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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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18호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10일 호주 코로나 사망자 788명.. 8백명 근접 빅토리아주 701명(89%) 중 540여명 요양원 노인들 10일 빅토리아 신규 확진 51명 지난 2주동안 하루 평균 73명씩 늘어 10일 호주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59명(빅토리아 51명, NSW 7명) 증가 했다. 사망자는 빅토리아주에서만 7명 이 숨져 788명으로 8백명에 근접하고 있다. 빅토리아 사망자가 701명으로 거 의 대부분인 89%를 차지하고 있다.

빅토리아주의 신규 확진은 지난 14일 동안 하루 평균 73명씩 증가했다. 록다 운이 완화되려면 이 수치가 30-50명선 으로 줄어야 한다. 미완치 환자는 1,483명(-139명)인데 94%인 1,393명(-130명)이 멜번 시민들

NSW 9일 7명 증가, 6명 중환자실에

콩코드-리버풀병원 관련 12명 감염 701명의 사망자 중 약 540명이 요 양원 거주 노인들인데 이중 약 230명 (40%)이 빅토리아주의 11개 요양원에 집중됐다.

이고 72명(-10명)은 지방 주민들이다. 미완치 환자 중 거의 절반(51%)인 753명(-66명)이 요양원 노인들과 직원 들이고 251명(17%)이 의료보건업 종

코로나 사망자 최다 빅토리아주 요양원

사자들이며 16명이 장애인시설 거주 자들이다. NSW는 9일(수) 오후 8시를 기준으 로 7명의 신규 확진이 증가했다. 7명 중 2명 해외방문자들(호텔 격리 중)이고 5 명 중 1명은 그레이스테인즈(Greys-

“중국, 계속된 호주 압박 중단해야” 영국 미국 호주 3개국 의원 190여명 ‘중국 관련 국제의원연대’ 명의 ‘비난 성명’ 발표 이번 주 2명의 주중 호주 특파원 들(ABC 방송의 빌 버틀스 기자와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 뷰)지의 마이클 스미스 기자)이 도 피하듯 출국해 호주로 귀국(8일)하 면서 호주는 1973년 양국 수교 이 후 처음으로 중국특파원 없는 시대 를 맞게 됐다. 연초 미국계 저널리 스트 10명이 강제 추방을 당했고 이 어 6개월만에 호주 특파원 2명이 중 국을 떠나면서 중국 관련 뉴스는 이 제 소수의 외신에 의존해야 하는 상 황이 됐다. 지난 2일 중국 공안당국 기관원 들이 두 호주 특파원들의 집(베이징 아파트)을 방문해 “국가안보 사안 에 관여돼 출국이 금지됐다”고 통 보했다. 신변에 불안감을 느낀 두 호주 기 자들은 다음날부터 5일동안 베이징 의 주호주 대사관에 피신 형태로 머 물면서 상황을 파악했다. 그래함 플 레쳐(Graham Fletcher) 주중 호 주 대사가 협상을 통해 심문 후 출 국 가능하도록 했고 두 호주 특파원 들은 샹하이를 경유해 중국을 벗어 났다. ‘사실상 추방(effective expulsion)’당한 셈이다. 두 기자가 귀국한 날 중국 관영 매 체들은 “호주 정부가 호주에 체류 한 중국인 학자들(2명)의 비자를 취 소했고 기자들(4명)을 조사하는 등 부당하게 탄압했다”고 강력한 어조 로 호주를 비난했다. 이같은 사태 악화와 관련, 영국, 미국, 호주 의원 194명이 ‘중국 관 련 국제의원연대(International

투데이 한호일보

7일 샹하이를 경유해 8일 시드니에 도착한 빌 버틀스 ABC 중국특파원(오른쪽)과 마이클 스미스 AFR지 중국 특파원

“무역 보복, 기자 강제 추방은 강압 행위 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를 구성해 “중국의 대호주 압박 을 규탄하며 이 그룹은 호주 국민들 편에 선다”고 연대를 표시했다. 호 주 정치권에서는 앤드류 헤이스티 의원(자유당)과 킴벌리 키칭 상원의 원(노동당)이 여야 대표로 이 그룹 에 참여하고 있다. 의원들은 “최근 중국의 호주 농산 물에 대한 무역 보복은 경제적 압박 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이어 호주 저널리스트 2명을 강제 귀국시킨 결정은 중국에 도전하는

나라를 못살게 굴 것(bullying)이 란 의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 했다. 이들은 이어 “민주주의 국가 들은 강압적 외교를 분명하게 수용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호혜주의(reciprocity)와 상호 존 중(mutual respect)에 입각한 국 제사회 질서에 이런 강압 행위는 설 곳이 없다. 국제 외교의 가치관과 기준을 다시 쓰려는 중국의 시도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들이 저항할 수 있도록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고용] 해설: 로이모건 실업 통계

2면

[코로나] NSW 2차 감염 억제 성공 배경은?

4면

[외교] 주중 호주특파원 2명 ‘강제 추방’

6면

[커뮤니티] 한국 외교부 재외국민 영사민원 온라인으로 7면 [부동산] 홈론 재융자 급증

9면

[경제] 웨스턴시드니국제공항 내년 후반 착공

10면

[여행기] 이강진의 시골엽서

22면

tanes) 소재 세인트 폴 가톨릭 칼리지 (St Pauls Catholic College) 학생이 다. 2명은 콩코드와 리버풀 병원 관련(직 원 1명, 접촉자 1명)이고. 두 병원 관련 감염자는 14명으로 늘었다.

호주 확진자 현황(7월 10일~ 9월 10일)

나머지 2명은 시드니 동부 웨이벌 리(Waverley) 소재 이스턴 서버즈 리 전 클럽(Eastern Suburbs Legion Club) 방문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9월 1일, 4일, 5-7일 이 클럽을 방문했다.

NSW의 확진자 3,953명 중 86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6명이 중환자실(4명 인공호흡기 의존)에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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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 고 용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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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모건 고용통계

호주 노동력의 22.8%인 327만명 실업 또는 불완전고용 상태.. 코로나 충격 심각 로이모건 고용통계에 따른 8월 실업 률(Roy Morgan Unemployment) 이 13.8%인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호주 전체 노동력인 1,435만6 천명 중 13.8%인 198만여명이 실업자 라는 의미다. 7월보다 19만4천명 증가 한 이유는 일자리가 감소한 반면 구직 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9일 통계국(ABS)에 따르면 3월과 6 월분기 사이 93만2천명분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ABS의 8월 실업률은 아직 발표되 지 않았다. 7월 통계는 7.5%로 집계돼 로이 모건과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ABS는 노동 인구 중 4주동안 일자 리를 찾는 경우 실업자로 구분하며 실 업률 통계에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한 다. 주 1시간 이상 돈이나 물건 등 보 수를 받고 일을 하면 취업자로 분류한 다. 반면 매월 4천명을 인터뷰하면서 고용 통계를 집계하는 로이 모건은 기 간과 무관하게 일자리를 찾고 있으면 실업자로 구분하며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계국보 다 실질적인 월별 실업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비교된다.

employment)를 더하면 327만명으 로 전체 노동력의 22.8%에 해당한다. ABS는 이 통계를 18,7%로 추산, 로 이모건과 약 4%의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호주 고용시 장이 전후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음이 두 통계로 분명해졌다. 전국적인 록다운이 시행되기 이전 인 3월초와 비교하면 추가적으로 110 만명이 실직을 했거나 근무 시간 단축 등으로 불완전고용상태(+7.2% 포인 트)에 놓였다 실업자는 주경계 봉쇄를 강화한 퀸 즐랜드, 서호주, 타즈마니아주에서 상 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 3개 주의 실

8월 실업률 13.8%.. 198만명 실업자 파트타임 근로자 129만명 ‘풀타임 구직’ 희망 ABS “3-6월분기 사이 93만여명분 일자리 감축”

◀ 구직난으로 실직자가 급증하면서 센터링크 앞에 긴 줄이 세워졌다

2019년 1월∼2020년 8월 ABS 실업률과 로이모건 실업률 비교

2019년 1월 ∼ 2020년 8월 세분화된 로이모건 실업률 분석

로이 모건 고용통계에 따르면 8월 고용인구는 1,237만6천명으로 7월보 다 8만9천명 줄었다. 풀타임 근로자 가 801만3천명으로 13만8천명 증가 했다. 반면 파트타임 근로자는 422만 5천명으로 22만7천명 감소했다. 실질적인 실업자 198만명 외 129만 명이 불완전고용 상태(under-employed: 풀타임을 찾고 있는 파트타 임 근로자)에 있다.이 수치는 전체 노 동력 1,435만6천명의 9%에 해당한 다. 이 수치는 전달보다 20만6천명 줄 었다. 따라서 8월 실업자와 불완전 고 용 상태(Unemployment + Under-

2000∼2020년 ABS 실업률과 로이모건실업률 비교

업률이 16%로 3% 악화됐다. 3개 주 에서 8월 일자리가 7월보다 줄어든 반 면 구직 대열 참여가 늘었기 때문이 다. 빅토리아주와의 경계만 봉쇄한 NSW의 실업률은 12%로 7월과 비슷 한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양호했다. 록다운 없이 지난 두달동안 지역사회 의 코로나 감염 억제에 성공(낮은 발 병률 유지)한 NSW의 감염 방지 대 책은 호주에서 전국적으로 성공 모델 이 됐다. 바이러스 억제 성공과 더불 어 고용시장에서 가장 양호한 편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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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로 나 -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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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차 감염’ NSW 방역 성공 원인은? 대대적인 보건 인프라 투자와 추적 검사 효과

7일 기자회견을 가진 스콧 모리슨 총리(오른쪽)와 그렉 헌트 보건장관(가운데), 브렌든 머피 신임 보건 차관보

분권화된 NSW 보건지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코로나 감염에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정부, 공중보건분야 10년 100억불 지원 300여명 추적팀 가동.. 커뮤니티 확산 차단 “빅토리아 실패 사례 감안, 안심 단계 아냐 NSW가 2차 감염 사태를 맞아 방역 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공중보건시 스템에 대한 주정부의 꾸준한 투자와 효과적인 방역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 이 나온다. 7일(월) 스콧 모리슨 총리는 “NSW 의 ‘검사와 추적’ (test-and-trace)

전략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황금 률 (gold standard)”이라고 호평했 다. 연방 정부가 NSW의 방역 모델을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인정한 것. 현재까지 NSW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 사례는 8일 기준 3,953건으로 인 구 10만명 당 1.3명의 비율이다. 또한

NSW에서는 여전히 해외 유입 사례 (2,093건)가 53%로 국내 감염 사례보 다 많다. NSW는 지난 7일동안 52명의 신규 감염으로 하루 평균 약 7명으로 대체로 한 자리수를 유지하면서 지역사회 감 염 급증을 효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연방 최고의료자문관(Chief Medical Officer)을 역임한 브렌든 머피 (Brendan Murphy) 신임 보건 차관 보는 “NSW가 보건 위기 상황에 잘 준비되어 있었다. 오랫동안 공중 보 건 분야에 선진적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분권화된 보건행정구역 (local health district)마다 공중보 건부서(public health unit)가 가동 돼 대규모 전염병 대응팀을 보유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NSW대학 산하 커비연구소(Kirby Institute)의 감염학자 레이나 맥킨 타이어 박사도 “지난 20년 동안 NSW 가 보건 시스템에 꾸준히 투자해 온 결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 공중보건시스템이 구축됐고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기간 빅토리아주에서는 중앙집권 형태의 보건 시스템이 붕괴 된 것과 크게 비교된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팬데믹과 같은

도전이 직면하면 차이가 확연하게 드 러난다”고 설명했다. NSW 주정부는 2012년 이후 간호 인력(nursing and midwifery)을 18%, 의사를 35% 증가했고 2011년 부터 보건 인프라 개선을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주정부의 전염병 대응 전략도 주효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케리 챈트(Kerry Chant) NSW 최 고의료자문관은 “전염병 추적팀 덕분 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지역 확산을 막았다”고 말했다. 현재 NSW에는 300명이 넘는 인력 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추적 작업을 하고 있다. 감염학자인 캐서린 베넷(디킨대학) 교수도 NSW 보건 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사례 관리 연구’를 좋은 방역 전 략으로 꼽았다. 사례 관리 연구는 동일한 조건에서 왜 어떤 사람은 감염되고 다른 사람

은 감염되지 않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상황별로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베넷 교수는 “이들은 단순히 추적 조사하 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연구한다.”고 소개했다. NSW 보건부 대변인은 그동안 지 역 감염 감시를 위해 많은 투자가 이 루어져 왔으며 앞으로도 유관 분야 인 원 확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NSW 보건 당 국이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맥킨타이어 교수 는 “지난 몇 달 동안 NSW 보건 당국 이 감염자 추적을 해 올 수 있었던 것 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비교적 적었 기(20명 미만) 때문이다. 확진자 수가 세자리수 이상으로 급증하면 시스템 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숫자가 급격히 늘면 수동으 로 확진자를 추적하는 방식을 계속 사 용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런 상황에 서 NSW 당국이 빅토리아 주정부보 다 더 나은 대응을 할 것이라는 보장 은 없다”고 말했다. 맥킨타이어 박사는 호주가 구식 (old-fashioned) 수동 모델을 탈피하 기 위해 디지털 추적 시스템에 투자해 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넷 교수도 빅토리아주에서 발생 한 사태(2차 감염 폭증)가 언제라도 NSW에서 발생할 수 있었다며 “다만 NSW는 먼저 주의를 기울였고 그에 따라 조치를 앞서 취해 감염 확산을 막았다”라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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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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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비자취소 ↔ 기자 추방 맞대응? 호주-중국 관계 ‘악화일로’ 이번엔 언론계로 불똥 튀어

중국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빌 버틀스 ABC 중국특파원

ABC 방송의 빌 버틀스(Bill Birtles) 중국특파원과 마이클 스미스(Michael Smith)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 셜리뷰)지 중국특파원이 지난 7일(월) 샹하이에서 도망치듯 호주로 출국해 8 일 오전 시드니에 도착했다. 중국 경찰 과 공안 당국 관계자들이 3일 늦은 밤 두 기자들의 베이징 자택(아파트)을 방 문해 “국가안보 관련 사안에 개입돼 출 국이 금지됐다”고 통보했다. 두 기자들 은 호주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대 사관의 개입으로 호텔에서 공안 당국 의 심문을 받은 다음날 황급히 중국을 벗어나야 했다. 이들은 대사관에서 5일 동안 신변을 보호받은 뒤 일종의 도피 성 출국을 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 실상 강제 추방을 당한 셈이다. 이로써 호주 언론계는 1973년 이후 처음으로 주중 특파원이 없는 상태가 됐다.

ABC 방송은 8일 주호주 중국 대사 관에 호주 저널리스트 2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심문에 대해 질문했다. 중국 대 사관은 답변이 없었고 대신 여러 중국 관영 매체들이 8일 밤 “호주에 체류하 던 중국인 기자 4명이 호주 정부의 공 격 목포가 됐고 중국인 학자 2명은 전 례없는 해외 정보 수사와 관련해 비자 가 취소됐다. 호주 정부는 이른바 ‘표현 의 자유(freedom of the press)’를 지 지한다면서 한편으로 중국인 기자들의 합법적 권리를 심각하게 제약해 ‘위선 (hypocrisy)’을 드러냈다”고 보도하며 호주 정부를 성토했다.

국과 연관된 ‘일종의 보복 조치’로 해 석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억류돼 조사 를 받고 있는 중국 출생 호주 시민권자 인 쳉레이(Cheng Lei) 방송인도 이 보 복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 부는 이번 주 쳉레이가 국가안보를 위 태롭게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호주에 있는 중국인 학자 2 명과 저널리스트 2명은 비밀리에 가택 수색을 당했다. ABC 방송은 9일 AFP (호주연방경찰)와 ASIO의 조사를 받 는 중국인 4명의 신상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호주인 중국특파원 2명 ‘사실상 강제 추방’ 당해 ASIO의 중국인 기자 4명 조사, 학자 2명 비자취소 보복인 듯 73년 이후 첫 주중 호주 특파원 없는 상태 이번 주 이같은 보도가 나온 배경을 감안하면 중국 기자와 학자들에 대한 ASIO(호주안보정보국)의 수사와 비 자 취소가 주중 호주특파원 2명의 출

* 중국신문사(China News Service) 호주 지국장 타오 쉐란(Tao Shelan). 중국신문사는 신화통신(Xinhua News Agency)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국영 뉴스 대행사다. * 중국국제방송(China Radio International) 시드니 지국장 리 다용(Li Dayong). 중국국제방송은 중국의 유 일한 국영대외방송이다. * 유명 중국인 학자 겸 미디어 해설가 인 첸 홍 교수(Professor Chen Hong) * 호주학 학자인 리 지안준(Li Jianjun)

를 근거로 비자 취소 통보 이메일을 받 고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FD(Fair Dinkum) 그룹으로 불린 이 대화방은 신문 기사, 개인 사 진, 낚시, 여행, 농담 등을 공유한 것 으로 아무런 해가 없다(innocuous)며 정치적 영향력의 목적을 가졌다는 주 장은 터무니없다(preposterous). 모 슬만 의원과 존 장과의 관계도 완전 공 명정대(entirely aboveboard)하다. 모든 대화가 공개 됐고 의심스러운 점 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첸 교수는 1994년 봅 호크 총리의 중 국 방문 당시 통역을 했고 봅 카 전 호 주 외교장관과 지인 관계이다. 첸 교 수와 리 지안준은 중국내 호주학 소프 트파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호주 외 교통상부(DFAT)와 민간 기업들의 지 원을 받으며 중국에서 커리어를 쌓았 다. 두 사람은 상하이의 동중국 보통대 학(East China Normal University) 과 베이징외국어대학(Beijing Foreign Studies University)에서 호주 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웨스턴 시 드니대에서 박사학위를 한 리는 자원 그룹 BHP 빌리턴의 호주중국장학금 (Australia China Scholarship) 6만 달러를 지원 받았다. 그의 학생비자는 최근 취소됐다. 변호사인 모슬만 의원은 지난달 ABC 방송의 세븐서티(7.30)와 대담 에서 그가 중국 공산당이 배후에 있는 해외영향력 공작의 타겟이 됐다는 의 혹을 부인했다.

ASIO의 조사를 받는 중국인 학자들과 기자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 지안준, 첸 홍 교수, 타오 쉐란, 이 다용

AFP-ASIO의 해외간섭 대응팀 (Foreign Interference Task Force) 은 샤케 모슬만(Shaoquett Moselmane) NSW 상원의원(노동당)의 존 장(John Zhang) 전 보좌관이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위챗(WeChat) 에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모슬만 의원 에게 중국 정부의 이익을 대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 이다. 6월 26일 모슬만 의원과 존 장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 수색을 하 면서 이 수사가 언론에 알려졌다.

6월 26일 샤케 모슬만 NSW 상원의원의 집과 사무 실이 압수 수색을 받았다

대화방 멤버인 첸 교수와 리 지안준 은 최근 호주 비자가 취소됐다는 호주 내무부의 편지를 받았다. 비자 취소 이유는 국가안보 위험 혐의(alleged risks to national security)에 대한 ASIO의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4일 ASIO는 당신이 ASIO법(Australian Security Intelligence Organisations Act) 1979의 4항 범위 안에서 안보에 직간접 위험 이 됐다는 평가를 했다”는 내용이 내 무부 편지에 적시됐다. 첸 교수는 호주-중국 관계의 논평가 로서 호주 미디어도 종종 등장했고 중 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즈(the Global Times)에도 기고를 했다. ABC의 인 터뷰 요청을 사양한 그는 “국가 안보

“위챗 대화방을 통해 내가 코멘트 나 의회 업무와 관련해 멤버들과 논의 를 하고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 해 그는 “대화방을 통해 때때로 신문 기사, 코멘트를 공유했고 농담도 전하 는 등 사람들이 보통 하는 일(This is a common human thing)”이라고 반 박했다. 존 장 전 보좌관도 AFP의 혐의를 강 력 부인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가 제출한 상고 서류에 따르면 AFP는 장 과 다른 중국인들이 중국 공산당의 협 조를 받으며 또는 대리한다는 것을 모 슬만 의원에게 숨겼거나 공개하지 않 았다는 혐의를 포함했다. 8월 대법원 상고 이유서에서 그는 호주의 새로운 해외간섭법은 정치적인 표현의 자유 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unconstitutional)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가 중국과 커넥션을 의심 받는 NSW 정치인과 그의 전 보좌관 (존 장), 중국인 기자와 학자들 4명에 대한 조사를 하자 중국은 호주인 특파 원 2명을 자진 출국 형태로 추방했다. 8일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은 연말까 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호주인들의 해 외 출국이 전면 금지된 상태임에도 호 주인들에게 “중국을 방문하지 말라. 중국의 국가보안법으로 외국인들이 임의 억류되거나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 발언 직후 중국 관영 매체들 은 “호주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말하 면서 중국인 기자들과 학자들을 부당 하게 조사하는 등 위선적인 행위를 하 고 있다”고 비난했다. 악화일로의 호주-중국 관계는 중국 의 계속된 무역 보복에 이어 호주인 저널리스트 추방으로 언론계로도 확 대됐다. 이제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인 상태가 됐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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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 뮤니 니티 티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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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니스미스축제 올핸 비대면 방식으로 10월 중 주요 행사 분산, 온라인 진행 라이드시의 그라니 스미스 축제 (Granny Smith Festival)는 시드니 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사회 이벤트 중 하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의 모든 야외 축제가 취소되고 있지만 올해는 다르 게 비대면으로 열릴 계획이다. 예년까지 10월 둘째 토요일 하루에 모든 행사가 열렸지만 올해는 여러 행 사가 10월에 걸쳐 분산 개최된다.

3-4일 맥쿼리대 ‘드라이브-인 시네마’ 24일 브러쉬팜하우스 정원 ‘라이브 심포니 연주’ 등

한국 외교부 재외국민 영사민원 온라인 대체

9월 3일부터 ‘재외공관 방문 예약제’ 시행 “코로나 사태 이해 불구 노인층 불편 우려” 한국 외교부가 9월3일부터 ‘재외공 관 방문예약제’를 운영한다고 발표했 다. 민원인이 재외공관(대사관/영사관 등)을 이용하기 앞서 영사민원24 사이 트(http://consul.mofa.go.kr)에서 방문을 사전예약하는 제도다. 민원인은 이 사이트에서 방문할 재외 공관, 방문 일시, 민원업무 종류 등을 선택해야 하고 방문 시에 신분증, 온라 인 예약 접수증, 민원업무 구비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외교부는 “재외공관 방문예약 서비 스를 통해 재외공관 민원실 혼잡도를 낮추어 재외국민의 안전 확보 및 코로

나 바이러스 감염병을 예방하고 신속 하고 편리한 민원업무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 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 조치와 관련, 온라인 이용 에 익숙하지 않은 동포 노인층은 불편 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정 연령층(예를 들어 65세 이상 등)은 예외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호일보의 문의에 대해 홍상우 주시드니 총영사는 8일 “동포 노년층 등에서 불편하시지 않을까라 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민원실 직원들과 회의해서 상의해 보 겠다. 시드니의 경우, 오히려 민원인들 의 불편과 업무 효율성을 해칠 수 있어 최대한 민원인 입장과 편의에 맞춰 정 리해 보겠다”라고 답변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주요 행사는 다음과 같다: * 드라이브-인 시네마 (Drive-in Cinema): 맥 쿼리대학이 10월 3-4일(토, 일) 연휴에 이틀동안 드라 이브-인 시네마를 주최한 다. (온라인 부킹 필수)

* 에마 위글 라이브 온라인(Emma Wiggle Live Online): 10월 17일 (토) 그라니스미스축제 페이스북을 통해 에마 위글 라이브 온라인 쇼가 진행된다. * 빅 애플 재능경진대회(Big Apple Talent Quest): 개인과 단체 출연 가 능. 상금 2천 달러. 온라인 비디오를 제출해 경진대회를 펼친다. * 공원에서 오케스트라 연주(Orchestra in the Park): 라이드 헌 터스힐 심포니 오케스트라(Ryde Hunters Hill Symphony Orchestra)가 10월 24일(토) 브러쉬팜 하우 스(Brush Farm House) 정원에서 특별 라이브 연주를 한다. * 그라니 마켓(Granny’s Marketplace): 온라인 마켓 진행

* 버튜얼 스카벤져 헌트(Virtual Scavenger Hunt): 맥쿼리 커뮤니 티칼리지 후원. 상금 $2500 * 그라니 버튜얼 키친(Granny’s Virtual Kitchen):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줌 요리 클라스 * 플라자 아트 인 포 파트(Plaza Art in Four Parts): 4주, 아티스트 4명, 관람자 4명. 10월 8일부터 이스트우 드 플라자 전시. 제롬 락살 시장은 “많은 다른 이벤트 들이 취소됐지만 라이드시는 지역사 회 안전을 유지하면서 다른 방식(비대 면)으로 그라니 스미스 축제를 진행하 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많은 관 객들이 즐기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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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1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Money&Property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

4-6월 홈론 재융자 급증 1228억불.. 전년 동기대비 29% 껑충 ANZ, 일부 지역 대출 기준 강화 예정

8월 소비자심리지수 9.5% 반등

코로나 불황 여파 집값 하락 대비 호주금융감독원(Australian Prudential Regulatory Authority: APRA)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4-6월 석달동안 신규 모기지 대출 이 1,228억 달러로 1-3월 분기보다 12%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 면 28.9% 급증했는데 사상 최저 수 준의 이자율을 이용한 홈론 재융자 (home loan refinancing)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자가 주거용(owner-occupiers) 홈론 대출이 20%, 투자용 대출은

16% 상승했다. 이자율비교 회사 레 이트시티(RateCity)의 샐리 틴달 대 표는 “10월부터 코로나 사태로 인 한 융자상환 유예(loan repayment deferrals)가 종료되면서 상황 불능 홈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는 또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interest-only loans)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웨스트팩은행과 멜번연구소 (Melbourne Institute)의 월별 소 비자 심리지수(monthly consumer sentiment index)가 8월 9.5%

주택 현장 경매

반등했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3월 이전 6개월 평균보다 단지 1.6% 낮 은 수준이다. 이 설문조사는 빅토리

아주의 록다운 단계적 완화 발표(9월 6일) 이전 실시됐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

지난 회계연도 호주 집값 6.1% 올라 팬데믹 여파 컸던 4-6월은 2%↓ 나이트 프랭크 글로벌 상승 지수 호주 19위

나이트 프랭크 글로벌 집값 상승 지수 1~20위

2020년 4-6월 호주의 집값이 2% 하 락했지만 연평균으로는 6.1% 상승했 다. 56개국을 비교한 나이트 프랭크 글

로벌 집값 상승 지수(Knight Frank Global House Price Growth Index) 에 따르면 호주는 1-3월 10위에서 4-6

월 19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7.4%의 하락률을 기록했던 전년도의 56위보다 37단계 높았다. 25.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터 키가 1위를 차지했다. 2-5위는 룩셈부 르크(13.9%), 리투아니아(12.4%), 에 스토니아(11.5%), 폴란드(11.3%) 순 이었다. 톱10 중 터키를 제외한 동구와 북구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상위를 차 지했다. 아태 지역에서는 뉴질랜드가 9.1%(11위)로 가장 높았다. 나이트 프랭크의 쉐인 해리스 (Shayne Harris) 주택 담당 책임자는 “호주 주택시장은 팬데믹 기간 중 수요 가 지속됐지만 거래량이 줄었다. 매도

인들은 대체로 관망세(wait and see) 를 나타내고 있다. 시드니 시장은 매물 이 부족한 상태로 시티 인접 및 외곽과 중간 지역(inner and middle rings) 은 경매 낙찰률이 양호하다. 멜번 시장 은 지난 4개월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나 타낸데 이어 2차 록다운에 해외 이민자 와 유학생 유입 격감이 겹쳐 회복세가 더딜 전망이다. 브리즈번은 회복이 예 상보다 빨라 2012년 시장은 강세가 예 상된다”고 분석했다. 호주 주요 은행권 코로나 사태 여파 로 호주 집값이 10-15% 하락할 가능성 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ANZ 은행 홈론센터

LVR 85% 넘지 않도록 자기자산 15% 요구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 은행이 코로나 사태의 충격으로 인한 집값 폭락에 대비해 일부 지역에서 신규 홈론 대출에 최소 15%의 자기자산 여유분(equity buffer)을 요구하는 등 기준을 강 화할 예정이다. 쉐인 엘리엇(Shayne Elliott) ANZ 최고경영자는 5일 의회 경 제소위에서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 여파로 집값의 10-15% 하락 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함께 출 석한 코먼웰스은행의 매트 코민

(Matt Comyn) 최고경영자도 엘 리엇 ANZ 최고경영자의 전망에 동의했다. 이 전망 후 7일 마크 핸드(Mark Hand) ANZ 호주 소매 및 상업용 담당 사장은 일부 위험 지역은 대 출 기준을 강화(tighter lending criteria)할 계획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위험 지역에서는 집 값 대비 대출 비율(LVR: loanto-valuation ratio)이 85%를 넘 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이는 신규 홈론에서 집값보다 대출액이 큰 자기자산의 네거티브(negative equity)를 방지하기 위함이 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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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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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동 산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신규 주거 프로젝트 소개

53억불 규모 시드니 신공항 내년 말 착공

새로운 거주 지역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시드니 올림픽파크

2025년 완공, 2026년 개장 목표 웨스턴시드니국제공항 고속도로, 메트로 연결

시드니 올림픽 파크는 그동안 시 드니 중심부에 있는 위치적인 특성 을 살려 올림픽을 시작으로 그동안 대형 행사와 콘서트, 운동 경기 등 이 열리는 시드니의 대표 행사 도시 의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위치적인 장점을 살려 NSW 주정부와 올림픽 조직 위원 회 등이 새롭게 시작되는 메트로, 경전철 라인 등의 메인 교통망을 집 중 개발하고 대기업들의 입주, 신 규 초. 중고등학교 개교 등을 허가 하면서 점차적으로 상업과 교육이 어우러진 탁월한 주거 공간의 모습 으로 변화되고 있다.

위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지역으로서 시드니 올림픽 파크는 많은 이들에게 최고의 주거 공간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족들이 여유 있게 지낼수 있는 주거 공간을 위해 머백(Mirvac )은

신도시 시드니 올림픽 파크에 선보일 머백(Mirvac)의 특별한 테라스 홈 또한 머백(Mirvac) 등 주요 건설 사들이 시드니를 대표할 수 있는 신 도시 건설에 참여하면서 차별화된 계획 도시 시드니 올림픽파크 개발 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드니 CBD와 파라마타 지역에 여전히 많은 일자리가 집중되면서 주택 구입 희망자들에게 위치 선정 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시 드니 시티와 파라마타의 중간에 위 치한 시드니 올림픽 파크는 최적의 위치라고 볼 수 있다. 교통과 상권, 교육 시설. 가족을

차별화된 주거 공간 테라스 홈을 선 보인다. 아파트 보다 더 실내외 여유있는 공간을 찾는 분들은 잔디가 있는 앞 마당이 있고, 길거리에서 바로 출입 이 가능한 테라스 홈은 다운 사이즈 를 고려하거나, 아이들이 있는 가족 혹은 홈 비즈니스를 고려하는 분들 에게는 적극 추천해드릴 매물이다. 테라스홈은 1, 2층으로 차별화된 거실과 침실 공간과 잔디가 있는 앞 마당은 여유 있는 실내외 공간을 제 공해 준다. 완벽한 채광 효과를 살

려 주는 북향을 향하고 있는 거실과 관리가 용이한 타일 바닥, 손님방문 시 쉽게 사용할수 있는 파우더 룸, 고급 스러운 Mile 주방 기기와 빌트 인 냉장고 등은 차별화고 세련된 주 거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안성맞춤 이다. 바깥쪽에 별도로 설치된 철문에 는 화상 인터컴이 설치돼있어 완벽 한 보안 시설을 제공해 줄 뿐 아니 라, 홈 오피스를 고려하는 분들은 방문객이 용이하게 출입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거실과 각 베드룸 별로 나누어져 있는 냉난방 시설은 각자 원하는 온도로 조절 가능하다. 큼직 하게 디자인된 북향의 창문은 실내에 충분한 채광을 더해 줄 수 있 도록 디자인 되어있다. 하우스 관리는 부담을 느끼고, 좁 은 아파트 공간보다는 여유 있는 실 내 공간을 찾으면서 아파트에서 제 공하는 안전함과 편리함을 찾는 분 들이라면 Mirvac의 테라스홈을 추 천한다. 시드니 중심에 위치한 특별한 신 도시 시드니 올림픽 파크 , 그 중심 부에 있는 최고의 품질만을 고집해 온 머백(Mirvac)이 특별하게 선보 인 테라스 홈은 럭셔시 라이프스타 일을 즐기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 고 있다. 인스펙션 / 분양 문의 이경원 0433 111 184 kay@cjintl.com.au

웨스턴시드니국제공항 컨셉트 플랜

시드니 신공항 건설 공사가 내년 말 쯤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으로 연 결되는 자동차 전용 도로는 2022년, 경 전철은 2026년 완공된다. 호주인 여류 비행사인 낸시-버드 월 튼의 이름을 붙인 웨스턴시드니 (낸시버드 월튼) 국제공항(Western Sydney (Nancy-Bird Walton) International Airport)은 그동안 경쟁 입찰을 훼손할 것이라며 정확한 예측 공사비 를 밝히지는 않았는데 대략 53억 달러 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서부시드니국제공항은 신공항 건설 사업을 위해 연방 정부가 100% 출자 설립한 회사로 시드니 CBD에서 남서 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배저리스 크 릭(Badgerys Creek)에서 공사가 시

작됐다. 공항측은 건설사 입찰에 멀티 플렉스(Multipex), 왓팩(Watpac), 렌 드리스(Lendlease) 등 호주의 대표적 인 건설사들과 CPB 콘트랙터스(CPB Contractors)의 합작투자사가 참여했 다고 밝혔다. 건설사는 내년 중반 최종 확정된다. 공항 터미널에는 광장(public plaza), 상점, 식당가와 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M12 고속도로와 메 트로 노선이 연결된다. 18억 달러가 투입되는 M12 고속도 로는 2022년 완공되고 80억 달러 규 모의 메트로 노선 연장 공사는 2026년 신공항 개통에 맞춰 완료된다.정부는 2025년까지 공항 건물과 활주로 건설 을 끝낸 후 1년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2026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앨런 텃지(Alan Tudge) 인구, 도시 및 인프라 장관(Federal Population, Cities and Urban Infrastructure Minister)은 공항 건설이 시드니 서부 에서 직간접적으로 일자리 1만1천여개 를 만들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 에서도 1780 헥타르에 이르는 부지 공 사를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항공과 관광산업은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이다. 콴타스 항공 과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텃지 장관은 “공항 개장까지 아직 6 년이 남아 있어 그 무렵에는 완전한 경 제 회복이 기대된다. 공항은 2026년 한 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한 세기를 준비하기 위해 지어지는 거대 국책 사 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이몬 히키(Simon Hicky) 웨스턴 시드니공항 사장도 “2026년 말 공항이 개장하기 훨씬 전 코로나 사태의 영향 에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콴타 스 고위 임원을 지낸 히키 사장은 “신 공항 건설과 같은 국가 프로젝트는 일 자리를 창출하고 현지 투자를 견인하 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런던의 유명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 (Zaha Hadid)와 시드니에 본사를 둔 콕스 설계사무소(Cox Architecture) 가 공동 설계를 맡은 신공항은 목재 천 장과 수직 정원(vertical gardens)을 특징으로 한다. 정부는 2031년 기준 연인원 1천만명의 고객이 신공항을 이 용하고 이 수치가 2063년 8300만명까 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온라인 학습 플랫폼 ‘에듀케이션 퍼펙트’ 성공스토리 호주의 온라 인 학습서비스 제공 회사인 ‘에 듀케이션 퍼펙 트’(Education Perfect)는 코로 나 팬데믹 덕분에 원격 수업이 보편화 되면서 급성장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라인 회원 이 12개월 전 65만 명에서 현재 120 만 명으로 두배 증가했다. 학교, 학원 등 기업 회원도 작년 1,600개에서 올 해 2,600개로 거의 두배 늘었고 진출 국가도 17개국에서 58개국으로 2배 이 상 늘었다. 공동설립자 알렉스 버크(Alex Burke)는 사업 성장 스토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사업 가치관 설정 및 건강한 조직 문화 구축 우선 10여 년 전 창업 당시 불명확했 던 기업의 사명과 가치관을 세우기 위 해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했다. ‘우리 사업의 차별성’, ‘직원에게 중요한 가치’, ‘고객에게 중요한 가치’, ‘사업 성공 요인’ 등에 대한 개인 의견 을 수집했다. 그 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직장문화 를 새롭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했다. 로고부터 변화를 주었다. 보다 심플하고 현대적이며 글로벌한 이미지 를 심어줄 수 있는 로고와 색상 조합으 로 리브랜딩했다. 사무실도 더 넓고 개방된 공간으로 이전해 직원 간 교류 및 관계 개선이 원활하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거리 제약이 있는 사무실 간에는 다양한 디지털 도 구와 채널을 이용해 전사적 지식 공유 에 주력했다. 팀원 간 소통은 무엇보다 간단하고 규칙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운영했다. 또한, 직원을 위한 리더십 과정 등 각 종 연수를 실시하고, 요가와 마사지,

호주 기업 에듀케이션 퍼펙트의 공동설립자인 알레스 버크

1년 만에 17개 → 58개국 진출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 ‘최우선’ 과제” “민첩한 변화 대응, 고객의견 수렴 중요” 운동복 구매, 도서 신청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직원 복지 수당을 지급했다. 사무 실 다과도 더욱 건강하고 품질 높은 제 품으로 개선했다. 이렇게 조직문화 강화에 집중함으로 써 내부 결속력 및 성공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2. 민첩한 변화 대응 및 기회 획득 에듀케이션 퍼펙트는 주기적인 업 데이트 실시로 코로나-19와 같이 예상 치 못한 상황에서도 효율적이고 효과 적인 대응을 발휘할 수 있었다. 사람과 기술, 프로세스 중심으로 탄탄한 전략 을 개발해 상황에 맞는 고객지원 서비 스를 제공했다. 플랫폼은 대부분 교사가 학습계획을 관리하고 학생들은 학습 및 평가를 수 행하는 것에 사용됐다. 원격학습에 특 화된 플랫폼이었으나 학교 폐쇄 및 휴 교 상황에서 그 이용량이 얼마나 빠르 게 확대될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선 중국 50개 학교 대상으 로 무료 시험 버전을 제공했고 그 후 전 염병이 확산하면서 무료 이용 프로모

션을 전 세계로 확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학교 회원 대부 분이 무료 이용 후 유료 고객으로 전환 했고, 그 결과 8주 만에 50만 명의 이용 자를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3. 고객 피드백은 ‘금’처럼 소중하다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진 사 용자 증가는 수많은 고객 문의와 피드 백을 생성해냈다. 그리고 이를 기업 발 전과 미래를 위한 통찰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관리 및 업그레이드, 새로운 학습 서비스 개 발 등 제품 전반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때로는 직원들조차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기발한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도 접 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모멘 텀을 만들었다. 양적, 질적 피드백을 모두 종합한 사 용자 데이터 분석, 이를 의사결정에 효 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문 기술팀 을 구성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 에 기여했다. 홍수정 기자 hong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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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호주 청소년 환경운동가들 정부 고소

'어머니가 한국인' 호주의 케일럽 이완

투르드프랑스 11구간 우승 3구간 이어 올해 두 번째

13~17세 8명 집단소송단 구성, “석탄광 사업 중단” 촉구 호주 최초 탄광업 ‘가처분신청’ 사례 환경법 대신 ‘기후변화 관련 장관 의무 위반’ 지적 호주 청소년 환경운동가 단체가 연 방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13∼17세 사이의 환경운동 가 8명은 자원개발회사 화이트해븐 (Whitehaven)이 NSW 북부 거네다 (Gunnedah)에서 운영하는 ‘빅커리 탄광’(Vickery Coal Mine)이 기후변 화를 악화시켜 후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연방 법원에 사업 연장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번 소송은 환경법 위반 관련이 아 닌 호주 후세대를 보호해야 할 환경부 장관의 의무에 대한 법적 도전이라는 점이 특이 사항이다. 또 호주에서 석탄 광 개발사업에 대한 첫 가처분신청 사 례로, 만약 승소할 경우 호주 탄광 및

화석연료 사업에 큰 파장을 일으킬 가 능성이 있어 재계는 물론 환경 분야, 법조계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이번 집단소송에 서 학생들을 대변하는 이퀴티 제너레 이션 법무법인(Equity Generation Lawyers)의 데이빗 밴든 변호사는 “이번 가처분 신청은 특정 탄광에 대 한 소송이지만, 승소할 경우 어쩌면 호 주의 새로운 석탄광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라고 의미를 부여 했다. 소송에 참여한 원고 중 최연소인 이지 라즈-세핑스(13)는 지난해 노 스시드니의 키리빌리 소재 연방 총 리 관저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생 시 위’(School Strike 4 Climate)를 주도

했는데 경찰이 이 평화 시위를 무력으 로 제압해 호주는 물론 국제사회의 분 노를 일으켰다. 라즈-세핑스는 “우리는 연방 환경 부 장관이 호주와 전 세계 청년들을 보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라며 “주변을 둘러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환경운동가 그리고 옳은 일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 함 께 우리는 반드시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호주에서는 최근 청년들의 기 후변화 관련 소송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앞서 3개월 전 멜번 법대생(23 세)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재정적 위험을 투명하게 공 개하지 않은 데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 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교사 급여 뒷걸음질.. 15% 인상해야 1986년 여교사 전문직 평균 102%, 남성 99% 2018년 여성 93%, 남성 84% 불과.. 상대적 정체 “우수 교사 고액 연봉 혜택 필요” 교사들과 다른 전문직과의 임금 격 차가 날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전성기의 교사 임금조차 전 기 기사 (electricians) 등 다른 직종 임금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시드니대학의 경영분석학(business analytics) 전문가인 존 뷰캐넌 교수는 “30년 동안 교사 처우가 지속 적으로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교사 봉급을 15% 인상해야 다른 직종과 균 형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86년 여성 교사의 임금은 여 성 전문직 평균의 102% 수준이었다. 남성 교사의 임금은 남성 임금 평균의 99%였다. 그러나 2018년에는 이 수

치가 각각 93%와 84%로 추락했다. 뷰캐넌 교수는 “교사 임금을 10∼15% 인상해야 지난 30년간 확대 된 격차를 되돌릴 수 있다. 교사들에 게는 교장이 되는 것 외에는 경력 개 발의 방법이 거의 없어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초임 6만5천 달러로 교직 경력을 시작하고 비교적 단기간 안에 10만 달러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그 러나 이후에는 임금 상승이 거의 없 다. 뷰캐넌 교수는 상위 우수 교사 20% 에게는 30%∼50%의 임금 상승이 있 어야 다른 전문직과 형평을 맞출 수

있다며 많은 교사들이 임용 5년 안에 직업을 떠나는 이유가 바로 이같은 인 센티브가 없는 임금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NSW는 성과가 큰 교사들에게 자격 증을 부여하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은 매우 미미하다. 그래튼 연구소(Gratan Institute)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 부가 우수 교사를 선발하고 지원하는 과정이 매우 관료적이며 자격증도 인 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튼 연구소의 줄리 소너만(Julie Sonnemann) 학교프로그램 대표 연 구원은 “우수 교사를 식별해 그들에 게 연봉 18만 달러의 보상을 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다른 전문직에서 성과를 거둔 젊은이들이 받는 급여 수준이다. 교육 효과와 임 금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보고 싶다” 고 기대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어머니가 한국인인 호주의 스 프린터 케일럽 이완(26· Caleb Ewan 사진)이 세계적인 도로 사이 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올 해 두 번째 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이완은 10일(호주시간) 프랑스 샤 텔라용-플라주에서 푸아티에까지 167.5㎞를 달린 11구간 경주에서 막판 스프린트 경쟁을 뚫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워낙 결 승선 앞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 기 때문에 이완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우승자로 판명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완은 “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틈이 생기 기를 기다리면서 자전거를 던지다 시피 달리면서 아래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우승한 줄도 몰랐다”고 말 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호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완은 지난 1일 3구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 는 지난해 대회에서는 3차례 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은 그 의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투르 드 프 랑스 구간 우승이다. 키가 165㎝에 불과하지만, 폭발 적인 주력으로 ‘포켓 로켓(pocket rocket)’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완은 2015년 한국 일주 도로 사 이클 대회 ‘투르 드 코리아’에 출전 해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완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21구간에서 올해 세 번째 구간 우승을 차지하고 싶 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하나를 이루면 두 개를 원 하게 되고 이제 두 개를 가졌으니 세 번째 우승을 파리 샹젤리제에서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로 꼽히는

사이클 스타 피터 사간(Peter Sagan, 슬로바키아)이 2위로 들어왔 지만, ‘위험한 움직임’을 했다는 이 유로 85위로 강등됐다. 사간은 이 날 마지막 접전 중 바우트 판 아르 트(Wout van Aert, 벨기에)를 위 협하는 듯한 레이스를 해서 제재를 받았다. 사간은 2017년 투르 드 프랑스에 서도 마크 캐번디시를 밀어 다치게 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당했다. 그러나 추후 그는 ‘고의성이 없었 다’는 판정을 받았다. 구간 2위는 이완의 절친한 친구 인 샘 베넷(Sam Bennett, 아일 랜드) 차지가 됐다. 이완은 베넷에 대해 “내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최고의 친구”라며 “우리는 같은 동네에 살면서 함께 훈련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고 구간 우승 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갖 는지 알고 있지만, 나에게도 중요 하다”며 우정 앞에서도 냉혹한 승 부의 세계를 설명했다. 베넷은 그러나 대회에서 가 장 많은 스프린트 포인트를 쌓 은 선수가 입는 그린저지(마 요 베르)를 입고 있다. 베넷은 1982·1983·1985·1989년 숀 켈리 를 이어 역대 아일랜드 두 번째 그 린저지의 주인공이 될 희망을 키웠 다. 프로즈 로그리치(Primoz Roglic)가 21초 우위로 전체 1위를 유 지하고 있다. 2위는 이간 베르날 (Egan Bernal)이고 지난해 우승 자인 구일라메 마틴(Guillaume Martin, 프랑스)이 28초 차이로 3 위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웨스트팩 경제 성장률 전망 부분 조정 7-9월 +1.8%, 10-12월 +2.2% 예측 2021년 연간 GDP 증가율 3% → 2.5%로 낮춰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 팩은행이 올해와 내년의 호주 경제 전망을 부분 수정했다. 웨스트팩의 빌 에반스(Bill Evans) 수석경제학자는 “소비자와 노동시장의 탄력성을 반영해 2020 년 호주 경제성장률을 -4.9%에서 -3.5%로 부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7-9월 분기 성장률은 제로에서 +1.8%로 높인 반면 10-12월 분기 성장률은 2.8%에서 2.2%로 낮췄 다. 2021년 연간 성장률도 3.0%에 서 2.5%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올 연말경 8.5%로 악 화된 후 7.8%선으로, 2021년 후반 7.5%로 낮춰질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국은 4-6월 분기 호주 경제 가 7% 위축돼 1-3월 -0.3%에 이 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면 서 공식적인 경제 불황(recession) 에 빠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매 지출이 12.1% 폭락, 근로 시간이 9.8% 추락했다. 반면 가 계 저축률은 1분기 6%에서 2분기 19.8%로 폭등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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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간 인 기 뉴 스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WEEKLY NEWS 멜번 4단계 록다운 9월 27일까지 2주 연장 1-4단계 점진적 완화, 신규 확진자 감소 조건 통금 해제 하루 5명 미만 발병 3단계(10월 26일)부터 빅토리아주가 멜번광역시에 적용 중인 현재의 4단계 록다운을 9월 27일 까지 2주 연장하며 그 후 1-4단계에서 걸쳐 완화를 하는 계획을 6일(일) 발 표했다. 빅토리아의 신규 확진자는 5일(토) 76명, 6일 63명을 기록했다. 6일 5명이 추가로 숨졌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6일 ‘빅토리아 복구 로드맵(roadmap to recovery for Victoria)’ 4단계를 발표하면서 단계별 완화는 보건 당국 의 자문 조건(health advice thresholds)이 충족되는 경우 다음 단계로 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1단계: 9월 13일(일) 오후 9시부터 적용〉 통행금지(curfew) 저녁 9시부터로 완화, 운동 하루 2시간으로 확대. 독 신자는 파트너와 동거 및 방문 허용. 시민들 여전히 집 반경 5km 안에 머 물러야 하고 4개 항목(식음료 쇼핑, 운동, 간병 및 병원 방문, 근무)을 위 한 외출 제한 적용. 놀이터 개방. 2인 실외 모임이나 가족 모임 2시간 허용 (운동 제외) 〈2단계: 9월 28일부터 적용〉 1일 신규 확진자 30-50명선으로 감 소 필요. 모임 2가족 당 5명까지 허용. 유치원-2학년생 점차 등교 시작, 수 험생(VCE and VCAL) 및 특수학 교 4학기 등교. 어린이집, 실외 수 영장 개업. 개인 트레이너를 동반한 2인 실외 운동 허용. 실외 종교 모임(지도자 1명) 허용.

더 자세한 기사 원문은 www.hanhodaily.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호주인 78% ‘마스크착용 의무화’ 찬성

〈3단계: 10월 26일부터 적용〉 1일 신규 확진자 5명 미만. 통행금지 해제. 외출 목적 및 거리 제한. 실외 모임 10명까지 허용, 가정 방 문 5명까지 허용. 3-10학년생 등교 추후 발표. 소매업 및 미용실 개업. 요식업 실 외 서비스 재개 실외 성인 스포츠 부분 복귀. 〈4단계: 11월 23일부터 적용〉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없는 상태. 실외 모임 50명까지 허용, 가정 초대 20명까지 허용. 모든 소매점 영업 허용. 부동산 오픈하우스/경매 안전조치 와 함께 재개. 요식업 실내 50명까지, 모임 최대 20 명까지, 결혼식 및 장례식 정상 진행. 고직순 기자

호주인 10%만 ‘연말 휴가 여행’ 계획

빅토리아 지지율 80% 전국 최고, NSW 71% NSW 여전히 권장, 서호주·NT 실행은 15% 불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 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호주인이 3 분의 2를 넘었다. ABC 방송은 여론 연구기관인 복 스 팝(Vox Pop)과 함께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호주인들을 대상으로 마 스크 착용에 대한 의식 변화를 추적 조사했다. 이 조사 결과, 지난 6월 3분의 1에 불과했던 마스크 의무 착용 찬성 비 율이 두 달 만에 두 배인 78%로 증 가했다. 반대는 15%였다. 현재 록다운 중인 빅토리아주에서 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특 히 시드니를 비롯한 다른 주에서도

7일 기준 532명 희생자 중 40% 집중

90만명 고용 4대 수출산업 400억불 손실 직면

세인트 바실 44명, 에핑가든 35명 등 최다

국내외인들이 많이 찾는 인기 관광지인 퀸즐랜드 골드코스트 해안가와 빅토리아주 12 사도상

준주에서 로컬부터 시작해(Go Local First) 연말엔 지방 여행을 가도록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주별로 퀸즐랜드 주민들이 지방과 국 내 여행을 할 의향이 가장 큰 반면 남 호주 주민들은 반응이 가장 저조했다. 4-6월 분기 코로나 셧다운으로 요식 숙박업은 매출 39% 곤두박질쳤다. 호 주 GDP(국내총생산)는 7% 위축됐다. UTS 대학의 경제학자인 워렌 호간 (Warren Hogan) 교수는 최근 스카 이뉴스 비즈니스 위켄드(Sky’s Business Weekend)와 대담에서 “주경계 봉쇄가 국내 경제활동에 큰 충격을 주 고 있다. 호주인들이 거주하는 주 안에

서도 상당수가 홀리데이를 갖지 않고 있다. 관광여행업이 막대한 타격을 받 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McKinsey)는 지난 7월 “외국인이 호주에서 지출하 는 것보다 호주인이 해외에서 지출하 는 것이 더 크기 때문에 해외여행봉쇄 로 인해 호주 4대 수출산업인 관광여행 업은 여행수지 적자가 방지될 것”이라 고 전망했다. 2019년 관광업은 90만명 이상의 고 용 효과를 나타냈지만 호주인 출국금 지로 전체 소득의 25%인 400억 달러의 손실에 직면했다. 고직순 기자

호주 대중국 상품 수출 8월 26% ↓ 7월부터 급감 추세, 보리· 소고기·와인 등 타격 예상 양국 관계 악화 → 무역보복 확산 우려 베이징의 관세총국(Customs General Administration)이 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호주 재화 수입 이 8월 한달동안 26% 이상 격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입 총액은 0.5% 감 소에 그쳤다. 이는 지난 3-6월 4개월 동안 호조를 보였던 호주의 대중국 수출이 급격히 하락세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전문 가들은 “월별 무역 수지 결과에 지나치 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면서도 호 주와 중국의 최근 외교 관계가 호주 수 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예 의주시하고 있다. 호주 통계국(ABS)에 따르면 201920회계년도 대중국 상품 수출은 1천5

백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 1 천 3백억 달러에 비해 15% 이상 상승 한 것이다. 그러나 새 회계년도가 시작된 이후 대중국 수출이 7, 8월 연속 큰 폭 하락 했다. 7월 감소율은 7.2%였다. 이 통계에는 관광과 유학과 같은 호 주의 서비스 상품 수출 하락폭은 반영 되지 않았다. 중국은 올해 초 호주산 보리에 최대 80%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최근에는 호주산 와인에 대해 반덤핑, 반보조금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주산 와 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최장 18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우려돼 중국 바이어들이 수입 계약 물량을 일찍부터 줄일 수 있 다. 호주의 대중국 쇠고기 판매도 양국 관계가 악화된 후 현행 5% 미만의 관 세가 12%로 인상될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ABS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감염 우려가 높은 장소(슈퍼마켓,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적 극 권장하고 있다. 빅토리아는 주민의 80%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찬성해 가장 높은 비 율을 보였고 NSW와 ACT도 찬성 비율이 71%에 달했다. 다만 실제 마스크 착용 비율은 주 마다 편차가 컸다. 의무화된 빅토리 아주에서는 응답자의 99%가 마스 크를 착용하는 등 실생활에서 특별 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답변했 다. NSW에서는 78%가 같은 답변 을 했다. 그러나 서호주와 NT(노던테리토 리준주)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57%였지만 실제로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응 답자는 15%에 불과했다. 멜번대학의 도미니카 크와스니카 행동심리학자는 “호주에서는 아직 마스크 착용이 ‘사회적 규범’(social

norm)으로 자리잡지 않았다. 그러 나 앞으로는 상황이 변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에서 안전벨트 착용 을 처음 장려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 은 이를 통해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 의무화됐고 자연히 당연한 것으 로 인식됐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 스크 착용도 결국 사회적 규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토리아 다음으로 코로나 발병 사례가 많은 NSW는 2차 감염 억 제에 성공했지만 이전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 다. 그러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 총리는 “아직 마스크 착용 을 의무화할 계획은 없다”면서 권장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민영 기자

빅토리아 11개 요양원 코로나 사망자 228명

2천여명 설문, 절반 이상 “향후 6개월 여행가지 않을 것”

성탄절을 전후로 한 연말연초 휴가 기간 중 집을 떠나 여행을 갈 계획을 갖고 있다는 호주인이 10명 중 1명 비 율이 불과했다. 소규모비즈니스협회 (Council of Small Business) CT 그 룹(Group)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 면 대상자 2천명 이상 중 75% 이상이 연말 휴가 여행 또는 숙박지 예약을 하 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절반 이상은 향 후 6개월 동안 여행을 가지 않을 것 같 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국경봉쇄로 해 외 여행업이 어쩌면 2021년 중반경까 지 중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관광산업도 올여름 침체를 벗어나기 어 려울 것 같다. 소규모비즈니스협회의 피터 스트롱 회장은 “크리스마스 기간은 연중 관 광여행업계에게 가장 분주한 시즌이 었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가 매 우 실망스럽다. 지방 여행이 가능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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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중국에 대한 철광석, 석탄 등 자 원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철 광석은 작년 호주의 대중국 수출에서 56%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광물 자 원이다. 양국간의 관계는 호주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조사를 공개적 으로 요구하고 연방 정부가 빅토리아 주정부의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참여에 제동을 걸면 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주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 레이 (Cheng Lei)가 베이징에서 억류됐고 호주인 중국 특파원인 ABC 방송의 빌 버틀즈(Bill Birtles)와 AFR(오스트레 일리안 파이낸셜리뷰)지의 마이크 스 미스(Mike Smith) 특파원이 중국 당 국의 조사를 받은 직후 호주 외교관들 의 도움을 받으며 도망치다시피 중국 을 탈출해 8일(화) 시드니에 도착했다. 손민영 기자

빅토리아주의 코로나 사망자는 10일(목) 7명이 추가로 숨져 701명 으로 늘었다. 701명 중 7일(월) 오 전 10시 현재 약 532명이 요양원 (aged-care homes) 거주 노인들 이며 이중 약 40%(228명)가 10개 요양원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원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곳은 멜번 포크너(Fawkner) 소 재 세인트 바실 요양원(St Basil's Home for the Aged)으로 44명

을 기록했다. 이 요양원은 그리스정 교 커뮤니티(the Greek Orthodox community) 노인들이 많이 이용 하는 곳으로 팬데믹 기간 중 보호 의 무(duty of care) 소홀로 기소됐다. 에핑 소재 에핑가든 요양원(Epping Gardens Aged Care)이 35 명으로 두 번째였다. 그 뒤로 델라히(Delahey) 소재 칼리나 케어(Kalyna Care) 22명, 리저브와(Reservoir) 소재 트윈 파크스 요양원(Twin Parks Aged Care)과 킬사이스(Kilsyth) 소재 커크브래 장로교요양원(Kirkbrae Presbyterian Homes) 각각 20 명, 침례교 요양원 웨리비(Baptcare Werribee)와 메와케어 호 퍼스 크로싱(Mecwacare Hop-

pers Crossing) 각각 18명, 웨리 비(Werribee) 소재 글렌데일 요양 원(Glendale Aged Care) 17명, 아 디어(Ardeer) 소재 에스티아 헬스 (Estia Health) 17명, 자파라 선 버리(Japara Sunbury) 17명, 부 파 에디스베일(Bupa Edithvale) 17명 순이다. 11위까지 총 사망 자가 228명을 기록했다. 하이에 트(Highett) 소재 메나록 로즈힐 (Menarock Rosehill)이 16명으로 12번째를 차지했다. 공중 보건 연구원 사라 러셀 박사 는 노인복지를 감독하는 연방 정부 (보건부, 노인부)가 관련 통계 공개 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직순 기자

재정난 직면한 호주 대학들 ‘두뇌 유출’ 우려 Go8 “정부, 연구 프로젝트 선별 지원” 촉구 “재정 지원 없으면 우수 연구 인력 대거 엑소더스” 경고 호주 정부가 대학 연구 프로젝트 에 재정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고급 연구 인력들이 대거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호주 8개 주요 대학 협의체인 Go8 은 9일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올해 22억 달러의 수입 감소가 예상되며 대학 연구에 대한 정부의 긴급 지원 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주의 경제 회복을 위하여(Enabling Australia’s Economic Recovery)‘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오 는 12월부터 내년 3월 사이에 8개 대 학에서 기간제로 고용된 4천여명의 연구 인력의 계약이 만료된다. Go8 대학들은 이들을 재고용할 능력을 없다”고 지적했다. Go8 대학들은 정부 지원을 촉구 하며 “연구 프로젝트를 선별해 지원 하고 호주의 잠재 역량을 확충하는 것이 국민 세금을 가장 가치 있게 사 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협의체의 비키 톰슨(Vicki Thomson) 대표는 “정부가 호주의 연구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히

CSIRO의 코로나 백신 테스트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지역 사회와 경제에 최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연구 프로젝트를 지 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품질이 높은 프로젝트에 는 지원을 늘려 지속하게 하되 품질 이 높지 않거나 필수 영역이 아닌 연 구 분야는 도태될 것으로 예상했다. Go8 대학들은 정부의 지원이 고 품질, 필수 연구 분야에 집중되어 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또 개 혁이 시의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 으면 국가우선연구분야(national priority research areas)에서 일 하는 약 1만명의 인력이 해외로 갈 수 있다고 ‘두뇌 유출(brain drain)’ 을 경고했다.

2015년 정부가 지정한 국가우선 연구 영역은 첨단 제조 (advanced manufacturing), 인공 지능, 사이 버 보안, 에너지 및 자원, 환경, 음 식, 토양 및 식수, 정신 건강, 우주 및 교통 분야 등이다. 보고서는 코로 나 사태 이후 우선 연구 분야의 중요 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Go8은 “대학들은 연구 프로젝트 에서 국가우선연구분야의 성과를 실질적인 결과로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 은 혁신 역량을 확충하고 창업을 유 도하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 라고 강조했다. 손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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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론 금요 단상

코로나 2차 감염 대응 명암 엇갈린 NSW와 빅토리아주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호주에서 가장 큰 두 도시인 시드 니와 멜번 사이에는 종종 묘한 ‘경 쟁의식(rivalry)’이 존재한다. 역사 적으로 NSW와 빅토리아주는 영 국 식민지 시절부터 경제력과 인구 가 가장 강력하다는 점에서, 특히 무역(관세) 관계 등에서, 빈번하게 충돌했다. 시드니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최대 도시라는 역사적인 자부심을 늘 가져왔다. 시드니보다 약 50년 정착 역사가 짧은 멜번은 금광 개발로 19세기 중반 호주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번성한 도시였다. 호주 주요 은행들과 대기업들의 본 사가 과거 멜번에 많았던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멜번이 시드 니보다 44년이 앞선 1956년 올림픽 을 개최한 배경도 이같은 경제 수도 로서의 막강 파워였다. 두 주의 충돌은 연방 출범(1901 년)과 수도(capital) 선정에서 정점 으로 치달았다. 결국 호주 헌법에 연방 수도를 NSW에 위치하되 시 드니에서 최소 100마일 떨어져야 한다는 규정(section 125)을 만들 어 내륙에 캔버라(ACT)라는 인공 도시 건설에 합의했다. 구 연방의 사당이 건설된 1927년까지 멜번이 임시 수도 역할을 했다. 호주인들이 열광하는 구기 종목 인 럭비에서도 두 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럭비 리그(NRL)가 NSW 를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빅토리 아에서는 럭비를 변형한 새로운 경기인 호주식풋볼을 창안해 보급 시키면서 멜번이 호주식풋볼리그 (AFL)의 본고장이 됐다. 2020년 호주의 코로나 2차 감염 에서 두 주가 다시 비교 대상이 되 곤 한다. NSW는 억제에 성공한 반 면 실패한 빅토리아는 호주에서 유 일하게 4단계 록다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록다운 완화도 매우 더딘 계획으로 발표됐다. 1차 팬데믹 기간 중 호주 최고 의료자문관(CMO)을 역임한 브렌 든 머피 교수는 현재 연방 보건부 차관보(secretary)로 계속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두 주의 감염 통 계를 분석하면서 감염자 경로 추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적(contact tracing)의 성공과 실 패가 지금처럼 큰 차이를 나타냈다 고 지적했다. 빅토리아는 거의 2만 명(10일 기준 19,728명)의 확진자 중 78%의 감염 경로를 추적한 반 면 NSW는 약 4천명의 확진자 중 90%의 경로를 추적했다. 빅토리아 주는 약 4천3백여건(22%)의 경로 추적이 불가능했다. NSW에서 경 로 추적 불가능 사례는 400건 미만 이었다. 그 결과로 미완치 확진자 (active cases)가 빅토리아는 1800 여명인 반면 NSW는 130여명으로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사망 자도 마찬가지다. 빅토리아주 사망 자가 701명인 반면 NSW 사망자 는 52명으로 10배 이상이다. 빅토 리아의 사망자가 이처럼 많은 것은 요양원 노인 희생자들이 많기 때문 이다.

은 일부 지역(읜드햄, 브림뱅크, 흄 등)을 핫스팟으로 통제하고 나머 지 지역은 4단계 록다운을 완화하 라는 요구가 많다. 그러나 앤드류 스 주총리는 “지역사회 감염 상황 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빅토리아와 NSW와 비교할 수 없다. 섣불리 완 화를 할 경우 3차 감염으로 연말 다 시 록다운을 강화하는 사태가 초래 될 수 있다”면서 점진적 완화 방안 을 옹호했다. 주정부의 경계 봉쇄에 대해서도 이젠 해제할 시기라는 불만이 많 다. 특히 감염자가 거의 없는 서호 주와 퀸즐랜드는 강경 자세를 고수 하기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 가 있다. 10일 콴타스의 알란 조이 스 CEO는 기업들을 상대로 주경계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내 겠다고 밝혔다.

NSW와 빅토리아주의 날짜별 코로나 발병 현황 비교

이같은 두 주의 격차와 관련, 그 렉 헌트 연방 보건장관은 “빅토리 아주의 감염 접촉자 추적이 효율 적이었다면(NSW와 같은 수준이 었다면) 2차 감염 파국을 모면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물론 이 지 적은 가정을 전제한 것이지만 빅토 리아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 은 분명하다. NSW의 분권화된 공중보건제 도(decentralised public health system)가 코로나 사태에서 기민 성과 효율성을 발휘했다. 반면 빅 토리아의 중앙집권화된 보건제도 는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노출했 다. 6일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가 발표한 빅토리아주의 4 단계 규제 완화 계획과 관련, 정치 권과 재계에서 거센 비난이 나오고 있다. 규제 완화 속도가 너무 늦고 미온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강한 실망감을 나타 내면서 완화 속도를 내라고 요구 했다. 멜번에서 미완치 환자가 많

백신 개발과 보급 시기까지 장기 전일 수 밖에 없는 코로나와 싸움에 서 바이러스 근절보다는 경제 활성 화를 병행하면서 최대한 억제 유지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우 연이겠지만 지금 호주에서 2차 감 염 억제에 실패한 빅토리아주, 주 경계 봉쇄에서 너무 강경 입장으로 비난을 받는 퀸즐랜드와 서호주의 3개주는 모두 노동당이 집권 중이 다. 물론 연방 정부도 노인 요양원 관리 실패로 인해 빅토리아 요양원 거주 노인들의 감염과 사망자 폭등 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추적 앱을 출시하며 전 국민 다운로드를 촉구했지만 감염 자 및 접촉자 추적에 별 효과가 없 었다. 결론적으로 팬데믹의 현실을 무 시한 정치적인 태도와 요구는 아무 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진 정성 있는 ‘정면승부’만이 이 위기 를 벗어나야 할 무기인 셈이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주소 570Blaxland Road, Eastwood NSW 2122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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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02 8876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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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집 자 문 김석원, 송기태, 승원홍, 최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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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자 인 실 장 윤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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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홍수정, 손민영, 남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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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 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 라. 세상 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 여 기는 마음과 사치한 생각이 생기기 쉽 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근심 과 곤란으로써 이 세상을 살아가라”하 셨나니라. 보왕삼매론 (寶王三昧論)이라는 짤 막한 10 가지 교훈 중의 한 구절이다. 뭇 생명들은 안락이 지속되기를 바라 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 이면엔 그만한 노력이 요구되고 그 것의 지속적인 과정 속에서 곤란한 일 이 생길 수 있다. 우리가 보기엔 긴 날개를 펴고 허공 을 시원스럽게 날아 다니고 있는 많은 새들의 모습이 무척 평화스럽게 보여 진다. 그것은 먹잇감을 찾기 위한 힘든 날개짓이며 그들은 언제나 강자의 눈 초리를 피하느라 불안감에 떨고 있다 고 한다. 우리 인간 역시 삶의 내용이 그 새들 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 느 정도의 힘듦은 우리들의 면역력으 로 인해서 감내할 수 있지만 지금의 상 황은 너무나 그 곤란함의 범위와 강도 (强度)가 심하다. 그렇지만 그 시간이 반년에 가까워 오면서 서서히 그 힘든 상황에 적응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그 역시 살아남기에 민감한 생명력의 현 실 적응의 지혜로움 이리라. 현인(賢人)은 이른다. 어떤 개인이 어려움 없이 사업이나 학업 등을 성취 하게 되면 남을 업신 여기는 마음이 생 긴다고 했다. 그럴듯한 말씀이다. 그런 이들 중에 더러는 자신처럼 되지 못한 사람들을 내심으로 얕보는 수가 종종 있다. 자기 중심 생각으로 대상을 평가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만한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와서 거드름을 피운다. 그렇게 영민해서 사회적으로 출세해서 부와 권력이 생기게 되면 사치한 생각 이 나게 마련이다. 자기 과시의 외형적 모습은 사치함에 그 초점이 맞춰지며 정서적 세계는 오욕락(五慾樂)의 탐닉 이며 그 대표가 권력과 이성(異性) 등 을 통한 자기 존재감의 극대화이다. 그 들의 종말(終末)은 우리가 수차례 목도 한 비극적 마감이다. 그래서 현자는 근심과 곤란으로써 이 세상을 살아가라고 하신 것이다. 누 구나 근심과 어려움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의 희망이 그러함에 도 지금 이 자리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 면 수십 년을 통해서 그런 뜻을 이룬 이 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정신적 근심 과 육체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공한 사람일수록 인간미가 있고 인격이 야 무지게 다져진다고..

그들은 곤란을 겪음으로써 상대방 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변별력이 생겨나고 괴로움을 맛보면서 즐거움의 농도를 더 진하게 실감하게 되는 것이 다. 인간의 생존, 치열한 경쟁속에서 어 쩌면 근심과 곤란은 필연적으로 수반 되는 생명성의 또 다른 모습이리라. 자 연의 조화로움과 생명성의 평등과 고 귀함으로 무장되지 않는 한 힘들고 곤 란함은 언제나 자신의 그림자처럼 나 를 졸졸 따라다닐 것이다. 곤란함과 불 편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지금 이 자 리에서 우리 모두는 무엇을 어떻게 느 끼고 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의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고 알 만한 사람들에게 물어봐 도 대답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 토록 작은 크기의 바이러스가 전세계 인을 마스크를 쓰게 하면서 이토록 큰 곤란을 주게 하는 것은 그 무엇 때문 일까? 생명에 대한 협박일 것이다. 그 렇다면 그 생명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 까? 어떤 젊은 승려가 대도인에게 물었 다. “선사님은 생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 십니까? “ 그가 답했다. “물 속 달빛으로 숲 속 바늘을 찾으려 하고 모래밭 흙 먼지로 만리성을 쌓으려 하네. 가을 기러기 다람쥐와 다투지 않는데 툇마루 애 늙은이 밤송이와 씨름하네.” 기후 스님(시드니 정법사 회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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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A15

하명호 칼럼

한국기업들은 왜 재택근무를 꺼릴까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 리드먼은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인 BC(Before Corona)와 코로나 이후인 AC(After Corona)로 구분된다”고 기 술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리가 시간과 돈을 소비하 는 방식에서부터 지식을 습득하거나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이 르기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표준 으로 불리는 언택트(untact)로의 디지 털 전환에서 자유로운 것은 하나도 없 는 듯하다.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인 우리에 게 ‘일하는 방식’의 변화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급격 하게 확대되고 있는 재택근무가 대표 적인 예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근로 자의 3%에 불과했던 원격근무 비중이 최근에는 50~60%대까지 치솟았다. 트 위터나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을 중 심으로 정착한 유연근무 제도가 JP모 건체이스와 같은 금융회사나 포드자동 차와 같은 제조사로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재택근무가 당초 우 려와 달리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윈윈 (win-win) 하는 전략이라는 것이 입증 된 데 따른 것이다. 근로자는 건강에 대 한 안전성 확보는 물론, 통근 시간 및 교통비 절감을 통해 삶의 만족도가 높 아졌다. 미국인들이 지난 몇 달 간 원격근무 를 통해 절감한 교통비와 통근시간, 그 리고 자동차 사고 감소 및 환경오염 절 감 등 사회적 가치를 모두 합하면 약 108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 다. 기업 역시 직원 만족도 제고와 이직 률 감소는 물론,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력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 라 지리적 제약을 벗어나 더 많은 인재 들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값비싼 도심의 사무공간을 축소하거나 이전함 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 됨에 따라 재계 전반에 재택근무가 시 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0.6%도 안되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원격근무 비율은 한시적으로 30%대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일하는 방 식 자체를 혁신하고자 적극적으로 나 서고 있는 서구와 달리, 국내 기업들 의 대다수는 비대면 업무방식을 지속 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한상의 가 지난 6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 면,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원들의 83% 가 만족한 반면, 70% 이상의 기업들 이 원격근무를 지속하거나 도입할 계 획이 없다고 한다. 기존 업무방식과의 충돌(63%)과 업무 진행속도 저하 우려

(17%)가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전근대적인 노동문화와 경직 된 업무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수평 적이고 자율적인 성과 중심의 기업문 화를 가진 서구와 달리, 국내 기업들 의 대다수는 아직도 수직적이고 경직 된 과정 중심의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 직무별 필요역량과 업 무성과를 정확히 측정하는 인사시스템 이 미비하다 보니, 아직도 업무시간이 나 근무태도를 중시하는 직원관리 모 델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재택근무 시행은 집과 회사를 오가는 유연근무 제도를 정착시키고 우리 기업들의 일하는 방 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어 야 한다. 언택트 서비스의 일상화를 통 해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업들 간의 성과 격차는, 앞으로 유연한 디지 털 업무환경을 제대로 구축한 기업들 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인재 격차 와 생산성 격차로 더욱 심화될 것이 자 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코로나 대처 성공.. 아시아 국가들 인식 개선돼 영국에서 9월 중 판매될 ‘더 웨 이크 업 콜(The Wake Up Call)’ 이란 책이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 다. 이 책은 유명한 영국 기자들인 존 미클스웨이트(John Micklethwait)와 아드리안 울드릿지(Adrain Wooldridge)가 쓴 것으로 코 로나 바이러스 이후 세계 판도의 변화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코로나 바이러 스로 대만은 7명, 싱가포르 27명, 베트남은 35명 사망한다. 바이러스 의 원조로 의심되는 중국은 사태가 진정되어 경제 발전에 박차를 가하 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4만1천명(런던시 7천명), 미국은 18만9천명(뉴욕시 2만3천명)의 사망자를 냈다. 뿐만 아니라 통제령(Lockdown)의 여 파로 GNP(국민총생산)이 10-20% 추락해 1930년대 불황을 방불케 한 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은 인구가 뉴욕보다 많고 지역이 좁지만 사망 자는 23명을 기록했다. 이 책은 공산주의 창시자인 블 라디미르 레닌의 말을 인용해 ”세상은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수 있고 수십년에 이 루어질 변화가 불과 몇 주만에 생 길 수 있다.(There are decades where nothing happens. There are weeks when decades happen.)”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아시 아 국가들의 진보적인 코로나 대응 을 호평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자 한국의 정치인들은 직접 검사를 받으며 모 범을 보였고 병원시설의 미비점을 매일같이 점검하며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같은 시기에 도널드 트럼 프 미국 대통령은 표백제 (bleach) 를 주사하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다고 발언으로 망신을 당했다. 런 던의 히드로공항(Heathrow Airport)은 제 3 활주로 공사가 수년 간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는 데 중국은 앞으로 15년간 비행장만 215개를 건설할 계획이 있다. 아시아 국민들이 국가의 좋은 계 획을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광요 싱가포르 전 총리는 “정부

가 옳다고 결정하면 국민들도 잘 따라주어 정부의 좋은 계획을 못 이룬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이 시작 한 ‘세계화 정책’은 세계 전부가 시 장으로 관세 없이 자유 무역을 주 장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집권 하고 나서부터는 완전히 이를 폐기 한채 ‘미국만을 위한 정책’을 고수 하고 있다. 중국 상품에 과세까지 한다. 그러나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화와 자유무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 다. 영국도 유럽공동체에서 자유무 역정책에 반대하며 탈퇴(Brexit) 했다. 미국이 오늘의 강대국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받은 이민정책의 결과 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이 실리콘 밸리를 건설하고 세계 영재들이 모 여 IT 산업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민자들의 입국조차 반기 지 않는 나라가 됐다. 이제는 솔직 히 미국이 힘이 없어졌다는 이야기 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기 술적인 문제에서도 부족해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공부도 그렇다. 미국이 나 영국은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어 공부하지만 아시아 학생들은 부모 와 함께 경쟁 위주의 공부를 하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아 시아 국가들은 엘리트에 의해 운영 된다. 싱가포르는 경쟁에서 이긴 엘리트 집단이 관료가 되어 국가를 운영한다. 이제 싱가포르는 미국보 다 더 이민을 장려하는 국가가 됐 다. 그나라 거주인의 약 40%가 이 민자들이다. 민주주의의 온상이던 고대 그리 스의 아테네도 지나친 자유로 인해 군대나 정부가 나태해지자 다시 스 파르타식 방법으로 통치했던 일이 있다. 서양의 문명을 고수하기 위해서 는 무엇인가 깨여 있어야(wake up)한다. 런던대 바이러스 및 세포 분야 전문가인 제니퍼 론 박사는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 러스 감염증을 연구해 온 전문가이 다.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 유럽의

독일은 검사와 역학 조사, 봉쇄 조 치를 통해 팬데믹에 제동을 건 대 표적인 국가들이다. 하지만 이런 나라들에서도 규제를 완화하자 새 로운 감염 사례가 빠르게 터져 나 왔다. 이제 세계 각국 정부들은 겨 울철을 기해 코로나-19 관련해 2차 전을 준비해야 한다. 효과적인 백 신이 나오기까지는 방역 모범국들 로부터 배워야한다. 아시아 국가들의 방역관계자들 은 “모든 환자를 찾아내고, 격리하 고, 검사하고, 관리하며, 모든 접촉 자들을 추적하고, 격리시키는게 가 장 중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지 적한다. 중국 우한에서는 환자들을 격리 하기 위해 집 문에 못질을 해서 통 행을 막아버리는 일까지 있었다. 잔인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확진자 를 격리하지 않고 자유를 주었다가 호주의 멜번 꼴이 될 수 있다. 서울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나이트클럽 부근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1만1000명 이상의 사 람들을 추적해냈다.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런던정경대의 보건정책학과 앨 리스테어 맥과이어 교수는 “우리 는 이제 회복률(감염에서 회복까 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 알고 있지 만, 접촉률(접촉 중 감염이 되는 확 률)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 이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체에 서 가야할 길이 아직 멀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B16

24

기 획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기획

2020년 9월 10일 목요일

국민의힘, 극우 세력과 확실한 결별 없인 미래도 없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강행된 8·15 광 복절 집회는 세 가지 장면의 데자뷔였다. 전 광훈 목사를 필두로 숨죽이고 있던 태극기 부대가 주최한 집회에는 총선 다음 날 자유 한국당을 탈당한 차명진 전 의원은 물론이 고 김진태 민경욱 등 원외 친박 정치인까지 보수 진영 극우 성향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정부가) 바이러스 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어버렸다”(전광훈) 식의 황당무계 발언도 달라진 게 없었다. 상식과 정의 대신 증오와 적대의 정치에 물든 수구적 행태도 여전했다. 코로나 검사를 위해 임의동행하려는 경찰을 상대로 “내가 3선 의원 출신이야”라며 갑질 하는 모습이나 코로나 병상에서 유튜브 방 송을 하는 기이한 행동이 속출했다. 극단주 의 세력과는 화합과 공존이 어렵다는 피로 감은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곤두 박질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라디오 방송에 나가 “소위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 당은 저희들과 다르다”며 거리 두기를 시도했지 만 허사였다. 국민의힘이 광복절 집회에 대 해 사전엔 물론이고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후에도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이 ‘집 회 방조론’ 공격의 빌미가 됐다. 핵심 지지층 의 여론을 챙기느라 극우세력과의 선긋기 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주장은 금 세 힘을 발휘했다. 특히 집회를 방조한 것은 아니더라도 전광훈을 태극기 집회의 스타로 만든 일등 공신은 바로 보수야당 아니냐는 일종의 원죄론 앞에선 마땅한 반론조차 내 놓지 못했다. ‘태극기 부대는 집토끼’ vs ‘극우는 계륵’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왜 확실하게 극우세 력과 선긋기를 못하는 걸까. 무엇보다 아직 도 적지 않은 의원들이 광화문 집회에서 반 정부 시위에 나선 이들이 국민의힘 핵심 지지 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은 일부 극우적 색채를 가진 사람들이 있지 만 광화문 시위대 전체를 극우로 매도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영남권의 한 중 진 의원은 “광화문 집회 세력이 극우라는 건 민주당의 프레임일 뿐”이라며 “이들의 절대 다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기 위 해 나온 애국자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적 극적 지지층이 벌이는 광화문 집회에 가세는 못할망정 적어도 찬물은 끼얹지 말아야 한 다는 기류가 있다. 극우세력도 결국은 우파 진영의 지지자인 데 굳이 절연까지 해야 하냐는 생각도 팽배 해 있다. 산토끼 잡는 것 못지 않게 집토끼가 도망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논리 다. 특히 당 주류인 영남 다선 의원들 사이에 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중도 포용·외연 확장 전략이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진보의 가치나 쫓아다니는 본말전도 행태라는 냉 소와 회의론이 적지 않다. 반면 극우세력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건 이 미 드러났고 이번 기회에 이들과 절연해 중 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 치 않다. 이들은 극우세력을 큰 쓸모나 이익 은 없으나 버리기는 애매한 계륵 정도로 여 기는 분위기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극우세력 과 손 잡았다가 궤멸적 참패를 기록한 4·15 총선 결과가 확실한 교훈을 줬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극우세력은 확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총선을 거치면서 드러났다” 며 “이번 광복절 집회를 통해 우리 당이 극우 와 손을 잡아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 다는 사실을 보다 분명하게 깨달았다”고 말 했다. 지난 6월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국민 의힘 비호감도가 69%로 호감도 18%의 네 배에 가깝다는 점도 결국 극우세력과 연계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온 국민의 방역 노력은 아랑곳하지않고 광 복절 집회를 강행한 극우세력의 막무가내 행 태는 “썩은 피는 내보내고 새 피를 수혈해야 보수가 더 건강해진다”(하태경 의원)는 주장 에 힘을 실어준 측면도 있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광복절 집회를 거치면서 지지율 은 떨어졌지만 대선 전에 이런 일을 겪어 오히 려 다행”이라며 “극우로는 안 된다는 일종의 예방주사 맞은 셈 치면 된다”고 말했다. 30

보수 정당과 전광훈의 밀월 MB 때부터 싹텄다 지난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참패의 원인을 꼽으라면 크게

극우를 증오와 적대의 정치로 무 장한 극단주의 집단이라고 정의한 다면, 8·15 광복절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만 큼 극우의 대명사로 어울리는 존재 는 없을 법하다. 방역당국에 도전 하며 좌충우돌하다 본인이 확진자 가 된 것은 물론 코로나 재확산을 몰고 온 장본인으로 낙인 찍혀 결 국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그의 지난 언행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 라 극우세력의 민낯과 보수 정당과 의 밀월 관계를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세 가지 장면이 떠오른다. 첫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시작된 급속한 우경화다. 반문재인 투쟁을 이유로 태극기 부대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이들을 국회로 끌어들이기까지 했다. 압권은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앞 단식장을 찾아온 극우의 아이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손을 맞잡는 장면이었다. 둘째, 선거 1주일 앞두고 터진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유가족 폄훼 발언이다. 더 큰 문제는 ‘탈당 권유’라는 당의 미온적 대처였다. 공당이 혐오 발언을 일삼는 극우세력과 확실히 선을 긋지 못한다는 인상을 줬다. 셋째,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힘을 합쳐달라”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이다. 황 대표는 “반가운 선물”이라고 반겼지만 보수결집은커녕 탄핵·친박 정당 이미지만 소환했다.

극우세력, 지난 8·15 집회 재집결 “정부가 바이러스 교회에 부었다” 전광훈식 황당 발언 변한 게 없어 급속한 우경화로 총선 참패 후 김종인 비대위, 극우와 거리 둬 지지율 상승했던 국민의힘 8·15 집회 방조론 등에 다시 타격 “지도부 주도형 개혁 그쳐선 안되고 당의 체질 변화로 뿌리내려야” ▲▲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 연합뉴스 ▲ 악수하는 전광훈 목사(왼쪽)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일러스트 박구원 기자 Ӝ 미국의 신나치주의 단체인 ‘국가사회주의운동’ 회원들이 2006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시에서 완전무장을 한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주의사당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극우 세력은 박근혜 탄핵때 등장 극우는 우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배타적 편가르기는 물론 반사회적 행동이나 폭력도 불사하는 극단적 이념 성향을 말한다. 민주 주의, 다원주의, 법치주의도 이들에게는 목 적 추구를 방해하는 걸림돌일 따름이다. 이 런 극우가 기존 제도권 정당과 섞일 수 없다 는 건 당연하다. 실제로도 우리나라 보수 정 당에서 극우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군사정권을 제 외하면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심지어 박근 혜 정부 시절에도 보수 정당은 늘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통해 집권에 성공했기 때문이 다. 이런 구도에서 극우세력이 보수 정당에 편입될 여지는 적었다. 보수가 오랫동안 대 한민국의 주류로 있는 동안 극우는 존재하 지 않았던 정치 DNA였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극우세력의 등장 시기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라 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 무렵부터 자유우파 결집론이 힘을 얻으면서 극우 유튜버, 태극 기 부대가 보수 정당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 기 시작했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압도적 국민 여론 속에 탄핵소추안 이 인용되자 보수 진영에 리더십 공백이 생겼

다”며 “그 틈을 이용해 자유우파 결집론이 라는 퇴행적 이념 속에 태극기 부대로 대표 되는 극우세력이 정치 무대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극우세력과 절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비정상의 정상 화’ 과정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지적이다. 극우세력의 규모나 영향력에 대해선 의견 이 분분하다. 다만 극우세력의 목소리가 과 잉 대표되고 있다는 분석은 총선 결과로 뒷 받침된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친박 계열의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은 각각 0.74%와 0.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광훈의 기독 자유통일당은 1.83%를 얻어 2016년 총선 때의 2.63%보다 오히려 후퇴했다. 한때 광 화문을 휩쓸며 보수의 선봉장인 것처럼 행 동했던 극우세력이 아주 시끄러운 소수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김종인 체제서 극우 입지 줄었지만 결별은 장담 못해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선 뒤 보수 야당에서 극우의 입지는 확 줄었다는 게 중론이다. 최 근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정강정 책에 진보적 의제를 포함할 때나, 김 위원장 이 광주에 내려가 보수 정당이 저지른 혐오

와 선동 발언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할 때 당 내에서 조직적 저항이나 반대가 없었던 것 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김종인 비대위 가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고 극우세력과 거 리를 두자 지지율이 상승 반전하기 시작한 것을 지켜봤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 의 부동산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한 초선 윤 희숙 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이 호평을 받자, 광장으로 돌아가 극우세력과 손 잡는 대신 원내에서 견제 야당 역할만 제대로 해도 유 권자의 마음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극성스러운 태극기 부대에 위축돼 할 말 을 못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공개적으로 극우세력과 결별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은 라디 오 프로그램에 나가 “더더욱 강력하게 당 내 부에서 (극우세력과의) 단절을 얘기해야 한 다”며 “우리 내부의 잘못된 과거는 다 폐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잠룡인 원희 룡 제주지사도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서 “보수의 이름과 가치를 참칭하며 공동체 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체의 시도는 우리 당 과 지지자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며 극우 단체가 추진 중인 개천절 집회에 반대 입장 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극우세력의 공생관 계가 완전히 단절됐다고 보는 국민은 아직 많지 않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지적대 로 ‘극우는 현찰이고 합리적 보수는 어음’이 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한 언제든 수구보수 로 회귀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또 아직은 탈 극우 노력이 김종인 위원장이 지휘하는 ‘지 도부 주도형’ 개혁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원과 전통적 지지층으로까지 당의 체질 변화가 뿌리 내린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김종인 체제에서 지금 보다 더 확실하게 극우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달 중순 시작하는 당무감사를 통해 극우 색채가 짙은 원외 당 협위원장들을 걸러내고, 극우세력이 예고한 대규모 개천절 집회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거 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 성민 대표는 “음식에서 이물질을 골라내듯 극우와의 결별이 없으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일부 보수 유튜버나 교조적 인식을 가진 분 들의 목소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수적으 로 많지는 않다”며 “자유민주주의와 공화 주의로 무장한 주류 세력이 교조적 우파들 과 논쟁을 통해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가 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화 논설위원

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전광훈 목사가 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자택 에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전 목사가 극우 기독계를 대표 해 본격적으로 정치 목사가 된 것은 2007년 대선 무렵부터다. 당시 “이 명박 장로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 서 지우겠다”는 대선 개입 발언으 로 물의를 일으켰다. 2008년에는 아예 ‘기독사랑실천당’을 창당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정 치적으로 반공·친미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며 동성애, 이슬람교, 차별금 지법에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의 근 본주의를 대변했다. 지난해 1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된 뒤에는 노골적으로 보수 정당과 밀월 관계를 이어갔다. 지난해 3월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 당 대표를 만나 “한국당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200석을 획득 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당 은 반대 급부로 전 목사가 주축이 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 와 함께 몇 차례의 대규모 도심 집 회를 함께 하며 전 목사의 영향력을 키워줬다. 급기야 황 대표는 지난 해 10월 전 목사가 주최한 문재인 퇴진 철야 농성장에 참석했고, 11월 에는 청와대에서 벌인 황 대표의 단 식 농성장에 전 목사가 찾아와 응 원했다. 전 목사의 언행은 종교의 범주를 넘어선 지 오래이고, 반사회적 패륜 과 행패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은 북한의 간첩” “좌파 종 북주의자들이 세월호 사고가 난 것 을 제일 좋아하더라” “하나님, 나한 테 까불면 죽어” 등의 발언이 특히 논란이 됐다. 또 “코로나19에 걸려 도 애국이다. 걸렸던 병도 낫는다” 는 비합리적 주장을 일삼더니, 결국 사랑제일교회에선 1,000명 넘는 확 진자가 나왔고, 광화문 집회에서도 500여명이나 감염됐다. 이 정도면 목회자가 아니라 공동체를 분열시 키고 파탄 내는 ‘악성 바이러스’다. 김영화 논설위원


사 회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기획

24

A17

2020년 9 9월 4일 금요일

우석균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논설위원

“여론에 아랑곳 않는 집단휴진, 의사들의 지독한 엘리트주의” 코로나19 감염 급증으로 중환자 병 상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수 련 과정의 인턴·레지던트로 구성된 전공 의협의회가 먼저 나섰고, 이어 대한의사 협회가 3일간 총파업을 했다. 전공의 휴 진율은 80%를 넘는다. 의협은 정부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7일 다시 전면 휴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를 확충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 의료를 강화하 겠다는 정책 방향에 시민은 의사만큼 반대하지 않는다. 최근 약 7만 명을 대상 으로 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관련 조사에 서도 찬성이 56.5%였다. 하지만 의사는 90% 이상이 반대했다. 정권마다 비슷한 방향의 정책을 한번쯤은 구상했으니 진 보,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의사들이 결사 반대하는 이유가 뭘 까. 시민 다수가 원하는 공공의료 확대 를 의사가 반발한다고 멈춰야 할까. “세 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며 의 사의 사회적 책임을 앞세우는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를 4년째 맡 고 있는 우석균(58) 성수의원 원장을 만 나 최근 집단 휴진의 배경과 해법에 대해 들었다. 우 원장은 20년 전 공단 시절부 터 의원이 있는 서울 성수동에 터를 잡고 산재 노동자와 주민 진료를 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 휴진에 대해 정부가 정책 추진을 보류하고 같이 논의해 보자며 설득하지만 요지부동이다. 코로나19 위 기에 이만하면 접고 대화할 만도 한데 휴진을 계속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의협이나 전공의 모두 의대 정원 확 대와 공공의대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데 사실 최근 의협 파업은 참여가 10%도 안 됐다. 전공의가 유난히 심하게 반발 하는 데는 세대의 특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은 의학전문대학원 세대로 4 년 대학을 마치고 4년 더 공부해 기존 의 대보다 투자가 많았다. ‘공정’에 민감한 20, 30대의 특성도 작용할 수 있다. 공 공의대는 추천으로 한다는 가짜 뉴스 를 믿는 의대생, 전공의가 의외로 많다. 나는 의사되려고 이만큼 노력했는데 시 민단체 추천으로 의사 만드냐는 논리 다. 전공의협의회 비대위가 엊그제 발표 한 대통령 호소문에 환자들에게 죄송하

다는 이야기가 빈말로라도 한마디 없었 다. 환자도, 여론도 아랑곳 않고 자신들 의 힘을 보여 주겠다는 지독한 엘리트주 의다.” -하필 코로나 상황에서 새 의료 정책을 끄집어내 의사를 자극했다며 정부를 비 난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런 점이 없지 않지만 정책이 올바 른 방향인가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의 대 정원 확대나 공공의대 설립 모두 지 난 대선 공약에 들어 있다. 국공립 중심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대 확충으로 의료 격차를 줄인다는 혁신안도 진즉 나와 있었다. 코로나 사태는 지역의료, 공공 의료의 강화 필요성을 오히려 또렷이 보 여 주는 것이고 정부도 이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측면이 있다.”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 정책 시기 논란 있지만 대선 공약 국내 병상은 민간이 90%인데 코로나 환자 90%가 공공병원에 공공의료 확대 막아서는 안된다 국내 의사 수입, 평균임금의 5배 기승전 수가 외치지만 해법 안돼 기득권 저항 넘어서야 의료 개혁

-의사 숫자를 두고 의협에서는 국내의 경우 증가율이 빨라 곧 경제협력개발기 구(OECD) 평균을 넘어설 거라고 한다. 또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OECD 1위 라며 이미 의료 접근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다고도 하는데. “의사 숫자가 OECD 평균보다 적다 는 건 의사단체도 인정한다. 증가율이 빠르다는 건 착시다. 2008년 기준으로 증가율이 6배라는 건데 그 비율이 점차 감소해 최근 OECD 평균은 1.6%, 우리 는 2.0% 수준이다. 이런 추세로 평균에 도달하려면 70년은 걸린다. 연간 1인당 진료 횟수는 16.6회로 OECD 평균(7.1회)에 비해 엄청나게 많 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진료행위가 많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전공의 집단 휴진에는 여론을 아랑곳 하지 않는 “엘리트주의, 폐쇄적 위계주의”에 “정치적 보수주의”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다고 의료 질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이 통계를 담은 OECD 보고서에는 ‘행위 별수가제의 문제로 과잉 진료 문제가 있 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의료 접근성은 진료 횟수로만 따질 수 없다. 지역 격차 가 크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분만할 수 없는 시군구가 60곳이다. 30분 내 응 급실에 도착할 수 없는 지자체도 99곳 이나 된다. 지역 의사 숫자를 늘려 이런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의협에서는 지역 간, 진료과목 간 불균 형은 증원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수가 조정 등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협은 기승전 수가다. 수가 조정은 복잡한 문제다. 진료별 상대 가치를 어 떻게 바꿀지, 어느 지역 수가를 높일지 정하기 쉽지 않다. 지금 지역에서는 연봉 3억원, 5억원을 준다고 해도 의사를 구 하지 못한다. 이미 국내 의사의 수입은 평균임금의 5배를 넘는다. 다른 나라는 평균임금의 2~4배 수준이다. 수가가 해 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필수과 수가를 올렸지만 그래도 지망생이 없는 경우에 서 이미 확인됐다. 흉부외과는 병원에서

전문의를 안 뽑고 비용이 덜 든다는 이 유로 전공의만 쓴다. 결국 의욕이 있더 라도 전문의 할 곳이 없으니 아예 선택 을 기피한다.” -의협은 원격 의료, 한방 첩약 급여화도 반대하는데. “디지털 의료는 우리도 반대다. 기술 발전에 맞춰서 넓혀가면 되지 서두르다 가는 의료 민영화를 자초할 수 있다. 의 료기기 사업을 하는 대기업 밀어주기가 되지 않도록, 의료 정보 보호를 위해서 라도 조심스럽게 가야 한다. 한방 급여 화 시범사업은 사회적 합의체인 건강보 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다. 건강보험 적용은 국민의 선호로 결정된 것도 많다. 파업까지 할 이유는 아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 부의 추진 방향에 문제는 없는가. “지역 의사제는 사립이 주축이어서는 안 된다. 400명을 증원한다면서 그중 300명을 50명 이하인 대학에 나눠 준다. 전체 15개 중 사립의대가 12개다. 국공 립에서 장학금 주고 의사를 양성해 공공 병원에서 근무하도록 하자는 보건의료

시민단체의 그간 주장이 왜곡된 것이다. 공공의대도 49명이면 너무 적다. 정부가 구상하는 10년 지역 근무는 실 제 수련 기간을 빼면 5년 정도에 그친다. 적어도 15년 이상 근무하고 그 뒤에도 지 역에 남을 수 있도 록 그 지역 출신에 가점 을 주어서 뽑아야 한다. 의사들이 지역에 머물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 회 참여, 안식년, 순환근무 등으로 자기실 현을 하면서 배운 만큼 일하고 공부할 시 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 -정부안보다 더 개혁적이어야 한다는 말인가. “정부안이 너무 미흡하다. 지역 간 의 료격차 해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공공 의료 시설이나 인력 확충 방안은 아예 제 시하지도 않았다. 지금보다 더 개혁적이 지 않으면 공공의료 확대가 아니라 현재 의 민간 중심 병원을 강화하는 꼴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공공의료는 시설로 는 5%, 병상 수로는 9% 남짓한 열악한 수준이다. OECD 평균이 70%이고, 우리 처럼 민간병원 비율이 높다는 미국, 일본 도 25%, 30% 수준은 된다. 권역별로 국

립대학병원이 중심이 되고 지방의료원 과 보건소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공공 의료 네트워크를 튼실히 짜야 한다. 이 런 증층형 네트워크가 있어야 의사 교육 도, 의사 교류도 가능하다.” -전공의 집단 휴진에 병원장이나 의대 교수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사립병원이 인턴, 레지던트 를 착취하는 상황에서 병원장들이 파업 을 지지하는 건 위선이다. 대한의학회에 서‘전공의 탄압 중단하라’며 최근 낸 성명 을 보면 전공의가 피교육자이지 왜 필수 인력이냐고 묻는다. 무슨 교육을 피교육 자들이 주 80시간만 받게 해 달라고 외칠 때까지 하나. 이런 교육 시스템도 개선해 야 하고 그러려면 교수들이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 교육 시스템이나 노동조건 개선은 정책으로 강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의사 증원이필요하다.” -의료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커진 상 황이라 집단 휴진에 대한 여론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 “공공의료기관이 이번에 정말 늘어나 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시민과 환자 의 편에 서는 윤리의식이 있는 의사를 양 성해야 한다. 코로나에 이만큼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얼마 되지 않는 공공병원 이 잘 버텨주기 때문이다. 국내 병상은 민간이 90%인데, 코로나 입원 환자의 90%는 공공병원에 있다. 이런 데도 공 공의료 확대를 가로막고 나서면 누가 납득하겠나.” -이번 휴진 사태는 어디서 접점을 찾아 야할까. “2000년 의약 분업 때 7, 8개월 이어진 의사 파업은 수가 인상으로 마무리됐 다. 그때 돈 된다고 대학병원 나와 개원 하는 의사들이 줄을 섰다. 의사들은 그 싸움을 정부에 대한 승리로 기억한다. 그 뒤 20년 동안 의료 개혁이 제대로 되 지 않다가 이번에 의사 10% 늘리겠다는 미미한 개혁이 극렬한 반대에 부딪친 것 이다. 어느 나라든 의료 개혁에는 의사 집단의 저항이 있었다. 이 기득권의 저항 을 넘어서지 않고 개혁은 불가능하다. 코로나 때문인지 지금 정부가 너무 빨리 양보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시민의 힘으 로 개혁을 끌어갈 생각을 해야 한다고 본다.” 김범수 논설위원

의대생 ‘국시 응시’로 기울었지만… 정부, 공정성 논란 ‘고심’ 일부 강경한 입장이던 전공의(인 턴ㆍ레지던트)들까지 모두 병원 복귀 를 결정하면서 극심한 의정 갈등도 수 습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의사 국 가고시(국시)을 볼 수 없게 된 2,700여 명의 의대 본과 4년생 문제가 마지막 걸림돌로 남아있다. 의대생들은 국시 거부를 철회하고 응시 쪽으로 돌아서 고 있고 정부도 '국민 동의'를 언급하 며 한발 물러섰지만, 국시 재접수 기회 를 줄 경우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사회 적 갈등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국시 '거부'→ '응시'로 돌아서는 의대생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그 동안 국 시 응시를 거부해왔던 의대생들이 응 시 쪽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뚜렸하 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전날 재학 생 884명을 대상으로 동맹휴학과 국시

거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745명ㆍ전체 학생의 84%)의 70.5%가 ‘단체행동을 지속하지 않았 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특히 당장 국 시를 치러야하는 본과 4학년은 81%가 단체행동에 반대했다. 이번 의대생 단 체행동을 주도하는 대한의과대학ㆍ의 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단 체행동 유지 여부 투표를 한 적은 있지 만 의대가 개별 투표를 한 경우는 서울 대 의대가 처음이다. 이 투표 결과는 다른 의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광웅 서 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다 른 의대 여러 곳도 투표를 하는 등 단체 행동 유지 여부를 논의 중이며 강경한 입장이던 곳도 현재 많이 누그러졌다” 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와 여론 설득, 시험 일정 조율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의대생들이 하루 이틀 내에는 꼭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의대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 표했지만 집단 행동 중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며, 의대협과 논 의해 함께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 다. 의대협은 9일 오후 각 대학 대표들 이 참여한 전체 회의를 열어 단체행동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재접수 안 된다”던 정부 “국민 동의 선행” 정부도 국시 재접수에 대해 조금은 완화된 입장을 드러냈다. 손영래 보건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 서 국시 재접수 등 의대생 구제책 마련 에 대해 “국민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 는다면 정부로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시 재 접수는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유보적인 태도로 돌 아선 것이다. 이광웅 위원장은 “만약

정부가 거듭해 ‘국시 재접수눈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면 의대생들도 집단행동 을 중지하지 않으려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퇴로를 마련해 학생들이 학교 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이날 의대생 구제와 관련해 "정치적으 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재접수를 허용한다면 시험을 치르는 것은 가능할 전망이다. 국시를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윤성 원장은 “응시를 거부했던 학생 2,700여명 전원이 실기시험을 보려면 11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시험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며 “일정 조정을 위해 서는 학생들이 빨리 응시 의사를 밝혀 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생에 기회 주면 ‘공정성’ 갈등 심화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 입장을 철회 한다고 정부가 즉시 응시 기회를 열어 준다면 사회적 갈등이 크게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당초 이달 1일이었 던 시험 일정을 8일로 늦췄고, 4일까 지였던 국시 재접수 기한을 이틀이나 연장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 의대생 들에게 두 차례나 기회를 줬다. 그럼에 도 정부가 원칙을 어겨가며 세번째 기 회를 준다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 군복무 특혜 의혹으로 확대된 공정 성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엘 리트 집단인 의대생들에게만 유독 유 연한 정부를 여론이 지켜만 보지는 않 을 것이다. 실제 의대생을 구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 라온 ‘국시 접수 취소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에는 48만 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또 리얼미터가 전날 5,786명에게 ‘국시 미응시 의대

생 구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 과 응답자의 52.4%가 '반대'했다. 정부도 이런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손 대변인은 “국가시험은 수많은 직종 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기 때문에 추가 접수는 다른 이들에 대한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구제하지 않을 경우 매년 3,000여명 넘게 배출되던 신규 의사가 내년에는 300명으로 급감하 고, 2022년에는 5,000명 넘게 배출되 는 등 의사 공급의 불안정성이 커진다. 당장 내년에 오지나 섬 등 지역 보건소 에서 근무할 공중보건의가 부족해져 주민들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정부 는 어떤 선택을 하든 후유증을 피해갈 수 없는 딜레마에 놓인 것이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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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8

디지털교도소

2020년 9월 7일 월요일

사 회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죽음죽음 부른 디지털교도소$ 민간 공개논란 논란 부른 디지털교도소… 민간사이트 사이트자의적 자의적 개인 개인 신상 신상 공개 신상 공개된 대학생 극단적 선택

‘지인능욕’ 요청하다 적발됐다며 사이트에 사진^전화번호 등 게시 “사실 아냐” 해당학생 호소했지만$ “사적 기준으로 특정인 신상 공개해 댓글로 비난 유도하는 것도 범죄” 부실 검증 탓 억울한 피해자도 발생 “성범죄 가벼운 처벌로 국민 불신 제2 디지털교도소 계속 나올 것”

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 신상 공개가 A(20)씨가 된 대학생 A(20 ( )씨가 지난 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디지털교도소 운영 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 7월 A씨가 누 군가에게 ‘지인능욕(지인의 ( 얼굴에 음란 사진을 합성해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행위)’을 요청했다며 A씨의 얼굴 사진· 학교·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게시했 다. 신상정보 공개 이후 A씨는 고려대학 교 커뮤니티(고파스)에 “디지털교도소 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내 가 맞다”면서도 “그 외의 모든 것은 결 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 했다. 이후 지난 3일 A씨는 자택에서 숨 진 채 발견됐다.

디지털교도소는 5일 “A씨가 직접 녹 음한 지인능욕 반성문, A씨 목소리가 확실하다는 피해자와 지인들의 증언, 이 후 A씨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한 A씨의 목소리 등을 통해 확실히 검증했다”고 밝혔다. 사실 검증 과정을 정확히 거쳤 으므로 신상정보 박제에는 문제가 없다 는 입장이다. 디지털교도소는 지금껏 아동 성착취 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 우나 고(故) 고(故 ( ) 최숙현 선수 폭행 가해자로 지목받은 경주시청 감독 등을 포함해 100여명의 신상정보를 게시해 왔지만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정한중 한 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하더라도 디지털교도소와 같이 주요 범죄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공익성이 있다면 위법 성 조각 사유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의 사망 이후, 디지털교도 소에 박제된 피의자들이 실제 범죄를 저 질렀는지 여부를 떠나 개인 신상정보 공 개 자체가 적절한 방식이냐를 두 고 논란은 심화되고 있다. 특히 나 신상정보 공개는 수사 기관도 심 2020년 7월 28일 화요일 의위원회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 하는 만큼 민간 사이트의 자 의적인 신상정보 공개는 문제의 소지가 크다. 서혜 원 변호사는 “한 번 공개된 신 상정보는 온라인상 파급력과 지속력이 크기 때문에 완전한 피해 회

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안이 중하 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교도소의 검증 방식이 부정확 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까지 있다. 사건과 관계가 없는데도 디지털교 도소에 의해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됐던 B씨가 대표적이다. 지난 7월 서울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B 씨는 디지털교도소가 확인 없이 게재한 글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상에서 자신을 성폭행범이라고 비난하는 악플을 받아야 했다. B씨는 피해가 막심한데도 디지털교도 소가 당시 관련 게시물을 삭제 한 것 외에 조치를 취하지 않 았다고 전했다. 디지털교도 소 논란은 사법부의 근본적 개혁 없이는 계속될 것이라는 개혁없이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교도소 의 생성 배경이 사법부

의 불신에 있기 때문이다. 권수현 젠더정 치연구소 대표는 “성범죄 등에 대한 솜 방망이 처벌로 국민의 불신이 쌓인 결과 직접 사회적 재판을 해야겠다는 발상으 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사법부 내에 서 강력범죄를 엄벌하려는 인식이 정착 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디지털교도소 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서경찰서는 A씨 부검 결과 별 다른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와 별개로 디지털교도소의 명예훼 손 여부에 대해서는 대구경찰 청 사이버수사대가 정보통 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 등에대한법률 위반 혐의 로 운영자들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은서 기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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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등 사회적 논란이 되는 사건 피의자들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캡처

신뢰 주며 기다리다 툭 던진 한마디$ 김양 ‘살인의 침묵’ 깨다 <1>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

과학 수사의 첨병

프로파일러의 프 프로 로파일러의 세계

‘묻지마 범죄’ 해결 위해 고군분투 디지털교도소 들여다보니 범인과의 새 연재 손정우 美두뇌싸움 송환 불허현장 결정에 반발 네티즌들이 얼굴 등 공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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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파일러에 대한 관심이 크 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작은 운영진 2명^배심원 50명으로 구성 단서를 토대로 용의자의 특 러시아 도메인에 서버는 동유럽에 징을 술술 짚거나, 꿈쩍도 하 경찰 수사 착수했지만 추적 자백을 어려움 지 않던 범인의 감정선을 건드려 이끌어내는 활약상에 시청자들은 짜릿 성범죄와 아동 학대 등에 가담한 범죄 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자나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물론 TV 속 모습과 실제 현 ‘디지털교도소’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실 사이 간극은 크다. 드라 섰다. 마에선 프로파일러가 신 통한 능력을 발휘해 대번에 범죄의 실마리를 잡아내는  끝판대장처럼 묘사되지만, 상 당수 프로파일러는 대중매체에서 자신 들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초능력자 처럼 묘사되는 데적잖은 부담을 느낀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거나 물증이 없어 기존 수사 기법으로 한계가 있는 사건에 프로파일러가 투입된다. 수사관 이 현장에서 물리적 증거를 찾는다면 프 로파일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범죄자의 심리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범행 이유를 찾는다. 수사의 맥을 잡는데 도움을 주 는 일종의 나침반이다. 묻지마 살인 범죄가 잇따르면서 프 로파일러의 역할과 중요성은 점점 더 커 지고 있다. 현재 전국엔 총 37명의 프로 파일러가 활동하고 있다.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인 이춘재로부터 자백을 이 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프로파일러들의 숨은 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년에 걸쳐 다양한 지능범죄 사건을 다룬지능범죄, 당신을 노린다 시리즈 를 보도했던 한국일보는 시리즈로과학 수사의 첨병,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연재 한다. 새 시리즈에선 범행 동기가 뚜렷하 지 않아 논란이 됐던 여러 형태의묻지마 범죄를 만날 수 있다. 현장에서 고군분 투하는 형사들 못지않게 현장 뒤에서 범 인의 본심을 간파하기 위해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프로파일러들의 노력과 고뇌도 엿볼 수 있다. 김동욱 기자

이진숙 경위

확인한 후에도 김양을 다그치지 않았다. 이후 김양은 해부학을 공부했다던가 그 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등 관심사를 하나 둘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어진 세 번째 면담. 김양의 특 성을 파악한 이 프로파일러는 이전에는 하지 않던 질문을 하나 던졌다. “네가 아 중이다.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촌 는 게 정말 많은 건 알지만, 피해자를 생 동생이 n번방 피해자라는 걸 알고서 눈 각해 보면 공부하는 방식이 참 잘못됐던 이 뒤집혔다”며 “해킹을 통해(성착취물) 것 같아. 그렇지?” 김양은 그제야 현실을 판매자와 구매자를 잡기 시작한 것이 여 직시한 듯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사건 기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디지털교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그간의 진술 도소는 A씨 외 운영진 1명과 50여명의 과 달리, 피해자의 모습과 피비린내를 기 배심원으로 구성됐다. 홈페이지의 서버 억하는 듯한 행동이었다. 이 프로파일러 는 동유럽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졌 는 “그 한마디에 자신 스스로를 위해 어 다. 디지털교도소는 이미 법원에서 형을 떤 선택이 옳은지를 깨닫고 마음을 조금 선고받은 범죄자를 신상 공개 대상으 로 삼는 것으로 기준을 잡고 있다. 그러 나 법원에서 혐의가진술 입증되지 않더라도 “난 다중인격자” 피하는 범인 사회적 공분을 경우 처 다그치지 않고촉발시킨 친밀감사건의 형성 노력

“프로파일러님, 와 모자이크 처리 안 된 110명 개인정보 담아$ 솜방망이 처벌 판사 10명도 공개 보셔야겠는데요.” 지인능욕(지인의 얼굴에 음란사진 등 을 합성해 온라인상에 공유하는 행위) 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디지털교도 소에 신상이 공개됐던 대학생 정모(20)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다. 6일 디지털교도소 소개글을 보면, 운 영자 A씨는 “디지털교도소는 대한민국 악성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라며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 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 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인 심판을 받 게하려 한다”고 운영 목적을 밝히고 있 다. 디지털교도소는 이용자들에게 “표

현의 자유가 100% 보장되기에 마음껏 댓글과 게시글을 작성하셔도 된다”고 알리고 있다. 디지털교도소에는 현재까지 110여명 의 신상이 공개된 상태다. 이 사이트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얼굴 사 진 △이름 △출생연도 △전화번호 △거 주지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범죄자 외에도 성범죄자들에게 솜망방이 처벌 을 했다는 이유로 판사 10명의 사진과 이름도 공개되어 있다. 전 남편을 살해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 (37), 아파트 경비원을 지속적 괴롭혀 극

신뢰 주며 기다리다 툭 던진 한마디… 김양 ‘살인의 침묵’ 깨다

※ 사건의 열쇠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파일러 세계를 다룬 새 시리즈는 격주 화요일마다 지면과 온라인 공간을 통해 독자 여러분을 찾아 갑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2017년 3월 29일 낮, 당시 17세이던 김모양이 인천 연수구에 살던 초등학생 A양을 유인해 자택으로 향 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 속 장면(위 사진). 김양과 방조범 박모양이 2018년 4월 30일 항소심에 출두 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3월 29 단적 선택으로 내몬 심모(48)씨의 신상 일 저녁 인천경찰 도 등록됐다. 청 소속 이진숙( 사진) 디지털교도소는 7월 세계 최대 규모 프로파일러(경위)에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인천 연수구 (W2V)’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해 한 한 아파트 옥상에서 초등학생의 시신이 국 법원이 미국 송환을 불허하는 결정을 훼손된 채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내리면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A씨는 당일 체포된 용의자가 횡설 손씨의 얼굴이 나온 사진 3장과 함께 나 수설할 뿐 좀처럼 입을 열 이·출신 학교 등을 공개했다. 지 않으니, 면담을 해 달 해외 도메인 등록기관 조회 결과, 디 라는 요청과 함께였다. 지털교도소는 올해 5월 23일 최초로 개 용의자는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 설됐다. 이 사이트는 추적을 피하기 위 는 고교 자퇴생 김모(당시 17)양. 수사관 해 한국이 아닌 러시아의 도메인을 사용 들이 이 프로파일러에게 건네 준 사건 기 록을 보니, 김양이 낮 12시50분쯤 실종 신고된 A(당시 8)양을 데리고 자기 집에 들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다. 김양은 3시간 만인 오후 4시9분쯤 아파트에서 홀로 빠져 나왔다. 경찰은 이 시간 동안 김양이 A양을 살해 한 뒤 시신을 흉기로 훼손해 아파트 옥상 과 쓰레기장에 유기하고, 시신 일부는 비 닐봉투에 담아 당일 오후 만난 박모(당 시19)씨에게 건넨 것으로 추정했다. 만든 캐릭터 A와  J 오가던 범인 김양과 첫 만남에서 이 프로파일러는 사건이 예상보다 단순하지 않음을 직 감했다. 김양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났다는 박양이 자신에게 부여해준 캐 릭터들을 흉내내며 진술을 피했기 때문 이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 일을 한 건 제가 아니다”라면서도, 몇 초 뒤 표정을 바꾼 채 “저를 부르셨느냐”고 되 물으며 다른 인물인 것처럼 행동하곤 했 다. 김양은 자신의 두 캐릭터를A와J 라고 소개했다. 진실을 꺼내기 위해선 어느 피의자보 다 깊은 수준의라포르(rapport·친밀 감 혹은 신뢰관계) 형성이 필요해 보였 다. 우선 이 프로파일러는 김양의 이상 행동을 만류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 다. 대신 면담 날 아침부터 김양을 찾아 가 종일 대화와 식사를 하며 저녁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두터운 믿음을 쌓 기 위해 사라진 시신 일부를 자신의 방 책꽂이에 숨겼다는 진술이 거짓말임을

“피해자 생각해 보면$ 그렇지?” 3번째 면담서 마음의 벽 허물어 방조범 박양에도 위로^공감 통해 거짓말 걷어내고 단서 이끌어내

씩열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후 추가된 면담에서 김양이 사건 당 시는 물론 전후 과정들을 어느 정도 기 억하고 있다는 단서들이 모였다. 자기 안의J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는 주장에는 큰 변함이 없었지만, 피해자 A 양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괴로 워 하거나 박양에게 시신 일부를 가져다 주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명 확히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프로 파일러는 김양의 진술과 태도 변화에 대 해 세밀하게 보고서를 적어 내려갔다. 또다른 난관, 방조범 박양 또 하나의 난관은 시신 일부를 넘겨 받은 박양의 정체였다. 김양은 2017년 2 월쯤 베네치아 점령기라는 온라인자 캐(자작캐릭터의 줄임말)’ 커뮤니티를 통해 박양과 알게 됐다고 했다. 개념부 터 낯선 이야기였다. 이 프로파일러는 곧장 해당 커뮤니티 를 둘러봤다.도축마피아 등의 주제 를 가지고 일종의 상황극을 하는 무대 와 같았다. 김양과 박양은 각각 마피아 부두목, 조직원 등의 역할을 맡아 살인 과 시신 훼손 등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며

친분을 쌓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양은 박양에게 다중인격 증세가 있다고 호소했고, 박양은 김양에게 잔인한 인격 을 가진J와 쾌활한 성격의A라는 캐 릭터를 만들어 줬단다. 이 프로파일러는 박양과도 얼굴을 마 주했다. 박양은 첫 만남에서 “봉투를 건 벌과 상관없이 신상이 공개되기도 한다. 네받은 것은 맞지만 시신인 줄 몰랐다” 다만 신상이 공개된 경우라도, 피해자에 며“모형 선물인줄 알았고 집 근처 쓰레기 게 사과하는 등 반성할 경우 신상 공개 통에 버렸다”고 했다. 하지만 이 프로파 가 중단되기도 한다. 일러의 판단엔 심상찮은 구석이 적잖았 현재 대구경찰청은 명예훼손 등 디지 다. 둘은 사건 당일에도사냥을 나간다 털교도소 운영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 (김)잡아왔어(김)살아 있어?(박) ‘손가 한 상태다. 그럼에도 디지털교도소는 경 락 예뻐?(박)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 찰 수사와 관계없이 범죄자들의 신상을 았고, 김양이 시신을 훼손한 후 불안 상 계속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태에 빠졌을 때에도 “눈앞에 사람이 죽어 A씨는 “경찰 수사는 불가피하지만, 있다”(김) “침착해라”(박) “J를 불러와 내가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라”(박) 등 내용의 통화를 했던 터였다. 검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김양에게 그랬던 것처럼, 박양에게도 밝혔다. 김정현 기자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 프로파일러는 박양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위로하고, 학 업 스트레스 등 재수생으로서의 고민을 공감해 줬다. 그러는 사이 박양은 사건 당일에 대해 하나 둘 단서를 털어놨다.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만난 김양에게 봉 투를 받고 화장실에 가 확인한 후 “실제 여서 떨렸다”는 감정, 시신 확인 후에도 김양에게 태연하게 대했던 이유에 대해 “(김양을) 안심시키려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시신을 받은 다음 날인 3월 30일 오전에는 시신을 분해해 음식물 쓰레기와 섞어 1층 음식물 쓰레 기통에 버렸다는 진술도 나왔다. 조각났던 사건 전말 맞춰져 이 프로파일러가 작성한 보고서는 경 찰 수사팀뿐 아니라 검찰에도 제출됐다. 해당 보고서는 평범치 않은 사연을 가진 두 피의자의 범행 전말을 하나 둘 이어 붙였다. 검찰은 김양을 살인 및 사체훼 손·유기 혐의로, 박양을 살인방조 및 사 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박양의 살인 공모 여부를 두고 긴 법정 다툼이 이어졌지만, 법원에서도 수사팀이 구성한 당시 정황은 대부분 인정됐다. 대 법원은 2018년 9월 김양과 박양에 각각 징역 20년,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 다. 대법원은 당시 “박양의 살인 공모 혐 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도 “김양이 사 건 당일 촬영한 변장 사진을 보낸 시점이 후 부터는 박양이 미필적으로나마 살인 행위에 대해 인식했다고 봐야한다”며 방 조죄를 인정했다. 신지후 기자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문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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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블랙핑크, 세계 뉴노멀이 됐다… K팝의 침공! 방탄, 빌보드 2주 연속 1위 팬덤 효과 넘어 대중 속으로 다이너마이트, 라디오서도 강세 1960년대 英 비틀스·롤링스톤스… 美 팝 음악시장 점령 때와 흡사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 드 종합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를 2 주 연속 차지했다. 그룹 블랙핑크의 ‘아 이스크림(Ice Cream)’도 이 차트에서 13위에 첫 등장했다. K팝 여성 그룹으 로서 최고 기록이다. 핫100 20위 안에 국내 가수가 2팀 이상 오른 건 처음 있 는 일이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신곡이 핫 100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스 트리밍이나 다운로드뿐만 아니라 라디 오 방송 부문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팝 인기를 두고 ‘일부 극성 팬들 덕’이라는 평가는 사라

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 현지 언론인 포브스조차 방탄소년단의 빌보 드 정복을 “뉴 노멀(New Normalㆍ새 로운 표준)”이라 표현할 정도다. 1960 년대 비틀스, 롤링 스톤스, 더 후 등 영 국 록 밴드들이 미국 팝 시장을 점령한 것을 두고 ‘브리티시 인베이젼(영국의 침공)’이라 불렀듯 ‘K팝의 침공’이란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8일(현지시간) 빌보드는 방탄소년단 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핫 100에서 1위 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핫 100은 스트리밍 횟수와 음원 판매 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한 주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 위를 집계하는 차트다. 당연히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빌보드 역사상 핫 100 에 1위로 데뷔한 곡은 ‘다이너마이트’ 를 포함, 43곡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2주 연속 1위는 20곡뿐이다. 방탄소년 단의 인기는 오로지 ‘아미(방탄소년단

의 팬클럽) 덕분’이라는 평가가 쏙 들어 가는 이유다. 이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빌보드 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2주 차(8월 28일∼9월 3일) 스트리밍 1,750 만회, 다운로드 18만2,000건을 기록했 다. 2주 연속으로 18만 건 이상 다운로 드를 기록한 곡은 2016년 9월 듀오 체 인스모커스와 할시의 ‘클로저(Closer)’ 이후 4년여 만이다. 비영어권 가수에게 가혹할 수 밖에 없는 라디오 방송 기록도 좋다. ‘다이너 마이트’는 라디오 방송 횟수를 따지는 빌보드의 ‘팝 송스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지난주 20위에 이어 이번 주 18위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다. 미 연 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음원 발매 직후 이틀간 162개 방송국에서 2,128 회 방송된 ‘다이너머이트’는 2주차 접 어들면서 180개 방송국에서 4,019회 방송됐다. 팬덤을 넘어 대중의 일상 속 으로 파고드는 확장세가 뚜렷하다.

여성 그룹 블랙핑크의 선전도 눈길 을 끈다.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한 ‘아이스크림’으로 핫100 차트 13위 에 오른 것. 올해 발매한 싱글 ‘하우 유 라이크 댓’과 레이디 가가 곡에 참여한 ‘사워 캔디’가 기록한 33위를 단숨에 깼 다. 2018년 ‘뚜두뚜두’(55위) 이후 빌보 드 문을 두드려온 블랙핑크에겐 희소식 이다. ‘아이스크림’ 역시 고무적인 부분 은 라디오 방송 횟수다. 빌보드 ‘팝 송 스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도 32 위에 진입, 그룹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선전 이유 로 꼽히는 키워드는 ‘현지화 전략’이 꼽 힌다. ‘다이너마이트’는 영국의 데이비 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가 곡을 썼다. ‘아이스크림’은 소속사 YG가 주 도했다지만 토미 브라운, 미스터 프랭 크스, 아리아나 그란데 등 이름 있는 프 로듀서와 가수가 참여했다. 가사는 전 부 영어로 쓰거나 대부분 영어로 채웠 다. 그룹 멤버들이 영어에 능해 현지 언

최근 방탄소년단(BTS)은 전 세계 대중음악의

가고 있었으나, 특히 이번 성취는 그들의 커리어에

보였다. 2주 연속 정상을 유지한 곡도 역대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인

정점을 찍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빌보드

20곡에 불과하다. BTS 이전에 빌보드 HOT100

HOT100에서 신곡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역사상 43번째로 발매 첫 주에 HOT100 차트

차트에 1위로 입성한 가수가 모두 미국, 영국,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BTS는 미국에서

1위를 차지한 ‘다이너마이트’는 2위에서

캐나다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성취는

서구 음악 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주류로 자리 잡아

Deep p Wi Wide

50위까지 곡들의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꿈이었다. 이 꿈이 현실이 된

판매량을 모두 더한 수치를

배경에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불리는

상회하는 압도적 판매량을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ARMY)’가 있다.

BTS 아미, 국경 없는 공동체로 “세상 어디든 있다” 아미는 누구인가 먼저 아미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BTS의 트 위터 계정 팔로어 숫자(약 2,900만명) 와 YouTube ‘BANGTAN TV’ 채널 구독자 수(약 3,600만명)를 바탕으로 추산한다면, 아미들로 작은 나라를 하 나 세울 정도는 될 것이다. 게다가 팬 덤 구성원들의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 군, 전 세계에 걸친 거주 지역 등을 고려 하면 “아미는 어디에나 있다(ARMY is everywhere)”라는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아미는 아이돌 팬덤이 10대 소 녀 팬들 위주로 구성됐을 것이라는 고 정관념에 정면으로 맞선다. 이는 BTS가 광고하는 상품들의 종류(자동차, 고가 의 안마의자, 음료 등)와 아미들의 다양 한 활동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미 팬덤의 다양성은 BTS의 영향력이 어느 특정 세대나 지역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증거다. 무엇을 하는가 이처럼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양한 아 미는 어떤 일들을 할까. 다른 가수들의 팬덤과 마찬가지로 아미 역시 일상적으 로는 BTS가 수상을 하도록 투표하고, 뮤직비디오와 음원의 스트리밍, 음반 판 매량에서 기록을 세우기 위한 활동을 한 다. 이는 기록 경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 라, BTS라는 아티스트의 장기적이고 안 정적인 음악활동을 위한 실질적 기반을 다지는 활동이다. 나아가 아미는 BTS 가 전달하는 음악적 메시지와 가치를 세 상에 구현하기 위한 일종의 ‘가치 지향 적 커뮤니티’의 형태로 진화해 왔다. 전 세계의 많은 학자가 BTS와 아미에 대 해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이유 역시 여기 에 있다. 아미 내에는 다양한 집단 혹은 개인 들이 존재한다. 그중 일부를 소개하자 면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문제에 도움

블핑, 핫100차트 13위 차지 팝스타 고메즈 함께한 ‘아이스크림’ BTS처럼 현지화 전략 효과 멤버들 능숙한 영어 소통도 도움 K팝, 이제야 제대로 된 출발선에 만 방탄소년단은 미국 음악 산업을 지 배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인기를 부정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 했다. 이 때문에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이제야 제대로 된 출발선에 섰다는 평 가가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는 10일 NBC 투데이 ‘시 티 뮤직 시리즈’, 17일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한다. 블랙핑크는 다 음달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자신들의 참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Blackpink: Light Up the Sky)’를 공개한다. K팝의 침공은 고경석·권영은 기자 이제 시작이다.

기획

2020년 9월 10일 목요일

차곡차곡 성장세를 보이며

론이나 팬들과의 소통에도 별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평 가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지 화 전략이 도움이 되는 측면은 존재하 겠지만, 그것만으로 이들 인기를 설명 하긴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제껏 쌓아 온 인기가 확산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 다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해외 음악 인과 협업도 예전엔 인지도 때문에 우 리가 요청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상대 쪽이 먼저 흥미를 느끼고 제안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심히 봐 야 한다”고 말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또한 “단순 한 팬덤이 아니라 팝 음악이라는 보편 적 세계에 우리나라 가수도 마침내 진 입했다는 징표”라 했다. 이는 해외 언 론도 마찬가지다. 포브스의 음악 전문 기자 브라이언 롤리는 “회의론자들은 열광적인 팬들이 스트리밍과 다운로 드 실적을 부풀린 결과로 치부하겠지

신곡 ‘다이너마이트’ 폭발적 인기 BTS 트위터 팔로어 2900만명 유튜브 구독 3600만명 등 기반 사상 최강 팬덤인 아미가 견인 아미 연령^직업^거주지 폭넓고 다양 가사 번역^기부 활동 조직 등 언어^문화 장벽 넘는 교량 역할로 BTS 메시지와 가치 구현에 앞장

이 되고자 매달 기부를 조직하는 집단, 아미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웹사이 트, 학술 저널 등이 조직돼 있다. 올해 초 에는 영국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아 미 학자들이 참여하는 ‘BTS 국제 학제 간 콘퍼런스’라는 콘퍼런스가 열렸고, 8월에는 아미 학술저널(Rhizomatic Revolution Review) 주최의 온라인 콘퍼런스도 개최됐다. 그 외에도 아미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 부를 가르쳐 줄 아미 선생님을 연결해주 거나, 아미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상 담심리 전문가들의 모임도 있다. 이 뿐 만 아니라 의료진, 법조인 등 아미 내부 의 다양한 전문가 집단들이 각자의 방식 으로 BTS의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한 모 임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이뤄 가고 있다. 특히 트위터처럼 다양한 사람이 연결-접 속하는 네트워크 망 안에서 탈중심적으 로 연결된 개인과 집단들은 사안에 따라 흩어지거나 모이며 유연한 연대를 조직 함으로써 거대한 아미 커뮤니티를 형성 하고 갱신하고 있다. 장벽을 뛰어넘다 이러한 전 지구적 아미 커뮤니티의 형 성에는 번역 계정들이 아주 중요한 역할 을 담당한다. 그들은 BTS의 트윗, 콘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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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한국 가수 첫 1위에 오른 데 이어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케 이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불리는 아미가 있다. BTS 의 리더 RM이 2018년 9월 유엔연설에서 “우리 팬들은 행동과 열정으로 BTS와 유니세프가 함께하는 캠 페인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진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팬”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엔 제공

츠, 관련 기사나 소식이 있을 때마다 거 의 실시간으로 영어 및 외국어로 번역하 거나 반대로 방탄소년단 관련 외국 소 식이나 기사 등을 한국어로 번역하기도 한다. 자원봉사로 번역 활동을 하는 이 들은 단순한 문장 번역뿐 아니라, 설명 을 덧붙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특수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전달하는 역 할도 수행한다. 이를테면 ‘Ma City’라 는 곡에 등장하는 “062-518”이라는 가 사는 광주의 지역번호와 5·18 민주항쟁 을 암시하는데, 이런 맥락을 외국 아미 들에게 소개함으로써 BTS의 노래 가사 와 한국의 역사를 전달한다. 이처럼 이 들은 한국 아미들과 외국 아미들 로 하여금 그들 사이의 언어· 언어 BTS가 1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등극을 팬들과 자축하기 위해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랜선 파티를 하고 있다. ●네이버 브이라이브 캡처 BTS 문화적 장벽을 넘을 수 있 도록 문화적 교량 역할 을 한다. 운 프로젝트를 세우고 트리밍 기록과 음악상 투표에서의 압도 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번 빌보드 이러한 번역 계정들 기부 활동을 조직한다. 적인 표 차이, 여러 영역에서 주기적으로 HOT100의 2주 연속 1위는 BTS를 향 덕분에 외국 아미들은 이 과정을 통해 기부가 이뤄지는 큰 규모의 기부 등 BTS의 메 한 아미의 적극적인 신뢰와 지지가 만들 한국어 노래 가사를 여 아미들의 일상에 자연 시지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하고 그 어 온 양적 변화가 영미권 및 영어 중심 러 번역본을 비교해가며 스럽게 녹아드는데, 여 것을 구현하고자 하는 아미의 집단행동 주의의 균열이라는 질적 변화로 이어지 그 의미를 깊게 이해할 BTS 로고를 살짝 변형한 모양의 기에서 BTS의 메시지를 들은 이미 사회에 질적 변화를 일으키고 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하나의 중요 수 있고, 투표, 스트리밍, 아미 로고. 구현하려는 가치지향적 있다. 원래 서구 음악 시장은 영미권 중 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자선활동 등 공동의 목 공동체로서의 성격이 두 심으로 굴러가는데, 여기에는 영어만을 표가 있을 경우 전 세계 이 곡은 팬데믹을 살아내는 모두를 위 아미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중요 드러진다. 둘째,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 언어라고 생각하는 서구 리스너들의 뿌 로하고자 쓰였지만, BTS가 수년에 걸 한 역할을 해 왔다. 2018년 11월 방탄소 지는 기부의 규모가 압도적이라는 점도 리 깊은 편견도 작용한다. 그런데 BTS 쳐 전달해 온 메시지를 아는 이들, 즉 아 년단의 한 멤버가 비공식석상에서 입었 중요한 지점이다. 흔히들 이를 양적 차이 와 아미는 바로 여기에 도전하고 있는 미에게는 곡에 담긴 위로와 긍정이 더욱 던 티셔츠 뒷면의 원폭 이미지가 국제적 로만 환원하곤 하는데, 그러한 판단은 것이다. 빛을 발한다. 팬덤의 활동으로 수년에 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번역 계정들을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로도 이어지곤 한 빌보드 HOT100 차트의 순위는 음원 걸쳐 태운 도화선이 다 닳아 다이너마이 중심으로 5개 대륙의 26명의 아미가 모 다는 점을 놓친다. 판매량, 스트리밍 수, 라디오 스핀 수와 트를 폭발시켜 BTS를 막아온 견고한 여 그 사건의 역사적, 정치적 배경을 설명 같은 기준으로 결정된다. 특히 라디오 벽에 행복과 기쁨으로 균열을 내는 순 하는 A4 106페이지 분량의 백서를 발간 편견을 깨뜨리다 스핀 수는 영어 노래를 부르는 영어권 간이다. 한 것은 번역 계정들의 사회 문화적 교 양적 변화가 일정 단계에 이르게 되면 국가의 가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 량으로서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 질적인 비약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질적 례라 할 수 있다. 상태로 이행하게 된다는 것을 ‘양질전화 기부 활동 역시 아미의 중요한 특징들 (量質轉化)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 거 이지영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서울대 철학과에서 프랑스 철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을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첫째, 아미는 대한 규모의 전 세계적 움직임은 다양한 영화이론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영화미학을 공부했다. 현재 세종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BTS의 메시지와 가치를 구현할 수 있 영역에서 나타난다. 앨범이 발매될 때마 영화철학과 영상미학을 연구하고 있다. 2018년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이뤄내는 새로운 예술 는 기부처를 찾아 매달 정기적으로 새로 다 기네스 기록을 깨뜨리는 놀라운 스 형식을 분석한 ‘BTS 예술혁명’을 출간했다.


A20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

공연문화예술계‘100년래 최악의 위기’ 직면 정부 2020~2021년 7500만불 지원 발표 불구 애매모호한 심사 기준, 평가단 구성도 비난 받아 “부족한 정부지원 정책은 음악산업 에서 떠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10만명 이상 의 작곡가, 작사가 및 음악출판사가 소속되어 있는 저작권 협회인 APRA AMCOS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호주 음악 역사상 100년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공연산업은 코로 나-19로 인해 티켓 판매로만 최소 5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APRA AMCOS 관계자는 “아티스트를 포함해 축 제 관련 종사자 모두 정부 부양책에 도 움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라이브뮤직 비즈니스협회(Live Music Business Council)의 스튜어 트 워터스(Stuart Waters)도 “정부의 적극적 개입 없이는 관련 산업이 붕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공연 문화 산업 은 직격탄을 맞았다. 콘서트, 축제 등

의 행사는 바이러스 유행이 시작된 후 가장 먼저 중단됐으며 백신 보급 등 코 로나 상황이 진정된 이후에도 가장 마 지막에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연방 정부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회복을 위해 3천 억 달러 이상의 투자 를 약속했지만, 최근 문화산업 지원 발 표에 따르면 극히 일부 지원금이 극소 수 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로 공연장이 폐쇄조치 된지 7개월이 지난 9월 2일 예술 구제 패키지 ‘RISE’의 접수 신청을 시작했 다. 2020년에서 2021년까지 7천 5백달 러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는 폴 플레쳐 문화부 장관의 승인 이 필요한 프로젝트의 절반에 해당하 는 것으로 지원 및 승인 절차가 8월 중 순에야 완료돼 지원 일정이 늦어졌다. 2020년에는 신청에서 지급까지 완료 되는 사례가 한 건도 없을 전망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논의돼 결정된 지

원 절차인데 비해 공개된 직후부터 신 청 및 접수, 평가 과정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문서에는 지원금 결 정은 예술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인프 라, 교통, 지역개발 및 통신부 등의 경 험이 풍부한 심사위원들’이 평가할 것 이라고 명기돼 있다. 예술 관련 단체들은 산업 분야의 경 험이 풍부한 평가자들이 어떤 예술적 지식이나 경험을 지닌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며 정치적 영향력의 개입을 우 려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평가자들은 ‘권고’만 가능하며 장관 이 승인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호주는 과거 문화부 장관이 정부기 금에 대해 부적절하게 관여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18년 NSW 예술부 장관은 자금 지 원 결정에 개입해 권고를 무시하고 장 관이 선호하는 프로젝트로 지원금을 결정했다고 언론이 폭로한 바 있다. 또 집권 자유-국민 연립이 지역구를 갖고 있는 곳에 지원이 편중됐다는 비난도 나왔다. 지원금의 요건은 공공자원의 효율적

이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이고 윤리적 인 사용 가치를 나타내야 한다. 예술 분야에서 해당 요건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할지도 관련 종사자들은 의 구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효율적인 것은 10명보다 1명이 출연 하면 효율적인 것인가, 효과적인 측면 은 청중에게 감동이나 웃음을 주는 것 을 말해야 하는 것인가, 윤리적 측면과 도덕적 가치의 기준은 무엇을 뜻하는 건지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활동은 정부 목표에 기여해야 하며, 자금 지원 필요성을 입증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하며, 청중에게 인기 가 있을 것 같은 성격이어야 한다. 대중 예술을 제작하는데 수학적인 공식을 대입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련 자들은 ‘정부 목표에 기여해야 한다’는 조항에 가장 먼저 반기를 들고 있다. 예술 분야는 사회 비판적 시각으로 제작되며 정부 정책에 대한 물음 등 다 른 관점을 취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 이다. 지원금 절차에 대해도 논란이지만 지원 방책으로 제시한 혜택 역시 실효 성이 의문이다. 음악 산업에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

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9천만 달러, 보 험지원으로 5천만 달러를 할애하겠다 는 정부 지원 대책에 대해 관련 종사자 들은 회의적인 입장인 것. 음악 공연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상

황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자체가 어 불성설이며 음악 산업계는 은행이나 금융권에 의존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 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자크 아탈리 “코로나19 시대, 모두 예술가다” 중세 프랑스에서 흑사병 이후 ‘ 테이블 아트’ 즉, 미식 문화가 생 겨난 것처럼 전염병 이후엔 새로 운 예술이 등장하곤 했다. 전염병 은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 을 한다.”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77)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CICI)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 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2020 문 화소통포럼에서 화상 연결을 통 해 ‘새로운 예술의 등장’을 강조 했다. 그는 코로나19사태를 계기로 공연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플 랫폼이 나타나고, 홀로그램이 발 레나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앞으로 20 년간은 수많은 기술적 변화가 있 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 원, 외교부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 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 콘텐츠 전달 방식의 변화’를 주제 로 열렸다. 그러나 그는 “예술 콘텐츠를 어 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신 ‘어떻 게 실행할 것인가’를 보라”고 주 문했다. 아탈리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모바일 동영상 어플리케이 션 ‘틱톡’에 올라오는 수많은 동 영상을 보며 ‘자기애’를 드러나는 일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 목했다. 아탈리는 이런 경향이 가 속화하면서 “미래에는 모두가 예 술가가 될 것”이라며 “자신의 재 능을 발견하고 예술적 소양을 개 발하게 되는 일이 늘면서 예술 생

자크 아탈리.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 제공

산 방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아탈리는 시간, 삶, 죽음, 슬픔, 장례식 등이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주제가 될 것이 라는 전망도 내놨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미래학 자인 아탈리는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특별보좌관과 유럽부흥 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 등을 역임했다. 전염병의 지구촌 창궐 을 예측한 ‘21세기 사전’, ‘미래 대 예측’ 등 5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탈리 외에 세드 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 관,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모로, 영국 방송인 프란신 스톡 등이 화 상으로 함께 했다. 아탈리는 마지막으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 지만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창조 하고, 발명하고, 성장하라. 우리 스스로 예술가가 돼 호기심을 갖 고 찾아 보러 가야 한다.” (한국일보)


B22

culture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이강진의 시골엽서

호주에 정착한 이후 비행기보다는 자동차 여행을 주로한다. 호주 오지를 비행기로 둘러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행기를 타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여 행보다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에도 주변을 즐길 수 있는 자동차 여행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도 한몫한다. 지금도 오래전 호주 대륙을 한 바퀴 돌았던 여행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 다. 서호주(Western Australia)에서 원주민들과 18개월 정도 함께 지내기 도 하면서 집을 떠나 있었던 경험은 큰 자산으로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자동차로 호주 대륙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 요즈음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하다. 퀸즐랜드 (Queensland)주를 비롯해 교통을 통 제하는 주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내서 가까운 동 네를 지도에서 찾아본다. 하이랜드 공 원(Hyland Park)이라는 마음에 드 는 동네 이름이 보인다. 동네 이름에 공원(park)이 들어가 있으니 분위기 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집에서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 동네다. 숙소를 예약했다. 집을 나서는 날이다. 장거리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 없다. 평 상시와 같이 천천히 일어나 가방을 챙 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다. 봄이 멀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여행하기에 좋은 날씨다. 눈에 익은 고속도로를 천천히 운전 하며 민박집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먼저 민박집에서 가까운 남부카 헤드 (Nambucca Heads)라는 동네를 둘 러본다. 남부카 헤드는 큰 강이 바다 와 만나는 지점에 있는 동네다. 지방 뉴스에도 자주 언급되는 제법 사람이 많이 사는 동네다.

▼ 바위에 이곳에서 지낸 흔적을 남겨놓은 그림

강을 따라 만든 긴 산책로를 걷는 다. 최근에 보수한 산책로가 마음에 든다. 주중이지만 따뜻한 햇살을 받 으며 걷는 사람이 많다. 산책로가 끝 나는 곳에는 긴 제방이 있다. 호주에 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크고 작은 바위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제법 멋진 작품(?)도 있다. 이곳에도 강태공들은 물고기와 세월 을 낚고 있다. 느지막한 시간까지 걸 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다음 날 아침에는 숙소 근처를 걷는 다. 집을 나서니 정원을 잘 가꾼 평범 한 단독 주택이 줄지어 있다. 봄기운 을 알아채고 일찌감치 기지개를 켜는 꽃나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바닷가 동네답게 보트를 가지고 있는 집도 쉽 게 만날 수 있다. 우체통을 특이하게 만들어 시선을 끄는 집도 있다. 호주 시골 동네를 다니다 보면 집주인의 개 성을 드러내는 우체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곳도 예외가 아니다.

개성 있는 우체통; 시골을 여행하다 보면 특이한 우체통을 자주 볼 수 있다.

민박집 주인이 알려준 대로 작은 숲 속 오솔길에 들어선다. 가파른 경사에 는 계단을 만들어 놓았고 하천을 건너 는 다리도 만들어 놓아 산책하기 좋 은 길이다. 천천히 걷는데 중년 여인 이 반려견과 함께 따라온다. 잠시 옆 으로 비켜서면서 먼저 보낸다. 여인

HANHO KOREAN DAILY |

남부카 헤드와 하이랜드 파크

기 동네, 잡을 수 있는 물고 물고기가 많은 한가한 설치 에 입구 물을 다리 수량과 크기가 있는 게시 다. 해 놓았

밸리 비치(Vally Be ach) 전망대에서 전문 사진사가 순 간을 기다리고 있 다.

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앞질러 간 다. 물병이 매달려 있는 작은 배낭을 짊어지고 씩씩하게 걷는 모습이 인상 적이다. 덩치가 큰 개도 익숙하게 주 인을 따라간다. 산책로를 따라 해변에 도착했다. 바 닷물이 빠진 너른 모래사장에 서너 명 의 사람이 개를 데리고 한가하게 바다 를 즐기고 있다. 오늘 하루는 온전히 나의 것이다. 특별한 계획도 없다. 해 변을 걷는다. 신선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파도가 내는 소리를 들으며 두 어 시간 걸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 나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이웃 동네에 가보았다. 벨 라 비치(Valla Beach)라는 동네다. 동네에 들어서니 바닷가 언덕에 전망 대가 있다. 전망대에는 이미 한 남성 이 큼지막한 카메라를 들고 해변을 주 시하고 있다. 카메라 가방이 옆에 있 는 것으로 보아 순간을 기다리는 사 진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작가 옆에서 핸드폰으로 해변을 담는다. 집에 두고 온 큼지막한 카메라가 생 각난다. 그러나 핸드폰으로도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해변을 향해 있는 벤치에 작업복을 입은 청년이 한가하게 점심을 먹고 있 을 뿐이다. 해변에서 보니 멀지 않은 곳에 하천 을 가로지르는 사람만 다닐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대충 짐작으로 방향을 잡고 다리를 찾아 나선다. 다리 근처 물가에는 대형 야영장이 있다. 그러 나 생각보다 야영객은 많지 않다. 야 영장 근처에서는 주택 공사가 한참 진 행 중이다. 안내판을 보니 은퇴한 사 람을 위한 주택단지를 짓고 있다. 노 후 생활을 지내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리 주변에 차를 세우고 걷는다. 바닷물과 얕은 강물이 만나는 곳을 건너 해변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만 든 운치 있는 다리다. 입구에는 큼지 막한 게시판에 온갖 물고기 사진과 함 께 잡을 수 있는 물고기 크기와 수량 이 적혀 있다.

리키며 저것이 도미라고 한다. 도미와 숭어가 떼를 지어 다니고 있으나 낚시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다리에서 잠시 물고기를 구경하는데 큼지막한 가오리(Stingray) 한 마리가 배회하 고 있다. 물고기를 구경하며 잠시 다 리에서 시간을 보낸다. 다리를 건너 태평양 물결이 출렁이 는 백사장에 도착했다. 해변에는 사람 이 한 명도 없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황량하게 보이면서도 아름다운 끝없 이 펼쳐진 백사장이다. 되돌아오면서 강을 따라 만들어 놓은 숲속 오솔길 을 걷는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 와 강을 번갈아 보며 바다 냄새와 풀 냄새를 만끽한다. 혼자 걷는 외진 오솔길이다. 이런저 런 생각이 떠오른다. 책상에서 나온 사상은 신뢰하지 말아라. 걸으면서 나 온 사상만을 신뢰하라고 했다는 철학 자의 말이 떠오른다. 떠오르는 생각을 통해 삶을 나름대로 다시 짚어본다. 집에서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낯 선 동네에서 이틀 밤을 보내고 민박 집을 떠난다. 관광이 목적이라면 아 침 일찍 와서 구경하고 갈 수도 있는 거리다. 그러나 가끔은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다. 일상에서 한발 물러선 시간, 잠시 거리를 두고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상생활에 파묻혀 자신을 되돌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다 짐한다. 가끔 자신과 떨어져 관조하는 여유를 갖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꾸려 가는 나만의 삶을 위하여...

상어가 출연해 해변을 통제한다는 경고

전망대 옆 도로를 따라 해변까지 자 동차로 내려가 본다. 주차장이 넓다. 해변 입구에는 상어가 포착되어서 해 변을 폐쇄한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잠시 주위를 걷는다. 벽돌로 큼지막하 게 최근에 지은 샤워장도 있다. 한여 름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임을 쉽 게 짐작할 수 있다. 해변은 한가하다. 상어 때문에 물놀이를 금지하기 때문 일 것이다.

가오리가 한가하게 유영하는 수심 얕은 강

사람 두 명이 함께 가기에는 비좁은 그러나 제법 긴 다리를 걷는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수심이 얕은 물 속 을 물고기가 떼를 지어 다닌다. 지나 가는 청년에게 물고기 이름을 물으니 숭어(mullet)라고 한다. 도미가 아니 냐고 재차 물으니 다른 물고기를 가

이강진 (자유기고가, 전 호주 연방 공무원) kanglee699@gmail.com

최무길 이민법무사, 통번역사,수필가

수필집 ‘무너지는 것들 속에서’ 역서 ‘블루 이코노미’

영화 기생충의 한장면

호주 동부 해안의 전형적인 한가한 전경


2020년 9월 5일 토요일 | HANHO KOREAN DAILY

culture

김봉석^윤이나의 정기구독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19 B23

아버지의 죽음으로 갑자기 보스가 된 아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20년간 런던을 장악하고 있던 폭력조직의 보스 핀 월리스가 살해당한다. 라이벌 조직의 음모도 아니고, 대단한 킬러의 솜씨도 아니었다. 알바니아 갱단 구역의 낡은 아파트를 찾은 핀에게 총을 쏜 것은, 트레일러에 살고 있는 웰시 트래블러 집단의 청년이다. 우연이나 실수였을까? 아니면 배후에 누군가 있는 것일까? 핀의 아들인 션은 반드시 범인을 찾아, 모든 것을 걸고 복수하겠다고 다짐한다. 런던을 불바다로 만들어서라도.

‘갱스 오브 런던’은 영국 드라마다. 스카이 애틀랜틱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많은 제작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화끈한 액션 영화 ‘레이드’를 만들었던 개러스 에번 스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2개의 에 피소드를 연출했다. ‘프론티어’와 ‘디바 이드’ 등을 만들었던 자비에르 젠스 감 독이 3개, ‘더 넌’의 코린 하디 감독이 4 개의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모두 연출 력을 인정받은 영화감독이다. 갱단, 폭 력조직의 암투를 그린 드라마는 많이 있었지만 ‘갱스 오브 런던’의 스케일은 압도적이다. 설정부터 액션까지 거대하 고 화려하다. 핀 월리스의 조직은 런던의 다른 폭력 조직 위에 있다. 알바니아계, 파키스탄 계, 중국계, 쿠르드계 등등 출신 지역으 로 나뉜 조직들은 월리스의 통제를 인정 하고 따랐다. 핀은 친구인 에드 듀마니 와 함께 거대 투자회사와 건설회사 등 을 운영했다. 지역사회의 존경받는 사업 가다. 파키스탄 갱단의 보스 아시프의 아들 나시르는 런던 시장에 출마했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력한 후보 다. 알바니아 갱단의 보스 루안은 나이 지리아에 진출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리 고 있다. 동네 유흥가에서 돈을 뜯으며

<3> 웨이브 ‘갱스 오브 런던’

런던을 주름잡던 대부의 암살$ 범인 찾기^조직간 암투를 축으로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 둘 밝혀져 보스의 심복이 된 위장경찰의 고뇌 총격전^몸싸움 등 현란한 액션$ 대규모 제작비로 압도적 스케일

살아가는 폭력배를 넘어 정재계에서 막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국제적인 커넥 션을 가지고 있는 거물들이다. 내가 갱스터 영화에 빠지게 된 작품은 프랜시스 코폴라의 ‘대부’였다. 자상한 아버지이자 이탈리아인들의 힘든 일을 해결해 주는 ‘대부’의 다른 얼굴은 잔혹 하고 거침없는 마피아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 대학을 갔던 셋째 아들 마이클은 조직이 위기에 몰리자 돌 아온다. 음모와 배신, 폭력의 아수라장 을 거치고 난 마이클은 과거와 다른 인 간이 된다. 그건 저세상의 악마나 괴물이

‘갱스 오브 런던’에서는 서양 갱들의 싸움이기에 무술 액션보다는 총격전과 거친 몸싸움이 주가 되지만 개러스 에번스의 뛰어난 액션 연출 실력을 엿볼 수 있다. 웨이브 제공

영국 드라마 ‘갱스 오브 런던’은 런던 암흑가의 대부가 암살당한 뒤 벌어지는 범죄조직 간의 대결과 암투를 그린다. 조직 보스의 아내 마리안 역할을 맡은 미셸 피어리(맨 오른쪽)는 ‘왕좌의 게임’에서 캐틀린 스타크 역할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의 여신을 보여 준다. 웨이브 제공

아니다. 오로지 성공을 위해 헌신하고, 방해되는 것을 모조리 해치우는 우리의 모습이다. ‘대부’ 시리즈는 폭력조직의 성장을 고 스란히 보여 준다. ‘대부2’에서는 아버지 의 과거와 마이클의 현재가 교차된다. 이민자였던 아버지는 성공하고,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하여 갱이 된다. 많은 폭력조직의 출발점은 소수집단의 권익 보호를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조 직이 커지면서 권력을 가지면 같은 민족 이나 집단을 등치며 살아가는 흡혈귀가 된다. ‘대부3’에서는 마피아가 정치와 경 제, 종교 등의 권력집단과 결탁하는 모 습을 보여 준다. 폭력조직은 사회의 악 이지만, 사회를 지배하는 집단은 늘 그 들과 이해를 함께한다. 필요에 따라 이 용하고, 위기에 처하면 버린다. 새로운 폭력조직은 끝없이 생겨나니까. ‘갱스 오브 런던’의 폭력조직들도 호 시탐탐 틈을 노리고 있었다. 정점에 서 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가득하고, 적의 힘이 약해지고 내가 강해질 때까지 모 두 기회만 보고 있다. 랄레 조직은 쿠르 드반군에게 무기와 물자를 공급하고 있다. 개인의 치부와 영달보다는 민족 이 먼저다. 랄레의 남편은 과거 터키군에

고문을 받다가 죽었고, 배후에는 아시 프가 있었다. 당장이라도 복수하고 싶 었지만 아직 힘이 약하기에 평화를 유지 해 왔다. 핀이 죽자, 랄레는 아시프의 헤로인을 빼돌린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서 예상 외의 사건들이 벌어진다. 덴마크 특수부대 출신의 킬러들이 션을 죽이려 한다. 일반적인 폭력조직 간의 다툼이라 면 불가능한 일이다. 뭔가 흑막이 있다. 그러면서 핀의 비밀도 하나둘 드러난다. 은밀하게 젊은 여자와 도망가기 위해 음 모를 꾸미고 있었고, 가족과 친구에게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 점입가경이다. ‘갱스 오브 런던’의 거대한 설정은 매 력적이다. 그러면서 캐릭터의 힘이 강하 다. 2화의 시작은 션과 빌리의 어린 시절 이다. 핀과 마리안은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간다. 장남인 션에게 중요한 선 택을 하게 한다. 세상에서 싸워 이기려 면 원치 않는 일, 나쁜 짓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션은 망설인다. 마지막까지. 마리안의 말처럼 션은 다정하고, 빌리는 강인하 다. 그러나 운명은 그들의 인성 혹은 욕 망과는 다른 길을 걷게 한다. 다정한 션 은 보스가 되기 위해 다짐하고 견디면서

돌진한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과감한 짓도 해버린다. 차남인 빌리는 회피한다. 마약에 취하고, 향락에 빠져 든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니 까. 그러나 준비한다. 운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그날은 결국 올 것이니까. 그리고 마리안. 배우도 이야기해야 한 다. ‘왕좌의 게임’에서 캐틀린 스타크를 연기했던 미셸 피어리다. 에다드가 억울 하게 죽은 후, 복수를 위하여 절치부심 하던 강인한 여성. 그러나 ‘피의 결혼식’ 에서 처참한 배신을 당하며 죽어간 여 인. 4개의 시즌에서 캐틀린 스타크는 중 심이었다. 그가 이끄는 스타크 가문이 라면 능히 승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만큼 처절했고, 카리스마가 있었다. 2014년 한 시즌만 돌아온 잭 바우어의 ‘24’ 시즌9에서 미셸 피어리는 테러조직 의 실세를 연기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의 여신을 너무나 잘 연기했다. ‘갱 스 오브 런던’의 미셸 피어리도 그들과 거의 같고, 너무나 적역이다. ‘갱스 오브 런던’의 이야기는 폭력조직 의 암투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중요 한 인물이 이물질처럼 끼어 있다. 혼란의 와중에 션의 심복이 되는 엘리엇은 위장 경찰이다. ‘무간도’와 ‘신세계’ 등에서 보

듯, 역할에 깊이 빠져들면 혼란스러워진 다. 언젠가 고발하고 체포해야 할 악당 들에게 공감하고, 스스로 악의 손길에 젖어들기도 한다. 매번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것은 션만 이 아니다. 4회전 복서였던 아버지는 도 박꾼에게 고용되어 중요한 시합마다 패 배를 택했다. 엘리엇은 아버지의 길을 걷 고 싶지 않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승리 일까. 선과 악의 문제도 아니다. 어느 것 을 택해도, 우리는 이미 악의 구렁텅이에 서 헤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모든 이는 생존을 원하고, 최후의 승자 를 갈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자와 손 을 잡아야 하고, 모든 감정을 버리고 패 자를 내쳐야 한다. 누가 이길지는 끝까지 봐야만 한다. ‘갱스 오브 런던’도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본다. 션이나 에드 혹은 아 시프, 누가 이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 들 모두 상처를 입고, 궁지에 몰린다. 하지만 보다 보면 알게 된다. 그들은 결국 장기판의 말일 뿐이다. 행동대장 정도다.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갱들이 아니다. 뒤에 있는 누군가의 이익을 실현 하기 위해 손에 피를 묻히는 졸일 뿐이 다. 이 드라마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갱스 오브 런던’에서 개러스 에번스 의 이름을 보고 기대한 것 하나는 액션 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고유 무술인 실랏 에 매혹된 가렛은 다큐멘터리 ‘인도네 시아의 비술: 펜칵 실랏’(2007)을 찍고 무술영화 ‘메란타우’(2009)를 만든 후, 2012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레이드:첫번 째 습격’을 공개하며 찬사를 받았다. 홍 콩도, 태국도 아닌 인도네시아의 무술영 화에 수많은 관객이 열광했다. ‘레이드 2’(2014)는 액션도 좋았지만, 범죄조직 의 길고 엄혹한 투쟁을 보여 주었다. ‘갱 스 오브 런던’을 암시하는 작품이었다. ‘갱스 오브 런던’은 서양 갱들의 싸움 이기에 무술 액션보다는 총격전과 거친 몸싸움이 위주이지만, 개러스 에번스의 장기도 잘 드러난다. 연출을 맡은 첫 에피소드에서 엘리엇이 핀의 살인범을 찾으러 갔다가 근육남과 1 대 1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엄청나다. 역시 개러스 에번스의 연출이다. ‘갱스 오브 런던’은 개러스 에번스의 장점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액션에서 도, 도 이야기에서도. 김봉석 문화평론가

조선시대의 바비큐 모임 T : 안녕하세요? 긴 겨울이 어 느새 끝난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겨울밤에 주로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 내셨는지 얘기하면서 수업을 시작해보 려고 합니다. L : 우리는 평소에 두 노인만 살 다가, 주말이 되면 손주들이 잔 뜩 몰려와요. 목요일부터 애들 해먹일 생각에 장을 보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 어요. H : 호주는 겨울에 뼛속까지 으실으실 춥잖아요. 그래서 따듯한 차를 많이 마시면서 겨울을 보 낸 것 같아요. 시중에 파는 차는 너무 달아서, 저는 유자차랑 생강차를 직접 담아요. A : 겨울밤이 워낙 기니까, 지 인들이랑 저녁 모임도 많이 가 졌던 거 같아요. P : 맞아요. 손님들 오면 거실 벽난로에다가 고구마를 구워 먹기도 하죠. T : 와!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긴 겨울밤을 보내셨던 것 같습 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모이면 바 비큐를 가장 많이 구워먹는 거 같아요. 바비큐는 언제부터 구워 먹었을까요?

H : 아무래도 한국은 직장인 들이 회식자리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1970년대 정도부터 아닐까 요? 우리가 젊었을 때, 이미 새마을운 동도 있었고요. A : 맞아요. 그 노래 생각나요.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아마 이런 가사였던 거 같은데... T : 저도 그 가사가 어렴풋이 기 억이 나요. 매일 9시 뉴스 끝나 면 그 노래가 항상 나왔던 거 같아요.^^ 그런데 한국불고기 문화는 삼국시대부 터 시작되었습니다. 옛 중국 문헌을 보 면, “고구려는 맥적 요리가 유명하다.” 라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맥적이라는 게 바로 오늘날 양념불고기랑 거의 비 슷합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도 고기를 구워먹는 모임들이 많았어요. 오늘은 조선시대 모임에 대해서 공부해 보겠습 니다. 우선 그림을 한 번 봐 주세요.

P : 양반들이 노는 장면을 그 린 그림 같아요. A : 옆에 기녀들도 같이 동반 한 거 같고, 거문고처럼 생긴 악기도 있어요. L : 배경 사이사이에 꽃들이 그 려져 있는 걸 보니, 봄에 꽃구 경을 나간 것 같아요. T : 네, 맞습니다. 이 그림은 조 선 후기 신윤복이라는 화원이 그린 그림이에요. 봄에 양반들이 꽃구 경을 간 장면을 아주 다채롭게 잘 그려 냈습니다.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꽃놀 이를 갈 때에는 꼭 데리고 가는 사람들 이 있었어요. 누구였을까요? H : 기녀랑 악사들이요. 놀이 에 음악이 있어야 흥이 나니 까요. T :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 로 이런 장면을 그리는 화공들 도 데리고 다녔어요. 그래서 자신들의 누리는 풍류를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 습니다. 봄에는 진달래, 복사꽃, 살구 꽃, 버들가지 등을 구경하러 다녔고, 가을에는 국화를 보러 다녔어요. 그런 데 추운 겨울에 이들은 어떻게 긴 시간 을 보냈을까요?

A : 우리 어렸을 적 생각해보 면, 할머니가 화롯불에 고구마 랑 밤을 구워주시기도 했 어요. L : 그리고 이불을 푹 뒤집어쓰 고 아랫목에서 옛날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거 같아요. H : 그렇죠. 우리 어릴 때 텔 레비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 고. 그런데도 참 재미나게 놀았던 거 같아요. P : 맨날 언니들이랑 소꿉놀이 도 하고, 공기놀이도 하고, 오 빠들이 끼면 눈싸움도 많이 했어요. T : 추워서 밖에 잘 못나가는 날씨에 조선시대 사람들도 실 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마음에 맞는 벗들이 모여서 난로회(煖 爐會)를 많이 했어요. A : 난로회요? 실내를 따듯하 게 만드는 그 ‘난로’요? T : 네, 맞습니다. 조선시대의 문헌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한양의 풍속에 숯불을 화로에 피워놓 고, 번철을 올린 다음 소고기에 갖은 계란과 파, 마늘, 후추 등 양념을 더하 여 구우면서 둘러 앉아 먹는 것을 난로 회라고 한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

다. 여기서 ‘번철’은 전을 부치거나 고 기를 구울 때 쓰는 무쇠 그릇입니다. H : 세상에, 지금 우리가 먹는 불고기랑 거의 비슷하네요. T : 한 가지 다른 점은, 이 난로 회는 사대부 양반들이 즐겨했 던 겨울 모임인데요, 고기만 구워먹었 던 것이 아니라, 겨우내 방 안에서 직 접 기른 ‘매화꽃’을 벗들과 함께 감상 하면서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시 도 지었어요. L : 조선시대 양반들은 참 멋있 었던 거 같아요. 놀 때도 시를 짓잖아요. P : 정말 너무 운치 있네요. 바 깥에는 눈이 펑펑 오는데, 방 안에서 고기도 먹고, 시도 짓고. T : “시(詩)를 빼면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선의 사대부들은 시를 짓는 게 일상생활이었습니다. A : 수업을 하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우리가 하는 많은 활 동들이나 문화, 음식들이 아주 오래전 부터 전해져 온 거 같아요. H : 사실, 우리 아이들도 김치 나 고추장 같은 음식은 전부

사 먹어요. 후대에 제대로 전해 주려 면, 많이 가르쳐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L : 애들이 직장일로 많이 바빠 서 거의 사 먹는 일이 많죠. 그래 도 저는 가끔 김치 정도는 직접 담아 먹 고, 추석 같은 때엔 다 같이 모여서 송 편도 만들고 했으면 좋겠어요. 바쁘다 고 요즘은 너무 많은 좋은 것들이 사라 지고 있는 거 같아요. T : 새겨들을 말씀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오늘은 이렇게 조 선시대 양반들의 겨울 모임, ‘난로회’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다음 주엔 조선시 대 양반들의 여름 모임, 연꽃 구경과 ‘피서음’에 대해서 공부하도록 하겠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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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미 박사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rhodachun@gmail.com


B24 22

culture

스포츠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HANHO KOREAN DAILY |

‘톱시드 저주’ 푼 존슨 “178억보다 우승컵”

KT 불방망이 형님 트리오 “창단 첫 가을야구 가즈아”

타이거 우즈 이후 10년 동안 페덱스컵 랭킹 1위가 우승 못한 투어 챔피언십서 골프왕에 올라 “상금 보너스보다 트로피가 소중”

유한준 9월 들어 타율 0.389 박경수 0.438^황재균도 0.381 모두 이적 후 성적 더 좋아져

임성재는 합계 10언더로 11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6^미국)이 ‘톱시드의 저주’를 풀고 미국프로골프 (PGA) 투어 2019~20시즌 ‘골프의 왕’에 올랐다. 존슨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 (파70^7,319야드)에서 끝난 PGA투어 2019~20시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 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4,500만 달러)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1 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존슨은 저스틴 토머스와 잰더 쇼플리(이상 27^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손에 넣었 다. 존슨은 경기 후 “훌륭한 선수들이 추 격해, (3라운드까지 5타를 앞서도) 여유 있는 리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꼭 챔피언에 오르고 싶었는데 오늘 그 소원을 이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4R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단독 11 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존슨의 우승 가능성은 초유의 관심사였다. 투어 챔피 언십은 페덱스컵 랭킹에 따라 보너스 타 수를 부여하는 스트로크 보너스 방식 으로 치러져 랭킹 1위는 무려 10언더파 의 이점을 안고 시작한다. 하지만 우승 에 유리한 랭킹 1위가 최종 1위에 오르지 못하는 일이 오랫동안 반복되며 ‘톱시드 의 저주’라는 말까지 붙었다. 이 저주는 우즈(45^미국) 타이거 우즈(45^미국 ( ) 이후 지난 10년 동

더스틴 존슨이 8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 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안에도 계속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노던 트러스트) 우 승^2차전(BMW 챔피언십) 준우승을 거 둔 존슨은 이 대회 1라운드부터 단 한 번 도 1위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욘 람 (26)과 공동 1위에 올랐던 1라운드를 제 외하곤 모두 홀로 1위를 지켰다. 3라운드 에서 존슨에 5타 차로 2위에 올랐던 토머 스 역시“존슨이 확실히 경기를 잘하고 있 다”며 그의 활약세를 칭찬했다. 마지막날 3^5^6번홀에서 버디를 잡으 며 타수를 줄인 존슨은 7^8번홀에서 보 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했다. 후반 들어 2위 그룹에 있던 토머스와 쇼플리가 그 를 2타 차로 쫓아오며 위협했다. 그러

나 존슨은 흔들리지 않았고, 16번홀(파 4)에서 벙커샷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등 후반 내내 파행진을 벌이며 타수를 지 켰다. 반면 토머스는 17번홀(파4)에서 2.5m 파 퍼트를 놓치며 존슨과 3타 차 로 멀어졌고, 쇼플리마저 타수를 더 줄 이지 못해 결국 우승컵은 존슨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PGA통산 23승이자 올해 3번 째 우승컵을 손에 든 존슨은 처음으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앞서 존슨은 2016년 투어 챔 피언십에서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 드)에게 따라 잡히며 챔피언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있는데, 4년 만에 다시 찾은 기회

를 놓치지 않았다. 또 2007년 창설된 페 덱스컵 플레이오프 대회에서 총 6번 우 승하며 매킬로이(5승)를 제치고 최다승 부분에서 단독 1위에 올랐다. 존슨은 여기에 1,500만달러(약 178억 원)의 보너스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돈 과 명예 중 어느 것이 더 의미 있냐’는 물 음에 존슨은 “챔피언은 내가 정말 원했 던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명예”라며 “상 금 보너스보다 트로피가 더 소중하다” 고 소신을 밝혔다. 또 존슨은 “챔피언 등극은 선수 기간에 꼭 이루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오늘 그 소원을 달성했다” 며 “또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겠 다”고도 했다. 오지혜 기자

또 양키스 징크스$ 홈런 3방에 와르르

토론토 토론 론토 류현진이 류현 현진이 진 8일 8일 미국 미국 뉴욕주 버펄로 뉴욕 욕주 버펄 버 펄로 살렌필드에 살렌 렌필 필드 드에 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열린 뉴 욕 양키 양 양키스와 키스와 스와의 홈 경기에 투구하 경 경기 기에 선발 발 등판해 등판 판해 해투 구하 구하 고 있다. 있 . 있다 버펄로=AP 연합뉴스 버펄로 펄로= =A AP 연 AP 연합 합뉴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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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9일 수요일

류현진(33^토론토)이 이번에 도 ‘양키스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8일(한국시간 ( ) 미국 뉴욕 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 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안타 6개를 맞고 5실 점했다. 두 차례 정정 끝에 2.51까지 낮췄 던 평균자책점도 3.19로 치솟았다. 지난 달 6일 애틀랜타전부터 이어온 6경기 연 속 ‘5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 기록도 중 단됐다. 5실점은 7월 31일 워싱턴전에서 기록한 시즌 최다 실점과 타이다. 2-5로 뒤진 6회초 교체돼 패전 위기에 몰렸던 류 현진은 타선이 폭발해 12-7로 승부가 뒤 집어지면서 패전은 면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홈런 3방을 허 용한 건 토론토 이적 후 처음이다. LA 다 저스에서 뛰었던 지난해 8월 24일, 그때 도 류현진은 양키스를 만나 홈런 3개를 얻어맞았다. 그전까지 그전까 까지 시즌 평균자책점 내셔널리그 1.64로 내셔 내셔널리 널 그 사이영상을 향해 순 항하던 류현진은 양키스를 양키스 키 를 넘지 못해 1점 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졌다. 류현진은 메 이저리그에 이저 저리그 리그에 그에 데뷔 데뷔 첫 해인 데뷔첫 해인 2013년 6월 양키 스와의 패전(6이닝 스와 와의 첫 맞대결에부터 맞대 대결에 결에부터 부터 패 전(66이 이닝 3실 실 점)을 기록했다. 만남에서도 점 )을 기록 기록했다 했다.. 이번 33번째 했다 번째 만 남에서도 남에 서도 못하며 양키스전 평균 악연을 악연 을 끊지 못 하 양 하며 키 전 통산 평 키스 균 됐다. 자책점은 자책 점은 88.80이 .880이 이됐 다. 시즌 치열한 토론토는 토론 토는 는올시 즌 양키 양키스와 스와 치 열한 동 부지구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부지 지구 2위 2위다 다툼을 을벌 이 있 이고 는데 데 아직도 아직도 직 9차례나 9차례나 더 만나야 만나야 한다. 한다. 다 당장 당장 다음 다음 등판 등판 에서 양키스를 양키스 키스를 를 다시 상대할 상대할 대 가능성이 가능성 능성이 이높 은 류현진이 어떤 류현 현진이 진이어 어떤 투구를 투구를 하느냐에 하 냐에 따라 하느 따라 토론토의 토론토의 가을야구 가을야 을야구 구 성패도 성패도 달려 달 있다. 있다. 류

류현진 5이닝 5실점$ 패전 면해 세 번째 만남에도 악연 못 끊어 토론토 6회말 10점 폭발 대역전 현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제구는 나쁘지 않았다. 상대 타자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음 양키스전에선 잘 던지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류현진은 이날 컨디션부터 좋지 않아 보 였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5㎞(90.4 마일)에 그쳤다. 포심과 투심패스트볼 평 균 구속은 구속 속은 시속 143㎞(88.8마일)였다. 143㎞(88.8마일 ( 마 )였다 다. 올 해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90마일(약 90마 마일(약 1455 ㎞)) 이하였던 경기는 이날과 7월 31일 워싱 턴전 두 차례뿐이다. 1회초 1사 1 후 루크 보 이트와 에런 힉스에게 연속 타자 타자 홈런을 허 용한 공도 모두 시속 145㎞(89.9마일)의 145㎞ ㎞(89.9마일 일)의 밋밋한 밋 한 직구였다. 밋밋 직구였다 였다. 1루에서 3루 방향으로 방 으로 방향 부는 살렌필드의 바람도 류현진을 괴 의거센 센바람도 롭혔다. 롭혔다 직구가 직구가 구 말을 듣지 않자 체인지업 업 위주로 패턴을 바꿨지만 바꿨 직구가 수반되지 직구가 않은 변화구 위력이 반감됐다. 타선이 변화구 역시 시위력 위력 력이 이반감 타 이 타선 동점을 안정을 류현진 동점을 만들어 만들어안정 안정 정을 찾는 듯했던 듯했던 했던류 류현진 현 은 4회초 안두하르에 4회초 1사에서 1사 사에서 에 다시 다시 미구엘 미구엘안두 안두 두하르에 에 게 가운데 슬라이더를 가운데 몰린 몰린슬 슬라이 라이더를 이더를 던졌다가 던졌다 졌 가 좌중 좌 월 솔로 홈런을 홈런을 내줬다. 내줬다 줬다.. 5회엔 5회엔 연속안타로 연속안타 연속 안타로 안타 로 2사 사 1^2루 1^22루 위기에 위기에 몰리더니 몰리더니 클린트 클린트 프레이 프레이 저에게 적시 저에 에게 좌익선상 좌익선상 선 싹쓸이 싹쓸이 쓸이적 적시 2루타를 2루타를 맞 고 2점을 무너졌다. 2점 점을 더 주며 주며무 무너졌 너졌다. 다. 다. 토론토 토론토 타선은 타선은 2-6으로 2-6으 으로 뒤진 6회말 6회말 10 10 점을 몰아치며 몰아치 아치며 며 대역전승을 대역전승 대역 전승을 전승 을 거뒀는데 거뒀는데 는 토론 토론 토의 1이닝 1이닝 10득점은 10득 득점은 2010년 2 01 010년 0년 9월 9월 1일 일탬 파베이전 이후 파베이전 이전이 이후 10년 10년 만이다. 만이다. 다 성환희 성환희 기자

KT위즈의 베테랑 형님들이 팀의 창 단 첫 가을야구 도전에 큰 힘을 보태 고 있다. 7일 현재 KT는 최근 10경기에서 6 연승 포함 7승3패 상승세로 공동 4위 에 올랐다. KT의 상승세엔 팀의 맏형 인 유한준(39)과 둘째 형 박경수(36) 그리고 황재균(33)까지 ‘형님 라인’의 분전이 눈에 띈다. 유한 준은 9 월 5 경기에서 타 율 0.389까지 끌어올리며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키움 전에서는 6-6으로 팽팽히 맞선 8회 2 사 1^2루에서 결승 적시타를 날리며 팀 의 6연승을 완성했다. 상대가 앞선 타 자 강백호를 거르고 유한준을 선택한 상황이었기에 그의 적시타는 의미를 더했다. 박경수도 9월 들어 0.438로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타율을 0.276 까지 끌어올렸고 황재균도 9월 타율 0.381을 기록 중이다. 특히 박경수는 데뷔(2003년 LG) 이후 16번째 시즌 을 맞지만 아직 가을 야구 경험이 없 다. 팀뿐만 아니라 박경수 개인적으로 도 중요한 시즌이다. 유한준은 “최근 선수들이 이기는 법을 알아가는 것 같 다”며 “선수들도 가을 야구에 대한 꿈 이 강하다. 지금 분위기를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 베테랑들은 KT로 이적 후 성 적이 더 좋아졌다는 공통점도 있다. 유한준은 2004~2015년 9시즌 동안 현대와 히어로즈에서 타율 0.291에 wRC+(조정득점창출력) 113.0이었지 만 2016년 KT로 옮긴 뒤에는 5시즌 타율 0.319에 wRC+ 122.0으로 좋아 졌다. 박경수의 상승폭은 더 크다. 박 경수는 2003~14년까지 10시즌 동안 LG에서 타율 0.241 wRC+ 84.3 수준 이었지만 2015년 KT에 합류한 뒤 6시 즌 타율 0.274 wRC+ 113.2로 완전히 변신했다. 황재균 역시 이전 팀에서의 성적(타율 0.286^wRC+ 106.2)보다 2018년 이후 KT(타율 0.293 wRC+ 123.0)에서의 성적이 더 좋다. 이번 주 두산^NC와의 주중 4연전이 최상위권 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 시즌 두산과는 4승 4패로 팽팽했고, NC와는 리그 9개 상 대팀 가운데 가장 열세(5승 8패 1무) 다. 가장 껄끄러운 NC와는 정규리그 마지막 2연전이어서 이 고비만 잘 넘

KT 베테랑들이 팀의 창단 첫 가을 야구를 향해 분전하고 있다. 위부터 유한준 박경수 황재균.

기면 가을 야구가 성큼 다가온다. 세 선수 모두 올 시즌 두산전에서는 강 했지만 NC전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과 NC는 가을야구에서 도 만날 가능성이 높아 베테랑들의 분 전이 더욱 절실하다. 강주형 기자

“기대 못 미쳐 송구” 황선홍, 대전 감독 사임 황선홍(52^사진) 감독이 성적 부진 을 이유로 정규시즌 9라운드를 남기 고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전은 8일 구단의 초대 감독이던 황 감독이 사임했다고 전했다. 대전은 “황 감독의 사임 의사를 존중한다”며 “차 기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당분간 강 철 수석코치가 감독직을 맡아 선수단 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재창 단을 선언한 대전의 손을 잡으며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2년 전 FC서울에서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황 감독으로선 국내 무대 복귀는 큰 결단이었다. 직전 팀인 중국 옌볜 푸더 에선 데뷔도 하기 전에 팀이 세금 미납 문제로 해체되며 1년 동안 강제 휴식 기를 갖기도 했다. 황 감독의 승선과 김동준(26)^바이 오(25)^안드레 루이스(23) 등을 큰 돈 들여 영입한 대전은 K리그2 우승을

기대했지만 제주유 나이티드와 수원FC 의 선전 등에 밀려 현재 3위에 머물러 있다. 황 감독은 6일 부 천FC와의 홈경기 후 사임 의사를 밝 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은 “황 감독 이 대전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 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당시 대 전은 부천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 며 4경기째 이어져 오던 무승(3무 1패) 의 고리를 끊어낸 직후였다. 황 감독은 구단을 통해 “대전의 초 대 감독을 맡게 돼 감사했다”며 “팬들 의 기대에 못 미쳐 송구스럽고, 짧은 기간이지만 저를 위해 힘써주신 구단 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사임 의 변을 전했다. 또 ”감독직에서 물러 나지만 대전의 앞날을 항상 응원하겠 다고 덧붙였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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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은평구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신창용(왼쪽)·이봉준 이사. 또 다른 협동조합 사무실과 벽을 트고 있는 이곳에서 두 사람을 비롯한 조합원 11명이 매주 월요일 모여 사업 방향이나 계획 등을 점검하며 난상토론을 갖는다. “나이 든 사람들이라 목소리가 크잖아요. 옆 사무실 젊은 조합원분들이

시끄럽다 하지 않을까 몰라(웃음).” ●이한호 기자

7일 서울 은평구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신창용(왼쪽)·이봉준 이사. 또 다른 협동조합 사무 실과 벽을 트고 있는 이곳에서 두 사람을 비롯한 조합원 11명이 매주 월요일 모여 사업 방향이나 계획 등을 점검 하며 난상토론을 갖는다. "나이든 사람들이라 목소리가 크잖아요. 옆 사무실 젊은 조합원분들이 시끄럽지 않을 까 몰라(웃음)." 이한호 기자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

신창용·이봉준 이사

시니어 재취업과 관련해 요즘 국내에서도 제법 활발히 회자되고 있는 말이 ‘앙코르커리어’다. ‘다시 한번’을 청하는 프랑스어 ‘앙코르(encore)’와 경력을 뜻하는 영단어 ‘커리어(career)’를 결합한 이 개념은 △인생 후반의 지속적 수입 △개인적 의미와 성취 △사회적 가치와 영향이란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일자리를 의미하는데, 국내에선 중·장년 퇴직자가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NPO)에 재취업하는 경우로 통용된다. 공공 부문(제1섹터) 및 민간영리 부문(제2섹터)과 구별해 제3섹터로 불리는 이들 기관이 ‘인생 2막’의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는, 나이 든

“우리 삶의 2막은 남의 인생 2막 열어주는 것” 년 창립된 ‘앙코르 브라 보노 협동조합’은 1997 년 미국에서 주창된 앙코르커리어 프로 그램을 선구적으로 도입해 국내 중장년 대상 전직 지원 사업을 다양하게 수행해 온 기업이다. 전문성 있는 퇴직자를 사회 적기업과 연결해 유급 채용을 주선하는 ‘앙코르 펠로십’, 시니어의 현장 경험과 인맥을 살려 사회적기업 제품의 판로를 넓히는 ‘소셜 프로모터’ 등이 대표적 사 업이다. 각자의 전문 직종에서 오랜 경력 을 쌓은 40~60대 조합원 11명이 함께 조합을 꾸리고 있다. 조합명 브라보노(Bravono)는 이탈 리아어 찬사 ‘브라보(bravo)’와 사회에 공헌하는 전문가를 뜻하는 ‘프로보노 (pro bono)’의 조어다. 역량 있는 중장 년 퇴직자들에게 프로보노의 길을 열어 줌으로써 조합원들도 프로보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조합이 추구하는 바다.

2015

이들이 공직이나 민간기업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과 인생 후반기엔 수입뿐 아니라 보람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직업을 원하는 경향이 절충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함께하는

주로 TV 시청하며 보내지만 10명 중 2명만이 만족 노래든 봉사활동이든 ‘내가 좋아하는 것’ 찾아야

베이비붐 세대 전직 지원에 투신하다 신창용(64)·이봉준(66) 이사는 조합 에 둘뿐인 60대 회원이다. 조합 창립 멤 버인 신씨는 국내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 합(SI) 회사에서 30년 넘게 공공기관 및

행복한 노년

금융기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 를 담당해 왔다. 이씨는 정년까지 공직에 봉직한 뒤 지자체 출연 재단에서 경영총 괄 본부장을 3년간 역임했다. 이후 지난 해 조합에 합류하기 전까지 서울시50플 러스재단에서 퇴직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무를 2년간 해 왔다. 조합의 주 고객은 말할 필요 없이 수 년 전부터 정년에 들어서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1955~63년생)다. 주지하듯 이 세대의 인구는 713만명,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큰 집단인 터라, 이들의 인생 후반기 경제적·정서적 안정 여부는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 야 할 현안이기도 하다. 퇴직 세대의 제3 섹터 진입을 안내하는 조합의 사업이 공 적 성격을 띠는 이유다. 그 자신들이 베 이비붐 세대의 맏형 격 연배인 두 60대 이 사에겐 실감과 사명감이 더할 수밖에 없 다. 다른 세대원에 앞서 ‘인생 이모작’을 모색하면서 부딪친 경험과 깨달음이 있 기 때문이다. “뜻밖의 퇴직이었습니다. 갑자기 일 을 그만두고 6개월을 방황했습니다. 귀 촌할까 고민도 하고 창업을 준비하기 도 했죠. 다행히 1년간 다른 회사 고문직

IT 전문가로, 공직 외길로 1막 마친 60대 두 시니어의 새 삶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 사회적기업 재취업 지원 경험과 전문성 살리면 찰떡궁합 수입ㆍ보람 일석이조 될 겁니다”

을 맡아 유예기간을 벌었습니다. 그 사 이 전직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자동차 회사 해외지사장, 유통업계 임원, 금융계, 통신업계 등 출신도 다양했습니 다. 우리 퇴직자들이 ‘인생 1막’에서 길러 온 역량을 필요로 하는 곳이 반드시 있

을 거란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는 협동 조합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신창용)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뒤 3년을 더 근무했더니 ‘더 일한다는 건 욕심’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연금으로 은퇴 생활을 꾸리면 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쉬기 시 작했는데, 6개월이 지나니까 자기효능 감이 떨어졌어요. 스스로 무력감과 상실 감에 빠졌죠. 그러던 중 고용센터에 갔 다가 나와 같은 퇴직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직 지원 전문가 과정을 밟기 시작했고, 이를 발 판으로 서드잡(세번째 직장)을 거쳐 조 합 활동에 이르렀습니다.”(이봉준) “시니어와 사회적기업은 천생연분” 이들은 퇴직자와 사회적기업이 상호 보완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 사회적기업 은 지향점이 훌륭하고 의욕적이지만, 매 끄러운 기업 운영을 위한 실무 경험이나 인건비 등을 감당할 자본력이 아무래도 부족하기 쉽다. 오래 축적해 온 노하우 를 보람 있게 쓰고 싶어 하면서도 현역 시절만큼의 ‘몸값’은 요구하지 않는 시 니어들과 잘 어울리는 조건이다. 조합이 출범 첫해부터 수행해 온 ‘앙

코르 펠로십’ 프로그램 성과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2015~17년 프로그 램을 수료한 53명 중 34명이 사회적기업 인턴십(3개월)에 매칭됐고, 이 중 절반가 량(16명)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예 컨대 군 장교로 복무한 뒤 대기업에서 경 영기획을 담당했던 60대 시니어는 “한 사회적기업의 인턴으로 일하며 ‘차원이 다른’ 기획 역량을 보여 준 덕에 5년째 그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직장을 떠난 뒤에야 전직 준비의 중요 성을 절감한 터라 두 사람은 현직 때부 터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돼야 한 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올해 5월부터 직 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이직을 원하 는 50대 직원에게 진로 설계, 취업 알선, 재취업 및 창업 교육 등을 제공하도록 의무화됐다. 조합도 전직 지원 서비스 시장 확대에 맞춰 앙코르커리어 진입로 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씨는 “퇴직이 곧 은퇴를 뜻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젊 을 때부터 재무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 편, 자신의 전문성을 파악하고 계발해 퇴직 후 진로를 미리 모색해 둬야 한다” 고 조언했다. 이훈성 기자

TV 보며 보내는 여가 활동, 즐거우세요?

‘지금 여러분들의 노후는 얼마나 든 든하게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노후준비 전문강사인 필자가 강의 를 시작하면서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수강생들은 이미 노후 준비에 대해 많 은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 “강사님, 아 는 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 려워요”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그래서 노후준비 4대 영역인 재무, 건 강, 여가, 대인관계 중 많이 들어 잘 알 고는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여가 에 관해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여러분은 노후의 여가 계획을 얼마 나 세워 두셨나요?” 2018년 국민 여가

활동 조사를 보면 71.8%가 주 여가활 동으로 TV 시청을 꼽았다. 하지만 그 활동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19.2%만 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가장 많이 하 는 여가활동이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즐겁지는 않다는 얘기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TV 앞에 앉아있을 뿐이다. 여가는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해 보 는 것이 좋고, 주변에서 추천하는 다양 한 활동을 경험하면서 그중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 이 바로 내게 가장 맞는 여가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노래를 좋아한다. 윤종 찬 감독의 2012년 작품 ‘파파로티’라

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성악가가 돼 노 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감동해 필자도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을 해 보 았고, 우연히 지역문화센터에서 가곡 교실을 운영한다는 광고를 보고 몇 번 참석하게 됐다. 그러던 중 선생님의 제 안으로 합창단에 참여하게 됐고 그 후 로 약 4년 동안 활동을 해 오고 있다. 계속된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 제대로 된 발성을 하게 되었고 ‘성악을 전공했 느냐?’는 질문도 가끔 받는 수준에 이 르게 됐다. 필자에게 “은퇴하면 어떤 여가를 즐 길 겁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전 실

버오페라 가수가 꿈입니다, 음악 대학 원 진학을 생각 중인데 은퇴 후가 아니 라 은퇴 전에 미리 준비할 겁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은퇴 후 여가 시간 에는 연습량을 더욱 늘릴 것이다. 미국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는 대통 령보다 해비탯(Habitat) 운동으로 더 유명하다. 활동사진을 보면 카터 전 대 통령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 는지를 느낄 수 있다. 여가 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 까 싶다. “행복하세요?” 라는 질문에 “네”라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내

가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여가 준비의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그것을 지속해서 발전시 키는 것이다. 필자는 내 노래를 듣고 행 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 낀다. 그래서 더 실력을 키우고 싶은 마 음이 든다. 지금 조금씩 차근차근 준비 하는 여가가 미래에 행복한 노후생활 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독 자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는 질문 에 “네”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홍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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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중 가장 심한 ‘군발두통’, 진단도 치료도 어렵다 김모(35)씨는 올해 벌써 세 번째 응 급실을 찾아야 했다. 5년 전 ‘군발(群 發ㆍcluster)두통’이라는 생소한 두통 을 진단받은 후 매년 이맘때만 되면 되 풀이하는 일이다. 한 달간 비슷한 시간 마다 눈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통증 이 생긴 김씨는 응급실을 찾아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진 통제는 거의 듣지 않으며, 폐질환 등 에 쓰이는 가정용 산소발생기는 군발 두통 치료로 처방되지 않는다. 김씨는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고통에 매번 응 급실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겪 어야 하는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군발두통은 매우 고통스러운 두통과 함께 눈물, 눈 충혈, 코막힘, 땀과 같은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군발두통은 환자들이 ‘눈을 칼로 도려 내는 듯한 고통’ ‘차라리 머리를 벽에 찧는 것이 나을 듯한 고통’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통증이 매우 극심하다. 하지만 군발두통은 흔치 않은 탓에 질환을 진단받는 데까지 몇 년이 걸린 다.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이 존재하고 최근 출시된 예방 치료제(릴리의 ‘엠갈 리티’)가 희귀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 음에도 이렇다 할 만한 지원이 없다.

두통 발생 후 1~2시간 후 사라져 군발두통은 우리가 흔히 겪는 ‘긴장 형 두통’이나 ‘편두통’과 증상이 다르 다. 두통 발생 후 10분 내로 통증이 극 에 달하다가 1∼2시간이면 두통이 사 라진다. 두통은 주로 한쪽 관자놀이와 안구 주변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또 환 절기 같은 특정 기간에 나타나다가 매 년 혹은 수년 간격으로 반복되는 특징

눈을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눈물·충혈·코막힘 증상 동반 제대로 인지 못해 병원 전전 진단 받기까지 평균 5.5년 응급실 산소치료가 효과적 보험급여 안 돼 환자들 부담 을 보인다. 주로 남성 환자가 많은 편 이다. 사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 는 20대에 시작돼 길게는 60대까지 지 속된다. 두통 중 가장 통증이 심하고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만, 군발두통은 눈물, 코 막힘과 같은 동반 증상과 관자놀이 주 변의 통증으로 인해 다른 질환으로 오 해해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대 한두통학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군 발두통 환자들은 최초 증상 경험 후 질 환을 진단받기까지 평균 5.5년이 걸렸 다. 군발두통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아직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까지 포함 한다면 이 기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 정된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세브란 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군발두통은 연 평균 진료 환자가 1만명 정도에 그칠 정도로 희소한 질환이고, 질환을 진단 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어 환자와 문진 을 통해서만 진단해야 하는 한계가 있 다”고 했다. 안진영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서울의 료원 신경과장)은 “군발두통에 대한 의 료진의 충분한 임상 경험이 없다면 진 단이 어려울 수밖에 없을뿐더러 환자 들도 본인의 두통이 군발두통인지 모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안검내반증’ 방치하면 시력 잃어 속눈썹이 눈을 찔러 습관적으로 속 눈썹을 뽑는 사람이 간혹 있다. 속눈 썹이 눈을 찔러 각막에 생긴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각막이 혼탁해지고 심하면 시력을 잃을 수 있 다. 이처럼 눈꺼풀이 눈 안쪽으로 말리 면서 눈에 속눈썹이나 눈꺼풀이 반복 적으로 피부에 닿아 눈에 염증과 출혈 이 생기는 질환을 ‘안검내반증’이라 고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하는 사람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 ∼ 2019년 안검내반증으로 병원을 찾 은 환자는 매년 25만명이나 된다. 지 난해에는 전체 환자 가운데 50세 이 상이 65%(16만1,088명)나 차지했고, 10세 미만도 10%(2만5,764명)나 됐 다. 안검내반증은 눈꺼풀테가 눈 쪽으 로 말려들어가 눈썹이 눈을 찌르는 상 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아래 눈 꺼풀 위치를 잡아주는 근육이 약해져 생기는 ‘퇴행성(노인성) 안검내반’과 만성 염증으로 눈꺼풀에 흉터가 생겨 발생하는 ‘반흔성안검내반’이 있다. 또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는 ‘부안 검(덧눈꺼풀)’은 속눈썹 주위에 피부 주름이 지나치게 형성되고 눈둘레근 이 올라오면서 눈썹이 눈을 찌르는 상 태를 말한다. 안검내반증 증상은 △통증 △이물 감 △눈부심 △충혈 등이다. 보통 이 런 증상을 해결하려고 속눈썹을 뽑는 사람이 많다. 일시적으로 자극을 없앨 수 있지만 모공에서 속눈썹이 다시 자 라나 또 증상을 일으키므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우경인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안검내반증을 방치하면 각막 염증과 각막 혼탁이 생겨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심하면 각막 궤양으로 이어 질 수 있으므로 빨리 진단을 받는 것 이 좋다”고 했다. 안검내반증은 대증 치료도 가능하 다. 인공눈물과 연고로 증상을 줄이거 나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눈을 보호할 수 있다. 또 퇴행성안검내반증 은 반창고로 아래눈꺼풀피부를 귀로 당겨 눈꺼풀이 말리지 않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안검내반증 치료는 수술이 원칙이다. 퇴행성안검내반증은 약해 진 눈꺼풀 지지 조직을 강화해 눈꺼 풀을 정상 위치로 복원한다. 일반적 인 수술법은 ‘아래눈꺼풀 당김기 강화 술’과 ‘퀴커트 봉합술’이 있다. 아래눈 꺼풀 당김기 강화술은 아래눈꺼풀을 당기고 있는 당김기를 아래 눈꺼풀에 다시 부착하는 방법이다. 퀴커트 봉합 술은 흡수성 봉합사를 이용해 봉합사 주위에 생긴 섬유성 반흔으로 안와사 이막앞 눈둘레근의 상방 이동을 막아 치료하는 방법이다. 반흔성안검내반은 흉터 조직을 완 화해 눈꺼풀테 위치를 정상으로 돌 려 눈썹이 찌르지 않도록 하는 수술 을 시행한다. 특히 반흔성안검내반은 만성 염증이 원인이므로 만성눈꺼풀 결막염 같은 질환을 제때 치료하는 것 이 좋다. 부안검은 자녀가 성장해 얼굴 골격 이 커지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증 상이 심하면 속눈썹 아래 피부를 절개 해 여분의 피부ㆍ근육을 제거하는 수 술로 치료할 수 있다. 우 교수는 “퇴행성안검내반은 노화 로 지지 조직이 약해져 생기다 보니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평 소 눈을 편하게 하고 심하게 깜박거리 거나 비비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르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있어 질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산소치료, 처방·지원 안 돼 환자 부담 커 군발두통 환자들은 심리도 매우 불 안정하다. 출산보다 고통이 심하고, 수

주 동안 증상이 반복돼 대부분의 환자 가 두통이 발생하면 거의 일상생활을 할 수 없으며, 두통이 언제 다시 생길 지 몰라 불안해한다. 실제로 군발두통 환자 3명 중 1명은 심각한 우울증을 겪 고 있으며, 환자의 85%는 질환 때문에 결근하거나 퇴사를 경험한 것으로 조

사됐다. 이렇다 보니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 하지만, 치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군발두통이 나타났을 때 통증을 빠르 게 줄이는 치료로 산소치료, 수마트립 탄 주사, 졸미트립탄 비강 흡입제가 주 로 권장된다. 하지만 산소치료 외에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 산소치료는 두통이 생겼을 때 100% 농도의 산소를 분당 6-12L로 15분 이 상 흡입하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환자 의 70%가 산소치료 후 15분 이내에 효 과를 보일 정도로 약물 대비 통증 경감 효과가 빠르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산소치료는 군발두통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음에 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산소흡입 치료 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 현재 군발두 통을 치료하는 신경과 전문의에게 산 소치료 처방 권한이 없는 데다 군발두 통으로 산소치료 시 보험 급여가 적용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두통이 나타날 때마다 응급실을 찾아 산소치료를 받 거나 일부는 산소치료 장비를 개별적 으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군발두통 환자들은 지난 6월 산소치료 처방을 요 구하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 리기도 했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회장(동탄성심 병원 신경과 교수)은 “군발두통 환자들 은 수주간 두통이 반복될 때마다 비용 을 지원받지 못한 채 산소치료를 받고 있어 질환으로 인한 신체ㆍ심리적 고 통에 경제적 부담도 크다”고 했다. 조 회장은 “학회는 산소치료 효과와 필요 성을 근거로 처방권과 급여화를 지속 해서 요구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으로 부터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 다”며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B28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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