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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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28호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모리슨 정부 - 뉴스코프 관계는 호주판 권언유착” 말콤 턴불, 케빈 러드 전 총리 ‘머독과 전면전’ 양상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가 “나의 후 임자인 스콧 모리슨 현 총리와 호주 최대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프(News Corp)와 계열사 스카이 TV(Sky TV) 가 ‘한 팀’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지난 몇 주동안 케빈 러드 전 총 리가 온라인 의회 청원을 통해 언론 편 향성을 조사하는 ‘미디어 독점 방지 특 검’을 요구했고 특검은 출범하지 못했 지만 상원 청문회를 갖겠다고 결정된 뒤 나온 비난 발언이다. 온라인 의회 청원에는 50만명 이상 이 동참해 역대 가장 많은 온라인 청원 기록을 세웠다. 호주 출신 루퍼트 머독 회장의 뉴스 코프는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 시드니의 대중지 데일리 텔리그라프(Daily Telegraph), 멜번 의 헤럴드 선(Herald-Sun), 브리즈번 의 쿠리어 메일(Courier-Mail) 등 호 주 일간지 시장의 70%를 독점하고 있 는 거대 언론 재벌이다. 스카이TV도 소유하고 있다. 머독은 미국에서 폭스뉴스를 기반으 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미국 사회를 두쪼각 낸 공화-민주 지지자 대립과 백인 우월 주의 세력의 준동 등 사회적 갈등 증 폭에서 폭스뉴스가 트럼프 대통령 편 에 서서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영국에서도 여러 보수 신문 과 스카이TV 등을 앞세워 보수당 정부 출범에 상당한 영향력을 준 것으로 평 가된다. 호주에 이어 미국, 영국 등 주요 영어 권 선진국에서 머독의 미디어 그룹들 이 이처럼 정치권에 노골적으로 개입 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이 되자 머독의 출신국인 호주에서 가장 먼저 시정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케빈 러드와 말콤 턴불 전 총리들은 뉴스코프를 ‘호주 정치에 부당하게 개 입하는 악의적이고 당파적인 세력’으 로 규정했다. 턴불 전 총리는 최근에 발간한 회고 록에서 “머독이 자신을 총리직에서 내 려 앉혔다”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말콤턴불 전 총리, 케빈 러드 전총리,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

“프로퍼갠더 전락.. 기자들 고용한 정치조직” 직격탄 의회 특검 불발, ‘상원청문회’ 편향성 조사 예고

은 팀처럼 한 통속이 돼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드 전 총리가 주도한 편향성 언론 에 대한 특검 청원은 온라인 청원으로 는 역대 최고인 5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온라인 청원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또 하원에서 모리슨 정부의 반대 가 분명하기 때문에 특검 출범은 성사 되지 않았지만 녹색당이 제안한 언론 편향성에 대한 상원 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10년 동안은 아예 자유-국민(LNP) 연 립의 선전 매체가 됐다. 이들은 미국에 서도 극우적인 공화당을 위한 프로퍼 간다가 됐다”고 주장했다. 턴불 전 총 리는 그의 전임자였던 토니 애봇 전 총 리 시절, 연방총리실과 뉴스코프가 거 의 제휴 수준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뉴스코프의 기자와 편집자는 내각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특별한 접촉 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프 그룹 소속 미디어 회사들

“애봇 전 총리 시절 내각결정 뉴스코프에 누설” 토니 애봇 “근거 없는 비방” 강경 반박 ▲

토니 애봇 전 총리

턴불은 지난 주 ABC방송의 7.30(세 븐서티)와 인터뷰에서 “모리슨 총리는 내가 당했던 일(강제 퇴출)을 겪지 않기 위해 머독의 언론과 매우 긴밀한 관계 를 유지하고 있으며 뉴스코프는 시종 일관 모리슨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머독 소유 언론 들은 정부의 실패는 지적하지 않으면 서 야권만을 비난한다. 그들은 마치 같

투데이 한호일보

턴불 전 총리는 “중요한 것은 작금 의 뉴스코프는 본질적으로 ‘선전 매체 (propaganda)’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뉴스코프는 많은 기자들을 고용하는 정치 조직”이 라고 노골적인 표현으로 강력 비난했 다. 턴불 전 총리의 충격적인 주장에 동 의한 러드 전 총리는 “머독의 미디어는 대체로 보수주의에 기대왔지만 지난

[정치(통상)] 호주.한국 등 15개국 RCEP 서명

2면

[국방] 아프간 호주군 잔혹행위 조사 충격

4면

[인터뷰] ‘배주스’ 창업자 팀 오설리번 & 도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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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81회 순국선열의 날 행사

7면

[부동산] ANZ 내년 대도시 집값 9% 상승 전망

9면

[커뮤니티] 통일 골든벨 성료, 오헌 기념일결의안 무산 10면 [여행기] 이강진의 시골엽서

22면

당내 표결에서 턴불에게 패배해 총리 직에서 밀려난 애봇 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연방 총리로서 나는 내각의 정보 를 언론에 유출하거나 동료들에게 불 리한 사실을 흘린 적이 없다”고 일축하 면서 “이 의혹은 근거 없는 비방”이라 고 반박했다. 턴불 전 총리는 “이런저 런 형태로 루퍼트 머독과 40년 동안 연 락을 주고받았으며 많은 대화를 나누 었지만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고 설득할 수 없었다”고 말했 다. 그는 “총리 재임 당시 스카이뉴스 와 일부 뉴스코프 신문들의 격렬한 반 대를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디 오스 트레일리안지가 심했다. 내가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머독은 ‘스카이뉴스는 시청자가 많지 않다.’ 또는 ‘디 오스트 레일리안은 독자가 많지 않다’라며 늘 애매하게 답변하며 본질을 회피했다 “ 고 회고했다. 턴불은 “머독이 자유당내

총리 시절의 말콤 턴불(오른쪽)과 스콧 모리 슨 당시 재무장관(왼쪽)

강경 보수주의자인 피터 더튼(Peter Dutton) 내무장관을 총리로 세우려고 (install) 했지만 실패했다. 이 사실은 ‘ 머독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다’라는 현실을 반영하지만 또한 상당 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을 보여 준다.”라고 말했다. 모리슨 정부와 뉴스코프의 유착 의혹 에 대해 총리실 대변인은 “상원 청문회 전까지는 공개적인 논평을 하지 않겠 다”라고 밝혔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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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 통 상 )

해설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8년 걸린 ‘RCEP 협정’ 서명

호주·NZ·한중일·아세안 15개국 참여 ‘세계 최대 FTA’ 탄생 기대감 불구 향후 2년 절반 이상 비준해야 효력 발생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 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 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출범한다. 15일(호주시간)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10 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 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 리핀 싱가폴, 태국, 베트남)과 호주, 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등 15개 국 정상들은 화상으로 열린 RCEP(알 셉) 정상회의에서 협정문에 최종 서명

했다. 세계 2위의 인구 대국 인도가 막판 중국과 국경 분쟁으로 관계가 악화되 면서 빠졌지만 RCEP 참가국의 무역 규모, 인구(22억명), 총생산(미화 26 조2000억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30%에 달하는 메가 FTA다. 최 종 서명은 2012년 11월 인도를 포함 한 16개국이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8 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년 연 속 아세안 미팅에 불참했다. 미국은 불참했지만 미국의 중요한 아태 지역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 3국이 포함

스콧 모리슨 총리롸 사이몬 버밍햄 통상장관

호주 기후변화 미온적 태도.. 국제 비난 커질 듯 미국 포함 호주 5대 교역국 2050년 또는 2060년 ‘넷제로’ 선언 호주 “2005년 기준 2030년까지 27% 감축.. 낡은 목표 유지”

됐다는 점에서 RCEP 체결이 중국에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15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포함 한 15개국 정상들의 서명 후 사이몬 버밍햄 호주 통상장관은 “두 가지 실 제 혜택이 있다. 하나는 호주 농부들 과 수출업자들이 15개 회원국들에 걸 쳐 보다 공통적인 규칙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호주의 서비스 수 출산업이다. 금융, 은행, 노인복지, 보 건서비스, 교육, 설계, 엔지니어링 등 새로운 시장 성장 가능성이 열렸다”라 고 환영했다. 버밍햄 장관은 최근 중 국의 대호주 수출 품목에 대한 잇따른 규제 확대와 관련해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규제 당국이 호주와의 교역에 제동을 건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고 지적하고 “호주와 중국이 RCEP 협정 파트너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제발언을 통해 “코 로나19 도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다 자체제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 세안이 중심이 되어 세계 최대 규모 FTA를 체결하게 됐다”며 “RCEP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각국의 비준 과정에서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말레이시아 와 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새로운 FTA 체결에 대한 망설임이 RCEP 비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호주, 한국, 일 본에서는 중국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 전스유닛(EIU)의 닉 마로 애널리스트 는 특히 호주가 중국과 무역분쟁을 하 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 시장 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호주 내에 퍼지면서 RCEP 비준 과정 은 매우 험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 역시 양국 간 오랜 무역분쟁을 겪고 있고, 양국 모 두 최근 몇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흔들 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준이 순 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CEP(알셉) 합의' 주요 내용은? 1만5천 페이지의 합의 중 약 90%는 물품과 서비스 관세 감축에 관한 것이 다. 투자, 경제 및 테크놀로지 협력, 전자상거래(e-commerce)의 새 규 칙, 지적 재산권 등도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역내 무역량 전세계 30%, 인구 1/3 차지 중국 거부감, 국가별 다른 이해관계 등 걸림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RCEP는 참여 인구가 가장 많고 회 원 구성이 가장 다원적일 뿐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자유무역구”라 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 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RCEP를 통해 무역 통로를 다변화하려고 시도해왔다.

각국의 비준을 거쳐 최종 합의가 된 다면 호주 정부는 다음과 같은 혜택을 예상한다: * 15개 RCEP 시장 동일 규칙의 관 세 인하 * 세관 절차 등 비관세 장벽 제거 * 투자 확실성 강화와 전자상거래 새 규칙 제정

리커창 중국 총리가 의제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국 과반 이상 비준.. ‘산 넘어 산’ 예상 15개국이 체결한 RCEP은 최소한 6 곳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 가연합) 회원국, 3곳의 비아세안 회 원국이 비준해야만 협정이 발효된다. RCEP은 마지막 비준국이 아세안 사 무국에 통보하면 그로부터 60일 이후 에 발효된다. 발효시한인 2022년 1월 1일에 맞추려면 서명국들은 2021년 11월까지는 비준을 마쳐야한다. RCEP은 아세안의 제안으로 논의 가 시작됐지만 아세안 10개 회원국 내 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특히 말레이시 아와 태국에서는 비준이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 서명국 내 ‘중국에 대한 저항감’ 등

* 지적재산권 규칙의 동일 적용, 신 규 원산지 규정 합의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불황으로부 터 호주 경제 회복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호주 일자리의 20%가 교역 에 의존한다. RCEP이 최종 합의되면 호주인의 일자리 지원, 수출 기회 확 대, 강력한 공급망으로 개방 지역 확 보 등 호주 교역 정책에 상당히 큰 영 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존스 홉킨스대 마이클 플러머 국제 경제학 교수는 RCEP 경제에서 창출 되는 소득의 90%와 무역의 88%를 한 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차지할 것이라 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RCEP이 각 회 원국 국내총생산(GDP)의 0.2% 증가 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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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파병 ‘호주군 범죄행위’ 군검찰 보고서 내주 공개 2005-15년 주둔 병력 대상 ‘위법’ 조사 비무장 민간인 사살 등 혐의 확인되면 기소 처벌 예상 모리슨 “수용하기 어려운 진실 대비해야” 충격 경고 호주군(ADF) 병력의 아프가니스 탄 주둔 당시 범죄 행위를 조사해 온 군 검찰의 조사 결과가 다음 주 일반 에 공개된다. 연방 정부도 보고서 내 용을 행정적, 법적으로 처리하기 위 해 특별 조사관(special investigator)을 임명할 예정이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자들은 훈장이 박탈되거나 연방 경찰 에 기소된 후 징역형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조사 결과는 호주인들에게 어렵고 힘든 소식이 될

스콧 모리슨 총리와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왼쪽)이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보고서에 대해 사전 경고 를 했다

것”이라며 “철저한 진실에 대비하라” 고 경고했다. 군 검찰(Inspector-General Australian Defence Force, IGADF)은 지난 1년동안 2005년부터 2016년까 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호주 군인들의 위법 혐의를 조사해 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당시 복수의 호주 특수 부대 소속 군인들이 비무장 아프간 군인이나 포로에게 총을 쏘거 나 위해(harm)를 가해 ‘무장 충돌법’ (Law of Armed Conflict)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 검찰은 올해 초 공개한 중간 보 고서에서 “전투 인력이 아닌 민간인 들에 대한 불법 살인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면서 당시 조사 중인 사 건이 55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종 보고서는 지난 주 앵거스 캠벨

(Angus Campbell) 합창의장 (Defence Force chief General)에게 전 달됐다. 정부는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뒤 다음 주 축약본을 일반에 공개한다. 인터넷 언론 뉴데일리에 따르면 보 고서에 적시된 조사 대상자가 20명 정 도이며 일부는 징역형으로 기소될 가 능성이 높다. 모리슨 총리는 법적 절차가 진행되 면 국제법원이 아닌 호주법원에서 이 루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호 주의 사법 제도하에서 처리되어야 한 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보고서의 내용과 주장을 살펴보기 위해 특별 조사관을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 조사관은 범죄 사실과 증거를 모아 연방 검찰에 의견 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ADF의 대응 을 감독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치한다. 이 위원회는 전직 정보 요원 비비엔 톰 박사가 이끌며 러퍼스 블랙(Rufus Black) 타즈마니아대학 부총장 등이 포함된다. 위원회는 ADF 내부의 문화, 조직,

리더십 문제를 검토하여 정부에 보고 하게 된다. 리처드 마스 야당 국방담당 의원과 마크 드레퓌스 야당 법무담당 의원은 “이러한 별도의 기구를 두어 군 검찰 이 다루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재확인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정부의 조 치를 지지했다. 이들은 또한 “정부가 군의 문화, 조 직을 개혁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 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환영한다. 군대 안에서 계급간 행동 문화가 적절 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녹색당의 평화/군축 담당 대변인인 조던 스틸-존(Jordon Steele-John) 상원의원은 군 검찰 보고서를 수정(축 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공개할 것 을 요구했다. 그는 “무고한 사람들이 호주 군인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공적인 자료에 담겨 있다. 호 주 국민들은 그 주장이 어느 정도 신 빙성이 있는지 알아야 하며 관련자들 은 훈장을 잃는 것 이상의 책임을 져 야 한다.”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호주-일본 ‘상호접근협정(RAA)’ 체결 원칙적 합의 17일 도쿄서 모리슨-스가 정상회담 ‘6년 협상’ 타결 ‘상대국 군사기지 이용’ 가능한 제도적 장치 마련 일본 의회 비준 필요, 내년 스가 방호 조약체결 예상

스콧 모리슨 총리가 17일 도쿄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갖고 상호접근협정에 원칙적 으로 합의했다

호주와 일본 총리가 증대되고 있는 중 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협력을 강화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7일(화) 저녁 도쿄에서 열 린 첫 정상 회의 후 “양국의 군사 협력 을 강화하기 위한 상호접근협정(RAA: Reciprocal Access Agreement)에 원칙적으로 합의(in-principle agreement)한다”고 발표했다. 6년간의 협상 끝에 결실을 맺은 이번 합의는 양국 군대가 상대 국가의 군사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행 정적 틀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이 공식 발효되려면 일본 의회를 통과해야 한 다. 호주에서는 의회 승인이 필요 없다. 일본으로서는 미국과 주일미군지위 협정을 체결한 지 60년만에 처음으로 외국 군대의 국내 기지사용에 대한 협 정을 체결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이 미국을 넘어 군사 협력 범 위를 넓히고 이 지역에서 보다 확실한 역할을 맡겠다는 일본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은 공동 합의문을 통해 “남 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 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역학 관계를 변화시켜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일방적인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의 영

유권을 주장하면서 일본 및 동남아시 아 국가들과 갈등을 겪어 왔다. 이번 협 정의 배경에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달 초 호주와 일본은 미국, 인도와 함께 말라바르 해상 훈련을 참가했다. 앞서 도쿄에서 4개국 대화 협의체인 ‘쿼드’ 외교-국방 장관 회담이 열렸다. 모리슨 총리는 정상 회담 후 “이번 협 정으로 양국의 합동 훈련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지 역 협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상호접근협정 합의는 2014년 부터 추진되었다. 그러나 일본 영토에 있는 호주 군인이 심각한 범죄를 저질 렀을 때 사형 제도가 존재하는 일본의 사법 제도에 노출되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결론이 나지 않았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모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로 하면서 합의에 도 달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문제를 해 결할 메커니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 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모리슨 총리의 일본 방문은 팬데믹 이후 최초의 해외 순방이며 일본에서 스가 총리 취임 후 첫 정상 회담이다. 스가 총리는 의회 비준 후 내년 호주 를 방문해 상호접근협정에 공식 서명 할 계획이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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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 뷰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한호일보 인터뷰

‘배주스(BAE JUICE)’ 공동 창업자 팀 오셜리번 & 도수민 를 처음 경험했는데 그 때 그 맛에 홀 딱 반했다. 어느날 밤 서울에서 수민의 친구들 과 함께 여러 술집을 다니며 소주와 맥 주를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일행 중 한 명이 숙취에 좋다며 배즙을 권했 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훨씬 맑은 느낌 을 받으면서 깼다. 그리고 서서히 이를 사업화 할 생각을 하게 됐다.” ▲ 사업을 시작할 때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나? <팀> “그렇다. 배주스는 숙취 효능 이 좋을 뿐 아니라 건강에 좋은 자연 음료라는 점도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호주 시장은 자연식 건강 식품에 대 한 관심이 매우 크다. 호주에는 하이 드로돌(Hydrodole)과 같은 숙취 해 소제가 있지만 이런 제품들은 제조된 배주스 공동 창업자 팀 (왼쪽부터 도수민 , 팀 오셜리번, 리암 고스테크닉

호주 20대 청년들 ‘한국산 배즙’ 상품화로 빅 히트 온라인 판매 성공 힘입어 울워스도 판매 시작 ‘숙취에 좋은 자연음료’ 가능성 내다본 오설리번의 놀라운 사업 감각 초교 동창생 리암 고스테크닉과 3명 공동 창업 한호일보, 아이탭 독자 위한 20% 할인 쿠폰 ‘hanho20’ 지난 10월부터 ‘배주스(BAE JUICE)’라는 상표를 달고 한국 산 배즙이 호주 울워스에서 팔리 고 있다. 2년 전 처음 호주에서 온 라인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한 이 제품은 숙취에 좋다는 사용자들 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울워스 매장의 상품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게 된 것. 한국산 나 주배가 원료인 배 주스를 만들고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호주의 20 대 청년 세 명이다. 한호일보는 앞서 ‘배주스 울워스 공급 성사’ 기사를 보도한데 이어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멜번 청년 팀 오셜 리번(26, Tim O’Sullivan)과 파 트너인 동포 여성 도수민 씨를 줌 (Zoom)으로 인터뷰했다

수민의 가족을 방문한 팀 오셜리번.

▲ 한국 배즙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 가 궁금하다. <팀 오셜리번> “2018년 파트너인 수 민과 함께 한국에 있는 수민의 가족을 방문했는데 당시 추석이어서 수민의 할머니를 포함하여 모든 가족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때 한국 배

알약이다. 이와는 달리 배주스는 아 무런 첨가물도 타지 않은 자연 건강 식품이다. 사람들이 무슨 재료를 사 용하여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없는 알약을 먹기 보다 단순한 자연 식 배 즙을 훨씬 좋아할 것이라고 생 각했다.”

<도수민> “처음에 팀이 배즙을 제품 화하자고 할 때 반신반의했다. 워낙 보수적인 호주가 과연 잘 알지 못하는 외국 건강 음료에 반응할지 몰랐다. 배즙을 가져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시험해 볼 것을 권했는데 첫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색이 투명하지 않고 갈색인 것과 맛이 너무 단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였다. 배주스를 맛본 호주인들은 맛이 너무 달아 첨가 물을 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품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 말 열심히 노력했다. 밤새워 가며 테 스트해 보고 이야기하며 구상한 끝에 원하는 제품을 내 놓게 되었다. 색을 더 맑게 하기 위해 저온에서 가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처음에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입소문이 났고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점차 좋 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또 영화 기 생충, K팝 등 한국 문화가 알려지게 된 것도 시기적으로 배주스의 성공에 일조했다.” ▲ 회사 운영 구조에 대해 설명을 한 다면.. <팀> “우리 회사는 세 명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2005년 당시 초등학교 를 함께 다닌 리암 고스테크닉(Liam Gostencnik)과 수민이 함께 시작했 다. 리암은 주로 판매를 맡는다. 전화 로 주문을 받고 물건이 배달되도록 하 고 소매점들과 의사 소통을 한다. 나 는 SNS와 마케팅 관련된 일을 주로 한다. 수민은 한국 파트너들과의 소통 을 맡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친구들과 함 께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팀> “리암과 나는 모두 큰 열정을 갖고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역할이 정리가 되지 않아 혼선을 빚기도 했지 만 지금은 잘 정리되어 큰 문제가 없 다. 문제는 사업이 너무 바빠 수민과 개인적으로 보낼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민> “현재로서는 둘 다 너무 바 빠 아쉬운 점이 있지만 앞으로 시간이 날 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 래 아이디어가 많았지만 실천하지 못

했던 팀이 이 일이 계기가 돼 점차 영 역을 늘려 가고 있어 감사하다.” ▲ 한국에 있는 사업 파트너들과의 경 험은 어떤가? 호주 사업자들과의 차이가 있는지.. <팀> “나주산 배 생산업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젊은 우리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사업을 하 려고 한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 을 표했다. 우리가 상품에 대한 기획 을 가지고 갔을 때 우리를 신뢰해 주 었다. 우리는 함께 대게(king crab)를 먹고 노래방에 가며 관계를 쌓았고 현 재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모든게 너무 비싸다. 해외 파트너의 경우, 가격이 더 저렴 한 경우가 많지만 믿을 수 있는 기업 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신 뢰할 만한 한국 사업 파트너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다. 또한 수 없는 문서 를 요구하는 호주 기업들에 비해 한 국 기업들은 훨씬 실용적이다. 그 점 도 좋다.” ▲ 울워스 납품도 쉽지 않았을 것 같 다. 이런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상품을 공급하고 싶어하는 젊은 사업가들에게 해 줄 있는 조언이 있다면? <팀> “지난 2년 동안 첫번째 목표는 우리 브랜드가 알려지게 하는 것이었 다. 모든 사람이 우리 상표와 로고를 인지하도록 하는 일에 모든 노력을 기 울였고 잘 해 왔다고 생각한다. 언론 에 우리 제품과 관련된 글이 나오고 후기가 인터넷에 많이 나오도록 노력 했다. 온라인 마케팅 에이전시와 계약

을 맺고 광고가 계속되도록 했다. 파 티, 해변 행사, 패션쇼 등과 같은 행사 를 후원하면서 우리 제품이 계속해서 대중에 노출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 아 울워스에 우리 제품을 론칭하고자 할 때 이미 모두가 우리 제품을 알고 있었고 협상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 호주 한인들도 배 주스의 울워스 판 매에 놀랍고 자랑스런 느낌을 갖는다. 한 인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팀> “한국 제품을 가지고 성공을 거두게 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 한국 미디어나 코트라(KOTRA) 등 우리를 지원해 주는 모든 기관들에 게 감사하다.” <수민> “더 많은 한인들이 호주에서 배 주스를 접했으면 좋겠는데 호주 판 매 가격이 다소 비싸 보일 수 있다. 지 금 온라인 주문은 품절이지만 현재 프 리오더로 진행 중이다. 한호일보를 읽 어주시는 한인 독자분들께만 20% 할 인코드를 드리고 싶다. (할인코드 유 효기간 12월1일까지)” 한국산 배즙 상품화에 성공해 호주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던진 세 청년 공 동 창업자들은 “배주스 많이 사랑해주 시고 맛있게 드셔 주세요 코로나로 어 려운 시기에 다같이 힘내요!”라고 큰 소리로 건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 배주스 웹사이트: https://baejuiceaus.com.au/ ▲ 할인코드: hanho20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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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들의 ‘대아의 정신’ 계승하자” 헌신한 독립유공자의 발자취를 되짚 어보고, 끝내 되돌아오지 못한 순국 선열들을 생각하며 그 의기를 본받겠 다”는 다짐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는 기념사(홍 상우 총영사 대독)에서 “큰 나를 위해 작은 나를 희생한 선열들의 대아의 정 신을 받들자”고 강조했다. 선열 어록 낭독(임준석 학생 외 5명) 후 윤광홍 시드니한인회장이 추모사를 한 뒤 참 석자들이 순국선열의 노래를 제창하 며 1부 기념식을 마쳤다. 18일 에핑클럽에서 열린 81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행사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민족캠프 발표회 18일 성료 에핑클럽 110여명 참석 ‘의미있는 행사’ 진행 황명하 회장 ‘청소년 과감한 도전 정신’ 강조 복회호주지회 상임이사), 애국시(장 준하 선생의 ‘파촉령을 넘어’) 낭송(김

민족캠프 참가 학생들 중 일부가 참가했다

제 81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행사 가 18일(수) 에핑클럽 그랜드볼륨에 서 약 11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뜻 깊 게 성료됐다.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의 행사들이 취소됐지만 광복회 호주지회(회장 황 명하)는 순국선열의 후손들과 기념식 내빈들, 각계 대표, 민족캠프 참가학 생들과 학부형 등 110여명을 초청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 안전규정 을 준수하며 행사를 치렀다. 올해 행 사는 ‘큰 나를 위해 작은 나를 바치다’

란 주제를 선정해 의미를 더했다. 의병, 독립군, 광복군 태극기가 입 장을 하면서 동포 성악가팀 칸토4유 가 식전 공연으로 기전사가, 압록강 행진곡, 내나라 내겨레를 열창해 순 국선열들의 추모하는 분위기를 고조 시켰다. 【1부 기념식】 국민의례 후 제문봉독(백승국 대양 주한인회총연합회장) 헌화와 분향, 순군선열의 날 약사 보고(양준식 광

한인회관 활성화 모금 $33,350 이재경 제마이그룹회장 2만불 쾌척

11월 17일 윤광홍 회장, 노정언 부회장, 최진혁 사무총장이 연방 리드(Reid) 지역구의 피오나 마틴 하원의 원을 예방하고 한인회 활동을 소개하며 회관임대 연장과 관련 지원을 요청했다. 마틴 의원은 이에 “2023 년 한인회관 임대 연장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윤 회장은 전했다.

한인회관 활성화기금운동 이 동포사회에서 호응을 얻으 며 18일까지 $33.350이 모금 됐다고 윤광홍 시드니한인회 장이 19일 밝혔다. 16일 한인 회장을 역임한 이재경 제마이 그룹회장이 2만 달러를 쾌척 했다. 〈송금 구좌〉 은행: Bendigo Bank 계좌명: AKASN 계좌 번호: 173698887 BSB(지점번호): 633 000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은우, 김재우 학생) 순으로 이어졌다. 올해 기념식에서 순국선열추념문 을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낭독했다. 이 추념문은 광복 후 첫 번 째로 1945년 12월 23일 국내에서 개 최된 순국선열추념식에서 정인보 선 생이 쓰고, 백범 김구 선생이 선열 제 단에 봉정한 것으로 “국권 상실의 참 담함과 이를 딛고 국권 회복을 위해

【2부 민좀캠프 발표회】 황명하 광복회 호주지회장은 인사 말을 통해 “학생들에게 코로나 사태 등 위기에 위축되지 말고 과감히 도 전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형 주백 민주평통 호주협의회장의 축사 후 3명씩 2개조와 우수조(의병조)가 민족캠프 참가 후기, 21세기 청소년, 청년들이 나아가야 할 길, 애국선열 들께 드리는 편지, 헌시 수채화(기민

정 학생) 등을 낭독하며 발표를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가연 학생은 참가 후기에서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필 요성’을 강조했다. 〈시상 내역〉 * 대상 : 태초애 (국가보훈처장관 상장 외 부상) * 최우수상 : 민병찬 (대한민국광복 회장 상장 외 부상) * 우수상 : 김재은, 노동우, 고단영 (상장 외 부상) * 장려상 : 이가연, 이다은, 인서현 (상장 외 부상) * 특별상 : 우수희, 이지형, 김영광. 조성현 (상장 외 부상) * 재호 광복장학회 장학금 : 이종 은, 박신애(Meika Zygmant), 문 상희, 김은우, 윤예진, Claire Berecry-Brown (장학증서, 장학금 $500, 부상)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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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Z “내년 대도시 집값 9% 상승” 전망 “10월 정체 후 상승세” 전반기 하락 예측 변경 보조금, 상환 유예 등 주택시장 안정화 요인 자가주거자들(owner-occupiers)이 주도한 주택 시장 회복세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이 내년 호주 대도시 집값이 약 9% 상 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종전의 하락 예측을 변경했다. ANZ 은행의 펠리

시티 에멧(Felicity Emmett)과 애 들레이드 팀브렐(Adelaide Timbrell) 이코노미스트는 “대도시 주택 가격이 코로나 록다운 기간인 4월 이

후 소폭 하락 후 10월경 정체 상태를 보인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강세는 자가주거자들이 주도하고 있 다. 장기 저금리의 지속과 첫 주택 매 입자 증가도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 다”고 설명하면서 2021년 호주 대도 시는 약 9%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 측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상당 폭 하락할 것이란 과거의 전 망에 대해 대량 실업 사태와 인구 성 장 하락 등 마이너스 요인을 너무 비 관적으로 전망했다”면서 “정부의 강 력한 지원책, 홈론 상환 유예, 퇴직연 금 2회 조기 인출 허용 등의 조치가 주택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역 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25,0000 홈 빌더 지원 금(HomeBuilder grant)으로 주택 증개축(renovation) 시장을 활성화 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호주중앙은행(RBA)은 11월초 기 준금리를 0.25%에서 0.1%로 내렸 는데 향후 약 3년 정도 이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매입인지세 폐지.. ‘토지세 대체’ 제안 페로테트 NSW 재무장관 주장 집값의 약 4%, 비쌀수록 금액 커져 100만불 약 4만불, 200만불 약 9만5천불 부담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

가구 11% ‘모기지 상환 어려움’ 직면

도미니크 페로테트 NSW 재무장 관이 이번 주 예산안을 발표하며 주 택매입자가 부담하는 큰 비용인 인 지세(stamp duty)를 연간 토지세 (annual land tax)로 대체하자는 제안을 했다. NSW에서 주택 매입인지세는 대 략 4%선이다. 시드니 중간 단독주택 가격 115만 달러에 대한 인지세는 약 $46,176이다.

6월 5% → 10월 11% 두 배 상승 ABS 설문 “절반 미만 연말 휴가 계획 있다” 호주인 10 가구 중 1 가구 비율로 모 기지 상환의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국(ABS)이 9월 중순부 터 10월 중순 4주 동안 코로나 사태의 가계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모기지 상환이 어렵다는 비율이 코로 나 불황이 가장 심했던 6월(5%) 보다 11%로 2배 이상 늘었다. 호주 금융권은 6개월 코로나 대출 상 환 유예(COVID loan deferral) 기간 을 10월초 종료했지만 은행별로 일부 연장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 사태로 호주 경제는 세계 경 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이

후 가장 크게 위축됐다. 전례가 없는 정 부 지원책(보조금 등)이 궁극적으로 종 료되면서 일부 가구는 재정적 어려움 에 직면했다. 빅토리아주를 제외하고 9월 28일부터 상호 책임 요건(Mutual obligation requirements)이 재도입 됐다. 호주의 실업률은 6-7월 약 7.5% 선 으로 최고로 악화됐다가 6.9%로 부분 개선됐다. 일자리를 갖고 있지만 무급 휴가 상태인 비율이 9월 중순 7%, 10월 중순 6%였다. 올 여름 휴가를 갈 계획을 세운 비율 이 절반 미만이었다. 휴가를 가지 않는

NSW 부동산 매입인지세 계산법

이유에 대해 44%는 주경계 봉쇄 등 여 행 제한 때문에, 30%는 코로나 바이러 스 감염에 대한 걱정 때문에, 23%는 불 안감(uncertainty)이 너무 커서라고 답변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천 달러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비아이에스 옥스퍼드 경제연구소 (BIS Oxford Economics)의 사하 헌터(Sarah Hunter) 이코노미스트

가격별 매입인지세 부담

집값이 비쌀수록 인지세 부담이 늘어난다. 첫 내집매입자는 집값이 80만 달러 미만인 경우 인지세가 면 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페로테트 재무장관은 “인지세는 지나간 시기(bygone era)에 대한 세 금이다. 마치 부동산 세금(property tax)의 넷플릭스와 같다”면서 매입 자의 지가를 근거로한 토지세를 매 년 납부하는 형태가 제도를 변경하 자는 제안을 했다. 페로테트 재무장관의 제안이 통 과될 경우, 첫 매입자는 최대 2만5

도 “인지세 폐지(대체)는 부동산 시 장 진입에서 상당한 장애를 제거하 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동산 거래 에서 중개인 수수료에 인지세를 더 하면 1-2년치 급여를 내야 하는데 이 는 너무 과도한 부담”이라고 폐지나 대체를 지지했다. 호주처럼 인지세 부담이 큰 나라 는 거의 없다. 뉴질랜드는 인지세 없 고 영국은 호주보다 부담이 낮다. 미 국에는 주별로 있지만 부동산 세금 위주로 부과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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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지역에 울려 퍼진 통일 골든벨”

‘오헌 기념일 제정 결의안’ NSW 의회 투표 무산

2020년 세계 여성의 날 시드니 행진 모습

여야 3당 공동 발의 불구 찬반표결 불발.. 기간 만료 시소추 “해당 의원 입장 표명 없어 실망”

아태지역 결선 대회가 줌을 통해 열렸다

12개국 44명 아태지역 결선 참가 강성준(인도, 11학년) 최우수상 수상 ‘2020 통일 골든벨(Unification Golden Bell)’ 아시아 태평 양 지역회의 결선 대회가 14일 6 개 협의회의 지역예선대회를 통 과한 12개국의 학생(8∼12학년 생) 44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결선은 온라인 퀴즈 경연 전용 앱 ‘카훗’(Kahoot)과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진행 됐다.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돼 학부모들과 민주평통 6개 협의회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시청했다. 서남아협의회 대표로 참가한 강성준(인도, 11학년) 학생이 최 종 우승을 차지했다. 퀴즈 경연에 앞서 국민의례 후 이숙진 아태지역회의 부의장은 격려사에서 “해외동포 1.5세대 2 세대, 3세대들도 남북한의 항구 적 평화와 평화통일의 역사적 필 연성 및 당위성을 이해하도록 노 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 중

하나가 바로 통일 골든벨”라며 행 사의 취지를 상기시켰다.

격려사를 하는 이숙진 부의장

호주협의회, 서남아협의회, 동 남아서부협의회, 뉴질랜드협의회 등 6개 협의회와 아태지역회의가 공동으로 출제한 결선 문제는 국 제정세, 남북한 관계, 통일정책, 한국의 역사 및 문화 등으로 구성 됐으며 총 81문항이 영어와 한국 어로 출제됐다. 참가 학생들은 한국의 역사 및

세계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 으로 확인됐다. 한 예로 북한의 국 보유적 1호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도 ‘평양성’이라는 정답을 제시한 학생이 90%를 넘었다. ‘전쟁의 잔혹성을 폭로한 화가’ 를 묻는 질문에 관련 작품을 보 여준 후 파블로 피카소를 선택 한 학생은 44명 전원으로 정답률 100%를 기록했다. 경연 중간 각 협의회의 장기자랑 영상을 공개 하면서 활기를 불어 넣었다. ▲ 최우수상(장학금 미화 $1000) 강성준(인도, 11학년) ▲ 우수상(장학금 미화 $500) 수 상자 박소연(스리랑카, 12학년), 김 정우(싱가포르, 11학년), 박소정 (스리랑카, 11학년) ▲ 장려상(장학금 미화 $100) 수 상자 오세희(인도, 9학년), 김유수 (호 주, 8학년), 기노엘(호주, 8학년), 최윤제(인도, 8학년), 한다열(말 레이시아, 10학년)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NSW 주의회에 상정된 여성인 권운동가 고(故) 얀 러프 오헌(Jan Ruff O’Herne, 1923∼ 2019) 여사 의 기일인 8월 19일을 주정부의 ‘얀 러프 오헌 기념일’로 제정하자는 결 의안이 아쉽게도 찬반투표를 거치지 못한채 무산됐다.

이 결의안은 지난 8월 6일 NSW 고객서비스부장관인 빅터 도미넬로 의원(자유당), 트리쉬 도일 노동당 의원, 제니 레옹 의원(녹색당)이 공 동 발의했지만 10월 말까지 찬반 투 표를 하지 못했고 11월 7일 결의안 처리 기간이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

됐다. 투표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내용이 없다. 결의안 상정을 도운 시드니 평화 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시소추) 는 “세 의원에게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11월 18일 현재까지 아 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얀 러프 오헌 추모식 준비 위원회 는 “의원들의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점이 유감이지만 호주 사회에 인권 과 평화의 가치를 알린 오헌 여사의 공헌과 생전 뜻을 시민들과 함께 기 릴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6일 호주의 일본군성노예 제 문제 활동가, 관련 연구자, 관심 있는 시민들이 화상회의 서비스 줌 (Zoom)으로 호주 활동가 네트워크 미팅을 가지며 향후 연대 방안을 모 색할 예정이다. * 관련 문의: 전은숙(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 0414 484 436, info@ sysochu.com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최창환 가석방 불구 ‘가택연금’ 상태 하루 2회 경찰서 보고, 병원 방문 외 외출 금지 16일 62회 생일 맞아 지지자들 축하 받아

가석방(12일) 직후 한호일보를 들고 사진을 찍 은 최창환씨

거의 3년 동안 재판 없이 투옥된 호 주 동포 최창환(시민권자)씨가 지난

11월 12일 가석방으로 롱베이교도소 에서 풀려났지만 가석방 조건(24개) 이 매우 엄격해 가택연금(house arrest) 상태에서 건강을 돌보고 있다. 최씨를 돕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트로츠키스트 플랫폼(Trotskyist Platform)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 는 하루 2회 경찰서 보고(twice daily reporting) 또는 필수적인 치료 를 위한 병원 방문 외 외출이 일체 금 지됐다. 야간 통금이 적용되며 인터 넷 사용도 크게 제한됐다. 또한 최씨

에게 주어진 휴대 전화로 걸려온 모 든 전화번호를 담당 경찰관에게 보 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석방 직후 최씨는 그동안 이 이 슈를 다뤄온 한호일보에 감사를 표 하며 신문을 들고 있는 사진을 지인 을 통해 한호일보로 보냈다. 그는 가석방 4일 후인 16일 62세 생일을 맞아 소수의 지지자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최씨에 대한 재판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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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남호주 23명 코로나 집단감염 6일간 강력한 ‘록다운조치’ 발동 애들레이드 북부 지역, 19일 신규 확진은 없어

관돼 있으며 추가 감염 의심자가 17명 이다. 미완치 환자는 35명이다. 감염 자의 접촉자들을 중심으로 이중 제한 장치(double ring fence)를 가동 중 이다. 지난 이틀동안 2만여명이 검사 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현재 약 3천 2백명이 격리 중이다. 스티븐 마샬 남호주 주총리는 “약 1천명이 집단 감염 상태를 모른 채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했을 가능 성이 있다. 앞으로 한 주 동안 2차 감 염 확산 억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 고 말했다.

〈남호주 보건부 접촉자 추적 지역〉 https://www.sahealth.sa.gov.au/ wps/wcm/connect/public+content/ 록다운으로 인파가 사라진 애들레이드의 런들 몰

애들레이드 북부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Parafield cluster)으로 19일 현재 23명의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남호주는 6일 동안의 록다운 조치 첫

스콧 모리슨 총리가 1월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당한 NSW 남부 지역 중 하나인 코바고(Cobargo)를 방 문해 자원봉사 소방대원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 산불 위기 상황 중 하와이로 가족 휴가 를 떠난 모리슨 총리에 대한 원성이 매우 높았다

호주 29개 보건단체 총리에게 ‘대책 촉구’ 공개 서한 모리슨 ‘2050넷-제로’ 선언 거부.. 종전 입장 고수

sa+health+internet/conditions/

날인 19일(목) 신규 확진자는 없었다. 니콜라 스퍼리에(Nicola Spurrier) 남호주 최고공중보건자문관은 “23명 확진자들 모두 집단 감염과 연

infectious+diseases/covid-19/ testing+and+tracing/contact+tracing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반인종차별운동 ‘SNS 활발’, 기업 내부에선 ‘조용’ “백인 외 유색인 직원도 반인종주의 교육 필요” 인종주의 문제 ‘기업혁신’ 접근 강조

전 세계적으로 반인종차별 운동이 확산 일로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종 차별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사내 반 인종주의 정책을 마련하는 등 변화 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영어권 선진국에 속하는 호주는 아 직 갈 길이 먼 것처럼 보인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단순 히 인종차별 항의 시위(BLM)를 언 급하며 지지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 다. 인종차별 직원연수, 유색인종 채 용 규정 등의 정책을 마련하는 것에 서 그쳐서도 안 된다. 계층과 인종을 불문하고 더욱 포용적인 기업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기후변화 코로나-19만큼 대처 시급”

호주 디지털 미디어 기업이자 유 색인 여성을 대변하는 커뮤니티 그 룹인 ‘아미나 오브 자리아’(Amina of Zaria)의 통찰력 리더(thought leader) 위니타 보니(Winitha Bonney, 사진)는 “인종차별에 대해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에서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링크드인 (LinkedIn)과 같은 ‘직장전문’ 환경 에서 소극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라며 아직도 백호주의 사상이 만연 한 기업 문화를 지적했다. 그는 “호주 기업들의 수십 년, 수 세기 동안 계속된 암묵적 인종차별 관행으로 수백만 소수인종들의 유의 미한 기회가 묵살당했다. 평등의 첫 걸음은 사실 치유에 있다. 백인들은 잘못을 인정·사과하고 서로 소통하 며 함께 치유해 나가야 한다”고 강 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은 비유색인종 을 대상으로 반인종차별 및 무의식 적 편견 교육을 시행해오고 있는데

그 자체가 편견이다. 오롯이 백인들 의 이익을 위해, 이미 특권을 지닌 자들에게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보니는 반인종주의 교육은 백인 만이 아닌 유색인 직원 대상으로도 이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수인 종에게 리더십이란 어떤 의미인지’, ‘유색인종이 백인 중심 구조에서 어 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등 조직 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반인 종주의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이 필 요하다는 의견이다. 백인 소유 기업들은 반인종차별 운동가가 되길 두려워해선 안 된다. 사업이란 그 자체가 각종 위험으로 가득하다. 실패할 각오를 해야 한다. 반인종주의도 다른 ‘기업혁신’과 같 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성공을 유지하려면 흑인 과 원주민, 유색인들이 언제나 환영 받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미 조 직 내 존재하는 소수인종들에게 주 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훨 씬 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 이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호주의 29개 보건단체가 스콧 모리 슨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수준의 대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기후 및 보건연맹(Climate and Health Alliance), 호주공중보건협회 (Public Health Association of Australia), 호주 감염병협회(Australian Epidemiological Association) 등이 공개 서한 발송에 동참했다. 이 단체들은 서한에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현재의 추세가 그대 로 유지된다면 호주는 인류 존재 자 체에 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 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개 서한은 환 경 단체가 아닌 보건 단체가 문제의 심각성을 정부에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보건 및 환경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과학적 사실과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온실 가스 배 출량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긴급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 했다. 기후 및 보건연맹의 피오나 암스트 롱(Fiona Armstrong) 대표는 석탄 을 천연 가스로 대체하려는 현정부 의 기후 대책을 강력 비난했다. 그는 “최신 연구 결과는 가스도 석탄만큼 이나 배출 집약적이라는 것이다. 가 스와 같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려는 것 은 보건 위기를 더 가속화시킬 뿐”이 라고 지적했다. 테리 슬레빈(Terry Slevin) 호주 공중보건협회 회장은 “우리는 최악 의 산불, 이상 고온, 장기 가뭄과 홍 수를 통해 기후 변화가 국민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실제로 목격해 왔다. 기후 변화 문제가 보건, 사회, 경제에 걸쳐 끼치는 영향은 코로나 사태만큼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중, 일, 영국 등 호주의 주 요 교역국들이 2050년 또는 2060년 (중국) 탄소 중립(넷-제로) 목표를 공 식 선언했지만 모리슨 정부는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국 내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기후변 화 낙오자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 지만 모리슨 총리는 인위적 목표 시한 설정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호주국립사전센터 선정 올해의 단어는 ‘아이소’ 호주국립사전센터(Australian National Dictionary Centre)가 올 해의 호주 단어로 ‘격리’(isolation) 의 줄임말인 아이소(iso)를 뽑았다. 호주국립대(ANU)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립사전센터는 옥스포드 사전 과 제휴해 매년 호주에서 두각을 나타 내는 단어를 선정해오고 있다. 마크 그윈 연구원은 “사람들은 언 어적 재치와 유머로 사회적 환경 변 화에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올 해의 단어 ‘아이소’에는 축약어에 대 한 호주인들의 애정이 반영됐다. 다 소 낯설고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자가 격리(self-isolation)라는 용어를 친 숙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소는 호주에서 시작해 호주에 서만 쓰이는 약어로 다른 단어들과 결합해 아이소 베이킹(iso baking), 아이소 바(iso bar), 아이소 컷(iso cut), 아이소 패션(iso fashion) 등의 합성어를 탄생시켰다. 자가격리 중 일어나는 모든 일상에 아이소라는 단 어를 붙인 것이다. 격리 기간 동안 운

‘자가격리’(self-isolation) 축약한 ‘호주 고유 표현’ ‘아이소 베이킹’, ‘아이소 패션’ 등 다양한 파생어 양산 최종 후보 ‘버블’, ‘코비드 노멀’, ‘블랙썸머’ 등 포함 동 부족으로 늘어난 체중을 뜻하는 아 이소 킬로그램(iso kilos)도 참 재치 가 넘치는 표현이다.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른 단어에는 ‘아이소’ 외에도 ‘버블’(bubble), ‘코 비드 노멀’(COVID-normal), 드라 이브웨이(driveway) 등 코로나-19 와 관련된 용어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버블’은 여행안전지대를 뜻하 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로 시작해 가족 및 가까운 지인들과 형 성하는 ‘바이러스 안전 버블’(germ bubble)과 ‘스포츠 버블’(sporting bubble) 등의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선코프, ‘잠재적 코로나 손실’ 1억2500만불 추가 비축 ‘비즈니스 중지(BI)’ 관련 소송 대비 보험협회 NSW 고법 판례 대기 중

종합 보험사 선코프(Suncorp)가 코로나 펜데믹과 관련해 잠재적인 비 즈니스 중지 클레임(business interruption: BI claims)에 대비해 1억2500만 달러를 별도로 준비했다. 선코프는 “이같은 추가 비축(increased provision)은 빅토리아주 의 2차 감염 록다운에 대비한 것이

며 3차 감염은 없을 것이라는 가정 하 에 마련됐다”고 16일 호주증권시장 (ASX)에 보고했다. 선코프의 비즈니스 중지를 염두에

둔 재원 비축 총액이 1억8500만 달러 로 늘었다. 호주보험협회(Insurance Council of Australia: ICA)는 지난 9월 NSW 고법에 제소된 비즈니스 중지 (BI) 조항에서 팬데믹 예외가 합법적 인지에 대한 시범 판례를 기다리는 중이다. 만약 법원이 ICA에게 불리 한 판결을 내릴 경우, 보험회사들은 록다운 규제로 인한 매출 감소와 관 련된 클레임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우 려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부분적으로 록다운으 로 피해를 본 사업체에게 유리한 판 결이 내려졌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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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간 인 기 뉴 스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WEEKLY NEWS ‘V자 경제회복’하려면 이민자 대폭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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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역대 최대 160억불 적자 예산 편성

지난 6개월 이민자 순유출 1만6천명.. 인구 감소

2019~20년 69억불 적자, 순부채 532억불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역대 최고 수준 필요” 지적

2024~25년까지 흑자 기대 난망

호주가 불황에서 완전히 회복하려 면 역대 최고 수준의 이민 정책을 폈 던 2차 세계 대전 직후와 비슷한 수 의 이민자를 받아야 한다는 연구 결 과가 나왔다. 시드니대학의 미국학센터(United States Studies Centre)는 16일(월)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경제 회복을 촉 진하기 위해서는 이민자 유입이 팬데 믹 이전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감 소한 이민자 수만 4,350명이며 지난 6 개월 동안 이민 순유출 인구는 1만 6 천명에 달한다. 10월 학생 비자 소지 자의 입국 사례는 130건에 불과했다. 작년 같은 기간 54,000명이 입국한 것 과는 비교조차 안된다. 정부도 지난 10월 예산을 발표하면 서 경기 침체, 국경 폐쇄 그리고 낮은 출산율로 인구 증가율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올해 한 해 동 안만 72,000 명의 이민자, 임시 비자

“주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최우선” 호주 인구 성장에서 이민 비중이 자연 증가를 추월했다

소지자가 순유출(negative net migration)을 기록하면서 1916-17년 이후 가장 낮은 인구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학센터의 스티븐 커츠너(Stephen Kirchner) 대표는 “이민자 수 를 늘리지 않으면 팬데믹 불황은 지속 되고 장기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 라고 경고했다. 그는 영국, 미국, 유럽 등지에서의 인구 유입을 적극 권장했던 2차 세계 대전 직후의 정부 정책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당시 호주 정부는 전쟁으로 인구가 크게 줄자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 는 연평균 15만 명을 이민자로 받았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이민자 수를 지난 해 19만 명에서 16만 명으로 줄였다. 커츠너 박사는 이민자 수 상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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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애고 대만과 같이 코로나-19 감염 자 수가 적은 국가와의 국경선을 개방 하며 격리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입국할 수 있 도록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코먼웰스증권(CommSec)의 크레 이그 제임스 수석 경제학자는 “전쟁 기간을 제외하고 이민자 수가 감소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 런 상황이 주택, 소매업, 요식숙박업 (hospitality), 보건, 광업, 지방 경제 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은 향후 1∼2년 동 안 3∼5%의 경제성장을 희망하고 있 다. 하지만 ‘V자형’(조기) 회복을 위 해서는 국경을 안전하게 개방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호주로 유인할 수 있어 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황과 작년 후반과 올해 연초의 역 대 최악의 산불 등으로 인해 NSW 정 부 재정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17일 NSW 정부는 지난 2019∼20 년 회계연도에 69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0∼21년 회계연도 에는 주(state) 역대 최대인 159억 9,0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NSW 경제는 지난해 1% 위축됐고 2020~21 회계연도에는 0.75%가 추 가로 악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NSW 정부 부문 순부채는 532억 달러까지 폭등했다. 주 예산은 최소 2024~25년 까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암울한 재정 상태에도 불구하고 정 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주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예 산을 아끼지 않겠다는 낙관적 견해 를 밝혔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는 “차기 예산안은 실 업률 회복 및 경기 부양에 중점을 두 었다. 고용 상황 악화 속에서 최대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병원 서비스 개선, 학교 신설, 주 요 교통 및 도로 사업 등 인프라 개 발 사업에 무려 1,070억 달러를 편성 했다. 주택 구매에 있어 가장 큰 재 정적 장벽 중 하나인 부동산 매입 인 지세(stamp duty)는 선불 일시불 또 는 연간 할부로 지불할 수 있게 할 방 침이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교육 비 부담 경감을 위해 유치원 주 15시 간 무료지원 제도는 내년 말까지 연 장됐다. 이어 기업 대상 급여세(payroll tax) 면세 한도를 기존 100만 달러에 서 120만 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게 다가 면세구간에 해당해 급여세를 납 부하지 않는 사업체에는 1,500달러

의 바우처를 지급해 지방세(council rate) 등의 정부수수료 부담을 줄여 줄 계획이다. NSW 실업률은 올해 말까지 7.5% 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는 27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2024년 6월까지 실업률을 5.25% 수 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홍수정 기자

손민영 기자

‘로보뎃 프로그램’ 실책으로 정부 12억불 부담 NSW 경기부양 $100 바우처 발행 18세 이상 성인 1인당 $25 상품권 4장 발급 ‘요식업·오락’ 전용, 술·담배·도박·소매엔 사용 불가 12월 시범 운영 후 내년부터 본격 시행 예정 NSW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위 축된 요식업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활력 제고를 위해 ‘무료 상품권’을 발 행한다. 17일 NSW 정부는 5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18세 이상 성인 1인당 $100 상당의 ‘아웃 앤 어바웃’(Out

and About) 바우처를 지급하겠다 고 발표했다. 우선 시드니 CBD 지역 을 대상으로 12월 한 달간 시범운영 을 거친 후 내년 초쯤 전국으로 확대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위해 소비자들이 붐비지 않는 월∼목 으로 사용 일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서비스 NSW 모바일 앱을 통해 발 급받을 수 있는 아웃 앤 어바웃 상품 권은 $25짜리 4장으로 구성된다. 2장 은 식당, 카페 등 요식업소에서, 다른 2장은 영화관, 미술관, 공연장, 놀이 공원 등 오락업소에서 사용할 수 있 다. 주류 및 담배, 도박, 소매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바우처 제도에

‘피해자 집단 소송’ 최종 합의

등록된 ‘코로나-19 안전업소’에서만 사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도미닉 페로테트 NSW 재무장관은 “연말 성수기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 표다. 본 정책이 경기 부양에 조금이 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상품권이 4장으로 구성된 데는 여 러 업소에서의 소비를 장려하기 위함 으로 전해진다. 각 $25 바우처는 일 회성으로 금액을 여러 번 나눠 결제 할 수 없다. 한 번에 2장을 같이 사용 할 수 없다. 또 결제 금액이 $25 미 만일 경우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없다. 홍수정 기자

호주의 코카콜라 아마틸, 유럽 프랜차이즈에 매각되나? CCEP 주당 $12.75 인수 제안, 내년초 주총서 결정 대양주-인니 판권 보유, 탄산음료 시장 위축 코카콜라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호 주와 동남 아시아 지역 판권을 가진 호 주 기업 ‘코카콜라 아마틸(Coca-Cola Amatil, CCA)’이 해외 기업에 인수될 위기에 놓였다. NSW 주에 본사를 둔 CCA는 미국 코카콜라 본사와 프렌차이즈 계약을 맺고 1960년대 이후부터 코카콜라를 제조 판매해왔다. CCA는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 니, 피지, 인도네시아에 대한 코카콜 라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 에서 수십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CCA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코카콜라 본사가 최대 주 주이다.

코카콜라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한때 우량주였던 CCA 주식도 최근 10년간 하락세를 겪었다. 설탕 섭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로 인해 탄산음료 시장 자체가 축소된 영 향이 컸다. 코카콜라는 설탕 반대 운동 에 맞서기 위해 ‘다이어트 콜라’를 출시 하기도 했지만 탄산 음료 판매 부진을 막지는 못했다. 또한 코카콜라와 같은 대형 브랜드 가 대응하기 어렵게 빠른 트렌드 변화 가 나타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소 형 음료 회사들이 성공한 것도 CCA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CCA도 변화를 모색했다. 2005년 과 일 통조림 회사를 인수했고 2018년에 는 차(tea), 증류주(spirit) 시장에 뛰어 들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17 년에는 도미노피자(Domino’s)가 코카 콜라 대신에 라이벌 브랜드인 펩시와 계약을 맺었다. 경제분석회사 아이비스 월드(IBIS World)에 따르면 CCA 탄산 음료 매출

은 2012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다. 올 해 2월 다이어트 음료와 새로운 브랜드 에 힘입어 7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매 출이 증가하기도 했으나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으로 평가 된다. CCA 주주인 폴 리커드(Paul Rickard)는 “현재 경영진들이 회사를 원만 하게 운영해 왔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 할 것이다. 그러나 설탕 함유 음료 판매 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주주들은 승 자가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CA는 매각될 가능성이 매 우 높다. 지난 달 코카콜라의 유럽 지역 판권을 가지고 있는 CCEP(Coca-Cola European Partners)는 CCA를 인수 하기 위해 한 주당 $12.75씩 총 93억 달 러를 제안했다. 미국 모기업도 CCA가 CCEP에 인수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 초 주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CCA 매각 안건이 통과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손민영 기자

7억불 환불, 1억불 보상, 4억 불 추징 포기 등 손실 눈덩이 연방정부가 센터링크에서 시행된 불법 부채회수 시스템 ‘로보뎃 프로그 램(Robodebt recovery program)’ 과 관련, 총 12억 달러 예산으로 문제 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수십만명의 복지수혜자를 상대 로 관리인의 감독없이(no human oversight) 컴퓨터 알고리즘만을 사 용해 부채를 징수하려던 로보뎃 프로 그램은 거센 반발과 함께 문제를 야기 했다. 지난 연초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의회 에서 로보뎃 추진 과정에서 피해를 본

복지수당 수혜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이어 5월 연방 정부는 잘못 추적된 37 만여명에게 7억2100만 달러를 환불 하기로 합의했다. 16일 최종 합의는 이 금액에 1억 1200만 달러의 보상금 (compensation), 잘못 징수된 부채(wrongfully collected debts) 3억9800만 달러 추 징 포기 등이 포함돼 정부 부담이 총 12억 달러에 달한다. 로보뎃의 잘못된 채무 통지서를 받 은 피해자들을 대리해 캐서린(Katherine), 엘라인(Elyane), 스티븐 (Steven), 펠리시티(Felicity), 샤논 (Shannon)과 데븐(Devon)이 원고 대표들(lead applicants)로 나서 집 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집단 소 송을 대리한 고든 법무법인 (Gordon Legal)의 앤드류 그레치(partner

Andrew Grech) 파트너 변호사는 원 고 대표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야당의 정부서비스 담당인 빌 쇼튼 노동당 의원은 “모리슨 정부가 프로 그램의 중요한 하자를 인정하는데 4 년이 걸렸다. 막대한 예산을 동원해 피해를 보상하는데 뒤늦게 합의했다. 부채회수 프로그램에 대한 의회특검 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직순 기자

대중교통 기피 확산.. 중고차 값 껑충 코로나 팬데믹 여파, 4월 이후 49% ↑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대중교통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 무디스(Moody's Analytics)와 데 이티움 인사이트(Datium Insights) 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화장지와 파 스타 대란만큼 중고차 시장도 뜨겁다. 폐쇄조치가 있었던 시점에는 재택 근무자가 늘어나며 중고차 가격이 5 년만에 최저치로 하락했지만 4월 이 후 49% 급증했다. 무디스의 마이클 브리슨 분석가는 “중고차 시장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 신했다. 코로나로 인해 대중교통 이 용에 대한 근로자들의 두려움 때문에 수요가 급증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3월 이전에는 남성 15.4%, 여성 14.2%가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10

월 남성은 4.9%, 여성 2.9%로 이용 자가 크게 줄었다. 대중교통을 한번 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사람이 3월 이전 50%에서 10월 80%로 증가 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뿐만은 아 니다. 오토바이 판매도 1년전보다 8.2%, 오프로드 자전거 판매는 40% 증가했다. 반면, 휴지와 파스타의 대란 거품이 꺼지듯이 중고차 시장도 조금씩 주춤 하는 성향이 보이고 있다. 11월 현재

까지 가격이 3.1% 하락했다. 8개월만 에 처음으로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추 세를 보였다. 10월 31일까지 신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간보다 18.8% 감소했다. 신차 판매량은 31개월 연속 감소하 는 추세로 현재 2017년 동기간에 비해 26.3%(약 26만대) 줄었다. 브리슨 분석가는 “경제가 회복되면 서 중고차 가격이 다시 정상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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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론 금요 단상

재판 없는 3년 투옥 애당초 무시된 최창환씨 ‘인권보호’ 이젠 동포사회도 지원 동참해야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위안부 이슈는 전시 여성 성폭 력에 관한 인권 문제다. 전시가 아 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여성 성 폭력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남반 구에 최초로 세워지는 시드니 평화 의 소녀상은 전시 폭력 희생자들을 위로하며 이들을 기억하면서 전 세 계에서 이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 도록 우리들에게 교훈을 주는 상징 물이다. 대표적인 사회 정의(social justice) 이슈인데 어떻게 교회가 이를 외면할 수 있나?” 지난 2016년 호주에 도착한 평 화의 소녀상은 시드니 한인회관 앞 마당에서 제막식을 거행했지만 카 운슬 부지에 둘 수 없다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빌 크루스 목사(Rev. Bill Crews)가 자신이 담임 목사로 있는 애쉬필드 유나이팅교회에 장 소를 제공했다. 당시 필자가 인터뷰를 하며 그에 게 소녀상 안치 장소를 제공한 이유 를 질문하자 이처럼 답변했다. 그 는 “사회 정의 문제에 교회가 가장 앞서야함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 도 이를 외면한 세월이 오래됐다. 교회 지도자로서 너무 당연한 결정 일텐데 이런 용기를 낸 것이 화제 가 된 점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반 응을 보였던 기억이 난다.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크루스 목사는 홈리스와 가출 청 소년들을 돕는 도시빈민 자선단체 인 엑소더스재단(Exodus Foundation) 창설자 겸 이사장으로 호 주 교계에서 기득권층을 향해 쓴소 리를 자주하는 대표적인 사회운동 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교단을 상대로한 일본의 소 송 위협 등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임했다. 반면 켄터베리 카 운슬은 시 부지인 크로이든파크 소 재 한인회관 앞마당에 소녀상을 안 치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물 론 일본의 막강한 외교적 압력을 받 았을 것이다. 한호일보는 지난 12일 거의 3년 투옥 끝에 힘들게 가석방이 허용된 최창환씨 사건을 계속 취재해 왔 다. 최씨가 현행 법규를 위반해 죄 가 있다면 정당한 재판을 받고 그 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본 다. 그러나 ASIO(호주안보정보원) 와 AFP(연방경찰)는 6개 이상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재판을 시작하 지 않고 있다. 못하고 있는 속사정 이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재판 없이(즉 유죄 판결없이) 3년을 교도소에 투 옥시킨 것은 호주같은 선진복지국 에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인권 유린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태에 호주의 이념적 공 산주의자들 단체 중 하나인 트로츠 키스트 플랫폼(Trotskyist Platform: https://www.trotskyistplatform.com/)과 호주-북한우 호단체 등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 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씨를 호주 의 ‘사회주의자 정치범(Socialist Political Prisoner)’으로 규정하 고 석방 촉구 시위를 전개해 왔다. 필자도 최씨에 대한 입장이 이 들과 다르다고 할지라도 같은 동 포 입장에서 ‘재판 없는 3년 투옥’ 이란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조용히 침묵할 수는 없었다. 빌 크루스 목

사가 강조한 사회정의에 대한 관심 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부당한 처사였기 때 문이다. 재판부(NSW 고법)도 가석방 심 리에서 이런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최씨 사례가 국 제적 사법계에서 호주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망신이 될 수 있기 때문 이다. 그의 가석방 허용은 결코 쉽지 않 았다. 특히 가석방 조건인 보석 영 치금(bail surety) 7만 달러를 마련 해 입금시켜야 했고 또 매일 2회 경 찰에게 보고를 할 수 있는 확정된 거처가 있어야했다. 안타깝게도 최 씨는 재정적으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그의 지지자들이 힘을 합 쳤다. 십시일반이란 말 그래도 돈 을 모았고 한 지지자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거주지로 제시했다. 최씨는 가석방이 됐지만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하루 2회 경 찰 보고, 통금, 인너넷 제한. 전화 소통 제약 등 까다로운 24개 조건 이 부여됐다. 물론 NSW의 중범죄자 교도소인 롱베이교도소보다는 훨씬 낳은 상 태임이 분명하다. 이제 당뇨병 등 지병을 치료하며 건강을 회복하면 서 내년 2월 시작될 예정인 재판 준 비해야 할 것이다. 최씨 기사를 본 한 독자가 필자 에게 “동포사회에 백명이 넘는 한 국계 변호사들이 있는데 최씨를 돕 는 동포 법조인은 왜 없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필자는 “자 이제부터라도 동포들이 힘을 합쳐 돕는 운동이 전개됐으면 합니다. 그런 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네 요”라는 궁색한 답변을 했다. ‘사람이 빵(떡)으로만 살 것이 아 니요’란 말씀(마태복음)도 있지 않 나.. 연말 그래도 동포들의 온정이 따뜻했네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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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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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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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맹모상(衆盲摸象)과 아전인수(我田引水) 날씨 변덕이 매우 심하다. 월요일엔 여름처럼 덥더니 화요일은 가을같이 서늘하다. 모든 것은 이렇듯 변화의 연 속이다. 일러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테스형도 지나가고 코로나도 사그러 질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그 이치에 역행하는 것이 하나 있다. 좀처럼 시비 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인은 60여 년전 선거 부정으로 이승만 물러 가라고 형들 따라 소리 지르면서 국회 의원 집에 가서 불을 지르려는 그들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지금 까지도 그와 유사한 시비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생각해 보면 옳고 그름에 대한 명확 한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이고 그 대상은 권력자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불 경에 중맹모상이라는 말씀이 있고 세 상엔 아전인수격이라는 격언(格言)이 있다. 전자는 여러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각자가 만져 본 부위만 고집 한다는 뜻이고 후자는 잘 알다시피 큰 가뭄이 왔을 때 자기 논에만 물을 댄다 는 뜻이다. 특히 한국에선 그런 현상이 더 심화 되고 있는 듯하여 정말 안타까운 생각 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나마 그 전엔 고개 숙이고 잘못을 인정하는 모 습을 보인 적이 있어서 앞으로는 좀 나 아지겠거니 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었 다. 그런데 근래에는 무조건 억지를 부 리며 변명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 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리스로 날아 가서 테스형에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 이다. 참, 장님 코끼리 만진 식이며 아전인 수가 너무 심한 작금의 현상이다. 그 어 떤 문제가 발생했으면 우선은 법 절차

에 따라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함은 법 치 국가에선 재론할 여지가 없다. 물론 우리 인간이 제정한 헌법 등 기타의 법 령 등에 완전무결은 없지만 그나마 일 차적 시비를 가리고 거기에 따라 승복 하는 것은 민주사회를 지키고 발전시 켜 나가는 근본적 원동력이다. 그런 이 론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법의 허점을 노려서 자기 논에만 물을 대려고 억지 를 쓰고 있으니 민초들이 보았을 땐 가 슴이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옛말에 먹줄에 의지하지 않고 대패질을 하는 목수에게 집 일을 맡길 수가 없고 국경 을 잘 지키지 않는 군인들에게 보초를 세우게 되면 머지않아 평화가 무너진 다고 하였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도 비슷한 내용의 시와 비에 대해서 분 명하게 판가름을 못하고 허둥되는 우 리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그 해 결책은 어떤 것일까? 우선은 중맹모상의 어리석음에서 벗 어 나려고 애를 써야 된다. 우린 누구 나 각자의 견해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정

치 얘기만 나오게 되면 그 분위기가 혼 란해지는 현상이 바로 우리들 현재의 모습이다. 그 다름을 이해는 하고 있으 나 그것이 현장에서 회자되면 다름은 어디론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자기 주 장과 고집만 남는다. 옳고 그름에 대한 냉정한 객관화는 사라지고 자기가 만 져본 코끼리의 등짝에만 매몰되어 코 끼리는 평편하게 생긴 동물이라고 우 겨 대기만 한다. 어찌됐건 자기 논에만 물을 대서 자 신의 나락만 살리고 보자는 식이다. 거 기에 패거리가 생기면 문제는 더 복잡 해진다. 힘과 수치와 교묘한 재주로 자 기 식구들을 늘린다. 그 미끼가 바로 욕 심을 채우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그렇 게 되면 시비를 재는 눈금은 출렁거리 고 사회는 혼탁해지며 국민들의 정서 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최소 한도의 사 회 규범인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오는 분명한 결과이다. 자신의 주 장이 진리에도 부합되고 상식에도 어 긋나지 않으며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 을 줄 수 있는 견해일까? 아전인수격 의 감정만 앞세워서 시비를 제대로 가 름할 수 있는 각자의 안목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조국의 미래는 암담해질 것 이다. 일분 일초라도 자기의 주장과 견 해를 허공에 떠 올려 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때 자 신도 좀 더 성숙되고 조국도 당당해질 것이다. 평온한 마음으로 지혜의 눈을 뜨고 코끼리 전체를 바라보면 시비가 잠적할 것이고 남의 논의 나락이 비틀 어 지는 것을 자세히 눈 여겨 보면 그 논에도 물을 주게 되는 넉넉한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기후 스님(시드니 정법사 회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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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A15

오페라 하우스 하명호 칼럼

홍시 11월이 지나고 있다. 고국에서는 가 을과 겨울의 건널목이지만 호주에서는 봄과 여름의 징검다리이다. 풍성한 감나무에서 감이 사라지고 나면 탐스런 잎새가 단풍과 함께 낙하 한 자리에 빨갛게 물든 홍시가 추억처 럼 달려 있는 고국의 늦가을이 떠오른 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 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 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 가 보고파진다.” 최근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 대 데뷔 시절을 방불케하는 가창력을 보여 전국의 실버족에게 희망을 안겨 준 가왕 나훈아씨가 불러 히트한 노래 ‘홍시’ 가사 일부이다. 고국의 지방에서는 대부분의 주택에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넓다란 정원 에는 물론 시골 마을의 마당에도 한두 그루의 감나무가 자리잡고있는 풍경 을 볼 수 있다. 하얗게 감꽃이 필 무렵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었다. 당시 감나무에서 나는 단감, 홍시, 곶 감은 가족의 인기 간식 메뉴이기도 했 다. 감은 서양인 보다 동양인 특히 한 국, 일본,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 이다. 호주인들도 감은 선호하는 과일 이 아니다. 특히 홍시는 부패한 과일로 오해해서 멀리 한다. 감은 비타민 A, B, C 성분이 많이 포 함되어 있어서 면역력을 강화하고 시 력을 보호 한다. 특히 노년층에 많이 발 생하고 있는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인 황반 변성을 예방한다는 최상의 건강 과일이기도 하다. 단감의 타닌 성분이 지방질과 작용하여 변을 굳게 하기 때 문에 변비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감은 숙성 상태와 보존 상태에 따라 연시, 반시, 홍시, 곶감으로 나누어진 다. 감은 익어갈수록 각종 영양 성분이 농축되어 곶감은 단감보다 당도가 3배 에 이른다고 한다. 감이 익어갈수록 탁월한 효능이 나 타나듯이 우리네 인생도 나이가 들어 갈수룩 지혜와 경륜이 깊고 넓어진다. 노년은 삶이 자유롭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일하기 싫으 면 놀고, 놀기 싫으면 일하고, 머물기 싫으면 떠나고, 떠나기 싫으면 머물 고..

노년은 바람처럼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대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산이 높다고 해서 명산이 아니듯이 나이가 많다고 반드시 어른은 아니다. 만사를 가려보고 새겨듣고 판단이 그르지 않으면서 품위를 유지하는 생 활이 존경받는 노년의 길이다. 발효와 부패라는 단어가 있다. 발효 는 효모, 박테리아 등 미생물에 의하여 유기물이 분해되는 작용이다. 부패도 균에 의하여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분 해되는 작용이다. 발효와 부패는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은 같은데 효과는 정반대이다. 발 효는 자신의 작용으로 더욱 유익한 물 질을 생성하여 도움을 준다. 이에 반해 부패는 부패균을 발생시켜 악취를 풍 기고 유독 물질을 배출하여 주위 환경 에 피해를 준다. 노년도 이와 같이 두 가지 패턴으로 나누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부지런히 움직이며 힘든 이웃을 돕고 더불어 사 는 법을 몸소 실천하여 청소년에게 모 범을 보여 주는 이들이 발효(醱酵, fermentation)권에 해당된다.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 하면서 늘 갈증 상태로 이기심이 꽉 찬 과욕의 노년층은 부패(腐敗, putrefaction)권 에 속한다고 판단된다. 11월은 죽음을 묵상하는 달이다. 올 해 11월 11일 오전 11시 코리아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캠페인이 전세계 적으로 베풀어졌다. 부산 유엔 기념 공 원에 잠들어 있는 6.25 참전 용사를 추 모하는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행사에 세계인이 동참하는 범 세계적 행사에 의미가 깊었다. 11월 11일은 세계 1차 대전 종전일 이다. 호주를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 는 이날(Remembrance Day)에 묵념 의 시간(a moment of silence)을 갖 고 호국 영령을 추모한다.

이날 호주에서는 양귀비꽃(poppies)으로 현충일 기념행사를 한다. 전 쟁 중에 숨진 병사들의 붉은 피를 상징 하기 위해 양귀비 꽃을 전시한다. 인생의 죽음도 자연의 이치이자 신 의 섭리다. 그러니까 죽음도 삶의 일부 라고 정의할 수 있다. 1528년 교황의 인준을 받은 로마 가 톨릭 카푸친 수도회 소속 수도사들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고 인사를 나눈다. “당신의 죽음을 묵상 하라”라는 의미이다. 카푸친 출신 수도사가 묻힌 납골당 에는 “우리도 당신과 같았다. 머지 않 아 당신도 우리와 같아 질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커피의 종류에서 카푸치노(Capuccino)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 하는 커피 다. 유럽 스타일로 원두커피를 고온으 로 압축해서 만드는 카푸치노는 우유 섞인 커피에 계핏가루(혹은 코코아 가 루 )를 뿌린 커피이다. 카푸친 수도회 에서 유래한 카푸치노는 이들 청빈의 상징인 두건이 달린 원피스 모양의 옷 모습과 진한 갈색 커피 위에 우유 거품 을 얹은 모습이 수도사들의 두건 모습 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고 한다.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우리의 의식을 감성 상태로 만들어 늘 깨어 있는 의식 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이 달은 1년의 종말이 아니라 성숙의 결정이다. 오래된 것은 아름답다. 거기 에는 세월의 흔적이 배어있기 때문이 다. 오랜 세월, 삶의 우물에서 길어 올 린 인생의 지혜는 노년의 특권이다. 끊 임 없이 사건을 겪고 선택을 하며 살아 온 인생이 아닌가? 11월이 오면 나는 유리알처럼 투명 한 하늘 아래 감나무 가지에 매달려 차 갑게 익어가며 낙하를 기다리는 홍시 가 생각이 난다.

김봉주 (자유 기고가)

bjk1940@hanmail.net

우려되는 블랙타운병원 분만 신생아 사망 사건 연방 정부는 외교, 국방, 이민 등 국민들 생활과 직접 관계가 먼 일 을 한다면 주정부는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보건과 교육, 교통, 주택문 제 등 생활과 밀접한 일을 처리한 다. 연방 정부는 보수당인 자유-국민 연립이 집권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 정부만큼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기업체나 사업보다는 개인 하나하나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노 동당이 집권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 적이 있다. 물론 모두 이에 동의하 지는 않을 것이다. 노동당은 보건, 임금인상. 연금. 탁아(childcare), 환경 보호 등 개 인과 연관된 문제를 중요시한다. 메디케어(전국민 의료보험제도)도 노동당 정부가 만들었다. 1970년 도 후반과 80년도 초기 NSW 노동 당의 네블 랜(Neville Wran) 주총 리 시절 일본에서 호주로 간호사들 을 보내 뱅크스타운 병원 간호사들 의 친절을 배우고 갈 정도였다. 보수당이 집권하는 NSW주는 코 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와 확 진자가 다른 주보다 훨신 적어 글 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와 케 리 챈트(Dr.Kerry Chant) 최고보 건자문관에게 개인적으로 고맙다 는 생각을 갖는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가 데릴 맥 과이어 전 NSW 주의원(자유당)과 비밀 염문 스캔들로 정치적으로 흔 들렸지만 여론조사(입소스)에서 64%의 지지율을 받았다. 63%가 주총리 사임에 반대했고 25%만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디 맥케이 NSW 야당(노동 당) 대표와 주총리 중 선호도에서 도 58%:19%의 큰 차이로 주총리 가 앞섰다. 이성 관계는 개인적인 문제란 점 에서 맥과이어 스캔들은 큰 파문이 아닐 수 있다. 여기에 권력 남용이 없었다는 전제가 붙는다. 근래 시드니 서부 블랙타운병원 에서 18개월동안 4명의 신생아들 이 분만 시 사망했다. 지난주 한명 이 더 숨져 5명으로 늘었다. 모두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 수술 도 중 숨졌다. 이런 사건과 동시에 이 병원에 근무하던 산부인과 전문의 사들 20명이 병원당국에서 충분한 인원보충과 수술시 시설 미비를 보 충하지 않는다면 내년 2월까지 사 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공립병원에는 2019년 8월부 터 4천명의 산모들이 분만을 한 아 주 분주한 병원이다. 제왕절개 분 만은 원칙적으로는 산모에게 질환 이 있거나 태아의 위치가 잘못되었 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자연 분만은 엄마의 고통은 어렵 지만 좁은 산도를 통과하며 양수와 분비물을 토할 뿐 아니라 변화하는 기압에 적응하는 능력이 생겨 출산 과 동시에 폐로 활발하게 호흡할 수 있다. 산도를 통과하며 생긴 면 역력 덕분에 비염과 아토피에 걸릴 확률도 낮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 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가 제왕절 개로 출생한 아기보다 생후 24시간 동안 더 잘 웃고 잠을 잘 자는 것으 로 나타났다. 그런데 나이 늦게 결혼하는 부부 가 늘어나게 되어 제왕절개수술 분 만이 전체 출산의 30-40%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의사인 브래드 해자드 NSW 보 건장관은 이에 대하여 철저한 원 인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병원 장 네드 카디브(Ned Kadib는 “우 선 사망한 아이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 안전한 분만과 산 후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책임질 병원이 이런 사건이 발생해 송구스 럽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의 요 구를 빠른 시간에 개선하겠다고 약 속했다. 그러나 직원보충에 대해서 는 완벽한 자격자여야하는 만큼 어 렵지만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NSW주는 다른 주보다 많은 공 립병원(228개)과 11만4천명의 직 원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이곳에 만 문제가 있지않다. 내륙 농촌 지 역인 더보(Dubbo) 병원에서도 한 의사가 병명을 잘못 보아 한 어린 소녀가 사망했다. 또 이 병원에서

엉덩이뼈 골절(Hip Fracture) 수 술 환자 중 퇴원 후 70%가 사망했 다. NSW 주 평균은 60%였다. 이 뿐만이 안이다. NSW 주민들 중 수술을 원하는 대기환자(Waiting List)가 금년 6월 30일 현재 무 려 10만1,026명이다. 작년 보다 20%가 많아졌다. NSW 주정부는 지난 4-6월(2/4분기)까지 35,807 명을 수술했는데 작년은 59,112명 의 수술(Elective Surgery)을 했 다. 약 40%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크 게 줄었다. 코로나 때문에 응급환 자가 줄었다고 한다. 작년 6월분 기에는 75만4,468명이 방문했는데 금년에는 61만5.690명으로 40% 가 줄었다. 빅토리아 주는 대기 환 자가 NSW보다 40%가 적은 5만 6,000명이다. 이 밖에도 정신병으로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다. 자살자만 13.7%가 급증했다. 타주 보다 심한 가뭄과 산불과 코로나 바이러스 통제력 때 문이라고 한다. NSW주의 면적은 80만1,600 평 방km이다. 인구는 약 800만명 이 다. 전국에 앰뷸란스 기지가 226곳 이 있다. 1년간 앰뷸란스가 수송하 는 환자가 110만명이다. 앰뷸란스 는 전화를 받고 평균 7분47초 안에 행동을 취한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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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독자의 편지 한상대 칼럼

크고 높은 것 좋아하는 한인 - 거시와 미시 한국인은 큰 것과 높은 것을 유달리 좋아한다. 민족성이며 문화다. 어렸을 때 집안 아저씨 하나는 나를 볼 때마다 커서 ‘대장이 될래’, ‘똥 풀래’하고 놀 리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대장, 높은 자리, 우두머리가 되라고 가르친 셈이 다. 당연히 잘난 한국인은 크고 높은 사 람이 되어 큰 일을 해야 하고, 궂은 일 은 작고 지위가 낮은 사람이 하는 것으 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작은 것을 뜻 하는 소(少)자보다 큰 대(大)자를, 아래 를 뜻하는 하(下)자보다 높은 상(上)자 가 언제나 좋다. 대통령, 대법원, 대학, 대장정, 대기업, 상관, 상급자, 상품(上 品) 등 모두 그렇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자본과 시설 과 인원이 많아 크고 높고 세게 보여 직장으로서 이미지가 월등히 좋은 것 이다. 그러나 기계를 생각해 보면 이게 얼 마나 잘못된 생각인가를 곧 알게 된다. 작은 부품 단 하나라도 부실하면 기계 는 불협화음을 내고 전체가 멈춰버린 다. 그러니 큰 것과 작은 것 사이에 차 별을 할 수 없다. 정밀기계 기술이 앞 선 스위스는 작으니 비싼 고급 시계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온 것도 같은 맥락 이다.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이때는 작은 걸 소홀히 하더라도 전체는 돌아가니 그 차이를 쉽게 보지 못한다. 후유증은 크지만 식별하기 어렵다. 오늘 한국 사 회의 불안정 요소가 대부분 거기에 있 지만 그걸 걱정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 나. 중앙집권제에 오래 익숙해진 한국 인들의 1차 관심은 정치와 권력이다. 그리하여 잘난 사람은 모두 서울로 가 야하고 대장과 우두머리가 되려고 이 전투구하고, 대중의 관심은 누가 대통 령, 청와대 수석, 장관, 서울시장이 될 것인가에 집중되니 사회는 조용할 날 이 없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누가되든 별 수 없는데도 말이다. 그런 분석을 하 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학계도 마찬가지다. 사회 현상을 학 문적으로 다루는 방법론은 크게 거시 (Macro)와 미시(Micro)다. 전자는 현 상을 큰 그림을 그려 보는 방식이고 후 자는 현미경으로 봐야할 만큼 잘게 쪼 개서 보는 방식이다.

이 구분을 우리의 생활과 가까운 정 치와 경제를 사례로 들어보자. 정치를 논하면서 3권 분립, 정부 조직, 대통령 의 권한, 공직 선거, 사법부의 독립과 제도를 이론으로 배우고 이걸 시행하 기 위하여 법을 제정하고 법치주의를 논하는 것은 거시적 분석이다. 그러나 제도와 법과 법치주의는 그 걸 집행하거나 따르는 공직자와 일반 사람들이 정직하게 행할 때 비로소 그 효과가 발생하지, 아니면 장식에 불과 하다. 공직 인사가 정실에 따라 이뤄지 고, 선거 부정이 많고, 하찮은 단체의 회장이라도 하겠다면 먼저 밥을 사야 하는 풍토라면 그런 경우다. 한국은 법관과 변호사들의 천국인 게 틀림 없다. 매일 같이 터지는 크고 작은 고발 사건을 볼 때 그렇다. 법 위 반이 팽배하다는 증거가 아닌가. 제도 와 법이 미비해서가 아니다. 사람이 문 제다. 행태 연구가 필요한데 그건 미시 적 분석이다.

국민소득 미화 3만불 시대 경제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려면 보통 GNP, 인구, 국토, 자원, 통화량, 물가, 철강, 육류 등 제품의 생산량과 수출량 같은 개념과 지표를 가지고 한다. 그러 나 그것만으로 한 나라의 경제를 제대 로 평가할 수 없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국민의 근면성과 도덕성, 반대로 과욕을 분석 에 넣는다면 그것도 미시다. 잘 살게 되 어도 빈부격차가 벌어지면 사회는 평 화롭지 못하고 성장은 저해된다. 한국은 몇 개 재벌에게 재원을 모아 주어 경제를 발전시킨 나라다. 이걸 꼭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 과정에 정경유착과 부의 편중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비하면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를 일으킨 나 라다. 이 두 수출주도형 발전모델과 삶 의 질을 비교한다면 미시적 분석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이 앞으로 균형적이며 건전한 발전을 원한다면 거시적인 것과 함께 미시적 연구가 활 발해야 한다. 거대담론으로만은 안 된 다. 그러나 현실은 아니다. 미시적 공 부를 제대로 한 사람이 많지도 않지만 있어도 갈 곳이 없다. 박사로서 교수 자 리를 얻었다면 아주 운 좋은 케이스다.

디아스포라 vs 초국적인 그 흔한 경제, 통일, 군사 관련 국책 연 구소는 넘쳐나지만 도덕성같은 행태와 사회 전반을 미시적으로 연구하는 기 구는 정부와 민간 할 것 없이 거의 전 무하다. 한국인들 사이에 널리 쓰여온 격언 이 우리의 생활 태도와 사회상을 잘 나 타낸다. 그 하나가 “말로 배워 되로 풀 어 먹는다.” 또는 “되로 배워 말로 풀어 먹는다”이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 지만, 되로 배워 말로 풀어 먹는 건 잔 머리를 굴려 쉽게 높고 큰 자리를 차지 한다는 뜻이 아닌가. 내실보다 겉모양 을 더 중요시 한다는 말이 아닌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입만 움직이고 (Move mouth)’ 먹고 사는 자리라는 냉소적인 말을 듣고 배웠다. 비슷하게 한국에서도 ‘혀만 굴려 먹고’ 사는 사람 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있었다. 이 모순을 고치는 방법은 임금체계 를 고치는 것이다. 선진 서구사회의 사 례가 이점 우리보다 앞서있다. 서양 어 느 누구였던가 기억은 안 난다. ‘먹물’ 의 상징인 교수직에 목을 메느라 일어 나는 여러가지 비리를 개탄하면서 대 안은 교수 봉급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 했다. 국회의원에 대하여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매우 패러독시컬한 말이지 만 일리는 있어 보인다. 호주만 해도 열 심히 일하는 배관공들의 벌이가 교수 의 보수보다 더 많다. . 여기까지 읽은 독자는 이건 먼 한국 의 이야기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기를 바란다. 해외 한인들은 나와서도 한민 족의 테두리 안에서 생각하고 움직이 지 않는가.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현재 전 세계에 자기의 모국이 아 닌 곳에서 사는 인구가 1억을 훨씬 넘는다. 그들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디아스포라’와 ‘초(超)국 적인’이다. 디아스포라는 가난, 전 쟁, 탄압에 의해 조국을 떠나야 했 던 무리다. 초국적인은 좀 더 나은 문명생활을 위해 떠난 사람들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의 원래 뜻은 ‘이산’이다. 서기 66~70년 1 만 5천명의 로마군에게 포위된 상 태로 이스라엘의 967 명 열심당원 (Zealots)이 마사다(Masada) 요 새에서 3 년 이상 저항한다. 그들은 버티다가 성벽이 허물어지자 전원 이 자살한다. 마사다는 흑해 옆 2백 여미터 절벽 위 천연 요새다. 헤롯 왕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천명 의 군대가 3년간 먹을 식량과 물을 비축해 놓은 곳이다. 이 일로 유태인에게 질려버린 로 마 황제 티토는 유태인들을 이스라 엘에서 쫓아내라고 명령한다. 1년 에 한번 ‘통곡의 벽’에 와서 기도하 는 것만 허용되었다. 그래서 유태 인들은 2 천년간 유랑민족이 된다. 이후부터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국을 떠나 망향의 슬픔을 갖고 사는 사람들을 ‘디아스포라(Diasporas)’라고 부른다. 중국, 러시아,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들은 ‘디아 스포라’다. 일제 하에서 농사할 땅 을 찾아서 갔거나 일제에게 강제동

원 되었거나 독립운동을 하러 조국 을 떠난 사람들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가 산업화되 면서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 서양 선진국으로 이민가는 사람들 이 생겼다. 이들은 한국에 오고 싶 으면 언제나 항공표만 사면되는 사 람들이다. 1965년 미국 이민법 개 정으로 2~3 만명의 이민쿼터가 한 국에 매년 주어진다. 그 후 계속된 이민으로 70 년대에 호주, 미국, 캐 나다, 뉴질랜드, 유럽 등 서양선진 국에 동포들이 많이 진출한다.. 그 중엔 유신체제, 군사독재에 환멸 을 느껴서 조국을 떠난 중산층 엘 리트도 많았다. 이들은 ‘초국적인 (Trans-Nationals)’ 이다. 디아스포라는 강한 민족주의와 귀소본능을 보이며 혈통과 전통 을 중시한다. 해외에서 민족군락 (Ghetto, 게토)을 형성하여 자기 들끼리 산다. 시드니의 한국인 집 거지(集居地)인 이스트우드나 스트 라스필드도 비슷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디아스포라는 단순노동자가 많고 애국심이 강하다. 그래서 심 하면 민족분쟁의 원인이 된다. 그 나라 문화나 언어를 체득해 그 사 회의 주류와 섞여 살지 않는 대신 한국인끼리 만나고 자기네 모국소 식, 비디오를 많이 접하며 산다. 반면 초국적인은 자신이 선호하 는 환경에서 살고자 한다. 서양인

과 섞이는 것을 당위로 생각하고, 민족문화를 보존하면서 서양문화 를 즐기려고 한다. 초국적인은 전 문직종의 엘리트로 2중 언어(한국 어,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 초국적인은 조국에 대한 애국심은 약한 대신 분쟁이 생기면 해결사 노릇을 한다. 그러나 서양에 살아도 디아스포 라가 있고 후진국에 살아도 초국적 인이 있다. 호주에 온 생계형 이민 자들은 디아스포라의 요소도 많다.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 입장에서 는 초국적인을 선호한다. 국제감각 을 갖춘 전문인으로서 거주국에 세 금도 많이 내고 거주국 문화와 갈 등도 일으키지 않으니까.

한상대 (대한문화학교 총괄교수, 린필드 한국학교 교장) sdh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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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경제

2020년 11월 17일 화요일

“어, 이게 막걸리라고?” ‘Makku’라는 영문 제품명이 적힌 깔끔한 디자인의 흰색 캔을 본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 반문한다. 캔을 따서 컵에 따르면 푸른 빛의 칵테일 같은 막걸리가 흘러나온다. 마셔보면 새콤달콤한 술이 목울대를 타고 넘는다. 이어서 놀랍고 신기한 듯 “우와” 하는 감탄이 터져 나온다. 마쿠가 선보인 이색 막걸리를 마셔 본 사람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요즘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주류가 바뀌고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과거 맥주와 위스키 일변도였던 미국 주류 시장에 다양한 술이 뜨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우리의 전통 술 막걸리다.

망고^블루베리 맛 막걸리가 있다고? “美 젊은층서 인기, 40만캔 팔렸어요” 캐롤 박 대표는 기존 막걸리에 블루베리, 망고 등 과일을 섞어 독특한 맛을 냈다. 왕나경 인턴기자

미국에서 ‘한국의 쌀 맥주(Korean rice beer)’로 통하는 막걸리 돌풍의 배 경에 한 재미동포 여성이 있다. 바로 막 걸리를 만드는 미국 신생기업(스타트 업) 마쿠를 창업한 캐롤 박(32^한국명 박지영) 대표다. 사업차 이달 초 방한한 박 대표를 지난 12일 만나 그가 만든 특 별한 맛의 막걸리 이야기를 들어 봤다.

<52> 캐롤 박 ‘마쿠’ 대표

서양인은 우윳빛 막걸리에 거부감 실제 과일 이용해 향^색감 넣어 막걸리에 빠져 미국서 창업 개방적인 밀레니얼 세대 공략 적중 뉴욕에서 나고 자란 박 대표는 이민

1.5세대다. 그는 어려서부터 사업을 하 는 게 꿈이었다. “미국에서 팔릴 만한 한 국 물건들을 가져가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술 회사를 할 줄 은 몰랐죠. 술 회사를 하게 된 것은 우연 한 사건이 계기였어요.” 박 대표는 원래 미시간대에서 심리학 을 전공하고 뉴욕 시청과 뉴욕시 산하 의 비영리재단, 기술업체 등에서 일을 했 다. 그러다가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 사를 마치고 들어간 회사가 ‘버드와이 저’ 맥주로 유명한 앤호이저 부시였다. 앤호이저 부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 리는 맥주 버드와이저로 한때 시장 점유 율 48%를 차지할 만큼 주류업계의 거대 기업이다. “신제품 개발팀에서 1년을 근 무했어요.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맥주 가 아닌 새로운 술을 개발하는 일을 했 죠. 그때 시장 조사를 하고 개발팀과 많 은 얘기를 하며 미국 주류 시장을 배웠 어요.” 2017년 앤호이저 부시의 중국 상 하이 지사 출장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출장 온 김에 할머니를 만나려고 한국에 왔다가 식당에서 우연히 마신 술이 배상 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였다. “일반 막걸리와 달리 굉장히 부드럽고 깨끗한 18 쌀맛이 아주 엷게 느껴졌죠. 18 맛이었어요.

종합

대기업 맥주회사 퇴사후 독자 개발 캐나다^동남아시아 등 진출 계획 “막걸리 전도사 기업으로 키울 것”

캐롤 박 마쿠 대표가 지난 12일 한국일보를 찾아 미국에서 판매하는 막걸리 ‘마쿠’를 소개하고 있 다.

왕나경 인턴기자

게 2017년에 스트롱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서양인들을 겨냥한 막걸리 를 만드는 스타트업 마쿠를 창업했다. 미국에 가서도 계속 생각났어요.” 궁금해서 알아보니 느린마을 막걸리 에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이 들어 있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일부 술에 단맛을 낼 때 아스파탐을 넣어요. 그런데 아스 파탐을 넣으면 뒷맛이 자연스럽지 않고 콜라처럼 톡 쏴요. 자극적인 단맛이 아 니라 뒷맛이 개운한 자연스러운 단맛의 막걸리, 이거다 싶었죠.” 그 길로 박 대표는 앤호이저 부시를 미련 없이 그만뒀다. 대기업 특유의 느리 고 답답한 의사 결정 구조와 남성 중심 의 조직 문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참기 힘들어 나가려던 참이었다. “막걸리는 시장 크기에 비해 제조 공정이 어려워요. 시장성을 따지는 대기업인 앤호이저 부 시에서 만들 수 있는 술이 아니죠.” 마침 시장 조사를 해보니 한국에서 수 입한 소량의 막걸리는 있어도 미국업체 가 직접 만드는 막걸리는 없었다. 그렇

경제

망고^블루베리^트로피컬 맛 막걸리 개발 그때부터 박 대표는 1년 동안 막걸리 를 만들 양조장을 찾아 다녔다. “양조 장이 많은 오리건, 텍사스, 메인주 등을 샅샅이 훑었는데 막걸리를 만들 기술자 와 생산시설이 없었어요.” 결국 주문자상표부착 방식(OEM)으 로 생산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박 대 표가 직접 수십 종류의 막걸리를 마셔보 고 낙점한 곳은 경기도 모처의 전통 막 걸리 양조장이었다. “처음에는 양조장에 서 웬 젊은 여자가 찾아와 미국에 판매 할 막걸리를 만든다고 하니 믿지 않았 어요. 열심히 설득했더니 그럼 어디 한 번 해보라며 계약을 했죠.” 그렇게 양조장 장인들과 미국에서 통할 만한 독특한 막걸리를 개발했다. 처음부터 서양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 한 맛의 개발을 목표로 했다. 이를 박 대

표는 “막걸리와 맥주가 섞인 맛”이라고 표현했다. 탄산이 많이 들어가 가볍고 상쾌하면서 막걸리 특유의 달달하고 새 콤한 맛이다. 여기에 서양 젊은이들이 좋 아하는 망고, 블루베리 과일향을 넣어 망고 막걸리와 블루베리 막걸리도 각각 선보였다. “인공 향이 아닌 실제 과일을 이용해 향을 냈어요.” 알코올 도수는 맥 주와 비슷한 6도로 맞췄다. 박 대표가 새로 개발한 막걸리는 2019년 ‘마쿠’(Makku)라는 이름으로 발매됐다. “우리 말의 막걸리를 떠올리 면서 미국인들이 발음하기 좋은 이름을 지었어요.” 마쿠는 오리지널 맛, 망고 맛, 블루베리 맛 등 총 3종류다. 블루베리 맛은 푸른 빛이 돌고 망고 맛은 은은한 오렌지색이다. “서양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재미있고 맛있어 보이라 고 색을 넣었어요. 오리지널 막걸리 색이 우유 같다며 거부하는 미국인들도 있거 든요.” 그런데 3가지 중 가장 많이 팔리 는 것은 오리지널 맛이다. “단맛이 덜한 술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음식과 곁들여 먹기 좋아해요.” 가격은 주마다 다르지 만 수제 맥주와 비슷한 3~4달러다.

때맞춰 미국 주류 시장이 변하기 시작 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추 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미국에서 오래 사랑받은 맥주의 인기가 떨어지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술이 팔 리기 시작했어요. 밀레니얼 세대들은 지 금 미국에서 유행하는 알코올이 들어간 탄산수처럼 도수가 높지 않은 술을 선 호해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마쿠는 뉴 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네바다, 오리건, 미시간 등 12개주의 주류 판매점, 편의 점, 식당, 술집 등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이에 박 대표는 판매 지역을 넓히기 위해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알래스카주에서 도 주류 판매 면허를 추가로 신청했다. 미국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올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일부 주에서 술집, 식당 등이 문을 닫았는데도 40만캔이 팔렸어요. 연말까지 48만캔이 팔릴 것으로 예상해 요. 한인들만 마시면 이런 숫자가 나오 지 않죠. 미국인들이 많이 마셨다는 뜻 이에요.” 조사를 해보니 소비의 60%는 여성들이었다. “달달한 맛을 선호하는 미국 여성들의 입맛에 잘 맞았어요.”

캔 밑바닥에 따개를 붙인 이유 특이하게도 마쿠는 캔에 들어 있다. “미국에서는 캔 제품이 인기예요. 맥주 대신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것을 강조 하기 위해 캔에 담았어요.” 뿐만 아니라 캔 밑바닥에 따개가 달려 있다. “막걸리는 마시기 전에 가라앉은 성분이 섞이도록 흔들어야 하잖아요. 뒤 집으면서 흔드는 효과가 나도록 일부러 밑부분에 따개를 붙이고 인쇄도 거꾸로 했어요.” 박 대표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부분이다.

2022년 한국 판매도 준비 중 현재 마쿠의 직원은 박 대표 포함해 5명이다. 이들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LA) 두 곳에서 원격회의 시스템 ‘줌’ 등 을 이용해 일을 한다. 동부와 서부 지역 에 각각 창고를 두고 빠르게 유통하기 위한 전략적 안배다. 박 대표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1년에 2회 정도 한국에 온다. “매년 하나씩 신 제품을 내놓을 생각이에요.” 이번에도 내년 2월에 출시할 신제품 2020년 11월 19일개발을 목요일 위해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방한했다. “오렌지와 레몬, 망고가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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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 맛 막걸리를 개발 중이에요. 역 시 새콤달콤한 맛이죠. 마침 미국에서 신 맛이 도는 음식과 술이 유행이에요.” 미국에서 자신감을 얻은 박 대표는 ‘마쿠’ 막걸리를 다른 나라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내년에 캐나다에서도 판매하 기 위해 온타리오, 밴쿠버, 퀘벡 지역에 주류 판매 승인 신청을 했어요. 이후에 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판매하는 방 안도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 판매도 준비 중이다. “2022년에 마쿠 브랜드로 한국에서도 판매할 계획 이에요. 한국의 젊은 세대를 겨냥해 맛을 약간 바꾸고 알코올 도수도 내리는 방 안을 검토 중이에요.” 박 대표는 막걸리 판매 외에 내년 중 뉴욕에 막걸리 바 개 점도 추진 중이다. 코로나19가 휩쓴 올해는 박 대표에게 도 힘든 한 해였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으로 술을 팔지 못해요. 오로지 오프라 인에서만 팔 수 있고 시음 등 관련 행사 도 오프라인에서만 해야 돼요. 또 제조 사가 직접 팔지 못하고 반드시 소매점을 거치도록 돼 있죠. 그런데 코로나19 때 문에 술집 등이 많이 문을 닫았고 시음 회 등 각종 마케팅 행사를 하지 못해서 널리 알리지 못했죠. 인스타그램으로 열 심히 알렸지만 한계가 있죠. 그런 상황 을 감안하면 결과가 좋아요.” 이제 그의 목표는 세계적으로 사랑받 는 주류 카테고리에 당당히 막걸리를 끼 워 넣는 것이다. “술 사업은 세계적인 대 기업들과 경쟁해야 해서 아주 힘들죠. 거 기에 각국의 규제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막걸리를 만드는 세계적인 주류 대기업 은 없으니 해 볼 만해요. 마쿠를 전 세계 에 막걸리를 알리는 전도사 같은 기업으 로 성장시켜야죠.” 최연진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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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 집에 두세요”$ 신분^자격증 담는 ‘카톡 지갑’ 나온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올해로 꼬박 10 년을 맞이한 카카오톡은 다른 모바일 서비스들과 달리 이용자들에게 ‘내 공 간’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매일 수 도 없이 드나들며 메시지를 주고받고, 주문·배송 알림이나 청구서를 받는 곳 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신분증이나 증명서 등을 담는 ‘전자지갑’이나 구독 서비스 관리 같은 개인적인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거 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18 일 개발자 행사 ‘IF카카오 2020’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가 새롭 게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들을 직접 발표 했다. 두 대표가 기자들 앞에 선 것은 지 난해 11월 연예뉴스 댓글 폐지를 선언한 간담회 이후 1년 만이다. 조 대표는 “카 카오는 지난 10년간 ‘모든 것을 연결한 다(Connect Everything)’는 목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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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카톡 출시 10주년 새 서비스” 별도 앱 설치 없이 카톡 내에서 학생증^복지카드^증명서 등 관리 터치 몇 번 만으로 렌탈 계약 청소예약 등 구독 서비스 확장 래 택시와 결제, 은행, 쇼핑 등 평소 이용 자들이 불편하게 느꼈던 서비스에 주목 해왔다”며 “카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고 운 을 뗐다. 먼저 카카오는 신분증과 자격증, 인 증서, 증명서 등을 한꺼번에 담아 관리 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연내 내놓는 다. 결제부터 인증까지 모든 서비스가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오

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실물 지갑이 필 요해 겪어야 하는 불편에 주목한 것이 다. 조 대표는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저장해 소지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 를 신청했고, 현재 연세대와 함께 모바 일 학생증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가자 격증과 장애인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 명서까지도 카톡 지갑에서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 명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카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 는 “잃어버리기 쉬운 실물 신분증보다 는 디지털 신분증이 훨씬 안정성이 높다 고 본다”며 “원천적으로 아이디, 비밀번 호 정도를 알아내서는 개인정보 해킹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보안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톡 내에서 제공되는

카카오가 연내 출시하는 ‘카톡 지갑’에서 제공될 모바일 운전면허증 예시.

카카오 제공

서비스인 만큼 편의성 면에서는 다른 앱 이 따라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톡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십분 활 용한 구독 플랫폼도 선보인다. 카톡 안 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듯 터치 몇 번 만 으로도 렌탈 계약이 가능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카카 오톡이 제공하는 인증·결제 서비스가 있 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 대표는 “브랜드 채널과 카톡 친구만 맺어도 프로모션 정보부터 청구서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어 기존 실물 구독 서비스에 비해 한결 편리하다”며 “내일부터 바디프랜드와 한샘, 위니아 등의 상품 구독이 가능해지 고, 앞으로 식품과 화장품, 청소 예약까 지 구독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것”이라 고 밝혔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사업자나 자본 이 없는 소상공인들에겐 카톡만 있으면 비즈니스가 가능하도록 도구를 제공한 다. 여 대표는 “홈페이지나 앱이 없는 무 자본 소상공인이더라도 카톡 채널에서

예약이나 상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지원 할 것”이라며 “카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 는 서비스인 만큼 새로운 고객을 발견 하고 접근하기도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별도 앱을 일일이 설치할 필요 없이 카톡에서 티켓 을 예매하고 물건을 사거나 배송 받을 수 있게 돼 편리해진다. 그러나 모든 서비스가 카톡과 연결되 면서 과거에 비해 앱이 과도하게 무거워 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톡 메시지 장 애가 발생할 때마다 이용자들의 이런 불 만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여 대표는 “카톡의 가장 기 본적인 기능은 메시지 수신과 발신”이라 며 “본연의 핵심 기능을 해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수백, 수천 번 테스 트를 거친 뒤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에 우 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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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6일 월요일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헛된 죽음 없길” 유족 호소에도… 오늘도 렌터카 폭주 면허증으로 차더 빌려 ‘무법질주’$ 5년간 무면허 91명이10대, 스러졌다

“젊은 두 남녀 중 한 명은 목숨을 잃 었고, 한 명은 크게 다쳤다. 아울러 사 랑하는 사람을 잃는 참담한 결과가 초 래됐다. 유족들과 홀로 남게 된 남자친 구의 정신적 고통이 어떠할지는 어렵지 10대 무면허 다시 증가세 않게 짐작할 수 사고 있다.” 에의 ‘천사 선생님’ 앗아간 대전 사고 지난해 5월 29일 대전지법은 외제차 것을 를 몰다가 사고를 낸 전모(17)군에게 장 1년 반 지났지만 유사 사례 계속 엄중 기 5년, 단기 4년을 선고했다. 전군은 유족 “너무 비통, 아무도 책임 안져” 를 ‘천 지난해 2월 10일 오후 2시쯤 대전 중구 한 학 대종로에서 무리하게 차선 변경을 시도 10월 전남 화순서 사고낸 10대들 10대 하다가 인도를 걸어가던 박모(28ㆍ여) 제한속도 30㎞ 쳤다. 구간 이 100㎞ 질주 나지 씨와 조모(29)씨를 사고로 박 안 지 씨는 사망했고, 조씨는 다쳤다. 전 안무가 꿈꾸던 21세크게 피해자 사망 2020년 11월 17일 화요일 군이 몰던 차는 제한속도인 시속 50㎞ 유족들은 사진 속 얼굴에 눈물만 를 훨씬 초과한 96㎞로 달리며 앞차를 추월하려다 중심을 10대 렌터카 이용잃고 루트미끄러지면서 차단을 중앙선을 침범했다. 그리고 맞은편 인 될수 차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 문제 주지 도를 걸어가던 피해자들을 덮쳤다. 피 본인입장에선 확인 까다롭게 해 접근 전혀 예상치 못한 막고 어처 10대 무면허 렌터카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안예진씨는 전남 화순군의 납골당에 잠들어 있다. 안씨의 막내 삼촌 안기열씨가 지난달 23일 이곳을 찾아 예진씨의 납골함을 바라보고 있다(왼쪽 사진). 사고 발생 3주 후인 지 자가 해자 난달 23일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보인다. 횡단보도 위에 사고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노란색 스프레이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화순=고영권 기자 없는 사고였다. 서울의 한 초등학 형복 구니 사고 경각심 높이는 교육도 필요 일 전 교 교사였던 박씨는 사고 당시 경남 창 던 안 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남자친구와 중 다. “사고 후에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했 적으로 운전하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 할 수 있는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 10대대여 무면허 렌터카 사고 일지 차량 신청^인계^반납까지 간지점인 대전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던 군은 다가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이에요. 소 다”며 “10대들이 차를 빌릴 수 있는 루 이다. 이진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 모든 과정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었다. 년 월 일 2016 9 4  및도 년범이라고 약하게 처벌할 게 아니라, 죄 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진씨 위원은 “청소년들은 성인의 행동을 모 선고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주에서 앞서 가던 승용차 추돌 신청 10代들 ‘명의도용’ 손쉽게 로, 옆 의 경중을 따져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해 의 이모부 김종배(39)씨는 “차를 빌려줄 방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으스대 분노와 당부의 글이 올라왔다. 박씨의 년 월 일 ’ 2018 6 26  비대면의 구멍 공유차업계 치사 요. 한 번이면 실수로 볼 수도 있겠지만, 때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고, 운전 중에 고 싶어 한다. 여기에 자신만큼은 사고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사랑하는 대출 돈 미끼로 경기등 안성에서 과속하다명의 빗길에대여자는 미끄러져 에넘 가해자들은 이전에도 사고를 냈어요. 애 도 본인이 맞는지 확인해야 비극이 멈출 가 나지 않을 것이란 근거 없는 믿음까 딸이 불법 렌터카 대여를 통한 운전으 건물과 충돌(탑승자 4명 사망·1명 부상) 차량 반납 않거나 사고 발생 땐 들이지만 애들이 아닌 거죠.” 조카를 잃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자로 로 까지 원스톱으로 대면접촉을 목숨을 잃은 것이진행돼 너무 억울하고 비기 년 11월 23일 2018  묻자, 통하다”며 은 안씨는 분을 이기지 못했다.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과거에 자전거를 수백만원 손해배상 책임까지 서비스 피하는 현재 분위기에 딱 들어맞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때문 해 부산에서 택시와 경찰차 들이받고 도주(택시 함께 하루가 멀다 하고 딸이 안치된 납골 10대 무면허 교통사고 연간 700건 훔치던 게 오토바이를 거쳐 지금은 차로 했다. 달라고 이다.호소했다. 운전자 부상) 10代 무면허 사고 갈수록 느는데 당을 찾는 예진씨의 어머니는 기자에게 내지 유족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면허발급 바뀌었다.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 를 빌 그러나 누적회원수 넘어선 업계 유족의600만명을 간절한 호소에도 불 1  2019년 2월 10일 군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게 해 달라”고 누차 대상이 아니라서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차 이 구하고 소년범 감안 가벼운 처벌 용이었 위 쏘카의 대여) 서비스 이용 1년이구독(정기 더 지난 지금까지도, 렌 대전에서 인도 대체로 걷던 커플 들이받음(행인 1명 의사실 카 터카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시작한 소중한지난 생 3 “사기^절도 사망·1명 부상) 자는 코로나가 확산되기 등 포함된 무거운 범죄” 당부했다. “딸의 죽음이 아직도 실감이 만 18세 미만이 낸 교통사고는 매년 500 량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 한메시 것 명이 나지 않아요. 다시 돌아오면 하고 싶은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하루 한 건 이상 다”고 밝혔다. 위의 흉기’에 의해 사라지는 월 ‘도로 15만명 정도였지만, 9월에는 30만명  2019년 11월 6일 것을 거 모두 하게 해 줄 테니 얼른 오라고 기 무면허 차량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차량 운전의 편리성만 강조할 게 아니 없도록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달 는 몇 일이 으로 두 배나 늘었다. 업계 2위인 그린카 경기 의정부에서 6중 추돌사고 라는 유족의 당부를 엄중히 받아들이 김군 도했어요. 춤을 늦게 배워서 이제 조금씩 라, 사고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좀더 갖게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10대 무면허 고 했 도 올해 6월 기준 신규회원이 지난해보  2020년 3월 18일 않은 결과다. 박씨를 ‘천사 같은 선 할 수4 지 다 인정받기 시작했는데$” 어머니는 말을 사고는 2015년 724건에서 2016년 513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기주 도로 성인 35.5% 늘었다. 인천에서 방파제 들이받고 전복(탑승자 1명 18세 이하 무면허 사고 18세 이하 무면허 렌터카 사고 한 학부모는 한이 했다. 잇지 못했다. 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안전교육부 교 건으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18년 618 사망·4명 부상) 을 한 생님’으로 그러나기억한다는 ‘비대면의 허점’은 렌터가를 765 18세 이하 무면허 교통사고 현황 724 689 통화에서 “10대가 렌터카 인의 국일보와의 지난달 23일 찾은 사고현장은 참혹 건, 지난해 689건 등 다시 수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3,400여명이 죽 618 증가세로 돌 비밀번 용하려는 10대의 범죄에 악용됐다. SNS  2020년 9월 13일 사고(건) 사망(명) 513 를 빌릴 수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104운전을 장난감 다루듯 왔다. 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3주가 넘었지 아섰다. 지난해까지 5년간 사망자는 91 었는데도, 자동차 전남 목포에서 마주보고 달리던 차량과 대는 로 명의를 가로채 차를 몰았던 정군의 90 80 76 생각하는 인식이 일인데도, 아무도 책임을 안사고가 지고난있 충돌(탑승자 2명 사망·3명 부상, 피해 차량 10월대표적이다. 1일 10대 무면허 렌터카 전남 의뢰 만 사고 지점을 표시해 놓은 횡단보도 명에 달했고, 4,862명이 다쳤다. 특히 10 55 너무 쉽게 만연해 있다. 에게 지난 사례가 1명 사망·2명 부상) 다”며 안타까워했다. 화순군 화순읍 소재 도로에 시속 30 이하 표시 위 노란색 스프레이 자국은 완전히 지워 대 무면허 사고 중에서도 렌터카를 이용 10대 무면허 사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종종 알선자를 통해 돈이ज 오가는 경 22 20 21 18 10 가 그려져 있다. 사고 차량은 반대편 차로에서 100 3 2 2 교 1 알리는 년 월 일 0 운전의 은주는 뒤, 우도 있지만, 대부분 직접 만날 필요도  2020 9 27 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예진씨가 무 한 사고가 연간 100건에 가까워 대책 마 고 봐야 하다. 위험성을 가 넘는 속도로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안예 ज “잠깐 기절했을 거야. 자리 떠나자” 2015년 2016 2017 2018 2019 2015년 2016 2017 2018 2019 광주에서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과 음식점 김군 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쏠한 진씨를 없다.치고 알선자는 10만원 달아났다.명의대여자에게 화순=고영권 기자 소액 대출을 빌미로 한 명의도용 사례. 그린카 제공 면허 렌터카 차량에 치여 추락한 지점도 들이받음 대책이 안 나오니 사고는 반복될 수 당당 마찬가지였다. 예진씨의 유족들도 도로에서 허망하 한국일보가 최근 5년 사이 언론에 보 어마 가량을 받고 운전이 가능한 상태의 회 밖에 없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광주지 를 건너던 예진씨를 치고 달아났다. 편 카업체에 제시해 차를 빌리거나, 타인 열아홉 살 박인주(가명). 그는 동갑내 년 월 일 2020 10 1 앱을 설치하 도로  술렁 이곳은 인근에10대들 전통시장이 있어 낮 시 도된 사건 위주로 10대 무면허 운전 사 게 죽어 가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 를 빌 법원 아이디를 활용해 10대에게 운전대를 들었다. 이들은 차량공유 질주하는 처벌은? 404호에서도 10대 렌터카 운전자가 도 2차선 도로의 바닥에는 제한속도가 명의를 도용해 카셰어링 서비스로 차 기 ‘일진(학교폭력 가해자)’ 이대인(가 전남 화순에서 횡단보도 건너던 20대 여성 이유다. 세계적인 안무가가 되겠다며 몸 때마 간에는 사람과 차로 붐볐다. 사고단순히 차량 고 21건을 분석했더니, 빌린 차량을 몰 기를 바라고 있다. 사고차량은 애초에 아 누 피고인으로 넘겨준다. 송금은 카카오뱅크로 받고 고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로 본인인증 문제는 차량을 빌린 10대들이 치고 도주(행인 1명 사망) 법정에 섰다. 푸른색 수형 30㎞라고 선명히 써 있었고, 횡단 보도 를 구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0대들 명)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삭풍이 의 움직임을 치열하게 연구했던 예진씨 를 은 10월 1일잡는 밤 11시40분쯤 횡단보도를 다가 사고를 낸 사례(12건)가 절반 이상 도로에 나올 수 없는 차량이었고, 나오 료숙 그 복을 앱에 내장된 스마트키 버튼으로 문을 을 거쳐 회원가입을 마쳤다. 이후 결제카 운전대를 것에 그치지 않고 끔찍한 입은 김모(17)군은 지난 10월 1일 앞에는 과속방지턱이 2개나 설치돼 있 은 차를 빌릴 때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 불던 지난해 12월 어느 날, 이대인은 예 삶은 사고 다음 날 멈췄다. 이날 법정 드를 등록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시간과 건너던 로운전 딸 의 치고 달아났다. 편도 2 이었다. 분실된 운전면허증을 렌터카업 지 않았다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 열어 주면 그만이다. 사고를예진씨를 내기도 한다는 점이다.넘는 도로교 전남 화순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안 었지만, 사고 차량은 100㎞가 속 지 않는 허점을 노렸으며, 정상적으로 고도 없이 아반떼 승용차를 몰고 나타 때 알게 된 거죠.” 예진씨의 막내삼촌 안 에는 고교시절업체의 예진씨와 댄스학원을 함 눈물 예진(21ㆍ여)씨를 차선 도로의 바닥에는 제한속도가 30 체에 제시해 차를 빌리거나, 타인 명의를 이기 때문이다. 예진씨의 삼촌 안기열씨 리비까 공유차량 가입 조건은 만 21 장소에 공유차량을 세워 둔 뒤 앱으로 통공단에 따르면 20세 이하 무면허 사 치고 달아났다. 김군 도로 질주하다가 사고를 냈다. 가해자 대여된 렌터카가 여러 사람을 거쳐 10 마다 안씨가 화면 속에서 웃고 있는 딸 났다. 번호판에 ‘허’가 새겨진 렌터카였 기열(42)씨가 택시를 타고 황급히 병원 다녔던 친구 신빈(21)씨도 나왔다. 내넘게 우 은께 ㎞라고 선명히 써 있었고, 횡단보도 앞 도용해 카셰어링 서비스로 차를 구한 경 가 친척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난달 5일 세 이상, 운전면허 취득 1년 이상으로 제 차량 문을 제어하는 스마트키 기능을 고로 최근 3년간 해마다 22~28명이 목 들은 20㎞ 떨어진 곳까지 도주했다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및 대들에게 불법으로 다시 전달된 경우도 사진을 보고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는 다. 막무가내로 타라고 하기에 박인주 응급실로 달려갔을 땐 이미 예진씨가 떠 “예진이는 ‘팝핀’과 ‘어번’을 섞어서 추는 에는 과속방지턱이 2개나 설치돼 있었 우가 대부분이었다. 10대들은 차를 빌 국민청원 글을 쓰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 한 수 도로교통법 한돼 있지만 가입자와운전) 실제 혐의로, 운전자가 이유다. 이용해 문을 열어 줬다. 숨을현장으로 잃었다. 돌아왔고, 현장에 있던 사고 위반(무면허 있었다. 세계적인 안무가가 되겠다며 는 이대인이 몰고온 차량 뒷자석에 타 난 후였다. “응급실에 들어가니 형수가 춤을 연구해 왔고, 새벽까지 연습할 만 안모 옆에 지만, 사고 차량은 100㎞가 넘는 속도 릴 때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허 서다. 계기로거쳐 다시는 불행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비대면’으 으로 무작위 인증 절차를 대여자가 실제로 명의대여자가 돈을예받 경찰관에게 지난해 5월 길에서 주운 신분증으로 자수했다. 화순경찰서 관 타고 있던 또래 정모군은 도주치 이처럼 10대 렌터카 사고로 사상자가 몸의그러나 움직임을 치열하게 연구했던 야만“이번 했다.사건을 면허인증^1인 1디바이스 정책 등 울고 있고,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 열정적이었어요.” 었다. 질주하다가 냈다. 가해자들 노렸으며,마음만 정상적으로 대여된 렌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글 계자는 “기소된 2명 이외에 동승자 3 점을 방조 및 무면허 운전보니 혐의로 재판에명 진씨의 속출하면서, 먹으면 아무나 운 한 삶은형도 사고없다. 다음날 멈췄다. 이대인은 경기 지역을 여기저기 로 차 사큼 로 이뤄진다. 그러다 10대들의 실제 운전자인지 확인하고, 아이디쓴 한돌아 개 은 경우는 거의 차량이 제때이날 반납 로 공유차를 빌려사고를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어요. 침대를 보니 예진이는 천으로 덮여 춤을 제대로 배우려고 상경했던 예진 연락 은 20㎞ 떨어진 곳까지 도주했다가 사 카가 여러 사람을 거쳐 10대들에게 불법 에는 25만1,996명이 동의해 정부의 답 명도 무면허 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해 넘겨졌다. 전대를 잡을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개 법정에는 고교시절 예진씨와 댄스학원 다니다 “여기가 좋겠다”며 차량을 세웠 은 지 의도용과 무면허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 되지 않거나 사고가 발생해도 명의를 빌 경찰에 붙잡힌 A군은 차량을 회수하러 공유차량을 이용한 10대들의 무면허 당 휴대폰 한 대만 허용하는 ‘1인 1디바 있었어요.” 씨는 추석을 맞아 부모님이 머무는 전남 한 건 고 현장으로 돌아왔고, 현장에 있던 경 으로 다시 전달된 경우도 있었다. 있다. 지난달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 판사가 “고등학생입니까”라고 묻자, 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을 함께 다녔던 친구 신빈(21)씨도 나왔 다. 기다리고 바닥에 안내문이 볐다. 이다. 이스 정책’을 ‘진입금지’ 예방책으로 내놓았다.선명하 강력한 보안대책에도 쉽사리 근 변을 려준 사람들은 운전대를 잡은 10대들 현장에 나간 업체 직원 B씨를 향해 급발 질주가 혔다. “네”라고 답했다. 김군과 화순군으로 내려왔다. 그는 추석함께 당일 다. 텐니라 사 김군은 가해자 엄벌도 중요하지만, ‘탈것’에 대 자수했다. 화순경찰서 관계자 이처럼않으면서, 10대 렌터카 사고로골머리를 사상자가 ‘어번’을 게최근엔 쓰여 ‘비대면의 있는 일방통행 길이었다. 이대 경찰청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 연령이 허점’을 악용한 10대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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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이 차를 빌릴 수 있는 공유) 빌려 물었더니, 구한 것 차량엄벌도 운전의중요하지만, 편리성만 강조할 아 10대들이 씨는 맞아 부모님이 머무는 어왔다. 알선자를 내세워 금전을 미끼 를 당했다고 해서계정을 ‘괜찮냐’고 는 딸 셰어링(차량 사고 현장 인근 직장에서 윤 가해자 대 란했던 가정이 한순간 무너져 내릴 수 사망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한다는 아찔한 순간 꽂아 신분을 속이는 방식은 ‘탈것’에 비교적게 초기 찰에추석을 신고조차 못한다. 명의를 빌려전 쓴 있다”며 루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진 이었다. 정군은 김군이 면허가 없는 것 니라, 사고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좀 더 남 화순군으로 내려왔다. 그는 추석 당 “쾅” 소리가 났다. 속도를 높일 수 없 ‘좀명의 잘못된 거 같다’고 말하더군요. 그 있다는 없는 호기심이 많은 10대가 차를‘운전면허 쉽게 구 누구보다 지켜봤 모(39)씨는 로 직접 거래하는 등 진화한 수법을 쓰 이었다. “예전에도 같은 길에서 위협 한 수법이다. 2017년 9월 도입된 10대가 걸 사고를 내거나가까이서 차량이 파손돼도 따 빌려줬다가 범죄자로$ 씨의 이모부 김종배(39)씨는 “차를 빌 을 알고도 운전을 시켰으며, 사고 후 김 갖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기 일인 10월 1일 저녁 사촌들을 만났고, 는 골목길이라 좀처럼 사고가 크게 나 법정에 선 10대들은 소년범이라는 특 정보 자동검증시스템’은 경찰청 데이터 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운전이 어려 명의를 빌려준 김씨 등은 청소년 손해배상책임은 모두 명의대여자 몫이 려줄 때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고, 운전 군에게 “피해자가 기절한 것에 불과할 주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안전교 귀가 도중 사고를 당했다. “자고 있는 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소리는 매우 컸 을 ‘도로 위 시한폭탄’으로 만드 다. 따라서 법적으로 치를 대가도 만만 수성이 감안돼 성인들보다 대체로 가벼 베이스에서 면허 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운 고령자가 차량을 빌린 경우 운전자 중에도 본인이 맞는지 확인해야 비극이 수 있다. 자리를 피하자”고 말하기도 육부 교수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3,400 데 형한테 전화가 왔어요. 예진이가 교 다. 스포티지를 발견한 이대인이 재빠 운 처벌을 받는다. 이들에겐 컴퓨터 사 분실된 면허로 확인되면 곧바로 예약을 와 통화해 차량 대여 여부를 확인하고, 는 데 일조한 ‘방조범’인 동시에 치 않다. 멈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했다. 정군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변 여명이 죽었는데도, 자동차 운전을 장 통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괜찮냐’고 물 르게 그 차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았기 스스로 이용할 의사가 없으면서 업체 용 사기죄와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 취소시킨다. 차량공유업체는 애플리케 명의 도용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원거리 사기 사건의 피해자다. 대부분 호인의 말에 방청석에선 헛웃음이 터져 난감 다루듯 너무 쉽게 생각하는 인식 었더니, ‘좀 잘못된 거 같다’고 말하더 때문이다. 박인주의 머리가 순간 ‘핑’ 예약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대 전, 절도 및 재물손괴·권리행사방해죄 등 이션(앱)을 열 때마다 휴대폰 유심 명의 를 속여 차량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점이 “300만원 상당의 포인트나 현 10대 무면허 교통사고 연간 700건 나왔다. “구속영장 발부하고요. 지명수 이 만연해 있다. 10대 무면허 사고도 그 군요. 그 때 알게 된 거죠.” 예진씨의 막 돌았다. 있다. 그것은 일진 말을 박지연거역할 기자 혐의가호소에도 적용된다.불구하고, 교통사고처리 전문 와 실제 예약자가 일치하는지를 나 제3자에게 다시 차량을 대여해 금을 속아 명 내삼촌 금 주겠다”는 면허발급 배 의뢰하겠습니다.” 판사가말에 말했다.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하다. 수시로 운전의 응하고 안기열(42)씨가 택시를 타고준황사 의유족의 ‘마네킹’, 경찰 관계자는 “10대 무면허잡을 운전은 단 확인한다. 실은병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의를 돌아온 의 빌려줬지만, 대상이 아니라서 운전대를 수없 검사가 김군의 범죄사실을 읊은 뒤,건 급히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이 병행돼야 한 응급실로 달려갔을 땐해당한 이미 수 없는 학교폭력 먹이사슬의 아래쪽 글 싣는 제기해야 순서 | 수도 있지만, |소송을 하는 것 억 5,000만원에 그친다. 피해자 입장에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경우 경제활동 로 스물한 살 딸을 떠나보내 억장이 무 해자 렌터카 빌린 사람이 사고냈다면 순한 소년사건이 아니라 사기와 절도까 공유차량업체 쏘카 관계자는 “여러 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 수백만원의 경제적 피 는 만 18세 미만이 낸 교통사고는 매년 판사가 죄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김군 다”고 말했다. 예진씨가 떠난 후였다. “응급실에 들어 에 있는 고등학생, 박인주의 또 다른 호 유족에게는 또 사고와 다른 상처가 된 운전자를 가려서 당할 수도 얻을 수 있는 수익액) 등이 너지는 상황에서, 그는수장례비와 병원비 나오 은 머뭇거림 없이 “네”라고 지통해 가담된 무거운 범죄”라며 “소년범죄 단계의 검증유족들도 장치를사고를 마련해 도난허망하 운전 자체가 하의형수가 벌금에 처해질 있는정신이 범죄다. 해였다. 해 유족에 <상> 피해자 : 어이없는 죽음 5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하루 한반 건 선 말했다. 예진씨의 도로에서 울고 있고, 형도 반쏘 을 칭이다. 차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역할 보험금 2억~5억원 지급당 가니 “운전자 신분 확인을 철저히그 노릇인데, 10대명의로는 렌터카 유족에게 지급된다. 대형 까지 직접 부담해야 했다. “렌터카업체 당한 당한 그의 태도에 방청석이 ’ 공유차업계 <중> 조력자 : ‘비대면의 구멍 라고금액이 결코 봐주지 법과 원칙에 따 없는 면허나 타인의 유심 차량을 빌 카와 그린카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 영된 이 들 은또한 결같 이상 무면허 차량의않고 사고 위험에 노출 한번 술이 쯤 게 죽어 가는 사람이 더 이상사고를 나오지당 않 다.을안씨는 나가 있었어요. 침대를 보니 예진이 한다고 붙여진 명칭이다. 하지만 명의 도용 땐 업체가 접수 거부 ‘ ’ : 마네킹 된 10대의 고백 동 못한가해자 렌터카업체가 종합보험과 일반 렌터카 사고와 비교해 터 관계자는 “안씨와 같은 20 에선 ‘정상적으로 대여해 줬는데, 제3자 손해보험사 운전 렁였다. 판사가 김군의 라있는 엄정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 했을 릴 수땐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 하지 월까지 이덮여 같은있었어요.” 명의도용 사례 70건을 SNS에 올라온부를 ‘불법 SN 이름을 돼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10대 때대 는 기를 바라고 있다. 사고차량은 애초에 천으로 들 <하> 세계에서 박인주 같은 ‘마네킹’은 합 등한 수준으로 피해자에게 일단 보상하 적은 수 보상을 받게 되는 셈이다. 사망했을 경우 직업이 없어도 일 무니없이 인 10대가 운전하다넘겼다. 사고가 난 것이니 대가 유로 마다 김군의 출광고’를 조했다. 박지연^김청환^채지선 기자 체인 그린카도 휴대폰과 신용카드 등 발견해 수사기관에 통해 마수에 걸려 출광고 무면허 사고는 2015년 724건에서 2016 가족은 방청석에서 고개 도로에 나올 없는 차량이었고, 나오 의금을 빼앗기며 이용만 당하는 경우 공제조합선 1.5억원까지만 보상 임금을 적용해 통상적으로 2 전국렌터카공제조합 업체는 책임이 없다’면서 접수를 기 때 를 숙인 채 흐느꼈다. 정작 황당한 사고 제한속도 30㎞ 도로를 보험 100㎞ 질주거 용근로자 년 513건으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18 지 않았다면 사고도관계자는 일어나지“공제조 않았을 고,가이후에 많다. 명의를 빌려준 대여자를 상대 배상금 소송 제기는 또다른 상처 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순리 아니겠 합 가입 차량에게 피해를 봤는데도 보상 억~5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설 부하더군요.” 기자가 안씨의 설명을 듣 년 618건, 지난해 689건 등 다시 증가세 로 딸을 잃은 유족은 비장한 표정으로 것이기 때문이다. 예진씨의 삼촌 안기 실제로 다음날 고교게졸업생 선배인 느냐”고 말했다.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처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 피해자가 직 명했다. 고지난달 해당 렌터카업체에 연락을 취하자, 업 10대 눈물을 삼켰지만, 가해자 가족은 소리 23일 찾은 사고현장은 참혹했 로 돌아섰다. 지난해까지 5년간 사망자 열씨가 친척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난달 김주빈(21·가명)이 박인주에게 전화를 “신분확인 철저히 안한 업체도 책임 조합에 공제금 청구를 있다.이런 하 법무법인 다. 사고가 3주가 넘었지만 무면허 렌터카 사고처럼, 91명에10대 달했고, 4,862명이 다쳤다. 접 체는 “사건 발생한 내용을 지 알고 있지만, 인터뷰 는하지만 잃은 내 우는 이상한 광경이었다. 재판이 끝 변호사는 “소송을 빨리 제 5일 국민청원 글을 쓰게할된수것도 걸었다. 엘앤엘 김주빈은 어느 병원이든 보상 후 대여자에 구상권 청구해야” 사고 지점을 표시해 놓은 횡단보도 위 특히 명의를 10대 무면허 사고 중에서도 렌터 이유에서다. “이번사고 사건을 계기로 다시 기해야 찾아가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게 박인주 이 경우에도 내용을 검토해 타인 빌린 운전자가 사고를 내 지만 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속된 나자 예진씨의 부친 안모(53)씨가 떨리 적절한 피해 회복이 가능한 현 노란색 스프레이 지워지 카를 이용한 사고가 연간 100건에 가까 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 는 ○○한방병원을 찾아 침을 맞았고, 한도(대인 1억5,000만원) 내에 실”이라며 보험 접수를 거부하면, 울 책임보험 한국일보 취재자국은 결과, 완전히 일반적으로 렌 렌터카업체가 합을 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직까지도 “차량이 도난당한 게 아닌 이 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예진씨가 무면 워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가해자 측으로부터) 연락 한 통이 없었 고 쓴 글에는 25만1,996명이 동의해 정 열흘치 약도 받았다. 다음 치료 날짜까 터카를 빌린 사람이 사고를 냈다면, 사 며 겨자 먹기로 소송을 택할 수밖에 없 서만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상 렌터카업체가 운행 지배력을 상실했 호사 허 차량에 치여 추락한 지점도 최근 5년직접 사이 언론에 보 이는 어요. 자기 자식 소중한 건 아는 사람이 부의공제조합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명시된 면 다고 지 예약했다. 자동차약관에 렌터카공제조합에 청구를 하는 피해자는 렌터카업체가 가입한 ‘종 다.한국일보가 험 접 실을 처음 알게 됐다. 보험 접수가 되지 고렌터카 볼 수 없으므로, 업체에도 책임이 마찬가지였다. 도된 사건 위주로 10대 무면허 운전 사 자식을 잃은 우리한텐 사과 한마디 없 않으면서 관련 비용은 고스란히 피해자 합보험’을 통해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피해자가 받 책조항에 따른 것이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인근에 전통시장이 있어 낮 고 21건을 빌린기준 차량을 게 너무 괘씸해요.” 법적 다툼을 통해 배상금을 더 받을 을 수 있는분석했더니, 보상액은 사망 최대몰1 수 있다. 장례비, 위자료, 상실수익액 런 사 다는 유족인 안씨의 몫이 됐다. 황당한 사고 을이곳은 채지선 기자 시간에는 사람과 차로 붐볐다. 사고차 다가 사고를 낸 사례(12건)가 절반 이 스물한 살이면 걸어 온 길보다 갈 길 량은 10월 1일 밤 11시40분쯤 횡단보도 상이었다. 분실된 운전면허증을 렌터 이 훨씬 많은 나이다. 휴대폰이 켜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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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책 세울수록 진화한 ‘명의도용’

업체들도 차량 예약^인수 절차 강화

“명의 도용” 이유로 보험접수 거부$ 장례·병원비까지 유족에 떠넘겨

“일진 선배 무서워 렌터카 보험사기 ‘마네킹' 됐다” 10대의 고백

박인주가 한방병원을 택한 데는 이 유가 있다. 일반병원과 달리 한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손해보험사가 내주 는 치료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렇 게 되면 보험사에서 받게 되는 합의금 도 덩달아 많아진다. 때문에 이 한방 병원에는 박인주 같은 ‘나이롱 환자’ 가 많았다. 다음날 박인주 통장엔 140만원이 꽂 혔다. 보험사가 입금한 합의금이었다. 박인주는 김주빈에게 전화를 걸어 보 험금이 입금된 사실을 알렸다. “야, 너 체크카드를 학교 앞 편의점에 맡겨놔.” 김주빈은 후배인 박인주에게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물어 ATM(현금자동입출 금기)으로 90만원을 찾아갔다. 나머지 50만원도 박인주 몫은 아니 었다. 김주빈은 나이도 모르고 연락처 도 모르는 황선욱(가명) 계좌로 잔금을 이체하라고 소리쳤고, 겁을 먹은 박인 주는 그대로 따라야 했다. 결국 돈은 순 식간에 사건의 주범들에게 모두 빠져 나갔다. 박인주가 몸도 다치고 돈도 빼앗기 는, 이런 위험한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놀랍게도 사건을 기획한 총책은 따로 있었다. 박인주는 보험사에 제출 한 자필 자술서에서 이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으며 “30대 후반의 경기 지역 일 진 선배 출신인 ‘카이저’가 두려워 가담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인주를 움직인 이대인 역시 모집책 일 뿐이며, 김주빈도 카이저의 휘하에 있는 주범 가운데 한 명이었다. 또 박인 주와 함께 차량에 동승한 또 다른 ‘마 네킹’ 3명도 박인주와 같은 학교의 또 래였다. 총책 카이저와 모집책 이대인, 주범 인 김주빈 등 같은 고교·지역 출신 일 진 선배그룹이 박인주 같은 후배나 또 래집단을 ‘마네킹’으로 활용한 게 사건 의 실체였다. 보험사는 박인주의 자술 서를 바탕으로 사건을 경찰에 수사의 뢰 했다. 더 큰 문제는 박인주와 같은 10대 ‘마 네킹’을 동원한 렌터카 보험사기 범죄 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로 쓰는 사고 수법은 ‘뒤쿵’ 이다. ‘뒤쿵’이란 주행 중 차선을 변경 하거나, 가벼운 법규 위반을 하는 차량 을 뒤에서 들이받는 수법으로 고의로 사고를 유발해 보험금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이런 사고를 반복적으 로 내기 위해 동창생 전화번호를 알아 내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협박해 ‘마 네킹’으로 활용한다. ‘마네킹’은 일진 그룹의 끈질긴 요청 과 협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하게 된다. 하지만 ‘마네킹’이 타 낸 보험금은 박인주의 경우처럼 일진 에게 다시 갈취 당하는 경우가 많다. 때 로는 더 억울한 일을 당한다. 보험사기 일당이 수사기관에 검거되면, ‘마네킹’ 앞으로 입금된 돈은 보험사에 돌려줘 야 한다. 그러나 일진은 ‘마네킹’에게 갈취한 돈을 이미 유흥비 등으로 탕진 한 탓에, 결국 계좌 명의자인 ‘마네킹’ 이 배상책임까지 짊어져야 한다. ‘마네킹’의 고통은 여기서 그치지 않 는다. 경찰은 단순 가담자인 ‘마네킹’ 을 ‘일진’과 공범 관계로 보기 때문에, ‘마네킹’은 사법처리까지 감수해야 한 다. 다만 ‘마네킹’이 수사에 협조할 경 우 검찰에서 기소유예 등으로 선처받 기도 한다. 이처럼 ‘마네킹’을 활용한 10대 렌터 카 범죄가 전국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 지만, 경찰의 수사의지는 낮은 편이다. 익명을 요구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범죄 수사성과는 경찰 승진에 영 향을 주는 인사고과에 높은 점수로 반 영되지 않아, 조직적인 범죄 단서가 발 견돼도 수사 확대에 소극적이다”고 말 했다. 경찰의 수사관행이 개선되지 않 는 한 날로 지능화하는 ‘마네킹’ 범죄 를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마네킹’ 범 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박인주 의 소원은 과연 이뤄질까. ※이 기사는 박인주가 보험사에 제출해 수사기 관으로 넘긴 자술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김청환 기자


A19

기 획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2020년 11월 17일 화요일

여론 속의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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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아프다고 국민열 열명명중중셋은 셋은 코로나 블루 “아파도 아프다고말할 말할수수없었다” 없었다” 국민 코로나 블루 2020년이 저물어 간다.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장식한 여러 이슈들이 정리되곤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단 하나의 단어로 충분할 듯하다. 전례 없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가까웠던 서로를 멀리하고, 스스로를 청결한 작년보다 ‘신체 건강’ 35%, ‘정신 건강’ 24% 나빠졌다 작년 대비 신체 건강이 나빠졌다 는 응답은 35%, 작년 대비 정신 건강이 나빠졌다는 응답은 24%로 신체가 더 나빠 졌다는 응답이 11% 포인트 높았다. 이 결과만 보자면 정신 건강이 더 괜찮은 것 아닌가 라고 할 수 있지만, 건강이 나빠진 데에 코로나19 상 황이 영향을 주었냐는 질문에 정신은 85%, 신 체는 58%가 영향을 주었다고 응답하여, 정신 건강에 코로나19 상황이 영향을 주었다는 응 답이 2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즉, 정신이 신 체보다 덜 나빠지긴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신체보다는 정신 건강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럼 사람들의 정신 건강 상태는 어느 정 도일까? 국가 정신건강검진에서 사용하는 PHQ-9 우울 척도 평가 결과, 응답자의 28%는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울 척도 합 계 총 27점 중 10점 이상이면 우울증 있음). 어 떤 사람들이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 지 살펴보니 18~29세(41%),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36%), 배우자 없음(35%), 1인 가구(38%) 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우울증 세부 상태별 결과를 살펴보면, 우울증 아님(42%), 가벼운 우울증(30%), 중간 정도 우울증(15%), 치료를 요하는 중간 정도 우울증(7%), 심한 우 울증(5%)으로 나타나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이 12%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말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일까? 주관 적 정서 지표인 행복감, 걱정, 우울감을 2019년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와 비교 해 본 결과, 행복감은 6.5점에서 6.0점으로 낮 아지고, 걱정은 4.2점에서 5.3점으로 상승, 우 울감은 3.4점에서 4.1점으로 상승했다. 부정적 인 변화는 걱정(+1.1점) > 우울감(+0.7점) > 행 복감(-0.5점) 순으로 크게 나타났다. 국외 사례

감옥에 고립시켰다.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모두의 약속된 행동이었지만, 반대급부로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 우울, 걱정, 불안, 외로움을 자라나게 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기 어렵고, 보여 줄 수도 없는 것이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의 병은 몸의 병보다 알아채기 어렵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우리의 “마음 건강”은 괜찮은 걸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에 대한 질문을 건네고 응답을 모았다. 를 살펴보면 올해 6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정신 건강 전국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1%가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의 증상 중 1개 이상의 증상이 있다고 나타났고, 이는 작년 대비 3~4배가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표본이나 설계 등의 차이로 조사 간 통계 를 직접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 나, 국내 정서 지표가 전체적 흐름이 작년 대비 좋지 않고, 다른 국가의 결과도 유사한 상황 임을 고려하면 사태의 심각성이 보다 크게 느 껴진다. “내 상태가 알려지는 것이 싫다” 최근 1년간 정신 고통 또는 질병을 경험한 사람들의 발병 원인 상위 5순위는 경제적 문제 (34%), 신체 건강 문제(17%), 직장/사업 문제 (13%), 가족/친척 문제(12%), 대인관계 문제 (8%)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정신 고통 또는 질병으로 도움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한 이유 상위 5순위는 내 상태가 알려지는 것이 싫 어서(35%), 소요되는 비용 때문에(11%), 걱정이 나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11%), 요청해도 소용

“코로나 상황이 정신 건강에 영향” 85% 우울 척도 평가 결과 28%가 ‘우울증’ 美도 국민 41%가 불안 등 증상 호소 최근 1년간 정신적 고통^질병의 원인은 경제적 문제>질병>직장^사업>가족$ 10명 중 7명 “정기적 정신건강검진 필요” 국민 대부분 정부의 체계적 관리 원해

없을 것 같아서(10%),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나 병원이 없어서(9%) 순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고통이나 질병의 원인과 도움받지 못 한 이유가 모두 “경제적 문제”와 “인간관계” 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정신 적 고통이나 질병의 1순위 원인인 경제적 문제 (34%)는 40~50대(40대: 40%, 50대: 42%)와 자 영업자(39%)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도움받 지 못한 1순위 원인인 내 상태가 알려지는 것이 두렵거나 싫어서(35%)는 50대(41%), 근로자

(40%)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코로나19발 경 기 침체에 따른 불안정성,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의 주 경제활동자인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정신 건강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정부가 국민의 정신 건강을 체계 적으로 관리해주기를 원한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정기적인 정신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40대 이하(18~29세: 83%, 30~40대: 81%), 배우자 없음(80%), 1인 가구(81%)에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적정 주기는 1년이 47%로 가장 높았고, 2년이 35% 로 뒤를 이었다(현재 국가건강검진의 정신건 강 검사 주기는 10년이다). 선호하는 검진 방법 으로는 병원, 보건소 방문이 56%, 컴퓨터, 스마 트폰 등을 통한 원격 검진이 36%를 기록했다. 방문 검진은 60세 이상(64%)에서, 원격 검진은

여성(44%)과 비경제활동자 (41%)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기 정신건강검진이 우선적으 로 필요한 집단이 어디라고 생각하냐 는 질문에 재난/사고/범죄 피해자 및 유가 족(41%)이 1순위로 꼽힌 것은 자연스럽게 이 해할 수 있으나, 2순위로 청소년(20%)이 응답 된 것은 다소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 10명 중 3~4명이 우울을 경험하고(질병관리 청 2007~2018 청소년 우울감 경험률 추이), 청 소년 주관적 행복지수 OECD 국가 중 최하위 권, 청소년 정신과 치료 국가 지원을 희망하는 국민청원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왜 청소년에게 우선적으로 정기 정신건강검진이 필요한지 헤 아릴 수 있을 것이다. 고연령층, 저소득자 등 소외계층 정신건강 관리 시급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작년 대비 사람들 의 정신 건강은 나빠졌고,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청소년, 고연령자, 저소득자, 1인 가구 등 다양한 집단의 정신 건강이 전 방위적 으로 위협받고 있다. 사람들은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보다 자주 들여다봐 주기를 원한다. 국민의 마음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신호 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에서 아직 내려오 지 못하고 있고, 정부도 국민의 마음 건강을 챙 기기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전국적으로 확 충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 스는 신체만큼 정신의 악화에도 위협을 가하 고 있고, 상황은 우리의 대응보다 항상 한발 빠 르다. 내일은 정신도 신체와 동등하게 보살펴 야 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오늘 움직여야 한다. 박종경 한국리서치 여론1본부 차장

코로나19에 쉽게 분노하는 ‘앵그리 한국인’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 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쉽 게 분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알바천국’ 앱을 제공하는 신생 기업(스타트업) 미디어월네트웍 스는 성인남녀 2,865명을 대상으 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약 77%가 코 로나19 때문에 쉽게 화를 내는 ‘코 로나 레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 됐다고 밝혔다. 응답자 4명 중 3명이 코로나 레 드를 겪었다는 뜻이다. 특히 여성 들이 코로나 레드를 경험한 비율 이 80.9%로 남성 67.9%보다 많

았다. 코로나 레드는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울한 상태(코로나 블루)가 계속되다 보니 쉽게 화를 내는 현상을 말한다. 응답자들이 경험한 코로나 레드 현상은 잦은 짜증(66.6%, 복수응 답), 습관적 불만 토로(35.6%), 갑 자기 치솟는 화(30.7%), 각종 혐 오 감정 극대화(19%) 등이었다. 또 불면증(38.9%), 목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25.5%), 식욕 증가 (23.6%) 등 신체 이상 징후도 나 타났다.

이 같은 분노의 원인은 코로나 19로 활동 범위가 줄어들면서 에 너지 발산이 안되기 때문(46.8%, 복수응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 았다. 이어서 코로나19가 스트레스를 더 증가시켰다(40.9%)는 대답과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에 대한 불신(39.8%), 각종 제재 에 대한 답답함(34%)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레드가 나타난 순간으로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경우 는 아르바이트 구직이나 취업 제

약 등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고 느 꼈을 때(66.9%, 복수응답)였다. 무엇보다 취업준비생들이 취업난 실감(79.8%)을 코로나 레드가 가 장 많이 나타난 순간으로 꼽았다. 코로나 레드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으로는 긍정적 콘텐츠 소비 (55.6%), 친구나 지인과 감정 교 류 및 대화(45%), 의식적인 자제 노력(41.8%), 규칙적 생활 습관 유 지(37.6%), 집안 운동(28.6%), 등 산 등 비대면 취미활동(19.3%) 등 이 꼽혔다. 최연진 IT전문기자


A20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암 치료에 운동효과 입증.. 호주 정부도 지원 확대해야”

운동으로 유방암 재발, 40% 낮춘다는 연구 결과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 ▲

상쾌한 봄날 아침, 시드니의 상징인 본다이비치 아이스버그 수영장 (Icebergs pool)에서 시오반 오툴(Siobhan O’Toole)과 도나 모클레어 (Donna Moclair)는 거대한 파도를 자유자 재로 넘나드는 선수와도 같아 보였다. 두 여성들의 멋진 수영 실력을 본 사 람이라면 이들 모두 암 투병 생활을 했 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 이다.

운동은 그들의 생명줄 오툴은 40세 때 유방암으로 사망한 가족이 있어 의사들이 권장하는 시기 보다 더 일찍 검진을 받기 시작했다.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 다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행히도 우려는 현실이 되었고 마흔 살이 되었을 때 삼중음성유방암이 발 견됐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전이 및 재발도 빈번해 환자들

의 고통이 매우 큰 암이다. 활동적이었 던 그녀는 암 치료에 더욱 잘 대처하기 위해 운동요법을 사용하는 시드니 세 인트빈센트 병원에서 암치료를 받았 다. 매주 3회 이상의 수영을 비롯 매일 최소 8천보를 걸었던 오툴은 “운동이 함암치료를 견딜 수 있는 바탕이 될 것 으로 믿었다. 기초체력은 물론 재발과 전이 방지 를 위한 필수조건인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치료 를 받는 동안 출전한 첫 동계 수영협회 대회에서 3등을 했다. “건강을 위해 훈련을 계속했을 뿐이 다. 몸뿐만 아니라 수영을 통해 건강한 마음을 되찾았다. 좀 더 훈련을 한 끝에 이듬해는 우승했다” 운동이 암과 싸우는데 도움이 된다 는 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있는 공공연 한 사실이다. 정형외과 전문의(Orthopaedic sur

시오반 오 툴레(왼쪽)와 도나 모클레어(왼쪽)가 항암치료를 받으며 혹독한 운동에 참여했다.

geon) 조나단 헤럴드는 “운동 재활을 통해 환자들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 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운동 이 암과 같은 질병과 싸울 수 있는 가 장 좋은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설 명했다. 최근 한 논문에서 암 진단 전과 후, 정기적인 운동을 한 여성은 활동적이 지 않은 유방암 환자에 비해 암이 재발 하거나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40% 이상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임상종양학회(Clinical Oncology Society of Australia)는 암 치료 의 일환으로 매주 150분 정도의 중강 도의 걷기 등의 운동 또는 75분의 조 깅, 사이클링, 수영과 같은 고강도 운 동을 권장한다. 매주 2-3회의 저항 운 동도 필수적이다.

“암 치료 반드시 운동 동반되어야” 의학 종양학자 겸 암 연구원인 사라 윌루스 박사(Dr Sara Wahlroos) 는 유방암 환자가 근육량 손실을 막는 것 이 얼마만큼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18명의 여성들에게 암치료를 받는 동안 20주짜리 체중 기반 운동 프로그램을 처방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 대부분 건강이 유지되거나 강 화돼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는 “암 치료에는 반드시 운동이 동반되어 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암 환자는 재활치료에 운동 서 비스를 제공받는 것에 제한되어 있다. 호주에서 심장마비를 겪은 사람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운동 훈련 등 6주간 의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암을 포함한 만성적 질환을 앓 고 있는 환자의 경우 메디케어 소지자 에 한해 GP(일반의)의 소견서에 따라 건강 관리 계획의 일환으로 운동 생리 학자(exercise physiologist)와 최대 5회만 치료가 가능하다. 캐롤라인 부스(Caroline Booth)는 종양학 박사의 추천으로 운동 생리학 자와 일주일에 3번 훈련을 병행하며 매 일 가벼운 운동을 했다. “삶의 패턴에 긍정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다. 더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비 용이 상당히 비싼 편이라 재정적으로 부담이 있다” 허리 질환에 대한 물리치 료에 이미 올해 사용 가능한 메디케어 보조금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운동 생 리학자와 함께 하는 훈련마다 $100의 비용을 전액 지불해야 했기 때문.

운동 생리학자와 일주일에 3번 훈련을 병행 하며 매일 가벼운 운동을 하는 캐롤라인 부스

의사-환자 공저 ‘운동 처방전’ 책 발간 시오반 오툴과 도나 모클레어는 자 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조난단 헤럴드 의사와 함께 운동이 암에 미치는 긍정 적 영향을 설명한 ‘운동 처방전(The Exercise Prescription)’이란 책을 펴 냈다. 조나단 헤럴드 의사는 “운동은 암의 치료적인 면을 넘어서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암 환자는 암 치료 로 인한 신체적 고통에 정신적 불안감 이 더해지면서 우울증에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환자가 스스로 운동을 하며 삶의 방 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 깝다.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라고 강조했다. 책의 판매 수익금은 시드니 세인트 빈센트병원(St Vincent’s Hospital) 에 있는 암환자를 위한 운동 재활 클리 닉에 기부할 예정이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B22

culture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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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O KOREAN DAILY |

문화

2020년 11월 18일 수요일

집시의 동네 님빈

다섯 멍냥이 함께 쇠^돌^유리와 자연$ 은퇴 앞둔 싱글남의 소우주

경기 파주시 ‘시타델 카&페’ 담장까지도 무지개색을 선호하는 님빈.

호주의 뉴사우스 웨일즈 (New 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 South Wales)와 퀸즐랜드(Queens는 중에 171.37 가보고 ट· 싶다고 흔쾌히 긴 반원통 모양에 돌이 촘촘히 박힌 집(건축면적 51평)하니 한 채가 올해 land)주 경계선에 님빈(Nimbin)이 반긴다. 자기가 님빈에 가야 할 일 6월 경기 파주시의 야트막한 산기슭에 새로 들어섰다. 일반적인 집의 라는 작은 동네가 있다. 이 동네에 특 이 있는데 자동차를 태워주면 좋겠 형태에서 한참 벗어난 이 집은 은퇴를 앞둔 그의 우리 반려동물이 별한 관광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고박진성(59)씨와 한다. 님빈까지는 동네에 ‘시타델 유적지가 있는 곳도카&페(Citadel 아니다. 그러나 서 ’다. 500km 가까이 되는 먼 거리다.개 차 함께 사는 Ca&Fe) 이혼하고 혼자가 된 박씨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특히 세계 각 집 이름은 를 태워주면 숙소를준비하며 제공하겠다고 두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기른다. 그가 노후를 감명 한 국에서 온 젊은 배낭족들이 많이 찾 다. 서로의 계산이 맞는다. 날짜를 잡 깊게 읽은 영국 작가 A. J. 크로닌(1896~1981)의 소설 제목인 ‘성채(The 는 동네다. 흔히 이야기하는 집시풍 았다. ’ Citadel) 에서 따왔다. 그의 가족, 개(canine)와 고양이(feline)의 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동네이기 때문 오래전에 님빈을 가본약자도 적이 있다. 이다. 내 주위에 있는 호주 사람 대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생활 붙였다. 분은 자그마한 동네, 님빈이라는 이 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름을 알고 있다. 는 관광객으로 방문했다. 따라서 대 쇠, 돌, 유리로 지어진 집 우연히 알 님빈에 거주하는 사람을 충 둘러보는 인간과 동물것으로 따뜻한만족해야만 공존 위해 했 서울의 아파트에 살던 박씨가 회사 발 ‘내부이면서 외부인 공간’ 설계 령으로 파주에 온 것은 2016년. 키우던 집 내부를 외장재인 돌로 마감 개 두 마리와 함께 심학산 밑의 한 전원 주택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얼마 사람 위한 가구^소품 최소화 지나지 않아 식구가 늘어났다. 반려동물 인터넷 카페에서 주인을 찾는 새끼 고양 반려동물 이동 자유롭게 문도 없애 이의 딱한 사연에 덜컥 고양이를 맡게 됐 화장실엔 살균조명까지 갖춰 다. 이듬해에는 산에서 고양이 떼가 내려 와 박씨의 집 마당에 진을 쳤다. 고양이 “원시적 형태$ 모든 게 자유스러워” 들은 추위와 허기에 지쳐 있었다. 박씨가 지극정성으로 돌본 덕에 튼튼해진 고양 이들은 대부분 어디론가 떠났고, 그 중 두 마리만 그의 곁에 남았다. 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며, 자신이 알고 영문학을 전공하고 무역업에 종사해 있는 지식을 주변과 나눌 수 있는 공간 온 박씨는 내년 2월 은퇴한다. 노후를 이 필요했다. 캠핑 트레일러를 닮은 집의 준비하면서 그는 오랫동안 꿈꿔 온 집 형상은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 을 짓기로 결심했다. 어렸을 때는 디즈니 그가 상상한 집을 설계로 현실화한 만화영화에 나오는 독일의 노이슈반슈 정이삭 건축가(에이코랩 건축사사무 타인 성 같은 곳에 살고 싶었다. 한때는 소 소장^동양대 교수)는 “처음 건축주 서부영화에 나오는 요새 같은 집에 빠지 를 만났을 때 캠핑 트레일러부터 지하 전형적인 호주 초원의 모습 전원생활을 그린 미 묘지(카타콤)와 요새 등의 다양한 이미 기도 했다. 소박한 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숲 지를 가져왔고, 요구사항도 매우 특이 속의 생활’과 영국 작가 A. J. 크로닌의 했다”라며 “하지만 제 작업도 주류가 ‘성채’ 등을 읽으며 그가 꿈꿨던 집은 구 아닌 나머지 것을 다뤄 왔듯이, 평범하 체화됐다. 지 않은 건축주의 집에 묘한 끌림을 느 “제가 꿈꿔 온 집을 압축해 보니 ‘무언 꼈다”고 했다. 가를 지켜 주는 ‘성채’에 가까웠어요. 저 둘이 의기투합해 지은 ‘돌 성채’는 집에 는 사회에서 살짝 벗어난 삶을 살아온 대한 통념을 산산이 깬다. 벽체에 지붕 변방의 존재예요. 저 자신도 지켜야 하 을 올리는 집의 공식부터 허물어졌다. 벽 지만, 제 도움이 필요한 반려동물들, 그 과 천장의 경계가 없다. 무덤이나 동굴 리고 저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지켜 처럼 천장이 벽과 이어져 둥글다. 건축가 주는 그런 돌 성채를 짓고 싶었어요.” 그 는 “건축주가 꿈꿔 온 아이디어를 듣고, 일주일에 님빈에서는 장이 선다.

(Nimbin) -1-

이강진의 시골엽서

수상한 눈초리를 받으며 떠난 여행지 동네에서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에 에 참전했던 중동 전쟁을 비롯해 호주 게 님빈 간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모 가 참전했던 국가의 기념비가 줄지어 든 사람의 물음은 동일하다. 왜 하필 있다. 물론, 한국 전쟁 기념비도 보인 이면 님빈에 가느냐는 질문과 함께 다. 인구는 적지만 수많은 전쟁에 참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낸다. 집시가 여한 호주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 마리화나를 피 그라프톤에서 생각지도 않은 꽃 구 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로 소문나 있 경과 공원을 둘러본 후 다음 목적지 기 때문이다. 로 향한다. 다음에 만날 동네는 카지 떠나는 날이다. 평소 여행에는 챙 노(Casino)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기지 않는 손전등과 슬리핑백을 차 동네다. 한국 사람에게 이미지가 좋 에 싣는다. 외진 곳에 집이 있고 잠자 지 않은 도박장을 연상케 하는 카지 리가 불편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 노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가 조금 궁 침 일찍 집을 나선다. 내비게이션에 금하기도 하다. 서 안내하는 고속도로를 북쪽으 지방 도로가 시작된다. 그러나 자동 ‘집 같지따라 ’이다. 올해 6월 경기 파주시에 들어선 ‘시타델 카&페’는 돌이 촘촘하게 박힌 긴 반원통의 않은 집 로 계속 달린다. 두어 시간 운전하고 차가 많지 않아 규정 속도 100km를 있는데 지인이 지름길로 가자고 제안 유지하며 계속 달릴 수 있다. 한 시간 한다. 국도이기 때문에 시간은 더 걸 정도 운전해 카지노에 도착했다. 목 화려한 무지개 모자가 인상적이다. 리지만 가보지 않았던 길도 좋을 것 축업으로 유명한 제법 큰 동네다. 규 ▼집의 외부에는 산에서 내려온 고양이들이 같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그라프톤 모가 큰 도살장도 있다. 거리에는 소 지낼 수 있는 작은 거처가 따로 있다. 다. 그러나 이번에는 님빈에 사는 사 (Grafton)이라는 동네로 들어선다. 고기 주간(Beef Week)이라는 광고 람과 같이 지내며 그들의 삶을 엿볼 그라프톤은 자카란다 꽃으로 유명 판이 붙어 있다. 소와 관련된 행사를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다. 따라서 매년 자카란다 축제가 하며 소고기 판매를 촉진하는 주간인 열린다. 2년전에 이곳에 와서 숙박하 것이다. 며 축제 구경을 한 기억이 떠오른다. 고속도로가 아닌 지름길로 운전했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축제 기에 거리는 짧았지만, 시간은 더 걸 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 렸다. 느지막한 오후가 되어 님빈에 러스와 상관없이 자카란다 나무는 여 도착했다. 동네 중심가에 들어서니 느 때와 다름없이 보라색 꽃을 도로 예전에 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식당, 에 흩뿌리고 있다. 동네가 온통 보라 우체국, 경찰서, 상점 등이 옛 모습 그 색이다. 대로다.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심 동네 한복판에 있는 가게에서 햄버 지어는 다니는 사람들 모습도 옛 모습 거▲하나 사 들고 강가에 있는 공원에 과 다르지 않다.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된 2층은 벽 없이 난간만 설치돼 있다. 자리를 잡았다. 규모가 큰 클라렌스 예전에 왔던 기억을 되살리며 잠시 강(Clarence River)이 소리 없이 천 동네를 걸어본다. 님빈이 다른 동네 천히 갈 길을 가고 있다. 넓은 잔디밭 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지개색이 많다 다칠 위험도 크게 되지 어쩌면 동굴처럼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다녀도 않는다. 둥근 벽체를 따라치장한 높이 6m 에서는 미끄러지거나 싱그러운 풀내음이 피어오른 는 점이다. 무지개색으로 가 집이 건축주의 다양한 욕망을 충족할 줄었다. 의 천장이 이어지고, 집 중앙의 둥글게 말 다. 조금 전에 잔디를 깎았기 때문이 게도 많다. 가게에서는 무지개색으로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린 나선형모자, 계단이 나눈다. 2층에는 다. 넓은 강을 바라보며 점심을 해결 치장한 옷층을 그리고 광주리 등을 안팎의 경계도 지웠다. 반려동물과 함 반려동물과 벽이놓고 따로있다. 없다. 무슨 대신 난간만 설치 사는 집 분위기에 따 아예 한다. 같은 함께 음식이라도 전시해 이유인지 모 께 살 집을 원했던 건축주는 집 내부를 라반지하~ 반원통의 집 안에 박스 두 개 2층인 집은것을 각 층의 맛이 다르다는 다시경계가 한번 느 확 했다. 르겠으나 집시의 삶과작은 무지개색은 연 외장재인 돌로 마감해 달라고 요구했 슨하다. 를 넣은 듯하다. 두 개의 바닥으로 나뉜 채광과 환기 등을 위해 지하지만 인한다. 관이 깊은 것 같다. 다. 나무나 대리석처럼 매끈한 바닥은 대지 폭이 준비하려고 좁은 다리 하나로 아슬아슬 위로떠나기 1m 가까이 땅과 연 길을 전에올라왔다. 잠시 공원을 둘 2층은 저녁을 가게에 들어갔 동물들이 잘 미끄러져 관절이 망가지고 결된 러보았다. 용사를 기원 연결된다. 볼 건축가는 벽체와 지하층공원은 외부에는참전 심학산 출신의 고 하게 다. 도시에서 수 있는“둥근 큰 슈퍼마켓 하는두 기념비로 둘러싸여 있다. 있다. 최근 높은 은 아니다. 그래도 웬만한 식자재들 다치기 쉽다. 벽을 긁는 것을 좋아하는 양이 천장고 등은 인간에 맞춰진 것이 마리를 위한 작은 거처가 은 구비하고“이 있다. 비롯해 슈 동물들에게 벽지는 불필요하다. 집은 오 돌을 두껍게 쌓아 올렸고, 바닥에는 열선 아니다”라며 집은 육류를 동물과 함께 살기 퍼에서 살 수 있는 물건만 장바구니에 롯이 쇠와 돌, 유리로만 지어졌다. 집 바 도 깔고 단열재도 넉넉하게 넣었다. 안쪽 위한 원시적인 형태와 현대적 주거의 특 담았다. 조금 동네 마켓이 열 닥은 나무 대신 돌(트래버틴)이 깔렸다. 창을 열면 언제든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 성을 동시에 갖고있으면 있다”고 말했다. 리기 때문이다. 동네방이 마켓은 매주 수 벽에는 종이 대신 붉은 고벽돌이 붙었다. 다. 박씨는 “산고양이 출신인 두 마리는 주방과 거실, 박씨의 일렬로 배치 요일에 동네 사람들이 수확한 야채 등 건축가는 “동물은 밖에서 사는 게 낫고, 하루 종일 바깥에서 생활하는 ‘실외파’” 된 1층은 화장실과 박씨의 방을 제외하 을문이 가지고 판다고 한다. 그에 비해 인간은 내부의 공간이 필요하 라며 “밤에 돌아와 배불리 먹고 따뜻하 곤 따로와서 없다. 동물들이 자유롭게 동네 시장이 열렸다. 열대여섯 개 다”라며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려면 내 게 잔 뒤에 나가선 집 안으로는 안 들어온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인간의 편 정도의 점포만 줄 서 있는 규모가 작 부이면서도 외부인 공간이어야 했다”고 다”고 말했다. 1층에 맞춰 집의 외벽을 따 리를 위한 가구와 소품도 최소화했다. 은 마켓이다. 그러나 물건은 다양하 말했다. 거친 벽과 바닥 덕분에 자연스 라 두른 테라스에서는 동물들이 서로 쫓 대신 고양이 배변상자, 화장실 살균조명 다. 직접 재배한 야채가 풍성하게 진 럽게 동물들의 발톱이 닳아져서 억지로 고 쫓으며 마음껏 뛰논다. 등을 갖췄다. 열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 빵을 가지 다듬어 줄 필요도 없고, 동물들이 뛰어 반려동물을 위한 집이지만 역설적으 1, 2층의 수직 공간도 명확하게 구분 고 와서 파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자카란다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동네 곳곳은 자카란다 보란색 꽃으로 뒤덮여 있다.

생각지 않게 두부를 만들어 파는 가게 도 볼 수 있다. 적당히 시장을 보고 지인이 사는 동 네로 향한다. 포장된 도로이지만 곳 곳이 많이 파여 있다. 아담한 초등학 교를 지나니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 비포장도로는 깊은 웅덩이가 곳곳에 파여 있어 서행할 수밖에 없다. 도로 공사가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으니 카 운슬에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한 다. 정부가 집시들에 대한 편견을 가 지고 있다고 지인은 주장한다. 조금 더 운전해 들어가니 허름한 입 구가 나온다. 입구에는 도로라 노경개인 건축사진작가 는 팻말이 있다. 관광객의 출입을 막 고 있는 것이다. 입구에 들어서 공동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주차장에는 서너 대의 차가 주차해 있다. 이곳에 ▼반려동물의 위생을 위해 별도의 살균조 사는 사람 중에는 자연을 보호해야 한 명을 화장실에 달았다. 다며 도로 만들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집까지 자동 차로 갈 수 없는 사람은 이곳에 주차 하고 걸어간다고 한다. 지인의 집은 이곳에서 15분 정도 산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손전등을 가 지고 오라고 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필 요한 물건만 대충 챙겨 산을 오른다. 낭떠러지 옆으로도 걸어야 하는 조금 은 험한 산길이다. 지인이 설계하고 동네 사람과 함 께 지었다는 건물에 도착했다. 너무 도 특이한 건물이어서일까, 카운슬에 서 제작한 잡지에도 소개된 집이라고 한다. 그러나 집안에는 제대로 된 가 구 하나 없이 썰렁하다. 소비를 최대 로한동물들은 집 밖을오염되는 선호한다.것을 “이 집에 줄여 환경이 최소 오니 실내에만 지냈던 동물(실내파)들 화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나같이 밖으로평범한 나가고 사람으로서는 싶어 해요. 집 주변을 도저히 탐색하고, 집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들 흉내 낼 수 없는 생활이다. 어요.삶에는 아무리정도가 돌 바닥을 깔아흔히 놔도이야기 자연 없다고 이한다. 주는 그러나 것만 하겠어요. 실외파의 완벽 많은 사람은 자신의 삶 한을승리예요.” 살기보다는 사회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간다. 스스로 반문해없을까. 본다. “이 나는 인간이 살기에 불편하진 나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집이 무덤 같잖아요. 아침에 눈뜨면 ‘살 욕망을 생각하면서 욕망하고 있 아있는가? 있어서 참타인의 감사하다’고 는 것은 아닌가? 나만이 무엇 일어나요. 남들은 집을 보고삶이란 ‘특이하다’ 인가? ‘사람 살 집이 아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평소에 만날 수 없는 특이한 환경에 이 집은 소우주예요. 반려동물과 함께 접해서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행복하고, 나무와 꽃을 가꾸고, 마당에 꼬리를 문다.음식을 해 먹어요. 모든 있는 화덕에서 (다음에 계속 됩니다.) 게 자연스럽고 편안해요. 유명한 철학 가가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잖아요. 동물과 자연이 함께하는 이 집이 어쩌면 이강진 전 호주 연방 공무 진정한 인간의(자유기고가, 집이 아닐까요.” 원) kanglee699@gmail.com 강지원 기자

공원에서 만난 한국 참전을 되새기는 기념탑.

트럼프^할리우드 그리고 美 대선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끝나 면 뒷말이 나오곤 한다. 상을 받아선 안 될 영화나 인물이 수상했다는 비판이 의 례처럼 잇따른다. 올해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 왕에 올랐을 때 환호가 쑥덕거림을 압 도했다. ‘기생충’의 수상에 못마땅해하는 목 소리는 영화계 밖, 백악관 주인에게서 나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 리는 한국과 무역 문제가 많은데, 그들 에게 작품상을 줘 버렸다”며 혀를 끌끌 찼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나 ‘선셋대로’(1950) 같은 위대한 영화를 다시 볼 순 없는 것일까”라고 반문하기 도 했다. 트럼프가 수많은 명작 중에서도 ‘바 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선셋대로’를 언 급한 이유는 뭘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 30

다’는 조지아주 대농장을 배경으로 미 남부의 시선에서 남북전쟁을 그린다. 미 국 동영상스트리밍업체(OTT) HBO맥 스가 지난 6월 인종차별을 다룬 부분을 문제 삼아 콘텐츠 목록에서 제외했던 영 화다. 트럼프다운 영화라고 할까. ‘선셋 대로’는 트럼프가 젊은 시절 영화감독이 될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던 작품이라 고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선셋대로’ 모두 백인 중심 보수주의가 할리우드 에서 힘을 쓰던 때 만들어졌다. 미남배 우 록 허드슨(1925~1985)이 게이이면서 도 게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 시대가 더 궁금하면 영화 ‘헤일, 시저!’ 와 넷플릭스 드라마 ‘오! 할리우드’를 추 가로 보길). 지금 할리우드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 적인 곳이다. 다종다양한 인물들이 모

할리우드 최신작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왼쪽)과 ‘힐빌리의 노래’는 미 대선 앞 뒤에 선보이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

여 무지갯빛 사랑을 하며 주로 민주당 을 지지한다. “트럼프 얼굴에 주먹을 날 리고 싶다”(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곳이다. 트럼프는 옛날 옛적 할리우드를 제외하고 할리우드의 모든 것이 싫을 수밖에.

반(反)트럼프주의자들이 넘쳐나는 할리우드가 올해 미대선을 지나칠 리가 없다. 미 대선 한달가량을 앞두고 나온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과 대선 직 후 공개된 ‘힐빌리의 노래’는 사뭇 시사 적이다.

넷플릭스 제공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은 1968년 시카고에서 반전 시위를 주동한 7인에 대한 재판을 그린다. 닉슨 정부는 진보 적인 7인을 단죄하려 하고, 검찰과 재판 부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영화는 없는 죄도 만들 수 있는 공권력의 작동 법칙

을 보여 준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공교롭게도 골수보수주의자 에이 미 코니 배럿이 새 연방대법관으로 임명 된 시기에 공개됐다. 마치 민주당 지지자 들의 결집을 호소하듯이. ‘힐빌리의 노래’는 정반대 편에 서 있 다. 2016년 트럼프에 몰표를 안긴 미 남 부 백인 저소득층의 힘겨운 삶을 전한 다. 빈곤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분노와 폭력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 들의 이야기가 아리다. 영화에는 이런 대 사가 나온다. “내가 편들어 줄 수는 없지 만 용서하려고 해. 용서하지 않으면 벗 어날 수도 없는 거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자가 된 지금, 의미심장 하다. 마치 승자가 베푸는 관용의 말처 럼 들리지 않나. 정치적이지 않은 듯 지극 히 정치적인 할리우드의 실체를 새삼 깨 닫는 한 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 HANHO KOREAN DAILY 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culture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B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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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윤이나의 정기구독

저마다 꺼내 보이는 울퉁불퉁한 삶, 우리는 그렇게 타인에 가닿는다 <12>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모던 러브’ 에세이를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학창 시절 수필이라고 배운 에세이의 사전적 정의는 ‘무형식의 산문’으로, 누구나, 거의 모든 소재를 가지고, 어떤 형식으로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문학의 한 갈래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실패한 연애, 사랑과 미움, 우울$ 누구든 겪을 법한 일을 겪는 이들 큰 과장 없이 따뜻하게 보여 줘 약한 모습과 흉터를 보여줬을 때 공감하며 이해하는 인물들의 모습 삶이란 바로 그런것이라 느끼게 해

‘모던 러브’는 실패한 연애, 아주 짧았던 추 억이 되어버린 관계나 경험, 사랑과 미움, 배 신과 믿음을 느낀 삶 의 순간들을 그린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제공

에세이는 쓰기도 읽기도 쉬운 글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바로 그 이유로 에세이는 쓰기 어렵다. 에세이 작가는 인터넷 서점의 독자평에 ‘그냥 일기’라거나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댓글이 달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도 내가 쓰는 이야기가 나를 넘어 타인에게 가 닿아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나의 이야기가 읽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도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독자가 반드시 그것을 물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세이로 분류되는 단행본 두 권을 출간한 작가로서, 그럼에도 에세이는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나에게 의미가 있어서 쓰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책이 많이 팔리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에세이의 본질적인 의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아마 뉴욕타임스에 16년째 연재되고 있는 관계에 대한 에세이 ‘모던 러브’를 쓴 수많은 개인도 비슷한 마음으로 자 신의 이야기를 써 나갔을 것이다. 1인칭 의 시점으로 ‘사랑’이라는 커다란 단어 안에서의 내가 겪은 일을, 감정을 고백하 는 것으로 내가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 이 우선이다. 그리고 ‘모던 러브’는 평범 한 개인이 자신의 언어로 고백하는 나의 이야기가 모였을 때 비로소 의미가 만들 어진 경우다. 현대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랑이 모이고, 이어지고 있 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오리지널 시 리즈 ‘모던 러브’는 이 에세이 중 일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나는 이 에세이를 낭독하는 동명의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종종 할리우드 배우 들의 목소리로도 들을 수 있는 에세이들 은 길지 않은 분량에, 여러 가지 모양의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 다. 실패한 연애, 아주 짧았던 추억이 되 어버린 관계나 경험, 사랑과 미움, 배신 과 믿음을 느낀 삶의 순간들이 거기 있 다. 최근에는 팬데믹으로 고립되고, 거리 를 두며 살아가게 된 사람들이 겪은 경 험과 마음들을 나눈 에세이를 모아 특 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드라마 역시 이야기를 과장하거나 크

생겨나는 것 같다. 내가 경험한 일, 내가 느낀 감정, 나의 삶의 어떤 부분을 나의 언어로 기록하고 남기는 일이 먼저이고 그것이 읽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는 그다음이다. 그리고 그게 무엇이 될지, 미리 알 수는 없다. ‘모던 러브’는 뉴욕타임스에 16년째 연재되고 있는 관계에 대한 에세이 ‘모던 러브’를 기반으로 만들어 진 드라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제공

게 변형하지 않고, 에세이로서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간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외피를 쓰고 있고, 어느 정도 는 공식을 따라가는 이야기도 있지만, 눈에 띄게 특별한 사건이나 소재를 다 루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이 픽션을 볼 때 개연성을 기대하고 결론에 이르러 딱 들어맞는 이야기의 완성을 기대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의 삶은 그렇지 않 다. 현실의 삶은 기승전결이 완벽하지도 않고, 구성이 훌륭하지도 않다. 울퉁불 퉁한 구석이 많고, 도저히 매끈하게 다 듬어지지 않는다. 그런 현실에 사는 복잡하고 부족한 면이 많은 인간이야말로 평범한 인간이 며, 이들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누 구든 겪을 법한 일들을 겪는 모습을 큰 과장 없이 따뜻하게 보여 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앤 해서웨 이, 데브 파텔, 티나 페이, 소피아 부텔라 같은 배우들의 힘이 들어가지 않은 생활 연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건 덤이다. ‘모던 러브’의 인물들이 미국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안전한 중산층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일 텐데, 이들이 겪는 가 장 큰 어려움이 불안과 우울, 트라우마

같은 문제인 것은 특히 흥미롭다. 꼭 봐야 할 단 하나의 에피소드를 꼽 는다면 첫 손가락에 꼽힐 3화는 조울증 을 다루고 있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렉시는 뛰어난 변호사지만 사춘기 때부 터 조울증을 앓고 있다. 조증 상태일 때 의 활력으로 만들어 놓은 반짝이는 세계 에 살면서도, 우울증이 찾아왔을 때는 자신을 침대에서 일으키는 것조차 불가 능하다. 조증이 찾아왔을 때의 상태를 영화 ‘라 라랜드’를 연상케하는 뮤지컬로 보여 주 는 산뜻한 연출에서 기대되는 바와 달리, 결말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렉시는 바라 는 연애도 시작하지 못하고, 실직을 겪으 며, 병은 낫지 않는다. 이 한 회차 동안 렉 시는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자신의 병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는, 딱 그만큼만 변 한다. 계기가 되는 큰 사건이 있어서 고백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말한 뒤에, 달라진다. 말하기 전에는 병에 따라 세상 이 변했는데, 말한 뒤에는 내가 변한다.이 드라마가 에세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두 번째 데이트에서 사고가 생기면서 사실상 타인인 서로에게 굳이 보여 주지 않아도 될 모습을 보이면서 생겨나는 일

과 감정을 그린 5화도 추천한다. 잘 보이 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은 뒤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들어 줄 상 대가 타인이기 때문에, 쌓아온 역사가 없 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있다. 그러고 보면 에세이를 읽고, ‘모던 러 브’ 같은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이 에피소 드에서 두 사람이 겪는 일과 비슷한 듯 도 하다. 꺼내놓을 수 있는 만큼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흉터를 보여 주었을 때, 연결되고 공감 되고 이해되는 부분을 더 많이 만나게 되 는 것이다. 여덟 편의 이야기가 다 고른 완성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 높낮이를 롤 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견딘다면 그 또한 이 드라마의 매력이 된다. 첫 시즌 의 마지막 화인 8화는 노년의 연애에 관 한 이야기다. 노인 달리기 시합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감정과 일상의 보폭을 맞춰 가며 관계를 맺고 서로의 삶의 궤적을 맞추지만, 결국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 남은 사람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 을 때까지’라는 말은 우리에게 그리 큰 헌신이 아니었다”라고 말하면서도, 노

년의 사랑 또한 젊은 사람들의 그것만 큼이나 풋풋하고 소중할 수 있다며 떠 난 이를 추모한다. 소중한 사람이 떠난 세계에서도 남은 사람이 바람을 마주하 며 걷고, 비를 맞으며 달리며 다시 살아 있음을 느낄 때, 그 도시에서 각자의 삶 을 살고 있던 지난 이야기 속 인물들의 과거와 미래가 다시 스쳐 간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본 것 이 이들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고 들은 부분 이전 에도 삶이 있었고, 이후에도 삶은 계속 될 것이다. 한 번 이별을 겪었지만, 다시 만나기 시작한 커플은 또다시 헤어질 수 있고, 서로를 알기도 전에 연약한 모습 을 들켜 버린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조 차 못 할 수 있다. 이혼의 위기를 극복한 부부는 비가 오 는데도 계속 테니스를 치기로 하지만, 애 써서 이어가고 있는 결혼 생활이라는 게 임은 어느 날 갑자기 끝나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일부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은 삶의 순간들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어떤 미래 가 찾아올지 우리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우리는 어떤 순간에서 전부 를 살지 못하며, 매일이라는 일부가 모여 야만 내 삶의 이야기의 엔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픽션과 현실의 차이이고, 그 게 바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나의 레 이스는 아직 끝나지않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다음 단행본이 될 에세이의 초 고를 마무리했다. 쓰는 동안 누군가 이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 일까를 깊이 생각하곤 했는데, 답을 찾 지는 못했다. 나는 끝내 내 이야기의 온 전한 독자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을 뿐이다. 하지만 ‘모던 러브’를 통해 생각해 보면, 이 이유를 지금은 알 지 못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읽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이 의미 가 있을 것이다. 하나 확실하게 알고 있 는 것은 생각하고 고민하고 질문하는 개인의 이야기가 더 많아진다면, 더 많이 쓰이고 또 읽힌다면, 우리가 닿는 부분 역시 넓어지리라는 사실뿐이다. ‘모던 러 브’가 온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그 세상 은 조금 더 따뜻할 것이고 말이다. 말

윤이나 칼럼니스트

“두려움 없는 촬영장 없어…언제나 좌절하며 은퇴 생각” 김혜수가 ‘죽은 김혜수’를 본다. 죽어 있는 자신을 보며 그는 생각한 다.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누가 죽 어 있는 나를 좀 치워주지, 좀 치워 라도 주지.’ 잠을 설치다 악몽에서 깨어난 김혜수는 생각한다. ‘내 마음 이 죽어 있구나.’ 2012년쯤이었다.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던 그는 1년 넘게 꿈을 꿀 때마다 똑 같은 악몽을 꿨다. 최동훈 감독과 흥 행작 ‘도둑들’을 찍고 난 뒤였다. 사업 하던 어머니가 딸 이름으로 엄청난 빚 을 졌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 빚 갚 느라 그간 모은 돈을 쏟아부었다. 자 신도 모르게 무너진 자신의 삶을 보며 ‘왜 나는 아무 것도 몰랐을까' 자책했 다. 그 상태로 드라마 ‘직장의 신’을, 영화 ‘관상’을 촬영했다. 아이러니하 게도, 그 때 김혜수는 한 단계 도약한 연기로 절정의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었다. 김혜수가 보낸 고통의 시간이 세상 에 알려진 건 그로부터 7년 뒤.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혜

수에게 그 시간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목소리는 해맑았 다. “극복할 여력은 없었어요. 그냥 내 버려 둘 수밖에요. 원하진 않지만 인 정하고 받아들여야 했죠. 현실적으로 해야 할 것들은 해야 하고요. 조바심 이 들어올 공간이 없었어요.” 신인 감독 박지완의 영화 ‘내가 죽 던 날’(12일 개봉)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김혜수는 그 때 그 악몽을 꾸던 시 간을 떠올렸다. “마음에 쏙 들어왔어 요.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어요. 만나 보지 않아도 아는 연대감 같은 것 말 이에요. 제가 위로 받았듯, 관객도 위 로 받았으면 해요. 그게 이 영화의 목 적이고 의미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는 증인 보호 차원에서 외딴 섬 으로 보내진 고교생 세진(노정의)이 유서 한 장 남기고 사라지면서 시작 한다. 김혜수가 맡은 형사 현수는 한 쪽 팔 마비에 이혼 소송까지 벼랑 끝 에 몰린 사태에서 세진의 행적으로 추 적하게 된다. 그러다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김혜수는 그간 연기하는 캐릭터와 자신을 분리했다. 이번엔 오래 전 악 몽 속에서 죽어 있던 자신을 떠올리며 현수 안으로 들어갔다. “현수가 처한 상황을 설명으로 보여주기보다 아주 직접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면 어떨까 싶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수정해 자신의 경험을 반영했다. 김혜수였기 에 가능한 ‘현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남편의 외도로 깨져 버린 부부 사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형사 경력. 영화 속 현수의 위기는 30여년간 톱스타 자 리를 지켜왔던 배우의 고통과 일맥상 통하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매번 작품을 끝낼 때마다 좌절 하며 은퇴를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일 을 해내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지 알기 때문에 늘 두려워요. 두려움

이 없는 촬영 현장은 없어요. 처음 연 기하는 배우도, 10년 한 배우도, 100 년 한 배우도 그럴 거에요. 촬영 현장 이 즐겁다는 배우도 있지만 저는 하나 도 즐겁지 않아요. 현장에서 좋은 사 람 만나는, 그런 즐거움이야 있죠. 하 지만 작품 그 자체로는 코미디 작품조 차도 즐겁기보다는 두렵고 힘들어요. 어떻게든 즐기는 태도로 희석시키며 하는 거죠.” 김혜수는 16살이던 1986년 데뷔했 다. “연기라는 일의 본질에 접근하기 전부터 어른들의 세계에서 살다가” 20대를 맞이했다. 성인 연기자로서 “끊임없이 벽에 부딪히고 한계를 인 정하며” 30대에 이르렀다. 30대엔 연 기 안팎으로 여러 시도를 했고, 40대 에 접어들면서 “이제 전부 다 그만두 고 내 삶을 살겠다”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40대가 시작되자 “내 삶 과 배우로서 삶을 분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배우의 삶은 그 렇게 이어졌다. ‘밀양’의 전도연을 보 며 좌절하고 은퇴를 생각하다, 새로

운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끼며 촬영 장으로 다시 빨려들어가는 식이었다. ‘내가 죽던 날’은 미스터리 스릴러 로 시작하지만, 현수와 세진, 그리고 섬에서 세진을 돌봐주던 순천댁(이정 은)이 무언의 공감과 연대를 맺으며 마무리된다. 세진, 순천댁이 현수를 살아나게 하듯, 김혜수도 그렇게 살 아났다. “여기까지 온 게 저 혼자 힘은 아니 죠. 지금까지 줄곧 복잡하고 모순 많 은 시간을 보냈고 지금도 그래요. 늘 운이 좋았죠. 구세주 같은 사람이 늘 있었어요. 저보다 좋은 배우는 엄청 많잖아요. 그럼에도 제가 계속 연기할 수 있었던 건 그래서죠. 제가 뭔가 특 별하고 용기있는 사람이라 보시는 분 들도 계시지만, 저 또한 늘 두렵고 내 게 주어진 몫을 버거워하면서도 어떻 게든 하려 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작은 것에 기뻐하면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 이거든요.” 자기처럼, 관객도 위로받 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그래서다. 고경석 기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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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HANHO KOREAN DAILY |

불꽃투 플렉센, 불끈투 김민규 두산^NC 한국시리즈 1승 1패

선발 플렉센, 주자 계속 내고도 더블 플레이 5회 연출 ‘이름값’ 두산 9회말 연타 맞고 3실점 소방수 김민규 호투 5-4 진땀승

두산이 막판 대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 고 NC와의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으 로 돌렸다. 두산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한국시리즈(7전4승제) 2차 전에서 ‘가을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26^ 왼쪽 사진)의 6이닝 1실점 역투와 9회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 승리를 지킨 김 민규(21^오른쪽)의 ‘슈퍼 세이브’를 앞세 워 5-4로 이겼다. 이로써 1차전을 내준 두산은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산이 가장 믿고 있었던 투수 플렉 센은 이날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준 플레이오프 6이닝 무실점 11탈삼진, 플 레이오프 10.1이닝 2실점 13탈삼진을 기 록했던 ‘언터처블’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플렉센은 여전히 ‘가을의 기운’을 뿜어냈 다. 플렉센은 삼자범퇴로 막은 3회말을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더 블 플레이를 다섯 차례나 유도하는 진 기한 장면도 연출했다. 1회말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플렉센은 2번 이명기를 3루수 직선 타로 잡았다. 이때 2루로 달렸던 주자 박 민우가 귀루하지 못해 아웃 됐다. 2회초 공격에서 NC 3루수 박석민의 실책을 틈 타 2점 리드를 안은 그는 2회말 1사 후 권 희동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계 속된 1사 만루에서 강진성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두산 오재일(36번)이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와 경기에서 9회말 한점 차 승리를 지키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처리하고 있다.

4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는 애런 알테어 의 우익수 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하던 3 루 주자 양의지가 우익수 박건우의 송구 에 태그 아웃되며이닝을 끝냈다. 5회말 1사 후엔 1회말 상황이 반복됐 다. 박민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 속 타자 이명기가 빨랫줄 타구를 날렸 다. 하지만 이 공은 유격수 라인드라이 브로 잡혔고, 박민우는 유격수 김재호 에게 태그 아웃됐다. 6회말엔 행운이 따

랐다. 1사 2루에서 박석민이 친 강습 타 구가 플렉센의 무릎에 맞고 1루수 직선 타로 잡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2루 주자 양의지 역시 귀루하지 못하고 포스 아웃됐다. 두산은 2-1로 리드한 4회초 김재호의 솔로포, 8회초 김재호의 1타점 적시타, 9 회초 호세 페르난데스의 1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5-1, 4점 리 드를 안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이영하가 무너졌다. 이영하는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5번 박석 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으나 6번 노진 혁에게 중전 안타, 7번 권희동에게 볼넷 을 줬다. 1사 만루에 몰린 가운데 8번 애 런 알테어에게 1타점 적시타, 9번 강진성 에게 2타점 적시타를 연거푸 맞았다. 1점차로 쫓긴 두산은 1사 1·2루 위기 가 이어지자 이영하를 내리고 김민규를 긴급 투입했다. KT와 플레이오프 4차

전에서도 0.1이닝 만에 강판한 선발 유 희관 대신 마운드에 올라 5.2이닝 무실 점 투구를 펼쳤던 김민규는 이날도 급 한 불을 껐다. 1번 박민우를 헛스윙 삼 진으로 돌려세운 다음 2번 이명기를 1루 수 땅볼로 잡고 1점차 리드를 지켰다. 공교롭게도 이날 두산 승리를 책임진 플렉센과 김민규는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당시 김민규가 승리 투수, 플렉센이 세이브를 올렸다면 이날

뉴스1

은 플렉센이 승리 투수, 김민규가 세이브 를 수확했다. 중심 타자들의 집단 부진으로 1차전 8 번에서 2차전 6번 유격수로 전진 배치된 김재호는 4회초 솔로 홈런, 8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며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 (MVP)에 뽑혔다. 한국시리즈 37번째 출 전 경기에서 김재호가 친 홈런은 한국시 리즈에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오래 걸린 마 수걸이 대포로 기록됐다. 김지섭 기자

“생각 못한 성과$ 꿈같은 한해였다”

18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0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황 선우(서울체육고등학교)가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박태환 깬 17세$ 100m ‘48초25’ 황선우, 6년 만에 한국 신기록 17세 고교생 황선우(서울체고)가 한 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31)을 넘어 자유 형 100m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황선우는 18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 서 열린 2020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 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25로 터 치패드를 찍었다. 이는 박태환이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 픈 챔피언십에서 작성한 48초42를 0.17 초 앞당긴 6년 만의 한국 신기록이다. 황선우는 지난달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0회 김천 전국수영대회 남자 고 등부 자유형 100m 결승에서도 박태환 의 기록에 0.09초 모자란 48초51로 우 승하며 신기록 작성 가능성을 보였다. 박태환 계보를 잇는 한국 수영의 미래로 떠오른 그는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 42

픽 기준 기록(48초57)도 충족했다. 황선우는 경기 후 대한수영연맹을 통 해 “지난해는 도쿄올림픽 출전이 목표 였다면 지금은 내년에 나서서 준결승, 혹은 결승까지 나서는 것으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기록 이 빨라진 비결은 없고, 훈련에 정말 열 심히 임했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기 본적인 체력이 부족했는데 올해는 동계 훈련도 열심히 했고 체력을 키운 게 도 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개인혼영이 주종목인 김서영(26·경북 도청)도 5년 만에 여자 자유형 100m 한 국 기록을 새로 썼다. 김서영은 이어 열 린 여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54초83 의 한국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종전 기 록은 고미소가 인천체고 재학 중이던 2015년 10월 열린 제96회 전국체육대회 에서 작성한 54초86이다. 김지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나19) 여파 속에 치러진 2020 한국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에선 올해도 신인 돌풍이 거셌다. 3승을 거둔 임희정 (20^한화큐셀)과 2승을 거두고 신인상 을 차지한 조아연(20^볼빅)의 경쟁이 불 꽃 튀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신인상 경쟁 구도는 시작부터 끝까지 유해란 (19^SK네트웍스)의 독주 체제였다. 신 인상 포인트 1,972점으로 1,190점인 2 위 현세린(19^대방건설)을 압도적으로 앞섰다. 일찌감치 신인상을 확정한 유해란은 15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SK텔레 콤-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며 단독 2위를 기록, 상 금 순위도 2위로 끌어올리며 시즌을 마 쳤다. 지난 7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 승을 포함해 이번 시즌 17개 대회에 모 두 출전해 전 경기 컷 통과한 그는 루키 시즌에 벌어들인 상금만 약 6억2,831만 원으로 7억9,714만원을 쌓은 상금왕 김 효주(25^롯데) 바로 아래에 위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여자프로 골프(LPGA) 및 일본여자프로골프 (JLPGA) 투어 선수들이 국내 무대에 머 물지 않았더라면 상금왕 자리도 유해란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유해란은 “시

2020 KLPGA 신인상 유해란

17개 대회서 톱10만 8차례 상금 2위^신인상 포인트도 압도적 역대 4번째 신인 타이틀 방어까지 “동경해 온 유소연과 동반 라운드 올해 함께 경기할 수 있어 기뻐 성공한 덕후가 된 순간이었다”

즌 전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성가를 이 뤘던 한 해였던 것 같다”며 2020 시즌을 돌아봤다. 최종전을 마친 뒤 만난 유해 란은 “해외에서 뛰던 언니들이 국내 무대 에 오면서 많이 힘든 시즌이 될 거란 생 각을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언니들과 경기하며 부족한 부분을 많이 알게 돼 뜻 깊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유해란이 거둔 성과는 신인 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즌 개막이 5월로 미뤄졌지만, 언니들 보란 듯 전 경기 컷 통과는 물론이거니와 전체 대회의 절반 수준인 8개 대회에서 톱10에 이름을 올 렸다. 지난해 초청 선수로 참여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기록했지만, 36홀로 축소 진행된 덕을

봐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그는 KL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인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역대 4번째 신 인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진기록을 세 우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묻자 유해 란은 “동경해 온 유소연(30^메디힐) 언 니와의 동반 라운드가 가장 기억에 남았 다”고 했다. 그는 “한창 골프에 전념하 던 중학교 때 유소연 언니가 ANA 인스 퍼레이션 우승을 하는 등 전성기였다” 며 “같은 성씨이기도 해서 마음이 더 간 것도 있었는데, 올해 함께 경기할 수 있 어서 너무 기뻤다”고 했다. 특히 지난달 SK네트웍스 대회 때 한 조에서 경기했 던 순간을 두고 그는 “성공한 덕후가 된 순간이었다”며 웃었다. 유해란은 이제 유소연이 첫 메이저 우 승을 차지했던 US여자오픈 무대에 도 전한다. 그는 “아직은 KLPGA 무대에 서 더 경험하고 싶은 게 많고, 배워야 할 게 많다”면서도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 가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내년엔 더 나은 선수로 돌아오겠다는 다짐도 했다. 유해란은 “이번 시즌에 퍼트 감각 이 오락가락 한 것 같다”며 “겨울 동안 퍼트를 보완해서 내년엔 더 나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2020 KLPGA 신인왕 유해란이 지난달 30일 SK네 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2라운드 3번 홀 에서 아이언샷을 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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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HANHO KOREAN DAILY |

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지난 9월 가방 브랜드를 론칭한 전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승희 ‘멜로페’ 대표를 10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만났다. 자신이 디자인한 백을 메고 온 그에게 포즈를 부탁했다. ●홍인기 기자

쇼트트랙 금메달 꿈은 이뤘지만$ 가방 디자이너 꿈은 이제 시작이죠 넘어져 보지 않은 삶이 부러운 적이 있다. 헛디디거나 미끄러져 주저앉아 있는 시간, 다시 일어서려고 들이는 에너지가 아까웠다. 빠르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순탄하게 자박자박 걸어가는 게 가장 보통의 인생이라 여겼다. 나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또한 그 보통의 범주에 들기를 바라면서. 물론 그게 착각이라는 걸 깨닫는 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때 넘어지지

박승희

않았더라면.’ 전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승희(28)가 요즘도 가끔 떠올리는 생각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m 결승. 강도 높은 훈련을 견딘 몸 상태는 최상, 레인도 가장 유리한 1번이었다. 심지어 단거리에 강한 경쟁자들이 예선에서 탈락했다. 모든 상황과 조건이 골드 빛이었다. 총소리가 울리자마자 선두로 치고 나간 건 박승희. 그러나 채 한 바퀴를 돌기도 전에 2, 3위 선수들이 한데 미끄러지며 코너링하던 그까지 밀어 넘어뜨렸다. 곧장 일어났지만, 이번엔 스케이트 날이 바닥에 걸리며 또 고꾸라졌다. “날이 앞쪽으로 빙판에 꽂히면서 또 넘어진 거예요. 마음이 급하면 그렇죠.” 그래도 그는 일어나 달렸다. 결과는 동메달. 1998년 전이경 이후 이 종목 메달은 그가 처음이었다.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못내 아쉬웠다. 쇼트트랙 종목에 큰 회의도 들었다. “내가 아무리 컨디션이 좋고, 잘 달려도 다른 변수로 허무하게 끝날 수 있구나 싶었죠.” 4년 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계기다.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도 넘어졌다 일어나 봤는데, 인생에선 불가능할 리 있을까. 불현듯 찾아온 삶의 위기를 이겨낼 힘은, 과거 빙판에 섰던 자신에게 있었다.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딴 ‘올라운더 메달리스트’에서, 패션 디렉터이자 가방 브랜드 ‘멜로페’의 CEO로, 자신만의 삶의 멜로디를 엮어 가고 있는 박승희 대표를 10일 만났다. 만났다.

피겨인 줄 알고 시작한 쇼트트랙 어머니가 피겨 만화 ‘사랑의 아랑훼스’를 읽고 언니 박승주, 남동생 박세영 선수까지 자녀 셋을 모두 스케이트를 시켰다는 일화가 유명한데요. “맞아요. 학창시절에 그 만화책을 엄청 재미있게 보셨대요. 저희가 다닌 초등학교(수원 소화초) 특기·적성 과목에 ‘빙상’이 있어서 어머니는 그게 피겨인 줄 알고 넣으신 거예요.” 그러다 어떻게 선수가 된 거예요? “어느 날 빙상반 선생님이 부모님께 선수 시키실 생각 없으시냐고 한 거죠. 선수반에 들어가면 이런 운명을 살게 되리라는 건 저도, 엄마도 몰랐지만요. 하하.” 200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1,500m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죠. “그때 아마 처음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었을 거예요. 더 잘해 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죠.” 2007년부터 계속 국가대표로 선발된 그는, 선수로 세운 첫 목표점인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드디어 출전하게 된다. 1,000m와 1,500m에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땄다.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기분은 어땠나요. “엄청 아쉬웠어요. 약간 허무하기도 했고요.” 다음 목표는 4년 뒤의 소치 올림픽이었겠네요. “네, 저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소치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훈련했어요.” 드디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m 결선에 관심이 집중됐다. 메달이 도통 나오지 않는 이 취약 종목에서 그가 금메달을 따리라는 기대가 컸다. 두 번째 넘어지고 나서 어땠나요. “처음 넘어졌을 땐 내 잘못이 아니니 누군가 실격 처리 되겠다 그럼 2위는 하겠다 싶어 일어났는데, 두 번째 넘어졌을 땐 3등이겠구나 했죠.” 동메달이 확정되고 나서야 눈물을 쏟았죠. “너무 아쉬워서 울었어요. 5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꿈이었거든요.” 부상까지 당해 그는 이틀 뒤부터 예선이 시작되는 1,500m는 출전을 포기했다. 30

며칠간 치료에만 집중했고 후반에 열린 1,000m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팀워크와 훈련량이 압도적이었던 여자 국가대표팀은 3,000m 계주에서 1위에 올라 설욕했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꿔 올림픽 도전한 이유 소치 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할 생각은 안 했나요? “실제 6개월 정도 쉬었어요. 그런데 다음 올림픽이 우리나라 평창에서 열리니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쇼트트랙으로는 싫더라고요.” 왜요?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해도 순간 타인의 실수로 나까지 영향을 받으니까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나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 빙상 사상 최초 두 종목 올림픽 출전’이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인생의 이른 시기에 많은 걸 이뤘어요. 그래서 은퇴 이후 사회에 나와서도 남다른 기분일 것 같아요. “운동하느라 어린 시절이 생각 안 날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렸어요. 인생의 한 챕터가 넘어간 느낌이죠. 이제야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 통상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이 은퇴 후에 지도자의 길을 걷곤 하는데, 전혀 다른 분야를 도전했어요. 패션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요. “어릴 때부터요. 언니 티셔츠로 가방을 만들었다가 혼난 적도 있죠. 하하. 이모가 한때 연기를 했는데, 저도 배우를 하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은퇴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꿈은 접고 원래 좋아했던 패션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죠.” 좋아하는 게 따로 있었는데 어떻게 17년이나 운동을 했어요? “어쩌다 스케이팅을 시작하게 됐고 또 재미도 있었으니까요. 이왕 시작한 거 단계를 밟아서 목표를 이루고 내가 원래 하고 싶던 일에 도전하자고 마음먹었죠.” ‘이 나이에 뭘…’ 두려움이 슬럼프로 패션학교에도 다녔다고 들었어요.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그해 여름에 에스모드서울에 등록해서 다녔어요. 프랑스의 에스모드파리가 본교인 패션 디자인 학교예요. 장학생 선발에 지원했는데 뽑혀서 다니게 됐죠.”

타인 실수로 영향 쇼트에 회의 느껴 스피드스케이팅 도전, 17년 운동 매진 ‘반드시 금메달 딴다’ 이루고 은퇴 어릴적부터 관심 디자인 공부 시작 은퇴하면 왜 꼭 코치를 해야 하나 가방 브랜드 런칭, 가슴 뛰는 나날 빙상 아니어도 재미있고 행복해요

어땠나요. “엄~청 재미있었어요! 원서를 넣은 이유도 확인해 보고 싶어서였거든요. 디자인을 계속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지. 그런데 정말 재미있게 배웠죠. 아침에 가방 메고 지하철 타고 학교에 가는 일상도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럼 확신이 들었겠네요. “네, 해도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내 브랜드를 만들어 볼 준비를 시작했는데 그때 번아웃(탈진, 무기력증)이 왔어요. 살면서 처음이었죠.” 왜 그랬을까요. “주위에 반대하거나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자신감은 없어지고 두려움은 커졌죠. ‘나는 이제 뭘 하고 살아야 하나’ 막막하더라고요. 사람도 잘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었죠.”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한국에 있기 싫어서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어요. 남부의 브라이튼이라는 해안 도시에 머물렀죠. 아마 건강만 괜찮았다면 영국에 더 오래 있었을 거예요.” 거기서도 스트레스가 여전했군요. “그런가 봐요. 그런데 영국에서도 디자인은 했어요. 처음 몇 달은 전혀 손대지 않았는데 나중에 문득 가방 디자인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를 했어요.” ‘과거의 나’를 만나 얻은 해답 영국에서 돌아와선 그럼 좀 나아졌나요. “별반 다르지 않았죠. 우연히 제주도에서

열리는 ‘낯선 컨퍼런스’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게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멜로디를 자유롭고 당당하게 누리며 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이름부터 호기심이 일었다. 인터넷을 뒤졌다. 지인의 추천으로 모인 40명의 낯선 사람들이 2박 3일간 함께 참여하는 독특한 형식의 프로젝트였다. 각자 대화하고 싶은 주제를 써내 그 중 일부를 추려 일 대 일 혹은 그룹으로 얘기를 이어나가는 게 주요 프로그램이다. ‘낯선 사람들 속에서 나를 낯설게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거쳐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된다’는 후기가 눈에 띄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됐는데 힘들진 않나요. “너~무 신기하죠! 내가 디자인한 가방을 다른 사람이 좋아해 주고 그걸 구매해서 하고 다니는 건, 참 가슴 벅찬 일이더라고요. 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죠.”

거기서 어떤 경험을 했죠? “평소에는 낯선 사람과 뜬금없이 대화를 할 기회가 없잖아요. 신기했죠. 30대부터 40대까지 제게는 언니, 오빠뻘인 참가자가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어떤 언니와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아요. 직업을 굉장히 여러 번 바꾼 분이었죠. 공연계에 있다가 카페를 열고 또 다른 일을 시작하고. 그런데 정말 행복해 보였어요.”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제가 질문을 엄청 많이 했어요. ‘이 일은 어떻게 하게 됐어요, 이런 경우엔 어떻게 했어요’ 같은. 언니가 ‘그냥 하고 싶어서 했어. 해보니까 별 거 아니더라’ 하는 거예요. 그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죠.” 왜요? “예전에 내가 했을 법한 대답이었거든요. ‘왜 내가 나를 잊고 살았을까. 예전의 나 같으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을 텐데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망설이고 불안해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일을 계기로 예전으로 돌아왔죠. 그곳에서 낯선 사람들의 얘기와 조언, 응원으로 치유도 많이 받았고요. ‘낯컨’에 다녀오고 바로 브랜드 준비를 시작했죠.” 작했죠.” 은퇴하면 코치? 삶에 에 공식은 없다 그는 영국에서 디자인 자인 구상을 시작한 가방으로 방으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친언니(전 스피드스케이팅 케이팅 는 서무를 맡았다. 국가대표 박승주)는 직원 없이 자매가 꾸렸다. 9월 11일 론칭한 브랜드 이름은 름은 ‘멜로페(MELOPE)’.. 왜 멜로페라고 지었나요. “음악 선율이란 뜻이에요. 사람마다 삶의 멜로디가 다르잖아요. 자기만의 만의

지금까지 살면서 지키려고 해온 삶의 도가 있다면 뭘까요. “어릴 때부터 잊지 않으려고 하는 생각이 있어요. 엄마가 해준 말씀 중 하나죠. ‘가슴 뛰는 일을 해라.’ 저는 뭘 선택하든 제 행복이 우선이에요. 패션 디자인도 내가 무언가를 구상해서 만들어 내는 일이 굉장히 설레니까 선택한 거죠. 운동선수가 은퇴한다고 하면 주위의 열에 아홉은 ‘이제 코치하겠네’ 하거든요. 빙상이 아니어도 충분히 다른 분야에서도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금메달리스트’ ‘올라운더 메달리스트’ ‘국가대표’라는 수식어 말고 달리 불리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곰곰 생각하더니 그는 “그냥 박승희”라고 답했다. “나라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고 살고 싶어서”라고 했다. 빙상을 벗어나 틀을 두지 않고 자유로이 나는 삶을 꿈꾸고 있음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살면서 누가 밀쳐서, 때론 내 실수로 또 넘어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그다지 두렵진 않을 것 같았다. 주저앉아 봤고, 일어나 봤으니까. 그렇게 나만의 가락이 있는 삶은, 단단해서 아름답다. 논설위원

‘멜로페’는 아직은 온라인 스토어만 있다. 홈페이지도 그가 직접 만들 만들었다. 서울 디자인 손보는 용산구 사무실에서 디자인을 모습(위쪽 사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500 경기를 마치고 쇼트트랙 여자 500m 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승 박승희 제공·연합뉴스


LIFE

| HANHO KOREAN DAILY

18

건강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B27

2020년 11월 17일 화요일

번아웃, 직장인 85%가 경험$ 하루 10분 산책해 보세요 일에만 몰두하던 직장인 K(42)씨는 최근 쉽게 피로하고 집중력도 현저히 떨 어졌다.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감기가 자주 재발했다. 커피를 서너 잔 이상 마 셔도 피곤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무기력 해져서 무슨 일을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 고 즐겁지도 않다. 이 같은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5% 가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글자 그대로 모두 다 타버리 고 재만 남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증 상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극심한 피로 증상이 풀리지 않고 6개월 이상 지 속되는 상태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용어는 미국 뉴욕 의 정신분석가 허버트 프로이덴버거가 1974년 ‘상담가들의 소진(Burnout of Staffs)’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했 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5월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했다. 의학 적 질병은 아니지만 제대로 알고 관리해 야 하는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인정 한 것이다. 정작 본인은 잘 모르는 번아웃 증후군 번아웃 증후군은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고 전력을 다하는 사람에게 주 로 나타난다. 또 긴 노동 시간에 비해 짧 은 휴식 시간, 강도 높은 노동 등의 사회 적 요인 등이 번아웃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이 생기면 만성 피로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감기 재발 이 잦는 등 확연히 체력이 떨어진다. 초

일하는 것에 싫증 느끼고 무기력 휴식 취해도 피로 6개월 이상 지속 질병 아니지만 관리 필요한 증상 비타민 등 영양 보조제도 도움

번아웃 증후군 체크리스트

‘겨울 구토병’ 노로바이러스

(3가지 이상이면 증상 의심)

어린이집^유치원 등에 구토물 소독 키트 배포 확대

□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을 하면 피곤해진다.

환자 대부분 완벽주의적 성향 퇴근 후 일 내려놓는 워라밸 실천을

□ 일하는 것에 심적 부담과 긴장을 느낀다. □ 업무를 하는데 무기력하고 싫증을 느낀다. □ 업무를 하는데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다.

기에는 졸린 증상보다 쉬고 싶다는 욕 망이 강할 수 있고 불면증, 맥박이나 호 흡이 빨라지며 식욕 감퇴나 심한 불안감 이 나타날 수 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알레르기 증상, 관절통 등이 반복적으 로 발생한다. 쉽게 화를 내는 등 예민해지고 집중력· 기억력이 떨어지고, 완벽주의적 성격을 보이며 좌절감·공포감·강박적 행동이 나 타날 수 있다. 극심한 피로·위약감·우울 감·불면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설사·변 비가 반복되거나 밥맛이 떨어지며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느낌 이 난다. 두근거림·빈맥·서맥·두통·어지럼 증·이명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홍승권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번아 웃 증후군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이나 가 벼운 운동에도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과로 후 전신 무력감까지 나타날 수 있 다”고 했다. 윤현철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 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히 무기력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뇌가 과로 해 건망증이 생기거나 과도하게 예민해 져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번아웃 증후군이 심해지면 상사와 크게 다투거나 돌연 퇴사하는 등 사회 생활

□ 현재 업무에 관심이 크게 줄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 □ 이전에 즐거웠던 일이 요즘 무미건조하고 행복하지 않다. □ 전보다 많은 시간을 혼자 지낸다. □ 어디론가 먼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 □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폭식·음주·흡연 등을 즐긴다. □ 평소보다 짜증·불안이 늘고 여유가 없다.

일에만 매달리다 쉽게 피로하고 집중력도 떨어져 모든 일에 싫증이 나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8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 문제를 겪지만 대부분 번아웃 증후군 인줄 몰라 그냥 방치할 때가 많은 것이 문제다. 일과 휴식 분리하는 ‘워라밸’ 중요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스스 로가 가장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찾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 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 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자 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 한다. 부교감 신경은 면역계를 자극한 다. 운동은 면역세포와 림프액 흐름을 활발하게 한다. 심한 단계(탈진)에서는 오히려 운동이 회복을 방해할 수 있기에

운동 강도와 빈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것이 좋다. 산책도 좋은 해결책이다. 윤대현 서울 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는 “하루에 10분, 1주일에 1시간 정도 마 음과 데이트하는 산책을 권한다”며 “하 루 10분 산책은 제주도에서 1년 사는 것 보다 효과가 좋다”고 했다.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필요 하다. 골고루 먹되 커피·술·음료수·담배 등 자극적인 음식은 삼간다. 또 인공 감 미료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의 노 출을 피한다. 비타민·마그네슘·기타 미 네랄·L-카르니틴 등 보조제를 먹는 것 도 추천된다. 면역력을 높이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는 저녁 11시부터 새벽

게티이미지뱅크

3시까지는 숙면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말고 직장 동료 등 다른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상 담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희 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또한 “업 무는 되도록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하 고, 퇴근 후 집으로 일을 가져가지 않아 야 한다”고 했다. 즉,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중요하다. 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 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 는 환자는 대부분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다”며 “이들은 성격상 도움을 요청하 지도 못하고, 거절도 하지 못해 어려움 을 더 겪게 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눈부시고 시력 뚝$ 피곤해서 그런가 했는데 포도막염? 이모(21)씨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오 른쪽 눈이 충혈되고 아프기 시작한 뒤 점점 시력이 떨어졌다. 처음엔 피곤해서 단순 결막염이 생긴 것으로 여겨 대수롭 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시력이 급격히 떨 어져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가 됐 고 눈부심 증상까지 나타났다. 병원을 찾아 눈과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생 소한 ‘포도막염’이었다. 포도막염은 눈을 싸고 있는 포도막 (Uvea) 조직의 염증이 생긴 것이다. 탁 구공만한 눈알은 세 종류 막으로 둘러 싸여 있다. 가장 바깥쪽 하얀 막을 공막, 가장 안쪽 신경이 분포하는 막을 망막, 중간막을 포도막이라고 한다. 포도막 은 홍채·맥락막·모양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포도 껍질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눈이 가렵고 눈부심이 심하면 결막염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명을 유발하는 포도막염일 가능성도 있 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름이다. 혈관이 분포해 눈에 영양을 공 급한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주변의 망막· 공막은 물론 수정체·각막 등 눈의 중요 한 부분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고 실명될 수도 있다. 국내에선 환자가 매년 1만명당 17.3명이 발생한 다(대한포도막학회). 20·30대에서도 많

이 발병한다. 포도막염 원인은 비감염성과 감염성 으로 나뉜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자 가면역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홍 반성 낭창(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별다른 원인이 없 어도 생긴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결핵 이나 매독 등 여러 균에 감염돼 생길 때 가 많다. 포도막염은 대개 염증이 반복 지속적 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포도 막염은 조기 발견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막염 진단을 위해 먼저 시력검사를 하고 안압을 측정해 시 력 감소 정도를 알아낸다. 또 세극등 현 미경 검사를 통해 전안부 검사를 한다. 포도막염이 있으면 눈 앞부분에 염증 세

포가 떠다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와 함께 각막이나 홍채에 다른 이상이 없는지 관찰한다. 이형우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자 가면역 질환으로 발생한 포도막염은 한 가지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유리체 및 망막 검사, 빛 간섭 단층 촬영 및 조영제 검사 등의 안과 검 사와 가슴 X선 촬영, 혈액검사 등 종합 적인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치료는 점안약·복용약·주사약 등이 단 독 혹은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약에 따 라서는 눈동자를 넓혀서 시력이 더욱 떨 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 눈에 맞 은 주사 때문에 새빨갛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몇 주 안에 회복하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

도 된다. 최근 실명 위험이 있거나 약물 합병증이 심한 비감염성 포도막염 치료 에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적은 생물학 적 제제(휴미라)를 쓸 수 있다. 포도막염은 면역 기능과 관계가 있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육체적으로 심한 노동을 하거나, 술·담배를 많이 하 면 발병과 재발 가능성이 커진다.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포 도막염은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심각 한 안과 질환이지만 ‘피곤해서 그렇겠지’ ‘일시적인 증상일 것이라며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 할 때가 많다”며 “20~30대 젊은이들도 포도막염이 많이 발생하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만성염증 예방하려면 만성 스트레스 막아라 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우리 몸의 염증은 다치거나 감염됐 을 때 신체 조직을 보호하고 생존하기 위한 중요한 신체 반응이다. 하지만 감 염이나 손상 등이 아닌 사회^환경적 요 인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전신 만성 염 증이 생기면 암^심혈관 질환^만성콩팥 병^지방간^자가면역 질환 등 심각한 질 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급성 염증은 체내 침입한 병원체에 대해 면역세포가 대응하면서 발생하 거나, 물리^화학^대사적 손상이 신체 세 포나 조직에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급 성 염증은 손상이나 감염됐을 때 손상 과 감염을 국소화시키고 손상^감염된 부위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려는 생체 의 고도로 발달한 방어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이러한 급성 염증은 감염이 30

나 손상 문제가 해결되면 며칠 내로 가 라앉는다. 반면 만성 염증은 병원체 감 염이나 세포 손상 없이 생기고, 노인에 게서 흔하며, 지속적인 낮은 수준의 염 증 반응을 통해 신체 조직과 장기에 산 화 스트레스 손상을 유발한다. 만성 염증이 질병 발생^진행에 중요 한 역할을 한다는 근거가 가장 뚜렷 한 질환은 당뇨병^심혈관 질환^대사증 후군이다. 54개의 장기 전향적 연구에 참여한 16만여명을 대상으로 염증 지 표인 C반응 단백(CRP) 수치와 만성질 환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 면 혈중 CRP 수치가 높으면 관상동 맥 질환과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높아 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만성 염증이 질병의 주요 특성 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관절 부위 이외에도 피부^눈^폐^심장^콩팥^혈관^신

게티이미지뱅크

경계 등 전신 조직이나 장기에 염증성 손상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만성 염증 관련 질 환 발생률은 서구화된 생활습관을 가 진 나라에서는 급증하지만, 예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사 실이다. 밀가루^가공식품^알코올 섭취가 늘 어나고 채소^과일 등 식이섬유가 풍부 한 식품 섭취가 줄면, 대장균총 변화

를 가져와 전신 만성 염증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신체 활동량이 줄면 혈중 염증 물질이 늘고 비만을 유발해 심혈 관 질환^당뇨병^지방간^암^치매 등이 생 길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내장 지방은 다양한 염증 물질을 과다 분비해 전신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특히 심혈관 질 환의 주요인인 동맥경화성 변화를 가 속화한다. 흡연은 CRP^백혈구 등 혈중 염증 물질을 늘려 혈관을 손상시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음주는 장 염증을 일으켜 세균이나 세균독소가 혈중으로 유입돼 전신 염증을 유발한 다. 또한 수면이 부족하면 전신 염증 을 일으켜 심혈관 질환^고혈압^당뇨병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만성 스트 레스에 노출되면 만성 염증이 생겨 신 체 조직과 장기 손상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전신 만성 염증을 예방하려 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현미 잡곡 밥^신선한 채소^과일 섭취를 늘리고 과 식을 피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 해야 한다. 둘째, 걷기^등산^자전거 타 기 등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 체내의 만성 염증 발생을 막아야 한다. 셋째, 금연^절주를 실천해 혈중 염증 물질 발 생을 줄여야 한다. 넷째, 적정 체중을 유지해 내장 지방으로부터 전신 염증 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 생기는 것 을 막아야 한다. 다섯째, 적절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숙 면을 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 스를 줄이고 만성화 되지 않도록 관리하 는 것이 필요하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겨울철 구토병’이라고 불리는 노 로바이러스는 겨울철에 많이 생기는 식중독이다. 노로바이러스가 영하 20도에서도 잘 살아남고 겨울철에 감염 활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최근 5 년간(2015~19년) 매년 평균 52건 (1,115명)이 발생했는데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34건(623명)으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65%를 차 지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물과 물을 섭취했을 때 감염됐 거나,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과 접촉했을 때, 감염 환자 구토물에 닿았을 때, 구토물이나 분변에 오염 된 문고리·조리 도구 등을 잡았을 때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노로바이러스 감염자와 직· 간접적으로 접촉해 쉽게 전파되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1차 환자 발생 후 사람 간 감염이 쉬워 어린이집·유 치원·학교 등 단체 생활을 하는 시설 에서 노로바이러스 예방에 더욱 신 경을 써야 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2013년)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는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의 가 장 큰 원인으로 매년 1,900만~2,100 만명이 발생해 2조원가량의 손실을 입는다. 이에 따라 미국식품의약국 (FDA)은 식당·급식 시설에서 구토· 설사 등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구토물이나 분변의 처리 요령’을 마 련했다. 식당 등에서는 ‘구토물 소독 처리 키트(vomit clean up)’를 상 용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해부터 구토에 의한 식중독 확산 방지를 위 해 전국 어린이집에 ‘구토물 소독 처 리 키트(위생장갑·마스크·일회용보 호복·소독액·흡수패드·타월 등)’를 배포하고 있다. 내년에는 유치원·학 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손 씻는 것조차 귀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식중독 예 방은 개인 위생 실천이 가장 중요한 만큼 손을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 해 자주 씻고, 어패류 등 식품을 조리 할 때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익 혀서 먹기, 물은 끓여 마시기, 과일· 채소는 깨끗이 세척하기, 조리 도구 는 세척·소독 철저히 하기, 구토·설사 를 하면 음식을 조리하지 않기 등을 꼭 실천해 노로바이러스 걱정없는 건강하고 따뜻한 겨울나기를 기대 해 본다.

김성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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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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