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68호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NSW 10월18일 ‘프리덤 데이’ 기대 백신접종률 70% 달성 예상, 단계적 규제완화 추진 “접종 완료자들 더 많은 자유 누릴 것” NSW 주정부는 10월 11일 시작하는 주에 16세 이상 인구의 70%가 백신 접 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 른 규제 완화 계획을 9일 발표했다. 현 재로서는 10월18일(월)이 단계적 규제 완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리 덤 데이(Freedom Day)’다. 9일 지역사회 신규 코로나 감염자 는 1,405명을 기록했고 하루사이 5명 의 감염자가 숨졌다. 글리브(Glebe), 레드펀(Redfern), 메릭빌(Marrickville) 등 인구 밀도가 높은 이너 시티 지역에서 감염자 증가가 우려되고 있 다.
na), 머럼비지(Murrumbidgee) 등. 광역 시드니가 아닌 지방 중 다음 지 자체(38개)는 록다운이 지속된다: 바스허스트(Bathurst), 베가(Bega), 블레이니(Blayney), 보간(Bogan), 버 크(Bourke), 브레와리나(Brewarrina), 브로큰힐(Broken Hill), 카본 (Cabonne),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 센트럴 다링(Central Darling), 세스녹(Cessnock), 더보 (Dubbo), 던고그(Dungog), 유로보 달라(Eurobodalla), 포브스(Forbes), 길간드라(Gilgandra), 궐번(Goulburn) 멀웨어( Mulwarre), 카이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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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Shellharbour),숄헤이븐( Shoalhaven), 싱글톤(Singleton), 스노위 모나로(Snowy Monaro), 어퍼헌터 (Upper Hunter), 월게트(Walgett), 윈지캐리비(Wingecarribee) 록다운 해제 지역도 지역사회에서 미완치 감염자가 발생하면 최소 2주 록다운으로 복귀된다.
10여개 지방 11일부터 ‘록다운 종료’ 감염자 있는 38개 지방 지자체 ‘록다운 지속’ 미완치 감염자가 지난 2주 이상 없었 던 일부 지방 지자체는 11일(토)부터 록다운이 종료된다. 해당 지자체는 다 음과 같다: 알버리(Albury), 와가와가(Wagga Wagga), 탬워스(Tamworth), 코프 스하버(Coffs Harbour), 포트맥쿼 리(Port Macquarie), 리스모어(Lismore), 바이런베이(Byron Bay), 그 리피스(Griffith, 리버리나(Riveri-
10월18일 프리덤데이 예상
(Kiama), 레이크맥쿼리(Lake Macquarie), 리트고우(Lithgow), 메이 틀랜드(Maitland), 미드코스트(MidCoast), 미드-웨스턴(Mid-Western), 머샐브룩(Muswellbrook), 나라브 라이(Narrabri), 나로마인(Narromine), 뉴캐슬(Newcastle), 오렌 지(Orange), 파크스(Parkes), 포트스 트빈스(Port Stephens), 퀘인비안-팔 러랑(Queanbeyan-Palerang), 쉘하
10월중 단계적 규제 완화 계획 발표 주정부는 10월 중순경부터 2차 백신 접종률이 70%에 도달을 전제로 경제 재개방을 예상하면서 백신 접종을 완 료한 사람들 대상으로 한 규제 완화 계 획을 9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 과 같다. - 실내체육시설, 호텔과 펍, 이미용
호주, 10월부터 ‘백신 여권’ 도입 예정이지만 해외여행은 아직.. 해외방문용도 발급 계획, 디지털 인증서와는 별개 2차 접종률 80% 도달 후 출입국 가능 예상 호주 정부가 10월부터 해외여행 을 할 때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하 는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s)’ 을 발급한다. 스마트폰 앱에 저장하거나 인쇄 물로 보관 가능한 이 백신 여권은 일 반 여권에 기록된 개인정보와 외국 의 국경 관리자들이 여행자의 백신 접종 상태를 스캔할 수 있는 QR코 드가 담긴다. 현재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과 화이자 백신의 인증이 가능하며, 머지않아 모더나 백신도 포함될 예 정이다. 호주의 백신 여권은 전자여권 (ePassport)처럼 국제적으로 합의 된 시스템이 일부가 될 것이다. 여 권에 백신 접종 정보가 연결되기 때 문에, 사람들은 호주에 귀국할 때 백신 여권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또한 정부는 호주에서 접종한 백 신을 다른 국가가 허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아 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지 않 지만 이 백신은 WHO(세계보건기
투데이 한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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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디지털 백신 인증서
구)의 승인을 받았다. 호주는 해외입국자에게 호주식약 청(TGA)이 승인한 백신을 접종할 것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백신 여권이 내달에 도입된다고 해서 곧장 호주의 국경이 개방된다 는 뜻은 아니다. 출입국 규제가 언 제 바뀔지에 대한 명확한 일정은 나 오지 않았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16세 이상 성 인인구의 80%가 백신을 완전히 접
종(2차)하면 해외여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8일 기준으로 호주의 백신 접종률은 2 차 39.7%, 1차 64.6%이고 NSW 는 2차 42.7%, 1차 75.6%다. 일부 주에선 국가 계획과 별개로 주경계를 더 오래 걸어 잠글 것이라 고 예고하고 있어서 해외여행을 하 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 다. 특히 서호주의 마크 맥고완 주 총리는 이번 주 “접종률 90%에 도 달해야 주경계 봉쇄를 해제할 수 있 을 것”이라고 밝혀 상당한 이견을 보였다. 백신 여권은 해외여행 제한을 면 제받아 호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격리를 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해외여행을 위한 이 백신 여권은 호주 안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백신 인증서와는 다르다. 이 인증서는 국 내에서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증거로만 사용된다. 국내 업소 출입시 요구하는 사례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이슈] 잡키퍼 내역 공개 못하는 이유는?
2면
[이슈] ‘제3자 댓글도 언론사 책임’ 대법원 판결 충격
4면
[특집] 구직 포기자 100만명 넘었다
6면
[부동산] 5년간 집값 최고 상승 지역은?
9면
[인터뷰] 한인 세 커플 ‘랜선 웨딩마치’
12면
[문학] 재외동포문학상 체험수기 가작
15면
[여행기] 이강진의 시골엽서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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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중 녹색은 11일부터 록다운 종료 지역
실, 요식업소의 영업이 재개된다. 주 안에서 여행도 제한적으로 허용 - 짐(GYM) 4평방미터 당 1명, 클라
스 20명 미만 - 야외 경기장 500명 미만, 극장 등 실내 시설은 좌석의 75% 허용.
- 교회 4평방미터 당 1명, 합창 금지 - 결혼식, 장례식 50명 미만 - 지방 여행, 캐러반파크, 캠핑장 이 용 가능 -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될 것이지만 요식업 종사자는 예외다 -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성인을 대상으 로 가정 방문 5명 미만(12세 미만 아동 제외) 허용. 실외 공공시설 20명 미만 모임 허용 - 학교 10월 25일 대면 수업 재개 주정부는 경제가 재개되더라도 고 용주들은 근로자들의 재택 근무가 가 능하면 이를 지속하도록 허용해야 한 다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페로테트 재 무장관은 “오랜 록다운으로 어려운 겨 울이었지만 오는 여름은 한층 밝을 것 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 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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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막대한 세금 낭비’ 허점 알면서 모리슨 정부 ‘잡키퍼 정보 공개 불허’ 이유는? 상원, 사적인 내용 아닌 ‘보조금 내역’ 요구 국세청장 ‘공공이익면제’ 명분 저촉 안 돼 “뉴질랜드 공개 추진.. 호주도 못할 이유 없어”
호주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경 제를 강타했을 때 일자리유지보조금 (Jobkeeper wage subsidies, 이하 잡 키퍼) 제도를 운영해 거의 1년동안 기 업의 고용 유지를 지원하면서 ‘실업 대 란’을 모면했다. 호주의 잡키퍼는 선진 국들의 다양한 지원책 중 가장 성공적 인 대안 중 하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급액도 가장 많았고 지급 기간도 가 장 긴 편이었다.
그러나 잡키퍼 운영에 허점이 많아 수억 달러의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 이 대두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팬 데믹 기간 중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이 거액의 잡키퍼를 받은 사례다. 관련 사 례가 드러나면서 의회(상원)는 잡키 퍼 주관 부서인 국세청(ATO)에게 정 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자유-국민 연 립 여당은 강력 반대하며 이를 거부하
고 있다. ATO의 크리스 조단(Chris Jordan) 국세청장도 정보 공개를 거 부하고 있다. 의회예산국(Parliamentary Budget Office: PBO)이 국세청 (ATO) 자료에 근거해 산업별 수혜 내 역을 공개했다. 앤드류 리(Andrew Leigh) 야당 재무 담당의원이 이를 ABC 방송에 제공해 세상에 공개된 것. 이에 따르면 프로그램 시작 첫 3 개월 사이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에게 46억 달러가 지원됐다. 건설업종에서 는 매출이 증가한 회사에게 8억2800 만 달러, 소매업종에서도 매출이 증 가한 기업들에게 4억6천만 달러가 각 각 지원됐다. 결론적으로 수억 달러 의 보조금이 매출이 2배 또는 3배나 증가한 기업들에게 지급된 셈이다. 이 기업들은 애당초 수혜 자격이 없 었지만 거액의 국고보조를 받았다. 앤드류 리 노동당 의원은 매출 1천 만 달러 이상인 모든 기업들의 잡키퍼 수혜 내역을 공개하는 법안을 상정했 지만 상원에서 여당과 원내이션(One Nation)의 반대로 부결됐다. 모리슨 정부의 여당 의원들은 하원은 물론 상 원에서도 정보공개법안에 앞장서 반 대했다. 감독 당국인 ASIC가 수혜액 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일부 상장기업들이 잡키퍼를 반환했다. 그러나 개인 기 업들(private firms)에게는 이 조치 가 적용되지 않는다. 의회(상원)에서 정보 공개법안이 부결되자 잡키퍼를 애당초 받지 말았어야했던 기업들조 차 반납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무소속인 렉스 패트릭 상원의 원(Senator Rex Patrick) 이 관련
렉스 패트릭 상원의원(무소속)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국세청장이 해 당 정보를 의회에 전달하도록 명령하 는 상원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크리스 조단 국세청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단 국세청장 은 상원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거부 이유는 세무비공개 원칙의 ‘공공이익 면제(public interest immunity)’ 주 장이다. 조단 청장은 “약 1만명 납세자들이 비밀(confidentiality)을 전제로 국세 청에 정보를 제공했다. 만약 국세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 본인 평가 세금 제도(self-assessment tax system) 의 효율적 집행에 필요한 정보 전달이 방해될 것”이라는 반대 이유를 내세 웠다. 그는 “엄격한 세금비밀법(strict
tax secrecy laws)은 비밀 정보의 사용 과 공유를 제한한다. 이 법의 준수는 호 주인의 지속적인 세금제도 신뢰에 절 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도 같은 명분을 거론하며 “개인과 기업의 세부 내역 공개는 세법과 행정에서 공공의 신뢰를 저해할 것”이라며 ATO의 정보 미공개 입장을 두둔했다. 그러나 패트릭 상원의원은 “상원이 기업의 사적인 정보가 아닌 국민 세금 인 보조금 사용에 대해 요구를 한 것이 기 때문에 조단 청장의 공공이익면제 주장은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강력 반 박하고 “잡키퍼 혜택을 받은 대규모 민 간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상원 명령에 불응하면 의회특권법(under the Parliamentary Privileges Act) 에 의거해 벌금 또는 징역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조단 청장에게 엄중 경 고했다. 이같은 경고에도 블구하고 조 단 청장은 정보 미공개 원칙을 고수하 고 있다. 패트릭 상원의원은 국세청장이 상 원의 합법적인 명령을 거듭 거부하는 것에 대해 의회모독 행위에대한 조사 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유권자들이 직 접 권한을 부여한 의회가 최상위 기관 이다. 국세청장을 상원특권위(Privileges Committee of the Senate)에 회부하도록 요청하는 동의안을 제출한 다”고 밝혔다. ATO는 잡키퍼 중 2억8400만 달러가 과다 지불된 것을 확인하고 강제로 절 반 이상을 반환하도록 조치했다. 과다 지급한 개인들은 센터링크에 채무상환 편지를 발송해 3200만 달러를 반납하 도록 요구했다.
야당의 앤드류 리 재무담당 의원은 “뉴질랜드는 이미 공개적으로 정보 공 개 절차를 취했다. 호주가 비슷한 조치 를 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잡키퍼 중 상당 액수가 호주 역사상 최대 세 금 낭비(biggest waste of taxpayer money)였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 다”라고 강력 촉구했다.
#사례 1: 유통 대기업 하비노만 호주 최대 가구가전 유통체인 하비노 만(Harvey Norman)은 잡키퍼 명목 으로 2200만 달러를 지원받았는데 최 근 6백만 달러만을 환불했다. 전국 192 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갖고 있는 하비 노만은 1년동안 8억4140만 달러의 세 후 영업이익(statutory profit after tax)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무려 75%나 껑충 뛰었다. #사례 2: 유니파이드 시큐리티 보안경비회사 유니파이드 시큐리티 (Unified Security)는 NSW 주정부의 호텔 격리프로그램(hotel quarantine program) 계약을 통해 4900만 달러를 받았다. 동시에 이 회사는 연방정부의 일자리 유지보조금(JobKeeper payments) 으로 72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부터 경비원 서비스가 감소됐다면서 직원들에게 급 여보조금 신청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경비원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 사 매출이 상승했던 기간이었다. 이 회사는 올해 중반 1230만 달러의 부채를 남긴채 파산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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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미 디 어 )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소셜미디어 제3자의 댓글도 미디어 책임” ‘게시자’ 인정 대법원 판결로 ‘언론계 술렁’ ‘콘텐츠 전달 참여’로 게시자 여부 해석
NT 소년원에서 가혹 행위를 당한 딜란 볼러의 사진
호주 대법원이 호주의 대표적인 언 론사인 시드니모닝헤럴드, 디 오스트 레일리안, 스카이뉴스가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달린 제3자의 댓글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고 제기한 항소를 기각 했다.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호주 언론 사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댓글을 금지 하거나 게시물을 줄이는 등 적지 않 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8일 “3개 언론사들이 페 이스북을 운영함으로써 제3자가 표 현한 명예훼손적 내용의 게시물을 전 달하는데 참여했으며, 이에 따라 해 당 댓글의 게시자(publishers)로서 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노던준주(NT)의 소년원에서 4년 이상 구금되는 동안 가혹행위를 당했 던 딜란 볼러(Dylan Voller)는 2017 년 7월, 3개 언론사의 페이스북에 올
라와 있는 명예훼손적 댓글에 대하여 언론사들을 상대로 NSW 고등법원 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소송은 언론사가 이 댓 글의 게시자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장 기간 지연됐다가 9월 8일 대법원의 승소 판결로 볼러는 명예훼손 소송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3개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 중인 딜 란 볼러
대법원은 게시자가 되려면 언론사 가 해당 댓글에 대하여 알고, 그 명예 훼손적 내용을 전달할 의도가 분명하 게 있어야 한다는 언론사측 주장(반 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볼러 측은 게시자가 꼭 그러한 의도 가 있어야하는 것은 아니며 소통 과정 에 참여했다면 게시자가 될 수 있다 고 주장했고 대법원은 이를 수용했다. 대법원은 언론사가 페이스북에 공 개적인 페이지를 만들고 콘텐츠를 게 시하였으며, 제3자가 이 게시물에 댓 글을 달도록 장려하고 도움을 주었으 므로 언론사는 댓글의 게시자라고 판 단했다. 대법원은 볼러가 문제 삼은 댓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판결하지 않았다. 8일 볼러 측 변호팀은 소송의 정당 성이 입증됐다며 대법원의 결정을 환
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 결정은 볼러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고 또한 개인들, 특히 취약한 위치에 있 는 사람들을 혹독한 소셜미디어 무리 (mob)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보 호하는 데 있어 역사적인 진전”이라 고 밝혔다. 또한 “막대한 자원을 가진 미디어 기업은 개인이 명예를 훼손당할 가능 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 서 대중의 댓글을 감시할 책임이 언 론사에 있음을 분명히했다”고 밝혔 다. 시드니모닝헤럴드의 소유 기업 인 나인엔터테인먼트(Nine Entertainment)는 “대법원 결정은 우리 가 소셜미디어에 앞으로 올릴 수 있 는 게시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 에 확실히 실망했다”고 전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해설 대법원 판결
충격 파장 예고 ‘코멘트의 게시자’로 규정해 책임 부여 호주 대법원 ‘폭 넓은 해석’ 인정 헤럴드, 디 오스트레일리안, 스카이뉴스 항소 기각
호주 대법원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기사와 관 련해 소셜미디어에 제 3자가 올린 코 멘트는 매체가 출판자(publisher)이 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호 주 대법원의 판결이 8일 내려져 언론 사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미디어는 미디어의 페이스북에 제 3자가 올린 코멘트의 출판자(publishers of the comments)로 간주 되며 명예훼손적 콘텐츠에 책임이 있 다는 것이 호주 최고 법원의 판결이 다. 이는 미디어의 소셜미디어 플랫 폼 관리(책임) 영역이 매우 넓다는 점 에서 언론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이번 판결은 노던준주(NT) 소년원 출신인 딜란 볼러(Dylan Boller)의 명예훼손(defamation case) 관련이 다. 볼러는 시드니모닝헤럴드, 디 오 스트레일리안, 스카이뉴스를 상대로 NSW 고법에 이들 매체들의 페이스 북에 실린 명예훼손적인 코멘트에 대 해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디어 회사들은 해당 코멘트의 출판 자(publishers)가 누구인지 여부에 대한 논쟁을 먼저 제기했다. 대법원은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매체는 제3자가 포스팅한 어떠한 명 예훼손적 내용을 전달하는데 관여했 고(participated in communicating any defamatory material) 코 멘트의 게시자(전달자)가 됐으며 이 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따 라서 볼러의 명예훼손 소송도 진행이
가능해졌다. 볼러의 소년원 재소 기간 중 교도 관들로부터 당한 가혹행위가 폭로되 면서 노던준주 의회특검이 초래됐다. 소년원에서 볼러가 얼굴이 가려진채 묶여져 가혹행위를 당하는 장면을 ABC 방송의 포 코너즈(Four Corners)가 보도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미디어 회사들의 변호인들은 “게시 자가 되려면 매체가 명예훼손적인 내 용을 반드시 알아야 하고 이를 전달 할 의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 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매체는 페이스북 페이 지를 개설하고 콘텐츠를 올림으로써 페이스북 사용자(제3자)의 코멘트 게 시를 용이하게 만들고 격려하고 도왔 다. 따라서 매체가 해당 코멘트의 게 시자”라고 폭 넓게 해석(wider implications)했다. 대법원은 코멘트 내용이 명예훼손적인지는 판결하지 않았고 게시자 여부만을 가렸다. 미디어 회사의 변호인들은 대법원 판결에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디 오스트레일리안지는 “대법원 판결 로 법적 지뢰밭(legal minefield)이 생겼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볼러 의 변호인들은 “미디어 회사는 개인 이 명예훼손을 당할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이런 환경에서 제3자의 코멘트를 관리(삭제 등)할 능력을 갖 고 있다. 대법원이 이 점을 인정한 역 사적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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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구직 포기’ 백만명 … “실업률은 빙산의 일각”
센터링크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
ABS 실업률 안 잡히는 ‘구포자’ ‘구포자’ 포함하는 로이 모건 실업률 ‘9.5%’ 호주의 많은 구직 희망자가 구직 활 동을 포기하고 고용시장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ABC가 통계청(ABS)이 최근 발표한 2월 고용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 면, 취업 의사는 있지만 구직을 단념 한 인구가 1백만 명을 넘어섰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으면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돼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는다. 실업 상태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구직 희망자들의 수가 약 80만 명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시장 상 황은 최저수준의 실업률로 기대하는 것만큼 녹록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미래근로센터(Centre for Future Work)의 앨리슨 패딩턴(Alison Pennington) 경제학자는 사람들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에 너무 바쁜 삶을 살 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졸업생이 첫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려면 아직 평균 2.6년이 걸린다. 패딩턴은 “그들은 대학원 과정을 더 밟을지, 정규직으로 가는 길에 다른 형 태의 일을 할지 여전히 집에서 결정 중 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육아는 여성이 구직 활동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가령, 부모들은 일해서 버는 하루 일당과 자 녀를 보육 시설에 하루 보내는 비용을 비교하게 된다. 패딩턴은 대부분의 가정이 남성이 일하러 나가고 여성이 집에 남기로 결 정한다면서 “엄청난 육아 비용 때문에
수만 명의 여성들이 직장을 찾는 것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호주사회서비스협회(ACOSS)의 고 문인 피터 데이비슨(Peter Davidson) 은 “실업자로서 구직 활동을 하는 과정 이 영혼을 파괴할 만큼 고통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1년 이상 한 달에 20개의 직장 에 지원하는 것과 그것이 자존감과 자 신에 대한 관점에 미치는 영향을 상상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취업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데이비슨은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찾 을 기회가 극적으로 떨어지기 전인 3 개월 안에 새 직장을 구해야한다고 설 명했다. 에쿼티 이코노믹스(Equity Economics)의 안젤라 잭슨(Angela Jackson) 수석 경제학자는 너무 적은 실업 수당이 일자리를 찾는 의욕을 꺾 거나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수당으로는 면접 을 위해 들어가는 의류비나 교통비 등 의 비용을 감당하기에 벅찰 수 있다. 로이 모건은 호주의 8월 실업률을 9.5%로 집계했다. 이 통계는 ABS와 달리 일하려는 취업 의향이 있는 모든 사람을 실업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수 치가 높게 잡힌다. 패딩턴은 “공식 실업률은 빙산의 일 각일 뿐”이라며 “빙산 밑에는 일자리 를 얻지 못하고 노동시장에서 뒤쳐지 는 사람들이 빠지는 거대한 틈이 있다” 고 경고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로이 모건 8월 실업률 9.5%.. ABS 7월 통계 2배 악화
통계국(ABS, 7월)과 로이 모건 실업률(8월) 비교
“록다운 여파로 취업 희망자 크게 줄어” 이번 주 발표된 로이 모건 고용 통계에 따르면 8월 136만명이 실 업 상태로 7월 보다 6만명 줄면 서 9.5%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실업자 감소는 시드니와 멜번의 장기 록다운으로 풀타임 일자리 를 찾는 인구가 약 49만2천명으 로 12만7천명이나 줄었기 때문 이다, 반면 파트타임 취업 희망자 는 87만명으로 6만7천명 늘었다. 통계국(ABS)의 가장 최근 통 계인 7월 실업률 4.6%와 비교하 면 로이 모건 수치는 2배나 높다.
로이 모건 통계는 실업자에 대한 정의(구직 포기자 포함 등)와 표 본 수집 방법이 달라 ABS 통계 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로이 모건의 불완전 고용 상태 (under-employed)는 118만명 으로 노동력의 8.2%가 풀타임 일자리를 찾지 못해 파트타임 또 는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 파트타임 구직 희망자 중 7월 약 15만9천명(-0.9%)이 줄었다. 로이 모건 통계에 따르면 8월 중 약 254만명(노동력의 17.7%)
이 실업 상태 또는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7월보다 22만명 줄 었다. 록다운 장기화로 아예 일 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줄었기 때 문이다. 이같은 록다운으로 인한 고용 시장 충격으로 8월 풀타임 근로 자는 865만4천명으로 11만1천 명 줄었다. 파트타임 근로자도 438만7천명으로 4만6천명 감소 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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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Property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로우 중앙은 총재 “호주 경제 불황 피할 것” 예측 RBA, 9월 기준금리 0.1% 동결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회복 지연“ 10-12월 분기 GDP 성장세 낙관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 재는 “NSW와 빅토리아주의 코로나 록다운으로 7-9월 분기 중 호주 국내 총생산(GDP)이 하락할 것이지만 백 신 접종률 상승과 함께 규제가 완화 되면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며 10-12 월 분기는 성장으로 호주 경제가 기 술적 불황(a technical recession) 을 피할 수 잇을 것”이라며 낙관적으 로 전망했다. 기술적 불황은 2개 분기(6개월) 연 속 GDP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한다. 호주경제는 7-9월 분기는 침체가 확 실시되지만 10-12월 분기는 록다운 상황이 개선될 경우, 성장세로 돌아 설 것이라고 RBA가 예측한 것. RBA는 7일(화) 9월 월례 이사회 에서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 다. 또 현재의 국채매입정책(bond-
필립 로우 중앙은 총재가 ‘아직 절반이 차 있다 (half full)’는 문구가 인쇄된 머그잔을 들어 보 이면서 호주 경제의 회복을 낙관했다
buying program)을 최소 내년 2월 까지 현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을 시사 했다. 국채매입은 자금을 풀어 시장 금리 유지와 대출 비용을 낮게 유지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RBA는 연초 주당 50억 달러의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 주당 40억 달러의 국채 매입을 내년 초까지 유지할 계 획이다. 로우 총재는 “실질 물가상승 률이 2-3% 타깃 범위 안에 있는 동 안은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 다. 이 상황이 2024년 이전 충족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델타 변 이 발병으로 경제 성장이 지연될 것 으로 예상되지만 회복 기조를 이탈하 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AMP 캐피탈의 쉐인 올리버 수석 경제분석가는 “경제가 강력히 회복 중인 미국에 앞서 호주의 국채 매입 액 감소 결정은 위험이 따를 수 있다. 2024년 이전 이자율 인상 가능성 거 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ANZ-로이 모간(Roy Morgan)이 집계하는 주별 소비자심리지수는 지 난 7일동안 1.8% 하락했다. NSW와 빅토리아, ACT의 장기 록다운 여파 가 주요인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전국 신용평가 최저 톱10 지역〉 NSW 마운트드루위, 포트켐블라, 남호주 플레이포드, 퀸즐랜드 스프링필드 등 홈론 승인 위험 평가, 높은 대출 기준 적용 사상 최저 수준의 낮은 홈론 금리 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 은 지역에서는 홈론 재융자(home loan refinancing) 신청이 거절되 는 사례가 빈번하다. 금융 기관별로 홈론 승인 위험 리스트를 작성해 적 용하고 있다. 신용평가가 낮은(low credit scores) 지역의 홈론 신청에 는 여전히 높은 대출 기준(lending requirements)이 적용된다. 팬데 믹 상황으로 자영업자에게는 더욱 까다롭다. 신용평가서비스 회사 클리어스 코어(ClearScore)에 따르면 호주에 서 신용 평가 최저 톱 10 지역에는 시드니에서 대표적인 저소득층 지
역인 서부의 마운트 드루위(Mount Druitt)를 필두로 울릉공 남부의 포 트 켐블라(Port Kembla), 엘리자베 스(Elizabeth)를 포함한 애들레이 드 북부의 플레이포드(Playford), 브리즈번 남부 스프링필드(Springfield) 등이 포함됐다. 서호주 관광 명소인 브룸 (Broome)이 있는 킴벌리(Kimberley) , 퀸즐랜드 아웃백 노스와 케 언즈(Cairns)를 포함한 최북단(the Far North) 지역도 포함됐다. NSW 농촌 지방에서는 서부 광산 도시 브로큰힐(Broken Hill), 버크 (Bourke), 모리(Moree)가 포함됐 는데 이들 지역의 평균 소득은 소득
소머즈, 쏘렌토(빅토리아) 바이런베이, 팜비치(NSW) 지난 5년동안 호주에서 집값 상승률 이 가장 높은 지역은 퀸즐랜드의 선샤 인비치와 민야마, 빅토리아의 소머즈 와 NSW의 바이런 베이, 시드니 노던 비치의 팜비치 등으로 100%에서 최고 160%까지 집값이 뛰었다. 이들 인기 지역(sought-after hotspots)의 공통점은 고소득층이 선호하 는 해변가에 인접한 안락한 휴양지라 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록다운)으
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이런 인 기 지역의 상승세가 가속됐다. 도메인의 2021년 4-6월 분기 집값 통계(Domain House Price Report) 에 따르면 5년동안 집값 상승률 1위는 누사(Noosa)가 있는 퀸즐랜드 선샤인 비치(Sunshine Beach)로 중간 가격 이 220만 달러로 161.1% 올랐다. 누사 헤드는 149만 달러로 88.6% 상승했다. 선샤인코스트의 민야마(Minyama)는
두 번째 높은 138.1%로 중간 가격 137 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샤인비치의 호화저택은 지난 5월 1700만 달러의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케빈 러드 전 총리와 사업가인 부인 테 레자 레인(Therese Rein) 부부가 매입
새 선샤인코스트공항에 국제선이 취 항하고 개인병원 인프라스트럭쳐가 갖 춰지면서 더 많은 사업가 부호들이 누 사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 드니와 멜번 부유층 퇴직자들도 상당 수 이주하고 있다.
중간 가격 100%~160% 올라 “빈번한 록다운, 재택근무 보편화 → 가격 앙등 부채질” 자로 알려져 더욱 놀라움을 안겼다. 누 사 헤드 호화저택도 호주 최고 부호 지 나 라인하트(Gina Rinehart)와 연관 된 거래를 통해 1091만 달러에 매각됐 다.
NSW 북부 해안가 휴양 도시로 유명 한 바이런베이(Byron Bay)가 중간 가 격 196만 달러로 5년동안 120.2% 상 승했다. NSW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 록한 바이런베이의 인근 지역인 서포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크 파크(Suffolk Park)도 145만 달러 81.7% 올랐다. 시드니 노던비치의 인 기 지역인 팜비치(Palm Beach)는 중 간 가격 436만 달러로 102.9% 상승해 광역 시드니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 했다. 울릉공 초입인 불라이(Bulli)는 140만 달러로 95.7% 올랐다. 멜번 거주자들에게는 모닝톤 페닌 슐라(Mornington Peninsula)가 단 연 인기다. 소렌토(Sorrento)는 191만 달러로 94.9%, 블레어고우리(Blairgowrie)는 139만달러로 85.7% 상승 했다. 해안가에 인접한 소머즈(Somers)는 170만 달러로 135.4% 올랐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사상 최저 수준 의 낮은 이자율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고 지방 도시의 고속인터넷연결, 록 다운 장기화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탈대도시화의 가속 등이 해안가 인근의 인기 지역 집값 상승 요인”이라 고 분석했다.
5년동안 집값 가장 많이 뛴 지역은? 선샤인비치, 민야마(퀸즐랜드)
이 높은 다른 NSW 지역의 절반 이 하다. 반대로 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신용평가 점수가 예상대로 높았다. 시드니 쿠링가이(Ku-ring-gai), 페난트힐스(Pennant Hills), 듀랄 (Dural), 노스 시드니(North Sydney, 모스만, 채스우드 포함), 레인 코브(Lane Cove) 5개 지역이 전국 톱 10 신용평가 리스트에 포함됐다. 빅토리아에서는 베이사이드 (Bayside)와 스토닝톤(Stonnington), 남호주는 번사이드(Burnside), 서호주는 코트슬로(Cottesloe) 등 부유층 지역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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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동안 집값(중간 가격) 상승률 최고 지역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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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9일 NSW 신규 1405명, 5명 숨져 빅토리아주 324명 증가 추세, ACT 15명
NSW와 호주 백신 접종률 및 신규 김염 현황
8일(수) 오후 8시까지 하루동안
NSW에서 지역사회 신규 코로나 감 염자 1,405명을 기록했다. 빅토리아 는 324명, ACT준주는 15명을 기록 했다. NSW에서 하루사이 5명이 추가로 숨졌다. 80대 남성(시드니 북서부)이 네피안병원에서, 70대 여성(시드니 서부)은 라이드병원에서, 70대 여성 (시드니 서부)이 콩코드병원에서, 80 대 남성(시드니 남서부)이 웨스트미 드병원에서, 40대 여성(시드니 남서 부)이 리버풀병원에서 각각 숨졌다. 6월 16일 이후 NSW에서 델타 변이 발병으로 153명이 숨졌다. 누적 사망 자는 209명으로 늘었다 신규 1,405명은 거주지별로 시드니 남서부 보건구역(Local Health District: LHD) 450명, 시드니 서부 394 명, 시드니 시티 211명, 시드니 남동부 118명, 네피안 블루마운틴 74명, 시드
니 북부 34명, NSW 서부 24명, 일라 와라 숄헤이븐 23명, 센트럴코스트 22 명, 헌터 뉴잉글랜드 12명, NSW 내륙 서부(Far West LHD) 4명, NSW 남 부 3명, 교도소 9명 순이다. 시드니에서 델타 변이 발병이 시작 된 6월 중순 이후 NSW의 지역사회 감염자는 3만3,296명으로 늘었다. 해 외 귀국자 2명 감염돼 NSW의 누적 확진자 3만8,919명이 됐다. 미완치 감염자 중 1,175명이 입원 치료 중인데 202명이 중환자실(ICU) 에 있다. 이중 80명은 인공호흡기 (ventilation)가 필요한 상태다. NSW에서 8일 15만6,481명, 7일 13만341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NSW 누적 접종 백신은 779만3,418 정을 기록했다. 1차 접종률은 75.6%, 2차 접종률은 42.7%였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재무 부차관보, 이민자들 임금상승률 저해 주장 일축 로우 RBA 총재 “낮은 상승률 이민정책 탓” 주장 “부정적 영향 뒷받침 증거 없어” 반박
제니 윌킨슨(Jenny Wilkinson) 재무 부차관보
연방 재무부가 정부의 이민정책이 임금 상승률 둔화에 기여한다는 호주 중앙은행(RBA)의 주장을 일축했다. 6일 제니 윌킨슨(Jenny Wilkinson) 재무 부차관보는 “이민자 유입 쿼터에 예기치 못한 큰 변화가 있을
경우, 단기적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민자들이 임금 상승률 에 영향을 미친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 다”고 밝혔다. 앞서 필립 로우 RBA 총재는 “대규 모 이민자 유입이 임금 상승률 둔화의
부분적 원인”이라고 주장해 이민제도 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다. 정보 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에 따라 공개된 RBA 보고서에는 “호주 이민정책 변화가 노동시장의 추가 생 산 여력(spare capacity)과 임금 상 승률을 저해하는 장기구조적 요인으 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윌킨슨 부차관보는 “이민제 도와 임금 수준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으나 어 디에도 장기·부정적 영향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없었다”라며 “팬데믹과 같은 변수가 이민자 유입에 변화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임금에 대한 일시적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0∼21년 회계연도에 약 10만 명의 이민자가 호 주를 떠났다. 올해에는 약 7만7,400 명이 출국할 것으로 전망되며, 추후 2014∼25년까지 23만5,000명이 재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호주는 2020년 3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이민자, 유학생 유입이 크게 줄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2022년 ‘위드코로나’.. “록다운 풀려도 마스크는 착용해야”
접종률 80% 목표 달성해도 지역별 편차 때문 70% 달성하면 사망자 95% 감소 가능 보건당국, 백신 여권과 QR 체크인 연동 앱 개발 중 호주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80% 에 도달해도 마스크 착용 등의 일 부 방역 규제는 2022년 상반기까 지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 공중보건연구 학술지 (Public Health Research & Practice)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 르면 록다운은 풀려도 내년 상반기 까지는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 유지, 대규모 공연 등의 주요 행사 는 가장 마지막 규제 완화 대상이 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해당 논문의 저자이자 멜번 디킨 대 전염병학자인 캐서린 베넷 교수 는 “전국 백신 접종률이 80%에 도 달하더라도 지역별 접종률은 상이 할 것이기 때문에 모든 방역 조치 를 단번에 폐지할 순 없을 것”이라 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의 ‘포스트 코로나’ 시 대는 코로나-19와 공존하지만, 질 병에 초점이 맞춰져 있진 않을 것 이다. 종종 대두될 수 있지만 독감 과 같이 더 이상 우리 삶에 실질적
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마스크 착용과 QR코드 체크인, 백신 접종 등의 일부 방역 규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멜번 버넷 연구소(Burnet Institute)는 정부에 제시한 새로운 코로나-19 위기 극복 모델에서 록 다운 조치와 추가 화이자 백신 물 량이 없었다면, 시드니 핫스팟 지 역 안에서 58만9,817명의 감염자 와 6,062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 했을 것이라 예측했다. NSW 정부가 채택한 도허티 연 구소(Doherty Institute)의 모델 에 따르면 역내 접종률 70% 목표 달성과 함께 규제를 완화했을 때의 6개월 사망자 수를 13명으로 추산 했다. 지난 6월 코로나 감염 확산 세 이후 현재 약 3달간 발생한 사 망자 수는 139명이다. 제시된 코로나 정상화 조치 중에 는 백신 여권이 가장 좋은 방안으 로 꼽혔다. NSW 보건부와 서비스 NSW는 현재 QR 코드 체크인과 백신 여권을 연동하는 앱을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NSW 정부는 11일부터 감염자 가 없는 지방 카운슬은 록다운을 해제한다고 9일 발표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시드니 커플, 100만불 이메일 금융사기 피해 ‘변호사 사칭’ 이메일로 부동산 잔금결제 가로채 “항상 의심하고, 송금 요구는 직접 전화로 확인해야” 작년 이메일 피싱 범죄 1,300건, 기업 피해 1,400만불 시드니 커플 아니타와 난도스는 지난해 시드니 북서부 맥쿼리 파크 (Macquarie Park)에서 투자용 주 택을 구매했다. 계약 최종 단계에 서 잔금 결제(settlement)를 위해 100만 달러 이체가 남은 상황이었 다. 결제일 하루 전 변호사로부터 새 계좌번호를 전달받았다. 평소 주고받던 이메일 주소로 온 것이었 기에 이 부부는 아무 의심 없이 새 계좌로 100만 달러를 송금했다. 하지만 100만 달러는 변호사 계 좌에 들어가지 않았다. 부부는 곧 장 이를 은행에 알리고 경찰에 신
고했다. 아니타는 “굉장한 무력감 을 느꼈다. 밤마다 잠을 잘 수 없었 다. 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사건 발생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사기범이 잡히지 않았다. 작 년 11월, 수사에 착수한 NSW주 범죄수사국(State Crime Command)의 사이버범죄수사팀(Cybercrime Squad)은 사건과 관련 된 것으로 의심되는 두 남성 용의 자들의 사진을 지난 6일 공개했다. 보안분석가 캐시 선드스트롬은 “피싱 사기범들의 수법이 날로 진
화하고 있다. 인터넷 보안이 취약 한 피해자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 속해 각종 개인정보를 빼내고 이를 범죄에 이용하고 있다”며 발신처 가 불분명하면 일단 의심하고, 금 전을 요구하면 직접 전화해 확인하 도록 당부했다. 특히 거액을 송금 하는 경우, 계좌를 거듭 확일할 필 요가 있다. 피싱 사기 사건 신고사이트 스 캠워치(Scamwatch) 통계에 따르 면 2020년 한 해 동안 기업을 대 상으로 한 이메일 피싱 범죄(BEC, Business Email Compromise) 관련 피해 신고 건수는 1,300건, 이 로 인한 피해액은 약 1,400만 달러 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신고 건수 900건, 피해액 500만 달러보다 크 게 증가한 수치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경제난 겪는 젊은 여성들 ‘파트너 폭력 위험’ 3배 높아 20대 여성 14.4% 신체적·정신적 학대 경험 학대 겪은 후 경제난 겪을 위험 20%
학대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여성
극심한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한 여성
최근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경제 적으로 어려운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 성보다 가정폭력을 당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호주 여성건강에 대한 종
적 연구(Australian Longitudinal Study on Women’s Health) 자료 에서 21∼28세 여성 중 지난 12개 월동안 파트너에게 신체적, 정신적, 성적, 언어적 학대를 받은 여성은
14.4%였다. 이 중 경제적으로 어려움 을 겪고 있던 여성은 25.3%, 그렇지 않은 여성은 12.9%로 집계됐다. 총이나 칼 등의 흉기로 위협을 받거 나 폭행, 감금, 질식 등 극심한 학대를 경험한 여성은 3.7%에 달했다. 이 중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여성의 비율은 9.3%, 그렇지 않은 여성은 2.9%였다. 폭력의 원인은 성 불평등, 권력의 불 균형, 여성의 경제력 부족 등이었다. 가정폭력 및 학대를 받은 여성은 경 제난을 겪게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 으로 분석됐다. 2016년에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았던 21∼28세 여성 중, 학 대를 전혀 겪지 않은 여성이 추후 경 제난을 겪게 될 위험률은 5.6%였지만 극심한 학대를 겪은 여성의 경우 그 확률이 20%로 4배 가까이 높았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성평등지수에서 호주의 ‘성별로 인한 여성이 받는 불이익’ 점 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사회적 문 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다윈항 ‘99년 임대’ 취소 이견 노출 미국 취소 압박.. 국방장관 찬성, 외교부 신중론 대립 중국 기업 랜드브릿지 관리 중
중국 기업 랜드브릿지(Landbridge)의 다윈항만(Port of Darwin) 99년 임대권(99-year lease) 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호주-
미국 2+2(외교 국방장관) 회담에 서 핫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경제지 AFR(오스트레일리 안 파이낸셜리뷰)지는 9일 “다윈
항 99년 임대권을 취소하는 방안과 관련, 연방 정부 안에서 의견이 갈 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던준주(Northern Territory) 정부는 지난 2015년 랜드브릿 지에게 99년 임대권을 허용했는데 이 기업이 중국 국방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해군이 다윈항을 이용하는데 미국 정부는 호주 정부에게 임대계약을 취소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임대 권 취소를 지지하고 있지만 마리 스 페인 외교장관은 취소를 할 경 우 이미 경색된 호주-중국 외교관 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 며 신중론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 려졌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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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60명 참가한 7회 ‘청소년 민족캠프’ 힘찬 출발 입소식 후 7일부터 4주 온라인교육 진행 한시준 독립기념관장, 홍상우 총영사 축사로 격려 송애나씨 ‘위안부 이슈와 호주한인 정체성’ 영어 강연 광복회 호주지회(회장 황명하)가 9 월 7일(화) 호주 한인 청소년들의 정 체성과 리더십 함양을 위한 제7회 청소년 민족캠프(The 7th Korean Youth Camp for History and Culture, 이하 민족캠프)를 개최했다. 시드니 한국교육원(원장 권진)과 공동주관하는 올해 민족캠프는 코로 나 팬데믹으로 합숙교육 대신 온라인 교육으로 실시한다. 10월 2일까지 4주차에 걸쳐 참가학 생 60명(남학생 32명, 여학생 28명 / 시드니 51명, 타주 9명)을 대상으로 8
명의 강사와 15명의 대학생 운영위원 으로 진행된다. 우현식 광복회호주지회 교육이사 의 사회로 진행된 입소식은 참가학 생, 운영위원 및 동포사회 단체장 등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로 시작됐다. 환영사에서 황명하 회장은 “뜻을 바로 세우고 정성을 다하면 꼭 이루 어진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 다. 민족캠프를 통해 우리나라, 민족, 역사, 문화를 좀 더 깊이 알아가고 리 더십을 쌓아 미래를 크게 펼쳐 나가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경술국치 기념 강의 를한 김승은 민족문제 연구소 학예실장, 위안부 이슈와 호주한인 정체성에 대해 강의한 송애나 강사 특강 을 진행한 한시준 독립기념관 관장, 환영사를 전하고 있는 황명하 광복회 호주지회장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축사 를 통해 “재외동포 청소년들은 대한 민국의 큰 자산이다. 민족의 역사와 혼을 배우는 민족캠프에 참가한 학생 들이 앞으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서 호주 동포사회를 이끌어가는 큰 주역 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상우 주시드니 총영사는 축사에 서 “올해는 한호 수교 60주년이 되 는 해다. 민족캠프에서 한국인으로서 의 뿌리를 찾아가고 역사 속에 스며 있는 한국과 호주와의 관계에 대해서 도 알아가며 앞으로 두 나라의 발전적 인 미래를 만들어가는 역할이 중요하 다”고 강조했다. 허정아 학생이 참가자 대표로 선서 문을 낭독하고 독립군가와 민족캠프 구호 제창으로 입소식을 마쳤다. 이어 한시준 독립기념관 관장의 ‘대
한민국, 언제 세워졌나?’라는 주제의 특강으로 민족캠프 온라인 강의가 시 작됐다. 송애나 강사(전 일본군 위안 부와 함께하는 호주 친구들 공동 대 표)의 ‘위안부 이슈와 호주한인 정체 성’에 대한 영어 강연이 이어졌다. 그 리고 6개조로 나뉘어 운영위원들을 통해 강의에 대한 보충설명과 조별 발표회 주제인 ‘한민족의 뿌리가 우 리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 의견을 나 누는 조별활동으로 1주차 일정을 모 두 마쳤다.
“뼈아픈 경술국치 잊지 말자..” 111주년 상기 행사 및 청소년 민족캠프 오리엔테이션 개최 한편, 광복회 호주지회는 국치일 하 루 전인 8월 28일(토) 제111주년 경 술국치 상기행사를 온라인 플랫폼
(Zoom)으로 거행했다. 광복회는 우리 민족의 뼈아픈 역사인 경술국치의 참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성장의 동력으 로 삼고자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 행사는 80여 명의 참석자 가운데 주요 대상 이 제7회 청소년 민족캠프에 참가하 는 학생 60명과 대학생 운영위원들 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식전에 밀 양아리랑과 독립군가로 교체해 만든 ‘학교종소리’ 동영상을 상영했다. 민현식 광복회 조직이사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인서경 광복회 기획이사 의 경술국치 상기행사 연혁 보고로 진행됐다. 황명하 회장은 헌사를 통 해 “고난과 시련의 역사는 오늘의 뿌 리이고 미래를 여는 희망의 역사다. 경술국치를 상기하면서 과거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미래에 대한 새로 운 신념을 가져야 될 것”이라고 강조 했다. 이어 백승국 대양주한인회총연합 회장은 추념사에서 “우리 근대사에 서 우리가 진정 기억하고 가슴에 새 겨야 할 경술국치, 이 날을 잊지 않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족캠프 7기 참가자 대표로 배재민, 문 지현, 류상현, 이채원 학생이 차세대 미래선언서를 나누어 낭독했고 이다 형 광복회 홍보이사가 제작한 동영상 으로 국치추념가를 제창했다. 형주백 민주평통 19기 호주협의회 장이 경술국치와 같은 역사가 반복되 지 않도록 결의를 다지는 만세삼창을 주도했다. 식후에 김승은 민족문제연구소 학 예실장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국치 일’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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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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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다운.. 저리비켜!” 호주에서 ‘랜선 웨딩’을 한 세 커플 허성준-정혜진, 박제니-박 폴, 김하늘-장미애 신혼 부부
“상견례는 영상통화, 결혼식은 유튜브 생중계로” “혼례 준비하며 형식보다 부부 함께 응시할 가치 집중 큰 소득” “해외로 신혼여행 못간 건 아쉬움” 세쌍의 한인 2030 커플들이 코로 나 록다운 상황이지만 올해 ‘랜선 웨 딩’을 올려 주변에서 관심을 모았다. 학생 선교사로 호주에 왔다가 간호사 로 일하는 정혜진 씨와 은행원 허성준 씨. 워킹홀리데이 생활 후 유학생이 된 박제니 씨와 호주 카이로프랙터 2 년차 박 폴씨. 워킹홀리데이로 와 호 주에서 만나 결혼을 결심한 김하늘, 장미애 커플이 화제의 주인공들이다.
허성준,장혜진 부부 랜선 상견례
결혼에서 첫 관문이 양가의 상견례일 텐데 어떻게 진행했나? <허성준> “국경이 막혔기 때문에 줌 (‘ZOOM)을 통해 ‘랜선 상견례’를 진 행했다. 우리가 부모님이 계신 울릉 공에 가서 한국에 계신 혜진이 부모님 과 상견례를 했다. 모두 초면이기에 살짝 어색해하셨지만 대화가 오가며 분위기가 풀어졌고 록다운 이후 직접 만나 뵙자며 상견례를 마무리했다.” <박제니> “남편(박 폴)의 부모님은 캐나다에 계시고, 우리 부모님은 한 국에 사신다. 호주, 한국, 캐나다에서 모두 편한 시간대를 찾아 영상으로 상견례를 했고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엔 다소 어색해하셨지 만 시누이를 먼저 시집보낸 시부모 님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주 셨다. 자녀 양육 이야기도 하시면서 서로 공감하셨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 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2시간이 훌쩍 지났다. 직접 만남을 가지지 못 해 너무나도 아쉬워하셨다.”
지 상품이 있지만, 호주에는 이 런 것들을 하나하나 따로 준비 해야 하니까 쉽지 않았다. 더 군다나 코로나 때문에 제한된 상황과 규정을 지켜가며 준비 하는 것이 어려웠다. 다행히 몇 개월 앞서 결혼한 지인 신 혼 부부랑 함께 의논하면서 대 략적인 틀을 구상했고, 지인들 을 통해서 필요한 인력, 장소 등을 섭 외했다. 모든 것을 하나 씩 준비하다 보니 예산 이 예상보다 많이 들었 고, 날짜를 맞추는 부분 도 쉽지 않았다. 특히 어 려웠던 점은 코로나 규제 였다. 장소, 수용 인원도 변동 될 수 있고, 세부적 인 컨디션이 바뀔 수 있 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 야 했다. 다행히 결혼식 때에는 규제가 조금 완화 돼 준비한만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박제니> “우리는 코로 나가 완화되는 대로 한국 에서 제대로 결혼식을 올 릴 예정이다. 호주에서는 약소하게 결혼 예배만 드리 고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따로 업체를 이용하거나 준비 하진 않았다. 그래도 기분은 내고 싶 어서 호주 웨딩 사이트에서 부케를 구매하고, 헤어 액세서리는 한국 온 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여 택배로 받 아보았다. 의상은 각자 갖고 있던 양 복과 하얀 원피스를 입었다. 함께 출 석하는 교회에서 결혼 예배를 드렸 다. 그런데 교회 목사님과 교역자분 들이 웨딩홀처럼 데코레이션을 많이 준비해주셨다. 덕분에 생각보다 더 많은 축하 속에 결혼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김하늘> “호주에서 오프라인으로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한국에 계신 양 가 부모님과 가족들이 보실 수 있도록 유튜브로 라이브를 진행했다.”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 퍼포
▲ 박제니, 박 폴 부부 결혼예 배 라이브 현장 ▲ (위 오른쪽) 김하늘 장미 애 부부 직접 준비한 결혼식 리셉션 ▶ 허성준,장혜진 부부가 한국 에 계신 부모님께 영상으로 인 사를 드리고 있다.
<박제니> “남편이 어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 지만, 그날은 유독 긴장을 많이 했다. 특히 혼인 성서에 어려운 용어들이 많 이 나오다 보니, 주례를 봐주신 담임 목사님이 말씀하신 후에 그 내용들 을 따라 낭독할 때 많이 버벅거렸다.
<김하늘> “워낙 도전정신이 강한 편 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다. 물 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작 이 어렵지 이후는 쉬울 거라는 생각으 로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각자의 결혼식 때 규제는 어느 정도 였나? 결혼식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웨딩에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데 코 로나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허성준>“결혼식 무렵의 호주 코로 나는 다행히도 규제가 많이 완화된 상 태였다. 실내 결혼식 수용인원은 2평 방 미터를 유지해야 했고, 마스크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다. 다행히 준 비한 장소에서 결혼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호주 국경 은 막혀있는 상태라서 한국에 있는 식 구들과 친구들을 위해 유튜브로 결혼 식을 생중계했다. 결혼식 중간에 아 내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순서에서 는 줌으로 연결하여 축사도 듣고, 화 면에 큰 절을 올렸다. 그렇게나마 아 쉬움을 달래며 결혼식을 진행했다.”
<허성준> “한국에는 ‘스드메(스튜 디오+드레스+메이크업)’라는 패키
<박제니> “혼인 예배를 3월 말에 올 렸는데 그 당시에는 마스크 착용이 의
<김하늘> “코로나 상황에서 그동안 영상 통화로 자주 연락을 드렸다. 부 모님에게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라 생 각했다. 부모님들도 이런 상황을 잘 받아들여 주셨다. 우려와 달리 편안 한 분위기 속에 상견례를 진행했고,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함께 놀러 오 신다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 했다.”
무가 아니었고, 식사도 가능했다. 많 은 분들께서 축하해 주셔서 감사했 고, 교회에서 함께 결혼 예배를 드린 후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 대접을 했 다. 물론 한국에서 정식으로 결혼식 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호주에서 드 리는 결혼 예배 또한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였기 때문에 직계가족이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교회 영상팀 PD님과 여러 도 움의 손길 덕에 유튜브로 실시간 송 출을 할 수 있었다. 한국과 캐나다에 계시는 양가 부모님들과 친구들도 랜 선으로 결혼 예배에 함께해 주었다. 예배 마지막에 부모님들께서 보내주 신 축사 영상을 틀어주셨는데, 뭉클 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돌아봐도 정 말 감사하고, 가족들이 직접 함께하 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김하늘 장미애 부부 결혼 현장 사진
먼스를 한 셈인데 기억에 남은 에피 소드가 있다면.. <정혜진> “3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내가 긴장을 해서 반지 교 환식 때 오른손을 내밀었던 순간이 기 억난다. 결혼반지를 왼쪽에 껴야 하 는데 오른손에 끼우려는 바람에 반지 가 들어가지 않아서 당황했다. 다행 히 정신을 차리고 왼손을 내밀어 교환 식을 잘 마무리했다. 두 번째는 남편 이 서프라이즈로 축가를 불러 주었던 것이다. 지금도 축가 때 불러줬던 노 래를 들으면 그 순간이 떠올라 기분이 행복하다. 마지막은 한국에 계신 부 모님을 실시간으로 화면을 통해 인사 를 나눴던 순간이다. 한국에 있는 가 족들이 그리운 마음과 동시에 함께 하 지 못 한 아쉬움이 교차했다.”
근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특 히 목사님께서 웃음을 참지 못하셔서 하객들도 웃음이 터졌다. 아직까지도 모두들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말하 곤 한다.” <김하늘> “아무래도 코로나 바이러 스로 인해 힘든 상황 속에서 진행된 결혼식이라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평소 로망과는 거 리감이 있는 결혼식을 했을 것 같다. <허성준> “코로나로 인해 하객 인원 을 줄여야 했고 식사 대접도 못 했던 부분이 많이 아쉽다. 그래도 결혼식 장소가 마음에 들었고 온라인으로 생
중계를 한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올 려 만족한다.” <박제니> “한국 에 들어가면 다 시 돌아오지 못 할 수 있는 위험 이 있었다. 학업 을 위해 계속 호 주에서 지내야 하다 보니, 결혼 도 일찍 하게 되 었던 것 같다. 결 허성준,장혜진 부부 결혼식 라이브 장면 혼식에 대한 로망 은 딱히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나는 <김하늘> “그나마 가깝고 호주의 분 누구와 결혼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위기를 느낄 수 있는 블루마운틴으로 했는데, 이제 그 궁금증은 풀린 것 같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그마저 다. 보고싶은 가족을 보지 못한다는 도 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점이 가장 속상한데, 이제는 위드코 로나(With Corona)시대를 어떻게 부부로서 함께 그려가고 싶은 가정의 하면 잘 살아갈 지 고민하고 있다.” 청사진이 있다면? <김하늘> “딱히 로망이 없었던 것 같다. 다만 가장 아쉬운 것은 양가 부 모님을 모시고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 다는 점이다.” 신혼여행은 갈 수 있었는지? <허성준>” NSW에 있는 바이런베 이(Byron Bay)로 신혼여행을 갔다. 유럽으로 신혼여행은 못 갔지만 나름 신혼여행의 기분을 내고 가서 잘 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제니>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에 서 결혼식을 다시 올린 후 신혼여행을 갈 예정이다. 어릴 때 한국을 떠나 한 국을 잘 모르는 남편을 위해 한국 여 행을 한 후, 캐나다로 신혼여행을 가 려고 한다. 코로나가 언제 완화될지 모르겠지만 얼른 가고 싶다.”
<허성준> “저희 가정의 청사진은 하 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이 되는 것이 다. 구체적인 계획은 조금씩 세워가 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서로에게 집 중하며 신뢰를 쌓아 가는 단계로 보내 고 싶다. 결혼식을 통해 보여지는 것 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바라보아 야 할 가치를 더욱 뚜렷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박제니> “우리가 자라온 가정처럼 그러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다. 부모님들께서 우리를 키워주고 본이 되어주신 것처럼 사랑이 넘치는 부모 와 부부가 되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래에 태어날 자녀들이 우 리를 어려워하지 않고 힘들 땐 언제 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나무 같 은 부모가 되어주고 싶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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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시론
금요 단상
내 안에서 찾는 소망
큰 이익 낸 기업들 ‘잡키퍼’ 전액 반납해야 모리슨 정부 수혜 내역 공개 앞장서 반대.. 이유는?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호주 정치권에서 일자리유지보 조금(이하 잡키퍼) 부당 수혜에 대 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관 련 이슈 2면 참조) 지난 달 매출 1천만 달러 이상 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잡키퍼 수혜 내역 정보를 공개하라는 야당(노동 당)의 법안이 여당(자유 국민 연립) 의 결사 반대로 하원에서 부결됐고 상원에서는 여당과 군소정당 원내 이션(One Nation)의 반대로 무산 됐다. 스콧 모리슨 정부가 왜 이토 록 정보 공개에 반대하는지 배경도 의문이다. 이에 렉스 패트릭 상원의원(무 소속)은 국세청장이 개인기업의 수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혜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결 의안을 상원에서 두 번 통과시켰 다. 그러나 크리스 조단 국세청장 은 ‘공공이익면제’를 명분으로 내 세우면서 정보 공개 요구를 거부하 고 있다. 이제 패트릭 의원은 국세청장을 의회모독행위로 상원 청문회에 회 부하려는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해 목적을 달성할 가 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여당 이 청문회에서도 반대할 수 있기 때 문이다. 호주 증시 300대 상장 기업들 (publicly listed companies) 중 잡키퍼를 받은 기업의 26%가 1억4 천만 달러를 반납할 의향을 발표했 다. 상장기업은 경업 실적이 공개 되기 때문에 아마도 반납을 결정했 을 가능성이 있다. 기업(브랜드)의 이미지 손상을 고민했을 것이다. 도미노피자(Dominos), 대형 건 설사 시믹(CIMIC), 자원 기업 일루 카 리소스(ILUKA Resources)와 산토스(Santos), 건자재기업 애드 브리(ADBRI) 등은 받은 잡키퍼 전 액을 환불했다. 팬데믹으로 위기 상황이라 일단 받았지만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며 상당한 이익을 냈기 때문에 전액 환 불한 것은 ‘용기있는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사 례가 일부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 인 사례는 국내 소매유통업계 강자
인 하비노만(Harvey Norman)이 다. 정부로부터 2200만 달러의 잡 키퍼를 받은 하비노만은 1년동안 8 억4천만 달러의 막대한 이익을 냈 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지만 창업자인 제리 하비 최고경영자는 환불 요구를 강 력 거부했다. 그러다가 최근 아무 설명 없이 받은 보조금 중 일부(약 27%)인 6백만 달러만 달랑 반납했 다. 아직 1450만 달러는 반환하지 않았다. 하비노만의 갑작스런 부분 반납 꼼수가 패트릭 상원의원의 정보 공 개 압박과 관련이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기업 브랜드에 대한 이 미지 악화를 우려했을 가능성은 있 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상장 기업이든 비상장(개인) 기업이든 팬데믹 기간 받을 자격이 없는데 잡키퍼를 받았다면 국민의 세금을 모두 반납해야 할 도덕적, 윤리적 의무가 있다. 하비노만 같은 대형 소매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세금 전액 반납을 거부한다 면 불매 시민운동을 펼쳐서라도 기 업이 타격을 받도록 해야 한다. ‘a fair go(공평한 기회)’ 정신을 중시하는 호주에서 기업계의 양심 불량이 확산돼 새로운 표준이 되 는 것은 막아야 한다. 양심 불량이 팬데믹 시대의 또 하나의 ‘뉴 노멀 (new normal)’이 될 수는 없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주소 570Blaxland Road, Eastwood NSW 2122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Max Han
안내 02 8876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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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실뱅 테송의 책 ‘희망의 발 견’을 읽고 몇 인용구절들을 보내왔다. 2010년에 바이칼 호수 옆 시베리아 숲 속의 한 통나무집에서, 6개월 혼자 살 면서 쓴 글이라고 했다. 그 중에서 네 가지를 소개한다. 고독해 질 때 하나 님과 우정을 맺을 수 있다. 목표와 목 적이 줄어 들거나 없어져야 삶에 더 많 은 의미가 생겨난다. 자연은 그 자체대 로 사랑해야 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 서 하루 한번은 정장 차림으로 식사한 다이다. 도심속 사람들 가운데서 강요 된 격리생활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적 용해 볼 수 있는 실제적인 지혜와 방법 을 발견한다. 젊은날 산 속에서 혼자 캠핑을 한적 이 있다. 새벽과 밤 시간에 산의 숨결을 듣는 것 같은 그 경험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짧은 6일정도라도 혼자만의 은 둔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금은 가능치 않다. 이 격리상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내 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로 백신 접종을 마 쳤다. 한국에서 만든 마스크가 숨쉬기 에 더 편하고 괜찮아 보여 넉넉히 구입 했다. 록다운 기간에 상관없이, 움츠리 지 않고 맞서 보겠다는 다짐의 표시다. 실뱅이 숲속의 통나무집에서 혼자 정 장을 하고 식사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 다. 언뜻 하나의 쇼나 괴짜의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다. 웃기는 코미디 일수도 있겠다. 내게는 외딴 그곳에서도, 자신 의 생활과 마음을 바로 잡으려는 큰 몸 짓으로 이해된다. 요즈음은 누군가 집 을 방문하는 사람도 없고, 나 또한 밖 에 나갈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보니, 일상이 흐트러져 잠옷에 가운만 걸치 고 아침 식탁에 앉은 적도 있었다. 지 금은 매일 면도를 하고, 잠옷을 갈아 입 고 침대를 정리하고 스트레칭 등 간단 한 운동을 한 뒤에 아침을 먹는다. 가 능한 시간을 내어 걷기도 한다. 가까운 골프장에 부킹이 되는대로 아내와 함께 라운드를 하고 있다. 애써 평상시의 몸 과 마음 상태며,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
기 위해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발 코니에서 나가 있는 때도 많아졌다. 그 냥 하늘과, 바다, 산등성이들을 쳐다 보 기도 한다. 바다는 밀물 썰물에 따라 계 속 움직이고 하늘의 빛깔에 따라 그 색 도 달라진다. 하늘의 구름, 바람의 흐름 과 방향도 계속 바뀐다. 그 자연은 내게 그처럼 움직이라 변하라, 너의 삶에도 리듬을 가지라고 귀띔해 주는 것 같다. 가까이서 보는 다육이들과 작은 그 꽃 들이 앙증맞다. 하얀색 긴 풍란은 꽃이 예쁘지만, 보랏빛 풍란은 그 향기가 깊 고 은은하다. 제라늄은 사철 꽃을 피 우고, 독특한 냄새로 해충이나 모기를 쫓는다. 지금은 군자란과 팬지꽃 아프 리칸 바이올렛이 한창이다. 제각기 다 르지만, 모두 사랑스럽다. 포도송이처 럼 아래로 쳐지는 다육이가 있다. 몇주 전, 강한 바람으로 그 화분이 떨어져 깨 어졌다. 다육이는 크게 상했고, 네 줄기 중 하나는 떨어져 나갔다. 아내는 새 화분에 옮기고, 끊어진 한 줄기도 다른 화분에 심었다. 오늘보니 두 화분의 다 육이가 거의 정상으로 되어 있었다. 그 런 치유의 능력과 속도가 참 놀랍다. 사 람의 몸과 마음에 상처가 커도, 그것을 아물게하고 회복시키는 신비한 힘이 이 미 내 안에 있음을, 그 다육이를 통해 배운다. 보통 삶의 목적이나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 뱅은 목표와 목적이 적거나 없어져야 삶에 더 많은 의미가 생겨난다고 했다. 왜 그러할까? 그런 목적은 주로 자신을 위해, 또한 미래의 성취를 위한 것들이 다. 그 과정에 가족과 이웃에게 여러가 지 희생과 고통을 주기도 한다. 오히려 그런 목표가 줄거나 없을 때, 삶속에 더 많은 보람과 의미가 생긴다는 그의 말 에 수긍이 간다. 엊그제 한국 대전에 있는 한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 다.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던 건축가로 열정적으로 일하던 분이다. 안타까운 상념가운데서 문득 지금이 내 삶의 어
떤 계획이나 일들을 더 줄이고 내려 놓 아야 하는 그런 때라는 자각을 했다. 메 이지 않는 더 큰 자유함을 위해서다. 어 떤 목표나 일이 없어도, 내 삶이 알찬 의 미와 보람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도 쓸 수 없는 외 진 곳에서. 사람 소리를 듣지 않으니, 하나님이 나타나고 그 분과 사귈 수 있 는 기회가 되었다는 실뱅의 고백이 가 슴에 와 닿는다. 돌이켜보니, 이 격리 과정을 통과하면서, 나는 그 분과 조금 더 가까이 그리고 더 친밀한 사귐의 기 회를 가질수 있었다. 아니 그 분께서 그 렇게 허락해 주셨다. 그 분은 내게 속 사람을 강하게 하라, 네 자신에 몰두하 지 말라, 록다운 상황에 위축되거나 두 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이미 알고 경험한 나의 사랑과 은혜안 에 거하라. 모든 일에 기뻐하라, 감사하 라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한 말씀들이 귀하지만, 그 분 자체가 내게 는 가장 큰 소망의 빛이다.
최정복 (은퇴 목사, 엠마오대학 기독상담학과 교수) jason.choi4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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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학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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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재외동포문학상 체험수기 가작]
엄마, 세이 땡큐 (1) - 박지반 아들 쿠온이 초등학교 5학년 때 큰 학교로 전학을 했다. 시드니 하버 브 릿지 건너 동쪽 지역에 있는 학교였다. 집에서 차로 30분 넘게 걸리는 거리다. 등교 첫날이었다. 집근처에 학교로 가 는 스쿨버스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류장이 어딘지 몰랐다. 그러나 버스 를 놓치면 출근길 교통체증 속에서 쿠 온을 차로 학교까지 태워줘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집에서 조금 늦게 나 온 우리 가족은 스쿨버스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정류장을 찾아 뛰었다. 느 긋한 호주인 남편과 쿠온은 앞장 서 뛰 는 내 뒤로 엉거주춤 따라 오고 있었다. 뛰면서도 진작 알아둘걸, 십분만 일찍 나올걸 하는 후회가 머릿속을 휘몰아 쳤다. 규정에 엄격한 호주 버스가 시간 맞춰 도착하고 출발하는 것을 알기 때 문이었다. 버스가 어디서 서는 줄도 모 르고 달리는 데 멀리서 스쿨버스가 보 였다. 남편은 이미 늦었으니 포기하자 고 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달리기대 회에서 일등 했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속력 이 났다. 버스를 따라잡은 나는 버스 옆 을 마구 두드렸다. 놀랍게도 도로 한가 운데서 버스가 섰다. 운전기사에게 오 늘 처음 학교 가는 날이니 좀 태워달라 고 사정했다. 운전기사는 오늘은 태워 주겠지만 버스 정류장은 다음 신호등 300미터 앞쪽이니 다음부터 꼭 그리로 가야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좌석에 앉 아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목 을 내밀었다. 뛰느라 상기된 쿠온의 얼 굴은 버스에 올라타며 더욱 빨개졌다. 남편은 우리를 모른 체하며 고개를 숙 이고 멀어져갔다. 그날 학교에 갔다 온 쿠온은 버스 세 운 한국인 엄마 덕분에 첫날부터 유명 해졌다고 했다. “역시 한국 아줌마는 대단해”라며 쿠온과 남편은 입을 모았 다. 한국에 몇 번 다녀온 후로 그들 나 름대로 한국 아줌마가 어떤 인류인지 정의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직도 새로 운 친구가 생길 때마다 스쿨버스 이야 기를 하며 한국 아줌마에 대한 설명도 덧붙인다. 돌이켜보면 그때 스쿨버스 를 놓쳐도 여유있게 차로 바래다줄 수 있었다. 그러나 황급한 순간에 내 머릿 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이 버 스를 꼭 타야한다는 간절함에 눈이 먼 것이다. 쿠온이 말하는 아줌마의 조건 첫 번째는 눈앞의 것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내가 한국 아줌마 일까? 맞다, 나는 두드려야 문이 열린 다는 것을 아는 한국 아줌마이다. 한국 아줌마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 들어지는 것일까? 인생의 반을 살고 있는 호주에서 지금 나는 한국 아줌마 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호주인과 한국인 혼혈아로 호주에서 태어난 아들 쿠온을 키우고 호주 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한다. 쿠온이 호주 사회에 살면서 불이익을 겪지 않을까하는 조바심도 있었다. 어릴 때는 서로 다르다는 구별 없이 놀지만 철이 들면 주위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쿠온이 자라면서 백인 친구들과 섞이고 또 엄마가 다른 인종 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국적이 다른 남편과 결혼하면서 2세의 미래에 대한 염려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내 자식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별대우를 받는다 는 것은 내가 그런 상황에 있을 때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이다. 다행이도 걱정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쿠온은 놀 이터에서 친구들을 리드하고 다른 학 부모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성장했다. 피부색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다는 것 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쿠온은 한국인도 호주인도 아닌 독 립국가 쿠온이었다. 내가 처음 호주에 도착했던 이십여 년 전보다 호주 사회 는 빠르게 다민족 국가로 변했다. 특히 디지털 원주민인 쿠온이 속한 Z세대는 윗세대에 비해 인종의 다양성을 더 수 용하는 편이며 남녀 성차별, 성소수자 에 대한 차별이 가장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같은 세상을 공유하 는 세계의 젊은이들은 평등하다. 친구들보다 두 뼘은 더 큰 키를 타고 난 덕분에 쿠온은 어릴 때부터 중심에 서있었다. 따돌림을 받지 않을까 하는 내 불안은 쓸모없는 것이었다. 별 문제 없이 잘 자랐던 쿠온이었지만 단 한번 뜻밖의 말을 해 내 가슴이 서늘해 진적 이 있다. 자신이 동양인이기 때문에 여 자 친구가 생기지 않을 거라는 말이었 다. 호주 친구들 속에서 당연히 자신을 호주인으로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 던 쿠온이 동서양 혼혈이나 서양인보 다 동양인에 자신의 정체성을 둔다는 점에 놀랐다. 동양인은 서양인 여자 친 구를 사귈 수 없다는 생각에도 충격을 받았다. 낙천적인 그에게도 혼혈아라 는 자의식이 어깨를 두드렸던 것이다.
기를 주저한다. 처음에는 우리를 꺼려 한다는 착각을 했다. 알고 보니 먼저 말 을 걸어주면 그들은 굉장히 기뻐한다. 우리를 배려해서 조심하는 것이다. 개 인적이라는 것이 상대를 배려하는 예 의 다음에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쿠온 의 여자 친구들은 나와 쉽게 친해지지 않는다. 같은 호주 백인이라서인지 남 편과는 대화를 잘 풀어가지만 나에게 먼저 말을 잘 걸지 않는다. 처음에는 나 를 무시하는 것 같아 괘씸했지만 쿠온 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엄마가 너무 무 서워서라고 한다. 동양인과 대화를 해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모르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한다. 동서양을 막 론하고 시월드는 먼 세계인 듯하다. 내가 가졌던 서양사회의 또 다른 편 견은 서양아이들이 이성 친구를 일찍 사귀고 성관계가 문란하다는 것이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호주의 남학교에 서는 운동을 많이 시킨다. 사춘기의 넘 치는 호르몬을 땀으로 빼고 우울증도 해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운동을 좋아
수상 그의 사춘기 어느 하루의 증상이었다. “너는 얼굴 잘생겼지, 키도 크지, 엄 마 닮아 피부도 미끈하지, 게다가 시어 머니 자리까지 훌륭한데 무슨 걱정이 니?” 나는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그러나 내가 잘 생겼다는 말을 할 때마다 쿠온 은 피식 웃으며 말을 던졌다. “한국 아줌마는 모두 자기 자식이 최고라는 착각을 하고 있어. 자신과 자 기 가족을 제대로 파악하는 눈이 필요 해” 한국 엄마들은 자기감정에 정직하다 는 나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한국 아줌 마에 대한 쿠온의 편견은 지금도 변함 없다. 쿠온이 말하는 한국 아줌마의 조 건 두 번째는 자기 자식이 최고라는 생 각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자기 여자 친구를 소개해도 시큰둥하다고 불평한다. 어떤 잘난 여자 친구를 데려 와도 자기 아들에게는 못 미친다고 여 긴다는 것이다. 그럼 내가 6개월에 한 번씩 바뀌는 아들의 여자 친구를 볼 때 마다 나팔을 불고 춤이라도 춰야하나. 그리고 내 아들이 최고지, 뒷집 아들이 최고인가. 역시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쿠온의 조건에 부합되는 한국 아줌마 가 분명하다. 쿠온이 나를 한국 아줌마라고 선언 하는 세 번째 이유는 남의 사생활에 관 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동양 인으로서의 선입견을 아직도 깨지 못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내가 서양 사회에 살면서 깨진 선입견이 몇 가지 있다. 한국에서 교육받고 사회생활을 하며 가졌던 선입견들이었다. 그 중 하 나는 진보적이고 개방적일 것 같던 서 양사회가 가진 뜻밖의 보수적인 면이 다. 규칙이 엄격한 쿠온의 학교에서는 교복도 단정해야하고 머리도 교복칼라 에 닿으면 안 된다. 선생님께도 항상 존 칭을 써야한다. 자유를 존중하지만 방 임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또 진취적이 고 외향적인 서양 학부모들이 학교의 방침과 부딪치면 반드시 뒤로 물러선 다. 부당하다고 교무실에 와서 따지는 부모는 없다. 오죽하면 학교에서 제일 나서는 학부모가 나였다. 서양인들이 이기적일 것이라는 편견 도 있었다. 호주 백인들이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선입견도 있었다. 동양인들 끼리 모여 있으면 호주 백인들은 말 걸
이상한 시간을 견디고 있어도 봄 은 온다. 5킬로 반경만 다닐 수 있 게 발이 묶여버린 시드니의 코비드 봉쇄에도 봄은 뚫고 온다. 8월, 봄이 열리는 모습을 본다. 시드니에 이십년 넘게 살면서 이 제야 제대로 꽃들의 잔치를 구경한 다. 목련이 난리법석을 떨고 철쭉 이 몰려오고 재스민이 춤을 춘다. 내가 멈추니 더 잘 보이는 것인가, 세상이 멈추니 꽃들이 몰려오는 것 인가. 집 주위를 산책하고 정원에 앉는다. 무릎을 꿇고 내 정원을 들 여다본다. 오래 보고 자주 보니 꽃 너머로 벌레 먹은 나뭇잎들이 눈에 띈다. 가지와 줄기에도 오랜 상처 가 보인다. 꽃은 꽃만이 아니었다. 나무는 이렇게 아프면서도 아름답 게 웃는 꽃들을 터뜨렸던가. 그동안 나는 꽃만 보고 탄성을 내뱉고 바삐 지나갔다. 흉터가 생 긴 나무들을 보지 못했다. 병든 나 무를 얼싸안아본다. 아픈 건 나무 인데 내가 나무에게 위안을 받는 다. 서로를 안고 있으면 꽃은 계
하는 쿠온은 학교 스포츠로 힘을 다 쓰 기 때문인지 귀가하면 많이 먹고 일찍 잠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던 쿠 온의 친구들도 십대 후반이 되어서야 여자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쿠온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올 때마다 나는 여 자 친구 있냐고 묻는다. 그들의 이성 관 계에 대한 나의 호기심이 몸 밖으로 튀 어나온다. 진짜 궁금하다. 그럴 때마다 쿠온은 나를 친구들 주변에서 몰아내 며 한국 아줌마처럼 굴지 말라고 한다. 여자 친구가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인데 왜 한국을 들춰내는지 알 수가 없다. 한국 아줌마와 아들 친구의 여자 친구간의 연관성은 무엇인가. 단순히 한국 아줌마는 남의 사생활에 호기심 이 많다는 것인가. 한국 아줌마는 아들 의 친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인가. 쿠온 이 한국적인 것(Korean thing!)이라 고 말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데, 한국 적인 것을 얼마나 잘 알고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다음 주 하편 연재)
소감
속 필 것이고 멈춘 시간도 다시 흐 를 것이다. 그 날이 오면 나의 정원 에 초대할 어여쁜 그대들을 생각한 다. 동백꽃 머금은 붉은 립스틱을 입술 가득 두껍게 칠할 그날을 기 다린다. 박지반(Jivan Khelli) 작가 소개 경주 출생, 95년 호주 이주. 소설 ‘자전거를 타고 온 연인’ 출간, 에세이집 ‘미안해 쿠온, 엄마 아빠는 히피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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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법률 칼럼 하명호 칼럼
호주 입출국 허가신청
주/준주 경계 봉쇄 해제부터 Covid-19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 로 인하여 좀처럼 정부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에 계신 호주 임시비자 소지자분들은 호주 입국이 어렵고 호주 시민권자나 영주권 자 분들은 해외로 출국을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해외 입출국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해당 출입국 허가에 대한 심사는Australian Border Force (ABF) 라는 정부기관에 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현재 규제 상황에서의 호주 입출국 허가프로세스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1. 해외의 호주 임시비자소지자가 호 주에 입국하려면? 해외 체류중인 임시비자소지자의 경 우 매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호 주 입국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ABF 에서 정한 입국가능 사유는 다음과 같 습니다. •호주 정부의 초청으로 COVID-19 관련 도움을 제공하는 경우 • 에어엠뷸런스, 긴급 의료이송, 중 요 의료장비 전달 등 전문적이거나 중 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필수적인 상품 및 서비스 공급유지 에 필요한 중요기술을 소지한 경우 (예: 의학 기술, 사회기반시설, 통신, 엔지니어링 및 광산업, 물류, 노인요양, 농수산업, 식품생산, 기타 1차산업 등) •호주 경제 회복에 필수적이면서 호 주 국내 가용 인력이 부재한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 (예: 금융 기술, 대규모 제조업, 영화 및 TV프로그램 제작, 신흥기술 등) •주교 등 고위 성직자로서(학교 포 함) 국내 인력으로 대체불가한 중요한 종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호주에 국가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 으로 판단하여 연방정부나 주정부 기관 이 후원하는 경우 •호주 병원에서의 취업 또는 2개월 내 실습이 확정된, 3년 이내 졸업예정 인 의대생으로서 호주 국민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인 경우 •호주 병원에서의 취업 또는 2개월 내 실습이 확정된, 2년 이내 졸업예정 인 치의대생 및 간호대생 • 호주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11학 년 및 12학년 유학생 •특별한 인도주의적 사유가 있는 경 우 (예: 직계 가족의 임종이나 장례식 참석) •고용주후원 비자 482 (TSS)비자 직업군이 Priority Migration Skilled Occupation List (PMSOL – 우선이민 직종목록)에 포함된 경우 PMSOL은 고용주후원 비자프로 그램을 통해 중요기술을 보유한 사람들 의 이민신청을 우선적으로 승인하여 해 당 기술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일 자리를 창출하여 Covid19로 인해 입은 타격으로부터 호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따라서, PMSOL 에는 호주 경제회복에 필수적이라고 간 주되는 직업군이 포함됩니다. 해당 직 업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사이 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immi.homeaffairs.gov. au/visas/employing-and-sponsoring-someone/sponsoring-workers/pmsol 2. 해외 단기 여행을 위해 호주를 떠 나는 임시비자 소지자 호주에 체류하고 있는 임시 비자 소
지자는 언제든지 호주를 떠나는 것이 가능하지만, 반드시 출국전에 미리 입 국 허가를 받아야만 호주 재입국이 가 능합니다. 그러나 이 신청은 매우 제한 적인 사유로만 승인이 됩니다. •신청자가 호주를 임시로 떠나야 하 는 특별한 인도주의적(compassionate) 사유가 있어야 하며 관련문서로 그 사유를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해외에 거주하는 가까운 가족의 장 례식에 참석하거나 중증의 질병을 겪고 있는 가까운 가족을 방문하거나, 호주 에서 받기 어려운 특별한 치료를 해외 에서 받아야 하는 경우 - 필수적인 업무목적의 여행 – 최근, 업무목적으로는 승인이 거의 나지 않고 있습니다.
3. 호주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해외 로 출국하려면? 코로나 19 관련 정책으로 인해, 호주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는 여행제한 면 제승인을 받지 않는 한 호주를 떠날 수 없습니다. 다음 중 한가지 이상에 해당 되는 경우 온라인으로 여행허가를 신청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지원 활동 등을 위한 출장 •비즈니스 또는 고용주를 위한 출장 •호주에서 받을 수 없는 긴급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한 출국 •강한 설득력 (compelling) 있는 사 유로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해야 하는 경우 •특별한 인도주의적 사유 (compassionate) 나 기타 합당한 이유로 해 외에 나가야 하는 경우 (예를 들어, 직 계 가족 장례나 임종을 위한 방문 등) •본인의 여행이 호주 국익 증진에 기여하는 경우 위 경우에 해당하여 여행제한 면제 신청을 한다면, 반드시 이 상황을 입증 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함께 제시해 야 합니다. 제공된 자료에 대해 당국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거절 사유에 대한 자세한 안내없이 “조건 미 충족”이라는 짧은 메시지로 거절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업무목적의 출 장은 최근 거의 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 이므로, 출장을 가지 못하면 회사가 입 게 될 손실이나 출장을 통해 호주 경제 에 도움이 되는 부분, 기타 반드시 해 외에 나가야만 하는 이유 등을 포함하 여 다음의 증빙서류들을 잘 준비하여야 합니다. •여권 •결혼증명서 •출생증명서 •사망증명서 •관계 증명 자료 (예: 공동 임차 계 약, 공동 은행계좌 등) •임대 계약서, 해외 취업제안서, 이 삿짐 운송내역 등 신청인이 장기적으로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는 증거 •호주 또는 해외의 현재 유효한 비 자 증명 •신청인의 건강 상태와 그에 따라 필요한 치료계획을 진술한 의사나 병원 발행의 문서 •사업상의 이유로 출장 중이라는 고 용주의 편지 또는 기타 증거 •호주로의 귀국 희망 일정에 대한 진술 또는 증거 •신청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타 증거
4.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상황 이면 허가받기가 조금 더 쉬운가요? 3개월 이상 호주를 떠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 며 그 사유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것은 법적 진술서 (Commonwealth Statutory Declaration) 의 형태로 제공되어야 하며 호 주를 3개월 이상 떠나 있을 것을 전제하 여 여행제한 면제신청을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법적 진술 서는 허위 사실을 기재할 경우 관련법 에 의거하여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1) 법적 진술서에는 다음 내용을 개인의 상황에 맞추어 작성해야 합니다. •귀국 날짜가 출발일로부터 최소 3 개월 이후인 확정된 비행 일정 •3개월 이상의 휴직 (leave) 확인서 •중장기 해외 파견에 대한 증거 •장기 해외 이주에 대한 증거 – 해외 비자 취득내역, 해외 이사, 해외 취업제 안서 등 •해외 학업 등록확인서 (enrolment certificate 등) •투병중인 가족을 간병하기 위해 출 국하는 경우, 신청인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의사의 확인서 •신청인이 제시하고자 하는 기타 사 항 출입국 허가를 위한 신청비용은 없으 며, 한번 거절되었다고 해서 다시 신청 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데이트된 정보로 다시 신청하여 승인을 받는 경 우도 있으므로 정확히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사유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 는지 등에 관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신청하시는 경우에는 호주 내무부 웹사이트의 관련 페이지 (https://covid19.homeaffairs.gov. au/)의 내용을 참고하셔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1) 법적 진술서에 허위 진술을 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Statutory Declarations Act 1959 제 11조) 문의: H & H Lawyers 전화: 61 2 9233 1411 이메일: info@hhlaw.com.au 홈페이지: www.hhlaw.com.au
김진한 변호사 (H&H Lawyers) info@hhlaw.com.au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 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 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 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 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 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 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 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 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 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 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 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 시기 바랍니다.
의견 일치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 르게 코로나 예방 접종을 시작해 전 국민의 78%가 2차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근래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 해 인구 100만명 당 1100명의 확진 자가 나오고 있다. 9일 지역사회 코로나 신규 감염 자는 NSW 1,405명, 빅토리아주 324명, ACT준주 15명을 기록했다. NSW는 인구 100만 명당 134명이 발생하고 있다. 델타 변이의 급속한 전염으로 ‘코 로나와 더불어 살기(withCovid) 운 동’이 싱가폴과 영국에서 시작됐다. 두 나라는 국민의 75% 이상이 접 종을 완료했다. 영국은 더 이상 통 제령(록다운)으로 국민의 자유와 경 제 활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 식하고 하루 3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100명 이상 나와 도 자유를 억압하는 록다운으로 경 제활동을 막지 않고 있다. 호주도 이를 쫓아 백신 접종률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코 트 모리슨 총리는 도허티연구소 모 델(Doherty Istitute Model)에 따 른 국경 및 경제 개방 4단계 로드맵 을 추진 중이다. 2차 백신 접종률이 70% 이상이면 록다운을 해제하자 는 계획이다. 주경계 봉쇄는 연방정 부가 아닌 주/준주 정부 관할이라는 점에서 준/준주 정부들이 한 목소리 를 내야 한다. 호주에서 델타 변이 발병이 시
작됐고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오는 NSW 주정부가 백신 접종률 7080% 도달시 경제 개방을 가장 적극 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NSW 주정부는 “코로나 감염 환 자가 거의 없는 NSW 지방은 11일 부터 록다운을 종료한다”고 9일 발 표했다. 빅토리아주도 10일부터 빅 토리아 지방의 록다운을 종료한다. NSW는 10월 18일을 백신 접종률 (2차) 70% 도달로 예상하며 이에 맞 춰 규제 완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제로 목표를 폐기한 빅토 리아주의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 는 9월 23일로 70%의 주민이 1차 접 종을 완료하게 되는데 그때 약간의 제한을 풀겠지만 금년 11월 중 2차 접종자가 70-80% 될 때까지는 규제 를 유지할 방침이다. 문제는 퀸즐랜드와 서호주 정부 의 입장이다. 아나스타시아 팔라쉐 이 퀸즐랜드 주총리는 “백신 접종률 80%에 반드시 12세 미만 아동도 포 함되어야 한다. 그때까지 규제 완화 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는 접 종률 90%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서호주는 지난 6월부터 지 역사회 코로나 감염이 한 건도 없었 다. 시드니로부터 감염자가 왔고 4 일동안 퍼스 일대를 록다운 했었다. 경제는 자원 수출 증대로 양호한 편 이다. 평화로운 이곳에 구태여 국경 을 개방하여 문제를 삼고 싶지 않다.
주민들이 접종률이 80-90%가 되려 면 내년도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호주는 연방 정부와 주/준주 정 부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 국방. 외 교. 이민이 연방의 주업무라고 한다 면 준/준주 정부는 보건, 교육에 치 중한다, 따라서 보건 이슈에서 연방 이 주/준주 정부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 정부는 록다운이 12주를 지났지만 감염자가 줄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YouGov 설문 조사에 따르 면 86%가 예방접종이 최선의 방법 이라고 답변했다. 50%는 성인 인구 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더 이상 록다운을 시행하지 말아야 한 다고 밝혔다. 56%는 록다운으로 인 해 정신질환, 스트레스를 걱정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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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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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28화)
유대인의 새해 맞이(2) 왜 회개가 새해에 필요할까? 지난 주에 소개한 바와 같이 이번 주 화요일부터 신년이 시작된 유대인 사 회는 조용한 기도와 회개의 시간을 보 내고 있다. 유대교는 신년 벽두마다 이 절기를 통해 수 천년 동안 회개를 실천 하고 있다. 왜 하나님은 유대인의 모든 절기를 ‘나의 절기’라고 부르면서 성 경의 계명으로까지 입법화를 통해 매 해 회개를 강조하시는 것일까? 우리도 ‘회개’를 수도 없이 들어와서, 죄로 느 껴지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으레 죄 인 모드로 정체성 변경을 스위치하고, 채 설득되지 않은 죄라도 입으로 고백 하는 습관적 회개에 익숙해 졌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회개는 분명 변화된 행 동을 수반해야 할 텐데, 여전히 세월을 거듭해 속 시원하지 않은 미진한 과제 로 늘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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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소크라테스는 ‘검증되지 않은 인생 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회개를 거치지 않은 궁극적 불순물은, 마지막 과정인 ‘죽음’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3. 회개의 3R
1. 새 해에 회개가 중요한 이유 탈무드는 신년과 대 속죄일은 열흘 의 간격 사이에 서로 다른 두 가지 방 향성을 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탈무드 는 흔히 대속죄일을, 보편적인 사람의 선과 악이 혼재된 삶이 심판대에 오르 는 날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신년이 시작되고 대속죄일까지의 열흘 동안 이 그간 1년의 죄의 심판을 회개로 피 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런 면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이 법정에 오르기 전 죄를 청산 할 수 있는 마지막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어쩌면 이 기회에, 낱낱이 죄 가 기억나서 모든 죄가 탕감받는다면 더 할 수 없는 사면의 특혜를 누리게 되 는 것이다. 그래서 매해 공식적인 특사 를 법으로 제정해 둔 셈이다. 그리고 열 흘 째 되는 대속죄일은, 모든 죄가 사
대속죄일의 유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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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속죄일과 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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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제물로 대속죄일에 드려지는 아사셀 염소
면되고, 믿고 순종한 덕에 자신의 이름 이 생명책에 기록된 것을 확인받는 날 이기도 하다. 참으로 죄인에게는 온 가 족이 반기며 투옥되지 않은 것을 축하 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니, 참으로 달력 에 기록해 둘 만한 특별한 날이 아닐 수 없다.
랍비 어빙 그린버그는 “ ‘대 속죄일’ 은 24 시간의 죽음을 경험하는 날이며, 또한 새로운 생명의 무드가 삶의 표면 을 감싸는 날이다”라고 설명한다. 개인 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고 하나님 의 용서와 화해를 경험하는 날이다. 법 정에 세워지며 또한 용서를 받는 날이 기도 하다. 이 상반되는 방향성은 죽음 으로 치닫던 죄로 범벅이 된 인생에 새 로운 갱생의 출발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 신년 절기에 강조되는 세가 지가 있는데, 그것은 회개와 기도와 선 을 행하게 하는 것이다. 다소 게으름을 탈피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이에 대 한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을 겁박하려 는 것이 아니라, 자극을 통해 성장과 발 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2. 죽음과 생명의 관계 탈무드는 이 날이 유약함과 악과 선 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보편적인 사 람들에게 죄책감의 여정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대 속죄일은 단지 회개만 무턱
대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 로 새 출발을 촉구하는데 있다고 강조 한다. 이는 검증된 인생으로서의 전진 을 위한 것이지 음성적 자기 학대가 아 니다. 탈무드는 육체적 죽음 만이 인간 에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만 성화, 반응의 상실, 습관화로 무감각해 진 개념과 관심은 마치 죽음과 같다고 간주한다. 사람은 금지된 일을 한 두번 할 때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세번 째가 넘으면 습관화되어 자기 합리화 에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 상의 습관화와 무반응적 감각 상실이 성장의 가장 큰 적이라고 명명하고 있 다. 탈무드는 죄의 권세는, 사람이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집요하게 파고 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이 변화하고 성장 하고 새로워질 수 있는 능력을 자포자 기하게 한다. 이에 반해, 회개는 처절 한 절망에 대해서도, 인간에게 새로운 소망을 부여하는 하나님의 도전적인 모델이며 담보된 약속이라고 평가한 다. 새로운 탄생은 다소 집중과 노력과 도움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고 조언한
고대에는 대속죄일에 아사셀 염소를 광야로 풀어놓거나 절벽에서 떨어 뜨 려 전가된 죄가 사해지는 의례를 행하 고, 사람들의 죄를 안고 대제사장이 지 성소에 들어가 죄를 사함받곤 했었다. 하지만 제2성전이 파괴되고 난 후 이러 한 의례는 없어지게 되었다. 그 후 오 랜 세월을 거쳐 랍비와 탈무드의 현자 들은, 죄에 대한 진정한 회개는 시간과 반복적인 과정(teshuvah)이 요구된다 고 결론적으로 가르치게 되었다. 12세기의 현자 마이모니데스는 회개 에는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완성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탈무드 의 랍비들은 이를 3R 이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탈무드가 말하는 ‘행동은 말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낸다’는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 그리 고 마지막 단계는, 습관화된 죄는 강력 한 힘을 갖고 있으므로, 그것을 거부하 기 위해서는 강한 결단과 다시금 죄를 짓지 않는 반복된 삶의 방식이 필요하 다고 제시한다. 마이모니데스는 ‘회개 의 궁극적인 목적은 새롭게 태어나고 새로운 생명체가 되는 것’이라고 다시 금 상기시킨다. 군대에서 제대 날을 기다리는 것도 애가 타는 일인데, 감옥에서 출소 날 을 손꼽아 기다리다 사면이 이루어진 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신 문에는 특사를 받고 나오는 사람마다, 죄를 돌이키고, 사회를 위해 베푸는 삶 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유대인의 새해 맞이는 결국 진정한 기쁨과 의로운 인 생을 새롭게 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굳은 의지를 깨닫는 시간이다. 회개를 통해 멋진 하나님의 고품격 사랑이 경험되고, 새 인생의 약속을 담 보받는 사면의 절기인 셈이다. 샬롬!
1. Regret-반성 2. Reject-거부 3. Resolution-해결 방안 으로 정리 될 수 있다. 첫번 째로, 인 간에게는 자정 능력이 있고 스스로 자 신을 돌아보고 심각하게 반성하는 과 정을 거치면, 두번 째 단계에는 죄를 거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A18 24
기 기획 획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2021년 9월 7일 화요일
“한국은 선진국$ 난민 수용은 선택의 문제 아니라고 당당히 말해야”
탈레반 세력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 서 한국 정부를 도왔던 현지인 377명이 지난달 ‘특별기여자’ 자격으로 국내에 입 국했다. 이들은 8주간의 임시보호생활 이후 장기체류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이 조치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공감 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여론의 지지 를 받는다. 아프간 기여자들이 머물고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소재지 충 북 진천군의 특산물 쇼핑몰인 ‘진천몰’ 은 주문이 밀려 운영이 일시 중단됐을 정도로 격려도 쇄도했다. 하지만 이들의 국내 정착을 막아달라는 반대 목소리 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4일 게시된‘난 민 받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 대 국민청원에는 3만 명이 동의했다. 한 국 정부에 기여한 외국인을 보호하는건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과 중동 출신 무 슬림 난민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기인한 반(反) 난민 정서가 충돌하는 상황이다. 2018년 예멘 난민 549명 입국 후 불거졌 던 난민 이슈가 3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팒킪팒 ������픦 빪짊쩣 킪묻 한국은 1992년 유엔난민협약에 가 입했고 2013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독 립된 난민법을 시행하는 등 난민 심사 를 위한 제도적 절차를 갖췄다. 난민 법은 국제사회에 한국이 난민을 포용 하겠다는 ‘신호’로 작용해 법 시행 전 (1994~2013년) 한 해 평균 500명 수준 에 불과했던 난민신청자들은 이후 급증 했다. 2014년 2,896명이었던 난민신청 자는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에는 1 만5,452명으로 5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난민으로 인정 받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만큼 어렵다. 지난해 난민 인정은 69 명, 올해는 7월까지 28명으로 심사대 상 중 난민으로 인정받는 난민인정률 은 2.8%(총 난민 인정자 1,119명)에 불 과하다. 난민 지위는 얻지 못하지만 비 인도적 처우를 받을 가능성 때문에 추 방하지 않는 ‘인도적 체류자’(2,409명) 를 합쳐도 국내에서 사실상 난민으로 보호하는 외국인은 3,500명 남짓이다. 24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의 0.15% 수준이다.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일본(0.3%) 을 제외한 19위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난민을 받 아들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음에도 난 민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부재한 결과 제 도와 현실 간 괴리가 커졌다고 분석한 다. 실제로 난민신청자 상당수는 ‘난민
아프간인 377명 특별기여자 입국 8주 교육 뒤 장기체류자격 부여 국민 10명 중 7명 “공감한다” 응답 아시아국가 최초의 난민법 시행국 현실은 솎아내기 난민심사 다반사 당국^법원 소극적 판단도 걸림돌 지난해 11월 설문조사 결과 난민수용 거부 53% > 찬성 33% 3년전 예멘 난민 때와 비슷 난민 이동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노동력 필요한 나라 국민 설득을 복지 제공, 시민사회와 합의도
난민 신청 사유 ●2021년은 1~7월 ●자료 법무부(2021)
23.7% 종교
42.0
총계
기타
7만2,403건
%
(100%)
18.2% 정치적 의견
0.5%
10.1%
국적
5.3% 특정사회 구성원
인종
연도별 난민인정 ●단위 명, 괄호 안은 비율 %, 2021년은 1~7월
총계(1994~)
명
1,119
2.8%
144(3.6) 79 (1.6)
(2. 121 12 21(2.1)
|
2017
|
2018
|
2019
69 (1.1)
|
2020
(0 (0.5) 28(0.5 |
2021
심사-불인정 심사종결-이의신청-불인정 심사종결-행정소송 제기 후 패소-난민 심사 재(再)신청’의 과정을 수년간 반복 한다. 난민전담공무원 93명이 한 해 1만 건이 넘는 난민 심사를 떠안아야 하는 인력 규모로는 형식적^자의적으로 심사 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국경의 수호’가 조직의 존립 목적인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에서 난민 심사 업무를 맡으면서 난 민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심사가 진행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곡법률사무소 의 유승희 변호사는 “난민신청자들은
지난달 2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조력자와 가족들이 군 수송기에서 내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급박한 상황에 몸만 빠져나오기 바빠 증거자료보다는 진술로 난민임을 주장 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심사관들은 이런 진술을 믿지 않을뿐더러, 각국 상 황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해 형식적 으로 심사가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난 민신청자들은 출신국으로부터 안전을 도모하기 어려운 탓에 한국 내 자국 대 사관에서 판결문, 체포영장 등 난민임을 입증할 공적 자료를 얻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권단체들은 출입국 당국의 자의적 심사는 물론 법원의 소극적 판단도 걸림 돌이라고 지적한다. 2018년 자국에서 열 린 대선의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이 선거 에 쓰일 한국산 투표기기 수출에 반대하 는 1인 집회에 참가했던 아프리카 A국 출신의 레베카(가명)씨. 그는 한국 내 A 국 출신자들과 단체를 조직해 투표기기 수출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당시 A국에서는 선거에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체포가 이뤄지고 있어 그는 고국으 로 돌아가면 정치적 박해를 받을 가능 성이 높았다. 하지만 레베카씨는 지난달 난민불인정 처분취소소송에서 패소했 다. 법원은 그를 “한국 난민제도를 이용 해 장기체류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고 판단했다. 반면 레베카씨와 함께 성 명서에 이름을 올린 단체의 간부는 난민 인정을 받았다. 유승희 변호사는 “성명 서에 이름이 올라갔다면 간부건 풀뿌리 회원이건 본국에서 주목하는 건 마찬가 지일 텐데 법원이 무슨 기준으로 판단했 는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2000년 한국에 입국한 서남아시아 B 국 출신의 아프라시압(가명^45)씨. 종교 적 이유(시아파)로 수니파 국가인 자국 에서 일상적인 괴롭힘을 당하던 그는 난 민인정소송에 패해 미등록상태로 외국 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다 풀려났다. 지 난해 다시 난민인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 진행 직전 판사는 그의 변호인에게 “이게 민사 소송이었다면 각하감이다. (패소할 게 뻔하니) 소송을 하지 말라” 고 짜증 섞인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아
프라시압씨는 결국 다시 패소한 뒤 강제 출국 유예상태로 현재 이주민 지원단체 의 도움을 받으며 국내에 머물고 있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난민 인정 증거가 없으면 없다는 이유로, 많 으면 증거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출입 국 당국과 법원이 난민인정을 거부하고 있다”며 “당국이 난민 발생국가의 복합 적 상황을 파악하고 신청자의 진술이 부 합하면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 장했다. 캏캏 콛 ‘줂큺잊 뫃’ 한국이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난 민에 대해 폐쇄적 태도를 취한다는 인권 단체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지만 남녀노 소를 불문하고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유엔난민기구(UNHCR) 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1,016명 을 대상으로 ‘난민 태도 인식변화’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난민 수용에 대한 거 부(53%)가 찬성(33%)보다 크게 높았 다. 예멘 난민 수용 반대 청원이 한창이 던 2018년 6월(거부 56%)에 비해 부정 적 태도도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여성 (56%)이 남성(49%)보다 거부 비율이 높 았고, 18~29세(65%)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거부감이 높았는데, 사회^문화적 으로 가장 개방적인 젊은 여성들에게조 차 강한 반 난민 정서를 갖고 있다는 점 이 확인됐다. 심지어 유엔난민기구가 규 정한 난민인정조건(인종, 종교, 국적, 정 치적 의견, 특정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 신 분) 이외에 모국에서의 전과 여부, 모국 에서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 추가적 선별 조건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7%에 달했 다. 이는 유엔난민협약에 위배될 가능성 이 높다. 반면 난민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우리 국민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 범죄 등 사회문제 발생 가능성, 가짜 난 민이 많을 것 같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 한다. 아프간 기여자들이 체류 중인 충 북혁신도시 주민 300여 명은 최근 카카 오톡에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수용기간
지난달 26일 국회 앞에서 난민대책 국민행동 회원이 아프간 현지 기여자 수용 반대와 난민법 폐지를 주장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 아프간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 오픈채팅 방에는 아프간 기여자 등 특별공로자들 에게 장기체류자격을 부여(F-2)하고 제 한 없이 취업활동을 하도록 하는 출입 국관리법시행령 개정을 강력히 반대하 는 목소리가 득세한다. 이런 주장의 근 저에 깔려 있는 건 치안에 대한 우려다. 이형오 난민대책 국민행동 대표는 “온 건한 분들도 있겠으나 탈레반처럼 급진 적인 분들이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 다”며 “아프간인 400명을 받아들였더니 또 기여자 1,000명을 더 받아들여야 한 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요구가 끝이 없 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슬림 난민들이 늘어나면 범 죄 증가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 세계 무슬 림 12억 명 중 이슬람국가(IS), 탈레반, 알카에다 등 정파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불사하는 ‘정치화된 무슬림’은 5,000만 명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며 “국내 무 슬림도 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전체적으 로 온건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연구자인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 구소 HK연구교수는 무슬림에 대한 우 리 사회의 공포를 ‘상상의 공포’라고 분 석한다. 2001년 9^11테러와 2010년대 IS 의 테러 등 과격한 무슬림의 이미지들이 뉴스로 소비되면서 무슬림에 대한 부정 적 선입견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구 교수 는 상실된 선교의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신교계 일각에서 근거 없는 ‘무슬림 포비아’를 퍼뜨린 것도 반 난민 정서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 난민 지원에 과도한 예산을 사용한 다는 주장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 난민 인정자의 권리는 일반 국민처럼 기초생 활수급 신청이 가능하고 자녀가 초·중 학교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도다. 난민신청자의 경우 생계비(월 4인 가구 최대 117만 원)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2018년 1만5,452건의 난민신청 중 542 명만 생계비를 지원(총 예산 7억9,300만
원) 받았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지원 받은 가구가 262명으로 줄었다. 난민 신청 후 6개월간은 일을 할 수 없지만 이 들은 평균 3.2개월만 생계비를 지급받 았다. 언어장벽 등으로 실제로는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헣쭎퐎 헣���뭚픦 콢힏 컲슫 푢 일각의 주장처럼 국내 난민신청자 중 취업을 위한 체류 연장을 목적으로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외국인들은 존재한다. 이들을 ‘가짜 난민’이라고 보는, 반 난민 정서를 누그러뜨리고 난민들과 공존하 는 방식으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정부의 좀더 솔직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본과 인력의 국 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진 이상 후발국가 에서 우리나라로의 인력 이동은 거스를 수 없다는 점, 국내 노동시장에서 이들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와 저들’의 구도를 나누고 내가 속한 작은 집단의 배타적 이익을 강조하는 일련의 흐름 속 에서 반 난민 정서도 싹이 텄다”며 “생산 가능인구의 급감 추세를 감안할 때 중· 장기적으로는 난민 수용이 국익에 도움 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와 정치권이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소 중동지역센 터장은 “일부 오해와 달리 국내의 난민 신청자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라 테러, 전쟁, 독재정권의 폭력 피해자”라며 “난 민 수용은, 국제적으로 이제 한국 정도 의 선진국가가 하기 싫다고 거부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정부가 당당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아 아시 아평화를 위한 이주(MAP) 대표는 “노 동시장이건 의료나 보건분야건 난민에 대해 경제적으로 접근하면 무조건 플러 스”라며 “이제는 난민 인정자들에게 어 느 정도의 사회복지 혜택을 줄 수 있을 지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 등이 합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논설위원
법으로만 이용 가능한 난민 복지제도 난민법은 난민인정자들은 우리 국민 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건강보 험과 같은 사회보험, 기초생활보장제도 와 같은 공공부조 등을 모두 받을 수 있 다. 법적으로야 권리가 존재하지만 난민 인정자들이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는 별개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 사는 지난해 발표한 논문 ‘난민법상 난 민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와 관련 쟁점’ 에서 “난민인정자가 사회보장수급권을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행사하기까지 접 근체계가 큰 공백으로 남아 있다”고 지 적했다. 30
국민과 같은 수준 사회보장 규정 법적으론 건강^사회보험 등 가능 개별 법령에선 국민 규정하거나 주민등록 필요, 복지 혜택 못받아 대표적인 걸림돌은 복지대상자를 개 별 법령에서 ‘국민’으로 규정하거나 ‘주 민등록이 있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 에 따라 난민인정자들은 아이돌봄서비 스(주민등록자 기준), 의료급여(주민등 록자 기준), 기초연금(대한민국 국적 요 구) 등의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아동
2018년 9월 예멘인 난 민신청자들이 제주출입 국·외국인청에서 1년간 의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 다. 제주=연합뉴스
교육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난민 자녀들 은 법적으로 의무교육인 초^중학교 진
학은 가능하다. 하지만 난민인정자들은 자녀의 학교를 알아보는 것부터 보육
비, 교육비까지 혼자 알아보고 해결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취학통 지를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게 돼 있어 난민아동에게는 취학통지서가 발송되 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학교장이 재량으 로 입학을 거절한다고 해도 대처가 쉽지 않다. 한국에서 태어난 난민인정자 자녀는 ‘국민의 출생에 대한 등록과 증명에 대 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명시한 가족관 계등록법 때문에 출생등록도 불가능하 다. 우리 정부는 부모의 국적국 재외공 관에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입장 을 견지하고 있는데, 박해를 우려하는
난민인정자들이 재외공관을 방문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출 생한 난민인정자 자녀들은 따라서 ‘무 국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유엔 아동권리보장위원회는 난 민아동이 권리 보장의 출발점인 출생신 고를 할 수 없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 고 제도 개선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난민인정자 들의 사회보장제도 접근권이 누락된 개 별법령을 찾아내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 지만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 난민들의 귀 화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 라고 말했다. 이왕구 논설위원
글로벌 국 이슈 제
2021년 9일 목요일 2021년9월 9월 10일 금요일
여성 없고 국제 범죄자 수두룩 “포용 정부” 말뿐이었던 탈레반 탈레반, 임시정부 내각 발표
‘슈라’ 수장 아쿤드 총리에 임명 FBI 현상수배범들이 요직 포진
탈레반 새 내각
최고지도자
“과거 집권 때보다 더 강경” 평가 美와 협상 지휘했던 바라다르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 -2016년부터 탈레반 정치· 종교·군사 최종 결정자
권력 다툼 밀려 부총리로 강등 내부 갈등에 정국 불안 우려도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 부 핵심 요직에 강경파들을 대거 포진시 켰다. 여성과 비(非)탈레반은 이번 내각 구성에서 모두 제외됐다. 정국 안정을 위 한 임시정부 형태라고 강조했지만, 내부 갈등이 불거진 데다 반탈레반 시위 등 으로 향후 불안한 정국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탈레반 내각안에는 탈레반 내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기용됐다. 정 부 수반을 맡은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는 탈레반 창립자 고(故) 무하마드 오 마르의 친밀한 동료이자 정치 고문이었 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쿤드는 20년 간 탈레반 내 최고위원회인 ‘레흐바리 슈 라’의 수장을 맡아온 실세다. 2001년 이 후 국제 테러리스트로 유엔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과의 협상을 진두 지휘해온 ‘탈레 반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탈레 반 첫 집권 시절 교육차관을 지낸 압둘 살람 하나피와 함께 부총리 대행으로 임 명됐다. 하나피도 마약 밀매 혐의 등으 로 유엔 제재 대상에 올랐다.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무하마드 야쿠 브는 탈레반 창립자 오마르의 아들로 탈레반 군사 작전을 총괄해왔다. 외무 장관인 아미르 칸 무타키도 과거 탈레 반 집권 때 문화장관과 교육장관 등을 맡았던 인물이다. 탈레반과 연계한 무 장조직 ‘하카니 네트워크’도 이번 인사 에서 요직에 진출했다. 내무장관과 이민 장관에 각각 내정된 시라주딘 하카니와 칼릴 하카니는 다수의 자살테러 공격 을 주도해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은 이들에 각각 1,000만 달러와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수배 명단에 올렸다. 바네트 루빈 전 미 국무부 관리는 “이 번 탈레반 인사에서 ‘포용적 정부’라고 부를 수 있는 인사는 한 명도 없다”며 “정치 체제에 있어 과거 집권 때보다 오 히려 더 강경해졌다”고 평가했다.
정부수반(총리)
부총리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탈레반 설립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친밀한 동료 -탈레반 전 외무부 장관 및 부총리 -20년간 탈레반 최고 위원회 ‘슈라’ 수장 -유엔 제재 대상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설립자 중 한 명. 탈레반 2인자 -2010년 테러 혐의로 파키스탄 정부에 체포 -2018년 미국의 도움으로 출옥
압둘 살람 하나피 -탈레반 전 교육차관 -탈레반 정치사무소 고위 간부 -유엔 제재 대상
-탈레반 정치사무소 고위 간부
코인지갑 먹통^반대 시위$ 혼돈의 엘살바도르 엘살바도르가 전 세계 처음으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지정한 첫날부터 혼란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지 갑이 한때 먹통이 되는가 하면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정부가 비트코인 도입 명분으로 내걸었던 거래 편의성 도 빛이 바래는 모습이다. 엘살바도르가 상품과 서비스의 대 가로 기업과 사업장에 비트코인 지불 을 법적으로 지정한 첫날인 7일(현지 시간), 시민 1,000여 명이 수도 산살 바도르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시 위 진압에 나섰으나 시위대는 타이어 를 불태우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저 항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날 시 위의 원인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야 심 차게 시작한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 택 때문이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치 보’라는 이름의 정부 주도 비트코인 전자지갑을 도입했으나 제대로 작동 하지 않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 다. 정부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치보를 다운로드하려고 몰려 일시적 인 기술적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 으나 시민들의 흥분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비트코인 법정통화 지정 첫날 “도입 성급했다” 지적 잇따라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의 법 정화폐화가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 는 해외 송금 수수료를 낮추는 등 경 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해 왔지 만 민심은 다르다. 시민들은 정부의 비트코인 도입이 되레 빈부 격차 확대 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비 트코인은 부자들을 위한 통화”라며 “투기세력에게나 적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 (IMF)과 신용평가사 무디스, 피치 등 도 돈 세탁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으로 상품을 판매해야 하 는 자영업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 가지다. 의류점을 운영하면서 엘살바 도르 상공회의소 임원이기도 한 호 르헤 아스분은 이날 월스트리트저 널(WSJ) 인터뷰에서 정부의 비트코 인 도입이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그 는 “고객이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원 한다고 해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이해관계자나 민간과 협의
없이 성급하게 추진했다”고 말했다. WSJ는 센트로아메리카나대학 연구 팀의 이달 초 여론조사를 인용해 “엘 살바도르인의 65% 이상이 정부의 비 트코인 채택에 세금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국민 중 80%는 비트 코인을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 는다”고 전했다.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 로 보인다. 일단 비트코인 가치의 변 동성이 심상치 않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와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4만6,797.5달러 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전인 6일 저녁만 해도 5만2,700달러 선까지 올라 지난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하락세로 반 전했다. 24시간 전에 비해 9.89% 급 락한 것이다. 영국의 금융서비스 회 사인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은 코인데 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엘살바도 르의 많은 사람들이 통화 채택에 대 해 낙관적이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러 한 변동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회 사는 “미래의 가격이 매우 불확실할 때 통화로 거래를 하는 것은 위험하 다”고도 했다. 김진욱 기자
장관 국방부
내무부
외무부
재무부
? 무하마드 야쿠브
시라주딘 하카니
아미르 칸 무타키
히다야 바드리
사법부
정보부
이민부
압둘 하킴
카이룰라 카이르콰
칼릴 하카니
탈레반 내부에서도 강경파 집권에 따 른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 구성 발 표에 앞서 ANI통신 등 인도 언론들은 반(反)탈레반 저항군 대응 관련 바라다 르와 하카니 네트워크가 대립해 총격전 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바라다르는 저항 군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는 온건 한 입장이었지만, 하카니 측은 강경한 태 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개입했을 가 능성도 제기된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 인디아는 “바라다르와 하카니 간의 권 력다툼 중재에 나선 ISI가 양 파벌 간 싸 움에서 바라다르를 총리로 추대하는 대 신 위협이 되지 않는 아칸드를 추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총
리 임명이 유력했던 바라다르가 부총리 로 강등됐다는 얘기다. 다만 ISI는 아프 간 내각 구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 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정국 안정까 지는 갈 길이 멀다. 이날 아프간 발흐주 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는 여성 권 리 보장을 촉구하는 여성 수십 명이 참 여한 거리 시위가 진행됐다. 앞서 카불 과 헤라트 등에서도 여성들이 내각의 여 성 인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 CNN방송은 “이번 인선은 돈줄을 쥔 서 방 국가들의 우려를 잠재우는 데 도움 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탈레반이 여성 과 비탈레반을 어떻게 대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코로나 청구서 내민 英$ 총선 공약 깨고 58조 증세 추진 영국 정부가 마침내 ‘신종 코로나바 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구서’를 내 밀었다. “세금 인상은 없다”던 총선 공 약까지 깨면서 대규모 증세안을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화된 국 민보건서비스(NHS)의 어려움을 해소 하고 사회보장제도 확대 비용을 조달하 기 위해서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7일 (현지시간) 새로운 보건·사회복지세 도 입을 골자로 한 세제 개혁안을 내놨다. 2022년 4월부터 영국 내 고용주와 노동 자가 내는 국민보험 부담금을 1.25%포 인트 인상하고, 2023년 4월부터는 국민 보험 부담금을 원상복구하되 같은 비율 로 보건·사회복지 부담금을 별도 신설하 는 방안이다. 새 부담금은 국민보험 부 담금을 면제받았던 고령노동자들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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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건서비스 재정에 투입 계획 여야 “저소득 부담 커질 것” 반발 야 한다.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소득세율 도 1.25%포인트 인상될 방침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 월 소득세 및 법인세 인상으로 2025~2026 년 조세부담률이 국민총생산(GDP) 대 비 35%까지 증가했다”며“이번 증세가 더 해지면 그 비율이 35.5%까지 오르게 되 는데, 이는 1950년 이후 70년 만에 최고 수 준”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3년간 총 360억 파운드 (약 57조8,100억 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 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늘 어난 재원은 코로나19로 한계에 다다 른 의료 시스템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
이다. NHS 잉글랜드에 250억 파운드(40 조1,470억 원)를 배정하고, 자치정부(스 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의료 서비 스에도 50억 파운드(8조300억 원)를 할 당한다. 존슨 총리는 지금보다 환자 수 용 능력을 10% 늘리고 진료·검사·수술도 900만 건 더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선 코로나19 탓에 일반 환자 치료 가 수백만 건 이상 밀려있는 상황이다. 증세안이 실현되려면 의회 승인을 받 아야 한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집권당인 보수당은 “소득세 와 국민보험 부담금 등을 인상하지 않 겠다던 공약을 파기했다”며 비판했고, 야당인 노동당은 “청년층과 저소득층 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표향 기자
멕시코 남서부 규모 7.1 강진… 최소 1명 사망
멕시코 남서부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7일 지진으로 잘려 나간 아카풀코의 도로 밑 경사지에 차량들이 위태롭게 걸려 있다. 이날 지진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진앙에서 320ज가량 떨어진 멕시코시티까지 건물과 지반이 흔들렸다. 아카풀코=EPA 연합뉴스
“무라야마 담화, 일방적으로 日이 나쁘다고 사죄한 것”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 책임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한 적 있는 다 카이치 사나에(사진) 전 총무장관이 8일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무라야마 담화’를 “일방적으로 일본이 나쁘다고 사죄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대신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얼룩진 ‘아 베 담화’를 치켜세웠다. 다카이치 전 장 관은 일본 국회의원 중 “보수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으로 평가받는 극우성향 으로, 이달 말 예정된 총재 선거에서 아 베 신조 전 총리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 해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의 원 20명의 추천을 받고 출마회견을 한 것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회견에서 ‘아베노믹스’를 계승 한 ‘사나에노믹스’를 통해 물가상승 2%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 와 함께 물가목표 달성까지는 재정 균
‘아베가 지원’ 다카이치 前 장관 총재 선거 출마 기자회견서 망언 형 목표는 동결하고 재정 투입을 우선 시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경제 살리기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대책 등을 내놓았다. 역사 인식과 관련된 발언은 질의응답 에서 나왔다. 교도통신 기자가 무라야 마 담화와 고노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 자, 다카이치 전 장관은 “아베 내각 때 ‘(종전) 70년 담화’란 것이 나왔다”며 “무라야마 담화와 70년 담화의 차이점 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그는 “무라야 마 담화 때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나쁘 다고 사죄를 하는 것이었지만, 아베 내 각의 70년 담화는 과거로부터 역사를 세계사적으로 돌이켜보고 있다. 당시는 세계 각국, 특히 구미에서 식민지 지배란 것도 있었고, 전쟁에 돌입해 버린 불행 한 역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침략 전 쟁’의 책임을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를 깎아 내리고, 일본의 전쟁과 식민 행위는 세계 사적으로 비슷한 일이 많았다며 ‘물타
기’한 것이다. 그는 예전에도 아시아 국가 침략을 사죄한다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2002년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 “조사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 며, 2013년에도 “담화에 ‘침략’이란 문 구가 들어간 것은 맞지 않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적 있다. 고노 담화에 명시돼 있는 ‘종군 위안 부’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위안부라 불 리는 분들은 있었지만 ‘종군 위안부’라 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일본 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책임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문부과학성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라는 제안을 계 속해 한때 교과서에서 모두 그 용어를 삭제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올해 그 용 어를 사용한 1개사가 있다고 들었다” 면서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 다”고 주장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신앙의 자유를 바 탕으로 참배를 계속하는데, 이것이 비판 받는 것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에 참배를 계속 할 뜻을 밝혔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30
A20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
“ 피해 여성 7,700여명 거처 없어 귀가 또는 9천여명 집 나와 ‘홈리스’ 전락
”
“가정폭력문제, 비상 피난처 증설없인 해결 불가능” 5, 6일 ‘국가여성안전서밋’ 열렸지만, 주요 참석자들 ‘요란한 빈수레 불과’ 비난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가정 안 까지 미치고 있다. 가정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고 경제적 여건 악화 등 격리로 인한 스트레스 가 커지면서 가정폭력이 증가하 고 있는 추세다. 가정 폭력 사례 중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못한채 한 공간에 장시간 머물러 있다보 니 신고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어렵게 가정 폭력을 신고한 후에도 매년 수천명의 여성이 가해자에게로 다시 돌아가거나 노숙자(homeless)로 전락하고 있다. 사회보호단체들은 이번 주에 열린 ‘국가 여성안전서밋(National Summit on Women’s Safety)’에 대해 ‘요란한 빈수 레’에 불과하다며 비판에 나섰 다. 노동당도 “모리슨 정부가 생 존이 달린 가정 폭력 문제를 중 대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비난 했다. ‘모두의 집(Everybody’s Home)’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 는 케이트 콜빈 (Kate Colvin) 대변인은 “안전한 비상 주택 제 공이 논의되지 않는한 가정폭력 에서 여성들을 구할 수 없다. 위 험에 처한 여성과 어린이는 안 전한 피난처가 필요하며 연방정 부는 이 위기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 정부는 올해초 잇단 의회 관련 성폭행 스캔들로 법무장관 과 국방장관이 동시에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후 성적 불평등에 대해 성차 별위원로부터 직장내 문화에 대 한 조사를 받았으며 이번주 5, 6 일 이틀간 국가여성안전회의를 진행해 여성인권에 대해 논의했 다. 가정 및 성폭력, 재정적 확대, 성희롱 등에 대해 다양한 패널 토론 등이 진행됐다. 올해의 호주인(Australian of the Year)으로 선정된 성폭 행피해방지운동가로 활동하는
그레이스 테임(Grace Tame) 은 이번 서밋에 대해 “프로그램 이 제대로 조직되지도 않을뿐더 러 배타적이며 무슨 비밀모임같 다”며 비판했다. 많은 사회단체가 패널 선정과 주제에 대해 이번 회담이 지극 히 소극적이고 제한적이었다고 비난했다. 호주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균 9일마다 1명의 여성이 현재 또 는 과거 파트너로부터 살해됐고 호주 여성 4명 중 1명은 파트너 로부터 최소 1번 이상 폭력을 경 험했다. ‘모두의 집’ 캠페인에 따르면
가정에서 여성이 심한 폭력을 당했어도 이들을 위한 비상주택 (피난처)이 충분히 제공되지 못 해 매년 약 7,700명의 여성이 가 해자에게 돌아가며 9,000여명 은 집을 나와 노숙자의 삶을 살 아간다. 39,000여명이 매년 가정 폭력 으로 주택서비스를 신청했지만 그중 거의 대부분인 37,867명이 거처를 제공받지 못했다. 콜빈 대변인은 “16,800개의 새로운 사회주택(social housing)의 건설이 필요하며 이는 안 정적인 거주지 확보로 인해 피 해를 당한 여성 및 아동을 보호
할 뿐 아니라 추가적인 비용 절 감으로 150억 달러 이상의 경제 적 이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 야당의 제니 맥앨리스터 (Jenny McAllister) 가정폭력 담당 의원과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주택담당의원은 “정 부가 이번 서밋에서 주택문제를 더욱 집중적으로 다뤘어야 했 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리슨 정부는 전문 가와 피해자, 생존자들의 목소 리는 외면한 채 턱없이 부족한 저렴한 주택 자금 지원을 지지 하는 입장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주택 위기를 극복하는 것 이 근본적인 해답의 출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가정 폭력 피해자 를 위해 4,000개의 새로운 사회 주택을 짓기 위해 16억 달러를 투자하며 1억 달러를 위기관리 서비스에 사용해야한다”고 발 표했다. 현재 센터링크 시스템으로는 피해자를 위해 지급되는 지원금 을 오히려 가해자의 이익이 될 수 있는 허점이 많다. 가해자의 협박으로 센터링크 에 신고해 지원금을 받고 가해 자가 사용하는 피해사례 역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으로 적극적인 해결 을 촉구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B22
travel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철새의 삶을 즐기는 캐러밴 여행자들
작은 바닷가 마을 카드웰(Cardwell)도 개발의 붐이 일고 있다. 해변에 새로 조성된 주택단지.
대도시와 다름없는 타운즈빌 (Townsville)에서 문명 생활(?)을 끝내고 작은 해안 동네 카드웰(Cardwell)로 향한다. 세시간도 걸리지 않 는 가까운 곳에 있는 동네다. 두어군 데 쉬기도 하면서 여유를 부리며 운전 하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바다를 앞 에 두고 뒤로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 러싼 아담한 동네다. 야영장에 도착했다. 오래된 야영장 이다. 주위가 어수선하고 시설도 오 래되었다. 캐러밴을 주차하는 공간이 좁다. 나와 같은 초보자는 혼자서 주 차하기가 쉽지 않다. 힘겹게 주차하 는 것을 보고 있던 사람이 다가와서 도움을 준다. 나이가 지긋이 든 할아 버지다. 캐러밴을 주차한 경험이 많 은 사람임이 틀림없다. 운전대 돌리 는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덕분 에 가까스로 주차할 수 있었다. 주차를 도와주었던 할아버지와 잠 시 인사를 나눈다. 빅토리아주(Victoria)에서 왔다고 한다. 매년 따뜻 한 이곳에서 겨울을 보낸 후 돌아간 다고 한다. 집에서 이곳까지 거리는 3,000km 정도 되는데 일주일 정도 운전해서 온다고 한다. 추운 지방에 사는 은퇴자의 전형적인 삶이다.
캐러밴 정리를 끝냈다. 바람도 쐴 겸 야영장을 천천히 둘러본다. 야영장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자동차 번호판을 보니 유난 히 빅토리아주에서 온 사람이 많다. 남호주(South Australia) 번호판도 보인다. 겨울에 추운 남쪽 지방을 피 해 따뜻한 북쪽에서 지내는 철새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야영장에 설치된 부엌을 지나치는 데 테이블에 열댓 명이 술잔을 앞에 놓고 떠들썩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다. 조금 전 인사를 나누었던 할아버 지도 있다. 나를 보더니, 손짓으로 들 어오라고 한다. 얼떨결에 낯선 그룹 에 끼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이곳에 모여 함께 지낸다고 한다. 사는 곳은 제각각이 다. 공통점이 있다면 추운 남쪽 지방 에서 왔다는 점이다. 이곳 야영장에 서 몇 번 만나면서 모임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여행자끼리는 쉽게 친숙해지 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다음 날 아침 폭포 구경을 하러 나 섰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가까운 곳 에 있는 폭포(Murray Falls)다. 폭포 를 찾아가는 도로 주변은 사탕 수수 밭으로 넘쳐난다. 퀸즐랜드에 들어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담한 마을 카드웰
전망대에서 바라본 힌친부룩 섬(Hinchinbrook Island)
무료 야영장이 있고 수영할 수 있는 계곡이 있는 곳 에 있는 폭포(Murray Falls)
이후 사탕수수밭이 계속되었다는 생 각이 떠오른다. 호주 설탕의 대부분 은 퀸즐랜드에서 생산하는 것 같다. 폭포가 있는 국립공원에 들어섰다. 폭포 근처에는 야영장이 있다. 대여 섯 대의 캐러밴과 텐트가 보인다. 샤 워 시설을 갖춘 지방 정부(Council) 에서 운영하는 캠프장이다. 유료 야 영장과 비교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전기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빛 하나 없는 곳에서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지내도 좋을 것 같다 는 생각이 든다. 폭포까지 가는 산책로는 잘 조성해 놓았다. 전망대에 도착해 폭포를 사 진에 담는다. 물줄기가 높지는 않지 만, 수량이 많고 주위와 잘 어울리는 폭포다. 바위로 둘러싸인 곳으로 떨
HANHO KOREAN DAILY |
이강진의 시골엽서
어지는 많은 양의 물줄기가 위험해서 인지 출입은 금지하고 있다. 이곳에 야영장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 아쉽다. 미리 알았다면 이곳에서 폭 포 소리를 들으며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경험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전망대를 벗어나 수영할 수 있다는 팻말을 따라 강을 내려가 본다. 수영 장 사인을 보고 들어가려는데 여자 두 명이 상의를 벗은 채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공공장소이지만 둘만의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다. 눈인사만 나누고 방해가 되지 않는 아래쪽에 자리를 잡 았다. 수영을 잘한다면 물에 들어가 고 싶다. 그러나 수심이 일정하지 않 은 흐르는 물이다. 수영할 자신이 없다. 허리까지만 들어가 몸을 적시며 더위를 식힌다. 오후에는 바다로 길게 뻗 은 선착장을 찾았다. 동네 한복판에 있는 선착장이다. 선착장을 걸어본다. 낚시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바 닥에는 생선 비늘이 널려있 다. 비늘이 무척 크다. 큰 생 선을 잡았다는 증거다. 그러나 낚시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늦은 저녁 혹은 아침 일찍 오면 강 태공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날은 일찍 일어나 산책로를 걸 어본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6km 이 상 되는 긴 산책로다. 이른 아침이지 만 산책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강 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운동하 듯이 열심히 걷는 사람 그리고 관광객 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다정히 걷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른 아침 바닷바 람을 온몸으로 마시며 많이 걸었다. 몸이 상쾌하다. 이곳에는 또 다른 폭포 (Attie Creek Falls)를 비롯해 관광객을 유 혹하는 관광지가 서너 개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향 한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예상했던 대로 험하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산 중턱으로 올라간다. 흙먼지를 날리며 운전하여 주차장에 도착했다. 전망대 까지는 650m를 걸어야 한다는 안내 판이 있다. 경사가 심한 산길이다. 크 게 호흡을 한 후 전망대를 향해 천천 히 걷는다. 가는 길은 잘 정돈되어 있 는 편이다. 큼지막한 돌덩이로 계단 도 만들어 놓았다. 전망대에 도착했다. 힌친부룩 섬 (Hinchinbrook Island)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산호 로 이루어진 대보초 해상공원 (Great Barrier Reef Marine Park)에 있는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섬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전망대로 가본다. 아담한 동네와 아침에 걸었던 산책로가 한눈 에 들어온다. 끝없이 펼쳐진 해안 풍 경도 혼자 보기에 아쉬울 정도로 눈을 즐겁게 한다. 전망대를 내려와 폭포를 찾아 나선 다. 이곳도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많 이 걸어야 한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산길을 올라 폭포에 도착했다. 폭포가 높지는 않다. 수량도 많지 않다. 그러 나 폭포 아래 큰 웅덩이가 있다. 떨어 지는 물줄기와 함께 수영하며 지내기 에 좋은 곳이다. 젊은 남녀가 바위에 앉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간식 을 먹고 있다. 수영복 차림이다. 물놀 이를 즐기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 다. 신선놀음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폭포에서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했 다. 나이 많은 부부가 강아지를 데리 고 자동차에서 내리면서 폭포가 볼 만하냐고 묻는다. 폭포가 좋긴 하지 만 산책로가 험하다고 대답했다. 힘 에 부쳐서일까, 걷기를 포기하고 자 동차에 다시 오른다. 구경도 젊어서 해야 한다. 여행하면서 자주 떠오르 는 생각이다.
이 많이 찾는 ool), 관광객 P a p (S 풀 별난 스파 물 색깔이 유
곳이다.
퀸즐랜드에서는 사탕수수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마지막 목적지 스파 풀(Spa Pool) 을 찾았다. 관광지로 많이 알려진 장 소 이어서일까, 젊은이들이 많다. 호 주 오지에서만 볼 수 있는 흙먼지가 자동차 전체를 덮은 자동차도 있다. 스파 풀은 비취색을 띠고 있다. 안내 판에는 비취색을 띠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게으 름 탓일까, 전문 용어를 읽어가며 자 세한 이유를 알고 싶은 생각이 없다. 물 색깔이 마음과 시선을 사로잡는 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만져보 니 따뜻하지가 않다. 스파라는 이름 이 붙어 있어 따뜻한 온천물로 생각 했는데, 실망이다. 나의 마음을 꿰뚫 어 보았을까, 물을 만져 보는 나에게 손짓하는 사람이 있다. 물이 차지 않 고 수영하기 좋다며 들어올 것을 권 한다. 많이 걸었다. 덥기도 하다. 물에 들 어간다. 온몸을 물에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푼다. 한 아가씨는 수영복을 준비하지 않았는지 티셔츠만 입고 들 어와 가슴이 훤히 보인다. 보기에 조
동네 한가운데 위치한
선착장. 강태공들이 몰리 는
금 쑥스럽다. 그러나 이러한 나에게 아랑곳하지 않으며 말을 걸어온다. 당당한 그녀의 모습이 보기에 좋다.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모습이다. 다시 왔던 도로를 따라 야영장으 로 향한다. 오늘은 같은 산길을 오르 고 내려오기를 몇 번 반복했다. 그러 나 같은 길이지만 내려가면서 올라 올 때 만나지 못했던 풍경과 마주치 곤 했다. 어느 시인의 읊조림처럼 올 라갈 때 보지 못한 꽃을 내려갈 때 보 기도 했다. 삶은 되돌아가는 길이 없다. 앞으로 만 가야 한다. 지나친 것은 다시 보듬 을 수가 없다. 삶을 천천히 걸어야겠 다고 생각해본다. 앞만 보며 열심히 걷지 말고, 가끔은 뒤돌아보기도 하 면서, 지나치고 가는 것은 없는지 살 펴보는 삶을…
필자:
이강진 kanglee699@gmail.com
(자유 기고가, 뉴사우스웨일즈 Hallidays Point에서 은퇴 생활)
장소다.
LIFE
| HANHO KOREAN DAILY
24
기획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B23
2021년 9월 6일 월요일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 33년간 보듬은 ‘여성의 전화’ 대모 서 한국 여성운동이 종속적 부문운동에서 동 벗어나 여성주의(페미니즘)의 독자적 운동 는 으로 갈래를 형성한 시기를 여성사 학계는 1980년대 어름으로 본다. 도식화하면 여성 성 운동은 개화기 신여성의 계몽-교육운동으 으 로 시작돼 식민지 시대 민족주의 계급운동 동 과 구국-독립운동에 동참했고, 해방 직후에 에 는 이념 정치단체의 선전 혹은 구호-선도 활 동에 머물거나 직능단체의 권익운동에 치우 우 친 경향이 강했다. 60~70년대 개발독재 시대 대 들어 여러 단체가 가족법 개정과 여성노동인 인 권 등 젠더 이슈를 부각했지만 그 역시 반독 독 재-사회민주화운동의 큰 흐름 안에 있었다. 다. 저 오랜 활동 경험과 반성 위에서, 70년대 서 구 페미니즘 이론을 학습한 활동가들은 79 년 독재 권력의 붕괴와 1980년 ‘서울의 봄’ 을 거치며 스스로를 조직화하며 젠더 차별별 억압의 근원적 문제로 눈을 돌렸다. 신군부 가 올림픽 유치 등을 통해 학살의 흔적을 지 우느라 바쁘던 무렵인 1983년, ‘서울의 봄’의 좌절과 위축감을 떨쳐낸 활동가들이 6월 11 일 ‘여성의전화’를, 6월 18일 ‘여성 평우회’를 각각 창립했다. “(우리의 목적은) 남편에게 구타당하는 아내들과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돕고 가정 에서 폭력을 추방하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심리적 건강에 기여”하며 “여성들에게 비인 간적 삶을 강요하는 모든 제도나 관습, 인습 을 없애고 남녀의 평등한 인격 관계를 수립 해 정의롭고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를 이루 는 데 있다.”(여성의전화 창립취지문) “인간은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한 국 여성은 가부장적 제도의 희생자요, 산업 사회의 소외된 계층이고 국토 분단의 비극 적 피해자다.($) 한국 여성이여, 우리 모두 단 결하여 여성의 인간화 운동에 앞장서 나가 자.”(여성평우회 발기취지문) 펺컿픦헒픦 펻칺퐎 벦 ‘잝펆삖’ ‘25세 여성조기정년제 철폐’ 등 제도-정치 투쟁과 활동가 재생산을 위한 이념 교육에 치중하던 ‘평우회’는 80년대 중반 운동 진영 의 이념-노선 갈등과 분열 속에 87년 8월 해 산했다. 활동가 일부는 노동운동과 제도권, 87년 출범한 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로 무 대를 옮겼다. 이념보다는 현실, 즉 가정폭력 성폭력이라는 선명하고 구체적인 문제와 대 치했던 여성의전화(이하 ‘여전’)는, 역설적으 로 너무나 만연한 범죄적 사례들 덕에, 공감 과 분노라 해도 좋을 ‘현장의 힘’ 덕에, 조직 의 역량과 규모를 키우며 운동체로서의 정 체성도 심화해왔다.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옥 탑방에서, 전화기 달랑 한 대로 문을 연 여전 은 2021년 현재 전국 25개 지부에 32개 상담 소와 10곳의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를 둔 우 람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가정폭력 성폭력이란 말 자체가 아예 없 거나 대부분 생경해하던 때였다. 작가 박완 서가 여전 사무소 개소식 축사에서 언급한 ‘여자 팔자’란 게 가정폭력을 아우른 잔혹한 일상어였고, 남의 가정사는 모른 척 하는 게 미덕으로 통하던 시절이었다. 창립 첫해 여 전이 서울지역 기혼여성 708명을 상대로 벌 인 한국 최초 가정폭력 실태조사의 공식 용 어도 가정폭력이 아니라 ‘아내 구타’였다. 조 사 결과 구타 당한 경험이 있는 이는 응답자 의 42.2%였다. 그해 약 6개월 동안 여전에는 4,000여 통의 전화가 쇄도했다. 이문자(1943.3.18~ 2021.8.2)는 광의의 젠더폭력 피해자였다가 활동가로 변신해 여 전의 역사를 몸으로 지탱해온 수많은 이들 중 한 명이다. 그는 88년 자원봉사자로 여 전과 인연을 맺은 이래 상담부장과 단체 대 표, 부설 쉼터 관장, 여성인권상담소장 등을 역임했고, 오늘날 여전 안팎에서 맹렬히 활 동 중인 수많은 전문 상담가를 양성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간여했고, 성폭력관련법 제 정 등 여러 정책적 진전을 위한 청문회-토론 회와 투쟁을 이끌거나 동참했다. 저 세월 동 안 그는 피해 여성들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 고, 정년퇴직 후에도 김포 성남 등 지역 여전 활동을 거들었다. 선후배-동료 활동가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아 정치인이 되고, 관변 여 30
가만한 가 만한 당신 세상에서 가장 더디게 쓰는 부고
이문자
1943.3.18~2021.8.2
이문자는 1988년 ‘여성의전화’ 상담 자원봉사를 시작해 단체 대표와 여성쉼터 관장,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여성의전화의 대모”같은 사람이다. 그는 정년퇴임 후에도 도움을 청하는 지부들의 일을 거들며 숨질 때까지 만 33년 동안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를 돕고 지원했다. 그 사이 많은 이들이 조직에 새로 오고 현장을 떠났지만 그는 “한눈팔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켰고, 그럼으로써 NGO의 본령과 현장활동가의 존엄을 함께 지켰다. 여성의전화 이문자 추모사이트(moonjalee.modoo.at)에서
젠더폭력 피해자에서 활동가로
1977년 ‘서울대 나온’ 남자와 결혼 권위적 시집 환경에 소박 맞고 이혼 시어머니 상대로 소송했지만 패소 NGO 본령과 활동가 존엄 지키다
1988년 봉사자로 ‘여성의 전화’ 인연 늘 피해 여성 곁에서 오직 한길 사수 여전 대표·여성인권상담소장 등 역임 때론 거칠었지만 자상한 ‘맏언니’
“부당한 일 보면 못 참는 직설적 성격 피해자 상담 땐 조근조근 위로 격려” 정년 퇴직 후에도 김포 등지서 활동
성단체나 공직의 장을 맡아 떠나는 동안에 도 그는, 적어도 이력으로 드러난 바 울타리 너머를 기웃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안으로, 피해여성의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했다. 90년대 말 정년에 가까운 나이로 이화 여대 대학원에 진학하며 여성학이나 사회학 이 아니라 사회복지학을, 다시 말해 이론보 다는 실천적-실용적 전공을 선택한 까닭도 어쩌면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외적 활동이 드물었던 탓에 그는 진영 바깥에는 상대적 으로 덜 알려졌지만, 그랬기 때문에 여전의 현역-베테랑 활동가들은 그를 조직의 ‘대모’ 나 ‘맏언니’ 혹은 ‘끈끈이같은 존재’라 부르 며 존경했다. 또 그럼으로써 그리 길지않은 한국 여성운동-시민운동 역사에서 NGO의 참된 가치와 현장 활동가의 위태로운 존엄 을 지켜냈다. 이문자가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문자는 충북 영동군수를 거쳐 상공부 (현 산자부) 고위 공무원을 지내고 두 차례 총선에도 출마한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 의 6남매 중 네째로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선거운동으로 가산을 탕진하면서 성장기의 그는 가난에 길들어져야 했고, 장 남-장녀와 막내아들-딸 사이에 끼어 별 존재 감없이 성장했다고 한다. 훗날 그는 그 덕에 독립심과 자립심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 다. 서울 중앙여고와 이화여대(도서관학)를 졸업하고, TBC(옛 동양방송)에 취직해 음 악부에서 근무하던 중 ‘서울대 나온’ 남자를 만나 77년 결혼, 아들 둘을 낳은 뒤 83년 이 혼했다. 홀몸으로 외아들을 키우며 사업으로 크 게 성공한 권위적인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시종 절대 복종을 요구했고, 남편은 고부간 의 갈등을 나몰라라 했다고 한다. 그는 위 자료도 자녀 양육권도 얻지 못한 채 시어머 니에게서 ‘소박맞은 년’이란 말까지 들으며 사실상 쫓겨났고, 이후 시어머니를 상대로 결혼 파탄의 책임을 묻는 위자료 청구소송 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시어머니에게 소송을 건 것 자체가 당시로선 파격이었고, 다수에 겐 패덕이었을 것이다. 훗날 그는 파경의 사 유를 ‘고부갈등’ 즉 여성-여성의 갈등으로 치 환하는 데 반대하며 광의의 젠더차별(의식) 에서 기인한 ‘시집갈등’이라 불렀고, 그 역시
1. 이문자는 여성의전화를 알게 되면서 여성주의를 배웠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자매애를 경험하면서 여성주의에서 말하는 ‘임파워먼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얻고 배운 것들을 피해 여성들에게 최대한 많이 나눠주고자 했고, 그 일을 평생 사명이자 보람으로 여겼다. 사진은 여성의전화 후배들이 준비한 회갑파티 케이크 앞의 그.
2. 2013년 ‘우리가 사랑하는 여자 이문자의 고희파티’에서 그가 후배들에게 둘러싸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꽃향기에 이끌린 것인지, 그걸 핑계 삼아 젖은 얼굴을 감추려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고희 파티를 열어줄 수 있는 선배가 곁에 있(었)다는 것도 조직의 자랑스러운 역사일 것이다. moonjalee.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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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부장적 사회구조로로부터 ‘심리적으로 매 맞은 아내’였다고 말했다. 2005년 책 ‘왜 여성주의 상담인가’에 수록 된 자전 에세이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세상 을 보다’에 이문자는 아이들과의 생이별을 자초했다는 자책감과 이혼 직후의 고립감 에 대해 이렇게 썼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 가 되도록 긴 고통의 시간(결혼생활)을 보 내고, 이제는 다 잃은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 야 할지 막막했다.” 친정 어머니도 숨진 뒤였 고, 아버지는 젊은 여성과 재혼해 깨를 볶고 있었고, 하소연이라도 할 만한 자매들은 모 두 외국에 나가 살던 때였다. 1988년 ‘변월 수 사건’이 터졌다. 강간하려는 남자의 혀를 깨물어 자른 혐의(상해)로 피의자가 된 32세 여성 변월수에게 1심 법원은 징역 6개월 집행 유예 1년을 선고하며, 판결문에 “앞길이 구 만리 같은 청년의 혀를 잘라$”라 썼다. 이문 자가 여전과 인연을 맺은 게 그 해였다. 그 는 한 후배의 소개로 88년 3월 여전 상담원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해 6 월 한 바닷가에서 가진 수련회에서 그가 살 아온 이야기를 어렵사리 털어놓자 모두가 이혼의 용기를 칭찬하고 격려했다고 한다. 그 자리의 감동을 그는 평생 마음에 새겼고, “(그것이) 여성주의에서 말하는 임파워먼트 (empowerment)였다”고 훗날 썼다. 그는 만 2년 자원봉사자로 일한 뒤 정식 상담자 가 됐다. 상근자 월급이 40만원쯤이던 시절 이었다. 운동사적 의미와 별개로, 피해 여성에게 여 전은 존재 자체로서 벅찬 존재다. 예나 지금 이나 여전에 전화를 거는 이들은, 대부분 경 찰 보호나 가족의 응원을 못 받고, 수치심 등 여러 사정때문에 지인에게도 도움을 청하
거나 받을 수 없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들이다. 가정폭력으로 여전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부대표 손 민희(1983~) 씨는 “상담자의 따듯한 말 한 마디, ‘걱정 마세요~ 저희(경찰이)가 곧 갈 거 예요. 도와드릴게요’라는 말이 피해 여성에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상상하기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무기력과 학습된 체념에 ‘내 가 죽어야 고통도 끝나리라’ 생각해온 이들 에게 ‘살 수 있고, 살아야 한다’ 고 말해주고, 보듬어주고, 쉼터를 내주고, 법률 상담을 제 공하는 게 이문자가 평생 해온 일이자 여전 의 일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해자 들의 사연은 상담자에게도 좌절과 절망, 학 습된 무기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활동가들 도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들, 달라지 지 않는 듯한 현실과 현실보다 더 완강한 법 과 제도와 관습과 의식, 늘 빠듯해서 헐떡여 야 간신히 버티는 물적-인적 자원의 한계…. 상담자들은 먼저 지쳐 주저앉지 않기 위해, 피해자들 곁에 든든한 존재로 서있기 위해 버텨야 한다. 다른 단체들과 연대해 구조 의 불의와도 싸워야 하고, 토론하고 학습하 며 여성주의 상담이론과 역량도 길러야 하 고, 뒤를 이를 전문 상담가들을 양성해야 한 다. 그 모든 것도 여전의 일이고 이문자의 일 이었다. 97년 한국여성의전화는 ‘연합’으로 개편 됐다. 분가한 ‘서울여성의전화’ 초대회장(이 상덕)이 이듬해 청와대 여성특위 조정관으로 발탁되면서 이문자는 회장이 됐다. 그 무렵 한 인터뷰에서 그는 “회장 자격이 안 되는데 오랫동안 상담 일을 해오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만 4년 상담활 동을 거쳐 92년부터 약 8년간 쉼터 관장으 로 재직하며 “독신이었던 덕에” 여성들과 숙 식까지 함께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그였다. 그는 2000~2003년 한국여성의전화연합 공 동대표(2000~03), 여전 여성인권상담소 소 장(2003~05), 정년 후 김포 여성의 전화 상 담소장과 강북여성인권연대 대표(2006)를 지냈고, 상담자들의 실무를 코칭하며 전문 상담 역량을 강화해주는 직책인 ‘여성주의 상담 슈퍼바이저’로 일했다. 93년 성폭력 특 별법이 만들어졌고, 97년 가정폭력범죄 처벌 특례법과 피해자 지원법이 제정됐다. 모든 여성단체가 함께 이룬 성과였지만, 여전이 없 었다면 훨씬 더디었을 진전이었다. 쌚옪쁢 먾���몮, 쏞 핞팮옪풮섦 ‘헒줆많’ 한편 현실 정치의 완고한 장벽을 경험한 시민운동 진영에서는 90년대 중반 무렵부터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여성의 정치세력화)의
필요성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시민운동의 상당수 활동이 정치 지형, 더 엄밀히 말해 선 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민운동의 정치(세 력)화는 1992년 김대중 정부출범과 함께 점 차 현실화했고, 2002년 지방선거와 2004년 총선을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시민운동의 자율성 및 시민단체의 정치권력화에 대한 우 려와 비판도 조직 안팎에서 함께 제기돼왔 지만, 추세를 거스르진 못했다. 그 사안에 대 한 이문자의 입장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 다. 그도 정치참여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하 는 이도 있고, 달리 말하는 취재원도 있었다. 그는 공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거나 기록한 적이 없었고, 어쩌면 자기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 여겼을 수도 있다. 자의든 타의 든, 그는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자리, 혹은 수많은 이들이 함께 이룬 뭔가를 보여 주는 돋보이는 자리에 나선 적이 거의 없었다. 타협이 정치력의 주요한 일부라면, 이문자 는 정치력 있는 활동가가 아니었다. 입에 발 린 소리를 혐오했고 스스로도 자신을 직설 적이라고, “때로는 거칠고 다혈질적인” 사람 이라고 했다. 2000년대 중반 여성폭력피해 자지원단체 협의회 총회장에서 ‘미국서 가족 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 개한 30대 후반 남성이 여성폭력 현장과는 다소 무관한 말을 장황하게 널어놓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던 한 활동가는 “그 말을 듣던 이문자 선생님이 ‘전문가는 현 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오래 해온 여기 있 는 사람들’이라고 면박을 준 일이 있었다”고 했다. 2018년 ‘베드파더스’라는 양육비 미지 급자 신상공개사이트를 운영하며 ‘양육비 해결총연합회’를 설립해 이끌어온, 조카 이 영씨도 고모 이문자를 “살가운 분이라고 말 하긴 힘든, 어려운 분”이라고 기억했다. 그 는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고모는 결코 남 에게 치대지 않는 독립적인 성향의 여성이셨 다”고, “일상에서도 부당하거나 잘못된 일 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분이 아니어서, 피해 자를 대할 때도 상담과 위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깊이 고뇌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고모여서, 이영씨 는 새 단체를 꾸려 활동을 시작하면서도 ‘의 존하고 치대는’ 인상을 줄까 봐 고모에게 도 움을 청하거나 자문을 구하지 못했다고 했 다. 이영씨가 2000년대 초 가정폭력에 시달 리던 친구를 고모에게 소개한 일이 있었다 고 한다. 듣는 사람조차 답답해 할 만큼 ‘바 보같이 너무 착하기만 한 친구’여서, 혹시 고 모가 호통이라도 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 는데, 웬걸 그렇게 자상할 수 없더라고, 조근 조근 위로하고 격려하며 조언을 건네는 모 습이 “진짜 내 고모 맞나 싶더라”고 했다. 이 문자는 내담자에게서 젊은 날 수련회 바닷 가에 앉아 있던 자신을 보고, 그를 보듬어주 며 ‘임파워먼트’를 알게 한 동료들의 자리에 자신을 놓아보곤 했을지 모른다. 그것이 이 문자가 생각하는 ‘전문가’였다. 2013년 여전 후배들이 마련한 ‘우리가 사랑하는 여자 이 문자 고희파티’ 에서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발을 디뎠고 지금까지 한눈 팔지 않았다”고 “여전은 내 삶”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그는 서울 마포의 작은 빌라에서 혼자 지내며 지역 독서 모임과 후배들과의 산책 모임 등으로 활동적인 말년을 보냈다. 연금과 ‘노인일자리’ 월급 28만원까지 합쳐 월 100만원 남짓 되는 돈이 그의 수입의 다 였다고 했다. 생전의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스스로를 “가난한 독거노인”이라 말하곤 했다지만, 그건 농담도 엄살도 아니었다. 그 의 사정을 아는 후배들이 언젠가 1박2일 여 행을 함께 한 뒤 그의 몫의 경비를 대신 부담 하려 하자, 버럭 역정을 내며 “이러면 함께 안 놀겠다”고 하더라고, 한 후배는 전했다. 지 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로 모임도 활 동도 줄었고 ‘노인일자리’도 끊겼다. 그는 좀 더 고독해졌고, 가난해졌다. 가까운 후배 들은 개별적으로 연락해서 만나는 것과 별 개로, ‘문자리 산책방’ ‘With 이문자’ 등 이름 을 붙인 정기모임을 만들어 그의 안부를 챙 겼다. 그는 마지막 모임에 불참했다. 최윤필 기자
B24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culture
2021년 9월 9일 목요일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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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에 가려진 벤투호 숙제들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벤투호가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1, 2차 전을 1승1무로 마무리했다. 일단 1경기 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객 관적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이 라크와 레바논을 상대로 1득점에 그친 경기력은 아쉽다. 당장 다음 달부터 지 옥의 중동 원정길을 떠나야 하는 대표 팀은 날카로운 공격력 회복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 가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 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후반 15분 에 나온 권창훈의 득점으로 1-0 진땀승 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1승1무·승점 4) 은 이란(2승·승점 6)에 이어 조 2위에 자 리했다. 레바논전을 앞둔 대표팀의 상황은 좋 지 않았다. 이라크와의 1차전을 비기면 서 사기가 떨어졌고 남태희(알두하일) 와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을 입어 100% 전력으로 나설 수 없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레바논을 제물로 첫 승을 신고하면서 본격적인 승점 사냥을
골결정력 부족 시달려
2경기 35슈팅 12유효슈팅에 1골 슈팅 정확률도 30% 초반대 그쳐 해외파 컨디션 관리
손흥민 다리부상, 레바논전 결장 황의조도 목 부어 후반 교체투입 내달부터 홈^원정 강행군 대비를 플랜B 완성도 숙제
손^황 붙박이 부상 대비책 부실 벤투도 “다득점 했어야 했는데”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레바논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기대하게 만들었다. 레바논전 이후 벤투 감독은 홈 2연전을 무실점으로 마친 것 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 에게 득점을 내주지 않았고, 승점 4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흡족해했다. 최상까지는 아니라도 나쁘지만은 않 은 결과다. 10월 시리아와의 홈경기에 이 어 이란 원정을 앞둔 대표팀은 만약 홈
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할 경우 향후 일정 에 커다란 부담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 니다.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됐다고는
처음 유럽에서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김 민재는 “힘든 걸 이제 알게 됐다”며 고충 을 말하기도 했다. ‘플랜B’의 완성도 숙제다. 레바논전에 부상으로 손흥민이 빠진 한국은 나상 호(서울)와 황희찬이 좌우 측면에 배치 돼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매 경기 선 발 명단에 있었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 의조 대신 조규성(김천상무)이 깜짝 선 발로 출전했다. 중원에 위치한 황인범 (루빈카잔)을 비롯해 이재성(마인츠), 이 동경(울산)는 분주하게 그라운드를 누 비며 흐름을 가져왔다. 이날 그 동안 출전기회가 부족했던 선수들의 가능성을 본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경기 내용까지 모두 만 족스럽진 않았다. ‘플랜B’를 꺼내도 한 국의 공격은 답답했다. 점유율은 높았 지만 이번에도 결정력이 부족했다. 상 대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고 하지만 충분히 2~3골 이상 넣을 기회를 놓치면 서 힘든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도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많은 득점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다득 점 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기중 기자
불펜 등판 피홈런$ 위기의 김광현
“구승민 형의 멘털 조언, 큰 도움 됐어요” 4년 만에 데뷔 첫승 롯데 김도규 입단 4년 만에 1군 데뷔 시즌을 치르 는 롯데 김도규(23)가 불펜에 혜성같이 등장, 팀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김도규는 7일 대구 삼성전에서 5회 2 사 위기에 등판, 1.1이닝을 피안타와 볼 넷 없이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의 역전 승과 함께 데뷔 첫 승을 올렸다. 2018년 프로 데뷔(전체 23순위) 이후 4년 만의 승리였다. 김도규는 8일 한국일보와 전화 통화 에서 “승리 투수가 되리라곤 전혀 생각 못했는데 타선에서 점수 내면서 행운의 승리를 챙겼다”면서“형들과 지인들로부 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말했다. 선발 이승헌이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5 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바람에 구원으로 나선 김도규에게 승리 가 돌아갔다. 이승헌은 김도규의 입단 동 기로 평소에도 “팀 내에서 가장 친한 친 구”라고 말한다. 김도규는 “승헌이가 승 리를 못 챙겼는데도 내게 ‘첫승 축하한 다’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나중에 맛있는 것 사 줄 예정”이라며 웃었다. 데뷔 첫 승에 다소 행운이 깃들긴 했 지만 최근 김도규의 성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올해 초엔 데뷔 경기를 포함 한 9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 균자책점이 7.88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올림픽 휴식기 직전인 7월 5일 SSG전부 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12경기에 서 15.1이닝 동안 3실점뿐이다. 특히 최 근 8경기에선 자책점이 없다. 이유가 뭘까? 먼저, 키 190㎝의 높은 타점에서 내리찍는 빠른 공에 힘이 붙었 다. 구속이 최고 150.4㎞(평균 145.1㎞) 를 찍는다. 여기에 고질병이었던 변화 구 제구도 점차 잡아가고 있다. 김도규 는 “최근 변화구 제구가 잡히면서 결정 구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타자와 승 부할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니 좋은 결 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안타를 맞 더라도 볼넷은 주지 말자는 생각”이라 고 말했다. 선배 구승민(31)의 조언과 관심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도규 는 “마운드에서 결과가 안 좋았을 때, 승민이 형이 ‘무엇 때문에 안 좋았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내라’고 주문한 다”면서 “내가 도저히 못 찾으면 옆에서 형이 느꼈던 점을 차분하게 조언해 줬 다. 정신적으로 많은 의지가 됐다”라고
하나 약체로 평가받는 이라크와 레바논 을 상대로 보여준 저조한 득점력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이라크와 레바논 모두 밀집수비를 펼 쳤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득점은 아 쉬움이 크다. 대표팀은 이라크와 1차전 에서 슈팅 15개, 레바논과 2차전에서 슈 팅 20개 등 총 35개의 슈팅을 때렸다. 대 표팀의 유효 슈팅은 이라크전 5개, 레바 논전 7개로 슈팅 정확률은 30% 초반대 에 그쳤다.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숙제 로 떠올랐다. 홈에서 2경기를 치른 만큼 벤투호는 원정 경기가 더 많이 남아있 다. 특히 10월부터는 홈-원정 경기의 반 복이다. 손흥민, 황의조, 김민재(페네르 바체), 황희찬(울버햄턴) 등 벤투호 핵심 인 유럽파에게는 유럽에서 한국으로, 그 리고 다시 중동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이다. 시차 적응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이번 소집에서도 늦게 합류한 선수들은 몸이 무거워 보 였다. 결국 레바논전에서 손흥민은 오 른쪽 종아리에 염좌가 있어 라인업에서 빠졌고, 황의조는 경기 당일 목이 붓는 등 컨디션 난조로 후반전에 투입됐다.
다저스전 1.1이닝 2피안타 2실점 9회 저스틴 터너에 투런홈런 맞아
롯데 투수 김도규가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대구 삼성전 1.1이닝 막고 승리 “지인들로부터 축하 많이 받았죠” 7월 5일 SSG전부터 완전히 변신 12경기 15.1이닝 동안 3실점뿐 최근 8경기에선 자책점도 없어 190cm 서 내리찍는 빠른 공에 힘 변화구 제구도 점차 자리잡아 전했다. 김도규 등 마운드의 힘을 토대로 롯 데는 올림픽 휴식기 이후 12승 7패(2무) 를 내달리며 후반기 승률 2위다. 리그 7 위인 두산 베어스와는 0.5경기로 격차를 좁혔고, 5위인 NC 다이노스와는 4.5경
기 차다. 김도규는 “공을 놓는 릴리스포 인트가 높아 다소 찍어 누르는 스타일이 다. 여기에 힘이 더 붙으면 타자를 힘으 로도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리한 카운트에서 유인구를 좀더 확실히 구사하는 법은 보완해야 한다”고 돌아봤다. 입단 직후 2018년엔 퓨처스리그(2 군)에서 47이닝(13경기)을 소화하는 동 안 무려 92개의 피안타와 평균자책점 13.60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빠른 공 구속도 140㎞ 안팎에 머물렀고 변화 구는 제구가 되지 않았다. 삼진을 35개 잡았지만 볼넷도 32개에 사구도 3개나 내줬다. 반면, 입단 동기인 한동희 이승 헌 등은 1군에서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2018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수술을 받
부산=연합뉴스
고 현역에 입대했다. 김도규는 “1년차 때 는 초조함이 없었는데 군대 갔다 오니 동기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었다” 면서 “나도 빨리 1군에 올라가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물론 완전히 1군 무대에 자리잡기 위 해선 좀더 꾸준함을 증명해야 한다. 래 리 서튼 감독 역시 “꾸준함을 보여 준다 면 그 선수는 다음 단계로 갈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건 선수가 보여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도규는 “1 군에 올라온 첫해다. 아직 보여드릴 것 들이 많다”면서 “언제 어떤 상황이든지 마운드에 올라가서 ‘나의 공’을 던지고 내려오는게 올해 목표다. 꾸준히 잘하 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 짐했다. 강주형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사진)이 불 펜으로 이동한 첫 날에도 홈런을 허용 하며 부진했다. 김광현은 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2-5로 뒤진 8회초 2사 1^2루 위기 상황에 등판, 1.1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2피안 타 2실점 했다. 김광현은 8회 불을 끄고 9회에도 아 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았지만 트레아 터 너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저스틴 터너 에게 시속 139㎞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중월 투런홈런을 맞았다. 김광현의 시 즌 평균자책점은 3.53에서 3.67(6승 7 패)로 올랐다. 세인트루이스는 다저스 에 2-7로 져 4연패 늪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 MLB닷컴 세인트루이스 담당 기자 캐처리 실버는 자신의 트위터 를 통해 “김광현은 오늘부터 불펜에서 대기한다”고 전했다. 실제 김광현은 불 펜에서 몸을 풀었고, 8회초에 구원 투수 로 등판했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구원 등판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김광현은 올 시즌 선발 투수로 개막 을 맞았다. 그러나 8월 8일 캔자스시티 전이 끝난 뒤 팔꿈치 통증 탓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구원투수로 빅리그에 복 귀했다가 선발로 제 자리를 찾는 듯했 지만 9월 5일 밀워키전에서 1.2이닝 7피 안타 4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이
경기 부진이 선발진 탈락에 결정적인 영 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광현 의 조기 강판 후 마운드를 이어받아 5.1 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제이 크 우드퍼드가 김광현을 밀어내고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김광현의 10일 다저스전 선발 등판은 취소됐고, 당분간 불펜에서 대기할 전 망이다. 한편 이날 다저스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 세인트루이스 홈구장을 찾은 앨 버트 푸홀스는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 해 1회초 좌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빅리 그 개인 통산 홈런 5위인 푸홀스의 679 호 홈런으로 역대 4위 알렉스 로드리게 스(696개)와의 격차를 17개로 줄였다. 성환희 기자
이란, 이라크 3-0으로 꺾고 2연승 최종예선, UAE-시리아는 무승부 한국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 선 A조 선두 자리를 다투는 이란이 2연 승을 내달렸다. 이란은 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메흐디 타레미의 1골 1도움 활약을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최종예 선 A조에서 2연승을 올린 이란은 승점 6 을 기록, 전날 레바논을 1-0으로 이긴 한 국(승점 4)에 승점 2차로 앞선 1위 자리
를 지켰다.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흐 2세 경기 장에서 펼쳐진 최종예선 A조 경기에서 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시리아와 1-1 로 비겼다. 이로써 2연승을 거둔 이란(승점 6)이 A조 선두를 달린 가운데 한국(승점 4) 과 UAE(2무^승점 2)가 2~3위를 달리고 있다. 시리아(1골 2실점), 레바논(0골 1 실점), 이라크(0골 3실점)는 나란히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과 다득점에서 앞선 시리아가 4위로 나섰다. 레바논은 5위, 이라크는 6위다. 김기중 기자 30
culture
| HANHO KOREAN DAILY
B25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문화
2021년 9월 6일 월요일
영화로 본 인간: 호주영화 드라이가 그리는 인간 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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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도 캠핑도 2% 부족해요” 3040의 재충전 실험 ‘5도2촌’ 11년차 직장인 김미리(36)씨는 금요 일 밤마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거리의 충남 금산으로 차를 몬다. 그는 1년 반 째 주중 5일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주말 2일은 금산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지 내는 ‘5도 2촌’ 생활 중이다. 24시간 문 을 닫지 않는 온라인 상점의 상품기획자 (MD)를 10년 가까이 했을 때쯤 ‘번 아 웃’이 왔다. 5도 2촌은 그때 택한 휴식 방법이자 재충전 방식이다. 촌집 생활을 해 본 사람은 안다. 마당 을 바라보며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낭만 을 누리려면 얼마나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지를. 집안일은 무한 반복되는 육 체 노동이고, 손바닥만 한 텃밭이라며 방심하다가는 금세 풀로 뒤덮인다. 이쯤 되면 의아해진다. 빡빡한 주 5일을 보내 고 격렬히 아무것도 하기갖힌 싫은 주말에 말라가는 대지에 왜, 굳이 사서 고생을 영혼들 할까. 말라버린 “저도 다 해봤어요. 집에서 아무것도 영화 “드라이”는 광활한 대지를 호텔 먼 안 하고 잠만 자기도 하고, 좋다는 지도바람으로 덮어버리는 가뭄처럼, 가보고, 쇼핑하면서 돈도 써보고요. 인간의 갈라지고 황폐하 그런데죄성에 그것도의해 피곤하더라고요. 월요일 게출근하면 된 인간의 현실, 그리고 죄의 쉰 것 같지 않고, 숙소는결과 또체 에서 영원히 피할 길이 없음을 잘 드 크아웃 시간 생각해야 되고요. 시골 집에 러내는 영화다. 영국계 호주 정신적으 작가의 서 생활하는 건 몸은 힘들지만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이 떠나는 영화는,아 로 에너지를 얻게 돼요.한 매주 주정부 영화부서에서 지원해 만들어 주 익숙한 종류의 여행인 거죠.(김미리)” 진 영화들이 그렇듯이, 소박하고 원 시적이기까지 한 호주 환경을 배경으 퐒헒 뮎���·뮎뽛 쭎샂…3040픦‘핂훟 캫’ 로 이야기의 힘을 가장 강렬하게 표현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두 집 살림, 이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건 전개로 진 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도 행된다. 여기에 산만의 여지가 없을 시의 삶에 지쳤지만, 그렇다고 경제 활 만큼 집중적인 카메라의 포커스 앞에
주중 5일은 도시의 직장 주말 2일은 시골 마을에서 “시골집에서 생활해보니 정신적으로 에너지 얻게 돼” 코로나로 재택근무 많아지며 독립적 휴식 공간 찾는 사람 늘어 “시골집은 손이 많이 가기도 해 자기 방식에 맞는 집 구해야”
동의 거점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이들이 서, 드러나는 호주 택한여과없이 일종의 절충안이다. 부담 배우들 없이 다 의 단순한 른 연기력이, 삶의 방식을너무나도 실험해 보는 대안인사건 셈이 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모든 것들 다. 그래서 5도 2촌을 하는 사람들은 한 을 창드러낸다. 일할 나이인, 완전한 귀촌·귀농은 현 이 영화의 배경은 아무40대 일도직장인들 일어나 실적으로 어려운 30대, 지 않을 것 같은 작은 시골 마을 케와 이 많다. 라,캠핑 이곳에 젊은 농부루크가 얼마 아내와 마니아 김성인(44)씨도 전 아이를 죽이고 자살한다. 영화의 시 직장이 위치한 대전 근처 충남 금산에 시 작은 루크의 옛 친구인 폴크 골집을 마련했다. 그는 연방경찰 “장비 세팅하고 가 장례식을 위해 고향에 갔다가 루크 해체하는 것도 일이라 아이와 몸만 가 의 부모님의 부탁으로 사건의 진상을 서 캠핑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파헤치면서 시작된다. 죽은 루크의 며 “주변에 보면, 저처럼 캠핑을 좋아하 아내가 남긴 메모에서 ‘그란트’란 이 거나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도시의 름이 발견되고, 루크의 농장을 탐내 삶과 병행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5도 고 있었던 ‘그란트’가 용의자로 의심 2촌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을 받는다. 그러나 그란트는 폴크가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방식의 변화는 살인자로 의심받아 그 마을에서 쫓겨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추세다. 강태 웅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다른 사람이 거쳐가지 않은 독 립적 휴식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 고 있다”며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5도 2촌이 아니라 1도 6촌도 가능해지 고 있다”고 말했다. 5도 2촌 생활을 하는 이들은 시골 생 활 거처로 다 쓰러져 가는 폐가를 선택 하는 사례가 많다. 가격이 싼 데다 옛집 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요즘 세대 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직장인 김용성 (44)씨도 최근 충남 보령의 한 시골집을 평당 20만 원이 안 되게 매입해 고쳤다. 주중에는 대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주말에는 보령 집에서 쉬거나 작업을 하 며 보낸다. 그는 “큰 나무처럼 시간을 들 나게않고는 된 원인이었던 죽은 것들이 엘리의있는 오빠 이지 만들 수 없는 였기에, 사건을 팔수록 폴크의 상 데, 집도 그렇다”며 “오래되고 낡은옛 것들 처들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이 주는 편안함이 좋았다”고 말했다. 의 외로 실제 범인은 폴크에게 가장 교 있게 대했던, 이 마을과 어울 “양 훊잞 훊���픎 핟픒쿦옫 홙팒…가장 뫎읺 폊숞 리지 않았던 교장 휘틀럼으로 밝혀진 펞 숺퍊” 다. 노름빚에 몰린 그가 지원금 시골집, 촌집 수요는 이런학교 분위기를 타 (그란트)을 사취하는데, 그 사실을 루 고 점차 늘고 있지만 마땅한 집 구하기 크의 아내가 밝혀내자 살인사건을 벌 는 하늘의 별따기다. 대부분 집에다 밭 이고, 루크의 행위로 마을 뒤집 을 끼워이를 수백 모두 평대로만 매매하거나 어씌웠던 것. 이 사실을 밝혀낸 폴크 주민끼리만 알음알음 거래해 공식적인 는 과거 친구들을 생각하며 엘리가 죽 매물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었던 냇가로 갔다가, 엘리의 가방을 그래서 ‘귀한’ 촌집 대신 1억 원 안팎의 발견하고 엘리를 죽인 것이 엘리의 아 작은 아파트를 매입해 5도 2촌 생활을 빠이자 오랫동안 그녀를 학대했던 엘 하는 경우도 많다. 서핑 인구로 젊은 층 리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고, 다시 마 유입이 늘어난 강원 양양이 대표적이다. 을로 향하며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세가지의 배경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여러가지 메시지를 우리 에게 도전한다. 오랜 가뭄으로 황막해진 대지는, 개 척정신과 기술 발전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자연세계의 위기를 적나라하 게 드러낸다. 가뭄은, 호주에서는 화 석 연료 문명시대의 부작용을 말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한 대자연의 제약 을 보여주지만, 그곳에서 벌어진 ‘토 지 매매’에 대한 이해 갈등은 환경문 제도 결국 이를 통해 반응하는 인간에 의해 더 큰 모순과 문제, 갈등으로 연 로 만족해도 되는 것일까? 결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영화는 몇몇 등장인물의 묘사를 이런 광활한 대지에 소박하게 놓인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모순을 극명하 마을은 인간이 그동안 보여준 모험심 게 드러내고 있다. 아버지에게 억울 과 용기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 하게 희생된 엘리와 그 희생양으로 마 에 인간이 모이면 생기는 모순, 특히 을에서 도망가야 했던 폴크, 그의 탈 자기 죄악을 감추기 위해 희생양을 세 출은 결국 남은 모든 친구들이 부러워 우는 데 거리낌 없는 인간 군집의 민 하는 ‘마을의 탈출’을 가능하게 했다 낯을 보여준다. 지금도 세계 수많은 는 점에서 축복이었다. 그런 사건이 곳에서 우리 인종, 우리 가족, 우리 그 있도록 자신을 이용했던 친구, 루크 룹을 앞세워 벌어지는 셀 수 없는 차 의 죽음 앞에서 그의 억울함을 푸는 별과 폭력이, 이 한심할 만큼 아무것 과정이 자신과 엘리에 대한 진실 규 도 남지 않는주말에는 작은 마을에서도 그대 주중에는 서울에서, 충남 금산에서 ‘5도 2촌’ 생활을 하는 김미리씨의 시골집. 그는 1년 반째 금 명으로 이어지면서, 한 김미리씨 인간의제공 삶에 요일 이 시골집에 내려와 밥을 해 먹고 로 저녁이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조그만 마 텃밭을 가꾸며 휴일을 보낸다. 서 성공과 실패의 구분이 별다른 의 을에서 장례식이 벌어졌던 교회가 이 못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불과 가지지 3㎞ 떨어진 거리에 작은 집을 구 55~80㎡ 면적의 양양 A아파트는 이미 는 미를 들의 삶과 가치에 아무런 역할을 하 발견한다. 동시에 폴크에게 가장 서울 사람들의 세컨드 하우스로 유명 해 3년째 5도 2촌을 즐기는 중이다. 그는 친 지 못하는 것은, 작가가 별로 기독교 절했던 며칠만 교장 위틀럼이 루크를 죽인 지나도 풀이 감당할 수당 하다. 거래가 서울에서 이뤄질 정도다. 이 “여름에는 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까? 역사를 사자였다는 겉모습과 자란다”며사실은, “자주 갈인간의 수 있는, 작은 아파트 매물을교회와 보유한 신앙에서 서울 강북의 한 없게 통해 우리는 말하는 교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죄의 본질 5도 2촌에 적합하다”고 말했 부동산 사 집일수록 사랑과관계자는 은혜가 “아파트를 노예제도,내놓은 백호주의, 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든다. 람도, 문의하는 사람도 모두사회적 서울 사람” 인종차별이라는정치적/ 통념 다. 김미리씨도 “시골집은 아파트에 비해 이 영화는 기독교나 신앙에 대해서 이라고 이나 귀띔했다. 경제적 이해 앞에서 아무런 힘 정말 손이 많이 간다”며 “텃밭 일을 안 하 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지만, 그 경험자들은 2촌 생활이 성공하려 을 발휘하지5도 못했던것을 얼마나 자주 고 싶은 분이라면 대지가 작은 집을 구하 드러나는 인간의 아픔,구해 갈등, 등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집을 면경험했던가. 시골집의 관리가 용이해야 한다고 조 는 속에서 그나마 장례식장이라도 모순들은 우리가 가리고 싶어하는 인 언한다. 거주하는 황효영(39)씨 제공해울산에 개인들을 위로해 준다는 정도 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옥진 기자
간죄성을 잘 보여주는 예화 역할을 한 다. 그냥 보기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우리 손으로 해결 하도록 하지 않으시 고 직접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신 창조 자의 사랑을 알기에, 이 영화는 은혜 를 더 분명히 보게 하는 ‘눈’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석원
이 글은 로뎀나무아래 문화비평 커뮤 니티블로그 underb.info/blog 와 www. facebook.com/underbroom 에도 실렸습 니다. 미디어홍수시대에 기독교세계관 적으로 모든 미디어들을 걸러보는 훈련 장으로 마련된 문화비평 커뮤니티에 함 께 하고 싶은 분은 underb.info/reviewerguide 보시고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김미리씨가 주말 충남 금산 시골집에서 생활속의 신앙을 원하는 분들을 환영합 차린 한 끼 식탁. 주 재료는 텃밭에서 수 니다. 확한 것이다.
세계적 권위‘부소니 콩쿠르’휩쓴 한국의 두 피아니스트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제63회 부소니 콩쿠르에 출전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연주를 하고 있다. 페루초 부소니-구스타브 말러 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박재홍(22)이 한국인으 로서 두 번째로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 쿠르에서 우승했다. 김도현(27)도 2위 를 차지함으로써 한국인 연주자들의 수준 높은 음악성을 세계 무대에서 입 증했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제63회 부소니 콩쿠르 결승에서 박 재홍은 1위와 실내악 특별상을, 김도현 은 2위를 수상했다. 박재홍에게는 상금 2만2,000유로(약 3,021만 원)와 실내악 특별상의 부상으로서 내후년 슈만 콰르 텟과의 투어 연주 기회가, 김도현에게는 2위 상금 1만 유로(약 1,373만 원)가 주 어진다. 3위는 오스트리아의 슈테어나트 루카스가 선정됐다. 이 대회 한국인 우 승은 2015년 문지영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콩쿠르는 네이버TV 등 온라인
박재홍·김도현 나란히 1·2위 한국 연주자 높은 음악성 입증
제63회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1, 2위를 차 지한 박재홍(왼쪽)과 김도현. 페루초 부소니-구스타브 말러 재단 제공
으로 생중계됐다. 결승에서 박재홍은 아 르보 볼머 지휘의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김도현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 곡 2번을 연주했다.
박재홍은 일곱 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2014년 금호영재콘서트에서 데뷔했다. 서울예고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예종) 음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현재 4학년 재학 중인 그는 김대진 한예 종 총장을 사사하고 있다. 2016 지나 바 카우어 영아티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 르 1위 등의 성적을 거두며 음악성을 알 려왔다. 김도현은 2017년 스위스 방돔 프라이 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 고,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미 파 이널 특별상을 받았다. 서울대 재학 시 절 미국으로 건너가 클리블랜드 음악원 에서 백혜선, 세르게이 바바얀을 사사했 다. 이후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석사를 마쳤고 현재 클리블랜드 음악원 전문연 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1949년 시작된 부소니 콩쿠르는 이탈 리아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를 기리기 위 해 만들어졌다. 알프레드 브렌델, 외르 크 데무스, 마르타 아르헤리치, 게릭 올 슨, 리처드 구드 등 세계적인 거장 피아 니스트들이 우승자 출신이다. 콩쿠르 가 지향하는 음악가가 나타나지 않으 면 1위를 선정하지 않는 대회로도 유명 하다. 제1회부터 제3회 대회까지 ‘1위 없 는 2위’만 나왔고, 2001년 격년제로 바 뀐 이후 단 6명에게만 1위를 안기는 등 심사가 까다롭다. 한국인으로는 서혜경 (1980년)과 이윤수(1997년)가 ‘1위 없는 2위’를 했고, 손민수(1999년·3위), 조혜 정(2001년·2위), 임동민(2001년·3위), 김 혜진(2005년·3위), 문지영(2015년·1위), 원재연(2017년·2위)이 수상했다. 장재진 기자
구교환 “드라마 속 한호열 상병의 유머, 실제 저와 많이 닮았어요” “호 “호랑이 열정, 호열이에요.”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 (Deserter Pursuit)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 라마 시리즈 ‘D.P.’의 한 호열 상병은 능구렁이 같은 인물이다. 고참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다 ‘한마 꼬 디만 더하면 아가리를 찢어버 린다’라는 린다’라 협박에 얄궂은 목소리 로 ‘한마디’라며 대들면서도, 살 ‘한마 가운 가 농담으로 군기 바짝 든 이등병을 따뜻하게 안 아주는 사람. 무자비한 폭 아 력이 력 짓누르는 내무반에 서 유일하게 숨통을 트여 주는 주 존재이기도 하다. 한호열을 연기하는 구교 환(39·사진)은 요즘 영화계 환 ‘대세’ ‘대 배우로 불린다. 지난 해 여름 극장가를 장식한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인기 “호열이 저보다 용기 있고 멋있죠 시청자 만날 기회 늘어 설레요”
‘반도’를 시작으로 올해 넷플릭스 드라 마 ‘킹덤:아신전’, 영화 ‘모가디슈’에 잇달 아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2일 화상으 로 만난 구교환은 “아직 인기를 체감하 진 못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큰 목표 가 더 많은 관객, 시청자와 만나는 것인 데 그런 기회가 더 많아져 기분 좋고 설 렌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6부작 드라마 ‘D.P.’는 헌병대 DP병으로 차출된 안준 호 이병(정해인)이 한호열 상병과 팀을 이뤄 탈영병을 체포하는 과정을 그린 다. 실제 DP병 출신인 김보통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김 작가와 영화 ‘차이 나타운’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함께
각본을 썼다. 연출은 한 감독이 맡았 다. “한 감독과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사이입니다. 한 감독의 팬으로서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지만 친하다고 출연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시나리 오를 받고 무척 기뻤습니다. 오랫동안 나를 지켜봤던 모습과 작품 속 캐릭터 를 잘 섞어 준 것 같아요.” ‘반도’부터 ‘D.P.’까지 ‘무관 4부작’을 해오며 잇달아 군인, 무사, 싸움꾼 역을 하고 있지만 실제 구교환은 농담과 장 난을 좋아하는 개구쟁이 소년 같은 사 람이다. 이전 캐릭터들에 비해 한호열 과 유난히 가까워 보이는 이유다. 그는 “유머가 많다는 점은 많이 닮아 있지만 호열은 나보다 용기 있고 멋있는 인물” 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달리 공익근무 요원으로 일했던 그는 당시에도 “유머 만큼 존중과 배려가 있는 언어가 없다 는 생각에 유머를 잔잔하게 시도하며
지냈다”고 했다. 다행히 함께 일하는 매니저가 DP병 출신이었던 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취재라고 할 정 도는 아니고 매니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실제로 그의 경험을 연기에 녹였다기보다 DP병이라고 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 람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내성적이면서 간헐적으로 외향적” 이라는 구교환은 개그에 대한 욕심이 커 한때 개그맨을 꿈꾸기도 했다. 2010 년 서울 예대 동기인 윤성현 감독의 단 편 ‘아이들’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 다. ‘김씨 표류기’ ‘남매의 집’ ‘늑대소년’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한편 독립영 화 ‘거북이들’ ‘술래잡기’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를 연 출하며 감독 겸 배우로 활동했다. 구교환의 개성과 재능은 지난해와 올해 팔색조 같은 캐릭터 변신으로 빛 을 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독립영화를
떠나 상업영화에만 전념하는 건 아니 다. “’반도’ 이후에도 독립영화 ‘로미오: 눈을 가진 죄’ ‘탈출’ ‘사탄 브이로그’ 등 에 참여했습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를 분리하진 않는데 아무래도 상업영 화가 더 눈에 띄는 것 같아요.” 구교환은 연출과 연기 활동의 원동 력으로 ‘이야기’에 대한 매혹을 거듭 강 조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갖 고 계속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놨다. “오랫동안 이야기에 대한 애정 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늘 영 화를 연출하고픈 마음은 있지만, 단지 영화를 찍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들고 싶은 좋은 이야기가 제게 찾아오길 바라고 있습 니다. 아직은 한호열에 대한 생각이 제 일 크지만요.(웃음)” 고경석 기자 30
B26
LIFE
2021년 8월 28일 토요일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라이프
HANHO KOREAN DAILY |
15
농부의 손 닿은 포도만을 품다$ 그 깨끗함의 절정 ‘내추럴 와인’ 2017뼒핂펖삲. 콚칺(앟큲 뽛쿦칾뫃칺) 콚즖읺펞샎읊 훎찒졂컪 뺂���엂 퐎핆픒 ���픚 헟삲. 샇킪 잩쫆 퐎핆펞컪쁢 뫃���픊옪 ������ 펞 칾짆많 숞슪얺혚몮, 짪컿 칾뫊 ���칾맞핂 핖쁢 퐎핆솒 핖펖삲. 킮믾삲. 핂쌚쭎���삲. 뺂���엂 퐎핆펞 ‘핞펾큲엖’ 뫎킺핂 캫몊삲. 믆얺섦 ���펞 앟큲, 핊쫆, 짆묻펞 핂펂 푾읺빦않펞컪솒 뺂���엂 퐎핆 짢앚핂 쭖펂퐢삲. 퓮핂 킪핟쇞삲. 핞쁢 ‘뺂���엂 퐎핆’핂않쁢 ���뫊 1켆샎 뺂���엂 퐎핆 캫칾핞슲픦 핂퍊믾읊 샂픎 ‘뺂���엂 퐎핆 젢핂���큲’않쁢 ���픒 짦쫃 ���솓삲. 팒힏픎 캫콚 핂 핳읂펞 ���픎 삶캦���엊 맖흫픒 펂훺삲.
현대식 농기계·비료·농약 없이 자연 효모로만 발효시켜 양조 산화와 보존 난제 해결해 준 이산화황은 안 쓰거나 극소량만 ‘내추럴 와인 메이커스’는 최영선 대표가 1세대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을 찾아나서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내추럴 와인’은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MW)인 이자벨 르주롱이 쓰고, 최영선 대표가 감수했다.
“핞펾 믆샎옪 샂팒 캫솧맞 뻦���쁢 퐎핆” 시간은 다시 한 달 전으로 흘러, 책을 감수 하거나 직접 쓴 최영선 대표와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는 파리에서 ‘비노필’ 와인 에이전 시를 운영하면서 유럽의 내추럴 와인을 한 국에 소개한다. 내추럴 와인 행사인 ‘살롱 오 (Salon O)’도 주관한다. 그는 내추럴 와인 을 마신 다음 날 숙취 없는 ‘신세계’를 경험 하고부터 ‘땅에 대한 존중’과 ‘진실한 열정’ 으로 와인을 만드는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 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 자리엔 내추럴 와인을 한국에 처음 수 입한 진정훈 대표(다경상사)도 함께했다. 그 는 두 손 가득 우리가 마실 내추럴 와인을 들고 왔다. 내추럴 와인은 자연을 그대로 담 아 만들어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친다고 했 다. 같은 밭의 같은 생산자가 만든 와인도 빈티지와 병에 따라 맛이 다르고 마실 때마 다 변화하는 와인의 세계가 재밌어 급기야 수입까지 하게 되었다고. 무엇보다 환경과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생산자들의 용기와 철학에 매료되었단다. 그렇게 우리는 해가 중천인 이른 시간에, 내추럴 와인 마니아이자 주류와 주류업계를 애정하는 기자(심현희)의 집에서 와인을 펼 쳐놓고, 내추럴 와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의 만남을 주선하고, 특별 히 내추럴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를 손수 만 들어 대접해준 그 기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퓮믾뽛 퐎핆뫊 줞많 삲읂힎? 그런데 ‘내추럴(Natural) 와인’이란 무엇 일까. 비슷해 보이는 유기농(Oganic) 와인,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와인과는 어떻게 다른가. 먼저 유기농 와인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제한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포도를 재배 해 그 규정에 맞게 양조한 와인이다. 대표적 인 인증마크로는 유럽연합의 EU, 프랑스 의 AB, 이탈리아의 ICEA, 미국의 USDA와 Made with organic grape 등이 있다.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은 가히 급진적이 다. 천체, 특히 달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만 든 달력에 맞춰 포도를 길러 빚은 와인이 다. 1920년대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슈타 이너 박사가 창시했다. 땅을 기름지게 만드 는 천연비료를 만드는 방법 등 일련의 과 정이 일견 ‘미신적’으로 보이지만, 와인 맛이 꽤나 훌륭하다. 인증기관에는 데메터/데메 테르(Demeter)와 ‘비오디뱅(Biodyvin)’ 이 있다. 펺뫊솒 먾���힎 팘쁢 퐎핆 내추럴 와인은 현대식 농기계, 화학비료,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사람이 손수 농
쿰쿰·헛간 냄새·두드러진 산미 같은 밭에서 나왔어도 풍미 다양 숙취 없는 상쾌한 아침은 덤 내추럴 와인은 현대식 농기계, 화학비료, 농약(살균제, 살충제, 제초제)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다. 사람이 손수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최소한의 이산화황을 제외한 어떤 첨가물도 넣거나 빼지 않고 양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지어 얻은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말한다. 양 조 과정에서도 최소한의 이산화황 외에는 는첨 가물을 일절 넣지 않는다. 와인을 맑게 하는 (정제나) 여과도 거치지 않는다. 특정 성분을 분을 추출하지도 않는다. 오직 포도에 붙어 있거 나 와이너리 내에 서식하는 자연 효모만으 만으 로 발효시켜 만든다. ‘효모’ 하니, 몇 해 전 읽은 ‘시골 빵집에서 에서 자본론을 굽다’라는 책이 떠오른다. 저자인 자인 와타나베 이타루는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 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좋은 자연 효모와 모와 만나기 위해 시골로 이사하는 대목이 인상 적이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균, 그 가 운데 빵을 맛있게 발효시켜줄 좋은 효모가 모가 반죽에 내려앉기를 고대하며 묵묵히 빵을 구웠다. 자연 효모(천연효모)는 배양 효모(순수 순수 효모)와는 다르다(이름에 속지 말자!). 자연 효모는 좋은 향을 풍기기도 하지만, 나쁜 균 과 결합하면 향은커녕 음식을 망치는 경우 도 많다. 좋은 자연 효모를 만나는 일은 그 야말로 갖은 노력을 동반한 행운의 선물인 물인 셈이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와타나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한 뒤, 효모를 기다려 그만의 향긋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 어냈다. 효모로 발효하는 와인도 마찬가지다. 일 반 와인에는 생산자에 따라 자연 효모를 쓰 기도 하고 배양 효모를 쓰기도 한다. 배양 효모는 나쁜 풍미를 유발하거나 발효가 중 단되는 위험을 예방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와이너리 ‘고유의 맛’을 살리지 못할 수도 있 다. 양조과학이 발달하면서 품종 고유의 향 과 맛을 내는 ‘품종별 맞춤형 효모’까지 등 장했으니 말이다. 핞펾 졶옪잚 짪… 쿧��� 섪 내추럴 와인은 자연 효모만으로 발효한 다. 시골 빵집 주인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자 연 효모는 컨트롤이 쉽지 않다. 자칫 개성(?) 만 있고 맛과 향은 좋지 않은 와인이 될 수 도 있다. 건강한 효모가 많아야 제대로 된 와인을 빚을 수 있다. 그만큼 수고롭고 세심 해야 한다. 자연 효모를 사용하는 것이 내추럴 와인 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내추럴 와인과 일반 와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따로 있다. 사실 민 감하고 조심스러운 이야기인데, 바로 ‘이산 화황’이다. 와인의 역사에서 이산화황은 ‘윈드 오브 체인지’를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와인 탄생 이래로 줄곧 골칫거리였던 산화와 보존이라는 두 문제가 해결됐다. 산 화와 보존은 균과의 전쟁이자 공존이라는 딜레마를 풀어야 하는 문제다. 포도 자체에는 물론이고, 와이너리 내에는
내추럴 럴 와인은 현대식 농기계를 농기계 계를 사용하지 손수 지어 않고 농부가 농 만든 포도로 포 만들어진다. 만들어 어진다.
앙리밀랑은 앙리밀 밀랑은 이산화황을 사용하지 사용하 하지 않고 않 와인을 만드는 내추럴 와인 생산자이다. 그의 와인에는 라벨에 나비와 ‘이산화황 무첨가’라는 뜻의 프랑스어 ‘4BOT TPVGSFBKPVU¨’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와인도 국내에 수입될 때는 ‘이산화황 함유’라는 문구를 표기해야 한다. 포도를 발효할 때 자연적으로 소량 발생한 이산화황이 검출되기 때문이다.
2020년 만들어진 내추럴와인조합 (4ZOEJDBUEF %¨GFOTFEFT 7JOT)에서 발행한 이산화황 무첨가 인증마크로, ‘뱅 메토드 나튀르(7JO.¨UIPEF /BUVSF)’라는 문구를
표기한다. 내추럴와인조합 홈페이지 캡처
아황산염=이산화황(SO2)
효모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균이 공존한다. 소독을 위해, 살균을 위해, 안전한 발효를 위 해, 산화 방지를 위해 이산화황을 사용한다. 게다가 레드와인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색 과 폴리페놀을 추출할 때도 이산화황이 요 긴하다. 내추럴 와인에는 ‘팔방미인’ 이산화황을 극소량만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다. 와인의 색과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레드 와인을 기준으로 보자면, 대체로 일반 와인에는 리 터당 150mg, 유기농 와인에는 100mg, 바이 오다이내믹 와인에는 70mg, 내추럴 와인에 는 30mg 이하로 이산화황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일부 내추럴 와인 관련 종사자나 애 호가들은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보다 두 통이나 숙취가 덜하다고 한다. 핂칾 팖 튾쁢 섾 퐪 퓮않몮 틆밚 재미있는 점은 포도를 발효하는 과정에 서 이산화황이 자연적으로 소량 발생한다 는 것이다. 이산화황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내추럴 와인이라도 레이블 뒷면에 ‘이산화황 함유’라는 문구를 적는 이유이다. 참고로 이 산화황은 채소, 과일, 버섯 따위를 건조하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양이 같은 일반 와인
에 견주어보면 이들의 이산화황 함유량이 비 슷하거나 훨씬 많다.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과 다른 점이 또 있다. 내추럴 와인에는 포도 이외에 어떤 것 도 첨가하거나 빼면 안 된다. 알고 보면 일 반 와인 양조에는 생각보다 많은 (안전성을 인증받은) 첨가물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를 테면 경우에 따라 규정 내에서 포도 당도가 낮을 땐 설탕을, 산도가 부족하면 주석산 을, 필요하면 타닌도 첨가한다. 지역에 따라 50~70가지 군의 첨가제와 처리제를 허용한 다. 또한 무균 여과를 하기도 하고 와인에서 역삼투장치를 이용해 과한 성분을 분리해 빼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수분과 알코올 이다. 내추럴 와인은 그 이름처럼 그야말로 최대한 자연 그대로 양조하려는 노력이 빚 어낸 산물이다. 내추럴 와인 전문가이자 애호가인 세 사 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제는 역사, 철 학, 기술, 시장을 넘나들며 와인 흐르듯 자연 스럽게 흘렀다. 그러다 문득 ‘내추럴 와인 메 이커스’ 책에서 본 믿고 싶지 않은 대목이 떠 올랐다. ‘이산화황 무첨가’에 방점을 찍고는, 포도즙을 살균하거나 이산화황이 필요 없 는 효모를 사용해 만든 와인을 ‘내추럴 와 인’으로 파는 이들이 있다. 진지하게 와인을 만들어온 1세대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개 탄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일부 꼼수를 쓰는 이런 생산자들을 걸러낼 장치가 마련되었으 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13명만 가 입된 S.A.I.N.S.나 프랑스의 내추럴와인협회 (Association des Vins Nature:AVN) 나 빈나투르(VinNatur) 등과 같은 자발 적 단체는 여럿 있을지언정 검증하고 인증할 공식적인 기관이 없다 보니 ‘내추럴 와인’을
르주롱의 쓴 이자벨 르주롱 롱의 말마따나 “내추럴 와인 이라는 용어가 남용되고 비난의 남 비난 대상마저 되고 있다”. 다행히 2020년 루아르에서 내추럴와 20200년 루아르에 인조합(Syndicat des 인조합(Sy ( yndicat de Défense D Vins)이 Vins)이 이 설립되었다. 설립되었다 아직 시작 단 계라 가 생산자가 소수이지 가입한 생산자 만, 인증받은 와인에는 ‘뱅 메 인 와 토드 나튀르(Vin Méthode 드 나튀르(Vi N t u r e )’라는 문구가 표 Na 기된다. 기된다 다. 모쪼록 모쪼 쪼록 제도가 정비되어 훌륭 땀방울을 더해 한 철학과 철학 학과 정직한 땀 바른 방식으로 만든 만 내추럴 와인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한다 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에 에서도 내추럴 와인이 더 이 다양한 내추럴 상 생소한 장르가 가 아니다. 다 와인이 수입되고 있다. 골목마다 골목마 내추럴 와 가게가 생기고 있다. 필 인 전문 바와 가게 게가 곳곳에 생 자의 단골 와인 가게는 내추럴 와인 매대가 가 한 국가의 와인 매 넓다. 일반 와인만 매대보다 넓다 팔던 술집과 가게에도 가게 게에도 내추럴 와인이 자주 보인다. ������ 맒 뺒캖솒 빦힎잚… 그런데 아직 필자가 적응하지 못한 내추 럴 와인의 특징이 있다. ‘브레타노미세스’라 는 균으로 인해 생기는 쿰쿰한 헛간 냄새가 느껴질 때이다. (공기와 접촉하면 날아가는 환원향과는 다르다) 이자벨 르주롱은 ‘복 합미와 결함의 경계는 모호’하다며 본인은 이런 특징을 가진 와인에서 개성과 흥미를 느낀다고 한다. 필자는 내추럴 와인 경험이 적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냄새에 선뜻 다 가서기 어렵다. 해가 중천일 때 시작한 그날의 자리에는 내추럴 와인 빈 병이 하나둘 늘었다.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리슬링, 샤슬라, 피노그리, 가메, 그르나슈, 피노누아, 시라(쉬라즈) 품 종 등으로 만든 스틸 와인. 기포가 있는 펫 낫(Pétillant Naturel의 준말), 기포가 좀 더 많은 무쉐(Mousseux), 화이트 와인, 로 제 와인, 오렌지 와인, 레드 와인, 클래식한 맛의 와인에서 개성이 강한 펑키한 맛의 와 인까지. 그렇게 우리의 내추럴 와인 이야기는 석양 녘까지 계속되었다. 어느새 와인병이 모두 비워졌다.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 덕분인지, 이산화황이 없는 내추럴 와인을 마신 덕분 인지는 몰라도, 과음한 다음 날인데도 필자 는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문득 최영선 대표 가 쓴 책 서문이 떠올랐다. “주량을 훌쩍 넘 겨 마시고도 이렇게 멀쩡한 적이 있었던가. 지난밤이 다른 날과 달랐던 유일한 점은, 처 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내추럴 와인만을 마 셨다는 것이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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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HO KOREAN DAILY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B27
[카스(CASS) 사회복지 칼럼 5]
- 우수 자원 봉사자 은정 씨 이야기 맛있는 식사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암을 비롯한 갖가지 질병이나 사고 등은 예고없이 찾아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민자들의 경우 호주의 복지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언어 문제까지 겹쳐 더 어려움을 겪는다. 본 칼럼은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전문 복지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사랑으로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호주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호주 사회로의 융합을 위한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뜻에서 마련되었다 (편집자 주).
▲ ‘2019 NSW 자원봉사자 상’을 수상한 은정 씨
호주 내 한인 커뮤니티는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 라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 가하면서 한인들의 커뮤니티 서비스 관련 봉사활동 참여도 갈수록 확대되
고 있다. 카스는 다문화 커뮤니티를 대상으 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 운데 특히 한인 커뮤니티 대상 서비스 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카스에는 이
미150여 명이 넘는 한국인 직원이 근 무하고 있으며, 이 한국 팀은 카스에 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카스의 한 직원으로부터 다음과 같 은 자원 봉사자 은정 씨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카스 로즈(Rhodes) 시니어 그룹이 매주 금요일에 진행되어 왔다. 그룹 모임이 열리는 홀에 들어설 때면 입 안 가득 군침이 돌게 하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먼저 우리를 맞았다. 로즈 그룹 어르신들 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자원 봉사 자 은정 씨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봉 사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요리하는 그녀의 모습과 화려한 음식 냄새는 참 가자들로 하여금 프로그램이 시작하 기도 전에 그 날 하루를 함께 할 시간 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느끼게 했다. 은정 씨는 6년 전 자원봉사자로 카 스에 처음 합류한 이후 로즈 그룹을 위한 음식 준비의 책임을 도맡아 왔 다. 은정 씨는 자원봉사자로 참여하 면서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어르신 들에게 새롭고 맛있는 건강식 식사 를 제공하기 위해 늘 신선하고 질 좋 은 식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어 떤 때는 개인 비용으로 기꺼이 재료 를 구입하기도 했다. 연로하신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야 할 때면 은정 씨는 자신이 시드니에 없는 동안 필 요한 식재료 준비나, 요리를 담당해 야 할 다른 자원 봉사자들이 맡을 업 무 분담 등 음식 준비에 차질이 없도
록 했다. 로즈 시니어 그룹 모임이 열 리는 어느 금요일 아침, 한국에서 시 드니로 돌아오던 은정 씨는 공항에서 로즈 그룹으로 곧 바로 와서 한국에서 가져 온 여러 가지 한국 전통 양념들 로 음식을 준비 해 모두를 놀라게 하 기도 했다. 그룹 전체가 야외로 소풍을 갈 때면 은정 씨의 불고기 요리는 특히 큰 인 기를 얻었다.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감출 수 없는 기쁜 미소가 은정 씨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것을 우리 모두 볼 수 있었다. 은정 씨 는 언제나 어르신들을 가족처럼 대했 고, 시니어 그룹이 즐길 수 있는 프로 그램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그룹 의 중견 멤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6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은 정 씨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식사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큰 즐거 움이 되었다. 사람들이 은정 씨에게 어떻게 그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헌 신할 수 있냐고 물어볼 때면, 그녀는 “우리가 준비한 식사를 즐기는 어르 신들의 모습을 보면 봉사하는 것을 멈 출 수 없다. 그런 모습을 통해 오히려 내가 치유와 기쁨을 얻는다”고 겸손 하게 말했다. 이러한 사랑과 헌신을 인정받아 은정 씨는 ‘2019 NSW 자 원봉사자 상’을 수상했다.
은정 씨는 현재 어머니를 돌보기 위 해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로즈 그룹 을 위해 직접 요리할 수는 없어도 여 전히 카톡이나 전화로 메뉴를 제안하 고 새로운 음식 레시피를 보내면서 그 룹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 은정 씨의 이러한 열정과 태도는 로즈 그룹 멤버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봉사자들에게도 시니어 그룹, 나아가서는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돕도록 하는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옛 말에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 도 항상 그를 사랑한다” 라는 말이 있 다. 우리는 모두 은정 씨가 하루 빨 리 호주로 돌아와 맛있는 음식과 더 불어 멋진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 카스 공식 페이스북: facebook.com/CASSKorean · 카스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cassko 기사제공= 카스
건강
2021년 9월 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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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가슴은 저절로 회복 어려워 조기 발견 수술을” 전문의에게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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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가슴이 함몰되거나(오목가슴) 과도 하게 솟아 돌출된(새가슴) 가슴 변형이 라면 다른 질병과 달리 정신적 고통까지 겪게 된다. 이들 증상을 비하하는 표현 으로 사용하면서 편견의 낙인을 찍기 때 문이다. ‘오목가슴·새가슴 치료 전문가’ 이성 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를 만났다. 이 교수는 “오목가슴의 경우 수술 성공률이 95%에 달할 정도로 치 료 성적이 좋고, 새가슴은 수술하지 않 고 보조기 착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며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수술 통 증도 줄일 수 있고 예후(豫後)도 좋다” 고 했다. -폲졷많킂핂앎. “오목가슴(함몰흉·누두흉·petcus carinatum)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 로 앞가슴 복장뼈(흉골)와 주위 갈비 물 렁뼈(갈비 연골)가 함몰된 가슴 변형을 말한다. 오목가슴은 국내에서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목가슴이어도 대부분 자신의 가슴 뼈가 심장 쪽으로 함몰된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정도가 심해지면 복장뼈나 갈 비 물렁뼈가 심장이나 폐를 압박하므로 운동하면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만 성 기관지염에 의한 기침, 맥박이 빨리 뛰 는 빈맥(頻脈), 자신의 심장박동을 불편 하게 느끼는 두근거림(심계항진·心悸亢
아이를 눕힌 상태에서 숨을 크게 들이켜게 한다. 흉벽이 돌출됐다면 선명하게 나타난다.
영·유아 시기엔 증상 없다가 성장기 접어들면서 심해져 좌측 흉벽 함몰 땐 심장 압박 가중 운동 중에 극심한 호흡 곤란도
아이의 앞가슴을 손으로 쓰다듬어 튀어나오거나 함몰된 부분이 없는지 살핀다. 젖살이 빠지면 가려졌던 흉벽 기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 중앙 흉골과 양쪽 옆구리 흉벽까지 전체적으로 살핀다. 간혹 한쪽 흉벽만 돌출될 수 있다. 급성장기에 접어든 아이는 가슴을 잘 살핀다.
티타늄 막대 넣는 새로운 수술법 합병증 거의 없고 성공률 95%
進·palpitation),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가만히 있을 때보다 움직이면 이런 증상이 심해진다. 오목가슴은 신생 아나 영·유아 시기엔 증상이 잘 나타나 지 않다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폲졷많킂핂않졂 짦슪킪 ���욚퍊 빦. “오목가슴이 생기면 심장이 뒤쪽으 로 밀리면서 등뼈는 앞으로 굽고 복부 가 돌출돼 불안정한 자세가 된다. 변형 된 오목가슴은 저절로 회복되기 어려우 므로 되도록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오목가슴 초기에는 대체로 대칭적으로 나타나지만 성장하면서 오른쪽으로 비 대칭적으로 바뀔 때가 많다. 흉벽이 유 연할 때 수술 등 치료를 하는 것이 통 증을 줄이고 치료 후 미용적 측면에서 도 좋다. 비대칭 오목가슴 가운데 좌측 흉벽이
옷 갈아입기, 수영장 가기, 친구와 어울림 꺼리기 등 평소와 달라진 태도가 있는지 살핀다. 양측 쇄골 라인이 다르게 보이면 유의해 살핀다. 잘 보이지 않는 쪽이 비대칭 새가슴일 경우도 있다.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오목가슴과 새가슴은 저절로 낫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수술하거나 교정하는 등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더 함몰됐으면 심장에 가해지는 압박이 더 심해진다. 운동하다가 극심한 호흡 곤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조기 수술을 권한다. 오목가슴은 가슴 X선 검사나 컴퓨 터단층촬영(CT)을 하면 복장뼈의 함몰 부위와 심장 압박 정도를 정확히 파악 할 수 있다. 폐 기능 검사 또는 심전도 검 사에서도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자녀가 운동할 때 오목가슴인 것을 알 아채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치료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전에는 오 목가슴 수술은 출혈이 심하고 20㎝가
넘는 흉터가 남을 정도로 큰 수술이었 다. 하지만 티타늄 막대를 삽입하는 새 로운 수술법이 나와 비교적 편리하게 치 료할 수 있게 됐다. 양쪽 가슴에 1.5㎝ 크기의 구멍 2개를 내고 티타늄 재질 막대(너스 바·Nuss bar)를 넣어 내려앉은 갈비 연골을 정상 위치로 올린 후 고정한다. 수술은 1~2시 간밖에 걸리지 않으며 합병증도 거의 생 기지 않는다. 고정된 티타늄 막대는 수 술 2~3년 뒤에 갈비 연골이 제자리를 잡 으면 제거한다. 통증과 상처 모두 옛날 수술 방식과 비교할 때 획기적으로 줄었
다. 수술 성공률은 95%로 매우 높다. 최근에는 가슴뼈가 그리 함몰되지 않 아도 미용적 측면을 고려하고 점진적 신 체 변형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하려는 환 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목가슴 수술은 흉부외과 수술 중에서 가장 아픈 수술 로 여겨졌지만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 는 치료법이 나오면서 수술한 뒤 3일 정 도면 퇴원할 수 있을 정도다.” -캖많킂핂앎. “새가슴은 가슴 뼈가 솟아 돌출된 선 천성 가슴 기형을 말한다. 4,000~5,000 명에 1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새가슴은 오목가슴과 달리 그 냥 둬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숨이 자 주 차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증 상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새가슴이 ‘겁 많고 도량이 좁 다’는 비하하는 뜻으로 쓰여 질병을 앓 는 이들을 두 번 울린다. 새가슴은 성장
기 청소년에게 성격까지 영향을 줄 수 있 다. 오목가슴은 옷을 입으면 가려지지 만 새가슴은 옷을 입어도 튀어나와 새가 슴인 이들에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가슴인 사람 중에는 몸을 드러내야 하는 수영 장 등에 가길 꺼리는 이가 적지 않다.” -캖많킂픎 펂쎉멚 ���욚빦. “새가슴은 오목가슴과 달리 수술하 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가슴을 죄는 보 조기를 착용해 점진적으로 교정하는 치 료를 시행한다. 보통 만 17세 이전엔 갈 비 연골이 유연해 치료가 수월하다. 흉 부 압박 보조기로 돌출 부위를 7개월 정 도 꾸준히 눌러주면 전체 가슴이 리모 델링되는 방식이다. 보조기 착용 치료를 견디지 못하거나 성실하게 착용하지 않 아 교정에 실패하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통상 보조기를 착용하는 기간은 7 개월 정도며, 80% 이상이 완치된다.” 뭚샎핃 픦헒줆믾핞
B28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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