법’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그리고 감 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 혔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정책 및 법률, 기업의 노력이 실제 현장에 얼마나 연착륙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내가 웃고 있나요? 모두 거짓이겠죠…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goo.gl/94JEM8



082

# 07


083

*코타르 증후군은 프랑스 신경학자 쥘스 코타르의 이름을 따 지어진 매우 희귀한 정신질환으로 ‘걷는 시체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그는 이 증후군을 경미한 정도에서 심각한 정도까지 나누어 설명하였는데, 좌절과 자기 혐오가 경미한 정도의 특징으로 서술되어있다.

이 병을 앓는 사람은 자신이 죽었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부패되고 있거나,

보인다. 편두통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질환이나 정신 질환의 바탕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우울증과 비현실감과 관련을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같은 정신병에서 1차적으로 발견된다. 또, 신경계

자신이 '불멸의 존재'라고 믿기도 한다.

혈액이나 주요 내부장기(예를 들어 심장)를 잃어버렸다고 믿는다. 어떤 경우에는


_죽음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배워요.









# 07

Synecdoche, New York, 2010

코타르 증후군

시네도키, 뉴욕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연극연출가 케이든 코타드. 교외에서 지역 극장을 운영하는 그의 삶은 황량해 보인다. 화가인 아내 아델은 자신의 경력을 쌓고자 어린 딸 올리브를 데리고 그를 떠나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거대한 연극 무대를 올릴 일생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는 연극으로 정직하고 진실된 인생을 그려 볼 계획을 세우지만 연극 속의 삶과 케이든의 실제 삶의 경계가 뒤엉키며 그가 맺은 모든 관계들은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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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코미디 | 찰리 카프먼


망상이 낳은 병

동경 아닌 사랑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사는 영화

너무도 사실적이고 인간적인 악몽을

감독 케이든이 등장한다. 케이든의 풀 네임은

탐험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케이든은 죽음,

케이든 코타드로, 성인 ‘코타드’는 코타르를

그리고 이별에 둘러싸여 자신의 삶이 곧

미국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

소극장을 운영하는 그는 죽음에 대해

죽기 전에 위대한 예술작품을 남기고 싶어

늘 고민하고 불안해한다. 그의 일상은 매일

한다. 뭔가 진실하고 정직하고 가슴이

아침 신문에서 부고訃告란을 보는 것으로

미어지는, 바로 인생과 같은 중요한 무언가를

시작된다. 케이든은 죽음에 대한 공포로 몸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이상증상이 나타난다고 느낀다. 그 공포는 병원을 찾을 때 마다 죽음에

이런 그의 옆에서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방법으로 예술가적 분출을 이끌어내는

가까이 왔다고 생각하게 만들며 그의 일상을

인물들이 바로 여성 캐릭터들이다. 이들

망가뜨린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각각의 캐릭터들은 한 명 이상의 역할을

불안감을 동반하게 되며 죽음에 대한 공포의

하기도 하며 그 중 몇은 수 년에 걸쳐

망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등장하게 된다. 사만다 모튼, 캐서린 키너, 미셸

병이 예견한 미래 화가인 아내는 그를 떠나 버리고 뜻하지

윌리엄스, 에밀리 왓슨, 다이앤 위스트, 제니퍼 제이슨 리, 홉 데이비스 라는 쟁쟁한

않은 질병에 시달리며, 언제라도 죽을지

실력파 여배우들이 함께한 이 캐릭터들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그는

케이든의 삶과 죽음의 선상에 함께 자리하며

인생에서 중요한 그 무엇도 이루지 못할

그의 고독과 고뇌, 그리고 그 해답의

것이라는 공포를 느낀다.

순간까지 그를 인도해 주고 있다.

결국 그는 끈질기게 붙잡고 있던 관계들과 엉켜버린 삶마저도 모두, 자화상을 바탕으로 새로 준비하는 연극에 걸게 된다. 무대는 자신의 삶이며 스토리는 자신이 겪은, 겪고있는 인생의 모든 간난신고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케이든의 과거와 현실은 연극의 배경이 되고, 연극은 어느 순간 케이든의 현실과 미래가 된다. 과거는 연극과 연결되고 연극의 현재는 케이든의 가까운 미래가 된다. 무기력해 보이는 케이든은 연극 속에서 자신의 삶을 대변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것들을 얻고 또

093

잃어간다.



코타르 증후군 “나는 죽은 상태, 움직일 수도 없다.”

스스로 ‘나는 죽었다’라고 여기는 희귀 증후군에 걸린 10대 소녀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지 데일리메일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해 리 스미스(17)라는 소녀는 무려 3년간 일명 코타르 증후 군Cotard‘s syndrome에 시달려 왔다. 코타르 증후군이란 신체 일부가 없어졌다고 생각하 는 장기부정망상이나 스스로 죽었다고 생각하는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으로, 걷는 시체 증후군, 좀비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스미스는 “어느 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죽은 상태였고 빨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 곧장 양호 선생님께 갔지만 어떤 이상 증상도 찾을 수 없 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상은 며칠 주기로 계속됐다. 쇼핑을 하다 가도, 길을 걷다가도 불현 듯 ‘나는 죽은 사람’이라는 생각 이 가시지 않았고, 몸 전체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때부터 스미스는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종일 잠을 자거나 밤에만 걸어다니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하 루 종일 호러 영화만 보거나 무덤으로 산책을 나가는 일 이 허다했고, 가족들 보다는 좀비 이미지나 좀비 영화를 보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했다. 어차피 죽은 몸이니 무엇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고 여겨 폭식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약 3년이 지난 뒤, 스 미스와 스미스의 부모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심리치 료전문가를 찾았다. 이런 그녀가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다 름 아닌 디즈니 만화들이었다. 스미스는 “알라딘이나 인어공주, 잠자는 숲속의 미 녀, 밤비 등 디즈니 영화들을 모두 보았다. 그제야 ‘만화영 화 하나 때문에 이렇게 즐거운데, 내가 어떻게 죽은 사람 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타르 증후군은 전 세계에서도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은 희귀한 정신질환이다. 이 증후군은 지나친 죄책감이 나 우울감에서 오는 경우가 많으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타르 증후군 이 발병할 경우 자해를 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지만 희귀 정신질환일 뿐 절대 불치병은 아니며, 약물 및 상담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 죽었다” 스스로 사망했다 여기는 희귀병 10대> 송혜민 기자, 나우뉴스 goo.gl/idBV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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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097

*심리학자인 댄 카일리 박사가 동화 속의 피터팬이 웬디 등 다른 아이들이 현실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 것과는 반대로, 네버랜드에 남아 영원히 어린이로 남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육체는 이미 성인이지만, 마음은 어린이로 남아있길 바라는 심리, 또 어린이로서

도망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든다.

부리며, 한가지에 심한 집착을 보인다거나 때로는 불안해하기도 하고 쉽게 현실에서

보통 책임감이 없고 자신의 모든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 돌린다. 또한 어리광을

쉽게 뭔가를 찾아서 도피하거나 자기만의 세계를 건설한다.

싫어하고 현재에 안주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현실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대우받고 싶어하고 보호받고 싶어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_너 말고는 다 따분해. 그런데 넌 다르니까.




_넌 현실을 지나치게 왜곡해.


_니가 좋은 건 전부 지루하기 때문이야.


_그리고 넌 다르기 때문이고.


# 08

The Sience of Sleep, 2006

피터팬 증후군

수면의 과학

꿈과 현실의 구분 없이 살아가는 스테판. 멕시코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프랑스 파리로 오게 된 스테판. 그는 이사 온 새 집의 계단을 오르다 피아노를 운반하는 사람들의 실수로 인해 손을 다치게 되고, 피아노를 주문한 이웃의 집에서 손을 치료받게 된다. 성숙하지만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스테파니와 함께하는 시간은 꿈처럼 달콤하다. 하지만 새로 다니는 직장은 스테판에겐 지옥. 스트레스와 사랑의 감정이 쉴 새 없이 교차되는 스테판. 스테판은 더욱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지쳐버린 스테파니. 스테판의 사랑은 꿈인 채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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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로맨스 | 미셸 공드리


몸만 자라버린 소년 스테판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잃어버린

욕망과 관련되어있다. 스테판은 어릴 적부터 그 은밀한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물이다. 동시에 그는 어쩌면 6살에

그가 그곳에 멈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현실

멈춰버린 어린 소년이다. 그의 방은

속에서 그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기 때문

그의 나이와 맞지 않게 그가 만든 신기한

아닐까. 소년 때 부터 멸시받고 억압되어온

장난감들로 가득하며, 그는 자신보다

풍부한 그만의 감정들이 그를 6살에

한참 작은 침대에서 잠을 잔다. 보이지

가두었다.

않는 현실의 벽에 성장이 멈춰 미성숙한 스테판은 꿈속에서 몽상을 통해 세계를 확장시켜 나아간다. 이때 이 꿈들은 현실 속

동경 아닌 사랑 이러한 이유로 스테판이 스테파니를

스테판의 내밀한 욕망과 관련되어 있는데,

사랑하는 것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욕망들은 현실에서 억압된 스테판의

스테파니는 스테판과 마찬가지로 상상을

욕망이다. 스테판은 꿈속에서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재현함과 동시에 자연스러움을

행동하며 자신의 억압된 내면의 기재를

추구하려 하는 인물이다. 창의력을 억압

분출시킨다. 눈여겨볼 것은 스테판의

없이 분출하고 싶은 스테판이 자신과 닮은

몽상들이 ‘디스토피아’적이라는 것이고 이는

스테파니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의 ‘달력’에 재현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스테판이 간과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추측하건데 스테판의 내면이 망가졌다는

스테파니는 현실과 꿈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을 뜻하고 있는 것. 스테판은 점점 더

어엿한 어른이라는 점이다. 소년의 사랑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잃어간다.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꿈에서 깬 소년이 머리를

우리 모두 꿈을 꾼다. 보통 사람들은 꿈을 꾼다. 하지만 그들은

쓰다듬어 주고 있는 자신을 닮은 어른을 발견했을 때, 소년은 꿈에서 벗어나 현실에

꿈과 현실을 구분 시킬 수 있다. 따라서 보통

발을 딛고 비로소 어른이 되어 어른을 마주할

사람이라고 하면 현실과 꿈 사이의 간극을

것이다. 그럼 어른이 된 소년의 사랑은

느낄 수 있고, 그 간극은 현실에서는 희망을,

성공할 수 있을까?

꿈에서는 달콤한 만족감을 주는 요소가 될

우리 모두 자신이 품은 욕망과 비밀에서

것이다. 꿈은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할

벗어나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짙은 욕망은

또 하나의 삶의 방식 체계이기 때문에 보통의

취하고 싶기 마련이며, 때로 꿈과 현실의

인간은 상대적으로 자유스럽지 못한 현실에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만족하는 동시에 닿을 수 없는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간극이 보통사람보다 좁을 때 우리는 이를 “몽상가”라 부른다. 하지만 스테판의 이야기는 다르다. 스테판의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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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이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은밀한



피터팬 증후군 “취직도, 결혼도 거부하는 어른아이들”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심리상담센터에 30대 초반 의 부부가 찾아왔다. 부부 싸움이 부쩍 잦아진 탓이었다. 남편이나 아내 모두 얼핏 봐서는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 과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은 국내 대학원을 거쳐 외 국유학을 다녀와 금융업계에 취직을 했다고 한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이었다. 하지만 몇 달을 못 견디고 사 표를 쓰기 일쑤였다. “일이 너무 힘들다”, “상사가 괴롭힌 다” 등의 이유였다. 하지만 역시 오래 못 다니고 관두기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부부는 자주 말다툼을 하게 됐다. 상담을 맡았던 A박사는 “남편과 아내 모두 결혼 뒤에도 양가 집 안에서 생활비에 외제차까지 제공받으며 풍족한 삶을 누 리고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둘 다 가정을 책임져야 한 다는 의무감도, 피곤한 직장생활을 계속 견뎌낼 인내심 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이를 낳았지만 제대로 보 살필 자신이 없어 부모에게 전적으로 맡겼다고 한다. A박 사는 “아이 때부터 부모가 모든 걸 다 알아서 챙겨준 탓에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능력이 없다”며 “부부간에 서 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받기만을 원하는 게 갈등을 부추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편과 아내 모두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현재 이혼 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한편,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신경정신과 병원에 김모 (28)씨가 상담을 의뢰했다. 그는 가족을 심하게 원망하 고 있었고, 가끔 다섯 살 터울의 누나에게 폭력을 휘두르 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 졸업 전까지 김씨는 그야 말로 ‘착한 아들’ ‘귀여운 아들’이었다. 어려서부터 집안의 막내로 엄마에게 애교도 잘 부렸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학원도 착실히 다녔다.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아무 불 편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올 초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 다. 취직할 생각도 별로 없어 빈둥거리는 그에게 부모와 누나가 ‘어른 노릇’이나 ‘나잇값’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 다. 그러나 김씨는 ‘어른 노릇’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 다. 오히려 가족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원망만 생겼다. 그는 “엄마도 밉고, 세상이 다 싫고 화가 난다”고 털어놓았다. 병원장은 “오랜 시간 부모에게 의존 하며 살다 보니 어른으로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 고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강남의 K성의학 클리닉연구소에 30대 초 반의 남성이 어머니 손에 이끌려 들어섰다. 신혼인 아들 이 섹스리스Sexless로 아내와 잠자리를 아예 하지 않는 다는 이유였다. 이 남성은 육체적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유능한 부모 밑에서 윤택한 삶을 누 리며 부모의 명령과 희망에 따라서만 생활하고 학교도 선 택했다. 결혼 전까지 연애도 한 번 안 했다. 살아가면서 스스로 목표를 찾고 성취하는 과정이 생략된 것이었다. 회사에서도 성실한 조직원일 뿐, 동료들과의 교류도 가질 줄 몰랐다고 한다. 틈 나면 음악을 듣거나 컴퓨터 게임 같 은 가상현실을 즐길 뿐이었다. 이 같은 특성은 부부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집에 오면 아내와의 관계에는 무관심하고 게임에만 몰두 하는 것이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성장기에 적절한 독립 성이나 주체성을 갖고 인간관계의 기술을 체득하지 못했 기 때문에, 특히 인간관계 중 가장 강렬한 관계인 성생활 을 더욱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라며 “한 달에 5, 6명가량 이 이런 문제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어른이면서도 어른이기를 외면하고 거부하는 ‘어른 아이’가 늘어나고 있다. ‘피터팬 증후군’으로 대표되는 이 현상은 과거 일부 부유한 상류층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저출산과 취업난의 영향으로 중산층에까지 확산되고 있 다. 피터팬 증후군은 미국의 심리학자 D 카일리 박사가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성년이 돼도 어린애 같은 특성 을 보이며 어른 사회에 진입하는 못하는 젊은이가 많아지 는 현상을 지칭해 사용한 말이다. 어른아이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전 세계적 인 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 그 증가세가 부쩍 눈 에 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피터팬 증후군 의 악화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고, 그런 자 녀의 부모가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례도 많다. 한림대성심병원 전덕인(정신과) 교수는 “요즘 들어 병원에 찾아오는 20-30대 환자 중에 이런 특성의 환자 가 많이 늘었다”며 “특히 20대 남자가 처음 환자로 올 경 우엔 과반수가 이 같은 유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인천 나누리병원 김혜남(정신과) 박사도 “상담건수 등을 분석 해 보면 어른아이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팬 증후군’을 비롯, ‘캥거루족’ ‘자라족’ ‘모라토리 엄 인간’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어른아이에게는 공 통된 특징이 있다.


우선 어른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해 책임과 의무를 거 부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취업이나 결혼을 꺼리고 나 이가 들어서도 부모 그늘 아래 편히 살고 싶어하는 특성 이 강하다. 또 남을 배려하거나 희생하는 정신도 희박하 다. 대부분 부모로부터 무조건 받기만 해왔기 때문이다. 인내심이 약하고 포기가 빨라 직장생활을 잘 견뎌내지 못 한다는 것이다. 어른아이의 증가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부 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 성의학 전문가인 강동우 박사는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수준의 피터팬 증후군은 내버려둘 경우 중년 이후의 삶이 더욱 순탄치 못하다”며 “방치된 피터팬 증후군 환자 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무기력증이 자신에 대한 실망 으로 이어져 비극적인 말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신과 전문의인 이나미 박사는 “(어른아이의 증가 는) 사회적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 된다”며 “결혼을 꺼리 는 탓에 가족 해체나 저출산 등의 사회적 부작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 김호기(사회학과) 교수도 “기본적으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데 어른아이의 증가는 원활한 대인관계와 사회관계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 다. 전덕인 교수는 “지금 10대 중에서도 드러나지는 않았 지만 이대로 자란다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 라고 말했다.

<결혼도 취직도 거부 …부모품 안 떠나는 ‘어른아이’들, 왜 늘까> 조인스, 중앙일보 goo.gl/mFos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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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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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는 무대 위에서 아주 빠르게 다른 모습으로 변장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자신이 보는 사람들 모두가 사실 한 사람이고, 그가 변장이나 위장하여 다른 사람인 척 행세한다고 착각한다.

*이탈리아의 연극 배우 레오폴도 프레골리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카그라스 증후군의 반대이다. 프레골리 증후군의 경우에는 환자가 다른

간질, 머리 부상 환자들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강력하게 믿는다. 이런 유형의 섬망은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흔하지만, 치매,

증후군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동일한 모습으로 변장한 다른 사람이 대체했다고

사람들을 한 사람이 외모를 바꾸거나 변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그라스


_내가 나인가?



_말코비치가 말코비치인가?



_이건 자아의 본질, 영혼의 존재 등


_온갖 철학적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 09

존 말코비치 되기

프레골리 증후군

Being John Malkovich, 1999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크레이그 슈바르츠는 어느날 주특기인 손놀림으로 레스터 회사에 서류정리 사원으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회사는 뉴욕시의 한 빌딩인데 7과 1/2층에 사무실이 위치하는 기괴한 곳이다. 그는 맥신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냉담한 반응에 낙심하고, 그러던 중 우연히 캐비닛 뒤의 작은 문을 발견하게 된다. 작은 통로 안으로 들어가자 어두운 터널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그곳은 바로 배우 존 말코비치의 뇌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15분 동안 존 말코비치의 뇌 속에 머물 수 있고, 그의 감각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통로를 통해 배우 존 말코비치를 경험하면서부터 그의 인생과 가치관은 바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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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 스파이크 존즈


이 영화에서 크레이그의 아내는 존

꼭두각시 인형극으로 성공을 이루어 욕망을

말코비치라는 통로를 통해서 자신이

채우려 하지만 결국은 성공도 아내도 모두

양성애자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맥신은

잃어버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또한 영화 후반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를

하지만 영화의 주된 소재인 존 말코비치의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것은 평소

몸속에 들어가 그가 보는 시점을 통해 그가

동경해 왔던, 많은 부와 명성을 가진 존

사는 세상을 체험하는 것은 마치 관객들이

말코비치가 아니라 바로 크레이그의 아내인

영화관에서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감독이

그녀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존

만들어 놓은 세상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말코비치는 진정한 자신을 깨닫게 하는

불러일으킨다.

존재이기도 하다. 영화는 허영과 진정한 정체성에 관한 진실을 일깨운다. 늘 다른

존 말코비치는 비밀 통로를 통해 자신의

누군가를 동경하고 부러워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몸속에 들어가 보는 모든 사람은 모두 존

깨닫고는 하는데, 이쯤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말코비치이고, 말도 존 말코비치라는 단어만

것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사용하는 기괴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가끔 우리는 스스로도 예견하지 못한

권태로운 삶으로 인해 프레골리 증후군에

무의식 속에 있던 행동이나 말들을 하게

걸려 주변의 모든 사람이 같은 얼굴과 같은

된다. 그럴 때마다 존 말코비치를 떠올리게

목소리로 들리게 되는 모습을 그린 영화인

될 수도 있다.

<아노말리사>처럼 스타라는 위치 때문에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신만 바라본다고

기발한 발상과 유쾌한 농담이 가득한 코미디이다. 이 영화의 감독 스파이크

꼭두각시 인형극

“새로운 누군가 또 존 말코비치 속으로 들어온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존 말코비치의 심리 상태를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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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이다.

대본에도 그의 재능은 잘 나타나 있다.

자신의 사랑인 맥신을 쟁취하고, 자신의 꿈인

밥 딜런 등의 음악을 즐긴다고 한다. 연극 연출, 두 편의 패션필름 연출 그리고 연극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누구인가?”

스파이크 존스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아내를 배신하고 존 말코비치를 조정해

연예인들이 그러하듯 트럼본, 색스폰, 기타등의 악기를 다룰 줄 알며 니나 사이먼,

여러가지 자의식과 무의식에 대해서

받았을 정도로 그 동안 뮤직비디오, CF를 통해 독창적인 감각과 재능을 발휘해온

비밀 통로를 발견하게 주인공 크레이그가

존 말코비치는 실제 존재하는 인물로, 직업도 영화랑 같은 배우이다. 대개의

증후군와 비슷한 우리 안에 존재하는

데뷔작이다. 그러나 이 작품으로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감독상에 오르며 주목을

기회에 존 말코비치의 몸속에 들어가는

존스는 뮤직비디오와 CF로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존 말코비치 되기"가 그의

영화는 해리성 정체장애, 프레골리

실제 인물인 존 말코비치는 우리 나라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기

영화는 표면적으로 단순하게 보면 우연한

정체성

때문이다. 때문에 존 말코비치에 대한 기록을 뒤져보았다.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착각



프레골리 증후군 “한 번의 불쾌한 경험, 인종주의로”

우리는 아서에 대한 시험을 계속해가면서, 그가 또 다 른 특이하고 유별난 특징을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 그는 시각적 범주에 대해 일반적 문제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 였다. 우리는 모두 사건이나 대상을 심적으로 분류하고 구 분한다. 오리나 거위는 조류이지만 토끼는 아니다. 우리 두뇌는 공식적인 생물학 교육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런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기억의 저장을 용 이하게 하고, 필요한 시점에 그 기억에 즉시 접근하는 능 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반면에 아서는 범주에 대한 혼란을 암시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가령, 그는 유대인이나 가톨릭 신자에 대해 거 의 강박적인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그는 최근에 만난 사 람들 중에서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유대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성향은 프레골리라 부르는 또 다른 희귀 증세 를 떠올리게 한다. 프레골리 환자는 모든 곳에서 같은 사 람을 계속 본다. 거리를 걸어갈 때 대부분의 여자가 자신 의 어머니로 보이고, 젊은 남자는 전부 자신의 형제로 보 인다. (나는 프레골리 환자의 얼굴인식 영역과 편도의 영 역이 단절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연결이 너무 과 도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모든 얼굴에 친숙함과 ‘따 뜻함’이 스며들어 있어서, 그 결과 같은 얼굴을 반복해서 계속 보게 되는 것이다.) 프레골리와 비슷한 착각이 정상적인 두뇌에서도 일 어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인종주의적인 일반적 전형 을 형성하는 기초는 아닐까? 인종주의 거는 하나의 단일 한 물리적 유형을 향하고 있다. (흑인, 아시아인, 백인 등) 어떤 시각 분류에 속하는 단 한 명의 구성원에 대한 한 번 의 불쾌한 경험이 변연계에 모종의 연결을 만들어 낸다. 이런 연결은 부적절하게 일반화되어 그 분류에 속하 는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이는 고위두뇌중추 에 저장된 정보들에 입각한 지성적 교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이러한 감정적 조건반사가 우리의 지성적 견해를 덧칠할 수 있다.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그 결 과가 인종주의 악명 높은 완강함이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저, 신상규 역, 바다출판사 goo.gl/7m9a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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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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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키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최초로 소개하였다. 일본에서 발생하는 문화의존증후군에 의한 증상 중 하나로 히키코모리는 질병이나 장애가 아니며 다양한 심리적・사회적 요인으로부터 비롯된 상태로 본다.

*히키코모리의 개념은 2005년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이토

주로 책임감이 부여되는 등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청소년부터 젊은 성년들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으며, 몇몇은 장보는 와중에도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어 한다.

반면, 장보기 같은 이유로 외출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도 사회 생활은

히키코모리가 그런 것은 아니다. 방이나 집에서 전혀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히키코모리는 방이나 집에서 나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사람들도 히키코모리가 될 수 있다.

되기도 한다. 진학이나 취직 적령기에 놓인 사람들 외에 사회인으로서 자립한

히키코모리가 되는데, 이때 히키코모리가 된 사람이 사회로 복귀하지 못한 채 중년이








# 10

Tokyo!, 2008

히키코모리 증후군

도쿄!

대도시 도쿄를 배경으로 인간의 소외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 개의 영화를 보여 주는 옴니버스 영화. 주변의 무관심 속 외로움을 느끼는 주인공이 나무가 되어 가는 내용의 ‘아라카와 히로코’, 하수구에서 신출귀몰하는 괴상한 남자를 둘러싼 이야기인 ‘광인’, 집 안에 틀어박혀 있던 남자가 피자 배달부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인 ‘흔들리는 도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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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되어 있다. 드라마 |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봉준호


도쿄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 봉준호가

봉준호의 ‘흔들리는 도쿄’는 히키코모리 문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10년 동안

도쿄를 배경으로 촬영한 옴니버스 영화인

집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는 히키코모리가

<도쿄!>는 천이백여 명이 살아가는

피자 배달을 온 소녀와 눈이 마주치며 사랑에

대도시 도쿄에서 직면하는 소외의 문제를

빠지고, 온 도쿄의 사람들이 히키코모리가

응시한다는 공통점으로 압축된다. 미셸

되며 그녀 역시 집안에 틀어박히자 그녀를

공드리의 ‘아라카와 히로코’는 도쿄에 연인

찾기 위해 10년 만에 집을 나가 비어 버린

아키라와 함께 상경한 히로코가 연인과

도시를 달린다. 영화 제목의 ‘흔들리는’에서

친구로부터 소외되고, 레오 까락스의

볼 수 있듯이 영화에서는 세 번의 지진이

‘광인’의 메르드는 사회로부터 인종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는 감정의 변화를 뜻한다.

소외되었으며, 봉준호의 ‘흔들리는 도쿄’의

자신만의 세상에 틀어박힌 히키코모리가

남자는 스스로 소외를 선택하였다.

세 번의 지진을 느끼며 그와 그녀를 둘러싼

‘히키코모리’의 원조인 일본의 수도

세계가 변하는 것이다.

도쿄를 영화 제목과 공간적 배경으로 선택했다면 소외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소외의 해소 옴니버스 영화의 구성에도 주목할 수 있다. ‘아라카와 히로코’에서 ‘광인’, 그리고

히키코모리 미셸 공드리의 ‘아라카와 히로코’에서는 주인공 히로코보다 아키라의 개성이 더욱

‘흔들리는 도쿄’로 이어지는 것은 인간 소외의 시작 - 분출 - 해소의 단계를 뜻한다. 앞의 두 편의 영화와는 다르게

빛난다. 아키라는 엉뚱함과 대책 없음을

‘흔들리는 도쿄’는 남자 주인공의 인류애,

가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주인공인 히로코가

즉 사랑이라는 의미로 하나의 약진을

직면하는 소외의 결과는 갑작스럽다. 감독인

한다. 히키코모리로 가득한 도시에 한

미셸 공드리는 비극적 결말조차 낙천적으로

사람으로부터 시작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의

제시하지만 지극히 비좁은 집에서 살아야만

지진이 전해지고,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하는 도쿄 사람들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식이다. 앞의 두 영화에서 말하는 암울한

레오 까락스의 ‘광인’에서의 광인은

인간상에 대한 구원의 이야기며, 감독인

평범한 사람들과 소통이 되지 않음으로써

봉준호는 그 해답을 감정의 교류, 사랑이라고

이방인 취급을 당하고 더러운 하수구로

말하고 있다.

내몰려 추악한 존재로 재탄생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의 전범국이 일본이라는 사실과 옴 진리교 사건, 알 카에다의 폭탄 테러 사건 등을 연상시키며 일본인들의 폐쇄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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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각시키기도 한다.



히키코모리 증후군 “가끔은 살아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

경쟁사회의 도태자인가, 사회제도의 희생자인가. 지 난 4월 13일 KBS 추적60분에서 ‘은둔형 외톨이-나는 방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편이 방영되고 난 후 ‘은둔형 외 톨이’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수년간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아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늘어뜨린 채 은 둔생활을 하는 한 20대의 존재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은 둔형 외톨이’는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비슷한 개념의 사 회병리현상이라 할 수 있다. ‘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 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지칭 하는 용어다. ‘히키코모리’들은 일본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출 현하기 시작해 수년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어 오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6개월 이상 방안에만 틀어박혀 외부와의 교류를 끊는 젊은이들을 ‘히키코모리’로 분류 하고 있는데, 현재 일본 내 히키코모리들은 최소 일본 인 구의 1%에 육박하는 1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히키코모리가 더 이상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는 사실이다. 실제로 2002년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2002년 5월 까지 한 정신과의원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13~30세 85명 중 무려 36%인 31명이 히키코모리인 것 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주도한 이시형 박사는 “숨어지 내는 성향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히키코모리들은 훨씬 많을 것”이라 단 언했다. “꼬박 3일 동안 누워서 서른편의 영화를 봤다. 오늘이 며칠인지….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내 가 살아있는 것인지조차 분간이 가지 않는다.” 공포 영화 카페 운영자인 강기준(27・가명)씨가 그의 카페에 남긴 글이다. 근 4년째 히키코모리로 살고있다는 강씨에게 이런 생활은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7일 메신저 대화에서 그는 “세상을 아예 잊고 산다”는 말로 입을 열었 다. 그는 두꺼운 커튼이 쳐진 어두컴컴한 방안에 틀어박 혀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고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 밥도 주로 식구들이 잠든 새벽에 빵과 과자, 라면 등으로 떼우 기 일쑤다. 당연히 가족들과 대화는커녕 얼굴 마주칠 일 조차 없다. 그는 4년째 제대로 된 외출을 해본 적이 없다.


외출이라 해봤자 집 근처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나가 는 일이지만 그것도 모두가 잠든 늦은 한밤중이나 새벽녘 에 이뤄진다. 강씨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공포영화를 보 거나 인터넷에 몰두하며 보내며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 고 있다. 경제활동을 할 나이임에도 그는 직장생활을 해 본 적이 전무하다. 사회생활이라고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석달간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전부다. 잔혹한 스플래터와 슬래셔 무비를 보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내 는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인터넷. 그는 하 루 평균 십여편의 공포영화를 보며 시놉시스와 주요 장 면을 캡쳐하며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과의 연락이 끊긴지 오래인 강씨는 휴대전화도 없다. 오직 공포 영화 카페를 운영하며 불특정 익명의 카페 회원들과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나누는 메신저 대화를 즐길 뿐이다. 강씨가 처음부터 히키코모리였던 것 은 아니다. 중고등학교때 심각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그 는 그 후유증으로 사람을 대하기가 무척 힘겨웠다고 고백 했다. 설상가상으로 군제대 후 취직에 연달아 실패한 후 그는 극심한 우울증과 무기력함에 빠져들었다. 수십차례 원서를 내봤지만 취업의 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그는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결국 강씨는 어두컴컴한 방안에 혼자 틀어박혀 지내는 ‘은둔형 폐인’으로 전락하 고 말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과 자살하지 않고 살아있는 자 체가 기적”이라는 그는 “신체절단이나 피를 뿌리는 잔혹 한 영화를 보다보면 과거에 겪은 수모와 현재 상황을 잊 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진다”며 “백번이상 본 영화도 수 두룩하다”고 말했다. 부모가 아무리 설득해도 좀처럼 그의 방문은 열릴 줄 모른다. 보다못해 억지로 문을 열면 강씨는 폭언과 동시 에 거의 광적으로 분노한다. 그는 “대화를 시도하는 어머 니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가 밀쳐서 넘어뜨린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나의 퇴행적 행동과 공격적인 성향에 부 모도 두 손 든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강씨는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 이렇게 사는 것이 편하 다”고 잘라 말했다. 계절이 바뀌는지조차 잊고 지낸다는 그는 오늘도 그만의 세계에 갇힌 채 세상과 단절된 하루 를 살고 있다. 그의 히키코모리 생활은 좀처럼 끝이 보이 지 않는다.


히키코모리는 단순히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가정상담센터에는 히키코모리로 인해 단란했던 한 가정 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34살 인 아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 5년째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 다. 또래들 같으면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도 꾸릴 나이인 데 언제까지 무작정 기다려줘야할지…”“아들이 몇 년째 저러고 있으니 앞으로 살아갈 희망이 없다” 5년째 히키코 모리 생활을 하고 있다는 A씨의 어머니(62)의 말이다. A씨는 서울의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취업은 아예 시도도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서른 중반의 나이지 만 아무런 경제적 능력이 없을뿐더러 독립할 생각조차 하 지 않는다는 것. A씨의 어머니는 “수년째 어두운 방안에 틀여박혀 있다보니 180cm의 키에도 불구하고 뼈만 앙 상하게 남은 상태로 60kg도 나가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의 몰골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A씨의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20대 초반에 조울증 증 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그의 상태는 대학 을 졸업한 직후 급격히 악화됐다. A씨는 급기야 어느날 갑자기 아예 말문을 닫아버리고 자기 방에서 한발짝도 나 오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A씨의 히키코모리 생활은 현 재까지 5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히키코모리 A씨는 자연스럽게 ‘캥거루족’으로까지 전락하고 말았다. ‘캥거 루족’이란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 나,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 을 일컫는 용어다. 부유한 형편에 유난히 똑똑하던 외아 들 A씨가 명문대에 진학했을때 부모의 기대는 여느 부모 보다 컸을 터. 그러나 A씨의 갑작스런 은둔생활이 장기적 으로 이어지자 영문을 알리없는 그의 부모는 “살아도 사 는게 아니다”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이 속도 모르고 ‘아들은 요즘 무 슨 직장 다니냐’, ‘결혼은 언제 시킬 거냐’는 이야기를 수 시로 할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다”며 “이제는 나까지 대 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식 얘기로 일색인 계모임이나 친목회에는 발길을 끊은 지 오 래며, 하루 종일 집안에 틀여박혀 있는 아들의 모습을 드 러내기 싫어 집안에 손님이 오는 것도 막게 된다는 것. A씨의 어머니는 “자립할 새 그녀는 “환갑이 넘은 나 이임에도 다 큰 아들 뒷바라지를 하는 것에 정말 지쳤다” 며 “다 늙은 부모가 무슨 죄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A로 인해 우리 가정은 완전히 쑥대밭이 되어버렸다”며 “잘나


가는 아들한테 얹혀서 덕 볼 생각도 없었지만 아들이 저 상태로 우리에게 평생 얹혀살 것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 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 자살하고 싶다”, ‘은둔형 폐인’ 히키코모리족 경계주의보!> 이수향 기자, 일요서울 goo.gl/FAkDys



Syndrome

ㄱ Isolated Effect 고립 증후군

ㅁ Methuselah Syndrome 무드셀라 증후군

014 Empty Nest Syndrome

ㅋ Cotard’s Syndrome 코타르 증후군

100

088

Munchausen Syndrome

공소 증후군

뮌하우젠 증후군

026

112

Workaholic

과잉 적응 증후군

038

ㅍ PeterPan Syndrome 피터팬 증후군

100

ㅂ White Knight Syndrome 백기사 증후군

Fregolo Delusion

프레골리 증후군

028

ㄷ Diogenes Syndrome 디오게네스 증후군

112

Boiled Frog Syndrome

비전 상실 증후군

014 ㄹ Lost Babyrose Syndrome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 050 Reset Syndrome 리셋 증후군 062 Wrist Cut Syndrome 리스트 컷 증후군 074 Reply Syndrome 리플리 증후군 088

040

ㅎ Hikicomori Syndrome 히키코모리 증후군

128

ㅅ Salieri Syndrome 살리에리 증후군

052 SuperWoman Syndrome

슈퍼우먼 증후군

064 Smile Mask Syndrome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080 Stockholm Syndrome

스톡홀름 증후군

128

Movie

ㄱ 2013 거짓말

ㅂ 2010 블랙 스완

ㅌ 2005 토니 타키타니

096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

046 블루 제이

108 ㄴ 2014 나를 찾아 줘

022

프랭크

120

2013

132 2007

086

096

058

034 ㅈ 1999 존 말코비치 되기

132

070

070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ㅇ 1997 올가미

ㅁ 2016 미씽: 사라진 여자

ㅎ 2012 화차

132 시네도키, 뉴욕

ㄹ 2000 레퀴엠 포 어 드림

058

2006

108 스토커 1995

2014

022 수면의 과학

동경의 주먹

ㅍ 2013 페르소나

082

ㅅ 1980 샤이닝

ㄷ 2008 도쿄!

046

2016

120

2006

034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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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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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kosuju/22075651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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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fivelove.tistory.com/699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 001&year=2016&no=731094

http://www.dev-diary.com/archives/2703

https://jjeolmi.wordpress.com/2016/ 04/11/%EA%B8%B8%EB%A6%AC%EC %96%B8-%ED%94%8C%EB%A6%B0%EB%82%98%EB%A5%BC%EC%B0%BE%EC%95%84%EC%A4%98-gonegirl-2012-2/

http://rarapippo.tistory.com/77 https://news.joins.com/article/21449856 http://www.consumerpost.co.kr/news/ articleView.html?idxno=109720 http://blog.aladin.co.kr/774588124/6826964 http://jyjmw.tistory.com/140

http://www.ildaro.com/ sub_read.html?uid=8098

http://www.ohmynews.com/NWS_Web/ View/at_pg.aspx?CNTN_CD=A0002142541

http://www.ndnnews.co.kr/news/ articleView.html?idxno=138272

http://h21.hani.co.kr/arti/culture/ culture_general/39756.html

http://chunchu.yonsei.ac.kr/news/ articleView.html?idxno=11099

http://pasoworld.tistory.com/101

http://www.idaegu.co.kr/news/ articleView.html?idxno=94598

http://www.sisunnews.co.kr/news/ articleView.html?idxno=51873

https://news.joins.com/article/22232531

133

Intro & Closing


부디 울적한 이야기의 나열이지만 이 멍들고 흩어진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전시하는 것은, 당신이 외로움을 기피하려 타자화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 속에서 낙인이라는 당혹감을 통해서라도 감정을 일깨울 필요성을 체감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아 상실 EGO APOCALYPSE




초판

2018.10.27 발행

2018.11.16 편집

김은혜, 박세라 디자인

김은혜, 박세라 인쇄

IndexPrint 용지

아스트로프리미엄 250g, 씨에라 105g 활자

Sandoll 제비2, Sandoll 고딕Neo1 조판

Adobe InDesign CC 2018(13.1) 한국어판 이 편집물은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2018 졸업작품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편집물이므로 영상을 비롯한 자료에 대한 출처를 밝히고 상업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제작되었습니다.


자아 상실 EGO APOCALYPSE


현대인들은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상실했다. 이것은 곧 모든 관계는 영혼과 영혼의 관계가 아니라 상대방을 어떻게 이용했느냐가 중요한 관계로 전락했다는 것,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 아래에서 대화는 이미 불가능하다. 아무리 달콤한 소리를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상대방을 인격체로 보지 않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열변을 토하더라도 그것은 짐승이나 담벼락이나 벌레를 보고 한 언어처럼 아무런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상실한 현대인은 자아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게 된다.

004

미국의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리스먼에 의하면 오늘날의 현대인은 외부지향형이 되어 간다. 이런 사람은 타인을 앞서려고 하는 대신에 주위에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고, 머리 위에 항상 레이더를 달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행동을 하도록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사교성과는 달리 스스로 감정을 송두리째 억압하여 내면적인 고립감에 번민하는 고독한 군중이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당신이 마주하는 이것은 수많은 관계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집단이 요구하는 틀에 맞게 살기 위해 소비하는 감정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윤리가 필수적인 규율 사회에서, 정작 본인을 통찰해 볼 틈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마모해 간다. 그리고 이는 바이러스성 질환처럼 많은 개인들을 우울증 환자로 만들어 주면서도 이들을 외롭지 않은 것처럼 많은 관계 사이로 물들여 착각하도록 속인다. 외로움은 자아를 알기 위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감정이며, 외롭지 않다는 것은 곧 감정의 마비와 개인의 타자화를 뜻한다. 영화는 사람과 사회를 투영하는 거울이며,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자아를 보여 주는 은유이다. 당신은 이 비유법으로 하여금 관계 사이에서 느껴 보지 못했던 이질감을 체험하며, 정신적 증후군과 각각을 표현하는 영화 장면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피곤한 사회에 노출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편집물은 감정의 억압과 강요가 만들어 낸 자아 절제와 상실, 그에 대한 기록과 수집이다.

005

2018. 11. 16


010

고립 증후군 Isolated Syndrome

022

공소 증후군 Empty Nest Syndrome

034

과잉 적응 증후군 Workaholic

046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 Lost Babyrose Syndrome

058

리셋 증후군 Reset Syndrome

샤이닝 Shining

올가미 The Hole

블랙 스완 Black Swan

레퀴엠 포 어 드림 Requiem For A Dream

006

화차 Helpless


070

리스트 컷 증후군 Wrist Cut Syndrome

084

리플리 증후군 Reply Syndrome

096

무드셀라 증후군 Methusela Syndrome

108

뮌하우젠 증후군 Munchausen Delusion

120

스톡홀름 증후군 Stockholm Syndrome

거짓말 The Liar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You Are The Apple Of My Eye

나를 찾아 줘 Gone Girl

스토커 Stocker

Index Reference Closing

007

132 133 134

동경의 주먹 Tokyo Fist


008


009

살고 싶다는 이유로 폭력으로, 자해로, 살인으로 역류하거나 또 다른 상실로 토해 내는, 고독과 소외로 늘 체해 있는 위장.


# 01

고립 증후군*

010

Isolated Syndrome


011

*고립 증후군은 남극에 파견된 연구원들과 군인들에게서 발견되어 연구되었기 때문에 ‘남극형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가능성이 높다.

외부와 고립된 채 좁은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 고립 효과를 경험할

우주 공간에서 우주인으로 생활하는 사람들, 오랜 기간 단체 합숙을 하는 사람들처럼

남극에 파견된 연구원과, 잠수함을 타고 오랜 시간을 해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고립된 채 집단으로 생활할 때 심리와 행동이 격해지거나 변화를 나타내는 현상


_단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_엄청난 고립감입니다.





_제가 찾던 게 바로 그것입니다.


# 01

샤이닝

고립 증후군

The Shining, 1980

영화에서 과거의 사건과 다른 하나는 주인공인 잭이 처한 현실에서의 여러 압박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며 잭의 억눌렸던 광기가 드러나게 되고, 그로 인해 아내인 웬디와 아들인 대니가 위기를 겪게 되는 것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눈 덮인 산 속의 호텔에 고립된 한 가족이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가, 그리고 그 과정을 보여 주며 인간이 가지는 나약함과 공포의 모습을 표현한다.

018

공포 | 스탠리 큐브릭


상징 속 고립 영화의 중요한 모티프는 바로 미로라고

드러낸다. 사람 속에는 누구에게든 악한 기운이 잠재하고 있기에

할 수 있다. 미로 정원에서 내려다 보는

언제든지 상황이 갖춰지면 터져 나올

잭의 모습에서 실제 미로 정원을 거닐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있는 아내 웬디와 아들 대니의 모습으로

그의 폭주에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이어지는 설정, 대니가 세발 자전거를 타고

호텔을 휘감고 있는 초자연적이고

호텔의 복도를 달리는 장면, 마지막에

신비하고 악한 존재이다. 한없이 약해져

눈 쌓인 미로 정원에서 잭이 도끼를 들고

있는 인간의 귀에 다가와 속삭이는

대니를 추격하는 씬 등 영화 전반에 걸쳐

악마의 음성과 같은 존재라고 할

등장하는 공간들을 모호한 미로처럼 보여

수 있고, 잭은 미지의 존재에 의해

주는 것으로 잭과 그의 가족들이 갖는

그렇게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고립감을 공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잭은 대니를 뒤쫓다 덤불미로 속을 헤매다 죽게 되는데, 미로라는 것은 하나의

도화선 즉 <샤이닝>은 인간이 가진 가장

질서 있는 체계를 갖춘 구조물이고,

연약한 부분과 억눌려 있던 광기로 결국

상징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니는

공포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미로를 분석해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이런

특히 아빠이자 주인공인 잭이 광기를 뿜게

상징적 질서를 잃고 실재에 잠식당한 잭은

되는 데에는 아내나 아들과의 관계에서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죽게 된다.

억눌린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에 웬디와 대니를 이 실재계의

과거, 알코올로 인해 아들인 대니에게

침입에 의해 잠식당한 체계에서 탈출하게

폭력적으로 행동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해 주는 것은 오버룩 호텔을 고립되게

직업인 소설가로서 가지게 되는 창작에 대한

만든 눈이라는 매개체 위를 굴러다니는

압박과 초조함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체계의 구현물인 스노우캣이다.

호텔에 갇혀 있게 된 잭과 그의 가족들. 잭은 가족간의 불화로 내적인 고립감과

성악설 불안정한 인간의 심리는 언제나 외줄을 타는 것처럼 위태롭다. 스스로의

외부로부터 오는 물리적 고립감으로 인해 이중적인 고립감으로 크게 압박을 받고 결국 폭주하게 되는 것이다.

환경에 계속해서 영향을 받고 휩싸여 가기 때문에 인간의 심리는 가느다란 실처럼 연약한 것이기도 하다. 잭은 이중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초자연적인 것일 수도, 아니면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일 수도 있는

019

상황들을 거치며 폭력적인 성향을



고립 증후군 “인간은 변함없이 사회적 동물이다.”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고립된 채 집단으로 생활할 때 심리와 행동이 격해지거나 변화를 나타내는 현상을 '고립 증후군(고립 효과, lsolated effect)'이라 한다. 고립된 공 간에서 오랜 시간함께 지낼 경우 처음에는 잘 지내다가 사소한 일로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거나 극단적 상황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런 현상들은 남극에 파견되었던 연구원 들과 군인들에게 처음 발견되어 연구가 되기 시작한 것으 로 ‘남극형 증후군winter-over syndrome’이라고도 부 른다. 주로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으로 생활하거나 일상생 활에서는 하숙방을 같이 사용하는 등의 좁은 공간에서 경 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것 중 지하철에 탔을 때 주변에 빈자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굳이 내 옆에 앉는다면 우리 는 불편감이 든다. 사람들은 기본적인 개인거리라는 것이 있는데 그 거리를 침해받았을 때 그런 감정을 느낀다. 사 회심리학에서는 장시간 고립된 생활을 할 때 자신만의 공 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한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환경이나 장시간 버텨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우주 혹은 남극 등과 같은 극한 상황에 다수의 사람들이 밀집해 지 내게 된다.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오랫동안 집단이 생활하다 보 면 서로 스트레스가 극대화되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 나 심할 경우 폭력적으로 변하는 일이 흔해진다. 대인관 계의 어려움을 비롯하여 가족이나 지인, 친구들과 연락을 할 수 없어 세상과 단절되면 비현실감에 시달리게 된다. 사생활이 침해된다고 느끼기에 즉 개인 거리가 존재할 수 없어 이상 행동들이 보여진다. 현재 오는 40대 주부는 개인적인 고립 형태로 세상 과 사람들이 두려워 집안에서 주로 생활한다. 가끔 상담 을 오는 것 이외에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믿었던 친구 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았고 사람들의 뒷담 화에 힘들어했 다. 결국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끊고 스스로 고립된 생활 을 자처하고 있었다. 상담은 가족들의 권유로 억지로 오 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고립된 생활에서 나오고자 하 는 의지가 별로 없는 상태였다.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하는 군인들에게도 이런 모습 이 보여질 수 있다. 일정 공간 속에 고립되어 있으면 사람 들과의 교류와 관심범위가 제한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 물이다.”라는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사람들은 세상과 교류하며 소통해야 한다. 좁은 환경은 그 안에 있


는 서로에게만 관심과 생각을 나눠야 하기에 오랜 시간 이 지날수록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최전방 군대에서 유독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고립적인 환경과 공간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사소한 일에도 심리적으로 격한 반응을 보인다. 아무래도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기에 심리적으로도 답답함을 느끼거나 점점 마음 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초조하고 불안하며 외로움 등 복합적인 감정들과 행동이 뒤섞이게 된다. 이런 행동은 비단 감정을 가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들에게도 보여진다. 실험용 흰 쥐를 좁은 공간에 격리시 켜 놓고 관찰하였다.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행동하였으나 쥐들이 새끼를 낳아 수가 많아지면서 공간이 점점 비좁아 졌다. 그러자 공격적으로 변한 쥐들이 서로를 물어뜯거나 죽이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레윈은 '장이론'을 이야기하였 다. 인간의 행위는 유전적 요인, 능력, 인성, 건강상태 등 의 사람 안에 있는 특성과 현재 존재하고 있는 상황, 즉 다른 사람의 존재 여부, 개인의 목표 달성이 방해받는 정 도, 집단 내에 퍼져 있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 주 연구소의 알트만Altman은 공간과 환경 그리고 고립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사람을 두 명씩 짝지어 하나의 과제를 풀기로 하고 침대, 변기. 테이블, 의자가 있는 좁 은 방에서 열흘 동안 생활해야 했다. 연구 결과 자유로웠 던 방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고립 조건이 있었던 방에 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흔적이 보였다. 거의 모 든 부분에서 타인의 것과 자신을 구분 지으려는 행동이 보여졌다. 고립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서로의 공간을 보 장해주고 인정하며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립된 상 황에서는 좁은 공간이라도 개인거리가 유지되어야 한다. 서로 방치할 경우 타협되지 않아 침범되는 상황에서 극도 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적으로 이상증세가 보여지기 때 문이다. 부부나 가족들 혹은 룸메이트에게도 보여 질 수 있기에 서로에 대해 적당한 개인거리 유지와 배려, 공간 보장이 필요하다.

<외부와 고립, 좁은 공간 집단생활로 나타나는 이상행동 ‘고립 증후군’> 김선희 칼럼니스트, NDNnews goo.gl/HbcCPx



# 02

공소 증후군*

022

Empty Nest Syndrome


023

*집안살림, 자녀 교육, 남편 뒷바라지, 시부모 봉양, 그리고 주부 자신의 자아실현 등 주부 혼자 짊어져야 하는 가정문제에 대한 주부 증후군의 하나로, 성장한 자식들이 다 떠나 버린 노년 부부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후군으로서 정신적 불안정과 우울증, 허탈감을 수반한다.

관심을 갖거나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재교육하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기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데

정신적 위기는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하지 못한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안에서 오는 정신적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여겼던 가정이 빈 둥지만 남고 주부들 자신은 빈 껍데기 신세가 되었다는 심리적

되면서 세대차이를 이유로 상대해 주지 않아 삶의 보람을 주는 애정의 보금자리라

무관심하고 자식들 또한 커 갈수록 진학・취직・연애・결혼 등 각자 독립의 길을 밟아가게

주부의 남편에 대한 기대감을 채워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부 간의 대화마저

중년의 주부가 텅 빈 둥지를 지키고 있는 것 같은 허전함을 느끼어 정신적 위기에 빠지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 상실감을 느끼는 심리적 현상







_너는 내 아들에게 사 준 장난감에 불과해.


The Hole, 1997

공소 증후군

# 02

올가미

아들 동우와 30년 동안 단 둘이 살아온 진숙은 어느 날 아들 동우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숙은 분노하지만 결혼을 허락한다. 진숙은 동우와 수진을 위해 방을 꾸며 두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두 사람을 환대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수진. 하지만 남편 동우가 없는 집안에서 진숙과 단 둘이 남게 된 수진은 진숙의 이상한 행동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두 사람이 섹스에 몰입하려는 순간 진숙이 수면제를 핑계로 방문을 열기도 하고, 진숙이 미는 바람에 수진은 계단에서 떨어지기까지 한다. 게다가 진숙이 알몸의 동우를 목욕시켜 주는 모습을 본 수진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 하지만 수진에게 아들을 빼앗겼다는 진숙의 질투심은 아들 동우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030

스릴러 | 김성홍


장난감 50대 초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우울한 상태로 한 집에 기거해야

정도로 매력적인 진숙은 아들 동우와

하는데, 이는 지속될 수 없는 불행이다.

연인처럼 지내며 산다. 모처럼 그녀가

가족들의 이러한 불행한 동거는 진숙에게

동우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날 동우는 결혼할

조울증을 가지고 온다. 아들을 대하는

여자가 있음을 알린다. 진숙은 동우에게

진숙은 조증을 갖고 있고, 며느리를 대하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만, 결혼을

그녀의 자세는 울증에 젖어 있다.

승낙한다. 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동우와 수진. 그 둘을 맞이하는 진숙은 어느 시어머니보다도 친절하고 다정하다. 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던

회의감 상황은 극으로 치닫고, 진숙은 가출한 수진을 따라 집을 나가겠다는 동욱을 식칼로

수진은 점점 진숙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위협하다가 살해한다. 하지만 동욱이 죽은

이상해지는 것을 느낀다. 남편이 없을 때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 진숙은 정신 착란을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 심지어 시어머니는

겪고 동욱의 죽음이 며느리 수진이라고

자신을 층계에서 밀어버리기도 한다.

생각하여 그녀마저 살해하기 위해 유인한

갖가지 방법으로 수진을 괴롭히는 진숙의

뒤 감금한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

행동은 날로 심해지고, 생명의 위협까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들의 ‘장난감’에

느낀 수진은 결국 집을 나간다. 수진이 집을

불과했던 수진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고

나가 버리자 동우는 그제야 진숙의 집착에

여기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가까운 사랑에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부부 관계의 상실감과 심리적인 불안은 하나뿐인 아들에게 풀고자 하였고,

소통의 부재 진숙, 동우, 수진의 삼각관계에서 진숙은

이러한 사고 때문에 아들에 대한 소유욕이 깊어지며 이상 행동을 보이게 된다. 결국

수진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진숙은 아들 동우의 죽음을 인정하고,

있고, 소통의 부재가 문제의 발단이라는 것을

이렇게 된 것에 대하여 회의감을 느끼며

알면서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진숙은

자살로 자신의 행동을 마무리짓는다.

며느리인 수진과 소통이 이루어지면, 자신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들을 빼앗길 것이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동우와 수진이 진숙과의 소통을 시도하지만, 진숙의 단호한 태도 때문에 번번이 무산되고 만다. 세 사람 사이에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면 수진에 대한 진숙의 생각이 드러나고, 그걸 아들 동우가 알면 자신에게 더욱 큰 불행이 닥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031

진숙은 그들 사이의 소통을 거절한다.



공소 증후군 “애들 대학 보내고 나니 우울증”

올해 아들이 연세대에 입학한 전업주부 김모(49・서 울 대치동)씨는 한 달 전부터 이유 없는 우울감에 시달렸 다. 부부 싸움이나 가정불화 같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 다. 감기가 원인이라 여긴 김씨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 았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엔 아들이, 올해는 딸이 각각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한 직장맘 정모(51・서울 면목동)씨도 2주 넘 게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정씨는 “아이들도 희망하던 대 학에 진학했고, 특별한 고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쉽 게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털어놨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각각 정신과 의원을 찾은 두 사람은 ‘빈 둥지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상담을 받고서야 나 자신이 아들의 대입을 위해 ‘브레이 크 없는 자동차’처럼 달려오다 목적지를 잃어버렸다는 점 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뒤 허탈감・무력감을 호소하는 빈둥지증후군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증 상은 주부가 흔히 겪는 우울증의 일종이다. 대체로 자녀 가 결혼・취업으로 집을 떠난 뒤 폐경기 등과 맞물려 발생 하나 최근엔 자녀와 한집에 사는 상태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자녀 교육에 ‘올인’하던 강남 대치동 등 ‘교육특구’의 엄마들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녀를 대학에 보낸 엄마들의 마음은 10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갑자기 그만둔 사람의 심리와 비슷하다”며 “회사 를 그만두면 퇴직금이라도 받는 직장인에 비하면 엄마에 겐 자녀의 목표 달성 외엔 달리 보상이 없다는 점에서 상 실감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의진 연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빈둥지증후군 극 복 방법과 관련해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적으로 이 어진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 다. 미리부터 자녀와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훈련을 하 는 것도 필요하다. 윤대현 교수는 “평소 자신에게 50%, 남편에게 20%, 자녀에게 30%만 투자하는 ‘5대 3대 2 법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 ‘아이 엄마’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들 대학 보내고 나니 우울증, 엄마들 ‘빈둥지증후군’> 전민희 기자, 중앙일보 goo.gl/m8GNSF




# 03

과잉적응 증후군*

034

Workaholic


035

*Work와 Holic의 합성어로, 196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에번스가 석유 회사 엑슨모빌의 사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후 1980년대부터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일 중독증 자체는 정신과적인 병명은 아니지만 일에 대한 집념이 상당히 강하여 하나의 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중독이라고 부른다.

없지만 자신의 시간의 상당한 부분을 일에 투입하여 기계 수준으로 일하는 사람도 일

외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 앞의 증상은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과대평가하는 사람이 이 증후군에 해당한다.

사람, 외적인 억압으로 인하여 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능력을

경제력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거나 완벽을 추구하며 성취지향적인

사회생활, 특히 직장이나 업무상의 생활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자신의 개인적 삶까지 희생하는 마음의 병리현상


_스스로에서 벗어나야 해.





_나는 완벽했어요.



Black Swan, 2010

과잉적응 증후군

# 03

블랙 스완

뉴욕 발레단의 니나는 연약하지만 순수하고 우아한 '백조' 연기로는 단연 최고로 꼽히는 발레리나이다. 새롭게 각색한 ‘백조의 호수’ 공연을 앞두고 감독 토마스는 니나를 ‘백조’와 ‘흑조’라는 1인 2역의 주역으로 발탁한다. 하지만, 완벽한 ‘백조’ 연기와 달리 도발적인 ‘흑조’를 연기하는 데에는 어딘지 불안하다. 게다가 새로 입단한 릴리는 니나처럼 정교한 테크닉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관능적인 매력을 뿜어내 은근히 니나와 비교된다. 점차 스타덤에 대한 압박과 이 세상의 모두가 자신을 파괴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니나. 급기야 그녀의 성공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던 엄마마저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한 상황에서 그녀는 내면에

042

감춰진 어두운 면을 서서히 표출하기 시작한다. 드라마, 스릴러 | 대런 아로노프스키


예술적 고뇌 뉴욕 발레단의 니나는 새롭게 각색한

결국은 그것처럼 되어야 하는 것, 즉 흑조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백조인 니나와 거울

‘백조의 호수’ 공연을 앞두고 백조와 흑조의

속의 흑조인 니나가 항상 대면하고 있었다는

역할을 모두 연기해야 하는 주연으로

것을 알 수 있다.

발탁된다. 하지만 완벽한 ‘백조’의 연기와는

영화에서 경쟁자 밀라 쿠니스를

달리 도발적인 ‘흑조’를 연기하는 데에는

거울로 밀어 거울을 깨트리고 그 파편으로

왠지 불안하다. 화이트와 블랙, 선과 악, 불과

죽이는 장면은 거울이 깨짐으로써 흑조가

물 같은 상반된 두 이미지를 모두 연기해야

풀려났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나서

하는 내면의 혼란스러움은 많은 충돌을

잠시 후 다시 무대 뒤 분장실로 돌아가

일으킨다. 예술적인 성취를 이뤄야 한다는

백조 역할을 준비하는 니나는 자신이 밀라

강박관념,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쏟아지는

쿠니스를 죽이지 않았고, 유리 조각은 자신의

기대감, 예술 감독 토마스의 심리적 압박,

배에 박혀 있음을 본다. 이 순간 백조와

주변 단원들의 시샘과 질투. 이러한 외적

흑조는 니나 안에서 하나가 되었고, 광기

상황이 니나의 내면에 있는 불안과 욕망에

어린 예술적인 추구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뒤섞여 결국 그녀 내면의 잠재된 세계가 현실로 분출되는 것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과정이 한 발레리나의 예술적 고뇌가 어떻게

완벽주의 백조와 흑조의 결합은 죽음에 이르는

현실을 갉아 먹으면서 광기 어린 창조로

방식으로 결론지어진다. 발레 공연의 마지막

이어지는지 보여 준다.

장면에서 니나는 높은 곳에서 매트리스 위로 몸을 던지는 자살 장면을 연기하는데,

영화가 진행되며 백조의 성향을 가지고

발레의 스토리에서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상처로 피를 흘리며 죽어가게 된다. 니나는

있던 니나가 점차 흑조의 성향으로 변해 가는

백조와 흑조 모두를 내면에 가지게 되었고,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니나의 신체에서

그 둘은 동일한 하나의 대상이 되었다.

피가 나는 장면이나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그래서 ‘백조의 호수’에서 추구하는 함의가

거울 속의 니나가 실제와 다르게 섬뜩한

실현되고, 그것은 니나의 몸과 정신에 의하여

행동을 하는 모습, 또는 니나가 경쟁자인

구현되고 완성된다.

밀라 쿠니스를 흑조라고 생각하여 그녀가

‘블랙 스완’은 더 깊은 정신적인, 그리고

항상 검은색 옷을 입고 등장하는 모습,

내적 구조에 대한 통찰을 보여 주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서 니나가 토슈즈를 벗고

늘 가지고 살아가는 완벽에 대한 강박,

기형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발가락을 보는

완벽으로부터의 해방, 동시에 완벽이라는

장면처럼 말이다.

경지에 닿게 되는 희열. 이것은 인간

특히 거울은 니나가 내면을 투영하는

모두에게 보편적이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

것이며, 내면과 외면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자신의 내면을 보여 주고 내성적 반성을

거울 속에서 니나와 다르게 행동하는 여자는

유도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사실 니나의 일부로, 니나가 억압하면서도

“당신의 블랙 스완은 어디에 있는가?”

043

백조와 흑조



과잉 적응 증후군 “일 중독은 마약 중독과 다를 게 없다.”

인간은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이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답변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수 세기 전 '노동'에 관심을 가 졌던 사상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 거의 일치된 답변을 했 다. <태양의 도시>의 저자인 16세기 사상가 캄파넬라는 인간에게 적당한 노동시간은 하루 5시간이라고 썼다. 15세기 철학자・정치가이자 신학자였던 토마스 모어 는 <유토피아>에서 인간에게 적당한 노동은 오전 3시간 과 오후 3시간, 합해서 하루 6시간 노동이라고 보았다. 당신은 하루에 몇 시간 일하고 싶은가? 그리고 실제로 몇 시간 일하는가? 시간제 근무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하루 8시간 이상, 10시간에서 12시간 일하지 않을까? 물론 그 이상 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최근 인터뷰한 여러 기업에서 실제 근무시간은 '나인 투 나인(9 to 9)', 아침 9 시부터 저녁 9시까지 12시간이 가장 많았다. 하루 중 깨 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하는 데 바치는 셈이다. '나인 투 나인'이 왜 나쁜가? 열심히 오래 일해서 승진 하고 월급도 많아져 아파트 평수를 늘리고 낡은 차도 바 꾸면 좋은 삶이 아닌가? 그럴 수도 있겠다. 허나 얻는 것 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긴 시간 노동으로 잃어버리 는 것은 없을까? 건강, 가족과의 저녁식사, 아이들의 웃음 소리, 친구, 영화, 산책, 운동, 여행, 늦은 밤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 읽기, 광화문 집회 가기... 생각해 보니 잃어버 린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인간의 역사에서 '노동'이 오늘날처럼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 이후부 터다. 그 이전에는 어땠을까? 기독교 신화에 따르면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낙원, 에덴동산에서 인간은 아무 일 하 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신의 노여움을 사 에덴 에서 쫓겨나게 된 아담과 이브는 "땀 흘리는 수고를 하지 않고는 먹을 수 없으리라"는 저주의 메시지를 받는다. 이처럼 서구인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기독교 사상에 서 노동은 신의 처벌이었다. 중세시대까지 서구에서 노동 은 사회적 하층계급의 의무였다. 노동은 안 하면 안 할수 록 좋은 것이었다. 오죽하면 중세의 귀족들이 글씨 못 쓰 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고 글씨를 쓰느라 모양이 망가진 손을 가진 이를 경멸했을까. 생계를 위해 글씨를 써야했 던 사람들은 낮은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의 의무에서 자유로운 자. 그들이야말로 선택받은 계급이었다. 동양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양반 남성들은 농사나


수공업에서 면제되었고 글을 읽을 자유와 책임이 주어졌 다. 노동은 노비와 농민, 여성의 몫이었다. 한 예로, <구운 몽>, <사씨남정기>의 저자 서포 김만중은 양반 가문이었 지만 벼슬을 그만둔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바느질로 가족의 생계를 꾸렸다. 과거에 대다수 양반계급 남성들은 과거 준비를 하며 일생을 보냈고 먹고 살기 위한 농사와 길쌈, 수공업은 농민과 여성과 수공업자 그리고 노비들이 수행했다. 노동이 모든 사람들의 의무이자 권리가 된 것은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이다. 서구의 프로테스탄트혁명을 거 치며 직업은 신이 내려준 소명이 되었고 부는 근면의 표 식으로 신의 선택을 예고하는 기호가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은 노동자가 될 권리를 부여받으며 노동자가 될 의무를 지게 되었다. 한국인들은 오래 일한다. 세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휴가가 적어 연간 노동일수가 많고 1일 노동시간도 길다. 또 노동을 그만두는 시점, 최종 은퇴연령도 높다. 지난 세 기말 유럽에서는 노동자들의 퇴직 연령을 높여 연금 수급 시점을 늦추려는 법안이 통과 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강 한 저항이 있었던 데 비해, 한국에서는 노동자들 스스로 퇴직을 늦추고 싶어 한다. 70살까지는 일하고 싶다는 것 이 내가 만나본 중고령 노동자들의 희망이었다. 한국인들이 장시간 노동지향의 DNA를 갖게 된 것은 20세기 산업화의 산물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압 축적 성장기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은 언제까지가 될지 모 르는 길고 긴 레이스에서 쉼 없이 뛰고 또 뛰었다. 그 결 과 식민지와 전쟁을 경험한 빈곤국에서 아시아의 용이 되 었고 세계적인 대기업도 몇 개 등장했다. 인터뷰를 하며 만난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이 길고 늘 피곤하며, 가족과 함께하거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들 중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임금이나 승 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사실 노동시간을 줄이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도 걱정스럽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 만난 한 여교사는 자 신들은 오후 4시면 퇴근해 집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순간 궁금했다. '4시에 퇴근해서 뭘 하지?' 반대 로 그녀는 한국에서는 7~8시에 퇴근한다는 나의 말을 듣 고 물었다. "그 시간까지 회사에서 뭘 하나?"


일과 가족을 양립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부모 휴가 등 가족돌봄 시간을 넉넉히 준다는 스웨덴과 핀란 드, 노르웨이에서 내 눈에 띄었던 것은 수많은 공원, 산책 나온 아이들과 부모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놀잇감 이었다. 더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수많 은 결사체들이었다. 스웨덴에서는 은퇴한 노인들도 서너 개의 사회적・정치적 모임에 소속해 있으며 토론과 정치 참여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스웨덴을 비롯한 EU 국가들에서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사회적 참여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 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몇 해 전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EU와 같은 설문조사 를 했는데, '노동시간이 너무 길고 가족생활시간이 부족 하다'는 응답은 많았지만, '사회 참여를 위한 시간이 부족 하다'는 응답은 매우 적었다. 사회 참여에 대한 욕구 자체 가 형성되기 어려운 조건에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휴 식과 가족생활조차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 관 심을 가지고 정치적 활동에 관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가 힘들 것이다. 너무 긴 노동시간은 인간의 내면에서 다 양한 욕구가 형성되는 것을 막는다. 노동시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후 나는 남성노동자 들의 삶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산업화 시대를 살아 온 남성들의 구술 생애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남성들이 어 떻게 일중심적인 삶을 살게 되었고 그것이 한국의 남성성 과 가족, 젠더관계에 가져온 변화는 어떤 것인지 살펴보 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때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한다.

Q. (과거에) 선생님은 일요일 날 쉬실 때에 보통 뭐하 셨습니까? A. 박영수(가명): 쉴 때 그때는 주로 자는 경우가 많았 었어요... 그 전에는 주로 잠을 많이 잤어요. 피곤하니까... 주야간 하고 오면. 그것도 야근, 며칠씩 일주일 내내 야근 할 때가 있어요. 그리되면 그 다음 일요일 날은 꼼짝을 못 해요. 그냥 하루 죙-일 잤어요. Q. 직장을 바꾸신 후, 좋은 점이랄까요, 그런 게 있으 십니까? A. 박영수(가명):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내가 책을 볼 수도 있고,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금요일 날 5일 근무인데도, 우리는 한 십 년전부터 5일 근 무를 했어요. 저는 금요일 한, 세시 되면 와요, 집에. 한가 하니까. 그 대신 그 전에 일은 다해놓고 오죠. 시간이 많


은 게 제일 좋아요. 근데 저 사람(부인) 같은 경우 토요일 오전근무까지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하고 시간이 안 맞아 요. 어딜 갈라면 금요일 날 오후에 가면 딱 좋은데, 그럼 한 이삼일 쉬잖아요. 저 사람은 토요일 날 오전까지 근무 를 하니까 오후 돼야 시간이 나거든요. 저는 시간이 많은 게 제일 좋아요. 책도 볼 수 있고 밭에 정원에 쑥도 캘 수 있고, 나물도 있으니까. 그 한 가지가 제일 좋아요. 일요일만 되면 피곤에 지친 몸을 누이고 밀린 잠을 자는 일상과, 주 5일제 근무로 책을 읽고 운동하고 들로 나가는 삶에 대한 진술은 한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매우 다른 정서를 담고 있다. 때로 일주일 내내 야근을 해야 하 는 지치고 피곤한 모습과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을 쉬는 덕분에 책도 읽고 자연도 즐기는 서정적인 인간의 모습,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인터뷰에 응한 박영수씨는 "시간이 많은 게 제일 좋다"고 되풀이했다. 일에서 벗어난 '시간'이 자기 삶에서 어떤 다른 의미를 갖는지 느끼고 있 기 때문이다. 일중독은 일이 곧 자아의 중심이며 일 이외의 다른 삶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상태, 일이 없어지면 자신 의 삶도 끝난다고 느끼는 의식상의 특징을 말한다. 1960 년대 박정희 정부는 산업화 역군이라는 이름 아래 일중독 을 보편적 정서로 만들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일중독은 좋은 삶이라는 20세기적 신화에서 벗 어나지 못하고 있다. 토마스 모어나 캄파넬라는 어떻게 5~6 시간 노동을 주장했을까? 생산과 배분이 적절히 통제되는 사회에서는 부의 지나친 불균형을 막을 수 있고 덕분에 사람들은 너 무 오래 일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간은 사회적 불평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 속 의 일중독 DNA가 지워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사 회의 불평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시간 단축요구는 한국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함께 가야 한다.

<당신이 일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최유진 기자, 오마이뉴스 goo.gl/BcqcPz



046

# 04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 Lost Babyrose Syndrome


047

기억에서 잊혀지게 되면 나중에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겉으로는 강한 ‘척’을 하거나 믿음직스러운 ‘척’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세이다.

*힘들거나 우울할 때, 자신도 모르게 기대게 되는 현상으로, 그 순간만

많이 나타나는 듯하다.

있으며, 사회가 급격한 속도로 변하고 이에 따라 겪는 다양한 문화적 충격으로 인하여

해소하는 것을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이라 한다. 현대에 들어서 많이 발생하고

취미에 몰두하는 등 감정을 해소하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타인 또는 혼자서 감정을

우리는 하루의 기분을 풀기 위해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쇼핑을 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착하거나 술을 마시는 등의 행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좋은 기억을 남기고 나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게 되는 현상








# 04

레퀴엠 포 어 드림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

Requiem For A Dream, 2004

처음에 쉽게 얻어진 승리감에 도취한 사라는 점점 더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하면서 수척해지고 방향감을 잃어간다. 이제는 자신의 아파트에 고립되어, 냉장고가, TV가 자신을 공격하는 여러가지 환각에 사로잡힌다. 한편 타이론은 거래 중 경찰에 잡혀 보석금으로 모은 돈 모두를 날리며 예기치 못한 문제에 부딪힌다. 타이론은 또다시 더 큰 건수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대로 멈추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해리 역시 마리온에게 다른 남자와의 매춘을 강요하면서까지 돈을 구해오라고 하며 약을 사려 한다. 해리와 타이론이 약을 구하러 떠난 사이, 혼자 있기조차 힘겨운 마리온은 견디다 못해 그녀대로 약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내어 던진다.

054

드라마 | 대런 아로노프스키


중독 사회 <레퀴엠 포 어 드림>은 현대 사회에

이러한 영상 기법이 특이한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중독되는

만연한 각각의 중독과 그 중독으로부터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같은

벗어나려고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패턴을 반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어머니 사라는

되면서 느끼는 중독 증상은 영화 초반에는

죽은 남 편과 집을 나간 아들의 부재로

거북하게 느껴졌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인한 애정 결핍을 TV쇼를 보며 초콜릿을

점차 익숙해지고 편안해진다. 관객은 이미

먹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고, 아들 해리와

감독에 의해 중독되어 버린 것이다.

그의 친구 마리온과 타이론은 그들이 처한

또한 이러한 기법은 영화 밖의

우울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현실로 돌아가

마약을 하는 철없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우리의 삶을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이 그

몽타주 화면처럼 반복된 행동을 하고

꿈을 실현시킬 수는 없는 환경에 있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환경은 그들이 꾸는 꿈 대신에 신기루를 보여 주며 그들을 유혹한다. 사라는 가짜 TV쇼 출연이라는 덫에

꿈을 위한 진혼곡 더 나은 현실을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빠져 다이어트약에 중독되어 매일같이

구해야 하고, 그것은 바로 소비를 한다는

자신이 TV쇼에 출연할 거라는 망상에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로잡혀 살게 되고, 해리와 친구들은

시스템의 폐해는 영화 전체에 걸쳐 묘사되고

마약중개업을 하며 순간적으로 많은 돈을

있고,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해리와 그의

벌게 되자 자신들이 곧 부자가 될 거라는

여자 친구 마리온이 파멸로 몰리는 장면이다.

망상에 빠지게 된다. 그 망상이 쉽게

하지만 지속적인 소비가 이루어질 수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러나

없을 만큼 망가져 버린 사람들은 자본의

신기루처럼 현실에서 그들이 접한 망상은

입장에서는 거추장스러운 현실이며, 더

손에 닿을 듯한 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나은 현실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이들을 버려야 한다. 인간이 그러하듯

몽타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인간 내면의

자본도 똑같이 인간을 버릴 수 있다. 레퀴어 포 어 드림이라는 영화의

모습을 극한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제목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낙오된

기법을 시도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레퀴엠의 주인공들은 계속해서 꿈을

몽타주이다. 해리가 마약을 투여하는

꾸고 있지만 그들의 꿈은 결국 죽어

장면이나 사라가 다이어트 약을 삼키는

버렸고, 그 영화는 죽은 꿈을 위로하기

장면 등은 극중 여러 차례 반복되며 작품

위한 진혼곡을 들려주며 끝을 맺는다.

전체의 이미지를 지배하는 동시에 영화

055

전반에 리듬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 “감정적 섭취, 건강 해치고 우울 유발”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담배에 의존하거나 음식을 닥 치는대로 먹기도 한다. 이런 방법이 오히려 우울증 위험 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용제 연세대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과 우울증 사이의 연 관성을 분석했다. 정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64세 성인 중 스트레스 해소 방법과 음주・흡연 습관 등에 성실히 응답한 3523명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3523명을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따라 11 개 그룹으로 나눠 우울증 진단을 받았는지를 따졌다. 연 령・성별・소득수준 등 우울증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은 모두 같다고 가정했다.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위 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사람의 우울증 위험도를 1로 잡을 때 먹 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의 위험도는 3.3이었다. 음주 (1.9)와 흡연(1.7)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오락(인터넷・게임 등)이 0.4로 가장 낮아 우울증 위험을 낮추는 데 가장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대화(0.73),종교활동(0.75), 문화생활(0.77), 운동(0.8) 순이었다. 연구팀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정신적인 필요에 의 해 음식물을 섭취하면 체중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 다”며 “이로 인해 비만・고혈압・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이 생기고,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니코틴・ 알코올이 억제된 감정을 풀어줘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 질 수는 있다. 하지만 습관이 되면 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켜 우울증 위험도가 높아진다” 고 말했다. 응답자 가운데 음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응답한 사 람이 20%(728명)로 가장 많았다. 운동,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대화・수다, 흡연 순이었다. 오 교수는 “스트레스 강도가 높을수록 자극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하 게 된다”며 “본인이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 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 에 실렸다.

<스트레스 풀기 위해 마구 먹고 술・담배 하면, 되레 우울증 위험 커져> 백수진 기자, 중앙일보 goo.gl/XVVwDr




# 05

리셋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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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Syndrome


059

*리셋 증후군이라는 말은 1997년 5월 일본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인 중학생이 컴퓨터 게임광이었음이 밝혀지며 널리 알려졌다. 범인은 잔인한 사체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거 아니었어요?’라는 말을 남겨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인다. 심할 경우는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그것이 범죄행위라는

점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나 인간관계를 쉽게 버리고 다시 시작하려는

리셋 증후군의 대표적 특징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컴퓨터 기능이 잘못되었을 때 리셋하는 것처럼 현실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적 병리현상


_그때 나한테는 아무도 없었어.




_그냥 너로 살아, 붙잡히지 말고.


_나 사람 아니야. 나 쓰레기야.



# 05

helpless, 2012

리셋 증후군

화차

결혼을 앞두고 있는 선영과 문호.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잠깐 들린 휴게소에서 사라진 선영. 꺼져 있는 휴대폰과 함께 있는 건 문이 열린 채 주차된 차뿐이다. 선영을 찾기 위해 나선 문호와 그의 사촌 형 문호.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다. 선영의 범상치 않은 행적에 단순한 실종이 아님을 깨닫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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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종근과 문호. 그녀를 찾을수록 그녀는 사라져만 간다. 미스터리 | 변영주


사건의 발단 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욕망과 현실, 그 사이에 우리는 때때로 자본주의 사회를 오독하는

휴게소에 들른 문호와 선영. 문호가 커피를

경우가 있다. 자본주의가 곧 민주주의이고,

사러 간 사이에 선영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제도는 오직 그것밖에

급하게 나가고, 돌아온 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없다고 말이다. 여기에서 수많은 문제가

건 문이 열린 채로 공회전 중인 차뿐이다.

발생한다. 지금 이 사회는 우리가 원하는,

몇 번을 걸어도 꺼져 있는 휴대폰. 내리는

혹은 욕망하는 총체라는 것이다. 여기를

빗속으로 약혼녀인 선영이 사라졌다.

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꾸준히 필요하기

경찰에 신고한 후 선영의 집으로 가지만 그녀는 없었고, 급히 집을 비운 흔적만 남아

때문이다. 돈은 모든 일의 해결책이 되지는 않지만

있을 뿐. 하지만 경찰은 결혼을 앞둔 연인의

경선의 여정과 결정을 이해하고 납득하는

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호가 찾아간

계기를 만들어 준다. 그건 우리가 그녀들과

건 전직 강력반 형사인 사촌 형, 종근이다.

같이 살고 있기 때문이고, 돈의 속성을 너무

통장 잔액을 인출한 뒤 지문까지 지우고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돈은 선영 혹은

완벽하게 사라진 그녀의 행적에 범상치 않은

경선이 연민의 대상으로도, 그러면서도

사건임을 직감하는 종근. 그녀의 실종의 관한

용서할 수 없는 존재로도 만들게 해 준다.

의문은 문호가 결코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그리고 누적된 과거로 인해 새롭게 태어난

풀려간다.

인물로도 만든다.

구조가 낳은 병 선영에게는 연애보다 생존이라는 과제가 먼저였을 것이다. 생존의 의미도 조금 다를

것인가. 경선은, 혹은 선영은 문호를 정말 사랑했을까? 종국에는 문호는 그녀를 사랑하기도, 그녀에게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그녀에 대한 감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고, 그녀의 감정 또한 사랑한다는 단순한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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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기존의 스릴러와는 차별화되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진짜 그녀는 대체 언제, 어디에서 실종된

소설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지만 영화는 이야기를 확실하게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폭력을 받아온 피해자이기도 하다.

허상을 날카롭게 꼬집는 소설은 지금까지 사회파 미스터리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사회의 맹점과 어둠을 그려낸 일본의 대표 미스터리 작가인 미야베

그녀는 분명 가해자이지만 이 사회에서 숱한

미유키의 ‘화차’가 원작이고, 2012년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두 여자

그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사이에 벌어진 비극적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자본주의의

것이다. 이미 경선을 버리고 선영을 죽인 뒤



리셋 증후군 “자, 게임의 시작이다.”

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의 의미와 증상이 5일 온라인에서 화제다. 인터넷 중독의 한 유형인 리셋 증후 군은 컴퓨터를 초기화하듯 현실도 '리셋'(재시작)할 수 있 다고 착각하는 증상이다. 리셋 증후군 환자들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대인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면 쉽게 포기해 버린 다. 또 리셋 증후군 환자들은 현실과 가상세계에 대한 구 분이 모호해 절도나 살인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리셋'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게임이나 인터넷 등 사이버 세계에 깊이 빠져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살인’을 하는 일 들이 일어나고 있다. 리셋 증후군에 걸린 학생들은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 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동한 다고 한다. 즉 컴퓨터 게임을 오래 하다가 현실로 눈을 돌 렸을 때, 그 현실이 마치 가상 속 세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 때문에 설사 범죄행위를 해도 이를 단지 오락게임의 일종으로 착각하게 되고, 죄책감이 들더라도 '리셋해 버 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특징이 있다. 리셋 증후군은 1997년 5월말 일본 고베시에서 초등 학생 토막살인을 저지른 중학교 학생이 컴퓨터 게임광으 로 밝혀지면서 붙여진 말이다. 1997년 5월 27일 고베神 戶시 수마須磨구 도모가오카友が丘 중학교 정문 바로 앞 에서 검은 비닐봉지속에 초등학교 6학년생인 하세 준 군 의 절단된 머리가 발견되었다. 피해자 가족이 특별히 원한을 살 이유가 없었고, 비닐 봉지에 동봉된 사카키바라세이토酒鬼薔薇聖斗-범인이 자신의 이름이라 자칭- 명의의 도전장에 ‘자, 게임의 시작 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범행의 잔학성에 비추어 살인범은 정신파탄자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범행의 이유와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재발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아동의 단독 외출을 금지시켰 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돌아올 경우에는 부모들이 동 행하여 범행의 재발에 대비하였다. 검・경 관계자들이 전 과자를 중심으로 추적, 분석하였고 각종 매스컴은 엽기적 인 이번 사건의 추이를 매일 집중 취재 보도하였다. 그 와중에 6월초 범인으로부터 고베신문사에 또 다 른 도전장이 날아들었다. 자신의 행동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복수라는 것을 명백히 하면서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의무교육에 대한 분노에 기인한다는 것과 또 살인이 즐겁기 때문에 앞으로도 범행할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의 편지가 배달된 것이다. 이렇게 대담한 범인의 도전 속에서 전전긍긍하던 사 람들은 그후 6월 28일 범인이 체포되자 깜짝 놀랐다. 범 인은 도모가오카중학교의 14살 남학생이었다. 본 사건은 1988년부터 1989년에 걸쳐 유아 4명을 살해하고 그 중 1명의 인육을 먹은 죄로 체포되어 금년 4 월 사형이 선고된 미야자키宮岐 勤사건과 동기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유사한 면이 많아 여론의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다. 게다가 조사과정에서 금년 3월의 고베 도오리 마通り魔 사건-길 가던 여자, 어린이 2명을 습격하여 1명 을 사망케 하고 다른 1명에게는 중상을 입힌 사건-도 위 의 14세 소년의 단독 범죄인 것으로 드러나 사람들을 아 연케 하였다. 범인이 새디스트적인 성도착자나 사회에서 낙오된 부랑아가 아니라 중산층의 14살 자제라는 점에서 또 특 별한 이유없이 살인 그 자체가 좋아서 행한 쾌락살인이라 는 점에서 일본사회의 구조적 문제점 특히 교육제도상의 문제점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고베시 수마구는 신흥주택지로서 주민들의 생활수 준이 높고 교육열도 높은 곳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급속 한 개발에 따른 여러 가지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소지 는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잔 인한 살인사건은 잘 짜여진 사회구조 속에 내재하고 있는 병리적 현상이 입시위주 교육제도의 맹점을 틈타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분석이 뒤따랐다. 더구나 범인의 도전장 중 의무교육에 대한 분노라는 문구가 나타나 있고 학교 생활에서 교사와 문제가 있었다 는 점이 명백함에도 학교측이 이를 부인하고 교사는 아무 런 문제가 없었다는 발언으로 일관하자 문제가 증폭되었 다. 결국 이 사건은 산업사회의 고도화에 따른 인성의 메 마름과 조기 생존경쟁에서 낙오된 학생에 대한 교육의 방 치에서 야기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다른 외국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아웃사이더가 묵인되고, 또한 소위 풍기가 문란한 국가가 아니라 질서왕국이면서 공동체에의 순응을 기본가치로 삼는 일본에서 일어났다 는 점에서 시사성이 크다.


지배욕이 강한 인간은 자신이 소외되었다고 느낄 때 소수자로서 배척된 사회에 대하여 복수 즉 범죄를 저지른 다고 어느 잡지가 분석해 놓았지만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14세 소년이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결국 교육문제, 가정문제, 사회문제로 귀착되는 것이다. 리셋.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이 꼭 나쁜 것은 아 니다. 실패를 한 후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내기 위한 말로 말이다. 하지만 인생에 진정한 리셋은 없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항상 신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야 한다.

<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 현실과 가상 구분 못해 범죄 일어나기도> 박진아 기자, SISUNnews goo.gl/kGSPjV <일본 엽기 살인 보고서> 대전 국민 경찰학원 goo.gl/1GPPyv




#06

리스트 컷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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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st Cut Syndrome


071

*실재하는 증후군은 아니지만 자해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세간에서 칭하는 이름이 리스트 컷 증후군이다. 병원 등지에서도 ‘Wrist Cut’은 증후군이 아니라 증상으로 취급하여 ‘Cut Wrist’ 등으로 표기한다.

내 상황을 알아달라는 발작적인 심리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행위 자체가 심리적인 압박감+스트레스를 토해내기 위한 자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터넷 게시판 같은 공공장소에 올리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리스트컷이라는

스트레스성으로 자해를 하고 나서 자신이 리스트컷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이를 젊은 여성들이 자주 모방하여 한때 아키나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보여졌다. 90년대 일본 가수인 ‘나카모리 아키나’가 손목을 긋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지메 현상이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던 일본에서 주로 청소년들에게 광범위하게

손목을 베는 증상을 뜻하는 단어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놓인 사람이 자해 행위를 반복하는 현상










# 06

Tokyo Fist, 1995

리스트 컷 증후군

동경의 주먹

츠다와 고지마는 고등학교 시절 그들의 여자 친구가 자신들 앞에서 불량배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자 힘을 길러 복수하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고지마만 권투를 배우며 힘을 키우고, 츠다는 결국 포기하고 평범한 샐러리맨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무료하게 살아가던 츠다는 고지마가 자신의 애인 히즈루를 범했다고 한 거짓말 때문에 의처증 증세를 보이며 애인 히즈루를 의심한다. 고지마를 찾아간 츠다는 고지마에게 얻어맞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결국 츠다는 고지마를 이겨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지마가 다니는 체육관에 다니기 시작한다. 각각 권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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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을 갖게 되는데, 이 둘은 처참히 무너진다. 드라마 | 츠카모토 신야


약육강식의 세계 인간의 내면은 음습하다. 사랑이 말살된

감독은 이 정글 같은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해 고층 빌딩을 자주 부감으로

자리엔 약육강식의 살벌한 싸움만이

보여주고 고양이 시체를 파먹는 구더기의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열대우림처럼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비춘다. 구역질 나는

솟아오른 빌딩숲, 말을 잃어버린 사람들,

장면이라고 넌더리를 칠지라도 사실은

여기저기 흩뿌려진 약자弱者의 피와 시체,

이게 진짜 이 도시의 단면이라는 데에

그 안에 기생하는 무리들. 1000피스 짜리

이견을 달긴 어렵다. 그래서 <동경의

퍼즐보다 더 복잡한 이미지의 조각들이

주먹>은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영화다.

정신없이 스크린을 채웠다 금세 사라진다. 고지마는 현역 권투 선수로 활동중인 막강한 주먹의 소유자이며 ‘부드럽고

폭력의 해독제 이 영화의 스타일은 한 마디로 과장이다.

말랑말랑한 살’을 가진 츠다와 여러 모로

그리고 과장된 표현으로 실소와 역겨움을

대조적인 인물이다. 츠다는 힘 센 고지마에게

동시에 느끼게 한다. 먼저 카메라는

부인을 빼앗기게 될까 봐 걱정하고 이런

불안정적이고 거친 느낌을 위해 핸드 헬드를

우려는 곧 현실이 된다. 고지마는 “히즈루가

선택하고 있다. 영화 곳곳에 나타나는,

너무 부드러웠다”며 거짓말을 한 뒤 쉽게

왜소한 츠다를 잡아먹을 듯한 도쿄의 전경은

선배의 부인을 빼앗고 츠다는 빼앗긴 부인을

심하게 흔들리는데 이는 고지마가 츠다를

되찾기 위해 권투를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때려눕히고 알 수 없는 분노와 공포에 휩싸여

힘의 세계는 정직하다. 물렁물렁한 살을

샌드백을 두드릴 때도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지닌 츠다는 고지마를 절대 이길 수 없으며 히즈루는 결국 ‘강자의 소유물’이 된다. 혼란에 휩싸인 히즈루가 현실의 고통을

카메라의 진동은 동물처럼 흥분되고 주체할 줄 모른다. 그리고 이 진동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지진地震처럼

잊기 위해 마련한 방법은 자신을 더욱

과장되어 도쿄 도시를 공포의 대상으로

학대하는 것. 온몸에 피어싱을 늘려가는

나타낸다. 이 진동은 오로지 츠다의 아버지가

히즈루와 그녀를 사이에 두고 주먹질을

죽었을 때만 고요하게 숨을 죽인다. 편안하고

해대는 두 남자는 모두 이 사회에서 낙오되지

정상적인 순간, 도시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않기 위해 애쓰는 헐벗은 사람들이다.

수 있는 순간은 오로지 죽음뿐인 것이다. 츠카모토 신야가 보여주는 이

힘의 피라미드

현란한 폭력에 87분 간 시달리고 나면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이 영화에서

어쩔 수 없이 ‘폭력의 해독제’가 될 그

아주 기괴한 방식으로 ‘도시의 법칙’을

무엇을 긴급수혈하고 싶어질 것이다.

분석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도시는 ‘더 높이,

이 영화는 그만큼 인간의 인내력을

더 강하게’를 외치며 뻗어나가는 철저한

실험하는 무지막지한 영화다.

‘힘의 피라미드’다. 도시는 사각의 링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081

수 있다”는 법칙 또한 그대로 적용된다.



리스트 컷 증후군 “#자해 #자해계 #자해인증”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자해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일종의 놀이처럼 유행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 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인스타그램 등 SNS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8 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자해’를 검색하면 약 2만여 건에 달하는 ‘인증샷’이 쏟아 진다. 해당 게시물들은 커터칼을 이용해서 자신의 팔을 그은 다음, 피가 흐르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게시한 것들 로, 누구나 검색만 하면 여과없이 인증샷을 볼 수 있다. 특히 ‘자해계(자해하는 사람의 계정)’라는 단어를 해 쉬태그로 걸어 자해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과 댓글을 주고 받거나, 쪽지를 보내면서 자살, 자해 등의 관련 이야기도 나누는 것으로 확인돼 자살시도에 이어 자살이라는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학생 자살 현황 및 정책 분석’ 자료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6월 까지 도내 청소년 자살시도 129건의 사례 중 방법으로 손 목 긋기가 48사례(37.2%)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는 가 하면,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청소년의 자해 전 파, 자해 확산을 막아주세요’라는 글도 게시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자해의 경우 단순 장난으로 그치 지 않고 심하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불 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 특성상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청송 경기대 청소년학과 교수는 “SNS에 자해 관련 게시물이 게재되면 그것을 본 청소년들은 자해를 모방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해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지 못하도 록 시스템적으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 다. 이에 대해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자해 게시물과 관련 해서는 복합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시스템적 으로 유해 게시물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정 신질환 관련 기관 등 여러 기관과 협업, 전문가의 자문도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위험천만 ‘자해놀이’ 인증 논란… 제재 수단 필수> 김승수 기자, 경기일보 goo.gl/x4nkMT




# 07

리플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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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ley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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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설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지은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고, 소설 속 주인공인 톰 리플리와 유사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실제 사례가 빈번히 나타나서 20세기 후반부터 정신병리학자들이 연구할 대상으로 떠올랐다.

조깅 등의 활동적인 운동이 우울감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들간의 원활한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표출하거나, 복싱이나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법만 익혀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상담치료・인지행동 치료・항우울제 복용 등이 도움이

자신이 발을 딛고 사는 현실을 가짜라고 믿고, 마음속 깊이 바라는 세계나 변신하고 싶은 사람을 진짜 자신이라고 믿는 현상






_내 현실을 보니까 이제 속이 시원해요?



# 07

The Liar, 2013

리플리 증후군

거짓말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영. 멋지게 차려입고 부동산에 가서 고급 아파트를 구경하고, 값비싼 물건을 진짜 살 것처럼 생색내며 백화점 쇼핑을 한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곧 결혼할 부자 남자 친구가 있다고 자랑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영에게 온 가난하지만 순정적인 남자 태호. 아영은 태호의 청혼을 받고 고민에 빠지며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주변인들은 그녀의 허점을 물고 늘어져 벼랑 끝으로 내몰지만 오직 태호만은 아영을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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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영의 세계는 결국 노출되어 드러나고 만다. 드라마 | 김동명


사회가 강요한 품격 피부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아영은

얇은 세계 결국에 무너져 버려 세상에 완벽하게

알코올 중독인 언니와 방황하는 남동생과

노출되버린 아영만의 세계. 아영은 결국엔

함께 살며 하루하루 회의감을 느끼고

자신이 거짓말을 쳐야만하는 상황까지

자신의 진짜 삶에서 벗어나는 것을 꿈꾼다.

도달해버리고야만다. 그 상황에서

그래서 사지도 못하는 고급 아파트를 살

느껴버린 거짓말이라는 것의 모순.

것처럼 생색내며 구경하러 다니고, 값비싼

과연 얄팍한 그녀의 세상은 누가

가전제품을 구매했다 바로 반품하는 것이

만든 것일까? 보이는 것 만으로 남을

그에겐 일종의 취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가하는 게 주 잣대가 된 지금 세상에서

그는 같은 피부과 동료들에게마저 자신을

아영은 정말 미쳐 있는 것일까? 세상에

포장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다. 멋지게

존재하는 수많은 아영에 대한 이야기.

차려 입고 부동산에 가서 고급 아파트를

과연 아영은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

구경하고, 값비싼 물건을 진짜 살 것처럼 생색내며 백화점 쇼핑을 한다. 동료들에게 곧 결혼할 부자 남자친구가 있다고 자랑도 한다. 어느 날, 아영에게 온 가난하지만 순정적인 남자, 태호. 아영이 태호의 청혼을 받고 고민에 빠지면서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회사 동료들, 가족들은 그녀의 허점을 물고 늘어져 벼랑 끝으로 내몰지만, 오직 태호만은 아영을

생각으로 거짓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가난하고 숨기고 싶은 가정사를 뒤로한 채 밖에서는 잘 나가는 여자, 돈이 많은 여자로 보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값비싼 물건들을 살 거마냥 계약서 사인까지하고 취소하는게 그녀의 일상이였다. 이런 일을 즐기는 '아영'은 이 생활이 즐겁고 리플리 증후군에 확 빠져있었다. 거짓을 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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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버린. 그러다 스스로에게 다치는.

56회 상영됐으며, 지난 20일엔 단 3개 스크린에서 4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아영은 행복해지고 싶은게 나쁜거냐는

영화는 제작에 착수한 지 2년 만에 전국 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개봉 첫날 26개 스크린에서

2013년 제작돼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명컬처웨이브상(독립영화의 배급기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행복

확대를 목적으로 지난해 신설된 상으로, <거짓말>이 제1회 수상작이다-기자 주)을 받은 이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리플리 증후군 “나를 위해 나를 속인다.”

몇 년 전 한 고등학생이 미국 명문대인 하버드 대학 과 스탠퍼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더욱이 이 학생은 두 학교를 동시에 2년간 다닌 후 최종적으로 자신이 졸업 때까지 다닐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도 받았다고 했다. 이 사건은 크게 이슈화되어 언론에 기사화되었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이 모든 것은 거짓으로 밝혀졌 다. 만 18세의 고등학생이 가족,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언 론을 상대로 대담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학생이 앓고 있는 정신 병리는 리플리 증후군이다. 리플리 증후군이라 는 명칭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에 쓴 연작소설 [재능있는 리플리(The Talentes Mr. Ripley)]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주인공 리플리는 낮에는 호텔 보이, 밤에는 피아노 조 율사로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그는 우연히 선박 부호인 그린리프의 신뢰를 얻게 되고, 이탈리아에서 무위도식하 는 아들 디키를 미국으로 데려오면 큰돈을 주겠다는 제안 을 받는다. 리플리는 디키를 만나기 전 재즈에 대해서 공 부를 하는 등 디키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한다. 리플리는 자연스럽게 디키에게 접근하고 그를 만나러 온 이유를 설 명하지만 자유롭고 방탕한 생활에 익숙해진 디키는 미국 으로 돌아갈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리플리는 평생 써도 마르지 않는 재산, 아름다운 여인 등 디키가 가진 모든 것들에 동경과 함께 질투심을 느끼 면서도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도 상류층 사회의 일 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리플리는 디키가 거만한 태 도로 자신도 상류층 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 다. 리플리는 디키가 거만한 태도로 자신을 무시하자 우 발적으로 그를 죽인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속이고 자신 이 디키인 것처럼 행동하며 동경해온 삶을 살아간다. 디 키의 서명을 위조하여 그의 돈으로 피아노와 예술작품을 들여놓고 상류층의 삶을 흉내 내며 살면서 더 이상 예전 의 비루한 톰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자신 의 초라한 현실을 감춰줄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게 된다. 리플리 증후군이 거짓말과 다른 점은 일반적으로 거 짓말은 다른 사람을 속임으로써 자신이 얻게 되는 이득 을 목적으로 하고 반복된 거짓말이 대개 심리적 불안과 죄책감을 야기하는 반면, 리플리 증후군은 현실을 부정 하고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인 것처럼 믿게 되는 정신


적 증상으로, 보통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이룰 수 없는 상위의 영역이나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극대화 할 수 있 는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리플리 증후군은 환 상 거짓말Pseudologia Fantastica 혹은 병적 거짓말 Pathological Lying이라고 불린다. 리플리 증후군을 보이는 환자들의 내면에는 자기애 의 손상, 열등감, 과도한 성취욕이 있다. 그들은 현재 자 신의 능력으로는 스스로의 높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에 피해 의식을 가지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허구 세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그 환상 속에서 본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해온 신분, 인품, 능력을 만들어 내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치료는 결코 쉽지 않다. 허구의 세계 속에서 성취감과 편안함을 느끼 기 때문에 스스로의 질병을 인정하지 않으며 치료에 저항 한다. 정신치료를 통해 현실 속에서도 자신이 충분히 인 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허구 속으로 숨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가족, 직장 동료, 친구 등으로부터 인정, 공감, 승인을 필 요로 한다. 우리 사회에는 대학 입학을 속인 고등학생 사 례뿐만 아니라 학력, 경력, 지위를 속인 수많은 사례가 존 재한다. 이는 외적 가치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사회가 만 들어낸 슬픈 자화상이다.

<리플리 증후군 - 나를 위해 나를 속인다> 유길상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goo.gl/5gtLwQ



# 08

무드셀라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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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huselah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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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에서 유래한 것으로,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무드셀라는 장수의 대명사로 969세까지 살았으며 그를 빗대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 무드셀라 증후군이라는 말을 쓴다.

예로 볼 수 있다.

것이다. ‘완벽한 첫사랑’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생물로, 무드셀라 증후군의 가장 많은

‘완벽한 첫사랑’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런 사람이 어디 있어? 라는 의문이 들었을

무드셀라 증후군은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견되는데, 남자 친구나 남편이 말하는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함께 해야 한다.

괴로운 상황을 잊고 즐거웠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좋다고

현실 도피적 성향에 가깝고, 일종의 도피심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기억은 빨리 지워 버리거나 좋았다고 믿고, 의도적으로 좋은 기억만을 남기려는 기억 왜곡 현상


_그때 나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_나도 그때 너를 좋아했던 내가 좋아.


# 08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무드셀라 증후군

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이제 막 17살이 된 커징텅에게는 쉬보춘, 아허, 라오차오, 랴오잉홍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된 친구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은 최고의 모범생인 션자이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커징텅은 여느 때처럼 교실에서 사고를 친 덕분에 션자이에게 특별 감시를 받게 되고, 이를 계기로 모범생과 문제아 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잘해 보려는 일도 자꾸만 어긋나고, 커징텅과는 달리 친구들은 션자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아낌없이 표현하고 경쟁한다. 게다가 애써 한 고백에 션자이는 대답하지

104

않는다. 그리고 졸업 후, 15년 후 커징텅은 션자이를 다시 만난다. 로맨스, 드라마 | 구파도


그때 그 시절 이제 막 17살이 된 나, 커징텅(가진동)은

무드셀라 증후군이 만들어낸 평행 세계 커징텅과 친구들은 어느덧 대학을

시도 때도 없이 서 있는 ‘발기’ 쉬보춘과 어떤

졸업하게 되고, 어느날 커징텅은 션자이가

이야기건 꼭 등장하는 ‘뚱보’ 아허, 세상에서

결혼한다는 소식을 받고 친구들과 결혼식에

자신이 가장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머저리’

참가하게 된다. 기념 촬영을 하고, 곧바로

라오차오, 재미 없는 유머로 여자들을

협상을 하자면서 라오잉홍은 신랑에게

꼬시려는 ‘사타구니’ 랴오잉홍이라는

션자이와 키스를 하는걸 요청한다. 그런데

친구들이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된

신랑은 그냥은 못하고 자신과 먼저 해야만 할

친구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은 최고의 모범생

것이라고 한다. 그 때 커징텅이 기습적으로

션자이(진연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신랑에게 키스를 한다.

커징텅은 션자이에게 남자다운 모습을

이후 과거 장면들과 평행 세계의 두

보이기 위해 교내에서 자유 격투기를

사람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클로즈업 된다.

개최하고, 션자이에게 관람하러 오라며

평행세계라는 해석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얘기한다. 커징텅이 크게 맞는걸 본 션자이는

얻고 있지만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감독이

걱정이 되었는지 경기가 끝나고 커징텅에게

따로 말을 해놓은 것도 아니니 자유롭게

잔소리를 한다. 그런데 목소리는 점점

해석하도록 하자. 어쨌든 "결혼 축하해,

커지면서 결국 커징텅은 션자이에게 버럭

나의 청춘."이라고 적혀있는 축의금 봉투가

화를 내 버리고, 그곳에서 헤어지게 된다.

클로즈업 되면서 영화가 끝난다.

션자이와 싸웠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제일 먼저 찾아가 사귀게 된다. 하지만 5개월만에 서로 헤어지고 만다. 어느 날 밤에 큰 지진이 일어나자 커징텅은 기숙사를 빠르게 빠져 나와서 션자이에게 연락을 한다. 이때 서로가 함께했던 순간을 이야기하면서 통화가 끝난다.

스톡홀름 증후군 찰리는 그런 인디아에게 이블린과는 다른 점을 느끼고, 보다 더 관심을 둔다. 찰리는 인디아가 가지고 있던 본능을 일깨워주는 방아쇠 같은 역할. 찰리도 점점 본인과 비슷해져가는 인디아에게 성애를 느끼기 시작한다. 인디아가 찰리의 본능을 눈치 챘음에도, 피하지 않았던 것은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시작된 호기심. 그리고 찰리를 살인하면서 느낀 살욕의 쾌락과 자아의 또 다른 맥락의 실현을 미리 건너 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또, 자신도 모르게 그와 동화되어 가고 있던 것은 아닐까.

105

곧바로 션자이를 찾아가는데, 결국 아허가



무드셀라 증후군 “향수와 복고에 열광하는 이유”

무한도전의 90년대 추억 살리기 프로젝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 다. 터보, SES, 소찬휘, 김건모, 쿨, 김현정, 엄정화, 지누 션등 추억의 가수들이 90년대에 인기리에 방영했던 쇼 프로그램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형식으로 무대를 꾸몄습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90년대의 향수와 함께 노래가 정말 좋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무한도전 ‘토토가’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를 ‘무드셀라 증후군’으로 꼽았는데요.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은 추억 은 항상 아름다운 것이며,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 만 남겨두려는 심리를 말합니다. 또, 무드셀라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기억은 빨리 지워 버리고, 좋은 기억만을 남기려는 기억 왜곡 현 상을 보입니다. 무드셀라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로 에녹의 아 들이며 라멕의 아버지요, 노아의 할아버지입니다. 그는 969세까지 살아 장수의 대명사로 불렸으며 나이가 들수 록 과거에 대해 회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과거가 정말 좋았던 시절이라며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성 향을 가졌습니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이런 성향을 빗대어 하나의 심리상태로 표현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연인의 단점을 보며 첫 사랑의 상대 나 옛 애인을 자주 생각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 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실업자가 된 이들이 과거 회사 나 사업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때를 떠올리는 경우도 마찬 가지입니다. 최근 이런 무드셀라 증후군을 이용한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 ‘응 답하라’ 시리즈와 ‘토토가’, 최근 개봉한 ‘국제시장’같은 영화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 로 괴로운 상황을 잊고 즐거웠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마음 의 안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지나간 과거를 아름답게 추억하는 것도 즐거운 일일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과거로 인해 현재가 있는 것이 고, 미래에 다시 현재를 과거로써 아름답게 추억하기 위 해서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아울러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무한도전 추억의 ‘토토가’에 감동하고 열광하는 이유 ‘무드셀라 증후군’> 이연의 기자, SISUNnews goo.gl/wqMqfD <무드셀라 증후군, 퇴행심리의 일종...현대인에게 자주 발생> 박종민 기자, 이데일리 goo.gl/DJjNax



# 09

뮌하우젠 증후군*

108

Munchausen Syndrome


109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리처드 애셔가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주인공 뮌히하우젠 남작의 이름을 따서 1951년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집착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상황회피를 위해, 또는 어린 시절의 정신적인 상처로 타인의 관심을 끄는 것에

주로 어린 시절 과보호로 인해 자립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로는 아프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를 마치 진짜인 것처럼 언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 뒤 관심과 동정을 이끌어 내는 정신질환








# 09

Gone Girl, 2014

뮌하우젠 증후군

나를 찾아 줘

18살 생일,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를 잃은 인디아의 앞에 존재도 몰랐던 삼촌이 찾아온다.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은 다정한 찰리에게 호감을 느끼는 데에 반해 인디아는 찰리를 경계한다.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찰리의 등장으로 스토커가에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인디아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찰리와의 관계에서 인디아는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116

스릴러 | 박찬욱


미디어 에이미의 어머니는 ‘어메이징

이 영화에서는 결혼의 현실과 그 이면의 폭력성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에이미’라는 동화책의 작가다. 에이미는

만약 부부의 사이가 좋다고 해도 그 것은

나라에서 조명 받는 ‘어메이징 에이미’의

마찬가지이다. 결혼, 즉 어떤이와의 족쇄는

실제 모델로, 당연히 그 실제 모델인

에이미 모든 행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에이미도 유명인사이다. 극 중에 에이미는 ‘어메이징 에이미’의 주인공이 항상 자신보다 앞서 있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연출은

결혼, 그리고 해방 닉의 어머니가 유방암 말기가 되자, 닉은

완전히 가짜이다. 항상 가짜와 진실의 경계

에이미와 미주리로 이사를 한다. 제대로

붕괴는 현실에서 나타난다. 자신보다 항상

논의하지도 않고 에이미를 끌고 가는 닉을

앞서 있고, 연출된 공간인 동화에서 더욱

보면서, 에이미는 자신이 버려질 수 있고,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어메이징 에이미.

‘사라져버릴 수 있는’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될

하지만 어메이징 에이미보다 뒤처진다고

것을 염려한다. 에이미는 결코 수동적이며

생각하는 실재의 에이미는 모든 상황이

주체적이지 않다. 에이미는 본능적으로

가짜처럼, 또 진짜인 것처럼 보이는 혼란

닉과의 결혼이라는 관계 속에서 타자의

속에 살아갔을 것이다.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치에 서 있음을 직감하게된다. 닉의 결단을

위해 쿨한 여자 컴플렉스에 빠진 에이미.

보며, 결혼의 중심엔 닉이 항상 존재한다는

형체가 없는 쿨한 여자를 따라 잡으려

것을 피부로 와닿게 된 에이미다.

허상의 행동에 사로잡힌 에이미는 많은

하지만 에이미는 살해당한 듯한 연출을

상황이 연출이였을 것이다. 고로 에이미가

통해 ‘사라지는 존재’로 본인을 탈바꿈한다.

연출하고자 마음을 먹은 행위는 에이미한테

여기서 사라지는 주체인 에이미는 순수하게

어려운 상상이 아니였던 것이다.

연출된 에이미의 정신병적인 ‘의지’에 따른다. 에이미가 ‘사라지는 존재’로서

시선에 갇히다 에이미의 머리카락을 닉이 만지고 있고,

주체적인 여자가 되는 그 순간 에이미는 닉과의 결혼 관계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게

이내 에이미가 뒤를 돌아본다. ‘사랑이

된다. 여기서 주체와 타자의 관계는 뒤바뀌며

절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선

에이미가 그 관계의 중심에 서게 되고,

때문이다. 닉의 시선이 에이미를 일방적으로

에이미는 결혼으로부터의 해방을 갖게 된다.

향하다가, 에이미의 시선도 닉 또는 관객을

그리고 본인이 버려질 것이라는 믿음과 강박

향한다. 시선은 서로를 바라본다. 시선은

또한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에이미의 정신적

상대방을 가둔다. 또, 서로를 소유하고자,

증후군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통해, 영화가

타자화시키며 파악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남성이라는 주체의

알고 싶고 어떤 기분인지 아는 것은 완벽하게

폭력성에 드러나지 못한 고유의 여성성을

불가능하다.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결혼은 그래서 투쟁의 관계, 승자가 없고

117

패자만 있는 관계인 긴장 관계이다.



뮌하우젠 증후군 “관심병 종자와 어그로꾼의 공통점”

오모(19)군이 전북 익산경찰서에 체포되던 날을 한 경찰관은 이렇게 회상했다. 오군은 지난해 12월 10일 익 산 신동성당에서 열린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 노동당 부대변인의 ‘토크문화콘서트’ 중 황산 등을 섞은 인화물에 불을 붙여 2명에게 화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공고 화공과 재학생인 오군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사건 당일 밤 11시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수갑 채운 손의 사진이 올라왔다. 오군이 경찰서에서 찍은 ‘인증샷’ 이었다. 그는 전날에도 “신은미 폭사당했다고 나오면 난 줄 알라”며 그 사이트에 범행 예고글을 올렸었다. 오군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돼 50일 만에 풀려나자 다 시 ‘일간베스트’ 웹사이트에 글을 썼다. 수감 기간 중 받았 다는 편지의 사진들을 올리며 “감사하다”고 일일이 적었 고, “남은 건 배갈 한 병과 화상이 남은 손뿐”이라고 적었 다. 하지만 그것‘뿐’은 아니었다. 몇 시간 못 가 삭제된 이 글에는 그새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가 얻은 것 은 ‘관심’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이 도를 넘어서면 ‘관심병’이라고 진단한다. 현대인의 신新 증상, ‘디지털 뮌 하우젠 증후군’이다. 사회와 가정에서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한 이들은 상 처 받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잘못된 수단으로라도 관 심을 받으려 한다. 영화 `미저리`의 애니는 환자의 다리 를 부러뜨리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일렉트로(맥 스)는 스파이더맨의 대적이 된다.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주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픈 증상을 꾸며내거나 일부러 만드는 것이다. 1951년 미국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애셔 박사가 정의했다. 허풍으 로 유명했던 18세기 독일 귀족 칼 프리드리히 히에로니 무스 폰 뮌하우젠 남작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개인의 표현 창 구가 늘어난 디지털시대에, 이러한 뮌하우젠 증후군은 보 다 심각해졌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소장은 “뮌하우젠 증후군은 인 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때에 나타나는 자기애적 성격장 애”라며 “과거에는 목표가 주위 몇 사람에 불과했는데 인 터넷 때문에 효과가 증폭됐다”고 했다. “디지털이 만든 정 신 증상 중 하나”라는 것이다. 비슷한 사건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했다. 싱글맘 레이시 스피어스(27)는 2009년부터 병약한 아들의 간


병기를 블로그에 연재해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 고 지난해에 아이가 숨지자 네티즌은 위로를 보냈다. 그 랬던 스피어스가 지난 2일 미국 웨체스터카운티 법원에 서 ‘살인’ 유죄 평결을 받았다. 부검 결과 스피어스가 치사 량의 나트륨을 아들의 위장에 주입해 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피어스가 뮌하우젠 증후군이라 고 판단하였다. 유범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서구사회가 70 년대 이후 정서적 결핍을 물질적 풍요로 메우며 급격한 자기애적 경향을 갖게 됐는데, 2000년대부터 국내에서 도 이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병리현상의 디지털 표출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의 진단을 받은 건 아니지만 비슷한 양태를 보 이는 행동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김모(20)씨도 “관심을 받고 싶었 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6 일 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글과 함께 단원고 교복 차림으로 어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김씨는 이 사 진을 찍기 위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단원고 교복을 10 만원에 구입하기까지 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인정 욕구에 의한 범죄 가 젊은 층, 소년범에게 많다”며 “대구 지하철 참사 직후 에도 모방 방화를 저지르고 친구에게 자랑한 소년범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겨 처벌이 나 전과를 두려워해야 하는데, 그보다 당장 인터넷의 영 웅 대접이 크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했다. 김현철 공감과성장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존재감이 극도로 약한 이들이 악명Notorious과 유명 Famous을 가리지 않고 관심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했 다. 그는 “이슬람국가(IS) 같은 단체에 동참하는 이들에게 종교적・정치적 이념은 핑계”라며 “자신의 일탈행동에 가 장 큰 반응을 보이는 곳을 고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군은 관심을 잘 얻지 못하자 여러 사이트로 옮겨 활동 해 왔다. 김 원장은 “이들은 비난도 ‘보상’으로 여긴다”며 “일탈행동을 부추기는 특정 사이트 등에 사회와 언론이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는 것이 답일 수 있다”고 했다. ‘관심병’ 치유의 출발점이 가정이라는 데에 전문가 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이나미 소장은 “정상적 방법으로 관심 받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자녀가 사고 칠 때만 주목하지 않는지 부모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범희 원장은 “병든 가정이 병든 개인, 병든 사회로 이어 지므로 국가 차원에서 가족 상담 지원 등의 정책을 펼쳐 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세상에는 관심병의 정도와 방식에 따른 용 어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관종’은 관심병 종자, 즉 관 심병에 걸린 사람을 비하하는 은어다. 허세를 부리거나 SNS에 셀카를 과도하게 올리는 이까지 타인의 반응을 이 끌어내는 데 집착하는 모든 사례를 통칭한다. ‘어그로’는 비난을 받는 방법을 써서라도 관심을 얻으려는 방식을 말한다. 공격적이라는 의미의 영어 Aggressive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특정 계층 이나 인물에게 심한 모욕이나 공격을 가한다. 거센 반발 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한・일 관계나 정 치 등이 단골 소재이며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의 팬 게시 판에 일부러 그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사 람들을 어그로꾼이라고 부른다. 반대 사례인 ‘나빼X’(‘나 빼고 다 X놈’)도 있다. 주로 결혼이나 데이트 비용 등 젊은 층의 관심이 높은 주제에 대해 ‘가난한 남자친구와 사랑 하나로 결혼한다’거나 ‘데 이트 비용을 항상 내가 낸다’는 등 상대 성별이 좋아할 만 한 글을 올리는 것이다. ‘개념 있다’고 칭송받기도 하지만 혼자 칭찬받으려고 글 내용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이런 경우 ‘자작나무 타는 냄새’ 나 ‘주작이여 날아오르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관심 받으려는 자기애적 성격 장애, 황산 테러 범죄까지> 심서현 기자, 중앙일보 goo.gl/RqvQnp




# 10

스톡홀름 증후군*

120

Stockholm Syndrome


121

*최초로 주목한 사건은 1973년 스톡홀름에서 Kreditbanken 은행에 침입한 4명의 무장강도들이 은행 직원들을 인질로 삼아 6일동안 경찰들과 대치한 상황에서 처음 벌어졌다.

요청해도 그들은 오히려 경찰을 적대시하며 증언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들과 동화되게 하여 그들을 쉽게 사로잡았는데, 경찰이 인질들을 보호하고 증언을

범죄자들이 인질들에게 공포감을 주면서도 가끔씩 친절과 호의를 베풂으로서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공감하거나 연민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현상


_18살 생일, 아빠가 죽고 삼촌이 찾아왔다.



_나쁜 일은 가끔 해 줘야 해.


_아니면 더 큰 나쁜 일을 할 수도 있어.


_나는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_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 10

Stocker, 2013

스톡홀름 증후군

스토커

18살 생일,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를 잃은 인디아의 앞에 존재도 몰랐던 삼촌이 찾아온다.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은 다정한 찰리에게 호감을 느끼는 데에 반해 인디아는 찰리를 경계한다.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찰리의 등장으로 스토커가에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인디아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찰리와의 관계에서 인디아는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128

스릴러 | 박찬욱


사냥감 인디아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에 존재를 몰랐던 삼촌이 나타났다. 찰리 스토커는 조각처럼 매끈한 남자로

원초적 본능 거미는 그녀의 성뿐만이 아니라 모든 원초적 본능을 일깨우고 극대화시키는 존재, 찰리로 봐도 무방하다. 찰리가 나타난 이후

컨버터블 카를 몰고 다니며 멋진 미소를

인디아는 그가 만든 음식을 핥듯이 열심히

날린다. 엄마가 젊고 매력적인 삼촌에게

먹어치우고(식욕의 발현), 남자와 성적

끌리는 게 인디아는 달갑지 않다. 찰리가

접촉을 할 수 있게 되며 자위를 하고(성욕의

나타난 뒤로 평온하던 일상에 긴장감이

발현), 마침내 다른 사람을 주도면밀하게,

서리고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초연하게 죽일 수 있게(살욕의 발현) 되었기

때문이다. 인디아가 느끼는 긴장감은 구석에

때문이다.

몰린 사냥감의 그것과 같다. 욕조에서 흐느끼다시피 행위에 몰두하는

찰리와 연탄곡을 치면서 인디아가 느낀 성욕은 그저 영화에 스릴을 부여하기 위한

인디아는 죄책감인지 흥분인지 모를 격한

근친상간적 긴장감일까? 그 씬은 로맨스를

감정으로 뒤범벅된 모습이다. 손댈 수 없는

가장한 스릴러다. 동류와 동류끼리의 만남,

도자기 인형 같던 그녀가 오르가즘을 느낀 건

먹고 먹히는 존재, 사냥꾼과 사냥감이 느끼는

첫 살인 이후였다.

흥분과 긴장감. 가장 본능에 가깝기에

18세라는 인디아의 나이에서 유추할 수

에로틱하게 느껴지는 씬이다.

있는 건, 그녀가 소녀 → 숙녀의 과도기를

스톡홀름 증후군 찰리는 그런 인디아에게 이블린과는 다른 점을 느끼고, 보다 더 관심을 둔다. 찰리는 인디아가 가지고 있던 본능을

<스토커>는 <장화, 홍련>, <올드 보이>의 감독인 박찬욱이 할리우드

느끼기 시작한다. 인디아가 찰리의 본능을 눈치 챘음에도, 피하지 않았던 것은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시작된 호기심. 그리고 찰리를 살인하면서 느낀 살욕의 쾌락과 자아의 또 다른 맥락의 실현을 미리 건너 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또, 자신도 모르게 그와 동화되어 가고 있던 것은 아닐까.

펼쳐나갔다.

본인과 비슷해져가는 인디아에게 성애를

그는 시스템의 차이에서 오는 혼란 안에 갇히지 않고 꼿꼿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일깨워주는 방아쇠 같은 역할. 찰리도 점점 스튜디오에서 찍은 첫 번째 영화이다. 할리우드 안에서도 박찬욱 월드는 견고했다.

강하게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129

겪고 있다는 것과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스톡홀름 증후군 “대변 묻은 휴지 먹이고 물속에 거꾸로”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칠곡 계 모 아동학대 살인사건에 대한 진실이 상세하게 소개되었 다. 칠곡 계모사건은 지난해 8월 계모와 친부 학대로 9살 소녀가 숨진 사건이다. 당시 의붓어머니는 가해자를 숨진 어린이의 친언니로 지목해 누명을 씌웠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어린 두 자매가 454일간 계 모와 함께 하면서 겪어왔던 참혹한 일들을 파헤쳤다. 숨 진 동생의 피의자로 지목됐던 했던 언니 소리(가명)는 제 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인 일들을 털어놓았다. 소리는 "집에서 소변을 누면 더 안 좋은 일이 생긴다. 학교에서 모든 볼일을 다 보고 최대한 비우고 와야 한다" 며 "화장실을 가게 되면 소변이 묻은 휴지랑 대변 묻은 휴 지를 먹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욕조에 물을 받아서 내 머리를 넣었다. 기절해서 정신이 어디 갔다가 깨어나고 몇 분 동안 그랬다. 동생은 거꾸로 세워서 잠수시켰다. 그땐 무조건 잘못 했다고 용서를 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 동안 굶었던 적도 있다. 그러면 뒤에 열중쉬어를 하고 청양고추 10개 를 먹어야 했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목도 조르고 졸리면 실핏줄이 터졌다. 계단에 발을 대고 엎드려뻗쳐 한 상태 에서 날 밀었다"고 털어놓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학대를 받았음에도 소리는 계모의 편을 들었다는 것. 소리는 계모와 친부가 재판정 에서 판결을 받기 직전까지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며 계모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까지 썼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스톡홀롬 증후군'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피해자가 가해 자의 편에 서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테면 범인이 나 를 죽일 줄 알았는데 당장 죽이지 않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때 범인에게 동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 범죄심리학 교수는 소리의 탄원서에 대해 "이건 계획된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아 이가 구사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쓰여져 있다. 어린아이가 의미를 알기 힘든 ‘불구속’, ‘유치장’ 등의 단어가 있다"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칠곡 계모 사건편을 본 시청자들 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아 이들의 고통을 생각조차 하기 끔찍하다"라고 말하며 분 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칠곡 계모 사건'의 계 모 임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한 임씨의 학대 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친부 김모 씨에게는 4년의 징역 을 선고하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칠곡 계모 사건, 누명쓰고도 계모 두둔 ‘스톡홀름 증후군’> 디지털뉴스팀, 동아일보 goo.gl/dfJYJt



Syndrome

ㄱ Isolated Effect 고립 증후군

ㅁ Methuselah Syndrome 무드셀라 증후군

014 Empty Nest Syndrome

ㅋ Cotard’s Syndrome 코타르 증후군

100

088

Munchausen Syndrome

공소 증후군

뮌하우젠 증후군

026

112

Workaholic

과잉 적응 증후군

038

ㅍ PeterPan Syndrome 피터팬 증후군

100

ㅂ White Knight Syndrome 백기사 증후군

Fregolo Delusion

프레골리 증후군

028

ㄷ Diogenes Syndrome 디오게네스 증후군

112

Boiled Frog Syndrome

비전 상실 증후군

014 ㄹ Lost Babyrose Syndrome 로스트 베이로제 증후군 050 Reset Syndrome 리셋 증후군 062 Wrist Cut Syndrome 리스트 컷 증후군 074 Reply Syndrome 리플리 증후군 088

040

ㅎ Hikicomori Syndrome 히키코모리 증후군

128

ㅅ Salieri Syndrome 살리에리 증후군

052 SuperWoman Syndrome

슈퍼우먼 증후군

064 Smile Mask Syndrome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080 Stockholm Syndrome

스톡홀름 증후군

128

Movie

ㄱ 2013 거짓말

ㅂ 2010 블랙 스완

ㅌ 2005 토니 타키타니

096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

046 블루 제이

108 ㄴ 2014 나를 찾아 줘

022

프랭크

120

2013

132 2007

086

096

058

034 ㅈ 1999 존 말코비치 되기

132

070

070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ㅇ 1997 올가미

ㅁ 2016 미씽: 사라진 여자

ㅎ 2012 화차

132 시네도키, 뉴욕

ㄹ 2000 레퀴엠 포 어 드림

058

2006

108 스토커 1995

2014

022 수면의 과학

동경의 주먹

ㅍ 2013 페르소나

082

ㅅ 1980 샤이닝

ㄷ 2008 도쿄!

046

2016

120

2006

034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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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unnews.co.kr/news/ articleView.html?idxno=51873

https://news.joins.com/article/22232531

133

Intro & Closing


홀로 남겨졌을 때 밀려오는 적막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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