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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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25호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호주 국내 여행’ 어디로 갈 수 있나? NSW 주민 11월 6일부터 타즈마니아 방문 가능 남호주, NT 대폭 해제, 퀸즐랜드 부분 제한 서호주 ‘필수 여행자’만 허용.. 가장 엄격 규제 호주의 각 주/준주는 전례 없는 주경계 봉쇄로 코로 나 팬데믹의 도전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이는 수개월간 지역사회와 가족을 격리하고 소매업과 관광산업에 막 대한 영향을 끼쳤다. 호주 각주/준주는 907명의 희생자를 낸 코로나 바이 러스로부터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켰지만 봉쇄된 경 계 해제 시기를 불필요하게 지연시켜 막대한 경제적 손 실을 가져왔다는 비난도 나온다. 코로나 2차 감염이 가장 심했던 빅토리아주는 10월 28일부터 12주 록다운을 해제했다. 연말 이전 멜번 방 문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올해 크리 스마스 전까지 주(state) 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 록 할 계획이지만 서호주만은 예외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주/준주별 주경계 규제 사항은 다음과 같다,

빅토리아 외 모든 주/준주 지역 주민들의 방문 허용. 뉴질 랜드인들도 격리없이 방문 가능.

② 빅토리아 모든 주/준주 주민의 방문을 허용. 단, 멜번 광역시(metropolitan)에 체류할 경우, 반경 25km 밖으로 이동 금지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③ 퀸즐랜드 NSW와 빅토리아에서 코로나 ‘핫스팟’으로 지정된 지역 외 주민과 그 외 주/준주 주민의 방문을 허용한다. 10월 31 일 선거 후 규제 완화가 예상된다. 아냐스타샤 팔라쉐이 퀸즐랜드 주총리는 10월 초 NSW 가 10일 이상 지역 감염 사례 0명을 기록하자 주경계를 11 월 1일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다 NSW에 지역 감염 이 발생하자 경계 재개방에 대해 최소 28일 지역사회 확진 자 제로 조건을 언급했다. 약속대로 11월 1일에 주경계가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팔라쉐이 주총리는 오는 30일(금) 까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ACT 주민은 퀸즐랜드 방문할 때 반드시 항공편을 이용해 야 한다. 운전해서 NSW를 통과해 들어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퀸즐랜드 방문을 희망하는 NSW 핫스팟 지 역 주민은 ACT에서 14일 체류 후 방문할 수 있다.

빅토리아를 제외한 모든 주/준주 지역 주민의 방문을 허 용하나, NSW주 ‘코로나 감염 영향 지역’(COVID-affected areas) 주민들은 불필요한 이동을 하지 않도록 요청하고 있 다. 빅토리아에서 오는 여행자는 ACT 거주민 또는 허가증 소지자만 허용한다.

⑤ 남호주 ④

빅토리아를 제외한 모든 주/준주 주민의 방문 허용. 단, 빅토리아 공항을 경유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차 량을 이용할 경우 승인된 도로 외 빅토리아주를 통과해선 안 된다. 필수 여행자나 완충지대(buffer zone)로 지정된 지역 내 빅토리아 주민은 방문을 허용한다. 한편, 남호주로 영구 이주하는 학생 및 주민들은 남호주 정부가 공시한 숙 박 기준을 충족한다면 ‘필수 여행자’로 분류될 수 있다.

⑥ 서호주 현재 호주에서 가장 엄격하게 주경계 이동 제한을 시행하 고 있다. 어느 주/준주든 ‘필수 여행자’의 방문만을 허용한 다. 27일 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는 “주경계 완화를 서 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올해 크리스마스 전 국내 모든 주경계 제한 조치를 해제하려는 연방정부의 계획에 계 속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⑦ 타즈마니아 ⑦

지난 10월 26일부터 NSW와 빅토리아를 제외한 모든 주/ 준주에 대한 주경계 제한을 해제했다. NSW는 11월 6일부 터 완화되며 빅토리아주는 미정이다.

⑧ 노던테리토리준주(NT) 빅토리아 외 모든 주/준주 주민의 방문 허용. 국내 최초로 빅토리아 외곽 지역부터 방문을 허용할 방침이다. 11월 2일 부터 빅토리아 지방 거주자는 14일 호텔 검역을 거쳐 방문 할 수 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투데이 한호일보

말렉파드이슬람학교생 2명 감염.. 역학조사 확대 29일 해외 7명 포함 호주 14명, 빅토리아 3명

① NSW

④ ACT

NSW 28일 국내 4, 해외 1명 신규 확진

[정치] 엘리자베스 리 ACT 야당대표 선출

2면

[환경] 호주인 63% “정부 기후변화 대응 미흡”

4면

[경제] 주가 $100 넘어선 애프터페이.. 미래는?

6면

[인터뷰] NGV 이시아관 웨인 크로더스 큐레이터

7면

[경제] 소비자신뢰지수 8주 상승

9면

[커뮤니티] 동포 김이안군 ‘영아치 9-12세 대상’

10면

[문학지평] 공수진 시, 최무길 수필

22면

NSW는 28일(수) 오후 8시를 기준 으로 4명 지역사회 감염, 1명 해외 귀국자를 포함해 5명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 시드니 남서부에 거주하는 확진자 는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약 2 주만에 처음으로 불분명 사례가 나 왔다. 다른 3명은 이미 알려진 감염 원의 접촉자들(가족 또는 친인척)이 다. 이중 2명은 시드니 남서부 말렉 파드 이슬람학교(Malek Fahd Islamic School)의 혹스톤 파크 캠퍼 스(Hoxton Park campus) 재학생

들이다. 이 학교는 14일 동안 임시 휴교됐고 보 건부는 학교 관계자들 을 대상으로 추적자 역 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NSW에서는 27, 28 일 하루 약 1만4천명을 검사했다. 누적 확진자 4,222명 중 75명이 치 ▲ 호주 2주동안 감염경로별 신규 확진자 현황 료 중인데 1명이 중환 자실(ICU)에 입원 중이며 인공호흡 명의 7명은 모두 해외귀국자들이다. 기에 의존하고 있다. 호주의 누적 확진자는 27,566명 29일 호주의 신규 확진자는 14명 이고 사망자는 907명(빅토리아 819 (국내 감염 7명, 해외 감염 7명)을 기 명)이며 미완치 환자 약 200명이다. 록했다. 주별로는 NSW 5명(해외 1 빅토리아와 NSW에 각각 70여명씩 명 포함)과 빅토리아 3명이고 노던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테리토리 4명, 서호주 1명, 남호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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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6연속 패배 늪 탈출’ 과제 부여된 엘리자베스 리 ACT 야당대표

엘리자베스 리 의원이 27일 ACT 신임 야당(캔버라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다

지난 10월 17일 선거에서 승리하며 ‘6 회 연속 집권 기록’을 세운 ACT 노동 당은 야당인 캔버라 자유당(Canberra Liberals)을 “호주에서 가장 보수적인 자유당 지구당”이라고 종종 공격했다. 캔버라는 호주에서 가장 진보성향이 강 한 지역이다. 캔버라 자유당이 선거 패배 10일 후 (10월 27일) 당권을 교체했다. 이를 통 해 4년 후 ‘6연속 선거 패배(a sixth straight election loss)의 늪’에서 벗 어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엘리자베스 리(41, Elizabeth Lee, 한국명 이슬기) 신임 당대표와 지울리아 존스(Giulia Jones) 부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 제다. 과연 리 당대표가 당의 진로 변화 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 진다. 신임 당 대표 선출 직후 자유당 의원 들은 ‘새로운 출발(a fresh new beginning)‘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캔버라

강경 보수 → 중도성향 ‘당 진로 변경’ 성공할까? 한국계 이슬기 호주 최초의 아시아계 주요 정당 대표로 발돋움 자유당의 당 대표와 부대표가 모두 여 성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 인 리 당대표는 ACT의 주요 정당 중 아 시아계 배경의 첫 당대표로 선출됐다. 케이트 카넬(Kate Carnell) 호주 소 규모 및 가족기업 옴부즈맨(Australian Small Business and Family Enterprise Ombudsman: ASBFEO)이 캔버라 자유당 대표 겸 1995∼2000년 3대 ACT 수석 장관을 역임한 뒤 6명 의 남성 정치인들이 당 대표로 선출됐 다. 게리 험프리스(Gary Humphries), 브렌단 스미스(Brendan Smyth), 빌 스테파니아크(Bill Stefaniak), 제 드 세젤리아(Zed Seselja), 제레미 핸 슨(Jeremy Hanson), 알리스테어 코 (Alistair Coe) 순으로 선거에 나섰지만 모두 패배했다. ACT 선거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던 카 넬 전 당대표는 지난해 “자유당의 승리 는 이데올로기에 기반한다”고 주장하 면서 보수적 정책이 진보주의적으로 변 하려는 움직임을 경고했다. 따라서 리의 당대표 선출이 중도성향 으로 전환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다시 4 년 야당 신세를 확인한 후 보수주의자 들의 재조정 인정인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보수파인 알리스테어 코 전 당대표 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감안해 당 권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도 성향 인 엘리자베스 리 의원이 제레미 핸슨 (Jeremy Hanson) 의원과의 경선에서 큰 지지를 받으며 선출됐다. 당대표 선 출 직후 첫 기자회견에서 리 신임 야당 대표는 “정치권이 백그라운드와 성별 에서 다양성을 갈망해 왔다. 2020 선거

(10월 17일)에서 자유당은 득표율 3% 하락으로 확인된 것처럼 반드시 당의 방향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 은채 “캔버라 자유당은 폭 넓은 견해 를 즐겨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41세의 리 신임 당대표는 당의 변화 인상을 주고 중도주의자로서 새로운 목 소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로 보 수주의자들이 막후에서 계속 제동을 것 것이라는 선입견을 무시할 수 없는 입 장이다. 그러나 당의 진전을 위해 리 당대표는 중도 성향 아젠다(moderate agenda) 를 유지하며 한편으로 당내 우파를 만 족시키는 쉽지 않은 리더 역할을 수행 해야 것이다. 녹색당은 종전보다 3명 늘어난 6명 당선으로 정치적 비중이 한층 커졌다. 따라서 노동당과 연정으로 ACT 의회 가 더욱 진보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 상된다. 쉐인 라텐버리(Shane Rattenbury) 녹색당 대표는 “자유당과 보 다 건설적이고 협조적 관계를 맺기 원한 다”라고 희망했다. 노동당의 앤드류 바 (Andrew Barr) 수석 장관(Chief Minister)도 야당 당권 교체 후 비슷한 견해 를 표명했다. 캔버라 자유당은 6연속 야당 신세에 서 벗어나 4년 후 집권당이 되려면 리 당 대표의 언급처럼 “캔버라 유권자들이 매우 크게 말했으며 우리는 반드시 경 청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심을 읽어야 한다는 점은 캔버 라 자유당이 ‘정치적 황무지’를 탈피하 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노력일 것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엘리자베스 리 ACT 야당대표 선출

엘리자베스 리 신임 ACT 야당 대표(왼쪽)와 지울리아 존스 야당 부대표

변호사 출신 이슬기.. 재선 성공, 당대표로 정치적 입지 커져 캔버라 자유당 ‘여성 당대표-부대표 시대’ 개막 한국계인 엘리자베스 리(Elizabeth Lee, 한국명 이슬기, 41세) ACT(호주 수도권준주) 주의원(MLA)이 27일 캔 버라 자유당(Canberra Liberal) 신 임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ACT 신임 야당 대표가 됐다. 지울리아 존스(Giulia Jones) 주의원이 부대표가 되면 서 ACT 사상 첫 여성 야당 대표와 여 성 부대표 시대가 열렸다. 지난 4년동안 당 대표를 맡아 온 알 리스테어 코(Alistair Coe) 전 당대표 는 정권 교체에 실패한 책임으로 27일 신임 대표 선출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 다, 제레미 핸슨(Jeremy Hanson) 전 당대표도 당권에 도전했지만 리 의원 이 승리했다. 지난 10월 17일 선거에 서 캔버라 자유당은 약 3%의 득표율 하락으로 패배했고 노동당은 6연속 집 권 기록을 세웠다. 리 신임 야당 대표는 “코 전대표와 니콜 로더(Nicole Lawder) 전 부대표 가 4년동안 수고했지만 우리 당은 선 거(득표)에서 실패했다. 우리가 원하

지 않는 선거 결과를 통해 교훈을 얻어 야 한다. 캔버라 유권자들은 큰 소리 로 말했고 우리는 반드시 이를 경청해 야 한다. 우리는 일부가 아닌 모든 캔 버라 시민들을 대표하기를 원한다. 캔 버라 자유당은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리 신임 ACT 야당대표 는 2016년 5개 중선거구 중 하나인 쿠 라종(Kurrajong) 선거구에서 당선됐 고 2020년 자유당 1순위로 재선에 성 공했다. 그는 당내에서 중도 성향이며 야당 교육과 환경 담당 의원이었다. 18세부터 캔버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슬기 의원은 정계 입문 전 변호사로 법대(ANU, 캔버라대학) 강사를 역임 했다. 시드니 동포 이연형 전 호남향우 회 회장이 그녀의 부친이다. ACT의 25석 중 이번 주말 미확정 의석(4석)이 최종 결정될 전망인데 자 유당 9석, 노동당 10석, 녹색당 6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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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후 변 화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호주인 ‘기후변화 우려’ 역대 최고 수준

호주 최악의 탄소배출 화력발전소인 빅토리아주 라트로브밸리(Latrobe Valley) 소재 로이 양(Loy Yang) 화력발전소

호주인의 80%가 기후 변화를 현실 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83% 는 주요 탄소배출 에너지 자원인 석탄 을 사용한 화력발전소 폐쇄에 찬성하 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응답자의 71%는 호주가 기후 변화 이슈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호주 연구 소(The Australia Institute)가 최근

내 놓은 국가기후 보고서 (Climate of the Nation report)를 통해 확인됐 다. 보고서는 지난 7월 한 주 간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올해 결과는 호주 연구소가 같은 조 사를 시작한 지 2007년 이래 기후변화 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최고조에 이 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 연구소의 리치 머지안(Richie Merzian) 기후 및 에너지 부분 담당 자는 “코로나 위기 이후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하여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올해 조사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많 은 응답자(79%)가 기후 변화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기후변화 문제가 매우 우려된다고 밝힌 응답자 도 48%로 2016년 33%에 비해 15% 이 상 높아졌다. 응답자들의 인식 변화에 가장 큰 영 향을 끼친 것은 지난 여름의 사상 최 악의 산불(82%)이었다. 그 외 이상 가 뭄, 생물 멸종, 대보초(Great Barrier Reef)의 심각한 파괴에 대해서도 80% 이상이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이번 조사는 많은 호주인들이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 다는 점을 분명하게 나타냈다. 전체 응답자의 52%는 석탄을 원료

83% “석탄 연료 화력발전소 폐쇄해야” 63% “호주 정부 대응 미흡” 질타

2019-20년 호주 산불 스모그 위성 사진

로 사용하는 화력발전소가 점차적으 로 사라져야 한다고 답변했고 31%는 비용이 들더라도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의 63%는 호주 정부가 기후변 화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68%는 호주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net-zero emission) 를 목표로 추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이 목표를 공식 채 택하지 않고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환경, 자 원 연구원인 레베카 콜빈 박사는 “이 번 조사 결과로 기후문제에 대한 대중 의 관심이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는 것 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 화 문제에 대해 지난 30년간 대처를 미 뤄온 결과로 최악의 산불, 홍수 등 그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ANZ 향후 사업대출 심사 ‘기후변화’ 반영 예정

ABZ은행의 기후변화 성명

“기업들 내년까지 저탄소 전환계획 제시해야” 호주 4대 은행 중 최초 기준 발표 2050년 ‘넷제로’ 파리합의안 지지 의미 ANZ 은행이 호주 4대은행 중 가 장 먼저 ‘넷제로 탄소배출(net zero emissions)’ 목표와 기후변화를 사 업체 대출의 조건으로 채택할 것이라 고 29일(목) 발표했다. 이로써 ANZ 은행 고객 중 농목축 업. 식음료, 건설, 에너지, 교통운수 산업 등의 기업체들은 내년까지 저 탄소 전환계획(low-carbon transition plans)을 수립해야 한다. 은행의 연간 경영실적과 동시에 발 표된 10년 전략에서 ANZ은 “분명하 고 공개적인 (저탄소배출) 전환 계획 이 없는 사업체들을 멀리할 것”이라 고 밝혔다. 석탄을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체들 과 농업 분야, 농촌을 기반으로 한 국 민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예상 된다. 이는 2050년까지 국가별로 ‘넷제로 배출 목표를 달성하자’는 파리 기후 회의 합의안(Paris Agreement)를

지지하는 것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은 온실 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을 셈해 순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상태를 의 미한다. 현재까지 약 120여개국이 이 에 동참했지만 아직 호주 정부는 이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ANZ 은행의 선도적인 조치는 라이 벌인 내셔날호주은행(NAB)과 웨스 트팩은행과의 경쟁을 의식한 것이다. 또 주요 투자기업들과 주주들의 요구 에 부응하는 조치다. 호주에서는 지난 2년동안 BHP, 콴 타스. NAB, 웨스트팩, 코먼웰스은 행, 호주광물협회(Minerals Council of Australia), APPEA(호주석 유.가스생산및탐사협회), 전국농부 협회(National Farmers Federation), 호주경제인연합(Business Council of Australia) 등이 자체적 인 기후변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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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BNPL 강자 ‘애프터페이’ 주가 폭등 “글로벌 확장성 가치 평가” vs “한계 봉착할 것” 웨스트팩과 업무제휴 발표 후 $100 돌파 미래 관련 ‘엇갈린 전망’ 지난 주 호주의 대표적 ‘선구매 후지 불(BNPL)’ 플랫폼인 애프터페이(Afterpay)의 주가가 $100를 넘어선 가운 데 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전혀 다른 두 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과 의 제휴로 애프터페이를 통한 기본적 인 은행 업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발 표 직후인 지난 26일 이 회사의 주가는 $100를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 비스가 제공는지에 대한 내용은 알려 지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일단 사고 보자는 매수에 나선 것.

3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작년 매출이 5억1900만 달러에 불과하고 아직 순이 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회사로서는 큰 규모로 평가됐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세계적 인 투자은행인 UBS (스위스유니온은 행: Union Bank of Switzerland)가 애프터페이의 미래가 어두울 수도 있 다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UBS가 지난달 1천명을 대상으로 실 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BNPL 사용 자 중 호주 정부의 경기부양책인 잡키

퍼(JobKeeper, 일자리유지보조금)와 잡시커(JobSeeker, 구직 수당)를 받 는 비율이 비사용자보다 훨씬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BNPL 사용자 중 잡키퍼 수령자의 60%, 잡시커 수령 자의 40%가 정부 보조금이 없었다면 채무불이행(default)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BNPL 사용자 중 약 22% 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부 부양책이 종 료되면 애프터페이가 타격을 입을 것 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 었다. 애프터페이의 주가는 지난 2월에 도 최고치인 $40까지 오른 후 코로나 팬데믹(록다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 서 불과 몇 주 만에 $8.90까지 급락한 전례가 있다. 당시 급락은 BNPL 사업 모델이 불 경기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검증된 적 이 없다는 근본적인 질문이 반영된 것 으로 분석됐다. 만약 BNPL 고객들이 정부 보조에 의지하고 있다는 UBS분석이 정확하

BNPL 업계의 경쟁자들

이로써 애프터페이의 주가는 2016 년 호주증권거래서(ASX) 상장 직후의 2배, 저점이었던 올해 3월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폭등한 셈이다. 시가 총액도

호주의 대표적인 BNPL 브랜드 애프터페이

다면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잠시 미뤄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오랫동안 애프터페이에 투자해 온 오피르 자산운용(Ophir Asset Management)의 앤드류 미첼 펀드매니저 는 “파트너쉽으로 인해 접근할 수 있 는 서비스가 늘어나서 애프터페이 고 객들의 참여도와 충성도가 늘어나게 되고 애프터페이는 더 많은 고객 정보 를 축척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는 분명히 긍정적인 일이지만 상세 내용 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얼마 나 흥분되는 일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윌슨자산운용 (Wilson Asset management)의 토바이어스 야오 펀 드매니저는 이번 발표를 애프터페이의 도약을 위해 유의미한 전략으로 봤다. 그는 고객 정보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

다. 그는 “이로 인해 거래를 승인하기 전 고객의 신용 위험을 판단하는 애프 터페이의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 대했다. 그는 “애프터페이의 높은 주 가는 이 회사가 세계 결제 시장에 주고 있는 영향이 평가된 것이다. 시장 규모 가 커짐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애프터 페이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긍정적 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애프터페이가 은행서 비스를 추가하면서 더 많은 고객 정보 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긍정적 으로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애프터 페이의 지속적인 글로벌 확장과 실적 향상을 기대하며 적정 주가를 $106에 서 $115 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긍정적인 전망 속에 여전히 주가 하 락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헤지펀 드 메니저인 존 헴튼은 그의 투자회사 인 브론테 캐피탈(Bronte Capitial)

이 애프터페이에 대한 공매도(short selling)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 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져야 투자자 가 돈을 버는 구조의 투자 방법이다. 투자 회사 모닝스타(Morningstar) 도 애프터페이의 주식 매도를 추천하 고 있으며 적정 주가를 $35.10로 보고 있다. UBS의 분석팀도 적정 주가를 $28.25로 평가한다. UBS나 모닝스타 모두 애프터페이 를 ‘나쁜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진입 장 벽이 거의 없고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며 BNPL 업계의 경쟁이 심해 지고 있고 잠재적으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는 BNPL 시장에서 애프터페이 의 주가가 너무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모닝스타는 “애프터페이에게 앞으 로 2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 다. 세계적인 불황이 계속되고 경쟁과 규제 감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매출 을 늘려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모닝 스타는 애프터페이가 확장성이 뛰어나 소비자들과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지만 경쟁이 심화 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호주에서와 같 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 했다. 그러나 아직 남아 있는 가장 중 요한 질문은 애프터페이가 과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윌슨자산운용의 야오는 “리스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애프터페 이가 앞으로 12개월동안 신용 리스크 를 잘 관리해 낸다면 이 사업모델의 성 공 가능성을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이라 고 분석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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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니 터티 뷰 커 뮤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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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V 아시아관 웨인 크로더스 수석 큐레이터

“호주에서 한국 문화 독특성 알리고 싶다” NGV, 한국 미학 결정체 조선 백자 ‘달 항아리’ 보유 현대 ‘미니멀리즘 사조’와 연결.. 호주 전시 큰 의미 까다로운 한국 문화재청 반출허가 통과 후 구입 문화 이해 → 상상력 확대.. “한국 작품 보유 늘릴 것” 호주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 는 빅토리아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 이하 NGV)은 최근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선 백자 달 항아리(moon jar) 획득에 성공하면 서 관심을 끌었다. 호주의 대표적인 미술관에서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고 적극 소개하는 것은 매우 고무 적인 일이다. 이런 취지에서 한호일 보는 NGV의 아시아관 웨인 크로더 스(Wayne Crothers) 수석 큐레이 터와 줌(Zoom)을 통한 인터뷰를 진 행했다.

사진 1: NGV에서 보유 전시 중인 조선 백자 달 항아리

▶ 우선 NGV와 크로더스 큐레이터의 역할에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NGV는 1861년에 설립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이다. 호주에서 가 장 많은 소장품을 가지고 있으며 아시 아 미술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도 NGV이다. 나는 20대부터 아 시아와 아시아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을 자주 방문

해 왔다. 2009년 고향인 멜번으로 돌아 와 NGV에서 일을 시작했고 2017년부 터 현재의 직책인 아시아 문화 큐레이 터를 맡고 있다. 멜번은 현재 록다운 중이기 때문에 미 술관 방문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시기 가 우리에게 기회가 되어 새로운 방식 으로 대중과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방안 을 마련했다. 현재 미술관의 거의 모든 작품들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오락부터 학술 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 한 출판물과 비디오들을 홈페이지를 통 해 디지털 콘텐츠로 만나볼 수 있다.”

희귀한 달 항아리를 평화적이면서도 국제적으로 적절한 방법으로 획득하 기를 원했다. 이 후 4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면서 마침내 서울에 위치한 한 미술관의 작 품 판매 의사를 전해 듣게 되었다. 한 국의 전통 작품을 반출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CHA)의 승인을 받아야 한 다. 그 절차는 매우 엄격했고 엄청나 게 많은 양의 문서를 제출해야 했다. 우리는 한국 문화를 호주에 알리는 일 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박물관에 도자 기를 알맞은 온도와 습도에서 잘 보관 할 수 있는 설비가 잘 준비되어 있다 고 증명해야 했으며 호주에서 NGV 의 위상도 설명해야 했다. 빅토리아 주정부도 지원을 하고 나서 결국 작품 반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구입한 달 항아리는 40cm 가 조금 안되는데 만약 그보다 컸다

사진 2: NGV에서 구입한 학자 병풍

면 반출 허가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20세기 초 많은 한국의 문화재들이 적절한 과정도 밟지 않고 (비밀리에) 외국으로 밀반출된 것을 잘 알고 있 다. 우리는 한국 문화재 획득 과정에 서 올바른 절차를 다 밟기 위해 의식 적으로 노력했다. 이 모든 일들이 결 국 양국 문화 교류와 우정을 쌓으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가를 받아 구매한 두 개의 조선 시대 병풍이 있다. 두 개 모두 10칸 병품으 로 각각 조선 시대 남성용, 여성용 병 풍이다. 잘 알고 있겠지만 조선시대 집 에는 남자와 여자를 위한 공간이 구별 되어 있었다. 남성 병풍은 책들과 송나라 시대 보 물 그림으로 꾸며져 있다. 여성용 병풍 은 연꽃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2 참조) 그 밖에 1970년대 개인 소장품을 증정 받은 적이 있다. 이것은 20세기 초 부산을 방문했던 호주 장로교 선교

품과 일본 작품에 대한 관심은 150년 전에 시작되었지만 20년전만 해도 호 주는 한국을 잘 알지 못했다. 또한 한 국의 미술 작품들은 매우 정적이고 미 묘해서 그 가치를 처음부터 이해하기 가 쉽지 않다. 김치와 같은 것일 수 있다. 한국이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 은 1988년 올림픽 때일 것이다. 지금 도 강남 스타일, K-Pop, 북한 등을 통해 접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호주 인들이 한국 문화의 독특성을 발견하

에게 공통적으로 영감을 주는 소재이 다. 부자이던 가난한 사람이던 누구 에게도 평등하게 기쁨을 주는 존재이 다. 달 항아리의 아름다움에는 보편 적인 구속력이 있다.”

사들의 생활 용품을 기증한 것이다. 병원을 짓는 등 선교활동을 하고 돌 아온 선교사들의 자녀들이 물품을 보 관하다 미술관에 기증하게 되었다.”

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문 화를 더 이해하면 할 수록 그 아름다 움을 더 이해하게 되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문화가 익숙해져 가고 인정받기까 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앞으로 도 한국 작품을 늘려 나갈 것이다.”

▶ 달 항아리 외에 전시하고 있는 다 른 한국 전통 예술품들이 있다면..? “우선 작년에 한국에 문화재청의 허

▶ 앞으로 한국 작품을 더 전시할 계 획은? “중국과 일본 작품에 비해 한국 작 품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중국 작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한국 도예의 과거, 현재를 관통하는 ‘미니멀리즘’ NGV는 최근 관보(NGV magazine) 를 통해 한국 도자기를 소개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다음은 9-10월호 관보에 실 린 내용이다. - 편집자 주(註)

NGV, 18세기 조선 백자 ‘달 항아리’와 최성재의 도자기 소장 전시

NGV 아시아관 웨인 크로더스(Wayne Crothers) 수석 큐레이터

사진 3: 혼인 배게

▶ 조선 백자 ‘달 항아리’ 진품 전시를 보고 사실 좀 놀랐다. 보유하게 된 과 정을 설명한다면.. “그동안 한국의 발전과 기술은 국 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중 요한 이야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수 년전부터 한국의 주요 작품을 미술관 에 전시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 의해 왔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고요한 호수(Tranquil pond) 2019년 작

▶조선 백자 달 항아리가 왜 특별한 가? “달 항아리는 한국 문화와 미학을 대표한다. 조선 왕조의 중요한 덕목인 순수성 (purity)과 정직 (honesty)을 나타내며 불교의 참선과도 연결된다. 달 항아리는 이런 메시지들을 단순함 으로 전달한다. 이는 중국과 일본 작 품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다. 현대의 예술가들은 20세기 영화, 사진, 그림을 통해 침묵과 절제된 표 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니멀 리즘을 발전시켜왔다. 달 항아리의 단순함은 이러한 현대 예술 사조와 맞닿아 있다. 다소 틀어진 항아리의 좌우 대칭은 불완전한 대상이 아름답다는 한국적 인 철학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내가 생 각하는 세계와 더 닮아 있다. 또한 달 이라고 하는 소재는 전 세계인 모두

NGV 컬렉션에 최근 추가된 두 작품 은 과거와 오늘날의 한국 도예 미학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달 항아리(moon jar)라는 이름은 달의 둥그렇고 부드러운 형상과 달빛 의 하얀 빛깔에서 유래됐다. 비 대칭 적인 형상은 자연의 불완전함에서 발 견되는 아름다움을 닮았고 질박하고 하얀 표면은 모든 욕심과 이기심을 비 운 절제와 무명성의 표현으로 받아드 려 진다. 달 항아리의 소박하면서도 모 든 것을 아우르는 분위기는 한국 조선 왕조의 순수, 정직, 겸손이라는 미덕, 불교의 명상적 실천, 그리고 선 철학 (Zen philosophy)을 나타낸다. 커다란 구형 도자기 그릇은 제작이 극도로 어렵고, 한 번에 만들어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달 항아리들

은 별도로 된 상부와 하부를 이어서 제 작된다. 위아래를 결합하면 기하학적 으로 불완전한 구체가 된다. 하루하루 가 다른 진짜 달처럼 항아리들은 저마 다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다양 한 각도에서 서로 다르게 보인다. ‘비 대칭 속의 대칭’이라는 개념은 자연에 서 보이는 미묘한 변화와 움직임을 떠 올리게 해주는 달 항아리의 특징을 잘 표현해 준다. 유기적이고, 풍부하고, 강건한 풍모가 있는 달 항아리의 불완 전하고 둥그런 형태는 완벽한 원보다 도 실제 달과 더 비슷하다. 18세기에 만들어진 달 항아리는 높 이가 30cm가 넘고 파손이 없는 것이 드물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매우 높다. 이번에 NGV가 소장하게 된 달 항아리는 높이와 너비가 34cm 로 동 일하고, 반짝이는 표면과 절묘한 불완 전함, 작은 반점(ash spot), 그리고 하 얀 표면에 섞인 녹색의 색조가 어우러 진 탁월한 작품이다. 한국의 심오한 도예 역사와 미니멀

리즘 미학은 현대 도예가들에게 지속 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그중 최성재 는 가장 숙련되고 혁신적인 도예가로 인정받고 있는 예술가이다. 최성재는 14-16세기 한국 분청사기 전통을 바탕 으로 강력하고 현대적이며, 기능적인 도자기를 만든다. 최성재는 점토로 만든 그릇에 얇고 하얀 조각(slip)을 입힌 후 표면을 새기 는 분청사기 제작 방식을 채택했다. 그 는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손가락뿐 아니라 직접 제작한 도구를 사용하는 실험을 한다. 최 작가는 작품 속에 한 국 전통의 미니멀리즘(Minimalism) 을 반영하고 있는데 도자기에서 음각 과 문양의 효과를 절묘하게 위치시키 며 특별한 3차원적 효과를 낸다. 최성재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대 형 슬래브(slab) 항아리들이다. 그는 하얗고 풍성한 실리카(silica) 조각 (slip)으로 항아리 표면을 두른 후에, 수묵화(ink painter)가 된다. 그는 주 위 깊게 실리카 조각이 완전히 마를 때

까지 기다렸다가 나무 막대기, 낡은 밧 줄, 대나무 칼, 손가락을 사용해 문양 을 만들어 낸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 장하는 오리 문양은 항상 집게손가락 을 움직여 그린다. 이 짧고 강렬한 과 정을 통해 나타난 문양은 명상의 분위 기를 만들어 낸다. 우리를 고요한 명상 의 순간으로 불러일으키고 서서히 흔 들리는 가지, 갈대, 그리고 오리들이 있는 평온한 장소로 이동시킨다. 18세기 달 항아리와 최성재의 평온 한 연못(Tranquil pond, 2019)은 즉 흥성(spontaneity), 미니멀리즘의 미 학 그리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 는’ 우리 내면의 욕구에 대한 묘사다. NGV는 이 두 작품을 호주 미술관으 로서는 최초로 전시하고 있다. 이 작 품들을 구하는데 도움을 준 NSV재단, 로렌스 오키프(Laurence O’Keefe) 와 크리스토퍼 제임스(Christopher James)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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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Money&Property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소비자신뢰지수 8주 연속 상승세 10월 24/25일 99.7p.. 전년 동기대비 10.7p 낮은 수준 10월 24일 시드니 경락률 74%

멜번 시티 버크스트리티몰에 있는 데이비드존스 백화점이 10월 28일부터 소매업종 대면 영업 재개를 환영하는 문구를 내걸었다

36% “향후 1년 재정적 개선”, 16% “악화” 예상 ▲

호주 소비자신뢰 지수(ANZ-로이모건)

멜번 규제 완화.. 4분기 소매업 활기 예상 ANZ은행-로이모건(Roy Morgan)이 공동 조사하는 호주 소비자 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가 10월 24-25일 99.7포인트(p)로 1.6p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110.4p보다 10.7p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2020년 주간 평균인 94.1p

보다는 5.6p 높다. 호주의 소비자신 뢰지수는 8월말 90.2p에서 지난 8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소비자 중 가정 경제가 작년 동기 보다 ‘재정적으로 나빠졌다(worse off financially)는 답변이 32%로 1% 줄었다. 재정적으로 나아졌다

(better off financially)는 의견은 26%로 2% 상승했다. 35%는 1년 후 재정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 반 면 16%(-2%)는 재정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호주 소비자들 중 올해보다 는 내년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전 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호 주 경제가 향후 12개월 동안 좋은 시

기일 것이란 답변이 9%에 불과했 고 34%(-2%)는 ‘어려운 시기(bad times)’를 예상했다.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주요 가계 항목(major household items) 을 구매하기에 좋은 시기란 답변이 36%(-2%)로 나쁜 시기 31%(-2%) 를 능가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힐송교회, 멜번 페스티벌홀 2300만불 매입 대대적 보수 후 ‘힐송 멜번처치’로 사용 멜번의 유서 깊은 음악공연장 겸 스 포츠 이벤트 행사장 등으로 이용된 페 스티벌홀(Festival Hall)이 시드니의 대형 교회 중 하나인 힐송교회(Hillsong Church)에게 2330만 달러에 매 각됐다. 힐송교회 창설자인 브라이언 휴스톤 목사는 유튜브 포스팅을 통해 “주님의 은혜(By God’s grace)로 이 공간을 매 입했다”면서 “그동안 힐송 멜번교회는 임대공간을 전전했다. 페스티벌홀은 대대적인 수리 후 힐송 멜번의 시티 예 배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티벌홀에서는 비틀즈 등 세계적 인 유명 그룹들이 공연을 했다. 또 한 동안 주말 복싱과 레슬링 경기 등이 열 렸다. 웨스트 멜번에 1915년 지어진 첫 건 물은 1955년 화재로 파괴돼 재건축 했지만 상당히 낡은 건물로 방치돼왔 다. 1층 건물은 2018년 보전대상 건물 (heritage listed)로 등재됐다. 소유주인 존 렌(John Wren) 가족 후손들이 2018년 2개동 타워 재개발을 신청했지만 멜번시는 불허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웨스트 멜번 소재 페스티벌홀 건물이 힐송교회에 매각됐다

본다이의 앵글시 스트리트의 한 주택이 520만 달러로 10월 24일 시드니 최고가 주택 경 매를 기록했다

“팬데믹 불구 양호한 상태 유지” 멜번 코로나 규제 완화 매물 증가 예상 지난 주말 시드니 주택 경매 낙 착률(auction clearance rate)이 74%로 양호한 상태를 나타냈다. 이 경락률은 도메인(Domain) 통계로 경매 대상 712채 중 551채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지난 주말 시드니 최고가 경매 주 택은 시드니 동부 본다이(Bondi) 의 앵글시 스트리트(Anglesea Street) 소재 5베드룸 단독주택으 로 520만 달러에 매각됐다. 이 집은 5년 전 230만 달러에 거래된 후 대 대적인 수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어로직(CoreLogic) 통계에 따

르면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1100여 채 경매 매물 중 842채 통계를 토대 로 76%의 경락률을 기록했다. 전 국 주도에서 1,456채가 경매에 포 함돼 4월 이후 최다 매물을 기록했 다. 그러나 전년 동기 2,622채(경락 률 72%)보다는 여전히 1천채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전주 1,131채 경매에서 경락률은 66%였다. 멜번 경매 매물이 505채 였는데 10월 28일부터 코로나 규제 완화로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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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영 아치(Young Archie) 공모전]

한국계 김이안 9-12세 그룹 대상 영예 6회 청소년 민족캠프‘6주 교육’성료

9-12세 그룹 대상을 받은 김이안군과 작품 ‘My dad's brush'

40개 작품 결선 진출, 4개 연령 그룹별 대상 선정 올해 총 1800편 출품.. 치열한 경쟁 10월 24일 (토) 뉴사우스웨일즈 주립 미술관(Art Callery of NSW)에서 발 표된 ‘2020 영 아치 공모전(Young Archie Competition)’ 수상자 중 한국계 김이안(9, Ian Joseph Kim)군이 9-12 세 부분에서 대상(Winner)을 수상했다. 호주 미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 술 공모전인 아치볼드 공모전(Archibald Prize)에 이어 개최되는 ‘영 아치 공모전’에는 총 1,800편이 출품돼 40명이 최종 결선에 올랐고 연령별로 4 명의 대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 연령별 대상 수상자 〈5-8세 그룹〉 가브리엘 구오(7) ‘My little sister Vivienne’ 〈9-12세 그룹〉이안 조셉 김(9) ‘My dad’s brush’

〈13-15세 그룹〉 릴리 홉스(14) ‘Josephine’ 〈16-18세 그룹〉 제임스 스티빌리(18) ‘India’ 대상 수상자들은 ANZ은행으로부터 각각 200달러의 상금과 온 가족이 주립 미술관 유료 전시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입장권, 아치볼드 카탈로 그를 부상으로 받게 된다. 또한 모든 결선 진출 작품(finalists) 과 우수 작품 (honourable mentions) 이 내년 1월까지 NSW 주립미술관에 전시된다. 웹사이트(artgallery.nsw. gov.au)를 통해서도 이들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 객원 심사위원이며 2020년 설만 (Sulman)상 수상자인 마리키트 산티 아고는 “이번 대회 심사는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주니어 예술가들이 표현 한 감정의 깊이, 상상력과 기술에 놀랐 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라고 평했다. 특히 기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김이안 군은 그림 속에 숨겨진 메시지 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그 비밀 은 아빠가 얼굴에 붓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바로 수염이다. 아빠가 그 붓으 로 나를 간지럽히면 너무 웃겨서 의자 에서 떨어지게 된다”고 출품 설명문에 서 밝혔다. 화가인 아버지인 샘 김(Sam Kim, 한국명 김성종) 씨와 외동 아들 이안 군 은 리디컴의 홈스튜디오에서 그림 레슨 을 하면서 특별한 유대감이 만들어 졌 다. 이안 군은 “아버지를 그린 이유는 아버지가 내 인생의 거의 전부이기 때 문”이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영 아치 수상은 유력지 시드니모닝헤 럴드지에서도 크게 보도했다. ▶ 관련 기사: https://www.smh.com. au/national/nsw/master-strokeson-display-for-young-prodigies20201024-p5686y.html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제6회 민족캠프 퇴소식

24일 교육원에서 퇴소식, 70여명 온/오프라인 참여 “한호 양국 학생들 역사 배우며 리더십 함양” 광복회 호주지회(회장 황명하) 와 시드니한국교육원(원장 김기 민)이 공동 주관한 제6회(2020년) 청소년 민족캠프가 6주 일정을 마 치고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24일 (토) 시드니한국교육원에서 열린 퇴소식에 70 여명이 참석했다. 학 생 33명이 직접 참석했고 한국과 다른 주에서 40여 명이 영상으로 참여했다. 참석 학생들은 지난 5 주 간 학습한 내용 중 하나의 주 제를 선택해 발표했다. 퇴소식에서 황명하 광복회 호 주지회장은 “코로나로 어려운 상 황 속에서 민족캠프를 준비하면

서 많이 힘들었지만‘역시 도전이 해답’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영상으로 참석한 오클랜드한국학교 한선욱 교장은 “학생들이 순국선열에 대 한 감사의 마음을 민족캠프를 통 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열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민족캠프는 매년 약 60 명의 학생이 2박 3일간 합숙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지난 8월 29일부 터 매주 토요일 2시간 30분 동안 강의 10회, 체험학습 1회, 조별 토론 5회 및 조별 발표회 등 특별

활동 2회 등 6주 간에 걸쳐 실시 간 영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여성 독립운동연구소(소장 심옥주)를 통해 한국 학생들도 영상으로 참 여했다. 이가연, 박현준, 조한얼, 노유진 학생 4명에게 모범상이 전 달됐다. 민족캠프 참가학생들은 오는 11월 18일(수) 오후 6시, 시드니 에핑클럽에서 열리는‘제81회 순 국선열의 날 기념행사’에 온·오 프라인으로 실시간 참석하여 1부 기념식과 2부 민족캠프 발표회의 사회, 합창 및 발표 등 주역을 맡 는다. 이 행사는 유튜브로 실황 중계될 예정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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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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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성취’ 거주지, 가족 배경에 크게 좌우돼

소외계층 학업∙취업 중도 포기율 2배 높아 “비자의적 교육 기회 박탈, 다각적 지원 필요” 호주 학생들의 거주 지역과 가족 배경 이 취학 전부터 초중등, 성인기에 이르 기까지 모든 교육 및 취업 기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외계 층(disadvantaged) 학생 3명 중 1명은 교육 시스템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빅토리아대학 미첼연구소(Michell Institute)는 사회경제적 소외 계층과 원주민 가정 출신, 외딴 벽지 거주 등 교 육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추가 자원

이 시급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 고서는 30만 명이 넘는 학생들의 유아 시절부터 초기 성인기까지의 과정을 분 석했다. 연구 결과 소외계층 학생이 24세가 되기 전 학업을 그만두거나 취업하지 않을 가능성이 또래보다 2배 이상 높 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일 또는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 비율은 전국 평균 15% 이지만 사회경제적 배경(SES)이 가장

낮은 수준의 학생(취약 계층 자녀들)은 32%, 벽지 거주 학생은 38%, 원주민 학 생은 45%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세르히오 맥클린 미첼연구소 교육정 책 부대표는 “한 학생의 교육적 성공이 가족의 부와 성장한 지역에 달려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소 외계층 학생들이 비자의적으로 교육 및 취업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 여준다. 이는 학생들이 청년이 돼도 일 하지 않고 정부 복지 수당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호주 아동복지 자선단체인 스미스 패 밀리(The Smith Family)의 앤 햄프셔 연구책임자는 “교육 및 복지기관, 자선 단체 그리고 모든 계층의 정부가 협력 하면 더욱 빠르게 교육적 형평성을 높 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아 이들이 학교 입학하기 전 수준 높은 프 리스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그 이후엔 재정 및 정서적, 교육적 지원을 강화해 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같 은 상호 협력 시스템은 학생 간 교육 격 차 해소는 물론 추후 성인이 됐을 때 정 부 복지혜택 의존율을 낮춰 궁극적으로 투자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중저소득 세액 공제’ 내년 종료 매주 $20, 연 $1080 ‘소득 감소’ 효과 “정부 소득세율 인하 불구 실질 소득 줄어” 스콧 모리슨 정부의 세율 인하 결정 에도 불구하고 중저소득층(low and middle income) 세액 공제를 연장하지 않으면 중저소득층은 실질 소득이 오히 려 줄어들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MITO((low and middle income tax offset) 또는 ‘레밍턴(lamington)’으로 불리는 중저소득 세액 공제 는 2022년 6월 30일 종료된다. 이는 연간 4만 8000 달러에서 9 만 달러 사이의 개인소득자, 곧 최대 1000만 명의 납세자들의 소득이 매주 $20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 앞당겨 시행된 세율 인하의 효과가 세액 공제 가 종료되면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1년 세액 공제 $1,080 전액 환급을 받는 소득자는 한 해 평균 약 340만명 이며 부분 혜택을 받은 소득자도 550 만명에 이른다. 뱅크웨스트 커튼 경제센터(Bankwest Curtin Economics Centre)의 모델링에 따르면 세액 공제가 사라지 면 올해 연 소득 9만 달러의 개인소득 자의 세후 소득은 6만 9563 달러에서 6만 8483 달러로 낮아진다. 평균임금이 6만 6667 달러인 개인 소득자들의 수입은 5만 4279.95 달러 에서 5만 3199.95 달러로 감소하거나 감세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과세소득이 4만 달러인 개인소득자 는 총 3만 6113 달러의 순수익을 얻

지만 공제가 종료되면 순수익은 3만 5633 달러로 줄어든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저소득층일수 록 수입 감소가 더 크게 되는데 세금 과 복지제도가 연동되기 때문이다. 내년 5월 정부가 예산을 발표하면서 중저소득 세액 공제를 연장할 가능성 도 있지만 기록적인 재정 적자를 기록 하고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목소 리가 나온다. 짐 챠머스 야당 재무 담당 의원은 “정부의 세율 인하로 고소득층은 크 고 지속적인 세금 감면을 받게 되겠 지만 중저소득층에겐 작고 일시적인 감세 혜택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리슨 총리와 프라이든버그 재무장 관은 다시 한번 호주인들에게 조세제 도 변화의 실제 효과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라고 비난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사이몬 스튜워드, 재클린 글리슨 신임 대법관 내정

사이몬 스튜워드 대법관 내정자

재클린 글리슨 대법관 내정자

모리슨 총리 퇴임 예정 2명 후임자 지명 머레이 글리슨 전 대법관 장녀 임명.. ‘부녀 대법관’ 진기록 스콧 모리슨 총리가 올 연말과 내 년 초 70세 의무 정년(mandatory retirement age)으로 퇴임할 예 정인 제프리 네틀 대법관(Justice Geoffrey Nettle)과 버지니아 벨 대법관(Justice Virginia Bell)의 후임자로 사이몬 스튜워드(Justice Simon Steward) 멜번 주재 연방 법원 판사와 재클린 글리슨(Jus-

tice Jacqueline Gleeson) 시드니 주재 연방 법원 판사를 지명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세무법 전문인 스튜워드 대법관 내정자가 12월 초 네틀 대법관 후 임자가 되고 호주방송위원회(Australian Broadcasting Authority: ABA) 자문 법관을 역임한 글리슨 대법관 내정자는 내년 3월 벨 대법

관 후임자로 취임할 예정이다. 재클린 글리슨 대법관 내정자 는 머레이 글리슨 전 11대 대법원 장(former chief justice Murray Gleeson, 1998-2008년)의 장녀로 부녀 모두 대법관이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모리슨 총리는 퇴임 예정인 네틀 과 벨 대법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 하고 “대법관은 호주 법의 수호자 로서 상당한 부담을 지는 중요한 직 책”이라면서 신임 대법관 내정자들 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크리스 천 포터 법무장관은 “두 내정자들 은 법조계는 물론 호주 지역사회에 서 존경받는 탁월한 법관들”이라고 말했다. 호주 대법원은 퇴임 예정인 두 대 법관과 수잔 키펠 대법원장(2024년 1월 퇴임), 패트릭 킨 대법관(2022 년 10월 퇴임), 스티븐 개글러 대법 관(2028년 7월 퇴임), 미쉘 고든 대 법관(2034년 11월), 제임스 에델만 대법관(2044년 1월) 7명으로 구성 돼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10월 26일 ‘울루루 등반 금지’ 1주년 등반로 ‘울루루의 상처’ 영구 폐쇄 코로나 사태 겹쳐 관광객 급감 10월 26일은 ‘호주의 심장’이라 불리는 울루루(Uluru) 소유권이 지 역 원주민 공동체에 반환된 날이다. 반환 35주년이 되는 올해는 ‘울루루 바위 등반 금지’ 1주년까지 더해져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노던테리토리준주(NT)에 위치 한 울루루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 인 명소 중 한 곳으로 세계자연유산 으로 등재돼 매년 수만 명이 방문한 다. 이 거대하고 붉은 바위 산은 원 주민들의 성지로서 이들의 삶과 역 사, 문화, 예술을 담고 있다. 1985년 소유권 반환 이후 원주민

들은 관광객들의 울루루 등반을 막 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2019년 관 리 당국인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 원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등반 금 지가 결정됐다. 지역 원주민들은 이 등산로를 ‘울루루의 상처’(scar of Uluru)라고 부른다. 일각에서는 등산로 폐쇄가 관광 업계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그 러나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올해 코 로나 사태로 울루루를 찾는 관광객 이 크게 줄어 등반 금지 조치가 근 본적인 원인인지는 정확히 판단하 기 어렵다. 다만 입국 제한 규제가

풀리고 국제선 항공운항이 재개되 면 관광객 수가 지금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 운영 관리자 스티브 볼드윈은 “그래도 등반 금지 이후 한 가지 분명히 바 뀐 것은 자연의 속성과 문화를 체험 하고자 찾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늘 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등반 금지 이후 울루루 등 산로길 사진이나 동영상의 인터넷 게재를 예방하는 조치 또한 마련됐 다. 지난달 구글은 울루루 ‘가상’ 등 반을 막기 위해 이 신성한 장소의 이미지들을 삭제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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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간 인 기 뉴 스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WEEKL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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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파문 커지는 ‘지자체 지원예산 전용’ 의혹 강정식 대사 동포언론사 대표들 만나 전 NSW 감사원장 “기록보관법 위반”.. 주총리 사퇴 촉구

23일 시드니서 오찬 간담회

2억5천만불 중 주총리 1억4천만불 직접 배분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 방문해 활동 격려

“관련 서류 모두 파쇄토록 주총리실 지시” 충격

토니 해리스(Tony Harris) 전 NSW 감사원장 (auditor-general) 이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가 지차제 지원예산 2억5천만 달러의 배 분 내역이 담긴 서류를 파쇄하도록 지 시한 것은 불법 행위(unlawful)이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SW 야당(노동당)도 같은 주장을 하 며 경찰청장(Police Commissioner) 에게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주총 리실 대변인은 “기록보관법을 준수해 문서를 파쇄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해리스 전 감사원장은 “베레지클리 안 주총리는 같은 당 소속의 의회 동 료인 데릴 맥과이어(Daryl Maguire) 전 의원과의 약 5년간 비밀 내연관계 가 폭로되면서 퇴임 후 문제 소지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과도한 행동을 했다. 주총리실의 파쇄 행위는 주기록 (공문)보관법(State Records Act)을 위반한 불법 행위임이 분명하다. 이렇 게 떠날 준비를 한다면 자진 사임을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사라 라우(Sarah Lau) 주총리실 선임 정책자문관은 23일 의회 청문 회에서 “지자체 지원 프로젝트 리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23일 주의회 청문회에서 증언을 한 사라 라우 주총 리실 선임 정책자문관

트가 담긴 자문용 노트(working advice note)를 주총리에게 전달했다. 그중 하나는 혼스비카운슬(Hornsby Shire Council) 9천만 달러 지원 관 련이며 나중에 관련 서류가 파쇄됐 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노트가 어디에 있나?”라 는 질문에 “마지막 기록(이메일) 준비 를 한 해당 자문노트도 처리됐다(disposed)”라고 말했다. 2016년 NSW에서 논란을 초래한 지자체 부분 통폐합 후 마련된 카운슬 지원펀드(The Stronger Communities Fund)는 지난해 3월 NSW 선 거 이전까지 자유-국민 연립 여당이 당선된 지역구 위주로 2억5천만 달러 가 배분 지출됐다. 베레지클리안 주총 리가 1억4100만 달러 이상을 직접 승 인했다. 야당의 지자체 담당인 그렉 워렌 (Greg Warren) 의원은 “주총리의 파 쇄 지시와 주총리실의 파쇄 행위는 기 록보관법(State Records Act 1998) 과 정부 정보(일반 접근)법 (Govern-

ment Information (Public Access) Act 2009)을 심각하게 제도적 으로 위반한 행위다. 이에 대해 믹 풀 러 NSW 경찰청장과 엘리자베스 타 이드(Elizabeth Tydd) 정보커미셔 너(Information Commissioner)에 게 조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라 라우 주총리실 선임 정 책자문관의 증언대로 자문용 노트는 주총리가 1억4180만 달러를 직접 배 분한 이유를 포함한 중요 내용이 기재 된 유일한 서류인데 주총리의 지시로 파쇄됐다. 주보관기록 요구 규정을 정 면으로 위배했다. 반드시 조사가 필요 하다”고 주장했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ICAC(독립 부패조사위원회)에서 재임시 위법 행 위와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맥과이 어 전 의원과 내연관계가 폭로된 스캔 들에 이어 지자체 예산 여당 지역구 배분 문제로 정치적으로 더욱 곤경에 몰리고 있다.

강정식 주호주 대사가 지난 22 일 (목) 시드니한인회관에서 주요 동포단체장들을 만난데 이어 23일 (금) 스트라스필드의 한 한식당에 서 동포언론사 대표들과 오찬 간담 회를 갖고 호주와 동포사회 현안 등을 논의했다. 강 대사는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어 언론 활동을 하는 동포 언론인들의 사명감에 대해 사 의를 표했다. 이 간담회에는 한상봉 한호일보 사장, 고직순 편집인, 이미진 톱미 디어 사장, 범대진 한국신문 대표, 최성환 일요신문(시드니) 발행인, 주경식 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등 이 참석했다. 대사관에서는 윤재옥 참사관, 김광전 2등서기관 겸 영사 가 배석했다. 강 대사는 같은 날 민주평통 아태 지역회의 사무국을 방문해 이숙진 부의장, 형주백 호주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환담을 했다. 아

오랜만에 상권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11월 9일부터 규제 완화가 확대된다.

태지역회의 및 호주협의회 주요 간 부 위원들이 참석했다. 아태지역회 의와 호주협의회의 주요 활동을 보

고 받은 강 대사는 자문위원들을 격 려했다. 고직순 기자

고직순 기자

‘트래블 버블’ 협정 노선 확대 계획

멜번시 12주만에 요식업, 소매점 대면 영업 재개

멜번시가 28일(수)부터 12주 동안 의 록다운 규제 완화(1단계)를 시작해

강정식 대사가 23일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와 호주협의회를 방문했다

콴타스, 한국·대만 등 아시아 노선 확대 전망 내년까지 미국∙영국 취항 ‘불가능’ 예측

멜번 카페와 식당 등 요식업소와 소매점이 12주만에 28일부터 대면 영업을 시작했다

강정식 대사가 23일 시드니에서 주요 동포언론사 대표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28일 빅토리아주에서 약 1만6천여 개의 소매점과 5,800여개의 카페 및 식당 등 대부분의 소매점과 요식업이 인원 제한 조건부로 대면 영업을 재 개했다. 종전까지는 테이크 어웨이만 허용됐었다. 미용과 피부관리, 네일 숍 등 뷰티 서비스 업소 약 1천여개 도 포함됐다.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는 “실내는 야외보다 위험성이 약 20배나 높다. 모든 업소들과 고객들이 코로나 안전 규정(COVIDSafe requirements)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상식이 중요하 고직순 기자 다”고 강조했다.

“NSW-퀸즐랜드 주경계 열리면 국내선 50% 회복” 코로나-19에 따른 각 나라의 국 경폐쇄가 장기화하면서 호주 최대 항공사 콴타스가 내년 말까지 미국 과 영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대신 한국과 대만, 일본 등 아시아 로 노선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 인다. 앨런 조이스 콴타스 최고경영자 는 “미국과 영국 두 지역의 현 코로 나-19 상황에 따라 백신 없이는 정

상적인 항공 운항이 어려울 것 같 다. 두 국가로의 노선 재개는 2021 년 말까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콴타스항공은 대신 아시아 운항 노선을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호주 정부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태 평양 도서국 등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전한 국가들과의 여행버 블(travel bubble) 협정 추진을 논 의함에 따라 아시아 시장을 우선시 할 계획이다. 리처드 고이더 콴타스 회장은 “코 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미취항했 으나 트래블 버블의 결과로 국경이 개방될 신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미국과 영국 등 주요 노 선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아태지역 국가들이 콴타스항공의 최고 여행

지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콴타스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해외에 발이 묶인 호주인들 을 귀국시키는데에 매우 제한적으 로 국제선 노선을 운영해왔다. 코로 나-19 여파로 2019∼20년 회계연도 에 2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고 연 간 수입이 21%나 감소했다. 또한, 직원 1만8천 명이 일시 해고됐다. 한편, 국내 항공 운항에 대해 조 이스 CEO는 “7월 예상치 못한 국 내 주경계 폐쇄로 업황 회복이 지연 됐다. 현재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 의 60% 회복을 예상했으나 지속된 주경계 봉쇄로 30%밖에 못 미치고 있다”라며 “잠재적 여행 수요가 높 은 NSW-퀸즐랜드 경계가 개방된 다면 50% 수준으로 운항이 가능할 홍수정 기자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공항 여성 몸수색’.. 호주 정부 항의 ‘고가 시계 스캔들’.. 호주우체국 CEO 곤경 처해 ‘까르띠에 시계’ 4개 2만불 상당

간부들에게 감사 표시 선물 홀게이트 최고경영자 직무 정지, 정부 조사 착수 호주우체국(Australia Post: 이하 AP)이 사내 고위직 간부들에게 전달 된 4개의 명품 시계 가격이 대략 2만 달러였던 것이 밝혀졌다. 의회에서 처 음 언급됐던 액수보다 거의 두 배 비 싼 가격이다. 지난 22일에 상원 예산청문회 (Senete Estimates)에서 AP 경영진 4명이 수익성 높은 계약이 성사된 것 과 관련하여 일종의 ‘감사 표시’로 각 각 3천 달러 상당의 까르띠에(Cartier) 시계를 선물 받았다는 증언이 나 와 충격을 던졌다. AP는 2018년 대형 은행과의 협업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자사 간부급 직원들에게 고가 시계를 선물한 것으 로 확인됐다. 유명 건강식품기업 블랙모어 CEO 출신인 크리스틴 홀게이트(Christine Holgate)CEO는 청문회에서 “이사회와 이사회 회장 그리고 CEO 가 고가 시계 선물 결정을 내렸다”라 고 주장했다. 그러나 루시오 디 바르 톨로메오(Lucio Di Bartolomeo) 이 사회 회장은 다음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 선물이 이사회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시계 가 격의 총액이 1만2천 달러가 아니라 1 만 9,950 달러라고 정정했다. 개당 가 격은 7천 달러, 4,750 달러, 4,400 달 러, 3,800 달러 순이었다. 바르톨로메오 회장은 “당시 이사회 문건과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 까르띠 에 시계 구입 승인을 요청받거나 기

버려진 아이 생모 찾기.. 강제 자궁검사 논란

록한 사실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고 말했다. AP의 주관 부서인 연방 통신부(Department of Communications)와 예산부(Department of Finances) 가 외부 법률회사의 자문을 받아 진상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 보고서는 4주 안에 내각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파문과 관련해 스콧 모리슨 총리 는 “끔찍(appalled)하고 수치스럽다 (disgraceful)”라고 격분하면서 홀게 이트 CEO의 직무 정지를 요구했다. 조사 기간 동안 로드니 보이스(Rodney Boys)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신 CEO 역할을 병행한다. 모리슨 총리는 정부의 진상 조사 결 정을 옹호하면서 “조사 결과를 지켜 본 후 정부가 임명하는 기업의 임원 보수에 대한 광범위한 감사가 필요한 지 고려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호주 여성 승객, 법적 조치 고려 중동 국가인 카타르(Qatar)의 수 도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서 여성 승객을 대상으로 한 강제적인 자궁 검사가 실시돼 논란인 가운데 호주 정부는 호주인이 강제 검사를 당하 자 카타르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불 시에 알몸 수색을 당한 한 호주 여 성은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이 공항의 한 화장실에 서 조산아가 발견됐다. 카타르 당국 은 조산아의 친모를 찾기 위해 공항 의 여성 승객을 대상으로 자궁 경부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유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이 때 문에 당시 카타르발 시드니행 항공

기에 타고 있던 여성 승객들도 앰뷸 런스로 옮겨져 검사를 받아야만 했 다. 익명의 제보자는 “여성 승객들 이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강제로 검 사를 받아야 했다”고 강력한 불만 을 나타냈다. 이들 여성이 탄 카타르 항공 QR908편은 이륙이 3시간가량 지 연됐으며 조산아의 친모는 아직 밝 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에서 내려 몸수색을 받은 여성 승객들은 총 13명이었다. 모 든 성인 여성들은 비행기에서 강제 로 내려서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두 대의 구급차에 실려갔다. 한 여성 승객은 ABC와의 인터뷰 에서 “아무도 영어로 말하거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 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카 타르 법과 문화를 존중하지만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카

타르 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공식 표명했다.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은 "우리 입 장을 카타르 정부에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 카타르 정부로부터 이번 주 에 사건 보고서를 전달받기를 기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인 장관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사건이 발생한 10월 2일 당일에 이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이 후 사건을 호주연방경찰(AFP)에 접수했다. 이 사건이 중동에 있는 카타르 도하 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호주가 이 일 에 어떤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는 불분명하다. 페인 장관은 또 몸 수색을 당한 여성들의 일부 명단이 유출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NSW 경찰은 여성 승객들이 시드 니에 도착한 후 호텔에서 의무 격리 를 하는 동안 의료 및 심리적인 지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손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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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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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론 금요 단상

‘화양연화(花樣年華)’

NSW 집권 자유당 잇따른 스캔들 ‘장기집권’ 후유증 시작인가? 1.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NSW 자유-연립 여당은 지난해 선거에서 승리로 12년(3연속) 집권 을 보장 받았다. 올해가 집권 9년차 인데 최근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인기가 높은 글래디스 베레 지클리안 주총리가 스캔들의 중심 에 놓여 있다.

#1. 주총리 신뢰성 타격 ICAC(독립부패조사위원회)의 데릴 맥과이어 전 NSW 의원(자유 당) 부패 혐의 조사를 통해 충격적 인 내용이 공개됐다. 설상가상으로 베레지클리안 주 총리가 맥과이어 전 의원과 올해 8 월까지 약 5년 동안 비밀 내연관계 를 지속해온 것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충격을 던졌다. 주총리가 맥과이어 전 의원의 이 권 개입(부동산 개발, 이민 비자 스 폰서쉽 등)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 는지와 혹시라도 직간접적으로 영 향을 주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주총리는 공과사를 분명히 구별했 으며 잘못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지 만 신뢰성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2. 지자체 지원펀드 여당 집중 및 증거 인멸 의혹 NSW 연립 여당은 2019년 3월 NSW 선거 전 약 2억5천만 달러 의 지자체 지원예산을 배분했는 데 이 돈의 대부분이 여당 지역구 에 집중됐다. 전형적인 ‘포크-배럴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링(pork-barrelling)’ 의혹인 셈이 다. 포크-배럴링은 지역구의 선심 사업을 위해 정부의 예산을 남용하 는 것을 의미한다. 2억5천만 달러 중 약 1억4천만 달러를 베레지클리안 주총리가 직 접 배분했다. 다분히 선거를 앞둔 선심 공세였다는 의혹을 받는다. 더욱이 주총리가 해당 예산 배분 관련 서류와 파일을 모두 파쇄(제 거)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증거 인멸’ 의혹까지 추가돼 파문이 커 질 수 밖에 없다. 주총리는 “정부기록보관법에 따 라 해당 서류를 제거했다”고 주장 했지만 야당은 경찰청장과 정보 커 미셔너에게 관련법 위반 혐의에 대 해 조사를 하도록 촉구했다. 재선에 성공한 연립 주정부는 지 자체 통폐합을 강력 추진했지만 상 당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부분 통 폐합으로 종결되면서 ‘절반의 성 공’으로 끝났다. 한인 밀집지역인 라이드시, 쿠링가이, 혼스비, 윌로 비, 레인코브, 헌터스힐, 힐스 샤이 어 등 시드니 북부와 북서부 지역은 종전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19년 NSW 선거는 연립 의 승리를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었다. 통폐합을 위한 당근으로 마 련한 2억5천만 달러의 지자체 지원 펀드는 여당으로서 선거를 앞둔 선 심 공세용으로 더 없이 좋은 기회 였다. 대표적인 여당 지원 사례는 혼스비 채석장(Hornsby Quarry) 복구비로 전체 중 3분의 1이 넘는 9 천만 달러를 배정한 것이다. 혼스 비는 자유당 텃밭인데 과거 채석장 (민간 기업 CSR 소유 후 카운슬이 인수)으로 사용된 곳을 복구하는데 이처럼 많은 예산을 배정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사업이 없었을까? 한 예로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드 한인 타운 건너편 상가 지역(이스트우드 우체국 일대)은 글렌 리저브(Glen Reserve) 옆을 지나는 미복개 개 천의 홍수 범람 위험 지역(flood risk zone)이다. 이로인해 이 상권 은 본격적인 재개발이 불가능하다. 이 위험 요소를 해결해야 하는데 최 소 6천만 달러 이상이 필요한 것으 로 알려졌다. 관할 라이드시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주정부 가 홍수 문제를 해결하고 노후 지역 상권 재개발 목적으로 예산을 지원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 다. 홍수 문제와 상권 재개발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구 채석장 복구 보다 훨씬 더 지역사회를 위해 필요 한 사업일 수 있다. 혼스비시와 혼스비 지역구 모두 자유당 관할이다. 반면 라이드 지 역구는 자유당 소속이지만 라이드 시장은 노동당 소속이다. 지자체 지원 예산 배정에서도 중요성과 효 율성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 선된다면 이는 분명한 잘못이다. 주정부(총리실)는 혼스비 채석장 복구에 무려 9천만 달러를 배정한 이유와 타당성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런데 관련 서류가 주총리 의 지시로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이게 납득 가능한가? 이런 사업일수록 정치인들의 입 김을 배제하고 전문가 패널/자문단 을 통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권한 을 부여해야 한다. 지자체 지원 펀 드 배분 스캔들을 계기로 정치권의 고질적인 포크-배럴링도 개선되어 야 한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그동안 성실하고 열성적인 노력파 정치 리 더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지율도 높 다. NSW의 코로나 사태 대처에서 도 루비 프린세스호 유람선 대응 실 패를 제외하면 성공한 것으로 호평 을 받는다. 그러나 맥과이어 전 의원과 비밀 내연관계 스캔들, 지자체 지원 펀 드 예산의 여당 집중 배분과 증거 인멸 의혹으로 때로는 판단력에 문 제가 있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ICAC 최종 보고서(건의안)와 지 자체 지원 펀드 의회조사 보고서가 제출되면 주총리가 정치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인기가 높 은 호시절 무리수를 두거나 판단력 이 흔들린다면 야당이 아닌 자유당 내부에서 당권 교체의 목소리가 커 질 수 있다. 지금은 조용히 관망하지만 언제 등 뒤에서 공격할지 모른다. ‘영원 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 이 통용되는 곳이 정치권이다. 호 주라고 예외일 수 없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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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570Blaxland Road, Eastwood NSW 2122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Max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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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자 인 실 장 윤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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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홍수정, 손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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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꽃의 계절, 화양연화’의 계절이 왔다. 샛노란 유 채꽃으로 온 세상이 뒤덮인 카놀라 길 (Canola Trail)을 달리고 싶었다. 그 러나 왕복 8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그 러나 절망은 없다. 자카란다 계절이 돌 아왔다. 노란색 유채꽃은 보라색 자카 란다가 피기 전, 낙화하여 무릎을 꿇는 다. 보랏빛은 황제의 색이기 때문이다. 로마제국 당시 12,000개의 바다 달팽 이를 부숴야 겨우 1.4g을 채취할 수 있 었다. 그래서 보라색 옷을 입는다는 말 은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는 말과 같았 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보라색을 입 을 수 있다. 집 근처에도 몇 그루가 있 다. 그래도 난 하버브리지 옆 라벤더베 이나 키리빌리로 갈 것이다. 그 부자 동네에 내 집은 없지만, 보라색으로 물 든 길을 지나간다고 누가 뭐라고 할 건 가? 키리빌리에 관저가 있는 호주 총 리 역시 나를 막지 못한다. 난 이 자유 의 나라에서. 그 길을 거닐며 내 옷을 보랏빛으로 물들이게 할 것이다.

2. 다음 주 화요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일이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경합한다. 누가 이 시대 최고 강대국 대통령의 옷 을 입을지는 누구도 모른다. 매스컴과 여론조사기관들이 자신들의 예상을 내 놓지만, 2016년 선거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 라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책이 달라진 다. 당연히 한국과 호주는 심하게 영향 을 받는다. 그러나 그런 변화가 영원하 지 않다. 길어봐야 4년 혹은 8년이다. 그동안 미국이 확 달라지지는 않는다. 미국을 이끄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이기 때문이다. 헌법을 수호하는 정점에 연방대법원이 있다. 이번 대통 령 선거와 맞물려 대단한 관심을 끌었 던 기관이다. 미국 최고의 사법 기관으 로,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권고와 동의 하에 연방대법원장과 8명의 대법 관이 임명된다. 일단 임명되면 ‘선한 행 동을 하는 동안’ 죽을 때까지 종신직이 다. 그런데 지난 10월 18일 긴즈버그 대법관이 세상을 떠났다. 트럼프는 그 후임으로 보수의 아이콘인 48세 에이 미 코니 배럿의 임명절차를 강행하여 지난 10월 26일 임명했다. 이로써 트럼 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무려 3

명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었고, 연방 대법원의 이념 구도를 보수 6, 진보 3 으로 바꿔 놨다. 그렇게 트럼프는 재선 이후의 제왕적 꽃 길을 철저하게 준비 해 놓았다. 그러나 신임 대법 판사가 존중하는 것은 자신을 임명한 트럼프의 당리가 아니다. 그녀는 원전주의(Originalism)를 따른다. 미국 헌법을 작성한 ‘건국 아버지들’의 뜻과 목적을 보존하 고 지키려는 사상이다. 이 사상에 대립 되는 것은 ‘살아 있는 헌법(The Living Constitution)’이다. 헌법을 존중 하지만, 변화한 현실을 고려하여 헌법 을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주의 다. 미국은 이 두 사상의 각축을 통해 발전해 왔다. 그래서 나온 것이, ‘수정 헌법’이다. 1787년에 만들어진 7조 21 항의 헌법을 기초로, 1791년 10개의 수 정 헌법이 나왔고, 27조까지 더해졌다. 미국은 이 헌법을 기초로 운용된다. 근 본을 지키며 현실을 무시하지 않는 헌 법이다. 미국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한 대통령의 꿈이 아니다. 이 헌법에 기초 한 연방주의다. 50개의 주의 이해관계 가 다 다르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당리 당략이 각자이지만, 그들 모두는 헌법 의 권위 아래 들어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 헌법 준수를 위해 검찰이 있고, 경 찰과 군대, 그리고 FBI와 CIA가 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헌법이 허 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각 개인의 자유 다. 심지어는 공화당이 배출한 대통령 에 대해서도, 공화당원이 공공연히 반 대할 자유를 인정한다. 공화당 상원의원 수잔 콜린스가 그 예다. 이번 배럿 대법관을 임명할 때 필요한 것은 100명으로 이뤄진 상원의 원의 과반수 표결이다. 현재 공화당원 수가 53명이니, 53:47이 나와야 정상 이다. 그런데 52:48이 나왔다. 공화당 4선 의원 수잔 콜린스가 반란표를 던진 것이다. 그녀의 반란은 유서가 깊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 때 에는 ‘트럼프는 대통령에 필수적인 자 질이 결핍되었다’라고 주장했고, 2018 년 10월에는 트럼프가 지명한 브렛 캐 노버 연방판사를 향해서도 입장을 유 보했었고, 이번 배럿 후보의 인준 투표 를 대선 이후로 미루자고 강력하게 주 장하면서, 임명 반대표를 던졌다. 그런 분이 여전히 공화당에서 4선 의원으로 일하며, 미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기관

인 ‘국토안보부’ 담당 위원장으로도 활 동하며, 사사건건 트럼프가 하는 일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기 때문이 다. 미국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자유 때 문이다. 그런 자유가 있으므로 미국은 세계 최강의 자리를 계속 지켜 나갈 것 이다. 로마제국을 천년 동안 떠받힌 것 이 ‘법’이듯이, 미국 역시 건국의 아버 지들이 만들어 놓은 헌법을 제대로 지 키는 동안 견고할 것이다.

3. 선진국은 다른 것이 아니다. 정의와 자유의 법을 만들어, 모든 국민이 향유 할 수 있도록 하는 나라다. 대통령도 어 떤 조직도 헌법 위에 설 수는 없다. 화 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며, 권불십년 (權不十年)이다. 그토록 아름답던 유채 꽃과 자카란다도 순식간에 지며, 권력 이 10년을 가지 못한다. 한 나라가 천년 을 가려면 좋은 법을 만들어, 법대로 지 켜야 한다. 그 중 영원한 법은 ‘하나님 의 법’이다. 호주 헌법을 보면 제일 앞 에 ‘전능하신 하나님의 축복에 겸손히 의지한다’란 말이 나온다. 지극히 세속 적인 현시대에도 호주가 가장 좋은 나 라인 이유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높 이고 있는 헌법 덕분이다. 그리고 그 헌법의 공정한 실행을 믿고 감시하는 국민 때문이다. 난 그들의 일원이 되어 기어코 키리빌리 총리 관저 앞을 거닐 것이다. 자카란다 나무 밑에 서서 보라 색 꽃비를 맞을 것이다.

김성주 목사 (새빛장로교회)

holypill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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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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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브릿지 하명호 칼럼

소소한 일상에서 얻는 기쁨

호주 총기소지율 다시 증가 우려된다 NSW 8명 중 1명 비율로 총기 소지

토요일 아침은 늘 느긋하고 기분 좋 은 날이 되어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지 않아도 되니 좋고 한가로운 게으름 을 피울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오늘처 럼 가볍게 비가 흩날리는 날에는 우산 을 받쳐 들고 가까운 보타닉 공원으로 봄맞이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 강물 위 에 떨어지며 물결무늬를 만드는 빗물 의 흐름을 눈으로 따라가며 강기슭에 서 풍기는 나뭇잎들의 신선한 내음을 깊이 들여 마신다. 한 주일 동안 내 안 에 쌓여있었던 먼지들을 걸러내고 몸 과 마음이 정결해지는 느낌이다. 아열 대 나무들이 우거진 작은 숲길로 접어 들며 빗물을 머금은 초록나뭇잎들의 싱그러움을 눈에 담아보고,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향내를 가득히 들이마셔 본다. 자연과 함께 할 수 있 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온몸으 로 깨닫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특 별한 것도 많지만 특별하지 않아서 느 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있다는 것 을 알아가는 나날들이다. 고교 12학년생들은 지금 마지막 시 험을 치며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 늘길이 막혀서 자녀들의 졸업식에 참 석할 수 없는 유학생 부모들은 애틋한 마음을 이메일에 담아서 보내온다. 나 는 부모들에게 “걱정하지 마세요. 크 리스는 이제 작은 어른이 되어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첫 계단을 밟게 됩니다. 졸업 후에도 당분간 고향으로 돌아가 지 못하겠지만 건강하고 밝게 지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세요. 제가 부 모님을 대신해서 지난 몇 년간 애썼다 고 어깨를 토닥여주겠습니다.” 라는 답 장을 보냈다. 졸업을 축하하며 내 마음 을 다해서 한 명씩 껴안아주고 싶지만 사회적 거리를 지켜야 하는 얄궂은 세 상에 살다보니 안타까운 마음만 더해 진다. 언제쯤 이 답답한 우울증을 훠얼 ~~~ 훨 날려 보낼 수 있으려나. 지난주에 주니어 학생들이 운동장 양편으로 늘어서서 12학년 졸업반 선 배들이 퍼레이드를 하는데 큰 박수와 환호로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니 가슴 이 울컥해졌다. 학생들은 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십대시절을 보낸 학교를 떠 나며 시원섭섭한 감정이 먼저 들게 될 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떠나보내는 선 생님들에게는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그 속마음을 알면 좋을 텐 데. 유학생 회장을 맡았던 J군이 이메

일을 보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지 난 3년 반 동안 한국선생님이 항상 제 곁에 계셔서 큰 힘이 되었고 유학생활 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에 가서도 시간을 내서 선생님 꼭 찾아 뵙겠습니다.” 내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환하게 번져나간다. 공립학교의 국제부서에 서 십여 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학생들 과 부대끼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경 험했다. 가슴 아린 아픔도 웃음도 번 갈아서 주는 아이들이지만 여전히 어 린 십대 청소년들이기에 깊은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제아를 만났을 때 는 회초리를 들고 싶을 만큼 격한 감정 이 일기도 하지만 그 아이들을 따뜻하 게 감싸 안는 일조차도 결국은 내 몫이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학생들에게서 받는 활력과 가르치는 즐거움이 한데 어울려서 내 삶을 더 풍 요롭게 만드는 에너지를 얻는다고 생 각한다. 올 한해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혼란 스러운 감정의 소모가 많았던 날들이 라 여겨진다. 불안감을 끌어안고 살았 으며 사람과의 만남이 생소하게 느껴 지는 어색한 분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 러나 우리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가족과 나를 염려해주는 지인들이 있다는 게 고맙고, 신선한 공기와 햇살을 더 사랑 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세상

을 뒤엎어버린 무서운 역병이 아직도 떠돌아다니지만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살아있다는 현실이 그저 고마울 따름 이다. 이제 사람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R U OK ? 괜찮으세요?” 하며 내 이웃을 돌아 보는 연대감을 가져야 할 변화의 시점 에 서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제목이 “늘 괜찮 다 말하는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이 다. 프로이드나 칼 융의 심리학을 밑바 탕에 깔아놓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삶 을 말하고 있다. 저자도 어린 시절 어 머니에게서 받은 상처를 솔직하게 밝 히며 삼십대의 성인이 되어서야 어머 니와 화해를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늘 괜찮다.’ 라고 말하다보면 스스로 가 내면의 상처를 입게 되고 내안의 무 언가가 치유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눈물을 흘리고 싶으면 울도 록 내버려두고 스스로 정화시킬 수 있 는 내 안의 힘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는 충고도 해주고 있다. 작은 일상에서 상 처받는 나를 안으로 움츠러들게 내버 려 두지 말고 바깥으로 끌어내서 제대 로 돌봐주며 치유를 해야 한다는 가르 침을 전달해준다. 그래야 소소한 일상 속에서 나를 구원해주는 기쁨을 느끼 며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니까. “행복이 뭐 별거인가요?”라는 말처 럼 내 옆에서 잠을 자는 북극곰 같은 예 쁜 에스키모(사모예드 종)를 끌어안으 면서 정말 편안한 행복감을 느낀다. 이 런 소소한 일상의 기쁨이 나를 행복으 로 이끌어준다는 생각을 하며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하게 된다.

황현숙(객원 칼럼니스트) teresacho7378@hotmail.com

지난 1996년 타즈마니아의 관 광명소 중 하나인 포스 아서( Port Arthur)에서 28세 젊은이가 자동 소총으로 35명의 관광객들을 살해 한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 존 하워 드 총리는 강력한 총기 규제안을 마련해 자동이나 반자동 총기를 소 지할 수 없도록 했다. 1인 당 2개 이 상의 총기 소유도 불허하면서 70만 정의 무허가(불법 소지) 총기를 돈 을 들여 사들여 폐기했다. 이런 배 경으로 호주의 총기 사건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 트처지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호 주 청년 브렌트 타란트의 총기 테 러로 50명(이슬람 신자들)이 숨졌 다. 뉴질랜드 정부도 총기 관리만 큼은 호주를 배우자고 했다. 그러나 2016년 통계를 보면 호주 에서 1996년보다 무려 300만정의 총기가 늘었다. 25만정이 무허가로 암흑가에서 범죄로 사용되고 있다 고 한다. 이중 자동이나 반자동 총 기가 1만정으로 추산된다. 무허가 총기가 난무하는 배경에 는 아직도 종이 허가증이 사용되기 때문에 허위 허가증을 만들 수 있 기 때문이다. 허가를 디지털로 만 들면 누구든지 컴퓨터를 뒤지면 볼 수 있고 가짜 증명서를 방지할 수 있다. 약 8백만명의 인구가 있는 NSW 주는 2000년대 약 60만정의 총기 가 2020년 100만정을 넘었다. 이는 8명 중 1명이 총기를 소지한다는 의미다. 녹색당의 데이비드 슈브릿 지(David Shoebrige) NSW 상원 의원은 “8명 중 1명이 총을 소지한 다는 것은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주로 농촌 지역에 총기가 필요 하겠지만 시드니 도시권 지역에서

총기 소유가 늘고 있다. NSW 농촌 지역인 탬워스(Tamworth) 인근 의 문비(Moonbi)는 양계장이 많은 곳으로 거주 인구는 1천명 미만이 지만 312정의 총기를 소지해 NSW 지역에서 총기소지율이 가장 높다. 그 다음은 중북부 해안가인 포트 맥쿼리(Port Macqurie) 지역으로 310정을 소유하고 있다. 시드니 동부 지역(Eastern suburb)인 이스트가든(Eastgardens) 에서 정식 등록 총기는 305정, 북 부 모스만 (Mosman) 지역은 285 정, 노스시드니(Northsydney) 지 역 268정이었다. 그 외 테리힐스 (Terry Hills) 지역은 211정, 버우 드(Burwood) 지역 181정을 소유 하고 있다. NSW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총기 도난 사건이 418건이었다. 미국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후 총기를 구입하는 주민들이 급증 한 것으로 나타났다. UC 데이비스 연구진들이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 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작 후 첫 5개월 동안 가주 주민 11만여 명 이 총기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LA타임스가 전했다. 11만 명 중 57%는 이미 최소 1정 이상의 총기 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이외 43%는

처음으로 총기를 구매한 주민들이 었다. 이로서 현재 캘리포니아주에 는 최대 4만7,300가구가 새로운 총 기 소지 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NSW 경찰 발표에 따르면 2019 년 7월부터 2020년 6월 말까지 시 드니와 NSW 지방에서 222건의 총기 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중 30%는 아무런 이유없이 총기를 거 리에서 난사한 것이다. 지난 8월 1일부터 9월 2일까지 시드니에서만 26회의 총질이 있었 다. 과거 주로 중동계 폭력 조직들 끼리 마약 판매 권한을 놓고 시드 니 서남부에서 서로 상대방에게 위 협을 주거나 살해하는 목적으로 총 기를 발사 했지만 이제는 그 범위 가 전반적으로 시드니 전역으로 퍼 지는 경향이라고 한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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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조병제의 현실외교

독자의 편지

통일은 절대적 체제우위로만 가능하다 늘 그랬지만, 특히 현 문재인 정부 아 래 한국은 통일전문가들의 전성시대 가 아닌가 싶다. 텔레비전과 유튜브 를 열어보라. 북한학과 교수, 무슨 무 슨 연구소 수석 연구원, 한반도평화연 구센터장, 군사문제연구소장 같은 직 함을 가진 사람이 나와 진행하는 열띤 통일 논쟁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 날이 드물다.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여기 시드니에 서 나도 이 백가쟁명(百家爭鳴)에 글로 한마디 끼어보려고 하는데 먼저 왜 한 국에 통일문제 전문가가 그렇게 많고 나마저인가에 대하여 여담이 될지 모 르나 써보고자 한다. 첫째 이유는 물론 통일의 중대성이 다. 왜 중대한가를 설명한다면 잔소리 가 된다. 그만큼 중차대하다. 둘째 이 유는 보통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좀 어 렵다. 통일을 다루는 학문적 바탕은 국 제정치학인데 이 학문은 인문학은 되 어도 사회과학은 못 된다. 사회과학이 라고 불리려면 적어도 인과관계(이유 와 결과 또는 장래)를 실증적으로 밝힐 수 있어야 하는데 국제정치학은 그럴 수 없다. 한 예로 남북관계 연구가 실증적이 되기 위하여는 김정은과 다른 북한 내 권력 실세들을 찾아가 면접을 하거나 그들 머리 속을 들여다볼 과학적 방법 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어림도 없다. 또 국제관계는 국내관계보다 몇 배 더 유 동적이다. 모두 장래 일어날 불확실한 주변국 변수들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 기에 이 분야는 학문적 연구보다도 제 한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점을 치 는 걸 더 많아 한다. 국제정치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통일부, 국정원, 통일연구원. 심지어 군 등에서 일하면서 그 잦았던 남북협 상 테이블에 적어도 한번쯤 앉아 봤던 실무자라면 모두 전문가 행세를 해보 고 싶어 하는 이유다.

도덕주의가 아니라 국가이익 나는 50년대에 대학 정치학과를 나 왔다. 그때는 외교학이나 국제정치학 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연세대 정치외 교학과를 빼고는 그냥 정치학과였다. 지금은 많은 대학에 정외과와 국제정 치학과가 따로 있다. 해봐서 아는데 이 학문 연구방법은 과거 국가 간에 일어 난 역사적 사례에 기대어 하는 예측이 주로다. 가령 국가 간 관계는 도덕주의 (Moralism)가 아니라 힘의 관계였으

며 힘은 물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 로 흐르게 되어 있으니 국방은 세력균 형(The balance of power)으로만 가 능하다든가, 국제관계에서는 국가이 익(National interest)이 먼저라든가, 1938년 히틀러-체임벌린 간의 뮌헨협 약을 들어 팽창주의 국가에 대한 유화 정책을 경고하는 게 그런 예다. 대표적 학자는 시카고대학의 한스 모겐소(Hans Morgenthau, 19041980) 교수다. 그의 역작인 Politics Among Nations을 나는 지금도 보관 하고 있다. 거의 50만의 조회수를 자 랑하는 이춘근 박사의 미국의 극동정 책, 지금의 한반도정세, 미·중 간 갈등 을 분석하는 유튜브 강의를 들어보면 그도 모겐소계의 국제정치학자 밑에서 미국 박사를 한 것 같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앞. 문재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 장의 역사적 만남.

3대로 내려온 세습정치 그럼 나의 통일 시나리오와 결론은 무엇인가? 1953년 정전 이래 수십 번 의 아슬아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 쟁이 재발하지 않은 것은 유화나 강경 어느 정책도 아닌, 한미동맹을 주축으 로 한 남한의 막강한 군사력에 따른 세 력균형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슨 짓을 해도 통일은 커녕 남북화 해와 공존이 어려운 것은 21세기 대명 천지에 불가사의한 북한의 정치체제에 있다. 알다시피 북한은 3대째 세습으 로 통치를 해왔다. 4대째도 그래야 할 것이다. 안 그러면 거기 통치자는 2차 대전 후 이태리의 무솔리니와 동구권 몰락 때 루마니아 차우세스크 신세가 될 게 뻔하니 지금과 같은 무자비한 숙 청과 인권 탄압, 그리고 전대미문의 고 립정책을 고수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남한이 그런 정권과 진정한 협상을 한다는 건 그야말로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반도에 대한 이런 시 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한반도 전문가로 알려진 러시아 출

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 교수는 몇 년 전 시드니에 와 가진 세미나에서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통일이 올 수 있 다고 말했으나 내 생각은 다르다. 정권 이 붕괴한다면 국제정치학 용어로 힘 의 공백(Power vacuum)이 오는 건데 누가 그 공백을 메울 것인가가 불확실 하다. 대한민국은 아직 시기상조다. 미 국도 그런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게 통일은 내가 상대에 대한 절대 적 체제우위에 의한 자연스러운 수순 으로만 가능하고 장기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다. 독일의 통일이 그 렇게 이뤄진 게 아닌가. 한국은 정치체 제, 경제, 아마도 군사력에 있어서는 북한보다 우위겠으나 그것만으로 절대 적 체제우위일 수 없다. 거기에서 빠져 서는 안 되는게 국민통합 또는 결속이 다. 아마도 국민 수준 탓일 것이다. 자 유민주주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나 라가 늘 4분5열이다. 크게 벌어진 빈 부격차 때문일까, 불만 세력도 너무 많 다, 한국 사회가 체제상 절대 우위인가 알아보는 시금석은 여러 가지다. 한 가 지는 남북 간 자유왕래가 허용되면 북 한 인구의 반이 남으로 내려오고, 행복 하게 잘 섞여 살 수 있을까이다. 그렇 게 된다면 핵은 무용지물이다. 그 질문 은 탈북자나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거 나 살다간 재중 동포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처음 배고픔이 해결되고, 돈 몇 푼 생기고, 공포정치에서 벗어나 좋아 도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 포용주의 통일론을 내세워 정권의 요직에 앉은 인사들 말이다. 그 소신은 과연 정직한가 아니면 정권에 빌붙기 위한 편의인가 묻고 싶다. 내 생각으 로는 그들이 통일을 진정 위한다면 공 허한 통일 논의보다 일상생활의 실천 을 통하여 국민 간 결속에 먼저 신경을 써주는 게 옳다.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쿼드(Quad), 흑백논리를 뛰어넘어라

쿼드는 일본·호주·인도의 측방 연대 어렵지만 한국도 측방 강화 적극화 필요 흑백논리 넘어야 미중경쟁 시대 극복 가능 미중관계 기조가 협력에서 경쟁 으로 바뀌면서 한국이 선택에 내몰 리는 일이 많아졌다. 환태평양경제 동반자협정(TPP),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AIIB), 고고도미사일방 어체계(THAAD) 문제를 두고, 보 수 진보를 막론하고 한국 역대 정 부의 고민은 깊어 왔다.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 러나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다. 지 리적 위치와 경제 상황에 따라 정 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역내 국가 가 공통으로 부딪히고 있다. 쿼드 (Quad), 즉 미국•일본•호주• 인도 4국 안보대화도 본질에서 차 이가 없다. 이달 초 도쿄에서 열린 쿼드 2 차 외무장관회담은 쿼드를 인도태 평양의 독립된 협의체로 자리매김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관 회담을 연 1회 정례화하고 다른 나 라를 참여시켜 ‘쿼드 플러스’로 확 대할 가능성을 제시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그런가 하면, 이번 회담은 쿼드 가 미국으로부터 동력을 얻기도 하 지만, 일본•호주•인도의 측방 연대가 된다는 점도 보여 주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쿼드를 반중연합 으로 밀고 가려 했으나, 뜻대로 되

지 않았다. ‘중국공산당의 착취, 부 패, 억압에서 우리를 보호하자’고 했지만, 다른 3국은 중국을 직접 거 명하지 않았다. 쿼드 4국은 각자의 전략 환경과 경제 상황에 따라 중국을 보는 시 각이 다르다. 일본과 호주의 전략 적 지향은 태평양에 있고, 인도에 는 인도양이 더 중요하다. 3국 모두 남중국해 항행자유작전(FONOP) 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배타적경제 수역(EEZ) 안에서 군함의 무해통 항권을 인정하지 않는 점에서 인도 의 입장은 오히려 중국에 가깝다. 인도 외교의 키워드는 전략적 자율 성이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3개국은 중 국과 경제협력을 지속하기를 원한 다. 10월 15일 요미우리신문 보도 에 따르면, 이번 회의 계기에 일 본은 미국의 ‘클린네트워크’ 구상 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5G 관련 미국의 안보 우려를 이해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에 반해 특정국을 배제할 수는 없 다고 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쿼 드를 측방 연대로 보면 이해가 쉽 다. 2차 쿼드 회의가 도쿄에서 열리 는 것을 본 일본의 한 전직 외교관

은 “14년의 인내가 거둔 일본 외교 의 승리”라고 자축하는 칼럼을 썼 다. 중국도 쿼드를 ‘냉전적 대결책 동’으로만 치부해서는 대응방안을 찾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여건은 일본이나 호주, 인도보다도 어렵다. 지난해 10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교수는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과 크기(경제력 8배, 국방 비 6배), 경제 관계, 분단 상황 때문 에 한국의 선택이 힘들 수밖에 없 다고 했다. 대외교역의 GDP 기여 비중을 감안한 2017년 우리의 대중 의존도는 20%였다. 일본 6.5%, 호 주 12.6%, 인도 4.5%에 비해 많이 높다. 쉽지 않은 가운데서도 한국의 입 장은 진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 령은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신남 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 간 조화 로운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 했다. 강경화 외무장관은 9월 24일 뉴욕 아시아협회 인터뷰에서 “특정 사 안에 대해 ‘포괄적이고 개방적이 며 국제법에 부합하는 접근’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측방 연대를 모색하 는 대화에 한국이 목소리를 좀 더 크게 내도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 은 있다. 검정과 하양 사이에는 짙고 옅은 여러 가지 회색이 있고, 그밖에도 빨강, 파랑, 노랑 등 수없이 많은 색 깔이 있다. ‘검정과 하양이 아니면 회색이고 회색은 모두 나쁘다’는 논리는 미중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 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고, 현실에 맞지도 않다. (한국일보)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경 제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글로벌 초일류 집념 ‘삼성 신화’ 큰 별 지다 6년5개월 투병 끝에 78세 별세 부친 이병철 창업주 1987년 타계 후 2대 회장 맡아 끊임없이 혁신 추진 그룹 매출 10조서 387조로 불리고 반도체^휴대폰키워 ‘IT코리아’ 초석 삼성 이재용 ‘3세 경영’ 시대 본격화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거목’ 이건희 삼 성전 자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서 울삼성병 원에서 별세 했다. 향년 78세. 2014 년 5월 급성 심근경색 증으로 서울 이태원

2020년 10월 26일 월요일

이건희 삼성 회장

주요 연보

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 만 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이 회장의 별 세 소식을 알리면서 “고인과 유가족 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 하게 가족 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조문과 조화 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업을 비롯해 의욕적으로 뛰어든 대규 모 개발사업에서 잇따라 고배를 들어 야만 했다. 하지만 총수에 오른 이후, 삼성전자 를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취임 당시 10조원으로 출발했던 삼성전자 를 포함한 그룹 매출액은 2018년엔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000억원 에서 72조원으로 259배, 주식은 시가총액 1조원에서 396조원 으로 396배 급증했다. 그 사이 반도체 와 스마트폰 등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 하는 품목으로 올라섰다. 다만 이 회장의 경제적 성공의 뒷면 엔 그림자도 남아 있다. 경영권 불법 승계와 비자금조성이나 정관계 로비

1961년

1966년

대구 출생

서울사대부고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수료, 10월 동양방송

1965년 일본 와세다대 경제학과 졸업

의혹. 배임 혐의 등은 과오로 지적된 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없 었다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올라선 삼성도 없었을 것’이란데 이견은 없 을 것”이라며 “이 회장에 대한 부정적 인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기업 인 이건희’에 대한 평가는 높게 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 전 관장, 아들 이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 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있 다. 빈소는 고인이 입원해있던 삼성서 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 엄 수됐다.

이건희 회장 별세

1942년 1월 9일 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고인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 서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박두을 여 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 이자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애초 그룹 경영권은 큰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물려받기로 돼 있었지만 1966년 한국 비료 ‘사카린 밀수’ 사 건으로 이병철 창업주의 눈 밖에 나면서 이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어 1987년 부 친 별세 이후 삼성그룹의 2대 회장으 로 올랐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유공(현 SK이 노베이션)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쓴 잔을 마셨고, 미국 알 래스카 석탄사

A17

3

1979년 2월~ 1987년 11월

1987년 11월~ 1998년 4월

삼성그룹 부회장

삼성그룹 회장

입사

1967년 홍라희 여사(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와 결혼

“일등 돼야” 승부사 기질$ ‘위기 경영’으로 고비마다 도약 발판 4

이건희 회장 별세

2020년 10월 26일 월요일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대규모 적자 감수하고 공격 투자 은 한국경제의 고속성장과 궤를 같이 했 애니콜 15만대 화형식 충격요법  특히 ‘세계 초일류’로 요약된 그의  승  다. 불량률 ‘뚝’ 품질 신뢰 이끌어내 년 3삼성전자를 월 년 7월 년 1998~2008 부사1988 기질은 현재 글로벌1996 기 제2창업 선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 삼성전자‫ ݫ‬대표이사 회장 업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낳고 있 선정 초등학생때 日유학^美서 대학 생활 다. 국내 대표적인 수출 효자로 자리매 영화^자동차 취미$ 車 사업 계기 김한 반도체를 포함해 휴대폰과 TV 등 이 그에게서 잉태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 불투명한 경영^정경유착 檢과 악연 니다. 하지만 과오도 남아 있다. 정경 유 착을 포함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 비자금^승계 의혹 등 수차례 조사 진 파열음과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은 여 2008년 회장 사임$ 2년 후 복귀 전히 오점으로 지적된다. 두 형을 제치고 후계자가 되다 1942년 1월 9일 대구 인교동에서 이병 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 난 그는 1947년 초교 5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가 중학교 1학년까지 소년기부터 유 학 생활을 했다. 서울사대부중·부고를 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하 업한 뒤 연세대에 입학했지만 자퇴하고 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명실공히 1인 총 1961년 아버지의 모교인 일본 와세다대 수에 등극했다. 본격적인 ‘3세 경영’이 로 옮겼다. 1966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 시작된 셈이다. 삼성전자 수장으로 올 영대학원(MBA) 석사과정을 마쳤다. 라선 이 부회장 앞엔 ‘왕관’의 무게만큼 유학생활은 그를 영화와 자동차에 이나 험난한 앞날도 기다리고 있다. 우 빠지게 만들었다. 부모와 떨어져 지냈던 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일본 초등학생 시절 민족 차별과 문화 나19)과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적 리스 차이 등으로 겪은 외로움을 달래려 영화 크에 불확실성은 크다. 반도체와 스마 에 빠졌다고 한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1 트폰 등 주력 사업의 성장과 인공지능 년 반 동안 차를 여섯 번이나 바꾸고 자 (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 먹 동차를 직접 분해·조립하는 등의 관심을 거리 발굴 또한 시급하다. 한국 수출의 쏟았다. 삼성이 이후 자동차 사업에 뛰어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게 삼성전자 든 것도 이런 그의 열망 때문이었다. 다. 더욱이 ‘뉴 삼성전자’를 끌고 갈 이 1966년 중앙일보 산하 동양방송 이 부회장에게 ‘사법리스크’는 최대 걸림돌 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그는 1978 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재판 등에 따른 년 삼성물산 부회장, 이듬해에는 삼성그 총수 부재로 빚게 될 경영 차질의 가능 룹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1987 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 부회장 년 이병철 창업주 사망 이후 삼성그룹 은 이달 말부터 법정일등이십니다.” 공방의 중심에 서야 “당신은 영원한 회장에 올랐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 될 처지다. 생전에 각인됐던 건으로 경영 일선에서그의 잠시전매특허는 물러났지만사 코로나19 여파에도 삼성전자는 ‘비대 후에도 유효했다. ‘초일류’를 강조하면 2010년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 그간 면서호황’에 힘입어 올 3분기에 기대벌여온 이상 글로벌 기업들과 생존경쟁을 직함을 유지해 왔다. 그에겐 충분한 찬사로 25일전이 셋째 아들이었지만 두보였다. 형(이맹희 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에 허창 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렇게 추 도사의 말문을 열었다. 허 회장은 우선 “대한민국 경제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 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시 삼성 지배구조 고 사회의 아픈변화 곳을가능성은 보듬어 주시던 분” 이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한국경제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와 함께 고속 성장기를 함께 했던 기억에서 나온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이목이 쏠린 흔적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이어 “이 다. 10조원대로 점쳐지는 막대한 상속세가 제는 먼 곳으로 보내드려야 한다니 를슴어떻게 마련하느냐 주요한 관 속 깊숙이 느껴지는역시 비통함과 허전함 심사다. 을 감출 수 없다”고 애도했다. 허 회장은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특 또 위기 때마다 돌파해 온크게 이 회장의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 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고리에서

CJ그룹 명예회장, 이창희 전 새한그룹 회장)을 제치고 후계자에 오른 것은 이 병철 창업주의 선택이었다. 다양한 해석 이 있지만 이맹희·창희 형제가 아버지에 2020년 10월 26일 월요일 1966년 게 밉보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삼성이 일본에서 사카린 원료 등을 밀수 3세 경영 시대 본격화 하다 적발되면서 창업주는 사임과 함께 반도체^스마트폰 성장세 한계 비료공장을 국가에 헌납했고 이창희 전 회장이분야 법적 기술혁신 책임을 지며직접 구속됐다. 1969 전장 챙겨와 년 이병철 창업주와 삼성그룹의 비리를 고발하며 처벌을 요청하는 탄원서가 청 4년째 재판 출석만 70여차례 와대에 제출됐다. 당시 그룹 굵직한 사업 추진창업주는 발목 잡힐수도 총수 대행이던 이맹희 전 명예회장을 의 심했고 이창희 전 회장도 용의선상에 올 랐다. 장남과 차남이 후계 구도에서 멀 의 실적을 가져왔다. 하지만 전 세계 코 어지며 이 회장이 자연스럽게 경영권 승 로나19 재확산, 수요 침체 등 불확실성 계자로 자리 잡게 됐다는 관측이다. 은 여전하다. 지난해부터 수면 위로 부 각된 미중 무역 갈등도 상당한 걸림돌이 사재로 회사 인수, 애니콜 화형식$ 다. 특히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 그의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오늘의 글 을 맡은 반도체 부문의 내상은 적지 않 로벌 삼성을 만들었다는 데는 재계 안 다. 미중 무역 갈등이 호재로 점쳐진 스 팎에서 이견이 없다. 이를 보여 주는 대 마트폰 부문도 안심하긴 이르다. 중국 표적인 사건이 한국반도체 인수였다. 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온 인도에서 선전 이 회장이 서른 두 살이던 1974년. 삼성 하고 있지만 샤오미 경쟁사의 움직임 재계 본등 이건희 전자는인사들이 당시 동양방송 이사이던 이 회장 이 만만치 않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 의전경련 돌발 행동에 발칵 뒤집어졌다.추도문 한국반 5대 경제단체들 화되면서등 과거에 마련했던 밸류체인 재 도체의 지분 50%를 50만달러에 인수하 구성도 삼성은 중국에 부품 허창수절실하다. “사회 아픈 곳 끌어안은 분” 겠다고 나선 것이다. 당시 경영진들과 지 인들은 대부분 반대했다. 전 세계 손경식 “강한격하게 기업가 정신 이어받아

2007년 1월 평창 올림픽 유치 지원

2008 4

2009 8

년 월 ‘삼성특검’으로 기소, 경영일선에서 퇴진.

년 월 배임행위에 대해 유죄 형확정, 12월 대통령 특별 단독사면 발표

이재용의 삼성$ 미래 먹거리 난제 속 사법리스크 최대 걸림돌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찾아 자사의 3D TV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가 오일파동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 숨어 있는 부실 요인을 찾아 고치는 풍 었고, 앞서 진출했던 삼성전자 등이 경영 토가 자리 잡은 것도 이때부터였다. “항상 일등이 되어야 한다”는 ‘제일주 난에 허덕이던 때였다. 창업주인 부친 이  년 3월 반대했 년 7집념과 월 의’를 강조한 승부욕은 삼성 병철 회장도 한국반도체 2010인수를 2011그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 5월 평창 올림픽 유치 성공 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굽히지 않았 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병철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전자 부문을 살 창업주의 3대 경영이념(자율 경영, 기술 발광다이오드(LED), 릴 수 있는 길은 오직 반도체 자급에 달려 중시, 인간 존중)에 서구 합리주의와 경쟁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를 5대 주의를 접목한 ‘삼성 경영학’을 정립했다. 있다는 확신이있었다고 한다. 결국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 그는 회삿돈이 아닌 사재를 털어 그해 12월 한 또 기업은 언제나 위기에 미리 대비해야 국반도체를 인수했고, 이후 반도체 신화 한다는 ‘위기경영’을 앞세워 늘 시장변화 에 적응할 체질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두고두고 회자되는 또 다른 상징적 사건은 ‘애니콜 화형’이다. 1995년 3월 비밀 경영, 불법 승계, 정경 유착$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 가운데에 눈부신 성취와 함께 동시에 그는 불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출입문에 직원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 삼성전자 제품이 빼곡하게 쌓였다. 휴대 투명 경영과 정경 유착 같은 한국 재벌 다. 연합뉴스 폰(애니콜)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자 의 부정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을 보내 제품을 완성하고, 이를 미국 등 사업 분야의 성장 속도는 한계에 이른 이 회장이 내린 극약 처방이었다. 불량 도 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갖 선진국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다변화하 상태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향후 품을 무조건 새 제품으로 바꿔주라고 추지 않으면서도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기 위해 베트남, 인도 등의 생산 기지를 10년, 20년을 이끌 새로운 먹거리 발굴 지시했고, 그렇게 수거된 휴대폰 등 불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으로 계속 이 전념하고큰 있는 이유다. 시스템반도체 육성해왔다. 내에서도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고 동 당시 어려웠던 환경을 염두에 둔평 에 량품이 무려 15만대에 달했다. 운동장 름을 바꿔온 비공식 조직을 통해 소수 분야의 경우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분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디스 전했다. 가였다. 에 모인 임직원 2,000여명은 해머를 든 의 오너일가 지분으로 전 계열사에 절대 야다. 이 부회장은 직접 차세대 반도체 플레이 등을 포함한 현재 삼성전자의 주 재계내에선 이 회장에 ‘외유내강’ 범삼성가 역시 고인의 명복을 10여명이 전자제품을 내리치는 걸빌었다. 숨죽 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대한 부작용도 낳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 수급을 위해요구 지 력손경식 사업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해당 형 경영 스타일도 전해진다. 익명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이 회 인 채 지켜봐야 했다. 산산조각이 난 휴 았다. 무엇보다 글로벌 대표기업으로 성 한한 재계 관계자는 그의 “결재일가 서류를 냈을 장의 타계를 손 회장은 “이 회 장한 대폰에 불까지애도했다. 붙였다. 현장 구석구석에 삼성전자마저도 지분율 장이 삼성전자 40년사 발간사에서 ‘산 때 회장이 언성을 높이면서 호통을 치면 업의 주권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도전을 대부분 일이 잘못됐다고 생각할 텐데, 멈춰서는 안 된다’고 했던 말씀이 생각 이건희 회장은 정반대였다”고 이 회장과 난다”며 운을 뗐다. 손 회장은 이어 “위 관련된 에피스드를 귀띔했다. 그는 이 기마다 도전 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한 어 “반대로 결재 서류를 훑어본 뒤 그대 총자산 3% 초과분을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서는 이 회장이 보 로로평가해 덮고 날씨 등 다른 얘길 하면처분해 다시 써 국 경제의 지향점을 제시했던 이 회장의 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삼성또 유한 지분의 일부는 흡수를 할 것으로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경제위 오라는 뜻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보유 지분(8.51 중 3%를 제외한진 보인다. “이 회장은 될 만한%) 사업에 대해서는 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최선의 노력 전자 처분해야 하는데 금액으로 20 이처럼 별세 지하게 검증을 거듭하고, 안 될 건 빠르 을 다할지분율로 것”이라며따지면 전했다.이 손회장 회장은 CJ 나머지를 조원에 달한다. 더 큰 관심은 이 회장 로그룹 그룹색은 다소 옅어질 수는 있겠지 회장도 겸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게 포기하는 스타일”이라며 “냉철한지판 만측도 지배구조에 영향은아니라 크지 않다는 단과포함한 신속한재산 결단,상속에 치밀한따른 사전천문학 준비 등 “고인은끼칠 삼성뿐만 우리나 분을 적인 세금이다. 견해가 지배적이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라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큰 에서 남다른 면모를 가진 경영인”이었다 이회고했다. 회장은 6월 말 금융감독원 공시 (CB)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일찌감치 김경준 기자 역할을 하셨다”며 “부고를 접하고 그룹 고 이 회장이 자신의 유고에 대비해 온 결과 기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 △삼 이기도 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2008년 6월 당시 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 탈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재 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보안 검색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건희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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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높지 않은데도 미래전략실의 지배 아 로 폭로된 것이다. 그의 지시로 홍석현 난 13일 네덜란드에 직접 방문해 반도체 업수주나 인수합병(&A)을 성사시켰다. 래 놓이면서 투자와 사업계획, 인사 등이 전 중앙일보 사장이 대선자금을 나눠주 장비사 ASML의 최고경영진을 만나기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나 사업구조 개편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 좌우됐다. 4년 전 ‘최순실 휘말 는 심부름을 게이트’에 도 했다. 전장분야에서도 새로운 밑그림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주요 결정은 일 당시 미국에 년 었지만 체류 중이던 그는 서 려 미래전략실이 해체될 때까지 이런년경 2014 5월 11 2020 이 요구된다. 이 부회장은 올해만 5월과 단기 실적에 민감한 전문 경영인이 할 수 호흡곤란증세로 쓰러져 월 일 25 10 영 행태는 지속됐다. 이 회장은 또 삼성 면조사만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7월 두 차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 이송. 없는 게 현실이다. 순천향대병원으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 그로부터 2년 뒤인 2007년 삼성 법무 그룹 총수로서 숱한 의혹을 받으며 사 장과 공개적 만남을 갖고 전장분야에서 실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로 이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를 변호사가 삼성그룹 법처리 선상에 오르내렸다. 1995년 노태 팀장이었던 김용철 일기로 별세. 의 협력을 다짐했다. 전장분야는 AI, 자 부회장이 구속된 기간에 삼성의 투자 시 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사건에 연루돼 차명계좌에 들어 있던 비자금 의혹을 제 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정 계는 멈췄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첫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그는 250억원 기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삼성 오너 일 보통신기술(ICT) 기술이 접목돼야 가능 는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6 비자금 제공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돼 징 가의 경영권 불법 승계와 비자금 조성, 하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 개월 후인 2018년 8월에서야 재개됐다.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줄줄이 폭로했 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는 삼성전자는 당시 인공지능(AI), 5세대 2000년 6월에는 법학 교수 43명이 이 다. 이는 조준웅 특검의 ‘삼성특검’으로 사실상 총수 역할을 대신해 왔지만 지난 (5G) 이동통신 등 4대 성장사업에 25조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를 고발했 이어졌고 삼성그룹과 오너 일가는 강도 4년 가까이 사법 리스크에 연루된 상황 원을 비롯해 3년간 180조원의 투자 계 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 높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다. 그동안 검찰에 10차례 소환돼 조 획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글, 아 2008년 차명계좌가 적발되고 1,000 값에 발행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줬 사를 받았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만 세 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도 총수가 새로 다는 의혹이 불거진 게 이때였다. 이 부회 억원대 세금 포탈 혐의가 드러나면서 그 번 받았다. 80차례 이상 열린 재판 중 이 운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관련한 대규 장은 이 과정을 통해 에버랜드 최대주주 는 삼성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과 부회장이 직접 출석한 재판만 70여차례 모 투자를 결정한다”며 “ICT 업계가 빠 에 올랐다. 대법원은 2009년 배임죄를 적 관련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이수빈 삼성 에 달한다. 그룹 안팎에서 이 부회장 관 르게 변화되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로 용한 원심을 깨고 에버랜드 CB 저가 매각 생명 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기면서 경영 련 사법리스크가 삼성전자 경영 행보에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발목이 잡히는 과 관련해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언했지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법원에서 징역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은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이라고 형(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1,100억 만, 그 굴레는 여전히이어지고 있다.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폭넓게 말했다. 2005년엔 이른바 ‘삼성X파일’ 사건이 원)을 선고받았지만 2009년 12월 사면 안하늘 기자 확보한 글로벌 인맥을 통해 굵직한 사 터졌다.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과 검찰에 을 받아 이듬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금품 제공을 논의한 것이 녹음파일 형태 일선에 복귀했다. 김기중^안하늘 기자

“이 회장이 호통 치면 결재 통과$ 될 만한 사업 한눈에 알아봐”

경제 위기 극복에 최선 다하겠다”

지배구조 큰 틀은 유지될 듯$10조6000억 상속세가 변수 유의 뚝심도 회고했다. 허 회장은 “선택 장은 4.18%의 지분을 보유, 이 부회장 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 (0.70%)보다 월등히 많은 지분을 보유 한 승부사였고, 변해야 살아남는다고 하고 있다. 삼성물산 지분은 개혁가였으며, 품질에2.88% 있어서보타 외치던 유하고 협하지있다. 않는 완벽주의자이자, 더 나은 미 지배구조에서 지주 래 국가 건설을최상단으로 위해 애썼던그룹 애국경영인 회사 역할을논평했다. 하고 있는반도체 삼성물산의 경 이었다”고 사업 육성 우과정에서부터 이 부회장이 지분 17.48%를 소유한 신경영 선언과 불량제품 개인 최대국제올림픽위원회 주주다. 이 회장 별세가 큰 틀활 화형식, (IOC) 위원 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 들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주주의 특수관계인 지위에 있을 경우 상 속 재산 가치를 산정할 때 20%(보유 지 17.48 14.12 총수일가 및 이재용 분이 50%를 초과할 경우 30%)를 할증 부회장 재단 하는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다. 43.44 19.34 이 회장은 이들 4개 회사에서 모두 최 삼성물산 대주주이거나 특수관계인 지위에 있다. 5.01 이 때문에 모든 주식 가치가 20% 할증 삼성 삼성전자 삼성생명 된다. 바이오로직스 이를 적용하면 주식만으로 약 21조 31.49 8.51 8,700억원을 상속하게 되는창업주 셈이다. 여기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25일 이 회장의 생가인 대구 중구 호암 이병철 삼성 고택을 시민 들이 살펴보고 있다. 2조6,198억원 등 총 자진 신고 에 세율(최대 50%)을 곱한 뒤 대구=연합뉴스 393억원, 삼성생명 18조2,251억원이다. 국내 상장사 주식 에 따른 공제(3%)를 적용하면 상속세만 10조6,000억원을 내야 한다는 결론이 부호 1위다.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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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획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2020년 10월 28일 수요일

우리가 주식을 하는 이유

펭수야 사랑해(펭사) 주변에 공인회 계사(CPA) 준비하는 지인들이 있는데 다들 주식 하는 분위기야. 재무제표 분 석해서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서 밀레 니얼에게 주식은 이제 ‘문화’로 자리 잡 았음을 느꼈어. 그래서 나도 올 초에 삼 성증권에 주식계좌 개설하고 투자해 봤 어. 수업시간에 경영권 분쟁이 있는 기업 에 주식투자 하면 이득 볼 수 있다는 이 야기를 들어서 한진칼 주식을 구매했어. 생각보다 수익이 나서 소액 투자했던 게 후회돼. 분당동 갈치발(분갈) 나도 최근에 좀 벌었어. 풀무원은 떨어졌는데 삼성전 자는 올랐어. 추가로 뭘 살까 고민 중 이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부문 인 수해서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지켜보 고 있어. 양꼬치엔 닭꼬치(양닭) 요즘 주변에 주식 하는 사람들 널렸어. 내 친구는 유 튜브나 방송, 책으로 공부하더니, 이제 는 소규모 주식강의까지 열더라고. 분갈 사모펀드 하는 선배도 있어. 내 동생은 아르바이트해서 삼성전자 주식 조금씩 사고 있는데 계속 오르니까 돈 을 꽤 벌었더라고. 귀한곳에 누추한분(귀누) 주변에 서 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도 많아. 애플이나 아마존, 테슬 라 같은 IT 주식을 주로 산대. 담뱃값이 랑 술값 아껴서 투자하더라고. 티나 언론에선 기존 투자자와는 다른 2030 주식 열풍의 원인으로 ‘내 집 마련’ 욕구를 꼽기도 하잖아. 2030이 이전 세 대보다 내 집 마련하기 어려운 것은 사 실이니까.

2030 세대에게 주식투자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주식은 공정하지 않은 게임인가

단순히 관심을 갖는 차원을 넘어 몰입하는 밀레니얼이 상당히 많다는 밀레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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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입니다. 올 상반기 KB증권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고객 중 56%가 2030 세대라고 합니다. 젊은이들의 주식 열풍은 인터넷을 통한 빠른 정보교환, 스마트폰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투자의 결과로 보입니다. 일부는 아예 학창시절부터 주식투자 하는 게 경제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며 ‘주식 예찬론’까지 설파합니다. 저금리시대에선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직접 투자를 하는 게 세상 보는 눈도 넓히고 경제적으로도 유익하다는 의견입니다. 게다가 주식투자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비대칭성, 부실한 경제교육 등으로 ‘묻지마 주식투자’와 같은 병폐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밀레니얼에 불어닥친 주식투자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들은 왜 주식에 빠져든 걸까요. 그리고 주식시장은 기회와 결과가 모두 공정한 시장일까요. 밀레니얼이 생각하는 주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리 왕나경 인턴기자 ●참여 김단비, 노지운, 이인서, 장수현, 장채원 인턴기자

줌으로 공부함(줌공) 이제 은행에 돈 을 넣어 두는 것만으론 많이 벌 수가 없 잖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이니까. 저 축해선 돈 벌기 힘드니까 어느 정도 모험 이 필요한 거지. 티나 주변에서 다들 주식 하니까 조 급한 마음에 뛰어든 친구들도 많아. ‘주 식으로 몇천만 원 벌었다’는 소리 들으 면 욕심이 안 생길 수가 없지. 물론 장기 투자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2030은 아 무래도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아. 줌공 맞아. 지금 2030 투자는 건전하

뜨겁다! 뜨거워!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MTS 거래량이 컴퓨터로 주식을 거래하는 HTS 거래량을 앞지르고 있는데, 이는 2030의 적극적인

귀누 내 생각도 그래. 20대 후반인 내 친구들도 결혼자금이나 내 집 마련 자 금을 모으려고 주식투자 한다고 말해. 적은 월급을 투자를 통해 조금이라도 불리면 좋은 거니까.

감도 감수성 체감 온도

게 자리 잡은 문화라기보다는 한몫 챙 기려는 단타성 투자가 많아. 귀누 비트코인 열풍 때문에 2030이 주식투자에 더 관심을 두게 된 측면도 있어. 학과 선배는 비트코인으로 3,000 만원 벌었거든. 그러니까 너 나 할 것 없 이 비트코인 샀어. 양닭 코로나19로 사회가 혼란스럽 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식으로 눈을 돌리게 된 원인 같아. 외 부활동이 줄어들어 휴대폰이나 노트북 보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 을 거고. 분갈 코로나가 끝날 기미가 안 보이 니까, 주식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 주 가변동도 심하고 미래도 안 보이니까 단 타로 치고 빠지는 거지. 주식 버블로 피 해를 보는 사람이 속출해도 ‘나는 아니

겠지’라고 생각하잖아. 양닭 옛날 어른들은 ‘주식은 도박’ ‘주 식 하면 한강 간다’ 이러면서 잔뜩 경계 하기도 했었는데, 격세지감이네. 티나 나는 주식투자 열풍에 대해 무 서운 감정이 있어. 다들 주식이라도 해야 집을 산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잖아. 그런 데 이제껏 관심이 없던 분야라 어디서부 터 공부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른 분 야는 시행착오 거치면 경험이라도 쌓일 텐데 주식은 그것도 안 되니까.

감도 감수성 체감 온도

뭣이 중헌디?

귀누 최근엔 주식투자를 두고 공정 성 논란도 생겼어. 주식으로 얻은 소득 이 불로소득이냐 아니냐는 문제인 것 같 아. 주식은 별다른 노력 없이 타이밍과 운으로 돈 버는 것으로 생각하는 통념 이 있잖아. 양닭 주식으로 벌어들인 돈과 일반적 인 근로소득을 같은 범주로 묶을 수는 없지. 공정의 개념을 주식투자에 적용하 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거야. 줌공 그래도 주식시장 자체는 누구 한테나 공정하잖아. 누구든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개미들은 그들 만의 투자철학을 갖고 그 철학에 맞춰 투자하는 거고. 티나 하지만 주식 열풍이 불면서 시 장 자체가 단타성 도박장으로 변질됐 어. 누가 정보를 더 많이 얻느냐의 싸움 이고, 누가 더 일찍 투자하면 수익이 나 느냐의 문제가 돼 버렸어. 완전히 공정한 시장은 아니라는 거지. 펭사 맞아. 판 자체는 공정하지만, 결 과적으론 공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잖 아. 주식을 더 밀접하게 접하는 사람들 이 아무래도 더 유리하잖아. 경영·경제 지 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사업가나 금융 인들만큼 시장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래서 돈 있는 사람들이 더 잘 버는 자본주의의 끝판왕이 주식이 아닌 가 싶어. 주식을 통한 부의 대물림도 만 연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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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닭 주식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까 주식을 통해 계층 이동을 꿈꾸는 사 람들도 있지만, 그건 극소수라고 생각 해. 투자 초기부터 자본의 규모가 너무 차이가 나니까. 귀누 나도 주식을 통한 계층이동은 어렵다고 봐. 주식으로 큰 수익을 낼 정 도면 초기 투자금이 최소 5억원은 있어 야 하지 않을까. 적은 돈으로 연이어 큰 이득을 내는 사람은 극소수일 테니까. 줌공 그래서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 고, 꾸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 지.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짜는 사람 에게 주식은 불로소득이 아니라 공정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일 수도 있어. 귀누 그런데 주식투자가 공정하다면, 왜 부동산 투자는 투기로 몰리고, 주식 투자는 정당한 투자로 비치는 걸까. 분갈 주식에선 개미 투자자라는 이야 기가 나올 정도로, 소액으로 투자가 가 능하니까 상대적으로 공정해 보이잖아. 직접 종목도 분석해서 고르는 거고. 반 면 부동산 투자는 보통 억대부터 시작 하잖아. 주식은 적은 시드머니로도 시작 할 수 있으니까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서 진입장벽이 좀 낮은 느낌이지. 줌공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될 수도 있지 만,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는 거네.

‘결혼^내 집’ 돈 모으기 아득한데$ “누가 주식 투자 성공” 소리 들으면 조급해져

너도나도 하는 주식, 꼭 해야 할까

감도 감수성 체감 온도

혐오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

분갈 그런데 주식하는 건 좋은데, 너 무 큰돈 벌려는 건 위험하지 않나. 교수 님도 주식은 사실상 운에 가깝다고 하 더라고. 지인이 투자한 주식이 상장폐지 된 것도 봤거든. 펭사 주식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 인데, 밀레니얼 중에선 대규모 손실을 각 오하면서까지 통큰 투자를 할 사람은 많지 않아. 열풍이라고 하지만, 주식투 자는 선택이라고 생각해. 줌공 그래도 이제는 필수가 된 것 같 아. 저성장과 저금리는 이제 피할 수 없 는 현실이잖아. 은행 예금으로는 돈이

안 모이고.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금융 상품 통해서 적당히 내 돈 불리고, 경제 개념 갖추는 거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분갈 현재 수입으로 만족하면 필수 는 아니지. 그런데 결혼하고 집사고 자 녀들 키우려면, 늘 돈이 부족하잖아. 그 래서 주식투자가 필요한 거 아닐까. 티나 나는 생각이 달라. 테마주 같은 걸 보면 백신, 낙태, 파업 등 사회적 이슈 에 영향을 많이 받잖아. 주식이 필수가 되면 도덕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들 마저 경제원리에 휩쓸릴 수 있어. 모든 사람들이 특정기업의 이해관계자가 되 는 거니까. 경제적 이득이 우선되고 윤리 는 뒷전이 돼 버리면 안되잖아. 귀누 주식투자는 몰라도 주식교육은 필수라고 생각해. 학교에서 경제교육이 너무 안돼 있어. 경제도 모르는데 주식을 어떻게 알겠어.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을 너무 터부시하는 것도 문제 같고.

줌공 핵심은 제대로 배우고 건전하게 투자하자는 거지. 최근 빅히트 상장하면 서 BTS가 이슈화되니까 무작정 넣었다 가 피해 본 사람들 많잖아. 그걸 보고 너 무 짧은 생각으로 주식에 뛰어드는 사 람들이 많다고 느꼈어.

주식투자의 성패는 어디에

감도 감수성 체감 온도

혐오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

줌공 투자가 너무 단타 위주로 이뤄 지니까, 주식은 여전히 도박에 비유되는 것 같아. 장기투자로 임한다면 훨씬 건 전한 투자문화를 만들 수 있잖아. 기왕 하게 될 거면 어릴 때부터 금융투자에 대 해 제대로 교육했으면 좋겠어.

펭사 주식투자 잘 하려면 새벽같이 시장동향 파악하고 매일 어떤 뉴스가 나올지 예측해야 하지 않나.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투자를 많이 하는 조지 소 로스나 워런 버핏 같은 사람들은 시장 동향을 예측하는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잖아. 운도 필요하지 만 노력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해.

아. 단타든 장타든 전략적으로 투자하 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얕은 지식과 정보만 가지고 덤벼드는 사람들도 있 으니까. 펭사 케인스가 말한 ‘야성적 충동(인 간의 비경제적인 본성도 경제를 움직이 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개념)’도 주 식 등락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동물 적 감각을 베이스로 두고 재무제표, 시 장동향, 뉴스 등을 통해서 미래를 제대 로 예측해야 성공할 수 있잖아.

양닭 장기적으로 분산투자 해서 수익 을 얻었다면 노력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단타로 대박 나는 건 노력보다는 운이 아닐까.

티나 맞아. 주식이 노력으로만 좌우 되는 것은 아니지. 특히 단타와 주식카 톡방이 주류가 된 요즘에는 언제 들어가 고 언제 나갔는지에 따라, 개미들이 서로 돈을 따고 잃는 제로섬 게임이 된 것 같 아. 주식만이 아니라 어느 분야든지 ‘열 풍’이 무서운 이유는 초보자들이 쉽게 피 해를 볼 수 있다는 거잖아.

귀누 단타는 운이고 장타는 노력이 다? 이건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거 같

귀누 그러게. 나도 주식시스템 자체에 는 문제가 없다고 봐. 누구에게나 똑같

은 룰이 적용되니까. 개인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다를 뿐이지. 티나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어. 아무 리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지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 앞에서 리스크 를 심도 있게 따져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이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주식시장에서도 어느 정도의 안전망은 필요하다고 봐. 주식은 운이 작용하는 투자잖아. 노력만으로 안 되는 거라면 안전망은 있어야지. 양닭 예를 들어 설정한 금액보다 큰 금액으로 반복적으로 거래하면, 정말 하겠냐고 물어볼 수도 있잖아. 물론 개 인이 계속 그렇게 선택하면 책임을 져야 겠지만. 분갈 부동산은 투자에 실패해도 실 물은 남지만, 주식은 안 남잖아. 상장폐 지되면 아예 다 잃을 수도 있고. 최소한 의 안전망이나 제어가 필요해 보여.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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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Life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만성 요통환자들 ‘운동 실천율’ 저조.. 이유는?

코로나로 급속 확산된‘재택근무’ “뉴노멀 시대.. 상시적 근무 방식으로 정착 가능”

코로나 팬데믹이 초래한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로 호주 근로자들의 생활 패 턴이 크게 바뀌고 있다. 시드니 서부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에 거주하는 제신타 하네 만(Jacinta Hanemann)은 코로나 인 해 매일 전쟁 같았던 출퇴근길에서 해 방된 직장인 중 한 명이다. 재택근무로 업무를 바꾼 지난 몇 달동안의 생활이 만족스러워 다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이전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그는 파 라마타 사무실까지 출퇴근을 하는데 매일 왕복 5시간 이상 걸렸다. “코로나 이전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생활을 했는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 다. 재택근무 이후 가족과 더 많은 시 간을 보내고, 매일 밤 함께 저녁을 먹 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만족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향후 재택 근무 를 원한다는 답변이 급격히 늘었다. 코 로나 이후의 직장 생활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예상된다. 재택근무가 코로나 이후의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될 것으 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시드니대 경영대학원의 고용 관 계 전문가인 래 쿠퍼 교수(Professor Rae Cooper)는 “많은 직장인들이 재

택근무의 생산성을 이미 경험했기 때 문에 코로나 이후에도 출근을 거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기업도 유 연성 있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재택근무가 생산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기업이 사무실 근무 를 강요할 경우, 재택근무를 원하는 인 재들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테리 론슬리(Terry Raw nsley)도 “통근 시간이 줄어든 많은 직 장인들이 그들의 일상에서 1-2간의 삶 의 여유를 되찾았기 때문에 직장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진 근 로자들이 피곤함을 덜 느껴 오히려 일 에 효율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 다.

기간 길면 시작조차 안해 “통증 없을 땐 필요성 못 느껴” 높은 동기부여, 전문가 조언 필수

일 출근하는 것으로 회사에 변경을 요 청할 생각이다. 겨울철에는 특히 깜깜 한 새벽 길을 나서야 했고 아이들이 잠 든 어두운 저녁이 돼서야 집에 도착했

3월 이후 NSW 직장인 66% 재택근무 9월 현재 40% 지속 중 복잡한 시드니 광역시의 비싼 생활 비를 충당하는 대신 좀 더 안락한 생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교외에 정착하 는 시민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이전에는 직장 생활을 위해 몇 시간의 오랜 통근 시간을 감내했지만 이후 변 화를 요구하는 직장인이 늘어날 수 있 다. 하네만은 재택 근무를 통해 출퇴근 시간이 절약됐으며 교통비를 비롯 하 루 육아비(차일드케어) 비용 $100 등 생활비가 상당 부분 절감됐다. “코로나 이후에도 이전처럼 주 4일 출퇴근을 할 생각은 없다. 대신 주 1

다.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희망 한다.” 국제 연구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이 삶의 만족도와 가족 관계에 영향을 미 친다. 특히 시드니의 여러 유료도로의 통행료는 매일 지불하기에는 부담스러 운 금액일 수 있다. 분석회사인 알파 베타(Alpha Beta) 가 5월과 9월 사이 통행료에 대한 가계 지출을 분석한 결과, 시드니에서 통행 료를 지불하는 가구 중 상위 10%가 유 료 통행료로 연간 6천달러 이상 지불하 는 것으로 나타냈다. 직장인 알리슨 윈스턴(Alison Win-

stone)도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그로인해 사무실로 출근하 는 도로통행료 비용이 절약됐고 바쁜 일상으로 간단히 끼니을 때우기 위해 지출했던 점심 비용(테이크어웨이)도 줄었다. 그는 “두 딸의 학교 픽업이 가능하게 됐다. 부모로써 아이들을 위해도 재택 근무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시드니대학의 교통 및 물류 연구소 (Institute for Transport and Logistics Studies) 소장인 데이비드 헨 셔 교수(Professor David Hensher) 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폐쇄 조치가 강화됐던 3월 NSW 근로자의 66%가 재택근무를 했으며 6월 이후 규 제가 원화됐지만 9월 현재 40%가 재택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핸셔 교수는 “‘뉴노멀’ 시대에 재택 근무가 상시적 근무 방식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출퇴근을 하는 시드니 직장인들이 이전보다 10% 더 낮을 것 으로 생각된다. 하루나 이틀 정도는 재 택근무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꾸준한 운동이 허리 통증 완화 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 람들이 알고 있지만, 통증이 아무 리 심해도 운동 프로그램 기간이 길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 타났다. 시드니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요 통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꾸 준한 운동이다. 특히 운동은 요통 재발 및 만성화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효과적인 운동 프로 그램은 최소 6개월 코스로 유산소 와 유연성, 복부 코어 강화 운동을 포함해 매주 2~3회 실시하는 것이 다. 최근 요통 환자 647명을 대상으 로 한 설문조사에서 “운동하면 통 증이 완화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응답자 대부분이 운동을 하겠다 고 답변했다. 그러나 물리치료저 널(Journal of Physiotherapy) 10월 24일 자에 실린 근골격건강 연구소(Institute for Musculoskeletal Health)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통 환자들은 운동 기간 이 짧았을 경우에만 운동 의지를 보였다.

통증 여부나 강도는 상관없이 요통 예방관리를 위해 미리 짜여 진 프로그램이 길면 애초부터 시 작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비용 도 한 몫을 했다. 프로그램 비용이 $10 증가할 때마다 중산층 및 저 소득층 사이에서 운동 의지가 현 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저소득층 은 운동을 해결책으로 선호하지 않았다. 시드니 북서부의 버큼힐(Baulk ham Hills) 건설프로젝트 매니저 인 앤드류 머레이(49)는 30년간 간 헐적 요통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때로는 일을 쉬어야 할 정도로 통 증이 심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물 리치료실을 찾았고 증세는 호전 됐다. 물리치료사는 그에게 집에 서도 혼자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 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통증이 사라지자 운동을 멈췄다. 그는 “눈에서 사라지니 마음에서 도 멀어졌다(out of sight, out of mind)”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 운 동 의지와 자신감을 유지할 전략 을 우선 세우고 어떤 운동 프로그 램이 허리 통증에 효과적이고 재 발 위험을 줄이는지 전문가의 조 언을 받도록 권고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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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문학지평

HANHO KOREAN DAILY |

작년 한해 동안 단국대학교 박덕규 교수와 중앙대학교 이승하 교수가 진행한 재외한인문학의 면면을 살펴보는 글, ‘디아스포라의 여정’에 이어 2020년 상반기에는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공수진, 김인옥, 송운석, 윤희경(가나다 순), 그리고 산문에는 김미경, 유금란, 장석재, 최무길(가나다 순) 등 두 부문에서 8명의 작가가 참여 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산문 1편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이미지가 본질을 앞선다 콩, 변신의 끝은 최무길

철학적 사유를 실천한다는 의미가 뭘까 생각해 본다. 무 조건 대상을 두고 종일 골똘한 사유에 잠긴다고 철학적 사 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 싶은 명품 시계 또는 지하철 에서 우연히 내 앞을 스치고 지나간 아름다움 금발의 여성 에 대해 종일 생각에 잠겨 있을 수도 있을 테니. 그렇게 말 하고 보니까 욕망의 지시를 따라 생각하는 것은 철학적 사 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철학적 사유란 나의 현재, 나의 정체성, 나의 실존에 대 한 회의부터 시작한다고 보겠다. 대체로 큰 사고나 불치의 병을 겪은 후에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철학적 사유로 들어 간다. 사고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지금까지 공 들여 쌓아온 나의 사업이나 경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면할 때 사람들은 철학자가 된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 볼 때 위기란 철학에 입문하기에 적절한 기 회가 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위기를 당하고 철학적 사유 로 대처하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좌절과 실망으로 인 해 우울증에 빠져서 정신병 상담을 받아야 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철학적 사유란 지금까지 내가 당연시 생각해 왔 던 나의 존재, 나의 정체성 (그것이 무엇이든) 대한 깊은 회 의로부터 시작되며 이 지점에서 180도 방향을 틀어 새로 운 세계와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기 위한 때론 힘들고 때론 희열을 가져다주는 긴 여행을 떠나는 일종의 사유의 자유 여행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누구인데? 내가 지금까지 어떤 사회적 경제적 위 치를 누려왔으며 많은 사람에게 어떤 명예스러운 이미지 를 구축하기 위해 얼마를 노력했는데... 라고 생각하며 낡 아빠진 훈장들을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만나는 사람마다 과거의 영광을 보여주는 빛바랜 앨범 사진을 계속 펼치는 사람은 이런 자유 여행가가 될 소질도 자격도 없다. 그는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에 실종된 남자이다. ‘나’라 는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직 가족과 자신이 속 했으며 충성을 바친 조직(기업이나 사회 종교 단체) 안에 서 성형수술을 받듯이 인위적으로 쌓아 올린 가공의 건물 또는 ‘기호 이미지’를 ‘나’라고 착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 다. 그 기호 이미지가 위기에 봉착하여 무너졌을 때 그는 생물학적으로 살아 있으나 기호학적으로는 사망한 존재이 다. 정신병원 아니면 자살 외는 다른 옵션이 없다 해도 과 언이 아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위기에 처한 기업이나 정치인 또는 최 근에 연속해서 발생하는 Kpop 연예인들이 자신의 삶을 자살로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의 지성계 거목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시 뮬라시옹 시대로 규정한다. 시뮬라시옹은 또는 시뮬라크 르는 ‘가상현실’ 모조품 ‘이미지’ 정도로 해석된다. 그는 현 대 자본주의 사회가 대중매체와 전광판, 인터넷 등을 통해 ‘이미지’로 범람한 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해상 도를 갖는 이러한 이미지로 구축된 시뮬라시옹 세상이 현 실을 대체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을 내린다. 다른 말 로 우리는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가진 ‘이 미지’를 소비하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이미지에 목숨 걸 고 사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 안에 본질이 존재할 여백 은 없다. 이미지가 본질을 앞서 버린 사회가 우리가 매일 살아내 야 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대 석학의 말을 빌리지 않더 라도 철학적 사유는 이러한 현실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게 해준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사유 이후에는 반드시 실천과 적용의 문제에 부딪힌다. 그것은 자유 여행가 각자 의 몫이 되겠지만... 명품차를 종일 묵상하는 습관을 갖기 는 아마도 어려울 것 같다.

아래 사진: 뉴질랜드 풍경, 자연 조차 적극적인 관광 소비의 대상으로 이미지화 되어 버렸다. 우린 뉴질랜드의 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우리의 상상력은 뉴질랜들을 알리려는 광고 이미지에 이미 점령당했기 때문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우리는 나 와 당신의 본질을 모른다. 우리는 단지 서로에게 알려진 이미지 를 교환하고 있을 뿐이다. 시뮬라시옹이 본질을 압도해 버린 세상 에 살고 있다.

공수진

사람들은 비유로 말하죠 콩알만 하다고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지만 한데 뭉쳐 있으면 쓸 만하죠 하룻밤 푹 잠수해 있으면 펄럭이는 풍선 거인처럼 몸이 불어나 뭔 일을 해야만 해요 일단 맷돌 맛을 봐야죠 몸이 바스러진 후 면포 속으로 들어가 한바탕 몸부림을 친답니다 얼마 후 건더기는 비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요 면포를 통과해도 갈 길이 멀죠 가마솥에 들어가 오래 참아야 해요 그날 안방의 노란 장판은 홍시처럼 붉어져요 가마솥이 달아오르면 간수는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온몸을 투신해요 몽글몽글 서로 어깨를 붙이며 재회의 기쁨을 나눌 땐 간장 양념이 우릴 기다려요 따끈한 순두부 한 그릇 아직 끝이 아녀요 커다란 베보자기 위에 한 바가지씩 내려지고 몸매를 위해 비지땀을 흘린답니다 환골탈태, 탱글탱글 살이 되어 김치찌개 된장찌개엔 단골 비지도 사랑받는 사촌입니다

최무길

이민법무사, 통번역사,수필가 수필집 '무너지는 것들 속에서' 역서'블루 이코노미'

친구들을 다 떠나보낸 나는 추운 겨울 광속에서 견디다 살얼음 깨고 나와 설날 떡국 속으로 풍덩 오랜 기다림의 시작이에요

공수진 시인 시집 ‘배내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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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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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다저스 천하 LA 다저스가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 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를 3-1로 제압했다. 시리즈를 4승 2패로 끝 낸 다저스는 구단 역대 7번째이자 마지 막 우승인 1988년 이후 가장 긴 공백을 깨고 정상에 올랐다. 최근 8년 연속 지 구 우승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12번이나 포스트시즌에 나가고도 번번이 좌절했 던 다저스가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 특 히 2016년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데이 브 로버츠 감독은 2017^2018년 잇따른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로스앤젤 레스는 올해 미국프로농구(NBA) 레이 커스의 우승에 이은 겹경사로 축제 분위 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이는 1988년 이후 처음이다. 로스앤젤레스는 두 번이나 같은 해 야구와 농구 동반 우 승팀을 배출하는 진기록을 썼다. 반면 탬파베이는 1998년 창단 이후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2008년에 이어 이 번에도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최지만은 1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하고 대타로 교체됐 다. 최지만은 첫 월드시리즈를 7경기 1 안타 3볼넷 3득점으로 마감했다. 와일 드카드시리즈와 디비전시리즈, 챔피언 십시리즈까지 합치면 타율 0.250(40타 수 10안타) 2홈런 8득점 4타점 10볼넷 의 성적으로 가을 야구를 마감했다.

시리즈 4승2패로 탬파베이 격파 32년 만에 구단 7번째 WS 제패 LA, 레이커스 우승 이어서 겹경사 MVP는 결승 타점 유격수 시거 PS 4승1패 커쇼도 숙원 풀어 터너는 코로나 확진 8회초 교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다 저스의 유격수 코리 시거가 선정됐다. 시 거는 이날 결승 타점을 비롯해 월드시 리즈 6경기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 타) 2홈런 5타점 7득점 6볼넷으로 활약 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MVP로 선 정됐던 시거는 역대 8번째로 챔피언십시 리즈와 월드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 한 선수가 됐다. ‘지구 최강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한을 풀었다. 투수로 모든 것을 이룬 커 쇼는 유독 포스트시즌에서만 지난해까 지 9승 11패에 평균자책점 4.43으로 부 진했다. 그러나 올 가을엔 5경기에 등판 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93으 로 이름값을 했다. 특히 월드 시리즈 2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통 산 탈삼진도 207개를 쌓아 저스틴 벌랜더(205개^휴스 턴)를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에서 이적한 ‘우승 청부사’ 무

키 베츠도 빼 놓을 수 없다. 베츠는 이날 0-1로 뒤진 6회 역전의 물꼬를 트는 2루 타를 친데 이어 2-1로 앞선 8회엔 쐐기를 박는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려 우승에 결 정적인 역할을 했다. 탬파베이는 5.1이닝 동안 탈삼진 9개 를 솎아내며 다저스 타선을 단 2피안타 로 봉쇄하던 선발 블레이크 스넬을 너 무 빨리 교체한 게 패착이었다. 캐빈 캐 시 감독도 경기 후 이를 인정했다. 탬파 베이의 쿠바 출신 슈퍼 신인 랜디 아로 사레나는 1회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려 단일 포스트시즌에서만 두 자릿수 홈런 (10개)을 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한편 다저스는 6차전 도중 간판 타자 저스틴 터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 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우승 의 기쁨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비상이 걸 렸다. 미국 ESPN은 28일 “터너가 WS 6 차전을 치르는 중에 코로나19 확진 판 정을 받아 교체됐고, 경기장을 떠 났다”고 전했다. 터너는 3번 3 루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를 치 르다가 8회초 수비 직전 진단 결 과를 전달 받고 에드윈 리오스 와 교체됐다. 하지만 터너는 우 승 후 다시 그라운드로 나가 가족,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우 승 세리머니를 마친 다저스 선수들도 호텔로 돌아가 코 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성환희 기자

스포츠

2020년 10월 27일 화요일 LA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28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뒤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작은 사진은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된 코리 시거.

부산고 에이스 윤석원은 ‘닥터 K’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21 알링턴=AFP 연합뉴스

봉황 최다 우승팀3선 북일고 정몽규 축구협회장 도전 길 열렸다 ‘바람샷’으로… 이소미 생애 첫 우승 디펜딩 챔프 휘문 체육회 공정위서 ‘연임제한 예외’ 만난다

문이다. 체육회 회원종 목단체 규정제 25조(임 덕수 잡은 유신고, 군산상고 연파 내년 1월 선거 출마 가능해져 원의임기)에 따르면 회 KLPGA 휴앤케어오픈 정상 운드를 누비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 K리그 무대에 남아있던 라운드까지 선두에 한 타 뒤졌 서울고는 9회 집중타 세광 ‘마지막 잡아 1970년 ‘라이언 킹’ 이동국 은퇴 선언 장 임기는 4년으로 하 년대 초반엔 안정환(44) 고종수(42)와 ‘트 대생’ 이동국(41^전북)이 파란만장했던 축 바람에 공 태워 핀에 붙이기로 던 이소미는 이날 바람을 완벽 고 한 번만 연임할 수 정몽규(58^사진) 대한축구협회장이 3선 로이카’를 이뤄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다. 구인생에 쉼표를 찍는다. 철저한 몸 관리 1998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 히 활용한 샷으로 승부를 뒤집 김보아를 한 타 차로 따돌려 있다. 2013년 1월 제52 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체육 32강에서 천신만고 끝 가뜩이나 걸출한 신예 공격수 등장에 목 었다. 와 성실한 훈련으로 불혹을 넘기고도 국 2009년 전북 유니폼 입고 전성기 회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가 정회장의 대 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해 4년 임기를 마 에 덕수고를 꺾고(3-2) 누군가는 바람과의 사투를 이날 이소미는 3번 홀(파4)에 말라 있던 한국 축구계에 오아시스 같은 내 최정상 공격수로 자리매김 해왔던 그가 연임 도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16강에 오른 유신고가 547경기 출전 228골 77도움 벌였고, 누군가는 바람에 공을 서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최혜친 뒤 재선에 성공, 올해 12월까지 임기를 존재였던 이동국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 “나는 정말 행복한 축구선수였다”는 소감 다. 지난 ‘3선 도전의 자격’추격했다. 심의를 요 이보장받은 정 회장의 3선 도전은 불가능했 난적 군산상고까지 제압 태워 보냈다. 결국 우승한 건 13일 진(21ㆍ롯데)을 로 예상됐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 을 남긴 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잠시 대 전북 K리그 7차례 우승 이끌어 하고 8강에 합류했다. 부 만에 파단 얘기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번 심의를 21면)한 지 보름 바람과 친했던 ‘완도의 청 딸’(본보 이 10월 어15일자 파5 홀이었던 8번 홀과 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뒤로 박이(막내아들 애칭) 아빠로 돌아가게 될 산고도 올해 전국대회 최고 성적을 내며 내려진 결정이다. 체육회 공정위는 28일 서 버통해 연임제한 예외를 인정받았다. 체육회 소미(21ㆍSBI저축은행)였다. 4 홀이던 12번 홀에서 연속 월드컵 무대와 멀어졌다. 절치부심 준비했 그는, 현역 은퇴 후 축구인생 2막을 열겠다 2002^2006 월드컵 못뛰어 좌절 ‘깜짝 돌풍’을 이어갔고 서울고도 협회 울 송파구 소재 대회의실에서 열린 올공정위 규정(제18조^제20조)에 따라 △국 이소미는 25일 전남 사우스 디에체육회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던 2006년엔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십자인 는 뜻을 전했다. 2001년 독일^2007년 잉글랜드 휘문고 엄태경이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봉황대기 제물포고와의 32강전에서 2루 도루에 링스 영암 컨트리클럽(파72ㆍ 라섰다. 이후 12번홀(파4)에서 장기 준우승팀 세광고를 힘겹게 꺾고 8 제51차 공정위에‘2020년 회원종목단체장 제스포츠 임원 진출 시임원경력필요한 경 성공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대 파열 부상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동국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 해외 무대선 큰 활약 못하고 복귀 6,42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 버디를 추가한예외인정 뒤 13번 심의’ 홀(파4)우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성적, 단체평 강행 티켓을 잡았다. ‘봉황 강자’끼리 맞 선거관련 임원의 연임제한 유럽 무대에 도전했지만 꽃을 피우진 못 스(SNS)를 통해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 자프로골프(KLPGA) 휴 가결했다. 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14번가 등 지표를 계량화 해 평가한 결과 그 기 왕태석 선임기자 투어 붙은 천안북일고와 휘문고의 대결에선 군산상고 김민범(오른쪽)이 28일 유신고와의 봉황대기 16강 경기에서 6회말 3루로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고 있다. 를 상정해 이로서 정 회장은 내 했다. 2001년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 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인생의 모든 것 내달 1일 K리그1 최종전 예정 휘문고 11-1 제물포고(5회 콜드) 마산고^제물포고 잡고 16강홀에서 격돌 다시 앤케어 여자오픈(총상금 8억 (파3)에 버디를 안타 20개와 사사구 20개를 주고받는 년 1월로 예정된 제54대 축구협회장 선거 잡여가 명확한 경우 임원의연임횟수 제한의 레멘,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 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며 투수전으로 흐르던 경기에서 제소감을 전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세광도 5개 아내며 다가섰다. 받으니 울컥했다”고 충북듯했 자존심 경남고 꺾어 성큼 초반 “나는 정말 행복한 축구선수였다”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한편 공정위는 난타전 끝에 북일고가 10-5로 재역전승 부산고 에나설 수 있게 됐다.우승에 5실점하며 1-5로 분위기를 내주는 4-1 광주진흥고 서울고 4-1 세광고 즈브러에 입단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 물포고가 먼저 기선을 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 이날 바람에 고전하던 최혜진 했다. 제압했다. 제물 을 거뒀다. 정 회장이공정위에 출마 가능 여부에 대 이날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 최성용 대 부산고는 올해 황금사자기와 대통령 서울고는 9회 나온 집중타로 세광고를 다. 하지만 이어진 3회부터 네 이닝 연속 지 못한 채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국내 복 포고는 0-0으로 3회초 2번 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타를 기록, 최종합계 9언더파 은 전반에 버디 1개, 후반에 보 맞선 한편 같은 날선두타 제주 타미우스 기에서 연속으로 1회전에서 패배했고 청 4-1로 힘겹게 꺾었다. 서울고는 경기 중후 득점에 성공하며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한 판단을 맡긴 건, 현행 체육회 규정상 그 한역도연맹 회장의 3번째 연임 안건도 심 신지환(2년)의 좌중월 이은 밝혔다. 전북 구단도 이동국의 은퇴 사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정상 클럽으로 우뚝 귀 후 성남 일화를 거친 뒤 2009년 전북에 봉황대기 최다 우승팀기북일고와 디펜 자이븐파 207타로 우승했다. 홀인원을 1개를 기록하며 72 골프 앤3루타에 빌리지(파72ㆍ6,982 김형준기자 룡기에는 출전조차 못했지만 봉황기에 반까지세광고 마운드를 좀처럼공략하지 3회엔 박찬혁(2년)의 적시 3루타로 2점 가 협회장 선거에 또 출마할 수 없었기 때 의해모두 가결했다. 유신고 7-0 군산상고 곁들이며 2위에 오른휘문고가 김보아 제48회 타를봉황대기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야드)에서 열린 균형 한국프로골프 좌전 적시타로 을 전하며 “내달 1일 K리그1(1부리그) 최 섰다. 전북이 꾸준히 AFC 챔피언스리그 서 최강희 감독을 만나 성공시대를 다시 딩 챔피언 전 3번 김병헌(2년)의 1사 만루에서한3연 유신고는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 서는 3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어갔다. 못했다.오히려1회적시타를 내주며7회까 을 만회했고 4회에는 (25ㆍ넥시스)를 타 차로 16강에서 따 201타로 공동 3위에 (KPGA) 4회 코리안투어 을머물렀다. 깼다. 그러나 휘문고는 반격에서비즈플레 종전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갖게 될 에 나서면서, 이동국 또한 이 대회에 통산 열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 국고교야구대회 격돌한다. 재역전에 성공했다. 린 제48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진흥고를 4-1로 꺾은 부산고는 8강에서 지 0-1로 끌려갔다. 결국 7회말 아껴뒀던 속 밀어내기로 6-5 돌리며 거둔 우승이었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소 이 전자오픈(총상금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은 28일 전 75경기 출전, 37득점을 기록해 아시아 최 에 서기도 했다. 비록 월드컵과 큰 인연이 북일고는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계 호투하던 제물포고 선발 김건우(3년)를 5억원)에 희생플라이로 2점 ‘좌완 특급’ 이병헌(2년)까지 마운드에 올 5회에는 상대 실책과 16강전 군산상고와 경기에서 7-0 영봉 유신고와 격돌한다. 루키 시즌이던 지난해 준우 미는 “바람 공략이무너뜨렸다. 주효했다”12명의 선 타자가 호주 교포 최 고 공격수로 자리매김 했다. 이동국은 “23 없었던 선수라 해도 A매치에서 무려 105 나가이원준(35)이 안타 7 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속된 대회 32강전에서 마산고를 14-3, 달아났다. 6회초 1사 1회초 신현태(2년)의 적시 3루타와 김 리며 승부수를 띄웠고 분위기전환에 성공 을 보태며 8-5로 승을 승을 거뒀다. 경기 결과는 유신고의 낙 두 번 6회 차지했고, 올해도완파하고 며 우승 비결을 그는 종합계 143언더파 202타로 우 개와 볼넷 2개를 묶어 7득점하면서 전세 199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수 많은 분들의 격 경기에 출전해 33골을 기록하며 굵직한 자 콜드게임으로 16강에 진 전했다. 벗어난 7일 예정됐던 27라운드 경남전은 11월 승이었지만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상민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선취한 부산 했다. 8회초 1사 2루에서 문정빈(2년)의 좌 2·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준우승과 3위에뒤에는 이름을 올리는 “이곳(영암)의 바람이 세다 보 승했다. 그는 이날 우승으로 신 21 대전하나시티즌서 첫제 확진를선수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휘문고는 5회 은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 K리그 역 려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며 “특히 전 취를 남겼다. 출했다. 휘문고도 이어 열린 경기에서 등 안타를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정작 니, 바람을 이기려 하기보다일 치른다”고 인왕 부문 단독 1위가 묶어 2점을 밝혔다. 연맹에됐다. 따르면그K리 이어졌다. 득점 기회에서의 확실한 작전 고는 2-1로 쫓긴 4회와 5회 상대 실책을 월 적시 2루타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 6회말 볼넷과 연속 사상 최다 득점인 228골(77도움)을 기록 북에서 보낸 시간과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할 물포고를 상대로 5이닝구단 만에마무리 경기를 끝 2020 시즌 개막 전 본보와 가진 인터뷰 K리그2 일정에도 미뤄5번 조민성(2년)의 3타점 3루타를 정상에 서진 못했다. 그러나 자 (바람에 공을)태우면서 핀에그1(1부리그) 가 신인왕이 역대 최고 승기를 잡았다. 승격된다면 팀을 가릴 준플레이오 수행과 타선 집중력이 팽팽하던 승부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 4-1로 달아나며 승 렸다. 그리고 9회 1사 1·3루에서 정민준(1 더 달아나며 10-5로 앞세워 10점 차(11-1) 콜드게임 했다. 특히 그가 2009년 전북의 초록색 유 것”이라고 했다. 냈다. 28일 8강 진출의 길목 에서 “올해는 축구인생의 추가시간”이라 신의 14개의 고향 완도군과 가깝게 붙이려 했다”고 말했프는령 신인왕으로 기록된다. 2006 휘문고는 이날 무려 사사구를가까운 영 기를 잡았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윤석원 년)의적시타와 이승한(2년)의 싹쓸이 2루 기존 11월 18일에서 25일로,플레이오 한 번에 갈랐다. 23년에 걸친 현역 생활은 파란만장했 고 밝히며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 승을 거뒀다. 휘문고 선발 이도 니폼을 입은 뒤로 선수 본인은 물론 팀의 에서 만나는 두 팀은 명실 공 암군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거 다. 그는 지난달 말 같은 장소 년 프로 전향 후 해외투어에서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도건(2년)이 유신고는 0-0으로 맞선 5회 2사 1루 (2년)이 4.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타로 4-1까지달아났다. 프로축구 K리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 프는 11월 27일에서29일로 연기된다.대전 건(2년)은 5이닝온 동안 6피안타 전성기도 활짝 열렸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다. 프로 데뷔 첫해 18세의 나이로 차범근 겠단 뜻을 전했던 그는 “마지막 경기가 끝 히 우승후보다. 특히 봉황대 센 바람을 제대로 공략하며 마 에서 열린 팬텀 자부심 클래식에서도 활약해 세광고 선발 박준영은 이날 5.2이닝 투구 수 제한에 걸려 마운드에 오르지 스 감염증(코로나19) 따르면그는 확진지난해 판정을코리안 받은 A선 에서 김병준(2년)이 적시 3루타로 결승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몸에 맞는 청정지대 이무 관계자에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만 360경기에 출전, 164골 48도움을 기록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프랑스월 날 때까지 골을 기대할 수 있던 선수로 기 기와 인연이 깊다. 북일고는 대 침내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 공동 10위에 오르면서 바람 공 투어에 데뷔했지만승 단 두 대회 강주형 기자 너졌다.이번 시즌부터하나금융그룹 운영 수는 지난 24일 전남 원정 경기를 마친 뒤 타를 뽑았다. 이어 1-0으로 앞선 6회에 공을 하나 내줬을 뿐 볼넷과 피안타가 없 동안 무실점(3피안타) 호투했지만 팀 패 못한 점이 아쉬웠다. 리투수가에만 됐다. 했는데, 전북은 그의 입단 첫 해 창단 첫 정 드컵 대표팀에 발탁됐고, 패배가 확정적이 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언 킹’은 이제 회 6번째 우승에 도전하며 는 바람이 변수였다. 2라운드 략에휘 일가견을 보였다. 이소미 출전해 신인상 자격이 이 는 무사 1·2루에서 문종윤(2년)이 희생 었다. 특히 14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을 배로 빛이 바랬다. ‘명가의 부활’을 꿈꿨 체제로 돌아선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 서울로 이동,대전 소속 동료 선수 3명이포 던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0-5 패) 후 내달 1일 대구와 시즌 최종전에서 마지막 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6 년간 가 예정됐던 문고는 둘째 날 지난 일정이 강 세는차례 “오늘은 스코어에 집착하지 번 시즌으로 이월됐다. 번트 작전을 잘 수행해 1사 2·3루가 됐 무려 9개나 잡아냈다. SK 구단 코치에서 던 세광고도 16강에서 초록 봉황의 꿈 시티즌에서첫 확진 선수가 나오면서다.한 함된 식사 자리를 가졌다. 26일 대전 숙소 이동국과 함께한 전북은 7차례의 K 반 교체투입 돼 호쾌한 중거리 슛을 날리 포효를 준비한다. 전북은 이날 비기기만 (2014^2016^2019년)나 팀이 세광고 10-3 풍으로 취소돼 4라운드로 예정 정상에 않으려오른 했다”면서 “생애 첫 우 경남고(8회 콜드) 오늘의 봉황대기(8강전) 고 이어 황준성(1년)의 2타점 적시타가 지난달 모교인 부산고 사령탑으로 부임 을 접었다. 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8일 “K리그 로 복귀한 A는 이튿날 오전 식사 당시 동 됐던 대회 규모가 3라운드로 승이 아직 얼떨떨한데, 항상 우 리그 우승과 한 차례의 아시아축구연맹 며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준수한 외모와 해도 리그 4연패와 통산 8번째 우승에 성 다. 김영직 휘문고 감독은 경기 후 “선수 초반 난타전에서 세광고가 흐름을 가 석했던 지인이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 나오면서 3-0으로 달아났다. 유신고는 한 박계원 감독은 “초반부터 빠른 발로 2 대전 소속 A선수가 전날 코로나19 확진 축소됐을 정도다. 전날 열린 2 승자를 축하해 주다가 축하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라이온 킹’을 떠올리게 하는 장발로 그라 공한다. 김형준 기자 들이 별로 없어 걱정했는데 이상하게 봉 져갔다. 세광고는 1회초 안타 2개와 볼김형준 기자 목동 일(목) 29 8회에도 무사 1·2루에서 희생 번트에 성 상대 내야를 흔들며 분위기를 가져온 것 북일고 10-5 휘문고 판정을 받아 대전의 잔여일정을 2주 이상 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구단에 보고한 뒤 황대기에선 경기가 잘 풀리는 것 같다” 넷 1개, 상대 실책을 묶어 4점을 얻었다. 인천고 11:00 충암고 공하며 추가점을 내는 등 확실한 작전 이 주효했다”면서 “(윤)석원이가 마운드 연기하기로 했다”며 “대전은 31일 예정됐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확진 판정을 받았 북일고는 1회말 김혁준(3년)의 적시 고 웃었다. 충북의 자존심 세광고도 경 경남고도 1회말 반격에서 안타와 볼넷 전주고 14:00 인상고 에서 잘 버텨줬다”라고 말했다. 김형준기자 수행 능력을 뽐냈다. 던 26라운드 안양전을 11월 17일로, 11월 다. 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지만 3회 대거

14개 아웃카운트 중 삼진 9개

대전에서 무너진 청정리그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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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광고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B25


B26

희망 없는 삶이 불러온LIFE 광기$ 그렇게 악마가 됐다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HANHO KOREAN DAILY |

<9> 넷플릭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넷플릭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2015년, 도널드 레이 폴록의 소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읽었다. 표지에는 수상 이력이 가득 적혀 있었다. 대단한 건 아니고 프랑스와 독일에서 범죄소설에 주는 상 정도. 그보다 눈길을 끈 문구는 ‘퍼블리셔스 위클리’와 ‘에스콰이어’ 등에서 강력 추천했다는 정보였다. 유력한 매체에서 주목했다면, 재미도 있겠지만 나름 시대정신 같은 것을 건드리지 않을까 싶었다. 작가의 이력이 매력적이었다. 작가를 꿈꾸며 대학에서 창작론을 배우고 습작을 하다가 자연스레 등단하는 통상의 코스를 따르지 않았다. 소설에도 등장하는 도시 녹켐스티프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제지공장 노동자와 트럭 운전기사로 32년간 일했다. 항상 술과 마약에 찌들어 있었다고 한다.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몸 상태가 되자 재활 치료를 받으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뒤늦게 오하이오 주립대에 들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석사 과정을 밟으며 단편집 ‘녹켐스티프’를 썼고, 장편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2011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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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흔히 하는 말로, 자신이 살아온 것만 글로 써도 대하소설이 나온다고 떠벌리 는 이들이 있다. 보통은 그렇지 않다. 사 소한 일상을 파고들어 빛나는 순간을 캐내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그도 하루 이 틀이다. 극적인 사건, 눈이 휘둥그레질 스펙터클한 광경을 마주하는 건 일반인 에게 희박한 경우다. 우연처럼, 기적처럼 갑자기 몰락하거 나 성공하는 누군가가 있지만 대체로 남의 일이다. 현실은 픽션보다 비합리적 이고 인과성도 제대로 없는 경우가 태반 이다. 흐름을 잘 포착하여 매끈하게 이 어내고 살을 붙이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리 재 미있지 않다. 도널드 레이 폴록의 삶은 매우 궁금 했다. 작가로 데뷔하기 전, 그의 삶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물론 작가와 작 품을 동일시하지 않는다. 작가의 이력, 내면이 작품을 만들어 내는 토대인 것 은 분명하지만 얼마든지 거짓과 허위, 화려한 장식이 씌워져 있을 수 있다. 허 세와 위선으로 가득 찬 작품들도 부지 기수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에는 다양 한 범죄가 등장한다. 폴록이 그런 범죄 를 저질렀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다. 그러나 그가 살면서 보고 들은 것이 작품 속에 녹아들어갔을 것은 분명하 다. 블루칼라 노동자로 일하면서, 술과 마약에 절어 지내면서 그는 무엇을 어떻 게 경험했을까. 소설가인 트루먼 카포티는 영화 ‘티 파니에서 아침을’의 시나리오 작가로 성 공을 거둔 후, 요즘 말로 하자면 ‘셀러브 리티’가 되었다. 모든 사람이 그를 알아 보고, 친해지려 하고, 우러러본다. 그러 나 카포티에게는 예민하고 불안한 본능 적인 힘이 있었다. 착하고 아름답고 예 쁜 이야기만 써도 충분할 상황에서 그 는 1965년 ‘인 콜드 블러드’를 발표한다. 1959년, 캔자스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 사건을 파고들어 논픽션을 쓴 것이다.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영화 ‘카포티’ 에서, 그는 사건 소식을 듣고 자신이 취 재하겠다며 직접 내려간다. 아메리카 원 주민계인 범인을 만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내가 저 창살 안에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윌러드와 아들인 아빈을 중심 으로 펼쳐지는 지독한 삶의 기록이다. 넷플릭스 제공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포스터. 공간 적 배경인 오하이오와 웨스트 버지니아 는 미국의 중동부 지역이다.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쳤을 그곳은 뒤틀린 질서에 사 로잡혀 있는 기이한 세계다. 넷플릭스

희망 없는 삶이 불러온 광기… 그렇게 악마가 됐다 참전용사 아버지와 아들이 겪는 인생의 수렁 ‘끔찍한 선택’의 연속 이유없는 살인^범죄 저지르는 목사$ 美 중동부 잔혹한 시골 마을 배경 술과 마약에 찌든 삶 딛고 작가로 블루칼라 원작자 이력도 흥미로워

있을 수도 있었다고. 불우한 어린 시절 을 보냈고, 게이인 카포티는 늘 자신이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했다. 가장 화려하 고 즐거운 순간에도 내면에 남아 있는 근원적인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도 언제든 악을 행할 수 있다가 아니라 우 리의 내면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존재하 고 누구든 어떤 상황이 되면 어둠에 침 윤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악마 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2차 대 전에 참전했던 윌러드와 아들인 아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지독한 삶의 기록이 다. 전쟁이라는 지옥에서 돌아온 윌러드 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만 아내가 암에 걸린다. 독실한 신자인 윌러드의 어머니 는 가족을 잃고 홀로 남은 헬렌이 며느

리가 되기를 원했었다. 헬렌은 전도사인 로이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하고 딸 레노 라를 낳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윌라드 일가의 힘겨운 생활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끔찍한 선택을 하고 야 만다. 윌러드는 전쟁에서 끔찍한 광 경을 보았다. 일본군은 미군 포로를 십 자가에 매달았다. 피부가 벗겨지고 피투 성이가 된 그는 살아 있지만 인간의 형 상이 아니었다. 미군들은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안겨줘야만 했다. 아내가 암에 걸렸을 때, 윌러드는 무엇이건 해야 했 다. 그 때 번뜩인 것은 희생이다. 누군가 가 가장 아끼는 것 혹은 자신을 희생해 야 한다. 누구는 그것을 범죄라 부르겠 지만, 윌러드는 지극히 순수했고 정당했 다. 아빈이 아끼던 개를 죽이고, 십자가 에 매달아 신에게 바친다. 영화에서는 여 기까지만 나오지만 소설은 더 아래로 추 락한다. 전쟁의 지옥은, 지금 이곳의 일상에서 재현된다. 설교를 하면서 수많은 거미들 을 머리에 부었던 전도사 로이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자신에게 고통을 준다. 그리고 자신에게 권능을 준 신에게 보답 하기 위해 기적을 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생명을 부활시키는 힘이 주어졌다고 믿 은 로이는 헬렌을 살해한다. 광신을 탓 하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믿음 에 사로잡혀, 목에서 피를 흘리며 숨이 끊어진 헬렌을 향해 부활하라고 외치는

로이의 모습은 그저 측은할 뿐이다. 인 간이라는 존재의 어리석음과 약함이 원 통할 뿐이다. 부모가 모두 죽고 혼자 남은 아빈을 할머니에게 인도한 사람은 보안관 보데 커다. 뇌물을 받으며 범죄자와 공존하 던 보데커는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기꺼 이 살인을 한다. 보데커의 여동생 리는 남편 칼과 함께 히치하이커를 유혹하여 죽이고 사진을 찍는다. 리는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동조한다. 칼은 아무런 죄 책감, 죄의식 없이 사람을 죽인다. 리는 언제나 제자리에 머무를 뿐이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세상은 희망이 없 고, 어떤 온기도 남아 있지 않다. 자신을 파괴하는 길로 질주하는 이들의 일상이 있을 뿐이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공간적 배경인 오하이오와 웨스트 버지니아는 미국의 중동부 지역이다. 이곳처럼 미국 의 시골이라고 부를 만한 장소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더스틴 호프먼이 시골로 이주했다가 봉변을 당하는 영화 ‘어둠 의 표적’, 그리고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과 ‘브레이크다운’과 ‘원터스 본’ 등에서 본 스산한 풍경이다. 환상 속으로 들어 가자면 드라마 ‘트윈 픽스’ 같은. 누군가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나에게 미국의 시골 은 어딘가 황량하고 밤에는 절대 멈춰서 고 싶지 않은2020년 공간이다. 배타 10월완고하고 27일 화요일

적이며 폭력적인 공간.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보면서 다시 나의 편견을 확 인했다. 그곳에 갈 일이 생기면 철저하 게 준비를 하고 최대한 빨리 지나쳐 갈 것이다. 낯선 동양인이 환대받을 곳은 아니다. 도널드 레이 폴록이 평생 살아 왔고,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쳤을 그곳은 진흙 속의 세계 같다. 곧게 세워져 있는 것 같 지만 뒤틀린 질서에 사로잡혀 있고, 선명 하게 보이지만 금방 몽롱하게 탁해져 버 리는 기이한 세계. ‘악마는 사라지지 않 는다’를 처음 읽었을 때, 범죄소설이라기 보다는 세태소설 같았다. 인간이란 존 재가 얼마나 어지러운지 보여 주는 괴상 한 풍경화랄까. 영화는 그보다 단정하다. 여전히 불투 명하지만, 그래도 선악이라는 척도가 어느 정도 주어져 있다. 소설을 읽을 때는 정말 로 끈적끈적한 무엇인가가 몸에달라붙는 것 같았다. 보고 나서 기억하기도 찝찝했 다. 하지만 이번에 만들어진 영화를 보며, 소설을 떠올리며 착잡하다기보다는 뭔가 선명해졌다. 폴록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인 간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그들과 똑 닮은 인간들이지금 이곳의우리라는 것을 다시느낄 수 있어서.

김봉석 문화평론가

아련하면서도 당당하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샛별들 이경미 감독이 말하는 영화 속 목련고 4인방

‘보건교사 안은영’.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한 달 남짓 넘었으니, 이제 화젯거리가 다해 갈 법도 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야깃거리들이 나온다. 일단 캐릭터의 힘이다. ‘이경미 월드’ 속 여성 캐릭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원작자인 소설가 정세랑은 물론, 이경미 감독 또한 여성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줄 안다. 저마다 입체적이면서 개성 넘치고 비범하다. 그 캐릭터를 뒷받침하는 건 적재적소의 캐스팅이다. 이 감독의 선택을 받은 목련고 학생 4명, 박혜은^박세진^송희준^심달기에 대 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더구나 이들 넷은 그다지 알려진 배우들이 아니 다. 해서 이 감독에게 캐스팅에 대해 물었 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서면으로 질 문과 답을 주고받았다. 먼저 성아라 역을 맡은 박혜은(23). 그 는 알려진 게 없는, 말 그대로 신인이다. 미국에서 살다 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한 국으로 와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처 음 따낸 배역이 성아라다. 이 감독은 박혜은을 두고 “첫 오디션 때 치마 교복을 입고 왔는데 보통 우리 들이 엄격하게 교육받은 자세나 태도를 보이지 않더라”며 “주위 시선을 전혀 신 경 쓰지 않았고, 예뻐 보이기 위해 웃음 을 만들어 내지도 않는, 그런 데서 오는

신예 박혜은^박세진^송희준^심달기 ‘예뻐보이기 위해 웃음 만들지 않고 누구 앞에서도 쫄지 않을 것 같은 결코 동정 갈구하지 않는 모습 설명 안 해도 찰떡 같은 연기 펼쳐’ 넷플릭스 공개후 새 얼굴 연일 화제

넘치는 개성으로 주연배우 못지않은 주목을 받고 있는 ‘보건교사 안은영’ 속 목련고 학생 4인방. 왼쪽부터 이들을 연기한 신예 배우 박혜은, 박세진, 송희준, 심달기. 넷플릭스 제공

묘한 통쾌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목련고 ‘퀸카’로 설정된 아라이지만, 그런 아라가 반드시 ‘여성스러울’ 필요 는 없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박혜은은 그런 이 감독의 설정과 만나 남자도, 여 자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아라 로 변신했다. 박혜민과 장래디를 각각 연기한 송희

준(25)과 박세진(21)은 둘 다 모델 출신 이다. ‘재수 옴 붙었다’고 할 때 옴 잡아 먹는 옴잡이 혜민은 목련고 반경 5.38㎞ 안에서 생을 반복할 운명이다. 빈속에 옴을 먹느라 위통을 달고 산다. 자신을 “게임으로 치면 이 세계의 NPC(플레이 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라 소 개하는 장면은 송희준이 혜민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 준다.

“송희준의 팔자를 달관한 표정이 매 우 특별했다. 결코 동정을 갈구하지 않 는다. 아련한데 동시에 씩씩하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 이 감독은 “송희준의 데 뷔작 단편영화 ‘히스테리아(2018)’를 보고 기억해 뒀다가 내가 먼저 연락했 다”며 “혜민 오디션을 보던 날 희준이 뱉어 내는 혜민을 보다가 눈물이 맺혔 다”고까지 했다. “‘아, 됐다’ 속으로 안

도했고, 그녀가 나가기 무섭게 혜민 오 디션은 다 끝났다고 조감독에게 말했 어요.” 박세진이 맡은 장래디는 머리를 노랗 게 염색하고, 목둘레에 자기 이름(‘래디 컬 원’)을 문신한, 누구 앞에서도 쫄지 않 는 캐릭터다. 박세진은 올 초 웹드라마 ‘언어의 온도: 우리의 열아홉’으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배우. 그런데 얼마 되지

않은 배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래디를 만들어 냈다. 이 감독은 “오디션 볼 때 내가 너무 좋아서 웃음이 터지는 것을 겨우 참았 다”며 “어찌나 당당하게 뻔뻔스러운지 저런 박세진이 만들어 낸 래디라면 내 가 평생 쫓아다닐 수 있을 것만 같았 다”고 말했다. 극 중 동성커플로 나오 는 혜민과 래디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2차 창작물을 만들어 나갈 정도다. 심달기(21)는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얼굴과 이름이 꽤 알려진 배 우다. ‘영혼의 단짝’ 박민우(별명 혼란) 와 크고 작은 사고를 치는 허완수(별명 럭키) 역을 맡았다. 이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심달기를 “천재”라 불렀다. 이 감독은 단편영화 ‘동아(2018)’로 심달기를 점찍은 뒤, 원작에선 남자였던 완수를 여자로 바꿔서라도 완수 역을 맡겼다. 이 감독은 촬영 내내 심달기에게 ‘정말 찰떡같다’고 했단다. “완수라는 캐릭터에도 그렇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찰떡같이 보 여 줬다”고 말했다. “동양인의 다양한 얼굴, 캐릭터 캐리 커처를 쉽게 그릴 수 있을 정도로 개성 있는 얼굴을 찾으려 했다”는 이 감독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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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HO KOREAN DAILY

LIFE

2020년 10월 27일 화요일

건강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B27 19

당뇨병 10년 앓으면 15~20%가 당뇨발$ 조기치료 가장 중요 전문의에게 전문의에게듣는다 듣는다

이경민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경민 정형외과교수 교수

당뇨발(당뇨족)의 의학적 명칭은 ‘당뇨병성 족부변성’이다. 당뇨병에 의해 발이 괴사되는 질환이다. 발의 피부가 헐면서 궤양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의 15~25%가 한 번 이상 당뇨발을 겪는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순환장애와 혈관 속 높은 당 수 치가 신경세포를 죽여 감각이 무딜 뿐 아니라 작은 상처도 빨리 낫지 않기 때문이 다. 심하면 발가락뿐만 아니라 발목, 무릎까지 절단해야 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1,000만명(공복혈당장애 포함)에 이르면서 지난해 당뇨발로 진료받은 사람은 1만 5,287명으로 2015년 1만3,944명보다 10%가량 증가했다. 이경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은 뒤 10년 정도 지나면 환자의 15~25%에게서 나타난다”며 “자칫 발을 절단할 수도 있기에 빨리 치료를 받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당뇨발 환자의 40%가량은 1년 안에 발 을 절단하고, 특히 발목 위까지 절단하는 경우가 10%나 되는데 이런 환자의 5년 생 존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당뇨발을 제대로 알고 있는 환자가 그 리 많지 않다. “당뇨발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 이다. 환자의 발에 생긴 상처·궤양·괴사 등을 말한다. 넓게는 발의 관절 손상 및 파괴로 변형을 일으키는 신경병성 관절 병증도 포함된다. 당뇨병을 오래 앓으 면 신경이상과 혈액순환장애가 동반되 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발까지 혈액이 원 활하게 가지 않고 발의 감각이 저하되면 족부궤양에 취약하게 된다. 상처도 잘 아물지 않는다. 발가락 부위에서 시작된 작은 상처로 인해 피부가 헐기 시작하면 서 궤양이 발생한다. 허혈(虛血·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조직이나 장기가 대사 에 필요한 산소와 포도당을 제대로 공

급받지 못하는 상태)이나 감염에 의한 조직 괴사가 심해지면 발등·발목·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 정 도 지나면 15~25%에서 발생한다. 따라 서 당뇨병의 발생 연령이 낮아지면 당뇨 발의 발생 연령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 다. 실제로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1형 당 뇨병의 경우 30대에서도 당뇨발이 생겨 병원을 찾아온 경우도 있다.”

병태 생리도 복잡해서 수술법도 아주 많 다. 상처로 인한 연부(軟部) 조직 결손을 복구하기 위한 피부 이식뿐만 아니라 다 양한 종류의 피판술(皮瓣術·피부 조직 전체를 를 이식하는 수술), 혈류 흐름을 좋 게 해서 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혈관성형 술 및 혈관우회술, 감염 병소를 제거하 는 변연절제술 연절제술 등이 등 있다. 발 특정 부위 의 과도한 도한 압력을 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변형 교정술도 시행한다. 발을 잘라 시 내는 절단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당 최 뇨발 때문에 문제가 문제 제가 생긴 부위의 조 직을 복구하기 어려울 때만 시행한 다. 절단하는 당뇨발이 생긴 단하는 위치도 위 범위에 에 따라 아주 주 적게 절제하기도 하 는 등 다양하다..

이처럼 발을 무조건 잘라내야 하는 것 아니지만, 발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발 을 절단해야 하는 위험은 분명히 있다. 발에 생긴 상처는 너무 늦지 않게 치료 를 한다면 대부분 잘 치료된다. 다만 당 뇨발의 원인이 되는 신경병증과 혈관병 증과 증 같은 당뇨 합병증은 없어 지지 않으므로 잘 관리 하고 정기적으로 체 크해야 한다. 즉, 당뇨병 자체가 호 전되더라도 당뇨 발 원인이 되는 병 태 생리는 사라지 지 않으므로 혈당 조 절을 철저히 해 신경병

발에 상처 나거나 변형되기 전 환자 스스로 진단하기 어려워 다리 혈관 정기 검사 등 바람직

증과 혈관병증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당뇨발을 제대로 구분하는 환자가 그 리 많지 않다. “발에 상처가 나거나 변형되기 전에는 환자가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렵다. 당 환 앓은 기간이 오래됐거나 혈당을 뇨병을 앓 뇨 조절하지 못한다면 정기적으로 제대로 조 제 감각 기능 검사를 받아보 다리 혈관과 다 혈 는 것이 좋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경우 보통 눈으 당뇨병 로 상처를 관찰할 수 있다. 발바닥 앞쪽 에 압력을 많이 받는 중족골두(中足骨 頭·발가락뼈 안쪽에 있는 다섯 개 뼈의 頭·발가 頭 끝) 끝 아래와 아래 뒤꿈치뼈 아래에 상처가 잘 나타난다. 나타난다 발가락이 마찰되거나 압력을 나 받아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발에 괴사 받 상 가 생기면 피부가 까맣게 변한다. 상처 부위가 세균에 감염되면 빨갛게 붓고 열 부 세 이 나며 분비물이 많아지면서 악취가 생

기기도 한다. 신경병성 관절병증의 경우 초기에는 발이 붓고 열감이 나타나며 발 까지 변형된다. 대개 발의 아치가 무너지 는 형태의 변형이 가장 흔하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잘 낫지 않을 때가 많고, 환자도 대부분 기저 질환을 앓고 있어 5년 생존율인 40~60%인 암 못지않게 위중한 질환이다. 환자는 자신 의 썩어 가는 발을 지켜봐야 하고, 제대 로 걷지도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측 면에서는 암보다 더 심각한 질환일 수 있다. 의사 한 명이 환자 한 명을 감당하 기 벅찰 때가 많아 환자의 다양한 병태 생리를 관리하기 위한 다학제적 진료(협 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수 가(酬價)를 받지 못해 환자가 한 번 진료 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 실이다. 고령화와 식습관 서구화로 당뇨 병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당뇨발 의 위험성을 인식해 제도적인 지원이 뒷 받침되길 기대한다.” 권대익 의학

●당뇨발 환자의 발 관리법

중증도 따라 수술법 매우 다양 피부 이식^혈관성형^변연절제술$ 조직 복구 어려울 땐 절단술 시행

1. 맨발보다 땀이 잘 흡수되는 양말을 신는다. 2. 신발을 신을 때 안에 자갈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신으며, 꽉 조이는 신발은 피한다. 3. 매일 미지근한 물로 씻고 보습하며 발에 상처가 있는지 관찰한다. 4. 화상에 주의한다. 5. 발톱을 짧게 깎다가 상처가 나는 상처를 조심한다. 6. 금연한다.

-당뇨발이 생기면 발을 잘라내는 것으 로 알고 있는데. “당뇨발이라고 해서 무조건 발을 절 단하는 것은 아니다. 당뇨발은 중증도 가 매우 다양한 질환인데다 원인이 되는

Ӡ 이경민 분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발이 욱신거리고 열이 나면서 진물이 흐른다면

1~2일 1~ ~2일 이내에 이내 발을 절단할 수도 있기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영^유아에게 항생제 오랫동안 많이 쓰면‘소아 비만’유발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정 상 세균까지 없애고 내성 세균도 늘어 날 수 있다. 따라서 세균 감염 질환이 아니라면 항생제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것이 좋다. 그런데 생후 24개월 미만 영·유아에 게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고, 오랜 기간 투여할수록 소아 비만 위험이 높아진 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생제로 인 해 장내 미생물균총이 손상을 입어 비 만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소아 비만은 고혈압·당뇨병, 이상지 질혈증에다 대사증후군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소아 비만인 3명 가운데

24개월 미만 영·유아에게 항생제를 오랫동안 사 용하면 소아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1명 정도는 성인이 된 뒤에 비만 체형을 유지한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

수팀이 2008~2012년 영·유아 건강검 진을 받은 3만1,733명을 관찰한 연 구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 지 ‘대사: 임상과 실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최신 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24개월 이내 항생제 투여가 소아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분 석했다. 그 결과 투여한 항생제 종류 수, 사 용 기간, 최초 투여 나이가 소아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한 항생제 종류가 많을수록 소 아 비만이 될 위험이 높았다. 항생제를

다섯 가지 계열 이상 사용하면 한 가지 만 투여했을 때보다 비만해질 가능성 이 42% 높았다. 또 항생제를 투여한 기간이 길수록 소아 비만이 될 위험이 높았다. 180일 이상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 30일 이 내 사용할 때보다 비만 위험이 40% 높았다. 최초 항생제 투여 시기도 중요했다. 생후 6개월 이내 처음 항생제를 맞은 경우, 생후 18~24개월보다 비만 위험이 33% 높았다. 항생제 종류 수, 사용 기간, 최초 투 여 시기는 모두 소아 비만과 ‘용량 의존

적(dose-dependent)’인 관계를 보였 다. 즉 종류가 많을수록, 사용 기간이 길수록, 투여 시기가 이를수록 비만 위 험이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영·유아를 대상 으로 이뤄진 대규모 조사다. 해외에서 항생제와 소아 비만 연관성을 연구한 사례가 몇몇 있었지만 아시아계 소아 를 표본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박 교수는 “24개월 미만의 영·유아에 게 항생제를 투여할 때에는 득실을 고 려해 신중하게 처방하고 무분별한 처 방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영·유아 항생제처방률

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는 감기 등 바이 러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24개월 미 만 영·유아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비 율이 99%나 된다. 서울대 의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24개월 미만 영·유 아 1인당 연평균 3.41건의 항생제 처방 을 받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2~7배 높은 수치다. 특히 급성중이염 영·유아 환자에게는 항생제가 82%나 처방된다. 급성중이 염을 방치하면 청력 저하, 청신경 손상, 안면 신경 마비, 뇌수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항생제를 적절히 써야 하기 때 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흔한 위염’ 위암이 되기까지 15∼20년…초기엔 80%가 무증상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더부 룩해요” “속이 쓰려서 일에 집중하지 못 할 때가 많아요”…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을 호소하는 사 람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 다. 대개 위장약이나 소화제를 먹어 해 결하거나 방치하지만 자칫 단순 위염 등 가벼운 위장병을 위궤양이나 위암으 로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단순 위염에서 위암으로 진행되는 단계는 5단계다. ‘단순 위염(표재성 위 염)-만성 위염(표층성, 위축성 위염)-장 상피화생(腸上皮化生)-이형성증-위암’ 으로 악화한다. 위염에서 위암이 되기 까지 15∼20년 정도 걸린다. 위축성 위 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각각 6배, 20배가량 높아진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30ㆍ40 대 이후에는 1∼2년에 한 번씩 위내시 경 검사를 받는 것이 위암 예방과 조기 발견의 지름길이다.

헬리코박터균, ‘만성 위염’ 유발 주범 단순 위염이 장기화된 만성 위염은 표

암 발병 1위 위암… 5단계로 악화 3·4기로 진행돼야 구토·혈변 증상 1,2년에 한번 건강검진으로 체크 조기 치료 땐 5년 생존율 96.7% 맵고 짠 음식·가공식품에 취약 스트레스·흡연 땐 발병 2,3배 ↑ 만 장상피화생이라면 제균 치료는 별다 른 효과가 없다”고 했다. 이형성증은 장 상피화생이 오래되면서 위 세포 모양과 크기가 변형돼 암세포와 닮아 가는 과 정(이형성)이다. 층성 위염, 위축성 위염으로 구분된다. 표층성 위염은 만성 위염의 초기 단계 로 점막만 바뀌어 위 점막이 붉게 부어 오른 상태다. 위축성 위염은 여기에서 더 진행해 위 점막이 위축돼 얇아지고 혈관이 투명해 진 상태다. 위축성 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나 약물ㆍ알코올ㆍ커피ㆍ담배·스트레스 도 흔한 요인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 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위축성 위염 여

부를 잘 자각하지 못한다. 드물게 상복 부 불쾌감, 복통, 속 쓰림, 소화불량 증 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염증이 악화돼 점막 분비선이 없어지고 작은 돌기 같은 것이 무수히 생기며, 붉은 점막이 회백색으 로 바뀌는 현상이다. 30대에 10% 내외 로 시작해 40대에 30%를 넘은 뒤 70대 가 되면 2명 중 1명 정도에서 발견된다. 박정호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 수는 “위축성 위염일 때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 발생을 줄이지

매년 3만명씩 신규 위암 환자 발생 2019년 12월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 부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2017년에만 2 만9,685건이 새로 발생해 전체 암 발생 23만2,255건의 12.6%를 차지해 암 발 병 1위를 기록했다. 위암 초기에는 환자의 80% 이상에서 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3, 4기까지 진 행된 뒤에야 구토하거나, 배가 쉽게 부 르며,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진다. 체중 감소나 복통, 헛구역질, 구토, 식욕 저

하, 더부룩한 증상, 공복 시 속 쓰림, 삼 키기 어려움, 각혈, 혈변, 검은 대변을 보게 된다. 하지만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하면 위암 전 단계(위축성 위염, 장상 피화생)에서 잘 관리해 위암을 억제하 면서 위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김 진조 인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조기 발견해 암 크기가 작고 점막층에 국한되고 암세포 분화도가 좋으면 위 를 잘라 내지 않고 내시경하 점막박리 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 술이 크게 발전했다. 복강경 위절제술 은 환자의 배를 20㎝가량 절제하는 개 복 수술과 달리 복부에 0.5∼1.0㎝ 크 기의 작은 구멍을 내 복강경과 복강경 용 기구를 넣어 위와 림프절을 절제하 는 수술이다. 전정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로 위 암의 조기 발견이 늘면서 위암의 5년 생 존율이 76.5%(2017년 기준)로 크게 높 아졌다"며 "특히 조기 위암의 경우 치 료 후 5년 생존율이 96.7%로 보고됐다" 고 했다.

젓갈류ㆍ김치 등 염장 음식, 위 점막 자극 위 건강을 지키려면 맵고 짠 음식과 불에 탄 음식, 질산염이 많이 든 음식 (소시지·훈제육 등 가공된 육류)을 피 해야 한다. 젓갈류ㆍ김치 같은 염장 음 식, 국ㆍ찌개 등은 위 점막을 자극해 점 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탄 음식에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튀기기보다 끓인 음식, 굽기보다 삶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밤에는 위 산 분비가 줄어 소화가 잘 되지 못하므 로 야식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 힌 식사가 위에 좋다. 채소ㆍ과일에는 몸의 산화를 막아 염증 발생을 예방하 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서다. 여러 연 구에 따르면 파ㆍ마늘ㆍ양파 등 백합과 채소와 신선한 과일이 위암 발생 위험 을 낮춘다. 위암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빈속에 술을 마 시면 위벽에 치명적이다. 담배를 피우 면 위암 발생 위험이 2∼3배 높아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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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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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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